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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성전용선거구’ 무산 위기

    ‘여성전용 선거구제’가 위헌 논란 끝에 국회 정치개혁특위에서 무산될 위기에 놓였다. 정개특위는 활동시한 마지막날인 19일 간사회의와 전체회의를 잇달아 열고 의원정수와 지역구 의원수 등을 놓고 절충을 벌였으나 합의한 도출에 실패,벌써 네 번째 시한연장을 해야 할 판이다.이런 가운데 4당 간사들은 사실상 여성전용선거구는 아예 논외로 해 사실상 ‘물 건너 간’ 것으로 간주했다. 정개특위 한 수석전문위원은 “선거법 개정안이 법사위로 넘어갔을 때 위헌 소지 때문에 통과가 불가능할 것”이라며 “사실상 무산됐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열린우리당 간사인 천정배 의원은 여성전용선거구제의 문제점을 지적한 뒤 “여성 확대 취지를 살리려면 비례대표를 늘리면 될 것”이라며 비례대표 의원 13명 증원을 요구했다. 이는 야3당이 전날 선거구획정위를 통해 지역구 의원을 13명(자민련은 14명 주장)이나 늘리려는 데 대해 열린우리당이 반발하면서 맞불을 놓은 것이기도 하다.천 의원은 지역구 13명 증원을 받는 대신 비례대표도 같은 수만큼 늘려 전체 의원정수를 299명으로 할 것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이에 대해 야3당 간사들은 273명 정원을 유지한 채 지역구 13명을 늘리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고 보고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지만 각 당 지도부는 의원정수 확대가 국민들에게 비칠 이미지를 고려하면서 확답하지 않았다.한나라당과 민주당의 공식 당론은 여성전용 선거구가 안되면 273명 정수를 고수하는 것이다. 한나라당 오세훈 의원은 이날 열린 의원총회에 ‘13+13’안을 들고 갔으나 퇴짜 맞았다.같은 당 한 관계자는 “열린우리당이 당론으로 가져오면 받아들일지도 모른다.”며 정수확대 책임을 열린우리당에 뒤집어 씌우겠다는 속내를 드러냈다.어차피 합의가 안 되면 표결로 갈 것이란 기대 속에 시간은 다수당에 유리하다는 계산이다. 한편 총선여성연대 등 시민단체들은 이날 국회에서 성명을 내고 “여성전용선거구가 안 되면 여성을 50% 할당하는 비례대표를 확대하라.”고 촉구했다.정개특위는 국회의장에게 활동시한 연장을 요청했다. 박정경 박록삼기자 youngtan@˝
  • [월드이슈-히잡금지와 문명충돌] '이슬람 머리수건’ 논란 일파만파

    프랑스 하원이 지난 10일 이슬람 여성들의 머리수건 등 종교적 상징물을 착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안을 압도적인 표차로 가결한데 이어 다음달 2일 상원에서도 이 법안이 통과될 것으로 예상돼 프랑스에서 이슬람 머리수건 등 종교적 상징물의 교내 착용을 금지하는 법 제정은 기정사실화됐다. 이에 대해 이슬람권이 크게 반발하고 있는 가운데 머리수건 논쟁은 프랑스 국경을 넘어 문명 충돌 경향까지 띠면서 유럽 전역으로 확대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파리 함혜리특파원|프랑스 정부가 공화국 정신을 바탕으로 한 ‘정교분리’ 원칙을 고수하기 위해 제정하려는 이 법에 대해 이슬람 사회에서는 이슬람 혐오증의 표출이며,명백한 종교 및 인권 탄압이라며 연일 격렬한 시위에 나서고 있다.이런 가운데 벨기에와 독일에서도 일부 보수파 정치인들이 이와 유사한 법을 제안했다. 다른 한편으로 머리수건 문제는 성차별 논쟁으로까지 비화되는 양상이다. ●모호한 기준,되풀이되는 논쟁 프랑스는 ‘비종교성(세속주의)’의 원칙에 따라 지난 1904년 2500개의 종교 교육기관을 폐교한데 이어 1905년 법을 제정,학교나 기타 공공기관에서 종교적 상징물 착용을 원칙적으로 금지해 왔다.학교를 종교로부터 자유롭고,중립적인 장소로 유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제정된 이 법은 그러나 종교 상징물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이 모호해 이슬람교 여학생들의 머리 수건 착용이 문제가 될 때마다 혼란이 끊이지 않았다.머리수건을 착용한 터키 여학생 4명이 퇴학처분됐던 1994년 이후 머리수건과 관련해 100여건의 퇴학조치가 취해졌지만 절반 이상이 법원에 의해 취소됐다. ●국민 70%가 지지 지금까지 문제를 애써 무마하는데 급급해 왔던 프랑스 정부가 국내 외의 반대여론에도 불구하고 법 제정을 강행하는 이유는 복합적이다.가장 큰 이유는 예방차원에서다.프랑스는 최근 아프가니스탄 전쟁,9·11 테러,이라크 전쟁 등으로 인종 및 종교간 긴장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학교가 종교 갈등의 무대로 변질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학교를 종교로부터 중립적인 공간으로 보존해야 한다는 정부의 입장은 보수적 성향이 강한 프랑스 국민들로부터 설득력을 얻고 있다.프랑스 국민의 70%는 법 제정에 공감하고 있다. 법 제정이 이슬람교도 등 이민족의 프랑스 동화를 가속화하기 위한 수단이기도 하다.프랑스에 거주하는 이슬람교도는 약 500만명에 이른다.이들 중 4분의 3은 1970∼80년대 모로코 튀지니 알제리 등 북아프리카 국가에서 이민한 사람들과 그들의 2·3세들이다.대부분 대도시 외곽의 이민자 집단 거주지에서 살며 그들만의 종교과 언어,문화를 고집하고 있다. 앞으로 다가오는 지방선거와 총선,대선 등 정치적인 일정을 앞두고 우파 정부가 극우파와 잠재적인 보수주의자들의 지지를 확보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부정적인 효과 우려 이에 대해 프랑스 국내외의 이슬람 사회와 인권단체,기독교계,지식인 층에서는 “이 법이 문제의 본질을 왜곡시키고 있으며,종교·인종 갈등을 심화시킨다.”며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 프랑스 이슬람교평의회(CFCM)와 프랑스 이슬람단체연합(UOIF),전국이슬람여성연대(LNFM) 등 이슬람교 관련 단체들은 “머리 수건 착용은 이슬람교의 가르침이며 착용 금지는 양심과 종교의 자유를 침해한 것”이라고 주장했다.사회학자 에드가 모렝은 르 몽드와의 인터뷰에서 “계란을 깨기 위해 도끼를 휘두르고 있는 격으로 머리수건 문제가 과장돼 있다.”며 “법으로 머리수건 착용을 금지하기보다는 이슬람 사회가 프랑스 주류사회에 동화되도록 합리적인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이란출신 작가 겸 저널리스트인 아미르 타헤리는 “2002년 통계에 따르면 프랑스에 180만명의 이슬람 여학생이 있으며,이들 중 머리수건을 쓰고 학교에 다니는 여학생은 2000명에 불과하다.”면서 “머리수건 착용을 금지하는 법은 이슬람 공동체가 안고 있는 근본적인 문제에 대한 치유책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여성단체 “여성 존엄성 위해 금지 마땅” 여성단체에서는 이슬람 여성들의 머리 수건 착용이 남녀 평등 원칙에도 어긋난다며 정부의 입장을 지지하고 있다. 역사학자이자 철학자인 엘리자베드 바당테르는 르 몽드와의 인터뷰에서 “이슬람교 여성들의 머리수건은 남성에 대한 여성의 복종을 상징하는 것”이라며 “종교의 자유라는 이름으로 이를 묵과하는 것은 성평등을 포기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창녀도,하녀도 아닌’이라는 운동을 전개하고 있는 파델라 아마라는 “머리수건은 “여성을 압박하기 위한 도구”라고 말했다. ●새로운 논란의 시작 유럽 인근 국가의 보수주의 성향 정치인들은 프랑스 정부의 이번 법 제정에 고무돼 비슷한 법을 제정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파문이 예상된다. 벨기에의 알랭 데스텍스 상원의원은 “다원적 문화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종교적 갈등이 학교에서 일어나는 것을 예방해야 하며,이슬람교인들이 사회에 통합되고 동등하게 교육받을 수 있도록 도와야 할 의무가 있다.”며 법안을 제안할 것임을 시사했다.독일 서부 헤센주의 다수당인 기독교민주당은 이슬람 관리들의 머리수건 착용을 금지하는 법안을 제안했다. 스위스의 제네바대학과 프라이부르그대학의 이슬람연구 및 철학교수인 타리크 라마단은 “유럽사회는 이슬람 교세의 확장으로 정체성이 와해되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으며,이러한 두려움은 이슬람 혐오증으로 표출되고 있다.”며 “프랑스의 법 제정은 논쟁의 마무리가 아니라 새로운 논쟁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lotus@˝
  • [사설] 청문회, 정략으로 흘러선 안돼

