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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외 은닉재산 환수 철저히(사설)

    한보그룹 정태수 총회장의 4남인 정한근 그룹부회장과 간부직원들이 거액의 외화를 빼돌려 스위스은행등에 은닉했다가 발각된 사실은 충격과 분노를 금치 못하게 한다.많은 기업인과 지도층 인사들이 재산을 해외로 도피시켰을 것이라는 그 동안의 추측과 소문이 요즘들어 명백한 사실로 드러난 첫번째 케이스다.있는 자들의 불법적 재산해외도피 혐의는 이제 개연성을 넘어 엄연한 일반적 현실로 받아들여지게 된 것이다.金泰政 검찰총장도 13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기업대표와 전직 고위공직자,국영기업체 및 금융계 임직원등이 거액을 부정축재,재산을 해외도피시킨 사례가 매우 많다”고 말했다.그는 “금액도 엄청나서 국민들이 알면 난리가 날 것이고 국민경제에 도움이 안되기 때문에 규모는 말할 수 없다”고 했다.그러나 잘못을 뉘우치고 은닉재산을 환수해오면 사법처리를 유보할 수 있음을 밝힌 것으로 보도됐다. 기업 이윤을 비롯한 국내 자산을 나라 밖으로 빼돌려 숨기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국외 재산도피죄는 국부(國富)를 소진시키는 망국적행위로 엄중히 다스려야 할 것임을 강조한다.한보그룹 정회장 일가는 지난해 부도사태로 그룹전체가 파산하자 계열사 보유의 러시아석유회사 주식을 매각하면서 국내에는 실제 매각가격보다 훨씬 낮게 신고한 뒤 차액을 빼돌리는 수법을 쓴 것으로 밝혀졌다.이 과정에서 외국인과 공모,유령회사를 세우고 비밀유지를 위한 뇌물거래도 마다하지 않았다.다른 임원들은 정씨일가 모르게 별도로 거액의 외화를 착복,외국은행 비밀계좌에 숨겼다가 들통났다.국제범죄 집단의 소굴처럼 갖가지 범법행위가 저질러 진 것이다.계열사가 매각한 주식대금은 마땅히 국내로 들여와 부채상환등의 자구(自救)수단으로 사용,국가 경제의 위기극복을 뒷받침했어야 했던 것이다. 검찰이 많은 정보를 파악한 것으로 알려진 것처럼 금전적으로 부유한 계층의 재산해외도피 행위는 결국 드러나게마련이다.현지 한국교포 사회나 해외 공관등의 확인외에도 이들 계층은 속성상 자신의 부(富)에 대한 과시욕(誇示慾)이 강하기 때문이다.세계유명 휴양지의 호화별장·주택등을 오가면서 씀씀이가 큰 과시적 소비행태가 이들의 불법성을 말해주게 된다.이번 한보의 사례를 계기로 재산 불법도피행위는 준엄한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하며 재산환수는 철저히 이뤄져야 할 것이다.특히 기업주가 부도직전 재산을 빼돌림으로써 “기업은 망해도 기업인은 산다”는 그릇된 인식이 확산되는 현상은 경제회생을 위한 각 계층의 고통분담 노력을 헛되게 만든다.경제사회정의 실현을 위한 사직당국의 엄정한 조치를 기대한다.
  • 불법 호화별장 단속 철저히(사설)

    팔당 상수원 보호구역을 비롯, 그린벨트 안 농지를 불법으로 형질변경한 호화별장 소유주 14명이 경찰청 특수수사과에 적발됐다.농민들의 삶의 터전인 농지나 임야에 잔디를 깔고 정자·정원을 조성하고 연건평 100평이 넘는 건물을 지은 이들은 대부분 기업총수나 그 가족으로 경제난국 속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서민들의 분노를 자아낸다.더욱이 국민적 영웅으로까지 떠받들어졌던 유명 체육인이 위장전입등 교묘한 탈법행위로 호화카페를 차린 것은 큰 실망감을 안겨준다. 사회 지도층 인사라고 할 만한 이들의 이같은 탈법행위는 환경을 파괴할 뿐만 아니라 계층간 위화감을 조성하며 국민경제를 좀먹는 파렴치한 범죄로 엄중한 처벌을 받아 마땅하다.다른 사람들보다 높은 도덕성과 준법정신을 보여주어야 할 이들이 앞장서 법을 무시하는 것은 우리 사회가 그만큼 희망없는 사회라는 느낌을 갖게 해 참담하기까지 하다. 개발제한지역의 불법 호화별장 문제는 해마다 연례행사처럼 불거져 왔으나 아직까지 좀처럼 해결되지 않고 있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그린벨트 안에서는 연건평 40평 이상의 건축 행위를 매우 까다롭게 제한하고 있는 것이 현행건축법이다.그러나 이번에 적발된 이들은 토지 형질변경과 건물 용도변경을 자유자재로 하고 연건평 130평에 이르는 별장을 짓기도 했다.건축법이 유명무실할 정도로 호화별장들이 계속 늘어나고 있는 것은 관계 공무원의 묵인이나 협조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생각된다.인·허가 단계에서 관련 공무원의 비리와 유착이 없었는지 철저히 가려내 일벌백계로 다스려야 할 것이다. 지방자치제가 실시된 이후 각종 건축규제가 완화되고 단속이 느슨해지면서 팔당 상수원 보호구역안 환경파괴가 더욱 가속화된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지자체의 세원(稅源) 확보라는 명분이 작용한 것이다.그러나 팔당호는 2000만 수도권 주민들의 식수원이란 점에서 더 이상 오염원이 늘어나게 해서는 안된다.말단 공무원은 물론 자치단체장도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책임 행정을 펴야 한다. 풍치가 뛰어난 한강변에 즐비한 별장과 러브호텔,‘가든’이란 이름이 붙은 대형음식점들은 팔당상수원 오염의 주범 중 하나다.환경파괴나 토지 불법 전용등에 대한 벌칙은 원상회복을 원칙으로 하는 게 옳다.농지에 덮인 잔디는 걷어내고 불법 건물은 헐어내는 방향으로 가야하는 것이다.다소 과격해 보이는 원칙일 수도 있으나 그러지 않으면 호화별장 단속은 불법에 대한 추후 인정 이상의 의미를 갖기 어렵다.벌과금 부과등 가벼운 징계로 끝나는 단속은 오히려 불법을 사후 공인해주는 셈이 된다.
  • 이온화씨 번역 ‘누가 역사의 진실을 말했는가’

    ◎역사속 법과 정의의 관계는?/소크라테스∼나치 30가지 재판 연대순 정리/단순한 사실 나열 탈피 사회·정치적 의미 고찰 법은 어쩌면 만능의 신인지 모른다. 로마제국의 아우구스투스 황제가 카이사르 암살범들에게 복수할 때 원로원을 억압했던 수단은 바로 법이었다. 250년동안 유럽을 휩쓴 ‘마녀재판’에서처럼 수십만 명의 인간을 몰살할 수도 있다. 그런가하면 1963년부터 65년까지 계속된 ‘아우슈비츠 재판’은 수백만명을 학살한 나치범죄의 전모를 밝혀냈다. 법은 정말 정의로운 것일까. 정의는 과연 재판을 통해 실현될 수 있을까. 인류의 역사를 되돌아보면 법과 정의 사이에는 숨막히는 긴장관계가 적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지난 주 출간된 ‘누가 역사의 진실을 말했는가’(푸른역사)는 한 시대를 대변하는 재판 사례들을 통해 ‘역사 속의 법과 정의’ 문제를 조명한 법정(法庭)세계사다. 지은이는 독일 뮌헨대학 고대사 교수인 크리스티안 마이어 등 30명. 독문학자 이온화씨(이화여대 강사)가 우리말로 옮겼다. 이 책에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소크라테스 재판에서부터 테러리스트들간의 전쟁이라 불리는 바아더­마인호프 재판에 이르기까지 서른 가지의 역사적 재판들이 연대순으로 정리돼 있다. 우리는 흔히 소크라테스 재판을 잘못된 판결로 간주한다. 하지만 이 책은 그 재판이 당시의 정황으로 볼 때 나름대로 타당했음을 강조한다. 소크라테스의 자유분방한 사고는 당시 아테네의 민주적인 개혁사회에서조차 지나치게 진보적인 것이었다는 것이다. 로마제국에 대항한 예수에 대한 재판도 주목되는 사건. 지금까지 예수 재판은 성경에 나오는 복음서의 재판을 기준으로 해석돼 왔다. 그러나 이 책에서는 나자렛 예수의 재판을 로마인의 속주국 통치사의 관점에서 다룬다. 당시 로마의 지배자들은 속주국인 팔레스티나 지방 하층민의 폭동을 막아야 했다. 그래서 하찮은 사건도 아주 엄하게 다스렸으며,무장한 반란군과 종교가를 구분하지도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추종자를 이끌고 다니는 예수와 같은 시골 사람은 당연히 반란군 대장 쯤으로 보였을 것이다. 즉 예수는 사회안정이라는 지배세력의 정치적 요구에 이용당한 희생양이었던 셈이다. “이기면 충신 지면 역적”이라는 우리 속담이 있다. 이처럼 권력싸움에 졌기 때문에 죄인이 돼 단두대의 이슬로 사라진 역사인물들은 수없이 많다. 프랑스혁명의 희생자 루이 16세가 그랬고,크롬웰의 재판으로 ‘사법살인’을 당한 영국왕 찰스 1세가 그랬다. 앙시앵 레짐의 마지막 왕인 루이 16세는 국회의원으로 구성된 특별법정에서 단 한 표의 차이로 사형선고를 받았다. 판결은 물론 정치적 테두리 안에서 내려졌다. 결국 루이 16세는 단두대에 세워졌고,프랑스 사회에는 정치재판이라는 불행한 전통이 남았다. 엘리자베스 여왕도 자신의 권좌를 넘보는 친척 메리 스튜어트를 20년 동안이나 감금한 뒤 반역혐의로 사형시켰다. 또 프랑스 혁명 이후 ‘조국의 구원자’라고 칭송받던 당통도 국민공회의 극좌파 지도자 로베스피에르에 의해 제거당했다. 사회여론이 판결을 지배한 예도 꽤 많다. 프랑스의 유태계 육군장교 드레퓌스의 반역혐의에 관한 재판은 그 대표적인 경우다. 드레퓌스는 유태주의적 적개심에 의해 유죄판결을 받았다. 당시 군 수뇌부는 드레퓌스가 무죄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군의 존립을 위해 그를 귀아나 해변의 감옥으로 보냈다. 작가 에밀 졸라의 공개 고발로 드레퓌스는 결국 사면됐지만 정의가 완전히 바로세워진 것은 아니었다. 드레퓌스 사건은 12년 동안이나 논란을 불러 일으키며 프랑스 제3공화정에 오점을 남겼다. 이 책에서는 소크라테스에서 나치까지 2,000년 역사를 뒤흔든 법정사례들을 다룬다. 하지만 단순히 역사적 사실만을 나열하거나 잘 알려지지 않았던 이야기들을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개별 사건들이 세계역사에서 차지하는 사회적·정치적·역사적 의미에 관한 새로운 시각을 보여준다. 그런 만큼 독자들은 스스로 역사의 법정에 선 피고 또는 법관이 돼 역사를 해석해 볼 수 있다.
  • 北 대남공세 정면으로 맞서자/洪承吉 관동대 객원교수(기고)

