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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중기업가협회 임원단, 중국 후이저우시 방문

    한중기업가협회 임원단, 중국 후이저우시 방문

    최근 사드로 인해 굳게 빗장을 잠궜던 중국 시장이 다시 문을 열고 있다. 이러한 한중관계 해빙 분위기를 더욱 고조시키기 위해 한중기업가협회 김훈 집행회장을 비롯한 임원 대표단이 광동성 후이저우시를 방문해 대중국 경제협력과 교류지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김훈 집행회장과 이호상 부회장, 이철용 중국 지회장, 김유리 사무총장, 이성 사무차장을 비롯해 로얄그린코리아 권희숙 대표, 트루나스 강민규 총괄팀장 등 10여 명의 협회 임원과 회원사가 후이저우시를 방문해 한국과 중국의 관계개선을 통한 경제협력의 의지를 다졌다. 한중기업가협회 대표단은 타이둥그룹, 난쉬안그룹, 이웨이그룹 등 현지 대기업 총수와 후이저우 정부 관계자의 안내 하에 하에 후이저우 퉁후스마트단지, 중카이산업단지를 방문하며 한중간의 기업교류와 투자유치 등 사안에 대해 진지하고 심도 있게 논의할 수 있었다. 후이저우시는 대 한국 무역액이 150억 달러에 이를 정도로 큰 무역 규모를 자랑하는 도시로, 전자, 석유화학 산업이 가장 발달한 중국의 경제중심지역이기도 하다. 특히 지난 12월 15일에는 중국 국무원이 지정한 3대 중한산업협력단지로 최종 선정되었으며 삼성, LG 등 200여개 한국기업이 제조공장을 운영하는 등 한중 경제협력의 핵심 지역으로 꼽힌다. 대표단은 이번 방문과정에서 후이저우시 첸이웨이 서기와 마이쟈오멍 시장이 주최한 만찬에 참석해 사드 해빙 분위기를 이어갔다. 이 자리에서 첸이웨이 서기는 ‘엄동설한이 지났는데 봄이 멀겠는가’라는 중국 속담을 인용해 한중간의 경제에도 곧 봄바람이 불어올 것이라는 기대를 더했다. 한중기업가협회의 이러한 노력 덕분에 국내 기업들의 중국 진출도 정상화되고 있다. 한중기업가협회 김훈 집행회장의 지원 하에 대표적인 한국 식품기업이자 한중기업가협회 회원사인 ‘장보고홍원웰빙흑삼’과 ‘북경과해통국제무역유한회사’라는 중국 업체가 연간 1000만달러에 달하는 계약을 성사시켜 한국기업의 중국시장 재도약의 가능성을 다시 기대할 수 있었다. 한중기업가협회 김훈 집행회장은 “한중기업가협회는 앞으로도 한중간 경제협력과 교류의 교두보 역할을 충실히 이행할 것”이라며 “한국 기업의 중국 진출과 중국 수출, 각종 투자 유치 등 협회차원에서 전폭적인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한중기업가협회는 한중간의 기업간 교류와 협력을 증진하기 위해 설립한 민간단체로 올해 하반기 준비위원회를 발기하여 2018년 3월 정식출범을 앞두고 있다. 특히 중국 내 수백 개 대형 제조, 유통, 금융, ICT, 부동산 기업으로 구성된 중한기업가협회와 자매관계를 체결하는 등 향후 한중간의 경제발전 및 우호증진에 크게 기여할 전망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새해 인터뷰| 한반도 정세] “한·미 훈련 연기 제안, 文정부 처음 목소리 낸 일종의 사건”

    [새해 인터뷰| 한반도 정세] “한·미 훈련 연기 제안, 文정부 처음 목소리 낸 일종의 사건”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에서 통일부 장관을 지낸 정세현(73) 평화협력원 이사장은 집권 2년차를 맞은 문재인 정부가 이제야 대한민국의 입장에서 대한민국 외교를 해나갈 자세를 갖췄다고 평가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평창동계올림픽 기간 한·미 연합군사훈련 연기를 미국에 제안한 사실을 공개한 것을 두고는 집권 7개월 만에 자기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일종의 사건이라고 표현했다. 정 이사장은 또 문 대통령이 후보 시절 밝혔던 ‘남북 관계를 중심축에 놓고 한반도 문제를 풀어나가겠다’는 초심으로 돌아가 통일부가 남북 관계 개선에 나설 수 있도록 힘을 실어 줘야 한다고 제언했다. 지난 21일 서울 서초구 평화협력원 연구실에서 정 이사장을 만났다. 다음은 일문일답 내용.→한·미 연합훈련 연기를 제안했는데 어떻게 평가하시는지. -평창올림픽을 평화 올림픽으로 만드는 것은 우리 책임이다. 그걸 하려면 해마다 해왔던 한·미 연합훈련이 추진되면 안 된다. 연합훈련은 아무리 방어적이라는 식으로 정당화해도 상대방한테는 위협적이고 공격적인 전쟁 상황으로 넘어갈 수 있는 군사행동이다. 전쟁과 평화를 동시에 해낼 수 없다는 점에서 그걸 연기하자는 얘기를 우리가 먼저 한 거다. 북핵 문제 때문에 한 6개월 동안 완전히 미국과 똑같은 목소리를 낼 수밖에 없었다. 근데 6개월여 만에 처음으로 자기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다시 말해서 한반도 문제는 내가 운전을 하겠다는 입장을 명실공히 천명한 일종의 사건이라고 본다. 소위 거기서부터 새로운 흐름이 시작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한·중 정상회담 이후 연장선상에 있는 움직임으로 보시는지. -문 대통령은 한·중 정상회담을 하고 돌아와서 공관장 회의 석상에서 ‘균형외교’라는 단어를 썼다. 이번 한·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중국과의 관계를 원만하게 풀어냈다. 결과적으로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을 철회하고 앞으로 한·중 간에 경제 무역관계를 계속 활성화해 나가자는 얘기를 리커창 총리가 하도록 만들었다. 그건 10월 말에 ‘3불(不)’을 중국한테 얘기했기 때문에 12월 중순에 그런 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거다. 하지만 그 3불이 나올 때부터 보수 쪽에서는 왜 중국에 끌려가느냐는 비판을 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주권이라고 하는 개념이 미국 편에 서서 미국이 시키는 대로 하면 주권을 지킨 거고 미국과 거리를 두고 자기 목소리를 내면 주권 상실이라는 식으로 양단논법으로 얘기하는 잘못된 점이 있다. 한·미 관계는 기본으로 적절하게 관리해 나가면서 한·중 관계를 원만하게 풀어나가는 외교를 처음 시작한 거다. 균형외교라는 것이 조금 더 심화되면 대한민국 외교에 있어서 자국 중심성이 강화된다. 이번 한·중 정상회담과 한·미 연합훈련 연기 요청을 보면서 문재인 정부가 비로소 대한민국의 입장에 서서 대한민국 외교를 해나갈 자세가 갖춰졌다는 생각을 했다. →한·미 연합훈련 연기 제안을 공식화한 데 대해 북한이 어떻게 반응할지. -북한은 한·미 연합훈련 연기 정도 가지고는 성에 안 찰 거다. 중단해 주길 바라지 않으면 최소한 축소를 바랄 거다. 첫 번째는 매년 봄마다 하는 한·미 연합훈련은 북한한테 군사적 위협이 된다. 수시로 한반도 상공을 돌고 가는 B1B나 B2 같은 것은 북한의 입장에서 볼 때는 굉장한 위협이다. 두 번째는 위협적인 군사훈련이 전개되면 북한도 그에 대한 대비를 해야 된다. 비상 경계태세를 위해 비행기, 군함, 탱크, 대포를 움직이려면 기름을 써야 되기 때문에 적지 않은 돈이 들어간다. 군사훈련이라는 것이 북한한테 군사적인 위협이 되는 동시에 엄청난 경제적인 손실을 가져오기 때문에 북한이 그렇게 저항하고 반발하는 것이다. 그것을 연기하면 두세 달 있다가 또 그것이 재연되기 때문에 별로 북한한테 매력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연기 정도 가지고 평창올림픽 참가 등 결단을 내릴지는 조금 의문이다. →미국은 한·미 연합훈련 연기 요청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문 대통령이 일단 공개적으론 연기라고 얘기했지만 내막적으로 축소라든지 또는 가능하면 일단 상반기에는 훈련을 중단했으면 좋겠다는 식의 얘기를 했는지는 모르겠다. 최소한도 연기는 아마 동의를 해줄 거 같으니까 연기 요청을 공개한 것 같다. 북한도 바로 반응을 보이기 어려운 것이 미국이 먼저 여기에 대해서 사인을 줘야 한다. 난데없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그런 건 있을 수 없다는 식으로 잘라버리면 소용없는 일이 된다. 중요한 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반응보다 돌발성이 더 강한 트럼프 대통령의 반응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문 대통령을 어렵게 만드는 것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평창올림픽을 ‘평화 올림픽’으로 만들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강한데. -일본은 위안부 문제가 불편할지라도 평창올림픽에 온다. 중국도 웬만하면 올 거다. 중요한 것은 북한이다. 북한이 평창올림픽에 안 온다고 해서 올림픽 기간 중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하거나 핵실험을 추가로 하거나 하진 않을 거다. 그러나 북한이 실제로 참가를 하는 경우에야 비로소 평화 올림픽이라고 하는 그림이 완전히 그려진다. 물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참석해 주면 더 좋겠지만 시 주석이 참석하는 것도 북한이 참가를 해야 금상첨화가 된다. 북한은 아마 평창올림픽 파이널 엔트리를 제출하는 1월 29일까지는 한·미 간에 어떤 식으로 논의가 되는지 예의주시하면서 최종적인 결정을 내릴 거다. 그러나 방향 자체는 아마 특별히 나쁜 일이 없으면 참석해야 되는 거 아니냐는 쪽으로 정해질 것으로 생각된다. 평창 올림픽 참가를 핑계 대고 남북 관계를 복원하는 것이 북한한테도 유리하다. →평창올림픽에 북한이 오면 이산가족 상봉이나 군사회담 제안에도 응답을 할까. -우리가 물어보지도 않는데 북한이 얘기할 가능성은 별로 없고 만나게 되면 우리가 적극적으로 촉구를 해야 된다. 특히 평창올림픽에 북한이 오면 단순히 선수단, 감독, 코치만 오지 않고 국가체육지도위원회 위원장 같은 사람들이 올 거다. 지난번 인천아시안게임 때 국가체육지도위원회 위원장 자격으로 최룡해가 왔었다. 그 자리를 지난 7월에 있었던 조선노동당 7기 2차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최휘라는 사람한테 넘겨줬다. 그런 사람이 오면 자연스럽게 얘기를 꺼낼 수 있고 그렇게 되면 전달되는 강도가 그냥 방송에다 대고 일방적으로 제안하는 거보다 훨씬 더 임팩트가 들어간다. 북한은 우리가 지난 7월에 제안해 놓은 군사적 긴장 완화를 위한 군사회담과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적십자회담에 답을 하지 않았다. 분명하게 받는다 안 받는다는 얘기를 안 했기 때문에 그걸 답하라는 얘기를 할 수 있고 그 자리에서 반승낙 비슷한 얘기를 하거나 아니면 가서 내부적으로 협의를 한 뒤에 답을 보내겠다고 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거다. →1월 초에 미리 같은 제안을 다시 한번 하는 건 어떤지. -평창올림픽 때 얘기해서 시작이 되면 결국 또 3월로 넘어간다. 1월 초에 미리 얘기를 해서 설을 계기로 한 이산가족 상봉 사업을 먼저 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이산가족 상봉 사업을 하려면 한두 번 회담을 해야 되고 명단을 뽑아서 보내는데 북한이 전산화가 안 돼 수작업을 해야 하는 바람에 보름 이상 한 달 가까이 걸린다. 분리해서 하는 것도 좋다. 군사회담과 이산가족 회담도 제안해 놓고 북한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면 평창올림픽에도 좋은 신호가 된다.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해서 군사회담 얘기를 좀더 심도 있게 할 수도 있다. 관건은 김정은이 직접 읽는 1월 1일 신년사에서 어떤 얘기를 하느냐다. 아마 정부도 대북 대화 제의 계획을 만들어 놓고 신년사를 봐 가면서 받겠다 싶을 때 얘기를 하지 그쪽에서 강하게 나오면 못하게 될 거다. →집권 2년차를 맞은 문재인 정부에 제언을 해 주신다면. -문 대통령이 후보 시절에 했던 남북 관계를 중심축에 놓고 한반도 문제를 풀어나가겠다는 것을 확실하게 통일·외교·안보정책의 기본으로 천명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우선 문 대통령이 통일부에 힘을 실어 줘야 한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남북 관계 전성기에 모든 남북 관계 실무를 풀어나갔던 교류협력국장 출신이다. 회담 경험도 제일 많기 때문에 힘만 실어 주면 얼마든지 할 수 있다. 문 대통령이 회의 때마다 통일부 의견을 먼저 묻고 통일부 장관을 존중하는 모양새만 취하면 가능한 일이다. 과거처럼 통일부 장관을 부총리 부서로 옮겨주거나 최소한 부서 순위를 높여주는 것도 필요하다.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새롭게 균형외교의 기반을 닦아 놓은 상황에서 다시 초심을 가지고 남북 관계를 중심축에 놓고 한반도 문제를 풀어나가기 위한 상징적인 사건은 통일부를 살려 주는 거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정세현 이사장은김대중 정부 시절인 2002년 1월부터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4년 6월까지 통일부 장관을 지냈다. 1977년 국토통일원(현 통일부) 공산권연구관실 연구원으로 통일부 업무를 시작한 그는 김영삼 정부 시절인 1995년 청와대 통일비서관으로 ‘베이징 쌀회담’에서 능력을 발휘했다. 1998년 통일부 차관 시절 비료 지원과 이산가족 문제를 연계한 차관급회담 수석대표로 활동했다. 남북 당국 간 회담만 30여 차례가 넘었던 2002년에는 장관급회담 우리 측 수석대표로 활약했다. 그가 통일부 장관으로 재임하던 때는 남북 접촉이 가장 활발했던 시기로, 남북대화만 95차례나 이어졌다. 정 이사장은 개성공단과 경의선 및 동해선 개통도 주도했다.
  • [이호영의 그림산책2]샤갈의 마을과 나

