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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언내언

    「나이키」「리복」「아디다스」「LA기어」가 무엇인지를 말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신발의 세계적 상표들.우리 TV화면에까지 이들 광고는 요란하다.그러나 이 신발의 대부분은 우리가 만들어 주는 것이다.이것도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알고 있다.그래서 물건은 우리가 만들면서 왜 우리상표는 세계화가 안되는가를 아쉬워 한다.◆특히 스포츠용 신발에서는 세계 최첨단기술과 생산라인까지 우리가 갖고 있다.이는 또 세계시장이 알고 있다.세계에서 드문 신발연구소도 한국에 있다.재정보조를 조금만 더해주면 문자 그대로 세계최고 연구소가 된다는 장담을 하고 있다.이것도 국내에서보다는 세계가 인정한다.부산에 있는 불과 종업원 90명의 한 영세신발회사는 또 최근 사이클화업계에서 빛나고 있다.생산라인 단 1개로 세계사이클화시장 10%를 점유했기 때문이다.◆이게 바로 우리 신발업이다.아마도 국제시장에서 부가가치가 있는 상표로 등장할 가장 확실한 품목이 신발이라는 것을 부정할 사람은 드물 것이다.그러나 우리는 지금 싸구려 신발까지 수입을 하고 있다.알려진 바 우리가 만들어 내보냈다가 상표만 붙여 비싸게 들여오는 신발만이 아니라,아예 무명신발까지 사들여 오고 있다.그것도 싸구려 업체가 하는 것이 아니라 으젓한 대무역상사나 바로 유수한 신발제조업자들이 하는 일이다.◆지난 상반기 34억원어치쯤 들여왔다 하니까 언듯 얼마안되네 할지도 모르겠다.그러나 고가사치품도 정신없이 들여다 쓰고 이제는 싸구려도 몽땅 가져다 쓰자고 한다면 우리 소비양식은 과연 어떻게 되는걸까.이점을 좀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국산품 애용」이라는 국가적 캐치프레이즈는 이제 비싸지도 싸지도 않은 어중간한 것들의 몫이 되는가.그런 어중간한 제품이란 과연 어떤 상품가치를 갖는 것인가.◆이런 질문들이 있을 수 있다.한국기업의 체면과 입지도 마찬가지다.도대체 지금 만드는게 무엇인가.그리고 파는 것은 더욱 무엇인가.
  • “대권 대권 하는데…”/김만오 정치부차장(오늘의 눈)

    88올림픽이 열렸을 때 일본사람들은 한국을 가리켜 『다이헨 스바라시이 구니』(대단히 훌륭한 나라)라고 격찬했었다.세계 최강의 경제대국 일본의 바로 옆에 이처럼 훌륭한 나라가 선의의 경쟁자로서 등장했다는 것이 두렵기조차 하다며 경이의 눈초리를 보냈었다.그러나 그런 눈길은 오래가지 않았다.도쿄 도처에 들어섰던 니스(NIES)상품의 판매장도 반짝했던 경기를 끝으로 속속 문을 닫았다.올림픽을 치른뒤 벌어진 한국사회의 혼란상­과격학생운동·노사분규 한국상품의 질은 떨어지고 아프터서비스가 뒷받침 되지않아 일본의 소비자들이 눈을 돌렸다는 사실을 우리는 듣고 있다. 저명한 경제비평가 하세가와 게이다로(장곡천경태낭)는 이렇게까지 공언했다.『한국은 일본을 80%나 90%쯤은 따라 올지 모른다.그러나 나머지 20∼10%는 쫓아 올수 없는 벽이다.그것은 영원히 극복할 수 없는 질적인 차이일지도 모른다』며 큰소리 쳤다. 우리 사회가 제할 일을 제쳐두고 정치에 너무 민감하며 과열되어 있는 나머지 이같은 결과를 빚었는지 모른다. 엊그제 느닷없이 남부지방을 할퀸 태풍 캐틀린에 이어 제주도에서 때도없는 「바람」이 불고 있다.모두가 『대권·대권』한다. 대권이란 과연 무엇인가. 그것은 국민을 다스리겠다는 권위주의적이며 봉건주의적인 이미지가 물씬 풍기는 정치용어이다.국민의 지도자가 되겠다고 하는 사람은 대권욕에 사로잡혀서는 안된다.겸허한 마음으로 국가의 발전과 국민에의 봉사를 위해 때가 오기를 기다려야 한다. 한 나라의 정상에 서려는 사람은 자기가 원해서 되는 것은 아니다.국민으로부터 떠받들어져야 한다.나만이 「대통령감」이라는 인식의 강요도 부질없는 짓이다. 몇몇 정치파벌의 중진이라는 사람들이 남몰래 담합하거나 밀실에 숨어 흥정을 한다고 될 일도 아니다. 그런데도 휴가철까지 겹친 요즘 제주도행 비행기는 만원이다.찾아가고 불려가고 따지려가고 다짐하러 가는 정치인들로 법석이다. 민자당의 한 당직자는 『우리 당의 분위기가 마치 대권경쟁이나 붙은 듯 국민들에게 비치고 있는데 그게 아니다』고 말한다. 우리 속담에 「가죽은 탐나고 범은 무섭다」라는 말이 있다.요즘 제주도에서 벌어지는 정치행태는 이 속담에 비유될만 하다. 어떤 수단을 써서라도 가죽(대권)은 구해야겠고 범(국민여론)은 두렵고…. 「대권·대권」하는 것에 묵묵히 자신의 직분을 다하고 있는 국민들은 진작부터 넌더리를 내고 있는지 모른다. 일부 정치인들의 대권싸움에 국력을 소모시킬 만한 여유가 우리에겐 없다.
  • 법정난동 용납 안된다(사설)

    강경대군치사사건 첫공판에서의 난동은 지탄받아 마땅하다.지금까지도 법정소란행위가 없지않았으나 이번 난동은 근래에 보기드문 최악의 것이라는데서 더이상 법의 존엄성이 흔들려서는 안된다고 여긴다. 이날의 난동은 사법부의 권위를 완전히 무시한 행위이다.법정에서 손뼉을 치거나 노래를 부르던 종래와 달리 이날은 법대를 넘어뜨리고 기물을 파손했는가 하면 변호사에게 욕설을 퍼붓는 난폭 행위를 벌였다.최악의 법정폭력행위라는 보도에서 문제의 심각성을 알 수 있다. 난동의 원인에는 강군의 죽음을 비통해 하고 있는 유가족들의 흥분과 일부 방청객들이 합세해 일어난 것이라고 쉽게 이해할 수도 있겠으나 법정의 신성함을 짓밟은 행위라는 것에서 개탄스럽고 비난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어떤 범죄행위나 법의 심판을 받도록 돼있는 것이 상식이다.또 어떤 범죄자도 변호사를 통해 자기가 저지른 죄에 대해 해명하고 법의 적용을 받을 권리가 있는 것이다.그것을 헌법은 기본권으로 보장하고 있다.그런데도 적법절차를 거치지 않고 타의에 의해 법적용이 강요되거나 영향을 받게될때 그 재판은 잘못된 것이고 헌법과 형사소송법에 위배되는 것이다.그러한 터에 피고측의 변호내용이 불만스럽다고 해서 집단의 물리적 힘으로 폭력을 사용한 것은 어떤 말로도 납득할 수가 없는 것이다. 더욱이 이날의 유가족 행위는 어쨌든 민주화를 외치며 시위대에 참여했다 희생된 강군의 죽음의 의미를 빛바래게 한 측면이 없지않다는 데서 유감이 아닐 수 없다.일반에 난동으로 비쳐지고 최악의 법정소란이었다는 보도에 많은 사람들이 안타깝게 여기고 있음을 알아야 할 것이다.미리 논의된 계획된 행동이었다면 사회의 공감을 얻기는 더욱 어려울 것이다. 우리는 일부 재야단체나 운동권의 사법부를 보는 시각에 상당한 문제가 있다고 보고 이를 크게 우려하고 있다.최근 들어 잇따르고 있는 법정소란행위에서 그것을 확인하게 된다.이번에도 보았듯이 일부 재야단체는 시국사건재판이 있을 때마다 문제를 만들었고 또 운동권학생들도 마찬가지였다.시국사건의 재판정을 빠짐없이 찾아다니며 구호를 제창하고 욕설을 퍼붓는 행위는 법의 존엄을 무시하고 법정의 권위를 그대로 실추시키는 이외에 아무것도 아닌 것이다.이번에도 공판첫날 소란부터 피웠다는 사실이 쉽게 용납되지 않는 것이다. 법정소란행위는 반드시 근절되어야 하고 그런 행위는 엄중히 다스려져야 한다.재판의 올바른 진행을 위해서도 법정의 위엄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그런 인식을 확산시키는 하나의 계기로 이번 난동이 교훈이 됐으면 하는 것이다. 그런데서 이날 재판부의 방관자세는 유감이 아닐 수 없다.법은 스스로 지켜야 하고 더욱 그럴 책임이 현장의 재판부에 있다는 것을 강조한다.법정소란행위를 없앨 뚜렷한 대처방안의 강구를 거듭 당부한다.
  • “법은 국기… 이래선 안된다”/최악의 법정난동… 각계의 소리

