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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국제질서/「지역통합」등 갈등요인 곳곳에

    ◎미 가다스교수,저서 「미국과 냉전종식」서 주장/국경개념 약화… 물자·인구교류 활발/민족·국가이기주의등의 폐해는 계속/미 외교정책수립에 여론·도덕성 반영 필요 동구권의 붕괴이후 새로운 국제질서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이 분야의 세계적 석학들이 제가끔 분석과 전망을 시도하고 있으나 아직은 누구도 선명한 구도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그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지금은 해체의 시기인 때문이다.해체의 심도와 결과가 분명치 않은때에 전망이란 기본적으로 무리다.그러나 미래의 세계를 다각도로 예상하고 그에 따른 전망을 시도해 보는 일 자체는 무익한 게 아니다. 미국 오하이오대 현대사연구소 존 누이스 가디스교수가 최근 펴낸 「미국과 냉전종식」(옥스퍼드대 출판부)이란 저서는 그런 점에서 참고할 만한 가치가 있는 시도중 하나다. 가디스교수는 세계가 지금 평화의 길목에 들어섰고 미국은 커다란 승리를 안았으면서도 미국에는 지금 의외로 감동이 없다고 지적한다.그것은 미국이 앞으로 직면하게 될 국가적 도전이 무엇이며 어떻게 극복해 나갈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준비가 돼 있지 않기 때문이라는 게 그의 분석이다. 그는 냉전이후 나타나고 있는 각종 징후들은 앞으로 세계는 우리가 인식하고 있는 것보다 더 심각한 갈등에 직면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것을 암시하고 있다면서 이런 문제들을 본질적으로 재검토하지 않으면 안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공산주의의 붕괴는 민주주의와 정의·이해의 공유에 기초한 평화의 시대를 가져올 것으로 쉽게 연상하지만 그러한 판국은 쉽게 다가오지 않을 것이라고 그는 경고한다.그렇게 광범위한 평화는 바람직하지만 그것을 유지시켜줄 기초가 취약하고 새로이 형성되고 있는 국제관계가 너무나 엉성하기 때문이란 주장이다.가디스교수는 현재 폭넓게 갈채를 받고 있는 지역적 통합운동도 많은 긴장을 쉽게 유발시킬 요인의 하나로 보고 있다. 앞으로의 세계는 국경개념이 약해져서 물자와 인구·문화교류가 활발해지고 심지어는 공해와 질병까지도 자유롭게 상호교류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데,그렇다고 해서 민족주의나 국가이기주의의 위험성이 사라지리란 보장이 과연 있을까.또 국제간의 커뮤니케이션이 활발해지고 사람들사이 이해의 폭이 넓어진다고 해서 그것만으로 지속적인 세계평화가 유지될 수 있을까. 그리고 민주주의가 세계 전역으로 확산된다는게 과연 미국의 국익과 언제나 일치하는 것일까.이밖에 중국의 지도자들이 포위가 돼 있다는 피해 의식을 갖게 되거나 통일독일이 독일에 언제나 과민한 유럽의 심장부에 뛰어들었다는 사실이 새로운 위기를 조성할 가능성은 없는가 하고 그는 의문을 던진다. 이 책은 미국의 미래 외교정책과 관련해 이러한 일련의 기본적인 문제점들을 제기하고 있다.저자는 앞으로 강대국 간의 분쟁이나 마찰을 회피하는데 도움이 될 포괄적인 국제관계이론이나 국가행태를 도출해낼 가능성에 집중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다.동시에 그는 미국의 외교정책을 유도할 포괄적인 이론이 없을까에도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그것이 비록 지금 당장 정형화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어떤 신비의 이론이 될 수는 없다고 할지라도 미국의 외교정책 입안가들에게 국제문제의 본질을 이해시키고 국가안보나 경제안보와 마찬가지로 정책결정에 있어서 여론이나 도덕적 고려의 중요성에도 유의하도록 그는 권유하고 있다.그렇게 하는 것이 곧 국가안보를 위해 가장 현실적인 정책이란 입장이다. 가디스교수는 이 저서에서 미국이 앞으로 추구할 국가이익이 구체적으로 무엇인가를 상세히 해둘 필요가 있음을 강조한다.특히 미국의 정책목표가 지나치게 광범위해서 그것을 추구하느라 스스로 탈진해 버릴 가능성에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가디스교수의 저서는 스스로 제기한 의문들에 어떤 해답을 제시하지는 않았으나(할 수도 없는 일이지만) 불확실성의 성격을 규명하고 다가올 시대의 문제점이 무엇인가를 일반화했다는 점에서 평가할 만하다.
  • 건설법규용어 쉽게 고친다

    ◎귀배→기울기 암거→도랑으로/1차 5백50개 법개정 반영 건설부는 건설행정 쇄신의 하나로 건설관련법규의 전문기술용어를 알기 쉬운 용어로 바꿔 나가기로 했다. 건설부는 25일 1차적으로 순화대상용어 5백50개를 선정한데 이어 오는 6월말까지 추가로 골라 이를 법령개정때 반영할 방침이다. 주요 순화대상용어는 다음과 같다. ▲수도→터널▲선월→잠수교▲교책→울타리▲언제→둑▲위요→둘러싸인▲암거→도랑▲귀배→기울기▲대향차선→반대편차선▲결위→빠짐▲전정→가지치기▲고가수조→옥상물탱크▲경간→기둥과 기둥사이 거리▲개국부→창문▲노대→발코니▲정호→우물▲가채→집세▲인동거리→이웃건물과의 거리▲법면→비탈면▲사역→자갈▲다스트슈트(DUST SHUTE)→쓰레기 투입구
  • 외언내언

    「목민심서」에는 정선이라는 사람이 자주 나온다.중요한 대목에서 중요한 말을 하는데 누군지는 불분명하다.혹 정다산이 가공인물을 내세워 자신의 얘기를 부연설명한 것인지도 모른다.◆율기육조의 청심편에도 심문하는 관리를 도리어 준절히 나무라는 도둑 얘기가 정선이 한 말인양 나온다.그 도둑은 진짜 도둑이야 말로 당신들 같은 벼슬아치인데 나를 도둑으로 모느냐고 대어든다.공자를 비웃으며 논핵하는 도척의 말(장자:도척편)과 같다 할까.이런 종류의 논리 밑바닥에는 지도층 인사의 위선을 경계하는 흐름이 깔린다.스스로 정당해야 남을 가르치고 다스릴 수 있다는 뜻으로서의.◆사회지도층 인사들에 대해 높은 도덕성을 요구하는 까닭이 여기 있다.남의 위에 서서 호령하고 이끌고 할수 있는 「자격」을 생각한 때문.그래서 가령 성직자가 불륜을 저질렀다고 하는데 대해서는 여느 시중잡배의 그것에 비길 수 없는 분노를 느낀다.교직자의 반사회행위도 그런 유형.그가 남을 가르치는 처지이기에 전해 듣는 사람들의 충격은 상대적으로 커진다.◆사법연수원이 어떤 곳인가.그 어려운 사법시험에 합격한 준재들이 모여 교육받는 곳 아닌가.곧 판사·검사·변호사로 될 사람들.우리 사회의 정의를 지켜나갈 사람들이 거기에 있다.그들이 잘못된다면 우리 사회의 질서는 무너진다.참으로 소중하기 이를데 없는 사람들.그들 가운데 밤이 되면 심심풀이를 넘어선 노름판을 벌이는 경우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몇백만원 빚을 진 사람까지 생겼다는 것이고.앞으로 남의 죄를 다룰 사람들이기에 걱정은 유달라진다.◆성직자도 교직자도 혹은 법조인도 사람이다.사람이기에 사람이 빠질 수 있는 유혹에 빠진다고도 하겠다.그러나 그런 변명이 통할 수 없는 그 「위치」가 중요한 것.다만 『빵을 위한 공부』(실러의 말)가 아닌 사명감 막중한 그 위치가.
  • 「간통죄 폐지」 찬반주장 팽팽/형법개정안 공청회 중계

