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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밀수 내역 없애라” 조양호 일가, 증거 인멸 지시 정황

    9년간 밀수 담당한 직원 폭로 “조현아 자매 물건 내역 삭제” 주 2~3회 운반…“엄청난 규모” 땅콩회항 후 과장 이름으로 반입 물벼락 이후에야 물품 안 들여 대한항공 총수 일가가 해외 물품 ‘밀반입 의혹’이 제기된 이후 “관련 증거를 인멸하라”는 지시를 내렸다는 폭로가 나왔다. 이를 뒷받침하는 직원 간의 통화 녹취록도 공개됐다. 대한항공 조현아 전 부사장과 조현민 전 전무 등 대한항공 일가의 해외 쇼핑 물품 밀수를 9년간 직접 담당했다고 밝힌 전직 직원 A씨는 3일 조현아·현민 자매의 상습적인 밀수를 뒷받침할 통화 음성 파일 2개와 자매가 밀수에 사용될 빈 가방을 보낸 날짜 목록이 담긴 사진 파일을 공개했다. 두 직원 간의 통화 녹취록에는 “지점장에게 조현아·현민의 물건 내역 증거를 인멸하라고 지시를 받았다”, “인천 담당자에게 간 메일이 있는데 그거 다 지워 버리라고”, “○○ 차장님이 다 지워 버렸다”는 등 윗선에서 증거 인멸 지시가 있었음을 유추할 수 있는 발언이 담겼다. 녹취록에 따르면 조씨 자매는 지난 9년 동안 세관의 아무런 제재 없이 외국에서 물건을 들여온 것으로 추정된다. 온라인으로 물품을 주문하면 외국 현지의 여객지점으로 배달되고, 공항지점으로 이송된 뒤 항공기에 선적되는 과정을 거친 것으로 보인다. 이어 인천공항의 지점을 통해 자택으로 배달되기까지가 조씨 자매의 주요 ‘밀수 루트’인 것으로 여겨진다. A씨는 “조씨 자매가 온라인으로 물품을 주문하면 현지 지점으로 배달되는데, 지점장에게서 이 물품을 받아 여객 사무실의 대한항공 직원에게 전달했다”면서 “일주일에 2~3회, 한 번에 평균 4~5박스를 옮겼다”고 밝혔다. 이어 “물품을 즉각 보내지 않으면 사달이 난다. 몸이 아파도 무조건 운반하라는 압박도 받았다”고 전했다. 그는 또 “밀수 품목은 과자, 초콜릿부터 명품 가방까지 다양했다. UPS·페덱스 등 택배업체에서 보낸 물건에 나이키·아디다스 등의 브랜드명이 표기된 박스도 있었다”면서 “이 물건들은 아무런 검사도 없이 대한항공 담당자들의 손에 운반됐다. 엄청난 불법이고 밀수”라고 폭로했다. 이어 “최근 두 달 동안은 상자 대신 여행용 가방에 물품을 넣어 전달했다”면서 “한 번 운반에 평균적으로 큰 여행가방 하나와 중간 크기 하나가 사용된다”고 말했다. 최근 외국 세관에서 문제를 제기하자 박스 대신 여행용 가방을 사용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A씨는 조씨 자매의 가방을 전달받은 날짜가 기재된 문서도 공개했다. 해당 문서에는 날짜 옆에 각각 ‘빈 Luggage’(여행용 가방)라고 적혀 있었다. A씨는 “해당 날짜에 빈 가방에 총수 일가의 쇼핑 물품을 채워 보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어 “쇼핑 물품의 수신인은 ‘DDA’(조현아 코드명)로 적혀 있지만 2014년 발생한 ‘땅콩 회항’ 사건 이후에는 본사의 ‘모 과장’으로 수신인이 바뀌었고 ‘물벼락 갑질’ 사건 뒤엔 쇼핑 물품이 들어오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혜리 기자 hyerily@seoul.co.kr
  • 비자금 등 16개 혐의 MB측 “몰랐다” 부인

    비자금 등 16개 혐의 MB측 “몰랐다” 부인

    “다스 비자금·횡령 사실 전면 부인”압수목록 증거로서 효력 여부 의심 김윤옥 불기소·이시형 기소 가능성110억원대 뇌물을 수수하고 350억원대의 다스 자금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된 이명박(77) 전 대통령에 대한 재판이 3일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정식 재판을 앞두고 열린 첫 공판준비기일이었지만 이 전 대통령 측과 검찰은 공소 사실 등에 대해 날 선 공방을 벌였다. 공판준비기일에는 피고인이 직접 법정에 나올 의무가 없어 이 전 대통령은 나오지 않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 정계선) 심리로 열린 첫 공판준비기일에서 이 전 대통령 측 강훈 변호사는 “다스 비자금 조성과 공모관계, 이를 통해 다스 자금을 업무상 횡령했다는 사실 전부를 부인한다”고 주장했다. 이 전 대통령이 다스 자금으로 개인 승용차를 구입하고 다스의 법인 카드를 사용했다는 공소사실에 대해서도 “사실을 인식하지 못했거나 형님(이상은 다스 회장) 개인 돈으로 지급된 줄 알았다”거나 “형님이 법인카드를 빌려줘서 쓴 것”이라며 이 전 대통령이 ‘다스 실소유주’라는 검찰의 주장을 반박했다. 이 전 대통령 측은 삼성의 다스 소송비를 포함한 111억원 상당의 뇌물 혐의에 대해 대부분 인정하지 않았다. 또 삼성전자로부터 다스의 미국 소송비 585만 달러(약 67억원)를 수수한 혐의에 대해서도 사실관계 자체를 앞으로 다퉈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강 변호사는 검찰의 수사기록과 증거목록이 일치되지 않는 내용이 많고, 증거가 압수물인지 임의제출받은 것인지 판별이 안 되는 경우도 있다며 “압수목록의 동일성이 유지되는지 의심된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검찰은 “구체적으로 문제를 제기하면 증거 수집 절차가 적법했는지 입증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모든 부분이 적법절차를 위반했을 위험이 있다고 하거나 소명하지 않으면 재판 진행이 안 된다고 하는 것은 선의를 가졌는지 오해가 생길 수도 있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검찰은 이 전 대통령의 재판이 지연될 가능성에 우려를 표시하며 재판부에 주 4회 재판을 진행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변호인들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며 소송의 신속성을 제1 목표로 삼는 건 적절하지 않다”며 거부했다. 재판부는 일단 주 3회 재판을 진행한 뒤 불가피한 경우 4회로 늘릴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한편 검찰은 조만간 남은 관련자들에 대한 추가 조사 및 기소도 마무리 지을 계획이다. 특히 김윤옥 여사에 대한 검찰의 판단이 주목된다. 김 여사는 이팔성 전 회장의 뇌물이 이 전 대통령에게 전달되는 과정에 관여한 혐의와 김희중 전 제1부속실장으로부터 국가정보원 자금 10만 달러(약 1억원)를 건네받은 의혹을 받고 있다. 다만 검찰 관계자는 “공소장에 기재했다고 기소가 결정된 건 아니다”라면서 불기소 처분 가능성도 열어 뒀다. 이 전 대통령의 아들 시형씨는 구속 기소된 이병모 청계재단 사무국장과 공범으로 묶여 있어 배임 혐의로 기소될 가능성이 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MB, 수면약 바꾸며 구치소에서 고생…다스 의혹 부인”

    “MB, 수면약 바꾸며 구치소에서 고생…다스 의혹 부인”

    350억원대 다스 횡령 등 혐의를 받는 이명박(77) 전 대통령이 변호인단을 통해 다스 실소유주 의혹을 부인하는 한편, 구치소에서 고생 중이라는 근황을 전했다. 이 전 대통령 측 강훈 변호사는 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 정계선) 심리로 열린 이 전 대통령의 첫 공판준비기일이 끝난 뒤 취재진을 만나 “대통령이 이건 꼭 밝혀야 한다고 생각하는 부분은 다스와 삼성 뇌물 부분”이라며 재판에서 중점적으로 다툴 것이라는 계획을 전했다. 검찰이 재판부에 주 4회 심리를 진행해달라고 요청한 것에 대해선 “주 4회 재판을 하게 되면 전주 3일 동안 4일 재판 준비를 해야 하는데 검찰처럼 50명 정도 인원이 있으면 몰라도 지금 변호인 측에서는 불가능하다. 그 정도 되면 기일을 늦춰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서울동부구치소에 수감된 이 전 대통령을 매일 접견한다는 그는 “(이 전 대통령이) 지금도 고생 많이 하고 계신다. 그저께부터 수면 약을 좀 바꿨는데 좀 주무시는 것 같다”고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MB 첫 재판부터 ‘모르쇠’…뇌물·횡령·은닉 등 “난 모른다”

    MB 첫 재판부터 ‘모르쇠’…뇌물·횡령·은닉 등 “난 모른다”

