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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또 투쟁빌미가 된 「사고사」(사설)

    시위하던 대학생이 또 한 사람 희생되었다. 이번에는 압사됐다. 여학생이다. 화염병과 최루탄이 난무하는 혼란의 도가니 속에서 폭풍에 떼밀리듯 군중에 밀려 넘어지고 그 위를 짓눌러오는 집단의 압력이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를 생각하면 안쓰럽고 가슴아프다. 쫓는 기술이나 쫓기는 요령이 이런 참변을 몰고오지 않을 만큼 조심스럽지 못했던 일이 한스럽다. 그러나 당황한 군중이 떼밀면서 일어나는 아수라장과 혼란의 극치는 사고로 연결되는 것이 필연이다. 경기장 인파나 귀경인파에 의한 서울역 압사사건에 이르기까지 우리 주변에서 목격된 것만도 숱하다. 이처럼 사고가 필연적으로 내포된 과격한 시위와 진압의 악순환이 대낮에 1천만 시민을 가진 도시 한복판에서 거듭되고 있다는 사실이 문제다. 이런 정황에 빚어진 젊은 생명의 죽음이 일어나자마자 즉각 점거하고 또다시 「투쟁선언」을 하고 나서는 세력이 있다는 것은 우리를 환멸스럽게 한다. 이같은 사태는 예측되던 일이기도 하다. 20여 일 동안 사례를 볼모삼아 시국을 최악의 긴장으로까지몰고갔다가 간신히 장례를 치른 뒤끝에 또다시 일어난 사태이기 때문이다. 예상대로 주검을 강압으로 차지하고 독자적인 「증거공개」와 「사인규명」을 통해 새로운 사인을 단정하고 「투쟁선언」까지 해버렸다. 일사불란하게 기능화한 이 「죽음의 투쟁굿」이 사회를 또 얼마나 진통겪게 하려는지 걱정스럽다. 시위 여대생의 죽음은 함께 시위한 학생들의 진술로만 미뤄보아도 깔려서 숨이 막힌 죽음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렇더라도 죽음의 상황과 원인은 법적으로 공정하게 조사되어야 한다. 그걸 강압으로 묶어놓고,독자적으로 「최루탄질식사」라는 단정을 내리고 그걸 투쟁의 빌미로 삼는 것은 온당한 일이 아니다. 불법이고 속단이고 부도덕한 짓이다. 죽은 학생의 부모와 소속되어 있던 대학교에는 이 불의의 참변이 참으로 견디기 어려운 횡액이리라고 생각한다. 그렇기는 하지만 소속대학의 총장이 「과격진압」에만 유감을 표시한 성명에는 문제가 있다. 학교에는 학생들이 불법이나 극단적인 위험행위를 취할 때 그것을 단속하고 다스릴 책임도 있다. 극악스럽도록 시위로만 치닫는 학생들에 대한 책임은 분담하지 않고 「과잉진압」 운운하며 공권력을 매도하는 방법으로 운동권 학생들만을 비호한다면 대학당국에 같은 방법의 투쟁을 가해올 때의 대응논리도 달라져야 할 것이다. 공격적이고 투쟁적인 세력에게 주눅이 든 우리 사회에서는 언제부턴가 본말이 전도된 논리가 아무런 거리낌 없이 횡행한다. 「불법시위」를 「진압하는 공권력」과 같은 무게로 정당화하는 논리다. 시민끼리의 분쟁에서도 원인제공과 대응의 문제는 객관적 분석이 앞서야 한다. 하물며 치안을 책임진 공권력은 어떤 방법으로든 소요는 진정시켜서 시민의 안전을 도모해야 하고 「불법」은 제거해야 한다. 불행한 죽음이 일어날 때마다 「투쟁」에 기름을 붓는 지도부가 있다. 그 세력이 자제되어야 한다. 여대생의 죽음을 「기다렸다는 듯」이 억류하고 또다시 한판 굿을 획책하는 그 세력이 있는 한 온갖 희생이 끊이지 않을 것이다. 그 악순환은 국민만 괴롭힌다.
  • 외언내언

    어느날 자장이 길을 떠나려면서 스승(공자)에게 작별인사를 드리며 가르침을 청한다. 『수신의 요점을 한마디로 말씀해주시기 바랍니다』 ◆『모든 행동의 근본은 참는 것이 제일이니라』(백행지본인지위상). 자세히 가르쳐 달라 하자 다시 말을 잇는다. 『천자가 일을 참으면 온 국가가 해로움이 없을 것이고 제후가 참으면 자기가 다스리는 땅이 커질 것이며 관리가 참으면 자기 지위가 올라갈 것이고 형제간에 참으면 집안이 부귀를 누릴 것이며 부부가 서로 참으면 평생을 해로할 것이고 친구끼리 서로 참으면 상대의 명예를 떨어뜨리지 않을 것이며 자신이 혼자 참으면 화가 없을 것이다』 ◆그야말로 공자 말씀. 이런 말을 들으면서도 범인들의 경우 실제생활에서 어느 선까지 어느 정도로 참아야 할 것인지는 알쏭달쏭해진다. 그저 참을 수 있는 데까지 참는 것이 덕이 된다는 정도로 이해된다 할까. 사실,잠깐을 참지 못해서 크고 작은 일을 그르쳐버린 경우를 사람들은 누구나 경험한다. 신세를 망치고 사업을 망치며 우정이나 부부의 금슬 또는 형제간의 우애에 흠집을 내고. 뒤늦은 후회란 항상 상심만을 남길 뿐이 아니던가. ◆「욱하는 성질과 청소년 비행」을 주제로 한 세미나가 있었다. 이 자리에서 서울보호관찰소 소장 강지원 부장검사는 말했다. 『이 욱하는 성질만 고칠 수 있다면 폭력·살인 등 각종 범죄가 많이 줄어들 것』이라고. 이러한 주장의 근거로 그는 89년 비행청소년의 47%가 순간을 참지 못한 격발성이었음을 지적한다. 계획적인 것이 아닌 우발적 범죄가 대체로 이 유형들. 이런 범죄형태가 지금 늘어가는 추세다. ◆학자들은 이같은 「욱성」을 정신적 측면에서의 심인과 건강측면에서의 체인으로 나누어 생각하기도 한다. 그건 어쨌든간에 참는 미덕의 나사가 많이 풀려 있는 것이 현대. 사람들은 너나없이 신경이 날카로워져 있다. 강 소장은 심성개선으로 오늘날의 범죄를 많이 예방할 수 있다고 결론짓는다. 두말할 것 없는 지언 아닌가.
  • “「민주」는 반이성적 토양선 시든다”/이용필(서울시론)

    ◎체제부정 빌미 안주려면 개혁 과감히 지난 한 달 동안 우리 사회에서 일어난 정치적 사건들과 이에 대한 정부·여당과 야당 및 재야간의 정치적 공방시리즈를 관찰해 본다면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모든 문제들이 한꺼번에 표출된 듯이 느껴진다. 질서보다는 무질서,안정보다는 혼란,인내보다는 조급,타협보다는 투쟁 등으로만 얼룩진 정치 소용돌이가 우리의 민주정치의 수준을 보여주는 듯하다. 참으로 민주주의의 제도적 정착이 어렵다는 것을 실감한다. 민주주의의 성취가 이렇듯이 어렵기 때문에 지구상의 1백60여 국가들 중의 약 40개 국가 정도가 민주정치를,30개 국가가 반민주정치를,그리고 나머지 80여 개 국가들이 반민주적 독재정치하에 있다고 하는 사실을 이해할 만하다. 그래서 우리는 민주주의가 하루아침에 이룩될 수 없다는 것도 이해하게 된다. ○민주주의의 이성적 원칙 오늘 우리가 직면한 정치적 불안정을 다루기 위해서는 왜 민주주의가 실현되기 어려운가 하는 원론적 문제부터 생각해 보아야 한다. 이념상 민주주의는 모든 국민이 주인이며 국민에 의해서 다스려지는 자율적 정치제도다. 그러나 민주주의는 모든 국민이 이성적 존재라는 전제 위에서 정립된 제도다. 그러면 오늘날 우리의 정치인들이나 국민이 다같이 이성적으로 생각하고 또한 행동하고 있는가. 모든 국민이 민주화 또는 민주적 발전을 갈망하고 있는데도 일부 정치인들이나 집단들은 비민주적 반지성적 반인륜적 행동을 거리낌없이 자행하고 있다. 민주화의 과정이 더디다고 해서 민주주의를 부정한다면 민주주의를 향유할 자격이 없다. 민주주의는 본질상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발전되는 제도라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국민의 선거에 의해서 출범한 체제를 부정한다면 어떤 체제를 원한다는 것인가. ○반이성적 이데올로기 경계 그래서 철학자 포퍼는 민주주의의 우월성과 동시에 폭력혁명의 비인도성과 그 무용론을 강조하였다. 그의 관찰에 의하면 폭력은 언제나 보다 심한 폭력을 유발하며 혁명은 혁명가를 죽이며 그들의 이성도 파괴해버린다. 살아남는 자들은 살아남는데 가장 능력있는 전문가들뿐이다. 좌익의 혁명으로 인해 확실히 발생하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비판과 반대의 자유를 상실당하는 것이다. 우리는 이미 많은 사회주의 체제하에서 엄청난 수의 인명이 무고하게 희생되었고 또한 아직도 민주화를 위해서 그토록 투쟁하고 있다는 사실에 비추어 보아서 반인도적 반지성적 이데올로기의 독소에 대해서 경각심을 높여야 한다. 민주주의만이 인간의 가치와 존엄성을 보장하는 제도라는 것은 분명하다. 필요한 것은 갈등을 합리적으로 해소시킬 수 있는 노력을 꾸준히 경주하고 제도화하는 것이다. ○공정한 배분을 위한 개혁 아무리 민주주의가 훌륭한 제도라 하더라도 그것이 정상적으로 작동되지 않는다면 체제내에는 갈등과 긴장이 쌓이게 되며 체제의 불안정,더 나아가서는 위기에 직면하게 된다. 따라서 체제가 안정적으로 작동하려면 가치의 공정한 배분,즉 권위적 배분이 필수불가결의 요건이 된다. 오늘 우리가 직면한 위기는 표면적으로는 특정한 사건의 발생으로 증폭되었을 뿐,그 표면에는 배분위기와 밀접하게 관련되고 있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특히 정부의 누적된 경제정책 실패로 인한 저소득계층의 불만은 매우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 그 중에서도 토지·주택·금융정책에서 나타난 난맥상은 국민으로 하여금 정부에 대해서 불신감뿐만 아니라 저항감마저 느끼도록 만들었다. 국민의 눈에 비쳐진 정부는 도대체 누구를 위해서 존재하는지 의심할 수밖에 없을 만큼 정책실패를 반복하고 있다. 이와 같은 정책실패는 반체제집단들로 하여금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부정하게 하는 구실로 악용되고 있다. 그러므로 정부는 이 이상의 정책실패 또는 산출실패를 멈추고 국민의 대다수가 무엇을 요구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겸허하게 귀를 기울이고 과감하게 개혁적 정책을 펼쳐나가야 한다. 뿐만 아니라 인사정책에서도 지역편중의 비판을 받지 않는 균형적 조화를 꾀하도록 쇄신된 면모를 보여주어야 한다. ○민주주의의 균형인자 우리의 정치사회에서 격렬한 소용돌이가 닥쳐왔어도 위기의 상황에서 그런대로 중압의 고비를 넘길 수 있다는 것은 우리 체제의 틀을 지지해주고 있는 많은 요소들의 연계메커니즘 때문이라고 하겠다. 체제에 가해지는 중압이 파괴적 방향으로 작용하게 될 때마다 조용한 대다수 국민은 냉정을 잃지 않고 격렬한 군집의 비정상적 에너지의 흐름을 제어하는 데 큰 몫을 다하고 있다. 그것은 다름아니라 우리 사회의 건전한 중산층이나 지성인들의 존재라고 하겠다. 이들이야말로 우리 사회에서 민주주의의 발전을 지켜보면서 지지해주는 균형인자로서의 기능을 현재적으로나 또는 잠재적으로 수행하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 이러한 그들의 균형인자로서의 기능이 민주주의로 하여금 자체존속적 능력 또는 자체시정적 균형을 유지하게 하는 것이다. 그러나 또한 이러한 체제의 자체시정적 균형도 궁극적으로는 체제에 의한 가치의 권위적 배분기능 수행여부에 달려 있다. 오늘의 정치적 위기는 집권층의 신속하고도 과감한 개혁적 배분정책에 의해서만 해소될 수 있다. 또한 모든 정치인들이 타협과 인내 그리고 협조와 관용에 의해서 난국을 타개하려고 노력할 때 민주주의의 정상적 가동이 지속될 수 있다.
  • “시국현안에 소신 갖고 대처”/노 대통령,내각에 당부

