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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0년 철권 통치 무바라크 이집트 전 대통령 92세 일기로 운명

    30년 철권 통치 무바라크 이집트 전 대통령 92세 일기로 운명

    30년 동안 철권 통치를 휘두르다 2011년 군부 쿠데타로 쫓겨났던 호스니 무바라크 전 이집트 대통령이 카이로에서 92세를 일기로 눈을 감았다. 지난달 늦게 수술대에 올랐고 회복 중 손자와 함께 찍은 사진이 공개됐는데 25일 아침(이하 현지시간) 군 병원에서 사망했다고 알와탄 웹사이트가 가장 먼저 보도했다. 나중에 국영 매체들도 그의 죽음을 확인했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앞서 아들 알라는 아버지가 지난 11일 응급실에서 투병 중이라고 밝혔다. 1928년에 태어난 그는 10대 시절 공군에 들어가 1973년 아랍-이스라엘 전쟁 과정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10년도 안돼 안와르 사다트 전 대통령이 암살되자 대통령에 올라 이스라엘-팔레스타인 평화과정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그의 재직 시 군부에 엄청난 돈이 지원됐지만 실업률, 빈곤, 부패는 늘어만 갔다. 2011년 1월 이웃 나라 튀니지 대통령이 민중 봉기에 실각하자 이집트 국민들도 봉기에 나섰고, 단 18일 만에 그는 물러났다. 그 뒤 1년여 만에 무슬림 정치인 모하메드 모르시가 이집트에서 처음 치러진 민주 선거로 대통령에 올랐다. 하지만 모르시 역시 1년도 안돼 또다시 군부에 의해 축출됐고, 지난해 감옥에서 사망했다. 고인은 아랍의 봄 때 900여명의 시위대원들을 살해하라고 보안군에 지시를 내렸다는 이유로 유죄 판결을 받았지만 나중에 무죄로 번복돼 2017년 3월에 석방됐다. 한편 북한은 1973년 제4차 중동전쟁 때 이집트에 전투기와 조종사를 지원했고 당시 공군참모총장이었던 무바라크는 이를 계기로 북한과 각별한 관계를 구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무바라크는 김일성 북한 주석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며 1980년부터 1990년까지 네 차례나 북한을 방문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시론] 인간으로 살아가기/성전 스님 천흥사 한주

    [시론] 인간으로 살아가기/성전 스님 천흥사 한주

    이른 아침 천안역에서 지인을 만났다. 우리는 마스크를 쓰고 인사를 나누었다. 나는 말했다. “마스크 안 써도 되지 않을까요.” 그는 웃으면서 대답했다. “나보다 다른 사람들을 위해서 써야죠. 스님도 기차 안에서 마스크 벗지 말고 쓰세요.” 기차 안에서는 대부분이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마스크를 쓰는 것이 마치 예의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나는 좌석을 찾아가 앉았다. 내 옆자리에는 나보다 더 늙어 뵈는 어른이 앉아 계셨다. 그는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 이따금 연이어 얕은 기침을 했다. 평상시 같았으면 대수롭지 않았을 기침이 유독 마음에 걸렸다. 하지만 이내 마음의 불안을 지웠다. 그의 기침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와는 상관이 없는 기침일 뿐이라고 자위했다. 내 자위의 근거에는 우리나라의 방역체계에 대한 믿음도 한몫을 했다. 확진환자가 한 사람씩 완치 판정을 받았다는 소식을 들을 때마다 기쁘기도 했지만, 중국 우한에서 죽어 가는 사람들의 모습도 함께 떠올랐다. 우리에게는 아직 코로나19가 대응이 가능한 병으로 여겨지고 있지만, 우한의 사정은 우리와 다르기 때문이다. 부족한 의료시설 그리고 허술한 방역체계. 내가 우한에 있지 않고 지금 이곳에 있다는 것을 단순히 다행으로만 받아들일 수만은 없었다. 어제는 우한에 처음 이 병을 알린 의사 리원량(李文亮)의 글을 읽었다. 눈물이 핑 돌았다. “동이 트지 않았지만 나는 갑니다. 가야 할 시간, 나루터는 아직 어둡고 배웅하는 이 없이 눈가에 눈송이만 떨어집니다.… 삶은 참 좋지만 나는 갑니다. 나는 다시는 가족의 얼굴을 쓰다듬을 수가 없습니다. 아이와 함께 우한 동호로 봄나들이하러 갈 수가 없습니다. 부모님과 함께 우한대학 벚꽃놀이를 할 수도 없습니다. 나는 아직 세상에 나오지 않은 아이와 만나기를 꿈꿨습니다. 아들일지 딸일지 태어나면 뜨거운 눈물을 머금고 사람들의 물결 속에서 나를 찾을 겁니다. 미안하다. 아이야….” ‘삶은 참 좋은 것이고 새로 태어날 아이는 나를 찾겠지만 나는 없다’는 이 부재의 절규 앞에서 나는 같은 인간으로서의 슬픔을 공감했다. 전쟁과 기아와 질병이라는 인간을 소외시키는 이 위험 앞에서 누구도 자유로울 수가 없다. 전쟁의 위험은 상존해 있고, 질병은 주기적으로 우리를 찾아와 우리들의 일상을 위협하고 있다. 지구촌 전체의 생산량이 남아돌아 감에도 한편에서는 기아로 죽어 가는 사람들이 있다. 내가 아니라고, 우리나라가 아니라고 말하기에는 그런 전 세계적 위험들은 너무나 가까이 있다. 부정하고 폐쇄적일수록 그 위험들은 더욱 빠른 속도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유럽에서는 동양인에 대한 혐오가 도를 넘고 있다. 동양인이 다가오면 바이러스가 온다고 말하는 정도라고 한다. 바이러스로 인해 인종차별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이것은 우리가 인간으로서의 품격과 덕성을 잃어버리고 동물적 이기심에 지배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증명한다. 차별과 편견의 저변에는 이기심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염에 대한 공포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는 질병 극복을 위한 아름다운 전형을 보여 주었다. 우한 교민들이 격리돼 있던 아산과 진천의 마음이 바로 그것이다. 이것은 두려움을 극복한 것이고 함께하겠다는 성숙한 마음의 승리이기도 하다. 격리가 해제된 우한 교민들의 얼굴에는 환한 웃음이 피어 있다. 그 웃음을 보면 우리가 이 두려운 시간 속에서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답이 보이는 것만 같다. 우한에서 폐렴으로 죽어 가는 모든 사람의 목소리와 마음이 ‘리원량’과 다르지 않을 것이다. 슬픔으로 굽이치는 그 소리가 내게 메아리로 다가온다. 누군들 사랑하는 가족들과 햇살이 눈부신 세상과 이별하고 싶겠는가. 그 슬픔에 대한 공감이 없다면 우리가 무엇으로 인간이라 할 수가 있겠는가. 사람은 모두 같다. 고통을 싫어하고 행복을 좋아하고 언젠가는 죽는다는 공통점이 있다. 타인은 나와 같은 또 다른 나일 뿐이다. 인류의 재앙 앞에서 우리가 마음을 모으고 함께 슬픔을 나누어야 하는 이유다. 그것이 인간으로 살아가는 바른 존재 방식이기도 하다. 아직 코로나19는 진행 중이다. 세계 곳곳에서도 산발적으로 전염 소식이 들린다. ‘리원량’의 슬픔은 봄이 와도 그치지 않을 것만 같다. 가족을 두고 떠나는 사람들의 절규가 눈발이 돼 날린다. 이 슬픈 눈발의 분분한 날림은 언제나 그치려나. 봄이 와도 봄이 아닐 것만 같은 슬픈 예감이 든다.
  • [포토인사이트] 文대통령 “방역·경제 ‘두토끼’ 잡겠다”(전문)

    [포토인사이트] 文대통령 “방역·경제 ‘두토끼’ 잡겠다”(전문)

