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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축제를 기다리며(송정숙 칼럼)

    메모도 없이 맨손으로 성큼성큼 걸어나와 열정적이고 설득력있는 수사학으로 『미국의 미래』를 위한 정책을 펼치는 클린턴 미국대통령의 모습은 그가 받고있는 도덕적 의혹같은 것을 뛰어넘게 한다.은발의 노신사 슈미트 전 서독총리가 8순의 노인이라기에는 너무도 맑은 총기와 온화한 친화력으로 통일시대를 대비한 충고를 들려주는 모습은 감동적이었다.지성의 빛나는 분위기는 그것만으로 축복이다.우리도 언젠가는 옛시대의 정치적 묵은때를 벗고 탄탄한 지적무장을 한 지성을 정치지도자로 가지게 되기를 고대해 왔다. 요즈음 대권을 꿈꾸는 사람들이 아침 저녁으로 브라운관을 누비고 있다.비명을 올리며 쓰러지는 기업들이 줄을 잇고 생업이 어려워 마음들이 스산해서 대권경쟁자들이 이렇게 설치는 일에 고운눈이 안가는 마음도 있지만 그래도 『나라를 잘 다스려보겠다』는 다짐으로 머리를 조아리는 그들을 이모저모 훑어보며 저녁시간을 보내는 일은 무의미하지 않다. 특히 여당의 경선후보는 너무 여럿이어서 여론이 비등하고 있다.난립의 혼선이 걱정이고 마침내 이전투구의 모양을 띨터인즉 큰일이라는 것이다.『용은 커녕 지렁이도 안되는』후보가 키재기를 한다며 비아냥거리는 사람도 있다.여론주도층은 물론,이제는 대중의 비평안도 어찌나 발달했는지 무작위로 들이대는 마이크앞에서도 당당하고 준열하다.이 똑똑한 국민을 상대해야 하는 것이다. 우리는 얼마전까지 여당의 이런 경선모습을 구경하리라는 상상을 하지 못했었다.우선 여야간에 그런 경험을 한 적이 없다.『나도 한번 나서보겠소』하는 생각이 있는 사람이라도 「어른」의 한말씀이면 기가 죽어 물러나는 「가부장」적 구도의 경선이 더러 있었을 뿐이다.고작해야 재수에 재수를 거듭하며 「용못된 한」을 벼르는 우두머리를 둘러싸고 들러리서는 유사경선을 보았을 뿐 완전한 자유분위기에서 제각기 달리는 이런 모습은 처음이다. ○국민 비평안목 높은 수준 여론도 적응훈련을 미처 못했을 것이다.여론은 오히려 마지막에 가서 실세가 손을 들어주는 것으로 결판나는 방식의 후보지명방식을 쓰지말라고 진작부터 경고했었다.지금은 그일을 까맣게 잊은듯 「난립」을 비아냥거리고 있다. 아뭏든 우리에게는 처음인 이 경선후보들의 토론모습을 구경하는 재미가 괜찮다.공화정의 광장정치를 뿌리로 가진 서양사람들처럼 풍부하고 자연스런 제스처가 동반된 감동적 연설에까지는 아직 못갔어도 복모음 발음이 잘 안되거나 술부가 긴 문장을 읽는 일이 서툴러 듣는 이를 불안하게 하는 경선후보는 없어 보인다.여러 수를 거듭하여 논리도 억양도 싫도록 들어 기억하고있는 기성도 아니어서 신선하고 들을 맛이 있다. 『자유민주주의를 선택하여 건국한 대통령,경제발전으로 민족의 삶을 개선한 대통령,단임실현으로 독재의 고착화를 극복한 대통령,시민의 민주혁명을 수렴한 대통령,문민정부를 출범시켜 정치개혁을 이룩한 대통령……』ㅡ.보수주의를 표방하지않는 후보라도 전직대통령에 대한 평가를 당당하게 전개할 수 있는 콤플렉스가 없는 세대들이다. 게다가 첨단장비의 연출이 볼거리를 더욱 다양하게 한다.주자의 아내들을 영화배우처럼 클로즈업시키는 대형화면,토론자의 배당시간을 조절하기 위해 만들었다는 사회 데스크의 「특수장치」,재미있고 새로운 소도구들이 동원되고 있다.이런 대선산업의 특수도 일고 있는 것이다. 부인들은 또 어떻게 그리 기품도 있고 교양도 있어 보이는지 첨단기기의 영상에 투영되기에 어색하거나 모자라보이는 사람이 없다.대선주자의 아내쯤 되면 이만큼은 세련되는 모양이다. ○투명·당당한 경선이 되길 「무슨무슨 심」의 권위에 의해 일사불란하게 진행되는 대선시간표대로라면 이런 것은 즐길수 없었을 것이다.『용은 커녕‥』이라는 비아냥도 좀 성급한 일이다.동구앞 수심깊은 연못에서 천년묵은 영험한 구렁이가 여의주를 물고 하늘에 오르는 전설속에서 용은 태어난다.용이란 승천의식을 치러야 비로소 되는 것이지 처음부터 용으로 태어나지는 않는다.대선을 꿈꾸며 『나도!』를 표명한 상태의 경선주자들은 아직은 「용」이 아니다.그중의 하나가 용의 자리에 오를 것이다.처음부터 모두를 「용」으로 부른 것은 언어의 인플레였다.그러니 『지렁이 운운』의 폄하는 부당하다. 그러나,그러나 꼭 한가지 걱정은 남는다.투명하고도 당당하고 깨끗하게 진행되는 축제로서의 대선이 끝끝내 유지되어야 한다는 일이다.경선결과에 불복하여 밖으로 튀어나가 볼썽사나운 짓을 벌이는 일 같은 것은 안보았으면 좋겠다.고품질의 아름다운 기술력에 준하는 이벤트로 끝끝내 즐길수 있었으면 좋겠다.영상을 달구는 토론의 열기에 취해가며 유권자가 생각하는 것은 그런 일이다.
  • 한보사건 피고인 11명 양형이유

    ◎홍인길­기업인에 매수돼 금융기관에 부당압력/황병태­청탁1회에 그치고 교육기관 기부 참작/정재철­야당의원 회유앞장,국정 감독기능 약화/권노갑­수시로 뇌물받고 부도덕한 재벌 비호/전 은행장 3명­부실기업에 거액대출 국가경제 치명타/정태수­기업재산 빼내 치부,공직사회 기강 흐려 ▲홍인길 피고인=대통령 총무수석비서관이자 이른바 실세 여당 의원으로서 기업인에 매수돼 금융기관에 부당한 청탁과 압력을 가해 수천억원을 대출하게 했다.지위와 영향력을 고려할 때 청탁이 외압 내지 집권 세력의 의사전달로 받아들여졌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돈을 받은 횟수·방법·액수·청탁을 통한 대출 규모 등을 고려할 때 무거운 형을 정하지 않을수 없다. ▲황병태 피고인=국회 재정경제위원장으로서 국책 금융기관에 청탁,거액을 대출하게 했다.지위와 권한에 비추어 청탁이 대출 결정을 유도하는 요인으로 작용했음을 부정할 수 없다.청탁이 1회에 그친 점,받은 돈 가운데 상당액이 교육기관에 희사된 점,자수하고 뉘우치는 점 등을 참작한다. ▲정재철 피고인=여당 중진 간부로서 부도덕한 기업의 비호세력으로 활동했고,야당 의원의 회유에 앞장서 국정감독 및 비판 기능을 약화시키려 했다.건강이 좋지않은 점,자수하고 뉘우치는 점 등을 참작한다. ▲권노갑 피고인=야당 중진 의원으로서 부도덕한 재벌기업으로부터 수시로 뇌물을 받고 지원 내지 비호해왔다.받은 돈을 정치자금으로 썼다고 하나 동기의 순수성이 행동의 불법성과 비윤리성,결과의 반사회성을 정당화할 수는 없다.그간의 공적,받은 돈의 대부분을 개인 용도가 아닌 정치활동 비용으로 쓴 점 등을 참작한다. ▲김우석 피고인=건설부장관으로서 공직자 사정이 행해지는 시점에서 뇌물을 받아 국민들에게 실망을 주었고 임명권자에게는 배신행위를 했다.공직사회의 기강을 바로잡고 부패에 대한 엄단의지를 보이기 위해 엄벌에 처하는 것이 마땅하다.자수하고 뉘우치는 점,적용죄목의 법정 형기가 높은 점,건강상태가 좋지 않은 점 등을 참작한다. ▲신광식·우찬목·이철수 피고인=은행장으로서 부실기업에 거액의 대출을 해 은행에 손해를 입혔고 국가경제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끼쳤다.뇌물이 대출의 결정적 요인은 아니라 하더라도 판단을 흐리게 했을 것이다.자수하고 뉘우치는 점,그간의 업적 등을 참작한다. ▲정태수 피고인=이번 사건에 대해 전적인 책임을 져야 한다.무모한 사업을 벌여 천문학적 금액의 부당대출을 받고 기업 재산을 빼내 개인의 치부를 도모하고 타인에게 거액의 재산 손해를 입혔다.또 공직자 등을 뇌물로 매수하여 공직사회의 기강을 흐리게 했다.이미 2차례에 걸친 정경유착 비리로 국민의 지탄을 받은 일이 있음에도 반성은 커녕 오히려 더 큰 범행을 저질렀으니 엄벌로 다스려야 한다.고령이고 건강상태가 나쁘며 남은 재산이 없는 점 등을 고려하더라도 범죄와 이번 사건에 대한 국민적 분노를 고려할 때 형을 가볍게 할수가 없다. ▲정보근 피고인=피고인 정태수의 범법과 비리에 적극적으로 가담,국가·사회적 혼란을 일으켰다.기업으로부터 빼낸 금액중 상당액을 자신의 치부에 사용했다.아버지의 범죄에 뇌동한 것이고 뉘우치는 점 등을 참작한다. ▲김종국 피고인=한보경영책임자중 한사람으로서 기업주의 범법행위를 막지 못하고 협조하거나 가담해 사회적 파국을 초래했다.기업주의 지시였다는 점,뉘우치는 점을 참작한다.
  • 프랑스/몽생 미셸(세계 문화유산 순례:32)