    ◎존속상해죄에도 벌금형 도입 바람직/출판물 명예훼손죄에 비디오 포함을/“남의 땅에 집단거주… 부동산침탈죄 신설해야” 형법개정안에 대한 이틀째 공청회가 열린 30일 서울 서초동 사법연수원에는 법조계·학계·여성계인사등이 나와 그동안 논란을 빚어온 간통죄존치여부와 혼인빙자간음죄폐지,낙태의 부분허용문제등을 둘러싸고 열띤 토론을 벌였다.특히 간통죄폐지의 경우 주제발표자와 토론자 5명은 찬반의견이 비교적 팽팽했으나 자유토론에 나선 여성 방청객들은 여성들의 권익보호를 내세워 폐지를 강력히 반대했다.또 「유교진흥대책위원회」등 유림들도 이날 방청객들에게 유인물을 나눠주며 『간통죄 폐지는 윤리규범을 파괴해 국가질서를 어지럽힐 것』이라고 간통죄폐지를 반대했다.법무부는 이번 공청회에서 제기된 의견을 수렴하고 자체 여론조사등을 거친뒤 관계부처와 의견을 조정해 이달안으로 법무부의 최종개정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개인적 법익◁ ▲이재상교수(경희대)=이번 개정안은 법에 의한 국민자유의 제한을 가급적 피하면서 효과적인 범죄대책을 제시하는데 초점을 맞추었다.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존중해 개인의 생명·신체·자유·재산등 개인의 법익을 사회·국가법익보다 앞에 두었다. 녹음이나 도청으로 대화비밀이 침해되는 것을 보호하는 일이 시급해 대화비밀침해죄를 신설했다.혼인빙자간음죄를 폐지한 것은 법이 혼전 성관계를 간섭하기에 적절하지 않고 이 조항이 여자의 정조를 보호하기보다는 성생활의 주체성을 부정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백형구변호사=존속상해죄에 벌금형도 두어야 한다고 본다.현행법에는 부모가 눈물로 고소를 취하해도 선처해줄 방법이 없다.부동산침탈죄를 신설해야 한다.자기땅을 남이 10년째 차지해 살고있는데도 집단으로 실력행사를 해 땅주인이 권리를 못찾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정성근교수(성균관대)=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죄에 음반과 비디오도 포함시켜 영상매체의 발달에 대비해야 한다.약취유인범죄에 있어서 인질을 안전한 곳에 풀어주었을 경우 「형을 감경할 수 있다」고 한 조항을 「반드시 형을 감경해야한다」로바꿔야한다. ▲한인섭교수(경원대)=강도죄와 강간죄가 모두 3년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돼있는데 두 범죄가 어떻게 같은가.피해후유증이 오래가는 강간죄를 구별해야 한다.「비동의 간음죄」를 신설해 완강한 저항뿐 아니라 동의가 없는 간음도 처벌해야 한다.강간·강제추행 등도 피해자의 고소없이 처벌할 수 있게 하되 피해자의 명예를 최대한 보호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 ▷국가사회적법익◁ ▲김일수교수(고려대)=성인간의 동성애나 인공수정행위,근친상간등은 윤리질서에 어긋나지만 형법으로 다스리는 것은 불합리하다.간통죄 역시 부부간의 성실의무를 법이 강제할 수 없고 가정보호기능보다는 이혼할때 위자료청구를 위한 강압수단으로 쓰이고 있는 점에서 폐지돼야 한다.검사나 판사가 법을 악용하거나 왜곡해 적용하는 것을 처벌하는 규정을 둬야한다. 흩어져 있는 환경관련 특별법들을 대폭 형법에 흡수해야 한다. ▲김창국변호사=국가보안법을 폐지해 일부를 형법에 흡수해야 한다.이와함께 세계적 관심대상인 환경범죄를 반드시 형법에규정해야 한다. ▲이영자교수(성심여대)=간통죄는 폐지돼서는 안된다.혼인제도등 사회규범안에서 자기 결정권이 주어져야 한다.이중적인 성윤리가 문제인 현실을 외면할 수 없기 때문에 축첩·외도등 남성중심으로 돼있는 성윤리가 계속되고 있는 상태에서 여성들은 법에 의지할 수 밖에 없다.사실상의 이중결혼이다.먼저 남성들의 이중적인 성윤리가 해소된 다음에 간통죄가 폐지돼야 한다.
  • 「간통죄 폐지」 열띤 찬반공방

    ◎가정법률상담소·여협·여연 공동주최 형법개정안 토론회/찬성/개인윤리문제… 형사처벌은 잘못/반대/여성보호 마지막수단… 시기상조 법무부가 최근 형법개정안중 간통죄조항을 폐지하겠다고 입법예고함으로써 이 문제 가 또다시 크게 부각되고 있다.특히 한국가정법률상담소(소장 이태영)·한국여성단체연합·한국여성단체협의회 등 3개단체가 과연 간통죄 폐지가 타당한지를 규명하기 위해 마련한 「간통죄폐지론에 대한 토론회」(27일 여의도 여성백인회관)에서 뜨겁게 달아 올랐다. 이날 토론회 발제자로 나선 형법개정특별심의위원회 전문위원 최성창검사(법무부 검찰국검사)는 간통은 개인간의 윤리문제이고 사생활에 속하는 성문제이므로 국가 형벌권이 개입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고 보복의 수단이나 위자료를 받기 위한 협박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는 데서 폐지의 당위성을 찾았다.그리고 세계적으로도 간통죄를 없애고 있다는 점도 그 이유로 지적했다. 최검사는 그 실례로 『전국검찰에서 지난 90년 간통고소 가운데 불기소가 69.4%에 달할만큼 간통죄는 고소취소율이 극히 높을뿐 아니라 후유증으로 부부재결합이 힘들고 가정이 파탄되는등 형벌외적 피해가 너무 심각하다』고 사실을 들추어 냈다.따라서 이는 『민사상 손해배상이나 이혼소송으로 처리하는 것이 마땅하다』는 주장이다. 현재 전국 교도소 수감자중인 여성은 4%에 불과하나 간통죄 수감자 가운데 여성비율이 무려 48%에 이른다고 밝힌 그는 여성의 간통은 예외없이 고소,처벌되고 있음을 상기 시켰다.따라서 『간통죄의 존치는 여성지위보장에 크게 도움이 되기 보다는 여성들에게 오히려 더 불리한 결과를 낳고 있다』고 결론지었다. 고영소변호사도 『간통이 처벌되건 안되건 피해구제는 같고 반도덕적 행위를 형법으로 다스린다는 것은 무리』라며 폐지론을 지지하고 나섰다. 이에 대해 백형구변호사는 『간통죄가 폐지될 경우 성윤리가 더욱 문란해질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면서 폐지론에 반대했다.『여성지위가 법적으로는 보장돼 있으나 실제 적용되는 예는 극히 적은 우리 사회에서 여성보호의 마지막 수단인 간통죄를 폐지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것이다. 한국가정법률상담소 양정자부소장은 전국의 20∼40대 남녀2천8백18명(남자1천59명,여자1천7백65명)을 대상으로 최근 실시한 국민의식조사 결과를 가지고 간통죄 폐지에 반대했다.74.5%(남자 64.7%,여자85.1%)가 간통죄폐지를 반대하고 있다는 그는 『현재 추진중인 형법개정이 국민의 의식과 괴리되지 않은 입법이 돼야 한다』고 존치론을 폈다.양부소장은 또 『여성에게만 엄격한 성윤리가 적용되는 우리 사회에서 간통죄가 폐지되면 남성들의 공공연한 부정행위는 더욱 늘고 결국 살인등 극단적인 해결책을 찾는 아내들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를 표시했다.임재연변호사는 『간통죄의 경우 처벌목적외에도 법이 갖는 예방기능이 다른 범죄보다 강하다』며 간통죄를 우선 폐지하기보다는 존치시키되 구속과 징역형으로 돼있는 법정형 부분을 손질,재판과정에서 운영의 묘를 살리는 대안을 제시했다.
  • 공직자 무사안일 엄단/총선서 표출된 갈등 조속 치유

