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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전 전승 신유빈 “지금 너무 힘들지만 생애 첫 세계선수권대회는 메달로…”

    7전 전승 신유빈 “지금 너무 힘들지만 생애 첫 세계선수권대회는 메달로…”

    신유빈이 자신의 네 번째 태극마크 행보를 7전 전승으로 마치고 첫 세계선수권을 메달로 장식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신유빈은 19일 전북 무주국민센터 체육관에서 열린 2021 세계선수권대회 파이널스(개인전·미국 휴스턴) 대표선수 선발대회 마지막날 여자부 풀리그 최종 7차전에서 최효주(삼성생명)를 4-1로 제쳤다. 전날까지 6경기를 치르는 동안 단 두 세트만 내주고 다섯 경기를 4-0 완승으로 장식하며 일찌감치 국가대표 진입을 확정한 신유빈은 이날 최종전까지 7전 전승을 거두며 생애 첫 세계선수권 출전 행보를 화려하게 마감했다. 이어 경기를 모두 마친 뒤 도쿄올림픽을 마친 소감과 함께 향후 목표 등도 거침없이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스타가 된 게 실감이 나나. -동네에서 오토바이 타고 지나가던 배달 아저씨께서 뒤돌아보며 ‘와! 신유빈 선수다!’ 하더라. 그때가 가장 신기했다. ▲올림픽을 마친 뒤 대표선발전 전까지 어떻게 쉬었나. -가족과 제주도에 여행을 가 푹 쉬었다. 스킨스쿠버를 했다. 원래 할 줄 모르는데, 바닷속에 들어가서 물고기들을 보면 올림픽 때문에 쌓였던 스트레스가 확 풀릴 것 같더라. 조금이나마 힐링이 된 것 같다.▲올림픽에서 압박감 많이 받았을 것 같다. -정신적으로도 힘들었고, 준비하는 것도 너무 힘들었다. 지금까지 스트레스를 그렇게 많이 받은 적이 없었다. 도쿄만 바라보면서 한동안 달려왔다. 올림픽 끝나면 푹 쉬고 싶었는데 바로 이번 대표선발전이 잡혔다.(웃음) ▲7전 전승으로 선발됐다. -응원해 주시는 팬들이 이렇게 많았던 적이 없다. 팬들을 위해서라도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드려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다 보니 좋은 결과가 나왔다. ▲최근에 나이키 광고를 찍어서 화제가 됐다. -처음 제의가 왔을 때 ‘나를? 왜?’ 이런 느낌이었다.(웃음) 딱히 연기할 것도 없이 평소 하던 대로 탁구를 했다. 하루 만에 금방 촬영을 끝냈다. 힘들지도 않았고, 재미있었다.▲여러 전문가들이 올림픽을 치르면서 많이 성장했다고 입을 모은다. 이번에도 7경기 치르면서 총 세 세트만 내주고 전부 이겼다. -(성장했는지는) 난 잘 모르겠다.(웃음) 그냥 이번에는 4-0으로 이긴다는 생각은 하지도 않았다. 7세트까지 간다고 생각하면서 편하게 쳤다. 그런데…, 생각보다 경기들이 너무 일찍 끝나더라. 마음이 좀 편안했던 것 같다. 확실히 ‘여유’가 생긴 게 큰 것 같다. ▲이대로라면 세계선수권 전망도 밝은 것 같다. -지금 입원해야 할 지경이다.(웃음) 크고 작은 부상이 너무 많다. 무릎과 오른쪽 어깨에는 원래 염증이 좀 있었고, 발목은 인대가 조금 늘어났고, 허리도 아프고…. 원래 올림픽 끝나고 부상 나을 때까지 쉬려고 했는데…. 이제 오픈대회에 나간 뒤 아시아선수권을 준비해야 한다. 그다음엔 세계선수권까지 쉴 새 없이 있다. 일본 프로리그는 하반기 방역 상황 때문에 못갈 것 같다.▲부상 관리 잘해야겠다. -열다섯 살 때는 하루 자고 일어나면 다 나아 있었는데, 열일곱이 되니 안 그렇더라.(웃음) 그래서 부상을 관리해 가면서 오래 뛰는 선배 언니들을 더 존경하게 됐다. ▲올림픽에서 친해진 다른 종목 선수들은 없나. -여서정(체조) 언니와 동갑내기인 김제덕(양궁)과 친해졌다. 김제덕과는 인스타그램 메시지로 소통한다. 말 놓고 친구로 지낸다. 그런데 양궁 얘기만 하면 말이 되게 길어지더라. 양궁에 관해 물어보면 아주 자세하게 설명을 잘해준다.(웃음) ▲세계선수권 목표는. -솔직히 지쳐서 목표는 생각도 안 하고 있었다. 지금 목표를 세우겠다. 개인전 메달을 따 보겠다.
  • 영화 속의 호빗 닮은꼴 생명체 등장… 공룡 다음 포유류 시대 시작된 흔적

