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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광수·김동인의 역사소설/“일제침략 합리화” 이색주장

    ◎역사학자 정두희교수,「역사비평」에 기고/「단종애사」「대수양」 세조즉위 정당화/1940년대 작가자신들의 현실관 반영 세조대를 배경으로 하는 춘원 이광수와 김동인의 역사소설이 당시의 시대상에 빗대 일제의 한국침략및 대륙침략을 합리화,이에 순응하는 친일역사관에 입각해 쓰여진 것이라는 비판이 한 역사학자에 의해 제기됐다.. 월간 대중역사지「역사비평」 봄호에 「단종과 세조에 대한 역사소설의 검토」라는 기고문을 발표한 정두희 서강대교수(한국사)는 이 논문에서 『당시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지식인이요 작가였던 이들이 세조대에 대한 평가기준을 매우 잘못 선정하고 있었다는 것은 자신들의 현실문제를 그릇 판단하고 있었음을 의미하는 것』이며 『소설을 통해 자신들의 현실관을 정당화하려는 목적을 지니고 있었는지도 모른다』고 주장했다. 단종이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를 배경으로 삼고있는 「단종애사」(1928∼29년 동아일보연재)에서 작가 이광수는 자신의 현실과 단종­세조대의 역사적 현실을 대비,단종을 망국의 설움에 젖은 조국으로,수양을 야심만만한 일제로 보며 세조의 행위를 불의로는 인식하면서도 이를 철저하게 비판하지는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나 이광수가 소설 「세조대왕」(1941)에 이르면 세조의 왕위찬탈을 불의가 아닌 「살신성인의 성불」로 간주,세조의 행위를 극적으로 합리화하고 나서 「단종애사」에서 미약하나마 드러났던 도덕적 판단마저 자취를 감췄다고 주장했다.그는 또 작가가 이작품을 통해 세조가 불교에 귀의해 자신의 다스림이 곧 중생을 구원하는 행위로 만든것에 대해 『불교적인 교리를 교묘하게 위장한 작가의 역사관은 그냥 묵과할 수는 없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또 이광수에게는 도덕과 조국보다는 현재와 미래에 펼쳐질 위대한 세상에 대한 희망과 염원만이 남아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않고 현세의 권력을 장악한 존재를 모두 정당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김동인은 이광수와는 좀 다른 입장에서 「대수양」(19 40)을 썼다.그는 우선 「춘원연구」라는 글에서 『이광수의 「단종애사」가 남효온의 「추강집」「육신전」등 잘못된사실을 근거로 수양을 악의 대변자로 설정한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비판하고 대신 수양을 악의 화신이 아니라 처음부터 나라의 운명을 크게 열 원대한 계획을 가지고 행동한 뛰어난 인물이라고 주장했다. 정교수는 또 작가가 양녕대군의 입을 빌어 『국가의 안목으로 보자면 스라소니(세자)와 스라소니의 새끼(세손)는 제거해 버리는 편이 좋겠다』는 극단적인 표현을 한 것은 당시 역사적인 상황에 대한 작가의 무지를 드러낸 것이라고 지적했다.또 자신의 입장을 정당화하기 위해 세종사후의 상황을 위기적인 상황으로 몰아가고 정무를 번거로워하는 단종이 왕위를 선양하겠다고 하도 간곡하게 졸라 세조가 더 이상 거절할 수 없어 왕위에 오르게 된 것으로 소설을 끌고가 결국 사육신의 죽음과 금성대군의 죽음은 물론 단종의 유배와 죽음에 대해 일체의 언급을 할 필요도 없이 소설을 끝내버린 작가의 몰가치적인 태도에 놀라움을 금할수 없다고 비판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정교수는 이어 『역사적인 자각이 더욱 요청되던 식민지시대에 살았던 작가의 입장을생각해본다면 「대수양」에서 나타난 그의 태도는 반역사적이며 그가 결국 적극적인 친일파로 전락하고 일본의 역사를 소재로 역사소설을 쓰는 지경에까지 가게된 것은 차라리 당연한 일처럼 느껴진다』고 주장했다.
  • 「웅진여성」 에이즈복수극 관련/3명에 5∼3년형 구형

    서울지검 형사2부 표성수검사는 13일 서울형사지법 조연호판사심리로 열린 「웅진여성」지 에이즈복수극 허위기사사건 결심공판에서 기고가 이상령피고인(32)과 기자 조금현피고인(33)에게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죄등을 적용,징역 5년씩을 구형했다. 편집인 이광표피고인(42)에게는 징역3년이 구형됐다. 검찰은 논고에서 『피고인들은 허위내용을 사실인듯이 잡지에 게재해 관련된 고 김모의원의 명예를 훼손했을 뿐 아니라 사회전체에 유언비어를 퍼뜨려 불안을 조성했다』고 지적하고 『판매확장만을 노려 언론매체의 사회적 책임을 저버린 피고인들의 죄질이 극히 나빠 엄벌로 다스려야 한다』고 밝혔다. 이피고인등은 지난해 12월 「웅진여성」지에 「에이즈에 감염된 실존여인이 여러 남자들을 상대로 복수극을 펴고 있다」는 내용의 허위기사를 게재한 혐의로 구속기소됐었다.
  • 금품수수·유세장폭력 집중단속/내무·법무장관 회동회견

    ◎기업돈 선거자금유입 엄단/위법자 당선돼도 사법처리/선거사범수사체제 24시간 가동 정부는 14대총선을 돈안들고 공명정대하게 치르기 위해 선거관계법을 위반하는 후보자와 선거운동원·유권자사이의 금품수수및 기부행위와 유세장에서의 폭력에 대해 집중단속을 벌여 엄중처벌키로 했다. 정부는 또 법정한도를 초과해 선거비용을 사용하는 후보자와 선거사무원에 대해서는 의법처리하고 기업자금을 선거에 유용하는 기업인이나 기업체에 선거자금을 요구하는 후보자들을 엄단키로 했다. 특히 선거관계법을 위반하는 후보자에 대해서는 당선뒤에라도 엄정하게 사법처리할 방침이다. 이상연내무장관과 김기춘법무장관은 11일 상오 정부종합청사 19층 대회의실에서 「공명선거 실시및 선거사범 처리대책에 관한 합동기자회견」을 갖고 이같이 밝혔다. 이장관은 『정부는 공명선거 실현을 위해 사회단체및 시민의 계속적인 참여를 권장해 나가겠다』고 말하고 『유권자는 스스로 금품과 선심을 단호히 뿌리치고 흑색선전과 무책임한 선동에 현혹됨이 없이 성숙된시민의식을 발휘해 불법행위의 파수꾼이 되어달라』고 당부했다. 이장관은 또『정당은 공당으로서의 사명감과 책임을 갖고 과열선거를 진정시키는데 앞장서 달라』고 촉구하고 『통장·반장·이장들은 선거에 관여하지 못하도록 철저하게 지도 감독하겠다』고 밝혔다. 김장관은 『선거사범은 민주주의의 공적으로 간주해 엄하게 다스리겠다』고 밝히고 『이를위해 24시간 선거사범수사체제를 확립,깨끗한 선거분위기 조성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장관은 또 앞으로 흑색선전이나 중상모략등으로 상대방을 비방하는 후보자와 선거연설원 ▲유세장에서 폭력을 행사하는자 ▲정당활동의 범위를 넘어 탈법적인 선거운동을 하는 정당관계자 ▲공무원의 선거관여행위등을 집중적으로 단속,처벌하겠다고 밝혔다.
  • 티베트 원시불교 국내 본격소개

    ◎현지에 한국사찰 세운 김태암스님이 계획/2천년간 운형 보존해온 전통 라마교/새달 기금마련위해 티베트문화공연단 초청/올하반기 서울근교에 사원 건립계획 히말라야 산맥의 만년설에 둘러싸여 2천여년 동안 보전되어온 신비의 티베트 원시불교가 국내에 본격적으로 소개된다. 지난해 인도령 티베트 나닥지역에 한국 사찰 대청보사 해동선원을 세운 김대암스님(40)이 최근 귀국,티베트불교사찰 건립을 추진중이다.대암스님은 사찰 건립기금 마련을 위해 오는 4월 티베트 전통문화공연단 초청공연(10회)을 갖고 그 수익금과 조계종단의 도움을 바탕으로 올 하반기 서울 근교에 티베트 불교사원을 건립할 예정이다. 티베트불교는 우리 불교가 현세의 수행을 중시하는 선불교인데 비해 윤회와 인과율을 중시,현세와 내세의 균형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 특징.따라서 이번 티베트불교의 국내 소개는 일반신자들을 기복적으로 흐르게 함으로써 세속화돼 가고 있는 한국불교에 청량제 구실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대암스님이 대청보사를 세운 티베트 나닥지역은 현재 티베트영토의 대부분이 중국에 편입된 상태에서 전통적인 라마불교가 원형 그대로 보존되어 내려 오고 있는 곳.히말라야산 중앙 분지에 자리잡아 해발3천6백미터 고지에 만년설이 병풍처럼 둘러 있고 인더스강의 원천지가 되는 이곳의 전체인구는 7만명정도.면적으로나 인구수에서 전체 티베트의 수십분의 일에 불과하지만 분할되기전에도 티베트의 수도인 나사와 대등한 관계를 유지할 정도로 중요한 불교의 성지로 여겨져왔다.나닥에는 현재 36개의 사원이 있고 3천여명의 라마승들이 수행을 하고 있다. 대암스님이 이곳에 도착한 것은 지난 90년 3월.이 시대의 종교가 어떤 역할을 담당해야 하느냐를 고심하며 생각하다가 오염되지 않은 원시불교를 찾아 청다스님과 함께 걸망 하나 메고 나섰다.그리고 2년의 고행끝에 2백여명을 한꺼번에 수용할 수 있는 한국사찰을 세웠다.여름에도 스웨터를 입어야 할 정도로 추운데다 해발 3천미터를 넘는 고지대라 산소가 부족해 밤에 잘 때에도 추위를 무릅쓰고 창문을 열어놓은 채 이불을 3겹씩 두르고 잠을 자야 했다.또 일년내내 비가 오지 않는 건조지역이라 물이 부족해 목욕은 엄두도 못냈다. 그동안 대암스님의 대청보사에서 수행한 한국인 불자는 50여명.지난해 여름 12명의 스님들이 여름 3달동안 수련했고 나머지 40여명은 학생,일반인 신자들로 10일 정도 머물렀다.나닥의 혹독한 자연조건과 불편한 교통편을 감안하면 결코 적은 숫자가 아니다. 나닥까지의 교통편은 육로와 공로가 있는데 인도 델리에서 나닥의 중심도시 레시까지 비행기가 일주일에 3차례 운행되고 있다.육로는 해발 6천m의 히말라야산맥을 횡단해야 하므로 눈이 녹는 여름 6∼8월 2·3개월동안만 이용이 가능하다.이런 불편을 감수하고 나닥에 찾아온 한국인 불자 가운데는 산소부족증에 시달린 나머지 비행기에서 내린 뒤 병원에 누워있다가 3일 뒤 다른 비행기로 쫓기듯 떠난 경우도 있다. 오는 4월11∼19일 서울(올림픽공원 펜싱경기장)과 대구(시민회관),부산(삼광사 불교회관)등에서 열릴 티벳전통문화공연단 초청공연에는 나닥지역 피툭사원의 주지 롭상놀부 큰스님을 비롯 나닥의 스님들이 출연한다.이 공연에서 선보일 「참」(가면극)은 고대부터 티베트불교에서만 전통적으로 전수되어 내려온 것으로 선과 악,윤회 등을 가면춤으로 극화하여 표현한 것. 올 하반기 서울근교에 착공될 티베트불교사원은 수십만기에 달하는 납골당을 갖춰 전적으로 보시에 의존했던 우리 사찰들의 운영방식을 탈피하게 된다.대암스님은 『그러나 종래 사찰에 설치됐던 납골당이 고급화돼 서민들과는 거리감이 있었다는 점을 감안,경비를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 외언내언

