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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 / 스트레스를 넘어 건강한 삶 가꾸기

    이종목·이계윤·김광운 공저 학지사 펴냄 ‘스트레스를 잘 다스려야 무병장수한다.’ 말은 쉬워도 실천하기는 어려운 생활 명제다.‘스트레스를 넘어 건강한 삶 가꾸기’(이종목·이계윤·김광운 공저,학지사 펴냄)는 건강과 스트레스에 관해 ‘A’부터 ‘Z’까지를 속속들이 설명해주는 건강 길라잡이 책이다.3명의 저자들이 심리학·체육교육학·사회복지학과 교수로 각각 강단에 서고 있는 전문가라는 점도 책을 더욱 미덥게 만든다. 책은 1,2부로 나뉘어져 있다.1부에서는 선천적으로 타고난 인체 내부환경 시스템에 대해,2부에서는 후천적인 심리·사회적인 특질에 대해 상세히 다루고 있다.스트레스의 정체는 물론,그것이 생물학적 내부환경에 어떻게 작용해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지,그 과정에서 어떤 사회·심리적 변인이 간여하는 지를 두루 짚었다.현대인의 스트레스원(源)이 16만 3342가지나 된다고 책은 진단했다.나의 스트레스 수준은 어느 정도일까.책을 읽으며 자가진단해보는 것도 유용할 듯싶다.1만 2000원. 황수정기자
  • [나의 건강보감]지은희 장관의 放下次序

    암울했던 80년대.당시 대학 운동권과 교수,재야 인사를 중심으로 ‘또 다른 운동’이 조용히 전파되고 있었다.밤낮을 수사기관의 추적과 감시에 쫓기며 암약해야 했던 이들에게 건강을 돌보는 운동은 사치거나 방종이었다.당시 분위기가 그랬다.이런 그들에게 전해진 이 운동은 숨구멍이 확 트이는 구원이었다.딱히 누구의 지도가 필요한 것도 아니고 장소나 시간에도 구애받지 않았다.표나게 몸을 움직일 일도 없고,그렇다고 복식이나 규칙이 정해진 것도 아닌 이 운동을 그들은 ‘마음 공부’라고 했다.바로 차서(次序) 수련을 일컫는 말이다. ●정신을 원래 자리로 돌려놓는 공부 오랫동안 재야 여성운동가로 일하다 참여정부 들어 입각한 지은희(57) 여성부 장관도 그 즈음 차서수련을 구원으로 여기고 수용한 사람이다.그는 이 운동을 방하차서(放下次序)라고 부른다.곁가지 차서수련법과 구별하는 방법이다.“건강법이면서 사회 변혁운동이기도 한데,간단하게 말하면 스스로 마음을 다스려 몸과 마음의 건강을 도모하는 수련법이지요.방하차서도 ‘마음과 정신을 순서에 따라 원래의 자리로 되돌려 놓는다.’는 뜻이잖아요?” 지 장관이 방하차서에 관심을 가진 것은 지난 90년.스트레스가 지나쳐 예부터 ‘며느리병’으로 불리는 갑상선 기능항진증이 왔다.부쩍부쩍 살이 빠지고 흠칫 놀라기 일쑤였다.“양의(洋醫)의 한계를 느꼈어요.대학병원엘 가도 대증처방 밖에 다른 치료법이 없는 거에요.원인도 찾지 못했구요.그때 같이 여성운동하는 친구한테서 권유를 받고 시작하게 됐어요.” “‘나’는 몸과 마음의 결합체이자 또다른 ‘나’와의 소통체인데,안팎의 모든 관계에서 이 소통이 막히면 균형이 깨지면서 병도 생기고,불화도 빚어져요.그런 점에서 ‘스스로 몸과 마음을 다스리고 나아가 세계와의 관계를 바로 세운다.’는 이 마음 공부가 지금 생각해도 나를 이렇게 바꿔놓으리라곤 생각 못했지요.물론 신병도 씻은 듯 나았구요.” 시종 낮은 목소리로 말했지만 논리의 틀은 정연했다.한창 사회운동에 열정을 쏟을 때 그는 대개의 투사들이 그랬듯 열혈했고,또 원래 성격도 급한 편이었다.“사회적 한계 상황에서운동을 하다보면 마음이 격해지고 자주 흥분해 간을 해친 사람이 많아요.나도 그랬어요.사고는 경직되고 포용력은 줄고… 이걸 바로잡지 않으면 지고지선한 운동은 커녕 되레 안좋은 결과를 부를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래서 그는 작정하고 마음 공부에 몰두했다.‘어떻든 운동의 목표에 빨리 도달해야 한다.’는 조급증도 버렸다.“운동의 지향점은 바른 것이지만 방법으로 취하는 행위패턴이 편벽할 수 있다는 깨달음이 오더라구요.” 지금도 매일 20∼30분씩 마음 공부로 마음을 정리하는가 하면 한달에 한번씩은 사당동의 ‘공부하는 곳’을 찾아 예닐곱시간씩 심안으로 마음 속 세상을 들여다 보는 삼매경에 빠지곤 한다.시작땐 혼자였지만 지금은 남편과 딸도 나서 앉은 자리에서 24시간을 채우는 일도 거뜬하다.보통은 ‘3시간 공부,10분 몸풀기’를 반복한다.“이 공부는 철저하게 혼자 하는 거에요.처음에 스승이 딱 한가지를 도와줘요.‘격론(格論)’이라고 하는데,편벽되고 경직된 마음을 가진 사람이 무작정 수련을 하기 어려워 본래의 마음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잡아주는 거에요.그후로는 누구도 지도해 주거나 이끌지 않아요.그래서 처음 시작할 땐 어려워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일단 공부의 ‘경이’를 체험하면 그땐 안하기가 어렵죠.” ●한달에 한번 6~7시간씩 삼매경에 “14년쯤 수련해 이제야 겨우 내 마음 다스릴 정도”라며 자신을 낮췄지만 그의 몰입이 놀라웠고 경지는 더욱 높아보였다.마음공부하는 사람들에게 짐이 된다며 한사코 손사래를 쳤지만 어거지로 방하차서의 실체를 이해할 수 있는 그의 체험세계를 엿보기로 했다.“한창 수련의 묘미에 빠져 있을 때 얘기에요.마음공부로 24시간을 꼬박 채우고 난 뒤였는데,팔뚝의 피부가 말갛게 변해 있는 거에요.그러면서 피부 밑 지방층이 녹은 것처럼 결지어 움직이더라구요.남편도 같이 있었는데,무척 놀랐어요.” 겸양에도 불구하고 그의 내공이 수준급임은 어렵잖게 알 수 있었다.“가부좌 자세로 앉아 몸의 특정 부위에 에너지를 집중시키는 것을 단원(丹元)이라고 하는데,문제가 있는 곳에서는 격한 통증이 느껴지곤 해요.그렇게 문제가 있는 곳을 찾아내 다스리면서 약을 모르고 살게 됐는데,문제는 일상 생활 속에서 평정을 잃지 않는 거죠.지금도 격분하거나 하면 공부하기가 여간 힘들지 않아요.”의아했지만,그는 자신의 몸에서 생성된 에너지가 온 몸 곳곳에 미치도록 강제할 수 있으며,취약한 경락에 에너지를 집중시켜 병을 다스릴 수도 있다고 했다. ●취약한 경락 찾아 병 다스리기도 그러면서 그는 방하차서의 또다른 장점으로 ‘개인’을 넘어선 ‘공리성(公利性)’을 들었다. “지금도 이 공부에 몰두하는 많은 사람들이 바로 된 ‘세상만들기’에 나서고 있거니와 그들더러 자신을 넘어 집단과 사회의 건강까지 생각하게 하는 운동이라는 점이 좋아요.모두가 마음 공부로 얻은 에너지를 세상을 위해 쏟아부어야 한다는 자각과 고민을 갖고 있는 거죠.” “사회를 변혁시키고자 하는 운동이 드러나는 운동이라면,마음공부는 그 운동의 토대를 이루는 드러나지 않는 힘”이라는 그는 누구든 마음만 잡을 수 있으면 따로 건강을 생각하지 않아도 된다고 믿는다.“책에 나오는 말이 아니라 제 체험의 결과입니다.” 신념이 사람을 강인하게 하고,도전이 사람을 키운 탓일까.150㎝의 키에 몸무게라야 고작 48∼49㎏의 작은 체격이지만 그가 결코 약하거나 작아보이지 않았다. 글 심재억기자 jeshim@ 사진 이종원기자 jongwon@ ■지은희 장관의 '방하차서' 수련법 지은희 장관이 여성운동에 투신해 얻은 별명은 ‘끝없는 낙관주의자’.그의 본디 모습이라기 보다 매사를 낙관적,긍정적으로 이해하려는 노력을 담았다고 보는 것이 옳다. 그러나 그런 낙관적 태도가 항상 보여지는 모습은 아니다.사회와 여성운동의 현실 때문에 마음이 격해지거나 분노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이어졌고,그런 심상을 다스려야 한다며 시작한 건강법이 차서수련이다. 차서수련은 따로 시간과 장소를 정하지 않아도 가능한 수련법이다.언제든 마음이 평정을 잃거나 몸에 이상이 있다고 여겨지면 기꺼이 노력을 보탠다. 그곳이 집이든,집무실이든 편하게 가부좌하고 앉거나 그도 마땅치 않으면 선 자리에서도 20분 정도면 간단한 동작 몇가지는 해낼 수 있다. 편한 자세에서 명상하듯 자신의 내면으로 침잠해 들어가기 때문에 주변 사람들도 전혀 번거로움을 느끼지 못한다. 이 수련으로 갑상선 기능항진증에서 벗어났다는 지 장관은 “수련을 통해 무척 건강한 생활을 하고 있다.”고 소개하고 “한달에 한번씩 마음공부를 하고 나면 들뜬 목소리가 가라앉고,평소같으면 틀림없이 화를 낼 일도 웃음으로 감당할 수 있을 만큼 가슴이 트이는 게 매력”이라고 했다. 술,담배와는 담을 쌓았고,기호식품도 하루에 커피 두세잔이 고작인 검박한 습성에 “나이 들면서는 식성도 채식이 좋더라.”는 그는 “종교나 취향을 넘어서 많은 사람들이 차서수련으로 심신의 건강을 지켜간다면 우리 사회의 표정이 달라질 것임을 확신한다.”고 했다. 계명대 사학과 이윤갑 교수는 “건강한 개인이 모여 건강한 사회를 이루고 이런 토대가 결국은 사회의 변혁을 이끄는 추동력으로 작용한다는 점에서 방하차서는 매우 유용한 수련법”이라며 “개인의 삶도 살펴보면 사회와 연결된 부분이 많기 때문에 개인과 집단,사회의 건강을 함께 도모하자는,이를테면 개인과 사회의 병리에 대한 통합적 접근이자 건강법”이라고 설명했다. 심재억 기자
  • 과식·체했을때/한두끼 굶거나 무국 먹으면 효과

