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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검찰도 자기상처 먼저 도려내야”/김 대통령

    ◎사이비언론 사정차원 추방 김영삼대통령은 14일 『오는 23일 실시되는 보궐선거는 새정부의 개혁의지를 가늠하는 중요한 첫 선거』라고 전제,『검찰은 이번 선거에서 과거와 같은 금품수수와 불법무질서행위가 없도록 소속정당이나 신분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선거사범을 철저히 단속하라』고 지시했다. 김대통령은 이날낮 청와대에서 김두희법무장관과 전국 검사장 검찰간부 40명과 오찬을 함께하며 『검찰은 국가사정의 중추기관으로서 특히 과거 성역으로 불리던 곳부터 철저히 다스리고 사이비언론 추방에도 사정차원에서 적극 대처하라』고 강조했다. 김대통령은 『최근 재산공개와 관련해 유능한 검사장 두사람이 사퇴한 것은 국민들이 문민시대의 검찰에 바라는 도덕수준과 기대치가 높고 크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이제 검찰도 남의 비리와 잘못을 다스리기에 앞서 자신의 허물에 채찍을 가하고 상처를 도려낼 때 국민들이 진정으로 믿고 따르는 국민의 검찰이 될수 있을것』이라고 말했다. 김대통령은 또 『부정부패 척결은 신한국창조의 최우선과제』라며 『부정부패와 국가기강 그리고 경제회생은 함께 묶여있는 과제로서 부정부패 척결은 결코 중단되거나 속도를 늦출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김대통령은 『범죄추방은 국가의 가장 기본적인 책무이자 검찰의 존립근거』라고 말하고 『검찰은 흉악범죄와 조직폭력등 반인륜적·반사회적 범죄의 척결에 총력을 기울이고 최근 국제적인 마약범죄나 외국범죄조직의 국내침투에 대해서도 국가간의 공조수사체제를 강화하는등 철저히 대비하라』고 지시했다.
  • 메조 소프라노 백남옥씨(이세기의 인물탐구:24)

    ◎타고난 미성·미모 겸비 “한국의 뮤즈”/독특한 음색·풍부한 성량 조화로 “청중매료”/완벽주의 추구… 온몸으로 최상의 무대 연출/서울대 시절 “음악계 샛별” 찬사 받아… 쪽진머리·한복 즐기고 눈부신 조명을 받고 무대에 선 백남옥의 모습을 보고 음악평론가 김원구씨는 「한국의 뮤즈 탄생」이라고 찬사를 보낸적이 있다. 한상우씨는 「진한 색감,표현의 다양함은 듣는이의 마음을 흔들어 놓고야만다」고 했고 한때 유한철씨는 백남옥의 메조소프라노에 현혹되어 「수십년만에 만나볼수 있는 목소리」로 요란하게 신문의 음악평을 장식하기도 했다. 넓은 음역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거침없는 목소리는 과연 청중을 사로잡는데 추호의 빈틈도 없어보인다.더구나 목소리에 버금가는 출중한 미모는 어떤 무대에 세워도 결코 손색이 없는 조건을 이미 갖춘 예술가다. 그러나 성악을 하는 사람이 아무리 뛰어난 외모를 지녔다해도 그 소리가 미치지 않는다면 무슨 소용 이겠는가.그래서 타고난 미성과 미모를 겸비했기 때문에 백남옥은 그때마다 화제의 초점이 되는지도 모른다.아름다운 용모에 아름다운 목소리,그렇다면 백남옥은 어떤 사람인가. ○별난 성격의 소유자 그는 마음씨가 곱고 착하고 여리고 겸손하며 자신을 죽일줄 아는 전형적 동양여성의 특징은 지니고 있지 않는것 같다.그렇다고해서 거세고 드세게 만사에 나서기를 즐기는 적극적 성격이라고도 할수 없다.또는 이 모든것이 해당될수 있는 복합적인 성격의 소유자이기도 하다.다시 말하면 일반의 상식선에선 쉽게 설명되어 지지않는 별나고도 별난축에 속한다. 우선 싫은것도 많고 꺼리는 것도 많다.이른바 원만하고 부드럽고 무난하다고 여겨지는 구석은 찾아볼수 없다.따라서 주변 사람들을 편안하게 감싸주는 편은 못된다.오히려 좀더 가까워지지 않는 묘한 긴장과 거리감을 준다.물론 그 자신도 자신의 그런 면을 십분 알고 있다.다만 상대방이 불편하게 느낀다면 그것은 상대방의 자유다.그로서는 남을 불편하게 한적도 심적 폐를 끼치려는 의도도 없다.자신은 짐짓 자연스럽게 행동한다고 믿는다.남의 눈치를 살피는 기색이라곤 없다.그를 바라보고 있노라면 도심 한복판을 갑자기 가로지르는 상쾌한 바람처럼 정신이 번쩍드는 기분이다. 또 꼼꼼하고 완벽하다.종이한장도 똑바로 놓여야만 안심하는 주의다.그래서 쉴새없이 부지런히 움직이면서 정돈하고 챙긴다. 그의 집에 가보면 알수 있다.커튼에서 카펫,식탁보 하나에 이르기까지 봄이면 봄답게 엷은 핑크에 화사한 꽃문양,커튼이 꽃문양이면 바닥은 단색,식탁위에 놓이는 찻잔과 스푼하나에도 섬세하게 배려하는 취미다. 무대의상도 마찬가지다. 오페라나 교향악단 협연에서는 역할에 맞는 의상을 골라 입지만 그는 대부분 한복차림으로 무대에 오른다.똑바로 가르마 탄 쪽진 머리에 비녀를 지르고 손가락엔 칠보쌍가락지,자신의 음반이 국제 레코드시장에 진열됐을때 자켓의 한복차림은 「한국의 백남옥」을 한눈에 알수있게 하리라고 말한다. 곧 지루해하고 곧 새로운 것을 원해서 아침에 입었던 옷을 하오 외출에선 반드시 바꿔 입는다.하나의 물건에 오래 집착하지 못한다.다만 한번 사귄 사람과는 평생을 간다. 연주를 앞둔 연습때도 소위 끈질긴 인내심을 읽을 수 있다.테이프에 녹음해서 조목조목 결점을 찾아 그 대목을 보충하고 스스로 완벽하다고 인정되지않으면 며칠 밤이고 파고든다.바로 이 완벽주의가 일상생활에서도 그를 지배하는 것으로 되어있다. 노래의 가사도 대충 넘어가지 않는다.시속에 담긴 시심을 꿰뚫어 시가 지닌 정감에 감동하고 도취돼야만 비로소 멜로디에 실어 노래를 부르기 시작한다.시가 말하려는 테마는 물론 한구절 한구절에 녹아들 만큼 집착하여 쓴사람의 심중을 깊이 헤아려야만 직성이 풀린다.77년 KBS에서 「노산 이은상 가곡의 밤」때 이은상작시 홍난파 작곡의 「사랑」에서 그때까지 막연히 이해했던 단어들을 노산에게 또박또박 점검한 적이 있다. ○성용도아 휘호받아 「탈대로 다 타시오 타다 말진 부대 마소」의 「부대마소」나 「애제 타지 말으시오」 「생□으로 있으시오」등 방언이나 고어를 사용했을 때의 효과는 어떤가고. 하도 정교하게 물으니 노산이 기특히 여겨 이 미인에게 「성용도아(모든것이 우아하고 단정하다)」라는 휘호를 남긴 에피소드가 있다. 이렇게 말하면 정말 백남옥은 까다롭고 별날거라고 오해할지 모르지만 그는 청중들에게 한아름의 꽃다발을 정성스럽게 안겨주는 자세로 노래부른다.황폐하고 무미건조한 현대의 메커니즘 속에서 첨예해진 사람들의 감정을 맑고 청량하게 다스리는듯 폭풍우 후의 찬란한 햇살같은 감동을 누구에게나 고루 베풀고 싶어 한다. 그리고 한사람의 예술가로서 좀더 진수의 경지를 지향하기 위해선 그가 걷고있는 모든 과정을 몇번이고 찬찬히 헤아리기를 잊지않는다.『결과는 두고 볼뿐』진정한 예술정신의 도정은 그 과정에 담긴 성실함의 무게일거라고 말하면서. 백남옥은 부친 백인엽장군과 정숙일여사의 2남2녀중 장녀.서울사대부국과 이화여중 3학년이 될때까지는 세단을 타고 경무대에 세배가고 무비카메라로 일상생활을 찍히는 소공녀로 성장했다.그러나 5·16이후 무슨 이유에선지 부모가 헤어지자 어머니와 살게 되면서 난생처음 가난과 비극적 환경을 체험했다. 대학4학년 때인 68년 어머니의 헌신적 뒷받침으로 학생신분으로선 감히 생각지도 못할 본격적독창회를 개최,명동 시공관무대에 데뷔했을때 맑고 따뜻한 그의 메조소프라노는 오페라와 예술가곡을 부를수 있는 재능이 두드러져 음악계는 이 신성에게 대대적인 환호를 보냈었다.그때 취재하러왔던 당시 대한일보기자 정준극씨가 그의 부군이다. ○독일 국립음대 유학 단돈 6만원으로 시작한 신혼생활,사글세방으로 10여차례나 전전하는 어려운 중에도 부군은 독일유학을 서둘러 주었다.여전히 각박한 유학생활이었으나 베를린 국립음대에서의 지도교수인 바리톤 H·브라우어 박사는 고음위주의 레퍼토리로 그의 음역을 확대시켜 나갔다. 『다른 동양권 학생들은 테크닉이 앞선다.당신은 테크닉도 뛰어나지만 독특한 색깔을 지니고 있다』 다음해 베를린국립음대 오케스트라 지휘자이며 세계적 피아니스트인 리히트 오디션에 참가,「리케르트 시에 의한 말러의 마지막 7개 가곡을 불러 오케스트라의 솔리스트로 발탁되는 영광을 안았다.그의 앞길에 서광이 비치는 순간이었고 그도 왠지 세계무대 장악이라는 별빛같은 희망에 부풀었다. 그때 어머니 타계소식이날아들었다.그에겐 청천벽력과도같은 충격이었다.가장 섬세한 사춘기에 어머니의 슬픔과 아픔을 함께했던 그로선 눈앞에 둔 성공이 허망하기만 했다.그때 귀국후 더이상 가족들과 떨어져 살고싶지않아 베를린 국립음대 오페라단 입단을 포기해버렸다. 오페라 출연등 연주제의를 받을때마다 그는 나에게 꼭맞는 무대인가를 여러모로 고려해본다.예를 들어 푸치니의 「나비부인」은 좋아하는 오페라이긴 하지만 기모노를 입을때 마다 강한 거부감이 생겨 서서히 그 역할로부터 멀어지게 되었다.또 83년 한 방송국이 주관한 8·15경축 음악회에서 「민족의 해방을 경축하는 자리」에 가슴이 파진 드레스를 입는 것이 송구스럽게 느껴져 그때부터 한복을 고집하게 되었다. 80년초 큰 병을 앓고난후 그는 예술과 인생을 다시한번 생각해볼 기회를 가졌다.어떤 부분에서도 별로 후회되는 일은 없었다.그가 한 일은 늘 옳았고 「나는 나이기 때문에 다른 사람과 다를 수 밖에 없음」을 확인했다. 그는 사랑하는 남편과 다 자란 딸(은진 서울대미대),하루종일 화초를 가꾸고 여전히 집안의 구석구석을 깔끔하고 예쁘게 꾸미면서 그런 생활이 음악 못지않게 소중한 것임을 알고있다.그의 생활은 결국 그의 예술을 지켜주는 그릇이기 때문이다. 그를 필요로하고 그를 보고자하는 사람들에겐 그가 지닌것만큼 주저없이 나누고 싶어한다.군민을 위로하는 군민음악회나 구민음악회,장애자를 위한 예술학교 기금모금 자선음악회등 크고 작은 음악회에 기꺼이 참여한다.다만 왼손이 한것을 오른손이 모르게 하여 화려한 그의 이면에 이런 면이 있음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아무리 작은 음악회라도 「이무대는 나의 첫무대」 「언제나 새로운 최상의 무대」여야 한다는 각오로 혼신을 다한다.풍부한 성량과 날이 갈수록 윤기를 더하는 투명한 목소리,온몸이 악기가 되어 자유자재로운 기교로 노래부르지만 그에게서의 예술은 단순한 재능과시나 화려한 영광을 위한 기교는 더이상 아니다. 「예술은 인간 가슴의 심연에 빛을 보내는 일」,누가 말했는지는 모르지만 완벽추구와 긴장을 잃지않는 백남옥의 노래는 바로 그 청중의 가슴에 던지는 한줄기 빛처럼 따사롭게 흘러들고 있다. □연보 ▲서울 출생 ▲1965년 서울예고 졸업 ▲1969년 서울대 음대 졸업 ▲1973∼76년 독일 베를린 국립음대(가곡과 오페라 전공) ▲1976∼78년 중앙대·서울예고 출강 ▲1979∼현재 경희대 음대 교수(이화녀중때 김학근,예고때 오현명,서울대 음대때 이정희,베를린국립음대 때 브라우어 교수 사사) ▲1964년 서울대 음대 주최 제15회 전국남녀학생음악경연대회 특상 입상 ▲1966년 제16회 동아음악콩쿠르 성악부 1위 입상 ▲1968년 제1회 독창회(명동 시공관) ▲1969년 오페라 「순교자」(국립오페라단) ▲70,71,72년 푸치니 오페라 「나비부인」(국립오페라단 김자경오페라단)〃 모차르트 오페라 「마적」(국립오페라단),비제 오페라 「카르멘」(김자경오페라) ▲1974년 베를린 국립오페라단 오디션1차합격,베를린 국립오페라단 퐁키엘리 4막오페라 「라조콘다」 ▲1975년 독일유학시 베를린 국립음대 오케스트라 말러가곡 솔리스트(리케르트시에 의한 말러 마지막 7개의 가곡으로 프랑스의 파리 툴르즈 바이안느 지방 순회연주) ▲1976년 동아일보·동아방송주최 귀국독창회(류관순기념관),모차르트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국립오페라단) ▲1977년 푸치니 오페라 「투란도트」(김자경오페라단) ▲1985년 음악의 소극장 운동을 위한 제1회음악회(현대극장 소극장) ▲1986년 독창회(호암아트홀) ▲1986년 생상스 오페라 「삼손과 델릴라」(호암아트홀) ▲1987년 오펜바흐 가곡 「호프만의 이야기」(김자경오페라단) ▲1989년 모차르트 오페라 「코지 판투테(여자는 다 그런것)」(김자경오페라단) ▲1990년 캐나다 토론토,미 워싱턴등지 독창회 ▲1991년 8·15경축음악회 미애틀랜타 휴스턴 시애틀 워싱턴등지 순회독창회 KBS교향악단,시향10여회협연,지방연주 20여회,KBS·MBC­TV 「봄맞이 가곡의 밤」「8·15경축음악축전」독일문화원 주최 「독일가곡의 밤」해마다 참가. 「백남옥 우리가곡 모음」(78년)「애창곡집」(79년)「우리가곡집」(86년)「매혹의 목소리 백남옥 우리가곡」CD출반(92년)이상 성음,「백남옥 우리가곡」LD출반(93년 삼성)외.
  • 임상의학에 「신토불이 음악요법」 각광/국악으로 정신질환 치료한다