    ◎노 대통령,제주순시 「하위법」 도민 참여속 제정 【제주=김명서기자】 노태우대통령은 17일 『공직자들이 정치적 전환기에 편승해 좌고우면하거나 무사안일등 기강이 해이되지 않도록 특단의 대책을 강구하라』고 지시했다. 노대통령은 이날 상오 제주도청을 순시,우근민지사와 강정은교육감으로부터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이같이 지시하고 『특히 공직자들은 총선에서 표출된 갈등을 하루빨리 치유하고 교통질서확립을 비롯,집단시위와 폭력등 각종 불법행동을 다스리는 일에 공권력 행사를 엄정히 하라』고 당부했다. 노대통령은 또 『우리 경제는 최근 안정속에 성장회복세를 뚜렷이 나타내고 있다』며 『근로자나 기업가 할 것 없이 국민 모두가 땀흘려 일하는 풍토를 조성하고 근검절약을 생활화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노대통령은 제주개발특별법 후속조치와 관련,『법제정과정에서 많은 도민들의 의견이 폭넓게 수렴되었고 이제까지 제주개발과정에서 나타난 문제점들이 법안에 반영돼 이제는 특별법제정의 필요성이나 그 내용에 대해서 많은 도민들이 크게 공감하고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 법제정의 취지와 정신이 왜곡되지 않도록 홍보를 계속하는 한편 하위법령 제정도 도민 참여속에 조속히 추진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달라』고 말했다. 노대통령은 이밖에 제주도의 관광산업진흥에 긴요한 중산간도로포장사업을 비롯,해외관광도로,신제주∼삼양간도로,서귀포우회도로 포장공사 등이 조기 완공될 수 있도록 서둘러 추진하고 제주∼표선간 동부산업도로와 제주∼대정간 서부산업도로 확장문제는 내무부와 건설부등 중앙정부가 적극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 외언내언

    무심코 쓰긴 해도 새겨보자면 이상해지는 말들이 있다.가령 앞뒤 설명 없이 설사약 사오라 한다면 그 약은 어떤 것일까.설사하게 하는 약일까 멎게 하는 약일까 그 말이다.그래도 통상적으로는 감기약이 감기 멎게 하는 약이듯이 설사약 하면 설사 멎게 하는 약을 뜻한다.◆그점에서 볼때 병원이라는 말도 아리송해진다.글자 뜻만으로는 「병의 집」.병을 낫게 하는 집이라는 뜻은 없다.오히려 「병의 집」이라면 병을 확산시키는 「병원」이란 뜻으로 해석될 수도.한급 아래라는 「의원」쪽은 오해의 소지를 없애 준다.「의사(의술)의 집」이라 해석되기 때문이다.그렇긴 해도 「병원」은 어김없이 병 다스리는 집.그렇게들 써오고 있지 않은가.◆그래서 병을 다스리고자 환자들은 병원으로 간다.한데,그 병원이 정말로 「병을 주는 집」으로 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니 작은 문제가 아니다.병 다스리러 갔다가 엉뚱하게 새로운 병을 얻게 된다면 그야말로 병원이 병원되는 것 아닌가.이건 웃고 넘기기 어려운 아이러니.진작부터 국민이 느껴오던 일인데 병원노련·보사부 등에 의해 확인된다.◆병원노련에서는 지난해 전국37개 병원을 상대로 환경위생·법규위반 등을 조사한 바 있다.3백 병상 이상 병원 23개,그 이하 14개였다.그중 15개소는 전염성 세탁물과 일반세탁물을 분리하지 않았으며 거즈를 재사용한 병원도 9개나 되었다.이와 맥을 함께 하는 것이 엊그제 보사부에 의해 밝혀진 병원에서의 환자·보호자의 전염성 질환 감염 실태.한 종합병원의 경우 1만5천여명을 조사했더니 6개월 동안에 5백60명이 감염되었다지 않은가.놀라운 일이다.◆보사부에서는 80병상 이상 종합병원에 감염관리위원회를 설치하도록 시달했다.병원안에서의 감염을 예방·치료한다는 뜻.잘 지켜질지.병주고 약주는 병원으로 돼가나보다.
  • 강기훈 피고에 1심대로 구형/“유서대필 명백”

    서울지검 형사1부 신상규검사는 9일 「전국민족민주운동연합」총무부장 강기훈피고인(28)의 자살방조등 사건 항소심결심공판에서 강피고인에게 원심대로 징역7년에 자격정지 3년을 구형했다. 서울고법 형사2부(재판장 임대화부장판사)심리로 열린 이날 재판에서 검찰은 논고를 통해 『비록 유서를 감정한 국립과학수사연구소 문서분석실장 김형영씨가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돼있기는 하나 문서를 허위로 감정하지는 않았음이 밝혀졌다』고 전제하고 『연구소의 감정결과나 유서내용,피고인의 검찰및 법원에서의 태도등을 볼때 강피고인이 유서를 대필한 사실이 명백한 만큼 사회혼란을 목적으로 피고인이 저지른 반인륜적 행위를 엄벌로 다스려달라』고 밝혔다.
  • 승자와 패자/홍재형 외환은행장(굄돌)

    14대 총선이 한달여의 열전 기간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요즘의 대학입시와 마찬가지로 붙는 사람보다 떨어지는 사람이 더 많은 실정이어서,각 지역구마다 한 사람의 승자와 여러 사람의 패자가 탄생하였다.먼저 승자에게는 박수를,패자에게는 위로와 격려를 보내고 싶다. 사람 사는 세상에서 승패란 항상 있게 마련이고 패배란 언제나 쓰라리고 고통스러운 것이 사실이다.그러나 실패했을 때 조속히 그 실패를 딛고 일어서는 사람만이 궁극적인 승리자가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릇이 큰 사람일수록 실패로 인해 좌절하고 낙담하는 스스로의 마음을 추스리며 또다시 다음 기회를 향해 감연히 일어설 것이다.이번에 낙선한 사람 중에서도 「낙선사례」를 한다거나 재빨리 차기를 부탁하는 전화인사를 한다는 신문기사를 읽으며,새삼 패배를 선용하는 마음들을 읽게 된다. 「시드니 헤리스」라는 사람이 쓴 「승자의 마음」이라는 칼럼에 보면,「승자는 넘어지면 일어나 앞을 보고 패자는 넘어지면 일어나 뒤를 본다」는 말과,「승자는 넘어지면 일어서는 쾌감을알고 패자는 넘어지면 재수를 한탄한다」는 말이 있다. 참으로 실패로부터 교훈을 찾아내고 앞을 바라보며 비전을 가지고 나아가는 사람이라면 결코 그의 삶이 완전한 실패자로 끝나지는 않을 것이다. 국가든 단체든 하나의 조직을 다스리는 훌륭한 리더들은 모두 이와 같이 실패로부터 귀한 깨달음과 가르침을 얻고 그 실패를 다음번 성공의 밑바탕으로 삼은 사람들일 것이다.「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말은 진부한 말이지만 그래도 여전히 변함없는 진리임에 틀림없다.
  • 컴퓨터선생님과 공부를/최창선 한국통신기술시설관리부장(정보통신시대)