    불법 대선자금과 노무현 대통령 측근비리 의혹을 다루기 위한 국회 법사위 청문회가 예상대로 첫날부터 파행 운영됐다.공정성을 이유로 열린우리당 의원들이 청문회장을 점거하는 바람에 오후에 가까스로 속개됐으나,결국 열린우리당 의원들의 불참으로 ‘반쪽 청문회’가 된 것이다.불법 대선자금과 관련해 한나라당측 증인은 한명도 없다는 열린우리당측 주장은 일리가 있다고 본다. 가뜩이나 시급한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동의안과 이라크 파병 동의안 처리는 무산시킨 반면,한나라당 서청원 의원 석방요구안을 가결시켜 국회에 대한 국민 비난이 어느 때보다 거센 형국이다.다수당의 횡포라는 질타까지 나온다.비난이 쏟아질 것을 뻔히 알면서 강행한 속내에는 여론의 예봉을 청문회로 쏠리게 하려는 정치적 노림수가 개입되어 있다는 얘기까지 들린다. 이번 청문회가 정략싸움으로 흘러서는 안 되는 주요한 이유이다.그렇지 않아도 무려 90여명에 이르는 증인을 사흘동안 신문해야 하는 임기응변식 행태로 제대로 된 청문회를 기약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그러나 첫날 썬앤문 의혹과 관련해서는 그동안 언론에 보도된 검찰진술 내용을 반복 확인하는 형식이어서 맥이 빠지는 분위기가 연출됐다.다시 한번 노 대통령과 측근들의 비리의혹을 국민들에게 각인시키는 효과를 노렸지만 청문회의 효율성에 대한 의문만 더 갖게 하기에 충분했다. 앞으로 청문회 일정이 이틀이나 남아있어 예단은 금물이나,이런 식으로는 국민의 공감을 얻기 어렵다.노 대통령과 측근비리 의혹의 진실을 추궁하고,검찰 수사에 대한 시시비비를 가리는 태도가 필요하다.유리한 증인은 감싸주고,불리한 증인에게는 모욕감을 주는 듯한 신문은 삼가야 할 것이다.청문회는 원래 실정법적 판단보다는 정책적·역사적 현안을 다루는 공개된 민의수렴의 장이다.이번 법사위 청문회가 그동안 국회 청문회의 명성에 오점을 남기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 불법대선자금 청문회/청와대·우리당 격앙

    청와대는 3일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국회 법사위 표결로 ‘불법 대선자금 청문회’를 열기로 한 데 대해 “이성을 상실한 권력남용과 횡포”라며 “이런 청문회는 없었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청와대는 이날 문희상 비서실장 주재로 수석회의를 가진 뒤 윤태영 대변인 명의로 회의결과를 담은 보도자료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청와대는 “90명이 넘는 대상 증인들을 보면 청문회로서 갖춰야 할 형평성 등 최소한의 요건마저 외면한 채 철저히 대통령을 공격하고 모욕하기 위한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고 비판했다.또 “검찰의 독립성과 특검의 엄정한 수사를 방해하고 훼방놓으려는,법을 빙자한 악의적인 수사방해 행위”라면서 “합리성을 상실하고 ‘국정과 대통령 흔들기’의 수단으로 전락한 청문회는 국민의 동의를 받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앞서 유인태 정무수석도 오전 국무회의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다수당의) 횡포”라며 “증인도 일방적으로 선정하고,특검 수사 중인데 너무하는 것 같다.”고 불만을 털어놨다. 한편 열린우리당은 “다수당의만행”이라고 성토한 뒤 청문회 전체 일정을 보이콧하는 문제를 신중히 검토하기로 했다.김근태 원내대표는 “대선자금의 몸통이 ‘차떼기’와 ‘지하주차장’이라는 것을 국민들이 잘 알고 있는데 관련된 증인들은 모조리 묵살한 데 대해 분노한다.”면서 한나라당측과 관련된 증인채택을 촉구했다. 증인으로 채택된 청와대 전·현직 비서관들은 정무수석실과 협의,‘증언거부’ 여부 등에 공동대응하기로 했다. 문소영 김상연기자 symun@
  • 오세훈의원 참회록 요지/“무기력함 부끄럽습니다”

    정치 현실에 정통하지 못하면서 정치를 바꿔보겠다고 덤벼든 무모함이 부끄럽고,잘못된 길을 가는 모습을 보고도 묵인한 무력함이 부끄럽고,어느사이 동화되어간 무감각함이 부끄럽고,미숙한 자기 확신을 진리인 양 착각한 무지함이 부끄럽고,세계관이 다르다는 이유로 내심 무시하고 배척한 편협함이 부끄러우며,부끄러운 자신의 입으로 역사에 공과가 있음을 애써 무시하고 선배들께 감히 용퇴를 요구한 그 용감함이 참으로 부끄럽습니다. 흔들리는 나라를 살리려면 정치를 바로 세워야 하고,정치를 바꾸려면 다수당인 한나라당이 바뀌어야 하고,한나라당을 바꾸려면 사람을 바꾸어야 한다는 조급증 때문이었음을 이해해 주십시오. 누구를 탓하기에 앞서 제 자신이 책임을 져야 할 것이며,조그마한 기득권이라도 버리는 데서 정치개혁이 시작된다고 주장했던 대로 이제 실행하려 합니다.
  • 우리당 의장후보 8명 회견/‘정치개혁’ 한소리 ‘신당노선’ 딴소리

