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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휘발유값 1900원 돌파… 유류세 인하·최고가격 ‘무색’

    서울 휘발유값 1900원 돌파… 유류세 인하·최고가격 ‘무색’

    정부가 ‘2차 석유제품 최고가격제’를 시행하는 동시에 유류세 인하폭을 2배 이상 확대했지만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국내 기름값 인상은 억누르지 못했다. 서울의 평균 휘발유 가격은 ℓ(리터)당 1900원을 돌파했고 곧 2000원대에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시류에 편승한 가격 인상을 막기 위해 규제 수위를 한층 더 높였지만 치솟는 유가 앞에 속수무책이란 지적이 나온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29일 오후 9시 기준 서울 지역 주유소에서 판매하는 휘발유 평균 가격은 전날보다 18.27원 오른 ℓ당 1914.87원을 기록했다. 서울 평균 휘발유 가격이 1900원을 돌파한 건 지난 12일 1927원 이후 16일 만이다. 지난 13일 정부가 석유제품 최고가격제를 시행하며 평균 가격을 1800원대까지 끌어내렸으나 지난 27일 국제유가 상승분을 반영한 2차 최고가격을 발표한 직후 다시 1900원대를 돌파했다. 전국 휘발유 평균 가격은 9.83원 오른 1865.69원, 경유 가격은 8.76원 오른 1858.72원으로 집계되며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국제 유가는 고공행진 중이다. 지난 27일(현지시간) 5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종가는 배럴당 112.57달러로 전장보다 4.2% 올랐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유가가 급등한 2022년 7월 이후 3년 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정부는 전방위 압박에 나섰다. 국세청은 유류세율 인하 발표 직후 전국 지방국세청 유류세 담당자들을 투입해 정유사의 유류 재고 조사를 실시하고, 유류세 인하분을 공급 가격에 제대로 반영할 것을 요청했다. 특히 휘발유 유류세 인하폭이 기존 7%에서 15%로 확대된 27일 0시 전후 재고량을 조사해 세율 인하 전 반출된 물량을 인하 후 반출한 것처럼 꾸며 세금을 탈루했는지 집중적으로 살펴볼 방침이다. 정부의 칼날은 ‘기름값 담합’으로도 향하고 있다. 검찰은 지난 23일 SK에너지·GS칼텍스·에쓰오일·HD현대오일뱅크 등 4대 정유사를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압수수색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정유사에 대한 담합 현장조사에 이어 주유소에 대한 담합 조사에 나섰다. 정부는 기초 소재 분야인 페인트 업계로 압박을 확대하고 있다. 노루페인트와 삼화페인트공업은 최근 제품 가격을 20~25% 인상했다. KCC도 다음달 6일부터 공급가의 10~40% 인상을 예고했다. 강기룡 재정경제부 차관보는 “불공정 행위를 적극적으로 조사하고 제재하라는 이재명 대통령의 말씀이 있었다”며 “페인트 업계에 대해 별도의 조치가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 “美, 지상전 준비… 협상 결렬 땐 기습 공격 할 수도”

    “美, 지상전 준비… 협상 결렬 땐 기습 공격 할 수도”

    미국이 중동에 3500명 규모의 해군과 해병대 배치를 완료한 데 이어 추가 파병 움직임까지 보이면서 실제로 지상전을 전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 시한으로 제시한 다음달 6일까지 이란과의 협상 결과를 지켜본 뒤 결렬될 경우 특수부대 중심의 제한적인 기습 작전을 펼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워싱턴포스트(WP)는 28일(현지시간) “미 국방부가 이란에서 몇 주간 지상전을 펼칠 준비를 하고 있다”며 “전면전은 아니고 특수부대와 정규 보병 부대가 혼합된 형태의 기습 공격이 될 수 있다”고 관계자 인용해 보도했다. 이란의 핵심 석유 수출 거점인 하르그섬을 점령하는 방안과 호르무즈 해협 인근 해안 지역 기습을 통해 상선이나 군함에 위협이 되는 이란의 무기를 파괴하는 방안 등이 거론됐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아직 국방부의 계획을 승인할지 여부를 결정하지 않았다고 한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국방부가 추가로 1만명의 지상군 파병을 검토 중이며 트럼프 대통령이 승인할 경우 1만 7000명 이상의 지상군이 이란 인근에 배치된다고 보도했다. 이미 이란에 배치됐거나 이동 중인 해병대 5000명과 제82공수사단 2000명을 합친 규모다. 지상군이 투입된다면 이란 본토의 전략적 요충지를 점령하거나 수도 테헤란에 비축돼 있는 농축 우라늄을 확보하는 등의 작전을 펼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지상군 투입 시 추가 사상자 발생이 불가피하고 자국 내 반전 여론이 더욱 고조될 수 있다는 건 트럼프 대통령에게 부담이다. 미군은 지난달 28일 개전 이후 13명이 전사하고 300여명이 부상을 당했다. 
  • 후티 참전·미군 상륙… 홍해도 닫히나

    후티 참전·미군 상륙… 홍해도 닫히나

    예멘의 친이란 성향 후티 반군이 중동전쟁 참전을 공식화하며 호르무즈 해협에 이어 홍해도 봉쇄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 에너지 시설에 대한 공격을 다음달 6일까지 유예하고 협상을 하겠다고 밝히면서도 해군과 해병대 추가 배치를 완료하는 등 중동 지역 군사적 긴장이 극대화되고 있다. 후티는 28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이란 및 친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와 공동으로 이스라엘의 군사 시설을 겨냥한 탄도 미사일을 발사했다”며 “모든 전선에서 공격이 멈출 때까지 작전이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시아파 무장단체인 후티는 이란이 주도하는 이른바 ‘저항의 축’의 핵심 세력이다. 후티는 2023년 가자전쟁이 발발하자 홍해 입구 바브엘만데브 해협에서 유조선과 상선을 공격하는 등 해상 교통을 한때 마비시킨 바 있어 이번 참전으로 홍해가 봉쇄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호르무즈 해협과 함께 중동의 주요 석유 수송로인 홍해는 아시아·아프리카·유럽을 연결하는 해상 교통 요충지다. 뉴욕타임스(NYT)는 “후티의 참전으로 전쟁이 중동 지역 전체로 확대될 위기에 처했다”고 우려했다. 이런 가운데 중동 지역 미군을 관할하는 미 중부사령부는 3500명 규모의 상륙준비단과 제31해병원정대를 태운 강습상륙함 트리폴리함(LHA-7)이 지난 27일 도착했다고 밝혔다. 해병원정대는 상륙작전과 대규모 대피 작전 등에 투입돼 왔으며 지상 및 항공 전투 부대를 보유하고 있다. 일부 병력은 특수작전 훈련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 ‘전쟁 추경’ 당정 “K패스 환급률 상향·석유 비축 확대”

    ‘전쟁 추경’ 당정 “K패스 환급률 상향·석유 비축 확대”

    더불어민주당과 정부가 중동 사태로 인한 경제 비상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추진하는 ‘전쟁 추가경정예산안’에 석유비축 확대, 농축수산물 할인 지원, 대중교통 이용 촉진 예산 확대 방안이 담긴다. 민주당은 오는 31일 추경안이 국회로 넘어오면 다음달 9일 본회의 처리를 목표로 심사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 한정애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26일 국회에서 열린 당정협의회 직후 “공급망 안정, 지방재정 보강을 위해 25조원 규모의 추경 편성 방향과 필요한 사업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우선 고유가 부담 완화를 위해 석유제품의 최고가격제 시행에 따른 정유사 손실 보전 사업을 추경안에 포함시키기로 했다. 석유 비축 물량 확대를 비롯해 나프타의 안정적 수급, 희토류와 요소 등 전략 품목의 안정적 공급도 추경을 통해 지원한다. 화석연료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태양광 등 가정용 재생에너지 보급 사업도 재추진된다. 또 버스, 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일정 횟수 이상 이용하면 사용 금액의 일부를 돌려주는 ‘K-패스’의 환급률을 높이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농축수산물 할인, 에너지 바우처(에너지 소외계층 대상), 무기질 비료 가격 인상분 지원 폭도 넓혀 물가 부담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지역화폐 형태로 지급될 것으로 예상되는 민생지원금 기준과 관련해선 추가 논의를 통해 확정하기로 했다. 한병도 원내대표는 정책조정회의에서 “주말을 반납하더라도, 밤을 새워서라도 추경안을 신속하게 통과시키겠다”고 했다. 백승아 원내대변인은 회의 직후 추경안은 31일 국무회의에서 의결 직후 국회에 제출되며, 다음달 2일 시정연설 뒤 9일 본회의에서 처리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에선 정유업계의 사후정산제를 사전고지 방식으로 개선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 의장은 정책조정회의에서 “국내 정유사의 세전 판매 가격은 아시아 최대 석유 제품 시장인 싱가포르로부터 석유 제품을 수입한다고 전제하고 그 수입 가격에 관세 수입 부과금 등을 가산해 책정되고 있다”며 “원가 투명성을 유지하면서도 시장 변동성을 반영하는 방향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했다.
  • [기고] 백신 이물질 논란을 넘어

