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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식물 배움의 장, 양천 도시농업공원

    서울 양천구 양천도시농업공원이 저탄소·녹색성장에 대비하기 위한 구민들의 교육 거점으로 변신하고 있다. 양천구는 양천도시농업공원에 있는 교육센터에 ‘씨앗 전시함’을 설치해 주민들의 교육과 관람에 활용하고 있다고 26일 밝혔다. 씨앗 전시함에는 농촌진흥청, 서울시농업기술센터, 광릉수목원 등에서 기부받은 200여종의 재배작물, 화훼류 등의 씨앗이 담겨 있다. 양천구 관계자는 “다양한 씨앗을 관람하며 식물에 대한 지식을 쌓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구민들을 대상으로 씨앗과 도시농업도서를 빌려주는 씨앗도서관도 운영한다. 씨앗도서관은 책처럼 씨앗을 대출받아 식물을 재배하고 수확한 다음 씨앗을 다시 반납하는 시스템으로 운영된다. 양천구는 씨앗도서관 운영을 통해 구민들에게 도시농업을 체험할 기회를 주는 것과 동시에 자연스럽게 식물의 유전적 다양성을 확보할 계획이다. 김수영 양천구청장은 “수준 높은 도시농업 프로그램을 더 많이 만들어 양천도시농업공원이 주민들에게 더 사랑받을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김창룡 신임 경찰청장, 안전·공정·개혁 9번 언급…취임사 풀어 보니

    김창룡 신임 경찰청장, 안전·공정·개혁 9번 언급…취임사 풀어 보니

    신임 김창룡 경찰청장 취임사 분석문재인 정부 가치 ‘공정’ 9번 최다 언급“안전에 공정 가치 더해야 빛난다”코로나19 확산 속 언택트 취임식 개최“‘안전’의 가치는 ‘공정’의 가치가 더해질 때 더욱 빛을 발합니다. 기회의 평등함과 과정의 공정함, 결과의 정의로움이 보장되기 위해서는 경찰관 한 사람 한 사람의 역할이 누구보다 중요합니다.” 제22대 경찰청장에 취임한 김창룡 청장은 24일 취임사를 통해 ‘안전’과 ‘공정’을 강조했다. 문재인 정부가 내세운 기치인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강조한 셈이다. 서울신문이 이날 김 청장의 취임사에 대한 형태소 분석을 해봤더니, 경찰(51개)과 국민(27개), 사회(13개) 같은 중립적 가치의 단어를 제외하면 공정과 안전, 개혁, 법이란 단어가 9개로 가장 많았다. 이어 동료가 8개, 책임과 현장이 6개, 노력, 정책, 생활, 범죄, 마음, 사람, 조직, 이웃이 5개로 뒤를 이었다.실제로 김 청장은 경찰이 ‘존경과 사랑’을 받기 위해선 안전의 가치를 수호하는 데서부터 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 사회의 가장 낮은 곳에 있는 그 어떤 국민도 안전이라는 기본권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사회적 약자 보호 정책의 완성도를 높여가야 한다”며 “현장은 그 방향타이며, 이웃에 대한 관심이 그 첫 단추”라고 강조했다. 또 “국민적 공분을 샀던 디지털 성범죄, 아동학대, 반복적·지속적 폭력행위 등은 한결같이 우리 주변의 보이지 않는 안전 사각지대 속에서 발생했다”며 “신고를 기다리기만 해서는 국민을 제대로 보호할 수 없고, 경찰의 책임 또한 완수할 수 없다. 이제는 예방적 경찰활동이 첫 번째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청장은 안전에 공정의 가치를 더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공정은 안전·인권과 더불어 인류의 보편적 가치”라면서 “우리 스스로 먼저, 정책결정과 법집행 과정에서 공정의 신념을 내면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법과 원칙에 따라 중립적이고 일관되게 법을 집행하는 것은 공정의 문을 여는 열쇠”라면서 “‘당당한 책임경찰’로서 중심을 잡고 ‘거리의 판사’로서 본연의 소임에 충실할 때, 사회 내 다양한 갈등을 해소하는데 힘을 보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정부가 내세운 ‘반칙과 특권이 사라진 정의로운 사회’의 가치를 언급하기도 했다. 김 청장은 “참여는 민주행정의 시금석이자, 개인의 다양성을 충족시키면서 결과에 대한 수용도를 높이는 핵심 장치임을 인식해야 한다”며 “법을 어기면 반드시 처벌되는 풍토를 정착시켜 반칙과 특권이 사라진, 정의로운 사회를 구현하는데도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고 역설했다.1964년 경남 합천에서 태어난 김 청장은 경찰대(4기) 법학과를 졸업한 뒤 1988년 경위로 임용됐다. 노무현 정부에서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실 산하 치안비서관실 행정관으로 근무하며 당시 시민사회수석이었던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일했다. 지난 인사 청문회에서 별다른 현장 경험이 없는데도 이번 문재인 정부 들어 초고속 승진을 했다며 의원들에게 질타를 받기도 했다. 한편 김 청장은 이날 오전 현충원과 경찰기념공원을 찾아 참배하면서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참배 후 경찰청에서 열린 취임식은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참석자를 최소화한 채 진행됐다. 취임식 장소도 강당이 아닌 청장 회의실에서 진행됐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팬데믹 된 혐오… 국민 10명 중 9명 “나도 차별하거나 당할 수 있어”

    팬데믹 된 혐오… 국민 10명 중 9명 “나도 차별하거나 당할 수 있어”

    코로나로 美·유럽서 잇단 동양인 혐오 범죄 한국선 집단감염 확산 속 성소수자 비난40% “차별 심화”… 33% “경제적 불평등 탓” 전문가 “불평등, 재난 닥치면 더 두드러져차별금지법 ‘혐오로 불만 해소’ 막아줄 것경제적 불평등 줄이고 일관된 차별 반대를”#1. 지난 7일 늦은 밤 프랑스 남부 몽펠리에 중심가의 오페라극장 ‘코룸’ 앞에서 한국인 유학생 A씨가 비명 소리와 함께 쓰러졌다. 알바니아계 10대들이 A씨 일행과 마주치자 두 손으로 눈을 양쪽으로 찢는 인종차별 표현을 했고, 이에 항의하자 주먹질을 해대다 칼로 허벅지를 찌른 것이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유럽 내 동양인을 향한 혐오·차별이 눈에 띄게 늘었다. #2. 지난달 18일 미국 뉴욕주 올버니의 한 미용용품 가게에서는 한인 직원 B씨가 흑인에게 무차별 폭행당했다. 김씨가 마스크를 써 달라고 부탁하자 “넌 어디서 왔느냐. 너희 나라로 돌아가라”며 얼굴에 침을 뱉고 주먹질과 발길질을 한 것이다. #3. 지난 5월 서울 이태원 클럽발(發) 집단감염이 확산되자 온라인 공간에서는 성소수자를 비난하는 글이 여럿 올라왔다. 코로나19를 전파한 C(29)씨의 동선에 ‘게이 클럽’이 포함된 사실이 알려져서다.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에 클럽을 방문한 것 자체를 문제 삼는 지적도 있었지만 “비정상적인 집단이 정상적인 사람에게 피해를 준다”는 혐오성 발언도 적지 않았다. 논란이 되자 정세균 국무총리가 나서 “특정 커뮤니티에 대한 비난은 방역의 관점에서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정리했다. 코로나19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속에서 전 세계가 혐오와 차별이라는 또 다른 사회적 바이러스의 팬데믹 현상을 겪고 있다. 올버니와 몽펠리에, 서울 등 수천㎞ 떨어진 세 도시에서 벌어진 엇비슷한 풍경은 코로나19가 불러온 혐오·차별 정서의 이중성을 고스란히 보여 준다. 누구든 가해자도, 피해자도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우리 국민들도 코로나19 사태를 전후해 소수자 등에 대한 차별과 혐오 정서가 더 퍼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국가인권위원회가 지난 4월 국민 1000명(신뢰 수준 95%, 표본오차 ±3.1% 포인트)을 대상으로 진행한 인식조사를 보면 응답자의 40.0%는 한국에서 과거보다 차별이 심해지고 있다고 답했다. 차별이 심화한 이유로는 ‘경제적 불평등이 심해져서’(33.3%)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 ‘개인의 차이·다양성을 존중하는 문화·의식이 부족해서’(25.8%)라는 답변이 뒤를 이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가 역설적으로 우리 국민들이 혐오·차별의 심각성에 대해 각성하는 계기가 됐다고 봤다. 실제 인권위 실태조사에서 응답자의 90.8%가 “누구도 차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나와 가족도 언젠가 차별하거나 당할 수 있다”는 데 동의했다. 이진희 차별금지법제정연대 공동집행위원장은 “한 사회의 밑바탕에 인권 인식이나 소수자·취약계층에 대한 평등정책 등이 잘 깔려 있지 않은데 사회적 재난이 갑작스레 닥치면 혐오·차별의 형태로 취약한 밑천이 모습을 드러낸다”고 말했다. 이미 존재하는 불평등이 코로나19라는 재난 앞에 두드러지게 됐다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우리 사회의 혐오·차별 문제를 풀 단초로 차별금지법 제정을 꼽는다. 정의당 장혜영 의원 등 21대 국회의원 10명은 지난달 29일 ‘포괄적 차별금지법’(차별금지법)을 발의했고, 국가인권위도 다음날 ‘평등 및 차별금지법’(평등법) 시안을 공개했다. 두 법 모두 성별, 성적 지향, 장애, 출생지 등을 이유로 상대에게 정신적 고통을 주는 괴롭힘 행위를 차별로 규정하고 있다. 또 차별을 신고했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주는 행위에 대해서는 형사책임을 묻고, 그 외의 차별 행위는 민사상 손해배상책임만 묻도록 했다. 홍성수 숙명여대 법학부 교수는 “이 법들이 제정된다고 해도 혐오 차별을 온전히 뿌리 뽑을 수 있는 건 아니다”라면서 “사람들이 불만을 혐오의 형태로 엉뚱하게 타인에게 풀려고 하는 걸 막아 주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궁극적으로는 혐오와 차별을 가중시키는 경제적 불평등 같은 사회 요건을 바꾸려는 노력을 계속 해야 하고 정치 지도자나 기업, 미디어 등이 혐오를 반대한다는 일관된 메시지를 내는 것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다만 차별금지법은 2006년 노무현 정부 이후 국회에서 모두 7번 법안 처리가 시도됐지만 보수 기독교계 등의 반발로 번번이 막혔다. 이들은 특히 성적 지향을 이유로 차별받아서는 안 된다는 부분을 문제 삼는다. 최영혜 국가인권위원장은 “종교계에서도 원불교, 불교, 천주교 등은 동성애 등 성적 지향으로 인해 차별받는 건 반대한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면서 “연내에 법이 통과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윤연정 기자 yj2gaze@seoul.co.kr
  • 권순일 대법관 후임에 ‘서오남’ 배기열·천대엽·이흥구 압축

