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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씨줄날줄]박상천법/이목희 논설위원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인(知人)의 경조사가 난감하다. 부조(扶助)를 않고, 꽃도 안 보내고…. 빈손으로 찾아가려니 뒤통수가 뜨겁다. 그래도 할 수 없는 노릇이다. 지금의 엄격한 정치자금법·선거법을 만든 장본인 아닌가. ‘오세훈법’을 스스로 어기면 남들이 뭐라 하겠는가. ‘오세훈법’이 불편한 정치인들은 호시탐탐 법을 고치려 한다. 그러나 쉽지 않은 도전이다. ‘오세훈법’을 향한 일반의 시선이 워낙 호의적이기 때문이다. 이렇듯 법안에 자신의 이름이 따라다니고, 더구나 국민들의 평가가 괜찮은 경우는 드물다. 지금 정치권에 ‘오세훈법’에 견줄 만한 입법안이 제시되었다. 이른바 ‘박상천법’이다. 국회에서 몸싸움과 욕설이 모자라 해머·소화기·전기톱까지 등장했다. 소수당은 점거농성으로 법안을 아예 상정조차 못하게 막았다. 다수당은 토론과 타협은 제쳐놓고 물리력으로 안건을 통과시켰다. 국회 얘기만 나오면 어린 학생들도 고개를 젓는다. ‘박상천법’은 창피한 국회를 정상화시켜 보자는 취지에서 출발했다. 민주당 박상천 의원이 주도했다. 박 의원은 입법목적을 “몸으로 싸우는 것보다 입으로 싸우는 게 낫다.”고 설명했다. 국회법을 고쳐 소수당은 무조건 법안상정을 보장토록 하자고 제안했다. 대신 다수당은 재적 5분의1 이상의 요구가 있으면 조정절차와 의사진행방해(필리버스터)를 보장한다. 재적 3분의2 이상이 찬성하면 조정절차를 종료하고 표결에 들어가도록 한다. 민주당 내에서도 반대가 많았으나 박 의원이 뚝심으로 밀어붙여 당론으로 삼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한나라당에서는 찬반이 혼재한다. 박 의원과 필생의 맞수인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는 일단 부정적 반응을 보인 바 있다. 제도보다는 운용의 묘로 가져갈 문제라는 것이다. 박 대표가 마음을 열고 ‘박상천법’을 다시 검토해 보기 바란다. 두 사람은 올해 72세 동갑내기 정치원로다. 법조계와 정치권 경력 등 인생 역정에서 유사점이 너무나 많다. 문제가 꼬일 때마다 절묘한 절충안을 내놓곤 했던 박 대표 아닌가. 국회 풍토를 근본부터 바꾸는 개선안을 담은 ‘양박법(兩朴法)’을 함께 만들어 낸다면 두 사람의 훗날 평가가 확연히 달라질 것이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 [월드이슈] 관타나모 수용소 연내 폐쇄 머나먼 길

    [월드이슈] 관타나모 수용소 연내 폐쇄 머나먼 길

    지난 1월22일,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취임 후 이틀 뒤인 이날 쿠바 미 해군기지에 있는 관타나모 수용소 폐쇄 명령서에 서명했다. 지난달 25일 에릭 홀더 미 법무장관이 이곳을 직접 방문, 폐쇄 방침을 재확인했다. 이번달 중순에는 유럽연합(EU) 자크 바로 사법담당 집행위원이 워싱턴을 방문, 석방 포로를 각 회원국이 수용하는 방안을 놓고 논의를 벌인다. 관타나모 폐쇄는 조지 부시 전 대통령과의 ‘차별화’의 상징처럼 여겨지는 조치로 오바마 대통령이 결코 뒤집을 수 없는 공약 중 하나다. 여기에 진척상황이 이쯤 되면 관타나모 수용소 폐쇄는 기정사실이다. 하지만 2009년 말까지로 ‘못박은’ 수용소 폐쇄까지는 갈 길이 멀다. 홀더 장관은 관타나모 방문 다음날인 26일 “(관타나모 폐쇄는) 쉬운 과정은 아닐 것”이라면서 어려움을 토로했다. 남아 있는 245명의 수감자 개인 기록을 재검토하는 데만 주어진 1년을 대부분 보내게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현재 미 정부는 수감자 중 수십명은 재판 없는 석방자로 분류해 놓은 상태다. 이중에는 중국 신장 위구르 자치구 출신 무슬림 수감자 17명도 포함돼 있다. 바꿔 말하면 대다수의 수감자들은 재판을 비롯한 다른 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얘기다. ●EU 바그람 기지와 연계 시도 포로들에 대한 ‘법적지위’를 결정하는 것도 중요한 절차이지만 최종적으로는 이들을 어디로 보내느냐가 핵심이다. 불법 수감된 것이 인정된 무슬림 수감자들이 여전히 관타나모에 갇혀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중국으로 돌려보낼 경우 인권탄압이 염려되면서도 미국 연방항소법원은 이들을 미국 내에 석방하는 것도 불허했다. 미국 정부로서는 제3의 국가를 물색해야 하는 셈이다. 현재 포로 송환처로 유력한 곳은 유럽이다. 유럽은 일단 관타나모 폐쇄 결정을 환영하는 입장이다. EU 내무장관들은 지난달 25일 관타나모 폐쇄와 관련, 미국을 돕기 위한 계획의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 하지만 27개 회원국마다 입장이 다르다. 포르투갈, 스페인, 프랑스는 포로를 자국에 받아들이는 것에 긍정적이지만 네덜란드와 체코, 스웨덴은 부정적이다. 특히 스위스는 최근 ‘비밀계좌’를 놓고 미 정부와 갈등을 빚으면서 다수당이 관타나모 포로 수용을 반대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관타나모와 함께 미 중앙정보국(CIA)의 해외 수감시설까지 폐쇄를 명령했다. 그 중 하나가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 인근의 바그람 미 공군기지 내에 있는 수감시설이다. 하지만 오바마는 관타나모와 달리 바그람 감옥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 않다. EU 내부 문건에 따르면 EU는 바그람이 새로운 관타나모 수용소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세워 놓은 상태다. 오바마 대통령과 EU 정상들은 다음날 5일 정상회담을 갖고 이 문제를 논의한다. 영국의 경우 고든 브라운 총리가 3일(현지시간) 미국을 방문해 아프가니스탄 추가 파병과 함께 이 문제를 논의할 가능성이 높다. 영국은 수감자들이 기존 거주지로 돌아 가는 것은 찬성하고 있다. 최근 에티오피아 출신 영국 영주권자 비냠 모하메드(30)가 영국으로 돌아갈 수 있었던 이유가 여기에 있다. ●美-EU 정상회담 의제로 논의할 듯 부시 정권은 테러 용의자들에 대한 법적 권리를 인정하지 않고 군사법정을 고집했다. 하지만 법무부는 국제 테러조직인 알카에다 조직원을 지원한 혐의를 받고 있는 카타르 출신의 알리 알 마리를 연방법원에 세울 준비를 하고 있다. 알 마리는 2001년 9·11테러 발생 하루 전 미국에 입국했고 테러 발생 3개월 후 일리노이주 피오리아의 한 대학에서 수업을 듣던 중 체포된 인물이다. 그는 기소 절차 없이 5년6개월 동안 사우스캐롤라이나주의 군수용시설에 구금됐다. 워싱턴포스트는 알 마리의 재판은 관타나모 수용소에 있는 테러 용의자들이 오바마 행정부에서 미국 법정에 서게 될 기회를 줄 것이라고 해석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시론] 법치, 국회가 앞장서라/장성호 배재대 정치외교학 교수

    [시론] 법치, 국회가 앞장서라/장성호 배재대 정치외교학 교수

    고용대란이 현실화됐다. 통계청이 11일 발표한 1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고용률이 8년여만에 최악인 57.3%에 이르는 등 심각한 위기지표가 나타났다. 임금동결, 감원한파와 실업대란을 초래한 전세계적 경제위기로, 수출과 내수부진은 물론이고 생존 자체를 걱정해야 될 비상경제 시국이다. 설상가상으로 대포동 2호 미사일 발사 징후가 포착되는 등 북한의 도발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안팎으로 위기가 코앞에 닥쳤는데 이를 선봉에서 극복해야 할 여러 주체들의 관심은 위기극복이 아닌 것 같아 씁쓸하다. 지난해 난장판 폭력국회를 연출한 정치권은 용산참사와 국회인사청문회 등의 이면에 숨겨진 영역다툼으로 연일 치열하게 공방중이다. 생존을 위해 투쟁하는 국민과 당파적 싸움을 하는 정치권이 뒤섞여 온 나라가 혼란스럽다. 하루하루를 고통 속에 연명하는 국민들은 그래서 지쳐만 간다. 우리가 채택한 민주주의는 법과 제도라는 기본 요소를 중심으로 작동한다. 다원적 사회에서 복잡하고 정교한 시스템을 통해 운용되기 때문에 고도의 정치력과 인내심이 필요한 제도이다. 바람 잘 날 없는 우리 정치권의 공방을 보더라도 자유·평등의 두 축이 얼마나 공존하기가 어려운 것인지 실감난다. 결국 법집행의 일관성과 엄정함을 견지하는 게 민주국가의 요체다. 법치주의 시스템을 부정하면 우리 스스로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일이다. 정치권은 당파적 이익을 위한 구태를 접고 감성(patos)을 떠나 이성(logos)적으로 민생의 현장으로 되돌아와야 할 때다. 그러나 지금 우리 정치권에서는 당리당략적인 소모적 논쟁에다 오직 상대방을 죽여야 내가 산다는 승자독식 논리만이 횡행하는 살벌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정치는 상생할 때만이 존재의 가치를 갖는 법이다. 그래서 종합예술이라고 한다. 하지만 우리 정치권에 이런 말을 쓸 수 있을지 의심스럽다. 용산참사도 단순히 감정적으로 처리해야 할 일회성 사안이 아니다. 도시 재개발 문제 전반에 대한 법률 개정과 정비 등 보다 이성적 보완대책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현장을 냉철히 살펴 교훈을 얻어야만 반복되는 불행한 일을 겪지 않게 되기 때문이다. 이 시점에서 여당이든 야당이든 정치권은 국민들의 상처받은 감정을 보듬어 주고 다시는 소중한 생명을 잃지 않도록 명쾌한 정책 대안과 냉철한 사후대책을 수립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 다행히 김석기 경찰청장 내정자가 이번 사태와 관련해 21일 만에 자진사퇴해 법적·도의적 책임을 지는 선례를 남겼다. 차제에 우리는 사회전반에 만연한 갈등을 해소하고 강력한 법치의 출발점으로 삼아야 한다. 이제 국회가 변할 차례다. 용산사태를 비롯한 국가적 난제들 앞에서 정치권은 비효율적인 의식과 구조를 혁파해야 한다. 또한 ‘위법부’의 멍에를 벗고 법치를 복원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우리 국회는 심각한 폭력 행위에 대한 명시적 제재나 처벌 규정이 없다. 따라서 국회도 강력한 국회법 제정과 함께 소수당이 물리력을 떠나 합법적인 방식으로 다수당의 독단을 견제할 수 있는 필리버스터 제도나 토론종결제도의 도입도 적극 검토해 볼 만하다. 항상 적당히 타협하고 은근슬쩍 그 순간만을 모면하는 방식으론 정치발전을 이룰 수 없다. 불법과 폭력에는 추호도 타협 여지가 없다는 강력한 국법질서 수호 의지만이 나라를 살리고 보다 성숙한 선진사회로 진입할 수 있는 길임을 명심해야 한다. 장성호 배재대 정치외교학 교수
  • 미국판 ‘과거사 정리위’ 나오나

