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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린우리당 압도적 지지를” 발언 노무현 前 대통령 탄핵 파동 불러

    대통령의 선거 중립 논란은 과거에도 심심치 않게 벌어졌다. 대통령의 선거 관련 발언이 논란이 된 사례 중 대표적인 것은 헌정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 파동으로 이어진 2004년의 경우다. 당시 17대 총선을 앞둔 2월 24일 노무현 대통령은 방송기자클럽 초청 기자회견에서 여당인 열린우리당의 예상 의석 수를 묻는 질문에 “국민들이 총선에서 열린우리당을 압도적으로 지지해 줄 것을 기대한다. 대통령이 뭘 잘해서 우리당이 표를 얻을 수만 있다면 합법적인 모든 것을 다 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자 당시 야당인 한나라당과 새천년민주당은 노 대통령이 선거중립 의무를 위반했다고 공세를 폈고 3월 3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노 대통령에게 공직선거 및 선거부정방지법을 위반했다고 판정했다. 공직선거법 제9조 1항은 ‘공무원 기타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하는 자(기관·단체를 포함한다)는 선거에 대한 부당한 영향력의 행사나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선관위의 판정을 놓고 양측의 대립이 격화한 끝에 국회에서 다수당인 야당의 대통령 탄핵 의결과 헌법재판소의 탄핵 기각으로 이어졌다. 2010년 8월에는 당시 이명박 대통령이 유력 대선주자였던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 청와대에서 비공개 단독 회동을 한 게 논란이 됐다. 야당인 민주당은 “이 대통령과 박 전 한나라당 대표가 정권재창출 노력 운운한 것은 선거법을 위반한 것”이라며 선관위의 조사를 요구했지만 중앙선관위는 “선거법을 위반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선거가 2년여나 남은 데다 반복된 발언이 아니라는 점을 감안했다는 게 선관위의 설명이었다. 대통령의 선거법 위반 논란이 어느 쪽에 유리하게 작용할지를 예단하기는 힘들다. 2004년 논란 때 한나라당과 새천년민주당은 노 대통령에 대한 탄핵 역풍으로 총선에서 참패한 바 있다. 김상연 기자 carlos@seoul.co.kr
  • 인천 기초의회 ‘4인 선거구’ 첫 도입

    인천지역 기초의회 선거구 획정을 놓고 정당 간에 진통을 겪은 끝에 4인 선거구가 지역 최초로 도입됐다. 기초의원 선거가 중선거구제라는 점을 활용해 한 석이라도 더 차지할 수 있는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소수 정당과 다수 정당 간의 치열한 전략전이 전개됐으나 서로 조금씩 양보하는 선에서 결정됐다. 인천시의회는 17일 제213회 2차 본회의를 열어 연수구 ‘다’, 부평구 ‘가’, 서구 ‘가’ 선거구 등 3곳에 4인 선거구를 도입하기로 가결했다. 이 과정까지는 정당 간에 복잡한 이해관계가 작용했다. 정의당 인천시당은 한 지역구에서 4명의 기초의원을 뽑는 4인 선거구가 정치 신인과 소수 정당이 지방의회에 진출할 기회를 넓히고 주민의 다양한 의사를 반영할 수 있다며 4인 선거구를 원안대로 5곳으로 정할 것을 요구해 왔다. 시 선거구획정위원회가 마련한 안은 4인 선거구가 5곳이었으나 정당 간의 협상 과정에서 4곳으로, 다시 4곳에서 3곳으로 줄어들었다. 당초 시의회 다수당인 민주당과 새누리당은 4인 선거구를 그다지 반기지 않았다. 4인 선거구를 하려면 지역을 광범위하게 정해야 하기 때문에 의원의 대표성이 떨어지고 일부 지역에서만 의원이 선출돼 편중현상이 빚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를 들었다. 한 의원은 “4인 선거구를 2인 선거구 두 곳으로 쪼개 달라는 요구가 많았다. 시의회가 매우 고심한 끝에 결정한 수정안”이라고 말했다. 기초의회 선거는 2006년 이후 한 선거구에서 2∼4명의 의원을 뽑는 중선거구제로 진행되고 있다. 선거구가 커지면 소수 정당 소속원이 당선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에 따라 새누리당과 민주당 양당 체제로 이어져 온 지역 정치구도를 바꾸고, 정치 신인 등용과 정치적 다양성을 키우기 위해 도입됐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국가부채한도 1년간 증액안 美 하원 가까스로 가결 처리

    미국 하원은 11일(현지시간) 국가부채 한도를 1년간 한시 증액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하원은 이날 본회의를 열어 내년 3월 15일까지 국가부채 상환을 위한 대출 권한을 재무부에 계속 부여하는 내용의 법안에 대해 표결을 실시해 찬성 221표와 반대 201표의 근소한 차이로 가결했다. 민주당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상원은 12일부터 이 법안에 대한 심의를 시작할 예정으로, 무난하게 통과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국가부채 상한 증액안이 상·하원을 모두 통과하면 국가부도(디폴트) 위기를 모면하는 것은 물론 올 연말 중간선거를 앞두고 이를 둘러싼 정쟁도 일단 피할 수 있게 된다. 이날 법안 통과는 하원 다수당인 공화당의 의원들이 전날과 이날 오전 잇따라 비공개회의를 갖고 부채상한 증액 내용을 본회의에 상정한다는 방침을 세운 데 따른 것이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 [열린세상] 정당공천제 논쟁의 함정/정정화 강원대 공공행정학과 교수