    사람을 완전한 사람으로 만들기 위한 교육장소는 학교보다 가정이 더 중요하며 가정교육은 어버이의 교육관이나 교육방법에 의해 크게 좌우된다.그러나 요즘 많은 가정에서 자녀교육은 학원이나 학교에 미뤄 버리고 있다. 새벽부터 밤 늦게까지 어린이들은 학원에서 학교로 또 학원으로 무거운 책가방을 들고 뛰어다닌다.어버이의 체온과 함께 가정에서 숙제하고 학습받아야할 자녀들이 과외수업에 시간을 빼앗겨 전인교육의 장에서 자꾸만 멀어지고 있다.특히 자녀들에 대한 정서적인 스트레스는 육체적인 충격보다 자녀의 자기성취를 체계적으로 파괴하는 행위이다.전에는 아이를 매로 때려 가르쳤지만 지금은 말로 다스린다.그러나 말은 듣고 있으나 그것을 이해하려 않는다. 어버이 자신의 말과 행동이 달라 책한권 읽지 않고 신문한장 차분히 보지 않으면서 자녀들에게만 공부를 강요하기 때문이다. 전인교육의 장인 가정으로 자녀를 끌어들이는 교육시스템이 등장했다. PC통신의 응용인 컴퓨터로 공부하는 컴선생(Com­Teacher). 컴선생은 데이콤에서 제공하는 「천리안Ⅱ」교육정보시스템으로 장점이 여럿 있다. 첫째,학생이 원하는 시간에 컴퓨터 선생님과 공부할 수 있다.개인용컴퓨터에 전화선만 연결하면 언제든지 가정교사를 모셔올 수 있고 제공되는 학습내용을 디스켓에 저장했다고 편한 시간에 따로 공부할 수 있으므로 학습진도와 시간을 학생 마음대로 조정할 수 있다. 둘째,학습프로그램을 통해 완전히 이해될 때까지 반복학습하므로 학원이나 과외 같은 단체 학습과는 달리 개인별 능력 학습이 가능하다. 셋째,진로와 직업선택은 일생을 좌우하는 중요한 결정이므로 올바른 진로선택을 위한 뛰어난 상담교사 역할을 한다. 넷째,제공하는 프로그램중 국민학생용은 단순한 지식 전달을 위주로 한게 아니고 생활과 학습에 필요한 개념의 이해와 기본능력배양에 중점을 두고 있다. 다섯째,가정에서 어버이와 함께 체온을 느끼면서 공부할 수 있을뿐 아니라 다가오는 정보사회에 대비하는 컴퓨터 마인드향상에 크게 이바지할 수 있다. 자녀를 재창조하는 어버이는 대리만족에서 벗어나 스스로 모범을 보이는직접만족의 시대에 적응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 때다.
  • “신성한 주권 빠짐없이 행사를”

    ◎정 총리 담화/선거사범 끝까지 의법대처” 정원식국무총리는 23일 『이번 선거는 지금까지 추진해온 민주화의 완성이라는 의미 뿐만 아니라 조국의 통일과 번영을 기약하는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지적하고 『국민 모두가 빠짐없이 신성한 주권을 행사,참일꾼을 선택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총리는 이날 「제14대 국회의원선거 투표일을 맞아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말씀」이라는 담화문발표를 통해 이같이 말하고 『이번 선거운동이 일부 과열된 면을 보이기도 했으나 과거 어느 선거때보다도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공명하게 진행되어온데 대해 국민 여러분에게 감사한다』고 밝혔다. 정총리는 또 『정부는 이제 마지막 남은 투·개표 관리에 만전을 기해 조용하고 질서있는 공명선거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하고 『선거운동기간 선거법 위반사례에 대해서는 한점의 의혹도 없이 법에 따라 엄정히 처리할 것이며,선거와 관련된 어떠한 불법행위도 끝까지 단호히 다스려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 내수 부진속 잇단 도산여파/의류업계 대규모세일 바람

    ◎“생산비라도 건지자” 부도업체등 대거참여/유명브랜드서 중저가품까지 20∼70% 할인/롯데등 백화점매장서도 앞다퉈 재고정리 올봄에는 유명상표 의류들의 할인판매가 일찍 시작되고 할인율도 높다.수출 및 내수부진으로 잇따른 부도사태를 겪고 있는 의류업체들이 생산비라도 건지기 위해 대규모 바겐세일을 하고 있는 것이다. 연초 「폴로」「베네통」상표로 유명한 신한인터내셔널이 부도끝에 절반값으로 세일중인 것을 비롯,최근 법정관리를 신청한 논노·김창숙부띠끄 등의 도산업체와 이랜드 등 중·저가 의류업체들도 전국의 직영매장과 백화점·상가 등지에서 사상최대 규모의 세일을 준비중이다. 할인폭도 예년보다 10∼13% 높은 40∼50%에 이르며 봄상품의 경우도 세일기간을 앞당기고 있다. 이 때문에 소비자들은 평소 너무 비싸 사입지 못했던 유명제품들을 절반값 정도에 사는 횡재(?)를 하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 등 서울시내 유명백화점에 매장이 설치돼있는 3백50여개 의류브랜드들이 매주 60∼80개 단위로 나뉘어져 지난 18일부터 정상가격에 비해 20∼70% 씩 내린 가격에 할인판매되고 있다. 지난 18일부터 할인 재고판매에 나선 의류브랜드는 60여개 이상으로,그중 숙녀의류는 논노의 「파스텔톤」「제누디세」「니코보코」등 8개 브랜드가 70% 할인판매되는 것을 비롯,나산실업의 「꼼빠니아」「조이너스」등 2개 브랜드와 「리스」「아농스」「루치아노 최」등 8개 예복브랜드,「김원희」「유레카」「마담엘레강스」등 모두 22개 브랜드가 30∼60% 할인판매되고 있다. 신사의류의 경우 그동안 백화점에서는 할인판매를 실시하지 않던 신사정장 가운데 캠브리지멤버스가 5개 브랜드의 재고전에 들어갔으며 「피에르카르댕」「윈저」「메이트리」등 7개 와이셔츠와 남방브랜드도 가격을 20∼50% 낮춰 재고 판매행사를 시작했다. 이밖에 「아디다스」「나이키」 2개 스포츠의류 브랜드도 30∼50% 할인판매를 실시하고 있으며 「아스트라」「프로메이트」「캐필드」「파올로구치」「울시」등 5개 골프의류 브랜드가 50%,「콩쥐바지」「에이꼼사」「베베」「해피랜드」등 6개아동복 브랜드가 40∼60%씩 가격인하 판매에 들어갔다. 현재 의류업계에는 최근 3년간 이상난동으로 겨울철 옷 등 팔지못한 재고상품이 1억벌정도 쌓여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이 옷은 전국민이 2년동안 입을 수 있는 양이다.
  • 「공약」을 심판합시다/권기진 편집부국장(서울칼럼)