    열린우리당 당권경쟁이 본격화됐다. 8명의 당의장 후보들은 30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합동기자회견을 갖고 본격적인 경선경쟁에 착수했다. ●합종연횡 이뤄질까? 이들은 이날 ‘사즉생(死卽生)’의 각오로 열린우리당을 내년 총선을 통해 원내다수당,제 1당으로 만들겠다며 대의원들의 지지를 호소했다. 주목되는 점은 후보간 합종연횡 여부다.지역이나 계파,성향이 제각각 달라 중도사퇴 뒤 특정후보 지지선언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한 명의 대의원이 2표를 행사할 수 있어 세대·계파·성향·지역별 변수에 따라 합종연횡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김정길 후보는 이날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합동기자회견에서 영·호남 지역대결 구도 가능성에 대해 “나는 지역주의를 타파하자는 입장”이라며 그같은 가능성을 일축한 뒤,“1인2표 투표방식이어서 영남후보에게 한 표를 던지면 나머지 한 표는 호남출신 후보에게 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투표 과정에서의 합종연횡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치열한 상호견제 합동기자회견에서 후보들은 정치개혁에 대해서는 이구동성이었으나 신당 방향에 대해선 제각기 다른 주장을 펴는 등 치열한 신경전을 펼쳤다. 유재건 후보는 ‘1강(强)’으로 꼽히는 정동영 후보를 염두에 둔 듯,“한 사람의 인기보다 당이 살아야 한다.”며 안정을 강조했다.반면 ‘최연소’인 정동영 후보는 “2004년 갑신개혁을 이뤄 야당 ‘앙시앵 레짐’을 패퇴시키고 한국정치의 새 지평을 열겠다.”고 개혁성 부각에 중점을 뒀다. 이부영 후보는 “여러 세력이 모인 ‘레인보 군단’을 넉넉한 리더십으로 끌어가겠다.”고 화합을 이룰 정치력을 은근히 강조했다.장영달 후보는 “백범 정신으로 돌아가 기본부터 충실하게 다지겠다.”고 재야세력의 대표성을 부각시켰다.허운나 후보는 “IT 전문가를 뽑아 코리아 브랜드를 높여야 한다.”며 ‘탈(脫) 정치화’를 주장했고,이미경 후보는 “노사모의 열정을 살려 새 정치를 구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신기남 후보는 “경상도·전라도 따지지 않는 정치를 실현하겠다.”고,김정길 후보는 “동남풍을 일으켜 1987년 양김 분열 이후첫 전국정당을 이끌어 내겠다.”고 ‘지역주의 타파’에 초점을 맞췄다. 박현갑기자 eagleduo@
  • [사설] 책임총리제가 흥정거리인가

    열린우리당 김원기 공동의장이 중대선거구제 또는 도농복합형선거구제를 한나라당이 받아들인다면 내년 총선후 다수당에 총리추천권과 일정 부분 각료제청권을 넘겨주는 책임총리제 도입을 보장하겠다는 제안을 했다고 밝혔다.정작 한나라당측은 “제의받은 바 없다.”고 시큰둥한 반응이며,민주당은 ‘뒷거래 시도’라고 반발하고 있다.김 공동의장의 제안은 시기적으로 부적절한 것은 물론,정치도의나 관행,법적 절차 등 어느 쪽으로 봐도 옳지 않다는 것이 우리의 생각이다. 정당들이 선거법 개정 문제로 대립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 흥정에 가까운 제안은 오해를 불러일으킬 소지가 크다.공론화 과정도 없이 선거를 앞둔 시점에 느닷없이 권력구조 문제를 들고 나오는 것은 총선에서 좀 더 의석을 확보하겠다는 정략적 발상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또 열린우리당이 전제로 내세운 도농복합선거구제나 중대선거구제가 지역구도를 완화시킨다는 보장도 없다.열린우리당이 소수니까 제1당인 한나라당과 이해를 맞춰 세를 불려보겠다는 불순한 의도라는 지적을 받아도 할 말이 없을 것이다.게다가 총선에서 한나라당이 제1당이 된다는 보장도 없는 상황이 아닌가. 열린우리당의 제안 방법에도 문제가 있다.권력구조 문제에 대한 논의는 투명하고 정당한 절차를 거쳐야 하는 사안이다.열린우리당이 밀실에서 한나라당에 제안하고 결정할 일이 아닌 것이다.과거 밀실에서 내각제를 합의했지만 정당한 절차를 무시했기 때문에 무산된 전례도 있다.책임총리제 도입 같은 중대한 사안은 대통령과 정당대표,국회의장 등 정치지도층이 모여 토론하고 국민의 공감대가 형성됐을 때나 가능한 일이다.그런 점에서 열린우리당의 발상과 행동은 실망스러운 일이다. 열린우리당이나 청와대측은 이런 정략적 제안을 즉각 거둬들이고 국민의 뜻에 부합하는 정치개혁에 힘을 쏟아야 할 것이다.책임총리제 도입 문제는 정치개혁과 총선 결과가 나온 뒤 거론해도 늦지 않다.
  • ‘책임총리제 문서보장’ 논란

    열린우리당 김원기 상임의장의 ‘책임총리제 문서보장’거론이 정치권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야당은 “처음듣는 얘기”(한나라당),“밀실야합이다.”(민주당)등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우리당내에서도 “당론을 중대선거구제에서 소선거구제로 바꾼 데다 선거구획정문제로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마당에 왜 이런 실현불가능한 얘기를 끄집어냈는지 모르겠다.”는 비판이 나왔다. 김 의장은 26일 중대선거구제나 도농복합형 선거구제를 한나라당이 수용할 경우,내년 총선 뒤 다수당에 총리추천권과 일정 범위의 각료 제청권을 넘겨주는 책임총리제 도입을 대통령의 문서나 기자회견 등의 형식으로 보장한다는 입장을 한나라당에 전달했다는 관측에 대해 “사실이다.”고 시인했다. 김 의장은 오전 확대간부회의에서 “지난 16일 내가 도농복합선거구제 제안 기자회견 이후 한나라당 ‘중요한 사람’과 개별접촉 과정에서 한나라당측에서 ‘대통령이 약속을 안지키면 어떻게 하느냐.’고 의심해와 내가 이같은 제안을 우리당측 인사를 통해 밝혔다.”고 말했다. 이와관련,정동채 홍보위원장은 “지역장벽을 무너뜨리는 제도도입을 전제로 한 책임총리제 도입 제안에 한나라당이 분권형 대통령제 개헌을 하자고 주장해 권력나눠먹기식의 야합인 개헌은 할 수 없다고 했다.”며 “지금 우리 당론은 현행 국회의원정수를 유지하는 소선거구제이지만 김 의장의 제안은 유효한 상태”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뒷거래 시도’라며 강도높게 비판하고 나섰다.김경재 상임중앙위원은 “정치개혁이니 뭐니 해서 정개특위에 가서 몸으로 막고 순수한 것처럼 하지만 무엇때문에 그러는지는 다 알고 있는 사실”이라며 “그렇게 뒷거래를 시도했다면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한나라당 홍사덕 원내총무와 이재오 사무총장은 “청와대나 열린우리당측에서 책임총리제와 관련한 제의를 받은 바 없다.”고 제의설을 일축했다. 박현갑기자
  • “남 위한 좋은일은 내게 더 좋은일”/‘나눔’ 실천하는 한승헌 사회복지공동모금회장