    서울의 관악구라는 데를 살펴보면 좀 희한하구나 싶다.동은 28개인데 실질적인 동이름은 단 3개.남현·봉천·신림이 전부이다.◆왜 그런가.동이 1·2·3·4…로 구별되고 있기 때문이다.그나마 남현동은 하나밖에 없다.그런데 봉천동은 1동부터 11동까지.거기에 봉천동과 봉천본동이 가세하니 뭐가 뭔지 알쏭달쏭해진다.신림동 역시 마찬가지.비슷한 것 같지만 우편번호가 분명히 다른 신림동과 신림본동이 있고 신림1동부터 신림12동까지 1다스가 늘어선다.그것도 모자랐던 듯.신림13동이 신설되는 것으로 알려진다.◆보통 1·2·3·4…하면 오순도순 이웃해서 있으리라고들 생각한다.1동 옆에 2동 있고 2동 옆에 3동 있는 식으로.한데,우리행정구역의 경우 그렇지가 못하다.인구가 늚에따라 쪼개고 짜개고 하다 보니까 그 질서가 무너져 있다.신림13동의 경우도 3동에서 갈리는 터이므로 3동 옆에 있는 동.12동 옆에 있는 것은 아니다.보통사람이 무슨수로 주소 가지고 집 찾는다 하겠는가.◆신림13동 외에도 서울에는 7월1일부터 13개동이 더 생긴다.그 이름들이 면목8동·상도5동 따위로 하나같이 숫자 나열방식.꼭 그래야만 하는 것인가.이럴때야 말로 토박이 땅이름을 찾아 쓸만한 일이나 아니었던가.찾아보느라면 그 고장과 관련되는,내 조상들이 불러내려온 내 이름은 얼마든지 있다.그걸 쓰는 것이 멋없이 숫자에 매달리는 무사안일보다는 훨씬 더 진취적인 자세가 아닐는지.◆시내버스 행선지 표시에는 「모래내」가 있건만 대문짝만한 서울지도에는 눈 씻고봐도 없다.북가좌1·2동,남가좌1·2동…으로 되어 있는 곳 어딘가는 「모래내동」으로 될법도한데.숫자가 덕지덕지 붙은 「성수동」으로 해서 「뚝섬」이란 이름도 「수몰」당했다.생각해볼 대목이다.
  • “북한은 핵사찰 빨리받아/불행한일 당하지 않도록”

    ◎노 대통령,KBS 공사창립 19돌 회견서 강조/북의 내부 어려움 해결될때/남북정상회담 성사될것 노태우대통령은 3일 『북한이 앞으로 국제협력관계의 태세를 갖추고 내부적 어려움이 해결될 때 남북한 정상회담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밝히고 『그러나 북한의 내부사정과 상대적인 일들을 고려하기 때문에 정상회담의 성사시기를 잘라 말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노대통령은 이날 공사창립 19주년을 맞은 KBS와의 회견에서 이같이 말하고 북한핵에 대한 미국의 군사적 제재가능성에 대해 『그런 경우까지 가게되는것은 매우 불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고 전제,『북한은 빨리 국제적 의무를 수행해 불행한 일을 당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노대통령은 또 중국과의 수교문제와 관련,『남북관계가 개선돼 나가고 있고 북한과 주변국가와의 관계도 개선돼 나갈 추세에 있기 때문에 한중수교문제도 점점 무르익어 가고 있다』고 밝혔다. 노대통령은 14대총선결과 나타날 수 있는 양당체제 또는 다당체제 가운데 어느 제도가 정치발전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6공 초기에 다당정치를 경험해 봤지만 정치불안과 당리당략의 정치라는 교훈을 경험했다』면서 『국민이 양당제를 선호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노대통령은 『14대 총선에서 법과 질서를 위반할 경우 여야와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엄정히 다스릴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노대통령은 또 경제문제와 관련,『앞으로 경쟁력 향상을 위한 투자를 계속하면서 업종의 전문화와 부품소재산업의 육성 등을 통한 산업의 체질개선에 과감하고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농촌구조 조정과 무주택자 등 서민을 위한 복지정책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 중국/사회주의·자본주의 접목 실험

