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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실내악단 ‘예음클럽’ 5년만이네

    실내악단 ‘예음클럽’ 5년만이네

    공연예술전문 월간지 객석과 함께했던 프로젝트 실내악단 예음클럽이 해단 5년 만에 다시 한자리에 모인다.객석 창간 2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커버 스토리’라는 타이틀로 새달 2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무대에 서는 것. 사람의 겉을 다스리는 예(禮)와 안을 다스리는 음(音)의 조화를 추구한다는 의미를 가진 예음클럽은 1984년 객석의 창간과 동시에 중견 솔리스트들을 중심으로 만들어졌다.85년 첫 무대를 연 이래 매월 1회 공연을 꾸준히 이어가며 국내 클래식계에 잔잔한 파문을 일으켰다.피아노 5중주 형태로 시작했지만 멤버들이 늘면서 목관 5중주 등 새로운 장르를 개척하기도 했다. 현재 예술의전당 사장인 피아니스트 김용배씨를 비롯해 피아니스트 김대진(한국종합예술학교 교수)·김금봉(연세대 교수),바이올리니스트 이택주(예술의전당 음악감독)·김순영(추계예술대 교수),비올리스트 오순화(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첼로 박상민,더블베이스 안동혁 등 쟁쟁한 아티스트들이 예음클럽을 거쳐갔다. 이들을 포함해 15명이 20주년 기념 콘서트를 꾸민다.프로그램은 슈베르트의 ‘피아노 5중주 송어’,풀랑크의 ‘피아노 6중주’,생상스의 ‘트럼펫 7중주’ 등 대중적이면서도 최근 실내악단의 기근으로 좀처럼 듣기 힘든 곡들을 골랐다.객석 발행인인 연극배우 윤석화씨는 “예음클럽은 한국 실내악의 살아있는 역사”라면서 “지켜야 할 것을 지키는 것이 예술의 사명이라는 생각으로 콘서트를 기획했다.”고 설명했다.오후 8시.1만∼10만원.(02)3673-2001. 김소연기자 purple@seoul.co.kr
  • [Doctor & Disease] 삼성서울병원 동헌종박사

    [Doctor & Disease] 삼성서울병원 동헌종박사

    축농증은 ‘세균과 문명의 장난’이다.흔히 어린이의 콧구멍을 위태롭게 들락거리는 누런 콧물로 대변되는 축농증은 호흡과 후각을 감당하는 코에 고장이 난 경우다.너무 흔해 유병률조차 별 의미가 없다고 여겨지는 축농증은 ‘잘 낫지 않는 병’이라거나 ‘재발이 잘 되는 병’ 혹은 ‘애들 머리 나빠지는 병’ 정도로만 알려져 있을 뿐 그 실체를 정확히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사실 축농증 자체가 머리를 나쁘게 한다거나 기억력을 떨어뜨린다는 근거는 없습니다.그러나 얼굴 안쪽의 부비동에 염증이 생기고 그곳에 항상 농이 차 있어 집중력이 떨어지고 그게 학업성적이나 업무 능률에 영향을 미치는 겁니다.” 동헌종(46) 박사.우리나라 이비인후과 전공의와 전문의들이 ‘가장 먼저 강의를 듣고 싶은 교수’로 꼽을 만큼 ‘아는 사람들로부터 인정받는’ 그는 이렇게 말문을 열었다. ●부비동에 염증… 공기순환 안 되고 콧물 막혀 축농증이라는 질환을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의학적으로 만성 부비동염이라고 부르는데,이는 코 주변에 있는 8개의 공기주머니,즉 부비동에 염증이 생겨 부비동의 공기순환이 안 되고,콧물이나 농이 배출되지 못해 고이는 질환이다. 증상은 어떤가. -급·만성이 차이가 있다.급성은 고열과 전신 권태감이 있고 누런 코와 코막힘,콧물이 목을 타고 넘어가는 후비루와 부비동 주변의 얼굴 부위에 통증이 나타난다.만성은 열이나 권태감이 없고 통증도 거의 나타나지 않는 대신 구취,후비루와 함께 냄새를 못 맡고 항상 머리가 무겁다. 급·만성을 가르는 기준은 무엇인가. -부비동 염증이 3개월 이상 지속되면 부비동염,즉 축농증으로 보는데,급·만성 구분 역시 3개월을 기준으로 적용한다. 부비동염의 원인도 설명해 달라. -감기 후유증인 경우가 많다.세균이나 곰팡이류 감염에 의해 부비동 점막이 붓게 되고 이걸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만성화된다.그러나 최근에는 감염 통제가 잘돼 이런 유형은 주는 대신 환경적 요인에 의한 알레르기가 원인인 경우가 늘고 있다.실제로 감염 통제가 철저한 미국에서도 알레르기성 부비동염은 줄지 않고 있다.또 콧구멍의 좌우를 나누는 벽인 비중격이 한쪽으로 굽었거나 중비갑개가 비대해 부비동의 환기와 배농을 막는 경우도 많다.정리하면,여전히 감염과 해부학적 구조 이상이 문제인데,최근에는 알레르기 등 환경 요인에 의한 경우가 늘면서 ‘세균’과 ‘문명’이 함께 작용한다는 점이 경향이라면 경향일 수 있다. ●염증 3개월 이상 지속땐 ‘만성’ 동 박사는 축농증의 발병 추세를 묻자 “축농증은 나았다가도 감기 한번 앓고 나면 다시 생기기도 해 완치 개념을 적용하기가 쉽지 않다.”며 “확실히 예전처럼 콧물을 달고 사는 애들은 줄었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환경요인의 영향과 질병에 대한 의식이 개선돼 병원을 찾는 환자는 늘었다.”고 설명했다.그가 말하는 환경요인이란 바로 알레르기.특히 천식 환자의 경우 먼지나 매연,온도 변화에 민감해 쉽게 부비동 점막이 자극받을 뿐 아니라 치료도 어렵다며 이런 사람은 철저한 관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알레르기성 환자 계속 늘어 진단은 어떻게 하나. -환자가 보이는 증상과 내시경적 소견이 가장 중요한 판단기준이 된다.여기에다 증상은 있으나 내시경적으로 특별한 소견이 없는 경우 부수적으로 X-레이를 활용하기도 한다. 자가진단도 가능한가. -흔히 말하는 누런 코가 2주일 이상 계속되면 감기에서 2차 세균감염이 와 부비동염으로 진행 중이라고 보는 것이 옳다.더러는 후각 점막이 부어 냄새를 못 맡는 경우도 있다. 치료 방법도 소개해 달라. -대부분의 환자에게 일차적으로 약물을 투여한다.세균 감염이나 점막을 자극하는 환경 요인을 약물로 진정시키는 것이다.1∼2회 정도 이런 시도를 해도 증상이 개선되지 않으면 항생제를 포함한 약제를 4∼6주 정도 투여하며,이후에도 차도가 없으면 수술을 고려한다.최근에 주로 활용하는 내시경 수술은 예전처럼 잇몸 상부를 절개해 치료하는 상악동근치술에 비해 매우 탁월한 잇점이 있다. “사실 예전에는 수술을 하더라도 부비동이 안구 및 뇌조직과 근접해 정상적인 치료가 힘들었습니다.그래서 안면신경 절단이나 부비동 기능상실 등 수술 부작용 말고도 재발이 잦았는데 내시경 수술은 안구나 뇌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을 뿐 아니라 수술 효과도 예전과는 비교가 되지 않습니다.”그는 이를 ‘아날로그’와 ‘디지털’에 비유했다. ●내시경 수술로 치료 획기적 축농증 치료에서 수술 점유율은 어느 정도인가. -정확한 통계는 아니지만 내 경우 환자의 80∼90%는 수술을 한다.물론 약물에 잘 반응해 수술이 필요없는 경우도 있지만 수술할 경우 90% 이상의 환자가 결과에 만족한다. 축농증은 재발이 문제라고 여기는 사람이 많은데. -천식을 앓거나 수술후 관리를 소홀히 한 경우 재발 가능성이 높다.그래서 축농증은 ‘수술이 반,관리가 반’이라고들 한다.그러나 전체적으로 보면 재발률이 유의하게 높은 건 아니다. 항간에 축농증에 특효라는 약제나 치료법이 소개되기도 하는데. -죽염이나 홍화씨를 이용한 치료법이 퍼져 있고,더러는 검증되지 않은 약제를 써서 문제가 되기도 한다.축농증의 중요 원인인 알레르기가 그런 약제로는 절대 다스려지지 않는다.연간 400∼500명의 축농증 환자를 수술하면서도 환자들에게 성실한 진료로,의료계에는 탁월한 연구 성과로 정평이 난 그는 이렇게 덧붙였다.“최근들어 내시경 수술이 일반화하면서 수술 성과도 놀랍게 향상됐지만 중요한 것은 성실한 치료와 질병의 발호를 억제하는 철저한 자기관리,이것이 축농증을 극복하는 지름길입니다.” ■ 동헌종 박사 ▲서울대의대 및 대학원(박사)▲미국 펜실베이니아의대병원 전임의▲미국 클리블랜드 클리닉(CCF) 교환교수▲대한이비인후과학회 기획이사, 간행이사 등 역임▲현,미국 비과학회 공식 학회지 편집위원▲성균관대의대 삼성서울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글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사진 이종원기자 jongwon@seoul.co.kr
  • [환경엄마 김순영의 건강한 밥상]아이 건강 해치는 ‘배부른 간식’

    여름철,방학을 맞은 아이들의 활동량이 많다 보니 하루 세끼를 먹는 식사 간격이 길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엄마들은 “왜 이리 밥 때가 빨리 돌아오지?”하며 귀찮아할지 모르겠지만,한참 자라나는 아이들 입장은 전혀 다르다. 그 긴 식사 간격 때문에 간식의 즐거움이 훨씬 커진다.아이들은 활동량이 많고 한번에 많은 양을 먹을 수 없으므로 식사와 식사 사이의 중간에 영양과 에너지를 보충해 주는 간식을 장만해 주는 것이 좋다. 어렸을 때를 돌이켜보자.엄마가 마련해 준 간식을 먹을 수 있는 시간이 얼마나 기다려지고 또 즐거웠던가.엄마가 고구마라도 쪄서 내오실라치면 온 가족의 정이 샘솟는 듯했다.그러나 간식은 간식일 뿐,그것 때문에 식사의 즐거움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지금은 달라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아이가 밥을 제대로 먹지 않는다고 고민하는 엄마들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대부분의 경우 아이가 배고파할 겨를도 없이 온갖 간식을 먹이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또 그 간식으로 내놓는 먹을거리라는 게 아이들 입맛을 자극하는 것이 대부분이어서 아이들이 밥맛에 흥미를 잃어버리게 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간식은 말 그대로 간식이어야 한다.간식이 식사를 대신하거나 식사의 역할을 빼앗을 정도로 열량이 많아서는 안 된다.간식으로 주로 내놓는 튀김 종류나 피자,햄버거,치킨,핫도그 등은 지방 함량이 매우 높기 때문에 간식으로는 적합하지 않다.이런 음식은 위에 머물러 있는 시간이 길어 다음 식사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이런 간식에 길들여져 식사를 소홀히 할 경우 성장기 어린이들이 심각한 영향 불균형을 겪을 수 있다. 또 하나,간식을 줄 때 가장 조심해야 할 점은 너무 많이 주거나,너무 자주 주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더러는 “그래도 한창 자랄 때인데 많이 줘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기도 하겠지만,문제는 먹는 양이 아니라 소화 흡수 능력이다.밥을 먹은 뒤 적어도 1시간30분에서 2시간 정도는 지나야 성장호르몬이 분비되는데,이때 다른 음식물이 들어가면 소화시키는 일 때문에 성장호르몬 분비가 오히려 방해받을 수 있다.또 소장에서 힘들게 소화흡수 중인데 위장에 새로운 음식이 들어온다고 생각해 보라.소장의 소화와 흡수활동이 방해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간식의 메뉴를 선택할 때는 신선한 제철 재료를 이용할 것을 권한다.덧붙여,아이에게 부족하기 쉬운 영양소가 고루 함유된 식품을 고르는 것도 중요하다.영양소 중에서도 수분과 무기질,비타민을 공급해 줄 수 있는 음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간식은 조금 번거롭더라도 엄마가 직접 준비해야 한다.이것이 식품첨가물 등으로부터 아이들을 보호하는 첫걸음이다.간단하게는 삶은 감자나 고구마,밤,옥수수,제철 과일 등을 간식으로 내놓으면 좋을 것이다.수분과 무기질이 풍부할 뿐더러 준비도 간편하다. 또 음식상에 밑반찬이 떨어지지 않는 것이 중요하듯,간식 역시 언제든지 장만할 수 있도록 한두 가지는 미리 준비해 두는 것이 좋다.미숫가루,오미자차,매실효소,잣,땅콩,호두 등을 언제든지 내놓을 수 있도록 준비하거나,아니면 샌드위치를 만들 통밀 식빵이나,유기농 곡류로 만든 과자,뻥튀기 등도 미리 준비해 두면 간식 때문에 걱정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여기에다 ‘우리 엄마만의 간식’이라고 아이들이 자랑할 만한 주특기를 한두 가지 준비한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이다.단호박과 불린 콩,찹쌀가루를 찜통에 쪄내는 호박찰편이나,버섯 등의 재료와 떡볶이떡으로 만드는 떡잡채처럼 우리 전통음식이라면 더욱 좋을 것이다. 아이가 밥을 잘 먹지 않는다면,아이 탓을 하기 전에 먼저 엄마가 아이들 간식을 어떻게 챙기는지를 살펴봐야 옳다.밥상만 잘 꾸리고 다스린다고 바른 먹을거리,제대로 된 밥상인건 물론 아니다. 아무리 건강한 먹을거리로 채워도 아이들 간식을 조절하지 못한다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되기 십상이다.‘나만의 간식’이라고 내세울 수 있는 것,한두 가지를 가진 엄마의 아이는 보다 건강하게 밥상을 마주하지 않을까.
  • 儒林(164)-제2부 周遊列國 제2장 老子와 孔子