    “변호사로 활동할 때나 모금 단체의 책임자로 일하고 있는 지금이나 사람을 존중하고 사랑하는 일이 공통점인 것 같습니다.” 인권변호사로 민주화 투쟁의 외길 인생을 걸어온 한승헌(69) 전 감사원장은 요즘 서울시청 앞에 세워진 대형 온도계를 보면서 마음을 졸이고 있다.강영훈 전 총리,김성수 성공회대 총장에 이어 국내 최대 민간모금 및 배분기구인 사회복지공동모금회 3대 회장을 맡은 그는 ‘사랑의 체감온도’를 올리는 일에 여생을 바치고 있다. ●성금 모일때마다 올라가는 ‘사랑온도' “아직 5도밖에 안돼요.빨간 온도계가 100도를 넘어 허공으로 뻗을 때까지 사람들을 만나는 일로 부지런히 움직이고 있어요.” 지난 13일 서울 미근동 공동모금회 사무실에서 만난 한 회장은 연말연시를 맞아 많은 사람들을 나눔을 실천하는 데 끌어들이느라 시간이 모자란다고 했다. “나눔이란 참 역설적이에요.남에게 많이 나누어줄수록 자신도 더 많이 가지게 되거든요.고사리 손에 들린 돼지저금통부터 대기업까지 소중한 분들이 주신 성금에 사랑을 담아 배달하다 보니 우리는 택배업이라고 표현합니다.” 마른 몸매에 강직한 인상으로 긴장된 표정을 좀처럼 풀지 못하던 그는 모금 캠페인으로 화제를 돌리자 금세 소년처럼 환한 웃음을 짓는다. “올해는 서울시청과 6개 광역시에 사랑의 체감온도탑을 세웠어요.전국적으로 9억 2000만원이 모아질 때마다 1도씩 올라가는데 아직 5도예요.경제도 어렵고 국민의 참여가 저조해 걱정을 많이 하고 있지만 4년째 사랑의 체감온도가 100도를 넘었습니다.따뜻한 마음을 믿습니다.그 기적은 시민들의 힘이에요.” 그가 말하는 우리 사회의 기부문화는 아직 저변이 넓지 못하다.전체 기부액의 70%가 개인 기부에 이르는 미국과 비교하면 우리는 매년 모금액의 70%를 대기업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기업 기부마저도 매년 줄고 있어 걱정이다. 그는 마케팅 기법을 도입하고 배분위원회를 설립,투명한 배분 전략을 세우는 등 성금 집행의 전문성에도 역점을 두고 있다.“배분의 공정성과 투명성은 무엇보다도 중요합니다.귀한 성금이 기부자의 뜻에 맞게 쓰이고 관리까지도 투명하게 이뤄지는 시스템이 가동돼야 합니다.국민의 신뢰가 밑천이기 때문이죠.” ●한국형 기부문화 확립 앞장 월급에서 일정액을 공제해 이웃을 돕는 한국형 직장모금 캠페인을 시작하고 엔젤복권 사업과 기부전문 사이트를 개설하는 등 한국형 기부문화를 확립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지난 4월 가정의 서랍 속에서 잠자고 있는 외국동전모으기 캠페인을 벌여 6억여원의 성금을 모으기도 했다. 한 회장은 기부문화의 확산을 막는 현행 제도에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제도가 기부문화를 따라가지 못해요.모금행사를 하려면 행정자치부의 허가를 받아야 하고 모금경비는 모금액의 2%를 넘을 수 없는 규제도 문제죠.” 모금에 열성을 쏟고 있으면서도 한 회장은 정작 재물과는 인연이 없다고 한다.“나는 돈을 사랑하는데 돈이 나를 사랑하지 않아요.변호사 시절 전세방에서 살다가 큰집에서 좀 살아보는 게 소원이었는데 은평구에 집을 장만해 이사가던 날 검찰에 구속됐어요.감옥에 앉아 곰곰이 생각하니 ‘큰집 큰집’ 노래를 했더니 살게 해준 것 같아요.” 연전에 테니스 라켓도 놓았다는 한 회장은 ‘운동은 하십니까.’라는 질문에 “변호사니까 석방운동하지.”라면서 “억울한 사람이 풀려나면 엔돌핀이 생긴다.”고 웃음을 지었다.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에 연루돼 감옥살이의 고초를 겪고 인혁당 사건 등 인권재판의 변론에 앞장선 그는 자신의 삶을 “역사가 나로 하여금 그런 삶을 살도록 강요한 것”이라며 회고했다.“이름없이 신명을 바친 분들에 비하면 용기나 정의감도 부족했어요.역사의 대열 후미를 쫓아간 것이지만 지나고 보니 참 잘 살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더불어 사는것은 관념이 아닌 행동” 그의 꿈은 원래 아나운서였다.시험을 봤지만 떨어졌다며 아직도 아쉬움을 감추지 않았다.“나처럼 개성있는 목소리가 그 시대에는 안 맞았나 봐요.” ‘국민의 정부’ 첫 감사원장으로 공직생활을 했던 그에게 요즘 정국에 대한 생각을 물었다.“정권 초기라서 그런지 미숙하고 불안한 점이 있어요.뭐랄까.아마추어리즘이 갖는 순수성과 미숙함이 혼재됐다고 할까요.노무현 대통령이 국민들에게 안정감과 신뢰감을 주지 못하고 있는 건 사실이죠.” 그는 이어 “민주정부에서 대통령의 지위가 강하지 못한 건 나쁜 일은 아니에요.하지만 다수당에 밀려 대통령이 국정을 수행하지 못하는 건 위험합니다.한나라당도 절반의 책임이 있어요.공당으로서 비전을 제시해야지 트집만 잡아선 안됩니다.”라고 주문했다.그는 “‘선악(善惡)이 개오사(皆吾師)’라는 논어의 한 구절은 씹을수록 맛이 난다.”면서 “선과 악이 모두 나의 스승이라는 뜻인데 악에서도 얻고 배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자 양반,이 뜻을 꼭 전해주오.남을 위해 좋은 일을 하면 더 행복해요.더불어 사는 의미는 관념이 아니라 실천이에요.” ‘사랑의 온도’는 구세군 자선냄비,언론사 성금모금을 통해서도 올릴 수 있으며 자동응답전화 060-700-1212나 02-360-5995로 ‘사랑’을 더할 수 있다. 안동환기자 sunstory@ ▲1934년 전북 진안 출생 ▲57년 전북대 정치학과 졸업,사법시험 합격 ▲65년 변호사 개업 ▲72년 국제사면위원회 한국위원회 창립이사 ▲75년 반공법 위반 구속 ▲79∼80년 국제앰네스티 한국위원회 전무 ▲80∼81년 김대중 내란음모사건 관련 복역 ▲90년 민족문학작가회의 이사 ▲94년 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회 이사장 ▲98∼99년 감사원장 ▲현 법무법인 광장 고문변호사,사단법인 바른경제동인회 회장,사회복지공동모금회 회장
  • 장 크레티앵 캐나다 총리 은퇴

    |오타와 AFP 연합|장 크레티앵(사진·70) 캐나다 총리가 12일 에이드리엔 클라크슨 총독 관저를 방문해 사직서를 제출,지난 10년간 재직했던 총리직에서 공식 은퇴했다.가난한 노동자 집안 출신으로 진보적 인사로 평가되는 크레티앵 총리는 지난 93년 당시 야당인 민주당 후보로 나서 총선에서 승리한 이후 잇따라 세 차례나 총선에서 승리,지난 10년간 총리직을 맡아왔다. 크레티앵 총리의 이날 사임으로 후임 총리직은 이미 지난달 집권 여당 자유당의 당수로 선출된 폴 마르탱(65) 전 재무장관이 승계하게 됐다.캐나다에서는 의회 다수당이 정부를 구성하고 다수당 당수가 총리가 된다. 마르탱 전 장관은 과거 자유당 정권의 각료를 지냈던 부친에 이어 정계에 입문한 2세 정치인으로,9년간 재무장관으로 재직한 뒤 지난해 6월 장관직을 사임했다.
  • “총선 과반땐 상임위장 독식”최병렬대표 ‘병실정치’ 첫포문 ‘체포동의안’ 국회 처리 시사