    문 대통령은 21일 오전 서울 양천구 행복한백화점 내 중소기업진흥공단 서울청년창업사관학교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내수·소비업계 간담회 모두발언을 통해 “감염병도 걱정이지만 경제 위축도 아주 큰 걱정이 아닐 수 없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는 내수 활성화에 문 대통령 의지가 담긴 행보로,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소비와 관련한 현장의 애로사항을 경청하고 극복 및 협력방안 등을 논의했다.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장과 하현수 전국상인연합회장, 제갈창균 외식업중앙회장 등 비롯한 소매·외식업계 대표들과 관광·호텔·항공 업계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문재인 대통령 모두발언 전문〉 여러분 반갑습니다. 아주 여러모로 힘든 시기입니다. 코로나19 때문에 소비가 위축이 되어서 우리 소상공인들, 외식업, 숙박업, 관광업, 공연·행사 화훼, 등 많은 분들이 지금 걱정하고 계십니다. 정부가 노력을 하고 있지만,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직접 듣고 싶어서 오늘 이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최근 대구·경북 지역의 확진자가 대폭 늘어나면서 지역사회에 감염 확산이 우려되고 있습니다. 최초로 사망자도 발생했습니다. 매우 엄중한 상황입니다. 정부는 지역사회 감염 대응체계를 대폭 강화하고 있습니다. 현재 위기경보에서 경계단계를 유지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심각단계에 준해서 대응하고 있습니다. 또한 대구경북지역에서 총력다해서 대응하고 있지만 자체적으로 감당하기 힘든 상황됐기 때문에 감염병 특별관리지역으로 지정해서 중앙정부가 직접 나서고 있다. 정부는 접촉자 전수조사와 격리는 물론이고 병원·교회 등 다중 이용시설에 대한 방역을 더욱 강화해 지역사회에 추가 확산을 막는 데 총력을 기울이겠습니다. 국민들께서도 철저한 위생수칙 준수와 함께 해외여행력이라든지 접촉력이 없더라도 의심증상이 있으면 검사·치료에 적극 협력해 주실 것을 다시한번 당부드립니다. 감염병도 걱정이지만 경제 위축도 아주 큰 걱정이 아닐 수 없습니다. 감염병 대응에 최대한 긴장하되, 일상활동과 경제활동을 침착하게 해나가자고 이렇게 당부드리고 있지만 말처럼 쉽지가 않습니다. 방한 관광객이 급감하며 여행·숙박·외식업계의 어려움이 가중되는 가운데, 외출 자제로 전통시장,마트,백화점 등의 소비마저 위축이 되어서 내수가 얼어붙고 있습니다. 장기화될 경우 경제뿐 아니라 민생에도 큰 타격이 우려가 됩니다. 내수는 지난해 우리 경제의 성장에서 60%를 차지할 만큼 중요합니다.내수·소비업체를 살리는 것이 곧 우리 경제를 살리는 일이며, 여기 계신 여러분의 어려움을 덜어드리는 것이 민생경제의 숨통을 틔는 일입니다. 정부는 ‘비상경제 시국’이라는 인식으로 국민의 안전과 함께,여기 계신 여러분들의 생업에 지장이 없도록 경제 활력을 되살리는데 전력을 다할 것입니다. 과도한 불안을 극복해야 합니다. 정부가 변화하는 상황에 맞춰 방역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만큼, 국민들께서도 정부의 대응을 믿고 안전수칙을 철저히 지키면서 경제활동에 임해 주실 것을 다시 한번 당부드립니다. 다행히, 서로를 향한 상생의 마음이 어려운 시기를 극복하는 힘이 되고 있습니다. 최근 전주 한옥마을과 모래내시장, 그리고 서울의 남대문시장에서 코로나19 피해를 함께 극복하기 위해, 건물주들이 자발적으로 상가임대료를 10% 또는 20%로 낮추는, 그런 결정을 해주었습니다. 배달의 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 형제들은 50억원의 기금을 조성해 외식업 소상공인들의 대출이자 절반을 지원한 데 이어서 현대백화점도 어려움을 겪는 중소 협력업체에 500억원의 자금을 무이자로 지원했다는 반가운 소식도 들렸습니다. 어려울 때 상생을 실천해주신분들께 깊이 감사드리며 정부도 적극 뒷받침할 것입니다. 국민들께서도 소비 진작으로 함께 호응해 주시기 바랍니다. 정부는 코로나19에 따른 업계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 업종별 맞춤형 대책을 연이어 발표했습니다. 우선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에 2조원 규모의 신규 정책자금을 공급할 것입니다. 긴급경영안정자금을 지원하고, 세금 납부기한을 연장하여 피해를 최소화하겠습니다. 중소 관광업체에는 500억원 규모의 ‘무담보 신용보증부 특별융자’를 도입해 지원하고 피해 숙박업체의 재산세 감면과 면세점 특허수수료 납부기한 연장을 조치할 것입니다. 외식업계에 대해서도, ‘외식업체 육성자금’ 지원 규모를 확대하고 식재료 공동구매 사업대상을 조기 선정해 지원하겠습니다. 운항 노선과 노선 감축 등으로 큰 손실을 입은 저비용항공사에 대해서는 긴급 융자지원과 공항시설 사용료 납부 유예 조치가 시행됩니다. 그 외에도, ‘지역사랑상품권’ 발행 규모를 대폭 확대하고, 기업체들의 고용유지 고용유지지원금 지원요건을 완화해서 혜택이 돌아가도록 하겠습니다. 저는 이것도 충분치 않다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의 대책에 그치지 않고, 정부의 가용수단을 총동원해 전례 없는 특단의 대책을 마련할 것입니다. 금융·세제·예산·규제혁신을 비롯한 실효성 있는 대책을 총동원해 이달 말까지 ‘1차 경기대책 패키지’를 마련해서 발표하겠습니다. 지난주 ‘경제인 간담회’에서 나눈 의견들을 이미 정책에 반영해 조치를 하고 있습니다. 오늘 여러분의 의견도 가능한 것은 빠르게 정책에 반영해 지원하겠습니다. 국민과 정부가 함께 힘을 모아 ‘방역’과 ‘경제’,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아야 합니다. 어느 하나도 놓쳐서는 안됩니다. 하루빨리 겨울이 지나 우리 경제의 봄을 맞이할 수 있길 바랍니다. 정부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김연경, 재활 끝내고 터키로 출국… 동병상련 이재영에 아낌없는 격려

    김연경, 재활 끝내고 터키로 출국… 동병상련 이재영에 아낌없는 격려

    첫 트리플크라운 달성… 팀 승리 견인 金 “워낙 잘하는 선수” 믿음 보여재활 중인 ‘배구 여제’ 김연경(터키 엑자시바시)이 한 달여의 재활 끝에 20일 복귀전을 치르는 이재영(흥국생명)에게 동병상련의 격려를 보냈다. 한국 여자배구 국가대표팀의 핵심 전력인 두 선수는 지난달 도쿄올림픽 아시아지역 최종 예선 이후 나란히 부상을 입고 재활 치료를 받아 왔다.복근이 찢어지는 부상으로 ‘6주 재활 진단’을 받은 뒤 국내에서 3주간의 재활을 거친 김연경은 이날 터키로 출국하기 전 인천공항에서 취재진에게 “복근은 거의 붙은 상태”라며 “터키에 가서 다시 검사를 해 보겠지만 2~3주 뒤에 경기를 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터키리그 정규 시즌이 오는 27일에 끝나 김연경이 정규 리그에 합류하긴 쉽지 않지만 3월부터 리그 포스트시즌을 포함해 유럽챔피언스리그 토너먼트 등 주요 대회에는 복귀하는 대로 힘을 보탤 생각이다. 국가대표팀 주장인 김연경은 다른 대표팀 선수들에 대한 언급도 잊지 않았다. 대한배구협회는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김연경과 이재영, 김희진에게 위로금을 전달했지만 이것이 ‘김연경에게만 전달했다’는 내용으로 잘못 보도되며 김연경의 마음고생도 많았다. 김연경은 “나와 이재영, 김희진이 상대적으로 돋보이는 포지션이어서 더 주목을 받았던 것뿐”이라면서 “다른 대표 선수도 부상을 안고 V리그에서 뛰고 있다. 그 선수들도 응원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재영의 복귀 소식에 대해 김연경은 “쉬었기 때문에 어떤 경기력이 나올지 모르겠다”면서도 “차츰차츰 좋은 경기력을 보여 줄 거다. 워낙 잘하는 선수”라는 믿음을 보였다.김연경이 한국을 떠난 날 복귀전을 치른 이재영은 김연경의 기대대로 맹활약을 펼쳤다. 이재영은 이날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2019~20 V리그 여자부 KGC인삼공사와의 경기에서 팀 내 최다득점인 26점을 올리며 3-1(19-25 25-18 31-29 26-24) 승리를 견인했다. 이번 시즌 4호이자 자신의 커리어 첫 트리플크라운도 달성했다. 이재영은 특히 접전 상황에서 해결사로 나서며 왜 자신이 에이스인지 보여 줬다. 이재영은 듀스가 이어지던 3세트 29-29의 상황에서 연이어 득점을 올리며 세트 승리를 이끌었고, 역시 듀스가 이어진 4세트 24-24의 상황에서 디우프의 스파이크를 막아내는 데 성공하며 팀 승리에 결정적인 발판을 마련했다. 이재영의 활약에 힘입어 흥국생명은 인삼공사와의 격차를 승점 8점 차로 벌리며 봄배구 진출 가능성을 한층 높였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코로나19 한 달… “모두 힘내요” 지구촌 응원 메시지

    코로나19 한 달… “모두 힘내요” 지구촌 응원 메시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와 맞서 싸우고 있는 중국인들에게 전 세계의 응원이 쏟아지고 있다. 뉴질랜드 수도 웰링턴에서 한 어린이가 지난 15일 원주민 언어로 된 격려 메시지를 들고 있다. 카드에 적힌 ‘키아 카하’(Kia Kaha)는 마오리족이 외치는 구호로 ‘강해지자’는 뜻이다. 파나마의 수도 파나마시티에 사는 다섯 살 소년 마테오 발렌주엘라는 지난 10일(현지시간) ‘중국 힘내라’라고 적은 그림을 보여 주었고, 콜롬비아 보고타의 11살 애나 소피아는 지난 7일 ‘콜롬비아인들은 이 어려운 순간을 견디는 중국을 지지합니다’라는 희망 메시지를 적어 보여 줬다.지난 17일 중국 서북부 산시성의 성도 타이위안의 우수국제공항에서 코로나19 발원지인 후베이성으로 들어가고자 항공편을 기다리던 의료진 가운데 한 명은 ‘따뜻한 봄이 와 꽃이 필 때가 되면 우린 다시 만날 것입니다. 우한 힘내요! 중국 힘내요!’라고 쓴 플래카드를 들었다. 웰링턴·파나마시티·보고타·타이위안 신화 연합뉴스
  • ‘연패탈출 더비’ 승리한 흥국생명, 기나긴 7연패 탈출