    儒林(164)-제2부 周遊列國 제2장 老子와 孔子

    제2부 周遊列國 제2장 老子와 孔子 이렇듯 노자와 공자는 중국의 사상을 양분하는 양대 산맥이었으면서도 그 성격은 전혀 다르다.공자를 중심으로 하는 유가사상이 현실적이라면,노자의 도가사상은 초현실적이다.공자는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 사회를 인(仁),의(義),예(禮),지(智)와 같은 훌륭한 덕과 올바른 예의제도로써 다스려 보려고 애를 쓰는 데 비하여 노자는 어차피 사람은 그 어떤 제도로 교화되거나 변화될 수 없는 불완전한 존재이므로 현실 차원을 넘어선 도(道)라는 절대적인 원리를 추구하면서 현실 사회가 어지러운 것은 사람들이 불완전한 자기의 이성을 바탕으로 하여 그릇된 자기 중심의 이기주의적인 판단 아래 행동하기 때문이라 생각하였다.곧 노자의 사상은 사람의 이성적 한계에 대한 각성에서부터 출발하고 있는 것이다. 보통 사람들이 올바르다,훌륭하다고 믿는 것은 모두 절대적으로 올바르거나 훌륭한 것이 못 된다.올바른 것은 그릇된 것이 전제가 되어야만 하고,훌륭한 것은 나쁜 것이 전제가 되어야만 가능한 것이다.사람들의 모든 가치,즉 높다,낮다,길다,짧다,아름답다,추하다,행복하다,불행하다는 모든 판단이 그러한 것이다.그런데도 사람들은 이러한 상대적이고 일시적인 가치를 추구하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불행에 빠지게 되고,사회적으로는 혼란과 분쟁이 일게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노자는 절대적인 원리로서의 도의 추구,인간 이성의 한계성에 따른 각성에서부터 이른바 무(無)의 사상과 자연의 사상을 발전시킨다.‘무’란 도의 본원적 상태이며,그것을 다시 인간에의 성품에 있어 무위(無爲),무지(無知),무욕(無慾),무아(無我) 등의 개념으로 발전시킨다.결국 노자는 사람들의 인위적이고 의식적인 모든 것을 부정하는 것이다.그리고 사람들이 인위적이고,의식적인 모든 것으로부터 완전히 벗어난 상태가 곧 ‘자연’인 것이다.‘자연’이란 ‘스스로 그러한 것’이며,‘저절로 그러한 것’을 의미한다.이것은 사람들을 불행케 하는 모든 가치판단이나 사회적인 구속으로부터 완전히 해방된 상태를 뜻한다.그것은 자연의 한 구성 요소로서 인간 본연의 회복이며,인간이 타고난 모든 구속으로부터의 완전한 해방,곧 절대적인 자유의 추구인 것이다. 따라서 현실적인 유가사상은 필연적으로 사회 참여를 통하여 지상에서의 유토피아를 꿈꾸는 군자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초현실적인 도가사상은 필연적으로 자연 상태 속의 은둔생활을 통하여 신선이 되기를 목표로 하고 있는 것이다.그러므로 유가사상은 도가사상을 ‘현실도피’라고 비난하고 있으며,도가사상은 유가사상을 ‘지나친 세속주의’라고 비판하는 것이다. 공자는 시대의 혼란을 바로잡기 위해서 주나라 초기의 봉건제도를 부활시키려고 애썼으나 노자는 그 시대의 혼란은 사람들이 인위적으로 제정한 제도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단정하고 주나라 초기의 봉건제도는 물론 모든 인위적인 제도를 부정하는 것이다. 사마천도 사기에서 유가와 도가사상의 차이점을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세상에서는 노자의 학문을 하는 자는 유학을 배척한다.유학자들 역시 노자를 이런 식으로 배척한다.‘길이 같지 않으면 서로 일을 꾀할 수 없다.’” 사마천의 기록처럼 공자의 유가와 노자의 도가는 두 갈래의 ‘같지 않은 길’인 것이다. ‘노자의 학문을 하는 자는 유학을 배척 한다.’라는 사마천의 기록 역시 논어에 자주 등장하는 중요한 화두 중의 하나이다. 훗날 공자가 초나라의 작은 속국 중의 하나였던 섭(葉)을 방문했을 때 길가에서 장저(長沮)와 걸닉(桀溺)이란 수수께끼의 인물을 만나는데,논어에 기록된 이 장면을 통해 당시 공자가 노자의 도가사상을 따르던 사람들로부터 어떤 대접을 받았는가를 미뤄 짐작케 하고 있다.
  • [사설] ‘부부 사이 강제 추행도 유죄’

    남편이 아내에게 강제로 성추행을 해 상해를 입혔다면 부부 사이라 하더라도 형사상 강제추행치상죄로 인정된다는 판결이 나왔다.비록 하급심이긴 하지만 결혼한 여성의 성적자기결정권(性的自己決定權)을 인정한 전향적 판결로 환영할 만하다. 최근 우리 사회는 부부,혹은 부모 자식 간에 행해지는 가정폭력에 대해서는 ‘가정폭력방지법’을 제정하는 등 적극적 관심을 가지면서도 부부 간의 성폭력에 대해서는 외면하는 태도를 보여왔다.그러나 어린이가 부모의 소유물이 아니듯,아내의 성 또한 남편의 소유물이 될 수 없다.또 아내 폭행이 범죄이듯,아내에 대한 성폭행과 강간 또한 범죄로서 다스려져야 하는 것은 인권국가라면 너무나도 당연한 이치다.그런데도 현실은 부부간 성폭력이 아무리 심해도 무시되거나 단순폭력 정도로 간주돼 인권 사각지대가 돼 왔다.특히 가정폭력 피해 여성의 성폭행 중복 피해는 심각해 61%가 고통을 겪었다는 조사결과가 있을 정도다. 이번 판결은 전향적 법 적용의 가능성과 함께 현행법의 한계도 분명히 보여줬다.성추행 부분은 유죄로 인정했지만 강간죄 부분은 형법상 폭행,협박 요건 미비를 들어 무혐의 처분을 한 것이다.따라서 아내 성폭행,혹은 강간죄를 분명히 다스리기 위해서는 형법상 강간조항의 개정과 함께 ‘성폭력특별법’‘가정폭력방지법’등 특별법에 아내 강간을 인정하는 명문조항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갖는다고 할 수 있다. 아내강간 인정에 대해서는 지나친 사생활 간섭이라는 반론도 있다.그러나 이는 폭력가정 등의 인권보호를 위한 불가피한 조치로 유엔권고와 함께 대부분의 선진국들이 채택하고 있음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적극적 도입 논의를 할 때가 됐다고 본다.
  • ‘칼 윤’도 할리우드 진출

    |로스앤젤레스 연합|한국계 2세 칼 윤(29·한국명 윤성권)이 보르네오 정글을 배경으로 한 공포 스릴러물 ‘아나콘다스(Anacondas:The Hunt for Blood Orchid)’로 할리우드에 데뷔한다. 지난 7월 존 조가 ‘해럴드와 쿠마 화이트 캐슬에 가다’에서 주목을 받았듯 칼 윤도 오는 27일 개봉될 ‘아나콘다스’로 또 하나의 기록을 세울 것으로 보인다. 칼 윤은 007시리즈 ‘다이 어나더 데이’에서 북한군 장교로 출연,국내 팬들에게도 널리 알려진 릭 윤(33)의 친동생으로 이 영화를 통해 할리우드에 이름을 올려 사상 첫 한국계 형제배우로 탄생한다.그는 19일 가진 미디어 인터뷰에서 스크린 젬스가 배급할 ‘아나콘다스’에서 “형과 전혀 다른 캐릭터로 팬들에게 다가서겠다.”고 말했다.
  • 짝퉁이라뇨! ‘패러디패션’ 이죠