    권순일 대법관 후임에 ‘서오남’ 배기열·천대엽·이흥구 압축

    이달 30일까지 의견 수렴 진행김명수 대법원장, 1명 임명제청‘손정우 인도불허’ 강영수 제외오는 9월 권순일 대법관 퇴임을 앞두고 새 대법관 후보군이 3명으로 압축됐다. 세 명의 후보 모두 영남 출신으로 이른바 ‘서오남’(서울대, 50대, 남성)이란 공통점을 가진다.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는 23일 대법관 제청대상 후보자로 배기열(55·사법연수원 17기) 서울행정법원장, 천대엽(56·21기) 서울고법 부장판사, 이흥구(57·22기) 부산고법 부장판사 등 3명을 김명수 대법원장에 추천했다고 밝혔다. 박경서(대한적십자사 회장) 후보추천위원장은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 보호 및 공정함을 실현할 능력과 자질을 갖췄을 뿐만 아니라 시대의 변화를 읽어내는 통찰력과 사회의 다양성을 담아낼 수 있는 식견을 갖춘 것으로 판단되는 후보들을 추천했다”고 말했다. 배 법원장은 대구 출신으로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1991년 대구지법 경주지원에서 판사 생활을 시작했다. 2018년 서울고법 수석부장판사를 지낸 뒤 올해 서울행정법원장에 취임했다. 천 부장판사는 부산 출신으로 서울대 사법학과를 졸업했다. 2007년 부산지법 부장판사, 2014년 부산고법 부장판사 등을 거쳐 2016년부터 서울고법 부장판사로 근무하고 있다. 이 부장판사는 경남 통영 출신으로 서울대 공법학과를 졸업한 뒤 부산, 울산 등 주로 영남권에서 판사 생활을 했다. 2018년 대구고법 부장판사를 지낸 뒤 올해 부산고법 부장판사에 보임됐다. 서울대 운동권 출신으로 알려진 이 부장판사는 보안법 위반자로선 처음으로 사법시험에 합격한 특이한 이력도 있다. 여성 대법관이 3명뿐인 것을 감안해 여성 대법관이 새로 발탁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나왔지만 추천 대상에서 제외됐다. 김 대법원장은 이날 후보자의 주요 판결과 업무 내역을 공개하고 이달 30일까지 법원 내·외부로부터 다양한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이후 신임 대법관 1명을 임명 제청한다. 아동 성착취물 사이트 ’웰컴 투 비디오(W2V)‘ 운영자 손정우씨의 미국 인도를 불허해 대법관 후보 자격 논란이 일었던 강영수(54·19기) 서울고법 수석부장판사는 후보에서 제외됐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8월 14~23일 ‘2020 박물관·미술관 주간’

    8월 14~23일 ‘2020 박물관·미술관 주간’

    1960~1970년대 부산 지역에서 활동한 미술가들의 활동 무대를 찾아보고 보수동 책방골목을 누비고(‘부산 미술가의 서재’), 신사임당의 고향 강릉의 자연경관을 즐기고 자수도 배운다(‘뷰티풀 강릉, 뷰티풀 오감여행’).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립박물관문화재단이 다음달 14~23일을 ‘2020 박물관·미술관 주간’으로 정하고, 특색 있는 프로그램을 진행한다고 23일 밝혔다. 우선, 공모를 거쳐 선정한 수도권, 강원·충청권, 전라·제주권, 경상권 4개 권역 박물관·미술관이 지역 특색을 연계한 ‘주제가 있는 박물관·미술관 여행’ 프로그램 9개를 선보인다. ‘부산 미술가의 서재’, ‘뷰티풀 강릉, 뷰티풀 오감여행’과 함께 제주 곶자왈 숲 속 미술관을 외국인 친구와 함께 체험하는 ‘제주신화-곶자왈 판타지’, 아름다운 바다 풍경과 함께 역사와 문화를 알아가는 ‘여수에서 고흥까지 백리섬 섬길 설화이야기’ 등이 열린다. 올해 세계 박물관·미술관 주제인 ‘다양성과 포용성’ 가치를 확산하고자 공모로 선정한 15개 박물관·미술관이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소통을 주제로 한 각종 교육과 체험 등 다채로운 행사를 연다. 코로나19 확산 우려에 따라 비대면 혹은 30명을 넘지 않는 소규모 모임 형태로 진행한다. 문체부는 위축된 관람 수요를 회복하기 위해 다음 달 중 할인쿠폰으로 박물관·미술관 전시 관람료를 지원한다. 자세한 프로그램과 일자별 주요 행사, 신청 등은 ‘2020 박물관·미술관 주간’ 공식 홈페이지(뮤지엄위크.kr)와 각 기관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박쥐 몸속은 ‘바이러스 저장고’ 생존 DNA 물려받다

    박쥐 몸속은 ‘바이러스 저장고’ 생존 DNA 물려받다

    7개월 넘게 전 세계를 휩쓸면서 공포에 떨게 만들고 있는 코로나19. 많은 과학자들이 중국 윈난성의 ‘관박쥐’를 원인 동물로 보고 있다. 박쥐는 코로나19뿐만 아니라 2000년대 초반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를 유발한 원인 동물로도 지목받고 있다. 박쥐는 사스, 코로나19를 일으키는 코로나 바이러스뿐만 아니라 수천 가지 바이러스를 몸속에 갖고 있는 이른바 ‘바이러스 저장고’로 알려져 있다. 박쥐는 수많은 바이러스를 체내에 보유하고 있음에도 생존에 전혀 영향을 받지 않는 놀라운 면역 기능을 포함해 여느 동물들과 다른 특성을 갖고 있어 오랫동안 과학자들의 관심을 끌어 왔다. 이솝우화에 나오는 것처럼 박쥐는 조류도 아니고 쥐(설치류)도 아닌 전혀 다른 종의 동물로 새처럼 날아다니는 유일한 비행 포유류다. 극지방을 제외한 전 세계에 분포돼 동굴이나 폐광처럼 어두운 곳에 사는 박쥐는 퇴화된 눈을 대신해 음파로 지형지물을 파악하는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실제로 박쥐 눈을 완전히 가리더라도 음파를 발사해 반사되는 파장으로 자신의 위치를 인식하고 장애물을 피해 간다. 독일 막스플랑크 분자세포생물학 및 유전학연구소, 막스플랑크 복잡계물리학연구소, 막스플랑크 동물행동연구소, 막스플랑크 심리언어학연구소를 중심으로 한 아일랜드, 호주, 영국, 미국, 프랑스, 네덜란드 7개국 24개 연구기관이 참여한 ‘Bat1K’라는 공동연구팀은 대표적인 6종의 박쥐를 분석해 바이러스, 노화, 염증에 저항하는 특이 면역력, 초음파 사용 같은 박쥐의 특이 능력을 가질 수 있게 한 유전체(게놈) 일부를 확인했다.이 같은 연구 결과는 세계적인 과학저널 ‘네이처’ 7월 23일자에 실렸다. 이번 연구를 수행한 Bat1K 연구팀은 전 세계에 분포한 박쥐 1421종의 게놈 전체를 분석하기 위해 구성된 국제 연구 조직이다. 연구팀은 ‘생명의 나무’라고 불리는 계통수에서 박쥐가 어디에 위치하는가라는 미해결 문제를 풀기 위해 관박쥐, 이집트과일박쥐, 옅은색창코박쥐, 생쥐귀박쥐, 쿨집박쥐, 벨벳자유꼬리박쥐 등 6종의 박쥐 DNA 염기서열과 42종의 다른 포유동물의 DNA 염기서열을 비교 분석했다. 연구팀은 6종의 박쥐 유전체에 대해 각각 96~99%의 분석을 끝낸 상태에서 다른 종의 포유류들과 비교한 결과 박쥐는 개·고양이·물개를 포함한 육식동물, 천산갑·고래·말이나 소처럼 발굽을 가진 유제류 등을 포함한 ‘페루운굴라타’라는 계통과 가장 밀접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연구팀은 음파를 사용할 수 있도록 청력 및 감각기관 유전자가 변화됐으며 바이러스에 내성을 갖는 유전자가 있고, 노화와 종양을 일으키는 염증 유발 유전자는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 최근 코로나19 대확산 상황에 따라 주목받고 있는 박쥐의 바이러스 내성에 대한 비밀도 이번 연구로 일부 풀렸다. 연구팀은 박쥐 DNA에서 ‘화석화된 바이러스’를 발견함으로써 먼 과거 바이러스 감염에서 살아남은 박쥐의 유전자가 후손에게 이어지면서 전달돼 온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다른 동물들보다 종다양성이 풍부한 것도 바이러스 내성 유전자가 지금까지 이어질 수 있는 비결 중 하나라고 연구팀은 밝혔다. 독일 막스플랑크 분자세포생물학 및 유전학연구소의 유진 마이어스 교수는 “박쥐의 바이러스 내성이나 노화 저항력에 대한 유전학적 근거를 파악함으로써 인간의 노화와 질병 대응력을 높이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다양한 가족, 포용하고 존중해요”...광주시, 시민의식 개선 캠페인 전개

