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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희철-태연, 라디오DJ ‘진검승부’

    김희철-태연, 라디오DJ ‘진검승부’

    슈퍼주니어 김희철과 소녀시대 태연이 ‘청취자 쟁취하기’ 전쟁에 들어간다. 두 사람은 각각 같은 시간에 방송하는 SBS 파워FM ‘영스트리트’와 MBC FM4U ‘친한친구’의 DJ를 맡으며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라디오 DJ로 복귀하는 김희철이 동시간대 방송하는 프로그램들과 상관없이 자기 스타일대로 이끌어가겠다고 포부를 밝혀 눈길을 끌었다. 지난 22일 오후3시 목동 SBS 사옥에서 ‘2010 SBS 라디오 봄 프로그램 개편’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가수 김창렬이 진행을 맡았으며 새롭게 DJ를 맡게 될 김희철, 정가은, 박미선, 이봉원, 현숙, 최혜림 아나운서 등이 참석했다. 김희철은 태연과 맞붙게 된 심정을 묻자 “자기 밥그릇은 자기가 챙겨야 한다. 삶은 동물의 왕국과도 같다.”입을 뗀 후 “김희철만의 스타일대로 밀어 붙이겠다. 나만의 개성으로 청취자들을 끌어들이겠다.”고 밝혔다. 한편 다시 라디오 DJ로 복귀한 김희철이 단독으로 맡는 ‘김희철의 영스트리트’ 첫 방송은 오는 29일이다. 사진 = 서울신문NTN DB 서울신문NTN 김경미 기자 84rornfl@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이사철 전셋값 들썩… 슬기롭게 돌파하려면

    이사철 전셋값 들썩… 슬기롭게 돌파하려면

    다음달 서울 대림동에서 경기 안양으로 이사할 계획인 직장인 신모(33)씨는 전셋집을 구하러 나섰다가 낭패를 겪었다. 전세물량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아예 없었기 때문이다. 안양의 소형 전세는 지난달에 비해 1000만원씩 올랐지만 매물이 나오기가 무섭게 거래가 성사됐다. 신씨는 결국 평형을 올려 이사하는 방법을 택했다. 봄 이사철을 맞아 서울 일부 지역과 수도권의 전셋값이 다시 들썩이고 있다. 지난해 9~11월 전세시장을 주도했던 ‘학군 수요’가 자취를 감추며 주춤했지만 오름세는 꺾이지 않고 있다. 최근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평균 전셋값은 3억원을 넘기도 했다. ●경기·인천 소형전세 없어 21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3~5월 이사철 전셋값 상승의 원동력은 직장인과 신혼부부다. 비교적 전세금이 싼 서울 도심과 수도권 외곽지역에서 오름세를 이끌고 있다. 여기에 경기 침체에 따라 전세에 눌러앉으려는 사람들이 늘면서 물량은 더욱 줄었다. 부동산써브에 따르면 이달 셋째주 전국 전셋값 상승률은 0.15%로 4주 연속 0.1% 이상 올랐다. 서울 강남구 0.16%, 강동구 0.14%, 동대문구와 도봉구·강서구가 각각 0.15% 올랐다. 경기 성남시 0.37%, 수원시 0.35%, 부산 중구 4.83%까지 대부분의 지역에서 고른 오름세를 드러냈다. 경기·인천지역은 저렴한 중소형 전세물건을 찾는 발길이 이어지면서 서울에 비해 오히려 강세를 보였다. 소형전세는 물건이 아예 없는 상태다. 지난해 11월 전셋값 상승률이 0.01%였던 분당신도시는 이달(17일 기준) 0.45%로 급등했다. 일산 신도시도 전셋값 상승률이 0.18%에서 0.2%로, 평촌신도시는 -0.12%에서 0.06%로 각각 상승했다. 분당 서현동 시범우성 56㎡는 최근 1000만원가량 오른 1억 3700여만원선에서 전세거래가 이뤄졌다. 지난해 11월은 전세시장에서 학군수요가 마지막 위력을 떨쳤던 시기다. 하지만 올해는 학군수요가 마감된 뒤에도 쉼 없이 봄 이사철까지 전셋값 상승이 두드러진다. 송파구의 경우 지난해 11월 -0.14%로 전셋값 상승률이 꺾였지만 12월 1.1%, 올 1월 2.99%, 2월 1.07% 등으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하철 3호선 연장 개통의 영향을 받은 송파구 풍납·가락동은 중소형 중심으로 오르고, 강동구 강일·천호동은 전세가가 비교적 저렴해 수요가 유입되는 식이다. 강북지역에선 재건축에 따른 이주와 직장인 수요 등이 겹쳐 전세난을 겪고 있다. 스피드뱅크 김광석 실장은 “경기 침체로 집값이 오른다는 확신이 없으면 전세에 눌러앉는 경향이 심해진다.”면서 “송파·강동구의 경우 2년 전 2만~3만 가구의 입주물량이 쏟아지면서 떨어졌던 전세가가 재계약 시즌이 되면서 제자리를 찾아가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부동산써브 채훈식 팀장도 “최근 가파른 (전세가) 상승세가 조금 둔화됐지만 중소형이나 역세권 아파트에 여전히 수요가 몰리고 있다.”며 “강북지역의 경우 아직 오를 여지가 많이 남았다.”고 전망했다. ●6월까지 수도권 4만600여가구 신규입주 대안은 없을까. 전문가들은 시기와 물량을 조절하라고 조언한다. 올 6월까지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에 4만 600여가구의 신규 입주물량이 쏟아지는 만큼 전세 갈증이 조금 풀릴 것이란 예상도 있다. 국민은행 박합수 팀장은 “전세난에는 뾰족한 대책이 없다.”면서도 “이주 시기를 달리하고 아파트 외에도 연립이나 다세대 등 주택유형의 폭을 넓히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닥터아파트 이영진 리서치연구소장은 “올해에도 여름 비수기까지 전세가 강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신규 입주물량이 많은 수도권 신규 단지나 주변지역은 상대적으로 전세 아파트를 찾는 게 수월할 것으로 보인다.”고 조언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도시와 길] (7) 제주 516도로

    [도시와 길] (7) 제주 516도로

    제주 사람들은 서귀포를 산남이라고 부른다. 한라산의 남쪽이라는 뜻이다. 한라산의 북쪽 산북은 제주시다. 지금은 자동차로 1시간이면 족히 달려오고 달려가지만 한라산을 사이에 두고 산남과 산북에는 미묘한 감정의 골이 흐른다. 홀대받고 있다는 산남 사람들의 푸념이 바로 그것이다. 그동안 개발이나 투자가 제주도의 행정·경제의 중심지인 산북에만 집중돼 산남은 상대적으로 낙후돼 있다는 주장이다. 아직도 산남의 중학교를 졸업하면 산북의 고등학교로 유학을 오는 학생들이 많다. 여전히 산북사람들은 산남사람들을 촌사람이라고 부른다. ●길의 혁명 한라산 516도로 516도로는 한라산 동쪽 해발 750m 능선을 넘어 제주시와 서귀포시를 연결하는 횡단도로다. 제주시 관덕정에서 현 서귀포시청까지 이르는 43㎞구간으로 이 도로가 처음 개설된 것은 1932년이다. 당시 일제가 군사 목적과 한라산 산림수탈 목적으로 한라산에 임도를 개설했다. 5·16쿠데타로 권력을 잡은 박정희 군부정권은 산남과 산북 횡단도로 건설을 계획했고 공사는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당시 제주도의 차량 대수가 300여대에 불과해 막대한 재정이 투입되는 한라산 횡단도로 건설 무용론이 터져 나왔으나 군부는 그대로 밀어붙였다. 1962년 3월 현 제주시청앞 공설운동장에서 열린 기공식에는 2만명의 도민들이 참석했다. 당시 최고의 인기가수였던 송민도, 도미, 박재란, 해군군악대 등의 요란한 축하공연이 펼쳐졌고 전국에 실황중계가 됐다. 1963년 10월 12일 비포장이긴 하지만 한라산의 임도가 확장,정비돼 개통식을 가졌다. 공사에는 국고금 7500만원이 투입됐다. 516도로는 1969년 10월 1일 또 한번 개통식을 갖게 된다. 당시 전 구간에 포장공사가 끝나지 않았으나 곧 있을 대통령선거를 의식해 개통식을 다시 여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이후 516도로를 따라서 제주시청, 세무서, 법원 등 관공서와 제주대, 제주산업정보대, 제주여중고, 중앙여고, 서귀포 시청 등이 속속 들어섰다. 제주의 1호 골프장인 제주골프장도 516도로 주변에 조성됐다. 516도로는 지금의 잣대를 들이댄다면 아마도 탄생하지 못할 길이었다. 한라산을 훼손한다며 환경단체가 반대했을 게 불을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516도로가 생기고 나서 제주의 주 산업인 관광산업이 기지개를 켜기 시작했다. ●제주 관광도로 1번지 516도로 개통은 제주시에서 서귀포시까지 차량으로 5시간 걸리던 것을 1시간 30여분으로 단축시킨 획기적인 사건이었다. 서귀포 등 산남 사람들은 제주도의 행정, 경제 중심지인 제주시 왕래는 물론 산북의 제주공항·제주항과도 접근성이 나아져 육지 나들이도 한결 편리해졌다. 516도로가 개통되기전에 제주에서 서귀포로 가려면 타원형의 외곽 일주도로를 따라 빙 둘러가야만 했다. 516도로 개통은 제주 관광산업 발전에도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 제주 관광이 본격 시작된 1970년대 초반부터 516도로는 한라산을 넘나드는 관광도로로 명성이 높았다. 당시 관광버스를 타고 한라산의 비경을 감상하는 것은 여간 큰 볼거리가 아니었다. 516도로가 개통되자 주변에도 관광객을 위한 볼거리 시설이 속속 들어섰다. 516도로변에 들어선 대표적인 관광지는 제주시 아라동 탐라목석원이다. 1971년 문을 연 탐라목석원은 화산섬 제주의 기암괴석과 괴목 등을 전시하면서 스토리텔링을 처음 도입해 제주 관광객의 필수 방문 관광지였다. 탐라목석원은 제주돌문화공원이 생기면서 전시물 등을 기증, 지난해 8월 문을 닫기까지 40여년간 516도로와 함께 호흡을 같이했다. ●아름다운 산길로 재탄생 한라산은 사시사철 아름다운 풍경을 자랑한다. 한라산을 횡단하는 516도로변의 풍경도 계절마다 다른 한라산의 속살을 보여준다. 국내 유명 자동차의 광고를 찍기도 했던 해발 600m 숲 터널은 봄부터 가을까지 하늘을 가리는 장관을 이룬다. 마치 깊은 숲속으로 빨려들어가는 느낌을 주는 이곳은 전국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산길중의 하나로 손꼽힌다. 516도로를 따라 성판악에는 세계자연유산 한라산 탐방객들이 사계절 붐빈다. 한라산이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되면서 516도로를 따라 성판악에서 백록담에 오르려는 탐방객들이 크게 늘어났다. 제주시 용강동 516도로변에는 지난해 한라생태숲이 새로 들어섰다. 초지였던 이곳에 30여만 그루의 나무를 심어 자연상태의 숲으로 복원해 놓았다. 516 도로변 제주마 방마지에는 조랑말이 한가롭게 풀을 뜯는 제주에서만 볼수 있는 목가적인 풍경을 연출하기도 한다. 한라산 노루개체수가 늘어나면서 516도로를 달리다 노루를 불쑥 만나기도 한다. 김명문(76·제주시 아라동)씨는 “먹고 살기도 어려운데 한라산에 도로를 뚫는다고 해 당시에는 미친 짓이라고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면서 “하지만 결과적으로 516도로는 제주 발전을 앞당긴 효자 도로”라고 말했다. 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올봄 패션트렌드 ‘스포티즘’ 완성을 위한 3가지 팁