    짝퉁이라뇨! ‘패러디패션’ 이죠

    패러디는 문화다.정치는 물론 영화와 드라마도 패러디가 떠야 성공이 확인된다고 할까.패러디가 없으면 인생의 재미가 절반은 줄어들 것도 같다. 패션계에도 패러디가 뜬다.고가의 해외 수입브랜드나 유명 상표를 패러디한 티셔츠가 인기종목이다. 디자인은 단순하다.일반 면 티셔츠 앞면 한가운데에 브랜드 로고를 응용해 새겨넣는 식이다.하지만 브랜드를 교묘하게 바꿔 그 브랜드인 양 파는 모조품,일명 ‘짝퉁’과는 구별된다.브랜드를 재미있게 표현한 ‘패러디’로 명품을 선호하는 ‘럭셔리 신드롬’에 대한 반기라고나 할까. 코오롱패션산업연구원 정송향 교수는 “이전에는 패션을 자기 과시의 도구로 이용했지만 최근 젊은층을 중심으로 놀이의 대상으로 인식하고 있다.패션에서 기쁨,즐거움 등의 심리적인 만족을 얻는 사람들은 명품에 대한 욕구를 유머를 가미한 브랜드 패러디로 풀어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파마’하고 싶지만,‘빈곤’해서… 1980년대부터 꾸준히 돌아다닌 모조품으로는 나이키,아디다스,아놀드 파머,프로스펙스를 나이스,아디도스,아놀드 파라솔,프로스포츠 정도로 바꾼 것들,이건 짝퉁이다. 요즘 패러디는 이렇게 바꾼다.압도적인 인기를 끄는 ‘푸마(PUMA)’의 캐릭터를 변형해 머리부분을 부풀려 ‘파마(PAMA)’,머리카락을 세워 ‘펑크(PUNK),푸마가 당구를 치면 ‘다마(DAMA·공의 일본말)’다.푸마가 자고 있으면 ‘자나(JANA)’,푸마 대신 참치가 뛰면 ‘튜나(TUNA)’,하마가 뛰면 ‘하마(HAMA). 고급 의류 브랜드 ‘빈폴(Beanpole)’은 자전거 대신 손수레를 끌며 ‘빈곤(Beangone)’이 됐다.푸마가 빈폴의 자전거를 탄 그림은 ‘임마(IMMA)’로 낙점.남녀가 등을 맞대고 있는 이탈리아 브랜드 ‘카파(kappa)’의 이미지는 담배 피우는 남자와 울먹이는 여자로 바꿔 ‘오빠나빠(oppa nappa)’가 됐다. 고가의 수입브랜드도 벗어날 수 없다.‘PRADA(프라다)’는 ‘9RADA(구라다)’로,‘GUCCI(구찌)’는 ‘구찌(9UCCI)’로 탈바꿈했다.브랜드를 희화화한 것은 아니지만 ‘루이뷔통’의 ‘LV’로고를 학생용 흰색 실내화에 빼곡히 그려 루이뷔통 실내화를 만든 사람도 있었다! ●좋잖아,즐겁잖아,재밌잖아 짝퉁은 브랜드 제품을 흉내낸 것이다.자세히 보지 않으면 브랜드 제품으로 알고 넘어간다.하지만 패러디는 재미있다.그래서 당당하게 구매하고 자랑스럽게 입고 다닌다. 박세나(25·엔씨소프트)씨는 인터넷쇼핑몰에서 최근 ‘파마’를 주문했다.“교묘한 모조품은 ‘나 그거 살 수준 안 돼서 이거라도 입어요.’라는 처량함이 느껴지지만 이런 패러디 티셔츠는 부끄럽지 않아요.원래 이런 거잖아요.친구들과,또는 남자친구와 커플티로 입어도 좋겠죠.” 친구들과 동대문 시장에 들른 회사원 임병안(30)씨는 패러디 티셔츠를 보고 ‘반해’버렸다.“인터넷에서 본 티셔츠가 눈에 띄더라고요.‘다마’ 티셔츠를 하나 샀죠.친구들과 당구칠 때 입으려고….” ●개그라고 즐기기에는 좀… 무심코 던진 돌에 개구리가 맞아 죽는다? 대상이 된 업체는 울상이다. 푸마코리아 조원섭 마케팅실장은 “패러디가 최근의 문화코드인 것은 사실이지만 이런 문화를 상업적으로 이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특정 기업의 경영,브랜드 가치를 저해한다면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고 말한다.현재 독일 본사 법무팀에 패러디 상품의 위법 여부를 의뢰했고,결과에 따라 대처할 방침이다. 그러나 한 스포츠브랜드 마케팅담당자는 앞으로 패러디 대상이 돼도 문제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브랜드를 희화화하는 것은 그 브랜드의 인지도가 그만큼 높아졌다는 방증 아닐까요.대통령도 패러디하는 현 세대의 문화 이상의 의미를 부여할 필요가 있을까요.” ■ ”패러디도 자유로운 표현의 하나” “인터넷에서 활성화된 패러디 문화를 오프라인으로 끌어내고 싶었습니다.자유로운 생각을 표현하고 풍자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보자는 뜻이었죠.” 패러디 티셔츠의 원조격인 ‘티공구(t09.co.rk)’의 김인욱(28) 사장은 이렇게 말했다.“미국,일본에서는 티셔츠를 커뮤니케이션의 도구로 사용해요.개인의 생각,코드를 새겨 입고 다니는 것이죠.브랜드 변형도 수많은 표현 중 하나일 뿐 모방,이미지 침해의 뜻은 없습니다.” 대화의 단절,고가의 명품과 싸구려 짝퉁으로 구분되는 소비 행태 등 부정적인 문화의 벽을 허무는 것.잘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친구 2명과 고시원에서 작업을 시작한 데는 이런 ‘티셔츠 문화론’이 깔려 있다.‘’,‘아’,‘즐’ 등 인터넷 용어를 사용한 티셔츠가 첫 제품.인터넷 공모,디자인 개발 등을 거쳐 나온 14종의 티셔츠는 하루 평균 80∼90장,최고 300장에 육박하는 주문을 받고 있다. 그러나 현재 패러디 티셔츠도 모조품과 전쟁 중이다.정식 공모를 거쳐 나온 디자인은 디지털 콘텐츠로 판단,이미지 저작권 신청을 계획하고 있다. “무일푼으로 시작했던 초심을 버리지 않고 있습니다.고구려 역사가 이슈가 되는 만큼 이제는 한반도 문제를 다루는 티셔츠를 한번 만들어볼까 해요.패러디도 꾸준히 하면서요.”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 (14) 강진만에서 ‘경세유표’를 곱씹다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 (14) 강진만에서 ‘경세유표’를 곱씹다

    여름이 끝나가는 전남 강진만의 구강포를 굽어보며 200여년 전에 살았던 한 선비를 만나기 위해 걸음을 재촉했다.위당 정인보 선생이 말했던가.다산 정약용은 조선 사회의 총체적 연구 과제라고.바다를 논하는 자리에서도 예외없이 우리는 다산과 만나야 한다.200여년 전 19세기 초반의 인물인 다산 정약용의 ‘불패 신화’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생애의 결정적 대목을 남도 바닷가의 귀양살이로 채운 이 불우한 ‘천재’의 행장(行狀)에 관하여 후인들은 깊은 경의를 표하곤 한다.그러나 그 ‘천재’가 해양정책 분야에서까지 탁월한 견해를 드러냈다는 사실은 의외로 알려져 있지 않다.해양에 주목한 그의 예지를 재론하고자 강진만까지 찾아든 것이다. ●바다까지 아우른 다산의 학문 물 비린내와 개펄 냄새가 해조음에 섞여 묘한 음색을 자아내는 강진만 하구 구강포(九江浦).아홉골 물길이 모여 만든 구강포,‘신증동국여지승람’에는 구십포(九十浦)로 기록된 곳이다.전남 3대 강의 하나인 탐진강은 보림사가 있는 장흥 유구를 거쳐 강진 읍내를 적시며 구십포로 흘러든다.워낙 뭍으로 깊게 혀를 내민 만인 데다 간척까지 이뤄져 지금은 바다인지 강인지 경계조차 애매하다.구십포가 가장 잘 보이는 곳으로 안내해 달라고 했더니,송하훈(51) 강진문화원 사무국장은 거침없이 읍내 고층 아파트로 이끈다.아파트 옥상에 서니 구강포가 끄트머리까지 한눈에 들어온다.거듭된 간척의 결과다. 구강포는 탐라로 가는 지름길이자 인근 대구면의 고려청자를 배로 실어내던 외길 항로였다.걸작 청자를 쏟아냈던 곳.600여년 동안 단절된 기예가 복원돼 ‘청자마을’로 기지개가 한창이다.바닷길이라는 특성을 염두에 두지 않으면 왜 개성에서 천리가 넘는 궁벽진 이곳에 도요지를 만들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칠량의 봉황마을을 찾아드니 감개가 무량하다.바닷가에 바짝 붙어 옹기점이 눈에 띈다.전국에서 바닷가에 있는 유일한 옹기점이다.‘봉황 옹기’로 불리는 이곳 옹기는 곧바로 배에 실려 제주도나 인근 도서로 팔려 나갔다.이렇듯 고려청자와 봉황옹기는 오로지 구강포를 둘러싼 바닷길과의 연관으로만 설명된다. ●‘삼면이 바다이나 국가에는 득이 없다’ 이런 사실을 구강포가 굽어보이는 곳에서 18년이나 살았던 정 다산이 모를 리 만무하다.그도 오늘날 횟집촌으로 변한 마량포구를 거닐었을 것이며,칠량의 청자마을과 만덕산의 백련사에서 다산초당에 이르는 호젓한 오솔길,초당 아래 귤동마을도 자주 오갔을 것이다.그러면서 갇혀 산 18년 동안 겨레를 위해 땀흘리지 않았겠는가. 역사는 더러 우연의 소산이기도 하다.하필이면 다도해 연안으로 쫓겨온 덕분에 그의 바다를 읽는 방식은 다른 사람들과 확연히 달랐다.알려져 있듯 정약용과 그의 형 정약전은 영암에 뿌리를 둔 월출산 아래 성전쯤에서 길이 엇갈렸다.형은 남서쪽으로 내려가 우이도를 거쳐 흑산도에 유배됐으며,동생은 남동쪽 강진만의 백련사 인근에 갇혀 살았다.형은 흑산도에서 ‘장대’라는 어부를 만나 불후의 수산서 ‘자산어보’를 남겼고,동생은 강진만을 굽어보면서 쓴 ‘경세유표’ 속에 원대한 해양방책을 녹여 넣었다. 500여권의 방대한 편질(篇帙)을 남긴 다산의 저술에서 ‘경세유표’는 단연 압권이다.1표2서(一表二書) 중의 하나로,강진 유배생활(1801∼1818)의 마지막 전해(1817)에 저술하였다.다산은 유표에서 해양에 관한 원대한 뜻을 펼쳐보이며,유원사(綏遠司)라는 해양 총괄기관의 설치를 주창한다.오죽했으면 경세유표에서 ‘우리나라는 삼면이 바다이나 어염(魚鹽)에 대한 이득은 모두 사삿집에 돌아가고 국가에는 하나도 득이 없다.’고 했을까. ●조정의 해양에 대한 무관심 비판 이런 현실을 너무 잘 아는 그는 착취의 대상으로 전락한 어민과 국가가 통제하지 못하는 도서의 처지를 살펴 해양경영론을 제기하며 조정의 해양에 대한 무관심과 무대책을 아프게 비판하고 있지 않는가.그는 ‘나라 땅이 편소하여 북은 2000여리,남은 1000여리에 불과함’을 지적하면서 ‘오직 서남쪽 바다 여러 섬,그중 큰 것은 둘레가 100리나 되고 작은 것도 40∼50리는 된다.’고 말한다.그의 주장은 계속된다. ‘별이나 바둑판처럼 벌려 있고,작고 큰 것이 서로 끼어 있어 수효가 대략 1000여개인데 나라의 울타리다.개벽 이래 조정에서 사신을 보내 이 강토를 다스리지 않았다.그러므로 바닷가 고을끼리 각자 자력으로 서로 부리고 붙여서,강한 자는 많이 차지하고 약한 자는 적게 얻는다.한 무더기 푸른 산이 분명 고을 앞에 있는데 그 소속을 물으면 수백리 밖의 아주 먼 고을을 말한다.또 명목은 고을에 예속되어 있으나 실상은 딴 곳에 종속되어,혹은 궁방(宮房)이 세금을 뜯어갔고,혹은 군문(軍門)이나 고을 토호가 착취했다.간사한 짓이 사방에서 나와 제멋대로 백성을 토색질한다.’ 이처럼 문란한 풍조,신라·고려 때부터 이어진 오랜 구악(舊惡)의 유래를 그는 간파하고 있었다.다산은 ‘내가 오랫동안 바닷가에 있었으므로 그 실정을 익히 알게 되었다.’고 말한다. ●18년간 어민과 호흡하며 방략 구상 유원사를 세워 온 나라의 섬을 직접 관장,민중의 질곡을 없애자는 대안까지 제시한다.섬의 세금을 직접 유원사에 바치게 해 관할 고을의 간섭과 혈세의 낭비,어민들의 질곡을 피하고자 하였다.이런 앞선 국가경영의 책략이 무능한 조정에 의해 받아들여질 리 만무했다.‘나라의 재력이 빈약한데 무엇으로 관직을 증설하느냐.’는 반박을 짐작한 듯 이런 견해도 준비했다.‘섬은 우리나라의 그윽한 수풀이니 진실로 한번 경영만 잘하면 장차 이름도 없는 물건이 물이 솟고,산이 일어나듯 할 것이다.’ 그의 해양방략은 하루아침에 구상된 것이 아니라 18년여란 세월을 강진만의 어민들과 벗하면서 숙성시켜 구체화한 것이다.그가 얼마나 어민의 삶에 가까이 다가섰는가는 그가 남긴 시어(詩語)에서도 산견된다.가령 탐진어가(眈津漁歌)에 등장하는 궁선(弓船)은 활선,맥령(麥嶺)은 보릿고개,고조풍(高鳥風)은 높새바람,마아풍(馬兒風)은 마파람을 뜻하는 것들이다.한문투긴 하지만 민중의 토속언어를 끌어들였으니,당대 언어의 ‘종다원성’을 확장시켰다는 점뿐 아니라 해양방략이 민중의 삶에 근거한 이론임을 설명하는 명쾌한 증거가 아닐 수 없다.우리는 여기에서 탁상물림은 상상할 수도 없는 실천학문의 예증을 본다. ●다산의 정책이 받아들여졌더라면… 다산은 북방에 뒤지지 않는 변방 외번(外藩)으로서 남방의 섬을 중시했다.올바른 해양경영으로 온갖 물산이 산처럼 쌓이는 풍경을 다산은 그때 이미 예견한 것이다.그러나 옹졸한 세계관에 갇혀 살던 봉건왕조는 국방·경제·수산의 근본이 될 종합 해양정책을 망라한 다산의 해양방략을 수용하지 않았다.경세유표조차도 먼 훗날에야 일반에게 알려졌을 정도이니 말해 무엇하랴. 유럽의 경우 기록적인 항해나 대규모 약탈의 이면에는 국왕이나 자본가,심지어는 왕비나 호사가 등 든든한 후원자들이 즐비했으나 내 땅의 바다라도 잘 다스리자는 이 뜻깊은 방책에는 어느 누구도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그가 경세유표를 쓴 1817년으로부터 불과 26년여 뒤인 1843년 중국에서는 50여권의 방대한 ‘해국도지(海國圖志)’가 출간된다.이는 1839년 아편전쟁에서 해양제국 영국에 패한 뒤 남경조약에 따라 홍콩과 구룡반도를 영국에 할양하는 아픔을 겪고 나서야 제시된 대응책이다.서구 열강의 서세동점은 서구 제국주의 침략의 본격화를 의미했으니,해양제국의 침략을 예감하기는커녕 자신들의 영토조차 장악하지 못한 슬픈 왕조의 자화상을 경세유표는 예감하고 있었던 것이 아닐까.돌이켜보면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거니와 결국 이 땅이 일본을 위시한 해양세력에게 유린당하고서야 그를 다시 생각한다는 사실이 새삼 아프게 폐부를 저민다.역사에 가정은 있을 수 없다지만 지금도 ‘그때 그의 도서경영론이 받아들여졌더라면 어떻게 됐을까?’하는 아쉬움을 떨쳐버릴 수 없다. ●21세기 바다경영의 지혜 배워야 지금도 민감한 국제 해양질서의 도전에 진땀을 흘리고 있는 우리로서는 그가 200여년 전에 주창한 해양방략의 경륜이 어떻게 구현되고 있는가를 끊임없이 곱씹어야 하리라. 따지고 보면 노르웨이령 북극에 ‘다산기지’가 존재함이 우연은 아니다.해양연구원(KORDI)에서 북극 전초기지를 마련하고 해양학자를 파견해 본격적 북극탐사를 시작하면서 명명한 ‘다산’이라는 기지명은 탁월한 선택이다.혹자는 다산과 바다가 무슨 관계냐고 묻겠지만,수많은 실학자 중에서 그처럼 명료하게 해양방책을 제시한 사람이 또 누구인가. 필자는 그의 ‘미완의 해도경영론’을 21세기 바다경영의 기본 노선으로 받아들일 것을 감히 주창한다.또 ‘어제 같은 옛날’을 살았던 다산에게서 과거를 거울 삼는 감고계금(鑑古戒今)의 배움을 청한다.강진만에서 다산을 만나면서 내내 보듬고 있었던 화두는 ‘이 많은 섬들을 어찌할 것인가.’하는 고민이었다.다시 공무원들이라도 먼저 ‘경세유표’를 찬찬히 되읽어 다산으로부터 변방의 섬들이 번성해 국력의 영화로 이어질 해양방략의 지혜를 얻어야 하리라.
  • [아테네 통신] 그리스 역도선수 22g차 동메달

