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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儒林(119)-제2부 周遊列國 제1장 첫 번째 출국

    儒林(119)-제2부 周遊列國 제1장 첫 번째 출국

    제2부 周遊列國 제1장 첫 번째 출국 기원전 517년 소공(昭公) 25년.공자는 제자들과 함께 자신이 태어난 고향인 노나라를 빠져 나와 제(齊)나라로 찾아가고 있었다.지금의 산동(山東)을 반으로 나누어 북쪽은 제나라,남쪽은 노나라가 차지하고 있어 제나라는 노나라와 국경을 인접하고 있는 이웃나라였다. 이때 공자의 나이는 35세.이미 열 다섯 살에 배움에 뜻을 두었던 공자는 서른 살에 사고와 행동에 있어 자립하고 있었으므로 공자의 명성은 이미 노나라 뿐 아니라 많은 열국에서도 파다하게 퍼져 있었고,이미 수많은 제자들이 공자 주위에 몰려들어 학문을 배워 스승으로서의 권위를 갖추고 있었다. 훗날 공자는 논어에서 자신의 성장과정을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나는 열 다섯 살에 배움에 뜻을 두었고,서른 살에는 자립하였으며,마흔 살에는 미혹하지 않게 되었고,쉰 살에는 천명(天命)에 대해서 알게 되었고,예순 살에는 귀로 듣는 대로 모든 것을 순조로이 이해하게 되었으며,일흔 살에는 마음이 하고자 하는 대로 따라 해도 법도에 어긋나지 않게 되었다.” 성인 공자의 말대로라면 공자가 첫 번째 출국한 35세에는,그러니까 스스로 자립하는 30대와 미혹하지 않게 된 40대의 중간나이에 접어들었던 무렵이었다. 노나라에서 제나라로 가는 도중에 태산(泰山)을 지날 무렵이었다.예부터 태산은 중국의 오대명산 중에서도 천하제일의 명산으로 존중받아왔다.중국에서는 방위를 계절과 연관시켜 생각하는 습관이 있어 봄을 동쪽으로 보았다.봄은 만물이 생명의 싹을 피우는 계절이기에 사계절 중에서 으뜸으로 좋아하고 있었는데,태산은 최 동쪽 끝에 있어 생명의 근원이라고 생각해왔던 것이다.특히 태산은 황제가 태평세계의 실현을 신에게 보고하는 동선의 의식이 거행되는 신성한 곳으로 유명한데,진정으로 덕이 있는 황제만이 이 의식을 올릴 수 있는 특권을 허락받았다.후세에는 한나라의 무제와 천하통일을 이룬 시황제 등 72명이 동선을 하였지만 공자가 노나라에서 제나라로 출국할 무렵에는 이 의식을 거행한 적이 거의 없었던 전인미답의 성산이었던 것이다. 태산이 노나라에서 제나라로 가는 지름길에 있지 않고 돌아가는 우회로에 있으면서도 굳이 공자가 이를 택한 것은 태산등정을 마치면 영원한 생명을 얻을 수 있다는 신앙이 전해 내려오고 있어 오래전부터 꿈꿔오던 태산의 모습을 자신의 눈으로 직접 보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해발 1524m.그러나 대부분의 명산이 산맥 속에 있어 겹겹이 산들이 합심해서 무등을 태우듯 고산을 이루는데 유독 태산만은 평지에 우뚝 홀로 솟아 있어 다른 명산보다 더 높고 더 신비하게 보이고 있었던 것이다. 공자가 태산을 들러 제나라로 갔음을 기리는 뜻으로 오늘날에도 태산에는 공자의 사당이 남아 있는데,태산을 순례하고 돌아가던 공자일행이 잠시 지친 몸을 쉬기 위해서 산기슭에 머무르고 있을 무렵이었다.어디선가 울음소리가 들려오고 있었다.자세히 듣고 보니 여인의 곡성이었다.수레에서 내려 쉬고 있던 공자는 갑자기 그 울음소리가 나는 곳을 따라 숲으로 들어가기 시작하였다. “스승님,어딜 가십니까.” 자로가 이를 말렸으나 공자는 말없이 여인의 울음소리가 나는 풀숲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산기슭 숲 사이에는 무덤이 셋 있었는데,한 여인이 그 무덤 앞에 앉아서 하염없이 울고 있었다.공자는 나뭇가지에 몸을 기대고 경의를 표하고는 제자들에게 그 여인에게 다가가서 우는 사연을 알아보라고 말하였다.이 말을 듣자 제자 중에서 가장 성미가 급한 자로(子路)가 여인에게 다가가 물어 말하였다. “부인,무슨 일로 그리 슬피 울고 계십니까.”
  • 儒林(119)-제2부 周遊列國 제1장 첫 번째 출국

    제2부 周遊列國 제1장 첫 번째 출국 기원전 517년 소공(昭公) 25년.공자는 제자들과 함께 자신이 태어난 고향인 노나라를 빠져 나와 제(齊)나라로 찾아가고 있었다.지금의 산동(山東)을 반으로 나누어 북쪽은 제나라,남쪽은 노나라가 차지하고 있어 제나라는 노나라와 국경을 인접하고 있는 이웃나라였다. 이때 공자의 나이는 35세.이미 열 다섯 살에 배움에 뜻을 두었던 공자는 서른 살에 사고와 행동에 있어 자립하고 있었으므로 공자의 명성은 이미 노나라 뿐 아니라 많은 열국에서도 파다하게 퍼져 있었고,이미 수많은 제자들이 공자 주위에 몰려들어 학문을 배워 스승으로서의 권위를 갖추고 있었다. 훗날 공자는 논어에서 자신의 성장과정을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나는 열 다섯 살에 배움에 뜻을 두었고,서른 살에는 자립하였으며,마흔 살에는 미혹하지 않게 되었고,쉰 살에는 천명(天命)에 대해서 알게 되었고,예순 살에는 귀로 듣는 대로 모든 것을 순조로이 이해하게 되었으며,일흔 살에는 마음이 하고자 하는 대로 따라 해도 법도에 어긋나지 않게 되었다.” 성인 공자의 말대로라면 공자가 첫 번째 출국한 35세에는,그러니까 스스로 자립하는 30대와 미혹하지 않게 된 40대의 중간나이에 접어들었던 무렵이었다. 노나라에서 제나라로 가는 도중에 태산(泰山)을 지날 무렵이었다.예부터 태산은 중국의 오대명산 중에서도 천하제일의 명산으로 존중받아왔다.중국에서는 방위를 계절과 연관시켜 생각하는 습관이 있어 봄을 동쪽으로 보았다.봄은 만물이 생명의 싹을 피우는 계절이기에 사계절 중에서 으뜸으로 좋아하고 있었는데,태산은 최 동쪽 끝에 있어 생명의 근원이라고 생각해왔던 것이다.특히 태산은 황제가 태평세계의 실현을 신에게 보고하는 동선의 의식이 거행되는 신성한 곳으로 유명한데,진정으로 덕이 있는 황제만이 이 의식을 올릴 수 있는 특권을 허락받았다.후세에는 한나라의 무제와 천하통일을 이룬 시황제 등 72명이 동선을 하였지만 공자가 노나라에서 제나라로 출국할 무렵에는 이 의식을 거행한 적이 거의 없었던 전인미답의 성산이었던 것이다. 태산이 노나라에서 제나라로 가는 지름길에 있지 않고 돌아가는 우회로에 있으면서도 굳이 공자가 이를 택한 것은 태산등정을 마치면 영원한 생명을 얻을 수 있다는 신앙이 전해 내려오고 있어 오래전부터 꿈꿔오던 태산의 모습을 자신의 눈으로 직접 보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해발 1524m.그러나 대부분의 명산이 산맥 속에 있어 겹겹이 산들이 합심해서 무등을 태우듯 고산을 이루는데 유독 태산만은 평지에 우뚝 홀로 솟아 있어 다른 명산보다 더 높고 더 신비하게 보이고 있었던 것이다. 공자가 태산을 들러 제나라로 갔음을 기리는 뜻으로 오늘날에도 태산에는 공자의 사당이 남아 있는데,태산을 순례하고 돌아가던 공자일행이 잠시 지친 몸을 쉬기 위해서 산기슭에 머무르고 있을 무렵이었다.어디선가 울음소리가 들려오고 있었다.자세히 듣고 보니 여인의 곡성이었다.수레에서 내려 쉬고 있던 공자는 갑자기 그 울음소리가 나는 곳을 따라 숲으로 들어가기 시작하였다. “스승님,어딜 가십니까.” 자로가 이를 말렸으나 공자는 말없이 여인의 울음소리가 나는 풀숲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산기슭 숲 사이에는 무덤이 셋 있었는데,한 여인이 그 무덤 앞에 앉아서 하염없이 울고 있었다.공자는 나뭇가지에 몸을 기대고 경의를 표하고는 제자들에게 그 여인에게 다가가서 우는 사연을 알아보라고 말하였다.이 말을 듣자 제자 중에서 가장 성미가 급한 자로(子路)가 여인에게 다가가 물어 말하였다. “부인,무슨 일로 그리 슬피 울고 계십니까.”˝
  • [종교단신]

    ■ 양주 육지장사 ‘불교영화 축제’ 서울 은평구 역촌동 삼보사의 분원인 경기도 양주 육지장사(주지 지원 스님)는 19·20일 제1회 불교영화축제를 연다. 첫날은 철없는 다섯 살짜리 동자가 엄마를 그리워하는 이야기를 담은 애니메이션 ‘오세암’을,둘째날에는 티베트 14대 달라이라마가 탄생해 인도 북부 다람살라로 망명하기까지의 과정을 그린 ‘쿤둔’을 상영한다.보행명상과 건강강좌 등 온가족을 위한 복합문화축제로 꾸며진다.(031)871-0101. ■ ‘생명을 지향하는 가정’ 세미나 천주교 주교회의 가정사목위원회,매스컴위원회 등 천주교 관련 4개 단체는 10일 오전 10시 서울 명동성당 꼬스트홀에서 ‘생명을 지향하는 가정’이라는 주제 아래 공동세미나를 개최한다.오는 8월 아시아주교회의연합(FABC) 한국총회에 앞서 열리는 이번 세미나는 한국사회의 가정과 교회의 가정사목현황 및 비전을 점검하는 자리로,가정사목에 대한 인식전환과 구체적 방안을 제시하게 된다. ■ 조계사 ‘현대사상과 불교’ 강연 서울 견지동 조계사는 오는 17일부터 매주 목요일 오후 7시 10차례에 걸쳐 이 사찰 교육관에서 ‘현대사상과 불교’란 이름의 조계사 아카데미 강좌를 연다.이진경 서울산업대 교수가 들뢰즈에 대해 강의하며 경희대 최화 교수와 정신문화연구원 김형효 교수가 베르그송과 데리다에 대해 각각 강의한다.동국대 김종욱 교수는 프랑스 철학과 불교를 비교한다.(02)720-1390.˝
  • 서울신문 제정 제12회 공초문학상 수상 정현종 시인