    ◎판소리 들려주면 우울증해소 특효/불면증엔 가야금·거문고산조 효능/스트레스성 두통·심인성위장장애에도 효과 「제나라 제땅 음식이 몸에 좋듯이 제나라 제땅 음악이 치료효과가 있다」.임상의학분야에 「신토불이바람」이 일고 있다. 정신과요법 가운데 하나인 음악치료에서 서양음악 보다 판소리등 국악프로그램이 훨씬 더 효과적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정신병원과 노인병원을 중심으로 「신토불이음악요법」이 점차 확산되고 있는 것. 음악이 뇌의 알파파장(뇌파가 8∼13Hz)을 유도,인간의 감각을 자극하고 감정과 정서를 불러 일으키며 생리적·정신적 반응을 유발한다는 것은 이미 과학적으로 입증된 사실이다. 음악치료란 이러한 음악을 도구로 이용,비정상적인 정서나 행동을 바람직한 방향으로 바꾸도록 도와주는 일종의 정신요법.지난 40년대 미국에서 처음으로 임상에 적용한 이래 최근 국내에서도 정신질환자 및 정신지체자,알코올·약물중독자,자폐증환자,발달장애자의 치료수단으로 널리 쓰이고 있다. 「신토불이음악요법」이란 한마디로「서양음악위주로 짜여진 기존의 음악치료프로그램으로는 한국인의 정신질환을 치료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가설에서 출발한다. 국내 처음으로 판소리를 음악치료에 응용한 영남대부속병원 이중훈박사(신경정신과)는 『판소리·민요등 전통음악에는 희·노·애·락·애·오·욕 등 인간 칠정이 음률속에 담겨있어 사람의 마음을 강하게 다스리는 힘이 있다』고 설명한다.판소리는 무속과 민속악을 포함하며 다른 기악곡과 달리 가사와 사설이 있기 때문에 전달력과 치유력이 뛰어나다는 것. 이교수에 따르면 판소리요법을 쓸때는 맨 첫머리에 비슷한 분위기의 서양음악을 들려준다.그뒤 양산도·도라지타령·경복궁타령등 민요나 친숙한 단가를 들려주고 판소리를 듣도록 한다.춘향가·흥보가·심청가·수궁가·적벽가의 판소리 다섯마당 가운데 환자의 증상에 따라 적당한 대목을 골라 편집해서 들려준다.예를 들면 우울증환자를 치료하는 1시간짜리 프로그램은 주페의 「시인과 농부」서곡→민요 양산도↓단가 호남가→춘향가중 「자진사랑가」→춘향가중 「농부가」→수궁가중 「꽃타령」→춘향가중 「신관사또부임」순서로 짜여진다. 서울 순천향병원과 베드로병원에서 20년동안 음악치료사로 일해온 김명희씨는 『서양음악만 사용하는 것 보다 30대70의 비율로 국악에 비중을 둔 프로그램이 정신질환의 치료효과가 훨씬 높게 나타난다』고 밝혔다. 판소리요법이 가장 효과를 보이는 대상은 우울증환자.우울증치료에는 궁중몰이 잦은몰이 엇몰이등 흥겨운 장단에 희망적인 국면으로 전환점이 되는 대목을 선택한다. 예를 들면 형형색색의 산천경계가 아름답게 묘사되면서 곧 토끼를 만날 듯한 희망을 주는 수궁가의 「고고천변」이나 심청가의 「꽃타령」,춘향가의 「어사출도」 「신관사또 부임」 「자진사랑가」등이 해당된다. 판소리는 또 심인성위장장애를 치료하는 데도 효과가 있다. 이때는 주로 시적분위기가 넘치면서 평화롭고 웅장한 대목인 판소리의 진양조를 들려준다. 판소리요법은 이밖에 스트레스로 인한 긴장및 두통을 완화시키는데 유용하게 이용된다.여기에는 판소리 다섯마당 가운데 클라이맥스를 이루는유명한 대목들이 모두 동원된다.수궁가중 토끼가 위기를 벗어나는 「토끼능변」이나 흥보가중 박속에서 보화가 쏟아져 나오는 「돈타령 박타령」,심청가의 「황후상봉」및 춘향가의 「이도령 장원급제」등이 꼽힌다. 한편 불면증및 통증치료에는 거문고산조및 가야금산조를 들으면 큰 도움이 되고 정신적고통및 신경통해소엔 민요가 매우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성베드로 신경정신과의원 김상태원장은 『판소리는 인간사를 모두 담고 있는 종합예술로서 정신과질환 치료수단인 사이코드라마와 비슷하다』고 전제,『판소리요법을 우울증환자나 장기입원환자,정신박약노인을 위한 주된 치료법으로 체계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 비염·결막염 알레르기성/“한 병원서 장기치료 바람직”

    ◎신체리듬격변기 4월에 잦은 질병 관리법/과민성 대장/스트레스 풀고 찬 음료·술 삼가야/지루성피부염/직사광선 피하고 비타민B 섭취 사람의 건강은 나이 뿐만 아니라 생활환경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환절기엔 감기가 유행하고 여름엔 식중독과 전염병,겨울엔 고혈압과 뇌졸중등의 질병이 눈에 띄게 늘어난다.특히 사계절이 뚜렷한 우리나라의 경우 어떤 질병이 특정시기에 발생하는 확률은 질병에 따라 보통때의 20배까지 높아진다는 연구결과도 있다.따라서 건강한 삶을 위해서는 월별·계절별로 발생가능성이 높은 질병과 대응법을 미리 체크할수 있는 「건강캘린더」를 작성하는 것이 매우 필요하다.한 해의 건강을 위해 연초의 계획이 중요하듯이 월별·계절별 질병관리 세부지침을 세워 실천하면 건강의 연속성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본격적인 봄철로 접더드는 4월은 한마디로 신체의 변혁기.신진대사및 생체리듬의 갑작스런 변화로 인해 평소 앓던 질환이 악화되거나 새로운 질병을 얻게 되는등 만성질환자나 허약자들에게는 말 그대로 적신호의 계절이다. 고려대의대 박승철교수(내과)와 울산의대 김영식교수(가정의학)의 도움말로 4월에 많이 발생하는 질병과 대책을 알아본다. ▷과민성 대장◁ 설사나 변비,복통이 만성적으로 계속되는 질환.젊은여성이나 갱년기 여성에게서 흔하게 나타나지만 최근들어 정신적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두뇌노동자나 수험생,취학아등 사이에서 점차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특히 인사철을 맞아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직장인에게도 흔한 질환. 대장을 자극하는 차가운 주스나 우유,알코올은 삼가는 것이 좋다.증세가 나타나면 내과,특히 위장전문의의 진찰을 받도록 하며 신경성인 경우 정신요법으로 다스려야 한다. ▷알레르기성 질환◁ 4월에는 꽃가루·먼지등이 바람에 날려 코난 눈에 알레르기성질환을 많이 유발한다.대표적인 것이 알레르기성 비염과 결막염. 재채기·콧물·코막힘의 세가지 증세로 설명되는 알레르기성 비염은 외부자극에 의해 코점막의 자율신경균형이 깨지고 코점막의 혈관이 비정상적으로 확장되어 일어난다.만성화되면 코막힘과 콧물만나오고 재채기는 별로 일어나지 않는다.재발의 가성성이 매우 크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꾸준히 치료를 받아야 한다.따라서 도중에 병원을 바꾸지 않는 것이 좋으며 부득이한 경우 치료기록을 작성,새 병원의사에게 제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한편 먼지나 꽃가루로 인해 결막(눈 흰자위)에 과민반응이 일어나는 알레르기성 결막염은 눈이 가렵고 따끔거리며 눈곱이 나오는 질환. 학령기 아동에게서 빈발하며 합병증으로 각막궤양을 유발할 수도 있다. ▷지루성피부염◁ 이 질병은 머리·안면·겨드랑이등 피지선이 잘 발달된 부위에 각질층이 형성되는 증세를 보인다.봄철 탈모증의 주범으로 알려져 있다.직사광선을 피하고 비타민 B₂ B□를 복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이밖에도 겨울에 많은 뇌졸중(중풍)도 통게적으로 4월에 흔하게 발생하기 때문에 고혈압환자는 혈압관리에 신경을 쓰고 과로하지 않도록 해야한다. 또 날씨가 풀리면서 홍역,수두,풍진등 전염병이 돌기 시작할때이므로 부모들은 어린이건강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
  • 역사에세이 「양식과 오만」 출간 신봉승씨(인터뷰)

    ◎“그릇된 역사인식 바로잡는 계기됐으면” 『역사는 양식있는 사람은 영원히 존경받고 오만한 자는 당대가 아니면 3대안에 반드시 징계를 받는다는 철칙을 갖고 있습니다.역사는 인간의 오만을 다스립니다.그래서 우리는 역사 앞에서 옷깃을 여며야하는 겁니다』 대하소설 「조선왕조 5백년」(48권)과 「소설 한명회」의 작가이자 시인인 신봉승씨가 나이 60을 맞으며 역사에세이 「양식과 오만」을 펴냈다. 86년부터 틈틈이 써온 수필 60여편을 모은 이 책에는 역사를 주제로한 것들로 신씨에게 채찍으로 다가왔던 짜릿하면서도 훈훈한 가르침을 이삭을 줍는 심정으로 정리해본 글들이 실려있다.『우리 사회 지도층의 역사인식은 자신의 삶과 인품을 깎아내리는 무지를 넘어서서 국민정서를 호도하는 위험한 지경에 이르렀다고 생각합니다.이럴때 조금은 자극적인 역사 에세이 한권쯤은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수필집을 내게된 동기를 설명했다. 인간의 오만을 고발하고 그 결과를 적어놓은 고독한 지식인의 「혈서」로도 불리는 사마천의「사기」와 관련된 일화에서부터 신숙주 최명길 정철,그리고 칠삭둥이 재상 한명회의 호화별장 압구정과 오늘날 소비문화의 최첨단을 걷고 있는 압구정동의 풍속도를 연관지은 글에 이르기까지 내용도 다양하다.『정확한 사료에 근거한 역사소설 못지않게 역사와 현대를 관련지은 짤막한 에세이로 독자들이 올바른 역사인식을 갖는데 도움이 되고 싶습니다』 「조선왕조실록」을 비롯해 중요한 사료들은 거의 섭렵하다시피한 그는 정확한 역사적 기록에 근거해 작품을 쓰기로 유명하다.올 가을쯤 모두 32권으로 완간될 예정인 「소설 고려사」의 마무리 작업을 하느라 마포 사무실을 잠시도 비울 틈조차 없다. 그는 일생의 회심작으로 내세울만한 대하역사소설을 구상중이다.올해부터 집필에 들어갈 이 대하역사소설은 1866년부터 1905년 11월 한일신협약 강제조인까지 39년간의 개항사를 다루게 된다.
  • 중국,홍콩인수 채비/「공작소조」구성 방침

