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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금, 이 영화] 비거 스플래쉬

    [지금, 이 영화] 비거 스플래쉬

    수영장 딸린 미국 주택을 그린 ‘비거 스플래쉬’. 영국 화가 데이비드 호크니가 1967년 발표한 작품(그림)이다. 먼저 시선을 잡아끄는 것은 커다랗게 치솟은 물보라다. 화면에는 아무도 없지만 관객은 자연스럽게 보이지 않는 장면을 상상한다. 누군가 다이빙대에서 물속으로 뛰어들었고, 파란 수면 아래 바로 그(녀)가 있을 것이라고. 그렇지만 아무리 애써도 그(녀)에 대해서는 알아낼 수 있는 것이 없다. 미지는 그냥 미지인 채로 놓아두자. 우리는 보이는 것―커다랗게 치솟은 물보라에 집중한다. 이것은 정적인 풍경에 담긴 유일한 동적인 순간이다. 어떤 큰 충격이 가해지면서 물면은 요동친다. 호크니의 회화와 같은 제목의 영화(8월 3일 개봉)를 만든 루카 구아다니노 감독은 안온한 균형을 깨는 힘에 관해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 같다. ‘욕망이여 입을 열어라 그 속에서/사랑을 발견하겠다’(김수영 ‘사랑의 변주곡’ 중에서)는 시구처럼, 그것은 사랑에 바탕을 둔 욕망의 다양한 얼굴이다. 영화 ‘비거 스플래쉬’는 헤어진 연인과의 재회를 출발점으로 삼기 때문이다. 가수인 마리안(틸다 스윈튼)은 성대를 다쳐 목소리를 제대로 내지 못한다. 그녀는 남자친구 폴(마티아츠 쇼에나에츠)과 함께 이탈리아 판텔렐리아 섬에서 휴양하기로 하고 여유로운 한때를 즐긴다. 그런데 갑자기 그곳에 마리안의 옛 애인이자, 폴의 친구이기도 한 음악 프로듀서 해리(랄프 파인즈)가 찾아온다. 장성한 딸 페넬로페(다코타 존슨)가 그의 동행이다. 그리고 짐작하는 그대로, 네 사람의 관계는 기묘하게 얽히고설킨다. 예전에 해리는 마리안과의 만남을 정리하고, 폴에게 그녀를 만나보라고 해서 두 사람을 이어주었다. 그랬던 그가 이제 마리안을 되찾고 싶어 한다. 폴은 해리의 꿍꿍이를 눈치채고 그를 경계한다. 한편 페넬로페는 폴에게 이성으로서의 관심을 보인다. 그 점이 마리안은 적잖이 신경 쓰인다. 해리-페넬로페 부녀의 등장으로 마리안-폴 커플의 결합에 균열이 일기 시작한 것이다. 고요하던 일상에 중대한 파문이 발생했다. 평화롭던 휴양지는 집착과 질투, 의심과 흑심이 가득한 장소로 바뀌어 간다. 전부 사랑과 연결된 욕망이 야기한 사건들이다. 네 사람은 도무지 어쩔 수 없는 감정의 격랑에 자신을 내맡긴다. 다시 호크니의 그림으로 돌아간다. 수영장에 솟구치는 물결은 과연 다이빙대에서 물속으로 뛰어든 사람에 의한 것일까. 그렇다고 한다면 평안을 뒤흔든 장본인은 해리-페넬로페 부녀일 것이다. 그러나 다르게 생각할 여지도 있다. 예컨대 물 밖에서 물 안으로 어떤 큰 충격이 가해져 그런 것이 아니라, 물 안에서 부글거리던 어떤 큰 힘이 물 밖으로 분출된 것이라고 말이다. 겉으로 잠잠해 보이지만 속으로 소용돌이치는 것은 수영장 물이나 사람 마음이나 마찬가지다. 마리안-폴 커플도 예외가 아니다. 그래서 호크니는 특정한 인물을 그리지 않고, 포말이 퍼져 나가는 찰나만 그렸는지도 모른다. 구아다니노가 포착한 ‘결정적 순간’(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역시 그렇다. 청소년관람불가. 허희 문학평론가·영화칼럼니스트
  • [씨줄날줄] 달라이 라마 효과/오일만 논설위원

    [씨줄날줄] 달라이 라마 효과/오일만 논설위원

    국제무역에서 ‘달라이 라마 효과’라는 용어가 있다. 티베트 분리독립을 추진하는 달라이 라마를 만나면 그 국가는 중국에 경제 보복을 당한다는 뜻이다. 독일 괴팅겐대학의 안드레아스 폭스와 닐스 헨드릭 클란 교수가 ‘국제무역에서의 달라이 라마 효과’라는 연구를 통해 제기한 학설이다. 시진핑 주석의 전임자인 후진타오 시대 달라이 라마를 만나면 해당국의 대(對)중국 수출은 무조건 감소했다. 구체적으로 장관급 각료의 경우 무역 감소폭은 8.5%였고 대통령급이 만나면 16.9%로 대폭 줄어들었다. 두 교수가 159개국의 사례를 통해 조사한 결과다. 2008년 프랑스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이 중국의 반대를 무릅쓰고 달라이 라마와 만난 일이 있었다. 중국은 이에 대한 항의의 표시로 중국과 프랑스 사이에서 진행됐던 에어버스 항공기 150대 구매 협정을 무산시켰다. 프랑스 외무부는 “하나의 중국 정책과 티베트가 중국 영토의 통합된 일부분이라는 것을 재확인한다”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사실상 백기 투항이었다. 달라이 라마 효과는 중국의 핵심 이익과 관련이 깊다. 핵심 이익에 대한 정의는 다소 모호하지만 후진타오 정권 시절 당시 다이빙궈 외교담당 국무위원이 상세한 설명을 했다. 2000년 제1차 미·중 전략경제대화를 통해서다. 그는 사회주의 체제 유지와 국가 안보와 영토·주권 수호, 경제·사회의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발전을 중국의 3대 핵심 이익으로 제시했다. 하나의 중국 원칙(대만 문제)과 티베트·위구르 분리독립, 서구식 다당제 반대, 남중국해 및 센카쿠 영토 분쟁 등이 해당한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지난 1일 중국 공산당 창당 95주년 기념식에서 “그 어떤 외국도 우리가 핵심 이익으로 거래할 것으로 기대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2010년 노벨상위원회가 중국의 반체제 인사 류샤오보를 노벨 평화상 수상자로 선정하자 중국은 노르웨이 연어 수입을 금지했고 2010년 9월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분쟁이 격화될 당시 일본이 중국 어선의 선장과 선원을 억류하자 즉각 희토류 수출을 중단시킨 것도 같은 맥락이다. 최근 대구 치맥페스티벌에 참가하기로 했던 중국 칭다오시가 불참을 통보했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배치를 둘러싸고 중국의 경제 보복이 아니냐는 보도가 적지 않다.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 왕이 중국 외교부장의 날 선 공세도 예사롭지 않다. 중국 정부는 사드 배치와 관련해 핵심 이익이라고 단언하지 않았지만 시 주석은 이미 ‘전략적 안보 이익을 훼손했다’고 규정했다. 중국이 국제 시선 때문에 대놓고 경제 보복을 하지 않더라도 다양한 카드를 갖고 우리를 흔들 가능성은 크다. 오일만 논설위원 oilman@seoul.co.kr
  • 왕언니 오영란과 막내 이고임, 28살 차이래요

    왕언니 오영란과 막내 이고임, 28살 차이래요

    2016 리우데자네이루 참가 한국 선수단 가운데 올림픽 최다 출전선수는 여자핸드볼 골키퍼 오영란(왼쪽·44), 최다 금메달 획득 선수는 사격의 진종오(오른쪽·37)다. 오영란은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이후 리우올림픽이 5번째 올림픽이며, 올림픽 3연속 금메달을 노리는 진종오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금메달 1개,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금메달 2개를 획득했다. 역대 올림픽을 돌아보면 하계 올림픽에서는 이은철(사격), 윤경신·오성옥(핸드볼) 등이 5차례 출전했고 동계 올림픽에서는 스피드스케이팅의 이규혁이 6차례 나갔다. 오영란은 1996년 애틀랜타와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고, 2008년 베이징 대회 때는 동메달을 획득했다. 두 아이의 엄마인 오영란은 2012년 런던 올림픽에는 출전하지 않았으나 이번 대회를 앞두고 다시 대표팀에 발탁됐다. 한국 선수단 여자 최고령 선수 역시 오영란이고, 남자 최고령 선수 또한 진종오다. 최연소 여자 선수는 기계체조 이고임(16·인천체고)이고, 남자는 수영 다이빙에 출전하는 우하람(18)이다. 이고임은 오영란이 28세의 나이로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 뛰고 있을 때 태어났다. 최장신 선수는 193㎝의 육상 높이뛰기 윤승현(22), 최단신 선수는 153㎝의 여자유도의 정보경(25)이다. 최중량 선수는 130㎏의 유도 100㎏ 이상급의 김성민(29), 최경량 선수는 44㎏의 펜싱 남현희 선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 가족 동반 출전은 역도의 원정식(26)·윤진희(31) 부부와 탁구의 안재형(51) 감독과 골프에 출전하는 안병훈(25) 부자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보통 상어보다 2배 정도 큰 ‘세계 최대 백상아리’ 포착

