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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儒林(319)-제3부 君子有終 제2장 鄒魯之鄕

    儒林(319)-제3부 君子有終 제2장 鄒魯之鄕

    제3부 君子有終 제2장 鄒魯之鄕 이함형의 자는 평숙(平叔), 호는 산천재(山天齋)로 전라도 순천사람이었다. 멀리 안동으로까지 와서 퇴계로부터 가르침을 받았던 수제자였다. 그러나 그는 부부간에 화합하지 못하여 고민하고 있었다. 마침내 고향으로 돌아가는 제자에게 퇴계는 편지 한 장을 써주며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이사람 평숙, 내가 집에 가서 읽으라고 편지 한 장을 썼네.” 스승으로부터 뜻밖의 편지를 받은 이함형은 두 손으로 이를 받으며 말하였다. “황공무지로소이다.” “그러나 한 가지 조건이 있네.” “그것이 무엇이나이까.” “집에 가는 길 도중에 이 편지를 읽지 말고 도착한 후 집에서도 읽지 말게.” “하오면.” 이함형은 당황하였다. 길가는 도중에서도 읽지 말고, 집에서도 읽지 말라면 언제 그 편지를 읽으란 말인가. 이함형의 난처한 표정을 본 퇴계가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반드시 집에 도착하여 들어가기 직전인 집 사립문 앞에서 읽어 보기를 바라네.” 이함형은 스승과의 약속을 지켰다. 열흘가량 걸리는, 안동에서 순천까지 먼 길을 가는 동안 이함형은 스승이 쓴 편지를 소중히 간직하였을 뿐 읽지 아니하였다. 집에 도착하였을 때 이함형은 사립문 앞에서 편지를 꺼내 비로소 읽기 시작하였다. 퇴계가 이함형에게 준 편지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천지가 있은 후에 만물이 있고, 만물이 있은 후에 부부가 있고, 부부가 있은 후에 군신이 있고, 군신이 있은 후에 예의가 있다.’하였으며, 자사(子思)는 말하기를 ‘군자의 도는 부부에서 시작되나 그 궁극적인 경지에서는 천지의 모든 원리와 직결된다.’고 하였다. 또 시(詩)에서 말하기를 ‘처자와 잘 화합하되 마치 거문고와 비파가 조화되듯 하라.’하였으며, 또 공자가 말씀하시기를 ‘부모란 자식이 화합하면 그저 따를 뿐이로다.’고 하셨으니, 부부의 윤리란 이처럼 중대한 것이니 어찌 마음이 서로 맞지 아니한다고 소박할 수 있겠는가. 대학에 말하기를 ‘그 근본이 어지러운 자로서 끝을 다스린 자가 없으며, 후하게 대접하여야 할 자리를 박하게 대하면서 박하게 대해도 좋은 곳에 후하게 대하는 법은 없느니라.’ 이에 맹자께서 거듭하여 또 말하기를 ‘후하게 대해야 할 자리에 있는 사람을 박하게 대하는 사람은 어떠한 일에서나 박하게 대한다.’고 하였다. 슬프도다. 사람됨이 이미 각박하다면 어찌 부모를 섬길 것이며, 어찌 형제와 일가친척과 고을사람과 잘 지낼 것이며, 어찌 임금을 섬기고 남들을 부리는 근본적인 일을 할 수 있으리오.” 퇴계의 문집에는 이함형의 질문에 대답한 두 통의 서신과 귀향하는 이함형에게 준 사신(私信) 한 통이 실려 있는데, 그 편지는 다음과 같이 이어지고 있다. “들으니 그대가 부부간에 화합하지 못한다고 하는데, 무슨 이유로 그러한 불행이 있는지 알지 못하겠네. 살펴 보건대 세상에는 이러한 불행을 겪는 사람들이 적지 않으니, 그 가운데에는 부인의 성품이 악덕해서 고치기 어려운 경우와 모양이 못 나거나 지혜롭지 못한 경우도 있고, 반대로 그 남편이 방탕하고 취미가 별달라서 그렇게 되는 등 여러 경우가 있는 것이나, 그러나 대체로 성품이 악덕해서 고치기 어려운 경우를 제외하고는 모든 남편이 항상 반성하여 잘 대해줌으로써 부부의 도리를 잃지 아니하면 가정이 파괴되고 자신이 더 말할 수 없는 각박한 인간으로 전락되는 지경에는 이르지 않는 법일세.”
  • 대형 쇼핑센터 제2의 ‘명동大戰’

    대형 쇼핑센터 제2의 ‘명동大戰’

    서울 중구 소공동과 충무로 일대에 명품 백화점·패션 쇼핑몰·레저 쇼핑몰 등이 속속 들어서면서 명동이 제2의 르네상스를 꿈꾸고 있다. 지난 25일 롯데백화점이 소공동 본점 옆에 명품관 ‘에비뉴엘’을 오픈한데 이어 오는 8월 신세계백화점이 충무로에 새로 지은 본관이 오픈한다. 또 내년에는 롯데백화점 맞은편(옛 서울은행 본점)에 이종격투기장인 레저 쇼핑몰 ‘토투앤’이, 명동역 바로 옆에는 명품 아웃렛을 표방하는 ‘하이해리엇’이 잇따라 문을 연다. ‘밀리오레’와 ‘아바타몰’ 등 인근에 자리잡고 있던 쇼핑몰들은 매장을 개편하는 등 차별화를 통한 마케팅 경쟁을 치열하게 전개하고 있다. 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명동의 ‘쇼핑센터 대회전’에 신호탄을 쏘아올린 것은 롯데백화점. 본관과 영플라자 사이에 매장면적 5200평의 명품 매장 ‘에비뉴엘’을 개관하면서 총 매장면적 2만 5000여평의 ‘매머드 롯데 타운’을 형성했다. ●명품매장 ‘애비뉴엘’ 개관이 신호탄 걸어서 5분 거리에 위치한 신세계백화점은 오는 8월 지하 7층, 지상 19층의 ‘클래식관(가칭)’을 열기 위해 마무리 공사에 한창이다. 신관이 문을 열면 본관은 명품관 형태로 리뉴얼한다. 이렇게 되면 현재 3000평 규모의 신세계백화점 본점은 1만 7000평 규모로 확대된다. 롯데와 신세계는 명품 매장을 넓히는 동시에 서비스를 업그레이드시키고 전체적인 인테리어도 고급화해 상류층과 관광객의 소비를 이끌어내겠다는 전략이다. 이들의 ‘명품 대전’이 활발하게 진행되는 동안 인근의 쇼핑몰들은 백화점과는 다른 차별화 전략으로 승부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표준공시지가 1위인 명동의 스타벅스 맞은편, 공시지가 3위의 ‘금싸라기’ 땅에 지하 6층 지상 11층의 쇼핑몰 ‘하이해리엇’을 짓고 있는 ㈜월드인월드는 이곳에 90여개의 ‘명품 아웃렛’ 매장을 입점시킬 계획이다. 월드인월드측은 “백화점이 최상층 구매고객을 대상으로 한 명품관을 목표로 한다면, 하이해리엇은 중상층 구매고객을 위한 명품관을 지향한다.”면서 “백화점에서 볼 수 있는 정통 고급브랜드의 신제품과 고가품과는 달리 실속파를 위한 명품, 이월상품 등을 제공해 차별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차별화로 실속파 고객 유인작전 하이해리엇과 같이 내년 3월에 문을 열 예정인 ‘토투앤’은 롯데백화점 맞은편 옛 서울은행 본점에 자리잡았다. 이곳은 ‘레저 쇼핑몰’이라는 컨셉트로 지상 6층부터 17층까지는 ‘이비스 앰배서더’ 호텔을,4층과 5층에는 ‘이종격투기’ 관람장을 마련한다. 관리운영을 담당하고 있는 토투앤리치측은 “라스베이거스 관광청과 계약한 게임과 쇼를 펼치고, 파티공간과 카지노식 게임장도 만들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명동에 새로 생기는 쇼핑몰들의 경쟁이 치열해지자 인근에 자리잡고 있던 패션 쇼핑몰 밀리오레·아바타몰도 매장의 구성을 바꾸고 이벤트를 강화하는 등 ‘손님 잡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밀리오레는 지난 29일 명동점 6층에 150평 규모의 패션 브랜드 멀티매장을 봄 시즌 개편과 함께 오픈했다. 그동안 브랜드 매장이 취약했다는 점을 감안, 리바이스 진·나이키·푸마·아디다스·X18·본더치 등 20여개 국내외 주요 스포츠·캐주얼·잡화 브랜드를 입점시키고 있다. 밀리오레 마케팅기획실 유종훈 대리는 “‘동대문식’ 로드 패션상품과 함께 브랜드 상품을 함께 갖추어 패션 마니아들에게 선택의 폭을 넓히려 한다.”며 “의류·잡화 등 여러 상품을 한 자리에서 판매하는 멀티 매장을 3층 전체와 6층으로 확장해 쇼핑의 편의성도 높였다.”고 말했다. ●밀리오레·아바타몰도 매장 새단장 저가 생활용품을 판매하는 ‘천원매장’으로 유명세를 탄 ‘아바타몰’은 생활용품 부문을 강화하고 있다. 스포츠 의류 매장이 있던 1층과 생활용품 코너가 일부 있었던 지하 1층 전체를 생활용품 전문 브랜드 ‘코즈니’ 매장으로 바꿔 4월 말 새로 오픈할 계획이다. 이처럼 크고 작은 쇼핑센터가 들어서자 그동안 로드숍이 주류를 이루고 있던 명동 상권이 로드숍과 대형 쇼핑센터가 공존하는 곳으로 새롭게 변신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중·소 쇼핑몰은 자리를 잡기 힘들다는 우려가 있는 반면, 유동인구가 늘어 로드숍과 쇼핑몰이 ‘윈윈효과’를 거둘 것이라는 기대도 커지고 있다. 한 쇼핑몰 관계자는 “사업 부분이 겹치는 업체들과의 경쟁이 불가피하지만, 명동에 볼거리와 살거리가 많아지면 유동 인구가 늘어 명동 상권 전체가 더욱 활기있어 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로드숍도 과감한 변신 로드숍들도 대형 쇼핑센터 못지않게 화려하게 변신하고 있다. 작은 가게들이 촘촘하고 들어서 있던 명동의 길거리 풍경은 이제 옛이야기가 되고 있다. 거리마다 속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통유리를 사용해 시원하게 꾸며 놓은 대형 브랜드숍들과 형형색색 과감하고 이색적인 인테리어로 장식한 음식점들이 세련된 감각을 뽐내고 있다. 지난해 패션, 식음료 브랜드 매장들에 ‘대형화’ 바람이 불면서 명동 로드숍들은 전체적으로 크고 과감한 모습으로 탈바꿈하기 시작했다. 명동을 가로지르는 중앙로에는 리바이스·아디다스·삼성패션 등 패션 브랜드와 오설록·배스킨라빈스 등 디저트 전문점들이 2개층 이상을 사용한 크고 넓직한 매장을 선보였다. ■ 16일부터 봄맞이 축제 패션 쇼핑몰 ‘밀리오레’에서 ‘유투존’으로 들어가는 골목에도 영에이지·랜드로바·폴로·게스·뉴발란스·후아유의 대형 매장이 자리를 잡았다. 지금도 매장을 확장하는 리뉴얼 공사가 한창인 곳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명동 상가번영회 김재훈 사무국장은 “대형 쇼핑몰들이 늘어도 탁 트인 길거리 쇼핑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계속 이곳을 찾는다.”며 “브랜드숍을 주축으로 로드숍들도 계속해서 변화하고 있으며, 시민들이 함께 즐기는 축제를 통해 앞으로 더욱 사람이 넘치고 역동적인 명동 거리를 만들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명동상가번영회는 오는 4월16일부터 5월8일까지 봄맞이 축제를 열 예정이다. 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儒林(316)-제3부 君子有終 제2장 鄒魯之鄕