    [기고] 백신 이물질 논란을 넘어

    최근 감사원의 ‘코로나19 대응 실태 진단’ 결과 발표 후 ‘이물질 백신 1420만 회분 접종’ 보도가 이어지며 우려가 크다. 감염병 위기를 겪은 국민 입장에서 불안감을 느끼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감염내과 전문의로서 이번 감사 결과가 던지는 진짜 교훈은 자극적인 논란 너머에 있다고 생각한다. ‘이물질 백신 1420만 회분 접종’은 사실과 다르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이물질 신고 백신 1285건은 전량 격리·보관되어 실제 접종에 사용되지 않았다. 1420만 회분은 신고된 백신과 ‘동일한 제조번호’를 가진 백신이 접종된 규모다. 백신 공정 특성상 동일 제조번호 내 일부 바이알(주사액 용기)에만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며, 제조사 조사 결과 중대한 결함은 없었다. 더욱이 신고된 이물질의 65%는 주사기로 고무마개를 찌를 때 발생하는 파편이었고 8%는 보관 용기 코팅 성분인 이산화규소였다. 이는 코로나19 백신 외에 일반적인 주사제 시술에서도 일어날 수 있는 현상이다. 현장에서는 의료진이 육안으로 상태를 확인해 문제 있는 백신을 사전에 걸러 낸다. 물론 질병청이 위해 우려 신고를 접수받은 후 동일 제조번호 백신에 대해 즉각적인 접종 보류나 식약처 통보를 누락한 것은 개선해야 할 행정적 오류다. 그러나 이를 과도하게 해석해 백신 전반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는 것은 방역의 신뢰를 흔들 수 있어 우려스럽다. 코로나19 팬데믹을 버텨 낸 힘 중 하나는 백신에 대한 국민적 신뢰였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우리가 진정 고민해야 할 부분은 감사 결과에 담긴 방역 대응 체계의 구조적 한계다. 가장 시급한 과제는 감염병 대응 거버넌스의 정비다. 코로나19 당시 질병청과 보건복지부 간 역할이 중복되거나 역할 분담이 명확하지 않아 위기 소통에 혼선이 생기고 중요 업무 처리에 일부 문제가 발생했다. 신속하고 일관된 대응을 위해서는 컨트롤타워를 명확히 하고 기관 간 협업 절차를 구체적으로 매뉴얼화해야 한다. 또한 방역 정책은 철저히 과학적 근거에 기반해야 한다. 명확한 기준 없이 환자가 없는 시설 전체를 봉쇄했던 ‘예방적 코호트 격리’(동일집단 공동 격리) 사례처럼 국민의 기본권을 과도하게 제한하는 일이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 마지막으로 포스트 팬데믹 대비 과제의 성실한 이행이 필요하다. 정부가 수립한 ‘코로나19 비상대응 100일 로드맵’의 핵심 과제 상당수가 아직 미이행 상태다. 다중이용시설 환기설비 기준 마련 등 미래 감염병 대비를 위한 필수 조치들이 조속히 실행되어야 한다. 감사 결과를 계기로 이러한 과제들이 더이상 미뤄지지 않기를 기대한다. 이번 감사의 진정한 목적은 과거의 잘못을 탓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코로나19 대응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국가 방역 체계를 발전시키는 데 있다. 언론은 소모적인 논란보다는 방역당국이 시스템을 보완할 수 있도록 건설적인 제언에 힘써 주기를 바란다. 정부 역시 감사 결과를 겸허히 수용해 거버넌스를 재정비하고 미이행 과제들을 차질 없이 추진해야 한다. 바이러스는 끊임없이 진화하고 다음 팬데믹은 언제든 찾아올 수 있다. 지금은 뼈아픈 경험을 교훈 삼아 더욱 견고하고 과학적인 방역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지혜와 역량을 모아야 할 때다. 이재갑 한림대 감염내과 교수
  • [세종로의 아침] 집, 사는 곳을 사는 것

    [세종로의 아침] 집, 사는 곳을 사는 것

    이재명 대통령을 중심으로 정부가 집값 안정에 대한 의지를 어느 때보다 강력하게 내보이는 가운데 다소 놀라운 통계들이 나왔다. 지난해 대출 문턱이 높아진 가운데 30대가 서울 아파트를 역대급으로 사들였다.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생애 첫 집’으로 서울의 아파트나 다가구주택 등을 매수한 이들 중 30대는 49.8%로 관련 통계가 시작된 2010년 이후 가장 높았다. 어차피 계속 오를 집값, ‘지금 아니면 안 된다’는 불안 심리(FOMO)도 있겠지만 대출만 받아 사기는 힘든 가격이다. 부모 찬스나 주식·코인 대박, 로또 같은 엄청난 행운이 따랐을 가능성이 크다. 또 정부가 대출 규제를 강화한 지난해 6·27 대책 이후 약 6개월 만에 2조원이 넘는 주식·채권 매각 대금이 서울 주택 매수 자금으로 이동했다. 정부는 부동산에서 주식으로 자본을 이동시키려 하는데 실상은 주식으로 번 돈이 다시 부동산에 묶이는 모습이다. 주식 매매 이익으로 서울 아파트를 산 30대가 얼마나 되는지 통계는 확실치 않다. 다만 최근에 집을 보러 오는 30대의 경우 주식이나 코인으로 돈을 모은 경우가 많다는 부동산 중개업자들의 말에서 힌트를 얻는다. 30대는 왜 지금 부동산에 소위 ‘베팅’을 할까. 단군 이래 최고의 스펙이라거나 금융 지식이 가장 풍부한 세대라는 MZ세대도 결국 부동산 투기에 나서기로 한 것일까. 말끔한 해석이 되지 않을 때 한 부동산 전문가의 말이 새롭게 와닿았다. “30대에게 집은 진짜로 ‘사는 곳’이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태어날 때부터 아파트에서 거주한 경우가 많고 학군, 역세권, 직주근접 등 부동산 시장의 선호 조건을 누리며 자랐거나, 그게 편리하고 좋다는 것을 충분히 인식하고 자란 세대라는 분석이다. 따라서 살 집에 대한 눈높이는 오히려 부모보다 높을 수 있다. 더이상 부모 세대만큼 쉽게 집을 사 부동산으로 재산을 불리던 시대도 아닐뿐더러 주거 환경 자체가 다른 30대에게 집은 삶의 질을 가르는 기회이자 인프라인 셈이다. 좋은 직장이 있는 서울과 수도권에 몰리고, 가정을 꾸려 다수가 생활하기 좋다는 선호 지역에 살기를 원하는 것은 이들의 합리적인 선택이자 생존 전략이기도 하다. 따라서 자가가 없는 30대의 조급함과 공포도 부모 세대와 그 크기가 다를 것이다. 부모의 돈도, 코인 벼락도, 로또의 행운도 기대할 수 없는 대다수의 30대는 부동산 가격의 벽 앞에 선택지가 거의 없다. 최근 정부의 압박으로 서울 아파트 매물이 두 달간 40% 넘게 늘고, 강남 3구와 용산 등 핵심지 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섰지만 자력으로 집을 마련하려는 이들에겐 여전히 넘기 어려운 벽이다. 그렇게 핵심지 밖으로, 서울 밖으로, 전월세로 멀어지는 격차들을 좁혀 가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너무 잘 아는 세대다. “집은 사는(Live) 곳이지 사는(Buy) 것이 아니다”라는 이 대통령의 철학은 오랫동안 확고하게 이어져 왔다. “부동산 투기를 방치하면 나라 망한다”는 메시지도 마찬가지다. “0.1%의 물 샐 틈도 없게” 촘촘한 부동산 정책에 대한 주문에는 이번에는 반드시 이긴다는 자신감도 보인다. 다만 다주택자 또는 고가 주택 소유자들이 집을 내놓고, 집값이 떨어지고 난 뒤 ‘구매 행위’의 열기를 잠재운 그다음엔 ‘거주하는 곳’에 대한 고민과 설명이 필요하다. 사지 못하게 하려면 안 사도 괜찮은 환경을 갖춰야 하고, 서울 아파트 쏠림이 문제라면 서울 밖의 삶도 서울 수준에 근접하게 만들어야 한다. 지금의 30대가 왜 이토록 비싼 서울 아파트를 무리하게 사는지 들여다봐야 한다. 공공주택 공급이나 규제만으로는 이들의 눈높이를 맞추지 못할 수도 있다. 30대의 박탈감을 정부가 더 조급하게 여기지 않으면 자산 흐름이 부동산에서 주식시장으로 가더라도 또 다른 격차가 굳어질 뿐이다. ‘살기 좋은 곳’을 어떻게 늘릴지에 대해 명확한 청사진을 내놓을 때 시장도 정부의 의지를 진정성 있게 신뢰할 것이다. 허백윤 산업부 기자(차장급)
  • 체류형 관광 거점으로 ‘재탄생’… 강원랜드, 글로벌 복합리조트 도약

    체류형 관광 거점으로 ‘재탄생’… 강원랜드, 글로벌 복합리조트 도약

    그랜드호텔·마운틴콘도 재정비엔터테인먼트·웰니스존 등 확대 강원랜드가 글로벌 복합리조트로 도약하기 위해 박차를 가한다. 강원랜드는 지난해 11월 내놓은 ‘K-히트(HIT· Korea-High1 Integrated Tourism) 프로젝트’를 본격적으로 가동하며 카지노와 비카지노 전 부문에서 제2창업에 버금가는 혁신을 단행하고 있다. 강원랜드는 다음 달 그랜드호텔과 마운틴콘도에 대한 대대적인 리노베이션에 착수한다고 26일 밝혔다. 그랜드호텔과 마운틴콘도의 총 객실 1827실 중 40%가 넘는 757실이 새롭게 정비된다. 사업비는 2000억원으로 1998년 창사 이래 최대 규모다. 새 단장 기간은 그랜드호텔 2년, 마운틴콘도 1년 6개월이다. 그랜드호텔은 최근 여행 흐름을 반영해 가족형 객실과 시설을 크게 늘린다. 최상층인 24층에는 카지노 회원 고객 전용 라운지도 조성한다. 마운틴콘도는 외벽을 불에 타지 않는 소재로 바꾸고 창호도 교체하는 등 낡은 시설을 전면 개보수한다. 강원랜드 관계자는 “가족 단위 관광 수요에 대응한 시설 개선으로 체류형 관광 거점으로 거듭나고 최상의 숙박 환경과 차별화한 서비스로 VIP 고객의 만족도를 극대화할 것”이라며 “단순 보수를 넘어 글로벌 수준의 인프라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리노베이션은 2035년까지 연간 방문객 1300만명, 매출 3조 5000억원에 이르는 글로벌 복합리조트로 나아가기 위한 종합 발전 전략인 K-히트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이 프로젝트는 세계적인 엔터테인먼트 시설을 집적한 그랜드 코어 존과 친환경 웰니스 존, 레포츠파크 조성을 3대 축으로 삼고 있다. 그랜드 코어 존에는 대규모 돔형 엔터테인먼트 공간을 중심으로 하는 미디어돔 아레나, 신축 호텔 3개 동, 새로운 그랜드카지노가 들어선다. 웰니스 존은 온천을 갖춘 고급형 빌라와 야외 가든스파로 이뤄진다. 레포츠파크에서는 짚코스터, 숲어드벤처, 에코라이더, 공중네트, 전망대, 숲속캠핑장, 숲치유센터 등 산림을 활용한 7종의 콘텐츠가 운영된다. 리조트 내 이동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846m 길이의 케이블카와 주차장 1880면도 신설한다. 이민호 강원랜드 관광마케팅본부장 직무대행은 “K-히트 프로젝트가 가시화 단계에 진입하고 있다”며 “굵직한 사업들로 압도적인 경쟁력을 확보해 글로벌 리조트로 도약하겠다”고 강조했다.
  • 등록임대사업자 절세 교육… 중랑, 오늘까지 희망자 접수

