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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韓國교수가 2000년전 孔子의 舞를 깨웠다

    韓國교수가 2000년전 孔子의 舞를 깨웠다

    대중가요나 드라마에만 한류(韓流)가 있는 게 아니다. 임학선(60) 성균관대 무용학과 교수가 부활시킨 공자(孔子) 춤 ‘일무’(佾舞)에 중국과 타이완의 반응이 대단하다. 공자의 나라 중국과 타이완조차 해내지 못했던 일무 원형 복원을 한국 무용가가 해냈다는 점에서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임 교수가 이끄는 무용단 ‘임학선 댄스 위’는 24일 타이완 타이베이 불광산 별원에서 ‘우추쿵쯔(舞出孔子)-공자, 21세기에 춤추다’를 선보였다. ‘세계의 공자-국제학술연구토론회’ 행사의 하나로 타이완정부가 공식초청해 이뤄졌다. 이날 공연은 물론 26일 마지막 공연까지 표가 완전히 매진됐을 정도로 현지 반응이 뜨겁다. 공자의 79대 후손인 황뤼진루도 공연장을 직접 찾았다. ●10년 고증 끝에 사라진 반쪽춤 복원 50분 동안 펼쳐진 공연은 공자와 제자들이 죽간(竹簡)을 펴고 논어를 읽는 ‘학문’, 공자가 거문고 연주를 통해 마음을 다스리는 ‘거문고’, 혼란스러운 세상 속에서도 학문에 집중하는 ‘논쟁’, 공자의 마지막과 공자를 그리워하는 제자들의 솟대 춤이 인상적인 ‘가시는 님 보내는 마음’ 등 크게 5개 주제로 구성됐다. 10년간의 역사적 고증 끝에 일무 복원에 성공, ‘공자 춤꾼’이라는 별칭이 붙은 임 교수는 현지 공연을 끝낸 뒤 서울신문과의 국제전화 통화에서 “일무는 문무(文舞)와 무무(武舞)로 구성돼 있지만 중국과 타이완에서는 무무가 거의 사라져 문무만 맥을 잇고 있었다.”며 “우리가 무무를 원형 그대로 살려내 공자의 나라에 보여주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공자 춤 원형을 역설적이게도 한국만이 보존하고 있는 셈이다. 임 교수는 2003년 중국 국제공자문화절에 초청돼 공자 사당인 공묘(孔廟)에서 복원한 일무를 처음 선보였다. ●역동적 표현, 동작 창의성 돋보여 중국과 타이완도 일무를 복원하려는 시도는 있었다. 하지만 현대적 감각을 중시한 탓에 전통 춤사위를 훼손시킨다는 반발이 따랐다. 임 교수의 일무는 이 같은 우려를 잠식시켰다. 임 교수는 “고대 문헌 연구를 통해 원형에 충실하면서도 21세기에 맞게 재해석한 것이 좋은 반응을 끌어낸 것 같다.”며 “지금도 성균관에서 봄가을 제례 때 일무를 하지만 관광상품화 등 좀 더 활성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타이완 현지 언론은 “인간의 생명력을 역동적으로 표현, 동작의 창조성이 돋보인다.”고 평가했다. 유네스코 문화유산 등재 가능성도 조심스레 점쳐진다. 2006년 프랑스 파리 유네스코에서도 선보였던 한국의 일무는 전통에 가장 가깝다는 평을 받고 있어 중국이나 타이완 일무보다 채택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관측이다. 황진흥 타이베이 중앙연구원장은 “3국의 일무 가운데 유네스코 문화유산에 올라야 할 것은 한국의 일무”라면서 “한국에서 이를 추진하면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용어클릭] ●일무(佾舞) 공자의 예악 사상을 형상화한 춤. 공자를 기리는 제례에서 가로 세로 8명씩 줄지어 64명이 함께 추는 팔일무(八佾舞)가 특징이다. 고대 중국에서 탄생됐지만 청나라 때 원형이 사라져 버렸다. 우리나라에는 고려 예종 11년 때인 1016년 중국을 통해 들어왔다. 조선시대까지는 일무가 국가 중대사로 여겨졌으나 일제 강점기를 거치면서 대부분의 춤사위가 소실됐다.
  • [19일 TV 하이라이트]

    ●희망119(KBS1 오전 10시55분) 전문 선정위원들의 엄격한 심사를 거친 17번째 구인업체는 안광학 전문 벤처기업, 휴비츠. 우리가 흔히 안과나 안경점에서 눈을 측정하고 진단할 때 사용되는 광학 의료기기를 개발하는 기업이다. 차별화된 기술력으로 세계적 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는 휴비츠에서, 인류의 눈 건강을 위해 함께 힘쓸 인재를 공개 채용한다. ●청춘불패(KBS2 오후 11시5분) 신종 플루 확진을 받고 ‘청춘불패’ 촬영장에 참석하지 못했던 유리를 대신해 일일 G7으로 나선 소녀시대 수영이 혹독한 신고식을 치른다. 본격적인 농번기 철을 맞이한 멤버들이 자급자족으로 일년 농사 자금을 마련하기에 나선다. G7멤버들은 대출을 받기 위해 읍내에 있는 한 은행을 찾았는데…. ●성공의 비밀(MBC 오후 6시50분) 버스 자동문 개폐기 사업을 시작한 지 35년째. 굴곡 짙은 긴 시절 동안 변하지 않은 것이 있으니 바로 직원들을 가족처럼 사랑하고 회사를 가정처럼 돌보는 전준식 회장의 마음이다. 이익보다 성실, 정직을 가르치고 몸소 실천하는 CEO, ‘버스 자동문 개폐기’ 기업 ‘다스코’ 전준식 회장의 성공 스토리를 들어본다. ●큐브(SBS 오후 8시50분) 지난 11일, 법정 스님이 입적했다. 살아생전, 반찬 3가지 이상을 상에 올리지 않았던 그의 유품은 안경과 책이 전부다. 법정 스님이 소유했던 사람들과의 ‘인연’을 통해 그의 발자취를 따라가 본다. 10살 의준이가 초등학교 1학년이 됐다. 의준이는 무사히 학교생활을 해나갈 수 있을까. 자폐아 의준이의 입학생활 속으로 들어가 본다. ●희망풍경(EBS 오후 10시40분) 들리지 않는 귀로 인해 상대방의 입을 보지 않으면 말을 알아듣지 못하는 제욱씨. 그래서 다른 사람과 소통하는 데 어려움이 많다. 하지만 수중치료 분야의 전문가가 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제욱씨. 대구보건대에서 수중치료를 가르치는 교수로 활약하고 있고, 외국 저널에 논문을 게재하기 위해 논문 실험도 하고 있다. ●시사토론 우리시대(OBS 밤 12시10분) 6월 지방 선거와 관련해 공정하고, 투명한 ‘클린 공천’의 바람직한 방향은 무엇인지 여야 의원, 전문가와 함께 집중 토론한다. 토론에는 OBS 유형서 아나운서의 진행으로 원유철 한나라당 공천위 위원장, 노영민 민주당 대변인, 김형준 명지대학교 교양학부 교수, 손혁재 한국NGO학회 회장 등이 참여할 예정이다.
  • [선택 2010 지방선거 D-75] 지자체 아이디어+주민참여 합작

    ‘참신한 아이디어와 주민의 참여’ 성공한 해외 지방자치단체의 공통점은 두 가지 키워드로 요약된다. 지방 정부의 참신한 발상과 주민의 참여가 더해진 민·관 협력을 통해 재정 건전성을 높이고 지역을 발전시킨 사례가 많다. ●효고현 ‘지산지소’ 운동 일본 혼슈 서쪽에 위치한 효고현은 지역에서 생산된 먹거리를 그 지역에서 먼저 소비하는 ‘지산지소(地産地消)’ 운동으로 유명하다. 각종 식품 파동으로 안전한 먹거리를 찾으려는 주민 욕구를 바탕으로 ‘직판소’라는 시스템을 운영해 주민이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이끈 게 성공의 요인이었다. 나아가 효고현은 지역 먹거리를 지역 주민이 안심하고 소비할 수 있도록 2004년부터 ‘효고현 식품 인증제’를 도입했다. ●슈퍼 식용유 회수… 정부 재활용 1960년대 일본의 대표 공업도시로 통하던 기타큐슈가 자타가 공인하는 환경도시로 변신할 수 있었던 것도 민·관 협력으로 가능했다. 1970년대 들어 주부를 중심으로 시민운동이 시작됐고, 여기에 지방 정부와 기업이 동참하면서 효과를 낸 것이다. 지금도 기타큐슈내 40여곳의 동네 슈퍼마켓에는 다른 지역에서 보기 힘든 폐식용유 수거통이 있다. 폐식용유를 자동차연료로 재활용하기 위해 시가 2008년 9월부터 수거하고 있는 것이다. 도입 당시 월 600ℓ였던 수거량이 지금은 4300ℓ에 이를 만큼 주민 참여도가 높다. ●철물공장을 레저단지로 개조 독일의 에슬링겐은 인구 9만명의 소도시이지만 ‘디자인 도시’를 표방하며 외화벌이로 유명해졌다. ‘자동차 도시’ 슈투트가르트로부터 10㎞ 거리에 위치한 지리적 특성 때문에 자동차 부품과 각종 철물 제품을 생산하는 공업도시로 성장했지만 철물공장을 개조한 문화·레저 복합단지인 ‘다스 딕’의 활약으로 연 100만명이 넘는 관광객을 끌어모으고 있다. 권경득 선문대 교수는 18일 “지방자치의 주요 목적은 지역 주민의 생활 수준 향상과 지역의 경제발전이므로, 민·관의 협조는 지방자치 성공의 필수 요건”이라면서 “민·관의 협조 체제를 구축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지역 주민의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문화마당] 세종시 문제를 해결하는 열쇠/김기봉 경기대 사학 교수

