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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라디오스타 전진, “우결 다시 할 생각 있냐” 돌직구에 진땀줄줄

    라디오스타 전진, “우결 다시 할 생각 있냐” 돌직구에 진땀줄줄

    지난 2일 방송된 MBC ‘황금어장-라디오스타’는 ‘남자다잉’ 특집으로 꾸며져 가수 임창정, 전진, 자이언티, 황치열 등이 출연해 예능감을 뽐냈다. 이날 방송에서 전진은 “어떤 질문이든 자신있다”며 오프닝부터 센 토크를 주문했다. 이에 MC 김구라는 “다시 ‘우리 결혼했어요’(이하 우결) 할 생각이 있냐”고 기습질문을 했다. 김구라의 돌직구에 전진은 “이렇게 셀 줄 몰랐다”며 당황함을 감추지 못했다. 뉴스팀 seoulen@seoul.co.kr
  • 라디오스타 전진, 무한도전 광희에게 영상편지 “형처럼 되지 마라” 무슨 뜻?

    라디오스타 전진, 무한도전 광희에게 영상편지 “형처럼 되지 마라” 무슨 뜻?

    라디오스타 전진, 무한도전 광희에게 영상편지 “형처럼 되지 마라” 무슨 뜻? ‘라디오스타 전진’ 그룹 신화 멤버 전진이 MBC 무한도전 새멤버 황광희에게 영상편지를 보냈다. 지난 2일 방송된 MBC ‘황금어장-라디오스타’는 ‘남자다잉’ 특집으로 꾸며져 가수 임창정, 전진, 자이언티, 황치열 등이 출연했다. 이날 방송에서 MC들은 전진에게 “요즘 황광희를 보면 어떤가?”라고 물었다. 이에 전진은 “얼마 전에 한 번 마주쳤다”라면서 “황광희에게 ‘힘들지?’ 라고 물었더니 ‘힘들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이어 전진은 “형들이 베테랑이라 막내로서 눈치가 보일 때가 있는 거다. 지금처럼 하면 잘 할 거다”라고 조언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전진은 영상편지를 통해 “지금 잘하고 있다. 주눅 들지 말고 할 말 다하길 바란다. 형처럼 되지 말고”라고 덧붙여 웃음을 자아냈다. 사진=MBC 라디오스타 방송캡처 연예팀 seoulen@seoul.co.kr
  • 라디오스타 자이언티, “자이언티 망하면 한국 음악판 개X된 것” 이센스 발언 화제

    라디오스타 자이언티, “자이언티 망하면 한국 음악판 개X된 것” 이센스 발언 화제

    ‘라디오스타 자이언티’ 가수 자이언티가 ‘라디오스타’에 출연해 화제인 가운데 과거 래퍼 이센스의 자이언티 관련 발언이 재조명 받고 있다. 이센스는 지난 해 9월 자신의 트위터에 자이언티의 곡 ‘양화대교’의 유튜브 링크를 남기며 “얘가 망하잖아? 한국 음악판 개X된 거라고 여겨도 돼”라는 글을 올렸다. 다소 과격한 표현이지만 자이언티의 음악에 대한 확실한 의견에 누리꾼들의 공감이 이어진 바 있다. 한편 2일 방송된 MBC ‘황금어장-라디오스타’에는 자타공인 상남자들인 임창정-전진-자이언티-황치열이 출연해 ‘남자다잉~ 못 먹어도 고!’ 특집으로 꾸며졌다. 라디오스타 자이언티, 라디오스타 자이언티, 라디오스타 자이언티, 라디오스타 자이언티, 라디오스타 자이언티 사진 = 서울신문DB (라디오스타 자이언티) 연예팀 seoulen@seoul.co.kr
  • 라디오스타 전진, 강한 토크 원하더니 당황 ‘왜?’

    라디오스타 전진, 강한 토크 원하더니 당황 ‘왜?’

    지난 2일 방송된 MBC ‘황금어장-라디오스타’는 ‘남자다잉’ 특집으로 꾸며져 가수 임창정, 전진, 자이언티, 황치열 등이 출연해 예능감을 뽐냈다. 이날 방송에서 전진은 “어떤 질문이든 자신있다”며 오프닝부터 센 토크를 주문했다. 이에 MC 김구라는 “다시 ‘우리 결혼했어요’(이하 우결) 할 생각이 있냐”고 기습질문을 했다. 김구라의 돌직구에 전진은 “이렇게 셀 줄 몰랐다”며 당황함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MC 김구라는 “같이 찍었던 친구하고…”라며 전진과 과거 ‘우결’ 출연 후 실제 연인 사이로 발전했던 전 여자친구 이시영을 언급했고 전진은 끝내 대답을 회피해 웃음을 자아냈다. 뉴스팀 seoulen@seoul.co.kr
  • 라디오스타 전진, “우결 그분과 다시 할 생각 있냐” 전 연인 이시영 언급에 표정이? ‘당황’

    라디오스타 전진, “우결 그분과 다시 할 생각 있냐” 전 연인 이시영 언급에 표정이? ‘당황’

    라디오스타 전진, “우결 그분과 다시 할 생각 있냐” 전 연인 이시영 언급에 표정이? ‘당황’ ‘라디오스타 전진’ 그룹 신화 멤버 전진이 과거 연인이었던 배우 이시영이 거론되자 당황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2일 방송된 MBC ‘황금어장-라디오스타’는 ‘남자다잉’ 특집으로 꾸며져 가수 임창정, 전진, 자이언티, 황치열 등이 출연해 예능감을 뽐냈다. 이날 방송에서 전진은 “어떤 질문이든 자신있다”며 오프닝부터 센 토크를 주문했다. 이에 MC 김구라는 “다시 ‘우리 결혼했어요’(이하 우결) 할 생각이 있냐”고 기습질문을 했다. 김구라의 돌직구에 전진은 “이렇게 셀 줄 몰랐다”며 당황함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MC 김구라는 “같이 찍었던 친구하고…”라며 전진과 과거 ‘우결’ 출연 후 실제 연인 사이로 발전했던 전 여자친구 이시영을 언급했고 전진은 끝내 대답을 회피해 웃음을 자아냈다. 사진=MBC 라디오스타 방송캡처 연예팀 seoulen@seoul.co.kr
  • 라디오스타 자이언티, 여자친구 질문에 하는 말이..

    라디오스타 자이언티, 여자친구 질문에 하는 말이..

    가수 자이언티가 ‘라디오스타’에서 최근 결별을 경험한 듯 한 발언을 했다. 2일 방송한 MBC 예능 프로그램 ‘황금어장-라디오스타’(이하 ‘라디오스타’)에는 가수 임창정, 전진, 자이언티, 황치열이 출연해 ‘남자다잉~ 못 먹어도 고!’ 특집으로 꾸며졌다. 이날 방송에서 전진은 자이언티에게 “음악 할 때는 섬세한데 연애 할 때는 어떤가”라고 질문했다. 자이언티는 “나는 내 멋대로인 것 같다. 이기적인 면도 있는 것 같고”라며 “길게 말씀 못 드려 죄송하다”고 답했다. 자이언티의 말에 윤종신은 “연인 관계가 최근에 끝났나”라며 궁금증을 드러냈고 규현 역시 “사귀다 최근 헤어졌나”라고 돌직구를 날렸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라디오스타 전진, 독한 질문 해달라더니 당황 ‘왜?’

    라디오스타 전진, 독한 질문 해달라더니 당황 ‘왜?’

    지난 2일 방송된 MBC ‘황금어장-라디오스타’는 ‘남자다잉’ 특집으로 꾸며져 가수 임창정, 전진, 자이언티, 황치열 등이 출연해 예능감을 뽐냈다. 이날 방송에서 전진은 “어떤 질문이든 자신있다”며 오프닝부터 센 토크를 주문했다. 이에 MC 김구라는 “다시 ‘우리 결혼했어요’(이하 우결) 할 생각이 있냐”고 기습질문을 했다. 김구라의 돌직구에 전진은 “이렇게 셀 줄 몰랐다”며 당황함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MC 김구라는 “같이 찍었던 친구하고…”라며 전진과 과거 ‘우결’ 출연 후 실제 연인 사이로 발전했던 전 여자친구 이시영을 언급했고 전진은 끝내 대답을 회피해 웃음을 자아냈다. 뉴스팀 seoulen@seoul.co.kr
  • 경로당 ‘복지센터’로 진화중

    노원구는 노인들의 다양한 욕구를 반영한 ‘경로당 활성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 20일 밝혔다. 기존 경로당의 기능을 여가활동, 건강증진, 복지서비스 장소 등으로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우선 월계주공1단지 등 영구임대아파트 경로당 9곳, 소규모 및 경로식당을 운영하는 경로당 173곳에 대해 올해 내에 콩나물 재배 사업을 추진한다. 소일거리 사업으로 삶의 활력을 높이고 부식비 절감 등 경제적 도움도 받을 것으로 구는 기대하고 있다. 상계보람아파트 등 28곳 경로당에는 성, 웰다잉, 치매예방, 금융관리 및 노후대책, 교통안전 등 교육 프로그램을 오는 10월까지 진행한다. 상계주공1단지아파트 경로당 등 50곳에는 노원구치매지원센터와 함께 순회 치매지원 프로그램을 연말까지 운영한다. 장은하이빌아파트 경로당 등 27곳에는 계절 채소를 재배할 수 있게 ‘도심형 비닐하우스’를 설치한다. 특히 월계3동 그랑빌아파트 경로당에는 계절 채소를 재배하면서 영유아와 노인이 소통하는 개방형 경로당을 운영한다. 지난 1월에 경로당 240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프로그램 선호도를 기준으로 뜨개질 교실, 노래교실, 웃음치료 교실, 이·미용, 명절행사, 한의학 상담, 안마 등도 제공한다. 구는 90세 이상 노인과 100세 이상 노인에게 각각 10만원, 50만원씩 장수축하금을 주고 있다. 김성환 구청장은 “지금까지 경로당은 이색적이고 재미있는 프로그램이 많지 않아 안타까웠다”면서 “노인의 다양한 욕구에 부응해 지역 노인들이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게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옴부즈맨 칼럼] 웰다잉을 위하여/안혜련 주부