    “다양한 가족, 포용하고 존중해요”...광주시, 시민의식 개선 캠페인 전개

    광주시가 ‘가족의 다양성 수용’을 위한 시민의식 개선 캠페인을 펼친다. 22일 시에 따르면 최근 가족의 형태가 1인, 한부모, 미혼모, 다문화 등 점차 다양해지고 있는 가운데 이들이 차별과 편견 없이 살아갈 수 있도록 관련 캠페인을 지속적으로 전개한다. 캠페인은 가족의 다양성 수용을 위한 시민의식 조사, 홍보 동영상 제작, 전국민 대상 슬로건 공모, 슬로건을 활용한 콘텐츠 제작, 시민참여 이벤트 등의 내용으로 진행된다. 시민 의식 조사는 7월말~8월 초 전문 여론조사 기관에 의뢰해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다. 홍보 동영상은 가족의 다양성 수용과 존중을 주제로 광고용과 교육용으로 별도 제작한다. 이를 유튜브,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전광판 홍보 및 교육자료로 활용한다. 또 전국민을 대상으로 슬로건을 공모하고, 선정된 슬로건을 활용해 콘텐츠를 개발, 라디오 광고방송 및 전광판 홍보 등을 진행한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슬로건과 콘텐츠를 공유하고 응원 릴레이를 전개하는 등 시민 참여 이벤트를 추진한다. 슬로건 공모는 22일부터 31일까지로, 1등과 2등 각 1명에게는 30만원과 10만원 상당의 광주상생카드를, 참가상 50명에게는 커피세트 기프티콘을 제공한다. 슬로건은 다양한 가족에 대해 이해하고 편견없이 포용하고 존중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내용을 담으면 된다. 강영숙 시 여성가족국장은 “우리 사회는 다양한 모습의 가족들이 함께 살아가고 있고, 앞으로 가족의 형태는 더욱 다양해지고 확대될 것이다”며 “이번 캠페인을 통해 광주가 인권의 도시답게 편견과 차별을 넘어 따뜻한 광주공동체로 거듭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제주 피뿌리풀, 고려말 몽골에서 유래

    제주 피뿌리풀, 고려말 몽골에서 유래

    제주에 서식하는 멸종위기종 ‘피뿌리풀’이 고려말 몽골에서 들어온 것으로 확인됐다.환경부 소속 국립생물자원관은 22일 대전대 오상훈 교수팀과 함께 2018년부터 피뿌리풀에 대한 유전자 다양성 연구를 통해 국내 기원을 증명했다고 밝혔다. 피뿌리풀은 세계적으로 몽골·중국 등에 분포하며 한반도에는 제주시 동부 오름지역과 황해도 이북에만 자생하는 종으로 개체 수 감소로 2017년 멸종위기 야생생물(II급)로 지정됐다. 풀뿌리풀이 제주 동부 오름에 분포하는 이유와 관련해 그동안 고려말 원나라가 고려를 침략해 제주도에 목장을 설치하고 말을 방목하는 과정에서 유입되었다는 설과 빙하기 잔존 식물이라는 가설이 제기됐다. 연구진은 가설 검증을 위해 제주와 중국 운남, 몽골 등 8개 지역의 피뿌리풀 자생지에서 184개 표본을 채취해 유전자를 비교 분석했다. 한국과 몽골·내몽골 개체들은 유전적으로 비슷한 하나의 무리를 형성했고, 중국 운남지역 개체는 유전적으로 차이를 보였다. 특히 국내 피뿌리풀 40개 대립유전자 분석 결과 유전적 고유성이 없어, 빙하기 시대가 아닌 형성된 개체군으로 평가했다. 연구진은 향후 황해 개체군을 포함한 추가 연구를 진행해 피뿌리풀의 한반도 유입 경로를 확인한다는 계획이다. 생물자원관은 국내 피뿌리풀 개체군의 유전적 구조를 바탕으로 멸종 위기에 처한 피뿌리풀의 보전 방안 등에 활용하기로 했다. 피뿌리풀 국내 집단의 유전적 건강성 강화를 다른 개체 도입시 유전적으로 유사한 몽골 및 내몽골 개체군을 도입할 계획이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원미경에게 가족이란 “멜팅 포트 아닌 샐러드 볼”

    원미경에게 가족이란 “멜팅 포트 아닌 샐러드 볼”

    언니 둘에 자식 3남매… 나랑 닮아구성원 하나로 녹아든 가족보다각자 개성 인정하는 모습이 좋아늙어가는 모습에 맞는 역할 원해 하나로 올려 묶은 머리, 화려하지 않은 단색 옷, 화장기 없는 얼굴. 30년 넘게 세 자녀를 키우며 집안을 돌본 중년 여성의 평범한 모습이다. 21일 종영한 tvN 드라마 ‘(아는 건 별로 없지만) 가족입니다’의 이진숙은 배우 원미경을 통해 이렇게 표현됐다. 원미경은 ‘가족입니다’ 촬영을 모두 끝낸 후 미국 집으로 돌아갔다. 출국 직전 서울신문과 한 전화 인터뷰에서 그는 “내가 서른한 살 딸을 둔 엄마이니, 주름도 있고 나이에 맞는 모습으로 나오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다”면서 “늙어가는 내 모습에 맞는 역할을 하려 한다”고 말했다. 1978년 데뷔 후 1980년대 가장 ‘핫한’ 여배우였던 원미경은 2016년 드라마 ‘가화만사성’으로 14년 만에 복귀했다. 공백을 깬 이후에는 따뜻하고 흔히 볼 수 있는 엄마를 맡아 왔다. 화려한 역할보다 잘 녹아들 수 있는 작품에 손이 갔기 때문이다. “저처럼 자연스러운 것도 나름의 멋이 있다고 생각해요. 늙어가는 게 게으르거나 잘못된 건 아니니까요. 저는 저대로, 또 잘 가꾸는 분들은 그 매력대로 각자의 다양성이 인정받았으면 해요.” ‘가족입니다’는 최근 작품 중에도 가장 일치율이 높았다. 언니가 둘 있고, 2녀 1남 세 남매를 둔 점이 그렇다. 미국에서 받은 대본은 자신의 상황과 닮아 더 마음을 울렸다. “나랑 너무 똑같다 했어요. 방송 보면서도 느꼈지만 극 중 첫째 은주랑 둘째 은희가 투닥거리며 싸우다가도 화해하는 장면이 어찌나 와닿던지.” 출생의 비밀, 위장결혼 등 자극적 소재에도 호평이 나온 데는 현실적인 대본과 배우들의 몰입 덕분이라는 해석도 덧붙였다. 특히 졸혼 선언 뒤 사고로 부분 기억 상실에 걸린 남편 상식(정진영 분)과 설렘을 되찾는 과정에 대해 “청년과 연기하는 느낌”이었다고 회상했다. “정진영씨가 해바라기 꽃을 들고 저한테 뛰어오는 장면이 있어요. 어쩜 그렇게 청년처럼 맑은지, 꽃이 시들 정도로 촬영을 반복했는데도 늘 열심인 모습에 저도 배웠어요.” 원미경은 드라마 ‘애인’, ‘눈사람’ 등을 연출한 이창순 전 MBC PD와 1987년 결혼한 뒤 2002년 미국으로 이주했다. 그동안 가족이 전부였지만 차츰 가치관이 변했다. 모든 구성원이 하나로 녹아드는 ‘멜팅 포트’에서, 각자 개성을 인정하는 ‘샐러드 볼’이 돼야 한다는 생각으로 바뀐 것이다. 전에는 가족애가 너무 강해서 내 주장만 하고 다른 가족을 압박하기도 했지만 요즘은 부족하면 부족한 대로, 각자를 봐줄 수 있는 마음이 됐다. 촬영으로 몇개월 한국에 혼자 머물며 난생 처음 ‘혼밥’을 했다는 그는 이제 미국에서 가정에 집중할 계획이다. “아이들도 직장에 가면 혼자 밥을 먹겠구나. 그 외로움을 더 깊이 생각하는 시간이 됐어요. 그리웠던 가족과 함께 지내다 좋은 작품을 만나면 또 돌아오겠습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원미경 “가족, 멜팅팟 아닌 샐러드볼…혼밥하며 자녀 마음 이해”