    [문화마당] 세종시 문제를 해결하는 열쇠/김기봉 경기대 사학 교수

    한나라당뿐 아니라 한 나라 전체가 세종시 문제로 분열돼 있다. 국론분열은 결코 좋은 게 아니다. 우리는 국론분열을 극복할 수 있는 소통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미국의 정치학자 해럴드 라스웰은 소통을 “누가 무슨 메시지를 어떤 경로를 통해서 누구에게 얼마만 한 효과를 갖고 전달하느냐.”로 정의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세종시 원안수정이라는 메시지가 국민들에게 효과적으로 전달되지 못해서 국론분열이 일어나고 있다고 판단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미국산 쇠고기 수입 전면개방, 한반도 대운하 사업, 미디어법 개정, 그리고 세종시 원안수정에 이르기까지 현 정부가 심혈을 기울이는 거의 모든 정책이 거센 저항에 직면한 것은 소통 장애 때문인가, 아니면 메시지 자체가 문제이기 때문인가. 전통시대에는 왕이 정치현안을 해결하고 정책대안을 구할 목적으로 미래의 관료들에게 아이디어를 구하는 책문이란 것이 있었다. 이것이 제도화된 것이 과거다. 과거시험 출제의 주체가 왕이고 답안인 대책을 읽는 최종 독자도 왕이다. 만약 오늘날 이명박 대통령이 세종시 문제의 해결을 묻는 책문을 낸다면, 어떤 대책이 나올까. 조선시대 유명한 책문과 대책을 편집한 ‘책문:시대의 물음에 답하라’(김태완, 소나무 펴냄, 2004)의 맨 처음에 나오는 것이 광해군의 책문과 임숙영의 대책이다. 광해군은 나라를 다스리는 요령은 당시의 가장 시급한 일을 잘 파악하는 데 있을 뿐이라고 말하면서, 지금 당장 시급하게 힘써야 할 것이 뭔지에 대해 쓰라는 문제를 냈다. 이에 대해 임숙영은 “나라의 병은 왕 바로 당신에게 있습니다.”라고 썼다. 왜냐면 임금이 처한 자리는 하늘이 준 자리이고 다스리는 일은 하늘이 맡긴 직분이며, 받들 것은 하늘의 명령이고, 부지런히 노력할 것은 하늘이 맡긴 일인데, 임금이 그 직분을 수행하지 못하는 것이 만병의 근원이라는 것이다. 조선시대 입신양명의 유일한 길은 과거에 합격하는 것이었다. 과거시험 출제자이자 최종 결정권자는 왕이다. 그런데도 임숙영은 광해군에게 치명적인 말을 했다. 왕의 물음에 답하는 대화 형식으로 작성된 대책의 마무리는 “죽기를 각오하고 말씀을 드립니다.”로 맺어진다. 오늘날 대한민국에서 조선시대 과거시험과 같은 것이 치러진다면, 이명박 대통령에게 “소통불능의 책임은 대통령 바로 당신에게 있습니다.”라고 쓰는 사람이 나올까. 만약 그런 대책을 누가 쓴다면 조선시대처럼 목숨을 내놓는 각오까지 할 필요는 없고 단지 출세에 큰 지장이 있을 뿐이다. 그런데도 국민소통위원회나 국민통합위원회의 누구도 대통령에게 그런 직언을 했다는 말을 나는 듣지 못했다. 임숙영이 궁극적으로 지향했던 소통 상대는 임금이 아닌 하늘이었다. 하지만 근대에서 사람들은 도덕적 당위가 아니라 경제적 이기심을 관철시킬 목적으로 소통을 한다. 여당 내 친이계와 친박계, 야당 그리고 충청도를 비롯한 각 지역주민은 각자의 이해관계에 따라 세종시 문제에 대한 의견을 개진한다. 내 이기심을 관철시키기 위한 소통은 결국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을 유발한다. 이 문제를 화두로 해서 근대 민주주의가 나왔다. 루소는 개인의 의지를 초월해 있는 일반의지(general will)라는 ‘사회적 하늘’을 상정했다. 하지만 일반의지란 실체가 없는 허구다. 그것은 단지 자유로운 개인들의 사회계약을 통해 주권을 갖는 국민으로 표상될 뿐이다. 대한민국 헌법은 이것을 “대한민국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천명했다. 결국 세종시 문제 해결의 열쇠를 이 대통령과 박근혜 의원이 쥐고 있다면, 우선 두 분부터 국민을 하늘로 생각하고 소통을 해야 한다. 우리 역사에서 가장 백성을 사랑한 왕이 세종대왕이다. 세종(대왕) 없는 세종시 건설은 국가균형발전은커녕 국론분열의 원흉이 될 뿐이다.
  • 강유미 “분장하느라 고생이 많다~” 사극 ‘동이’ 출연

    강유미 “분장하느라 고생이 많다~” 사극 ‘동이’ 출연

    “니들이 고생이 많다~” 라는 유행어로 국민적인 사랑을 받았던 분장실의 강 선생님 강유미가 MBC 창사 49주년 특별기획드라마 ‘동이’ 에 고정 출연한다. 강유미는 ‘동이’ 에서 감찰부 나인 애종(愛鐘)으로 출연해 드라마 곳곳에서 감초 노릇을 톡톡히 할 예정이다. 애종은 허풍쟁이로 수다스럽고 입이 싸며 궐 안에서 얻어들은 대소사를 여기저기 퍼뜨리고 다니는 캐릭터. 강유미는 “대작드라마의 한 부분이 될 수 있어서 영광이다.” 면서 “아무래도 나를 캐스팅한 이유는 드라마의 감초 역할을 원하기 때문일 것이다. 최선을 다해 웃겨드리겠다.” 고 다부진 각오를 밝혔다. 강유미는 이어 “사실 ‘이산’ 때 오디션을 받았는데 연락을 주겠다고 하고 전화가 없더라.” 며 “그 때 못하게 돼서 정말 아쉬웠었다. 대작에다가 훌륭하신 감독님과 함께 할 수 있어서 행복하다.” 고 덧붙였다. 강유미는 4월 중 ‘동이’ 에 합류해 본격적인 촬영에 들어간다. 사진 = MBC 서울신문NTN 백영미 기자 positive@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객원칼럼] 국가적 쟁점과 방관자 효과/정인학 언론인