    ‘연패탈출 더비’ 승리한 흥국생명, 기나긴 7연패 탈출

    부상 복귀 루시아 28점으로 팀 승리 견인2세트 먼저 따낸 뒤 마지막 5세트 진땀승연패 탈출 실패한 도로공사 5연패로 부진흥국생명이 기나긴 연패 탈출에 성공하며 봄배구에 대한 희망을 이어갔다. 4연패로 부진에 빠져있던 한국도로공사는 역전승을 눈앞에 두고 아쉽게 패배했다. 흥국생명은 16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2019~20 V리그 여자부 도로공사와의 경기에서 풀세트 접전 끝에 3-2(25-19, 25-19, 22-25, 20-25, 15-11)로 승리했다. 부상으로 빠져있던 루시아가 복귀해 28점을 기록하며 팀의 승리를 이끌었고 박현주가 14점, 김미연이 11점으로 루시아를 도왔다. 도로공사는 박정아가 28점으로 맹활약했지만 다른 선수들이 뒷받침해주지 못하며 연패를 이어가게 됐다. 흥국생명은 11승 13패 승점 39점의 성적으로 4위 KGC인삼공사와의 격차를 벌렸다. 1세트 두 팀의 승부는 범실에서 엇갈렸다. 흥국생명이 루시아와 박현주가 각각 5득점하는 등 17점을 냈고, 도로공사는 전새얀의 5득점과 유희옥의 4득점 등을 엮어 15점으로 비슷했지만 범실을 8개나 범하며 자멸했다. 세트 중반 12-12까지 팽팽했던 승부는 루시아가 알짜배기 득점을 이어간 흥국생명이 서서히 간격을 벌렸다. 24-19의 상황까지 이어진 승부는 박현주의 서브에이스로 마쳤다. 2세트는 초반부터 흥국생명이 앞서나가며 경기를 주도했다. 단 한번의 역전조차 허용하지 않은 흥국생명은 20-13으로 사실상 승부를 확정지은 상태에서 루시아의 오픈 공격과 이주아의 서브에이스로 더 달아났다. 세트 포인트 상황에서 상대가 5연속 득점에 성공하며 잠시 위기가 찾아왔지만 김미연의 득점으로 세트를 따냈다. 3세트 들어 도로공사의 반격이 시작됐다. 도로공사는 산체스와 박정아가 공격을 이끌며 세트 중반 13-10으로 점수 차를 벌렸다. 흥국생명이 추격에 나섰지만 2~3점의 점수 차이는 쉽게 좁혀지지 않았고 세트 포인트 상황에서 박정아의 공격이 성공하며 3세트를 따냈다. 승부는 4세트에 균형을 이뤘다. 반격에 성공한 도로공사가 초반부터 앞서나갔고 세트 중반 16-10으로 점수 차를 넉넉하게 벌렸다. 일찌감치 벌어진 격차에 흥국생명은 이렇다할 반전을 보여주지 못했고 도로공사가 유서연과 문정원의 연속 득점으로 24-19를 만든 뒤 유서연이 세트를 마무리 지으며 승부를 다시 원점으로 돌렸다. 벼랑 끝 승부로 이어진 5세트도 치열하게 전개됐다. 먼저 앞선 도로공사는 범실을 범하며 5-5 동점을 허용했고 김나희를 막지 못해 역전당했다. 세트 후반 흐름을 가져온 흥국생명은 루시아의 연속 득점과 상대의 포히트 범실 등을 엮어 14-11까지 만들었고 루시아가 마무리지으며 기나긴 연패 탈출에 성공했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인천 남친 서진용, 이재영 향해 “넌 무조건 잘돼” 응원

    인천 남친 서진용, 이재영 향해 “넌 무조건 잘돼” 응원

    서진용, 인스타그램에 커플 사진 공개이재영, “No. 17♥22” 남겨 애정 과시SK 와이번스 서진용이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여자친구 이재영을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두 사람의 열애설이 보도된 후 첫 공개연애 게시물이다. 서진용은 16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넌 무조건 잘 돼#뇽#녕#♥”란 게시물을 남겼다. 뇽은 서진용을, 녕은 이재영을 일컫는 애칭이다. 이재영은 열애설이 보도되기 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뇽♥”라며 서진용을 향한 애정을 드러낸 바 있다. 연애 사실이 알려진 후 이재영의 인스타그램 또한 변했다. 이재영은 팬들에게 열애설의 근거가 된 “No. 17♥22”라는 자기소개를 다시 썼다. 두 사람의 등번호를 의미하는 숫자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열애설로 회자되며 잠시 사라졌지만 다시 복원됐다. 젊은 스포츠스타답게 두 사람은 연애 사실을 숨기지 않고 시원하게 드러내며 스포츠 미남미녀 스타 간의 애정을 과시했다. 최근 SK와 연봉 2억원에 계약을 마친 서진용은 현재 미국 플로리다주 비로비치 재키로빈슨 트레이닝 콤플렉스에서 열리는 팀의 스프링캠프에 참여 중이다. 서진용은 지난 시즌 72경기 68이닝 2.38 평균자책점 33홀드를 기록하며 팀의 핵심 불펜자원으로 성장했다. 김연경의 뒤를 이을 공격수 자원으로 꼽히는 이재영은 지난달 2020 도쿄올림픽 티켓을 따고 돌아온 뒤 부상으로 결장이 길어지고 있다. 이재영의 부재 속에 흥국생명은 내리 7연패를 겪으며 봄배구에 비상이 걸렸다. 올림픽 예선 브레이크 전 2위까지 올랐던 순위는 현재 3위이고, 4위 KGC인삼공사에게 추격당하는 상황이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이재영 향한 서진용 응원 “넌 무조건 잘 돼”

    이재영 향한 서진용 응원 “넌 무조건 잘 돼”

    연애 공개 후 처음 여자친구 존재 인정이재영 인스타그램에도 “No. 17♥22”교제 사실이 알려진 SK 와이번스 서진용이 여자친구 이재영을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서진용은 16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넌 무조건 잘 돼#뇽#녕#♥”란 게시물을 남겼다. 뇽은 서진용을, 녕은 이재영을 일컫는 애칭으로 이재영은 열애설이 보도되기 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뇽♥”라며 힌트를 남긴 바 있다. 이날 이재영의 인스타그램 역시 변했다. 이재영은 “No. 17♥22”라는 자기소개를 다시 썼다. 각각 두 사람의 등번호로 기존에 이재영의 인스타그램에 존재했다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회자되며 사라졌던 연애 흔적이 다시 복원된 것이다. 특히 이재영은 자신의 공개 계정에 오로지 서진용만 팔로잉으로 남겨두며 남자친구를 자랑했다. 젊은 스포츠스타답게 두 사람은 연애 사실을 숨기지 않고 시원하게 드러내며 애정을 과시했다. 최근 SK와 연봉 2억원에 계약을 마친 서진용은 현재 미국 플로리다주 비로비치 재키로빈슨 트레이닝 콤플렉스에서 열리는 팀스프링캠프에 참여 중이다. 흥국생명의 간판스타 이재영은 2020 도쿄올림픽 티켓을 따고 돌아온 뒤 부상으로 결장 중이다. 이재영의 부재 속에 흥국생명은 7연패를 겪었다. 올림픽 예선 브레이크 전 2위까지 올랐던 순위가 3위로 내려온 데다 4위 KGC인삼공사와의 격차도 승점 3점 차로 좁혀졌다. 박미희 감독은 지난 13일 GS칼텍스 전을 앞두고 “재활 쪽에서 웨이트로 옮겨가서 서브리시브정도는 하고 있다”며 이재영의 복귀가 임박해있음을 암시했다. 시즌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이재영의 복귀는 흥국생명의 봄배구를 위해 절대적으로 필요한 요소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긴 생머리 ‘싹둑’ 간호사 우한行...“코로나19 무섭지 않아”

    긴 생머리 ‘싹둑’ 간호사 우한行...“코로나19 무섭지 않아”

    “여전히 젊고 건강하며 책임져야 하는 가족도 아직 없다. 코로나19가 두렵지 않다” 최근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 의료 자원 봉사단 지원한 장샤오란 씨는 우한 시로 향하는 대형 버스 탑승에 앞서 이 같이 말했다. 지난 13일 오전 8시 푸젠성 소재의 의과대학부속병원 소속의 간호사 장 씨는 우한으로 출발하는 의료봉사단 버스에 탑승, 격려하는 가족들을 향해 이 같은 소회를 밝혔다. 1996년생의 장 씨(여, 25세)는 호흡기 치료 전문 병원 입사 1년차 신입 간호사다. 그는 지난달 23일 우한시 일대가 코로나19(신종바이러스 감염증) 전염 사태로 강제 봉쇄 조치된 이후 곧장 의료 자원 봉사 신청, 이번 6차 의료 자원봉사단 파견에 가까스로 합격한 사례자다. 우한질병관리센터는 장 씨의 의료 자원 봉사 신청에 대해 ‘경력 부족’ 등을 사유로 지속적으로 거절 의사를 전달해 왔기 때문이다. 실제로 우한 시내에서 운영 중인 격리 중증 환자 병동의 파견 의료단 선정 기준은 ‘수간호원 이상의 경력을 갖출 것’이 요구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장 씨의 총 6회에 걸친 의료단 지원 신청 결과 지난 12일 오후 20시 경 장 씨에게도 우한 시 격리 병동으로 향하는 추가 의료봉사단에 합류하라는 공고문이 통지됐던 것. 해당 통지문를 전달받은 장 씨는 “아직까지 결혼을 하지 않았던 덕분에 책임져야 할 남편도 없고 자녀도 없다”면서 “부모님께서는 오히려 이런 나의 (의료봉사단 지원)선택을 응원해주신다. 우한시 의료진 중 상당수가 감염 등의 위험에 노출돼 있고 극히 소수자의 사례지만 과로사한 경우도 언론을 통해 보도된 것을 알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장 씨는 “이런 이유 탓에 일부에서는 우한시 일대로 향하는 자원봉사단의 행보를 마치 전쟁에 출정하는 것처럼 전선에 나간다고 표현하는 이들이 있다”면서 “(나는)그 전선이 두렵지 않다. 특히 어머니가 지속적으로 응원해주고 격려해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장 씨는 의료 봉사단 합류에 앞서 평소 길게 길렀던 생머리를 짧게 잘랐다. 허리까지 길게 내려왔던 긴 생머리를 수년 째 유지했던 장 씨는 의료진 자원 봉사를 위해 짧은 단발머리로 변신하며 마음을 다 잡았다고 밝혔다. 특히 장 씨의 긴 머리를 직접 이발한 이는 그가 재직 중인 병원의 간호부 린안련 주임 간호사였다. 올해 23년 차의 수간호원 린 주임 간호사는 우한 시 자원 봉사를 떠나는 장 씨를 격려하기 위해 이 같은 이발 이벤트를 계획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 날 이발 현장에 참석한 수많은 인파 속에서 장 씨는 수 년 동안 길러온 머리카락이 잘려나가는 순간 눈물을 보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장 씨는 이발 이벤트가 종료된 직후 “최근 전염병 창궐지역으로 알려진 우한일대를 찾은 의료진의 수가 전국적으로 1만 명을 넘어섰으며 파견된 군의관들의 수까지 헤아리면 2만 명을 넘을 것”이라면서 “전염병과 싸우는 환자들과 이를 돌보는 의료진 모두 이 고난의 상황을 극복하고 무사히 일상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장 씨의 사연은 중국 국영 언론 인민일보와 환구시보 등을 통해 중국 전역에 보도됐다. 장 씨의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단발로 자른 머리는 머지않아 곧 다시 길어질 것이며 우한에도 봄이 곧 올 것이라며 온 국민들이 의료 봉사단을 응원하고 있다’, ‘무사히 전쟁에서 승리하고 돌아오라’는 응원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임지연 베이징(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
  • 정부 코로나 대응지침 나오자… 지자체 봄 축제 다시 기지개

