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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30회 ‘2022 아시테지 국제여름축제’…청소년 대상 연극·뮤지컬 눈길

    제30회 ‘2022 아시테지 국제여름축제’…청소년 대상 연극·뮤지컬 눈길

    국내 대표 어린이청소년 예술공연 축제인 ‘2022 아시테지 국제여름축제(이하 아시테지 여름축제)’가 지난 20일 개막했다. 2년 만에 한국을 찾은 해외초청작 ‘네네네’(스웨덴)가 성공적으로 축제의 포문을 연 데 이어, ‘핸드 쉐도우 ANIMARE’(일본)도 이번 주말 어린이 관객을 만난다. 특히 이번 아시테지 여름축제는 팬데믹 기간을 겪으며 훌쩍 자란 어린이와 청소년 등 다양한 연령층을 대상으로 하는 공연들로 구성돼 눈길을 끈다. 특히 국내 공연 중 3편은 청소년들을 위한 공연으로 주목된다. 코로나19 팬데믹 동안 어린이와 청소년의 문화예술 체험 기회가 극히 제한됐다. 특히 사회 경험 단절로 불안감과 우울증을 호소하는 청소년들이 늘었다는 보고도 전 세계적으로 잇따르고 있다. 아시테지 여름축제는 위드코로나 시대에 접어들며 비로소 집 밖을 나선 청소년과 함께 고민을 나눌 수 있는 청소년을 위한 연극·뮤지컬 공연을 준비했다. 청소년이라면 반드시 놓치지 말아야 할 공연으로 3작품 연극 ‘어딘가, 반짝’, 뮤지컬 ‘앤ANNE’, 청소년극 ‘XXL레오타드 안나수이 손거울’을 무대에 올린다. 비영역공작단의 ‘어딘가, 반짝’은 사춘기에 접어들기 시작하며 자기 몸이 어떻게 보일지 의식하기 시작하는 초등학교 고학년에게 추천할 만한 작품이다. 한 소녀가 배우가 되고 싶어 오디션을 보러 다니지만, 계속해서 오디션에 떨어지자 자신의 외모를 바꾸고자 ‘비밀의 마법사’를 찾아간다. TV 속 연예인을 동경하고, 사회적인 아름다움의 기준에 자신의 외모를 맞추려는 소녀의 이야기는 낯설지 않은 우리의 이야기다. 관객은 ‘뼈’인 ‘미스’와 ‘살’인 ‘테리’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따라가며, 나의 몸은 타인에게 비추어지는 대상화된 몸이 아니라 자기만의 기억과 추억이 담긴 유일하고 소중한 몸임을 자연스럽게 깨닫게 된다. 2022 서울 아시테지 겨울축제에서 호평을 받은 심사위원 만장일치 대상 수상작이다. 자신의 몸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판타지적 요소를 활용해 유쾌하게 풀어냈다. 극단 걸판의 뮤지컬 ‘앤ANNE’은 청소년과 성인 관객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작품이다. 사춘기에 접어든 청소년 자녀와 특별한 공연예술 추억을 만들고 싶다면 놓치지 말기를 권한다. 뮤지컬 ‘앤ANNE’은 ‘빨간머리 앤’으로 잘 알려진 루시 모드 몽고메리의 소설 ‘ANNE of Green Gables’을 각색한 국내 창작 뮤지컬이다. 걸판여고 연극반 학생들이 ‘빨간머리 앤’을 공연하면서 배우고 성장하는 모습이 명랑하게 그려진다. 100년도 넘은 소설을 가지고 연극 연습을 하면서 성장하는 여고생 모습은 원작에서 ‘앤’이 새로운 환경에서 친구를 만나고 영향을 주고받으며 성장하는 모습과 닮아있다. ‘앤’의 성장 과정에 따라 ‘앤’을 연기하는 배우가 달라지며 3인 3색 ‘앤’을 만나볼 수 있는 것도 작품의 묘미 중 하나. 뮤지컬 ‘앤ANNE’은 ‘앤’을 기억하고 사랑하며 함께 성장해온 부모 세대뿐 아니라, 자라나는 어린이와 청소년 관객 모두에게 긍정과 용기의 메시지를 던지며 세대를 초월하는 명작의 감동을 전한다. 세대를 초월하는 명작 ‘빨간머리 앤’을 가족과 함께 뮤지컬로 즐기고 싶은 가족에게 추천한다. 극단 돌파구의 청소년극 ‘XXL레오타드 안나수이 손거울’은 정체성과 다양성에 대한 고민을 시작한 중·고생 청소년에게 추천하는 작품이다. 엄친아 모범생이지만 여성용 레오타드를 착용하고 사진을 찍는 독특한 취미를 가진 ‘준호’와 아르바이트 청소년 노동자이면서 학교에서 따돌림을 당하는 ‘희주’의 이야기를 통해 학교 내에 존재하는 젠더, 계층 등 다양한 차이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옆에 서다’, ‘날숨의 시간들’ 등을 쓴 박찬규 작가와 ‘목란 언니’, ‘날아가 버린 새’ 등을 연출한 전인철 연출가가 만나 탄생한 청소년극으로, 2015년 안산문화재단 ‘B성년 페스티벌’ 초연 이후 재공연을 거듭하며 동시대 청소년의 모습을 담아왔다. 올해 공연에서는 ‘미투’와 ‘코로나’ 이후 한국 사회의 변화에 초점을 맞춰 젠더, 퀴어, 청소년 노동 등을 새롭게 조명한다. 한 학급 내에 존재하는 계층 차이, 불공정한 경쟁 속에 놓인 청소년 모습을 보여주며, 정체성과 다양성에 대해 고민해 볼 수 있는 청소년극이다. ‘XXL레오타드 안나수이 손거울’은 29일 7시 30분 공연과 31일3시 공연 후에는 ‘관객과의 대화’를 통해 청소년 관객과 소통의 시간도 갖는다. 올해로 제30회를 맞이하는 아시테지 국제여름축제는 지난 20일 개막해 오는 31일까지 12일간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소극장에서 개최된다. 미취학 어린이부터 청소년까지 세대를 아울러 모두 즐길 수 있는 아시테지 여름축제 공연은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5만원,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 3만5000원에 만날 수 있다. 자세한 내용은 아시테지 코리아 홈페이지(www.assitejkorea.org)에서 확인할 수 있다.
  • 나이 든다는 것은 생각만큼 슬프지 않다