    영화 속의 호빗 닮은꼴 생명체 등장… 공룡 다음 포유류 시대 시작된 흔적

    급격한 기후변화 때문에 인류를 비롯한 현존 생물체 대부분이 사라지는 ‘여섯 번째 대멸종’에 대한 우려가 크다. 지구라는 행성이 탄생한 뒤 지금까지 다섯 번의 대멸종 사건이 있었다. 가장 심각했던 것은 고생대 페름기에서 중생대 트라이아스기로 넘어가던 때에 발생한 세 번째 대멸종으로 지구 생물종의 95%가 사라져 버렸다. 그렇지만 사람들에게 가장 익숙한 대멸종 사건은 다섯 번째 대멸종이다. 6600만년 전 중생대 백악기 말에 발생한 다섯 번째 대멸종의 원인으로 기후변화, 운석충돌, 화산폭발 등이 지목되고 있지만, 어느 것이 결정적이고 치명적이었는지는 여전히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어쨌든 이 사건으로 공룡을 비롯한 지구상 존재하던 생물체 75%가 순식간에 소멸됐다.‘멸종’이라는 단어가 인간을 비롯한 현존하는 생명체들에게는 종말론적으로 느껴지겠지만 새로 나타날 미지의 생명체에게는 희망의 단어일 수도 있다. 실제로 고생대 말 발생한 대멸종 덕분에 공룡 시대가 열렸고, 공룡들이 사라진 덕분에 ‘포유류의 시대’가 열렸으며, 인간도 등장해 지금에 이를 수 있게 됐다. 미국 콜로라도 볼더대 지질과학과, 콜로라도 자연사박물관 공동연구팀은 다섯 번째 대멸종을 전후해 등장한 작은 크기의 포유류, 일명 ‘호빗 생물’ 3종을 새로 발견하고 고생물학 분야 국제학술지 ‘계통 고생물학’ 8월 18일자에 발표했다. 이번에 발견된 3종의 호빗 포유류는 포유류 진화가 공룡 멸종 이후 매우 빠르게 진행됐다는 것을 보여 주는 증거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연구팀은 서로 다른 세 종류의 고생물들 아래턱뼈와 이빨 일부분을 발굴하는 데 성공했다. 아래턱뼈와 이빨은 고생물의 특성과 생활방식, 신체 크기 등을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단서다. 연구팀은 비슷한 시기에 등장한 것으로 알려진 원시 포유류 29종의 이빨과 아래턱뼈를 해부학적으로 비교한 결과 새로운 종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들 3종의 동물은 백악기 말 공룡이 멸종한 직후부터 신생대의 시작인 팔레오기 팔레오세 초기에 북미 지역에 등장했다. 이번에 발견된 포유류들의 성체 크기는 생쥐부터 집고양이 정도로 확인됐다.고대 유제류의 일종으로 말, 코끼리, 소, 하마 같은 발굽이 있는 포유류들의 원시 조상인 세 종류의 고생물은 각각 미니코누스 제아니내, 코나코돈 헤팅게리, 베오르누스 호네이로 명명됐다. 특히 베오르누스 호네이는 다른 것들과 달리 독특한 형태로 튀어나온 어금니 때문에 J R R 톨킨의 ‘반지의 제왕’ 프리퀄인 ‘호빗’에 등장하는 베오른이라는 호빗족 인물과 비슷하다고 해서 이름 붙여졌다. 이들의 가장 큰 특징은 이전 생물들과 달리 독특한 이빨 구조로 돼 있다는 점이다. 기존 원시 포유류과 비교했을 때도 작은 어금니 크기가 더 크고 사람의 어금니 위쪽처럼 이빨 법랑질 융기를 가진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팀은 이런 이빨 구조를 근거로 이들 호빗 포유류가 육류뿐만 아니라 질긴 식물까지도 쉽게 먹을 수 있는 잡식성이었던 것으로 파악했다. 연구를 이끈 재린 에벌 콜로라도대 교수(척추고생물학)는 “이번 연구는 그동안 원시 포유동물이 거의 발견되지 않았던 북미 서부 지역에서 새로운 종을 찾아냄으로써 공룡이 멸종한 직후 처음 수십만 년 동안 기존에는 볼 수 없었던 포유동물들이 세계 곳곳에서 폭발적으로 나타났으며 급속한 진화를 통해 지금에 이르고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알 수 있게 해 줬다”고 말했다.
  • 14만명 경험모은 두 여교수 열정에 이상 생리 백신 부작용 인정

    14만명 경험모은 두 여교수 열정에 이상 생리 백신 부작용 인정

    코로나19 백신을 맞은 여성들이 생리 이상을 호소했지만, 그동안 무시해오던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여성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게 됐다. 그동안 백신을 맞은 뒤 생리 주기가 앞당겨지거나 늦춰지고, 생리 양이 많아지거나 줄어들며, 생리통이 극심해진다는 여성들의 증언이 잇따랐다. 여러 가지 이상 생리 증상을 한꺼번에 겪는 여성들도 있었다. 온라인매체 쿼츠는 11일 백신 접종 초기부터 계속 제기됐던 이상 생리 반응에 대해 CDC가 잠재적인 부작용으로 확인했다고 전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미국에서 승인받은 화이자, 모더나, 얀센 등 세 종류의 백신이 여성들의 불규칙한 생리와 관련있다는 증거가 없다는 입장이었다. FDA는 여성들의 생리 주기는 다양한 이유로 불규칙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백신이 여성의 생리 주기를 바꿔놓는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서는 연구진이 스트레스, 영양섭취, 약품 복용, 면역 등 수많은 변수를 통제하고 백신 접종 전과 후를 추적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미국 일리노이대 연구진인 케이트 클렌시와 워싱턴대의 케서린 리는 지금까지 백신 접종 이후 이상 생리를 겪고 있다는 여성 14만여명의 경험으로 모아 보고서를 만들었다. 이 두 여교수는 공영 라디오 방송 NPR에 출연해 백신을 접종하고 몇년간 생리가 없던 여성이 마치 출혈처럼 생리를 했다는 내용 등을 공개했다. 클렌시는 자신의 경험이 연구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됐다. 백신 접종 이후 생리 양이 많아진 클렌시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같은 경험을 한 여성이 있는지 물었고, 이후 다섯 달 동안 끊임없이 이메일, 인스타그램 메시지, 트위터 등을 통해 여성들의 증언이 쏟아졌다. 그는 14만명의 여성들이 “그들의 영혼을 우리에게 드러냈다”고 강조했다. CDC도 마침내 백신이 여성의 생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자체 데이터베이스 조사에 나섰다. 그 결과 백신과 이상 생리의 연결고리를 발견하고 백신을 맞는 여성들이 생리 이상이란 부작용에 대비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하지만 CDC는 백신 접종으로 불규칙한 생리 이상의 부작용은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의사들은 불규칙한 생리로 인해 임신 주기가 영향받을 수 있지만 이것이 백신을 맞지 않을 이유는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임신 중에 코로나에 감염되면 생명을 잃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 헬기 탄흔의 상처 이겨낸 ‘빛’…핫플, 원더풀 청춘들의 ‘힘’

    헬기 탄흔의 상처 이겨낸 ‘빛’…핫플, 원더풀 청춘들의 ‘힘’