    ‘무기 연기’ 영덕대게축제 5월 열릴 수도 “코로나로 지역경제 위축돼 개최 불가피” 진해군항제·제주 들불축제도 진행 가닥 포항·울진은 시간 촉박해 재개 않기로 정부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대비한 대규모 지역 축제 및 행사 개최 권고지침을 내놓으면 최근 취소 또는 무기 연기됐던 축제 등이 속속 재개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13일 경북 시·군에 따르면 최근 코로나19 여파로 취소·연기하려던 행사 10여건을 다시 추진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영덕군과 영덕대게축제추진위원회는 이날부터 이미 무기한 연기했던 영덕대게축제를 오는 5월 초에 개최하는 방안을 놓고 협의에 들어갔다. 애초 오는 20일부터 23일까지 영덕 강구항에서 개최할 계획이던 영덕대개축제를 코로나119 확산으로 무기한 연기했던 것을 새로 일정을 잡아 개최하는 것이다. 군은 또 14일 영덕물가자미축제추진위원회와 무기 연기시켰던 물가지미 축제(4월 30~5월 3일)를 예정대로 개최하는 방안을 논의한다. 영덕대게추진위 관계자는 “정부의 지침도 지침이지만 코로나19로 위축된 지역경제를 고려할 때 개최가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경남 창원시도 이날 오는 3월 27일부터 4월 6일까지 전국 최대 규모 봄꽃 축제인 ‘제58회 진해군항제’를 일정대로 열기로 했다고 밝혔다. 전날 정부 발표 이후 이 같은 방침을 정리했다. 제주시는 겨울철 제주섬 최대 축제인 들불축제(3월 12~15일)를 개최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시는 일부 프로그램은 폐지하는 등 축소 개최하는 절충안도 검토 중이다. 들불축제는 한 해의 액운을 물리치는 제주의 전통 축제로 관광객이 즐겨찾는 지역 대표 축제다. 반면 포항시와 울진군의 경우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취소했던 울진대게와 붉은대게축제(2월 27~3월 1일), 포항구룡포대게축제(2월 28일~3월 1일)를 다시 개최할 시간적인 여유가 없어 재추진하지 않기로 했다. 울진 관계자는 “정부는 축제를 개최해도 무방하다고 하지만 준비 시간이 촉발하고 자칫 축제로 코로나19가 발생할 경우 이미지 타격과 지역경제 손실이 우려돼 최종 방침을 정했다”고 했다. 전국 17개 시장·도지사 모임인 전국시장도지사협의회는 13일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긴급임시 총회를 영상회의로 개최한 뒤 발표한 입장문을 통해 위축된 지역 경제살리기와 국내 관광 활성화 대응 협조체제를 구축하기로 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 12일 코로나19의 지역사회 확산을 우려해 대규모 행사나 축제, 시험 등 집단행사 시 주최기관과 보건당국이 참고할 수 있는 권고지침을 내놓았다. 지침에 따르면 행사 주최 측은 지역 보건소의 협조와 직원 교육, 격리공간 확보 등 감염증 예방을 위한 방역 조치를 충분히 갖추도록 했다. 행사를 무조건 연기·취소할 것은 아니지만 방역 조치를 충분히 병행하면서 추진하라는 것이다. 다만 방역 조치가 곤란한 여건에서 노인·임산부 등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밀폐되고 협소한 공간에 집결하는 행사는 대상자를 축소하거나 행사를 연기하도록 권고했다. 안동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中 신규 환자 4000명 → 2000명… 코로나 꺾였나 숨겼나

    中 신규 환자 4000명 → 2000명… 코로나 꺾였나 숨겼나

    中권위자 “2월말 절정… 4월 前 사태 종료” 홍콩 언론 “23일 확진환자 ‘0’ 가까울 것” 英전문가 “中자료 엉망… 사태 파악 불가” 시진핑 시찰 직후 낙관론에 의심 쏟아져 WHO “첫 백신 18개월 이내 준비될 것” “테헤란에서 코로나 의심환자 1명 사망”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위세’가 꺾이는 것일까. 코로나19가 곧 정점을 찍는 게 아니냐는 낙관론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도 중국에서 확진환자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는 점이 낙관론을 키우고 있다. 물론 반론도 많다. 중국 보건당국이 내놓는 통계를 온전히 신뢰하기 힘들다는 불신도 크다.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제 이후 국내외 인구이동 추세도 중요한 변수다. 우리 정부로서는 어쨌든 ‘감염병은 언제나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정해야 한다’며 낙관론을 경계하는 분위기다. 중국에서 확진환자가 8일째 줄어들었다. 완치 후 퇴원자도 지난 8일 600명 이후 9일 632명, 10일 716명, 11일 744명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12일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위건위)에 따르면 후베이성을 뺀 중국 전역의 신규 확진환자는 3일만 해도 890명이었지만 꾸준히 줄더니 10일 381명을 거쳐 11일 377명까지 떨어졌다. 후베이성 역시 우한을 뺀 지역은 지난 5일 1221명에서 10일에는 545명까지 줄었다.허칭화 중국 위건위 질병관리국 부국장은 “후베이성과 우한을 포함하더라도 중국 전체의 감염률이 떨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 호흡기 질병의 최고 권위자로 꼽히는 중난산 중국공정원 원사는 이날 로이터 인터뷰에서 “이 추세라면 2월 말 절정기를 지나 4월 전에 사태가 마무리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학계에서도 낙관론이 커지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장쑤성 시안교통리버풀대 연구팀은 수학적 모델 추산을 통해 오는 23일에 확진환자가 ‘0’에 가까워질 것이라면서 “우리 모델은 최악의 상황이 지났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이언 리프킨 미국 컬럼비아대 감염·면역센터 소장도 “코로나19 대응 조치가 효과를 발휘하고 이른 봄이 온다면 이달 중순이나 하순에 극적인 변화가 있을 것”이라며 “기온이 상승하는 2월 말이면 확산세가 꺾일 수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중국의 관련 통계를 얼마나 믿을 수 있느냐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현장 시찰에 나서는 시점과 겹치는 것도 의심을 부추긴다. 중국 매체 차이신 등은 실제 감염자 수가 정부 발표보다 훨씬 더 많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런던 위생·열대병 연구소 전염병 전문가인 존 에드먼드는 “중국의 자료는 너무 엉망이라서 지금 어떤 상황에 놓여 있는지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중국이 아닌 제3국에서 코로나19가 유입될 가능성도 있다며 신중한 태도를 견지했다. 정 본부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춘제 이후에 다시 사회활동에 들어가게 되고, 고향으로 돌아가 또 한 번 감염 인구가 섞이면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 알 수 없다”면서 “아직은 정점을 찍고 감소 추세라고 판단하기에는 이르다는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중국 사람들이 전 세계에 퍼져 있기 때문에 또 어디서 어떤 접촉으로 환자가 보고될 가능성은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한편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이날 스위스 제네바 본부에서 열린 언론 브리핑에서 코로나19의 첫 백신이 18개월 이내에 준비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영국 임페리얼칼리지는 코로나19 백신을 쥐에 실험하고 있으며, 이들은 올해 말에 백신을 내놓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로이터 통신은 이날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코로나19 의심환자인 63세 여성이 사망했다고 현지 언론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란 당국은 그간 의심환자 발생 여부를 부인해 왔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中 신규 환자 4000명 → 2000명… 코로나19 꺾였나 숨겼나

    中 신규 환자 4000명 → 2000명… 코로나19 꺾였나 숨겼나

    中권위자 “2월말 절정… 4월 前 사태 종료” 홍콩 언론 “23일 확진환자 ‘0’ 가까울 것” 英전문가 “中자료 엉망… 사태 파악 불가” 시진핑 시찰 직후 낙관론에 의심 쏟아져 WHO “첫 백신 18개월 이내 준비될 것”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전성기’는 저무는 것일까. 코로나19가 곧 정점을 찍는 게 아니냐는 낙관론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도 중국에서 확진환자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는 점이 낙관론을 키우고 있다. 물론 반론도 많다. 중국 보건당국이 내놓는 통계를 온전히 신뢰하기 힘들다는 불신도 크다.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제 이후 국내외 인구이동 추세도 중요한 변수다. 우리 정부로서는 어쨌든 ‘감염병은 언제나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정해야 한다’며 낙관론을 경계하는 분위기다. 중국에서 확진환자가 8일째 줄어들었다. 완치 후 퇴원자도 지난 8일 600명 이후 9일 632명, 10일 716명, 11일 744명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12일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위건위)에 따르면 후베이성을 뺀 중국 전역의 신규 확진환자는 3일만 해도 890명이었지만 꾸준히 줄더니 10일 381명을 거쳐 11일 377명까지 떨어졌다. 후베이성 역시 우한을 뺀 지역은 지난 5일 1221명에서 10일에는 545명까지 줄었다.허칭화 중국 위건위 질병관리국 부국장은 “후베이성과 우한을 포함하더라도 중국 전체의 감염률이 떨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 호흡기 질병의 최고 권위자로 꼽히는 중난산 중국공정원 원사는 이날 로이터 인터뷰에서 “이 추세라면 2월 말 절정기를 지나 4월 전에 사태가 마무리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학계에서도 낙관론이 커지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장쑤성 시안교통리버풀대 연구팀은 수학적 모델 추산을 통해 오는 23일에 확진환자가 ‘0’에 가까워질 것이라면서 “우리 모델은 최악의 상황이 지났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이언 리프킨 미국 컬럼비아대 감염·면역센터 소장도 “코로나19 대응 조치가 효과를 발휘하고 이른 봄이 온다면 이달 중순이나 하순에 극적인 변화가 있을 것”이라며 “기온이 상승하는 2월 말이면 확산세가 꺾일 수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중국의 관련 통계를 얼마나 믿을 수 있느냐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현장 시찰에 나서는 시점과 겹치는 것도 의심을 부추긴다. 중국 매체 차이신 등은 실제 감염자 수가 정부 발표보다 훨씬 더 많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런던 위생·열대병 연구소 전염병 전문가인 존 에드먼드는 “중국의 자료는 너무 엉망이라서 지금 어떤 상황에 놓여 있는지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중국이 아닌 제3국에서 코로나19가 유입될 가능성도 있다며 신중한 태도를 견지했다. 정 본부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춘제 이후에 다시 사회활동에 들어가게 되고, 고향으로 돌아가 또 한 번 감염 인구가 섞이면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 알 수 없다”면서 “아직은 정점을 찍고 감소 추세라고 판단하기에는 이르다는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중국 사람들이 전 세계에 퍼져 있기 때문에 또 어디서 어떤 접촉으로 환자가 보고될 가능성은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한편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이날 스위스 제네바 본부에서 열린 언론 브리핑에서 코로나19의 첫 백신이 18개월 이내에 준비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영국 임페리얼칼리지는 코로나19 백신을 쥐에 실험하고 있으며, 이들은 올해 말에 백신을 내놓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위건위도 길리어드사이언스가 에볼라 치료제로 개발하다 중단한 신약 렘데시비르에 대해 우한에서 확진환자 500명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남대문시장 상인들 “손님 70% 줄어”… 악수 생략 않은 文 “과도한 불안 안 돼”

