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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와우! 과학] 호주 바닷 속에는 거대한 바다전갈이 살았다

    [와우! 과학] 호주 바닷 속에는 거대한 바다전갈이 살았다

    인류가 출현하기 전 지구 상에는 거대 생물이 많이 살았다. 공룡이 나타나기 훨씬 전인 고생대(5억4100만 년 전~2억5200만 년 전)에는 곤충과 갑각류, 전갈 그리고 투구게 같이 외골격을 지닌 절족동물 중에서 특히 엄청나게 큰 종이 많았다.그중 가장 큰 절지동물 중 하나로 꼽히는 것은 거대 바다전갈 유립테루스(Eurypterida)였다. 그중에는 몸길이가 2.5m를 넘는 종도 있었다. 몸길이 2.5m가 넘는 바다전갈 중에는 야이켈롭테루스속(Jaekelopterus) 등 호주에 살았던 종이 널리 알려졌다. 이런 대형 종은 오늘날 백상아리와 같은 먹이사슬 정점에 있었을 것이다. 이들 종은 매우 민첩하게 헤엄치면서 큰 앞다리로 사냥감을 잡은 뒤 다리에 달린 발톱 같은 것으로 사냥감을 부순 것으로 여겨진다.이들이 실제로 무엇을 먹었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물고기나 자신보다 작은 절지동물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만일 당시 인류가 있었다면 이들의 먹이가 됐을지도 모른다. 호주에는 흥미진진한 동물이 많이 살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오늘날에도 그 흔적은 꽤 많이 남아있고 그중에는 오리너구리와 같이 특이한 동물들도 많다. 하지만 호주 바다전갈에 관한 과학적 기록과 연구는 지금까지 체계적으로 정리되지 못했다. 처음 기록된 표본은 1899년의 것으로 멜버른에서 발견된 외골격류의 조각이었다. 지금까지 10건 정도의 조사 기록이 있었지만, 모든 종을 정리하려고 한 연구는 단 1건뿐이었다. 이 때문에 이런 화석의 다양성이나 분포를 살피는 것이 어려웠다. 이에 따라 뉴잉글랜드대 등 연구진은 과거 호주에 살았던 바다전갈 종들을 다시 살피기 위해 현지 여러 박물관을 다시 방문하거나 표본을 대여해 조사했다. 그 결과, 지금까지 간과됐던 많은 바다전갈 화석을 발견하고 과거 6종의 바다전갈 그룹이 존재했을 수 있다는 증거를 찾아냈다. 이를 취합해 호주 화석 기록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프테리고투스과(Pterygotidae·몸길이 2.5m의 바다전갈) 그룹의 설명을 보충하기 위해 이미지를 넣어 풀이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호주의 다양한 바다전갈을 소개할 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부족했던 이들의 정보 전반에 대해서도 설명했다.표본은 대부분 조각으로 돼 있고 현재 완전한 표본은 몸길이가 5.7㎝에 불과한 아델롭탈무스 워터스토니(Adelophthalmus waterstoni) 한 점뿐이다. 이에 대해 연구진은 “앞으로의 연구에서는 좀 더 완전한 표본을 찾아 지금까지 표본이 나온 현장을 다시 찾을 것이다. 호주의 바다전갈 종류를 더 많이 기록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그들이 살아 있던 환경에 대해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어 “한 가지 분명한 점은 호주의 선사시대 바다를 헤엄쳤던 이들 거대한 생물에 대해 밝힐 것은 아직 많이 남아 있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자세한 연구 결과는 지구과학 분야 국제저널인 ‘곤드와나 리서치’(Gondwana Research)’ 최신호에 실렸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와우! 과학] 1만 4000년전 털코뿔소, 사냥 아닌 지구온난화로 멸종

    [와우! 과학] 1만 4000년전 털코뿔소, 사냥 아닌 지구온난화로 멸종

    1만 4000년 전 지구상에 서식했던 털코뿔소가 인간의 사냥이 아닌 기후변화 때문에 멸종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털코뿔소는 플라이스토세에 아시아와 유럽 북부 초원에 서식했던 코뿔소의 일종이다. 마지막 빙하기에 살아남았지만 현재는 멸종된 상태이며, 현존하는 코뿔소보다 몸 전체에 두껍고 긴 털이 있다. 플라이스토세의 거대 동물군에 속하는 털코뿔소의 멸종 원인은 학계에서도 논란이 분분했는데, 최근까지는 당시 고대 인류의 사냥 때문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스웨덴 고생물유전학연구소는 시베리아 북동쪽에서 찾은 털코뿔소의 DNA를 분석한 결과, 멸종 원인은 고대 인류의 사냥보다는 기후변화에 더 가깝다는 결론을 내렸다.연구진에 따르면 분석에 활용된 DNA는 근친교배의 징후나 다양성의 감소에 영향을 미치는 유전적 문제는 거의 보여주지 않고 있으며, 멸종 전 수천 년 동안 개체 수가 안정적으로 유지됐던 것으로 보인다. 연구진은 “5만~1만 4000년 된 털코뿔소 14마리의 미토콘드리아 DNA를 추가적으로 분석한 결과 멸종 전까지 개체 수 및 유전적 다양성은 매우 높았다. 이것은 아마도 멸종 직전 개체 수 감소가 수백 년 안에 매우 빠르게 일어났다는 사실을 암시하며 이러한 결과의 원인은 지구온난화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어 “실제로 털코뿔소의 멸종은 1만 4700년으로 알려진 온난화 기간과 동시에 발생했으며, 이는 기후변화가 멸종의 원인임을 시사한다”면서 “당시 시베리아는 여전히 추운 지역이었겠지만, 온난화로 인해 털코뿔소가 먹는 먹이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구를 이끈 로브 달렌 박사는 “우리는 이번 연구를 통해 급격한 기후온난화가 종의 생존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인류는 날카로운 도구로 털코뿔소를 멸종시켰다는 ‘의혹’에서 벗어났지만, 현재 인류가 엄청난 규모로 지구 기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사실을 감안한다면 현존하는 생물들이 엄청난 위험에 처해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털코뿔소의 후손 격인 수마트라 코뿔소는 현재 전 세계에 80여 마리밖에 남지 않았다. 아프리카의 북부흰코뿔소는 암컷 두 마리만 남아 이를 되살리기 위한 노력이 진행 중이다. 자세한 연구결과는 세계적 학술지 셀(Cell) 자매지인 ‘커런트 바이올로지’ 최신호에 실렸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기상레이더로 정밀한 예보 가능… 소프트웨어 투자 과감히 늘려야”

    “기상레이더로 정밀한 예보 가능… 소프트웨어 투자 과감히 늘려야”