    그리스에 첫 메달을 안긴 남자역도 62㎏급의 레오니다스 삼파니스가 불과 22g의 몸무게 차로 동메달에 머물러 희비가 엇갈렸다.삼파니스는 중국의 리마오셍과 똑같이 312.5㎏을 들어올려 공동 2위에 올랐다.그러나 삼파니스는 계체량 결과 리마오셍보다 22g이 더 나가 ‘같은 무게를 들었을 때 체중이 덜 나가는 쪽에 손을 들어주는’ 역도규정에 따라 3위에 그쳤다.
  • 儒林(160)-제2부 周遊列國 제2장 老子와 孔子

    儒林(160)-제2부 周遊列國 제2장 老子와 孔子

    제2부 周遊列國 제2장 老子와 孔子 공자가 양호를 처음으로 만난 것은 공자의 나이 17세 때의 일로 그 무렵 공자는 어머니가 죽자 아버지의 묘소에 합장한 직후였다.사마천은 두 사람의 악연을 다음과 같이 기록하고 있다. “공자가 상복을 입고 갈대를 띠고 있을 때 노나라의 대부인 계씨가 선비들에게 잔치를 베풀었다.그때 공자도 초대되어 참석했는데,계씨의 가신인 양호가 그런 차림의 공자를 보고 잔치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물리치며 말하였다. ‘주인님은 선비들에게 잔치를 베풀고 계신다.그런데 고집스럽게도 그런 차림으로 예를 지키려는 그대는 초청될 수 없다.’ 공자는 문전박대를 당한 뒤 돌아 나오고 말았다.” 이 기록을 통해 알 수 있듯이 평소에 상례를 중시하였던 공자는 어머니를 장사지낸 후 상복을 입고 잔치에 참석한 듯 보인다.그러나 이러한 옷차림을 양호는 심히 못마땅하게 생각하여 잔치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쫓아내어 문전박대를 하였던 것이다. 그것이 30여 년 전.그러나 역 쿠데타로 정권을 장악하는 데 성공한 양호는 이를 까마득히 잊어버린 채 큰 명성을 얻고 있는 공자를 자기편으로 끌어들이기 위해서 애를 쓰는 것이다. 논어 양화(陽貨)편의 첫머리에는 그런 얘기가 실려 있다. “양호가 공자를 만나고자 하였으나 공자께서는 만나 주지 않으셨다.그러자 양호가 공자께 돼지를 선물로 보내왔다.공자는 양호가 집에 없을 만한 때를 기다려 사례를 하러 가다가 도중에서 그를 만났다.양호가 공자에게 말을 하였다. ‘어서 오십시오.난 선생과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양호는 평소 그토록 만나려고 했으나 쉽게 만나 주지 않던 공자를 보자 반색을 하며 말을 꺼냈다. ‘나라를 잘 다스릴 보배를 지니고 있으면서 나라를 혼란한 채로 내버려둔다면 그것을 인(仁)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까.’ 공자는 대답하였다. ‘할 수 없습니다.’ 양호가 다시 물었다. ‘일을 하고자 하면서도 번번이 때를 놓치는 것을 지혜롭다 하시겠습니까(好從事而失時 可謂知乎).’ 공자는 다시 말하였다. ‘할 수 없습니다.’ 양호는 웃으며 말하였다. ‘세월은 흐르고 있고,시기는 나를 기다려주지 않습니다(日月逝矣歲不我與).’ 예부터 중국에서는 선물을 받으면 반드시 답례를 하는 것이 예의였다.만나고자 하여도 만나 주지 않는 공자를 억지로라도 만나기 위해서 양호는 먼저 공자에게 돼지를 선물로 보낸 것이었다.선물을 받고서도 답례를 하지 않는 것은 평소 예를 숭상하고 있는 공자에게는 견딜 수 없는 일이었으므로 하는 수 없이 양호가 집에 없는 틈을 기다려 답례를 하고자 하였으나 도중에 양호와 마주쳐 이런 대화를 나누게 되었던 것이다.이 대화를 통해 알 수 있듯이 양호는 어떻게든 공자를 정치에 끌어들이려 하고 있으며,공자는 이를 사양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계씨를 비롯한 삼환씨의 대부들이 벌이는 전횡조차 부도덕하다고 생각하고 있던 공자였으므로 하물며 가신에 불가한 양호가 방자하게 권력을 휘두르는 꼬락서니는 도저히 마음속으로 용서할 수 없었을 것이다. 이에 공자는 집요한 양호의 질문에 다음과 같이 대답함으로써 말꼬리를 잡히지 않고 교묘하게 피했다고 사기는 기록하고 있다.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좋습니다.장차 나도 벼슬을 하겠습니다.’”
  • [논술 비타민] 이제는 웃을까?