    ◎사법부 권위 폭력배전 안될 말/유족슬픔 이해하나 법은 지켜야 4일 열렸던 강경대군치사사건 첫 공판에서의 난동은 근래 보기드문 최악의 법정소란 사태였다. 이날 난동소식을 들은 시민들과 법조인들은 사법부의 권위가 무너진데 대해 개탄해마지 않으면서 다시는 이같은 행위가 있어서는 안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그동안 국가보안법위반죄로 복역중인 임수경양의 재판이나 전 「전대협」의장 임종석·송갑석 피고인의 재판등 시국사건공판에서 학생들의 구호제창 등 집단적인 소란행위는 있었으나 법정안의 기물을 파손하는 등의 극단적인 난동행위는 없었다. 이날 사태는 강군의 죽음을 비통해한 나머지 이성을 잃은 유가족들과 일부 방청객들에 의해 저질러졌으며 이들이 법정의 신성함을 무시한채 부린 난동이어서 법정의 권위가 이렇게 손상되어도 되느냐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게 사실이다. 이 때문에 난동을 부린 강군의 가족들은 어떠한 명분을 내세우더라도 사회적인 공감을 얻기 어렵고 따라서 비난을 면하지 못할 것임에 틀림없다.또한 시국사건의 재판정을 빠짐없이 찾아다니며 구호를 제창하고 욕설을 일삼는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민가협)과 「민주화실천유가족협회」(유가협) 소속 회원들에 대해서도 너무하는 일이 아니냐하는 소리가 나오고 있다. 법정소란행위를 일삼는 「민가협」과 「유가협」 소속 회원들은 고 박종철군의 아버지 정기씨와 오 모씨,임 모씨 등 여성들로 시국재판때 마다 학생들이나 피고인 가족들의 소란행위에 가세,법정을 더욱 어지럽히고 있다. 이들 가운데 몇몇은 법정소란죄로 처벌받기도 했고 재판장으로부터 퇴정명령을 받기도 하지만 다른 재판에서 어김없이 모습을 나타내 계속 법정을 난장판이 되게하고 있다. 시국사건에서 법정소란행위가 벌어진 것은 지난 85년 미국문화원사건재판때가 처음으로 그 이후 시국재판에서 손뼉을 치거나 노래를 부르고 구호를 제창하는 등의 소란행위가 늘 벌어져 문제가 돼 왔었다. 특히 지난해 전 「전대협」의장 임군재판에서는 학생들의 집단소란사태로 대학생 68명이 당시 정상학부장판사로부터 감치재판을받기도 했었다. 법정소란행위가 점점 잦아지고 소란의 정도도 심각해져가고 있음에도 이에대한 뚜렷한 대처방안은 아직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법정의 존엄과 질서를 해칠 우려가 있는 사람의 입정을 금지시키고 퇴정을 명령하거나 소란행위로 재판을 방해하는 사람에게 20일 이내의 감치명령이나 1백만원이하의 과태료에 처할 수 있도록 하는 권한을 재판장에게 주고 있어도 속수무책인 상태인 것이다. 더욱이 소란이 벌어지면 이를 물리력으로 제압할 수 있는 사람은 법정에 배치된 정리 몇사람 정도일 뿐이고 피고인들을 보호하기 위해 교도관 10∼20여명이 법정안에 있지만 적극적인 진압활동을 하지 못하고 있다. 이때문에 대법원은 한때 법정소란을 다스리기 위한 법원경찰대의 창설을 고려하기도 했지만 평시에는 유휴 인력을 낭비하고 예산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이유 때문에 폐기된 상태이다. 또한 올해초부터 재판이 시작되기전에 법정소란행위를 저지르면 처벌받는다는 안내방송을 하고 있으나 형식적인 절차에 그치고 있을 뿐 실효를 거두지못하고 있다. 이날 소란행위에 대해 재판부가 좀더 적극적이고 신속하게 대처하지 못한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재판부가 유족들의 입장을 지니치게 의식,재판전부터 고함을 지르는등 소란행위를 벌인 유족들과 「민가협」회원등에게 경고나 퇴정명령을 한번도 내리지 않았던 것이다. 여하튼 강군 치사사건의 재판은 항소심등 여러차례의 재판이 남아있고 이와 유사한 사건의 재판도 계속 있을 예정이어서 다른 법정소란행위에 대처하는 적극적인 방안마련이 시급하다. ◇조영황변호사=강군유족들의 법정난동소식을 듣고 놀라움을 금할 수 없었다.도대체 법에따라 죄를 심판하는 법정이 그처럼 난장판이 될수 있는 것인가.이번 사태가 법과 법관의 신성함을 미처 알지못한 무지의 소치일지라도 이번 일은 결코 쉽게 넘어가서는 안된다.소란을 피운 사람들은 현행법의 범위안에서 마땅히 처벌을 받아야할 것이다.사법부의 권위가 이지경에까지 이르게된데 대한 책임은 방청객이나 재판을 하는 법원은 물론 우리사회전체가 져야할 것으로 생각된다.이번 사태는 우리 사회의 도덕이 그만큼 땅에 떨어졌고 사법기관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있다는 사실을 반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빠른 시일안에 또 다른 소란행위를 막고 사법부의 권위를 되찾기 위한 적절한 대책이 마련돼야할 것으로 본다.또한 이같은 일이 다시 되풀이되지 않도록 우리 모두 깊이 반성해야할 것이다. ◇김홍규교수(연세대 법학과)=민주국가의 보루가 엄정한 법적용에 있고 따라서 법정의 권위를 존중해야 한다는 기본원칙에서 볼 때 이같은 법정난동행위는 용납될 수 없는 일이다.모든 국민의 공분을 사고 있는 죄인이라할지라도 변호를 받을 수 있는 권리를 갖고 있으므로 피해가족도 적법한 절차를 통한 재판을 겸허히 받아들여야한다. ◇권영남씨(회사원·서울 성동구 광장동)=강군을 죽인 행위가 잘못된 것이기는 하나 유족들은 이제 법의 심판을 지켜봐야할 것이다.그같은 난동행위는 오히려 강군의 죽음을 욕되게 할 뿐이고 시민들로 부터 비난을 받을 것이다.
  • 외언내언

    「수령」이란 낱말을 국어사전에서 찾아보면 「한 당파나 무리의 우두머리」 「도둑의 우두머리」로 풀이되어 있다.사전의 풀이가 아니더라도 우리는 이말을 나쁜뜻으로 쓰고 있다.그러나 북한에서는 이말이 최상의 영광된 칭호로 쓰인다.그곳에서의 「위대한 수령」은 김일성뿐이기 때문. ◆김일성에게 「수령」이란 칭호를 처음으로 붙여준 것은 그의 아들 김정일.우리가 보기에는 불효자인데도 김정일의 풀이는 정반대이다.그의 「수령론」을 들어보자.「수령·당·인민은 혁명의 주체이자 통일체이다.사람들의 생명중심이 뇌수인것처럼 사회·정치적 집단의 생명중심은 집단최고의 뇌수인 수령이다.수령을 떠나서는 인민이 자주적인 생명체를 이룰수 없다」 ◆한가지 흥미있는 사실은 김정일이 그의 「수령론」에서 기독교의 신앙핵심을 교묘하게 접목시키고 있다는 점.영적생명과 육체적 생명의 신학적 의미를 정치적으로 변형시킨것도 그렇지만 수령·당·인민을 기독교의 삼위일체론에 대입시켜 놓은것도 그렇다.때문에 북한인민들은 「위대한수령」을 하느님으로 떠받들 수밖에 없고 수령이 없이는 자기의 생명도 없는것으로 사고하고 행동하도록 세뇌되어 있다.글자그대로의 신정체제. ◆그런데 지난1일 인민경제대학 창립45주년 기념보고회에서 이대학 총장이 김정일에게도 「위대한 수령」의 칭호를 헌상했으며 그에게 이 칭호를 바친것은 처음이라고 한다.그렇다면 지금 아버지와 아들 모두가 「위대한 수령」이란 말인가.그것은 있을수 없는 일.「미래의 수령」에 대한 충성심 제고의 뜻으로 그렇게 불렀다고 보는것이 온당하다. ◆어쨌든 인간이 신의 탈을 쓰고 다스리는 그 체제가 온전하게 지탱된다면 그야말로 신에 대한 모독.김일성부자가 「수령」이란 허황된 탈을 벗어버리고 인간으로 되돌아 와야만 그곳도 사람 사는 사회가 될텐데….안쓰러운 마음 금할수 없다.
  • 안정속 개혁 지속적 추진/“여야는 국민불신 직시,정치풍토 쇄신을”

    ◎노 대통령,선거뒤 국정방향 지시 노태우 대통령은 22일 『이번 시도의회선거 결과는 안정을 바라는 대다수 국민의 여망이 그대로 나타난 것』이라고 지적한 뒤 『정부 여당은 더욱 무거운 책임감으로 「안정위에서의 개혁」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상오 TV와 라디오로 중계된 가운데 청와대에서 열린 임시국무회의에서 6·20시도의회선거 이후의 국정 방향에 관해 이같이 내각에 지시하고 『정부와 민자당은 이번 선거의 승리가 일을 잘해서 국민의 지지를 얻은 것으로 착각하거나 자만해서는 결코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당면과제로 ▲법질서확립 ▲민생치안 ▲올바른 가치관과 도덕성 회복 ▲경제의 지속적 발전 ▲지방자치의 정착 ▲정치풍토의 쇄신 등을 들면서 특히 『국민의 걱정을 끼쳐온 물가와 부동산값의 안정추세가 확고하게 뿌리를 내리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또 여야당은 물론 정치인이 정치권에 대한 국민의 불신을 직시,정치풍토쇄신을 위한 노력을 가시해 줄 것을 촉구했다. 노 대통령은 『6·20선거는 지난 한달여에 걸쳐 민주주의 체제를 폭력으로 전복하려는 극소수세력이 벌여온 잇따른 소요와 정치·사회적 불안을 조장하려는 행위에 대한 온 국민의 분명한 대답이었다』면서 『정부는 거리로부터 노사현장에 이르기까지 모든 불법폭력행위에 더욱 결연히 대응하고 민주주의체제를 파괴하려는 폭력세력의 핵심을 다스려야 한다』고 역설했다.
  • “민생치안 주력,일하는 풍토 조성”/노 대통령 임시각의 지시내용