    남대문시장 상인들 “손님 70% 줄어”… 악수 생략 않은 文 “과도한 불안 안 돼”

    홍삼 등 구입… “정상적 경제활동 해달라”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로 직격탄을 맞은 서울 남대문시장을 찾아 상인들의 하소연을 들었다. 상인들은 “경기가 너무 안 좋다. 살려 달라”며 저마다 어려움을 토로했다. 부산어묵집 상인은 “돌아다니는 사람이 없어 (매출이) 3분의1로 준 거 같다”면서도 “다 같이 힘드니 열심히 해야죠”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힘내고 이겨 냅시다”라고 격려하며 어묵 4만 8000원어치를 샀다. 이어 들른 떡집 주인은 “손님이 없어 너무 힘들다”고 한숨을 쉬었고, 인삼 판매점 상인은 “한 70% 이상 (손님이) 떨어진 것 같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70%로 줄어든 게 아니라 아예 70%가 줄었다, 30%밖에 안 된다는 겁니까”라고 되물었다. 이 상인은 “남대문시장이 대한민국에서 가장 큰 시장인데 많이 걱정된다”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질병관리본부 모든 직원이 먹을 수 있게 보내려고 한다”면서 스틱형 홍삼액 30박스를 온누리 상품권으로 구입했다. 대통령이 나타나자 외면하고 다시 가게 안으로 들어가 버리는 상인도 있었다. 마스크를 쓴 문 대통령은 상인들과 악수도 했다. 이전 현장방문에서 악수를 생략했던 것과 달리, 방역에 성과를 내고 있다는 자신감의 메시지로 읽혔다. 시장 내 갈치조림 식당에서 이어진 오찬에서 2대째 꽃가게를 하는 박주은(36·여)씨는 “12번 확진환자가 (남대문시장에) 오고 나서 매출이 반의 반으로 떨어졌다. 봄장사가 제일 큰데, 언론이 남대문이 안전하다는 것을 홍보해 줬으면…”이라고 건의했다. 문 대통령은 “공포감 가질 필요가 없다는 걸 보여 주려고 내가 오늘 방문했다”며 “국민들이 지나치게 위축돼서 전통시장을 기피하는 것은 국민 생활, 민생 경제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빨리 활발하게 다시 활동해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패스추리tv]공천 배제 정봉주.. 육두품에게도 봄은 오는가

    [패스추리tv]공천 배제 정봉주.. 육두품에게도 봄은 오는가

    더불어민주당이 10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성추행 사건으로 명예훼손 1심 무죄를 선고받고 항소심 재판 중인 정봉주 전 의원에 대해 4·15총선 예비후보자 부적격 판정을 확대했다. 정 의원은 금태섭 의원 지역구인 서울 강서갑에 공천을 신청했지만, 민주당 후보로 총선 출마는 불가능해졌다. 당초 이날 오후 3시30분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을 밝힐 예정이었던 정 의원은 입장발표를 11일 오후로 미뤘다. 정 전 의원은 2018년 지방선거 때 서울시장에 출마하려 했지만, 성추행 의혹이 불거지자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지난해 10월 성추행 의혹보도 관련 명예훼손 재판 1심에서 무죄 선고를 받자 민주당에 복당하고 공천을 신청했다.당 공관위는 “공당의 책임을 다하기 위해 부적격 판정이 불가피하다는 결론”이라며 정 전 의원 공천을 저지했다. 정 전 의원이 연루된 추문이 형사재판 혐의에 그치지 않고, 이후 거짓말 논란으로 번진 점 등을 고려한 조치로 읽힌다. 그럼에도 정 전 의원 공천이 좌절되고, 정 전 의원과 그의 팬덤이 반발하면서 이른바 ‘진보 골품제 가설’이 다시 떠오른다. 신라 골품제에 빗대 “전대협 의장단 출신은 성골 혹은 진골, 그 외는 육두품” 식으로 분류해 회자되던 ‘진보 골품제 가설’은 지난 총선에서 정청래 전 의원이 지역구 공천에서 배제될 때에도 나왔던 얘기다. ‘육두품’들의 정치 좌절기인 동시에 전대협 주류 세력의 ‘굴곡 없는 정치‘를 은유한다. ※더 자세한 내용은 유튜브 ‘패스추리tv’(https://www.youtube.com/watch?v=2rXCgHZMoE0)에서 볼 수 있습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신종 코로나, 소멸 않고 독감처럼 계절성 유행할 가능성도”

    “신종 코로나, 소멸 않고 독감처럼 계절성 유행할 가능성도”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소멸되지 않고 계절성 독감과 같은 형태로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해외 전문가들의 의견이 나오고 있다. 미 CNBC 방송과 의학전문매체 스탯(STAT) 등은 8일(현지시간) 감염병 전문가들의 의견을 인용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발병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시간이 지나며 증세는 약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스티븐 모스 미국 컬럼비아대학 보건대학원 전염병학 교수는 현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상황에 대해 “현재 중국에서 시행되는 엄격한 조치들은 이미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라면서 이미 바이러스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감염병 전문가인 아메시 아달자 존스홉킨스 보건안전센터 교수 역시 “사람 간 감염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면서 “사실상 초기 판데믹(대유행) 상황에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는 견해를 내놨다.애슐리 R 투이트 캐나다 토론토 대학 달라라나 보건대학원 교수 연구팀은 지난 2월 5일 미국내과학연보(Annals of Internal Medicine)에 게재한 연구를 통해 2월 말까지 30만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될 수 있다고 예측했다. 특히 전문가들은 현재 확산 중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이 계절마다 발생하는 독감과 유사하게 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앞으로 사라지지 않고 지속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는 의미다. 아달자 교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흔하게 발생하는 4가지 코로나바이러스처럼 풍토병으로 정착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지역사회에 퍼진 5번째 코로나바이러스가 될 가능성에도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외에 사람에 전염되는 것으로 알려진 코로나바이러스는 6종이다. 그 중 사스(SARS·급성호흡기증후군)와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를 제외한 OC43, 229E, HKU1, 그리고 NL63와 같은 바이러스는 사람에서 흔하게 발견되며 사실상 우리 사회에 널리 퍼져 있다. 대부분 감기 증상을 일으키지만 드물게 폐렴 또는 사망까지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만약 그렇게 될 경우 독감처럼 계절에 따라 유행할 가능성이 있다. 즉 오는 여름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잠시 소강 상태를 거친 뒤 해마다 늦가을부터 봄까지 다시 발생할 수 있다. 아달자 교수는 “독감과 감기가 유행하는 계절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발생 궤적과 확산 상황을 살펴본다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계절 유행성 바이러스가 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럴 경우 다른 4개 코로나바이러스도 계절성을 갖고 있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도 봄을 지나 여름이 되면 쇠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독감 바이러스는 서늘하고 건조한 온도에서 생존 확률이 올라간다. 낮은 온도에서 공기 중에 있는 바이러스를 둘러싸고 있는 막이 더 단단해지는데 이는 바이러스가 사람에서 다른 사람으로 옮겨갈 수 있을 정도로 생존이 가능하도록 도움을 준다.다만 독감과 달리 코로나바이러스가 계절마다 변이를 일으킬 확률은 낮을 것으로 전망됐다. 모스 교수는 “독감 바이러스는 항원 소변이(antigenic drift) 과정을 통해 유전자 변이를 일으키며 이러한 소규모 변이들로 인해 면역 체계가 매번 처음부터 바이러스와 새로운 싸움을 벌여야 한다”며 “그러나 코로나바이러스는 독감보다 돌연변이를 일으킬 가능성이 다소 적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항원 소변이는 RNA 계열 바이러스처럼 불안정한 유전자 구조에서 자주 나타나는데 작년에 개발된 독감 백신이 올해 효과를 보지 못하는 등 매년 새로운 백신을 개발해야 하는 것이 이 때문이다. 다만 모스 교수는 “처음부터 이러한 기대는 너무 낙관적인 생각”이라며 “비교적 유순한 코로나바이러스 4종처럼 진화할 수 있겠지만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여기는 베트남] 베트남 유학생 부부의 가슴 절절한 ‘우한 생존기’