    검찰, 재판부에 주 4회 심리 요청…변호인측 난색110억원대 뇌물수수와 350억원대 다스 횡령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이명박(77) 전 대통령 측이 첫 재판에서 공소사실 대부분을 부인했다. 이 전 대통령 측 강훈 변호사는 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정계선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 전 대통령의 첫 공판준비기일에서 16가지 공소사실을 조목조목 따졌다. 이 전 대통령은 이날 재판에 나오지 않았다. 준비기일은 정식 재판과 달리 피고인이 직접 법정에 나올 의무는 없다. 강 변호사는 다스를 사실상 지배하면서 349억원 가량을 횡령한 혐의에 대해 “다스 비자금 조성과 공모 관계, 이를 통해 다스 자금을 업무상 횡령했다는 사실 전부를 부인한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으로 다스에서 선거캠프 직원들의 급여를 지급한 부분 등은 “사실을 인식하지 못했거나 형님(이상은) 개인 돈으로 지급된 줄 알았다”면서 “다스의 법인카드 사용 부분도 형님이 법인카드를 빌려줘서 쓴 것”이라고 주장했다. 강 변호사는 직원의 횡령금을 돌려받는 과정에서 31억원대 법인세를 포탈한 혐의에 대해선 “은폐를 지시하거나 회계 분식을 보고받고 승인했다는 검찰 주장을 전부 부인한다”고 말했다. 검찰이 이 전 대통령에게 적용한 뇌물 혐의(111억원 상당)도 대부분 인정하지 않았다. 강 변호사는 삼성전자로부터 다스의 미국 소송비(약 68억원)를 수수한 혐의에 대해 “피고인은 삼성이 소송비를 대납했다는 자체를 보고받거나 허용하거나 묵인하지 않았다”고 부인했다. 그러면서 “삼성이 소송비를 대납한 게 대가에 따른 것인지 적극적으로 다툴 예정”이라고 말했다. 재임 기간 국가정보원에서 특수활동비로 조성된 7억원 상당을 뇌물로 받은 혐의에도 “국정원 자금이 공적으로 쓰인 만큼 뇌물 혐의를 부인한다”고 언급했다.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 등에게서 거액의 뇌물을 받은 혐의 역시 “돈이 왔다는 사실 자체가 확인이 안 되고 있고, 특히 업무상 관련이 있다는 것도 부정한다”는 입장을 취했다. 퇴임 후 국가기록원에 넘겨야 할 청와대 생산 문건을 빼돌린 혐의에 대해선 “은닉하려던 게 아니고 단순한 업무상 과실”이라며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 전 대통령 측은 다스의 투자금 반환 작업에 청와대 등 국가기관을 동원한 혐의 등도 대부분 부인하거나 법리적으로 다투겠다는 뜻을 밝혔다. 검찰은 이 전 대통령의 재판이 지연될 우려를 제기하며 재판부에 주 4회 심리를 진행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변호인 측은 “소송의 신속성을 제 1 목표로 삼아서 재판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며 주 4회 재판에 난색을 보였다. 양측 의견을 들은 재판부는 “주 4회 재판을 선호하진 않지만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며 가급적 주 3회 재판을 진행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재판부는 오는 12일 오후 두 번째 준비기일을 열어 향후 재판 절차를 조율할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노조=실직’ 내걸고 위장 폐업… 삼성 임원·협력사 대표 영장

    삼성 노조 와해 공작 진상규명에 나선 검찰이 삼성전자서비스 및 협력업체 대표들에 대해 영장을 청구하면서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공공형사수사부(부장 김성훈)는 삼성전자서비스 윤모 상무를 비롯해 유모 전 해운대센터 대표, 도모 양산서비스센터 대표에 대해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1일 밝혔다. 서울중앙지법 박범석 영장전담부장판사는 2일 오전 10시 30분 이들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다. 검찰에 따르면 삼성전자서비스 종합상황실 실무책임자인 윤 상무는 2013년 7월부터 2015년 말까지 노조 와해 공작인 속칭 ‘그린화 작업’을 추진하는 동시에 노조 가입률이 높은 센터에 대해 위장 폐업을 시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윤 상무는 ‘노조활동 및 파업은 곧 실직’이라는 시나리오를 가지고 공작을 벌인 걸로 알려졌다. 윤 상무는 위장 폐업을 시행한 센터장에게 억대의 불법 금품을 제공한 혐의도 있다. 실제로 외근 직원 대부분이 노조에 가입해 있던 해운대센터는 2014년 2월부터 1년여간 폐업했다. 나두식 삼성전자서비스지회장은 “명절을 앞두고 조합원들이 직장을 잃어야 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검찰은 당시 윤 상무의 시나리오에 따라 센터를 폐업하고 억대 금품을 제공받은 해운대센터장 유 전 대표에 대해서도 같은 혐의를 적용했다. 검찰은 양산센터 분회장이었던 염호석씨 사망과 관련해 현직 양산센터장인 도 대표에 대해서도 영장을 청구했다. 도 대표는 2013년 9월부터 최근까지 노조원을 불법 사찰하거나 노조 탈퇴를 종용하는 등 노조 와해 공작을 벌인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염씨가 와해 공작에 항의하며 34살의 나이로 스스로 묵숨을 끊자, 도 대표는 삼성전자서비스 측과 비밀리에 접촉해 염씨의 아버지를 수억원대 금품으로 회유한 혐의도 있다. 앞서 검찰은 염씨의 아버지를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 조사했다. 지난 2월 삼성의 다스 소송비 대납 관련 압수수색 과정에서 ‘마스터플랜’ 등 노조 와해 문건을 발견해 수사에 착수한 검찰은 삼성전자서비스에 이어 경총 관계자도 소환하며 수사망을 넓히고 있다. 검찰은 지난달 26일 서울 마포구 경총회관 노사대책본부를 압수수색하는 한편, 다음날 본부 실무진들을 불러 2014년 교섭 당시 일을 캐묻기도 했다. 서비스센터의 교섭권을 위임받은 경총이 사실상 삼성전자서비스의 모기업인 삼성전자와 삼성그룹 관계자들과 긴밀히 협의하며 교섭 지연 전략 등을 시행했다고 의심하는 검찰은 조만간 ‘윗선’에 대한 수사를 진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이덕일의 새롭게 보는 역사] 평양 낙랑군 유물을 가는 곳마다 발견한 ‘신의 손’ 일제 학자