    한가위에는 오랜만에 만난 친지와 친구들 때문에 과식하기 십상이다.병원이나 약국도 문을 닫기 일쑤다.체한 느낌이 들어 속이 메슥거릴 때 토하는 게 상책.입 안에 손가락을 넣거나 더운 소금물을 마시고 토해 버리면 시원해지면서 위통이 멈춘다.토하는 게 싫어 억지로 약을 먹거나 손가락을 따면 위와 장이 고생한다.한 두끼를 굶는 것도 좋다.찹쌀죽과 무국은 체했을 때 도움이 되는 음식이다. 닭고기에 체했으면 복숭아(통조림도 괜찮다.),돼지고기에는 새우젓,쇠고기엔 살구씨,생선이나 면류에는 무씨로 다스리는 것이 좋다.술에 체했으면 사과와 파를 넣고 끓여 마시는 것이 괜찮고,상한 음식에 체했다면 무와 배를 갈아 그 즙을 마시는 것이 좋다. ●손가락 따주고 지압하기 등과 어깨를 잘 만지고 살살 두드린 다음 팔을 주물러 내려오고 손은 전체적으로 힘주어 만진다. 엄지 마디를 실로 감고 바늘 끝을 알코올이나 라이터로 소독한 다음 손가락 끝 세군데를 피가 나도록 찌른다. 감았던 실을 풀고 손가락을 눌러 피를 짜 준 다음 반대편 엄지도 딴다.엄지발톱의 반달무늬끝 3㎜ 지점의 은백혈을 바늘로 찔러 2㏄ 정도 피를 빼면 좋아지기도 한다. ●마사지 배와 몸을 따뜻하게 해준 다음 양 손바닥을 비벼 따뜻해지면 배,척추,합곡(첫째 손가락과 둘째 손가락 사이의 두툼한 부위),무릎 순으로 마사지를 한다. 배-등을 따뜻한 곳에 대고 양 손바닥을 비벼 따뜻한 손으로 시계방향으로 5분간 문지른다. 척추-엄지손가락과 둘째 손가락을 마주하고 체한 사람의 척추뼈 좌우로 2∼3㎝ 바깥쪽 피부를 잡아 비벼준다.꼬리뼈 주변에서 목 바로 아래까지 피부가 발그레지고 촉축해질 정도로 하면 된다. 합곡-양쪽 합곡을 번갈아가며 마사지하듯 10∼15분 주물러 준다. 무릎-무릎 아래뼈와 바깥쪽으로 비스듬히 위치한 뼈 사이인 족삼리점을 3∼4회 누르고 무릎 위도 누른다.
  • [21세기 한국을 읽는다]방민호 교수가 만난 문학지성(8) 신경림-새로운 국가 독점과 민중의 위상