    [이우석의 미시(微視) 여행] <5> 빛고을 광주 동구 비추는 ‘5+1 光’빛고을 광주(光州)의 진정한 빛은 원도심에서 나온다. 광주의 도심 동구가 그렇다. 동구에는 충장로와 금남로가 있다. 그 사이엔 대한민국 근대사의 아픈 상처가 아로새겨진 구 전남도청과 전일빌딩이 있고 그 아래엔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이 있다. 예술시장인 대인시장과 동명동 카페거리, 아시아음식문화 거리도 그 기억의 틈을 비집고 들어섰다. 1187m 무등산이 굽어보는 지산유원지도 여기 있다. 아름다운 예술과 맛있는 음식, 흥겨운 문화가 함께 공존하는 곳, 그곳이 광주광역시 동구다. 동구 밖엔 아카시아꽃이 활짝 핀 과수원길이 있을까 모르겠지만 동구를 밝힌 다섯가지 빛을 찾아보았다. 그리고 여기에 새빛 하나 더. 광주라서 특별한 음식들이 있다. 영화 ‘택시운전사’에서 주인공 김사복(송강호 분)이 눈물 반, 땀 반 뒤섞어 먹었던 주먹밥 같은 음식들 말이다. 광주 동구에서 이런 음식들은 ‘디폴트값’이나 다름없다.광주는 후삼국 시대까지 무진, 무주 등으로 불렸다. 애초 빛고을이 아니었고 물(水)고을이었다. 영산강이 지나고 광주천, 제법 커다란 저수지 경양방죽(일제강점기에 매립)도 있었다. 물이 많은 분지(벌), 무들(물들)이었다. 무들을 이두로 써 무주(武州)라 적었다. 전북 무주(茂朱)가 아니다. 무등산(無等山)도 무들에서 나왔다 한다. 물과 숲의 고을이 빛고을로 바뀐 것은 940년(고려 태조 23년). 드디어 광주(光州)가 등장한다. 고려 태조 왕건이 무진주에 광주도독부를 설치했다. 고려말 목은 이색은 광주를 ‘빛의 고을’(光之州)로 적었다. 조선을 거쳐 대한제국이 1896년 전국을 13도로 나눌 당시엔 전남도청을 광주에 뒀다. 이때부터 광주는 남도의 중심지로 빛을 발하게 됐다. 1910년 일제는 광주읍성의 3방을 합해 광주면을 설치했는데 그 대부분이 현재의 광주 동구 일대다. 광복 후엔 동구를 중심으로 ‘광주의 빛’이 발현된다. 참고로 광주에는 여타 대도시에 있는 중구가 없다. 이는 동구가 중심 역할을 해왔기 때문이다. 광주는 물론 전남의 중심지였다. 문화와 상권이 금남로와 충장로를 중심으로 발달했다. 서울로 따지면 명동과 을지로, 다동, 종로, 남대문시장을 함께 묶은 동구는 광주의 간판이었다. 호남의 중심도시로 번영을 거듭하던 광주에 어둠이 찾아왔다. 1980년 5월. 광주에서 전대 유례없는 유혈 상황이 발생한다. 5·18 광주민주화운동이다. 광주 일대에서 계엄군이 자행한 만행은 아직까지도 진상이 제대로 규명되고 있지 않다. 이 안타까운 희생은 처절했지만 훗날 대한민국이 군사독재를 끝내고 민주화를 이루게 된 씨앗이자 자양분이 됐다. 5월 18일부터 27일까지, 열흘간의 유혈 상황은 종료됐지만 그 아픔은 41년이 지난 지금껏 가시지 않았고 상흔 또한 선명하게 남아 있다. 이 모든 일이 동구 금남로 일대를 중심으로 일어났다.40여년이 흐른 후 광주는 민주화의 성지로 재조명되면서 다시 빛을 내고 있다. 금남로 민주광장 주변에는 옛 전남도청과 전일빌딩245, 상무관 등이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아니, 이 역시 광주 시민들이 지켜냈다. 몇 번이고 철거될 뻔한 아픈 기억의 유산들이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해 똑같은 공간을 지키고 있다. 가슴 아리도록 선명한 탄흔이 상흔으로 그대로 남은 채. 전일빌딩245는 대한민국 현대사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는 상징적 건물이다. 당시 광주의 랜드마크 역할을 하던 10층짜리 건물이다. 전일은 ‘전남일보’에서 나온 이름이다. 몇 번 소유주가 바뀐 전일빌딩도 사라질 뻔했다. 리모델링 과정에서 건물 10층과 외벽에 총탄 자국이 다량 발견됨에 따라 이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식 의뢰를 했는데 놀라운 결과가 나왔다. 군 당국에서 철저히 부인으로 일관하던 ‘헬기 사격설’의 증거가 바로 이 빌딩에서 나왔다. 헬기에서 발사한 것으로 추정되는 탄흔 245개가 전일빌딩 10층과 외벽에 집중돼 있었다. 발사 각도 등에서 고공 사격이 분명한 총탄 자국이 드러나면서 신군부와 비호 세력이 숨겨 온 거짓이 비로소 환한 빛에 드러나게 된 것이다. 광주시도시공사가 소유하고 있는 전일빌딩은 2017년 28번째 5·18 사적지로 지정됐다. 2020년 리모델링을 완료한 전일빌딩은 헬기사격 탄흔 245개의 의미를 살려 ‘전일빌딩245’란 이름으로 개장했다. 내부는 방문객 누구나 광주 민주화운동의 가치와 정신을 공감할 수 있도록 기념공간과 문화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9, 10층에 마련된 5·18기념공간에는 헬기 기총사격 당시를 재현한 디오라마와 영상물, 그에 관한 전시물이 있으며 탄흔을 직접 살펴볼 수도 있다. 게다가 시원하기까지 하다. 어두운 암실 전시관에서 어두운 기억을 통해 오히려 밝은 내일을 다짐할 수 있다. 옥상에 올라서면 전일마루가 나온다. 옥상정원에 360도 펼쳐지는 조망은 ACC, 옛 전남도청사, 무등산과 조선대 본관 등 지금은 평화롭기 그지없는 광주의 풍경을 담고 있다. 대한민국 5대 도시의 원 도심 동구는 광주 전남 지역과 전국 곳곳에서 놀러 온 젊은이들의 명소로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이른바 ‘핫플레이스’가 됐단 얘기다. 동구청 뒤편 동명동 카페거리는 근사한 인테리어와 맛있는 음식으로 입소문 나 젊은 관광객이 즐겨 찾는 명소가 됐다. 현지 주민들에게도 인기가 많아 오후 6시쯤이면 금남로에서 슬슬 길을 건너 동명동으로 향하는 청년들의 행렬을 목격할 수 있다. 멋진 차량도 많이 모여든다. 운동장만 한 ACC가 있어 편리한 덕에 인근에서 발생한 모든 ‘약속’을 빨아들이는 ‘만남의 블랙홀’과도 같다.서울의 명소 경리단길에 빗대 ‘동리단길’이라 부르기도 하는데 오히려 서울 쪽이 옹색하게 느껴진다. 