    ◎법질서 확립·민생에 주력/민심수습차원 개각 고려/여권 소식통/각계 원로 의견수렴… 빠르면 내주초 노태우 대통령은 16일 『내각은 노재봉 국무총리를 중심으로 시위사태에 대해 확고히 대응해서 법질서를 확립하여 국민이 안심하고 생업에 전념토록 하고 민생경제 등 당면문제를 소신있게 처리하라』고 지시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하오 청와대에서 노 총리로부터 시위사태 등에 관한 주례 국정보고를 받은 뒤 이같이 지시하고 『내각은 이번 사태와 관련,흔들리지 말고 일사불란하게 대처해나가라』고 말했다고 이수정 청와대대변인이 전했다. 노 대통령은 특히 운동권의 불법시위에 대해서는 법대로 대응하고 폭력행위에 대해서는 엄중히 다스릴 것을 지시하고 『정부의 대민자세와 정책추진에 대해 국민이 신뢰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라』고 당부했다. 노 대통령은 또- 명지대생 치사사건과 관련해서는 정부가 이에 사과의 뜻을 표명했고 내무부 장관의 경질로 인책이 매듭됐다고 밝혔다. 여권의 한 고위소식통은 『이같은 노 총리에 대한 지시는 불법폭력시위에 대해 강력히 대응하겠다는 대통령의 의지를 강조한 것이지 총리 경질 등 개각여부에 대한 언질을 말한 것은 아니다』면서 『이번 시위사태와 관련한 인책은 내무장관 경질로 매듭된 것이지만 민심수습차원에서의 총리 경질은 별개의 문제로 고려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이어 『노 대통령이 각계 원로와의 대화를 통해 의견수렴에 나서기로 한 것은 시국수습복안을 구체화하기 위해 일종의 수순을 밟는 것』이라고 말하고 『빠르면 내주초 내각개편을 포함한 국정쇄신책이 가시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소식통은 노 총리의 경질여부를 예단하기는 아직 이르다고 전제한 뒤 『오는 18일의 5·18시위를 고비로 시위상황이 진정국면으로 들어서면 내각의 면모쇄신을 포함한 시국수습책이 내주부터 현실화되겠지만 5·18시위상황이 시국을 더욱 악화시킬 경우 상당기간 유보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한편 노 대통령은 17일 고재필 전 무임소장관,현승종 대학교원 총연합회장,양호민 한국논단지발행인,손인실 대한적십자사 부총재,김홍수 대한변협 회장,정준 제헌의원 등 각계 원로 6명을,18일엔 이철승 이민우 유치송 이만섭 이충환씨 등 구야당 당수를 비롯한 정계원로를 차례로 만나 시국수습에 대한 의견을 청취할 예정이다.
  • 홍콩 새공항 건설싸고 영·중“티격태격”/홍콩=우홍제(특파원코너)

    ◎영/정청예산 앞으로 16년동안 163억불 투자계획/중/“재원 다 파먹고 껍데기로 반환하려는 음모” 비난 홍콩에 새로운 공항을 건설하려는 장기계획을 둘러싸고 이 지역의 종주국인 영국과 오는 97년 홍콩을 되돌려받는 중국간의 마찰이 대단하다. 식민지 홍콩을 다스리고 있는 영국은 올해부터 오는 2006년까지 모두 1백63억달러를 들여 홍콩섬 옆의 란타우섬에 신공항과 항만 등 주변시설을 건설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투자재원을 마련키 위해선 홍콩의 재정이 바닥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어서 중국측은 『영국이 홍콩을 빈 껍데기로 만들어 우리에게 반환하려 한다』며 신공항 건설계획이 발표된 지난 89년 이후 강력히 반대하는 입장을 취해왔다. 또 지난 13일까지 약 1주일 동안 북경에서 이 계획에 관한 중·영간의 실무회담이 개최됐지만 아무런 합의점도 찾지 못했다. 더욱이 중국의 최고실권자 등소평도 『홍콩의 신공항 건설은 이 지역에 대한 영국의 신식민지화 음모가 숨어 있는 것』이라고 혹독한 비난을 퍼부어 회담분위기를냉각시켰다. 등은 이붕 총리에게 『호락호락 영국측 견해를 받아들이지 말라』고 지시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중국측은 영국이 필요 이상으로 공항건설경비를 과다하게 책정해 놓았으며 이는 오는 97년 홍콩을 대륙에 반환하기 전까지 이 지역의 여유자금을 될 수 있는 한 많이 챙겨가려는 음모가 담긴 것으로 보고 있다. 다시 말해 과다계상된 경비 가운데 실제 건설에 필요한 몫을 뺀 나머지는 영국의 주머니로 들어간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영국은 자신들만이 사후관리가 가능한 첨단기술과 장비로 신공항을 건설,결과적으로 97년 이후에도 홍콩에서 손을 떼지 않으려는 식민지화정책을 쓰려 한다는 게 중국측 주장이다. 중국의 이같은 의구심은 24일 친중국계 신문인 대공보 등 홍콩 언론에 의해 대서특필된 「신공항 건설 경비조달 내역」에 의해 더욱 굳어지는 것 같다. 대공보에 따르면 홍콩정청이 현재 보유하고 있는 여유자금은 94억달러이며 이는 이 지역 중앙은행인 홍콩은행이 해마다 발행하는 화폐량의 1%씩을 지불준비금으로 적립해서 모아진일종의 지준기금. 그런데 이 기금이 공항건설에 쓰일 예정이며 오는 97년엔 6억달러로 줄어든다는 것. 기금잔액이 줄어드는 것 외에도 홍콩의 재정상태에 오는 97년 20억달러에 가까운 적자를 나타내게 되고 이는 결과적으로 홍콩의 재정파탄과 함께 중국의 부담을 크게 늘리게 된다는 얘기다. 또 중국측은 홍콩정청이 올 들어 연초에 2백%를 비롯,각종 세금을 평균 50% 가량 올린 것도 신공항 건설 재원조달을 핑계로 97년 이전에 홍콩의 단물을 최대한 빨아먹으려는 영국의 계산이 깔린 조세정책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한편 영국·홍콩정청측은 중국의 주장을 터무니없는 것으로 반박하고 일단 신공항 건설계획을 유보시킬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대해 홍콩에 새로운 비행장이 생기는 것을 마다할 입장은 아닌 중국은 24일 공식성명을 통해 『만약 영국이 건설비용을 줄이지 않는다면 97년 이후에 우리 손으로 신공항을 세우겠다』고 밝힌 것으로 홍콩 스탠더드지가 보도했다. 이 신문은 중국측이 『우리의 기술과 노력으로 영국이 계획하고 있는 것보다빠른 시일 안에 최소한의 경비로 비행장을 건설할 수 있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했다. 그러나 어쨌든 97년 7월까지는 홍콩을 마음대로 요리할 수 있는 영국이 중국의 이러한 반발에 간단히 물러서지는 않을 것이고 절충안을 내세워 97년 이후에도 계속 홍콩에 대한 기득권을 유지할 수 있는 또 다른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 더이상의 소모전은 안된다/이영섭 전 대법원장