    ◎민주 파괴 폭력행위 결연 대응/지방의회는 중앙정치 도구 안되게/선거결과 국민의 채찍으로 수용해야 이번 선거결과에는 안정을 바라는 대다수 국민의 여망이 그대로 나타났다. 여당인 민자당 후보가 서울과 대도시·중소도시·농어촌에 걸쳐 전국 대부분 지역의 시도의회에서 다수의석을 얻게 된 것은 이러한 국민의 바람이 얼마나 큰 것인가를 말해주는 것이다. 나는 정부·여당을 지지하고 성원해준 국민 여러분께 깊은 감사를 드리며 더욱 겸허한 마음으로 국민의 바람을 실현하는데 최선의 노력을 다해나갈 것을 다짐한다. 정부와 민자당은 이번 선거의 승리가 일을 잘해서 국민의 지지를 얻은 것으로 착각하거나 자만해서는 결코 안 될 것이다. 정부·여당은 선거에서 나타난 국민의 진정한 뜻이 무엇인지를 직시하고 선거결과를 더욱 무거운 책임감으로,시대와 국민이 명하는 일을 소신껏 해나가라는 국민의 무거운 채찍으로 받아들여 「안정 위에서의 개혁」을 지속적으로 추진해나가야 한다. 두 차례 선거를 치렀으나 경제계와 전문가들이 물가나 경제에도 영향을 주지 않은 것으로 판단할 만큼 깨끗한 선거였다. ▷당면과제 해결◁ 정부·여당은 선거가 끝났다는 안이함이 아니라 이제부터 선거를 시작한다는 자세로 일을 해나가야 한다. 정부는 선거에서 나타난 지역의 민원으로부터 국정차원의 문제에 이르기까지 국민의 뜻을 가려 고칠 것은 과감히 개혁하고 해야 할 일은 강력히 추진해나가야 한다. 6·20 선거는 지난 한 달여에 걸쳐 민주주의체제를 폭력으로 전복하려는 극소수 세력이 벌여온 잇단 소요와 정치사회적 불안을 조장하려는 행위에 대한 온국민의 분명한 대답이었다. 정부는 거리로부터 노사현장에 이르기까지 모든 불법폭력행위에 더욱 결연히 대응하고 민주주의체제를 파괴하려는 폭력세력의 핵심을 다스려야 한다. 정부는 시위사태로 분산된 치안력을 민생치안에 집중 투입하고 심야영업 단속 등으로 일하는 풍조를 진작해나가야 한다. 국민의 걱정을 끼쳐온 물가와 부동산값의 안정추세가 확고하게 뿌리를 내리도록 해야 하며 통화를 안정적으로 운용하면서 자금이 제조업 부문으로 흐르도록 하고 도로·지하철·항만 등의 확충을 추진해나가야 한다. ▷지방자치의 발전방향◁ 우리는 지방자치가 출범 초기부터 그 본래의 이념을 구현하는 바람직한 모습이 되도록 모든 힘을 기울여야 한다. 정치적으로 우리의 지방자치는 위로부터 아래로 내려가는 획일적 비민주적인 정치구조와 풍토를 개혁하여 다양성이 존중되고 분권화된 민주주의의 참모습을 구현해가는 원동력이 되게 해야 한다. 이를 위해 지방의회가 중앙정치의 연장이나 그 도구가 되어서는 안 된다. 행정면에서 지방자치는 권한이 분권화되고 지방과 분야의 특성에 따라 정책결정이 자율화되는 민주행정을 이루는 전기가 되어야 한다. 정부는 중앙부처의 권한과 기능을 과감히 이양하고 지방자치단체의 자율성을 높이는 행정개혁을 조속하고 가시적으로 추진해나가야 한다. ▷정치풍토 쇄신◁ 6·20 선거는 우리에게 지방자치의 실현과 민주주의의 진전이라는 큰 보람과 함께 가슴아픈 현실에 대한 우리 국민 모두의 각성을 일깨우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도 지역에 따라 극히 대조적인결과가 나타났으며 이것은 지난 시대에 걸쳐 패어져온 지역간 갈등의 골이 메워지지 않고 있음을 말한다. 정부·여당은 물론 국민이 이 시대 최고의 민족적 과제인 국민화합을 이루는 데 앞장서주어야 한다. 여야당은 물론 모든 정치인이 정치권에 대한 국민의 불신이 심각한 현실을 직시하고 정치풍토 쇄신을 위한 노력을 가시화해줄 것을 다시 한 번 촉구한다.
  • “오염배출” 38개 업체 적발/환경처/화승등 큰 신발업체도 포함

    ◎6곳 조업정지·27곳 개선령 환경처는 21일 폐합성고무 등 고체연료를 사용해오면서 오염배출허용기준을 초과하거나 방지시설을 제대로 운영하지 않은 대형 신발·합판·고무제조업체 등 38개 업소를 적발했다. 환경처는 이들 업소 가운데 부산시 사하구 신평동 유성특수기업 등 6개 업소에 대해 조업정지 등과 함께 검찰에 고발하고 부산시 북구 삼락동 태광고무산업 등 27개 업소는 시설개선명령을,나머지 성창기업 등 5개 업소에 대해서는 과태료를 물리거나 개선지시를 내렸다. 이번에 적발된 기업 가운데는 「나이키」 상표로 신발을 만드는 삼양통상·태광고무산업·대봉 등과 「리복」 「아디다스」 신발을 제조하는 화승실업,「LA기어」 「골라」 스포츠화를 만드는 성보산업 등 대규모 신발제조업체 등이 거의 모두 포함돼 있다.
  • 필리핀까지 가서…(사설)

    필리핀서 한국 학생이 25명이나 구속당했다. 한국청소년 수십 명이 졸지에 국제적 범법행위자가 된 것이다. 어쩌다 이런 망신스런 일이 생겼는지 아연하지 않을 수가 없다. 죄목인즉 관광비자로 입국하여 체류목적과는 다른 방법으로 체류를 했다는 것이다. 관광하겠다고 들어와서 영어공부를 했다는 것이다. 얼핏 보면 큰 죄도 아닌데 남의 나라 청소년 수십 명을 덜컥 구속부터 해놓고 비싼 보석금을 요구하는 필리핀 당국이 심해 보인다. 그러나 필리핀 당국의 처사는 차치해놓고 도대체 필리핀 정도의 나라에 가서 영어공부를 하겠다고 집단이 되어 출국한 이런 현상이 무엇을 뜻하는지 이해가 안간다. 학원에서 영어연수를 하기로 하면 우리나라의 외국어 학원은 아시아권에서도 우수한 수준이라고 알려져 있다. 특히 토플 영어의 경우에는 특별히 유능한 학생을 배출할 수 있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는 것이다. 그런데 구차하게 여권법을 위반해가며 편법 연수를 하다가 구속이 된 것은 무엇 때문인가. 이해하기가 어려운 것이다. 그러나 진상을 알고 보면 지극히 한국적인 현실이 부른 결과다. 그들은 그곳서 어학연수를 하고,그쪽 방식으로 그 나라의 대학에 유학을 하려는 목적인 것이다. 영어권의 나라이면서 입학이 쉽고 이수과정이 한국보다 힘들지 않으며 지리적으로도 유리한 이곳을 택해 대학에 입학을 하고 끝나면 돌아와서 학력을 인정받는 편법 때문인 것 같다. 입시문제가 낳은 또 다른 부작용인 셈이다. 외화를 내다 버려가면서 나라는 나라대로 우세를 하고,당사자인 젊은이들의 인격형성에도 좋은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다. 그렇게라도 대학을 다녀야 한다면 어떻게든가 국내에서 그들이 수용되는 것이 바람직할 것 같다. 특히 학원의 개방문제도 다가와 있다. 앞으로는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 진작부터 대처해야 할 문제들이었다. 여러 차례 지적된 바 있는 문제들이 마침내 이런 사태를 드러낸 것이다. 기왕에 외국서 연수를 받을 생각이면 「불법」의 허물은 저지르지 않았어야 했다. 또한 이번의 사태는 한국인이 현지에서 학원경영을 하는 가운데 경쟁과 불화 때문에 일으킨 내분의 결과라고한다. 필리핀 당국의 불손한 처사도 그 때문에 일어난 것 같다. 대단히 불쾌한 일이지만,스스로 부끄러운 일이라는 것도 사실이다. 바탕이 우수하고 교육열이 강한 우리 국민의 성정이,과잉한 학력욕심 때문에 일으킨 결과다. 이런 성정을 건강하고 합리적으로 수렴할 수 있는 대책이 하루 빨리 개발되어야 할 것이다. 필리핀 당국의 심한 처사는 그 나름대로 합당한 대처를 해야 할 것이다. 극성스런 학원업자들의 행태는 사직당국이 엄격히 다스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 분별없는 학부모 덕에 여러 가지로 상처를 입은 자녀들의 문제도 다함께 깊이 반성해야 할 것이다.
  • 탈법선거 여야막론 엄단/노 대통령/“일부지역의 과열·혼탁 유감”

    ◎금품살포등 24시간 감시/정당활동 빙자 위법 불용/윤 선관위장 노태우 대통령은 17일 『이번 시도의회선거가 지난번 기초의회선거와 마찬가지로 공명선거가 되게 하기 위해 금품살포 등 불법 타락행위에 대해서는 여야를 막론하고 색출하여 엄단하라』고 지시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상오 정원식 국무총리서리와 이상연 내무,김기춘 법무장관 등을 불러 이같이 지시하고 『특히 공직자의 선거개입은 있어서는 안 되며 투개표 과정도 엄정하게 관리하여 공명선거가 되게 하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번 선거는 정당이 참여하게 되어 있으므로 정당이 과열·혼탁 분위기를 조장하는 행동을 자제토록 촉구하라』고 말하고 『정당은 선거법을 준수하는 데 앞장서 국민의 이성적인 판단을 기다려야 하며 정당이 혼탁 과열선거를 부추기면 국민의 지탄을 면키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시·도의회선거가 종반에 접어 들면서 일부 지역에서 불법·혼탁상이 고개를 들고 있는 것이 보도되고 있는 데 대해 대단히 유감스럽다』고 말하고 『공직자·공권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시민단체 등의 협력을 받아 국민이 불법선거 행위를 고발하는 등 공명선거에 적극적으로 동참토록 하는 방안을 강구하라』고 당부했다. ◎위법행위 증거 확보 중앙선관위는 17일 시도의회의원선거일이 3일 앞으로 임박하면서 각 후보진영의 금품 및 향응제공 등 각종 탈법선거운동이 보다 본격화될 것으로 보고 단속반원을 증원,24시간 감시체제로 돌입하라고 각급 선관위에 지시했다. 윤관 위원장은 이날 각 시도 및 시군구 선관위에 내린 긴급지시에서 개표사무 종사원을 임시단속요원으로 위촉하는 등 단속반원을 증원하는 한편 24시간 감시체제로 전환,야간감시활동을 강화하고 특히 위법 타락행위가 예상되는 장소에는 단속요원을 상시 배치토록 하라고 시달했다. 윤 위원장은 이어 정당활동을 빙자한 위법·탈법 선거운동에 대한 단속을 강화,각 정당 주요당직자에게는 위법활동을 자제토록 요청하되 현수막·벽보·전단 등 위법한 집회고지 행위를 할 경우 즉시 중지토록 요구하거나 강제 철거토록 하는 한편 당원단합대회등에는 필히 단속요원을 배치해 위법행위에 대한 증거를 확보토록 하라고 지시했다. ◎“공명여부 국민 손에”/선관위장,담화 발표 윤관 중앙선관위원장은 이에 앞서 이날 상오 담화문을 발표,『선관위는 이미 막바지 선거분위기를 바르게 이끌기 위한 비상체제에 돌입했다』며 『이 시각부터 투표가 끝날 때까지 적발된 일체의 선거법 위반행위에 대해서는 어느 누구를 막론하고 보다 엄중히 다스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윤 위원장은 『이번 선거가 공명정대하게 치러질 수 있을 것인지의 여부는 오직 국민 여러분의 손에 달려 있다는 점을 다시 한 번 강조해 두고자 한다』고 말했다. 윤 위원장은 특히 현행 선거법과 관련,『현재의 선거법은 선거운동방법을 엄격히 제한한 나머지 유권자로 하여금 후보자를 충분히 알 수 있는 기회를 지나치게 줄였기 때문에 앞으로 개선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이 허탈… 이 부끄러움/황영애 재미 아동문학가(특별기고)