    儒林(316)-제3부 君子有終 제2장 鄒魯之鄕

    제3부 君子有終 제2장 鄒魯之鄕 비교적 늦은 나이인 21세 때 진사였던 허찬(許瓚)의 딸과 혼인하였던 것은 퇴계의 노모 박씨의 성화 때문이었다. 퇴계는 공부에 전념하느라 세상사에 관심이 없었는데, 박씨는 아들 퇴계가 빨리 혼인하여 후손을 잇는 것을 보고 싶어 하였으며, 또한 과거를 보아 벼슬길에 오를 것을 강요했기 때문이었다. 퇴계는 비록 6년 동안밖에 함께 살지 못하였으나 첫 아내 허씨를 사랑했던 것처럼 보인다. 지금도 퇴계의 첫 부인 허씨의 무덤은 의령에 보존되어 있는데, 이곳에는 퇴계가 직접 쓴 ‘가례동천(嘉禮洞天)’이란 유필이 남아 있을 정도인 것이다. 퇴계는 아내 허씨가 죽은 후에도 장모 문씨 부인을 지극히 봉양하였다.‘하루에도 열두 번씩이나 백발이신 장모님 생각 때문에 한양 벼슬길을 향해 차마 발을 못 옮긴다.’라는 말을 문집 속에 남길 정도로 처가에 대한 상념이 지극하였다. 지금도 ‘가례동천’의 기념문에는 다음과 같은 문장이 새겨져 있다. “…가례동천은 우리나라 성리학의 태두요, 동국부자(東國夫子)로 추앙 받고 있는 퇴계 이황 선생의 유묵 금속문이며, 유서 깊은 유허지이다. 가례동은 선생의 처가가 있는 곳이다. 문무사백들과 시문 강론으로 소요하시는 한편 후진양성에 전념하신 사적과 더불어 향당의 표준이 되고, 국가문화유적으로서 소중한 곳이다.” 이러한 퇴계의 마음은 손자가 장가갈 때 보낸 퇴계의 편지 속에 자세히 드러나고 있다. “부부는 남녀가 처음 만나 세계를 창조하는 것이다. 그래서 가장 친밀한 관계를 이룬다. 또 한편 가장 바르게 해야 하고, 가장 조심해야 하는 처지이다. 그렇기 때문에 군자의 도가 부부에서 발단이 된다고 한다. 그런데 세상 사람들은 모두 예와 존경함을 잊어 버리고 서로 버릇없이 칭하여 마침내 모욕하고 거만하고 인격을 멸시해 버린다. 이런 일은 서로 손님처럼 공경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가정을 바르게 다스리려면 처음부터 조심해야 한다.” 이 편지는 퇴계의 부부간의 근본이념을 요약한 가르침이다. 부부는 지극히 친밀하기 때문에 지극히 조심하고 정직해야 한다는 말은 부부 사이의 예절을 가리키는 말이고, 가정을 바로잡고자 하면 출발부터 조심해야 한다는 말은 근신이 치가의 법도임을 가리키는 말인 것이다. 그러나 손님처럼 공경하였던 첫 번째 부인 허씨는 퇴계의 나이 27세 때 병사해 버리고 만다. 아내가 죽은 후 퇴계는 향시에 응시하여 2위에 합격하고, 진사에도 합격하는 등 승승장구하였으나 그 후 3년 동안 줄곧 광부(曠夫)로 지냈다. 3년 후 퇴계는 권씨 부인과 재혼하였는데, 이 결혼은 불행한 비극의 시작이었다. 권씨 부인과 16년간의 결혼생활을 퇴계 자신도 ‘참으로 불행했었다.’고 고백하고 있음인 것이다. 이는 권씨 부인이 칠거지악을 일삼던 악처이기 때문이 아니라 정신이 맑지 않은 실성한 여인이었기 때문이었다. 한마디로 어릴 적 충격으로 인해 미쳐 버린 여인이었던 것이다. 권씨 부인은 본래 신라 왕족의 후손이었다. 그런데 나말여초(羅末麗初), 안동을 지키던 김행(金行)이 후백제 왕 견훤에게 몰린 왕건을 패망의 순간에 도와 고려 건국을 튼튼히 하자 김행을 태사로 모시고 안동을 식읍으로 내렸다. 그리고 김행에게는 집권에 따라 판단을 잘하였다고 해서 권(權)씨를 성으로 쓰게 하는 사성개명(賜姓改名)을 내렸던 안동에서 대대로 살아온 명문가의 집안이었던 것이다.
  • 패션+@

    ●크리스챤디올은 롯데백화점 본점 1층에 ‘디올 롯데 부티크’를 새롭게 오픈했다. 국내에서 두번째로 선보이는 플래그십 스토어로 올 시즌 핫아이템인 ‘디텍티브 라인’의 가방과 슈즈, 봄·여름 컬렉션의 핵심 아이템인 ‘디올 플라워 라인’ 등 다양한 의류, 액세서리, 주얼리를 만날 수 있다. 지난 24일 진행된 오프닝 행사에는 크리스챤 디올 꾸뛰르 코리아의 한상옥 사장을 비롯해 배우 최지우, 롯데백화점 임원진 등이 참석해 개장을 자축했다. ●보령메디앙스는 29일 서울 청담동에 5층 규모의 유아용품 플래그십 스토어인 ‘아이맘하우스(I.MOM HOUSE)’를 열었다. 타티네 쇼콜라, 오시코시 비고시를 비롯해 유아용품 전문숍 비비하우스, 임부복 브랜드 에프이스토리 등을 입점시키고,2층에 재대혈 상담코너를 마련하는 등 임신·출산·육아에 이르는 토털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4월17일까지 구매금액별로 오시코시 테디베어나 쇼콜라 기저귀가방(10만원 이상), 캐서린팡방 스킨케어 3종세트(30만원 이상) 등 선물을 증정하고, 모든 방문고객에게 아기이름표를 주는 사은행사를 진행한다.(02)543-9380. ●레브론은 전문가용 성능의 헤어 스타일러 프로페셔널 세라믹 스타일러(모델명 RV062EA)를 선보였다. 헤어 스타일링을 할 때 원적외선이 방출돼 머릿결을 보호하고 모발 뜯김 현상을 방지해준다. 또 세팅할 때의 온도를 160도에서 190도까지 미세 조정 다이얼을 통해 25단계로 조절할 수 있다. 소비자가격은 8만 9000원.(02)582-0308. ●아디다스는 소비자가 제품에 만족하지 못할 경우 교환해주는 ‘품질만족보장 프로그램’을 실시한다.4월30일 이내에 제품을 구입한 고객이 구입날짜로부터 4주(28일)간 사용해보고 만족하지 못하면 2주일 내에 1회에 한해 교환해주는 프로그램이다. 대상은 ‘아디제로’ 시리즈,‘슈퍼노바 컴페티션’ 등 총 9개 라인. 소비자 보관용 카드나 영수증을 가지고 있어야 하며, 교환시 발생하는 차액은 매장에서 추가 지불하거나 환불받을 수 있다. 상설매장에서 구입했거나, 디자인 색상 가격에 대한 불만일 경우 교환 대상에서 제외된다. ●라푸마는 통기성과 착용감이 뛰어난 ‘에어로 백(Aero Back) 시스템 배낭’을 출시했다. 등판에 부착된 두 겹의 그물망 사이로 공기층이 만들어져 눅눅해지지 않도록 했다. 내부 수납공간을 늘리고, 배낭을 벗지 않고 한 손으로 열고 닫을 수 있도록 ‘원 터치 포켓’을 부착해 산행 중에 물건을 넣고 빼기가 간편하다. 그린·오렌지·블루의 3가지 색상으로 출시되며, 전국 주요 백화점과 가두점매장에서 구입할 수 있다.8만 5000원선. ●한샘 리빙클럽은 새봄을 맞이해 4월15일까지 ‘우리집 무료검진 서비스’를 진행한다. 서비스요원(리빙AD)이 방문해 집안의 위생상태를 무료로 검진해주고 쾌적하고 건강하게 바꿔준다. 집먼지 진드기 반응테스트, 부엌 개수대 살균 서비스, 후드 성능테스트, 세탁조 살균 서비스 등. 홈페이지(www.hanssem.com) 또는 무료전화(080-5513-119)로 신청 가능(서비스 가능지역:서울 및 경기 일부 지역). 신청자 중 추첨을 통해 집안대청소, 봄침구 세트, 욕실 대청소 등 ‘우리집 건강 단속 경품’을 제공한다. 당첨자는 4월20일 리빙클럽 홈페이지에 공지할 예정이다.
  • [하프타임] 브라질, 페루 꺾고 남미 2위 유지

    브라질이 2006독일월드컵 남미예선에서 페루를 1-0으로 따돌리고 3경기 만에 무득점 수렁에서 탈출했다. 브라질은 28일 고이아니아 세라두라다스타디움에서 열린 예선 12차전에서 후반 28분 터진 신예 미드필더 카카의 천금같은 결승골에 힘입어 페루를 꺾고 남미2위를 유지했다.
  • [일요영화]

    [일요영화]

    ●크림슨 리버(SBS 오후11시45분) 프랑스 마튜 카소비츠 감독의 2000년작. 장 르노, 뱅상 카셀 주연. 프랑스판 ‘세븐’이라 불리는 영화로, 프랑스의 존 그리샴으로 통하는 장 크리스토프 그랑제의 동명소설을 영화화했다. 같은 날 각각 일어난 잔혹하기 그지없는 범죄의 연쇄살인범을 쫓는 두 형사가 이들 범죄의 연관성을 파헤쳐 나가는 것이 스토리 전개의 중심축. 실제 알프스산맥 해발 5000m 이상의 얼음산에서 촬영했으며, 마지막 장면의 거대한 눈사태를 찍기 위해 다이너마이트를 쓰기도 했다. 알프스산맥의 작은 도시. 양쪽 팔이 잘리고 눈까지 도려진 채 태아의 자세로 웅크린 채 얼어붙은 끔찍한 시체가 눈보라로 뒤덮인 알프스 정상에서 발견된다. 시체의 주인공은 그 지역 게르농 대학의 교수 겸 사서로 일하던 32세의 남자. 사건의 심각성을 깨달은 프랑스 경시청은 이 방면의 전설적인 인물인 니먼 형사(장 르노)를 파견한다. 조사를 해나가던 니먼은 게르농 대학의 학장이 중세의 영주처럼 마을을 다스렸으며, 교수들은 귀족들처럼 권력을 누리며 살아 왔다는 것, 그리고 근친상간을 통해 우성 인재만을 양성해 오고 있다는 소름끼치는 사실을 알게 된다. 여러가지 단서를 조합하던 니먼은 시체를 처음 발견한 빙산 전문가 파니(나디아 파레)에게 도움을 청한다. 시체가 있었던 산 정상에서 특유의 직감을 느낀 파니는 같은 방식으로 죽어간 또 다른 시체를 발견하는데….105분. ●토이스토리(디즈니채널 오후 8시30분) 카우보이 장난감 우디와 우주전사 버즈의 좌충우돌 모험과 우정을 그린 코믹 애니메이션. 1995년 디즈니와 픽사가 공동 제작한 최초의 컴퓨터 애니메이션으로, 최신 작품이라 해도 전혀 손색 없을 정도의 세밀하고 생동감이 넘치는 영상과 스토리를 보여준다. 감독 존 라세터는 이 영화로 제68회 아카데미상 특별공로상을 수상했다. 톰 행크스와 팀 알렌의 능청스럽고 익숙한 목소리 연기가 색다른 재미를 더한다. 우디는 6살짜리 남자 아이 앤디가 가장 아끼는 카우보이 인형. 어느날 접었다 폈다 하는 날개와 레이저 디지털 음성을 가진 최신 액션인형 버즈가 나타나자 그의 위치가 흔들리기 시작한다. 모든 장난감들의 최고의 공포는 새로운 장난감들에 의해 밀려나는 것. 애타는 우디의 심정에도 불구하고 버즈는 앤디의 최고 인형으로 자리를 잡고, 장난감 세계에서도 인기가 급상승한다.77분.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새 음반]