    [이호영의 그림산책2]샤갈의 마을과 나

    초록 얼굴에 십자가의 목걸이. 손에는 나뭇가지를 들고 건너의 염소를 보는 사내가 있다. 흰 얼굴, 그렁그렁한 눈망울을 한 염소. 젖을 짜는 여인은 그의 얼굴에 담겨 있다. 화면의 큰 축을 이루는 사내와 염소. 둘 사이에 마을이 있다. 교회와 삼각지붕의 집들이 있는 마을. 마을의 하늘은 벌써 어두워 밤이다. 화면의 상단에 조그맣게 자리하고 있는 사람의 마을. 환한 골목길. 그 길에는 낫을 든 사내와 여인이 집보다 크게 그려져 있다. 사람과 염소를 엮어 내는 것은 원형의 선. 달의 형상은 원형의 선 끝에 매달려 있다. 붉은 색과 흰 색이 교차하는 공간사이. 사내가 들고 있는 나뭇가지가 하단의 중심을 이룬다. 1911년에 제작된 샤갈의 ‘마을과 나’이다.사내의 응시는 소의 눈에 있고, 소의 응시 또한 초록 사내에게 있다. ‘마을과 나’의 주제는 그러므로 응시라고 볼 수 있다. 샤갈은 초록색 얼굴의 남자가 되어 소를 바라본다. 소는 고향의 추억이며 그리움의 상징이다. 이 둘의 시선은 서로를 향한다. 그것은 그리움이다. 사랑과 평화가 넘치는 고향에 대한 그의 그리움. 화면의 큰 축을 이루는 사내와 소. 그리움과 그리움에 대한 갈망은 서로를 마주보게 했다. 그 기억의 풍경은 그러므로 둘 사이의 풍경으로 확장된다. 마을의 골목길에는 사랑과 평화가 깃든 풍경이 펼쳐진다. 들에서 온 종일 일을 했을, 그리하여 저녁놀에 일을 마친 사내-낫을 걸쳐 맨 것으로 보아 농부가 분명한- 를 맞이하는 여인. 여인의 손에는 반가움과 사랑이 담겨 있다. 평화와 사랑이 가득한 마을. 샤갈의 마을이다. 대비와 눈길 두기에서 그리움의 향기는 깊이를 더한다. 나의 마을, 나의 고향이 그립다, 고 샤갈이 말을 한다. 샤갈의 마을과 나는 그러한 응시를 통하여 그리움, 사랑에 다가가고자 한다.무중력으로 이루어진 공간의 구성을 통해 영원한 아름다움을 담아내는 그의 그림은 화려한 색채와 몽상적인 화면을 구현한다. 하늘을 나는 꿈. 그 꿈속에서나 보일 풍경이 샤갈의 세계에서는 무한정 펼쳐진다. 여러 사물들이 상상 속의 풍경처럼 휘어지기도 다른 사물과 풍경과 겹쳐지기도 한다. 화려한 색채와 더불어 꿈결 같은 화면은 실제의 공간에서는 만날 수 없거나 이루어질 수 없는 공간들이 겹쳐져 있다. 한 사물 안에 다른 사물과 풍경이 그려져 있어 그 사물이 내면에 간직하고 있는 것을 표현하고 있다. 샤갈의 화면을 이끄는 것은 근원-고향에 대한 그리움 혹은 아름다운, 영원한 사랑에의 갈망이다.(그림 2.3.4) 샤갈은 유태계 러시아출신의 화가이다. 1910년 파리에 온 샤갈은 작품의 방향을 전환한다. 파리는 샤갈에게 많은 영감을 주는 도시였다. 모딜리아니(Amedeo Modigliani), 수틴(Chaim Soutine), 아키펭코(Alexandr Archipenko), 레제(Fernand Léger)등의 젊은 작가들이 입체주의, 야수주의 경향의 작품들을 실험하고 발표하는 왕성한 실험무대가 펼쳐진 젊음의 도시, 새로움이 가득한 예술의 도시였다. 모이셰 세갈(Moyshe Shagal)에서 마르크 샤갈(Marc Chagall)로 개명한 것도 파리로 온 이후 이 새로운 도시에 감동을 받은 이후이다. 또한 기욤 아폴리네르(Guillaume Apollinaire), 막스 자코브(Max Jacob), 앙드레 살몽(André Salmon) 블레즈 상드라르(Blaise Cendrars)등의 시인과도 교류했다. 그의 작품이 입체주의 초현실주의 경향과 화려한 색채를 갖고 있고, 서정적이고 문학적인 이미지를 품고 있는 것이 그러한 교류의 영향이라고 볼 수 있다. ‘샤갈의 마을에 내리는 눈’또는 ‘샤갈의 눈 내리는 마을’하면 많은 사람들은 일견 샤갈이 그린 그림으로 생각할 수 있다. 허나 이 제목은 ‘꽃’의 시인으로 유명한 김춘수 시인의 시이다. 샤갈의 작품에는 이러한 제목이 붙은 작품이 없다. 마을이라는 단어가 나오는 샤갈의 작품은 위의 작품 ‘마을과 나’이다. 러시아 출신 실향화가 샤갈의 작품이 모티브가 되어 한국 시인 김춘수의 시가 되었다. 만남은 중요한 계기를 만든다. 시인이 그러했듯이. 만남은 응시로부터 온다. 거리 속에서 만나는 인연들이 의미가 될 수 있는 것은 응시를 통해서이다. 바라볼 때 보이고, 보일 때 그 의미를 알아보며 서로에게 어떤 의미가 될 수 있다. 예술작품을 만나는 것은 낯선 곳으로의 초대이다. 예술작품은 일상의 시선을 전복하거나 다른 시선에서 사물, 사건들을 보는 경우가 더 많기 때문이다. 그러한 시선은 처음에는 낯설 수밖에 없다. 그 작품에 다가가기 위해서는 천천히 느리게 바라보는 시선이 필요하다. 눈길을 주었을 때 숨겨져 있는 의미들이 그의 모습을 드러낸다. 환한 눈으로, 순수한 눈길로 작품을 통해서 작가의 말들을 감지했을 때 스스로가 보고자 하는 것들이 어떤 의미로 다가올 것이다. 그것은 순간이다. 샤갈의 마을에 내리는 눈 / 김춘수 샤갈의 마을에는 삼월에 눈이 온다./ 봄을 바라고 섰는 사나이의 관자놀이에 / 새로 돋은 정맥(靜脈)이 / 바르르 떤다. / 바르르 떠는 사나이의 관자놀이에 / 새로 돋은 정맥(靜脈)을 어루만지며 / 눈은 수천수만의 날개를 날고 / 하늘에서 내려와 샤갈의 마을의 /지붕과 굴뚝을 덮는다. / 삼월에 눈이 오면 / 샤갈의 마을의 쥐똥만 한 겨울 열매들은 / 다시 올리브빛으로 물이 들고 // 밤에 아낙들은 / 그해의 제일 아름다운 불을 / 아궁이에 지핀다. 이 호 영 (미술학 박사. 아티스트)
  • [서울광장] 찢어진 국서 주워 모은 최명길을 생각한다/김성곤 편집국 부국장