    ◎천년세월이 만든 「섬아닌 섬」 바다 한가운데 고고히/바위위 축조된 성당 주변숲 침식당해 섬으로/불 혁명뒤 형무소로도… 영욕의 역사 간직 희한한 섬이 다 있다.멀리서 바라 보면 분명 바다 위에 떠있는 섬인데도 다가서면 섬이 아니다.배를 타고 가지 않고 승용차나 관광버스로,아니면 걸어서라도 섬까지 갈수 있다.부드러운 카망베레 치즈로 유명한 프랑스의 동북부 노르망디의 동쪽끝 몽셍 미셀(Mont saint Michel)은 그런 곳이다. 파리를 떠나 프랑스 대륙의 동쪽끝 대서양에 가까워지면 삼각형의 몽셍 미셀이 아스라한 자태를 드러냈다.대서양의 바다 안개에 휩싸여 신비감을 느끼게 하는 몽셍 미셀로 향하면 차에서 내려 기념사진을 찍고 싶은 충동에 사로잡힌다.모습이 분명해질수록 몽셍 미셀은 우리의 시각과 함께 청각,후각을 골고루 자극했다.짠 바다 내음새와 몽셍 미셀 꼭대기에서 바다와 육지를 향해 울려 퍼지는 성당의 종소리때문인 것이다. 섬이면서도 섬이라고 부를수 없는 이유는 심한 조수 간만의 차이 탓이었다.최고 15m 간만의 차이는세계에서 간만의 차이가 가장 심한 곳중의 하나다.매분마다 62m의 속도로 드나 드는 바닷물은 바다와 뭍의 경계를 18㎞까지 바꾸었다.보름달이 뜨는 날이면 몽셍 미셀은 대서양의 바닷물에 완전히 잠겨 섬이 됐다. 몽셍 미셀에 다가서면서 되새기는 역사와 전설은 신비감을 더해준다.커다란 바위덩어리 몽셍 미셀은 옛날만 해도 시시(Scissy)라는 울창한 숲의 한가운데 있는 완전한 육지에 속했다.조용하고 외딴 지역이라 수도승들이 속세와 인연을 끊고 수도에 정진하기에는 적격이었다는 것이다.대서양 건너 아일랜드의 수도승들이 조용하고 풍요로운 이곳을 찾았다는 이야기다. 몽셍 미셀의 역사는 서기 70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몽셍 미셀의 부근 아브랑슈에 살던 오베르 대주교가 이 일대를 다스리고 있었다.그는 어느날 꿈속에서 대천사 미카엘을 만난다.미카엘 대천사는 커다란 돌이 있는 곳에 예배당을 세우라고 말한다.오베르주교는 바위에 예배당을 세우라는 미카엘 대천사의 말을 반신반의해 실행에 옮기지는 않았다.화가난 미카엘 대천사는 세번째 꿈에 나타나서는 손가락으로 오베르주교의 머리에 강한 빛을 쏘았다.믿음을 주기 위해서였다.전설같은 이야기이지만 오브랑슈의 박물관에 구멍난 오베르주교의 해골이 전시돼 있는 것을 보면 전설만은 아닌 듯했다.또 이웃 마을에서 잃어버린 소가 몽셍 미셀 바위 위에서 발견되는 이상한 사건이 벌어지자 사람들은 드디어 미카엘의 계시를 받아들이게 됐다.그리고 바위를 깍아 토대를 만들고 이탈리아의 몽테 가르가노에서 화강암을 가져와 미카엘을 기리기 위한 성당을 지었다.미카엘의 프랑스식 이름이 미셀.몽셍 미셀은 우리 말로 「성 미카엘 언덕」정도로 바꿀수 있다. 몽셍 미셀은 처음에는 예배당만 세웠으나 수도승들의 숙소를 추가로 짓는등 18세기까지 1천년동안 증축을 거쳐 지금의 모습을 드러냈다.시시 숲은 천년동안 바닷물에 침식당해 없어지고 말았다.그래서 검붉은 색깔의 몽셍 미셀만 1천년의 연륜을 자랑하면서 고고히 바다 한가운데 서있다.입구에 들어서 성당으로 올라가는 좁은 골목길을 따라 올라가노라면 기념품 판매가게나 식당들이 즐비했다.옛날에는 수도승들의 숙소와 250여명의 수도승이 포도주를 마시던 술집,잡화가게들이 들어 앉았던 자리다.언덕길의 돌바닥은 신비스러운 건축물과 희한한 섬 모습에 반한 중세시대 순례자들의 무수한 발길에 닳아 반들거렸다. 꼭대기의 성당 서쪽 테라스에서는 대서양과 노르망디지방의 육지를 한눈에 바라볼 수 있다.몽셍 미셀은 AD966년 노르망디를 지배하던 리차드 1세 공작이 베네딕트 교단의 수도원으로 지정됐다.그뒤 6세기동안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의 영적,지적,예술의 중심역할을 다 해냈다.1789년 프랑스 대혁명이 육각형형의 프랑스 영토를 휩쓸고 간뒤에는 형무소로도 쓰여 영욕의 역사가 함께 배어있다.사방을 둘러봐도 바다물과 진흙 모래만 보이는 몽셍 미셀은 이내 빠삐용이 연상됐다.하지만 이제는 대서양의 바닷바람에 쓸려 간듯 형무소의 자취는 별로 남아 있지 않았다. 몽셍 미셀의 성당은 얼핏 초라한 느낌이 들었다.때문에 화려하고 웅장한 유럽 성당을 이미 본 사람이면 몽셍 미셀에서 약간은 실망할 것이다.80m 바위위에 솟아 있는 성당 꼭대기까지의 높이는 157m.아래서 올려다보면 육안으로는 성당의 첨탑 꼭대기에 금빛 동상을 찾기가 어려웠다.성당 구경을 마치고 내려와 다시 기념품 가게에 들어가서 산 사진엽서에서 비로소 셍 미셀 동상 모습을 만났다. 오른 손에는 칼을 들고,왼손에는 방패를 들고 있는 성 미카엘,다시말하면 셍 미셀 동상의 유래도 흥미롭다.멀리 영국땅에 거대한 용이 나타나 마을 주민들을 잡아먹는 일이 일어나 주민들이 불안에 떨고 민심은 흉흉해졌다.왕이 용을 죽이기 위해 군대를 보냈지만 군인들이 도착했을때는 용은 이미 죽어있었다.용의 시체 주변에는 칼과 방패가 발견됐는데 사람들은 미카엘천사가 용을 죽였다고 믿었다.그런 전설을 반영하고 있고 동상의 발아래 부분에는 죽어 나자빠진 용이 놓여있다. □여행가이드 몽셍 미셀에 가는 길은 쉽지 않다.파리에서 동쪽으로 4백㎞정도 떨어진 몽셍 미셀까지는 승용차나 관광버스를 이용하는 편이 낫다.열차는 몇번씩 갈아타야 하는 번거로움이 뒤따르기 때문이다.프랑스에는 시외버스가 발달돼 있지 않으므로 주의를기울여야 한다.숙박시설이 많이 있으나 연휴기간에는 적어도 1주일 전에 예약을 하지 않으면 방 구하기가 어렵다. 몽셍 미셀의 하이라이트는 역시 야경.은은한 간접조명은 신비함을 더해주고 바다물에 비친 야경은 환상적이다.여름철인 5월부터 8월사이가 관광의 최적기이며 5월에는 민속춤을 볼수 있다.7,8월말 금요일밤부터 토요일밤 사이의 주말에는 각종 콘서트가 열린다.
  • 양녕대군 이야기/이원종 서원대 총장(굄돌)

    양녕대군은 조선조 3대 임금인 태종의 맏아들로서 이름은 제요 자는 후백이다.그는 태종 4년에 왕세자로 책봉되었다가 실덕이 많다 하여 태종 18년에 폐위됨으로써 셋째왕자인 충녕대군에게 왕세자의 지위를 물려 주게 되었다.그후 양녕은 정치와는 담을 쌓고 주유천하로 풍류를 즐기면서도 형제간에 우애가 돈독하여 많은 일화들을 남기고 있다. 전해 오는 이야기에 따르면 양녕은 조선초 격변기 속에서 스스로 훌륭한 임금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한 나머지 자기보다 월등한 충녕에게 자리를 양보하기 위해 스스로 미치광이 짓을 하였다는 것이다.충녕이 왕위에 오르자 살아 있는 폐세자는 위험 인물로 배척의 대상이 될 수 있었지만 세종은 형을 믿었고 양녕 또한 오해받을 짓을 아니하였다. 그는 도성내에 들어가지 아니하고 한강남쪽에서 한양을 바라보며 동생인 상감이 국태민안하게 나라를 잘 다스려 주기를 빌면서 등을 돌려 남으로 내려갔다 하여 방배동이란 지명이 생겨 났다고 한다. 한번은 양녕이 한바탕 사냥을 끝내고는 둘째인 효령대군이 불도를 닦고있는 회암사에 들려 고기를 굽고 술을 마시며 『불도는 닦아서 무엇에 쓰려는가?』라고 물으니 효령이 『성불해야 한다』고 답하자 『그것 참 잘되었다.이 몸은 살아서는 임금의 형이고 죽어서는 부처의 형이니 누가 감히 나를 건드리겠느냐?』고 하면서 거리낌없이 인생을 살았다. 양녕의 지혜와 양보심이 아니었더라면 세종대왕 같은 성군이 없었을 것이며 형제간의 우애와 금도가 없었다면 따뜻한 일화가 생겨나지 못했을 것이다. 연말께 있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나라안은 용으로 가득찬 기분이다. 후보들이나 국민들은 양녕대군의 일화를 생각하며 나라를 잘 이끌어 갈 훌륭한 분이 선택되도록 지혜를 모아 세종대왕처럼 존경받는 대통령을 뽑도록 해야 되겠다.
  • 가정폭력 사회적 대책을(사설)

    매맞는 아내가 남편의 폭력을 견디다 못해 18년동안 함께 산 남편을 살해한 사건은 가정폭력이 날이 갈수록 난폭해지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오늘의 우리가정을 되새겨보고 그 대책을 착실히 세우지 않으면 안되는 시점이다. 가정이란 남편과 아내가 자녀와 집안의 대소사를 의논하면서 오순도순 생활을 꾸리는 단란한 터전이다.가정은 우리에게 안락과 휴식을 줄 뿐만 아니라 책임감과 보람을 안겨준다.그런 집안에서 어른들이 흉기를 휘두르며 싸우고 때린다면 그것은 이미 가정일수 없으며 그것을 보고 자란 자녀들은 폭력 무감각으로 성장할 수도 있다. 밤마다 술취해서 집에 돌아온 남편이 때리고 심지어 칼로 위협한다면 아무리 강심장이라도 노이로제가 될 수 밖에 없을 것이다.더이상 견딜수 없는 아내가 남편을 살해했다면 폭력의 강도가 어떠했는지 짐작할 수 있다. 보건복지부 통계에 따르면 전체 주부의 40%가 매를 맞고 있으며 전체의 10%는 구타당하는 강도가 심각할 정도라는 것이다.지난 5년간 살인으로 이어진 경우는 27건이나 된다. 때리고화해하는 정도를 넘어서 살인으로 이어진 가정폭력이라면 이제 남의 가정문제로 돌려 그대로 방치할수 없게 됐다.가재도구 하나만 깨뜨려도 경찰차가 달려오는 서구에 비해 우리는 지난해 10월,여성계가 입법청원한 가정폭력방지법이 아직 심의조차 받지못한 상태다.물론 법의 개입으로 가정문제가 더욱 어렵게 될 우려도 있다.그러나 미국과 캐나다·영국 등에선 벌써 80년대 가정폭력에 관한 특별법을 만들어 가정폭력을 인권유린으로 다스리고 있다.가정과 인륜파괴를 방지한다는 차원에서도 피해자에 대한 가해자 접근금지나 퇴거 격리등 구나 동단위라도 이를 감시하고 보호하는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우리 가정을 건강하게 지키기 위해 착실하고 구체적인 대책을 시급히 장치할 때다.
  • 미­러 나토합의안 해석에 이견

    ◎옐친 “구소국 가입땐 협정 재고” 경고/클린턴 “국내 반발 무마용” 의미 축소 【모스크바·워싱턴 AP AFP 연합】 미국과 러시아가 최근 합의된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와 러시아간의 기본관계협정 해석에 이견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보리스 옐친 러시아대통령은 19일 옛 소련 소속공화국(CIS)들이 나토에 가입하면 협정을 재고할 것임을 경고,양측간 시각차가 확대되고 있다. 백악관측은 이에 대해 옐친 대통령의 경고 발언은 나토의 동진에 대한 러시아 내부의 불안과 반발을 무마하기 위한 「국내용」이라고 의미를 축소하고 협정안에 대한 만족을 나타냈다. 옐친 대통령은 이날 하원(국가두마) 각 정파 지도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나토가 발트해 연안국 등 옛 소련권 소속공화국들도 회원으로 받아들이려 한다면 최근 합의된 나토와의 기본관계협정을 재고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옐친 대통령은 또 나토 내부에서 러시아의 입장이 반영되지 않을 때에도 나토와의 관계를 재고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이타르타스통신이 보도했다. 클린턴 대통령은 이와 관련,『러시아가 옐친과 같은 인사에 의해 다스려지면서 계속 자유롭고 민주적일수 있다면 세계는 더욱 평화스러워질 것』이라면서 옐친의 경고를 단순한 국내반발 무마용으로 평가했다.
  • 한보 구형­검찰 논고문 요약