    “그동안 이런저런 문학상을 많이 받아서 다른 사람에게 기회가 갔으면 했는데….” 수상 소감치고는 짧은 한마디.그 속에 시인 정현종의 모습이 들어있다면 지나친 예단일까.시인의 상징처럼 보이는 흰 머리와 여전히 움푹 파인,맑으면서 직관이 그득한 눈매와 느릿느릿한 말에는 남에 대한 배려,겸허가 배어있다.수상시 ‘경청’이 이미 시인의 몸과 마음의 일부가 된 듯하다. ●중학시절 본 공초 ‘스님’ 이미지로 남아 “중학교 시절 명동의 음악다방에서 공초 선생님을 뵌 적이 있습니다.당시 윤동주 시집을 들고 문학에 빠져있던 터라 선생님 소문을 듣고 찾아갔는데 줄담배만 태우시며 말씀이 없던 기억이 납니다.제주 돌하루방과 흡사한 얼굴의 선생님은 제게 거의 반쯤은 스님 같은 이미지로 남아 있습니다.” 이 스쳐간 만남이 인연이 됐을까? 이후 공초와 다시 만난 적도 없고 문학 내적으로도 영향을 받지 않았지만,그의 수상시 ‘경청’은 공초의 삶과 시와 깊은 연관성을 보여준다. 공초는 일상의 구속을 거부한 채 형이상학적 세계를 시심(詩心)으로 그린 시인.무욕·무소유의 철학으로 세상을 초월한 삶을 살면서 수많은 문인들과의 접촉으로 시세계를 넓혀갔다.그의 시 정신을 기리는 공초문학상의 12번째 수장작 ‘경청’에서 정현종은 불행이나 비극의 원인이 경청하지 않는 세태에 있다고 지적하면서 “내 안팎의 소리를 경청할 줄 알면/세상이 조금은 좋아질 듯.”이라고 나지막이 노래한다.그가 강조한 ‘경청’은 자신을 낮추고 나아가 비워야 가능할 것이다.이 경지야말로 공초가 실천하려고 한 무욕과 통하지 않을까. “그러고 보니 맥이 통하네요.지금 우리 현실은 정치판·학교 등 어떤 공간에서건 자기의 말만 난무합니다.남의 말에 귀를 귀울이는 여유가 아쉽습니다.듣는 능력은 참 중요합니다.시(詩)든 음악이든 모든 예술은 들을 수 없으면 불가능합니다.정치도 마찬가지입니다.비단 여론만 듣는 게 아니라 자신에 대한 비판까지 겸허히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경청’은 지난해 세상에 나온 그의 여덟번째 시집 ‘견딜 수 없네’에 수록된 작품.시인 고은이 ‘우리 시대의 한 언어의 정령’이라고 찬탄한 첫 시집 ‘사물의 꿈’(1972년)을 낸 이후 시인은 작품을 낼 때마다 ‘문단의 화제’였다.초기에는 사물의 존재 의의를 내밀한 꿈의 속성과 연계시키는 관념적 시세계에 몰두하다가 80년대 이후 사물의 구체적 생명 현상에 대한 공감을 표현하는 데 주력했다.이후 다섯번째 낸 시집 ‘한 꽃송이’는 “상당한 변화를 겪으면서 보여온 과정이 마침내 도달하게된 ‘자유’의 한 극점”이라는 평을 받으며 환경문제를 문학적으로 집약한 전범으로 자리잡았다. ‘약점으로 내리는 비’‘확신과 열애의 손의 운행’ 등 파격적 시어들은 마침내 문학평론가 김현에게서 “한국 현대시의 표현법과 소재의 면에서 큰 충격을 준 시인”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김춘수와 김수영을 극복한 자리에 시인 정현종을 자리매김하게 했다. ●바람의 시인… 자유의 시인 숲과 우주에 관한 이야기에서 자신만의 특징을 보여주면서 ‘바람의 시인’‘자유의 시인’이라 불려온 그는 수상시 ‘경청’에 이르기까지의 시적 변화를 이렇게 말한다.“나이 들면서 문어보다는 보통 하는 말 즉 구어(口語)의 사용이 늘었습니다.또 관심 영역도 세상만사로 넓어졌고요.무엇보다 제가 전하고자 하는 뜻은 변하지 않았는데 읽기가 쉬워졌다는 말을 많이 듣습니다.경험의 눈으로 보는 게 있어서 그런가 봅니다.” 탁월한 그의 시적 감수성이 세월의 흐름에 민감한 것은 자연스럽다.‘경청’이 들어있는 시집 ‘견딜 수 없네’에서는 시간의 무상함,어쩔 도리없이 흘러가는 것에 대한 아쉬움을 유달리 많이 토로한다.“나이 들면서 시간의 본질과 덧없음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었습니다.최근 ‘꽃 시간’이란 제목의 시도 두편을 썼습니다.사람들은 흔히 ‘시간이 없다,바쁘다.’라고들 하는데 시간 자체에 대해 생각할 시간이 없는 삶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주류의 삶에 딴죽을 거는 게 문학의 속성이라고 할 때 그가 이 광속의,현란한 속도의 세태에 브레이크를 거는 것은 당연할 것이다.“컴퓨터 앞에서 정신없이 살다 보니 더 바삐 굴러가고 조급해지는 거죠.문명사라는 게 가속도의 역사 아니겠어요.천천히 가야 합니다.가끔은 멈춰서서 느긋한 마음으로 세상과 일을 돌아보는 게 필요합니다.이 격류의 세상에 제동을 걸 수 있는 게 문학이 아닐까요.” 거슬러 올라가는 운명은 힘들다.그러나 내년이면 등단 40년을 맞는 시인이 헤쳐온 ‘시의 길’은 세속의 잣대로는 고난의 길이었을지 모르지만 정작 자신과 독자에게는 황홀하지 않았을까.그 ‘고통의 축제’는 시인이 90년 연암문학상 수상 소감에서 밝혔듯이 “시(예술)라는 것이,혹시,폭설(제도와 문명의 폭력) 속에서 고라니가 찾아가는 인가 같은 것은 아닐까.”라는 예언자적 비유 속에 잘 녹아 있다. 글 이종수기자 vielee@seoul.co.kr 사진 강성남기자 snk@ ■정현종 연보 ▲39년 서울 출생 ▲59년 연세대 철학과 입학 ▲65년 박두진 추천 시 ‘독무(獨舞)’로 ‘현대문학’ 등단 ▲66년 황동규·박이도·김화영·김주연·김현 등과 동인 ‘사계’ 결성 ▲70년 서울신문 문화부 기자 ▲74년 미국 아이오와 대학 국제 창작프로그램 참가 ▲77년 서울예전 문예창작과 교수 부임 ▲78년 ‘한국문학작가상’ 수상 ▲82년 연세대 국문과 시창작 지도교수 부임 ▲90년 연암문학상 수상 ▲92년 이산문학상 수상 ▲96년 대산문학상 수상 ▲작품집 ●시집 ‘사물의 꿈’‘나는 별 아저씨’‘떨어져도 튀는 공처럼’‘사랑할 시간이 많지 않다’‘한 꽃송이’‘세상의 나무들’‘갈증이며 샘물인’‘견딜 수 없네’ ●시선집 ‘고통의 축제’‘사람들 사이에 섬이 있다’‘이슬’ ●산문집 ‘날자 우울한 영혼이여’‘숨과 꿈’ 등 ˝
  • 하룻밤에 읽는 색의 문화사/21세기 연구회 지음

    ●中 황제와 유대인의 상징 ‘노랑’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감독의 영화 ‘마지막 황제’를 보면 만주국 황제가 된 부의가 노란색에 유난히 강한 집착을 보이는 장면이 나온다.어린 부의는 동생 부걸이 노란 옷을 입은 것을 보자 “노랑은 황제의 색이다.나 이외의 어떤 사람도 입어선 안된다.”라고 외치며 동생을 쫓아간다.옛 중국에서 노랑은 황제의 색으로 국토를 상징했다. 서양에서 노랑은 어떻게 쓰일까.먼저 유대인을 나타내는 색이 노랑임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이에 대해선 예수를 로마군에 팔아 넘긴 제자 유다의 옷 색깔이 노랑이었기 때문이란 설이 가장 유력하다.또 라테란 공의회를 연 인노켄티우스 3세가 기독교 의식에 사용하는 색으로 정한 것이 빨강,하양,자주,검정,녹색의 다섯 가지로 그 가운데 노랑이 들어 있지 않았기 때문이란 설도 있다. ●문화권 따라 다양하게 나타나는 색의 의미 일본의 국제문화연구 모임인 21세기연구회가 펴낸 ‘하룻밤에 읽는 색의 문화사’(정란희 옮김,도서출판 예담)는 이처럼 색이라는 코드를 통해 동서양의 역사와 문화를 읽는다. 색의 의미는 문화권에 따라 다양한 차이를 드러낸다.태양의 색은 빨강인가 노랑인가.우리는 태양을 보통 빨간색으로 표현하지만 서양에선 고흐의 작품에서 볼 수 있듯이 노란색으로 흔히 묘사된다.노란색은 빛의 색깔이며 ‘태양의 꽃’인 해바라기의 색깔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슬람에서 녹색은 낙원의 표상 녹색엔 어떤 상징성이 담겨 있을까.이 책에선 특히 국기를 매개로 색에 얽힌 이야기를 풀어내 눈길을 끈다.아시아나 중동,북아프리카에 위치한 이슬람 국가의 국기엔 녹색이 많다.리비아처럼 녹색 하나만으로 이뤄진 국기를 가진 나라가 있을 정도다.이슬람교도들은 녹색을 낙원을 상징하는 신성한 색으로 여긴다.모스크의 지붕 색으로 녹색이 자주 사용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녹색에 대한 반응은 나라에 따라 극명하게 갈리기도 한다.아일랜드와 영국이 대표적인 예다.아일랜드엔 켈리 그린(kelly green)이란 특유의 짙은 황록색이 있다.아일랜드에서 흔히 만나는 이름 ‘켈리’에서 비롯된 것이다.아일랜드 문제 때문에 고심하는 영국에선 이 색에 대해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인다. 빨강은 생명과 사랑의 색이다.이탈리아의 천재 화가 라파엘로의 ‘대공의 성모’나 ‘아름다운 여정원사’ 등을 포함해 수많은 이탈리아의 성모가 빨간색 의상을 두르고 있는 것은 빨간색이 천상의 사랑을 나타내는 색이기 때문이다.그러나 빨강엔 종종 어두운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운다.루브르 박물관에 있는 프랑스 화가 들라크루아의 대작 ‘사르다나파르의 죽음’은 부귀영화를 누리던 앗시리아의 마지막 왕의 멸망 모습을 그린 것이다.빨강은 또한 로마신화의 전쟁의 신 마르스의 색이기도 하다.로마군의 고관은 빨간 망토를 입었는데,이 망토는 마르스 신의 빨강을 나타내며 줄리어스 시저가 처음 사용한 것으로 전해진다. ●색에 얽힌 흥미로운 에피소드도 소개 책은 이밖에 왕후 귀족들의 화려한 치장 속에 숨어 그들을 괴롭혔던 벼룩으로부터 ‘벼룩의 배’‘빨간 얼굴의 벼룩’ 같은 희한한 색이 생겨난 이야기,‘머미(mummy)’라는 색의 재료로 사용된 이집트 미라에 얽힌 일화,로마 황제의 색이 페니키아의 자주에서 로열 블루로 바뀐 사연 등 색을 둘러싼 뒷이야기 등을 흥미롭게 소개한다. 이 책은 색채 이야기를 다루지만 단순히 미술의 관점에만 머물지 않는다.신화,종교,풍속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숨겨진 색의 의미를 밝힌다.인류의 역사와 함께 해온 색이야말로 인류의 문화 그 자체임을 보여주기에 충분하다.1만원.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길섶에서] 난초 죽다/김경홍 논설위원

    난초가 죽었다.사무실에 가져다 놓고 1년 가까이 목 마르지나 않을까,휴가 때도 노심초사했던 난초가 죽었다.처음,6촉이나 되던 잎새가 다섯에서 넷으로,넷에서 둘로 줄어들 때까지는 환경이 달라서 그러려니 했다.그러다 어느날 새싹이 두 곳에서 돋아났다.원래 무성했던 모습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생명인데,정성과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모습이 경이로웠다. 그런데 갑자기 새로 싹을 틔운 생명까지 한꺼번에 노랗게 작별을 고했다.화초에 정성을 기울인다던 동료들의 칭찬이 무색하고 부끄럽다.결단코 내가 화초가 죽기를 바란 적은 없다.남 보기에도 부끄럽고 황당하다.기껏해야 식물인 주제에 제 마음대로 죽다니.난초가 아니라 주변 사람들에게 이런 애정을 가졌었더라면….난초가 괘씸하다. 나는 화초 기르기 전문가가 아니다.다만 그 때,그 이름도 없는 난초가 내게로 왔기 때문에 죽지 않고 잘 살아서 꽃피우기를 바랐다.하지만 난초는 죽었다.화분을 버리면서 뭔가 잘못했다는 생각과 괘씸하다는 생각이 엇갈린다. 김경홍 논설위원˝
  • [儒林 속 한자이야기](14)