    나이 든다는 것은 생각만큼 슬프지 않다

    시사평론가 유창선 박사가 뇌종양 투병과 재활의 시간을 거치면서 맞이한 인생의 전환점에 서서 인생에 대한 단상과 사유를 담은 글들을 모아 <나를 찾는 시간>이라는 제목의 책을 펴냈다. 진영의 시대 속에서도 경계인의 삶을 살려 했던 저자가 자신을 지키기 위해 기울였던 눈물겨운 노력들, 투병의 시간을 거치면서 달라진 세상과 인간에 대한 시선, 인생에서 진정 소중한 것들은 먼 데 있지 않고 바로 내 곁에 있었다는 깨달음, 세상에서 한발 물러서고 나니 고즈넉하고 평온한 삶이 열리더라는 경험, 그러니 동네 아저씨가 되어 나이 들어가는 것이 생각만큼 나쁘지 않더라는 얘기들이 잔잔한 문장 속에 담겨있다. 우리는 이 책을 통해 극한의 상황을 이겨낸 사람이 갖게 된 긍정적이고 평온한 마음의 행복을 읽게 된다. 아직도 여러 후유증들로 몸의 불편함을 겪고 있는 저자가 따뜻한 마음을 간직하며 감사히 살아가고 있는 모습은 우리에게 잔잔한 감동을 준다. 이 책의 저자인 유창선 박사는 30년도 넘는 세월 동안 시사평론가의 한길을 걸었다. 정치적 암흑기에 대학을 다녔던 저자는 진보적 사유를 실천하고 행동하는 정념의 삶을 살고자 했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진영에 갇히지 않고 시시비비를 가리던 그의 합리적 이성은, 무조건적 편들기를 요구하는 진영의 입장과 점차 불화를 겪게 되었다. 하지만 저자는 인기와 출세를 위해 대세에 영합하지 않고, 자기를 지키기 위해 무리를 떠나 자발적인 고독의 길을 걷게 된다. 그러던 중 어느 날 찾아온 뇌종양. 생사의 기로에 섰던 저자는 그러나 고통스런 투병의 과정을 거치고 끝내 이를 이겨내면서 세상과 인간에 대한 새로운 시선을 갖게 됐다고 했다. 수십 년 전 진보적인 이념을 머릿속에 가졌던 청년은 이제 예순의 나이를 넘어 이념이라는 것의 공허함과 부질없음을 말하고 있다. 이념을 버리고 난 빈 자리에 대신 들어선 것은 소소한 일상을 살아가는 인간 본연의 충만한 행복감이었다. 저자는 지난날 자신이 매달렸던 거창한 것들이 사실은 그리 대단한 것들이 아니었음을 이제야 깨달았다고 고백한다. 그렇게도 중요하다고 믿었던 많은 것들은 시간 속에서 변색되거나 탈색되었다. 결국 마지막까지 자신의 곁에 남은 것은 가족밖에 없고, 인생의 마지막은 가족과 함께 사랑하며 늙어갈 것이라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주어진 모든 것을 당연시했던 우리는 그 소중함을 모르고 살아가다가, 내 삶에서 정작 무엇이 소중했던가를 너무 늦게서야 깨우치곤 한다는 것이다. 내가 원했던 삶은 어떤 것이었던가를 생각해 보려는 사람들, 앞으로의 내 인생을 어떻게 채워갈 것인가를 생각하고 설계하려는 사람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크지도 요란하지도 않은 잔잔한 목소리로 우리에게 많은 울림과 여운을 주는 책이다. 이 책을 읽고 나면, 나도 이렇게 인생 후반기를 살아봐야겠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책 속으로 나의 삶은 수술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 3년 4개월 전 갑작스럽게 뇌종양이라는 진단을 받고 큰 수술을 하고 혼신의 힘을 다해 투병의 시간을 견뎠다. 그런데 그 뒤로 세상과 내 자신을 보는 시선이 크게 달라졌음을 느낀다. 수술 후유증으로 인해 평생 해온 방송 활동은 그만두게 되었다. 이곳 저곳 오가는 세상 일들로부터 거리를 두니 자연스럽게 동네 아저씨로 살아가게 되었다. 그런데 그런 생활이 가져다준 것은 세상과의 단절로 인한 고립감이 아니라, 자신을 향한 시선에서 생겨나는 마음의 평온함과 충만함이었다. -<프롤로그> 중에서 우리가 언제나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사람은 서로가 생각이 다르다는 사실이다. 100사람이면 100개의 생각이 있는 것이 우리가 사는 세상이다. 하물며 사람마다 의견이 갈라지게 되어 있는 정치에 관해서야 두말할 것도 없다. 그러니 ‘내 생각은 언제나 옳고, 당신들의 생각은 언제나 틀리다’는 태도로는 세상을 함께 살아갈 수 없다. 내 생각이 틀릴 수도 있고, 당신의 생각이 옳을 수도 있다는 마음을 가져야 서로 간의 소통도 가능하다. 그것이 서로 다른 생각들의 공존이다. 정치철학자 한나 아렌트는 ‘사유하는 정치적 삶’을 우리에게 주문했다. 그녀가 말한 정치는 다원적 인간들 사이에서의 다양성을 전제로 한 의사소통 행위를 의미하는 것이었다. -<1-6. 신념을 과신말라, 내가 틀렸을 수도 있다> 중에서 그런데 참 희한했던 것은 처절했던 그 상황에서도 마음은 평온을 잃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수술날을 기다리던 시간에도, 수술을 받고 만신창이가 된 몸으로 투병과 재활을 하던 시간에도, 불안과 낙담의 정서가 아닌 긍정의 정서가 내 곁에 있음을 느끼곤 했다. 물론 몸은 힘들었다. 그때도 지금도 마찬가지이다. 하지만 인간의 정신은 신체의 조건에 지배당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이를 악물려 하지는 않았다. 무엇보다 힘이 되었던 것은 나를 살리려고 애를 쓰던 가족 들의 사랑이었다. -<2-1. 뇌종양 수술, 갑작스럽게 닥쳐온 인생의 폭풍> 중에서 하루 일과가 끝나고 불이 꺼진 고요한 병실은 내게는 그런 사유의 공간이기도 했다. 그때 떠오르는 여러 생각들을 기록하고 싶었다. 고통스럽지만 평생 잊을 수 없는 시간의 기록들이 될 것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병실 침상의 밥상으로 쓰이는 작은 테이블을 펴놓고는 노트북에 한 글자 한 글자 입력해 나갔다. 한 글자 한 글자 꾹꾹 눌러쓰는 마음으로 투병과 재활의 얘기들을 썼고, 퇴원을 앞두고 한 권의 책으로 낼 수 있었다. 다시 책을 쓰고 낼 수 있는 사람이 된 것이다. -<2-3. 병상에서 책을 썼던 이유> 중에서 그렇게 먼 곳으로 와서 세상을 저만큼 거리를 두고 건너다 보고, 세상은 나를 잊고, 고요하기 이를 데 없는 이런 삶도 괜찮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중국의 시인 쑤리밍의 글에서 ‘진정한 시인에게 조용함은 필수불가결한 품성이다’라는 말을 읽은 기억이 났다. 나는 시인은 아니지만 조용한 내 품성대로 살 수 있는 삶을 그려왔다. 그것이 건강을 잃은 상황에 의한 불가피한 선택인지, 아니면 내가 본시 살고 싶었던 삶인지는 구분하기 어려웠지만, 그 고즈넉한 시간이 더없이 좋다는 것만은 이미 내 몸이 알려주고 있었다. -<2-4. 인생 여행으로 남은 제주 한 달 살기> 중에서 나는 이제 평생 건강을 챙기면서 살기로 했다. 건강을 관리하지 않으면 어렵게 회복시켜 놓았던 신체 기능이 퇴화할지 모르기에 선택의 여지가 없는 길이다. 그래서 육체의 기능이 허락하는 날까지 운동을 꾸준히 계속할 것이다. 운동은 이제 내 평생 친구가 되었다. 억지로 하는 운동이 아니라 즐겁게 하는 운동이 되었다. 그렇게도 운동하기를 귀찮아했던 나였지만, 이제는 운동 없는 생활은 상상하기 어렵다. 그러고 보면 한동안 건강을 잃었고 투병하느라 고생도 엄청 많이 했지만, 반대로 얻은 것도 적지 않은 셈이다. 얻는 것이 있으면 잃는 것이 생기고, 잃는 것이 있으면 얻는 것도 생기는 것이 우리네 인생이다. -<2-6. 살기 위해 시작한 운동, 평생 친구가 되다> 중에서 우리들이 각자 담아놓은 버킷리스트 가운데서 가장 마지막까지 남을 소중한 것은 ‘가족과 함께 사랑하며 살아가기’가 아닐까. 내가 죽는 순간 곁에 있을 사람은 결국은 가족 밖에 없을 것이다. 세상의 수많은 관계 속에서 무엇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지는 우리의 마지막 순간을 떠올리면 자명해진다. 우리 인생의 버킷리스트에서 가장 마지막까지 남겨놓다가 미처 지우지 못하고 가게 될 것, 바로 ‘가족과 함께 사랑하며 살아가기’가 될 것만 같다. -<3-1. 인생 버킷리스트, 1순위는 무엇일까> 중에서 부부가 함께 살면서 특히 피해야 할 것은, 어느 한쪽을 외롭게 만드는 일이다. 부부이면서도 서로 대화가 통하지 않아 적당히 포기하고 그냥 따로 살다시피 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런 경우 대개는 나이가 더 든 뒤에 결국 문제가 드러나게 된다. 부부 사이에는 뒤끝이 많다. 살면서 억울했던 것들, 서운했던 것들이 새록새록 기억나는 것이 장년 이후의 특징이다. 참고 살다가 자식들이 다 큰 뒤에 황혼 이혼을 결심하는 이유도 그런 것일 게다. 그러니 쓸쓸한 황혼을 맞지 않으려면 부부가 인생의 소소한 희로애락을 공유하는 노력을 젊었을 때부터 하는 노력이 꼭 필요하다. 후회할 때는 이미 늦을 것이고, 그때는 내 힘이 지금 같지 않을 때일 것이다. -<3-2. 부부라는 인연> 중에서 나이 들어가는 것을 우울하고 슬프게만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 나의 아름다움은 젊은 겉모습으로 드러나는 것이 아니다. 청춘 시절보다 더 무르익은 내면의 성숙함이야말로 빛 바라지 않는 내면의 아름다움을 가꾸어 준다. 젊어도 추할 수 있고, 나이가 들고 늙어도 아름다울 수 있는 것이 인간이다. 나이 든다는 것은 젊음을 잃는 것이지만, 젊은 시절에 누리지 못했던 새로운 삶에 대한 기대가 우리를 기다린다. -<4-1. 나이 든다는 것은 생각만큼 슬프지 않다> 중에서 한창 왕성하게 일하고 사람들을 만날 젊은 나이에는 자신에게 무엇 하나라도 상실되면 곧 마음의 상처가 된다. 그래서 자신이 잃게 된 것에 대해 많이 안타까워하고 속상해한다. 그런데 나이가 드니 굳이 그렇게 모든 것들에 집착하지 않게 된다. 이제 남아있는 생의 시간이 유한함을 의식하니 그냥 이렇게 살아가도 그만이라는 생각을 갖게 된다. 그래서 여전히 후유증들이 남아있는 몸의 조건에서도, 나는 행복함을 느끼며 살아간다. -<5-1. 태풍이 지나가고 찾아온 고즈넉한 삶> 중에서 대개 인간은 젊은 시절에는 뜨거운 정념으로 살아간다. 하지만 나이가 들어가면서 합리적 이성과 균형의 사고를 가진 모습으로 성장하고 진화한다. 그러다가 늙어가기 시작하면서 자기 고집이 강해지는 사람으로 흔히 퇴행하기도 한다. 우리를 늙게 만드는 것은 나이의 숫자보다도, 소통의 문을 닫아버리고 자신의 생각만 고집하는 마음의 태도인지도 모르겠다. 자신을 향한 여러 이야기에 귀를 열고 들으려 하는 사람은 쉽게 늙지 않는다. -<4-4. 고집스럽게 나이 들지 않기> 중에서 정신없이 살아가다 자기 삶의 결핍된 것들이 눈에 들어오고 결국 잃어버린 자신을 찾아야겠다는 생각이 들 때가 대개가 인생의 후반기이기 때문이다. 그것이 우리 인간들이 살아가는 패턴인지도 모른다. 젊음이 일생 가운데 불꽃 같은 시기였다면 더 나이가 든 후에는 그 격정 이후의 평화로움을 얻고 싶어하는 게 우리의 마음일지 모른다. 더 일찍 자기의 내면을 돌보며 넓고 깊은 자아를 만들어 간다면, 우리의 삶이 더 튼튼해질 수 있을 것임은 물론이다. -<4-6. 나를 돌보는 삶을 위해> 중에서 자기 외부로부터의 평판에 중심을 두고 사는 사람은 자유로운 삶을 누릴 수 없다. 그보다 우선해야 할 것은 자신을 사랑하며 자기 내부에 삶의 중심을 두는 태도이다. 그때 비로소 우리는 스스로를 속박하지 않는 자유로운 삶을 구가할 수 있다. 그러니 나를 찾는 삶은 시선을 외부가 아닌 내 자신에게로 맞추는 삶이다. 내가 살고 싶은 삶은 결국 사람들이 모여있는 저 세상이 아닌 내 자신에게 달려있지 않겠는가. -<5-6. 나를 사랑하는 삶> 중에서
  • 세계 각국 전통의상 입은 어린이들