    ◎「2단계 개혁·개방」어디로 가는가/「정치­좌·경제­우」 등노선 가속화/정­경갭 심화땐 「제2천안문」 가능성도 중국의 신문과 방송들은 최근들어 개혁개방 캠페인에 열을 올리고 있다.개혁만이 살 길이요 개방만이 중국을 구제할 수 있다는 주장들로 가득하다. 이같은 개혁개방열풍이 지난1월하순 최고지도자 등소평의 심수·주해경제특구 시찰로부터 시작돼 북경의 지도층은 물론 시골 구석구석까지 번져가고 있다. 하지만 이번에 추진하는 2단계 개혁개방도 전과 다름없이 경제분야에 한정돼 있다.어떻게 하면 자본주의의 경쟁원리를 활용해서 사회주의경제의 단점을 보완,수정해 가느냐에 초점이 모아지고 있다.따라서 사회주의를 버리고 자본주의로 가자는게 아니고 「중국특색의 사회주의」를 건설한다고 주장한다. 개혁의 범위는 기업개혁·외환무역제도개선·가격체계와 금융제도개혁등 매우 광범위하게 열거되고 있으나 핵심적인 방향은 사유부문을 확대하고 시장기능을 보다 활성화하며 기업의 자율경영체제를 확립해 간다고 볼 수 있다. 이를위한 가장 힘든 작업은 사회주의경제발전을 가로막는 이른바 「3철」을 파괴하는 일인 것 같다.「3철」이란 해고의 염려없이 평생보장되는 직장을 의미하는 철반완(쇠밥그릇)과 일을 많이하든 적게하든 변함없는 임금인 철공자(고정임금),일을 잘하든 못하든 보장되는 직위인 철교의(철제의자)등을 가리키는 말로 중국정부는 이 문제해결을 위해 노동계약제를 도입,노동자를 해고할 수 있게하고 능력에 따라 임금과 직위를 다양화시켜나갈 계획이다. 강택민당총서기나 이붕총리 등은 이따금씩 정치개혁을 거론,서방관측통들의 관심을 끌기도 하지만 그 내용은 행정개혁범주를 넘지 못한다.직업공무원제도확립,당정분리,인민대표제도 개선 등으로 서방측이 기대하는 다당제나 의회직선제도와 같은 민주주의는 아니다.이런 민주제도에 대해서는 오히려 사반운동(사상자유화·정치다원화·경제시장화·군대국가화를 반대)을 펼치고 있어서 진정한 정치개혁에는 뜻이 없음을 분명히 하고 있는 실정이다. 문제는 이처럼 정치체제는 낙후상태로 버려둔 채 경제만 발전시킬경우 누적되는 모순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겠느냐는 점이다. 개혁개방의 총설계사로 흔히 불리는 등소평은 80년대의 1차 개혁개방정책으로 경제분야에서는 성공을 거뒀다는게 일반적인 평가다.연간 10%의 고도성장으로 12억인구를 온반단계(먹고 입는 문제 해결)로 끌어올리는데 성공했으며 앞으로 10년내에는 2단계 개혁개방으로 소강단계(여유있고 넉넉한 생활상태)까지 이끌어 가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등은 1단계 개혁에서 파생된 정치·경제발전간 괴리가 천안문유혈사태를 불러왔다는 역사적 교훈을 잊고 있는 것 같다.주민들의 배가 불러지면 정치적 자유에대한 갈망이 높아지고 그 결과가 천안문사태였다면 앞으로 넉넉한 생활수준에 오르게 될 주민들이 현재와 같은 낙후된 정치수준을 참아낼 수 있을지에 대한 통찰이 부족하다는 얘기다. 등이 지금까지 중국을 이끌어온 기본노선은 「하나의 중심」(경제건설)과 「2개의 기본축」(개혁개방·4항기본원칙)이론이었다.오는 2000년까지 중국을 현대화시키겠다는 목표아래 국가의 총에너지를 경제건설에 쏟아넣으며 이를 위해서는 개혁개방이 필요하고 또 4항기본원칙(공산당 영도·사회주의노선·프롤레타리아독재·마르크스­레닌­모택동사상)을 지켜나간다는 것이다. 등은 그동안 정치적 혼란이나 동요가 나타나면 4항기본원칙을 동원,억압적인 통제방식으로 안정을 되찾고 그렇지 않을 경우 개혁개방을 추진해오는 수법을 사용해 왔다.천안문사태이후 최근까지 4항기본원칙을 강조해온 것도 같은 맥락이다.이 기간은 소·동구공산체제가 붕괴된 시기와 일치한다. 지난해 8월 소쿠데타실패와 공산당 해체는 진운을 비롯,이붕·등력군등 보수세력이 목청을 마음껏 높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줬다.이들은 서방의 평화적 수단에 의한 체제전복(화평연변)을 수없이 경고했고 다당제반대 등 이른바 사반운동을 펼쳤는가하면 중국의 모든 정책을 자본주의성향인지 사회주의성향인지 분류해서(성자·성사분리운동)자본주의요소를 제거하자는 캠페인을 벌이기까지 했다.그후 지난해말 소연방이 해체되고 그 원인이 경제실패 때문이란 주장이 설득력을 발휘하면서 다시 개혁개방이 위세를 떨치기 시작할 수 있었다. 중국지도층이 당면한 가장 큰 문제는 정치개혁 거부로 누적돼갈 모순증대와 그로 인한 주민들의 불만폭발을 다스릴 무기는 정치폭력밖에 없다는 사실이다. 서방관측통들은 중국의 제2의 모순폭발시점을 현재87세인 등을 비롯한 몇몇 혁명원로들의 사망직후로 꼽고 있으며 여기에서 앞장설 사람들은 점점 늘어나는 해외유학생과 경제개발에서 소외된 지식인·노동자들이 될 것이라고 점치고 있다. ◎뿌리내리는 자본주의 요소들/직업선택 자유 인정… 「성과급 제도」도입/심수등엔 증권거래소 등장… 주식투자 “붐” 중국이 78년 개방·개혁정책을 실시한이후 가장 두드러진 현상은 자본주의 요소가 중국사회 곳곳에 뿌리를 내려가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당국이 국영기업활성화를 위해 기업혁신과 고용제도 개편작업에 발벗고 나섰고,기업과 고용인들은 근로계약제를 체결해 기업은 고용원의 능력과 업무성과에 따라 급여수준을 차등화하는 성과급제도를 도입하고 노동자들은 임의대로 직장을 옮길수 있는직업선택의 자유를 가지게 됐다. 이렇게 되면서 노동자들은 자신이 일한만큼 벌수 있는 개인농·개인상점·개인상공업등의 자영업으로 전환해 성공하게 되자 사회주의안의 새로운 부르주아로 등장하게되는가 하면 이들 자영업보다 규모가 큰것으로 우리나라의 읍면에 해당하는 향진소속주민들이 공동출자해 공동경영하는 중소기업을 형성,각자의 근무시간에 따른 임금지불제가 정착돼가고 있다. 개방정책의 초기만 하더라도 1백만개에 불과하던 자영업체 수가 지금은 무려 1천2백만개에 이르고 향진기업도 이미 2백만개를 넘어섰다.소위 개체호라고 불리는 자영업이 늘면서 광동성을 비롯한 개방도시에는 신흥부자군이 생겨 「1백만원호」「1천만원호」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하고 있다. 또한 상해 심수등에는 개방화의 물결을 타고 전형적인 자본주의 제도인 증권시장이 생겨나면서 주식붐이 일기 시작,증권거래소가 개설돼 증권투자로 수십만원의 재산을 축적한 「부자」도 꽤나 된다.심수지방에는 골프장과 경마장이 등장하기도 했다.전에는 생각지도 못했던 일이다. 이렇게 급작스럽게 부상한 자영업체 졸부들이 최저생활에 만족하지 못하고 산뜻하고 깨끗한 아파트에서 살기위해 프리미엄을 주고 국영아파트를 구입하게 되면서 아파트 밀매가 성행,부동산투기가 성업중이다.10년전 12개에 불과하던 부동산 개발회사도 3천5백개로 늘었다. 그러나 정치적으로는 이른바 「중국식사회주의」를 고수하면서 경제적으로 자본주의 요소를 도입하게 되자 각종 부패가 만연하고 자본주의형 병리현상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졸부들이 속출하면서 서비스형 비리가 더욱 기승을 부려 기차표를 살때나 정부기관민원서류를 원할때도 급행료 명목으로 웃돈을 주어야 되는등 돈으로 해결하려는 심리가 만연하고 있다.매춘 도박등 퇴폐풍조의 범람이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다는 경고의 소리도 들리고 거리에서는 에이즈감염을 조심하라는 포스터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개혁·개방 약사 ▲78년12월=당11기 중앙위 3차 전체회의(3중전회)에서 농업·공업·국방·과학기술등 이른바 4개의 현대화를 20세기 말까지 결정. ▲79년9월=심수·주해등 4개의 경제특구 처음 설치. ▲11월=경제부양및 기업경쟁력증대를 위해 식품등 1만종대상으로 물가통제 철폐. ▲80년9월10일=경제전문가인 조자양 총리취임. ▲82년12월4일=모택동사상보다 경제개발에 중점을 둔 신헌법 채택. ▲84년3월=외국인투자촉진을 위한 특허법제정. ▲10월=당12기 중앙위 3차전체회의(3중전회)에서 기업에 대한 국가통제의 배제,자율적 시장기능에 의한 물가결정,임금분야에서의 능률급제도실시등 경제개혁안 채택. ▲86년4월=6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4차회의에서 7차5개년계획(86∼90년)통과,사유재산권·저작권등을 포함하는 새민법및 외자기업법제정. ▲9월=12기 6차당중앙위 전체회의(6중전회)에서 「부자될 권리」인정. ▲88년1월9일=국영기업을 전문경영인들에게 맡기고 공장에 대한 공산당의 권한을 삭제하는 최초의 기업개혁법 마련. ▲1월26일=조자양총서기,수출주도경제로 전환 선언. ▲4월=심양·남경·항주등을 경제개방구로 추가,전해안을 경제개방구로 설정. ▲91년6월=내년부터 국제협력체제에연계시키는 관세제도 대폭 개혁 발표. ▲10월26일=외국기업진출및 중계무역강화를 위해 천진·해남등 연안도시에 「보세구」설치. ▲12월=13기 8차중앙위 전체회의(8중전회)에서 개혁·개방의 확대 지지.
  • 자기조사 써보기/홍재형 외환은행장(굄돌)

    한 사람의 생애가 최종적으로 평가되는 것은 아마도 그 사람의 죽음 이후가 아닐까 생각된다.때에 따라서는 중간평가가 수시로 이루어지기도 하겠지만 아무래도 한 평생을 결산하는 진정한 대차대조표는 죽음과 더불어 작성될 것이다. 그런 까닭에 우리 옛 선조들은 죽어서 욕된 이름을 남기지 않기 위해 평소의 삶을 가다듬어왔던 것이리라.물론 꼭 후세에 널리 이름을 남겨야만 훌륭한 생애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이생의 삶을 다스리고 절제하는 의미에서라도 죽은 다음의 자신의 이름을 생각해 보는 것은 여러가지로 유익한 면이 있을 듯하다. 비록 유명인사가 아닌 필부라 할지라도 가깝게는 자기 가족·친구·친지들에게 스스로의 이미지가 어떻게 남을 것인가를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길든 짧든 사람의 한 평생은 결국 순간 순간의 단위시간이 이어진 것이므로 이 단위시간이 연결되는 모든 과정을 잘 다스리는 지혜가 필요하리라 생각한다. 언제나 최선의 삶을 살고자 매년 정초에 자신의 유서를 미리 써 보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바가 있는데그런 의미에서 자신이 죽음을 맞이했을 때 그 영결식장에서 누군가가 읽을 자신에 대한 조사를 스스로의 손으로 미리 한번 써 보는것도 무익하지 않을 것 같다. 조사라는 성격상 평소의 인품이라든가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직장의 동료나 상사로서,그리고 교우관계로 보면 친구의 한 사람으로서,또 나아가서는 이 사회와 국가의 일원으로서 자신이 어떤 사람이었다는 평가가 있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 조사에서 자신은 어떤 사람으로 묘사되고 싶은가. 우리의 삶이 남에게 평가받기 위해 사는것은 아니지만,적어도 이와같이 깨어있는 생각을 가지고 사는 사람이라면 스스로를 지키고 가꾸는 일이나 균형잡힌 하루하루의 생활을 위해 열과 성을 다하게 될 것이라고,또한 이런 삶의 태도야말로 자신은 물론 다른 사람과 이 사회에 널리 유익을 끼치게 될 것으로 생각한다. ▷필진이 바뀝니다◁ 3월의 필진이 홍재형(외환은행장) 이동하(문학평론가·서울시립대교수) 김은호(변호사·전대한변호사협회장) 정희경(전계원예고 교장) 최선록씨(본사 편집위원)로 바뀝니다.
  • 대전∼서산 산업고속도 건설추진/노 대통령,충남도 순시서 지시

    【대전=김명서기자】 노태우대통령은 27일 『다가오는 14대 총선거는 반드시 「돈안드는 깨끗한 선거」로 치러 지난날의 잘못된 선거풍토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하고 『특히 금품살포와 선심·흑색선전과 비방·폭력 등은 초기단계에서 완전히 그 뿌리를 뽑는다는 각오로 감시와 단속활동을 강화하라』고 지시했다. 노대통령은 이날 상오 충남도청을 방문,이종국지사로부터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이같이 지시하고 『모든 공직자는 크고 작은 위법행위를 철저하게 법대로 다스림으로써 선거법을 위반하고는 결코 당선될 수 없다는 인식을 확고하게 심어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대통령은 이어 『충남의 기반시설 확충을 위해 백제 문화권 순환도로사업을 적극 추진하되,현재 공사중인 공주∼부여간 도로확장공사는 대전엑스포 이전에 완료토록 하라』고 당부했다. 노대통령은 또 『충남 북부권의 교통체증해소를 위해 태안∼서산∼당진간 국도를 확장해 서해안 고속도로 건설에 맞춰 연결시키도록하고 대전∼서산간의 「산업고속도로」건설방안도 추진하라』고 지시했다.
  • 검찰 「탈법선거」 어떻게 다스리나