    [옴부즈맨 칼럼] 웰다잉을 위하여/안혜련 주부

    서울 흑석동 천주교회에는 사람들이 늘 드나드는 성당 한 층에 평화의 쉼터라는 납골당이 자리하고 있다. 경건하고 깔끔하게 단장된 내부 한가운데에는 아담한 공간과 제대가 있고 그곳에서 정기적으로 미사가 거행된다. 말 그대로 현재와 과거,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곳이다. ‘우리의 가장 확실한 미래는 죽음’이라는 어느 신부님의 말은 죽음을 응시함으로써 삶을 더 진지하게 바라보고 더 충실하게 살라는 주문인 것 같다. 언제부터인가 신문 부고에 자꾸 눈길이 가고 특별히 기사화되는 죽음에 관심이 가는 이유다. 잘 먹고 잘 사는 것에 엄청난 관심을 쏟는 시대에 살면서 진정한 웰빙은 웰다잉으로 완성된다는 생각이 점점 커지고 있다. ‘귄터 그라스, 1927년~2015년.’ 이것은 그라스라는 한 인간의 일생을 보여 주는 가장 짧은 기록일 것이다. 기록을 조금 더 늘려 보자. 독일 작가 그라스는 1927년 폴란드 그단스크에서 독일계 아버지와 슬라브계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1959년 32세 때 발표한 소설 ‘양철북’이 대성공을 거두며 일찌감치 세계가 주목하는 작가 반열에 올랐으며, ‘양철북’은 1979년 영화로 만들어져 칸영화제 최고 영예인 황금종려상을 받기도 했다. 1999년 노벨문학상을 받았고, 2015년 4월 13일 87세로 사망했다(4월 14일자 29면). 그의 죽음이 크게 소개되는 이유가 궁금하다면 그라스의 삶을 조금만 더 들여다보면 된다. 그는 ‘양철북’ 이후 발표한 ‘고양이와 생쥐’, ‘개들의 시절’ 등의 작품에서 2차 세계대전에 대한 독일인의 기억과 죄책감을 잘 드러냈다는 평을 받으며 ‘독일 문단의 양심’으로 인정받는다. 독일 국민들에게 나치 역사에 대한 직시와 반성을 지속적으로 강조해 왔던 그는 79세인 2006년 자전소설 ‘양파 껍질 벗기기’를 발표하며, 2차 대전 말 극단적 폭력성으로 악명 높았던 나치 친위대의 일원이었음을 고백해 파문을 일으키기도 했다. 여든이 다 된 나이까지 60여년 전의 잘못을 멍에처럼 가슴에 담아 두었던 그는 명망과 평판을 내려놓고 기꺼이 세상의 비난을 감수한다. 그의 죽음이 세간의 주목을 받는 이유는 죽음을 눈앞에 둔 순간까지 계속된 자기반성과 고백을 문학적으로 승화시켰다는 평가를 받기 때문일 것이다. 최근 우리나라를 뒤흔들고 있는 모 인사의 갑작스러운 죽음, 곤란한 상황을 당장 회피하기 위해 목숨마저 운운하는 또 다른 모 인사의 말에서 삶과 죽음에 대한 진지한 태도와 성찰을 찾아보기는 어려운 것 같다. 마치 지금 이 순간만 사는 것 같은 사람들, 마치 영원히 살 것처럼 말하고 행동하는 사람들에게 종종 묻고 싶다. 우리가 시간 앞에 절대적으로 유한한 존재라는 사실을 잊고 있는 것은 아닌지. ‘죽음에게 삶을 묻다’의 저자 유호정은 “죽음은 아쉽지만 억울하지 않은 것, 고통 대신 편안할 수 있는 것, 슬프지만 감사한 것, 두렵지만 설레는 것, 맞이할 만하나 뛰어들 만하지는 않은 것”이라고 말한다. 요사이 의료기술의 발달로 죽음을 의료기술의 한계, 치료의 실패로 보는 경향이 있지만, 죽음이 삶의 끝일지 또 다른 삶의 시작일지는 아무도 모른다. 죽음은 두렵고 부당한 것이 아니라 삶의 일부라는 사실을 받아들인다면 우리 앞에 놓인 삶에 조금 다른 색을 입힐 수 있지 않을까. 100세 수명 시대, ‘잘 사는 삶’(웰빙)을 위해 서울신문이 ‘잘 죽는 삶’(웰다잉)에 좀 더 관심을 가져 주면 어떨까.
  • ‘웰다잉’ 국회의원 모임 발족

    여야 의원들이 삶을 품위 있게 마무리하기 위한 ‘웰다잉’(well-dying) 문화 조성을 위한 기반 구축에 발 벗고 나섰다. ‘웰다잉 문화 조성을 위한 국회의원 모임’은 1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창립회의를 열어 그간의 주요 사건과 입법 과정들을 점검하고 국가적 차원의 호스피스 활성화 추구를 위한 논의에 착수했다. 모임에는 김세연 새누리당 의원·원혜영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정갑윤 국회부의장 등 33명의 여야 의원이 이름을 올렸다. 23일에는 국회 도서관에서 ‘호스피스·완화 의료 국민본부’(가칭) 발기인 대회 및 국민선언이 열린다. 간사 역할을 맡은 김세연 의원은 “국회 차원에서 6월 임시국회에서 호스피스·완화 의료 법안이 통과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맹광호 가톨릭대 명예교수는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없는 사회를 위해 호스피스·완화 의료 서비스에 대한 지원이 확대 실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서울신문이 만난 사람] 김명자 카이스트 초빙교수·前환경부 장관