    보통 상어보다 2배 정도 큰 ‘세계 최대 백상아리’ 포착

    몸길이가 6m를 넘어 세계에서 가장 큰 상어로 알려진 백상아리 ‘딥블루’의 강력한 경쟁자가 카메라에 포착돼 화제가 되고 있다. 백상아리의 평균 몸길이가 3.7~4.9m인 것을 고려하면 딥블루나 경쟁 상어는 거의 1.5~2배 더 큰 것이라고 보면 된다. 당신이 직접 본다면 아마 영화 ‘조스’의 한 장면처럼 느낄지도 모른다. 아직 이름이 정해지지 않은 이 백상아리는 최근 미국의 수중 사진작가이자 다이버 전문지 ‘얼러트 다이버’의 출판인인 스테판 프링크(67)가 상어 사진을 촬영하던 중에 발견했다. 그는 최근 남호주와 남아프리카, 그리고 멕시코 과달루페 섬을 여행하며 수중 사진을 촬영했다. 이 같은 장소는 그가 가장 좋아하는 다이빙 명소이지만, 거대 상어를 어디에서 포착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당시 그는 동료 사진작가와 함께 철장에 들어가 미끼의 피 냄새를 맡고 몰려든 상어들의 모습을 찍고 있었다. 그러던 중 운좋게 딥블루의 경쟁자와 만날 수 있었다는 것이다. 당시 이들은 해당 상어의 크기가 얼마나 큰지 정확하게 측정할 수 없었지만, 딥블루만큼 거대하다는 것은 보는 것만으로 확신할 수 있었다. 특히 딥블루의 경쟁 상어가 강력한 힘으로 미끼를 덮치는 모습은 그야말로 영화 속 장면이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엄청난 에너지를 뿜어낸다. 또한 그의 사진은 보는 것보다 훨씬 더 가까운 거리에서 촬영한 것이다. 당시 그는 카메라에 광각 렌즈를 장착하고 있었고 해당 상어는 0.9m 이내까지 접근했었다고 한다. 이에 대해 프링크는 “백상아리는 위협적인 외모에도 불구하고 실제로는 꽤 수줍음이 많다”면서 “최근에서야 겨우 우리는 그들이 언제 어디서 확실하게 찾을 수 있는지를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들은 아름답고 장엄하며 살아갈 자격이 있다”고 덧붙였다. 사진=스테판 프링크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딥블루’보다 클까?…세계 최대 백상아리 포착

    ‘딥블루’보다 클까?…세계 최대 백상아리 포착

    몸길이가 6m를 넘어 세계에서 가장 큰 상어로 알려진 백상아리 ‘딥블루’의 강력한 경쟁자가 카메라에 포착돼 화제가 되고 있다. 백상아리의 평균 몸길이가 3.7~4.9m인 것을 고려하면 딥블루나 경쟁 상어는 거의 1.5~2배 더 큰 것이라고 보면 된다. 당신이 직접 본다면 아마 영화 ‘조스’의 한 장면처럼 느낄지도 모른다. 아직 이름이 정해지지 않은 이 백상아리는 최근 미국의 수중 사진작가이자 다이버 전문지 ‘얼러트 다이버’의 출판인인 스테판 프링크(67)가 상어 사진을 촬영하던 중에 발견했다. 그는 최근 남호주와 남아프리카, 그리고 멕시코 과달루페 섬을 여행하며 수중 사진을 촬영했다. 이 같은 장소는 그가 가장 좋아하는 다이빙 명소이지만, 거대 상어를 어디에서 포착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당시 그는 동료 사진작가와 함께 철장에 들어가 미끼의 피 냄새를 맡고 몰려든 상어들의 모습을 찍고 있었다. 그러던 중 운좋게 딥블루의 경쟁자와 만날 수 있었다는 것이다. 당시 이들은 해당 상어의 크기가 얼마나 큰지 정확하게 측정할 수 없었지만, 딥블루만큼 거대하다는 것은 보는 것만으로 확신할 수 있었다. 특히 딥블루의 경쟁 상어가 강력한 힘으로 미끼를 덮치는 모습은 그야말로 영화 속 장면이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엄청난 에너지를 뿜어낸다. 또한 그의 사진은 보는 것보다 훨씬 더 가까운 거리에서 촬영한 것이다. 당시 그는 카메라에 광각 렌즈를 장착하고 있었고 해당 상어는 0.9m 이내까지 접근했었다고 한다. 이에 대해 프링크는 “백상아리는 위협적인 외모에도 불구하고 실제로는 꽤 수줍음이 많다”면서 “최근에서야 겨우 우리는 그들이 언제 어디서 확실하게 찾을 수 있는지를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들은 아름답고 장엄하며 살아갈 자격이 있다”고 덧붙였다. 사진=스테판 프링크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돌진하는 열차 피해…목숨 건 다이빙하는 인도 아이들

    돌진하는 열차 피해…목숨 건 다이빙하는 인도 아이들

    인도 북부 우타르프라데시주 가지아바드의 한 철로 위에서 찍힌 영상이다. 철로 위 아이들이 빠른 속도로 달려오는 기차를 바라보며 우두커니 서 있더니 간발의 차로 기차를 피해 하나둘씩 강물에 몸을 내던진다. 16일(현지시간) 힌두스탄 타임스 등 인도 현지 매체에 따르면, 최근 인도 아이들 사이에서는 이처럼 목숨을 담보로 하는 놀이가 유행하고 있다. 대담함을 과시하기 위해서다. 놀이라고 하기엔 안타깝게 희생되는 아이들의 수가 적지 않아 당국에서는 이런 놀이를 금지하고 있지만, 이 또한 관리가 쉽지 않아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한편 현지 경찰은 영상을 토대로 아이들의 신원을 밝히는 데 주력하고 있다. 사진·영상=The Quint/유튜브 영상팀 seoultv@seoul.co.kr
  • 하와이 ‘여왕의 목욕탕’서 파도에 휩쓸려 간 세 남성의 운명

    하와이 ‘여왕의 목욕탕’서 파도에 휩쓸려 간 세 남성의 운명

    ‘죽음의 풀’로 알려진 미국 하와이의 ‘여왕의 목욕탕’(Queen's Bath)에서의 아찔한 수영 영상이 화제가 되고 있다. 이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 ‘여왕의 목욕탕’로 불리는 곳에서 목숨을 내건 ‘위험한 수영’을 즐기는 남성들의 모습이 담긴 영상이 6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에 보도됐다. 2010년 4월 유튜브에 게재된 이 영상에는 바닷가 암벽에서 위험한 다이빙을 즐기는 3명의 남성 들의 모습이 포착돼 있다. 암벽 위에서 ‘여왕의 목욕탕’으로 뛰어내리며 다이빙을 하는 젊은이들. 잠시 뒤, ‘여왕의 목욕탕’ 은 불어난 물로 가득 찬다. 젊은이들은 잠시 바위 위로 올라 왔다가 거센 파도가 한 차례 밀어 다친 뒤, 다시 물속으로 뛰어든다. 이들은 거센 파도에 몸이 휩쓸려 바다로 밀려 가지만 곧 안정을 되찾고 ‘여왕의 목욕탕’쪽으로 헤엄친 다음 바위 위로 올라온다. 보는 사람에 따라서는 이들이 거센 파도 더미에 떠밀려 죽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3분 20초가량의 이 영상은 현재 283만 5000여 건의 조회수를 기록 중이다. 한편 이 곳은 하와이 주민들에게는 여왕의 목욕탕으로 불리지만 관광객들에게는 ‘죽음의 풀’로 불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영상= Bob Patenaude youtube 영상팀 seoultv@seoul.co.kr
  • 성장따라 우후죽순 빈곤탈출 상징에서 스노클링도 OK~ 일상 탈출 공간으로

