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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씨줄날줄] 300인 전사(戰士) /박홍기 논설위원

    조지 레이코프 미국 UC 버클리대 교수는 저서 ‘도덕, 정치를 말하다’에서 보수와 진보의 가치 분석에 가정을 끌어들였다. 이념이 아닌 도덕관과 가정관의 차이에 뿌리를 두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국가를 가정에 비유해 정부는 부모로, 국민은 자녀로 봤다. 그러면서 보수는 ‘엄한 아버지’에, 진보는 ‘자애로운 부모’ 모델에 대비시켰다. 엄한 아버지 모델에서는 ‘험한 세상에서 선함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자제와 극기를 통해 도덕적으로 강해져야 한다. 악에 굴복하거나 자기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것은 비도덕적’이라는 논리를 폈다. 때문에 사회복지 프로그램은 비판의 대상이다. 사람들을 공공의 도움에 의존하는, 도덕적으로 나약하고 절제와 의지력이 부족한 존재로 만든다는 것이다. 자애로운 부모 모델에서는 ‘세상이란 최대한 보살핌을 받고 남을 보살펴야 하는 곳’이라고 주장했다. 따라서 사회적 약자도 보수 쪽에서 생각하는 것처럼 방종한 이들이 아니라 사회적 이유나 건강 문제로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없는 이들로 규정했다. 결국 정부는 자애로운 부모처럼 사회적 약자를 공정하게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을 보장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복지 당위론이다. 복지 논쟁이 뜨겁다. 등록금 반값엔 여야가 따로 없다. 재원 확보 방식이 다를 뿐이다. 유력 대선 후보들의 복지 경쟁도 본격화된 지 오래다.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는 한국형 복지국가 건설, 김문수 경기지사는 맞춤형 무한복지, 오세훈 서울시장은 서울형 그물망 복지를 내세웠다. 민주당은 ‘3+1’(무상 급식·보육·의료+등록금 반값)을 내걸었다. 보편적이든 선택적이든 복지는 시대의 흐름이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취임식에서 “복지 포퓰리즘에 맞서 레오니다스가 이끌던 300명의 최정예 전사처럼 굳건히 협곡을 지켜야 한다.”며 정치권을 겨냥해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았다. 또 “미래 세대에 빚을 떠넘기지 않도록 가시밭길을 떳떳하게 선택하자.”고도 했다. 레오니다스는 스파르타의 왕으로 BC 480년 페르시아 제국의 대군이 쳐들어오자 300명의 전사와 함께 테레모필레 협곡에서 끝까지 맞서다 최후를 맞은 인물이다. 전사 300명의 용맹과 위대함은 2007년 할리우드 영화 ‘300’으로 재현됐다. 박 장관은 ‘자애로운 부모’보다 ‘엄한 아버지’ 모델을 선택했다. 복지 포퓰리즘에 휘말리지 않겠다는 게 새 경제사령탑의 다짐이다. 하지만 내년 선거에서 유권자들이 어느 모델을 선택할지 자못 궁금하다. 박홍기 논설위원 hkpark@seoul.co.kr
  • [영화프리뷰] ‘멋진 인생’

    색다른 시도인가, 진부한 기획인가. ‘멋진 인생’은 보는 내내 이러한 의문을 들게 하는 영화다.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 ‘맨 오브 라만차’ 등을 잇따라 히트시켜 ‘미다스 손’으로 불리는 신춘수 오디뮤지컬컴퍼니 대표가 영화감독으로 변신해 메가폰을 잡은 이 작품은 영화와 뮤지컬의 경계를 묘하게 넘나든다. 신 대표는 지난해 자신이 연출한 뮤지컬 ‘스토리 오브 마이 라이프’를 토대로 첫 영화 ‘멋진 인생’을 촬영했고, 자전적인 이야기를 그렸다. 뮤지컬 제작과정이 고스란히 영화에 담겼고 무대에 섰던 이석준, 이창용을 포함해 정성화, 오세정 등이 출연했다. 그만큼 영화는 한 편의 뮤지컬 제작 과정을 보는 것처럼 상당히 사실적이다. 영화 내용만 놓고 보면 특별히 극적인 장치가 있는 것은 아니다. 극 중에서 배우 석준은 선배인 류정한과 뮤지컬 ‘스토리 오브 마이 라이프’에 함께 출연하게 된다. 뮤지컬 연구에 몰두하고 연습에 매진하는 석준은 타고난 재능을 지닌 정한 앞에서 조금씩 자신감을 잃어 간다. 슬럼프에 빠진 석준은 어느 날 선생님이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고 고향으로 내려간다. 옛 친구들을 만나면서 서서히 자신감을 회복하고 정한은 우연히 첫 사랑을 만나 복잡한 감정에 휩싸인다. 영화의 매력은 요즘 인기인 뮤지컬 제작 과정과 무대 뒷 이야기를 볼 수 있다는 점이다. 팽팽한 긴장감과 미묘한 신경전이 벌어지는 대본 연습 현장은 실제인지 연기인지 분간하기 힘들 정도다. 류정한, 신성록 등 뮤지컬 ‘스토리’에 실제 출연한 배우와 감독이 직접 영화에 우정 출연해 작품의 사실감을 높인다. 음악감독, 무대감독은 물론 연출을 맡았던 신 감독 등 뮤지컬 스태프들이 가감 없는 그들의 실제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 연기와 노래가 어우러진 종합 예술인 뮤지컬의 세계도 비교적 현장감 있게 스크린에 옮겨 담았다. 하지만 다큐멘터리성 기록 영화가 아닌 극영화라는 관점에서 보면 상당히 밋밋하고 지루하다. 뮤지컬이라는 소재를 영화에 접목한 시도는 좋았지만, 결과적으로는 영화와 공연의 문법적인 차이를 뛰어넘지 못하고 그 중간에서 길을 잃었다. 감독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바탕으로 했다지만 멋진 인생에 대한 메시지나 배우들의 고민이 깊이 있게 전달되지 않는 것도 아쉬움으로 남았다. 9일 개봉.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씨줄날줄] 상종(相從)/주병철 논설위원

    상종(相從)은 사전적 의미로 서로 따르며 친하게 지냄을 뜻한다. 듣기에 좋은 말이다. 요즘에는 ‘끼리끼리‘ ‘초록은 동색’이라는 다소 비꼬는 뜻으로 변질됐다. 사람의 인격이 고양되기도 하고 그 반대가 될 수도 있는, 즉 상대에 따라 달라지는 것도 상종의 매력이다. 귤나무도 조건과 환경이 다른 곳에서는 엉뚱하게도 탱자 열매를 맺는 잡목이 될 수 있다는 귤화위지(橘化爲枳)도 넓게 보면 상종의 어원과 맞닿아 있다는 학설도 있다. 상종이란 의미가 잘 와 닿는 사자성어 가운데 유유상종(類類相從)이 있다. 주역의 계사(繫辭) 상편에 방이유취 물이군분 길흉생의(方以類聚 物以群分 吉凶生矣)라는 구절이 있다. “삼라만상은 그 성질이 유사한 것끼리 모이고, 만물은 무리를 지어 나누어 산다. 거기서 길흉이 생긴다.”는 말이다. 춘추전국시대의 순우곤과 관련한 고사도 이와 비슷하다. 제(齊)나라 선왕(宣王)이 순우곤에게 각 지방에 흩어져 있는 인재를 찾아 등용하도록 지시했다. 며칠 뒤 순우곤이 일곱 명의 인재를 데리고 왕 앞에 나타나자 선왕이 이렇게 말했다. “귀한 인재를 한번에 일곱 명씩이나 데려 오다니, 너무 많지 않은가?”라고. 그러자 순우곤은 “같은 종의 새가 무리지어 살듯 인재도 끼리끼리 모입니다. 그러므로 신이 인재를 모으는 것은 강에서 물을 구하는 것과 같습니다.”라고 답했다고 한다. 상종엔 상극이란 뜻도 있다. 갈등의 골이 깊은 유대인과 사마리아인. 기원전 970년 무렵부터 기원전 926년까지 유다와 이스라엘 민족을 다스린 솔로몬왕이 죽은 뒤 이스라엘은 사마리아가 수도인 북쪽의 이스라엘왕국과 예루살렘이 수도인 남쪽의 유다왕국으로 분열됐다. 이스라엘왕 여로 보임이 유다왕국의 예루살렘 성전 순례를 막으면서 갈등이 촉발됐다. 유다왕국이 고레스의 칙령으로 다시 예루살렘 성전을 건축하려는 데 이스라엘왕국이 훼방을 놓으면서 돌아오지 못할 강을 건너고 말았다. 이후 사마리아인들은 유대인들에게 멸시당하고 상종도 못하는 존재가 됐다. 북한 국방위원회가 그제 이명박 정부가 반북 대결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비난하면서 더 이상 남측과 ‘상종’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남한의 대북정책 변화를 노린 압박시위의 성격이 짙은 것 같다. 하지만 천안함·연평도 포격사건을 저지르고도 뻔뻔하게 모르쇠로 일관하는 북측의 만행을 감안하면 ‘상종’ 선언은 우리가 해야 하지 않을까. 같은 민족이라는 동질감만으로 언제까지 참고 견뎌야 하나. 주병철 논설위원 bcjoo@seoul.co.kr
  • MB “저축銀 비리 가슴 아파… 깊이 고민”