    각 제시문에 나타난 ‘앎’을 개념화하여 설명하고,현대사회에서는 어떤 앎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지 서로 비교하여 논술하시오.(2003학년도 고려대 논술고사) (가) 과학은 이 세상의 어떤 부분에 대한 믿을 만한 지식을 추구하고,그런 지식을 이용해서 사회를 발전시키는 데 크게 기여하였다.과학의 핵심은 자연은 물론 자연에 대한 인간의 간섭을 주의깊게 관찰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티리언 퍼플의 색깔이 어떤 분자에서 비롯된 것이고,어떻게 그 분자를 변형시켜서 더 밝은 자주색이나 파란색을 얻을 수 있을까를 알아내려는 노력이 바로 그런 관찰에 해당한다. 과학자들의 세계는 모든 복잡성이 분해되어 단순화된 세계이다.이것을 수학화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나는 분석이라고 생각한다. 과학자는 흔히 발견이나 창조의 과정에서 자신만의 연구 세계를 명확하게 정의한다.그 한정된 세계 안에서는 자신의 결과가 흥미롭고 놀라운 것이며,모든 것이 분석 가능하다.그런 세계에서는 언제나 답이 존재한다.로열 퍼플 염료 분자의 구조를 밝힐 수도 있고,동물원에 갇힌 판다가 번식을 잘 하지 못하는 이유도 알아낼 수 있다. 과학자들은 하나의 관찰 또는 현상에 기여하는 요인이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하지만,그것이 아무리 복잡하다고 하더라도 재능 있고 잘 훈련된 과학자라면 분리해서 분석할 수 있다고 믿는다. (나) 섹스투스에게서는 친절을 배웠다.또 그로 인해 부성애로 다스려지는 가정의 전형을 알게 되었다.자연에 순응하며 사는 사상을,거만에 물들지 않은 근엄함을,친구의 생각을 중히 여기고 그 희망을 따르는 마음씨를 배웠다.그리고 무식한 무리들에 대해서도 관대해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 (다) 子曰 由 誨女知之乎 知之爲知之 不知爲不知 是知也. 공자가 말하였다. “유야! 네게 안다는 것을 가르쳐 주겠다.아는 것을 안다고 하고,알지 못하는 것을 알지 못한다고 하는 것이 곧 아는 것이다.” (라) 로마인들은 도로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즉 도로를 어떻게 닦고 어디에서 어디로 연결해야 할지,그리고 그것들을 오래 유지하는 방법을 알고 있었다.로마 도로의 영구성은 오늘날에도 감탄을 자아내기에 충분하다.20세기를 넘어서까지 계속해서 사용해 왔는 데도 수백 마일의 로마 도로는 여전히 건재하고 있으니 말이다.예를 들어,로마의 남쪽에서부터 나폴리와 브린디시까지 갈 수 있는 아피아 가도는 오늘날에도 많은 자동차들이 달리고 있을 정도로 견고하다. 로마인들은 집요한 끈기를 가지고 도로를 건설했는데,배수구를 만들기 위해 땅을 깊이 파고 모래와 자갈 그리고 잘게 부순 돌로 도랑을 채웠다.그 다음에 도로의 중앙부는 돌을 잘라서 만든 벽돌로 딱 맞게 짜 맞추어 사람,말,마차의 바퀴가 밀리지 않도록 했다.아직도 남아 있는 벽돌은 오랜 세월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현재에도 도로의 포장 재료로 쓸 수 있을 만큼 단단하다. (유의사항) 1.답안에는 자신을 드러내는 표현을 쓰지 말 것. 2.제목은 쓰지 말 것. 3.분량은 띄어쓰기를 포함하여 1,600자 안팎(±100자)이 되게 할 것. 1.사오정이 아는 소녀 ? “야,너 쟤 알아?” 사오정이 뜬금없이 저팔계에게 물었다.“응? 누구?” “쟤 말이야.” 사오정이 가리키는 곳에 예쁜 소녀가 앉아 있었다.“누군데?” “응! 논술여고 퀸카라고 소문난 애인데,내가 잘 알지.” “그래?“ “그럼.내가 쟤에 대해서 얘기해 볼까?” “그래.해 봐.” “출생지 서울,혈액형 O형,취미 테니스,키 165,몸무게 48,생일 4월 19일….” “으와! 너 대단하다.쟤랑 사귀냐? 사귀어도 그렇게는 잘 알지 못하겠다.어쨌거나 나도 인사나 좀 시켜주라.” 저팔계의 말에 사오정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나도 알지 못하는데 어떻게 인사를 시켜주냐?” “잘 안다며?” “내가 쟤에 관한 정보를 안다고 했지.개인적인 친분 관계가 있다고 했냐?” “난 또 잘 안다기에 개인적으로 친한가 보다 하고 생각했지.근데 너 어떻게 쟤에 대해서 그리 잘 알아?” “관심이 있어서 쟤가 만든 홈페이지에 들어가 봤지.거기 좌악 나와 있는데 뭐!” “참 아는 방법도 여러 가지라는 생각이 드는구나.” 저팔계가 기가 막히다는 표정으로 말하였다. “너희들 안 들어오고 뭐하니?” 삼장 선생이었다.“네! 가요.” 사오정과 저팔계는 삼장 선생 집 안으로 들어갔다.삼장 선생은 논술문제를 내어 놓으셨다.“자! 오늘도 실제 문제를 가지고 연습을 해 보자.여기 이 문제를 풀어보렴.” 문제를 읽던 둘은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다.“아니! 왜 웃느냐?” 삼장 선생이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문제를 보니 조금 전의 일이 생각나서요.문제가 앎에 대한 것이네요.” “좀전에 무슨 일이 있었기에 그러느냐?” 삼장 선생의 물음에 둘은 방금 전 있었던 일의 자초지종을 설명하였다.“허허! 그런 일이 있었구나.미리 경험한 일에 대한 논술이니 답변이 기대되는구나.어서 문제를 풀어보렴.” 사오정과 저팔계는 열심히 답안을 작성하고는 삼장 선생에게 내밀었다.답안을 다 읽은 삼장 선생은 환한 미소를 띠며 말했다.“둘 다 잘 썼다.가르치는 보람을 느끼게 되는 순간이구나.” 사오정과 저팔계는 서로 기분좋게 바라보았다. 2.논달 선생 삼장,논제를 분석하다 “이제 너희들의 논술 수준이 어느 정도 성숙한 단계로 접어든 것 같아 기분이 좋다.너희들이 쓴 바와 같이 이 논제는 각 제시문에 나타난 ‘앎’을 개념화하여 설명하고,현대사회에서는 어떤 앎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지 서로 비교하여 논술하라는 것이었다.그러면 대체적인 개요는 나오는 셈이지? 사오정이 쓴 것처럼 서론에서는 앎의 기능이나 가치를 서술하는 정도로 작성하여 이러한 논의의 필요성이나 의의를 부각시키는 내용 정도면 충분하다고 할 수 있다. 본문 첫째 단락에서는 제시문(가)에 나타난 앎의 의미를 개념화하고,둘째 단락에서는 제시문(나),셋째 단락에서는 제시문(다),넷째 단락에서는 제시문(라)에 나타난 앎의 개념을 설명하는 내용으로 작성하고,다섯째 단락에서는 앞에서 제시한 네 가지 유형의 앎 중에서 어떤 것이 현대 사회에서 더 중요한지를 서술하고,여섯째 단락에서 글을 끝맺으면 무난한 구성이라 할 것이다. 물론 저팔계처럼 제시문에 나타난 앎의 의미를 한 개 단락에서 모두 개념화하여 정리한 후 논의를 전개하는 것도 좋다. 이 문제에서 중요한 것은 각 제시문에 나타난 앎의 의미를 개념화하는 것과 그것 중에서 현대 사회에서 중요한 것은 무엇인지를 확정하여 설득력 있게 논술하는 것이다. 우선 각 제시문에 나타난 ‘앎’의 의미를 정리해 보면,제시문(가)의 앎은 과학적 지식으로서의 앎이다.과학자들은 대상을 관찰하고 분석하여 새로운 지식을 얻고,이러한 지식은 사회를 발전시키는 데 크게 기여한다는 내용이다.제시문(나)에서 제시된 것은 삶의 지혜로서의 앎이다.친절,부성애,순응,근엄함,우정,관대함 등의 지혜를 터득했다는 것이다.제시문(다)의 ‘앎’은 자기 성찰로서의 앎이다.공자는 ‘앎’이란 자기 성찰을 통하여 자신을 분명하게 인지하고,그것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이라 하겠다.제시문(라)에서의 ‘앎’은 기술이나 도구로서의 지식이다.로마인들이 도로를 만드는 방법과 유지하는 방법에 관하여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 당시에 만들어진 도로가 현재까지도 건재하게 유지되고 있다는 것이다.이러한 제시문 분석을 모두 썩 훌륭하게 해 내었다. 그럼 현대 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앎은 무엇인가 하는 문제에 관하여 생각해 보자.앞에서 말한 네 가지의 ‘앎’은 모두 나름대로 그 가치와 의미를 지니고 있지만 현대 사회의 문제나 특성을 감안하여 하나를 정하고,그것이 중요한 이유를 설득력 있게 풀어내야 한다.이러한 내용을 논술할 때에는 두 가지 점에 유의해야 한다. 하나는 네 가지 앎에 대한 종합적인 비교 대조 과정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일방적으로 ‘나는 네 가지 중에서 OOO이 좋다.’와 같이 주장하고 그 지식에 관해서만 논술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이들이 현실 사회에 대해 갖는 의미를 검토함으로써 그들의 중요성을 저울질하는 종합적인 사유가 필요한 것이다. 다른 하나는 이러한 판단의 가장 중요한 기준은 현대 사회라는 점이다.제시문 분석을 통해 개념화한 네 가지 앎 중에서 어떤 지식이 가장 중요한 것인지를 입증시키는 데에 현대 사회의 특성이나 문제 등을 적극 부각시킬 필요가 있다.가령 사오정이 작성한 것과 같이 ‘끊임없는 과학적 지식이나 기술의 발전을 통하여 국가의 경쟁력을 향상시키고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하는 주장을 펼 수도 있고,저팔계와 같이 ‘삶의 지혜를 통하여 인간이 함께 어우러져 사는 이상적인 사회가 가능하다.’고 하는 주장도 가능하다.너희들이 제외시킨 나머지 두 가지 앎이 더욱 중요한 것이라는 주장도 가능할 것이다.중요한 것은 이런 주장을 현대 사회의 관점에서 얼마나 설득력있게 논술하는가 하는 점이다.가령 과학적 지식이나 기술의 발전을 강조하는 입장에서는 현대 사회의 특성이 정보화 시대이기 때문에 과학 기술의 축적 없이는 발전이 불가능하다거나 국가간 경쟁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다는 등의 근거를 제시해야 하며,삶의 지혜로서의 앎을 중요하다고 제시한 경우에는 문명의 발달만을 강조해 온 결과 인간적인 미덕이나 정겨움이 사라지고 우리들의 행복하고 평온한 삶을 위협하는 여러 문제들이 야기되고 있다는 등의 논거를 제시해야 한다.현대 사회의 특징이나 문제를 적절하게 논거로 제시하면서 서술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3.삼장 선생 가르쳐 주다 “말이 나온 김에 좀더 이야기를 해보자꾸나.현대 사회의 특징이나 부조리,병폐,장단점 등은 꼭 정리를 해 두는 것이 좋단다.논술 문제 자체가 현대 사회의 특성을 파악하거나 현대 사회의 부조리 및 병폐,다양한 사회 문제 등과 연관되어 출제되는 경우는 말할 것도 없거니와 다른 논제의 문제라 하더라도 우리 현대 사회와 관련된 배경 지식은 논술 과정에서 가장 손쉬우면서도 가장 강력한 논거가 될 수 있기 때문에 특히 관심을 지닐 필요가 있단다. 사실 생각해 보면 모든 논술 문제가 현재 우리의 삶과 직결된 문제들이며,우리의 현재 삶과 가장 직접적으로 관계가 있는 것은 현대 사회이다.모든 논술 문제에는 현대 사회와 관련된 지식들이 다양한 주장의 논거로 등장하는 것은 어떻게 보면 너무나 당연한 결과라 하겠다. 따라서 현대 사회의 특징,문제 등은 꼭 정리를 해 두어야 하며,특히 다양한 시사 문제에 항상 관심을 가지고 그 의미나 시사점을 꼼꼼히 챙기는 자세가 매우 중요하다. 아까도 말한 바와 같이 현대 사회와 관련된 배경 지식은 다양한 논제에서 강력한 논거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란다.내 말을 명심하도록 하려무나.알겠느냐?” 4.사오정 깨닫다 사오정과 저팔계는 삼장 선생에게 칭찬을 들어서인지 마냥 즐거운 표정이다.“네! 잘 알겠습니다.” 대답도 힘차다. 사오정이 문득 저팔계를 보면서 말한다.“팔계야! 나 깨달은 게 있어.” “뭘?” “아까 내가 걔를 안다고 했잖아?” “어! 근데 모른다며?” “아냐! 나 걔를 잘 알어.과학적 지식으로서 말이야.헤헤헤.” 저팔계는 사오정의 너스레를 듣고는 한참 웃더니 “지금 너와 같은 경우를 뭐라고 하는지 알아?”라며 물었다. “뭔데?“ 사오정은 궁금한 표정으로 저팔계를 바라보았다.“‘아는 게 병이다.’라고 하는 거야!” “예끼,이 녀석들 말장난들하고는….’ 삼장 선생은 혀를 차며 사오정과 저팔계를 바라보았다. 잠시 침묵이 흐른 후 이어진 저팔계의 한마디는 모두를 쓰러지게 만들었다.“사오정아! 너처럼 모르는 사람에 대해 과학적 지식을 쌓은 사람을 뭐라고 하는지 알아? 스토커라고 하는 거야!” 다음 주에는 ‘인간과 동물’이라는 제목의 강좌가 진행됩니다. 논술과 심층면접 지상강의 내용에 대해 이해가 안 되거나 궁금한 점이 있으면 http:///cafe.daum.net/seoulinseoul로 문의하면 선생님들의 조언과 설명을 들을 수 있습니다.
  • [Doctor & Disease] 서울아산병원 김청수박사