    성장따라 우후죽순 빈곤탈출 상징에서 스노클링도 OK~ 일상 탈출 공간으로

    백화점에 쇼핑하러 가서 쇼핑만 하는 단편적인 동선은 요즘 드물다. 사람도 만나고 맛난 음식도 먹지만 영화도 보고 각종 스포츠도 즐긴다. 미래에는 전기차를 충전하러 갈 수도 있다. 백화점에 대형할인점, 오락시설 등을 갖춘 복합쇼핑몰이 대거 등장하는 등 시장에서 출발한 쇼핑공간의 진화는 끝이 없다. 국내에 백화점이 처음 들어선 것은 1930년대다. 당시 백화점은 ‘여러 상품을 부문별로 나누어 진열판매하는 대규모의 현대식 종합소매점‘(네이버 국어사전)에 불과했다. 시장에 있던 물건들이 경영주에게 선택돼 백화점 안으로 들어온 것이다. 국내 최초 백화점은 1930년에 문을 연 미스코시 경성 백화점이다. 미스코시백화점은 해방 이후 동화백화점으로 이름을 바꿨다가 1963년 삼성에 인수되면서 신세계백화점이 된다. 1931년 국내 자본으로는 화신백화점이 처음 종로2가에서 문을 열었으나 그룹의 부도 등으로 팔렸다가 1987년 건물 자체가 철거됐다. 세계 최초의 백화점은 1852년 프랑스 파리의 봉마르셰라고 평가된다. 국내에 백화점이 들어오기까지 80여년이 걸린 셈이다. 배봉균 신세계박물관장은 “에누리나 덤이 없는 정찰제 가격을 표방하고 반품이 자유로우며 가까운 거리까지는 배달이 가능한 구조가 당시 백화점과 시장을 구분 짓는 요소”라고 지적했다. 백화점이 국내에 출현한 지 80년 이상이 지났지만 백화점의 층별 구성은 그리 변하지 않았다. 미스코시백화점의 매장 구성도를 보면 지하에 음식 코너가 있고 옥상에 정원이 있다. 백화점 층수는 높아졌지만 여전히 지하에 음식 코너가 있고 옥상에 정원 등 휴식공간이 있다. 고객의 동선이 예나 지금이나 그리 바뀌지 않은 셈이다. 백화점 업계에서는 1969년 신세계백화점이 직영 백화점으로 바뀌면서 국내에 본격적인 백화점 시대가 시작됐다고 본다. 그 이전까지는 임대 매장 위주였다. 10년 뒤인 1979년 롯데백화점이 등장하고 1980년대 여의도백화점, 그랜드백화점, 쁘렝땅백화점, 그레이스백화점 등 백화점 전성 시기가 된다. 서울 상권도 확대되고 백화점의 전국 출점도 이때 이뤄진다. 1980년대 중반 이후 우리나라 경제가 유가, 금리, 달러가치 하락이라는 ‘3저(低)’ 현상과 88서울올림픽의 성공적 개최 등으로 성장가도를 달렸던 시기와 맞물렸기 때문이다. 외환위기가 발생한 1997년 당시 백화점 수는 109개에 이를 정도였다. 백화점의 전국화 시대를 열었지만 중산층에는 백화점은 지금이나 예나 쇼핑을 하기에는 다소 버거운 장소였다. 이 틈새를 파고든 것이 대형할인마트다. 미국에서 1962년에 시작된 월마트가 1980년대에 가파른 성장을 한 것도 국내 백화점 경영진에 많은 시사점을 줬다. 국내에서 이마트가 1993년 서울 도봉구 창동에 첫 점포를 열고 롯데는 1998년 서울 광진구에 강변점을 열게 된다. 그 이후 대형할인마트가 많게는 한 해에 10개 이상 출점하기도 했다. 현재 국내에 이마트는 158개, 홈플러스는 140개, 롯데마트는 116개가 있다. 더이상 입점할 곳이 없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다. 대형할인마트가 들어섰지만, 명품에 대한 고객의 갈증은 여전했다. 해외에 가지 않고도 보다 싼값에 명품을 갖고 싶다는 욕구가 반영된 것이 명품 아웃렛의 등장이다. 2007년 경기 여주 첼시아울렛(현 사이먼아울렛)이 명품 아웃렛의 서막을 연다. 첼시아울렛은 첼시 그룹이 미국에서 만든 명품 아웃렛과 비슷한 동선 구조를 가지고 있어 인기를 끌었다. 이어 2008년 롯데가 김해점에 프리미엄 아웃렛을 연다. 현대백화점도 2015년에 김포를 시작으로 올해 개장한 송도아울렛 등을 갖고 있다. 2000년대에는 홈쇼핑과 인터넷쇼핑도 활발해졌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다양한 쇼핑이 가능한 춘추전국시대지만 매장을 가지고 있는 백화점에는 위기일 수 있다. 백화점이 여기에 맞서는 도구가 복합쇼핑몰이다. 백화점, 할인점에 명품 아웃렛까지 한곳에 넣고 각종 오락시설을 더해 소비자들을 쇼핑 공간에 오래 머무르게 하는 것이 관건이다. 고객을 더 머무르게 하기 위해 영화관은 물론 수영장, 스케이트장 등이 들어온다. 미국의 유통업체인 터브만사의 로버트 터브만 회장은 “문화는 지역마다 다르지만 쇼핑은 매우 유사하다”며 “한곳에서 오락 등 모든 것을 해결하는 복합경험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전 세계적으로 복합쇼핑몰은 2000년대 후반 대거 등장했다. 지역 경제도 바꿨다. 2008년 개장한 웨스트필드 런던은 유럽 최대 복합쇼핑몰이다. 웨스트필드 런던은 작은 공장이 위치해 있던 지역에 지하철역, 기차역을 유치하고 호텔까지 들어서면서 일자리 창출 등 지역 경제 활성화의 톡톡한 효자가 됐다. 스케이트장, 가상현실(VR) 체험관, 어린이의 직업 체험관인 키자니아 등이 들어 있다. 그해 세계 최대 규모로 개장한 두바이몰은 비즈니스인사이더 집계에 따르면 2011년부터 2015년까지 세계 최대 방문객 수를 기록했다. 스쿠버다이빙과 스노클링이 가능한 아쿠아리움, 공룡뼈 전시장 등 다양한 놀거리를 갖추고 있다. 국내에서는 주 5일 근무제 정착과 대체휴일 제도 등의 시행으로 여가생활의 필요성이 더욱 커졌다. 임영록 신세계프라퍼티 부사장은 “백화점이 파는 사람 위주로 매출을 극대화하는 공간인 반면 복합쇼핑몰은 고객 중심으로 일상에서 벗어날 수 있는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들어 소매판매액은 꾸준히 늘고 있는데 백화점 매출은 줄어들어 전체 소매판매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줄고 있는 것도 복합쇼핑몰의 탄생을 부추겼다. 국내 복합쇼핑몰도 경제 효과가 크다. 오는 9월 개장하는 스타필드 하남은 직접 고용 5000명에 생산유발효과 3조 4000억원을 추정하고 있다. 2014년에 개장한 롯데월드몰은 연간 매출액 1조 5000억원을 예상해 생산유발효과를 2조 6000억원으로 계산했다. 롯데월드몰의 신규 고용도 6000명으로 예상하고 있다. 롯데월드몰은 아시아 최대 규모 영화관, 국내 최대 규모 수족관을 자랑하고 있다. 이렇게 복합쇼핑몰은 규모의 싸움이 된다. ‘유럽 최대’, ‘세계 최대’ 등 ‘방문해야 할 이유’가 있지만 이는 무너질 수 있기 때문이다. 새로운 복합쇼핑몰이 성공을 거두려면 보다 넓고 보다 다양한 브랜드가 등장해야 한다. 뒤집어 말하면 기존의 복합쇼핑몰보다 더 크고 더 다양한 제품을 갖춘 복합쇼핑몰이 등장하면 고객층의 이탈이 발생해 사업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뜻이다. 업계 관계자는 “성장성 확보를 위한 투자인데 크기 싸움이 됐기 때문에 투자 대비 위험 부담도 큰 편”이라고 털어놨다. 실제 신용평가회사들은 복합쇼핑몰의 성과를 모니터링하고 있다. 김호섭 한국신용평가 애널리스트는 “복합쇼핑몰 및 아웃렛 형태의 백화점 신규 점포 출점 등 유통업태의 다양화 전략은 현재 영업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불가피한 투자”라면서도 “투자 규모와 시기의 조절, 자산 활용 등을 통한 재무부담 관리 능력 및 수익 창출력 개선 여부가 중요한 모니터링 요인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파고다어학원, 새 모델 김민석의 ‘신토익 신기술’ 광고 영상 눈길

    파고다어학원, 새 모델 김민석의 ‘신토익 신기술’ 광고 영상 눈길

    최근 KBS드라마 ‘태양의 후예’에 이어 새 SBS드라마 ‘닥터스’에 출연하며 대중들의 호감을 쌓고 있는 배우 김민석이 외국어 전문 교육기관 ‘파고다어학원’의 새 모델로 발탁, 최근 촬영한 광고 영상이 네티즌들 사이에서 관심을 받고 있다. 김민석이 촬영한 ‘파고다 신토익 신기술’ 광고는 다이빙 선수가 다이빙 신기술을 선보이며 입수를 하는 듯 하다가 토익고사장으로 떨어지게 된다. 이어 토익 고사장에 착석함과 동시에 수험생으로 변신, 신 들린 듯 빠르게 문제를 풀며 990점 토익 만점을 받게 된다는 설정이다. 이 광고 영상은 현재 주요 방송 및 온, 오프라인 채널에서 온에어 되고 있다. 영상을 접한 네티즌들은 ‘나도 신기술 배우고 싶어지네’, ‘팍오다 선수라는 표현 재밌다. 파고다에서 신토익 신기술 배우면 저렇게 풀 수 있나’, '김민석 진짜 잘 생겼다. 파고다 토익학원에서 모델 잘 뽑았네 광고 재밌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김민석은 다이빙 선수와 토익 수험생 역할을 능청스럽게 소화했으며 특유의 해맑은 미소로 여심을 사로 잡았다는 평가다. 파고다어학원 관계자에 따르면 토익을 준비하는 수험생 대부분이 20대 대학생이나 취업 준비생이다. 이에 이들에게 친근감을 줄 수 있는 배우로 김민석을 캐스팅하게 됐다. 한편 파고다어학원 김민석의 신토익 신기술 광고 영상은 유튜브에서 ‘파고다 김민석’을 검색하면 볼 수 있다. 또한 광고 메이킹 필름 영상에서는 10시간 넘는 촬영에도 즐겁게 임하는 김민석의 모습도 만날 수 있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V’를 향하여

    ‘V’를 향하여

    카트리나 영이 25일(현지시간) 미국 인디애나주 인디애나폴리스에서 열린 U.S. 올림픽 다이빙 대표 선수 선발 대회 여자 10미터 플랫폼 결승에서 연기를 펼치고 있다. AP 연합뉴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다이빙 중...’

    ‘다이빙 중...’