    ◎전인대서 마카오통치법도 통과 【북경 로이터 AP 연합】 중국의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는 97년 홍콩인수를 앞두고 중국에 의한 홍콩 예비정부 구성의 사전단계일 수도 있는 「공작소조」를 구성키로 결정했다. 중국관영 신화통신은 이와 관련,『공작소조의 구성은 4년뒤의 순조로운 홍콩인수를 보장하기 위해 상당한 준비작업이 필요하다는 점을 고려해 취해진 조치』라며 『법안이 이날 전체회의에서 통과됐더라도 구성권한은 전인대 상무위원회로 넘어간만큼 상무위가 최종결정을 내리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공작소조 법안은 그러나 언제 이 소조를 구성할지에 대해서는 명백한 일정을 제시하지 않아 중국은 필요할때 홍콩과 영국에 대한 압력을 강화하기 위해 이 소조의 구성을 활용할 것이 확실시된다. 공작소조는 크리스 패튼 홍콩총독이 지난 10월 발표한 홍콩 민주개혁방안에 대응하기 위해 나온 것으로 홍콩 예비정부 구성에 한 발자국 더 다가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전인대는 오는 99년부터 포르투갈 통치에서 벗어나 중국에 반환될 마카오를다스리기 위한 기본법도 통과시켰다. 중국은 「1국가 2체제」라는 국가정책에 의거해 홍콩과 마카오를 특별 행정구역으로 통치,자국에 반환된 이후에도 현지 주민들이 적어도 50년동안은 자본주의적 생활방식을 유지할 수 있게 할 것임을 약속했었다.
  • 개혁드라이브 강력 뒷받침/재산공개파문 매듭의 의미와 효과

    ◎때묻은 인사 물갈이로 도덕성 확보/새 공직사회 구축… 「창조의 정치」 지향 「신춘정국」을 9일째 강타한 재산공개파문이 30일 박준규국회의장등 6명의 의원에 대한 징계와 강신태철도청장등 5명의 차관급에 대한 문책인사로 사실상 판막음했다. 김영삼대통령은 파문이 매듭된뒤 이를 영국의 명예혁명에 비유했다.그만큼 의원재산공개가 있던 지난 22일부터의긴박한 상황전개는 가히 혁명적이라 할만했다.이 작업의 당측 사령탑이었던 최형우사무총장은 『오늘로써 제발 모든게 끝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피력했을 정도다.이른바 「개혁주체」인 최총장조차 괴로움을 토로할만큼 숨가쁜 시간이었던 셈이다. 따라서 이번 조치는 「깨끗한 정부」와 「윗물맑기운동」을 천명한 김대통령의 의지를 뒷받침하기 위한 통치권 차원의 반부패운동으로 볼 수 있다.또 문민정부의 공직자상이 어떠해야하는지를 실증적으로 보여준 「청백이선언」인 것이다.나아가 이번 파문으로 헌정중단 상황이 아니고는 감히 상상할 수 없는 일부 때묻은 정치인과 공직자의 물갈이를실현함으로써 헌정사상 초유의 「청정사회」의 기틀을 마련한 것이다. 다른 한편으론 「김영삼정부」는 이번 조치로 역대 어느 정권과 달리 도덕적 기초위에서 출발할 수 있게 됐다.이는 김대통령의 친정체제 강화와 경제회생을 위한 고통분담에 국민의 폭넓은 동참을 의미하기도 한다.강력한 개혁드라이브를 잡음없이 뒷받침할 수 있는 터전을 닦았기 때문이다. 재산공개는 지난달 27일 김대통령의 재산공개가 그 시발점이었다.당시 김대통령의 재산공개는 『퇴임후 상도동 집에 그대로 돌아가겠다』는 대선공약을 실천하기 위해서였다.그러나 그 이면엔 「정치권의 부정부패 척결의지」를 함축하고 있었다는 게 정가의 일치된 지적이다. 그뒤 지난 6일 국무총리와 감사원장,12일 민자당대표및 당3역,18일 장관및 청와대비서관순으로 이어졌다.고위공직자들의 엄청난 재산이 속속 공개되면서 비난 여론이 서서히 일기 시작했고 일부 장관이 해명서를 내는등 곤욕을 치렀다. 그러다 22일 평균 25억여원이라는 민자당의원들의 재산이 공개됐고,비등하던 여론은 『역시 정치권』이라며 최고조로 치달았다.재산형성 과정에서의 갖가지 비리가 드러났고 부정이 파헤쳐졌다.공개 준비과정에서부터 적정규모를 놓고 고민하던 흔적이 역력했는데도 불구,이 정도로 드러나자 「징계론」이 제기됐다.일부에서는 「정치권물갈이」까지 들먹이는 상황으로 급전했다. 급기야 민자당은 공개 이틀뒤인 24일 재산공개진상파악특위를 구성,실사에 나섰고 박의장이 빗발치는 여론에 굴복,국회의장직 사퇴를 선언하고 칩거에 돌입했다.27일에는 유학성,김문기의원이 의원직을 사퇴하고 정치의 무대에서 퇴장했으나 국민감정은 여기에서 멈추지 않았다. 또 일부의원들이 사퇴하면서 비교적 순탄하게 정리될 것 같았던 문제의원 징계는 절차를 요구하는 박의장과 탈당을 거부한 정의원의 당명불복이 막판 걸림돌로 작용,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민자당의 권해옥특위위원장과 위원들이 대상의원들을 접촉,당의 강한 뜻을 전달했고 해당부처장관들은 여론의 지탄을 받고 있는 차관들을 불러 해결의 가닥을 잡아나갔다.최종발표 하루전인 29일 당쪽에서는박의장과 임의원이 탈당을 발표했고 김재순전국회의장은 정계를 은퇴했다.정부쪽에서는 정성진대검중수부장과 최신석강력부장이 자진사퇴함으로써 대단원의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최종 발표에서 정부는 차관급 경질대상을 5명으로 최소화했다.정밀 실사대상이 15명선에 이르렀음에도 불구,5명으로 압축한 점은 공직사회의 위축과 충격을 최소화하려는 의지에 다름 아니다.게다가 문책 형식을 당사자가 자진사퇴하고 이를 정부가 수리하는 형식을 취함으로써 공직사회의 사기도 고려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축재의혹은 엄중히 다스리되 개혁의 한 축인 공직사회에 기여한 공로는 인정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인 것이다. 김대통령은 스스로 이번 파문의 진행 과정을 보고 『5공청문회보다 몇백배 낫다』고 자평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새로운 공직사회의 지평을 열었다는 의미로 평가된다.이제 남은 것은 이를 제도화하고 관행으로 만듦으로써 「창조의 정치」로 가꾸어야 한다는 점이다.
  • 무용가 이매방씨(이세기의 인물탐구:22)

    ◎날듯한 보법·절묘한 선… “타고난 춤꾼”/안으론 한·밖으론 허공 다스려 관객심혼 울려/「살풀이 춤」은 “미학의 극치·최고무작” 평가받아/옳지않은 일 못참고 욕설잘하는 자유분방한 성품 천명이고 만명이고 관중들의 오장을 속속들이 뒤흔들어놔야만 직성이 풀리는 이매방,타고난 춤꾼 신들린 춤꾼인 그의 괴팍한 성격은 무용계에서는 알아주는 막무가나다.비위가 틀리면 어른이고 제자고 눈에 보이는것이 없다.주춤거리거나 남의 눈치를 본적도 없다.한번 입을 떼기 시작하면 몇시간이건 쉬지않고 속사포처럼 쏘아댄다.세상의 욕이란 욕은 그의 입에서 나오지 않은것이 없을 것이다.그야말로 제멋대로 살아온 자유분방한 인생이다. 그러나 그가 춤추기 시작하면 온몸으로 삼라만상을 보여주고 산천초목을 움직인다.미끌어질듯 날듯말듯 비스듬히 포개고 떼는 보법이며 무겁게 들어올렸다가 날카롭게 뿌리치는 광대한 능선,긴 날개처럼 펼쳐지는 장삼자락에는 냉혹한 귀기마저 감돌아 관객은 어느순간 전률에 몸을 떤다.아름답고 눈부신 보석같은 춤만으로도 그래서 그의 허물들은 눈녹듯이 용서된다. 마치 무당이 굿을 하지않으면 신병에 걸리듯 천수북을 앞에놓고 변죽을 울리면서 연풍대로 몸을 젖혀 엎어치고 휘돌아야만 살맛이 나는 모양이다.그중에서도 그의 보념승무는 염불장단과 굿거리 사이사이에 현란하게 두들겨대는 북춤이 일품이다.인간의 고통스러운 열정과 비애를 북가락에 실어 남도특유의 흥과 멋을 종횡무진으로 엇가른다. 얼마전까지만해도 그는 아현동에있는 그의 연구소에서 한쪽 귀퉁이에 휘장을 치고 연탄불에다 냄비밥을 끓여먹었다. 결백증이 심해 돈이 오가는 풍조를 체질적으로 경멸하는데다가 재능이 없어보이면 처음부터 제자로 받아들이지도 않는다.이곳저곳 떠도는 방랑벽,훌쩍 떠나고 소리없이 머물면서 긴 정착을 꺼리는 성격탓에 마뜩한 거처하나 마련하지 못했었다.그의 부대끼는 삶의 모습을 지켜보던 둘째누이가 2년전 타계하면서 유산으로 남겨준 연구소옆 허름한 아파트가 60평생에 처음가져보는 제집일 것이다. 어두컴컴한 복도를 지나 현관에 들어서면 마루한가운데 왜정시대때나 볼수있었던 낡은 싱거미싱한대가 놓여있다. ○무용복 손수지어 입어 그는 옛날부터 꼼꼼한 바느질솜씨로도 유명하다.무용발표회가 있을 때마다 그의 춤이 훼손될것을 걱정하여 복색일체를 손수 지어입는다.화장과 도련 소매부리를 재단하고 재봉틀에 누비는 귀신같은 솜씨는 전문가들도 혀를 내두룰 정도다. 정종 3병의 술실력,4,5년전까지 만해도 주정·주사가 극심하여 눈에 거슬리는 일을 보면 욕설을 퍼붇거나 남의 멱살을 잡기가 일쑤였다. 60년대중반 발레하는 이인범씨와 국도극장 악극단 쇼에 나간것이 말썽이 되어 무용협회가 이들을 제명처분하려던 사건은 무용계의 잊지못할 에피소드로 남아있다. 징계사실을 사전에 안 그는 술을 잔뜩 퍼마시고 지금 세종문화회관 자리에 있던 예총으로 쳐들어가 기물을 부수는 등 광란의 주란을 부린 적이 있다. 「먹고 살자는 일인데 너희들이 내게 돈을 줬느냐 쌀을 줬느냐」 게다가 누군가가 그의 춤을 ‘기방춤’으로 격하시키려하자 「궁중무를 빼고 기방춤이 아닌것이 뭐가 있느냐? 너희춤은 양춤이냐발레춤이냐? 뿌리도없는 형식춤을 어디다대고 비교하느냐」고 길길이 날뛰었다. 막상 그의 신랄한 반론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없었다.『오히려 한말이래 변질되지않고 원형그대로를 간직하고 있는 그의 춤』을 정명호씨(중대교수)등 여러사람이 감싸주었다. 77년 서울 YMCA강당에서 열린 그의 춤을 보고 원로언론인인 홍종인씨는 이례적으로 「속절없는 슬픔과 기쁨을 아로새겨 나가는가 하면 기쁨도 슬픔도 초월한 파탈의 경지로 솟구쳐오른 황홀」이라는 찬양의 글을 써서 세인의 관심을 모았었다. 또 여성적 미학의 극치로 칭해지는 그의 「살풀이춤」은 극도의 긴장과 절제,어둠과 밝음,괴로움과 갈등을 교차하면서 정속에 폭발을 감춘 최고의 무작으로 평가되었다. 안으로는 한을 다스리고 밖으로는 하공을 다스리는 춤.자신의 힘만으로는 어쩔 수 없어 슬피 끝난 일들을 차곡차곡 망각하려는 애절함을 눈물의 춤으로 승화시키자 객석에서는 조용한 흐느낌마저 파동쳤다. 「덩닥궁 덩다꿍,어깨들고 착착쿵…」 그가 제자들을 가르칠때 보면 숨쉴틈도두지 않는다.지시하고 지적한대로 선을 만들지 못하면 냅다 달려나가 욕설을 퍼붓고 북가락을 내던진다. 변덕스럽고 삐치기도 잘해서 사근사근 사람을 홀딱 반하게 하다가도 못마땅한 구석을 발견하면 살차게 뿌리치고 미련없이 돌아 앉는다.끝없는 줄담배,쪽쪽 뻗은 검지와 장지에 꼬나문 담배하며 낮으막하나 재빠른 말씨,아래로 착 내려깐 날카로운 눈매와 여성적인 걸음걸이 등등 그의 이야기는 글로 써서는 충분치 못하다.진한 사투리의 육두문자와 구성진 입타령 일본춤 스페인춤 흉내,바느질과 다림질 솜씨,무엇보다 사람의 애간장을 뒤흔들어 놓는 살풀이춤을 보고나서야만 그가 누구인지 비로소 알게된다. 지난해 어느 사석에선가 명창 김소희씨가 매방을 가리켜 이렇게 말한적이 있다. ○자기예술에 혼신바쳐 『이매방동생은 남못하는 예술을 가진 사람으로써 젊어서는 정말 「개판」이었지요.누구라도 한번 걸렸다하면 밤샘 술을 마셔야하고 휘젓고 돌아다니고 욕설 잘하고,그러나 그 춤만은 현재로선 제가 아는한 전무후무한 명무라해도 과언이 아닐겁니다.그 춤만은 가히 당대의 명인이지요』 이른바 재주가 승한 사람들이 가질 수 있는 오만방자와 안하무인의 기색이 역력하지만 자신의 예술을 알리기 위해선 한자리에서도 몇십번씩 무태를 보이는 성의를 잊지 않는다. 한때는 그가 후계자를 키우지 않아 「그의 춤을 저승으로 가져가려나 보다」고 무용계가 빈정거린 적도 있으나 그는 몇몇제자를 모아 세밀하고 따뜻하게 그리고 엄하게 그의 춤을 보존하고 전장하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매방은 전라도 목포에서 태어났다.아버지 이경율씨는 목포 양동에서 싸전과 장작장사를 하는 집안으로 그는 3남2녀중 막내,부모와 형제들의 귀여움을 두루 받았으면서 어릴 때부터 여성취향이 짙어 경대앞에 앉아 춤을 추거나 화장하는 흉내를 즐겼다.『나 자신이 무엇이 될 것인가를 세살때나 또는 일곱살때,어쨌든 그 이전에 운명적으로 예감하고 있었다』고 말한 적이 있다. 그의 집에 세들어 있던 목포 권번 기생에게 춤을 배우고 권번에서 춤을 가르치던 집안의 할아버지벌인 이대조선생,화순의 박영구선생에게 본격적으로 승무검무 법고를 배웠다. ○매란방처럼 살고자 국민학교 2학년때부터 4년간은 큰형이 사업을 벌이고 있던 만주 대연과 북경에서 살면서 중국 경극의 대가인 매란방을 만났고 평생 매란방처럼 살고 싶어 본명인 「규태」를 버리고 그때부터 매방이란 예명을 스스로 지어가졌다. 군산에서 무용연구소를 개설,간간히 서울에 올라와 무대에 서기도 했지만 역마살이 뻗친듯 광주 대구 강릉 속초 부산 동래를 전전,형제들의 간곡한 권유로 69년,42세때 부산에서 무용활동을 하는 김명자씨와 뒤늦게 결혼하여 딸(현주·20)하나를 두고 대학 무용과에 다니는 있다. 부산에 머물고 있을때 그의 춤을 귀히 여기던 무용평론가 정병호씨와 거문고 인간문화재 한갑득씨의 권유로 77년부터 서울정착을 결심하게 되었다. 말도 탈도 많았던 들끓는 듯한 지난날,한번 움직일 때마다 수천 관중을 사로잡는 그의 춤에 매료되어 54년,서울 첫 정착때는 신익희선생의 따님인 정균씨가 동대문밖 창신동에 무용연구소를 차려준 적이 있었고 삼성의 이병철회장은 특히 그의 「살풀이춤」을 사랑하여 자주 별장에 불러 춤을 추게 했다고 한다. 그는 요즘도 매일 하오4시부터 4시간씩 연습,이렇게 연습을 해두기 때문에 공연을 앞둔 총 리허설은 해본적이 없다. 해마다 명무전 명인전 전통무용의 밤과 수많은 해외고연에 참가하고 프랑스 렌느 페스티벌에 다녀와서는 음식이 입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유럽공연은 「질색」이라고 거절한다.평생을 통해 그가 하고싶지 않은 일을 억지로 마지못해 체면상 해본 일은 없을 것이다.그가 무엇을 어떻게 하던,욕쟁이로 소문이 나고 성질이 괴팍하던 말던,방약무인하고 오만불손하다 하더라도 김소희씨의 말대로 「당대의 전무후무한 명인」,절묘한 선으로 이어지는 천의무봉한 춤솜씨 하나만으로 그는 자랑스러운 우리의 이매방일 수밖에 없을 것같다. □연보 ▲1927년 5월5일 전남 목포출생(본명(이규태) ▲1935∼39년 만주 대연에 거주.전남 무안출신 이대조선생 「승무」「북춤」사사,전남 화순출신 박영구선생 「승무」「법고」사사,전남 목포출신 이창조선생 「검무」사사 ▲1943년 목포 공립공업학교 졸업 중요무형문화재 제27호 「승무」예능보유자(87년 지정),중요무형문화재 제97호 「살풀이춤」예능보유자(90년 지정) ▲1948년 명창 임방울선생 명인명창대회 「승무」(3고)첫 출연 ▲1953년 전북 군산 국악원주최 명인명창대회 「승무」(9고) ▲1953년 이매방 개인무용발표회(광주) ▲1954년 삼성여성국극단 창극출연 「승무」(7고) ▲1955년 개인무용발표회(문하생 발표 포함·광주) ▲1956년 개인무용발표회(부산) ▲1957년 개인무용발표회 「살풀이춤」(부산) ▲1959년 서울 을지로 원각사에서 개인무용발표회 ▲1962년 광복절 경축예술제 「살풀이춤」(국립극장)(도쿄∼오사카) ▲1968년 일본 대민단본부주최 광복절기념공연 ▲1970년 부산·시모노세키 자매결연기념공연(시모노세키·부산) ▲1975년 부산예총주최 「무용합동공연」(부산) ▲1977년 이매방 「보념승무」발표회(서울YWCA강당) ▲1979년 대한항공 민항 10주년기념공연(미 6개도시 교포위문) ▲1981년부터 제1회 대한민국 전통무용예술제참가(해마다) ▲1982년부터 국악대제전 한국 명무전 출연 ▲1984년 무용인생 50년 특별기념공연 「북소리Ⅰ」(세종문화회관) ▲1986년 미 한미문화센터주최 워싱턴 공연 「살풀이춤」 ▲1986년 아시안게임 축전공연 출연 ▲1987년 개인무용발표회 「북소리Ⅱ」(문예극장 대극장) ▲1987년부터 해마다 중요무형문화재공연 출연 ▲1990년 개인무용발표회 「북소리Ⅲ」(호암아트홀) ▲1988년 88서울올림픽문화예술축전 참가 ▲1989년 조선일보주최 국악대공연 출연 ▲1990년 중국·북경·연변 교민 순회공연 ▲1991년 한국·일본 무형문화재 합동공연(도쿄) ▲1992년 국악대제전 명무전 출연 예술문화대상·눌원 향토예술대상·목관문화훈장서훈 (승무) 송수남·김진홍·임이조·채향순·국수호·채상묵 (살풀이) 정명숙·유숙희·김정녀·이진주
  • “우리경제 2년안에 살아날것”/김 대통령­경제연구기관장 대화록