    이명박 대통령은 30일 저축은행 비리 사건과 관련, “정말 가슴 아프고 깊이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제66차 라디오·인터넷 연설에서 “(서민들은) 일자리 걱정, 물가 걱정에 힘들어하고 있는데, 근래 저축은행 비리 사건으로 인해서 서민들은 상대적인 박탈감으로 크게 분노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번 저축은행 비리는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엄히 다스리겠다는 당초 약속대로 지켜 나갈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靑 ‘부산저축銀 로비의혹’ 부인 라디오·인터넷 연설의 주제는 노사 문제였기 때문에 고용복지수석실이나 연설기록비서관 쪽에서는 저축은행 관련 언급을 연설문에 따로 넣지 않았지만, 이 대통령이 저축은행과 관련된 부분을 원고에 나중에 직접 넣었다고 한다. 청와대 관계자는 “오전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저축은행 문제가 언급되지는 않았지만, 대통령이 따로 라디오 연설문에 집어 넣을 정도로 강력한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저축은행 비리와 관련한 불똥이 튀는 것을 차단하는 데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부산저축은행 고문변호사였던 박종록 변호사가 부실 저축은행 퇴출을 막기 위해 권재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에게 로비를 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전면 부인했다. 권 수석은 “지난해 시점은 정확히 기억이 안 나지만 박 변호사와 한번 통화했다.”면서 “저축은행 관련 얘기를 부탁하길래 그런 얘기는 나한테 하지 말라고 일언지하에 자르고 30초 정도 통화한 뒤 전화를 끊었다.”고 말했다. 이어 “청와대에 들어온 이후 (박 변호사를) 한번도 만난 적이 없다. 별로 친하지 않다.”면서 “청와대가 개혁과 사정의 주체인데 어떻게 그런 로비를 받겠느냐.”고 반박했다. ●권재진 수석 “30초 통화뒤 끊어” 이어 부산저축은행이 청와대에 탄원서를 냈다는 지적과 관련, 권 수석은 “청와대에 들어오는 탄원서가 하루에 수백 통이다. 그런 (저축은행 관련) 탄원서는 본 적도 없다.”면서 “저축은행 쪽은 우리를 붙잡고 늘어지는 게 유리하다고 판단했는지 모르지만 왜 이런 얘기가 나오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민정수석실을 통해 확인해 본 결과 저축은행과 관련해서는 어떤 형태의 청탁도 들어준 적이 없다.”면서 “저축은행 사태가 터졌을 때 대통령이 지금까지 시종일관 여러 차례 강력한 의지를 밝혔다. 문제를 해결하는 데 다른 기관을 독려한 것도 청와대였다.”고 말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베트남 경찰, 검은색 선글라스 착용 못한다

     베트남의 일간지 뚜오이쩨는 공안부 소식통의 말을 빌려 “정부가 경찰에 검은색 선글라스를 쓰지 말도록 하는 것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새로운 근무 지침을 마련했다.”고 29일 보도했다.  이 지침에 따르면 근무 중인 경찰관은 담배를 피우거나 독서를 할 수 없다. 공공장소에서 손을 주머니에 넣은 채 근무하거나 휴대전화로 통화를 하거나 문자를 주고받는 행위도 못한다.  또 교통경찰은 나무 뒤에 숨어 교통법규를 어기는 차량이나 행인 단속도 하지 못하게 했다. 근무 시간에 술을 마시는 행위는 엄하게 다스린다. 경찰관의 검은색 선글라스는 위화감 조성을 이유로 금지시킨다.  인터넷서울신문 event@seoul.co.kr
  •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 이보미, 지은희 꺾고 32강행

    이보미(23·하이마트)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총상금 5억원)에서 2009년 US여자오픈 우승자 지은희(25)를 물리쳤다. 지난해 상금왕을 차지해 1번 시드를 받은 이보미는 26일 춘천 라데나 골프장(파72·6511야드)에서 열린 대회 1회전(64강)에서 6홀을 남기고 7홀을 앞서는 완승을 거뒀다. 최대 빅매치로 손꼽혔던 지은희와의 대결에서 손쉽게 이긴 이보미는 27일 2회전(32강)에서 김혜정(25)과 맞붙는다. 이보미와 지은희는 초반에 버디 공방을 벌여 박빙의 승부가 예상됐다. 하지만 이보미가 5번홀(파4)에서 버디를 잡아 1홀 차로 앞서 나가자 지은희는 6번홀부터 연속 4개의 보기를 적어 내며 무너졌다. 지은희가 11번홀(파4)에서 다시 보기를 하는 바람에 6홀 차로 간격을 벌린 이보미는 12번홀(파5)에서 버디를 잡아내 승부를 마무리 지었다. 이보미는 “감기 때문에 컨디션이 안 좋았지만 아이언샷이 잘됐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김하늘(23·비씨카드), 양수진(20·넵스), 유소연(21·한화), 심현화(22·요진건설), 이승현(20·하이마트) 등 주요 선수들이 32강에 안착했다. 그러나 지난해 우승자 이정민(19·KT)은 강다나(21·아디다스)에게 2홀 차로 패하는 이변을 연출했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佛재무장관, IMF총재 출마 선언

    성범죄 혐의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에서 물러난 도미니크 스트로스칸의 후임으로 물망에 오르던 크리스틴 라가르드 프랑스 재무장관이 25일(현지시간) IMF 총재 후보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라가르드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숙고 끝에 후보에 나서기로 결심했다.”면서 “변호사로서, 장관으로서, 경영자로서, 그리고 여성으로서 모든 역량을 발휘할 것”이라고 밝혔다.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등 브릭스를 포함한 신흥 경제국들은 유럽의 IMF 총재 독식에 반대하지만, 미국과 독일·영국 등 유럽국가들이 지지하고 있어 라가르드 장관의 IMF 총재 선출은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조제 마누엘 바호주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과 독일 정부도 즉각 지지 성명을 냈다. 싱크로나이즈드 스위밍 국가대표 출신이라는 이색 경력을 가진 라가르드 장관은 영어에 능통해 미국 등 서방에서도 인정을 받는 인물이다. 아디다스에 대한 정부 배상금 지급과 관련해 특혜시비와 직권남용 의혹이 제기되고 있지만, 본인은 이를 강력 부인하고 있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세계 골프계 놀라게한 ‘한국자본의 힘’