    [서울신문이 만난 사람] 김명자 카이스트 초빙교수·前환경부 장관

    원자력안전위원회(이하 원안위)가 최근 2012년 설계수명이 끝난 월성 원전 1호기의 계속운전을 논란 끝에 결정했다. 하지만 환경단체와 원전 관련 전문가들은 월성 1호기가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강화된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안전성 기준에 미달한다며 국회 차원의 검증을 요구하고 있고, 일부 지역 주민들은 원안위 해체와 결정 철회를 촉구하며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이는 월성 1호기만의 문제가 아니다. 사용후핵연료 저장 시설과 원전 신규 건설 등 앞으로 맞닥뜨릴 현안들을 풀어 나가는 데 선례가 될 수 있어 추이가 주목된다. ‘원자력 딜레마’, ‘원자력 트릴레마’, ‘사용후핵연료 딜레마’ 등의 저자인 김명자(70·카이스트 초빙교수) 전 환경부 장관을 5일 만나 해법을 들어봤다. →원안위가 지난달 27일 설계수명이 끝난 월성 원전 1호기의 재가동을 결정했습니다. 원안위의 결정에 야당과 환경단체들의 반발이 적지 않습니다. 원안위 결정을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여러 요인이 얽혀 있어 한마디로 평가하기는 어렵습니다. 결정하기까지 원안위가 기술적 검증을 하고, 민간검증단이 일반적 의견과 지역 수용성 등을 종합하고, 원자력안전전문위원회가 사전 검토를 하는 등 다중 단계를 거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 결과 안전 운전에 영향을 미칠 정도의 저해 요소는 없다고 판단했다는 것인데, 그 판단에도 불구하고 안전을 둘러싼 반대와 쟁점이 해소되지 못한 채 표결로 결정이 나 아쉽습니다. →계속운전 신청 등 과정에는 문제가 없었다고 보십니까.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은 월성 1호기 설계수명 만료 2년 11개월 전인 2009년 12월 계속운전을 신청했으나, 후쿠시마 사고 등으로 가동 중단 2년이 넘도록 심사가 미뤄졌습니다. 한수원은 계속운전 여부가 결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2009년 4월부터 27개월간 압력관 교체 등 9000여건의 설비 교체와 개선에 5600억원을 들였다고 합니다. 절차상 앞뒤가 뒤바뀐 것이죠. 계속운전 기간으로 따지면 10년간 연장 허가를 신청하고도 이미 2년 반을 잃어버린 결과가 됐습니다. →원안위가 만장일치가 아니라 표결로, 그것도 일부 위원들이 퇴장한 가운데 월성 1호기의 재가동을 결정한 것을 두고 말이 많습니다. -원안위가 기본적으로 합의제 행정기관이라고 한다면 끝장토론을 해서 합의안을 도출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그러나 이미 상당히 지체된 상황에서 위원장으로서는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봤겠지요. 원안위의 논의 과정에서 반대 의견이 나오는 것 자체는 자연스럽습니다. 그래야 심층토론이 되니까요. 원자력은 특성상 원자력계와 비전문가 사이의 안전 인식에 상당한 차이가 있습니다. 또한 원자력의 특성은 기술만이 아니라 사회적 수용성까지 확보해야 앞으로 나갈 수 있습니다. 따라서 통합적 관점에서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 건 맞는데, 방법론에서 난항을 겪고 있는 것이지요. 원자력계는 비전문가를 이해시키고 설득하느라 고심하겠지만, 원자력은 원래 가치가 개입되는 데다 신뢰가 기본이기 때문에 쉽지 않습니다. 원자력을 둘러싼 가치 갈등과 불신 속에서 우리 사회의 협상 능력이 크게 모자라다 보니 합의 도출이 어려운 것이라 봅니다. →환경단체와 일부 원자력 전문가들은 월성 1호기가 1991년 안전기준뿐 아니라 국제원자력기구가 제시한 국제 기준에도 부적합하다며 국회 차원의 검증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계속운전 여부를 판단하는 데 안전성 평가는 핵심이지요. 거기 들어가는 비용이 폐로의 경우보다 경제성이 크면 사업자가 계속운전 신청을 하는 것이 국제적 관행입니다. 월성 1호기의 안전 평가에서 가장 쟁점이 된 것은 이른바 ‘R7’(격납건물 설계요건)입니다. R7은 캐나다 규제기관(AECB)이 1991년 2월 발간한 규제 문서로, 1981년 1월 이후 건설 허가를 받은 원전에 적용하는 것으로 돼 있습니다. 규제 당국은 월성 1호기는 1978년에 건설 허가를 받아 R7 적용 대상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원자력안전법 시행령에 따라 계통·구조물·기기에 대해 최신 운전 경험과 연구결과 등을 반영한 기술 기준으로 평가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반대 의견은 여전히 ‘심사과정에서 현행 안전기준이 제대로 검토되지 않았다’고 맞서고 있어 일반 국민은 과연 안전한 것인지 헷갈리는 상황이 됐습니다. 사정이 이렇다면 안전성 관점에서 두 주장 사이의 차이가 무엇인지 제3의 입장에서 쟁점을 최종 정리해 국민들에게 알릴 필요가 있습니다. →지난 1월 20일 공포된 개정 원자력안전법 103조에 따른 주민의견 수렴 절차를 진행하지 않았다는 지적은 어떻게 보십니까. -원자력안전법 103조의 개정 취지는 계속운전 여부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제도적으로 반영하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월성 1호기는 개정 전인 2009년 12월 방사선환경영향평가서를 작성했으므로 적용을 받지 않는다는 것이 규제 당국의 입장입니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는 강화된 규정대로 주민 의견을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법적 규정과 사회적 요구 사이의 괴리인데, 운영의 묘를 살리는 방안이 나와야 할 것 같습니다. 이 모든 논쟁과 갈등은 그간의 원자력 안전규제 행정에 대한 불신과 무관하지 않다고 볼 때 신뢰를 얻기 위한 발상의 전환이 절실합니다. →일부에서 국회 차원의 안전 검증을 촉구하고 원안위 결정 직후 야당이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낼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원안위의 결정이 뒤집힐 가능성이 있습니까.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의 요건과 절차 등에 대해 잘 알지 못해 말씀드리기 어렵습니다. 법적 절차의 결과에 대해 사적인 의견을 말씀드리는 것도 적절치 않습니다. 다만 그렇게 된다면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고 갈등이 재연되겠지요. 우리 사회의 갈등과 불신을 해소할 수 있는 사회적·정치적 역량이 한 걸음이라도 진전되는 다른 모습을 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원안위 결정에 따라 한수원이 45일간 각종 안전 검사와 시설 정비를 마친 뒤 4월 말 재가동할 것으로 보입니다. 가장 큰 과제는 지역 주민들을 상대로 안전성을 설득하는 것인데, 그러려면 무엇이 요구됩니까. -선진국이 얻은 교훈 중 하나는 지역 주민을 설득이나 교육의 대상으로 보지 말라는 것입니다. 잠재적 기술위험에 대한 불안에도 불구하고 전력 생산이라는 공공의 이익을 위해 자신의 삶의 터전 가까이에 받아들였으니 마음으로 통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그렇게 신뢰 쌓기를 해야 하는데, 한 번 무너진 신뢰는 회복이 참 어렵습니다. 모든 정보를 있는 그대로 공개하고 함께 대책을 마련하고 운영의 동반자로 만들고자 하는 자세가 기본이 돼야 합니다. 그러려면 투명성과 민주성이 기본입니다. →10년 내에 원전 6기의 설계수명이 끝납니다. 그때마다 이번처럼 수명 연장 논란이 반복될 텐데,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신청 절차가 개선되고, 안전기준 적용에 대한 원칙도 더 검토해야 할 것입니다. 인허가를 신청할 때 안전성 평가보고서와 설비 투자계획을 함께 제출하고, 인허가 승인을 받은 후 설비투자를 하도록 하는 등 보완이 필요합니다. 인허가 신청 시점을 현재의 ‘설계수명 만료 5년 내지 2년 전까지’에서 미국(1995년부터 적용)처럼 5년으로 늘려야 할 것입니다. (2015년 3월 현재 세계적으로 가동 중인 439기 원전 중 30년 이상은 256기(54%), 40년 이상은 73기(17%)이고, 평균 운전 기간은 29년이다. 설계수명이 종료된 원자로 122기 중 폐로를 결정한 것은 7기다.) →원전 폐로 결정이 내려져도 문제라고 합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우선 법적·제도적 체계를 갖춰야겠지요. 원전 해체에 관한 기본 규정은 2015년 1월 원안법 개정으로 기초는 마련된 것 같습니다. 초기에는 기술적으로 국제 협력이 매우 중요할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의 자체 기술력이 상당 수준이므로 중장기 계획에 의해 해체 관련 기술의 연구개발을 진행한다면 하지 못할 이유는 없겠지요. 그런데 원자력 계획은 워낙 장기적이라 정부가 바뀌고 공무원 순환보직 속에서 계속 미뤄지고 체계를 잡지 못하는 것이 근본적인 취약성입니다. 따라서 법적 체계를 갖추는 것이 더욱 중요합니다. →원안위 위원 9명 가운데 5명을 정부가 추천하고, 나머지 4명은 여야가 각각 2명을 추천합니다. 위원들의 전문성과 관련, 4명만 원자력 전문가이고 나머지 5명은 변호가·의사 등 비전문가입니다. 그렇다 보니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는데 어떻게 보십니까. -현재의 구성 취지는 법률, 인문사회 등 여러 분야의 전문성이 반영된 균형 있는 안전 행정 구현을 위한 것이라고 봅니다. 그러나 예상대로 전문성을 어떻게 단기간에 확충하고 합의를 어떻게 도출할 것인지 등 과제를 남겼습니다. 어떤 형태로든 여러 분야와 일반 국민의 시각이 반영돼 기술적 차원 이외에 사회적 차원까지 통합돼야 합니다. 그런 거버넌스 체제를 어떻게 만들 것인지 공론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원안위의 독립성과 신뢰도를 높이는 것이 급선무인데요. -원자력안전 규제 기관의 독립성을 비롯해 규제 체제 전반에 대해 종합 검토하는 국제적 시스템이 있습니다. IAEA 주관의 통합규제검토서비스(IRRS)인데, 수검 결과 한국은 ‘훌륭한 수준’으로 평가됐습니다. 그런데 이런 결과가 국내에서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원안위의 최우선 과제는 신뢰를 얻는 일입니다. 나름 노력도 하고 지역 주민 참여도 일부 확대되고 있으나 갈 길은 멉니다. 원전 규제 기관이 지역 사회의 안전보다 사업자 편에 서 있다는 인식을 불식시켜야 합니다. 신뢰 쌓기는 지역 주민의 안전을 위한 규제라는 믿음을 주는 데서 출발해야 합니다. 그리고 참여의 결과가 실제 원전 운영에 반영될 수 있어야겠지요. 또 월성 주변 지역 갑상선암 등 역학조사 후속 연구 결과를 비롯해 모든 정보가 공개돼야 할 것입니다. 기존의 원자력 정책은 진흥 중심으로 기술력 확보와 해외 수출 등의 성과가 있었으나, 원전 비리라는 오점으로 얼룩졌습니다. 오늘의 원자력 갈등은 그동안의 불신의 골로 인해 사회적으로 값비싼 대가를 치르고 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장기적으로 원전 비중을 늘려 나가야 한다고 보십니까, 줄여야 한다고 보십니까. -원전을 늘리고 줄이고를 말하기에 앞서 왜 줄이고 늘려야 하는지를 결정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여기서도 사회적 합의가 필요합니다. 에너지 부존자원이 거의 없는 국가로서 원자력 기술 자립도는 격동적인 에너지 환경의 변화 속에서 쉽게 버릴 수 없는 자산입니다. 21세기 신에너지 체계가 구축될 때까지 안전 운영에 대한 신뢰를 얻어 원자력을 이용하는 것이 불가피합니다. 더욱이 동북아 원자력 산업 클러스터를 전망할 때 기술 진보도 중요합니다. 한 가지 덧붙이면 설계수명이 끝난 원전의 계속운전 여부 못지않게 사용후핵연료 관리 정책이 시급하고 지난합니다. 이 역시 투명성과 민주성을 바탕으로 지역 주민에게 신뢰를 줄 때 추진이 가능합니다. 신뢰는 원자력 리더십의 알파이자 오메가입니다. 김균미 편집국 부국장 kmkim@seoul.co.kr ■헌정 사상 ‘최장수 여성장관’ 김명자 김명자 전 장관에게는 ‘헌정 사상 최장수 여성 장관’이라는 타이틀이 항상 따라다닌다. 김대중 정부에서 3년 8개월 동안 환경부 장관을 지내면서 봇물을 이뤘던 환경 관련 이슈들을 처리했다. 특히 10여년간 낙동강 상하류 지역 간의 난제였던 ‘3대강 특별법’ 제정을 추진하면서 낙동강 지역 주민들을 설득하기 위해 곽결호 당시 수질국장을 동행해 주민들과 소주를 나누며 대화한 일화는 유명하다. 당시 영남 지역 주민에게 특별법 제정을 전후해 각각 2만 3000통의 편지를 띄워 직접 소통에 나서기도 했다. 치밀함과 섬세함, 신중하면서도 강한 추진력을 겸비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화학과 교수로 재직하다 1990년대 들어서는 환경단체와 여성계, 관계 등에서 활동했다. 장관과 국회의원에 이어 한국여성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장 등을 지냈다. 현재도 여러 단체의 이사와 고문으로 현역 때 못지않게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특히 고령화 시대에 웰다잉이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호스피스 법안 제정과 재단 설립에 애정을 갖고 힘을 쏟고 있다. ▲1944년 서울 출생 ▲서울대 화학과 졸업, 미국 버지니아주립대 박사 ▲숙명여대 교수, 명지대 석좌교수 ▲환경부 장관(1999.6~2003.2) ▲제17대 국회의원 ▲한국여성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회장 ▲현재 그리코리아21포럼 이사장
  • [열린세상] 어떻게 임종할 것인가/허대석 서울대 의대 내과학교실 교수