    ◎이 5월… 국민에게 드리는 호소/「폭력」이 「나라 위한 길」일 수는 없어 온 나라가 시끄럽다. 참으로 안된 일이다. 지난달 26일 명지대 강경대군이 전경에 맞아 사망한 뒤 3명의 학생이 잇따라 분신자살을 기도,2명은 이미 숨을 거두었고 1명은 아직 사경을 헤매고 있다. 유족들은 물론 국민 모두가 가슴아픈 일이 아닐 수 없다. 이같은 비보를 접하고 정말로 충격을 금할 수 없었다. ○「극단」 미화 말아야 작금의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우리 모두가 자제와 함께 깊은 자성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더 이상 공방전을 벌이거나 소모전을 펴서는 안된다. 학생들은 냉정을 되찾아 학생신분임을 잊지 말고 행동에 신중을 기해야 할 때가 됐다. 특히 분신자살은 우리 모두에게 크나 큰 충격과 함께 분노를 던져 주었다. 분신과 같은 극한 행동은 인간의 신경을 극도로 자극한다. 인간에게는 자기자신을 보호하는 본능이 있다. 물론 학생들이 분신을 기도하기까지에는 남 모를 번민과 고뇌가 있었을 것이다. 여간한마음 가지고서는 이같은 행동을 할 수 없다는 사실도 안다. 그러나 우리사회 일각에 이러한 일련의 극한 행동에 대해 말리려 들지 않고 그것을 영웅적인 행동으로 미화시키면서 찬양하는 기풍이 만연돼 있음은 불행한 일이다. 왜냐하면 이러한 기풍은 또다른 분신 등 상승작용을 불러 일으킬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죽은 학생들의 영령앞에 무슨 탓을 하려는 것은 아니다. 다만 이번 일을 계기로 학생들의 과격시위나 경찰의 과잉진압에 대해 다시 한 번 가슴에 손을 얹고 깊이 생각할 때가 왔다고 본다. 돌이켜보면 학생시위는 해방 이후 4·19를 정점으로 영웅시 되어온 게 사실이다. 기성세대가 하지 못한 일들을 치러내 의거라 할 수도 있었다. 그래서 젊은이들의 순수하고 정의로운 「그 마음」에 기성세대는 찬사와 함께 그분들의 앞날에 영광이 있기를 기대하곤 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이같은 순수한 열정들이 사라지고 상아탑은 어느덧 화염병과 최루탄이 난무하는 전쟁터가 된 느낌이다. ○공권력 대항은 안돼 이 때문에 그들의 주장이 십분 옳다 하더라도 폭력을 수반한 주의·주장은 국민의 지지를 받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젊은이들이여! 무모하게 피를 흘리지 말고 부득이한 경우,가만히 보고만 있을 수없다는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됐을 때에 한해 분연히 움직여 달라. 공감을 얻지 못하는 행동은 일시적인 행동에 지나지 않고 높은 평가를 받지 못한다. 정부도 이번 사건이 일어난 데 대한 반성과 아울러 국민앞에 대사죄를 해야 한다. 우선 데모진압 방식부터 바꿔야 할 것이다. 그동안의 적극적이고 전투적인 방식을 물리치고 어디까지나 소극적이고 선도하는 입장에서 부드럽게 막아야 한다. 부드러운 치안과 정치 속에 국민들은 여유를 느낀다. 그래야만 국민들이 그 정부에 대해 「좋다」고 칭찬하고 영광이 깃들일 것이다. 경찰의 과잉진압도 그 근원을 따져보면 학생들이 먼저 화염병·돌·각목을 사용하는 등 「폭력」을 동원한 데 기인한다. 공권력에 대항하는 폭력을 그대로 둘 수만은 없다. 그렇지만 그것을 진압하기 위해 마치 적과 대치하는 것처럼 삼엄한 상태에서 전투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국민들에게는 정말 보기 민망한 일이다. ○「구국의 길」 생각을 어째서 자유민주주의를 추구하는 같은 동지이자 똑같은 국민끼리 그렇게 싸워야 하는지 모르겠다. 지금은 모두가 힘을 한데 모아 싸워도 선진국을 따라잡기 힘든 때이다. 특히 올 들어서는 수출부진으로 적자폭이 커지고 물가가 뛰는 등 국가경제는 물론 서민들의 생활도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이러한 때에 대규모 가두시위를 벌이거나 장기농성을 벌이는 것 등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지금은 모두가 합심해서 자유민주주의의 공고한 기틀을 다질 시기이다. 생산적이고 진취적인 기상을 발휘해 「불황의 늪」에 빠진 경제를 회복시키고 이를 바탕으로 세계경제에 발을 맞춰 나가야 한다. 그래야만 우리가 살 수 있고 이길 수 있다. 이번 사건과 관련,일부 교수 등이 시국성명을 발표하고 장기농성에 들어가는 것을 보면 무거운 마음을 가눌 수 없다. 대학교수들이 사랑하는 제자를 잃은 슬픔에 그냥 가만히 보고 있을 수 만은 없다는 심정에서 이같은 행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때문에 농성 등 극단적인 행동도 일응 생각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행동보다는 젊은이들의 「앞길」에 대해 진취적이고 도움이 될 만한 선도적인 방향으로 움직여 주었으면 하는 것이 지각있는 국민들의 소망이라는 것을 고언해 두고 싶다. 그리고 정치인들도 이번 사태에 대해 깊은 반성과 함께 무엇이 「구국」을 위한 길인가를 통찰해야 한다. 이번 사태의 근원은 「정치부재」에 있다해도 과언이 아닐성 싶다. ○“정치부재” 반성을 이처럼 심각한 사태에 대해서는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 이심전심으로 단합하여 위기에 처한 정국을 슬기롭게 헤쳐나갈 지혜를 짜내야 한다. 국민들을 착하게 다스리기 위해서는 높은 정치력이 요구된다 하겠다. 여기에 정치인들이 여야 각각 자기들만을 위한 주의 주장이나 당리당략만을 위해 이번 사태를 이용한다면 국민들에게 추악한 모습만 보여줄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경고해 둔다. 모두가 냉정과 이성을 되찾아 보다 신중해지고 특히언행에 조심했으면 한다.
  • 「전시법」 폐기 이후의 본토정책(대만 새 진로:중)

    ◎소멸된 「3불」… 통일논의 물꼬 트다/“당국” 첫 호칭… 대화창구 열어/북경의 무력통합 의지 희석을 겨냥/본토,“2정부 불가”… 민간교류에 주력 이등휘 총통의 4·30동원감란시기 임시조관폐기 선언으로 대만과 중국대륙은 종전보다 훨신 활기 찬 교류의 협상의 길을 다지게 된 것 같다. 「4·30선언」은 한마디로 대만이 북경정권을 반란 단체로 보지 않고 합법성을 인정하는 것이므로 북경측으로서도 마다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또 이번 선언은 반란발생 기간의 종식을 의미하기 때문에 일단 국민당은 공산당에 대한 교전의사를 거둬 들인 셈이다. 이 총통은 지난 30일의 기자회견에서 이밖에도 중국을 대륙당국으로 표현했고 양상곤에 대해서도 국가주석이란 호칭을 쓰는 등 우호적인 제스처를 보였다. 과거 대만은 중국을 공산당 반도 등으로 낮춰 불렀다. 대만은 중국의 지위를 당국(Authority)으로 설정하는 것이 중립적 성격을 가지며 북경정권의 실체를 인정하는 효과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대만이 동원감란 조관을 폐기한 것은 국제정세의현실을 감안할 때 중국을 더 이상 반란단체로 간주하기가 불가능할 뿐 아니라 이 조관이 대만·중국 사이에 불필요한 긴장상태를 조성케 할 뿐 별다른 이점이 없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또 이 조관의 폐기로 대만이 중국과 대화 협상·접촉을 않겠다는 3불정책도 자동적으로 없어지게 되며 중국 공산당원의 대만방문도 멀지 않아 이뤄질 전망이다. 따라서 대만의 조관폐기조치는 다분히 북경을 향한 미소작전의 성격을 지닌 것이고 궁극적으론 북경당국의 무력통일 의도를 희석시키려는 목적이 있는 것으로 지적된다. 임시조관폐기에 따른 대만측 기대에 부응하는 중국은 매우 우호적인 반응을 보여주고 있다. 이 총통은 조관폐기선언 사실이 사전에 알려진 지난달 25일 중국인민해방군 대변인은 『대륙의 복건성 등 대만과 마주보고 있는 연안지방에서 금문도를 비롯한 대만 군인 주둔지역에 대해 실시해온 비방방송을 중지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북경측은 대륙∼대만의 직항로 개설과 문화·학술방면의 교류확대의사를 보이고 있다. 그렇지만 중국의통일정책이 본질적으로 달라진 것은 물론 아닌 것 같다. 중국은 여전히 대만을 대륙의 일부로 보고 있으며 「1국 2체제」 통일방안을 주장하고 있다. 또 이를 위해 정부 대 정부의 대화가 아닌 공산당 대 국민당의 대화가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국민당이 이끄는 대만의 자본주의체제를 그대로 인정하는,공산당 영도의 다당제로 통일하자는 얘기다. 대만의 경우 지난해 12월 해협교류기금을 신설,적십자회가 주관해서 양안주민의 권익 옹호에 힘쓰는 등 대륙과 민간차원의 교류확대와 이해증진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대만이 실제로 빠른 시일 안에 중국과의 통일이 이뤄지기를 바라는 것은 결코 아니다. 대만은 중국에 흡수합병되는 통일은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인 게 분명하다. 대만이 내세우는 「1국2정부」 통일안이 현실성을 결여하고 있음은 대만 당국자도 인정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대만의 통일전략은 어떤 것일까. 『대륙 본토에서 국민당의 세력이 왕성했을 때 공산당은 매우 미미한 존재였다. 그러나 공산당은 마침내 크게 자라서 대륙을 손아귀에 넣었다. 동구의 경우 막강했던 공산당 세력이 크게 한풀 꺾여 버렸다. 대만의 국민당은 지금 보잘것없는 힘을 지니고 있지만 다시 대륙을 다스리지 못하리란 단언을 내릴 수는 없지 않은가』 국민대회대표 임추산(정치학 박사)의 이같은 말은 자신에게 유리한 시기가 올 때까지 끈질기게 기다리겠다는 대만의 통일전략을 잘 설명해주고 있다. 다시 말해 대만은 일부 공산당 지도층을 제외한 중국대륙 주민들이 대만의 자본주의식 경제번영을 부러워하고 민주화 의식을 충분히 갖추는 시기에 통일문제에 적극적으로 접근하겠다는 전략을 갖고 있다고 볼 수 있다.
  • 어제 법의 날의 기념식

    제28회 법의 날 기념식이 1일 상오 서울 세종문화회관 소강당에서 김덕주 대법원장과 조규광 헌법재판소장,이종남 법무부 장관 등 법조계 인사 5백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국민훈장 무궁화장=서돈각 박승서 ◇국민훈장 모란장=윤학노(변호사) 소마 다스오(일본 오사카 변호사회 소속 변호사) 구병삭(고려대 교수) ◇황조근정훈장=서익원(마산지검장) ◇국민훈장 동백장=이두영(법무사) ◇홍조근정훈장=장윤석(법무부 검찰3과장) ◇국민훈장 목련장=허성욱(법무사) 안채룡(갱생보호회원) 황만영(마산교도소 종교위원)
  • “유가족과 국민에 죄송할뿐”/물러난 안응모 전 내무

    ◎모두 내 책임… 더이상 문책 없길/경찰은 시위 안전진압 힘써야 명지대생 강경대군 상해치사사건의 책임을 지고 취임 13개월여 만에 물러난 안응모 전 내무부 장관은 27일 하오 국회에 갔다오는 길에 기자실에 들러 『이번 사건이 유가족에게는 물론 국민들에게 죄송하기 이를 데 없는 불상사』라면서 『거듭 사죄한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발생은 본인이 책임져야 할 일이라는 생각에 총리를 통해 대통령께 사의를 표명했었다』고 밝히고 『관할서장까지 지휘책임을 물었으므로 더 이상 책임은 묻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항상 웃는 얼굴에 자신 넘치던 모습과는 달리 다소 수척한 모습의 안 장관은 『처음 사건 발생 소식에 접했을 때 범인을 빨리 잡은 다음 물러나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면서 『과거 박종철군 사건 등을 교훈으로 삼아 이제는 아무리 문제가 심각한 사건이라 하더라도 결코 은폐·축소하려는 행태는 이미 없어졌으며 진실은 반드시 밝히겠다는 것이 정부의 기본입장』이라고 강조했다. 안 장관은 학생들이나 근로자들의 과격시위와 관련,『합법적인 시위는 허용하되 체제전복을 기도하거나 테러에 가까운 시위는 국가의 근간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강력히 다스려야 할 것』이라면서 『이같은 불행한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학생과 경찰 모두가 각성,학생은 불법시위가 아닌 평화적 시위가 되도록 노력하고 경찰은 어떤 일이 있어도 안전진압에 힘쓰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장관은 『비록 경찰이 잘못하여 빚어진 불상사이지만 내무장관이 모든 걸 책임지고 물러나는 이상 민생치안과 질서확립에 힘쓰는 경찰의 사기가 저하되지 않도록 국민들께서 계속 보살펴 달라』고 당부했다.
  • 청와대 정당대표·3부요인 대화내용