    ◎「총리폭행」 충격을 달래며… 월요일 아침에 나는 이유리나란 어린 소녀가 옥상에서 투신 자살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지난 주일에 어린이들 열댓명이 내 책을 읽고 독서감상회를 한다기에 그들의 모임인 독서클럽에 참석했다가 만난 소녀였다. 그날 바로 내 옆자리에 앉아 있었던 그 애는 얼굴이 해맑고 말이 없었으며 온순하고 조용한 인상이었다. 그 다음 다음날 자살했는데 그때 그 아이에게서는 특별히 어둔 그림자 같은 것은 느낄 수가 없었다. 이 슬픈 소식을 나에게 전해준 이는 유리나가 죽기 전에 종이에다가 죽는 방법을 서른가지도 더 넘게 스케치해놓았고,거기에다가 살려줘! 살려줘!라고 써놓았더라는 말을 했다. 이 대목에 이르러 나는 가슴이 막혀 더 이상 들을 수가 없었다. 세상에 태어나서 겨우 10여 년을 산 어린애가 남모르게 혼자서 죽음을 준비해야만 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한줄기 빛조차 찾을 길 없이 캄캄한 어둠과 외로움 속에서 아이는 살려줘,살려줘! 하고 몸부림치다가 죽어간 것이다. 얼마나 무섭고,살고 싶었기에 살려줘 살려줘!라고 써놓았을까. 아이의 울부짖음이 온종일 내 귓가에 환청이 되어 떠나지 않았다. 이날 저녁 TV화면은 밀가루와 달걀 범벅이 된 정원식 국무총리가 제자들에게 발길질당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동방예의지국」과 「민주주의」가 똥바가지를 뒤집어 쓴 정경에 나는 충격과 분노를 느꼈고 그것은 이내 허탈감과 부끄러움으로 바뀌어졌다. 참 해도 너무한다 싶고 저러다 이 나라 꼴이 어찌 되려나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 저 어이없는 작태가 주요 뉴스시간에 미국은 물론 전세계로 방영되어 나갔을테니 이제 미국에 돌아가면 낯 뜨거워서 어떻게 얼굴을 들고 다닐지 모르겠다. 그러잖아도 걸핏하면 미국TV의 주요 뉴스시간에 코리아의 극렬한 데모장면이 방영되어 『너희 나라는 왜 그렇게 허구헌날 데모만 하느냐?』는 인사를 받는데 인륜·도덕조차 무시한 이번 정 총리 폭행사건은 코리아의 이미지를 또 한 번 크게 실추시킨 것이다. 모국이 잘 살아주어야 해외동포들이 남의 나라에서 기를 펴고 살텐데 나라 되어가는 꼴이 점점 황당하기만 하다. 나라살림을맡은 정치인들이나 학생들이나 원리원칙을 무시하고 자기주장만을 앞세워 극단으로 치닫고 마는 것이 정국을 이 지경으로 몰고 갔으니,우리 모두가 이번 일을 깊이 반성하는 계기로 삼는다면 오히려 해가 복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자위해본다. 음양의 법칙으로 볼 때 양이 극에 달하면 음이 되고 또 음이 극에 달하면 양이 되는 이치니 오늘 우리의 현실을 음의 극치로 풀이하여 양으로 전환될 수 있다고 기대해보는 것도 터무니 없지만은 않을 것이다. 극에 달한 음을 양으로 돌려내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에게 크나큰 용기와 슬기가 필요하다고 본다. 나를 크게 죽이는 용기와 상대방에게 귀를 기울일 줄 아는 슬기가 그것이다. 한쪽의 묵살은 점점 더 격한 행동으로 다른 쪽을 몰아간다는 것을 우리는 과거의 경험에서 배워야 한다. 노 대통령이 질질 끌려가기 때문에 정국이 이 지경이라는 비난을 사기도 하지만 중심을 확고히 하면서 크게 자기를 죽여 양보할 줄 아는 것과 그냥 질질 끌려가느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고 본다. 운동권학생들 쪽에서도 자기네주장만을 내세우지 말고 한 번 크게 마음을 돌려 우리의 현실을 보아주기를 당부한다. 침묵하고 있는 대다수 사람들의 참 목소리에 귀을 기울인다면 당신들의 극단적이고 연속적인 과격한 행동이 그들에게 얼마나 고통이 되고 있다는 것을 깨달을 것이다. 이번 정 총리 사태는 그 동안 침묵하고 관망하던 많은 사람들에게 크나큰 충격을 주었고 그들은 마침내 입을 열어 분노와 우려를 표현하고 있다. 그들은 더 이상 당신들이 극렬하고 무분별한 폭력으로 사회적 불안을 야기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정국의 혼란으로 우리의 경제 성장이 지장을 받을수록 우리의 경쟁국으로 경계하고 있는 일본이 회심의 미소를 짓고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겠다. 서두르지 않아도 세대는 바뀔 것이고 멀지 않아 오늘의 학생들이 나라 살림을 맡게 될 터이니 그때 사회정의와 민주화를 실현하기 위해서 오늘은 공부해야 할 것이다. 이번 사태로 수많은 학생들이 학업을 중단하고 징계를 받게 되었는데 그 개인을 위해서나 나라를 위해서나 크나큰 손실이 아닐 수 없다. 잘못은 일벌백계로 다스려야 하겠으나 그들에게만 모든 책임을 덮어 씌우지 말고 정치인들과 기성세대가 함께 책임을 지는 자세로 그들을 감싸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 「캠퍼스 폭력」을 자책하며…/윤혁민 방송극작가(특별기고)