    등록임대사업자 절세 교육… 중랑, 오늘까지 희망자 접수

    서울 중랑구는 등록임대사업자를 대상으로 ‘맞춤형 역량 강화 교육’을 운영한다고 26일 밝혔다. 관련 법령을 오해해 세제 혜택을 놓치거나 과태료 등 불이익을 받는 사례를 방지하기 위해서다. 교육은 총 2부로 구성된다. 1부에서는 주택관리과 담당자가 ▲등록임대사업자의 공적 의무 사항 ▲국토교통부 변경 지침 등을 실제 사례 중심으로 설명하고,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임대보증제도 개선 등 최근 정책 변화도 함께 안내한다. 2부에서는 세무법인 택스홈 박상호 세무사가 ▲주요 세금 신고 및 납부 일정 ▲종합부동산세 합산 배제 ▲종합소득세 및 양도소득세 절세 전략 등을 설명한다. 사전 접수한 질문도 강의에 반영됐다. 교육은 다음 달 3일 중랑구청 지하 대강당에서 시작한다. 참여 희망자는 27일까지 구청 주택관리과에 전화·방문하거나 QR코드로 신청하면 된다. 지역 임대사업자와 예비 등록자, 공인중개사 등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류경기 구청장은 “이번 교육을 통해 임대사업자의 제도 이해와 실무 적용 역량을 높이고자 한다”며 “앞으로도 변화하는 정책에 맞춰 필요한 정보를 체계적으로 제공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 매력적인 반전 스릴러… ‘씁쓸한 맛’ 인과응보

    매력적인 반전 스릴러… ‘씁쓸한 맛’ 인과응보

    독특한 설정과 짜임새 있는 플롯, 빠른 전개, 예상치 못한 반전으로 스릴러 문학계에 한 자리를 굳건히 차지한 정해연 작가가 신작 소설집을 내놨다. ‘장편에서는 못 할 법한 실험적인 작업을 시도해 볼 수 있기 때문에’ “단편 쓰기를 좋아한다”는 작가는 “지난날의 사진을 붙여둔 앨범을 톺아보는 기분으로 즐겁게”(‘작가의 말’ 중) 작품을 직접 골라 담았다. 오늘이 어제와 똑같기를 바라면서 직장 후배에게는 경멸의 눈길을 보내는 공무원 재우(‘불빛 없는 밤의 도시’), 아버지의 죽음에 얽혀 죄책감에 갇혀 사는 종국(‘보름’), 자신의 미모와 능력을 과시하는 의사 수정(‘아름다운 괴물’), 자기 연민에 빠져 약자를 괴롭히는 전형적인 악당 준구(‘인생, 리셋’)까지, 네 편의 주인공들은 모두 피하고 싶은 유형이다. 표제작 ‘불빛 없는 밤의 도시’에서 재우는 어쩌면 그중 가장 평범하다. 영인시청에 근무하는 재우는 뺑소니 교통사고로 겨우 호흡만 유지하고 있는 아내를 돌보다 빚만 늘었다. 어쩌다 의무적으로 낸 기획안이 재선을 노리는 시장의 눈에 들어 버렸다. “아무 의미 없이 싸지른 정액이, 집에 돌아와 보니 자신을 ‘아빠’라 부르며 검은 눈동자를 굴리는 자식이 된 걸 보는 기분”(15쪽)이라고 느끼며 ‘소등 행사’ 캠페인을 벌이게 됐다. 종합병원 하나 남긴 채 영인시 전체에 불이 꺼지며 ‘지구 환경을 지킨’ 다음 날, 변사체가 발견됐다. 아무 관련이 없던 소등 행사와 살인 사건이 어느 순간 접점에 닿는 흐름이 꽤 흥미롭다. 이어지는 ‘보름’ 역시 기묘한 이야기와 유쾌하지 않은 현실이 뒤섞이며 흥미를 유발한다. 종국은 갑작스럽게 마주한 가족의 비밀을 풀어나가다 ‘나름의 자유’를 찾게 된다. 개운함도 잠시, 홀로 남은 종국은 어떻게 상황을 마무리했을까 궁금증이 남는다. “보름에는 신발을 모두 숨겨야 해. 자정이 되면 귀신이 내려와 신발을 신어 보고 발에 맞으면 가져가거든. 그럼 신발을 잃은 사람은 죽게 된단다”(132쪽)라는 옛이야기가 탈출구가 됐을까. 이들이 난관을 맞닥뜨리면서 나락으로 치닫는다. 해석에 따라서는 인과응보일 터인데 ‘그래서 이제 평안해질 수 있나’라는 질문이 남아 뒷맛이 씁쓸하다. 단편마다 다른 분위기를 풍기면서 뿌려놓은 단서를 놓치지 않고 거둬들여 반전을 선사하는 게 공통된 동력이자 매력이다.
  • 낙조에 흘려보낸 못난 마음… 그래서 당신은 잘 지냈나요[박상준의 문장 여행]

    낙조에 흘려보낸 못난 마음… 그래서 당신은 잘 지냈나요[박상준의 문장 여행]