    원미경 “가족, 멜팅팟 아닌 샐러드볼…혼밥하며 자녀 마음 이해”

    tvN ‘가족입니다’ 엄마 이진숙 열연“언니 둘에 자식 3남매 나와 닮아각자 개성 인정하는 가족모습 좋아자연스레 나이들며 맞는 역할 할 것”하나로 올려 묶은 머리, 화려하지 않은 단색 옷, 화장기 없는 얼굴. 30년 넘게 세 자녀를 키우며 집안을 돌본 중년 여성의 평범한 모습이다. 21일 종영하는 tvN 드라마 ‘(아는 건 별로 없지만) 가족입니다’의 이진숙은 배우 원미경을 통해 이렇게 표현됐다. 원미경은 ‘가족입니다’ 촬영을 모두 끝낸 후 미국 집으로 돌아갔다. 출국 직전 서울신문과 한 전화 인터뷰에서 그는 “내가 서른한 살 딸을 둔 엄마이니, 주름도 있고 나이에 맞는 모습으로 나오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다”면서 “늙어가는 내 모습에 맞는 역할을 하려 한다”고 말했다. 1978년 데뷔 후 1980년대 가장 ‘핫한’ 여배우였던 원미경은 2016년 드라마 ‘가화만사성’으로 14년 만에 복귀했다. 공백을 깬 이후에는 따뜻하고 흔히 볼 수 있는 엄마를 맡아 왔다. 화려한 역할보다 잘 녹아들 수 있는 작품에 손이 갔기 때문이다. “저처럼 자연스러운 것도 나름의 멋이 있다고 생각해요. 늙어가는 게 게으르거나 잘못된 건 아니니까요. 저는 저대로, 또 잘 가꾸는 분들은 그 매력대로 각자의 다양성이 인정받았으면 해요.” ‘가족입니다’는 최근 작품 중에도 가장 일치율이 높았다. 언니가 둘 있고, 2녀 1남 세 남매를 둔 점이 그렇다. 미국에서 받은 대본은 자신의 상황과 닮아 더 마음을 울렸다. “나랑 너무 똑같다 했어요. 방송 보면서도 느꼈지만 극 중 첫째 은주랑 둘째 은희가 투닥거리며 싸우다가도 화해하는 장면이 어찌나 와닿던지요.” 출생의 비밀, 위장결혼 등 자극적 소재에도 호평이 나온 것은 현실적인 대본과 배우들의 몰입 덕분이라는 해석도 덧붙였다. 특히 졸혼 선언 뒤 사고로 부분 기억 상실에 걸린 남편 상식(정진영 분)과 설렘을 되찾는 과정에 대해 “청년과 연기하는 느낌”이었다고 회상했다. “정진영씨가 해바라기 꽃을 들고 저한테 뛰어오는 장면이 있어요. 어쩜 그렇게 청년처럼 맑은지, 꽃이 시들 정도로 촬영을 반복했는데도 늘 열심인 모습에 저도 배웠어요.” 원미경은 드라마 ‘애인’, ‘눈사람’ 등을 연출한 이창순 전 MBC PD와 1987년 결혼한 뒤 2002년 미국으로 이주했다. 그동안은 가족이 전부인 삶이었지만 차츰 가치관이 변했다고 한다. “모든 구성원이 하나로 녹아드는 ‘멜팅 팟’에서, 각자 개성을 인정하는 ‘샐러드 볼’이 돼야 한다는 생각이에요.” 전에는 가족애가 너무 강해서 다른 가족을 압박하기도 했지만 요즘은 부족하면 부족한 대로, 각자를 봐줄 수 있는 마음이 됐다. 촬영으로 몇개월 한국에 혼자 머물며 난생 처음 ‘혼밥’을 했다는 그는 이제 미국에서 가정에 집중할 계획이다. “아이들도 직장에 가면 혼자 밥을 먹겠구나, 그 외로움을 더 깊이 생각하는 시간이 됐어요. 그리웠던 가족과 함께 지내다 좋은 작품을 만나면 또 돌아오겠습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군포시, 맹꽁이 등 5개 동식물 초막골 대표 깃대종 선정

    군포시, 맹꽁이 등 5개 동식물 초막골 대표 깃대종 선정

    경기도 군포시는 맹꽁이 등 초막골생태공원 동식물 5종류를 깃대종으로 선정했다고 21일 밝혔다. 이번 선정된 동식물은 맹꽁이를 포함 동고비(산림성 텃새), 오리나무, 호랑나비, 탱자나무 등이다. 멸종위기 야생동물 2급인 ‘맹꽁이’는 연중 땅 속에서 생활하다 장마철이 되면 짜짓기를 하고 웅덩이에 알을 낳는다. 사계절 관찰이 가능한 산림성 텃새인 ‘동고비’는 둥지는 딱따구리의 낡은 둥지나 나무구멍을 이용하여 틀고 출입구가 크면 흙으로 입구를 막아 좁힌다. 산기슭이나 사는 대표적 나무 ‘오리나무’는 초막골 생태공원 물새연못 근처 하천생태원에 자라잡고 있다. 호랑나비는 나비의 대명사를 불리울 만큰 친숙한 나비며 번데기로 겨울을 난다. 주로 생울타리로 쓰이는 가시나무는 호랑나비의 먹이식물로 공원 연꽃원 근처에 군락지를 형성하고 있다. 지난 4월부터 데이터 수집·분석, 전문가 의견수렴, 시민선호도 조사, 초막골생태공원 운영위원회 심사 등 3차례에 걸친 단계별 심사를 진행해 선정했다. 유엔환경계획에서 만든 개념인 깃대종은 한 지역 생태계를 대표할 수 있는 주요 동식물을 의미한다. 해당 지역의 생태·지리·문화적 특성을 상징한다. 시는 생태성에 근거를 둔 문화적 특성과 시민정서, 생태계 회복과 생물다양성, 시민의 삶의 질 향상에 대한 기여 정도 등을 선정 기준으로 삼았다. 5대 깃대종을 생태교육 프로그램 운영과 생태계 복원방안 마련 등에 활용할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시민 모니터링단을 구성해 자연생태계 변화양상 등을 담은 생태모니터링 보고서를 발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남상인 기자 sanginn@seoul.co.kr
  • 하천문화연구회 연구용역 최종보고