    ◎“대소의존도 높은 북한,곧 노선 수정”/여·야,개혁입법 원만한 타협 기대/김 대표/「대소조약」 발표 혼선 안타까웠다/김 총재 ▲노태우 대통령=오랜 만에 만났습니다. 제주도에 가보니 유채꽃이 만발했더군요. 신민당의 창당을 축하합니다. 그간 민주화와 국가발전에 기여한 훌륭한 사람들을 많이 영입하셨더군요. 이번 창당을 계기로 정당이 국민 속에 뿌리박고 신뢰받는 풍토가 이뤄지길 바랍니다. 그 동안 김 총재(김대중 총재)께선 팔당과 동대문시장에도 가고 대덕단지에도 가시고 바쁘시더군요. ▲김대중 신민당 총재=바쁘시기야 대통령께서 더 바쁘실텐데요. ▲노 대통령=이번 한소정상회담은 우리 국민들과 이 자리의 여러분들이 잘 뒷받침해주셔서 좋은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의 이번 방한은 소련 국가원수로 남북한을 통틀어 사상 처음의 한반도 방문이라 큰 뜻이 있었습니다. 우리의 국제적 위상도 크게 높였습니다. 고르바초프 대통령도 이번 회담성과에 대단히 만족했습니다. 특히 소련측이 우리 입장을 수용,한소가 협력을 가속화하는 것이 한반도와 동북아 안정에 크게 기여한다는 것을 확신했어요. 이번 회담과 관련하여 먼저 두 가지의 잘못 전달된 사항에 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첫째는 소련측이 20억달러의 추가지원을 요청했다는 일부 외신보도가 있었던 것으로 알지만 이는 전혀 근거없는 것으로 외국 언론의 악의적 보도입니다. 기존의 30억달러 이외에 한 푼도 더 기대를 않고 있을 뿐 아니라 추가요청은 더더욱 하고 있지 않습니다. 두 번째는 고르바초프 대통령이 제의한 한소 우호협력조약 문제입니다. 소련은 사회주의국가뿐 아니라 독일·프랑스·이탈리아·스페인 등 서방국가와도 그같은 조약을 체결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인 조약 내용문제는 양국 외무장관끼리 협의를 하도록 했습니다. 일부에서는 이런 문제로 미일 등 전통우방과 관계를 걱정하는 것 같은데 기우에 불과합니다. 독일·프랑스·이탈리아 등 서방국가들도 작년에 소련과 이같은 조약을 맺고 과거의 적대관계를 청산했습니까. 혹시 소련이 우리와 군사동맹을 맺자는 것이 아닌가고 오해도 하는 모양이나 역시 기우에 불과합니다. 우리가 어떻게 소련과 군사동맹을 맺을 수 있겠습니다. (이상옥 외무장관이 약 10분간 한소 제주정상회담 결과를 보고한 뒤 참석자들은 오찬에 들어갔다). ▲김 총재=소련의 국내정세가 불안한 것 같은데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어떻게 설명했습니까. ▲노 대통령=내가 고르바초프 대통령을 훌륭하게 생각하는 것은 지금 소련의 정정불안을 솔직히 털어놓고 자신의 고민을 거리낌없이 얘기하는 점이었습니다. ▲김 총재=고르비의 소 국내입지는 어떤가요. ▲노 대통령=내가 미국 언론인을 만났더니 소련의 실정으로 보아 하느님이 다스린다 해도 고르비의 대안이 될 수 없다고 하더군요. 그 얘기를 고르바초프 대통령한테도 들려주었어요. 소련의 개혁이 실패하고 후퇴하면 세계의 불행이 되므로 소련의 개혁을 지원해주어야 합니다. ▲김 총재=고르바초프 대통령은 20세기의 영웅이자 최대의 위인으로 평가받을 만하다고 생각합니다. 노 대통령과 고르비 사이는 얼마나 친합니까. 노 대통령과 나 사이보다 더 친한 것 같더군요.▲노 대통령=그 말씀 무슨 뜻인지 잘 알아듣겠습니다. 앞으로 더욱 노력합시다. ▲김 총재=고르바초프 대통령이 개혁 쪽과 보수 쪽 가운데 어느 쪽으로 기울어진 것 같았습니까. ▲노 대통령=중간노선이라고 생각합니다. 소련이 옛날로 돌아가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그렇다고 급진개혁파 주장대로 하다가는 소련의 공화국들이 무너질 것으로 봅니다. ▲김영삼 민자당 대표위원=옐친의 급진개혁노선은 소련의 대안이 될 수 없을 것입니다. 이상은 좋으나 구체적인 정책으로서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박준규 국회의장=대통령께서 소련으로 가는 길을 잘 닦아놓아 오는 5월11일 여야 총무들과 함께 모스크바를 방문할 예정입니다. 소련의 국회의장도 만나보고 해서 다녀오겠습니다. 사할린의 자원공동개발은 경제성이 있습니까. ▲노 대통령=타당성조사가 모두 끝났습니다. 소련도 매우 환영하고 있습니다. ▲김 총재=가스나 유전을 개발하면 파이프라인이 북한을 통과할 수 있습니까. ▲노 대통령=현재 당장은 어려울지 모르나 그것은 북한의 이익도 되므로 장기적으로는 실현될 것으로 봅니다. ▲김 총재=한소 관계발전은 썩 잘돼가고 있다고 생각하나 우호협력조약 발표과정에 혼선이 있었던 것은 매우 안타까웠습니다. ▲노 대통령=외교는 전반적인 정세를 정확히 보고 그 의미를 확실히 파악하는 바탕 위에서 이뤄져야 합니다. 그런 점에서 초당적인 지원이 필요합니다. 한소간의 조약 체결로 양국 관계는 한 차원 높게 발전되는 것이므로 비판할 일이 아닙니다. 미일에는 설명을 하면 아무 문제가 없을 것입니다. ▲김 총재=이왕 온 김에 개혁입법에 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여당이 또다시 일방적으로 통과를 시키겠다고 하는데 내치가 잘되어야 외치도 잘될 것 아닙니까. 우리 당 입장은 보안법의 폐지이나 일보 후퇴하여 대안을 제시할 것입니다. 여야가 대화를 통해 원만히 타협하도록 대통령께서 지원해주십시오. ▲노 대통령=여야가 조금씩 양보,개혁입법만은 이번 임시국회에서 잘 처리되도록 해주세요. 북한의 형법,노동당 강령은 북한 주민이 우리와 접촉·교류하면 중벌,엄벌에 처하도록 하고있는데 우리만 어떻게 무장해제를 할 수 있습니까. 이런 점 등을 종합판단하여 여야가 원만히 입법을 해주기 바랍니다. ▲김 총재=북한의 연형묵 총리가 왔을 때 북한 형법,노동당 규약을 두고 어떻게 남과 교류를 하느냐고 지적했습니다. ▲노 대통령=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법적인 규제장치를 철폐할 수 없는 것이 우리의 현실입니다. 체제전복 폭력활동을 방치할 경우 불행이 더 커질 수밖에 없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 아닙니까. ▲김 대표=개혁입법은 여야가 충분히 협조해나갑시다. 이번 회기에 국회법 통과는 몰라도 정치풍토쇄신법은 반드시 통과시켜 국민의 정치에 대한 신뢰를 높이도록 해야겠습니다. ▲노 대통령=한소 과기처장관회담이 5월중에 열리게 되면 소련의 첨단기술 도입에 관한 구체적인 결실이 나올 것입니다. ▲김 총재=소련의 대북 영향력을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노 대통령=북한은 무역만 50% 이상 소련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현재 경화결제를 소련이 1년간 유예해주고 있지요. 한소 관계발전이 단기적으로는 북한의 반발을 불러올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그들을 현실노선으로 전환토록 할 것입니다.
  • 연극 영화의 해와 「좋은 삶」(사설)

    문화의 연두 빛 싹이 돋는 것을 느낀다. 정부 안에서 「문화의 목소리」가 조금씩 사람들의 귀를 모으게 하고 무모한 개발에 제동을 걸고 「사려」를 촉구하는 일이 거듭된다. 시청앞 광장에 세워지는 선전탑의 모습이 때를 벗어가고 예술의 전당 언저리·대학로·국립극장 주변이 눈에 띄게 활기에 차 있다. 누가 뭐래도 이런 현상은 문화부가 탄생한 뒤의 성과라고 생각한다. 두서에 파묻혀 잊혀지고 있는 역사적 인물들을 일으켜 세워 「빛나는 한국인」을 자각하고 자부하게 하는 일도 생색이 나고 우아하고 기품있는 우리 말을 찾아내어 살펴쓰게 하는 노력도 반갑다. 주변에서 이런 기운이 봄 아지랭이 처럼 피어오르는 이 기운을 우리는 충분히 향유하고 번져가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몸은 비록 좀 잘살게 되었지만 정신적인 공해물질이 충만하여 옛날보다 훨씬 황량하고 타락한 삶의 강에서 숨막히는 고통을 당하게 된 우리를 스스로 일으켜 구원하기 위해서 우리는 문화복지의 작은 단서조차도 놓쳐서는 안된다. 올해는 문화부가 선언한 「영극영화의 해」다. 창작예술은 자유혼이 생명이다. 아무리 문화부지만 관임에 틀림이 없는 기관이 주관하는 문화행사는 내키지 않는다고 생각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한 나라의 문화가 자유로운 길을 자유롭게 가기 까지는 당기고 밀어서 제길에 이르게 할 의무가 또한 나라에게는 있다. 그것이 문화정책의 핵심이다. 연극영화의 해가 연극영화예술인들의 주동으로 이끌어지고 있고 문화정책 당국은 다만 지원하고 지켜보는 일로 돕고 있는 것과 같은 것이 바로 그런 예가 된다. 이 연극영화의 해 행사를 정작 뜻깊게 하는 것은 시민의 호응이다. 한편의 연극 한편의 영화를 감상하고,황폐해진 우리의 정서에 조금이나마 윤기를 불어넣는 일,그것 만을 해주면 그것이 바로 「참여하는 미덕」이 된다. 공해가 우리의 육신을 무너뜨리지 않게 하기 위하여 우리는 자정운동을 벌이고 있다. 육안으로는 보이지 않지만 우리의 정신도 중증의 오염상태에 있다. 도덕이 타락하고 윤리가 실종된 상태,그것이 정신적 공해정도의 표출이다. 이것을 정화하는 기능이 바로 정서적 세척작용인 문화예술과의 만남이다. 어른들은 그나마 다 자랐으므로 덜 심각하지만 젊은이 어린이들은 이 심각한 오염의 강에서 제대로 성장하기가 힘들게 되었다. 문화의 싹이 여린 빛으로 나마 움돋기 시작했을 때 그 순수한 엽록소를 섭취하게 하여 정신적 능력의 성장소가 되게 해야 한다. 행락철이 되면 혼잡한 사람들의 행렬에 시달리며 야외도 가고 놀이터도 찾아 다니지만 산천이나 오염시킬뿐 피곤하게 시달린 채 지쳐서 돌아오게 마련이다. 그 보다는 쓸만한 연극 영화 또는 쓸만한 전시회 한가지씩을 보여주는 나들이가 눈도 높이고 정신도 높이고 마음도 여유있게 해준다. 세속적인 욕심,천박한 놀이문화에 빠져들지 않도록 면역의 기질을 만들어 주는 것이 바로 고급문화와 만나 선례를 받는 일이다. 연극잔치,단막극제,꼭두극잔치 경연대회,뮤지컬 등 전국 각지서 다양하게 펼쳐지고 있다. 부모들이 자녀를 이끌고 이중의 어느 것이든 관심을 보이며 참여한다면 어떤 교훈보다도 설득력 있고 감동을 주는 기회가 될 것이다. 문화적 가치는 경제가치의 부가가치를 높인다. 시민이 문화를 향유해 주는 노력만으로 이 부가가치에 기여를 한다. 화창하고 아름다운 계절을 연극도 보고 영화도 보면서 차분하게 마음을 가라앉히면 성급하고 거칠어진 우리의 품성도 다스릴 수 있게될 것이다.
  • “갈수록 교묘” 일 야쿠자 범죄