    미 상원 법사위원장이 이라크 전쟁, 테러용의자 고문 등 조지 부시 정권 정책들에 대한 의혹을 파헤칠 미국판 ‘과거사 정리위’ 구성을 주장하고 나섰다. 패트릭 레이 위원장은 9일(현지시간) 조지타운에서 연설을 갖고 “가까운 과거의 실패에 대한 이해를 공유할 필요가 있다.”며 국론 분열을 치료하기 위한 방법으로 ‘진실과화해위원회(tru th and reconciliation commission·이하 진실위)’ 구성을 촉구했다고 AP통신 등 외신이 보도했다. 그는 흑인차별정책인 아파르트헤이트에 대한 실체를 밝히고 가해자들을 용서한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진실화해위원회를 언급, “(진실 규명은) 보복을 위해서가 아니라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진실위가 구성될 경우 이라크 전쟁을 비롯한 ‘반테러 정책’이 규명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 백악관이 선거와 테러 관련 정책 등에 영향을 미칠 목적으로 법무부에 몇몇 검사들을 해고토록 지시했는지도 포함될 것이라고 AFP는 전했다. 레이는 진실위에 대해 백악관이나 다수당인 민주당과 교감이 있지는 않았다면서 여야와 백악관이 동참해서 공신력을 확보할 수 있는 위원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화당은 반대 입장이다. 모든 정부에 대해 다시 조사하기 시작하면 끝이 없다는 논리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경우 이날 취임 후 첫 기자회견에서 “명백히 잘못한 게 있으면 관련자들은 일반 시민처럼 처벌을 받아야 한다.”면서도 “레이 위원장의 제안을 살펴보겠지만 내 기본적인 입장은 앞으로 나아가자는 것”이라는 애매한 입장을 내놓았다. 가까스로 공화당의 협조를 이끌어낸, 경기부양책에 대한 상원 표결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다수당인 민주당에서는 이미 일부 의원들이 ‘테러와의 전쟁’ 과정에서의 위법 행위에 대한 조사를 요청한 바 있는 등 긍정적인 기류가 흐른다. 진실위 구성에 대한 동력은 어느 정도 갖춰진 셈이다. 결국 향후 진실위 구성 그리고 규명 대상을 둘러싼 여야의 대립은 불가피해 보인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이스라엘 10일 총선… 보수·극우파 득세하나

    이스라엘 10일 총선… 보수·극우파 득세하나

    “가자전쟁으로 선거에 ‘그늘’이 지고 있다.” 10일(현지시간) 치러지는 이스라엘 총선을 앞두고 영국의 일간 가디언이 선거 상황을 단적으로 표현한 말이다. 가자전쟁으로 이스라엘 내부에서 보수 혹은 극우 정파의 인기가 더욱 높아지고 있는 까닭이다. 이들의 영향력이 커질수록 팔레스타인에 대한 강경론이 탄력을 받게 될 가능성이 높다. 중동 정세의 앞날이 비관적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 최근 여론조사 등을 감안하면 중도 여당인 카디마당의 막판 추격도 만만치 않아 예단은 어렵지만 보수 야당 리쿠드당이 다수당을 차지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반면 노동당은 이번 전쟁으로 꽤나 많은 표를 잃었다. 알자지라는 “이스라엘인들이 평화론에 관심이 없다 보니 다른 당에 비해 평화를 강조했던 노동당도 (선거를 위해) 강경 외교노선을 추구한다고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극우정당 베이테누당이 약진할 전망이다. 베이테누당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노동당을 앞질러 제3당을 차지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당대표인 아비그도르 리버만은 이스라엘 인구 가운데 20%에 달하는 아랍인에 대해 인종차별적 발언을 계속 해온 극우파다. 그는 이스라엘의 아랍 정당들이 테러리스트와 연계돼 있다고 믿고 있으며 이들의 활동을 금지시켜야 한다고 주장해 왔을 정도다. 가디언은 “리쿠드당이 정권을 잡으면 리버만에게 큰 힘이 실려 국무장관 등의 자리를 맡을 수도 있다.”고 관측했다. 이에 따라 논란은 ‘이스라엘 민주주의’로 옮아 붙었다. 국내에서 ‘파시스트’로 통하는 리버만의 영향력이 커질수록 민주주의가 손상될 수 있기 때문이다. 중동 지역에서 민주주의가 가장 발달한 국가로 알려져 있는 이스라엘이지만 이번 선거로 그 명성이 흔들릴 가능성도 있다. 자연히 이스라엘의 국제적 입지는 좁아지고 하마스와의 평화 무드도 타격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 가디언은 헤브루 대학의 레온 데오웰 교수의 말을 인용, “베이테누당은 민주주의 사회의 기본권을 침식시키길 요구하고 있다.”면서 “이렇게 된다면 민주주의는 없다. 이번 선거는 유권자가 무시 못 할 큰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전체 의석 120석인 제18대 크네세트(의회)를 구성하는 이번 총선에는 무려 34개 정당이 출사표를 냈으며 10일 오전 7시(한국시간 오후 2시)부터 전국 9263개 투표소에서 동시에 실시된다. 이스라엘 중앙선관위에 등록된 18세 이상 유권자 수는 527만 8985명이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사설] 육박전보다는 필리버스터가 낫다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가 그제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통해 필리버스터(합법적인 의사진행방해) 제도 도입을 제안했다. 민주당 등 야당은 홍 원내대표가 함께 제안한 국회폭력방지특별법에는 반대의 목소리를 냈으나 필리버스터 제도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지난 연말연초 국회에서는 망치와 소화기, 욕설과 몸싸움이 난무했다. 해외 언론들이 이를 자세히 보도함으로써 국제적으로 망신살이 뻗쳤다. 필리버스터 제도가 일부 부작용에도 불구, 험한 육박전보다는 낫다고 본다.미국·영국 등 의회정치 선진국들은 필리버스터를 다수당과 소수당의 갈등 해소방안으로 활용하고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저서 ‘담대한 희망’에서 “필리버스터는 다수의 횡포 위험을 차단하는 방화벽”이라고 말했다. 최근에는 야당인 공화당 소속 저드 그레그 상원의원을 상무장관에 지명했는데 공화당의 필리버스터를 예방하기 위한 결정이라는 논란이 일었다. 그런 관측은 오해에서 비롯된 것임이 밝혀졌지만 필리버스터는 그만큼 다수당이 소수당을 의식하고, 배려하는 제도로 정착될 수 있다.우리나라에서도 1960년대까지 필리버스터 제도가 있었다. 야당 의원이 10시간 발언으로 여당의 일방 안건처리를 지연시킨 전례가 있다. 박정희 정권 시절인 1973년 효율성을 앞세워 의사진행발언 시간을 엄격히 제한하면서 필리버스터가 불가능해졌다. 야당이 필리버스터 제도를 악용해 다수결원칙 자체를 무력화시켜서는 안될 것이다. 미국도 그런 일을 막기 위해 상원 재적 5분의3이 찬성하면 토론을 이어가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보완장치가 마련된다면 필리버스터 제도 도입을 머뭇거릴 이유가 없다. 국회의장실과 회의장을 점거하고,멱살잡이를 하며 싸우고, 국회 경위들이 동원되는 것보다 점잖게 말로 시간을 끄는 게 낫다. 그러면서 막후 협상을 더 하다 보면 접점을 찾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 폭력방지법 vs 날치기방지법