    하천문화연구회 연구용역 최종보고

    경기도의회 의원들로 구성된 연구단체인 ‘하천문화연구회(회장 송영만, 더민주, 오산1)’는 7월 17일, 「수달보호 정책을 통한 하천보호문화 발전방안 연구」용역의 최종보고회를 경기도의회 제1정담회실(3층)에서 개최했다. 이날 착수보고회에는 백승기 의원(더민주, 안성2), 양경석 의원(더민주, 평택1), 오진택 의원(더민주, 화성2), 김인영 의원(더민주, 이천2), 김영해 의원(평택3), 오명근 의원(더민주, 평택4) 등 하천문화연구회 소속 의원을 비롯하여, 도 환경정책과 정택준 자연생태팀장, 동물보호과 야생동물구조팀 조현수 주무관과 연구수행기관인 (사)한국수달보호협회의 한성용 박사와 오산천살리기협의회 지상훈 집행위원장 등 연구진이 참석했다. 이번 연구용역은 경기지역의 자연생태계를 건강하게 가꾸어 나가기 위한 하천생태계 보호문화 및 수달보호 정책을 마련하기 위해 실시됐다. 연구진들은 “수달은 천연기념물 제330호 및 멸종위기야생생물 1급으로 지정된 건강한 수환경의 지표종이자, 하천 생물다양성의 조절자 역할을 하는 하천생태계 핵심종으로서 수달 보호환경 조성은 곧 생태하천문화 향상으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연구진들은 4개월의 연구기간동안 경기지역의 수달 서식현황에 대한 문헌조사와 현장조사를 실시하여 시화호 수계 안산습지공원, 오산시 한천 주변에서 수달 서식을 확인했다. 서식환경과 위협요인을 분석하여 하천정비사업 시행시 하천의 한쪽 수변을 최대한 존치시키거나 징검다리형 서식공간을 조성하여 수변부 식생을 보호·유지하도록 제안했다. 보다 적극적인 수달 서식환경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로드킬 방지가 중요하다고 보았다. 교량하부에 수달이 통행할 수 있는 둔턱을 설치하거나, 수직적 구조물 대신 생태형 수중보를 설치하고 차도 외곽에는 로드킬 방지용 차량 불빛 반사판을 사용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연구진들은 수달을 보호하기 위한 정책으로 문화·예술을 통한 대중 보호의식을 확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았다. 고문헌 속 등장하는 수달 이야기를 통한 스토리텔링이나 캐릭터화를 통해 친근감을 높이고 도시 구조물 등에도 활용할 수 있는 예를 들어 설명했다. 최종보고를 들은 양경석 의원은 “연구기간 중 안성시 고삼저수지 인근에서 수달이 로드킬되는 사례가 발생하였는데, 수달의 보존 및 연구가치가 널리 알려지지 못해 사체 처리 과정이 미흡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에 연구진은 “수달은 천연기념물이기도 하지만 멸종위기종 1급 생물로 시·군 환경 관련 부서에서 자체적으로 사체 처리가 가능하다”며, “(사)한국수달보호협회는 향후 로드킬이 발생하더라도 사체가 수달의 보존가치를 높이기 위한 DNA 연구 등에 활용될 수 있도록 전국 시·군에 협조를 구하겠다”고 답했다. 회장인 송영만 의원은 “그간 하천과 관련한 환경정책은 교량이나 수질 개선에만 머물러 왔으나, 하천 주변 생태계를 복원·보전하는 방식으로 하천보호의 패러다임이 바뀌어야 한다”며, 향후 하천문화연구회 차원에서 현장방문, 관련 조례 제·개정을 통해 수달 보호 및 하천 환경 개선에 적극 노력할 뜻을 밝혔다. 한편 (사)한국수달보호협회가 수행중인 본 연구용역은 이날 보고회에서 논의된 의견을 수렴하여 최종적으로 보고서를 제출하고 용역을 마무리하게 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니가 왜 거기서 나와 부캐 몰라?

    니가 왜 거기서 나와 부캐 몰라?

    독일 50대 남성 우베 발트너‘차에서 노래하는 인스타 황제’멀티 페르소나 현상 곳곳 관측사회적 가면 강요 문화 균열싹쓰리 등 부캐 속속 등장 #1. 독일의 한 광고대행사 공동대표인 우베 발트너(57)의 인스타그램 팔로어 수는 189만명에 이른다. 2018년 9월부터 출퇴근길 자신의 차 안에서 노래하는 모습을 영상에 담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리기 시작했는데 반응이 폭발적이었다. 50대 남성의 꾸밈없는 표정, 새로운 음악에 대한 도전 정신, 장르를 가리지 않고 열창하는 모습이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셈이다. 미국의 R&B 가수 크리스 브라운, 유명 힙합 가수 드레이크도 그의 온라인 친구다. 발트너 대표는 16일 서울신문과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이런 인기를 얻을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며 “일관성과 행운이 결합된 결과”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노래를 즐기는 나의 다른 모습처럼 첫인상만으로는 그 사람에 대해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자신의 또래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했다. “50대여, 자신을 표현하기 위해 인터넷을 활용하고 소셜미디어 플랫폼에 대해 배워라.” 젊은이들에게도 “인터넷에서 여러분이 하는 일을 응원하고 지지해 주는 사람들을 찾고 이들과 소통하라”는 메시지를 전했다.#2. 서울 A고등학교 수학 교사인 김진영(47·가명)씨는 사범대를 졸업한 뒤 다시 대학에 들어가 동양화를 전공했다. 2005년 교단에 선 뒤에도 그림을 그렸다. 2008년 첫 개인전을 시작으로 7차례 전시회를 열었다. 소통에 관한 주제를 주로 다뤘다. 올 겨울에는 온라인 수업으로 활용된 아이패드를 이용한 작품 전시회를 열 계획도 갖고 있다. 김씨는 15년 전과 지금 크게 달라진 게 있다면 ‘시선’이라고 말한다. 그때는 학교에서 ‘그림을 그린다’는 말을 아꼈다. 전시장에서 수학 교사라고 굳이 소개하지 않았던 것도 그런 이유다. 그런데 김씨는 10여년 전 교원 연수에서 처음 접한 명상을 통해 자신을 돌아보면서 수학과 미술을 같이하는 게 오히려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김씨는 “(두 영역이) 이질적이라고 생각하는 게 바로 고정관념”이라면서 “충분히 공존할 수 있고 서로 다르지 않다. 결국 그게 다 ‘나’”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가족, 학생, 동료 교사들도 이런 내 모습을 자연스럽게 바라본다”며 “세상이 바뀌었다”고 했다. 최근 자신의 여러 모습을 상황에 맞게 다채롭게 표현하는 ‘멀티 페르소나’ 현상이 곳곳에서 관측되고 있다. 내 안의 여러 자아를 솔직하게 표현할 수 있는 세대의 등장, 다양한 미디어 플랫폼의 출현, 타인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사회의 인식 전환 등 삼박자가 맞아떨어지면서 사람들이 써 온 ‘사회적 가면’을 눈치 보지 않고 벗게 된 것으로 해석된다. 연예계에 ‘부캐’(부캐릭터) 열풍이 부는 것도 이런 현상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우리 사회는 ‘나’라는 사람에게 이런 모습, 저런 모습이 있는데도 그 사람에게 기대하는 사회적 역할, 모습만을 강요해 왔다. 한 사람의 개성보다는 출신 학교, 고향, 직업 등 배경과 집단적 규범으로 개인의 정체성을 규정하고, 그에 맞는 역할을 수행해 내지 못하면 “너무 튀는 것 아니냐”며 이상한 사람으로 취급하기 일쑤였다.잡코리아가 최근 직장인 55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를 보면 ‘회사에서의 내 모습이 다른가’라는 질문에 434명(77.6%)이 “그렇다”라고 답했다. 남성보다는 여성, 40대 이상보다는 20대에서 그런 현상이 더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평상시 모습과 다른 이유에 대해서는 “회사에서 요구하는 모습에 맞추기 위해서”란 답변이 41.2%를 차지했다. 그러면서도 앞으로 멀티 페르소나 트렌드가 확산될 것이란 의견이 절반(54.4%)을 넘었고, 그 이유로는 ‘개인 특성과 다양성을 중시하는 사회 분위기’(61.2%)를 가장 많이 꼽았다. 전문가들은 사회적 가면을 강요하는 문화에 균열이 가기 시작한 상징적 사건 중 하나로 펭수의 등장을 꼽는다. 사람들은 초반에 펭귄 모습을 한 펭수 그 자체보다 펭수 안의 사람이 누군인지에 주목했다. 그러다 직설적이고 당당한 펭수의 말에 귀 기울이며 펭수의 존재를 인정하고 그를 하나의 인격체로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펭수는 그냥 펭수’라는 것이다. 이성민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문화산업연구센터 부연구위원은 “펭수 현상은 다양한 정체성을 표출할 수 있는 디지털 문화가 전면화되고 가시화된 것”이라면서 “이러한 실험이 사회에서 용인되는 시작점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이후 연예계에서는 트로트 가수 유산슬(유재석), 둘째이모 김다비(김신영)처럼 기존 캐릭터와 다른 부캐 연기를 하는 새로운 시도들이 계속됐다. 이른바 ‘부캐 놀이’가 대중의 환호를 이끌어 낸 것은 자신 안에 있는 다른 자아를 꺼내는 사람들을 보면서 대리만족을 얻기 때문이란 분석이 있다. 최근 유두래곤(유재석), 린다G(이효리), 비룡(비·정지훈)으로 구성된 그룹 ‘싹쓰리’에 대한 인기도 같은 맥락이다. 부캐는 부수적으로 사용하는 캐릭터란 의미로 주로 온라인 게임에서 통용돼 왔다. 과거엔 익명성에 기대 나의 부정적이고 은밀한 모습을 몰래 꺼내 놓는 듯한 이미지가 있었다면, 최근 부캐 현상은 나의 장점, 개성을 확장시킨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한승구 서울대 미술대학 외래교수(작가)는 자신의 논문 ‘사회적 가면의 이탈·회귀를 위한 디지털 설계와 제어’에서 “최근 가면에 가려진 자아성을 노출시키려는 개인들이 탄생하기 시작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한 교수는 이날 통화에서 “과거에는 가면 뒤에 숨거나 가면을 제거하려는 개인들로 양분된 경향이 있었다”면서 “수많은 개인들이 가면의 착용과 해체를 반복하면 그러한 개인을 포용하기 위한 사회 시스템은 확장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일반인 중에도 자신의 다양한 자아를 발산하는 사람이 많다.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김상일(28)씨는 소셜벤처기업에서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한다. 사내에서 그는 ‘알파카’란 영어 이름으로 불린다. 하지만 직장을 나서는 순간 ‘윤망’이란 닉네임을 쓰는 사진작가로 변신한다. 김씨는 대학 때부터 인물 사진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는데 이제는 취미를 넘어 일상이 됐다. 다른 작가들과 함께 매달 하나의 주제로 사진을 촬영하고, 이를 모아 전시회도 연다. 그런데도 전업으로 삼지 않는 이유는 돈 때문에 찍기 싫은 사진을 찍어야 하는 스트레스를 받고 싶지 않아서다. 김은하(34·가명) 변호사는 지난해 5월 ‘밀키웨이’란 이름으로 블로그를 개설했다. ‘먹고 마시는 즐거운 인생’이란 소개 글에서 알 수 있듯 맛집 탐방 후기 글이 주를 이룬다. 와인 사진도 종종 올린다. 블로그 활동과 변호사 업무를 ‘분리’하기 위해 블로그에 직업을 공개하진 않았다. 김 변호사가 블로거가 된 이유는 기록을 남기는 동시에 공부하기 위해서다. 사진보다 글에 초점을 둔 것도 이 때문이다.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설명에 팬도 늘고 있다. 하루 방문자는 400~500명. 많을 때는 1000명이 방문한다. 김 변호사는 “누군가 내 글에 댓글을 달거나 공감을 누를 때 ‘내 글이 인정받는다’는 기쁨이 있다”고 말했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SNS에서 자신의 다양한 모습을 드러내고 꾸미는 게 껍데기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있었지만 최근에는 그렇게 자신을 표현하는 사람을 ‘괜찮은 사람, 멋진 사람’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특히 2030 세대에서 이러한 시도를 존중해주는 문화가 빠르게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최지혜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 연구위원은 “SNS 계정을 다양하게 사용하기 시작한 것도 멀티 페르소나 현상이 나타난 원인”이라며 “코로나19 사태로 비대면 시대가 열리면서 연결 상황에 맞게 정체성을 유연하게 가져가는 사람들이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뉴노멀, 다르게 살기] “퇴사하고 뭐하니?” 진은정 스푼잉글리쉬 대표