    사상 최장기 장마가 계속되고 있다. 당초 뜨거운 여름이 될 것이라는 전망과 달리 6월 말부터 이어진 장마는 끝을 모르고 계속되고, 전국적으로 인명과 재산 피해를 가져오고 있다. 최근에는 6~7월에 걸쳐 지루하게 이어지던 장마나 9~10월에 걸쳐 좁은 지역에 짧지만 많은 비를 내리던 국지성 호우가 사라지는 추세였는데, 지금의 최장기 장마는 예상치 못한 기상이변이라고 볼 수 있다. 문제는 앞으로 이러한 일이 매년 되풀이될 가능성에 대해 누구도 답을 할 수 없다는 점이다. 이번 장마로 가장 곤혹스러울 정부부처는 기상청이다. 폭염 전망이 틀린 이후 장마 종료 시점에 대해서도 계속 잘못된 예보를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기상청은 그동안 예보정확도 향상을 위해 신규 기상위성 발사, 슈퍼컴퓨터와 기상관측 항공기 도입은 물론 우리나라 상황에 맞는 수치예보모델의 개발 등을 추진해 왔다. 그러나 그 결과가 전혀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것을 보여 주는 셈이다. 기상청의 예보 정확도를 둘러싼 비판은 오래전부터 시작됐다. 5주 연속 주말 날씨 예보가 틀림에 따라 기상청장이 경질되기도 했고 2008년 8월에는 기상선진화추진단장에 캐나다인 켄 크로퍼드를 임명해 개혁을 꾀하기도 했다. 예보관의 자질 문제가 제기되면서 교육을 강화했으며 근무 형태를 3교대·4교대 등으로 변화를 주기도 했다. 그렇지만 개선 효과가 불분명해지자 일부 국민들은 해외 기상청의 예보를 더 신뢰하는 모습을 보여 주었다. 기상청이 총체적인 난국에 처해 있는 상황이라 할 수 있다. ●기상레이더 결과물 직관적이고 신뢰받아 그렇지만 이번 장기 장마의 와중에서 과거에 비해 확실하게 개선된 측면도 발견할 수 있다. 과거에 비해 기상레이더를 통해 제공되는 정보가 훨씬 촘촘해지고 정밀하게 제공된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텔레비전 등을 통해 제공되는 기상레이더 정보를 보면서 국민은 스스로 내일의 날씨를 예측하고 대비했다. 최첨단 수치모델과 슈퍼컴퓨터, 그리고 예보관이 결합해 만들어 낸 예측 결과보다는 당장 눈앞에 제시되는 기상레이더의 결과물이 직관적이고 신뢰를 받게 된 것이다. 레이더는 전자파를 이용해서 물체를 감지하고, 어디에 있는지를 분석하는 원격탐지장치로서 처음에는 군사용으로 사용되다가 1944년부터는 기상관측에 사용되기 시작했다. 기상레이더는 비토플러 레이더(1세대), 단일편파 도플러 레이더(2세대), 이중편파 도플러 레이더(3세대)로 구분된다. 1세대 레이더의 경우 강수구름까지의 거리, 구름의 분포 및 반사도를 이용해 강수량을 추정할 수 있었다. 이후 바람의 세기와 풍향까지 관측할 수 있는 도플러 기능을 탑재하기 위한 연구가 1970년대부터 시작됐고, 그 결과물로 1988년 미국에서 WSR-88D모델의 개발이 완료되면서 2세대 레이더가 본격적으로 활용되기 시작했다. 2세대 레이더는 강수입자의 이동 방향과 속도를 파악해 바람까지 관측할 수 있게 됐다. 3세대 레이더의 경우 수직과 수평 방향으로 진동하는 2개의 전파를 동시에 발사해 보다 정확한 강수량 추정과 더불어 비, 눈, 우박 등 강수 형태를 구별할 수 있도록 발전했다. 레이더는 그 목적에 따라 다양한 전파를 사용한다. 짧은 파장일수록 해상도는 좋아지지만 탐지거리가 짧아지므로 사용 목적에 맞춰 적절하게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통상적으로 C밴드 레이더가 많이 사용되지만, 집중호우 등 강한 비가 내리는 것을 관측하기에는 파장이 긴 S밴드가 유리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국지성 호우 등 좁은 지역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서는 파장이 아주 짧은 X밴드 레이더를 사용하고 있다. ●기상레이더 도입 초기에는 운용 난맥상 현재 우리나라에서 운영되는 기상레이더는 총 27로 기상청(11대), 국방부(9대), 환경부(6대) 및 한국항공우주연구원(1대)에서 운영하고 있다. 우리나라에 처음 기상레이더가 도입된 것은 1969년이었다. 관악산에 설치된 일본 도시바제 S밴드 레이더로, 이후 단계적으로 계속 확대돼 왔다. 처음 설치된 레이더는 지금과 달리 아날로그 방식으로 영상을 내보내는 초보적인 수준이었으며 기대와 달리 활용도는 제한적이었다. 이후 1988년 제2세대에 해당하는 도플러 기능이 장착된 레이더로 교체되면서 기상레이더가 디지털화되기 시작했다. 초기에는 광범위한 지역 관찰이 가능한 S밴드 레이더를 도입했으나 이후 보다 정밀한 정보 획득을 위해 C밴드 레이더 도입으로 선회했다. 그러나 운용 과정에서 지형 및 기상 여건상 충분한 자료 확보가 어렵다는 이유로 다시 S밴드 레이더 도입으로 전환하는 등 기상레이더 도입은 난맥상을 보여 왔다. 이 과정에서 한때 12기의 기상레이더 가운데 7기는 S밴드, 4기는 C밴드, 1기는 X밴드로 복잡해졌으며 제작사의 경우도 미국, 독일, 중국, 일본 등 5개 제작사 4개 제작국으로 다원화돼 ‘기상레이더 전시장’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다종다양한 제품의 도입은 관리·운영 비용의 상승뿐만 아니라 예비부품 확보 등에서도 어려움을 겪는다. 2010년에 이르자 이러한 방식의 레이더 도입과 운영으로는 기상청이 종합적인 레이더 운영 노하우 축적 및 개선 작업 등을 할 수 없었다. 결국 레이더의 자료품질 저하, 자료활용기술 낙후, 다분야 응용분야 자료산출 미흡 등의 문제로 어려움을 겪게 됐다. 댐 운영을 담당하던 당시 국토해양부는 기상청에서 제공되는 정보를 신뢰하지 못함에 따라 2000년부터 기상레이더에 비해 더 짧은 관측주기를 갖는 별도의 기상레이더를 도입해 ‘강우레이더’라는 명칭으로 자체적으로 운영하기 시작했다. 2000년 강화도에 설치된 것을 시작으로 국토부는 단계적으로 별도의 전국 강우관측망을 구축하게 됐다. 이때 국토부가 도입한 강우레이더는 강우에 대한 정략적 추정기능이 제한되며 비와 눈을 구분하기 어려웠던 기상청의 단일편파 방식을 개선한 이중편파 방식이었다. 즉 기상을 담당하는 기상청에 비해 더 우수한 장비를 타 부처가 보유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국토부가 운영하던 이런 강우레이더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댐 관리가 환경부로 이관되면서 현재는 환경부가 운영하고 있다. 국가 전체적인 입장에서 보면 누가 레이더를 운영하든 거기에서 나오는 정보와 자료를 공동으로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2009년까지만 해도 이러한 데이터 공유가 이루어지지 않아 문제가 됐다. 각 부처가 칸막이를 치고 따로 움직이는 전형적인 칸막이 행정의 모습이었던 것이다. 다행히 2010년 6월 기상청, 국토부, 국방부가 레이더 관측망을 공유한다는 ‘기상·강우 레이더 공동활용 업무협약’을 체결하면서 데이터의 칸막이식 활용은 점차 개선되기 시작했으며, 현재는 모든 기상레이더의 데이터들은 기상레이더센터에 집중돼 활용되고 있다. 공동활용이 이루어짐에 따라 관측사각지대는 약 53% 감소했다. 만약 공동활용 대신 별도의 레이더 설치로 문제를 해결하려 했다면 18대 증설 및 1600억원의 예산이 투입돼야 한다고 평가됐다. 이와 같은 협력을 통해 보다 촘촘한 관측망을 구성할 수 있었으며 상호 중첩을 통해 고장 등의 사태 시에도 관측불능구역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美, 단일 기종으로 통일해 기술 개발 효과적 미국은 상무부, 국방부, 교통부가 협력해 1988년부터 레이더운영센터(Rdadar Operation Center·ROC)를 운영한다. ROC는 기상청(121대), 공군(26대), 연방항공청(12대) 등이 보유한 160대의 레이더를 공동으로 운영해 관리·운영 비용의 절감은 물론 기술 및 소프트웨어 개발 등에 효과적이다. 미국은 전체 기상레이더를 WSR-88D라는 단일한 기종으로 통일해 관리·운영면에서 규모의 경제를 달성했다. 즉 비용의 절감과 더불어 생산되는 관측자료의 표준화, 시스템 업그레이드에서도 유리하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최근 대부분의 레이더가 미국 EEC사의 모델로 교체되면서 유사한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기상레이더와 관련된 문제의 등장과 해결에 이르는 일련의 과정을 돌이켜 보면 우리나라 기상 당국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할 수 있다. 첫째, 기상청이 관측을 모두 독점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야 한다. 과거 기상 관측장비는 소수의 전문적인 지식을 갖춘 사람과 집단만이 다룰 수 있었다. 그러나 현재는 센서와 사물인터넷(IoT) 기술의 발달로 인해 천문학적 규모의 관련 데이터를 비교적 쉽게 확보할 수 있게 됐다. 기상청이 전국에 설치한 자동측정망보다 더 많고 정확한 자료들을 도로, 항공, 농업 등 각 분야에서 쏟아내는 것이 현실이다. 기상청은 데이터를 융합하고 활용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 이러한 데이터의 종합적인 수집과 관리는 기상청이 아닌 별도의 기관에서 수행할 수도 있다. 즉 ‘디지털 뉴딜’의 일환으로 추진될 수도 있다. 둘째, 장비 도입에서의 전문성 향상과 더불어 전체적인 시스템 속에서의 개선 여부를 고려해야 한다. 많은 장비가 도입되고 있지만 현장에서 제대로 된 역할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카탈로그상의 스펙은 우수하지만 실제로 그것이 현실에서 제대로 발휘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 판단할 수 있는 전문인력과 지식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또한 해당 장비의 도입을 통해 얻을 수 있는 효과가 무엇인지에 대해 사전에 충분한 조사와 검토가 필요하다. 관측과 예보 시스템은 단순한 개별 장비의 성능의 합이 아니기 때문이다. 셋째, 하드웨어보다는 소프트웨어 측면에 투자해야 한다. 상당수 기상장비는 해외에서 수입되는데 이에 수반돼야 하는 각종 소프트웨어 조정 및 업그레이드 등은 매우 취약한 상황에 놓여 있다. 기상장비 시장이 매우 협소하며 기상소프트웨어 분야는 더욱 협소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한계가 있다고 하지만 테슬라의 전기차에서 볼 수 있듯이 앞으로 성능의 개선은 하드웨어보다는 소프트웨어를 통해 이루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넷째, 조직 내의 다양성을 증대시키도록 노력해야 한다. 기상 관련 학과가 소수의 대학에만 있는 탓에 기상 분야는 연구·정책·집행·평가의 과정에서 상호 견제와 객관적 평가가 어렵다. 소수의 인력이 공적·사적으로 얽혀 있는 관계는 발전을 위한 냉정한 조언과 비판이 자리잡기 힘든 게 현실이다. 좀더 다양한 배경의 인력들이 활동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기상청, 외부와의 협력 통해 문제 해결해야 미래를 예측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수많은 변수가 존재하는 기상을 매일 예측하고 그것을 평가받는 것은 힘들고 가혹한 업무이기도 하다. 더욱이 기후변화로 인해 과거의 지식과 경험이 힘을 발휘하기 어려운 상황이 돼 가고 있으며 인력과 예산은 다른 국가에 비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그렇지만 독자적인 기상관측위성, 기상예보전용 슈퍼컴퓨터, 한국형 수치예보모델 등을 갖춘 대한민국의 기상당국에 대한 기대는 높을 수밖에 없다.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문제에 대해 부정하거나 내부적으로만 해결하려 하기보다는 외부의 도움과 협력을 통해 해결하려는 자세의 전환이 요구되는 시점이라 할 수 있다. 최준영 법무법인 율촌 전문위원
  • [정책돋보기] 국립공원 면적 1.5% 확대 앞두고 부처들 ‘힘 겨루기’

    [정책돋보기] 국립공원 면적 1.5% 확대 앞두고 부처들 ‘힘 겨루기’