    최근 북한은 남북관계 및 IMF사태에 촛점을 둔 새로운 대남공세에 주력하고 있다. 즉 ‘남북관계의 개선’문제를 전면에 내세우면서 우리에게 ‘국가보안법 폐지’ ‘주한미군 철수’,그리고 ‘연북(聯北)정책으로의 근본적인 전환’과 같은 대담하고 직설적인 요구를 하는 한편 우리 경제위기를 가져온 장본인을 미국으로 규정하여 대남(對南)의식화를 꾀하고 있다. 이러한 공세는 그들의 대남혁명전략이 와해돼 가고 있는 형편에서 전개되고 있어 주목된다. 그러나 북한이 현재 내세우고 있는 ‘남북관계의 개선’이란 남조선혁명의 과제,곧 주한미군 철수를 위한 ‘민족해방’과제와 국가보안법 폐지를 위한 ‘민주주의 과제’의 동시해결을 겨냥하고 있는 ‘대남혁명 여건 개선’과 동의이어(同意異語)라는 사실만은 분명히 인식해야 하겠다. 또한 IMF 경제위기의 여파에 따른 중산층의 붕괴와 이로부터 초래될 사회계층간의 갈등현상이 대남혁명 전략에 새로운 환경을 제공할 수 있다. 특히 150만∼200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IMF실업자군의 향배를 남조선혁명역량의 재구축문제와 직결될 수 있는 주요 변수로 보고 이들의 조직화와 반미성향을 유인해내려 하고 있다. 최근 태국 등 아시아 금융위기 국가들의 반미 성향이 미국 경제계·학계 등의 우려를 자아낼 정도로 조성되고 있다. 우리의 경우 한국노총 등이 실업자들의 전국적인 조직화를 추진하고 있어 강력하고 새로운 이익집단의 등장을 예견케 하고 있다. 자칫 우리 사회에 거대한 반미세력의 등장이라는 중대한 안보상의 문제가 제기될 환경이다. 우선 북한에 대해 남북관계의 개선문제를 거론하기에 앞서 대남혁명전략을 포기토록 직설적으로 주장해 나가야할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북한이 우선 취해야할 조치들을 제시,관철시켜 나가야 한다. 북한의 불순한 책략에 대해서는 경계·방어에만 급급할 것이 아니라 정도(正道)로 다스려 나갈 때 남북관계는 보다 빨리 개선되고 정상화될 것이다.
  • 무용인 趙興東(이세기의 인물탐구:174)

    ◎열일곱분 스승의 춤 계승과 극복/전통춤 섭렵… 가장 많은 춤사위 확보/자신만의 춤제 창안 또다른 원형 만들어/내딛는 보폭마다 백태의 곡선 연출/남성적 매력 넘치는 태평무·한량무 일품 흰색 도포차림에 검은 갓,큰 부채로,얼굴을 가린 趙興東의 ‘회상(回想)’은 한 선비가 자신이 지나온 나날을 청허탄회(淸虛坦懷)로 돌아보는 춤이다.82년 대한민국무용제 전야제에서 선보인후 지난해 봄 문예회관 대강당에서 공연되어 화제를 뿌린 이 작품은 일종의 ‘조흥동류 한량무(閑良舞)’로서 해방전에는 신무용의 선각자인 조택원이 춤추었고 ‘몸은 비록 늙어도 마음은 늙지 않는다(身老心不老)’는 제목으로 정인방이 형상화한 것을 그가 다시 춤사위를 짜고 악을 정리해서 자신의 춤으로 만들었다. ○현대와 궁중무 조화 본래의 ‘한량무’는 굿거리와 자진모리로 구성된데 비해 조흥동의 ‘회상’은 청송곡으로 시작해서 진양조 중모리 엇모리 자진모리를 거쳐 장(壯)과 한(閑)과 원화(怨和)를 춤속에 용해시키고 다시 청송곡으로 환원하는 수미일관(首尾一貫)이 남다르다.백으로 절제된 조명아래서 어느 때는 독수리처럼 날고 어느 때는 강철같은 번뜩임을 보이면서 내딛는 보폭마다 백태(百態)의 곡선을 연출하는 바람에 ‘모든 장면마다 절륜의 명화를 그린다’는 평을 듣는다.‘회상’뿐만 아니라 그는 어떤 춤이든지 우리 몸짓 가운데 힘이 숨어있는 곳을 꿰뚫어 남성무용수만의 정결하고도 선명한 광채를 흩뿌려나간다.춤사위마다의 변화와 춤의 언어가 정확할 뿐만 아니라 우리민족이 다듬어온 정밀하고 유현한 기백을 살아있는 흥취와 멋으로 개발하고 ‘남성춤의 신기원’을 이룩한 것도 조흥동만의 위업일 것이다. 그의 남성적 ‘태평무’는 스승 강선영의 화려한 겹걸음과 잔걸음등 발디딤새의 기교를 살리면서도 현대무용적인 분방함과 궁중무용의 내밀한 품위를 적절히 조화시켜 나간다.특히 발을 들었다 올리고 차듯이 엇비키는 다양한 율동은 리듬과 동작의 틀을 과감하게 깨면서 열박장단 돌림채로 눈부시게 몰아간다.여기에 조한춘의 꽹과리춤을 개작한 ‘진쇠춤’과 ‘장고춤’ ‘살풀이춤’ 역시 수없이 손질되고 다시 짜여져 시각적인 변화와 함께 호남의 기방적 교태미나 영남의 투박한 맛과는 달리 묵고적(默考的) 미선(微線)으로 정중동의 여백을 유려하게 펼치고 있다. 음악과 무용을 하는 이들이 주로 어울리는 서초동의 카페 체루니에 가면 그는 자신의 특기중의 하나인 ‘살풀이’ 한자락을 언제라도 여한없이 춤추어 보인다.와이셔츠에 양복바지 차림이지만 하얀 수건 하나만으로 한을 다스리고 추스르는 그의 춤은 보는 이로 하여금 춤의 심장에 한없이 젖어들게하는 매력이 제격이다. 일상생활에서도 그는 유세를 부리거나 세련된 티를 내지 않고 언제나 조흥동만의 관옥(冠玉)과 미소를 잃지 않는다.그래선지 남을 칭찬하는데 인색한 강선영 김백봉 이매방씨등 까다로운 원로들로부터 ‘조흥동은 춤솜씨도 일품이지만 인간 됨됨이가 반듯한 무용가’라는 총애를 받고 있다. ○누나들이 무복 불 살라 지난 수년간 국립무용단장 춤의 해 운영위원장 한국무용협회이사장등 탁월한 행정가의 면모를 보이는 중에도 ‘무천의 아침’‘환’등의 대형작품을 만들어냈고 굵직한 직함뒤에 가려져있던 안무가의 역량을 유감없이 발휘해 보였다.지난해 10년만에 마련한 그의 발표회에 왔던 재미 무용평론가 이병임은 ‘세련되고 정겨운 조흥동의 무대매너는 모처럼 무대에서 귀인을 만났다는 반가움을 준다’고 평한 바 있다. 그는 가장 많은 한국의 전통춤사위를 섭렵한 무용인답게 가장 많은 춤사위를 점유하고 있다.그가 사사한 스승만도 김천흥 한영숙 이매방 은방초 김석출 박송암 스님에 이르기까지 무려 열일곱분이나 되고 유형별 유파나 계보별로도 각양각색의 춤이 망라되어있다.그러나 지난 92년 중요무형문화재 제92호인 ‘태평무’ 이수자가 됨으로써 전통 체득의 긴 여정을 끝내고 지금은 한성준류를 계승하고 있는 강선영에게 정착된 셈이다.그러나 스승에게서 배운 전통춤을 그대로 추기보다 원형을 재해석하면서도 자기식의 춤제를 창출하여 자기 주관을 강하게 주입시킨 또 다른 원형을 만들어내는 것이 조흥동의 춤이다. 조흥동은 숙명적으로 춤출 수밖에 없는 기질로 태어났으나 집안은 예술과는 무관한 봉건적이고유교적인 환경에서 자라났다.경기도 이천의 대농이던 趙泰煥씨(94)는 한학에 능한 학자풍으로 딸 넷을 낳고 백일기도 끝에 얻은 막내아들이라서 ‘눈에 넣어도 아파하지 않을만큼’ 귀하게 키웠으나 그의 유년은 추수때면 동네를 돌던 농악패나 두레패 사당패의 놀이에 흠뻑 빠져있었고 서울에서 경동중고에 다닐 때도 유장한 가락과 우리 춤에 매료되어 집에서 보내온 학비를 모조리 무용수업을 받는데 써버렸다.부모는 공대나 법대에 가기를 원했으나 무용계의 기라성같은 스승들이 모여있던 서라벌예대 무용과에 진학,62년 국립무용단 정기공연에 처음 참여했을때 누나들이 극장에 찾아와 춤꾼이 되어있는 동생에게 실망한 나머지 무복을 불사른 일은 무용계의 일화로 남아있다.당시로서는 남자가 춤추는 것을 같은 학교의 여학생들조차 탐탁해하지 않았고 남성무용수로서의 수모와 설움을 알기 때문에 그는 지금도 배움을 청하는 가난한 춤꾼들을 거절하지 않는다.중견무용수인 김정학 차효영 김남용 문정근등이 그의 제자들이고 가족은 부인 朴商洙씨와의 사에 1남 2녀. ○그윽한 그만의 춤언어 조흥동 춤의 세계는 꾸밀 줄도 수를 쓸 줄도 뒤로 돌아서면 표리가 다른 이중성도 찾아볼 수 없다.그의 춤은 스스로를 위한 축연(祝宴)으로 ‘말없이 자기춤의 실체를 보여준 그를 빼고는 한국무용사를 말할수 없다’는 평론가 정병호씨의 말이 이를 뒷받침한다.그는 지금도 춤사위 하나하나를 허툴게 다루지 않고 진정한 부드러움과 인간미를 객석에 던지는 ‘무위적정(無爲寂靜)을 지킨다.언제 어디서 다시 태어나도 결국 춤꾼으로 살아갈 그의 운명은 그만의 춤언어로 ‘흐르듯’‘스미듯’‘감추듯’ 혜지의 끝없는 향기를 언제까지나 길어올리게 될 것이다. ㅁ그의 길 ▲1962년부터 국립무용단 공연참가 ▲1963년 중앙대 예술대졸업 ▲1966년부터 조흥동무용학원설립 ▲1968년 제1회 무용발표회 ▲1969·71·86·96년 조흥동창작무용발표회(국립극장) ▲1976년 한국무용협회 이사 ▲1977년 한국문예진흥원 심의위원 ▲1979년 대한민국무용제안무·출연 ▲1982년 한국남성무용단창단 ▲1983년 국립무용단 지도위원 ▲1984년 LA올림픽‘도미부인’주역 1985년 한국무용협회 부이사장 ▲1986년 아시안게임문화예술축전안무 1987년 국립무용단 중남미순회 ▲1990년 국립무용단 상임안무가 ▲1992년 춤의 해운영위원장,중요무형문화재 제92호 ‘태평무’이수자 ▲1993년 국립무용단예술감독·단장 ▲1995년 ‘태평무’보존회 회장 ▲1997년 조흥동 춤의세계 공연 사단법인 한국무용협회이사장, 한국예술문화단체 총연합회이사 ‘제신의 고향’(74년)‘이차돈’(75년)‘춤과 혼’(81년)‘젊은날의 초상’(85년)‘강강술래’(92년)‘무천의 아침’(94년) 대학무용콩쿠르안무지도상(76년) 대한민국무용제안무상(81년) 서울특별시문화상(92년)93’최우수예술가상 대한민국문화예술상(95년)
  • ‘DJ식 경제개혁’ 발동/6·18 기업퇴출­55개社 발표 의미