    ◎여야공천자 30여명 포함,1백70명 내사/「불법」 확일될땐 선거공고일 전 형사처벌 거창사건은 불법선거운동에 대한 신속하고 엄정한 사법조치도 예고하는 것이다. 경찰청은 최근 불법선거운동혐의로 1백70여명을 내사하고 있다고 밝혔다.이중에는 여야 공천자 30여명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불법 행위를 저지른 주요 후보에 대한 사법적 처벌이 이강두위원장 뿐만 아니라 대대적으로 이뤄질 가능성마저 시사한다. 사직당국은 특히 위법혐의가 드러난 사람은 선거공고일인 3월7일이전까지 구속 또는 형사입건하는 등 신속한 조치를 취해 혼탁분위기를 조기차단한다는 방침이다. 가장 흔히 발생하는 선거법위반사례인 금품제공과 관련한 법규정은 국회의원 선거법 제82조이다. 82조에서는 후보자나 정당이 의원임기만료 1백80일전부터 선거일까지 선거구민의 모임이나 행사에 대해 어떤 명칭으로든 기부행위를 할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이때 기부행위는 금전제공,화환·달력등 물품이나 시설의 제공·무상대여나 무상양도,채무의 면제나 경감 기타의 이익을 제공하는 행위라고 정의되어 있다. 그러나 탈법의 빌미가 되고 있는 것은 기부행위 제한의 예외인정 때문이다.관혼상제의 축의금·조의금이나 의원귀향보고회 및 정당단합대회에서 다과나 음료(주류제외)는 제공이 허용돼 있다.또 정당의 창당·개편대회에서의 식사나 음료(주류제외)또는 교재(선물·기념품제외)제공은 가능토록 하고 있다. 이강두위원장의 경우 개편대회가 끝난뒤 식사제공대신 그에 해당하는 현금을 지급한게 문제가 됐다.정상이 참작될 수도 있겠으나 금전제공은 불가하다는 규정이 있으므로 명백히 불법이란게 관계당국의 설명이다. 관계당국은 법을 보다 엄격히 적용,식사대신 현금을 지급하는 사례는 물론 식권배부조차 선거법 위반으로 제재할 것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선거법 제1백80조는 선거와 관련해 불법 기부행위를 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3백만원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는 등 엄히 다룰 것을 규정하고 있다. 개정선거법은 이와 함께 선거사범의 재판기간을 1심은 공소제기후 6개월이내,2심과 3심은각각 3개월이내에 끝내도록 함으로써 불법행위자는 설령 당선됐더라도 조속한 시일내에 자격이 박탈되도록 규정하고 있다.
  • 「억척스런 이 여성」 이미지 퇴색(해외여성)

    ◎출산율 세계 최저… 북부지역선 1명 미만/“여러자녀 기르며 가족 부양”평가 옛말로 유럽 여성들 가운데 가장 적극적이고 활동적인 이탈리아 여성들의 억척스러움이 퇴색되고 있다. 수다스러우면서도 가정에서는 남편을 대신해 가족들의 호구지책을 책임지고 아이들을 많이 낳던 이탈리아 여성들의 전통이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최근 유럽공동체(EC)가 집계한 91년도 가임여성 1인당 출산율은 이탈리아 여성이 전년도보다 0.02명이 줄어든 1.27명으로 세계에서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독일 1.39명,영국과 프랑스 1.81명에 비하면 자녀들을 한타스 정도 거느렸던 것이 흔했던 이탈리아 여성의 변신은 놀라울 정도다. 그래서 「어제,오늘 그리고 내일」이라는 영화에 나오는 전형적인 이탈리아 여성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게 됐다. 담배 밀거래죄로 복역중이던 소피아 로렌이 임신으로 인해 사면을 받아 만삭의 모습으로 나폴리 교도소를 나서 초라한 옛집에 돌아와 많은 자녀들과 얼싸안고 또 이웃 주부들과 수다를 떠는 모습이 사라졌다는 이야기다. 가정을 책임지고 인간적이고 이해심이 큰 이런 「마마」를 지금 기대할 수는 없는 것이 이탈리아의 현실이다. 이탈리아 여성들의 출산율 저하는 공업화가 이루어져 부부가 대부분 함께 직장을 다니는 북부지방에서 두드러져 베네치아·리구리엔·에밀리아로마냐지방은 1명 미만이다. 농업지역인 남부지방도 마찬가지인데다 자녀들이 대부분 북부지방 도시로 떠나버려 인구감소 추세는 북부보다 더욱 심한 실정. 이때문에 고리니 통계국장은 『멀지않아 남부지방은 사람대신 늑대들이 울어대는 황무지로 변모할지도 모른다』고 우려하고 있다. 여성계 관계자들은 70년대들어 활발히 전개되기 시작한 이탈리아 여성운동이 이같이 사회와 가정구조에 엄청난 변화를 가져오게 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탈리아에서는 70년부터 여성계가 낙태의 합법화를 요구,78년 카톨릭 국가로는 처음으로 이를 인정했다. 다른 유럽국가와는 달리 탁아소나 유치원이 거의 없다. 또 여성에게는 열악한 사회환경,일상화 된 교통체증,파업,어느 관공서나 장사진을 이루고 있는 민원불편 등을들어 대가족 구성을 정책적으로 막아 1∼2명의 자녀만을 두도록 했었다.
  • 대남경협 기대속 「이념파급」걱정(평양 92년 2월:중)

    ◎김인철특파원 「화해의 길목」을 다녀오다/「자립경제」의 한계성 절감/“체제만큼은 「우리식」” 강변/인텔리 계층 ­이런 게 사회주의식 스트레스 해소법인가. ▲사회주의식이 아니라 「우리식」이다. ­지나치게 강렬하고 선명하다는 느낌이 든다. ▲그럴거다.「생일」(북에서 만난 사람중 김정일의 50돌생일을 이렇게 표현한 사람도 그뿐이었다)에 맞춰 준비된 것이라서 더 「찐」해졌구먼. ­남측대표단이 결국 관람했으니 기분좋겠구만. ▲그럼,우리는 이게 「다인데」안보겠다면 되갔어.합의서도 발효됐는데. 19일 하오 북측의 끈질긴 요구로 추가된 「집단체조」를 평양체육관에서 관람하던중 나란히 앉은 북측인사와 나눈 귀엣말이다. 남한사정에 정통한 그는 어린 소년 소녀들의 기계적인 몸동작과 타는듯한 붉은 색,그리고 공연장을 가득 메운 3만여 주민의 박수와 환호소리에 부자연스럽고 우울해하는 기자의 감정을 십분 이해하겠다는 듯 시니컬한 톤으로 대답했다. 3박4일간의 평양체류중 시내 그 어느곳을 지나도 눈에 들어오는 건물이 바로 1백5층짜리 건물인 유경호텔이다.밤이 되면 건물 꼭대기 위에 설치한 붉은 색의 로동당기만이 선명히 드러나는 이 건물은 익히 알려졌듯 골조공사는 끝마쳤으나 내부공사가 중단돼 거대한 흉물처럼 버티고 서 있었다. ­본래 89년 완공목표였고 그 다음은 김일성주석의 80회생일에 맞춰 문을 열려고 했다는데.무리한 계획으로 실패한 것 아니냐. ▲계획에 차질이 생긴 것은 사실이나 능력이 없어 공사를 끝내지 못한건 아니다.지도자동지께서 모든 역량을 살림집건설에 돌리라고 지시해 뒤로 미루고 있을 뿐이다. ­인민경제의 우선 추진이 목표라면 애초 계획이 잘못된 게 아니냐. ▲우리 경제능력에 비춰 무리했다고 할 수 있다.때문에 외국자본을 유치해 완공하려 한다.양각도호텔도 그래서 프랑스와 합작으로 건설중이다. ­당장 시급한 인민경제부문에 모든 경제력을 투입하고 그외 부문에는 외국자본을 끌어들일 수 있다는 말이냐. ▲그렇다.앞으로 외국과의 합작사업이 크게 늘어날 것이다. ­그럴 경우 북한당국이 가장 염려하는 「사상적 오염」의가능성이 높아질텐데. ▲그런 우려가 적지 않다.그러나 우리는 꾸준히 사상교양을 하기 때문에 괜찮다.물질적 토대가 바뀌면 상부구조(정치)가 바뀐다고 하지만 우리 체제의 토대는 물질이 아니라 「사람」이다. ­사람에게 욕심이 없을 수 없다.누구나 더 좋은 것을 원하고 많이 갖기를 원한다.북한사회가 열릴수록 사람들의 의식이 바뀌고 그 경우 북한식 사회주의도 위협받지 않을 수 없을텐데…. ▲집단주의를 무엇보다 우선시하는 주체적 사회주의체제에선 「사람들의 지향과 욕구」도 당의 영도로 다스려질 수 있다. 평양에서 만난 사람들,스스로를 인텔리계층으로 분류하는 그들과 나눈 대화이다.그들은 이렇듯 북한자립경제의 한계를 인식하고 있었고 자본주의의 논리와 경제력의 놀라운 성장을 이룩한 그 장점을 이해하고 있었다.그리고 북한식 변화를 주도하는 「당과 수령」이 자본주의의 장점을 부분 수용하려한다는 점을 눈치채고 있었으며 그 파급효과에 불안해 하면서도 「우리 인민들만은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믿고 싶어했다. 평양에서의 마지막 밤인 20일 하오 옥류관만찬장에서 만난 북측의 한 중견기자는 『베잠방이를 입더라도 머리를 숙일 수는 없지않느냐』고 했고 『주체를 견지했기에 동구의 여러 사회주의 국가와 달리 살아남을 수 있었다』고 강변했다.사회주의로동청년소속이라고 밝힌 40대의 안내원도 19일 낮 청류관에서 있은 점심자리에서 『우리가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남한이 잘 사는 것은 사실이지만 우리는 정치적 안정을 이루고 있다.남한은 정치적으로 불안하지 않느냐』고 응수했다. 무소불위의 정책결정권을 갖고 있는 당과 수령,그리고 지시와 결정을 「복음」처럼 따르는 인민대중들,그 중간에 서있는 인텔리계층들.그들은 『지금 「우리식 사회주의」가 무언가 새로운 길을 찾으려 고민하고 있는게 아니냐』라는 질문에 『혁명의 각고성과 복잡성이란게 있다.참고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그러면서 『인민이 제각기 먹겠다는 욕구를 조정하는 것이 「머리」다.우리가 최근 어떻게 하면 부강해질까 해서 자본주의와 합작도 하고 두만강유역개발계획도 적극 추진하고 있으며 남한과의 경제교류·합작에 긍정적으로 대응하고 있으나 주체주의를 버릴 것이라곤 오판하지 말라』고 낮지만 분명한 어조로 말했다. 이렇듯 자신있다고 말하지만 「공허감」에 몸을 떨며 새로운 변화가 필요한 때임을 인정하고 있는 북한의 인텔리들.그들이 과도기의 북한사회에서 어떤 주장과 대안을 찾아낼 수 있을지 궁금했던 북한방문 3박4일 이었다.
  • 북한핵위협 제거 반드시 실현/노 대통령 취임4돌 기자간담