    제시카 패라토가 25일(현지시간) 미국 인디애나주 인디애나폴리스에서 열린 U.S. 올림픽 다이빙 대표 선수 선발 대회 여자 10미터 플랫폼 결승에서 연기를 펼치고 있다. AP 연합뉴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106세 할머니 ‘성화 봉송’

    106세 할머니 ‘성화 봉송’

    106세 할머니가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성화 봉송 주자로 나서면서 역대 최고령 기록을 경신했다.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조직위원회 인터넷 홈페이지는 20일 “지난 주말 이야이야(왼쪽·106) 할머니가 브라질 동북부 지역인 마카파에서 성화 봉송을 했다”며 “올림픽 개막이 40여일 더 남았지만 이미 올림픽 신기록이 하나 나왔다”고 전했다. 이어 “할머니의 이름은 아이다 게만케인데 흔히 ‘이야이야 할머니’라고 부른다”며 “할머니는 16일(현지시간) 성화 봉송에 나섰다”고 덧붙였다. 이야이야 할머니는 조직위를 통해 “매우 기쁘고, 이런 기회를 준 사람들에게 감사한다”며 “내 생애 이런 기회가 올 것이라고는 생각도 하지 못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야이야 할머니는 103살 때인 3년 전에는 스카이다이빙에 도전, 기네스북에 ‘최고령 스카이다이버’로도 올라 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포토] 물 위를 걷는 체험, 이탈리아 이세오 호수에 펼쳐진 장관

    [포토] 물 위를 걷는 체험, 이탈리아 이세오 호수에 펼쳐진 장관

     수천 명이 물 위를 걷는 특별한 체험을 즐기고 있다. 불가리아에서 태어난 미국의 환경예술가 크리스토 블라디미로프 자바체프(81)가 이탈리아 북부 롬바르디아주의 유명 관광지 이세오 호수의 술사노 마을과 작은 섬 몬테 이솔라를 연결한, 이른바 ´부유하는 부두(Floating Piers)´ 위를 걷고 있는 것이다. 자바체프는 20만여개의 폴리에틸렌 입방체에 일일이 닻을 매달아 내린 채 호수 위에서 결합시킴으로써 3㎞ 거리의 수상 보행로를 만들었다.      이 보행로는 지난 18일 첫 방문객을 맞이했는데 바람과 빗줄기가 거세져 관광객들에게 임시 대피령이 내려졌다. 그날 밤 다시 관광객들의 출입이 허용됐지만 악천후가 19일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보돼 다시 빗장이 내려질 것으로 예측됐다.      자바체프의 작품을 남들보다 먼저 체험하겠다는 이들은 밤에 캠핑을 하면서 보행로가 열리기만을 기다리기도 했다고 AFP통신이 19일 전했다. 그는 “이건 매우 구체적인 프로젝트여서 와서 봐야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1500만유로(약 198억원)가 투입된 이 프로젝트는 다음달 3일까지 낮이나 밤이나 무료로 개방돼 50만명의 관광객을 모을 것으로 보인다.      몇몇 방문객들은 이 작가가 1970년대 처음으로 꿈꿨던 이 프로젝트가 이제야 현실로 구현된 것을 조금 더 잘 이해하기 위해 신발을 벗고 걸어다녔다고 통신이 전했다. 철주 위에서 일광욕을 즐기는 이도 있었고, 조금 더 용감한 이들은 짙푸른 호수로 머리를 던져 다이빙을 즐기기도 했다. 뙤약볕 아래 오랫동안 줄을 서 있는 바람에 일사병을 호소하는 이도 있었다. 주최측은 150명의 안전요원과 30명의 인명구조요원을 배치해 안전 사고에 대비했다.    자바체프는 1935년 6월 13일 한날 세상에 태어나 먼저 세상을 떠난 부인 장클로드와 1985년 파리 세느 강을 가로지르는 퐁네프 다리와 1995년 베를린의 옛 제국의회 의사당을 천으로 휘감는 설치작품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사진= 술사노(이탈리아 롬바르디아주) EPA 연합뉴스  
  • 오키나와 미야코지마-미야코블루에 취하다