    [서울광장] 찢어진 국서 주워 모은 최명길을 생각한다/김성곤 편집국 부국장

    “국서를 찢는 사람이 없어서도 안 되고, (찢어진) 국서를 붙이는 사람이 없어서도 안 되지요.” 1637년 정묘호란 때 농성(籠城) 중이던 남한산성의 어전회의에서 최명길이 한 말이다. 동절기 47일의 농성으로 군의 사기가 저하되고, 식량마저 고갈돼 버티기 힘들어지자 인조는 논쟁 끝에 청나라 황제 누루하치에 대한 투항을 결정한다. 이때 국서를 쓴 이가 최명길이다. 말이 국서지 항복문서다. 최명길은 만고역적이 될 것을 알면서도 악역을 자임한다. 척사파 김상헌은 이를 빼앗아 찢어 버린다. 최명길은 묵묵히 이를 주워 모은다. 이른바 ‘삼전도의 굴욕’에 앞서 이뤄진 일들이다. 둘 다 명분은 있었다. 최명길은 굽혀서 백성을 구하고, 임금을 구하고, 나라를 구하자는 것이었고, 김상헌은 오랑캐 청에 끝까지 싸워서 조선의 자존과 명에 대한 의리를 지키자는 것이었다. 버티면 봄이 돼 기근을 벗을 수 있고, 각지에서 근왕병이 일어나면 오랜 원정에 지친 청이 떠날 것이라는 확신에 차 있었다. 두 사람은 각자의 명분을 토대로 싸우면서 상극(相剋)의 길을 간다. 훗날 이들은 청나라에서 만난다. 최명길은 1642년 명과 밀통한다는 밀고로, 김상헌은 삼전도비를 부쉈다는 혐의로 각각 청나라 심양의 감옥에 투옥된다. 둘은 4년여의 투옥 생활 중에 시를 주고받으면서 서로를 알아 간다. 항서를 쓴 최명길이지만, 감옥에서는 비굴하지 않고 꼿꼿했다. 이를 본 김상헌은 최명길을 다시 보게 된다. 가치관이 다를 뿐 진정성이 있다고 느낀 것이다. 굴욕 외교가 논란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중국 국빈 방문 때 공항 영접에 이전과 달리 격이 낮은 차관보급이 나오고, 방문 당일 시진핑 국가주석 등 지도부가 베이징을 비우고, 문 대통령이 혼밥을 먹고…. 이들 모두 시빗거리가 되고 있다. 여기에 방중 취재단 폭행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한 때 일박이일 체류와 문 대통령의 평택 미군기지 직접 영접까지도 곁들여진다. 느끼는 이에 따라 강약은 있겠지만, 곳곳에서 굴욕스러운 면이 엿보이는 것은 사실이다. 필자 역시도 “욱” 하고 치미는 게 있었다. 그러다가 곰곰이 생각해 봤다. 다른 방안이 있을까. 이를테면 “그렇게 짧게 오느니 다음에 와라”(트럼프 방한), “이런 대접 받느니 방중 일정을 줄입시다”, “(시진핑 주석과의 회담에서) 기자도 손님인데 폭행은 유감이다” 등. 통쾌하다. 주변에 실제로 이렇게 해야 한다며 흥분하는 이도 있었다. 하지만 외교는 완승도 완패도 없다. 조금 더 주고, 조금 덜 받고, 반대로 조금 덜 주고 조금 더 받는 것이 있을 뿐이다. 우리의 사정도 배짱과 베팅을 할 만큼 여유가 있는 것도 아니다. 북한처럼 ‘김씨 정권’을 지키기 위해 벼랑끝 전술을 구사할 단계도 아니다. 우린 지켜야 할 것들이 너무 많다. 국민도 지켜야 하고, 그동안 피땀 흘려 이룬 경제적 성과도 지켜야 한다. 한반도 정세는 긴박하다. 북한은 핵은 물론 이를 미국까지 실어 나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개발했다고 주장하고 있고, 미국은 이를 용인할 수 없다며 군사적 옵션을 연일 들먹인다. 예측이 불가능한 트럼프가 예루살렘에 미국 대사관을 옮기겠다고 밝힌 것처럼 국면 전환을 위해 군사적 옵션을 동원할 수도 있다. 북핵 위기는 우리 문제였지만 다른 나라가 주도했고, 우리는 뒷전이었다. 트럼프 방한과 뒤이은 문 대통령의 방중 외교로 평창 카드가 부상하고 있다. 한·미 연합훈련 연기를 통해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를 유도하고, 시진핑과 아베 일본 총리를 초청, 한·중·일 정상회담이라는 큰 그림도 그리고 있다. 성사 여부는 알 수 없다. 시진핑과 아베가 오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많다. 하지만 지금은 조그만 가능성이라도 두드려 봐야 한다. 실로 오랜만에 우리 문제에 우리가 솔루션을 냈고, 작은 카드 하나를 손에 쥐었다. 굴욕론도 실사구시도 모두 일리가 있다. 하지만 지금은 찢어진 국서를 주워 담는 최명길의 모습이 눈에 더 들어온다. 한반도는 유사 이래 최대의 참사 위기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sunggone@seoul.co.kr
  • 전남 고흥서 4억 빈집털이범 검거

    전남 고흥경찰서는 농촌지역 낮 시간대에 빈집에 침입해 귀금속과 현금 등 100회에 걸쳐 4억원을 훔친 A씨(42)를 붙잡아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2008년 봄부터 지난 12일 검거될 때까지 전남과 전북 지역 농촌을 돌아다니면서 범행을 되풀이해왔다. A씨는 범행대상 농촌지역을 돌며 폐쇄회로(CC)TV가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계세요” 라고 불러 주인을 찾았다. 대답이 있으면 길을 묻거나 전혀 모르는 사람을 묻는 등 방법으로 되돌아 나오고, 빈집이면 집 안으로 침입해 절도행위를 하는 등 치밀함을 보였다. A씨는 농촌 노인들이 방안 장판 아래와 장롱 서랍장에 현금과 귀금속 등을 숨겨 놓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방안을 뒤진 후 다시 원상태로 해 놓았다. 이 때문에 피해자들은 뒤늦게 사실을 알고 제때 신고를 하지 못하기도 했다. 고흥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김광수 서울시의원 2017 글로벌 기부문화 공헌대상 수상

    김광수 서울시의원 2017 글로벌 기부문화 공헌대상 수상

    서울시의회 환경수자원위원회 활동하고 있은 김광수 의원(국민의당, 노원5)은 지난 16일 매헌 윤봉길의사 기념관에서 실시한 ‘2017 글로벌 기부문화 공헌대상‘ 시상식에서 수상의 영광을 안었다. ‘2017 글로벌 기부문화 공헌대상’은 기부문화 확산을 위하여 국제, 정치, 사회, 문화, 교육, 예술, 체육 등의 각 분야에서 기부문화에 공헌한 개인이나 단체 등을 발굴하여 업적을 널리 알려 궁극적으로 기부문화 확산에 기여하고자 하는 목적을 두고 ‘글로벌기부문화공헌대상 조직위원회’에서 시상을 하고 있다. 김 의원은 활발한 봉사활동을 벌이는 기부천사로 유명하다. 2013년 3월 상계동 지역에서 ‘수암사랑나눔이봉사단’을 결성하여 매주 일요일에 열악한 환경을 바꾸기 위해 봉사를 시작했으며 서울시 1365자원봉사포털에 기록된 시간이 300회 이상에 1,000시간이 넘는다. 실질적으로 봉사한 시간은 이 보다 훨씬 많은 시간이다. 김 의원은 매주 일요일 철저하게 마음속으로 약속한 봉사활동을 빠지지 않고 실천해왔다. 김 의원은 환경과 녹색에서 미래의 희망을 찾고자 항상 노력하며 환경활동에 열정을 쏟고 있다. 서울시의회와 지역 의정활동을 통해 환경 재생활동에 앞장서며 서울시민, 지역주민들의 주거환경 향상과 주민복지 편의 증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주거환경 개선과 녹지공간 확충을 위해 수직적 벽면녹화를 조성하여 에너지 절약에 기여하고 있으며, 도시 미관과 환경의 저해요소인 서울시내 불법 현수막 제거를 실현했다. 특별히 한강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한강을 지키고 서울시민에게 안전한 휴식공간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서울시 한강 전 구간의 수질지도를 만들었고, 한강 자연성 회복을 위해 오염의 주범인 한강공원에 설치된 음식물 배달존 철거와 다양한 시설물 철거를 요구하고 있다. 서울시 민·관수질합동감시단 합동조사에 참여하여 한강 생태환경 보존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김 의원은 생활 속에서 환경을 찾기 위해 수락산 불암산을 중심으로 마을 환경활동에 나서서 5여년 동안 무단으로 투기된 쓰레기를 제거하고 누구도 손을 대지 않은 쓰레기 창고를 녹지공간으로 만든 ‘기적’같은 일을 해왔다. 특별히 올해는 30~40년 된 열악한 주거 환경 속에서 살고 있는 마을을 바꾸기 위해 지난 봄부터 골목길 가꾸기 사업을 펼쳐 봉사단원들과 열정을 쏟았다. 지저분한 쓰레기와 적치된 물건을 치우고 벽에 페인트를 칠하고 다시 벽화를 그리고 쓰레기가 쌓인 자투리땅에 꽃과 나무를 식재하여 향기 나는 길로 변신을 이뤘다. 골목길에 페인트를 칠한 가구 수가 107곳 이다. 이 상을 주관한 ‘글로벌기부문화 공헌대상 조직위원회’는 김광수 의원의 남다른 의정활동, 특히 봉사활동으로 사회에 기부를 한 공로를 인정하여 ‘2017 글로벌기부문화 공헌 대상’ 수상자를 선정을 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수상 소감을 통해 “나눔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자산이다. 이 땅에 더 많은 나눔의 기부문화가 확산이 되어 서로를 사랑하고 감싸주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크리스마스트리가 된 한라산 구상나무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크리스마스트리가 된 한라산 구상나무