    유림 54에 강상(綱常)이 나오는데,綱(벼리 강)은 (실 사)와 岡(산등성이 강)이 합해 이루어졌다.자가 들어간 한자는 紀(법 기),紅(붉을 홍),紋(무늬 문),純(순수할 순),紛(어지러울 분)과 같이 그 뜻은 거의가 실()과 관련되어 있으며,그 나머지 부분이 음이 된다.따라서 綱자의 음은 ‘강(岡)’인데,岡자가 들어간 한자는 剛(굳셀 강),鋼(강철 강)처럼 거의 ‘강’이라 발음된다. 그리고 常(항상 상)은 尙(숭상할 상)과 巾(수건 건)이 합해진 자인데,尙자가 들어간 한자는 嘗(일찍 상),賞(상줄 상) 등과 같이 ‘상’으로 발음된다.常의 본뜻은 ‘치마’였으나,차츰 ‘항상’이란 뜻으로 쓰이는 경우가 많아지자 尙자에 衣(옷 의)자를 붙여 별도로 裳(치마 상)자를 만들어 쓰게 되었다. 綱常은 유교문화에서 사람이 늘 지키고 행하여야 할 덕목인 삼강(三綱)과 오상(五常)이다.삼강(三綱)이란 (1)임금은 신하의 벼리가 되고(군위신강,君爲臣綱),(2)남편은 아내의 벼리가 되며(부위부강,夫爲婦綱),(3)아버지는 아들(자식)의 벼리가 된다(부위자강,父爲子綱)는 세가지 기본 강령이다.오상(五常)은 사람이 지켜야 할 다섯가지 도리,즉 인(仁)·의(義)·예(禮)·지(智)·신(信),또는 오륜(五倫)을 말한다. 五倫이란 (1)임금과 신하 사이에는 의(義)가 있어야 하며(군신유의,君臣有義),(2)아버지와 아들(자식) 사이에는 친함이 있어야 하며(부자유친,父子有親),(3)남편과 아내 사이에는 분별이 있어야 하며(부부유별,夫婦有別),(4)어른과 아이 사이에는 차례가 있어야 하며(장유유서,長幼有序),(5)친구 사이에는 믿음이 있어야 한다(붕우유신,朋友有信)는 다섯가지 기본 실천윤리이다.과거 유교(儒敎)를 숭상하던 사회에서는 삼강오행이 사회를 유지하는 데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였으므로 삼강오상(三綱五常)에 어긋난 행위를 한 사람을 綱常罪人이라 하였다. 그러나 다음 일화 속의 인물에 대한 해석이 사람에 따라 다르듯이,삼강오행에 대한 견해가 시대와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 노(魯)나라에 살았던 미생(尾生)이라는 사람은 다른 사람과 한번 약속한 것은 철저히 지켰다.그러던 어느 날 그는 사랑하는 여자와 다리 밑에서 만나기로 약속하고는 그 시간에 다리 밑에서 기다리고 있었다.그러나 그 여자는 나타나지 않고 갑자기 장대비만 쏟아지기 시작하였다.시간이 갈수록 물이 불어 가슴까지 차 올랐다.하지만 미생은 그 자리를 떠나지 않고 다리 기둥을 부둥켜안고 그녀가 오기만을 기다리다가 물에 떠내려가 죽고 말았다. 이 일화는 장자(莊子)의 도척편(盜篇)에 나오는데,전국시대의 유명한 유세가(遊說家) 소진은 연(燕)나라 왕에게 자신의 의견을 이야기할 때 이 일화 속의 미생을 신의(信義)의 본보기로 삼았다.그러나 장자(莊子)는 미생(尾生)을 쓸데없는 명목(名目)에 목숨을 걸고 소중한 생명을 천하게 버리는 사나이라 말하면서 유가(儒家)에 대해서도 진실로 삶의 길을 모르는 무리들이라고 비판하였다.이래서 ‘미생지신(尾生之信)’이라는 말은 ‘신의(信義)를 굳게 지키는 것’,또는 ‘어리석고 지나치게 정직함’이라는 뜻으로 쓰인다. 중요한 것은 공자(孔子)가 ‘지나침은 못 미치는 것과 같다(과유불급,過猶不及)’라고 말했듯이 중용(中庸)을 지키는 것이 아닐까 한다.˝
  • [보러갑시다]

    ●미술 ■ 김현숙 개인전 7∼13일 갤러리 라메르(02)730-5454.움트는 고사리의 생명력을 형상화한 수묵채색화. ■ 이호신 작품전 6일까지 금호미술관(02)720-5114.한민족의 성정과 풍토성을 형상화한 소나무 그림. ■ 김병종 작품전 18일까지 가나아트센터(02)720-1020.생명의 환희를 노래한 50여점. ■ 이정신·맹문주 초대전 4일까지 서울갤러리(02)2000-9736.이정신의 수묵산수와 맹문주의 사실주의 작품. ■ ‘월 워크스’전 24일까지 카이스갤러리(02)511-0668.고낙범·성낙희·이미경·홍승혜 등 8명이 펼치는 벽화세계. ■ ‘안규철-49개의 방’전 25일까지 로댕갤러리(02)2259-7781.삶의 부조리를 고발하는 개념미술 작품. ●뮤지컬 ■ 투맨 무기한 연강홀(02)708-5002.유준상 김영호 출연.고아원에서 함께 자란 두 남자의 눈물겨운 형제애. ■ 클럽 하늘 18일까지 국립극장 하늘극장(02)2274-3507.박일규 연출.셰익스피어의 ‘한여름밤의 꿈’을 각색한 뮤지컬.가요,힙합,재즈 댄스와 동춘서커스단의 묘기가 어우러진 총체극. ■ 나부상화 5월9일까지 세우아트센터(02)742-0917.우봉규 작·박근형 연출.전등사 설화를 바탕으로 한 뮤지컬. ■ 점프 11일까지 문예진흥원예술극장 대극장(02)501-7888.이준상 연출,무술 가족과 2인조 도둑이 펼치는 유쾌한 코미디. ●국악 ■ 명창 전정민의 판소리 7일 오후 8시 삼청각 일화당(02)3676-3456.남도민요 연곡,흥보가 수궁가중 일부. ■ 창작창극 오유란전 6월27일까지 목·금 오후 8시,토 오후 3시·6시,일 오후 4시 삼청각 일화당(02)3676-3459. ●어린이 ■ 피아노와 플루트로 만든 그림연극 5월7일까지 삼청각(02)3676-3460.피아노와 플루트의 라이브 선율위에 마임,마술,종이접기 등을 활용한 무대. ■ 바투바투 5일∼6월6일 세종문화회관 미술관 별관(02)516-1501.이영란 작·연출.다섯가지 흙놀이와 인형극. ●콘서트 ■ 한충완 앙코르 콘서트 2일 오후 8시 폴리미디어씨어터(02)511-5320. ■ 나윤선&프랭크 뵈스테 콘서트 2일 오후 7시30분,3·4일 오후6시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02)784-5118. ■ 여행스케치 콘서트 3일 오후 4시·7시 올림픽공원 야외 수변무대(02)598-0036. ■ 바이브 인천 콘서트 4일 오후 4시·7시30분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대극장(032)424-5111. ■ 체리필터 콘서트 4일 오후6시 퀸라이브홀(02)313-7777. ■ 가레스 게이츠 내한공연 4일 오후7시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 1544-1555. ■ 웅산 콘서트 9일 오후8시,10일 오후 3시·8시 폴리미디어 씨어터(02)6248-0430. ●무용 ■ 국립발레단의 해설이 있는 발레-마리우스 프티파의 밤 2일 오후 7시30분,3일 오후 4시·7시30분 호암아트홀 1544-1555.‘잠자는 숲속의 미녀’‘라 바야데르’‘레이몬다’등 명작 하이라이트 공연. ●연극 ■ 벚꽃동산 11일까지 오후 8시 동국대예술극장(02)741-3937.안톤 체호프 작·전훈 연출,예수정 조민기 출연.체호프 서거 100주년 기념 공연. ■ 흉가에 볕들어라 3∼11일 LG아트센터(02)2005-0114.이해제 작·이기도 연출,한명구 박용수 출연.흉가에서 벌어지는 집귀신들의 난장판. ■ 트루 웨스트 4일까지 한양레퍼토리시어터(02)764-6460.샘 셰퍼드 작·최형인 연출.김경식 정원조 출연.상반된 성격의 형제가 펼치는 심리극. ■ 1980굿바이,모스크바 5월30일까지 대학로극장(02)764-9181.알렉산드르 갈린 작·김태훈 연출.러시아 인터걸들의 이야기를 다룬 연극.국내 초연. ■ 냉정과 열정사이 5월9일까지 설치극장 정미소(02)3672-3001.이항나 연출,조한철 전익령 출연.영화,연극,미술을 결합시킨 멀티시어터. ●클래식 ■ 비바 푸치니 3·4일 오후 7시 한전아트센터(02)741-7389.서울오페라앙상블 창단 10주년 기념 갈라 오페라. ■ 오페라 아리아&듀오 콘서트 7일 오후 7시30분 예술의전당 리사이틀홀(02)522-2576.소프라노 고혜욱 이현숙,테너 김형철,윤상준,바리톤 신금호,정건채 등. ■ 서재희 피아노 독주회 2일 오후 7시30분 세종문화회관소극장(02)3487-2096. ■ 소프라노 양은미 독창회 5일 오후 7시30분 금호아트홀(02)581-5404. ■ 목관수 오보에 독주회 8일 오후 7시30분 예술의전당 리사이틀홀(02)545-2078.지휘 김종덕,프라임필하모닉 오케스트라. ˝
  • 주식투자상품 ‘新바람’

    은행과 보험사들이 주식투자 관련상품을 쉴새없이 쏟아내고 있다.저금리 시대가 이어지면서 기존 상품으로는 고객들의 발길을 붙들기 어려워서다.특히 요즘들어 많은 은행들이 종합주가지수 등 대표지수에서 벗어나 우량기업 주가나 해외 주가지수를 연동시키는 새로운 방식의 주가지수 연동예금을 선보이고 있다.보험업계도 기존 보험에 주식투자 성격을 가미한 ‘변액보험’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진화하는 주가지수 연동예금 씨티은행은 오는 26일까지 미국 다우존스지수나 일본 닛케이지수에 맞춘 주가지수 연동예금을 판매한다.다우존스지수 연동예금은 만기 때 지수가 15% 이상 올라 있으면 최고 연 10%의 이자를 쳐준다.닛케이 225지수 연동예금은 주가가 만기 때까지 단 한번도 30% 이상 오른 적이 없을 경우,최고 연 25%의 이자를 지급한다. 외환은행은 우량기업의 개별주가에 연동해 수익률이 결정되는 ‘베스트 초이스 정기예금’을 오는 29일까지 판매한다.고객이 직접 삼성전자,포스코,SK텔레콤,현대자동차 주식 중 하나를 선택하면 그 종목의 주가상승률에 따라 만기 수익률이 결정된다.개별 종목의 주가상승률이 코스피200지수 상승폭보다 낮으면 여기에 수익률이 맞춰지기 때문에 적어도 코스피200지수 연동 수준의 수익은 기본으로 나온다. 신한은행은 만기까지 갖고 있으면 최소한 연 1.39%의 이자가 나오는 ‘제17차 주가지수연동 정기예금 안정형 3호’를 24일까지 판매한다.다양한 금리결정 방식이 있는데,예를들어 주가가 기준치보다 20% 이상 오른 적은 있지만 만기 때 주가는 기준치 이하일 경우,최고금리 6.89%가 보장된다.즉 기준주가가 800일 때 예금을 해서 중간에 960(+20%) 이상으로 뛴 적은 있으나 결국 만기 때 다시 800 이하로 내려가 있을 경우다. ●변액보험 수익률 돋보인다 보험업계에서는 보험과 증권투자를 혼합한 ‘변액보험’이 증시 호조에 따라 인기를 얻고 있다.변액보험이란 고객이 내는 보험료 중 각종 보장관련 보험료를 제외한 저축 보험료를 주식이나 국공채 등에 투자하는 상품이다.투자수익이 클수록 만기 또는 해약 때 돌려받는 돈이 많아진다.그러나 일부 상품은 원금손실이 있을 수 있다. 메트라이프생명이 2001년 8월부터 판매하고 있는 변액종신보험 혼합형은 수익률이 25%(연간 환산)를 돌파했다.푸르덴셜의 변액종신보험 혼합형도 9%대의 수익률을 올리고 있다.금호생명과 동양생명의 변액연금은 10%대의 수익률을 넘어섰으며, 삼성·대한·교보생명의 혼합형 연금보험도 7∼9%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변액보험료 수익은 5265억원으로 전년동기(917억원)에 비해 다섯배 가량 늘어나는 등 해마다 급성장하고 있다.”면서 “올해 자산운용법이 시행되면 더욱 다양한 상품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김유영기자 carilips@˝
  • 살아있는 인형/게이비 우드 지음