    세계 각국 전통의상 입은 어린이들

    26일 오후 대구세계시민교육센터에서 열린 여름방학 세계문화체험에 참가한 초등학생들이 세계 여러 나라의 전통의상을 차려입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세계 문화의 다양성과 보편성을 이해시키기 위해 의상·음악·음식·놀이 등을 제공하는 이번 체험 행사는 오는 29일까지 진행된다. 대구 뉴스1
  • 초등생들 대구에서 세계문화체험

    초등생들 대구에서 세계문화체험

    26일 오후 대구세계시민교육센터에서 열린 여름방학 세계문화체험에 참가한 초등학생들이 세계 여러 나라의 전통의상을 차려입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세계 문화의 다양성과 보편성을 이해시키기 위해 의상·음악·음식·놀이 등을 제공하는 이번 체험 행사는 오는 29일까지 진행된다. 대구 뉴스1
  • 노무현 전 대통령 생가 인근 김해 화포천에 습지보전관리센터 착공

    노무현 전 대통령 생가 인근 김해 화포천에 습지보전관리센터 착공

    국내 최대 하천형 습지인 경남 김해시 화포천습지 인근에 습지를 보전·관리하고 체험·교육하는 화포천습지보전관리센터가 건립된다.김해시는 진영읍 본산리 7-12번지 일원 1만 6690㎡ 부지에 화포천습지보전관리센터 건립공사를 다음달 착공한다고 26일 밝혔다. 총사업비 311억원을 들여 3층, 연면적 5334㎡ 규모로 짓는다. 2024년 6월 준공 예정이다. 김해시는 화포천습지보전관리센터 건립을 위해 2018년 12월 타당성조사 용역을 완료하고 2020년 9월 설계를 시작한 뒤 그동안 사업부지를 매입하고 각종 행정절차를 마쳤다. 1층에는 수장고(215㎡)와 연구동(296㎡), 대회의실(373㎡), 기획전시실(232㎡) 등이 설치된다. 2층에는 사무실(215㎡), 회의실(91㎡), 전시교육공간(3개소 811㎡)이 마련되고 3층에는 휴게실(64㎡)과 유아실내놀이터(128㎡), 전기·발전기실(318㎡) 등이 배치된다. 건물과 연결되는 30m 높이 전망대도 건립된다. 전망대에서는 맞은 편에 있는 화포천습지를 조망할 수 있다.화포천습지보전관리센터는 친환경 설계를 적용해 신재생에너지, 제로에너지, 건물 안팎으로 열이 이동하는 것을 최대한 차단한 패시브 건축 등을 반영한 녹색건축물로 건립한다. 화포천습지보전관리센터 주변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 고향 봉하마을을 비롯해 노 전 대통령이 생전에 거주한 대통령의집과 묘역 등이 있다. 화포천은 김해시 대암산에서 발원해 진례면, 진영읍, 한림면을 거쳐 낙동강으로 흘러드는 하천으로 길이 22.5㎞, 유역면적 138.38㎢에 이른다. 화포천습지는 중류부터 하류까지 형성된 하천형 배후습지로 길이 8.4㎞, 전체 습지면적은 299만 5000㎡에 이른다. 선사시대 이전부터 생성된 것으로 추정되며 멸종위기 동식물 13종을 비롯해 모두 812종의 생물이 서식하는 등 생물다양성이 풍부하다. 습지 생태계 우수성이 인정돼 2017년 11월 23일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됐다. 이용규 김해시 수질환경과장은 “화포천습지보전관리센터가 건립되면 화포천습지의 체계적인 보전·관리는 물론 인근 봉하마을 주변 관광지와 연계해 관광객 등이 즐겨찾는 관광코스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 윗세오름 구상나무군락지에서 미기록종 ‘산다시마이끼’ 발견

    윗세오름 구상나무군락지에서 미기록종 ‘산다시마이끼’ 발견

    한라산 윗세오름 주변 계곡부의 구상나무숲 아래에서 국내에 보고된 적이 없는 미기록종 선태식물(이끼식물)인 가칭 산다시마이끼(Pallavicinia levieri Schiffn.)가 발견됐다. 제주특별자치도 세계유산본부는 한라산국립공원 자연자원조사 과정에서 광령천의 발원지인 윗세오름 주변 계곡부의 구상나무 군락지 아래에서 서식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25일 밝혔다. 산다시마이끼는 엽상체의 선태식물로 계곡부 주변의 그늘지고 습한 흙 위에 생육하며, 엽상체의 중심속은 1개이고 엽상체의 양쪽 가장자리가 비대칭으로 자라는 것이 특징이다. 주로 일본,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필리핀, 파푸아뉴기니 등지에서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유산본부 관계자는 “동남아 일대 아열대기후에서 주로 발견되던 것이 한라산까지 분포 범위가 넓어지고 확대되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한라산이 다양한 식물이 서식하는 조건을 갖추고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고 말했다. 이번 미기록종의 발견으로 한라산은 다시마이끼와 더불어 국내에서 다시마이끼속 2종이 자라는 유일한 곳이 됐다. 또한, 산다시마이끼 분포지 주변에는 국내 생육지가 매우 드문 털가시잎이끼, 담뱃대이끼, 하우리망울이끼 등도 함께 분포하는 것으로 확인됐는데, 이를 통해 한라산이 한반도 선태식물 다양성의 보고라는 점이 다시 한 번 입증됐다. 신창훈 한라산연구부장은 “이번 조사를 통해 새롭게 밝혀진 선태식물상에 대해 빠르면 올해말쯤 국제학술지에 보고해 한라산의 생태학적 가치를 세계적으로 널리 알릴 계획”이라며 “앞으로도 한라산의 가치를 규명하는 연구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 애완용으로 키우는 ‘늑대거북’ 알고보니 생태계교란 생물