    [뉴노멀, 다르게 살기] “퇴사하고 뭐하니?” 진은정 스푼잉글리쉬 대표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마음 한켠에 ‘퇴사의 꿈’을 안고 삽니다. 날이 좋아서, 점심시간 슬슬 걸어가 본 서점의 가판대 위에 놓인, 퇴사 에세이를 괜히 훑어 보고는 대리만족이나 위안을 얻은 뒤 사무실로 복귀했던 적이 있으신가요? 평생 직장의 개념이 사라지고, 개인의 가치관과 취향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밀레니얼 세대의 라이프스타일이 보편화되면서 수년 전부터 불어닥친 ‘퇴사 열풍’은 좀처럼 식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매달 날아오는 각종 고지서들을 앞에 두고 막상 새로운 길로 방향을 틀기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럼에도 현실의 벽을 넘어 퇴사를 ‘질러 버린’ 사람들은 과연 무엇을 하고 어떻게 살고 있을까요? 그래서 끝내 행복해졌을까요? 만나고 싶었습니다. 퇴사 후 창업에 성공해 경제적 자유를 이룬 유명인이 아닌, ‘로또’를 맞아 상사에게 사표를 던져버리고 하고 싶은 것 하면서 사는 행운아도 아닌, 퇴사를 통해 자아를 실현하고 더 큰 도약을 꿈꾸면서 건강한 삶을 살아가는, 주변에 있을 법하지만 흔치는 않은 우리 시대 ‘퇴사자의 희망’을요. 수소문 끝에 다음, 컨버스코리아, 현대카드 등에서 약 12년간 직장인으로 살다가 2015년 ‘자유의 몸’이 된 진은정 스푼잉글리쉬 대표를 지난 9일 서울 마포구의 사무실에서 만나 물었습니다. “퇴사하고 뭐하니?” -자기 소개 부탁드립니다. “5년 전 마지막 직장이었던 현대카드를 나와 개인별 맞춤 튜터를 연결해 주고 관리해 주는 영어교육업체 ‘스푼잉글리쉬’를 설립해 운영하고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아티스트(화가, 뮤지션, 배우, 포토그래퍼,디자이너), 브랜드 마케터들이 주로 다니는 곳으로 알려져 있는데 사실 누구나 오셔서 원하는 분야의 영어를 익히고 다양한 친구들도 사귈 수 있는 곳이에요. 가수 장기하, 혁오밴드의 오혁, 배우 남주혁 등도 오랜 회원이고요. 최근에는 건물 지하에 ‘마음이 약해서’라는 바(Bar·일명 마약바)를 오픈해 다양한 주제의 문화, 예술 클럽을 만들어 사람들을 이어 주고 있고요. 동시에 한국에 거주하는 글로벌 아티스트를 매니지먼트하는 ‘스푼테이너’도 이끌고 있습니다. 직장 다닐 때도 일복이 많은 편이어서 바빴는데, 관두고는 ‘스리 잡’을 뛰느라 하루하루 정신이 없네요.” -사람들이 선망하는 회사들만 다닌 ‘커리어우먼’이셨어요. 직장에선 어떤 일을 하셨나요. “‘브랜드 마케팅’ 일이었어요. 대학 졸업하자마자 들어간 다음에서 온라인 마케팅 업무로 커리어를 시작했죠. 재미있었고 성과도 좋았지만, 주말에 팀끼리 등산을 가야 하고 회식에 필참해야 하는 조직 생활이 사회초년생 시절엔 힘들게 느껴져 2년을 못 채우고 캐나다로 떠났죠. 돌아와 재취업한 컨버스코리아에서 ‘브랜드 마케터’로 클 수 있었어요. 스트리트 문화의 상징인 컨버스는 젊고, 창의적이면서 독립적인 인디 정신 뚜렷한 브랜드 캐릭터를 지향했는데 도전적이고 음악을 사랑하는 제 성향과 맞아 행복하게 일했죠. 컨버스 이미지와 어울리는 인디 아티스트들을 발굴하고 각종 축제들을 기획하는 과정을 통해 인맥도 쌓았고요. 이후 음악 담당 마케터를 찾고 있던 현대카드에서 스카우트 제의가 와 4년을 더 회사에 다녔습니다. 여기서 국내 뮤지션에 대한 지원도 아낌없이 하고, 뮤직 라이브러리 기획부터 론칭까지 도맡았어요. 대기업이라는 풍요로운 환경에서 제 역량을 하얗게 불태운 뒤 미련 없이 회사를 나왔습니다.”-퇴사를 결심하게 된 계기가 있었나요. 사업 구상은 어떻게 하신 건가요. “컨버스에서 일에 미쳐 있던 어느 날 불현듯 ‘이 루틴한 삶을 내가 평생 살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직장 생활이라는 것이 ‘패턴’이잖아요. 아무리 창의적인 업무를 맡는다 해도 결국 비슷한 일을 반복하게 돼 있죠. ‘회사를 나온 나’를 상상해 봤습니다. 번지점프 대에 서 있는 심정이더군요. 스스로 뛰어내리려고 높은 점프대까진 올라갔는데, 막상 발길이 떨어지진 않는 상태요. 회사 다니면서 1년 반 동안 저에 대해 탐구하기 시작했습니다. 언젠가 나와야 한다면 제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삶을 살고 싶고 무엇을 원하는 인간인지 알아야 할 것 아녜요. 주말을 반납했어요. 나가서 책 읽고, 관심사 생기면 자료 찾아보고, 이에 관련한 사람들 만나고, 과거도 돌아보고 그러다 깨달았죠. ‘아, 나는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과 만나 대화하고 함께 놀 때 심장이 터지는 사람이구나.’ 컨버스가 1년에 두 번씩 미국 보스턴과 홍콩에서 글로벌 전 직원을 대상으로 모임을 주최하는데, 다양한 개성과 경험을 가진 이들과 클럽에서 밤새워 놀다 보면 일에 대한 영감이 솟아나곤 했어요. 영어를 좀 한다는 이유로 콘텐츠가 엄청나게 확장되는 경험을 한 거죠. 영어를 통해 다양한 사람을 만나게 해 주고 서로 어울려 노는 ‘판’을 깔아 주고 궁극적으로는 나도 그 안에서 놀고 싶다. 그럼 재밌게 살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죠.” -현실적인 문제들은 어떻게 하셨나요. “준비를 철저히 했어요. 시장조사하고, 펍에 가서 닥치는 대로 외국인 만나면서 괜찮은 튜터 알아보는 요령 익히고, 지인들 대상으로 사전 연습하고, 자리 알아보고 모든 준비를 마치고 퇴사하는 데 4~5년이 걸렸어요. 이런 과정을 통해 선택에 대한 확신이 생기면 현실적인 부분은 크게 두렵진 않아요. 제가 관둔다고 할 때 주변 사람들이 다 놀랐어요. 저는 일에 미쳐 있는 사람이었고, 일하느라 새벽에 퇴근할 때도 잦았죠. ‘이러다 상무 되겠다’는 얘기도 많이 들었어요. 하지만 회사 일에 집중한 덕분에 경험이 쌓였고, 역량이 생겼어요. 이를 바탕으로 퇴사 후 계획을 설정할 자신감도 얻은 거예요. 여기에 최소 6개월은 생존할 수 있는 금전적인 여유, 초반 무너지지 않을 정신력도 갖춰 놓으면 완벽하겠죠.” -퇴사 후 ‘현타’(현실 타격) 온 적도 많았을 것 같아요. “조직이라는 울타리 없이 벌거벗겨진 내 모습을 정면으로 마주하기가 쉽지 않아요. 회사에선 내가 맡은 일만 잘하면 되잖아요. 회계는 재무팀이 해 주고, 시설관리는 시설팀이 해 주고요. 그런데 세금 내는 것, 사무실 청소하는 것, 사람 뽑는 것, 광고·홍보하는 문구 제작하는 것 등 모든 일을 혼자 해야 하니까 죽겠더라고요. 아직도 힘겹게 해내고 있어요. 특히 사람 쓰는 게 제일 머리 아프더라고요. 직장 생활이 편하긴 하죠.”-그럼에도 퇴사하려는 이들에게 뼈 때리는 조언을 해 주신다면요. “내 삶의 핵심 키워드를 찾아야 합니다. 내가 타인의 욕망을 욕망하는지, 나의 욕망을 욕망하는지 구분할 줄 아는 사람이 퇴사를 해도 행복하게 지낼 수 있어요. 어렸을 때부터 사회에서 요구하는 것들을 성취해야 한다고 교육받은 탓에 이걸 헷갈려 하는 사람이 많아요. 예를 들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가 ‘안정’에 있고, 시스템 속에서 안온함을 느낀다면, 혹은 아이를 키우며 가정을 위해 헌신하는 것에서 행복을 찾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안정적으로 직장 생활을 오래 해야겠죠. 그런데 인간은 제각각이잖아요. 모두가 똑같은 삶의 방식에서 행복을 느낄 순 없어요. 왜 내가 이 삶이 불만족스러운지, 내가 결핍을 느끼는 부분은 무엇인지 충분히 파악한 뒤 퇴사라는 선택을 해도 늦지 않습니다. 그리고 퇴사 결심을 했다면 주말에 누워 있지 마세요. 이제부터 이를 악 물고 준비해야죠. 더 부지런해지고, 바빠져야 합니다.” -결론, 그래서 행복한가요. “제 삶의 핵심 키워드는 다양성과 자유입니다. 그리고 이를 통한 재미를 얻는 것이 제일 중요해요. 제가 깔아 놓은 판에 멋진 사람들이 모이고 저도 이들과 놀면서 비즈니스도 하며 살고 있기에 행복해요. 또 하나. 다음날 기상 알람을 맞춰 놓지 않고 잠들어도 된다는 게 얼마나 좋은지 모르시죠? 제 다음 프로젝트는 다양성과 자유를 담을 더 큰 공간과 문화를 만드는 것입니다. 돈도 많이 벌고 싶어요. 그래야 베풀 수 있으니까요.” 글·사진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종로, 온라인서 영상물·공예품 전시…문화예술에 목마른 주민 위한 ‘단비’