    [열린세상] 어떻게 임종할 것인가/허대석 서울대 의대 내과학교실 교수

    말기 암으로 투병 중인 50대 남자 환자가 폐렴이 악화돼 점점 심해지는 호흡곤란으로 인공호흡기 사용이 불가피한 상태가 됐다. 인공호흡을 시작한 뒤 폐렴이 호전되지 않으면 앞으로 대화를 전혀 할 수 없으니 가족들이 환자와 나누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면 지금 다 하셔야 한다고 설명했다. 시술을 하기 전에 온 가족이 모여 아내는 반평생을 함께 살아왔던 남편에게, 자녀들은 아버지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를 울먹이며 했다. 환자는 숨이 차서 제대로 답도 하지 못하고 고개만 끄덕였다. 환자가 임종한 후 유가족들을 만나 고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는데, 아내와 자녀 모두 중환자실에서 인공호흡기에 의존해 연명했던 긴 기간보다 고인과 마지막으로 함께 나눈 짧은 시간을 소중하고 의미 있는 기억으로 간직하고 있었다. 최근 악성뇌종양으로 시한부 판정을 받은 미국의 29세 여성이 스스로 목숨을 끊을 것이라고 유튜브에 예고하고 세상을 마감한 사건이 있었다. 의사 처방을 받아 약물로 자살하는 안락사 방식을 선택한 것에 대해 세계적으로 많은 논쟁을 불러일으켰지만, “가까운 가족과 사랑하는 이들에게 둘러싸여 조용히 평화롭게 죽음을 맞이하고 싶다”는 그녀의 마음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없었다. 우리나라에서도 ‘웰다잉’에 대해 많은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웰빙’과 달리 영어권 국가에서는 사용하지 않는 ‘웰다잉’이라는 신조어를 한국에서만 유행처럼 많이 사용하고 있는 이유에는 선진국에 비해 임종기 환자에게 연명의료장치를 사용하는 빈도가 유난히 높은 우리나라의 의료 환경과도 관계가 있다. 어떤 모습으로 임종하는 것이 바람직한가라는 질문에 대한 정답은 쉽게 찾을 수 없겠으나, 본인의 임종이 어떠한 모습이기를 바라는지를 구체적으로 떠올려 본다면 ‘웰다잉’의 본질에 좀 더 가깝게 갈 수 있을 것이다. 집을 떠나 외지에서 사망하는 ‘객사’(客死)를 불행으로 여기고, 부모의 임종을 지키지 못한 것을 큰 불효로 생각하는 우리 문화를 곰곰이 되새겨 보면 외롭게 세상을 하직하는 것은 좋은 임종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우리의 속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다. 독신자들은 혼자 집에서 죽는 것을 가장 두려워한다고 한다. 객사의 의미가 단순히 장소의 문제가 아닌 것이다. 마찬가지로 ‘웰다잉’을 단순히 병원이 아닌 곳에서 임종하는 것, 혹은 연명의료를 하지 않는 것으로만 의미를 제한해서는 안 된다. 가족을 떠나 보내는 사람의 입장에서도 좋은 임종은 편안하게 죽은 모습을 보는 것이다. 2011년 동일본 지진해일로 아내를 잃은 57세 남성은 잠수사 자격증까지 취득하고 “아내가 이미 사망했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차가운 바다 밑바닥에 가라앉은 채로 있는 건 너무 불쌍하다. 내 손으로 아내를 찾아 반드시 집으로 데려갈 것”이라며 아직도 실종된 아내의 시신을 찾고 있다. 천안함 사태나 세월호 참사에서도 가장 큰 슬픔과 고통을 감수해야 하는 사람들은 자식의 시신을 찾지 못한 부모들이었다. 환자들과 상담하다 보면 질병으로 인한 통증과 별개로 인간관계에서 입은 상처들로 고통받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되는데 주로 가족 간의 문제다. 그러나 전문 상담사가 도와주지 않으면 마지막까지도 서로 용서하고 화해하기 위해 대화를 나누는 일조차 매우 힘들어하는 이들이 많다. 더이상 항암 치료에 반응하지 않아 말기 상태라고 이야기하면, 환자와 가족은 “얼마나 더 살 수 있겠는가”라고 묻는다. 잔여 생명의 기간에 관심을 가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어떻게 임종을 준비해야 좋을지에 대해 의논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임종 장소, 만나고 싶은 사람들과의 약속, 마지막 남기고 싶은 것들의 정리 등은 미리 계획을 세우는 것이 바람직하다.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끝까지 연명의료에 매달리다가 환자가 사망한 후 그러한 시간을 가지지 못한 것을 후회하는 가족들이 대부분이다. 연명의료장치를 제거하고도 장기간 생존한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언제 죽을 것인지는 의료진도 정확하게 예측할 수 없는 영역이다. 그러나 삶의 마지막을 마무리하는 모습은 당신이 원하는 대로 미리 준비할 수 있다.
  • 행복한 장수 비결은 덕이지요

    행복한 장수 비결은 덕이지요

    노년의 풍경/김미영 외 지음/글항아리/352쪽/2만 5000원 ‘100세 시대’라는 말이 현실이 된 요즘 웰빙과 웰다잉 못지않게 중요한 문제로 떠오른 것이 잘 늙어가는 것, 즉 ‘웰에이징’이다. 어떻게 늙어가야 하는지, 노년에는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지를 진지하게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다. 지금보다 평균수명은 훨씬 짧았지만 우리 선조들은 노년을 어떻게 받아들였을까. 한국국학진흥원 교양총서 ‘노년의 풍경’은 늙음이라는 오래된 고민을 중심으로 우리 선인들의 사유와 지혜를 들여다본다. ‘노인의 열 가지 좌절이란 대낮에는 꾸벅꾸벅 졸음이 오고 밤에는 잠이 오지 않으며, 곡할 때에는 눈물이 없고 웃을 때에는 눈물이 흐르며, 30년 전 일은 모두 기억되어도 눈앞의 일은 문득 잊어버리며, 고기를 먹으면 배 속에 들어가는 것은 없이 모두 이 사이에 끼며, 흰 얼굴은 도리어 검어지고 검은 머리는 도리어 희어지는 것이다.’(성호 이익) 노년은 이렇듯 신체의 파멸과 쇠퇴를 가져오며 비탄에 빠지게 한다. 그럼에도 다른 한편으로는 장수(長壽)에 대한 바람으로 인해 행복의 지표로 받아들여졌다. 조선시대 행복 지표로 오복(五福)을 들었는데 오래 사는 복인 수(壽)를 첫째로 내세운다. 오래 사는 것은 시대와 지역을 초월해 최대의 복으로 여겨졌지만 목숨의 길고 짧음이 하늘의 뜻에 달려 있는지라 여러 가지 방법을 동원해 장수를 기원했다. 십장생도를 담은 병풍을 두고, 수(壽)를 기하학적으로 형상화해 가리개, 베개, 수저통 등의 생활용품에 자수를 놓거나 새겨 놓고 항상 가까이했다. 하지만 마냥 오래 산다고 다 좋은 게 아니다. 건강이 뒤따르지 않으면 장수는 축복이 아니라 재앙이 될 수도 있다. 조선의 왕 중에서 83세의 장수를 누린 영조(1694~1776)는 수라상 대신 밥과 김치, 약간의 장류로 구성된 간소한 밥상으로 소식을 했고 술도 마시지 않았으며 비단 대신 명주로 만든 이불을 사용했다. 70세까지 장수한 퇴계 이황(1501~1570)은 평소 두서너 가지의 음식과 잡곡밥으로 식사를 했으며 몸과 마음의 조화를 중시했다. 퇴계는 활인심방에서 마음을 다스리는 정신의 약인 ‘중화탕’(中和湯)을 장생의 처방으로 제시했다. 여기에는 ‘마음에 거짓을 없애라, 시기하고 샘내지 말라, 마음을 맑게 하라, 욕심을 줄여라, 부드럽고 순해져라, 겸손하고 화목하게 살라, 만족하라, 어진 마음을 간직하라, 분노하지 않도록 경계하라, 탐욕을 경계하라’는 가르침이 들어간다. 조선의 명재상이자 청백리의 귀감이었던 황희(1363~1452) 정승은 좀처럼 화를 내는 일이 없었으며 상대의 의견을 경청하며 항상 웃음으로 남을 대했다. 그는 90세까지 건강하게 살았다. 건강한 장수를 위해서는 신체적 건강뿐 아니라 마음의 여유로움을 지녀야 한다는 얘기다. 축복받은 장수의 삶은 어떤 것일까. 전통적인 오복에 따르면 ‘적절한 부유함을 갖추고(富), 큰 질병과 시름 없이(康寧), 덕을 쌓으면서(攸好德), 장수를 누린 뒤(壽) 고통 없이 편하게 숨을 거두는 것(考終命)’이다. 맹자에는 때와 장소에 관계없이 보편적으로 존경의 대상이 되는 세 가지를 지위, 나이, 덕망이라고 했다. 종합하면 덕을 쌓으며 장수를 누리는 것이야말로 축복받은 장수에 이르는 길이라고 할 수 있다. 총 8장으로 구성돼 있으며 각 장마다 다양한 인물, 그림, 풍속, 고전작품 등을 곁들인 책은 여러 분야에서 사회적 명성을 얻은 거장들의 노년을 사는 방식에도 주목한다. 오랜 기간 관직에 머물며 왕을 보좌한 황희와 신개, 일찍이 은퇴하고 낙향해 자연 친화적 삶을 즐기며 노년을 보낸 김상헌과 이현보는 노년을 지내는 방식에 여러 가지가 있음을 보여준다. 노욕(老慾)을 경계하며 자신이 설 자리를 객관적으로 살피는 미수 허목(1595~1682)의 태도는 노년에 대한 성찰의 본보기로 삼을 만하다. ‘노인의 사업’과 ‘노령의 인사’라는 두 편의 글을 남긴 여현 장현광(1554~1637)은 사람이 태어나 장성하는 것은 무에서 유가 되는 것이고, 노쇠하고 나이 드는 것은 유에서 무로 돌아가는 것으로 지극히 당연한 이치이니 늙음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했다. 나이 듦을 탄식하거나 희화화하기보다 어떻게 하면 시간을 잘 보낼 수 있는지를 고민했던 그는 노년을 비록 몸은 쇠하지만 도(道)가 완숙될 수 있는 시기로 보았다. 그는 사무를 멈추고 억지로 몸을 쓰지 말고 음식을 가려야 한다고 충고한다. 대신 성정을 기르고 심기를 보양해 도의 경지로 들어가 남은 해를 보내는 것이 노인의 사업이라고 썼다.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180만 비수급 빈곤층이 ‘죄송’하지 않을 복지는…