    애완용으로 키우는 ‘늑대거북’ 알고보니 생태계교란 생물

    파충류 애호가들 사이에서 애완용으로 관심을 끌고 있는 늑대거북과 알레르기 비염, 두드러기를 유발시키는 돼지풀아재비가 국내 생태계를 교란시키는 생물로 지정됐다. 환경부는 국립생태원의 전문가 자문과 해외 연구자료 분석을 거쳐 생태계교란 생물 2종과 유입주의 생물 162종을 신규로 지정한 ‘생태계교란 및 유입주의 생물 지정고시’ 개정안을 지난 22일부터 20일 동안 행정예고한다고 24일 밝혔다. 생태계교란 생물은 생태계 균형을 무너뜨리거나 교란 우려가 커 개체수 조절 및 제거가 필요한 생물종이다. 이번에 지정된 생물은 늑대거북, 돼지풀아재비 2종이다. 늑대거북은 늑대처럼 꼬리가 달린 거북으로 자신의 영역에 들어온 다른 동물의 목을 물어 영역을 지킬 정도로 공격성이 강하다. 외국에서는 사람을 공격한 사례도 있다. 또 포식성이 강해 무척추동물, 어류, 조류, 소형포유류, 양서류 같은 동물은 물론 수생식물까지 먹어치운다. 늑대거북은 다 컸을 때 등갑이 25~47㎝, 최대 50㎝에 달하고 몸무게도 6㎏ 정도이지만, 야생에서는 39㎏에 달하는 것도 발견된 적이 있다. 몸집이 커지면 애완용으로 키우다가 자연생태계에 유기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환경부 설명이다. 더군다나 늑대거북은 천적이 없고 수명이 최대 30년에 달하기 때문에 확산되면 자연 방사시 생태계 파괴 우려가 크다. 현재 국내에서도 이미 개인들이 외국에서 수입해 사육하는 경우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서울, 부산, 광주, 청주 등 도심지 인근 저수지와 농경지에서 서식이 확인되는 등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자연생태계에서 늑대거북이 발견된 사례가 15건에 이른다.돼지풀아재비는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에서 지정한 ‘100대 악성 침입외래종’으로, 화학물질을 만들어 다른 식물들의 생존과 성장을 방해하는 ‘타감작용’을 일으켜 전 세계 45개국 이상에서 농작물 생산량을 떨어뜨리는 위해종으로 보고된 바 있다. 또 사람에게는 알레르기 비염, 두드러기, 가려움증을 유발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 2종의 생태계교란 생물에 대해서는 학술연구, 교육, 전시 등 목적으로 유역·지방 환경청 허가를 받은 경우를 제외하고는 수입, 사육, 양수, 양도가 금지된다. 이를 위반하면 2년 이하의 징역이나 20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신규 지정 이전에 사육이나 재배하고 있는 사람은 6개월 이내에 유역·지방 환경청에 허가를 받으면 해당 개체에 한해 계속 사육이 가능하다. 또 국내에 유입될 경우 생태계에 위해를 미칠 우려가 있는 유입주의 생물은 162종이다. 포유류는 로키산엘크 등 11종, 조류는 회색뿔찌르레기 등 10종, 어류는 카멜레온틸라피아 등 21종, 절지동물은 열대불개미, 열대긴수염개미 2종, 양서류는 참나무두꺼비등 12종, 파충류는 거대어미바도마뱀 등 9종, 식물은 해변아카시아 등 97종이다. 유입주의 생물을 수입할 경우는 사전에 관할 유역·지방 환경청 승인을 받아야 하며, 불법 수입하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박소영 환경부 생물다양성과장은 “최근 특이한 반려생물의 수요가 증가하면서 위해성이 확인되지 않은 외래생물 유입과 자연생태계 유출로 인한 피해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며 “위해성이 아직 확인되지 않았거나 의심되는 종이라도 유입주의 생물로 지정해 관리하겠지만 관상용 등으로 소유하고 있는 외래생물을 함부로 유기하거나 자연에 방사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 1000개 넘는 1억 5000만 년 전 공룡 발자국 칠레서 무더기 발견

    1000개 넘는 1억 5000만 년 전 공룡 발자국 칠레서 무더기 발견

    칠레에서 1억 5000만 년 전에 찍힌 것으로 보이는 공룡 발자국이 무더기로 발견됐다. 20일(현지시간) 현지 언론에 따르면 공룡 발자국이 발견된 곳은 칠레 북부 타라파카 지방의 우아타콘도. 발견된 공룡 발자국은 최소한 1000개 이상이다. 탐사팀 리더인 마요르대학의 연구원 크리스티안 살라사르는 "불과 열흘 만에 1000개가 넘는 공룡 발자국을 찾아냈다"면서 "이번 발견은 매우 위대한 연구의 시작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룡 발자국은 약 30㎢규모의 면적에 여기저기 포진해 있었다. 바위에 뚜렷하게 남아 있는 공룡 발자국은 최대 80~100㎝ 크기였다. 살라사르는 "약 1억5000만 년 전의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갓 태어난 공룡에서 성장기의 공룡, 완전히 성장한 공룡의 발자국이 뒤섞여 있었다"고 말했다. 발자국을 남겨 과거의 존재를 알린 공룡은 긴 목이 특징이었던 용각류 공룡과 벨로키랍토르 같은 수각류 공룡들이다. 1m 크기의 거대한 발자국을 남긴 공룡은 용각류로 추정된다. 탐사팀은 "발자국의 크기를 봤을 때 적어도 길이 12m 정도의 용각류 공룡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질학자를 포함한 탐사팀은 공룡 발자국이 발견된 장소 우아타콘도의 기원전 환경을 추적했다. 지금은 바위로 덮여 있지만 공룡이 서식했을 당시 우아타콘도는 생물다양성이 풍부한 환경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건조한 땅이면서도 하천이 흐르던 곳으로 볼 수 있는 흔적이 여러 곳에서 나왔다. 생명줄이었을 하천은 공룡들에게 서식 장소와 이동 동선의 기준 역할을 했을 것으로 보인다. 살라사르는 "공룡들이 살았을 때는 생물다양성이 정말 풍부했을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당시의 환경을 파악하기 위해 보다 깊은 지질학적 연구가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지에선 공룡 발자국이 무더기로 발견됐다는 소식에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우아타콘도 관계자는 "화석으로 남은 공룡발자국 1000개 이상 품고 있는지 여태 몰랐다는 게 창피하기까지 하다"면서 "이 소식이 알려지면 관광객이 붐빌 것 같다"고 말했다. 우아타콘도에선 "1000개 넘는 공룡발자국이 모여 있는 곳은 세계적으로도 흔하지 않아 유네스코 문화유산 지정도 가능하지 않겠느냐"는 말도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한편 탐사팀은 오는 11월 유럽에서 열리는 척추동물 고생물학회의에서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 환경부터 소상공인 지원까지… 금융으로 만드는 우리들의 ‘ESG 세상’

    환경부터 소상공인 지원까지… 금융으로 만드는 우리들의 ‘ESG 세상’