    “내 볼에 와 닿던 네 입술의 뜨거움 사랑한다고 사랑한다고 속삭이던 네 숨결 돌아서는 내 등뒤에 터지던 네 울음. 가난하다고 해서 왜 모르겠는가 가난하기 때문에 이것들을 이 모든 것들을 버려야 한다는 것을.” (‘가난한 사랑 노래’ 중에서) 세상에는 높아서 높은 사람만 있는 게 아니라 낮아서 높은 사람도 있다.아니 이렇게 낮아서 높은 사람이 정말로 높은 사람이다.키도 작고 얼굴에는 굵은 주름,잔주름 골이 패어 뙤약볕 쐬며 이 장 저 장 돌아다니는 나이든 장꾼처럼 보이는 신경림 시인.그러나 그는 스스로 높이지 않는데도 가장 높은 시인의 한 사람이다.이런 일도 세상의 묘한 이치 가운데 하나일 것이다. 신경림 선생은 정릉의 한 아파트에 홀로 산다.혼자 지내시기 적적하지 않으시냐고 했더니 워낙 습관이 되어 괜찮다고 하신다. 손자가 가끔 놀러 온다는데 말씀하시는 것을 보니 여간 귀여워하지 않으시는가 보다. 한 마디를 해도 속에 있는 마음이 다 보이는 것처럼 투명하게 하시기 때문에 사실은 그 안에 더 많은 것이 있는 줄 잠시 잊을때가 많다. “선생님 여름이 다 지나갔네요.어떻게 지내셨습니까?” “금년이 덜 더웠던 것 같아요.비가 많이 오고.그래도 여름이라고 섬에도 한번 갔다 오고 시골도 며칠 걸려서 갔다 왔어요.” “어디로……?” “전라도로 해서 경상도,강원도,충청도로 돌아왔지.버스 타고 다니는 재미로 한바퀴 빙 돌았어요.아무도 안 만나고 혼자 다녔어요.” ●겉으론 소탈…속으론 깔끔 나는 선생의 서재를 다시 한번 둘러본다.책이 많은데 참 정갈하게 정리되어 있다.선생은 이사온 지 1년 반쯤 되었다며 다른 사람 많이 주고 꼭 필요한 것만 들고 왔는데 그래도 찾기 힘들다고 하신다.역시 겉으로 소탈하고 속으로 깔끔한 분이다. “얼마 전에 내신 ‘신경림의 시인을 찾아서’가 MBC의 ‘느낌표’ 도서로 선정되면서 사람들이 무척 관심을 가졌던 모양인데요.시는 많이 쓰시는지요?” “가능하면 시 이외의 글은 안 쓰고 시만 쓰고 싶어요.시를 쓸 시간도 그렇게 많이 남지 않았으니까.” “시집은 언제쯤?” “당장은 못 내지만 내년에 전집을 낼 계획을 세우고있어요.” 나는 인터넷에 들어가 보니 선생께서 펴내신 책도 많더라고 했는데,선생께서는 인터넷 정보가 엉터리가 많더라고 하신다.당신이 직접 내신 책은 스무 권 정도라나.그러나 나는 선생의 취향이 겉보기 이미지와는 달리 매우 지적이라고 생각해 왔던 터다.예를 들어 요즘 인구에 회자하는 작가 황석영씨의 ‘삼국지’ 이야기가 나오자 선생은 우리나라에 번역된 삼국지 판본들을 비교하면서 내심 다 평가를 하고 있지만 표현은 안 하시려는 태도다. 나는 선생께 드릴 짓궂은 질문을 준비해온 참이다.나는 웃으면서 말씀을 드렸다. “대통령 선거가 되면 후보들에게 보통 사람들은 어떻게 사는지 그런 거 물어보잖아요? 시내버스 요금은 얼마고,전철은 얼마고,물어보지 않습니까? 저도 선생님께…” “시내버스는 700원이고 전철도 700원이지? 나이 먹으면 공짜로 타는데 나는 돈 내고 타요.카드 사가지고서.나까지 그럴 거 없지 않으냐는 생각 때문에.이번에 돌아다녀보니까 참 문제가 많아요.지방(시골)에 가보니까 한 70%가 결손가정이에요.부모 중에 하나가 없거나 부모가 둘 다 없어서 할머니 밑에서 크거나.굉장한 사회문제였어요.돈벌이가 없으니까 서울에 나가는데 서울에서 돈벌이 하다 보면 안 돌아와요.그러다 보면 아녀자들도 남편 따라서 도시로 나가는 거죠.아이들만 남아서 할머니 밑에서 크고.가난이 아직도 문제라는 거지.빈부격차가 엄청나게 심해서,과장된 표현을 하면 이러다가 우리도 남미나 필리핀처럼 사회의 깊은 갈등으로 굳어지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들더군요.IMF사태 이후로 더 심해지는 것 같아요.” ●없는 사람들 편에서 생각하는게 문학 “선생님 책이 많이 팔리는데요.그런 선생님께 서민들이나 민중의 삶에 관해서 여쭤보는 것이 아직도 유효한지 모르겠습니다.” “없이 사는 사람들 편에서 생각하는 것이 문학이 아닌가 생각해요.잘 살고 돈 많은 사람들 편에서 생각하는 게 문학이 아니라.문학이라는 것은 본질적으로 가난한 사람들,피해자일 수도 있고,소외 계층일 수도 있고,그런 사람들과 생각을 함께 할 때 문학이 정말로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얻을 수 있는 게 아닌가생각해요.또 어떤 면에서는 삶의 진실을 추구하는 문학,그런 게 위대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감상벽이 있는 나는 이 대목에서 잠깐 숙연해졌다.짓궂은 질문으로 대화를 주제와 다르게 즐겁게 끌어나가려고 생각했건만 선생의 한 마디,문학은 없이 사는 사람들 편에서 생각하는 것이라는 말씀에 그만 다 잊어버린 듯했던,지나간 시대가 생각났던 것이다.요즘은 문학하는 마당에서 이런 말씀 듣기가 얼마나 어렵던가.‘삼국지’도 좋지만 문학이 문학하는 사람들만의 놀이가 되는 것은 아닌가 우려할 만한 때인 것이다. “지금도 서민이라든지 민중이라는 개념이 유효하다고 보시는지요?” “글쎄,옛날 같은 개념으로 똑같이 취급해서 서민이나 민중이라고 하면 안 되겠지요.그러나 오늘날에도 틀림없이 소외된 사람들이 많고 어떻게 보면 점점 더 이 빈부격차가 굳어지면서 옛날 같은 신분 상승은 더 힘든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이 체제로부터 보호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지금도 민중이라고 봅니다.” ●전지구화는 ‘빈익빈 부익부’ 조장 “저는 이런 생각을 해보았습니다.이 세계가 자유롭게 통행하고 있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다 구획이 되어서 계층이 다른 사람들끼리는 서로 잘 만나지도 않고 살아가는 것은 아닌가 하는…. 오히려 그런 기제가 더 정교하게 발달해 가고 있다는.” “지금 전지구화라고 하지만 전지구화라는 것이 정말로 가난한 사람은 더 가난하게 만들고 돈 많은 사람은 더 돈 많게 만들고 힘 있는 사람은 더 힘 있게 만드는 거죠.미국이라는 나라는 더 거대해지고 약한 나라들은 더 조그맣게 되고.신자유주의라는 것은 문제가 있어요.” “얼마 전만 해도 자살자가 속출하는 것을 보았습니다.살기 어려운 사람들이 많다는 간접 증거가 아닐까 합니다만.그래도 뭔가 삶의 태도 같은 것에도 문제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생명을 너무 가볍게 생각하는 것 같아요.우리나라의 경우 사람들이 뭘 너무 급하게 하려고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빨리 모든 걸 다 하려고 하지요.천천히 하려는 생각을 잘 안 해요.전지구화가 되어서 세계가 하나로 통합되죠.그런 엄청난 경쟁사회 속에서 느리게 사는 것,천천히 사는 것의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겨봐야 될 것 같아요.그런 것이 적어도 아름답게 사는 것이라는 인식 같은 걸 환기할 필요가 있어요.천천히 살고,낮게 보면서 살고,마주보면서 살고,그래야 되죠.요즘 다들 목소리 높여 사는 것도 너무 급하게 살기 때문에 그래요.이거 아니면 다 죽는다고 생각하는 것이 문제죠.” “신문이나 방송에서 워낙 큰 돈이 문제가 되다 보니 가치관의 혼란도 심한 것 같습니다.” “지금 한국사회에서 진실하고 성실하게 살아라,이렇게 말하면 너 바보 돼라 하는 소리로 알아듣는다고 해요.성실하고 정직하게 사는 것이 언젠가는 가장 잘 사는 것으로 통해야 하는데 뭔가 잘못된 거지요.그러나 세상이 불합리한 것은 그것대로 고쳐나가면서도 성실하고 정직하게 살면 잘 될 거라는 인식이 중요하게 여겨져야 합니다.부패해서 불안한 마음으로 사는 것보다는 돈 많이 못 벌어도 늙어서까지 편하게 사는 게 좋지 않겠어요? 모든 전직 대통령이 다 발을 못 뻗고 자지 않아요? 긍정적으로 보면 이런 상황을 과도기라고 보는 사람도 있습니다.이런 과정을 겪고 나서 투명하고 깨끗한 사회로 가야지요.” “뭔가 다르게 사는 사람 이야기도 듣고 싶습니다.” “사실은 많이 있습니다.남들이 생각하지 않고 돌보지 않는 농사에 매달려 열심히 일하는 사람도 있고.내 주변에도 상당히 높은 공직에 있다가 나와서 사업을 했는데 그 재산을 다 나눠주는 사람이 있어요.그런 사람들 보면 또 우리 사회가 그렇게 잘못됐다 하는 생각은 안 하게 되죠.아직 사람들이 이웃을 생각하고 하는 걸 많이 봐요.” ●시민운동도 스스로 실천할 수 있는 일 주장해야 선생은 날카롭게 보시면서도 중용적인 데가 있다.말씀을 이어 요즘의 상황에 대해서도 옛날처럼 노동자는 선,기업가는 악이라는 식으로만 보아서는 안 된다면서,특히 대기업 노동자들은 자기 목소리만 높여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을 밝히신다. 또한 시민운동도 큰 목소리만 낼 게 아니라 자기 스스로 실천할 수 있는 일을 주장하는 데 신경을 써야 한다는 것이다. 러나 선생은 기본적으로 낙관적이다.젊은 날에 못 가본해외여행을 요즘에 다녀보면 우리나라만큼 사는 나라도 드물고 이렇게 안심하고 돌아다닐 수 있는 나라도 많지 않단다.그런 선생께 나는 요즘 같은 세상에서 시(詩)가 살아갈 수 있다고 보시느냐는 우문(愚問)을 던진다. “시를 읽는 것이 삶의 전부가 될 수는 없겠지만 시는 우리의 정신을 더욱 풍요롭게 해주지요.또 우리나라는 아직도 갈등이 심하니까 시의 역할이 아직도 있다고 봐야겠어요.” 말씀을 마치시는데 도스토예프스키 전집이 눈에 들어왔다.여쭈어 보니,나이가 들어가면서 옛날에 읽어봤던 감동적인 책들,읽고 싶었는데 다 못 읽은 책들을 읽으려고 하신단다.나는 잔주름 맺힌 선생의 두 눈이 오래 저렇게 맑게 빛나기를 속으로 빌었다. 문학평론가·국민대교수 방교수가 본 시인 신경림 ●가장 낮춰서 가장 높은… 내가 재직하는 곳이 정릉동에 있는데 새삼스럽게 생각나는 것이 신경림 선생이 바로 정릉동에 사신다는 것이었다.친근하고도 단단한 말씀으로 집으로 오라신다.선생은 그렇게 소박하실 수가 없는데 정작 집을 찾아 들어가니 웬걸,선생 서재에 책이 너무나 정갈하게 꽂혀 있어 놀랐다.그런데도 선생의 연륜을 보여줄 만한 오래된 책은 정작 많지 않아서 궁금해 했더니,옛날에 군사정권 때 세 번씩이나 가택 수색을 당하고 좋은 책을 다 뺏기고 나서는 정나미가 떨어져서 새로 모으질 않으셨단다.그러고도 생겨나는 좋은 책들이나 서화들은 취미가 없어서 남들 다 주어버렸다고 하시는데,선생께서 무욕(無慾)하시다는 것은 알았지만 또 새삼스럽다. 작년인가 선생께서 내게 당신이 쓰신 ‘신경림의 시인을 찾아서’를 보내주시면서 “방 선생,꼭 읽어 보시오.”라고 쓴 것이 우스우면서도 어렵게 느껴져 안 읽을 수 없었는데,늘 선생은 가장 낮아서 가장 높은 어른이다.인터뷰 마치고 선생께서 젊은 사람들 왔으니 고기라도 사주겠다고,어디 맛있는 고깃집 보아둔 데가 있으시다고,어딘가로 끌고 가서는 우리를 자꾸 먹이신다.덕분에 취재에 동행했던 시골 태생의 자취생인 작가 김신우씨가 배가 불렀다. ●사색으로 다스린 곡절 많은 삶 신경림은 길의 시인이다.한국을 대표하는 몇 사람의 시인 가운데 한 사람이다.1936년 충청북도 중원 출생,동국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했다.초등학교 교사,출판사 직원 등 젊은 시절은 세상을 널리 익히기 위한 나날이었다.그가 나루터에서,장터에서,산 위에서 한 말들은 다 시가 되었다.시집 ‘농무’(1973)로 세상에 널리 알려졌지만 그는 세상을 낮게 살아오면서 많은 주옥 같은 시집과 산문집을 냈고 ‘민요기행’(1985),‘신경림의 시인을 찾아서’(1998) 등 사람들에게 공감과 배울 것을 주는 책들을 엮어냈다.시집으로 ‘새재’(1979),‘달넘세’(1985),‘길’(1990) 등이 있고 1990년대 이후에도 꾸준히 시 창작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그를 가난과 농민의 애환을 그린 시인으로 알고 있는 경우가 많지만 그 바탕에는 꾸준한 독서와 곡절 많은 삶을 다스리는 사색이 있음을 아는 사람은 흔치 않다.
  • 건강하게 살빼는 氣다이어트/고원경著 ‘몸과 마음을 다스리는… ‘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서 온 몸에 살을 골고루 빼주고,피부를 좋게하는 데다 건강도 지켜주는 완벽한 다이어트 방법이 있을까. 요가,기공,태극권 등을 수련한 고원경씨가 쓴 ‘몸과 마음을 다스리는 기(氣) 다이어트’(사진)는 전통 심신수련법을 이용해 온 몸의 기를 다스리는 다이어트를 소개하고 있다.기 다이어트는 무작정 굶는 것이 아니라 적당히 먹고,다이어트 효과가 탁월한 동작으로 운동을 해주기 때문에 부작용없이 살을 빼준다.또 에너지의 근원인 기를 이용해 기혈순환이 좋아지고,근육과 뼈가 튼튼해져 건강도 지킬 수 있다는 것이 저자의 설명이다. 1장 ‘건강미인 만들기’에서는 쉽게 익힐 수 있는 중국의 기공 12동작을 그림과 함께 상세하게 설명한다.10분이면 모두 소화할 수 있는 동작으로 꾸준히 반복하면 균형잡힌 몸매를 만들 수 있다. 2장 ‘시간대별 다이어트’는 개인의 스케줄에 따라 할 수 있는 동작들을 담았다.오랜 업무 처리로 눈이 피로할 때는 바닥이나 의자에 앉아 두 손을 비벼 열을 낸 뒤 손바닥을 눈에 대고 눈동자를 상하좌우로 움직여주면 좋다.의자에 앉아 양손 주먹을 쥐고 허리 뒤쪽부터 엉덩이→허벅지→무릎→종아리→발목 순으로 두드려 주면 다리가 붓는 것을 방지하고 군살도 제거된다.음식을 준비하는 동안이라면 양발을 어깨 너비로 벌리고 양손을 머리 뒤에 모아 쪼그려 앉았다가 일어나는 것을 반복한다.허벅지 군살이 줄고 엉덩이가 처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3장 ‘부위별 다이어트’는 원하는 부위를 원하는 만큼 뺄 수 있는 방법들을 묶었다.편안한 자세로 앉아 양손을 비벼 열을 낸 뒤 오른(왼)손을 이마,오른(왼)쪽 볼과 턱을 순서대로 문지르면 얼굴 살이 빠진다.팔을 양옆으로 벌리고 천천히 앞뒤로 돌려주면 팔의 군살이 없어지고 피로 회복에도 좋다.또 4장은 생리통·감기·변비·요통 등 고질적인 ‘여성질환을 고치는 법’을,5장은 화·불안·짜증 등 ‘마음을 다스리는 법’을 담았다. 저자가 강조하는 기 다이어트에 성공하기 위한 기본원칙.동작에 집중하고,모든 동작은 물 흐르듯 자연스럽고 느리게 해야 한다.또 하루에 최소 10분은 꾸준히 해 주어야 한다.중앙M&B,1만 3000원. 최여경기자 kid@
  • [맛 에세이] ‘느림’ 의 식탁

    생로병사의 비밀! 그 뒤에는 느림의 미학이 있다. ‘절대로 실패하지 않는 방송제작 1순위’가 바로 건강과 관련된 프로그램이라고 한다.그 사실을 입증하듯 ‘생로병사’에 대한 세간의 관심은 웬만한 드라마 시청률보다도 높다. 건강은 먹거리에서 출발한다.패스트 푸드에 반대하면서 생겨난 슬로 푸드(slow food) 운동이 1986년 이탈리아 브라 지방에서 처음 일어난 이후 세계적으로 슬로 푸드는 건강을 대변하는 식생활 습관으로 자리하고 있다. 먹거리를 안전하게 생산하는 일에서부터 먹고 난 다음 환경까지 고려하는 ‘자연주의’ 운동이야말로 바로 우리의 건강을 지키는 첫걸음이라고 여겨지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우리의 먹거리는 전통적으로 슬로 푸드와 가깝다. 그중 가장 대표적인 것으로 우리의 발효음식인 간장·고추장·김치 등을 꼽을 수 있다.과학적으로도 그 우수성이 입증됐다.그러면서 사람들은 간편하다는 이유로 손쉽게 접했던 패스트 푸드 전문점을 떠나 우리의 밥상으로 다시 돌아오고 있는 추세다.천천히 음식을 즐길 수 있는 매력 때문이다.그 중에서도 세간의 관심을 모은 대표적인 음식이 바로 ‘사찰음식’이다. 사찰음식은 채식을 바탕으로 하여 몸을 보하고 원기를 다스리는 여러 가지 재료법과 유기농법으로 기른 식재료를 이용한다는 점에서 생명 연장의 꿈을 좇는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스님의 밥상이 세인들의 귀중한 상차림으로 각광받고 있으니 어쩌면 부처님께서 이 사실을 아시고 슬쩍 미소 지으실는지도 모르겠다. 그중 내·외국인에게 가장 널리 알려진 곳이 바로 서울 인사동에 자리하고 있는 ‘산촌’(02-735-0312)이다.식사를 하는 것만으로도 근심 걱정을 떨쳐 낼 수 있다는 느림의 식탁을 만나 보는 것은 어떠할까? 아무런 병없이 오래도록 건강하게 살기 위한 첫번째 방법은 바로 우리가 접하는 음식에서부터 시작되는 것일 테니 말이다. 정신우 푸드스타일리스트
  • [마당] 법치 리더십이 없다

