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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각료 에세이 열린 마음으로-姜基遠 여성특위 위원장

    얼마 전 어느 여성보호시설을 방문할 기회가 있었다.원래는 소위 ‘윤락’여성을 수용할 목적으로 세워진 곳이라기에 그 곳에 있는 여성들 전부가 소위 ‘윤락’하다가 검거되어 왔는가 했더니 일부는 가정폭력의 피해자들이라고 했다.만약 이러한 보호 시설은 나이,직업,사회·경제적 지위 등이 비슷한사람들을 한데 수용하는 것이 이상적이라는 입장에서 본다면 이렇게 처지가다른 여성들을 한 곳에서 같이 지내게 한다는 것이 적절치 않다는 생각이 들지도 모르겠다. 더구나 이 곳에는 위의 두 부류 외에 미혼모(현재 임신 중이거나 해산한)여성도 있었다.이들이야말로 정말 이런 공공복지기관에,그것도 위에서 말한다른 부류의 여성들과 한 데 머물게 한다는 것이 적절한가 하는 생각이 들수도 있을 것 같다. 그러나 어떤 사람들이 미혼모가 되는가.혹시 남성들은 어린 여성이 결혼도하기 전에 경솔하게 순결을 버리고,그 벌로써 임신상태가 된 것이라고 생각해 이들에 대해 별다른 느낌이 없을지 모르겠다.그러나 여성의 입장에서 보면,그런 식의 관점은 무지하고 무감각할 뿐 아니라 가혹하리 만큼 불공정한것이다. 그 여성들이 미혼모가 된 계기도 스스로 사랑에 빠져 임신을 자초한 경우부터 강간 피해자가 된 경우까지 천태만상일 수가 있다.그러나 중요한 것은 이들이 어떤 이유로 임신을 했던지 간에 이들이 이런 입장에 처하게 된 것은,남성과 똑같은 시간과 장소에서 똑같은 행동(자의든,강제로 당했든)을 했는데,오직 그 결과만 남성과 다른 상태가 되도록 한 신체구조의 차이가 그 원인이다.이것이 미혼모 여성 모두가 가진 공통 분모인 것이다. 다시 말하자면 여성이라면 언제라도 미혼모가 될 수 있고,미래의 여성들도다 그럴 것이다. 위에서 본 세 입장의 여성들을 잘 들여다 보면 사람에 따라서는 한 데 머무는 것에 저항감을 가질 수도 있겠으나 같이 지내지 못할 이유도 없다는 생각이 든다.‘여성’이라는 입장과 상황에서 공통점이 있고,각자 자기 문제의원인을 분석하고 대책을 세우도록 (예컨대 복지기관의 상담자 등이)도와 준다면 그들은 자신들의 문제의 공통점 같은 것에대한 이해도 할 수 있을 것이고 또 남의 문제를 가까이 봄으로써 나의 문제를 이해하고 해결하는데 도움을 받을 수도 있을 것이다.그들 여성,특히 젊은 여성들을 볼 때 나는 그들이 앞으로 백번,천번 새롭게 거듭 날 수 있는 재목으로 보이고 그렇게 되기위해서는 주위에 단 한 마디의 격려와 위로와 의식화의 말을 해 줄 수 있는사람들이 있으면 될텐데 싶다.
  • 양천구 ‘區民위한 행정’ 복지-문화생활 만끽

    민선자치와 함께 일선 자치구의 행정이 복지행정,생활행정으로 바뀌면서 시민들의 라이프스타일도 변하고 있다.최근들어 각 구청이 주민들의 삶의 질을높이기 위해 컴퓨터 건강 오락 레저 등 각 분야에 걸쳐 경쟁적으로 내놓고있는 각종 강좌와 서비스를 적극 활용,삶을 풍요롭게 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양천구 목동아파트에 사는 주부 김용옥(金龍玉·54)씨의 하루는 공공기관의행정이 주민의 삶의 질 향상에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잘 보여준다. 김씨는 아침 7시 구민회관 지하 1층에서 국선도로 1시간 남짓 몸과 마음을다듬는 것으로 하루를 연다.이어 오전엔 구청 5층 전산실을 찾아 인터넷으로정보여행을 한다.초급과정은 이미 끝냈고 지금은 지난주 배운 중급과정을 익히기에 바쁘다. 평소 책을 가까이 하는 탓에 구민회관 3층 도서방도 자주 찾아가는 단골코스다.갈 때마다 책 3권 정도를 대출하고,그것도 모자라 양천구청역과 목동지하철역에 설치된 현장민원실에서 다시 1권을 더 빌린다.덕분에 1주일에 5∼6권씩은 책을 읽는다. 최근 김씨에게는 한가지 아쉬운 일이 있었다.구에서 분양하는 주말농장 추첨에서 떨어진 것.그러나 김씨는 “내년에 다시 분양신청을 할 것”이라면서 “그 때까지는 주말농장까지 이어진 자전거도로에서 자전거를 열심히 익힐계획”이라고 말했다. 구청 구내식당은 김씨에겐 영양보급소나 마찬가지다.지난 봄 감기로 고생할때는 이 식당을 찾아 2,000원짜리 깔끔한 가정식 백반으로 기운을 차렸다고한다. 그 후 구내식당을 찾는 빈도가 더욱 잦아졌고,식사를 마친 뒤에는 종합민원실 옆 자동판매기에서 뽑은 한잔의 커피를 들고 청사 마당의 미니 원두막에 앉아 386세대 주부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나이를 잊는게 습관이 됐다. 김씨는 이밖에도 구에서 마련하는 각종 전시회나 음악회,영화감상,강좌 등프로그램에도 꼬박꼬박 참석,구로서는 빼놓을 수 없는 손님이 됐다. ‘받는 만큼 줘야 한다’는 원칙을 금언처럼 여기는 김씨는 봉사활동에도열심이다.지난해 8월부터 매주 화요일만 되면 주부들을 대상으로 자녀 학습관리,진로지도 상담 등을 강의하고 있으며 요즘은 30대 주부 16명에게 영어동화를 지도하고 있다.오는 27일부터는 방학을 맞은 초등학생들을 위해 영어동화 강좌를 맡을 예정이다. 강의를 준비하기 위해 매주 금요일 오전 10시 구민회관에서 열리는 메이크업 교실을 찾아 화장법을 익히는 것도 주례행사가 됐다. 김씨는 “구청을 잘 이용하면 갖가지 문화생활을 만끽할 수 있다”면서 “다른 지역으로 이사가면 손해볼 것같아 오래오래 양천구에 살 생각”이라고말했다. 김재순기자 fidelis@
  • 金대통령, 스코필드박사 후손접견 안팎

    [오타와 양승현특파원]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캐나다 방문 일정 중 특이한 것은 6일 새벽(한국시간) 고(故) 프랜시스 스코필드박사(사진) 후손들의접견이었다.에어캐나다 스튜어디스 및 간호사로 일하다 은퇴한 캐서린 스코필드(60·며느리),스위스항공사에 근무했던 리사 크로포드(39·손녀),조경회사를 운영하는 딘 스코필드(37·손자)씨 등 3명이었다. 캐나다인(1889년 영국 출생)으로 온타리오 수의학대학 박사인 스코필드박사는 한국인이 아니면서 국립묘지에 안장된 최초의 인물이다.1916∼20년 경성제대 교수로 재직하던 때 3·1독립운동을 지지했다는 이유로 1919년 봄부터1년동안 형을 산 뒤 캐나다로 추방됐다.그러나 그는 6·25전쟁 직후인 55년다시 한국으로 돌아와 70년까지 세브란스 의대 교수로 재직하면서 고아원을설립,우리나라 어린이들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김대통령은 이들과 만나 과거 스코필드박사와 맺은 각별한 인연을 소개했다.스코필드박사가 서울의 한 초라한 아파트에서 병고의 몸으로 몹시 고생할때 그를 직접 찾아뵌 일이있다고 했다.“아파트로 찾아가,아픈 몸을 이끌고 군사독재를 비판하고 우리의 민주화투쟁을 지원해준데 대해 고마움을 표시하고 서로 다짐도 했었다”면서 지금도 당시의 기억이 생생하다고 털어놓았다.또 스코필드박사는 금세기초 한국국민에게 민족의 자결과 민주주의를 가르쳐 준 위대한 인물이라고 평했다. 스코필드박사는 70년 4월12일 우리나라에서 별세했다.정부는 그에게 60년과 68년 각각 국민훈장 무궁화장과 건국훈장 독립장을 수여했다.
  • [외언내언] 물개 살리기

    최근 언론매체 보도들은 차마 눈뜨고 보기 어려운 애처로운 광경 한 가지를 전해주었다.깊은 상처를 입고 동해안을 떠도는 물개의 모습이 그것이다.물개는 그물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몸부림치다 입은 듯한 벌건 상처를 어깨에안고 있었다.보도인즉 그 상처 때문에 무리를 따라 고향인 캄차카로 못가고몇 개월째 동해안을 배회하고 있다는 것이다. 상처의 고통을 느끼고 못견뎌하는 점에서 사람과 물개가 무엇이 다르랴.상처의 고통 때문에 ‘꺼억 꺼억’ 울어대고 신음한다고 하니 측은하기 그지없다.더구나 암컷이 다친 남편 물개에게 생선 등 먹이를 물어다 주고 있다는얘기에 이르러서는 동물이라 해서 인간이 함부로 대해도 되는 대상이 결코아님을 새삼 깨닫는다. 이 물개를 꼭 살리자.상처를 낫게 하고 마음대로 생명의 몸짓을 하게 하자. 그렇게 함으로써 다시 힘차게 무리가 기다리는 고향으로 돌아가게 만들자.물론 그러면 다시 동해안으로 돌아올 수도 있을 것이다.만약 물개의 상처와 고통을 똑똑히 보았으면서도 물개를 살리지 못한다면 우리는 마음속에물개의어깨쭉지 상처와 고통보다 더 크고 깊으며 지워지지 않을 상처를 남기게 될지 모른다.다행스럽고도 감동적인 것은 물개 구조작전이 전개되고 있다는 사실이다.네덜란드에서 온 전문가를 포함해 국내외 동물애호가들이 물개 구조에 헌신적으로 매달리고 있다.그런데 아직 물개 구조를 알리는 소식이나 뉴스가 없는 것이 안타깝다. 물개가 구조되기 위해서는 우선 사람 손에 잡혀주어야 하는데 그러려 하지않는 것 같다.그도 그럴 것이 인간의 손에 잡히면 죽임을 당하기 마련이라는 것을 물개인들 모르겠는가.그러니 바다 속으로 도망다니는 것은 당연한 보호본능의 발동이라 할 것이다.그렇다 해서 구조노력이 중단돼서는 안될 일이다.물개를 구조해 인간이 이 세상 먹이사슬의 왕자로서 동물학대나 살생을자행하는 동물적 심성만을 가진 존재가 아니라는 것을 우리 스스로에게 입증해 보여야 한다.그렇게 함으로써 이 세상을 착하고 선한 인간정신으로 넘치게 해야 한다. 피흘리고 괴로워하며 쫓기는 동물을 애처로워하고 측은해하는 것은 인간의자연본성이며 타고난 선성(善性)이다.또한 그것은 대대로 내려온 아름다운동물애호 전통이기도 하다.사냥꾼이나 몰이꾼에게 쫓겨 다급히 집안으로 뛰어드는 짐승들을 우리 조상들은 잡지 않았다.대신 숨겨주고 살려 주었다는것을 되새겨 봄직하다.동물사랑은 생명사랑이며 인간사랑이다.그것은 생명에대한 경외(敬畏)를 깨닫고서만 발현된다.물개가 이런 깨달음을 넓혀주는 것같다. 최상현 논설위원
  • 변혁으로서의 문학과 역사(23)-남정현의 분지②