    ◎「뿌리」 못가르친 애비를 용서하라 애비는 요즘 밤과 낮을 거꾸로 살고 있다. 밀린 원고 때문에 밤을 새우다보니 아침이면 으레 당연한 듯이 잠자리에 들게 되고 언제부턴가 그것이 하나의 습성으로 굳어져버렸다. 시차가 다르다보니 TV를 안 보게 되고 최루탄 냄새,생살 타는 냄새가 끔찍해서 신문조차 외면을 해왔는데 어쩌자구 그날은 내손으로 그 신문을 들고 들어왔는지 모르겠다. 주먹만한 활자도 충격적이었지만 어떤 개그맨이 억지로 시청자를 웃기기 위해서 분장을 한 것 같은 그 사진을 보았을 때 애비는 정말 기가 막혀서 입을 다물 수가 없었다. 신문을 안 보던 애비가 너무 열심히 신문을 보고 있는 게 이상했든지 옆에서 일을 하고 있는 K군과 S군이 다가왔다. 너도 알다시피 K군은 너와 동갑내기이고 S군은 네 후배가 아니더냐. 애비가 두 번째 충격을 받은 것은 바로 그들의 반응 때문이었다. 『아니 총리가 호위도 없이 거긴 왜 들어가요. 나는 총리가 되었어도 지하철을 타고 운동권학생들이 진을 치고 있는 대학에 들어가 마지막 강의를하고 온 사람이다. 그걸 내세우려구요』 『이런 때 선생님하구 저하구 세대차이를 느끼는 것 같습니다. 전 제목을 보는 순간에 통쾌하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거든요』 애비는 그 순간 불현듯 너희들 남매의 얼굴을 떠올렸다. 아니 이건 K군과 S군의 얘기가 아니라 바로 너희들 남매의 환청인 것 같아서 아찔하는 현기증마저 느껴야만 했다. 왜 이렇게 시각이 다르고 감각들이 다른가. 어느날 술자리에서 애비의 친구인 너희 학교 P교수님이 이런 귀띔을 해준 일이 있었다. 『××과 학생들이 데모를 한다기에 슬그머니 가봤지. 한 녀석이 앞에 나와 주먹을 흔들면서 열심히 외치다가 말이 막히면 자꾸 한쪽을 쳐다보는 거야. 거기 누가 있기에 그러나 해서 살펴봤더니 아 바로 그 놈이 구석줄 맨앞에 앉아 있는 게 아니겠어. 그 놈이 거기 앉아 고개를 끄덕이고 눈짓을 보내고 이젠 아주 거물급이더라구』 네 누이동생은 어떠했느냐. 그때도 새벽에 나오면 밤중에 들어가는 애비였기 때문에 한 달에 두세 번 얼굴 마주치기가 힘들었지. 어느 날 밤에 너희 어머니가사색이 되어 들어와 벌벌 떨며 귀엣말을 하더구나. 『저애 큰일났어요. 밤엔 야학인지 뭔지 한다구 공장 아이들과 어울려 다니는 모양인데 말하는 걸 들으면 빨갱이가 다된 것 같아요. 어떡허죠』 애비라고 왜 이 땅의 현실을 모르고 너희들의 순수성을 모르겠느냐.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 너희들의 열정과 정의감으로 해서 한 사회의 썩은 물고가 트여지고 자칫 궤도를 이탈하려던 역사의 방향이 올바르게 바로잡혀지는 것을 애비도 목격을 했고 그런 젊은이들과 의식을 같이하는 아들 딸이 있다는 것을 내심으로 대견해하기도 했다. 그러나 애비는 너희들과 대화를 해보면서 처음엔 당황했고 마침내는 허탈해졌다. 너는 나름대로 애비를 안심시키려고 했지만 『고정관념의 틀 속에 갇혀 있는 아버지와는 근본적으로 대화가 안 된다』는 식으로 대화 자체를 기피하는 모습은 네 동생과 다를 바가 없었고 결국 애비와 자식간의 시각차이는 기성세대와 젊은이들 사이의 불신의 골이 얼마나 깊은 것인가를 확인해주는 것으로 흐지부지 끝이 났다. 할아버지의 영혼이 계시다면 얼마나 이 못난 애비를 질타하시랴. 당신은 다섯 살난 아들을 끼니 때마다 밥상머리에 꿇어 앉혀놓고 혼자 식사를 하시면서 그 아들이 주발 뚜껑 열어드리고 닫아드리고 숭늉 떠다 바치는 것부터 가르쳐주셨다. 중학에 다닐 땐 저녁에 이부자리 봐드리고 아침에 방 앞에 기다렸다가 일어나시는 기척이 나면 들어가서 자리 정돈해드리고 「명심보감」 한 페이지를 완전히 외어야만 해방을 시켜주셨다. 그러면서도 애비는 사흘이 멀다 하고 매를 맞았어야 했다. 대부분은 애비 잘못이 아니라 네 삼촌들,고모들 잘못 때문이었고 『큰놈이 다스리지 못해 그렇다』며 동생들 앞에서 매를 때리실 때마다 애비는 이 무서운 아버지가 빨리 돌아가셨으며 좋겠다고 마음 속으로 빌었으니 그 불효막심,아직도 이 애비의 가슴에 한으로 남아 있다. 애비는 평생에 그 할아버지의 손을 두 번밖에 잡아보질 못했다. 군에서 제대를 하고 집에 오니 뜻밖에도 약주를 하셔서 거나해진 할아버지께서 먼저 손을 내미시며 『고생 많았다』 하시더구나. 때가 겨울철이고 약주를하신 손이었으니 그 체온이 따뜻하게 전해오는 건 당연한 게 아니겠느냐. 그런데도 애비는 『아버지가 무서운 분이 아니었구나. 아버지 손두 이렇게 따뜻한 손이었구나』 갑자기 가슴이 뜨거워지면서 나도 모르게 소리내어 울고 말았다. 스물다섯 해 동안 쌓여온 애비 나름의 그 큰 벽이 한순간에 무너져 내릴 줄을 어찌 알았겠느냐. 그리고 두 번째 마지막으로 만져본 그 손은 그로부터 7년 후 부산 출장중 여관에서 연탄가스로 이미 유명을 달리하신 너희 할아버지의 그 차디찬 손이었다. 자식에게 고통을 주고싶은 아버지가 세상이 어디 있느냐. 제대로 못 먹이고 못 입히고 못 가르친 자식. 그 자식이 자라 험난한 세상 살아가는 데 딛고 올라설 토대 하나만이라도 내손으로 만들어 주자,그래서 할아버지는 자식들을 필요 이상으로 엄하게 키우고 단련시켰는데 그걸 모르고 야속해 하는 자식들의 눈초리에 접할 때마다 얼마나 괴롭고 외로우셨겠느냐. 세상에서 제일 좋은 아버지는 자식한테 완전한 지도자가 되는 아버지이고 그보다 더 좋은 아버지는 자식한테정직한 친구노릇을 하는 아버지라는데 이 애비는 「완전한 지도자」도 「정직한 친구」 노릇도 못 해온 어정쩡한 애비가 되고 말았다. 지도자도 못 되고 친구도 못 되는 애비한테 무슨 권위가 있겠느냐. 살림은 아내에게 맡기고 자식교육은 선생님께 맡기면 그만인 줄 아는 평준화된 어정쩡한 애비들이 어찌 이 애비 하나뿐이겠느냐. 간혹 뜻있는 선생님이 계셔서 그 어정쩡한 애비 대신 내가 이놈 토대를 만들어주겠다고 회초리라도 들면 폭력이니 뭐니 해서 쫓아내기가 바쁜 세상이 돼 버렸는데 누가 너희들 한테 외풍에 버틸 수 있는 바탕을 만들어주겠느냐. 서 있는 바탕이 다른데 어찌 시각이 일치하기를 바라겠느냐. 모든 게 애비 탓이 아닌가. 애비의 권위를 스스로 포기한 애비를 용서해라. 회초리를 들 용기가 없어 뿌리없는 너희들을 만들어놓고 구경꾼처럼 서 있는 이 어정쩡한 애비를 용서해라.
  • “「시국 아픔」 사랑으로 감싸주길”(조약돌)

    ◎수배 대학생 아버지,정 총리에 편지 ○…지난해 2계급 특진과 2백만원의 현상금이 걸려 수배된 전 서강대 총학생회장 최정봉군(22·정외과 4년 휴학)의 아버지 성일씨는 1일 상오 서강대 박홍 총장의 소개로 국무총리실을 방문,신임 정원식 총리서리에게 수배자 부모의 심정을 담은 편지를 전했다. 최씨는 이 편지에서 『지난 89년 시위 도중 왼쪽 눈을 잃은 아들의 피흘림과 여대 학보사 편집장을 지낸 딸의 추상같은 필봉이 분명코 정의였고 민주화를 위한 몸부림이었기에 부모로서는 유구무언일 수밖에 없었고 그 결과 아들은 지난해 4월 수배자가 되었다』면서 『내 아들,딸이 진정코 이 나라 이 사회에 대역죄인이기에 눈 멀어 쫓기고 도망치며 몇 달에 한 번씩 무사함을 부모에게 전해야만 하느냐』고 애타는 심정을 적었다. 최씨는 그러나 『모든 문제를 화합차원에서 대화를 통해 순리적으로 풀어가겠다』고 밝힌 정 총리서리의 취임 일성에 기대를 건다면서 『다 내 사랑하는 아들 딸로 애정으로 감싸고 화합으로 다스리며 우리 모두 한마음으로 자유민주주의의 사람답게 사는 세상을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노 대통령이 밝힌 정국운영 방향