    [열린세상] 정당공천제 논쟁의 함정/정정화 강원대 공공행정학과 교수

    최근 정치권의 핫 이슈로 재등장한 지방선거 정당공천제 논쟁은 여야의 당리당략과 진영논리가 가세해 20여년 동안 겉돌고 있는 해묵은 주제다. 대의민주주의의 골간을 이루는 정당공천제는 제도 자체의 장단점을 내포하고 있고, 각국의 역사적 배경과 정당의 운영 수준에 따라 상이한 양태를 보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야는 정당공천제의 특정 측면을 부각해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우선, 지방선거에서 정당공천제의 도입 과정부터 살펴보자. 1990년 지방선거법 제·개정 과정에서 당시 여당이었던 민자당은 기초(시·군·구) 선거에서 정당공천 배제를 주장한 반면, 야당은 정당공천을 강력하게 요구했다. 야당은 지방에서의 집권 경험을 통해 수권정당으로서의 기반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정당공천이 절실한 상황이었고, 여당은 이에 대한 방어전략으로 정당공천을 결사적으로 반대했다. 결국 광역(시·도) 선거에서만 정당공천을 허용하고 기초선거에서는 정당공천과 선거운동을 금지하는 법안이 제정돼 1991년 지방의원선거가 실시된다. 이어 1994년에 제정된 공직선거법에서는 광역선거뿐만 아니라 기초선거에서도 정당공천이 전면적으로 허용됐다. 하지만 여당은 1995년 6·27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당공천을 배제하기 위한 선거법 개정을 다시 시도하게 된다. 야당의 저지로 기초단체장에 대해서는 정당공천을 허용하되, 기초의원에 대해서는 정당공천을 배제하는 타협안으로 개정됐다. 이에 따라 기초의원에 대해서는 1998년, 2002년 지방선거에서 정당공천이 배제됐다. 이 와중에 헌법재판소가 2003년 ‘기초의원선거 후보자의 정당표방 금지’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리자 2005년에는 기초단체장은 물론 기초의원까지 정당공천을 허용하는 쪽으로 선거법이 개정된다. 2006년과 2010년 실시된 두 차례의 지방선거에서 공천비리와 지방정치의 중앙예속화 현상이 심각해지자 2012년 대선에서 박근혜, 문재인, 안철수 세 후보는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를 공약하게 된다. 이에 따라 새누리당은 지난해 4월 실시된 재·보궐선거에서 공천하지 않았지만 민주당은 선거법이 개정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공천을 강행했다. 상황은 다시 역전돼 최근에는 민주당과 안철수 의원 측은 기초선거에서 정당공천 폐지를 강력히 요구하고 나선 반면, 새누리당은 공천 유지로 맞서는 형국으로 전환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을 정리해 보면 정당공천제를 둘러싼 그간의 논쟁은 정치적 입지강화를 위한 명분에 불과했고, 실제로는 여야가 선거전략으로 활용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학계에서도 학문 영역에 따라 찬반론이 팽팽하게 대립돼 왔다. 정당의 역할을 중시하는 정치학자들은 대체로 정당공천제를 지지하는 반면, 지방자치의 정착을 강조하는 행정학자들 사이에서는 폐지론이 주류를 이루었다. 존치론의 논거는 책임정치의 구현, 헌법에 보장된 정당 활동의 자유, 후보자 선택기준 및 정보제공, 지방 토호세력의 득세 방지역할 등이다. 공천 비리 등의 문제점은 상향식 공천 같은 제도개선을 통해 보완하면 된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폐지론자들은 만연된 공천 비리와 지방정치의 중앙 예속화, 지역주의 심화 등을 문제점으로 꼽고 있다. 특히 상향식 공천과 같은 제도 개선은 현재의 정당 수준에 비춰볼 때 실현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반박한다. 현실적인 차원에서 정당공천제를 폐지해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작금의 지방자치가 중앙정치에 예속돼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특정 정당의 지역 독점으로 인해 지방에 대한 견제 역할을 상실하고 있고, 자치단체장과 지방의회 다수당이 다를 경우에는 중앙당 차원의 정치적 대립이 지역 수준으로 확대돼 지방자치가 무색해지고 있다. 지방자치의 다양성과 지방정부의 자율성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중앙정치의 예속으로부터 탈피하는 것이 급선무다. 이를 위해서는 정당공천의 폐지뿐만 아니라 지방분권, 정당구조 개혁 등 다양한 제도적 보완도 필요하다. 국회는 풀뿌리 지방자치를 제대로 정착시키기 위한 국민의 열망에 귀 기울여야 한다.
  • 美 11월 중간선거·힐러리 대권 도전 여부 주목하라

    올해 미국 정치의 기상도는 어떨까. 미 의회 전문지 ‘힐’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2014년 미국 정치의 최대 현안으로 중간선거를 꼽았다. 11월 치러지는 중간선거에서 임기 6년의 상원의원은 전체 100석 중 3분의1인 35석을 새로 뽑고 임기 2년의 하원의원은 전체 435석을 모두 다시 선출한다. 만약 중간선거에서 여당이 패배할 경우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조기 레임덕에 들어갈 공산이 크다. 중간선거에서 현재의 ‘상원 다수당은 민주당, 하원 다수당은 공화당’의 등식이 깨질지도 관심이다. 의회는 오는 6일 문을 열자마자 장기 실업수당 연장 지급과 연방정부 부채 한도 인상을 놓고 첨예하게 맞설 것으로 보인다. 특히 3월까지 정치권이 부채 한도 인상을 타결하지 못한다면 초유의 국가부도(디폴트) 위기에 몰리게 된다. 민주당은 1100만명의 불법 체류자를 구제하기 위한 이민법 개혁과 소득 불평등 해소를 위한 최저임금 인상 등도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으나 공화당이 미온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집권 2기 첫해의 지지도가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보다 못한 40% 초반대로 추락한 오바마 대통령이 올해 인기를 회복할지도 관심사다. 오바마 대통령은 오는 28일로 예정된 국정연설을 반전의 계기로 삼으려 할 것으로 보인다. 건강보험 개혁(오바마케어)의 안착 여부도 오바마 대통령의 지지율과 중간선거 판세 등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무차별적 정보 수집으로 국내외에서 미국 정부를 궁지에 몰아넣은 국가안보국(NSA)에 대한 개혁 방안과 이 사실을 폭로하고 나서 러시아에 임시 망명 중인 에드워드 스노든의 미래도 관심이다. 여야를 통틀어 가장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대권 도전 결정 여부도 주목된다. 클린턴 전 장관은 최근 인터뷰에서 “2016년 대선에 출마할지는 2014년에 신중하고 차분하게 결정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 “文, 막말 배후조종” vs “입법부 위상 추락”