    [이덕일의 새롭게 보는 역사] 평양 낙랑군 유물을 가는 곳마다 발견한 ‘신의 손’ 일제 학자

    제국주의 고고학이란 말이 있다. 영국의 대영박물관에는 이집트 프톨레마이오스 5세(서기전 205~180)에 대해서 기록한 로제타스톤이 전시되어 있다. 이집트에 있어야 할 스핑크스와 수많은 미라들도 프랑스의 루브르박물관에 있다. 제국주의 시대 강탈해 간 유물들로 제국주의 고고학의 산물들이다. 아시아에서는 유일하게 일본이 제국주의 고고학을 수행했는데, 앞의 나라들과도 사뭇 다르다. 영국, 프랑스 등은 유물은 강탈했지만 그 나라들의 역사를 바꾸지는 않았다. 반면 일본은 고고학을 한국사 조작의 용도로 악용했다. 더 큰 문제는 일본의 고고학자 니시카와 히로시가 ‘일본 제국주의 아래에서 조선고고학의 형성’(1970년)이란 논문을 쓴 데서 알 수 있는 것처럼 일본인들이 한국 고고학을 시작했는데, 아직도 그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조선총독부에서 시작한 한국의 고고학 교토대 교수인 고고학자 요시이 히데오는 ‘식민지 지배에 있어서 일본인의 고고학적 조사’(2005)라는 강의를 했다. 그는 자신의 저서에서 일본인 식민사학자들이 ‘삼국사기’ 초기기록을 가짜로 만들기 위해서 만든 용어인 ‘원삼국’(原三國) 같은 용어를 사용하는 문제점을 갖고 있다. 그러나 그가 강의에서 ‘식민지 시기 조선의 고적 조사사업’을 세 시기로 나눈 것은 음미할 만하다. 첫 시기는 ‘일본인에 의해 본격적인 조사 사업이 시작된 시기’(1900~1908)인데, 두 명의 고고학자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한 명은 조선왕실의 유물을 보관하던 이왕직박물관에도 근무했던 도쿄제국대학 인류학연구실 소속 야기 소우사부로(1866~1942)이고 다른 한 명은 지금도 한국고고학계에서 크게 높이는 세키노 다다시(1868~1935)다. 세키노는 원래 도쿄공대에서 조가학(造家·건축학)을 전공한 건축학도였다. 그러나 고대 야마토왜(大和倭)의 수도였던 나라(奈良)의 고건축들을 연구하고, 평성경(平城宮) 유적을 발굴하면서 고고학자를 겸하게 되었다. 그는 백제인들이 망국 후 서기 665년 후쿠오카 북부에 쌓은 조선식 산성인 기이성(基肄城·기이조)도 발굴했으므로 고대 야마토왜가 백제인들의 담로(擔魯·제후국)라는 사실도 알고 있었을 것이다. 세키노는 1902년부터 한국에 여러 차례 와서 유적들을 발굴하는데, 이 과정에서 무수히 많은 한나라 및 낙랑 유물을 ‘우연히’ 발견하는 ‘신의 손’이 되었다.●‘조선고적도보’를 마구 나눠 준 군인총독 요시이가 분류한 ‘식민지 시기 조선의 고적 조사사업’의 두 번째 시기가 ‘조선총독부 주도의 조사체계 확립’의 시기로 세키노가 조선총독부의 자금으로 한국 각지의 고적을 조사하고 다녔다. 조선총독부는 1915년에 조선총독부 박물관을 개관하고 이듬해 ‘고적조사위원회’를 설치했다. 표면적으로는 한국 내의 유적, 유물들을 체계적으로 연구하고 보존하는 사업처럼 보이지만 요시이가 “한반도의 고고학적 조사는 조선총독부와 관련 있는 일부 일본인들로 제한했다”고 지적하고 있는 것처럼 ‘일본인들의, 일본인들에 의한, 일본인들을 위한’ 고고학이었다. 세키노는 가는 곳마다 낙랑 유물을 발견하는 ‘신의 손’이 되고, 일본이 이를 대대적으로 선전함으로써 세계적인 주목까지 받게 된다. 세키노는 1915년부터 1935년까지 조선총독부 간행으로 초호화판 ‘조선고적도보’(1915~1935)를 발간했다. 여학교 교원들에게도 칼을 차고 교실에 들어가게 했던 초대 조선 총독 데라우치 마사타케는 총독실에 ‘조선고적도보’를 쌓아 놓고 국내외의 내외빈들에게 마구 뿌렸다.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군인이었다는 육군대장 데라우치가 고고학을 얼마나 중요한 식민통치의 일환으로 삼았는지를 말해 주는 일화이다.●검증받지 않은 정설, 세키노 다다시 세키노의 발굴 결과에 대해서 남한 학계는 아직 단 한 번도 본격적인 검증 작업을 하지 않고 이른바 ‘정설’로 떠받들고 있다. 낙랑군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은 오영찬 이화여대 교수는 이렇게 썼다. “낙랑군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와 함께 구체적인 역사상이 정립된 것은 일제강점기 이후의 일인데, 여기에는 고고학 발굴 조사 자료들이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다. 낙랑고분 발굴 조사는 1909년 도쿄제국대학 건축학과 세키노에 의해 개시되었다.”(오영찬, ‘낙랑군 연구’, 사계절, 2006년, 16쪽) 2016년쯤에는 이른바 젊은 역사학자들이 ‘역사비평’에 조선총독부를 계승한 강단의 기존 학설을 열렬히 옹호하고 나서서 조선일보로부터 ‘국사학계의 무서운 아이들’이란 칭찬을 받았다. 이들은 그 내용을 ‘한국 고대사와 사이비역사학’(역사비평사·2017)이란 책으로 묶어냈는데, 위가야는 “이후 1920년대 중후반에 이르기까지의 (세키노의) 조사를 통해 확인된 유적과 유물들은 낙랑군의 중심지가 평양이었음을 확인시켜 주는 핵심적인 증거로 인정받았다”(124쪽)고 서술하고 있다. ‘낙랑군=평양설’의 뿌리가 세키노의 고고학이란 논리다. ●세키노 다다시의 양심고백? 그런데 세키노가 한국에서 이런 높은 평가를 받는 것에 흡족해할지는 미지수다. 세키노는 조선총독부에서 심혈을 기울인 ‘조선고적도보’의 편집책임자였으면서도 이 책의 내용에 의문도 제기했기 때문이다. ‘조선고적도보’는 평안남도 대동군 대동강면 토성동을 낙랑군을 다스리던 조선현의 군치(郡治)가 있던 ‘낙랑군지치’(樂浪君治址)라고 표기했는데, 세키노는 그 뒤에 물음표를 달아서 의문을 표시했다. 황해군에 있었다는 대방군지치에도 마찬가지 물음표를 달아 놓았다. ‘조선고적도보’의 두 핵심 내용은 ‘낙랑군=평양설’과 ‘대방군=황해도설’인데, 왜 굳이 ‘과연 그럴까?’ 하는 물음표를 붙여 놓았을까. 세키노는 또한 ‘낙랑=평양설’의 결정적 증거라는 ‘효문묘 동종’(孝文廟銅鐘)을 비롯해 자신이 발견한 낙랑군의 주요 유물들마다 ‘우연히 발견했다’고 꼬박꼬박 덧붙여 놓았다. 게다가 우연이 거듭되면 필연이라는 속설을 입증하는 내용을 ‘세키노 일기’(關野貞日記)에 남겼다. 문성재 박사는 ‘한사군은 중국에 있었다’(2016)에서 세키노의 일기를 몇 대목 공개했는데 1918년 북경에서 쓴 일기에 이런 구절들이 나온다. ①대정(大正) 7년(1918) 3월 20일 맑은 베이징, “(베이징) 유리창가의 골동품점을 둘러보고, 조선총독부 박물관을 위하여(朝鮮總督府博物館ノ爲メ) 한대(漢代)의 발굴품을 300여엔에 구입함” ②대정 7년 3월 22일 맑음, “오전에 죽촌(竹村)씨와 유리창에 가서 골동품을 삼. 유리창의 골동품점에는 비교적 한대(漢代)의 발굴물이 많고, 낙랑 출토품은 대체로 모두 잘 갖춰져 있기에(樂浪出土類品ハ大抵皆在リ) 내가 적극적으로 그것들을 수집함” 세키노는 베이징의 골동품 거리인 유리창가에서 ‘조선총독부 박물관을 위하여’ 한나라 유물들과 낙랑 출토품을 적극적으로 사들였다. 세키노는 왜 평양에 있었다는 낙랑군의 유물을 베이징에서 사서 조선총독부 박물관에 보냈을까. 낙랑군 유물은 왜 평양이 아니라 베이징에서 거래되었을까. 낙랑군은 평양이 아니라 중국 사료들이 말하는 것처럼 베이징에서 그리 멀지 않은 현재의 하북성 노룡현(盧龍縣) 지역에 있었기에 베이징 골동품가에 시장이 형성된 것이다. 낙랑군 유물을 평양이 아닌 머나먼 베이징에서 사서 조선총독부로 보냈다는 세키노의 고백이야말로 ‘만들어진’ 제국주의 고고학의 실체를 증언해 준다.
  • [메디컬 인사이드] 고혈압보다 잘 낫는데…편견의 병 ‘뇌전증’

    [메디컬 인사이드] 고혈압보다 잘 낫는데…편견의 병 ‘뇌전증’

    불치병 아냐…20%만 난치성 환자 40% 2~3년 약물로 완치 복용 중단 땐 증상 되레 악화 10분 이상 발작 땐 응급실로 많은 환자들은 오해와 편견에 시달립니다. 사회적 낙인의 사슬에서 벗어나지 못할 때도 많습니다. 특히 이 병은 그 정도가 심합니다. 얼마나 편견이 심했는지 2012년 의사들이 직접 나서서 병명을 바꿨습니다. 과거에는 ‘간질’이라고 불렸던 병, ‘뇌전증’입니다. 2017년 기준 뇌전증으로 진료받은 환자는 14만 3283명으로 적지 않습니다. 나폴레옹, 알렉산더 대왕, 시저, 소크라테스, 피타고라스, 고흐, 노벨 등 많은 위인이나 영웅들이 뇌전증을 앓았지만 편견과 오해는 수천 년을 이어져 내려오고 있습니다. 가장 큰 오해는 ‘불치병’이라는 인식입니다. 그렇지만 실제로는 뇌전증은 난치병일 뿐 불치병이 아닙니다. 30일 대한뇌전증학회에 따르면 환자의 40%는 2~3년간의 적절한 약물치료를 한 뒤 재발 없는 완치를 경험합니다. 나머지 40%는 여러 차례 재발하지만 항경련제를 5~20년간 복용하면 마찬가지로 완치가 됩니다.20%만 난치성 뇌전증으로 평생 약물을 복용하게 됩니다. 이렇게 완치 효과를 놓고 보면 평생 약을 먹어야 하는 만성질환인 당뇨병이나 고혈압보다 훨씬 잘 낫는 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상암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교수는 “항경련제로 뇌전증을 조절할 수 있는 환자가 대부분이고 이런 환자들은 약을 먹는 것 외에는 정상인과 다를 것이 없다”고 표현했습니다. ●약물 중단땐 용수철 튀어오르듯 악화 약물 부작용을 극도로 경계하는 부모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전문가들은 뇌전증 치료를 ‘용수철’에 많이 비교합니다. 현재 사용하는 약물들은 용수철을 눌러 탄성을 없애는 것과 같은 방식으로 작용합니다. 그런데 용수철에 돌을 올려놨다가 초기에 떼면 반발력이 오히려 증가합니다. 따라서 약물 치료는 최소 2년을 꾸준히 진행해야 합니다. 그 이후에는 약물 용량을 줄여 나갈 수 있습니다. 이 교수는 “약을 복용했다 안 하면 뇌전증 발작이 더 심해질 수 있다”며 “뇌전증중첩증, 즉 뇌전증이 계속적으로 멈추지 않고 연속적으로 일어나는 현상으로 생명이 위험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이준수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진료부원장은 “뇌 자체에 문제가 있어서 심한 경련이 자주 일어나고 그 충격으로 인지기능이 나빠지고 그걸 다스리려니 다시 약을 더 쓰는 악순환에 빠진다”며 “약을 기피하기보다 규칙적으로 잘 복용해서 경련을 잡는 것이 그런 악순환의 고리를 끊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했습니다.뇌전증 발작이 뇌손상을 일으키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다만 의식회복 없이 30분 이상 발작이 지속되면 뇌손상이 일어나기도 합니다. 따라서 10분 가까이 발작이 이어지면 즉시 119 응급구조대를 불러 응급처치를 받아야 합니다. 이준수 부원장은 “연속성에 가장 많이 신경을 써야 한다”며 “1~2분간 경련을 겪은 뒤에는 반드시 깨고 멈추는 과정이 있어야 하는데 깨는 듯 마는 듯 증상이 이어지면 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일단 경련이 시작되면 고개를 90도로 돌려 기도를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며 “몸을 주무르거나 손을 따는 것은 오히려 상태를 악화시킬 수 있어 피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습니다. 발작은 눈알이 돌아가고 사지가 굳는 증상을 흔히 떠올리지만 실제로는 멍하게 있거나 소름이 돋고 구토하는 등의 경미한 증상이 훨씬 많습니다. ●유전병 오해…사실과 달라, 영향 미미 뇌전증 환자 가족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또 다른 오해는 ‘유전병’이라는 인식입니다. 그렇지만 뇌전증은 유전병이 아니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유전적 영향은 미미합니다. 미국 뇌전증재단 조사에 따르면 부모가 모두 뇌전증 환자라 해도 자녀에게 뇌전증이 유전될 확률은 10%에 그칩니다. 사실 60%의 뇌전증은 원인이 명확히 밝혀져 있지 않습니다.뇌손상, 감염, 뇌졸중, 저혈당증 등 고려해야 할 원인이 너무 많아 사실 원인을 하나로 단정짓기는 쉽지 않습니다. 뇌전증이 정신질환과 관련이 있을 것이라는 우려도 있는데 일부 환자가 환각을 보기는 하지만 치료를 하면 증상이 사라지고 발작으로 지능 저하가 일어나는 경우도 드뭅니다. 소아 뇌전증은 어른보다 빨리 심해지지만 빨리 낫는다는 특징도 있습니다. 소아의 약물대사 능력은 12세까지 계속 상승하기 때문에 약이 몸에서 빨리 빠져나가는 특징도 있습니다. 약물 부작용이 적지만 효과도 떨어진다는 겁니다. 그런 점에서 성인보다 많은 약물을 복용할 수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합니다. 최근에는 모유 수유도 가능할 정도로 부작용이 적은 약물이 많이 개발돼 있습니다. 뇌전증이 약물로 조절되지 않거나 약물 부작용이 너무 심각하면 수술적 치료를 고려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수술을 시행하는 병원이 많이 늘어나고 성과가 좋아 중요한 치료법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이상암 교수는 “약물치료로는 4~9%만 발작을 완치할 수 있는 난치성 측두엽뇌전증 환자에게 수술을 시행해 5년간 관찰한 결과 60~80%에서 경련 발작이 완치됐다”며 “완치가 되지 않은 경우에도 발작 횟수가 크게 줄고 기존 약물의 용량과 부작용도 줄일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MB 다스 재판 이번 주 본격화