    ◎“공대졸업생들 현장근무 기피 큰 문제”/“중동산유국과 정상회담 필요” 건의도 김영삼대통령은 19일 상오 청와대에서 송희년 한국개발연구원(KDI)원장등 경제관련 국책연구기관장 11명과 조찬을 함께 하며 신경제건설을 위한 방안과 경제현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김대통령과 참석자들이 나눈 대화요지는 다음과 같다. ▲김대통령=요즘 연구단체의 연구가 잘 되고 있습니까. ▲송원장=세계유수기관에서 조사한 바에 의하면 우리나라 KDI는 세계 10대 연구기관의 하나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김대통령=무엇이든지 10위안에 들어가야지요.얼마전 한국을 방문한 콜독일총리는 우리나라가 G­7 다음쯤 된다고 말하더군요.대통령선거후 한국에 대한 세계의 평가가 크게 달라졌습니다. ▲이회성에너지경제연구원장=경제성장에 비해 에너지분야가 취약합니다.중동산유국과 긴밀한 유대를 맺기위해 정상회담을 갖는 것이 필요합니다. ▲김영욱생산기술연구원장=기술면에서 세계10위안에 들어가려면 세계최고의 제품을 10개이상 가져야 하는데 우리는 전혀 그렇지 못합니다. ▲손창희한국노동연구원장=치산립국이라는 말이 있지만 노동을 다스리는 사람이 나라를 다스릴 수 있습니다.지금은 노사문제가 대단히 중요합니다.현재 노사가 가까워져 가고 있는 흐름을 계속해야 할 것입니다.대기업의 고용문제가 중소기업으로 전가되고 있습니다.고용문제에 대한 대비책이 필요합니다. ▲김대통령=공장이 잘 되려면 경영자가 잘해야 합니다.사장이 근로자들을 인간적으로 대접할 때 한가족처럼 열심히 일하게 됩니다. ▲노재식한국환경기술개발원장=한국의 과학기술자들은 유교적 전통때문에 생산현장에 가지않으려 하는데 문제가 있다고 일본 언론이 지적하고 있습니다.중국은 과학기술자의 70%를 공장현장에 보내는 것을 기본정책으로 하고 있습니다. ▲송원장=일본에서는 공대를 졸업하고 작업복에 헬멧을 쓰고 현장에 나가는 것을 영예로 알고 있습니다.현장사정을 알아야 현장에 맞게 기계디자인을 할 수 있습니다. ▲김원장=저는 대학이나 연구원에서 가운벗기운동을 하고 있습니다.박사와 과학자와 기술자들이 자기들의상징인 흰가운을 입고 있는데 이것이 문제입니다. ▲황인정산업연구원장=우리나라 공과대학 졸업생들이 대부분 현장을 가지 않습니다.혁명적인 교육개혁이 필요합니다. ▲김대통령=부도나는 회사를 보면 대부분 사장이 출근하자마자 자금을 빌린다는 핑계로 골프장에 갑니다.근로자들이 다 압니다. ▲이경식부총리겸 경제기획원장관=국세청장에게 그런 사람들을 조사해 놓으라고 했습니다. ▲손원장=신한국은 새 신자와 함께 믿을 신자라야 합니다. ▲김대통령=우리나라 두뇌들이 모여있는 연구기관에서 열심히 연구해내면 우리나라 경제는 2년안에 살아날 수 있습니다.근로자들이 이제 많이 달라졌습니다.우리가 물가를 3%이내로 억제하고 성장을 7%까지 올려놓도록 함께 노력합시다.2년안에 우리경제를 궤도에 올려놓을 수 있습니다.
  • 명분을 최고의 가치로(한국정신의 원류를 찾는다:9)