    ◎정태수씨/공직·국가기강 문란… 엄벌 마땅/홍인길씨­깃털 발언 배후의혹 야기/권노갑씨­범행증거 조작… 반성 안해/세 은행장­부실대출 경제혼란 초래/정보근씨­모든 책임 부친에게 미뤄 ▷홍인길·황병태 피고인◁ 홍피고인은 대통령 총무수석비서관,국회의원으로서 과거부터 고질화된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겠다는 문민정부의 의지를 앞장서서 실천해야 할 직분을 망각한 채 수서사건으로 인해 부도덕한 기업주로 알려진 정태수 피고인에게 매수돼 금융기관에 부당하게 영향력을 행사,수천억원을 대출받게 해줌으로써 한보그룹을 비호했다는 책임을 면할수 없다.더욱이 검찰 출석 이전에 자신은 이른바 「깃털」에 불과하다는 취지의 말로 한보그룹에 대한 대출에 또 다른 배후가 있다는 의혹을 야기함으로써 정치적·사회적으로 엄청난 파장을 불러일으킨 점에 대해 형사책임 못지 않게 크게 비난받아 마땅하다. 황피고인은 국회 재정경제위원회 위원장으로서 금융기관을 감독할 책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부도덕한 기업주를 위해 권한을 남용함으로써 국민에 대한 기본적인 책무마저 포기했다는 것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 ▷정재철·권노갑 피고인◁ 정피고인은 부도덕한 기업인의 하수인으로 의정활동을 돈으로 매수하는데 중개역할을 해 국회의 국정감사기능을 저해했다는 점에서 비난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더욱이 집권여당의 전당대회 의장이라는 막중한 지위에서 어느 누구보다도 깨끗한 정치풍토를 조성해야 할 위치에 있었다는 점에서도 더욱 용서받을수 없다. 권피고인은 제1야당의 중진 국회의원으로서 수서사건으로 인해 부도덕한 기업으로 알려진 한보그룹에 매수돼 헌법과 법률에 의해 부여된 국회의원의 권한과 책무를 포기함으로써 의정활동에서의 공정성을 저버렸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범행을 은폐하기 위해 증거를 조작함으로서 진실을 호도하려는 등 반성의 빛을 보이지 않고 있는 점은 반드시 양형에 참작돼야 한다. ▷김우석 피고인◁ 건설행정의 최고책임자라는 막중한 자리에 있으면서 특정 기업으로부터 구체적인 청탁과 함께 거액의 뇌물을 수수함으로써 성실하게 살아가는많은 공직자와 국민에게 엄청난 실망과 허탈감을 안겨주었다.더구나 수수한 금품을 정치자금이라고 주장하고 있어 크게 비난받아 마땅하다. ▷신광식·우찬목·이철수 피고인◁ 돈을 매개로 재벌기업과 밀접한 유대관계를 지속적으로 맺어오며 기업주의 필요에 따라 수시로 거액을 대출해 준 행위는 개인이나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매우 까다로운 조건을 제시함으로써 제 때에 필요한 대출을 받지 못해 자금난을 견디지 못한 중소기업의 도산이 속출하는 현실에 비추어볼때 크게 비난받아 마땅하다.특히 이피고인은 이 사건 이전에도 대출과 관련해 2억8천만원을 수수한 사실이 있는 점을 감안하면 은행장으로서의 자질마저 의심스럽다고 하겠다.두 번 다시 부실대출로 인한 경제적 혼란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고 건전한 금융질서를 구축하기 위해서라도 엄중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 ▷정태수 피고인◁ 명색만 재벌 기업인이었을뿐 기업활동이 아닌 청탁과 로비를 통해 개인적 치부에만 전념함으로써 오히려 국가와 사회에 커다란 손실을 초래했다.과거 행적을 보면최고의 가치를 돈에 두고 돈을 벌기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자체자본을 투입하지 않고 은행 등 외부로부터 5조원이 넘는 천문학적인 자금을 차입해 거액을 빼돌렸으며 이와같이 조성한 자금으로 자생능력이 없는 계열사를 무리하게 확장하고 부동산을 구입하는 등 개인적 용도로 사용함으로써 기업을 사금고로 만들고 결국에는 재무구조를 취약하게 해 한보그룹을 도산에까지 이르게 했다.또 자금사정 악화로 제2금융권에서조차 자금 조달이 불가능해지자 결제 가능성이 없는 수천억원의 융통어음을 남발해 자금시장을 교란시키는 등 엄청난 파문을 일으켰다. 특히 공직자에 대한 로비와 금품 제공을 마치 가장 중요한 경영능력인 것으로 착각해 상상을 초월하는 교묘한 방법으로 조성한 자금을 뇌물로 제공하거나 청탁을 거절하지 못하도록 인맥과 친분을 이용해 공직사회를 부패시키고 국가기강을 문란케 했다.국민에게 엄청난 충격과 좌절감,그리고 정부와 국회에 대해 국민적 불신을 심화시킨 수서사건이 우리 뇌리에서 채 잊혀지기도 전에 또 다시 이번 사건을 일으켜 국민에게 깊은 상처를 주었다.자신의 행위로 재정·경제상의 엄청난 혼란이 야기됐음에도 불구하고 법정에서조차 특정세력의 음모로 부도가 났다는 「음모론」을 주장하거나 3천억원이 대출되지 않아 부도가 났다고 변명하는 등 자신의 비리를 반성하는 최소한의 양식도 보이지 않고 있어 국민은 크게 분노하고 있다. ▷정보근·김종국 피고인◁ 정피고인은 한보그룹의 후계자로서 과거의 타성에 젖은 정태수 피고인의 잘못된 기업경영방식을 고치도록 노력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이를 답습하면서 회사자금을 빼돌려 개인용도에 사용하고도 전혀 죄의식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부자가 같이 구속돼 있는 모습이 인간적으로 안타까운 것은 사실이나 모든 책임을 정태수피고인에게 미루고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지 않고 있어 엄한 형벌로 다스릴 수 밖에 없다. 김피고인은 사용인에 불과하고 자신의 이익을 취한 것이 없다고 하더라도 한보그룹의 재정을 총괄하는 책임자로서 정태수·정보근 피고인의 범행에 가담한 책임은결코 가볍다고 할 수 없다.
  • 한보 구형­해설 및 선고공판 전망

    ◎모두 5년이상 중형… 정경유착 엄벌/횡령 등 8개죄목 정태수 고령감안 20년/권노갑 의원 형량 낮아 형평성 고려 흔적/선고때 감형돼도 집유 힘들듯 한보사건의 실체를 둘러싼 검찰과 변호인의 공방이 19일 마무리됨에 따라 재판부의 판단만 남게 됐다. 이번 공판은 권노갑 피고인을 뺀 나머지 피고인들이 검찰의 공소사실을 대부분 인정,검찰이 재판의 주도권을 쥐고 특별한 쟁점없이 매듭됐다는 평이다.당초 피고인들의 「폭탄 선언」등 돌출변수가 예상되기도 했지만 불발로 끝났다. 검찰은 이날 피고인 11명 전원에게 징역 5년 이상의 중형을 구형,국가 경제를 뒤흔들고 부패한 기업인을 비호해 온 책임을 엄하게 물었다.특히 이번 사건의 원인 제공자인 한보그룹 정태수 피고인에게는 『명색만 재벌 기업인일뿐 인맥과 친분을 악용해 공직사회를 부패시키고 국가기강을 문란케 했다』는 준엄한 논고와 함께 징역 20년을 구형,단호한 처벌의지를 보였다. 특경가법의 횡령 등 8개의 죄목으로 기소된 정피고인은 아들까지 처벌되고 전 재산을 날리게 됐다.정피고인은 수서 사건 확정 판결 이후 3년이 지나지 않아 누범인데다 이번 사건까지 경합돼 법률적으로 25년의 유기징역 최고형까지 가능하다.하지만 73세의 고령인 점을 감안하면 최고형을 구형한 것과 다름이 없다는 분석이다. 홍인길피고인 역시 검찰의 준엄한 추궁을 받았다.공직자의 직분을 망각하고 부정한 기업인을 감쌌다는 이유로 징역 7년6월의 법정 최고형을 구형받았다.특경가법 알선수재죄의 법정형은 징역 5년 이하이지만 외환·산업은행 등 여러 금융기관에 대출청탁을 한 것이 경합돼 높은 형량이 나왔다.김우석 피고인과 이철수·우찬목·신광식 피고인은 징역 6∼8년씩의 법정형 하한선에 못미치는 구형이 나왔다.징역 10년 이상,무기징역이 법정형이지만 수사과정에서 순순히 범죄사실을 자백한 점이 감안됐다는 후문이다. 이들과 법정형이 같은 권노갑 피고인에게 징역 7년을 구형한 것은 의외로 받아들여지고 있이다.수사 및 재판과정에서 끝까지 혐의사실을 부인한 권피고인에 대해서는 정상을 참작할만한 사유가 없었기 때문이다.이 때문에 혐의사실이 비슷한 다른 피고인들과의 형평성 문제와 편파 수사라는 야당측의 비난 공세를 피하려는 의도가 깔린 것이라는 관측이 적지 않다. 선고공판에서도 이들 피고인들은 전원 중형으로 다스려질 전망이다.일부 피고인들이 집행유예로 석방될 가능성도 있지만 소수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특히 국정감사를 전후해 돈을 챙긴 권노갑 피고인은 검찰측 공소사실을 재판부가 모두 인정하면 법적으로 집행유예가 불가능해 실형 선고가 불가피한 실정이다.재판부가 작량감경을 하더라도 징역 5년이 돼 집행유예 선고요건(징역 3년이하)을 웃돌기 때문이다.
  • 법도마에 오른 정치권 「떡값」/김현철 구속­조세 포탈죄 적용