    110억원대 뇌물 수수 및 350억원대 횡령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이명박(77) 전 대통령의 재판이 이번 주부터 본격화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 정계선)는 다음달 3일 오후 2시 10분 이 전 대통령의 첫 공판준비기일을 연다고 29일 밝혔다. 이 전 대통령은 이날과 두 번째 공판준비기일인 다음달 10일 법정에 출석하지 않는다고 이 전 대통령 측 변호인이 밝혔다. 이 전 대통령의 법정 출석은 다음달 중순 이후 본격화될 전망이다. 정식 공판일과 다르게 공판준비기일엔 피고인이 직접 법정에 나올 의무가 없고 변호인만 참석해도 된다. 다만, 혐의를 부인하는 피고인 중에선 공판준비기일에 출석해 자신의 무죄를 적극 주장할 때도 있다. 지난달 22일 구속된 뒤 이 전 대통령은 검찰이 시도한 서울동부구치소 출장조사를 거부해 왔지만 재판에는 적극 임할 방침을 시사해 왔다. 이 전 대통령은 다스를 차명소유했다는 검찰의 결론뿐 아니라 1994~2007년 다스 비자금을 사적으로 사용해 약 350억원을 횡령한 혐의도 부인하고 있다. 재임 중 다스의 미국 소송 비용 중 변호사 비용 67억원을 삼성전자에 대납시키는 등 약 110억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에 대해서도 몰랐거나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앞서 검찰은 이 전 대통령의 재산에 대해 추징보전 청구를 했고 법원은 지난 18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자택과 부천공장 건물·부지에 대해 추징보전 청구를 인용했다. 이 가운데 부천공장 건물 등은 이 전 대통령 누나 명의의 차명재산으로 의심받고 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포토] ‘철벽남’ 차범근 감독때문에 손나은 ‘굴욕’

    [포토] ‘철벽남’ 차범근 감독때문에 손나은 ‘굴욕’

    에이핑크 손나은과 차범근 전 축구 국가대표 감독이 25일 오후 서울 성동구 응봉체육공원 내 축구장에서 열린 ‘스포츠로 세상을 변화시키다’ 행사에 참가해 나란히 착석해 있다. 이번 행사는 아디다스와 서울시가 함께하는 ‘서울아 운동하자’ 사회공헌 프로젝트 캠페인의 일환으로 서울시가 보유한 체육 시설의 안전 장비 설치와 낙후된 시설 개보수를 통해 지역 내 올바른 스포츠 문화 확립과 활성화를 위해 진행됐다. 2020년 12월을 목표로 성관동 풋살장, 어린이 대공원 2개 풋살장, 진관동 풋살장, 황금내 근린 공원 풋살장, 잠실종합운동장 제2풋살장, 강서 개화 풋살장, 응봉체육공원 풋살장, 축구장, 농구장 등 7개 장소의 10개 시설에 안전 패드를 설치하고 일부 시설 개보수를 진행하고 있다. 더팩트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손나은, 남다른 레깅스 핏으로 시선강탈 ‘역시 레깅스 여신’

    손나은, 남다른 레깅스 핏으로 시선강탈 ‘역시 레깅스 여신’

    에이핑크 손나은의 레깅스 핏이 화제다.25일 오후 서울 성동구 응봉체육공원에서는 아디다스 사회공헌 프로젝트 ‘스포츠로 세상을 변화시키다’ 행사가 진행됐다. 이날 에이핑크 손나은은 시투에 나섰다. 흰색 상의에 검은색 레깅스를 입고 등장한 손나은은 남다른 핏으로 눈길을 사로잡았다. 한편, 아디다스는 서울시와 함께 체육 시설 안전 장비 설치 및 낙후된 시설 개보수를 통해 안전하고 쾌적한 스포츠 환경 개선에 참여한다. 사진=연합뉴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이덕일의 새롭게 보는 역사] 남한 “왕험성=낙랑군=평양” vs 북한 “왕험성=中 요령성 개주”

    [이덕일의 새롭게 보는 역사] 남한 “왕험성=낙랑군=평양” vs 북한 “왕험성=中 요령성 개주”