    국립공원 확대를 놓고 정부 부처 간 입장 차이가 첨예하게 맞서고 있다. 정부 부처 간 갈등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관리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환경부는 22개 국립공원별 공원구역 및 용도지구 조정을 담은 ‘제3차 국립공원계획 변경안’을 마련해 14일부터 의견 수렴 절차에 나선다고 13일 밝혔다. 자연공원법은 10년마다 공원계획 타당성을 검토해 변경하도록 돼 있다. 3차 변경안은 105.5㎢를 편입하고 2.0㎢ 해제를 통해 현재 국립공원 면적(6726㎢) 대비 1.5%를 확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1차(2003년)와 2차(2010년)에서 각각 53㎢, 206㎢를 해제했던 것과 비교해 해제 면적이 크게 줄었다. 환경부는 “두 차례 변경에서 집단마을과 개발지역 등 공원 가치가 낮은 지역을 제외한 결과”라며 “유엔에서 생물다양성 증진을 위해 2020년 보호지역을 국토면적 대비 17%까지 확대하도록 권유하고 있어 국립공원 복원·확대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3차 변경안에는 생태적으로 우수한 곳을 발굴해 공원구역에 편입하고, 가치가 낮다고 평가·입증된 지역에 한해 총량 범위 내에서 해제키로 했다. 지목이 임야·유지·구거(작은개울)·하천은 환경·생태적 기능과 공원으로서 보전가치 등을 고려해 해제 대상에서 제외시켰다. 용도지구 중 보전기능이 가장 강한 ‘공원자연보존지구’는 현행 38.3%에서 42.0%로 늘리되 ‘공원자연환경지구’는 60.9%에서 57.2%로 조정한다는 계획이다. 다음달 10일까지 2주간 의견을 수렴한 뒤 지방자치단체 의견 청취와 관계 부처 협의 등을 거쳐 국립공원위원회에 상정해 최종 확정하게 된다. 환경부 자연공원과 관계자는 “연내 변경한다는 계획이나 지자체와 부처 간 협의가 관건”이라며 “편입대상은 국·공유지로 사유지는 제외했다”고 말했다. 3차 변경안에 대해 산림청을 비롯한 소유기관들은 떨떠름한 반응이다. 산림청은 국토 대비 국립공원 면적이 6.5%로 일본(5.4%), 미국(2.2%), 독일(2.7%) 등 주요 국가보다 높다는 점을 들어 확대에 반대했다. 보호구역 확대가 필요하지만 ‘보호구역=국립공원’이 아니라는 반론이다. 특히 생태계 및 문화경관 보전보다 주차장·야영장·캠핑장 등을 조성해 산림 훼손이 심각하다는 불신이 깔려 있다.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과 수원함양보호구역이 취지에 부합하다며 대안까지 제시하고 있다. 산림청 관계자는 “타당성이 미흡한 지역은 해제가 필요하지만 법적 근거 없는 총량제를 내세워 논란을 반복하고 있다”며 “훼손 우려가 없는 국유림 위주의 공원 확대는 모순된 정책”이라고 주장했다. 해양수산부 역시 “해양의 체계적 관리를 위해 해양보호구역을 확대하고 있는데, 국립공원 해상 면적 확대는 이와 중복될 우려가 있어 효율성과 주민 수용성 등을 신중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서울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국보법 위반 실형 받았던 청년, 당시 판사의 후임 대법관 된다

    국보법 위반 실형 받았던 청년, 당시 판사의 후임 대법관 된다

    다음달 8일 퇴임하는 권순일(61·사법연수원 14기) 대법관 후임 후보로 이흥구(57·22기) 부산고법 부장판사가 선정됐다. 전두환 정권 시절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사법부에 의해 구속된 청년이 사법시험에 합격하고 판사의 길을 걸은 지 27년 만에 사법부의 최정점을 바라보게 된 것이다.대법원은 10일 김명수 대법원장이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가 추천한 3명의 후보 중 이 부장판사를 선정해 문재인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이 제청을 받아들이면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최종 임명된다. 이 후보자는 경남 통영 출신으로 통영고와 서울대 공법학과를 졸업했다. 조국(55) 전 법무부 장관과 학과 동기다. 1985년 서울대 ‘민주화추진위원회’(민추위)에 가입해 활동한 혐의(국보법 위반 등)로 구속 기소돼 1심에서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공교롭게도 권 대법관은 당시 이 후보자에게 실형을 선고한 재판부의 주심 판사였다. 그러나 2심에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고 풀려난 뒤 사법시험에 도전해 1990년 합격했다. ‘국보법 위반 1호 판사’라는 타이틀을 지닌 이 후보자는 초임 시절을 빼고는 부산·창원·대구 등 지방에서 근무했다. 근로자 등 소수자 권익 보호에 관심이 많고, 진보성향 법관모임인 ‘우리법연구회’와 노동법 커뮤니티에서 활동했다. 이 후보자는 서울고법 부장판사·법원행정처 등 ‘엘리트 코스’를 거치지 않았지만 공정한 재판 진행과 충실한 판결 선고로 지역에서 두 차례나 우수 법관에 선정됐다. 2015년 부산지방변호사회가 뽑은 10명의 우수 법관에는 이 후보자와 부인 김문희(55·25기·부산지법 서부지원장) 당시 부산지법 부장판사가 함께 이름을 올렸다. 국보법 위반으로 유죄를 선고받은 전력이 있는 후보가 대법관으로 임명된 적은 없는 것으로 전해져 인사청문회에서 야당 의원들이 이 부분을 집중 추궁할 것으로 관측된다. 김선택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국보법 위반 이력은 이미 검증이 돼 큰 문제가 아닐 것”이라면서 “대법관의 다양성 확보에 실패한 게 핵심”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자도 결국은 50대·서울대·남성 등 ‘서오남’ 법관이라 시민사회가 요구하는 새로운 인물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13명인 현직 대법관 중 호남 출신은 4명인 반면 영남은 2명에 그친다는 점을 감안해 지역 안배가 고려된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이 후보자 등 위원회가 당초 추천한 후보 3명 모두 영남 출신이다. 이 후보자가 최종 임명되면 대법관 13명 중 10명이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된 대법관으로 채워진다. 우리법연구회, 국제인권법연구회,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출신 등 진보 성향 대법관이 포진해 있는 대법원이 균형 잡힌 판결을 내릴지는 숙제로 남게 됐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NASA가 ‘에스키모·샴쌍둥이 은하’ 별칭 사용 금지한 이유

    NASA가 ‘에스키모·샴쌍둥이 은하’ 별칭 사용 금지한 이유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 이후 벌어진 반인종차별 시위 분위기가 지구를 넘어 우주로도 확산되고 있다. 최근 미 항공우주국(NASA)은 천체에 붙여진 모욕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별칭 사용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가장 먼저 그 대상에 오른 천체는 일명 '에스키모 성운'(Eskimo Nebula)과 '샴쌍둥이 은하'(Siamese Twins Galaxy)다. 지구에서 약 5000광년 떨어진 곳에 위치한 에스키모 성운은 행성 모양을 닮은 행성상 성운으로 지난 1787년 윌리엄 허셜이 처음 발견했다. 전체적인 성운의 모습이 털모자를 쓴 사람 얼굴같아 보여 에스키모라는 별칭이 붙었으며 국제천문연맹(IAU)이 지정한 정식 이름은 'NGC 2392'다. 문제는 에스키모라는 단어 자체가 인종차별적인 의미가 있다는 점이다. 에스키모는 '날고기를 먹는 사람들'이란 뜻으로 이누이트들을 야만적으로 비하하는 말이다. 캐나다와 그린란드의 에스키모들은 이 때문에 '사람'이라는 뜻의 이누이트라고 불러주기를 바란다. 샴쌍둥이 은하도 마찬가지다. 약 6000만 광년 떨어진 처녀자리에 위치한 샴쌍둥이 은하는 사실 NGC 4567과 NGC 4568 두 은하로 구성되어 있는데 서로 붙어있는듯한 모습 때문에 이같은 별칭이 붙었으며 나비 은하로도 불린다. 샴쌍둥이라는 말의 기원은 태국의 옛 이름인 시암(Siam)에서 태어난 한 샴쌍둥이에게서 유래됐다. 이들은 19세기 미국과 유럽인들을 대상으로 프릭쇼(기형인 사람이나 동물을 보여주는 쇼)를 벌였는데 결과적으로 샴쌍둥이라는 말은 기괴한 동양인을 비하하는 시선이 담겨있다. NASA 측은 "천체에 붙여진 특정 별칭이 다른 이들에게 고통을 줄 뿐 아니라 유해하다는 것이 확인됐다"면서 "이러한 별칭과 용어는 달갑지 않은 역사적 또는 문화적 함의를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같은 별명을 없애는 것이 다양성, 형평성, 포용으로 가는 첫 단계"라고 덧붙였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핵잼 사이언스] 9900만년 전 개미의 ‘최후의 만찬’…호박 공개

    [핵잼 사이언스] 9900만년 전 개미의 ‘최후의 만찬’…호박 공개

    9900만 년 전 지구상에 서식했던 독특한 개미가 사냥을 하는 모습 그대로를 생생하게 담은 호박이 공개됐다. 미국 뉴저지공과대학 연구진은 미얀마에서 발견된 호박(소나무 송진이 굳어져 만들어진 광물)에서 링구아미르멕스 블라드(Linguamyrmex Vlad)로 불리는 고대 개미가 ‘최후의 만찬’을 즐기기 직전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지옥 개미’(Hell Ants)로도 불리는 이 개미는 낫 모양의 치명적인 뿔을 가지고 있었으며, 이를 이용해 현존하는 바퀴벌레의 조상 격인 곤충을 잡아먹다 송진에 갇힌 것으로 추정된다. 이 개미의 존재는 2017년 당시 뉴저지공과대학의 필립 바든 교수와 동료들이 처음 발견했으며, 이를 포함해 총 16종의 링구아미르멕스가 존재한다. 무기로 활용되는 이 개미의 머리와 입은 주로 먹이를 잡는데 사용됐으며, 입과 머리가 함께 움직일 수 있도록 진화한 것으로 보고 연구진은 보고 있다.연구를 이끈 바든 교수는 “(입과 머리의)통합 능력은 진화 생물학에서 매우 강력한 형태로 판단된다. 해부학적으로 봤을 때 입과 머리 등의 기관이 함께 움직임으로서 두 기능이 함께 진화하고, 이 과정에서 새로운 진화가 시작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이번 호박에서 발견된 ‘링구아미르멕스 블라드’ 종의 머리에 달린 뿔은 먹이를 찌르고 사냥한 먹잇감의 영양분을 빨아먹는 데 사용됐다”면서 “현대 개미 중 머리에 뿔을 가진 것은 단 하나도 없지만, 일부 ‘지옥 개미’에게는 톱니 모양의 이빨로 이뤄진 뿔이 있었다”고 덧붙였다.전문가들은 이 고대 개미의 뿔 표면은 금속 성분으로 이뤄져 매우 단단했을 것이며, 이는 고대 곤충의 매우 특이한 형태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해당 개미는 6500만년 전 멸종했을 것으로 여겨지지만 멸종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진은 “이번 발견은 지구가 여섯 번의 대량 멸종을 겪을 때, 개미만큼이나 흔하고 익숙한 생명체조차도 멸종됐다는 것을 상기시킨다”면서 “멸종된 생물의 다양성과 하나의 혈통이 멸종되는 동안 무엇이 다른 혈통이 지속될 수 있도록 하는지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자세한 연구결과는 세계적 학술지 ‘셀’ 자매지인 ‘커런트 바이올로지’(Current Biology) 최신호에 실렸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서울광장] 서울신문, 독립언론을 위하여/박록삼 논설위원