    종로, 온라인서 영상물·공예품 전시…문화예술에 목마른 주민 위한 ‘단비’

    서울 종로구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지쳐 있는 주민을 위로하고 문화예술에 대한 갈증을 해소할 수 있도록 다채로운 온라인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고 16일 밝혔다. 먼저 구는 올해 문화다양성 주간을 맞아 예술을 매개로 문화다양성의 가치를 알아보기 위해 종로문화재단 유튜브에 ‘영화 속 문화다양성 이야기’라는 주제로 영상을 게시했다. 문화다양성을 이해할 수 있는 작품과 영화 프로그래머가 추천하는 문화다양성 영화 20편 등으로 구성했다.집에서도 전통 공예품의 아름다움과 우수성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획전시 ‘한국의 미’를 종로문화재단 블로그 및 유튜브에서 진행한다. 전시명은 ‘옥, 빛에 반하다’로 서울시 무형문화재 제37호 옥장 엄익평의 백옥 옥새, 뒤꽂이, 옥비녀, 향갑 노리개 등의 작품을 소개한다. 김영종 종로구청장은 “코로나19 장기화에 장마와 무더위까지 더해져 잔뜩 지쳐 있는 주민들이 비대면 방식으로나마 온라인 전시 등을 감상하며 고단한 일상을 위로했으면 좋겠다”면서 “모두가 어려운 시기지만 주민들이 ‘문화가 있는 삶’을 놓치지 않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남’‘여’ 꼭 밝혀야 하나요 …국내서도 시작된 성별 정체성 존중

    ‘남’‘여’ 꼭 밝혀야 하나요 …국내서도 시작된 성별 정체성 존중

    국립중앙도서관, 남·여 외 ‘동의 안함’인권위, 진정서 양식에 공란 만들어 네이버 등 국내업체 이분법적 인식 여전회원가입·본인인증 때 성별정보 수집에전문가 “차별·개인정보 자기결정권 침해”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국립중앙도서관의 회원가입 절차가 화제였다. 성별 입력란에서 남과 여가 아닌 ‘동의 안 함’을 고를 수 있어서다. 성 정체성에 대한 사회적 감수성이 높아지면서 생물학적인 성별 외에 자신이 주체적으로 인식하는 성별 정체성을 존중하자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변화의 대표적 예다. 인권위는 지난해 국내 공공기관 중 처음으로 진정서 양식의 성별 입력란을 주관식 공란으로 바꿨다. 그전까지는 ‘남성, 여성, 남(트랜스젠더), 여(트랜스젠더)’ 중에서 하나를 고르는 방식이었다. 성에 의한 제약을 가능한 한 배제하려는 시스템을 만들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외국에 비하면 국내 기업과 공공기관은 여전히 ‘남과 여’라는 이분법에 갇혀 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와 행정안전부의 ‘2019 개인정보보호 실태조사’에 따르면 인사나 회원 관리 등을 위해 공공기관의 80.3%, 민간 기업의 73.9%가 성별 정보를 수집한다. 구글이나 페이스북 등 해외 정보기술(IT) 기업들은 다양성을 인정하기 위해 성별을 입력하지 않아도 가입이 가능하거나 ‘제3의 성’을 고를 수 있다. 국내 업체들은 성별 정보 관리 정책이 제각각이다. 카카오는 “필요한 최소 정보만 수집하기 때문에 성별을 택하지 않고 회원가입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반면 네이버는 회원가입을 할 때 여성이나 남성 중 하나를 골라야 한다. 네이버 관계자는 “댓글 같은 인구통계학적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회원가입 시 성별 정보를 받는다”면서 “여성, 남성 외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본인 확인을 위해 성별 정보를 반드시 물어야 하는지에 대한 판단도 엇갈린다. 서울도서관은 성별을 입력하지 않으면 회원가입을 할 수 없다. 성별은 본인 확인을 위해 필요한 정보라는 입장이다. 공공기관, 금융기관 등 인터넷 서비스를 이용할 때 대중적으로 쓰이는 휴대전화 본인인증 시에도 남과 여 중에서 성별을 골라야 한다. 방송통신위원회 관계자는 “해킹 등 무작위 입력을 걸러내려고 생년월일과 성별로 1차 검증을 한다”고 설명했다. 반면 국립중앙도서관은 “정보보호관리체계(ISMS) 인증 심사 과정에서 지적을 받아 2018년 7월 회원가입 시 성별을 선택 입력으로 바꿨다”면서 “본인 확인 절차에 어려움이 없다”고 밝혔다. 인권위는 지난 4월 국회의원 총선을 앞두고 성별이 아닌 이름, 생년월일 등으로도 선거인 확인이 가능하다며 성소수자가 신원 확인 과정에서 차별받지 않도록 선거관리위원회에 요청하기도 했다. 전문가는 무분별한 성별 수집은 성소수자를 차별하거나 개인정보 자기결정권을 침해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박한희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만드는법 변호사는 “포괄적 차별금지법이 통과되지 않아도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라 성별 정보는 필요할 때만 수집해야 한다”면서 “상거래를 위한 본인 인증에 왜 성별이 필요한지 의문이다. 오히려 이용자의 특성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서라도 법적 성별 외의 성별을 인정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그는 “일본은 공공기관에서 의료나 정책 목적 통계, 여성 할당제 같은 적극적 조치 등을 제외하면 성별 정보를 수집하지 않도록 바꾸는 추세”라면서 “호주처럼 관련 정부 가이드라인을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생물 다양성 조사… 울산시민 생물학자 투입