    오키나와 미야코지마-미야코블루에 취하다

    OKINAWA 미야코블루에 취하다 투명한 에메랄드빛이 찬란한 오키나와의 바다. 그 너머에 생소한 이름의 섬들이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섬이 ‘미야코지마宮古島·Miyakojima’다. 일본 최남단에서 다시 남쪽으로 내려가야 만날 수 있는 숨겨진 땅. 2시간 20분간의 비행. 구름을 뚫고 내려온 비행기 창밖으로 ‘미야코 블루’가 펼쳐진다. 한가로운 오후 햇살이 어울리는 섬 미야코지마는 오키나와 본섬에서 남서쪽으로 300km 떨어져 있다. 오키나와 나하시에서 비행기를 타도 50여 분이 걸린다. 이른바 ‘미야코 열도’라 불리는 지역의 중심이 되는 섬인데, 지리적으로는 일본과 타이완의 중간쯤이다. 비행기 창문으로 미야코지마를 보면 이 섬의 가장 큰 특징을 발견할 수 있다. 산이 없다. 둔덕 비슷한 것도 보이지 않는다. 섬 전체가 평평한 평지다. 오키나와 군도는 매년 태풍이 관통해서 지나가는 길목의 정중앙에 있다. 산이 없어 바람을 막아 주지 못하는 미야코지마는 매년 태풍이 올 때마다 피해가 크다. 몇년 전에는 초속 90m가 넘는 태풍에 풍력발전을 위해 세워둔 프로펠러가 통째로 쓰러지기까지 했다고 한다. 미야코지마의 두 번째 특징은 섬 전체가 거대한 석회암지대라는 점이다. 큰 호수나 연못 같은 공용 저수 시설을 보기 어려운 것도 특이하다. 5만5,000명에 달하는 주민들은 대부분 빗물이 모인 지하수를 이용하는데, 저수시설은 지하에 마련돼 있다. 섬을 돌아다니면서 품었던 의문점, ‘대체 이 지역의 사람들은 생활용수를 어떻게 해결하는 거지?’에 대한 답이 거기에 있었다. 빗물을 모아 저장하는 시설의 규모가 꽤 방대하다고 한다. 국내에 미야코지마는 훌륭한 골프여행지로 알려져 있다. 매주 적잖은 사람들이 미야코지마를 찾아 골프를 즐긴다. 많은 골프 코스가 개발돼 있고, 훌륭한 인프라가 구축돼 있다. 그중에서도 ‘에메랄드 코스트 골프 링크스’는 모든 홀이 해안가에 인접해 있어 이국적인 기분을 만끽할 수 있다. 일본인들에게도 미야코지마는 레저의 천국이다. 골프뿐 아니라 철인 3종 경기, 마라톤 대회 등이 미야코지마에서 열리고, 연중 20도 이상의 따뜻한 기온과 아름다운 바다 속 산호는 많은 스쿠버 마니아들을 불러들이고 있다. ‘일본에서 가장 아름다운 바다’라고 칭송받는 해안 절경 또한 미야코지마를 찾게 되는 이유다. 오키나와의 물빛 역시 아름답기로 유명하지만, 미야코지마의 물빛은 오키나와와 또 다른 아름다움을 갖고 있다. 에메랄드빛이 더해진 짙푸른 색채. 일본인들은 미야코지마의 그 물빛을 ‘미야코 블루Miyako Blue’라고 부른다. 우리나라 화장품 브랜드의 광고 촬영지로 국내에도 잘 알려진 ‘히가시헨나자키東平安名崎’는 일본 100대 절경 중 하나로, 미야코지마를 찾으면 반드시 가 봐야 할 명소다. 미야코지마는 본섬과 함께 이라부지마, 이케마지마, 쿠리마지마 등 3개의 섬으로 구성된다. 각각의 섬은 다리로 연결된다. 세 개의 섬을 연결하는 다리 중 마지막 다리는 2016년 1월 말에 완공됐다. 미야코지마에서는 너른 들판을 가로질러 나가면 어디서든 해안의 절경이 펼쳐진다. 그 아름다운 절경을 끼고 드라이브를 즐기는 맛은 더없이 일품이다. 미야코지마의 바다를 즐기기 좋은 포인트는 여러 곳이 있지만, ‘이케마 대교’에 마련된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경치는 제법 색다르다. 섬과 섬을 연결하는 다리의 풍경은 미야코지마만의 풍광을 잘 보여 준다. 한가로운 오후 햇살이 더없이 평화롭다. 작은 섬을 풍성하게 즐기는 방법 미야코지마를 즐기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그중에서도 NPONon-Profit Organization·민간 비영리단체가 운영하는 각종 체험에 참여해 보는 방법은 추천할 만하다. 미야코지마는 비록 작은 섬이지만, 시민들이 자율적으로 운영하는 NPO 액티비티 프로그램이 상당한 수준에 올라 있다. 특히 미야코지마의 구석구석을 돌아보고, 미야코지마만이 가지고 있는 매력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프로그램들이 많다. 다랑어 낚시 체험, 미야코지마의 자연 생태계를 볼 수 있는 나이트 투어, 이라부섬 어촌 체험 등 7~8개의 프로그램들이 운영 중이다. 이번 여행에서는 ‘미야코 신사 영웅이야기’ 투어와 ‘이라부섬 어촌 체험’에 참여해 보기로 했다. ‘미야코 신사 영웅이야기’는 미야코지마의 역사를 공부해 볼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이 섬의 기원부터 주요 왕조를 이뤘던 왕가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볼 수 있다. 이 과정에서 미야코지마와 한반도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다는 점은 자못 흥미롭다. 미야코지마는 조선인들이 표류 끝에 당도했던 섬이었다고 한다. 기록에 따르면 1400년대부터 적잖은 조선인들이 미야코지마로 흘러 들어왔다. <홍길동전>에서 홍길동이 세웠다는 율도국도 이쪽 지역이라는 설도 귀를 쫑긋하게 만든다. 투어는 미야코 신사에서 시작해 역대 왕들의 무덤을 거쳐 인근 마을 구석구석에 남아있는 유적지를 돌아보는 식으로 진행된다. 왕들의 무덤은 모두 비슷한 양식을 지니는데, 마치 로마의 공연장처럼 돌계단을 쌓아가며 밑으로 내려가도록 만든 점이 매우 독특하다. 어디에서도 본 적이 없는 그들만의 장묘문화를 엿볼 수 있다. ‘이라부섬 어촌 체험’은 직접 생선회 써는 법을 배워 볼 수 있는 기회다. 이라부섬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항구가 번성했지만, 본섬과 연결되는 다리가 놓인 이후 급격하게 쇠퇴했다. 이에 어민들이 관광객들을 불러 모으기 위해 준비한 프로그램이 어촌 체험이다. 여기서는 다랑어 낚시 체험, 직접 잡은 다랑어로 회를 떠 보는 과정을 체험해 볼 수 있다. 하지만 기상 여건이 좋지 않아 배가 뜰 수 없어 낚시 체험은 할 수 없었다. 대신 이라부섬의 어부가 가르쳐 주는 대로 다랑어회를 떠 보는 건 가능했다. 전문 횟집에서 사 먹는 회만 접하던 사람에게 그 과정을 배울 수 있다는 건 다소 신선했다. 제공된 다랑어는 옐로우핀이었다. 고급 어종은 아니지만 어부들이 직접 미야코지마 앞바다에서 잡아 올린 싱싱한 횟감이다. 횟감을 손질하는 과정은 재미난 추억을 쌓기에도 좋다. 직접 잡은 싱싱한 다랑어회는 점심식사로 제공된다. 어촌 주민들이 직접 준비해서 내오는 식사는 꽤나 괜찮은 한 끼다. 어촌 사람들의 투박함이 살아 있지만, 꽤 수준급의 솜씨들이다. 참다랑어에 비하면 기름진 맛이 덜한 옐로우핀을 마요네즈에 찍어 다랑어 뱃살의 맛을 내는 방식도 어촌이기에 배울 수 있는 나름의 재미다. 소박하고도 열정적인 사람들의 땅 “미야코지마에 오면 이 집은 꼭 한 번 가 봐야죠.”현지 관계자는 미야코지마에 발을 디뎠다면 ‘우사기야うさぎゃ’라는 이름의 주점은 필수라고 했다. ‘우사기야’는 미야코지마 도심 복판에 위치한 이자카야다. 음식이 좋아 추천해 주는 집인가 했는데, 그게 다가 아니다. 매일 저녁 두 차례에 걸쳐 오키나와 지역의 민속음악과 춤을 선보이는데 흥이 넘친다. 이 공연은 일본 내에서도 전국적으로도 유명한 모양이었다. 이 가게를 오기 위해 미야코지마를 찾는 사람들도 꽤 많다는 게 현지인들의 설명이다. 마실 거리와 먹을 거리가 깔리고 술이 한 순배 돌 때쯤 공연이 시작된다. 오키나와 전통악기 산신三線 연주에 퓨전 타악기인 카혼이 곁들여졌다. 공연은 달달한 분위기의 음악에서 시작해 흥이 넘치는 음악으로 이어졌다. 음악이 흐르는 중간중간 서빙을 보던 종업원들이 입을 맞춰 추임새를 넣어 흥을 돋우는 게 인상적이었다. 공연이 진행될수록 분위기가 고조되면서 종업원들이 북을 치며 춤을 추기도 하고 무대 앞으로 나와 오키나와 전통 춤을 선보이기도 했다. 가게를 찾은 손님들은 어느새 술잔을 내려놓고 박수를 치거나 춤을 따라 추며 낯선 민요를 즐기고 있었다. “아히야 히야사사!”공연이 절정에 달하자 연주자와 손님들이 모두 입을 맞춰 독특한 추임새를 외쳤다. 우리 식의 “얼쑤!”와 같은 오키나와 방언이다. 어느새 손님들과 종업원들은 한데 어우러져 기차놀이를 하며 전통 춤을 추고 있었다. 짧은 추임새와 세 박자의 간단한 춤이 주점 안에 있는 모두를 카타르시스로 몰아갔다. 오키나와 지역의 전통문화를 활용한 훌륭한 공연이자 관광 상품은 그렇게 완성됐다. 이 주점의 사장과 종업원들이 모두 청년들이라는 점은 더 큰 에너지를 내는 듯했다. 자기가 태어나 살고 있는 지역의 전통문화를 대하는 그네들의 자세가 한편으로는 부러워지는 순간이었다. 