    ●더 매서커(The Massacre) 흑인 래퍼 50센트의 두 번째 앨범. 권투 선수 마이크 타이슨을 연상시키는 다소 ‘험악한’ 외모. 마약상, 수감생활, 총알 9발을 맞고 죽다 살아나는 등 거친 인생을 살아왔지만 그의 랩은 부드럽고 편안하기 그지없다. 빌보드 싱글 차트 연속 5주 1위를 지키고 있는 ‘Candy Shop’을 비롯해 두 번째 싱글이 유력한 ‘Outta Contol’, 에미넴이 피처링한 ‘Gatman&Robbin’‘Get In My Car’ 등에서 선보이는 리듬과 매끈한 랩은 귀에 착착 감긴다. 빌보드 앨범 차트에도 3주 연속 1위에 올라있다. 유니버설. ●앤젤 오브 리트리뷰션(Angel Of Retribution) 헤비메탈의 상징 주다스프리스트의 신작. 밴드의 얼굴 롭 핼포드가 복귀해 15년만에 나온 앨범이라 더욱 반갑다. 음악도 과거의 ‘헤비함’을 되찾았다. 따라서 이번 앨범은 가장 주다스프리스트다운 앨범이라고 할 수 있다. 첫 곡 ‘Judas Rising’에서부터 팬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소니비엠지. ●뷰티풀 데이(Beautiful Day) 영국의 재즈·펑크의 거장 밴드 샤카탁의 결성 25주년 기념 앨범.30장에 달하는 앨범을 발표해온 관록의 밴드답게 세련된 감각과 싱싱한 사운드는 여전하다. 보컬 질 세이워드의 상큼한 목소리가 ‘업’시키는 ‘Beautiful Day’부터 부드럽게 흥을 돋우는 곡들로 가득하다. 씨앤엘뮤직. ●어 밸리드 패스(A Valid Path) 5년만에 발표된 알란파슨스의 신보. 현재의 청자들을 위해 음악을 만든다고 밝힌 그는 이번 앨범에서 일렉트로니카로의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Eye In The Sky’‘La Sagrada Familia’ 등의 곡처럼 웅장하면서 클래시컬한 음악을 기대했던 팬들이라면 다소 실망할 수도. 그러나 ‘고인 물’이 되지 않으려는 노장의 노력은 인정해줘야 할 듯. 에그뮤직.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문화마당] 나만 빼고 다 망해라/문흥술 서울여대 교수·문학평론가

    마을 근처에 해발 300m가량 되는 산이 있다. 아홉 마리 용이 승천했다는 전설이 있는데, 용이 살 만큼 산세가 험하지 않다. 작고 아담한 산이지만, 그런 산이 집 주위에 있다는 것에 늘 고마워한다. 틈만 나면 그 산에 올라 운동도 하고 복잡한 머리도 식히곤 하기 때문이다. 몇 년 전만 하더라도 그 산을 찾는 이가 그리 많지 않았는데 요즘은 부쩍 늘어나서 공휴일에는 앞사람 엉덩이를 보고 올라야 할 정도이다. 산을 찾는 사람이 많아졌다는 것은 산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기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사람들로 붐비면서 짜증나고 불쾌한 일들을 왕왕 겪는다. 산 입구에 걸려 있는 현수막에는, 애완견을 데리고 산에 오를 때는 반드시 배설물을 치우도록 권유하는 내용이 새겨져 있다. 하지만 그것을 지키는 이를 별로 본 적이 없다. 그뿐 아니다. 한 줄로 서서 좌측통행을 해야 하는데도, 무리를 지은 채 뒤죽박죽 엉켜서 좁은 산길을 독차지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그러면서 왁자지껄 떠들어대기까지 한다. 심지어 키 작은 나무를 발로 짓밟는 이, 지팡이로 삼기 위해 큰 가지를 부러뜨리는 이, 담배를 버젓이 피우는 이, 술을 마시는 이도 있다. 정상에 올라 푸른 하늘을 마주하면서 호흡을 가다듬고 마음을 다스리려 하면, 바로 옆에서 ‘야호’ 하고 외치는 소리가 들린다. 그것도 한 번이 아니라 두 번 세 번 연달아 악을 쓴다. 그런 사람을 보면 정나미가 뚝 떨어진다. 물론, 힘들게 산에 오른 기쁨과 쾌감으로 ‘야호’라 외치는 것이 뭐 그리 나쁘냐고 반문한다면 할 말이 없다. 그렇지만 산에서 ‘야호’라고 소리치는 사람을 보면 왠지 모든 것을 자기중심적이고 정복자적인 논리로 대하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인간은 만물의 영장이고, 그런 위대한 인간은 이 세계의 주인이며, 자연을 비롯한 그 외 모든 것은 주인을 위해 봉사하는 노예라는 생각은 근대 자본주의를 태동시킨 핵심사상이다. 그 사상이 도로와 철길을 만들고 골프장과 스키장과 콘도를 만들면서 우리에게 삶의 편리함과 여유로움을 준 것은 사실이다. 반면 그것이 인간의 본래적 고향이자 영원한 안식처인 자연을 황폐화시키고, 나아가 인간이 인간을 지배할 수 있는 근거를 제공한 것도 사실이다. 채만식의 ‘태평천하’를 보면 친일지주 윤직원 영감이 “나만 빼고 다 망해라.”라고 외치는 구절이 있다.‘나’만 중요하고 ‘나’만 잘 살면 된다는 이 논리에는 ‘나’ 아닌 다른 모든 것은 어떻게 되든 상관없다는 지극히 자기중심적인 사고가 잠복해 있다.‘나’만 고귀하다는 오만한 생각은 ‘너’를 언제든지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짓밟을 수 있다는 폭력적이고 야만적인 행동으로 연결되기 마련이다. 이들에게 ‘우리’라는 공동체 의식은 전무하다. 모두가 ‘나’만의 안녕과 번영을 위해 복종하고 희생해야 하는 하인이며, 그렇지 않을 경우 가차없이 정복되어야 할 적일 뿐이다. 이제 곧 산과 들에 온갖 꽃들과 풀들과 나무들이 형형색색으로 생명의 싹을 틔우면서 대지를 온통 녹색향기로 물들일 것이다. 봄날, 홀로 적요한 산을 오르면서 숲 가득 넘쳐흐르는 생명의 숨결에 취해보자. 그러면, 따사로운 햇살에 몸을 편안히 맡긴 꽃 한 송이, 풀 한 포기, 나뭇잎 하나, 돌멩이 하나까지 반갑다고 손을 가볍게 흔들고 미소를 은근히 짓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정복자로 자처하는 인간이 보잘것없는 미물에 불과한 반면, 오랜 세월 묵묵히 아름다운 향기를 발산하는 자연이 참으로 은혜로운 존재임을 깨닫게 될 것이다. 산은 정복의 대상이 아니다. 함께 세상을 조화롭게 가꾸어 나아갈 동반자이다. 자연 없이 인간만 있다면 얼마나 삭막하겠는가. 마찬가지로,‘나’ 혼자 세상을 살아간다면 얼마나 고독하겠는가. 가족과 같은 내 이웃이 있고, 또 자연이 있기에 내가 있는 법이다.‘나’와 ‘너’라는 이분법적 사고를 버리고 ‘우리’라는 공동체 의식을 가진다면, 모든 것이 고맙고도 소중한 존재로 다가올 것이다. 만물이 소생하는 봄날, 점점 푸르러 가는 산처럼, 스치는 작은 인연도 귀히 여기고 사랑하면서 더불어 살아가려는, 그런 아름다운 빛깔로 우리들 마음을 가꿀 수는 없을까. 문흥술 서울여대 교수·문학평론가
  • 儒林(309)-제3부 君子有終 제2장 鄒魯之鄕

    儒林(309)-제3부 君子有終 제2장 鄒魯之鄕

    제3부 君子有終 제2장 鄒魯之鄕 퇴계가 얼마나 단양의 군민들에게 사랑을 받았던가는 이퇴계의 ‘언행록’3권에 기록된 ‘거관(居官)’편에 상세히 기록되어 있다. ‘거관’이란 벼슬살이를 가리키는 것으로 퇴계의 제자 중의 한 사람이었던 우성전(禹性傳)은 어느 날 단양을 지나다가 한 노인을 만나서 다음과 같이 물었다고 한다. “지금까지의 이곳 고을의 태수로서 누가 정치를 잘하였소.” 그러자 노인은 ‘황준량(黃俊良)’이라고 대답한다. 황준량은 퇴계보다 17년이나 어린제자였는데 퇴계를 만나면서 ‘근사록’ 등 여러 글을 접하게 되고, 주자의 글을 읽게 됨으로써 성리학에 눈뜬 학자였다. 그는 고을을 다스림에 있어서도 밝은 지혜와 청렴한 자세로 한결같은 치적을 이루었는데, 특히 단양군수로 부임하였을 때에는 거의 쓰러질 상태의 고을을 다시 일으키고자 임금에게 상소문을 올려 부역을 면하게 하였다. 특히 4800자의 명문장은 임금을 크게 감동시킨 명태수였던 것이다. 그러자 우성전은 다시 묻는다. “그럼 황중량이 제일 잘한 사람인가요.” 노인은 머리를 흔들며 대답하였다. “아닙니다. 이 아무개(퇴계를 가리킴)가 제일 잘했습니다.” 이에 우성전이 다시 물었다. “그런데 어째서 아까는 황준량이라고 말하였소.” 노인이 다시 대답하였다. “황준량은 최근이요, 또 그는 나라에 글을 올려 부역을 면하게 한 일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공은 이곳에 와서 오래 있지 않았는데 비록 나라에 글을 올린 일은 없었으나 그의 모든 행동은 사람들의 마음을 감복시켜 사람들은 지금까지 그를 사모하여 잊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 ‘언행록’을 쓴 사람, 우성전은 본관이 단양으로 이퇴계의 문인이었다. 훗날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경기도에서 의병을 모집하여 이를 추의군(秋義軍)이라 하고 의병장으로도 뛰어난 활약을 펼쳤던 사람인데, 그의 기록을 보면 알 수 있듯이 퇴계는 비록 9개월 동안만 단양에 머물러 있었지만 그의 빼어난 인격은 단양사람들의 마음을 감복시켜 두고두고 그를 사모하게 하였던 것이다. 그러나 퇴계로서는 단양에 더 이상 머무를 수 없는 뜻밖의 사정이 생긴다. 그것은 그해 여름 퇴계의 형인 해가 충청감사로 부임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충청감사는 단양군수의 직속상관으로 만약 퇴계가 그대로 단양에 머물러 있으면 형제가 나란히 한 지역에서 국록을 먹는 불합리한 일이 생기는 것이었다. 퇴계가 스스로 상소를 올려 단양의 군수에서 사직한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퇴계는 차기 후임지로 풍기를 청하였는데, 이는 단양과 풍기가 죽령(竹嶺)을 사이에 둔 지척지간이었으나 단양은 충청도의 관할이고, 풍기는 경상도의 관할이므로 전혀 별개의 지역이었기 때문이었다. 조정에서는 소장을 받아들여 퇴계를 풍기의 군수로 임명하였는데, 이는 퇴계로서도 뜻하는 바였다. 퇴계는 자신이 이제 퇴사(退仕)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찾아왔음을 알고 조금이라도 고향에서 가까운 곳으로 나아가려는 의지를 나타내 보인 것이었다. 단양군수의 외직을 자원하였던 것도 그러한 마음 때문인데 제자 김성일은 ‘언행록’에서 퇴계의 의지를 이렇게 표현하고 있다. “…그때 세상 형편이 한번 변하자 선생은 도를 펴는데 뜻이 없었다. 선생이 단양으로 내려온 것도 장차 고향으로 내려갈 계획에서였다. 공무 중에 틈만 있으면 책보기로써 스스로 즐겼고, 혹은 홀로 귀담이나 석문사이에 가서 온종일 거닐다가 돌아왔다.…”
  • 동아시아축구 남북 남녀 한날 맞대결