    180만 비수급 빈곤층이 ‘죄송’하지 않을 복지는…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김윤영·정환봉 지음/북콤마/272쪽/1만 4000원 “주인아주머니께…. 죄송합니다. 마지막 집세와 공과금입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세 모녀가 발견된 것은 아직 추위가 가시지 않은 지난 2월의 일이었다. 이들은 서울 송파구 석촌동의 허름한 2층짜리 단독주택에 딸린 반지하 방에서 번개탄을 피워 놓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침대 머리맡에는 세 모녀에게 몸을 의지했을 작은 고양이 한 마리가 종이박스 속에 웅크린 채 숨져 있었다. 이들은 70만원이 담긴 흰색 봉투를 남겼다. 밀린 방세 50만원과 공과금을 어림한 돈이다. 봉투 겉면에는 “정말 죄송하다”는 ‘다잉 메시지’와 다름없는 편지글이 빼곡히 들어차 있었다. “착한 사람들이었다.” 세 모녀를 기억하는 사람들은 입을 모았다. 하지만 세 모녀가 남긴 삶의 흔적은 불과 이틀 만에 세상에서 자취를 감췄다. 폐기물 처리업체 직원들은 1톤 트럭 한 대 분량의 이불과 옷가지, 낡은 컴퓨터, 책장, 만화책, 이불 등을 끌어내 불태웠다. 세 모녀가 떠난 뒤 세상은 우울증을 앓는 듯했다. 생활고를 비관한 자살은 훗달에만 서울 강서구 화곡동과 경기 광주, 동두천 등지에서 잇따랐다. 이를 ‘공감 자살’로만 치부해야 할까. 빈곤사회연대와 신문사에서 일해온 저자들은 “세 모녀는 기초생활수급을 신청했더라도 탈락했을 것”이라고 장담한다. “이용할 수 있는 복지를 신청하지 않았다”는 보건 당국의 말과는 다르다. 이유는 두 가지다. 최저생계비보다 높았던 이들의 ‘소득인정액’과 ‘근로능력자’란 꼬리표 탓이다. 빙판길에서 미끄러져 오른팔을 다친 세 모녀의 어머니가 식당 일을 할 수 없었지만 그간 벌어 온 한 달 150만원의 수입이 소득인정액으로 잡혔을 터이고, 중증 당뇨와 고혈압에 시달리면서도 병원 치료를 받지 못했던 큰딸과 만화가를 꿈꾸며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전전했던 작은딸이 근로능력자로 산정됐을 것이란 이야기다. 두 딸은 생활비를 위해 쓴 카드 빚 탓에 신용 불량자가 돼 있었다. 저자들은 본인의 근로 능력 때문에 복지 신청이 좌절된 뒤 ‘나 때문에 아들이 받지 못하는 것이 있다’는 유서를 남기고 자살한 장애 아동의 아버지나 ‘내가 죽으면 아내에게 수급권을 달라’며 요양병원에서 투신한 할아버지 등도 모두 같은 처지였다고 설명한다. 여전히 180만명의 비수급 빈곤층을 양산하는 정치권의 ‘세 모녀 방지법’은 허구라며, 모욕당하지 않고 접근할 수 있는 복지제도부터 만들라고 고언한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씨줄날줄] 웰빙 & 웰다잉/구본영 이사대우

    “미국은 ‘심심한 천국’이고, 한국은 ‘재밌는 지옥’이다” 아주 오래전 미국에서 오래 살다 온 지인이 농담 삼아 한 얘기였다. 1990년대 중반 미국 연수 중 그 말의 본뜻을 실감하게 됐다. 필자가 살던 중소도시의 다운타운에서는 저녁 9시만 넘으면 행인조차 찾아보기 어려웠다. 당연히 온갖 유흥업소들과 뒷골목 포장마차까지 흥청거리는, 불야성(不夜城) 서울의 밤 풍경이 오버랩됐다. ‘다이내믹 코리아’(Dynamic Korea). 2002년 월드컵을 앞두고 국제사회에 대한민국을 알리기 위해 만든 영문 슬로건이다. 원어민 전문가들로부터 엉터리 영어라는 평가를 받은 적도 있다. 다만, 쉴 새 없이 뭔가 큰일이 터져 심심할 겨를이 없는 한국적 상황을 상징하는 데는 부족함이 없어 보였다. 그러나 정작 이 ‘다이내믹 코리아’에 사는 우리는 다른 나라 시민들에 비해 아직도 상대적으로 즐겁지도, 행복하지도 않은 모양이다. 엊그제 미 여론조사기관 갤럽이 발표된 2013 세계 웰빙(삶의 질)지수 순위에서 한국이 135개국 중 겨우 75위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이는 인생 목표, 사회관계, 경제 상황, 공동체의 안전·자부심, 그리고 건강 등 5개 항목에 대한 삶의 질 체감지수를 측정한 결과다. 주관적 측정인 만큼 오차가 클 수 있다지만, 구미 선진국은 물론 같은 아시아국가들에 비해서도 순위가 낮게 나왔다. 특히 경제상황을 제외한 항목에서 내전 중인 이라크 국민에 비해서도 현실이 고통스럽거나 고전 중이라고 응답한 한국인이 많았다니 충격적이다. 이런 결과는 삶의 질을 높이는 방법이 물질적 풍요를 충족시키는 데만 있지 않다는 것을 방증한다. 소득이 높아지는 것과 정비례해 행복감도 높아지지 않는다는 이른바 ‘이스털린의 역설’(Easterlin’s paradox)을 뒷받침하는 셈이다. 미 경제학자 이스털린은 이 이론을 처음 제기하면서 그 근거로 방글라데시와 같은 가난한 나라 국민의 행복지수가 미국, 프랑스, 영국 등 선진국의 그것보다 오히려 높다는 연구결과를 제시했었다. 하지만, 이스털린의 역설로 위안 삼기엔 우리의 현실은 심각하다. 자살률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1위라는 보고서를 보라. 기대수명은 늘어나는데 노인 자살이 증가하는 추세는 뭘 가리키나. 경제적 양극화가 진행되면서 사회 안전망의 사각지대에 내몰린 영세 노인층의 절망이 커지고 있다는 뜻이다. 한 해 인구 10만명당 29명꼴로 자살하는 나라라면 웰빙 못잖게 삶을 아름답게 마무리할 수 있도록 ‘웰다잉’(Well Dying)에도 정책의 우선순위를 둬야 한다. 국민행복시대를 열겠다는 박근혜 정부의 약속이 빈말이 아니길 빌 뿐이다. 구본영 이사대우 kby7@seoul.co.kr
  • 엔딩 드레스 입고…무덤친구 찾고…‘웰다잉’ 관광버스 투어에 빠진 일본

    엔딩 드레스 입고…무덤친구 찾고…‘웰다잉’ 관광버스 투어에 빠진 일본

    잔서(殘暑)가 가시지 않은 지난 일요일(24일) 오전. 단체관광 출발지로 애용되는 일본 도쿄역 근처의 한 주차장에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여느 투어와 다른 점이 있다면, 백발의 참가자 비중이 압도적이라는 것. 이 투어는 잘 죽는 법을 배우기 위해 모인 ‘종활(終活) 버스투어’다. 한국의 ‘웰다잉’에 해당하는 종활은 최근 일본 고령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면서 투어 상품까지 등장했다. 이날 투어에 참가한 인원은 33명. 혼자 참가한 사람이 절반 이상이었다. 평균 연령은 60대, 여성이 85%가량이다. 카운슬러도 동행해 종활과 관련한 조언을 해줬다. 호텔 뷔페를 포함해 도쿄 도심의 종활 시설을 돌아보는데 참가비는 1인당 8980엔(약 9만원)이다. 맨 먼저 찾아간 곳은 ‘종활 페스티벌’이 열린 도쿄 하마마쓰초. ‘종활 페스티벌’은 장례 관련 기업들이 만든 종활카운슬러협회가 지난해부터 개최한 박람회다. 지난해에는 2100명이 방문했지만 올해는 부스도 45개로 늘어났고 방문객도 지난해보다 4~5배 불었다. 사전에 특별 입장권을 받은 투어 참가자들은 1시간 20분 동안 뿔뿔이 흩어져 부스를 꼼꼼히 돌아봤다. 수의 대신 입는 ‘엔딩 드레스’를 판매하는 회사, 전문 헤어와 메이크업 아티스트를 대동해 영정 사진을 찍어주는 시니어 전문 사진관, 유품정리 전문 회사 등 다양한 업체가 있었다. 오후 1시 30분. 점심을 먹은 관광객들은 도쿄 미나토구의 한 종합장례시설로 향했다. 장례식장과 묘지, 납골당을 두루 갖추고 있었다. 지난해 1월 문을 연 이곳은 도쿄 도심에 위치해 인기가 좋다. 후손이 없어도 묘지를 관리할 수 있도록 ‘영구 공양 무덤’을 운영하고 있는데 묘지 1기(60개)는 완판됐고 2기는 100개 중 60개가량이 이미 팔렸다. 1인용·2인용·4인용이 있고 애완동물도 함께 묻힐 수 있다. 13년이 지나면 납골당에 안치한 뒤 10년을 더 보관하고 그 후에는 다른 망자들과 합사해서 계속 절에서 공양을 지내준다. 2인 기준으로 최소 150만엔(약 1500만원)이라는 관계자의 설명을 참가자들은 진지한 얼굴로 들었다. 투어에 참석한 오마루 아이코(56·가명·여)는 “아이가 없어 죽고 난 뒤에 무덤을 돌봐줄 사람이 없다. 또 부모님이 언제 돌아가실지 몰라 미리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니시오카 쓰토무(73·가명)는 “자식들에게 폐가 되고 싶지 않다. 장례식에 필요한 현금 정도는 제대로 남겨 놓고 싶다”고 말했다. 3년 전부터 종활 붐이 일면서 일본에는 여러 가지 새로운 장례문화가 나타나고 있다. ‘종활버스투어’를 기획한 여행사 포케카루클럽의 이와사키 마미코는 “남편과 함께 묻히고 싶지 않은 여성들은 무덤에 같이 들어갈 ‘무덤친구’(하카토모)를 구하기도 한다. 또 ‘생전식’(生前式)이라고 해서 자신이 살아 있는 동안 장례식을 미리 경험해보는 사람도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최근에는 헬리콥터를 타고 유골을 뿌리거나 우주에 유골을 뿌리는 상품도 있다고 귀띔했다. 종활 카운슬러 고이즈미 사토시는 “1인 가구가 급증해 자신의 사후를 돌봐줄 가족이 없는 이들이 주로 종활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글 사진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저자와 차 한잔] ‘나는 한국에서 죽기 싫다’ 펴낸 윤영호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연구부학장