    인간은 일찍이 자신의 욕망을 표현하기 위해 인형을 만들어 왔다.고대 조각상 ‘빌렌도르프의 비너스’가 다산을 기원한 것이었다면,기형적 체형의 바비 인형은 완벽한 외모를 추구하려는 현대 여성의 이상을 반영한다.인형을 만드는 사람들은 그 안에 끊임없이 생명을 불어 넣으려 했다.합리적 인간관을 주장한 ‘근대철학의 아버지’ 데카르트조차도 어린 나이에 죽은 자신의 딸과 똑같이 생긴 ‘살아있는 인형’을 만들어 그것을 자신의 딸로 여겼다.데카르트는 다섯 살에 죽은 딸 프랑신을 잊지 못해 시계태엽과 금속 조각으로 딸의 안드로이드(인간 모양의 로봇)를 만들었다. ‘살아있는 인형’(게이비 우드 지음,김정주 옳김,이제이북스 펴냄)은 이같은 ‘살아있는’ 인형을 만들고자 했던 사람들의 욕망과 그들의 발명품에 관해 이야기한다.영국 ‘옵서버’지의 기자인 저자는 18세기 프랑스 발명가 자크 드 보캉송이 발명한 플루트를 연주하는 자동인형과 배설하는 기계오리,헝가리의 볼프강 폰 켐펠렌이 창조한 체스 두는 자동인형,에디슨이 축음기를 이용해 만든 ‘말하는 인형’등 인간을 닮은 인형들의 사례를 소개한다. 켐펠렌의 체스 두는 자동인형에서 비롯된 인공지능이란 개념은 영화로 그대로 이어졌다.‘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블레이드 러너’‘로보캅’‘웨스트 월드’‘터미네이터’‘AI’ 등은 모두 살아있는 인형을 향한 인간의 욕망을 반영한 작품이다.인간은 과연 자신과 똑같은 인형을 창조할 수 있을까.답은 부정적이다.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요소이자 인간성을 지키는 최후의 보루인 ‘감정’을 인공적으로 불어넣을 순 없기 때문이다.미국 MIT 연구팀이 만든 인간형 로봇 ‘키스멧’은 감정을 표현할 순 있지만 감정을 경험하진 못한다. MIT나 일본 와세다대학의 다카니시 로봇연구소 등 많은 인공지능 연구소들은 다종다양한 로봇을 만들어내고 있다.그런 로봇이 인간의 영역을 서서히 잠식하고 있다.그러나 안드로이드를 다룬 많은 영화들이 보여주듯,인간형 로봇과 함께 사는 우리의 미래는 그리 밝지 않다.로봇은 늘 불안한 매혹의 대상이다.이 책은 ‘우리를 인간이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라고 끊임없이 묻는다.1만5000원. 김종면기자˝
  • [조영증의 킥오프] 파주NFC 센터장의 다짐

    필자가 파주NFC(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를 책임지는 장으로 발령을 받아 근무한 지 꼭 10일이 지났다.이전에도 자주 찾은 곳인데다 각급 국가대표 선수들과 함께 생활한 적이 있어 낯설지 않다.특히 필자가 태어난 곳에 위치해 더욱 감회가 남다르다. 지난 2000년 NFC 부지 확보를 위해 조중연 당시 대한축구협회 부회장과 부지런히 뛰어다니던 것이 엊그제 일처럼 느껴진다.어려운 가운데서도 결국 일을 성사시켰다.NFC는 통일의 길목인 자유로를 끼고 앞에는 임진강이 흐르고 뒤에는 산으로 둘러싸여 국가대표 선수들이 훈련을 하기에 최적의 장소로 꼽힌다.세계 어디 내놓아도 손색이 없는 트레이닝센터라고 자부한다. 여섯면의 사계절 천연잔디와 한면의 인조잔디는 마치 양탄자를 깔아 놓은 듯하다.관리가 잘 돼 있어 선수들의 개인기술 습득은 물론 월드컵 4강에 걸맞는 경기력으로 이어지고 있다.각급 대표선수들의 훈련이 1년 365일 단 하루도 쉬는 날이 없을 정도다.미래의 한국축구를 위하여 준비하는 모습을 보면 마음이 뿌듯하다. NFC는 우수한 지도자 양성의 장이기도 하다.지난 한해 총 15회 각종 강습을 통해 400여명의 지도자들을 배출했다.이들은 현재 각기 소속팀에서 능력을 높게 평가받고 있다.뿐만 아니라 선수들의 크고 작은 부상치료를 위해 다섯명의 전문치료사가 있어 정확한 진단과 함께 신속한 재활프로그램으로 능력을 배가시키고 선수생명을 연장시켜 준다. 또 영양사와 2명의 요리사는 선수들의 체력은 물론 경기력과 직결되는 영양관리를 위해 훈련의 강도에 따라 칼로리를 섭취하도록 애쓴다.고된 훈련으로 잃어버린 입맛을 북돋워주기 위해 다양한 메뉴도 잊지 않는다.아울러 비중있는 대회때는 선수들과 동행해 식단을 책임지는 일도 있다.비록 몸담고 있지만 훌륭한 시설과 체계적인 시스템에 감탄이 절로 나온다. 물론 아쉬운 부분도 있다.장기간 합숙으로 지루함을 달래줄 휴식공간과 오락시설이 부족하다는 게 ‘옥에 티’라고 할 수 있다.이제 막 업무를 파악하기 시작한 필자는 각급 국가대표 선수들이 더 좋은 시설과 환경속에서 한국축구가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미흡한 힘이지만 혼신을 다해 파주 NFC를 이끌어갈 계획이다. 국제축구연맹(FIFA)기술위원 youngj-cho@hanmail.net
  • 생명공학계의 거두 황우석 서울대 교수

    ‘하늘을 감동시키자.’ 생명공학계의 거두인 서울대 수의학과 황우석(51) 교수의 좌우명이다.황 교수는 며칠 전 미국 시애틀에서 최고 권위의 ‘사이언스’지를 통해 인간의 복제된 배아에서 줄기세포를 추출하는 데 성공한 연구결과를 발표,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감동’과 ‘놀라움’은 비단 생명공학계뿐만이 아니다.그의 일상의 내면을 들여다보면 놀랄 일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 우선 생명공학과는 전혀 다른 서울대 미식축구부의 지도교수를 2년반 동안 맡고 있다.또 19년째 홀로 강화도 전등사를 찾아 대웅전에서 400배 이상 참배해오고 있다.국선도 수준이 득도의 경지에 이르러 ‘살아 있는 국선도의 전설’이라는 별명까지 붙었다.일반인들이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범상치 않은 ‘일’들을 그는 지니고 있다. 여기에 1년 365일 가운데 단 하루의 휴일도 없이 ‘연구생활’에 몰두하는 부지런함이 철저하게 몸에 배어 있다.연구결과를 발표하고 미국에서 돌아오는 이튿날 새벽에도 그는 방진복을 걸쳐 입고 연구현장에 복귀할 정도로 장인정신으로 무장돼 있다.아마 세계적 명성을 얻을 수 있는 원천이 아닐까. 황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도 10년 넘게 하루 서너시간밖에 잠을 자지 않았고,연구팀 전원이 3년째 휴일과 명절을 반납한 덕분”이라고 말한다.그렇게 연구원들은 연중 무휴로 제각각 동물난자 채취,체외성숙,탈핵,체세포 핵이식,세포융합 및 활성화,체외배양,대리모 이식·착상 등에 몰두해왔단다.만일 주말에 쉬거나 자칫 정전이라도 되면 난자 채취나 체외성숙 등에 지장이 초래되기 때문이라고 황 교수는 설명했다. 이번처럼 ‘하늘을 감동시킬’ 제2,제3의 쾌거는 언제쯤이냐고 성급하게 물었더니 황 교수는 “세계 최초의 업적을 이루기 위해 다들 연구에 미쳐 있다.”며 웃었다. ●미국서 귀국 다음날도 실험실 달려가 지난 23일 이른 아침 충남 돼지농장의 실험현장으로 떠나기에 앞서 서울대 연구실에서 황 교수를 잠시 만났다.자리에 앉자마자 그의 휴대전화 벨소리가 요란하게 울렸다.‘오나라∼가나라∼’ 인기 드라마 ‘대장금’의 배경음악이 흘러나왔다.“교수님,세계적 과학자께서 어떻게 장금이를?”하고 물었더니 황 교수 왈,“벨소리는 연구실 여직원이 다운받아준 것이고,요즘 방송이나 신문에 인터뷰를 해도 뭐가 어떻게 나왔는지 모를 정도로 정신없이 지낸다.”며 ‘미소년’ 같은 웃음을 활짝 지어보였다.그저 앉으나 서나 오로지 ‘소,돼지’ 생각뿐이란다. “미식축구요? 2년반 전쯤 어느날인가 그래요.서울대 미식축구부 졸업생들이 벌떼같이 몰려오더니 다짜고짜 ‘미식축구부 지도교수로 선임됐다.’고 하더군요.부탁도 아니고 그냥 자기네들끼리 투표를 해서 그렇게 결정했다는 통보였습니다.” 생명공학에 몰두하던 그는 졸지에 미식축구부 지도교수가 된다.1965년 서울농대 미식축구부 창단 이래 비전공자가 지도교수가 되기는 처음이라는 꼬리표까지 붙었다.처음에는 달갑지 않았지만 미식축구부 멤버들의 끈끈한 인간애에 감복하면서 점점 애정이 싹트기 시작했다. 특히 시합에서 승리했을 때 그 영광을 남에게 돌리는 양보정신이 가장 가슴에 와닿았단다. 황 교수는 “사회 일각에서,서울대 출신을 부정적 에고이즘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경향이 있다.”면서 “그러나 미식축구부원들은 그 한계를 극복하고 배려와 양보·봉사의 정신 등 사회성까지 갖춘,정말이지 의리의 친구들이다.”고 치켜세웠다. 미식축구부의 자랑은 더 이어진다.경기가 있는 날이면 하던 일을 중단하고 쫓아가 목이 터져라 응원한다.경기의 전술·전략 등에서는 문외한이라 ‘코치역할’은 제대로 못해주고 있다.그러나 승패에 관계없이 선수들의 등을 어루만져주는 따뜻한 격려가 황 교수의 소중한 역할이다. 지난해 2월 OB(졸업생) 경기가 있던 날이었다.미식축구부원들의 가정형편이 대부분 넉넉하지 못한 데다 다른 체육부 학생들처럼 장학제도의 혜택도 전혀 없다는 사실을 알고 황 교수는 장학금 500만원을 선뜻 내놓았다.그러자 ‘범서울대 동문’ 차원에서 시동이 걸렸고 곧 이어 서울대 미식축구부 사상 처음으로 장학금 제도를 도입하기에 이르렀다. 그는 “바쁜 연구생활로 (경기에)자주 참석을 못해 아마 3월 새 학기가 되면 (지도교수직에서)‘잘릴’ 것 같다.”며 활짝 웃었다. ●‘19년째 전등사로 가는 까닭은’ 황 교수는 미국 출국 3일 전에 전등사를 찾아 예불을 올렸다.또 다녀온 뒤인 지난 22일 새벽 4시에 전등사를 찾아 400배를 올렸다.이번 ‘쾌거’를 시작으로 현재 진행 중인 ‘5대 프로젝트’(소,돼지,애완동물,백두산 호랑이,줄기세포)의 성공적 연구를 위해 밤낮없이 고생하는 연구팀원들의 건강을 빌었고 새로운 각오를 다졌다. 19년 전 건강이 지독하게 좋지 않았던 적이 있었다.절망적인 상황에서 뜻하지 않은 권유를 받았다.그는 우리나라 산 중에서 가장 기(氣)가 세다는 강화도 마니산의 전등사를 찾아 108배의 예불을 올리기 시작하면서 건강이 조금씩 회복됐다. 생명의 존귀함도 새삼 느낄 수 있었다.이후 매월 한차례씩 간편한 운동복 차림으로 전등사를 꼭 찾는 버릇이 생겼다. 2년 전 2월 어느날 전등사에 갔을 때였다.참배를 끝내고 대웅전을 막 나오는데 한 스님이 다가와 황 교수가 아니냐고 불쑥 물었다.고개를 끄덕였다.그러자 스님은 (전등사의)주지스님이 황 교수에게 곡차를 한잔 대접하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세계적 생명공학자와 득도한 주지스님과의 만남이 우연히 이루어졌다.‘19년째의 전등사행’ 가운데 유일하게 만난 사람이었다. 황 교수에게 연구철학의 바탕에는 불교의 윤회사상이 담겨 있지 않느냐고 불쑥 물었다.“아마,그렇게 봐도 맞을 것”이라면서 “법정 스님의 무소유 철학이 담긴 글을 접할 때 가장 감명을 받는다.”고 대답했다. ‘전등사행’이 시작되면서 내친김에 그는 ‘국선도’를 배우기 시작한다.깊은 명상과 호흡,스트레칭….연구활동에도 도움이 되고 자신의 건강회복을 위해 궁합이 잘 맞는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는 곧 국선도에 빠져들었고 19년째 하루도 거르지 않고 있다.매일 새벽 4시에 일어나 동네 대중목욕탕에 들른 뒤 5시면 어김없이 국선도장을 찾는다.그가 ‘국선도의 전설’로 불리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어릴적 가족 먹여살린 소에 보답하려 수의대 선택 그는 서울 논현동 35평 전세 아파트에서 전업주부인 부인과 단둘이 살고 있다.요즘에는 군에서 막 제대한 아들이 합류해 한 식구가 더 늘었다.얼핏,35평 전세가 전 재산이라는 말에 세계적 업적을 남기려면 생활도 풍족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 물었다.돌아오는 답변이 의외였다.그는 “하고 싶은 일을 하고 국가에서 봉급을 주고,또 아이들 교육까지 시켜주는데 더 이상 뭘 바라겠습니까?”라고 말했다. 또 “풍요 속에 나태가 오는 법이며 가용 범위 내에서 최선을 다하면 되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연구비 없어 연구 못하는 그런 시대는 아니란다.봉급이 얼마냐고 슬쩍 물었더니 “내가 관리 안 해서 모르겠다.”고만 대답했다.(다른 교수들의 말을 빌리면 대략 수당까지 합쳐 연봉 8000만원쯤으로 추정된다.) 그는 어릴 적부터 ‘부유함’과는 거리가 멀었다.충남 부여의 ‘깡촌’에서 6남매 중 다섯째로 태어나 6살 때 부친을 여의고 홀어머니 밑에서 어렵게 자랐다.초등학교 시절 방과후 가족의 재산목록 1호이기도 했던 소에게 풀을 먹일 때마다 ‘장차 소를 연구해야지.’ 하고 꿈을 키웠다. 그러다가 가끔 너무 배가 고프면 ‘소를 잡아먹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어머니는 어린 황 교수를 볼 때마다 “너는 면사무소 서기가 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당시 소 3마리가 우리 식구를 먹여살렸지요.나중에 꼭 소에 대해 보답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는 대전고 3학년 때 성적이 우수하다는 이유로 담임선생님으로부터 의대 진학을 권유받았다.그는 아랑곳하지 않고 어릴 때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서울대 수의학과에 입학했다. 이 때부터 그는 ‘소와의 춤’이 시작됐다.대학 시절 미팅 한번 하지 않았다.대신 도축장이나 가축병원에 드나들면서 소의 항문에 손을 집어넣어 장기를 만져 소의 상태를 진단하는 ‘직장검사’를 셀 수도 없이 했다.아마 국내에서 황 교수보다 직장검사를 많이 한 사람은 없을 것이다.소를 키우는 전국의 어지간한 농장 주인들도 그를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였다. 그의 연구실과 집에는 농민들로부터 ‘우리 소가 아프다.’는 도움을 요청하는 전화도 자주 걸려온다.그때마다 그는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 달려갔다.소를 키우는 축산농가 사람들은 그런 황 교수를 보고 ‘정말로 쇠똥을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불렀다.일본 유학 중 연구비와 생활비가 모자랐을 때 결정적 고비를 넘기게 해준 이들도 그를 아끼는 농민이었다. ●‘이공계 기피’ 정부 안이하게 사회는 과도하게 우려 87년 일본에서 돌아온 그는 23명의 연구팀을 구성,본격적인 연구에 돌입했다.이후 최근 10년간 그는 줄기세포 추출 외에 국내 최초 시험관 송아지(93년),슈퍼젖소(96년),복제젖소와 복제한우(99년),세계 최초 광우병 내성 복제소와 장기이식용 무균돼지(2003년) 생산에 잇따라 성공했다. 아이로니컬하게도 그의 연구에는 김수환 추기경의 주치의인 서울대 의대 신장내과 안규리 교수의 영향도 컸다.안 교수는 평소 황 교수에게 “세포를 복제하는 방법만이 장기이식시 타인의 면역거부를 완전히 해결하는 길”이라는 말을 자주 했다. 화제를 잠시 돌려 이공계 기피현상에 대한 치유책을 물었다.그는 “이공계 기피현상에 대해 너무 과장해서도 안되고 또 덮으려고 해서도 안된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이공계 기피현상은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고 전세계적 조류라고 할 수 있지요.기피현상을 ‘암’으로 비유하면 사회에서는 ‘4기암’으로,정부에서는 ‘1기암’으로 각각 바라보고 있습니다.저는 ‘3기암’으로 진단하고 있습니다.그러나 올해가 새로운 전환기라고 생각합니다.” 그는 환자와 의사 사이에 ‘애정’이 있어야 모든 병이 빨리 완치되듯이 현재의 이공계 기피현상에 대해서도 국가든 사회든 ‘애정’이 절실할 때라고 강조했다.다행히 최근 분위기로 볼 때 기피현상이 상승의 변곡점에 있으며 5년 후면 ‘완치’가 가능하다고 내다봤다.그는 치유책으로 ▲세제 ▲병역특례 ▲공직진출 등의 제도적 개선을 뒷받침해줄 필요가 있다면서,과학기술의 진흥 없이는 미래가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5년쯤 뒤엔 노벨상도 해낼것” 황 교수는 미국에서 연구결과를 발표한 직후 ‘노벨상 감’이라는 말을 자주 들었다.그러나 황 교수는 “우리가 지금 노벨상을 받을 때도 아니고 받아서도 안된다.”면서 “연구결과를 더욱 심화시켜 실용화할 수 있는 확인작업이 더욱 중요하다.바로 그것을 이룬 사람이 노벨상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현재 연구팀의 실력으로 봐서 5∼10년 후 정도면 반드시 그런 성과를 이룩할 것으로 장담했다. 그는 또 “새로운 학문에 대해 훨씬 더 전문성을 갖추고 전세계의 추이를 파악하고 역량도 뛰어난 후배교수 서너명을 주목하고 있다.”면서 “적절한 시점에 지휘봉을 넘겨야 우리 연구팀이 다음 단계로 점프 업할 수 있다.”고 의미있는 말을 했다.그 지휘봉을 이어받을 후배교수들 가운데서 한국인 최초로 노벨과학상을 받을 수 있으리라는 확신을 황 교수는 갖고 있다. 앞으로 시급히 해야 할 과제에 대해 그는 “전세계에는 정말 이 순간에도 눈물없이 볼 수 없는 수많은 사람들이 난치병에 시달리고 있다.”면서 “이들의 눈과 귀가 될 수 있는 연구를 계속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우리 한민족의 얼로 상징되는 백두산호랑이를 복제하는 데 꼭 성공하겠다고 덧붙였다. 최근 입각설과 열린우리당 비례대표 선정위원 명단과 관련,그는 “현재 전국의 13개 대학 184명의 분야별 연구진이 또다른 ‘세계 최초’의 개가를 올리기 위해 리더로 혼신의 힘을 쏟을 뿐”이라고 대답했다. ■ 그가 걸어온 길 ▲1953년 12월 출생 ▲72년 대전고 졸 ▲77년 서울대 수의학과졸 ▲79년 동대학원 졸 ▲82년 서울대 수의학박사 ▲86∼97년 서울대 전임강사·조교수·부교수 ▲96∼97년 대한수의학회 학술위원장 ▲97년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현) ▲99년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정책자문위원(현) ▲2000년 일본수의학회 학술위원(현) ▲10년간 그가 이룩한 결과는 줄기세포 추출 외에 국내 최초 시험관 송아지(93년),슈퍼젖소(96년),복제젖소와 복제한우(99년),세계 최초 광우병 내성 복제소와 장기이식용 무균돼지(2003년) 생산 등이다. 김문기자 km@˝
  • [김영희 이혼클리닉] 도박에 빠진 남편 폭행 일삼는데…