주점보다는 식당, 커피숍, 빵집, 브런치 카페, 에스프레소 바, 호프집 등이 많이 몰려 있어 흥청대는 분위기는 아니다. 코로나 팬데믹의 암울한 세상 속에 그나마 하교나 퇴근 후 여유를 찾기 위해 동명동 거리로 나온 젊은층이 낡은 도심에 에너지를 주입하고 있다. 과거 큰 평수의 단독주택이 밀집한 광주의 부촌이어서 그런지 여전히 도심 스카이라인이 나지막하고 골목과 거리 풍경이 멋스럽다. 상권이 계속 확장되고 있지만 아직은 그럭저럭 걸어서 다닐 만한 거리다. 서석초등학교 부근을 돌아 이어지는 길은 좀더 한적하고 여유롭다.특히 서석초교에 심어 놓은 히말라야시더 나무 몇 그루는 이국적인 풍경을 자랑한다. 하늘을 가릴 만큼 30~40m 이상 우뚝 솟은 나무는 모양새가 국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게 아니다. 설송(雪松), 개잎갈나무라고 부르는 히말라야시더는 동명동의 하늘을 또 하나의 예술품으로 만드는 요소다. 광주가 자랑하는 가로 예술품 폴리와도 제법 어우러진다. 가만 둘러보면 한국의 대표 예향(藝鄕)답게 가로를 비추는 조명색, 담장에 입힌 도장 등 어느 하나도 촌스럽거나 부자연스럽지 않다. 오래된 서점과 노포, 청년 셰프의 작은 비스트로 등이 퍽 조화롭게 동명동 한울타리 속에서 자기 몫을 지키며 생명체처럼 진화하고 있다. 예스러운 광주 원 도심은 이렇게 활력을 얻고 있다.타 지역 관광객이 광주 동구를 갈 때 교통편이 너무도 편리하다. 광주공항, 송정역(KTX), 호남고속도로 등 다양한 루트로 접근할 수 있으며 공항이나 역에 도착하면 바로 지하철로 동구 주요 거점까지 이어진다. 동구는 얼핏 구도심 속 즐길 거리만 즐비한 도시형 여행지처럼 보이지만 사실 무등산을 품고 있는 친환경 자연 관광지이기도 하다. 무등산의 해발 고도는 1187m. 세계적으로도 인구 100만명 이상 거주하는 도시가 해발 1000m 이상 산을 품은 경우는 드물다. 국내에도 대구 팔공산 정도가 유일하다. 서울의 북한산은 836m다. 도심과 무척 가까워 동구 어디를 가나 무등산을 등에 지고 있다 생각하면 쉽다. 어디서든 보인다. 덕분에 동구 도심에 있다가 갑자기 무등산을 오르기에 좋다. 원효사까지 올라가는 광주 시내버스 1187번(해발 높이와 같다)을 타면 되니 굳이 차를 운전할 이유도 없다. 산정에는 주상절리가 있으며 너덜강이 흐르는 명산이자 국립공원이다. 도시와 가까운 산이지만 멋들어진 근육질의 산이다. 산을 휘감는 고불고불한 드라이브 코스도 이리저리 근사한 풍경을 쏟아낸다. 특히 지산유원지는 과거부터 리프트를 타고 산을 오를 수 있는 시민들의 놀이공원 역할을 대신했다. 아찔한 경사를 치닫는 리프트를 타고 오르면 중턱에서 내린다. 무등파크호텔 주차장과 연결된 승강장에서 거의 직선으로 산중턱까지 연결한다. 과거 옹색하기 짝이 없는 지산유원지 리프트 사진이 인터넷을 떠돌며 화제가 된 바 있다. 요즘은 훨씬 안정적이며 근사해졌다. 단 20여분 올랐을 뿐인데 이미 도심이 아니라 국립공원 산속에 데려다준다. 오솔길엔 울창한 숲 그림자가 드리우고 매미 울음소리 벗 삼아 10여분 걷다 보면 능선을 돌아가는 모노레일이 기다리고 있다. 모노레일 종점에서 계단을 오르면 전망 좋은 팔각정이 우뚝 서 있다. 2021년 광주 동구를 비춘 또 하나의 강렬한 빛은 바로 관광이었다.광주는 음식이 맛있는 미향(味鄕)으로 소문났다. 오리탕과 육전, 무등산 보리밥, 주먹밥, 떡갈비, 상추튀김 등이 대표적이다. 모두 동구에서 시작했거나 오랫동안 인기를 누리는 유명 맛집이 이곳에 있다. 시민이나 관광객 모두에게 인기다. 다만 떡갈비 골목은 송정역에, 오리탕 골목은 북구에 있다. 지산 유원지 오르는 길 옆에 무등산 보리밥 거리가 조성돼 있다. 제철 채소와 고기 등 반찬이 한 상 가득 차려져 나오는데 요즘은 열무쌈을 싸 먹는다. 팔도강산은 젓갈과 김치, 쌈채소 등 하나하나 맛좋은 보리밥 정식(8000원)을 낸다. 밥알이 고슬하니 비벼 먹기 제격이다.젊은층에게 특히 인기 좋은 상추튀김도 충장로에서 유래했다. 고기를 계란물에 적셔 일일이 구워 주는 육전집도 여러 곳 있지만 동명동 미미원(1인분 2만 7000원)이 명성을 지키고 있다. 요즘은 육전에다 민어전(3만원)까지 곁들여 맛보면 더욱 좋다. 빼놓을 수 없는 것은 후식 뚝배기정식이다. 웬만한 한정식처럼 차려 낸다.간밤에 술집이 몰려 있는 아시아음식문화거리에서 한잔 제대로 걸쳤대도 시원한 조개해장국을 끓여내는 중앙로 해남식당(8000원)이 있으니 걱정 없고, 날이 더워 입맛이 없을 때는 충장로 1960청원모밀에서 메밀향 그윽한 모밀국수(6000원) 한 그릇을 즐기면 되니 이 또한 아무 탈이 없다.동명동 카페거리에서 뱃속이 허하면 광주민주화운동에서 유래한 금상주먹밥세트(맘스쿡·9500원)를, 커피에 질렸다면 말차밀크티(METCHA·6500원)를 마시면 ‘미향 광주, 맛의 동구’의 진면목을 발견할 수 있다. 동구는 원도심답게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빵집 노포들과 새로 개업한 베이커리, 브런치, 디저트 카페 등 ‘빵맛집’이 많다. 드라마 유행어처럼 ‘빵구 동구’라 불러도 손색없다.1973년 개업해 50년을 바라보는 궁전제과는 공룡알빵과 나비파이가 유명하다. 바게트 속에 으깬 삶은 계란과 마요네즈, 게맛살, 오이 피클, 채소 등을 섞은 샐러드로 채운 빵이 공룡알빵이다. 가격이 저렴한 데다 푸짐하고 영양가도 만점이라 전국적으로 입소문을 탄 메뉴다. 옛날식 팥앙금빵과 나비파이 등 전통적 메뉴와 세련된 케이크, 디저트도 함께 팔아 관광객들로부터 필수 방문코스가 되고 있다. 초콜릿 종류 과자나 디저트, 그리고 팥빙수 등도 인기메뉴다.ACC 인근 베비에르(문화전당점)는 현지 젊은층으로부터 인기 좋은 제과 중심 베이커리다. 견과류와 팥소가 든 마왕파이가 시그니처 아이템이다. 사장 부부의 성이 마씨와 왕씨라 마왕파이가 됐다고 한다. 동명동에는 동명식빵과 아티장홍, 코너베이크샵, 윤슬베이커리 등이 유명하다. 글 사진 놀고먹기연구소장 demory@naver.com
  • 집과 7억 5000만원… 벼락부자 된 ‘필리핀 영웅’