    여야는 정국 봉합 이후에도 새누리당이 국회 윤리특위에 민주당 의원의 제명을 요구하는 징계안을 제출한 것을 놓고 설전을 벌였다. 11일 새누리당은 ‘막말’의 배후조종자로 문재인 민주당 의원을 지목하며 압박했고, 민주당은 “양승조 최고위원·장하나 의원에 대한 징계안 제출이 입법부 위상을 스스로 무너뜨리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새누리당의 최경환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민주당 내 강경세력은 계속 대선 불복을 외치고 있고, 지도부는 이를 개인 일탈이라며 마지못해 유감 표명을 하는 것을 보며 ‘민심 간보기’를 하는 할리우드 액션이라는 의심이 짙게 드는 것도 사실”이라며 “그 배후조종자로 지목되는 문재인 의원은 입장을 분명하게 밝히라”고 요구했다. 황우여 당 대표도 “김한길 민주당 대표가 ‘추후 당의 이해와 배치되는 언행에 대해 단호히 임할 것’이라고 (전날) 약속했는데 현재 일어난 사태에 대해 진정한 사과를 하고 응분의 책임을 지는 것이 정도”라고 지적하고, 문 의원에 대해서는 “차제에 분명한 입장을 밝혀 다시는 대선 불복의 정쟁이 재발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반면 김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새누리당의 징계안 제출에 대해 “새누리당이 동료 의원 발언을 문제삼아 현실성 없는 제명과 징계를 주장하는 모습은 스스로 입법부 위상을 추락시키는 굴종적 선택이며 대통령에 대한 과잉충성을 증명하려는 새누리당의 초라한 위상을 증명할 뿐“이라고 비판했다. 양승조 최고위원은 기자회견을 갖고 “제명을 요구한 징계안은 정치생명에 사형을 선고해 달라는 검사의 구형과 다름없다”면서 “다수당의 횡포이자 폭력”이라고 주장했다. 박수현 원내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의 경질을 촉구하면서 “대통령에게는 다양하고 유연한 사고를 할 줄 아는 참모가 필요한데 대통령의 진심을 왜곡해 전달하고 국민을 선동하는 이 수석은 대통령의 통치에 위해요소”라고 주장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안철수 “朴대통령, 다수 국민의 마음 속에서 부정당할 것” 특검 수용 압박

    안철수 “朴대통령, 다수 국민의 마음 속에서 부정당할 것” 특검 수용 압박

    안철수 무소속 의원이 26일 박근혜 대통령의 ‘책임’을 직접 거론하며 강도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최근 정부·여당의 이른바 ‘종북몰이’ 움직임과 국가기관의 대선 개입 사건 등에 대해서다. 안 의원은 이날 오전 송호창 무소속 의원과 공동명의의 ‘박근혜 대통령과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께 간곡히 호소합니다’라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국정원 등 국가기관의 대선 개입 수사가 지지부진한 상황을 지적하며 “이대로는 검찰이 애써 수사결과를 발표해도 다수 국민은 여전히 의혹을 거두지 않을 것이고 혼란은 계속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안 의원은 특히 박 대통령을 직접 겨냥하며 “대통령은 다수 국민의 마음 속에서 부정당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날 기자회견에는 송호창 의원만 참석해 안 의원을 대신해 공동성명서를 혼자 낭독했다. 안 의원은 기자회견문에서 “현재의 답답한 상황에 대해 저희를 포함한 모든 정치인들이 그 책임을 져야 한다”면서도 “그러나 그 중에서도 대통령에게는 더 큰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대통령의 서슬 퍼런 완고한 모습 때문에 새누리당이 아무런 독자적 정치행동을 하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안 의원은 그러면서 “다수당인 집권 여당이 정당으로서 제대로 된 역할을 하지 못하는 이상 한국의 정치는 불구가 될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안 의원은 정부·여당에 대해서도 “진실을 밝히는 데 협조하기는커녕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의 수사를 빌미로 ‘종북몰이’에 여념이 없다”면서 “국회 발언대에 선 야당 의원까지 ‘김일성주의자’로 내모는 행태는 과거 권위주의 시절에도 보지 못한 일들”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 정치가 이 혼란을 끝내고 민생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대선 문제에 관한 특별검사제를 수용하라”고 촉구했다. 안 의원은 “일부 권력기관의 대선 불법개입 사실이 확인되고 그에 상응하는 관련자 처벌이 이루어지고 재발 방지책을 대통령이 약속하고 여야가 함께 제도화할 수 있다면 지금 우리가 겪는 갈등과 혼란은 상당 부분 치유될 것”이라면서 “특검 수용은 여야 정치권과 박 대통령 모두를 승자로 만들어줄 것이고 구국의 결단을 내린 지도자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고 거듭 촉구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케리 “北 전철 안 밟을 것” vs 공화 “北상황 따라갈 것”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24일(현지시간) 이란 핵협상 타결과 관련해 ‘북한 꼴’이 재현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스라엘이 이번 합의에 대해 실패로 귀결된 북핵 협상과 비교하면서 반발하고 있고, 미 의회 내에서도 결국 이란이 북한의 뒤를 따를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는 데 대한 반응이다. 케리 장관은 이날 CNN 인터뷰에서 제재를 피하려고 핵 야욕을 멈추기로 합의했다가 비밀리에 핵 프로그램을 지속한 북한과 이란의 차이점을 묻는 질문에 “이란은 핵확산금지조약(NPT) 가입국이고 핵 시설에 대해 매일 사찰을 받기로 했으며 사찰이 진행되는 동안 (우라늄 농축) 활동도 제약을 받는다”면서 “이란은 핵무기를 제조하지 않겠다고 약속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이어 “반면 북한은 이미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고 핵실험을 해 왔으며 비핵화 정책을 선언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 대목에서 케리 장관이 “북한은 이미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고 한 표현이 주목된다. 북한이 핵무기 보유국 지위를 인정해 달라고 요구하는 상황에서 미 국무장관이 “북한은 핵무기 보유”라는 표현을 쓴 셈이어서 다소 경솔한 언급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케리 장관은 이란을 아직 전적으로 신뢰하는 것은 아니라며 여지를 두긴 했다. “우리는 환상을 갖지 않는다. 말이 아니라 입증 가능한 행동을 토대로 판단하겠다는 점을 명확히 밝힌다”며 “이란에 대한 제재를 유지한다는 기본 틀도 그대로다. 앞으로 몇 달간 이란의 의도를 시험하면서 진정성을 확인할 기회도 있다”고 했다. 반면 공화당은 이란이 북한 상황을 답습할 공산이 크다면서 극도의 불신을 드러냈다. 상원 외교위원회 공화당 간사인 밥 코커 상원의원은 “북한에서 일어난 일을 목격하지 않았나. 북한은 이제 핵무기를 갖고 있다”며 “똑같은 일이 이란에서 일어나는 것을 보고 싶지 않다”고 했다. 여당인 민주당은 일단 이란의 약속 이행 태도를 지켜보자는 입장이지만 기본적으로 아직 신뢰하긴 이르다는 기류가 지배적이다. 민주당이 다수당인 상원은 이란 핵 협상이 원점으로 돌아갈 경우에 대비한 새 제재안 처리를 강행할지 여부를 다음 달 논의하기로 했다. 민주당 소속 로버트 메넨데즈 상원 외교위원장은 “협상이 교착 상태를 보이거나 이란이 임시 합의를 이행하지 않거나 합의 사항을 위반할 것에 대비해 필요한 조치를 해 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 美 상원, 필리버스터 차단요건 완화…오바마 고위 공직자 지명 쉬워진다