    크리스마스 시즌이다. 이 계절을 특별히 기다리는 편은 아니지만 크리스마스를 준비하는 도시의 풍경을 보는 건 꽤 즐거운 일이다. 더군다나 지금 이 계절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식물군 중 하나인 바늘잎나무(침엽수)를 실컷 볼 수 있다.꽃과 열매가 화려하지 않은 데다 늘 우리 주변에 있어 그 존재가 아쉽지 않은 소나무, 전나무와 같은 바늘잎나무들은 봄, 여름, 가을 내내 화려한 꽃과 열매의 식물에 가려 관심을 못 받다 12월, 크리스마스 시즌이 되면 도시의 주인공이 된다.시내의 대형 백화점 앞에 서 있는 거대한 전나무 트리를 보면서, 식물을 좋아하지 않는 친구의 집 거실을 휘감은 소나무 잎 트리 장식을 보면서 나는 ‘역시 우리는 식물을 매개로 살아간다’는 증명을 받은 듯한 어떤 희열 같은 걸 느끼기도 한다.인류가 크리스마스에 트리를 장식한 지는 자그마치 천 년이나 되었으니 천 년간 우리는 우리도 모르는 새 이 바늘잎나무들을 주기적으로 늘 곁에 두어 왔다. 동양의 경우 크리스마스를 챙긴 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 트리를 생체가 아닌 모형으로 사는 일이 많지만, 서양 사람들은 크리스마스 시즌이 되면 마트에 가 마음에 드는 수형과 잎의 트리용 나무를 고르는 것을 시작으로 크리스마스를 준비한다. 소나무, 잣나무, 전나무, 삼나무 등 트리로 쓰이는 식물은 다양하다. 이 중에서도 세계적으로 노르웨이 퍼와 코리안 퍼라 불리는 나무가 인기가 많은데, 바로 이 코리안 퍼의 원종이 세계에서 우리나라에서만 자생하는 한국 특산식물인 구상나무다. 구상나무가 우리나라에서만 자생하는 식물이니 전 세계의 트리는 우리나라에서 증식해 수출될 거라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세계의 도시에서 볼 수 있는 구상나무는 모두 우리나라가 아닌 미국에서 증식돼 수입된 것들이다. 물론 우리나라 도시에서 보는 크리스마스트리와 조경용 구상나무도 마찬가지다. 이 기이한 현상의 이유는 구상나무가 인류에게 처음 발견된 1900년대 초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당시 일본에 식물을 연구하러 왔던 서양의 선교사, 타케와 포리는 일본과 가까운 우리나라의 제주도에 들른다. 그리고 한라산에서 구상나무를 처음 발견한다. 처음 발견할 당시엔 분비나무라는 기존의 식물종과 비슷해 분비나무라 착각하고 채집한 구상나무를 미국 하버드대 아널드 식물원의 식물분류학자인 윌슨에게 제공한다. 윌슨은 이 식물이 분비나무가 아닌 신종이란 생각에 1917년 한라산에 와서 다시 구상나무를 채집하고 관찰해 분비나무와는 다른 종이라는 걸 확신해 이를 ‘Abies koreana E.H Wilson’으로 발표한다. 학명 종소명의 코레아나는 한국 원산의 식물임을 뜻한다. 당시 많은 식물학자가 헷갈린 분비나무와 구상나무의 형태적 차이는 지금도 계속 연구 중이고, 현대의 식물학자들조차 둘을 식별하기를 어려워한다. 다만, 구상나무가 분비나무에 비해 구과의 포가 더 뒤집어지는 부분을 가장 큰 차이로 보는데 최근 이 특징은 종의 형질이 아닌 어디에 사는지에 따라 생태형으로 구분되는 특징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와 지금도 이 둘의 관계는 계속 연구 중이다. 윌슨이 구상나무를 신종으로 발표한 후, 이들의 관상적 가치를 인정받아 미국 육종학자에 의해 새로이 육성되고 증식되어 구상나무는 지금의 코리안 퍼라는 이름의 크리스마스트리, 12월이 되면 세계인에게 가장 사랑받는 나무 중 하나가 되었다. 그런데 이렇게 크리스마스 시즌이 되면 세계 도시 곳곳에서 볼 수 있는 이 구상나무가 현재 몇 가지 위기를 맞고 있다. 기후 변화로 기온이 높아지면서 추운 환경을 좋아하는 구상나무들이 생리적 장애와, 강한 바람, 폭설, 폭우 등 극한 변동으로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도 온대식물의 확장과 병해충 등으로 이들은 빠르게 멸종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구상나무는 세계자연보존연맹(IUCN)에서 지정한 국제적 멸종위기종이다. 따라서 우리나라의 식물 연구자들은 구상나무의 보전을 위한 여러 연구를 해 왔다. 산림청과 환경부에서는 구상나무 보전 연구 사업을, 제주도에선 한라산의 구상나무를 보전하기 위한 연구를 꾸준히 수행하고 있다. 얼마 전엔 국립수목원에서 구상나무를 포함한 침엽수를 보존하기 위한 국제 심포지엄을 열었고 세계의 침엽수 전문가들이 우리나라에 와 침엽수 보존에 대해 머리를 맞대 논의하기도 했다. 물론 식물을 그림으로 기록하는 나 또한 2010년 구상나무를 관찰해 그렸고, 4년간 우리나라에 자생하는 침엽수 세밀화 컬렉션을 기록하기도 했다. 그리고 지금 나는 이 글을 읽을 이들을 위한 구상나무 그림을 그리고 있다. 7년 전 채집해 눌러두었던 표본을 꺼내 관찰하며, 흑백으로 그려 두었던 도해 그림에 색을 덧입히며 내내 한라산에 존재했을 푸르른 구상나무 군락 생각을 한다. 서양의 학자들에 의해 존재가 알려지고 이름 붙여진 우리나라의 이 나무는 단 백 년이 지나, 또다시 그 존재가 사라지게 될 위기에 처했다. 이제는 연구자를 넘어, 우리 모두가 구상나무의 존재를 알고 이들을 보존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때가 아닐까.
  • 김영이 자수 개인전 “바늘 한 땀·한 선에 하나 된 마음”

    김영이 자수 개인전 “바늘 한 땀·한 선에 하나 된 마음”

    “바늘 한 땀이 느낌을 완전히 다르게 만들 수 있어요. 한 땀이 모여 한 선이 되고 그게 나무가 되고 바위가 되고 학이 되는 거잖아요. 땀수를 고르게 맞추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전체적인 조화가 이뤄지면 좋고요.”전광석화처럼 바뀌는 세상에 40여년을 전통 자수에, 그것도 오롯이 한 스승 밑에서 배워 온 김영이 국가무형문화재 자수장 전수교육 조교가 개인전 ‘일침일선일심’(一針一線一心)을 오는 23~30일 서울 강남구 봉은사로 국가무형문화재전수교육관 전시장 ‘올’에서 연다. 지난해 봄 세상을 떠난 한상수 자수장의 문하에 1976년 들어가 바늘귀 꿰는 법부터 배웠지만 개인전은 이번이 처음이다. 음전한 종갓집 맏며느리 같은 김 선생은 20일 서울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스승께서 세상을 떠나시기 얼마 전 ‘내년쯤에는 네 전시회를 해도 좋겠구나’라고 말씀하셨다”며 “스승에게 누가 될까 봐 못했던 일에 용기를 내게 됐다”고 나직한 목소리로 털어놓았다. 2003년 전승공예대전 국무총리상 수상작인 수월관음도 등 70여점과 고 한상수 자수장의 작품과 김 선생의 문하생 작품까지 모두 100여점이 전시된다. 수월관음도는 관세음보살의 온몸을 덮은 너울과 그 안에 내비치는 화려한 무늬가 너무도 정교해 사진을 보는 듯한 착각을 안긴다. 고종이 재중원 원장에게 하사한 ‘정재무가화분도 자수 병풍’의 정교함도 못지않다. 서울 운현궁의 ‘백수백복도 자수 병풍’을 재현한 작품에서도 조선 시대 화려했던 궁수(宮繡)의 아름다움과 고아한 기품을 만끽할 수 있다. 전시회 제목은 한 선생의 친딸인 김영란 한상수자수박물관 부관장이 ‘일침일선’까지 생각한 것에 김영이 선생이 ‘일심’을 더한 것이다. 인터뷰 내내 친언니 이상의 우애를 보인 김영이 선생은 “심란하거나 마음의 가닥을 잡지 못할 때 자수를 한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기쁘고 하나 된 느낌일 때 가장 잘 놓을 수 있다”며 “정성을 다하는 마음이 하나 돼 혼으로 승화되는 무아지경”이 훌륭한 자수의 첩경이라고 설명했다. 대다수 무형문화재처럼 일정 기량을 갖춘 제자를 키워내기가 쉽지 않다. 김영이 선생은 “우리가 한창 배울 때는 수틀 밑에서 노루잠을 자고 일어나 밥 먹는 시간만 빼고 기법을 익혔다”며 “10년 이상 백화점의 문화아카데미에서 가르쳤지만 취미나 태교의 방편으로만 생각하곤 한다. 그래서 반듯한 제자 내놓기가 어렵다”고 안타까워했다. 스승은 늘 “자연스러워야 한다”고 되뇌셔서 자신도 어느덧 문하생들에게 똑같은 말을 들려주고 있다며 베시시 웃었다. 제주 출신인 한상수 선생은 부산 피란 시절 조종호 선생에게 자수를 배워 60년대 일본의 주문자제작상표(OEM)로 큰 돈을 벌어 서울 종로구 견지동에서 화랑을 경영할 정도였다. 당시만 해도 일본 자수를 따라 했다. 해서 한상수 선생은 우리 궁중에서 해오던 자수 유물을 찾아 전통 기법을 익혔다. 김영이 선생은 “17살 때 언니와 함께 스승을 뵙고 바로 문하에 들어갔다. 곧바로 저를 마음에 들어하셔서 유물을 찾으러 가면 항상 데리고 다니셨다”고 말했다. 친딸 김영란은 이론을, 수양딸이나 다름없는 김영이는 실기를 익히라고 일찌감치 길을 내주셨다. 김영이 선생은 오래 전 정말 마음에 드는 제자가 있어 설득하려 했지만 생활을 감당할 지원을 해줄 수 없어 놓쳤다며 헛헛해 했다. 그래도 취미로 자수를 배우는 이들을 위한 초급 코스와 중급 과정 등 커리큘럼을 제대로 갖춰 노력하고 있다. 근래에는 시각디자인을 전공하거나 건축학으로 영국 유학을 다녀온 이도 자수의 매력에 빠져 조감도를 자수로 제작하는 일까지 있다고 했다. 김영이 선생은 “뜨개질이나 퀼트 같은 것은 대중교통을 이용해 할 수도 있지만 자수는 수틀을 갖고 앉은 자리에서 진득하게 해야 하기 때문에 더 어렵다”면서 “일주일에 딱 한 번, 문화아카데미가 있는 금요일에만 외출해 바깥일을 하고 다른 날은 종일 자수에 매달린다”고 소개했다. 자수가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종합예술이다. 도안이나 배색, 자수 어느 것 하나 소홀히 할 수 없다. 흔히 여자가 하는 손재주란 식으로 깎아내리는데 전통 자수는 예술적 감각과 창의력이 반드시 필요한 예술”이라며 “스승도 예술적 품격이 굉장히 필요한 분야라고 늘 말씀하셨고 전통 자수를 국가 브랜드로 키우고 싶다고 하셨다”고 들려줬다. 김영란 부관장은 서울 종로구 가회동에서 13년 동안 운영하던 한상수자수박물관을 잠시 문 닫고 내년 상반기 경기도에서 새로 문을 열 계획이다. 수장고에 어머니가 남긴 작품 1000여점을 보관하고 있어 다시 햇볕을 볼 날을 손꼽아 기다린다고 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이주의 어린이 책] 개구지고 해맑은 자화상 윤동주·일주 형제의 동시