    최병렬 한나라당 대표가 7일 병실을 개방하며,‘엄청난’ 의욕을 보였다.단식을 마치고 요양에 들어간 지 3일 만이다. ●“과반 정치세력이 국회 장악” 최 대표는 “내년 총선에서 과반수 의석을 확보한 정치세력이 국회 전체 상임위원장을 맡아 국회 전체 운영을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현재 과반수 의석을 가지고도 실질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느냐.법안 하나를 마음대로 상정할 수 있나,의장이 예전처럼 직권 상정을 해주나.”라고 푸념한 뒤의 발언이다. 최 대표는 “과거 군사정권이 법안을 밀어붙이고 날치기하는 일을 막기 위해 여야간 합의제를 중시하는 현재의 시스템을 관행으로 유지해 왔지만,앞으로는 다수당의 역할이 바뀌어야 한다.선진국처럼 국회 전체를 책임지고 운영하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이어 “국회가 정부를 견제·감시하는 권력분립 차원을 넘어서 국정개혁을 유도하는 능력을 가질 수 있다.”고도 설명했다. 최 대표는 당장 “내년 총선에서 사회적 현안을 선거공약으로 내걸고 바꿔나가겠다.”고 다짐했다.그는 교육문제를 거론하며 “이제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선택의 문제다.공약으로 내걸고 분명한 방향을 선택한 뒤 입법 조치로 밀고 나가겠다.교육부 폐지도 우리가 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곧 출근하겠다” 최 대표는 “목요일 운영위원회에 참석하고 싶다.”고 욕심을 냈다.“8일 퇴원해서 하드 트레이닝을 한 뒤 (상황을 보고) 출근하겠다.”는 얘기다. 청와대 4당대표 회동에 대해서는 “출근할 수 있으면 피할 이유가 없다.”면서 “다만 형편이 안되면 홍사덕 총무가 나갈 수 있다.”고 답했다. ‘방탄국회’ 시비와 관련,김문수 의원이 전날 TV토론에서 ‘당사자들이 수사를 받을 것이며,체포동의안은 처리할 것’이라고 언급한 데 대해선 “아직 상의받은 바 없지만 당내에서 내부적으로 조율이 있었을 것”이라며 우회적으로 ‘공감’의 뜻을 나타냈다. 이지운기자 jj@
  • ‘특검재의 가결’ 4黨·靑 반응/한나라·민주·자민련 “당연” 우리당 “한판의 의회폭거” 청와대 “검찰수사권 훼손“

    4일 노무현 대통령의 측근비리 특검법이 압도적 다수로 가결되자 한나라당과 민주당,자민련은 “당연한 결과”라며 일제히 환영했다.그러나 청와대와 열린우리당은 “예상했던 일”이라며 애써 태연한 표정을 지었다. 재의결 직후 최병렬 대표는 “그동안 국민들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면서 “야간국회를 열어서라도 예산안 등 민생현안을 신속히 처리하고 정치개혁 협상을 서두르겠다.”고 다짐했다. 재의결을 주도한 홍사덕 총무는 가결 처리 뒤 당사로 돌아와 “감사하다.”를 4∼5차례나 연발하는 등 고무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마치 무거운 짐을 벗어버린 듯 했다. 박진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의회민주주의의 부활이자 국민의 승리”라며 “이번 재의결은 투쟁의 끝이 아니라 민주주의를 위한 새로운 투쟁의 시작”이라고 압박했다. 홍준표 전략기획위원장은 “특검수사를 통해 탄핵사유가 나온다면 당연히 노 대통령 탄핵도 추진할 것”이라고 공세의 고삐를 조였다. 재의결이 예고된 만큼 노 대통령의 무리한 거부권 행사 자체가 문제였다는 반응이다.김성순 대변인은 “특검은 국정을 농단하고 세상을 농간한 노 대통령 측근들의 비리를 낱낱이 밝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비밀투표이긴 하지만 찬성 당론에 따랐다고 밝힌 추미애 상임중앙위원은 “재의결 절차를 겸허히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한나라당과의 공조에 부담을 느낀 김영환 위원은 “측근 비리 수사는 특검에 맡기고 이제 한나라당의 대선자금에 대한 검찰 수사를 독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호남표를 의식,‘한·민공조’를 최대한 부각시키려고 했다.이평수 공보실장은 “의회 다수당과 이를 방조한 정당들이 빚어낸 한판의 의회 폭거”라며 “민주당 일부가 이에 부역하고 동조한 것은 스스로 한나라당과의 부적절한 동거를 시인하고 부패동맹을 선언한 것으로 개탄한다.”고 비난했다.그러면서 “한나라당은 물타기 특검 쿠데타 성공이 결코 자신들의 천문학적 대선 불법자금의 실상을 덮지는 못하며 국민의 엄중한 문책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불쾌감과 우려가 뒤섞인 모습이다.노 대통령은 재의결 소식을 보고받고는짤막하게 “알았다.”고만 했을 뿐 별다른 반응은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전반적 기류는 유감이다.윤태영 대변인은 “국회 결정을 존중한다.”면서도 “검찰의 수사권 독립을 훼손하게 돼 유감”이라고 말했다. 유인태 정무수석은 “검찰이 수사하는 사건을 특검이 맡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특검법이 재의결되면 검찰 수사는 그만두라는 건지….강금원씨는 구속됐고,선봉술·문병욱씨 등도….”라며 답답해 했다. 일각에서는 내년 17대 총선에 임박해 특검수사가 윤곽을 드러내고 야당의 대여공세가 극에 달할 것이라는 점을 들어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한 핵심관계자는 “검찰이 철저히 수사한 만큼 특검에서 주목할 만한 내용이 나오지는 않겠지만 야당이 터무니 없이 힘으로 밀어붙이면 여론의 역작용도 있지 않겠느냐.”면서 “그렇게 되면 총선 뿐 아니라 국정운영 전반에 부담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박정경기자 olive@
  • 의회선거 신·구교 강경파 약진 북아일랜드 평화 ‘암운’