    ◎문신·상고머리 탈피,말쑥한 정장/주식거래등 개입,연 96억불 뜯어/조직원 9만명 육박… 경찰,새 단속법 입법추진 전세계의 내로라 하는 갱들­시카고 갱·이탈리아의 마피아·콜롬비아의 마약 카르텔­가운데 일본의 야쿠자만큼 조직원들의 귀속의식을 드러내 보이는 갱조직은 없다. 지금까지의 야쿠자들은 문신·상고머리·가슴까지 열어젖힌 셔츠차림 등으로 쉽게 구별이 됐었다. 그러나 최근 야쿠자들은 겉모습에서나 활동영역에서나 점점 더 교묘하고 세련되게 바뀌고 있다. 이에 따라 일본의 법 집행기관은 야쿠자들의 「합법적」인 활동을 규제할 방법을 찾느라 골치를 앓고 있다. 야쿠자들이 변신을 꾀하고 있는 것은 그들의 범죄행위에 대한 일반인들의 분노를 피하고 전통적 범죄에 대한 경찰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서다. 그들은 옛날의 독특한 모습에서 탈피,요즈음에는 값비싼 정장차림을 하고 법이 허용하는 영역에 한 발을 걸친 채 활동을 한다. 매춘알선이나 마약거래 대신 주식시장과 부동산시장에서 활동을 하고 기부금을 모집하거나 교통사고의화해 주선 등을 통해 자금을 모으고 있다. 물론 여기에는 부당한 가격을 제시하거나 야쿠자라는 것을 슬쩍 내비춤으로써 상대방을 겁먹게 하는 수법도 동원된다. 야쿠자의 일부는 사회사업가로 위장하거나 정치조직의 일원으로 행세하기도 한다. 또 스캔들에 휘말린 기업체로부터 기부금을 뜯어내기도 한다. 야쿠자는 이문이 많이 남는 미술품 시장에서 비싼 이자로 돈을 빌려주고 미술품을 저당잡은 뒤 나중에 미술품을 먹어치우는 다양한 수법까지 써먹고 있다. 일본 경찰은 현재 야쿠자의 숫자를 8만8천6백명 정도로 추산하고 있다(63년에는 18만명으로 추산됐었다). 이들이 지난해 벌어 들인 돈은 96억달러로 일본 유수의 기업인 도요타 자동차가 벌어들인 영업수익의 8배나 되는 규모다. 이 수입의 절반 정도가 앞에서 이야기한 「합법적」 경제활동과 다른 기업과의 거래에서 긁어모은 것으로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일본에는 3천여 개의 야쿠자 조직이 있는 데 이 중 사람들이 명함을 받아보고 가장 공포심을 갖는 조직은 고베(신호)에 본부를 두고 9백여개의 조직을 거느리고 있는 야마구치구미. 야마구치구미는 조직원이 2만6천명으로 지난 5년 동안 군소 조직을 흡수,규모가 2배나 불어났다. 이 야마구치구미는 황금색 다이아몬드 상표를 부착한 빌딩을 본부로 사용,여느 기업과 비슷한 외관을 보이고 있다. 일본 경찰은 야쿠자의 새로운 수법을 다스리기 위해 법의 개정 등을 원하고 있다. 경시청의 이노우에 요시아키 형사국장은 『야쿠자들이 칼과 총 대신 조직의 이름이 들어간 명함을 내밀어 압력을 가하는 수법을 쓰곤 하기 때문에 단속에 어려움이 많다』고 말한다. 야쿠자에게 억울한 일을 당한 사람들이 경찰에 고소를 해도 현행법으로는 야쿠자를 처벌하기가 어렵다는 것이 이노우에 국장의 설명이다. 일본 경시청은 현재 합법을 가장한 야쿠자의 활동을 억제하기 위해 갱조직을 불법폭력조직으로 간주,단속할 수 있는 법률 초안을 마련하고 있다. 이 법안에 따르면 경찰은 야쿠자조직의 재산을 압류하고 사무소를 폐쇄할 수 있는 권한을 갖게 된다. 새 법안이 오는 가을 입법화되면 일본 경찰과 야쿠자의 싸움은 새로운 양상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 외언내언

    「탐라」라는 아름다운 옛이름을 가진 제주섬은 실제로도 아름답고 살기 좋은 고장이다. 섬이어서 바다가 있고 그 바다가 유난히 맑고 푸르러서 환상의 휴양지로 적합하다. 북으로 백두가 있고 남으로는 제주의 한라가 있어서 이 두 영험한 산이 이 강토를 신성하게 지키고 있다는 믿음을 우리 민족에게 주기도 한다. ◆돌과 바람과 여자가 많아 삼다지만 그래도 도둑이 없고 거지가 없어서 문도 필요없는 삼무의 섬이다. 요컨대 공해요인이 없었던 섬이다. 제주섬이 이렇게 있을 것과 없을 것이 분명한 고장인 것은 그곳 사람들의 기질 때문이었을 것이다. 기백이 있고 굽힐 줄을 모른다. 아녀자일지라도 기대어 살지 않고 스스로 삶을 개척하여 살기 때문에 게으른 남정네에게는 이 고장이 안성맞춤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이런 기질로 항몽과 항일의 애국절개를 드높여 오기도 했다. 볼 것도 많고 소산도 다양하고 인심도 시원시원하며 절도높은 땅,제주의 자랑은 짧게 끝낼 수가 없다. 이 고장에서 오늘 한소정상회담이 열린다. 동토를 다스리는,오랫동안 얼어붙었던 사이의 상대국 대통령과 이 따뜻하고 풍광이 아름다운 땅에서 화해의 만남을 거듭하게 되었다는 일이 대견하고 다행스럽다. ◆지중해 한복판의 몰타섬과도 달라서 제주섬을 둘러싼 바다는 태평양으로 이어진다. 중국도 가고 일본도 가고 미국과도 이어지는 태평양 바다 위에 떠 있는 대한민국 땅이다. 이곳에서 나누는 「짧지만 긴 대화」에 세계의 이목은 목을 늘이며 쏠리고 있다. 한소 두 나라만이 아니라 세계평화에 도움이 되는 성과가 있으리라고 우리는 굳게 믿는다. ◆기왕에 아름다운 제주가 세계사에 부상하게 되었으니 이 기회에 착실한 실속도 쌓아졌으면 좋겠다. 또 최근 들어 급성장하고 있는 「회의산업」으로서의 가능성이 제주에서 본격적으로 확대되었으면 좋겠다.
  • 이란,쿠르드난민에 국경 재개방/이라크선 반정인사 4천명 처형

    ◎이란 언론들 보도 【테헤란 AFP 연합】 이라크는 지난 10일 동안에 반체제인사 4천여 명을 처형했다고 이란 관영 IRNA통신이 이라크 난민들의 말을 인용,8일 보도했다. 이란 남부 쿠제스탄성에 도착한 이라크 난민들은 반체제인사들이 성도 나자프와 탈메에서 처형됐다고 주장했으며 이라크 시아파 최고지도자인 아야툴라 아불 카셈 알코이의 저택이 아직도 이라크군에 의해 포위돼 있다고 전했다. 한편 IRNA통신은 이라크 정부군과 반군들간의 충돌이 남북 이라크의 여러 곳에서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니코시아 로이터 연합】 이란은 8일 이라크 정부군을 피해 이란으로 탈출해오는 이라크 난민들에게 자국 국경을 재개방했다고 밝혔다. 바히드 다스제르디 이란 적신월사(적십자) 총재는 이날 테헤란 라디오방송을 통해 『어제 밤 이후부터 난민들의 도착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 피랍 선원 24명 풀려나/해상강도단 억류 16일… 금품만 털려

    ◎“베트남군이 신변보호”… 선장,전화연락 【부산=김세기 기자】 해상괴한들에게 납치된 파나마 국적 원양참치어선 제702선호(선장 서안성·38) 선원 24명이 피랍 16일 만인 6일 하오 극적으로 풀려났다. 이같은 사실은 서 선장이 이날 하오 1시23분(한국시간) 무선전화로 『우리들은 괴한들로부터 풀려났다. 괴한들은 금품을 모두 턴 후 선박과 함께 베트남 지방방위사무소 소속으로 보이는 현지인들에게 우리를 인계하고 어디론가 달아났다. 선원 모두 건강하며 무사하다』고 선박관리회사인 (주)삼영 부산지사 김경수 과장(38)에게 알려옴으로써 밝혀졌다. 회사측은 그러나 풀려난 선원들이 호치민시 인근 서남쪽 해안에 있는 베트남군 기지에 보호를 받고 있다는 사실 외에는 정확한 위치 등을 현재까지 알 수 없다고 밝혔다. 선박과 선원들을 납치했던 괴한들은 남중국해 아남다스제도에 본거지를 둔 조직적인 해상강도단들로 이들은 한국인 선원을 납치한 뒤 1명당 10만달러씩의 몸값을 요구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삼영 회사측은 부산지사 고영탁 과장(39)을 8일 서울을 경유,9일 사이공으로 파견,피랍선원의 귀국 등 수속절차를 밟겠다고 밝혔다.
  • 「촌지」 이야기/송정숙 논설위원(서울칼럼)