    ◎“가차명 계좌로 돈세탁… 증여세 포탈”/「조건없는 돈은 면책」 선례깨고 “단죄” 검찰이 이른바 「떡값」수수 관행에 대해 강력한 형사처벌 의지를 천명하고 나섰다.김현철씨가 챙긴 비자금 가운데 33억3천만원이 비록 대가성이 없는 「떡값」이지만 범죄성이 인정된다고 판단한 것이다.조건 없이 오간 돈에 대해서는 형사책임을 지우지 않았던 선례를 깨고,검찰이 적극적인 법 적용을 통해 사법처리의 새로운 길을 열었다는 평이다. 검찰은 대가성이 없는 돈의 처벌조항을 조세범 처벌법에서 찾았다.이 법 9조는 「사기나 부정한 행위로 조세를 포탈하면 형사처벌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연간 포탈세액이 5억원 이상이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으로 다스려 5년 이상의 징역이나 무기징역까지 가능하다.현철씨가 활동비조로 챙긴 돈이 법적으로 「증여」받은 것이며,33억3천만원에 대한 증여세 13억5천만원을 내지 않았으므로 이 조항을 적용할 수 있다는게 검찰의 판단이다. 그렇다고 증여세 포탈이 곧장 형사처벌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사기나 부정한 행위」를 통해 세금을 포탈한 사실이 규명돼야 하기 때문이다.대법원은 지난 89년 판례를 통해 「증여사실을 신고하지 않거나 거짓으로 신고한 것은 부정한 행위가 아니다」고 해석,범죄 구성요건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이 요건이 성립하지 않으면 형사처벌 대신 세무당국으로부터 증여세만 추징당하는 선에서 끝나게 돼,현철씨에 대한 법적용을 놓고 검찰내부에서는 한차례 법리논쟁이 오가기도 했다. 검찰은 그러나 현철씨가 실명제 실시이후 100여개의 가·차명계좌를 이용해 돈세탁한 사실에 착안,이 법 적용에 무리가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돈세탁 행위는 세원추적을 불가능하게 하는 적극적인 범죄행위이기 때문에 「부정한 행위」라는 범죄 구성요건을 충족하는데 무리가 없다는 것이다. 한편 「떡값」을 빙자한 정치인들의 자금수수 행위도 앞으로 엄격한 제재를 받을 전망이다.정당이 아닌 정치인 개인이 미신고 상태로 챙긴 돈은 정치자금이 아닌 증여에 해당하기 때문에 현철씨처럼 부정한 방법으로 증여세를 내지 않았다면 정치인들도 형사처벌할수 있기 때문이다.심재륜 대검 중수부장은 『거액의 불로소득을 챙겼다면 어떻게든 처벌할 것』이라고 말해 정치인들의 떡값 수수 행위도 강력 단속할 것임을 내비쳤다. □현철비리 사건 일지 ▲97년2월14일=검찰,김현철씨 관련의혹 조사용의 표명. ▲18일=현철씨,한영애·설훈 등 국민회의의원 6명 명예훼손혐의 고소. ▲21일=현철씨,고소인 자격 검찰 출두. ▲22일=현철씨 귀가조치.검찰,현철씨 한보대출 개입의혹 무혐의 발표. ▲3월10일=G클리닉원장 박경식씨,현철씨 방송사 인사개입의혹 폭로. ▲11일=검찰,현철씨 관련 의혹 진상조사 착수. ▲13일=경실련,박경식씨가 녹화한 현철씨 의혹 비디오테이프 공개. ▲15일=검찰,현철씨 사건 대검 중수3과에 배당. ▲19일=검찰,박경식씨 소환조사. ▲21일=대검 중수부장 교체.한보사건·현철씨 의혹 전면 재수사 착수. ▲4월2일=검찰,대선직후 박태중씨 계좌 132억 출금 확인. ▲18일=대선운동조직 「나사본」 총무부장 백창현씨 소환조사. ▲20일=전 대호건설 사장 이성호씨 비리 본격수사착수. ▲21일=박태중씨,한보청문회 출석 증언. ▲24일=검찰,이성호씨 동생의 (주)세미냉장 회계자료 압수. ▲25일=현철씨,한보청문회 출석. ▲28일=검찰,박태중씨 소환조사. ▲29일=박태중씨,(주)디즈니여행사 대표 김희찬씨 16억여원 수수 확인. ▲30일=박태중·김희찬씨 구속수감.두양 김덕영회장,김씨에 3억 제공 확인. ▲5월2일=검찰,이성호씨 설립 철강판매회사 (주)동보스테인레스 압수수색.이성호씨,7개 케이블TV 주식매집 확인. ▲7일=김기섭 전 안기부 운영차장,한솔 조동만 부사장에 현철씨 비자금 70억 위탁 확인. ▲11일=이성호씨 귀국,검찰 출두. ▲12일=전 대호건설 종합조정실장 김종욱씨 소환조사.이성호씨,현철씨 비자금 50억 관리 확인. ▲13일=검찰,이성호씨 귀가조치.두양·우성·신성 등 경복고 동문기업,현철씨에 매달 6천만원 제공 확인. ▲14일=검찰,현철씨 소환 통보. ▲15일=현철씨 검찰 출두. ▲16일=김기섭 전 안기부 운영차장 검찰 출두. ▲17일=현철씨 구속 수감. ▲18일=김기섭씨 구속 수감.
  • 장정연 주한중국대사(서울신문 특별 인터뷰)

    ◎7월 홍콩환수는 중국통일 첫걸음”/일국영제 등 3원칙 견지… 경제자유 보장/한반도통일 지지… 4자회담 시간 더 필요/한국인 성격급해도 위기극복 능력 탁월 □대담=안병준 국제부장 장정연 주한중국대사는 『잘 풀렸다』고 말했다.국제신사 답게,온화한 미소를 지었다.은퇴를 앞둔 63세 답쟎은 홍안이,약간 어두운 집무실을 시종 밝게 해주었다.서울 명동 주한 중국대사관에서의 인터뷰는,황장엽 비서 망명사건을 화두로 2시간 동안 진행됐다.서울신문의인터뷰 요청은 「홍콩에 대한 중국의 주권회복」을 주제로 함에 따라 이뤄졌다.그러나 가끔 다른 얘기도 있었다.그는 황비서 문제에 대해 『조용한 것이 좋다』고 조용히 말했다. 대사는 「임기 만료에 따른 귀국」보도에도 아랑곳 않는듯 했다.『한민족은 참으로 부지런하고,어떠한 어려움이 있어도 극복하고 이루어 내는 독특한 민족』이라고 곧 떠날 사람처럼 말했다.굳이 「우정어린 충고」를 요청하니 예의 미소와 함께 『좀 급하죠?』라고 말했다.그리고 덧붙였다.『4자 회담도,통일 문제도 때가 있는것이니 기다릴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장대사는 본론에 들어가기 앞서 의자 뒤의 액자를 가리켰다.「신재리향심회조국 입족본직방안세계」ㅡ 몸은 타국에 있으나 마음 속에는 조국을 담고 있다,자기 업무를 충실히 수행하며 전세계를 내다 보자.유창한 한국어로 풀어주며,대사는 『95년 강택민주석께서 방한 하셨을때 써주신 것』이라고 자랑스러워 했다.얘기를 하는 동안,대사는 자료없이도 많은 통계를 정확히 제시했다. ­오는 7월1일은 홍콩이 영국의 식민지 잔재를 청산하고 중국의 주권을 회복하는 역사적인 날입니다.홍콩에 대한 중국의 주권회복은 어떤 의미를 담고 있습니까. ○중 경제교류 통로 기대 ▲홍콩은 영국이 아편전쟁 승리후 지난 1842년의 남경조약,1860년 북경조약 등의 불평등조약을 청나라에 강요함으로써 할양됐습니다.따라서 주권회복에는 여러가지 의미가 있습니다.우선 156년동안의 민족적 치욕을 씻고 중국의 국가주권을 회복한다는 것입니다.「하나의 중국」으로 통일하는데 역사적인 한걸음을 내디뎠다는 뜻도 있지요.홍콩 문제가 잘 해결되면 오는 99년 마카오에 대한 중국 주권회복이나 대만과의 통일 문제 해결에도 좋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또 중국의 경제발전에도 유리한 작용을 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중국은 홍콩을 외국과의 경제교류의 다리로,다른 나라들은 중국과의 경제교류의 통로로 보기 때문이지요.특히 국제적으로 다른 나라의 영토분쟁에도 모범적 사례가 될수 있다고 봅니다.영국과 아르헨티나간의 포클랜드 분쟁 등이 두나라간 이익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해결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수 있는게 바로 그 예가 될수 있지요.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국 국무장관이 홍콩의 현재 생활방식을 지지한다면서 중국 주권회복식에 참석한다고 밝혔습니다.올브라이트 미 국무장관의 참석이 영국의 영향력이 없어지는 홍콩에 대해 미국이 영향력을 행사하하려는 의도로 보는 일부 서방전문가들의 시각도 있습니다. ○경제이외 간섭은 불용 ▲홍콩에 대해 미국은 물론 모든 나라의 경제적 이익이 보호돼야 한다는게 중국의 기본원칙입니다.그러나 오는 7월1일 이후는 홍콩이 중국에 속하게 됩니다.따라서 경제적 이익을 제외한 부문에 대한 영향력의 행사는 내정간섭에 속하므로 묵과할 수 없다는 것이 중국의 기본 입장입니다. ­서방언론들은 홍콩에 대해 중국이 주권을 회복한 이후의 홍콩 민주주의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데. ▲중국은 홍콩에 대해 일국양제(한나라에 자본주의와 사회주의의 공존)·항인치항(홍콩인이 홍콩을 다스림)·고도자치(행정권,입법권,사법권에 고도의 자치권 부여) 등 3가지 기본원칙을 견지(견지)하고 있습니다.지금 홍콩의 정치·경제·생활방식 등이나 법률이 기본적으로 달라지지 않는다는 뜻이죠.물론 홍콩의 현행법이 중국 주권이 회복된 뒤의 홍콩특별행정구(SAR) 기본법에 저촉되면 약간의 변화가 올 가능성은 있습니다. ­동건화 초대 홍콩특구 행정장관은 중국에 「노(NO)」라고 할수 없는 사람으로 알려지고 있어 중국의 「입김」을 우려하고 있습니다.동 행정장관이 친중국계 인사인데다 행정장관의 선출과정에서도 친중국 발언을 한 탓도 있습니다. ○홍콩번영은 한인의 땀 ▲그것은 오해입니다.동 행정장관의 당선은 정말 민주적인 절차에 따라 이뤄졌습니다.특히 공개·공정·공평 세가지의 민주주의 원칙에 의한 선거를 거쳐 당선돼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봅니다. ­홍콩의 번영은 영국인들에 의해 이뤄진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은데,대체적으로 동의하십니까. ▲그렇지 않습니다.홍콩의 번영은 순전히 중국인들의 노력에 의해 일궈낸 것이지요.지난 40∼50년대에 중국 상해·절강성 등의 중국인들이 홍콩에 많은 투자를 했습니다.지난 60년대부터는 중국의 광동성 등에서 생수·야채·생선·육류 등의 대부분을 열차로 싣고 홍콩으로 들어가고 있는게 그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싱가포르·말레이시아 등이 조세감면·금융자유화 등 특혜조치의 단행을 통해 홍콩에 투자된 외국자본을 유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홍콩은 지금도 자유무역·자유거래·자유경쟁의 원칙 아래 공정거래가 이뤄지고 있습니다.앞으로도 이같은 원칙은 계속 지켜질 것입니다.따라서 홍콩의 안정적인 발전이 지속되고 투자환경이 유지되면 투자유인을 위한 새로운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기보다,지금의 완전한 자유를 보장해주면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봅니다. ­중국 주권을 회복한 뒤 홍콩의 언론 자유에 우려하는 말이 많습니다.홍콩의 권위지 명보의 경우 지난달에 대표적인 공산당 비판 논객 3명이 떠났다는 보도가 있었습니다. ▲언론의 자유에 대해 크게 우려할 필요가 없을 것입니다.물론 약간 달라질 수는 있을 것입니다.홍콩이 중국 주권을 회복한 뒤에는 내정간섭에 해당하는 비판은 하지 못할 것으로 봅니다.언론의 자유는 충분히 보장하되 영국 통치시기와는 달리 어느 정도 「자제」될 것이라는 얘기이지요.주권회복 후에는 하나의 중국에 속하게 되기 때문에 중국식으로 약간 변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언론자유 침해없을것 ­치안문제로 전전긍긍하는 대만·마카오와 달리 홍콩 치안상태는 매우 안전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그러나 홍콩이 중국주권을 회복하면 중국의 불법이민이 늘어나는등 치안상태가 혼란스러워질 것이라고 걱정하고 있습니다. ▲중국인들의 불법이민이늘어난다는 말은 기우입니다.주권을 회복하더라도 대륙의 중국인들이 홍콩에 가려면 중국 정부의 신청 및 허가를 받아야 하는 탓에 마음대로 갈수 없어 치안문제에 대해 우려할 필요가 없습니다. ­향후 한국과 홍콩과의 관계는 어떻게 봅니까. ▲더 잘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홍콩의 한국 총영사관을 그대로 두고 노(NO)비자 여행도 그대로 시행할 것을 두나라의 외무부 사이에 이미 합의됐습니다.홍콩에 있는 한국기업·교민들의 이익도 보장됩니다.한·중 관계가 좋은 만큼 여러가지의 경제활동·무역 등도 앞으로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보고 있지요.특히 홍콩의 안정은 한반도및 아시아의 안정과 평화 유지에도 일조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한국총여사관 유지 ­이제 화제를 바꾸겠습니다.장 대사께서는 평양 주재 중국대사관에서 10여년 이상을 근무했으며 서울 주재 중국대사로 6년째 봉직하고 있어 남·북한 문제에 대해 누구보다 정통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남·북한을 오가며 느낀 한국인들에게서 본받을 점이나 충고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남한이건 북한이건 한민족은 일을 열심히 한다는 점에 깊은 감명을 받았습니다.어떤 어려움도 결심을 하면 꼭 하고야 마는 좋은 품성도 가졌지요.40여년간 한·중 외교관계가 없어 처음 한국에 왔을때 상당히 걱정을 했습니다만,한국인들이 친절하고 진실되며 솔직해 별 어려움없이 업무를 수행하게 됐음을 기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한국인 친절하고 진실 그러나 한민족은 전체적으로 성격이 급합니다.모든 일을 빨리 빨리 처리하려고 하는게 조금 문제가 될수 있다는 뜻이지요.또 조용하게 처리할 사안은 조용하게 처리하고,크게 할 문제는 크게 하는 처리방식의 강약조절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한반도의 평화통일을 위한 4자회담에 대한 전망은. ▲조금은 비관적입니다.하루 이틀에 결론이 날 것 같지 않습니다. ­한반도 통일에 대해 어떤 고견을 갖고 있습니까. ▲중국은 한반도의 통일이 하루 빨리 이뤄지기를 바라고 있습니다.그렇게 노력도 하고 있습니다.한반도의 통일에 중국과 미국,일본이 옆에서 도와줄 수는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남·북한 쌍방이 해결할 문제라고 봅니다.남·북한이 머리를 맞대고 공통된 노력에 의해 풀어야할 숙제인 셈이지요. ­그러면 남·북한 관계를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까요. ▲지금 대화는 안되고 있는 상태이지만 여건이 성숙될 때까지 인내하고 기다려야 합니다.서두르지 말고 천천히,여유있게 기다려야 한다는 것입니다.한국은 강하고 실력이 있으며 고급두뇌도 많습니다.한국이 북한에 대해 너그럽고 여유있게 포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정리=김규환 기자〉 □장정연 대사 약력 △36년 북경 출생 △58년 북경대 조선어학과 졸 △58년 외교부 근무 △63∼69년 주북 중국대사관 근무 △70∼76년 외교부 아주국 근무 △76∼81년 주북 중국대사관 2등서기관 △81∼86년 외교부 부처장·처장·참사관 △86∼89년 주북 중국대사관 수석참사관 △89∼92년 외교부 아주국 부국장·국장 △92년∼ 초대 주한중국대사
  • 김홍신씨 역사소설 「수호지」 평역본 내