    [객원칼럼] 국가적 쟁점과 방관자 효과/정인학 언론인

    사회 심리학에 방관자(傍觀者) 효과(Genovese syndrome)라는 게 있다. 주위에 사람들이 많을수록 어려움에 처한 사람을 돕지 않는 현상을 말한다. 대학생들을 모아놓고 실험을 했다고 한다. 몇몇은 대기실에 혼자 있게 하고 더러는 여러 명이 함께 있도록 했다. 그리고 대기실 문틈으로 조금씩 연기를 들여보냈다. 혼자 있던 학생들은 곧바로 보고했지만 여럿이 있던 대기실일수록 늦게 보고하더라는 것이다. 불안하기는 했지만 남들이 가만히 있기에 별일이 아니라고 생각했다는 것이다. 국가적 현안이나 사회적 쟁점이 불거지면 사실관계를 확인해서 생산적인 의견을 제시하기보다는 애써 외면하려는 현대인들의 대중적 무관심을 이론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쉽게 풀리지 않는 사회적 쟁점이 대두될 때면 후세의 역사가들이 심판할 것이라며 쟁점에서 방관자로 자리를 옮기려는 성향이 있다. 사회적 쟁점은 개인과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느슨하기 때문일 것이다.세종시가 어떤 방식으로 조성되더라도 나로서는 별 문제가 없지 않은가. 침묵의 나선형 이론 현상도 있다. 대다수와 다른 의견이나 주장을 개진했다가 대중으로부터 따돌림 당할지도 모른다는 심리적 압박이 사회적 쟁점을 외면하게 한다. 대입 3불정책을 폐지하라고 말문을 열었다가 교육의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여론의 뭇매를 맞을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침묵을 강요한다. 여기에 나는 가만히 있어도 남들이 할 것이라는 방관자 효과까지 보태지면 사회적 쟁점을 애써 외면해 세상에서 저만치 멀어진다. 우리는 세상 일에 관심을 갖고 논란에 목소리를 보태야 한다. 역사는 후세의 역사가들이 아니라 지금을 사는 바로 우리가 심판해야 한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면서 역사적인 존재인 까닭이다. 개인의 신념이나 가치관, 사고방식이나 배경지식은 생활해온 세상의 문화와 그대로 맞닿아 있다. 인간은 그러나 세상으로부터 영향을 받기도 하지만 때로는 세상을 바람직한 방향으로 바꾸려고 부단히 노력해 왔고 또 바꾸어 왔다. 인류 역사는 세상에서 눈을 돌려 외면하기보다 용기있게 세상의 한가운데로 뛰어들어 몸부림치는 과정에서 발전되어 왔다. 사회적 논란의 당사자가 되어 세상이 가야 할 방향으로 몸부림칠 때 인간은 진정한 역사적 존재로 완성되는 것이다. 2500년 전, 당시 세상을 지배하고 있던 페르시아제국이 그리스의 도시국가들을 침략했다. 페르시아의 위세에 눌려 세상이 페르시아와의 타협을 주장했다. 그러나 스파르타 왕은 달랐다. 세상의 다수 앞에 나서 페르시아의 20만 대군에 맞서 싸워야 한다고 외쳤다. 비록 패망하더라도 외적에 맞서 싸우는 게 역사의 올바른 방향으로 보았다. 스파르타의 왕 레오니다스는 스스로 역사의 주체가 되어 시대적 쟁점을 판단하고 행동했다. 스파르타의 의회가 군대 동원을 승인해주지 않자 자신의 호위병 300명을 이끌고 역사적 판단을 실천에 옮겼다. 테르모필레 협곡의 300인 전사는 페르시아의 침략을 막아내는 역사가 되었다. 모두 역사적 영웅일 수는 없다. 그러나 역사적 교훈을 외면해서는 안 될 것이다. 지금 우리는 몇가지 사회적 쟁점에 발목을 잡혀 질척이고 있다. 교육 문제가 그렇고, 세종시 문제가 그렇다. 이제 지방선거가 본격화되고 개헌문제도 불거질 조짐이다. 일부에서는 세종시 논란에 국민들이 피로증을 겪고 있다며 세종시 논의를 훗날로 미루자고 한다. 또 세종시 논란은 정치권의 문제로 그들이 풀어 낼 것이라고 치부한다. 전형적인 방관자 효과의 증후군이다. 지금 이 시대를 사는 우리는 방관자로 전락해서는 안 된다. 헝클어진 사회적 쟁점이 불거지면 이를 외면하는 방관자 효과를 이제는 극복해야 한다. 비록 목소리가 남들과 달라 외면당하더라도 의견을 말하고 주장을 내세워야 한다. 사회적 논란의 중심으로 뛰어들어 국가적 쟁점을 풀어내는, 논란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 역사는 지금을 사는 우리가 심판하고 그 요구를 실천해야 한다는 가르침을 새겼으면 한다.
  • [고전 톡톡 다시 읽기] (9) 사뮈엘 베케트 ‘고도를 기다리며’

    [고전 톡톡 다시 읽기] (9) 사뮈엘 베케트 ‘고도를 기다리며’

    아일랜드에서 태어난 사뮈엘 베케트는 1969년 ‘고도를 기다리며’라는 희곡으로 노벨 문학상을 받으며 세계적인 스타로 발돋움한다. 그는 노벨문학상 시상식에 가지 않았다. 평생 ‘고도(Godot)’가 뭐냐는 질문에 시달린 베케트에게는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그는 ‘고도’에 대한 대답 대신, 자신의 연극을 웃으면서 봐달라고 당부했다고 한다. 그러나 그가 죽은 지금도 사람들은 여전히 ‘고도’에 대한 의미 찾기를 계속하고 있다. ‘고도’가 대체 무엇이기에. ‘고도를 기다리며’의 무대 장치는 ‘시골길, 나무 한그루’ 뿐이다. 그곳에 구두를 벗으려고 낑낑대는 에스트라공(고고)과 그의 친구 블라디미르(디디)가 있다. 그들은 작은 무대 안에서 끊임없이 말을 주고 받으며 고도를 기다린다. 밤이 되자, 한 소년이 고도의 소식을 가지고 온다. 오늘은 오지 못하지만, 내일은 꼭 오겠다는 소식을. 2막이 끝날 무렵까지 ‘고도’는 오지 않는다. 또 다시 나타난 소년은 1막에서와 비슷한 말을 남기고 사라져 버리고 고고와 디디가 나무 앞에 선 채로 극은 끝난다. 사실 ‘고도를 기다리며’는 ‘고고와 디디가 고도를 기다린다.’는 문장으로 요약될 수 있다. 그렇다면 고고와 디디는 기다리는 동안 무엇을 했을까. 고고는 벗겨지지 않는 구두를 벗으려고 안간힘을 쓰고, 디디는 고고의 잊어버리는 습관에 절망하다가도 금세 또 고고와 장난에 빠져들기도 한다. 서로 질문하고, 욕하고, 싸우고, 모자를 바꿔 쓰고, 목이나 매자는 이야기를 밥먹듯 하면서도 그들은 죽지 않고, 여전히 고도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그들 앞에 나타난 포조와 러키! “나는 포조라고 합니다.” 를 잘못 들은 고고가 말한다. “자신이 고도라잖아.” 아니라고 짜증을 내는 디디를 뒤로한 채 고고가 중얼거린다. “보조…보조….” 끊임없이 반복되는 고고와 디디의 말장난! ●고도 의미찾기는 이제 그만! 확실히 고고와 디디는 말놀이에서는 탁월한 재주를 가지고 있다. 서로가 한 말을 따라하거나, 어느 순간 그 말을 뒤집고, 또 다시 역전시킨다. 그들은 그저 생각나는 대로, 흘러가는 대로 대화하는 것 같다. 어떻게 보면 그들의 대사는 공놀이 같기도 하다. 내게 오는 공을 받고 싶으면 받고, 받기 싫으면 “나는 가겠네.”라면서 안 받으면 그만이다. 베케트식의 말놀이. 이 말의 유희는 사실 아무런 의미가 없다. 고고와 디디는 오직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 재미있기 위해서만 말을 주고 받기 때문이다. 정말이지 베케트의 작품은 의미를 찾으려 하면 할수록 의미를 알 수 없다. 의미를 찾으려고 하는 순간, ‘고도를 기다리며’는 곤혹스럽고 힘든 극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하지만 만일 고고와 디디의 대화에서 의미 찾기를 포기한다면, 그들의 반복되는 말장난과 움직임 속에서 재미를 발견할 수도 있을 것이다. 베케트는 등장인물들의 계속되는 말놀이를 보여줌으로써, 사람들이 집착하는 의미를 전복시키려 애썼던 것은 아닐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에게 유일하게 의미 있어 보이는 것이 한가지 있다. 문제의 ‘고도’이다. 하릴없이 구두와 씨름을 하고, “가자.”고 말하면서도 그들이 떠나지 못하는 이유는 여전히 ‘고도’를 기다려야 하기 때문이다. ●고고와 디디는 결국 자기 길을 못 떠나고 ‘고도’는 무엇인가. 이 질문에 대답하기 위해 수많은 연구자들과 비평가들이 애를 썼다. 프랑스의 유명한 소설가인 로브그리예는 ‘고도’를 ‘신(God)’으로 단정지었는가 하면, 어떤 이는 고고와 디디가 바로 ‘고도’라는 답을 내놓기도 했다. 1953년, 프랑스의 바빌론 극장에서 ‘고도를 기다리며’를 처음 연출한 로제 블랭이 베케트에게 ‘고도’가 뭐냐고 물었을 때, 그는 병사의 군화를 뜻하는 프랑스어 고디요(Godittot)나, 고다스(Godasse)를 뜻한다고 답했다고 한다. 베케트의 대답은 ’고도‘를 더욱 더 미궁 속에 빠뜨렸을 뿐이다. 실체도 없이 고고와 디디를 기다리도록 만드는 ‘고도’는 꼭 시간을 닮았다. 그렇다면 인간에게 시간이란 무엇일까. 인간의 시간은 정해져 있음, 즉 유한하다. 시간이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우리는 시간이 흘러가는 것에 그토록 목을 맬 수밖에 없다. 이 미지의 ‘고도’라는 작자 역시 극이 끝나도록 도착하지도 않으면서, 끝끝내 고고와 디디를 묶어놓고 있지 않은가. 만일 ‘고도’가 시간의 속성과 비슷하다면, 고도는 이미 도착했을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과거가 이미 도착한 것이고, 미래가 아직 도착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그렇다. 하지만 시간을 과거와 현재, 미래로 구분할 수는 없다. 현재는 붙잡으려고 하는 순간, 곧바로 과거가 되어버리고, 미래는 도착하는 순간, 현재가 되어버린다. 우리가 시간을 파악할 수 있는 방법은, 우리가 살아 있다는 사실을 떠올리는 것뿐이다. ●삶의 허무 버리고 오늘을 잡아라 1막의 마지막 장면에서처럼, 2막에서도 고고와 디디는 여전히 그곳에 서 있다. 차라리 기다리기 위해서, 살아가기 위해서 그들은 자신들의 말이나 행동을 지연시킨다. 고고와 디디에게 중요한 것은 어쩌면 ‘기다리며’가 아닐까. 기다리는 동안, 그들은 말을 주고 받고, 작은 무대 이곳저곳을 왔다갔다하면서 자신들이 살아 있음을, 시간을 보내고 있음을 인식한다. 그래서일까, 극이 끝나는 마지막 순간에도 그들은 “가자.”고 말하면서도 제자리에 멈추어서 고도를 기다리고 있다. 블라디미르:자? 그럼 가볼까? 에스트라공:응. 가세나. (그들은 꼼짝도 않는다.) 때때로 고고와 디디에게 찾아오는 죽음과 허무처럼, 삶의 의미나 목적이 우리를 찾아와 괴롭힌다. 더 나은 미래만을 위해 살고 있는 우리는 어쩌면 단 한번도 삶을 가져보지 못한 것은 아닐까. 베케트의 ‘고도를 기다리며’가 삶의 부조리함과 무의미함을 허무적으로 보여준다는 평가 역시도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삶이 허무하다고 해서, 삶을 잃어버려서는 곤란하다. 삶이 부조리하고 무의미할수록, 삶은 발견되어야 하지 않을까. 베케트의 조언처럼 고도를 ‘신’으로 대입하는 식의 의미 찾기 대신, 고디요나 고디스가 될 수도 있다는 식의 유희를 만드는 삶의 놀이를 만들어내는 것이 어떨까. 삶의 유희, 그것이 ‘고도를 기다리며’에서 고고와 디디가 기다리는 동안 발견한 것이다. 박혜선 영상인문제작소 이닥(IDAG) 연구원
  • [영화단신]