    30년쯤 신문기자 노릇을 했다. 그리고서 느끼는 신문은,꼭 손오공에게 있어서의 부처님 같다. 죽어라고 용을 써보지만 그 손바닥 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무한량한 존재. 신문도 꼭 그런 모양으로 존재한다. 무한히 자비로우면서도 섬광처럼 예리하게 가혹하고,절대로 속아주지도 않으며 결코 잊는 일도 없는 그는 반드시 보상하고 어김없이 보복도 한다. 그 신문이라는 정령이 오늘 와서 무엇인가를 짚고 다스리기로 마음먹은 것 같다. 잇따라 우리를 부끄럽고 무안하고 창피하게 만들고 있다. 자기 허물은 선반에 올려놓고 부처님의 권능을 제마음대로 농한 손오공처럼 가당찮았던 우리는 「자정의 소리」를 신음소리처럼 내고 있지만 이것으로 신문정령의 진노를 풀 수 있을지 모르겠다. 자정대상의 핵심적인 정례는 지금으로서는 「촌지」인 것 같다. 누군가 중독성 높은 마약으로까지도 비유했지만,그러나 그것이 아편이라고 할 것까지는 없다. 그렇게까지 금단증세가 강한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수습기간이 갓 끝난 젊은 기자가 취재에서 돌아와 멈칫거리며데스크 앞에 다가올 때가 있다. 처음으로 「촌지」와 만난 난감함을 고백하러 온 것이다. 70년대의 대부분을 「데스크 노릇」으로 보내던 때 이런 젊은 기자는 꽤 여러 번 볼 수 있었다. 그럴 때 해줄 수 있는 말은 대체로 다음과 같았다. 『이 시대에 이 땅에서 신문기자 노릇을 하자면 「촌지 관리능력」도 길러야 한다,그것은 「정의」는 아니므로 받지 않는 것이 최선이다,그러나 그걸 「끊는 일」이 기자 노릇의 유능성을 방해하는 경우도 상당히 있을 것이다,관리능력에는 그런 것이 포함된다,데스크는 기사만 가지고 기자와 대화한다. 촌지를 의심하여 「되는 기사」가 안 되는 것으로 받아들여지지도 않고 깨끗한 기사라도 함량이 미달하면 신문의 몸을 만들지 못한다,촌지문제는 자율적으로 처리하고 기사만을 제출하라…』 이런 정도의 지침이 어느 정도 실천기준이 되어주었는지는 잘 모르지만 지금 돌아보아도 다른 말은 생각나지 않는다. 촌지의 도덕률은 『그것으로 기사를 흥정하지 않는 것을 품위의 기준으로 삼는다』는 것이 그 무렵의 묵시적인기준이었던 것 같다. 그걸 못 지키면 「신문의 혼」에게서 꾸짖음이 있을 것이라는 확신도 지니고 있었다. 5공 청문회가 서슬이 등등하고 그 서슬 푸른 칼 밑에서 비명이 울릴 때,유난히 부릅뜬 눈이 무섭고 사나워 보이던 선량이 있었다. 그로써 청문회 스타가 된 그가 최근에 어떤 독직혐의에 연루되었다. 그런 그를 보며 누군가가 풀이해준 해설의 일단이 인상적이다. 언론에 비친 그 무섭게 생긴 서슬에 기가 질린 나머지 웬만한 기업에서는 그가 나타나기만 하면 특별히 요구하지 않아도 앞날의 화를 모면하려는 기분으로 촌지성 봉투를 건네주었다는 것이다. 그런 기회가 많다보니까 독직에도 쉽게 연루된 것 같다는 것이다. 이렇게 극명한 인과응보의 질서는 어디에나 있다. 신문의 혼은 유난히 그런 변별을 탁월하게 해낸다. 시중에는 퇴직금 사기 대상자를 찾아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인적 정보」를 사고 파는 사람들이 있다고 한다. 어디에 아무개라는 퇴직자가 얼마의 퇴직금을 손에 쥐고 있다는 정보만을 제공해주면 꽤 높은 값을 쳐 받는다는 것이다. 그 정보를 가지고 접근하여 유령회사 사장 자리 같은 것을 낚시밥으로 하여 사기해내는 것이다. 그 대상으로 비싸게 치이는 사람이 퇴역한 「교장선생님」 「고급 군인」이라고 한다. 「경력 많은 신문기자」도 세 번째쯤에는 들 것이라고 하는 것이 우리 신문동료들의 생각이다. 물정에는 어둡고 희떱기까지 하므로 의외로 잘 속고 사기도 잘 당하는 것이 「신문인」들이다. 그런 품성의 사람들이므로 촌지 같은 것을 영악하게 챙겨 살림에 보탰다는 예는 신문계에 별로 없다. 신문을 만드는 데 종사하는 사람 중에는 「촌지」와는 전혀 무관한 곳에서 일하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지극히 일부의 사람이,또한 어떤 시기에만 「촌지대」를 거쳐갈 뿐이다. 그 지대를 지나고 난 뒤에는 그것의 무상함과 무의미함,단지 좋지 못한 버릇과 공연히 비만해진 간의 크기에 회한만 남길 뿐이어서 그 지대를 벗어난 것에 개운하고 후련함을 맛본다. 그러므로 이른바 「촌지」라는 것이 그렇게 끊지 못할 마약처럼 힘들고 어려운 것으로는 생각되지 않는다. 이 하찮은 것에 발목이 묶여 수모를 당하고 우세를 당한다는 것은 생각해보면 부당한 일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촌지로 오염된 우리의 부패되고 일부 파괴되기도 한 생체조직을 우리가 가볍게 여기고 죄 없다고 강변하려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시절이 끼친 피치 못할 사연 때문에 생겼던 병폐였다고 딴청을 부리려는 것도 아니다. 더러는 가책받고 더러는 갈등하고 더러는 중독되어 일그러진 형상으로 비쳤던 스스로의 맨얼굴이 얼마나 부끄럽고 속상한지를 성찰하려는 것이다. 신문의 정령이 성이 나서 벌을 주려고 벼르는 시기까지 와버린 우리의 어리석음을 자책하려는 것이다. 올해의 신문주간 표어가 자정으로 신뢰를,자율로 책임완수를 외치고 있다. 「촌지」 정도와 바꾸기에는,너무 값지고 뜻깊고 매력까지 있는 것이 신문이다. 정령들이 곳곳에서 생명을 불어넣고 있는 숨쉬는 신문에게 나는 여전히 외경을 느낀다.
  • “공직 비리척결의 사령탑” 정구영 검찰총장

    ◎“지도층이 깨끗해야 희망있는 사회”/무사안일·배금의 병폐 꼭 척결/지위높고 가진자가 각성할 때/국민 지탄받는 인물 주시… 구조적 부조리 발본 공직자 및 사회지도층의 비리를 척결하기 위해 검찰에 4일 특별수사본부가 설치돼 본격적인 수사활동에 나섰다. 최근 잇따라 터진 대형비리사건으로 국민들의 실망이 더 없이 커진 이 시점에서 국가 사정기관의 중추인 검찰이 발벗고 나선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라 할 수 있다. 사실 지난 몇해 동안의 격동기를 돌이켜 보면 공직자들의 헌신적인 노력이 있었기에 그래도 이만한 국가발전과 사회안정의 기틀을 세울 수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아직도 우리 사회 한 구석에는 무사안일에 안주하는 공직자나 돈만 벌면 그만이라는 졸부적 성취주의에 젖은 기업인 등 사회지도층 인사들이 적지 않다. 이때문에 성실하게 살아온 대다수 국민들이 분통을 터뜨리다 마침내는 근로의욕마저 잃고 있다. 따라서 검찰의 이번 사정활동은 이같은 사회적 병폐를 단호히 수술하는 것이 돼야 한다는 게 일반적인 여론이다. 일부 재야 쪽에서는 제6공화국의 집권 후반기를 맞아 권력의 누수현상을 막고 새로운 권력을 창출하기 위한 정지작업이 아니냐는 정치적인 시각에서 「공안정국의 재현」을 우려하는 사람도 있다. 그만큼 검찰의 일거수 일투족에 깊은 관심이 쏠리고 있는 것이다. 『민주주의를 정착시키고 통일조국에 대비하기 위해서도 지도층 인사들의 비리는 반드시 척결되어야 한다』는 정구영 검찰총장을 만났다. ­우선 공직자 및 사회지도층 인사의 비리에 대해 검찰이 특별수사에 나서게된 배경은 무엇입니까. ▲제 스스로가 「새 생활 새 질서운동」을 펼쳐야 한다고 주창한 발안자 입니다. 이 운동은 가난하고 어려운 사람이 아니라 지위가 높고 돈이 있는 사람들의 실천운동이 돼야 합니다. 하루 10만원을 쓰는 사람이 있다면 5만원만 쓰고 외제 와이셔츠를 입은 사람은 국산으로 바꿔 입고 어려운 사람들을 도와주되 떠들지 말고 하자는 것입니다. 그렇게 하지않으면 우리 국민들 사이에 위화감의 골이 갈수록 깊어져 결국 아무런 희망을 가질 수 없게 되기 때문입니다. 이 운동은 궁극적으로 조국의 통일을 준비하는 차원에서 전개되어야 합니다. 독일이 통일된 뒤 동독 사람들이 서독 사람들의 지나치게 물질적인 생활양식과 특히 성도덕의 문란에 대해 크게 실망하고 있다고 합니다. 동독은 동구사회에서는 그래도 벌써부터 개방적이었고 서독은 서방세계에서 가장 검소한 사회인데도 생활문화의 차이가 커 융화가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 통일에 대비해 공무원사회의 부정부패와 지도층 인사들의 지탄받을 행동을 척결,자본주의 사회의 취약점을 되도록이면 보완해야 할 것입니다. 검찰은 바로 사회기강을 바로 세워야하는 국가사정의 중추기관으로 이같은 역사적 소명을 절감하고 이번 수사에 임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인 단속방안은 어떤 것 인지요. ▲우리나라의 공직자와 사회지도층인사 모두를 대상으로 삼는 것은 아닙니다. 지역사회의 주민들로부터나 공직사회 내부의 동료들로부터 지탄대상이 되어온 사람들을 우선 주목하고 있습니다. 이들을 일정기간 관찰한 뒤 이권만을 챙기는 무사안일주의자와관례적이며 구조적인 부조리를 저지르는 사람들을 가려낼 생각입니다. 특히 부동산투기 사범에 대해서는 투기심리가 완전히 없어질 때까지 지속적인 단속을 펴나갈 방침입니다. 이번 단속은 일단 올 연말까지 하게 되지만 그때 상황을 종합분석해 연장여부를 결정하겠습니다. ­수사의 주된 대상은 어디에 두고 있나요. ▲우선 고위공직자와 사회지도급인사 및 관련기업의 비리부터 시작해 순차적으로 중간관리 공직자의 축재형 비리,공직사회 내부의 관례적이며 구조적인 부조리를 척결하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성실한 대다수 공직자에 대해서는 각별히 신분보호에 신경을 쓸 것이며 이들을 모함하는 무고사범은 철저히 색출해 처단하겠습니다. ­수서지구 택지특별분양사건의 수사가 미진하다고 생각하는 국민들이 많습니다. 이런 시점에서 검찰이 다시 이같은 대규모 수사에 나서는 입장과 자세가 특별할 것 같은데요. ▲지난번 수서지구 택지특별분양사건 수사에 대해 아직도 의혹의 눈길을 보내는 국민들이 많이 있는 것은 잘 알고 있습니다만 검찰은 모든역량을 투입해 소신껏 수사했다는 사실을 거듭 밝혀둡니다. 검찰은 공직 및 사회기강의 쇄신이야말로 올해의 최대 역점 과제임을 인식하고 국민들이 『이제는 공직사회가 무언가 달라졌다』고 피부로 느낄 수 있을 때까지 결연하고도 강력한 자세로 대처해 나갈 것입니다. 이와 함께 검찰 스스로도 남의 잘못을 다스리기에 앞서 철저한 자기통제력을 갖고 자신의 허물에 대해 더 아픈 채찍을 가함으로써 다른 공무원이나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번 수사를 다음 대권을 잡기 위한 집권층의 기반조성 작업이 아닌가 보는 정치적 시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요. ▲오히려 그 반대입니다. 지금 공무원들의 사기를 떨어뜨려 집권층에 무슨 이득이 있겠습니까. 앞으로 있을 일련의 선거에서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 사회의 부조리를 뿌리뽑는 일이란 국가의 운명이 달려있는 중차대한 과제입니다. 덧붙여 열심히 일하는 공직자와 기업인에 대해서는 철저히 보호할 것임을 거듭 밝혀둡니다. ­검찰의 비리척결의지에 대해 공직사회는 물론 국민들에게도 공감대가 형성돼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지요. ▲이번 단속은 결코 일과성이거나 과시효과 만을 노리는 조치가 아닙니다. 지도급 인사들의 비리를 우선 척결함으로써 공직사회의 자정능력을 키워나가고 그 분위기를 사회전반으로 확산시킬 것이므로 모든 국민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아 큰 성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합니다. ­이번 수사도 결국 송사리만 잡고 고위공직자나 재벌기업 등에 대해서는 손을 못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는데요. ▲검찰은 이번에야말로 공직 및 사회기강을 기필코 확립해 국가발전의 기틀을 확고히 다지겠다는 각오로 특별수사활동에 나선 것이므로 구체적인 증거가 확보되면 지위나 신분의 고하를 막론하고 엄단할 것입니다. 검찰의 명예를 걸고 공직 및 사회기강의 확립을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만 부정과 비리의 근원을 제거하는 일은 단시일 안에 이루어질 수 없으므로 단기적인 기대보다 지속적인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지켜봐주기 바랍니다.
  • 송갑석군 징역10년 구형/「자민통」사건 관련

