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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민의 힘’유고 역사를 바꿨다

    유고에도 봄은 왔다.시민들은 민주화를 선택했고 독재는 무너졌다. 유럽의 마지막 독재자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유고 대통령이 5일 권좌에서 쫓겨났다.세르비아 민족주의를 앞세워 13년간 철권통치를 휘둘러온 그도 부정선거를 규탄하는 10일간의 시민혁명 앞에 무릎을 꿇었다.이로써 1989년 동구권에서 시작된 민주화 개혁은 11년 만에 완결됐고 동유럽의 공산주의식 독재정권은 종말을 고하게 됐다. 유고는 ‘지구촌의 화약고’로 불려져 왔다.코소보에서의 ‘인종 청소’와 네 차례에 걸친 내전은 유고뿐 아니라 유럽 전체를 불안하게했다.세르비아계 난민은 주변국에서 인종분쟁을 불렀다.지난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유고 공습은 한때 유럽 대륙에서 신(新)냉전과함께 ‘피의 전쟁’을 부르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를 자아냈다. 밀로셰비치는 그럴 때마다 세르비아 민족 감정에 교묘히 기대 권력을 유지했다.옛 유고의 영웅 티토가 개별 민족의 이질성을 인정하며분권적 연방제를 채택한 것과는 딴판이었다.밀로셰비치는 군·경을이용해 반체제 인사를 탄압했고 언론을 장악,우민정치를 폈다.금융,사법을 포함한 모든 정보는 그에게로 집중됐다. 그러나 국제사회에서의 고립과 내전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피폐는밀로셰비치에 대한 지지를 점차 약화시켰다.한때 동유럽의 선진국으로 불리던 유고는 90년대 들어 250%가 넘는 인플레이션에 시달렸고공장 노동자의 60%는 일손을 놓아야 했다.내전으로 옛 연방 5개 공화국과의 무역은 단절됐고 유엔의 경제제재 조치는 유고 국민의 생활을더욱 궁핍하게 만들었다. 지난달 24일 치러진 대통령 선거는 독재보다 민주화를,인종 분규보다 경제 재건을 바라는 유고 국민들의 마음을 대변했다.밀로셰비치가패배를 부인함으로써 시민혁명을 재촉했지만 유고는 이미 내부적으로혁명의 길을 치닫고 있었던 셈이다. 특히 군·경이 시위대에 동조하고 언론들마저 노동자의 파업을 지지함으로써 밀로셰비치의 통치 기반은 순식간에 무너졌다.그러나 혁명이 완전히 이뤄진 것은 아니다.밀로셰비치 정권을 떠받쳐온 군부를다잡아야 하고 내전으로 갈린 인종적 갈등도 다스려야 한다.게다가연방 공화국인 몬테네그로의 독립까지도 감수해야 할 상황이다. 밀로셰비치를 지지하는 군부의 움직임이 큰 변수이나 당장 민주혁명의 큰 흐름을 막기는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그동안 밀로셰비치를 지지해온 러시아도 이고르 이바노프 외무장관을 유고에 급파,보이슬라브 코스투니차를 사실상 ‘새 대통령’으로 인정했다. 만신창이가 된 유고 경제의 재건 역시 과제다.미국과 유럽연합이 경제제재를 풀 뜻을 비췄으나 유고는 당분간 낙후된 농업에만 의지해야한다.외국인 투자가 없는 한 경기가 침체된 가운데 물가가 오르는 ‘스태그 플레이션’에서 벗어날 수 없다. 정권 쟁취 후 고질적인 야권의 분열 가능성도 문제다.코스투니차는집권 뒤 1년 6개월 이내에 선거를 실시할 것이라고 정치체제 개편 일정을 밝혔다.하지만 이 과정에서 가까스로 단일화를 이룬 야당이 다시 분열한다면 유고의 민주화는 차질을 빚을 수도 있다. 백문일기자 mip@
  • [오늘의 눈] 골리앗과 다윗의 뒤바뀐 운명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평화협상은 공존에 의존한다.상대방의 역사와 존재를 서로 인정하는 상호주의다.이스라엘에 유대 민족주의와‘탈무드’가 있다면,팔레스타인에는 아랍 민족주의와 ‘코란’이 있다.이스라엘의 독립을 보장한 1917년의 ‘발포어 선언’이 있다면,1915년의 ‘맥마흔 선언’은 팔레스타인의 독립을 약속하고 있다. 발포어 선언은 중동에서의 세력확장을 꾀한 미국의 도움으로 1948년이스라엘 건국을 낳았다. 그러나 맥마흔 선언은 영국의 배신과 제국주의적 국수주의로 변질된 ‘시오니즘(Xionism)’의 대두로 100만명이상의 팔레스타인 난민만 배출했다.오스만 터키에 맞서 팔레스타인과 유대민족이 똑같이 싸웠으나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은 이스라엘의 독차지가 됐다.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는 ‘젖과 꿀’의 분배를 요구하는 1964년아랍정상회담의 결과로 태어났다.30년간의 투쟁 끝에 1993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은 상호존재를 인정하는 평화협상에 조인했다.이를바탕으로 지난 7월에는 중동의 완전한 평화를 추구하는 캠프 데이비드 협상이 열렸으나 결렬됐다. 그런 와중에 중동이 화염에 휩싸였다.이스라엘의 야당 당수 아리엘샤론의 이슬람사원 방문이 기폭제가 됐다.팔레스타인과의 협상을 못마땅하게 여긴 그는 회교도 성지인 사원을 방문,의도적으로 팔레스타인에서의 시위를 유도했다.회교도는 성전의 소유권을 주장하고 강경파 유대인은 이슬람사원을 헐고 유대신전을 짓자고 주장,협상의 걸림돌이 돼왔다.시위가 일자 이스라엘 군·경은 기다렸다는 듯 군중에총격을 가했고 12살 어린이를 포함,50여명의 팔레스타인 사람을 죽였다.여론에 밀려 이스라엘이 일단 총을 거뒀으나 무력진압은 중동평화에 먹구름만 드리웠다. 이스라엘은 협상 테이블에 나서면서 한쪽에선 팔레스타인에 총부리를 겨눴다.2,000년간 나라없는 설움을 겪고도 팔레스타인에게는 자기들이 당한 똑같은 고통을 주고 있다.나치 독일의 학살에 치를 떨던유대인들이 팔레스타인인에 대한 학살을 서슴지 않고 있다. 팔레스타인인들은 지금 돌팔매질로 이스라엘의 무력에 맞서고 있다. 사울왕이 이스라엘을 다스릴 때 다윗은 블레셋의 골리앗을 돌팔매질로 쓰러뜨렸다.지금 이스라엘은 골리앗이 됐고 ‘그들의 다윗’은 팔레스타인인으로 나타났다. 백문일 국제팀 기자 mip@
  • “올 가을엔 나도 영화속 연인이…”