    ◎남북회담서 관철 기대… 안되면 안보리 상정/「재벌당」 돈정치 국민이 다스릴것/남은임기 공명선거·경제회복에 최선 노태우대통령은 22일 『북한의 핵위협이 하루 빨리 제거되어야 한다는 것이 국제적인 공감대』라고 말하고 『남북한간의 회담을 통해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같은 국제적 구속력을 갖는 기구를 통해서라도 반드시 실현되어야 할것』이라고 강조했다. 노대통령은 취임 4주년을 3일 앞둔 이날 청와대에서 출입기자들과 오찬을 함께 하면서 『북한의 핵위협 제거문제는 합의서 못지 않게 중요한 사항이므로 앞으로 남북간 실무회담 과정에서 우리 대표단이 반드시 관철해 낼 것으로 믿는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노대통령은 북한이 녕변핵단지에 지하터널을 건설하고 있다는 미지 보도에 대해 『확증이 있는것은 아니지만 그럴 가능성도,위험성도 있다는 보고는 많이 받고 있다』고 했으나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다. 노대통령은 『비록 이번 6차 고위급회담에서는 핵문제에 대한 북한의 확고한 답변을 받아내지는못했지만 북한이 3월말 또는 4월초에 핵안전협정을 비준하겠다고 구체적으로 밝힌 것은 북한도 우리의 강력한 요구를 더이상 피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노대통령은 재벌이 정당을 만들어 돈을 마구 쓰는데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민주국가에서 누구라도 정치를 할 수 있겠지만 수준높은 국민들이 잘 평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대통령은 또 『정당이 합법적으로 쓰는 돈이라면 그 출처와 사용처를 정부가 알아보는 것을 탄압이라고 하겠지만 잘못된 돈은 법에 의해서나 이를 목격한 국민들의 뜻에 의해 올바르게 다스려질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노대통령은 나머지 임기 1년의 국정운영 방향에 대해 『총선과 대선을 공명정대하게 치르고 경제활력의 회복을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해 민주화를 이룩한 대통령,통일기반을 닦은 대통령,경제적 어려움을 극복한 대통령으로 평가받고 싶다』고 말했다.
  • 노 대통령 취임 4돌 기자간담 내용

    ◎“민주화·북방외교 성과 가장 큰 보람”/남북교류 돌다리 두드리듯 조심스럽게/「북한핵」 유야무야 넘기는일 결코 없을것/총선·대선 잘치로 「6·29선언」마무리/기업돈 선거판 유입땐 법따라 처리/민주화과정 「노사전쟁」 극심할땐 괴로움 노태우대통령이 22일 취임4주년을 앞두고 청와대출입기자들과의 오찬에서 나눈 대화내용은 다음과 같다. ◇노대통령=(출입기자들중 6차고위급회담취재차 평양을 다녀온 일부기자들에게 방북소감을 물은뒤)『남과 북은 서로의 불행을 야기치 않고 협력하며 국력의 낭비없이 상승작용을 통해 발전되어 통일로 나아가야 한다는게 우리의 목적이며 소망입니다. 따라서 남북관계는 다소 지지부진한 감이 있더라도 돌다리를 두들기듯 조심스럽게 진행해야만 불행을 야기시키지 않고 평화로운 방향으로 진전될 것입니다』 ○김일성에 친서 안보내 ­대북관계가 대중국수교문제에 내부적으로 획기적인 진전이 있다는 관측도 있는데…. ▲김일성주석이나 중국의 국정최고책임자에게 친서를 보낸적이 없는데도 일부 신문보도에는그동안 수십장 보낸 것으로 보도됐습니다.이같은 보도를 보면서 그쪽에서 뭐라고 생각하겠습니까.우리 정부당국을 믿지않을 것이고 한국의 언론을 믿을 수 없다고 생각할 것 아닙니까.또 언론등이 추측보도를 해놓고 기정사실인양 그것을 근거로 해서 속도가 빠르느니 늦으니 하면서 비판을 하는 예도 있는데 이같은 태도는 북방정책진척에 차질을 초래합니다.외교·북방문제에 대한 보도는 신중을 기해주기 바랍니다. ­취임4주년을 맞는 시점에서 그동안 가장 보람있었던 일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내몸이 희생되더라도 국민이 소망하는 바가 이루어진다면 그이상 더 큰 보람이 어디 있겠습니까.취임이후 나는 6·29선언을 실행해야하는 임무와 사명을 역사와 국가로 부터 부여받았으며 민주주의의 실천을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북방정책 80%는 완성 매우 어려웠고 모든 것이 허물어지며 무정부적인 상황이 빚어질때는 나자신도 민주화 성공여부에 의심을 갖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기다리고 참으면서 내린 결론은 내가 나가는 길이 헛된길이 아니라는것이며 대가없이 민주주의를 이룩할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으며 확실히 성취했습니다. 또 하나는 북방정책의 성공입니다.80년대초부터 비동맹국들을 우리편으로 끌어들이는 노력을 기울였고 88올림픽을 계기로 전방위외교를 벌이며 평양으로 가는 길을 열었습니다.북방정책은 생각보다 더욱 빨리 진행돼 이제 80%정도는 이루어 졌습니다. 남은 금년에도 더욱 열심히해서 나머지 20%중 대부분을 이루고 내 후임자에게는 그저 5%정도 쉽게 이룰수 있는 것만 물려줄 생각입니다. ­재임기간중 특별히 어려웠던 점은 무엇이었습니까. ▲경제적인 면에서 고통도 있었고 보람도 있었습니다.민주주의를 하기위해 뻔히 알면서도 많은 대가를 치러야 했습니다.노사분규에 대해서는 법적,물리적 대응도 할 수 있었지만 과거부터 누적된 욕구의 분출인만큼 일단 놔두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그러나 한계를 넘게되면 노사전쟁이 돼서 기업도 근로자도 무너지게 되고 나라는 어떻게 되겠습니까.그런 한계상황에서 고심도 컸고 어려움도 많았습니다. ○몇걸음 앞서 국민리드결과적으로 국민에게 고맙게 여기는 것은 한계를 지켜주었다는 것입니다.강력한 대처를 요구하는 국민들도 많았고 내가 참고 기다릴 때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손가락질 하는 사람도 많았습니다.책임없는 대통령이라는 비난도 있었습니다.뼈아픈 경험을 많이 했습니다.참 힘들었습니다.그러나 대가를 치르지 않고는 안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국민 모두가 함께 나간다면 자생력을 바탕으로 자율화와 민주화가 이루어집니다.이점에서 88년 대통령 취임사에서 나는 국민과 함께 어깨를 나란히 해 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그러나 리더십도 필요하더군요.그래서 작년에는 몇걸음을 국민보다 앞서 나가되 돌아서면 금방 잡을 수 있는 위치에 있겠다고 했습니다. ­북한이 녕변핵단지에 지하터널을 건설하고 있다는 미지의 보도가 나왔는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확증이 있다는 보고는 아니지만 그럴 가능성도 있고 위험성도 있다는 보고는 많이 받고 있습니다.우리뿐 아니라 세계의 모든 나라가 그같은 위협은 하루빨리 제거해야 한다고 여기고 있습니다.이는 국제적인 콘센터스입니다.비록 이번 6차고위급회담에서 북측으로부터 핵문제에 대한 확고한 답변을 얻어내지는 못했지만 반드시 위험을 제거해야 한다는 의지를 북측에 보였습니다.북한이 핵안전협정 비준을 빠른 시일안에 하겠다는 종전 입장에서 3월말 또는 4월초로 그 시기를 구체화한 것을 보고 북한도 우리의 강력한 요구를 피하지 못할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곧 남북간에 실무접촉이 있겠지만 이 문제는 유야무야로 흘려버리지는 않을 것입니다.합의서 못지 않게 중요한 사안이므로 우리 대표단이 반드시 관철해 낼 것으로 믿습니다.국제적으로 구속력을 갖는 유엔안전보장이사회 같은 국제적 기구를 통해서라도 반드시 실현해야 할 것 입니다. ○후보들 「공명」각성을 ­재벌에서 정당을 만들어 돈을 마구 쓴다는 비판적 시각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민주국가에서 누구는 정치를 할 수 있고 누구는 할 수 없다는 제한은 할 수 없겠지만 수준높은 국민들이 잘 평가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기업자금이 선거로 유출되는데 대해서는 조사해 보실 생각이 있는지요. ▲정당이 합법적으로 쓰는 돈이라면 이를 알아 본다는 것을 탄압이라고 할 것입니다.깨끗하고 돈 안드는 선거를 한다는 것이 나의 의지이고 국민 모두의 소망입니다.이런 차원에서 잘못된 돈은 법에 의해서나 이를 목격한 국민들의 뜻에 의해 올바르게 다스려 지리라고 봅니다. ­금권·타락선거에 대해 많은 국민들이 걱정하고 있는데요. ▲공명선거에 대한 국민 여론은 따갑고도 무섭습니다.각 후보자가 이같은 국민여론에 따른다고 할때 성숙된 결과가 나올 수 있을 것입니다. ­앞으로 남은 임기 1년동안 어떤일에 역점을 두실 계획입니까. ○하반기부터 경제회복 ▲그동안 내걸었던 일들을 알차게 매듭지어야겠지요.총선거와 대통령선거를 공명정대하고 훌륭하게 치러냄으로써 6·29선언이 명실공히 실천되고 또 실천된 바가 궤도에 올라섰다는 국민들의 평가를 받고자 노력하겠습니다. 또한 경제가 곤두박질치면 민주화를 하고 싶어도 못합니다.따라서 경제활력 회복에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일부에서는 올 연말 우리의 외채가 5백억달러가 넘을 것이라고 주장해 국민을 불안하게 하고 있습니다.그러나 87년말 우리의 순외채는 2백24억달러였지만 작년 연말 현재 1백24억달러로 줄었습니다.그런데 어떻게 5백억달러가 넘을수 있겠습니까. 우리는 외화도 많이 확보하고 있습니다.한국은행이 1백60억달러,시중은행이 50억달러등 2백10억달러를 갖고 있습니다.5공때 외화 보유고는 1백50억달러 정도였습니다. 지난해 국제수지도 90억달러가 훨씬 넘는 것으로 알려졌었지만 얼마전의 최종집계에서는 88억달러로 7억달러정도가 줄었습니다.이렇게 국제수지가 적자를 본 이유로는 임금·생산성·구조조정문제 등을 꼽을 수 있습니다.특히 구조조정면에서 사회간접자본 투자,기술개발,기술인력양성 등의 투자효과는 2∼3년 정도가 소요됩니다.우리가 89년의 진단과정을 거쳐 90년부터 투자를 한만큼 금년 하반기부터는 효과가 나타날 것입니다. 민주화를 이룩한 대통령,통일의 기초를 닦은 대통령,경제도약을 성공시킨 대통령으로 매듭지어졌으면 좋겠습니다.그러나 경제부문에서는 도약은 어렵더라도 어려움을 극복해낸대통령으로 평가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 노·사·정에 바란다/조순 전 부총리 주제발표내용