    ◎“시위는 의사표현의 최후수단… 폭력은 배제돼야” 지금 내외의 상황에 비추어 볼 때 우리는 국가발전에 중대한 고비를 맞고 있습니다. 밖으로 세계적인 공산체제의 몰락,안으로 민주화의 진전에 따라 학원과 재야의 과격세력이 점차 소수화되고 설자리를 잃어 가는 상황에서 명지대생 치사사건이 도화선이 되어 지난 한달 과격한 시위가 이어진 것은 심히 유감된 일입니다. 나는 야기된 여러 가지 문제와 잇단 시위소요사태로 불안하고 불편해진 국민의 마음을 수습하고 심기일전의 전기를 마련하기 위해 새 총리를 임명하고 내각을 개편했습니다. 이제부터 정부는 새로운 자세,새로운 각오로 일하여 국민의 바람에 부응해야 합니다. ▷평화적 시위보장◁ 정부는 앞으로 평화적인 집회·시위는 보장할 것입니다. 특히 시위는 민주사회에서 의사표현의 최후수단이 되어야 하며 시민생활에 불편을 주지 않아야 합니다. 정부도 대화를 통해 각종 이익집단의 정당한 요구는 수용,해결하는 적극적인 자세로 전환할 것입니다. 이와 함께 국민도 무엇이나 집단행동을 통해 요구를 관철하려는 그릇된 풍조를 개선해 주어야 합니다. 돌멩이와 화염병,각목과 쇠파이프가 난무하는 폭력파괴 행위는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으며 정부는 이를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입니다. 정부는 폭력에 대해서는 앞으로도 물러섬이 없이 정면대응할 것입니다. 민주주의체제를 폭력으로 전복하려는 좌익계급 혁명세력은 그 근원을 척결해나갈 것입니다. 이번 시위에 「민중해방」 「임시정부수립」 등 좌익혁명 플래카드가 나부끼고 붉은 유인물이 공공연히 살포된 것은 심각한 일입니다. 새 내각은 조속한 시일 안에 각계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하여 집회시위에 관한 종합적인 개선대책을 마련하여 시행하기 바랍니다. 필요하다면 법률도 개정해야 할 것입니다. ▷민생경제문제◁ 물가,집문제에 관해 국민들의 불만과 불안이 크고 또 우리 경제의 앞날을 걱정하는 국민들이 많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정부는 올해와 내년 재정의 모든 부문에서 지출과 투자를 최대한 억제하고 금융통화정책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것이며 이미 계획된 사업도 완급을 가려 투자시기를 재조정할 것입니다. 부총리와 관계장관은 이와 함께 공공요금 등 정부가 관리할 수 있는 제품·서비스가격을 어떻게 운영해 나갈지에 관해 명백한 시책을 국민들에게 밝힐 것입니다. 이러한 정부의 노력과 함께 기업은 원가를 절감하고 제품가격 인상을 자제해 주어야 하며 근로자들도 임금인상이 생산성 향상의 범위 안에서 이루어지도록 협조해 주어야 합니다. 다가온 시도의회의원선거는 물론 내년의 선거도 돈 안 쓰는 공명선거로 치러지도록 할 것입니다. 3·26기초의회선거를 거울삼아 금품 선심 타락선거를 하는 행위는 철저히 색출하여 여야 지위를 불문하고 법대로 다스릴 것입니다. ▷주택문제◁ 지난 3년간,특히 아파트와 집값 땅값이 크게 올라 근로자와 서민들이 크게 낙심하게 된 데 대해 국정의 책임자로서 가슴 아프게 생각합니다. 80년대에는 한해 평균 20만호 남짓 주택이 지어졌으나 공급의 부족이 누적되어 집값은 오를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제 그 두 배가 넘는 새 주택이 공급됨에 따라 집값은 자연 안정될것입니다. 특히 올해 지어지는 50만호 집 중에서 42만호가 임대주택,근로자주택,서민용 주택입니다. 정부는 서민주택을 공공부문에서 건설하는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이를 집없는 실수요자들에게 공급해 나갈 것입니다. 한해 50만호 정도의 주택을 건설하는 정책을 밀고나가면 앞으로 10년 안에 우리 사회의 주택문제는 완전히 해결될 수 있습니다. 부총리와 관계장관은 집없는 서민이 집을 장만하고 또 그것을 키워나갈 설계를 할 수 있도록 국민주택 수급계획을 수립하여 발표할 것입니다. ▷토지문제◁ 정부는 부동산의 과표도 점진적으로 현실화해 나갈 것이며 부동산 투기에 대해서는 모든 행정수단을 동원하여 이를 제재해 나갈 것입니다. 나는 이와 같은 조처로 땅값이 진정되어 갈 것으로 생각하며 부동산투기로 돈을 벌 수 있다는 우리 사회의 인식이 바뀔 것으로 믿습니다. 이와 함께 정부는 실수요자에게 택지와 공장부지가 원활히 공급될 수 있도록 토지제도를 과감히 개선할 것입니다. ▷세제개혁◁ 재산이 많은 계층이 증여·상속세를 탈루함으로써 부의 탈법적인 상속이 이루어져 온 것이 계층간 갈등의 큰 요인이 되어 왔습니다. 이와 관련된 세금은 철저히 물도록 세정을 현대화하고 세제를 개혁할 것입니다. ▷농어촌 문제◁ 농산물을 개방 않는다 해도 지금과 같은 영세한 영농으로 잘 사는 농어촌을 이룰 수 없습니다. 우리는 「우루과이라운드」를 잘 사는 농어촌을 만드는 전기로 삼아야 합니다. 이를 위해 정부는 농업구조조정을 강력히 밀고나갈 것이며,농어촌 발전과 생활환경 개선을 위해 지속적인 투자를 해나갈 것입니다. ▷행정개혁◁ 민주화로 온 사회가 엄청난 변화를 하고 있음에도 정부나 공직사회풍토는 예나 지금이나 좀처럼 바뀌지 않아 국민의 불만·불신이 높아졌습니다. 모든 정책과 행정은 순리에 따라야 하고 국민을 위주로 수립하여 추진되어야 합니다. 각 부처는 민간부문을 규제하는 행정은 과감히 풀고 국민의 애로사항과 사회의 병목현상은 적극적으로 해결하는 행정으로 전환해야 합니다. 지방자치에 따라 중앙부처는 권한을 과감히 지방자치단체에 이양하고 민간에 맡길 것은 민간에 넘겨야 합니다. ▷민주화에 대한 신념◁ 우리 사회에는 민주화의 속도가 느리다고 불평하는 국민도 있습니다. 민주화가 급속히 추진되고 있는데 불안하고 불만을 터뜨리는 국민도 있습니다. 민주화는 우리 사회의 삶과 방식을 바꾸는 커다란 변화이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모두가 다소의 불만을 갖는 것은 불가피한 현상일 것입니다. 그러나 국민이 뽑은 합법적인 정부를 타도하거나 이를 위해 불법폭력행동을 서슴지 않는 세력이 「민주주의」를 외치거나 「민주개혁」을 주장하는 것은 위장에 불과합니다. 6공화국의 민주헌법을 함께 만들고 준수할 책임이 있는 정치세력이 폭력시위현장을 기웃거리는 것은 자가당착이며 위선입니다. 이것은 민주발전에도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합니다. 내가 국정의 최고책임을 맡고 있는 한 민주주의를 역행하거나 후퇴시키는 일은 결코 없을 것입니다. 나는 어떠한 상황에서도 민주주의를 향한 온 국민의 열망이 뭉쳐져 이루어진 민주헌법을 준수할 것입니다. ▷내각제 개헌◁ 민주사회에서 개헌을 논의하는 것은 자유로운 일이며 이것을 막을 수는 없습니다. 나는 6·29선언에서도 나 스스로 의원내각제가 민주주의를 위해 바람직한 제도라고 생각하지만 국민대다수가 대통령직선제를 원하므로 이를 택한다고 분명히 밝혔습니다. 아무리 훌륭한 제도라 할지라도 국민이 원하지 않는다면 그렇게 할 수도 없고 해서도 안 된다는 나의 확고한 신념은 그때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습니다. 나는 개헌문제에 관한 나의 이러한 뜻을 여러 차례 공식적으로 밝혀 왔음에도 불구하고 일부에서 지금 하려고도 않는 내각제개헌을 추진한다고 유포해 놓고 이를 포기하라고 정치공세를 펴고 있습니다. 지금은 국민다수가 내각책임제를 원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봅니다. 따라서 국민다수가 원하지 않은 상황에서 내각제개헌은 할 수도 없을 뿐 아니라 추진해서도 안 된다는 것이 나의 일관된 소신입니다. 개헌은 물론 어떤 정책도 국민이 원하지 않으면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나의 믿음입니다. 여야는 헌법이 정한 정치일정이 순조롭게 진행되도록 힘을 모아야 합니다. ▷당내 민주화와 정치풍토 쇄신◁ 6·29 선언 이후 사회 각 분야의 급속한 민주화에도 불구하고 가장 민주화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것 역시 여야 정치권입니다. 이 시대를 책임진 여당인 민주자유당부터 당내 민주주의를 실현하여 국민의 신뢰받는 정당으로 거듭나는 것이 급선입니다. 당내 중요문제는 당당하고 공명정대한 민주절차에 의해 결정 되어야합니다. 다음 정부도 오직 국민의 뜻에 따라 선택되는 것입니다. 이 시대와 국민 앞에 책임지는 당이 되기 위해 거듭나는 아픔으로 스스로를 개혁해 나가야 합니다.
  • 또 투쟁빌미가 된 「사고사」(사설)

    시위하던 대학생이 또 한 사람 희생되었다. 이번에는 압사됐다. 여학생이다. 화염병과 최루탄이 난무하는 혼란의 도가니 속에서 폭풍에 떼밀리듯 군중에 밀려 넘어지고 그 위를 짓눌러오는 집단의 압력이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를 생각하면 안쓰럽고 가슴아프다. 쫓는 기술이나 쫓기는 요령이 이런 참변을 몰고오지 않을 만큼 조심스럽지 못했던 일이 한스럽다. 그러나 당황한 군중이 떼밀면서 일어나는 아수라장과 혼란의 극치는 사고로 연결되는 것이 필연이다. 경기장 인파나 귀경인파에 의한 서울역 압사사건에 이르기까지 우리 주변에서 목격된 것만도 숱하다. 이처럼 사고가 필연적으로 내포된 과격한 시위와 진압의 악순환이 대낮에 1천만 시민을 가진 도시 한복판에서 거듭되고 있다는 사실이 문제다. 이런 정황에 빚어진 젊은 생명의 죽음이 일어나자마자 즉각 점거하고 또다시 「투쟁선언」을 하고 나서는 세력이 있다는 것은 우리를 환멸스럽게 한다. 이같은 사태는 예측되던 일이기도 하다. 20여 일 동안 사례를 볼모삼아 시국을 최악의 긴장으로까지몰고갔다가 간신히 장례를 치른 뒤끝에 또다시 일어난 사태이기 때문이다. 예상대로 주검을 강압으로 차지하고 독자적인 「증거공개」와 「사인규명」을 통해 새로운 사인을 단정하고 「투쟁선언」까지 해버렸다. 일사불란하게 기능화한 이 「죽음의 투쟁굿」이 사회를 또 얼마나 진통겪게 하려는지 걱정스럽다. 시위 여대생의 죽음은 함께 시위한 학생들의 진술로만 미뤄보아도 깔려서 숨이 막힌 죽음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렇더라도 죽음의 상황과 원인은 법적으로 공정하게 조사되어야 한다. 그걸 강압으로 묶어놓고,독자적으로 「최루탄질식사」라는 단정을 내리고 그걸 투쟁의 빌미로 삼는 것은 온당한 일이 아니다. 불법이고 속단이고 부도덕한 짓이다. 죽은 학생의 부모와 소속되어 있던 대학교에는 이 불의의 참변이 참으로 견디기 어려운 횡액이리라고 생각한다. 그렇기는 하지만 소속대학의 총장이 「과격진압」에만 유감을 표시한 성명에는 문제가 있다. 학교에는 학생들이 불법이나 극단적인 위험행위를 취할 때 그것을 단속하고 다스릴 책임도 있다. 극악스럽도록 시위로만 치닫는 학생들에 대한 책임은 분담하지 않고 「과잉진압」 운운하며 공권력을 매도하는 방법으로 운동권 학생들만을 비호한다면 대학당국에 같은 방법의 투쟁을 가해올 때의 대응논리도 달라져야 할 것이다. 공격적이고 투쟁적인 세력에게 주눅이 든 우리 사회에서는 언제부턴가 본말이 전도된 논리가 아무런 거리낌 없이 횡행한다. 「불법시위」를 「진압하는 공권력」과 같은 무게로 정당화하는 논리다. 시민끼리의 분쟁에서도 원인제공과 대응의 문제는 객관적 분석이 앞서야 한다. 하물며 치안을 책임진 공권력은 어떤 방법으로든 소요는 진정시켜서 시민의 안전을 도모해야 하고 「불법」은 제거해야 한다. 불행한 죽음이 일어날 때마다 「투쟁」에 기름을 붓는 지도부가 있다. 그 세력이 자제되어야 한다. 여대생의 죽음을 「기다렸다는 듯」이 억류하고 또다시 한판 굿을 획책하는 그 세력이 있는 한 온갖 희생이 끊이지 않을 것이다. 그 악순환은 국민만 괴롭힌다.
  • 외언내언

    어느날 자장이 길을 떠나려면서 스승(공자)에게 작별인사를 드리며 가르침을 청한다. 『수신의 요점을 한마디로 말씀해주시기 바랍니다』 ◆『모든 행동의 근본은 참는 것이 제일이니라』(백행지본인지위상). 자세히 가르쳐 달라 하자 다시 말을 잇는다. 『천자가 일을 참으면 온 국가가 해로움이 없을 것이고 제후가 참으면 자기가 다스리는 땅이 커질 것이며 관리가 참으면 자기 지위가 올라갈 것이고 형제간에 참으면 집안이 부귀를 누릴 것이며 부부가 서로 참으면 평생을 해로할 것이고 친구끼리 서로 참으면 상대의 명예를 떨어뜨리지 않을 것이며 자신이 혼자 참으면 화가 없을 것이다』 ◆그야말로 공자 말씀. 이런 말을 들으면서도 범인들의 경우 실제생활에서 어느 선까지 어느 정도로 참아야 할 것인지는 알쏭달쏭해진다. 그저 참을 수 있는 데까지 참는 것이 덕이 된다는 정도로 이해된다 할까. 사실,잠깐을 참지 못해서 크고 작은 일을 그르쳐버린 경우를 사람들은 누구나 경험한다. 신세를 망치고 사업을 망치며 우정이나 부부의 금슬 또는 형제간의 우애에 흠집을 내고. 뒤늦은 후회란 항상 상심만을 남길 뿐이 아니던가. ◆「욱하는 성질과 청소년 비행」을 주제로 한 세미나가 있었다. 이 자리에서 서울보호관찰소 소장 강지원 부장검사는 말했다. 『이 욱하는 성질만 고칠 수 있다면 폭력·살인 등 각종 범죄가 많이 줄어들 것』이라고. 이러한 주장의 근거로 그는 89년 비행청소년의 47%가 순간을 참지 못한 격발성이었음을 지적한다. 계획적인 것이 아닌 우발적 범죄가 대체로 이 유형들. 이런 범죄형태가 지금 늘어가는 추세다. ◆학자들은 이같은 「욱성」을 정신적 측면에서의 심인과 건강측면에서의 체인으로 나누어 생각하기도 한다. 그건 어쨌든간에 참는 미덕의 나사가 많이 풀려 있는 것이 현대. 사람들은 너나없이 신경이 날카로워져 있다. 강 소장은 심성개선으로 오늘날의 범죄를 많이 예방할 수 있다고 결론짓는다. 두말할 것 없는 지언 아닌가.
  • “「민주」는 반이성적 토양선 시든다”/이용필(서울시론)