    ◎민족 정체성 확립을 위한 캠페인/원한국인의 실천덕목 선비정신/실생활에서는 검약·절제·청렴을 미덕으로/역사의식에서는 춘추철학과 지조를 신봉 지난 대선은 여러모로 한국현대사의 이정표를 제시하였다.우선 「신한국인」이라는 용어를 탄생시켰고 우리사회가 아무리 자본주의화했다지만 돈만으로는 안되는 심리가 남아 있다는 사실을 확인시켜 주었다.「신한국인」이라는 구호는 우리 모두 구태의연한 남루를 벗어 던지고 새롭게 태어나야한다는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우리가 한국인으로서 살아온 지난 세월이 결코 자랑스럽지도 떳떳하지도 못하다는 전제가 깔려 있는 것이다. ○돈아닌 가치관 보여줘 과연 우리민족이 살아온 지난 세월의 자취가 그렇게 초라하고 부끄러워 타기해버려야만 하는 대상일까? 그렇다면 강대국사이에서 민족고유문화를 지키고 오늘날까지 살아 남은 저력과 문화국가로서의 자부심은 어떻게 해석해야 할 것인가? 오히려 현재의 한국인에 대한 전면적인 부정과 지나친 자기반성이 부작용을 초래하게 되지 않을까 일말의 걱정이 앞서는 것은 노파심에 지나지 않는 것일까? 우리 역사상 미증유의 이민족 통치인 일제식민지시대에 잃어버린 민족적 자부심이 아직 회복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지난 몇년사이 매스컴을 통해서 전개된 한국인의 자기반성을 짚어 보는 여러 기획들이 일제치하에서 이광수가 부르짖은 민족개조론의 변형이 되지않을까 우려되기 때문에 「신한국인」논의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또 대재벌의 총수가 막강한 재력과 조직력을 앞세우고 돌풍을 일으키는듯 하더니 막상 선거결과는 예상득표수에 훨씬 못 미치는 15%에 불과하였다.『자본주의사회에서 돈이외에 무슨 기준이 있느냐』는 말이 교수사회에까지 공공연하게 통하는 현 시점에서 돈으로 승부하려던 재벌총수의 참담한 패배는 현한국인에게 잠재해 있는 다른 세계관과 가치관의 실마리를 확인하게 한다. 그러므로 신한국인상을 세우기 위해서는 현한국인상의 객관적인 이해·분석이 필요하고 현한국인의 원형이라할 역사속의 원한국인상을 재조명할 필요가 제기된다.흔히 전통을 단절시켰다고 진단되는 일제시대 전시기,다시 말하면 조선후기의 인간형이야말로 원한국인이며 그들의 세계관과 가치관을 재조명하고 그 시대의 시대정신을 밝히는 노력이야말로 한국정신의 원류에 접근하는 첩경이라 생각된다. 조선후기사회는 유교사회였다.유교는 시대에 따라 발전·변화하였는데 송나라 때에 이르러 형이상학적 우주론인 이기론을 성립시켜 성이학의 문호를 개창하였다.조선시대는 바로 이 성리학을 국학으로 수용하고 그 이념을 시대정신화한 시대였다.성리학을 공부하여 체질화시킨 학자들이 선비(사)이며 선비의 복수개념이 사림이다.이들은 수기치인을 기본으로 하여 수기의 단계에서 치열한 학문연마와 인격을 닦고나서 남을 다스리는 치인의 단계로 가는 사대부의 삶을 사는 것이 정석이었다.전자가 사의 단계라면 후자는 대부의 단계이므로 학자관료들이니 조선시대는 바로 학자관료들이 지배층이 된 시대였다.그들이 추구한 정신이 선비정신이라면 그 사회는 그것을 실천하는 장이었다. 선비정신은 의리와 지조를 중요시하는 정신이다.어떻게 인간으로서의 떳떳한 도리인의리를 지키고 그 신념을 흔들림없이 지켜내는 광조를 일이관지하게 간직할 수 있느냐가 최대 관심사였다.인간이 짐승의 무절제한 욕망이라는 차원에서 벗어나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기위한 방법론으로서의 인성론을 발전시킨 것도 그러한 맥락에서 이해된다.조선전기의 인심도심설이나 후기의 인물성동이론은 인간학에 대한 이론적 심화과정이며 정신적 가치에 대한 인식체계였다. ○조선 지식인들의 상식 인간의 본능과 물질을 최고가치로 인정하는 현대와 극명하게 대비되는 것이 조선시대이다.제2차 세계대전후 전세계가 미국을 중심으로 하는 자본주의체제와 소련을 주도국으로 하는 공산주의체제로 양분되었다고 하지만 자본주의든 공산주의든 물질·물적 기초를 우선가치로 인정한다는 점에서는 유물주의의 공통점을 내포하고 있다.특히 자본주의는 인간의 욕망을 극대화하고 그에 따른 경쟁을 부추김으로써 성장하여 왔던 것이다. 바로 이 물적 기초를 추구하고 그러한 체제의 유지논리인 공리주의나 실용주의에서 도출한 실리주의가 우리가 살고 있는 현대의삶의 기준이라면 조선후기사회는 명분을 최우 선으로 하는 명분주의 사회였다.어떤 일을 처리할 때 그것이 나나 내가족,내가 속해있는 집단이나 조직에 이득이 되느냐 해로우냐가 현대적 판단기준의 우선척도가 된 것이다.이러한 이해관계기준은 인간사이에도 그대로 적용되어 메마른 인간관계를 확대 재생산하고 있다.조선시대 사람들의 판단기준은 그 일이 명분에 맞느냐 안맞느냐가 가장 중요한 것이었다.그리고 명분을 얻느냐 잃느냐는 그 지식인의 사활이 달린 지식인사회의 상식이었다. ○실리사회 탁류 휩쓸려 그러나 현대적 실리주의 가치관은 조선시대의 가치덕목들을 하나같이 평가절하하였다.명분은 핑계로,의리는 깡패용어로,선비의 기개를 뜻하던 사기는 군대용어로 전락해 버렸다.소비가 미덕이 되고 청빈은 낡아빠진 구시대의 덕목으로 조소의 대상이 되고 말았다.동기나 과정보다는 결과만을 중요시하는 결과주의가 판을 치고 있다. 그 시대 지식인의 사명감과 책임의식으로 대변되는 선비정신은 실제생활에서 검약과 절제를 미덕으로 삼고 청렴과청빈을 우선 가치로 삼았다.시류에 영합하는 것을 비루하게 여겼고 역사의식에 있어서는 시시비비의 춘추정신을 신봉하였다.그들은 「청」자를 선호하여 청의,청백이,청요(현)직,청명등의 용어를 즐겨 썼다.이러한 가치관은 지식인사회에만 유효하였던 것이 아니고 사회저변에 확산되어 일반백성들도 「염치없는 놈」이란 말이 최악의 욕으로 인식하였고 예의와 염치는 인간으로서 갖추어야할 기본덕목이 되었던 것이다.또한 상부상조의 평화공존의 성리학적 이념은 개인생활이나 농촌공동체 뿐만 아니라 국가간에도 적용되어야 한다고 믿었고 그러한 논리로 편제되어 있던 동아시아 국제질서를 무력으로 흔들어 놓은 일본이나 여진족의 청을 「오랑캐」라 폄하하였던 것이다.또한 이미 망한 명나라가 임진왜란때 파병한 사실을 「재조지은」이라하여 국가간의 의리도 지켜야한다는 것이 그들의 세계관이었다.그것은 문화가치,특히 유교적 문화질서인 중화문화질서를 지키려는 의지로 표현되었고 조선이 명을 계승하여 그 문화의 정수를 답지하고 있다는 자부심으로 나타났다. ○국민적 자존심 찾을때 19세기 서세동점의 세계질서 재편과정에서 서양을 중심으로 하는 국제질서를 인정하고 거기에 적극 편입하려는 개화운동이 서양제국주의와 그에 편승한 일본세력을 인정하여 결국 친일파의 양산으로 종결되었다면,중화문화 보존논리인 위정척사운동은 시대의 흐름에 민첩하게 대응하지 못했다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민족의 정체성을 보존하는 일관된 자긍성을 견지하였던 것이다. 조선이 미개하다는 암시를 깔고 있는 개화사상은 일제시대에 확고한 우위성을 확보하였고 광복후에는 서양에의 일방적 경도로 인한 근대화이론과 맞물려 대표적인 근대사상으로 각광받고 있다. 이제 세계가 제국주의적 힘의 논리에 회의를 품고 새로운 시대정신을 모색하고 있는 현시점에서 시급한 일은 손상된 국민적 자존심을 회복하여 한국인의 정체성을 분명히 하고 그것을 토대로 민족문화를 선양하는 것이다. □약력 정옥자 서울대교수·국사학 ▲1942년 강원도 춘천출생 ▲서울대 문리대 사학과졸업 ▲동 대학원졸업(문학박사)▲현 서울대 교수 ▲저서 「조선후기문화운동사」 「조선후기문학사상사」 「조선후기지성사」 등 다수.
  • 경제회생 위한 개혁방안 5가지/곽상경(정경문화포럼)

    ◎공직자 봉사자세·자율속 경쟁 풍토 확립/정부 개입 최소화·금융­조세 등 제도 개편 우리가 하는 일 중에서 가장 좋지 않은 것이 용두사미,즉 시작보다 끝이 좋지 않은 것이다.새 대통령이 들어설 때마다 너무 심하게 들뜨고 요란하다.시작에서는 조용히 기대하고 끝에 가서는 냉정하게 평가하는 여유와 이성이 필요하다.우리는 과연 암흑만의 역사에서 이제 겨우 광명을 찾고 있다는 것인가.진정 새나라,새경제,새사회,새시대가 창조되어 새로운 세상이 펼쳐지고 있는가.경제를 살린다고 하는데 우리나라 경제가 언제 죽어 있었는지 모르겠으나 얼마나 어떻게 잘 살릴 것인지 좀 더 두고 보면서 기다리고 떠들어도 되지 않을까 한다. 그런데 우리의 관심을 끄는 중요한 대목은 정부가 경제에 대해 규제와 보호에서 자율과 경쟁으로 정책기조를 바꾸겠다는 것이다.대단히 지당한 말씀이다.금융실명제실시를 비롯한 구체적인 개혁은 제대로 밝혀지지 않았으나 중요한 개혁이 그 정책기조에 틀림없이 포함되었을 것으로 믿는다.생각해 보면 우리의 처지가 규제를과감히 줄이고 보호를 정비하면서 모든 경제활동을 보다 자율과 경쟁에 의해 효과적으로 이루어지게 하도록 되어 있다.작년의 1인당 GNP가 7천4백달러나 되고 금년에는 8천달러를 넘을 것으로 예상한다.이 정도의 경제수준이면 자율과 경쟁이 강조될 때도 되었다.과거의 5·6공 정부도 민간주도경제의 자율과 경쟁을 지나칠 정도로 강조했었다.문제는 규제와 보호를 줄이는 것이다.새정부가 새시대를 창조하겠다면 경제에 있어서도 규제를 과감히 획기적으로 없앨 것은 없애고 고칠 것은 고쳐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우리나라에는 아직도 소득수준 2천달러 미만의 경제에나 적용되어야 하는 규제와 보호가 너무나 많다.기득권층이 악용하고 공직자의 부정부패에 이용되며 정부가 국민위에 군림하는 수단으로 애용되는 규제가 너무나 국민을 괴롭히고 있다.규제를 완화하면 능률과 질서에 문제가 발생한다는 것은 핑계에 지나지 않는다.규제를 풀고 자율과 경쟁을 높이면 경제가 더 잘 된다는 것은 이미 선진국이 증명한 것이다. 그러면 규제와 보호를 줄이고 자율과 경쟁을 높임으로써 경제를 회생시키기 위한 개혁의 방법은 어떤 것일까.첫째,정부기능을 체질개선해야 한다.국민을 감시하고 억누르면서 간섭하는 상위의식의 공직자태도를 국민을 위해 봉사하고자 하는 하위의식의 공직태도가 되도록 해야 한다. 감사원이 이를 정착시켜 나가는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야 할 것이다.둘째,직접적인 정부업무를 과감하게 간접적인 업무로 전환시켜야 한다.정부는 근본적으로 제도마련과 지침제시에 주력하고 국민으로 하여금 스스로 잘 하도록 분위기를 조성하면서 잘못에 대해서는 엄하게 다스려야 할 것이다.국민으로서는 스스로 잘 하는 것이 더욱더 어렵고 무거운 책임을 지게 된다.이렇게 함으로서 자율과 경쟁을 바탕으로 공정거래가 확립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셋째,부정부패를 과감히 척결하면 규제완화에 따른 자율과 경쟁의 효과는 높아질 수밖에 없다.부정부패척결은 가장 꼭대기서 부터 가장 엄하게 다스려야 효과적인데 다스려야 할 사람과 다스림을 받아야 할 사람이 과연 지금까지 얼마나 떳떳하고 당당할 수 있을런지 두고 보아야겠다.어쨌든 지금부터는 어떠한 예외도 용납하지 않도록 해야 자율과 경쟁이 제대로 이루어질 수 있다.지금까지 나타난 인사에서 너무 측근만 선심으로 배열되어 있어 딜레마에 빠지지 않을까 걱정이다.넷째,금융실명제실시와 탈세방지 및 재산세과표조정 등 개혁을 실천하여 규제에서 자율로 전환하는데 대한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어야 한다.금융실명제가 실시되지 않으면 자율도 부정부패방지도 제대로 될 수가 없고 개혁도 허구가 되며 경제를 잘 해보겠다는 것도 허구적인 구호에 그치고 말 것이다.끝으로 정치가 경제에 개입하는 것이 시정되어야 한다. 경제는 경제원리에 맡겨야 한다.특히 기업에 대한 세무감사를 하여 보복과 한풀이를 하려는 것은 없어져야 한다. 암흑에서 광명인지,죽음에서 소생인지 또 규제에서 자율이 얼마나 정착될 것인지 기다려 본다.결과는 많은 변수와 높은 불확실성에 의해 좌우될 것인데 말이다.새정부의 새나라(?)창조는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이제 시작일 뿐이다.5년을 두고 기다려 보아야 하는 것이다.이미 우리가새나라 새세상에 와 있는 것은 아니지 않는가.
  • “인사파동딛고 이젠 개혁에 매진”/부분개각발표날 각부처·정당 표정