    혀아래 도끼가 들었다는 말이있다.말을 잘못하면 재앙이 찾아온다는 소리다.논어에는 이런 말도 있다.『네마리의 말이 끄는 빠른 마차라도 혀의 빠름에 미치지 못한다.말(언)은 그만큼 빨리 퍼지고 취소할수도 없으니 조심해야 한다』 이처럼 말을 조심해야 한다는 경고의 말은 헤아릴수 없을 정도로 많다.그만큼 말은 우리생활에 큰 영향을 미치므로 말을 할때는 신중하게 해야 한다는 의미일 것이다. 말이 이렇게 중요한데도 요즘 선거판에서는 허튼 소리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14대총선 선거전이 종반에 들어서자 유세장에서는 상대방을 헐뜯는 원색적인 말과 쓸데없는 공약들이 판을 치고 있다.이때문에 유세는 각정당간의 정책이나 인물대결이 되지 않고 「비방·모략전」으로 전락하고 있는것 같다. 일부지역후보는 말할것도 없고 이들을 지원하고있는 정당대표자들도 인신공격성발언을 서슴지 않아 눈살이 찌푸려진다.최근 경기도 성남지역합동연설회장에서는 신정당후보가 상대방을 비방하다 등단17분만에 연설을 끝맺지 못하고 하단하는 촌극이 벌어졌다.국민당의 정주영대표는 민주당의 김대중대표와 낯뜨거운 설전까지 벌이고 있는 것도 모양이 좋지 않다.정대표는 민주당의 전국구공천에서 헌금잡음이 나자 김대표를 보고 『돈에 한이 맺힌 모양』이니 『돈을 함부로 탐내는 지도자』라고 헐뜯었다.이에 참다못한 김대표는 정대표야말로 『노동자와 소비자를 착취해온 사람』이라고 비난했다. 이렇게 설전을 벌이는 것은 정당대표로서 가져야할 자세나 태도가 결코 아니다.서로들 득표를 의식해서 그렇게들 하고 있는 모양인데 그것은 득표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특히 뒤늦게 정치를 한답시고 선거판에 뛰어든 정대표는 좌충우돌식으로 말을 함부로 내뱉어 뜻있는 사람들을 실망시키고 있다.그는 이달초 서울롯데호텔에서 열린 한국인간개발연구원초청간담회에서 『과거 주한미군이 만든 원자탄저장고비밀공사의 입찰에 현대가 참여했었다』고 밝혔다.이발언이 나오자 북한은 즉각 평양방송 등을 통해 『정씨의 증언으로 그간 남한정부가 발표해온 핵부재선언등 일련의 핵정책이 허구였음이 드러났다』고 정치선전에 열을 올렸다. 정대표발언의 진위야 어떻든 간에 그파장은 남북관계에까지 미쳐 현재 첨예하게 논의중인 핵문제에 새 불씨가 되고있다.정치지도자가 되려는 사람이 어떻게 앞뒤 분별도 하지 않고 국가기밀같은 중요한 사항을 마구 발설할 수 있을까.그만한 연륜이면 꼭 해야 할 말과 해서는 안되는 말을 구별할 줄 알아야 하지 않겠는가.확인도 되지 않은 국가기밀사항을 단지 득표만을 의식해서 함부로 터뜨리는 행위는 절대 용납될 수 없다.정치가 뭐길래 나잇살이나 잡수신 어른이 그렇게 말을 마구 하는가.정말 한심한 노릇이다. 정치란 바르게 다스린다는 뜻이다.그렇기 때문에 정치인은 거짓말이나 허튼 소리를 하지 말아야 한다.그런데도 정치를 하겠다는 일부 후보들이 얼토당토않은 공약들을 남발하고 있어 선거분위기를 흐린다.아파트값을 반값으로 내리겠다고 하지 않나,개울도 없는 곳에 다리를 놓아 주겠다고 큰소릴치지 않나.정말 꼴불견이다. 충북 청주지역에 출마한 국민당의 한 후보는 여기에 한술 더떠서 12평형아파트를 무료분양하겠다고 공약했다.이 당의 정대표는 대구지역연설회에서 집권하면 지역주민들을 모두 현대그룹이나 국민당에 채용하겠다고 약속했고 충북지역유세에선 군마다 전자공장을 짓겠다고 말했다. 이렇게 실현할 수 없는 공약을 하는 사람들이 진정 정치할 생각이 있는 사람인지 믿기 어렵다.이는 무슨 수단이나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이번 선거에 이겨놓고 보자는 얕은 생각에서 나온 허황된 약속에 불과할 뿐이다.유권자들을 얼마나 깔보기에 이러한 공약을 아무렇게나 하는지 어이가 없다. 유권자들의 의식이 과거와 같지 않음을 알아야 한다.요즘 유세장을 찾는 대부분의 청중들은 인신공격성발언이나 헛된 공약을 듣기 위해 모인 것이 아니다.후보들의 정견이 무엇인지,사람 됨됨이가 어떠한지를 알아보기 위해 유세장을 찾았다고 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후보들은 개인에 대한 비방이나 모략과 공약을 삼가고 자신의 소신을 당당하게 밝혀 유권자의 마음을 끌어 당겨야 한다.그렇지 않고 허튼 소리를 계속할 때 유권자로부터 심판을 받게 될 것이다.유권자들이여,또 잘못뽑아 후회하지 말고 허튼 소리를 하는 정당이나 후보에게 표를 주지 맙시다.
  • 이광수·김동인의 역사소설/“일제침략 합리화” 이색주장

    ◎역사학자 정두희교수,「역사비평」에 기고/「단종애사」「대수양」 세조즉위 정당화/1940년대 작가자신들의 현실관 반영 세조대를 배경으로 하는 춘원 이광수와 김동인의 역사소설이 당시의 시대상에 빗대 일제의 한국침략및 대륙침략을 합리화,이에 순응하는 친일역사관에 입각해 쓰여진 것이라는 비판이 한 역사학자에 의해 제기됐다.. 월간 대중역사지「역사비평」 봄호에 「단종과 세조에 대한 역사소설의 검토」라는 기고문을 발표한 정두희 서강대교수(한국사)는 이 논문에서 『당시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지식인이요 작가였던 이들이 세조대에 대한 평가기준을 매우 잘못 선정하고 있었다는 것은 자신들의 현실문제를 그릇 판단하고 있었음을 의미하는 것』이며 『소설을 통해 자신들의 현실관을 정당화하려는 목적을 지니고 있었는지도 모른다』고 주장했다. 단종이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를 배경으로 삼고있는 「단종애사」(1928∼29년 동아일보연재)에서 작가 이광수는 자신의 현실과 단종­세조대의 역사적 현실을 대비,단종을 망국의 설움에 젖은 조국으로,수양을 야심만만한 일제로 보며 세조의 행위를 불의로는 인식하면서도 이를 철저하게 비판하지는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나 이광수가 소설 「세조대왕」(1941)에 이르면 세조의 왕위찬탈을 불의가 아닌 「살신성인의 성불」로 간주,세조의 행위를 극적으로 합리화하고 나서 「단종애사」에서 미약하나마 드러났던 도덕적 판단마저 자취를 감췄다고 주장했다.그는 또 작가가 이작품을 통해 세조가 불교에 귀의해 자신의 다스림이 곧 중생을 구원하는 행위로 만든것에 대해 『불교적인 교리를 교묘하게 위장한 작가의 역사관은 그냥 묵과할 수는 없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또 이광수에게는 도덕과 조국보다는 현재와 미래에 펼쳐질 위대한 세상에 대한 희망과 염원만이 남아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않고 현세의 권력을 장악한 존재를 모두 정당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김동인은 이광수와는 좀 다른 입장에서 「대수양」(19 40)을 썼다.그는 우선 「춘원연구」라는 글에서 『이광수의 「단종애사」가 남효온의 「추강집」「육신전」등 잘못된사실을 근거로 수양을 악의 대변자로 설정한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비판하고 대신 수양을 악의 화신이 아니라 처음부터 나라의 운명을 크게 열 원대한 계획을 가지고 행동한 뛰어난 인물이라고 주장했다. 정교수는 또 작가가 양녕대군의 입을 빌어 『국가의 안목으로 보자면 스라소니(세자)와 스라소니의 새끼(세손)는 제거해 버리는 편이 좋겠다』는 극단적인 표현을 한 것은 당시 역사적인 상황에 대한 작가의 무지를 드러낸 것이라고 지적했다.또 자신의 입장을 정당화하기 위해 세종사후의 상황을 위기적인 상황으로 몰아가고 정무를 번거로워하는 단종이 왕위를 선양하겠다고 하도 간곡하게 졸라 세조가 더 이상 거절할 수 없어 왕위에 오르게 된 것으로 소설을 끌고가 결국 사육신의 죽음과 금성대군의 죽음은 물론 단종의 유배와 죽음에 대해 일체의 언급을 할 필요도 없이 소설을 끝내버린 작가의 몰가치적인 태도에 놀라움을 금할수 없다고 비판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정교수는 이어 『역사적인 자각이 더욱 요청되던 식민지시대에 살았던 작가의 입장을생각해본다면 「대수양」에서 나타난 그의 태도는 반역사적이며 그가 결국 적극적인 친일파로 전락하고 일본의 역사를 소재로 역사소설을 쓰는 지경에까지 가게된 것은 차라리 당연한 일처럼 느껴진다』고 주장했다.
  • 「웅진여성」 에이즈복수극 관련/3명에 5∼3년형 구형