    한 편의 영화 같은 봄날‘파반느’ 스크린에 비친 도시고가 아래 이화달팽이길가로등 불빛 아래 나눈 진심용기와 희망을 품은 동네한 줄의 사랑 담은 책방방산종합상가 A동 132호빛나지 않는 존재들의 반짝임서로가 서로를 발견하는 곳그래서, 그곳 이름이 ‘그래서’“사람들이 말하는 꿈같은 일이란 실은 별다른 일이 아니야. … 그냥 살아가듯이 그냥 사랑하는 거야. 기적 같은 사랑이란 그런 거라구. 보잘것없는 인간이 보잘것없는 인간과 더불어…누구에게 보이지도, 보여줄 수도 없는 사랑을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나가는 거야.”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박민규) 中 외롭고 막막하여 단단한 벽, 자꾸만 세상의 바깥으로 떠미는 원심의 힘. 이데올로기가 된 외모와 그마저 수정 가능한 자본이 지배하는 세상에서, 소설 속 요한은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구심은 사랑을 상상하는 능력이라고 말한다. 누군가를 향한 맹목의 사랑은 애당초 현실에서 일어날 수 없었던 일이므로. 거친 숨을 내쉬며 낙산의 계단을 오르다가, 가쁜 숨들이 오가는 시장을 거닐다가 문득 뒤를 돌아보면 나를 닮은 그들이 있다. ●사뿐사뿐 이화동 영화 ‘파반느’를 보고 원작 소설을 다시 꺼내 읽는다.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위즈덤하우스)는 못생긴 ‘그녀’, 상처를 가진 ‘나’ 그리고 요한의 사랑과 우정에 관한 이야기다. 박민규 작가는 “아주 못생겼어도 나를 사랑했겠느냐”라는 아내의 질문을 받고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도시를 살아가는 우리는 누구나 품 안에 못생긴 상처 하나씩을 안고 살아간다. 소설 속 그녀를 연기한 고아성 배우의 말을 빌리면, 아름다워야만 한다는 세상의 묵시와 그러므로 더 아름다워지고 싶다는 욕망의 이면에는 우리 각자의 “사랑할 자신이 없는 못난 마음”이 있다. 영화 ‘파반느’는 영상에 익숙한 오늘의 세대와 같이 도시 속을 거닐며 그 상상을 조금 더 익숙한 언어로 풀어놓는다. 소설 속 그 무대는 1980년대의 서울이다. 하지만 영화는 그 도시가 정확히 어디인지, 어느 시대를 살아가는지 말하지 않는다. 대신 많은 장면을 서울에서 촬영했다. 이종필 감독은 오늘의 서울에서 용기와 희망이 되는 장소들을 찾아 카메라에 담는다. 이화동, 방산시장, 신촌의 창전동 골목, 주인공들이 배드민턴을 치던 연희동 궁동공원, 신수동 도프레코드 같은 쌈지의 장소는 오래도록 변하지 않은 서울의 동네다. 그래서 영화가 그린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의 도시는 노란색 조명처럼 따뜻하다. 그 가운데 이화동은 나(영화 속 경록)와 그녀(영화 속 미정)의 사랑이 시작되는 장면으로 인해, 가장 밝게 빛난다. 영화 속 미정의 집은 이화달팽이길 위쪽 골목이다. 이화달팽이길은 그 모양이 달팽이 집 문양과 비슷해 달팽이길이다. 높은 옹벽을 마주한 채 다리 아래에서 위로 나선을 그리며 오른다. 경록과 미정이 가로등 불빛 아래, 봄 햇살 같은 진심을 주고받던 장소는 이화달팽이길 위쪽의 충신4나길과 낙산성곽서길 사이 콘크리트 계단 앞이다. 그리고 다음 날, 미정은 나비처럼 손끝을 팔랑거리며 이화동 계단을 경쾌하게 내려온다. 찬란한 하루의 시작, 그때 미정은 처음으로 고개를 든 채 걷는다. ●한양도성 그리고 고궁을 걷는 길 미정의 집에서 조금 더 오르면 낙산성곽서길이다. 서울 한양도성 가운데 비교적 걷기가 편하고 전망이 빼어나며 쉼터가 많은 구간이다. 영화가 담지 못한 장면의 바깥에서, 미정과 경록은 한양도성을 동무 삼아 낙산 정상과 한양도성박물관 사이를 반복해 오래 걷지 않았을까. 사람들과 부대끼지 않으며 내 사는 도시의 전경을 곁에 두고 나란히 걸을 수 있는 길은, 막 사랑에 빠진 이들이 서로를 곁눈질하고 발을 맞추기에 알맞다. 또 해 질 녘에는 서로의 수줍은 마음을 붉게 물든 노을 속에 숨길 수 있다. 그 길에서 두 사람은 “서로의 손을 놓지 못하는 인간들은, 그래서 서로를 포기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현실의 연인들은 낙산 정상에서 곧장 창신동 쪽으로 넘어가기도 한다. 낙산5길의 채석장전망대 카페 낙타는 옛 채석장 산기슭에 기댄 ‘十’자 모양의 건물이다. 카페 낙타의 ‘一’자에 해당하는 내부에서는 창신동과 숭인동 군락과 동망봉이 보인다. 동망봉(東望峰)은 슬픈 역사가 깃든 장소다. 그 이름은 동쪽을 바라본다는 뜻이다. 동쪽은 영화 ‘왕과 사는 남자’에도 나오는 단종의 유배지 청령포를 가리킨다. 단종의 비 정순왕후는 82세까지 동망봉 정업원(청룡사)에서 지내며 단종을 그리워했다. 동망봉 반대편은 옛 한양의 압도적인 풍경이 금세 그 쓸쓸함을 지운다. 성곽을 곁에 두고 걷기에는 이화동 낙산성곽서길이 좋지만 한양도성을 포함한 전망은 한양도성 일대보다 낙산5길이 낫다. 한양도성과 남산 위 N서울타워와 시가지 전경은 들뜬 마음을 한껏 더 부풀게 한다. 그래서 주변의 카페나 식당은 하나같이 그 전망을 품고 있다. 옥상 전망대, 테라스의 난간, 실내의 통창, 주택을 개조한 자그마한 방 등 형태가 다양해 선호대로 택할 수 있다. 영화 ‘파반느’가 이화동에서 사랑을 시작했다면, 소설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가 택한 장소는 고궁이다. ‘가고 싶은 곳 없어요?’라는 나의 말에 그녀는 얼마간 머뭇거리다 ‘고궁’이라고 답한다. ‘어느 한가한 도서관을 열 배는 확장’시켜 놓은 옛 궁궐을, 두 사람은 자주 찾는다. 그때 고궁을 걷는 그녀의 마음은 사랑에 대한 믿음과 상실에 대한 두려움, 왕녀와 시녀 중 어느 쪽에 속했을까. 소설에 고궁의 이름은 나오지 않는다. 고궁을 나와서는 화랑에 들렀고 드립 커피를 마셨다고만 쓰여 있다. 궁궐을 따라 걷는 코스는 정동길이나 국립현대미술관이 있는 사간동 일대가 운치 있다. 그러나 소설의 두 사람에게는 사람이 적어 한적한 창덕궁 서쪽 원서동이 적당하다. 창덕궁 돈화문에서 원서동빨래터까지 700m 남짓한 거리는 북촌에서도 가장 고즈넉한 골목이다. 곧 창덕궁 후원의 숲과 맞닿아 푸르고 길이 끝날 즈음에는 종로구립 고희동미술관이 반긴다.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화가 춘곡 고희동이 40여 년간 머문 옛집에는, 고희동 화백과 동료 예술가들의 작품을 전시한다. ‘군방자재(群芳自在)’는 고희동 외 일곱 명의 작가가 같이 그린 작품이다. 매화와 국화와 수선화가 계절과 무관하게 한데 피어 있어 오래도록 들여다보게 한다. 봄날에는 창덕궁 역시 그냥 지나칠 수 없다. 고궁의 봄은 어디든 아름답지만 봄꽃으로만 치자면 단연 창덕궁이다. 특히 성정각 담을 낀 후원의 입구는 매화의 천국이다. 겹겹이 붉은 자시문 앞 만첩홍매를 시작으로 사람들의 발걸음을 붙잡는다. 낙선재 쪽으로 가지를 드리운 수양벚나무는 이르지만 여느 꽃들은 3월 하순이면 활짝 피어난다. 그즈음 성정각 안쪽에서는 담 위로 높게 자란 살구꽃이 곱다. ●그래서 책방, 방산시장의 숨은 발견 영화와 소설에는 세 사람이 근무하는 백화점 ‘유토피아’와, 멀지 않은 단골 술집 ‘켄터키HOPE’가 자주 등장한다. 영화는 유토피아를 나와서 희망(HOPE)을 찾아가는 길로 방산종합시장을 택한다. 어느 날 경록은 사람을 상대하는 것보다 비를 상대하는 게 쉽다는 미정 쪽으로 제 옷이 젖는 줄도 모르고 우산을 기울이며 걷는다. 그 또한 방산종합시장 동남쪽 오거리에서 촬영한 장면이다. 방산종합시장은 6·25 전쟁을 전후해 미군의 식료품이 거래되는 ‘양키시장’이었으나 1976년 옛 방산국민학교 터에 시장이 개설되며 지금의 형태를 갖췄다. 지류와 인쇄, 포장 재료가 주를 이루고 판촉물 가게가 여럿이다. 다른 존재를 빛나게 하는, 주연보다 조연들의 시장인 셈이다. 이종필 감독이 방산시장을 택한 건 그런 이유가 있지 않았을까. 빛나지 않는 존재들의 반짝임. 그리고 시장 안에는 정말 그런 장소가 숨어 있다. 박민규 작가는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에서 요한의 입을 빌려 “인간은 하나의 극을 가진 전선 같은 존재”라고 썼다. 그러므로 서로가 서로의 영혼에 불을 밝히고 서로를 발견해야 한다고. 방산종합상가 A동 2층 132호에 있는 책방 ‘그래서’는 방산시장의 발견이다. 상가는 무뚝뚝한 복도를 사이에 두고 라벨, 인쇄, 포장 자재를 다루는 사무실과 작업실이 마주한다. 그 틈에 뿌리내려 7년을 살아낸 책방은 낯설어 진귀하다. 이현행, 오주현 씨는 책방 안에서 좋아하는 사람들을 만나면 자꾸만 묻는다. 그래서 요즘은 어떻게 지내요? 그래서 어떻게 됐어요? 그래서 당신은 어떻게 사는지, 어떤 꿈을 꾸는지, 어떤 책을 읽고 있는지. 그래서, 책방의 이름이 ‘그래서’다. 작고 사소한 존재들을 응원하는 그들만의 방식이다. 책방에 그치지 않는다. 전시하는 쇼룸과, 워크숍이 이뤄지는 워크룸까지 포함한다. 때로는 방산시장에서 남은 자투리 종이처럼, 쓸모를 다한 것들을 지역 예술가와 되살리는 프로젝트를 하는데, 이는 전시로, 워크숍으로 그리고 다시 기록으로 남겨져 순환한다. 그렇게 책방과 연을 맺은 작가들이 방산시장 안에 하나둘 자리를 잡고 연대한다. 아직은 대여섯 곳에 불과하지만 첫 프로젝트로 6월 서울국제도서전 기간에 맞춰 ‘서울자체도서전’을 열 계획이다. ●두릅과 귀여운 할머니 ‘장래희망은, 귀여운 할머니(좋은 여름)’를 쓴 하정 작가의 여름맨션(A동 3층 78호)도 그중 한 곳이다. 작가의 작업실이지만 책이나 굿즈를 파는 곳이기도 해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 ‘장래희망은, 귀여운 할머니’는 작가가 여행 중에 덴마크 모녀를 만나 빚은 추억의 기록이다.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와는 또 다른 방식으로 서로의 삶을 밝히는 이야기라 좋다. 그렇게 방산시장을 오가다 보면 간판 하나, 상자 하나, 라벨 하나도 예사롭지 않다. 작은 것들의 반짝임이 자꾸만 눈에 밟힌다.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의 주인공 그녀는 스스로를 오래전 “마음속에서... 얼굴을 도려낸 여자”라고 고백했다. 하지만 인간은 서로를 사랑하는 한 “스스로의 기대를 저버릴 수 없는 동물”이다. 그녀 또한 사랑을 추억하므로 소설의 바깥에서 귀여운 할머니로 늙어가고 있지는 않을까. 방산시장을 나와서는 ‘희망’으로 옮겨간다. 퇴계로 방면으로 10여 분 거리에는 두릅이라는 술집이 있다. 영화 ‘파반느’에서 세 사람의 단골 술집 켄터키HOPE의 외관이 두릅을 빌려왔다. 켄터키HOPE의 간판이 빛나던 자리에는 다시 두릅의 한자인 ‘吻頭(문두)’가 걸려 있다. 김도현 씨는 작은 선술집을 내고 싶어 주류 도매업체와 기획사에서 일하며 두릅을 준비했다. 두릅 하면 자연스레 나물이 떠오르는데 실은 이유 없이 붙인 이름이다. 그래서 로마자 표기는 Dureup에서 ‘eu’(이유)가 없는 Durp다. 영화 ‘파반느’에서는 호프(HOP)에 ‘E’가 붙어 희망(HOPE)이 되었던가. 자신의 가게에 ‘세월이 묻는 게 좋다’는 그의 말이 기억에 남는다. ‘파반느’의 두 주인공이 즐겨 찾기에는 힙(hip)한 술집이기는 하다. 글·사진 박상준 여행작가
  • “AI·양자 시대 승부처는 사람… 기술 패권도 인재에 달렸다”[K-과학인재 아카데미 비전선포식]

    “AI·양자 시대 승부처는 사람… 기술 패권도 인재에 달렸다”[K-과학인재 아카데미 비전선포식]

    장병탁 교수가 전망한 ‘AGI 시대’세상과 상호작용하는 AI로 진화‘AI의 자의식’ 탐구할 역량 갖춰야 국내 인공지능(AI) 연구를 주도해 온 장병탁 서울대 AI연구원(AIIS) 원장 겸 컴퓨터공학부 교수는 26일 “컴퓨터 안에 있던 AI가 이제 세상 밖으로 나와 세상을 배우고 세상과 소통하게 된다”며 “이제부터가 진짜 AI를 제대로 연구하는 시작”이라고 밝혔다. 장 교수는 이날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K-과학인재 아카데미 비전선포식’에서 ‘인공지능의 진화: 상징에서 몸을 가진 지능까지’를 주제로 기조 강연을 하고, AI가 논리적 추론 단계를 지나 물리적 실체를 갖춘 피지컬 AI로 진화해 왔다면 앞으로는 범용 인공지능(AGI)으로 확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차세대 AI 인재는 ‘기계(AI)가 의식과 자율 의지를 가질 수 있는지’에 대한 난제에 도전하고 새로운 AI 패러다임을 주도할 역량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 교수는 “그간 조작해서 표현하는 ‘기호주의(Symbolic) AI’에 대한 연구가 오래 진행됐고, 최근에야 기계가 학습을 통해 사람의 지식을 받고 스스로 발전하는 단계인 ‘연결주의(Connectionist) AI’로 큰 혁명을 이뤘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부터 출발하는 AI는 몸을 가지고 역동적으로 세상과 상호작용하면서 세상 속에 존재할 것”이라며 “행동을 통해 경험과 지식을 쌓아서 궁극적으로 지식을 넘어 지혜에 도달하려는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정 분야뿐 아니라 다양한 문제를 이해하고 해결하는 AGI가 언어·지각·행동 능력 등으로 사회적 상호작용을 할 수 있게 되면서 인간과 구별하기 어려울 정도의 ‘슈퍼 지능’을 갖게 된다는 전망이다. 장 교수는 그러나 AI의 진화를 두려워해 멈추기보다는 ‘다음’을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 교수는 “새로운 과학도들에게 던지는 핵심 질문은 ‘AI가 의식을 가질 수 있을까’라는 것”이라며 “철학적인 문제라 명쾌하게 답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지만 AI 연구자들에겐 새로운 도전”이라고 말했다.
  • [포착] 호르무즈 피한 ‘귀한 원유’, 전남 여수 도착…주유소에 풀리는 시점은?

    [포착] 호르무즈 피한 ‘귀한 원유’, 전남 여수 도착…주유소에 풀리는 시점은?