    [여기는 베트남] 베트남 유학생 부부의 가슴 절절한 ‘우한 생존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발원지인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 갇힌 한 베트남 유학생의 생존기가 큰 관심을 받고 있다. 베트남 현지 언론 탄니엔은 3일 우한대학교의 국제 유학생 도이반두이(32)의 ‘우한 생존기’를 전했다. 그는 아내와 함께 우한대학교에 재학 중이며, 9개월 된 딸과 우한에 거주하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딸이 너무 어리고, 양국의 날씨 차이가 심해 음력 설을 그냥 우한에서 보내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하지만 갑자기 신종코로나가 퍼지면서 도시가 폐쇄됐고, 고향으로 돌아갈 길은 막혀버렸다. 아래는 그가 밝힌 우한 생존기다. "음력 설날 식료품을 사러 마트를 갔다. 거리에서 마주친 사람들은 모두 마스크를 끼고 있었고, 서로를 근심 어린 눈빛으로 바라봤다. 아무도 감히 서로에게 다가가지 못했고, 물건을 만지는 것조차 꺼림칙했다. 식료품은 찾아보기 힘들었고, 냉동 고기를 비싼 가격에 사야 했다. 바로 어제 5위안(한화 850원)이었던 양배추는 하루 사이에 20~30위안(한화 5095원)으로 올랐고, 40위안까지 오른 곳도 있었다. 무 값은 10배(한화 6800원)까지 올랐다. 가격이 엄청나게 올랐지만, 사람들은 야채를 집어 들었다. 가족과 친지들은 우리를 걱정하며 전화한다. 매번 전화를 받을 때마다 밝은 표정을 짓고, 즐거운 목소리로 대답하려고 노력한다. 식구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모두가 건강하다고 힘주어 말해야 한다. 하지만 사실 아내와 나는 몹시 두렵다. 딸은 작은방에서 나올 수 없고, 아내는 숱한 밤을 눈물로 지새웠다. 현재 24명의 베트남 학생들이 우한에 남아있다. 대부분 자녀와 함께 온 식구가 이곳에 머물면서 매일 2~3차례 체온을 재면서 불안에 떨고 있다. 특히 출산을 앞두고 있는 임산부가 있는데, 이들 부부는 산모와 아기의 건강을 몹시 걱정하고 있다. 이 상황에서 어느 병원에서 출산을 할 것이며, 출산 시 신종코로나에 감염될 위험성이 높기 때문이다. 우리 모두 (베트남) 정부가 하루빨리 우리를 이곳에서 데려가 주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하루하루 창밖으로는 봄이 오고 있다. 우한의 봄은 원래 무척 아름다운데, 지금은 텅 빈 거리에 암울한 풍경만이 펼쳐진다. 하루빨리 전염병이 소멸되고, 다시 아름다운 일상으로 돌아가길 꿈꾼다” 현재 우한에 남아 있는 베트남 국민 중 바이러스 감염 보고 사례는 없다. 주중 베트남 대사관에서 긴밀하게 자국민을 챙기고 있지만, 아직까지 전세기 수송 계획은 발표된 바 없다. 이종실 호치민(베트남)통신원 litta74.lee@gmail.com
  • [유세미의 인생수업] 꽃피는 봄이 오면

    [유세미의 인생수업] 꽃피는 봄이 오면

    ‘또야?’ 한밤중에 사이렌 소리가 꿈결처럼 들려도 이젠 놀랍지 않다. 이 좁아터진 골목길에 새벽 무렵이면 사흘이 멀다 하고 앰뷸런스가 들이닥친다. 앞집 부부 때문이다. 싸우면 여자는 호흡곤란이 온다. 숨을 못 쉬고 눈이 돌아가니 일단 119를 부르고 응급실까지 실려 갔다가 남편을 죽일 듯 욕하며 돌아온다. 구급차에 실리면서도 남편 머리끄덩이를 놓지 않은 채 악다구니를 쓰는 그녀를 동네 사람들은 딱히 말리지 않는다. 하루이틀도 아니고. 구급대원들도 그냥 놔둔다. 그럴 사정이 있겠지…. 이런 코미디 같은 장면은 이웃에게 처음에야 구경거리지, 이제는 새벽잠 설칠라 나와 보지도 않는다. 사연은 이렇다. 남자가 퇴직을 했다. 아직 오십대 중반인데 기다렸다는 듯이 방구석에 들어앉은 남편에게 아내는 돈 벌 방법을 찾으라 화를 냈다. 퇴직하니 ‘감옥으로부터 만기 출소한 느낌’이라며 좋아하던 남자는 여자의 말을 무시하고 방에서 데굴데굴 굴러다니며 일하고 싶지 않다고 버텼다. 좁아터진 집에서 머리엔 까치집이요, 라면냄비를 끌어안고 TV를 보며 종일 히죽거리는 남편을 참을 수 없는 여자는 새벽마다 호흡곤란이 왔다. 울화병이다. 그런 아내를 보며 ‘살기가 너무 힘들다. 한꺼번에 늙어버리면 좋을 텐데 찔끔거리고 세월이 가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라는 남자. 그들에게는 세월이 짐이다. 희망이 없어서. 세상에는 두 부류의 사람들이 살아간다. 희망 없이 하루를 힘겹게 버텨내는 사람, 나이에 관계없이 날마다 터질 듯한 소망으로 사는 사람. 똑같은 시간과 공간을 살아내는 이들에게 희망이란 전혀 다른 인생을 살아가게 하는 힘이다. 요양원에 사는 순복씨. 아흔이 넘은 그녀는 혈혈단신이다. 자식도 없다. 한국전쟁 때 남편이 죽었다. 그때 그녀 나이가 스물둘이었다. 꽃 같은 남편을 먼저 보내고 더 여린 꽃 같은 그녀가 길고 험한 세월을 홀로 살아낸 이유는 단 하나, 국립묘지에 남편과 함께 묻히고 싶어서였다. 죽어서라도 함께하고 싶다는 소망 하나가 그녀를 평생 외롭지만 씩씩하게 살게 했다. 암 말기인 순복씨에게 그녀를 돌보는 후원자들이 죽음이 두렵지 않느냐 묻는다. “무섭긴… 이제야 만날 수 있나 싶어 자꾸 웃음이 나.” 아무리 기억하려 애써도 이제는 세월만큼이나 흐려진 신랑 얼굴. 그런데 이상하지, 시집갈 날을 받아 놓은 새색시처럼 그녀는 마음이 설렌다. TV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에 벼루를 만드는 달인이 출연했다. 내년 여든 살이 된다는 그는 3대째 벼루를 만드는데 한평생을 보냈다. 인터뷰에서 그는 ‘하고 싶은 일을 평생 하는 나는 행복한 사람’이라고 미소 지었다. 이제는 그 이름조차 생소한 벼루를 온 생애에 걸쳐 한결같이 만들 수 있었던 이유가 무엇이냐고 물었다. 그는, 매일 ‘내일은 더 잘 만들 수 있을 거야’라는 희망이 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4대째 드디어 가업이 끊긴 지금도 그 희망은 유효하다. 어쩌면 내일 최고의 작품이 나올 수도, 오늘보다 더 좋은 벼루를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희망이 늙어 거칠어진 그의 두 손을 가슴 떨리는 소망으로 채운다. 봄은 해마다 다시 온다. 온 세상에 공평한 것은 아무리 추워도 계절이 바뀌면 곧 다시 싹이 트고 꽃이 핀다는 사실이다. 세상이 어수선하고 손에 잡히는 것도 없고 점점 더 엉망이 되는 것 같은 상황이라도 꽃피는 봄 같은 꿈을 놓지 말자. 인생의 어느 마디에서나 소망을 품어야 살아갈 힘이고 기운이 된다. 당장 캄캄한 시간이라 절망할 필요 없다. 내일은, 언젠가는, 이루고 싶은 희망만 있다면 이미 봄이 시작된 것이다. 땅속의 아우성이 또다시 인생의 꽃망울을 터트리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 日야쿠자 ‘피의 복수전’ 갈수록 격화…최대 야마구치파 ‘넘버2’ 테러

    日야쿠자 ‘피의 복수전’ 갈수록 격화…최대 야마구치파 ‘넘버2’ 테러

    일본 최대 지정폭력단 ‘야마구치 구미’와 ‘고베야마구치 구미’가 지난해 봄 시작한 피의 보복전이 현지 치안당국의 강력한 감시와 제재에도 아랑곳없이 지속되고 있다. 일본의 지정폭력단은 통상 ‘야쿠자’로 불리는 범죄 위험집단으로 ‘구미’(組)는 한국으로 치면 ‘파’(派)에 해당한다. 3일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 2일 오후 1시 30분쯤 미에현 구와나시 나가시마정에 있는 야마구치의 2인자 다카야마 기요시(73)의 집에 권총 3발이 발사됐다. 당시 집에는 아무도 없어 인명피해는 일어나지 않았다. 경찰은 총을 쏜 다니구치 유지(76)를 현행범으로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 다니구치는 자신이 전직 야마구치 조직원이라고 경찰에서 진술했다. 경찰은 야마구치와 고베야마구치가 극한투쟁을 벌이는 와중이라는 점을 감안해 다니구치가 고베야마구치 쪽을 대신해 테러를 시도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뿌리가 같은 두 세력은 지난해 4월 이후 극한투쟁에 들어가 도심 한복판에서 반대편 간부를 사살하고, 상대편 본거지에 쳐들어가 흉기를 휘두르는 등 잔인한 테러를 계속해 왔다. 이에 오사카부, 아이치현, 미에현, 효고현 등 6개 부현 공안위원회는 지난달 두 조직을 ‘특정항쟁지정폭력단’으로 지정하는 초강수를 두었지만,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야마구치의 ‘넘버2’의 주거지까지 총탄이 날아드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고베야마구치가 야마구치로부터 떨어져 나와 조직을 새로 결성한 것은 2015년 8월이었다. 당시 야마구치 내 최대 파벌인 ‘고도카이’가 전체 조직의 넘버1과 넘버2를 독식한 데 반발, 경쟁파벌이었던 ‘야마켄구미’ 등이 이탈해 고베야마구치란 이름으로 독립했다. 이후 양측은 원수 사이가 됐다. 현재 야마구치의 조직원은 약 4400명, 고베야마구치는 약 1700명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번에 총격을 받은 다카야마는 두목 시노다 겐이치(77) 체제에서 강력한 권력을 휘두르며 야마구치 전체 조직을 장악, 야마켄구미 등의 반발을 사 결과적으로 야마구치의 분열을 초래한 장본인으로 불린다. 특히 그가 지난해 10월 공갈 혐의로 5년을 복역하고 출소하면서 양측의 대립이 격화됐다. 출소에 맞춰 그에게 잘 보이려는 야마구치 내 하부 조직들의 충성경쟁이 심해졌고 이것이 적대조직에 대한 공격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양측의 전쟁은 지난 4월 고베야마구치 간부가 야마구치 조직원에 의해 테러를 당하면서 본격화됐다. 8월에는 야마구치 측이 보복을 당했고 10월에는 다시 고베야마구치 소속 2명이 야마구치 조직원에 의해 사살됐다. 11월에는 야마구치 쪽의 공세가 더욱 거세져 고베야마구치 전체 간부 5명 중 3명이 습격을 당했다. 이 중 한 명은 자동소총을 28발이나 난사당해 사망했다. 대립이 격화되자 치안당국은 지난달 7일부터 두 조직을 특정항쟁지정폭력단으로 지정했다. 이 조치는 폭력단들의 투쟁으로 일반시민들이 희생될 우려가 있을 때 취하는 것으로 ‘이동의 자유’ 등 기본인권의 제한도 가능하다. 해당 조직원은 5명 이상 모여 있는 것만으로 바로 경찰에 체포될 수 있다. 적대 조직의 사무소나 관계자의 집 근처에 접근하는 것도 일절 금지된다. 그러나 이번에 넘버2가 직접적인 공격을 받은 만큼 야마구치가 다시 고베야마구치에 대해 공격의 고삐를 죌 가능성이 커졌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여성 한명 한명, 이야기 움트는 책방의 봄