    ◎체제부정 빌미 안주려면 개혁 과감히 지난 한 달 동안 우리 사회에서 일어난 정치적 사건들과 이에 대한 정부·여당과 야당 및 재야간의 정치적 공방시리즈를 관찰해 본다면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모든 문제들이 한꺼번에 표출된 듯이 느껴진다. 질서보다는 무질서,안정보다는 혼란,인내보다는 조급,타협보다는 투쟁 등으로만 얼룩진 정치 소용돌이가 우리의 민주정치의 수준을 보여주는 듯하다. 참으로 민주주의의 제도적 정착이 어렵다는 것을 실감한다. 민주주의의 성취가 이렇듯이 어렵기 때문에 지구상의 1백60여 국가들 중의 약 40개 국가 정도가 민주정치를,30개 국가가 반민주정치를,그리고 나머지 80여 개 국가들이 반민주적 독재정치하에 있다고 하는 사실을 이해할 만하다. 그래서 우리는 민주주의가 하루아침에 이룩될 수 없다는 것도 이해하게 된다. ○민주주의의 이성적 원칙 오늘 우리가 직면한 정치적 불안정을 다루기 위해서는 왜 민주주의가 실현되기 어려운가 하는 원론적 문제부터 생각해 보아야 한다. 이념상 민주주의는 모든 국민이 주인이며 국민에 의해서 다스려지는 자율적 정치제도다. 그러나 민주주의는 모든 국민이 이성적 존재라는 전제 위에서 정립된 제도다. 그러면 오늘날 우리의 정치인들이나 국민이 다같이 이성적으로 생각하고 또한 행동하고 있는가. 모든 국민이 민주화 또는 민주적 발전을 갈망하고 있는데도 일부 정치인들이나 집단들은 비민주적 반지성적 반인륜적 행동을 거리낌없이 자행하고 있다. 민주화의 과정이 더디다고 해서 민주주의를 부정한다면 민주주의를 향유할 자격이 없다. 민주주의는 본질상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발전되는 제도라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국민의 선거에 의해서 출범한 체제를 부정한다면 어떤 체제를 원한다는 것인가. ○반이성적 이데올로기 경계 그래서 철학자 포퍼는 민주주의의 우월성과 동시에 폭력혁명의 비인도성과 그 무용론을 강조하였다. 그의 관찰에 의하면 폭력은 언제나 보다 심한 폭력을 유발하며 혁명은 혁명가를 죽이며 그들의 이성도 파괴해버린다. 살아남는 자들은 살아남는데 가장 능력있는 전문가들뿐이다. 좌익의 혁명으로 인해 확실히 발생하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비판과 반대의 자유를 상실당하는 것이다. 우리는 이미 많은 사회주의 체제하에서 엄청난 수의 인명이 무고하게 희생되었고 또한 아직도 민주화를 위해서 그토록 투쟁하고 있다는 사실에 비추어 보아서 반인도적 반지성적 이데올로기의 독소에 대해서 경각심을 높여야 한다. 민주주의만이 인간의 가치와 존엄성을 보장하는 제도라는 것은 분명하다. 필요한 것은 갈등을 합리적으로 해소시킬 수 있는 노력을 꾸준히 경주하고 제도화하는 것이다. ○공정한 배분을 위한 개혁 아무리 민주주의가 훌륭한 제도라 하더라도 그것이 정상적으로 작동되지 않는다면 체제내에는 갈등과 긴장이 쌓이게 되며 체제의 불안정,더 나아가서는 위기에 직면하게 된다. 따라서 체제가 안정적으로 작동하려면 가치의 공정한 배분,즉 권위적 배분이 필수불가결의 요건이 된다. 오늘 우리가 직면한 위기는 표면적으로는 특정한 사건의 발생으로 증폭되었을 뿐,그 표면에는 배분위기와 밀접하게 관련되고 있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특히 정부의 누적된 경제정책 실패로 인한 저소득계층의 불만은 매우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 그 중에서도 토지·주택·금융정책에서 나타난 난맥상은 국민으로 하여금 정부에 대해서 불신감뿐만 아니라 저항감마저 느끼도록 만들었다. 국민의 눈에 비쳐진 정부는 도대체 누구를 위해서 존재하는지 의심할 수밖에 없을 만큼 정책실패를 반복하고 있다. 이와 같은 정책실패는 반체제집단들로 하여금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부정하게 하는 구실로 악용되고 있다. 그러므로 정부는 이 이상의 정책실패 또는 산출실패를 멈추고 국민의 대다수가 무엇을 요구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겸허하게 귀를 기울이고 과감하게 개혁적 정책을 펼쳐나가야 한다. 뿐만 아니라 인사정책에서도 지역편중의 비판을 받지 않는 균형적 조화를 꾀하도록 쇄신된 면모를 보여주어야 한다. ○민주주의의 균형인자 우리의 정치사회에서 격렬한 소용돌이가 닥쳐왔어도 위기의 상황에서 그런대로 중압의 고비를 넘길 수 있다는 것은 우리 체제의 틀을 지지해주고 있는 많은 요소들의 연계메커니즘 때문이라고 하겠다. 체제에 가해지는 중압이 파괴적 방향으로 작용하게 될 때마다 조용한 대다수 국민은 냉정을 잃지 않고 격렬한 군집의 비정상적 에너지의 흐름을 제어하는 데 큰 몫을 다하고 있다. 그것은 다름아니라 우리 사회의 건전한 중산층이나 지성인들의 존재라고 하겠다. 이들이야말로 우리 사회에서 민주주의의 발전을 지켜보면서 지지해주는 균형인자로서의 기능을 현재적으로나 또는 잠재적으로 수행하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 이러한 그들의 균형인자로서의 기능이 민주주의로 하여금 자체존속적 능력 또는 자체시정적 균형을 유지하게 하는 것이다. 그러나 또한 이러한 체제의 자체시정적 균형도 궁극적으로는 체제에 의한 가치의 권위적 배분기능 수행여부에 달려 있다. 오늘의 정치적 위기는 집권층의 신속하고도 과감한 개혁적 배분정책에 의해서만 해소될 수 있다. 또한 모든 정치인들이 타협과 인내 그리고 협조와 관용에 의해서 난국을 타개하려고 노력할 때 민주주의의 정상적 가동이 지속될 수 있다.
  • “시국현안에 소신 갖고 대처”/노 대통령,내각에 당부

    ◎법질서 확립·민생에 주력/민심수습차원 개각 고려/여권 소식통/각계 원로 의견수렴… 빠르면 내주초 노태우 대통령은 16일 『내각은 노재봉 국무총리를 중심으로 시위사태에 대해 확고히 대응해서 법질서를 확립하여 국민이 안심하고 생업에 전념토록 하고 민생경제 등 당면문제를 소신있게 처리하라』고 지시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하오 청와대에서 노 총리로부터 시위사태 등에 관한 주례 국정보고를 받은 뒤 이같이 지시하고 『내각은 이번 사태와 관련,흔들리지 말고 일사불란하게 대처해나가라』고 말했다고 이수정 청와대대변인이 전했다. 노 대통령은 특히 운동권의 불법시위에 대해서는 법대로 대응하고 폭력행위에 대해서는 엄중히 다스릴 것을 지시하고 『정부의 대민자세와 정책추진에 대해 국민이 신뢰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라』고 당부했다. 노 대통령은 또- 명지대생 치사사건과 관련해서는 정부가 이에 사과의 뜻을 표명했고 내무부 장관의 경질로 인책이 매듭됐다고 밝혔다. 여권의 한 고위소식통은 『이같은 노 총리에 대한 지시는 불법폭력시위에 대해 강력히 대응하겠다는 대통령의 의지를 강조한 것이지 총리 경질 등 개각여부에 대한 언질을 말한 것은 아니다』면서 『이번 시위사태와 관련한 인책은 내무장관 경질로 매듭된 것이지만 민심수습차원에서의 총리 경질은 별개의 문제로 고려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이어 『노 대통령이 각계 원로와의 대화를 통해 의견수렴에 나서기로 한 것은 시국수습복안을 구체화하기 위해 일종의 수순을 밟는 것』이라고 말하고 『빠르면 내주초 내각개편을 포함한 국정쇄신책이 가시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소식통은 노 총리의 경질여부를 예단하기는 아직 이르다고 전제한 뒤 『오는 18일의 5·18시위를 고비로 시위상황이 진정국면으로 들어서면 내각의 면모쇄신을 포함한 시국수습책이 내주부터 현실화되겠지만 5·18시위상황이 시국을 더욱 악화시킬 경우 상당기간 유보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한편 노 대통령은 17일 고재필 전 무임소장관,현승종 대학교원 총연합회장,양호민 한국논단지발행인,손인실 대한적십자사 부총재,김홍수 대한변협 회장,정준 제헌의원 등 각계 원로 6명을,18일엔 이철승 이민우 유치송 이만섭 이충환씨 등 구야당 당수를 비롯한 정계원로를 차례로 만나 시국수습에 대한 의견을 청취할 예정이다.
  • 홍콩 새공항 건설싸고 영·중“티격태격”/홍콩=우홍제(특파원코너)