    [저자와 차 한잔] ‘나는 한국에서 죽기 싫다’ 펴낸 윤영호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연구부학장

    “죽음을 눈앞에 뒀거나 의식불명인 말기 환자에게 연명 치료를 하는 게 좋겠습니까? 아니면 호스피스나 완화 의료 기관으로 가서 품위 있게 생을 마감하는 게 더 낫겠습니까?”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연구부학장 윤영호(50) 교수가 ‘나는 한국에서 죽기 싫다’(엘도라도)라는 도발적인 제목의 책을 냈다. 뭔가를 바꾸려는 그의 의지가 제목부터 읽힌다. “인공호흡기 부착 등 연명 의료는 말기 환자의 고통과 비참한 상태를 오랫동안 지속시키는 치료일 경우도 많기 때문에 비인간적인 행위가 될 수 있다”는 윤 교수는 먼저 의사가 말기 환자에게 정확하게 알려야 한다고 강조한다. 특히 환자가 가족과 함께 있는 자리에서 말기임을 통보해야 의사 전달에 오해가 없으며 가족이 더 편하다고 말한다. 무의미한 연명 치료를 피하는 방법으로는 사전의료의향서 작성을 추천했다. “죽음의 질 지수라는 게 있습니다. 임종 의료의 질, 임종 의료 비용, 임종 의료 이용 가능성, 임종 관련 보건 의료 환경 등 4가지 범주에 걸쳐 각 국가들의 점수를 매겼더니 조사 대상 40개국 중 영국이 10점 만점에 7.9점으로 1위였고 헝가리는 6.1점으로 11위, 우리나라는 3.7점으로 32위였습니다.” 영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보건 의료 제도의 질은 떨어지지만 의사-환자 사이의 투명성, 진통제에 대한 접근성 등 가장 비중이 높은 임종 의료의 질 영역에서 최상위권이다. 윤 교수는 “영국 의사들은 말기 환자의 상태에 대해 가장 솔직하게 밝히며, 임종을 앞둔 환자의 고통을 완화하기 위해 진통제를 충분히 제공한다”면서 “영국에서는 좋은 죽음(Good Death)을 ‘익숙한 환경에서 존엄과 존경을 유지한 채 가족과 친구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고통 없이 죽어가는 것’으로 정의하는 데 바로 우리가 호상(好喪)이라고 하는 죽음의 개념과 유사하다”고 얘기한다. 헝가리는 임종 의료의 질, 호스피스, 완화 의료의 선두 주자이다. “임종의 질은 경제 수준보다 국가가 국민의 죽음에 대해 얼마나 관심을 가지고 정책적으로 지원해 주느냐에 달렸습니다. 임종 의료에 대한 국가적 어젠다가 없는 우리로서는 영국과 헝가리에서 본받을 만한 것들을 찾아야 합니다.” 코리아리서치가 성인남녀 1006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87.5%가 품위 있는 죽음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84.6%는 말기 환자가 된다면 호스피스·완화 의료를 이용하기를 원했다. “호스피스나 완화 의료 기관에 가면 병원에 갔을 때보다 빨리 죽는다는 얘기가 있는데 전혀 사실이 아닙니다. 말기 환자란 어떤 치료법도 통하지 않는 사람이죠. 이런 환자들에겐 무의미한 연명 치료보다 인생을 잘 정리할 시간이 필요합니다. 호스피스가 활성화하려면 적절한 수준의 건강보험 수가가 책정돼야 합니다. 호스피스 서비스 지원 확대를 위한 기금 마련도 한 방법입니다.” 그는 말한다. “인간은 누구나 결국 죽습니다. 말기 환자뿐만 아니라 건강한 사람도 언젠가 죽습니다. 죽음을 종말이 아니라 삶의 완성으로 승화시키려면 ‘잘 죽어가는 과정’이 꼭 필요합니다. 무의미한 치료를 받지 않고 통증이 조절되는 환경에서 삶을 차근차근 정리하며 ´웰 다잉´하는 사회를 만들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유상덕 선임기자 youni@seoul.co.kr
  • [김문이 만난사람] 50년간 전통장례문화 물품 수집 ‘쉼’ 박물관 박기옥 관장