    싸목싸목 한가을 속으로 치달아가는 이즈음은 역시 사랑이야기가 제격이다.그 점,계산빠른 극장가가 놓칠 리 없다.오는 30일 달콤쌉싸름한 로맨스 2편이 나란히 개봉한다. 리처드 기어-위노나 라이더의 ‘뉴욕의 가을’과,브루스 윌리스-미셸 파이퍼의 ‘스토리 오브 어스’.멜로영화쪽에 후한 점수를 줘온 관객이라면 주인공들의 이름만 듣고도 가슴 설렐 일이다. ■소설같은 로맨스를 꿈꾸고 있다면… 은행잎으로 노랗게 뒤덮인 뉴욕거리,이따금씩 낙엽을 쓸어내는 마른 바람줄기,여기에 로맨스의 농도를 한층 풍부하게 만드는 가브리엘 야레의 재즈음률.‘뉴욕의 가을’(Autumn In Newyork)은 온갖 낭만적인 치장을 다했다. 뉴욕시내에서도 최고로 꼽히는 레스토랑의 사장 윌(리처드 기어)은‘오븐에 케익을 구워내듯’ 여자를 갈아치우는 못말리는 난봉꾼이다. 쉰줄을 눈앞에 두고서도 바람기를 다스리지 못하는 그에게 스물두살의 매력적인 여대생 샬롯(위노나 라이더)이 나타나지만,역시나 장난삼아 접근할 뿐이다.그녀가 난생 처음 진정한 사랑으로 기억될 여인이란 건 꿈에도 생각하지 못하고.뒤늦게 찾은 윌의 사랑에는 기쁨만큼이나 슬픔도 많다.샬롯은 젊은날 그에게 열렬히 구애해왔던 여자의딸이며,불치병까지 앓고 있는 중이다. 욕망과 꿈의 도시를 물들이는 사랑은 해피엔딩이 못되고 그 덕분에여운의 꼬리는 길어진다. 사족을 달자면,딸같은 여대생을 사랑하는 48세의 뜨거운 중년을 연기하기에 리처드 기어는 버거워보인다.확실히 그의 미소가 ‘귀여운 여인’에서만큼 감미롭진 못하다. ■이웃집 얘기처럼 평범한 사랑이야기가 편하다면… 결혼은 안해도걱정,해도 걱정? 현실주의 로맨티시스트들에겐 ‘스토리 오브 어스’(The Story of Us)가 있다.엎치락뒤치락 중년부부의 권태와 갈등,사랑을 버무린 영화는 한마디로 ‘결혼에 대한 작고 사소한 보고서’다.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에 삽입된 노부부의 사랑이야기를 기억한다면,그 ‘중년부부 버전’쯤 될까.아들 하나 딸 하나를 두고 위기를 맞은 부부가 “더는 함께 살기 힘들다”며 중간중간 화면밖을 향해 푸념을 늘어놓는다.만화가 벤(브루스 윌리스)과퍼즐작가인 케이티(미셸 파이퍼)는 결혼 15년만에 서로에게 극복할 수 없는 권태가찾아왔음을 느끼고 별거에 들어간다.하지만 아이들을 핑계로 왔다갔다 하는 사이에 여전히 사랑의 불씨가 타고 있다는 걸 발견한다.연애할 때,첫아이를 낳았을 때,아이를 유치원 보냈을 때를 새삼 돌이키며 결혼과 가족의 참뜻을 살피는 과정은 평범하지만 충분히 울림이 있다. 황수정기자 sjh@
  • [대한시론] 천천히 자살하는 한국정치

    정치학을 공부하다 보면 역대의 독재자들에게는 희한한 공통점들이있는데 그것은 다름이 아니라 그들이 한결 같이 국회를 혐오했다고하는 사실이다.히틀러도 그랬고 무솔리니도 그랬다.그들은 국회야말로 하루 속히 사라져야 할 악의 근원이라고 확신했다.국회를 혐오하는 것이 독재의 기원이라면 지금 우리의 민심을 과연 어떻게 해석해야 하나.이런 자문에 빠질 때면 나는 명색이 정치학 교수인 내가 자신과 남을 기만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자괴심(自愧心)에 빠질 때가흔히 있다.사람이 어려움을 참고 살아가는 힘은 어제보다 오늘이 낫고 오늘보다 내일이 좋아지리라는 희망 때문일 것이다.그런데 세월이나아진다는 증후는 보이지 않고 오히려 선(善)이 발전하는 것보다더 빠른 속도로 악(惡)이 발전하는 것을 보면서 정치학자들은 결국자기 자신은 물론 그 시대를 기만했다는 죄의식에 빠지게 된다. 나는 요즘 국회법 파동으로 인하여 뇌사 상태에 빠진 국회의 파행을바라보면서 역사는 과연 진보하는가라는 질문에 깊은 절망을 느낀다지난날 보다 나아지기는커녕 정치적 악은 더 빠른 속도로 퇴화되어가기 때문이다.50년 전의 날치기 국회는 지금도 여전히 살아 있다.오죽하면 이 나라에서 가장 죄 많은 무리가 정치인이라는 여론 조사의답변이 나왔을까하는 생각이 들면서도 이 시대를 살아가는 한 지식인으로서 세상이 이토록 혼탁해진 데 대한 자책감으로 괴로워 할 때가한두 번이 아니었다.내가 현실 정치의 어느 부분을 책임져야 할 입장에 있는 것은 아니라 할지라도 지식인은 남보다 더 아파야 할 일말의책임이 있기 때문이다. 한국의 정치를 바라보노라면 어느 프랑스 요리사가 쓴 개구리 요리방법이 생각난다.개구리 요리는 일단 튀김으로부터 시작한다.그런데개구리를 튀길 때 끓는 물에 갑자기 집어넣으면 그가 튀어 올라 위험하기도 하지만 맛도 많이 떨어진다고 한다.그래서 개구리를 튀길 때는 미온(微溫)의 물에 개구리를 집어넣고 천천히 온도를 올리면 변온(變溫) 동물인 개구리는 자기가 죽어 가는 줄도 모르고 물의 온도에따라 체온이 바뀌면서 고통을 느끼지도 않는 채 천천히 죽어 간다는것이 그 요리사의 설명이었다. 한국의 정치인들은 냄비 속에서 천천히 죽어 가는 그 개구리의 운명을 연상시켜 주곤 한다.자신의 이권이 걸려 있을 때는 뜨거운 냄비속에 살아 있는 개구리처럼 날뛰면서도 정작 그들이 어떻게 천천히죽어 가고 있는지,그들이 어떻게 천천히 이 나라를 망가뜨리고 있는지 모르고 있는 것 같다.민심은 이미 저만치 떠나가 있고,경제는 깊은 내상(內傷)을 입고 다시 기우뚱거리고 있다.국가의 부패 지수는아프리카의 후진국인 짐바브웨보다 높고 지하 경제의 규모가 국민총생산의 40%를 육박하는 이 나라에서 우리는 무슨 희망으로 살아가야하나.우리가 다시 태어난다면 진정으로 이 땅에 다시 태어나고 싶은사람이 얼마나 될까.어쩌다가 나라가 이 지경이 되었는가. 그 이유는 간단하다.저 천둥벌거숭이만도 못한 정치인들이 이 나라의 모든 악의 원죄이다.책 한자 들여다보지 않고,역사가 무엇인지,이나라가 어디로 가는지 고뇌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은 채,의석 수가모자람에도 불구하고 원내 교섭 단체를 만들려는 노탐(老貪)과 노욕(老慾)에 휘말려 야합하는 인면수심(人面獸心)의 저들이 회심(悔心)하지 않는 한 이 나라의 장래에 희망은 없다.당신들에게 일말의 우국지심(憂國之心)이 있다면 지금이라도 늦지 않으니 주지육림(酒池肉林)속에 취생몽사할 시간에 ‘목민심서’라도 한 줄 읽어 보라.나는 글재주가 없어 참혹한 이 현실을 표현할 길이 없기에,가슴을 치며 시대를 탄식했던 매월당(梅月堂) 김시습(金時習)의 외침으로 이 글을 맺으려 한다.‘저토록 착한 이 땅의 백성들이 전생에 무슨 죄를 지었기에 저 인간 말종(末種)들의 다스림을 받고 살아야 하나!’ ■신 복 룡 건국대대학원장·정치학
  • [오늘의 눈] 日, 외국인에 참정권 줄 마음있나