    1964년 12월에 넘겨진 소설 ‘분지’는 이듬해인 1965년 3월호 ‘현대문학’지(2월 중순께 발간)에 게재되었는데,당시의 한국문단 풍토에서는 충격적인 풍자였지만 의외로 별다른 반응은 없었다.그런데 그로부터 근 석달이 지난 5월 어느날 작가 남정현은 충일기업사란 곳으로 연행돼 상상할 수 없었던 심문을 당하기 시작했다.으리으리하다고 표현할 수밖에 없는 일식 건물로연행된 그에게 던진 점잖은 첫 질문은 “이 소설은 당신이 쓴 게 아니라 북괴의 어떤 인사가 써서 당신에게 건내 주어 발표시킨 것이 틀림없으니 그 경위를 밝히라”는 것이었다.언제,어디서 누구로부터 전달받았느냐는 것만 털어 놓으면 당장 풀어주겠다는 신사적인 위협은 점점 닥달로 바뀌는가 싶더니 슬그머니 고성과 육체적인 학대를 겸한,말하자면 음악적인 효과와 체육적인기능을 겸한 고문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어떤 학대를 받았을까.그 고통의 상처는 너무도 혹독하여 심한 고문을 당한 사람들 누구나처럼 그 역시 지금도 쉬 공개를 꺼린다.기발하고 기상천외한심리적 육체적인 학대 속에서 남정현은 완전히 정지된 시간에 박제된 채 매달린 한 객체로만 존재했다.그는 가끔씩은 집에 가기도 했으나 오라면 가야했고,대개는 아예 그 기업사에서 자며 봄과 초여름을 보내고 있었다. 심문 기간이 길어지면서 ‘분지’가 북한의 ‘통일전선’(1965.5.8)과,‘조국통일’(7.8)에 전재된 것이 발단이었다는 낌새를 챘지만,1965년이란 해는5·16군부 세력에게는 워낙 넘기기 어려운 때이기도 했다.지식인과 문학인들이 앞장 서서 전개했던 한일협정과 국군 파월을 둘러싼 비판의 소리는 높아만 가고 있었다. 특히 1965년 7월 9일자로 발표된 재경 문학인 82명 연서로 된 ‘한일 조약의 즉각 파기와 국회 비준 거부를 요구하는 성명서’는 분단 이후 문인들이처음으로 집단적인 사회비판 운동에 나선 사건이었다.“일본측 일방에만 유리하도록 되어 있으며 민족적 자존과 현실적 이해,미래의 전망에 한결같이모욕과 재침 그리고 실질적인 예속을 초래하도록 되어있다”고 지적한 이 성명서는 전체 문학인이 더 이상 관망적인 자세를 버리고 “주권과 권익의 옹호를 위해 투쟁하는 대열에 적극 참여하겠다”는 투지를 밝히면서,“한일협정 반대 데모로 구속된 애국 학생들을 즉시 석방하라”고 요구했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이 서명명단에는 박종화 김광섭 모윤숙 곽종원 안수길 조지훈황순원 등 원로급과,조병화 김남조 김수영 홍윤숙 신동엽 유경환 성춘복 등시인,박경리 선우휘 최일남 한말숙 등 작가에다 전숙희 등 수필가들이 대거참여한 범문단적 면모를 띠었다는 점이다.문단의 유명인으로 이 명단에서 빠진 인사로는 서정주 조연현을 비롯한 소수였다(총 명단은 임헌영 ‘민족의상황과 문학사상’ 393쪽). 바로 이 성명서가 발표된 7월 9일에 작가 남정현은 중앙정보부에서 정식 구속돼 서대문 구치소로 이송,그 닷새 뒤인 14일 검찰로 송치(김태현 서울지검 공안부장)되었다.김부장 검사의 제자였던 시인 박재삼이 ‘대한일보’에 근무하면서 틈을 내어 검찰청으로 찾아가 “선생님,남정현은 착한 사람입니다. 당장 풀어주셔야 합니다”고 강변했던 일화는 60년대 문단의 한 삽화이다.그는 계속 ‘분지’ 공판에다녔는데 구형이 있던 날 법정에서 오랫동안 서 있다가 나가던 길에 쓰러져 그 뒤 일생을 고생하다가 작고했다.이 무렵에 또다른 어떤 일이 있었을까.‘현대문학’ 8월호(7월 중순 발매)가 광복 20주년 기념으로 ‘광복 후의 문예지 문학단체’ 특집을 냈는데,이 경하할 해방 기념 특집호의 ‘편집 후기’에는 아래와 같은 글이 실려 있다. “본지 지난 3월호에 발표된 남정현씨의 소설 ‘분지’는 본지의 부주의로인하여 게재된 것으로서 이로 인하여 사회의 물의를 일으킨데 대하여 정중히사과하는 바이다” 이후 ‘남정현’이란 이름이 ‘현대문학’에 다시 등장하는데는 무려 33년이 걸렸다.‘현대문학’은 1998년 10월호에서 ‘현대문학의 문제작 재조명’이란 기획을 마련하여 ‘분지’를 재게재했는데,‘편집 후기’에다 이렇게쓰고 있다. “…최초로 문학작품을 반공법으로 문제 삼았던 남정현 선생의 ‘분지’를싣는다.외세로 인한 당대의 전도된 가치관과 민족의 정체성 부재의 문제를한 가정의 비극을 퉁하여 통렬한 풍자로 비판한 작품이다.강진호씨의냉철한 작품론에서 언급되었듯이 작가의 시대의식에 대한 인식의 깊이로써 전후문학을 한단계 끌어올리는 성과를 거두었던 이 작품은 33년이 지난 오늘날,극도로 혼란해진 사회적 현실을 숙고하게 만든다”[任軒永 문학평론가]
  • 인간 유전자지도 1년내 나온다

    인간의 유전정보를 완전해독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게놈 프로젝트(Genome Project)’의 완성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과학잡지 ‘사이언스’ 최신호에 따르면 지난 90년부터 ‘게놈 프로젝트’를 수행 중인 미국·영국 연구팀은 지난 3월 “예정을 앞당겨 2000년 봄까지 인간 유전자의 염기배열을 대강 알 수 있는 초안을 작성하겠다”고 발표했다. 게놈프로젝트는 약 30억개에 달하는 인간의 염기쌍 순서와 염색체 내 특정유전자의 위치를 파헤쳐 유전병과 같은 질병을 치료하고 유전자조작을 통해원하는 형질을 얻어내기 위한 사업.30억달러의 공공예산을 들인 이 프로젝트는 당초 2005년 완성하는 것이 목표였다.이 프로젝트를 주도하는 미 국립보건원(NIH) 산하 국립인체게놈연구소(NHGRI)가 이를 2년여 앞당겨 2003년까지 분석을 마칠 것이라고 발표한지 반년여만에 또 다시 3년 앞당기겠다는 것이다.이처럼 유전체 연구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는 이유는 세계적인 제약회사와 민간 연구소들이 게놈 프로젝트에 대한 특허권 및 지적재산권 선취를 목적으로 게놈연구에 뛰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생명공학연구소 이대실(李大實)박사는 “게놈 염기서열 안에 들어있는 유전자 암호를 통해 얻어진 정보들은 생명의 신비를 밝히는데 중요한 구실을 할뿐 아니라 21세기 생명공학과 생물산업의 원천정보를 제공한다”며 “이 정보를 먼저 확보해 지적재산권화하기 위한 경쟁이 날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인간 유전자의 암호해독 경쟁은 지난 해 5월 미국의 벤처기업인 세레라사(社)가 “인간게놈의 전체 염기배열을 3년내에 해독해 내겠다”고 선언하면서 본격화됐다. 세레라는 전(前) NIH연구원과 DNA자동해석장치 제조업체인 파킨엘마사가 공동으로 설립한 회사.해독데이터는 일반에게도 공개되지만 기업의 의약품 개발로 이어지는 유전자의 모든 특허를 독점하게 된다. 이에 대항,NIH는 최근 발표에서 “국제 인간게놈 프로젝트는 인간의 염기배열 해독의 예비단계를 종료했다”며 “1년 뒤 모든 인간 게놈의 90%를 커버하는 초안이 미국과 영국에서 작성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 초안은 인간게놈 전체를 넓게,그리고 대략적으로 커버하는 것으로 이를뼈대로 해서 유전자 지도의 완성품이 만들어진다. 지금까지 미국과 영국의 4개 연구팀이 규명한 인간 유전자 염기개수는 4억8,000만개 정도.미국 정부와 영국 웰컴트러스트 재단은 이들 연구팀의 작업에 가속을 붙이기 위해 1억5,860만 달러를 투입할 계획이다.원래 인간의 전 염기배열 규명에 드는 비용을 미국 60%,영국 30%,일본 10%씩 분담키로 했지만이번 초안작성에 드는 비용은 미국이 70%,영국이 30%를 분담하게 된다. 유전정보 해독에 가속도가 붙은 것은 DNA칩과 같은 유전자 암호해독기술이급격히 발달한 덕분.DNA칩은 어른 엄지손톱 크기의 유리판 위에 인간의 유전정보가 담긴 효소조각을 부착해 유전병이나 신체의 이상을 가져오는 유전자를 분석해 내는 생화학반도체.지난 95년 기존의 분자생물학적 지식에 현대의 기계 및 전자공학 기술을 접목해 만들어진 것이다. 지금까지 쓰여진 대부분의 유전공학 방법들은 한 연구자가 동시에 수십개의 유전자를 연구하는데 한계가 있었다.하지만 DNA칩이 개발되면서 한꺼번에수만개의 다른 DNA 염기에 대한 정보를 검색할 수 있게 됐다. 함혜리기자 lotus@
  • 전주시 유채꽃 처리 속앓이