    우리금융그룹이 남은 한 해 동안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을 고도화하고 실질적인 성과를 낼 것이라 자신했다. 2019년 지주사를 설립하며 타 금융그룹보다 늦게 그룹 차원의 ESG 경영을 시작했지만 성과에서는 뒤지지 않을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지난해 초 우리금융은 그룹 중장기전략에 ESG 경영 강화를 핵심 전략으로 포함시키고 지주와 은행에 전담부서를 마련하면서 ESG 경영의 초석을 닦았다. 이후 ‘금융을 통해 만드는 더 나은 세상’이라는 비전과 함께 ESG 활동을 이어 가고 있다. 특히 올해에는 ‘순환경제’와 ‘생물다양성’이라는 환경경영 핵심 키워드를 필두로 기후위기 대응과 탄소감축을 위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지난 3월에는 세계자연기금(WWF)과 업무협약을 맺고 플라스틱 감축과 재활용 지원에 나섰다. 관련해서 오는 9월 6일까지 전국 35개 초등학교 학생들과 함께 플라스틱 캠페인을 진행한다. 지난 6월에는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이 기후위기 대응과 자연회복에 대한 국제적 협력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콜린 크룩스 주한영국대사를 만났다. 우리금융과 주한영국대사관은 친환경 금융 투자와 ESG 경영 강화를 위해 다양한 글로벌 협력 활동을 펼치고, 지속적인 정보 교류를 이어 갈 계획이다. 최근 우리금융은 신규 공익재단인 ‘우리금융미래재단’ 설립도 추진하고 있다. 전 그룹사가 동참해 200억원을 출연하고 이를 재원으로 취약계층 자립지원, 문화·예술·학술 지원 등 다각적인 사회공헌사업을 추진할 방침이다. 혁신성장 중소기업과 지역 소상공인의 안정적인 경영 활동과 일자리 창출을 위한 지원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표적인 서민금융 상품인 새희망홀씨(저신용 저소득 고객 생활안정자금 지원 신용대출), 사잇돌 중금리대출, 햇살론 등을 확대 취급해 안정적인 서민금융을 제공하겠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기준 저신용·저소득자를 위한 새희망홀씨 대출은 4608억원, 서민들의 고금리대출 부담 완화를 위한 햇살론17 대출은 1023억원이 지원됐다. 여성 경영진을 내세운 ESG 경영 강화도 눈에 띈다. 올해 3월 송수영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를 사외이사로 선임하면서 우리금융 최초의 여성 이사가 탄생했다. ESG 분야의 전문 변호사로 통했던 송 이사는 ESG경영위원회 위원장에 임명됐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안정적인 ESG 경영체계를 바탕으로 글로벌 기후위기에 적극 대응하고, 지역사회와 더 큰 나눔을 실천할 것”이라고 밝혔다.
  • 8년 뒤 40도 불볕더위도 ‘장난’ 같은 기후재난 시작된다

    8년 뒤 40도 불볕더위도 ‘장난’ 같은 기후재난 시작된다

    지난 19일 영국은 영국 기상 관측사상 최고치인 40.2도를 기록했다. 영국은 여름에도 서늘한 날씨로 유명하다. 이 때문에 에어컨을 설치한 가정이 거의 없어 이번 폭염으로 사상자가 속출했다. 프랑스 파리도 이날 오후 40.1도를 기록해 근대 기상관측 150년 동안 세 번째로 더운 날로 기록됐다. 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 때문에 매년 여름, 전 세계는 가마솥 더위에 시달리고 있다. 이런 극한 폭염은 아직 비정상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지만 10년 이내에 이상기후가 일상화된 기후재난이 시작될 것이라는 경고가 나왔다. 일본, 한국, 오스트리아, 미국, 독일, 네덜란드, 영국 7개국 국제 공동 연구팀은 수치모델로 과거 가뭄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이르면 2030년부터 전 세계적으로 기후변화로 인한 ‘재난의 일상화’가 시작된다고 21일 밝혔다. 이번 연구에는 일본 국립환경연구소, 도쿄대, 한국 카이스트 문술미래전략대학원, 오스트리아 응용시스템분석 국제연구소, 미국 미시건주립대, 네덜란드 위트레흐트대, 독일 프랑크푸르트 괴테대, 라이프니츠 생물다양성·기후연구센터, 포츠담 기후영향연구소, 베를린 훔볼트대, 영국 노팅엄대 과학자들이 참여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기초과학 및 공학 분야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실렸다. 지구 온난화에 대한 장기적 대책을 검토하기 위해서는 미래 기후가 어떻게 변할 것인지 예측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미래 기후의 변화가 언제부터 시작되는지까지 알 수 있다면 대응도 빨라질 수 있다. 연구팀은 수치모델을 이용해 전 지구 하천 유량 변화, 가뭄 발생 빈도를 조사해 역대 최악 수준의 가뭄이 발생할 가능성이 큰 시기를 추정했다. 연구팀은 수치모델에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의 기후 평가보고서에서 활용되는 온실가스 배출의 여러 시나리오를 활용했다. 분석 결과, 지중해 연안이나 남미지역의 남부, 북미지역 등은 2030~2050년 경에 과거 최악이었던 가뭄을 가져왔던 수준의 날씨가 5년 이상 연속되는 시기가 나타날 것으로 예측됐다. 비정상적으로 보이는 날씨가 일상에서 빈번하게 나타나는 ‘재난의 일상화’가 곧 시작된다는 설명이다. 연구팀에 따르면 일부 지역의 경우 현재 상황은 기후위기를 막을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 그렇지만 온실가스 배출을 최대한 억제하는 기후변화 적극 대응 시나리오(RCP2.6)에 따라 실천을 할 경우 가뭄의 일상화 시점이 늦어지거나 가뭄 지속 기간을 줄일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수자원 분야나 농업 분야의 경우 기후변화에 대한 대책을 세우고 실천하는데 많은 시간이 요구되는 만큼 현재의 비정상성이 일상화되기 이전에 충분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연구에 참여한 김형준 카이스트 문술미래전략대학원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전 세계의 가뭄발생을 사전에 예측함으로써 탄소중립 실현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기후변화 대응과 함께 기후적응 대책을 적극적으로 준비해야 한다는 점을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다는데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 폭염에 목숨 잃고, 산불에 초토화… “기후재앙의 해법은 탄소제로뿐”

    폭염에 목숨 잃고, 산불에 초토화… “기후재앙의 해법은 탄소제로뿐”

    “우리가 지금처럼 탄소를 배출한다면 지금 같은 폭염을 3년마다 겪게 될 것이다.” 영국에서 기상 관측 이래 최고기온인 섭씨 40.3도(링컨셔주 코닝스비)가 관측된 19일(현지시간) 스티븐 벨처 영국 기상청 최고과학책임자는 “기후를 안정시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탄소제로뿐”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서유럽과 미국 등 세계 곳곳이 이상기후로 신음하며 전 세계가 기후위기 대응을 더이상 도외시해선 안 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최근 며칠간 이어지는 폭염과 화마, 가뭄은 재난으로 확산되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포르투갈에서는 지난 7일부터 18일까지 폭염으로 인해 1063명이 숨졌다. 스페인에서는 10일부터 17일까지 온열 질환으로 678명이 숨진 것으로 파악됐다. 영국에서는 철도 선로가 뒤틀리고 공항 활주로가 부풀어 오르는 현상이 잇따른 가운데 곳곳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해 런던 소방당국이 ‘중대 사건’을 선언했다. 그랜트 샤프스 교통부 장관은 “폭염에 대처할 수 있도록 인프라를 개선하는 데에 수십년이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그리스 아테네 인근 지역에서 대형 산불이 번져 주민 5000여명이 대피하는 등 서유럽 국가들의 소방당국은 산불과 사투를 벌이고 있다. 지구온난화가 촉발한 산불이 지구온난화와 토양 유실, 생물 다양성 파괴를 심화시키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했다. 조나탕 르누아르 프랑스국립과학연구원 박사는 프랑스24에 “나무에 저장된 엄청난 양의 탄소가 산불로 인해 방출되며 이는 ‘탄소 폭탄’이 폭발하는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 해나 클로크 영국 레딩대학 수문학 교수는 영국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기록적인 폭염과 에너지 가격의 충격이 지도자들에게 (기후변화 대응에 대한) 확신을 주지 못한다면 더이상 무엇이 필요할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 그 섬 밭에선 쌀이 남수꽈… 올가을 제주 ‘산듸’의 부활