    2100여년 전에 설치된 한사군의 위치가 지금껏 현안이 되는 것은 현재의 강역 논쟁과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한국은 역사적으로 중국의 일부였다”고 자신 있게 말한 것 역시 고대사를 가지고 한 말이다. 그 핵심이 한(漢)나라가 위만조선을 무너뜨리고 설치했다는 한사군(漢四郡)의 위치인데, 한국 고대사학계는 그 위치를 지금의 북한 전역으로 보는 ‘한사군=한반도 북부설’을 주장하고 있다. 한사군의 중심인 낙랑군의 위치에 대해서는 ‘낙랑군=평양설’을 고수하고 있다. 중국 동북공정에 맞서라고 설립한 동북아역사재단은 2009년 홈페이지에 “위만조선은 그 왕성인 왕험성(王險城·왕검성)이 현재의 평양시 대동강 북안에 있었다.… 낙랑군 조선현의 치소(治所·낙랑군을 다스리는 곳)는 지금의 평양시 대동강 남안의 토성동 토성이다”라고 버젓이 게시해 놓았다. 동북아역사재단에서 2008~2015년 국고 47억원을 들여서 만든 ‘동북아역사지도’는 한사군을 북한 강역에 그리고 조조가 세운 위(魏)나라가 경기도까지 차지하고 있었다고 그려 놓았다.●“왕험성=위만 도읍, 낙랑군=기자 도읍” ‘낙랑군=평양설’이 각종 사료로 입증되는 객관적인 사실이라면 부인할 수는 없다. 그러나 ‘후한서’(後漢書) ‘광무제본기’ 주석은 “낙랑군은 옛 (고)조선국이다. 요동에 있다”(樂浪郡, 故朝鮮國也, 在遼東)라고 말했다. 낙랑군은 지금의 평양이 아니라 고대 요동에 있었다는 것이다. 한사군은 한(漢)나라에서 설치했으므로 그 위치에 대한 가장 기초 사료는 한나라의 정사(正史)인 ‘한서’(漢書)다. ‘한서’는 ‘지리지’가 있어서 낙랑군의 위치를 찾는 데 도움이 되고 있다. 동북아역사재단은 위만조선의 수도 왕험성과 낙랑군 조선현을 모두 평양이라고 말했다. 과연 ‘한서’ ‘지리지’도 그렇게 말하고 있을까. ‘한서’ ‘지리지’는 ‘요동군 험독(險瀆)현’과 ‘낙랑군 조선현’을 각각 따로 설명하고 있다. 2세기 무렵 후한(後漢)의 학자였던 응소(應)는 요동군 험독현에 대해 “(고)조선왕 위만의 도읍이다”라고 말하고 낙랑군 조선현은 “주나라 무왕이 기자(箕子)를 조선에 봉한 곳”이라고 설명했다. 낙랑군이 실제로 있었을 때 살아 있었던 응소는 ‘한서집해음의’(漢書集解音義) 24권을 쓴 ‘한서’ 전문가인데, 그는 위만의 도읍지 왕험성에 세운 것은 ‘요동군’ 험독현이고, 기자조선의 도읍지 자리에 세운 것은 ‘낙랑군’ 조선현이라고 따로따로 설명했다. ‘군’(郡) 자체가 다르다는 것이다. 그런데 남한의 고대사학계는 ‘왕검성=낙랑군=평양’이라고 우긴다. ●中 “왕험성, 한반도에 있는 건 불가능” 남한 학자들과 달리 중국 학자들은 최소한의 자존심이 있다. 우길 때 우기더라도 사료에 맞추려고 노력한다. 중국의 동북공정은 역사지리학자 담기양(潭其)의 ‘중국역사지도집’(中國歷史地圖集·전 8권, 1987년)을 이론적 근거로 삼는다. 담기양은 남한 학계가 북한 강역이 모두 중국 땅이었다고 갖다 바치는 것을 굳이 거부할 이유는 없어서 낙랑군을 평양으로 그린 것을 비롯해서 한사군을 모두 북한강역으로 그려 놨다. 그러나 ‘요동군’ 소속인 험독현까지 평양으로 그리기에는 학자적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았다. ‘중국역사지도집’이 그림으로 표시한 고대사라면 ‘석문회편’(釋文編)은 그 이유를 글로 설명한 이론서다. ‘석문회편’에서 중국 학자들은 “요동속국에 소속된 각 현은 모두 요하(遼河) 서쪽에 있었는데, 험독현 한 현만 조선반도에 있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토로했다. 비록 중국의 이익을 위해서 ‘낙랑군=평양설’을 따랐지만 ‘요동군’ 험독현까지 평양에 그리는 것은 학자적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그래서 ‘중국역사지도집’은 요동군 험독현을 지금의 요령성 안산(鞍山)시 산하의 태안(台安)현 동남쪽 20리 손성자(孫城子) 지역으로 그려 놨다. 중국도 위만조선의 왕험성이 지금의 요령성 안산시 태안현에 있었다는데 국고로 운영되는 동북아역사재단은 “아닙니다. 왕험성은 평양에 있었습니다. 북한 땅은 중국 것입니다”라고 애걸하는 중이다.●정인보·신채호 “왕험성은 요령성 해성시” 북한은 왕검성의 위치를 어디라고 보고 있을까. 북한의 리지린은 ‘고조선연구’(1963)에서 요동군 험독현과 위만조선의 왕검성이 각각 다른 곳일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그래서 한(漢)나라 때의 요동군 험독현은 지금의 하북성 산해관 부근이고 위만조선의 왕검성은 “오늘의 개평(蓋平)으로 비정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서술했다. 개평은 지금의 요령반도 중간의 개주(蓋州)시다. 단재 신채호는 ‘평양패수고’에서 개주시 조금 위의 요령성 해성(海城)시를 왕검성 자리라고 보았고 위당 정인보(鄭寅普)도 1946년 ‘조선사연구 상(上)’에서 ‘낙랑군 조선현은 지금 평양과 원래 무관하다’면서 신채호처럼 해성현을 왕검성 자리라고 보았다. 낙랑군의 위치를 찾을 때 중요한 강이 열수(列水)다. 낙랑군은 산하에 스물다섯 개 현(縣)이 있었는데 그중 하나가 열구(列口)현이고 또 하나가 장잠현이다. ‘후한서’에는 “최인(崔)을 장잠현의 현령으로 삼았다”는 구절이 있는데, 그 주석에 “장잠현은 낙랑군 소속인데 그 땅은 요동에 있다”(長岑縣, 屬樂浪郡, 其地在遼東)고 말하고 있다. 낙랑군 열구(列口)현은 열수라는 강의 하구에 있어서 생긴 이름인데 동북아역사재단은 홈페이지에 “열수(列水)는 지금의 대동강”이라고 써 놓았다. 그러나 이는 열수를 대동강이라고 우긴 이병도의 억지를 추종한 것에 불과하다. 열수의 위치는 ‘후한서’ ‘군국지’(郡國志) 주석에 “열(列)은 강 이름이다. 열수(列水)는 요동에 있다”(列水在遼東)고 나온다. 중국 사료에 요동에 있다는 열수를 이병도는 대동강이라고 사료 없이 우겼고, 국고로 운영되는 동북아역사재단은 그대로 추종하고, 중국은 이게 웬 떡이냐면서 각종 사이트에 ‘열수=대동강’이라고 홍보 중이다. 그러나 지금껏 살펴본 것처럼 중국의 고대 사료는 일관되게 낙랑군은 고대 요동에 있었다고 말하고 있다.●낙랑군=평양이면 요동, 강원 東에 있어야 ‘사기’, ‘한서’의 주석자였던 서진(西晋·265~316) 시대 학자 신찬(臣瓚)은 “왕험성은 낙랑군 패수의 동쪽에 있었는데 이것이 험독현이다”라고 말했다. 당 태종 때 학자 안사고(師古)는 “신찬의 설이 맞다”고 말했다. 남한 고대사학계의 주장처럼 낙랑군이 평양이면 ‘낙랑군 패수의 동쪽’에 있는 요동군 험독현은 강원도나 함경도에 있어야 한다. 요동(遼東)은 요하(遼河)라는 강의 동쪽에 있어서 붙은 이름인데, 언제 강원도나 함경도가 요동이 되었을까. 더구나 평양과 강원·함경도 사이를 세로로 흐르는 강이 존재하기는 할까. 북한 학계는 한사군을 지금의 요동반도로 본다. 북한의 ‘조선전사’ ‘고대편’은 이렇게 말하고 있다. “고조선을 강점한 한나라 침략자들은 고조선 령역 안에 락랑군(오늘의 료동반도 천산산 줄기 서쪽 료하 하류 류역)을 비롯하여 진반, 림둔, 현도 등 4군을 설치하였다”(‘조선전사’ 2권, ‘고대편’ 112쪽, 1979) 현재의 요령성 천산(千山)산맥 서쪽의 현 요하(遼河) 하류 유역에 낙랑군이 있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청나라의 역사지리학자 고조우(顧祖禹)는 ‘독사방여기요’(讀史方輿紀要)에서 지금의 하북성 노룡(盧龍)현에 대해서 “또 조선성이 있는데 영평부 북쪽 40리에 있다. 한나라 낙랑군 속현이다”라고 말했다. 한나라 낙랑군 조선현이 지금의 하북성 노룡현에 있었다는 것이다. 한나라 낙랑군이 하북성에 있었는지 북한의 주장대로 요동반도에 있었는지는 더 살펴봐야 할 과제지만 최소한 평양이 아닌 것은 말할 것도 없다. ■위만이 건넜다는 ‘패수’의 위치는 패수는 고조선과 중국의 진·한(秦漢) 사이의 국경이다. ‘사기’ ‘조선열전’에 “위만이 동쪽으로 요새를 나와 패수를 건넜다”고 나온다. 패수의 위치에 대해서 남한 학계는 압록강, 청천강, 대동강 등 한반도 안의 강으로 본다. 반면 북한은 서기 전 5~4세기 때는 하북성 난하였다가 연(燕)나라 장수 진개(秦開)에서 서쪽 강역 1000~2000리를 빼앗기고 난 다음의 패수는 지금의 대릉하로 보고 있다. 중국 고대 지리서인 ‘수경’(水經)은 패수에 대해서 “동쪽으로 흘러서 바다로 들어간다”(東入于海)라고 말했다. 압록·청천·대동강은 모두 서쪽으로 흘러 바다로 들어가지 동쪽으로 흘러 바다로 들어가지 않는다. 이 구절에 대해서 이병도 박사가 “동쪽으로 흘러 바다로 들어간다”는 구절은 잘못된 것이라면서 ‘서쪽으로 흘러 바다로 들어간다’(西入於海)고 바꿔 써야 한다면서 패수는 청천강이라고 우겼다. ‘동북아역사지도’도 이를 따라 패수를 청천강으로 그려 놨다. 원 사료의 동(東)자를 마음대로 서(西)자로 바꾸어 우긴 것이 이른바 ‘정설’이 되어, 나라 강역 넘기는 데 국고가 투입되는 이상한 나라, 대한민국의 부끄러운 현주소다.
  • [글로벌 인사이트] 서방 vs 러 대리전 격전지… “8년째 시리아인 삶만 무너졌다”

    [글로벌 인사이트] 서방 vs 러 대리전 격전지… “8년째 시리아인 삶만 무너졌다”