    한국 자본이 세계 골프 브랜드의 지존인 타이틀리스트를 인수하게 됐다. 코스닥시장에서도 골프존이 상장 당일 1조 클럽에 가입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이 운용하는 사모펀드(PEF)와 휠라코리아 컨소시엄이 골프공으로 유명한 타이틀리스트, 골프화로 유명한 풋조이를 거느린 골프용품업체 어큐시네트를 미국 주류회사 포천브랜즈로부터 인수한다. 국내 PEF가 캘러웨이, 나이키, 아디다스, 테일러메이드, 블랙스톤 등 글로벌 사모펀드 및 스포츠업체와 경쟁 끝에 승리를 거둔 것이라 주목된다. 어큐시네트는 글로벌 1위 골프브랜드업체로 연 매출이 약 13억 달러에 달한다. 인수금액은 약 12억 달러다. 연기금 출자자(LP)로 구성된 미래에셋PEF는 5억 달러 규모의 산업은행 인수금융을 바탕으로 3분기 내로 인수를 매듭지을 예정이다. 장외시장 ‘대어’로 상장 전부터 주목받았던 골프존이 지난 20일 공모가 8만 5000원을 훌쩍 뛰어넘은 9만 4400원을 시초가로 기록하며 화려하게 증권시장에 입성했다. 8만 5500원에 첫날 장을 마감했지만 시총 1조 502억원을 기록하며 코스닥 ‘빅10’으로 자리잡았다. 코스닥 시장에 시총 1조원 규모의 새내기 주가 등장한 것은 11년 만에 처음이고 역대 다섯번째다. 앞서 국민신용카드(1조 980억원), 아시아나항공(1조 2750억원), 한솔PCS(3조 6048억원원), 한국통신프리텔(7조 1283억원) 등이 상장 첫날 시총 1조원 이상을 기록했다. 골프존은 지난해 상반기 시장 점유율이 84.24%로 2010년 매출은 1843억원을 기록했다. 국내 골프인구 210만명 가운데 절반인 100만명이 골프존 회원이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또 프랑스인 IMF 총재 나오나

    크리스틴 라가르드(55) 프랑스 재무장관은 ‘여성 최초’라는 훈장에 익숙하다. 2007년 주요 8개국(G8) 최초 여성 재무장관, 1995년 세계적 로펌 베이커앤드매킨지 최초 여성 회장을 꿰찼던 그가 이번엔 유럽의 지원 사격을 등에 업고 여성 최초 국제통화기금(IMF) 총재직을 노린다. IMF 집행위원회가 19일(현지시간) 이틀간의 일정으로 차기 총재를 선정하기 위한 논의에 들어간 가운데,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이 라가르드 장관을 적합한 후보로 점찍었다고 독일 언론이 정부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안데르스 보리 스웨덴 재무장관은 “라가르드는 유럽 재무장관회의에서 강력한 추진력을 보여 줬고 영향력과 경험 면에서 뛰어난 후보”라며 공개적으로 지지했다.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도 “(라가르드는) 탁월한 선택”이라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이 전 세계 이코노미스트 56명에게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에서도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를 포함, 절반 이상인 32명이 그를 선호했다. 파리의 한 슈퍼마켓을 찾은 그는 총재직에 도전할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유럽, 만세”라고 답했다. 라가르드 장관은 G20 의장국 역할을 수행하면서 “워싱턴에서 베이징까지 아우르는 균형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20년간 미국에서 변호사로 일해 협상과 지략에 능할 뿐 아니라 영어도 유창하다. 지난해 유럽 내 그리스 구제금융 합의를 이끌어 IMF의 최대 현안인 남유럽 재정 위기를 다루기에도 적합한 인물로 꼽힌다. 싱크로나이즈드 스위밍 국가대표 출신이라는 이색 경력도 지녔다. 하지만 아킬레스건은 있다. 프랑스인이 지난 33년 가운데 26년간 IMF 총재직을 독점해 왔다는 점, 전임자인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전 총재가 성추문으로 퇴각했다는 점에서 프랑스 출신이라는 배경은 마이너스 요인이다. 특혜 시비와 직권 남용 의혹에 대한 사법 당국의 조사도 걸림돌이다. 그는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의 2007년 대선 후원자였던 아디다스 전 소유주 베르나르 타피에게 2008년 과도한 정부 배상금(2억 8500만 유로)을 지급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와 관련, 우리나라의 이창용 아시아개발은행(ADB)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차기 IMF 총재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고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보도했다. 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G20 정상회의 준비위원회 기획단장을 지냈다. 이코노미스트는 “국제경제 무대에서 위상이 높아진 신흥국들로 총재직을 넘겨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에리카 김 파산신청

    에리카 김 파산신청

    ‘BBK 의혹’ 사건과 관련해 지난 3월 한국에서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던 에리카 김씨가 최근 미국 법원에 파산 신청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18일 캘리포니아 중부지구 연방파산법원 기록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달 29일 이 법원에 파산신청(챕터7)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씨는 파산신청에 이어 지난 13일 법원에 제출한 재정보고서에서 자산은 460만 달러 상당의 베벌리힐스 주택을 포함, 462만 3000달러이고, 부채는 약 3918만 달러로 신고했다. 부채에는 미국 연방항소법원이 지난 1월 28일 김씨와 동생 김경준씨 등에게 옵셔널캐피털(옛 옵셔널벤처스)에서 배상하라고 판결한 3500만 달러가 포함됐다. 그러나 옵셔널캐피털 측의 한 관계자는 파산법원에 이의 제기를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김씨의 파산신청은 김경준씨의 스위스 계좌에서 임의로 인출된 140억원이 ㈜다스로 송금된 사실이 밝혀져 미 연방지법이 이달 초 검찰에 수사를 의뢰하기 직전 이뤄졌다. 김씨는 지난 2월 25일 한국에 자진 입국해 검찰 수사를 받은 지 24일 만에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혐의 등에 대해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오지호와 함께하는 맛집 창업 도전기

    오지호와 함께하는 맛집 창업 도전기

    푸드라이프스타일 케이블 채널 올´리브는 탤런트 오지호의 외식 창업 도전기 ‘맛있는 남자’를 19일부터 매주 목요일 오후 7시에 방송한다. 총 10회 방송될 ‘맛있는 남자’는 ‘1억을 요리한다’는 컨셉트의 창업 리얼리티 프로그램으로 오지호와 모델 오병진, 연예 기획자 김치영, 패션 디자이너 윤기석 등 4명이 총 1억원을 투자해 직접 외식 창업에 도전하는 내용을 담는다. 방송에서는 아이템 선정과 상권 분석, 점포 계약까지 외식업 창업의 모든 것이 공개된다. 차별화 아이템을 찾기 위한 현지 답사와 시장 조사, 점포 인테리어, 레시피 확보 등 창업에 필요한 현실적인 정보도 제공될 예정이다. 첫 회에서는 자기 관리가 투철하고 혈기 왕성한 의리파에 친화력이 좋은 오지호와 뛰어난 디자이너로 사업 센스는 있지만 실무 능력은 다소 떨어지는 윤기석, 쇼핑몰계의 미다스의 손이자 팀 내 불화 전문 해결사라는 평을 듣는 오병진, 분석에 뛰어나고 매사에 진지하지만 깐깐한 성격의 김치영 등 동업자 4인방이 만나게 된 계기를 소개한다. 이와 함께 자본금을 1억원으로 삼은 이유, 1억 원으로 창업하는 비법 등도 공개된다. 프로그램은 이들의 좌충우돌 도전기뿐만 아니라 누구나 한 번쯤 생각해 보는 소규모 외식 창업의 정보도 전달할 예정이다. 송경주 올´리브 채널팀장은 “리얼리티의 재미뿐 아니라 창업에 꼭 필요한 진짜 정보와 비결을 시청자에게 전하고 싶었다.”면서 “출연진들의 시행착오를 그대로 보여주고 일반화하여 올바른 팁도 제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국내학자 주도 국제의학회 탄생