    이란이 미국과 이스라엘의 군사작전에 대한 보복으로 사실상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면서 원유 수급 불안정성이 극에 달한 상황에서, 아랍에미리트(UAE)의 원유 200만 배럴이 국내에 도착했다. 한국석유공사는 25일 “UAE 아부다비 국영석유사(ADNOC)와의 국제공동비축 사업으로 확보한 원유 200만 배럴이 석유공사의 여수석유비축기지에 입고됐다”고 밝혔다. 해당 원유는 ADNOC의 유조선에 실려 전남 여수로 입고됐다. 앞서 우리 정부는 이란 전쟁 발발로 원유 확보에 차질이 빚어지자 UAE로부터 원유 2400만 배럴 긴급 수급을 약속받았다. 이날 입고된 200만 배럴은 국제공동비축유 형식으로 국내에 들어왔다. 국제공동비축유는 석유공사가 보유한 비축시설 중 남는 공간을 산유국 국영 석유사 등에 임차해 저장하는 원유다. 한국이 가진 석유 저장시설의 남는 공간을 산유국이 빌려서 자국 원유를 저장하는 방식이다. 한국은 산유국에 공간을 빌려주는 대신 그 석유를 먼저 살 수 있는 권리, 즉 우선구매권을 가질 수 있다. 이에 석유공사는 해당 원유에 대해 조속히 우선구매권을 행사했다. 이달 초 우선구매권 행사에 늦어 국제공동비축유 90만 배럴이 동남아 국가로 팔려나간 사례에서 교훈을 얻은 것이다. UAE로부터 입고된 원유 200만 배럴은 국내 공급을 위한 절차를 마친 뒤 다음 달 전량 국내 정유사로 풀릴 예정이다. 한국석유공사는 “정부 비축유 방출 없이 국제공동비축 사업을 통해 국내에 원유를 공급, 석유 수급 안정에 상당히 기여했다”고 밝혔다. 이란 “한국은 비적대국, 협의되면 호르무즈 통과 가능”호르무즈 해협을 두고 미국과 이란의 기싸움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주한 이란 대사는 한국을 비적대국가라고 언급하며 호르무즈 ‘무사통과’ 가능성을 내비쳤다. 사이드 쿠제치 주한 이란 대사는 26일 서울 용산구 주한 이란 대사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관련 질문에 “한국이 미국 제안에 포함되지 않은 점에 감사하고 이를 높이 평가한다”며 “이란에 거주하는 한국 교민과 선박에 있는 선원들에게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 조속한 협의를 통해 한국 선박들이 차례대로 통과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이스라엘과 연관성이 없다는 점이 확인돼야 통행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쿠제치 대사는 같은 날 CBS 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도 미국과 거래하는 선박의 경우 호르무즈 해협 항행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진행자가 ‘한국이 이란과 우호적인 관계에 있어도, 페르시아만에서 가지고 오는 석유나 가스는 미국 회사가 투자한 유전에서 나온 것이기 때문에 현재는 항해가 불가능하다는 말씀이냐’고 질문하자 쿠제치 대사는 “네”라고 확인하면서 “현재 미국 기업들과 거래하고 있는 기업들은 전시 상황에서 제재 대상이다”라고 설명했다. 앞서 세예드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교장관은 최근 조현 외교장관과의 통화에서 한국 선박 명단과 각 선박에 대한 상세 정보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김영배 의원은 같은 날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외교적 노력과 협의가 이어지면 통항이 가능하다는 인상을 받았다”면서 “신뢰가 중요하며 점차 쌓여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에게 전쟁에 휘말리지 말고 세계 평화를 위해 목소리를 내달라는 이란 측 요청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 “미군 들어오면 피바다?”…이란, 하르그섬에 덫 깔고 방공망 키웠다 [핫이슈]

    “미군 들어오면 피바다?”…이란, 하르그섬에 덫 깔고 방공망 키웠다 [핫이슈]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이란 원유 수출의 핵심 거점인 하르그섬 점령 가능성을 검토하자 이란이 섬 방어망을 더 촘촘히 짰다. 이란은 최근 몇 주 동안 병력과 방공전력을 추가 배치했고 미군 상륙이 예상되는 해안선 주변에는 기뢰와 방어용 장애물까지 설치한 것으로 전해졌다. CNN은 25일(현지시간) 미국 정보당국 보고를 아는 복수 소식통을 인용해 이란이 미국의 지상 작전에 대비해 하르그섬 방어시설을 강화했다고 보도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이란은 추가 병력과 방공무기를 배치했고 상륙 예상 지점을 중심으로 대인지뢰와 대전차지뢰를 깔았다. 최근에는 휴대용 지대공 유도무기인 맨패즈(MANPADS)도 추가 배치한 것으로 파악됐다. 하르그섬은 작은 섬이지만 이란 경제에는 치명적인 급소다. 이란은 이 섬에서 자국 원유 수출의 약 90%를 처리한다. 트럼프 행정부가 이곳 장악을 검토하는 것도 하르그섬을 압박 수단으로 삼아 이란에 호르무즈 해협을 다시 열라고 요구하려는 계산과 맞물려 있다. 다만 미국 내부에서는 섬을 점령하더라도 호르무즈 문제를 곧바로 풀 수 없다는 회의론도 나온다. ◆ 왜 하르그섬인가…이란 원유 수출의 급소 미군은 이미 지난 13일 하르그섬을 공습했다. 당시 미 중부사령부(CENTCOM)는 기뢰 저장시설과 미사일 벙커 등 90개 표적을 타격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원유 인프라는 의도적으로 제외했다고 설명했다. 미국이 이 섬을 다음 압박 카드로 보는 이유가 여기서 드러난다. 군사시설은 타격하되 원유 수출 거점 자체는 협상용 카드로 남겨둔 셈이다. 하지만 공습과 점령은 전혀 다른 문제다. 하르그섬은 여의도의 2배가 조금 넘는다. 미군이 섬 전체를 장악하려면 상륙 병력을 대거 투입해야 한다. 최근 중동에 전개한 해병원정대 2개 부대가 유력한 투입 전력으로 거론된다. 여기에 미 육군 82공수사단 병력 약 1000명도 조만간 이 지역으로 향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미군은 하르그섬 상공을 거의 상시 감시하며 지형 변화와 방어시설 설치 흔적을 추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선 공습으로 이란의 일부 해상·방공 전력은 이미 약화했다. CNN 군사분석가인 제임스 스타브리디스 전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유럽연합군 최고사령관은 일부 방어망이 이미 타격을 입었다고 봤다. 그는 호크(HAWK) 지대공미사일과 외를리콘 대공포 등을 거론했다. 그래도 상륙 리스크는 여전하다. 하르그섬이 이란 본토와 가까워 미군이 들어가는 순간 탄도미사일과 드론 공격에 그대로 노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 “점령해도 끝 아니다”…미군 피해·중동 확전 우려 미국 안팎에서도 우려는 크다. 스타브리디스 전 사령관은 이 작전에 대해 “매우 우려된다”고 밝혔다. 그는 이란이 해상에 있는 미군 함정은 물론 자국 영토에 들어온 지상군에도 최대 피해를 주려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스라엘 측 소식통도 하르그섬 점령이 이란의 드론·휴대용 미사일 공격을 부르고 결국 미군 사망자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걸프 지역 동맹국들도 물밑에서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들은 미국이 하르그섬에 지상군을 투입하거나 앞서 폭격한 핵시설의 고농축 우라늄을 직접 확보하려 들면 전쟁이 더 길어질 수 있다고 본다. 특히 미군이 하르그섬에 발을 들이는 순간 이란의 보복이 석유 시설과 항만, 담수화 시설 등 역내 핵심 인프라로 번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다. 미국 내부에서는 하르그섬 점령 대신 해상 봉쇄가 낫다는 대안론도 나온다. 클레이턴 시글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연구원은 뉴욕타임스(NYT) 오피니언을 통해 하르그섬을 직접 장악하려면 미 해군 전력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해 걸프만 내부로 들어가야 하고 그 과정에서 이란의 미사일·드론·고속정·기뢰 위협에 노출될 수 있다고 짚었다. 그는 미군이 섬에 들어간 뒤에도 이란 본토의 화력에 계속 노출될 수 있다며 차라리 아라비아해에서 이란산 원유를 실은 유조선을 차단하는 해상 봉쇄가 더 현실적인 압박 수단이라고 주장했다. 이 구상은 하르그섬 시설을 파괴하거나 미군을 상륙시키지 않고도 이란의 원유 수출을 조일 수 있다는 논리다. 시글 선임연구원은 미국이 지난해 베네수엘라 원유 수출 통제 과정에서도 비슷한 방식을 활용한 전례를 언급했다. 다만 이런 방식 역시 전쟁을 끝내는 만능 해법은 아니며 결국 이란과의 협상과 상당한 양보가 뒤따라야 한다고 덧붙였다. 결국 하르그섬은 이번 전쟁의 새 분기점으로 떠올랐다. 미국은 이 섬을 압박 카드로 본다. 이란은 이 섬을 경제적 급소로 여긴다. 공습은 이미 했다. 하지만 지상군이 들어가는 순간 전쟁의 성격은 달라진다. 섬 하나를 둘러싼 충돌이 호르무즈 해협, 국제유가, 걸프 인프라, 미군 사상자 문제로 한꺼번에 번질 수 있어서다. 미국 내부의 봉쇄 대안론까지 힘을 얻으면, 트럼프 행정부의 다음 선택은 하르그섬 상륙보다 바다 위 차단전에 가까워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 호르무즈도 모자라 홍해 입구까지?…이란, ‘새 전선’ 경고 [핫이슈]

    호르무즈도 모자라 홍해 입구까지?…이란, ‘새 전선’ 경고 [핫이슈]