    ◎한계기업 솎아 부실도미노 차단/재벌 빅딜 등 구조조정 급류탈듯 경제 대수술이 시작됐다. 한계기업을 강제로 퇴출시키는 초유의 ‘DJ식 경제개혁’이 본격 가동됐다. 시장원리를 강조했지만 시장의 실패로 정부는 결국 시장에 개입했다. 은행권이 기업을 정리하지 못했고 감독당국은 은행을 다스리지 못한 결과라고 했다. 金大中 대통령도 “금융감독위원회가 장악하지 못한 은행이 문제”라고 개탄했다. 지원이 없으면 당장 쓰러질 부실기업들이 지금까지는 그룹의 지급보증 등으로 연명해 왔다. 기업의 부실은 은행의 부실을 불렀고 자금시장을 경색시켰다. 기업과 금융 뿐 아니라 국가 전체의 경쟁력도 약화시켰다. 새 정부는 이같은 악순환의 고리를 끊고자 55개의 1차 퇴출대상 부실기업을 선정했다. 그러나 그 결과는 예상대로 ‘속빈 강정’이었다. 5대 그룹 계열사 가운데 상장회사는 현대리바트 하나 뿐이었다. 나머지는 5대 그룹이라는 타이틀만 달았을 뿐 처음 듣는 기업들 일색이었다. 5대 그룹 이외는 이미 부도상태이거나 자체 정리계획에 따라 자산매각 등으로 퇴출을 앞둔 기업들이다. 李憲宰 금융감독위원장도 미흡한 판정임을 시인했다. 겉으로 드러난 회계자료만을 심사,그룹의 내부 지원으로 대출금을 갚은 한계기업을 솎아낼 수 없었다고 토로했다. 5대 그룹 계열사에 대한 판정을 다시 하겠다고 밝혔으나 성과는 예측할 수 없다. 정부의 설명대로 금융기관의 부실판정 기능이 전혀 작동되지 않아 퇴출기업을 일시에 밝힌 것은 불가피했다. 정부의 개혁의지를 대내외에 과시,대외신인도를 높일 수 있는 효과도 기대된다. 구조조정이 공염불이 아니었음을 은행권과 그룹에 인식시켜 준 것도 나름대로의 수확이다. 따라서 은행의 여신관리 기능과 경영의 투명성을 높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신(新)관치금융이라는 비난을 감수하면서 강제퇴출을 강행한 배경에는 ‘빅딜(대기업간 사업교환)’ 구상이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李 금감위원장은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빅딜을 외면하지 않겠다”고 단언했다. 자동차 업종을 지목하며 5대 그룹이 사업교환 등 적극적인 구조조정을 하지 않으면 여신을 중단토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퇴출기업 발표로 재계는 물론 금융계에는 엄청난 파장이 예상된다. 은행들은 부실채권의 증가로 여신관리에 상당한 부담을 가질 것이다. 지급보증을 서 준 일부 우량기업들도 채무상환으로 자금난을 겪을 수 있다. 무엇보다도 5대 재벌의 발길이 바빠졌다. 빅딜을 하지 않으면 계열사가 정리될 형국이다. 이번 발표가 선언적 의미에 불과할 수도 있으나 정부와 재벌 은행간의 ‘숨막히는 전쟁’이 선포된 것 만은 분명하다.
  • 괴짜 피아니스트 임동창씨 이번엔 ‘명상’으로 파격 시도

    ◎참선의 ‘數識觀’ 응용 독창적 음악 창조/기존 양식·틀 벗어난 돌발적 소리 향연 국악과 피아노의 만남,즉흥연주 등 그동안 실험적인 작업으로 우리 음악계에 충격을 던져온 컬트 피아니스트 임동창씨(42)가 이번엔 명상음악으로 또 한번의 파격을 시도한다. 참선할 때 집중력을 높이기 위해 수를 세는 방식의 일명 수식관(數識觀)을 응용한 독창적인 음악을 창조,‘메디테이션(명상)’이란 이름으로 최근 음반을 출시했다.삼성뮤직. ‘얼 다스름’과 ‘이 뭐꼬?’ 등 2장으로 구성된 이 음반은 종전의 음악적 양식이나 틀에 전혀 구애받지 않는 그의 말 그대로 ‘돌발적’인 소리의 향연이다. “다양한 음악적 시도를 해봤지만 음악에 대한 갈증은 갈수록 더하면 더했지 풀리지 않았다.아마도 음악의 근본에 대한 갈망이 아닌가 싶다?” 그래서 음악 이전의 소리,나아가 온갖 질서로 규정당한 음악적 현실 이전의 그 무엇에 관심을 갖게 됐고,그것이 명상음악으로 드러나게 됐다는 것. ‘얼 다스름’은 작곡자이자 연주자인 자신은 물론,듣는 이들도 음악을통해 명상의 세계로 입문할 수 있도록 도와 주는 프로그램.음반에서 나는 소리에 맞춰 수를 세는 방식으로 1,2,3∼10,9,8∼1까지 세는 1단계에서 차츰 난이도를 높여 1∼100,99∼1의 10단계 까지 10개 부분으로 구성돼 있다.이때 소리는 특별한 악기가 아니라 우리 민족의 다양한 생활도구,즉 크고 작은 놋쇠그릇과 사기그릇 홍두깨 다듬이 등을 두드려 냈다.특별한 음악적 취향이나 수준에 관계없이 누구나 동참할 수 있는 ‘자아 탐구의 연습곡’인 셈이다. 이에 비해 일종의 퍼포먼스를 형상화한 듯한 ‘이 뭐꼬?’는 연적에서 물방울 떨어지는 소리,먹 가는 소리,창호지 위에 붓 스치는 소리로 서주를 장식한 뒤 2트랙부터 피아노를 등장시켰다.우리 전통가락에서 가장 기교적이랄 수 있는 칠채장단에,피아노 음을 대비시켰다.라와 시 단 두개의 음만으로 표현한 가락이 꽤나 흥겹고 변화무쌍하다. 앨범 끝곡은 그의 솔로 피아노로 마무리했다.이 음반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들을 수 있는 기존의 음악형식을 갖춘 곡이다.이 명상음반은 ‘수식관’‘음악 이전의 소리’등 버거운 단어들이 여기저기 등장하지만 감상은 의외로 간단하고 쉽다.심각할 것도,어려울 것도 없이 편안한 자세로 소리에 마음을 맡기면 그만이다. 고교졸업후 입산수도,서울시립대 음악과 진학,국악과의 만남,즉흥연주,그리고 영화 연극음악 등 다채롭고도 독특한 그의 이력은 스스로 지은 호가 ‘그냥’일만큼,한군데도 범상치않은 괴짜 그 자체다.임씨는 음반출시에 맞춰 23일 하오7시 서울 신라호텔에서 선식(禪食)디너를 곁들인 뮤직 이벤트 ‘얼다스름 판’도 마련한다.
  • ‘기분 좋아지는 약’ 조심하라/文孝男 대검 마약과장(특별기고)