    폭력방지법 vs 날치기방지법

    지난 임시국회 당시 국회 폭력 사태를 계기로 촉발된 여야간 입법 신경전이 가열되고 있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28일 각각 토론회와 간담회를 갖고 각당의 이해관계가 반영된 법안 제출의 당위성을 역설했다. 한나라당은 폭력을 행사한 국회의원의 의원직 상실을 가능하도록 하는 내용의 국회폭력방지특별법 제정을 주장했고, 민주당은 국회의장의 직권상정 발동을 어렵게 하는, 이른바 ‘날치기 방지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나라당은 이날 오후 국회도서관 회의실에서 당 지도부가 참석한 가운데 ‘국회폭력 추방을 위한 토론회’를 가졌다. 국회폭력방지특별법 제정을 주도한 이범래 의원은 “국회폭력을 미화하고 ‘훈장’쯤으로 생각하는 의원들이 있다.”면서 “여야를 떠나 폭력 의원을 반드시 처벌하고 공직 사회에 영원히 진출할 수 없도록 공감대를 넓혀야 한다.”고 말했다. 토론자로 나온 한양대 이영해 교수는 “특별법뿐 아니라 국민소환제 도입 등 강력한 통제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나라당은 의견 수렴 절차를 거쳐 2월 국회에 특별법을 제출할 방침이다. 민주당은 국회의장의 직권상정 발동 요건을 대폭 강화하는 국회법 개정안을 29일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현행 직권상정 제도가 여야간 입법 대치과정에서 ‘다수당의 횡포에 날개를 달아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개정안은 국가 비상사태나 재난 등으로 상임위원회가 법안심사를 할 수 없는 경우 등에만 국한해 직권상정을 발동하고, 안건제안부터 직권상정까지 최소 30일의 기간을 두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주현진 구혜영기자 jhj@seoul.co.kr
  • 이회창 총재 “강소국연방제로 국가 개조”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는 국회 체질개선 방안으로 국회의원을 30% 감원하고 비례대표 비율을 50%로 늘리자고 주장했다. 이 총재는 29일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창당 1주년 내·외신 합동 기자회견에서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정치제도 개혁안을 제안하며 정부·여당의 개발연대식 밀어붙이기 리더십과 민주당의 시대착오적 ‘3김 리더십’을 동시에 종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여권을 향해 “설득과 토론이 전제되지 않은 밀어붙이기식 리더십은 정권의 오만함으로 낙인찍힐 뿐”이라고 비판하는 한편,민주당에겐 “’용산참사’를 정치쟁점화해서 대결·투쟁의 방향으로만 몰고가는 것은 야당의 책임을 저버리는 것”이라고 동시에 겨냥했다. 이 총재는 정치개혁 방안으로 ▲국회의원 30% 감원 ▲비례대표 비율 50% ▲소수당 보호 보장 ▲국회폭력 근절 ▲국회예산 감축 ▲의원 외유 자제 등을 제시했다.특히 의원 수 감원은 자신이 누차 강조했던 ‘강소국연방제’와 맞물려 이뤄져야 할 과제라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우리나라 국회의원 1명이 약 16만 3000명을 대표하고 있다.이는 1명당 약 67만명인 미국이나 26만 5000명인 일본에 비해 매우 적은 수”라며 “우리나라는 국회의원이 너무 많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국가구조 자체를 완전히 개조해 전국을 인구 500~700만 내외의 5~7개 광역지방자치단체로 나눠 연방제 형태의 분권국가로 만들자는 ‘강소국연방제’를 강력히 주장했다.선진국 진입을 위해서는 미국·스위스·싱가포르와 같은 연방·강소국 체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한 그는 “수도권 한 곳만 발전시키는 20세기형 발전모델로는 세계경쟁에 따라갈 수 없다.”고 지적했다.이 총재는 ‘강소국연방제’ 준비가 2011년까지는 이뤄져야 한다면서 ▲국가대개조위원회 구성 ▲국가구조 개편을 위한 헌법개정 ▲내년 있을 지방선거 잠정 연기를 강력히 주장했다. 이 총재는 “국회의원의 수를 줄이자는 것도 ‘강소국연방제’의 틀에 맞추자는 것”이라면서 “연방 국회의 틀을 다시 짜기 위해서는 현재 국회의원 수로 갈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강소국연방제’의 선행조건으로 지방 인프라 확보와 지역감정 해소 등을 꼽으면서 “현 정부가 광역경제권 계획을 추진 중인 것은 다행”이라고 말했다.하지만 그는 정부가 추진 중인 지방행정조직 개편안에 대해서는 “20세기 골방에서나 나올 법한 시대착오적인 정책”이라고 비난한 뒤 “20세기적 사고에 갇힌 수도권규제완화를 중단하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이 총재는 경제개혁 방안으로 ▲확실한 금융지원과 과감한 구조조정 ▲추경예산 4조 5000억원 조기 편성 ▲세금환급 및 저소득층 쿠폰제 도입 ▲대학학자금제도 확충 ▲대통령·국회의원·공무원 등 임금 동결 등을 제안했다. 이 중 추경예산 부분은 예산안 편성이 한달도 지나지 않은 시점이라 정부와 여당도 언급하기 부담스러워 하는 분위기여서 향후 논란의 소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햇볕정책을 ‘허구’라고 평가하는가 하면 노무현 전 대통령의 대북정책도 실패했다고 비판했다.또 이명박 정부의 ‘비핵·개방·3000’(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개방하면 1인당 국민소득을 3000달러로 만들겠다는 정책)에 대해서도 “북한을 몰라도 너무 모르는 순진한 정책이자 구호일 뿐”이라고 혹평했다.이 총재는 “군사안보적 위험에는 군사안보적 대응만이 해결책”이라면서 “북핵을 억제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은 강력한 군사력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 총재의 국회의원 감원 주장은 그 필요성에 있어서 타당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하지만 다수당인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제 밥그릇 뺏기’에 동참할지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전망도 나왔다.또 이 총재의 주장이 정치적 실행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하고 있지 못하다는 쓴소리도 있다.한 선진당 관계자는 “다른 당 의원들이 숫자를 줄이자는 제안에 쉽게 동의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국민적 공감대가 우선적으로 필요하지 않겠나.”라고 말하기도 했다.  글 / 인터넷서울신문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영상 / 서울신문 나우뉴스TV 손진호기자 nasturu@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이회창 총재 “강소국연방제로 국가 개조”

    이회창 총재 “강소국연방제로 국가 개조”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는 국회 체질개선 방안으로 국회의원을 30% 감원하고 비례대표 비율을 50%로 늘리자고 주장했다.  이 총재는 29일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창당 1주년 내·외신 합동 기자회견에서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정치제도 개혁안을 제안하며 정부·여당의 개발연대식 밀어붙이기 리더십과 민주당의 시대착오적 ‘3김 리더십’을 동시에 종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여권을 향해 “설득과 토론이 전제되지 않은 밀어붙이기식 리더십은 정권의 오만함으로 낙인찍힐 뿐”이라고 비판하는 한편,민주당에겐 “’용산참사’를 정치쟁점화해서 대결·투쟁의 방향으로만 몰고가는 것은 야당의 책임을 저버리는 것”이라고 동시에 겨냥했다.  이 총재는 정치개혁 방안으로 ▲국회의원 30% 감원 ▲비례대표 비율 50% ▲소수당 보호 보장 ▲국회폭력 근절 ▲국회예산 감축 ▲의원 외유 자제 등을 제시했다.특히 의원 수 감원은 자신이 누차 강조했던 ‘강소국연방제’와 맞물려 이뤄져야 할 과제라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우리나라 국회의원 1명이 약 16만 3000명을 대표하고 있다.이는 1명당 약 67만명인 미국이나 26만 5000명인 일본에 비해 매우 적은 수”라며 “우리나라는 국회의원이 너무 많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국가구조 자체를 완전히 개조해 전국을 인구 500~700만 내외의 5~7개 광역지방자치단체로 나눠 연방제 형태의 분권국가로 만들자는 ‘강소국연방제’를 강력히 주장했다.선진국 진입을 위해서는 미국·스위스·싱가포르와 같은 연방·강소국 체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한 그는 “수도권 한 곳만 발전시키는 20세기형 발전모델로는 세계경쟁에 따라갈 수 없다.”고 지적했다.이 총재는 ‘강소국연방제’ 준비가 2011년까지는 이뤄져야 한다면서 ▲국가대개조위원회 구성 ▲국가구조 개편을 위한 헌법개정 ▲내년 있을 지방선거 잠정 연기를 강력히 주장했다.  이 총재는 “국회의원의 수를 줄이자는 것도 ‘강소국연방제’의 틀에 맞추자는 것”이라면서 “연방 국회의 틀을 다시 짜기 위해서는 현재 국회의원 수로 갈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강소국연방제’의 선행조건으로 지방 인프라 확보와 지역감정 해소 등을 꼽으면서 “현 정부가 광역경제권 계획을 추진 중인 것은 다행”이라고 말했다.하지만 그는 정부가 추진 중인 지방행정조직 개편안에 대해서는 “20세기 골방에서나 나올 법한 시대착오적인 정책”이라고 비난한 뒤 “20세기적 사고에 갇힌 수도권규제완화를 중단하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이 총재는 경제개혁 방안으로 ▲확실한 금융지원과 과감한 구조조정 ▲추경예산 4조 5000억원 조기 편성 ▲세금환급 및 저소득층 쿠폰제 도입 ▲대학학자금제도 확충 ▲대통령·국회의원·공무원 등 임금 동결 등을 제안했다.  이 중 추경예산 부분은 예산안 편성이 한달도 지나지 않은 시점이라 정부와 여당도 언급하기 부담스러워 하는 분위기여서 향후 논란의 소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햇볕정책을 ‘허구’라고 평가하는가 하면 노무현 전 대통령의 대북정책도 실패했다고 비판했다.또 이명박 정부의 ‘비핵·개방·3000’(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개방하면 1인당 국민소득을 3000달러로 만들겠다는 정책)에 대해서도 “북한을 몰라도 너무 모르는 순진한 정책이자 구호일 뿐”이라고 혹평했다.이 총재는 “군사안보적 위험에는 군사안보적 대응만이 해결책”이라면서 “북핵을 억제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은 강력한 군사력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 총재의 국회의원 감원 주장은 그 필요성에 있어서 타당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하지만 다수당인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제 밥그릇 뺏기’에 동참할지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전망도 나왔다.또 이 총재의 주장이 정치적 실행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하고 있지 못하다는 쓴소리도 있다.한 선진당 관계자는 “다른 당 의원들이 숫자를 줄이자는 제안에 쉽게 동의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국민적 공감대가 우선적으로 필요하지 않겠나.”라고 말하기도 했다.  인터넷서울신문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 조선 왕 독살의 다른 이름 ‘당파주의’

    조선 왕 독살의 다른 이름 ‘당파주의’

    ‘꿩고기는 종기와 상극이었다. 꿩이나 닭, 오리 등은 껍질에 기름이 많아 종기 환자에게는 절대 처방하면 안 되는 음식이었다. 문종이 종기로 누웠을 때 전순의가 꿩고기를 올렸다. 꿩고기는 겨울철 대지가 얼었을 때 올려야 하는데, 전순의가 이를 무시하고 문종에게 계속 섭취시킨 것은 고의가 아니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당파주의 물든 신하들 왕 독살 국사에서 문종은 몸이 허약하여 재위 2년 4개월만에, 장년인 39살에 종기로 죽었다고 배웠다. 문종의 급서는 안타깝게 열 두 살에 즉위한 단종에게는 갑작스러운 비극이었다. 그런데 문종의 급서가 자연사, 즉 하늘의 뜻이 아니었다면? 조선 전기의 역사는 다시 쓰여져야 한다. 나이 어린 조카 단종이 국정을 운영할 능력이 없어 숙부 수양대군이 불가피하게 왕위를 찬탈할 수밖에 없었다는 논리는 더 이상 유효하지 않기 때문이다. 권력을 두고 왕실 사람들이 죽고 죽이는 것이 무슨 문제냐고? 이것은 조선 초기 동북아에서 비약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기회를 완전히 놓쳐버렸다는 의미다. 소통과 통합 대신 독살로 기득권을 유지하려는 정치세력이 잉태되는 순간이기도 하다. 독살의 비극은 단종뿐만 아니라 세조의 아들 예종으로도 이어졌다. 예종이 공신의 적폐를 내세워 숙청에 나서자 신하들은 다시 독살을 감행한 것이다. 결국 세조는 문종만 독살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아들도 죽이고, 조선 후기의 인조반정 이후 숙종, 경종, 정조, 소현세자, 효종, 현종의 독살로 연결지어지는 악의 사슬에 뿌리를 내린 셈이다. 또한 세조가 등극하자 그를 중심으로 한 공신집단은 초법적인 특권층으로 훈구파의 뿌리가 된다. 조정의 질서가 무너지고, 특권층을 형성하는 공신은 정공신 3000명과 그 가족을 포함한 원정공신까지 1만명으로 늘려놓는다. 조선 전기 인구가 300만~400만명에 불과한데 군포 등 세금을 안 내는 특권층이 1만명이나 되는 것이다. 이들은 지역단위로 세금을 대납하고 나중에 세금을 징수하는 특권까지 주어져 백성을 체계적으로 수탈할 수 있었다. 역사학자인 이덕일씨는 앞서 2005년에는 ‘왕의 독살’이란 프리즘으로 조선 후기를 들여다봤다. 그런데 중앙공무원교육원에 강의하러 갔다가 만난 안덕균 전 경희대 한의대 교수에게 문종도 종기 탓이 아니라 독살당했을 것이라는 얘기를 듣게 됐다. 자료를 다시 살펴본 결과 이씨는 왕을 독살하는 것이 왕권이 약화됐던 조선 후기뿐만 아니라 조선 전기, 아니 조선 왕조 500년을 관통해온 ‘코드’였다는 것을 발견하게 됐다. 조선의 ‘사악한’ 신하들이 왕들을 제거해나간 것이다. ‘조선 왕 독살사건’(다산초당 펴냄) 1,2권은 이렇게 다시 세상에 나왔다. 이씨는 “조선 후기의 왕은 집권 노론과 갈등관계가 있을 때 독살당할 위기에 처했다.”면서 “왕이 어느날 느닷없이 죽어버리면 갈등이 종료되면서 노론의 집권이 강화되는 식으로 조선의 정치체계가 이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통합의 정치 못하면 독살은 현재진행형 이덕일씨가 조선 왕 독살 사건을 통해 현재 시점에서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 그는 “세조의 계유정난과 조선 후기 인조반정으로 조선의 정치 체제가 완전히 뒤틀려 버렸다.”면서 “조선시대 왕의 독살은 집권 다수당인 노론이 정치적 파트너이자 야당인 남인을 절대로 인정하지 못하겠다는 입장에서 나왔고, 왕이 혹시 남인의 편을 들 경우에는 독살도 서슴지 않았다.”고 말했다. 즉, 정치가 상호 공존을 인정한 상황에서 소통과 통합을 향해 가지 않는다면 파국으로 치닫고 결국 나라가 망한다는 것이다. 현재의 대의 민주주의도 국민 의사를 대변하고 실행하지 않고 기득권 수호와 당파주의에 빠지면 조선시대 왕을 독살하는 상황이 대한민국의 현재로 이어지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이씨는 “유목민족의 호전성과 농경민족의 창의성을 가지고 있는 우리 민족은 내부 투쟁에 몰두할 경우 상대를 몰살할 때까지 치달을 수밖에 없는 DNA를 가지고 있는 만큼, 소통과 공존을 바탕으로 세계경영에 눈을 돌려야 할 것”이라고 조언하고 있다. 각권 1만 4000원.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강석진 칼럼]소수파 지도자가 된 대통령