    “인간의 사사로운 마음보다는 인간이 한 공과(功過)만을 따져라.” 공명정대한 법치를 절규한 비운의 천재 한비(韓非)의 말이다.한비는 전국시대 한(韓)나라의 공자(公子)였다.당시 그의 조국은 전국칠웅(戰國七雄) 가운데 가장 작고 약하여 비애와 굴욕을 처절하게 느껴야 했다.조국의 위태로움을 바라보다가 군주에게 엄정한 법치를 건의했으나 외면당하여 비분강개한 심정으로 울분을 토로한 책이 바로 ‘한비자’다. 인간을 ‘이기적 존재’로 규정한 한비는,골육상잔이 난무하고 오직 힘만이 지배하는 냉혹한 현실에서 군주가 아무런 원칙없이 인의(仁義)라는 도덕 리더십으로 다스리기란 애초부터 불가능하다고 보았다.한비는 그들을 다스리는 최선의 방법으로 법치를 제시했다.그가 보기에 강제와 구속을 생명으로 하는 법은 강력한 통치수단이었다. 한비는 군주가 나라를 편안하게 다스리는 방법에 일곱 가지가 있다고 했다.첫째,상과 벌은 옳고 그름에 따라 준다.둘째,화와 복은 선과 악에 따라 내린다.셋째,죽이고 살리는 것은 법에 따라 내린다.넷째,덕이 있는지를 판단할 때는 사사로운 애정과 증오에 따르지 않는다.다섯째,어리석음과 지혜로움을 가릴 때는 다른 사람의 비난과 칭찬에 좌우되는 일이 없다.여섯째,기준이 있어서 마음대로 헤아리는 일이 없다.일곱째,법의 집행에 신뢰가 있어서 사기치는 일이 없다. 물론 법을 빈틈없이 정비했다 해도 결국 그것을 운용하는 것은 사람이다.군주 혼자 천하를 다스리긴 불가능하므로 많은 관리를 두어 법을 운용하게 한다.하지만 군주와 신하의 이익은 상충하기 마련이므로,신하가 제대로 따라오게 요령을 발휘해야 한다.무엇보다도 군주는 신하에게 함부로 속내를 드러내지 말아야 하고 자신의 지략이나 지혜를 감추어야 한다.그래야만 신하들이 신중하게 처신하면서 재능을 마음껏 발휘한다는 것이다.군주는 신하가 하는 대로 일을 맡겨두고 철저히 성과에 따라 상벌을 단행하는 것이 통치술의 기본이라는 것이다. 결국 현실주의에 입각한 한비의 법치를 받아들인 진시황은 서쪽 변방의 진나라에서 출발하여 동쪽 여섯 나라를 차례로 무너뜨리고 마침내 드넓은 중국을 통일하고 젊은 나이로 세상을 떠날 때까지 중국을 일사불란하게 다스리게 된다.물론 진시황의 통치 방식에 문제가 없었던 바는 아니지만,‘죽은 진시황이 13억 중국을 먹여 살린다.’는 말이 있지 않은가.이에 비해 한비의 간언을 무시한 한나라는 망하고 말았다. 최근 청와대 모 인사의 향응제공 사건의 수사 진행 과정,대구 U대회의 진행과정,현대자동차 파업해결과정이나 지금도 해결의 기미를 보이지 않는 화물운송노조의 파업,그리고 행자부 장관 해임안 제출을 둘러싼 여야의 끊임없는 대치,이런 상황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국정 홍보부족 탓이라고 말하는 현 정부의 무사안일을 바라보는 국민의 시선은 차갑다.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해 당사자인 우리는 빠지고,그것도 중국이 회담결과의 요약문을 발표하는 냉혹한 현실에서 현 정부의 리더십의 부재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국내적으로는 우리 사회의 상호간에 이해관계가 복잡미묘하게 얽혀 있어 실마리조차 찾기 힘든 요즘,공평무사한 법치 리더십이 절대적으로 요구된다. 그것은 간단하다.법을 모두에게 평등하게 적용하여 추호의 사사로움을 두지 말며,털끝만큼의 흔들림이 없이 일관되게 밀고 나가면 되는 것이다. 김 원 중 건양대 교수 중문학
  • ‘영원의 황야’로 떠난 찰스 브론슨

    ‘황야의 7인’의 할리우드 액션스타 찰스 브론슨(사진)이 영면의 길을 떠났다.브론슨의 대변인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세다스 시나이병원에서 브론슨이 폐렴으로 숨졌다고 밝혔다.81세. 찌푸린 미간에 굵게 파인 주름을 트레이드 마크로 1970년대 은막을 누볐던 그는 40대 이상의 남성팬들에겐 지금도 ‘콧수염 카리스마’로 각인돼 있다.국내에 그가 처음 알려진 것은 1968년 알랭 들롱과 호흡을 맞춘 ‘아듀,라미’가 소개되면서부터.이후 ‘데스 위시’ 등에서 카리스마 연기와 선굵은 액션을 선보여 팬층을 꾸준히 넓혀갔다.총기있는 40,50대 액션팬이라면,그의 새 영화가 들어올 때마다 유행어처럼 나돌았던 포스터 카피 ‘브론슨 형님이 또 왔다.’를 기억할 것이다. 펜실베이니아주에서 가난한 어린시절을 보낸 광부였던 그는 제2차 세계대전에 미 공군으로 참전했다가 이후 필라델피아 극단에서 세트작업 등 허드렛일을 하며 연기의 꿈을 키워나갔다.스크린에 정식 데뷔한 것은 1951년.데뷔작 ‘군중’(The Mob) 이후 개성있고 강렬한마스크로 주로 악역을 맡으며 연기 영역을 확장했다.60년 구로자와 아키라 감독의 ‘7인의 사무라이’를 패러디한 서부극 ‘황야의 7인’에서 스티브 매퀸,율 브리너 등과 함께 열연했으며 71년에는 ‘세계에서 가장 인기있는 배우’로 뽑혀 골든글로브를 수상하기도 했다. 냉전이 한창이던 54년 관객들이 사회주의권 국가식의 이름에 거부감을 느낄까봐 성을 부친스키에서 브론슨으로 바꿨고,58년 액션물 ‘켈리’로 유명세를 탔다. 74년 ‘데스 위시’에서 악당들에게 부인이 살해당하면서 난폭한 복수의 화신으로 변하는 배역으로 큰 성공을 거뒀으며 이후 시리즈물로 잇따라 제작됐다.당시 영화의 지나친 폭력성을 비판하는 여론도 많았으나 그는 “범죄에 희생되면서도 당국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만족감을 줄 것”이라고 변호했다.브론슨은 68년 재혼한 영국 출신 여배우 질 아일랜드와 잉꼬부부로 금실을 자랑했으나,아일랜드가 90년 유방암으로 사망하면서 황혼기를 외롭게 맞아야 했다. 황수정기자 sjh@
  • [먹고 사는 이야기] 송이버섯의 계절

    고대 그리스와 로마에서는 버섯을 ‘신들의 음식’으로 불렀다.로마의 폭군 네로 황제는 버섯을 따오는 사람들에게 그 무게만큼의 황금을 줄 정도로 버섯을 좋아해서,‘버섯 황제’라는 별칭까지 얻었을 정도이다.중국에서도 ‘불로장수의 명약’으로 여겨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진시황이 특히 버섯을 선호한 것으로 전해진다. 동양의 ‘신농본초경’(神農本草經)은 ‘눈을 밝게 해주고,신경을 안정시키고,천식을 다스리며 근골을 굳게 해주는 음식’으로 버섯을 높이 평가했다. 서양에서는 ‘보헤미안 나무꾼은 감기를 모른다.’거나 ‘버섯 장수는 무병 장수한다.’는 속담으로 버섯을 예찬해왔다. 버섯은 맛과 향이 독특하다.생김새가 다양하고 특이해서 매력적이고 신비롭기까지 하다.게다가 고기를 씹는 것처럼 쫄깃하고 질감이 부드러워 동서양을 막론하고 세계 어디서나 애용되고 있다.약재에서부터 별식의 재료,일반 가정의 반찬으로까지 용도도 아주 다양하다. 버섯 중에서도 최고로 손꼽히는 송이의 계절이 돌아왔다.‘산 속의 진미식품’,‘귀족버섯’으로 불리는 송이.독특한 솔잎 향과 달착지근한 맛,부드러우면서도 쫄깃한 질감으로 식도락가의 입맛을 돋우는 송이버섯은 반드시 살아있는 소나무에 기생하여 성장한다.가을 한 철 잠깐 나타났다 사라지는 귀한 것이다.오죽하면 송이 서식지는 아들한테도 알려주지 않는다고 했을까. 송이는 저칼로리 식품으로 에르고스테롤,리보플라빈,나이아신 등이 풍부하다.또 위암이나 직장암 발생을 억제하는 크리스틴이라는 항암성분이 들어있다.콜레스테롤의 흡수를 낮춰주는 수용성 식이 섬유소가 많아 변비 치료에도 좋다.허준의 동의보감에는 ‘위장 기능을 돕고,식욕을 증진시키고,설사를 멈추게 하며 기를 더해 준다’ 고 기록되었다. 아미노산과 트레할로오즈,만니톨 등이 있어 달착지근한 맛이 일품이며,계피산 메틸과 마쓰다케올(matsutakeol)에 의한 송이의 독특한 향은 요리의 풍미를 드높인다.더군다나 깊은 산 속에서 채취하여야 하니,최상급 무공해 자연식품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송이는 보통사람이 즐기기에는 가격이 만만치 않다.가을 한철 수확되는데다,다량 인공재배가 불가능하기 때문.따라서 맛과 건강을 위해서라면 꼭 송이버섯을 고집할 필요가 없다.송이와 씹는 질감까지 비슷한 새송이버섯을 위시하여 표고,느타리,양송이,팽이버섯에 이르기까지 버섯은 얼마든지 있다. 버섯은 소화율이 높은 저칼로리,고비타민 건강식품으로서 고혈압이나 동맥경화증 예방뿐만 아니라 바이러스 감염 예방,암에 대한 면역력 증강,노화 방지와 신진대사 촉진 등의 생리 효능이 뛰어난 건강식품이다.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부는 가을이 왔다.더운 여름 동안 누적된 피로를 버섯 요리로 풀어보는 것은 어떨까.솔 내음 가득한 송이버섯이 아니어도 독특한 향과 쫄깃한 느낌으로 입맛을 사로잡는 각종 버섯을 듬뿍 넣은 따끈한 버섯탕이 그리워진다. 임경숙 수원대 교수 식품영영학과
  • [건강칼럼] 아기 ‘경기’ 다스리기