    다섯살배기 딸을 둔 34세 된 직장 여성입니다.3년 전부터 도박에 빠진 남편은 직장에서도 해고되고,가끔씩 집에 들어와 돈을 요구합니다.폭행도 서슴지 않습니다.도박으로 전세금도 날리고 월세 집에 살고 있는데,딸이 아빠가 무서워 자폐증에 걸렸답니다.어떻게 하면 좋을까요?-허미숙 허미숙씨,정확한 통계가 나와 있지는 않지만 우리나라에는 어림잡아 20만∼100만명 정도의 병적인 성인 도박꾼이 있다고 합니다.도박은 당사자는 물론 가정마저 파멸시키는 무서운 병이지요.강원도 정선에 있는 카지노 근처엔 전당포가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으며 도박으로 재산을 날린 사람들이 노숙자가 돼 길거리를 방황하고 있답니다. 불과 몇달 전 정말 끔찍한 사건이 있었지요.3500만원을 경마와 도박으로 날린 한 가장이 어린 두 자녀들에게 수면제를 먹인 후 한강에 내던진 그 끔찍한 장면을 TV화면을 통해 보면서 온 국민이 경악을 했었지요.도박은 천륜·인륜도 끊어버리는 인간 이하의 행동을 할 수 있게도 하나 봅니다.옛날에 도박꾼 아들을 둔 아버지가 노름빚으로 집안이 풍비박산이 나자 다시는 아들이 도박을 할 수 없도록 두 손을 잘랐더니 발로 하더라는 말도 있고,도박꾼이 도박할 돈이 없자 아내를 걸고 도박했다는 믿지 못할 말도 있습니다.세상에서 도박같이 무서운 병이 또 있을까 싶습니다. 미숙씨,당장 시급한 일은 딸의 ‘자폐증’을 치료하는 일입니다.폭력을 휘두르는 아빠가 무섭고 두려워서 공포 속에 자신을 가둬 버린 가엾은 딸의 병을 고치기 위해 사력을 다 하십시오.딸의 심리적 안정을 위해선 남편과 격리시키고,생활 환경도 바꿔 줘야 합니다. 자폐증은 완벽한 치료법이 아직 개발되지 못하고 있어 참 안타까운데,조기 발견이 매우 중요하며 잘 짜여진 조기 치료 프로그램에서 특수교육을 받는 것이 제일 좋은 치료법이라고 합니다. 남편 때문에 겪는 고통에다 딸 아이 문제까지 겹쳐 삶이 미숙씨에게 너무 가혹한 것 같아 가슴 아픕니다.하지만 사람들은 시련을 통해 더 많은 인생을 배우고,먼 훗날 역경을 이겨낸 자신이 스스로 자랑스럽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직장까지 나와 돈 달라 행패 부리는 남편을 절대 용납하지 마십시오.당신은 지금 불행과 맞서 싸울 용기가 필요합니다.강인한 용기만이 미숙씨를 불행에서 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이 역경을 극복하지 못한다면,죄 없이 태어난 어린 딸의 장래는 물론 자신의 앞날도 예측할 수 없으니 적극적인 삶을 개척해 나가십시오.잘못된 길인 줄 뻔히 알면서도 계속 그 길을 간다면 벼랑에 떨어질 수밖에 없지요.마음도,가는 길도,손을 맞잡을 수도 없는 사람,희망이 없는 사람….그 사람이 미숙씨 남편입니다.자신조차 잃어버린 남편은 자식도 아내도 마음에 없습니다. 제가 아는 사업가 한 분은 사업이 부도 위기에 몰리거나 견디기 힘든 일이 생길 때면 종합병원 중환자실과 벽제화장터를 찾아간다고 합니다.그 곳에 가면 살아 있는 것에 대한 감사의 눈물이 나오고 시련을 이겨낼 수 있는 힘이 생긴다고요.얼마 전 매스컴에서 자폐아를 둔 어머니가 ‘절망의 위기’를 성공적으로 이겨낸 후 “그때는 사는 게 절벽을 타는 일 같았다.어렵고 힘든 고비를 넘기니 좋은 날도 오네요.”라고 말하더군요. 당신도 지금은 힘들겠지만 절벽을 타고 오르는 심정으로 ‘용기라는 밧줄’을 꼭 움켜잡고 앞만 바라보며 나아가십시오.이제껏 살아온 인생을 뒤돌아볼 여유도,필요도,가치도 없습니다. 세상에는 미숙씨보다 더 큰 고통을 겪고 있는 사람들도 많습니다.지금 이 순간에도 수백,수천의 생명들이 병원 응급실과 중환자실에서 생사를 넘나들며 “살고 싶다.”는 단 하나의 간절한 염원으로 울부짖고 있습니다. 미숙씨,남편이 도박을 도저히 끊을 수 없겠다고 판단되면 헤어지세요.더 늦기 전에 사랑하는 딸의 손을 꼭 잡고,새로운 길을 찾아 떠나십시오.길은,길을 찾는 사람 눈에만 보인다고 합니다.사는 게 아무리 힘들어도 세상은 분명 살 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서울가정법원 조정위원˝
  • [김영희 이혼클리닉] 도박에 빠진 남편 폭행 일삼는데…