    서울지검 형사2부 표성수검사는 13일 서울형사지법 조연호판사심리로 열린 「웅진여성」지 에이즈복수극 허위기사사건 결심공판에서 기고가 이상령피고인(32)과 기자 조금현피고인(33)에게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죄등을 적용,징역 5년씩을 구형했다. 편집인 이광표피고인(42)에게는 징역3년이 구형됐다. 검찰은 논고에서 『피고인들은 허위내용을 사실인듯이 잡지에 게재해 관련된 고 김모의원의 명예를 훼손했을 뿐 아니라 사회전체에 유언비어를 퍼뜨려 불안을 조성했다』고 지적하고 『판매확장만을 노려 언론매체의 사회적 책임을 저버린 피고인들의 죄질이 극히 나빠 엄벌로 다스려야 한다』고 밝혔다. 이피고인등은 지난해 12월 「웅진여성」지에 「에이즈에 감염된 실존여인이 여러 남자들을 상대로 복수극을 펴고 있다」는 내용의 허위기사를 게재한 혐의로 구속기소됐었다.
  • 금품수수·유세장폭력 집중단속/내무·법무장관 회동회견

    ◎기업돈 선거자금유입 엄단/위법자 당선돼도 사법처리/선거사범수사체제 24시간 가동 정부는 14대총선을 돈안들고 공명정대하게 치르기 위해 선거관계법을 위반하는 후보자와 선거운동원·유권자사이의 금품수수및 기부행위와 유세장에서의 폭력에 대해 집중단속을 벌여 엄중처벌키로 했다. 정부는 또 법정한도를 초과해 선거비용을 사용하는 후보자와 선거사무원에 대해서는 의법처리하고 기업자금을 선거에 유용하는 기업인이나 기업체에 선거자금을 요구하는 후보자들을 엄단키로 했다. 특히 선거관계법을 위반하는 후보자에 대해서는 당선뒤에라도 엄정하게 사법처리할 방침이다. 이상연내무장관과 김기춘법무장관은 11일 상오 정부종합청사 19층 대회의실에서 「공명선거 실시및 선거사범 처리대책에 관한 합동기자회견」을 갖고 이같이 밝혔다. 이장관은 『정부는 공명선거 실현을 위해 사회단체및 시민의 계속적인 참여를 권장해 나가겠다』고 말하고 『유권자는 스스로 금품과 선심을 단호히 뿌리치고 흑색선전과 무책임한 선동에 현혹됨이 없이 성숙된시민의식을 발휘해 불법행위의 파수꾼이 되어달라』고 당부했다. 이장관은 또『정당은 공당으로서의 사명감과 책임을 갖고 과열선거를 진정시키는데 앞장서 달라』고 촉구하고 『통장·반장·이장들은 선거에 관여하지 못하도록 철저하게 지도 감독하겠다』고 밝혔다. 김장관은 『선거사범은 민주주의의 공적으로 간주해 엄하게 다스리겠다』고 밝히고 『이를위해 24시간 선거사범수사체제를 확립,깨끗한 선거분위기 조성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장관은 또 앞으로 흑색선전이나 중상모략등으로 상대방을 비방하는 후보자와 선거연설원 ▲유세장에서 폭력을 행사하는자 ▲정당활동의 범위를 넘어 탈법적인 선거운동을 하는 정당관계자 ▲공무원의 선거관여행위등을 집중적으로 단속,처벌하겠다고 밝혔다.
  • 티베트 원시불교 국내 본격소개

    ◎현지에 한국사찰 세운 김태암스님이 계획/2천년간 운형 보존해온 전통 라마교/새달 기금마련위해 티베트문화공연단 초청/올하반기 서울근교에 사원 건립계획 히말라야 산맥의 만년설에 둘러싸여 2천여년 동안 보전되어온 신비의 티베트 원시불교가 국내에 본격적으로 소개된다. 지난해 인도령 티베트 나닥지역에 한국 사찰 대청보사 해동선원을 세운 김대암스님(40)이 최근 귀국,티베트불교사찰 건립을 추진중이다.대암스님은 사찰 건립기금 마련을 위해 오는 4월 티베트 전통문화공연단 초청공연(10회)을 갖고 그 수익금과 조계종단의 도움을 바탕으로 올 하반기 서울 근교에 티베트 불교사원을 건립할 예정이다. 티베트불교는 우리 불교가 현세의 수행을 중시하는 선불교인데 비해 윤회와 인과율을 중시,현세와 내세의 균형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 특징.따라서 이번 티베트불교의 국내 소개는 일반신자들을 기복적으로 흐르게 함으로써 세속화돼 가고 있는 한국불교에 청량제 구실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대암스님이 대청보사를 세운 티베트 나닥지역은 현재 티베트영토의 대부분이 중국에 편입된 상태에서 전통적인 라마불교가 원형 그대로 보존되어 내려 오고 있는 곳.히말라야산 중앙 분지에 자리잡아 해발3천6백미터 고지에 만년설이 병풍처럼 둘러 있고 인더스강의 원천지가 되는 이곳의 전체인구는 7만명정도.면적으로나 인구수에서 전체 티베트의 수십분의 일에 불과하지만 분할되기전에도 티베트의 수도인 나사와 대등한 관계를 유지할 정도로 중요한 불교의 성지로 여겨져왔다.나닥에는 현재 36개의 사원이 있고 3천여명의 라마승들이 수행을 하고 있다. 대암스님이 이곳에 도착한 것은 지난 90년 3월.이 시대의 종교가 어떤 역할을 담당해야 하느냐를 고심하며 생각하다가 오염되지 않은 원시불교를 찾아 청다스님과 함께 걸망 하나 메고 나섰다.그리고 2년의 고행끝에 2백여명을 한꺼번에 수용할 수 있는 한국사찰을 세웠다.여름에도 스웨터를 입어야 할 정도로 추운데다 해발 3천미터를 넘는 고지대라 산소가 부족해 밤에 잘 때에도 추위를 무릅쓰고 창문을 열어놓은 채 이불을 3겹씩 두르고 잠을 자야 했다.또 일년내내 비가 오지 않는 건조지역이라 물이 부족해 목욕은 엄두도 못냈다. 그동안 대암스님의 대청보사에서 수행한 한국인 불자는 50여명.지난해 여름 12명의 스님들이 여름 3달동안 수련했고 나머지 40여명은 학생,일반인 신자들로 10일 정도 머물렀다.나닥의 혹독한 자연조건과 불편한 교통편을 감안하면 결코 적은 숫자가 아니다. 나닥까지의 교통편은 육로와 공로가 있는데 인도 델리에서 나닥의 중심도시 레시까지 비행기가 일주일에 3차례 운행되고 있다.육로는 해발 6천m의 히말라야산맥을 횡단해야 하므로 눈이 녹는 여름 6∼8월 2·3개월동안만 이용이 가능하다.이런 불편을 감수하고 나닥에 찾아온 한국인 불자 가운데는 산소부족증에 시달린 나머지 비행기에서 내린 뒤 병원에 누워있다가 3일 뒤 다른 비행기로 쫓기듯 떠난 경우도 있다. 오는 4월11∼19일 서울(올림픽공원 펜싱경기장)과 대구(시민회관),부산(삼광사 불교회관)등에서 열릴 티벳전통문화공연단 초청공연에는 나닥지역 피툭사원의 주지 롭상놀부 큰스님을 비롯 나닥의 스님들이 출연한다.이 공연에서 선보일 「참」(가면극)은 고대부터 티베트불교에서만 전통적으로 전수되어 내려온 것으로 선과 악,윤회 등을 가면춤으로 극화하여 표현한 것. 올 하반기 서울근교에 착공될 티베트불교사원은 수십만기에 달하는 납골당을 갖춰 전적으로 보시에 의존했던 우리 사찰들의 운영방식을 탈피하게 된다.대암스님은 『그러나 종래 사찰에 설치됐던 납골당이 고급화돼 서민들과는 거리감이 있었다는 점을 감안,경비를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 외언내언