    [Doctor & Disease] 서울아산병원 김청수박사

    전립선.무게 15∼20g의 고작 밤톨 크기인 이 전립선이 바로 여성에게는 없는 남성성의 상징이다.정액의 20∼30%를 차지하는 전립선액을 분비하는 외분비선(성선)이다.이 전립선이 커져 가운데를 관통하는 요도를 압박해 배뇨장애를 일으키는 질환이 바로 ‘어른 병’이라 할 수 있는 전립선 비대증이다.“전립선 비대는 주로 노화의 결과로 나타나는데,다른 인체 부위는 노화하면 쪼그라들지만 유독 전립선만은 커지는 게 특징이지요.” ●“남성 생활의 질 측정하는 계측기” 대한전립선학회 학술이사를 맡고 있는 서울아산병원 비뇨기과 김청수(48) 교수.그는 전립선 비대증을 ‘성인 남성의 생활의 질을 측정하는 계측기’라고 했다.“다른 증상도 많지만 특히 한밤 수면 중 화장실을 찾는 야간빈뇨가 문제가 됩니다.보통 7시간 정도의 수면 중 소변 때문에 2∼3회나 잠을 깬다면 그 고통을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모릅니다.또 이게 급뇨여서 수면 중에도 참지 못합니다.” 잘 알것 같지만 생소한데,전립선 비대증은 어떤 질환인가. -가장 보편적인 전립선 질환이다.간단히 말해,전립선이 커지면서 요도를 압박해 배뇨에 직접 영향을 끼치는 병으로,탈모의 원인인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DHT)이라는 대사물질이 늘어나면서 나타나는 질환이다. 발병 추세는 어떤가. -10년 전에 비해 5∼6배나 환자가 늘었다.예전에는 50대 환자가 많았으나 요즘엔 40대가 많다.전립선은 나이가 들면서 계속 커지는데 보통은 40대에 질환이 나타나 50대의 50%,60대의 60%,70대의 70%는 이 질환을 갖고 있다.이 사람들이 모두 치료를 받아야 하는 건 아니지만 40∼80세 남성 중에 임상적 치료가 필요한 경우가 70%를 넘는다. 급증 원인은 어디에 있나. -수명의 연장,건강에 대한 관심이 커진 탓도 있지만 아무래도 서구형 식생활의 영향이 크다.지방이 많은 육류 중심의 식사로 인한 체내 콜레스테롤의 증가가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을 증가시켜 전립선 비대화를 촉진한다. ●‘오줌발’ 약해지는 증상 일반적 그는 과도한 지방 섭취가 전립선 비대로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만,지방이 전립선에 축적된다기보다 전립선 비대를 촉진하는 DHT를 다량 생성하는 것이 문제라고 했다.물론 전립선이 커져서 생기는 질환이지만 다 그런 건 아니다.더러는 전립선 크기는 정상이지만 전립선 조직이 과증식하면서 요도를 막아 소변을 보지 못하는 요폐색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고 소개했다.최근 국내에서 급증하는 정립선암도 우려스러운 병증.그는 “그래서 전립선 이상이 감지되면 병원을 찾아 원인을 확인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증상은 어떻게 나타나나. -가장 일반적이면서 진단 때 중요시하는 점은 빈뇨,즉 소변이 잦고 시원찮은,속된 말로 ‘오줌발’이 약해지는 증상이다.빈뇨란 특별한 이유없이 2시간마다 소변을 봐야 하는 경우를 말한다.또 일단 소변욕을 느끼면 참기 어려운 급뇨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자가진단도 가능한가. -설문형으로 묻고 답하는 문진은 가능하지만,다른 자가진단은 어렵다. 진단은 어떻게 하는가. -문진 외에 전립선의 크기와 통증을 확인하는 직장수지검사,염증과 혈뇨 여부를 보는 소변검사,특이항원검사가 포함된 신장기능혈액검사가 일반적이다.이 과정에서 암 여부도 다 확인한다.요석검사나 전립선 및 신장초음파,방광기능검사,방광경검사 등은 특별한 경우에 시행하는 검사다. ●전립선암과 전립선비대증 증상 비슷해 증상으로 전립선 비대증과 전립선암을 식별할 수도 있는가. -암은 증상이 거의 없거나 비대증과 유사한 증상을 보인다.예컨대 소변을 보기 어렵거나 빈뇨,요실금,혈뇨 등 비대증과 유사한 증상을 보이며 더러 정액에 피가 묻어나는 혈정이 나타나기도 한다.증상만으로는 비대증과의 감별이 쉽지 않다.보통 직장수지검사 때 딱딱하게 만져지면 암일 가능성이 높다.전립선 비대증을 가볍게 여기지 말아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비대증 치료는 어떻게 하나.최근에는 약물치료가 보편화한 것 아닌가. -신장기능 악화,요로감염,전립선 혈관확장과 혈뇨,잔뇨에 의한 결석,급성 요폐로 소변을 못보는 경우가 아니면 약물 치료가 일반적이다.약물에 반응하지 않는 경우 수술을 하는데,내 경우 환자 10명 중 8∼9명은 우선 약물로 치료를 한다.약제는 전립선 요로 부위를 확장시켜 주는 ‘알파 교감신경차단제’나 전립선의 크기를 줄여주는 ‘5알파 환원효소억제제’가 주로 쓰이지만 약물은 근본적인 치료법이 되지 못한다.이 경우 수술을 하는데,표준치료법은 경요도전립선절제술이다.예후가 가장 확실한 수술이다. ●환자 10명중 8~9명은 약물치료 약물로도 단기간에 치료효과를 볼 수 있는가. -비대증이 노화의 일부이기 때문에 약물로 일시에 병증을 다스릴 수는 없다.약물치료는 대부분 장기치료다.또 부분적으로 정액량이 감소하거나 성욕 감퇴 등 부작용 사례가 나타나지만 약제를 바꿔주면 해소되는 문제다.어떻든 약물치료가 우선이다. 한의학 분야에서도 전립선 질환에 대해 상당한 성과를 보인 것으로 말하는데…. -주로 전립선 염증을 두고 그런 얘기가 있는 게 사실이다.한방도 객관적 검증만 거친다면 문제될 게 없다고 본다.바라건대,양·한방이 보완대체요법을 공동연구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됐으면 한다.실제로 화분(花粉)이나 소팔메토 등 한방약제가 부분적으로 전립선 질환에 효과가 있다는 보고도 있다. ●채식 위주로 하면 예방 가능 김 박사는 보통의 양의라면 배타적이기 쉬운 한방 문제도 이처럼 전향적으로 짚었다.적당한 운동과 채식 위주의 섭생,자극적인 음식을 피하는 것만으로도 전립선 비대를 늦추거나 예방할 수 있다는 그에게서 얻을 수 있는 신뢰의 또다른 모습이었다. 글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사진 도준석기자 pado@seoul.co.kr ■ 김청수 박사 프로필 ▲서울대의대 및 대학원(박사) ▲미국듀크대의대 비뇨기과 전임의 ▲한국비뇨기과학회 정회원 ▲대한비뇨기과학회 〃 ▲대한전립선학회 학술이사 ▲미국비뇨기과학회 회원 ▲현,울산대의대 서울아산병원 비뇨기과 교수
  •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 (13)물마루의 세계, 바다미륵의 세계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 (13)물마루의 세계, 바다미륵의 세계