    국내 학자가 주도한 국제의학회가 탄생했다. 건국대 의학전문대학원 최수봉 교수는 13∼15일 불가리아에서 열린 ‘제1회 세계 제2형 당뇨병 인슐린펌프학회’에서 불가리아 당뇨병학회의 이바노바 다스칼로바 박사와 함께 공동회장에 선임됐다고 15일 밝혔다. 이 학회는 최 교수가 주도해 결성된 학회로, 노르웨이·프랑스·독일·스웨덴·미국·이탈리아 등 전 세계 20여개국 300여명의 당뇨병 전문의들이 참여했다. 학회에서는 ‘제2형 당뇨병치료에 대한 새로운 접근’을 주제로, 제2형 당뇨병에 대한 인슐린펌프의 치료 효과 등에 대한 최신 임상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특히 최 교수는 이번 학회에서 당뇨병을 인슐린펌프로 장기간 치료하면 제2형 당뇨병의 혈장 농도(C-peptide)에 변화가 생겨 당뇨병을 극복할 수 있다는 내용의 기조 강연을 해 주목을 받았다. 최 교수는 “한국에서 개발된 인슐린펌프 치료법이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음을 보여주는 실례”라고 말했다. 최 교수는 1979년 자체 개발한 휴대용 인슐린펌프를 이용, 30년 넘게 당뇨병을 치료해 오고 있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엔니오 모리코네 데뷔 50주년 내한 공연

    엔니오 모리코네 데뷔 50주년 내한 공연

    “영화음악 작곡가는 연출자가 관념적인 시각으로 펼쳐보이는 화면을 청각적인 감각의 체험으로 이끌어 내는 주역이다.”(엔니오 모리코네) 1961년 그가 처음으로 작곡한 코미디 영화 ‘일 페데랄레’(Il federale·지방당 서기를 뜻함)의 사운드트랙은 전혀 주목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친구 세르조 레오네 감독의 스파게티웨스턴(이탈리아에서 제작된 서부영화) ‘황야의 무법자’(A Fistful of Dollars·1964)와 ‘석양의 무법자’(The Good, The Bad, and The ugly·1966)가 잇따라 성공하면서 실력을 인정받았다. 이후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1984)와 ‘미션’(1986) ‘언터처블’(1987) ‘시네마천국’(1988) ‘러브 어페어’(1994) 등 손대는 작품마다 대박을 터뜨리면서 영화음악계의 ‘미다스의 손’이 됐다. 영화음악을 예술의 반열에 올려놓은 거장 엔니오 모리코네(83)가 데뷔 50주년 기념 투어의 첫 출발을 16~18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시작한다. 이번 공연에서 모리코네는 100인조 모스틀리필하모닉오케스트라와 100인조 모테트합창단을 직접 지휘할 계획이다. 4만~22만원. 1544-1555.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트래비 스토리> 시안(西安)…황제의 죽음을 함께했던 사람들