    서울의 관악구라는 데를 살펴보면 좀 희한하구나 싶다.동은 28개인데 실질적인 동이름은 단 3개.남현·봉천·신림이 전부이다.◆왜 그런가.동이 1·2·3·4…로 구별되고 있기 때문이다.그나마 남현동은 하나밖에 없다.그런데 봉천동은 1동부터 11동까지.거기에 봉천동과 봉천본동이 가세하니 뭐가 뭔지 알쏭달쏭해진다.신림동 역시 마찬가지.비슷한 것 같지만 우편번호가 분명히 다른 신림동과 신림본동이 있고 신림1동부터 신림12동까지 1다스가 늘어선다.그것도 모자랐던 듯.신림13동이 신설되는 것으로 알려진다.◆보통 1·2·3·4…하면 오순도순 이웃해서 있으리라고들 생각한다.1동 옆에 2동 있고 2동 옆에 3동 있는 식으로.한데,우리행정구역의 경우 그렇지가 못하다.인구가 늚에따라 쪼개고 짜개고 하다 보니까 그 질서가 무너져 있다.신림13동의 경우도 3동에서 갈리는 터이므로 3동 옆에 있는 동.12동 옆에 있는 것은 아니다.보통사람이 무슨수로 주소 가지고 집 찾는다 하겠는가.◆신림13동 외에도 서울에는 7월1일부터 13개동이 더 생긴다.그 이름들이 면목8동·상도5동 따위로 하나같이 숫자 나열방식.꼭 그래야만 하는 것인가.이럴때야 말로 토박이 땅이름을 찾아 쓸만한 일이나 아니었던가.찾아보느라면 그 고장과 관련되는,내 조상들이 불러내려온 내 이름은 얼마든지 있다.그걸 쓰는 것이 멋없이 숫자에 매달리는 무사안일보다는 훨씬 더 진취적인 자세가 아닐는지.◆시내버스 행선지 표시에는 「모래내」가 있건만 대문짝만한 서울지도에는 눈 씻고봐도 없다.북가좌1·2동,남가좌1·2동…으로 되어 있는 곳 어딘가는 「모래내동」으로 될법도한데.숫자가 덕지덕지 붙은 「성수동」으로 해서 「뚝섬」이란 이름도 「수몰」당했다.생각해볼 대목이다.
  • “북한은 핵사찰 빨리받아/불행한일 당하지 않도록”

    ◎노 대통령,KBS 공사창립 19돌 회견서 강조/북의 내부 어려움 해결될때/남북정상회담 성사될것 노태우대통령은 3일 『북한이 앞으로 국제협력관계의 태세를 갖추고 내부적 어려움이 해결될 때 남북한 정상회담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밝히고 『그러나 북한의 내부사정과 상대적인 일들을 고려하기 때문에 정상회담의 성사시기를 잘라 말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노대통령은 이날 공사창립 19주년을 맞은 KBS와의 회견에서 이같이 말하고 북한핵에 대한 미국의 군사적 제재가능성에 대해 『그런 경우까지 가게되는것은 매우 불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고 전제,『북한은 빨리 국제적 의무를 수행해 불행한 일을 당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노대통령은 또 중국과의 수교문제와 관련,『남북관계가 개선돼 나가고 있고 북한과 주변국가와의 관계도 개선돼 나갈 추세에 있기 때문에 한중수교문제도 점점 무르익어 가고 있다』고 밝혔다. 노대통령은 14대총선결과 나타날 수 있는 양당체제 또는 다당체제 가운데 어느 제도가 정치발전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6공 초기에 다당정치를 경험해 봤지만 정치불안과 당리당략의 정치라는 교훈을 경험했다』면서 『국민이 양당제를 선호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노대통령은 『14대 총선에서 법과 질서를 위반할 경우 여야와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엄정히 다스릴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노대통령은 또 경제문제와 관련,『앞으로 경쟁력 향상을 위한 투자를 계속하면서 업종의 전문화와 부품소재산업의 육성 등을 통한 산업의 체질개선에 과감하고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농촌구조 조정과 무주택자 등 서민을 위한 복지정책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 중국/사회주의·자본주의 접목 실험