    일본은 영주(永住) 외국인에게 지방참정권을 줄 마음을 갖고 있는가.요즘 일본 정가에서 벌이고 있는 지방참정권 법안 논의를 지켜보고있으면 그들의 속마음은 별로 주고 싶지 않은 게 아닌가 싶다. 자민련의 연립 파트너인 공명·보수당은 지난 7월 중의원에 참정권부여 법안을 냈다.야당도 ‘주자’는 입장에 호응하고 있다.60만 재일 한국인을 비롯한 외국인들이 일본 땅에 뿌리내려 살고 있고 일본인과 똑같이 세금을 내고 있는 만큼 지방참정권은 줘야 한다는 게 이들의 논리다. 그러나 정작 다수당인 집권 자민당은 한발 뒤로 빼는 기색이다.노나카 히로무(野中廣務)자민당 간사장은 얼마 전 방한,올 가을 처리를다짐했지만 자민당 내부를 들여다보면 ‘연내 처리’는 힘든 것 같다.당내 보수파들의 반대 때문이다.“외국인에게 참정권을 주면 국가의기간을 흔들 수 있다”는 게 그들의 주장이다. 이런 주장의 뒷편에는외국인,특히 한국인에게 참정권을 주는 게 왠지 꺼림직하다는 감정적인 측면도 없지 않아 보인다. 자민당 실력자로 보수파 중 한명인 무라카미 마사쿠니(村上正邦)참의원은 24일 지방의 한 모임에서 ‘외국인 참정권 법안은 서둘러서안된다’는 요지의 발언을 했다.그는 “국가와 지방의 참정권은 분리할 수 없으며 자민당 의견이 집약이 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 자유투표 전통이 없는 일본 정치에서 자민당 당론이 서지 않는 한법안 통과는 사실상 불가능하다.사정이 이렇게 되자 노나카 간사장은참정권 부여 대상 외국인을 옛 식민지 출신자와 자손인‘특별 영주자’에 한정하는 절충안을 내놓았으나 이 역시 반대에 부딪혀 있다.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지난 23일 아타미(熱海)에서 모리 요시로(森喜朗)총리와 한·일 정상회담을 갖고 재일 한국인의 염원인 지방참정권 부여 법안의 연내 처리를 요청했다.이 요청에 모리 총리는 ‘노력하겠다’는 자세를 보였다.무라카미 의원의 발언은 하필이면 김 대통령이 2박3일간의 방일 일정을 마치고 일본을 떠나던 날 나왔다.잘부탁한다고 떠나는 귀한 손님의 등에 대고 어렵겠다고 말하는 것과비슷한 격이어서 찜찜해지는 마음 다스릴 길 없다.[황성기 정치팀 차장]marry01@
  • 대한매일을 읽고/ 어른들이 청소년들에 모범보여야

    중학교 3학년 학생이 지하철 전동차 내에서 자리를 양보하지 않는다고 야단을 맞은 데 앙심품고 70대 노인을 발로 차 넘어뜨려 중태에빠트렸는데,병원에서 뇌수술을 받고 입원 중 끝내 숨졌다는 기사(대한매일 15일자 27면)를 접하고 허탈하고 착잡한 마음을 가눌 길 없었다. 더욱이 노인을 숨지게 한 학생은 가족과 함께 지하철을 타고 가다동행했던 어머니와 어린 동생을 남겨둔 채 좌석 양보를 훈계한 노인을 따라내려 발로차 계단으로 굴러떨어뜨렸다니 정말 세상에 이럴 수있는가. 또 16일자 22면에 함께 실린 성적표 꾸지람이 두려워 숨을곳을 찾아 무작정 이웃집으로 들어갔다가 주부를 살해했다는 대구의한 중학교 3학년 학생의 행동 역시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것이다. 왜 이렇게 요즘들어 청소년의 무분별한 행동이 물의를 일으키고 있는지 새삼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두 사건은 사춘기에 접어든 청소년들의 순간적인 감정을 다스리지 못한 극단적 행동이나 실수로 넘길수도 있겠으나 인륜의 도를 저버린 악행이 아니었나 생각되기에 더욱염려스럽고 착잡하기 이를 데가 없는 것이다. 이 또한 우리 사회에 만연한 폭력주의 문화와 세대간 계층간 말이통하지 않는 상호 불신 풍조가 빚어낸 결과요,인성교육의 부재,어른들의 잘못과 가정이나 학교 할 것없이 어린 학생들을 제대로 가르치지 못한 탓으로 돌리고 변명하고 싶다.청소년들이 정의롭지 못하고자꾸 엉뚱한 길로 빠져들면 미래사회 또한 걷잡을 수 없는 곳으로 팽개쳐질 것이다.바라건대 다시는 이러한 흉측한 일들이 재발되지 않도록 어른들이 좋은 본보기를 보여주었으면 좋겠다.아울러 조금 나이더 먹은 사람들이 주위의 모든 어린 청소년들에게 끊임없는 관심을보여주고,훌륭한 가르침이 병행될 때 비로소 그들 역시 어른을 이해하게 되고 또한 어른문화에 휩싸일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박동현[서울시 관악구 봉천동]
  • 5회 부산국제영화제 새달6일 개막

    이맘때쯤 영화팬들은 습관적으로 부산 수영만의 대형스크린을 떠올리게 될 것같다. 부산국제영화제 다섯번째 무대가 10월6일부터 14일까지 막오른다.55개국 210편을 상영하는 영화제는 ▲아시아영화의 창 ▲새로운 물결▲와이드 앵글 ▲월드시네마 ▲한국영화 파노라마 등으로 섹션을 나눴다. 두드러진 특징은 국제영화제 수상작들이 유난히 많다는 점이다.유명작품들을 일찍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프리미어(최초 상영)작품을 확보하는 국제영화제 본연의 취지를 극대화하지 못했다는 비판의 소지도 안고 있다. 이런 지적에 대해 책임프로그래머 김지석씨는 “제작과 프로그램 선정이 동시에 진행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꼬집어 추천하기 어려울 정도로 문제작들이 많다.‘아시아영화의 창’에서는 이시이 소고 감독의 ‘고조’,프룻 챈의 ‘두리안 두리안’,지아 장커의 ‘플랫폼’,자파르 파나히의 ‘순환’ 등 29편이 준비됐다.‘새로운 물결’에서는 왕슈오의 ‘아버지’를 비롯해 류승완변혁 김희진 등 한국감독들의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 ‘인터뷰’‘범일동 블루스’ 등 12편이 선보인다. 7편이 나오는 ‘오픈시네마’에는 라스 폰 트리에의 ‘댄서 인 더 다크’,알렉산드르 프로슈킨의 ‘대위의 딸’이 돋보인다.63편이 확보된 ‘월드시네마’ 목록중에는 파트리스 르콩트의 ‘생 피에르의 미망인’,빔 벤더스의 ‘밀리언달러 호텔’,코스타 카파카스의 ‘페퍼민트’가 화제를 모은다. ◆개·폐막작= 개막작은 인도 뉴웨이브 대표감독 부다뎁 다스굽타의올해 베니스영화제 감독상 수상작 ‘레슬러’.보통사람과 난쟁이들을 오가며 사회비판 메시지를 우화적으로 담은 휴먼드라마다.폐막작 왕자웨이의 ‘화양연화’는 칸영화제 이후 재편집됐다.수영만 야외상영관에서 상영된다. ◆초청 게스트=초청 게스트 면면의 정도가 국제영화제의 위상을 그대로 말해주는 법.올해 게스트 명단은 전례없이 화려하다.빔 벤더스,뤽 베송,왕자웨이,부다뎁 다스굽타,크지스토프 자누시,지앙웬,자파르파나히,에릭 로샹,파트리스 르콩트,프룻 챈,차이밍량,이와이 순지,장위엔 감독 등.장만옥,양조위도 온다. ◆상영장소=대영시네마,부산극장,국도극장,씨네씨티 부산,수영만 야외상영관 등 총 15개관.대영시네마와 부산극장은 금·토일 심야상영◆예매=22일부터 시작됐다.개·폐막작은 예매 한 시간만에 매진된 상태.부산은행 지점(전국),서울극장(서울),대영·부산극장 야외상영장(부산).폰뱅킹·PC뱅킹·인터넷 예매 가능.편당 4,000원.자세한 프로그램은 홈페이지(www.piff.org)에서 볼 수 있다. 황수정기자
  • ‘사이버 주치의’ 클릭!