    ●영화를 전공하지 않았던 봉준호, 이영재, 이수연, 임상수 감독은 어떻게 영화를 만들 수 있었을까. 한국영화아카데미를 졸업한 감독들의 데뷔작을 만날 수 있는 특별전이 마련됐다. 최근 영화진흥위원회의 조직 개편과 맞물려 영화아카데미 위상이 축소되고 운영이 파행을 겪자, 영화아카데미 동문이 ‘한국영화아카데미 정상화를 촉구하는 차원에서 마련한 행사다. 16일부터 나흘 동안 매일 오후 7시 서울 낙원동 서울아트시네마에서 봉준호 감독의 ‘플란다스의 개’, 이영재 감독의 ‘내 마음의 풍금’, 이수연 감독의 ‘4인용 식탁’, 임상수 감독의 ‘처녀들의 저녁식사’가 차례로 상영된다. 작품 상영 뒤에는 각 감독들이 동문 후배 감독들과 특별 대담을 한다. 18일에는 ‘한국영화아카데미, 어떻게 할 것인가?’를 주제로 포럼이 열린다. ●서울을 배경으로 한 독립영화에 최대 5000만원이 지원된다. 서울시는 필름과 비디오로 제작하는 장·단편 영화와 다큐멘터리 가운데 서울이 배경으로 30% 이상 비쳐지는 30편을 선정해 장편은 5000만원, 단편은 1000만원까지 순제작비의 50% 이내에서 차등 지원할 방침이다. 세부내용은 서울영상위원회 홈페이지(www.seoulfc.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영화진흥위원회가 발행하는 영화산업 정보지가 또 이름을 바꿔 달았다. 영진위는 최근 ‘한국 영화’ 3월호를 선보였다. 2010년 한국 영화산업 지형도를 살펴보는 한편, 영화제작 상황판 등을 담았다. 1999년 이후 매년 10차례 ‘한국영화 동향과 전망’을 발간하던 영진위는 이 잡지가 너무 학술적이라는 지적에 따라 2008년 12월 폐간하고, 이듬해 6월 ‘시노’를 선보였다. 하지만 올해 1월호까지 8차례 나오고 간판을 바꾸게 됐다.
  • [씨줄날줄] 열반과 상실의 사이, 무소유/김성호 논설위원

    일체의 마음과 몸이 얽히고 엮였다는 불교의 인다라망 세계일화(世界一華). 내 한몸 치중해 살다 보면 어찌 남 생각이 앞설까. 나도 살고 남도 살리자는 연기와 인연의 궁극적 가치는 영원히 바래지 않는 형형한 빛인 것을. 현실의 아둔하고 미련한 인생은 그래서 초월과 초탈을 어려워하기 마련이다. 고승대덕들의 ‘버리고 놓으라.’는 방하착(放下着)의 일갈이 아니더라도 말이다. 하물며 세속의 티끌과 터럭에 매달리고 쏠려 사는 미물 중생의 삿된 욕심에서랴. 그래서 현실을 뛰어넘어 치달았던 선승과 대덕들의 죽음은 두고두고 아쉬움을 남긴다.어제 열반에 든 법정 스님처럼. 무소유(無所有). 스님의 법신에 따라 속인들에게 남겨진 대명사 격의 유명한 명제. 마지막 찰나에 스님이 몸을 맡긴 길상사도 무소유의 산물이다. 권번 출신 소유주 김영한이 운영하던 고급요정 대원각을 무보상, 무조건으로 스님에게 기부해 태어난 길상사이니. 스님의 베스트셀러 ‘무소유’가 전한 울림의 현현한 증거다. 무소유의 증거가 길상사뿐일까. 감화의 물결은 수녀, 목사들의 개종과 천선으로 숱하게 이어졌고. ‘버리고 놓으라.’는 방하와, ‘나누고 전하자.’는 무소유가 어디 서로 다른 것일까. 불이(不二)의 두 가치들은 그래서 스님의 열린 행적으로 고스란히 남아 있다. 암울하고 답답했던 시절, 이웃종교와의 교감과 열린 소통이 어디 우연한 것일까. 세속에 휘말리겠다 싶으면 홀연히 벗어던지고 떠나곤 했던 스님의 삶이다. 출가본사 송광사 뒷산 불일암의 은둔수행이며, ‘무소유’의 유명세를 피해 강원도 산골 오두막에서의 두문불출…. 나를 다스리고 속된 도취에 젖지 않겠다는 극한의 경계였지만 어렵고 소외된 이웃을 향한 목소리는 아끼지 않았으니. 1960년대 말 함석헌, 장준하와 함께했던 민주수호국민협의회와 유신철폐 운동. 고 김수환 추기경과의 동행이 모두 다 우연이 아닌 것이다. 이판사판의 그 어떤 가름에도 헛되이 놓이지 않으려던 스님은 이제 속세의 육신을 벗고 해탈에 들었다. 스님이 생전 지극하게 말, 행동으로 보여줬던 무소유의 실천은 이제 누구의 몫일까. 스님들의 다비(茶毘)장에선 웃고 우는 감정의 엇갈림이 흔히 있게 마련. 스님이 열반의 경지에 들었으니 웃고 환영해야 하겠고. 한편으론 속세의 인연이 다한 상실의 아쉬움이 겹친다. 그래서 두 마음이 겹치는 스님의 입적은 유난히 더 사무친가 보다. 언제까지 죽음의 상실과 열반의 가치에 휘둘릴 수만은 없을 터인데…. 김성호 논설위원 kimus@seoul.co.kr
  • 루오전 관람객들 감동스토리 잇따라