    이란이 전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에 이어 홍해 입구까지 위협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 섬이나 남부 지역을 겨냥해 지상 또는 해상 작전에 나설 경우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둘러싼 새로운 전선을 열 수 있다는 주장이다. CNN은 25일(현지시간) 이란 반관영 타스님 통신을 인용해 이란 군 소식통이 적이 이란 섬이나 영토 일부를 상대로 지상 작전에 나서거나 페르시아만과 오만해에서 해상 움직임으로 이란에 비용을 강요하려 한다면 “우리는 기습적으로 다른 전선을 열 것”이라고 전했다고 보도했다. 이 소식통은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직접 거론하며 긴장이 더 높아지면 그곳에서 실질적인 위협을 만들 능력과 의지를 모두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바브엘만데브 해협은 홍해와 아덴만, 인도양을 잇는 전략 요충지다. 이곳은 수에즈 운하로 향하는 해상 항로의 관문이다.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를 포함한 글로벌 물동량이 이 해협을 지난다. 호르무즈 해협만 흔들려도 국제 에너지 시장은 크게 출렁일 수 있다. 홍해 입구까지 동시에 불안해지면 충격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 하르그섬 건드리면 홍해까지?…이란이 꺼낸 ‘해협 2개’ 카드 이번 경고는 미국이 이란 핵심 섬 지역에 군사 행동을 검토한다는 관측과 맞물려 나왔다. 이란 군 소식통은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 문제를 더 거칠게 밀어붙이면 또 다른 해협이 새로운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이 호르무즈를 둘러싸고 무모한 행동에 나서면 또 다른 해협이 새 도전이 될 수 있다는 취지다. 이 발언은 최근 불거진 하르그섬 긴장과도 이어진다. 하르그섬은 이란 원유 수출의 핵심 거점이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 섬 점령이나 해상 압박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커지자, 이란도 해상로 전체를 흔드는 방식으로 맞대응할 수 있음을 내비친 셈이다.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수장도 같은 날 엑스(X·옛 트위터)에 “적들이 역내 한 국가의 지원을 받아 이란 섬을 점령하려 한다는 정보를 확보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실제 행동이 이뤄지면 해당 국가의 핵심 기반시설을 지속적이고 가차 없이 공격하겠다고 경고했다. 다만 어느 나라를 지목한 것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 후티 변수까지 겹치나…홍해 항로 불안 다시 커진다 바브엘만데브 해협은 이란 본토와 직접 맞닿아 있지 않다. 그래도 시장은 이 지역 위협을 가볍게 보기 어렵다. 예멘의 친이란 무장세력 후티 반군이 이미 홍해에서 선박 공격을 벌인 전력이 있어서다. 이란이 직접 움직이지 않더라도 친이란 세력을 통한 간접 압박 가능성은 다시 커질 수 있다. 결국 이번 발언은 단순한 위협 메시지에 그치지 않는다. 호르무즈 해협에 이어 바브엘만데브 해협까지 동시에 흔들릴 수 있다는 신호이기 때문이다. 하나는 걸프 원유 수송의 목줄이고, 다른 하나는 수에즈로 이어지는 해상로의 입구다. 두 곳이 동시에 흔들리면 국제유가와 해상 운임, 글로벌 공급망 불안이 한꺼번에 커질 수 있다. 중동 전쟁은 이미 국경을 넘어 에너지 시장과 해상 물류를 흔들고 있다. 이제 관심은 이란의 이번 경고가 단순한 심리전에 그칠지, 실제 해협 위협으로 번질지에 쏠린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다음 선택에 따라 전쟁의 무대가 호르무즈를 넘어 홍해 입구까지 넓어질 가능성도 커졌다.
  • ‘22% 세율’ 해외주식 양도세 부담 줄이려면 [이승준 세무사의 생활 속 재테크]

    ‘22% 세율’ 해외주식 양도세 부담 줄이려면 [이승준 세무사의 생활 속 재테크]

    해외주식 투자자라면 꼭 내야 하는 세금이 있다. 양도세다. 해외주식 양도세는 양도차익에 연간 250만원의 기본공제를 차감한 금액에 22%의 세율로 부과된다. 이번에 시행되는 RIA(국내시장 복귀계좌)를 활용하면 세 부담을 줄일 수 있다. ●RIA, 1인당 매도 금액 5000만원 한도 RIA계좌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먼저 2025년 12월 23일 기준 보유하고 있던 해외주식을 증권사에서 개설한 RIA계좌로 입고해야 한다. 다음으로, 해당 해외주식을 매도해 원화로 환전해야 한다. 이후 환전한 원화로 국내 상장주식이나 국내 주식형 펀드 등에 투자하고 그 투자금을 1년 이상 RIA계좌에 유지해야 한다. 감면 혜택은 1인당 매도금액 5000만원 한도 내에서 적용된다. 매도 시기에 따라 2026년 5월 31일까지 매도하면 양도세의 100%, 7월 31일까지는 80%, 12월 31일까지는 50%를 감면받는다. 예를 들어, 2000만원에 취득한 해외주식을 5000만원에 매도했다면 양도차익은 3000만원이다. 여기서 연간 기본공제 250만원을 차감하면 과세표준은 2750만원이 되고, 약 605만원의 세금을 부담하게 된다. 그러나 이 주식을 RIA계좌로 옮긴 뒤 2026년 5월 31일까지 매도했다면 양도세를 내지 않을 수 있다. 전략도 중요하다. 매도 금액 기준 5000만원 한도로 감면해주므로, 양도차익이 큰 종목부터 RIA계좌로 이전해 매도하는 방식이 유리하다. ●2025년 12월 23일 이후 매수 건은 제외 확인해야 할 사항도 있다. 2025년 12월 23일 이후 새로 매수한 해외주식은 RIA계좌로 옮기더라도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없다. RIA계좌를 통해 세제 혜택을 받는 동안 다른 계좌에서 해외주식이나 해외펀드 등 해외주식 대체자산을 추가 매수하면 비과세 또는 감면 혜택이 축소될 수 있다. 투자원금은 1년간 RIA계좌에서 인출하지 않아야 한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절세 수단을 넘어, 향후 자산 배분 방향까지 함께 점검해 볼 기회가 된다. 다만 실제 활용에 앞서 적용 대상 자산, 매도 시기, 보유 의무, 대체자산 매수 제한 등을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이승준 삼성증권 헤리티지컨설팅 팀장
  • 박홍근 “대한민국 체질 바꾸는 컨트롤타워 되겠다”

    박홍근 “대한민국 체질 바꾸는 컨트롤타워 되겠다”

    “재정은 곳간에 쌓아두는 재보 아냐우리 경제 실핏줄마다 온기 전해야”25조 규모 ‘전쟁 추경’ 첫 번째 과제 박홍근 신임 기획예산처 장관은 25일 “멀리 내다보고 전략적으로 자원을 배분하며 국가 전체 이익을 창출하는 ‘진정한 컨트롤타워’가 되는 것이 기획처의 존재 이유”라고 밝혔다. 재정경제부(옛 기획재정부)로부터 분리·신설된 기획처가 ‘경제 컨트롤타워’임을 피력한 것이다. 박 장관은 이날 유튜브로 중계된 취임식에서 “국가의 대혁신과 국민의 행복한 삶을 위해 대한민국의 새로운 앞날을 설계하고 운명을 개척하는 장관이 되겠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날 취임식은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등으로 업무 부담이 가중된 직원들을 고려해 온라인으로만 진행됐다. 박 장관은 “네덜란드가 척박한 갯벌 위에서도 세계경제 강국으로 우뚝 설 수 있었던 힘은 백년 뒤 해수면 상승까지 내다본 치밀한 설계, ‘델타 프로젝트’라는 거대한 물길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기획처도 대한민국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국가미래전략’의 큰 물줄기를 트겠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지속가능한 적극재정’을 강조하며 재정 운용의 패러다임 변화를 예고했다. 그는 “재정은 곳간에 쌓아두는 재보(財寶)가 아니라 경제의 실핏줄마다 온기를 전하는 ‘살아있는 에너지’여야 한다. 적극적인 재정 투입이 경제 성장을 이끌고 그 성과가 다시 재정 확충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면서 “성역 없는 지출 구조조정과 ‘톱다운 예산제도‘를 축으로 ‘재정개혁 2.0’을 과감히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박 장관 앞에 놓인 첫 번째 과제는 25조원 규모의 ‘전쟁 추경’ 편성이다. 기획처는 이달 말 국회 제출, 다음 달 10일 처리를 목표로 막바지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번 추경은 ‘선별적 민생 지원’과 ‘지방 우대’에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우선 소득 하위 계층을 대상으로 민생지원금을 지급하되 수도권에서 거리가 먼 지역일수록 더 두텁게 재원을 배분하는 차등 지원 원칙이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지급 방식은 이재명 대통령의 대표 정책인 ‘지역화폐’가 유력하다. 이에 따라 이번 추경으로 정부가 지난해 전 국민에게 지급된 1인당 15만~55만원의 민생회복 소비쿠폰에 이은 ‘소비쿠폰 시즌2’가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 아울러 중동 전쟁 여파에 대응하기 위한 유류비 부담 완화, 수출기업 지원, 청년 일자리 대책 관련 사업 예산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박 장관은 “고유가로 고통받는 서민의 시름을 단 하루라도 빨리 덜어드리도록 추경을 신속히 편성해 국회에 제출하겠다”고 말했다.
  • [기고] 기억과 책임 사이 국가 안보의 의미

    [기고] 기억과 책임 사이 국가 안보의 의미

    3월은 나에게 유난히 특별한 달이다. 청운의 꿈을 품고 생도 시절을 보내던 그때, 지금의 아내를 만나 연애를 시작했다. 그중에서도 3월 26일은 오래도록 마음에 남는 날이 됐다. 바로 아내의 생일이기 때문이다. 아내는 일란성 쌍둥이다. 처형 역시 같은 날 생일을 맞는다. 여기에 더해 3년 뒤 태어난 처남마저 3월 26일이 생일이다. 덕분에 처가에서는 자녀 세 명의 생일을 하루에 함께 축하하는 특별한 풍경이 자연스럽게 만들어졌다. 그런데 2010년 3월 26일은 나에게 또 다른 의미로 남아 있다. 당시 나는 부산에서 근무 중이던 터라 서울에 있는 가족들과 떨어져 지냈다. 아내의 생일을 전화로 축하해 주며 하루를 마무리하던 그날 밤, 서해 백령도 인근에서는 해군 초계함 ‘천안함’이 평소와 다름없이 임무를 수행하고 있었다. 평범한 하루의 끝자락, 그 바다 역시 고요해 보였을 것이다. 그러나 그 평온함은 오래가지 않았다. 밤 9시 22분 갑작스러운 폭발이 함정을 덮쳤다. 선체는 순식간에 두 동강이 났고 장병들은 차가운 바다 속으로 내던져졌다. 전우를 구하려는 외침과 구조 요청이 뒤섞인 가운데 배는 빠르게 기울며 가라앉았다. 불과 몇 분 사이에 벌어진 일이었지만 그 시간은 누군가에게는 마지막 순간이었다. 당시 천안함에는 104명의 장병이 타고 있었다. 그중 58명은 구조됐지만 46명은 끝내 돌아오지 못했다. 평범한 일상을 뒤로한 채 바다를 지키던 이들이었다. 누군가의 아들이었고, 형제였으며, 친구였다. 이제 막 삶을 시작한 젊은 청년들도 있었다. 그날 이후 3월 26일은 더이상 개인적인 기억만으로 남아 있지 않다. 누군가에겐 여전히 생일이지만 또 다른 누군가에겐 평생 잊을 수 없는 상실의 날이다. 개인의 일상과 국가의 비극이 한날에 겹쳐 있다는 사실은, 안보라는 것이 얼마나 우리 삶 가까이에 있는지 조용히 일깨워 준다. 현재 나는 대전대 군사학과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미래의 장교를 꿈꾸는 이들과 함께하는 시간 속에서 나는 안보를 다시 생각하게 된다. 강의실에서 만나는 학생들은 아직 어리지만 그 눈빛만큼은 결코 가볍지 않다. 그들은 단순히 직업을 선택한 것이 아니라 국가를 지키겠다는 결심을 하고 이 길에 들어섰다. 이른 아침부터 이어지는 점호와 체력 단련, 그리고 쉽지 않은 학업 과정 속에서도 이들은 묵묵히 자신의 자리를 지켜 나간다. 때로는 지치고 힘들 법도 하지만 쉽게 포기하지 않는다. 그런 모습을 보며 나는 안보의 출발점은 결국 사람이라는 사실을 새삼 느끼게 된다. 기술이 아무리 발전해도 마지막을 지키는 것은 결국 사람이다. ‘서해 수호의 날’을 맞아 우리는 다시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기억하는 것만으로 충분한가. 아마 그렇지 않을 것이다. 기억을 넘어 준비하고 각자 자리에서 책임을 다하는 것, 그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역할일지 모른다. 그리고 그것이야말로 다음 세대에게 반드시 전해 주어야 할 가장 중요한 가치일 것이다. 권영석 대전대 군사학과 교수
  • “한미 관계, 동맹 원칙 중요… AI 시대 대미 투자·인재 양성 나서야” [김미경의 다른 시선]