    올봄 패션트렌드 ‘스포티즘’ 완성을 위한 3가지 팁

    동계올림픽은 끝났지만 남아공 월드컵, 중국 광저우 아시안게임이 줄줄이 기다리는 2010년은 ‘스포츠의 해’다. 올봄 유행하는 패션 가운데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운동복을 평상복으로 소화해낸 ‘스포티즘’ (sportism). 사실 패션 트렌드는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려고 패션계가 만들어내는 것이지만 오늘은 뭘 입을까 고민스럽다면 유행을 한번쯤 따라 해보는 것도 나쁘진 않다. 봄에 꽃무늬에다 부드러운 파스텔 색깔의 옷을 입는 것은 너무 낡았다. 게다가 올해 스포티즘을 표방하고 나오는 옷들은 입어서 편할 뿐 아니라 보기에도 예쁘다. 스포티즘의 유행을 이끄는 브랜드는 각각 테니스 코트와 숲 속 야영장을 무대로 옮겨 패션쇼를 펼친 에르메스와 디스퀘어드2다. 테니스에서 영감을 얻은 에르메스는 피케셔츠, 미니 드레스, 카디건, 재킷 등 테니스복이 얼마나 무한하게 응용될 수 있는지 보여줬다. 특히 눈에 띄는 소재는 데님. 청바지에 주로 사용됐던 푸른색의 데님이 올봄에는 블라우스, 셔츠, 원피스 등 다양하게 이용되고 있다. 데님 소재의 반바지에 운동화를 신느냐, 구두를 신느냐에 따라 분위기가 확 달라지듯 스포티즘의 관건은 섞어 입기를 얼마냐 잘하느냐에 달렸다. 디스퀘어드2의 패션쇼 모델처럼 선명한 원색의 티셔츠에 무난한 청바지 대신 우아한 치마를 받쳐 입는다면 사랑스러운 스포티즘을 완성할 수 있다. 스포티즘의 유행과 함께 다시 돌아온 것이 백 팩(배낭)이다. 한때 촌스럽다고 여겨졌던 배낭이 스포티즘의 영향으로 화려하게 귀환했다. 현란한 색깔과 무늬로 중무장했음은 물론이다. 데님의 부상과 함께 올봄 주목받는 색깔은 바로 파란색. 남성복, 특히 신사복에서 파란색이 재킷, 셔츠 등에 많이 사용되고 있다. 사실 파란색 셔츠는 1996년 장안의 화제였던 드라마 ‘애인’에서 탤런트 유동근이 유행시킨 것. 지갑, 서류가방마저 파란색으로 물들인 제품을 본다면 90년대 대학가에서 파란색 옷만 입고 다닌다고 해서 ‘블루 싸이코’라고 불렸던 이는 무척 반갑겠다. 전통적으로 보수적인 색깔과 디자인을 지향하는 남성복에서 파란색은 청량한 봄의 기운을 불어넣고 있다. 이탈리아 남성복 브랜드 까날리 MD팀의 천세현 과장은 “파란색은 비즈니스 세계에서 ‘신뢰’를 상징하기 때문에 다양한 파란색 제품이 더욱 인기를 얻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스포츠 브랜드 푸마는 ‘어반 모빌리티(Urban Mobility)’란 컨셉트로 도시인들을 위해 움직임이 편안하면서도 세련된 다양한 제품을 내놓았다. 2008년부터 푸마에서 일하는 디자이너 후세인 찰라얀은 ‘운동을 하다가 카페에서 친구를 만나도 예쁜 옷’이라고 소개했다. 찰라얀은 “스포티즘은 도시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모든 요소를 충족시키는 스타일”이라고 말했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진우석의 걷기좋은 산길] (61) 거제 노자산~가라산

    [진우석의 걷기좋은 산길] (61) 거제 노자산~가라산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큰 섬 거제는 60여개의 새끼 섬과 900리 해안 절경을 품고 있다. 거제 하면 쪽빛 바다와 해금강이 유명하지만, 좋은 산이 많은 땅이다. 내륙으로 500m가 넘는 산들이 웅장한 산세를 이루고, 그 기운은 해안까지 뻗어나간다. 봄맞이 산행으로 빠지지 않는 곳이 노자산(子山·565m))이다. 완만한 능선을 따라 기화요초 향기 맡으며 해안 절경을 굽어보면 산 이름처럼 누구나 신선이 된다. ●한려해상 밟고 오는 봄의 발걸음 봄철 인기 있는 섬 산행 코스 중에서 거제 노자산은 독보적이다. 대개 섬 산은 오르면 내려와야 하는 홑산이 대부분이지만, 노자산은 거제 최고봉 가라산(585m)까지 제법 긴 능선을 밟을 수 있다. 여러 봉우리를 타고 넘으며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한려해상의 풍광을 바라보는 맛은 아주 특별하다. 노자산 산길은 거제자연휴양림을 들머리로 가라산까지 시원하게 종주하고, 저구고개로 내려오는 코스가 좋다. 거리는 약 8㎞, 5시간쯤 걸린다. 거제자연휴양림 입구에 내리니 훅~ 맑고 서늘한 공기가 밀려온다. 매표소 앞에 서자 노자산 능선이 활짝 품을 벌리고 맞는다. 능선 가운데 봉긋 솟은 마늘바위 아래로 잔뜩 물오른 고로쇠나무들에서 팽팽한 긴장감이 느껴진다. 톡! 건드리면 겨울산의 한가운데를 뚫고 봄기운이 콸콸 뿜어져 나올 태세다. 휴양림에서 산길은 두 가지. 제1등산로는 마늘바위 옆의 전망대, 제2등산로는 노자산 정상으로 이어진다. ●봄기운 담뿍 머금은 고로쇠나무 제2등산로를 따르면 길 양편으로 소사나무와 단풍나무들이 두 팔을 벌리고 맞아준다. 40분쯤 오르면 노자산 정상이다. 서둘렀지만 동쪽 외도 방향에서 이미 해가 둥실 떠올랐다. 북쪽 내륙으로 북병산, 계룡산 등으로 이어지는 산세가 제법 웅장하다. 거제도를 흐르는 산줄기를 거제지맥이라 하는데, 능선이 순하고 조망이 좋아 인기가 있다. 서쪽 암반 뒤로는 율포만과 거제만, 그리고 그 사이를 가득 메운 한산도, 추봉도, 비진도 등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저 섬들을 징검다리처럼 밟고 건너편 통영으로 건너가면 좋겠다. 본격적으로 능선을 타고 안부로 내려갔다가 올라서면 2층으로 지은 노자산 전망대. 이어 마늘바위를 옆으로 우회하면 길이 순해지고, 길섶에는 얼레지 잎들이 고개를 내밀었다. 간혹 꽃봉오리를 단 녀석들도 보인다. 3월 말쯤 만개하면 능선은 꽃길이 된다. 노자산~가라산 일대는 봄철 야생화 군락지로 유명해 식물 애호가들의 각별한 사랑을 받고 있다. ●진마이재의 원추리 군락 뫼바위 입구는 삼거리다. 여기서 조밭골을 따라 내려서면 학동해안에 닿는다. 제법 가파른 언덕에 올라서면 뫼바위다. 뫼바위는 거대한 암봉이라 사방 전망이 좋다. 동쪽으로 반원을 그린 학동해안에 눈길이 쏠린다. 이곳에 팔색조가 산다고 알려진, 천연기념물 제233호인 동백림 야생군락지가 있다. 뫼바위를 내려오면 만나는 진마이재는 원추리 군락지다. 연초록색 원추리 새순들이 파릇파릇 돋아났다. 새순을 살짝 데쳐 곁들이는 소주 한 잔 생각이 굴뚝같다. 쩝~ 입맛 다시며 20분쯤 오르면 드넓은 공터인 가라산 정상. 가라산은 거제도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로 고려시대 산성과 봉수대 터가 남아 있다. 북쪽으로 그동안 걸어온 능선과 마늘바위가 아득하게 펼쳐진다. 대밭에서 쭈그리고 봄볕을 해바라기하다 다시 능선을 따르면 전망대가 선 망등이 등장한다. 전망대 앞에서 거제도의 최남단인 망산 일대가 다대해안과 저구리만과 함께 장쾌하게 펼쳐진다. 여기서 길 찾기에 주의해야 한다. 전망대 뒤로는 길이 없고, 전망대 직전 다대마을 이정표 방향을 따라야 저구고개로 내려올 수 있다. 급경사를 내려오면 갈림길을 만난다. 이정표가 없는 왼쪽 방향이 다대마을, ‘저구고개’ 이정표를 따르면 곧 다대산성이다. 신라시대 쌓은 것으로 추정하는 다대산성은 태뫼식으로 돌을 쌓았고, 둘레가 약 400m에 이른다. 성 안으로 들어서자 난대림이 울창하다. 특히 아름드리 참식나무들과 상록 덩굴식물이 많아 울창한 숲에 들어선 느낌이다. 성 밖으로는 원형 해안을 품은 다대마을이 한 폭의 그림처럼 아름답고, 그 뒤로 해금강이 아련하다. 산성에서 마지막으로 조망과 봄기운을 만끽하고 두어 개 봉우리를 더 넘으면 산행 종착지 저구고개다. 고개에 내려서자 도로 너머 에메랄드빛 저구해안이 바투 다가온다. 글 사진 여행전문작가 mtswamp@naver.com ■ 가는 길&맛집 서울남부터미널에서 거제 고현행 버스가 06:20~24:00까지 약 40분 간격으로 있다. 고현에서 거제자연휴양림(055-63 9-8115)으로 가는 학동행 버스는 05:55, 07:55, 08:20, 10:15, 13:15, 16:15, 18:15, 일곱 차례 있다. 세일교통 055-635-5100. 산행이 끝나는 저구고개에서 15분쯤 가면 명사 버스정류장이다. 여기서 고현 가는 버스는 12:55, 16:00, 19:35에 있다. 거제시청 근처 맥반석(055-637-6660)의 멍게비빔밥이 별미다. 멍게젓갈에 김과 참기름을 곁들여 비벼 먹는 맛이 독특하고 국으로 나오는 물메기탕도 시원하다.
  • ‘산수유 1번지’ 전남 구례