    지난 14일 미국과 영국, 프랑스가 전격적으로 시리아에 토마호크 등 미사일 105발을 쏟아부으면서 시리아 내전이 서방과 러시아의 대립으로 불붙고 있다. 여기에 이스라엘과 이란 등 중동 국가들까지 끼어들면서 8년째 접어든 내전의 출구는 여전히 안갯속이다.2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미국 등 서방 3국의 공습에도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은 의기양양하하다. 친시리아인 러시아는 시리아 정부의 화학무기 공격에 대한 의혹이 영국 정보기관의 ‘가짜’, ‘조작’일 가능성을 제기하면서 미국 등의 공습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따라서 일각에서는 실효성 없는 서방 3국의 공습으로 시리아의 독재 정권에 반발의 빌미만 주고 시리아 국민의 삶을 더욱 고달프게 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NYT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시리아 공습 이후, 시리아인들은 다음엔 뭔가라며 궁금해한다’는 기사에서 “미국 등 서방 3국의 공습이 대부분 시리아인의 삶에 어떠한 변화도 주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오히려 알아사드 정권의 화학무기 공격에 대한 의혹이 일었던 동(東)구타 두마에서는 수천명이 피란길에 올랐다. NYT는 “이는 2011년 시작된 시리아 내전의 참상이 서방의 일회적인 공습으로 끝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등 서방이 알아사드 정권에 책임을 물어 황폐해진 시리아의 재건을 지원하는 등 도움을 줄 경우, 시리아인들의 삶은 더욱 악화할 것이란 우려도 있다. 조슈아 랜디스 오클라호마대 중동학센터 소장은 “(이번 미국의 공습은) 알아사드 정권에 벌을 내리는 게 아니라 가난한 시리아 국민을 징벌하는 것”이라면서 “미국의 목표가 대테러리즘과 안정화, 난민 귀환이라면 이것들은 모두 실패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동구타 두마 출신의 반정부 활동가 오사마 쇼가리도 “미국 공습은 시리아인들의 어떤 것도, 지상에 있는 어떤 것도 바꾸지 못했다”고 단정했다.●美·이스라엘·사우디 VS 러·이란·터키 시리아 내전의 본질은 중동의 패권 경쟁이라고 전쟁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미국·사우디아라비아·이스라엘 대 러시아·이란의 전통적인 중동 패권 경쟁이 시리아에서 첨예하게 부딪히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은 2014년 시리아 내 극단주의 테러세력인 이슬람국가(IS)를 몰아낸다는 명분으로 시리아에 군 병력을 파견했다. 알아사드 정권의 반대편인 반정부군을 지원하며 시리아에서 독보적인 영향력을 차지했다. 이에 소련 시절인 1979년 아프가니스탄 전쟁 실패 이후 좀처럼 중동 지역에서 목소리를 내지 못했던 러시아가 IS 격퇴전과 시리아 내전을 빌미로 다시 중동 지역에서의 영향력 찾기에 나섰다. 러시아는 2015년 시리아에 군 병력을 파견하기로 전격 결정한다. 이후 미국과 달리 알아사드 정권을 전폭적으로 지원하며 영향력을 키웠다. 시리아 내전 초반만 해도 알아사드 정권의 정부군은 미국과 유럽연합(EU) 및 터키, 수니파 국가 연합군이 지원하던 반군과 힘겨운 싸움을 벌여야만 했다. 그러던 중 러시아가 2015년 9월 대테러전 명목으로 이란과 함께 알아사드 정권을 도우면서 상황이 반전되기 시작했다. 시리아 정부군은 파죽지세로 반군을 제압해 나갔고, 수도 다마스쿠스 인근의 마지막 반군 거점인 동구타까지 사실상 탈환했다. 러시아 정부는 지난해 7월 시리아 흐메이민 공군기지를 앞으로 49년간 더 쓰기로 시리아 정부와 합의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초에는 타르투스 해군기지에 전함이 머물 수 있는 공간을 2배로 늘리기로 했다. EU 국가와 언제든 맞서 싸울 수 있는 전초기지를 마련한 셈이다. 또 미국의 방치 속에 이슬람 시아파의 맹주인 이란이 시리아에서 러시아와 손잡고 영향력을 키워 나가자, 시아파의 반대인 수니파의 맹주인 사우디가 다급해졌다. 이에 사우디는 미국을 사이에 두고 어색한 동거를 했던 이스라엘을 국가로 인정하는 발언을 하고 경제협력을 모색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에 나섰다. 아랍에미리트연합(UAE)·오만 등과의 연대를 더욱 강화하고, 이집트의 경제 지원에 나서는 등 ‘세’를 불리고 있다. 반면 터키는 쿠르드 민병대(YPG)를 견제하기 위해 러시아·이란과 부쩍 가까워졌다. 터키는 미국이 지원하는 YPG가 대테러전에서 성과를 내며 시리아 북부 일대에 세력권을 형성하자 뒤늦게 시리아 내전을 해결할 중재자 역할을 자처하고 나섰다. 터키가 반대편으로 건너가면서 러시아·이란·터키라는 새로운 삼각축이 생겼다. 이는 기존 미국·사우디·이스라엘 삼각축과 팽팽한 긴장감을 형성하고 있다.●美, 시리아서 영향력 되찾기 어려울 듯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IS 격퇴전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판단하고 ‘수개월 내로 철군하겠다’고 말했다. 알아사드 정권이 퇴진한 이후 새로 수립될 민주정부에는 관심이 없다는 태도를 분명히 밝히는 등 시리아 내전에서 발을 뺄 것이란 메시지를 던졌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와 EU는 시리아를 발판으로 중동 지역에서 영향력이 점점 막강해지는 러시아를 그냥 두고 볼 수 없는 상황에 부닥쳤다. 따라서 이번 미·영·프의 공습은 미국과 EU가 지난 2~3년간 급속도로 약화된 중동 지역에서의 영향력을 되찾고 러시아를 견제하려는 본격적인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그렇지만 이번 공습에도 미국이 시리아에서 영향력을 되찾지 못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친러’ 행보 때문이다. 지난 15일 CBS에서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대사가 시리아의 화학무기 공격에 대한 책임으로 러시아를 독자 제재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헤일리 대사의 발언 직후 트럼프 대통령은 ‘결정되지 않은 러시아 제재가 공식화됐다’며 언짢은 기색을 드러냈다. 백악관은 러시아 제재를 검토하고 있으나 아직 시기를 결정하지 못했다며 뒤로 물러섰다. 또 ‘이란보다 러시아가 더 위협’이라며 강하게 맞서 싸울 것을 주장한 허버트 맥매스터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도 지난 3월 22일 전격 경질됐다. 워싱턴의 한 외교관은 “백악관 보좌진들의 우려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에 대한 ‘러브콜’을 거두지 않고 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생각이 바뀌지 않는 한 시리아에서의 영향력 되찾기나 러시아 견제는 사실상 물 건너간 것”이라고 전망했다. 35만명이 목숨을 잃은 시리아 내전은 ‘아랍의 봄’의 영향을 받아 2011년 3월 15일 알아사드 시리아 정부에 반대하는 시위가 일어나면서 시작됐다. 아랍의 봄은 2010년 튀니지에서 시작돼 중동과 아프리카 지역에서도 진행된 민주화 시위를 말한다. 1971년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하페즈 알아사드 시리아 전 대통령과 2000년 대통령직을 물려받은 그의 아들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은 40년 넘게 시리아를 억압적으로 다스렸다. 시리아인들은 이들의 독재와 세습 행위에 반발해 ‘바샤르는 대통령에서 물러나라’며 2011년 3월 15일 대규모 시위를 시작했다. 하지만 알아사드 대통령은 퇴진을 거부한 뒤 시위대를 난폭하게 진압했다. 국민은 분노했고, 이는 내전으로 이어졌다. 알아사드 대통령은 권력을 지키기 위해 국제사회가 금지한 화학무기를 자국민에게 서슴지 않고 사용하면서 국제사회의 비난이 이어졌다. 화학무기금지기구(OPCW)와 유엔 등에 따르면 2011년부터 현재까지 시리아 내전에서 260건 이상의 화학무기 공격이 발생했다. 알아사드 정부는 2013년 8월 수도 다마스쿠스의 동부 외곽 지역인 동구타와 자말카 아인 타르마 마을을 화학무기로 공격했다. 당시 유엔 조사단은 사린가스가 사용됐다고 발표했다. 미국과 러시아는 그해 9월 시리아의 화학무기를 폐기하기로 합의했으나, 시리아 정부는 이듬해인 2014년 4월 또다시 독가스 공격을 개시했다. 시리아 정부는 2015년 5월에도 반군이 장악한 사르민 마을에 화학무기 폭탄을 투하했고, 2016년 9월에도 염소가스가 담긴 폭탄으로 공격했다. 지난해 4월에는 시리아 반군이 장악한 칸 셰이쿤 지역에서 사린가스를 이용한 공격으로 어린이를 포함해 지역 주민 80명 이상이 숨졌다. 이때도 유엔은 배후로 시리아 정부군을 지목했다. 유엔의 한 관계자는 “국제사회가 자국의 이익을 위해 시리아의 국민을 희생양으로 삼으면 안 된다”면서 “하루빨리 독재정권인 알아사드 정권에 강력한 제재를 가하고, 시리아가 정상적인 국가로 탈바꿈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삼성전자서비스, CCTV로 노조원들 일거수일투족 감시했다

    삼성전자서비스, CCTV로 노조원들 일거수일투족 감시했다

    검찰, CCTV 영상자료 담긴 외장 하드디스크 200여개 확보검찰이 삼성전자서비스가 오랫동안 노조원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보면서 관리한 정황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 자료 등이 담긴 외장 하드디스크를 다량 발견한 것으로 전해졌다. 23일 검찰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공공형사수사부(김성훈 부장검사)는 지난 18일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삼성전자서비스 본사 건물 지하 창고를 압수수색할 때 200여개의 외장 하드디스크를 발견해 확보했다. 삼성전자서비스 노무 담당 부서가 관리한 것으로 알려진 이들 하드디스크에는 전국 삼성전자서비스센터에 설치된 CCTV에 찍힌 직원들의 근무 모습 동영상이 대거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CCTV 화면은 직원들의 컴퓨터 화면 내용까지 식별할 수 있을 정도로 해상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의 노조 와해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은 삼성이 이 같은 자료 수집·관리가 본사 차원에서 노조원들을 상시로 감시하기 위한 것일 가능성에 주목하고 삼성전자서비스 임직원들을 불러 관련 자료를 만들어 보관해온 이유 등을 조사 중이다 아울러 이번 압수수색 과정에서 삼성전자서비스 차원의 노무 관리 업무와 관련한 서류도 다수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서비스는 삼성전자 가전제품 등의 국내 사후서비스(A/S)를 제공하는 삼성전자 자회사다.검찰은 삼성전자서비스가 노무 관리 ‘마스터플랜’을 수립한 뒤 지역 서비스센터의 노조 가입률을 낮추기 위해 단계별 대응 계획을 세우고 실행에 나선 정황을 각종 문건을 통해 파악한 상태다. 앞서 검찰은 삼성그룹의 다스 미국 소송비 대납 의혹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삼성전자 노무 부서에서 삼성전자서비스를 중심으로 한 노조 와해 기도 정황이 담긴 문건 6000여개가 든 외장 하드디스크 4개를 발견하면서 관련 수사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검찰은 삼성전자서비스에서 실제로 노조 탈퇴 강요, 노조원 가입률이 높은 지점 위장 폐업 등의 부당 노동행위가 있었는지에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검찰은 삼성전자서비스 차원의 혐의가 구체적으로 드러나면 모회사인 삼성전자, 나아가 삼성그룹 상층부 차원의 지시와 관여가 있었는지로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미세먼지 방콕? ㅜ.ㅜ 엄마, 키즈카페 가요 ^.^