    [서울광장] 서울신문, 독립언론을 위하여/박록삼 논설위원

    1991년 9월 ‘신문기자 김중배’(86)는 동아일보 편집국장직에서 내려오면서 한국 언론환경의 변화를 시사하는 퇴임사를 남겼다. “언론은 이제 권력과의 싸움에서 원천적인 제약 세력인 자본과의 힘겨운 싸움을 벌이지 않으면 안 되는 시기에 접어들었다.” 한국 사회에서 가장 강력한 권력은 정치권력만이 아니라 자본권력이라면서 자본주의가 지속되는 한 자본의 압력은 영구적일 것이라고 말한 것이다. 1987년 체제 탄생으로 절차적 민주주의 질서가 본격화되는 시점이었다. 당시 정치부 기자들은 ‘동교동계’니, ‘상도동계’니 하며 보수야당과 협력해 정부ㆍ여당에 맞서는 것이 정의의 전부인 듯 인식하던 시기이기도 했다. 이듬해 재벌 회장이 신문사를 설립해 유력 대통령 후보가 됐고, 신문들은 넘쳐나는 광고를 주체하지 못해 조석간으로 지면을 늘려 나갔다. 불과 몇 년 뒤 외환위기에 대기업 광고주들이 도산하거나 어려움을 겪자 일부 신문사는 부채비율 수천%를 기록했다. 지면의 70% 가까이를 광고로 채우며 자본과 운명을 같이해 온 언론으로서 후과였다. 언론은 그럴수록 자본권력에 매달렸고, 저승사자 노릇을 하던 금융자본에도 쩔쩔매야 했다. 30년 전 이런 모습을 예견한 그의 퇴임사는 훗날 ‘김중배 선언’으로 불리게 됐다. 서울신문 또한 크게 다르지 않았다. 116년이란 최고(最古) 역사를 가진 서울신문의 출발은 물론 달랐다. 서울신문의 전신은 일제에 맞서 조국과 민족의 독립을 열망했던 양기탁(1871~1938), 베델(1872~1909)이 1904년 창간한 ‘대한매일신보’다. 일제가 이를 빼앗아 간 뒤 총독부 기관지로 전환했고, 해방 이후에는 민족 정론지로서 활약했으나 4년 뒤 이승만 정부가 적산이라는 이유로 정부 기관지로 편입시켜 버렸다. 이승만-박정희-전두환-노태우-김영삼으로 이어지는 권위주의 정권의 나팔수 노릇도 톡톡히 했다. 하지만 1987년 6월 항쟁 이후 서울신문은 1989년 언론사상 초유이자 최장이었던 26일간의 총파업을 통해 편집권 독립의 의지를 안팎에 천명했다. 2001년에는 드디어 서울신문 구성원들이 퇴직금, 상여금, 기본급 등 연봉의 3분의1 이상을 탈탈 털어 지분을 매입했다. 서울신문 우리사주조합은 39% 지분으로 1대 주주가 됐다. 독립언론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 상여금 600%를 삭감했고, 임금을 동결시켰다. 새로운 정론지를 만들겠다는 꿈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구조가 바뀌자 변화와 혁신의 움직임은 봇물 터지듯 쏟아졌다. 한국 언론 역사상 처음으로 사장 직선제와 편집국장 직선제를 실시하는 등 언론의 독립성, 공공성, 조직의 민주성, 자율성을 쌓아 나갔다. 정부는 2대 주주였지만, 재정 지원은 없었다. 정론지를 꿈꾸는 서울신문 구성원들 또한 바라지도 않았다. 정부 지분을 남겨 놓은 ‘미완성’ 민영화, ‘미완성’ 독립언론에서 20년의 세월이 흘렀고, 2017년 문재인 대통령 후보는 “서울신문의 독립성을 보장할 방안을 마련한다”고 천명했다. 문재인 정부나 공공기관이 소유한 언론사 지분을 청산하려는 이유는 대통령 공약에 근거한 것이다. 서울신문 구성원과 독자들이 절대 환영할 만한 일이다. 다만 그 방법과 절차가 문제다. 이미 자본에 장악된 언론시장에 신문사 하나를 더 보태 주는 것이라면 어떤 의미도 부여할 수 없다. 오히려 더 큰 재앙이 될 수 있다. 정부와 서울신문은 지분 양수도 과정을 통해 한국 사회 언론환경의 지향점이 어떤 모습인지 보여 줄 수 있다. 또한 여론의 다양성 확보를 위한 정부의 의지는 얼마큼인지, 언론의 공공성을 높이기 위한 고민은 어디쯤에 있는지 보여 줄 수 있다. 서울신문 우리사주조합은 정부 지분을 스스로 인수하겠다고 지난달 31일 결의했다. 미완성의 민영화, 미완성의 독립언론을 완성하려는 것이다. 여기에는 서울신문 구성원들의 간절한 의지와 노력과 함께 정부가 줄탁동시(啐啄同時)하는 자세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병아리가 알을 깨기 위해서는 어미닭의 도움이 불가피하듯이 말이다. 2020년 자본주의가 고도화하는 한국 사회에서 자본에서 완전히 자유로운 언론의 독립은 불가능할지 모른다. 그럼에도 불가능해 보이는 꿈에 도전하는 이들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 자본의 요구를 당당히 거부하는 언론사, 투명성과 공정성을 기사로 구현하는 언론사, 다양한 여론이 용광로처럼 녹아지는 비정파적 언론사, 다수의 이익을 추구하는 언론사 하나쯤 더 갖는 것은 한국 사회가 더 해볼 만한 도전 아닐까. youngtan@seoul.co.kr
  • [열린세상] 공룡이 지구를 지배하게 만든 비밀 무기/조현욱 과학과 소통 대표

    [열린세상] 공룡이 지구를 지배하게 만든 비밀 무기/조현욱 과학과 소통 대표

    2억 5000만년 전쯤 지금의 폴란드에 해당하는 지역 호숫가에 어떤 생명체가 진흙 위에 발자국을 남겼다. 이름은 프로로토닥틸루스. 덩치는 고양이만 하고 팔다리는 가늘었다. 그 후손인 공룡은 지구 역사상 가장 성공한 동물 집단이 됐다. 1억년 이상 육상을 지배하면서 모든 종류의 형태와 크기로 퍼져 나갔다. 화석으로 확인된 것은 1000여종이지만 실제로는 현존하는 새의 종류인 1만종을 거뜬히 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이 6600만년 전에 끝장난 이유는 밝혀졌다. 소행성이 지구와 충돌했기 때문이다. 오늘날 공룡 진화의 가장 큰 수수께끼는 이것이다. 애초에 이들이 어떻게 해서 영광의 자리를 차지할 수 있었을까. 이달 초 영국의 과학잡지 뉴사이언티스트의 심층 분석 기사를 보자. 에든버러대학의 스티븐 브루샛(고생물학) 교수가 기고했다. 앞서의 발자국 화석 시절은 중생대 초기 파충류가 번성하던 때였다. 악어의 먼 조상인 의사악어류도 여기 포함된다. 종류와 숫자가 엄청났다. 갑옷을 갖춘 초식성, 뒷다리로 빠르게 달리는 잡식성, 몸길이 9미터에 칼날 같은 치아를 갖춘 최상위 포식자…. 중생대 초기에 대부분 공룡은 덩치가 말보다 작았으며 어둠 속에서 살금살금 움직여야 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공룡은 트라이아스기 말에 갑작스럽게 두각을 나타냈다. 당시 2억년 전쯤에 초대륙 판게아가 여러 갈래로 찢어졌다. 이 과정에서 용암과 함께 엄청난 양의 이산화탄소와 이산화황이 분출됐다. 온실가스는 대기를 데웠지만 화산재는 햇빛을 가렸다. 엄청난 더위와 혹독한 추위가 번갈아 계속됐다. 그 결과 생물종의 30% 이상이 죽었다. 하지만 화석 기록을 보면 공룡이 쉽게 살아남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한편 의사악어들은 끝장났다. 트라이아스기의 풍부한 종 다양성은 거의 모두 사라졌다. 이 결과를 설명하려는 가설은 결국 두 종류로 나뉜다. 한쪽에서는 공룡이 고대 악어에 대해 이미 모종의 우위를 점하고 있었다고 주장한다. 속도, 민첩성, 지능 중 뭐가 됐든 말이다. 요즘 각광받기 시작한 새 이론이 있다. 새와 비슷한 허파와 공기주머니 덕분에 공룡이 우위에 설 수 있었다는 것이다. 공룡의 직계 후손인 새의 허파를 살펴보자. 포유동물과 달리 움직이지 않는 촘촘한 스펀지와 같다. 그렇기 때문에 허파 조직은 극단적으로 얇으면서도 망가지지 않을 수 있다. 산소 흡수 효율이 커지는 것이다. 게다가 여분의 공기주머니들이 팽창, 수축해 준다. 숨을 들이쉴 때뿐 아니라 내쉴 때에도 산소를 교환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다. 미국 루이지애나주립대 에마 새크너의 아이디어를 보자. ‘공룡은 트라이아스기 말의 유독한 대기에 적응할 강력한 무기가 있었다. 허파가 오늘날 새의 것과 비슷하게 효율적이었던 덕분이다.’ 허파는 살 조직이라서 화석으로 남지 않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뚜렷한 흔적을 남기기도 한다. 새들의 공기주머니는 흔히 척추 속으로 파고 들어간다. 그 결과 뼈에 톱니 모양이나 어떨 때는 내부에 공기 방이 만들어진다. 트라이아스기 공룡의 척추뼈 일부 부위에는 공통적으로 빈 구멍이 있다. 새와 조금 다른 유형의 공기주머니를 가졌다는 것을 시사하는 흔적이다. 게다가 2018년 인젠티아 프리마라는 공룡의 화석이 발견됐다. 2억 3700만~2억 1000만년 전의 골격에는 구멍이 많았다. 이는 공기주머니가 몸 전체에 널리 퍼졌다는 것을 시사한다. 본질적으로 이 동물의 허파는 몸 전체를 관통한다. 이 덕분에 빠른 신진대사와 성장이 가능했을 것이다. 이들의 뼈는 또한 가벼웠다. 몸집이 커지면서도 체중이 너무 무거워지거나 체온이 너무 높아지는 등의 문제를 피할 수 있었을 것이다. 수십만 년에 걸친 지구온난화와 탁한 공기, 생태계 붕괴를 이겨 내는 데 도움이 됐을 것이라는 의미다. 어느 쪽이 옳은지는 아직 모른다. 최선의 추측은 공룡에게 뭔가 ‘승리의 패’가 있었다는 것이다. 효율적인 허파, 높은 대사율, 빠른 성장, 그리고 우리가 아직 이해하지 못한 다른 자산들…. 이들이 합쳐져서 그들은 승리했을 것이다. 하지만 환경조건이 조금만 달랐더라도 결과는 달라졌을 것이다. 공룡 시대는 결코 오지 못했을 수도 있다.
  •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다양한 맛과 표정을 가진 후추의 세계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다양한 맛과 표정을 가진 후추의 세계