    전북 전주시가 요즘 유채꽃 때문에 남모를 속앓이를 하고 있다. 지난해 가을부터 올 봄까지 전주천과 삼천 둔치 18만7,000평에 연인원 5만9,000여명의 공공근로 인력을 투입,조성한 유채밭이 수확기에 들었지만 수확을 하더라도 판로 등 처리방안이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시는 지난달 17일부터 이달 초까지 ‘제1회 유채꽃 축제’를 열어 시민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는 등 유채 덕을 톡톡히 봤다.그러나 축제가 끝나고 막상수확기가 다가오자 처리방법을 찾지 못해 애를 태워왔다. 당초 시는 이곳에서 수확한 유채로 기름을 짜 수익을 올릴 계획이었으나 소비처가 불투명하고 가격도 낮은 것으로 파악되자 계획을 바꿨다. 지난해 가을 파종한 전주천 유채를 다음달 초까지 수확,내년 종자로 남겨두고 일부는 시민단체에 나눠주기로 한 것. 그러나 문제는 올 봄 시 외곽 삼천 주변 13만여평에 심은 유채.이는 생육기간이 짧아 생육상태가 나쁘고 기름 함유량도 적기 때문이다.따라서 시는 꽃이 지는 다음달 초 공공근로자 5,000여명을 다시 동원,유채를 벤 뒤 환경농업단체 등에 무상으로 나눠줘 퇴비로 활용하도록 할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유채 씨앗의 활용도가 예상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나 내년에는 유채꽃 재배지를 시민들이 많이 찾는 전주천 둔치를 중심으로 제한하는등 재배면적을 크게 줄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주 조승진기자 redtrain@
  • [李世基 칼럼] 비틀거리는 대학문화

    ‘젊음은 인생에 단 한번’ 두번 다시 오지 않는 강인한 아름다움이다.그러나 정열과 오만,끊임없는 취기(醉氣)에 사로잡혀 돌부리에 걸려 넘어질 수도 있고 함정에 빠져 추락할 수도 있다.어느 시대에나 젊음의 광기는 있어왔다.현실에 대한 불합리한 인식을 꼬집는 라스콜리니코프가 있었고 인생의 무의미와 그 무의미를 직시하라고 외치는 부조리의 주인공도 있었다.기성세대의모순과 부당성을 성난 얼굴로 쏘아보는 앵그리 영맨은 지금도 도처에서 우리를 주시하고 있다.그러나 ‘젊음은 시한부’라고 했듯이 누구나 영영 젊지않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 텅빈 가슴과 텅빈 머리로 평생을 자탄하는 세월을보낼 수도 있다. 대학가의 봄축제가 한창이다.동아리 활동도 활발하다.취미를 살리고 정보와 지식을 나누는 동아리는 대학시절의 소중한 추억이다.그러나 서울대 관악캠퍼스에서 동아리 멤버들이 숨진 사건은 잘못된 대학문화가 빚어낸 또 하나의 불행이다.이들의 전통이란 새로 당선된 동아리 회장을 다리 위에서 연못에다 던지는 난센스 의식에 불과하다.팔과다리를 흔들어 연못에 빠뜨렸으나 수영을 하지 못해 허우적거리자 친구를 구하러 들어갔던 다른 학생도 숨진것이다.피워보지 못한 새파란 젊음도 아깝지만 남들이 가지 못하는 서울대에 보내 놓고 보람과 기대에 부풀었던 부모의 망연자실을 헤아리기 힘들다. 언제부턴가 대학사회는 신입생 환영회 때마다 냉면사발에다 소주를 따라 마시는 벌주식을 치르고 있다.최근에도 여학생이 신입생 환영회에서 사발주를마시다가 심장마비로 숨지는가 하면 한 대학교에서는 학생들을 차곡차곡 쌓아올리다 맨밑에 깔린 학생들이 실핏줄이 터져 병원에 실려간 예도 있다는것이다.객기나 만용이라기엔 너무나 무모하고 몰지각하다.어떻게 이런 일이대학사회에서 자행되며 전통으로까지 이어지는지 분노마저 느껴진다.패기에찬 젊음이 아니라 축처진 젊음이라는 생각이 든다. 하나의 동아리를 이루고 뜻을 같이하는 사람끼리 하나의 주제를 놓고 토론하는 분위기는 대학문화의 정석이다.대학축제는 술마시고 폭죽 터뜨리는 축제가 아니라 동아리들이 1년 동안 구상하고 준비한 여러 행사를 나열해 서로 보여주고 비판받자는 축전(祝典)이다.그곳은 어떤 잡음이나 불순이 끼어들수 없이 신록의 젊은이들이 이상과 꿈과 포부를 펼치는 장이다.불우이웃을돕는 자원봉사나 학술세미나만이 건전하다는 것은 아니다.만사에 조심하면서 상자에서 찍어낸 듯이 살자는 것은 아니다.도서관에 앉아 전공서적만 파고드는 것이 대학생답다는 것도 아니다.젊음을 마음껏 누리고 견주는 모든 동아리 활동이나 축제는 좋다. 다만 술에 취해 비틀거리기 전에 대학인다운 열정과 목소리를 들려달라는 것이다.우리의 교육풍토가 대학으로 향하는 획일적인 입시지옥에서 대학입학과 함께 통쾌한 해방감을 느낀 나머지 자유가 뭔지도 모르고 실수연발이나 하지 않는지 돌아보자는 것이다.아무리 선배들이 물려준 전통이라도 뒤틀린 전통을 바로잡아 시대에 맞는 참신성으로 기성인들과는 다른 ‘신선한 충격’을 보여줘야 한다.대학은 지식만 수립하거나 살포(撒布)하기 위한 기계적 기관이 아니다.빛과 자유와 학문만을 하는 곳이라고 강조할 생각도 없다. 브람스의‘대학축전 서곡’은 활기찬 대학 캠퍼스의 유머와 진실,분방과우수를 조화시키면서 결국은 ‘모두가 함께 즐기자’고 노래부른다.대학은그 나라의 활력소다.오늘의 시대상황을 돌아보고 고뇌하면서 부당한 것을 비판하고 미래의 자신의 모습을 설계해 나가야 한다.대학사회가 술에 취해 비틀거리면 사회전체가 흔들리게 된다.이제는 끝없는 취기에서 벗어나 인생에한번뿐인 계절을 정의감과 값진 의미로 꾸며 나가야 한다.기성세대의 모순성과 타성,사회의 올바르지 못한 어두운 구석구석을 매서운 눈초리로 돌아보라는 것이다.
  • 푸른 5월 동심과 함께 책세상 나들이

    5월5일 어린이날이 가까워지며 아동도서들이 봇물처럼 쏟아져 나오고 있다. 부모가 아이들 손을 잡고 책방에 들려 그동안 사주지 못한 책들을 함께 고르는 것도 의미 있는 선물이 될 듯.올해는 침체됐던 경기가 살아나면서 작년에 비해 아동도서 출판이 활발한 편이다.교보문고 관계자는 “예년에 비해 출판사마다 개성이 뚜렷한 책이 많고 다종 소량 출판의 경향을 보이고 있다”며 “따라서 책 선택의 폭이 한층 넓어졌다”고 말한다.주제별로는 창작동화가 많아졌고,유머를 소재로 한 다양한 도서들이 눈길을 끈다. 만년샤쓰(방정환 지음).소파 방정환 선생의 대표적인 창작동화.고등보통학교 2학년(지금의 초등학교 6학년)에 다니는 창남이가 주인공.그는 어느 추운 날 체육시간에 웃저고리를 벗으라는 선생님 말씀에도 옷을 벗지 못한다.거듭된 선생님 호령에 “만년샤쓰도 ^^찮나요”라며 맨몸을 드러낸다.속옷 살돈이 없어 겉옷만 입고 다니는 창남이.하지만 결코 웃음을 잃지 않고 오히려 거지에게 자신의 옷을 나누어주는 등 눈시울을 적시게 하는 이야기가감동적이다.길벗어린이 7,500원 똘배네 도라지 꽃밭(원유순 지음).풀숲에 수줍게 피어나는 개나리·도라지꽃·제비꽃 등 우리 꽃 10가지를 소재로 한 창작동화.아버지의 사업 실패로갑자기 시골 할머지 집에 맡겨진 꽃내가 주변의 소박한 꽃들과 친구가 되는모습이 정겹다.진달래꽃으로 화전을 부치고,봉숭아꽃으로 손톱물을 들이면서 꽃을 닮아가는 시골아이들의 천진난만한 모습이 재미 있게 그려져 있다.웅진출판 6,500원 가만 있어도 웃는 눈(이미옥 지음).아버지 실직으로 위기를 맞은 중산층가정의 이야기를 다룬 ‘IMF형 동화’.신파조 줄거리로 눈물을 짜내지 않고어렵지만 건강하게 생활해 나가는 모습을 사실적으로 그리고 있다.아파트에서 어둡고 눅눅한 반지하 집으로 이사온 해록·초록이 형제가 주인공.이들은 새로운 동네에서 만나게 되는 정겨운 어른들을 만나면서,친구들과 개천에서 뛰어놀면서 아파트 생활에서 경험하지 못했던 열린 세상을 마음껏 느낀다. 창작과비평사 6,000원 앗,이렇게 재미있는 과학이! 시리즈(샤르탄 포스키트,닉 아놀드 지음유광태·김혜원·이충호 옮김).3월에 시리즈 1권 ‘수학이 수군수군’,2권 ‘물리가 물렁물렁’,3권 ‘화학이 화끈화끈’이 나온데 이어 이번에 4권 ‘수학이 또 수군수군’,5권 ‘우주가 우왕좌왕’이 출간됐다.일상에서 생각해 낼수 있는 다양한 형식을 빌어 알기쉽고 재미 있게 과학과 수학 이론을 설명하고 있다.초등학교 4학년부터 중학생까지 부담없이 읽을 수 있는 책.김영사각권 3,900원 먹구렁이 기차(권정생 지음).지은이의 작품집인 ‘강아지똥’(74년 출간)과 ‘할매하고 손잡고’(90년 출간)중 초등학교 저학년에 맞는 작품을 중심으로 다시 엮은 것.동물이나 땅속 미물,사랑받지 못하고 소외된 아이들이 주인공.오염된 물을 먹고 죽어가는 새들,봄햇살을 그리워하는 오누이 지렁이,서커스단에서 고되게 살아가는 아이,기차가 되고 싶은 먹구렁이 등이 평화를꿈꾸며 도란도란 희망을 나눈다.우리교육 6,000원임창용기자 sdragon@
  • [세계로 나가자]-유람선 대학