    ◎노/폭력 앞세운 「천민임투」 자제하는 슬기를/사/허세털고 「정직한 경영」으로 신뢰 쌓아야/정/물가안정·경제체질 강화 일관된 정책을 우리가 이 시점에서 올바른 노사관계를 정립하기 위해선 우리 경제사회의 현황과 문제점을 잘 알아야 한다. 이를 정확히 안다면 바람직한 노사관계의 방향은 저절로 도출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경제성장률 9%선,물가상승률 10%선,무역수지적자 1백억달러선 등이 지난해 경제실적을 요약해주는 몇개의 지표다. 정부는 이런 지표가 함축하는 경제상태를 그대로 지속시켜서는 안된다는 인식아래 올해 경제운용에 있어 모든 거시지표를 하향조정하도록 계획하고 있다. 겉으로 드러나는 우리 경제의 가장 큰 문제는 인플레와 무역수지이다. 그러나 우리 경제의 내부를 들여다보면 인플레나 국제수지보다도 더 크고 어려운 문제가 도사리고 있다. 인플레나 국제수지는 겉으로 나타나는 문제일뿐 그 밑바닥을 이루는 경제사회의 하부구조가 취약한 상태에 놓여있기 때문이다. 사회기강의 해이,근로의욕의 저하,기업의식의 약화,소비성향의 증가,집단이기주의의 만연및 정부의 실효성의 저하등이 우리 경제 하부구조의 취약성을 반영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냉전체제의 종식등 국제적으로도 힘겨운 도전에 직면하고 있는등 대내외적으로 가중되는 어려움을 헤쳐가기 위해선 바람직한 노사관계를 설정,진정한 산업평화를 이루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노사쌍방은 서로의 이익이 항상 대립한다는 의식을 버려야하고 민주적인 노사관계를 뿌리내려야 한다. 비민주적인 산업문화를 가지고는 결코 진정한 산업평화를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와함께 국민경제가 어찌되었든 어떤 일을 해서든지 돈을 벌기만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기업의 천민의식과 어떤 수단을 동원해서든지 임금만 올려받으면 된다는 근로자의 천민의식을 완전히 씻어버려야 한다. 많은 사람들은 자본주의의 가치관과 이같은 천민의식을 혼동하고 있다. 이같은 천민의식을 가지고는 현대사회가 필요로 하는 기업윤리와 근로윤리를 창출해낼 수가 없다. 진정한 산업평화를 위해선 근로자·기업주및 정부등 이해당사자간 사회적 합의가 형성돼야 하며 이를 위해 각 개별 경제주체에 대해 다음과 같이 구체적인 제안을 확실히 하고자 한다. 우선 기업주들은 이 나라의 산업을 지도하는 지위에 있다는 인식을 가지고 그 지위에 상응하는 적극적이고도 겸허한 사고와 행동으로 국민의 존경을 받아야 한다. 기업주들은 기업이 공유물이라는 인식을 갖고 종업원과 동고동락하는 기업문화를 길러야 한다. 한국의 근로자들은 돈보다도 오히려 따뜻한 인간적인 배려를 더 바라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한다. 이와함께 기업주는 허세와 거짓을 뿌리치고 정직하게 손익계산등 기업의 실태를 근로자들에게 공개,이해를 구하고 서로의 신뢰를 쌓아야 한다. 정직하고 공명한 경영자세 없이 노사관계의 정상화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다. 또 근로자들은 흔히 나타내기 쉬운 피해의식을 버리고 어떤 수단을 동원해서든지 임금만 올려받으면 된다는 천민의식을 깨끗이 씻어버려야 한다. 한발짝 더 나가 국민경제의 장래를 위해 임금수준이 웬만큼 오른 기업체의 근로자들은 아예 자진해서 임금인상 요구를 자제하는 슬기와 용기를 보여줘야 한다. 지난날 우리경제가 저임금을 바탕으로 발전한 것은 부인할 수 없으나 이젠 적어도 평균적으로는 고임금 국가가 됐다. 오히려 임금수준에 비해 생산성 향상이 뒤떨어져 우리의 상품이 세계 도처에서 가격경쟁이나 비가격경쟁 양면에서 밀려나고 있는 실정에 있다. 근로자들이 자제하는 용기와 슬기를 보여준다면 새로운 산업문화를 창출하는 신선한 자극제가 될 것이며 근로자들 자신이 새로운 문화의 가장 큰 수혜자가 될 것이다. 근로자들은 또 만부득이 분쟁이 발생하더라도 절대 폭력을 쓰지 말아야 한다. 돌을 던지거나 바리케이드를 치지 말라. 간디의 철학을 빌릴 필요도 없이,폭력보다는 비폭력의 투쟁이 상대방을 설복시키는 데 더욱 유효하다. 이와함께 근로자는 자기의 판단에 입각해 행동하는 자주의식을 갖고 군중심리에 휩쓸려 부화뇌동하지 말아야 한다. 정부는 올바른 노사관계의 정립을 위해 임시방편으로 대응하지 말고 인플레의 고리를 단절하는 동시에 취약한 경제체질을 강화하기 위해일관성있는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또 노사문제의 해결은 원칙적으로 노사 당사자들이 자율적으로 해결하도록 유도하되 위법행위가 있을 때에는 노사를 막론하고 법률에 따라 엄격하게 다스려야 한다. 끝으로 근로자들의 재산형성과 복지증대를 지원하고 주택공급이 무리없이 이뤄질 수 있는 방안을 추진,기업주와 근로자들이 한국인의 심성에 적합한 산업문화를 만들어 내는데 필요한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
  • EC는 지구종말 징조 대논쟁/노르웨이(세계의 사회면)