    오는 8월4일 남북 남녀 축구대표팀이 동반 맞대결을 펼친다. 동아시아축구연맹(EAFF·회장 정몽준)은 18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스포츠브랜드 아디다스와 스폰서십을 체결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2005동아시아축구선수권대회 일정을 발표했다. 남·녀부 모두 한국 북한 일본 중국 등 각각 4개팀이 출전, 풀리그를 통해 동아시아 최강을 가리는 이번 대회는 오는 7월31일 한국-중국 개막전을 시작으로 8월7일까지 대전, 전주, 대구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다. 한국과 북한은 8월4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오후 5시15분과 오후 8시 남자, 여자 경기를 차례로 치르게 됐다. 남북 공식 A매치 대결은 남자가 지난 93년 미국월드컵 아시아예선 이후 12년 만이며, 역대전적에서는 5승2무1패로 한국이 앞섰다. 여자는 지난해 4월 아테네올림픽 아시아예선 3·4위전 이후 1년 4개월 만으로 북한이 5승1무로 압도적 우세. 북한 남자팀은 최근 대만에서 열린 예선에서 괌을 21-0으로 대파하는 등 4전 전승을 거두며 본선 진출권을 따내 시드 배정을 받은 한·중·일과 승부를 가리게 됐다. 여자부는 올해가 첫 대회로 개최국을 포함,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상위 국가들이 출전했다. 우승 상금은 남자부 50만달러, 여자부 5만달러. 한편 2003년 일본에서 열린 1회 대회에서는 한국이 2승1무를 기록, 개최국 일본을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토요영화]

    [토요영화]

    ●트리플 엑스(KBS2 오후 11시15분) 007식 첩보 액션영화의 틀을 빌려 왔으면서도, 첩보영화의 영웅적 주인공상을 뒤집어 새로운 ‘안티 영웅’을 탄생시켰다.‘분노의 질주’로 흥행에 성공한 롭 코언 감독과 근육질 배우 빈 디젤이 손을 잡았다. 록음악을 깔고, 훔친 스포츠카에 번지점프를 즐기는 주인공 젠더 케이지(빈 디젤)는 스킨헤드에 화려한 문신, 피어싱으로 무장한 신세대. 상원의원의 차를 훔쳐 꼼짝없이 감방 신세를 지게 된 젠더에게 첩보국의 간부 기븐스(새뮤얼 잭슨)는 스파이로 뛰면 감옥행을 면하게 해주겠다는 제안을 한다. 젠더는 결국 동구의 비밀 조직인 ‘아나키99’에 침투하기 위해 프라하로 날아간다. 뒷골목 사정을 잘 알고 넉살이 좋았던 젠더는 금방 조직의 두목 요르기와 친해지고, 요르기의 연인 옐레나와도 가까워진다. 그 요르기가 비밀리에 초대형 생화학무기를 만들고 있다. 건물 지하실에서 무기 제조에 참가한 연구원들을 모두 살해한 요르기는 새 무기를 작동시키려 하고, 젠더는 이를 막기 위해 뛰어든다. 속도감 만점의 ‘롤러코스터 액션’을 첫 장면에서부터 질펀하게 풀어놓는 영화는, 스릴과 재미를 최고로 치는 액션 마니아를 만족시킬 만하다. 다리 위 스포츠카 번지점프 장면, 눈사태를 짊어지고 스키보드를 타고 내려오는 마지막 장면 등은 영화의 압권이다. 미국에서는 속편도 개봉 준비 중이다.2002년작.124분. ●스타워즈6-제다이의 귀환(MBC 오후 11시40분) 제국군에 잡혀 냉동된 솔로는 현상금 사냥꾼의 두목인 자바에게 넘겨진다. 레아 공주는 현상금을 받으러 온 외계인으로 변장을 하고 자바를 찾아가지만, 자바에게 들켜 노예로 끌려 다닌다. 결국 루크가 정면으로 도전해 솔로와 레아 공주, 로봇들을 구출해 낸다. 한편 반란군은 죽음의 별보다도 훨씬 강력한 우주기지가 재건되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한다. 반란군은 우주기지의 약점을 찾아 새로운 작전을 세우고, 루크는 자신의 아버지인 다스 베이더를 찾아가 최후의 결투를 벌인다. 최첨단 촬영기술을 동원해 1·2편의 두 배가 넘는 900여 장면이 특수효과를 이용해 촬영됐고, 등장하는 우주생물의 캐릭터만 100종을 넘었다. 개봉한 83년에만 1억6000여만 달러를 벌었고, 지금까지 2억6000만 달러 이상을 벌어 역대 흥행 4위에 랭크돼 있는 작품이다. 리처드 마컨드 연출.133분. 김소연기자 purple@seoul.co.kr
  • [MD의 훈수] 러닝화

    [MD의 훈수] 러닝화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한강 둔치나 공원으로 나와 조깅하는 사람들이 크게 늘었다. 달리기는 심장과 폐에 자극을 줘 심폐 지구력을 향상시켜주고,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운동이다. 최근에는 장애우의 마라톤 완주기를 다룬 영화 ‘말아톤’이 인기를 끌면서 달리기에 대한 관심이 더욱 증가했다. 많은 사람들이 달리기에는 특별한 도구나 복장이 필요없고 아무 운동화나 한켤레 있으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매일 규칙적으로 달리기를 하려 한다면 몸에 맞는 달리기 용품을 착용해야 부상을 예방하고 운동의 효과를 높일 수 있다. ●가장 긴 발가락과 신발 코 사이 10~15㎜ 여유 있어야 달리기 용품으로는 땀 배출과 통풍이 잘 되는 운동복과 러닝화, 바람의 저항을 적게 해 주는 유선형 선글라스, 충격을 완화해주는 양말 등이 있다. 이중 가장 중요한 것은 러닝화로 자신의 실력과 체형에 맞는 것을 골라야 한다. 먼저 자신의 발 유형을 파악해 보자. 평발에 가까운 사람은 쿠션이 많이 들어가 푹신한 제품은 피하는 것이 좋고, 반대로 발의 중간 부위가 많이 파인 ‘오목발’을 가진 사람은 쿠션 기능이 뛰어난 신발을 골라야 한다. 신었을 때 편안한 느낌이 드는지 체크해 보는 것도 중요하다. 운동할 때 신는 양말을 신고 제품을 착용해 본다. 평균적으로 가장 긴 발가락과 신발 코 사이에 엄지 손톱(10∼15㎜)만큼의 여유가 있는 것이 좋다. 움직였을 때 아프거나, 달렸을 때 뒤축이 미끄러지는 듯한 느낌이 들면 안 된다. ●초보자는 바닥 두께 30㎜정도가 적합 러닝화는 마라톤화(경기화)와 일반 러닝화로 나눌 수 있다. 마라톤화는 잘 훈련된 러너들이 기록 단축을 위해 신는 것으로 쿠션보다는 ‘가벼움’에 초점을 맞춘 신발이다. 발에 가해지는 부담이 커 초보자나 체중이 60㎏ 이상인 사람에게는 부적합하다. 따라서 초보자들의 경우 다리 보호를 위해 마라톤화보다는 일반 러닝화를 신는 게 바람직하다. 그러나 솔(신발 바닥)이 너무 두꺼우면 발이 깊게 들어가거나 신발 안에서 발이 움직여 다치기 쉽다. 따라서 솔의 두께는 30㎜ 정도가 적당하다. ‘나이키 Jet streme’(가격 8만 1800원)은 통풍성이 뛰어난 ‘메시’ 소재를 사용해 가볍다. 발 전체에 에어 쿠션을 장착, 쿠셔닝이 좋아 초보자용으로 적합한 제품이다.‘리복 Vintage RUN’은 ‘헥사라이트(벌집 모양)’ 구조의 바닥을 사용해 강도 높은 충격을 흡수할 수 있으며, 신발 밑창의 중간 부분에 지지대가 장착되어 있어 달릴 때 발의 뒤틀림을 막아준다. 가격 3만 4800원. ‘뉴발란스 CM500NY’는 유연성이 좋은 쿠션을 장착, 발의 부담을 최소화해 ‘달리기’ 초보자들에게 인기다. 가격은 5만 9400원이다. ●‘맞춤형 러닝화’ 눈길 훈련된 러너들을 위한 마라톤화로는 ‘뉴발란스 M900WY(가격 11만 9000원)’가 있다. 이중밀도 중창을 사용하여 안정성을 높였으며 솔의 부피를 축소한 초경량 제품이다. 밑창 중간 부분에 열강화 플라스틱 지지대를 사용, 발의 뒤틀림을 방지할 수 있다. ‘아우토반 마라톤화’는 250g 초경량 제품으로 마모가 심한 뒷부분에 탄성 고무를 사용, 내구성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가격 2만 5900원. 요즘에는 소비자들의 발 모양과 길이에 맞춘 ‘맞춤형’ 러닝화, 달리는 장소부터 뛰는 자세와 수준까지 고려해 기능을 추가한 러닝화도 있다. ‘아디다스 Clima Cool Response(가격 6만 9000원)’는 발에 땀과 열이 많이 발생하는 러너들을 위한 제품으로, 착용 후 시간이 지날수록 발의 온도와 습도가 낮아지는 고기능성 제품이다. 땀과 불쾌한 냄새는 배출하고 신선한 공기를 들여보내는 전 방향 입체 통풍 구조가 특징이다.‘뉴발란스 815’는 일자형의 약간 휘어진 신발 구조를 가진 ‘성형 솔’을 사용했다. 가격은 10만 9000원. 일반적으로 마라톤화는 800㎞ 정도, 러닝화는 1500㎞ 정도를 달리면 신발의 중간 창이 40∼50% 닳아진다. 이 경우 겉으로는 멀쩡해 보여도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해 부상의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새 신발로 교체해 주는 것이 좋다.
  • [日 독도주권 침해] 역사속의 독도

    [日 독도주권 침해] 역사속의 독도

    역사적으로 독도를 거론한 최초의 기록은 삼국사기 신라본기 지증왕(서기 500∼514) 13년조에 보인다.‘…우산국이 항복하고 해마다 토산물을 바쳤다.’는 이 기록이 독도를 분명하게 지칭하고 있지는 않으나, 독도의 존재가 통상 우산국(울릉도)과 함께 취급돼 왔다는 점에서 독도가 우리 영토임을 확인한 기록으로 간주하는 것이 학계의 정설이다. 이때 신라에서는 이찬 이사부가 우산국을 아우르고 왕토(王土)로 삼았으니, 이 해가 512년임을 감안하면 벌써 1500년 전부터 독도는 우리 영토로 존재해온 것이다. 이렇게 우산국과 함께 우리 영토에 귀속된 독도는 고려시대에도 의심의 여지 없이 우리 땅으로 인식돼 왔다. 고려사 태조 13년조와 동국여지승람 강원도 울진현조 등에는 ‘…신라 때 우산국이라 불렀는데, 무릉 또는 우릉이라 하며… 신라 지증왕 13년에 항복해왔다. 우산, 무릉 두 섬은 거리가 가까워 날씨가 맑으면 바라볼 수 있다.’고 적어 지리적으로 근접해 우산국과 세트로 인식된 독도가 분명히 우리 땅이었음을 거듭 확인하고 있다. 이후 고려 현종 때까지 우산국으로 불리던 울릉도는 지배체제가 정비되면서 덕종 원년부터 우릉으로 불렸으며, 이곳 성주가 조정에 토산물을 바쳤다고 적어 독도를 포함한 울릉도에 대한 역사적 지배권의 향배를 분명히 하고 있다. 이후 인종, 의종, 고종조에도 울릉도의 소속을 확인할 수 있는 기록이 많은데, 특히 고종조에는 원주민 외에 별도의 주민들을 육지에서 이주시켜 살도록 하려다 풍랑으로 배가 전복되면서 무산된 사실을 기록해 울릉도가 신라 지증왕대 이후 지속적으로 우리의 통치권 하에 있었음을 보여주고 있다. 조선시대에 들어 울릉도에 대한 통치기조는 민간의 거주를 막는 ‘공도(空島)정책’으로 바뀌는데, 세종실록지리지에 보면 태종조에 부역과 납세를 면탈하기 위해 이 섬으로 도망친 자들을 붙잡아 오도록 했다(공도화)는 기록이 전한다. 세종·세조 연간에도 이런 문제로 조정의 논의가 많았는데, 특히 세조 때에는 중추부사를 지낸 유수강이 우산과 무릉, 즉 울릉도와 독도에 현읍을 설치하여 체계적으로 다스리자며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이에 조정에서는 ‘우산과 무릉에 현읍을 설치할 경우 수로가 험하고 왕래가 어려워 지키기 어려우니, 배가 오가기 좋은 날을 골라 이곳에 거주하는 강원도의 주민들을 모두 데리고 나오게 할 것’임을 밝히고 있다. 여기서 눈여겨 볼 부분은 ‘주민들을 모두 데리고 나오도록 했다.’는 이른바 조선조의 공도정책. 일본은 독도의 영유권을 주장하면서 이 섬이 무인도라는 점을 들었다. 그러나 학계에서는 ‘공도정책은 유인도에 대해 취할 수 있는 정책’이라며 일본측 주장의 허구성을 반박하고 있다. 이후 공도정책으로 이곳에 왜구가 들끓자 숙종 23년(1697)에 왜구를 축출하기 위해 수토제(搜討制)를 정례화했으며, 영조는 이곳 특산물인 산삼의 밀거래를 막기 위해 지방관아에 체계적인 채삼(採蔘)을 지시하기도 했다. 이어 조선 후기에는 고종이 1900년 10월 대한제국 황제 칙령 제41호를 통해 울릉도를 울도(鬱島)로 개편하고, 그 도감(島監)을 군수(郡守)로 하는 직제 개편을 단행하는데, 이는 일본정부가 시마네현 고시 제40호로 ‘독도는 무인도로 타국이 점령 지배하고 있지 않으므로 일본령으로 삼는다.’는 억지 주장을 편 것보다 5년이나 앞서 있었던 사실(史實)이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20&30] 새내기 사원들 이직바람