    [김문이 만난사람] 50년간 전통장례문화 물품 수집 ‘쉼’ 박물관 박기옥 관장

    인간이 살아가면서 가장 중요한 화두는 ‘삶’과 ‘죽음’일 것이다. 젊었을 때는 어떻게 살 것인지 그리고 나이가 들어서는 어떻게 죽음을 맞이할 것인지를 고민하게 된다. 다시 말해 ‘웰빙’과 ‘웰 다잉’이다. 그렇다면 인간은 평생 ‘삶과 죽음’의 공존 속에 숨 가쁘게 살다가 편안한 ‘쉼’의 세계로 떠난다고 할 수 있다. 서울 종로구 홍지동에 위치한 ‘쉼 박물관’은 이 같은 삶과 죽음을 동시에 보여 주는 독특한 박물관이다. 현충일 이틀 전인 지난 4일 박물관을 찾았다. 입구 벽에 걸려 있는 명문목판(銘文木板)의 한시(漢詩)가 먼저 눈에 들어온다. ‘사람이 나서 백년 누리기는 어려우나 죽어서는 천추를 누리니/돌아가는 객의 낯빛 속에 청산이 어리었구나/만금의 재물은 모두 덧없는 것이니/이 몸은 어디에 들거나 청산으로 가리라’ 또 있다. 동화작가 권영상의 ‘새’에 나오는 내용이다. ‘가벼운 것일지라도 새들은/가끔씩/깃털을 버리는가 보다/버릴 것은 버리면서/가볍게/하늘을 나는가 보다’ 박물관의 내부 분위기를 어느 정도 느끼게 하는 글귀다. 주택가에 위치한 이 박물관은 2007년 10월 개관했다. 박물관장이 20대 때부터 꾸준히 모아온 상여, 상여 장식, 요여 등 전통장례 용품 1000여점을 전시해 놓았다. 박물관 내부에는 삶과 죽음에 대한 조상들의 해학과 순수성을 엿볼 수 있다. 먼저 세상을 떠난 남편이 편안히 누워 쉬고 있다는 생각으로 안방 침실에 상여를 전시한 것을 비롯해 옷방과 식당이 꼭두와 용수판, 자개 문갑 등 여러 가지 상여장식으로 빼곡히 채워져 있다. 1층 전시실에는 물구나무를 선 꼭두 등 눈길을 끄는 많은 목조각들이 진열돼 있으며 화장실에는 심청전, 오성과 한음, 도깨비 방망이, 이수일과 심순애 등 전통 이야기에 맞춰 전시품들을 배열하고 있다. 2층 전시실에는 지상과 천상을 연결한다는 용, 봉황, 새, 닭 등 날개 달린 짐승의 상여조각들이 공중에 매달려 있거나 가지런히 벽 쪽에 진열돼 있다. 용을 타고 피리를 불면서 하늘을 오르는 상여조각, 칼을 든 도깨비 양쪽 어깨에 용의 모습이 장식된 상여조각들도 있다. 죽음을 맞이하는 장례문화의 면모를 다양하게 볼 수 있다. 죽음을 장식했기에 박물관은 두려움의 대상이라기보다는 편안함을 느끼게 한다. 특히 창밖으로 보이는 북악산의 경치와 박물관 주변에 빙 둘러 서 있는 나무와 꽃 등이 더욱 그러하다. 이 박물관의 지하 특별 전시실은 현대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할 수 있는 갤러리로 만들었다. 삶과 죽음 그리고 예술이 함께하는 공간이다. 그동안 이걸재 소리꾼의 서민상여 퍼포먼스(2007년), 미국 출신의 세계적인 빛의 작가 제임스 터렐전(2008년), 한국 보자기와 부채전(2011년), 국제 보자기포럼 특별전(2012년) 등을 비롯해 2010년부터 세계인형전을 매년 열고 있으며 지금은 독일의 미술가 게하르트 바치전, 그리고 박물관장이 직접 제작한 부채와 보자기전이 열리고 있다. 뿐만 아니라 ‘조선시대 상례문화 재조명’이라는 주제로 학술세미나를 여는 등 조선시대의 장례절차와 분묘, 묘비, 상여에 대한 논문 발표의 장소가 되기도 하며 일제 강점기를 거치면서 우리의 장례문화가 많이 달라졌다는 점 등을 지적하기도 한다. 이 박물관은 개관 당시 혼자 사는 한 여인이 살던 집을 박물관으로 개조했다는 점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어떤 사연이 있을까. 박기옥(75) 박물관장과 마주 앉았다. “집도 쉼이고, 만남도 쉼이고, 영면도 쉼입니다. 죽음은 분명 슬프지만 제 남편이 자는 듯 숨을 거두는 것을 보고 진정한 쉼이란 이런 것이구나 하는 것을 느꼈지요. 그래서 쉼 박물관을 생각하게 됐습니다. 그렇게 시작한 박물관이 비록 서울 도심 복잡한 곳에 있지만 잠깐 쉬듯 관람하는 만남의 장소가 됐습니다.” 죽음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그저 쉬는 것이라고 거듭 강조한다. 삶과 계속 이어지는 것이 죽음의 철학이 아니냐는 것이다. 전시실 한편에 상여꾼들이 상여를 메고 들을 지나는 사진이 걸려 있다. 슬프다기보다는 웃는 모습이다. 어릴 적 시골 동네에서 들었던 소리가 얼핏 들리는 듯하다. ‘북망산천 멀다더니 대문 밖이 북망일세 에헤 에헤~’ 박 관장은 “예부터 조상들은 죽은 자와 산 자들을 가급적 연결시키도록 했다. 죽은 자의 거처를 마련하고 기념하는 것도 그런 문화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한다. 왜 살고 있는 집을 박물관으로 만들었느냐고 물었더니 “외국을 여행하다 보면 자기 집을 박물관으로 개조한 것을 쉽게 볼 수 있었다. 그런 것을 보면서 자신감을 가졌다”고 대답한다. 박물관을 만든 계기는 무엇일까. 지금부터 50년 전이다. 평소 우리의 민속품을 좋아해 서울 인사동 등 골동품 가게를 자주 찾았다. 처음에는 나막신이나 떡살, 작은 소반 같은 것을 모았다. 그러다가 어느 날 소박한 상여에 부착된 여인의 목조각, 목조형물 등을 보고 우직한 오방색에 매료돼 그것을 수집했다. 보면 볼수록 옛날 서민들의 삶 등 하나하나에 특색과 의미가 담겨 있다는 것을 느끼면서 계속 모으게 됐다. 결혼 후에도 상여에 부착된 여러 목조각들의 수집은 이어졌다. 남편한테 “그 빈대 나오는 것들 그만 가져오라”는 말을 들었으나 아랑곳하지 않았다. 결혼 생활 10년쯤 지났을 때에는 남편도 오히려 협력자가 됐으며 나중에는 미술 하는 세 딸과 아들도 박 관장의 수집을 이해하고 도와줄 정도가 됐다. 그러던 중 2005년을 전후해 시어머니와 친어머니 그리고 남편이 세상을 떠나면서 죽음을 생각하게 됐다. “죽음은 영원히 떠나는 것이 아니라 쉬는 것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2006년 10월 남편의 죽음을 보면서 죽음에 대한 철학이 달라졌습니다. 삶의 과정이자 연장이고 잠자듯 쉬는 거라는 것을 느끼게 됐지요. 또한 우리의 전통장례를 찬찬히 음미해보면 북망산천이 멀리 있는 것도 아닙니다. 죽어서 다시 살 거처도 마련해 주거든요. 전통장례는 장엄하고 엄숙하지만 일종의 새로운 곳을 향하는 축제이기도 합니다.” 박 관장의 안방에 상여를 배치한 것도 남편이 편히 쉬고 있다는 생각에서 그랬다. 살던 집을 박물관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인테리어는 박 관장이 직접 했으며 프랑스에서 작가로 활동하던 막내딸이 소장품 배치를 도왔다. 개관 기념으로 소리꾼들을 불러 지게놀이 등 서민 상여 퍼포먼스를 하면서 상여 문화를 전시하는 박물관으로 출발하게 됐다. 7년이 지난 지금은 국내 관람객뿐만 아니라 소문을 듣고 찾아오는 외국인도 많아졌으며 프랑스 박물관 포털사이트에 소개되기도 했다. 또한 지금도 전통장례문화와 관련된 물품들을 모으면서 관람객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박 관장은 남편에 대한 애틋한 그리움이 있기에 잠시 자랑을 하겠다고 말한다. 고인이 된 남편 남방희씨는 호남정유 계열사 중역으로 일했다. “거제에서 태어났고 남몰래 학비를 도와주는 등 불우이웃들에게 많은 선행을 베풀었습니다. 또한 기부문화를 몸소 실천했고 가족사랑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고향 후학들에게는 덕불고(德不孤), 그러니까 덕이 있으면 외롭지 않다는 얘기를 자주 했지요.” 잠시 침묵이 흐른다. 주변에 새들이 많다. 땡그랑, 풍경소리도 들려온다. 평소 알고 지내는 소리꾼 장사익씨가 바로 윗집에 산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합류했다. 장씨는 즉석에서 노래 한 곡을 읊어댄다. ‘잎사귀 가지 하나 놓는다/한세상 그냥 버티다 보면/덩달아 뿌리 내려 나무 될 줄 알았다/기적이 운다/꿈속까지 찾아와 서성댄다~’ 다시 장례 얘기로 돌아왔다. “예전 장례는 통곡했는데 그 이유가 한이 많기 때문인 것 같아요. 울음으로 한을 표출하잖아요. 물론 슬프지만 축제처럼 슬픔을 승화시켜 기왕 가시는 분에게, 잘 가시라고 하는 마음이 좋은 것 같아요. 그래서 우리 박물관에는 코믹하게 물구나무 놀이하는 꼭두도 있고 장난기 있는 해학적인 조각도 많이 있습니다. 그리고 상여꾼들도 얼마나 무겁고 힘들었겠어요. 그런 모습을 보면서 예술꾼들이 조각도 만들고 조형물도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면서 인터뷰를 하는 동안 여러 차례 강조한 부분을 다시 얘기한다. “박정희 대통령 장례식부터는 우리의 전통 상여는 없어지고 온통 흰 국화로 장식한 운구차가 등장했습니다. 당시 프랑스 기자가 서양화가 권옥연 화백과 함께 장례식 광경을 보면서 실망했다는 일화가 있습니다. 국장이나 국민장은 이제라도 우리 전통 장례식으로 치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박 관장에게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물었더니 “삶과 죽음은 공존이다. 적어도 우리나라 국장만큼은 전통장례식으로 치러야 한다. 그 운동을 펼칠 것”이라면서 뒤돌아섰다. 선임기자 km@seoul.co.kr ■ 박기옥은 경북 구미에서 태어났다. 어릴 때부터 옛 물건에 관심이 많았고 골동품 수집을 좋아했다. 이화여대 사학과 1회 출신이다. 결혼한 뒤 지금의 박물관 자리에 집을 꾸몄다. 1968년 동아일보에서 ‘꽃꽂이’를 테마로 집이 소개됐으며 대한민국 베스트 드레서 10위 안에 선정됐다. 1986년 ‘뿌리깊은 나무’에 ‘한국의 맛집-미더덕 찜’, 1989년 ‘행복이 가득한 집’에 ‘그림이 있는 집’ 등으로 소개됐다. 1999년 예술의전당 ‘코닝페어’를 시작으로 2002년 프랑스 문화원에서 주최하는 한국의 모시작품전에 부채와 적삼 등 여러 작품을 출품했다. 2007년 박물관을 개관한 이후 미국 출신의 세계적인 빛의 작가 제임스 터렐전(2008년), 한국 보자기와 부채전(2011년), 국제 보자기포럼 특별전(2012년) 등 매년 굵직한 전시회를 열고 있다.
  • [임태순 선임기자의 5060 리포트] ‘58년 개띠’ 재가요양센터 박주현 대표의 도전과 변신