    ◎“문제인사 언제든 교체 원칙 천명한것”/“서울시 공무원출신 첫 시장” 환영일색 도덕성 문제가 제기된 신임 각료들에 대한 경질이 8일 단행되자 정·관가에서는 이번 인사가 새기풍을 정착시켜 개혁을 계속 추진하는 전화위복의 계기가 되기를 기대하며 내부단속과 민심수습 등 대책마련에 들어갔다. ○“여성기용방침 재확인” ▷청와대◁ ○…이경재청와대공보수석은 부분개각내용을 발표한 직후 『깨끗하고 정의로운 사회실현을 위해서는 과거보다 더 높은 법적·도덕적 자격기준이 요청된다』고 지적하고 『새로운 인선에서는 법적·도덕적 기준을 우선,청렴·결백하고 개혁적의지와 행정능력을 갖춘 인사를 기용하려고 노력했다』고 배경을 설명. 이공보수석은 송정숙보사부장관 기용과 관련,『여성기용 방침을 재확인한 인선』이라고 강조. 이수석은 최근의 인사파문이 「기득층의 저항설」에도 언급,『새정부 개혁에 조직적으로 저항하려는 세력의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으며 이런 책동에 단호히 대처할 방침』이라며 『지금 개혁을 이루지 못하면 기회는 다시 오지않기 때문에 국민의 아낌없는 지원과 성원을 바란다』고 당부. 이수석은 하오 3시부터 10여분동안 공식기자회견을 통해 부분개각내용,인선기준및 배경등을 설명한뒤 기자들과의 일문일답에 응했다. ­「조치」는 일단락 된 것인가. ▲허재영건설부장관을 해임한 것 같이 청와대자체의 정밀조사를 거쳐 개각을 단행한 것이다.일부 문제점이 드러난 장관들도 있으나 중대한 사안이 아니라고 판단했다.또다시 중대한 사안이 나타나면 단호한 조치를 할 것이다.현재로선 이것으로 일단락됐다. ­허장관의 해임배경은. ▲앞서 말한바와 같이 자체 정밀조사의 결과이다. ­군인사의 이유는. ▲문민시대의 군최고통수권자로서 군의 통괄의지를 반영한 것이다. ­중대사안이 나타나면 또 경질할 것인가. ▲현재로선 중대한 결격사유자를 발견할 수 없다.청와대가 모르는 문제가 드러나면 언제든 교체한다는 원칙을 천명한 것이다. ­앞서 조직적 저항세력이 있다고 했는데. ▲증거를 잡고있고 거기에 대한 조사가 진행중이다.얼굴없는 움직임이기 때문에 쉽게 발견할수는 없지만 나타나면 엄중히 다스리겠다(이수석은 일문일답이 끝난뒤 이 부분에 대해 재차 묻자 『북한에 친인척이 있다.2중 국적이다라는 등의 제보는 자료를 가지고 있는 기구가 한정돼있는 만큼 출처를 짐작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최창윤총무처장관이 사의를 표명했는데. ▲사퇴반려된 것으로 보면 된다.박희태장관과는 사안의 차이가 있다(이수석은 『김대통령께서 방금 최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그냥 열심히 일하라」는 당부를 했다』고 전했다). ○…이수석은 공식기자회견과 일문일답이 끝난뒤 인사파문과 관련,『우리 모두 과거의 물을 먹은 만큼 천상에서 내려온 진선진미한 사람을 찾을 수 없지 않느냐』고 지적한뒤 『그 가운데서 깨끗하고 능력있는 인사를 찾은 차원으로 이해해달라고』고 협조를 당부,청와대의 곤혹스러움을 간접 표시. 고병우 건설부장관 임명과 관련,그는 『조금전 확인됐기 때문에 뭐라 말할수는 없으나 호남인사를 기용한다는 방침의 연장』이라며 『조사해보니까 부동산문제가 있으나 그런식으로 하면 아무도 임명하지 못한다』고 양해를 요청. ○…이수석도 기자회견에서 밝혔듯이 김대통령과 청와대참모들은 이번 인사파문뒤에 기득권층의 「조직적 대항」이 있다는 의심을 갖고있는 분위기. 청와대측은 『많은 정보를 지닌 수구세력들이 조직적으로 움직이는 것 같다』『이제는 우리들을 격려,기득권층을 비난하는 제보가 더많이 들어오고 있다』『서서히 주동자가 드러나고 있다』고 불만을 표시. ▷법무부◁ ○…사의를 표명한 박희태장관의 후임으로 김두희검찰총장이 전격 발탁되자 『전혀 예상치 못했던 일』이라며 충격과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 법무부 한 관계자는 『이날 아침신문에 김총장의 이름이 거명됐지만 임기제 검찰총장으로 부임한지 3개월밖에 되지 않는 점 등을 감안해 설마 했었다』면서도 『박전장관 문제로 어수선했는데 그나마 신망이 두터운 김총장이 후임장관으로 오게 돼 다행』이라는 반응. 그러나 검찰 일각에서는 검찰권의 독립을 명분으로 한 임기제 총장에 가장 걸맞는 인물로 조직내에서 추앙을 받던 김총장이취임 3개월 남짓만에 장관으로 가게 되자 아쉬움과 함께 『김대통령 특유의 인사스타일로 인해 검찰총장 임기제의 의미가 무색해지는 것 아니냐』고 우려섞인 반응을 보이기도. 이와함께 후임 검찰총장으로 누가 오던지간에 연쇄적으로 대폭적인 후속 검찰인사조치가 불가피해짐에 따라 벌써부터 고검장·검사장 승진폭과 대상을 놓고 설왕설래하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 ○“강남땅 오해산것 같다” ▷건설부◁ ○…허재영 전건설부장관은 8일 상오까지도 본청 국장,지방청장등 고위 간부 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확대 간부회의를 주재,올해 계획된 업무를 차질없이 진행하라고 지시한뒤 이들과 함께 오찬까지 함께 하는등 경질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던 듯. 그러나 이날 하오 1시20분쯤 보사·법무등과 함께 건설부장관도 경질대상에 포함돼 있다는 얘기가 전해지자 차관을 비롯,각 국장들이 사실 확인에 한때 분주한 모습. 허전장관은 신임 건설부장관이 발표되자 기자실에 들러 『강남구 대치동에 땅 1백여평을 사놓은 것이 다소 오해를 받고있는 것 같다』고 해명. ○시종 차분하게 답변 ▷보사부◁ ○…송정숙 신임 보사부 장관은 8일 하오 5시 청와대에서 임명장을 받은 곧바로 과천 종합청사로 가 취임식과 기자 간담회등을 갖는등 취임 첫날부터 강행군. 『새로운 경험과 생소한 분야에 대한 두려움이 지금 심정』이라고 밝힌 송 장관은 30분간에 걸친 기자 간담회에서 보사행정방향등에는 시종 차분하고 겸손한 자세로 답변하면서도 「소신」과 관련된 부분에서는 약간의 양보도 하지 않겠다는 자세를 보이는등 평소 날카로운 칼럼니스트로서의 강한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 ○…이에앞서 박량실전임장관은 국장급이상 간부들과 오찬을 하고 하오3시 이임식을 가진데 이어 청사 현관에서 간부들과 기념촬영을 하는 것으로 10일간의 장관업무를 마무리. 박전장관은 이임식에서 『지난 10일간 너무 많은 것을 배우고 경험했다』고 말문을 연뒤 『나자신을 투영해 보지도 않고 문민정부에 동참해 일해보겠다는 의욕만 가지고 나섰다가 결과적으로 누를 끼치게 된데 대해 마음깊이 사과한다』고 소감을 피력. ○“시정 잘아는 인물” 환영 ▷서울시◁ ○…사상 처음으로 시장없는 1백시간을 보낸 서울시 직원들은 8일 하오 이원종 전충북지사가 시장으로 임명되자 『무엇보다 서울시 공무원 출신으로는 처음 시장으로 부임하게 돼 기쁘다』며 잔칫집 분위기. 시직원들은 『이신임시장이 오면 별다른 업무보고는 필요없이 현황보고 정도만 하면 되지 않겠느냐』며 시 상황을 잘 아는 사람이 시장으로 온것을 한결같이 반기는 모습. 공무원생활은 체신부에서 시작했지만 내무관료 출신으로 시 내무국장을 잠시 맡은 적이 있는 김성배·김용래전시장과는 달리 사무관시절부터 시에서 잔뼈가 굵은 사람은 이시장이 처음이라는 것. 시의 한 관계자는 『이를 계기로 앞으로 서울시장 자리가 계속 내부출신인사로 채워졌으면 좋겠다』고 기대를 표시한뒤 『누구보다도 시 내부사정을 잘 알고 있는만큼 개혁을 성공적으로 추진할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 ○오히려 잘됐다는 반응 ▷정가◁ ○…민자당은 김영삼대통령이 8일 법무·건설·보사등 3개부처 장관및 서울시장에 대한 부분개각을 단행하자 개각 폭이 예상보다 늘어난데 놀라움을 표시하면서도 그동안 언론보도등을 통해 문제시됐던 각료들은 모두 「정리」된 것 아니냐며 적이 안도하는 모습들이다. 민자당은 특히 이번 개각에 건설부장관이 포함된 것과 관련,그간 끈임없이 허재영장관의 비리연루설이 나돌았기 때문에 「깨끗한 정부」실현을 위해서는 오히려 잘 됐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그러나 최장수 당대변인을 지냈던 박희태법무장관이 딸의 특례입학문제로 김대통령의 재신임에도 불구,경질된데 대해서는 안타까움을 금치 못하고 있다. 여하튼 민자당은 이번 개각으로 일부장관들의 부도덕성 시비로 촉발된 김영삼정부의 인사파문이 더이상 확대되지 않고 진정되기를 바라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인사파문이라는 불의의 상흔을 딛고 일어서 이제부터는 변화와 개혁을 적극 추진해야한다는 것이 민자당의 입장이다. 김종호정책위의장은 『선거때만 되면 경쟁자들이 퍼뜨리는 갖가지 소문때문에 입후보자들이 곤혹을 치르는 경우가 많은데 아무런 검증없이 나도는 소문등으로 인해 정치인들이상처를 입는 일은 없어져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회서 시비가리기로 ○…민주당은 이번 부분개각과 관련,『국민의 여론을 받아들여 개혁초기에 문제인사를 신속히 새로 임명한 것은 바람직한 일』이라며 일단 환영하는 분위기속에 새 각료가 산적한 국정을 해결하는데 노력해 줄 것을 기대. 그러나 새 보사부장관에 대해서는 개혁을 표방하는 각료로서 적합한 인물로 볼 수 없다는 이유로,육군참모총장과 기무사령관의 교체에 대해서는 전임자의 해임사유가 명확하지 않다는 이유로 각각 문제를 제기. 특히 이번 개각을 종합해 볼 때 김영삼대통령의 인사스타일에 큰 문제가 있다는 것이 드러난 만큼 최소한 사전에 대상후보를 거를 수 있는 법적,제도적장치에 비중을 두는 한편 모든 문제를 국회차원에서 시시비비를 가리기로 했다.
  • “군 위상 재정립” 신호탄/수뇌부 전격 경질 배경과 의미

    ◎문민시대 걸맞게 정치탈색 등 대개혁 의지/지장 전면발탁 30여년만에 「대수술」 예고 김진영육군참모총장과 서완수기무사령관의 전격 경질은 한마디로 30여년동안 굳어진 군위상 변화의 신호탄으로 상당한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군위상 변화란 군내부에 깊숙이 스며들어 굵은 뿌리를 내리고 있는 소위 「정치군인」과 「정치색」을 지워버리겠다는 것을 뜻한다. 이는 이번에 경질된 육참총장과 기무사령관직등 군핵심이 5·6공 시절 전두환·노태우대통령등 육사11기 극소수 장성들을 중심으로 한 「하나회」군맥중에서만 독식되었다는 점에서도 잘 나타난다. 따라서 이번의 전격 경질은 김영삼정부의 군통치 스타일이 앞으로 어떻게 펼쳐질 것인가에 대한 가늠자로써 안팎의 비상한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는 것이다. 이번 인사는 새정부의 대군부 제1단계 포석이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날 정오 직전 갑작스런 발표가 있자 국방부를 비롯한 군내부는 충격을 받은 모습이었다. 지난 5일 소위 문민대통령이 육사졸업식에 처음 참석했을때 촉각을 곤두세웠던군은 「기습작전」같은 이날 인사를 놓고 『올 것이 오고야 말았지만 그 시기가 너무 빨라 얼떨떨할 지경』이라며 『이것은 신호탄이 아니고 직격탄』이라고 당혹스러워 했다. 김대통령은 육사졸업식 연설에서 『올바른 길을 걸어온 대다수 군인에게 당연히 돌아가야할 영예가 상처를 입었던 불행한 시절이 있었다』고 군통수권자로서의 군부통제 스타일을 강력히 시사한 바 있다. 그 스타일이란 한마디로 말해 일부 정치군인들에 의해 국가존망이 좌지우지되어 왔던 군부독재시절과의 단절을 의미한다.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기 전후 군내부에서 『사병에서부터 장성에 이르기까지 70만 군인들중 99.9%는 국민들로부터 「누명」을 받고 있었다』며 『그것은 0.1%에 지나지 않는 정치군인들 때문이었다』는 여론이 팽배했다는점에서 매우 상징적이기도 하다. 때문에 이들에 대한 전격 경질은 지난 30여년동안 군부내에 깊숙한 고질병으로 자리 잡아온 파벌과 인맥을 개혁하려는 강력한 의지로 평가될 수 있다. 전격인사가 단행된 8일 아침 권령해국방장관은 청와대에서 김대통령과 함께 조찬을 함께 하며 이번 인사를 숙의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자리에서 김대통령은 권장관에게 『지금까지 군 계통상에서 벗어나 있던 기무사의 역할과 기능에 대해 국방장관이 철저한 감독을 하라』고 말한 뒤 『정보사령부등도 정보본부장이 장악케 하는등 국방장관으로서의 책무를 다하라』는 지시를 했다는 것이다. 신임 육참총장의 경우 평소 무색무취한 지장으로 전임총장과는 동기생이면서도 휘하에 인맥을 형성하지 않은데다 실력을 갖춘 장군이라는 점등이 이번 군인사의 특성을 잘 보여주고 있다. 아무튼 김대통령의 대군부 포석은 일단 잘되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군통수권자로서 앞으로 5년간 군을 잘 다스릴 것이라는 믿음을 얻게 되는 것은 오는 6월의 군정기인사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여진다.
  • 21세기 한국의 문을 여는 “이어령과의 대화” 15·끝