    여성 한명 한명, 이야기 움트는 책방의 봄

    가족이지만 몰랐던 ‘엄마’의 역사 주목 여성 자서전 출판사 ‘허스토리’로 시작 더 자유롭게 생각 나눌 공간 ‘책방’ 꾸려 다양한 사람들 만나며 ‘이어진다’ 느껴 4월부터 회원제로 운영 ‘또다른 봄’으로 편하면서도 때론 급진적인 이야기 기대“모든 여성의 이야기는 역사다.” 시작은 세상 모든 여성들의 자서전을 만드는 거였다. 주변에서는 아버지의 자서전은 왜 안 만드냐고 했다. ‘시각이 협소하다’는 충고를 들었다. 답답했다. 남자들의 이야기를 세상에 더 보탤 생각이었다면 출판사의 이름도 ‘허스토리’(herstory)라고 짓지는 않았을 거다. 그런 이야기를 들을수록 기존 역사에서 배제돼 좀처럼 드러나지 않은 여자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는 생각은 단단해졌다. ‘엄마’라고 불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책으로 펴내는 일을 하는 동안 여성의 서사에 대한 관심은 커졌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페미니즘 서점도 차리게 됐다. ‘다른 방식으로 세상을 볼 수 있는 시각을 키워 주는 책방’, ‘지금과는 다른 봄이 움트는 책방’이라는 의미를 담아 이름을 ‘달리, 봄’이라 지었다. 서울 관악구 봉천동에 자리잡은 작은 책방 ‘달리, 봄’을 이끄는 류소연 대표와 주승리 팀장의 이야기다.두 사람은 같은 대학에서 역사학을 전공하면서 인연을 맺었다. 두 사람 모두 거시적인 역사보다는 사람들의 구체적인 삶 속에서 의미를 찾는 쪽에 더 관심이 많았다. 학교에서 따로 구술사를 가르치지는 않았지만 개인적으로 강좌를 듣고 직접 사람들을 인터뷰하면서 공부를 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구술 인터뷰를 통해 기록한 자서전을 출판하거나 자서전 교육을 하는 ‘허스토리’는 2016년 그렇게 탄생했다. 이듬해 여성들의 다채로운 이야기를 손으로 만지고 눈과 입으로 읽을 수 있도록 책방 ‘달리, 봄’의 문도 열었다. 두 사람의 표현에 따르면 출판사와 책방을 운영하는 건 “여성들의 각기 다르고 구체적인 이야기를 모으고 드러내는 일”이다. 두 사람이 페미니즘을 적극적으로 실천하는 방식이기도 하다. 봄을 기다리며 지난해와는 또 다른 새로운 ‘달리, 봄’을 꿈꾸고 있는 두 책방지기를 만났다. -‘페미니즘 서점’을 표방하고 책방 문을 열게 된 이유는요. 주승리 저희가 하던 일이 구술사와 관련한 자서전 작업이었으니까 처음엔 ‘생애사 서점’ 혹은 ‘구술사 서점’을 해볼까 했었어요. 류소연 ‘여성 생애사 서점’이라고 하고 싶었는데 어렵고 와닿지가 않더라고요. 주승리 생각해 보면 저희가 하는 전반적인 일들이 페미니즘의 한 활동이라고 생각했어요. 더군다나 저희가 책을 다루는 사람들이다 보니 서점이 가장 이상적인 공간이라고 생각했고요.-출판사 ‘허스토리’에서는 주로 어떤 작업을 하고 계신가요. 류소연 초반에 집중적으로 하려고 했던 작업은 사람들의 신청을 받아 인터뷰를 통해 주로 어머니들의 생애사를 출판물로 제작하는 거였어요. 여성은 나이가 들수록 엄마가 될 것을 요구받잖아요. 사람들이 보통 나이든 여성을 보면 자연스럽게 ‘어머님’이라고 부르기도 하고요. 문득 의문이 들었어요. 왜 여성들은 다 어머니라고 불려야 할까. 왜 어머니가 되기를 강요받을까. 이런 생각을 하면서 엄마라고 불리는 사람들의 역사를 쓰는 일을 해 보자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는 여성들의 역사가 좀더 구체적인 범위에서 쓰이기를 바랐는데, 사람들의 말을 기록하지 않으면 이들이 어떻게 살아왔는지 알 수 없잖아요. 그게 매력적이더라고요. 류 대표와 주 팀장은 각각 외할머니와 어머니를 인터뷰하면서 여성의 생애를 기록으로 남기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생각하게 됐다고 한다. 나와 가장 가까운 가족이지만 한 번도 들어 보지 못한 이야기를 마주한 순간 어머니와 그 어머니의 어머니들이 겪은 구체적인 감정이 와닿았다고. 특히 때를 놓치면 그 세세한 역사들이 공중으로 흩어진다는 사실에 자서전의 중요성을 남다르게 여기게 됐다. -여성의 생애사를 남기는 일은 어떤 점에서 중요한가요. 주승리 여성 어르신들을 인터뷰할 때 가장 먼저 듣는 말이 ‘나는 할 말이 없어’예요. 이 말이 이분들에게 말할 수 있는 자리가 없었다는 것을 보여 준다고 생각해요. 저희 어머니만 해도 제가 여쭤 보기 전에 누군가 어머니에게 어떻게 살아왔는지 물어본 적이 있었을까 싶어요. 저는 저희 아버지의 역사는 이상하리만큼 다 알고 있거든요. 아버지가 어떤 일을 했고 어떻게 지냈는지도 다 아는데 어머니의 이야기는 왜 몰랐을까요. 그게 어떻게 보면 보편적으로 누가 물어보지 않았기 때문이겠죠. 그들에게 발언권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요. 그런 이야기들을 듣고 기록으로 남기는 게 언어의 권력을 갖게 하는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류소연 저는 여성들의 경험이 언어화되지 않았다고 생각해요. 지금 페미니즘 운동에서는 젊은 여성들의 목소리가 많이 부각되고 있는데 그걸로는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왜냐하면 여성들이 다 같지 않잖아요. 세대도 다르고 계층도 다르고요. 다른 것들을 드러내기 위해서는 한명 한명의 구체적인 이야기를 많이 드러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중에서도 특히 자기가 말할 수 없는 사람들이 장년층과 노년층의 여성이라는 생각이 들거든요. 그래서 그분들의 경험을 듣고 기록하는 일이 그분들의 경험을 언어화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2016년 강남역 살인 사건과 2018년 ‘미투’ 운동 이후 사회가 여성의 목소리에 주목하고 있지만 여전히 부족할 때가 많다고 느낍니다. 이런 상황에서 여성의 서사가 중요한 이유를 짚는다면요. 류소연 ‘여성의 서사가 중요하다’는 말은 사실 그동안 얼마나 여성이 부차적인 존재로 취급됐는지를 드러냅니다. 이전까지 ‘남성 서사’라는 말은 존재한 적이 없는데, 여성은 ‘인간’이 아니었기 때문이죠. ‘여성의 서사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하기 이전에 이미 여성들은 말을 하고 있었습니다. 스스로 존재하고 말하기를 주저하거나 두려워하지 않는, 자신의 언어를 가진 여성들의 이야기는 이미 터져 나오고 있고, 이미 세상에 나온 이야기를 없게 만들 수는 없어요. 그것이 더 많은 각기 다른 여성의 이야기가 드러나야 하는 이유입니다. 사실 ‘달리, 봄’은 책을 판매하는 일뿐 아니라 여성의 목소리와 이야기를 드러내는 여러 모임을 기획하는 데도 노력을 쏟고 있다. 저자 특강을 비롯해 자신의 역사를 되짚어 보는 글쓰기 워크숍, 여성주의 교육, 여성 가수들의 공연까지 여성들이 연대할 수 있는 시간을 꾸준히 마련하고 있다. 최근에는 2015년 페미니즘 붐이 일어난 ‘페미니즘 리부트’ 이후 달라진 자신의 삶에 대해 이야기하는 ‘메갈리아 비포 애프터 경연대회’를 열어 참석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메갈리아 비포 애프터 경연대회’라는 행사는 어떻게 기획하게 됐나요. 참석자들의 반응도 궁금합니다. 류소연 페미니즘 리부트 이후 ‘나’와 ‘우리’의 삶이 얼마나 달라졌는지 생각하면 좌절감이 느껴질 때가 있잖아요. 특히 지난해 설리씨와 구하라씨가 세상을 떠난 뒤 더욱 그랬죠. 그래도 (페미니즘 붐이 일어난 지) 4년 정도 지났는데 길게 보면 그동안 많은 것이 바뀌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서로 그 점에 대해 말해 보면서 다독이는 시간을 갖고 싶었어요. 중간중간 어쩔 수 없이 눈물이 터지는 순간들도 있었는데 서로 위로하면서 뜻깊은 시간을 보냈던 것 같아요. 기억에 남는 건 참석자 중 한 분이 ‘내가 페미니즘 리부트 이후 승리했다고 느낀 순간과 패배했다고 느낀 순간’에 대해 각각 ‘친구가 줄었다’, ‘친구가 줄었다’라고 답변하셨는데 그 말에 많이 공감했어요. 저도 책방을 한 이후로 내가 너무 소모된다고 느껴지거나 불편한 인연은 정리하게 됐거든요(웃음). 한편으로는 책방과 출판사를 통해 다시 연결되는 사람이 생겨났고요. -책방에서 주최하는 프로그램을 통해 다른 여성 단체나 모임, 활동가들과 협업을 많이 할 것 같아요. 류소연 정말 기뻐요. 평소 존경하던 분들을 모시고 행사를 함께할 수 있어서 마치 ‘성덕’(성공한 덕후)이 된 느낌이에요(웃음). 다른 페미니스트 여성 동료들을 만나게 된다는 건 저희가 일을 하면서 얻게 되는 가장 큰 자산이죠.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값진 선물이라고 생각합니다. 저희가 책을 다루는 일을 하면서 공간을 운영하고 있기에 다양한 협업이 가능한 구조인 것 같아요. 앞으로도 의미 있는 연대 활동과 협업을 해 나가고 싶어요. 주승리 그리고 새로운 분들을 만나면서 ‘이어진다’는 느낌을 많이 받아요. 저희가 출판사를 처음 시작했을 땐 사무실에서만 저희들끼리 이야기하고 뭔가 갇혀 있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거든요. 책방을 하고 나서는 연결된다고 느껴져요. 그럴 때마다 책방 잘했다는 생각 많이 들죠. ‘여성들이 그 누구의 눈치를 보지 않고 편안하게 말할 수 있는 안전한 공간’, ‘내가 내 자신으로 온전히 설 수 있는 공간’이야말로 ‘달리, 봄’이 추구하는 목표다. 지난 2년간 다양한 행사와 프로그램을 선보여 온 두 사람은 그간의 여정을 체계적으로 보여 줄 수 있는 틀을 마련하기 위해 올해는 새로운 일들을 계획하고 있다고 한다. -‘달리, 봄’과 ‘허스토리’가 올해 기획하고 있는 주요 행사가 있다면요. 주승리 책방을 운영하면서 느낀 점 중 하나는 저희가 기획한 행사에 참여하시는 분들은 ‘내가 하고 싶은 말을 그대로 할 수 있는 공간’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거예요. 그런 자리를 많이 마련하려고 해요. 사람들이 편안하게 이야기하고 무언가를 같이 배우는 공간은 어떨까 싶어서 4월부터 회원제를 운영하려고요. 3개월 단위로 9개 정도의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취미 활동이나 모임을 하면서 이 공간을 충분히 즐길 수 있게 하려고요. 또 여성 뮤지션 다섯 명의 곡으로 구성된 컴필레이션 앨범을 제작하려고 합니다. 앨범 작업에 참여한 여성 뮤지션 다섯 명의 인터뷰가 담긴 책도 함께 내려고 해요. 류소연 싱어송라이터 이랑, 슬릭, 신승은, 이호, 성진영씨가 참여했어요. 앨범 주제가 ‘이 사람들 각각의 역사’예요. 우리가 사랑하는 음악을 만든 사람들의 음악이 어디에서 왔는지 파헤치는 일종의 생애사 인터뷰입니다. 매거진도 발행하려고 하는데요. 읽고 쓰고 사유하는 여성들의 글들을 모으는 페미니스트 큐레이션 잡지예요. 여성 명사의 서재에 대한 인터뷰도 함께 실리는데 이 명사가 추천한 책을 추려서 회원들한테 보내드리려고 해요. -‘달리, 봄’이 어떤 의미를 지닌 공간으로 남길 바라나요. 주승리 이 책방은 저희가 만든 공간이지만 저희만의 공간은 아니에요. 누군가의 ‘달리, 봄’이 계속 이어지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저희가 ‘달리, 봄’의 의미를 만드는 것보다 오시는 분들이 생각하는 각각의 의미로 기억되기를 바랍니다. 류소연 저희가 ‘허스토리’도 운영하고 있지만 다들 ‘달리, 봄’을 더 많이 기억해 주시더라고요. 책방에 오시는 분들도 이 공간이 편안하다는 말씀을 많이 해주시구요. 그걸 보면서 공간이 갖는 힘이 크다는 생각이 듭니다. 앞으로도 편안하지만 급진적이고 한편으로 엄청 편파적인 이야기들이 쏟아져 나오는 공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황성기 칼럼] 개별관광 미국의 흔쾌한 답변이 먼저다