    언젠가 지인이 캄보디아에 다녀왔다며 작은 후추 한 봉지를 건넸다. 흔히 보는 후추와는 달리 갈색빛이 도는 통후추였다. 호기심에 갈아서 한 꼬집 맛보니 웬걸, 보통 후추의 맛과 달리 상쾌한 과일향이 나면서도 알싸하고 매콤한 맛이 차례로 휘몰아쳤다. 잠시 다른 세계에 있다가 온 기분이었다. 그때부터였다. 후추에 대한 집착이 시작된 건.후추라고 한 종류만 있는 건 아니다. 단지 우리가 별로 관심이 없었을 뿐. 후추의 종류라고 하면 흑후추, 백후추, 적후추 정도로 알려져 있다. 흑후추와 백후추는 사실 가공 방식에 따른 분류다. 후추 열매가 익으면 붉거나 노래지는데 이를 따서 햇빛에 말리면 껍질과 과육이 말라붙어 검게 쪼그라든다. 흑후추 알맹이를 자세히 살펴보면 쭈글쭈글한 주름이 접혀 있다. 백후추는 껍질과 과육을 벗긴 후추 씨앗이다. 쌀로 치면 흑후추가 현미, 백후추가 백미라고 할까. 후추의 톡 쏘는 강렬한 맛은 껍질과 과육에서, 은은한 향은 씨앗에서 비롯된다. 백후추가 흔히 순하다고 하는 게 이 때문이다. 적후추는 빨갛게 익은 후추로 오해하기 쉬운데 엄밀하게 따져 후추 가족은 아니다. 핑크페퍼라 불리는 이 열매는 캐슈너트, 옻나무와 같은 가족으로 말려도 색깔이 빨갛고 후추와 비슷한 맛을 낸다고 해 후추처럼 쓰인다. 빨갛게 익은 진짜 후추를 말리면 검게 변하기에 사실상 산지가 아니고서야 붉은 후추를 보기란 어려운 일이다.낯설지만 녹후추도 있다. 녹후추는 설익은 녹색의 후추로 만드는데 대개 말리지 않고 소금물이나 식초에 절여 피클처럼 유통된다. 말린 후추보다 톡 쏘는 맛은 덜하지만 독특한 신맛과 향으로 일부 서양 요리와 동남아시아 요리에 종종 사용된다. 후추의 최대 생산국은 어디일까. 콜럼버스가 그렇게 인도를 찾아 서쪽으로 항해를 한 걸로 보아 인도일 것 같지만 안타깝게도 인도는 인도네시아에 이어 후추 생산량 3위다. 최대 후추 생산국은 베트남으로 전 세계 후추의 3분의1이 생산된다. 우리가 흔히 접하는 후추 대부분이 베트남산이다. 인도는 세계 후추의 종주국이었지만 19세기 프랑스에 의해 인근의 캄보디아, 베트남 특정 지역에 대규모 후추 농장이 세워지고 점차 생산량을 늘리면서 상황이 변했다. 후추도 농산물이다 보니 지역과 가공법에 따라 품질의 차이가 존재한다. 잘 알려진 고급 후추는 캄보디아의 캄포트 후추다. 캄보디아 프놈펜의 서남쪽에 위치한 캄포트 지역은 고품질의 후추를 키우기 적합하다. 지인이 선물해 준 놀라운 풍미의 후추가 바로 캄포트 후추였다. 13세기부터 후추를 재배해 온 캄보디아는 20세기 주요 후추 생산국이었지만 내전으로 인해 생산량이 곤두박질쳤다. 캄포트 이외의 다른 지역에서도 후추가 생산되지만 여전히 캄포트산 후추를 최고로 친다.베트남의 고품질 후추로는 캄보디아 캄포트 지역과 인접한 푸꾸옥섬에서 나는 후추가 손꼽힌다. 캄포트 후추처럼 과일향이나 꽃향기가 처음에 느껴지다가 서서히 찾아오는 매운맛으로 인기가 높다. 인도에선 텔리체리 후추가 유명하다. 인도 남부 케랄라 지방에 텔리체리라고 불렸던 지명이 있긴 하지만 지역과 큰 상관은 없다. 텔리체리 후추는 일반 후추보다 알맹이가 큰 후추를 골라낸 것으로 알맹이가 클수록 후추의 풍미가 더 크고 강해 유난히 맛이 좋은 후추로 알려져 있다. 이 밖에 우리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형태의 후추도 있다. 쿠베브 페퍼는 인도네시아 자바에서 생산되는 후추로 후추처럼 작고 둥글지만 끝에 꼬리가 달려 있는 모양이 특징이다. 과거 유럽에서도 조미료나 약재로 많이 사용했지만 일설에 따르면 16세기 포르투갈 왕이 인도와의 무역 관계 회복을 위해 자바산 후추 수입을 금지하면서 유럽에서 급격히 사라져 버린 비운의 후추다. 보통의 후추보다 더 맵고 쓰며 너트메그, 메이스와 비슷한 향을 내 담배와 술, 향수를 만들 때 쓰인다. 롱 페퍼는 이름 그대로 길쭉하게 생긴 후추다. 생긴 건 꼭 말린 무궁화 암술대처럼 생겼는데 후추에는 없는 나무향과 약간의 단맛, 그 후에 찾아오는 강한 매운맛이 특징이다. 롱 페퍼도 쿠베브 페퍼처럼 과거 유럽에서 종종 쓰인 후추지만 콜럼버스가 신대륙에서 올스파이스를 발견해 들고 오면서부터 인기가 급격하게 줄어드는 불운을 겪었다. 요즘 국내외를 막론하고 열정 있는 요리사들은 독특한 후추를 이용해 요리에 다채로운 인상을 불어넣고 있다. 최근 다양성이 늘어난 소금처럼 언젠가 각양각색의 전 세계 후추를 손쉽게 만나 보게 될 날도 머지않으리라 기대해 본다.
  • 장현국 경기도의회 의장, 8월 월례조회에서 ‘소통기반 변화’ 강조

    장현국 경기도의회 의장, 8월 월례조회에서 ‘소통기반 변화’ 강조

    장현국 경기도의회 의장(더불어민주당·수원7)이 5일 ‘8월 월례조회’에서 의회사무처 직원 간 소통과 이해를 기반으로 지방자치법 개정 등 ‘기분 좋은 변화’를 이끌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오전 의회 1층 대회의실에서 진행된 ‘10대 후반기 의회 첫 월례조회’에서 장현국 의장은 “의회사무처의 주인인 직원 여러분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함께 변화를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 장현국 의장은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내는 것만큼 어렵고 힘든 일은 없다’는 마키아벨리의 저서 ‘군주론’의 격언을 인용한 뒤 “그 어렵고 힘든 일을 이겨내며 새 변화를 지금 만들고자 한다”면서 “이러한 변화가 계속될 때 지방자치법 개정 등 여러 현안 사안이 해결될 수 있다”고 피력했다. 이어 그는 “직원 여러분이 행복에야 도민이 행복할 수 있다”며 “의회사무처 직원의 다양성과 자율성을 존중하고 끊임없이 소통하며 서로에게 디딤돌이 되는 변화를 일궈나가자”고 당부했다. 한편, 이날 월례조회는 코로나19 확산 방지 차 생활 속 거리두기에 따라 좌석을 기존 180석에서 70석으로 줄이고, 손제정제와 체온계를 비치하는 등 철저한 방역수칙 준수 하에 진행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조영학의 번역과 반역] 차별금지법, 동성결합, 동성결혼