    비행기에서 내려서자 후끈 습한 열기가 숨을 막는다.무더위 속에 박제된 듯한 육지와 달리 선들거리는 해풍이 불긴 불었으나 여름이 제주도라고 피해가지는 않는 모양이다.덥다.그러나 제주의 신화 속에 발을 담그면 어느새 더위를 잊게 된다.우선 구전되는 신화에 귀를 열자. 오래 전,북제주 김녕에서의 일이다.이곳에 사는 어부 윤동지가 고기를 낚으려고 물 깊이 천근수를 내렸더니 커다란 돌덩이가 걸려 올라왔다.이상하다싶어 돌을 내던지고 다시 그물을 내렸지만 똑같이 돌덩이가 걸려 올라왔다.장소를 바꿔서 그물을 내려도 마찬가지였다.사흘째도 돌이 올라오더니 드디어 그날 밤 꿈에 현몽하였다.“나를 곱게 모셔주면 자식 귀한 사람들이 자식을 얻도록 해주겠다.” 윤동지는 ‘조상이 내게 오셨구나.’싶어 그 돌을 가져다 미륵으로 모셨다.그러나 애기가 울어대고,강아지가 짖어대는 바람에 미륵을 편히 모실 수가 없게 되자 지금의 미륵당으로 옮겨 따로 모셨다고 한다.말하자면 ‘바다에서 온 미륵’인 셈이다. 이렇듯 ‘바다 미륵’에 관한 전설은 북제주군 곳곳에 남아있다.김녕의 미륵당은 서문 하르방당,윤동지 하르방,미륵보살 하르방으로도 불린다.옛날 김녕에 동·서문이 따로 있었는데,서문 밖으로 미륵당을 옮기면서 서문하르방당이 되었다.윤씨하르방이란 윤씨가 바다에서 건졌다 하여 붙여진 이름. ●북제주군 곳곳에 하르방 남아 있어 김녕미륵은 일주도로변 아름다운 해변에 좌정하고 있다.바닷가로 흘러내린 용암과 백색의 모래사장이 바닥이 들여다 보이는 파란 바닷물과 조화를 이룬 곳.바람막이 돌담을 거느린 미륵이 바다를 향해 정좌해 있고,작은 나무 두어 그루가 해풍을 막아서 있다.제주도에는 널린 용암 자연석이지만 이곳 사람들은 이를 굳게 미륵이라고 믿고 신봉한다.이 서문하르방은 기자와 미륵신앙이 하나로 결부된 산육신(産育神)인 셈이다. 북제주 삼양에도 비슷한 전설이 남아 있다.김첨지라는 이가 어느날 잠자리에 들었다가 화들짝 잠을 깼다.미륵먹돌이 선몽한 꿈을 꾼 것.이상하다고 여긴 그는 서둘러 꿈에 보인 곳을 찾아가 낚싯줄을 던지니 먹돌 하나가 걸려 올라왔다.김첨지는 먹돌을 품고 집으로 돌아와 알가름의 팽나무 아래에다 미륵으로 모시고 서물날(음력 11일과 26일)마다 제를 올렸다. 그 후 첨지 집안은 우환이 사라지고 복이 넘쳤는데,이를 전해들은 동민들도 그를 따라 미륵먹돌을 모셨다.서물날 이 미륵돌을 건져 서물당이 되었으며,이 때문에 서물 물때에 맞춰 제례를 올렸다.지금도 나무가 우거진 돌담 안에는 제단이 놓여져 있고,미륵먹돌은 제단 밑에 묻혀 있다. 북제주 화북의 미륵 역시 바다에서 태어났으나 약간 다른 점이 있다.바다에서 건져 ‘나에게 태인 조상’이라고 믿고 조상신으로 모셨더니 동지벼슬도 얻고 부자가 된 것까지는 같다.그러나 마을 청년들이 소용없는 짓이라며 미륵을 당 밖에 내버리고 불을 지르려고 했다.그러자 돌미륵이 제 발로 걸어 나왔으며,이 와중에 미륵의 몸 곳곳에 상처가 났다.이 상처는 동민들에게 피부병으로 나타나 엄청난 고통을 주었다.뛰늦게 이를 깨달은 동민들이 다시 미륵을 정중하게 모시자 피부병이 씻은 듯 나았다고 전한다.피부병을 다스리는 미륵불인 셈이다. 필자는 10여년 전,작은 책 한권을 준비하면서 민중의 삶에 유전되는 미륵을 ‘마을미륵’으로,특히 제주도 마을미륵을 ‘바다미륵’으로 규정했었다.바다미륵의 출현은 확실히 ‘제주도적’이어서,육지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 육지미륵의 원조는 역시 백제 무왕이 건설한 익산 미륵사.미륵사 미륵은 삼존불이 솟구치면서 현현하였다.이렇듯 육지의 미륵은 거개가 땅에서 솟구쳤다.미륵출현의 기이(奇異)는 대단히 비의(秘儀)적이라 꿈에 현몽하여 당신의 존재를 알린다.그런데 제주 미륵은 땅이 아닌 바다에서 올라왔다. 알다시피 미륵은 ‘미래불’이다.석가모니 불타가 2500년 전에 중생을 제도하면서 미래의 희망을 열어두는 것도 잊지 않았다.도솔천 용화수 아래에서 중생제도를 행할 삼회를 기다리는 ‘마스터 플랜’이 그것이다.불교가 개창된 이래 미륵신앙은 하나의 운동,즉 미래불을 향한 기다림이었다.그 미륵이 천년의 세월을 넘어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미래불은 다양한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왔다.이 땅의 민중이 미륵신앙을 대하는 모습은 포괄적이었다.목잘린 불상,목만 남은 불상,내력도 모른 채 밭을 갈다가 얻은 불상,더 나아가 단순한 돌덩이일 뿐인 바위,그것을 민중은 미륵이라고 믿어 왔다.미륵불의 현신이 이처럼 다양한 나라가 또 있을까.제주도 미륵은 이 다양성에다 ‘바다’를 보탰다. 땅과 달리 바다에서 미륵이 출현하는 방식은 해양문화사나 불교문화사적으로도 중요한 의미를 지녀 가히 ‘물마루의 세계관’이라 이름할 만하다.물마루는 수평선을 뜻한다.수평과 수직의 세계관은 다르다.한국문화의 기본 신앙 격인 산신신앙의 산은 수직적이다.단군 할아버지가 신단수로 ‘내려온다.’고 했을 때,당수나무에 빌면서 ‘설설이 내리소서.’ 했을 때도 수직적 강신은 금방 확인된다.제주도에도 한라산에 오르면 이런 산신이 있다. ●바다에서 올라온 제주미륵 신화 그러나 바닷가는 다르다.바다의 민중은 물마루를 보며 산다.물마루는 희망이자 절망이다.외지 물화를 가득 실은 배도 물마루에 오를 때는 돛대 끝자락부터 모습을 드러낸다.벌떼처럼 들이닥치는 왜구의 선단이 이 물마루에 돛대를 들이밀면 이곳 사람들은 서둘러 산으로 숨어들어야 했다. 이번 여행에서도 느낀 점이지만,바다 위에 뜬 섬은 물마루에 홀연 나타났다가 홀연히 사라져 이내 망망대해로 변하곤 한다.거기에 섬 사람들의 희망과 절망이 뒤섞여 있다.이처럼 제주도의 바다미륵에는 평생동안 물마루를 지켜보면서 일상을 시작하고 마감하는 섬 사람들의 수평적 세계관이 층층이 잠복해 있다. 이번 여행에서 확인한 재미있는 점은 제주도의 바다미륵이 모두 북제주 쪽에 집중돼 있다는 점이다.생각컨대,이는 육지로부터 전래된 불교가 북쪽에 먼저 선을 보인 결과이리라.바닷가에 흔한 해수관음 신앙보다 바다미륵을 받아들임으로써 독자적인 민중적 신앙체계를 구축한 제주사람들의 면모가 새삼 돋보인다.당래하생(當來下生)을 서원했던 제주사람들의 꿈이 바다미륵으로 구현된 셈이다. 살펴 보면,제주 불교는 민간적 토속신앙과 결탁하는 경향이 특히 강하다.‘절 가듯 당(堂)에 가고,당 가듯 절에 가는’ 식이었으니 가히 비승비속(非僧非俗)이요,무불융합(巫佛融合)의 전형인 것이다.수많은 불교신앙 중 미륵만이 유일무이하게 신당(神堂)과 결부돼 전승되고 있는 것이다. 물마루의 수평적 질서는 우리나라만의 내림이 아니다.음력 7월14일,올해로 따져 8월29일 일본 오키나와의 하테루마지마(波照間島) 주민들도 어김없이 미륵제를 지낼 것이다.이들은 해마다 풍년을 기원하며 미륵보살을 앞세워 축제를 벌인다.미륵신앙이 멀리 바다를 건너 머나먼 섬까지 파급된 것이다.일본 본토의 이토(伊豆)반도 같은 해안가에도 미륵신앙이 전래돼 풍요와 다산의 주술을 담당한다.오키나와의 수많은 불교신앙 중 미륵이 차지하는 위상은 단연 돋보인다.그 미륵은 엄숙하게 사찰에 모셔지지 않고 마을민의 축제에 불려다니고 있는 중이다.이런 마당에 해상교류 강국이었던 옛 유구국 사람들의 물마루적 세계관을 새삼 강조할 필요가 있을까. ●일본 오끼나와까지 파급된 제주 미륵신앙 이런 바다미륵을 말하자면 제주읍성의 동·서문 밖에 1기씩 남아 있는 미륵을 빼놓을 수 없다.바로 지금의 제주시 동편 건입동과 용담동 한두기(大甕浦口)가 그곳이다.마을에서는 이 미륵을 일러 미륵돌미륵,미륵부처,혹은 서자복미륵,동자복미륵 등으로 부른다.‘신증동국여지승람’에 해륜사(海輪寺)를 일명 서자복사,만수사(萬壽寺)를 일명 동자복사라고 부르고 있는데,여기에서 미륵명칭이 유래됐음직하다.지금은 민가에 둘러싸여 있지만 제주시 한두기포구와 제주항이 굽어보이는 건입동 쪽에 위치해 지금까지 거친 제주 바다를 지키고 있는 중이다. 망망대해를 오가면서 배를 기다리다 보면 사람들의 시선은 한결같이 물마루에 모인다.물마루에 배가 떠올라야 그 지루한 기다림이 끝나기 때문이다.누구나 미술시간에 수직과 수평의 구도를 배웠으리라.바다에서는 물마루의 수평선 하나가 다른 모든 구도를 압도한다.그 수평은 평온한 것 같지만,태풍이라도 거느리면 노도로,해일로 거칠 게 없는 ‘파문’을 일구기도 한다. 이런 ‘물마루의 철학’을 이해하는 일이야말로 바다를 이해하는 첩경이다.세계의 수많은 모험가와 항해자들이 목을 매면서 지켜보았을 그 물마루를 바라보면서 제주민중은 바다미륵을 건지고 있었던 셈이다.
  • 서점가 올여름 화두는 ‘그리스’

    서점가 올여름 화두는 ‘그리스’

    2004 아테네 올림픽이 열리고 있는 올 여름,화두가 되고 있는 책은 단연 그리스 관련서다.신화에서부터 기행,역사,생활,문학,사전에 이르기까지 그 종류도 무척 다양하다.올림픽을 몇달 앞두고 나온 새 책만도 10여종.이들 신간에다 기존 서적도 적지 않아 독자로선 골라 읽는 맛이 쏠쏠하다.그리스와 그리스인을 바로 이해하고 나아가 올림픽에 대한 감동도 더해줄 만한 책들을 소개한다. ●‘그리스 로마신화와 서양문화’(윤일권·김원익 지음,문예출판사) 신화에는 문명의 옷을 입기 이전의 순수하고 싱싱한 생명의 기운이 깃들어 있다.그런가 하면 신화는 지식과 논리가 결여돼 무지와 편견과 왜곡으로 일그러진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폭력성과 영웅주의에 물든 강자의 이데올로기에 현혹될 위험성도 도사리고 있다.이 책은 바로 이런 점에 주목해 그리스 로마 신화를 새롭게 바라본다.기독교(헤브라이즘)와 함께 서양문화의 양대 뿌리로 평가받는 그리스 로마문명(헬레니즘)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핵심자료다.1만5000원. ●‘신통기’(헤시오도스 지음,천병희 옮김,한길사 펴냄) 그리스 신들의 계보를 체계적으로 정리한 그리스 신화에 관한 고전.우주와 신들의 탄생에 관한 가장 권위 있는 이야기로 꼽힌다.‘헬리콘산의 음유시인’ 헤시오도스가 말하는 신은 제우스나 아폴론 같은 인격신뿐만 아니라 대지,하늘,별,바람 같은 존재들과 승리,불화,거짓말 같은 삶의 요소들도 포함돼 있다.이때문에 신들의 탄생은 곧 ‘우주의 탄생’을 의미한다.2만 2000원. ●‘꿈꾸는 여유,그리스’(권삼윤 지음,푸른숲 펴냄) 그리스는 그리스 정교회의 나라다.국민의 95%가 그리스 정교를 믿는다.정교회 예배당은 일요일에 예배를 드리는 장소로만 머물지 않는다.세례식·결혼식·장례식 등의 통과의례는 물론,고민거리나 고백할 일이 있으면 평소에도 찾아가 기도를 하고 해결책을 묻는 소중한 일상 공간이다.메테오라와 아토스의 정교회 수도원 이야기가 흥미롭다.역사여행가인 저자는 이처럼 우리가 궁금해하는 현대 그리스인들의 모습을 생동감 있게 전해준다.1만 3000원. ●‘그리스,신화의 땅 인간의 나라’(유재원 지음,리수 펴냄) 20세기초 아테네에 머물던 영국의 역사가 토인비는 “이 위대한 문명을 이룬 그리스인들은 어디로 가고 초라하고 역사의 무게에 찌든 저 농부들만 남았는가?”라고 했다.오늘날 그리스도 겉모습만 놓고 보면 콘크리트 건물로 뒤범벅된 도시와 돌더미가 나뒹구는 ‘폐허’에 지나지 않는다.하지만 이 유적들이 신화를 만나면 그리스는 이내 고대의 웅장한 면모를 드러내기 시작한다.그리스는 상상하는 자에게 즐거움 만점의 나라다.그리스 전문가인 저자(외국어대 교수)가 들려주는 고대 그리스 문명과 그리스 신화의 편린들.1만 4500원. ●‘고대 그리스의 일상생활’(로베르 플라실리에르 지음,심현정 옮김,우물이있는집 펴냄) 페리클레스가 다스리던 고대 그리스시대의 생활상을 복원했다.이 시기는 고대 그리스의 특징이 가장 극명하게 드러나는 최고 전성기.정치적으론 민주정이지만 사실은 1인지배라고 할 만큼 페리클레스는 강력한 정치력을 발휘하며 ‘지상의 제우스’로 군림했다.책은 ‘그리스 중의 그리스’라 불린 아테네 시민의 생활상을 중점적으로 다룬다.1만 7000원.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儒林(157)-제2부 周遊列國 제2장 老子와 孔子