    미국 연방 상원은 21일(현지시간) 고위 공직자 인준안에 대한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의 차단 요건을 완화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집권 여당인 민주당이 다수석을 차지한 상원은 본회의에서 필리버스터를 무력화하는 절차표결의 가결 정족수를 현행 60표(정원 100명)에서 51표로 낮추는 내용의 법안에 대한 표결을 실시, 찬성 52표와 반대 48표의 근소한 차이로 가결 처리했다. 필리버스터는 주로 의회 소수당이 다수당의 독주를 막기 위해 의사진행을 합법적으로 저지하는 행위를 의미한다. 미국 상원에서는 고위 공직자 인준안 등에 대한 본회의 표결을 진행하기에 앞서 토론종결을 위한 절차표결을 실시한다. 표결에서 60명 이상이 찬성하면 필리버스터를 할 수 없었으나 앞으로는 51명만 찬성하면 필리버스터를 막을 수 있게 됐다. 민주당이 현재 상원에서 55석을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이른바 ‘핵옵션’(nuclear option)으로 불리는 이 방안이 채택됨에 따라 공화당은 앞으로 단독으로 인준 절차를 막을 수 없게 된 셈이다. 다만 대법관 지명자에 대한 인준안과 일반 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 차단 정족수는 현행대로(60표) 유지된다. 민주당은 최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제출한 고위 공직자 인준안 등이 공화당의 저지로 처리가 지연되는 사태가 잇따르자 핵옵션을 추진해왔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 [진경호의 시시콜콜] 응답하라 2003, 데자뷔 정치

    [진경호의 시시콜콜] 응답하라 2003, 데자뷔 정치

    “정국 파행의 가장 큰 원인은 대통령의 잘못된 국정 철학과 방식에 있다. 이를 바꿔 국정을 쇄신하는 것이 새해 예산안 편성보다 더 중요하다.” 누구의 말일까. 김한길 민주당 대표? 전병헌 민주당 원내대표? 아니다. 꼭 10년 전인 2003년 11월 26일 야당인 한나라당의 최병렬 대표가 한 말이다. 최도술 등 노무현 대통령 측근들의 비리 수사를 위한 국회의 특검법을 노 대통령이 거부하자 최 대표는 단식투쟁에 돌입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노 대통령이 (특검 및 국정쇄신을) 받아들이면 전폭적으로 국정을 돕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다”고도 했다. 서울광장에서 노숙하는 등 101일간 장외투쟁을 벌였고, 지금은 국가기관 대선개입 의혹 특검을 촉구하며 이를 새해 예산안과 연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민주당 김 대표의 언사와 비슷하지 않은가. 이 말은 어떤가. “특검은 검찰이 수사를 회피하거나 수사 결과가 미진할 때 예외적으로 허용하는 게 사리에 맞다. 검찰의 수사권 독립은 권력으로부터뿐 아니라 국회 다수당의 횡포로부터도 보호돼야 한다.” 누구 말일까. 박근혜 대통령? 아니다. 10년 전 노 대통령의 말이다. 측근비리 특검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국법 질서에 나쁜 선례가 되지 않도록 하는 것도 제 의무”라며 이렇게 말했다. “수사 중에 언제라도 국회의 결의로 수사권을 빼앗을 수 있다면 검찰의 수사 소추권은 심각하게 훼손될 것”이라고도 했다. 지금 민주당이라면, 그리고 박 대통령의 말이라면 ‘오만과 독선의 극치’ ‘국민에 대한 도전’이라며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을 일 아닌가. 10년이 흐르고, 당명이 바뀌고 당색도 바뀌었건만 여의도 정치극단의 대본은 오늘도 여전히 ‘2003년의 추억’을 맴돌고 있다. 공수(攻守) 교대로 여야 배역만 바꿨을 뿐 10년 전 대사를 그대로 꿔다 쓰며 재탕, 삼탕의 데자뷔 정치를 천연덕스럽게 펼치고 있다. 박 대통령에게 특검을 촉구하는 모습을 보면서 잊은 게 분명하다 싶어 지난 4월 문희상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했던 말을 민주당에 환기시킨다. 여야가 어렵게 정부조직법 협상을 타결지은 뒤 한 말이다. “박 대통령이 여야 합의를 기다려준 건 잘한 일이다. 앞으로도 여야가 논의 중인 사안에 청와대가 ‘감 놔라, 통 놔라’ 해선 안 된다. 새누리당도 청와대 거수기 노릇에서 벗어나야 한다.” 박기춘 당시 원내대표의 말도 곁들인다. “대통령은 국회 논의에 간여하지 말라.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선 안 된다.” 한데 아뿔싸. 이 글을 쓰는 동안 데자뷔 발언이 또 터져 나왔다. “새 검찰총장에게 힘을 몰아줘 검찰권을 바로 세워야 하는데 다시 특검을 얘기하며 지휘권에 혼란을 일으키는 것은 국정을 운영하는 입장에서 적절치 않다. 특검을 도저히 받을 수가 없다.” 새누리당 황 대표의 이 말, 10년 전 노 대통령 것이 아닌가. 논설위원 jade@seoul.co.kr
  • 민주당 “박근혜 대통령 시정연설 큰 실망”…불통 지적 행동 나설 것 예고