    “한미 관계, 동맹 원칙 중요… AI 시대 대미 투자·인재 양성 나서야” [김미경의 다른 시선]

    미국 중간선거는 결국 경제가 좌우트럼프 ‘유가 못 잡으면 패배’ 알아이란과 어느 선에서 타협 가능성도한미 관계, 힘들어도 동맹 역할 해야자주국방, 북한 핵 대응 전략이 핵심전략적 다변화·전략적 자율성 필요김정은, 쉽게 협상 테이블 안 나올 것관세 따른 대미 투자 긍정적 측면도 AI 협력·수출 통해 기업 실적 좋아져인적자원부 만들어 AI 인재 키워야“트럼프 정부가 예측 불가하고 요구 사항이 많아지고 있지만 한미 관계는 기본적으로 동맹이라는 원칙에 따라 대응하는 것이 최선입니다. 미중 경쟁 속에서 한국은 ‘안미경중’을 보다 세분화하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특히 인공지능(AI) 시대에 대미 투자 및 인력 양성 등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합니다.” 신기욱(66) 미국 스탠퍼드대 사회학과 교수 겸 아태연구센터 넥스트아시아폴리시랩 소장은 지난 17일 서울신문 광화문 사옥에서 한 단독인터뷰에서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2기와 한미 관계, 북미 관계, 미중 관계 등에 대한 평가와 전망을 내놨다. 아태연구센터 한국포럼 참석차 방한한 신 소장은 지난 20년간 아태연구센터 소장을 지내는 등 한미 관계 강화를 위해 힘써 온 국제관계 전문가다. 다음은 일문일답.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에 이어 이란 전쟁이 발발했다. 복잡한 글로벌 정세 속 갈등이 커지는데. “바야흐로 각자도생의 시대가 왔다. 언론 등에서 ‘신냉전’ 얘기를 하는데 냉전 시대에는 적군과 아군의 구도가 명백했는데 지금은 구분이 명확하지 않다. 냉전은 나름의 질서가 있어 한국도 고민이 적었다. 트럼프의 정책 특히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는 신고립주의 얘기를 하는데 지금 트럼프의 행동을 보면 모순이 있다. 분명한 국제질서가 없고 글로벌 리더십도 없는 상태에서 신냉전이 아니라 각자도생이다. 오히려 시진핑이나 푸틴, 모디 등이 권위주의적이지만 리더십을 더 보인다. 이런 상황이 한동안 지속될 것 같아 한국 같은 나라는 앞으로 어떻게 나가야 할지 굉장히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 -트럼프는 돈로주의(신고립주의)라더니 베네수엘라의 마두로를 축출했고 이란을 공격했는데. “마가의 원칙은 소위 신고립주의인데 현 상황은 상당히 상충한다. 미국은 이라크 전쟁 때 후세인을 죽였고 지상군까지 들어갔으니 새로운 건 아니다. 그런데 차이는, 이라크 전쟁 때는 9·11테러라는 명분이 있었다. 부시가 혼자 들어간 게 아니라 유엔을 통했고 한국 등 국제사회 지원을 받았다. 그런데 이번에는 그런 거 없이 협상하다 갑자기 그냥 때려 버렸다. 또 동맹이나 국제사회 지원을 받고 시작한 게 아니라 일단 해 놓고 ‘너네 안 도와주면 나중에 두고 볼 거다’라는 식이다. 이라크전 때 레짐 체인지에 실패했으니 이번에는 이란의 위험 제거, 권위주의적 지도자 축출 정도로 선을 그은 거 같다. 문제는 이게 미국 마음대로 되느냐 하는 것인데 대안 세력 없이 아들로 승계돼 트럼프도 고심할 수밖에 없다. 트럼프가 이스라엘의 네타냐후에게 넘어간 면도 있어 보인다. 이란에 대한 동정 여론까지 생기는 건 안타깝다.” -이란 전쟁에 관세 전쟁까지 정치,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11월 미 중간선거 전망은. “미 중간선거는 원래 여당이 불리하다. 지금 추세로는 상황이 더 안 좋다. 부시는 9·11테러로 미국민이 분노할 때 이라크전을 일으켜 인기가 올라갔다. 보통 전쟁을 하면 지지율이 올라가는데 지금은 원래도 지지율이 낮고 명분도 약하다. 중간선거는 전쟁도 전쟁이지만 경제가 좌우한다. 중동 전쟁에 따른 유가 등 경제에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이다. 그러니 트럼프가 러시아 제재 해제 등 여러 방법을 쓰는 것이다. 결국 유가를 못 잡으면 선거에서 진다는 것을 아니까 어떻게 해서라도 유가, 인플레이션 등 경제 문제에 집중할 것이다. 그래서 조심스러운 예측이지만 전쟁이 아주 오래갈 것 같지는 않다. 결국 어느 선에서 타협할 것이다. 물론 전면전 상태는 멈춰도 전쟁 후 불씨가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이란 전쟁으로 주한미군 자산 차출에 호르무즈 함정 파병 요청도 있다. 트럼프 2기 한미동맹은. “일이 꼬이거나 힘들면 결국 원칙으로 갈 수밖에 없다. 한국이 고민하는 모습을 보일 수는 있는데 원칙을 천명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재명 정부의 실용외교는 잘못하면 임기응변이 될 수가 있다. 동맹 문제는 고민하더라도 원칙적인 선에서 하는 게 맞다. 노무현 전 대통령도 이라크 파병 시 지지층을 잃으면서도 원칙대로 하지 않았나. 미국에서는 중국의 대만 무력 침공 문제를 많이 얘기한다. 이럴 경우 한국은 더 곤혹스러울 수 있다. 동북아에서 무력 충돌이 일어나면 파장이 훨씬 크다. 중국을 상대해야 하고 북한이 어떻게 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한국이 여기저기 눈치 보면 굉장히 위험하다. 이런 상황에서는 원칙대로 가는 게 맞고 동맹으로서 역할을 해야 한다. 한국은 대미 의존도가 높으니 유럽 등과 상황이 다르다.”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강화 속 이재명 대통령은 전작권 환수 등 자주국방을 강조하는데. “트럼프와 마가들은 한국, 일본 등이 잘살게 됐으니 국방을 더 감당해야 하고 미군은 좀더 유연성 있게 가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런 상황에서 이재명 정부의 자주국방이 ‘우리 힘으로 다 하겠다’라는 거라면 위험하다. 자주국방이 정말 제대로 되려면 핵을 가진 북한을 어떻게 다룰 것이냐가 핵심이다. 미군도 다 내보내고 ‘그냥 우리끼리 알아서 하겠다’가 아니라 핵을 가진 북한과 어떻게 살아갈 건지가 자주국방의 핵심이 돼야 한다.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에 ‘전략적 다변화’나 ‘전략적 자율성’을 갖는 게 중요하다. 단순히 전작권을 가져오고 그런 거보다 한국이 어떻게 전략을 갖느냐가 가장 중요하다.” -이란 전쟁은 북한에도 메시지를 줬을 텐데 북미 관계, 남북 관계 향방은. “부시가 말한 ‘악의 축’이 이라크, 이란, 북한인데 이제 북한만 남은 셈이니 김정은이 신경 쓰일 것이다. 북한이 경제적으론 중국과, 군사적으론 러시아와 밀착해 레버리지를 강화했고 핵·미사일 증강에 러우 전쟁 참전으로 테스트도 많이 했다. 자신감이 커져 쉽게 협상 테이블에 나올 것 같지 않다. 북한의 ‘적대적 두 국가’는 레토릭이 아니라 실제 그렇게 보는 거 같다. 트럼프 1기 때 ‘하노이 노딜’ 후 북한은 미국보다 문재인 정부를 더 비난했다. 신뢰를 잃은 만큼 이재명 정부에 쉽게 응대하지 않을 것 같다. 북미 관계는 트럼프가 재선됐을 때 다시 만나 타협할 가능성이 크다고 봤는데 트럼프가 지금 현안이 너무 많아 바쁘다. 관세도, 전쟁도 본인이 다 하니 1기 때처럼 북한에 신경 쓸 만한 여력이 없어 보인다. 북한도 빨리 안 하려고 할 것이나 그래도 얻을 수 있는 게 트럼프가 제일 값이 크다고 하면 어떤 식으로 나올지도 모르겠는데 지금은 반반으로 보인다. 게다가 미국 내 북한에 대한 관심이 별로 없고 트럼프가 이란 핵시설은 폭파하면서 북한과는 핵을 용인하는 듯한 협상에 나선다면 모순적이고 명분이 없다.” -이란 전쟁 여파로 미중 정상회담이 미뤄지는 상황이다. 미중 관계 전망은. “트럼프가 중국을 어떻게 해보려고 했지만 희토류 문제도 있고 쉽지 않다. 게다가 전쟁 등으로 너무 바쁘다. 일각에서 트럼피즘을 ‘적과는 잘 지내고 친구들은 때려서 뭔가 얻어내려는 것’으로 해석한다. 트럼프가 시진핑, 푸틴과는 잘 지내면서 만만한 한국, 일본, 유럽에는 관세도, 방위비도 더 내라고 한다. 미중 간에는 중국이 대만 문제를 어떻게 하지 않는 한 한동안 큰일은 없을 것 같다. 호르무즈 함정 파병에 중국도 언급한 건 원칙보다 ‘너네도 지나가는데 협조하라’는 이해관계에 따른 거래적 접근이다.” -이 대통령은 ‘안미경중’(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을 취할 수 없다고 했는데. “이 대통령이 워싱턴에서 그렇게 언급해 다소 놀랐는데 이 대통령에 대한 미측의 ‘친중파 의심’을 의식한 발언 아니었나 싶다. 안미경중은 끝난 거라지만 경제가 안보화하니 이를 더 세분화해야 하지 않나 싶다. 안보는 어차피 미국과 가는 거고 경제에서도 안보와 관계된 건 미국과 갈 수밖에 없다. 한국 경제가 모두 안보 관련은 아니니 관광, 소비재, 제조업 등은 중국과 같이 갈 수 있으니 더 세분화하면 된다. 하이테크 쪽은 미중 간 디커플링이 되지만 제조업은 공급망이 얽혀 있어 분리가 어려울 거다.” -미 연방대법원의 위헌 판결에도 트럼프의 관세 때리기는 이어지는데. “트럼프 2기에 관세를 완전히 돌리기는 쉽지 않겠지만 만약 중간선거에서 지면 힘이 빠질 것이다. 한국은 인내심을 갖고 원칙을 천명하며 시간을 버는 게 낫다. 관세 협상에 따른 대미 투자는 긍정적인 면이 많다. 중국이 반도체 등에서 많이 따라왔는데 미국의 대중 견제로 한국이 시간을 버는 측면이 있다. 특히 AI 관련 한미 협력과 수출 덕에 삼성, 하이닉스 등의 실적이 좋다. 이들 기업의 대미 투자는 자연스럽고 필요하다. 손해 보는 게 아니다. 트럼프 정책으로 한국이 반도체, 방산 등에서 이득을 본다. 삼성, SK, 현대차 등이 잘나가니 한국이 버티는 거다. 실용외교 차원에서 냉철하게 봐야 한다.” -AI 시대를 맞아 인재 육성 및 쟁탈전이 거세다. 한국에 제언한다면. “한국 학생들이 공대에 안 가고 의대로 몰려간다니 안타깝다. 서울대 교수 수십 명이 해외로 떠났다는 뉴스에도 놀랐다. 2023년 아시아의 떠오르는 도전을 연구하는 랩을 만들어 처음 펴낸 책이 일본, 호주, 중국, 인도가 어떤 인재 전략으로 경제 발전을 이뤘느냐에 관한 것이다. AI도 결국 인재 문제다. 한국은 인구학적 위기가 심각해 인력풀이 줄어든다. 학생들이 의대가 아니라 공대에 가야 삼성, SK, 현대차 등이 유지될 텐데 그게 어려워지고 있다. 그러니 이민 정책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는데 미국과 유럽이 겪은 이민 문제를 반면교사 삼아야 한다. 싱가포르처럼 인적자원부를 만드는 것도 방법이다.” ■신기욱 소장은 누구 미국 스탠퍼드대 사회학과 교수이자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20년간 아시아태평양연구센터 소장을 지낸 정치사회학자. 2001년 한국학 프로그램을, 2024년 대만학 프로그램을 만들어 소장을 맡고 있다. 민주주의, 민족주의, 이민, 국제관계 등에 대한 연구에 집중해 왔다. ‘하나의 동맹, 두 개의 시각’, ‘북한의 수수께끼’, ‘한국 민주주의의 위기’ 등 20여권의 책을 썼다. 2023년 넥스트아시아폴리시랩을 설립해 인재 개발, 민족주의·인종차별, 미·아시아 관계, 민주주의 위기와 개혁 등 아시아의 떠오르는 사회, 문화, 경제, 정치적 도전 과제를 연구하고 있다. 2018~2019년 북미 정상회담 때 물밑 조력도 했다. 트럼프 1기 때에 이어 지난해 7월 한국이 대북 정책에서 ‘페이스 메이커’가 돼야 한다고 제언한 바 있다. 김미경 논설위원
  • ‘자갈 필터’로 걸러진 맑은 물… 대구 ‘식수 트라우마’ 끝낸다