    트래비 스토리> 시안(西安)…황제의 죽음을 함께했던 사람들

    시안(西安) 방문을 앞두고 체크한 일기예보는 여정 내내 흐리거나 비가 올 것이라고 알려줬다. 여행객에게 ‘날씨 흐림’은 반갑지 않은 동반자임에 분명하다. 북서부에 황토고원이 위치하고 황하가 아니었다면 건조한 이곳에 하필이면 여행 시기에 맞춰 비라니, 이번 여행 운은 나쁘구나 생각했다. 그러나 막상 시안에 도착하고, 워낙 건조한 지역이서 손님이 비를 몰고 오면 더 귀하고 반갑게 맞이한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금세 우쭐한 기분이 됐다. 또 평소 같으면 아무리 진귀한 보물이 전시돼 있어도 화창한 날씨 탓에 괜히 손해 보는 기분이 들곤 했던 박물관 방문도 흔쾌히 즐기게 됐다. 글·사진 이지혜 기자 취재협조 중국국가여유국서울사무소 02-773-0393, 산시성인민정부, 시안시인민정부, 2011시안세계국제원예박람회 www.expo2011.cn, 대한항공 www.koreanair.com ◈ 여유(旅遊)는 여행과 관광을 뜻하는 중국어다. 중국어로는 ‘뤼요우’라고 발음한다. 중국국가여유국은 중국 중앙 정부에서 직접 운영하는 여행 관련 업무 조직이며, 서울사무소를 운영 중에 있으므로 이곳에 여행 관련 정보를 문의할 수 있다. 대한항공은 인천-시안 항로를 주 4회(월·수·금·토요일) 운항하고 있다. 병마용 모든 것에는 이유가 있다. 진시황을 지키는 병마용을 대표하는 이미지는 기병이고, 한경제의 왕릉인 한양릉을 대표하는 이미지는 궁정악사와 무희다. 눈치가 빠른 사람이라면 왜 이것에 대해 언급하는지 벌써 알아차렸을 것이다. 진시황은 무력을 통해 전국시대를 통일했으며, 강한 군대를 기반으로 한 통치체계를 확립했다. 특히 다른 국가와 달리 우위를 가진 기량이 다름 아닌 기병이었다. 한양릉의 주인인 경제는 한나라의 네 번째 황제로 국가가 어느 정도 안정을 찾고 특유의 문화예술이 발달하던 시기의 황제다. 이때의 힘을 바탕으로 한무제는 실크로드를 개척하고 전성기를 누리고 됐다. 힘의 역사를 수호하는 병마용 “시엔양 가세요?” “아니요, 시안 가는데요.” 병마용 유적지에 대해 본격적으로 이야기 하기에 앞서, 시안 출장길에 공항에 있었던 에피소드를 언급하고자 한다. 탑승카운터 직원이 위와 같이 물었을 때 동북지역 리야오닝(요녕)성의 성도인 선양(瀋陽, Shenyang)을 묻는 줄 알았다. 인천공항이나 김포공항을 이용해도 서울 간다고 말하는 것이 일반적임을 감안하면, 그 직원은 시엔양이 시안의 국제공항임을 몰랐을 가능성이 높았을 듯하다. ‘시안’은 산시(陝西, 섬서)성의 성도이자 중국 서부 지역의 중심 도시이다 한자 발음인 ‘서안(西安)’이라는 지명을 들으면 그나마 역사 시간에 배운 ‘서안사변(1936년 동북군 총사령관 장학량이 당시 국민당 총통이었던 장개석을 화청지에서 납치하고 감금했던 쿠데타)’이 떠오르는 이곳, 중국식 발음으로 ‘시안’이다. 과거 진나라, 한나라, 당나라 등의 수도로 나라가 오래도록 평안하길 바라는 의미를 담아 ‘장안(長安)’이라고 불렸으나 지금은 수도를 비롯한 국가 경제·문화 중심이 동부의 베이징 등으로 옮겨온 것과 더불어 서쪽이 편안하라는 의미에서 ‘시안(西安)’이 됐다. 시안은 여전히 서부의 중심 도시 가운데 하나지만, 중부의 충칭(重慶)이나 남부의 광저우(廣州) 등과 같은 고층 빌딩은 찾아볼 수 없다. 흔히 ‘시안은 어디를 파도 유적이 나온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도시를 함부로 개발할 수 없고, 옛 건물들은 중소지방도시의 소박한 모습인 채로 수년이 흘러도 홀로 제자리다. 비행기를 타고 내려다보이는 그곳에는 넓디넓은 관중평야가 2,000년 전과 같은 모습으로 펼쳐져 있다. 왕조가 바뀌고 전쟁이 계속되면서 아방궁이나 대명궁과 같은 황제의 권력이 있기에 가능했던 화려한 건축물들은 사라졌지만, 친숙한 중국여행의 이모티콘인 병마용과 무용(무희 등을 형상화한 인형) 등을 만날 수 있는 유적지들이 과거와의 연결고리가 되어 준다. 눈에 보이는 엄청난 규모와 예스런 자태 등은 두 눈을 즐겁게도 하지만, 각각의 유물과 그것이 발견된 유적은 더 많은 것을 생각하고 깨닫게 한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시엔양(咸陽)’은 시안의 동북부에 위치하며 시엔양국제공항은 시안 시내에서 약 1시간 거리다. 인천은 특수한 경우지만, 이와 같이 멀리 떨어진 곳에 공항을 건설한 이유는 시안 인근에 유적지가 워낙 많아서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시안과 시엔양국제공항 사이의 고속도로를 건설하다 발견한 유적지가 한양릉이다. 또한 시엔양은 진시황제가 다스린 진나라의 황궁이 위치한 곳이다. 시엔양은 관중평야에서도 위하의 하류 지역으로 여산을 끼고 있는 풍수지리가 좋은 땅이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아방궁은 시엔양 지역에 위치한 궁들 가운데 정무를 보는 정전(正殿)의 전전(前殿 )이다. 진나라의 시조는 본래 황하 하류 동해에 거주하던 동이족의 한 분파였는데, 후에 간쑤(甘肅)성의 동부로 이주해 유목민족 생활을 한다. 한족과 외모가 다르며 신체적으로 훨씬 체격조건이 우월한 편이었다. 역사서 <사기>에는 진시황릉의 지하궁전이 묘사돼 있다. 지상의 궁전을 본떠 만들었으며, 대량의 수은을 사용해 황하와 양자강을 조성하고 매일 진시황의 관이 중국 전역을 주유할 수 있도록 설비했다. 병마용은 잘 알려진 바와 같이 1974년에 린퉁(臨潼)의 농민들이 우물을 파다가 우연히 발견했다. 병마용갱의 위치를 근거해, 인근 여산 토질에 수은 함량이 많은 점 등과 연계해 진시황릉의 위치를 파악하게 됐다. 오랫동안 밀폐된 공간에 있던 지하궁전 내의 수은이 공기와 접촉할 경우 대량의 독가스가 발생하기에 발굴을 미루고 있으나, 과학적인 조사에 따르면 그 내부의 모습이나 규모가 사기에 묘사된 것과 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병마용갱은 진시황릉과 1.5km 거리에 위치하며, 약 7,000여 개의 사람과 말의 토우가 매장돼 있다. 실제와 같은 크기로 제작됐으며, 같은 모습이 없고 핏줄이나 근육 모양, 표정 등까지도 세밀하고 생생하게 묘사돼 있다. 병마용은 모두 동쪽을 향해 있는데, 이는 궁전과 성의 문 위치 등도 동일하다. 이에 대해 동방을 숭상하는 종교를 가졌다거나, 동쪽 나라를 평정하고자 하는 것을 의미한다는 등의 여러 가지 설이 분분하다. ◈ 한양릉 병마용만 봐도 사람들은 진시황을 떠올린다. 서양의 드라큘라와 미이라만큼 동양의 대표하는 아이콘이기도 하다. 반면에 한양릉에서 출품된 도용(도자기 형태로 제작된 인형)의 모습은 낯설기만 하다. 50~60cm의 자그마한 크기에 팔도 없이 앙상한 모습에 실망할 수도 있다. 그러나 자금성과 경복궁을 크기만으로 비교할 수 없듯이, 한양릉의 도용 역시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다. 시안을 찾는 이들에게 병마용뿐 아니라 한양릉도 꼭 방문해 볼 것을 추천한다. 중국의 문화를 꽃피운 한나라 과거의 역사를 공부하는 이유는 그것이 현재에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한나라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진나라를 먼저 알아야 하고, 동시에 한나라와 패권을 다툰 초나라를 알 필요가 있다. 진나라는 아방궁을 비롯해 수도 시엔양에 호화로운 성을 지었을 뿐 아니라, 지상의 궁전과 유사한 규모의 지하궁전도 건설했다. 동시에 북방민족을 막기 위한 만리장성도 축조했다. 진시황릉이 건설되기 시작한 것은 진시황이 즉위한 직후부터이며, 37년 동안 72만명의 인력이 동원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 같은 대규모 공사는 황실의 위엄과 통치력을 확보하는 데 상징적 의미를 갖는다. 그러나 그것이 지나쳐 진시황 사후에 진나라는 곧바로 멸망했다. 진나라의 멸망 후 천하를 얻기 위해 겨룬 이들은 초나라 항우와 한나라 유방이다. 항우는 초반에 우세를 띠었는데, 진나라의 궁전은 물론이고, 병마용갱 등 유산을 모두 불태웠다. 병마용갱은 화재로 인해 내부를 지탱하던 기둥이 소실되면서 함몰됐고, 병마용 역시 심하게 훼손됐다. 다만 도굴의 화를 면할 수 있었던 것은 이 덕분이다. 지금도 병마용갱 박물관에 가면 병마용을 복원하는 작업이 한 쪽에서 계속되고 있으며, 대부분의 병마용은 균열된 자국이 보인다. 일부는 복원하지 못한 것도 있다. 후학자들이 유방이 승리한 이유를 분석하는 데 있어, 평민 출신의 유방이 백성의 고초를 알았기 때문이라는 점을 주목한다. 때문에 한나라 왕조 역시 되도록 백성들의 고충을 덜어 주는 데 항상 주의를 기울였다. 한양릉에서 발견된 부장품들을 살펴보면 대부분이 실제 크기의 3분의 1 또는 4분의 1 크기로 제작돼 있다. 이는 실물 크기로 제작할 경우 백성의 고충이 너무 크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또한 황후의 능과 합장하고 있으며, 다른 왕조와 비교해 소박함이 느껴진다. 또 하나 눈에 띄는 특징은 무희나 악사 등 문예와 관련된 도용이 많다는 점이다. 병마용도 일부 있기는 하지만 대체로 황궁에서 필요로 하는 요소에 예인이 많이 포함돼 있다. 특히 한나라 시대의 무용은 궁정 의전에 있어 중요한 위치를 차지했다. 이에 따라 전문 악부가 민간 무용을 비롯해 고대의 의전 무용 등을 광범위하게 수집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에는 서역과 서남 소수민족의 무용 또한 포함돼 있었고, 감정과 예술을 결합시키는 데 대해 관심이 높았다. 사람 도용 외에 동물 도용도 다양하다. 흥미로운 것으로 개보다 작은 크기의 돼지가 있다. 이 돼지는 쓰촨(四川) 지역 등의 토종 품종으로 육질이 훨씬 쫄깃쫄깃하고 맛있다고 한다. 이렇듯 한양릉에서는 궁의 의장군대뿐 아니라 생활용구 등 당시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부장품이 다수 발굴됐다. ◈ 2011시안세계원예박람회는? 211시안세계원예박람회 (International Horticultural Exposition 2011 Xi’an, China)가 4월28일부터 10월22일까지 178일 동안 시안시 찬바 생태구에서 진행된다. 박람회 주제는 ‘천인장안(天人長安), 창의자연(創意自然)-도시와 자연의 화합 공생’이다. 장안은 시안의 옛 명칭인 동시에 ‘국가번영과 평안의 상징’이다. 마스코트는 시안의 시화인 석류를 형상화한 ‘장안화’다. 중국은 1999년에 쿤밍, 2006년 선양에서 세계원예박람회를 개최한 바 있다. 418만 평방미터의 부지에 장안탑, 창의관, 자연관, 광운문 등 주요 건축물과 5곳의 테마경관으로 구성돼 있다. 한국관은 정자와 연못으로 이뤄진 우리 정원을 조성했다. 정자의 이름은 순천정이다. 조선관은 한옥의 양식과 사뭇 다른 모습의 조선가옥을 선보이고 있다. 언뜻 한옥처럼 보이지만 용마루 끝과 처마 끝에 장식하는 십장생 동물의 형상인 ‘어처구니’가 없는 점이 눈에 띈다. 조선관 내부에는 김정일화를 전시할 예정이다. 입장료 일반표 100위안(한화 1만8,000원), 지정일표 150위안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위 기사는 기사콘텐츠 교류 제휴매체인 한국여행신문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에 관한 모든 법적인 권한과 책임은 한국여행신문에 있습니다.
  • 홀대받는 부성애를 변호하다