    두 차례의 연기 끝에 지난 26일(현지시간) 치러진 북아일랜드 자치의회선거 결과가 28일 밤 발표됐다. 지난 1998년 체결된 굿프라이데이협정(평화협정) 이행의 일환으로 실시된 선거였지만 신·구교 모두 강경 정파들이 약진함에 따라 북아일랜드의 평화 전망은 또다시 어둡게 됐다. 개표결과에 따르면 신교계에서는 민주연합당(DUP)이 30석,구교에서는 신페인당이 24석을 확보,양대 강경 정파가 다수당으로 부상했다.신페인당은 2차대전 이후부터 신교도에 대한 무장투쟁을 주도해 온 준군사조직 아일랜드공화군(IRA)과 연계된 구교계의 강경파. DUP는 IRA가 완전히 무장해제하지 않는 한 신페인당에 협력할 수 없다며 굿프라이데이협정에 반대하고 있는 신교의 강경세력이다.신·구교의 온건세력인 얼스터연합당(UUP)과 사회민주자유당(SDLP)은 각각 27석과 18석을 얻는 데 그쳐 강경 정당에 밀렸다. 이는 굿프라이데이협정 체결 직후 99년 실시된 선거결과와 완전히 상반되는 것이다. 당시 온건세력이 주도권을 잡았음에도 불구,양측의 대립이 격화되면서 자치정부와 의회의 기능이 수차례 중단돼 자치정부 공백상태가 지속돼 왔다.이번에는 특히 강경세력들이 권력을 쥠에 따라 자치정부 출범 단계부터 난항이 예상된다.굿프라이데이협정은 신·구파가 권력을 공유하는 자치정부 구성을 위해 다수 의석을 확보한 양파 정당의 동의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지 소식통들은 각 정파가 자치정부 구성을 위한 다자간 협상에 임하겠지만 합의점을 찾기는 어려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폴 머피 영국 북아일랜드 장관도 “DUP의 부상으로 평화 정착을 위한 노력이 더욱 어려워졌다.”며 평화이행 작업이 순탄치 않을 것을 예측했다. 강혜승기자 1fineday@
  • [사설] 국민 안중에 없는 막가파식 정치

    특검 대치정국의 긴장도가 위험수위에 육박하고 있다.국회 등원을 거부하고 있는 한나라당이 어제는 노무현 대통령을 포괄적 뇌물수수 혐의로 대검에 수사를 의뢰하는 등 갈수록 벼랑끝 충돌로 치닫고 있는 형국이다.청와대 역시 ‘법리에 맞지 않은 정치공세’로 일축해버려 대치정국이 장기화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국회정상화를 논의한 3당 총무회담마저 결렬됐다고 하니,이러다 나라가 결딴나는 참극이 빚어지지 않을까 걱정이 앞선다. 굳이 헌법 제84조 ‘대통령은 내란,또는 외환의 죄를 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재직중 형사상의 소추를 받지 아니한다.’는 조항을 들먹이지 않더라도 측근비리에 대한 포괄적 혐의로 현 대통령을 검찰에 수사의뢰한 것은 이미 정치도의를 벗어난 처사다.만약 검찰수사를 받아 강금원·이기명씨의 돈거래에 노 대통령은 관계가 없는 것으로 밝혀진다고 치자.대통령의 영이 어떻게 서며,이런 대통령이 어떻게 산적한 국정난제를 수습하고,국가미래를 준비할 수 있겠는가.차라리 하야운동이나 탄핵을 추진하는 것이 당당하고 떳떳한 자세일 것이다. 어제 최 대표가 위로차 찾은 박관용 국회의장 등 동료 의원들에게 밝힌 “이대로 가면 이 나라가 무너진다.도저히 참을 수 없어 국민에게 알리려는 것”이 단식농성의 참뜻이라면 부질없는 정쟁을 지양해야 한다.국회에서 밤을 새워가며 특검거부의 부당성과 국정운영의 잘못을 따지는 것이 옳다.그것이 법치이고,국회가 정치의 중심에 서는 길이다. 싸움은 엇비슷하니까 일어나는 법이다.노 대통령의 지적처럼 ‘탄핵’ ‘하야운동’ 운운한 한나라당의 공세가 지나쳤다 하더라도,이에 맞서 정국파탄을 초래하는 것은 국정 책임자로서 바른 선택이 아니다.그런데 되레 ‘다수당의 불법 파업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등 기름을 붓고 있으니 정국안정이 요원해 지는 것이다.노 대통령이나 최 대표가 추운 겨울나기를 걱정하는 민초와 회복세에 있는 세계경제로 시선을 돌렸으면 하는 바람이다.
  • 崔 단식돌입… 盧 대화거부/“나라 거덜낼까봐” “다수당 불법파업” 대치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가 26일 대통령 측근비리 특검법 재의요구 철회를 촉구하며 단식농성에 돌입,본격적인 극한대치 정국이 시작됐다.노무현 대통령은 한나라당의 장외투쟁을 “다수당의 불법파업”으로 규정하며 특검법 수용 요구를 일축해 특단의 상황변화가 없는 한 대치정국이 장기화할 전망이다. ▶관련기사 3·4면 특히 원내 과반수를 차지하고 있는 한나라당 의원들이 등원을 거부하고 장외투쟁에 돌입함으로써 예결특위의 새해 예산안 심의를 비롯,정기국회가 사실상 완전마비 상태에 빠졌다.한나라당과 민주당,열린우리당은 27일 오전 총무회담을 개최,국회 차원의 부안사태 진상조사단 구성문제와 함께 국회정상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나 한나라당이 강경투쟁에 돌입한 직후여서 대치정국 전반을 타개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최 대표는 단식농성에 앞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나라를 거덜내고 국민을 못살게 하는 대통령의 잘못된 행태를 국회1당의 대표로서 그대로 보고만 있을 수는 없다.”면서 “노 대통령은 특검 거부를 즉각 철회하고 나라와 국민을 구하는 국정운영의 근본혁신을 단행하라.”고 촉구했다. 한나라당은 최 대표의 단식농성과 함께 이날 인천과 전주에서 ‘특검 관철 및 정치개혁을 위한 당원결의대회’를 개최하는 등 본격적인 장외투쟁을 시작했다.또 ‘특검쟁취 범국민 온라인 서명운동’에도 착수했다. 한나라당은 27일 노 대통령의 측근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에 대한 수사의뢰서를 검찰에 제출할 예정으로,특검을 관철시킨 뒤 강 회장을 특검수사 대상에 포함시킬 것으로 점쳐진다. 노 대통령은 한나라당의 공세에 대해 “규칙을 집어던져 버리고 장외로 나가서 하는 것은 옛날에 소수야당이 했던 일”이라면서 “결국 다수당의 불법 파업이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노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가진 전북언론인과의 간담회에서 “장외투쟁은 과거 소수야당이 극단적인 경우에 해 왔던 것”이라며 “압도적 다수당이 규칙을 깨고 나와서 한다면 이는 규칙위반”이라고 말했다.그는 “대화를 하자면 하겠으나 중요한 것은 규칙을 지키는 것”이라고 말해 한나라당이 장외투쟁을 거두기 전에는대화할 뜻이 없음을 시사했다. 양측의 극한대치로 국회는 대부분의 상임위가 공전하는 등 파행했다.국회는 당초 이날 예결특위와 법사위·국방위·문광위·산자위·보건복지위·정치개혁특위 등이 각각 소위를 열어 법안을 심의할 예정이었으나 개의 직후 산회하거나 전면 취소됐다. 곽태헌 진경호기자 tiger@
  • [이경형 칼럼] ‘옥쇄정치’는 下手