    집에서 온라인으로 건강상담과 진단을 받을 수 있는 서비스가 속속등장하고 있다. 정보통신 벤처기업인 고려정보통신은 지난달 시범서비스를 거쳐 지난 1일 온라인으로 건강관리를 해주는 ‘메디빌 서비스(www.medivill.com)’를 시작하고 회원모집에 나섰다.자체 개발한 생체감지용 단말기를 설치하고 월 일정 사용료만 내면 매일 담당의사가 온라인으로건강진단을 해준다. 단말기로 측정할 수 있는 부문은 혈압과 심박수,심전도,혈중산소포화농도,비만도 등 5가지.단말기에 설치돼 있는 센서가 이용자의 건강상태를 체크해 담당의사에게 전송하면 의사의 진단소견을 단말기나 e-메일,휴대폰 등으로 알려주는 방식이다. 이용자의 기본 건강상태를 점검하고 데이터베이스하기 위해 회원으로 가입하면 위장 내시경이나 간초음파 검사 등 30만원 상당의 종합검진을 무료로 해준다.응급상황 단추를 누르면 119와 연계 1차 응급조치를 해주는 시스템도 갖췄다. 국내 최대 건강포털사이트인 ‘건강샘(www.healthkorea.net)’을 운영하고 있는 메디다스는 최근 재택건강관리시스템 단말기인 ‘텔레케어’ 개발을 마치고 출시를 앞두고 있다.현재 확보하고 있는 87만여명의 회원을 대상으로 단말기를 장기 임대방식으로 설치해주고 월 사용료를 받는 유료화서비스를 추진 중이다.현재 24개 진료과목,100여명의 전문의들이 온라인에서 무료 건강상담을 하고 있는 메디다스는단말기 보급에 맞춰 올해 안에 회원을 150만명으로 늘릴 계획이다. 페이지원이 운영하고 있는 ‘하이닥(www.hidoc.co.kr)’은 150개 분야의 클리닉과 650명의 의대 교수 등 방대한 인력을 내세우고 있다.24시간 건강상담을 받을 수 있으며 20만쪽의 풍부한 자료를 구축하고있다.페이지원은 앞으로 심전도와 혈압,혈당,혈중산소포화농도 등을측정할 수 있는 건강단말기인 ‘웹닥터’를 통해 집에서 건강진단을받을 수 있는 원격진단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메디서비스의 ‘엔헬스(www.n-health.com)’는 지난달부터 동영상으로 건강상담을 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시작했다.매주 화·목요일 2시부터 한시간 동안 주제를 정해 분야별 전문의들이 무료로 건강상담을해준다. 김재천기자 patrick@
  • 아디다스, 2002월드컵 스폰서로 선정

    세계적인 스포츠용품업체 아디다스가 2002한일월드컵축구대회 공식스폰서로 선정됐다. ㈜아디다스 코리아는 7일 아디다스가 국제축구연맹(FIFA)의 독점 마케팅 파트너인 ISL사와 2002년 한일 월드컵과 2006독일월드컵의 스폰서 계약에 합의,경기용품과 심판장비 등을 공급하는 한편 라이선스공식 사용권을 얻었다고 밝혔다.
  • ‘나약한 존재’그대 이름 인간이여!

    오이디푸스.신의 예언대로 친부를 죽이고 어머니와 결혼한 사실을 알고 스스로 두눈을 찔러 파멸한 비운의 이름.신이 정해준 운명을 아무 저항없이 받아들임으로써 인간의 나약함을 증명해보인 신화속 인물오이디푸스를 새로운 시각으로 재조명한 연극 한편이 무대에 오른다. ‘새들은 횡단보도를 건너지 않는다’의 작가 김명화가 3년만에 내놓은 ‘오이디푸스,그것은 인간’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신화를 정반대로 뒤집는 모험을 시도한다.작품은 애초에 신탁(神託)이란 것은존재하지 않았고,현실의 욕망에 눈이 먼 인간들이 꾸며낸 거짓 예언에 불과하다는 가정에서 출발한다.운명에 굴복하지 않고 스스로 운명을 개척하는 새로운 사회를 꿈꾸던 강한 인간 오이디푸스는 신이 아니라 우매한 동료들에 의해 희생당하는 비극의 주인공이라는 설정이다. 극중 늙은 시인이 들려주는 신화 뒷편의 ‘진실’은 이렇다.스핑크스의 수수께끼를 푼 댓가로 테베를 다스리게 된 젊은 왕 오이디푸스는개혁적인 정치로 시민들의 신망과 존경을 한몸에 받지만 원로 대신들은 이방인인 그를 눈엣가시처럼 여긴다. 가뭄이 3년째 계속되자 오이디푸스는 수로공사를 강행하고,오래전부터 왕위를 노리던 오이디푸스의 처남 크레온은 민심이 흉흉해진 틈을 타 늙은 제사장의 입을 빌어 오이디푸스가 선왕 라이온스의 아들이며,아내 이오카스테는 그의 어머니라는 거짓 신탁을 유포한다.오랜가뭄에 지친 시민들은 크레온의 말을 사실로 받아들이고,오이디푸스는 결국 인간에 대한 환멸로 자신의 눈을 찌른다. ‘뙤약볕’등의 작품을 통해 사회속에서 인간의지가 어떻게 구현되는가에 관심을 보여온 연출가 김광보는 이 작품에서도 ‘운명을 넘어서려다 운명에 갇힌’불행한 인간 오이디푸스와 현실의 권력앞에 무참히 머리숙이는 유약한 시민들을 대비함으로써 주제의식을 극명하게드러낸다. 이남희 서주희 정규수 주진모 등 소문난 연기파 배우들이 총집결했다.서울연극제 국내초청작.9∼17일 문예회관 대극장.(02)732-4343이순녀기자 coral@
  • 부산국제영화제 새달6일 ‘팡파르’

    제5회 부산국제영화제가 10월6일부터 14일까지 9일간의 일정으로 열린다.영화제 집행위원회는 지난 4일 기자회견을 갖고 확정된 프로그램과 일정을 발표했다. 올해 영화제에 초청된 작품은 세계 55개국의 211편(한국 40편 포함)으로 지난해에 이어 편수가 늘었다.김동호 집행위원장은 “예술성과작품성,미래가능성을 두루 갖춘 영화를 초청하려고 노력했다”고 작품 선정기준을 밝혔다.그러나 일찍부터 기대를 모았던 북한영화 코너는 필름을 확보하지 못해 끝내 마련되지 못했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초청작들은 ▲뉴커런츠(새로운 물결) ▲아시아영화의 창 ▲오픈시네마 ▲와이드 앵글 ▲월드시네마 ▲특별프로그램▲한국영화 파노라마 등 모두 7개 섹션으로 나뉘어져 상영된다. 처음 소개되는 화제작들이 많다.지앙 웬 감독의 ‘귀신이 온다’,지아 장커의 ‘플랫폼’,켄 로치의 ‘빵과 장미’,라스 폰 트리에의 ‘댄서 인 더 다크’ 등 108편이 아시아 프리미어로 상영된다. 빔 벤더스,뤽 베송,왕가웨이,지아 장커,이시이 소고,프룻 챈,자파르파나히 등 세계적감독들도 영화제를 찾게 된다.유난히 여성영화인의약진이 두드러지는 점도 특징이다.월드시네마 부문 초청작 63편 가운데 여성감독의 작품은 12편.이들 감독중 6명이 게스트에 포함됐다. 올해로 3회째를 맞으며 아시아권 대표 프리마켓으로 주목받는 PPP(부산프로모션플랜)행사는 10월10일부터 12일까지 3일동안 열린다.개막작은 인도 부다뎁 다스굽타 감독의 ‘레슬러’,폐막작은 홍콩 왕가웨이 감독의 ‘화양연화’. 황수정기자
  • 제57회 베니스영화제 오늘 伊 리도섬서 개막