    루오전 관람객들 감동스토리 잇따라

    그림과 관련해 가장 슬프고 감동적인 이야기 가운데 하나는 루벤스의 ‘성모승천’을 보며 쓸쓸히 잠든 ‘플란다스의 개’의 주인공 네로다. 화가를 꿈꾸던 가난한 소년 네로는 금화 한 닢이 없어 그토록 보고 싶었던 루벤스의 그림을 달빛 속에서 보며 하늘나라로 떠난다. 28일까지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리는 ‘색채의 연금술사 루오’전을 보고 네로만큼이나 깊이 감동했다는 관람객들이 줄을 잇고 있다. 루오의 그림이 사람들의 가슴에 남긴 ‘깊은 울림’을 확인할 수 있는 곳은 전시장 입구에 만들어진 포스트잇 관람평 코너다. 어린 학생부터 노년층까지 색색의 종이에 각자의 느낌에다 루오의 그림을 따라 한 스케치까지 보탠 감상평이 또 하나의 볼거리를 만들어내고 있다. ●관람객들에게 최고 인기는 ‘베로니카’ “루오의 그림들은 다양한 색채와 과감한 붓질에 비해 너무도 깊은 슬픔을 담는 것 같다. 서커스나 그리스도의 그림들만 해도 오히려 밝은 색채들이 더욱 더 그런 느낌을 주었다. 루오의 감수성이나 색채에 대한 재능은 분명히 뛰어난 것이었지만 그의 시대는 너무 슬픔이 많았기에 이러한 느낌을 받은 듯하다. 그가 만일 평화롭고 밝은 시대에 태어났다면 색채의 다양한 변화를 즐거워할 수 있었을 텐데…” 포스트잇에 남긴 한 관람객의 진지한 감상평이다. 1, 2차 세계대전을 겪은 루오는 인간의 수난을 58점의 판화 연작 ‘미제레레’로 표현했다. 하지만 시대의 비극을 비관하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얼굴로 희망과 부활을 약속한다. “힘든 시기를 ‘그림’이라는 걸 통해 극복해 나가는 모습이 인상깊었다.” “루오처럼 구원받고 싶은 마음으로 전시를 보고 세상 밖으로 사랑을 나누어 주러 가고 싶다.” 등 루오의 그림에서 슬픔을 읽어내고 희망의 의지를 추슬렀다는 관람 소감도 많았다. 지난 6일 결혼식을 올린 탤런트 임호(40)는 결혼 직전 미술을 전공한 부인과 함께 루오전을 찾았다. 임호는 “화상 볼라르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작품 소유권 분쟁에 휘말려 자신의 작품이 10년 가까이 봉인되었던 비운의 화가…나중에 자신의 그림을 찾은 후 일부는 많은 사람이 보는 앞에서 불살라 버렸다는데, 그의 그림을 꼼꼼히 들여다 보니 왠지 이중섭 선생의 그림을 보는 듯하기도 하고 그림의 색채나 질감이 참 독특하다는 생각을 했다.”며 자신의 블로그에 진솔한 감상평을 남겼다. 루오가 공증인이 보는 앞에서 315점의 그림을 불태우는 장면은 영상으로도 촬영되어 전시 기간에 소개되고 있다. “루오님, 그림을 태우다니 너무해요. 그래도 그림은 멋있었어요. 특히 베로니카”라고 한 학생은 ‘베로니카’를 따라서 그린 깜찍한 그림과 글을 함께 남겼다. 임은신 큐레이터는 “전시에 소개되는 168점의 작품 가운데 가장 인기있는 것은 ‘베로니카’”라고 밝혔다. 베로니카는 예수가 십자가를 지고 골고다 언덕을 오를 때 고통받는 얼굴을 닦아주었는데 이 수건에 예수의 얼굴이 새겨졌다는 이야기가 있다. 화가로 활동한 루오의 딸인 이자벨 루오의 얼굴과 베로니카가 닮았다고 말하는 사람도 많다. 임씨는 “‘베로니카’가 색깔이 화려하고 예뻐서 세대를 초월해 한국인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루오의 작품이 된 듯하다.”고 설명했다. ●화이트데이 때 전시장 찾는 연인에겐 할인 이번 전시에서는 특히 세계 최초로 공개되는 작품이 14점 있어 국내 거주하는 프랑스인들이 무척 반가워하고 있다. 서울 구기동에 있는 하비에르 국제학교의 엘렌 르브렝 교장은 “루오가 한국에는 잘 소개되지 않은 작가인데 프랑스에서도 볼 수 없었던 작품을 서울에서 보게 되어 무척 반가웠다.”면서 “그는 자신의 삶과 그림이 일치했던 특이한 사람이었으며, 기법이 특별하고 사회를 보는 눈이 예리해서 인간의 핵심적인 문제를 잘 표현했다.”고 말했다. 하비에르 국제학교 학생들은 루오전을 두 차례에 걸쳐 단체 관람했다. 한편 ‘색채의 연금술사 루오’전은 감동의 순간을 함께하려는 연인을 위해 화이트데이를 맞아 연인들에게 단체할인 가격을 적용한다. 2명이 전시를 보면 2만 4000원이지만 화이트데이 주말인 13~14일에는 2만원으로 깎아준다. 관람시간은 오전 11시~오후 8시(금요일은 오후 9시). (02)585-9991.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시각장애인 강영우 전 美차관보 사법연수원 특강

    시각장애인 강영우 전 美차관보 사법연수원 특강

    “글로벌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더 나은 세상을 위한 ‘꿈에 대한 헌신’과 ‘긍휼히 여기는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한국 시각장애인 최초로 미국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미국 백악관 국가장애위원회 정책차관보를 지낸 강영우(66) 박사는 10일 오전 경기 고양시 사법연수원에서 제41기 사법연수생을 대상으로 ‘글로벌리더가 되는 3대 여건, 3C-실력(Competence), 인격(Character), 헌신(Commitment)’이라는 주제로 한 특강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강 박사는 하버드대학 연구 결과를 인용해 “3단계 인생의 목표를 가진 사람들을 조사해 보니 25년 뒤 3가지를 모두 갖춘 3%는 글로벌 리더가 돼 있었고, 더 나은 세상에 대한 꿈 없이 2가지만 갖춘 20%는 지역사회의 리더, 나머지는 소시민이 돼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사법고시 합격에 만족하지 말고 더 나은 세상에 대한 꿈을 가지고 글로벌 리더가 돼 달라.”고 당부했다. 강 박사는 또 글로벌 리더가 되기 위해 갖춰야 할 덕목으로 권위에 의해 다스리는 리더가 아니라 ‘섬김의 리더십’을 강조하며 미국 라과디아 판사의 일화를 소개했다. 그는 “라과디아 판사가 배가 고파 빵을 훔친 독거 노인을 재판하면서 10달러의 벌금형에 처하며 자신이 벌금을 대신 내주고 배심원들에게도 사회적 책임을 물어 1달러씩 내도록 해 노인에게 줬는데, 이는 고통을 함께 나누는 섬김의 리더”라고 설명했다. “인격 가운데 정직이 가장 중요하지만 긍휼히 여기는 마음도 섬김의 지도자가 갖춰야 할 덕목”이라고 덧붙였다. 강 박사는 이날 특강에 앞서 시각장애인 최초로 사법연수생이 된 최영(29)씨 등 장애가 있는 연수생을 만나 대학 입학과 미국 유학 당시 겪었던 어려움에 대해 이야기하며 “적응하는 것도 능력”이라고 격려했다. 강 박사는 중학교 때 사고로 시력을 잃었지만 1972년 연세대를 졸업, 1976년 미국 피츠버그대학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취득한 후 2001년부터 2008년까지 미 백악관 국가장애위원회 정책차관보를 지냈다. 그는 현재 유엔 세계장애인위원회 부의장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비즈니스 관점에서 본 2010 글로벌스포츠