    “1만 8,000t급 대형 유람선을 타고 세계여행을 하며 학점을 딴다.”이는 우리의 현실에서 꿈같은 얘기로 들릴지 모른다.그러나 유람선에서 4개월 동안저명한 교수진의 강의를 받으며 외국학생들과 방문국의 문화를 논하면서 영어를 배운다면 놓칠 수 없는 소중한 기회다. 유람선대학(Semester at Sea)은 바로 이 꿈을 현실로 옮겨준다.미국 피츠버그 대학 ISE(선상교육연구소)가 기증받은 거대한 유람선을 캠퍼스로 꾸며 한 학기 4개월 동안 매년 봄 가을로 운영하는 이 대학은 교수·교직원(스탭) 50여명,학생 450여명이 수업과 세계여행을 함께 하는 프로그램이다. 교수진은 매학기 미국을 비롯한 세계 유수 대학에서 선발되며 선상에서 이수한 과목들은 미국내 일반대학에서 정규학점으로 인정해 준다. 교과목은 인류학 생물학 경영학 경제학 지리학 철학 심리학 등 웬만한 전공과목은 다 포함된다.국내대학도 외국대학과 학점교류를 추진하는 곳이 많기때문에 참가학생은 피츠버그대학의 정규학점을 이수한 것으로 인정받을 수있다. 이수학점은 12∼15학점이며한 학기를 쪼개서 여행과 공부를 해야 하는 만큼 항해를 하는 동안에는 토요일과 일요일에도 계속 수업을 한다.그러나 중간중간 목적지에 도착하면 배에서 제공하는 패키지 여행 등 다양한 여행을즐긴다. 참가자는 대학생이 중심이며 교수 및 스탭으로도 참가할 수 있고 일반인도가능하다.대학생의 신청방법은 미국의 일반대학이나 어학연수 기관에 신청하는 것과 같다.재학중인 학교의 성적증명서와 추천서가 필요하며 지원은 연중 아무때나 가능하지만 최소한 학기시작 3개월 전에는 신청을 해야 한다.봄학기는 1월,가을학기는 9월에 시작된다.그러므로 올가을 승선을 위해서는 6월이전까지 신청해야 한다.스탭 분야는 의사 간호사 여행가이드 에어로빅강사도서관사서 등으로 월급을 받으며 세계여행을 하는 장점이 있다. 가장 큰 문제는 비용.학비와 숙식비를 포함해 1만 2,000달러에 달한다.그러나 비용을 절약할 수 있는 방법도 다양하다.우선 도서관 사서 보조,오디오비디오 관리를 포함 배 안의 각종 아르바이트를 하면 6,000달러 정도로도 참가가 가능하다.장학금을 신청하거나 주관단체의 융자를 받을 수도 있다.또한 창문 없는 선실을 신청하면 5,000달러가 절약된다. 신청방법과 신청서 양식은 피츠버그대학의 ISE 웹사이트에서 제공받을 수있으며 E메일로 문의하면 곧바로 답장이 온다.(웹사이트 www.pitt.edu/~voyage,E메일 shipboard@sas.ise.pitt.edu,문의 해외유학정보센터 02-777-2211)전문가 조언/문형진 유람선대학 이야기 저자 개구리는 멀리 뛰기 위해 몸을 움츠린다.요즘 많은 사람들이 움츠려 있는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우리의 움츠림도 개구리의 멀리뛰기처럼 이유 있는움츠림이 되어야 한다. 현실을 제대로 파악하고 멀리 바라보며 다시 뛰어 오르려면 목표가 있어야한다.내가 95년에 경험했던 유람선 대학도 현실직시와 목표설정에 많은 도움을 준 것이라고 나는 확신한다. 여행이 시작될 때 유람선대학 학장은 “세계여행을 마치고 돌아올 때 여행전과 똑같은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그리고 그것은 너무나당연하고 값진 사실이었다. 인도 거리에서 집단을 이루며 사는 거지들,그런사람들을 위해 일생을 바친 테레사 수녀를 만났을 때 세상에 남아있는 아름다운 사랑을 느꼈다. 베트남에서 한국의 젊은이가 급변하는 그곳의 환경에 발맞춰 한국의 중고 자동차를 수입해 팔며 세계적인 사업가의 꿈을 키우는 것도 볼 수 있었다. 자본주의를 배우려고 몸부림치는 우크라이나는 혼돈의 세계였다.거리에는저질 가사의 서구 팝송이 흘러나오며 많은 젊은이들은 뜻도 모른채 연신 춤을 췄다.변혁을 꾀하면서 받아 들인 서방의 원조속에 하급문화까지 묻어 들어와 그들의 정서를 혼란스럽게 했다. 배 안에서는 미국친구들을 비롯해 다른 나라에서 온 많은 친구들과 한식구처럼 생활하며 열띤 토론도 벌였고 진한 우정도 나눴다.함께 공부하고 파티도 열고 종교활동도 하면서 다양함 속에서 샘솟는 사랑을 맘껏 느낄 수 있었다. 학장은 여행을 마칠 때 우리들 하나하나의 소감을 물어 보면서 “인생은 책과 같아 여행을 하지 않는 사람은 그 책의 표지만 보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우리는 모두 무엇인가를 느끼고 있었다.이세상 사람들은 모두 나와 같은사람이고 내가 사랑해야 할 사람들이다.어떤 상황에서도 사람이기에 희망을 잃지 말아야 겠다. 좋은 생각과 소중한 경험을 가져다 줄 유람선대학은 우리 모두에게 열려 있다.열정과 패기를 간직하고 자신의 삶을 사랑하는 많은 젊은이들의도전을 기대해본다.E메일 lovejohn@unitel.co.kr
  • 與·野 3당 반응-‘구르는 눈덩이’ 정계개편론

    정계개편론이 봄정국 화두(話頭)로 다시 떠올랐다.김정길(金正吉)청와대정무수석의 ‘큰틀 정계개편’ 발언을 놓고 여야 3당이 예민하다.‘내각제 공방’으로 변질되면서 상황은 복잡해졌다.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23일 전주MBC 창사기념 회견에서 “자민련과 공동정권을 한 이상 선거에 나가면 공조체제를 갖추는 게 당연한 일”이라고 내년 16대 총선 연합공천 방침을 재확인했다.정계개편론에 대한 자민련 반발을 무마하려는 뜻이 엿보인다. 국민회의측은 김수석의 사견(私見)으로 제한하며 진화를 시도했다.일부는김수석에 대한 불만도 내비쳤다.하지만 내부 기류는 다르다.정계개편 필요성만은 인정하는 분위기다.지역감정을 허무는 방향으로 해석하는 측면에서다. 하지만 김종필(金鍾泌)총리가 발끈하면서 파문이 커지고 있다.전날 국회 예결위에서 “내각제 문제를 야당과 협의하겠다”고 전격 발언했다.김수석이정계개편 문제와 함께 ‘내각제가 정국불안 요인’이라고 말한 데 격노한 인상이다. 자민련은 처음에는 공식 반응을 자제했다.그러나 김총리발언에 고무된 듯즉각 반응했다.결국 내각제 공방으로 재연되고 있다. 김용환(金龍煥)수석부총재는 김수석을 직접 성토했다.“기가 막히고 딱하다”는 말도 여러차례 했다.“두분 지도자가 8월 말까지 논의하지 않기로 했으면 내각제와 직·간접으로 연관될 수 있는 언동은 자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김수석의 정계개편론에 대해 그는 “내각제 아래서만 큰 틀의 연대가 가능하다”고 반박했다. 한나라당은 정계개편론과 김총리 발언을 놓고 대응방향이 다르다.‘두 김수석’의 공방을 즐기는 분위기도 엿보인다.김수석의 정계개편론에는 촉각을곤두세우는 모습이다.‘야당흔들기’의 단초로 해석하고 있는 인상이다.장광근(張光根)부대변인은 “DJP의 내각제 놀음에 국민들은 짜증난다”고 여여(與與)틈새 벌리기를 시도했다. 반면 김총리 발언을 놓고는 한나라당 내 주류·비주류의 기류가 미묘하다. 해석에서는 양측이 비슷하다.“공동여당간 내각제 결단을 내린 뒤 야당과 협의를 하겠다는 원론적인 언급이 아니냐”고 해석했다. 한나라당측은 자기들을 인정해주니까 싫지 않은 표정이다.그러나 주류측은비주류 및 내각제 선호세력들이 동조할까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박대출기자 dcpark@
  • [대한포럼]行樂질서 이래서야

    우리의 질서의식 불감증은 어디까지인가. 그리고 언제까지 계속될 것인가. 해마다 똑같은 개탄을 되풀이 해보지만 조금도 나아지는 기색없이 행락철 무질서는 날이 갈수록 심화되는 현상이다. 지난 두 주일동안 여의도 일원에서열린 ‘윤중로 벚꽃축제(祝祭)’가 그렇다. 지난해의 북새통과 무질서 를 줄이기 위해 행사 주최측인 영등포구청은 임시주차장이며 쓰레기 컨테이너를비롯,각종 편의시설을 마련하는등 나름대로 대책을 세웠으나 지난 주말 이틀동안 70만 인파가 버리고 간 쓰레기는 어제 오전까지 무려 370여t을 치웠음에도 그 바닥이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지난해엔 하루 3만 인파가 11t씩을버렸다.또 도로변에다 마구잡이 주차를 하는 바람에 주정차 위반만도 3,600여건, 평소의 500여건에 비교해보면 윤중로 축제에서의 시민 준법의식 실종이 어느정도인지 짐작할만 하다. 예년에 비해 눈부시게 활짝 핀 벚꽃은 TV화면으로 보아도 크리스털 동산인듯 향기롭고 풍성한 분위기다.엄마 아빠를 따라나선 어린이와 연인들의 다정한 모습은 흩뿌리는 꽃잎의소나기 속에서 한폭의 그림이 아닐 수 없었다.그러나 가까이 그 속을 들여다보면 여기저기 도사린 쓰레기 더미는 무질서의전시장을 방불케 한다는 것을 한눈에 알 수 있다.누군가 병이나 휴지를 버리기 시작하면 다음 사람들이 너도나도 버리는 바람에 여의도 일대는 쓰레기몸살로 축제막판까지 곤욕을 치를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잔디를 밟거나 그곳에 들어가선 안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예사로이 돗자리를 깔고 먹자 마시자판을 벌이고 다시 이것이 술판 춤판으로 발전하면서 광란의 도는 끝을 모르고 치달아 오른다.가족단위,회사단위,고향단위를 막론하고 언제 어디서나 연출되는 우리의 고질적인 행락문화(行樂文化)다.한번 논다고하면 코가 비뚤어지게 마시고 악을 쓰고 노래부르고 떠들고 싸우다가 사고를 쳐야만 직성이풀린다는 식이다.그러기 위해선 기본질서를 어기고 부시고 망가뜨리는 일이다반사다.우리의 국민성인 끈기와 인내심과 근면성이 역설적으로 노는 것에서 그 근성의 빛을 발하는 것이나 아닌가 걱정되는 순간이다. 일본도 이맘때면 구름처럼만발한 벚꽃구경 인파로 전국이 인산인해를 이룬다. 그러나 꽃비가 지천으로 내리는 도쿄·교토·나고야 어디를 보아도 그들은 질서정연하게 꽃을 감상하면서 행복한 포즈로 카메라 셔터를 누를 뿐이다.고성방가나 춤판은 커녕 어디를 보아도 휴지조각 하나 눈에 띄지 않는다.지난해 멀쩡한 아스팔트를 걷어내고 여의도 광장을 생명의 숲으로 만든다고 할 때도 달갑지 않았던 것은 청결과 질서로 쾌적한 분위기를 유지하는 대신 바로 공원의 특성상 범죄나 이런 무질서의 온상으로 뒤바뀌지나 않을까 하는우려에서 였다. 아직은 화창한 봄이다.벚꽃축제에 이어 행락철은 좀더 계속될 것이다. 계절을 축복하기 위한 행락에서의 무질서 난무는 도무지 맞지 않는다. 행락철 발걸음에 다시는 쓰레기니 무질서 따위의 말이 따라다니지 않게 성숙한 시민의식을 찾아야 한다.아리스토텔레스가 아니더라도 질서는 시민정신의 건전성이자 도시의 평화며 한 나라의 안전이다.남에게 폐를 끼치지 않겠다고 생각을하다보면 끝간데 모르는 무질서의식이 부끄러워질 때가 있을 것이다. 한 시인이 이렇게 노래부르고 있다.‘밤하늘의 별들이/ 한낮의 태양이/나를 위하여 빛나고 있다고/ 생각해보라/ 이 얼마나 놀라운 일인지’ ‘내가 살고 있는 이 나라가’나를 위해 있다는 것을 생각해보자.이 많은고마움을 위해 내가 어떤 국민이 돼야할지 스스로 자화상이 그려질 것이다. 계절마다 의례적인 자성을 강요하기보다 질서와 청결이 피와 살처럼 몸에 밴다면 무질서가 불편해질 것이고 비로소 우리도 행락문화의 후진성에서 벗어나게 될 것이다. 이세기 논설위원
  • [‘4·19’ 39주기]기념비 순례(上)/각종 행사