    ◎중 북송말∼남송초 108호걸 영웅담/16C초 「천도외신서각본」 토대 형형색색 인물묘사 중국 북송 말기에서 남송 초기까지 한 시대를 풍미했던 108 호걸의 이야기를 다룬 역사소설 「수호지」(대산출판사 펴냄)가 소설가 김홍신씨의 평역으로 나왔다. 중국의 4대 기서 가운데 하나인 「수호지」는 「삼국지연의」를 쓴 나관중과 작가 시내암의 합작이라는 주장도 있지만 원나라 말기에 시내암이 지었다는 것이 정설.부패관료들의 폭압에 시달리는 108 호걸들이 우여곡절끝에 양산박에 모여들기까지의 경로와 이들이 조정에 귀순해 대요국을 정벌하고 전호·왕경·방랍의 난을 평정하는 전투과정을 사실적으로 다룬다. 「수호지」에 등장하는 형형색색의 인물들은 저마다 독특한 인간학을 이룰 정도로 개성있게 묘사되고 있는 것이 특징.특히 주인공 송강에 대한 성격묘사는 독자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송강은 시골 작은 현의 아전 출신으로 닭 모가지를 비틀만한 손힘도 없었으며 손오의 병법에 밝은 인물도 아니었다.그런 「무능한」 사람이 어떻게 107명의영웅을 거느릴 수 있었으며 대중의 우상이 될 수 있었을까.이와 관련,원작을 재구성한 김홍신씨는 『역사상의 실존인물과 비교한다면 송강은 한 고조 유방과 비슷한 점이 많다.중국 대중들이 전통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황제는 한 고조로,도가형 인간이라고 할 수 있다.그는 사람을 다스림에 법이나 제도를 내세우지 않았다.송강 또한 그런 유형으로 의리와 인정에 얽매인 임협적인 사람이었다』고 지적한다. 「천하를 떠도는 호걸들」「강호의 일곱 영웅」「한을 품고 의를 찾아서」「맹호,광풍을 일으키다」「양산박으로 흐르는 물」「불타오르는 북경성」「의기로 뭉친 108호걸」「화로다,모반의 무리」「사필귀정의 수레바퀴」「유성되어 스러지다」 등 모두 10권으로 되어 있다.이번에 선보인 「수호지」는 가장 오래된 판본으로 평가되는 16세기초 「천도외신서각본」 곧 「100회본」을 토대로 삼았다.
  • 검찰은 「입」 단속하라(사설)

    요즘 아침신문을 받아볼때면 연일 주먹만한 글씨의 폭로기사가 놀라움을 안긴다. 대통령 차남 김현철씨가 수십억원을 재벌그룹에 맡겨 가·차명계좌로 관리했다는 보도가 충격을 주더니 92년 대선때 한보그룹이 김영삼후보측에 9백억원을 줬다는 보도가 「정태수씨의 진술」이라고 대서특필돼 정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우리가 여기서 주목하고자 하는건 이들 폭로기사의 출처가 대부분 「검찰 관계자」를 인용하고 있다는 점이다.바꿔말해 검찰 관계자들이 고의로 수사내용을 유출시킨 혐의가 짙다는 것이다.김현철씨가 한솔그룹에 70억원을 위탁관리시켰다는 보도의 경우 검찰측이 의도적으로 언론에 흘린 것으로 알려졌다.김씨측이 모기업 등으로부터 받았다는 13억원에 대해 대가성이 없는 것이라고 주장하자 검찰이 「올려치기」로 터뜨린 것이라고 한다. 그동안 우리는 의도적으로 유출된 인상이 짙은 한보비리및 김현철씨 사건수사기록을 언론에서 많이 접했다.또한 수사내용 누설은 검찰이 비리수사를 축소·은폐하려는 외압을 여론의 힘으로 제압하려는 고육지책이라느니,검찰을 살리려는 젊은 검사들의 반란이라느니 하는 소리도 많이 들었다.검찰의 고충을 모르는바 아니다.그러나 법을 집행하는 기관일수록 법에 충실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피의자의 명예보호를 위해 형법 제126조는 검찰이나 경찰이 피의사실을 공판청구 전에 공표할 수 없도록 못박고 이를 위반한 경우 3년이하의 징역 또는 5년이하의 자격정지에 처하도록 벌칙을 두고 있다.우리는 검찰에 대해 수사내용의 발설자를 색출해 법에 따라 엄히 다스릴 것을 요구한다. 검찰은 법에 충실한 「수사검찰」「사정검찰」이어야지 여론에 영합하는 「폭로검찰」이 되어서는 안된다.수사내용의 유출은 국민들에게 잘못된 선입견만 주입시켜 수사의 혼선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그뿐만이 아니다.여야의 대립을 격화시켜 시국수습에 뜻밖의 장애를 조성하고 있음은 지금 우리가 목도하고 있는 현실아닌가.
  • 판소리 고수 정화영(이세기의 인물탐구:128)