    기억의 저편에 묻어 둬 잊고 지냈지만 남북 화해 분위기가 한창이던 2003년 9, 10월 북한은 100여명 단위로 남한 민간인의 평양 관광을 허용한 적이 있다. 평양 날씨가 겨울로 접어들자 9차례 1019명이 다녀온 뒤 일단 중단하고 꽃 피는 봄 다시 시작하자던 평양 관광은 2004년 4월 용천역 폭발 사고로 흐지부지됐다. 그러다 2005년 10월 잠깐 평양 관광이 재개돼 11차례 총 1280명의 남한 사람이 평양을 다녀왔다. 두잇서베이라는 온라인 설문조사 전문기관이 2018년 내놓은 ‘당신의 여행 계획은’을 보면 ‘통일이 된다면’이란 조건이 붙지만, 북한 여행 의향을 묻는 질문에 52.3%가 ‘있는 편이다’, 23.3%가 ‘없는 편이다’라고 응답한다. 가보고 싶은 북한 관광지 3곳을 꼽으라는 질문에는 50.1%가 평양을 꼽아 1위를 차지했다. 금강산·마식령 스키장이 2위(48.3%), 개마고원·삼지연·백두산 3위(41.7%)에 이어 4위 개성, 5위 묘향산, 6위 칠보산 등이 꼽혔다. ‘통일’이란 조건을 빼더라도 북한 관광의 길이 열리고 신변보장과 무사귀환이 확실하다면 북한 여행을 즐기고 싶다는 남한 사람들은 적지 않을 것이다. 한국인의 북한 관광 열기는 과거 숫자로도 증명된다. 1998년 시작된 금강산 관광은 김왕자씨 피격 사건으로 중단된 2008년까지 육로·해로를 합쳐 193만 4662명이 다녀왔다. 2005년부터 시작돼 2008년 중단된 개성 관광에는 11만 2033명이 참가했다. 금강산 관광이 최고조이던 2007년 한 해에만 34만 5000명이 강원도 고성 육로로 남북을 오갔다. 그해 해외로 나간 내국인이 1332만명인 시절이었으니, 내국인 해외여행 2637만명을 기록해 전 국민의 절반이 여행을 즐긴 2019년에 북한 여행이 자유로웠다면 적어도 100만명은 북녘으로 발길을 돌리지 않았을까. 이런 숫자를 보면 주한 미국대사가 연초 한국 대통령 입에서 북한 개별관광이 나오자 화들짝 놀라 미국과 상의해야 한다고 주제넘은 소리를 할 법하다. 2003년 평양 4박5일 여비가 220만원이었으니 만일 남한 사람 100만명이 올해 평양, 백두산, 원산갈마 등지로 떠난다면 그 돈만 2조 2000억원이다. 일본의 JS투어라는 여행사가 팔고 있는 14개 북한 여행 상품 가운데 비교적 저렴한 ‘인민이란 게 좋네’는 1인당 23만 6050엔(약 255만원)으로 책정돼 있다. “지금 막 출시됐다”면서 창전거리, 미래과학거리, 여명거리에 있는 고층 아파트에 들어가 평양 시민이 사는 모습을 체험할 수 있다고 선전하는 3박4일짜리다. 이 상품으로 100만명이 간다면 2조 5000억원(약 21억 6000억 달러)의 상당액이 북한으로 들어간다. 2017년 기준 300억 달러 규모의 북한 국민총생산(GDP)을 감안하면 제재에 큰 구멍이 뚫린다고 미국이 전전긍긍할 수밖에 없는 큰 금액이다. 한 해 외국인 관광객 30만명, 그것도 중국인이 90%를 차지하는 북한이 대규모 남한 관광객을 수용하기란 쉽지 않다. 호텔, 교통 인프라도 그러려니와 자본주의로 똘똘 뭉친 남한 사람에 의한 ‘사상 오염’ 방지책이 없는 한 문호를 활짝 개방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북한의 관광 사이트 ‘조선관광’에서 자랑하는 평양, 북부지구(백두산), 서부지구(개성, 남포, 묘향산, 구월산, 신의주), 동부지구(금강산, 원산, 함흥, 칠보산)는 유럽 등의 외국인들에게도 열린 관광지다. 굳이 남한 사람에게 빗장을 걸어 잠글 이유는 없다. 북한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침투를 막기 위해 전 세계에서 가장 신속하게 중국인 관광객 입국을 차단했다. 외부에서 평양으로 들어오는 항로와 철로의 상당 부분을 중국에 의존하는 북한으로선 바이러스가 확산되는 지금 중국 경유의 개별관광 제안에 대답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보다 중요한 건 미국이 한국의 대북 개별관광에 동의했다는 흔적이 없다는 점이다. “남북 협력을 지지한다”면서 해리 해리스 대사의 ‘한미 협의’를 부인한 적이 없는 미국의 태도를 북한은 지켜보고 있을 것이다. 북한 개별관광은 북녘 땅을 밟고 싶다는 소망을 이루고, 지난해 한국인이 해외 관광으로 쓴 200억 달러의 일부를 경협 차원에서 떨구는 효과만 있는 게 아니다. 남한 사람이 인질로 붙잡힌다는 냉전 프레임을 버리고 북한을 찾는 외래 관광객이 늘면 핵·미사일 도발을 억제하고 평화를 증진할 수 있다고 사고하는 게 합리적이지 않을까. 개별관광 제안에 북한이 장시간 침묵을 지키는 까닭은 미국의 흔쾌한 답변을 먼저 듣고 싶어서가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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