    비즈니스 관점에서 본 2010 글로벌스포츠

    2010년은 유난히 대형 스포츠 이벤트가 많은 해이다. 이달 초 한국이 역대 최고 성적을 기록하며 막을 내린 밴쿠버 동계올림픽에 이어 6월에는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월드컵이 시작된다. 11월에는 중국 광저우에서 아시안게임도 개최된다. 국제 스포츠 이벤트는 국가 간의 자존심을 건 대결장이기도 하지만 엄청난 돈이 오가는 비즈니스의 현장이기도 하다. 주요 스포츠 이벤트를 비즈니스적 관점에서 분석해 본다. 세계 3대 스포츠 이벤트에 대한 정의는 다양하다. 지구촌의 축제 올림픽과 월드컵은 이견의 여지 없이 항상 3대 이벤트에 포함되지만 나머지 하나를 두고 입장에 따라 세계육상선수권대회와 F1국제 자동차경주대회를 꼽고 있다. 미국의 입장에서는 미국프로풋볼(NFL) 결승전인 슈퍼볼(Super Bowl)이 최고의 스포츠 이벤트다. ●월드컵, 가장 비싼 이벤트 월드컵과 올림픽, 슈퍼볼 등의 스포츠 이벤트는 각각 운동 종목과 진행 기간이 서로 다르고 조직위원회의 중계권 판매 등 운영 방식도 달라 단순 비교는 어렵다. 하지만 각 대회당 집계된 TV 중계권료, 광고료, 경기장 입장수입 등을 따져 보면 월드컵이 가장 비싼 스포츠 이벤트로 꼽힌다. 국제축구연맹(FIFA)의 발표에 따르면 2010년 남아공 월드컵의 TV 중계권료는 27억달러(약 3조1500억원)로 이는 2006년 독일 월드컵 때보다 35% 가량 늘어난 액수다. FIFA는 미국과 이번 월드컵과 2014년 대회를 함께 묶어 중계권료 4억 2500만달러에 계약을 체결해 단일국가 최고 기록을 세웠다. 중계권료를 포함해 남아공 월드컵을 통해 벌어들일 예상 수입은 모두 36억달러로 추산하고 있다. 아디다스, 코카콜라, 비자카드 등 공식 스폰서 업체들을 통해 6억 6000만달러의 추가 수입과 함께 2억 5000만달러의 입장권 수익을 기대하고 있다. 우승팀에 3100만달러의 상금을 지급하는 등 모두 4억 2000만달러의 상금을 지출할 예정이다. 시청자 수는 2006년 독일 월드컵의 경우 전 세계 380억명(연인원)으로 이탈리아와 프랑스 간 결승전은 2억 6000만명이 시청한 것으로 집계됐다. ●올림픽, 여름·겨울 묶어 중계권 판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동계올림픽이 하계올림픽보다 상대적으로 인기가 떨어지는 점을 감안해 두 대회를 한 단위로 묶어 중계권을 판매하고 있다. 최근 폐막한 밴쿠버 동계올림픽은 2012년 런던 하계올림픽과 함께 35억달러의 중계권료를 기록했다. 이중 미국 NBC가 지불한 중계권료만 22억 1000만달러에 달한다. 17일간 밴쿠버 올림픽을 시청한 사람은 약 35억명으로 4년 전 토리노 올림픽 때보다 4억 4000만명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미국의 뉴욕타임스는 밴쿠버가 동계 올림픽으로 인해 10억달러에 달하는 빚더미를 안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신문은 당초 올림픽 소요 비용이 1억 6500만달러로 추산됐으나 실제로는 10억달러 이상을 썼다고 전했다. 반면 중국 베이징올림픽경제연구회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 개최로 직접적인 경제수입만 20억달러를 넘어섰다고 발표했다. 청슈성(程秀生) 연구회 부이사장은 “IOC로부터 방송 중계권 수입(17억 3700만달러)의 49%인 8억 5100만달러를 중국이 받게 되고 공식 후원사 수입의 33%인 2억 8600만달러를 받게 됐다.”면서 “입장권 판매 수입과 마스코트 상품 판매, 기업 후원 등을 포함하면 20억달러를 넘기는 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베이징 올림픽의 시청 인구는 47억명을 기록했다. ●단일 경기로는 단연 슈퍼볼 미국의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지난달 ‘지구상에서 가장 가치 있는 스포츠 이벤트’로 미국 프로풋볼(NFL)의 챔피언 결정전인 슈퍼볼을 꼽았다. 슈퍼볼은 포브스가 매년 발표하는 이 분야에서 최근 몇년 동안 부동의 1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다. 포브스는 스포츠 이벤트의 가치를 따져 보니 슈퍼볼이 4억 2000만달러로 나오고 하계올림픽이 2억 3000만달러로 2위, 월드컵이 1억 2000만달러로 3위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축구에 열광적인 유럽과 남미지역과는 달리 미식축구에 비해 축구의 인기가 절대적으로 낮은 미국의 상황을 반영한 결과다. 슈퍼볼은 경기 결과와 함께 비싼 TV 광고료도 주목을 끌 정도로 엄청난 광고 수입을 자랑한다. AP통신에 따르면 지난달 8일 열린 슈퍼볼을 중계한 CBS는 30초짜리 광고 한 편을 300만달러(약 35억원)에 판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광고 1초당 1억 1700만원에 달하는 수입을 얻었다. CBS는 구체적인 광고 숫자와 판매 가격은 밝히지 않았지만 지난해 슈퍼볼을 중계한 NBC가 올린 2억 1300만달러의 광고 수입과 비슷한 수준일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올해 슈퍼볼은 미 전역에서 1억 650만명이 시청했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착한 배우’ 최정원 ‘별따’ 스태프들에 운동화 선물

    ‘착한 배우’ 최정원 ‘별따’ 스태프들에 운동화 선물

    ‘착한 드라마’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하고 있는 SBS 월화드라마 ‘별을 따다 줘’의 배우 최정원이 촬영 스태프들을 선행을 베풀어 화제를 낳고 있다. 최정원은 지난 1월 4일 첫 방송을 시작해 혹독한 추위와 싸우며 밤샘 촬영을 진행하며 고생한 스태프들에게 스태프 복과 야식(야식차)를 선물한데 이어 지난 달에는 사비 2000여 만원을 들여 현장 스태프들에게 아이다스 기능성 운동화를 선물을 해 또 한번 감동을 선사했다. 최정원은 “현장에서 가장 많이 뛰어 다니면서 배우들을 빛내주기 위해 고생하시는 분들이라고 생각하고 항상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있다.”며 ‘별을 따다 줘’를 위해 힘들게 고생하는 스태프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최정원측 관계자도 “정원씨가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고생하는 스태프들의 구정 선물을 고민하다가 현장에서 가장 많이 뛰어 다니시고, 많이 서 있는 분들이라 기능성 운동화로 결정했다.”며 최정원의 세심한 스태프 사랑을 전했다. 사진=서울신문NTN DB 서울신문NTN 김진욱 기자 action@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묵가는 왜 사라졌을까

    묵가는 왜 사라졌을까

    모리 히데키(森秀樹)의 ‘묵공’. 이 만화가 영화 ‘묵공’의 원작이다. 만화는 진(秦)제국 성립 이후 묵가의 급작스러운 소멸에 관한 많은 것을 시사해 준다. 겸애(兼愛)와 비공(非攻), 의리(義利)를 중심으로 아무런 대가도 바라지 않고 남을 위해 봉사하던 묵가였다. 그러나 전국시대 말기 묵가들은 진나라와 결합해 다른 여섯 국가를 공격하는 데 참여한다. 오랫동안 전쟁을 막기 위해 발전해온 묵가의 전투력이나 기술력이 각 국가를 점령하는 데 요긴한 기술로 활용된다. 전쟁을 막는 대신 전쟁에 참여하고 파괴하는 묵가를 그려낸다. ‘묵공’은 단순한 전투 기계, 전투 수단으로 전락해 전장에 참여하는 묵가들을 보여줌으로써 묵가 스스로가 자유를 포기한 채 제국의 구성원이 되었음을 시사한다. 이제 묵가들은 싸움의 대가를 요구하기 시작한다. 이들에게도 지키고 돌봐야 할 가족, 집, 고향이 생겼다. 이를 위해 다른 이들의 가족과 집, 고향을 서슴없이 파괴한다. “묵적(墨翟·묵자)의 생각은 옳지만 그것이 행동으로 나타났을 때는 옳지 않다. 후세의 묵자들을 고생시키고 장딴지와 정강이의 털이 닳아 없어지게 행동하도록 하는 데에 지나지 않았다. 천하를 어지럽히는 죄만 많고 천하를 다스리는 공은 적다.” <장자, ‘천하편’> 장자는 묵자의 방식이 사람들의 자연스러운 감정을 극단적으로 억압하기에 묵자의 사유를 일관성 있게 밀고 갈 수 있는 사람은 극히 적었다고 지적한다. 그래서일까. 말기 묵가들은 그의 가르침에서 완전히 벗어나 버렸다. 이들은 문턱 안쪽의 안락한 공간을 찾아갔다. 전쟁을 막아내며 제국의 형성을 저지하던 힘들이 제국을 확장하는 창과 방패로 바뀌어 버렸다. 말하자면 묵가의 소멸은 외부의 박해 때문이 아니었다. 묵가 스스로가 자신들의 종말을 고한 것이었다.
  • 北 축구 베네수엘라 평가전 수난

    월드컵 본선을 맞아 44년 만에 얼굴을 내미는 북한 축구가 ‘산 넘고 물 건너’ 숱한 고생을 하고 있다. 평가전을 위해 남미에 위치한 베네수엘라를 찾아가던 중 비행기를 갈아타면서 유니폼을 몽땅 잃었고, 일몰로 중간에 경기를 끝내야 했다. 7일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해외 전지훈련 겸 평가전에 나선 북한 축구대표팀이 지난 5일 베네수엘라 산펠리페 스타디움에서 열린 1차전에서 1-1로 비겼다. 북한은 1차전 경기시간을 미루자고 주장했다. 기온이 36도를 웃돌아 낮 12시 경기는 무리인 데다, 유니폼을 분실해 빌려야 한다는 것이었다. 결국 하루 미뤄 오후 2시에 열린 경기에서 북한 선수들은 아디다스 로고가 찍힌 베네수엘라 대표팀의 흰 활동복을 입고 뛰었다. 북한은 전반 7분 만에 수비수 박남철(25)의 골로 앞서다 43분 동점골을 내주면서도 처지지 않는 경기력을 뽐냈다. 그러나 라이트 시설이 없는 경기장이라 후반 35분 일몰에 따른 무승부로 끝났다. 7일 푸에르토라크루스에서 치른 2차전엔 제대로 된 유니폼을 공수받아 입었다. 원정 형식을 갖추느라 왼쪽 가슴에 인공기를 도들새김한 상·하의 흰색 유니폼을 입고 뛰었다. 북한은 전반 8분 먼저 골을 내줘 끌려가다 후반 21분 베테랑 미드필더 문인국(32)의 골로 균형을 되찾았다. 하지만 후반 44분 결승골을 얻어맞고 말았다. AP는 전반 주도권을 뺏겼던 북한이 후반 들어서는 특유의 스피드를 활용한 역습으로 베네수엘라를 거세게 몰아붙였다고 전했다. 국내파 위주로 팀을 꾸려 전훈 중인 북한은 오는 18일 멕시코 원정 평가전을 갖는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고전 톡톡 다시 읽기] (8) 묵자-전사의 행동백서