    [20&30] 새내기 사원들 이직바람

    ‘취업난을 뚫은 당신, 떠나라?’ 취업난 속에서 어렵게 경쟁을 뚫은 신입사원 사이에 이직 바람이 불고 있다. 취업포털 사이트 인크루트가 지난 14일 입사 1년 미만의 신입사원 101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무려 75.7%인 768명이 ‘이직을 원한다.’고 답했을 정도다. ●“직장 다녀보니 인생의 가치 깨달아” 사회생활 경력이 채 2년도 되지 않은 이모(29)씨는 직장을 2차례 옮겼다. 그는 서울의 한 명문대 대학원을 졸업하던 2003년 7월 입사한 대기업에 1년 정도 다니다 지난해 9월 증권회사로 이직했다. 증권회사 역시 두 달만에 그만둔 이씨는 이후 공기업 입사시험에 합격해 출근을 기다리고 있다. 이씨는 “젊은 시절 회사를 여러차례 옮기는 것이 좋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직장을 나갈 때마다 ‘원하던 일이 아닌데….’라는 생각이 들어 그만두게 됐다.”고 고백했다. 이씨는 합격한 공기업이 그동안의 직장보다 연봉수준이 높은 것은 아니라고 했다. 그는 “직장을 다녀보니 내가 바라던 인생의 가치가 높은 연봉보다는 여가를 즐길 수 있는 여유로움에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갓 졸업했을 때는 주변에서 하도 취업난이라고 하니까, 합격하면 내키지 않아도 다닐 수밖에 없었다.”면서 “대학 시절에 장래에 대한 고민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직을 반복하게 된 것 같다.”고 털어놨다. ●“아니다.” 싶으면 한 달만에 사표 지난달 대형 정유사에 입사했다가 한 달만에 그만둔 박모(26)씨는 “입사 준비를 철저히 했다고 생각했지만 외부인이 보는 회사와 내부인 눈에 비친 회사는 달랐다.”면서 “폭탄주 문화부터 경직된 사무실 분위기까지 하루도 더 못견딜 것 같아서 사표를 냈다.”고 홀가분해했다. 정유회사는 보험회사 등 3개 업체에 합격한 뒤 고심 끝에 선택한 직장이었고, 출퇴근 시간이나 연봉에도 불만이 없었지만 회사 분위기를 견딜 수 없었다. 회사를 그만둔 지 15일 정도 지난 현재 박씨는 다시 취업 원서를 쓰고 있다. 그는 “그만두었지만 다른 회사를 가는 것밖에는 대안이 없지 않으냐.”면서 “회사 내부 정보를 입사 전에 알 수 없기 때문에 몇 차례 이직을 해봐야 원하는 회사를 고를 수 있을 것 같다.”고 씁쓸해했다. 박씨는 이직에 대한 두려움도, 죄의식도 전혀 내비치지 않았지만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기대감은 사라진 듯 보였다. 서울대 곽금주 심리학과 교수는 이같은 이직바람이 “사회 활동을 시작하는 직장인들의 정체성 위기”라고 진단했다. 심리학적으로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갈등을 겪는 정체성 위기는 사춘기와 중년에 찾아온다. 곽 교수는 “10년 전 연구에서, 한국인들은 중·고교 시절에 위기감을 경험하는 외국과 달리 대학시절에 정체성을 고민하는 양상이었다.”면서 “몇년 전만 해도 대학생이 직장을 갖게 되면 자아 정체감이 안정되는 모습을 보였지만, 요즘에는 취업에서 오는 갈등이 오히려 정체성 위기를 부추기고 있다.”고 분석했다. 곽 교수는 “정체성 위기가 변화를 즐기는 신세대들의 특징과 맞물리면서 신입사원의 이직 붐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취업 전문가들 역시 출세에 대한 압박, 구직활동 기간에 겪는 좌절감, 입사한 뒤 생소한 환경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신입사원들은 이직충동이 생기게 된다고 입을 모았다. 취업 조사기관 헤드헌터포럼의 김재윤 이사는 “인터넷으로 원서를 쉽게 낼 수 있기 때문에 여러 곳에 원서를 낸 뒤 한 곳에 붙으면 무작정 입사하는 것이 요즘의 추세”라면서 “이들은 대학 동기 등과 자신을 비교하면서 연봉이나 대우에서 약간의 차이가 있어도 불만을 터뜨리고 참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원치 않는 이직…좌절감 키워 지난해 대구에 있는 대학의 유전공학과를 졸업한 김모(24·여)씨는 학습지 교사 일을 1년째 하고 있다. 김씨는 “어려서부터 장래희망이 원대하지 않았다.”면서 “결혼할 때까지 착실하게 돈을 벌고 아이를 낳은 뒤 다시 일을 할 수 있는 직업을 찾았다.”고 구직에 나설 당시를 회상했다. 낙관적인 성격인 김씨는 “한달에 130여만원의 월급은 많지 않지만 교사 일 자체에는 매력을 느꼈다.”고 했다. 하지만 김씨는 “학습지 교사의 신분 문제가 불거지면서 직업에 대한 회의가 들기 시작했다.”면서 “대학 때도 나가지 않았던 시위에 참가하고 보니 내 처지가 궁색하게 느껴졌다.”고 돌아봤다. 김씨는 결국 직업을 바꾸기로 마음먹고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따기 위해 공부하고 있다. 그는 “대학 시절 사회에 나가면 모든 일이 잘 될 것 같았지만, 결국 첫 직장에서 실패를 맛보고 있다.”면서 “내가 일에 만족한다고 직장생활에 성공하는 것은 아니라는 깨달음을 얻었다.”고 말했다. 곽금주 교수는 “신입사원의 잦은 이직보다 문제가 되는 것은 자아 정체감을 형성해야 할 시기에 좌절을 맛본 이들이 겪는 심리적인 고통”이라면서 “회사 상사나 동료, 가족 등과 함께 이 시기의 위기를 극복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재윤 이사는 “일반적으로 직장생활을 3년 이상 해야 경력이 쌓이고 업무에 대한 노하우가 생긴다.”면서 “이직으로 현상황을 해결하려는 것은 개인의 업무업적을 저해하는 요소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이직충동 다스리려면 ▲3년은 지나야 경력이 된다. -경력에 도움이 되지 않는 직장이라면 과감하게 이직하라. 하지만 당장 일이 어렵다는 이유로 이직을 결심해서는 안된다. 직장에 적응하는 1년과 업무에 익숙해지는 1년, 업무를 자신의 능력으로 만드는 1년의 시간을 가진 뒤 차분하게 이직을 생각하라. ▲연봉에 일희일비하지 말라. -연봉보다는 회사에서 쌓을 수 있는 경력에 집중하라. 같은 업계에서 계속 일할 생각이라면 당장의 조건으로 이직하는 것보다는 처음에 선택한 회사에서 경력을 쌓는 것이 알차다. ▲선배들에게 조언을 구하라. -신입사원들끼리 정보를 구하면 처지를 비교하는 수준에 그친다. 이직을 하고 싶다면 구체적인 정보를 줄 수 있는 업계의 선배와 상의하라. ■ 김재윤 헤드헌터포럼 이사 ■ 대학교수들이 권하는 ‘신입생 새출발 이렇게’ 똑같이 출발하고도 결과는 다른 것이 ‘인생’이라는 마라톤이다. 대학 새내기 시절이 중요한 것도 새로운 레이스의 출발점이기 때문이다.‘버릇없는 젊은이가 미래를 연다’(오늘의 문학사)는 인생의 대선배들이 대학 새내기에게 주는 충고이다. 집필에 참여한 한남대 교수 34명은 대학생활에 필요한 조언뿐 아니라 젊은 날의 고통스러운 기억 등도 진솔하게 소개했다. 마치 자네들은 이런 실패를 되풀이하지 말라는 듯…. 이문균 기독교학과 교수는 신입생들에게 ‘미래 이력서’를 작성해 보라고 권한다. 이 교수는 한남대 총장을 지낸 이원설 박사의 일화를 소개했다. 이 박사가 대학시절 만든 ‘미래의 이력서’가 지나온 세월과 거의 일치해 깜짝 놀랐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졸업은 4학년 때가 아니라 입학하는 순간부터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정곤 유럽어문학부 교수도 “소나무 숲 벤치에 조용히 앉아 미래의 스케줄을 만들어보라.”고 권고했다. 힘들었던 대학생활의 진솔한 회고도 있다. 박영환 국문과 교수는 “30년 전 대학에 입학했을 때 나는 나를 몰랐다. 나는 모든 것에 무지했다. 술을 달고 다니며 철학과 신학 책을 게걸스럽게 훑고 문화와 예술을 집적거렸지만 마음은 언제나 텅 비어 있었다. 방황하며 번민하고 비애와 고독을 처절히 맛보며 지낸 대학생활을 또 다시 하고 싶지 않다.”고 토로했다. 박 교수는 “고통스러운 대학생활을 피하고 싶다면 나라는 존재를 제대로 알고 깊이 사랑하는 마음을 가져라.”고 일깨웠다. 정기철 문예창작과 교수는 시인 T S 엘리엇의 일화를 소개하면서 긍정적으로 사고하라고 충고했다. 엘리엇이 공원에서 야구시합을 하고 있는 소년에게 “지금 이기고 있니?”라고 묻자 소년은 “아니오.15대0으로 지고 있어요.”라고 답했다. 적잖이 당황한 엘리엇에게 소년은 “우리 팀이 아직 한번도 공격을 하지 않은 걸요.”라고 덧붙였다. 정 교수는 “1회초에 15대0이면 이미 시합은 끝난 것이나 다름없지만 소년은 자기 팀의 공격에 희망을 갖고 있었다.”면서 “어렵거나 힘들어 형편없는 내 모습에 실망할 때 이 이야기를 스스로에게 들려주고 새로운 희망을 얻는다.”고 말했다. 그는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지만 선택을 잘못해서 인생을 그르치는 경우는 드물고 선택한 것에 최선을 다하지 않아 실패할 뿐”이라고 일깨웠다. 이달 기독교학과 교수는 “희망을 멀리서 찾지 말고 자신에게서 찾으라.”고 당부했다. 자신에 대한 믿음 속에서 희망을 발견한다면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도 희망의 빛이 비춰진다는 것이다. 배정열 일문과 교수는 희망과 용기를 얘기했다. 그는 “아기가 두 손을 꼭 쥐고 태어나는 것은 하느님께 받은 귀중한 선물을 놓지 않기 위한 것”이라면서 “하나는 희망이며 다른 하나는 용기”라고 말했다. 또 김균태 국문과 교수는 “기왕에 공부를 시작했으니 미친 듯이 해보라.”고, 미사토 아키코 일문과 교수는 “혼자서 배를 조종하지 말고 함께 할 친구를 찾아 인생의 여행을 떠나라.”고 조언했다. 김용환 문과대 학장은 “젊음의 무모함과 시행착오는 성숙한 어른이 되기 위한 과정”이라면서 “새내기들이 용기와 비전을 갖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책을 펴내게 됐다.”고 밝혔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피트니스복에도 패션바람