    그 섬 밭에선 쌀이 남수꽈… 올가을 제주 ‘산듸’의 부활

    그 옛날 제주의 보릿고개는 육지보다 험난했다. 화산토로 이뤄진 제주땅은 구멍이 숭숭 뚫린 토양의 특성상 물을 가두지 못해 논농사를 짓기 어렵다. 친수성 작물인 벼는 밭에서도 자랄 순 있지만 논농사보다 까다롭고 생산성도 절반 이상 떨어진다. 보리나 좁쌀을 주로 먹고 살아온 과거 토박이들에게 제주 방언인 ‘산듸’(밭쌀)로 통하는 쌀은 그래서 더 특별했다. 지난달 28일 서귀포시 대정리 밭에서 만난 김정언(68) 이장은 “가난했던 어릴 적 이웃에게 조금씩 얻어먹었던 산듸밥이 그렇게 맛있을 수 없었다”고 회상했다. 그가 이 섬의 마지막 ‘밭쌀 생산자’로 남은 이유다. 1980년대 이후 자취를 감춘 제주 밭쌀이 올가을 부활한다. 지역 토속 식문화의 상징이기도 한 ‘산듸’는 1970년대 생산성이 뛰어난 통일벼가 전국적으로 보급되면서 명맥이 거의 끊겼다. 곡창지대가 펼쳐진 육지에서 쌀이 넘쳐나는데 농사짓기도 힘든 밭쌀을 먹을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제주에서 태어난 MZ세대는 산듸에 대한 기억조차 없다. 김 이장도 남는 땅을 놀리기 아까워 어린 시절 추억이 있는 밭쌀을 심었으나 수확한 쌀은 집에서 먹고, 육지에 나가 있는 자식들에게나 보내 주는 정도의 규모였다. 지난해 그는 토종 쌀품종인 ‘골든퀸3호’를 유통하는 이승준(50) 이강바이오 대표의 연락을 받았다. 밭쌀의 생산량을 늘려 본격적으로 상품화해 보면 어떻겠느냐는 제안이었다. 김 이장을 비롯한 마을 주민 21명이 동참했다. 이들은 지난봄, 양파·마늘을 주로 농사지어 온 땅에 윤작(같은 땅에 두 가지 이상의 작물을 심는 것) 작물 가운데 하나로 골든퀸3호를 심었다. 윤작을 하면 토양도 다양한 영양성분을 빨아들여 더 건강해질 터였다. 이날 찾은 밭엔 곳곳에 설치된 스프링클러가 쉼 없이 삼다수를 뿌려대며 초록벼를 적시고 있었다. 첫 예상 수확량은 약 70톤이다. 이 대표는 “올해 테스트 수확을 마치고 연간 1000톤 생산을 목표로 생산량을 차츰 늘려 나갈 예정”이라며 “가격은 일반 쌀보다 30% 비쌀 것”이라고 말했다. 상품성이 있을까. 논쌀보다 건조한 밭쌀의 맛은 찰기가 적어 볶음밥이나 리소토용으로 적합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 대표는 “밭쌀은 생산 규모 자체가 작아 큰돈을 벌 수 있는 아이템은 아니다”라면서도 “다양성을 바탕으로 취향이 세분화되고 있는 현재 유통 시장에선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본다”고 확신했다. 그의 자신감은 업력에서 비롯된 것이다. 건강식품, 과자·초콜릿 등을 수입해 국내 대형마트에 유통해 온 이 대표는 2010년대 초 조유현 박사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프리미엄 쌀품종 ‘골든퀸3호’가 유통망을 찾지 못하자 이를 특급호텔, 파인다이닝에 선보여 토종 고급 쌀에 대한 인식을 미식가들에게 먼저 심었다. 적당한 찰기와 구수한 누룽지향이 특징인 골든퀸3호의 밥맛은 금방 입소문이 퍼졌다. 이후 백화점·마트·온라인 등 일반 채널과 골프장 시장까지 진출해 대중적인 성공을 거뒀다. 특히 집밥을 많이 먹었던 코로나19 기간 매출은 200% 상승했다. 덕분에 한때 고시히카리 등 일본 쌀 품종이 지배해 온 국내 고급 쌀 시장의 토종 품종 점유율은 현재 70%에 이른다. 쌀도 품종별로 맛이 다르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좋은 밥맛을 내는 특별한 쌀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어났단 얘기다. 골든퀸3호의 성공 과정을 지켜본 이 대표는 국내 소비 시장이 취향과 다양성의 시장으로 재편되고 있음을 직감했다. 그는 “연간 1000톤의 밭쌀은 마켓컬리 등 철저히 프리미엄 시장에만 집중해 가치를 높일 것”이라고 했다. 제주 밭쌀의 부활은 문화적 의미를 넘어 대량 생산과 효율성이 상품의 표준이자 미덕인 시대가 완전히 저물었음을 보여 준다. 문정훈(49) 서울대 농경제학사회학부 교수는 “사라져 가는 지역의 옛 쌀 생산문화가 살아나 새로운 상품으로서의 가치를 가질 수 있는 건 자신의 취향에 맞는 쌀을 찾아 구매해서 먹는 최근 소비자 트렌드와 맞닿아있는 덕분”이라고 했다.
  • 열차 집어삼킬 듯한 산불에 섭씨 43도 폭염 “지옥의 묵시록”

    열차 집어삼킬 듯한 산불에 섭씨 43도 폭염 “지옥의 묵시록”

    18일(이하 현지시간) 오전 9시 30분쯤 스페인 수도 마드리드를 출발해 북서부 갈리시아 지방의 라코루냐 페롤로 향하던 열차가 카스틸라 이 레온 자치구 자모라주 사나브리아에 멈춰 섰다. 철로로부터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시뻘건 불길이 치솟고 있었기 때문이다. 흡사 신약성서 마지막 요한계시록에 나오는 불지옥 같은 모습에 승객들은 안절부절하지 못했다. 몇 분 뒤 이 열차의 운행은 재개됐지만, 승객들은 평생 겪어보지 못한 공포에 몸서리를 쳤다. 일간 엘 파이스는 국영철도회사 렌페가 이날 오후 1시 마드리드와 갈리시아를 잇는 열차 운행을 잠정 중단했다고 전했다. 렌페는 “현재로선 승객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며 “우회로를 통해 대체 열차를 운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스페인 북부의 이날 최고 기온은 무려 섭씨 43도였다. 프랑스와 포르투갈, 스페인, 그리스의 산불은 여전히 타올라 수천명이 정든 집을 버리고 떠나야 했다. 영국은 19일 기상 관측 이래 가장 높은 기온이 관측될 것으로 예측됐다. 전문가들은 프랑스 곳곳이 ‘열파 묵시록(heat apocalypse)’을 겪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스페인 북서부 자모라 지방에서는 숲에서 일어난 화재 때문에 2명이 숨졌고, 열차들이 철로 근처까지 덮친 산불 때문에 운행 중단됐다. 포르투갈 북부 화재 현장을 벗어나려던 어르신 커플이 미처 피하지 못해 목숨을 잃었다. 프랑스 서부 낭트의 최고 기온이 42도로 기록됐다. 최근 산불 탓에 3만명 넘게 살던 집을 등졌다. 한 동물원은 1000마리의 동물을 다른 곳으로 옮겼다. 관광객들이 몰리는 남서부 지롱드 지방은 가장 극심한 피해를 입었다. 지난 12일 이후 1만 7000에이커 가까운 토지를 망가뜨린 불길을 잡느라 프랑스 전역에서 달려온 소방관들이 분투하고 있다. 장룩 글레이제 지롱드 지방 대표는 “머리에 떠오른 생각은 괴물이었다. 문어 같은 괴물이다. 점점 커지고 앞으로 뒤로 양 옆으로 커지는 괴물이다. 기온 때문에, 바람 때문에, 공중의 물 부족 때문에 괴물이며, 맞서 싸우기도 힘들다”고 털어놓았다. 스페인의 폭염 관련 사망자를 매일 집계하는 카를로스 3세 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10일부터 16일까지 일주일간 온열 질환으로 사망한 사람은 510명에 달했다. 산불 현장을 찾은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기후 변화가 사람을 죽이고, 생태계와 생물 다양성을 죽이고 있다”며 “불에 탄 산림 7만㏊는 지난 10년 평균의 곱절 규모”라고 우려했다. 포르투갈 보건부는 지난 16일까지 659명이 온열 질환으로 사망했다고 밝혔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두 나라만 합쳐도 1100명 이상이 목숨을 잃은 셈이다.
  • [포착] ‘불지옥’에 멈춰선 열차…종말급 폭염에 신음하는 유럽 (영상)

    [포착] ‘불지옥’에 멈춰선 열차…종말급 폭염에 신음하는 유럽 (영상)