    민주당 “박근혜 대통령 시정연설 큰 실망”…불통 지적 행동 나설 것 예고

    민주당은 18일 박근혜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에 대해 큰 실망감을 나타내면서 향후 대여 투쟁의 강도를 높여나가기로 했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의 현안에 대한 인식이 여전히 야당의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정기국회 의사일정을 통해 야당의 뜻을 분명하게 전달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김한길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의 시정연설에 대해 “미지근한 물로는 밥을 지을 수가 없다. 말씀은 많았지만 정답은 없었다”며 실망감을 드러냈다. 민주당은 즉각 행동에 들어갔다. 소속 의원들은 시정연설 직후 국회 본관 계단에서 규탄집회를 열고 박근혜 대통령에게 국가기관 대선개입 의혹 특검 도입 등 현안에 명확한 입장을 밝힐 것을 촉구했다. 황교안 법무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과 남재준 국가정보원장·박승춘 국가보훈처장의 해임촉구결의안도 각각 이날 중 제출하기로 했다. 민주당은 19∼25일 국회 대정부질문을 앞두고 전열을 가다듬었다. 김관영 수석대변인은 “대정부질문에서 시정연설의 허구성을 따지고 현 정부의 실정과 공약파기 문제에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선개입 의혹에 대한 특검과 국정원 개혁특위 요구 뿐 아니라 ‘복지공약 파기’ 등 민생·복지 문제에도 포커스를 맞춤으로써 ‘NLL(북방한계선) 논란’에서 탈출을 모색할 방침이다. 당 정책위원회 핵심 관계자는 “이번 대정부질문을 앞두고 원내 지도부에서 박근혜정부의 ‘불통·교만·독선’ 문제는 반드시 한 꼭지 이상 넣도록 지침을 내렸다”면서 “정쟁에 휘말려 국민으로부터 정치권이 싸잡아 욕먹는 프레임에 빠지지 않는다는 기조로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국회를 보이콧하고 장외투쟁에 나서야 한다는 강경한 입장도 나오지만 민주당은 당분간은 국회 의사일정에 비중을 두고 대여 투쟁에 임할 방침이다. 황찬현 감사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안, 예산·법안의 처리 등이 계류돼 있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그러나 민주당으로서는 고민도 적지 않다. 특검 도입·특위 구성의 문제만 하더라도 다수당인 새누리당의 찬성 없이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황찬현 감사원장 후보자의 임명동의안도 국회의장이 직권상정한다면 원내 과반 이상을 확보하고 있는 새누리당의 힘만으로 얼마든지 통과가 가능하다. 민주당 정성호 원내수석부대표는 “임명동의 문제에서 민주당이 입장을 바꿀 가능성은 거의 없다”면서 “만약 직권상정한다면 그날로 국회는 끝”이라고 경고했다. 예산·법안 처리를 특검과 연계시키는 방안도 검토 중이지만 ‘민생 발목잡기’라는 역공의 빌미를 줄 수 있어 선뜻 결정하기 곤란한 상황이다. 대선개입 특검을 놓고 연대에 나선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특검 관철 수단으로 예산안과 연계하는 것을 반대한다”고 밝혔다는 점도 부담되는 대목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새누리, 국회 선진화법 개정 공식화

    새누리당은 13일 과반 의석을 차지한 다수당의 ‘직권상정’과 국회 폭력 사태 등을 막기 위한 취지로 도입된 ‘국회 선진화법’에 대한 개정 움직임을 공식화했다. 최경환 원내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소수 정당이 국회의 모든 것을 좌지우지하면 대의민주주의를 왜곡하고 헌법에 명시된 다수결 원리와 민주주의 기본질서에 위배된다”면서 “여야가 타협과 대화의 공간을 늘리는 방향의 국회법 개정안을 이른 시일 내에 마련해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제 얼굴에 침 뱉는 격이다” “국민은 타협의 정치를 원한다”며 새누리당의 선진화법 개정 작업을 비판했다. 그러나 정치권에는 선진화법 개정 가능성이 높지는 않다고 보고 있다. 현재 선진화법이 유효한 상태에서 야당이 개정에 반대하는 법안이 처리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것이다. 앞서 새누리당은 선진화법의 위헌 소지를 입증하려 했으나 법률 검토 결과 합헌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면서 법률을 개정하는 쪽으로 선회했다. 이와 관련, 선진화법 도입 주역이었던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는 “선진화법을 도입할 때 야당의 장외투쟁 가능성 등은 미처 생각지 못했다”며 일부 허점을 인정하면서도 “선진화법이 야당의 국정 발목잡기를 부추기는 법이 될 수도 있지만, 반대로 야당이 발목잡기만 한다는 이미지를 더욱 강화해 주기도 한다. 민주당이 오늘 국회 일정에 참여하기로 한 것도 이런 점이 반영된 결과”라고 덧붙였다. 선진화법을 둘러싼 당 지도부 간 갈등설에 대해서는 “예·결산 일정을 질질 끌고 있고 있는 야당을 향한 압박으로 이해한다”고 말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열린세상] 베를린, 드레스덴, 그리고 서울/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금연구센터장

    [열린세상] 베를린, 드레스덴, 그리고 서울/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금연구센터장