    독재와 불의에 항거해 아낌없이 생명을 바친 젊은 영령들의 혼이 붉은 진달래로 다시 피어난다는 ‘4·19’.민주주의를 갈망하며 뿌린 피로 세워진 기념비들이 오늘날 젊은이들에게 전하는 메시지는 무엇일까. 4·19 국립묘지를 비롯,고려대와 서울대,경희대,경기고 등 서울에 있는 ‘4·19 기념비’를 찾아 봤다. 4·19국립묘지 ‘이 나라 젊은이들의 혈관 속에 정의를 위해서는 생명을능히 던질 수 있는 피의 전통이 용솟음치고 있음을 역사는 증언한다(중략)해마다 4월이 오면 봄을 선구하는 진달래처럼 민족의 꽃들은 사람들의 가슴마다에 되살아 피어나리라’ 서울 강북구 수유리 ‘4·19국립묘지’의 4월학생혁명기념탑에 새겨져 있는 비문은 63년 시인 이은상(李殷相)선생이 젊은 영령들의 넋을 기려 지은 것이다.또 영령들의 드높은 기상을 높이 21m의 우뚝솟은 7개의 화강암으로 형상화한 기념탑은 조각가 김경승(金景承)씨가 디자인했다. 기념탑 중앙에 서 있는 ‘군상환조’(群像丸彫)는 4.19혁명을 지켜보는 민중을,‘군상부조’(群像浮彫)는 암울한 시대상황과 자유에 대한 염원과 승리·자유·평화 등을 각각 상징한다. 고려대 ‘(전략)사악과 불의에 항거하여 압제의 사슬을 끊고 분노의 불길(중략)천지를 뒤흔든 정의의 함성을 새겨 그 날의 분화구 여기에 돌을 세운다’ 고려대에는 ‘4·18의거 기념탑’이 있다.4·19혁명 보다 하루 앞선 18일시위를 벌인 고대생들의 자부심에서다.기념탑은 61년 4·18의거 1주년을 맞아 교내 본관 오른쪽 언덕에 깎아 세웠다.높이가 4m로 직사각형태이다.탑의부조는 한국미술협회 고문인 민복진(閔福鎭·73)씨가 만들었다.자유와 민권쟁취를 위해 궐기했던 고대생들의 용맹과 슬기를 찬양하고 구국의 위업을 길이 빛내기 위한 뜻을 담았다.비문은 당시 고려대 문리대 교수인 시인 조지훈(趙芝薰)선생이 썼다. 민씨는 “당시 학생들이 맨주먹으로 불의와 부정에 저항하는 모습을 보고그 느낌을 형상화했다”고 말했다. 서울대 ‘젊은 학도 봉화를 들었으니 사랑하는 겨레여 4·19의 외침을 길이 새기라’ 관악산 자락 900여평의 ‘서울대 4·19기념공원’에는 ‘4월 학생혁명기념탑’과 청동상,3개의 추모비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서있다. 기념탑은 4·19혁명 1주년인 61년 경무대 앞에서 경찰의 총에 맞아 숨진 김치호(金致浩·당시 수학과 2년)씨를 기려 당시 문리대 학생들이 동문들의 성금을 모아 세웠다.5m 높이의 통화강암 조형물로 가운데 높은 부분은 ‘정의의 칼’을,양쪽 돌은 정의를 받드는 학생들의 기상을 상징한다.조소과 55학번인 공주대 이정갑(李廷甲·64) 교수가 설계했다. 경희대 ‘조국의 구원과 자유와 행복을 위하여(후략)’ 서울 회기동 경희대 본관 분수대 옆에 세워져 있는 ‘4월학생혁명 기념탑’에는 39년 전 독재에 항거해 젊음을 불사른 한 학생을 추모하는 시인 조병화(趙炳華)선생의 시가 새겨져 있다.높이 150㎝,너비 130㎝의 이 기념탑은 당시 시위에 참가했다가 총을 맞고 숨진 법학과 이기태(李基泰·당시 23세)씨를 기리고 있다. 정독도서관 ‘(전략)피기도 전에 그 봉우리가 뿌린 피는 그러나 방울방울다시 꽃으로 맺힌다 민주의 꽃이 자유의 꽃이 피련다.(후략)’ 서울 종로구 화동 1번지 옛 경기고자리인 정독도서관 본관 옆 잔디밭에 서있는 ‘민주혁명학생위령비’는 당시 희생된 최정규·박동훈·고완기·이종량씨 등 경기고 졸업생과 재학생 4명의 얼굴이 새겨져 있다.이 비석은 4·19혁명이 일어난 60년 10월3일 제막돼 기념물로 가장 오래됐으며 국어학자 이희승(李熙昇)선생이 비문을 썼다. 이 밖에 서울에는 동국대 ‘동우탑’과 중앙대 ‘의혈탑’,단국대 ‘4·19기념탑’ 등이 있다. 김영중 조현석 주현진기자 jeunesse@ - 4·19기념도서관 준공식…각계인사 200여명 참석 독재권력에 항거한 4·19 정신을 기리는 ‘4·19 기념 도서관 준공식’이 16일 오후 각계 인사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서울 종로구 평동에 있는 기념도서관은 64년에 지은 건물을 헐어내고 지하2층,지상 7층에 연면적 2,208평으로 재건립됐다. 4·19혁명 부상자동지회와 희생자 유족회 사무실이 입주했으며 1층은 기념홀,2·3층은 도서관이다. 나머지 층은 일반인에게 임대할 예정이다. 준공식은 테이프 절단식과 기념홀 관람,4·19혁명부상자들에 대한 표창 및감사패 수여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김종필(金鍾泌) 국무총리를 비롯,최학규(崔圭鶴) 국가보훈처장,국민회의 한광옥(韓光玉)·양성철(梁性喆)의원,자민련 이태섭(李台燮)의원,유인종(劉仁鍾) 서울시교육감 등이 참석했다. 박종구(朴鍾九) 4·19혁명부상자회장,윤재락(尹在洛) 4·19혁명희생자유족회장,정원찬(鄭圓纂) 4·19회 회장 등도 참석했다. 김영중기자 - '4·19' 뜻 기리며…각대학들 학교·묘역서 마라톤 4·19혁명 39주년을 사흘 앞둔 16일 서울시내 일부 대학에서는 4·19혁명의 숭고한 뜻을 기리는 총학생회 주최 마라톤대회가 열렸다. 서울대 총학생회는 오후 2시 1,0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교내 아크로폴리스광장을 출발해 신림사거리와 봉천사거리를 돌아오는 7.5㎞ 구간 마라톤대회를 열었다. 한국외국어대,덕성여대,동덕여대,성신여대 등 8개대 학생들도 학교 주변 도로를 달리거나 수유동 4·19국립묘지에 이르는 마라톤 행사를 가졌다. 4·19국립묘지에 도착한 학생들은 기념탑 등에 차례로 참배했다. 주현진기자 jhj@
  • [외언내언] 태양절

    지금 북한에서는 주인 없는 생일잔치가 요란하게 벌어지고 있다.사망한 김일성(金日成)의 87회 생일을 축하하는‘태양절’행사가 그것이다.북한은 97년 7월8일 김일성 사망 3주기를 맞아 그가 태어난 1912년을 원년으로 하여주체연호를 사용하고 생일인 4월15일을 태양절로 제정했다.이에따라 민족최대의 명절로 찬양하던 김일성 생일을 태양절로 제정한 이후 그의 영생을 위한 생일잔치를 다채롭게 치르고 있다. 특히 올해는 소위 꺾어지는 5년 해로 제1회 김일성화(花)전시회를 비롯해서 4월의 봄 친선예술축전행사에도 46개국 80여개 예술단과 교예단을 초청하는 등 성대한 경축행사를 준비했다.아울러 전체 주민들에게 태양절을 맞아 김일성 태양민족의 긍지를 살려 김정일(金正日)에 대한 절대적인 충성을 강요하고 있다.이처럼 북한이 해마다 죽은 김일성 생일행사를 대대적으로 벌이는 것은 그의 카리스마를 빌려 김정일체제를 더욱 공고히 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정권유지 차원에서 개인 우상화의 극치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대목이다. 북한이 당면한 경제난과 헐벗고 굶주리는 주민들의 고통을 외면한 채 개인의 우상화를 강화하는 것은 정권도덕성을 스스로 훼손하는 심각한 문제로 인식된다.왜냐 하면 북한은 해마다 김일성 생일행사에 많은 외화를 소비하고있기 때문이다.북한은 그의 사후 4년 동안 생일행사 비용으로 약 1억달러를소비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한해 평균 2,500만 달러라는 막대한 자금이 우상화 비용으로 낭비된 셈이다.생일행사 비용으로 소비된 1억달러는 국제곡물시장에서 최소 40만t의 식량을 구입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도덕성에대한 비난을 면키 어렵다. 김일성 사후 그가 북한 사회주의 건설에 실패했다는 것은 이미 밝혀진 역사적 평가다.때문에 그의 개인우상화정책을 통해 실패한 역사를 영구히 호도하거나 보상받을 수는 없다.다시 말해 헤어날 수 없는 수렁에 빠진 오늘의 북한체제를 그의 우상화정책을 통해서 해결할 수 없음은 너무도 자명하다.그리고 우리가 개인우상화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북한을 의도적으로 비판하려는것이 결코 아니다.민족의 화해를 이루고 공동체를 형성하여 민족자존의 시대를 창조하겠다는 우리 정부의 노력이 경주되고 있는 시점에서 보면 더욱 그렇다.다만 이같은 북한의 정권유지를 위한 개인우상화정책에 의해 민족의 정통성이 말살되고 역사가 오도되어 결국은 민족통일에도 장애요인이 된다는점에서 하루속히 시정돼야 한다는 것이다. 장청수 논설위원
  • 金賢哲 비리사건 대법원 원심파기 의미/파기 환송 절차