    서울지검 공안2부 임정수 검사는 1일 전 「전대협」 의장 송갑석 피고인(25)에게 국가보안법 위반죄를 적용해 징역 10년에 자격정지 10년을,송군의 경호원 손종국 피고인(23·전남대 경제학과 3년)에게는 징역 2년에 자격정지 2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이날 서울형사지법 합의30부(재판장 이철환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자민통」사건 결심공판에서 『국내외적으로 좌익사상이 퇴조하고 있는데도 북한의 주체사상과 「한국민족민주전선」의 투쟁지침에 따라 결성된 「자민통」에 가입,주체사상을 각 대학에 전파하고 학생활동을 주도한 것은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위협하고 국가의 법질서를 전면 부정하는 반국가적 행위로 엄하게 다스려져야 한다』고 논고했다. 한편 송 피고인은 최후진술을 통해 『존재하지도 않는 「자민통」이라는 조직을 조작,본인을 구속한 것은 정권교체를 앞둔 현 정권이 백만학도의 대표인 「전대협」을 탄압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이날 검찰의 중형구형에 항의,법정에서 구호를 외친 서울산업대 원형준군(20) 등 대학생 5명에 대해 20일씩의 감치명령을 내려 서울구치소에 수감했다. 선고공판은 오는 15일.
  • “미·소 달래기”… 「미소 외교」에 바쁜 일본

    ◎당정수뇌의 잇단 나들이 안팎/가이후,곧 방미… 반일여론 진화 안간힘/소엔 경협 내세워 「북방 4섬 협상」 모색 걸프전 뒤처리를 위한 일본 정계수뇌들의 방문외교가 피크를 이루고 있다. 자민당의 실력자 오자와 이치로(소택일랑) 간사장이 지난 24일부터 소련을 방문,고르바초프 대통령과 2차례에 걸친 회담을 끝내고 27일 막바로 미국으로 직행한 것을 비롯,가이후 도시키(해부준수)총리,다케시타 노보루(죽하등) 전 총리 등의 방미 일정이 줄을 이어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나카야마 다로(중산태랑) 외상은 이미 지난 20일부터 24일까지 미국을 방문,가이후 총리의 방미에 따른 사전조정을 마치고 돌아왔다. 자민당내 파벌 회장인 와타나베 미치오(도변미지웅) 의원도 지난 2일부터 9일까지 중국·인도네시아·필리핀을 방문,걸프전에 따른 일본의 입장을 설명했다. 사회당의 도이 다카코(토정다하자) 위원장도 오는 4월1일부터 소련을 방문할 예정이었으나 고르바초프 대통령과의 면담일정이 잡히지 않아 27일 방문자체를 중지했다. 오는 4월3일부터 6일까지 미국을 방문하는 가이후 총리는 3가지 목적을 갖고 부시 미 대통령과 만난다. 첫째는 미국내의 대일비판을 진정시키려는 것이다. 걸프전 기간중 세계 제일의 경제대국인 일본은 그 국제적 지위에 어울리는 공헌을 하지 못해 비판을 받아왔다. 우선 인적기여를 못했으며,비록 90억달러의 지원금을 냈다하더라도 그 제시과정이 10억달러부터 시작된 「치사한」것이어서 제대로 평가를 받지 못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금이가기 시작한 국민적 차원의 나쁜 이미지를 씻고 관계개선을 꾀하려는 것이다. 둘째는 오는 4월16일부터의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방일을 앞두고 미국측과 의견을 교환함으로써 대응책을 마련하려는 것이다. 오자와 간사장도 30일까지 미국에 머무르면서 이번 방소 결과를 설명하고 걸프전 당시의 일본의 입장에 대해 이해를 구할 생각이다. 가이후 총리의 세번째 방미 목적은 쌀시장 개방문제 등 앞으로 더욱 격화될 무역마찰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다. 가이후 총리의 이번 방미에 하다스도무(우전자) 전농상을 대동하는 것이 그 반증이다. 미국의에드워드 마티간 농무장관은 지난 25일 곤도 모토지(근등원차) 농상에 대한 강력한 항의서한을 보냈다. 그것은 일본 지바(천엽)에서 열리고 있는 「국제식품·식료전시회」에 미국측이 출품한 전시용 쌀을 철거토록 조치한 것은 미국 농민에 대한 중대한 모욕이며,차제에 일본은 쌀시장을 개방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일본 외무성 당국자들은 이번 오자와 간사장의 방소 성과에 대해 더욱 주목하고 있다. 더구나 26일 하오3시50분(한국시간 하오9시50분) 모스크바시내 소련공산당 중앙위원회 본부에서 예정에도 없던 고르바초프 대통령과의 돌연한 제2차회담에 의미를 부여한다. 비록 구체적인 합의는 없었으며,또 회담내용을 공표할 단계는 아니라 하더라도 1차 회담에서 이미 북방 4개도서 반환문제에 대해 「뜻깊은 발언」을 한 고르바초프 대통령이,그의 요청에 의해 통역만을 사이에 두고 45분간에 걸친 단독회담을 했다는 사실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평가하고 있다. 우선 북방영토 문제를 둘러싼 일·소 쌍방의 기본전략은 명확해졌다. 일본측의 방침은 4개 도시에의 주권을 인정받은 후 지난 56년의 일·소 공동선언을 근거로 하보마이(치무)·시코단(색단) 2개섬의 반환을 실현시키고,나머지 구니시리(국후)·에도로후(택착) 섬의 반환을 위해 노력한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소련측이 열망하는 대규모경제협력을 한다는 것이 일본측의 구상이다. 오자와 간사장은 이번 고르바초프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소련측이 이들 4개 섬에 대한 일본의 「잠재주권」을 인정한다는 전제 아래 반환교섭의 개시에 동의한다면 2백60억달러 규모에 이르는 다음 5개항의 경제협력을 하겠다고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첫째 소련의 대일 수입대금 미불금은 반제자금융자로 해결,둘째 생활필수품 등 수입을 위한 일본 수출입은행의 긴급융자,셋째 지역개발을 위한 민간투융자,넷째 프로젝트에 따라 초장기융자,다섯째 4개 섬주둔 소련군의 철수경비 등의 부담 등이다. 이에 대해 소련측은 복수의 대일 카드를 검토하고 있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이 방일때 내놓을 「신제안」 가운데 영토문제의 존재를 인정하고 구체적인 방책은 계속협의한다는 것이 소련측으로서는 가장 바람직하다. 차선책은 하보마이·시코단섬의 반환을 경제협력과 맞바꾸어 실현시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 상황으로 소련이 일본측의 주장을 전면 수용하기는 어렵다. 국경선의 변경에는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정적 옐친 최고회의 의장이 이끄는 러시아공화국의 동의가 필요하다. 게다가 보수파·군부가 대두하고 있는 가운데서 고르바초프 대통령이 결단을 내리기에는 불확정한 요소가 많다고 일본 외교계에서는 지적하고 있다. 이렇게 볼때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방일은 일·소 관계를 비약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호기일 수도 있는 반면,북방영토 문제에서 성과가 없다면 일·소 관계가 거꾸로 냉각할 수도 있다고 분석한다. 그런 의미에서도 이번 고르바초프­오자와 2차회담의 내용은 오히려 별 것이 없고 쌍방이 국익을 걸고 진심을 타진하기 위한 것이 아니었던가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 「맑은물 지키기」 외국선 어떻게/본사 3 특파원 보고