    얼마전 새댁인 듯 보이는 젊은 여자가 아기를 껴안고는 다급하게 병원 문을 밀어젖혔다.“우리 애가 갑자기 숨이 가빠지고 눈에 초점이 없어요.” 내가 운기(運氣)를 위해 응급처치를 하는 동안에도 애엄마는 가쁜 숨을 몰아쉬며 울먹였다.어떤 때는 하루에 몇 차례씩 몸이 굳어 간질을 의심하기도 했다고 털어놨다.살펴보니 아기의 병은 경기(驚氣)였다. 이 아기처럼 몸에 다른 이상이 없는데도 자주 경기를 일으키는 것은 몸 속의 나쁜 기운이 뭉쳐 생긴 열이 한 곳에 몰렸기 때문이다.이때는 한 곳에 뭉친 열을 풀어주면 바로 진정된다.‘동의보감’에는 경기를 ‘마마,홍역 등과 함께 아이들 병증 가운데 가장 위중한 병’이라고 했다.예전에야 의원 찾기가 하늘의 별따기여서 그랬지만,요즘은 가까운 한의원을 찾아 간단하게 기의 통로만 열어주면 금방 진정되는 증상이다. 생후 6개월에서 세살 사이에 자주 나타나는 경기는 정상의 아이들에게 흔한 증상이다.놀라거나 감기,편도선 염증 혹은 식체 등으로 체온이 올라가면 몸 속의 기가 흐트러져 쉽게 경기를일으킨다.장기의 기능이 미숙하기 때문이다.이 때문에 나는 산모들에게 돌이 지난 뒤에 천천히 밥을 먹이라고 권한다. 아기의 경기에 놀라는 엄마는 대부분 육아 경험이 없는 초보 주부들이다.애가 경기를 하면 놀라지 말고 먼저 옷을 벗긴 뒤 서늘한 바람을 쐬어 열을 가라앉히는 것이 중요하다.찬 물수건으로 몸 구석구석을 닦아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그런 다음 애가 혀를 깨물지 않도록 거즈 등으로 재갈을 물린 뒤 고개를 옆으로 젖혀 기도를 확보해 주면 보통은 10∼20분쯤 지나면 열이 내리고 아이도 안정된다. 그러나 이렇게 해서 잠잠해졌다고 그냥 넘어가면 안된다.아이의 몸에 열이 뭉쳐 있으면 열감기와 중이염,비염이 잦고 인체 면역력도 떨어져 성장을 더디게 한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경기도 다른 질환처럼 증상이 드러날 때 다스리는 것이 좋다. 이정언 도원아이한의원장
  • [열린세상] 고전을 읽는 대통령

    정치권이 혼란스럽다.희망과 비전은 없고 비판과 독설만 가득하다.관용과 설득보다는 대결과 독선만이 날카롭게 마주치고 있다.죽이느냐,죽음을 당하느냐 하는 살얼음판이다.광복 후 반세기를 넘은 지금까지 우리는 남북대결과 남남갈등,동서갈등,여야갈등 등 첨예한 갈등과 반목 속에서 살아왔다.하루라도 진정으로 갈등 없는 평화의 날을 지내본 적이 없다.오랜 세월속에 체질화되어버린 불신과 적대적인 갈등의식은 우리 각자 마음속에 어느덧 차가운 빙벽을 높이 쌓아왔다. 출범 6개월이 지난 노무현 참여정부에 대해 언론과 네티즌들 사이에서 여러 평가들이 나오고 있다.참여정부에 대한 기대만큼 이제 그 문제점들에 대해 냉정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비판을 넘어 야유에 가까운 독설들도 난무하고 있다. 참여정부 출범 초부터 한나라당은 색깔론과 지역할거주의의 한계 속에서 구태의연한 야당 모습을 벗어나지 못했다.정치 선진국에서 관행처럼 지켜져 온 언론과의 밀월기간도 없었다.처음부터 막 가자는 것이었다.새 살림을 차리는데 도와주지는못할망정 조금은 지켜보는 여유를 가져야 하지 않았을까.그렇다고 노무현 대통령은 자신의 기반이었던 민주당의 지지력을 완전히 확보하지도 못했다.참여정부는 출발부터 외롭고 쓸쓸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코드에 맞는 사람들끼리의 정치를 앞세워 통합보다는 배타적인 면을 보여주었다.이것은 스스로 표방했던 ‘참여정부’라는 말에도 어울리지 않는 것이다.여기에 취임 초부터 노 대통령의 파격적인 발언은 많은 반향을 불러일으켰다.“대통령직 못해먹겠다.”는 등 경솔하고 직설적인 발언들과 인터넷 국정홍보신문 계획 등 감정적인 정책들은 뜻 있는 사람들을 실망하게 만들었다.미국 방문 때의 발언,특검법 처리는 노무현 참여정부의 성격을 결정하는 데 혼란스럽게 했다.사실 대선 전 노무현 후보의 모습과는 거리를 갖는 것이었다.정치적 혼란 속에서 급기야는 최근에 대통령의 리더십 문제까지 이야기가 나온 것이다. 노 대통령은 그 이전의 어느 대통령보다 탈(脫)권위주의적이고 서민적이며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기존의 때묻은 정치권의 영향을벗어나 무엇인가 참신한 개혁정치를 기대해보고 싶었다.그러나 취임 초부터 노 대통령은 토론정부를 내세우면서 절제되지 않은 말과 정책들을 혼란스럽게 자주 던져 놓았다.말을 많이 하다 보면 신뢰감이 떨어지고 지도자로서의 권위도 사라진다.많은 말보다는 차분하게 국민을 다스리는 정치철학을 연마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이런 의미에서 중국 마오쩌둥의 지도력을 다시 되새겨 보고 싶다. 10억 인민을 다스렸던 마오쩌둥의 생활은 놀랍게도 지극히 단순했다.물론 국가적인 주요 행사나 국빈을 접견하는 일에는 빠질 수 없었지만 그 외의 일상은 주로 수영장에서 수영을 즐기고 그 옆에 침대를 놓아두고 누워서 책을 읽는 일이었다.국가는 공산당의 조직과 제도 속에서 운영되었다.그는 당과 국가의 중요한 줄기만 잘 간추리면서 조용히 책 속에 묻혀 인민을 다스리는 통치술을 연마했다. 그에 관한 일화 한마디.1949년 국공내전에서 어렵게 승리한 마오쩌둥은 중국의 서울 베이징으로 향하던 중이었다.그의 일용품들은 먼저 보내졌지만 최후적으로 그가 탄 지프 좌석 옆에는 전쟁 중에도 언제나 끼고 지낸 두툼한 책 뭉치가 놓여 있었다.역대 황제와 제후장상의 통치내력을 담은 사기(史記)와 자치통감,그리고 중국어 어휘사전,어원사전이 그것이었다.그는 베이징의 거소에서도 그 고전들을 손이 닿는 침실에 쌓아두고 언제든지 필요할 때마다 꺼내 읽곤 했다.중국의 역대 어느 황제보다 강력한 통치자로 인민을 이끌었던 마오쩌둥은 거친 말보다는 고전 속에 담긴 통치자들의 지혜를 배움으로써 자신의 지도력을 세워나갔던 것이다.우리도 고전 속의 지혜를 읽는 대통령을 보고 싶다. 신 일 섭 호남대교수 역사문화학
  • “속옷은 당당한 자신감의 표현 소비자들과 함께 유행 만들죠”비비안 디자인실장 우연실 씨

    ‘신세대’와 ‘쉰세대’의 구별법 하나. “속옷은 팍팍 삶아서 입을 수 있는 면이 최고”라고 생각하면 아무리 유행을 좇아도 어쩔 수 없는 ‘쉰세대’,그러나 속옷이 당당한 자신감의 표현이라고 생각,화려하고 멋스럽다면 신세대란다.더욱이 브래지어에 대해서 신·구세대의 거리감은 더욱 커진다.가슴을 ‘조신하게’ 감싸느냐,아니면 ‘과감하게’ 살려주느냐. 그렇다면 이런 신세대적 자기표현 욕구를 꿰뚫어 실현시키는 브래지어와 거들 등 여성 속옷은 누가 만들까.비비안의 디자인실장 우연실(37)씨가 바로 한국 여성속옷 유행의 ‘진원(震源)’이다.업계 최초로 지난해 2000억원 매출을 기록한 속옷업계 첫 기록을 세운 회사의 영향력에다 입사 10년 만인 지난 2001년,디자인 실장으로 ‘고속승진’한 것으로도 이미 우 실장은 업계의 ‘스타’다.아직도 업계에서 가장 ‘젊은’ 디자인 실장이란 명성은 빛을 잃지 않았는데 자랑은 여기에 머물지 않는다. 불경기로 인해 전체 속옷업계의 매출이 하향세인 데도 불구하고 비비안은 올 상반기에만 28%라는성장률을 보였다.물론 매출이 디자인실장의 힘만으로 되는 것은 아니지만 공을 디자인실장으로 돌려도 무리가 없는 것은 지난 3월 출시,전국 백화점에서 한달 3만 5000개씩 꾸준하게 팔리고 있는 히트상품 ‘스킨볼륨브라’때문이다. ‘스킨볼륨브라’란 신세대가 원하는 가슴선을 살려주기 위해 이전에 브래지어 속에 넣었던 면이나 고무패드를 마이크로 알갱이로 대체한 신소재 브래지어로 브래지어의 ‘혁명’으로 불린다. 브래지어의 경우 백화점 판매량이 한달 2만개 판매수준이면 손익분기점을 넘어서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그러니 ‘스킨볼륨브라’는 대단한 성공작이고,이를 개발한 우 실장을 ‘미다스의 손’이라 부를 만하다는 것. “속옷이 결코 부수적인,보조적인 역할이 아니라는 사실,여성미의 시작임을 여성들이 인식하기 시작했다는 것이 무엇보다 기쁩니다.” ‘속옷은 과학’이라 말하는 우 실장은 소비자들의 의식변화가 성공요인 중 하나라고 겸손을 보였다.“요즘 소비자들은 원하는 것을 직접 기업에 요구하고,잘못된 것이 있으면 전문가도놀랄 만큼 예리하게 지적해냅니다.소비자와 함께 유행을 만드는 것이지요.” 속옷을 통해 이 시대 당당한 여성들의 변화를 읽어낸다는 그의 성공비결은 ‘철저한 현장 읽기’와 ‘소비자로서의 평가’다.직접 소비자를 만나고,판매원들의 말을 듣는 것은 물론 스스로 ‘까다로운’ 소비자 체험을 한다.“전문가이면서 소비자인 저 자신을 만족시키지 않는 상품은 안 된다는 게 제 기준입니다.” 그래서 임산부용 브래지어와 거들이 첫 출시되던 때에 임신,국내에선 처음으로 ‘마터니티’파트의 일을 자원했던 그에게 “분명히 마터니티 작업을 위해 임신시기를 맞췄을 것’이란 우스개가 떠돌았을 정도다. 차분한 성격이지만 일에 대한 열정만은 뜨겁다는 우 실장이 가장 경계하는 것은 ‘모방’이다.“아이디어가 벽에 부딪힐 때에는 솔직하게 외국산 유명제품을 카피하고 싶은 유혹에 이끌릴 때도 있었어요.하지만 자신을 지키는 것,자신의 색깔을 잃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입니다.”‘성공한’ 직장인으로서,여성으로서 당당한 그가 디자인한 속옷이‘뜨는’ 이유는 그 속옷을 통해 더 당당해질 수 있기 때문인 것 같다. 글 허남주기자 hhj@ 사진 이언탁기자 utl@
  • 이런 책 어때요 / 중국과거문화사