    집과 7억 5000만원… 벼락부자 된 ‘필리핀 영웅’

    일본 도쿄 국제포럼에서 26일 열린 도쿄올림픽 역도 여자 55㎏ 용상 마지막 3차 시기. 필리핀 국가대표 하이딜린 디아스(30)가 127㎏을 들어 올리며 이번 올림픽에서 신기록을 세우자 그의 눈에서 뜨거운 눈물이 쏟아졌다. 1924년 필리핀이 올림픽에 참가한 지 97년 만에 나온 첫 금메달이 디아스의 두 손에서 만들어졌다. 필리핀의 역도 영웅 디아스가 용상에서 들어 올린 127㎏은 필리핀의 스포츠 역사를 바꾸는 일이었다. 그는 인상 97㎏, 용상 127㎏으로 합계 224㎏을 들어 올리며 용상과 합계에서 이번 올림픽 신기록을 세우며 필리핀 국가를 울려 퍼지게 했다. 은메달을 딴 중국의 랴오추윈(인상 97㎏, 용상 126㎏)과는 불과 1㎏ 차이였다. 디아스는 AP 등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내 나이가 서른 살이 됐고 경기력이 떨어지고 있음을 알고 있었지만 나는 멈출 수 없었다. 믿을 수 없고 꿈 같은 일이 현실이 됐다”며 소감을 말했다. 그는 “필리핀 젊은 세대에게 ‘누구나 꿈을 가질 수 있다’고 말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 ‘꿈’을 이루기까지 디아스의 역도 인생은 순탄하지 않았다. 가난한 집안에서 6남매 중 다섯째로 태어난 디아스는 2016년 리우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따내며 국민적인 영웅이 됐지만 2년 전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이 그를 블랙리스트에 올리면서 생명의 위협까지 느꼈다. 지난해 2월 말레이시아로 전지훈련을 떠났지만 코로나19가 터지면서 체육관 출입을 통제당하고 필리핀 입국이 막히는 등 가족도 만나지 못하는 상황에서 훈련도 제대로 할 수 없었다.시련을 이겨낸 디아스에게 앞으로 ‘꽃길’을 걸을 일만 남았다. 디아스가 금메달을 확정한 순간 필리핀에서는 이를 축하하는 트윗이 10만 건 넘게 올라왔다. 필리핀 정부와 기업 등은 디아스에게 3300만페소(약 7억 5000만원)의 포상금과 집을 선물하겠다고 밝혔다. 두테르테 대통령 대변인은 “디아스가 필리핀에 자부심과 영광을 안겼다”며 축하 성명을 발표했다.
  • 224㎏으로 필리핀 스포츠 역사를 바꿨다…7억원 상금 받는 역도영웅

    224㎏으로 필리핀 스포츠 역사를 바꿨다…7억원 상금 받는 역도영웅

    일본 도쿄 국제포럼에서 26일 열린 도쿄올림픽 역도 여자 55㎏ 용상 마지막 3차 시기. 필리핀 국가대표 하이딜린 디아스(30)가 127㎏을 들어 올리며 이번 올림픽에서 신기록을 세우자 그의 눈에서 뜨거운 눈물이 쏟아졌다. 1924년 필리핀이 올림픽에 참가한 지 97년 만에 나온 첫 금메달이 디아스의 두 손에서 만들어졌다. 필리핀의 역도 영웅 디아스가 용상에서 들어 올린 127㎏은 필리핀의 스포츠 역사를 바꾸는 일이었다. 그는 인상 97㎏, 용상 127㎏으로 합계 224㎏을 들어 올리며 용상과 합계에서 이번 올림픽 신기록을 세우며 필리핀 국가를 울려 퍼지게 했다. 은메달을 딴 중국의 랴오추윈(인상 97㎏, 용상 126㎏)과는 불과 1㎏ 차이였다. 디아스는 AP 등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내 나이가 서른 살이 됐고 경기력이 떨어지고 있음을 알고 있었지만 나는 멈출 수 없었다. 믿을 수 없고 꿈 같은 일이 현실이 됐다”며 소감을 말했다. 그는 “필리핀 젊은 세대에게 ‘누구나 꿈을 가질 수 있다’고 말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 ‘꿈’을 이루기까지 디아스의 역도 인생은 순탄하지 않았다. 가난한 집안에서 6남매 중 다섯째로 태어난 디아스는 2016년 리우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따내며 국민적인 영웅이 됐지만 2년 전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이 그를 블랙리스트에 올리면서 생명의 위협까지 느꼈다. 지난해 2월 말레이시아로 전지훈련을 떠났지만 코로나19가 터지면서 체육관 출입을 통제당하고 필리핀 입국이 막히는 등 가족도 만나지 못하는 상황에서 훈련도 제대로 할 수 없었다. 훈련 경비도 부족해 그가 SNS에 후원을 요청하는 글을 올릴 정도였다. 시련을 이겨낸 디아스에게 앞으로 ‘꽃길’을 걸을 일만 남았다. 디아스가 금메달을 확정한 순간 필리핀에서는 이를 축하하는 트윗이 10만 건 넘게 올라왔다. 필리핀 정부와 기업 등은 디아스에게 3300만페소(약 7억 5000만원)의 포상금과 집을 선물하겠다고 밝혔다. 두테르테 대통령 대변인은 “디아스가 필리핀에 자부심과 영광을 안겼다”며 축하 성명을 발표했다.  
  • 필리핀에 첫 올림픽 金 디아스는 두테르테 정권 전복 음모 연루자