    피트니스복에도 패션바람

    이소라, 최윤영, 황신혜로 이어지는 다이어트 비디오를 시작으로 한 몸매관리 비디오가 관심을 끌고 있다. 최근에는 송선미가 코오롱의 헤드와 손을 잡고 ‘필라테스’를, 한은정은 르꼬끄 스포르티브와 함께 ‘코어 프로그램’을 선보이는 등 스포츠웨어 브랜드와 연계한 피트니스(실내운동) 비디오가 속속 출시되면서 이제는 아름다워지기 위한 운동을 넘어 ‘아름답게 운동하는’ 피트니스 패션 바람까지 불고 있다. 기능은 물론 멋스럽기까지 한 피트니스 패션, 어떤 모습일까. ●기능과 디자인은 기본 피트니스웨어의 기본은 ‘기능성’이다. 땀은 충분히 흡수하되 통기성이 좋고 빨리 마르는 소재가 사용된 피트니스웨어는 점점 까다로워지는 소비자들을 위해 계속 진화하고 있다. 방수, 방풍, 투습 기능이 뛰어난 고어텍스나 윈드스타퍼 등 고기능성 소재와 고신축성 소재를 섞어 실용적인 룩을 만든다. 여기에 감각적인 디자인을 접목시켜 몸 안을 다스리는 웰빙과 함께 몸 밖까지 제대로 관리하는 웰루킹(well looking)을 실현한다. 패션의 유행색상, 네크라인·주머니·장식 등의 디테일, 문양 등에서 그때그때의 유행을 읽어낼 수 있을 정도로 피트니스웨어에서도 패션트렌드가 적용된다. 피트니스웨어가 단순한 운동복이 아니라 개성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여겨진다는 의미이다. 고급스러우면서 깔끔하게 표현한 것이 올 시즌 피트니스웨어의 특징. 색상은 회색 남색 빨강을 기본 색상으로 하고 노랑 초록 분홍으로 포인트를 줘 감각적이다. 수입 피트니스웨어 편집매장 ‘더무브먼트’가 수입하는 이탈리아 브랜드 ‘단자’는 헤진 듯한 느낌의 그런지풍 피트니스웨어를 선보였고, 스웨덴 브랜드 ‘카살’은 스판이나 라이크라 소재를 사용해 몸매 라인이 드러나 맵시있으면서 고급스럽다. 치렁치렁한 디테일을 최대한 줄여 레저웨어로도 손색이 없다. 캐주얼과 스포츠웨어를 접목한 ‘EXR’는 다양한 색감과 스판·데님 소재를 섞은 믹스 앤드 매치(mix and match)로 피트니스를 즐기는 사람들에게 패션감각까지 살려주고 있다. ●업그레이드 피트니스웨어 코디 앞서가는 피트니스 패션에서도 개성적인 코디를 더해 다양한 연출을 할 수 있다. 헤어밴드나 손목밴드 등 액세서리뿐 아니라 두건이나 햇빛가리개 창만 있는 선캡을 코디하면 활달한 거리의 패션으로 탈바꿈한다. 피트니스웨어를 보다 멋스럽게 매치할 수 있는 기본 공식은 옷을 겹쳐 입는 레이어드. 스판 스커트와 바지를 레이어드하면 편하면서, 자유로운 패션 센스까지 표현할 수 있다. 상의는 타이트하게 입는 것이 몸매를 더욱 날씬하게 보여주는 코디. 란제리 스타일의 탱크톱은 섹시한 느낌의 피트니스 패션을 연출할 수 있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CEO 칼럼] 드라큘라와 청렴한 CEO/이해익 리즈경영컨설팅 대표컨설턴트

    [CEO 칼럼] 드라큘라와 청렴한 CEO/이해익 리즈경영컨설팅 대표컨설턴트

    드라큘라는 영국의 괴기소설가 B 스토커의 소설 ‘흡혈귀 드라큘라’의 주인공이다. 이 소설의 모티브가 된 인물은 15세기 왈라키아 공국의 영주였던 블라드 체페슈다. 체페슈는 루마니아어로 꼬챙이를 뜻한다. 전쟁포로나 범법자를 긴 꼬챙이로 잔인하게 처형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그는 이처럼 잔인한 인물로 알려져 있으나 루마니아 역사에서는 오스만 투르크 제국의 군대를 물리친 용장으로 유명하다.‘용(Dracul)’이라는 작위를 받은 그의 아버지를 영광스럽게 생각해서 자신의 이름을 블라드 드라큘이라고도 했다 한다. 어쨌건 드라큘라는 흡혈귀로 뭇사람의 목에서 생피를 빨아 먹는 어둠의 악마였다. 그러나 매력이 넘치고 힘이 장사였다. 다만 그는 빛과 십자가, 그리고 마늘을 두려워했다. 그를 완전히 제거하려면 심장에 나무말뚝을 꽂아야 했다. 스토커의 소설 ‘드라큘라’는 음습하고 무섭지만 나름의 미학을 갖고 있어 아름답기까지 하다. 어둠의 제왕은 능력이 엄청났지만 약점이 있었다. 그는 우선 빛에 약하다. 광명세계에서는 괴력도 무용지물이다. 둘째, 십자가의 뜻은 희생봉사다. 셋째, 마늘은 ‘알리신’이라는 매운 맛을 내는 특성이 있다. 이는 살균력이 대단하다. 소금과 마늘은 부패를 막는 먹을거리다. 고위공직자 재산변동 공개가 있었다. 대부분 고위공직자 재산이 1년새 늘었다. 특히 경제수장인 이헌재 전 부총리의 재산급증이 말썽이 됐다. 청와대의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끝내 자리를 내놓지 않을 수 없었다. 경제수장으로서는 탁월했는지 모르지만 재산공개 앞에는 무력할 수밖에 없었다. 자연인으로서 그의 재테크는 그리 나무랄 일이 아닐지 모른다. 그러나 공직자는 희생을 요구받는 사람이다. 그래서 그의 부인이 부동산 재테크로 재산을 불린 것은 뭇서민들을 실망시켰다. 고위공직자는 여러 사람을 거느리고 영향력이 큰 정책을 주무른다. 고위공직자가 소금이 되고 마늘이 돼야 뭇사람이 그나마 청결을 유지하기 쉽다. 모처럼 경제회복 기미가 있는 상황이라서 그의 퇴진은 그만큼 어려웠겠지만 여론은 끝내 야박했다. 1993년 조무제 전 대법관은 첫 공직자 재산공개에서 25평 아파트와 1000만원 예금 등 6400만원을 신고해서 고위법관 103명 가운데 꼴찌를 기록했다. 대법관으로 임명된 후 서울 서초동에서 보증금 2000만원짜리 원룸에 살면서 5급비서관도 ‘필요 없다.’고 거절했던 일화로 유명하다. 관례로 여겨지던 전별금을 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2004년 퇴직시까지 3597만원이 늘어난 것으로 집계돼 ‘빈 손’으로 떠났다. 퇴직 후에도 한 움큼 돈을 만질 수 있는 변호사를 마다하고 대학 강단에 서 학자의 길을 선택한 것도 감동스럽다. 이런 분 때문에 그래도 살맛이 나고 나라가 이만큼 견디나 보다. 조 전 대법관이나 황희 정승 같은 경륜과 청렴함을 갖춘 CEO를 국민은 모두 바랄 것이다. 물론 무리하고 소박하고 순진한 소망일지 모른다. 하지만 그게 백성이고 국민이고 고위 공직자다. 황정승이 벼슬에서 물러난 뒤 그의 아들이 정승에 올라 선물을 가져왔다.“네 놈이 벌써 재물을 아느냐.”고 호통치며 임금께 파직 상소까지 올렸다. 가족을 다스린 본보기가 아닐 수 없다.18년간이나 영의정을 지냈지만 가난했다. 지붕에서 빗물이 새어 그릇으로 받아냈다. 오늘날 부동산 재테크도 말썽이지만 ‘주식백지신탁제’도 물 건너가는지 국민들은 궁금하다. 부동산과 함께 주식을 통한 재산증식이 고위공직자들의 양대 재테크이기 때문이다. 최소한 돈과 권력, 그리고 명예 중 하나만 취해야 한다. 그것도 삼권분립이다. 이해익 리즈경영컨설팅 대표컨설턴트
  • [토요영화]

    ●저개발의 기억(EBS 오후 11시45분) 쿠바에 사회주의 혁명이 몰아닥치자 젊은 부르주아 세르지오의 부모와 아내, 친구들은 혁명을 피해 마이애미로 떠난다. 하지만 세르지오는 쿠바에 남기로 결심한다. 혼자가 된 그는 삶의 이유를 찾기 위해 자신의 어린 시절, 가족, 연인의 모습과 불행을 겪었던 과거를 기록하기 시작한다. 사회와의 모든 관계를 단절한 채, 현실을 관망하면서 차츰 자신의 정체성을 발견하게 되는 세르지오. 혁명은 점점 그에게 도전으로 다가온다. 끊임없이 교차되는 과거와 현재, 픽션과 논픽션, 주인공의 내적 독백 등을 통해 쿠바혁명기를 체험한 부르주아 지식인의 의식을 그려냈다. 개인과 혁명은 어떤 관계에 있으며, 그로부터 얼마만큼 자유로워질 수 있는가를 변증법적으로 풀어낸 영상 보고서. 에드문드 데스노에스의 동명 소설이 원작이다. 토마스 구티에레스 알레아 감독의 1968년작.97분. ●스타워즈5-제국의 역습(MBC 오후 11시40분) 제국의 요새, 죽음의 별을 공격하는 반항국과 이를 격퇴시키는 제국군과의 전쟁을 그린 SF영화.‘스타워즈’ 시리즈 가운데 가장 탄탄한 이야기 구성이 돋보이는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이 시리즈에는 새로운 인물인 제다이의 원로 요다가 등장하는데, 감독이자 배우인 프랭크 오즈가 요다의 독특한 캐릭터를 연기했다. 루크 스카이워커는 제다이의 기사가 되기 위해 스승 요다와 오비완에게 수련을 받는다. 그러나 루크 진영은 승리에 도취해 있다 변절한 제다이의 기사 다스 베이더의 공격을 받는다. 기지를 빼앗긴 한 솔로 선장과 레이아 공주 일행은 팰콘호를 타고 한 솔로의 친구가 있는 베스핀 행성에 도착한다. 하지만 이들은 곧 다스 베이더의 제국군에게 사로잡히고, 제국군을 이끄는 다스 베이더는 은하계를 지배할 기회를 얻게 된다. 한편, 홀로 수련을 받고 있는 루크는 제다이 기사로서 상당한 수준에 이르렀지만 아직 완성된 단계에는 이르지 못했다. 자칫 힘을 잘못 쓰면 위험한 상황이지만 레아 공주와 한 솔로 일행을 구하러 간다. 다스 베이더와 운명적인 결투를 하게 되는 루크. 그런데 다스 베이더가 타락한 제다이의 기사이며 자신의 아버지라는 사실을 알고 큰 충격을 받는데…. 마크 해밀, 해리슨 포드, 캐리 피셔가 출연했다. 오빈 커시너 감독의 1980년작.124분. 김소연기자 purple@seoul.co.kr
  • [백승종의 정감록 산책] (9) 십승지란 어디인가