    ‘산수유 1번지’ 전남 구례

    꽃을 보면 눈이 즐겁고 마음이 화사해집니다. 입가에는 보일 듯 말 듯 미소가 번집니다. 어떤 꽃인들 그렇지 않겠습니까마는, 차디찬 겨울을 이겨내고 피어나는 봄꽃의 유혹은 도저히 뿌리칠 수가 없지요. 얼마 전 입적한 법정 스님은 ‘한 사람은 모두를 모두는 한 사람을’이란 저서를 통해 “우리가 꽃을 보고 좋아하는 것은 우리들 마음에 꽃다운 요소가 깃들어 있기 때문”이라며 “일이 바쁜 사람들은 한가해서 꽃구경이나 다닌다고 하겠지만, 어딘가에 꽃이 피었다고 일부러 친구와 함께 꽃구경을 떠난다는 것은 진정 꽃다운 일”이라 했습니다. “산에 살면 산을 닮고 강에 살면 강을 닮는다. 꽃을 가까이하면 꽃 같은 삶이 된다.”고도 했지요. 봄꽃들이 흐드러지게 피고 있습니다. 특히 산수유가 그렇습니다. 매화에 내줬던 봄의 전령 자리를 올해 단단히 꿰찬 듯합니다. 섬진강 자락에 기댄 전남 구례군의 마을마다 노란 산수유가 다투어 피었습니다. 산수유 앞에 서서 고민도 털어 놓고, 세상 사는 이야기도 나눠보는 게 어떻겠습니까. 꽃으로부터 많은 위로와 가르침을 받게 되지 않을까요. ●앞마당·돌담길·논두렁 온통 꽃구름 산수유는 세 번 꽃을 틔운다. 먼저 꽃망울이 벌어지고, 20여개의 샛노란 꽃잎이 돋아난다. 이후 4∼5㎜ 크기의 꽃잎이 다시 터지면서 하얀 꽃술이 드러나 왕관 모양을 만든다. 열흘 붉은 꽃 없다지만, 산수유가 한 달 가까이 노란 꽃구름을 피워 내는 것도 이 때문이다. 봄물에 방게 기어 나오듯, 고샅길과 개울가 곳곳에서 조금씩 얼굴을 내밀던 산수유가 산동면 반곡마을께 이르자 노란빛 선연한 군락을 이루기 시작한다. 3월로 들어서자마자 꽃망울을 터뜨린 산수유 덕에 농가 앞마당과 돌담길, 논두렁이며 산기슭이 온통 꽃구름이다. 게다가 철없이 내린 폭설이 하얀 모자까지 덧씌우며 좀처럼 보기 힘든 빼어난 풍경을 펼쳐 놓았다. 한 관광객은 “흐미, 꽃멀미 나겄소.”라며 벌어진 입을 쉬 다물지 못했다. 반곡마을 위쪽은 국내 최대의 산수유 군락지인 상위마을이다. 꽃망울이 눈과 꽃샘추위 때문에 잔뜩 웅크린 상태. 하지만 따뜻한 훈풍이 보듬기만 하면 금방이라도 팝콘처럼 터질 기세다. 주민들에 따르면 아래 반곡마을과 고도차이는 크지 않지만, 기온차는 제법 커, 이처럼 피는 시기가 다르다는 것. 상위마을 위에 있는 정자 ‘산유정’에 오르면 산수유마을 전체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만복대 자락에서 부드럽게 곡선을 그리며 흘러내린 다랑논과 마을 한가운데를 흐르는 개울, 그리고 대숲과 산수유 군락이 어우러져 영락없는 풍경화를 그려낸다. ●마을마다 같고도 다른 풍경 박미연 구례군 문화관광해설사는 마을의 형상에 따라 산수유를 감상하는 맛이 다르다고 했다. “상위마을 산수유가 산 아래 옴팍하니 넓게 들어서 있다면, 현천마을은 제주도의 밭처럼 돌담 안에 빼곡히 들어서 있지요. 달전마을은 길게 옆으로 펼쳐져 있고요.” 계천리의 현천마을은 산수유마을 포스터의 배경이 된 곳이다. 그만큼 ‘사진발’을 잘 받는다. 마을 뒤 견두산은 모양새가 ‘현(玄)’자형이다. 또 마을 뒤로 옥녀봉의 옥녀가 매일 빨래를 했다는 내(川)가 흐르고 있어 현천(玄川)이라는 이름을 얻었다. 마을입구의 현계정을 지나면 돌담을 두른 밭고랑마다 산수유꽃이 내려와 외지인을 반긴다. 돌담길은 미로처럼 구불구불 이어지며 시골정취를 한껏 뿜어낸다. 현천마을 산수유의 밑동은 나이가 300년을 넘겼지만, 꽃을 피운 가지의 나이는 60년이 채 안 된다. 1948년 여수·순천사건 때 토벌대가 산수유를 모두 베어버렸기 때문. 그러나 산수유는 다시 가지를 뻗고 꽃을 피우며 생을 이어왔다. 마을 최고의 풍경 포인트는 마을 공동작업장 오른쪽의 산자락. 개울 위 다리를 건너 10여분 올라야 한다. 산수유와 고즈넉한 산골 풍취가 어우러져 선경을 펼쳐낸다. 근동의 사진작가들이 즐겨 찾는 곳이기도 하다. 현천마을에서 19번 국도를 타고 남원 쪽으로 5분 남짓 가다 보면 산수유 시목지(始木地)가 있는 계척마을에 닿는다. 근거는 박약하지만, ‘산동’(山洞)이란 지명은 1000년 전 중국 산둥(山東)성의 처녀가 지리산 산골로 시집오면서 가져온 산수유 묘목을 심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란다. 계척마을의 산수유 시목(始木)의 수령도 1000년쯤 됐다는 것. ‘할머니 나무’로 불리는 산수유 시목은 세월의 무게를 감당하지 못해 지지대에 의지하고 있지만, 여느 젊은 나무 못지않게 해마다 꽃을 활짝 피운다. ‘할아버지 나무’가 있는 달전마을도 잊지 말고 둘러보시라. 고즈넉한 시골 풍경에 더해 아름드리 산수유들이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한껏 드러내고 있다. ●오늘부터 구례 산수유 꽃축제 구례군은 18~21일 산동면 지리산온천지구 일대에서 ‘제12회 구례산수유꽃축제’를 연다. 축제추진위원회는 지난 겨울 유난히 춥고 눈이 많이 내려 꽃봉오리가 예년에 비해 훨씬 화려하고, 선명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산수유꽃길 소달구지·마차타기, 홍염염색 장인과 함께하는 염색체험, 산수유 대형 족욕탕, 산수유꽃길 트레킹 등 산수유와 관련된 건강체험 프로그램이 대폭 확대됐다. 상금 1000만원이 걸린 산수유꽃 디카사진 콘테스트와 전국어린이 사생대회, 산수유 건강 학술세미나 등 다양한 부대행사도 곁들여진다. 디카사진 콘테스트 응모는 축제 홈페이지(www.sansuyu.go.kr)에서 받는다. 전남 영암에서 열릴 예정인 ‘2010년 F1대회’ 홍보관도 마련된다. F1대회에 출전하는 경주용 자동차, 이른바 ‘머신’(Machine)도 실제 전시될 예정이다. (061)780-2727. 글 사진 구례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지역번호 061) →가는 길:서울에서 자가용을 타고 갈 경우 호남고속도로 전주나들목→17번 국도(남원 방향)→춘향터널→19번 국도(구례 방향)→밤재터널→지리산온천랜드 이정표→좌회전→2㎞ 직진→상위마을 순으로 간다. 대전통영간고속도로를 이용할 경우 함양분기점→88고속도로 남원나들목→19번 국도→상위마을. 구례행 직행버스(4시간 소요)가 서울 남부터미널에서 하루 6회 운행한다. 기차는 하루 14회. 구례구역에서 내린다. 상위마을까지는 구례공용터미널에서 1시간 간격으로 버스가 다닌다. 구례군청 문화관광과 780-2450. →맛집:구례읍내 영실봉은 갈치조림만 40년 넘게 해 온 집이다. 1인분 8000원. 782-2833. 동아식당은 구례 주민들뿐 아니라 외지 식객들도 알음알음 찾아가는 선술집. 가오리찜과 족발탕이 유명하다. 1만원. 구례터미널 인근에 있다. 782-5474. 3·8장이 서는 날이라면 장터에서 팥칼국수 한그릇 먹어도 좋겠다. 3500원. 010-6861-0639. →잘 곳:읍내에서는 새단장한 온천각이 깔끔하다. 3만~4만원. 782-0021. 화엄사 초입의 한화리조트(1588-2299), 마산면의 전통 한옥 쌍산재(www.ssangsanje.com, 011-635-7115) 등도 ‘강추’할 만하다.
  • ‘오! 마이 레이디’ 선남선녀 톱스타 총집합