    ◎구전심수로 익힌 북가락의 명인/“북채만 잡으면 신명” 타고난 「끼」로 연마적공/현란한 장단으로 판소리 애로희락 다스려 창자가 무대에 나와 절을 하고 선창에 들어서기전에 정화영 고수는 벌써 ‘구궁딱’,각을 때리고 손으로 궁편을 치면서 창자의 창을 이끌어내려는 전조를 보인다. ‘이산 저산 꽃이 피니/분명코 봄이로구나’ 이렇게 ‘사철가’가 시작되면 고수의 손놀림은 눈부시게 분주해져서 북채로 매화점이나 소점 대점을 찍고 북의 몸체인 손궁편을 막아치면서 ‘얼쑤’ ‘좋구나’‘좋지’ 입추임새로 박자를 넣기도 한다. 또 창자의 노래가 서름에 복바쳐오를 것을 짐작하여 손으로 궁을 치고 동시에 북채를 굴려서 ‘궁따라딱’ 잔가락치기로 주의를 환기시킨다. ○전국국악경연서 장원 신명이 솟을때의 번개같은 손놀림은 마파람에 나부끼는 어지러운 갈대인듯 애로희락을 다스리고 흥과 신명을 자재로 고조시킨다. 그런중에도 창자를 능가하기 보다 연주자의 호흡과 음절에 귀를 모아 채편으로 찍고 치고 손으로 밀고 당긴다. 판소리에서북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가는 ‘첫째가 북치는 사람이고 다음이 소리하는 사람’이라는 ‘일고수 이명창’이란 말로 짐작할수 있다. 또 ‘창자는 꽃이고 고수는 나비’라는 말도 있다. 춤장단이나 악기연주도 그렇지만 판소리는 특히나 북장단이 받쳐주지 않으면 변화무쌍한 극적인 음악성을 온전하게 살릴수가 없게 된다. 아무리 절세의 명창이라도 고수의 한순간의 실수가 명성을 살리거나 무너뜨릴수도 있다. 그와 오랜 연주파트너인 가야금의 황병기 교수(이대)는 ‘정화영은 구전심수로 소리북을 익혀온 명고수’로써 ‘우리 전통국악계의 마지막 세대’라고 들려준다. 가난과 천대와 따돌림속에서도 오로지 ‘끼’하나로 버텨온 ‘당대 명인’이라 했다. 물론 그는 예맥으로 대를 잇는 다른 국악인들과는 다르다. 경기도 화성에서 ‘예술’과는 거리가 먼 평범한 농가에 태어났으나 농악대가 동네에 들어오면 하루종일 집을 나가 어깨춤을 추면서 따라다녔고 냄비바닥을 쇠젓가락으로 두들기다가 어른들에게 들켜 꾸중을 듣기 일쑤였다. 장구든 북이든 북채를 잡기만하면 신바람나는 장단을 만들어내는 ‘타고난 북잡이 기질’이 아닐수 없었다. 초등학교 졸업후 서울로 이사하자 학교공부대신 여성국극단에 미쳐 동양극장이나 계림극장 주변에서 살다시피 했다. 그리고 영천에 살던 서용석씨에게 대금을 배우면서 ‘김’소리가 날까말까한 정도에서 ‘눈썰미가 있다’면서 스승은 명창 박초월문하에 들여보내 주었다. 그때만해도 악기하는 이가 드믄 편이었다. 그는 박명창의 연습반주를 거들다가 17살되던 해 낭자국악단에 입단하게 되었고 전국을 떠도는 공연으로 평생소원이던 광대의 길에 들어섰다. 21살때 광주예술제전 전국국악경연대회에서 대금으로 장원, 새파란 젊은이가 ‘대금을 잘 분다’고 해서 원로들의 총애를 한몸에 받으면서 ‘파릇젓대’란 별명으로 활동했다. 춥고 배고픈 유랑생활에서도 그 무렵에 만난 이정업 신용수씨에게 북과 장구장단을 다시 배웠고 한 공연에서 대금을 불고 춤장단 판소리장단을 치는 일인다역의 존재가 되어갔다. 여성국극이 사양길에 접어들자 이번엔 옥류장이며 대하 청운각 등 요정을 전전하다가 기약없는 유랑생활을 끝내고 78년 뒤늦게 국립창극단에 입단했다. 여기서 중요무형문화재 제59호 판소리고법예능보유자인 김동준씨를 만나 직계후계자가 되었고 ‘국악이 한낱 천대받는 예술이 아닌,우리만의 자랑스러운 고유음악’이란 자부심으로 밤을 낮삼아 연마적공을 쌓아 나갔다. 느리고 완만한 진양조,의연하고 안정된 중모리,긴박감으로 몰아치는 자진모리 휘모리, 10분의 8박이 한 악절을 이루는 엇모리에 이르기까지 원형장단 변형장단을 고루 섭렵하고 창자나 연주자의 몸짓하나에서 일장일단을 읽어내는 귀신같은 섬세함을 익힐수 있었다. 그러나 지난 84년 국립극장마당에서 열린 ‘수궁가’완창공연에서 스승인 김동준과 번갈아 장단을 맡았을때 15일간이나 계속되는 장기공연에다 완창 5시간이 그로선 견딜수 없었으나 스승은 한결같이 지치는 빛없이 신명을 올리는 것이 하두 신기하여 “선생님께서는 허구헌날 같은 공연이 지루하지도 않으시냐”고 물은 적이 있다. 스승은 제자의 질문에 얼핏 일별하고는 “그건 시간이지나야만 알게 될걸세”했고 10년이 지난후 가사한마디 음하나하나가 제대로 귀에 잡히기 시작하여 언제부턴가 다섯시간,열 시간공연도 무아경의 열락에서 시간가는줄 모르게 되었다. 북가락은 일정한 공식이 정해져 있지 않고 고수마다 다르게 칠뿐 아니라 같은 고수라도 그날의 기분따라 그때마다 다르게 마련이다. 소리속을 무르익게 터득하면서 비로소 스승과 같은 훌륭한 인간문화재가 될 것을 목표로 정했으나 두 손과 머리와 발끝까지도 전신이 장단에 실리는 경지를 바라보고 있을때 ‘하늘같은 스승’은 타계하고 말았다.3년의 전수과정중 1년을 채우지 못해 인간문화재는 커녕 전수조교의 자격마저 박탈당한 처지다. 손으로 울림을 막아치기도 하고 북채로 엄지점 임지점을 맺고 찍고 굴려치면서 ‘궁당궁 당구당’,현란한 그의 장단에 실리다보면 마음속 깊은 곳에 무상한 열반이 깃드는 것을 절로 실감하게 된다. ○「판소리 북연주법」 출간 오죽하면 원로 성경린씨가 ‘그의 북은 장단마다 신기가 붙어 가락이란 가락은 장단에 녹아든다’고 평한다.불우한 방랑생활로 결혼도 사별이나 이별로 실패한 경험이 있고 지금은 약사인 부인 문윤옥씨(52)의 극진한 내조로 안정된 생활을 누리고 있다. 자녀는 1남2녀. 그는 1년이면 서너차례씩 외국연주,가르치고 주관이 되고 솔선하는 위치에서 ‘북에관한 저서가 전무한 것’을 안타깝게 여겨 ‘판소리 북연주법’을 출간했고 지난 90년에는 평양에서 열린 범민족통일음악제에서 ‘대금산조’ 독주와 오정숙 명인의 ‘심봉사 눈뜨는 장면’의 장단을 맡아 ‘신명이 절로 놀고 생명이 넘치는 북가락’으로 북쪽 관객의 가슴을 녹였다. 그의 장단은 소점이나 매화점을 잔가락치기로 때리거나 손궁과 북채로 합궁 겹궁을 달고 풀다가 일단락을 끝맺을 때의 합박은 ‘궁’소리와 함께 창자의 흥을 서서히 잠재우고 관객의 심장에는 싱싱한 고동을 울려준다. 북을 치면 먼저 북이 알고 ‘북이 소리를 타는 가운데’ 이제 그의 예술은 ‘절대조화’를 뛰어넘어 풍상을 견디는 무극의 경지에서 언젠가 통천하는 시기를 바라보고 있다. □연보 ▲43년 경기도 화성 출생. ▲57년중앙국악예술학원 졸업. ▲60년 박초월 문하 사사후 낭자국악단임단,서용석씨에게 대금사사. ▲78년 국립창극단 입단. ▲78­89년 중요무형문화재 제59호 김동준판소리고법 사사. ▲78­82년 한국국악협회 고수분과원원장,이사. ▲80년 민속합주단 ‘우리가락 마당’창설 대표. ▲81­84년 ‘우리가락 마당’ 기악발표회 3차례.(세실극장.국립극장,드라마센터). ▲81­현재 국립창극단 ‘박씨전’‘춘향가’‘심청가’‘흥보가’‘수궁가’등 고수 및 대금연주. ▲84년 광주예술제전국국악경연대회장원(대금). ▲84­86년 중앙대 음대 한국음악과 고법강사. ▲85­93년 국립창극단 기악부 악장. ▲85년 ‘춘향전’완창창극(창자 오정숙) 고수(국립극장). ▲88년 서울올림픽 문화예술제참가연주. ▲89­93년 단국대 음대 국악과 고법강사. ▲89년 영국 ‘세계민속의 소리’ 심포지움 한국대표. ▲90년 범민족통일음악회 한국예술단으로 북한연주(평양 2·8회관) 대금독주 및 오정숙의 ‘심청가’ 고수. ▲90­93년 중요무형문화재 제59호 판소리고법김동준전수소 개설운영조교,국립창극단 ‘춘향전’대만연주 고수,미국연주,프랑스 독일 등 유럽연주. ▲91년 정화영 판소리고법발표회(국립극장대극장),UN가입 경축사절단미국 카네기홀 공연. ▲93­96년 한국문화통신사 일본 NHK연주 및 핀란드 쿠오모음악제,화란음악제 UN참전용사 기념비 제막식, 네덜란드 전통음악제 등에 안숙선과 동행연주. ▲94­95년 전주대사습전국국악경연대회 심사위원. 〈저서〉‘판소리 북연주법’ 〈수상〉KBS국악대상(85년),신라문화제대통령상(대금,87년),국악의해 국악보급 공로상(94년)
  • 불­쿠바 무역협정/미의 쿠바견제 쐐기

    【파리 AP 연합】 프랑스는 24일 쿠바와 무역협정을 맺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함으로써 미국의 대쿠바 견제에 쐐기를 박았다. 프랑스 정부는 성명에서 프랑크 보로트라 산업장관이 25일 이브라힘 페르라다스쿠바 대외투자협력장관과 상호 투자 보호와 촉진에 관한 협정을 체결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쿠바와 경제관계를 맺는 어떤 나라도 응징하겠다는 내용의 헬름스­버턴법을 지난해 통과시킨데 이어 EU와 이달초 그 제재를 완화하는 협정을 맺었다.
  • 권 부총리 “황씨 문제 정치적 이용 없을것”

    ◎신문과정서 친북인사 진술할수도 권오기 통일부총리는 22일 이른바 「황장엽리스트」와 관련,『아직 구체적인 조사를 하지 않아 정부로서는 현재까지 아는바 없다』고 전제한뒤 『그러나 앞으로의 신문과정에서 관련발언이 나온다면 그때가서 (처리 문제를)검토하겠다』고 말해 황장엽리스트의 존재 및 공개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권부총리는 이날 하오 국회 통일외무위에 출석,이같이 말하고 『황장엽씨가 상당히 오랜 기간 북한의 고위층에 있었으므로 신문과정에서 (국내 친북세력으로)많은 이름을 얘기할 수도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권부총리는 『황씨에 대한 신문을 통해 드러난 친북세력에 대해서는 (구체적 행위가)법률에 위반될 경우 이를 다스리지 않을 정부는 없을 것』이라고 말해 친북인사가 드러날 경우 엄정하게 사법처리할 방침임을 밝혔다. 권부총리는 다만 『리스트의 존재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시점에서 벌써부터 여권이 대선에 이용할 것이라는 등의 정치적 판단은 적절치 않다』면서 『정부는 황씨 문제를정치적으로 이용하는 일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외무부 정태익 기획관리실장은 업무보고를 통해 『한·미 양국은 북한에게 조건없는 4자회담의 수락을 촉구했으나 북측이 응하지 않아 이번 뉴욕 공동설명 후속협의는 아무런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면서 『시간이 우리편인 만큼 정부는 4자회담 개최를 서두르지 않고 북측의 태도변화를 기다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 이집트 피라미드:중(세계 문화유산 순례:30)