    ○작년 마약사범 12% 늘어 우리나라는 세계적으로 마약류 퇴치에 성공한 국가로 공인받고 있으며 이는 검찰을 비롯한 정부 유관 기관과 전 국민적인 노력의 산물이다. 외국의 경우 선·후진국을 불문하고 범죄조직은 곧 마약조직이라 할 수 있다.막대한 이권이 보장되는 마약시장을 놓고 중장비로 무장한 범죄조직들이 처참한 살육전을 벌일 뿐만 아니라 심지어는 공권력에 정면으로 도전하기도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도 안전지대는 아니며 최근 추세로 볼 때 한시도 방심할 수 없는 상태에 있다. 지난 한해 동안 검거된 마약류 사범 수는 총 6,947명으로 96년에 비해 12.2%나 늘었다.금년 들어 4개월간 검거자 수도 1,964명으로 전년에 비해 크게 증가하고 있다. ○공급선 국제화·다변화 특히 최근 몇가지 동향은 우리나라도 조금만 방심하면 마약퇴치에 실패한 외국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강력한 경고를 주고 있다. 첫째,마약류 공급선이 국제화·다변화되고 있다는 점이다.국내 유통 히로뽕의 대부분은 중국을 비롯한 외국으로부터 밀반입되고 있다.심지어는 남미와 동남아 등에서 코카인이나 헤로인이 밀반입되는 사례도 있다.이에 따라 외국의 마약범죄 조직이 국내 범죄조직과 연계하거나 직접 침투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둘째,경제난과 관련하여 마약류 범죄의 저변이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다.우선 공급사범들이 박리다매 전략으로 유통물량을 늘리고 있는데다 부도와 실직 등으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을 돌파하기 위해 일확천금을 노린 초심자의 마약거래 개입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수요 측면에서는 자포자기 상태에서 현실도피를 위해 마약을 사용하는 계층이 증가하고 있어 살인 강도 납치 등 소위 강력 환각범죄가 양산될 우려가 농후하다. ○경제난에 사용층 확산 아울러 폭력조직이 마약거래에 개입하기 시작했으며 불법체류 외국인들이 마약유통에 관여하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불법사용 계층도 종래 마약중독자 및 유흥업소 종사자 등에서 건전 계층인 기업인 대학생 주부,심지어 지도층 인사인 법조인과 교수에까지 확산되고 있는 실정이다. 일반인들은 대개 기분 좋아지는 약이라든가 정력제,다이어트제 또는 신기한 피로회복제라는 근거없는 말과 호기심으로 쉽게 마약의 유혹에 빠지게 된다.그러나 마약은 일단 복용하게 되면 뇌 심장 간장 등 신체 장기를 치명적으로 손상시키고 몇 번의 복용만으로도 일생동안 마약의 굴레에서 벗어나기가 어렵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온 국민이 감시자 돼야 따라서 마약퇴치를 위해서는 검찰을 비롯한 수사당국의 철저한 단속과 함께 매스컴과 교육기관,민간단체가 마약의 폐해에 대해 지속적이고도 대대적으로 알리는 것이 필요하다.마약사범들에 대해서는 법정 최고형으로 다스려 엄벌하는 한편,자수자는 파격적으로 형을 감면하거나 아예 불입건하는 등 선처해야 한다.아울러 신고자는 철저하게 비밀을 보장하고 가족이나 주위 사람들의 신고 및 자수를 적극적으로 독려하여야 할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모든 국민이 마약범죄에 대한 관심을 갖고 감시자가 되어 우리 주위에 마약범죄자가 발붙이지 못하도록 주의를 기울여 밝고 건전한 사회분위기를 조성해 나가는 것이라 하겠다.
  • 찾아 키울줄 모를뿐… 인재는 있다(박갑천 칼럼)

    염거지감(鹽車之憾)이란 말이 있다. 賈誼가 억울하게 죽은 초(楚)나라 시인 굴원을 노래하는 시(弔屈原賦)에 나온다.유능한 사람이 때를 못얻어 아까운 재주 썩이며 사는걸 이르면서 쓴다. 하루에 천리를 달리는 명마도 알아주는 사람이 없을때는 처량해진다.어느날 그 명마가 땀을 뻘뻘 흘리며 소금수레를 끌고 대행산(大行山)을 사리물며 오른다.마침 그곳을 지나던 백락(伯樂:말을 다스리는 별이름;말 감별하는 사람을 이름)이 이를 보고 놀라 자기옷을 벗어 입히면서 눈물 흘린다.“세상에 이럴수가….너에게 소금수레를 끌리다니” 이 광경을 표현한 (戰國策·楚)의 글은 이렇다.“이때 천리마는 한숨 지으며 우러러 보고 운다.그 소리가 하늘까지 뻗치면서 금속이나 돌악기를 울린 것처럼 높은 것은 무슨 까닭이었을까.백락이 자기를 인정해 준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다”.汗明이란 세객이 초나라 재상 春申君 만나게 된 것을 기뻐하며 자신을 그 천리마에 비유하고 있다. “세상에 백락이 있은 다음에라야 천리마는 있는 법이다.천리마는 항상 있건만 백락은 항상 있지 않다…”.韓愈가 설파했던 유명한 말이다.인재는 언제 어디에고 있지만 인재임을 알아주는 백락은 그렇게 흔치 않음을 뜻한다.이같은 세상사를 두고 司馬遷은 백이열전(伯夷列傳)에서 힘주어 말한다.“비록 백이숙제가 어질다해도 공자의 칭찬으로 해서 그 이름이 더욱 드러났다”고.顔淵 또한 그렇다.그는 학행에 독실하였으나 공자라는 준마꼬리에 붙었기에 그 덕행이 빛나게 됐던 것.그런 기회를 못얻어 이름없이 시들고마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가 하는 것이 사마천의 탄식이었다. 스무남은살의 골프선수 박세리 아가씨가 LPGA우승으로 국내외의 화제를 모은다.누구는 박찬호의 15승에 견주는가 하면 누구는 월드컵 1승에 견주기도.그런가하면 삼성은 박선수가 달고 있는 로고로 해서 앞으로 10억달러 이상의 광고효과를 거둘거라는 말도 나온다.삼성은 그 박선수를 찾아내어 키우는데 그동안 30억원 가까이 쓴 것으로 알려져 있는 터.소금수레나 끄는 신세일수도 있었던 천리마 박선수는 자신을 알아준 백락에게 보답하고 있는 셈이다. 인재를 찾을 줄 아는 눈과 기를줄 아는 노력이 사회 각계로 번져나야겠다.더러 허방짚는 일이 어찌 없다고야 하겠는가.하지만 옥으로서 빛을 뿜게 될 때의 보람과 기쁨은 큰 것이거니.
  • 金 대통령 취임 100일 회견 일문일답:Ⅰ