    ‘오! 마이 레이디’ 선남선녀 톱스타 총집합

    16일 오후 3시 목동 SBS홀에서 열린 SBS 새 월화드라마 ‘오! 마이 레이디’(이하 오마레)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연출을 맡은 박영수 PD를 비롯해 배우 채림, 최시원, 이현우, 문정희, 박한별 등이 참여해 인사를 나눴다. 사진 촬영을 마친 배우들은 ‘마이크 릴레이’를 하며 한 명씩 소감을 밝혔다. 먼저 박영수 PD가 작품 설명에 나섰다. 박영수 PD는 “개성이 넘치는 연기자들과 함께 작품을 만들게 되어 영광이다.”며 “‘오마레’는 무능한 아줌마인 채림이 톱스타 최시원과 얽히면서 유능한 매니저가 되는 성공기를 그린 로맨틱 코미디이다. 시청자들이 재미있고 편안하게 볼 수 있는 작품이다.”고 말했다. 두 번째로 마이크를 잡은 주인공은 이현우. 그는 “그동안 일 안하는 실장님 역을 많이 해왔는데 이번엔 돈을 많이 벌고 싶어 하는 CEO로 나온다.”며 “최시원처럼 복근을 공개하지 않아도 돼서 정말 다행이다.”라고 말해 주변을 폭소케 했다. 이어 문정희는 “이현우의 아내 한정아 역을 맡았다. 봄과 어울리는 유쾌한 드라마라 기대가 된다. 과거에 했었던 뮤지컬을 다시 하는 느낌이다. 작품 속에 열정을 담았으니 기대해 달라.”고 미소를 지었다. 여주인공 채림은 “감기가 걸려서 목소리가 걸걸해 죄송하다.”고 입을 연 후 “극중 맡은 아줌마 윤개화를 사랑하게 됐다. 촬영을 하면서 결혼이 아줌마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고된 삶이 아줌마로 만드는 것을 깨닫게 된다.”며 전했다. 최시원은 “3년 만에 안방극장에 찾아와서 낯선 감이 없지 않다.”며 “성민우는 벼락스타다. 까칠하지만 채림이 분하는 개화를 만나면서 성숙하는 남자로 나온다. 초콜릿 복근도 공개되니 꼭 방송 봐라!”며 당부했다. 마지막으로 박한별 “내가 맡은 홍유라는 패션브랜드 팀장인 만큼 스타일리쉬하고 엣지 있는 캐릭터이다.”며 “그녀는 도도하고 완벽해보이기 하지만 사실상 허점이 많은 귀여운 여성이다. 미워하지 말고 사랑해 달라.”며 두 손을 모았다. 한편 ‘별을 따다줘’ 후속으로 오는 22일 첫 방송되는 ‘오마레’는 초보 아줌마매니저 윤개화(채림 분)가 까칠한 꽃미남 스타 성민우(최시원 분)를 길들이면서 벌어지는 로맨틱 코미디다. 서울신문NTN 김경미 기자 84rornfl@seoulntn.com / 사진 = 한윤종 기자@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CEO 칼럼] 작은 일에 감사하는 마음을/박종원 코리안리재보험 사장

    [CEO 칼럼] 작은 일에 감사하는 마음을/박종원 코리안리재보험 사장

    후두둑후두둑 떨어지는 빗방울 속에서 10m 앞도 분간하기 힘들다. 어제도 종일토록 비를 맞으며 걸었고, 오늘도 새벽부터 벌써 7시간째 비바람을 뚫고 태백산을 걷고 있는 것이다. 등산화는 이미 물로 가득 차 묵직하고, 강풍 속에서 비옷은 무용지물이 되어 온몸이 흠뻑 젖었다. 8월 말인데 해발 1567m의 태백산 정상 천제단은 영상 6도, 세찬 비바람 속에 백두대간 종주대원들이 느끼는 체감온도는 영하의 날씨였다. 허기와 피로감에 발이 무뎌진 일행은 숲 한편에 자리잡고 점심을 먹기로 했다. 나는 직원들과 ‘뜨시락’이라는 군용 비상식량을 꺼냈다. 음식 위로 쉴새없이 빗물이 떨어져 국물 반, 빗물 반이다. 그래도 비바람 속에서 빗물 섞인 밥을 먹으며 직원들은 웃음소리와 함께 지나온 산길에 대한 무용담으로 떠들썩하다. 보통 때 비싸고 맛있는 음식에 익숙해졌을 신세대들이 거칠고 맛없는 음식을 맛있게, 행복하게 먹는다. 무엇이 그들을 이렇게 행복하게 만들었을까. 힘든 고난의 길을 해냈다는 보람, 그리고 허기진 배를 채울 수 있게 되었다는 기쁨이 감사의 마음을 갖도록 한 것이다. 나는 그날의 힘들었던 경험을 통해 감사는 이렇게 작은 것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함을 느꼈다. 이 깨달음은 “범사(凡事)에 감사하라.”는 성경의 가르침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범사란 말 그대로 흔하게 일어나는 보통의 일을 의미한다. 시험에 합격하거나, 결혼하거나, 내 집을 장만하거나, 로또에 당첨되는 것같이 특별히 좋은 일에만 감사하는 것이 아니다. 어렵고 힘든 현실과 평범한 일상 속에서 생기는 일도 무심코 지나치지 않고 잘 생각해 보면 의외로 사소한 부분에서도 행복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아침에 날씨가 화창할 때, 직장 동료들의 밝은 모습을 볼 때, 반가운 친구로부터 안부전화가 올 때 나의 마음에 기쁨과 즐거움이 찾아온다. 이럴 때마다 삶에 감사하는 마음을 갖게 되고, 그렇게 감사하는 마음은 또다시 내게 큰 행복감을 주고, 남들에게도 행복 바이러스로 번져간다. 우리는 얼마 전에 아이티의 강진으로 인한 참상을 안타깝게 지켜보았다. 수많은 목숨이 희생되고, 겨우 걸음마를 뗐을 법한 어린 아이들이 부모를 잃고 거리에서 울부짖는 화면을 보며 가슴이 미어지는 아픔을 느끼기도 했다. 그런데 지구 건너편의 우리는 풍족하고 평화롭게 살면서도 조급하고 각박하게 굴거나, 때로는 갈등과 다툼으로 마음의 상처를 받기도 한다. 어려움을 겪는 아이티 사람들이나 가난했던 1960~70년대를 떠올려 보더라도 우리는 현실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일상생활에서 일어나는 크고 작은 갈등과 좌절을 주위 환경이나 남의 탓으로 돌리거나 원망하면 안 된다. 얼마 전에 캐나다 밴쿠버 동계올림픽 쇼트트랙에서 선두다툼을 벌이던 성시백 선수와 이호석 선수가 결승점 앞에서 충돌해 눈앞의 메달을 놓쳤다. 열광하던 국민들의 실망도 컸지만 4년 동안 올림픽만을 바라보며 인내의 칼을 갈았던 어린 선수들의 마음은 오죽했을까. 그러나 이런 사고를 당해도 더 크게 다치지 않고 그 정도로 끝난 것에 한편으로는 감사해야 하지 않을까. 결국 두 선수는 다시 심기일전해서 다음 시합에서 값진 메달을 목에 걸 수 있었다. 이처럼 불의의 사고를 당하거나 남에게 피해를 당했어도 ‘그나마 그 정도가 다행’이라 생각하고 감사할 때 또다시 삶의 의욕이 생기는 것이다. 그러므로 감사는 행복의 시작이다. 감사할 줄 모르는 사람은 결코 행복할 수 없다. 개개인이 감사하고 행복해할 때 그 사회는 밝고 명랑하고 살기 좋게 될 것이다. 우리 삶의 기초는 바로 감사와 사랑인 것이다. 근래 들어 가장 추웠던 긴 겨울이 지나고 봄기운이 감돌고 있다. 우리 앞에 놓인 따뜻한 햇살과 작은 평화에 대해서도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봄이 어떨까.
  • [우리고장 최고] 부산 해운대 동백섬