    한나라당의 최병렬 대표는 노무현 대통령의 측근 비리 특검법 거부에 맞서 국회 일정을 전면 중단하고,단식 투쟁에 들어갔다.한나라당 의원들은 26일부터 등원을 거부하고,전국적으로 장외 투쟁에 나섰다. 과거에도 야당 총재나 재야 인사의 단식 투쟁은 심심찮게 있어 왔다.그러나 당시에는 반민주-민주 대결 구도에서 소수 야당이 국회 다수당을 장악한 독재 권력에 항거하기 위해 온몸으로 부딪치는 처절한 싸움이었다.그래서 국민들도 극한 투쟁을 벌이는 야당의 ‘옥쇄(玉碎)정치’에 소리 없이 공감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에 한나라당이 결행한 국회 보이콧에 이은 단식·장외 투쟁은 뭔가 고개를 갸우뚱하게 한다.물론 국회가 재적 의원 3분의2가 넘는 찬성으로 특검법을 정부에 넘겼는데도 검찰이 수사중이라는 이유로 노 대통령이 이를 거부한 것 자체가 잘했다는 것이 아니다.이유가 옹색하다는 점은 인정된다. 한나라당은 국회 의석(272명)의 절반을 훨씬 넘는 149석을 가진 그야말로 거대 야당이다.한나라당이 하기에 따라서는 노 대통령의 국정 운영을 시시콜콜히 견제할 수 있고,필요하면 입법 권능을 통해 정부의 정책 집행방향을 수정할 수도 있다. 다른 야당은 특검법의 재의결 추진을 찬성한다는 의사를 나타내고 있는 상황에서 한나라당이 재의 자체를 거부하고,의원직 사퇴서를 일괄 작성하여 당 지도부에 제출하는 등 극한 투쟁을 펴는 것은 매우 납득하기 어렵다.재의결을 추진할 경우 다시 재적 3분의2 찬성을 이끌어 낼 자신이 없다는 것밖에는 달리 설명할 수가 없다. 한나라당이 새해 예산안 처리,이라크 추가 파병,카드사 위기,부안 사태 등 산적한 국정 현안을 내팽개치고 장외 투쟁을 벌이는 것은 결국 그들 스스로에게 정치적 부담으로 돌아올 것이다.원내 과반수 제1당의 정치적 행태가 겨우 민생을 볼모로 하는 벼랑 끝 전술을 구사해서야 누가 공감을 하겠는가. 설령 최 대표의 주장대로 노 대통령이 “가장 도덕적인 것처럼 포장을 해왔지만 모두 거짓이었고,추악한 본색이 드러날까봐 특검을 거부했다.”고 치더라도 ‘단식 투쟁’으로 풀 일은 아니다.지난번과 같이 다른 야당 의원들을설득하여 3분의2 찬성을 얻어 특검법을 재의결하는 노력을 폈어야 했다. 지금 우리 사회가 당면하고 있는 가장 큰 과제의 하나는 문제를 푸는 방법이 너무나 극단적이라는 것이다.노동 현장의 분신 자살,위도 방폐장 건설 대결,농업 개방 등 자유무역협정 체결 문제 등에서 보듯이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엇갈리거나 견해가 확연하게 다를 때는 우선 힘으로 본때를 보여야 돌파구가 생긴다는 것이다.이 같은 ‘미신’이 지금 한국 사회에 유령처럼 떠다니고 있다. 한나라당이 펴고 있는 등원 거부,단식 등 극한 투쟁은 시청 앞 노동자 시위 때,쇠파이프·화염병이 진압봉과 어지럽게 교차하는 잘못된 시위 문화와 한치도 다르지 않다.차라리 옥쇄는 할지언정 굴복은 하지 않는다는 과거 왕조시대의 선비정신을 이런 식으로 계승해서는 안 된다. 우리 사회에서 ‘있는 자’와 ‘없는 자’의 적대감,높은 자와 낮은 자의 불신,권력자와 백성간의 괴리 등 모든 분열적인 요소도 따지고 보면 이러한 ‘전부가 아니면 전무(全無)’의 극한 정치 문화와도 무관치 않다. 흔히 정치를 대화의 산물,협상의 결과물이라고 하는데도 우리 정치 현실이 힘의 대결,기(氣)싸움처럼 변하는 것은 국가적으로도 매우 불행한 일이다.단식,장외 투쟁과 같은 ‘쇼크 정치’는 단기적으로 대단히 효과가 큰 것처럼 보이지만 중·장기적으로 보면 정치를 더욱 황폐화시킬 뿐이다. 청와대와 한나라당은 하루빨리 대화 채널을 가동하여,국민을 더이상 짜증나게 하지 말아야 한다. 제작 이사 khlee@
  • 靑 “먼저 국회에 나와라”최대표 단식에 냉담

    노무현(얼굴) 대통령은 26일 한나라당의 장외투쟁 및 최병렬 대표의 단식투쟁에 대해 ‘다수당의 불법파업’이라며 차가운 반응을 보였다.최 대표의 ‘1대1 토론’ 요청에 대해서도 ‘선 등원,후 대화’ 원칙을 견지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전북지역 언론인과 가진 간담회에서 “정치적인 공격과 방어가 항상 있게 마련이지만 싸움은 헌법규정과 법에 따라 질서있게 경기규칙에 맞게 해야 된다.”면서 “대통령이 양보를 해도 한계가 있는 것이고 규칙의 범위 안에서 양보를 해야지 규칙에 없는 양보를 자꾸하면 결국 정치질서가 완전히 무너지게 된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김두관 전 행자부장관 해임건의안 수용에 대해 “내용이 부당했지만 적어도 절차가 지켜졌기 때문에 제가 안받을 권리가 있지만 수용했다.”고 설명했다.그러면서 “그 후 한나라당이 대화하려는 노력이 있었어야 될 것 아닌가.”라고 반문,야당의 성의없음을 지적했다.노 대통령은 “계속 압박하고 이번처럼 너무 심하게 협박하면 정부가 아무 일도 할 수 없어 이번에 결단했다.”고특검법을 거부한 당위성을 역설했다. 그러나 노 대통령은 측근비리 의혹에 대한 특검을 피했다는 여론의 비판을 감안한 듯 “검찰수사가 끝난 뒤 국회에서 보고 미진하다 싶으면 다시 하자.”면서 “제 뜻과 관계없이 3분의2 이상으로 재의를 의결하면 또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일 것”이라고도 밝혔다. 노 대통령은 “검찰의 수사권 독립은 대통령의 권력뿐만 아니라 정당과 국회 권력으로부터도 흔들리지 않아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참여정부 출범 이후 악화된 검찰과의 관계개선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된다. 윤태영 대변인도 브리핑을 통해 최 대표가 제안한 노 대통령과의 ‘1대1 토론’에 대해 “지금은 장외에서 1대1 토론을 하기에 앞서 국회에 돌아와 시급한 민생현안 처리에 임하는 것이 순서”라고 상기시켰다. 문소영기자 symun@
  • 盧 특검거부… 정국 파란