    ◎“재임중 정치보복­표적수사 절대 없을것”/실업대책 본격 실천… 5천억 추가 지원/내각제개헌문제 적절한 시기 되면 논의 金大中 대통령은 5일 취임 100일과 미국 국빈방문에 즈음한 기자회견에서 100일을 맞는 소회(所懷)와 개각,실업,기업구조조정 등 국정 주요현안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털어놨다.‘짧게 해야한다’는 수석들의 수없는 건의를 들은 탓인지 실업대책말고는 비교적 간략하게 답변했다. 내각제,경제청문회 실시,남북관계 발전 등은 평소의 ‘정공법’보다는 “근거를 대기는 곤란하다”는 식의 ‘우회화법’을 구사했다. 金대통령은 지난 100일을 “힘들었지만,대통령으로서의 사명을 다함으로써 보람이 컸던 기간”으로 자평했다.‘아이의 돌반지까지 내놓은 국민의 성원’임도 잊지않았다.그는 이제 겨우 개혁의 터를 잡았을 뿐임을 분명히했다. “금년 1년을 전면적인 개혁을 위해 눈물과 땀을 바치자”는 金대통령의 호소는 앞으로 숱한 난제가 우리 앞에 놓여있음을 가르쳐 주고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청와대 비서관 사이에는 처음 회견을놓고 많은 논란이 있었다.‘해야 한다’,‘말아야 한다’로 이견이 엇갈렸다.시기도 6·4 지방선거를 감안,취임 100일 하루전인 3일과 하루뒤인 5일로 갈렸다.그러나 金대통령은 방미 전날인 5일에 한다는 쪽으로 방향을 잡아줬다. 다음은 TV와 라디오를 통해 전국에 생중계된 내외신 기자회견 일문일답. ­6·4지방선거 결과를 어떻게 평가하고 있으며,지역주의 극복을 위한 정계개편 복안은. ○부산·울산·강원도지역 투표성향 많은 시사점 ▲이번 선거는 부정적인 면이 강조되고 있으나 과거 모든 선거에서 나왔던 관권과 금력이 이번에는 대폭 줄었다.선거 때마다 있던 북풍(北風)이나 용공조작도 이제 끝났다.4대악(惡)중 흑색선전을 빼고 3개가 없어졌다는 것은 평가할 만한 일이다.하지만 흑색선전이 너무 심해 이러한 장점이 가려지고 있다.그중에서도 특히 기억해야 할 것은 지역대립 현상이 또 나타난 점이다.국민 모두가 충격을 받았을 것이다.이 문제는 반드시 해결돼야 한다.미국에 갔다 돌아오면 정계개편 등 여러 길을 통해 대통령이나 여당을 지지하지 않았던 지역에도 성심껏 협력하고 봉사해 이 문제를 시정시켜 나가겠다.이번선거에서 부산·울산시와 강원도 등에서 누가 당선됐느냐도 중요하지만 투표 성향에 많은 시사점이 있는 것도 중요하다.지역대립 구조를 해결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 ­방미후 예정된 금융기관과 기업의 신속하고 차질없는 전면 개혁은 무엇인가.궁극적으로 재벌해체를 생각하는 것은 아닌가. ▲전면 개혁이란 경제계와 정부가 합의한 것을 말한다.즉,노사정 합의에서 추인한 기업의 투명성 확보와 상호지급보증 금지,기업의 재무구조 개선,주력기업 중심의 기업체제 개편,기업소유자의 법적책임 도입 등 5가지를 이행하는 일이다.이러한 사항은 이미 법으로 근거가 마련됐고 실천과정에 있다.이것만 잘 해주면 된다.정부는 회사운영을 잘해 흑자를 내는 기업을 좋아한다.적자를 내면 국민의 부담이 된다.기업은 돈벌이를 해야 한다.수출을 많이 해서 외화를 벌어 들여야한다.개혁도 그런 방향으로 이뤄져야 한다.우리(정부)는 약속을 이행하도록 법집행을 하고,구조조정의 주도적 책임은 금융기관이 맡도록 하겠다.정부가 개입하지 않고 시장경제의 원리에 따라 이것을 실현시키려 노력하고 있다. ­퇴출기업 선정 등 기업구조 조정을 은행 자율에 맡기겠다고 했지만,정부는 기업에 협조융자를 해주고 퇴출기업 선정에 대해서도 간여하고 있다.관치경제로 가고 있다는 지적도 있는데. ○정부 금융감독원 강화 과도한 협조융자 차단 ▲관치경제의 필요성을 전혀 느끼지 않고 있다.그렇게 되지도 않을 것이다.기업 구조조정 문제는 기업과 정부,노사정 3자가 합의를 했고 입법도 했다.약속대로,법대로 하기를 정부는 바라고 있다.기업 구조조정은 정부가 감독권을 갖고 있는 금융기관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금융기관들이 협조융자를 할수 있는 경우는 흑자도산을 막을 수 있다는 판단이 내려졌든가,빠른시간 내에 문제를 풀 수 있다고 생각하는 때이다.정부는 금융감독권을 통해 지나치게 협조융자를 하지 않도록 하겠다.동아그룹 문제도 과거와는 완전히 다르다.기업 소유자는 기업에서 완전히 손을 떼고 물러났다.동아건설을 빼놓고 모두 매각하도록 했다.시장경제는 모든 것을 기업이 마음대로 하도록 맡기는게 아니다.정부는 국민의 자율권을 보장하지만 치안·환경·마약에 대한 자율권은 보장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다.국민 전체의 이익을 위해 필요할 경우 권한을 행사할 것이다.법을 어긴 행위는 다스리고,부실기업은 은행을 통해 처리하도록 하겠다.시장경제를 지키면서 경제질서와 금융질서를 건전하게 할 것이다. ­금융·기업 구조조정을 위해 다양한 재원조달 방법을 마련하지만 결국은 국민부담으로 돌아가게 돼있다.재원마련을 위해 부가가치세 등 세율인상도 계획중인가. ▲국민부담이 불가피하다.꼭 부가세율 인상과 같은 증세(曾稅)계획은 없지만 재원을 만들어 내기 위해 정부의 재산을 팔기도 하고,불가피하면 적자재정도 편성해야 한다.선진국도 구조조정때 그런 일을 하고 있다.현재 100조∼120조원의 부실대출이 있다.그런 문제를 처리하려면 50조원의 채권을 발행해야 한다.채권은 나중에 회수하겠지만 결국 채권발행에 따른 금리(이자)는 정부가 보조하지 않을 수 없다.올해의 금리비용만 3조6,000억원이다.내년에는 9조원으로 늘어난다.결국 국민부담으로 해야 한다.그렇게 하지 않으면 사태가 더 나빠져 국민의 부담이 더 커지므로 눈물을 머금고 해야 한다.최소한으로 국민 부담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겠다.기업의 재산을 처분해서라도 국민부담을 줄이도록 하겠지만 불가피한 면이 있다는 것을 이해해달라. ○“선거는 끝나면 그만” 정치풍토 재고해봐야 ­지방선거 때 金洪信 의원의 (국가원수 모독)발언이 문제가 됐다.사법처리나 국회의원 제명처리 얘기도 있었다.또 남북관계와 관련해 곧 북에서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예상하는 배경은. ▲金의원의 발언을 처벌하느냐 안하느냐는 둘째 문제다.좀 심했다.이 문제로 金의원을 미워하거나 처벌한다기보다,흑색선전이나 인신공격을 해도 선거가 끝나면 그만이라는 정치풍토가 과연 바람직한 가는 생각해봐야 한다.이 문제에 대해 정치권과 여당,검찰은 각각 국민수준에 맞는 것인지를 검토할 것이다.현단계에서는 이 정도로 답변하겠다.남북문제는 결국 우리가 일관된 자세를 갖고3대 원칙을 제시하며 꾸준히 나가야 한다.우리도 북한을 해치려는 생각을 갖지 않고 양쪽에 이익이 되는 교류협력을 하자고 일관되게 나갈 때 북한도 응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성과는 없었지만 베이징 남북회담과 鄭周永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북한에 들어가는 문제,판문점 장성급회의 등 약간 희망적인 부분도 있다.우리는 북한에 대화를 구걸하지도 않지만 대화를 강요하거나 거부하는 일도 하지 않을 것이다.우리가 확고한 안보태세를 갖고 한미 공조체제속에서 북한에 공존번영하는 길을 추구할 때 결국 북한도 반드시 바뀔 것으로 생각한다. ­경제부처의 혼선이 끊이지 않고 있다.방미후 경제팀을 교체할 생각은.경제부총리를 부활할 필요성도 제기되는데.경제팀을 포함한 개각 필요성은. ▲현재로는 아무런 계획도 없다.집권당시 ‘각료를 자주 바꾸는 것은 좋은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경제부처 혼선이 있다는 말이 있는데,급박한 일이 너무 많아 국민이 보기에는 다소 미흡한 점도 있을 것이지만 경제를 다루는 면에서 과거처럼 부총리가 예산 금융 외환 세제 등을 한 손에 쥐고 경제대통령처럼 하는 시대는 바람직하지 않다.다양한 의견,충분한 토론없이 한 사람의 독주로 우리 경제는 지금 나쁜 상태가 됐다.권력이 마음을 먹으면 정경유착과 관치금융을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일본도 우리의 옛 재정경제원과 같은 대장성이 전후(戰後) 경제를 급속히 성장시키는데 힘이 컸지만 이제는 과거와는 다른 다양성이 요구돼 일본에서도 대장성에 대한 논란이 있다.미국은 경제부총리가 없지만 세계 선두가 아닌가.집권 3개월간 시행착오가 있었지만 시정해 나가겠다.
  • 反民특위 강제 해체/‘6·6사건’의 의미(정직한 역사 되찾기)