    [우리고장 최고] 부산 해운대 동백섬

    부산에서 봄이 맨 먼저 오는 곳 중 한곳을 꼽으라면 단연코 부산의 명소인 해운대 ‘동백섬(부산기념물 제 46호)’을 들 수 있다. 최근 걷기 열풍이 불면서 이곳 동백섬에는 봄 냄새를 만끽하려는 시민들과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동백섬이란 이름은 이 섬에 동백나무가 많았다고 해서 붙여졌으며 면적은 14만 8500여㎡에 달한다. 원래 독립된 섬이었으나 오랜 세월 파도와 바람에 모래가 쓸려 와 육지가 됐다. 섬 모양새가 다리미를 닮아 다리미 섬으로도 불렸다. 이곳에는 붉은 동백꽃뿐만 아니라 연분홍 동백꽃들도 줄지어 서 있다. 동백섬 안쪽은 소나무 숲으로 이뤄져 있고 우레탄이 깔린 넓고 평탄한 산책로가 있다. 차량이나 자전거 출입이 되지 않아 걷기에 이상적이다. 섬 안에는 해운대란 명칭이 유래한 신라 말기의 대학자 최치원의 동상과 시비가 있다. 또 황옥(黃玉) 공주의 전설이 담긴 인어상이 해변 암석에 세워져 있다. 1974년 처음 세워졌으나 태풍 셀마에 의해 유실된 것을 1989년에 다시 세웠다. 최치원 선생은 해운대 동백섬에 와서 경치에 반해 바닷가의 한 바위에 자신의 호인 ‘해운(海雲)’과 누각이라는 뜻의 대(臺)라는 글을 새겼는데 이때부터 해운대라는 지명이 탄생했다. ‘황옥 공주 인어상’은 아득히 먼 옛날, 인어왕국 ‘나란다’에서 무궁나라 은혜왕에게 시집 온 황옥 공주가 고국을 잊지 못해 보름달이 뜨는 밤이면 바닷가로 나와 바닷속 수정나라 외할머니에게 받은 황옥에 비친 ‘나란다’를 바라보며 향수를 달랬다는 전설에서 마련됐다. 이처럼 동백섬에는 볼거리와 함께 스토리텔링이 담겨 있어 관광객들의 흥미를 더욱 돋운다. 특히 동백섬은 2005년 11월19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21개 회원국 정상회의가 열린 ‘누리마루 APEC하우스’가 들어서면서 지명도가 더욱 높아졌다. 동백섬 초입에서 10여분쯤 산책로를 따라 걸어가면 원형모양의 누리마루가 나타난다. 정상회의 뒤 개방한 누리마루는 동백섬 끄트머리 해안 쪽에 있다. 그동안 이곳에서는 크고 작은 행사 330건이 열리는 등 각종 행사장으로 주목을 받고 있으며 영화촬영장으로 활용되는 등 주가를 올리고 있다. 지난해 1000만명 관객을 동원했던 영화 ‘해운대’의 문화엑스포 회의 장면이 누리마루 회의실에서 촬영됐다. 누리마루의 건물 전체 조형은 한국전통 건축인 정자를 현대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지붕의 형태는 동백섬의 능선을 상징화하고 있다. 이곳 관리 책임자인 박정호씨는 “지난해에는 하루 평균 3477명이 다녀가는 등 여전히 인기가 식지 않고 있다.”고 귀띔했다. 개방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모순된 시대 가운데 선 비운의 세자

    모순된 시대 가운데 선 비운의 세자

    아주 오래전 갓 스무 살의 나이에 조선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했던 김인숙(47)을 기억하는 사람들은 안다. 기성의 성(性) 인식 굴레에 갇혀 있던 사랑과 자유, 도덕의 문제를 그가 얼마나 감각적인 문체로 능수능란하게 풀어냈는지 말이다. 그러나 당시 여성잡지 등에서는 ‘여대생의 성애 소설’로만 주목하며 난리를 피웠다. 오죽했으면 당시 심사위원조차 “통속소설 작가로 빠질 수 있으니 주의하고, 또 정진하라.”고 그에게 덧붙였을까. 우려와 기대 속에 등단한 김인숙은 이후 시대의 요구를 외면하지 않으며 민중문학 작가로 ‘변신’한다. ‘79~80 겨울에서 봄 사이’, ‘함께 걷는 길’, ‘하나 되는 날’ 등을 발표한다. 굳이 전태일 문학상 수상을 들먹이지 않더라도 1980년대 후반 당시 방현석, 안재성 등과 함께 민중문학 작가로 활약한다. 그리고 1990년대에는 인간의 문제, 관계 속 소통의 문제 등을 천착하는 작품으로 한국일보문학상, 현대문학상, 이상문학상, 이수문학상, 대산문학상 등 주요 문학상을 받았다. 김인숙이 다시 한 번 새로운 곳으로 발을 내디뎠다. 수백년 전 역사 속 인물과 그의 고독, 번민, 불안을 지금 이곳으로 불러들인 역사 장편소설이다. ‘소현’(자음과모음 펴냄)은 병자호란 뒤 청나라에 볼모로 끌려가 8년을 지내고 환국한 지 두 달 만에 세상을 떠난, 인조의 아들 소현세자 이야기다. 그중에서도 삶의 마지막 2년 동안 겪어야만 했던 조선의 비극, 권력의 암투 속에 방치되는 백성, 시대의 혼란 등에 대한 이야기다. 소설의 얼개는 이렇다. 조선을 침략한 청이 명에 승리해야 모국으로 돌아갈 수 있지만, 그렇게 되면 조선의 굴욕은 계속된다. 이 모순된 상황이 소현의 몫이다. 청은 승리했고, 소현은 돌아온다. 하나 인조와 신하들은 청의 신임까지 업고 돌아온 소현을 권력을 위협하는 대상으로 삼을 뿐이다. 소현은 조선왕조실록 등 사료에서는 ‘학질’로, 많은 사학자들의 평가로는 ‘비공식 암살’로 눈을 감는다. 김인숙은 ‘친청파’로 남은 소현의 고뇌와 갈등을 그릴 뿐 아니라 아들을 삶 저편으로 보내야만 하는 아비로서 인조의 고뇌와 갈등을 예의 섬세하면서도 객관의 문체로 풀어낸다. 마치 건조하면서도 간결한 김훈의 문장을 보는 듯 때로는 몰아치고, 때로는 훈훈하게 기록한다. 김인숙은 “역사를 소설화하는 것은 실존 인물과 사건에서 한 걸음 떨어져 새롭게 상상할 수 있다는 점 등에서 굉장히 매력있는 작업”이라고 첫 역사 장편소설에 대한 감회를 밝혔다. 이어 “현대소설의 스타일과 달리 역사소설인 만큼 의도적으로 객관적이고 간결한 문장을 구사하기 위해 애썼다.”면서 “이것 또한 역사소설이 주는 재미있는 것 중 하나였다.”고 말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문화마당]산정의 양푼처럼/신동호 시인

    [문화마당]산정의 양푼처럼/신동호 시인

    일상의 영역에 있지만 다른 곳. 아스팔트 위의 ‘나’를 의심하게 하는 곳. 벤츠도, 고급 레스토랑도 부질없게 만드는 곳. 종업원을 부릴 수도, 용역을 맡길 수도 없는 그곳. 오직 스스로의 에너지를 가지고 근육의 세심한 움직임을 확인해야 하는 곳. 그러나 죽을 수도 있는 곳. 그 죽음조차 자신의 선택으로 배낭에 꾸려 동행하는 곳. 산이다. 왜 자꾸 산에서는 다른 ‘나’를 만날까. 거창한가, 그렇다. 이른 새벽 간단한 산책길조차 다른 ‘나’의 발걸음이다. 다만 그 ‘나’를 산에 남겨두기에 자신의 산행이 일상의 번외라 느껴지는 것이다. 참으로 거창한 ‘나’가 실은 자기 안에 있다. 지난날의 갈등은 모두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 늘 궁금했다. 폭발할 듯, 부조리와 착취, 서열과 계급, 자본주의 문화가 만들어 놓은 소외와 서러움 같은 것들. 젊은 날 나는 그런 것들이 곧 결딴날 줄 알았고 자본에 굴복하던 아버지의 무능력에 몸서리치기도 했다. 그런데 가난하거나 혹은 승진에 밀리거나, 대기업의 횡포에 파산한 중소기업이거나 권력의 칼에 맞은 혁명가이거나, 무한경쟁에 밀려난 학생이거나, 아무튼 세월이 지나고도 그 인생의 무거운 짐을 내려놓지 않은 채 살아가는 힘은 어디 있는 것일까. 그들도 부자가 되었거나 아니면 자본의 승리에 넋을 놓아버린 것일까. 그렇지 않다. 양푼, 내가 아는 한 누님의 작은 배낭에 늘 담겨 있는. 누님은 망가진 우산의 천으로 만든 근사한 식탁을 깔고 각자의 배낭에서 꺼낸 음식을 양푼에 담아 비볐다. 동행한 이들은 양푼 안에서 섞인 점심을 행복하게 씹어 삼켰다. 그가 최고경영자(CEO)든, 노동자든, 작은 회사 경리직원이든 무관했다. 산에서는 먼저 행동하는 사람이 자기 인생의 주인이었다. 시간을 쪼개 근육을 단련시킨 사람이 바위를 앞서 오르고, 배낭의 무게를 감내하며 3ℓ의 물을 짊어진 사람이 많은 이들의 갈증을 해소시켜줬다. “내 짐을 져!”라는 위계질서 대신 숭고한 희생이 능선길 내내, 험한 준령을 넘는 내내 나무들과 더불어 커져가고 있었다. 사람들은 산에 올라 또 하나의 삶을 건축하고 있었다. 산 아래에서 벌어지는 갖은 갈등을 모두 이렇게 자기들만의 문화로 다시 구성하고, 자본이 할 수 없는 일들은 계곡 안에서 여전히 예쁜 꽃처럼 자라고 있었다. 이 사회의 계급질서 안에 있으면서 동시에 그 밖에서 다른 일상을 살고 있는 사람들. 지혜롭다고 해야 할까, 그래서 갈등이 봄바람에 땀을 식히고 있었던 것이다. 아직도 생리통에 시달리는 지천명의 누님은 산에서 양푼의 문화로 다른 세상을 살고, 하산길에 헤매는 지식과 이념 대신 성큼 젖은 숲길로 발길을 옮기는 용기를 보여주었다. 누구든 능동적 선택을 가능하게 하는 곳이 바로 산이었다. 산 아래 사람들은 흔히 누군가 자기 대신 결정을 내리도록 행동한다. 책임지기엔 너무나 버거운 거대 질서 앞에 함부로 나서기가 겁난다. 북한을 돕자고 말하자니 빨갱이가 되고, 촛불시위에 참가했다고 하면 반정부단체로 찍히다 못해 밥그릇까지 빼앗긴다. 기독교의 편협함을 비판하면 악의 화신이 되고, 기업에 저항하면 국가경제 파탄의 주범이 된다. 커가는 자식이 걱정되고, 취업이 부담스럽지 않을 수 없다. 자유를 박탈당했을 때에야 안도감을 느낀다. 그러나 프랑스의 작가 사르트르는 그랬다. “오직 자유를 두려워하고 자유에 동반되는 책임을 두려워하는 존재만이 남이 결정을 내리도록 행동한다.”고. 봄이다. 겨우내 산에서 자란 숭고한 희생, 능동적인 삶을 만날 때가 되었다. 자유로운 내가 산에 있다. 거창한가, 그렇다. 죽음을 배낭에 담고 다니는 산악인들만이 진정한 자유를 실행하는 인류는 아니다. 등산화도 없이 근교의 산을 오르는 평범한 사람들에게도 다른 ‘나’, 세계의 주인인 ‘나’가 거기 있다. 한번쯤은 자유로운 새처럼 스스로의 삶을 결정하고 책임져야 한다. 그 자유가 두려운 이들을 위해 산이 존재한다. 도무지 변하지 않을 것 같은 세계를 뒤돌아보라고, 거기 산이 있다.
  • 최강희, 인형같은 ‘봄 소녀’로 파격 변신