    ◎“국경철폐는 바벨탑쌓기” 비유/근본주의 기독교도들,“가입하면 안된다”/팽팽한 찬반양론에 영향 줄 듯 요즈음 노르웨이에서는 유럽공동체(EC)가입여부에 대한 국민들의 찬반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가운데 성서의 계시록에 나오는 종말논쟁으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EC는 성서에 나오는 짐승이 지배하는 마지막 왕국』이라는 근본주의 기독교도들의 주장을 둘러싸고 종교계·정계·언론계가 일제히 성서의 애매모호한 문구해석논쟁에 휩쓸리고 있는 것이다. 근본주의 기독교도들은 얼마전부터 EC는 지구종말이 임박했음을 나타내주는 흉조이며 그 지지자들은 지옥에 던져져 불태워질 것이라고 경고해왔다.이들은 EC가 로마헌장에 의해 탄생된 점을 들어 패역한 인류의 멸망 직전에 로마제국이 부활할 것이라는 계시록의 예언이 실현되고 있다고 주장한다.이들은 또한 통합을 위해 국경을 허무는 것을 구약의 바벨탑쌓기에 비유한다.국경을 허물게 되면 자연히 언어의 동질성이 확대되는데 이는 인간들의 의사소통을 막아 공사를 중단시킨 신에게 또다시 도전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근본주의 기독교도들은 이와함께 「악마의 왕국」을 다스리는 「짐승」은 숫자에 의해 식별되며 숫자는 이름을 가리키고 그 짐승의 수는 666이라는 요한계시록의 예언(13장18절)을 현 EC집행위원장인 자크 들로르에게 적용,자신들의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다.즉 과거 히틀러에게 적용했던 수치(A=100,B=101,C=102,D=103…Z=125.따라서 히틀러는 H(107)+ⓘ(108)+ⓣ(109)+ⓛ(111)+ⓔ(104)+ⓡ(117)=666을 들로르(Delors)위원장에게 적용한 결과 667이 나오더라는 것이다. 최근 한 TV토론에 참석한 전 기독교신문 편집장 아더 베르그씨는 이같은 주장을 대변,『EC는 짐승에게 유럽뿐아니라 전세계를 지배할수 있는 면류관을 씌워주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선과 악의 최후의 결전(아마겟돈전투)이 가까워오고 있음을 역설했다.그러나 함께 참석한 루터교회 주교인 페르 로에닝씨는 『그런 식으로 따진다면 이름수치가 666인 사람이 1만명은 될 것』이라며 이들의 주장을 억지라고 반박했다. 이처럼 EC와 결부지은 종말론논쟁이 노르웨이에서 커다란 반향을 일으키고 있는 이유는 이것이 국민들의 EC가입 입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이다.지난 72년의 국민투표에서 근소한 차이로 EC가입이 부결된 노르웨이는 금년 후반기에 가입여부의 최종결정을 내려야 하는데,현재는 찬반 양론이 팽팽하다. EC가입을 거부한 이후 노르웨이는 풍요를 누려왔다.북해석유의 덕택으로 4백만 국민을 위한 광범위한 사회보장제도를 유지하고 있고 세계에서 가장많은 농업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반대자들은 EC가입이 농업보조금 감소를 초래,북극까지 뻗쳐있는 척박한 토양의 이 나라 농촌에 치명타를 가할 것이라고 우려한다.1905년에 스웨덴으로부터 독립한 이 나라의 주권을 EC에 넘기는 것을 대부분 국민이 꺼리고 있는 것도 또한 사실이다. 그러나 옹호론자들은 EC에 가입하면 경제가 경쟁력을 지니게 되고 가입하지 않게 되면 전체유럽으로부터 고립될 것이라고 지적한다. 종말론 논쟁이 이 양자중 어느쪽에 유리할지는 현재로서는 점치기 힘들다.정치분석가들은 근본주의 기독교도들의 주장이 일부사람에게 겁을 줘 EC가입에 반대하도록 영향력을 발휘할수도 있으나 반EC운동을 펼치고 있는 그들의 정신상태에 의문을 제기,찬성파의 입장을 오히려 강화시켜줄 수도 있다고 진단한다.
  • 첫 동요집 출간60돌 윤석중씨(온고지신의 탐방)

    ◎문화계 원로에게 어제·오늘을 듣는다/“요즘 어린이 애늙은이 같아 걱정”/어린이답게 자라도록 부모 힘써야/시비가릴 판단력 교육이 가장 중요/삼백예순날 모두 어린이날 같이 됐으면 윤석중옹(81·새싹회회장)의 나이쯤에 사무실을 유지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그 나이 정도의 많은 노인들이 몸 어딘가 한구석이 불편해 자리보전하기 일쑤이고 다가온 인생의 황혼을 쓸쓸히 추스리고 있을 쯤에 윤석중옹은 아침 정시에 사무실에 출근,일과에 따른 바쁜 하루를 갖는다.그는 분명 사무실을 유지하는 가장 나이든 축에 속할 것이다. 서울 대우센터빌딩 908호.이곳이 바로 13살 때부터 무려 70년 가깝게 어린이운동에 평생을 바쳐온 아동문학가 윤옹이 근무하는 새싹회 사무실이다.윤옹은 대우 김우중회장의 배려로 무료로 사무실을 빌려 쓰고 있으며 운전사가 딸린 승용차도 이용하고 있다.윤옹이 빌딩의 로비나 복도를 걷노라면 어린 시절 그의 동요를 틀림없이 배웠을 많은 사람들이 인사를 해온다.사무실의 서쪽으로 난 창으론 서울역을 가로질러 그가 다녔던양정중고등학교와 그 맞은편 쪽에 위치했다던 소파 방정환선생이 차렸던 「개벽사」 터가 보인다. 『내가 어떻게 보입니까』 선생은 전혀 자만하지 않는 투로 자신의 건강을 묻는다.『이제 은퇴할 때가 됐지요』하고 자답하는 그의 어조엔 먼저 세상을 등지거나 사회일선에서 떠난 동료·선후배 문인에 대한 미안함이 배어 있다.하지만 그로선 은퇴가 수월치 않다.어린이를 위한다는 일이 끝을 볼 수 있는 일이 아닐 뿐더러 아동문학계가 현재 많은 어려움에 처해 있기 때문이다.더욱이 올해부터는 어린이와 관련한 갖가지 기록을 앞두고도 있다.금년은 국내 첫 창작동요집인 「윤석중 동요집」출간 60돌이 되는 해이며 내년 93년은 국내 첫 동시집인 윤옹의 동시집 「잃어버린 댕기」출간 60돌,94년은 윤옹이 동요를 쓴지 꼭 70돌이 되는 해이다.그리고 무엇보다 올해는 또한 70회째의 어린이날을 맞는 해이다. 『열두살 때(1923년)첫 어린이날을 맞았어요.그때의 어린이날은 지금과는 상황이 사뭇 달랐지요.일제하였던 만큼 민족정신 독립정신과 무관하지 않았어요.첫 어린이날에 내건 구호가 「항상 10년 후의 조선을 생각하자」였던 것만 봐도 그 뜻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지요』 「10년후의 조선」이란 당시 3·1운동을 치른 뒤 탄압에 못이겨 의기소침해 있던 우리 민족이 희망을 잃지 말고 자라나는 어린이를 잘 키워야 한다는 뜻.그러나 조선총독부의 집회 불허로 39년부터 해방까지는 북간도를 빼놓고는 어린이날 행사가 치러지지 못했다고 윤옹은 덧붙였다. 윤옹의 동요·동시쓰기 또한 민족독립정신으로부터 출발하고 있다. 『세살때 어머니를 여의고 외가인 서울 수운동에서 자랄 때였어요.밖에서 벌떼같은 소리가 났는데 알고보니 3·1운동 만세소리였어요.외할머니께서 너는 어리니까 아무것도 몰라도 된다고 말씀하셨지만 그때부터 나라 잃은 설움을 어렴풋이 깨닫게 됐어요.그뒤 교동국민학교에 들어가니 교장도 일본사람이고 순 일본말 노래뿐이었어요.그래서 우선 우리가 우리말로 부를 노래를 위해 동요를 짓게 됐지요』 13살 때부터 동요를 짓기 시작한 윤옹은 그해 등사판 잡지를 내고 이후 20여권의 동요·동시·동화집을 펴냈으며 아직도 창작을 멈추지 않고 있다.그가 지어 노래로 불리고 있는 동요만도 「퐁당퐁당」「맴맴」「낮에 나온 반달」「달맞이」「짝자꿍」「봄나들이」「기찻길옆」「새나라의 어린이」「나란히 나란히」「고향땅」「옹달샘」「앞으로 앞으로」「어린이날노래」「졸업식노래」「무궁화행진곡」등 모두 헤아릴 수 없이 많다.그리고 윤옹은 22세때 이미 소파 방정환선생의 뒤를 이어 1년간 잡지 「어린이」를 주관했다. 『소파선생께서는 아이들을 영락없이 홀렸지요.가끔 교동국민학교 맞은 편에 있는 천도교 수운회관에서 구연을 하셨는데 오줌이 마려워도 얘기를 놓칠까봐 화장실에 가지 못하고 고무신에 오줌을 누는 아이들도 있었지요』 재미거리가 궁색했던 당시 어린이들에 비해 요즘 어린이들은 많이 달라졌다고 윤옹은 말한다.텔레비전으로 어른들이 볼것까지도 보고 팝송 유행가에 빠져 동요는 싱겁다고 부르지도 않는다는 것이다.그래서 어린이들이 일찍 세상물정을 아는 애늙은이가 됐다고 윤옹은 개탄한다. 『어린이는 어린이답게 자라나야 합니다.어린이가 어른 흉내를 내다보면 순수하고 바르게 자라지 못합니다.이는 국가로서도 불행한 일이지요』 윤옹은 특히 요즘 우리 어린이들 사이에서도 유행하고 있는 일본의 상품과 문화가 미치는 영향의 심각성에 대해 우려한다.일본의 옷·만화·비디오 등이 어린이들의 정신을 좀먹게 한다는 것이다.다음 세대를 위험으로부터 지키기 위해 이같은 정신적 공해는 그대로 방치해선 안된다고 윤옹은 목소리를 높이다. 『나라를 잃고 일본사람에 대한 적개심으로 어릴 때부터 어딘가 긴장해 있던 우리 세대에 비해 요즘 어린이는 「호강한다」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그러나 그 호강은 빚 속의 호강이라는 점을 알아야 합니다.어른들은 어린이들에게 큰 빚을 넘겨주고 있는 셈이지요.그런 면에서 요즘 어린이들은 겉으로는 행복하지만 속으로는 매우 불행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불행한 어린이들을 교육함에 있어 부모가 가장 중시해야 할 것으로 윤옹은 어린이에게 옳고 그름을 가릴 수 있는 판단력을 키워주는 일이라고 지적한다.그리고 어린이를 체벌로 다스려선 절대 안된다고 강조한다.『어린이는 부모들이 버릇들이기에 달렸다』며 『말만으로도 충분히 효과적』이라는 말을 그는 빼놓지 않는다.실상 윤옹은 매 한번 안들고 3남2여를 훌륭히 키워낸 아버지이기도 하다.무엇보다 윤옹은 5월5일 하루만 어린이날이 되어선 안된다고 당부한다. 『30년 전에 목격한 일입니다만 한 어린이가 잘못을 저질러 어머니한테 매맞게 생겼습니다.공교롭게 어린이날이라 아이를 때릴 수 없었던 어머니는 다음날 두고보자고 아이에게 말했습니다.결국 어린이날이 지나면 매맞게 되는 그 어린이에게 그날은 공포의 어린이날이 되고야 말았지요.이래서 되겠습니까(웃음)』 윤옹은 지난해 12월 미국 LA 시카고 뉴욕 워싱턴 볼티모어 필라델피아 샌프란시스코 등지에서 제8회 「해외 새싹 글짓기대회」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돌아왔다.『우리 말을 가르치는 주말 한글학교가 5백군데로 늘었다』며 그는 흐뭇해 한다.윤옹의 올해 계획으로는 평생 숙원인 어린이를 위한 새싹 글벗집(도서관)의 기공식 및 새싹회상 발족 등이있다.아직도 「아이」임을 자처하는 윤옹은 올해는 좋은 동요나 동화가 나오길 기대한다며 「어린이는 어린이답게」란 경구를 다시한번 강조했다.
  • 외언내언