    ◎친일파 ‘미완의 단죄’로 민족사 굴절/제헌국회,48년 반민족처벌법안 통과/화신재벌 朴興植 등 검거 재판대 세워/본격 활동 앞두고 李承晩이 강력 제동/조사대상 30%만 기소… 결국 흐지부지 일제 강점기 친일 행각을 벌인 반역자들을 처벌하기 위한 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반민특위)가 구성된지 50년의 세월이 흘렀다.그러나 이 특위는 李承晩 대통령의 집요한 방해로 활동에 제약을 받아오다가 마침내 이듬해 6월6일에는 강제 해산을 당하고 말았다.반민특위 활동의 미완성은 이후 49년 동안 우리 현대사 굴절의 직접적인 원인을 제공해왔다. 1949년 6월6일 아침 8시.서울 남대문로에 위치한 반민특위(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 사무실.경찰을 가득 태운 2대의 드리쿼터가 들이닥쳤다. 습격대 지휘자는 尹기병 당시 중부경찰서장.尹을 비롯한 40여명의 경찰은 장탄한 권총을 꺼내들고 출근하는 특위 직원들을 연행했다.반민특위 金尙德 위원장과 金相敦 부위원장이 “국립경찰이 헌법기관인 특위를 강점하고 직원을 불법체포하니 이게 무슨 행패냐”고 항의했으나 경찰은 막무가내였다.金부위원장은 책상을 치며 울분을 터트렸다.검찰총장 겸 특별검찰관장 權承烈이 소식을 듣고 달려왔다.그 역시 안하무인의 경찰에게 권총을 뺏기는 수모를 당했다.“지휘권자에게 이렇게 할 수 있느냐”는 호통도 소용없었다. 연행된 사람은 모두 35명.특경대원 24명,직원 및 경호원 9명이었다.직원을 면회온 민간인 2명도 엉뚱하게 같이 끌려 갔다.연행자 중 22명이 입원할 정도로 심한 고문을 당했다. 이날의 ‘6·6사건’은 해방후 우리 역사의 물줄기를 바꾸는 분수령이었다.경찰력이 제헌국회가 설치한 반민특위를 사실상 해체,李承晩 독재의 길을 열었다.친일파 제거에 실패함으로써 헌정사 왜곡의 첫 단추가 잘못 끼워졌다.입법부가 행정부의 들러리로 전락하는 순간이기도 했다.반민특위가 구성된것은 48년 9월29일.올해가 50주년이다.반민특위가 친일파를 제대로 정리했다면 李承晩 독재는 물론,이후 군사정권도 불가능했을 지 모른다. 제헌국회는 48년 9월7일 반민족행위처벌법안을 통과시켰다.반민특위 위원은 각도 출신국회의원 중 선임됐다.金相敦(서울) 趙重顯(경기) 李鍾淳(강원) 朴愚京(충북) 金明東(충남) 吳基烈(전북) 金俊淵(전남) 金尙德(경북) 金孝錫(경남) 金庚培(제주·황해) 등이었다.金炳魯 대법원장을 재판관장으로 하는 특별재판부,權承烈 검찰총장을 정점으로 하는 특별검찰부,李元鎔 총무과장이 이끄는 중앙사무국이 각각 구성됐다.진용을 갖춘 반민특위는 49년 1월5일 공식업무를 시작했다.특위는 1월8일 화신재벌 朴興植을 검거하는 것을 필두로 전광석화같이 친일파 색출에 나섰다. 그러나 출범초부터 친일세력의 심한 반발이 일어났다.일제 경찰 출신들이 반발세력의 중심이었다.해방직후 발족된 새 경찰의 50%이상이 이들 출신으로 추산된다.친일파 세력을 집권 기반으로 한 李承晩도 반민특위가 눈엣가시였다.李承晩은 盧德述 崔燕 등 심복인 경찰간부들이 특위에 체포되자 특위 해체를 추진,‘6·6사건’에 이르게 된다. 결국 특위는 49년 8월31일 조사대상 682명 중 221명을 기소하는 것으로 활동을 끝냈다.이중 12명이 실형을 선고받았으나 5명은 집행유예,나머지 7명도 형집행정지 등으로 석방됨으로써 친일파 단죄는 흐지부지 넘어갔다. ◎다른 나라의 사례/佛,나치협력 3만∼4만명 처형/시민법정 설치… 9만5천여명 시민권 박탈/中·대만 정부 친일파 漢奸 색출 상당수 처벌 2차대전 직후 독일과 일본의 전범처리가 있다.뉘른베르크재판에서는 22명의 1급 전범이 기소되어 나치군 원수 괴링 등 12명에게 사형이 선고됐다.7명이 종신형∼10년의 금고형을 받았다.도쿄재판에서는 도조 히데키(東條英機) 등 7명의 전범에게 교수형이 내려졌다.기도 고이치(大戶幸一) 등 18명에게는 종신형∼금고 20년이 선고되었다. 우리의 친일파 문제와 비슷한 것은 유럽국가의 나치협력자 숙청과 중국·대만의 한간(漢奸·친일파)재판이다. 프랑스의 드골은 나치멸망 직후인 44년 6월부터 11월에 걸쳐 나치협력자 처리를 위한 4개의 훈령을 내렸다.이 훈령에 따라 조사받은 인원은 150만∼200만명.드골은 회고록에서 1만842명이 나치협력자로 처형됐다고 밝히고 있다.드골은 작가,언론인,학자 등 나치에 협력한 지식인들도 엄히 다스렸다.현대사가 로베르 아롱은 “3만∼4만명이 재판에 의했든지, 그렇지 않든 간에 민족반역자로 사형당했다”고 추정했다.프랑스는 형사재판권이 없는 시민법정도 설치,9만5,000명을 ‘비국민’으로 판정해 시민의 권리를 박탈했다. 덴마크는 1만4,000명,네덜란드는 4만명,벨기에는 5만명, 노르웨이는 2만명의 나치협력자를 각각 민족반역자로 무기에서 유기징역형에 처했다. 중국과 대만정부도 2차대전이 끝난후 친일파 제거에 나섰다.한간재판은 중국공산당 정부와 장제스(蔣계石)의 국민당 정부에 의해 46년 4월부터 48년 9월까지 따로 진행되었다.중국·대만정부에 의해 한간으로 판명된 상당수 인사들이 처형됐지만 개별처리 사실만 알려질뿐,전체적 통계는 아직 집계되지 않고 있다. ◎특위 총무과장 역임 李元鎔옹/“민족정기 바로서는 날 두눈 감기전 보았으면” “金大中 대통령이 명실공히 역사를 바로잡아 민족정기를 되찾아 주시길 간절히 바랍니다” 반민특위 총무과장과 조사관을 역임했던 李元鎔옹(78)은 국민의 정부에 거는 기대가 컸다.반민특위에관계했던 인사들이 대부분 타계한 현실에서 그는 당시 특위의 고위 중앙요원으로는 유일한 생존자다.서울 공대 전신인 광산전문학교를 졸업한 뒤 48년 10월 반민특위 구성때 민간인 신분으로 행정실무를 주도했다.다음은 李옹과의 일문일답. ­현재의 심경은. ▲오늘 이 땅위에 사는 구세대 치고 일제의 학정과 인간 이하 대우를 받지 않은 사람은 한 명도 없을 것입니다.이러한 일본의 관헌에게 우리 조국광복을 위해 신명을 바치던 애국지사를 밀고,또는 체포해 넘긴 반역자가 있었습니다.아직도 그 생각을 하면 피가 역류하는 분노를 금할 길 없습니다.두 눈을 감기전 바르게 처리되는 것을 보고 싶습니다. ­반민특위가 소기의 목표를 달성 못한 이유는. ▲국내사정에 어두운 李承晩 대통령이 친일파들의 간계에 현혹되어 경찰력을 동원,하루 아침에 반민특위를 와해시켰습니다.제헌국회의 결정에 따른 헌법기관이 불법적으로 무너짐으로써 헌정사에 크나 큰 오점을 남기게 됐지요. ­친일파 청산의 현주소는. ▲金泳三 정권이 들어선 뒤 역사 바로 세우기를 기치로 내걸어 혹시 하며 기대했습니다.그러나 실효없이 용두사미격이 되어 안타까운 마음 금할 길 없습니다. ­현 정부가 해야 할 일은. ▲지금이라도 관계 각료나 관련 인사들이 모여서 기구를 만들어 과거에 처단치 못한 민족반역자를 처벌해야 합니다.그래야 이 나라의 기초가 탄탄해집니다.金대통령은 해박한 경제관과 탁월한 국제 외교력을 겸비했습니다.조국광복을 위해 순국하신 많은 선열들의 넋을 위로해주는 데도 힘써주실 것으로 믿습니다.그것이 경제 등 다른 난국의 극복에도 도움이 됩니다. □반민특위 활동 일지 ▲48년 8월5일=제헌국회,‘반민족행위 처벌법 기초특별위원회’ 구성 ▲9월7일=‘반민족행위 처벌법’ 국회 통과 ▲9월29일=반민족행위처벌법 공포,‘반민족행위 조사특위(반민특위)’구성동의안 국회 가결 ▲10월1일∼11일=반민특위 10명 조사위원 선임 ▲10월23일=반민특위 1차위원회 ▲49년 1월5일=반민특위 사무실 개소,업무 개시 ▲1월8일=화신재벌 총수 朴興植 1호 체포 기록 ▲1월13일=崔麟 검거 ▲1월25일=盧德述 수도경찰청 수사과장 검거 ▲2월7일=崔南善 李光洙 검거 ▲2월15일=李承晩 대통령,반민처벌법 개정 필요성 특별담화 ▲3월28일=李琦鎔 朴興植 등 반민자 첫 공판 ▲5월하순∼6월초=정부,1·2차 국회 프락치사건 발표 ▲6월6일=경찰,반민특위 습격,조사요원 불법체포,특경대원 무장해제 ▲6월26일=金九 선생 암살 ▲8월31일=반민특위 공식해체 □특별취재반 ▲특집기획팀=羅潤道 팀장,李昌淳·李穆熙 차장,金聖昊·任昌龍 기자
  • 대학의 軍紀/李世基 논설위원(外言內言)

    미국에서는 어느 군대에서나 장교와 사병이 가까이 지내지 않는것을 불문율로 삼고있다. ‘친분이 지나치면 경멸’을 자아내기 때문이다. 이른바 장교는 사병보다 우수한 능력을 가지고 있으며 병사들은 한결같이 상사를 따르고 존경한다. 또한 장교는 잡사역(雜使役)을 하지 않고 사병보다 좋은 숙소나 휴계실등을 사용할 수도 있다. 호칭도 상급자의 성이나 계급에다 반드시 ‘sir(님)’를 붙이고 파티나 모임에서는 상급자가 자리를 떠야만 하급자도 이석한다.상급자 자신도 계급을 과시하지 않고 계급에 상응하는 의무를 명심한다. ‘군기(軍紀)’란 이처럼 일사불란(一絲不亂)한 질서의 원칙을 지킨다. 다른 조직과는 달리 ‘전우애’로 뭉쳐졌기 때문에 그들은 어떤 상황에서도 저항이나 도전 대신 복종과 약속을 지킬 뿐이다. 인간사회에서도 상하간의 위계질서가 지켜졌을때 한 조직의 내부는 탄탄해지기 마련이다. 이른바 사회에서의 선후배관계는 바로 질서의 기본인 예의에서 비롯된다고 할수 있다. 최근 초등학생의 몸에다 문신을 새기고 담뱃불로 지지다가 그것도 모자라서 생매장 처벌을 가한것은 선배로서 후배가 ‘말을 듣지 않는다’는 것이 이유다. 지난봄 뉴질랜드에서 그곳에 유학중인 여학생들이 한국인 후배들을 학교인근의 공원으로 끌고가서 3시간동안 폭행협박한 사건 역시 선배로서 ‘군기’를 잡겠다는 것이었다. 이번엔 대학생들이 친목 축구대회 후 뒤풀이행사끝에 선후배간 시비가 붙자 ‘군기를 잡겠다’면서 후배들을 ‘줄빠따’로 때리고 여학생들도 바닥에다 머리를 박는 ‘원산폭격’ 기합을 가했다는 것이다. 만약 ‘친밀할수록 예의를 지키지 않는다’면 그것은 ‘가까이해서도 멀리해서도 안되는(不可近不可遠)’ 사무적인 관계에 불과할 것이다. 평생을 함께할 학교 선후배가 지극히 사무적인 사이가 된다면 인간관계는 삭막해질 것이다. 그러나 몽둥이로 다스린 우정은 강요일 뿐이다. 더구나 상대방의 자존심과 인격을 다치는 모멸의 군기는 이미 질서의 아름다움과는 거리가 멀다. 지성의 전당이라 불리는 대학캠퍼스가 야만의 집단으로 추락하는 것이나 아닐지 심히 우려를 금할수없다.
  • 국무회의/金 대통령 “혼탁·부정선거 척결해야”

    2일 청와대 국무회의는 金大中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13번째로 열리는 회의였다.1시간40분동안 국가안전보장회의법 개정안 등이 토의됐다.金대통령은 발로 현장을 누비며 중소기업의 애로사항을 해결한 朴尙奎 중소기업특위원장을 크게 칭찬했다.朴위원장은 ‘중소기업 애로타개 전국순회 현장민원실 1차 운영결과’를 보고했다. ○…金대통령은 먼저 6.4 지방선거에서 관권과 금권,북풍(北風)조작이 완전히 사라졌음을 적시하면서 “이번 선거는 과거에 비해 큰 진전이 있는 선거”라고 평가했다.그러나 “이들 3대 악이 사라졌다고 해도 인신공격과 지역감정이 사라지지 않는 한 선거분위기가 개선됐다고 하지 못할 것”이라면서 “선거가 끝나더라도 혼탁·부정선거를 철저히 다스려야 다음 선거에서 재발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金대통령은 이어 “흑색선전은 보복이나 정치적 억압이 아닌 법의 존엄성을 지키는 차원에서 다스려져야 할 것”이라면서 “불구속이 되더라도 끝까지 수사를 진행해 법적 책임을 묻고,민사상 문제에도 모든 책임을 묻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金대통령은 이날도 예외없이 노사정 2기 출범과 실업문제를 언급했다.金대통령은 “노사정 2기는 민주노총의 요청으로 1기를 마치면서 구성하기로 합의했다”고 전하고 “합의사항을 뒤집고 나온다면 회의나 합의가 무슨 소용인가”라고 반문,민주노총의 참여를 강도높게 촉구했다.金대통령은 또 “정부와 공기업,은행 등의 개혁이 진행중이며,기업은 알토란 같은 기업을 팔고 있다”면서 “정부가 약속을 지키고 있는데도,아무것도 안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노동계의 무리한 요구”라고 비판했다. 金대통령은 “다행히 민주노총이 참여쪽으로 기울고 있다니 대화를 통해 설득하라”고 관계장관에게 지시했다. ○…金대통령은 끝으로 6일부터 시작되는 방미계획을 설명했다.金대통령은 한단계 높은 한미 동반자관계를 구축하고 경제협력과 남북관계를 적극적으로 논의하겠다고 밝힌 뒤 회의를 마쳤다.
  • 지역분열 조장 엄단/6·4선거후 法개정/국민회의