    최강희, 인형같은 ‘봄 소녀’로 파격 변신

    배우 최강희가 사랑스런 봄의 여신으로 변신했다.최강희는 2010년 여성 영캐주얼 브랜드 EnC(이엔씨)의 모델로 발탁돼 봄 화보 촬영에 나섰다. 연예계 공인 패셔니스타인 최강희는 이번 EnC와의 광고계약을 통해 2030여성들의 스타일 워너비로 다시 한번 등극할 것으로 예상된다.EnC 마케팅팀은 “영화나 드라마는 물론 시상식장에서도 패셔니스타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하는 최강희의 스타일이 2030여성들에게 큰 화제가 되고 있다.”며 “유니크하고 리치한 감성을 페미닌 무드로 제안하는 영캐주얼 브랜드 EnC와도 잘 맞아서 모델로 영입하게 됐다.”고 밝혔다.최강희는 지난 6일 진행된 광고 촬영에서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멋진 포즈와 특유의 감성적인 표정 연기를 선보여 촬영 관계자들로부터 ‘역시 최강희’라는 호평을 받았다.’4차원 여배우’라는 독특한 애칭으로 제2의 전성기를 이어가고 있는 최강희는 백화점, 화장품, 식품, 의류 브랜드는 물론 다양한 업계로부터 러브콜이 끊이지 않고 있다.최강희는 현재 영화, 드라마 등 차기작을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으며 조만간 연기를 통해 새로운 모습을 선보일 예정이다. 사진 = 이엔씨서울신문NTN 채현주 기자 chj@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워낭소리’ 이을 올해의 다큐는?

    ‘워낭소리’ 이을 올해의 다큐는?

    지난해 3월이 시작될 무렵 국내 박스오피스에서는 믿지 못할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 ‘파이트 클럽’ 이후 다시 뭉친 데이빗 핀처 감독과 브래드 피트의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를 누르고 독립 다큐멘터리 ‘워낭소리’가 최고 흥행작으로 올라선 것. 당시 2주 연속 박스오피스 정상을 지켰던 ‘워낭소리’의 최종스코어는 약 293만 관객동원. 이 수치는 지난해 한국영화 전체에서 8위에 해당하는 것으로 가장 근소한 차이를 보인 영화는 ‘해리포터와 혼혈 왕자’(약 295만)였다. 올 봄, ‘워낭소리’의 명성을 이을 다큐 영화가 또 나올 수 있을까. 가장 먼저 눈에 띄는 영화는 ‘아마존의 눈물’이다. ◆ 태생부터 다른 다큐 ‘아마존의 눈물’ 이미 5주간 TV 전파를 타면서 무수한 화제를 뿌렸던 ‘아마존의 눈물’은 제작비가 15억원이 들어간 대작 다큐. 극장판에는 TV로는 다 보여줄 수 없었던 노(No)모자이크 장면들도 공개된다. 뿐만 아니라 일부다처제, 다부다처제의 삶을 살아가는 그들의 솔직한 사랑과 성에 관한 미공개 영상도 공개될 예정이다. 극장판에는 또한 ‘무릎팍 도사’에서도 다 말하지 못한 비하인드 스토리도 더해져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다큐 본편만큼 생생한 그들의 눈물겨운 생존기는 TV방영 당시에도 큰 관심을 받았다. 올해 개봉될 다큐 중에서 ‘아마존의 눈물’의 흥행 스코어를 넘어설 작품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이미 20%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회자가 된 만큼 스크린에서의 호응은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것이란 예측도 조심스레 제기되고 있다. 3월 25일 개봉 예정. ◆ 송두율 사건을 기억하는가 ‘경계도시2’ 2003년 가을 한국 사회를 이데올로기 광풍으로 들썩이게 했던 ‘송두율 사건’을 담은 다큐로 1편 공개 후 7년 만에 완성된 작품이다. 송두율 교수가 간첩으로 몰려 9개월 간의 법적 투쟁을 거친 후 2004년 7월 집행유예로 풀려나 독일로 돌아가기까지의 과정, 그리고 2008년 4월에 이르러서야 온전히 무죄를 선고 받게 된 과정 등이 실려 있다. 관객몰이 측면에서 큰 기대를 받고 있는 작품은 아니지만 사회적 발언을 아끼지 않는 인사들에 의해 열렬한 지지를 받고 있다. 실제로 가수 김C와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 배우 권해효 등이 공개 지지에 나섰다. 또한 이 영화의 주제가 지닌 사회적 성격 탓에 파격적인 시사회를 연이어 진행하고 있는데, 9일 저녁 7시에는 국회에서도 시사회가 진행된다. 3월 18일 개봉 예정. 사진=각 영화 포스터 서울신문NTN 이재훈 기자 kino@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어려운 발레는 잊어라

    어려운 발레는 잊어라

    사실 발레는 유럽 귀족의 예술이다. 우아해 보이기는 하지만 왠지 다가가기 쉽지 않다. ‘그랑 플리에’, ‘바트망 탄두’, ‘파드샤’…. 일단 용어부터가 어렵다. 큰 맘 먹고 공연을 봤다가 감흥이 없다면 돈만 아까울 것 같아 보는 게 두렵다. 하지만 여기 쉬운 발레가 있다. 서울발레시어터가 클래식과 모던 발레를 섞어 관객들이 쉽고 재미있게 발레를 접할 수 있도록 꾸민 ‘재미있는 발레’다. 11일 경기 과천 ‘과천시민회관’, 새달 10일 서울 창동 ‘창동열린극장’에서 열린다. 공연의 테마는 ‘클래식&모던’(Classic & Modern)이다. 서울발레시어터의 ‘재미있는 발레’의 시작은 200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과천시민회관으로 이전한 서울발레시어터가 과천시민을 위한 발레 교육프로그램으로 문을 열었고,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작품 중간중간 김인희 단장이 작품의 관람 포인트를 직접 소개하는 해설 시간도 준비돼 있어 발레 문외한들도 지루해하지 않고 쉽게 다가갈 수 있다. 이번 공연에서는 서울발레시어터의 상임안무가 제임스 전의 작품 ‘세순간’을 비롯해 ‘나우&덴’(Now&Then), ‘도시의 불빛’ 등을 보여준다. 특히 ‘세순간’은 제임스 전의 초창기 작품으로 바흐의 음악에 발레 안무를 곁들인 작품이다. 2002년을 마지막으로 8년 만에 다시 국내 무대에서 만나 볼 수 있게 된다. 전통 클래식 발레 레퍼토리도 담는다. 아당의 ‘해적’ 가운데 ‘파드되’(2인무)를 비롯해 퓌니의 ‘파드카트르’, 차이콥스키의 ‘잠자는 숲속의 미녀’ 등도 준비돼 있다. 전체적으로 경쾌하고 아름다운 작품들로 구성, 싱그러운 봄 분위기를 살려보겠다는 취지다. 가격도 저렴하다. 11일 공연 전석 1만 5000원, 새달 10일 공연 전석 1만원. (02)3442-2637.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Weekly Health Issue] (8) 우울증