    ◎영/정청예산 앞으로 16년동안 163억불 투자계획/중/“재원 다 파먹고 껍데기로 반환하려는 음모” 비난 홍콩에 새로운 공항을 건설하려는 장기계획을 둘러싸고 이 지역의 종주국인 영국과 오는 97년 홍콩을 되돌려받는 중국간의 마찰이 대단하다. 식민지 홍콩을 다스리고 있는 영국은 올해부터 오는 2006년까지 모두 1백63억달러를 들여 홍콩섬 옆의 란타우섬에 신공항과 항만 등 주변시설을 건설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투자재원을 마련키 위해선 홍콩의 재정이 바닥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어서 중국측은 『영국이 홍콩을 빈 껍데기로 만들어 우리에게 반환하려 한다』며 신공항 건설계획이 발표된 지난 89년 이후 강력히 반대하는 입장을 취해왔다. 또 지난 13일까지 약 1주일 동안 북경에서 이 계획에 관한 중·영간의 실무회담이 개최됐지만 아무런 합의점도 찾지 못했다. 더욱이 중국의 최고실권자 등소평도 『홍콩의 신공항 건설은 이 지역에 대한 영국의 신식민지화 음모가 숨어 있는 것』이라고 혹독한 비난을 퍼부어 회담분위기를냉각시켰다. 등은 이붕 총리에게 『호락호락 영국측 견해를 받아들이지 말라』고 지시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중국측은 영국이 필요 이상으로 공항건설경비를 과다하게 책정해 놓았으며 이는 오는 97년 홍콩을 대륙에 반환하기 전까지 이 지역의 여유자금을 될 수 있는 한 많이 챙겨가려는 음모가 담긴 것으로 보고 있다. 다시 말해 과다계상된 경비 가운데 실제 건설에 필요한 몫을 뺀 나머지는 영국의 주머니로 들어간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영국은 자신들만이 사후관리가 가능한 첨단기술과 장비로 신공항을 건설,결과적으로 97년 이후에도 홍콩에서 손을 떼지 않으려는 식민지화정책을 쓰려 한다는 게 중국측 주장이다. 중국의 이같은 의구심은 24일 친중국계 신문인 대공보 등 홍콩 언론에 의해 대서특필된 「신공항 건설 경비조달 내역」에 의해 더욱 굳어지는 것 같다. 대공보에 따르면 홍콩정청이 현재 보유하고 있는 여유자금은 94억달러이며 이는 이 지역 중앙은행인 홍콩은행이 해마다 발행하는 화폐량의 1%씩을 지불준비금으로 적립해서 모아진일종의 지준기금. 그런데 이 기금이 공항건설에 쓰일 예정이며 오는 97년엔 6억달러로 줄어든다는 것. 기금잔액이 줄어드는 것 외에도 홍콩의 재정상태에 오는 97년 20억달러에 가까운 적자를 나타내게 되고 이는 결과적으로 홍콩의 재정파탄과 함께 중국의 부담을 크게 늘리게 된다는 얘기다. 또 중국측은 홍콩정청이 올 들어 연초에 2백%를 비롯,각종 세금을 평균 50% 가량 올린 것도 신공항 건설 재원조달을 핑계로 97년 이전에 홍콩의 단물을 최대한 빨아먹으려는 영국의 계산이 깔린 조세정책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한편 영국·홍콩정청측은 중국의 주장을 터무니없는 것으로 반박하고 일단 신공항 건설계획을 유보시킬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대해 홍콩에 새로운 비행장이 생기는 것을 마다할 입장은 아닌 중국은 24일 공식성명을 통해 『만약 영국이 건설비용을 줄이지 않는다면 97년 이후에 우리 손으로 신공항을 세우겠다』고 밝힌 것으로 홍콩 스탠더드지가 보도했다. 이 신문은 중국측이 『우리의 기술과 노력으로 영국이 계획하고 있는 것보다빠른 시일 안에 최소한의 경비로 비행장을 건설할 수 있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했다. 그러나 어쨌든 97년 7월까지는 홍콩을 마음대로 요리할 수 있는 영국이 중국의 이러한 반발에 간단히 물러서지는 않을 것이고 절충안을 내세워 97년 이후에도 계속 홍콩에 대한 기득권을 유지할 수 있는 또 다른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 더이상의 소모전은 안된다/이영섭 전 대법원장

    ◎이 5월… 국민에게 드리는 호소/「폭력」이 「나라 위한 길」일 수는 없어 온 나라가 시끄럽다. 참으로 안된 일이다. 지난달 26일 명지대 강경대군이 전경에 맞아 사망한 뒤 3명의 학생이 잇따라 분신자살을 기도,2명은 이미 숨을 거두었고 1명은 아직 사경을 헤매고 있다. 유족들은 물론 국민 모두가 가슴아픈 일이 아닐 수 없다. 이같은 비보를 접하고 정말로 충격을 금할 수 없었다. ○「극단」 미화 말아야 작금의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우리 모두가 자제와 함께 깊은 자성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더 이상 공방전을 벌이거나 소모전을 펴서는 안된다. 학생들은 냉정을 되찾아 학생신분임을 잊지 말고 행동에 신중을 기해야 할 때가 됐다. 특히 분신자살은 우리 모두에게 크나 큰 충격과 함께 분노를 던져 주었다. 분신과 같은 극한 행동은 인간의 신경을 극도로 자극한다. 인간에게는 자기자신을 보호하는 본능이 있다. 물론 학생들이 분신을 기도하기까지에는 남 모를 번민과 고뇌가 있었을 것이다. 여간한마음 가지고서는 이같은 행동을 할 수 없다는 사실도 안다. 그러나 우리사회 일각에 이러한 일련의 극한 행동에 대해 말리려 들지 않고 그것을 영웅적인 행동으로 미화시키면서 찬양하는 기풍이 만연돼 있음은 불행한 일이다. 왜냐하면 이러한 기풍은 또다른 분신 등 상승작용을 불러 일으킬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죽은 학생들의 영령앞에 무슨 탓을 하려는 것은 아니다. 다만 이번 일을 계기로 학생들의 과격시위나 경찰의 과잉진압에 대해 다시 한 번 가슴에 손을 얹고 깊이 생각할 때가 왔다고 본다. 돌이켜보면 학생시위는 해방 이후 4·19를 정점으로 영웅시 되어온 게 사실이다. 기성세대가 하지 못한 일들을 치러내 의거라 할 수도 있었다. 그래서 젊은이들의 순수하고 정의로운 「그 마음」에 기성세대는 찬사와 함께 그분들의 앞날에 영광이 있기를 기대하곤 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이같은 순수한 열정들이 사라지고 상아탑은 어느덧 화염병과 최루탄이 난무하는 전쟁터가 된 느낌이다. ○공권력 대항은 안돼 이 때문에 그들의 주장이 십분 옳다 하더라도 폭력을 수반한 주의·주장은 국민의 지지를 받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젊은이들이여! 무모하게 피를 흘리지 말고 부득이한 경우,가만히 보고만 있을 수없다는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됐을 때에 한해 분연히 움직여 달라. 공감을 얻지 못하는 행동은 일시적인 행동에 지나지 않고 높은 평가를 받지 못한다. 정부도 이번 사건이 일어난 데 대한 반성과 아울러 국민앞에 대사죄를 해야 한다. 우선 데모진압 방식부터 바꿔야 할 것이다. 그동안의 적극적이고 전투적인 방식을 물리치고 어디까지나 소극적이고 선도하는 입장에서 부드럽게 막아야 한다. 부드러운 치안과 정치 속에 국민들은 여유를 느낀다. 그래야만 국민들이 그 정부에 대해 「좋다」고 칭찬하고 영광이 깃들일 것이다. 경찰의 과잉진압도 그 근원을 따져보면 학생들이 먼저 화염병·돌·각목을 사용하는 등 「폭력」을 동원한 데 기인한다. 공권력에 대항하는 폭력을 그대로 둘 수만은 없다. 그렇지만 그것을 진압하기 위해 마치 적과 대치하는 것처럼 삼엄한 상태에서 전투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국민들에게는 정말 보기 민망한 일이다. ○「구국의 길」 생각을 어째서 자유민주주의를 추구하는 같은 동지이자 똑같은 국민끼리 그렇게 싸워야 하는지 모르겠다. 지금은 모두가 힘을 한데 모아 싸워도 선진국을 따라잡기 힘든 때이다. 특히 올 들어서는 수출부진으로 적자폭이 커지고 물가가 뛰는 등 국가경제는 물론 서민들의 생활도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이러한 때에 대규모 가두시위를 벌이거나 장기농성을 벌이는 것 등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지금은 모두가 합심해서 자유민주주의의 공고한 기틀을 다질 시기이다. 생산적이고 진취적인 기상을 발휘해 「불황의 늪」에 빠진 경제를 회복시키고 이를 바탕으로 세계경제에 발을 맞춰 나가야 한다. 그래야만 우리가 살 수 있고 이길 수 있다. 이번 사건과 관련,일부 교수 등이 시국성명을 발표하고 장기농성에 들어가는 것을 보면 무거운 마음을 가눌 수 없다. 대학교수들이 사랑하는 제자를 잃은 슬픔에 그냥 가만히 보고 있을 수 만은 없다는 심정에서 이같은 행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때문에 농성 등 극단적인 행동도 일응 생각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행동보다는 젊은이들의 「앞길」에 대해 진취적이고 도움이 될 만한 선도적인 방향으로 움직여 주었으면 하는 것이 지각있는 국민들의 소망이라는 것을 고언해 두고 싶다. 그리고 정치인들도 이번 사태에 대해 깊은 반성과 함께 무엇이 「구국」을 위한 길인가를 통찰해야 한다. 이번 사태의 근원은 「정치부재」에 있다해도 과언이 아닐성 싶다. ○“정치부재” 반성을 이처럼 심각한 사태에 대해서는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 이심전심으로 단합하여 위기에 처한 정국을 슬기롭게 헤쳐나갈 지혜를 짜내야 한다. 국민들을 착하게 다스리기 위해서는 높은 정치력이 요구된다 하겠다. 여기에 정치인들이 여야 각각 자기들만을 위한 주의 주장이나 당리당략만을 위해 이번 사태를 이용한다면 국민들에게 추악한 모습만 보여줄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경고해 둔다. 모두가 냉정과 이성을 되찾아 보다 신중해지고 특히언행에 조심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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