    다섯살배기 딸을 둔 34세 된 직장 여성입니다.3년 전부터 도박에 빠진 남편은 직장에서도 해고되고,가끔씩 집에 들어와 돈을 요구합니다.폭행도 서슴지 않습니다.도박으로 전세금도 날리고 월세 집에 살고 있는데,딸이 아빠가 무서워 자폐증에 걸렸답니다.어떻게 하면 좋을까요?-허미숙 허미숙씨,정확한 통계가 나와 있지는 않지만 우리나라에는 어림잡아 20만∼100만명 정도의 병적인 성인 도박꾼이 있다고 합니다.도박은 당사자는 물론 가정마저 파멸시키는 무서운 병이지요.강원도 정선에 있는 카지노 근처엔 전당포가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으며 도박으로 재산을 날린 사람들이 노숙자가 돼 길거리를 방황하고 있답니다. 불과 몇달 전 정말 끔찍한 사건이 있었지요.3500만원을 경마와 도박으로 날린 한 가장이 어린 두 자녀들에게 수면제를 먹인 후 한강에 내던진 그 끔찍한 장면을 TV화면을 통해 보면서 온 국민이 경악을 했었지요.도박은 천륜·인륜도 끊어버리는 인간 이하의 행동을 할 수 있게도 하나 봅니다.옛날에 도박꾼 아들을 둔 아버지가 노름빚으로 집안이 풍비박산이 나자 다시는 아들이 도박을 할 수 없도록 두 손을 잘랐더니 발로 하더라는 말도 있고,도박꾼이 도박할 돈이 없자 아내를 걸고 도박했다는 믿지 못할 말도 있습니다.세상에서 도박같이 무서운 병이 또 있을까 싶습니다. 미숙씨,당장 시급한 일은 딸의 ‘자폐증’을 치료하는 일입니다.폭력을 휘두르는 아빠가 무섭고 두려워서 공포 속에 자신을 가둬 버린 가엾은 딸의 병을 고치기 위해 사력을 다 하십시오.딸의 심리적 안정을 위해선 남편과 격리시키고,생활 환경도 바꿔 줘야 합니다. 자폐증은 완벽한 치료법이 아직 개발되지 못하고 있어 참 안타까운데,조기 발견이 매우 중요하며 잘 짜여진 조기 치료 프로그램에서 특수교육을 받는 것이 제일 좋은 치료법이라고 합니다. 남편 때문에 겪는 고통에다 딸 아이 문제까지 겹쳐 삶이 미숙씨에게 너무 가혹한 것 같아 가슴 아픕니다.하지만 사람들은 시련을 통해 더 많은 인생을 배우고,먼 훗날 역경을 이겨낸 자신이 스스로 자랑스럽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직장까지 나와 돈 달라 행패 부리는 남편을 절대 용납하지 마십시오.당신은 지금 불행과 맞서 싸울 용기가 필요합니다.강인한 용기만이 미숙씨를 불행에서 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이 역경을 극복하지 못한다면,죄 없이 태어난 어린 딸의 장래는 물론 자신의 앞날도 예측할 수 없으니 적극적인 삶을 개척해 나가십시오.잘못된 길인 줄 뻔히 알면서도 계속 그 길을 간다면 벼랑에 떨어질 수밖에 없지요.마음도,가는 길도,손을 맞잡을 수도 없는 사람,희망이 없는 사람….그 사람이 미숙씨 남편입니다.자신조차 잃어버린 남편은 자식도 아내도 마음에 없습니다. 제가 아는 사업가 한 분은 사업이 부도 위기에 몰리거나 견디기 힘든 일이 생길 때면 종합병원 중환자실과 벽제화장터를 찾아간다고 합니다.그 곳에 가면 살아 있는 것에 대한 감사의 눈물이 나오고 시련을 이겨낼 수 있는 힘이 생긴다고요.얼마 전 매스컴에서 자폐아를 둔 어머니가 ‘절망의 위기’를 성공적으로 이겨낸 후 “그때는 사는 게 절벽을 타는 일 같았다.어렵고 힘든 고비를 넘기니 좋은 날도 오네요.”라고 말하더군요. 당신도 지금은 힘들겠지만 절벽을 타고 오르는 심정으로 ‘용기라는 밧줄’을 꼭 움켜잡고 앞만 바라보며 나아가십시오.이제껏 살아온 인생을 뒤돌아볼 여유도,필요도,가치도 없습니다. 세상에는 미숙씨보다 더 큰 고통을 겪고 있는 사람들도 많습니다.지금 이 순간에도 수백,수천의 생명들이 병원 응급실과 중환자실에서 생사를 넘나들며 “살고 싶다.”는 단 하나의 간절한 염원으로 울부짖고 있습니다. 미숙씨,남편이 도박을 도저히 끊을 수 없겠다고 판단되면 헤어지세요.더 늦기 전에 사랑하는 딸의 손을 꼭 잡고,새로운 길을 찾아 떠나십시오.길은,길을 찾는 사람 눈에만 보인다고 합니다.사는 게 아무리 힘들어도 세상은 분명 살 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서울가정법원 조정위원
  • [김영희 이혼클리닉 - 만남, 사랑 그리고 헤어짐]무능한 남편, 갈라서고 싶습니다

    35세 주부입니다.여섯살,네살 난 아들,딸이 있습니다.7개월 전 직장에서 해고된 남편(39세)은 일자리 구할 생각은 하지 않고,온갖 신경질에다 손찌검까지 합니다.이혼하고 싶습니다.길을 가르쳐 주세요.-서울 서대문구 북가좌동 장은영(가명) 장은영씨.지금 우리나라에는 정리해고 당한 실업자가 200여만명으로 추산되고 있습니다.정부가 2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말하고 있지만 우리들의 현실은 답답하기만 합니다.얼마 전 모 은행지점 차장이 “요즘엔 전화벨 소리에 심장이 멎을 것 같아요.”라고 말하더군요.다섯 식구 생명줄인 직장에서 명퇴하라는 전화가 올까봐 그렇답니다. 39살이라는 젊은 나이에 손발이 다 잘린 듯 밤낮없이 집에만 있어야 하는 은영씨 남편은 자신은 인생의 낙오자란 심정으로 마음속으로 자살을 하고 있는지 모릅니다.아이들 기죽이지 않고 잘 키우고 싶은데 돈 한푼 못 벌고 있는 남편이 온갖 신경질에다 손찌검까지 하니 정말 속이 뒤집히겠지요.괴로운 마음 이해하고도 남습니다. 은영씨.세상에는 도박·외도·가정폭력·알코올중독·무단가출 등 별의별 행동으로 가정을 뒤흔드는 남편들이 의외로 많습니다.원수,원수하면서도 헤어지지 않고 살고 있는 것은…,아마도 그것이 부부인가 싶습니다. ●경제적 불화로 가정이 깨진다면… 은영씨.우리 이혼을 생각해 봅시다.이혼당한(?) 남편은 그 충격으로 폐인이 될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입니다.또한 파괴된 가정 속에서 두 아이들이 바르게 자랄 수 있을까요?지금은 이혼하고 나면 모든 고통에서 벗어날 것 같지만 앞으로 더 큰 시련이 닥칠 수 있다는 걸 꼭 생각해 보세요.정말 뜻대로 안되는 게 세상사거든요.한 가정이 경제적인 불화로 파괴된다면 가정의 소중함을 우리는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요? 은영씨.오늘 나는 내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습니다.16년 전 어느 날,출근했던 남편이 1시간도 채 안돼 돌아와선 “나 사표 던지고 왔어.”라고 하더군요.성품이 대쪽 같은 남편은 타협이나 두루뭉술 넘어가는 게 없어 시한폭탄 같은 사람이었기에 ‘올 것이 왔구나.’생각했습니다.“여보 잘했다.당신 그동안 일만 했어요.당신같이 실력있는 사람 어디서 찾아? 우리 제주도 갑시다.신혼여행 간 지가 벌써 20년이 넘었네.”라고 했습니다.남편의 마음속에 끓고 있을 울분을 생각하며 가슴속에서 철철 눈물이 흘렀지만 내색하지 않았습니다.얼마나 속상했으면 사표를 던졌을까.호랑이는 배고파도 풀을 먹지 않는다지….남편이 집에서 쉬고 있는 동안 그때그때마다 남편의 지갑에 용돈을 채워 주었어요.친구들 만날 때 얄팍한 지갑 때문에 기죽을까봐 친정에서 돈을 얻어서라도 그렇게 했지요. ●“사랑과 용기로 고비를 이겨봐요” 1년 넘는 남편의 실직으로 집안 사정이 상당히 어려웠지만 나보다 몇 백배 더 마음의 고통을 겪고 있을 남편이 안쓰럽다는 생각 뿐이었습니다.커피나 과일을 내놓을 때도 아꼈던 예쁜 그릇을 꺼내 썼고,단 한번도 궁색한 형편을 입 밖에 내지 않았습니다.남편을 사랑해서라기보다 부부 사이엔 사랑보다 더 진한 그 무엇이 있는 것 같습니다.많은 세월이 흐른 지금,남편은 그때의 내 배려가 참으로 고마웠다는 말을 자주 합니다. 은영씨.지난해 11월 뉴스를 통해 남극 세종기지 연구대원들의 안타까운 조난소식을 들었지요.체감온도 영하 30도의 눈보라 폭풍 속에서 그들이 살아날 수 있었던 것은 서로의 체온으로 감싸 안으며 반드시 구조대가 올 것이라는 ‘희망과 용기’로 극한상황을 견뎌 냈기 때문이었습니다.희망은 빛이고,모든 것을 가능케 하며,우리에게 기적을 만들어 줍니다. 은영씨.지금 남편에겐 하늘 아래 당신밖엔 아무도 없습니다.은영씨는 생명수입니다.지금 남편에게 가장 무서운 적은 자포자기입니다.당신만이 남편에게 용기를 줄 수 있습니다.오늘밤 애들 잠재워 놓고 아파트단지 벤치에 앉아 남편 손을 잡고 “당신을 사랑해.우리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요.애들과 내가 있잖아.”라고 말하며 남편 가슴에 안겨보세요. 길은 반드시 있습니다.어려운 인생 고비를 믿음과 사랑,이해와 용기로 극복해 나가는 것,그것이 인생승리 인간승리입니다.결혼은 사랑도 중요하지만 의무와 책임도 따라야 합니다.은영씨 가정이 다시 예전처럼 행복해지는 날 두고두고 남편에게 큰소리쳐가며 사세요.슬기와 인내로 위기를 극복해준 당신에게 한없는 고마움과 존경심을 가질 것입니다.
  • 가자 아테네로/ 지금 선수촌에선