    진정(金諍) 지음 / 김효민 옮김 동아시아 펴냄 5000년 중국 지식인의 정신사를 관통하는 과거제도를 제도사적 연구란 정형화된 틀에서 벗어나 ‘중국인문주의 형성’이란 측면에서 검토했다.이탈리아 출신 예수회 선교사 마테오 리치는 일찍이 중국의 과거제를 “온나라가 지식계층,즉 일반적으로 철인이라 일컫는 사람들에 의해 다스려지며 국가 전체를 질서정연하게 관리하는 책임을 완전히 그들이 맡고 있다.”고 평가한 바 있다.쓰촨대 중문과 교수를 지낸 저자 또한 중국에서 개발돼 한반도,일본,베트남 등지로 퍼진 과거제도를 서양보다 훨씬 앞서 관료제 사회를 구현하게 한 키워드로 본다.1만 4000원.
  • 세계인-우리는 이렇게 산다 / 맞고사는 佛여성들 5일에 한명꼴로 죽는다

    지난 5일 파리의 페르라셰즈 공동묘지에서는 41세의 나이에 세상을 떠난 여배우 마리 트랭티냥의 장례식이 열렸다.영화 ‘남과 여’의 남자 주인공 장 루이 트랭티냥의 딸로 어린시절부터 영화뿐 아니라 연극과 노래,시 낭송에 걸쳐 두루 재능을 발휘했던 트랭티냥은 리투아니아에서 TV 드라마 ‘콜레트’를 촬영중이던 지난 달 27일 가수인 동거남 베르트랑 캉타(39)에게 머리를 수차례 얻어맞고 뇌출혈 후유증으로 사망했다.트랭티냥의 죽음은 그녀가 프랑스 상류층이나 지식인 사회에서 금기시되고 있는 가정 폭력의 피해자라는 점에서 큰 충격을 던졌다. |파리 함혜리특파원|자유·평등·박애를 국시로 내걸고 인권을 존중하는 프랑스에서도 가정 폭력은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마리 트랭티냥의 사망사건을 계기로 프랑스 언론들은 일제히 프랑스에서 가정폭력은 계층을 초월하며,피해 정도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고 우려를 표하고 있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여성의 권리신장 위원회가 지난 해 6월 발표한 여성권리에 관한 조사결과(ENVEFF) 등 기존의연구결과가 새삼 관심을 모았다.국가 차원에서 실시된 첫 조사의 위원장을 맡은 니콜 페리의 이름을 따 ‘페리 보고서’라고도 불리는 ENVEFF 보고서에 따르면 20∼59세 여성 6970명에게 전화로 설문조사한 결과,응답자의 17%가 남편이나 동거남으로부터 구타 등 신체적인 학대를 경험했다.10%는 지난 12개월중 반복적인 폭행을 경험했다. ●유럽연합에서 프랑스가 가장 심각 피해자들은 주먹질(30%),무기 등 위험한 물건으로 구타(30%),목조르기(20%)등을 경험했으며 폭행 피해자의 5.2%는 살해 협박을 받았다고 응답했다.심리적인 폭력도 심각한 수준이다.응답자의 25%는 협박과 욕설 등으로 극심한 정신적 학대를 경험했다. 복지부가 2001년 2월 실시한 조사는 더욱 충격적이다.조사를 주도한 로저 앙리온 교수에 따르면 파리와 파리 근교에서 1990∼1999년 살해당한여성 652명 가운데 절반이 남편이나 동거인에 의해 숨졌다.앙리온 교수는 보고서에서 “가정폭력은 사회적으로 묵인되고 좀처럼 가정의 울타리를 넘어 밖으로 알려지지 않는다.”면서 “프랑스에서는 5일에 한명꼴로 여성이 가정폭력에 의해 사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프랑스는 다른 유럽연합(EU) 회원국에 비해 가정폭력 정도가 심각한 편이다.EU 보고서에 따르면 2001년 프랑스에서 135만명의 여성이 가정폭력의 희생자가 됐다.반면 노르웨이는 피해자가 1만명 정도에 불과했다. ●가해자·피해자 모두 계층 초월 가정폭력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처럼 일부 저소득·극빈층 가정에 국한되지 않는다.경제적으로 여유있고 문화적이며 교양있는 가정에서도 빈번하다. 앙리온 교수는 보고서에서 “가해자의 신분은 관리직이 67%로 가장 많고 의료관계 종사자(25%)와 경찰·군인 등이었다.”면서 “우리가 보통 상상하는 것과 달리 전문지식을 갖추고 사회적으로 많은 권한을 누리는 계층이 상당부분을 차지한다.”고 밝혔다. 피해자의 계층도 다양하게 분포돼 있다.‘페리 보고서’에 따르면 피해여성 가운데 학생과 실업자가 각각 11%로 가장 많았지만 8.9%는 관리직 여성이었다.이는 극빈층 여성 근로자(3.3%)를 훨씬 앞서는 수치다. ‘여성 연대를 위한국민동맹’의 마리 도미니크 쉬르맹 회장은 “가정폭력이 저소득층이나 실업자,알코올 중독자에 국한되지 않는다.”면서 “고위직·전문직에 있는 사람들의 경우 폭력을 당한 사실을 부끄럽게 생각하거나 자신의 잘못으로 일어났다고 생각해 밝히기를 꺼려하는 것일 뿐 모든 계층의 여성들이 가정폭력의 희생자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 해 11월 EU가 발표한 보고서를 보면 가정폭력은 유럽 국가 대부분에서 심각한 지경이다.EU가 44개 국가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6∼44세 여성의 경우 가정폭력으로 인해 사망하거나 불구가 되는 경우는 암이나 교통사고,전쟁 등에 의한 피해 규모를 훨씬 앞질렀다.유럽에서 국가별로 차이를 보이기는 하지만 20∼50%의 여성이 배우자의 폭력에 희생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러시아에서는 매년 1만 3000명의 여성이 남편이나 동거인에 의해 살해되고 있다. 아프가니스탄 전쟁이 계속된 10년 동안 사망한 여성이 1만 4000명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가정폭력은 여성들에게 훨씬 더 위험하다고 보고서는 강조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올가 켈토소바는 가정내 폭력은 어떤 형태이든 간에 신체적인 공격,성적 학대,강간 등을 포함한다면서 “그러나 욕설과 무시,협박,감금 등 심리적인 폭행은 더욱 더 여성들로 하여금 자신감과 삶에 대한 의욕을 잃게 한다.”고 밝혔다. 켈토소바는 “어떤 국가에서는 부부간 강간도 범죄로 취급되지만 많은 국가에서 부인에 대한 무제한의 성행위 강요는 남편의 권리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트랭티냥 사건 계기로 피해신고 급증 비공식 통계에 의하면 유럽에서 400만명의 여성이 가정폭력의 피해자다.EU는 이같은 가정폭력의 심각성을 고려해 회원국들에 지속적인 예방활동을 전개하되 가정내 폭력의 가해자에 대해 처벌을 강화할 것을 주문했다. “나도 그녀와 비슷한 상황을 겪었으며 가까스로 피할 수 있었다.”“그녀처럼 죽음을 당할까봐 겁이 난다.”가정폭력 피해여성들을 위한 민간 구조단체인 ‘SOS여성’의 인터넷사이트와 상설 운영되고 있는 ‘여성의 전화’ 등에는 트랭티냥 사건 이후 상담 메일이나 상담 전화가부쩍 늘고 있다고 관계자들은 전했다.그동안 침체됐던 여권운동도 가정폭력이 새롭게 이슈화되면서 활기를 찾고 있다. 여권운동가인 작가 플로랑스 몽트레노는 “여성들에게 친절하고 환심을 사기 위해 달콤한 말을 잘하기로 유명한 프랑스에서 200만명의 남성이 부인이나 동거녀를 구타하고 폭행하고 있다.”면서 “남성들은 난폭한 성격을 다스리는 법을 배워야 하며,폭력이 모든 문제의 해결책이 아니라는 점을 깨우치도록 사회에서 지속적으로 경종을 울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lotus@ ■가정폭력 피해자 구조센터 |파리 함혜리특파원|프랑스에서는 가정폭력을 다루는 특별한 법은 없다.하지만 문제가 심각한 만큼 이를 해결하기 위한 사회안전망도 잘 짜여져 있는 편이다. 각지방에서는 공동숙소(CHRS)의 한 형태로 ‘여성의 쉼터’를 운영,폭력을 피해 집을 나왔지만 오갈 곳이 없는 여성들이 아이들과 함께 안전하게 지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국립 여성·가정 정보 기록소(CNIDFF)의 관리하에 있는 ‘여성의 권리신장을 위한 정보센터(CIDF)’는 전국에 119개 지역사무소를 두고 네트워크를 가동하며 여성들이 현대사회에서 제 권리를 찾아 생활하고 경제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을 한다. 여성의 지위와 권리신장을 위해 교육·홍보하고 원만한 가정생활과 직업안정,창업지원 등의 역할을 하는 CIDF의 가장 중요한 임무가 가정폭력 피해여성들을 구제하는 일이다. 11개 CIDF가 피해자 구조센터를 운영하고 있다.이곳에서는 가정과 직장에서의 폭행이나 성적인 학대, 매매춘 등으로 희생되고 있는 여성들에게 법적인 자문을 해주고 이들이 사회에서 정상적인 시민으로 자립해 살아갈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을 해준다. ‘여성 연대를 위한 국민동맹’과 같은 여성단체는 가정폭력 피해여성들에게 상담과 숙소제공 등을 해 주며 다각도로 지원해준다.남편이나 동거인으로부터 폭력의 피해를 입은 여성들을 위해 가정폭력 신고전화도 개설해 수시로 상담에 응하고 있다. 인터넷사이트 ‘SOS여성(www.sosfemmes.com)’은 가정폭력,강간,매춘,동성애,건강,출산 등 여성들이 겪는 문제에 대해 다양한 정보를 제공해 주고 e메일 상담란을 통해 피해자들의 경험을 공유하도록 하고 있다. 파리 12구에 있는 ‘여성의 집’(Maisons des Femmes)에서는 매주 수요일 오후 5시 정기적인 가정폭력 상담회가 열린다. 남편이나 동거인으로부터 육체적 폭행을 당하거나 심리적인 폭행을 당한 피해 여성들이 터놓고 상담을 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피해 여성들은 여성문제 전문가와 여성 심리학자,자원봉사 상담자 등과 함께 자신의 처지를 상의하고 현재의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한 방법을 함께 논의한다.약속을 미리 잡으면 무료 법률상담도 받을 수 있다. 법적인 절차를 밟기 전에 가정폭력 피해자가 가장 먼저 찾는 것은 의료진이다.의사들은 피해상황에 대해 설명을 듣고 법적인 절차를 위한 소견서나 진단서를 끊어주지만 간혹 부주의로 피해를 확산시키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이런 경우 피해자들은 어떻게 대처하며,의사들은 위험에 처한 사람들을 어떻게 안전하게 구해줄 수 있는지를 알려 주는 인터넷사이트(www.sivic.org)도 개설돼 있다.
  • ‘죽음의 충동’ 이렇게 이기자 / 자살 뒤집어 보면 살자