    홀대받는 부성애를 변호하다

    “내가 네 아버지다.” 영화 ‘스타워즈’ 시리즈를 통틀어 가장 유명한 대사다. ‘악의 상징’ 다스 베이더가 젊은 주인공 스카이워커와 광선검을 챙챙거리며 싸우다가 내뱉는 말이다. 그 말을 듣고 스카이워커는 절규하듯 외친다. “아냐, 아냐, 그럴 리 없어.” 아버지라는 존재 자체가 자식에게 부정될 수밖에 없는, 극복의 대상임을 새삼 상기시켜주는 장면이다. 그럼에도 영화 속에서 다스 베이더는 결국 자신의 죽음으로 아들을 구하는 ‘어쩔 수 없는 부성애’를 확인시켜 준다. 아버지의 숙명과도 같은, 슬픈 현실이다. 현실에서는 ‘엄마 열풍’이 거세다. ‘가정의 달’ 5월을 맞아 이 바람은 더욱 극심하다. 한데, 아버지에 대한 애틋함은 쉽게 표현되지 않는다. 10여년 전, 외환위기 때 가정과 사회에서 내팽개쳐진 아버지의 존재가 조명받으며 눈시울을 적시게 만들었지만 거기까지였다. 자식을 낳아 기르는 정성과 책임의 측면에서 어머니·아버지가 따로 없을 터인 데도 모성애에 비해 부성애는 인류사에서 아주 오래 전부터 ‘홀대’돼 왔다. 미국 인류학자인 피터 그레이와 커미트 앤더슨은 홀대받는 아버지의 존재를 비교생물학적 연구 방법, 진화학적 관점 등으로 접근하며 그 실체의 복합적 진실을 찾고자 했다. 두 사람이 함께 쓴 ‘아버지의 탄생’(한상연 옮김, 초록물고기 펴냄)은 아버지에 대한 일종의 ‘종합 보고서’다. 아버지가 어머니와 다름을, 그래서 자식을 대하는 행동도 다를 수밖에 없음에 대해 꼼꼼히 들여다보고 입증해 간다. 물론 그렇다고해서 섣불리 동정심을 유발하거나 위로하려 하지도 않고, 잘 드러나지 않는 아버지의 보살핌을 이론적으로 옹호하려 하지도 않는다. 다만, 아버지를 이해하기 위해 다양한 틀거리를 동원한다. 인류의 진화 과정 속 아버지의 생물학적 기원, 포유류 등 다른 종 수컷과의 비교 연구, 어머니와의 유전적 차이, 사회적 환경 변화, 심리학적 요인, 아버지 되기 전후의 성적 변화 등 아버지에 대해 입체적으로 고찰하고 탐구하는 것. 부성이 발현될 수 있는 아버지의 형태에 대해서도 다양하게 살펴보고 있다. 우선 생물학적인 수컷, 암컷 사이의 성차(性差)에 주목한다. 이를 위해 영장류의 진화론적 암수 관계 변화부터 끄집어낸다. 대부분 수컷 포유류의 새끼에 대한 투자는 원칙적으로 사정하는 순간에 끝난다 해도 이상할 게 없는 반면, 암컷 포유류는 임신하는 동안, 그리고 새끼를 낳은 뒤에도 젖을 먹이며 보살핀다. 남녀 간에 이미 양육의 차이를 내재하고 있다는 예시다. 시대적으로, 문화적으로 서로 다른 부분은 있지만 ‘인간 아버지’, 특히 현대 사회의 인간 아버지는 사회활동에 대한 개인적 성취 욕구와 별도로, 아버지로서의 직접적 보살핌(안아주기, 씻겨주기, 함께 놀아주기 등)과 함께 경제적 지원(양육비, 교육비 등)이 다중적으로 겹치면서 그 속에서 힘겨워한다고 얘기한다. 전 세계 아버지의 보살핌 형태에 대한 비교문화적 분석도 흥미롭다. 원예농업과 수렵채집을 병행하는 아마존강 유역 야노마미족 아버지는 대단히 호전적이지만 아내가 집안 일을 하는 동안 15~30분 동안 자식을 안고 뽀뽀하거나 볼을 부빈다. 케냐의 반농반목 부족인 킵시기스 족의 아버지는 어린 동생을 돌봐줄 또 다른 자식이 있으면 양육에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는다. 또한 미국의 아버지는 자식이 어릴 때는 많은 시간과 공을 들여 적극적으로 보살피지만 자식이 커 가면서 그 시간을 줄여 간다. 이에 반해 트리니다드의 아버지는 자식이 영유아기이거나 사춘기일 때보다 성인이 될 무렵, 성인이 된 이후 더욱 활발한 상호작용을 한다. 연구 결과를 전체적으로 보면 다분히 생물학적인 관점에서 접근하기 때문에 사회학적인 현상 속에서 직접적 공감 및 개인적 위로를 얻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실체적이면서 복합적으로 아버지라는 존재에 접근할 수 있으며, ‘아버지됨’에 대한 의미를 생각할 수 있는 효율적인 통로가 될 수 있음은 분명하다. 2만 2000원.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사설] 이번엔 상아 밀수… 끝없는 외교관들의 일탈

    외교관들의 일탈을 언제까지 지켜봐야 하나. 장관 딸 특채파동, 상하이스캔들, 자유무역협정(FTA) 번역 오류 등 트러블 메이커가 된 외교통상부가 이번엔 현직 외교관의 상아 밀반입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박윤준 전 코트디부아르 대사가 얼마전 이삿짐 화물에 상아 16개를 숨겨 들여오다 적발된 어처구니없는 사건이 벌어졌다. 나라를 대표하는 대사가 국제적으로 거래가 금지된 상아를 무더기로 들여오다 발각됐으니 망신도 이런 망신이 없다. 박 전 대사는 현지인이 짐을 싸 나는 모르는 일이라며 둘러대기 바쁘다. 하지만 변명의 여지가 없다. 60㎏이나 되는 그 많은 상아를 가져오며 몰랐다느니 선물이니 하는 것 자체가 국민 우롱이다. 그가 귀국할 무렵 코트디부아르는 교민의 안전마저 위협받는 내전 상황이었다. 그런 와중에 이런 불법을 저질렀다니 공분(公憤)을 사고도 남을 일이다. 김성환 외교부 장관도 지적했듯 뒤에서 다른 방식으로 해결하려 해서는 안 된다. 철저한 검찰 조사를 통해 일벌백계로 다스려야 한다. 밀수 혐의로 조사받는 첫 외교관이 된 당사자로서는 처벌을 떠나 스스로 물러나는 게 그나마 공직생활의 명예를 지키는 길이다. 외교부는 스캔들이 터질 때마다 복무기강 점검이니 뭐니 법석을 떨었다. 최근엔 재외 공관의 기강을 다잡는다며 ‘평가전담대사’까지 신설했다. 공관장 업무에 대한 평가와 경쟁시스템을 통해 우리 외교의 경쟁력을 높이고 대국민 서비스를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제도도 개인의 의식개혁 없이는 빛을 발할 수 없다. 나라의 격을 사정없이 무너뜨린 잇단 외교 추문과 일탈은 외교부의 자정능력마저 의심케 한다. 문제가 생길 때마다 강조하는 말이지만 뼈저린 자기반성을 통해 거듭나야 한다. ‘나는 뭐하는 사람인가.’ 대한민국 외교관들은 이제 이렇게 스스로에게 물어보며 하루를 시작해야 할 판이다.
  • [생명의 窓] 별은 마음에서도 떠오른다/성전 남해 용문사 주지