    [백승종의 정감록 산책] (9) 십승지란 어디인가

    “나로 말하면 흔히 서양의 대예언가 노스트라다무스에 견주어 조선 최고의 예언자라 불리는 남사고(南師古·1509∼1571)라오. 호는 격암(格菴)이라 했고, 학문을 업으로 삼았으되 평생 유가(儒家)의 경전이라곤 그저 ‘소학(小學)’을 즐겨 읽었을 뿐, 그밖엔 온 마음을 쏟아 역학·풍수·천문·복서(卜筮)·관상 등을 즐겨 배웠고, 마침내 도통해 대예언가 소리를 듣게 된 거였지. 오늘날에도 ‘남사고비결’이니 ‘격암유록’이란 비결 책을 내가 쓴 것으로 다들 믿고 있다던데. 그야 어쨌든 내 예언은 항상 정확히 들어맞았소.1575년(선조8) 조정이 동서 양편으로 분당될 것을 난 미리 짐작했고, 뒤이어 임진왜란(1592)이 발생할 것도 진즉에 알고 있었소. 사람은 영물이라, 열심히 도를 닦아 이루지 못할 게 그 무어겠소? 풍수에 관심이 깊은 나는 조선8도의 명산을 빠짐없이 둘러보았고, 그 결과 미래까지 꿰뚫어보는 안목을 얻었다고나 할까.” 남사고는 정감록 산책을 함께하고 싶었는지 과거로부터 내게 장문의 편지를 보내왔다. 그 편지는 남사고 자신이 역사상 처음으로 정해놨다는 이른바 십승지(十勝地)에 대한 설명이다. 남사고는 본래 십승지의 원조였던 것이다. 하지만 그의 주장이 정감록에 얼마나 충실히 반영돼 있는지는 사실 미지수다. 십승지란 난세에 “몸을 보전할 땅”이며 복을 듬뿍 주는 길지(吉地)다. 남사고는 편지의 서두에서 예언서 가운데 가장 체계적으로 십승지의 문제를 다룬 ‘감결’의 성격을 논의한다. 노대가의 안광이 날카롭다. ●감결의 성격 “정감이 이심과 이연 형제와 더불어 방방곡곡을 유람하면서 조선의 국운을 예언한 대화체 예언서가 바로 ‘감결’ 아니겠소? 그 내용을 살펴보면 정감은 천문에 밝았고 이심은 아마 풍수에 정통했나 보오. 그런가 하면 이연은 세상사를 이모저모 따져 두 사람의 말을 보충한 것 같소.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세 사람이 금강산에서 유람을 시작, 삼각산을 거쳐 다시 금강산으로 들어갔다가 가야산에서 대화를 마친단 점이야. 서북쪽에도 묘향산, 구월산 같은 명산이 많은데 거기엔 발길이 전혀 미치지 않아. 이걸 보면 정감록은 서북지방을 버려진 땅으로 본 모양이야. 그와 대조적으로 태백산과 소백산을 몹시 중시하고 있어. 하긴 이 3두 산이 백두대간의 허리니까. 또 하나 재밌는 점이 있어.‘감결’은 역사상 한국의 수도가 평양, 송도, 한양, 계룡산, 가야산으로 옮긴다고 봤다는 점이지. 나라의 중심이 남쪽으로 이동한단 말인데, 남부지방이 한반도의 중심이란 이야기야. 그렇담 요새 행정수도를 공주 연기 쪽으로 옮긴다고 야단들인데 그도 그럴듯한 것이 아닌가 모르겠어. 여하튼 말세엔 천지가 온통 전쟁, 질병, 경제대란, 환경파괴 등으로 한바탕 진통을 치르게 돼 있다고 하지. 바로 그때 십승지를 찾아가야 하는 거야. 십승지는 전쟁과 흉년이 들지 않으므로 지각 있는 사람은 당연히 십승지로 들어가야 옳겠지. 글쎄, 나도 알아. 십승지가 과연 특정한 공간이냐 아니면 어떤 특수한 정신적 단계냐 하는 문제를 둘러싸고 논쟁이 있단 걸 말이지.” ●십승지의 으뜸 풍기 금계촌과 예천 금당동 십승지가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가 하는 철학적인 논쟁을 남사고와 벌이고도 싶지만 그는 내게 그럴 겨를을 안 준다. 대신 그의 편지는 십승지를 하나씩 직접 거론한다. “이제 정감록에 나오는 십승지를 하나씩 소개해 보자고.‘감결’의 내용을 줄기로 삼고 그밖에 다른 예언서들도 참고한다면 설명이 제법 들을 만할 거야. 첫째가는 곳은 풍기(豊基)지.‘토정가장결’에서도 풍기를 피난처로 손꼽았어. 내가 쓴 걸로 돼 있는 ‘남격암산수십승보길지지(南格菴山水十勝保吉之地)’에선 산수가 은밀한 태백·소백 두 산의 그늘이 남쪽으로 드리워진 풍기라고 했어. 풍기의 예에서 보듯 한국 최고의 길지는 태백산과 소백산에 포근히 안겨 있단 말야. 난 또 풍기의 길지를 기천(基川) 차암(車岩) 금계촌(金鷄村)이라고 좀더 자세히 밝혀놓기도 했어. 금계촌은 마을 북쪽에 소백산이 있고 산 아래 두 개의 물줄기가 갈라지는 곳이야.‘피장처’에도 역시 같은 말이 나오지. 물론 내가 지금 언급한 ‘남격암’ 등의 비결 책들은 모두 정감록의 일부야.” 풍기 금계촌이라면 나도 잘 안다. 이미 답사를 다녀온 곳이니까. 하지만 지금은 나의 답사 이야기를 할 겨를이 없다. 남사고의 설명이 이어지기 때문이다. “풍기 못지않은 곳이 예천(醴泉)이야.‘토정가장결’에도 예천이 나와 있지.‘남격암’에선 예천에서도 금당동(金堂洞) 북쪽이라고 제법 자세히 밝혔어. 그러고 보면 내 책이 다른 비결서에 비해 역시 가장 세밀해. 금당동은 사실 큰 길에서 가까워. 십승지로선 이례적인 경우인데 그래도 병란이 미치지 않아 여러 대에 걸쳐 평안을 누릴 만한 곳이야. 다만 임금이 이쪽으로 피난을 올 경우엔 화가 미쳐.” 아마도 남사고는 고려말 공민왕이 홍건적의 난을 피해 안동, 봉화까지 피난했던 사실을 염두에 두고 있는 듯하다. 물론 엄밀한 의미로는 ‘남격암’을 남사고의 저서라 주장할 근거가 없고 그저 속설일 뿐이다. ●경상도의 십승지 남사고의 설명에서 유추할 수 있듯 십승지를 선정하는 1차적인 기준은 풍수다. 특히 백두대간 가운데서도 태백산 이남에서 길지를 구하고 있다. 십승지의 으뜸으로 손꼽히는 풍기와 예천은 행정구역상 경상도에 속한다. 둘째, 셋째, 넷째 그리고 여덟째 십승지도 역시 그러하다. 적어도 십승지의 절반은 경상도에 있단 말이다. 경상도는 퇴계 이황을 비롯해 큰 선비를 많이 배출한 지역이라 세평이 좋아 그렇게 된 점도 있겠다. “십승지의 둘째는 안동(安東) 화곡(華谷)이야.‘남격암’에선 화산(花山)의 북쪽에 이른바 소령고기(召嶺古基)가 있다고 했고 그곳은 내성현(奈城縣)의 동쪽, 태백산의 양지바른 곳이라고 토를 달았어.‘두사총비결’에선 그저 영가(안동)의 백운산이라 했고,‘토정가장결’은 그저 안동이라고만 썼는데,‘피장처’엔 경상도 내성현의 북면, 안동 북면 소라고기부 동쪽과 극히 양지바른 서쪽이라고 말했지. 비결 책마다 십승지의 설정이 꽤 다르게 돼 있군. 어느 쪽이 맞느냐 하는 문제는 단언하기 어렵지. 사람들 생각이 서로 다른 걸 어떡하겠어? 셋째 십승지는 개령(開寧)의 용궁(龍宮)인데, 어느 비결에도 자세한 설명이 없어. 아마 한때 각광을 받았지만 그 뒤론 별로 인기를 끌지 못했나봐. 넷째는 가야(伽倻)라고.‘남격암’엔 가야산 밑 남쪽에 만수동(萬壽洞)이 있다며 그 둘레는 200리가량 되어 몸을 보전할 수 있지만 가야산의 동북쪽은 나쁘다고 했어. 만수동이란 이름은 사실 각지에 다 있었어. 만 살까지 살 수 있는 마을이라니 이름이 좋지 않아? ‘감결’이 여덟째로 꼽는 십승지 봉화(奉化)도 역시 태백산과 소백산에서 가까운 곳이지.‘남격암’도 봉화를 언급했어. 열 번째 십승지도 태백 즉, 태백산이라 했지만 강원도 쪽보다는 경상도를 중시한 느낌이고, 심지어 아홉 번째 십승지인 지리산도 전라도에만 속한 것은 아니거든. 이렇게 보면 십승지의 대부분은 경상도 땅에 있다고나 할까.” ●충청도의 십승지 “충청도엔 모두 세 곳의 십승지가 있지. 모두 소백산에서 갈라져 나온 산자락에 자리잡고 있어.‘감결’이 다섯째로 언급한 단춘(丹春)이 우선 주목되네.‘남격암’은 단양(丹陽)군의 영춘(永春)에 있다고 했고,‘피장처’에선 춘양면의 땅이 아름답다고 하면서 단양 가차촌을 거론하지. 깊고 기이하고 경치 좋은 곳이라는데 그곳이 정확히 어딘지는 아무도 모를 거야. 여섯째 십승지는 공주(公州) 정산(定山) 마곡(麻谷)이야.‘남격암’은 공주의 유구(維鳩)·마곡 두 물줄기 사이로 보았지. 그 둘레가 백리나 되는데 전쟁의 피해를 면할 수 있다고 했는데 요즘 거론되는 신행정수도가 바로 이쪽이지. 명당이야! 그런데 말이야, 내 후배인 이중환(李重煥·1690∼1752)은 ‘택리지’에 이런 말을 적어 놨더군. 무성산(茂盛山·공주의 서쪽 산)은 차령의 서쪽 지맥의 끝이다. 산세가 빙 돌며 마곡사와 유구역을 만들었다. 그 골짜기의 마을은 바위틈에서 흘러나오는 맑은 물이 많고, 논이 기름지며, 목화, 수수, 조를 심기에 알맞다. 사대부와 평민이 한 번 여기 들어와 살게 되면, 풍년과 흉년을 잊는다. 생활이 넉넉하게 돼 다시 이사를 떠날 염려가 적다. 대체로 낙토(樂土)라 하겠다는 거야. 그러면서 내 말을 인용했어.‘남사고는 십승기란 글에서 유구와 마곡의 두 강 사이가 병란을 피할 만한 땅이라 했다.’고 말이지. 내 십승기는 결국 유실됐지만 여하튼 난 십승지를 피난지로만 봤어. 그런데 이중환의 안목은 나보다 깊었던 거야. 백성을 사랑하는 그의 따뜻한 마음이 느껴진단 말야.” 이중환은 1721년에 일어난 신임사화(소론이 노론을 무고한 사건)에 연루돼 유배형을 받았다. 그 뒤 그는 다시 등용되지 못한 채 평생 전국을 유람했다. 그의 책 ‘택리지’ 가운데는 십승지 가운데서도 유독 유구와 마곡에 관해 상세한 설명이 있다. 이중환은 기후가 좋고 물산도 풍부해 양반은 물론 평민까지도 안심하고 살 수 있는 그 지역에 큰 관심을 가졌다. “그밖에 일곱째 십승지는 진천(鎭川)의 목천(木川)이야. 역시 백두대간의 한 마디지. 그런데 말이야, 다른 비결 책들엔 목천에 대한 설명이 조금도 없어. 이처럼 십승지라 해도 사람들의 선호도는 그야말로 각양각색이었어.” 남사고의 말을 곰곰이 생각해 보니, 이른바 십승지란 것은 일정하게 고정된 것 같으면서도 그렇게 보기만은 어려운 것 같다. 다음 기회에 좀더 알아볼 생각이지만, 비결 책마다 십승지에 준하는 수많은 명당이 열거돼 있다. ●전라도의 십승지 “전라도 땅에 있는 십승지는 하나뿐이야.‘감결’이 아홉째로 언급한 운봉(雲峰) 두류산(頭流山)이 그거지.‘남격암’엔 이를 지리산이라고도 했고 더욱 구체적인 설명도 나와 있어. 운봉 땅 두류산 아래 동점촌(銅店村) 백리 안은 오래오래 보전할 수 있는 땅이라고 말이야. 이곳에서 장차 어진 정승과 훌륭한 장수들이 연달아 나온다고도 했어.‘토정가장결’에서도 운봉의 두류산은 지형이 기이하고 아름답기가 궁기(弓其)만은 못해도 편안하고 한가로이 몸을 보전할 수 있다고 했어. 궁기란 나중에 말하겠지만 한국 최고의 명당인데 지리산은 그 다음이란 뜻이야. 내가 사랑하는 후배 이중환도 지리산을 극찬했어.” 내가 택리지를 살펴보았더니 이중환은 이렇게 말했다.“지리산은 남해 가에 있는데, 백두산의 큰 줄기가 끝나는 곳이다. 그래서 일명 두류산이라고도 한다. 세상에서는 금강산을 봉래(蓬萊)라 하고 지리산을 방장(方丈)이라 하며 한라산을 영주(瀛洲)라고 하는데 이른바 삼신산이다.” 이중환에 따르면, 사람들은 지리산에 태을성신(太乙星神·하늘 북쪽에 있어서 병란, 재화 및 생사를 다스리는 신령한 별)이 산다고 믿었다. 그밖에 여러 신선들이 그 산에 모인다고도 생각했다. 지리산은 계곡이 깊고 크며 땅이 기름진 데다 골짜기의 바깥은 좁으나 일단 그 안으로 들어가면 넓어지기 때문에 백성들이 숨어 살며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고도 했다. 산속 깊은 데서도 농사가 잘 돼 승속(僧俗)이 섞여 산다는데 별로 애쓰지 않아도 먹고 살기에 문제가 없단다. 이중환은 지리산 사람들은 흉년을 모르고 살므로 아예 그 산을 부산(富山)이라고 불렀다. 지리산을 백두대간의 종착점으로 인식한 점에서 이중환의 생각은 ‘정감록’의 지리관과 일치한다. 그런데 이중환은 정감록에 미처 언급되지 못한 중요한 사실도 거론했다. 사람들이 지리산을 신성한 산으로 여겼다는 점, 그리고 지리산 주변의 경제 여건이 좋다는 점 말이다. 바로 이런 이유에서 예부터 많은 사람들이 난세에 지리산으로 숨어들었다. ‘택리지’의 설명은 이어진다.“지리산 남쪽에 화개동(花開洞·악양동의 동남)과 악양동(岳陽洞·지리산 남쪽 섬진강변)이 있다. 두 곳 모두 사람이 사는데 산수가 아름답다. 고려 중엽에 한유한(韓惟漢)은 이자겸(李資謙)의 횡포가 심해지자 화가 일어날 것을 짐작했다. 관직을 버린 채 그는 가족을 이끌고 악양동에 숨었다. 조정에서는 그를 찾아 벼슬을 주려고 했으나 한유한은 끝내 세상에 나오지 않았다. 그가 언제 죽었는지는 모르지만 어떤 사람들은 그가 신선이 되었다고 한다.” 신라말의 대학자 최치원도 신선이 돼 가야산과 지리산을 왕래한다는 전설이 있다고 했다. 선조 때 한 스님이 지리산의 바위틈에서 종이 한 장을 주웠는데 이런 글귀가 적혀 있었다.“동쪽나라 화개동은 병 속의 별천지(東國花開洞 壺中別有天)/신선이 옥 베개를 밀고 일어나 보니 이 몸이 이 세상에서 벌써 천년을 지냈구나(仙人推玉枕 身世千年).” 이중환의 말로는 그 필적이 최치원의 것과 동일했다 한다. 남사고 역시 내게 보낸 편지에서 이렇게 말했다.“이중환은 신선의 땅 지리산에서 최고의 복지로 만수동(萬壽洞)과 청학동(靑鶴洞) 두 곳을 손꼽았지. 만수동은 조선후기에 구품대(九品臺)로 알려진 곳이요, 청학동은 매계(梅溪)란 말야.18세기부터 조금씩 사람들이 출입했던 것 같아. 그런데 지리산 북쪽도 나쁘지 않아. 경상도 함양 땅인데 그곳의 영원동(靈源洞·지리산 반야봉 북쪽), 군자사(君子寺·함양군 마천면 군자동) 그리고 유점촌(鍮店村)을 일찍이 난 복지라고 말한 적이 있었어.” ●도계(道界)를 뛰어넘은 십승지 지리산에 관한 이중환과 남사고의 설명을 음미해 보니 지리산을 전라도만의 십승지라고 주장하기는 어렵겠다. 만수동, 청학동 등의 지명은 누구도 위치를 정확히 알지 못하지만 군자사 등은 행정구역상 엄연히 경상도 땅이었다. 사실 지리산은 조선시대에 전라 경상 2도에 걸쳐 있었으므로, 도계를 초월한 십승지로 보는 것이 더욱 합당하다. 따지고 보면 지리산만 그런 것이 아니고 한반도의 등뼈인 백두대간의 가장 큰 마디인 소백산도 그러했다. 특정한 지역이 과연 십승지가 될 만한가 하는 문제를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그 곳이 백두대간에 속한 명산이 빚어놓은 명당이냐 하는 것이었다. 십승지에 대한 남사고의 설명은 다음회로 이어진다. (푸른역사연구소장)
  • 儒林(298)-제3부 君子有終 제1장 名妓杜香