    독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통일 전후 사회보장제도 통합 과정을 살펴보면서부터다. 그 많은 통일비용 중 50%가 사회보장 관련 비용이었고, 연금이 전체 통일비용의 25%였다는 것을 알고서다. 만약 우리에게 유사한 일이 벌어졌다면 하는 생각이 들면서부터는 더욱 그렇다. 통일 이전에 구 동독지역을 방문했던 구 동유럽 국민들이 천국과도 같은 곳에서 잘 산다고 감탄했다는 동독과 통일했는데도 이처럼 많은 비용이 들었다니 말이다. 통일부와 독일 내무부의 인적 교류 네트워크인 ‘한독통일 자문위원회’의 전문가 회의는 독일에 대한 이해 폭을 넓히는 계기가 되었다. 회의 참석차 베를린에 도착한 지난 9월 22일은 독일 총선 날이었다. 메르켈의 기민당이 압승했음에도 연정 구성이 쉽지 않다는 이야기는 독일에 대한 관심을 배가시켰다. 40%가 넘는 지지를 얻은 기민당이 군소정당과 제휴하면 연립정부 구성이 수월할 것 같은데 생각처럼 쉽지 않다고 해서다. 특정 가치를 표방하는 정당에 투표한 유권자의 심판이 두려워서란다. 섣부른 연정을 통해 정당의 정체성이 약화될 경우 유권자 심판이 엄중하기 때문일 것이다. 독일 국민이 군소정당과의 연정보다 다수당과 제2당의 연장을 의미하는 ‘대연정’을 원하고 있다는 사실도 흥미로웠다. 원활한 국정수행 때문일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현지 분위기는 다수당인 기민당과 제2당인 사민당이 대연정을 이룰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한 달이 지나자 예상대로 크리스마스 이전까지 대연정 협상을 마무리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독일 내무부는 통일과 관련된 1년 365일 기록 모두를 담은 수첩을 기념품으로 제공했다. 2014년용 수첩에는 2015년 달력도 있었다. 2013년 9월에 이미 2015년 달력이 수록된 수첩을 건네주는 주도면밀한 나라 독일, 그러한 독일도 예상하지 못한 것이 통일 시점이었다. 통일 3개월 전까지는 대다수 독일 국민이 생전에는 통일을 볼 수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한다. 이러한 독일 정부가 통일의 상징으로 안내한 곳이 구 동독지역에 속했던 드레스덴이다. 제2차 세계대전 중 엄청난 비극을 겪었던 도시, 대공 방어망이 붕괴된 상황에서 대규모 폭격으로 엄청난 수의 민간인이 희생되었고, 건물 90%가 파괴된 드레스덴이 역사의 아픔 속에서 다시 일어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던 것 같다. 무차별 폭격으로 인한 파괴와 분단의 아픔을 이겨내고, 철저한 고증을 통해 남아있는 흔적들을 연결해 옛 모습을 찾으며, 지나온 역사와 화해하는 상징으로의 드레스덴을 보여주고자 했던 것 같다. 통일이 더 늦었더라면 구 동독지역에 속해 있던 문화유산 상당수가 역사에서 완전히 사라졌을 가능성이 높았다는 설명과 함께. 과거 역사와의 화해 상징으로 드레스덴의 복구 과정에 대한 설명을 듣는 상황에서 서울로부터의 기초연금 관련 소식이 날아왔다. 논란이 많던 기초연금 정부안이 발표되던 날이었기 때문이다. 정부안이 발표된 지 한 달이 지난 지금, 서울에서는 기초연금이 모든 복지이슈를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되어 가고 있다. 기초연금을 보는 시각들이 너무도 다르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세계에서 처음으로 연금제도를 도입했고, 두툼한 연금 급여가 특징인 비스마르크형 공적연금제도의 원조국가인 독일이 ‘어젠다 2010’을 내세워 30년에 걸쳐 왜 연금 급여의 40%가 깎여 나가고 있는지를 되돌아 보아야 할 때인 것 같다. 기초연금이라는 블랙홀에서 빠져나오기 위해서는 향후 급속하게 도래할 초고령 사회는 어찌 대처하고, 통일이 된다면 북한 주민의 연금 문제는 어찌 해결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과 함께 기초연금을 통해 달성하려는 비전과 제도 운영 원칙을 명확히 해야 할 것 같다. 독일이 채택하고 있는 각종 제도의 외형을 단순히 모방하기보다는 어떤 고민을 통해 어떤 가치관이 형성되었으며, 어떤 시스템으로 각종 제도가 움직이고 있는지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필요한 시점인 것 같다. 국민의 행복을 위해 도입하려는 복지제도가 오히려 사회 갈등을 유발하는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서라도 말이다.
  • “美 부도 막더라도 진짜 위기는 내년 초”

    미국 국가 부채 한도 인상 및 연방정부폐쇄(셧다운) 협상이 막판까지 진통을 거듭하면서 결국 협상 마감 시한(데드라인)인 16일(현지시간)에야 국가 부도(디폴트) 여부가 판가름나게 됐다. 15일 하원 다수당인 공화당이 전날 상원이 합의한 타협안을 거부함에 따라 해리 리드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와 미치 매코널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가 재협상에 들어갔다. 전날 상원은 ▲내년 1월 15일까지 셧다운 철회 ▲내년 2월 7일까지 국가 부채 한도 증액 ▲건강보험개혁(오바마케어) 수혜자의 소득 검증 강화 및 보조금 축소 등에 잠정 합의한 바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해 공화당 소속 존 베이너 하원의장은 이날 “상원의 잠정 합의안 대신 하원에서 자체적으로 예산안을 처리하겠다”고 거부했다. 공화당 강경파는 오바마케어의 핵심 재원인 의료 기기 과세 시행을 2년간 보류하는 등 오바마케어의 무력화를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주장에 백악관은 즉각 거부 의사를 밝혔고, 하원 공화당 내부의 의견도 통일되지 않음에 따라 하원의 자체 예산안 표결은 무산됐다. 결국 협상이 최종 타결되더라도 재무부가 부채 한도 인상 데드라인으로 설정한 16일 자정(한국시간 17일 오후 1시)이 임박해서야 결론이 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런 가운데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는 “미 의회가 부채 한도 증액에 실패하는 즉시 현재 최고 등급인 미국의 신용등급을 강등하겠다”고 경고했다. 특히 시장에서는 이미 협상 타결 여부와 무관하게 천문학적 국가 부채 때문에 ‘주식회사 미국’의 신뢰도가 흔들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타임스는 “미국이 앞으로 몇 주는 디폴트를 넘길지라도 진짜 위기는 내년 초가 될 것이라고 투자자들이 우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도 미국 단기 국채 금리가 시중 금리를 웃도는 유례없는 상황이 발생했다면서 이는 미국 국채의 ‘안전 자산’ 위상이 크게 흔들리고 있음을 뒷받침한다고 보도했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 ‘더 내고 더 일해야’… 佛 연금개혁안 의회 통과