    [생명의 窓] 별은 마음에서도 떠오른다/성전 남해 용문사 주지

    산 빛이 고운 계절이다. 봄날 산 빛을 대하고 있으면 마음에 감미로운 음악이 흐른다. 창 너머 보이는 산 빛을 따라 나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인다. 춤인 듯 아닌 듯, 끄덕이는 고갯짓에 마음이 다 흥겨워진다. 이제 부처님 오신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이 세상의 모든 것들이 가장 여리게 미소 짓는 계절에 그는 꽃비를 맞으며 오셨다. 그래서 부처님의 미소를 바라보고 있으면 꽃들의 향기가 나는 것만 같다. 모든 것을 다 아는 듯 그리고 모든 것에 만족한다는 듯 부처님은 그렇게 미소 짓고 계신다. 부처님 오신 날을 준비하며 산길 멀리 마을까지 등을 달았다. 신도들과 함께 마음을 모아 등을 다는 일은 즐거웠다. 위대한 성인의 탄생을 경축하는 우리들의 작은 정성은 봄바람처럼 향긋했다. 등을 달고 밤에는 점등식을 했다. 도시에서 온 사람들과 함께 등불을 밝힌 산길을 석가모니불 정근을 하며 걸었다. 어둠이 내린 숲에 등불은 마치 별처럼 고왔다. 하늘엔 별이 빛나고, 숲길엔 등불이 불 밝히고, 석가모니불 정근을 하며 걷는 우리들의 마음에는 ‘마음의 별’이 새롭게 뜨고 있었다. 청정한 마음에만 뜨는 별을 우리는 그 순간 모두가 다 볼 수 있었다. 빛보다 빠른 번뇌의 행적만 가득했던 마음속에서 별을 발견한다는 것은 얼마나 신기한 일인가. 나는 사람들에게 말했다. 마음에 하늘의 별을 그려 놓으라고. 그리고 그 별이 마음속에서 선명하게 보일 때까지 집중하라고. 별이 보이느냐고 물었을 때 사람들은 이구동성으로 “예.”라고 크게 소리쳤다. 나는 그 별의 이름은 ‘마음의 별’이라고 말해 주었다. 별이 어찌 밤하늘에서만 뜨겠는가. 별은 내가 사는 동네 바닷가에서도 뜨고, 또 우리들의 마음에서도 떠오른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 우리는 언제나 별을 맞이하기 위해서 고운 마음으로 살아갈는지도 모른다. 날마다 별을 떠올리기 위해 날마다 흐린 마음을 닦는다면 그것은 진정 아름답게 사는 일일 것이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몇번이나 이렇게 맑은 마음의 순간과 마주할 수 있을까. 사는 것이 바빠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면 맑은 마음의 순간과는 마주할 수가 없다. 적어도 이런 맑은 마음은 집착을 버리고 한가로움을 얻은 사람에게만 가능한 일이다. 어느 날 한 스님이 조주 선사를 찾아와 물었다. “하루 24시간 동안 어떻게 마음을 써야 합니까?” 조주 선사는 답했다. “그대는 24시간의 부림을 받지만 나는 24시간을 부리고 있다네. 그대는 어떤 시간을 말하는가?” 집착하면 시간의 부림을 받지만, 집착을 버리면 우리는 시간을 부리고 살 수가 있다. 쫓기며 사는 사람들은 마음에 흐린 구름만 더 얹을 뿐이다. 구름 가득한 마음에서 어떻게 별을 떠올릴 수가 있겠는가. 집착하면 마음의 장난을 벗어날 수가 없다. “마음이란 실로 변덕스럽고 요사스러워 이를 보호하고 다스리기는 매우 어렵다. 지혜로운 사람만이 그것을 다스려 바르게 한다. 마치 화살 만드는 사람이 굽은 화살을 펴듯이.” 부처님은 마음을 이렇게 말씀하고 계신다. 수시로 구름 끼고, 수시로 천둥 치는 마음에서 어떻게 맑은 마음을 만나는 것이 쉬운 일이겠는가. 집착하며 사는 것은 기와를 갈아 거울을 만들려는 것과 같이 어리석은 일일 뿐이다. 길을 걸을 때 나는 목적지를 생각하지 않는다. 목적지를 생각하면 내가 걷는 한 걸음 한 걸음이 너무 작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걷고 있는 한 걸음이 전부라고 생각하면 먼 목적지가 주는 압박감을 떨칠 수가 있다. 이렇게 과정이 전부가 되는 삶은 우리를 집착으로부터 자유롭게 한다. 부처는 우리 생명의 본래 모습을 구현한 사람이다. 우리와 부처의 차이는 무엇일까. 그것은 집착이다. 새벽에 별을 보고 깨달은 부처는 단순히 하늘의 별만을 본 것이 아니다. 마음의 별까지도 그는 함께 본 것이다. 석가모니불, 석가모니불. 산길을 걷는 우리들의 마음에도 그런 별이 떠오르는 것을 느끼는 것은 이제 곧 부처님 오신 날이기 때문일까. 별은 이렇게 마음에서도 떠오른다.
  • [열린세상] 사생활 털기와 집단감성의 사회/조화순 연세대 정치외교학 교수

    [열린세상] 사생활 털기와 집단감성의 사회/조화순 연세대 정치외교학 교수

    서태지와 이지아의 비밀 결혼과 이혼 소식은 지난 한 주간 모든 미디어와 인터넷을 들끓게 한 이야깃거리였다. 두 사람의 소송 소식이 알려짐과 동시에 이들의 사생활 정보가 언론과 네티즌에 의해 빠른 속도로 밝혀지고 또 퍼져 나갔다. 두 사람이 미국에서 작성한 이혼 서류를 찾아낼 정도로 네티즌들의 정보 검색은 치밀하고 또 집요했다. 그리고 이제 사람들의 관심은 이들의 사생활 정보를 캐내는 것을 넘어 두 사람에 대한 대중적인 재판으로 옮겨 가고 있다. 사생활 털기와 여론재판은 타인의 사생활을 엿보고자 하는 대중의 욕망을 보여 주고 있을 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를 움직이는 집단적 여론 몰이를 실감하게 한다. 정보기술의 발달로 정보의 투명한 공개에 대한 요구와 공공의 문제에 대한 의견 표출이 날로 늘어나고 있다. 4대강 개발, 행정수도 이전 문제, 미국산 쇠고기 수입과 같은 주요 정책 사안에서 연예인의 사생활 털기까지 정보의 공유와 전파, 확산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정보 공개는 우리 사회의 투명성을 증가시키고 국민의 알 권리를 보장할 뿐만 아니라 개인의 힘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들을 사회의 구성원들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여 함께 해결할 방법을 찾게 도와준다. 그런데 타인의 사생활을 무차별적으로 폭로하고 이에 대해 공격적인 표현들을 쏟아 내는 우리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익명성의 뒤에서 행해지는 집단적 폭력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악의적인 루머가 인터넷에 퍼지면 개인의 평판에 대한 피해는 막대하지만 사후의 어떠한 조치로도 한번 일어난 피해를 되돌리기는 힘들다. 게다가 인터넷에서는 거짓 정보나 선정적인 정보, 개인의 사생활과 관련된 정보가 일반적인 정보보다 더 빨리 확산되는 경향이 있다. 인터넷을 통해 모두가 연결된 오늘날의 정보사회는 개인이 사회에 가져올 수 있는 변화의 폭을 넓혀 주었지만 반대 급부로 사적인 공간을 폭로와 집단 여론 몰이에 그대로 노출시켰다. 신기술과 함께 주어진 정보의 무한한 활용 능력이 도리어 한 인간의 삶과 자유 그리고 사회의 질서에 대한 잠재적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공동체의 문제를 공평하게 다루기 위해 만든 법과 제도가 집단적 감성에 의해 형성된 여론에 밀려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은 우리 사회가 이러한 위협을 적절하게 다루지 못하고 있다는 징후다. 그리고 이미 인류는 대중의 익명성과 집단의 미명 아래 행해졌던 반지성적 집단 행위가 불러일으킨 참화를 너무나 잘 알고 있지 않은가. 지난 20세기를 ‘극단의 세기’로 몰고 갔던 나치즘, 파시즘, 문화대혁명 같은 역사적 사건들은 집단의 광기가 정치지도자에 의해 어떻게 동원되고 악용될 수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 주었다. 안타깝게도 이러한 위험성은 21세기에도 사라지지 않았으며, 정보기술의 발달은 우리 사회를 집단의 감성을 조작하고 이용하려는 악의적 유혹에 한층 더 취약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인터넷을 통한 사생활 폭로와 여론 몰이의 잔혹함을 경험하고 있는 우리 사회도 사적 정보의 노출과 관련된 문제를 점차 인식해 나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애플이 스마트폰에 개인들의 위치 정보를 저장하고 이를 다시 자신들의 서버로 수집한다는 사실과 현대캐피탈의 고객 정보가 유출된 사실이 알려지자 이에 대한 큰 비판과 우려가 제기됐다. 타인의 사생활을 캐내고자 하는 욕구와 자신의 사생활을 가리고자 하는 상반된 욕구가 공존하는 상황이 현재 우리 사회의 자화상이다. 그렇다면 이제 남은 문제는 인간의 자연스러운 본능과 감정적 집단행동을 어떻게 다스릴 것인가이다. 지혜의 주체여야 할 대중이 집단적 광기에 매몰된 군중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인간 본성에 내재된 본능과 욕구가 긍정적으로 발현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 이는 우리 사회가 인간의 기본적 권리와 사생활을 보호하는 제도적·문화적 토양을 기반으로 정보 활용의 공간을 기획할 때 가능할 것이다.
  • [문화마당] 외규장각 도서의 대여와 정신의 반환/신동호 시인