    필리핀에 첫 올림픽 金 디아스는 두테르테 정권 전복 음모 연루자

    여태껏 필리핀에 올림픽 금메달이 없었다는 것도 놀라웠다. 2016년 기준 1억명의 인구를 거느린 이 나라가 1924년 파리올림픽에 처음 참가한 이후 97년 만에 첫 금메달을 수확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조국에 첫 올림픽 금메달을 안긴 ‘역도 영웅’ 하이딜린 디아스(30)가 2019년 5월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 정부 전복 음모를 꾸민 블랙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는 사실이다. 그녀를 의심한 사람은 대통령의 법적 자문관 살바도르 파넬로였다. 공군 현역 상사인 디아스 뿐만아니라 배구 스타, TV 스타 그레첸 호도 포함됐다. 디아스는 강력히 부인했지만 훈련할 돈을 얻기도 어려웠다. 심지어 살해하겠다고 협박하는 사람도 많았다. 기업과 스포츠 후원가들을 찾아 다니며 금전적인 지원을 호소하는 일도 버거웠다. 그렇게 신산한 삶을 산 디아스가 지난 26일 일본 도쿄 국제포럼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역도 여자 55㎏급 A그룹 경기에서 인상 97㎏, 용상 127㎏으로 합계 224㎏을 들어 올리고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섰다. 27일 필리핀 매체 래플러에 따르면 디아스는 “내가 금메달을 땄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 신은 위대하다”고 말했다. 필리핀 정부와 몇몇 기업이 디아스에게 포상하겠다고 밝힌 것은 3300만 페소(약 7억 5000만원)와 집 한 채다. 디아스가 금메달을 확정한 순간, 필리핀에서는 축하 트윗이 10만건 넘게 올라왔따. “올림픽 무대에서 우리 국가가 울려 퍼진 건 처음이다. 감동적이다”, “역사를 쓴 디아스에게 고맙다”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그녀는 거수 경례를 하며 울음을 터뜨렸고 필리핀 국민도 함께 울었다. 2008년 베이징 대회에서 필리핀 여자 역도 선수로 처음 올림픽 무대를 밟은 그녀는 세 번째 올림픽 무대였던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은메달을 따내 필리핀 역도 사상 첫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됐다. 필리핀이 20년 만에 따낸 올림픽 메달이었다. 국민들이 함께 오열한 것은 실제로 필리핀에서 단막극으로 제작될 정도로 디아스의 인생이 한 편의 드라마 같기 때문이었다. 그녀는 삼보앙가에서 6남매 중 다섯째로 태어났다. 아버지는 트라이시클(삼륜차) 기사부터 농부, 어부 등 여러 직업을 전전했다. 디아스의 어린 시절 꿈이 은행원이었던 것은 찢어지게 가난한 집안 사정과 무관하지 않았다. 5년 전 리우 은메달로 국민적인 영웅으로 떠올랐지만 2년 전 두테르테 대통령이 블랙 리스트에 올려 자신은 물론 가족까지 생명의 위협을 느껴야 했다. 디아스는 지난해 2월 중국인 코치의 조언을 받아들여 말레이시아로 전지 훈련을 떠났는데 코로나19 사태 탓에 체육관 출입을 통제당했다. 가족과 생이별을 한 채로 몇 개월 동안 비좁은 숙소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역기를 들어 올리며 꿈을 포기하지 않았다. 디아스는 “당시는 힘들었지만, 신이 준 모든 역경은 그만한 이유가 있다고 믿는다”며 “포기하고 싶은 순간도 있었지만 우리는 필리핀인이기에 해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녀를 지난 3년 동안 큰 어려움에 빠뜨렸던 파넬로도 성명을 내 축하했다. 그는 “그녀의 위업은 우리 필리핀인을 자랑스럽게 만들었다. 모든 필리핀 선수들에게 올림픽 금메달을 따내는 것이 꿈이 아니란 사실을 일깨웠으면 한다. 축하해 하이딜린 디아스!”라고 적었다.
  • 현정화와 맞짱 뜬 ‘5세 스타킹’… 17세 ‘탁신’ 노린다

    현정화와 맞짱 뜬 ‘5세 스타킹’… 17세 ‘탁신’ 노린다

    만 14세 역대 최연소 2019년 첫 태극마크 무궁무진한 잠재력 노출 덜 돼 유리일본 선수에 강점도쿄올림픽 대한민국 선수단 본진이 도쿄에 입성한 지난 19일 나리타 국제공항 입국장은 아래위 한 벌의 흰색 전신 방호복에 안면 보호대(페이스 실드)까지 덮어쓴 선수 한 명이 환영객의 시선을 끌었다. ‘신동’에서 ‘천재’로 폭풍 성장한 신유빈(17)이다. 한국 탁구의 ‘새별’ 신유빈은 다섯 살이던 2009년 TV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 현정화(52)와 대등한 경기를 펼쳐 ‘탁구 신동’으로 기대를 모았다. 초등학교 3년이던 2013년에는 ‘계급장 떼고’ 출전한 종합선수권에서 대학생 언니를 4-0으로 완파해 화제를 뿌렸다. 10대 중반에 들어서면서 신유빈은 키만큼이나 기량도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렸다. 중학교 2학년이던 2018년 조대성과 한 조로 종합선수권 혼합복식에 나서 준우승을 차지하더니 2019년 아시아선수권을 앞두고 치러진 대표 선발전에서는 당시 만 14세 11개월 16일의 나이로 태극마크를 달아 역대 최연소 국가대표 신기록을 썼다. 지난해 1월 포르투갈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단체전 세계예선전에서 그는 ‘신동’에서 한국 여자탁구의 ‘에이스’로 명찰을 바꿔 달았다. 한국은 패자부활 결승전에서 1복식과 제4단식에서 신유빈이 승수를 보탠 덕에 프랑스를 3-1로 꺾고 극적으로 도쿄행 티켓을 따냈다. 도쿄 올림픽 1년 연기는 신유빈에겐 내실을 다질 기회가 됐다. 고교 진학도 포기하고 실업팀 대한항공에 입단했다. 내공을 쌓은 신유빈은 지난 3월 카타르에서 열린 월드테이블테니스(WTT) ‘스타 컨텐더’에서 전지희(포스코에너지)와 여자복식 우승을 합작했다. 올림픽 대표 선발전에서는 자력으로 당당히 1위에 올라 다시 태극마크를 거머쥐었다. 단체전 메달 획득에 기대를 거는 이유는 역설적으로 전지희, 최효주(삼성생명)에 견줘 국제대회에 노출이 덜 돼 있다는 이점 때문이다. 물론 실력은 옹골차다. 추교성 여자대표팀 감독은 “투수의 공 끝이 살아있으면 타자가 치기 어렵다. 신유빈의 구질이 딱 그렇다”고 평가했다. 신유빈은 특히 일본 선수에게 강하다. ‘스타 컨텐더’ 여자복식 결승 상대는 일본대표팀 복식조인 이시카와 가스미-히라노 미우 조였다. 이들에게 3-0을 거뒀다. 또 지금까지 일본 선수와 가진 5차례 단식 대결에서는 4승1패로 압도적인 우위를 보였다. 유승민 대한탁구협회 회장은 “도쿄올림픽의 관전 포인트 중 하나는 ‘신유빈이 어디까지 가느냐’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독일 홍수 106명 사망 1300명 연락 안돼, 벨기에서도 20명 희생