    생물 다양성 조사… 울산시민 생물학자 투입

    울산시는 지역 생물의 다양성을 조사하려고 ‘울산시민 생물학자’를 위촉해 현장에 투입한다고 10일 밝혔다. 올해는 시범 운영하고 사업 평가를 거쳐 내년부터 본격 운영한다. 이에 따라 울산생물다양성센터는 오는 13일부터 20일까지 울산시민 생물학자를 모집한다. 울산시민 생물학자로 활동하고 싶으면 울산생물다양성센터 누리집(www.ulsanbdc.or.kr)에 신청하면 된다. 시는 이달 중 울산시민 생물학자를 위촉하고 11월까지 활동하면 문제점과 개선 사항에 대해 평가할 계획이다. 대상은 울산에 주소를 두고 울산 자연생태 자원조사를 하는 개인이나 단체 등이면 가능하다. 울산시민 생물학자는 태화강 식물, 야생버섯, 야생동물, 물새 탐조 등 4개 분야에서 생물 다양성 자원 조사를 한다. 분야별로 매월 1회 이상 조사하고, 조사한 내용은 네이처링 앱으로 보낸다. 네이처링은 자연을 관찰하고 기록하고 검색하는 오픈 네트워크다. 모인 자료는 울산시 생물 다양성 전략 구축을 위해 활용된다. 시 관계자는 “울산시민 생물학자 제도는 생물 다양성 중요성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고 시민이 참여해 생물자원을 조사하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흑인 캐스팅보다 역사 미화에 주목… 뮤지컬 ‘해밀턴’도 논란

    흑인 캐스팅보다 역사 미화에 주목… 뮤지컬 ‘해밀턴’도 논란

    유색인종 배우들이 출연해 미국 건국 역사를 이야기하는 브로드웨이 최고 인기 뮤지컬 ‘해밀턴’이 흑인 인권 운동을 계기로 최근 논란의 중심에 섰다. 배우의 인종·국적에 얽매이지 않는 ‘컬러 블라인드 캐스팅’으로 한때 미국의 문화 다양성을 상징한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조지 플로이드 사건’을 계기로 미 과거사에 대한 재평가 바람이 불며 이 작품을 바라보는 시선 또한 달라지고 있다. 디즈니 스트리밍 서비스 디즈니 플러스는 미 독립기념일 휴일인 지난 3일(현지시간) 뮤지컬 ‘해밀턴’의 영상물 버전을 선보이기 시작했다. 미국 건국의 아버지이자 초대 재무장관인 알렉산더 해밀턴의 이야기를 다룬 이 작품은 2016년 토니상 11개 부문을 석권하고 한때 최고가 티켓 가격이 100만원까지 치솟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해밀턴’의 안방극장 상륙에 독립기념일 연휴 동안 디즈니 플러스의 다운로드 건수가 급증하기도 했다. ‘해밀턴’은 흑인 배우가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 역할을 맡는 등 흑인·라틴계 배우를 캐스팅하는 전복적 시도로 백인 중심의 미국 역사를 새롭게 다루며 주목받았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관람한 후 출연진을 백악관에 초청하는 등 한때 ‘오바마 시대의 뮤지컬’이라는 평가까지 받았지만 안방극장에서 이 작품을 바라보는 시선은 4년 전과 조금 달라졌다. 조지 워싱턴, 토머스 제퍼슨과 같은 건국 주역들의 동상 철거 운동까지 벌어지는 상황에서 이들을 미화한 ‘영웅 서사’를 불편하게 바라보는 사람이 늘었기 때문이다. 시사주간지 타임은 “‘해밀턴’의 제작진은 이 뮤지컬이 계속해서 젊은 예술가들과 유색인종 활동가들에게 영감을 주기를 바라지만, 일부는 백인 노예 소유주들을 다룬 이 작품이 과연 ‘기회와 정의’라는 미국의 신화를 말할 수 있는지 회의적으로 본다”고 지적하며 “‘해밀턴’은 미 백인 과격주의자들의 역사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를 보여 준다”는 역사학자 리라 몬테이로 럿거스대 교수의 견해를 소개했다. 최근 ‘심슨 가족’ 등 애니메이션에서 백인 성우가 유색인종 캐릭터의 더빙을 맡지 않겠다고 밝히는 등 인종 이슈가 미 대중문화계 화두가 되고 있지만 여전히 갈 길이 멀다는 지적도 나온다. 뉴욕타임스는 “이제는 단순히 유색인종 배우가 백인 역할을 맡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며 “미국은 여전히 인종 문제와 싸우고 있다”고 전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도봉, 탄소중립 실천연대 발족식 참여

    서울 도봉구는 지난 7일 ‘탄소중립 지방정부 실천연대 발족식’에 참석해 2050년 탄소중립(Net Zero) 달성에 협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탄소중립이란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신재생에너지 보급 확산, 에너지효율 시스템 구축, 생태환경 복원 등을 통해 온실가스 배출량은 줄이고 흡수량을 늘려 순 배출량이 ‘0’이 되는 상태를 의미한다. 7일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발족식에는 이동진 도봉구청장을 비롯해 기후변화 대응에 선도적 역할을 하고자 하는 전국 광역·기초 지방정부 37개 단체장이 참여했다. 이 자리에서는 기초지방정부의 온실가스 감축목표 수립 및 단계적 실천방안, 탄소중립 지원사업, 국내 우수사례 공유 등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협력에 대한 논의도 함께 진행됐다.그동안 도봉구는 지역환경교육 거점시설인 도봉환경교육센터 운영, 생물다양성 보전사업 등을 수행해 왔다. 이 구청장은 “온실가스 감축 주체인 주민의 기후 행동 확산을 이끌어 내기 위해 필요한 정책 기조를 조기에 확립하고 의미 있는 성과를 이끌어 낼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남’‘여’… 꼭 밝혀야 하나요

    국립중앙도서관, 남·여 외 ‘동의 안함’ 인권위, 진정서 양식에 공란 만들어 네이버 등 국내업체 이분법적 인식 여전회원가입·본인인증 때 성별정보 수집에전문가 “차별·자기결정권 침해” 지적도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국립중앙도서관의 회원가입 절차가 화제였다. 성별 입력란에서 남과 여가 아닌 ‘동의 안 함’을 고를 수 있어서다. 성 정체성에 대한 사회적 감수성이 높아지면서 생물학적인 성별 외에 자신이 주체적으로 인식하는 성별 정체성을 존중하자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변화의 대표적 예다. 인권위는 지난해 국내 공공기관 중 처음으로 진정서 양식의 성별 입력란을 주관식 공란으로 바꿨다. 그전까지는 ‘남성, 여성, 남(트랜스젠더), 여(트랜스젠더)’ 중에서 하나를 고르는 방식이었다. 성에 의한 제약을 가능한 한 배제하려는 시스템을 만들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외국에 비하면 국내 기업과 공공기관은 여전히 ‘남과 여’라는 이분법에 갇혀 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와 행정안전부의 ‘2019 개인정보보호 실태조사’에 따르면 인사나 회원 관리 등을 위해 공공기관의 80.3%, 민간 기업의 73.9%가 성별 정보를 수집한다. 구글이나 페이스북 등 해외 정보기술(IT) 기업들은 다양성을 인정하기 위해 성별을 입력하지 않아도 가입이 가능하거나 ‘제3의 성’을 고를 수 있다. 국내 업체들은 성별 정보 관리 정책이 제각각이다. 카카오는 “필요한 최소 정보만 수집하기 때문에 성별을 택하지 않고 회원가입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반면 네이버는 회원가입을 할 때 여성이나 남성 중 하나를 골라야 한다. 네이버 관계자는 “댓글 같은 인구통계학적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회원가입 시 성별 정보를 받는다”면서 “여성, 남성 외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본인 확인을 위해 성별 정보를 반드시 물어야 하는지에 대한 판단도 엇갈린다. 서울도서관은 성별을 입력하지 않으면 회원가입을 할 수 없다. 성별은 본인 확인을 위해 필요한 정보라는 입장이다. 공공기관, 금융기관 등 인터넷 서비스를 이용할 때 대중적으로 쓰이는 휴대전화 본인인증 시에도 남과 여 중에서 성별을 골라야 한다. 방송통신위원회 관계자는 “해킹 등 무작위 입력을 걸러내려고 생년월일과 성별로 1차 검증을 한다”고 설명했다. 반면 국립중앙도서관은 “정보보호관리체계(ISMS) 인증 심사 과정에서 지적을 받아 2018년 7월 회원가입 시 성별을 선택 입력으로 바꿨다”면서 “본인 확인 절차에 어려움이 없다”고 밝혔다. 인권위는 지난 4월 국회의원 총선을 앞두고 성별이 아닌 이름, 생년월일 등으로도 선거인 확인이 가능하다며 성소수자가 신원 확인 과정에서 차별받지 않도록 선거관리위원회에 요청하기도 했다. 전문가는 무분별한 성별 수집은 성소수자를 차별하거나 개인정보 자기결정권을 침해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박한희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만드는법 변호사는 “포괄적 차별금지법이 통과되지 않아도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라 성별 정보는 필요할 때만 수집해야 한다”면서 “상거래를 위한 본인 인증에 왜 성별이 필요한지 의문이다. 오히려 이용자의 특성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서라도 법적 성별 외의 성별을 인정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그는 “일본은 공공기관에서 의료나 정책 목적 통계, 여성 할당제 같은 적극적 조치 등을 제외하면 성별 정보를 수집하지 않도록 바꾸는 추세”라면서 “호주처럼 관련 정부 가이드라인을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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