    - 金賢哲 비리사건 대법원 원심파기 의미재수감 여부로 관심을 모았던 金泳三 전 대통령의 차남 金賢哲씨가 ‘영어(囹圄)’의 몸이 되는 최악의 상황은 당분간 피하게 됐다. 그러나 재판부는 9일 열린 賢哲씨 비리사건 상고심 선고공판에서 검찰이 ‘기발한 아이디어’로 적용한 조세포탈 혐의를 치밀한 논리로 뒷받침하면서정치권의 ‘대가성 없는 검은 돈’ 전반에 대한 사법적 단죄의 근거를 다시한번 확인했다. 이번 판결은 파기환송이라는 형식에도 불구하고 내용면에서 보면 전체적으로 유죄 취지를 인정한 것이다. 대법원은 선고 직후 “99% 유죄로 보아도 무방하다”고 밝혔고 검찰 관계자들도 만족을 표시하고 있다. 다만 알선수재와 조세포탈죄를 구성하는 범죄사실 가운데 극히 일부에 관해 공소장 작성이나 증거수집 절차에서의 하자를 보완하여 다시 심리하라는 취지의 판결을 내렸다. 재판 초기부터 정치자금이 과세대상이 되는지,조세포탈범으로 처벌하려면조세포탈의 목적과 범의가 있어야 하는지 여부가 쟁점이었다. 재판부는 이에 대해 “賢哲씨가 차명계좌를 통해 잦은 ‘돈세탁’을 했고과세표준신고를 하지 아니한 사실이 인정된다”면서 “차명거래를 통해 이돈을 자기앞수표로 반복 거래한 점은 적극적인 은닉 의사를 가진 사기,기타부정한 행위로 봄이 마땅하다”고 지적했다. 조세포탈범을 목적범이 아닌 고의범으로 보고,이를 처벌하기 위해 ‘조세를 회피하거나 포탈할 목적을 가졌는지’를 따질 필요가 없다고 판결한 부분은 중요한 판례가 될 전망된다. 이는 “대통령 아들이라는 신분을 노출시키지 않기 위한 수단일 뿐이며 이에 대해 과세한 것은 일반적인 관행에서 어긋난 것”이라는 변호인단의 무죄 주장을 일축한 것이다. 이같은 판례에 힘입어 검찰은 앞으로 정치인의 떡값이나 활동비 등 정치자금 수수관행을 수사하거나 기소하면서 조세포탈죄를 적극 활용할 것으로 예상돼 정치권의 낡은 관행에 일대 변혁이 불가피하게 됐다. - 金賢哲 비리사건 파기 환송 절차 특정범죄가중처벌법의 알선수재 및 조세포탈죄로 기소돼 항소심에서 징역 3년과 함께 벌금 14억4,000만원,추징금 5억2,000만원을 선고받은 金泳三 전대통령의 차남 金賢哲씨의 상고심 사건이 9일 대법원에서 파기환송됐다. 따라서 이 사건은 항소심을 담당했던 서울고법으로 되돌려져 다시 심리가재개된다.담당재판부는 2∼3주 뒤 사건기록이 대법원에서 넘어와 고법에 접수되는 대로 배당절차를 통해 결정된다. 담당재판부가 결정되면 공판일정을 잡아 검찰 직접신문과 변호인 반대신문,증인신문 등을 거쳐 다시 판결을 내리게 된다. 피고인이나 검찰측이 항소심 판결에 불복,7일 이내에 상고하면 다시 대법원의 판결을 받아야 한다.양쪽 당사자가 모두 상고하지 않으면 항소심으로 형이 확정된다. 그러나 대법원은 이날 무죄취지로 사건을 돌려보내지 않고 공소장 변경의필요성과 일부 혐의에 대한 증거부족을 이유로 파기환송한 만큼 검찰이 공소장을 변경하고 증거를 보강하면 당초 형량이 그대로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賢哲씨가 상고하더라도 대법원에서는 기각될 가능성이 높다. 그렇게 되면 賢哲씨는 지난 97년 11월 보석으로 풀려나기 전까지 복역한 6개월을 뺀 나머지 2년6개월을 더 복역해야 한다.
  • [부활절 특집]“예수의 부활생명 나눠 민족위기 극복”