    [이주의 어린이 책] 개구지고 해맑은 자화상 윤동주·일주 형제의 동시

    민들레 피리/윤동주·윤일주 지음/조안빈 그림/창비/112쪽/1만 1000원 ‘누나!/이 겨울에도 눈이 가득히 왔습니다.//흰 봉투에/눈을 한 줌 넣고/글씨도 쓰지 말고/우표도 붙이지 말고/말쑥하게 그대로/편지를 부칠까요.//누나 가신 나라엔/눈이 아니 온다기에.’(편지)서설(瑞雪)처럼 티 없는 동심의 이야기가 닮은 듯 다른 형제의 시편에 담겼다. 올해 탄생 100주년을 맞은 윤동주(1917~1945)와 그의 동생 윤일주(1927~1985) 성균관대 건축공학과 교수의 동시를 모은 시집이 나왔다. 1935~1938년 윤동주가 쓴 동시 34편과 1955년 ‘문학예술’로 등단한 윤일주의 동시 31편을 모은 ‘민들레 피리’다. 윤동주 시인은 본격적으로 시를 쓰기 전인 평양 숭실중학교 시절부터 연희전문학교 문과 1학년까지 동시를 썼다. ‘윤동주 평전’을 쓴 송우혜 작가는 “한국문학사의 보석 상자인 윤동주 시집에 가만히 숨어 있는 존재들이 그의 동시들”이라며 “그의 시에는 그가 겪은 인생 자체가 들어 있다고 한다면, 그의 동시에는 그가 겪은 삶의 행복이 담겨 있다”고 서문에 썼다. 그 말대로 윤동주의 동시에는 개구지고 해맑은 소년의 얼굴이 들어 있다. ‘서시’, ‘자화상’ 등에서 나타나는 염결한 청년 이미지만 생각해 온 독자라면 새로운 발견이랄 만하다. 엄마에게 빗자루로 볼기짝을 맞고 빗자루를 숨겼다 또 야단맞는 모습(빗자루)이나 동생이 이불에 싸 놓은 오줌 자국을 보고 ‘돈 벌러 간 아빠 계신 만주 땅 지돈가’ 갸우뚱하는 모습(오줌싸개 지도)이 담백하고 맑은 언어로 시가 됐다. 형의 시심을 이으면서도 자신만의 시 세계를 구축한 윤일주의 작품에서는 형을 향한 그리움과 사랑이 읽힌다. ‘눈 감고 불어 보는 민들레 피리/언니 얼굴 환하게 떠오릅니다./날아간 꽃씨는/봄이면 넓은 들에/다시 피겠지./언니여, 그때엔/우리도 만나겠지요.’(민들레 피리)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아산정책硏 “北, 평창때 제한적 평화 공세 가능성”

    민간 싱크탱크인 아산정책연구원은 15일 “북한이 평창동계올림픽 기간 동안 군사훈련 자제 등 제한적 평화 공세를 제안해 올 가능성에 유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연구원은 이날 서울 종로구의 연구원 갤러리에서 열린 ‘2018 아산 국제정세 전망’ 언론간담회에서 북한이 올해 말 혹은 내년 초 핵·미사일 능력 완성을 시위하면서 미·북 관계 갈등이 다시 증폭되는 시점에 평화 공세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며 이같이 전망했다. 연구원은 “미·북 직거래 가능성이 낮아지면 낮아질수록 한국 변수를 활용하려는 북한의 행보는 활발해질 수 있다”면서 “다만 이 역시 남북 간 대화나 협력 추세 복원보다는 한·미 공조의 이완이나 대북 제재와 관련된 한·미 간 이견의 증폭을 겨냥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예를 들어 북한은 평창올림픽 및 패럴림픽 기간을 전후해 남북한 쌍방이 어떤 군사적 훈련이나 행위성 자제하자는 제의를 함으로써 2018년 봄으로 예정된 한·미 연합훈련을 정조준할 수 있다”고 연구원은 예상했다. 연구원은 “북한이 핵 보유국으로서의 능력을 보여 줬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여전히 이를 무시할 경우 미·북 간 줄다리기를 좌우할 최대 변수는 북한 자체의 체제 내구력”이라면서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타협적 대안을 들고 나오는 쪽은 평양일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연구원은 내년 동북아 정세에 대해 “역내 국가들은 국내 정치가 안정된 상태에서 힘에 기초한 대외전략에 집중하는 한 해가 될 것”이라면서 “동북아 4강(미·중·일·러) 지도자들이 모두 자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며 적극적, 공세적인 외교를 전개함으로써 동북아의 불안정성은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구원은 또 “미·중 간 견제와 갈등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미국이 구상하는 ‘인도·태평양 전략’과 중국이 구상하는 ‘신형 국제관계’, ‘주변국 외교’, ‘일대일로’ 등 제도와 규범을 둘러싼 경쟁이 더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프랑스 ‘늑대와 전쟁’ 논란…생태계 부활 vs 양떼 초토화

    프랑스 ‘늑대와 전쟁’ 논란…생태계 부활 vs 양떼 초토화

    늑대는 자연 애호가들에겐 매혹적이지만 양떼를 지키려는 양 사육사들 사이에선 두려움의 대상이다. 최근 늑대의 양떼 공격이 늘어나면서 더더욱 논란이 되고 있다. 프랑스 동남부에 양사육을 하고 있는 레이피(32)는 “지난 8일 밤 늑대에게 150마리 양떼 중 15마리를 잃었다”면서 “빚까지 지면서 양을 키우는 3년 동안 한 두 마리 정도는 늑대를 위한 몫이라 생각해왔지만 15마리가 한꺼번에 죽게 되는 건 너무도 큰 피해”라고 괴로운 마음을 전했다. 회색늑대는 1930년대 프랑스에서 멸종됐다. 1992년 이탈리아를 거쳐 스위스와 독일에서는 2000 마리 정도가 분포돼 있다. 1979년 베른 협약 이후 늑대는 자연적인 유럽 유산의 근본적인 요소로 보호종이 됐다. AFP통신 보도에 따르면 늑대 환경 검사관 세드릭 아르노(Cedric Arnaud)는 “검사관들이 프랑스 남부의 오트 프로방스 알프스 산기슭을 돌아 다니며 DNA를 결정하고 분류할 수 있도록 늑대가 남긴 털과 배설물을 모으고 있다”면서 “프랑스 국립 사냥 및 야생 동물 보호국(ONCFS)은 늑대의 울부짖는 소리를 듣고 봄에 태어난 늑대 새끼의 수를 추산하고, 늑대의 전체 개체수를 추정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븐 르 마호(Yvon Le Maho) 국립과학연구센터 명예 연구원은 “먹이 사슬의 꼭대기에 있는 늑대가 생태계를 유지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면서 “늑대가 아닌, 사슴의 과잉이 오히려 환경의 악화를 가져왔다는 사실이 미국에서 충분히 입증됐다”고 설명했다. 실제 미국 서부의 옐로스톤 국립공원의 예가 실제 사례다. 1994년 미 환경당국이 늑대를 다시 방사한 뒤 사슴 개체가 줄어들었고, 식물 생태계의 부활 및 특정 곤충과 새들의 귀환은 물론, 침식작용도 줄어드는 등 긍정적 효과를 가져온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논란은 여전히 남아 있다. 스웨덴은 환경 보호 운동가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올해 의회가 22 마리의 늑대를 할당하는 등 사냥 시즌을 정기적으로 승인하고 있다. 프랑스에서는 성난 양떼 농가들을 달래기 위해 2004년부터 일정량의 늑대 사냥을 엄격한 조건에서 허가했다 늑대 피해를 입은 프랑스 사육사 대표 베로니 초 쇼벳(Veronique Chauvet)은 “매우 힘들고 고통스럽다”면서 “이런 일이 계속된다면 10년 후 프랑스 동남부 지역에선 양 사육이 사라질 것”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장관섭 프리랜서 기자 jiu670@naver.com
  • [발효 음식 이야기] 다시 뜨는 국민酒