    [조영학의 번역과 반역] 차별금지법, 동성결합, 동성결혼

    얼마 전 대학생 딸이 물었다. 아빠는 동성애를 어떻게 생각해? 난 잠시 생각하다가 이렇게 대답했다. 탕수육을 예로 들어 보자. 아빠는 소스를 부어서 먹고 너희는 찍어서 먹지? 하지만 취향이 다르다고 서로를 비난할 수는 없는 것 아니겠니? 딸은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아빠가 성소수자들을 비난하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딸아, 아빠도 네게 편견이 없어서 기쁘단다. 성소수자를 향한 혐오에 가장 효과적으로 대응한 사례는 다음과 같다. 지인이 공중목욕탕에 갔을 때였다. 한 노인이 한참 성소수자를 맹비난하더니 지인에게 이렇게 묻더란다. “당신 자식이 호모라면 좋겠우? 솔직히 싫잖아?” 지인은 노인을 바라보며 씩 웃었다. “물론 제 아들이 동성애자가 되길 바라지는 않습니다. 그렇다 해도 제 아들이 동성애자라고 손가락질하는 놈이 있으면 가만 두지 않겠습니다.” 정의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포괄적 차별금지법이 발의됐다. 2007년 참여정부에서 ‘차별금지법안’이 보수기독교 단체의 반대로 무산된 이후 벌써 발의만 여덟 차례라는데 이번에도 통과는 쉽지 않은 모양이다. 성소수자에 대한 반감과 오해, 편견이 여전한 탓이다. 조지 플로이드의 죽음 이후 모든 차별에 반대한다며 퍼포먼스까지 펼쳤던 미래통합당도 성소수자 조항을 빼고 논의하자며 한발 빼고 있다. 미국의 유력한 대선주자인 조 바이든은 2012년 TV 토론에 나가 동성결혼의 합법화에 찬성한다고 밝혔다. “중요한 것은 사랑입니다. 여러분은 누굴 사랑합니까? … 결혼 당사자가 레즈비언이든 게이든, 남녀든 상관없습니다.” 조 바이든에게 선수를 빼앗기기는 했지만 버락 오바마 역시 재선을 앞두고 동성결혼의 정당성을 받아들였다. “게이든 레즈비언이든 누구나 공정하고 동등하게 대접받아야 한다.” 그는 성소수자 공동체를 위해 보다 광범위한 평등이 필요하며 동성결합(civil union)을 넘어 동성결혼을 인정해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미국은 그 고백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오바마는 재선에 성공했다. 개인적으로 흥미로운 부분은 ‘동성결합’이다. 미국은 대부분 주에서 동성의 결합을 법적으로 인정하고 있다. 동성결혼까지는 아닐지언정 동성 부부의 권리를 거의 모두 법으로 보호하고 있었던 것이다. 아시아에서도 일본과 대만 등이 지역별로 동성결합을 법으로 인정한다. 우리는 차별금지법 하나 처리하지 못하고 있다. 우리나라에는 아직 소개되지 않았지만, 2013년 네뷸러상을 수상한 SF소설 ‘2312’는 흥미로운 전망을 내놓았다. ‘2312’는 2312년 즈음 지구와 우주의 생태가 어떻게 변화하고 운영될 것인가를 과학적, 사회적으로 추리한 이른바 ‘하드SF’다. 저자 킴 스탠리 로빈슨에 따르면 미래 세계에서는 수명 연장, 질병 치료 등의 이유로 성 이미지를 얼마든지 선택할 수 있다. 그는 선택 가능한 범주를 다음과 같이 나열했다. “여성, 남성, 자웅동체, 암수모자이크, 남녀추니, 양성애자, 혼성애자, 간성애자, 무성애자, 거세자, 비성애자, 미분화자, 게이, 레즈비언, 호모, 성도착자, 동성애자, 다성애자, 복합성애자, 변성애자, 버다치, 히즈라, 두 개의 영혼….” 동성애를 인정하는 순간 나라가 큰일날 것처럼 호들갑이지만 성소수자를 바라보는 시선은 이미 많이 여유로워졌다. 우리는 TV에서 홍석천, 하리수를 스스럼없이 만나고,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에 열광했다. 미국을 위기에 빠뜨린 인물은 동성결혼을 인정하자는 오바마, 바이든이 아니라 오히려 극심한 차별주의자인 트럼프다. 비록 가설이지만 킴 스탠리 로빈슨의 미래는 충분히 가능하다고 믿는다. 이미 성전환 수술이 가능하지 않은가. 세상은 이렇게 미래와 다양성을 향해 나아가건만 우리는 여전히 답답한 인습과 편견과 남녀차별 수준에 머물러 있다. 속된 말로 후지다.
  • ‘샤이 트럼프’ 결집용 가을 개강 고집에… 냉가슴 앓는 유학생

    ‘샤이 트럼프’ 결집용 가을 개강 고집에… 냉가슴 앓는 유학생

    “너무나 많은 대학이 급진좌파 이념에 물들었다. 우리의 아이들은 이념 주입이 아닌 교육을 받아야 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초 트위터에 이런 글을 올리고 대학의 면세 지위 및 연방정부 자금 지원에 대한 재검토를 언급했을 때 미 대학들은 돈을 죄어 압박하는 ‘트럼프식 선전포고’로 받아들였다. 소위 ‘배운 자’ 집단인 대학은 줄곧 트럼프 대통령의 일방주의를 비판했다. 인종차별적 적대감과 까다로운 비자 시스템 등이 미국 대학의 세계 경쟁력을 급격히 낮춘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학계의 반트럼프 정서를 ‘급진좌파’라는 과격한 표현으로 공격한 셈이다. 양측의 해묵은 갈등은 트럼프 행정부가 ‘외국인 신입 유학생’에 대한 비자 제한 조치를 단행하는 식으로 터졌다. 코로나19로 전면 온라인 강좌를 고집하는 대학들에 재정수입의 한 축인 유학생을 무기로 가을학기 정상 개교를 압박한 것이다. 하버드, 프린스턴 등 대학들도 물러서지 않았다. 그 결과 피해자는 죄 없는 신입 유학생이었다. 이들이 미국에 입국할 수 있는 시간은 이제 불과 30일도 안 남았다.지난달 6일 국토안보부 산하 이민세관단속국(ICE)은 오는 9월에 시작하는 가을학기에 100% 온라인으로만 수업을 듣는 ‘F1 및 M1 비자 유학생’에 대해 미국 체류 및 신규 비자 발급을 모두 금지한다는 내용의 지침을 내놓았다. 하버드와 매사추세츠공과대(MIT) 등 200여개 대학과 17개 주 정부가 소송을 제기했고, 트럼프 행정부는 역풍에 부담을 느낀 듯 닷새 만에 해당 지침을 철회했다. 하지만 이로부터 10여일 뒤인 같은 달 24일 이번엔 가을학기에 100% 온라인 강좌를 수강하는 ‘신입 유학생’에게는 비자를 발급하지 않겠다고 공지했다. ‘학생 및 교환 방문자 프로그램’(SEVP) 규정에 따르면 미국 대학의 외국인 학생들은 학기당 한 과목만 온라인 강의를 들을 수 있는데, 지난 학기에 코로나19로 전면 온라인 강의를 예외로 허용한 것이었다. 하지만 ICE는 이런 예외가 재학생에게만 적용되며 신입생은 대상이 아니라고 해석했다.1800개 대학으로 구성된 미교육협의회(ACE)는 “실망스럽다”고 비판했고 학계는 교육의 평등권에 위배되며 더 나아가 인종차별에 해당할 수 있다고 주장했지만 대학의 속내는 복잡하다. 외국인 유학생들이 미국 거주자보다 비싼 등록금을 낸다는 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소위 대학들을 괴롭힐 ‘아킬레스건’을 정확히 짚었기 때문이다. 일례로 2019~2020학년도 브라운대의 국제학생 등록금은 7만 3836달러(약 8840만원)로 미국 내 거주자(5만 8504달러·약 7003만원)보다 26.2%(약 1840만원) 비싸다. 미국의 한 대학 관계자는 “유학생이 2.5배나 많은 등록금을 내는 학교도 있다”며 “코로나19로 한 학기를 다니면 다음 학기는 무료로 해 주는 혜택 등이 생기고 있는데, 외국인 유학생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미 가을학기에 전면 온라인 강의를 택한 하버드대·MIT·프린스턴대 등 1250여개 대학(12%)은 신입 유학생을 받지 못한다. 이 외 온·오프라인 혼합 강의를 택한 곳은 34%고, 50%가량은 전면 대면 강의로 복귀한다. 대학가는 전면 온라인 강의를 택한 대학의 경우 유학생이 15~20%가량 줄어들 것으로 전망한다. 이미 코로나19 사태만으로도 미국 현지 학생은 10%, 국제학생은 최대 15%까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었다. 신입 유학생의 감소가 미국 대학 경쟁력의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은 대학들이 더욱 우려하는 부분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줄곧 백인 외 인종에 대해 적대감을 보여 왔는데, 여기에 비자 발급까지 까다로워진다면 캐나다, 호주, 영국 등 다른 영어권 국가로 인재들이 빠져나갈 수 있다. 대학에 재정적 수입이 주는 것은 물론 다양성을 양분으로 발전해 온 미국의 경쟁력을 저해하는 한편 미국에 우호적인 민간외교관도 줄어들 수 있다. 오하이오주의 한 대학 직원은 “신입 유학생뿐 아니라 기존 유학생들도 코로나19로 미국 영사관이 한동안 문을 닫으면서 비자를 받는 게 늦어지는 상황이어서 법적 입국 시한 전에 미국에 들어올 수 있을지 걱정이 크다”며 “온·오프라인 수업을 병행하는 대학의 신입 유학생들도 원칙적으로는 비자 발급을 받을 수 있지만 영사관 측이 대면 강의 수강을 증명하는 까다로운 수준의 서류를 요구한다면 역시 기한 내 입국이 힘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학생들은 원칙적으로 개학 전에 입학해야 하는데, 이번 가을학기는 대부분 오는 24일에 문을 연다. 다만 미국 대학의 경쟁력 저하 우려에는 유학생을 소위 ‘봉’으로 취급한 대학 당국의 책임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008년 금융위기로 살림이 어려워지자 대학들은 외국 유학생 수를 늘리며 재정 확충에 성공했으나 너무 오른 등록금은 외려 학생 증가세 둔화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실제 2014~2015학년도에 전년보다 10% 늘었던 미국 대학 유학생 수 증가율은 2016~2017학년도 3.4%로 떨어졌고 2018~2019학년도에는 0.05%로 제자리걸음을 했다. 2008~2009학년도에 67만 1616명이었던 유학생 수가 10년 만에 109만 5299명으로 늘었지만 증가율은 매년 줄어든 것이다. 한국 학생들도 미국 외 영어권 국가로 눈을 돌리고 있다. 한국 교육부에 따르면 미국 유학생 수는 지난해 5만 4555명으로 2018년(5만 8663명)보다 7% 감소한 반면 캐나다는 2018년 1만 2279명에서 지난해 1만 6495명으로 34.3%가 늘었다. 뉴질랜드(28.3%), 호주(11.7%), 영국(11.1%) 등도 두 자릿수 성장세를 기록했다. 힘들게 미국 대학에 입학한 신입 유학생들은 벙어리 냉가슴을 앓고 있다. 이메일을 보내 입학을 다음 학기로 유예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지만 일부 대학은 그냥 본국에서 온라인 강의를 들으라고 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학생 김모씨는 “수만 달러에 달하는 학비를 내고 미국 입국도 못 한 채 온라인 수업을 들으라는 건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향후 미국의 외국인 유학생 정책이 더욱 까다로워질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이미 2018년 10월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에서 스파이 활동을 한다는 이유로 중국 유학생의 비자를 전면 중단하는 방안을 검토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최근에도 미 행정부가 휴스턴 중국 총영사관을 폐쇄하는 과정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많은 중국 유학생이 미국의 지식재산을 훔치기 위해 미국에 와 있다”고 비판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 유학생 비자 제한을 포함한 반이민 기조는 시골 지역의 ‘샤이 트럼프’(숨은 트럼프 지지자)들을 결집하기 위한 중요한 정치적 수단이다. 결국 대학가는 오는 11월 대선에 기대를 거는 분위기다. 민주당 조 바이든(전 부통령) 후보가 당선되면 인권, 환경, 다자주의를 중시하고 인종차별적인 분위기가 상당 부분 줄어드는 ‘정상화’가 진행될 거라는 기대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코로나 백신 우선권’ 정치 개입 우려에 미국 CDC “공평·공정·투명”