미야코지마 현지인들은 미야코지마 사람들이 한국인들과 무척 닮았다고 말했다. 흥이 많고 술을 좋아하는 점이 그렇다면서. 전통적인 술 문화도 많이 닮아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미야코지마 사람들에게는 술을 돌려 마시는 문화가 뿌리 깊게 정착돼 있다. 그래서 다른 지역과 달리 한국인들을 만나면 술자리에서 쉽게 친해진다고 했다. 공연을 통해 한 차례 절정에 치달았던 분위기는 술자리로 고스란히 이어졌다. 술을 주고받는 분위기도 한층 친밀해졌음을 느낄 수 있었다. 짧은 대화 속에서도 미야코지마 사람들이 무척 순박하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열정적이었다. 술잔이 몇 순배쯤 돌고 흥겨운 밤이 마무리되어 갈 때쯤 귓가에 추임새가 맴돌았다. 정확한 의미는 알 수 없지만, 왠지 미야코지마 사람들의 순박하지만 열정적인 성품을 그대로 보여 주는 듯한 그 말. “아히야 히야사사!” 명품을 만들어 내는 보물섬 미야코지마를 오면 꼭 들러 보게 되는 곳이 있다. 소금공장이다. 미야코지마에서는 일본 전역을 통틀어 가장 유명하다는 소금 ‘유키시오雪鹽’가 생산된다. 이 소금은 미네랄 함량이 세계 최고 수준으로, 기네스북에도 올라 있다고 한다. 또 식품 올림픽이라고 불리는 ‘몽드 셀렉션Monde Selection’에서 2006년부터 4년 연속 금상을 수상한 명품 소금으로도 유명하다. 유키시오는 그 이름이 나타내듯 눈처럼 희고 입자가 매우 곱다. 생산 방식도 재밌다. 22m 아래에 집정된 해수를 펌프로 끌어올려, 뜨거운 열풍에 스프레이처럼 분사한다. 이 과정에서 2초 만에 순간 건조가 일어나 하얀 눈처럼 만들어진 소금이 바닥으로 떨어진다. 유키시오의 입자가 고운 것은 이 독특한 건조방식 때문. 이런 식으로 생산되는 소금의 양이 하루에 20톤이 넘는다. 유키시오 공장에 가면 꼭 먹어 봐야 할 게 있다. 매장에서 파는 소금 아이스크림이다. 별미 중의 별미다. 아이스크림 자체는 별 다를 게 없다. 그런데 그 위에 뿌리는 소금 맛이 천차만별이다. 코코아, 고추냉이, 히비스커스 등 10여 종의 소금이 준비돼 있다. 하나씩 뿌려가며 맛보는 재미가 꽤나 쏠쏠하다. 그중에서도 고추냉이맛 소금이 가장 독특하고 인기가 좋은 편이다. 미야코지마에서 생산되는 명품 중에서 술을 빼놓을 수 없다. ‘아와모리’라고 불리는 소주다. 아와모리는 본래 오키나와 일대에서 생산되는 소주를 일컫는데, 미야코지마에서 생산되는 아와모리는 그중에서도 맛좋기로 유명하다. 미야코지마 내에서 생산되는 아와모리 브랜드만 6개다. 일행들이 찾아간 양조장은 ‘타라가와多良川’ 주조. 이 양조장의 역사는 50년이 넘는다. 여기서 생산되는 아와모리 중 ‘류큐오초琉球王朝’를 포함한 두 개의 브랜드가 몽드 셀렉션에서 금상과 은상을 수상했다. 아와모리가 다른 지역의 술과 구별되는 가장 큰 특징은 향이다. 주조 단계에서부터 우리가 ‘안남미’라 부르는 인디카 종의 쌀을 사용하고 흔하게 보는 누룩이 아닌 검은 누룩(쿠로코지·黒麹)을 사용한다. 이 주조법은 600년 전 태국에서부터 전래된 주조 방식이라고 한다. 거기에 미야코지마에서 생산되는 아와모리가 좋은 평가를 받는 것은 물 때문이다. 미야코지마는 오키나와 본섬에 비해 물이 맛있다. 기본적으로 술을 빚는 쌀은 동일하지만, 물에 의해서 맛이 결정되기 마련이다. 미야코지마는 천혜의 자연조건을 활용해 명품을 만들어내는 보물섬인 셈이다. ▶travel info Airline미야코지마로 가는 방법은 두 가지다. 오키나와 나하를 거치거나, 혹은 단번에 가거나. 오키나와 나하를 거치는 방법은 당연히 국제선에서 국내선을 갈아타는 방법이다. 저가항공을 비롯한 많은 항공사들이 한국에서 오키나와 나하시까지 직항을 운항하고 있으니, 일본 국내선 시간만 잘 조율하면 된다. 현재 국내에서 출발해 미야코지마로 향하는 공식 직항노선은 없다. 단번에 가는 방법은 전세기를 이용하는 방법이다. 아시아나항공이 매주 수요일과 일요일 인천과 미야코지마를 오가고 있다. ACCOMMODATION콘페키Konpeki최근 이라부지마에 자리를 잡은 풀빌라다. 이라부대교가 잘 보이는 위치에 있어 전망이 좋다. ‘콘페키紺碧’는 감청색을 의미하는 일본어다. 투숙객의 프라이버시를 최대한 존중하면서 미야코지마의 바다를 조망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으며, 휴식에 최적화된 인테리어에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무엇보다 총지배인이 한국인이라는 점은 한국 관광객들에게 큰 장점이다. 콘페키의 전경과 미야코지마의 바다를 함께 조망하면서 식사를 즐길 수 있는 다이닝 공간도 추천할 만하다. 일식과 양식 조리장 두 명이 주방을 담당하는데, 수준급 요리를 선보이고 있다. konpeki.okinawa RESTAURANT미야코지마의 음식은 오키나와의 것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러나 분명히 미야코지마만의 색깔이 있다. 미야코지마에서 가장 잘 알려져 있는 토속음식점은 스무바리すむばり 식당이다. 대표적인 음식은 ‘미야코 소바’. 오키나와 소바처럼 밀가루를 써서 만든 하얀 면발에 깔끔하고 진한 육수를 부어 만든다. 오키나와 소바는 여타의 면 요리처럼 고명을 위에 올려서 나오지만, 미야코 소바는 면 아래에 깔아 낸다. 문어의 쫄깃한 식감이 매우 인상적인 문어덮밥도 추천 메뉴다. 1990년, 처음 식당을 열었을 때는 마을의 가장 끝자락에 위치한 식당이었다. 그래서 ‘논밭의 구석’이라는 뜻의 미야코지마 방언인 ‘스무바리’라 이름 붙였다고 한다. 미야코지마의 또 다른 맛집 메뉴는 순두부다. 미나아이야皆愛屋는 미야코지마의 대표적인 순두부 맛집이다. 순두부 정식인 ‘유시도후 세트’가 500엔, ‘유시소바 세트’가 680엔, 두부로 만든 오니기리가 150엔이다. 한 끼로 부족함이 없음에도 매우 저렴하다. 스무바리 식당 | 沖縄県宮古島市平良字狩俣 768-4 +81 980 72 5813 10:00~19:00 www.sumbari.com소바 540엔, 소키소바 780엔, 문어덮밥(타코동)860엔, 스무바리덮밥(스무바리동) 980엔 미나아이야皆愛屋 식당 | 沖縄県宮古島市下地字与那霸 1450-62+81 980 76 6778 11:00부터 ACTIVITY반잠수정 ‘시스카이’미야코지마는 아름다운 산호로 유명한 섬이다. 스쿠버 다이빙을 할 줄 모른다면 반잠수정을 이용해 바다 속을 구경해 보는 것도 방법이다. 반잠수정 ‘시스카이’를 이용하면 미야코지마의 산호와 수중 생태계를 마음껏 관람할 수 있다. 시스카이가 이동하는 거리는 총 2.8km. 거북이의 서식지를 지나 산호지대를 유람한다. 1,000년 동안 생장한 것으로 추정되는 높이 9m의 거대 산호를 만나는 수심 20m 지점은 반잠수정 유람의 백미다. 운이 좋다면 바다뱀과 함께 산호초 사이로 거대한 상어가 숨어 있는 모습도 목격할 수 있다. 09:00~11:00, 13:00~16:00 매시 정각 출발 성인 2,000엔, 어린이 1,000엔hakuaiueno.com/seasky.html 미야코지마 체험공예촌 예부터 전해지는 미야코지마의 전통공예들을 체험해 볼 수 있는 곳이다. 이곳에서는 대표적인 미야코지마 공예인 미야코 상포, 띠 공예, 쪽염, 도예, 조개 세공, 나무 세공 등을 저렴한 가격에 체험해 볼 수 있다. 이중 미야코 상포는 바나나잎으로 실을 뽑아 만드는 전통 공예품이다. 체험공예마을은 열대식물원 내에 위치해 있어 미야코지마의 생태계도 함께 살펴볼 수 있다. 정기휴무와 체험료는 공방마다 다르니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것. www.miyakotaiken.com DRINK CULTURE오토리オト-リ미야코지마 사람들이 한국인들과 비슷하다는 이야기를 하는 이유 중 하나는 술 문화 때문이다. 미야코지마에는 ‘오토리’라고 불리는 음주 문화가 있다. 일종의 ‘파도타기’라고 생각하면 된다. 술자리에 함께한 사람들이 술을 돌려 마시는 방식인데, 술자리의 대표부터 하고 싶은 이야기를 건네고 술잔을 비우면 그 옆자리의 사람들이 돌아가면서 같은 방법으로 술잔을 비운다. 미야코지마에서는 현지인들과 친분이 생기면 오토리 술잔을 선물받는데, 음주에 자신이 없다면 포장을 뜯지 말 것. 뜯는 순간부터 ‘파도타기’가 시작된다. 글·사진 Travie writer 정태겸 에디터 고서령 기자 취재협조 오키나와관광 컨벤션뷰로 www.visitokinawa.jp/kr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 1만3600개 섬들의 유혹… ‘환상의 섬 나라’ 인도네시아 관광