    [발효 음식 이야기] 다시 뜨는 국민酒

    쌀·누룩·물이 빚어낸 전통주의 모체생막걸리 100㎖당 유산균 최대 1억마리웰빙 열풍 맞물려 인기 쑥쑥 막걸리는 우리 전통주의 모체다. 막걸리를 맑게 거르면 약주나 청주가 되고, 증류하면 증류식 소주가 된다. 힘든 농사일을 마치고 목을 축이던 ‘노동주’에서 지갑이 얇은 젊은이를 위로하던 대학가 ‘청춘주’에 이르기까지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대 덕분에 서민의 술로 불린 막걸리는 우리네 삶의 굴곡을 함께해 왔다. 한때는 ‘마시고 나면 머리 아픈 술’이라는 오명과 함께 화려한 외국 술에 밀려나기도 했지만, 최근에는 ‘웰빙’ 열풍과 함께 다시금 그 가치를 재조명받고 있다.막걸리는 쌀과 누룩으로 빚은 술이다. 발효가 끝나면 여과하지 않고 고운 채에 막 걸러 낸다고 해서 ‘막걸리’라고 부른다. 누룩은 밀이나 쌀 같은 곡식을 메주와 같이 덩어리지게 물로 반죽해 곰팡이가 피어나도록 발효시킨 것이다. 누룩은 한·중·일 동아시아 3국의 전통주를 빚을 때 흔히 쓰이는 재료다. 일본은 주로 쌀누룩을 사용하고 중국과 한국은 밀누룩을 주로 쓰는데, 특히 우리나라는 밀을 껍질째 반죽해 누룩 틀에 담고 덩어리로 만든 ‘막누룩’을 사용한다.서민들 굴곡진 삶과 함께 막걸리는 사랑받은 세월만큼이나 별명도 많다. 맑지 않다고 해서 ‘탁주’라고 불리기도 했고, 나라를 대표하는 술이라는 의미인 ‘국주’, 농사짓기에 필요한 술이라는 뜻의 ‘농주’, 색깔이 하얗다고 해 ‘백주’, 집집마다 담근다고 해서 ‘가주’ 등으로도 불렸다. 시인 조지훈은 쌀과 누룩, 그리고 물 3가지 재료로만 만들었다고 해서 ‘삼도주’라고 부르기도 했다. 막걸리는 6~8%의 낮은 도주다. 100㎖를 기준으로 열량은 40~70㎉에 불과해 와인(70~74㎉), 위스키(250㎉) 등에 비해 낮다. 생막걸리에는 발효주답게 효모와 유산균이 풍부하게 들어 있어 장(腸)을 깨끗이 하는 정장작용에 도움을 주며, 식이섬유와 비타민 B·C도 함유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생막걸리 100㎖ 당 유산균이 10만~1억 마리 들어 있다. 또 막걸리를 가만히 놔두면 가라앉은 하얀 고형물질은 대부분 ‘비소화성 식이섬유’로 이뤄져 있는데, 포만감은 주지만 칼로리가 낮고 장내 독소성분을 쉽게 배출하도록 돕는다. 뿐만 아니라 막걸리 한 병(750㎖)을 만드는 데는 약 100~125g의 쌀이 들어가 농촌의 쌀 수급 문제에도 도움을 준다. ‘삼국지 위지동이전’에는 부여, 진한, 마한, 고구려의 제천행사에서 밤낮으로 음주가무를 즐겼다는 기록이 나온다. 이 시기에 이미 고구려 등에서는 누룩을 사용해 술을 빚는 방법이 완성됐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 위진남북조 시대의 농업 기술서 ‘제민요술’에도 고구려의 주조 기술에 대한 언급이 나온다. 또 일본의 고사기 ‘중권’에는 백제 사람 ‘수수보리’(술 거르는 이)가 일본에 가서 응신천황에게 누룩과 술을 빚는 법을 전했다는 일화가 나온다. 조선 성종 때의 농서 ‘사시찬요초’에는 “3복 중에 보리 10되와 밀가루 2되를 섞어 녹두즙에 반죽해 밟아서 떡처럼 만들어 연잎으로 싸서 바람이 잘 통하는 곳에 걸어 말린다. 누룩은 반죽을 단단히 하고 강하게 밟아야만 좋은 누룩이 된다”는 누룩 제조법이 소개돼 있다. 동아시아에서 최초로 여성이 집필한 조리서이자 첫 한글 조리서이기도 한 조선 현종 때의 조리서 ‘음식디미방’에도 “밀기울 5되에 물 1되씩을 섞어 꽉꽉 밟아 디디고, 비 오는 날이면 더운물로 디딘다. 시기는 6월과 7월 초순이 좋으며, 더울 때이므로 마루방에 두 두레씩 매달아 자주 뒤적거린다”는 누룩 제조법이 나온다. 막걸리는 1960년대까지만 해도 국내 전체 술 소비량의 약 80%를 차지하던 명실상부 ‘국민주’였다. 가격이 저렴할 뿐 아니라 포만감이 높아 특별한 안주가 없이도 마실 수 있는 술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1964년 식량 부족을 이유로 막걸리 제조에 쌀 사용이 금지되면서 막걸리의 전성시대에 본격적으로 먹구름이 드리웠다. 밀가루 80%, 옥수수 20%의 혼합 양곡으로 막걸리를 빚게 되면서 품질은 급격히 떨어졌다. 그 뒤에 쌀 생산량이 늘고 소비량은 줄어 쌀이 남아돌게 되자 1971년부터 쌀막걸리를 다시 허가했지만, 옛 명성을 되찾기는 어려웠다.와인보다 도수 낮아…건강까지 책임 또 생산단가를 맞추고자 카바이트(탄화칼슘)와 물을 섞어 인위적으로 열을 내 강제로 빠르게 숙성시킨 ‘카바이트 막걸리’가 등장한 것도 막걸리의 침체를 부추겼다. 이 같은 속성 발효 막걸리를 마시면 다음날 머리가 아프고 트림을 하는 등의 숙취로 고생하게 된다. 이 때문에 막걸리는 ‘머리가 아픈 술’이라는 오명을 쓰고 점점 더 소비자의 외면을 받게 됐다. 여기에 1960~1970년대 경제개발 계획에 필요한 재정수요를 확보하고자 주세를 손질하는 과정에서 관리의 편의성을 위해 막걸리 제조 산업을 규제한 것도 악재가 됐다. 막걸리 양조장을 지역단위 조합으로 만들고, ‘공급구역 제한제도’라는 법으로 막걸리를 생산하는 양조장이 위치한 해당 시·군 내에서만 판매가 가능하도록 제한한 것이다. 그러다 보니 제대로 된 품질경쟁이 이뤄질 수 없었고, 지역 영세업체나 일부 탁주조합들의 독과점식 공급으로 소비자 만족도의 하락을 가져왔다. 희석식 소주와 맥주가 잇달아 대중화되면서 결국 막걸리는 서민층 소비자는 희석식 소주로, 중산층은 맥주로 각각 빼앗기면서 국민주의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최근 막걸리 시장이 다시 기지개를 켜고 있다. 2000년대 중반 이후부터 양조기술이 발달하고 공급구역제한이 풀리면서 품질이 좋아진 데다 웰빙 트렌드와 맞물려 발효주인 막걸리의 영양학적 가치를 인정받게 된 것이다. 이에 따라 제조업체들은 과일 등 다양한 맛을 가미한 신제품을 개발하는 등 젊은 소비자 공략에 나서면서 ‘제2의 전성기’에 시동을 걸고 있다.젊은층 공략…제2 전성기 시동 대표적인 곳이 국순당이다. 국순당은 지난해 4월 국내 최초로 막걸리에 바나나를 접목한 ‘쌀 바나나’를 선보여 같은 해 9월 말까지 약 5개월 만에 판매량 300만병을 돌파했다. 인기에 힘입어 7월에는 ‘쌀 복숭아’를, 9월에는 크림치즈와 우유를 첨가한 ‘쌀 크림치즈’를 출시하는 등 신제품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국순당 관계자는 “막걸리가 수입맥주 등 다른 주류와 경쟁하려면 시장의 트렌드를 선도하는 젊은층을 사로잡아야 한다”며 “이를 위해 기존에 없던 독특한 맛의 제품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배상면주가도 대표 제품인 ‘느린마을 막걸리’를 봄·여름·가을·겨울 4계절에 따라 구분해 선택의 폭을 넓혔다. 지난해 겨울부터는 계절별 고유한 디자인을 적용한 한정판 막걸리를 시즌별로 선보여 인기를 끌고 있다. 올여름에 선보인 여름 한정판은 출시 20일 만에 1차 초도 물량이 매진되기도 했다. 이 같은 인기에 힘입어 느린마을 막걸리는 4년 연속 평균 15%의 매출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는 게 배상면주가 측의 설명이다. 배상면주가는 2010년 서울 강남구 양재동에 막걸리 전문점인 ‘느린마을양조장&펍’(현 명칭 ‘느린마을양조장&푸드’) 1호점의 문을 연 데 이어 현재 전국에 11개 매장을 운영하면서 소비자들과 직접 만나고 있다. 또 지난 7월부터 전통주의 온라인 판매가 허용되면서 지난 10월 온라인 전용 상품을 출시하고 판매에 나서는 등 변화하는 주류 소비문화에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는 평이다. 지평주조는 주류시장의 저도주 열풍에 발맞춰 2015년 대표 상품인 ‘지평 생쌀막걸리’의 알코올 도수를 기존 6도에서 5도로 낮췄다. 이후 부드러운 목 넘김으로 입소문을 타면서 지난해 매출 성장률 28%를 돌파한 데 이어 지난 7월에는 출시 약 2년 만에 판매량 1500만병을 넘어섰다. 지평주조 관계자는 “시장 트렌드를 빠르게 받아들여 제품을 출시한 데다 한정상품을 내놓는 등 젊은층을 겨냥한 마케팅이 주효했다”면서 “막걸리 업체들이 저마다 고정관념을 깨고 ‘젊은술’의 이미지를 소비자에게 확산시키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그래픽 강미란 기자 mrkang@seoul.co.kr
  • 휴전 중재 사흘 만에 피살된 독재자 “사우디, 반군에 군사적 옵션만 남아”

    휴전 중재 사흘 만에 피살된 독재자 “사우디, 반군에 군사적 옵션만 남아”

    33년 집권 퇴진 뒤에도 권력 욕심 후티 반군·사우디 ‘양다리’ 행보 중재자 사라져 내전 격화 불가피 예멘 후티 반군이 4일(현지시간) 알리 압둘라 살레 전 예멘 대통령을 살해했다. CNN 등 외신은 살레 전 대통령의 죽음으로 예멘 내전이 더 처참한 지경에 빠질 것으로 내다봤다. 살레 전 대통령은 사망하기 전 사우디아라비아와 손을 잡았었다. 살레 전 대통령을 추종하는 민병대는 후티를 대상으로 복수전을 시작, 내전이 격화될 전망이다. 살레 전 대통령은 ‘아랍의 봄’의 여파로 2012년 권좌에서 밀려났다. 그때까지 그는 33년간 제왕과 같은 권력을 휘둘렀다. 퇴출된 뒤에도 권력욕을 버리지 않고 후티 반군과 손을 잡아 예멘 과도정부를 흔들었다. 후티 반군이 2014년 9월 수도 사나를 점령해 본격적으로 내전이 시작됐다. 살레 전 대통령은 공식적으로는 후티 반군과 동맹을 유지하는 척하면서 물밑에서는 사우디와 협상을 시도했다. 그는 지난 1일 “새 장을 열겠다”며 사우디가 주도하는 동맹군이 예멘 봉쇄를 풀고 공격을 중단한다면 휴전을 중재하겠다고 밝혔다.후티 반군은 즉시 “(살레 전 대통령의 발언은) 쿠데타”라면서 “그는 자신의 말에 막대한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후티 반군은 사흘 뒤 살레 전 대통령을 총살하고 시신 사진을 공개했다. 후티 반군의 대변인 무함마드 압델살람은 “아랍에미리트(UAE)가 살레 전 대통령의 반역을 사주하고, 그를 치욕적 종말로 이끌었다”고 주장했다. UAE는 사우디 동맹군의 일원이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 구체적으로 어떤 역할을 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CNN에 따르면 살레 전 대통령 사망 사실이 발표된 직후 그를 추종하는 세력이 후티 반군을 공격해 최소 100명이 목숨을 잃었다. BBC는 “살레 전 대통령의 죽음으로 예멘의 미래는 암울해졌다”면서 “이제 사우디가 협상할 수 있는 반군 세력은 없다. 군사적 옵션만 남았다”고 분석했다. 알자지라는 중동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살레 전 대통령의 협상력에 내전 종식의 희망을 걸었었지만, 다 끝났다. 전쟁은 예멘을 파산으로 몰고 갈 것”이라면서 “진정한 의미에서 승자는 아무도 없다”도 내다봤다. 한편 뉴욕타임스는 “예멘을 통일하고, 다시 분열시킨 독재자가 75세를 일기로 숨졌다”고 보도했다. 살레 전 대통령은 1978년 쿠데타로 북예멘 정권을 장악했다. 1990년 남예멘을 흡수하는 방식으로 통일해 통일 예멘의 수반이 됐다. 살레 전 대통령 집권 기간 내내 예멘은 빈곤과 기아에 시달렸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박종철은 살아있다!…남영동 박종철 기념관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박종철은 살아있다!…남영동 박종철 기념관