    미세먼지 방콕? ㅜ.ㅜ 엄마, 키즈카페 가요 ^.^

    유통업계의 키즈시장 공략 열풍이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영·유아를 위한 맞춤형 전용 상품을 내놓는가 하면 아예 전문 매장을 문 여는 곳도 늘고 있다.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소비심리가 침체되는 와중에도 아이를 위한 구매에는 비교적 손쉽게 지갑이 열린다는 점을 노린 전략이라는 분석이다.최근에는 ‘식스 포켓’, ‘에잇 포켓’과 같은 신조어가 등장하는 등 키즈 관련 시장의 잠재적 소비자가 점차 확대되고 있다. 식스 포켓은 아이 한 명당 6개의 주머니라는 뜻으로 부모에 이어 할머니, 할아버지, 삼촌, 이모 등 가까운 친지까지도 지갑을 연다는 의미다. 이런 현상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2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발 편집매장 브랜드 ABC마트는 지난 19일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월드몰에 ‘ABC 키즈마트’를 새롭게 문 열고 영·유아 시장 진출에 나섰다. ABC키즈마트 잠실롯데월드몰점은 아이와 엄마가 함께 신을 수 있는 커플 신발을 구매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매장 곳곳에 아이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놀이공간도 마련돼 있다. 0~10세의 아이들을 대상으로 나이키, 아디다스, 크록스, 반스 등 유명 브랜드 및 자사 브랜드 호킨스의 아동화 제품을 판매한다.ABC마트 측은 키즈마트 1호점을 시작으로 올해 안에 3개 매장을 개장하고, 내년에는 모두 15개로 늘린다는 목표다. 취급 상품도 신발에서 시작해 향후 가방, 아동용품 등으로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현대백화점은 올해 초 백화점업계 최초로 서울 강동구 천호점 매장의 한 층을 아예 대규모 키즈 전문관으로 꾸며 눈길을 끌었다. 천호점 ‘키즈&패밀리관’은 모두 4000㎡(약 1200평) 규모로, 유·아동용 의류, 생활소품 등 약 80개 브랜드로 구성됐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기존 매장 대비 아동 전문 브랜드의 개수가 2배가량 늘어난 것”이라면서 “단순히 아동용품 판매 공간에 그치지 않고 가족단위 고객들이 머물며 즐길 수 있도록 체험형 콘텐츠를 대폭 늘렸다”고 설명했다. 그 일환으로 1000㎡(약 300평) 규모의 야외정원 ‘패밀리 가든’을 마련했으며, 정원 맞은편에는 유·아동을 대상으로 한 요리 수업을 상시 운영하고 이유식 및 성인용 건강식을 함께 판매하는 가족 맞춤형 카페 ‘얌이밀’, 프리미엄 키즈카페 ‘릴리펏’ 등이 들어섰다. 키즈편집매장 ‘쁘띠다쁘띠’, 아이와 어른이 함께 족욕, 마스크팩 등을 즐길 수 있는 뷰티 스파 체험형 콘텐츠 ‘슈슈앤쌔씨’, 미술체험활동을 할 수 있는 ‘미카도르’ 등도 자리잡았다. 패션그룹 형지가 운영하는 서울 동대문구 장안동의 쇼핑몰 ‘아트몰링’ 장안점도 지난 9일 국내 최대 규모의 어린이 실내 놀이공간인 ‘타요 키즈카페&뽀로로샵’ 키즈카페를 선보였다. 쇼핑몰 13~14층에 모두 600평 규모로 들어선 타요 키즈카페는 어드벤처 존, 미디어 존, 베이비 존, 컬처 존 등으로 구획이 나뉘어 있으며, 모두 17개의 놀이시설을 갖췄다. 보호자를 위한 수유실, 북카페 등의 편의시설도 마련됐다. 복합쇼핑몰 여의도 IFC몰도 지난달 어린이를 동반한 고객이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 ‘캐리키즈카페’를 문 열었다. 캐리키즈카페는 유튜브와 케이블TV 등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어린이 맞춤형 콘텐츠 ‘캐리와 친구들’을 오프라인으로 구현한 공간이다. 국내 최초로 거품으로 온몸을 적시면서 비누방울 놀이를 즐기는 전용 공간 ‘버블룸’을 비롯해 아이들의 두뇌발달에 도움을 주는 전용 요리수업과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댄스룸’, 네일아트 등을 즐길 수 있는 ‘뷰티룸’ 등을 갖췄다. IFC몰 관계자는 “기존의 키즈카페가 놀이시설을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 캐리키즈카페는 아이들의 성장과 발달에 도움을 주는 체험형 프로그램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출산율이 떨어지면서 영·유아의 인구가 줄어든 대신 하나뿐인 자녀를 위해 비싼 가격이라도 아낌없이 투자하려는 소비 심리가 반영돼 아동 관련 시장은 외려 성장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최근 날씨가 풀리면서 본격적인 봄나들이 시즌이 왔지만 미세먼지 등을 이유로 외출을 망설이는 가족 단위 고객들이 늘고 있다”면서 “키즈 전용 공간은 이들을 실내 유통채널로 끌어오기 위한 전략”이라고 말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썰전 유시민 “조양호 회장, 삼남매 향한 결단 내려야”

    썰전 유시민 “조양호 회장, 삼남매 향한 결단 내려야”

    유시민 작가가 갑질 논란이 불거진 대한항공이 전문경영인 체제로 가야한다고 주장했다. 유시민 작가는 19일 방송된 JTBC ‘썰전’에서 “조현민 전무는 다른 사람에 대해 존중할 줄도 모르고 자신의 감정을 대면하고 다스리는 능력도 없다. 그런 사람이 경영 능력이 있는 경우는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저는 제일 큰 문제가 이거라고 보고, 지금이라도 조양호 회장이 결단을 내려야 한다. 삼남매는 이 회사를 떠나야 한다. 그리고 지금이라도 전문경영인 체제로 가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박형준 교수는 “대한항공의 애용자로서, 대한항공의 가치가 이런 일로 훼손되는 것이 속상하다. 재벌 3세들 가운데 능력은 갖추지 않고 선민의식과 차별의식만을 보여주는 사람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는 게 맞다”고 동의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금요 포커스] 치수와 21세기형 치금/이창화 금융투자협회 증권·파생상품서비스 본부장

    [금요 포커스] 치수와 21세기형 치금/이창화 금융투자협회 증권·파생상품서비스 본부장

    인류의 문명은 대부분 물을 끼고 발원했다. 강이 범람해 주변 농경지에 수해를 입히곤 했기 때문에 당시에는 치수(治水)가 국가 유지의 핵심 과제였다. 물의 성격과 매우 닮아 있는 것이 바로 금융(金融)이다. 적소에 있으면 생명의 싹을 틔우지만, 넘치면 둑을 터뜨리고 걷잡을 수 없는 파고가 돼 우리를 덮치기도 한다. 2007년 미국 월가에서 유발된 금융 위기가 대표적이다. 미국 경제를 넘어 세계를 충격과 공포로 몰아넣었다. 우리나라도 금융 위기로 인해 주가가 폭락하고, 환율은 급등하는 등 경제가 큰 타격을 받았다. 10년이 지난 지금 미국은 금융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금융이 화근이었으니 더 촘촘한 규제로 틀어 막았을까. 미국 자본시장은 금융 위기 이후 오히려 더 확장됐다. 일례로 오바마 정부는 우리에게도 알려진 잡스법을 2012년 제정했다. 흔히 알려진 크라우드펀딩에 관한 법률에 발행 시장 규제완화 법안을 결합한 것이 잡스법이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은 잡스법 시행 3년 만에 자본시장의 외연이 크게 확대되고 민간 부문 일자리가 740만개나 증가했다고 한다. 금융의 실패를 다시 한번 금융으로 극복해 낸 점이 흥미롭다. 대표적 금융 규제로 알려진 볼커룰 역시 다양한 의견 수렴을 거쳐 2015년에야 제정됐고, 은행들의 자기 투자를 일부 제한하는 수준에 그쳤다. 미국 정부가 이렇게 신중했던 것은 경제의 혈맥인 금융이 막히면 정부의 통화·재정 정책만으로는 경기를 부양할 수 없다고 봤기 때문이다. 혁신 기업과 새로운 산업의 물꼬를 트는 가장 확실하고도 빠른 방법이 금융이라는 역사적 인식이 뿌리박고 있어서다. 미국은 돈과 싸우려 하지 않았다. 돈과 싸워 이겨 봐야 잃는 게 더 많다는 오랜 경험 때문이다. 미국의 모험자본시장의 역사는 우리보다 20여년 앞선다. 1980년대부터 연기금의 대체 투자가 활성화되면서 벤처캐피탈과 사모펀드(PE)시장이 커지기 시작했다. 이후 거래소에 대한 규제도 거래소 간 상호 경쟁을 촉발시키는 방향으로 이뤄졌으며, 이는 기업의 자금 조달 촉진으로 이어졌다. 오바마 시절 민주당은 ‘기업육성법안’으로 돈의 물꼬를 틀었고, 트럼프의 공화당은 ‘세제’라는 키워드로 기업과 자본을 유인하고 있다. 달라 보이지만 크게 보면 둘의 목표는 같다. 우리 정부 역시 ‘생산적 금융과 모험자본의 공급’을 강조하며 기업 등 생산적 측면으로 금융의 흐름을 바꾸려는 노력을 보이고 있다. 코스닥 시장 등에서 벌써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주택대출로 침잠하고 있는 비생산적인 금융, 국민의 노후를 어둡게 하는 편중된 연금운용 등을 이 열쇠로 해결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시스템이 자본시장이다. 그러나 자본시장에는 너무 오래된 것들이 많다. 산업구조가 바뀌고 매일 새로운 기술과 아이템이 등장하는 등 하루가 다르게 세상은 변하고 있지만 이런 변화를 받아들일 준비가 됐는지 자문해 봐야 한다. 새로운 증권을 발행하는 모집, 기존의 증권을 다수에게 파는 매출 제도는 수십년간 같은 틀을 쓰고 있다. 벤처자금의 투자자금 회수도 거래소 상장 외에는 별다른 대안이 없고 주식시장도 거래소 상장시장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혁신이 필요하지만 너무 겁낼 필요는 없다. 금과옥조로 여겨지는 규제 중 일부만 바꿔도 미래는 달라질 수 있다. 돈의 흐름을 막는 규제보다는 방향을 바꾸는 제도, 정부 재정 중심의 정책보다는 민간 자본을 이끌어 내는 정책이 좀더 필요하다. 치수의 핵심이 ‘가뭄과 홍수’를 막는 것인 것처럼 금융 역시 어떤 곳은 너무 적어서, 어떤 곳은 너무 많아서 문제가 된다. 치(治)는 물(水)과 태(台)를 합친 글자로, ‘다스린다’는 개념 자체가 치수에서 왔다. 물길을 열어서 물을 편하게 만들어 준다는 뜻이다. 현대 경제에서 물과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이 금융이다. 21세기형 치금(治金)이 필요한 때다.
  • [관가 블로그] 초과근무 없애기… 행안부 직원들 ‘갑론을박’