    4일은 부활절이다.부활절은 우리 인류의 죄를 대속하기 위해 십자가에 매달린 그리스도가 죽음에서 다시 살아나심을 축하하는 날로 성탄절과 함께 기독교가 가장 중히 여기는 축일이다.부활절을 맞아 국제대학생선교회(C.C.C) 원로 디렉터인 김준곤(金俊坤·75)목사로 부터 부활절의 의미와 부활절을 맞는자세 등을 들어보았다. ▒부활이란 죽었다가 다시 살아난다는 말인데 요즘 일반인에게는 물론 일부기독교인조차도 이를 관념적으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없지 않습니다.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은 복음의 핵심입니다.그러나 그렇게 받아들이는 사람도 없지 않은 것같습니다.하지만 그것은 분명히 공적이면서도 증인과 증거를 내세울 수 있는 역사적인 사실입니다.믿는 자들은 결코 그 점을 잊어서는 안됩니다.특히 예수님의 부활은 4가지 진리를 증명하고 있습니다. ▒4가지 증명이란? 먼저 진리가 거짓에 승리한 것을 증명합니다.그리고 선이 악에 승리한 것을 입증하고 있고,사랑이 증오를 극복하고 승리한 것을 입증합니다.마지막으로 생명이 죽음에 승리한 것을증거하고 있습니다.때문에 부활을 단순히 죽음에서 다시 살아났다는 것으로만 생각해서는 안됩니다.특히 IMF터널을 통과하고 있는 우리에게 가장 시급한 것은 그리스도의 부활생명을 나누는 일입니다.이 부활생명이 우리 국민들 마음속에 역사할 때 우리 민족이 처한 총체적위기는 극복될 것입니다. ▒부활은 오늘날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인지요. 부활은 더 이상 기독교인들에게만 의미있는 일이 아닙니다.십자가에 매달렸던 예수께서 다시 부활하신 것은 우리들에게 메시지를 전해주려는 뜻이었습니다.사랑과 화해,희생,봉사,나눔,섬김의 메시지이지요.그리고 절망에서 소망을 볼수 있도록 해줬습니다.오늘날 세계가 봉착한 인종문제나 종교갈등,도덕적 타락은 물론 우리의 남북문제나 지역감정,노사,빈부,세대간,계층간 갈등문제 등 첨예한 대립을 보이는 문제들은 이같은 예수님의 부활의 메시지속에서 해결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부활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가난하고 고통받는,소외된 자들이 부활의 축복을 받을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굶주리는 북녘동포들을 도와주고 우리사회에 만연된 문제를 풀기 위해 특히 믿는 자들이 불씨가 돼 이웃과 고통을 나누는 운동을 펼쳐야 할 것입니다.또 살벌한 사회분위기를 사랑과 용서와 화해의 분위기로 바꿔가야 할 것입니다.이를 위해 하나님과의 관계,자기 자신과의 관계,타인과의 관계,자연과의 관계를 다시 정립해야 합니다.그렇게 함으로써 오늘날 우리가 처한 신앙문제나 도덕적 타락,자연환경의 파괴문제에 대처할 수 있을 것입니다. ▒부활절을 맞아서 특별히 당부하시고 싶은 말씀은? 우리는 현재 남북통일의 강가,21세기의 강가에 서 있습니다.우리는 새로운천년을 현재와 같은 상태에서 맞이해서는 안됩니다.우리 사회는 물론 세계가 처한 위기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믿는 자들이 먼저 하나님을 경외하면서 십자가의 신앙과 부활의 능력으로 이웃사랑을 실천해야 합니다.21세기를후손들에게 존경받는 유산으로 남겨주기 위해서는 더욱 그렇죠. 부활절을 맞아 예수님의 부활 메시지를 사랑과 화해와 도덕의 부활로 맞아야 한다고 힘주어 말하는김목사는 올해 초 3일동안 여의도에서 금식기도회를 개최,여기서 모아진 1억원의 헌금을 결식아동돕기에 쓰는 등 몸소 하나님의 사랑을 실천해오고 있다. 대한예수교 장로회 신학교를 졸업하고 미국 사우스웨스턴 침례대학에서 명예박사 학위를 받은 그는 80년 복음화성회 대회장,84년 세계교회기도성회 준비위원장을 맡은 바 있으며 현재 기독교21세기운동 한국대표,한국대학생선교회 총재를 맡고 있다.저서로 ‘예수칼럼’ ‘영원한 생명언어’ ‘김준곤 문설집’(전6권)등이 있다. 朴燦 - 부활절 교리와 풍습 ‘부활’은 기독교의 중심 교리로 그리스도가 십자가에 매달려 죽은지 3일째 되는 날 죽은 자 가운데서 살아났으며 그리스도가 이렇게 죽음을 정복함으로써 모든 신자들이 ‘죄와 죽음·악마’를 물리친 그리스도의 승리에 동참하게 되리라는 신앙에 바탕을 두고 있다. ▒부활절 그리스도의 부활을 기념하는 날로 성탄절과 함께 그리스도교회의주요축일이다.영어이름 ‘Easter’의 기원은 정확히 알수 없으나 8세기 앵글로색슨족의 사제인 비드는 앵글로색슨족이 숭배하는 봄의 여신 ‘에오스터(Eostre)’에서 파생된 것이라고 했다. 매년 날짜가 바뀌는 절기가 실린 교회력 전체가 부활절 날짜에 따르고 있어 한 해 예배를 위한 전례력도 부활절을 중심으로 정해지기 때문에 부활절은그리스도교에서 1년중 가장 중심이 되는 절기이다. ▒부활절의 날짜 서방 그리스도인들은 춘분(3월21일경) 무렵이나 춘분 다음만월(滿月 부활절 달)이 지난 후 첫번째 일요일을 부활절로 기념한다.그러나 만월이 일요일인 경우 다음 일요일이 부활절이 된다.따라서 부활절은 대개3월 22일과 4월 25일 사이가 된다. 부활절 날짜를 산출하는 방법은 8세기까지 기독교 여러 분파에서 많은 논쟁을 거친 끝에 결정됐다.그러나 동방정교회에서는 다른 계산법을 따라 서방교회와 일치할 때도 있지만 대체로 1주나 4주,5주 후에 해당된다. ▒종교의식 부활절 전야예배는 2세기경 기독교 예배의식이 형성되기 시작할무렵 주일성찬에 앞서 성서를 읽고 ‘시편’을 노래하는 주말 전야예배에서비롯됐다.예배순서는 ‘새로운 불의 강복’ ‘부활절 촛불점화’ ‘성구봉독’ ‘세례반 강복’ ‘세례’ ‘부활절 미사’ 등으로 이루어진다. 새벽예배는 주로 개신교회에서 이루어지고 있다.부활절 아침에 떠오르는 태양이 ‘부활의 영광’을 보여준다는 믿음에서 시작됐다.미국 펜실베이니아베들레헴에서 시작된 새벽예배는 이제는 미국 전역으로 퍼져 초교파적으로열리는데 TV와 라디오로 중계될 정도로 관심이 높다. ▒부활절의 관습 유럽인들의 고대의식과 상징 표현에서 전래된 것이 많지만그중에서도 새 생명과 부활을 상징하는 ‘계란나누기’는 전 세계에 퍼져있는 관습이다.‘계란나누기’는 십자군전쟁에서 유래했다. 성지 예루살렘을 탈환하기 위해 십자군부대로 출정한 남편을 가진 한 여인이 고향을 떠나 방황하던중 자신을 정착하게 해준 마을 이웃들의 따뜻한 정에 대한 감사표시로 계란을 삶아 줬는데 바로 그 날이 부활절 날이었다.그녀는 그 계란으로 전쟁에서 돌아와 자신을 찾아 헤매던 남편을 만나게 됐는데이후 매년 부활절이면 부부는 계란에 아름다운 그림과 글씨를 써서 사람들에게 선물했고이것이 부활절에 계란을 나누는 유래가 됐다고 한다. 朴燦- 부활절 한국에 정착하기까지 1885년 부활절 아침,외국선교사들이 이 땅에 첫 발을 내디딘 이후 한국 개신교회는 일제하에서도 교파별,지역별 연합예배를 갖고 ‘민족의 부활’을위해 기도했다. 오늘날과 같은 형태의 부활절 연합예배는 1947년 조선기독교연합회가 서울남산에서 1만5,000명의 기독교인들이 참석한 가운데 가진 것이 처음이다. 한국전쟁 중에는 피난지 부산에서 고통받는 민중을 위로하고 격려하며 하나님의 말씀에 귀 기울이도록 역할을 했으나 4.19 혁명을 거치면서 일시적으로 중단되기도 했다. 그러나 1962년부터 10년동안은 정치적 상황과 연합예배에 대한 개신교내 교파간 입장 차이로 분열된 가운데 부활절 연합예배를 갖기도 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 가맹교단과 비가맹교단이 각각 남산과 덕수궁에서 부활절 연합예배를 드렸던 것. 70년대 유신체체하에서도 분열과 갈등을 겪었다.그러나 75년부터 서울 여의도 광장에서 보수와 진보교단이 연합하여 예배를 갖다 96년부터는 장충체육관에서 부활절 연합예배를 갖고 있다. 한편 지난 90년부터는 남북교회간에도 부활절 축하 메시지를 나누어 오고 있다. 朴燦- 개신교 오늘 138개지역 연합예배 4일은 기독교 최대의 경축일인 부활절이다.이날은 우리 인류의 죄를 대속하기 위해 십자가에 매달린 예수가 죽은지 3일만에 다시 살아난 날.20세기의마지막 부활절을 맞아 개신교 가톨릭 성공회 등 기독교계 교단은 부활절 연합예배,예수부활 대축일 미사 등을 통해 부활의 기쁨과 함께 그리스도의 부활에 담긴 참뜻을 새겼다. 개신교는 오전 5시30분 서울 장충체육관을 비롯한 전국 138개 지역에서 예년과 같이 연합예배를 올렸다.부활절 연합예배는 수많은 교파와 교단으로 나뉘어 있는 개신교계가 이를 초월해 함께 하는 유일한 행사.올해는 예장통합과 합동,감리교 등을 비롯한 30여개 주요 교단들이 참여했다. 장충체육관에서는 이날 0시부터 철야기도회에 이어 오전 4시30분 목회자와신학생들을 중심으로 신앙간증과 찬양,기도회로 시작,5시30분부터 1만여명의 신자들이 함께 한 가운데연합예배가 거행됐다. 길자연(예장합동 총회장·왕성교회 당회장)부활절 연합예배 대회장의 사회로 시작된 연합예배는 강만원 기장 총회장의 기도와 김삼환 명성교회 담임목사의 설교,이경운 예장대신 총회장,김재룡 예성 총회장의 축도 순으로 이어졌다. 연합예배위원회는 이에 앞서 지난 3월27일부터 일주일동안 ‘남산 걷기대회’‘찬양 대축제’‘민족화합을 위한 한국교회 지도자 회개기도회’‘십자가 대행진’등 갖가지 축하행사를 펼쳐 부활절의 의미를 되새겼다. 가톨릭도 서울대교구를 비롯한 각 교구별로 4일 정오부터 오후 1시30분까지 ‘예수부활 대축일 미사’를 올린다.가톨릭은 부활절 일주일전부터 시작되는 성주간(Holy Week)의 전례에 따라 성(聖)목요일 성유축성 미사,성금요일주님 수난예식에 이어 토요일 오후 8시부터 9시30분까지 성토요일 부활 성야미사를 드렸다. 성공회도 4일 오전 11시 서울 정동의 대한성공회 대성당을 비롯한 전국의 150개 성당에서 ‘부활 대미사’를 올린다.성공회는 고난주간(성주간)동안 매일 예식을 올렸다.월화 수요일은 미사와 함께 기도,신앙강화에 힘쓰고 예수가 십자가에 못박힌 성금요일에는 수난예식,토요일 오후 7시 중심예식인 부활밤 예절을 드렸다. 한편 기독교 신자들은 사순절에서 부활절까지 40여일동안 매일 정해진 시간 성경을 읽으며 자기근신의 시간,기도,묵상의 시간을 가졌다.기간중 특별금식과 단식을 하면서 이를 통해 모아진 헌금은 불우이웃을 위해 쓴다.성공회도 사순절 기간동안 금식을 권장하면서 신자들에게 미리 주어진 극기헌금함에 모인 동전등 헌금을 불우이웃과 북한동포돕기에 쓸 계획인데 지난해는 동전으로만 4,000여만원을 모았다고 밝혔다. 朴燦
  • [기고] 부활절 아침을 열며

    봄이 되고 날씨가 풀리면서 노숙자들이 다시 서울역으로 몰려들고 있다. 가까스로 지난 겨울을 보낸 노숙자들이 거리로 나오면서 우리의 가슴 한구석에 그늘을 드리우고 아직도 밥을 굶고 있는 어린이들의 소식은 우리의 마음을 더욱 더 아프게 한다. 더구나 이제 막 대학을 졸업한 졸업자들은 심한 상실감을 느끼고 있다고 한다.그들은 스스로를 ‘상실세대’라고 부른다.대학에서 갈고 닦은 실력을 펼쳐보일 취업의 기회를 박탈당하고,미래에 대한 희망을 상실했다는 자괴감 어린 말이다.그리고 지금 북한에서는 식량난으로 우리의 동포들이 굶주려 죽어가고 있으며,지구의 저편 발칸반도에서는 인종분쟁으로 전쟁이 진행되고 있다. 이처럼 세상이 온통 기아와 질병과 실업과 전쟁으로 분란에 휩싸여 있다.그래서 지구멸망을 공공연히 주장하고 있는 ‘종말론’이 사람들의 정신을 어지럽히고 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 우리들에게 필요한 것은 사람들을 공포에 빠뜨리고 세상을 어지럽히는 종말론이 아니라 다가오는 세기를 맞이할 수 있는 희망이다.자신의죽음으로 인류의 죄를 대신하고 부활을 통해 죽음의 고난을 이겨내는 희망을 보여준 예수 그리스도의 인류애와 고난 극복의지가 필요한 것이다. 이제 한알의 밀알이 묻혀 풍요로운 결실을 보장하듯이 자신의 조그마한 사랑의 실천 하나로 지금의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나의 일이 아니라고 실업과결식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을 위해 사랑을 실천하지 않고서는 우리 사회의 밝은 내일은 기대할 수 없으며 식량난으로 고통받는 북한의 동포들을 생각하는 마음과 그들을 돕는 민족적 실천이 없이는 민족의 통일도 맞이할 수 없다. 나의 어려움보다는 타인의 고통을 생각하는 열린 마음과 남한사회의 문제뿐만 아니라 민족 전체와 세계를 동시에 바라볼 줄 아는 민족적이며 세계적인사고가 있어야 새로운 세기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어둠이 깊을수록 다가오는 새벽은 더욱 빛나고,고통이 깊을수록 고난을 이겨낸 기쁨이 더욱 크게 느껴지는 법이다.나보다는 사회 전체를 생각하고 인류 전체를 위해서 살아가는 박애주의 정신만이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는 힘이 될 수 있다.자신을 버리고 남을 위해 살아가는 사랑의 실천이 있어야 훈훈한 인정이 살아있는 희망의 새로운 세기를 맞이할 수 있다.그것이 인류의 죄를 대신하여 죽었다가 죽음의 고통을 딛고 다시 살아난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을 기념하는 오늘 우리들이 가져야 할 삶의 자세인 것이다. [金 鍾 亮한양대 총장]
  • [사설] 되새기는 復活의미