    ◎선진국 수질보호 “오염 원천봉쇄”에 주력/도시건설때 하수도망 우선 구성/미/걸프전 터지자 수원지 특수 경계/불/과영양 원수 박테리아 길러 분해/일 ○미국/산업폐수 일관 관리 2년전 미알래스카 해안에서 좌초,원유 누출로 큰 해양오염 피해를 야기했던 유조선 엑손 발데즈호 사건이 약 2주일전 천문학적 숫자의 「피해 보상 및 벌금」합의로 매듭지어졌다. 엑손 발데즈호 소유주인 세계최대의 석유재벌 엑손사는 미연방정부 및 알래스카주 정부와 협상 끝에 이 사건에 대한 민·형사상 면소를 조건으로 벌금 1억달러(한화 7백20억원)와 함께 피해보상금 10억달러(7천2백여억원)을 향후 10년간에 걸쳐 내놓기로 합의한 것이다. 그동안 엑손사가 알래스카 해안의 오염 제거를 위해 소비한 22억달러(1조5천8백40억원)를 포함할 경우 이 사건으로 엑손사가 내놓게된 돈은 총 33억달러(2조3천7백60억원)에 달한다. 취기가 악간 있던 선장의 과실로 빚어진 이 해양오염 사건에 대해 수질정화법·폐기물법·철새보호법 등 환경관계법을 걸어 사상 최고의 벌금을 물린데 대해 딕 손버그 미법무장관은 『공해 유발과 환경 파괴를 눈감아 주거나 가법게 다루지 않겠다는 연방정부의 강력한 메시지』라고 강조했고,환경보호 단체들은 『공해유발에 대해 새로운 처벌기준을 확립한 것』이라고 환영했다. 국민보건과 관계된 공해 유발이나 환경 파괴에 대해선 전면 피해배상 조치와 더불어 벌금 중과로 강력히 대처한다는 것이 미연방 정부와 주정부들의 공통된 정책이다. 얼마전 워싱턴주 당국은 공장 폐수를 법규에 따라 완벽하게 처리하지 않은채 방류한 한 산업폐기물 수거업체에 대해 90만달러의 벌금을 부과했다. 워싱턴부는 독극물에 위험 표지를 붙이지 않거나 뚜껑을 닫지 않은사소한 위반에 대해서도 1건당 하루 최고 1만달러의 벌금을 부과할 수 있는 강력한 법규를 갖고 있다. 미국에선 생활 오수나 공장폐수를 상수원인 강이나 호수로 바로 방류한다는 것은 생각조차 하기 어럽다. 도시가 들어설 경우 우선 하수도망과 하수 처리장부터 건설,모든 생활오수를 처리장에 일단 집결시켜 정화처리후 강이나 바다로 흘려 보낸다는 것이 도시 행정의 기초 개념이다. 공장폐수는 하수처리장으로 보내지 않고 「요람에서 무덤까지」,즉 발생부터 폐기까지 별도의 철저한 감시 관리체제 아래 놓는다. 공장폐수를 하수처리장으로 보낼 경우 독성 폐수가 오수 정화에 쓰는 박테리아를 폐사 시킨다. 그래서 폐수는 공장별로 따로 보관했다가 특수 처리시설을 갖춘 전문 업체가 수거 폐기토록 돼있다. 강 호수 못지않게 중요한 수원인 지하수의 오염도 심각한 문제로 인식되고 있다. 미국 인구 가운데 절반이,특히 농촌지역 인구의 90%는 주로 지하수에 의존하고 있다. 전국에 10만개소가 넘는 쓰레기 매립장,1천여만개의 석유·화학물 지하 저장탱크,살충제·독극물 폐기용 우물 등이 지하수 오염의 주범으로 지적되고 있어 이의 규제를 강화하기 위한 새로운 입법 필요성이 역설되고 있다. 미국에서 가장 쾌적하고 살기 좋은 도시의 하나로 알려진 시애틀의 상수지는 무공해 식수원의 좋은 예로 꼽힌다. 해발 7백m의 산중에 건설된 이 댐은 식수원 오염을 막기위해 주변 능선에 철책을 쳐 시민접근을 차단하고 있다. 댐 주위에서의 피크닉은 물론 금지되고 있다. 댐에서 1백여㎞ 떨어진 배수지에선 대형 송수관을 통해 이 물을 공급받아 약품 소독 없이 침전 여과 과정만을 거쳐 식수로 공급한다. ○프랑스/하수처리시설 완벽 걸프지역에 전운이 한창 짙어갈 무렵 프랑스 정부가 서둘러 손을 쓴것 중의 하나가 전국 급수원에 대한 경비강화 조치였다. 파리를 비롯한 대도시 수원지에 특수부대 요원을 상주시키고 전국하천에 대한 감시 및 수질검사 활동을 강화했다. 이는 물론 아랍게릴라들의 독극물을 사용한 식수오염 테러를 예방하기 위한 조치였지만 물에 대한 프랑스 정부의 관심도를 잘 반영해 주는 것이었다. 프랑스는 하천오염 특히 상수원에 대한 위해물질 방류행위는 단순한 환경파괴 차원을 넘어 반사회사범으로 다스린다. 실수이든 고의이든 간에 식수원을 더럽히는 행위는 불특정 다수가 피해자가 될 수 있을 뿐더러 그 피해 자체가 바로 인간의 생명과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지난 88년 6월 르와르강변의 조우에인 튀랜느에 있는 한 화학공장에 불이나 페놀 소디움 등 유해 중금속 물질이 강물에 흘러드는 하천오염 사건이 발생했다. 이로 인해 르와르강 53㎞가 오염되고 20t의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했으며 인근지역의 20만 주민이 식수에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사고발생 뒤 당국은 공장을 즉각 폐쇄시키고 책임자를 기소했으며 환경복구 비용으로 26억원의 「벌금」을 물게 했다. 86년 6월 론느강변의 폴린스화학 공장 화재사건때는 그해 7월 비비에즈 화학공장의 카드뮴 유출사건때도 거의 같은 규모의 처벌과 제재를 받았다. 그러나 더욱 관심이 가는 부분은 깨끗란 물 공급을 위한 프랑스 정부당국의 노력이 이같은 사후처리 보다는 사전예방 조치에 더 큰 비중이 두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파리의 역사는 센강 오염과의 투쟁사로 불리기도 한다. 중세 이전부터 유럽에 창궐하던 페스트가 파리라고 그냥 지나칠리가 없었으며 생활하수가 그대로 흘러드는 더러운 센강물을 식수원으로 하던 파리는 16세기에서 17세기에 걸쳐 70년동안 페스트가 13번이나 발생하기도 했다.그리하여 파리는 일찍부터 상수도가 발달됐고 하수처리 시설이 개발됐다. 1600년대는 이미 상수도 시설이 시작됐고 비슷한 시기에 하수도가 선을 보였다. 손꼽히는 관광코스 중의 하나인 파리하수도의 길이는 모두 1천6백㎞나 되며 하수처리 시설을 거의 완벽하게 갖추고 있다. 파리의 북쪽에 있는 아세르하수 처리장의 경우 1일 하수처리 능력은 2백11만㎥로 미국 시카고 처리장에 이은 세계 제2위 규모를 자랑하고 있으며 남쪽에 세워진 발렌톤 처리장은 1일 1백60만㎥의 하수처리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밖에도 니스 마르세유 그레노블 보르로 등 거의 모든 도시에 하수처리 시설이 완벽하게 갖추어져 있다. 상수도 취수원의 보호 및 수질보전에 대한 행정적 책임은 상수도 관리 담당인 AFB(저수지 재정사무소)가 지고 있다. 정부의 공해방지 예산(88년의 경우 7백20억프랑)에서도 정수시설 비용이 부분적으로 보조되고 있지만 수요자와 유해물질 배출업체들도 깨끗한 물을 만들기 위한 비용의 일부를 부담한다. 즉 수돗물 값의 6%를 식수원 보호를 위한오염방지 기금으로 징수하며 유해폐기물을 배출하는 모든 공장들도 유해물질 1Kg당 50∼80프랑(7천∼1만2천원 상당)씩 부담토록 되어 있다. 수원지 근처는 물론 강주변에 위해중금속을 다루는 공장을 짓지 못하게 하고 있으며 기존의 공장들은 다른 지역에 있는 것보다 엄중한 감시를 받고 있으며 공해물질 사용·처리에 대한 보고를 의무화하고 있다. ○일본/사업자에 정화 책임 경제대국 일본이 최근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는 부문은 환경문제이다. 오존층파괴,수질오염,녹색경관의 훼손,쓰레기 처리문제 등에 관해 당국과 일반시민 단체가 벌이는 보호운동은 대단하다. 일본열도는 그 자체가 하나의 공원이라고 보아도 좋을 만큼 천혜의 자연환경을 가지고 있으며 유지·보존관리도 잘 되어 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환경오염원이 늘어 골머리를 앓는다. 지난해에는 도쿄 근처의 한 유치원생 2명이 사망하고 수십명이 중독증세를 보여 입원하는 사고까지 발생,큰 사회문제가 되기도 했었다. 최근 일본에서 상수도원을 오염시키는 가장 큰 주범은골프장에서 잔디보호를 위해 사용한 농약이 잔류된 폐수이다. 따라서 새로 건설중인 곳곳의 골프장 주변에서는 주민들의 강력한 반대로 건설이 중단되거나 농약살포를 중지하는 곳이 늘고 있다. 그러나 일본의 수돗물은 아직 깨끗하다. 끓여 마시지 않더라도 아무탈이 없다. 수돗물을 받아 오래 놓아두어도 침전물이 생기지 않는다. 상수도원의 철저한 관리때문이다. 일본에서는 안전한 수돗물의 안정된 공급을 확보하기 위해 수질 및 시설에 관한 기준,수도사업의 경영과 관리에 관한 규칙 등이 수도법에 엄격히 규정되어 있으며 잘 준수되고 있다. 일본은 한해 하천·댐·호수·우물 등에서 총 1백48억8천만㎥의 물을 취수,전체 인구의 93.6%인 1억2천1백68만6천명에게 수돗물을 공급한다. 이같은 수돗물을 안심하고 맛있게 마실 수 있게 하기 위하여 급수용구와 간이 전용수도의 관리에 철저를 기하고 있다. 또 호수 등의 과영양화를 방지하고 정화를 위한 고도처리 시설의 확보에 힘을 쏟고 있다. 그러나 일본에서 무엇보다 중요시하는 것은 상수도원의 보호이다. 따라서 폐기물 처리에 중점을 두고 있다. 폐기물의 제1차적인 처리 책임은 쓰레기·분뇨 등의 일반 폐기물은 시·정·촌에,광산재 등 19종의 산업폐기물은 그 사업자가 책임을 지고 처리토록 되어 있다. 일본의 수도 역사는 지난 87년으로 이미 1백년을 넘었다. 일본후생 당국은 대다수 국민에게 있어서 수도가 생활용수 확보를 위한 유일한 수단이라는 인식아래 상수도원의 청정확보에 힘을 기울인다. 또한 88년부터는 각 지역 수도국에서 생물처리,오존처리,활성탄 처리 등을 행할 수 있는 고도 정수시설 정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이바리기(자성현)현 기업국에 설치된 고도생물 처리 정수시설은 전국적으로 모범적 시설의 하나로 꼽히고 있다. 이바라기 현의 상수도원인 가스가우라 호수는 수질의 악화와 과영양화로 수돗물에서 냄새가 나는 등 이상이 있다고 주민들의 불평이 대단했었다. 그러나 정수장에 생물처리 시설을 완비한 후부터는 이 문제가 해결됐다. 생물처리는 종래의 정수 과정의 전 단계에서 박테리아 활동에 따라 물속에 생겨난 오염물질을 분해하는 것으로서,호수 오염에 의한 악취와 이물질 제거에도 뛰어난 효과를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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