    ‘아테네올림픽 D-226’을 알리는 표지판에는 성에가 하얗게 끼어 있었다.불암산에서 몰아치는 새벽 바람이 온도계의 눈금을 끌어 내렸다. ‘올림픽의 해’인 2004년을 하루 앞둔 2003년 12월31일 새벽 6시 핸드볼 국가대표팀 감독 출신의 박정구 생활지도위원이 운동장의 불을 환하게 밝히자 태릉선수촌은 잠에서 깨어났다.개선행진곡이 울려 퍼졌고,선수들은 잠이 덜 깬 눈을 비비며 하나둘씩 운동장으로 모여 들었다.밤 10시까지의 고된 ‘장정’이 시작된 것이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다정하게 인사를 나누는 모습에서 ‘운동의 기본은 예의’라는 말이 실감난다.종목별로 빙 둘러서서 에어로빅 체조로 몸을 풀더니 운동장을 뛰기 시작했다. 군대의 새벽 구보처럼 대오를 이뤄 뛸 것이라는 예상은 여지없이 빗나갔다.어떤 선수들은 한 바퀴 걷더니 곧바로 어디론가 사라지고,또 어떤 선수들은 무리다 싶을 정도로 빠르게 뛰었다.몇몇 선수들은 날이 훤하게 밝을 때까지 계속 돌았다.박 지도위원은 “자신의 컨디션과 운동 스케줄에 맞게 몸을 푸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침 식사는 7시부터.1식6찬이 뷔페식으로 제공됐다.냉장고에는 우유가 빼곡히 들어찼고,김이 모락모락 나는 물통에는 한약 봉지가 떠 있었다.펜싱 국가대표 현희(경기체육회)가 “제 약 주세요.”라고 말하자 주방 아주머니는 수험생 딸에게 약을 챙겨주듯 정성스럽게 꺼내 줬다.아주머니들은 숱한 한약 봉지의 주인들을 모두 기억한다고 했다. 몸매가 생명인 체조 선수들은 야채만 먹는다.대구유니버시아드대회 4관왕인 양태영(경북체육회)은 “아침보다는 온갖 고기류가 나오는 점심이 문제”라면서 “연습보다 먹고 싶은 음식을 못 먹는 게 더 힘들다.”고 말했다. 웨이트 트레이닝장인 ‘월계관’에 들어서자 땀냄새가 코끝을 간질였다.운동 기구만 750여개.언뜻 보기에는 일반 헬스클럽과 별반 다를 게 없지만 선수 개인과 종목의 특성에 따라 운동할 수 있도록 특수제작된 기구들이다.공압식이나 유압식 기구는 1대에 2000만원이 넘는다. 최근 ‘육성 종목’으로 떠오른 펜싱과 체조는 지난 8월 완공된 ‘개선관’을 꿰찼다.비인기종목에다 메달가능성도 별로 없어 변방에 머물던 이들 종목이 선수촌 한 가운데로 중심이동을 한 것.러시아에서 영입한 옥다이(펜싱 사브르) 코치는 “태릉선수촌은 세계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들 정도로 훌륭한 엘리트스포츠의 요람”이라고 말했다. 오랜만에 선수촌을 찾는 원로들은 “시설과 음식은 좋았졌는데 선수들의 마음가짐이 예전 같지 않다.”며 아쉬움을 나타내곤 한다.프로화가 된 일부 종목 선수들은 국가대표로 선발되는 것 자체를 달가워하지 않는 세상이다. 지난 1966년 개촌과 함께 농구 국가대표 선수로 입촌했던 김인건 선수촌장은 “선수들이 많이 바뀐 것은 사실”이라면서 “세월의 변화에 맞게 선수촌이 변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김 촌장은 “올림픽이 사라지지 않는 한,국민들이 스포츠가 주는 희열을 간직하는 한 가슴에 태극마크를 단 대표선수들의 자부심은 변치 않을 것”이라고 자신있게 말했다.연금과 일당 등 금전적인 보상외에 선수들을 운동에 몰입시키는 원동력이 바로 자부심이라는 것이다. 예전에는 일단 선수촌에들어오면 외박이 금지됐고,매일 새벽과 밤 점호를 취했다.선수들 사이에서는 ‘창살 없는 감옥’이라고 불렸다. 그러나 현재의 태릉선수촌은 음주와 도박을 제외하고는 자율에 맡긴다.김 촌장은 “조만간 연습에 방해되지 않는 선에서 선수촌을 시민들에게 개방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후 5시.특별한 훈련법으로 이름난 양궁대표팀을 찾았다.이날의 특별프로그램은 심리상담.서울대 정창희 교수팀이 선수들의 뇌파를 검사한 뒤 개인면담을 했다.윤미진(경희대)은 4∼5점을 앞설 때 의외로 흔들리고,박성현(전북도청)은 첫번째 화살을 쏠 때 가장 불안하다는 등 개인별로 다양한 분석이 나왔다. 숙소의 불이 하나둘 꺼지기 시작한 밤 10시에도 농구장에서는 공 튀는 소리가 들렸고,복싱체육관에서는 샌드백 치는 소리가 멈추지 않았다. 골아떨어진 선수들이나 밤을 잊고 ‘나머지 공부’에 열중하는 선수들이나,그들의 가슴에는 아테네의 꿈과 영광이 영글고 있었다. 이창구기자 window2@ ■김인건 선수촌장 “금메달 13개 이상을 획득해 10위권에 재진입하는 게목표입니다.” 프로농구 감독에서 국가대표의 요람인 태릉선수촌의 총 지휘자로 변신한 지 1년이 지난 김인건(사진) 선수촌장은 올림픽 10위권 복귀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하루에도 몇번씩 메달 가능성을 점검한다. 한국은 1984년 LA올림픽(금6·10위)을 시작으로 88서울대회 4위(금12),92바르셀로나대회 7위(금12),96애틀랜타대회 10위(금7) 등 네차례 올림픽에서 줄곧 10위권을 유지하다 지난 2000년 시드니대회(금8)에서 12위로 밀렸다. 김 촌장은 특히 “서울올림픽 이후 이어진 하향세를 이번 올림픽을 계기로 반드시 상승세로 돌려 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 촌장은 10위권 진입의 마지노선을 금메달 13개로 점치고 있다.“태권도 양궁 레슬링 등 효자종목은 물론 상승세를 보이는 배드민턴 펜싱 유도에다 역도 사격 체조 등에서도 깜짝 금메달을 노리고 있어 13∼16개를 점치고 있다.”고 밝혔다. 금메달 4개가 걸린 태권도에서는 이미 남자 68·80㎏급과 여자 57·67㎏급 4명이 모두 출전권을 따내 ‘싹쓸이’를 벼른다.양궁에서는 남녀 개인·단체 등 4개의 금메달 가운데 최소한 3개가 목표다. 지난 두 대회에서 심권호의 금메달 각 1개에 그친 레슬링은 문의재(자유형 84㎏급)를 중심으로 3개의 금메달 사냥에 나선다. 국제대회 전승 행진중인 ‘꿈의 복식조’ 라경민·김동문이 버티는 배드민턴도 빼놓을 수 없는 유망 종목.혼복과 남녀 복식에서 1∼2개의 금메달이 가능할 것으로 점쳐진다.펜싱에서는 여자 에페 단체에 기대를 걸지만 상승세의 남자 개인 플뢰레도 꿈을 부풀리고 있다. 남자 유도에서는 세계선수권 우승자 이원희(73㎏급)와 황희태(90㎏급)가 금을 벼르고,2002부산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 김형주(66㎏급)와 여자 유도의 희망 조수희(78㎏이하)도 유망주다.역도에서는 이배영(69㎏급) 송종식(85㎏급)을 선두로 남·여 각 4체급의 선수가 92바르셀로나대회 전병관 이후 12년만의 ‘금사냥’을 노린다. 사격에서는 공기소총의 서선화와 더블트랩의 이상희가 92바르셀로나대회 여갑순 이후 처음으로 ‘금 타깃’을 겨냥하고,체조의 김승일(마루)은 사상 첫 금에 도전한다.오상은·유승민,이은실·김경아의 탁구 남녀 복식조도 중국의 만리장성을 넘을 채비를 단단히 하고 있다. 최병규기자 cbk91065@
  • 화려한 삶 추구하는 인간에 경종/SBS 신년 3부작 ‘환경의 역습’

    현대인이 추구하는 화려한 삶의 본질은 과연 무엇인가.내년 1월3일부터 11일까지 3부작으로 방송되는 SBS 신년대기획 ‘환경의 역습’(연출 박정훈)은 이 만만치 않은 질문을 새해 첫 화두로 던진다. 중학생 민수는 새 집으로 이사한 후 온몸에 두드러기가 나기 시작했다.집 밖에선 아무렇지 않다가 집 안에만 들어오면 병세가 나타나는 기이한 현상에 의사들도 고개를 갸웃거렸다.원인은 실내공기였다. 건축자재에서 나온 독성물질 포름알데히드의 수치가 기준치의 2배를 넘었던 것.실내공기를 강제로 순환시키는 장치를 설치한 뒤 몇 개월이 지나 민수의 증상은 사라졌다.대규모 인테리어 공사를 한 뒤 아토피 피부염을 앓게 된 다섯살배기 형래도 관악산 근처로 이사를 하고나서야 거짓말처럼 피부가 깨끗해졌다. 1부 ‘집이 사람을 공격한다’(3일 오후 10시55분)에 소개되는 위의 두 사례는 우리가 미처 의식하지 못했던 실내 공기의 중요성을 단적으로 보여준다.독성물질에 오염된 실내 공기로 인해 천식,비염,아토피 증세가 발생하는 이 병을 ‘새집증후군’으로 부른다.미국에서는 1980년대,일본에서는 90년대 중반 이후 학계에 보고됐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아직까지도 잘 알려지지 않고 있다. 제작진은 미국,일본을 현지 취재해 아주 미세한 화학물질에도 거부반응을 일으키는 화학물질 과민증 환자들의 실태를 카메라에 생생히 담았다. 2부 ‘우리는 왜 이 도시를 용서하는가’(10일 오후 10시55분)에서는 주거환경에서 시야를 넓혀 도시 전체의 환경을 점검한다.숲을 밀어내고,자동차가 그 자리를 차지하는 지금의 도시 시스템이 인간의 생명을 어떻게 위협하는지를 살펴본다.하루종일 거리에서 활동하는 남성들의 정자를 채취해 검사한 결과 일반인에 비해 운동성이 월등히 떨어졌다는 사실은 매우 충격적이다. 3부 ‘미래를 위한 행복의 조건’(11일 오후 10시55분)에서는 우리가 안전하다고 믿고 소비해온 각종 소비재와 음식물의 안전상태를 짚는다. 이순녀기자 coral@
  • [나의 건강보감]김진애 건축가 박사