    [강석진 칼럼]소수파 지도자가 된 대통령

    연 말연시 난투극 국회에서 가장 상처가 깊은 패배자는 대통령이었다. 법안 통과가 대거 좌절된 것 때문만은 아니다. 쟁점 법안들이 2월 국회로 넘어간 것이 큰 부담이 되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하지만 법안 가운데는 시간을 갖고 토의하는 것이 나쁠 리 없는 것도 있고 몇달 늦어져도 대세에 지장이 없는 법안도 적지 않다. 법안의 성립 여부에 못지않게, 아니 더 심각하게 대통령이 고민해야 할 문제는 따로 있다. 대통령이 소수파 지도자가 되어 가고 있다는 점이다. 여당인 한나라당 의원이 국회 재적의원의 과반을 훌쩍 넘는 172명이나 되는데 무슨 말이냐고? 필름을 연말연시로 돌려보자. TV 화면에 비치는 한나라당 의원들을 보면 친박 의원들은 물론이고 뜻밖에 친이쪽 의원들마저 비장하기는커녕 심드렁한 표정들이었다. 친박을 제외하면 과반이 무너지거니와 친이쪽 의원들마저 소극적 자세라면 대통령이 믿고 의지할 의원은 불과 한 줌으로 축소되고 만다. TV에서 본 친이쪽 의원들에게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A의원은 “움직이는 사람이 없다. 큰일이다.”라고 걱정한다. B의원은 “이번 사태는 대통령 레임덕의 시작을 알렸다. 친이 내부에서도 지도부 방침에 적극적으로 호응하지 않는 의원들이 많아졌다. 이들은 슬슬 자기 주머니나 챙기려고 한다.”고 말한다. C의원은 “물밑에서 야당과 대화했다.”고 말한다. 한나라당 지도부가 좋아했던 군대식 표현을 빌리자면 돌격 명령이 떨어졌는데 앞으로 뛰어나가는 충직한 전사가 별로 없었던 것이다. 이 유를 물어보았다. A의원은 구심점이 없기 때문이라고 한다. 당내에 군기를 잡고 호령할 인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B의원은 특정인이 좌지우지하는 인사 때문이라고 한다. 친한 사람, 만만한 사람만 쓰다 보니 인재 풀이 좁아지고, 제외되는 사람들은 당연히 방관자가 되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1988년 이후 대통령 또는 대통령 후보가 소수파였던 예가 없지 않다. 그래서 노태우 전 대통령은 임기 중 3당 합당을 했고, 김대중 전 대통령은 김종필 전 총리와 손을 잡았다. 이명박 대통령은 멀쩡한 다수당 안에서 소수파가 되어 가고 있다. 죽으나 사나 현 정부가 죽 쑤길 학수고대하는 사람들이야 대통령이 소수파가 되어서 좋다고 하겠지만 대부분의 국민은 안정된 정국운영과 현 정부의 ‘성공’을 바란다. 현 정부가 이리 비틀, 저리 비틀 하다가 임기 후에는 그 앞에 ‘잃어버린 5년’이라는 수식어라도 붙게 되면 고달픈 것은 서민들이기 때문이다. 그만큼 성공적인 정권이 되도록 해야 할 책임이 대통령에게 있다. 그러려면 우선 대통령이 다수파가 되어 정국을 안정시킬 수 있도록 피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그 출발은 권력의 나눔이다. 권력은 사유물이 아니다. 남에게 나눠 주면 줄어드는 재물은 더더욱 아니다. 권력은 잘 나눠 주면 오히려 더 커진다. 설을 전후해 청와대 비서진과 내각 그리고 주요 권력기관장의 개편이 단행될 예정이다. 사람들은 인사에서 메시지를 읽는다. 친이 세력 안의 아주 좁은 그룹을 넘어서 범친이로, 나아가 친박 의원들에게까지 권력이 나눠지고, 그리하여 대통령이 다시 다수파의 지도자가 될지, 아니면 레임덕의 문턱을 넘어서게 될지는 이번 인사를 보면 좀더 뚜렷해질 것으로 보인다. 강석진 수석논설위원 sckang@seoul.co.kr
  • 강기갑 “죄송하다.하지만 한나라가 원인 제공”

    강기갑 “죄송하다.하지만 한나라가 원인 제공”

      민주노동당 강기갑 대표는 12일 국회 폭력사태와 관련,”내 행동이 지나쳤다는 국민 여러분의 질타를 겸허히 받아들인다.”며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밝혔다.하지만 강 대표는 “국회 폭력의 원인 제공자는 한나라당”이라면서 “더러운 입법전쟁을 벌인 청와대와 한나라당에는 사과할 것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연 강 대표는 국회 파행 당시와는 다르게 침착하고 조용한 모습으로 등장했다.하지만 그는 “국민에게만 사과하겠다.”며 기자회견 내내 ‘투사 이미지’답게 강경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지난번(국회 파행 당시)에는 내가 참지 못했다.”며 “상상의 범위를 벗어난 국회 사무처의 폭력이 벌어진 상황이었다.원내 정당으로서 참을 수 없는 모욕이었지만 그래도 더 신중히 대응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고 사과했다.  그는 “이번 사건 이후 괴로운 번민의 시간을 보냈다.”고 밝힌 뒤 “국민 여러분의 질책을 달게 받겠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하지만 “국회 파행과 폭력사태의 근본 원인은 3권분립 정신에 근거한 입법부가 다수당의 횡포로 청와대의 거수기,통법부로 전락한 데 있다.”고 한나라당에 화살을 돌렸다.한편으론 “한나라당 편에서 불법적인 공권력을 동원한 국회 사무처의 요구에도 더 답하지 않겠다.검찰의 소환요구에도 일절 응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는 “국회의원 국민소환제를 당장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한·미 FTA 비준안 일방 상정이라는 불법행위를 서슴지 않은 한나라당 의원이 첫 번째 대상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또 현행 교섭단체제도에 대해 “국회 운영의 의제와 절차를 교섭단체가 일방적으로 결정하는 것은 맞지 않다.”면서 “소수정당이 배제되는 교섭단체제도를 전면 재검토해 2월 임시국회에에 개정안을 발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 대표는 민주당에 “지금부터 2월까지 민노당과 함께 ‘MB악법 저지를 위한 시국토론회’를 공동으로 추진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그는 자신의 사과 범위가 개인적인 것인지 폭력 사태에 관계된 민노당 당직자들을 대표한 것인지에 대해 “공당 대표로서의 사과”라고 답한 뒤 “이유야 어찌됐건 국회의원으로서 당 대표로서 넘지말아야 할 선을 넘었다.”고 덧붙였다.  강 대표는 함께 ‘입법전쟁’을 벌인 민주당에 비해 유독 민노당에 대한 법적 대응의 강도가 센 것 같다는 지적에 대해 “아마 그 쪽(한나라당)에서 답을 해야 할 사안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밝혔다.이어 “의원으로서 격분한 나머지 의장실을 찾아가서 탁자를 뒤집고 주먹으로 치고 문을 발로 차는 행위에 대해서 조명을 심하게 하는 것이 아닌가.”라고 불만스러워했다.  박승흡 민노당 대변인은 “민노당이 (정부와 여당에 대해) 비타협 노선을 강경하게 견지하고 있는 점에 대한 청와대와 한나라당의 총체적 반격”이라고 주장하면서 “강 대표는 2월에 있을 임시국회를 대비한 희생양”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근 한나라당에서 추진 중인 ‘국회폭력방지법’(가칭)과 관련, “겉으로 보이는 폭력도 있지만 국회에는 내적 폭력도 심하다.”고 주장했다.그는 “다수당이 법안을 억지로 밀어붙이는 것이 더 폭력적”이라고 비판했다.하지만 “최근 민주당에서 외적인 폭력과 내적인 폭력을 포괄한 법안을 준비 중이라고 한다.우리도 공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 대표는 “사실 지난번 임시국회서 MB악법을 폐기하도록 끝장을 내야한다고 생각했다.”며 “곧 있을 2월 임시국회에서 또 MB악법을 몸으로 막아야 할텐데 걱정”이라고 털어놨다.  최근 손가락 골절 수술을 받았던 강 대표는 “손가락 뼈가 두 조각나서 양쪽에 핀을 박아 고정한 상태”라고 밝혔다.그는 “다친 손가락 보다는 전신마취 후유증이 더 심하다.”며 “10주 정도 지나면 완치할 것이라고 한다.”고 전했다.  한편 박 대변인은 강 대표와 함께 부성현 부대변인 등 당직자들의 명예훼손 혐의 불구속기소건과 관련,”현행범 규정에 대해 동의할 수 없다.”며 “당 법률단을 통해 공식적인 법적 대응을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인터넷서울신문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서울신문 다른기사 보러가기] ‘엔高 여파’ 집창촌 기웃거리는 추한 日관광객 둘리도 몰라야 할 세가지 비밀 故 김성재 모친 “아들 자살 아니다” “삼성·LG 만한 게 없네”··· ‘2009 CES’ 이색 제품들 SKY대 출신 공무원들 “9급이면 어때” 고위공무원단 이렇게 바뀐다…내부공모 절반 축소
  • 강기갑 “죄송하다.하지만 한나라가 원인 제공”