    [Weekly Health Issue] (8) 우울증

    이상한 일이다. 봄이 되어 생명이 약동하면 없던 병도 낫는데, 이 병은 꽃이 피는 봄에 더 문제가 된다. 바로 우울증이다. 딱히 봄에만 문제가 되는 건 아니지만 겨울에서 이어지는 봄철에는 확실히 발현율이 높아진다. 죽음까지도 불사하게 하는 ‘죽음 위의 병’이 바로 우울증이다. 우리 사회에서 지명도 높은 인사의 자살 소동이 빚어질 때마다 호명되곤 하는 우울증의 실체를 삼성서울병원 정신과 전홍진 교수를 통해 알아본다. ●우울증이란 어떤 질환인가? 살다 보면 누구나 슬프거나 고통스럽고 실망스러운 일을 겪게 된다. 그 때는 마음이 울적해지지만 시간이 지나면 다시 정상으로 회복되곤 한다. 이와 달리 우울증은 기분을 조절하는 신체기능에 이상이 생겨 오랫동안 우울한 기분이 지속되는 상태를 말한다. 이로 인해 수면이나 식사·행동·생각·신체까지 영향을 받는 등 개인의 생활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는 질환이다. ●우울증의 원인은? 우울증은 단일 원인으로 생기는 질환이라기보다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한다고 보는 게 옳다. 유전적인 소인에다 내분비계 이상, 일상적 스트레스, 성격, 대인관계의 문제, 아동기의 갈등은 물론 최근에는 뇌 신경전달 물질을 관리하는 시스템에 이상이 있어 생긴다는 증거들도 속속 드러나고 있다. ●우울증 유형별로 구분할 수 있나? 증상이 심한 ‘주요우울증’은 대표적인 우울증 형태로, 심한 우울증상이 2주 이상, 하루 종일 계속된다. 이 때문에 가정·학업·직장생활에 큰 장애가 초래된다. 만성우울증인 ‘기분부전증’은 주요우울증보다 가벼운 증상이 2년 이상 지속되는 경우를 말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삶의 대부분을 우울증상을 갖고 살아가기도 한다. 이 경우 대부분의 환자들은 오래 전부터 우울했다고 말하며, 치료를 받지 않으면 학교나 사회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낙오하게 된다. 흔히 조울증이라고 하는 ‘양극성장애’는 기분이 들뜨고, 활동이 많아지며, 자신감이 넘치는 조증 상태와 기분이 가라앉고, 자신감이 없어지는 우울증 상태가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질환이다. 처음에 우울증으로 시작되면 주요우울증과의 감별이 어려울 수도 있으며, 유전성이 강한 것이 특성이다. 이 밖에 여성에게 많은 산후우울증, 암환자의 우울증, 계절성 우울증 등도 따로 구분한다. ●증상을 설명해 달라. 대표적인 증상이 심각한 우울감이나 계속되는 기분의 저하다. 여기에다 기운이 없고 매사가 귀찮아 의욕이 없으며, 과도한 걱정과 불안·초조·예민함 등도 자주 나타난다. 또 불면증이 심하고, 자살 사고에 연루되거나 직접 자살을 시도하곤 하며, 소화불량·두통·가슴 답답함과 숨막힘·만성 피로감 등 설명하기 어려운 신체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우울증은 증상이 다양하고, 개인차가 커 일률적인 증상을 말하기는 어렵다. 이 때문에 자신의 증상이 우울증인지 모르고 지나치는 사람도 많다. ●증상으로 우울증을 알아내는 법 간단히 보자면, 우울한 기분이나 의욕 저하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기간이 2주 이상 지속되면 우울증을 의심해 볼 수 있다. 그러나 증상이 의심되는 경우 스스로 판단하는 것은 위험하므로 반드시 전문의를 찾을 것을 권한다. ●우울증에 취약한 사람이 있나? 그렇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강박적·완벽주의적 성향이며, 대인관계에 문제가 있거나 우울증 가족력이 있는 경우, 또 내분비계나 뇌혈관계에 문제가 있거나, 약물을 오·남용하는 사람이 대체로 우울증에 취약하다. ●우울증은 어떤 기준으로 진단하는가? 일반적으로 미국 정신의학회의 진단기준을 적용한다. 이에 따르면 주요우울증은 ▲2주 이상, 거의 매일, 하루 종일 슬프거나 공허하거나 우울하게 지낸 적이 있는가? ▲2주 이상, 거의 매일, 하루 종일 일이나 취미 혹은 평소에 좋아하던 것들에 흥미를 잃은 적이 있는가? ▲그때 심각하게 체중이 빠지거나, 늘었거나, 매일같이 식욕이 평소보다 크게 줄거나 매우 좋았는가? ▲그때 매일 불면증이나 과도한 졸림이 있었는가? ▲그때 매일 안절부절 못하거나, 말하거나 움직이는 것이 평소보다 느려졌는가? 등 다양한 기준을 적용해 진단하게 된다. 중요한 것은 증상이 나타나더라도 스스로 판단하지 않아야 한다는 사실이다. ●우울감과 우울증은 어떻게 식별할 수 있는가? 우울증은 우울한 감정 외에 불면증·식욕감소·의욕저하 등 인간의 기본적인 삶을 유지하는 기능이 두드러지게 저하된다. 또 우울감은 우울하더라도 즐거운 일이 생기면 즐겁게 반응하지만 우울증을 가진 사람은 매사에 좋은 일이 없다는 느낌을 가져 즐겁다는 감정을 갖기 어렵다. ●치료는 어떻게 하나? 우울증은 매우 다양한 원인이 작용하고, 개인마다 증상과 경과에 큰 차이가 있기 때문에 전문가의 정확한 진단이 중요하다. 또 진단 후에는 항우울제를 포함한 약물치료와 정신치료를 꾸준히 받아야 하며, 필요한 경우 광치료·자기자극치료를 병행하기도 한다. ●치료 받으면 완치가 가능한가? 당연하다. 우울증이 있더라도 적절한 치료를 통해 80∼90% 이상의 환자가 질병의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일찍 의사와 만나야 하고, 꾸준히 치료받아야 한다는 점이다. ●우울증과 자살 상관성 있나. 또 우울증 환자 자살률이 높은 이유는? 우울증 환자는 불면증이나 의욕저하가 지속되어 세상이 비관적으로 보이고, 이로 인해 극단적인 생각에 빠질 수 있다. 하지만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이런 생각이 크게 줄어 자살 위험에서 벗어나는 것은 물론 정상인과 다름없는 생활을 할 수 있다. ●특히 봄철에 우울증이 잘 발현되는 것은 무엇 때문인가? 우울증은 기본적으로 계절을 가리지는 않는다. 그러나 감정의 기복이 심한 사람의 경우 봄이 되면 감정 상태가 매우 불안정해지고 예민해져 우울증에 깊게 빠지는 사례가 많다. 이 때문에 우울증은 봄꽃과 함께 온다고 말하기도 한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주말 데이트] 첫 식품명인 홍쌍리 청매실농원 대표

    [주말 데이트] 첫 식품명인 홍쌍리 청매실농원 대표

    해마다 이맘때면 뭇사람들을 달뜨게 만드는 꽃이 매화다. 특히 매화가 꽃비처럼 흩날리는 전남 광양의 청매실농원은 여행을 즐겨 하는 사람은 물론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라도 새봄이면 찾아야 할 곳으로 첫 손 꼽는다. 청매실농원을 자주 찾은 사람들은 느꼈을 터다. 농원 사무실 앞에 늘 노란색 포클레인이 한 대 서있다는 것을 말이다. 매화와 신록이 어우러진 풍경과는 도무지 어울리지 않는 모습. 왜 노란색 포클레인은 늘 그곳에 있는 걸까. 그 까닭을 짚어 올라가면 광양의 매화를 세상에 알린 주인공이자, 우리나라 최초로 식품 명인에 지정된 홍쌍리(67) 청매실농원 대표의 성품에 가 닿는다. ●늘 새로운 것을 꿈꾸는 여인 홍 명인은 남들이 간 길을 답습하는 법도, 한번 시도했던 것을 되풀이하는 법도 없다. 늘 새로워야 하고 창의적이어야 한다. 이런 성품은 ‘고질병’이기도 하지만, 강점이 되기도 한다. “지난겨울 사무실 앞 분재들을 보관할 곳을 두고 논의가 오가던 차에 홍 명인께서 땅을 판 뒤 그곳에 보관하자는 의견을 냈습니다. 대부분 그렇듯 사무실 안에 옮겨 두면 그만일 것을 굳이 땅에 묻자고 고집을 피우셨어요. 식물에게는 적당한 온도와 습도가 유지되는 것이 좋다면서 말이죠. 결국 포클레인으로 땅을 파 그곳에 분재들을 묻었습니다.” 정유인 농원 부사장의 말이다. 분재들은 김장독처럼 땅속에서 한겨울을 난 뒤, 올봄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밖에 나왔다. 일처리 하나하나가 이런 식이다. 사소한 조경공사라도 이리 바꿔 보고, 저리 꾸며 봐야 직성이 풀린다. 그 탓에 노란색 포클레인은 도무지 쉴 틈이 없다. 이렇듯 늘 새로운 것을 꿈꾸는 홍 명인의 성품은 오늘의 청매실농원과 광양시 다압면 매화마을을 전국적인 관광 명소로 만드는 데 소중한 밑거름이 됐다. 홍 명인은 “새색시 시절, 어느 비 오는 날 주워 먹은 매실 하나가 오늘의 청매실농원을 이룬 동기가 됐지요. 매실을 먹고 나니 속이 시원하게 비워지는 느낌이 들더군요. 그때부터 매실을 이용해 사람 몸속도 청소해 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라고 설명했다. 매실 원액을 만드는 일은 고되다. 30㎏ 짜리 매실에서 겨우 한 대접만큼의 원액이 나온다. 하지만 그렇게 생산된 매실 원액은 아픈 배를 낳게 하고, 속을 깨끗하게 만들고, 사람들을 풍요롭게 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요즘엔 다소 덜하지만, 당시엔 다압면 일대가 유명한 밤 산지였다. 밤 외에는 누구도 거들떠 보지 않았던 매실에 관심을 갖게 된 새색시는 50년 가까운 세월 동안 공들여 매화를 가꿨고, 그 덕에 오늘날 다압면 일대가 연간 100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찾는 명소 반열에 오르게 됐다. ●“상처 입은 사람들 보듬으며 지낼 생각” 홍 명인에게 매화는 딸이고, 매실은 아들이나 다름없다. 그 때문에 자신의 자식은 물론 다른 이들에게도 매화에서 인내심과 강인한 생명력을 배우라고 충고한다. “요즘 아이들 너무 잘 먹어 속에 가스가 부글거리지요, 그래서 말 한마디에도 쉽게 폭발하고요. 도무지 참는 법을 몰라요. 하지만 매화는 긴 겨울을 참고 또 참은 뒤에야 마침내 활짝 웃잖아요.” 경남 밀양 태생답게 특유의 억양으로 조근조근 말할 때면 ‘말 반 웃음 반’, 사람 좋은 인상이 묻어 나온다. “지난해 여름 꽃눈을 맺은 뒤 한겨울을 지나고 이듬해 봄에야 꽃을 틔울 만큼 강인한 생명력도 갖고 있지요. 사람들이 매화의 이런 모습을 닮았으면 좋겠어요.” 매화나무 아래 보리를 심어둔 것도 이런 까닭이다. 겨우내 푸른 빛깔을 잃지 않는 모습이 매화의 질긴 생명력과 닮았다는 것. 농원 뒤편에 구절초와 맥문동, 벌개미취 등 ‘천대받고 짓밟히는’ 50여종의 약용식물들을 심은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아직 구체화된 것은 아니지만, 홍 명인은 ‘언젠가 능력이 될 때’ 상처입은 사람들을 보듬으며 지낼 생각도 갖고 있다. 스스로가 자궁암 수술 등으로 힘들고 어려운 시절을 보냈기 때문. “요즘 마음 아픈 사람들이 너무 많아요. 그거 쓰다듬어 주느라 나도 힘들 때가 많지요. 언젠가 잘 곳 없는 사람들 방 만들어 줘서 같이 지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글 사진 광양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시론] 캠퍼스 새내기들에게…/강명구 서울대 언론정보학 교수