    그의 영역은 넓다.그래서 더러는 “그가 뭐하는 사람이지?”하고 헷갈려 한다.수십층 빌딩에서 오밀조밀한 주택까지 척척 설계해 내니 건축가이고,그게 성에 안차는지 아예 산본 신도시를 하나 대뜸 들어다 앉혀놨으니 도시설계가다.아주 가끔씩은 도시도 아니고 건축도 아닌 대문같은 소품에 매달리니 인테리어 디자이너 같기도 하고,좀 조용하다 싶으면 ‘남자 당신은 흥미롭다’같은 베스트셀러를 내놓아 세상을 놀라게 하는 작가이기도 하다. ●20년간 4~5시 기상 ‘종달새 생활' 이처럼 ‘경계’를 구획하는 도식적 직업 가르기가 도대체 어울리지 않는 여자.스스로를 도시건축PD라 부르는 김진애(50),바로 그 사람이다.주변에서는 그의 무량한 정열에 혀를 내두른다.오죽하면 ‘김진애너지’라는 별명이 붙었을까. “이렇게 살다가 언젠가는 뚝,부러져 버릴지도 모르지만 전 전형적인 종달새로 살아요.거의 매일 날이 밝기 전인 오전 4시,늦어도 5시 전에는 일어나 제 일을 하거든요.그렇게 해서 얻는 건 남들보다 2∼4시간을 더 활용할 수 있다는 겁니다.대신부족한 잠은 낮동안의 토막잠으로 때웁니다.” 요샛말로 ‘아침형 인간’인 그의 낮잠벽(癖)은 유별나다.낮잠을 자지 않으면 마치 구멍이 막힌 모래시계처럼 이후의 일이 더디거나 꼬인다.“365일을 어김없이 그렇게 살아요.낮잠이 제 창조적 에너지의 통로인 셈이죠.이를테면 야행성 습관인데,지금 열여덟인 둘째애를 낳고부터 시작됐어요.”둘째를 낳은 뒤 아기의 생활 패턴에 자신을 맞추다보니 그게 몸에 익어 지금도 그렇게 산다. ●피렌체 성당 돔지붕서 자기도 장소도 별로 가리지 않는다.“그럴 수 있다는게 제 장점이죠.이탈리아 피렌체의 성당에서는 돔지붕 끝의 큐폴라속으로 올라가 잤구요,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는 쇼핑몰 위쪽 카페에서도 자봤어요.짧고 깊은 잠에서 깨어났을 때 도시가 품에 가득 안겨오는 뿌듯하고 청량한 기분,이걸 뭐라고 설명하지?직접 느껴보세요.”20년 가까이 습관이 돼 잠에 드는 일도 어렵지 않다.숫자를 세거나 라디오를 들으면 길어봐야 5분 안에 ‘눈앞이 하얗게 변하면서 소리가 멀어지고 몸이 허공에 떠오르는 느낌’과함께 잠의 삼매경에 든다.일상의 ‘낮잠’도 그를 거치면 이렇듯 미학적 가치를 획득하는 아름다움의 소재로 탈바꿈한다.일꾼답게 깨어나는 것도 순식간이다.밤에도 좋아하는 영화를 비디오로 보며 영어 대사를 외우다 숙면에 든다.영화광이기도 한 그는 이런 습관 덕분에 명화 50여편의 대사는 줄줄이 꿸 정도. 그의 또다른 즐거움은 애견과 함께 나서는 산책.한강변이나 양재 ‘시민의 숲’을 걷는 산책은 진돗개 ‘울럼이’가 준 선물이다.줄넘기나 맨손체조도 하지만 울럼이와 뛰어놀며 일상의 건강성을 확인하는 일을 무척 즐거워 한다. “개든 뭐든 또다른 생명체를 길러보면 살아있음을 느낄 수 있어 좋아요.특히 남자들에게 권하고 싶은 건 자신의 몸으로 또다른 뭔가를 추구해 보라는 겁니다.그게 애완견 키우기든,화초 가꾸기든 상관없어요.그런 정서가 정신 건강에 중요하잖아요.그런데 그게 없으니 소모적 갈등으로 소일하고 엉뚱한 데 에너지 소모하고…”. ●애견과 함께하는 산책 또다른 건강법 그는 지난 80년 서울대를 졸업한 뒤 미국으로 건너가 MIT에서 건축과 도시계획 분야의 환경설계학을 전공,박사학위를 땄다.그때 미국에서 8년을 살면서 리버럴한 사고와 인식을 체질화했다.“MIT에서의 생활이 제 인생을 바꿨다고 생각돼요.하버드가 미국적이라면 MIT는 세계적이지요.그렇게 학풍이 달랐는데,제가 가진 창조적 소양이나 실용·실천 추구,그리고 끊임없는 지적 호기심이 모두 그곳에서 얻은 거라고 봐야죠.”‘김진애너지’라고 불리는 역동성의 원천은 바로 지적 호기심의 창조적 발현이며,그런 동기가 지금도 그더러 온 몸으로 일에 부딪게 하는 것이다. 괄괄하고 거침없으며,무슨 일이든 쾌도난마식으로 ‘예스’와 ‘노’를 분명히 하지만 그런 과정에서 발랄한 토론을 즐겨 가족건강법을 묻자 거침없이 토론이라고 답한다.“일요일엔 남편(KIST 강릉 분원장) 두 딸 등 네 식구가 모여 토론을 합니다.주제는 항상 다르지만 그렇게 가족들이 시간과 공간,특정 주제에 대한 인식을 공유할 수 있다는 것이 건강성의 전제가 아닌가 생각돼요.”한번은 연말 가족모임에서 식사겸 서로 고칠 점을 얘기하기로 했는데,물경 다섯시간이나 마라톤토론을 하기도 했다.“분위기요?좋아요.언제나 그렇듯 ‘말발’에서는 남편이 밀리지만,옆구리가 저리도록 유쾌한 토론이었어요.”남편과도 끊임없이 대화하고 토론한다.그는 이를 ‘서밋’(Summit:정상회담)이라고 부른다.“저녁엔 서로 시간 맞추기가 어려워 주로 아침시간을 활용해요.30분 가량 커피를 들며 나누는 아침 대화가 우리 부부를 부부이게 하는 소통의 파이프라인인 셈이죠.” ●가족이 모여 일요일마다 토론 즐겨 그의 자유분방한 기질은 하루 한갑씩 태우는 끽연 기호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체질적으로 폐기능이 약한 편이지만 아직 끊어야 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는 그는 담소중에도 연신 담배를 태웠다.술도 덩치만큼은 마실 수 있지만 술 때문에 일에 방해받는 것은 질색이다.주량을 가늠하기 위해 체중을 물었으나 대답은 ‘비밀’이었다. 지금도 김진애는 ‘한국의 힘’을 세계에 알리는 하나의 메시지다.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의 ‘21세기 글로벌 리더 100인’에 그가 뽑혔을 때,한동안 한국 사회는신선한 바람에 들떠 살랑거렸다.유력한 정치가,돈많은 대기업 총수도 아니고,인구에 회자되는 운동가도 아닌 그의 등장은 조용하지만 거스를 수 없는 한국사회의 변화를 확인시켜준 ‘사건’이었다.그런 그는 지금도 뜨거운 ‘총알’처럼 변혁의 격발을 꿈꾼다.그것이 건축이든 도시든,아니면 정치든,나라든 그의 꿈에 경계는 없다.그의 꿈이 비록 모반일지라도 아름다운 것은 그가 한사코 자신의 꿈에 ‘인간에 대한 지독한 배려’를 함께 결박하기 때문이다. 심재억 기자 jeshim@ 한준규 기자 hihi@ 김진애박사의 토막잠 “낮시간의 토막잠이야말로 역동적인 에너지의 샘”이라고 그는 말한다.다양한 방면에서 참신한 시각과 뛰어난 식견을 보여 일찌기 전 국가대표 축구팀 히딩크 감독이 주창한 ‘멀티 플레이어’형인 김진애 박사는 자신의 일에 놀랄만한 집중력을 쏟아 붓는다.그런 만큼 심신의 에너지 소요량이 많지만 아직 그는 ‘고갈’을 모르고 뛴다.낮동안의 토막잠으로 체력은 물론 정신적 영감까지도 리필하는 자신만의 독특한 시스템을 가진 덕분이다.“대부분의 사람들이 매달리는 낮시간이지만 사실은 효율이 그렇게 높지 않아요.제 경우 낮시간의 대부분을 사람 만나는 일이나 네트워킹으로 보내는데,밤시간을 활용할 수 있어 그게 가능한거죠.알고보면 집중력을 높일 수 있는 밤시간이 훨씬 효율적이거든요.”그렇게 20년 가까운 세월을 살다보니 이제는 남편과 두 딸도 어느새 ‘종달새’가 됐다. 점심 후의 낮잠인 만큼 길어야 30∼40분이지만 이 짧은 시간에 그는 마치 새 기계처럼 힘을 얻는다.“직장에서도 점심 시간을 늘려 직원들이 편하게 낮잠을 잘 수 있도록 한다면 생산성 향상을 위한 유효한 투자가 될 것”이라고 말하는 그다.한국인의 시간 활용과 일상의 고효율화를 위한 ‘김진애식 제언’인 셈이다. 도시 및 건축전문가답게 아파트의 몰개성과 획일성,턴키방식 입찰제도의 관료성,그리고 결국은 상업주의에 함몰돼 ‘부익부 빈익빈’의 악순환을 초래하는 또다른 연결 고리에 불과할 것이라는 청계천 복원사업에 대한 견해 등 그의 독설은 서늘했지만 그 비판의 혀끝에 우리 사회의 건강한 미래가 있음을 누가 부인할 것인가. 고대안산병원 수면장애센터 신철 교수는 “대개의 경우 밤에 숙면을 취하지 못하면 멜라토닌 등 호르몬의 균형이 깨어져 낮동안 의욕이 없고 피로감을 느끼게 된다.”며 “바람직하기로는 낮시간동안 졸리지 않는 것이지만 김 박사처럼 야간 취침시간이 상대적으로 짧고 습관화된 경우에는 낮잠이 오히려 생활의 활력소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심재억기자
  • 편집자에게/ “부유층선 연탄 때는 극빈층 생각을”

    -‘연탄동네 도시속 섬’ 기사(대한매일 11월24일자 1·3면)를 읽고 기사를 읽고 1982년 초등학교 1학년 때 다섯 식구가 단칸방에 세들어 살던 기억이 떠올랐다.어느 겨울날 아침 잠에서 깼는데 방안에 매캐한 가스냄새가 배어 있었다.온 가족이 가스를 마신 상태였다.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지만,덜컥 겁이 났던 순간이었다.지금도 그때만 생각하면 등골이 서늘해진다. 이미 많은 사람들 사이에 ‘추억’ 속으로 사라진 연탄이 아직도 일상인 사람이 있다고 한다.몇몇 음식점에서나 별미로 연탄에 고기를 굽는 세상이 아닌가.그런데 아직도 이 연탄으로 겨울을 나는 사람이 많다는 사실에 우울해진다.특히 대한매일이 지적했듯 연탄동네에 사는 사람들의 80%가 월수입 50만원 미만의 극빈층이라는 사실은 충격적이다.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벗어나기 힘든 형벌 같은 가난이 짐지워졌다는 생각도 든다.서울시 전체적으로는 연탄을 쓰는 사람의 수가 줄었겠지만 그들의 생활고는 20년 전과 비교해 크게 변한 게 없다.오늘도 백화점의 고가 수입브랜드 매장에는 사람이 몰린다.돈을 물처럼 펑펑 쓰는 사람에게 ‘연탄섬’ 주민의 일상은 언뜻 이해가 되지 않을지도 모르겠다.그러나 그들이 울며 겨자먹기로 연탄을 택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더 이상 모른 체해서는 안될 것이다.내년 겨울에는 연탄 때는 사람들의 사정이 조금이라도 나아지길 바란다. 한은정 회사원·서울 영등포구 신길3동
  • [열린세상] 청소년 자살 사회문제다

    지난해 미군 장갑차에 의해 희생된 두 여중생의 죽음을 애도하는 촛불시위가 한창일 때,연이은 초등학생의 자살 사건이 있었다.남에 의한 죽음에는 분노하는 우리 국민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어린 생명에게는 상대적으로 무관심한 듯한 태도에서 모순을 느꼈다.어쩌면 청소년의 자살은 해마다 겪었던 일이라 국민 모두가 무디어졌을 것이다.하지만 최근 자살이 급격히 늘어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되면서 이제는 더 이상 이 문제를 외면하기 힘든 상태에 이르렀다. 상황이 이렇게 심각한데도 우리 사회에는 이를 방지하기 위한 대책이 아직 많이 부족하며 심지어 대책마련을 위한 노력조차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자살 빈도에 대한 기본적 자료조차 체계적으로 관리되지 않고 그 원인이 무엇인지 어떻게 도와야 하는지에 대한 우리의 자료가 거의 없는 실정이다.외국의 연구 결과들로 유추를 하고 있지만 자살현상은 문화에 따라 상당히 다르기 때문에 우리 실정을 제대로 반영하는 연구가 가장 기초가 되어야 한다. 특히 최근 카드 빚 문제를 포함한 생계형 자살과가족동반 자살이 많이 증가하면서 우리 사회의 자살 문제를 저소득층의 복지 수준을 올리는 쪽으로 연관시키는 경향이 강하다.하지만 자살은 연령에 따라 상당히 다른 양상을 나타낸다.최근 청소년 사망 원인의 2위로 떠오른 자살 문제는 어른들의 자살과는 다른 각도로 조명해야 한다.자살의 역학연구 결과에 의하면 사춘기가 되면 급속도로 자살 성공률이 높아진다고 한다. 그렇다면 도대체 청소년들의 자살은 어떤 심리에서 비롯되는 것일까? 상당히 다양한 원인이 있겠지만 흔히 다음과 같은 유형들로 분류하여 볼 수 있다.첫째,현실 상황에서의 불만에 대한 분노 표현의 한 수단으로 자살을 택하는 것이다.이는 항상 자녀에게 강요를 하는 부모에 대한 복수로서 자살을 택하는 청소년들에게서 볼 수 있다.둘째,잘못을 저지른 자신에 대한 속죄,혹은 스스로를 벌하는 심리에서 자살을 기도할 수 있다.특히 청소년 시기는 아직 자아가 성장하는 단계에 있으므로 비교적 가벼운 자신의 결점이나 잘못에 대해 과도하게 평가하는 경향이 있어 쉽게 극단적 생각에 빠질수 있다.셋째,현재의 자신을 부인하고 다시 새롭게 태어나고 싶다는 마음에서 자살을 택하는 경우이다.가끔 지나치게 종교에 몰입하다가 잘못된 판단을 하는 경우에서 종종 관찰된다.넷째,사랑하는 사람과 결별했을 때 자살을 택하는 경우이다.청소년기에 이성 친구와의 결별 후에 자살을 시도하는 경우가 높은 이유가 될 수 있다.다섯째,집단 관계에 과도하게 몰입되어 개인의 정체성이나 판단이 마비되고 집단 정체성만이 작용하여 함께 동반 자살을 택하는 경우이다.아직 자아 정체성이 확고하지 않은 청소년들은 집단의 명분을 앞세워 우발적으로 함께 위험한 일을 도모할 가능성이 비교적 높다. 이러한 다섯 가지 유형 이외에도 정신의학적 측면에서는 심한 우울증이 있을 때 자살의 위험률이 가장 높다고 본다.우울증은 몹시 울적하고 가라앉거나 슬픈 기분이 오래 지속되고,매사에 흥미가 없어지며 심해지면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고 식욕이 없어지며 매사를 부정적으로 보게 되는 상태이다.특히 청소년기의 우울증은 괜히 짜증을 많이 내고 충동적인 행동을하거나 학업 성적이 뚝 떨어지는 증상이 흔하여 주변 사람들로부터 성격이 나빠지거나 게을러졌다고 오해를 받는 경우가 흔하다.이러한 우울증이 오래 지속되면 모든 일을 자신의 잘못으로 돌려 죄책감이 심해진다.또한 우울한 상태가 너무 고통스러워 이럴 바에는 차라리 죽고 싶다는 생각으로 결국 자살을 택하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청소년이 자살에 이르게 되는 다양한 원인들을 살펴보면 평소 이들의 마음을 잘 이해해 주게 되면 예방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또한 우울증과 같은 정신적 문제는 그대로 방치하지 말고 전문가의 도움을 받도록 부모,교사가 노력하는 것이 몹시 필요하다.또한 자살 충동이 심한 청소년들을 응급으로 상담해주는 ‘핫 라인(hot line)’을 마련하는 것 역시 자살률을 감소시키는 중요한 사회적 제도이다.청소년의 자살 문제를 추상적인 사회의 문제로 접근하는 것보다는 좀더 개별적으로 직접적 도움을 주는 쪽으로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절실한 시점이다. 신 의 진 연세대 의대 교수 소아정신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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