    민주노동당 강기갑 대표는 12일 국회 폭력사태와 관련,”내 행동이 지나쳤다는 국민 여러분의 질타를 겸허히 받아들인다.”며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밝혔다.하지만 강 대표는 “국회 폭력의 원인 제공자는 한나라당”이라면서 “더러운 입법전쟁을 벌인 청와대와 한나라당에는 사과할 것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연 강 대표는 국회 파행 당시와는 다르게 침착하고 조용한 모습으로 등장했다.하지만 그는 “국민에게만 사과하겠다.”며 기자회견 내내 ‘투사 이미지’답게 강경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지난번(국회 파행 당시)에는 내가 참지 못했다.”며 “상상의 범위를 벗어난 국회 사무처의 폭력이 벌어진 상황이었다.원내 정당으로서 참을 수 없는 모욕이었지만 그래도 더 신중히 대응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고 사과했다. 그는 “이번 사건 이후 괴로운 번민의 시간을 보냈다.”고 밝힌 뒤 “국민 여러분의 질책을 달게 받겠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하지만 “국회 파행과 폭력사태의 근본 원인은 3권분립 정신에 근거한 입법부가 다수당의 횡포로 청와대의 거수기,통법부로 전락한 데 있다.”고 한나라당에 화살을 돌렸다.한편으론 “한나라당 편에서 불법적인 공권력을 동원한 국회 사무처의 요구에도 더 답하지 않겠다.검찰의 소환요구에도 일절 응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는 “국회의원 국민소환제를 당장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한·미 FTA 비준안 일방 상정이라는 불법행위를 서슴지 않은 한나라당 의원이 첫 번째 대상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또 현행 교섭단체제도에 대해 “국회 운영의 의제와 절차를 교섭단체가 일방적으로 결정하는 것은 맞지 않다.”면서 “소수정당이 배제되는 교섭단체제도를 전면 재검토해 2월 임시국회에에 개정안을 발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 대표는 민주당에 “지금부터 2월까지 민노당과 함께 ‘MB악법 저지를 위한 시국토론회’를 공동으로 추진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그는 자신의 사과 범위가 개인적인 것인지 폭력 사태에 관계된 민노당 당직자들을 대표한 것인지에 대해 “공당 대표로서의 사과”라고 답한 뒤 “이유야 어찌됐건 국회의원으로서 당 대표로서 넘지말아야 할 선을 넘었다.”고 덧붙였다. 강 대표는 함께 ‘입법전쟁’을 벌인 민주당에 비해 유독 민노당에 대한 법적 대응의 강도가 센 것 같다는 지적에 대해 “아마 그 쪽(한나라당)에서 답을 해야 할 사안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밝혔다.이어 “의원으로서 격분한 나머지 의장실을 찾아가서 탁자를 뒤집고 주먹으로 치고 문을 발로 차는 행위에 대해서 조명을 심하게 하는 것이 아닌가.”라고 불만스러워했다. 박승흡 민노당 대변인은 “민노당이 (정부와 여당에 대해) 비타협 노선을 강경하게 견지하고 있는 점에 대한 청와대와 한나라당의 총체적 반격”이라고 주장하면서 “강 대표는 2월에 있을 임시국회를 대비한 희생양”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근 한나라당에서 추진 중인 ‘국회폭력방지법’(가칭)과 관련, “겉으로 보이는 폭력도 있지만 국회에는 내적 폭력도 심하다.”고 주장했다.그는 “다수당이 법안을 억지로 밀어붙이는 것이 더 폭력적”이라고 비판했다.하지만 “최근 민주당에서 외적인 폭력과 내적인 폭력을 포괄한 법안을 준비 중이라고 한다.우리도 공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 대표는 “사실 지난번 임시국회서 MB악법을 폐기하도록 끝장을 내야한다고 생각했다.”며 “곧 있을 2월 임시국회에서 또 MB악법을 몸으로 막아야 할텐데 걱정”이라고 털어놨다. 최근 손가락 골절 수술을 받았던 강 대표는 “손가락 뼈가 두 조각나서 양쪽에 핀을 박아 고정한 상태”라고 밝혔다.그는 “다친 손가락 보다는 전신마취 후유증이 더 심하다.”며 “10주 정도 지나면 완치할 것이라고 한다.”고 전했다. 한편 박 대변인은 강 대표와 함께 부성현 부대변인 등 당직자들의 명예훼손 혐의 불구속기소건과 관련,”현행범 규정에 대해 동의할 수 없다.”며 “당 법률단을 통해 공식적인 법적 대응을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글 / 인터넷서울신문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영상 / 서울신문 나우뉴스TV 김상인VJ bowwow@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김형오 국회의장에게 듣는다] “강경파 득세정치 희망 없어 국회 폭력고발 취하 않을 것”

    [김형오 국회의장에게 듣는다] “강경파 득세정치 희망 없어 국회 폭력고발 취하 않을 것”

    김형오 국회의장은 지난 7일 오후 집무실에서 모처럼 쉬었다. 파행국회가 정상화되면서 20여일 만에 되찾은 휴식이었다. 국회 귀빈식당에서 경위·방호원들과 위로 점심을 함께 한 뒤였다. 내실에서 신문을 읽고 있는 김 의장을 만났다. 그는 오찬에서 한 얘기부터 들려줬다. 국회 폭력사태를 끝까지 엄벌하겠다고 강조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하소연이 이어졌다. 여야로부터 이렇게 덤터기를 많이 쓴 국회의장은 자신이 처음일 거라고 했다. 김 의장은 지난해 12월의 세 가지 일정을 소개했다. ①24일 전후 법안 40여건 제출 ②26일 한나라당 직권상정 요청 ③29일 한나라당 의원총회 결의. 그러곤 “말이 되느냐.”고 했다. 직권상정 거부에 대한 항변이었다. 끝까지 버티면서 교착국면 해소의 물꼬를 텄지만 친정의 평가는 후하지 않다. 한나라당 내에선 ‘배신자’라는 말까지 나왔다. 그래서인지 2월 임시국회에서의 직권상정 가능성을 닫아 놓지는 않았다. 할 말이 많은 듯했다. 내친김에 인터뷰를 요청했다. →김 의장이 직권상정 거부를 선언하면서 파행정국이 풀리는 수순으로 급반전됐습니다. 그에 따라 국회가 가까스로 정상화됐지만 20여일간의 파행 등 과정을 놓고는 혹평이 적지 않습니다. 무법국회, 폭력국회, 만신창이 국회, 분노의 활극 등의 말들이 나오고요. 어떻게 평가하시는지요. -어렵사리 여야가 협상에 성공한 것만 해도 정말 다행입니다. 지난해 말 예산국회가 끝나자마자 여야는 전투모드로 돌변했습니다. 대화와 타협이 실종되고 오직 ‘돌격 앞으로’만 있었습니다. 국회의장으로 취임한 이래 일하는 국회의 모습을 보이려고 노력했는데 한순간에 수포로 돌아간 게 개인적으로 너무 안타깝습니다. 그래도 국회는 협상을 통해 풀어야 합니다. →김 의장의 처신을 놓고 이런저런 말들이 있었습니다.여당은 직권상정을 안 해준다고 불만이었고,야당은 여당 편을 든다고 공세를 취했습니다. 양줄타기라며 몰아세우는 여야의 틈바구니에 끼여 개인적인 고충도 많았을 터인데요. -의회주의 원칙을 끝까지 지키려고 노력했다고 스스로 달래 봅니다. 사방에서 오해와 압력, 회유와 강권이 있었습니다. 그래도 버텼습니다. 여야 모두 강경파들의 목소리가 더 커진 것은 경계해야 할 대목이라고 봅니다. 강경파에 휘둘리는 정치는 희망이 없습니다. 물론 협상파, 온건파들이 좀 더 치밀하고 치열한 자세로 임했어야 했다는 생각입니다. 덜 긴장된 입장으로는 강경파에 먹히게 돼 있어요. 