    [시론] 캠퍼스 새내기들에게…/강명구 서울대 언론정보학 교수

    캠퍼스마다 새내기들로 싱그러운 봄이다. 초·중·고 12년 교육의 굴레를 벗어나 자유로운 세상으로 나온 신입생들에게 축복을 보낸다. 저마다 대학생활의 꿈에 부풀어 있을 것이다. 젊음과 꿈이 있으면 두려울 게 없을 텐데, 무슨 덧말을 할까 싶지만, 인생의 선배로서 내가 다시 신입생이 된다면 하는 마음으로 몇 가지 조언을 보탤까 싶다. 여러분은 젊어서 하고 싶은 일이 많을 것이다. 여행도 하고 싶고, 운동도 하고 싶고, 깊은 사랑에 빠지고 싶기도 하고, 오랜 친구와 통음하고 싶고, 누구 못지않게 책도 많이 읽고 싶고, 하고 싶은 일의 목록을 만들다 보면 노트 한 쪽이 금방 채워질 것이다. 모두 해보는 게 좋다는 생각이다. 탐색의 기간은 낭비하는 시간이 아니다. 1~2년 공부, 운동, 취미, 인간관계 할 것 없이 미치도록 탐색하는 시간을 갖는 게 좋다. 탐색은 곧 내 인생의 광맥을 찾는 일이다. 그러나 내내 탐색만 할 수는 없다. 탐색의 시기가 지나면 하나든 둘이든 내가 정말 하고 싶은 일, 나를 가슴 뛰게 하는 일을 찾아야 한다. 그리고 오랜 시간 그 일에 천착해야 한다. 여기에서 성공과 실패가 갈린다. 운동이든 여행이든 사진찍기나 악기 연주, 수집과 만들기 등등 취미생활조차 프로의 경지까지 갈 수 있어야 한다. 1년, 2년 혹은 평생 깊이 있고 오랫동안 한 가지 일에 천착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한 가지만 집중하기보다 이것 쪼끔 저것 쪼끔 집적거리는 경우가 많다. 사진찍기도 비싼 카메라 사서는 홈피에 몇 장 사진 올리다가는 휴대전화기 카메라로 장난하는 수준으로 떨어진다. 수영장이든 학원이든 초급반은 늘 사람이 많고 중급으로 가면 한산하고 고급반에는 사람이 거의 없게 된다. 어떤 일에서든 전문가의 경지에 이른다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전문가의 경지란 목표를 세우기 나름이다. 수영을 하면 적어도 1㎞를 쉬지 않고 한다든지, 등산을 하면 태백산맥 종주를 하는 식. 소설을 좋아하면 어떤 장르 대부분을 섭렵했다는 식. 미쳐보지 않은 사람은 전문가의 경지에 이르기 어렵다. 대학 고학년이 되면 이제 자신의 인생을 걸고 뛰어들 직업을 찾아야 한다. 연봉에 집착하고, 남들이 알아주는 기업에 집착하는 식의 선택은 다른 사람들에게 맡기고, 남이 가지 않은 길, 내 인생 전체를 던져서 하고 싶은 일을 상상하고 모색하고 시도해 볼 일이다. 남다른 길을 간 사람들 가운데 소설가 박완서는 “모든 것의 기본은 고전읽기가 아닌가?”라고 하고, 한비야는 “한 손은 자신을 위해, 한 손은 다른 사람을 위해 쓰라.”고 권면한다. 유엔사무총장 반기문은 “나라 밖으로 눈을 돌려서 시대변화의 방향을 결정하는 길을 찾아라.”고 한다. 소설가 황석영은 “요즘 젊은이들은 너무 판에 박힌 붕어빵들이다. 시키는 대로 해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해서 사고가 창조적이지 못하다.”고 질책한다. 남다른 길을 간 사람들은 정상에 서야겠다고, 최고가 되어야겠다고 마음 먹은 적이 없다고 한다. 오히려 인생 전체를 걸고 내가 하고 싶은 일에 뛰어들었다고 한다. 그것이 가난과 고난한 삶을 예비하더라도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겠다는 용기다. 그리고 그들은 끈질기게 추구했던 것이다. 이들 장대한 성취를 이룬 사람들에게 우리는 모두 감동한다. 여기에 그치지 말고 성취를 이룬 사람들이 그런 경지에 다다르기까지 쏟아부었던 각고의 노력과 고통의 세월도 우리는 볼 수 있어야 한다. 여러분의 대학생활 4년이 내 인생 전체를 던질 만한 일을 찾아내는 탐색의 시간이고, 한번 찾아낸 일을 끈질기게 추구하는 준비의 시간이 되길 빈다.
  • [길섶에서] 개구리/이춘규 논설위원

    경기도 남양주시 농장의 연못에서 개구리 합창이 우렁찼다. 개구리가 겨울잠에서 깨어난다는 경칩을 일주일 남겼는데도 봄기운이 완연하자 서둘러 나와 번식활동을 했다. 수백마리는 되어 보이는 대집단이었다. 다가서자 순식간에 물밑으로 숨어버리고, 비켜주자 다시 울어댔다. 개구리들은 봄이 올 기미만 보여도 연못이나 논 등 고인 물에 나와 일제히 알을 낳는다. 때이른 봄 알을 낳은 뒤 반짝 추위로 알들이 몇 차례 얼어죽어도 개구리 집단은 쉬지 않고 알을 낳는다. 종족 보존을 위해서다. 개구리는 번식력이 매우 강하다. 몸에 좋다며 동면개구리 남획이 계속되는 것은 우리 시대의 비극이다. 한민족은 개구리를 신성시하고, 복과 다산의 상징으로 여겼다. 삼국유사는 개구리의 예언적 능력도 기록했다. 개구리 소리는 지친 현대인의 영혼을 달래준다. 서울대공원에서도 벌써 목청을 돋우고 있다. 서울 청계천과 남산에서도 다시 개구리들이 숨쉰다. 삭막한 도심 곳곳에 개구리 서식공간이 더 늘어날 수는 없을까. 이춘규 논설위원 taein@seoul.co.kr
  • 교보생명 광화문 글판 20돌

    교보생명 광화문 글판 20돌

    ‘내가 반 웃고/당신이 반 웃고/아기 낳으면/마을을 환히 적시리라’ 교보생명은 1일 장석남 시인의 ‘그리운 시냇가’에서 발췌한 글토막을 61번째로 본사 건물 외벽에 내걸었다. 서로 배려하며 조화로운 삶을 사는 시냇가 옛 마을의 모습을 묘사한 구절이다. 서울 광화문 거리의 명물로 자리잡은 교보생명 광화문 글판이 올해로 스무돌을 맞았다. 광화문 글판은 1991년 1월 교보생명 신용호 창립자가 제안해 시작됐다. 첫 글귀는 ‘우리 모두 함께 뭉쳐 경제활력 다시 찾자’는 격언이었다. 이후 1년에 4차례씩 계절이 바뀔 때마다 새로운 글귀들이 선보였는데, 초기에는 계몽적인 구호가 많았지만 1997년 외환위기가 닥쳐 고통을 겪는 사람들이 많아지자 위안을 주는 글판으로 방향을 전환했다. 1998년 봄 고은 시인의 ‘낯선 곳’에서 따온 ‘떠나라 낯선 곳으로/그대 하루하루의 낡은 반복으로부터’라는 문안이 실리면서부터 광화문 글판이 시민들의 마음을 울리기 시작했다. 그해 겨울에 실린 고은 시인의 ‘모여서 숲이 된다/나무 하나하나 죽이지 않고 숲이 된다/그 숲의 시절로 우리는 간다’는 큰 반향을 일으켰다. 광화문 글판은 2007년에는 사람이 아닌데도 ‘세상을 밝게 만든 100인’에 이름을 올렸고, 2008년에는 한글문화연대가 주최하는 ‘우리말 사랑꾼’에 선정되기도 했다. 광화문 글판 문안은 소설가 은희경씨 등으로 구성된 문안선정위원회에서 정한다. 가장 많이 인용된 작가는 7차례 실린 고은 시인이고 이어 김용택 시인 3편, 도종환·정호승·정현종 시인 2편씩이다. 교보생명은 강남 교보타워, 천안 계성원(교보생명 연수원), 대전·부산·광주·제주 사옥 등 7개 지역에서 글판을 운영하고 있다. 그동안 오른 문구는 ‘광화문 글판 블로그(blog.naver.com/kyobogulpan)’ 에서 볼 수 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봄 편지/정한용 두 점 사이에 우린 있습니다. 내가 엎드린 섬 하나와 당신이 지은 섬 하나 구불구불 먼 길 돌아 아득히 이어집니다. 세상 밖 저쪽에서 당신은 안개 내음 봄 빛깔로 써보냅니다. 잘 지냈어…… 보고픈…… 나만의…… 그건 시작이 아니라 끝, 끝이며 또한 처음 맑은 흔적을 확인하는 일입니다. 혹시 압니까 온 세상 왕창 뒤집혀 마른 잎 다시 솟고 사람들 이마에 꽃잎 날릴 때 그 너울 사이사이 흰 빛 내릴 때 그쪽 섬에 내 편지 한 구절 깊숙이 스미고 이쪽 섬에 당신 편지 한 구절 높이 새겨져 혹시 압니까 눈물겨운 가락이 될지 섭리가 될지 아프게 그리운 한 흙이 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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