    국민회의는 6·4 지방선거가 끝난 뒤 선거법을 개정,선거 때마다 되풀이되고 있는 지역감정과 지역분열주의를 조장하는 흑색선전·인신비방 등의 행위를 보다 엄하게 다스리기로 했다. 국민회의 李基文 상황실장은 “이번 선거때와 같은 지역분열주의 선거전을 그대로 방치할 경우 국가경제의 회생을 저해하고 국가분열 및 국론분열을 초래할 위험이 크다”며 이같이 밝혔다. 국민회의는 또 흑색선전을 뿌리 뽑기 위해 비방죄와 허위사실 유포죄의 처벌 규정을 강화하고, 법 적용도 보다 엄격하게 하기로 했다. 중앙선관위 관계자는 이와관련,“지역분열을 조장하는 행위를 처벌하도록 선거법을 개정하는 데에는 이견이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 比 여성부통령 아로요(뉴스의 인물)

    ◎득표율 47% 최고 인기 ‘21세기 대통령감’ 필리핀에 미모와 재능을 겸비한 여성 부통령이 탄생했다.주인공은 이번 필리핀 선거전에서 9명의 부통령 후보중 최고 득표율을 기록한 글로리아 마카파갈 아로요 상원의원(51). 그녀는 지난 62∼65년 필리핀을 이끌었던 디오다스도 마카파갈 전 대통령의 딸이다.47%의 높은 득표율로 39.8%를 얻은 조지프 에스트라다 대통령 당선자보다 인기도에서 앞선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빌 클린턴 미 대통령과 워싱턴 조지타운대 동기창생인 그녀는 필리핀대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대학교수·칼럼니스트·상원의원 등을 두루 거치며 필리핀 경재개방·외국인 투자유치·세계무역기구(WTO) 가입 등에 앞장서 왔다. 칼럼니스트로 활동하던 중 코라손 아키노 전 대통령에게 전격 발탁돼 무역산업부 차관으로 일한 그녀는 92년 상원의원으로 정계에 입문했다.특히 95년 1,600만표라는 필리핀 선거 사상 최다 득표로 재선돼 일찌감치 ‘21세기 대통령감’으로 꼽혔다. 그녀의 이같은 화려한 경력은 음주·도박·혼외정사 등으로 ‘자격’ 시비가 일고 있는 에스트라다 대통령 당선자를 보완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에스트라다는 벌써 아로요를 새 내각의 사회복지장관을 겸임하도록 결정했다.
  • 金善吉 해양수산 경고/“유권자 접촉은 선거법 위반”/선관위

    ◎의원 5명도 경고조치 중앙선관위는 26일 지역구 선거 현장에서 자기당 소속 기초단체장 후보와 거리행진을 하며 유권자들과 접촉한 자민련 소속 金善吉 해양수산장관을 경고조치키로 하고,충북도 선관위 명의로 경고 공문을 발송했다. 金鍾泌 총리서리는 金장관에 대한 선관위의 경고처분과 관련,즉각 유감을 표명했으며 朴智元 청와대 대변인은 중앙선관위의 결정을 전적으로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직 장관에 대한 선관위의 선거법위반 경고는 이번이 처음이다. 金大中 대통령은 이미 “선거부정은 여당부터 다스리겠다”고 공명선거의지를 밝힌 바 있어 이같은 선관위의 결정은 이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선관위는 金장관이 지난 23일 충주교현초등학교에서 열린 충주시장선거 합동연설회에 참석,유권자와 악수를 나누고 연설회 종료후 자민련 소속 柳丙鉉 시장후보와 함께 지구당사까지 1.5㎞ 거리행진을 하며 유권자와 접촉했다고 밝히고,이같은 행위는 결과적으로 “柳후보의 당선을 유리하게 하기 위한 선거운동에 해당되는 선거법위반행위”라고 밝혔다. 선관위 관계자는 “金장관은 자민련이 공천한 시장후보와 함께 후보의 이름,기호 등이 적힌 피킷을 든 지지대열의 선두에 서서 행진한 것으로 밝혀졌다”며 “이같은 행위는 유권자들에 대해 직접적인 지지 호소를 하지 않았더라도 유권자들에게 후보자를 선전하는 행위가 돼 선거법 위반에 해당된다”고 말했다. 선관위는 金장관에 보낸 경고 공문을 통해 선거에서의 엄정중립이 요구되는 현직 장관으로서의 선거법 위반행위에 대해 유감의 뜻을 밝히고,앞으로 유사한 행위가 재발하지 않도록 각별히 유의해달라고 당부했다. 중앙선관위는 또 국민회의 林福鎭·金星坤·薛勳·秋美愛 의원,자민련 趙永載 의원 등 여당의원 5명을 선거법 위반 혐의로 경고 조치했거나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林·金의원은 기초의원 내천자들에게 당직 임명장을 수여하는 장면이나 광역의원 공천자와 기초의원 내천자의 사진을 게재한 의정보고서를 배부한 사실이 적발돼 지난 18일 경고조치를 받았다.또 薛·秋의원과 趙의원은 선거운동 기간 직전인 이달 중순 자신의 지역구의 구청장,시의원 공천자와 구의원내천자의 사진·직위·성명을 게재한 의정 보고서를 가정에 배부,기초의원정당 공천을 금지한 선거법 정신을 훼손한 혐의를 받고 있다.
  • 6·4 지방선거 D­8/정부 金 해양문제 대응

    ◎“불법운동 성역없다” 의지 재확인/관권선거 시비 철저 차단/청와대 원론적 입장 표명 金善吉 해양수산부장관이 26일 충남선관위로 부터 선거법위반 혐의로 경고처분을 받았다.金鍾泌 국무총리서리도 즉각 유감을 표명했다.金장관은 지난 23일 충주합동연설회장에서 자민련 시장후보와 거리행진을 한 혐의다. 정부의 신속한 입장표명은 먼저 공명의지를 재확인하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다.金大中 대통령도 “선거부정은 여당부터 다스리겠다”며 역대 어느 선거보다도 공명하게 치르겠다고 공언해온 터여서 깨끗한 선거의 바로미터가 될 공산이 컸기 때문이다.자칫 정치권의 공방으로 확대,관권선거 시비를 불러올 지도 모른다는 우려도 작용한 것 같다. 청와대는 金총리서리의 유감표명이 있자,한발 뒤로 뺐다.朴智元 대변인은 “총리실에서 발표가 있었으므로 청와대에서 특별히 할 얘기가 없다”고 말했다.이날 상오 ‘선관위 결정에 상응하는 조치가 뒤따를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헌법기관의 판단을 당연히 존중할 것”이라고 말한데서 상당히뒤로물러선 인상이다. 朴대변인이 처음 이처럼 원론적이면서도 신중한 발언을 한 것은 金대통령의 공명의지가 퇴색되는 것을 차단하겠다는 의지로 여겨진다. 청와대측은 朴대변인의 언급에서도 감지되듯이 金장관의 파문이 진화되길 바라는 기류다.金장관이 자민련 소속 의원이라는 점에서 여권내 미묘한 파장을 불러 일으킬 수도 있기 때문이다.더구나 양당간 후보 공천앙금이 아직 아물지않은 상황이다. 따라서 청와대 뒷치닥거리에 매달려야 하는 현 형국을 타개할 보다 근본적인 대책을 강구해야 하지 않느냐는 의견이 고조되고 있다.현재는 유감과 경고로 매듭지어졌으나 6·4지방선거 이후의 정치권 상황을 감안할 때 본직적인 변화가 예고되는 대목이다.
  • 깨끗한 지방선거 돼야(사설)

    ‘6·4 지방선거’가 19일 후보자 등록을 시작으로 공식 선거전에 돌입했다.시·도지사 16명 등 모두 4천428명의 지역일꾼을 뽑는 이번 선거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우선 본격적인 지방자치제가 실시된 이후 두번째 치러지는 선거여서 지방자치제의 완전한 정착이 가능한지 여부가 판가름되는 선거이기 때문이다.또 한가지 지적할 수 있는 것은 ‘국민의 정부’가 출범한 지 100일만에 실시되는 선거라는 점이다.즉 이 정부의 공명선거 의지가 어떻게 어느정도 실현되는가를 알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이 문제에 관해 金大中 대통령은 이번 지방선거를 가장 엄정하게 관리,반드시 공명선거를 이룩하겠다면서 “부정선거를 할 경우 여당부터 다스리겠다”고 밝혔다.崔鍾泳 중앙선거관리위원장도 담화를 발표,“선관위는 선거법을 위반하고 선거질서를 해치는 행위에 대해 결코 외면하지 않을 것이며 주어진 권한을 다해 단호하게 대처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진정한 민주주의의 정착을 위해 그 어느 때보다 깨끗하게 치러져야하는 선기임을 알게 한다.더구나 지금은 6·25이후 최대 국난이라고 일컬어지는 국제통화기금(IMF)체제의 경제위기를 맞고있다.이에 따라 온 국민은 물론 세계가 비상한 관심을 갖고 지켜본다는 사실을 당사자들은 깊이 인식해야 할 것이다. 깨끗한 선거가 되기 위해서는 그 누구보다 이번 선거에 출마하는 후보자들이 시대적인 사명감을 깨닫고 솔선수범해야 한다.그러나 중앙선관위 집계에 따르면 벌써 420여건의 탈·불법 사례가 적발됐다고 하니 걱정이다.금품살포와 원색적인 상대후보 비방,흑색선전,광고전 등이 대부분이다.무엇보다 여야를 막론하고 중앙당 차원에서 선거분위기를 흐리고 있는 점은 매우 유감이다.여당이 야당을 지칭해 ‘딴나라당’이라고 신문광고를 통해 몰아붙이자 야당 또한 ‘헌정치 궁민(窮民)회의’라고 맞받아친 광고전은 그 대표적인 사례라 하겠다.이렇게 후보 개인의 영달(榮達)과 정당의 이익만을 앞세운다면 나라의 장래가 걱정되지 않을 수 없다. 지방선거는 지역일꾼을 뽑는 선거다.정치색이 배제돼야 함은 물론이다.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선관위는 물론 검찰과 경찰도 불법·탈법사례를 적발해 처단하는데 최선을 다해야할 것이다.법원도 선거사범에 대해서는 신속하고 엄정하게 다스려 ‘우선 당선되고 보자’는 생각을 뿌리뽑아주기 바란다.공명선거를 지키는 최후 보루(堡壘)는 역시 유권자다.3천2백만 유권자가 올바르게 주권을 행사할때 참다운 민주주의가 꽃필 수 있을 것이다.
  • 생태학적 위기 극복방법 제시/진교훈 교수 著 ‘환경윤리’