    최근 들어 이런저런 이유로 자살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우리나라에서만 하루 평균 38명이 자살을 한다는 통계는 충격적이다.자살을 생각하거나 시도해 본 사람까지 따지면 매일 수백 명이 자살을 염두에 두고 생활한다는 얘기다.그러나 이런 ‘자살 신드롬’을 무작정 남의 일이라고 치부할 수만도 없다.너무 흔한 일상사가 돼버렸기 때문이다.그러면 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자살을 택할까? ●얼마나 자살하나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지난해 총 자살건수는 1만 3055건.이는 2001년의 1만 2277건에 비해 6.3%가 늘어난 규모다.특히 실직이나 사업 실패에 따른 자살이 2000년 786건이었으나 경기침체가 지속되면서 2001년 844건,2002년 968건 등으로 크게 늘었다. ●자살 요인 거의 모든 자살자가 갖는 공통된 감정은 절망감이다.가족 등 주변 사람으로부터 버림받은 사람이 가진 것도 희망도 없을 때 헤어나기 힘든 절망감을 갖는다.이런 절망감의 원인은 타인에 대한 실망감인 경우가 많다.특히 자살자에게는 부모와 배우자,자식 등에게서 비롯되는 실망감이 가장 크다.이밖에도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는 항거형,사랑하는 사람을 저승에서 만나겠다는 재결합형,주위 사람들을 향해 즉흥적으로 발산되는 분노·복수형 등이 있다. 우울증도 빼놓을 수 없는 자살 요인이다.물론 절망감 때문에 자살을 택한다는 점은 일반 자살자와 유사하지만 절망감의 근거가 정상인과 우울증 환자는 판이하게 다르다.남성은 10명 중 1명,여성은 5명중 1명이 평생 한번 이상 우울증을 경험한다.중증 우울증 환자의 경우 15%가량이 자살을 시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어떻게 다스려야 하나 사람이 자살을 결심하는 직접적인 동기는 적개심,공격성,복수심과 짜증 등이다.따라서 자신이 자살 충동이나 유혹에 빠져들 때는 자기조절을 통해 적개심과 공격성을 감소시키는 것이 중요하다.여기서 중요한 것은 자신이 화가 나있거나 흥분해 있다는 점을 깨닫는 것이다.그런 후에 가부좌나 반가부좌 자세에서 온 몸에 힘을 빼고 심호흡을 해 흥분을 가라앉히는 등의 근육이완훈련이나 복식호흡을 하면 자신을 다스리는 데 도움이 된다.더불어 자신이 왜 화를 내게 됐는지를 되짚어보고 자살 충동을 스스로 억제할 수 있도록 긍정적인 자기 암시를 하는 것도 중요하다.예컨대 “나는 할 수 있어.”라든가 “내가 할 일이 얼마나 많은데…” 등이다.미래의 긍정적인 결과를 생각하거나 가족 등 자신에게 관대하거나 이해해 줄 수 있는 사람에게 전화를 걸어 대화를 시도하거나 글쓰기,음악 감상 등으로 기분전환을 시도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그래도 자살충동이 수그러들지 않으면 주저없이 병원을 찾도록 한다.프로작,졸로푸트 등 효능이 좋은 약물이 많아 큰 도움이 된다.특히 중요한 점은 한번 자살을 시도한 사람은 수개월 혹은 수년내에 자살을 재시도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점이다.가족 등 주변에서 자살 시도 경력이 있는 사람들을 항상 잘 관찰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문제는 우울증이 요인인 자살.우울증을 앓는 사람들의 자살은 대부분 치명적이어서 손을 쓸 틈이 거의 없을 뿐만 아니라 자살은 물론 타살까지도 거침없이 시도하기 때문이다.최근의 가족 동반자살이 그 예다.그러나 우울증은약물치료가 가능해 조금만 신경을 쓰면 자살의 위험에서 어렵지 않게 벗어날 수 있다.약물치료의 경우 2∼3주면 호전되고 빠르면 수개월 이내에 정상에 가깝게 회복될 수 있다. 한양대병원 정신과 안동현 교수는 “중요한 점은 자신의 생에 대한 책임감과 애착을 갖는 것”이라며 “종교생활을 하거나 평소 지나치게 감정을 억누르기보다는 적당하게 표출,표현하면서 긍정적으로 생활하는 자세가 바람직하다.”고 충고했다. ■ 도움말 안동현 한양대병원 정신과 교수 심재억기자 jeshim@ ■이럴땐 특히 조심하세요 다음과 같은 증상은 자살을 예고할 수 있으므로 특별히 주의해야 한다. 1.상투적으로 “못 살겠다.”고 하는 게 아니라 단호하고 분명하게 죽기를 원한다고 말한다. 2.평소 자살 가능성을 가진 사람이 갑자기 조용하거나 침착해지는 등 행동의 변화를 보인다. 3.신체적 질환이나 질병을 지나치게 비관한다. 4.우울증을 가진 사람이 신경안정제 등 약물을 지나치게 남용한다. 5.가족이나 친구의 죽음에 대해 몹시 슬퍼하거나 집착한다. 6.이성문제나가족간의 갈등 등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 7.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한다.
  • 신학기용품 파격할인 한창

    “신학기 용품 저렴하게 준비하세요.” 할인점,인터넷쇼핑몰 등 유통업체들이 신학기를 앞두고 파격할인 등 다양한 이벤트로 고객몰이에 나섰다. 1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세계 이마트는 전점에서 오는 24일까지 ‘신학기 용품 파격가전’을 열어 노트와 펜,가방 등을 할인 판매한다.캐릭터 용품인 ‘마시마로’와 중국 소녀 캐릭터 ‘뿌까’로 만들어진 탁상시계를 1만 4500원∼1만 8500원에 내놨다.접착식 앨범은 7900원(40장),9900(50장),슈나이더·아이찜 등 브랜드 가방을 5000원∼1만 5000원에,노트 5권 묶음을 2000원 등에 판매한다.삼성테스코 홈플러스도 19일까지 ‘신학기용품 최저가 모음전’을 실시,교학사 완전수학(7500원∼8000원),표준전과(1만 7000원),학생실내화(2000원),아동전자시계(3000원),캐릭터인형 손잡이 우산(4800원) 등을 저렴하게 선보인다.행사기간 동안 탑블레이드 노트를 3권 사면 디지몬 노트 3권을 덤으로 주고,그리스·로마 신화 연필 구매고객에게는 모나미 연필 한 다스를 추가로 주는 사은행사도 진행한다. 롯데마트는 전점에서 24일까지 ‘2학기 맞이 학생용품 특집전’을 벌인다.이 기간동안 바비 학생가방(2만 1800원),하무하무 노트(5권·1450원),마그넷 스케치북(3권·1480원),티티 스누피물감(12색·1600원),바퀴달린 신발 ‘애니롤’(9만 8000원∼11만 5000원) 등 다양한 제품을 선보인다. 그랜드마트는 이달 말까지 서울 및 수도권 5개 점포에서 신학기 용품 별도 매장을 꾸미고 30∼50% 싼값에 학생용품을 판매할 예정이다.초등생 캐릭터 가방(1만 5000원∼2만 4000원),중고생 가방(1만원),우드피아 및 LG가구의 책상세트(9만 8000원∼53만원),침대(15만∼43만원) 등 다양한 제품들을 매장에 구비할 계획이다. 월마트도 28일까지 전국 15개 매장에서 ‘새학기 용품전’을 연다.바비 학생가방이 1만 8800원∼2만 3800원,슈나이더백팩이 1만 9800원∼2만 4800원,가디언 노트세트 2630원,주주스케치북 3권이 1580원 등이다.한편 인터넷 쇼핑몰 H몰(www.Hmall.com)도 이달말까지 ‘해피 스타트,학생용품 대전’을 열고 100여종의 학생용품을 최고 30% 할인판매한다.행사기간 구매고객에게는 5%,일정금액이상 구매한 고객에게는 10%에 해당하는 할인쿠폰을 준다. 최여경기자 kid@
  • “노동과 禪 그리고 생태운동 애정 고루고루 담았습니다”시집 ‘초심’ 펴낸 노동자시인 백무산