    “지금 하느님께서는 우리에게 묻고 계십니다. 너희 젊은이, 너희 국민의 한 사람인 박종철은 어디 있느냐? ‘그것은 고문 경찰관 두 사람이 한 일이니 모르는 일입니다’하면서 잡아떼고 있습니다. 바로 카인의 대답입니다.” (1987년 1월 26일, 김수환 추기경의 강론 중) 박종철 열사(1965~1987)는 서울대학교 인문대학 언어학과 3학년에 재학 중이던 1987년 1월 14일 새벽 하숙집에서 치안본부 대공분실 수사관 6명에게 참고인 신분으로 연행된다. 이후 그는 1987년 1월 14일 치안본부 대공수사단 남영동 분실 509호 조사실에서 가로 123㎝, 세로 74㎝, 높이 57㎝의 욕조에서 물고문에 의해 목숨을 잃는다. 참고인 신분이라는 법적 지위는 그를 지켜내지 못했다. 헌법 위의 권력이었다. 부패한 독재 권력이 자행한 고문, 축소, 은폐, 조작이 모두 담겨있는 박종철 고문치사사건은 80년대 부조리의 종합판이자 닫힌 시대가 결국은 열리게 되는 민주주의의 신호탄이 된다. 남영동에 위치한 경찰청 인권센터 내의 박종철 기념관으로 가 보자. 서울 한복판에 위치한 남영동 대공분실은 그냥 우리 이웃에 있는 잘 지은 건물처럼 보인다. 남영역에서 내려 출구 오른편으로 50m 정도 걸은 후에 첫 번째 골목에서 다시 오른편 골목길로 100m정도 들어가면 현재 경찰청 인권센터로 사용되는 남영동 대공분실 건물이 있다. 이 건물은 1976년 유신 시대의 대표적인 상징으로 국민을 감시하고 통제하는 역할, 나아가 독재 권력에 저항하는 민주인사나 학생을 연행하여 고문을 자행하던 곳이었다. 원래 건축가 김수근이 5층으로 만들었다가, 1983년에 2개 층이 증축되어 지금은 7층으로 남아 있다. 건물 자체는 오직 대공분실 기능에 집중하도록 만들었는 데, 우선 고문이 자행되던 5층 창문의 크기가 비정상으로 작고 길다. 이는 투신을 방지하는 목적도 있지만, 내부에서 외부로의 소통을 철저히 단절시킨다. 또한 연행자를 끌고 올라가던 나선형 계단은 철제로 만들어져 공포를 극대화시키면서도 방향 감각을 무력화시키는 역할을 하였다. 또한 고문이 자행되던 5층의 경우는 방이 모두 16개가 있는 데, 특이하게도 모든 문이 서로 지그재그로 열리게 설계되어 있다. 이는 연행자들이 서로 소통을 하지 못하도록 만든 것으로 박종철은 9번 방이라고 불린 509호에서 물고문으로 스러져갔다. 현재 방문객들을 위해 509호는 내부를 공개중이다. 514호와 515호는 주로 전기고문이 행해진 곳으로 연행자들의 비명소리는 늘상 5층 복도를 가득 메웠다. 남영동 대공분실 건물. 원래 5층 건물이었으나 나중에 2층을 더 증축하였다. 5층 창문이 비정상적일만큼 좁고 길다.6> 현재 4층에 박종철 기념관이 있다. 이 곳에는 박종철의 유품 뿐만 아니라 1980년대의 시대상황에 대한 이해를 돕고자 각종 사진과 신문자료 등을 전시하고 있다. 또한 80년 ‘서울의 봄’에서부터 박종철군 고문치사 사건이 발생하기까지의 전 과정이 펼쳐져 있어 관람객들이 당시의 상황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박종철 기념관에 대한 여행 10문답> 1. 꼭 가봐야 할 정도로 중요한 여행지야? -꼭 가보길 권한다. 현재 우리가 서 있는 민주주의의 뒤안길이다. 2. 누구와 함께? -역사의식이 싹트기 시작한 젊은이라면, 80년대를 기억하는 사람이라면. 3. 가는 방법은? -1호선 남영역 1번 출구 경찰청 인권센터 내. -서울 용산구 갈월동 98-8 (한강대로71길 37) 4. 놀라는 점은? -5층 복도의 음산한 분위기, 나선형 철제 계단, 좁디좁은 고문실을 위해 만든 창문. 5. 명성과 내실 관계는? -관람객들이 생각보다 많지 않다. 6. 꼭 봐야할 장소는? -4층 전시실, 5층 7. 먹거리 추천? -‘제일어버이순대’(798-0480), 오므라이스 ‘선다래’(715-6963), 삼계탕 ‘강원정’(719-9978), 보쌈 ‘신들래보쌈’(796-6010), 화교 ‘구복만두’(797-8656) / 지역번호 ‘02’ 8. 홈페이지 주소는? -http://870114cheol-a.org/ 9. 주변에 더 볼거리는? -중앙박물관, 숙명여대 박물관, 전쟁기념관 10. 총평 및 당부사항 -1987년 6월 항쟁이 일어나게 된 가장 직접적인 이유이자, 현재 우리가 누리고 있는 민주주의의 뿌리가 되는 역사의 산 현장이다. 글·사진 윤경민 여행전문 프리랜서 기자 vieniame2017@gmail.com
  • 끝내 다섯 번째 로체 남벽 초등 포기, 홍성택 대장 용기있는 결단

    끝내 다섯 번째 로체 남벽 초등 포기, 홍성택 대장 용기있는 결단

    홍성택 대장이 끝내 다섯 번째 로체 남벽 세계 초등 도전을 포기하고 말았다. 정대 소식을 전하고 있는 변규보 대원은 24일 새벽 전달한 이메일을 통해 “지난 15일 베이스캠프를 떠나 20일 정상공격을 시도하려 했으나 다음날 시속 120㎞가 넘는 강풍이 잦아 들지 않아 등정하지 못하고 베이스캠프로 돌아왔다”고 안타까운 소식을 전했다. 정상 부근에 평균 시속 100㎞ 이상의 강풍이 불어대 잦아들기를 기다리던 홍성택 대장은 20일 바람의 세기가 평균 시속 45㎞로 낮아질 기미가 보여 이날을 정상 공격 날짜로 정하고 16일 대원들, 세르파들과 함께 베이스캠프를 떠났다. 마지막 정상 공격에 필요한 충분한 물자를 모두 배낭에 담아 지고, 피켈과 고정로프로 시속 60㎞을 넘는 강풍을 헤치고 등반을 이어나갔지만 20일 바람은 여전히 120㎞ 이상 강한 제트기류를 생성했다. 이에 안전한 등정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홍성택 대장은 철수를 결정할 수 밖에 없었고, 강풍에 쓰러지고 찢긴 텐트에서 밤을 지낸 뒤 다음날 아침 모두가 무탈하게 하산을 완료했다. 기류가 약해질 가능성이 전혀 보이지 않았고, 정상을 불과 200여m 남겨둔 캠프 4에 등정에 필요한 모든 물자를 남겨둔 채 철수했다. 변규보 대원은 “비교적 빠른 등반 속도에 세계 산악계의 관심과 기대가 컸고 정상까지 마지막 구간 등반에 필요한 모든 물자가 캠프 4에 준비돼 있었던 만큼 아쉬운 철수 결정이었다”며 “시속 120㎞에 가까운 바람이 불고 영하 50도까지 내려가는 해발 8000m 고봉에서 과욕을 부리지 않고 전원 무사 하산한 것은 홍 대장이 용기있는 결단을 내린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이번 원정의 등정 실패에 대한 원인 분석 및 평가를 통해 내년 봄에 다시 여섯 번째로 로체 남벽 세계 초등이란 목표를 이루기 위해 노력할 것을 다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다 같은 민들레가 아니다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다 같은 민들레가 아니다

    몇 년 전 허브차의 원료가 되는 식물을 그려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그려야 할 첫 식물은 민들레였다. “무슨 민들레를 그려야 하죠?” 나는 물었다. “민들레요.” “아니, 민들레가 종류가 많아서요. 무슨 민들레인가요?” 상대는 당황하며 길가에 나는 민들레가 한 종류가 아니냐는 질문을 내게 다시 던졌다. “우리나라에서 볼 수 있는 민들레만도 10종이 넘어요. 정확한 종을 가르쳐 주시면 관찰해 그릴게요.” 내 작업 첫 대화는 늘 상대방의 “무슨 무슨 식물이 한 종이 아닌가요”라는 질문으로부터 시작해 “아니 그렇게 다양한 종이 있군요”라는 감탄사로 끝나곤 한다.최근 식물 문화가 확산되고 식물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이 빈도수는 점점 줄어, 장미가 다 같은 장미가 아님을, 튤립이 다 같은 튤립이 아님을 아는 이는 많아졌지만 여전히 몇몇을 제외한 식물들은 그들의 개인 이름(종명)이 아닌 가족 혹은 친척 이름(속명)으로 불린다. 마치 내 이름을 ‘이소영’이 아닌 ‘이씨’라고 부르듯, 우리는 식물의 성만을 부르고 있다. 그리고 그런 식물의 대표적인 예가 바로 민들레일 것이다.도시의 공터 어딘가, 도로 옆 시멘트나 콘크리트 벌어진 틈, 하수구 구멍 아래, 사람들의 손길과 발길이 닿지 않는 도시 곳곳에서 누군가 심지 않아도 스스로 자라나 샛노란 꽃을 피우는 민들레는 그 이름을 모르는 이 없을 정도로 우리에겐 익숙한 식물이다. 대부분 식물이 일 년에 단 한번 꽃을 피우는 데 비해 민들레는 초봄부터 늦가을까지 꽃을 피우고 지기를 반복하며 일 년 내내 꽃을 피우니 우리도 모르는 새 우리가 가장 많이 봐 왔던 꽃일지도 모르겠다.그런데 우리가 늘 보는 이 식물의 이름은 사실 그냥 민들레가 아니다. 이들의 정확한 이름은 서양민들레다. 우리가 늘 부르는 ‘민들레’란 이름은 민들레속 식물 전체를 아우르는 명칭이고, 이 민들레속에만도 세계적으로는 400여종이, 우리나라에만 13종이 자생한다. 민들레, 털민들레, 흰민들레, 산민들레, 좀민들레 등. 우리와 식생이 비슷하고 식물 연구가 발달한 일본에서는 민들레만 모아 엮은 두꺼운 ‘민들레 도감’이 있을 만큼 민들레는 다양하고, 형태와 특징이 모두 다르다. 흰민들레는 이름처럼 꽃이 흰색이며, 주로 산에서 볼 수 있는 산민들레는 다른 민들레보다 잎의 톱니가 굵거나 없고, 한라산에서 자생하는 좀민들레는 이름처럼 다른 민들레보다 길이가 짧고 여린 형태다. 꽃의 색이 보통의 샛노란 민들레보다 옅고 흰민들레보다 진한 흰노랑민들레도 있다. 그리고 그 많은 민들레 중 우리가 가장 유심히 들여다봐야 할 종은 서양민들레와 그냥 ‘민들레’라 부르는 토종민들레다. 민들레속 중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종이 바로 이 둘인데, 총포라고 부르는 꽃잎 아래 꽃받침과 비슷한 녹색 잎이 꽃을 향해 위로 올랐는지(토종민들레), 아래로 처졌는지(서양민들레)가 다를 뿐 대체로 비슷한 형태를 띤다. 하지만, 이 둘이 처한 현실은 많이 다르다. 서양민들레가 점점 개체수를 늘려가는 반면 토종민들레는 점점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민들레라 부르는 도시 안의 민들레는 대부분 서양민들레다. 이들은 이름 그대로 서양(유럽)에서 왔고 1900년대 초 우리나라에 유입되어 스스로 뿌리를 내린,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귀화식물(우리나라에 오랫동안 살았던 식물이 아니라 어쩌다 우리나라에 와서 번식을 스스로 해서 식생의 한 부분이 된 식물)이면서 흔하디흔한 잡초이기도 하다. 우리는 이 서양민들레를 우리나라 전역에서 볼 수 있는 반면 우리나라에서 쭈욱 자생해왔던 토종민들레는 따뜻한 남부지역에서만 주로 볼 수 있다. 그리고 서양민들레는 일 년 내내 꽃을 피우지만 토종민들레는 봄에만 꽃을 피운다. 그래서 일 년 내내 꽃을 피우는 서양민들레는 씨앗도 많이 생겨 번식을 많이 하는 반면 토종민들레는 서양민들레에 비해 번식력이 좋지 않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민들레 두 종의 성격과 처한 현실이 이토록 다르니 사람들은 곧잘 이 민들레에 싸움을 붙인다. 서양민들레가 토종민들레의 영역을 침범해 토종민들레가 줄어드는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싸움’이란 건 인간에게나 해당되는 일이지, 식물은 싸우지 않는다. 오히려 서양민들레의 개체수가 점점 늘고 토종민들레가 줄어드는 이 현상의 중심엔 인간의 욕심이 자리하고 있다. 우리가 곳곳에 도시를 만들며 산을 깎고 들은 흙으로 메우는 바람에 산과 들에 살던 토종민들레는 점점 살 곳을 잃게 되었고, 우리가 도시를 만들기 위해 흙으로 메운 빈 공터는 어쩌다 외국에서 우리나라로 와 자리잡을 곳을 찾던 서양민들레의 알맞은 보금자리가 되었다. 인간의 환경파괴 면적이 는다는 건 곧 서양민들레는 점점 늘어가고 토종민들레는 점점 줄어든다는 얘기가 된다. 지금도 우리는 산을 깎고 들을 메워 도시를 만들고 있다. 우리가 늘 보는 민들레는 어쩌면 다 같은 민들레가 아닐지도 모른다. 내가 오늘 집 앞 공터에서 보았던 서양민들레와 지난주 밭두렁에서 보았던 토종민들레는 같은 민들레이면서도 서로 다른 이름과 운명을 지닌 채 살아가고 있다.
  • 한화이글스 김원석, SNS 메시지 논란 확산…연고지·감독대행·치어리더 등 비하 논란