    [고전 톡톡 다시 읽기] (8) 묵자-전사의 행동백서

    한 사내가 초(楚)나라 국경에 들어섰다. 열흘 밤낮을 걸어서인지 피로한 기색이 역력했다. 발바닥이 아파 살펴보니 짚신 바닥이 닳아 큰 구멍이 나 있었다. 발은 군데군데 트고 물집이 생겼다. 그러나 그는 조금도 개의치 않고 계속 걸어갔다. 전쟁을 막아야 했기 때문이다. 공자가 평생 천하를 떠돈 덕분에 그의 집 굴뚝에 연기가 나는 일이 없었던 것처럼, 이 사내의 방석 또한 따뜻해질 새가 없었다. 그는 바람과 이슬을 자신의 방석으로 삼았다. 당연히 몸이 힘들었다. “머리끝에서 발꿈치에 이르기까지 털이 다 닳아 없어질 정도”였다. 그러나 그는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일이라면 절대로 포기하지 않았다. 온몸이 깡마르게 되는 한이 있더라도 말이다. 이 사내가 바로 묵자다. ●적이 아니면 누구를 사랑하랴? 묵자는 전국시대에 공자와 함께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했던 사상가였다. 그런데 진한 제국 성립 이후 언제 존재했었느냐는 듯이 명맥을 감추었다. 약간의 문헌에서 간헐적으로 묵자에 대한 기억이 남아 있을 뿐이다. 그나마 묵자의 제자들에 의해 선생의 어록이 전해질 수 있었다. 그것이 오늘 우리가 만날 ‘묵자’다. 선생에게서 듣거나 배운 기록인 만큼 어떤 체계를 갖추고 있지 않다. 더구나 묵자의 제자가 세 파로 분열된 뒤 만들어진 까닭인지, 비슷한 내용이 약간씩 변주되어 있다. 지금의 시각으로 보면 약간 두서없다. 한편에서는 ‘겸애’나 ‘의리’와 같은 윤리에서부터 인재 등용과 같은 제도적 이야기가 펼쳐지고 다른 한편에서 제자들과의 대화, 유자들과의 논쟁 등이 담겨 있다. 그런데 무엇보다도 전쟁 반대나 적을 막는 기술에 관한 이야기가 많다. 일종의 반(反)전쟁론이다. 묵자가 춘추말기와 전국초기에 살았음을 생각해보면, 반 전쟁론은 그리 낯설지 않다. 이 전란의 시기에 묵자와 그 제자들은 전쟁 반대를 외치며, 전쟁을 막기 위해 부지런히 뛰어다녔던 것이다. 왜 전쟁과 혼란이 일어나는 것인가. 역설적이게도 그것은 ‘사랑’ 때문이다. 사람들은 자기를, 더 나아가 자기의 가정을, 자기의 국가를 사랑한다. 그런데 사람들은 사랑하는 이들을 위하여 누군가를 약탈하고 짓밟는다. 반대편도 그 폭력을 참지 않기 마련이다. 따라서 세상에는 싸움만이 존재한다. 사랑의 결과가 서로 간의 다툼이라는 아이러니! 적과 나를 구별하고 적보다 강한 자가 되기 위해 서슴없이 칼을 든다. 정말 다정(多情)은 병이다. 이 병을 어떻게 치료해야 할까? 사랑을 포기해야 하나? 묵자에 의하면 치료약 또한 사랑이다. 그러나 묵자의 사랑은 조금 다르다. “모두가 아울러 사랑하고 모두가 서로 이롭게 하는 방법으로써 이를 대신해야 한다.” 즉 겸애(兼愛)가 치료약이다. 묵자는 자기에 대한 사랑과 타인에 대한 사랑의 격차에서 혼란의 원인을 찾는다. 나를 사랑하듯 타인을 사랑할 것. 묵자는 사랑은 이롭게 하는 것, 기쁘게 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므로 나를 이롭게 하듯이, 타인을 이롭게 하는 것이 겸애다. 그렇다면 나를 이롭게 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묵자는 인간이 찾는 이로움 혹은 기쁨을 하늘의 뜻[天志]과 결부시킨다. 자연의 뜻이라고 해도 좋다. 당대의 생존조건을 떠올려 보자. 자연의 힘이 절대적이었다. 사람들은 가뭄이나 홍수와 같은 자연 재해를 전쟁보다도 더 두려워했다. 그러나 자연이 존재하는 것만으로 인간은 혜택을 얻는다. 인간이 사는 데 필요한 모든 것이 자연의 산물이다. 물론 자연의 혜택을 그냥 얻을 수 없다. 그것은 자연과 교감함으로써만 가능하다. 그런데 자연은 끊임없이 변화한다. 하늘의 뜻을 읽어내기 위해서 인간 역시 변해야 한다. 그렇지만 인간은 쉽게 변할 수 없다. 습속의 동물이기 때문이다. 변하기 위해서 인간은 자기 한계를, 자기 규제의 틀을 넘어서야 한다. 예측 불가능한 자연 변화는 인간에게 끊임없이 자기 변신을 상기시킨다. 자연의 변화에 적응하는 것이 바로 나를 이롭게 하는 것이다. 따라서 자기의 껍질을 깨뜨리는 것, 그것이 자기를 사랑하는 것이다. 말하자면 인간은 자연이 제공하는 변화와 마주할 때 비로소 자기를 사랑하게 된다. 이런 의미에서 타자(他者)와의 만남을 통해 나를 사랑하게 된다고 할 수 있다. 타자는 나를 사랑하기 위한 필요충분조건이다. 타자 없이는 나를 사랑할 수조차 없다. 타자는 내 생존을 위협하는 적이 아니라 나를 생존케 하는 친구다. 그러니 어떻게 차이를, 타자를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나의 사랑과 타자에 대한 사랑은 하나다. “온 천하가 모두 아울러 서로 사랑하게 되면 곧 다스려지고 모두가 서로 미워하면 어지러워진다. 그러므로 남을 사랑하라고 권하지 않을 수 없다.” 이쯤 되면 적이란 없는 것이다. 아니 적이 아니면 누구를 사랑할 것인가? 해서 묵자는 ‘적’을, 아니 친구를 향해 달려갔다. ●功의 대가는 기대하지 않는다 전쟁을 막기 위해 초나라로 달려갔던 묵자. 그는 초나라 왕 앞에서 공수반과 모의 전쟁을 치러 승리한 후, 공수반과 초왕의 전쟁 계획을 단념시킨다. 그리고 곧바로 자신의 고향으로 돌아간다. “묵자는 돌아가는 길에 송나라를 지났다. 마침내 비가 내려 그 곳 마을 문안으로 들어가 비를 피하려 하였다. 그러나 마을 문을 지키는 사람이 그를 들여보내 주지 않았다.“ <묵자, ‘공수(公輸)편’> 그렇다. 초나라로 불철주야 달려갔던 묵자가 전쟁을 막은 대가로 얻은 것은 엄청난 보물이 아니다. 단지 감기 몸살뿐이다! 세상을 위해서 뭔가를 한다는 것은 자신을 위해 아무것도 남기지 않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보라. 일을 순리대로 흘러가게 했을 뿐이지 무엇인가를 특별히 한 건 아니다. 당연히 보상은 필요 없다. 아니 오히려 낯선 상황과 마주침으로써 이미 충분한 선물을 받지 않았던가. 최진호 수유+너머 남산 연구원
  •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소나무를 만나/박곤걸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소나무를 만나/박곤걸

    소나무를 만나/박곤걸 바람을 다스리지 못하겠거든 산으로 가서 소나무를 만나 말 대신 눈으로 귀를 열어라 도무지 종잡을 수 없는 마음을 절제하고, 절단하고 바람이 부는 날 하늘에다 온몸으로 수화하는 나무의 설법에 큰절하고 잘 늙은 소나무가 손짓해 주는 그 곁에 가서 뿌리를 내려라 어느덧 산을 닮아 푸른 자태가 제격이면 바람도 솔잎에 찔려 피를 흘린다
  • [사설] 출마용 공직사퇴로 행정 흔들려선 안돼