    儒林(298)-제3부 君子有終 제1장 名妓杜香

    제3부 君子有終 제1장 名妓杜香 두향의 무덤 앞에 서 있는 표석에서도 두향과 이산해의 아버지 이지번의 인연을 다음과 같이 기록하고 있다. “…두향이 단양 팔경을 지정하기 위해서 청풍군수인 토정 이지번 선생에게 청풍경계인 옥순봉을 양보받도록 이황에게 청원하여 단양팔경을 지정하게 하였다.…” -그러나. 나는 표석에 새겨진 문장을 바라보며 머리를 흔들었다. -이 문장은 분명한 오기이다. 이산해의 아버지 이지번의 호는 성암(省菴)이지 토정(土亭)이 아니다. 토정은 생애의 대부분을 마포강변의 흙담 움막집에서 청빈하게 지냄으로써 토정이란 호가 붙었던 조선 중기의 문인이었던 이지함(李之)을 가리킨다. 이지함은 바로 토정비결(土亭秘訣)을 지은 사람으로 역학, 수학, 천문, 지리에도 해박하였던 기인이었으며, 이산해의 작은아버지였다. 이지함은 맏형인 이지번에게 글을 배웠고, 이지번역시 범상한 사람은 아니었다. 이지번은 고려조의 대학자였던 목은(牧隱) 이색(李穡)의 후손으로 나라가 혼란하자 벼슬을 버리고 단양에 내려와 구담에 집을 짓고 한세월을 보냈던 은사였던 것이다. ‘조선왕조실록(朝鮮王朝實錄)은 이지번에 대해 다음과 같이 전하고 있다. “선조 8년(1575 12월1일). 전 내자시정(內資侍正) 이지번이 사망하였다. 이지번은 목은 이색의 후예인데, 어릴 때부터 침착하여 장난을 좋아하지 않았다. 어머니가 병들자 다리를 찔러 피를 받아 약에 타서 드리니 병이 나았다. 상중에 몹시 슬퍼하였고 한결같이 가례를 따라 행하였다.…(중략)…성균관의 추천으로 재랑이 되었으나 사은하고는 출사하지 않다가 뒤에 여러 벼슬을 거쳐 사평이 되었다. 아들 이산해는 어릴 적에 신동으로 일컬어졌는데, 윤원형(尹元衡:당시 최고의 세도가)이 자기의 딸을 주어 사위로 삼으려하자 지번은 즉시 벼슬을 버리고 아우 지함과 함께 단양의 구담에 내려가 은둔하여 살면서 열심히 학문을 닦고 소박한 생활을 하여 만족스럽게 스스로를 즐기니, 사람들이 그를 구선(龜仙)이라 불렀다. 이황이 그와 벗하여 도학을 권면하였다. 금상초년에 청풍군수를 제수하여 옛날 은거하던 곳에서 가깝게 살도록 하였는데, 이황이 강요하여 취임한 뒤 애쓰지 않고도 깨끗하게 잘 다스렸다. 떠나가자 백성들이 그를 사모하여 비석을 세워 덕을 기렸으며, 후인들은 모두 그의 풍절을 숭상하였다.” ‘왕조실록’에 실려진 내용대로 은사였던 이산해의 아버지 이지번을 청풍군수로 제수케 추천했던 사람이 바로 이퇴계. 그러므로 이지번과 그의 아우 이지함은 이퇴계와 두향의 사랑을 익히 알고 있었을 것이다. 특히 풍수에 밝은 토정 이지함은 형에게 구담봉 부근에 명당이 많은 것을 말하여 가족의 무덤을 다섯 개나 이장함으로써 당대가 지나기도 전에 아들이 영의정에 오르게 하였다는 이야기도 전해 내려오는 만큼 이곳일대를 사랑하였는데, 이지번은 항상 푸른 소를 타고 강가를 오르내리며, 구담과 오로봉 사이에 칡넝쿨로 큰 줄을 만들어 가로지르고 학모양의 탈것을 만들어 강 이쪽에서 저쪽으로 날아다니니, 사람들이 그를 보고 신선이라고 불렀다는 일화도 전해오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지번 이름 앞에 동생 이지함의 호인 ‘토정’이 명기된 것은 분명한 오기인 것이다.
  • [토요영화]

    [토요영화]

    ●스타워즈 4(MBC 오후 11시40분) 옛 제다이 기사인 다스베이더의 지배를 받는 제국군과 레아 공주가 이끄는 공화국군과의 전쟁을 주내용으로 한 기념비적인 SF영화. 은하제국의 독재자인 타킨 총독의 돌격대는 레지스탕스인 레아 공주의 우주선을 공격한다. 레아 공주로부터 은하제국의 비밀정보를 의뢰받은 정보 로봇과 통역 로봇은 아슬아슬하게 우주선을 탈출, 혹성 타로인 사막에 도착한다. 두 로봇의 컴퓨터 기억장치에서 레아 공주의 구원 신호를 포착한 루크. 사막의 기인이자 최후의 기사단인 밴 캐노버와 함께 레아 공주의 구출작전에 뛰어든다. 두 사람은 우주공항의 주점에서 우주해적선장 한 솔로와 유인원 추바카를 끌어들인다. 레아 공주의 구출원정대 일행은 데스 스타에 잠입하여 공주를 구출, 혹성 야빈으로 귀환한다. 레어 공주가 빼낸 데스 스타 요새의 비밀이 드디어 분석된다. 이 비밀을 바탕으로 은하공화국의 평화를 되찾기 위한 대십자군의 반격이 시작되는데…. 미국 영화의 전통적 장르인 서부영화에서 전쟁영화에 이르기까지 모든 장르의 재미있는 요소를 고루 갖춰 SF역사상 가장 유명한 작품이 됐다. 해적, 모험, 갱스터 무비, 공포, 뮤지컬적 요소도 포함돼 있고, 여기에 철학적 우화까지 곁들였다. 스타워즈 시리즈 가운데 가장 먼저 만들어진 작품.1977년 아카데미상 7개 부문을 휩쓸었고, 흥행에서도 대성공을 거뒀다. 마크 해밀, 캐리 피셔, 해리슨 포드, 피터 쿠싱 등이 출연했고, 조지 루카스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121분. ●내 이름은 쿠바(EBS 오후 11시45분) 미국의 꼭두각시였던 바티스타 정권이 몰락하고 피델 카스트로가 정권을 잡기 전까지 쿠바의 현실을 다큐멘터리적인 화면으로 그려낸 작품. 마치 완결된 여러 단편들을 합쳐 놓은 듯 진행된다. 흥겨운 클럽과 인적이 닿지 않는 오지까지 다양한 쿠바의 모습을 스펙터클하게 담아내며, 당시 쿠바의 열광적인 정치 상황을 묘사하고 있다. 영화는 부패한 경찰 간부를 암살하려는 청년학생 엔리케(라울 가르시아)를 통해 다양한 정치계급의 삶의 모습을 포착해 낸다. 결국 바티스타 정권에 대항하는 학생, 시민들의 저항운동이 카스트로로 결집돼 혁명으로 비화한다. 쿠바혁명에 대한 역동적인 찬가로, 미하일 칼라토조프 감독의 1964년작.141분. 김소연기자 purpl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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