    ◎「2단계 개혁·개방」어디로 가는가/「정치­좌·경제­우」 등노선 가속화/정­경갭 심화땐 「제2천안문」 가능성도 중국의 신문과 방송들은 최근들어 개혁개방 캠페인에 열을 올리고 있다.개혁만이 살 길이요 개방만이 중국을 구제할 수 있다는 주장들로 가득하다. 이같은 개혁개방열풍이 지난1월하순 최고지도자 등소평의 심수·주해경제특구 시찰로부터 시작돼 북경의 지도층은 물론 시골 구석구석까지 번져가고 있다. 하지만 이번에 추진하는 2단계 개혁개방도 전과 다름없이 경제분야에 한정돼 있다.어떻게 하면 자본주의의 경쟁원리를 활용해서 사회주의경제의 단점을 보완,수정해 가느냐에 초점이 모아지고 있다.따라서 사회주의를 버리고 자본주의로 가자는게 아니고 「중국특색의 사회주의」를 건설한다고 주장한다. 개혁의 범위는 기업개혁·외환무역제도개선·가격체계와 금융제도개혁등 매우 광범위하게 열거되고 있으나 핵심적인 방향은 사유부문을 확대하고 시장기능을 보다 활성화하며 기업의 자율경영체제를 확립해 간다고 볼 수 있다. 이를위한 가장 힘든 작업은 사회주의경제발전을 가로막는 이른바 「3철」을 파괴하는 일인 것 같다.「3철」이란 해고의 염려없이 평생보장되는 직장을 의미하는 철반완(쇠밥그릇)과 일을 많이하든 적게하든 변함없는 임금인 철공자(고정임금),일을 잘하든 못하든 보장되는 직위인 철교의(철제의자)등을 가리키는 말로 중국정부는 이 문제해결을 위해 노동계약제를 도입,노동자를 해고할 수 있게하고 능력에 따라 임금과 직위를 다양화시켜나갈 계획이다. 강택민당총서기나 이붕총리 등은 이따금씩 정치개혁을 거론,서방관측통들의 관심을 끌기도 하지만 그 내용은 행정개혁범주를 넘지 못한다.직업공무원제도확립,당정분리,인민대표제도 개선 등으로 서방측이 기대하는 다당제나 의회직선제도와 같은 민주주의는 아니다.이런 민주제도에 대해서는 오히려 사반운동(사상자유화·정치다원화·경제시장화·군대국가화를 반대)을 펼치고 있어서 진정한 정치개혁에는 뜻이 없음을 분명히 하고 있는 실정이다. 문제는 이처럼 정치체제는 낙후상태로 버려둔 채 경제만 발전시킬경우 누적되는 모순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겠느냐는 점이다. 개혁개방의 총설계사로 흔히 불리는 등소평은 80년대의 1차 개혁개방정책으로 경제분야에서는 성공을 거뒀다는게 일반적인 평가다.연간 10%의 고도성장으로 12억인구를 온반단계(먹고 입는 문제 해결)로 끌어올리는데 성공했으며 앞으로 10년내에는 2단계 개혁개방으로 소강단계(여유있고 넉넉한 생활상태)까지 이끌어 가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등은 1단계 개혁에서 파생된 정치·경제발전간 괴리가 천안문유혈사태를 불러왔다는 역사적 교훈을 잊고 있는 것 같다.주민들의 배가 불러지면 정치적 자유에대한 갈망이 높아지고 그 결과가 천안문사태였다면 앞으로 넉넉한 생활수준에 오르게 될 주민들이 현재와 같은 낙후된 정치수준을 참아낼 수 있을지에 대한 통찰이 부족하다는 얘기다. 등이 지금까지 중국을 이끌어온 기본노선은 「하나의 중심」(경제건설)과 「2개의 기본축」(개혁개방·4항기본원칙)이론이었다.오는 2000년까지 중국을 현대화시키겠다는 목표아래 국가의 총에너지를 경제건설에 쏟아넣으며 이를 위해서는 개혁개방이 필요하고 또 4항기본원칙(공산당 영도·사회주의노선·프롤레타리아독재·마르크스­레닌­모택동사상)을 지켜나간다는 것이다. 등은 그동안 정치적 혼란이나 동요가 나타나면 4항기본원칙을 동원,억압적인 통제방식으로 안정을 되찾고 그렇지 않을 경우 개혁개방을 추진해오는 수법을 사용해 왔다.천안문사태이후 최근까지 4항기본원칙을 강조해온 것도 같은 맥락이다.이 기간은 소·동구공산체제가 붕괴된 시기와 일치한다. 지난해 8월 소쿠데타실패와 공산당 해체는 진운을 비롯,이붕·등력군등 보수세력이 목청을 마음껏 높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줬다.이들은 서방의 평화적 수단에 의한 체제전복(화평연변)을 수없이 경고했고 다당제반대 등 이른바 사반운동을 펼쳤는가하면 중국의 모든 정책을 자본주의성향인지 사회주의성향인지 분류해서(성자·성사분리운동)자본주의요소를 제거하자는 캠페인을 벌이기까지 했다.그후 지난해말 소연방이 해체되고 그 원인이 경제실패 때문이란 주장이 설득력을 발휘하면서 다시 개혁개방이 위세를 떨치기 시작할 수 있었다. 중국지도층이 당면한 가장 큰 문제는 정치개혁 거부로 누적돼갈 모순증대와 그로 인한 주민들의 불만폭발을 다스릴 무기는 정치폭력밖에 없다는 사실이다. 서방관측통들은 중국의 제2의 모순폭발시점을 현재87세인 등을 비롯한 몇몇 혁명원로들의 사망직후로 꼽고 있으며 여기에서 앞장설 사람들은 점점 늘어나는 해외유학생과 경제개발에서 소외된 지식인·노동자들이 될 것이라고 점치고 있다. ◎뿌리내리는 자본주의 요소들/직업선택 자유 인정… 「성과급 제도」도입/심수등엔 증권거래소 등장… 주식투자 “붐” 중국이 78년 개방·개혁정책을 실시한이후 가장 두드러진 현상은 자본주의 요소가 중국사회 곳곳에 뿌리를 내려가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당국이 국영기업활성화를 위해 기업혁신과 고용제도 개편작업에 발벗고 나섰고,기업과 고용인들은 근로계약제를 체결해 기업은 고용원의 능력과 업무성과에 따라 급여수준을 차등화하는 성과급제도를 도입하고 노동자들은 임의대로 직장을 옮길수 있는직업선택의 자유를 가지게 됐다. 이렇게 되면서 노동자들은 자신이 일한만큼 벌수 있는 개인농·개인상점·개인상공업등의 자영업으로 전환해 성공하게 되자 사회주의안의 새로운 부르주아로 등장하게되는가 하면 이들 자영업보다 규모가 큰것으로 우리나라의 읍면에 해당하는 향진소속주민들이 공동출자해 공동경영하는 중소기업을 형성,각자의 근무시간에 따른 임금지불제가 정착돼가고 있다. 개방정책의 초기만 하더라도 1백만개에 불과하던 자영업체 수가 지금은 무려 1천2백만개에 이르고 향진기업도 이미 2백만개를 넘어섰다.소위 개체호라고 불리는 자영업이 늘면서 광동성을 비롯한 개방도시에는 신흥부자군이 생겨 「1백만원호」「1천만원호」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하고 있다. 또한 상해 심수등에는 개방화의 물결을 타고 전형적인 자본주의 제도인 증권시장이 생겨나면서 주식붐이 일기 시작,증권거래소가 개설돼 증권투자로 수십만원의 재산을 축적한 「부자」도 꽤나 된다.심수지방에는 골프장과 경마장이 등장하기도 했다.전에는 생각지도 못했던 일이다. 이렇게 급작스럽게 부상한 자영업체 졸부들이 최저생활에 만족하지 못하고 산뜻하고 깨끗한 아파트에서 살기위해 프리미엄을 주고 국영아파트를 구입하게 되면서 아파트 밀매가 성행,부동산투기가 성업중이다.10년전 12개에 불과하던 부동산 개발회사도 3천5백개로 늘었다. 그러나 정치적으로는 이른바 「중국식사회주의」를 고수하면서 경제적으로 자본주의 요소를 도입하게 되자 각종 부패가 만연하고 자본주의형 병리현상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졸부들이 속출하면서 서비스형 비리가 더욱 기승을 부려 기차표를 살때나 정부기관민원서류를 원할때도 급행료 명목으로 웃돈을 주어야 되는등 돈으로 해결하려는 심리가 만연하고 있다.매춘 도박등 퇴폐풍조의 범람이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다는 경고의 소리도 들리고 거리에서는 에이즈감염을 조심하라는 포스터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개혁·개방 약사 ▲78년12월=당11기 중앙위 3차 전체회의(3중전회)에서 농업·공업·국방·과학기술등 이른바 4개의 현대화를 20세기 말까지 결정. ▲79년9월=심수·주해등 4개의 경제특구 처음 설치. ▲11월=경제부양및 기업경쟁력증대를 위해 식품등 1만종대상으로 물가통제 철폐. ▲80년9월10일=경제전문가인 조자양 총리취임. ▲82년12월4일=모택동사상보다 경제개발에 중점을 둔 신헌법 채택. ▲84년3월=외국인투자촉진을 위한 특허법제정. ▲10월=당12기 중앙위 3차전체회의(3중전회)에서 기업에 대한 국가통제의 배제,자율적 시장기능에 의한 물가결정,임금분야에서의 능률급제도실시등 경제개혁안 채택. ▲86년4월=6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4차회의에서 7차5개년계획(86∼90년)통과,사유재산권·저작권등을 포함하는 새민법및 외자기업법제정. ▲9월=12기 6차당중앙위 전체회의(6중전회)에서 「부자될 권리」인정. ▲88년1월9일=국영기업을 전문경영인들에게 맡기고 공장에 대한 공산당의 권한을 삭제하는 최초의 기업개혁법 마련. ▲1월26일=조자양총서기,수출주도경제로 전환 선언. ▲4월=심양·남경·항주등을 경제개방구로 추가,전해안을 경제개방구로 설정. ▲91년6월=내년부터 국제협력체제에연계시키는 관세제도 대폭 개혁 발표. ▲10월26일=외국기업진출및 중계무역강화를 위해 천진·해남등 연안도시에 「보세구」설치. ▲12월=13기 8차중앙위 전체회의(8중전회)에서 개혁·개방의 확대 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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