    ◎소프트시대/“곰이 사람으로” 신분상승의 비결/미래문명에 대비,우리가 할 일은/서양기술 한국전통 맞게 소프트화/정치·경제·과학 모두 인간 행복위해 존재/문화 등한시하고는 타분야도 발전 못해/곰·호랑이 둘다 욕망은 있었으나/고통 대처하는 이성 능력에서 차이/정보화시대 적응… 한국인의 변신은/불의 욕망­얼음의 이성 조화로 가능 ■황규호문화부장=21세기 한국문화의 문을 여는 이 작업이 일단 아쉬운대로 오늘로 끝을 맺게 되었습니다.지금까지 총론을 말씀해주셨는데 여기에서 잠시 쉬었다가 다음에 각론으로 다시 독자와 만날수 있게 해주시기 바랍니다. ■이어령전문화부장관=대담은 끝나지만 21세기를 향한 작업은 끝이라는 것이 없을 것입니다.언젠가 이 대담을 다시 재개하여 그때는 구체적인 현장검증을 통해 보다 분명한 한국의 내일을 점치고 그 전말을 분석하게 될 것입니다.그동안 과학기술이나 정치 경제적 측면에서 21세기를 논한 글은 많이 있었습니다마는 이번처럼 순수한 문화론적 입장에서 접근해 간것은 흔치 않았던 것같습니다.그래서 힘도 많이 들었구요. ○성취욕망 강한 민족 □지금까지 대담을 통해 밝히신 일관된 의견은 한국인의 품성이나 그 문화는 산업혁명의 문명기에는 어울리지 않았으나 앞으로 올 정보혁명의 시대에는 유리하게 작용하여 그 적응력과 잠재력이 새롭게 평가될 것이라는 점이었습니다. 우리가 21세기의 문명을 주도해 나가기 위해서는 어떤 조건을 갖추어야 할는지 마무리를 지어 주셨으면 합니다. ■프라토는 한 나라와 그 역사를 움직이는 세가지 힘을 욕망 이성 그리고 기(THYMOS)로 정의하고 있습니다.우선 욕망인데 한국인처럼 신분의 상승지향과 성취욕망이 강한 민족도 드뭅니다.신화시대때부터 그랬던 것같습니다.단군신화를 한마디로 요약하면 곰이 인간이 되는 이야기가 아닙니까.정말 꿈도 크지요(웃음).곰이 사람이 되는 것만해도 대단한데 거기에 또 하느님의 아들과 결혼을 하려고 하지요.물론 둘다 성공을 합니다.이계급 특진입니다(웃음). □그런 욕망과 신분상승의 욕망이 때로는 엉뚱한 범죄나 분수를 모르는 일을 저지르는 일도 있지 않습니까. ■그래요.그래서 이성이라는 것이 있어야 하지요.욕망만 가지고는 역사의 방향을 돌려놓을수 없습니다.호랑이도 인간이 되려는 욕심에서는 곰못지 않았지요.그런데 실패하고 만것은 욕망으로 다스리는 이성이 없었기 때문입니다.곰은 인간이 되고 싶다는 일념만이 있었던 것이 아니라 인간 되기 위해서는 동굴의 그 어둠과 갑갑함 그리고 역겨운 음식을 먹고 견디는 고통과의 싸움 그리고 참을성을 보였던 것입니다.그리고 그런 참을성이나 고통에 대처하는 능력은 이성의 힘에서만이 가능해 집니다.욕망은 뜨거운 것이고 이성은 반대로 차갑습니다.불과 얼음을 동시에 가질때 비로소 자기변신이 있게되는 것이지요. □무슨 이야기를 하시려고 하는건지 알것같습니다.요즈음의 한국인은 불의 욕망은 활활타고 있는데 그것을 억제하고 승화시키는 얼음쪽은 거의 녹아 없어진 것이 아닙니까. ■요즈음 아이들에게서 제일 부족한 것이 있다면 바로 참을성이라고 할 수 있어요.욕망이 생기면 즉시 그 자리에서 당장 풀어야지 기다리거나 그것을 손에 넣기 위해서 어떤노력을 해야 할는지를 전혀 생각지 않아요.뉴키즈의 한국공연때 한국의 이른바 신인류(신인류)의 정체가 무엇인지 잘 드러났지요.브레이크 없는 차가 달리는 것같은 일들이 벌어지지 않았습니까.자제력이나 자기를 객관화하는 냉정성은 손톱만큼도 없었습니다.결국 그 때문에 밟히고 쓰러지고 실신하는 광란의 사태가 벌어지게 되었지요.우리 사회의 한 축도요 미래의 모습을 알리는 예고편이라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닙니다. ○한국 신인류의 정체 □그러나 이성은 서구문명이 자랑하는 특성이 아닙니까.선생님께서 강조한 미래의 정보사회 탈 산업사회의 인간형은 이성보다는 감성 직관적 창조력 같은 것이 아니었습니까.근대 산업문명을 주도해온 기능주의 합리주의는 모두 이성의 산물이구요. ■좋은 점을 지적해 주셨습니다.제가 지금까지 강조해 왔던 것은 전근대적인 비합리성으로 돌아가자는 것이 아니었지요.근대를 횡단하는 비합리주의,정확하게 말하자면 초합리주의­합리주의를 넘어선 것이지요.지금 서양의 심리학이나 철학에서 이야기하는 이른바 뉴사이엔스니 호른이니 하는 것들 말입니다.­를 지향해야 한다는 차원에서 바라본 한국적 전통의 새로운 해석이었던 것입니다.그러기 때문에 뉴키즈를 보고 광란하는 비이성적인 태도에 대해서는 깊은 우려를 하면서도 감동을 갈망하는 젊은 세대 21세기를 살아갈 그 아이들의 태도에 대해서 저는 결코 매스컴에서 비판하는 것과는 다른 시각에서 보았던 것입니다. 생각해 보세요.요즈음의 아이를 깨워서 학교에 보내려면 보통 힘이 드는 것이 아닙니다.입시를 코앞에 둔 학생들도 일생을 좌우하는 일인데도 새벽잠에서 깨내려면 자명종 두어개가 있어도 안됩니다.그런데 뉴키즈의 표를 구하려고 할 때에는 새벽4시에 일어나 열을 섰습니다.누가 깨우지도 않았는데도 무슨 힘이,대체 무슨 가르침이 그들을 일으켜 세웠을까요.그리고 생각해보세요.과보호로 자란 아이들인데도 밟히고 쓰러지면서도 목숨을 걸고 뉴키즈를 향해서 돌진해 갔어요.이 힘이 무엇인지를 알아야 합니다.그들이 추구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분명한 것은 단순한 물질,단순한 권력이 아니라는 것만은 분명해요.우리는 결핍과 독재의 시대를 살았기 때문에 돈과 권력이 최고의 인생의 목적이요 가치였으나 새롭게 태어나는 그들에게는 그렇지 않아요. □이 대담을 통해서 수없이 되풀이 해서 강조하신 커뮤니커티브한 것의 추구라는 것이지요.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신소프트가치」라는 거지요.요즈음 왜 간질병을 유발하는 컴퓨터 게임으로 세상에 화제가 된 닌텐도라는 회사 아시지요.이 무명회사가 당당히 소니와 같은 전자제조업체를 누르고 세계정상에 오른 신화는 바로 이 신소프트가치에서 생겨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닌텐도는 손으로 만지고 저울로 달 수 있는 그런 하드웨어가 아니라 그것을 움직이는 재미있는 컴퓨터 게임 프로그램을 만들어 승리를 거둔 것입니다.사람들은 컴퓨터의 성능만을 개발하여 시장에 내놓을 때 닌텐도는 구식 9비트짜리 컴퓨터를 이용하여 돌아가는 패밀리 컴을 만들어 시장에 내 놓은 것입니다.그런데도 이 패밀리 컴이 세계를 휩쓴 것은 하드웨어의 성능이 아니라 그 하드웨어에서 돌아가는 다양하고 재미있는그 소프트웨어의 개발과 공급에 있었지요. □뉴키즈는 청소년들에게 있어서 「신소프트의 가치」인 셈이군요.그런데 이 소프트 가치를 창조하려면 어떤 조건이 필요한 것인지요. ■가령 냉장고를 봅시다.냉장고는 얼음을 얼리고 음식을 냉장하는 기능을 갖고 있지요.그러나 그것을 사용하고 부엌의 분위기를 돋구는 것은 하드가 아니라 소프트에 속하는 영역입니다.그런데 더욱 중요한 것은 냉장고의 문화성이라는 그 소프트입니다.원래 냉장고의 원리는 호주의 인쇄공이 발견한 것인데…. ○호주 인쇄공이 발명 □아니 인쇄공이 냉장고를 발견했다지요? ■예 인쇄소에서는 활자의 인쇄잉크를 닦아내기 위해서 에틸(휘발성액체)을 사용하였지요.그때 에틸이 날아갈때 열을 빼앗아가게 되고 그러면 온도가 내려간다는 것을 알게 된 것입니다.지금의 프레온 가스와 같은 효과를 알게 된 것이지요.호주에서는 목축업이 발달해서 소가 남아 돌아 쇠고기 값이 바닥에 떨어질 때에도 본토인 영국에서는 쇠고기가 품귀가 되어 그 값이 하늘로 치솟아 있을 때가 많았던 것입니다.만약 쇠고기를 냉동하여 수출을 할수만 있다면 떼돈을 벌 수가 있는데 그 기술이 없었던 것입니다.그러나 실제로 그 기계를 제조하여 냉동선을 만들어 내게 된 것은 일종의 호주라는 특수한 문화권에서 비롯된 것이었지요. □결국 서양의 냉장고의 원리는 육식 즉 고기를 냉동할 필요가 있는 문화권에서 생겨난 것이라는 말씀이시군요. ■그렇습니다.오늘날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냉장고의 디자인은 육식을 하는 서양인에 맞도록 고안된 것이고 디자인 된 것입니다.그러나 쇠고기를 냉동하기 보다는 김치를 저장해 두려는 채식위주의 한국에는 맞지 않지요.그런데도 불편없이 많은 사람들이 냉장고는 이런 것이니라 서양사람이 만든 것은 완벽하여 더 고칠 것이 없는 것이니라고 여기고 우리가 사용하기 좋도록 소프트화하지 않았던 것입니다.요즈음에서야 김치저장 전용의 냉장고가 개발되었는데 그런 것이 바로 하드에서 소프트로 이동해가는 흐름을 나타내고 있는 지표라 할 수 있습니다. □결국 상품의 경제성에 문화성을 가미하거나 그렇게 전환시키는정신이 미래 문명에 적응하는 우리의 조건이라 할 수 있겠군요. ■첨단 기술개발이라고 합니다마는 사실 우리의 경제력과 기초과학으로 미국이나 일본등과 도저히 경쟁이 안됩니다.우리는 정면대결로 21세기의 기술경쟁을 벌이기 보다 그야말로 순발력 있는 우리문화의 장기를 살려 남이 만들어 놓은 기술을 응용하거나 소프트화하는데 주력하여 그들을 앞지르는 전략을 써야 합니다.마치 소니를 꺾은 닌텐도의 전략과 같은 것을 말입니다. 이것이 우리의 전략이며 기술이나 자본이 우리를 압도하는 거인들과 싸워서 이기는 두뇌게임인 것입니다. ○두뇌게임서 이겨야 □그러려면 과학기술이나 경제력 그리고 정치 보다도 문화의 힘이 앞서야 한다는 이야기인데 우리는 문화의 서열이 제일 끝자리가 아닙니까. ■문화주의는 경제와 정치 그리고 과학기술에 힘을 쓰지 말고 문화를 중시하라는 말이 아닙니다.경제나 정치나 과학기술은 결국 인간의 행복,인간의 문화적 가치때문에 있다는 사실을 깨달을 때 바로 경제도 과학도 정치도 발전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문화를 등한시하고는 다른 분야의 발전도 어려워지는 세기 그것이 21세기의 소프트시대라 할 수 있습니다. □대국적 전략속에 문화가 포함되어야 한다는 말씀이군요. ■크게 보는 것,멀리 보는 것­이러한 시선의 개혁은 문화에서 비롯되는 것입니다.정치는 대통령이나 국회의원의 임기만큼 그 생명력이 없지요.5년 안팎입니다.경제는 상품의 한 사이클이 길어도 10년을 넘지 못합니다.교육은 적어도 손자때까지 영향을 줄 것이므로 1백년 대계,그러나 문화는 1천년이상을 내려온 한국말처럼 1천년 대계입니다.특히 18세기나 19세기와 달리 20세기의 끝은 1천년을 단위로 한 끝이 아닙니까. □말씀을 듣다보니 다 잡은 고기를 놓친 것 같은 안타까움이 있네요.21세기는 분명 한국인의 것이다,그런데 그 중요한 조건이 하나 빠져 있다.문화전략이랄까 문화의 인식이라고 할까. ■21세기가 문화의 시대라는 것은 오늘날 세계의 분쟁이 경제나 정치이데올로기 보다 주로 민족분규라는 것에서도 알 수 있습니다.민족이 다르면 문화도 다르지요.이렇게 문화가 다른 사람들을 억지로 한나라를 만들어 놓았던 19세기 국가주의의 유물에서 생겨난 비극들입니다. 일민족 일국가라는 것은 이 지상에서는 여간해서 찾아보기 힘듭니다.대부분이 다민족 일국가 형태를 이루고 있는 나라가 많은데 그런대로 지금까지 유지해온 것은 양분된 동서 이데올로기의 긴장과 그 역학관계였지요.지금 양극체제가 무너지고 탈이데올로기의 시대로 접어들자 국가의 와해현상이 세계 도처에서 벌어지고 있지요.민족분쟁은 일종의 문화전쟁입니다.경제력도 정치체제도 다 다른데 왜 우리는 이북과 통일을 하려고 이렇게 애씁니까.문화가 같기 때문이 아닙니까.그런데 그 민족의 동질성을 이루는 것이 문화라는 것을 알면서도 통일은 늘 정치 경제문제에서 맴돌아요.이런 문화만 중시해도 우리는 통일과 21세기의 꿈을 보라색으로 빠꿀수 있을 것입니다. □정말 감사합니다.곧 다시 뵙게 되기를 바라면서 작별인사를 드립니다.
  • 「위법·편법」 놔두곤 개혁할 수 없다(사설)