정치 협상이란 게 어려울 때에도 한 글자 한 글자 놓고 주고받으면 되고, 합의문에 근거해 대화와 타협의 정신으로 풀면 안될 게 없지요. →하지만 김 의장이 결단을 못 내리고 우유부단하다거나 심지어 기회주의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 것도 사실입니다. -합리적이고 온화한 사람이 강경파에 이기려면 원칙에 더 충실해야 합니다. 강경파에 굴복해선 안 되고, 강경파에 눌리면 온건 합리주의는 설 땅이 없습니다. 내 개인 이미지가 어떻게 각인되든 관계 없이 강요나 강박에 무릎을 꿇지 않겠다는 의지는 보여 줬다고 자부합니다. 내가 도중에 포기했다면 대화와 타협도 없었을 것입니다. 대화와 타협의 불씨를 살리려고 끝까지 붙잡고 있었던 거지요. →파행 국회 과정에서 특히 친정격인 한나라당으로부터 불만이 많았습니다. 청와대도 마찬가지고요. 일부 강경파 초선은 불신임안 제출을 주장할 만큼 여권 내에서는 직권상정을 거부한 데 대해 배신감을 느낀 듯한데요. -5선 의원을 지내는 동안은 물론 야당 생활 10년 동안 한나라당 밖을 1㎝라도 나갈 생각은 해보지 않았습니다. 야당 때도 당직, 국회직 다 해봤어요. 대통령인수위 부위원장, 당 사무총장, 원내대표, 인재영입위원장 등을 지냈고요. 정권교체를 이룩하는 데 숨은 공로자 중 한 사람이라는 것에 자부심을 갖고 있습니다. 이명박 정부가 국민 지지 속에 잘되기를 바라는 사람이고, 이명박 정부가 잘되려면 국회가 잘돼야 합니다. 이번에 민주주의란 어렵고 까다로운 것임을 새삼 느꼈습니다. 속전속결로 거두절미하는 게 민주주의가 아니고, 또 정치는 행정과 다른 것이지요. 국회와 정부는 생태적으로 다를 수밖에 없는 것인데 그런 이해가 부족했던 것 같아요. 정부가 졸속 제출한 법안을 직권상정했었다면 국민들의 불만을 사서 낭패를 봤을 것입니다. 지난 연말 크리스마스를 전후해 40여개 법안이 제출됐어요. 그래 놓고 여당이 며칠도 안돼 직권상정을 해달라고 요구했습니다. 29일엔 한나라당 의원총회에서 직권상정을 촉구하는 결의서까지 보냈고요. 국민을 우습게 보고 국회를 우습게 본 것이나 다름없어요. 다수당이라고 해도 권리행사는 정당해야 합니다. →파행 국회로 고발 사태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국회 사무처가 민주당 문학진, 민주노동당 강기갑·이정희 의원 등을 고발했거나 고발하기로 하고, 한나라당도 이 3명을 별도로 고발 조치하기로 했습니다. 심지어 김 의장도 민주당에 의해 검찰에 고발당했는데요. 파행 국회에 이은 고발국회는 또 다른 후유증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의회 민주주의를 유린하는 불법 폭력 행위는 끝까지 용납하지 않을 생각입니다. 국회의장으로서 책임감을 갖고 의회주의 실종의 악순환을 반드시 근절시키는 노력을 할 것입니다. (고발을 취하하는)정치적 타협도 일절 없을 것입니다. 필요하면 법과 제도도 고치겠습니다. →이번 합의를 놓고 민주당은 승리를 자평하며 고무돼 있고, 한나라당은 지도부 책임론까지 나오면서 내홍에 빠지는 등 엇갈린 분위기인데요. -야당은 대성공을 거두고, 여당은 큰 손해를 본 것처럼 하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여야가 민생법안을 처리하기로 합의하고, 중요 쟁점 법안을 협의 처리 또는 합의 처리토록 노력하기로 한 것은 어느 정도 여당 입장을 충족시켜 준 것이 아닙니까. 거의 모든 법안이란 게 정부 여당이 필요로 하는 겁니다. 협상 결과에 따라 처리 속도에 간격은 있지만 처리를 하기로 합의를 이끌어 냄으로써 여당이 손해본 것은 없는 거지요. 야당도 국정의 한 축을 담당하는 일을 끝까지 못해 준 것은 잘못된 것이고요. →파행국회가 20여일 계속되는 동안 국회의장으로서 여야 합의를 이끌어 내기 위해 어떤 중재노력을 해왔습니까. -그동안 여야 지도부와 중진 의원들을 두루 만났습니다. (이와 관련해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는 김 의장에게 메신저를 16차례 보내 직·간접적으로 설득했지만 답신이 없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5선 의원을 하는 동안 쌓아놓은 개인적인 친밀도가 조금 도움이 된 것 같아요. 때로는 반공식적으로, 때로는 보안 속에서 만나는 노력을 해 왔고, 그래서 이렇게 되지 않았겠나 생각을 해봅니다. 앞으로도 그런 역할을 계속할 것입니다. 그런데 여야간 대화 채널이 부족하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원구성이 늦었고, 여야 긴장모드로 바뀌면서 대화채널이 가동되지 못했지요. 시간이 지날수록 대화 창구가 다양화될 것이고, 또 그렇게 돼야 합니다. 이름을 대기는 어렵지만 그분들이 협상에 역할을 해준 데 대해 고맙게 생각합니다. →야당 의원들의 국회의장실 점거 등으로 호텔에서 지내기도 하고, 지방행을 택하기도 했는데. -야당 의원들이 의장실을 점거하고 의장 공관을 여러 차례 불시에 찾아오고 했습니다. 예전 국회의장들은 만나주고 했지만 나는 이번에 단연코 거절했습니다. 아예 의장 공관에 2주일간 들어가지 않고 서울시내 호텔을 전전하고서요. 항의성 방문에 접견을 허용하지 않은 것은 법 질서를 바로 세워야 하겠다는 단호한 의지의 표현입니다. 사전 양해도 없고, 의도가 순수하지 않는 방문에는 앞으로도 말려들지 않을 것이라는 의지를 보인 것이지요. 어떤 이는 호통치라고 하기도 했는데 그것은 스스로 정치적으로 ‘쇼’하는 것이므로 하지 않았습니다. 불법·비법적인 것에는 타협도, 굴복도 하지 않기 위해 지방으로 내려간 것이고, 그런 게 최근 정치와 다르다 보니 오해가 있었던 것도 알고 있습니다. →일각에선 김영삼(YS) 전 대통령을 연상케 하는 행보라는 지적도 있는데요. 당 대표 혹은 차기 대선 도전설과 연관 짓는 관측도 있고요. -지지 세력이 있는 YS와는 다르죠. 의장실을 빼앗겨 남의 방을 빌려 집무를 보고 그것도 하루 이틀도 아니고. 국회의장 알기를 뭣같이 아는데 항의의 표시로 떠난 겁니다. ‘쇼’하러 간 게 아니에요. 민주국회에서 이럴 수 있느냐, 화가 치밀었어요. 그걸 놓고 비난하거나 그런 해석을 한다면 내 생각과 다른 것이니 참고하죠. 하지만 선산을 다녀오니 우울했던 마음도 진정이 되더군요. →여야가 쟁점법안에 대한 ‘합의 처리’,‘협의 처리’를 놓고 아전인수식 해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제2의 법안 전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양측이 끝내 평행선을 간다면 직권상정할 용의는 있는지요. -앞으로 여야 정치력이 시험대에 오를 것입니다. 여야 모두 국민을 상대로 정치를 하는 겁니다. 멱살 잡는 싸움이 아니라 국민을 설득하는 홍보전을 세게 붙어야 할 것입니다. 예를 들어 미디어관련법이 민주당의 주장대로 악법인지, 선진국가로 가는 데 필수불가결한 법인지, 진지한 토론이 있어야 합니다. 그에 따라 국민의 판단이 있을 것이고 그에 따라 국회의장이 움직일 것입니다. 직권상정을 좋아하는 국회의장은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직권상정은 다수당이 소수당에 의해 방해받을 때 하는 예외적인 조치입니다. 조자룡 헌칼 휘두르듯이 쓸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국민적 명령이 있다는 판단이 들 때는 예외적으로 써야 합니다. 앞으로 후임 의장이 불가피할 때에는 쓸 수 있도록 여지는 남겨놔야 하는 측면도 있고요. 박대출 선임기자 dcpark@seoul.co.kr [다른기사 보러가기] [사설]미네르바 사법처리 지나치다 ’미네르바’ 박씨를 소개합니다 노인들의 성…“죽어도 좋아, 아직 설렌다” “행정인턴요? 차라리 ‘알바’가…”
  • [김형오 국회의장에게 듣는다] “강경파 득세정치 희망 없어… 국회 폭력고발 취하 않을 것”