    한화이글스 김원석, SNS 메시지 논란 확산…연고지·감독대행·치어리더 등 비하 논란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 소속 외야수 김원석(28)이 팬과 나눈 인스타그램 다이렉트 메시지로 추정되는 캡처본이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유출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김원석이 한화 연고지인 대전 등 충청도와 이상군 전 감독대행, 팀 치어리더 등을 비하하고 문재인 대통령도 조롱했다는 것이 논란의 핵심이다. 지난 19일 SBS 팟캐스트 골라듣는뉴스룸 ‘뭐니볼’도 김원석 선수의 이와 같은 SNS 논란에 대해 다뤘다. 중앙일보에 따르면 김원석의 SNS 메신저와 관련된 논란은 10월 초 디씨인사이드 한화 이글스 갤러리를 통해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한 유저가 김 선수와 팬 A씨와의 대화 내용이라고 주장하면서 이상군 전 한화 이글스 감독대행에 대한 비하 발언이 담긴 캡처를 올렸다. 당시에는 팬들이 경솔한 발언이라고 지적했지만, 개인적인 대화인 만큼 이해할 수 있다는 반응도 나왔다. 일반적인 직장인이라고 생각하면 직장 상사에 대한 비판은 어느 정도 이해할 수도 있다는 논리다. 하지만 이후 2명 이상으로 추정되는 익명의 팬이 야구 관련 온라인커뮤니티를 통해 다수의 대화 캡처본을 계속해서 올리면서 논란이 확산됐다.공개된 캡처본 중에는 특정 지역을 비하하고, 팬과 치어리더의 외모를 비하하는 내용 등도 있었다. 한화 이글스 치어리더에게 “X같이 생겼다”며 “하트할 때마다 어깨를 오함마(해머)로 쳐 내려 앉히고 싶다”고 팬과의 메시지 중 발언으로 추정되는 캡처본도 올라왔다. 한화 이글스의 연고지인 대전(충청)의 “지역 컬러”를 언급하며 “멍청도”라고 비하하고, 자신의 팬아트를 그려준 팬을 가리켜 “몬생겨써(못생겼어)”라고 외모를 품평하는 등의 내용이 계속해서 김원석의 대화 내용이라고 주장하는 캡처본이 올라왔다.지난 19일에는 문재인 대통령과 전태일 열사를 조롱하는 발언이 담긴 대화 캡처까지 나왔다. 중앙일보에 따르면 김원석 측은 아직까지 유포되고 있는 캡처본들이 허위로 날조된 것이라고 밝히지 않았다. 반면 캡처본을 온라인에 유포하고 있는 팬이 김원석이 자신에게 인스타그램 메시지를 통해 보내온 친필 사과문을 올렸다. 김원석은 2012년 한화에 투수로 입단했지만 큰 활약을 보여주지 못해 야수로 전향했고, 결국 방출됐다. 이후 군 생활을 마치고 독립구단 연천 미라클에서 다시 야구를 시작해 실력을 인정받아 한화 이글스에 재입단했다. 올해 봄 시범경기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 시즌 초반 뜨거운 타격감을 보여주면서 한화의 기대주로 인정받았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퍼블릭 詩 IN] 가라앉는 유채밭에서

    [퍼블릭 詩 IN] 가라앉는 유채밭에서

    가라앉는 유채밭에서 어머니그 봄 유채밭에서내가 먼저 본 건 흰나비였나봐요날개짓이 구불구불무겁게 날던 그 나비가 계속 생각이 나요그 밤중에 울리던 전화벨전화의 울림이 공간을 울리고마음을 울리고내내 그 전화를 받고 싶지 않았지만울고만 있을 순 없어 조용한응답을 삼켜내요전화기 너머 다급한 목소리들은내 마음을 쥐고 흔들었지요 그 봄우리는 함께 유채밭을 걸었지만이제 봄은다신 오지 않는다네요올 봄도샛노란 유채꽃이 내 키만큼 올라와눈물은 가려줄 수 있지만슬픔으로 적셔지는 공간에흰나비들은 계속 날아와날개를 적신 듯날아가지 못하고 서성이며비틀거려요누군가는흰나비 때문에 또 슬퍼하겠지요지금 구부러진 내 어깨는흰나비를 보고 슬픔을 직감하는 그 마음 말고는펴 줄 수가 없어요 누군가가 나를 봤다면흰나비같다고 했을거예요샛노랗게 터지는 유채꽃 속에서나 혼자만 차고 희게 시들고 있어요어머니노란 유채밭에서노란 나비는 꽃인 듯 꽃그림자인 듯즐거움에 터지듯 날아올라도나는 다시는 날아오를 수 없을 것 같아요이송이 (밀양 숭진초등학교 교사) 20회 공무원문예대전 입상 수상작
  • [퍼블릭 詩 IN] 얼음 다리

    [퍼블릭 詩 IN] 얼음 다리

    건너갈 것들이 다 건너갔다는 건가 건너올 것들이 이제는 없다는 건가 강물이 얼음 다리를 풀고 있다. 올겨울이 혹독했던 건 튼튼한 다리가 필요했기 때문일 테지 미지의 대륙을 찾아가는 순록의 떼나 봄처럼 쓸쓸한 것들의 귀환이거나 아니면 신(神)들의 적막한 행군이 있었을지도 몰라 별도 없는 밤 그 발자국들이 새벽까지 건너는 소리를 잠결에라도 들은 사람은 더이상 외롭지 않아도 될 거야. 얼음 다리는 풀어지고 띠를 이룬 피라미들은 살이 통통하고 지붕이 날아간 집들이 다시 사랑을 시작하면 강물은 아무 일이 없었다는 듯 흘러가고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우리는 강둑을 걷자. 차재연 (방산초등학교 교사)20회 공무원문예대전 입선 수상작
  • [월요 정책마당] 예방접종, 우리 이웃을 지키는 선행/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

    [월요 정책마당] 예방접종, 우리 이웃을 지키는 선행/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

    며칠 전 한 직원이 아이가 수족구병에 걸렸다며 한숨을 쉬는 것을 봤다. 당분간 어린이집에 보낼 수 없는데 주변에 아이를 맡아 줄 사람이 없어 걱정이라고 했다. “하루빨리 수족구병 백신이 나왔으면 좋겠다”는 그의 간절한 소원은 예방접종이 감염병을 효과적으로 억제하는 최선의 장치임을 새삼 깨닫게 해 준다.백신은 ‘두창’(천연두)을 막기 위해 처음 개발됐다. 치명률이 30%에 이르는 무서운 질병인 두창은 놀랍게도 백신을 개발한 지 200여년이 지난 1979년 전 세계에서 완전히 박멸됐다. 백신 접종으로 병에 걸리거나 옮기는 사람이 크게 줄어 유행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바로 백신의 ‘집단면역’ 효과다. 우리나라에서도 1960년대에는 디프테리아, 일본뇌염 같은 감염병이 흔했지만 이제는 퇴치를 앞두고 있다. ‘인류의 보건향상에 백신보다 큰 효과를 나타낸 것은 깨끗한 물 말고는 없다’는 말이 있는 이유다. 이렇듯 예방접종의 긍정적 효과가 무척 크기 때문에 정부는 국민에 대한 예방접종 지원을 늘리는 데 힘써 왔다. 현재 만 12세 이하 어린이들에게 17종의 백신을, 만 65세 이상 어르신에게는 폐렴구균과 독감 예방접종을 무료로 지원하고 있다. 예방접종 지원은 앞으로도 계속 확대한다. 우선 내년부터 학생 독감 예방접종을 어린이집 원아와 유치원생 48만명, 초등학생 277만명에게 무료로 해 준다. 지난해 겨울 독감이 학생들 사이에서 빠르게 확산했는데 앞으로는 예방접종으로 전파경로를 효과적으로 차단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독감으로 인한 등교 중지도 줄어 학생들의 학습권을 보호하고 부모들의 간병 부담도 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중·고등학생에게도 단계적으로 지원을 확대하는 한편 독감으로 인한 합병증 발생 위험이 큰 임신부나 만성질환자에 대한 지원도 적극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다. 그간 우리나라는 일부 백신 수급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세계적 제약사들이 우리가 사용하는 백신의 공급을 독점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가예방접종 백신 중 77%를 수입에 의존한다. 이 때문에 해외 제조사 사정이나 세계 시장 유통 여건이 국내 백신 공급에 큰 영향을 미쳤다. 올해는 결핵을 예방하는 ‘피내용 BCG’와 소아마비를 막는 ‘폴리오 백신’이 부족해 보호자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정부는 이런 백신 부족 사태를 구조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백신 공급·유통 구조를 개편하고자 한다. 먼저 안정적 공급을 위해 수입원 다양화와 계약방식 변경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 ‘공공백신센터’를 통해 기술개발 투자를 확대하고 국내 백신 자급화를 적극 뒷받침해 백신 주권 확보에 힘쓰고자 한다. 백신을 통한 감염병의 근절은 역설적으로 유행을 직접 겪지 않은 세대가 백신의 필요성에 의문을 갖게 했다. 그러나 백신 거부는 유럽과 미국에서 거의 퇴치할 뻔했던 홍역을 다시 유행시키고 있다. 비록 소수이기는 하지만 우리나라에도 예방접종을 미루거나 거부하는 사람들이 있어 걱정스럽다. 어떤 사람들은 예방접종이 오로지 개인 선택의 문제라고 믿는다. 정말 그럴까. 올해 이탈리아에서는 백혈병을 치료하고 있던 6살 남자아이가 백신을 맞지 않은 형에게 홍역이 옮아 사망하는 비극이 일어났다. 백신을 거부할 권리만 주장한다면 의학적 이유 등으로 백신을 접종하지 못하는 환자들을 보호할 장치가 사라지게 된다. 예방접종은 개인을 위한 현명한 선택임과 동시에 질병에 취약한 우리 이웃을 지키는 선행이기도 하다. 우선 당장은 매년 겨울부터 이듬해 봄까지 유행하는 독감 예방접종이 필요한 시기다. 65세 이상 어르신의 무료접종 지원 기간은 의료기관은 이달 15일까지, 보건소는 백신을 소진할 때까지로 아직 접종하지 않으신 분들은 서둘러 가까운 지역에서 접종을 받길 권한다. 생후 6~59개월 어린이는 내년 4월 30일까지 무료접종을 지원하니 예방접종으로 우리 모두의 건강한 겨울을 준비하는 시간이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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