    『모가지가 길어서 슬픈 짐승이여/언제나 점잖은 편 말이 없구나/관이 향기로운 너는/무척 높은 족속이었나 보다…』.사슴처럼 고고했던(김상일평론가)삶을 산 노천명시인의 시 「사슴」의 첫연이다.◆노시인이 향기롭다고 표현했던 관.그것은 아름다운 뿔이다.이소프 우화에도 아름다운 뿔 얘기가 나온다.목 마른 사슴이 물마시러 호수로 간다.아름다운 뿔에 자기도취한다.다리를 본다.어찌 그리 허약한 것인고.이건 없는게 낫다고 한탄한다.그때 사자가 쫓아온다.허약한 다리에 의지해 도망간다.숲에 이르러 자기도취했던 뿔이 나뭇가지에 걸려 오도가도 못한다.마침내 사자 먹이가 된다.◆없는 게 낫다고 생각한 다리는 목숨 구하는데 도움이 됐다.그런데 자기도취할 만큼 아름다운 뿔은 오히려 목숨을 잃게한 것.인생사에서 흔희 경험할 수 있는 일을 절묘하게 지적해낸 우화라고 하겠다.그 아름다운 얼개의 뿔.그 뿔을 얻고자 하여 한국 사람들도 사슴을 죽인다.『슬픈 모가지를 하고 먼데 산을 바라보는』(앞의 시)그 사슴을.외국산 사슴 수입이 러시를 이루어검역신청한 것이 벌써 3만5천여마리에 이른다고 한다.◆녹용의 효능에 대해서는 동양의 의서들이 극찬을 한다.『녹용은 정을 보태고 수를 보한다.근을 강하게 하고 뼈를 튼튼히 한다.하손·이롱·현운·하리를 다스린다…』.「본초강목」의 예찬은 한참 더 계속된다.뿔뿐 아니라 뼈도 약이 되고 피도 약이 된다.옛날 신에 제사 드릴 때 사슴고기를 썼던 것은 그 성이 열하고 깨끗했기 때문이다.노린내·비린내가 없다.그래서의 엄청난 물량 수입인 듯 하다.◆약초만을 가려서 먹는다는 짐승이 사슴.야생하면서 그런 야생초를 먹어야 약효도 있게 되는 법이다.사육하는 사슴에서는 그를 기대하기 어려운 것.수입자유화됐다고 몰려드는 꼴도 그렇게 보기 좋은건 아니다.
  • 맹랑한 이웃손님/이승렬 본사 수석편집위원(굄돌)

    참 맹랑한 친구들이란 생각이 든다.지난 90년 북경아시안게임 때 서울에서 자동차며 경기진행 노하우며 공짜로 얻어갈 땐 당장 수교라도 할 것처럼 의뭉을 떨더니만 막상 대회가 코앞에 닥쳐 참관객을 실어 나르려하자 우리 전세기의 북경직항을 거부하고 멀리 떨어진 남쪽 도시를 경유하도록 해 숱한 사람들을 골탕먹였던 그들.이후 2년여의 세월이 흐르기까지 평양과의 굳건한 우의를 수차에 걸쳐 다짐,『역시 그렇구나…』하는 자각아닌 자각을 우리에게 일깨워 준 중국사람들. 그런데,어선 수백 척을 몰고와 우리 영해를 침범 불법조업을 하다 해경에 의해 나포돼 제주항으로 강제 예인됐던 중국 선원들이 방면조치에도 불구하고 구속된 선장을 풀어주지 않으면 본국으로 돌아갈 수 없다며 출항을 거부하고 있단다.한편 제주해경 관계자는 『이들이 방면된 상태이기 때문에 자진해서 공해상으로 나가지 않는 한 어쩔 수 없다』며 그냥 놔두고 있는 모양이다. 이쯤 되고 보니 백성들은 뭐가 뭔지 헷갈릴 수밖에 없어진다.우리 원양어선이 아프리카 소국의 영해를침범했다고 나포되어 몇십만,몇백만불의 벌금을 물고 수개월의 감옥살이를 하다 귀국했다는 보도를 접하고선 『아,영해란 것이 정말 무서운 것이로구나!』하고 모두 혀를 찼던 것인데 그야말로 인해전술식으로 수백척이 몰려와 영해를 멋대로 침범해 놓고서도 구속된 선장 내놓으라고 데모를 한다니 이 사람들이 도무지 우리를 어떻게 알고 이러는가 하는 울분이 치솟는다.그런데 더욱 한심한 것은 여기에 대응하는 사법당국의 뜨뜨미지근한 자세다.애초에 떼지어 그들이 몰려 왔을 때도 어물어물하다 여론이 비등하니까 할 수 없이 몇 척을 나포하는 인상을 주더니만 『선장 내놓지 않으면 안 가겠다』는 어부들의 배짱앞에 『어쩔 수 없다』고 수수방관한다니 도대체가 있을 수나 있는 일인가? 이래가지고서야 어느 누가 우리를 어렵게 알 것이며 어느 얼빠진 자가 우리를 무서워 할 것인가? 도무지 창피하고 낯붉어져 외국친구들에게 할 말이 없다. 우리의 실정법은 외국의 어선들이 집단으로 몰려와 불법조업을 해도 아프리카의 소국들만큼도 단호하게 다스릴 수없을 만큼 물렁한가? 또 범법을 한쪽이 오히려 당당하게 큰 소리를 치며 항의인지 위협인지 모를 만큼 눈똑바로 뜨고 대드는 데도 어쩌지 못할 정도로 미비하단 말인가? 이래가지고서야 국민들에게 어떻게 준법을 역설할 수 있겠는가?
  • 공직은 왜 공직인가(사설)

    공직은 왜 공직인가.제각기 한 국가사회유지의 책임과 의무를 지니는 사람들의 자리이기 때문이다.어느때,어느 경우건 공직사회가 흔들려서는 안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우리는 근 반세기 가까이 제도로서의 민주정치를 해오면서 수없이 선거를 치러왔다.그런데도 아직 선거철을 앞두고는 그런 현상들이 더하면 더했지 별로 나아진 일이 없다.곧 다가올 총선거와 연말쯤의 대통령선거를 앞두고도 국민주권행사라는 마음설레임보다 이런 여러가지 걱정들이 앞서니 딱한 노릇이다. 노태우대통령도 이미 여러차례 지적하고 경고한바있지만 선거를 앞둔 공직사회 동요현상은 걱정만 하고 넘길 일은 아니다.엊그제는 감사원이 전국감사책임자회의를 통해 선거철을 틈탄 공직자들의 직무태만,현안문제방치,독직행위등에 대해 엄중문책하라고 시달한바 있다.검찰당국역시 공직사회의 각종 부조리,특히 선거와 관련된 사안들은 철저히 다스릴 방침을 거듭 밝혔다.선거를 앞두고 공무원사회가 동요하면 일파만파로 정치 사회 전체가 흔들릴 것을 경계했기 때문이다.선거철을 앞두고는 또 으레 이른바 레임 덕(통치권 누수현상)이 운위되는 일도 하나의 고질이다.임명직이건 선출직이건 모든 공직이 평생직이 아닌바에야 일정기간 임기가 있게 마련이다.구태여 레임 덕이니 해서 위아래가 술렁대거나 서로 눈치를 보아가며 일손을 놓다시피 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게다가 각종 지연·학연·인연 따라 직접 간접의 선거간여 행위가 있어서는 더욱 안될 일이다. 요즈음 들리건대 선거를 앞둔 탓인지 공직사회가 술렁대고 흔들리려 한다는 것이다.심하게는 기강과 질서가 흐트러지고 매우 부정적인 측면의 편가르기 조짐마저 나타난다는 지적도 없지않다.그 진원이 어디인가 꼭 집어낼 수는 없지만 미묘하고 복잡한 현실 정치 상황에 얽혀 적잖은 공직자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눈치만 살피느라 일손이 무디어진다는 것이다.「인사」문제와 「승진」편익과 「연고」에 따라 이리 저리 기웃거린다면 그것이 바로 무사안일이요 기회주의·보신주의의 행동거책가 되는 것이다. 예컨대 이런것들이 있다.『때가 때인데 대충대충 하지 뭐…』하는 자세는 전형적인 적당주의 처신이다.『일 더한다고 봉급 더주나』(적당주의),『출세 하려면 줄을 잘 서야』(기회주의),『이것은 우리가 할일이 아니다』(책임회피)등등의 언행들이 공직사회에 만연된다면 참으로 심각한 문제가 아닐수 없다.이같은 사례들은 바로 공직사회안에서 지적되고 비판되는 언행들이다.작년 언젠가 강원도 춘성군 공무원들이 스스로 가려낸 「버려야할 10가지 언행」가운데 들어있는 것들이다. 정치일정이 중첩되고 경제 사회가 과도기일수록 공직사회 구성원들은 굵고 단단한 버팀목으로서 나라와 사회를 지켜나가야 한다.재양권의 남용이나 권위주의도 안되지만 무정견,무소신,무절제 또한 버려야 할 일들이다.그것으로 인한 개인적 행정적 폐해가 얼마나 큰 국가적 손실로 이어질지는 공직자자신들이 더잘 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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