    제57회 베니스국제영화제가 오늘부터 다음달 9일까지 11일간의 일정으로 베니스 리도 섬에서 열린다. 이번 영화제에는 김기덕 감독의 장편 ‘섬’과 이상열 감독의 ‘자화상 2000’,하기호 감독의 ‘내사랑 십자드라이버’ 등 단편 2편이 각각 장·단편 경쟁부문에 진출했다. 올해 영화제에서 가장 눈에 띄는 특징은 지난 봄 칸영화제때와 마찬가지로 미국영화가 크게 줄어들고 그 여백을 아시아와 유럽영화가 장악하고 있다는 점이다.장편 경쟁부문에 나온 총 19편 가운데 미국산은 로버트 알트먼 감독의 ‘닥터T와 여자들’과 줄리앙 슈나벨의 ‘어둠이 내리기 전에’ 등 2편뿐.이들도 거대자본을 등에 업은 할리우드산이 아니라 인디산이다. 대신 ‘섬’을 비롯한 아시아영화가 몇년새 뚜렷한 상승세를 타고 있는 추이다.지난해 최우수작품상과 감독상을 모두 장이모(張藝謨)·장유엔(張元) 등 중국출신 감독들에게 돌렸던 영화제는 올해에도 4편의 아시아산을 공식경쟁작 목록에 올려놓았다. ‘섬’은 청각장애를 앓는 여자의 광적인 사랑을 통해 인간의 외로움이낳는 병적인 집착과 애욕을 그린 작품.홍콩 프루트 챈 감독의 ‘두리안,두리안’은 중국 창녀를 이야기의 중심부에 세운 멜로드라마이며,이란 자파르 파나히 감독의 ‘서클’은 이란의 여성들과 아이들의 거친 삶을 담았다.이밖에 인도 붇하뎁 다스굽타 감독의 ‘레슬러들’도 아시아 대표작으로 꼽힌다. 역량있는 유럽감독들의 작품을 한자리에서 일람할 수 있는 것은 이영화제의 변함없는 미덕.포르투갈의 거장 마뇰 드 올리베이라의 신작 ‘팔라브라 에 유토피아’,영국 스티븐 프리어스의 ‘리암’,프랑스 사비에 보부아의 ‘셀롱 마티유’ 등이 상영된다. 흥미와 완성도를 겸비한 이탈리아 영화들도 4편이나 나와 주목된다. 가브리엘 살바토레의 초현실적 블랙코미디 ‘이빨들’을 위시해 시실리아 마피아를 다룬 ‘백발자국’,2차대전 말엽 레지스탕스 투쟁을그린 ‘빨치산 자니’,‘성자의 혀’ 등이다. 개막작은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스페이스 카우보이’,폐막작은 토니 갓리프의 뮤지컬 ‘방고’. 지난해 ‘거짓말’(장선우 감독)에 연이은 본선경쟁부문 진출로 올베니스영화제에는 한국영화 홍보도 어느때보다 활발하게 전개될 전망이다.영화진흥위원회가 파견한 대표단이 베니스 현지에서 우리 영화의 현주소를 알리는 ‘한국영화의 밤’을 여는가 하면,스크린쿼터문화연대는 ‘문화의 종다양성을 위한 국제연대기구’ 출범을 제안하는 공식기자회견을 개막일 오후 공식행사장내에서 개최한다. 황수정기자 sjh@
  • 악천후속 김복자 2R 단독선두

    아시아나CC가 기어코 마각을 드러내고 말았다. 줄기차게 비가 내리는 악천후 속에 속개된 스포츠서울 투어 롯데백화점클래식 여자골프대회(총상금 1억5,000만원) 2라운드는 악명높은아시아나CC 서코스(파 72·6,070야드)를 다스리지 못한 선수들의 신음소리가 곳곳에서 울려퍼졌다.단 한명도 언더파를 기록하지 못한 가운데 첫날 선두그룹 대부분이 뒤로 쳐졌고 김복자만이 유일하게 살아남아 단독선두를 달렸다. 첫날 1언더파 71타로 5명의 공동선두 그룹에 끼었던 김복자는 이날버디 3개 보기 5개를 기록하며 2오버파 74타를 쳐 합계 1오버파 145타로 2위권과 1타차의 단독선두가 됐다. 97년 프로로 데뷔,아직 단 한 차례도 우승경력이 없는 김복자는 첫홀(파 5)에서 버디를 낚으며 기분좋게 출발했으나 3·5·9번홀에서거푸 보기를 범해 전반을 2오버로 마쳤다.후반 들어 12번홀에서 다시 보기를 범해 추락위기에 몰린 김복자는 15·17번홀에서 연속 버디를 낚아 한숨을 돌린 뒤 마지막 홀에서 보기를 범했으나 경쟁자들의 탈락으로 선두에 복귀했다. 아마추어시절 삼다수오픈 등 2개 대회에서 우승하는 등 스포츠서울 투어와 인연이 깊은 루키 임선욱은 버디 1개 보기 2개 등 1오버파 73타를 쳐 합계 2오버파 146타로 전날 공동선두였던 이선희,고아라와함께 공동 2위로 뛰어오르는 저력을 과시했다. 반면 전날 공동선두를 달리던 조경희 김보금 정일미 등은 악천후와난코스를 극복하지 못하고 선두권에서 밀려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루키 조경희는 버디 2개를 낚았으나 3번홀(파3) 더블파를 비롯,더블보기 1개,보기 2개를 묶어 합계 4오버파 148타로 공동7위로 물러났다. 또 김보금은 보기만 8개를 기록했고 지난해 상금왕 정일미도 8번홀(파3)에서 더블파를 기록하는 등 버디 없이 트리플보기 1개,더블보기1개,보기 3개 등 8오버파 80타를 쳐 나란히 합계 7오버파 151타를 기록,공동 20위로 쳐졌다. 용인 곽영완기자 kwyoung@
  • 치악산 神林 ‘서낭’