    부활절 아침이다.특정종교의 축일에 우리가 새삼 주목하는 것은 2000년대를 눈 앞에 둔 지금 이 시점에서 예수 부활이 갖는 상징성 때문이다.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金東完 총무는 부활절 메시지에서 “부활은 모든 암흑과 억압을 이기고 온 인류에게 자유와 평화,그리고 해방을 선포한 사건”이라고 말했다.일반인들도 예수 부활의 기독교적 의미를 떠나 올해 부활절을 절망을넘어선 희망을 일깨우는 계기로 삼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삶의 고비마다 겪는 고통과 좌절에 주저앉지 않고 다시 일어 설 수 있는 용기와 의지를 20세기의 마지막 부활절을 맞는 이 봄에 다짐해 보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 되리라고 본다. 우리는 지금 국제통화기금(IMF) 체제의 고통과 세기말의 혼란을 함께 겪고있다.경제위기의 어려운 고비는 넘겼다지만 아직도 수많은 실직자들이 실의에 빠져 방황하고 있다.실직자가 아닌 사람들도 오늘이 고달프고 내일이 불안하다.그럼에도 경제난을 극복하기 위한 구조조정과 개혁 노력은 집단이기주의 때문에 여기저기서 발목 잡힌 상태이다.상호비방과 불법·타락으로 얼룩진 선거,파행국회만을 연출하는 정치권은 국민에게 절망감을 더해줄 뿐이다.물질만능주의와 퇴폐향락 풍조에 따른 도덕성의 타락도 심각하다.더욱 안타까운 것은 북녘의 우리 동포들이 굶주림으로 죽어 가고 있음에도 구호의손길을 내미는 일조차 논쟁의 대상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국제사회도 혼란스럽기는 마찬가지이다.자본이익의 논리만을 앞세운 신자유주의로 빈부의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민족간의 분쟁으로 세계는 다시 분열하고 있다.코소보 사태는 발칸반도를 또다시 세계의 화약고로 불타게 만들어 인류에게 돌이킬 수 없는 재앙을 불러오지 않을까하는 염려를 안겨주고 있다. 이런 상황을 우리가 극복하기 위해서는 예수 부활을 우리 자신의 부활로 바꾸어나가야 한다.그 부활은 고난의 십자가를 함께 지는 데서 시작된다.우선1,200만명에 이르는 한국의 기독교인들이 예수 부활을 입으로만 고백할 것이 아니라 나눔과 섬김,희생의 정신으로 사랑을 행동으로 옮긴다면 어렵고 가난한 이웃들의 고통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즉남과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세상,기쁨 뿐만 아니라 고통까지도 함께 나누는 공동체를 만들어 나가는데앞장서야 한다.기독교인이 아니어도 자신의 삶을 한번 되돌아 보고 새로운삶을 준비하고 실천한다면 우리는 희망의 2000년대를 힘차게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 대한매일주최 1회 금강산 뱃길문화체험 김윤호시인 기고

    대한매일과 스포츠서울이 주최하고 백두산문학회(회장 김윤호)가 주관한 제1회 금강산 뱃길문화체험 행사가 전국에서 100여명의 시인과 화가들이 참가한 가운데 24일부터 27일까지 금강산 비룡폭포와 만상전,금강호 선상에서 펼쳐졌다.다음은 백두산문학회장 김윤호 시인이 보내온 금강산 뱃길문화체험 참가기이다. 금강산 오십년 만에 트인 설레이는 뱃길 장전항 먼 바다 새벽 빛에 깨어나는 금강산 안개 걷히며 드러나는 일만이천 화엄의 세계 땅 속 풀씨들의 숨소리에서 나온 봄바람이 단호한 결빙을 녹이고 그리운 새 천 년을 소리없이 열어가고 있다 24일 오후 5시30분,전국에서 참가한 100여명의 시인과 화가들은 금강산을찾는다는 흥분과 설레임으로 금강호의 갑판에 나와 멀어져 가는 동해항을 바라보며 손을 흔든다.갈매기 날아오르던 칠흑같은 어둠이 내린 동해바다의 검푸른 파도를 헤치고 북으로 항진하는동안 일행은 저녁식사를 마친 다음 6층귀빈식당에서 이번 행사의 개회식을 가졌다. 필자의 개회선언과 함께 행사의 운영위원장으로 동승한 정흥진서울 종로구청장,이번 행사의 주최측 대표로 참가한 대한매일 김삼웅주필의 인사말에 이어 한국문인협회 성춘복 이사장의 강연과 시낭송회가 진행됐다. ‘민족문학의 전망’이라는 주제로 강연에 나선 성춘복시인은 “그동안 견고하기 그지없던 철의 담벼락을 트기 위해 우리 문학인들이 앞장 서기로 했다”며 “이 배는 그런 문제를 감동적으로 해결할 이 나라 문화예술인들이타고 있다”고 말했다. 이튿날,장엄한 동해 해돋이로부터 시작된 금강산 문화체험의 첫 코스는 만물상 등산. 저마다 갖가지 전설을 간직한 기암절벽의 금강산에도 봄이 오는지 연초록산색이다.맑고 따뜻한 봄날씨에 파란 문주담 물빛이 여울지고 쌍촉대바위,삼형제바위,삼선암,절부암 등이 장엄하다. ‘만물상’ 관광을 마치고 다시 금강호로 돌아온 우리는 저녁식사후 대한매일 김삼웅 주필의 강연과 시인들의 시낭송회를 들으며 모두 피로한 줄도 모르고 뜨거운 열기속에서 밤늦게까지 시간을 보냈다.‘통일시대 민족언론의과제’란 주제로 강연한 김 주필은 “냉전사고,냉전논리에 젖어 있는 보수언론인들은 세계가 한 가족이 되고 민족의 화해와 협력,통일을 창출해야할 새시대에 각성해야 한다”며 “시인과 화가 등 문화예술인들이 참여한 이번 행사가 통일의 길라잡이가 되고 역사발전의 모티브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셋째날은 구룡폭포 코스.버스를 타고 신계사 터와 술기고개를 지나 구룡폭포 등산로 주차장에 내려 연주담과 빙폭의 위용을 자랑하는 비봉폭포를 지나 금강문을 들어서니 옥류동 계곡이 눈앞에 나타난다.구룡폭포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관폭정에서 시낭송회를 가지는 동안 화가들은 내리는 빗속에서 구룡폭포 스케치에 여념이 없다. 마지막 밤.장전항을 출항해 다시 동해시로 돌아오는 금강호 선상에서는 아쉬움속에 문협 부이사장인 신세훈 시인의 ‘해방공간으로 가는 문학’이란주제의 강연과 시낭송회가 이어졌다. 이번 제1회 금강산 뱃길문화체험 행사는 민족문학의 활성화,민족통일과 역사발전의 견인차가 되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다.행사에 참가한 시인 화가 100여명은 시를 짓고 그림을 그려남북한 결식아동을 위한자선시화전 및 그림전을 갖는다.전시회는 5월14일부터 10일동안 광주 신세계백화점에서,5월25일부터 6월4일까지 목포 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다.
  • [특별기고]봄맞이 들길에서

    봄빛이 완연한 시골 들판길을 걸었다.야산의 수목들이 생기를 얻어 불그죽죽하고 시냇가 초목들에 새싹이 돋아나고 있었다.왕버드나무 가지끝 여린 부분을 꺾어서 피리를 만들려 했다.그러나 아직 때가 일러 잘 되질 않았다.다만 나무와 손에서 나는 풋풋한 냄새가 몹시도 좋았다.그도 그럴 것이 병원에서 10일 이상 머물다 퇴원한 몸이라서 코끝이 예민해졌기 때문이다. 이때 느껴지는 소박한 생각이 하나 있었다.나무는 왜 일평생 푸르고 향기로운 한가지 냄새로 일관되게 사는 것일까? 일평생 존재하는 것들에게 이익만주는 나무들은 한결같이 싱싱한 냄새로 모두에 생기를 불어넣어 주는 것이다. 그러나 사람들의 몸에서는 왜 풋풋하고 싱싱한 향기가 나질않고 누추한 잡냄새만 일평생 풍기는 것일까? 보통사람들은 그래도 사람끼리의 냄새니까 그렇다 치고,냄새중에도 지식인 썩는 냄새가 제일 고약하다고 한다.나는 승려로서의 일생을 어떻게 살아왔으면 속인도 아닌데 봄내음은 그만 두고라도 잡냄새만 나는 것일까.계율도 지키지 못해 청정하지 못했고 현실참여라는 명분아래 최루탄까지 오랜 세월 먹고 살았으니 오죽 하겠는가. 나는 30여년전 군대생활 할 때 유격훈련을 받다가 잘못돼 위장수술을 받은적이 있다.그런데,수술했던 그 부위가 헐어서 그대로 두면 위암이 된다는 종합진찰 판정을 받은 것은 지난달 중순이다.세속에 어릴 적 친구가 병원에 인연이 깊어 나에게 종합진찰 받기를 권했다.나의 지난 세월도 어려웠지만 본사주지 4년동안 너무 고생한 것 같았고 지난해 불교 조계종 총무원장선거 중에 속을 많이 썩혔을 것이니 꼭 한번 종합진단을 받아보라는 권고를 여러 차례 해왔다. 지난 2월25일 수술 받기까지 며칠동안 상당한 망설임이 있었다.자연건강을하는 분들은 수술하지 말라고 권했고,수술을 하려면 서울에 있는 큰 병원에가야 한다고 모두가 성화였다.나 자신도 우리나라 병원은 오진이 많다는데‘그까짓 내시경 조직검사 한번으로 어떻게 초기위암이라고 몸에 칼을 댄단말인가’ 하는 잡념들이 나를 갈등하도록 했다. 그러나 고마운 친구의 권유를 받아들여 용기있게 생사에 집착없이 지방병원에서 수술을 받고 경과가 좋아 10일만에 퇴원했다.세상사에 있어서 우리사회의 온갖 병폐도 나의 병처럼 조기발견이 아니라 너무 늦은 부분도 많으니까서둘러 개혁이라는 대수술을 받았으면 한다.지금 때가 늦었다.온갖 유혹과방해를 과감히 물리치고 지도자가 과감한 결단으로 우리 사회 도처에 만연돼 있는 암적 병폐를 개혁하는 것이다.그래서 암의 부위 뿐만 아니라 온갖 잡된 것 다 배출시켜 버리고 병없이 깨끗한 몸으로 다시 태어나는 것이다. 특히 가진 자와 아는 자들이 먼저 앞장서야 한다.그리고 자신들이 사회의암적 존재인지,아니면 나무와 같이 향기로운 존재인지 진단을 받아보라고 권하고 싶다.왜냐하면 어느 사회에든 기득권층이 변해야 개혁과 발전이 있고이런 사회와 국가는 혁명이 필요없게 되는 것이다. 얼마전 신문에서 고학력자일수록 정치의식은 높지만 남녀차별이 심하고,학연,지연(역)에 연연함이 더 높게 나타났다는 기사를 보았다.우리나라는 지금 대전환기에 서 있다.나를 위한 전체가 아닌 전체속에서의 나의 역할을 찾아야 할 때이다.각자가 의식에 혁명적인 전환으로 자기를 개조해 개혁의 주체가 될 때 우리사회는 건강해질 것이다. 이제 나는 더욱 청정하게 잘 살아야겠다는 생각으로 들판 길을 걷는다.우리 모두가 나무처럼 살자.우리 모두가 봄이 되자.희망 가득한 봄빛이 되자.더욱 더 이 땅의 모든 합병증을 스스로 치유하고 그래서 새롭게 시작하는 봄기운이 되자.존재하는 것들이 모두 함께 상생하는 봄날이 되자. 지선 백양사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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