    1만3600개 섬들의 유혹… ‘환상의 섬 나라’ 인도네시아 관광

     인도네시아 관광하면 떠올리는 곳이 발리다. 특징적인 볼거리가 별로 없는 수도 자카르타와는 달리 발리는 우리나라 신혼 부부들이 허니문 여행지로 많이 찾는 까닭이다. 하지만 발리보다 더욱 멋지고 아름다운 관광지가 인도네시아에는 적지 않다. 1만 3600개가 넘는 각각의 섬들에는 저마다 색다른 풍미와 신비감을 간직한 채 세계인들을 유혹한다. 인도네시아 동부의 플로레스 섬이 그 대표적이다. ‘반지의 제왕’ 등 영화에서 가상의 종족 ‘호빗’으로 알려진 소인족 ‘호모 플로레시엔시스’가 살았던 플로레스 섬은 태고의 신비함이 감춰져 있다. 현지에서는 뱀처럼 생겼다고 해서 ‘누사니빠’라고 부른다. 선사시대의 문화유산과 전통 마을, 다양한 동굴 탐험, 트레킹, 수중 다이빙 등 다양한 에코 투어(생태관광)을 마음껏 누려볼 수 있는 곳이다.  플로레스 섬의 서쪽 끝에 자리한 자그마한 항구도시 라부안 바조는 매력 덩어리 그 자체이다. 연푸른 바다 위에 열대수가 가득 들어찬 작은 섬들이 두둥실 떠 있는 풍경은 아름답고 평화롭기가 그지 없다. 세계에서 가장 큰 파충류인 코모도드래곤(코모도왕도마뱀)이 어슬렁거리며 돌아다니는 코모도 국립공원이 자리잡고 있는 라부안 바조의 작은 섬들은 트레킹과 스노클링, 수중 다이빙을 만끽하거나 아름다운 해변의 고운 모래밭에서 일광욕을 즐기며 숨가쁘게 돌아가는 도시생활에서 벗어나 힐링하려는 지구촌 관광객들이 감탄을 자아낸다. 라부안 바조는 작은 어촌 마을에 가깝지만 갖가지 산호초와 형형색색의 열대어 등 250종이 웃도는 동·식물과 1000종이 넘는 수많은 어종들을 만나볼 수 있을 만큼 자연 경관이 빼어나다. 전통시장에서는 시골 특유의 따뜻함과 정겨움, 순진함이 묻어나고, 포장이 안된 울퉁불퉁한 도로는 산과 어우러져 한 폭의 수채화를 만들어낸다.  라부안 바조는 배를 빌려 인근 섬으로 나가 수중 다이빙과 스노클링을 마음껏 맛보거나 하얀 모래 해변에서 일광욕을 즐기려는 이들로 늘 북적거린다. 주변 해안의 수심 깊이가 들쭉날쭉한 점이 이곳의 가장 큰 미덕이다. 수심이 얕은 지역과 깊은 지역이 골고루 배치돼 초보자부터 마니아에 이르기까지 한 자리에서 흥미로운 스노클링을 즐길 수 있다. 이 덕분에 얇은 수심에서 떼를 지어 몰려다니는 작은 형형색색의 작은 물고기부터 수심 깊은 곳에 둥지 튼 다 큰 대형 어류들까지 노니는 수중 생물의 장관을 목격할 수 있다. 물 속에 들어가면 최고의 볼거리는 산호다. 물고기들이 서식하기 알맞은 환경을 만들어준 산호들은 그 자체로 황홀한 자태를 연출한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산호 안에 숨어 있는 산호 색깔과 비슷한 작은 물고기를 만나는 것도 흥미거리다. 스노클링을 위해 찾은 이곳에 일광욕에 흠뻑 빠져들 만큼 아름다운 해변은 덤이다. ‘핑크비치’로 불리는 황홀한 빛깔의 모래가 펼쳐져 있는 것이다.  핑크비치라고 불릴 만큼 아름다운 산호 모래는 색다른 추억을 선사하기에 충분하다. 라부안 바조의 주변 해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핑크비치는 푸른 빛의 바다와 산호, 분홍빛 모래를 감상하며 수영을 만끽할 수 있다, 스노클링으로 본 산호가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파도에 휩쓸려 조각나고 이것이 모래와 뒤섞인다. 붉은 산호는 모래에서도 색깔이 그대로 남는데 바로 이 산호 가루가 해변을 분홍빛으로 보이게 한다. 국제자연보호기구인 자연보호협회에서 산호초 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있을 만큼 풍광이 뛰어나 스노클링과 수중 다이빙을 즐기는 이방인들이 많이 찾는다. 산호 모래를 제대로 보고 싶다면 멀리서 바라보는 것이 좋다. 멀리서 바라볼수록 푸른 바다의 색깔과 분홍빛까을 띠는 모래가 절묘하게 대조를 이뤄 이색적인 풍경을 연출한다. 날카로운 산호와 조개 껍질이 조각난 형태인 탓에 맨발로 해변을 걸을 때 주의해야 한다. 인도네시아의 산호 모래는 다른 지역과 달리 보드랍고 고운 입자를 자랑한다. 붉은 산호는 적었지만 모래 찜질, 모래성 쌓기 등을 즐기는데 부담이 없고 맨발로 산책하기에도 안성맞춤이다.  라부안 바조에서 둘러볼 수 있는 특별한 관광지로는 코모도 섬이다. 코모도 섬을 향해 쏜살 같이 나아가던 조그마한 배가 일순 멈춘 뒤 하얀 모래 해변이 바라보이는 얕은 연푸른 바다에 닻을 내린다. 원초적인 상태로 잘 보존된 바닷 속은 이 일대의 또다른 눈요기감이다. 이곳에서 멀리 떨어지 않은 발리섬 인근 해변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보존 상태가 훌륭한 생태계로 눈이 호강한다. 커다란 조개와 화려하고 아름다운 산호, 거북이, 그리고 조금 더 깊은 바다로 나아가면 가오리와 상어 등의 어류들도 수시로 만난다. 아쉬움과 미련을 뒤로 하고 코모도 섬으로 달려간다. ‘공룡과 가장 가까운 파충류’, ‘세계에서 가장 큰 도마뱀’ 이라는 수식어가 붙은 코모도드래곤이 살고 있는 곳이다. 다 자라면 길이 2~3m, 무게도 70~140㎏나 되는 거구의 코모도드래곤은 마치 전설 속의 용과 악어가 합쳐진 듯한 생김새를 지녔다. 꼬리가 길어서 몸길이 가운데 60% 정도를 차지한다. 이 지역에 사는 원주민들을 통해 전설처럼 내려오던 이 ‘용’의 존재가 세상에 처음 알려진 것은 1910년. 네덜란드 식민지 관리인 리위테난트 스테인 반 헨스브뢰크가 섬을 탐험하던 도중 2.2m짜리 거대한 파충류를 사로잡으면서 이 파충류가 코모도드래곤, 실제로는 거대한 도마뱀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드래곤이라고 불릴 만큼 겉보기에는 도마뱀보다는 ‘용’에 가깝다. 길고 두툼한 꼬리로 한 번 치면 사람의 다리뼈 정도는 쉽게 부러뜨린다. 몸집이 거대해 움직임이 둔할 것 같지만 수영도 잘하고 이동할 때는 개처럼 빠르다. 입안에 2.5㎝의 날카로운 이빨을 지니고 있지만, 평소에는 이빨을 잇몸 속에 완전히 감추고 있다가 사냥감을 물 때만 드러낸다. 가장 무서운 것은 코모도드래곤의 침에 들어 있는 치명적인 세균들. 한 번 물리면 50가지가 넘는 세균의 독이 온 몸에 퍼져 용케 도망을 치더라도 하루 이틀 만에 죽음에 이른다. 사람도 예외는 아니다. 사람을 물어뜯는 장면은 실제로 목격된 바 없지만 현지 주민들은 실종되면 코모도드래곤을 제1 용의자로 지목한다. 코모도드래곤은 뼈까지 먹는 식성을 가지고 있어 잡아먹히면 시체도 찾을 수 없을 정도로 무시무시하다. 덥고 건조한 곳을 좋아하는 까닭에 탁 트이지 않은 건조한 초지와 사바나, 저지대의 열대림에 주로 서식한다. 인도네시아의 수많은 섬 중에도 코모도와 린카, 갈리모탕, 파달 섬 등 5개의 지역에만 살고 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코모도드래곤을 천연기념물, 이들이 서식하는 코모도 섬을 국립공원으로 지정했다. 코모도 섬은 1991년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됐다.  코모도 섬 관광의 하이라이트는 역시 코모도 국립공원의 코모도드래곤을 만나보는 일이다. 국립공원은 코모도와 린카, 빠다르의 3개의 큰 섬을 비롯해 그 주변의 작은 섬들로 구성돼 있다. 총 면적은 1817㎢이고, 육지 면적은 603㎢에 이른다. 섬에 도착해 공원 사무실로 가 등록을 한 다음 가이드를 배정받아 코모도드래곤 탐험에 나선다. 사무실 근처에서 걸어다니는 어린 것들은 도마뱀처럼 작고 날씬해 그다지 무섭지 않다. 다 큰 것은 무섭게 생겼지만 대부분 잠에 취한 듯 꼼짝 않고 엎드려 있다. 2009년 나무열매를 따던 현지인이 코모도에게 물려 죽은 사건을 포함해 몇 년에 한 명씩 희생자가 나오고 있다는 것이 현지 가이드의 얘기다. “가장 위험한 건 코모도드래곤들이 뭔가 먹고 있을 때에요. 그럴 때는 절대 자극하면 안 됩니다. 먹이를 먹을 때는 아주 예민하고 난폭해진 상태니까요.” 그러나 애석하게도 코모도드래곤은 눈길조차 주지 않는다. 코모도 섬에서는 호신용으로 보이는 기다란 막대기를 든 가이드와 함께 여러 명이 움직인다. 트래킹 중에 코모도드래곤은 끝내 나타나지 않았다. 사람들이 자주 다니는 길에 나타날 리도 없겠거니와 해가 쨍쨍 내리쬐는 한 낮에는 체온 유지를 위해 숲속이나 동굴에 들어가 열을 식히고 있을 것이다. 지구촌에서 유일한 그들의 낙원에서 한가하게 노니는 코모도드래곤들의 모습이다.  여행 팁  라부안 바조로 가기 위해서는 우선 발리로 가야 한다. 대한항공과 가루다인도네시아항공 등이 발리 직항편을 운항한다. 인천에서 6시간 소요. 발리에서 라부안 바조까지 가는 방법은 3가지. 발리에서 라부안 바조·코모도 공항까지의 항공기 이용, 발리나 쿠팡에서 라부안 바조 항구까지 페리호 이용, 마지막으로 엔데나 마우메레에서 라부안 바조까지의 육로 여행도 가능하다.   글사진 라부안 바조(인도네시아)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호날두를 얼렸다

    호날두도 밀집 수비 못 뚫어 국민 3%가 경기장 찾아 환호 2016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16)에 처음 출전한 아이슬란드가 강호 포르투갈과 비기며 산뜻하게 첫 단추를 끼웠다. 아이슬란드로선 이날 경기가 첫 주요 대회 득점이자 승점을 기록한 날로 축구 역사에 남게 됐다. 아이슬란드 전체 인구의 3%가 이날 경기를 보기 위해 비행기를 타고 프랑스에 왔다. 15일 프랑스 생테티엔에서 열린 유로 2016 F조 1차전에서 아이슬란드와 포르투갈은 1-1로 비겼다. 포르투갈은 슈팅만 27번을 때리고 공격 점유율은 66%나 될 정도로 아이슬란드를 압도했지만 승리를 챙기진 못했다. 이날 경기에서 아이슬란드는 전반 30분 나니(페네르바체)에게 선제골을 허용했지만 후반 4분 동점골을 넣으며 경기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동점을 내준 포르투갈은 공격을 강화하며 파상공세를 이어 갔지만 끝내 추가 득점에 실패했다. 첫 유로 출전이라는 부담감에다 국제축구연맹이 발표하는 국가별 순위가 8위와 34위로 큰 차이가 나는 강호와 맞붙는 현실을 감안한 듯 아이슬란드는 포르투갈을 상대로 밀집수비를 보여 줬다. 하지만 아이슬란드는 지역예선에서 터키와 네덜란드를 이기고 본선 진출권을 따내며 돌풍을 일으킨 복병이다. 면적은 10만㎢로 한국과 비슷하지만 인구는 33만명으로 이번 대회 출전 국가 중 가장 인구가 적은 나라다. 경기가 끝난 뒤 포르투갈 공격을 이끌었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는 “경기가 끝난 뒤 아이슬란드 선수들은 마치 유로에서 우승한 것처럼 기뻐했다”고 비난했다. 이 발언을 들은 아이슬란드 수비수 카리 아르나손(말뫼)은 “호날두는 별다른 활약 없이 다이빙만 했다”고 맞받았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MLB 올스타전에서 ‘빠던’ 대결?…미 언론, 배트 플립 이벤트 제안