    땅거미가 내려오는 저녁,마을 어귀를 지키고 선 당나무가 무서워 쩔쩔매던 어릴 적 기억이 한 움큼씩 남아있을 것이다. 개발의 발자국에 짓밟혀 그 자취를 찾기조차 힘들게 된 성황당(城隍堂)과 당나무,모골이 송연한 느낌을 안겨줬던 서낭집,여러 나무들을만조백관처럼 거느려 자신의 영험한 기운을 내뿜던 서낭숲. 조선조 오악 가운데 동악으로 대접받던 치악을 왼쪽으로 흘려보내며중앙고속도로 치악휴게소를 지나 내쳐 달리면 신림(神林).그 이름에상서로운 기운이 그득하다.그 길을 여러 차례 지나다닌 이들도 이 땅이름이 성황,혹은 서낭에서 유래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고서 무릎을 친다. 신림나들목에서 직진,주천과 영월로 향하는 지방도로를 버리고 까치의 보은전설로 유명한 상원사에 이르는 길에 들어선다.성남교를 지나쳐 오른쪽에 번듯산 숲 하나가 눈에 들어온다.키 큰 소나무로 에둘러싸인 그 숲은 원형이 잘 보전된 몇 안되는 서낭숲.마을사람들은 당숲이란 명칭에 더 애정을 나타낸다. 철책을 둘러치고 그 위에 나무넝쿨이 우거져 숲은 햇빛 한자락깃들일 여지없이 습하고 어둡다.언뜻 보아 3,000여평,넓게는 4,000평이될 법한 숲에 융단을 깔아놓은 듯 솔이끼밭이 펼쳐져 있다. 널찍한 큰 길이 나있다.어인 일일까.몇년전만 해도 산판차량과 버스등이 지나다녀 숲이 훼손됐었단다.원래 이곳은 윗서낭.성남교 500m아래쪽에는 아랫서낭이 있지만 훼손돼 서낭숲의 본래 기능을 상실했다. 윗서낭쪽은 그런대로 서낭숲의 원형이 보전돼 있다. “사람들이 몰려와 개잡아먹고 난리를 피웠지.사람도 몇 죽고,주민들이 막아달라고 청원해서 우리도 마음대로 출입을 못해.”논에서 피를 뽑던 촌로는 혀를 끌끌 찬다.출입을 막은 덕인지 숲은우거질 대로 우거져있다.숲에 들어서려면 당국의 허가를 받거나 김경진 할아버지(033-763-5421)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서낭신은 토지와 마을을 지켜주는 신.매년 4월초파일과 9월9일 마을사람들이 추렴해 당제를 올린다.제사를 준비하는 집을 도가라 칭하며 금줄을 쳐 잡스런 것들의 접근을 금하고 부부관계도 멀리해 신을 만날 마음을 다스렸다.정성이 각별한 것. 서낭이란 말은 고대 중국 성읍의 수호신인 성지신에서 유래된 것으로 우리나라에 고려때 전해져 조선시대 육조때부터 성황이라 부르게 됐다.그러나 자생적으로 마을 주민들이 가꾸어온 서낭은 관제 성황과는 다른 독특한 아름다움을 지녔다. 당국이 천연기념물 93호로 이곳을 지정한 이유도 다른 곳에서 찾기힘든,온대성 활엽수림의 가치 때문.물봉선과 산괴불주머니 부처풀 등 아름다운 우리 들꽃을 쉬 찾아볼 수 있다. 낭집 오른쪽으로 30m 높이의,상채기 하나 없이 꼿꼿한 전나무가 하늘을 감싸안을 듯 가지를 벌리고 서 있다.보통 서낭숲의 주인은 소나무가 맡는데 이곳은 치악에서 흘러내린 주포천 두갈래가 숲을 휘감아습지에 강한 전나무가 주인 행세를 하고 있다.윗서낭이 남편이고 아랫서낭이 아내요,반대편 음나무 역시 전나무의 아내노릇을 하고 있다니 음양이치의 적용이 ‘장난’아니다. 숲을 나와 500여m를 올라 상원사 가는 길을 버리고 왼편으로 꺾어돌면 한창 전원주택을 짓고 있는 현장이 나온다.아슬아슬한 고개를 넘으면 절골. 비포장도로를 5분동안 참을성 있게오르면 고추밭 옆 비탈길에 소나무 숲이 보이고 가지 사이로 당집 지붕이 보인다.고추밭에서 김매던할머니는 “올 2월에 당집을 새로 단장하고 길도 냈지라”하고 자랑한다. 맑고 찬 개울을 건너면 절골서낭.성황림에 비해 출입이 자유로운 이곳이 어쩌면 서낭숲의 본모습을 더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고 보아도 좋을 것 같다.이곳 역시 절골 바로 위에 있는 3단폭포에서 쏟아져나온 계류가 숲을 휘감고 돌아 습지식물들이 눈에 많이 띈다. 성황림 입구에는 주민들의 플래카드가 나붙어 있다.한 아낙은 “철책을 두른 뒤부터 나무들이 이유없이 죽어나간다”고 탄식한다.그는 덧붙여 “숲이 사람의 온기를 잃었기 때문”이라고 진단한다.서낭숲 출입을 금지한 당국의 조처에 반대해 주민들은 최근 아랫서낭의 바리케이트를 해체하기도 했다. 무조건 사람들의 발길만 차단해 놓았지,숲을 제대로 가꾸려는 노력마저 봉쇄했다는 것이다.생태계가 차단된 것도 마찬가지. 지금도 이곳에는 목발을 짚고 나무의 영험한 기운을 빌어 병을 고치겠다는 이들의 발길이 이어진다고한다.그들이 철책 사이로 당나무를 향해 기도를 올리는 모습을 보며 주민들은 안타까움조차 느낀다고전한다. 당나무는 우주수(cosmos tree)로도 불린다.우주의 호흡을 전했던 이곳 서낭숲이 그 문을 온전히 열어제쳐 우주와 구차한 이곳 세상을 연결할 수 있게 되기를 기원해 보았다. ◆가는 길과 숙박=열차나 고속버스로 원주까지 오면 신림행 시내버스가 1시간마다 다니고 신림에서 상원사입구까지 마을버스가 운행한다. 성황림 근처의 산수민박(033-763-3833)과 한오백년(033-762-8074),절골에 치악산장(033-763-7111)이 깨끗한 편이다. 글·사진 신림 임병선기자 bsnim@
  • 우즈, 골프사 새로 쓴다

    ‘트리플 크라운을 넘어 4연속 메이저 우승에 도전한다’-. 21일 끝난 PGA챔피언십을 2연패,53년 벤 호건 이후 47년만에 한해 3개의 메이저 타이틀을 거푸 거머쥔 타이거 우즈의 다음 목표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모든 메이저 대회에 우승을 위해 출전한다”는 그의 다음 목표는당연히 4연속 메이저타이틀 석권이다.골프에 관한 거의 모든 기록을깨고 있는 그가 아직 아무도 이루지 못한 4연속 메이저타이틀 석권에욕심을 갖지 않는 게 오히려 이상할 정도. 내년 4월 시즌 첫 메이저대회로 치러질 마스터스가 그의 욕심을 채워줄 무대다. 그렇다면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그에게 첫번째 메이저타이틀을 안겨준 대회가 마스터스였다는 게 대답이 될 수 있다.97년 데뷔하던 해에 최연소이자 최다스코어차 등 각종 기록을 양산하며 마스터스 우승컵을 안은 것.아마추어 시절부터 ‘천재’라는 명성을 쌓아온 그는 당시 이 대회 우승으로 프로무대에서도 명성이 이어질 것임을 예고했다. 더구나 마스터스는 매번 코스를 바꿔가며 치러지는 다른 메이저 대회와는 달리 전통적으로 오거스타내셔널GC에서만 열려 편안함 마저느낄 수 있는 곳. 물론 97년 ‘신참’에 불과했던 우즈에게 철저히 농락당한 오거스타의 코스세팅 또한 매년 난이도를 높여나가고 있지만 ‘신의 경지’에오른 그의 기량 앞에 얼마나 효과를 발휘할 지는 미지수다. 전문가들로부터 30세 이전에 잭 니클로스가 세운 메이저대회 최다우승(18승) 기록을 경신할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우즈의 신기록 행진이언제까지 이어질 지,세계 남자골프계의 유일한 관심사다. 곽영완기자
  • [오늘의 눈] 상봉가족수 5명제한 유감