    ‘자갈 필터’로 걸러진 맑은 물… 대구 ‘식수 트라우마’ 끝낸다

    1991년 낙동강 페놀 유출에 충격지층 통과하는 강물 활용 떠올라하루 60만t 수자원 안정 공급 가능5월부터 정부·시 공동 검증 추진미국 NSF 연구시험소 유치 도전인증 비용 줄여 물 기업 수출 지원대구는 ‘먹는 물’에 대한 트라우마가 강한 도시다. 1991년 경북 구미 두산전자 공장에서 유출된 페놀 원액이 낙동강으로 대량 유출되는 사고로 강한 충격을 받았다. 당시 수돗물을 마신 시민들이 구토와 두통을 호소했고 대구시에는 수돗물에서 역한 냄새가 난다는 전화가 빗발쳤다. 이후 30년 동안 9차례 넘게 발생한 수질오염 사고로 맑은 물에 대한 시민들의 열망은 커져만 갔다. 대구시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고자 취수원 이전을 추진하며 구미 해평취수장, 안동댐 물 활용 등 여러 방안을 논의했지만 지역 간 갈등으로 매번 매듭을 짓지 못했다. 하지만 이재명 정부가 낙동강 수질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강변여과수와 복류수라는 대안을 제시했다. 이에 시도 올해 안에 취수원 이전을 확정 짓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강변여과수·복류수 대안, 연내 추진 답보 상태를 면치 못하던 대구 취수원 이전 사업은 지난해 12월 김성환 기후환경에너지부 장관이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강변여과수와 복류수를 언급하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이에 이재명 대통령도 “식수 문제로 날마다 고생하는 대구 시민을 생각해서 신속하게 집행했으면 좋겠다”고 지시하면서 급물살을 탔다. 강변여과수는 강바닥과 제방의 모래·자갈층에서 자연적으로 여과된 물이다. 복류수는 강바닥 아래 자갈층 사이를 흐르는 지하수 형태의 물이다. 이들 모두 강물이 지층을 통과하며 천연 정화 과정을 거친다. 이 경우 하천에서 직접 취수하는 표류수 방식보다 깨끗한 원수를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강변여과수의 경우 수질 지표인 생화학적 산소요구량(BOD), 총유기탄소(TOC)가 기존 방식에 비해 각각 70%, 60% 정도 개선된다. 복류수도 BOD는 60%, TOC는 40% 정도 개선된다는 게 시 관계자의 설명이다. 특히 강변여과수는 전국적으로 활용되고 있는 취수 방식이고, 복류수 또한 전국 142곳에서 운영되고 있을 정도로 기술적 안정성을 갖췄다. 대구 시민이 하루에 사용하는 수량인 60만t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대구시 “수량·수질 확보할 전략 마련” 대구시는 최근 김정기 시장 권한대행 주재로 현안 점검 보고회를 열고 취수원 이전 사업의 추진 상황을 점검했다. 이 자리에서는 충분한 수량과 수질을 확보하는 자체 전략을 마련해 정부 계획에 반영함으로써 올해 안에 정부 주도의 취수원 이전안을 확정하자는 방침을 세웠다. 대구 취수원 이전 사업은 이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으며 국정과제로도 채택됐다. 특히 이 대통령이 조속한 추진을 지시하면서 속도가 붙었다. 시는 다음 달 초 타당성 조사 용역에 본격 착수하면 5월부터 사전 시험인 파일럿 테스트를 설치·운영해 지역 전문가가 참여하는 대구시와 중앙정부 공동 검증을 추진한다. 이와 함께 정부의 파일럿 테스트 검증 일정에 차질이 없도록 시설·인허가와 부지 사용 등에 대한 관계기관 간 사전 협의도 지원한다. 또 대구정책연구원의 정책연구 과제를 통해 시 자체 대응 전략도 마련할 계획이다. ●‘물 산업 강화’ 국제 물 인증기관 유치전 대구시는 성공적인 취수원 이전을 지렛대로 물 산업을 강화하고자 국제적인 물 인증기관인 ‘미국위생협회(NSF) 아시아∙태평양 연구시험소’ 유치에도 나선다. 글로벌 물 기술 인증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시는 최근 NSF 연구시험소 유치 보고회를 열고 중앙부처 협력과 인센티브 마련 방안 등을 논의했다. 1944년 설립된 NSF는 물∙식품∙환경 분야 세계 최고 수준의 공신력을 인정받는 시험·인증기관이다. 국내 물 기업이 해외 시장에 진출하려면 NSF 인증이 필수적인데 미국 본사를 통해서만 인증을 진행해야 해 최대 6개월의 시간과 5만 달러 이상의 비용이 소요된다는 부담이 있다. NSF 연구시험소가 대구에 들어서면 인증 기간 단축과 비용 절감으로 국내 물 기업의 해외 시장 진출이 빨라질 것으로 시는 보고 있다. 대구시는 이미 국가물산업클러스터를 중심으로 최첨단 실증 시설과 테스트베드 구축을 마쳤다. 한국물기술인증원과의 협력을 거쳐 시험∙인증 기능을 연계할 수 있는 기반도 마련했다. 기업 집적과 연구개발 인력 확보가 쉽다는 점도 강점으로 내세울 계획이다. 유치전에는 태국과 싱가포르 등 아시아 국가들이 뛰어든 상태다. 대구시는 정부에 NSF 유치를 위한 서한문 발송을 요청하고 외국인투자 촉진법에 따른 투자 보조금 최대 50% 지원 등 인센티브 마련을 건의했다. 김 권한대행은 “NSF 아태 연구시험소 유치는 국내 물 기업 경쟁력 제고에 큰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관련 부처와 긴밀히 협의해 유치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다채로운 음악과 함께하는 종로의 봄

    다채로운 음악과 함께하는 종로의 봄

    서울 종로구가 봄을 맞아 구민들에게 여유와 활력을 전하는 무료 음악 공연을 선보인다고 25일 밝혔다. 구는 오는 30일 창신동 창신아트홀에서 세대와 장르를 아우르는 열린 음악회 ‘울림’(포스터)을 개최한다. 타악 그룹 노킹, 누에보 앙상블, 해금 연주가 이소예 등이 재즈와 국악이 어우러진 다채로운 무대를 꾸민다. ‘깊은 밤을 날아서’, ‘아모르 파티’ 등 전 세대가 즐길 수 있는 친숙한 곡들로 관객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다음 달 3일에는 청운초등학교 운동장에서 야외 클래식 공연 ‘찾아가는 종로음악회’를 연다. 지휘자 함신익과 심포니 S.O.N.G 오케스트라가 참여하고 소프라노 오신영, 바이올린 송지원, 베이스 김대영이 협연한다. 40여명의 오케스트라 단원은 이동식 윙트럭 무대에서 연주할 예정이다. 이번 공연은 누구나 부담 없이 문화예술을 즐길 수 있도록 학교 운동장에서 진행하며 지역 주민과 청운초 학생, 학부모 등 500여명이 함께한다. 정문헌 구청장은 “봄의 시작과 함께 마련한 이 공연이 구민 여러분에게 여유와 활력을 전하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누구나 가까운 곳에서 문화예술을 누릴 수 있도록 다채로운 기회를 꾸준히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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