    [관가 블로그] 초과근무 없애기… 행안부 직원들 ‘갑론을박’

    정부 조직을 담당하는 행정안전부에서 초과근무를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졌습니다. 최근 전 직원에게 ‘초과근무 부당수령자 근절 강화 협조’ 안내를 내려보냈기 때문이죠. 초과근무가 필요 없는데도 야근을 하고 수당을 신청하다가 적발되면 규정에 따라 부당 수령액의 2배를 가산 징수하고 최대 1년간 초과근무를 금지하겠다고 엄포를 놨습니다. 부정신청 3회 이상 적발 시 징계위원회에 회부하겠다고도 했네요.초과근무수당(초근수당) 부정신청을 눈감아 준 상관에 대한 처벌도 명시했습니다. 부하 직원이 부정한 방법으로 초근수당을 받아 갔음에도 이를 묵인할 경우 성과연봉 계약에 반영하고 징계도 하겠다는 것입니다. 쉽게 말해서 “앞으로 쓸데없이 초과근무 신청을 하다가 걸리면 엄히 다스리겠다”는 것이죠. 정부부처의 초과근무는 근절되지 않는 오랜 습관입니다. 정부서울청사에서도 저녁 회식 뒤 벌건 얼굴로 사무실로 다시 들어가는 공무원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초과근무 기록을 체크하기 위해서라는 걸 묻지 않아도 알 수 있습니다. 과거 쥐꼬리만 한 공무원 월급을 어떻게든 늘려 보고자 생겨난 관행이죠. ‘초과근무 실적이 인사평가에 반영된다’는 잘못된 인식과 ‘팀 전체 초과근무 시간이 많으면 조직 개편 때 팀원 수를 늘리는 데 도움이 된다’는 생각도 초과근무를 부추깁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일부 직원이 거짓으로 초근수당을 신청했다가 적발돼 근무기강을 확립할 필요를 느꼈다는 것이 행안부 설명입니다. 문재인 정부의 목표인 ‘워라밸’(일과 생활의 균형)도 추구할 수 있어 ‘1석2조’ 포석입니다. 다만 일부 공무원은 익명게시판 ‘소곤소곤’에 불만을 드러냅니다. 공직 근무 시스템이 그대로인데 초과근무 신청만 억제한다고 뭐가 달라지냐는 것이죠. 공무원 한 명이 보고서를 만들고 정부행사 포스터도 디자인하고 보도자료를 작성하며 정책 브랜드 이름 짓기까지 다 해야 하는데 시간이 부족하지 않을 수 있냐는 비판입니다. 한 사무관은 “요즘 분위기가 살벌해 야근하고도 초근수당을 신청하지 않는다. 이러다 무보수 야근이 관행이 되지 않을까 걱정”이라면서 “최근 기획재정부가 유명 카피라이터 출신을 영입해 화제가 됐는데 우리도 전문가 협업 방식을 도입해 야근이 필요 없도록 효율을 높여야 한다”고 꼬집었습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사설] 삼성 협력사 직접 고용, 노사 상생 기폭제 되길

    삼성전자의 자회사인 삼성전자서비스가 사내 하청 근로자 8000여명을 직접 고용하기로 했다. 또 합법적인 노조활동도 보장하기로 했다. 늦었지만 잘한 일이다. 세 가지 면에서 의미가 있다. 하나는 정부가 추진하는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에 삼성이 힘을 보탰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지난 80년간 지켜 온 삼성의 ‘무노조 경영’ 원칙이 사실상 깨졌다는 점이다. 제일 중요한 것은 다름 아닌 노사 상생의 길을 삼성이 택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서비스는 삼성전자가 판매하는 가전제품의 수리와 유지 보수를 하는 업체로 삼성전자의 지분이 99.33 %에 달하는 자회사다. 이 회사 노조인 ‘전국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는 2013년부터 근로자 지위를 인정해 달라고 집요하게 회사 측에 요구해 왔다. 하지만 지난해 서울중앙지법이 “서비스 기사는 삼성전자서비스 직원으로 볼 수 없다”며 사측 손을 들어 주고, 고용노동부 역시 “위장도급이나 불법 파견으로 보기 어렵다”는 입장이었다. 그런데 이번에 사측이 법원의 판결과 정부의 입장을 뒤집고 전향적인 행보를 보인 것이다. 이미 에스케이(SK) 브로드밴드가 지난해 서비스센터 직원 5200여명을 정규직으로 채용했고, 현대차도 하청 직원 3500여명을 단계적으로 특별채용하기로 했다. 하지만 SK브로드밴드는 별도의 자회사를 만들어 정규직으로 전환한 것이고, 현대차도 불법 파견 판결에 따른 불가피한 조치였다. 그런 점에서 삼성전자서비스가 자회사를 통한 고용 방식을 뛰어넘어 직접 고용하고, 채용 인원 역시 두 기업을 합친 정도로 크다는 점에서 평가할 만하다. 하지만 삼성의 이번 조치를 순수하게 받아들이기보다 검찰의 ‘노조 와해 의혹’수사와 연관짓는 시각도 있다. 검찰이 지난 2월 삼성의 ‘다스 소송비 대납 의혹’을 조사하다 노조 와해 문건을 압수해 재수사에 나선 것이 계기가 됐다는 지적이다. 더구나 삼성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상고심 재판에 미칠 영향도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배경이 어찌 됐든 삼성이 세계 일류 기업에 걸맞지 않는 경영 기조에서 벗어나기 시작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문제는 앞으로 어떤 행보를 보이는 가다. 눈앞의 송사를 염두에 둔 보여 주기식 조치가 아닌 진짜 노사 상생의 길을 가야 한다. 노조와 함께 발맞춰 기업의 불투명성을 제거한다면 오히려 삼성의 경쟁력은 더 강화될 수 있다.
  • 법원, MB 재산 동결

    법원이 111억원대 뇌물수수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된 이명박(77) 전 대통령의 재산 일부를 임의로 처분하지 못하도록 동결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 정계선)는 18일 검찰이 청구한 추징보전의 일부를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추징보전은 범죄로 얻은 불법 재산을 빼돌릴 가능성에 대비, 형 확정 전에는 일체의 처분 행위를 할 수 없도록 보전하는 것을 말한다. 재판부의 결정에 따라 추징 대상 재산인 이 전 대통령의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자택과 부천공장 건물 및 부지는 확정 판결이 나올 때까지 매매 등의 처분이 금지된다. 이 전 대통령 명의의 논현동 자택의 공시지가는 현재 약 70억원, 이 전 대통령 조카 김동혁씨 명의인 부천공장 부지의 공시지가는 약 40억원대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김씨는 검찰 조사에서 이 땅의 실소유주가 이 전 대통령이라고 진술한 바 있다. 재판부는 다스 지분을 비롯한 기타 차명재산과 이 전 대통령 명의의 예금 등에 대해서는 추징보전 청구를 기각했다. 앞서 인용한 부동산 가액만으로도 범죄 금액인 110억원대를 이미 넘어섰기 문이다. 법원 관계자는 “다스 등의 나머지 타인 명의 재산에 대해선 피고인의 소유 여부를 판단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법원, MB 재산 동결

    법원이 111억원대 뇌물수수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된 이명박(77) 전 대통령의 재산 일부를 임의로 처분하지 못하도록 동결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 정계선)는 18일 검찰이 청구한 추징보전의 일부를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추징보전은 범죄로 얻은 불법 재산을 빼돌릴 가능성에 대비, 형 확정 전에는 일체의 처분 행위를 할 수 없도록 보전하는 것을 말한다. 재판부의 결정에 따라 추징 대상 재산인 이 전 대통령의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자택과 부천공장 건물 및 부지는 확정 판결이 나올 때까지 매매 등의 처분이 금지된다. 이 전 대통령 명의의 논현동 자택의 공시지가는 현재 약 70억원, 이 전 대통령 조카 김동혁씨 명의인 부천공장 부지의 공시지가는 약 40억원대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김씨는 검찰 조사에서 이 땅의 실소유주가 이 전 대통령이라고 진술한 바 있다. 재판부는 다스 지분을 비롯한 기타 차명재산과 이 전 대통령 명의의 예금 등에 대해서는 추징보전 청구를 기각했다. 앞서 인용한 부동산 가액만으로도 범죄 금액인 110억원대를 이미 넘어섰기 떄문이다. 법원 관계자는 “다스 등의 나머지 타인 명의 재산에 대해선 피고인의 소유 여부를 판단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전 대통령은 2008년 4월부터 2011년 9월까지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 등 측근들을 통해 국가정보원에서 총 7억원의 특수활동비를 상납받은 혐의를 받는다. 또 삼성전자로부터 다스의 미국 소송비 585만 달러(약 68억원)를 수수한 것을 비롯해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 대보그룹 등이 건넨 것까지 모두 111억원대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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