    ‘할아버지,우리도 들어가고 싶어요’ 16일 남북 이산가족 상봉 현장인 서울 광장동 쉐라톤 워커힐 호텔은 반세기 만에 마주한 피붙이들의 기쁨과 회한,눈물로 한껏 젖어 들었다.전날 50년 만의 상봉에 밤잠을 설쳤던 이산가족들은 이날 오전 다시 만나 따로 보낸 세월들을 한꺼풀씩 되짚어갔다. 그러나 이산가족 개별 상봉이 이뤄진 호텔 로비 곳곳에서는 또다른안타까운 장면들이 목격돼 보는 이들의 가슴을 저미게 했다. 부모를 따라온 초등학생 손주 2명은 플래카드를 들고 북에서 내려온 할아버지를 애타게 찾았다.비록 ‘씨’가 다르지만 어머니만은 북에서 내려온 친아들을 만날 수 있도록 해달라며 호텔 로비에서 소동을벌인 그 어머니의 한 뱃속 형제들도 있었다.광주와 남원,수원에서 달려온 김정남씨(45) 형제들은 북측 방문단의 삼촌 정해섭씨의 얼굴이라도 볼까 싶어 온종일 호텔주변을 떠나지 못했다. 남북 당국이 이산가족 교환방문을 추진하면서 상봉가족수를 5명으로제한하면서 빚어진 일들이다. 딱한 사연들은 줄을 이었다.오두남씨(75·여) 일행은 ‘똑똑했던’시동생 김치효씨를 만나러 대구에서 달려와 호텔에 진을 쳤다.최상화씨(56·여)는 큰오빠 상길씨 이름을 종이에 적어 들고 호텔 현관을서성이며 막내인 탓에 상봉대상자 5명에 끼지 못한 안타까움을 달랬다. 이날 북측 방문단이 롯데월드 관람에 나선 길에서도 이처럼 오가다스치는 식의 짧은 상봉이 이어졌다.이들의 안타까운 사연을 보다 못한 몇몇 우리측 안내원들은 제한인원 5명을 넘지 않는 선에서 교대로 이들의 상봉을 주선해 주기도 했다.그러나 많은 이산가족들은 먼발치에서 손 한번 흔드는 것으로 50년 묵은 회한을 달래야 했다.그나마 이번 방문단에 포함되지 않은 나머지 ‘999만9,900명’의 이산가족들은 서성거릴 자리마저 없는 현실에 숨 죽여 울기만 할 뿐이다. 50년 분단의 벽을 넘어 달려왔고,기다렸다.매정하기 그지없는 규정이 목놓아 기뻐해야 할 이산가족들의 가슴을 더욱 깊이 할퀴고 있다. 진경호 정치팀기자.
  • 한국토지신탁 일산 벤처타워 분양

    한국토지신탁이 일산신도시 정발산역 인근에 자리잡은 ‘마이다스벤처타워’(연면적 8,580평,지상 10층∼지하 4층) 오피스텔과 상가를 분양중이다. 경기 북부지역에서는 처음으로 벤처빌딩 지정을 받았으며 평당 분양가는 오피스텔이 340만∼400만원,1층 근린상가는 1,100만원 선이다. 오피스텔의 평당 관리비는 4,000원대로 싸다. 입주업체를 위해 최근 초고속(100Mbps) 정보통신 건물 예비인증(업무용 2등급)을 받아 구내 초고속 통신 인프라가 제공된다.추가 설치비용은 없다. 마이다스 벤처타워는 호수공원과 정발산공원 중앙에 위치,환경이 쾌적하고 일산선 전철 이용이 편리하다. 주변에는 우체국 등기소 세무서 교육청 은행 등 공공업무시설이 밀집해 있다.상권도 본격적으로 성장하고 있다.(031)901-0740
  • [기고] 상업주의·성문란 금지기준 만들자

    현재 우리 사회는 돈,성(性),폭력이 난무하고 있다. 돈의 문제는 자본주의어느 사회에서나 겪고 있는 문제이나,IMF사태 이후 돈이 유일한 생존수단이라는 강박관념이 우리사회를 더욱 병들게 하고 있다.각종 대중매체에선 돈버는 성공사례를 부각시켜 돈에 대한 집착을 강화시키고 있다. 모 연예인 장모의 라스베이가스에서의 횡재 보도를 통해 대중들의 투기심리에 부채질하기도한다. 또한 돈에 대한 집착은 우리사회 모든 부문에서 부정부패를 만연시키고 있다. 성의 신비는 이미 사라진 지 오래이다.급변하는 사회 속에서 성에 대한 가치관의 혼란과 갈등을 겪으면서 원조교제,인터넷 음란사이트와 음란행위 등이 새로운 성문제로 나타나고 있다.‘아름다운 우리의 성’을 외친 구성애씨의 강의는 소리없는 메아리처럼 외롭게 느껴지고 있다. 성에 대한 보다 자극적이고 대담한 행위와 노출을 경쟁적으로 연출하는 각종 매체를 통해 대중들은 이러한 흐름에 무비판적으로 편승하여 따라가고 있으며, 성에 대한 절제는 포기된 상태이다. 폭력은 가정, 학교 및 사회전반에서 일어나고 있다.가정에서는 아동학대와유기,학교에서는 왕따와 구타,국회에서의 힘 겨루기 등 이루 헤아릴 수 없다.힘의 남용인 폭력은 우리사회에 인간학대와 현실도피의 퇴행성 행동을 가져오고 있다.그 결과 인간존중이라는 단어는 구호성의 죽은 단어와 같이 느껴지고 있다. 이런 돈,성,폭력의 문란은 서로 한데 어우러져 더욱 사회를 혼탁하게 만들고 있다.사기와 속임수는 같은 동포인 조선족을 울리는 수준이고,집단이기주의로 추호의 양보와 이해를 찾아볼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도덕성은 파괴되었으며 개인은 고립과 위축으로 사회적 관계는 존재의 위협을 느끼고 있다.폭력으로 인한 인간학대와 현실도피적 행동은 우리사회를 병들게 하고 있다. 이에 대한 사회적 대응이 약하다.돈과 성,폭력의 문란에 대한 사회적 반응은 무감각할 뿐 적절한 대응을 못하고 있다. 돈,성,폭력에 대해 규범적으로는 비판하면서도 대다수의 국민은 암묵적으로이러한 행위를 수용하고 있다.왜 우리사회는 이 지경이 되었나? 돈,성,힘은모든 사람이 본능적으로원하는 것이고 사회적으로 필요한 요소이다.사회에는 이 세가지 요소가 잘 사용되도록 하는 기제가 있어야 하는 반면 또 절대로 허용하지 않는 금기기준이 분명해야 한다.이의 사용이 사회적 허용기준을어겼을 땐 엄히 다스리는 제도가 있어야 사회가 유지된다. 사회는 규범과 금기기준을 명확히 하여야 한다.예를 들어 선진외국의 약물남용자 치료기관에서는 약물남용자의 실수나 잘못된 행동을 이해하고 다시기회를 주며 도와주지만,돈을 이용해 문제를 일으켰거나 동료간 또는 상급자와 성 관계를 갖거나 폭력을 사용하였을 경우에는 기관으로부터 떠나는 규율을 엄격히 지키고 있다. 사회에는 실수를 허용하는 부문도 있어야 하지만,절대 허용하지 못하는 금기부문도 있어 이를 위반했을 때는 반드시 처벌해야 사회질서가 유지된다.최근 정부와 사회단체가 우리사회에 범람하고 있는 상업주의, 성문란, 폭력에대한 전면 대응에 나서고 있다.이때 우리가 노력해야 하는 것은 건전문화 육성을 위한 역할과 책임,적극적인 사회참여 등의 문화적 규범 형성에도 당연히 노력하여야 하지만,상업주의,성,폭력이 넘어선 안될 기준을 명확히 설정하고 인식시켜야 하며,이 기준을 위반하였을 때 엄히 다스리는 사회적 제재의 틀을 만들어야 한다. 김성이 이화여대 사회복지대학원장
  • [대한광장] 日 우익 또 교과서 왜곡