    ‘코로나 백신 우선권’ 정치 개입 우려에 미국 CDC “공평·공정·투명”

    美NIH, 9월말까지 배분 가이드라인 마련코로나19 백신, 누가 먼저 맞아야 할까. 미국 보건당국이 근래 유례없는 코로나19 대유행에 다음달 말까지 최초의 백신을 어떻게 배분할지에 대한 가이드라인 초안을 마련한다고 AP통신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윤리적 문제와 현실적 문제가 겹쳐 배분 우선순위 결정이 쉽지 않다. 프랜시스 콜린스 미국 국립보건원(NIH) 원장은 “많은 사람은 자신이 접종 순위의 상위에 있어야 한다고 느끼고 있다”며 코로나19 백신 분배와 관련해 자문그룹에 조언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전통적으로 희귀한 백신 접종의 첫 줄에는 의료 종사자와 해당 질병에 가장 취약한 사람을 둔다. 그러나 콜린스 원장은 여기에다 코로나19 피해가 심한 지역에도 우선권을 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19 배신 접종의 우선권 배분은 말처럼 쉽지 않다. 미국은 수백만회 분량의 백신을 비축하겠다고 약속했지만 불편한 진실은 연말까지 생산하는 백신이 안전하고 효과적이라고 할지라도 모두가 당장 사용할 만큼 충분하지 않다는 데 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설치한 예방접종 자문위원회(ACIP)는 누가 언제 접종해야 하는지에 대해 정부가 따라야 하는 권고안을 제시하지만 이번은 까다롭다. 의회가 지원하는 국립의학아카데미(NAM)의 전문가와 윤리학자들에도 자문을 요청한 상태다. 세계적으로 천연두 박멸에 앞장선 빌 페이지 박사는 우선순위 설정은 “창의적이고 도덕적인 상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백신 분배와 관련해 정치가 개입할지 모른다는 우려에 대해 로버트 레드필드 CDC 소장은 백신 배분이 “국민에게 ‘공평하고 공정하며 투명하게‘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필수 인력’ 기준은… 취약자, 백신 효과 없으면?CDC의 공개적인 제안은 이렇다. 가장 우선순위는 위급한 환자, 국가 안보 등 관계자들이다. 두 번째 순위는 코로나19 감염 위험성이 높은 이들로 약 1억 1000만명으로 추산된다. 이들은 요양시설에 장기 거주하는 65세 이상 고령자, 연령에 관계없이 건강이 나쁜 사람, 필수 인력이라고 여겨지는 사람들이다. 일반 대중은 그다음이다. 효과가 좋은 백신이라도 2번의 접종이 필요하다. 문제는 누가 필수 인력이냐를 파악하는 것이다. 미국 캘리포니아대 LA 캠퍼스의 소아과 의사 피터 스질라기 박사는 “내 자신은 중요한 의료 종사자는 아니라고 여긴다”고 인정했다. 대유행 초창기와 달리 지금의 의료 종사자들, 특히 코로나19 치료 인력들은 가장 잘 보호를 받고 있으며 다른 사람들이 더 위험할 것이라고 위원회 한 구성원이 말한 것으로 AP가 전했다. 보건과 안보 분야를 제쳐두고 ‘필수’ 인력은 가금공장 근로자인가 학교 교사인가? 백신이 젊은 층이나 건강한 사람보다 건강 취약자들에게서 잘 듣지 않으면? 노인의 회복력이 떨어진다는 것을 감안하면 정말 우려스럽다. 코로나19 감염률이 라틴계, 흑인, 원주민 미국인 사이에서 비정상적으로 높기 때문에 다양성은 어떤 집단이든 매우 의심스럽게 여겨질 것이라고 제이 로메로 ACIP 의장이 진단했다. 도시 빈민은 건강보험에 접근할 수도 없고, 재택근무도 못하는 실정이라고 세인트 루이스대 샤론 프레이 박사가 전했다. WHO도 배분 딜레마… 가족 모두 접종이 효과적특히 코로나19 백신은 위험성이 높은 한 사람에게 접종하는 것보다 전체 가족에게 접종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뉴욕에 기반을 둔 대규모 병원 네트워크인 노스웰 헬스의 헨리 번스타인 박사가 말했다. 이는 비단 미국만의 문제가 아니라 지구촌의 딜레마이다. 세계보건기구(WHO) 역시 빈곤 국가에도 백신이 공정하게 배분하기 위해서는 같은 우선권의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안전하고 효과적인 백신 개발에 뛰어든 모더나와 화이자는 지난주 각각 3만명을 대상으로 하는 임상 시험에 들어갔다. 아스트라제네카, 존슨앤존슨, 노바백스와 중국 기업들도 임상시험 지원자를 대규모로 모집하는 등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백두대간 금남정맥 생태축 복원

    도로 개설로 단절된 백두대간 금남정맥 구간의 생태축 복원사업이 추진된다. 전북도는 산림청·진안군과 함께 전주~진안간 국도 건설사업으로 단절된 금남정맥에 생태통로를 설치한다고 2일 밝혔다. 금남정맥은 백두대간 영취산에서 갈라져 나와 금호남정맥을 거쳐 진안군 부귀면 주화산, 연석산, 운장산, 대둔산으로 이어지는 구간이다. 생태축 복원사업이 추진되는 지역은 금남정맥 구간 중 1997년 전주~진안 간 국도 26호선 개설로 단절된 보룡재 구간이다. 전북도는 이곳에 육교형 생태통로를 설치해 고라니, 족제비, 너구리 등 각종 동물의 이동 및 식생 연결로 산림생물의 다양성을 증진할 계획이다. 전북도 관계자는 “오는 2022년까지 금남정맥 생태축을 복원해 생태축을 복원함과 동시에 백두대간 상징성 및 역사성을 회복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세계서 가장 오래된 3000만년 전 고산식물 지대, 中서 발견

    세계서 가장 오래된 3000만년 전 고산식물 지대, 中서 발견

    지구상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진 고산식물 지대가 중국에서 발견됐다. 중국과 미국 공동연구진에 따르면 티베트고원 남동쪽에 위치한 거대한 산맥인 헝돤산맥에서 발견된 고산식물 지대는 수천만 년 동안 식물 다양성을 유지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 고산식물을 해발고도 2500m 이상의 고산대에 생육의 분포지역을 둔 식물을 의미한다. 연구진이 헝돤산맥 일부 비탈진 경사면에서 채취한 고산식물 샘플과 히말라야, 티베트고원 등지에서 채취한 샘플 18종의 DNA를 비교·분석했다. 또 새로운 식물 종의 탄생 시기와 헝돤산맥 지형의 지질학적 역사, 식물화석이 만들어진 시기 등을 연대표로 표현하고 분석한 결과, 일부 식물군은 약 3000만 년 전에 이 산맥에서 유래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전까지는 헝돤산맥의 가장 높은 부분인 해발고도 4500m 지점에서 식물이 자라나기 시작한 시기는 500만 년 전이라고 여겨져 왔다. 그러나 방사성 탄소에 의한 연대 측정법을 이용해 분석한 결과, 이 지역에는 예상보다 훨씬 오래전부터 고산식물이 자라나기 시작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연구에 참여한 미국 시카고 필드박물관의 진화생물학자 리차드 리 박사는 “헝돤산맥 고원의 일부 식물군은 약 3000만 년 전에 이곳에서 유래했으며, 다른 고산 식물들보다 훨씬 빨리 출현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헝돤산맥의 해당 지역은 특히 식물학적으로 매우 특별한 곳”이라면서 “로키산맥과 비슷한 고산 채초지이지만 식물의 다양성은 10배 더 높다. 철쭉과 식물과 프리뮬러(앵초와 앵초속에 딸린 화초), 용담(종 모양의 파란색 꽃이 피는 야생화) 등이 특히 다양하다”고 덧붙였다.연구진은 이 지역이 장맛비와 습기, 또 침식작용을 통해 다른 지역과 분리된 환경 등이 해당 지역에서 새로운 식물종이 고립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이라고 추측했다. 리 박사는 “이 지역은 다른 산에서 고대 식물집단을 없애 버린 강력한 빙하를 피할 수 있었다. 또 산맥의 방향은 식물의 씨앗이 동물이나 바람, 물 등에 의해 이동되는데 도움을 줬을 것”이라고 전했다. 연구진은 앞으로 헝돤산맥의 고대 식물군집이 새로운 기후변화를 포함한 인간의 활동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가 문제라고 지적하며, 새로운 도로나 수력발전 댐, 산림개발 등의 위협을 막기 위한 중국 정부의 대응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세한 연구결과는 세계적인 과학저널 ‘사이언스’ 최신호에 실렸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여름휴가 즐기고 연말엔 소득공제도”…한국문화정보원 추천 문화상품