    섭씨 40도를 웃도는 기록적 폭염에 유럽 남부가 몸살을 앓고 있다. 수백 명이 폭염 때문에 목숨을 잃고, 산불까지 확산하면서 각국 정부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한낮 최고 기온이 45.7도까지 치솟은 스페인에선 열차 한 대가 ‘불지옥’에 갇혀 한때 불안이 고조되기도 했다. 엘 파이스는 18일(이하 현지시간) 스페인 수도 마드리드와 북서부 갈리시아를 연결하는 열차 운행이 극심한 산불로 중단됐다고 보도했다. 이날 오전 9시 30분쯤 마드리드에서 출발해 갈리시아 라코루냐 페롤시(市)로 향하던 열차가 카스티야 이 레온 자치구 사모라주 사나브리아시에 멈춰섰다. 열차 양 옆에선 시뻘건 불길이 치솟고 있었다. 선로 주변이 온통 화염에 휩싸여 창 밖 풍경만으로는 위치를 가늠할 수 없을 정도였다. 그야말로 ‘불지옥’이었다.몇 분 후 열차 운행은 재개됐지만, 승객들은 좌우를 두리번거리며 불안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엘 파이스는 국영철도회사 렌페가 이날 오후 1시 마드리드와 갈리시아를 잇는 열차 운행을 잠정 중단했다고 전했다. 렌페는 “현재로선 승객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며 “우회로를 통해 대체 열차를 운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6월 중순부터 시작된 폭염으로 스페인에선 크고 작은 산불이 일어났다. 스페인 소방당국은 18일 현재 22건의 화재를 진압 중이다. 특히 북서부 피해가 심각하다. 스페인 북서부와 포르투갈 북동부에 걸친 시에라 데 라 쿨레브라 산악 지대는 지난 6월 15일부터 계속된 산불로 절반이 넘는 3만 헥타르(㏊)가 불에 탔다. 현지언론은 스페인 역사상 최악의 산불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18일에는 미처 산불을 피하지 못한 목장주 1명이 시신으로 발견됐다. 17일 62세 소방대원이 화재 진압 중 사망한 데 이어 이번 산불로 인한 두 번째 사망자다. 스페인 폭염 관련 사망자를 매일 집계하는 카를로스 3세 연구소에 따르면 10일부터 16일까지 일주일간 온열 질환으로 사망한 사람은 510명에 달했다. 산불 현장을 찾은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기후 변화가 사람을 죽이고, 생태계와 생물다양성을 죽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불에 탄 산림 7만 헥타르는 지난 10년 평균 피해보다 2배 많은 규모다”라고 우려했다.
  • [마감 후] 좋은 정부를 넘어 위대한 정부로/홍희경 경제부 차장

    [마감 후] 좋은 정부를 넘어 위대한 정부로/홍희경 경제부 차장

    헌정 사상 교섭단체를 이룬 당의 최연소 당대표였던 이준석이 축출됐다. 당원권 정지에 연동돼 당대표직이 중단됐다. 그럼에도 이준석의 지금 상황은 ‘열린 결말’에 가깝다. 자신을 향한 수사의 속도, 결과, 후속 대응 등과 관련된 선택지는 여전한 반면 박근혜 키즈로 입문해 유승민의 개혁보수 노선을 함께한 노정이나 최연소 당대표라는 커리어는 손상되지 않았다. 재심 대신 신규 당원 모집에 나선 특유의 반전 행보가 결말을 향한 궁금증을 키운다. ‘닫힌 결말’에 가까운 쪽은 따로 있다. 임기 58개월이 더 남은 정권과 주파수를 맞춘 안철수가 움직인다. 건전한 공부 모임으로 당내 세를 규합한 뒤 안철수는 아마 무난하게 당지도부 일원이 될 것이다. 이참에 앙숙이던 이준석과의 관계를 재설정하는 식의 드라마나 반전 같은 건 없이 말이다. 안철수만큼 정답에 근접한 정치인은 찾기 힘들다. 학벌, 이력, 성품, 체력까지 다 훌륭하다. 그런데도 번번이 안철수 정권이 출범하지 못한 건 의외성과 번뜩거림, 예측불허의 묘수나 반전을 기피하는 성향 때문이다. 그는 다방면으로 좋은 정치인이지만 위대하지는 않은 상태 같다. 스테디셀러 경영서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는 “좋은 것(good)은 위대한 것(great)의 적”이란 문장으로 시작한다. 이미 좋은 상태의 기업을 변혁, 혁신, 반전, 돌변으로 이끄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뜻한다. 다행히 경영이 아닌 정치에선 특수한 자리, 특정한 시기에 주기적으로 위대한 것이 강제된다. 임기 초 대통령 같은 상황 말이다. 위대한 시작과 좋은 끝맺음, 단임 대통령의 숙명인 이 명제를 헷갈려 한 게 역대 대통령들의 비극을 불렀다. YS(김영삼)는 그런 면에서 별나게 훌륭한 대통령이다. 집권 초 금융실명제와 같은 위대한 정책을 터뜨렸던 그는 곧 ‘YS는 못 말려’ 유머집의 소재가 됐다. IMF 외환위기 이후 퇴임 뒤 사저로 돌아가 주민들과 배드민턴 치는 노후를 보낼 수 있었던 데는 이 유머집의 역할이 있었을 것이다. 업적은 임기 초반에, 평판 관리는 임기 후반에 몰두해야 한다는 걸 YS가 간파했는지 알 수 없지만, 그는 확실히 국민이란 말 앞에 “위대한”이란 수식을 붙였던 마지막 대통령이었다. “위대한 국민”이 “존경하는 국민”이 된 다음부터 국민이 존경할 만한 투표를 하는 유권자로 축약된 데 이어 팬덤 정치의 대상으로 전락한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나아가 팬덤 정치의 득세 속에서 정권 초 위대한 시작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망각하게 된 것은 심각한 병증이다. 안철수에게도 지지 않을 학력과 합격 이력을 지닌 이들 일색으로 새 정부가 구성됐다. 다양성 결여를 비판이라도 하면 윤석열 대통령은 “훌륭한 사람”이라고 칭하고, 정부는 더더욱 높은 스펙을 찾아 헤맨다. 지난주 변양균 경제고문 발탁이 아마 인선 비판에 대한 새 정부의 진지한 응답이었을 것이다. 조만간 변양균이 가세한 대통령실과 안철수가 주류가 된 여당은 왜 물가가 오를 수밖에 없는지, 공급망 위기 속에서 왜 산업 양극화가 필연적인지, 왜 공무원 수를 비용으로만 보는지, 왜 부동산 정책은 전 정권 지우기 단계에 그쳐야 하는지를 존경하는 국민들에게 납득시키려 할 것이다. 좋은 정부의 역량은 변혁, 혁신, 반전, 돌변이 아니라 설명력에 그치기 때문이다. 그러는 새 ‘위대한 정부’가 허용되는 짧은 시기가 빠른 속도로 소진돼 가고 있다.
  • 선취업후진학지원센터 출범했다

    선취업후진학지원센터 출범했다

    영진전문대가 선취업후진학지원센터를 출범시켰다. 선취업후진학지원센터는 직업계고교·산업체와 유기적 협력체제를 구축해 현장 전문 인력을 양성한다. 이를 통해 직업계고교 학생들에겐 선취업을, 산업체는 안정적인 현장 전문가를 확보함으로써 산학이 공동 발전하는 선순환 구조를 갖춰나갈 계획이다. 선취업후진학 체제는 30여 년간 영진전문대가 추진한 주문식교육 성공모델을 접목해, 직업계고교와 산업체가 동반 성장한다는 취지가 녹아 있다. 이 대학교는 직업계고교 학생들이 선취업과 후진학을 통해 전문학사는 물론 고숙련 최고의 기술명장으로 성장을 이어갈 수 있도록 마이스터대 석사학위과정까지 연계한다는 목표다. 최재영 영진전문대 총장은 “직업계고등학교, 산업체, 대구시교육청, 한국산업인력공단과 협력해 융합과 다양성이 요구되는 21세기 고품격 현장 전문가를 양성할 수 있도록 선취업후진학 지원에 대학 역량을 집중하는 등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 홍석천 “엄마, 내 커밍아웃에 대 끊길까 걱정”

    홍석천 “엄마, 내 커밍아웃에 대 끊길까 걱정”