    독일 홍수 106명 사망 1300명 연락 안돼, 벨기에서도 20명 희생

    독일 서부 라인강 변에 쏟아진 폭우와 홍수 때문에 적어도 106명 이상 숨지고 1300명 이상 연락이 두절되는 등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벨기에에서도 최소 20명이 사망했고 20명이 실종된 상태로 확인됐고 네덜란드, 룩셈부르크, 스위스에도 물난리 피해가 늘고 있다. 다섯 나라가 맞닿은 지역에 15일(이하 현지시간) 집중적으로 쏟아진 100년 만의 폭우로 강물이 불어나고 급류가 발생하면서 건물이 붕괴하고 사람들이 물에 휩쓸려 인명 피해가 속출했다. 사망자 중에는 장애인 시설 거주자 9명과 구조 작업에 나섰던 소방관 2명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미 확인된 사망자 외에도 실종자가 많아 피해는 더 커질 수 있다. 16일 현재 라인란트팔츠주에서 63명,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에서 43명이 희생됐다. 라인란트팔츠주 바트노이에나르아르바일러 마을에서 1300명의 생사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현지 당국이 밝혔다. 다만, 당국자들은 통신 두절 때문에 이렇게 실종자 숫자가 늘어난 것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을 방문 중인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홍수 피해지역 지원에 정부 차원에서 총력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메르켈 총리는 “홍수 피해지역 사람들에게 끔찍한 날들일 것”이라며 “정부는 국가 차원에서 아무리 어려운 상황에서라도 생명을 구하고, 위험을 예방하고 고난을 줄이는 데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홍수피해 지역에서 들려오는 소식은 충격적”이라며 “이번 참사로 목숨을 잃은 이들을 애도하며 유가족에게 조의를 전한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 전체 숫자는 알 수 없지만, 집안 지하실에서, 다른 사람을 구조하다가 많은 이들이 목숨을 잃었을 것”이라고 말했다.독일 주재 한국대사관은 이날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 우리 교민 3명이 연락이 두절돼 현지에 직원을 파견한 결과, 모두 안전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독일의 한 교민은 인터넷 카페에 “차도 잠기고, 지하실에 둔 짐이 다 잠겼다”면서 “다락으로 대피했는데 인터넷이 됐다 안 됐다 한다. 제발 기도해달라”는 글을 올려 교민들의 우려를 낳았다. 공관 관계자는 “인터넷 카페에 글을 올린 교민이 친척 집으로 안전히 대피한 것을 확인했고, 식수와 마스크를 전달했다”면서 “연락이 두절됐던 교민 3명의 안전도 확인했다”고 말했다. 벨기에 리에주에서는 강이 범람해 작은 배가 전복되면서 노인 3명이 실종됐다. 리에주 당국은 강변 지역 주민들을 높은 지대로 대피시켰다. 네덜란드 남부 지역 림뷔르흐에서도 강 수위가 높아지면서 다수 주택이 피해를 봤고 몇몇 요양원 주민들이 대피했다. 네덜란드 정부는 70여 개 군부대를 동원해 주민 대피와 제방 보수를 지원하도록 했다. 독일 남부와 벨기에 등지에는 16일 밤까지 비가 더 쏟아질 것으로 예보되고 있다. 국제사회의 애도와 지원 약속도 쏟아지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부상자와 실종자, 생계를 잃은 사람들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며 위로했고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피해 지역을 돕겠다고 약속했다. 백악관에서 메르켈 총리와 자리를 함께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사랑하는 사람들을 잃은 가정에 우리의 마음을 보낸다”고 애도했다.
  • 웬 고양이? 웬 전투기? 엘리트 미술에 한 방, 인간 욕망에 한 방