    ◎돌덩이 230만개 입체퍼즐 짜맞춘듯/직선과 각에만 의존하여 영원을 향해 쌓아올린 돌계단/그 완벽한 설계는 불가사의/파라오의 5천년 동행자 「공포의 아버지」 스핑크스는 현대 공해앞에 기력을 잃고… 쿠푸왕의 대피라미드가 안겨주는 불가사의함은 무덤의 내부로 들어가 돌들이 짜맞춰 쌓여진 구조를 보면서 점점 더 생생하게 실감하게 된다.대피라미드에는 북면에 단하나뿐인 입구가 나있다.출입구가 발견된 경위에 대해서도 여러 설이 있으나 기원후 9세기 이슬람에 정복됐을 당시 마아문이라는 칼리프(왕)의 명령으로 찾아내 내부통로를 막은 돌들을 치웠다는게 정설이다.현재 이 출입구는 봉쇄돼있고 그밑에 관광객들이 드나드는 임시출입구가 나있다. 내부에서 보면 피라미드를 쌓은 돌들이 일정한 규격으로 다듬은 다음 차곡차곡 쌓은게 아니라 돌의 크기가 제각각임을 알수 있다.서로 크기가 다른 돌들을 사방으로 이가 맞물리듯 짜맞추어서 구조물의 안정성을 크게 높였다.돌의 기울기도 바깥쪽을 안쪽보다 조금 높게 쌓아 바깥으로 무너짐을 막았다.그래서 전체적으로 돌을 쌓은 방식은 마치 입체 퍼즐을 짜맞추어 놓은 것같은 느낌을 준다.그렇다면 퍼즐조각을 준비하듯 애초에 완벽한 설계도를 가지고 일을 시작했다는 말인가.피라미드와 관련된 여러 불가사의중 좀체 풀리지 않는 의문 중 하나이다. 출입구부터 난 통로는 가운데 무덤방인 현실까지 이어진다.가로세로 1.2m쯤 되는 정사각형 통로를 한참 들어가면 통로 높이가 9m정도로 높아진 뒤 이어 「왕비의 방」이라 부르는 작은 방이 하나 나온다.현재까지 확인된 바로는 피라미드에는 현실을 포함해 모두 3개의 방이 만들어져 있다.이 「왕비의 방」은 원래 파라오의 현실로 만들었는데 왕이 예상보다 오래 살게 되자 피라미드를 확장하고 현실 위치도 더 높은 곳으로 옮기며 빈방으로 남게 된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파라오의 시신이 안치됐던 현실은 지상에서 42m높이에 자리하고 있다. 이 묘실은 「왕비의 방」에서 긴 회랑을 통과해서 올라가게 돼있다.묘실의 천정은 총중량이 400t에 이르는 9개의 석재들이 수직으로 놓여져 있는데 이 엄청난 부하를분산시키기 위해 위쪽에 따로 떨어진 모두 5개 층의 격실을 만들어 놓았다.왕의 석관은 평편한 돌조각을 깐 바닥위에 놓여져 있다.원래 이 석관안에는 쿠푸왕의 미라가 안치됐다. 미라는 값진 목걸이와 보석 장신구들로 화려하게 치장하고 황금가면을 썼다.주위에는 파라오가 저 세상에서 먹을 식량도 준비했고 가구까지 준비해 두었으나 지금은 모두 도굴당해 뚜껑도 없이 텅빈 석관만 한구석에 덩그러니 놓여있다. 석관이 놓인 위치는 바로 무덤의 모든 기가 한곳으로 모이는 자리라고 한다.종이 따위로 소형 피라미드 모형을 만든 다음 무딘 면도칼을 바로 이 위치에 놓으면 날이 날카롭게 선다는 사실이 실험으로 증명된바 있다고 안내인은 말하나 사실인지는 확인하지 못했다.장례의식이 끝나면 묘실입구는 커다란 바윗돌로 막았다.신관들은 수직 갱을 통해 밖으로 나왔으며 갱은 안쪽에 미리 마련해둔 커다란 바위돌로 차례차례 막아 외부에서는 다시 묘실로 들어갈 수 없게 만들었다.피라미드 내부의 미로같은 통로들을 오르내리다 보면 오줌 지린내같은 심한악취가 나는데 관광객들이 내뿜는 숨과 땀등이 돌벽에 부딪쳐서 일으키는 화학변화 탓이라고 한다.돌 표면에 붙은 이 화학물질들을 제거하는 작업을 수개월에 한번씩 해주는데 이 작업기간중에는 관광객들의 피라미드 내부 출입을 막는다. 기자의 대피라미드들은 고대 이집트인들이 인간의 불멸에 대한 자신들의 상상력을 총동원해 만든 돌 구조물이다.이 돌 구조물들은 단순함과 장엄함이 어우러져 흠잡을데 없이 완벽한 조화를 연출해내고있다.직선이 이처럼 완벽히 다스려져 표현된 건축물이 언제 또 있었던가.고대 이집트인들은 오직 직선과 각에만 의존해 차곡차곡 영원불멸을 향해 올라가는 돌 계단을 차곡차곡 쌓아올렸다. 3개의 거대 피라미드를 완성시킨뒤 이집트인들은 이것이 인간의 손으로 만든 것임을 알리고 싶어서였던듯 지상의 존재들을 형상화시킨 거대한 석상을 그 앞에 만들어 세웠는데 그것이 바로 「스핑크스」였다.가운데 피라미드의 주인공인 케프론왕의 얼굴과 용맹의 상징인 사자의 몸체를 가진 이 돌조각의 일차적인 임무는 피라미드의수호신이었을 것이다.이 수호신은 역사의 여명부터 지금까지 5천여년 동안 파라오의 동행자였고 한편으로는 신의 위치에 있었던 파라오 자신이었다. 스핑크스는 기자 모래언덕의 석회암 바위돌을 깍아 만든 것으로 표면을 장식한 돌 타일조각이 떨어져나가 몸통 곳곳에서 지층이 그대로 드러나있다.원래 무슨 이름으로 불렸는지 기록은 없지만 이곳에 들어온 아랍인들은 「아블 홀(공포의 아버지)」로 불렀고 스핑크스란 이름은 사람과 사자 「둘이 합쳐진 것」이란 뜻으로 그리스인들이 붙였다.지금은 코와 턱 일부가 떨어져 나가고 입술도 절반이 짤려나간 흉한 모습이지만 높이 20m,머리에서 다리끝까지의 길이가 78m에 이르는 위풍당당한 수호신이다.얼굴 폭만 4m15㎝에 이른다. 스핑크스가 손상된 첫째 원인은 무엇보다도 서부사막에서 불어오는 세찬 모래바람이었다.이 모래바람에 덮여 한때 스핑크스는 몸체 전부가 땅속에 파묻여 있었는데 후세에 이를 발굴해 지금의 모습으로 보존하게 된 것이다.역설적이지만 스핑크스를 5천년이 넘도록 지켜준 것도 바로이 사막의 모래바람이었다.주위에 쌓인 모래로 하중이 분산돼 무너져내림을 막았고 풍화에 의한 마모도 막아주었기 때문이다.모래를 치운뒤 외기에 노출되고 하중을 수직으로 받으면서 이 돌조각은 급속히 마모되고 곧곧에서 무너져내리기 시작했다.아울러 인근 마을에서 쏟아내는 생활하수들이 지하암반으로 스며들고 관광객들을 실어나르는 자동차의 진동과 매연,그리고 서울 못지 않게 지독한 카이로의 대기 오염이 한번씩 비가 올때마다 내려않아 스핑크스의 수명을 단축시키고 있다고 한다. 파라오와 함께 5천년을 여행해온 존재.알렉산더,시저,나폴레옹등 기자의 모래언덕을 지나간 숱한 정복자들의 꿈이 낙엽처럼 사막에 나뒹굴 때도 기자 언덕을 지켜온 「공포의 아버지」가 현대의 공해 앞에 무너져 내리고 있는 것이다.오늘도 밤이 되면 스핑크스는 화려한 인공조명과 음향속에 피라미드를 배경으로 장엄하게 버티고 서서 세계 각지에서 모여드는 관광객들을 맞이한다.
  • 식량지원 북 주민이 알게하자/김주영 작가(서울광장)

    북한주민들이 굶주리고 있다.그들이 굶주리고 있다는 것을 나는 개인적인 경험으로도 익히 알고 있었다.몇년전 소설쓰기의 답사를 위해 두만강과 압록강 상류나 중류의 국경선 일대를 수차에 걸쳐 다녀본 적이 있었다.그 답사 경험에 의하면 북한은 95년과 96년의 치명적이었던 수해이전 92년이나 93년경부터 식량부족 사태가 심각했던 것으로 기억된다.중국의 집안과 북한의 만포가 마주보고 있는 압록강 한가운데는 조그만 섬이 하나있다.그 섬은 북한의 영토인데,배를 타고 그 섬을 관찰해 보았을때는 섬 전체가 옥수수밭이었다.그런데 수확기였던 그때 옥수수밭에는 수확할 옥수수가 보이지 않았다.식량부족을 겪고있던 그들은 옥수수대에서 옥수수 싹이 나오는대로 꺾어가고 있었기 때문에 정작 수확기에는 수확할 옥수수가 없다는 것이었다.집안에 살고있는 중국인들의 말이었으니까 그건 확실하고 또 그런 정상이 94년 이전의 일이기도 하였다.그것은 북한이 식량부족사태를 맞게된 것이 2년에 걸친 수해의 타격뿐만 아니라,그들의 농업정책에 구조적 함정이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한다.여름이 되면 양쪽 강안에 많은 주민들이 나와서 목욕을 하거나 빨래를 하고있는 장면들을 목격하게 되는데,가까이 다가가서 보노라면 북한주민들의 헐벗은 모습이란 가슴이 찡할 정도다.그리고 담배 피는 사람조차 볼수 없다.중국인들이 탄 배가 다가가면 손짓으로 담배를 달라는 아이들의 요구를 흔히 보게된다.그리고 그것이 거절당했을때 보여주었던 아이들의 전투적인 행위는 아직도 눈에 선하다. ○굶주린 모습 가슴 아파 이유야 어쨌든 북한 주민들이 굶주리고 있다는 것에 우리들은 너나 할것없이 가슴아파하고 있고,그들의 굶주림을 덜게 만들 방법들을 찾고 있다.굶주린다는 일차적인 문제와 마주치게 되면 대개의 사람들은 비겁하게 된다.그런데 그것을 내보이지 않으려고 애쓰는 그들의 모습이 또한 안쓰럽기 짝이 없다. 민간단체와 종교단체들이 모금운동을 벌여 그들에게 식량을 원조하자는 열기가 확산되고 있다.그러한 과정에서 남한의 곡식을 사서 보내자는 여론도 있고,혹은 연변의 옥수수를 사서 손쉬운 경로로 보내자는 주장도 있고,또는 종교인들이 직접 북한을 방문하여 그 곡식들이 북한 주민들에게 확실하게 전달되는가를 확인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혹은 그들의 군량미를 푼다면 주민들의 아사사태를 막을 수도 있다는 진단결과도 있다.이러한 여러 갈래의 주장과 진단들이 저마다 어떤 설득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우리들의 식량원조에 딜레마가 존재한다.그리고 이 문제는 뜨거운 감자다.북한 당국이 보여주는 여러 측면의 부정적인 요소들 때문에 발벗고 나설 수도 없고 그렇다고 외면하고 있을 수도 없는 곤경에 처해있는 듯하다. 그렇다면 우리가 몇가지 간과해서는 안될 일이 있다고 생각된다.첫번째 일로는 남한의 곡식을 구입하여 선박편으로 실어보내든 연변의 옥수수를 대량 구입하여 보내든 그 방법에 구애받지는 않더라도 그 곡식을 받아야할 북한 주민들이 그것이 남한의 주민들이 보낸 곡식이라는 것을 알게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생색을 내려는 의도가 숨어있다는 비난을 받을지도 모르겠지만 이런 주장에는 생색 이상의 무엇이 있다.그러나 북한 당국은 그것을 막아오고 있다. ○원조창구 단일화해야 여러가지 방법으로 그것을 제지하고 있다.그런데 북한 당국의 그런 단호한 태도에는 자신들의 정권 유지를 위해선 국민들은 굶어죽어도 좋다는 배타적인 논리에서 나온 살의가 숨어있다는 것을 우리는 다시 생각해보아야 한다.북한은 이 시점까지 배급이라는 식량운영제도를 가지고 그들의 국민들을 통솔하고 다스려왔다.그렇기 때문에 구호식량 문제,특히 남한에서 왔다는 식량을 국민들이 알았을때 보여줄 불신과 괴리감을 북한 당국은 두려워하는 것이다.그렇다 하더라도 우리는 우리대로 어떤 대책이 필요하다.우리들이 갖고 있는 순수성만으로는 풀리지 않는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두번째는 식량을 원조하려는 사회단체 혹은 종교단체들이 중구난방식의 주장이 난무해서는 우리들에게 정서적 혼란을 야기시킬 위험성이 있다는 것이다.통일된 주장의 유지가 필요하다.
  • 질서의식 실종/조유전 국립민속박물관장(굄돌)

    지난번 모 방송사에서 몰래카메라로 우리나라와 일본의 교통질서 의식을 비교한 내용이 방영되어 장안의 화제가 되었다.우리 자신이 너무나 질서를 지키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시청자들은 정말 창피한 마음이었을 것이다.그 뿐인가.밤늦은 시간 택시잡느라 차도에서 이리 뛰고 저리 뛰는 모습,거리에 아무렇게나 담배꽁초나 침을 뱉는 행위 등등은 무질서의 표본이라 아니할 수 없다. 오죽했으면 나라에서 이런 행위를 벌금형으로 다스리게 되었는지? 상식과 도덕에 관계되는 행위를 법으로 다스리겠다는 나라는 또 어디 있는지,들어보지 못해서 알 수 없지만 우리는 어쩌다 기본질서조차 못지키는 한심한 국민이 되었는지 정말 모를 일이다. 왜 그렇게 질서를 지키지 않을까? 과거 소위 군사문화인 직선문화에 대한 반발인지,아니면 법을 지키면 손해본다는 불신풍조에서 인지 도무지 납득이 가지 않는다.지난해 경제개발협력기구(OECD)에 가입하여 선진국에 진입할 국력신장이라고 자랑하지만 질서도 제대로 지키지 못하는 국민이 어떻게 선진국민이 되겠는가.더구나 어렵사리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과 월드컵대회라는 커다란 국제대회를 유치했는데,재주는 우리가 넘고 돈은 일본이나 중국이 벌 것이 볼보듯 뻔한 일이 아닐수 없다. 한국을 다녀간 관광객이 다시 가고 싶지 않은 나라라고 한다는 소식을 듣고 경악하지 않을수 없다.외국인의 눈에 질서를 존중하는 국민으로 보인다면 그러한 평을 할 수 없을 것이 아닌가! 만사는 질서의식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이제 특단의 조치를 취하든지 아니면 무언가 획기적인 의식개혁이 있어야겠다.이제라도 늦지 않았으니 우리 모두 질서지키기 운동을 생활화해서 자존심을 되찾아야겠다.
  • 예절은 법보다 중요하다/주디스 마틴(해외논단)