    儒林(157)-제2부 周遊列國 제2장 老子와 孔子

    제2부 周遊列國 제2장 老子와 孔子 공자가 이처럼 예에 대해 묻기 위해 평소에 존경하고 있는 노자를 만나러 여행을 떠났던 것은 공자의 출신 성분과도 관계가 깊다. 예(禮). 모든 인간행동의 기본이 되는 예는 특히 공자 가르침의 핵심이 되고 있는데,공자는 자신의 아들인 리(鯉)에게 다음과 같이 예의 중요성을 가르치고 있다. “예를 배우지 않으면 설 근거가 없게 되며,예를 알지 못하면 사람으로서 설 근거가 없게 된다.(不學禮 無以立 不知禮 無以立也)” 공자가 강조한 예는 개인 뿐 아니라 나라를 다스리는 정치기능으로써도 중요한 수단이었는데,따라서 공자는 논어에서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임금은 신하를 부리기를 예로써 하고,신하는 임금을 섬기기를 충으로써 한다.(君使臣以禮 臣事君以忠)” 공자가 이처럼 예의 효용을 극단적으로 강조하고 있음은 공자의 출생과도 깊은 연관을 맺고 있는데,그것은 공자가 사에 속하는 유(儒)라는 특수한 신분의 출신이었기 때문이었다. 공자의 태생은 다른 성인들과는 달리 비극적인 운명에서부터 출발하고 있다.사마천은 사기에서 공자의 탄생을 다음과 같이 간단하게 기록하고 있다. “숙량흘은 안씨(顔氏)의 딸과 야합하여 공자를 낳았다.” 공자의 아버지 숙량흘은 본시 노나라의 시씨 집안에 장가들어 아홉 명의 딸만을 낳았을 뿐 아들이 없어 다시 첩을 얻었으나 맹피(孟皮)라는 이름의 다리불구인 아들을 낳았다.그 뒤 60세의 나이로 안씨 집안의 셋째 딸인 안징재(顔徵在)와 정을 통하여 낳은 것이 바로 공자였던 것이다. 숙량흘이 안씨 집안에 청혼을 하자 아버지는 ‘숙량흘은 비록 나이가 들어 늙었지만 집안이 좋고 건장하고 힘이 세다.’고 하면서 딸들에게 출가할 의사가 있는가 물었다.첫째,둘째 딸들은 늙은 숙량흘에게 출가하는 것을 거부하였으나 셋째 딸 안징재만이 아버지의 뜻을 받들어 숙량흘에게 시집가는 것에 동의하였다고 ‘공자가어’는 전하고 있다. 공자의 어머니 안징재는 임신을 하자 이구산(尼丘山)에서 기도를 올렸다고 하는데,공자의 이름이 구(丘)이고,자가 중니(仲尼)라는 것도 이 산과 관계가 깊기 때문이었다.그런데 사마천이 ‘숙량흘과 안징재가 야합해서 공자를 낳았다.’고 기록한 내용 중에 야합이란 말의 뜻은 정확하게 해석되지 않는다. 야합(野合). 이는 문자 그대로 집이 아닌 ‘들판에서 통정을 한다.’는 뜻인데,흔히 ‘정식으로 결혼해 절차를 밟지 않은 두 남녀가 부적절하게 정을 통하는 것’을 가리키는 말이었던 것이다.따라서 호사가들은 숙량흘이 안징재를 유혹하여 들판에서 정을 나눴다고 말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극단적인 해석이고,어쨌든 64세가 된 노인과 20세도 되지 않은 처녀와의 비정상적인 관계로 태어났음은 분명한 것이다.또한 야합이란 글 뜻으로 보면 두 사람이 불륜의 결합이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 어쨌든 이처럼 공자는 사생아로 기원전 551년(양공 22년) 노나라 창평향(昌平鄕) 추읍,지금의 산둥성 곡부 남쪽 22㎞ 지점에 있는 추현(鄒縣)에서 태어났다. 공자가 태어난 생년월일은 각 학자들 사이에서 의견이 분분하지만 1952년 중화민국 교육부에서 전국의 저명한 학자들을 총동원하여 검토한 결과 공자의 탄생일을 다음과 같이 공식적으로 결정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기원전 551년 음력 8월27일(양력 9월28일)’
  • [이창구기자의 아테네 리포트] 인간적인 규모의 올림픽

    오디세우스는 10년 간 계속된 트로이 전쟁을 승리로 이끈 뒤 또다시 10년 동안 온갖 고초를 겪으며 고향 이타카로 귀환했다. 올림픽의 귀향길도 오디세우스의 모험 만큼이나 험난했다.1170년 동안 한 번도 거르지 않은 고대올림픽과 달리 근대올림픽은 겨우 108년을 지나오는 동안 세계대전으로 세차례나 빼먹었다.거대 자본은 이미 오래 전 지구촌 축제를 ‘이윤 투쟁’의 장으로 만들었다. 올림픽의 고향 아테네는 어렵사리 돌아온 올림픽을 위해 ‘인간적인 규모(Human Scale)의 올림픽’이란 슬로건을 내걸었다.그러나 언뜻 보기에는 이번 올림픽도 과거와 크게 다르지 않다.아테네는 이미 세계적인 대기업의 광고판이 됐다.자원봉사자들은 모두 아디다스의 옷을 입고,삼성전자의 휴대전화를 사용하고 있다.벤츠는 각국 귀빈들을 실어나르기 바쁘다.그리스가 준비한 것이라곤 파란 하늘과 파란 바다 뿐.아테네의 올림픽이 아니라 대기업의 올림픽이라는 느낌마저 든다.그러나 아직 실망하기에는 이르다.‘인간적인 규모의 올림픽’을 준비하고 있는 것은 바로 아테네 시민들이기 때문이다.‘빨리 빨리’에 익숙한 우리가 보기에 너무나 ‘느린’ 모습이지만 아테네 시민들은 온 정성을 다해 올림픽을 맞고 있다. 밀려드는 기자들로 눈코뜰 새 없는 메인프레스센터(MPC)의 직원들은 눈을 맞추며 웃는 것을 잊지 않는다.이제서야 페인트칠 작업을 마무리하고 있는 방송센터(IBC)의 노동자들도 무척이나 바쁠텐데 연신 손인사를 한다.미디어빌리지에서 일하는 한 젊은이는 새벽 5시에 택시를 못잡아 당황한 이방인을 위해 기꺼이 자기 차를 내주기도 했다.공중전화 카드가 안나온다며 얼굴이 붉게 상기된 손님 앞에서 여유롭게 웃으며 10분 이상이나 지폐를 자동판매기에 넣었다 뺏다를 거듭하는 점원을 보면서 할 말을 잊었다. 말없이 민주주주의 정신을 가르쳐주는 아크로폴리스처럼 여유롭고 친절한 아테네 시민들이 우리가 잊은 올림픽 정신을 일깨워주는 듯하다. window2@seoul.co.kr
  • [사설] 사상 최대의 개인파산 신청

    대법원이 집계한 올 상반기 개인파산 신청건수가 3759건으로 사상 최대에 이르렀다.또 파산 선고후 채무 변제 책임을 면제받는 면책 허가율 역시 95.8%로 최고치를 기록했다.개인파산 신청이 급증한 것은 지속되고 있는 경제난의 결과다.1962년에 제도화된 개인파산은 90년대 후반에야 첫 신청자가 나왔지만 최근 법원이나 채무자가 인식을 달리해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신용불량자가 400만명에 육박하는 등 우리의 개인 부채 문제는 매우 심각하다.10% 가까운 국민이 큰 빚을 지고 경제활동에 제약을 받는 위기 상황에 이른 것이다.이들을 경제적 빈사 상태로 버려둬서는 득될 것이 없다.경제에 해악을 끼치고 활력을 떨어뜨린다.구제해서 사회에 동참할 수 있도록 이끌어야 한다.면책 허가를 얻으면 빚에서 해방되어 새출발하는 길이 열린다.개인파산은 개인워크아웃과 함께 불량채무자의 구제 수단이지만 아직 선진국에 비해 활용도는 미미하다.오는 9월부터는 고액 채무자의 빚탕감을 목적으로 한 개인회생제도도 시행된다.경제적 능력이 없는 채무자들이 갱생할 수 있도록 구제 제도는 충분히 활용돼야 한다.법원이 개인파산 선고와 면책 허가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은 바람직한 방향이다. 그러나 개인파산과 면책 허가가 반드시 긍정적인 측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한쪽은 채무면탈의 이득을 보는 반면에 채권자들은 빌려준 돈을 받을 수 없게 돼 손실을 입는다.채무를 면할 목적의 파산과 면책은 도덕적 해이라는 또 다른 측면으로 연결될 수 있는 것이다.재산을 은닉하고 파산 신청을 하는 사기 파산은 법으로 다스리고 있다.법원은 파산 선고에 적극성을 견지하되 까다로운 조사를 거쳐서 합당한 결정을 내려야 할 것이다.
  • “물만 제대로 마셔도 질병의 30%는 예방”

    ‘밥은 굶을 수 있어도 물은 굶을 수 없다.’고 했다.그만큼 생명체가 생명체이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물이지만 워낙 많이 듣고 겪어 새삼 물의 중요성을 얘기하는 게 오히려 이상할 수도 있다. 그러나 돌이켜 보면 물을 제대로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너무 중요해 그냥 지나치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그 ‘물’의 건강성과 치료 효과에 주목해 의학전문 저널리스트 클라우스 오버바일이 펴낸 ‘물-건강하고 아름답게 사는 법’(강혜경 옮김.한스미디어 펴냄)이 눈길을 끈다.이 책은 ‘물만 제대로 마셔도 질병의 3분의1을 예방할 수 있다.’는 주장에서 보듯 마셔서 좋은 물과 현대의학이 추구하는 치료재로서의 물을 함께 다루고 있다. 저자 클라우스 오버바일이 규정한 물은 ‘자연이 선사한 최고의 치료제’라는 점.사실 18세기 말까지만 해도 우리가 아는 약은 존재하지 않았다.1898년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약다운 약 ‘아스피린’이 등장했고, 최초의 항생제 페니실린이 등장한 것은 이보다 늦은 1940년의 일이다.그런데도 인류는 거뜬히 생존해 남았다.수백만년 동안 인류는 자연치유의 섭리에 몸을 맡겨왔고 이 자연치유의 근본이 바로 물이다. 현대의학은 수많은 질병을 정복하고 퇴치해 왔지만 아이로니컬하게도 아직 감기조차 제대로 다스리지 못하고 있다.의사들이 감기로 괴로워 하는 환자들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처방은 바로 ‘휴식’과 ‘물’이다.“물을 많이 마시고 푹 쉬라.”고 하는 게 의사들이 제시하는 가장 솔직한 감기 처방이다. 돌이켜 보면 2500년 전,그리스 철학자 핀다로스가 ‘최고의 의사는 물’이라고 한 이래 ‘의학의 아버지’라는 히포크라테스와 16세기의 화학자 겸 의사 파라셀수스,전설적인 수녀 의사 힐데가르트 폰 빙엔까지 누구도 물의 치유력을 의심하지 않았다. ‘과일과 야채가 함유한 물이 가장 좋다.’는 그는 생명수로서의 물을 거쳐 비만 해소나 근력 강화,재활치료에 뛰어나다는 ‘아쿠아 피트니스’ 즉,물을 이용한 운동법까지 상세하게 소개하고 있다. 덧붙여 온천욕은 물론 크나이프요법,사우나,반신욕까지 다양한 치료술로서의 물 이용법을 소개,읽는 이들이 물을 다시 생각하도록 해준다.1만 3000원.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신영음’ 오시이 마모루作 상영

    CBS FM(93.9㎒) ‘신지혜의 영화음악’(이하 신영음)에서는 24∼26일 중앙시네마에서 제 1회 신영음영화제를 개최한다.‘공각기동대’ ‘인랑’ ‘이노센스’ 등 일본 애니메이션의 거장 오시이 마모루의 작품들을 상영한다.또 영화 ‘플란다스의 개’‘봄날은 간다’ 등의 영화음악을 맡은 조성우 감독 등을 초대,관객과 대화의 시간을 마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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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BC마트는 8월말까지 최고 80%가지 할인하는 ‘서머 클리어런스 세일’을 진행한다.참여 브랜드는 반스·아디다스·나이키 등.특히 영국 수제화 호킨스는 한국 진출 이후 처음으로 세일에 참여했다는 설명. ●태평양 헤라는 15일까지 브랜드 홍보사절단 ‘헤라엔느’를 모집한다.20∼32세 서울·경기도 거주 여성이면 누구나 가능하다.신제품 사용·품평,정기모임,문화체험,뷰티클래스 등에 참여할 수 있다.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www.hera.co.kr)에서 확인. ●마리끌레르는 콜라겐을 함유해 입술을 탄력있고 통통하게 표현하는 ‘보틱스 볼륨 립글로스’를 내놓았다.비타민E 아세테이트 등은 입술을 촉촉하게 유지시킨다.크리스털 실버(망고향)와 크리스털 핑크(딸기향) 등 2종,9000원선.080-024-1357. ●캐나다 자연주의 브랜드 후르츠 앤 패션이 서울 청담동에 첫 한국 매장을 열었다.11가지의 과일·아몬드·아보카도 등을 담은 스킨·보디케어 라인,올리브유 비누·세제의 쿠치나 라인,천연재료로 만든 각종 세척·탈취제 등의 아트홈 라인이 대표적인 제품군.숙면을 도와주는 솜니아 라인,아기를 위한 크래들 라인 등 다양하게 구성해놓았다.(02)2040-6660. ●미니골드는 19일까지 이름을 새긴 액세서리 ‘네임 플레이트’를 구매하면 ‘이니셜 실버팔찌’를 덤으로 준다.이니셜 실버팔찌는 원하는 이니셜 하나로 제작한다.080-356-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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