    고령화 시대를 맞아 국민연금 고갈 문제가 사회적 문제로 부각된 가운데 프랑스 의회가 ‘더 많이 더 오래’ 내는 것을 골자로 하는 연금 개혁법안을 통과시켰다고 로이터통신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늘어나는 재정 적자와 연금 고갈을 피하기 위한 고육책으로 프랑수아 올랑드 좌파 정부의 지지기반인 노동조합의 거센 반발이 예상된다. 통신에 따르면 프랑스 하원은 이날 정부가 제출한 연금개혁법안을 찬성 270표, 반대 249표로 통과시켰다. 이번 연금개혁법안의 핵심은 2020년부터 연금 전액을 받기 위한 납부 기간을 현행 41.5년에서 단계적으로 늘려 2035년에는 43년 동안 내도록 하는 것이다. 연금 가입자와 기업이 내는 부담금도 2017년까지 총 0.3%씩 인상된다. 이에 따라 최저임금을 받는 근로자는 매월 4.50유로(약 6700원)를 추가로 내야 한다. 예를 들면 21세부터 연금을 내면 최소 63세까지 일해야 보장된 연금을 모두 받을 수 있다. 사실상 대부분 근로자가 법정 정년인 62세보다 더 일해야 한다는 뜻이다. 앞서 프랑스 정부는 니콜라 사르코지 전 대통령 재임 시절인 2010년 퇴직 연령을 60세에서 62세로 올린 바 있다. 아직 상원 통과와 대통령의 서명 절차가 남아 있지만, 좌파가 다수당인 의회 구성을 고려하면 법안 발효가 확실하다. 연금 개혁 없이 현행 제도대로 운용할 경우 2020년에는 연금 적자가 200억 유로(약 28조 8400억원)에 육박하기 때문이다. 프랑스 최대 노조단체인 노동총연맹(CGT) 등 4개 노조는 이날 수도 파리를 비롯한 전국 100여개 도시에서 연금 법안 반대 파업을 벌였다. 티에리 르파옹 CGT 위원장은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개혁안은 젊은 세대의 희생을 요구하고 있으며, 사회적으로도 매우 퇴행적”이라며 “실망한 유권자들이 극우 정당으로 몰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최재헌 기자 goseoul@seoul.co.kr
  • [사설] 국회 선진화법 운명 이번 정기국회에 달렸다

    정기국회가 본격적으로 열리기도 전에 이른바 ‘국회 선진화법’을 둘러싼 여야 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새누리당은 ‘식물국회’를 만드는 법인 만큼 손을 보겠다는 태세다. 이에 민주당은 “물리력과 날치기가 난무하는 국회로 후퇴하자는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몸싸움 방지법’으도로 불리는 현행 국회법은 만들어진 지가 불과 1년이 조금 넘었다. 새누리당 스스로가 발의해 지난해 5월 국민들의 박수 속에서 이 법을 처리해 놓고 국회 운영에 어려움이 나타나자 위헌 소송까지 거론하는 것은 자가당착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민주당 역시 이 법의 맹점을 활용해 정쟁의 도구로 삼겠다는 정략적 계산을 거두어야 할 것이다. 국회 선진화법 개정에 나선 새누리당의 심정을 이해 못할 바는 아니다. 쟁점 법안의 경우 국회의원 5분의3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하니 민주당이 발목을 잡는 한 그 어떤 법안도 처리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이로 인해 새 정부 출범 때 정부조직법 개정안 처리가 지연되는 등 생고생을 한 여당 입장에서 보면 의사 일정 마비로 국정 운영에 차질을 빚게 하는 이 법을 고치지 않으면 안 된다. 더구나 이번 정기국회에서 민생 법안들을 줄줄이 처리해야 하는데 민주당의 ‘선처’만을 기다려야 한다면 집권 여당으로서는 곤혹스러울 수밖에 없을 것이다. 우리는 이 법에 다수결 원리를 무시한 법리상의 문제가 있긴 하지만, 제대로 시행도 하지 않고 고친다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본다. 사실 이 법 제정 때부터 ‘식물국회’에 대한 우려가 많았다. 그런데도 박근혜 당시 여당 비상대책위원장은 “반드시 통과시켜야 한다”고 법 처리를 밀어붙인 바 있다. 대선을 앞두고 국회 개혁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였다. 물론 그 이면에는 예산안과 쟁점 법안을 처리할 때마다 다수당의 일방적인 처리 시도와 이를 저지하는 야당 간에 쇠사슬과 해머까지 동원해 몸싸움을 벌이던 후진적인 국회를 바꿔야 한다는 국민적인 주문이 있었다. 일방적인 수(數)의 정치가 아니라 대화와 타협의 정치를 위해 만든 법이 바로 국회 선진화법이다. 그런데 민주당은 “야당의 협조 없이는 국정이 어렵다는 것을 보여주겠다”며 이 법을 사실상 대여 투쟁의 수단으로 삼을 기세다. 혹여 민주당이 이 법을 방패 삼아 정부·여당의 입법 저지에 올인한다면 역풍을 맞을 것이다. 이 법의 운명은 어찌 보면 민주당의 대승적인 협력 여부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새누리당 역시 야당과 더 소통해 합의 정치를 이끌어내는 데 더 노력해야 한다. 민주당이 천년만년 야당을 하는 것도 아니고, 새누리당도 언젠가는 야당이 될 수 있다. 여야 모두 이번 정기국회에서 역지사지(易地思之)하는 마음으로 이 법의 본래 취지를 잘 살려내길 바란다.
  • [위클리 포커스] ‘유럽 맏형’ 獨총선에 쏠린 눈