    [임태순 선임기자의 5060 리포트] ‘58년 개띠’ 재가요양센터 박주현 대표의 도전과 변신

    재가요양센터 ‘시니어스힐링’을 창업한 박주현 대표는 1958년에 태어난 ‘58개띠’다. 만 쉰여섯 살의 적지 않은 나이다. 동년배는 대부분 퇴직해 현역으로 활동하는 사람이 많지 않지만 그녀는 여전히 현장에서 뛰고 있다. ‘58개띠’란 말에는 잡초처럼 끈질긴 생명력이 내포돼 있다. 베이비붐 세대인 그들은 경쟁을 숙명처럼 안고 살아왔다. 삶에도 굴곡이 많았다. 콩나물 교실, 서울 집중, 평준화로 중·고교 입시 개편 등 격변기를 보낸 세대들이다. 그녀 역시 경쟁과 변화 속에서 도전과 변신을 거듭하며 개척자적 삶을 살아왔다. 병원과 의학연구소 근무-IT(정보기술) 관련 벤처기업 근무-대학교 겸임교수-창업 등 쉽지 않은 길을 묵묵히, 그리고 열심히 걸어왔다. 2008년 봄 어머니가 이상한 행동을 하기 시작했다. 치매가 오기 시작한 것이었다. 가족들이 나간 뒤 집에 혼자 계시면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것 같아 요양원에 모시기로 했다. 10여곳을 돌아다니며 살핀 끝에 서울 양천구에서 마음에 드는 요양원을 찾았다. 요양원 원장의 얼굴에서 마음으로 보살피겠다는 것이 느껴졌고 집에서도 20분 거리여서 좋았다. 어머니를 뵈러 요양원에 갈 때마다 다른 어르신들을 만나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자연스레 어르신들의 마음을 알게 됐다. 어머니는 그해 12월 83세의 나이로 돌아가셨지만 이를 계기로 요양원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바뀌었고 은퇴하면 노인요양과 관련된 일을 해야겠다는 결심이 들었다. 그녀는 비교적 넉넉한 집안에서 태어났으나 아버지가 병환으로 일찍 돌아가시는 바람에 어렵게 자랐다. 살림 외에는 다른 일을 해보지 않은 어머니가 별다른 경제활동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학생들에게 과외를 하며 대학을 마쳤다. 이런 경험은 그에게 여자도 전문직을 가져야 한다는 마음을 갖게 했다. 임상병리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병원 및 의학연구소 등에서 18년간 일했다. 특유의 부지런함과 성실성으로 남자들과의 경쟁에서 최고 책임자 자리까지 올랐다. 의학 연구소에 첨단 의료장비가 들어오는 것을 보면서 변신이 필요하다는 것을 절감했다. 대부분의 장비가 컴퓨터로 작동됐기 때문이다. 컴퓨터 세대가 아닌 그녀는 전산학과에 학사 편입했다. 77학번이 95학번 학생들 속에서 ‘왕언니’, ‘왕누님’으로 불리며 함께 공부했다. 성적이 좋아 장학금도 받았고 지금도 동기들과 모임을 계속하고 있을 정도로 친하게 지낸다. 욕심이 생겨 대학원 컴퓨터 공학과로 진학했다. 지도교수가 설립한 IT관련 교내 벤처기업에서 연구원 생활을 하다가 졸업 후에는 최고경영자(CEO)로 공동으로 회사를 경영하기도 했다. 대학 강의도 해보고 싶어 2001년 겸임교수 공채에 응시했다. 다행히 결과가 좋아 지금까지 대학에서 14년째 컴퓨터 관련 과목을 강의하고 있다. IT업계 연구소장 등 10년이 넘게 이 분야에 종사했지만 항상 불안했다. 가뜩이나 정년이 짧은 IT분야에 40대 늦은 나이에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50대 중반을 넘어서니 다른 사람에 의해 선택되는 삶을 살기에는 나이가 너무 많다는 생각이 들어 창업을 결심했다. 직장생활을 오래 해서 새로운 일을 시작한다는 것이 쉽지 않았다. 은퇴하면 노인관련 일을 해야겠다고 생각하니 미리 취득해 둔 사회복지사 자격증이 더욱 소중하게 보였다. 어머니를 모시며 배운 경험들, 직장 경력을 통해 얻게 된 기본적인 의학상식과 컴퓨터운영 능력, 대인관계 능력, 사회복지사 자격증 등은 ‘시니어스힐링 재가요양센터’를 창업하는 데 요긴한 자산이었다. “창업을 준비하면서도 망설였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나태해지고 두려워하는 내가 적이었습니다.” 소상공인진흥원의 창업지원 사업에 선정됐고 그때 받은 지원금은 창업을 시작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2013년 4월 서울 서초구 강남대로 359에 ‘시니어스힐링 재가요양센터’ 문패를 걸었다. ‘시니어스힐링’은 고령이나 노인성 질환으로 일상생활을 혼자서 수행하기 어려운 어르신들의 집으로 찾아가 방문요양, 방문목욕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홈케어 회사다. 재가요양센터는 일정 규모의 사무실과 요건만 갖추면 창업이 가능하다. 어르신에 대한 돌봄계획을 작성하고 그에 적합한 요양보호사를 선별해 파견하는 방식이다. 그래서 사회복지사인 그녀가 직접 고객과 상담하고 요양보호사를 관리한다. 그녀는 사업 초기 홍보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여기저기 다니면서 소책자나 명함을 나눠 주면서 회사를 알려야 하는데 성격이 뻔뻔하지 못해 그러지 못했다. 어느 날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을 모시는 딸이 상담하러 왔다. 아직 요양등급을 받지 못해 등급신청 업무를 도와주고 방문요양 서비스를 해드렸다. 어르신댁 근처의 요양보호사들과 상담하는 과정에서 안성맞춤의 요양보호사를 추천할 수 있었다. 그는 어르신을 돌보면서 오히려 내가 힐링한다고 말할 정도였다. 자연적 보호자와 요양보호사 간에 신뢰가 형성되고 이러한 사실이 주위로 알려지면서 조금씩 연결이 되고 있다. 그녀는 어르신댁과 요양보호사는 서로 코드가 잘 맞아야 최적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말한다. 어르신의 건강상태와 요구 사항에 대해 충분히 상담을 하고 어르신의 성향을 세밀하게 분석해서 거기에 맞는 요양보호사를 선별한다. 요양보호사의 성격, 성별, 나이, 종교, 출퇴근거리, 잘할 수 있는 일과 하기 어려운 일 등을 고려, 짝을 지어줘야 고객과 요양보호사 모두가 만족한다. 일은 서툴고 잘못해도 좋은 성품으로 고객을 만족시키는 요양보호사도 있고 하는 일은 단조롭고 쉬운데 비위가 약해 업무를 처리하기 곤란한 경우도 있다. 이런저런 것들을 잘 살펴서 조합을 잘하는 게 그녀가 하는 일이다. 그녀는 50대 중반의 요양보호사를 선호하는 편이다. 이들 세대는 부모를 모셔봤거나 병 수발을 해본 세대이기에 어르신의 눈높이를 맞출 수 있기 때문이다. 다른 사업도 마찬가지겠지만 복지사업은 원칙을 지켜서 한걸음, 한걸음 나아가야 한다는 신념을 갖고 있다. 작은 신뢰가 쌓여서 큰 신뢰가 형성되는 것이기에 작은 일도 허투루 넘기지 않는다. 덕분에 창업 7~8개월 만에 자리를 잡았다. 그녀는 요즘 기분이 좋다. 보호자로부터 수시로 고맙다는 인사와 함께 식사 대접이라도 하고 싶다는 가족들의 전화도 종종 받는다. “좋은 분 보내줘서 고마워요.” “대신 알아봐 줘서 고마워요.” 50대 중반에 새로 시작한 사업이지만 오지랖 넓고 안타까운 상황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그녀의 성품과 적성에 딱 맞다. “정년으로 은퇴하는 나이에 일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한데 주변으로부터 고맙다는 말을 들으며 일을 하니 얼마나 보람 있고 행복한지 모르겠습니다.” 그는 “명퇴 또는 정년퇴직하면 아무 일도 하지 않고 등산이나 다니면서 시간을 보내는 사람이 많은데 우리 세대는 아직 더 활동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일단 움직이다 보면 다른 방향이 보이고 더 좋은 길이 생긴다”고 말했다. 그녀는 누구보다 열심히 살아왔다. 시간 여유가 있을 때에는 이것 저것 배우면서 다음을 준비해 왔다. 도움을 받기보다 누군가를 도와주거나 스스로 일어서는 삶을 살아왔다. 지금도 일주일에 두 번 대학 강의를 나가며 ‘시니어스힐링’을 운영하고 있다. 경제적인 여유를 위해 여러 일을 하는 것은 아니고 일이 주어졌을 때 열심히 하고 싶기 때문이다. “검소해서 열심히 살다 보면 풍요로워질 것이고 풍요로워지면 제 주변에 복지가 형성되겠지요. 그렇다고 많이 모아놓은 것은 아닙니다. 물질적으로 넉넉한 것은 아니지만 노력한 만큼은 거두었다고 생각합니다. 특별히 큰일을 해서가 아니라 작은 보람이 저를 행복하게 해서 만족을 느낍니다.” 그녀는 “100세 시대에 50대는 더 활동을 해야 즐겁고 행복한 노후를 보낼 수 있다. 베이비붐 세대들은 웰빙(well-being)과 더불어 웰다잉(well-dying)이 포함된 준비를 스스로 해나가야 한다”며 “건강이 허락하는 한 일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시니어들은 무조건 일만 할게 아니라 일의 양을 조금 줄여서 나머지 시간은 취미생활을 하며 여유롭게 지내야 계속 일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stslim@seoul.co.kr 이번 회를 마지막으로 시리즈를 마칩니다. 그동안 애독해주신 독자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 [지금&여기] 첩보영화를 보는 듯한 증거조작 사건/박성국 사회부 기자

    [지금&여기] 첩보영화를 보는 듯한 증거조작 사건/박성국 사회부 기자

    “야 그래서 그 사람은 간첩인 거냐, 국가정보원이 만든 거냐. 어째 신문마다 말이 다 다르냐.” 지난주 금요일 아내에게 허락을 받았다며 늦은 시간까지 술자리를 함께한 고향 친구가 꺼낸 말이다. 기자 친구를 만나니 궁금한 게 꽤 많았던 모양이었다. 그런데 이런 궁금증은 앞선 출입처 관계자들도 마찬가지였다. 지금 출입처가 국가정보원의 ‘서울시 공무원 간첩증거 조작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이기 때문에 사건의 실체를 알고 있을 것이라는 맞춤형 질문일 수도 있을 것이다. 이들의 공통된 물음은 더 있다. “기사로 쓰지 못하는 진실은 뭐냐.” 사건은 하나인데 이를 전하는 언론과 정치권의 태도가 너무도 달라 혼란스럽다는 지적이다. “언론도, 검찰도, 국정원도 믿을 수 없는데 우리끼리 거짓말할 이유는 없지 않으냐”던 친구의 취기 섞인 말에 한편으로는 얼굴이 화끈거렸다. 부끄럽게도 나의 무능 탓도 있겠지만 아직은 누구도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알지 못한다. 언론의 생명이라고 말하는 ‘팩트’만 간단히 나열하자면 이렇다. 화교출신 탈북자로 알려진 유우성(34)씨가 국내 유명 대학을 졸업한 뒤 서울시 공무원에 특별채용됐다. 이후 국정원과 검찰은 유씨가 북한에 탈북자 정보를 넘긴 간첩이었다며 재판에 넘겼다. 1심 재판부는 유씨가 간첩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항소심 과정에서 검찰은 유씨의 간첩 혐의를 입증할 결정적 증거라며 중국 공안 당국의 서류를 제출했다. 하지만 중국 대사관은 해당 서류가 위조됐다고 밝혔다. 이후 이 사건은 국정원 ‘화이트 요원’(공개된 신분으로 활동하는 정보요원), ‘블랙 요원’(신분을 숨기고 활동하는 정보요원) 등장에 협력자의 자살시도와 ‘다잉 메시지’ 등이 등장하며 한 편의 첩보영화 시나리오처럼 전개되고 있다. 유씨는 영문도 모른 채 간첩으로 몰렸다는 입장이고, 검찰은 국정원에 속았다는 반응이다. 또 국정원 협력자는 국정원의 지시에 따랐다고 하지만 국정원은 협력자에게 속았다며 서로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 결국 검찰의 수사 결과를 기다려 보는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일부 언론들과 정치권은 같은 사안을 두고 제 입맛에 따라 전혀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 ‘팩트’도 없이 근거 없는 주장을 나열하며 국민의 불안과 분열을 조장하는 사람들이 공안사범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해본다. ps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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