    [김형오 국회의장에게 듣는다] “강경파 득세정치 희망 없어… 국회 폭력고발 취하 않을 것”

    김형오 국회의장은 지난 7일 오후 집무실에서 모처럼 쉬었다. 파행국회가 정상화되면서 20여일 만에 되찾은 휴식이었다. 국회 귀빈식당에서 경위·방호원들과 위로 점심을 함께 한 뒤였다. 내실에서 신문을 읽고 있는 김 의장을 만났다. 그는 오찬에서 한 얘기부터 들려줬다. 국회 폭력사태를 끝까지 엄벌하겠다고 강조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하소연이 이어졌다. 여야로부터 이렇게 덤터기를 많이 쓴 국회의장은 자신이 처음일 거라고 했다. 김 의장은 지난해 12월의 세 가지 일정을 소개했다. ①24일 전후 법안 40여건 제출 ②26일 한나라당 직권상정 요청 ③29일 한나라당 의원총회 결의. 그러곤 “말이 되느냐.”고 했다. 직권상정 거부에 대한 항변이었다. 끝까지 버티면서 교착국면 해소의 물꼬를 텄지만 친정의 평가는 후하지 않다. 한나라당 내에선 ‘배신자’라는 말까지 나왔다. 그래서인지 2월 임시국회에서의 직권상정 가능성을 닫아 놓지는 않았다. 할 말이 많은 듯했다. 내친김에 인터뷰를 요청했다. →김 의장이 직권상정 거부를 선언하면서 파행정국이 풀리는 수순으로 급반전됐습니다. 그에 따라 국회가 가까스로 정상화됐지만 20여일간의 파행 등 과정을 놓고는 혹평이 적지 않습니다. 무법국회, 폭력국회, 만신창이 국회, 분노의 활극 등의 말들이 나오고요. 어떻게 평가하시는지요. -어렵사리 여야가 협상에 성공한 것만 해도 정말 다행입니다. 지난해 말 예산국회가 끝나자마자 여야는 전투모드로 돌변했습니다. 대화와 타협이 실종되고 오직 ‘돌격 앞으로’만 있었습니다. 국회의장으로 취임한 이래 일하는 국회의 모습을 보이려고 노력했는데 한순간에 수포로 돌아간 게 개인적으로 너무 안타깝습니다. 그래도 국회는 협상을 통해 풀어야 합니다. →김 의장의 처신을 놓고 이런저런 말들이 있었습니다.여당은 직권상정을 안해 준다고 불만이었고,야당은 여당 편을 든다고 공세를 취했습니다. 양줄타기라며 몰아세우는 여야의 틈바구니에 끼여 개인적인 고충도 많았을 터인데요. -의회주의 원칙을 끝까지 지키려고 노력했다고 스스로 달래 봅니다. 사방에서 오해와 압력, 회유와 강권이 있었습니다. 그래도 버텼습니다. 여야 모두 강경파들의 목소리가 더 커진 것은 경계해야 할 대목이라고 봅니다. 강경파에 휘둘리는 정치는 희망이 없습니다. 물론 협상파, 온건파들이 좀 더 치밀하고 치열한 자세로 임했어야 했다는 생각입니다. 덜 긴장된 입장으로는 강경파에 먹히게 돼 있어요. 정치 협상이란 게 어려울 때에도 한 글자 한 글자 놓고 주고받으면 되고, 합의문에 근거해 대화와 타협의 정신으로 풀면 안될 게 없지요. →하지만 김 의장이 결단을 못 내리고 우유부단하다거나 심지어 기회주의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 것도 사실입니다. -합리적이고 온화한 사람이 강경파에 이기려면 원칙에 더 충실해야 합니다. 강경파에 굴복해선 안되고, 강경파에 눌리면 온건 합리주의는 설 땅이 없습니다. 내 개인 이미지가 어떻게 각인되든 관계 없이 강요나 강박에 무릎을 꿇지 않겠다는 의지는 보여 줬다고 자부합니다. 내가 도중에 포기했다면 대화와 타협도 없었을 것입니다. 대화와 타협의 불씨를 살리려고 끝까지 붙잡고 있었던 거지요. →파행 국회 과정에서 특히 친정격인 한나라당으로부터 불만이 많았습니다. 청와대도 마찬가지고요. 일부 강경파 초선은 불신임안 제출을 주장할 만큼 여권 내에서는 직권상정을 거부한 데 대해 배신감을 느낀 듯한데요. -5선 의원을 지내는 동안은 물론 야당 생활 10년 동안 한나라당 밖을 1㎝라도 나갈 생각은 해보지 않았습니다. 야당 때도 당직 국회직 다 해봤어요. 대통령인수위 부위원장, 당 사무총장, 원내대표, 인재영입위원장 등을 지냈고요. 정권교체를 이룩하는 데 숨은 공로자 중 한 사람이라는 것에 자부심을 갖고 있습니다. 이명박 정부가 국민 지지속에 잘되기를 바라는 사람이고, 이명박 정부가 잘되려면 국회가 잘돼야 합니다. 이번에 민주주의란 어렵고 까다로운 것임을 새삼 느꼈습니다. 속전속결로 거두절미하는 게 민주주의가 아니고, 또 정치는 행정과 다른 것이지요. 국회와 정부는 생태적으로 다를 수밖에 없는 것인데 그런 이해가 부족했던 것 같아요. 정부가 졸속 제출한 법안을 직권상정했었다면 국민들의 불만을 사서 낭패를 봤을 것입니다. 지난 연말 크리스마스를 전후해 40여개 법안이 제출됐어요. 그래 놓고 여당이 며칠도 안돼 직권상정을 해달라고 요구했습니다. 29일엔 한나라당 의원총회에서 직권상정을 촉구하는 결의서까지 보냈고요. 국민을 우습게 보고 국회를 우습게 본 것이나 다름없어요. 다수당이라고 해도 권리행사는 정당해야 합니다. →파행 국회로 고발 사태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국회 사무처가 민주당 문국진, 민주노동당 강기갑·이정희 의원 등을 고발했거나 고발하기로 하고, 한나라당도 이 3명을 별도로 고발 조치하기로 했습니다. 심지어 김 의장도 민주당에 의해 검찰에 고발당했는데요. 파행 국회에 이은 고발국회는 또 다른 후유증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의회 민주주의를 유린하는 불법 폭력 행위는 끝까지 용납하지 않을 생각입니다. 국회의장으로서 책임감을 갖고 의회주의 실종의 악순환을 반드시 근절시키는 노력을 할 것입니다. (고발을 취하하는)정치적 타협도 일절 없을 것입니다. 필요하면 법과 제도도 고치겠습니다. →이번 합의를 놓고 민주당은 승리를 자평하며 고무돼 있고, 한나라당은 지도부 책임론까지 나오면서 내홍에 빠지는 등 엇갈린 분위기인데요. -야당은 대성공을 거두고, 여당은 큰 손해를 본 것처럼 하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여야가 민생법안을 처리하기로 합의하고, 중요 쟁점 법안을 협의 처리 또는 합의 처리토록 노력하기로 한 것은 어느 정도 여당 입장을 충족시켜 준 것이 아닙니까. 거의 모든 법안이란 게 정부 여당이 필요로 하는 겁니다. 협상 결과에 따라 처리 속도에 간격은 있지만 처리를 하기로 합의를 이끌어 냄으로써 여당이 손해본 것은 없는 거지요. 야당도 국정의 한 축을 담당하는 일을 끝까지 못해 준 것은 잘못된 것이고요. →파행국회가 20여일 계속되는 동안 국회의장으로서 여야 합의를 이끌어 내기 위해 어떤 중재노력을 해왔습니까. -그동안 여야 지도부와 중진 의원들을 두루 만났습니다. (이와 관련해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는 김 의장에게 메신저를 16차례 보내 직·간접적으로 설득했지만 답신이 없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5선 의원을 하는 동안 쌓아놓은 개인적인 친밀도가 조금 도움이 된 것 같아요. 때로는 반공식적으로 때로는 보안 속에서 만나는 노력을 해 왔고, 그래서 이렇게 되지 않았겠나 생각을 해봅니다. 앞으로도 그런 역할을 계속할 것입니다. 그런데 여야간 대화 채널이 부족하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원구성이 늦었고, 여야 긴장모드로 바뀌면서 대화채널이 가동되지 못했지요. 시간이 지날수록 대화 창구가 다양화될 것이고, 또 그렇게 돼야 합니다. 이름을 대기는 어렵지만 그분들이 협상에 역할을 해준 데 대해 고맙게 생각합니다. →야당 의원들의 국회의장실 점거 등으로 호텔에서 지내기도 하고, 지방행을 택하기도 했는데. -야당 의원들이 의장실을 점거하고 의장 공관을 여러 차례 불시에 찾아오고 했습니다. 예전 국회의장들은 만나주고 했지만 나는 이번에 단연코 거절했습니다. 아예 의장 공관에 2주일간 들어가지 않고 서울시내 호텔을 전전하고서요. 항의성 방문에 접견을 허용하지 않은 것은 법 질서를 바로 세워야 하겠다는 단호한 의지의 표현입니다. 사전 양해도 없고, 의도가 순수하지 않는 방문에는 앞으로도 말려들지 않을 것이라는 의지를 보인 것이지요. 어떤 이는 호통치라고 하기도 했는데 그것은 스스로 정치적으로 ‘쇼’하는 것이므로 하지 않았습니다. 불법, 비법적인 것에는 타협도 굴복도 하지 않기 위해 지방으로 내려간 것이고, 그런 게 최근 정치와 다르다 보니 오해가 있었던 것도 알고 있습니다. →일각에선 김영삼(YS) 전 대통령을 연상케 하는 행보라는 지적도 있는데요. 당 대표 혹은 차기 대선 도전설과 연관 짓는 관측도 있고요. -지지 세력이 있는 YS와는 다르죠. 의장실을 빼앗겨 남의 방을 빌려 집무를 보고 그것도 하루 이틀도 아니고. 국회의장 알기를 뭣같이 아는데 항의의 표시로 떠난 겁니다. ‘쇼’하러 간 게 아니에요. 민주국회에서 이럴 수 있느냐, 화가 치밀었어요. 그걸 놓고 비난하거나 그런 해석을 한다면 내 생각과 다른 것이니 참고하죠. 하지만 선산을 다녀오니 우울했던 마음도 진정이 되더군요. →여야가 쟁점법안에 대한 ‘합의 처리’,‘협의 처리’를 놓고 아전인수식 해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제2의 법안 전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양측이 끝내 평행선을 간다면 직권상정할 용의는 있는지요. -앞으로 여야 정치력이 시험대에 오를 것입니다. 여야 모두 국민을 상대로 정치를 하는 겁니다. 멱살 잡는 싸움이 아니라 국민을 설득하는 홍보전을 세게 붙어야 할 것입니다. 예를 들어 미디어관련법이 민주당의 주장대로 악법인지, 선진국가로 가는 데 필수불가결한 법인지, 진지한 토론이 있어야 합니다. 그에 따라 국민의 판단이 있을 것이고 그에 따라 국회의장이 움직일 것입니다. 직권상정을 좋아하는 국회의장은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직권상정은 다수당이 소수당에 의해 방해받을 때 하는 예외적인 조치입니다. 조자룡 헌칼 휘두르듯이 쓸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국민적 명령이 있다는 판단이 들 때는 예외적으로 써야 합니다. 앞으로 후임 의장이 불가피할 때에는 쓸 수 있도록 여지는 남겨놔야 하는 측면도 있고요. 박대출 선임기자 dcpark@seoul.co.kr
  • 여야 ‘쟁점법안 처리’ 일괄 타결

    여야 ‘쟁점법안 처리’ 일괄 타결

    미디어관련법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등 쟁점법안 처리를 둘러싼 여야간 협상이 진통 끝에 6일 극적으로 타결됐다. 이에 따라 지난해 12월18일 한나라당의 한·미 FTA 비준동의안 단독 상정 이후 파행을 거듭하던 국회는 20일 만에 정상화됐다. 하지만 대부분의 쟁점법안이 다음달 임시국회로 넘어가 여야의 입법 대치전이 다시 재연될 전망이다. 한나라당 홍준표, 민주당 원혜영, 선진과 창조모임 문국현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 귀빈식당에서 원내대표 회담을 갖고 미디어관련법과 한·미 FTA 비준동의안을 비롯한 쟁점법안 처리방안 등 10개항에 합의하고 합의문을 발표했다. 여야간 이견이 없는 민생법안 등 100여건은 이번 임시국회에서 협의처리하되, 아직 상임위원회에 상정되지 않았거나 심의를 거치지 못한 법안은 오는 9일부터 1월 임시국회를 열어 처리하기로 했다. 여야는 최대 쟁점인 미디어관련법안 8건 가운데 언론중재법과 전파법은 이번 임시국회가 끝나는 8일까지 협의처리하고 나머지 6개 법안은 이른 시일 내에 합의 처리키로 노력한다고 합의했다. 한·미 FTA 비준동의안은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 당선자의 취임 이후 이른 시일 내에 협의 처리하기로 했다. 출자총액제한제도 폐지법안은 2월중 협의 처리하고 금산분리 완화 법안은 2월 상정 후 합의 처리하기로 했다.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는 “여당이 많이 참은 덕분에 무사히 합의안을 만들 수 있었다.”고 말했다. 민주당 원혜영 원내대표는 “온 국민과 민주당 전체가 단합해 이같은 결과를 이끌어 낼 수 있었다.”면서 “권력이나 다수당에 의해 흔들리지 않았다는 것이 중요한 성과”라고 평가했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이날 오후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각각 잠정합의안을 수용키로 했다. 한나라당은 합의문 발표 뒤 의원총회를 열고 최종 추인절차를 거치는 과정에서 일부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의원들의 불만이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민주당은 이날 오전 국회 본회의장과 행정안전위와 정무위 등 상임위 2곳의 점거농성을 풀었다. 문방위도 7일 오전 점거를 해제하기로 했다. 구혜영 주현진기자 koohy@seoul.co.kr
  • 박근혜 “국민에 고통”에 “그동안 뭘했다고”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회의석상에서 당 지도부의 ‘법안 속도전’을 강력히 비판했다. 미디어 관련법을 비롯해 논란을 빚고 있는 중점법안을 여론수렴이나 여야간 대화 없이 거대여당이 국회의장의 직권상정을 압박해 강행 처리하려는 것에 정면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친이(친이명박) 쪽에서 법안처리 강경론이 우세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여야간 ‘법안 전쟁’이 ‘계파 전쟁’으로 비화할 조짐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박 전 대표는 5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 6개월 만에 참석해 작심한 듯 쓴소리를 쏟아냈다. 그는 최근 국회 상황과 관련, “야당이 대화도 거부하며 의사당을 점거한 것은 참으로 잘못된 것”이라며 민주당의 본회의장 점거를 비판했다. 겉으로는 양비론이었지만,초점은 한나라당 내부에 맞춰졌다. 박 전 대표는 단호한 표정으로 “한나라당이 국가 발전을 위하고 국민을 위한다면서 내놓은 법안들이 국민에게 실망과 고통을 안겨주는 점도 굉장히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법안의 옳고 그름을 떠나 국민 통합을 위해 다수당인 한나라당이 한걸음 더 나아가야 하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라면서 “다수당으로서 국민 앞에 큰 그림, 큰 모습을 보여 드려야 한다.”고 꼬집었다. 그러자 친박 쪽의 허태열 최고위원은 “쟁점법안 중 상임위 논의와 여론수렴 과정을 거치지 못한 법들이 있다.방송법·금산법도 정부입법이 아닌 의원입법으로 발의돼 보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박 전 대표의 발언은 청와대의 ‘속도전’ 논리를 따르고 있는 친이 쪽, 특히 친이재오계를 겨냥한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당내 선명성 강화를 통해 주도권을 강화하려는 친이 쪽에 경고를 보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친이 쪽의 공성진 최고위원은 “민주당이 상정조차 거부하고 원천봉쇄한 사실을 알면서 그런 말을 한 것은 한나라당 지도자로서 지나치게 평론가적인 자세”라며 떨떠름한 표정을 지었다. 구동회기자 kugija@seoul.co.kr
  • 박근혜 “국민에 고통·실망” “그동안 뭘했다고…”