    [위클리 포커스] ‘유럽 맏형’ 獨총선에 쏠린 눈

    유럽 경제의 맏형 격인 독일에서 22일 치러진 총선거에 유럽 각국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구제기금 최대 분담국인 독일 차기 정부의 향방에 따라 유럽 정책의 노선이 변화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영국 런던 소재 선거조사 기관 일렉셔니스타가 21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기독교민주당(CDU)·기독교사회당(CSU) 연합이 38.8%를 득표할 것으로 예상됐다. 큰 이변이 없는 한 메르켈 총리의 3선 연임이 거의 확실한 가운데 현 연립정부에 참여하고 있는 소수 정파 자유민주당(FDP)의 득표율이 원내 의석 확보 기준인 5%를 넘을 것인지가 최대 관건이다. 만약 현 연정이 과반수 의석 확보에 실패할 경우 메르켈 총리는 현재 예상 득표율 2위인 사회민주당(SPD)과 손을 잡고 대연정을 구성할 가능성이 크다. 현 연정을 유지하든 사민당과의 대연정을 구성하든 그 구성이 다소 바뀌더라도 기민·기사당 연합이 다수당이 될 가능성이 높아 향후 유럽 정책 관련 큰 틀의 변화는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사민당은 야당이지만 기민·기사당과 같이 친(親)유럽 정당인 데다가 정책 대립 역시 크지 않은 편이다. 다만 현 연정은 유럽연합(EU) 내 재정연합이 전제되지 않은 상황에서 독일에 부담이 큰 유로본드, 부채상환기금 창설 등은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사민당은 유로화 지역의 부채를 공동화하는 것에도 긍정적인 태도를 보이는 등 상대적으로 유럽의 경제적 통합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또 ‘부자 증세’에 반대하는 기민·기사당과 달리 사민당은 연소득 10만 유로(약 1억 5000만원) 이상의 고소득자에 대한 소득세 비율을 현행 42%에서 49%로 인상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14일자 최신호에서 메르켈 총리의 3선 성공을 예상하면서 메르켈이 연임할 경우 그동안 유로화 위기에 대처하는 데 몰두하느라 미뤄 왔던 국내외 개혁을 추진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코노미스트는 메르켈이 독일의 가장 큰 내부 문제로 꼽히는 빈곤층 확산, 사회간접자본 확충 등의 문제를 비롯해 유럽중앙은행(ECB)이 주도하는 ‘은행동맹’을 완성해 유로화 위기를 근절해야 하는 과제 해결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실리콘밸리에 이민자들 꼭 필요” 저커버그, 이민개혁법 통과 ‘로비’

    “실리콘밸리에 이민자들 꼭 필요” 저커버그, 이민개혁법 통과 ‘로비’

    마크 저커버그(29) 페이스북 창업자가 지난 1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의 연방의회를 찾았다. 이민개혁법안의 조속한 통과를 촉구하기 위해서다. 지난 6월 민주당이 다수당인 상원은 1100만명에 달하는 미국 내 불법 이민자들에게 시민권 획득의 기회를 주는 포괄적 이민개혁법안을 통과시켰으나 공화당이 다수당인 하원은 법안 처리를 질질 끌고 있다. 저커버그는 이날 의회에서 공화당 소속 존 베이너 하원의장과 에릭 캔터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 등을 만났고 별도로 민주당 상·하원 지도부와도 면담했다. 저커버그는 의원들과의 비공개 면담에서 “페이스북을 비롯한 실리콘밸리 기업들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고급 기술을 가진 이민자들의 유입이 필수적인 만큼 하이테크 인력들에 대한 비자 발급을 확대하고 이민 제한 정책을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의원들이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는 즉각 알려지지 않았으나 어쨌든 첨단산업 기업인이 청문회가 아닌 입법 로비를 위해 의회를 찾은 것 자체가 매우 이례적이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 [‘내란 음모’ 이석기 구속] ‘이석기 불똥’ 지자체로… 수원시의원 5명 ‘종북 척결’ 특위 구성

    이석기 의원 내란 음모 혐의 사건의 파장이 3년 전 지방선거 때 통합진보당(당시 민주노동당)과 연대해 당선자를 낸 지방자치단체로 확산되고 있다. 새누리당 소속 경기 수원시의원 5명은 5일 종북세력 척결을 위한 특별위원회를 구성했다. 이들은 이번 사건에 연루된 이상호 전 사회적경제지원센터장과 이성윤 친환경급식센터장에 이어 민노당 시장 후보였던 김현철 수원시자원봉사센터장, 민노당 시의원 출신 윤경선 수원지역자활센터 이사장의 해고를 촉구했다. 특위는 이들의 채용 과정, 자금 사용처 등을 검토하는 한편 검찰 수사과정을 지켜본 뒤 대응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염태영 수원시장은 2010년 5월 지방선거에서 김현철 후보와 후보단일화를 하고 공동지방정부 구성에 합의했다. 하남시의회도 새누리당 소속 의원 2명이 하남의제21 등 5개 단체에 대한 보조금 집행실태 조사특별위원회 구성을 추진했으나 다수당인 민주당(3명)과 진보당(2명)이 동조하지 않아 무산됐다. 윤재군·김승용 시의원은 성명을 내고 “지난 7월 5억원이 지원되는 5개 단체를 행정사무 감사한 결과 부적절하게 예산을 집행한 사례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교범 하남시장은 소환조사를 앞둔 김근래 진보당 경기도당 부위원장이 지방선거 나흘 전 후보직을 사퇴하면서 지지를 선언, 당선됐다. 이 밖에 김미희 민노당 후보와 정책 연대를 한 이재명 성남시장과 야 5당 및 시민단체의 지원을 받아 당선된 최성 고양시장에게도 파장이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오바마 “등록금 비싼 대학 정부지원 삭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매년 치솟는 대학 등록금을 잡기 위한 교육개혁 정책을 22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뉴욕주 버펄로의 뉴욕주립대에서 연설을 통해 2015년부터 등록금이 비싼 학교에 연방정부의 재정지원을 줄임으로써 등록금 인하를 유도하는 내용의 ‘대학 학비 등급제’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대학생들이 재학기간에 지출하는 총비용을 기준으로 대학의 등급을 매긴 뒤 이를 각 대학에 대한 연방정부의 학자금지원제도(FSA)와 연계하는 한편 학생과 학부모들의 대학 선택 기준으로 삼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미국 대학수학능력시험(SAT) 주관기관인 칼리지보드에 따르면 올해 4년제 대학 등록금은 평균 8655달러(약 970만원)로 지난해보다 4.8%나 올랐다. 국립교육통계센터(NCES)에 따르면 등록금과 숙소 등을 포함한 학부 대학생들의 교육비가 2011년에 평균 1만 5900달러로, 10년 전에 비해 무려 73%나 증가했다.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의 이 같은 개혁 방안이 실현될지는 불투명하다. 연방정부 재정지원 정책 변경은 의회의 승인을 얻어야 하기 때문이다. 공화당의 반응은 벌써부터 부정적이다. 공화당이 다수당인 하원의 롬 클라인(공화) 교육노동위원장은 “자의적으로 대학 등급시스템을 만드는 것은 대학의 혁신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일각에서는 오바마 대통령의 이 같은 개혁정책이 실현 가능성과는 별개로 내년 의회 선거를 앞두고 젊은 층 유권자의 표심을 잡기 위한 시도라는 관측도 나온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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