    [문화마당] 외규장각 도서의 대여와 정신의 반환/신동호 시인

    왕실이나 국가 주요 행사의 내용을 정리한 의궤(儀軌)가 창고에 던져졌을 때 조선의 왕운도 기울고 있었다. 단지 외규장각이 불타고 도서가 침탈당한 건 아니다. 그때 ‘홍익인간‘이 불타고 예(禮)가 바다를 건너갔는지 모른다. 그러나 프랑스 국립도서관 창고는 조선의 예를 담기에 비좁고 어두웠다. 얼마나 많은 눈물을 흘리며 돌아갈 날을 기다렸을까. 500년을 켜켜이 쌓은 나라의 법도와 조선성리학의 정신은 넓고도 견고했으니 갑갑했으리라. 왕은 의궤를 읽고 또 읽으며 백성을 생각하고 예를 다하여야 했다. 왕이 그 지독한 법도를 따를 때 백성들은 비로소 스스로를 반추할 거울이 생기는 법이다. 잊었으리라. 남대문은 불탔다. 2008년이었다. 나라 전체가 화(火)에 휩싸였다. 예고된 일이었다. 가속이 붙은 물질만능을 제어할 브레이크 장치가 부족했다. 투기와 개발이 미화되었고, 미덕과 가난은 천대받았다. 어머니는 아들에게 ‘약게 살라.’고 가르쳤다. 그저 생활전선에서 싸워야 했던 아버지는 대화를 잃었고 가정교육에 소홀했다. 부자로 만들어 주겠다는 지도자가 선거에 당선되었다. 부덕이 부덕을 낳았다. 모두의 마음속에서 꿈틀대는 선(善)이 있었지만 행할 기회가 없었다. 양보는 거듭될수록 무능으로 낙인찍혔다. 끼어드는 차량을 향해 욕을 내뱉는 자신을 발견하고도 어느새 무감각했다. 윤리를 반추할 거울이 없었으니 국보1호는 불탔다. 우리 현대사에 화를 도닥였던 시절이 없었던 건 아니다. 민주화에 대한 헌신은 권위주의와 부딪치며 화를 다스렸다. 정치가 행하지 못한 윤리를 재야와 민간, 종교에서 대신했다. 장준하·문익환·김수환 등 지금은 잊혀 가는 이름들, 그들로 인해 도덕이 목숨을 부지했다. 가혹한 희생은 화를 잠재우는 과정이었다. 4·19의 김주열, 청계천의 전태일, 5·18의 광주시민 등 많은 이들의 희생으로 개개인 마음속에 불타던 화가 진화됐다. 예측할 수 없는, 이유 없는, 혹은 잔인한 행동이 도덕과 정의 앞에 무릎 꿇었던 시절이었다. 미덕이 칭송받고 양보와 희생에 예를 다하던 시절이 우리에게 없었던 것은 결코 아니다. 서양이 동양을 배우려 한다는 얘기도 들린다. 자본주의조차 도덕과 정의, 공익을 끌어들인다. ‘각자의 이익을 추구하는 것이 결국 전체의 복리를 증진시킨다.’고 말한 애덤 스미스, 그가 윤리학자였다는 것을 새삼 들춰낸다. 그가 주장한 분업과 협업, 공정한 교환과 이윤이 이야기될 때 동양의 도덕과 정의는 지구를 반 바퀴 돌아 서양에서 실현되는 듯하다. 우리의 예가 향교에서 먼지를 뒤집어쓰고 있을 때 저 멀리 프랑스에서 울고 있는 의궤와 논어집주(주희가 엮은 논어의 주석들)의 안간힘이 느껴진다. 인간에 대한, 사회에 대한, 역사에 대한, 아주 작은 일들과 초라해 보이는 것들과 소수인 것들에 대한 예는 과연 어디에 있는가. 병인양요 때 프랑스가 강탈한 외규장각 도서 297권 가운데 1차분 75권이 돌아왔다. 145년 만이다. 정확히 말하면 대여되었다. 여전히 우리 문화재로 등록할 수도 없으며, 연구를 위한 대여와 전시도 프랑스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도서에 담긴 정신까지 대여가 되는 건 아닌지 걱정스럽다. 정부는 아직 돌려받아야 할 것이 많다는 이유로 환영 행사를 자제하고 있으나 문화재 환수가 갖고 있는 진정한 의미를 되새기고 있는지는 의심스럽다. 외규장각 도서의 반환은 단지 국가유물의 소유 이전 문제가 아니다. 조선이 꿈꿔온 예의 나라를 되찾는 일이다. 조선은 끊임없이 기록했고 기록을 통해 후대가 그 이상을 되새기길 원했다. 대장금도, 다모도, 조선명탐정도 우리는 조선왕조실록을 통해 만났다. 의궤에 소상히 새겨진 왕실과 국가의 예를 통해 우리가 다시 만나야 할 것들은 제국주의 침탈로 피폐되었던 세계사의 반성이며 다가올 시대의 공정성이다. 또 개인에게는 선을, 국가는 민간에 신세 졌던 윤리를 비로소 실천할 계기점이다. 이것이 반환받아야 할 우리의 정신이며 오히려 프랑스에 대여해 줘야 할 것이 아닌가.
  • “조전혁 의원은 짐승”…개그맨 노정렬, 선고유예

    “조전혁 의원은 짐승”…개그맨 노정렬, 선고유예

     한나라당 조전혁 의원을 동물에 비유한 혐의(모욕)로 기소돼 1심에서 벌금 50만원을 선고받은 개그맨 노정렬씨가 2심에서 선고유예 판결을 받았다.  서울남부지법 제2형사부(부장판사 이성구)는 19일 1심에서 노씨에게 벌금 5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벌금 50만원 형을 선고유예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조 의원이 일정 정도 사회적 비판을 감수해야 하는 공인 신분이라고 하나 피해자를 개·소 등 동물에 빗댄 것은 공인이기 이전에 자연인으로서 가지는 본질적인 인격권을 침해한 것”이라며 “피고인의 표현이 극단적인 탓에 유죄를 선고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피해자가 실정법에서 금지한 전교조 명단을 공개해 물의를 빚은 당시 상황과 피고인이 모욕발언을 한 경위 및 발언의 내용 등을 고려할 때 엄하게 다스리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선고유예 이유를 설명했다.  노씨는 지난해 5월16일 전교조가 주최한 전국교사대회에서 “조전혁 의원의 별명이 초저녁·애저녁이라고 한다. 애저녁에 글러먹었기 때문이다.”, “조 의원이 뜨긴 떴다. 얼굴이 누렇게 떴다.”고 비난했다.  노씨는 사회자가 “명예훼손을 조심해야 한다.”고 하자 “명예훼손은 사람에게 해당하는 것이지 훼손될 명예가 없는 개나 짐승, 소는 명예훼손의 대상이 아니다.”라고 발언해 모욕 혐의로 기소됐다.  노씨는 “재판부가 최대한의 배려를 해준 것으로 본다. 이 정도면 판정승 정도는 한 것 같다.”며 판결에 승복하겠다고 밝혔다.   노씨는 서울대 신문학과를 졸업하고 행정고시에 합격해 공직생활을 했으나 1년만에 사직하고 1996년 MBC 공채 7기 개그맨으로 데뷔했다.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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