    지방선거가 90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후보로 출마하려는 공직자들이 마감시한인 어제 모두 사퇴했다. 행정부에서는 이달곤 행정안전부 장관이 경남지사에 출마하기 위해 물러났다. 앞서 성남시장 후보로 예상되는 황준기 여성부 차관, 경북지사 출마를 선언한 정장식 중앙공무원교육원장 등이 공직을 떠났다. 청와대와 행정관서, 광역·기초단체에서도 상당수 공무원들이 사퇴했다. 수십명의 사퇴대상 공직자가 동시에 자리를 비움에 따라 행정공백이 걱정이다. 정부와 각급 행정관서, 광역·기초 지자체는 이런 시기일수록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 특히 남은 공무원들은 스스로 공직기강을 세우고 선거 분위기에 휩쓸리지 말아야 할 것이다. 선거에 출마하는 공직자들의 사퇴로 분위기는 본격적으로 달아오르고 있다. 이미 네 차례의 지방선거를 치렀지만 선거 과정에서 일어나는 불미스러운 일들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그래서 우려되는 바가 적지 않다. 일부 후보예상자들은 벌써 정당 공천을 다 받은 것처럼 행동하고 있다. 중앙정부나 광역·기초단체의 재정은 고려하지도 않고 황당한 공약을 마구 쏟아내고 있다. 유권자의 관심을 끌어야겠다는 당사자들의 초조한 심정은 이해하지만 도가 지나치다. 이런 부류 가운데는 공직자 출신도 적지 않음을 지적해 둔다. 선거철을 틈탄 공무원들의 행태도 여전하다. 줄서기와 눈치보기, 편가르기, 업무소홀 등은 이미 단골 메뉴다. 최근 경남 밀양에서 일어난 단체장과 공무원 사이의 밀착은 전형적인 사례일 것이다. 단체장이 인사권을 쥐고 있기 때문에 ‘누가 당선되느냐에 따라 4년, 8년, 아니 재수 없으면 12년 동안 고생한다.’는 소리가 공직사회에서 공공연히 나돌 정도다. 그렇다고 해서 공무원들이 업무를 제쳐두고 후보 꽁무니를 따라다니며 불법 선거운동에 나설 명분은 못 된다. 또 그런 방법으로 승진하고 좋은 보직을 받으면 무얼 하겠는가. 이번 선거부터라도 공무원들은 달라져야 한다. 벌써 다섯 번째를 맞는 지방선거이지만 풀뿌리 민주주의가 제대로 피어나지 못한 것은 탈선·위법 공무원들에게 상당부분 책임이 있다. 선거관리위원회와 사정기관들도 공무원의 불법 선거 개입에 대해 한층 무겁게 다스려 줄 것을 당부한다.
  • 흔들리는 캐릭터… ‘지붕킥’ 뒷심 잃나?

    흔들리는 캐릭터… ‘지붕킥’ 뒷심 잃나?

    오는 19일 종영을 앞둔 MBC시트콤 ‘지붕 뚫고 하이킥’의 모습이 불안하다. 김병욱 PD가 선보여온 반전과 재미로 대미를 장식할 수 있을지 의구심을 모으는 것. 다소 떨어지긴 했으나 시청률은 여전히 높은 수준. 그러나 열렬한 반응을 보내던 시청자들에게서 “재미와 반전에 대한 기대가 떨어지고 있다.”는 반응이 벌써 터져 나오고 있다. 뒷심 부족이 아니냐는 우려도 일리가 있다. 질질 끌다가 이제는 모호해져 버린 러브라인과 흔들리는 캐릭터, 반전의 여지가 부족한 내용 구성 등은 염려를 자아내기 충분하다. ◆ “러브라인, 이제 많이 봤다 아이가” 시청자들이 지적하는 가장 큰 부분은 바로 극중 러브라인이다. 중반 ‘지붕킥’의 인기 견인차는 단연 황정음, 이지훈(최다니엘), 신세경, 정준혁(윤시윤)의 사각관계였다. 그러나 과유불급이었다. 러브라인을 과도하게 부각시킨 나머지 더 이상 극에 긴장감을 불어넣지 못한다. 정음과 연인이 된 지훈을 세경의 과외교사로 변신시켜 묘한 관계를 잇고 있지만 시청자들의 반응은 냉담하기만 하다. 지훈을 향한 세경의 감정이 완전히 끝났는지, 준혁이 세경에게 고백을 할는지 가능성과 의문은 남아 있지만 질질 끌어온 러브라인은 재미의 폭발력을 잃은 지 오래다. ◆ “헤롱헤롱~ 갈피 못 잡는 캐릭터” 김병욱 PD가 ‘시트콤의 미다스 손’이라 불리는 이유는 마술 부리듯 톡톡 튀는 캐릭터를 만들어내기 때문. 그러나 ‘지붕킥’의 캐릭터들은 점차 개성을 잃어 심장박동수가 느려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음은 말괄량이 ‘된장녀’에서 개과천선했고 ‘빵꾸똥꾸’ 해리(진지희)는 신애(서신애)와 친해졌다. 개과천선의 동기가 묘사돼 이해는 가지만 최근 들어 개성 넘치던 캐릭터들에 현실성이 지나치게 부각되자 공감은 얻되 재미는 잃은 건 사실이다. 또 시대상을 반영하지 못하는 비현실적 캐릭터 역시 긴장감을 떨어뜨린다. 40대 가장이면서도 줄곧 민폐만 끼치는 정보석과 청년 백수 광수, 외국인 하숙생 줄리엔 강은 표면적 캐릭터에 그쳐 아쉽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반전의 묘미, 살릴 수 있을까?” 시청자들의 눈과 귀는 김병욱 PD가 전작에서 보여준 극의 화려한 클라이막스를 선보일 수 있는지 여부에 쏠리고 있다. 폭발적인 쾌감을 전달하는 반전의 미학이 이번에도 등장할까. 전작인 ‘거침없이 하이킥’에서 복잡하게 얽혀있던 러브라인의 해소, 한층 극을 달아오르게 했던 미스터리의 해결, 가족간 사랑의 확인 등으로 화려한 막을 내린 바 있다. ‘지붕킥’의 경우 획기적인 반전의 여지가 별로 남아있지 않아 보인다. 자옥의 결혼으로 새 가족의 형성, 세경과 준혁의 풋풋한 연애, 학벌을 속인 정음에 대한 가족들의 용서 정도가 남아 있을 뿐이다. 사랑과 기대만큼이나 시청자들의 우려도 큰 법. 6개월 넘게 인기리에 방영된 ‘지뚫킥’이 획기적인 대미를 장식할지, 김빠진 콜라처럼 맥 빠진 결론을 내놓을지 눈길을 모으고 있다. 사진=MBC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멕시코 주차장 밑서 아스테카 문명 신전 발견

    인간을 제물로 바치던 아스테카 문명 신전이 멕시코에서 발견됐다. 멕시코 고고학자들은 “지난 수년 동안 발견된 아스테카 문명 유적으로는 가장 뛰어나고 값진 것”이라고 밝혔다. 신전은 멕시코시티 중심부의 한 호텔 주차장 밑에서 건설공사 도중 우연히 발견됐다. 호텔을 확장하기 위해 주차장 밑을 팠는데 덜컥 신전 유적이 나왔다. 멕시코 언론은 고고학자들의 설명을 인용해 “신전은 아스테카 문명 때 바람의 신인 에에카틀에 바쳐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바람의 신 에에카틀은 비의 신이라는 틀랄로크와 틀랄오케스를 도와 구름을 움직여 필요한 곳에 비를 내리게 하는 신으로 섬김을 받았었다. 신전은 아스테카 고대도시인 테노치티틀란의 일부분이었던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신전은 폭 32m 규모로 중앙에는 지름 14m짜리 원뿔형 구조물이 설치돼 있다. 멕시코 고고학자는 “둥그런 형태의 구조물이 설치돼 있는 건 신전이 바람의 신에게 바치진 것과 무관하지 않다.”면서 “바람이 원을 그리면서 돈다는 당시의 우주관을 반영하는 건축학적 표현”이라고 설명했다. 신전은 1486-1502년에 건설된 것으로 보이는 기초부분과 1502-1521년 사이에 지어진 것으로 보이는 2차 건축물로 구성돼 있다. 발굴에 참여한 한 고고학자는 “기록을 보면 신전에선 인간을 신에게 제물으로 바쳤다는 얘기가 있다.”면서 “발견된 신전에선 아직 이를 입증할 벽면 그림 등이 발견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신전의 일부분은 인근한 건물 밑에 깔려 있다. 멕시코시티가 역사적 건축물로 지정한 이 건물은 스페인이 중남미를 지배하고 있을 때 지어진 것으로 현재 스페인이 문화원으로 사용하고 있다. 멕시코 언론은 “스페인이 중남미를 식민지로 다스릴 때 역사적 상징성이 큰 곳을 터로 골라 건물을 대거 지었다.”면서 “오래된 역사적 건축물 밑에 고대 문명의 유적이 많이 매몰돼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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