    ◎동·서양 자연관 비교/서구 인간중심적 가치관 비판/도가·유가 자연존중사상 소개/환경윤리학 연구과제도 제시 오늘날 우리는 이른바 생태학적 위기의 시대에 살고 있다.생태계의 자연스런 순환은 단절되고 생태권(生態圈)의 재생능력은 무너지기 시작했다.이러한 생태학적 위기의 근본 원인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 환경윤리학의 관점에서는 그것이 생명에 대한 인간의 무지와 오해에 뿌리를 두고 있다고 주장한다.즉 생태학적 위기의 근원이 과학이나 기술에 있는 것이 아니라 자연에 대한 인간의 잘못된 도덕적 가치판단에 있다는 것이다.그런 점에서 볼 때 서울대 진교훈 교수(국민윤리교육과)가 펴낸 ‘환경윤리’(민음사)는 우리의 절실한 관심사를 다룬 책으로 주목할 만하다. 환경윤리학은 전지구적으로 점점 더 뚜렷해지는 생태학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방편으로 1970년대초 탄생했다.그것은 자연에 대한 인간의 도덕적인 가치판단을 탐구하는 학문이다.초기에는 환경윤리학으로 불렸지만 최근에는 생태학적 윤리학 또는 생태윤리학이라고 불린다. ‘동서양의 자연보전과 생명존중’이란 부제가 암시하듯 이 책에서 진교수는 동양과 서양의 자연관을 폭넓게 비교 분석한다.아울러 우리 선조들의 자연관을 현대적인 의미에서 재음미,생태학적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을 찾는다. 이 책은 우선 환경윤리학의 성립배경과 연구과제를 다룬다.이어 생태학적 위기의 의미와 실상,원인규명에 대한 다양한 논거를 제시한다.특히 서양의 전통적 자연관의 문제점들 예컨대 자연의 탈신화화와 인간중심주의,유물론,과학의 탈가치화,도구적 가치관 등을 비판한 대목이 눈길을 끈다. 유대 그리스도교는 자연물에도 혼이나 신령이 깃들어 있다는 물활론(物活論)과 만유령유론(萬有靈有論)을 거부한다.대신 자연을 비(非)신격화하고 그것을 단지 인간의 필요를 충족시키는 대상으로 간주한다.게다가 ‘땅을 정복하고 다스리라’는 성경 창세기의 구절을 자의적으로 해석했던 곳에서는 인간중심적인 세계관이 형성되고 자연을 더욱 무참히 약탈했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또한 동양의 전통적 자연관의 현대적 의의를 도가와 유가의 관점에서 살핀다.도가의 대표적 인물인 노자에 따르면 만물은 천지(天地)의 소산이며 도는 천지를,천지는 만물을 낳는다.노자는 이러한 천지를 대장간의 풀무에 비유했다.풀무의 속은 텅 비어 있지만 그것은 움직일수록 더 많은 기운을 낸다.천지 또한 비어 있는 듯하나 실은 무궁한 가능성이 잠재한다.도교의 가르침 속에는 구체적인 자연존중사상과 사회윤리적 성격이 담겨 있는 셈이다. 김교수는 환경윤리는 결국 자연보전과 생명존중에 대한 인간교육을 통해 구현된다고 주장한다.그러나 결론은 유보한다.환경윤리의 문제는 매우 포괄적이고 종합적이며 계속 새롭게 수정·보완해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 건전한 비판과 양비론(金三雄 칼럼)

    ‘매천필하에 무완인(梅泉筆下無完人)’이라 했던가.한말의 시인이며 학자였던 매천 황현선생의 울연한 비판정신에 매국노 부패관리들이 벌벌 떨고,발분의 문장이 아주 매서웠기 때문에 생긴 말이다. 그러나 매천 또한 당시의 시대상황을 벗어나기는 어려워 ‘매천야록’에서는 동학군을 ‘비도(匪徒)’라 부르는 등 비판받을 대목이 없지 않지만 그의 평필은 예리하고 공정하기 그지없었다. 최근 회자되는 말로 ‘내가 하면 로맨스요 남이 하면 스캔들’ ‘내가 받으면 선물이고 남이 받으면 뇌물’ ‘내가 하면 차선변경이요 남이 하면 끼어여들기’라고 자신은 변명하는 대신 남은 쉽게 비판한다.모두가 어찌하기 어려운 인간의 자기보호 본능 때문이다. 그렇지만 공적인 비판활동의 경우는 다르다.비판자가 시시비비를 가려야 정의로운 민주사회를 이룰 수 있기 때문이다.우리 사회의 취약점 가운데 하나는 추상열일(秋霜烈日)의 비판자가 드물다는 점이다. 참다운 비판은 여나 야를 고르게 때리는 것이 아니다.시(是)와 비(非)를 정확하게 가리면서 진실을 밝히고 정의에 접근하는 행위를 말한다. 산술적 평균이나 양시 양비론으로 진실을 도출하기는 불가능하다.모름지기 비판(批判)이란 시(是)와 비(非)를 반(半)으로 쪼개어(刀) 보여준다(示)는 뜻을 담고 있다. 어떤 사실이나 사상,또는 행위 진위 우열 가부 시비 선악 미추 등을 판정하여 그 가치를 밝히고 평가하는 인간 고유의 고등적 활동이 비판이다. 맹자는 ‘비시지심(非是之心) 지지단야(智之端也)’라 하여 옳고 그름을 따지는 마음이 슬기라는 인간 본성의 단서가 된다고 했는데,이때의 ‘비시지심’이 바로 비판정신의 근본이다. 황희 정승 식으로 ‘너도 옳고 자네도 옳고 당신도 옳다’는 말은 한 가정의 덕목은 될지언정 결코 국가나 사회를 이끄는 가치가 될 수는 없다. ○양비론의 지식인들 한국 지식인의 비판정신은 일제와 군사독재를 거치면서 대단히 무뎌졌다.대세 영합주의와 함께 양비론적 보신주의가 전통처럼 이어졌다. ‘두 개의 잘못이 하나의 옳음을 만드는 오류’라는 말이 있다.양쪽 모두에 잘못이 있음을 지적함으로써 모두의 잘못을문제삼지 않는 오류를 말한다. 지금 이 땅의 양비론 생산자들은 대부분이 유신과 군사정권 주변에서 독재정권을 옹호해온 곡필언론 어용지식인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이들은 문제의 본질을 호도하고 초점을 흐려 국민으로 하여금 선택을 포기할 논리적 도피처를 제공하면서 그것 자체로 특정 세력을 도와준다. 이들은 민주세력과 독재세력,개혁세력과 반개혁세력,경제를 망친 세력과,이를 살리고자 노력하는 세력을 동일시 하거나 희석시키면서 공동책임론을 전개한다. 예컨대 지난 대선 때 북한과 내통하면서 정권을 잡고자 했던 측과 이를 막고자했던 측을 ‘정치권의 북풍커넥션’ 운운하면서 사건의 본질을 희석시켜 버린 것이나,국가부도 위기사태를 불러온 환란책임도 ‘정치권의 공동책임’으로 둔치시킨다. 여기에 북풍 음모자들에 대한 검찰의 수사를 정치보복으로,환란책임에 대한 감사원의 감사와 검찰수사를 표적사정으로 비판한다. 이처럼 책임의 원인과 소재를 규명하지 않고 총체적 책임론으로 정치권 전체를 비판하다보면 결국은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무책임론으로 종결되고 만다. 이같은 형태는 정치혐오와 정치허무주의만 부채질한다.내우외환죄로 다스려도 시원찮을 범죄자들이 양비론의 가면 속에서 꼬리를 감추게 되는 것이다. 이처럼 양비론은 가치의 척도와 사물의 본말은 전도시키고,선과 악을 유사화(類似化)시키는 반지성의 해악행위이다. ○본질을 찾아 비판해야 서경(書經)에 ‘화염곤강 옥석구분(火炎崑岡 玉石俱焚)’이란 말이 있다.곤강산에 불이 나면 그 산의 옥석을 가리지 않고 전부 태워버린다는 뜻이다. 양비론자들은 이처럼 옥석을 가리지 않고 불태운다.지엽말단적인 문제,절차상의 문제를 본질적인 문제인 것처럼 호도하고 국민의 판단을 흐리게 하면서 초점을 흐린다. 이런 양비론이 위세를 떨치는 풍토에서는 개혁이나 정치민주화를 이루기가 쉽지 않다.일체의 가치가 전도되고 오로지 기회주의만 판을 치게 된다. 50년만의 정권교체의 새 시대를 열기 위해서는 지식인 사회의 허위의식,즉 양비론의 당의정부터 벗겨야 한다. 그리하여 선악과 진위가 분명하게 가려지는 민주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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