    “경찰은 데모를 하였다/(…)/최루탄을 쏘고 군홧발로 짓이기며/과격시위를 하였다/쇠몽둥이를 들고 곤봉을 휘두르며/극렬시위를 하였다(…)//노동자들은 진압에 나섰다/(…)/지게차가 나섰다 포크레인이 나섰다/깃발을 들고 함성으로 나섰다/주인인 노동자들은 피흘리며 진압에 나섰다”(‘경찰은 공장 앞에서 데모를 하였다’). 88년 첫 시집 ‘만국의 노동자여’에서 노동자의 시각으로 시위장면을 역발상으로 노래해 화제가 된 백무산(48·본명 백봉석).그는 박노해와 함께 80년대 노동문학을 이끈 노동자 시인이다.그가 새 시집 ‘초심(初心)’(실천문학사)을 냈다. ●인간·우주·내면 3요소 섞여 첫시집 ‘만국의…’로 노동자의 울분과 한을 노래했던 그는 ‘동트는 미포만의 새벽을 딛고’(90)로 혁명적 전위의 필요성으로 나아갔다.그러나 90년 이후 다른 노동문학가처럼 그도 ‘안’으로 들어갔다.3시집 ‘인간의 시간’(96)에서 보인 참선을 통한 내면으로의 침잠은 ‘길은 광야의 것이다’(99)에서 더 안으로 들어가고 가라앉은 것 같았다.그런 탓에 땀과 현장이 담긴 그의 시를 갈망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시인도 다시 현실에 발을 내딛으려는듯 이번 시집은 그 동안 보여준 세가지 모습,즉 노동과 인간,선(禪),그리고 생태운동에 대한 애정을 골고루 담아 눈길을 끈다. 최근 방송(김사인교수가 진행하는 EBS-TV ‘금요일의 문학 이야기’)에 출연하러 울산에서 모처럼 서울에 나타난 그를 만났다. 시집을 낸 소감을 묻자 “특별하게 말할 게 있겠습니까?”라며 말을 아낀다.이번 시집은 ‘총체적’이라는 평가에 그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그 동안 고민한 세가지 요소 즉 인간과 인간,인간과 우주,인간의 내면 등 3가지 요소가 섞여 있다.”고 말한다. 그는 그중 내면,즉 ‘자성’(自省)에 방점을 찍었다.“운동 세력이 타락한 모습은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면서 “민주화에 대한 집단적 요구만 표출했을 뿐,이후에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한 준비가 부족하다보니 권력에 대항한 또 하나의 권력을 낳아 욕망의 고리에 편입된 셈”이라고 진단한다.그는 “인간의 자성만이 현실을 변화시킬 수 있다.”라고 덧붙인다.이런 생각은 이번 시집에서 “뒤집어 지배한다고 이기는 것이 아니야/(…)더 온전하게 더 푸르게 피어 오르는/넉넉한 저항이여”(‘그 아이 집’)라고 노래한 모습에 잘 녹아 있다. ●열정·지혜 동시에 배어나 이번 시집은 그가 현실 쪽으로 다시 성큼 다가오고 있음을 보여준다.‘욕망을 생산하는 공장’에선 국회의 소모전을 질타하고,‘손마저 두고 간 사람’은 동료 노동자의 죽음을 안타까워한다.‘통일 이데아’에선 “분단이 돈이 될까 통일이 돈이 될까/저울질했을 뿐”이라며 정주영 전 현대그룹 명예회장을 ‘통일 영웅’으로 그리는 세태를 꼬집는다.그러나 그 모습은 이전처럼 한 방향으로만 날을 세운 게 아니다.대신에 자신의 지나온 세월을 “한 시대를 잘못 꿈꾼 자의 강박일까.”라고 끊임없이 되묻는다. 언제쯤이면 현실 속으로 되돌아 올 것인지 물었더니 “여전히 개인적 자각에 머무른 채 실천하지 못하는 내 모습이 아직도 못마땅하다.”며 침묵한다.그 모습에선 시대의 모순과 맞서려는 열정과 그것을 안으로 다스리려는 지혜,앎과 실천의 한계 등이 동시에 배어났다. 글 사진 이종수기자 vielee@
  • [마당] 개혁보다 먼저 할 일

    아이들이 집안 청소를 하겠다고 나섰다.참으로 기특하고 갸륵한 일이다.부모가 안심하고 외출했다.그런데 진흙탕에서 뒹굴며 놀던 아이들이 신발을 벗거나 손을 씻지도 않고 옷도 갈아 입지 않은 채 청소를 한답시고 집에 들어가 설쳐대기 시작했다.게다가 아이들은 진공청소기를 어떻게 사용하는지조차 몰랐다.청소? 맙소사! 그런 아이들에게 집안청소를 맡긴 부모야말로 제 정신이 아니다.아이들은 손에 닥치는 대로 물건을 마구 집어 던지면서 장난 쳤다.아이들에게는 깨가 쏟아질 듯이 재미있는 놀이지만 부모가 땀 흘려가며 일해서 하나씩 장만했던 귀중한 살림살이가 성할 리가 없다.고물장수가 지나갈 때 아이들은 냉장고·세탁기·에어컨에 심지어는 자동차까지 팔아서 군것질을 했다.집문서와 인감도장이 어디 있는지 알았다면 집도 팔아 먹었을 것이다.청소를 하려면 먼저 자기 몸부터 깨끗이 해야 한다.그리고 청소기를 다룰 줄도 알고,어디서부터 어떻게 청소해야 되는지도 잘 알아야 한다.그렇지 않다면,청소를 하겠다고 나서지도 말아야 한다. 나라를 다스리려면 먼저 자신의 인격 수양과 자기 집안을 잘 다스리는 일부터 해야 한다는 공자의 말은 케케묵은 헛소리가 결코 아니다.자기 눈에 대들보가 박혀 있는 사람은 남의 눈에서 티끌을 꺼내 주겠다고 할 것이 아니라 먼저 자기 눈에서 대들보부터 제거하라는 예수의 말도 결국은 수신(修身)과 제가(齊家)를 한 뒤에 치국(治國)하라는 공자의 말과 같은 맥락이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백성들이 가장 많이 듣는 말은 역시 ‘개혁’이다.개혁이라고 하면 거창한 사업처럼 들리고 어딘가 멋진 뉘앙스를 풍긴다.그러나 쉽게 말하면 ‘청소’ 또는 ‘집수리’에 불과하다.해방 이후만 해도 50여 년이 지나도록 청소를 하고 뚝딱뚝딱 집을 수리해 왔다.그런데도 아직 청소할 쓰레기가 많이 쌓여 있고 수리할 곳도 많다는 말이다.쓰레기란 날마다 쌓이게 마련이다.집도 오래 되면 손볼 데가 많아지게 마련이다.그러니까 청소를 날마다 부지런히 해야만 한다.그렇지 않으면 쓰레기 더미에 사람들이 묻혀서 질식하고 만다.수리할 데가 있으면 빨리 수리해야 집이 오래 보존된다.청소도 좋고 수리도 좋다. 그런데 개혁을 외치는 사람들이 진흙탕에 뒹굴다가 청소를 하겠다고 나서는 아이들처럼 자기 몸 하나도 깨끗이 하지 못한다면 개혁을 하기는커녕 문제만 더욱 복잡하고 어렵게 만들고 만다.명색이 개혁의 주체라고 자부하는 사람들이 아무하고나 만나고 아무하고나 술을 마시며 아무 데서나 잔다면,바로 그들 자신이 개혁의 대상이 아닌가! 새도 가지를 가려서 앉는다고 하지 않았던가! 요즈음 나라 걱정을 하는 사람들이 부쩍 많아졌다.저명인사들일수록 구설수에 더욱 자주 오른다.물론 예전에도 나라 걱정을 하는 사람들은 많았다.그러나 요즈음은 걱정이 매우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다.그것이 문제인 것이다.그런데도 그런 걱정이 모두 언론의 과장 보도 탓이라고 하는 사람들이 있으니 한심하다.누구 말처럼 미치고 환장할 노릇이다.좋다.언론이 과장 보도만 일삼는다고 치자.그러면 자기들은 똑똑해서 그걸 아는 반면에 백성들이란 하나같이 멍청한 바보라서 까맣게 모른 채 속고 있단 말인가? 개혁은 언제나 필요하다.그러나 똥 묻은개가 겨 묻은 개를 나무라는 식이라면 반드시 실패하고 만다.먼저 자기 몸부터 살펴보고 자기 주위부터 청소하라.개혁은 그 다음 순서이다. 이 동 진 시인 전 외교부 대사
  • 쉬어가기˙˙˙

    아디다스가 ‘축구스타’ 데이비드 베컴(28·레알 마드리드)에게 사상 최고액 스폰서 계약을 제시했다.영국의 ‘선데이 미러’는 11일 “아디다스가 베컴에게 스포츠계 최고액인 1억파운드(약 1890억원) 스폰서 계약을 제안할 예정”이라고 보도.아디다스는 계약금으로 5000만파운드를 지급한 뒤 홍보 활동비로 5000만파운드를 추가 지급하되 은퇴 후 자사 모델로 나선다는 내용의 종신 계약을 할 예정이라고.계약이 성사되면 베컴은 나이키와 5년 계약을 한 타이거 우즈의 1억달러(1180억원)를 경신하게 된다.
  • [건강칼럼] 아이성장 망치는 ‘야제증’

    밤낮을 바꿔 엄마·아빠를 괴롭히는 아이들이 있다.이런 경우 어른들은 흔히 “조금 지나면 나아진다.”고들 하지만 그냥 방치하면 자칫 아이의 성격이나 성장발육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처럼 아기가 밤낮을 바꿔 보채는 것을 ‘야제증(夜啼症)’이라고 한다.태어나서부터 세살 사이에 잘 나타나는 증상이다.아이가 본디 허약하거나 크게 놀랐을 때,또 몸 속 열이 뭉치거나 체했을 때,모유에 적응하지 못할 때 잘 나타난다.체내의 기 흐름이 막혀 나타나는 증상이다. 대개 아이들은 배가 고프거나 편안하지 않을 때 우는 데,그런 경우 먹을 것을 주거나,편하게 해주면 대부분 울음을 그친다.하지만 이유없이 징징거리거나 작은 소리에도 놀라며,잠을 잘 깨는 경우,또는 수시로 악을 쓰고 울거나 유독 밤에 많이 먹으며,먹고 나서도 계속 먹으려고 덤비는 증상이 한 달 이상 계속되면 일단 야제증이라고 진단할 수 있다. 이런 경우 한방에서는 머리나 가슴의 막힌 기운을 풀어주는 처방으로 치료한다.향부자,백복신,지각 등의 한약재가 든 사물안신탕이나소아포룡환,황련음,평위산 등의 한약을 처방하거나 레이저침으로 혈을 자극해 기운의 순환을 촉진하기도 한다. 손쉬운 가정요법도 있다.우선 약재상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복령이나 택사를 달인 물에 분유를 타 먹이거나,아이의 배를 부드럽게 마사지해주면 금방 효과가 나타난다.따뜻한 손으로 배꼽을 중심으로 해 시계방향으로 천천히 쓸어주거나,아이의 척추를 따라 양쪽 1∼2㎝ 부위를 마사지해주면 좋다.자기 전에 가볍게 목욕을 시켜 혈액순환을 돕거나 옷을 살짝 벗겨 피부를 노출시켜줘도 된다. 아이를 무조건 따뜻하게 감싸는 것 보다는 밤에 잠자리를 서늘하게 해주면 주변 환경에 잘 적응해 야제증을 다스리는 데 도움이 된다.아이가 너무 많이 먹는 경우에는 한 끼 정도 건너뛰거나 양을 절반 이하로 줄여 먹이면 금세 막힌 기운이 풀린다. 이 정 언 도원아이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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