    MLB 올스타전에서 ‘빠던’ 대결?…미 언론, 배트 플립 이벤트 제안

    야구계에서 뜨거운 논쟁거리 중 하나가 ‘빠던’(배트던지기)라고 불리는 ‘배트 플립’이다. 홈런의 짜릿한 손맛을 본 타자들이 배트를 사정없이 던지는 순간 응원하는 팬들은 호쾌함을 느끼지만 상대편 선수와 팬들은 불쾌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 프로야구에서는 배트 플립이 허용되는 반면 미국에서는 금기시되고 있다. 그런데 미국의 한 언론이 “미 프로야구(MLB) 올스타전에서 배트 플립을 겨루보자”고 제안해 눈길을 끌고 있다. 미국 일간지 ‘뉴욕 데일리 뉴스’는 15일(이하 한국시간) 이번 올스타전에 꼭 보고 싶은 번외 이벤트로 배트 플립 경연대회를 꼽았다. 신문은 “매년 7월 열리는 올스타전은 때로는 지루하게 느껴진다”며 “올해는 투수 매디슨 범가너, 제이크 아리에타 등이 홈런 더비에 참가한다고 하는데 색다른 이벤트로 축제의 흥미를 더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신문은 이벤트 목록으로 배트 플립·프레이밍(볼을 스트라이크처럼 받는 포수의 기술)·다이빙 캐치·외야 송구·3루타 경주·마스코트 레슬링 등을 꼽았다. 가장 흥미로운 건 배트 플립이다. 신문은 토론토 블루제이스 강타자 호세 바티스타의 지난해 배트 플립을 언급하며 “경기 중 배트 플립은 상대 투수를 자극해 싸움이 벌어질 수 있지만 분명 야구가 보여줄 수 있는 최고의 순수한 희열”이라고 주장했다. 바티스타는 지난해 아메리칸리그 디비전시리즈 텍사스 레인저스와 5차전에서 역전 3점 홈런을 친 뒤 배트를 던졌다가 올해 ‘보복’당했었다. 이들이 제안한 출전 후보는 바티스타와 요에니스 세스페데스(뉴욕 메츠),야시엘 푸이그(로스앤젤레스 다저스),데이비드 오티스(보스턴 레드삭스) 등이다. 평가 기준은 배트가 날아간 높이와 거리, 그리고 공중에서 몇 번이나 회전했는지 등이다. 올해 메이저리그 올스타전은 다음 달 13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의 펫코 파크에서 열린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락 팬들의 신나는 ‘진흙탕 싸움’

    락 팬들의 신나는 ‘진흙탕 싸움’

    락 팬들이 8일(현지시간)~11일까지 스위스 인터라켄 그린필드 오픈에어서 열리는 ‘openair music event’에 참가해 좋지 않은 날씨로 인해 진흙이 된 땅에서 다이빙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EPA 연합뉴스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엄마, 난 괜찮아~” 이 남자가 부모에게 안부 전하는 법

    “엄마, 난 괜찮아~” 이 남자가 부모에게 안부 전하는 법

    당신이 성인이라도 당신의 부모는 당신을 언제나 걱정하기 마련이다. 그런 부모의 마음을 헤아린(?) 한 남성이 인터넷상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2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메트로 등 외신에 따르면, 멕시코 출신 27세 남성 조나단 퀴뇨네스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모친을 위한 게시물을 올려 크게 주목받고 있다. 팔로워는 순식간에 늘어 현재 6만3000여 명을 돌파했다. 벨기에 브뤼셀에서 가족과 함께 살며 모델 및 컨설턴트라는 일을 하며 살았다는 이 남성은 최근 직장을 관두고 현재 전 세계를 여행하고 있다고 한다. 그야말로 부러운 삶이 아닐 수 없지만, 그에게는 평소 자신에 관한 걱정이 많았던 모친이 걱정됐던 것 같다. 그는 며칠마다 인스타그램에 사진 게시물을 올리고 있는데 거기에는 반드시 “Mom I‘M FINE”(엄마, 난 괜찮아요)이라는 메시지를 달고 있기 때문이다. 게시물 중 일부를 살펴보면, 스카이다이빙을 하던 중이나 해변에서, 혹은 비키니 미녀들과 함께 있는 중에도 자신이 잘 지내고 있다는 것을 익살스럽게 전하고 있다. 이에 대해 그는 “당신이 나이를 얼마나 먹었다고 하더라도 남미 어머니가 있고 모험에 관한 열정이 있다면 어머니에게 어떻게든 당신이 잘 지내고 있다는 것을 알려야 할 것”이라면서 “이것이 내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물론 그의 어머니가 사진을 보고 정반대로 걱정할 일은 없으면 좋겠지만 말이다. 사진=인스타그램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문화마당] 나무 예찬/김재원 KBS 아나운서

    [문화마당] 나무 예찬/김재원 KBS 아나운서

    여의도공원을 걸어 출근하다 보면 줄지어선 나무들이 나를 맞이한다. 짧은 봄철 벚꽃에 가려 있던 나무들은 언제나 그 자리를 지키지만 그다지 큰 존재감은 없다. 굳이 관심 갖고 이름표를 찾지 않는 한 이름조차 모른 채 지나가는 산책객이 태반이다. 그래도 이팝나무, 계수나무, 피나무, 때죽나무 등은 그저 나무라 불리며 하루 족히 1만명은 될 도시의 여행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대뜸 바쁘게 오가는 일상에서 한자리를 꾸준히 지켜내는 나무들이 부러워졌다. 문제를 하나 내겠다. ‘다음 생물 중 당신이 닮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 ①독수리 ②사자 ③ 나무 ④풀꽃. 내 답은 ③번이다. 설문조사를 해 본 적은 없어도 지인들에게 대충 물어보면 ①35% ②45% ③8% ④2% 정도의 비율을 예측할 수는 있다. 우리가 어려서부터 받은 교육을 생각하면 당연한 예측이다. 아직도 많은 사람이 ③, ④번을 답한 사람을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어린 시절 나는 세 가지 꿈이 있었다. 하늘을 날고 싶었고, 세계 여러 나라를 다니고 싶었고, 아나운서가 되고 싶었다. 고맙게도 세 번째 꿈은 이루었고, 줄잡아 세계 57개국을 둘러봤으니 두 번째 꿈도 이룬 걸로 보자. 첫 번째 꿈은 십수 년 전 ‘도전지구탐험대’에서 스카이다이빙으로 거미, 나비 등의 모양을 만드는 포메이션에 도전했으니 비슷하게 이룬 것 아닐까? 어릴 때부터 하늘을 나는 새가 그리도 부러웠다. 하지만 밴쿠버 유학 시절 지친 날개를 쉬며 가느다란 다리로 걸어 다니는 갈매기들을 바라보며 그들도 피곤하겠다고 느꼈다. 차라리 날개보다 튼튼한 두 다리가 낫겠다 싶어서 날개보다 두 다리가 좋다는 짧은 글을 쓴 기억도 난다. 그 이후로 걷는 취미가 생겼다. 4㎞ 거리를 걸어서 출퇴근하고, 휴일에는 몇 시간씩 걸어 도시를 여행하며 하루 2만보 넘기는 쏠쏠한 재미도 챙겼다. 하지만 이마저도 나이가 들다 보니 족저근막염 같은 병을 두어 번 앓기도 했다. 그러다 보니 나무가 부러워졌다. 어린 시절 ‘아낌없이 주는 나무’를 읽고 감동은 받았지만 그 삶이 결코 부럽지는 않았다. 그렇게 수동적으로 살지 않겠다고 다짐했던 마음은 간 곳 없고 나무의 진심을 이제야 깨닫기 시작했다. 지난달 한국 문학계는 맨부커상의 쾌거를 울렸다. 공교롭게 나는 한강 작가의 ‘채식주의자’를 수상소식을 듣기 이틀 전에 읽었다. 그 책을 읽으며 그렇게 불편할 수가 없었다. 다소 컬트적인 요소 때문도 있지만, 나무가 되고 싶은 주인공을 이해하지 못하는 세상이 안타까웠기 때문이다. ‘희랍어 시간’이나 ‘소년이 온다’ 같은 작품에서도 작가의 나무 같은 심성을 짐작할 수 있다. 작가 아버지 밑에서 공부 잘하던 그녀가 어머니의 교통정리로 다른 직업을 가질 수도 있었을 텐데 작가의 어머니가 그 간섭을 포기해 국문과에 진학했다는 아버지의 인터뷰를 들었다. 그 작가는 아마 나무로 자라, 나무로 남고 싶었나 보다. 분명 우리 아이들 가운데는 나무로 자라고 싶은 아이들이 있다. 풀꽃으로 자라고 싶은 아이도 있다. 부모의 꿈으로 그 아이들을 독수리로, 사자로 만드는 일은 쉽지 않다. 자신의 아이를 독수리로, 고래로, 사자로 만들고 싶어 모든 종목을 가르치고 보니 힘에 부친 아이가 결국 오리가 됐다는 농담은 이 시대 부모들을 비웃는다. 나는 50이 돼서야 나무가 좋아졌지만 어려서부터 나무가 되고 싶은 아이들은 분명 이 세상에 모든 것을 아낌없이 주는 나무로 잘 자랄 것이다. 산은 정상의 나무가 아니라 중턱의 나무들이 지킨다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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