    노무현 대통령이 25일 대통령 측근비리 특검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하고,이에 맞서 한나라당이 최병렬 대표의 단식과 등원 거부,장외투쟁으로 맞서면서 정국이 일대 파란을 맞고 있다. ▶관련기사 3·4면 한나라당은 이날부터 국회 등원을 전면 거부하고 소속의원 전원이 의원직 사퇴서를 당 지도부에 제출한 뒤 각 지구당으로 내려가 특검법 관철 투쟁에 돌입했다. 이에 따라 국회 의사일정이 이날 오후부터 전면중단되는 등 국회가 사실상 마비사태에 놓이게 됐다. 노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를 주재,“국회가 보내온 대통령 측근 특검법안에 대해 국회가 다시 논의해 주도록 결정했다.”고 거부권 행사 의사를 밝혔다.노 대통령은 “야당의 장외투쟁으로 국회마비 등 국정혼란이 우려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국회 다수당의 횡포로부터 검찰권이 보호돼야 한다.”면서 “헌법정신과 원칙을 존중해서 정치적 부담과 불편이 따르더라도 재의요구를 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혹시 사정이 달라지거나 재의결이 되지 않으면 검찰수사가 끝나면 특검법의 일반적 원칙과 절차에 따라 정부가 이번 특검법안의 취지를 살리는 새로운 특검법안을 제출해 다시 국회와 국민의 판단을 받도록 하겠다.“고 말했다.노 대통령은 “이러한 절차가 끝나면 저는 국민들에게 응분의 책임을 지는 절차를 밟도록 하겠다.”고 말해,가능하면 재신임 국민투표를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에 한나라당은 오후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소집,“노 대통령의 특검 거부는 곧 국회와 국민에 대한 거부”라며 “노 대통령이 재의요구를 철회할 때까지 전면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최병렬 대표는 “노 대통령은 즉각 재의요구를 철회해야 하며 내일(26일)이라도 당장 저와 1대 1 TV토론을 가질 것을 제의한다.”고 말하고 “내일부터 단식에 돌입,온몸으로 노 대통령의 재의요구 철회를 호소할 작정”이라고 덧붙였다. 한나라당 의원 103명은 이날 의총에서 의원직 사퇴서를 제출,당 지도부에 일임했다. 한나라당이 등원을 거부,국회가 사실상 마비됨에 따라 처리 시한이 다음달 2일인 새해 예산안과 한·칠레 FTA 관련 법안,정치개혁안 등주요 현안 처리가 상당기간 지연되면서 국정이 혼란에 빠질 것으로 우려된다. 민주당은 노 대통령의 특검법 거부에 대해 “측근비리를 은폐하려는 시도”라고 비난하는 한편 한나라당의 전면투쟁에 대해서도 “국정을 혼란에 빠뜨리는 구태정치”라며 중단을 촉구했다. 반면 열린우리당은 “헌법이 보장한 권한에 따른 당연한 결정”이라고 노 대통령의 특검 거부를 환영하고 “한나라당은 재의에 응해 헌법질서를 존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곽태헌 진경호기자 tiger@
  • 노대통령 특검 거부/청와대 거부 배경

    노무현 대통령이 측근비리 특검법에 거부권을 행사함에 따라 청와대와 한나라당은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넜다.적어도 내년 4월의 총선때까지는 강(强) 대 강(强)의 대결을 펼치게 됐다. 노 대통령이 특검을 거부한 배경은 여러가지로 풀이된다.검찰의 수사와 소추권은 헌법상 정부의 고유한 권한이므로,헌법정신과 원칙을 존중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특검이 수사가 진행중인 사건을 수사하면,‘2중 수사,2중 기소’라는 중복과 모순이 생긴다는 것이다.그러나 이는 표면적 이유일 뿐이다.노 대통령은 지난 대선 당시 ‘특검 상설화’를 공약으로 내걸었기 때문이다.또 취임초 대북송금 특검법을 받았던 전례가 있다. 한나라당에 더 기대할 것이 없다는 판단 때문에 거부권을 행사했다고 측근들은 전했다.노 대통령이 “원만한 국회운영을 위해 국회 의사를 존중해 김두관 행자부 장관의 해임건의안을 수용하기도 했지만,한나라당은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고 공격한 것은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지난 23일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가 “대통령이 거부권을행사하면 탄핵도 검토하고 장외투쟁도 하겠다.”고 강공책을 편 게 거부권 행사방침을 최종 굳힌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일부에서는 ‘울고 싶은데(특검 거부를 하고 싶은데),빰 맞은 격’이라는 말도 한다.노 대통령의 한 측근은 “노 대통령은 한나라당이 협박을 일삼고 있기 때문에,특검을 수용한다고 해서 잘될 수 있겠느냐 하는 회의감을 갖고 있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노 대통령은 특검을 거부하면서 “국회의 다수당으로부터도 검찰권이 위협받고 있다.”면서 “한나라당은 걸핏하면 탄핵을 들먹이고 마침내 장외투쟁까지 선언하고 나섰다.”고,한나라당을 겨냥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한나라당에 밀리면 안 된다는 게 더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한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한나라당의 투쟁강도를 만만하게 보고 거부권을 행사 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청와대의 고위관계자는 “한나라당은 방탄국회에 관심이 있지,등원거부와 의원직 총사퇴 등을 실제로 할 수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한나라당이 새해예산안 통과와 각종 법률안 통과에 뒷짐을질 경우 여론의 질타를 받을 것으로 청와대는 기대하는 것 같다.한편 노 대통령은 지난 7월 대북송금 특검 재조사기간 연장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했었다. 곽태헌기자 tiger@
  • 국회 예결위 또 파행 안팎/‘사정기관 실무협의회’ 회의록 공개 한나라·靑 ‘힘겨루기’

    국회 예산결산특위가 21일 또다시 파행돼 내년도 예산 심의·편성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한나라당은 대선자금 수사와 관련,대정부 공세의 장을 이어가기 위해 이날 끝날 예정이던 예결위 전체회의 정책질의를 연장하려는 의도를 내비치고 있다. 국회 관계자는 “예결위 일정이 순연되면서 계수조정소위 활동 시한이 줄어들게 돼 예산안 심의가 졸속으로 흐를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고 말했다. ●한나라 “원본 제출 안하면 계속 불참” 이날 예결위의 파행은 정부가 지난 6월부터 5차례에 걸쳐 비공개적으로 개최한 ‘사정기관 실무자협의회’의 회의내용 공개 여부를 둘러싼 청와대와 한나라당의 힘 겨루기에서 비롯됐다. 이윤수 위원장은 오전 9시께 한나라당 이한구,민주당 박병윤,열린우리당 이강래 의원과 함께 간사회의를 열어 예결위 정상화 방안을 논의했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한나라당은 전날에 이어 이날도 청와대측에 회의록 원본 제출을 거듭 촉구하는 동시에 이날 오후 열린 본회의와 회의시간이 겹쳐 심도있는 정책질의가 어려운만큼 예결위를 다음주 월요일(24일)로 연기할 것을 요구했다. 한나라당은 청와대가 회의록 대신 제출한 ‘회의결과보고’라고 적힌 약식 보고서와 관련,“청와대를 비롯한 유관기관에 보고된 내부문건이 아니라 예결위 제출용으로 급조한 서류라는 의혹이 짙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 간사인 이한구 의원은 “청와대가 상식적으로 납득할 만한 수준의 회의내용을 공개하기 전에는 예결위에 들어가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예결소위원장 감투' 3당 불협화음 한나라당이 예결위를 일방적으로 지연시킨 것은 ‘측근비리 특검법’에 대한 노무현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시한인 오는 25일까지 예결위 전체회의를 열어 거부권 행사의 부당성을 지속적으로 부각시키고,노 대통령 측근비리 의혹에 대해 공세를 이어가기 위한 의도로 관측된다. 한편 예결위는 당초 이날까지 종합정책질의를 마무리하고 예산안계수조정소위를 구성할 예정이었으나,이같은 전체회의 일정 논란 외에도 예산결산소위 위원장 자리를 놓고 3당간 이견을 노출,활동일정 등에 대한 합의를이끌어내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민주당과 열린우리당은 “예결위원장이 소위 위원장을 겸직하는 게 관례고 당연한 것”이라고 주장한다.반면 한나라당은 “다수당임에도 위원장을 양보한 만큼 소위 위원장은 지난번 추경예산안 심의 때처럼 한나라당이 맡아야 하며 합의가 안 되면 표결을 통해서라도 처리하겠다.”고 맞섰다. 전광삼기자 his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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