    건강하고 정의로운 사회를 건설하기 위해서는 먼저 공직사회가 깨끗해야 한다.여기에 공직자들의 공복의식확립이 필수적임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국가행정 담당자로서의 윤리감과 책임의식,봉사정신이 그것이다. 공직사회의 깨끗하고 바른 기풍은 하위직보다 상위직부터 건전한 공사생활을 통해 솔선수범해야 진작시킬 수 있다.때문에 최근 새정부의 일부 고위공직자가 관련된 위법·편법사례는 국민들로부터 비난받아 마땅하다.법을 운영해야할 고위공직자의 위법·편법행태였다는 점은 국민의 도덕감정이나 정서상으로 용납될 수 없기 때문이다. 국가사회기강 확립과 부정부패의 척결이 일대 개혁적 인사로부터 비롯되는 것은 당연하다.그러나 이와함께 다져야 할 것이 있다.법과 규정,규범과 질서의 준수이다.특히 공직사회의 기강이 흔들리고 부정부패가 만연되는 것은 법과 규정이 외면되거나 행정편의로 좌지우지 되어온데에 큰 원인이 있다.전자가 위법·불법이며 후자는 편법인데 최근 일련의 사태는 이 불법과 편법의 사이에서 야기된 현상들이다. 그러나강조컨대 이 위법과 편법사례를 놔두고는 개혁은 제대로 이뤄질 수 없다. 여기서 또한 우리는 천하에 노출되고 어항속처럼 투명하게 비쳐지는 공직자 또는 공직자 되려는 사람의 일상처신이 어떠해야 하는지를 알게된다.그런 점에서 이번 사태에 대해 임명권자가 응분의 조치를 신속히 내린 것을 우리는 환영한다. 이번 일을 놓고 우리는 특히 권력의 핵심에서부터 하늘을 우러러 한점 부끄러움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윗물맑기」운동은 다른 것이 아니다.고위공직자가 공정하고 깨끗한데 하위공직자가 부끄럽고 더러운 짓을 할 리가 없다.물론 오랜기간 누적된 비리와 부정부패가 하루아침에 말끔히 척결되리라고는 보지 않는다.그러나 김영삼대통령이 여러차례 강조했듯이 아무리 사소한 부정과 비리라도 어김없이 단호하게 다스린다면 공직사회기강은 조만간 바로 잡히게 될 것이다. 공직사회의 기강확립이 나라의 흥망을 좌우한다는 것을 우리는 역사로서 알고 있다.외적의 침입보다도 내부의 타락과 부패가 더 무서운 것이다.더구나 지금이 어느때인가.우리 모두가 변화와 개혁을 통해 「신한국」을 창조하고자 출발점에 서있는 것이다. 부정부패를 척결하고 도의를 재건하기 위해서는 위법·불법·탈법·편법행위에 대한 제재는 예외를 두어선 안된다.아울러 공직자들은 이번 사태를 교훈삼아 새로운 역사의식과 사명감,그리고 올바른 공복의식을 가다듬어야 할 것이다.
  • 지렁이 효용성에 눈떠볼 때다(박갑천칼럼)

    지렁이를 한문으로는 「구인·토용·지용·곡선…」등 20가지 가깝게 표기한다.그중에 재미있는 것이 「가녀」라는 표기이다.조선 순조(순조)때의 국어학자 유희(유희)의 「물명고」(물명고)에 의하면 『예나 이제나 길게 울수 있다고 사람들이 생각하기 때문』에 그렇다는 것이었다.그건 그렇고,우리의 옛문헌에 「디룽이·디룡·디룡이」등으로 표기되고 있는 것을 보면 지렁이는 「지용」이라는 한자에서부터 출발된 이름이구나 싶다. 터무니없는 일을 가리키면서 『지렁이 갈비』라고 한다.지렁이한테 무슨 갈비가 있겠는가.그런가 하면 『지렁이도 밟으면 꿈틀한다』고도 한다.하잘것없고 미천한 존재에 지렁이를 빗대고 있다.그러나 길조(길조)로 받아들인 경우도 없는건 아니다.「동사강목」(동사강목:고려태조 9년조)에 쓰인 내용이 그것이다.고려의 궁성에서 지렁이가 나왔는데 그 길이가 70척이나 되었다.이에 대해 발해가 투항해 올 징조라는 말이 나왔다.과연 발해의 장군 신덕등이 귀순해 왔는바 그 수가 수만호였다는 것이다. 시골에서 자란 사람이라면 지렁이가 삶직한 습지에 소변을 본 다음 국부가 퉁퉁 붓는 것을 봤거나 경험한 일이 있을지 모른다.이를 지렁이한테 쏘였다고들 말한다.이는 우리뿐 아니라 일본에도 있는 일인지 유명한 여성점술가(등전소녀희씨)가 그 경험담을 잡지에 써놓고 있기도 하다.과학적으로 설명될수 있는 것인지 어쩐지는 모르지만 이런 일이 혹 지렁이의 생체와 관계되지나 않나 생각해 보게도 한다.지렁이는 자웅동체로서 한마리가 남성기 여성기를 갖추고 있다지 않던가. 낚시질 미끼로 쓰이는걸 보면 물고기가 먹고싶어 하는 요소가 있어서 그런 것 아닐까.하여간 지렁이 몸뚱이에는 불가사의한 성분이 들어있는 듯하다.그러기에 요승 신돈이 정력제로서 회쳐 먹었듯이 오늘날에도 괴식가들이 찾고 있다 할 것이다.말린 지렁이는 황달을 다스린다고 한다.한방에서는 지렁이똥(구인분)을 이질의 만성열이나 단독열 제거제로 쓰고있기도 하다. 지렁이가 토질개량에 이바지한다 함은 알려진 일이다.그런데 서울 가양 하수처리장에서는 지렁이로 정화조 오염흙을 싹쓸이청소 시키면서배설물은 최상비료로 쓰고 있다.그런가 하면 경기도 화성군 동탄면 영천리의 고재경(고재경)씨는 폐기 음식 찌꺼기로 지렁이를 길러 연간 5억원의 수입을 올리고도 있다.중국사람들이 「지용·토용」하면서 용(용)대접했던 뜻을 알만하다.꿈틀지렁이의 효용성에 눈떠볼 때다.
  • 거산의 항모(외언내언)

    오늘 우리는 우리 겨레가 탄 배의 선장을 바꾼다.배의 이름은 「신한국」호.안팎의 축복속에 기적을 울린다.보­.앞으로 5년동안 우리는 이 새로 키를 잡은 선장이 그려가는 항로 따라 대양을 헤쳐간다. 그 대양의 항해에 어찌 순탄함만을 기대할 수 있겠는가.때로는 휘몰아치는 폭풍우속의 격랑을 견뎌내야 하고 어느 순간에는 암초의 위협을 이겨낼 수 있어야 한다.그뿐이 아니다.「한국병」의 선내가 무사하고 조용할리 없다.그 예상되는 안팎의 시련과 도전을 안고 「신한국」호는 닻을 올린다.「커다란 산」(거산)으로서 믿음직하고 늠름한 선장은 멀리 수평선을 바라본다. 모든 사람의 앞에 서서 이끌고 설득하며 인도해 나가는 지도자의 길은 험난하다.역사상의 지도자들은 그래서 곧잘 『고독하다』는 말로써 그 고충을 표현하기도 한다.사실은 업적이 빛나는 경우일수록 인고의 농도는 더 짙었다고 할 수도 있다.오죽했으면 『4년의 임기는 평생에 가장 비참했던 시절』(JQ애덤스 미국 6대 대통령),『짐은 이나라 제일의 노복』(프로이센의 프리드리히대왕)같은 말들이 나왔겠는가』. 「신한국」호는 파고나 암초보다도 「한국병」다스리기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그러나 새 선장이 진작부터 펼쳐온 「윗물 맑히기」의지를 믿으면서 기대를 건다.『백성을 잘 거느리는 자는 백성이 부끄러움을 알도록 한다』는 말이 「관자」(관자:권수편)에 쓰여 있다.백성들에게 수치가 무엇인가를 알게 하는 길을 우리의 새선장은 「윗물 맑히기」에서 찾은 것이다.윗물이 맑아지면 아랫물도 맑아진다.맑아진 기강 속에서 수치스러운 짓이 무엇인가는 극명하게 드러난다.그것을 온 국민이 알고 멀리하게 될때 파고나 암초쯤 두려울게 없다고 할 것이다. 그동안 애를 많이 쓰고 물러나는 옛선장에게도 뜨거운 박수를 보내자.참,그러고 보니 미국의 5명에는 못미치나 우리도 생존하는 전직대통령은 세분이나 된다.
  • 동대문 문구도매상가(전문상가)

    ◎문구서 체육용품까지 총집합/소비자가보다 30% 싸… 단체구입 유리 입학시즌및 신학기를 앞두고 학생용품의 수요가 크게 늘고있다.최근 각 백화점의 문구코너와 대형문구점은 미리미리 문구류를 구입하려는 사람들로 성황을 이룬다.그러나 서울 동대문 문구도매상가에서만큼 싼 가격에 문구류를 장만할수 있는 곳은 그리 흔치 않다. 서울 동대문지하철역에서 신설동방면 첫 버스정류장 사이골목에 위치한 종로구 창신동지역은 국내 문구류 최대상가.문구뿐만 아니라 교재 완구 잡화 체육용품 등도 함께 취급,거래하는 1백여개의 점포가 들어서 종합학생용품상가의 모습을 보이는 이곳 상가는 국내에서 제조되는 문구류는 빠짐없이 갖추고 있다. 이곳에서는 전국 1백50여 문구제조업체로부터 납품받은 필기류 노트 일기장 앨범 크레파스 그림물감 스케치북 등 각종 문구류를 주로 소매상을 상대로 도매한다.70년대말부터 생겨나 한때는 전국적인 거래망을 형성했으나 지금은 서울과 경기일원의 소매상이 주요 수요처이며 남대문 영등포 청량리 천호동 등의 도매상가와 경쟁하고 있다.이곳 상가는 수입문구류의 범람과 도매상을 거치지 않는 유통업체의 발달로 인해 88년이후 재래시장으로서의 한계를 드러내 보이며 기울어가는 형세이다.이곳에서 선물문구도매점인 아담씨티를 운영하는 김윤길씨는 『무분별한 수입과 유통업체의 난립으로 기존 문구유통질서가 깨어지고 있다』며 『이곳 도매상들도 체인화등 점포 현대화에 서둘러야 할것』이라고 말했다. 이곳 상가에서 취급하는 문구류는 대부분 국내 제조업체에서 생산한 물건들로 가격은 50∼3만원선이다.일반소비자도 정상가보다 20∼30% 싸게 구입할수 있으나 개인소매를 하는지 여부를 미리 물어보아야 한다.개인소매를 위한 진열시스템이 되어있지 않고 소매상을 상대로 바쁘게 일하는 관계로 잘못 들어가면 홀대받기 일쑤이기 때문이다. 또 포장단위로만 판매하며 많이 구입할수록 할인율이 커지므로 이웃의 주문을 함께 받아 구입하면 유리하다.이곳 상인들이 개인소비자에게 권하는 시간대는 상오10시이전과 하오5시이후 등 비교적 한가한 시간들로 회사·학원·유치원·교회 등의 단체구매자는 특히 환영한다. 최근 많이 나가는 상품은 노트 연필 크레파스 그림물감 등으로 2백원짜리 노트가 10권에 1천4백원이며 3백원짜리가 2천4백원이다.이밖에 정상가가 2천원인 연필 한다스는 1천5백원,18∼36색들이 크레파스가 1천4백∼2천5백원,6∼8㏄ 12색 그림물감이 1천4백∼1천8백원 등이다. 이곳 상가의 영업시간은 대략 상오8시에서 하오8시까지며 일요일과 국경일엔 쉰다.주차시설이 따로 없어 교통편은 지하철이나 버스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 리투아니아 대통령 브라자우스카스 당선

    【빌뉴스(리투아니아) AP 연합】 지난 14일 실시된 리투아니아 대통령선거에서 집권 민주노동당(구공산당)의 알기르다스 브라자우스카스(60)후보가 압도적 표차로 당선됐다고 리투아니아 선거위원회가 15일 발표했다.
  • 리투아 첫 대선 실시/친러성향 브라자우스카스 당선 유력

    【빌뉴스 AP 연합】 리투아니아는 14일 구소련으로부터 독립한 이래 최초의 대통령 직접선거에 들어갔다. 이번 선거에서는 구공산당 세력 지도자로 집권 민주노동당의 알기르다스 브라자우스카스후보와 민족운동연합단체인 사유디스의 스타시스 로조라이티스가 출마했는데 최근 여론조사결과 친러시아 성향의 브라자우스카스 후보가 친서방 성향의 로조라이티스를 10∼30%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오7시(한국시간 하오2시)부터 하오9시(15일 상오4시)까지 계속될 이번 선거의 투표율은 매우 높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선관위 관계자들은 잠정 개표결과가 15일 상오가 지나야 나올 것 같다고 밝혔다. 브라자우스카스 후보는 지난해 10월 총선에서 민주노동당을 이끌면서 당시 집권당인 사유디스에 압도적인 승리를 거둔뒤 대통령권한대행을 맡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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