    ◎서로 정중하게 대할때 갈등·폭력 사라져 바쁜 현대생활은 「예절 바르다」는 덕목을 전근대적인 구습으로 경시하는 경향이 있다.이에 대해 미국의 유명한 에티켓 관련 컬럼니스트인 주디스 마틴 여사는 흥미있는 논리전개와 함께 「예절은 중요하고 필수적이다」고 역설한다.미 여성클럽에서 행한 그의 강연을 소개한다. 에티켓은 가식적이고 기를 펴지 못하게 한다는 것이 일반적인 인식이다.이는 이상주의적이지만 세상물정 모르는 생각인 성선설,즉 사람들은 선천적으론 선하나 문명에 의해 타락했다는 믿음에서 비롯된다.우리 입맛을 당기는 달콤한 견해이지만 인간 본성과는 별 관계가 없다. 진정 우리는 사랑받을만 하게 태어났다.그렇지 않았다면 우리 부모들은 요람속의 우리를 목졸랐을 터이다.그러나 우리가 선하게 태어난 것은 아니다.이것을 깨우치지 않으면 안된다. 에티켓,예절을 지키는 것은 법을 지키는 것과 마찬가지로 일련의 규칙을 안다는 것 이상이다.아주 하찮고 사소한 에티켓 규칙도 도덕과 관련있거나 겹쳐지는 예의의 원칙에 의해 요구된다.존중과 품위가 수많은 에티켓 규칙을 만들어내는 예의의 원칙이라 할 수 있다. 이런 원칙들을 이해하는 도덕적인 사람들도 공손하고 정중함을 우선적으로 추구해야할 덕으로 치는데는 주저한다.우선 먼저 세상을 고치고 제대로 돌아가게 한 연후 제7일째 되는 날에나 공손함을 도입해도 괜찮지 않으냐는 생각이다.마음속 깊은데서 에티켓이란 것은 그다지 진실로 중요하다고 할 수 없는,식사나 결혼식 같은 활동에 적용되는 것이려니들 한다. 그러나 예절의 부재가 우리 사회의 가장 심각한 문제들중 여럿의 원인인 것이다.예를 들어 학교 체제는 규율의 결핍으로 무너지고 있다.조용히 제자리에 앉아있는 것,다른 사람의 말에 귀기울이는 것,차례를 지키는 것,그리고 다른 사람을 때리지 않는 것 등이 가르쳐지지 않는다는 말이다. 범죄의 상당 부분이 늘상 남들로부터 거칠고 무례하게 대해지는데서 길러지는 성질급함과 함께 시작되고 있다.「얕잡아 보아서」가 오늘날 살인의 주요 동기중의 하나다. 서로 정중하게 대하며 같이 일할줄 모르면 정부도 제대로 돌아가지 못할 것이다.입법부와 재판정에서 대단히 가식적인 발언 형식이 요구되는 소이이다.표현의 자유를 굳게 지켜주는 사법부지만 재판정에서는 정작 말을 함부로 할 자유가 없다. 우리는 강탈하고 공격하고자 하는 등의 본능적 충동을 제어하도록 하는 법체제를 가지고 있다.여기에 우리가 인정하든 하지 않든 법과 비슷한 역할을 하는 에티켓이란 가외의 법체제를 갖는다.법은 생명,신체,재산을 위태롭게 하는 심각하고 위험한 충동에 대응한다.에티켓은 사소하고 이차적이나 제동걸리지 않으면 심각해질수 있는 도전을 다스리고자 한다.에티켓은 아주 간편한 갈등해결책을 보유하고 있는데 사과하거나 다음날 꽃을 보내거나 하는 것으로 법으로 비화되기 전에 문제를 해결한다. 지난 이십여년간 우리가 목격했듯이 사람들이 에티켓,간단한 예의범절을 지키지 않게 되면 법이 치고들어 온다.「다른 사람 얼굴에 담배연기를 내뿜어서는 안된다」는 에티켓이 법항목으로 올라섰다.성추행 제소도 힘있는 자리에 있는 인사들이 「손은 까불대지 말고 얌전히제자리에」라는 기본 예절을 지키기를 거부한데서 나온 것이다. 에티켓이 할 일을 대신 하도록 법을 계속 부르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다.예의를 위해 법의 테두리를 넓히면 자유가 위협받는다. 자유와 관련해서 말하자면 사람들은 타인에게 밉살스럽게 보일 법적 권리를 갖는다고 할 수 있다.그러나 그 권리 행사는 안된다고 나는 생각한다.만약 행사할 경우엔 그 결과를 받아들일 태세가 되어 있어야 한다. 법 하나로만 세상을 살아가려고 하면 일이 안된다.조금 맘에 언짢은 말은 중상모략 항목으로 재판감이며 야비한 행동거지는 「심리적 잔학행위」로 분류되고 마뜩찮고 거슬리는 모든 것은 공공 건강저해 행위로 선언된다.그래서 에티켓이라고 하는 아담한 가외의 법체제가 필요한 것이다.〈
  • 선우중호 서울대 총장 졸업식사

    ◎“「큰 사람」 도량으로 시민사회 초석되라”/나를 지키고 우리것 키워 인류발전 기여를 오늘은 졸업생들이 각고면려 끝에 그 결실을 거두는 날일 뿐 아니라 대학이 기울인 노력의 열매를 수확하는 날이기도 합니다. 우리 대학으로서는 가장 뜻깊고 보람찬 날이며 기백이 넘치는 젊은 재사들을 사회에 내보내는 저 자신도 마음 뿌듯합니다.이제 현실사회의 주역이 될 여러분에게 간곡하게 몇마디 당부의 말을 하고자 합니다. 현대의 개인중심 민주사회에서는 개개인의 권리가 강조된 나머지 함께 정을 나누며 어울려 사는 「공화의 정신」이 소홀해지기 쉽습니다.이럴때 일수록 우리사회는 「대학공부를 한 사람」 즉,「큰 사람」을 필요로 합니다. 「큰 사람」이란 자기를 다스릴 줄 알고 공동선의 원리에 따라 사회생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사회적 공동문제 해결에 앞장서고 만에 하나 허물이 있을때 그것을 남에게 구하지 아니하고 자신에게서 찾는 사람을 말합니다. ○자신의 허물 먼저 찾아야 또한 현대 물질주의 사회에서 사람은 자칫 물질에 매몰돼인격조차도 물건값으로 환산하고 당장의 이익에 급급하기 쉽습니다.이럴때 「큰 사람」은 사물에 부림을 당하지 않고 사물을 제어할 줄 아는 사람입니다. 사리와 실리의 끊임없는 유혹이 있더라도 여러분은 부디 「큰 사람」의 도량을 보여 참다운 시민사회의 초석이 되기를 당부합니다. 굳건한 덕성을 바탕으로 여러분은 지성의 연마도 소홀히 해서는 안됩니다.21세기 선진사회는 복잡다기한 산업사회로서 사람들의 욕구가 다양해진 만큼 지식과 기술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또 그만큼 조화와 균형,합리의 정신을 절실히 필요로 할 것 입니다. ○나를 잃으면 종속만 남아 이제 미래사회를 주도하는 것은 각 분야의 최고 전문가인 여러분들의 몫입니다.여러분 어깨에 맡겨진 책무는 큽니다. 국제화·세계화의 대세 속에서 오늘날 우리는 세계 인류의 지구촌 시대를 실감하고 있습니다.한 개인이 남들과의 교제를 통해 원숙해지고 자신의 삶을 풍부하게 할 수 있듯이 한 사회,한 민족도 다른 사회,다른 민족과의 교류을 통해 성장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교제와교류에서 자기를 키우지 못하고 잃어버릴때 거기에서 더이상의 교류는 없으며 오직 종속이 있을 뿐입니다. 여기서 우리가 자기 계발과 민족문화를 계승,고양시킬 것을 강조하는 것은 『어떻게든 나를 지켜야 한다』,『우리의 것을 키워야 한다』는 독선이나 아집에서가 아닙니다.그렇게 하는 것이 오히려 사회의 다양화에 기여하고 그렇게 함으로써 세계 문화의 폭을 증대시켜 인류의 삶 전체를 풍요롭게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 대학인은 그동안 선진문화를 취해야 한다는 급한 마음에 외국의 학설과 문물의 수용에 앞장서 왔습니다.그리고 그렇게 해서 우리는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언제까지 수입과 모방만을 반복할 수 있겠습니까.이제 우리는 선진 외국 사람들에게 졌던 빚을 갚아야 할 시점에 와 있습니다. 우리 스스로도 자연의 탐구,기술의 개발,사회운영 등에서 고유문화를 창달하여 인류문화 발전에 적극적으로 기여해야 합니다.그 때문에 나는 우리 사회발전의 견인차인 여러분의 분발을 촉구하고 여러분에게 큰 기대를 걸뿐 아니라 그 성취를 확신합니다. ○패기·이상이 발전 밑거름 가끔 「학교의 우등생이 사회의 열등생」이라는 말을 듣습니다.교과서만을 박제화하여 습득한 사람들이 현실사회의 생동성을 올바로 파악하지 못함을 지적하는 말입니다.학교에서 습득한 지식을 낡고 빈 껍데기로 만들지 말고 끊임없이 새로운 알맹이를 받아들일수 있는 훌륭한 틀로 가꿀수 있어야 합니다. 만약 현실 사회가 교과서적 원리가 적용되지 못할 만큼 왜곡돼 있다면 과감하게 그것을 바로 잡는데 정진하십시오.우리 사회는 여러분의 젊은 패기와 참신한 착상,타오르는 이상에의 열정을 공급받을 때만 진정한 발전을 이룰수 있습니다. 여러분은 지금 안팎으로 불안,불신 그리고 혼란이 소용돌이 치고있는 학원 밖으로 진출하려 하고 있습니다. 시간과 거리를 단축시키고 있는 변화의 파도는 사회주의와 군부 권위주의를 붕괴시켰을 뿐 아니라 그동안 잠복해 있던 한국 정치사회의 병폐들을 노출시키고 있습니다.이러한 세기말적 도전에 직면해 여러분은 생활 보수주의에 안주해서도 안될것이며 불만을 토로하고만 있어서도 안될 것입니다. 또 무력감에 빠져만 있어서도 안됩니다. 여러분들은 21세기 입구에 선 지식인으로서 창조적이고 건설적인 이상의 불꽃을 실현해야 할 시대적 사명감을 지니고 있습니다.여러분들은 한국적 병폐들을 치유할 수 있는 새로운 아이디어의 제공자이어야 함은 물론 21세기한국 건설의 개혁 추진세력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모쪼록 「진리는 나의 빛」이라는 우리 대학의 정신을 깊이 간직하고 끊임없이 자신을 닦아 온 누리를 밝히는 등불이 되십시오.여러분의 무궁한 발전과 영예가 있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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