    일본의 우익 국수주의 세력이 추진해온 ‘역사교과서에서 일본의 아시아침략사를 정당화하려는 시도’가 성공 단계에 이른 모양이다.보도에 의하면 일본의 아시아 침략을 정당화한 역사교과서가 문부성 검정에 통과돼 2002년 새 학기부터 사용될 전망이라고 한다.일본의 침략 패전국인 아시아 각 나라들은 일찍부터 일본 수구세력의 역사교과서 왜곡에 대해 반대해 왔다.여기서다시 그 이유를 살펴보자. 1980년 대일관계에서 가장 뜨거운 쟁점으로 부각된 것은 일본 문부성 자체가 유도한 역사교과서 왜곡 시도였다.이에 대해 한국과 중국 등 당사국이 항의한 것은 말할 나위 없다.여기서 남의 나라 교과서 내용에 대해 왜곡을 문제삼은 이유는 무엇인가? 첫째,일제 침략의 피해 당사국으로서 침략사실을 정당화나 합리화하는 것을 가만 두고 볼 수 없다.일제의 침략적 정신구조를 그대로 놓아 둔다면 그 해독이 식민주의·군국주의·인종차별주의·패권주의 나아가 침략 만행에 대한 도덕적 불감증과 반인륜성 방임으로 자리잡아 새로운 악과 불행을 가져올수 있기때문이다. 일본 우익은 왜 그토록 침략을 정당화하는 역사왜곡을 시도해 왔는가? 이점을 있는 그대로 폭로해야 한다.근대화 과정에서 일본은 서양제국의 식민주의 정책을 모방 추종했지만 한편으로 일본의 독자적 정신과 방략으로 황국사관(皇國史觀)을 날조했다.황국사관이란 일본왕은 태양신의 자손이고 일본은이 신이 다스리는 세계의 중심 지배국이라는 내용으로,터무니없이 무지한 신화의 날조다.이 신화는 국가종교로 자리잡아 일본인을 하나로 묶어 전쟁을해왔다.나카소네가 총리 재임시에 호국영령을 합사했다는 군국주의 정신의성역인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한 것은 황국사관을 공식으로 인정하고 선양하는 의식이었다.현 총리 모리가 일본은 “천황(왕)중심의 신의 나라”라고 한것은 그러한 정신적 맥락을 공공연히 피력한 것이다. 지금 문제가 된 역사교과서는 일제침략이 아시아를 서양 제국주의에서 해방시키는 전쟁이었으며,일본군의 만행은 전쟁에서 으레 뒤따르는 부작용 정도로 자기 정당화를 공연히 한다.잘못된 것이 있다면 패전한 것이라는 논리다. 일본은 동일한 전쟁국가였던 독일과 왜 그토록 다른가? 여기에는 황국사관과 신권천황제(神權天皇制)의 신화가 있다.신의 자손이고 그 자체가 신이기도 한 천황(왕)의 명령으로 전쟁을 했기 때문에 전쟁의 침략성과 범죄성을사죄하면 신을 부정하는 결과가 된다.더구나 패전후 전범재판에서조차 왕은면책을 해줬기 때문에 이 논리는 그럴 듯하게 먹힌다.사람이 아닌 신으로서절대 불가류(不可謬)의 신화를 고집하는 신앙과 사고방식이 일본 사람의 머리 속에 있는 한 침략을 마음으로부터 사죄할 수 없게 돼 있다. 어느 나라이건 원시 고대에는 왕을 신이나 신의 자손 등으로 맹종했다.그러한 정치신화의 시대는 서양에서는 시민혁명에서,왕권신수설의 타파로 청산됐다.그런데 일본의 1868년 명치유신이란 왕정복고는 왕 중심의 권력정비였고명치헌법의 1·4조는 신권주의 천황주권으로 왕을 절대화한 정치종교의 국가체제를 갖추게 했다.일본제국은 바로 제정(祭政)일치의 사이비 근대국가였던 것이다. 그런 일본제국이 2차대전에 패전함으로써 천황 신권주의는 ‘상징천황제’로 대체된 듯했다.그렇지만 일본인의 의식구조에 담긴 노예근성의 정치신앙은 뿌리뽑히지 않았다.일본의 지배세력은 바로 그 정치종교를 이용해 오고있다.민주와 평화의 가치관으로 정치적 리더십을 이끌어갈 능력도 없고 여건도 되지 못하기 때문이다.패전후 냉전시대로 접어들면서 우익은 일본적 정신,동양정신이란 간판으로 위장한 봉건적 종속관계의 윤리를 그대로 이끌어갔다.사회에서 ‘오야붕-꼬붕’관계,기업과 경영에서 가족주의 경영체제,정치에서 의리와 연고를 따지는 인간관계로 구시대의 봉건윤리를 교묘하게 유지해 오고 있다.그런 정신구조는 일본인이나 이웃나라 사람을 불행하게 한다. 역사 왜곡은 바로 역사를 통해 노예정신을 정당화하는 것이다.이같은 정신적 독약이 이웃의 평화와 공존에 치명타를 가하는 화약이 되는 것은 시간문제다.결코 남의 일이 아니다.
  • [유형준의 건강교실] 病 이야기

    누구든지 건강할 적보다 더럭 병이라도 들어섰을 때에 그 소중함을 보다 진득하게 느낀다.그러나 일생 내내 건강하기가 쉬운가.‘행복은 변하지 않았으면 하고 바라는 그 순간’이라고 이른 것처럼 어디 순간이 아닌 것이 있는가.행복도 겪어보고 불행도 당하듯이 가끔 병으로 몸져누워 지난 일도 되새겨보는 것이 범상한 삶이다. 그러한 까닭인지 김동인은 ‘병이라는 것은 아름다운 꿈이외다.아편과 같고공상과 같은 즐거운 환각이외다.그런 즐거움을 맛보지 못한 사람은 불행하고가련한 사람이리다’라고 적고 있고,어느 시인은‘병은 잊을만하면 찾아주는벗’이라고 슬쩍 반색을 하기도 한다. 더구나 병이 하나 있어서 더 건강에 남달리 조심하여 더 오래 산다는 의미의 ‘일병장수’란 말도 있다.그러고 보니 전에 미국의 한 생명보험회사에서발표한 통계 결과가 생각난다.병의 있고 없음과 무관하게 수명의 길이만 따져보면 뚱뚱한 사람이 안 그런 사람보다 더 오래 산다는 내용이다.비만하다는 자체가 엄연한 병적 소질임에도 불구하고 더 장수한다는 것이다.예술가들이 소재나 주제로 자주 다루는 병은 정치나 사교에서도 절대 필요한 존재이다.즐겨 마시던 술을 마다하거나,어색한 모임을 잠깐 비켜 가게 하는데 뛰어난 핑계가 되기도 하기 때문이다.이처럼 여러 분야에서 두루 역할을 하는 병은 나름대로 나이를 가지고 있다.몇 시간 며칠 이내에 결판이 나는 급성 질환에서부터 두고두고 끌어가는 만성병 등이 그것이다. 현재는 만성병이라면 단순히 고치기 힘들고 귀찮은 것이라는 의미로만 이해하고 있지만,만성병이란 말은 어원적으로는 ‘세상의 대부분의 병은 세월이흐르면 저절로 해결된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는 용어이다.바꾸어 말하면 자나깨나 병을 피해 다니며 한평생을 병만 생각하면서 살수는 없는 일이니 서두르지 말고 무리하지 않으며,설령 병이 들어왔다고 해도 허겁지겁 서둘러그릇 덧나게 하지말고 차근차근 다스리라는 도리를 일러주는 게 아닌가 여긴다.기실,진정한 건강은 병이 있고 없음보다는 오히려 튼튼하고 서두르지 않는 심신의 자세에 있는 것이다. 유형준 한림대의대 부속 / 한강성심병원·내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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