    박근혜 “국민에 고통·실망” “그동안 뭘했다고…”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의 쓴소리가 정치권에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박 전 대표는 5일 한나라당 최고위원·중진회의에 참석,”한나라당이 국가 발전을 위하고 국민을 위한다면서 내놓은 법안들이 국민에게 실망와 고통을 안겨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가뜩이나 협상파와 강경파의 의견 조율에 난항을 겪고 있던 한나라당은 박 전 대표의 쓴소리에 갈팡질팡하는 분위기다.지난 2일 대구 방문 중 “(국회 파행이) 대화로 타결됐으면 좋겠다.”는 원론적인 답변만 내놓았던 박 전 대표가 이날 작심한 듯 날을 세워 비판한 배경과 파장 등을 둘러싸고 해석이 분분하다.  박 전 대표는 여야가 극한 대립을 거듭하는 상황에서도 침묵으로 일관,’정치 지도자’로서 입장을 내놔야 한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일각에서는 “침묵이 너무 길다.”(민주당 전병헌 의원) “비겁하다.”(자유선진당 이상민 의원)는 비난과 함께 이미지 관리와 차기 대권만 신경쓴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박 전 대표의 이날 발언은 이 같은 비난을 불식시키려는 의도로 해석될 수 있다.앞서 같은 당 안상수 의원이 “(박 전 대표가) 지금 상태에서는 원론적이고 국민이 바라는 발언을 할 수 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예측한 것과는 상반된 모습을 보인 것이다.  한나라당 박순자 의원은 폴리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박 전 대표의 이날 발언을 인용,”당원으로서 말한다고 했지만 당의 전 대표라는 책임감이 분명 존재한다.”고 말했다.박 의원은 “저도 ‘당원으로서’ 라는 전제로 말하겠다.”며 “오랜만에 중진회의 나와서 한나라당이 고생하고 있는 법안 처리에 대해 ‘국민과 민생에 고통을 준다’고 하면,그렇게 되도록 박 전 대표는 뭘 했느냐고 국민은 물을 수 있다.”며 반박했다.  그는 또 “대표로서의 경륜과 지혜를 고생하고 있는 지도부에 가르쳐 줘야지, 카메라와 마이크가 있는 공개석상에서 지적할 내용은 아니었다.”고 공박했다.  민주당도 박 전 대표의 발언에 대해 ‘만시지탄’이라며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민주당 최재성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미증유의 국회 대립 상태가 일어났고 온 국민이 국회를 쳐다보고 있을 때 국회의원 박근혜, 정치 지도자 박근혜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았다.”며 그간의 침묵을 지킨 박 전 대표의 태도를 문제 삼았다.  최 대변인은 “어제(4일) 국회의장의 직권상정할 의사가 없다는 발표 이후인 오늘에서야 이런 말씀을 한 것은 매우 안타깝게 생각을 한다.”면서 “정치인이나 정치 지도자는 현안을 피해가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최 대변인은 또 “이번으로서 버스 떠난 다음에 손 흔드는 격의 일은 마지막이 되길 기대한다.”며 박 전 대표의 비판이 ‘뒷북성’이라고 꼬집었다.  반면 친박 계열인 허태열 한나라당 최고위원은 “박 전 대표가 여러 우려를 가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내용에 대해 일정 부분 오해가 있는 것 같다.”고 해명했다.   허 최고위원은 “박 전 대표의 발언은 법안상정도 못 하고 여야대치만 벌이는 현 국회 파행 사태가 민생에 고통과 아픔만을 주고 있다는 안타까움에서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나도 그 자리에 있었지만,박 전 대표의 발언은 분명 획일적 비판이 아니었다.”며 “내가 잘못 들었나 싶어 함께 있었던 이상득 의원에게도 물어봤는데, 이 의원도 국회 파행 현실에 대한 우려로 들었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박 전 대표의 발언은 홍준표 원내대표 등 협상파들에게 힘을 실어주는 동시에 김형오 국회의장의 직권상정을 통한 법안 강행처리를 주장한 친이 강강파들을 정면으로 겨냥한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박 전 대표의 측근인 한나라당 이정현 의원은 “’큰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박 전 대표의 말은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을 강조한 것”이라고 해석했다.이 의원은 이어 “다수당의 힘을 이용한 날치기 행태를 비판해온 한나라당이 입장이 바뀌었다고 그런 식으로 돌아가는 것은 옳지 않다는 지적을 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그 역시 문제의 발언에 대해서는 “개별 법안을 평가한 것이 아니라 현재의 난국이 법안을 다루는 과정에서 생겼고,이를 지켜보는 국민들이 고통을 받는 것은 막아야 한다는 뜻”이라며 논란이 확산되는 것을 경계했다. 인터넷서울신문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 이스라엘, 하마스에 ‘강온 양면’ 심리전

    이스라엘이 개전 일주일째인 2일(이하 현지시간)에도 가자지구에 대한 공습을 이어가며 하마스에 대한 압박을 계속하고 있지만 외교적 해결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이스라엘이 이른바 ‘강온 양면작전’을 구사하고 있는 까닭이다. ●하마스 ‘분노의 날´ 선포… 이,서안지구 봉쇄 이스라엘은 이날에도 하마스 군사시설 15곳에 대한 공습을 계속했다.AFP통신은 “지금까지 최소 420명이 사망하고 2000여명이 다쳤으며 어린이 사망자도 37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가자지구에 거주하는 외국인 철수도 이뤄지고 있다.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이날 “443명의 외국인들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떠날 수 있도록 국경통과소를 개방하겠다.”고 밝혔다.이 같은 조치는 가자지구에 대한 공격을 더욱 강화하고 지상전을 위한 ‘초석’을 닦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계속되는 공격에 하마스는 격노했다.하마스는 이날을 ‘분노의 날(a day of wrath)’로 선포하고 서안(웨스트뱅크) 지구와 동예루살렘에 거주하는 팔레스타인인들에게 항의 시위를 벌여 달라고 호소,수천명의 시위대가 서안지구에서 대규모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에 이스라엘 국방부는 이날 밤 12시까지 서안지구에 봉쇄명령을 내리는 등 하마스의 시위 호소에 즉각적으로 반응했다.현지 일간 예루살렘 포스트는 “서안 지구 봉쇄는 하마스의 보복 조짐에 대한 경고”라고 분석했다. ☞공습 7일째 동영상 보러가기 이스라엘은 또 ‘로켓을 발사하는 테러 세력(하마스)은 당신과 당신의 가족에게 큰 위험이 될 것’이라는 내용의 경고문구가 적힌 수천장의 전단지를 가자지구에 살포하기도 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특히 일각에서는 하마스의 보복으로 이스라엘의 핵무기 저장소로 알려진 디모나 인근이 폭격될 가능성도 점쳐져 양국의 긴장은 깊어지고 있다. 국제사회의 휴전 제의에 대해 이스라엘의 반응도 냉담하다.이스라엘은 1일 프랑스가 제안한 휴전안을 거듭 거부했다.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2일 레바논 의회의 다수당수인 사드 하리리와 만나 가자지구의 폭력사태를 즉각 중지할 것을 요구했으며 5~6일에 서안지구와 이집트,시리아 등을 방문해 중재외교에 나설 계획이다. ●이스라엘 여론 ‘지상군 개입´에 신중 하지만 이스라엘은 겉으로 하마스를 압박하면서도 외교 수단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외국과의 접촉을 강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AP통신은 1일 이스라엘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에후드 올메르트 총리가 주요국 고위 인사들에게 휴전을 받아들일 수도 있다는 의사를 전달했다.”고 보도했다.치피 리브니 외무장관도 “이스라엘의 작전은 매일 상황을 점검하며 목표를 설정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고 말해 작전 변동이 있음을 내비쳤다. 실제 이스라엘 여론도 지상군 개입에 신중한 분위기다.일간 하레츠가 지난 31일 시행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상전을 해야 한다는 여론은 19%에 불과했으며 52%가 지상전이 아닌 공습공격을 선호했다.휴전협상 지지여론도 19%에 달했다.이스라엘 지상군의 인명 피해를 우려한 결과다. 이스라엘 내부의 분열 양상도 의사 결정을 지연시키고 있다.예루살렘 포스트는 이날 “올메르트 총리와 치피 리브니 외무장관,에후드 바라크 국방장관은 한 명이 안건을 내놓으면 다른 2명이 이를 철저히 견제하고 있다.”고 밝혔다.정치적 이해타산이 서로 얽혀 있는 탓이다.지상군 개입 결정이 신속히 결정되기 어렵다는 설이 무게를 얻고 있는 이유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씨줄날줄] 화전론과 주전론/이목희 논설위원

    이윤기 전 의원은 심산 김창숙 옹의 비서를 지냈다.이 전 의원이 묻혀버릴 뻔한 백범 김구 선생의 일화를 전해줬고,이를 들은 남재희 전 의원이 글로 남겼다.광복 직후 백범이 남북협상을 위해 떠날 때 반대가 많았다.백범은 심산을 만나 착잡한 심정을 한문 구절로 읊었다. ‘今日不可無 崔遲川和戰論,百歲不可無 三學士主戰論’ “오늘날에 있어 최명길(遲川은 그의 아호)의 화전론이 없을 수 없고,긴 세월을 두고 볼 때 삼학사의 주전론이 없을 수 없다.”는 뜻이다. 병자호란 당시 끝까지 싸우자는 주장이 선명하긴 했다.그러나 백성이 도륙당하는 참상을 막기 위해 화친하자는 주장 또한 일리가 있었다.백범으로서는 정신은 삼학사를 이어받되,현실은 최명길을 따를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화전론과 주전론을 어찌 남북관계에만 비유할 수 있겠는가.최근 국회에서 여야가 치고받았다.여당 내에서도,야당 내에서도 매파의 목소리가 드셌다.“집권 다수당이 정권초기에 밀리면 게도 잃고,구럭도 잃는다.”와 “이참에 투쟁 면모를 분명히 보여주지 못하면 야당으로서 존립가치가 없다.”는 강경론.비난여론이 비등점에 이르러야 “대화하고,조금씩 양보해 보자.”는 주장이 겨우 세를 얻는다 . 최명길과 삼학사의 고민,그리고 백범의 번민은 격이 있었다.고통받는 백성을 구한다거나,대의를 지키자거나,민족의 장래를 생각하자거나….그에 비해 현 정치권의 쟁투는 졸렬하기 그지없다.점거농성,직권상정,날치기,장외투쟁이 여야를 바꿔 되풀이되고 있다.지난 정권에서 야당이었던 한나라당은 ‘4대 악법’ 저지를 외치며 극렬투쟁했다.이번에는 여당에서 야당으로 처지가 바뀐 민주당이 ‘MB악법’ 저지를 부르짖고 있다. 백년이 아니라,3∼4년만 지나면 왜 그토록 싸웠는지 기억조차 가물가물할 일을 놓고 저러고 있으니.남북통일이라는 큰 명제 때문에 화전론과 주전론 모두를 평가했던 백범이다.백범이 살아 돌아온다면 지금의 정국은 화전·주전이란 말을 쓰는 것도 아깝다고 말씀할 듯싶다.여야 의원들에게 역사책 읽기를 권한다.진정한 화전론과 주전론이 무엇인지 알기 위해.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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