    “여름휴가 즐기고 연말엔 소득공제도”…한국문화정보원 추천 문화상품

    어느덧 여름 휴가철이다. 신나게 즐기는 것도 좋지만, 이왕이면 연말 소득공제까지 챙겨보는 건 어떨까.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한국문화정보원이 코로나19로 지친 일상에 활력을 주고 소득공제 혜택도 받을 수 있는 문화바캉스를 1일 제안했다. ‘문화비 소득공제’는 국민의 문화향유 기회를 확대하고자 도입한 제도다. 급여 7000만원 이하 근로소득자라면 최대 100만원 이내에서 소득공제 받을 수 있으며, 도서 구입비, 공연 관람료 및 박물관·미술관 입장료가 여기에 해당한다. 다만, 문화비 소득공제 대상 사업자로 등록한 사업자에 한해 가능하다. 대상 사업자는 전국에 약 3800여개 정도로, 문화비 소득공제 홈페이지(culture.go.kr/deduction)에서 목록을 확인할 수 있다. 우선, 예매 수수료도 아끼고, 소득공제 받는 공연을 살펴보자. 중소규모 문화단체 티켓예매와 홍보를 지원하는 공공 티켓예매 플랫폼 ‘문화N티켓’을 이용하면 된다. 국악의 신세계를 만나보는 콘서트 ‘풍류열전’, 독도를 지켜온 선조의 이야기를 다룬 창작뮤지컬 ‘독도아리랑’, 타인에 대한 배려를 생각해 보는 어린이 뮤지컬 ‘도서관에 간 사자’, 우화로 인생의 진리를 알려주는 ‘천로역정’, 달콤살벌 유쾌한 호러로맨스 ‘오나의귀신님’ 등 다양한 주제의 문화를 즐길 수 있다.박물관과 미술관 나들이를 계획했다면, 이번 달 1~23일 시행하는 2020 박물관·미술관 주간을 눈여겨보자. 수도권, 강원·충청권, 전라·제주권, 경상권 4개 권역의 지역 특색을 연계한 9개 프로그램과 15개 교육체험 프로그램을 추천한다. 경남 리미술관의 장애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오감형 전시 ‘마음의 눈-전시를 만지다’, 경주 우양미술관의 유기동물에 대한 사회문제와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구해줘 홈즈’, 경기 양평군립미술관의 문화 다양성을 체험하는 ‘다(多)가치, 다같이’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특히, 문화N티켓에서 14일부터 할인쿠폰을 배포하니 반드시 받자. 종이책은 물론 전자책이나 중고책 구매도 소득공제를 받는다. 책 가운데 국제표준도서번호인 ISBN이 978, 979로 시작되는 도서(전자책의 경우 ECN이 있어야 함) 구매 시에 소득공제가 가능하다. 또한, 중고책 구매도 소득공제 된다. 한국문화정보원은 온라인서점 예스24(yes24.com)와 협업해 8월 한 달 동안 ‘여름휴가를 부탁해’ 이벤트를 진행한다. 문화비 소득공제 퀴즈 정답을 맞히면 예스24 2000원 상품권을 증정하고, 여름휴가 때 보고 싶은 책이나 공연, 전시를 댓글로 남기면 추첨해 30만원 상당의 국민관광상품권과 시원한 빙수와 아이스크림을 경품으로 증정한다. 무엇을 읽어야 할까 고민한다면, 예스24가 추천하는 책도 눈여겨보자. 예스24는 여름시즌에 맞춰 수박을 모티브로 시원하게 표지를 바꾼 전승환의 ‘내가 원하는 것을 나도 모를 때’를 비롯해 정유정의 장편소설 ‘7년의 밤’, 조경규의 ‘오무라이스 잼잼 11’ 등 리커버 에디션을 추천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장현국 경기도의회 의장, 30일 이낙연 국회의원 접견

    장현국 경기도의회 의장, 30일 이낙연 국회의원 접견

    장현국 경기도의회 의장(더불어민주당·수원7)이 30일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을 만나 ‘지방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고 강조하며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 국회 통과에 힘을 보태줄 것을 당부했다. 장현국 의장은 이날 오전 의장 접견실에서 이낙연 의원과 접견하고 “국민 행복의 비결은 다양성·자율성·창의성을 바탕으로 한 지방정부에 있다”며 “지방의회의 낡은 제도를 혁신하고 개혁의 그림을 완성하기 위한 내용이 ‘지방의회 제도개선 건의서’에 포함돼 있는 만큼 중앙 차원에서 관심을 기울여 달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 지방자치가 부활한 지 30년이 다 됐지만 제도의 근간이 되는 지방자치법은 변화가 없다”며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이 연내 국회에서 통과될 수 있도록 각별한 지원을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이에 이낙연 의원은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은 지방의회와 지자체의 견해를 받아들여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검토를 거친 것이기 때문에 (국회 통과에) 긴 시간이 걸릴 거라고 보지 않는다”며 “지방의회 관련 조항인 ‘정책지원 전문인력 도입’과 ‘인사권 독립’을 염두에 두도록 하겠다”고 화답했다. 이날 접견에는 장현국 의장을 비롯해 경기도의회 송한준 전 의장과 문경희 부의장, 박근철 더불어민주당 대표의원, 염종현·정승현 의원, 박광온·김철민 국회의원 등이 배석했다. 한편, 이낙연 의원은 이날 장현국 의장과 접견한 후 의회 브리핑룸에서 당 대표 출마 관련 기자회견을 실시하고, 경기도의회 의장단 및 더민주 의원 60여 명과 정담회를 가졌다. 이날 정담회에서 더민주 의원들은 지방의회 제도개선을 위한 건의과제 10건을 이낙연 의원에게 전달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세 번째 도전은 실패할 수도, 해서도 안 된다”

    “세 번째 도전은 실패할 수도, 해서도 안 된다”

    “세 번째 도전은 더이상 실패할 수 없고 실패해서는 안 된다는 공감대가 쌓여 있습니다.”●지자체장 출신 등 당 지도부 다양성 필요 더불어민주당 최초의 현직 지방자치단체장 출신 선출직 최고위원을 꿈꾸는 염태영 경기 수원시장은 지난 27일 서울 여의도 수원서울연락사무소에서 진행된 서울신문 인터뷰에서 “지방자치 30년 역사의 산물이 민주당에 기초하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가 말한 ‘세 번째 도전’은 앞서 원외 최고위원에 도전했다가 실패한 2015년 박우섭 전 인천 남구청장과 2018년 황명선 충남 논산시장을 염두에 둔 것이다. 염 시장은 당 지도부의 ‘다양성’을 근거로 지자체장 출신 최고위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 지도부 구성은 다양한 당 구성원 비율이 반영된 것이 아니라 국회의원들로만 이뤄져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민주당 출신 전국 155명 기초단체장, 650명 광역의원, 1650명 기초의원이 뭉쳐 생활 정치, 풀뿌리 정치가 중앙당으로 이어지는 통로를 이번에는 꼭 확보하겠다”며 “그 대표주자가 저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의 약점을 바라보는 시선도 여타 최고위원 후보들과는 달랐다. 염 시장은 “현재 알려진 재난지원금, 선별진료소, 생활치료센터는 모두 지자체에서 선도적으로 실시한 것”이라며 “지방자치 30년 동안 쌓아 온 정책적 과제를 현재 당이 일상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구조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당과 풀뿌리 정치를 접목시키고, 지자체의 성과를 키워 민주당이 국가 단위 정책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풀뿌리 정치와 중앙당 잇는 통로 꼭 확보 염 시장은 내년 4월 재보궐선거와 행정수도 이전에 대한 입장도 내놨다. 그는 “책임 있는 여당이라면 내년 4월 서울·부산시장 선거에 당연히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행정수도 이전에 대해선 “헌법을 바꿔서라도 행정수도 완성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밝혔다. 21대 국회에서 지자체장 출신의 민주당 의원이 많아진 것은 염 시장에게 호재다. 이들이 모인 ‘자치와 균형’ 포럼의 공동대표 중 한 명이 염 시장이다. 염 시장은 “의원 176명을 당선시킬 때 현장에서 뛴 사람들이 자부심을 갖고, 중앙당 구성을 다양화하기 위해 꼭 지도부에 입성하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여기는 남미] 멕시코시티, 성전환 치료하거나 강요하면 징역 5년

    [여기는 남미] 멕시코시티, 성전환 치료하거나 강요하면 징역 5년

    멕시코시티가 성전환 치료를 범죄로 규정하고 형사처벌을 법제화했다. 24일(현지시간) 현지 언론에 따르면 멕시코시티 시의회는 화상회의를 통해 지방형법 개정안을 표결에 붙여 찬성 49표, 반대 9표로 통과시켰다. 의회를 통과한 개정 형법은 성전환 치료를 성적 정체성과 자유로운 인격 개발에 반하는 범죄행위로 규정했다. 타인에게 성전환 치료를 하거나 성전환 치료를 강요한 사람에겐 2~5년의 징역이 선고될 수 있다. 유죄가 선고되면 징역과 함께 최장 100시간 사회봉사를 이행해야 한다. 성전환 치료를 받았거나 치료를 강요받은 피해자가 미성년자인 경우 형량은 50% 가중될 수 있다. 개정 형법은 성전환 치료를 특정한 성적 정체성을 무효화하거나 방해, 변경, 줄이기 위한 목적으로 진행되는 심리 또는 정신과 치료나 메소드(수단)로 규정했다. 멕시코시티 시의회는 성전환 치료에 대해 "인간의 존엄성에 반하는, 잔인하고 비인간적이며 불쾌한 행위"라면서 형법 개정안을 압도적 찬성으로 통과시켰다. 법안을 발의한 테미스토클레스 비야누에바 시의원은 표결에 앞서 진행된 의사발언에서 "(성전환 치료를 처벌하면) 멕시코시티가 성적 다양성의 인정에 있어 멕시코는 물론 라틴아메리카에서 선구자적 역할을 하게 된다"며 지지를 촉구했다. 회의는 온라인으로 진행됐지만 시의회당 주변엔 성소수자(LGBT)들이 몰려 형법 개정을 지지하는 시위를 벌였다. 한 시위 참가자는 "성전환 치료는 개인의 성적 정체성과 자유를 강제로 뜯어고치려는 악랄한 행위"라면서 "반드시 형법이 개정돼 성소수자의 권리가 더 이상 유린되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참가자는 "성적 지향성을 병으로 보는 것부터가 문제"라면서 "형법 개정을 계기로 성소수자에 대한 일부 사회의 인식이 바뀌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클라우디아 세인바움 멕시코시티 시장은 "성전환 치료는 과거 종교재판에서나 가능했던 일"이라면서 "시의회를 통과한 개정 형법을 완벽하게 지지한다"고 밝혔다. 형법 개정안은 시장 공포 절차를 거쳐 발효된다. 멕시코시티는 멕시코에서 성소수자의 인권을 가장 적극적으로 보호하고 있는 도시로 평가된다. 멕시코시티는 동성결혼은 물론 동성부부의 자녀 입양까지 허용하고 있다. 사진=자료사진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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