    방송인 홍석천이 22년 전 커밍아웃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격 공개했다. 지난 15일 공개된 웨이브(wavve) 오리지널 ‘메리 퀴어’ 3회에서는 MC 홍석천이 “부모님보다 대한민국 국민들께 먼저 커밍아웃을 했다”고 털어놨다. 이날 홍석천은 “아직 부모님께 커밍아웃을 하지 못해 눈물로 고민 중”이라는 출연자 승은의 사연을 VCR로 보면서 “보통은 엄마한테 먼저 커밍아웃을 한다고 한다. 엄마는 좀 더 이해해줄 것 같아서”라며 운을 뗐다. 이어 “엄마가 ‘아빠한테는 얘기하지 말자’는 분도 계시고, ‘엄마가 나중에 아빠한테 얘기할게’ 하는 분도 계신다”라고 커밍아웃의 어려움을 공감했다. 특히 2000년 대한민국 최초로 방송을 통해 커밍아웃을 했던 홍석천은 당시의 상황에 대해 생생하게 고백하기도 했다. 그는 “전국민에게 커밍아웃을 하고 부모님한테 커밍아웃을 했다. 오히려 엄마가 늦고, 아빠는 처음에는 너무 힘들어 하고 고민하시다가 어느 순간 ‘그래’ 하고 인정해주셨다”라고 떠올렸다. 홍석천은 “엄마는 제가 너무 귀하게 얻은 아들이라 받아들이기가 힘드셨던 것 같다. 대가 끊기는 것을 걱정하셨다. 지금은 좀 나아진 거지만, (힘든 건) 똑같아”라며 울컥했다. 한편 ‘메리 퀴어’는 당당한 연애와 결혼을 향한 ‘다양성(性) 커플’들의 도전기를 담은 국내 최초 리얼 커밍아웃 로맨스로, 매주 금요일 오전 11시 공개된다.
  • ESG 중장기 전략 담은 팩트북 성과

    ESG 중장기 전략 담은 팩트북 성과

    현대제철은 지속가능경영 의지와 활동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소통하기 위해 2016년부터 지속가능경영보고서와 연차보고서를 합한 통합보고서를 해마다 발간하고 있다. 올해 통합보고서에는 현대제철의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중장기 전략 방향과 체계를 비롯해 재무·비재무 정량 데이터 및 성과를 확인할 수 있는 ‘팩트북’ 등을 구체적으로 담았다. 환경 분야에서는 전 세계적인 탄소 감축 요구에 부합하기 위한 현대제철의 탄소중립 목표와 현대제철만의 독자적인 전기로 기반의 탄소중립 철강 생산체계인 ‘하이큐브’, 질소산화물 저감시설 등 친환경설비 투자, 폐자원을 제철 공정에 활용하는 친환경 조업 방식의 개발 성과 등을 소개했다. 이어 사회 분야에서는 산업안전보건을 위한 안전 체제·문화·조직 역량 강화 활동 및 커피박 재자원화 등 지역사회 공헌 활동을, 지배구조·경제 분야에서는 이사회의 다양성 강화, 미래 모빌리티 시장 대응을 위한 제품 및 기술 개발 성과 등을 공개했다.
  • ‘홍석천 뮤비 속 막춤’ 뉴질랜드 대사 “모든 소수자 존중·관용·평등 누려야”

    ‘홍석천 뮤비 속 막춤’ 뉴질랜드 대사 “모든 소수자 존중·관용·평등 누려야”

    국내 연예인 중 처음 커밍아웃한 홍석천의 신곡 ‘K 톱스타’ 뮤직비디오에는 정장 차림의 중년 남성 둘이 손을 잡고 등장한다. 그리고는 막춤을 춘다. 망가지길 주저하지 않은 이들은 필립 터너(62) 주한 뉴질랜드대사와 그의 동성 남편인 이케다 히로시(63)다. 이케다는 2019년 한국 주재 외국 외교관의 동성 배우자 중 최초로 우리 정부로부터 합법적 배우자로 인정받았다. 이 부부는 이후 한국 성소수자들을 지지해 왔다. 예컨대 한국 최초 트랜스젠더 군인 변희수 하사의 죽음에 진심 어린 애도를 표하기도 했다. 지난 8일 서울 중구 뉴질랜드 대사관에서 부부를 만나 성소수자 권리 찾기를 위한 뉴질랜드의 여정에 대해 물었다.(발언자를 따로 표기하지 않은 답변은 터너 대사가 한 말) -뉴질랜드는 지난 30여년간 성소수자의 지위가 비약적으로 발전했는데요. “1986년 남성 간 동성애 비범죄화를 시작으로 1993년 인권법(차별금지법) 제정, 2013년에는 동성혼이 법제화됐죠. 당시 보수당 정치인인 모리스 윌리엄슨의 연설이 화제였어요. ‘이 법안을 통과시켜도 내일 해는 뜰 것이다. 삶은 계속될 것이다’라는 메시지였죠. 보수층은 동성혼 법제화가 가족 제도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우려했는데 이후 세상은 계속 돌아갔어요. 성소수자들은 어떠한 해도 끼치지 않고 더 공정하고 자유롭게 사회에 참여할 수 있게 됐고요.” -뉴질랜드에서도 기독교가 가장 많은 신자를 가진 종교인데 반발은 없었나요. “긴 여정이었어요. (20~30년 전에는) 기독교 등 많은 단체가 동성애의 비범죄화와 차별금지법에 반대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성소수자도 교회 내에 설 자리가 있다는 것을 인정하게 된 것 같아요.” 뉴질랜드 의회의 구성을 보면 전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다양성이 있다. 전체 의원 120명 중 10%가 성소수자, 48%가 여성이다. 국제의원연맹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회의원 300명 중 여성의 비율은 19.0%로 전 세계 국가 중 121위다. 커밍아웃한 성소수자 국회의원은 역대 단 한 명도 없었다. -뉴질랜드 의회가 다양성을 유지하는 이유는 뭔가요. “성소수자들은 전 세계 의회에 있습니다. 우리 의회에는 커밍아웃한 성소수자가 가장 높은 비율로 있는 거죠. 뉴질랜드 의회에는 항상 성소수자 의원들이 있었지만 인권법 제정 전에는 사람들이 안전하다고 느끼지 못해 커밍아웃 하지 않은 겁니다.” -뉴질랜드와 비교할 때 한국은 어디쯤 와 있을까요. “그렇게 비교할 수는 없어요. 다만 모든 소수자들이 그곳이 어디든 존중과 관용, 평등을 누려야 합니다.” 인터뷰가 끝날 때쯤 이케다는 자신의 이야기를 해 줬다. 1994년 두 사람이 함께 살기로 결심하고는 일본에 사는 부모에게 터너 대사를 소개하며 커밍아웃했다고 한다. “당시 일본 사회 분위기와 달리 부모님은 저희를 받아들여 주셨어요. 누구든 자기 자식이 좋은 가족과 함께할 때 훨씬 마음이 편할 거예요. 포용과 받아들임, 연대는 모든 사람들의 삶을 더 행복하게 만들어 줍니다.
  • 고립 경험 청년 4명 중 3명 “20세 이후 첫 증상”… 예방하려면 아동청소년 때 지원해야

    고립 경험 청년 4명 중 3명 “20세 이후 첫 증상”… 예방하려면 아동청소년 때 지원해야

    고립을 경험한 청년 4명 중 3명은 첫 고립 시기로 20세 이후를 꼽았다.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시기인 청년기에 여러 요인으로 혼자가 돼 버리는 고립 증상이 발현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17일 공공의창·서던포스트와 함께 진행한 온라인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250명의 고립 경험 청년(만 20~39세) 중 75.8%가 이같이 답했다. 10대 때 고립을 처음 경험했다는 청년은 23.4%였다. 청년고립이 심각하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지만 전문가들은 청년기 고립이 발생하는 건 아동청소년기 혹은 그전부터 어떤 문제가 쌓여 왔기 때문이라고 강조한다. 청년고립을 예방하려면 오히려 청년에게 초점을 맞추지 않아야 한다는 설명이다. 유민상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고립은 특정한 ‘상태’이며 부정적 경험이 누적되다가 마지막 단계에 나타나는 것이지 어느 순간 갑자기 고립되는 게 아니다”라면서 “고립이 심화되기 전 단계에서 취약한 특성을 지닌 아동청소년에게 지원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립·은둔청년 상담 지원 등을 하는 사단법인 ‘씨즈’의 오오쿠사 미노루 고립청년지원팀장은 “무한 경쟁의 교육 시스템과 평가를 통해 자존감이 바닥으로 치닫는 환경이 사람들을 고립과 은둔으로 내몰기 때문에 은둔 자체에만 관심을 갖고 사후적으로 대응해서는 근본적 문제 해결이 안 된다”면서 “교육제도 및 학교현장, 가족지원, 직업의 다양성 인정 등 분야별 구체적인 개입을 해야 한다”고 했다. 고립 기간만큼 회복이 필요하기 때문에 힘든 상황이 길어지더라도 “기다려 줄 수 있다”는 믿음을 주는 게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권용훈 광주광역시 은둔형외톨이지원센터 상담원은 “그들의 발걸음에 맞추기 위해 ‘천천히’란 말을 많이 쓴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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