    웬 고양이? 웬 전투기? 엘리트 미술에 한 방, 인간 욕망에 한 방

    미술관에 난데없이 고양이 떼가 나타났다. 미술품이 놓여 있어야 할 좌대를 고양이 다섯 마리가 하나씩 차지한 채 느긋하게 누워 있다. 길이 10m, 높이 6m가 넘는 전투기도 갤러리 한복판에 자리잡았다. 고양이나 전투기나 통상 미술 전시장과는 거리가 먼 조합. 지금 서울 마곡동 코오롱 미술관 스페이스K 서울과 삼청동 갤러리 바라캇컨템포러리에 가면 이런 낯설면서도 흥미로운 광경을 만날 수 있다. 전시 주인공은 라이언 갠더와 피오나 배너. 세계 미술계가 주목하는 영국의 개념 미술가들이다. 스페이스K 서울에서 개인전 ‘변화율’을 선보이는 갠더는 일상적인 사물에서 발상과 인식의 전환을 이끌어 내는 작업을 펼쳐 왔다. 같은 사물이라도 어떤 환경과 맥락에 위치하느냐에 따라 해석이 달라지는 스토리텔링에 능하다. 감쪽같은 외양은 물론 심장박동까지 재현한 기계 고양이들을 전시장에 데려온 저의(?)는 작품 제목에 담겨 있다. ‘고양이 스모키가 조각가 조너선 몽크의 <풀 죽은 조각2(2009)>를 만났을 때’처럼 고양이들이 점령한 좌대가 유명 조각가의 작품이 놓였던 좌대라는 점을 일러 줌으로써 일상과 동떨어진 ‘그들만의 세상’인 엘리트 미술에 유쾌한 한 방을 날린다. 갤러리 벽의 구멍에 20파운드짜리 지폐를 구겨 넣은 ‘난 뉴욕에 다시 가지 않을 거야’에서도 미술계의 속물주의에 대한 비판을 엿볼 수 있다.이번 전시를 관통하는 주제는 시간성이다. 변화는 시간을 전제로 한다. 보이지 않는 비물질적 요소인 변화와 시간의 개념을 눈 쌓인 의자, 쥐가 갉아먹어 구멍이 뚫린 벽, 과거의 자신에게 보내는 편지 등 다채로운 형태의 작품으로 보여 준다. 작가는 전시장 곳곳에 숨은 그림 찾기처럼 여러 단서들을 감춰 뒀다. 만원권 지폐에 영어 문구를 적은 ‘기록하기엔 너무 모호한 아이디어’, 순은으로 제작한 담배꽁초 ‘시간은 흐르지 않는다’ 같은 작품은 의외의 장소에 놓여 있어 관람객에게 ‘발견의 재미’를 선사한다. 9월 17일까지. 피오나 배너는 바라캇컨템포러리에서 아시아 첫 개인전 ‘프라나야마 타이푼’을 열고 있다. 1990년 중반부터 할리우드 전쟁영화, 포르노 등 특정한 시각 이미지가 전달하는 인간의 원초적 욕망과 폭력 등 양가적 감정을 드로잉, 조각, 설치, 영상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탐구해 왔다. 1층 전시장 절반을 차지한 거대한 전투기 설치물 ‘팔콘’은 실제로 전투에서 사용하는 눈속임용 전투기다. 고무 재질로 만든 풍선 모형에 공기를 불어 넣어서 적에게 공포감을 주기 위한 미끼 전투기로 활용한다. 공기를 주입하고 뺄 때마다 살아 있는 생명체처럼 몸을 부풀렸다가 움츠러드는 전투기의 모습이 권력과 힘에 대한 인간의 욕망을 돌아보게 하는 작품이다. 이 전투기는 영상 ‘프라나야마 오르간’에도 등장한다. 전투기 의상을 입은 두 사람이 황량한 바닷가에서 우스꽝스런 몸짓으로 펼치는 제의적인 퍼포먼스는 실제 전투기 모형과 조응하며 성찰을 이끌어 낸다.전시 제목은 고대 인도의 전통 호흡법인 ‘프라나야마’와 자연 재앙인 ‘타이푼’(태풍)을 합성한 것이다. 코로나19로 영국 전역이 봉쇄된 상태에서 개인전을 준비하면서 작가가 느꼈던 자연의 힘과 인간의 호흡 사이의 충돌을 암시한다. 배너가 작업의 핵심으로 삼고 있는 언어, 출판물과 관련한 작품들도 전시됐다. 여러 서체의 마침표를 고전 회화와 결합한 ‘마침표’ 시리즈, 자동차 백미러에 도서 등록 정보 ISBN을 새긴 거울 조각 출판물 등이 눈길을 끈다. 8월 15일까지.
  • 전시장에 웬 고양이와 전투기?…엘리트 미술·인간의 욕망을 향한 일침

    전시장에 웬 고양이와 전투기?…엘리트 미술·인간의 욕망을 향한 일침

    미술관에 난데없이 고양이 떼가 나타났다. 미술품이 놓여 있어야 할 좌대를 고양이 다섯 마리가 하나씩 차지한 채 느긋하게 누워 있다. 길이 10m, 높이 6m가 넘는 전투기도 갤러리 한복판에 자리잡았다. 고양이나 전투기나 통상 미술 전시장과는 거리가 먼 조합. 지금 서울 마곡동 코오롱 미술관 스페이스K 서울과 삼청동 갤러리 바라캇컨템포러리에 가면 이런 낯설면서도 흥미로운 광경을 만날 수 있다. 전시 주인공은 라이언 갠더와 피오나 배너. 세계 미술계가 주목하는 영국의 개념 미술가들이다. 스페이스K 서울에서 개인전 ‘변화율’을 선보이는 갠더는 일상적인 사물에서 발상과 인식의 전환을 이끌어 내는 작업을 펼쳐 왔다. 같은 사물이라도 어떤 환경과 맥락에 위치하느냐에 따라 해석이 달라지는 스토리텔링에 능하다. 감쪽같은 외양은 물론 심장박동까지 재현한 기계 고양이들을 전시장에 데려온 저의(?)는 작품 제목에 담겨 있다. ‘고양이 스모키가 조각가 조너선 몽크의 <풀 죽은 조각2(2009)>를 만났을 때’처럼 고양이들이 점령한 좌대가 유명 조각가의 작품이 놓였던 좌대라는 점을 일러 줌으로써 일상과 동떨어진 ‘그들만의 세상’인 엘리트 미술에 유쾌한 한 방을 날린다. 갤러리 벽의 구멍에 20파운드짜리 지폐를 구겨 넣은 ‘난 뉴욕에 다시 가지 않을 거야’에서도 미술계의 속물주의에 대한 비판을 엿볼 수 있다.이번 전시를 관통하는 주제는 시간성이다. 변화는 시간을 전제로 한다. 보이지 않는 비물질적 요소인 변화와 시간의 개념을 눈 쌓인 의자, 쥐가 갉아먹어 구멍이 뚫린 벽, 과거의 자신에게 보내는 편지 등 다채로운 형태의 작품으로 보여 준다. 작가는 전시장 곳곳에 숨은 그림 찾기처럼 여러 단서들을 감춰 뒀다. 만원권 지폐에 영어 문구를 적은 ‘기록하기엔 너무 모호한 아이디어’, 순은으로 제작한 담배꽁초 ‘시간은 흐르지 않는다’ 같은 작품은 의외의 장소에 놓여 있어 관람객에게 ‘발견의 재미’를 선사한다. 9월 17일까지. 피오나 배너는 바라캇컨템포러리에서 아시아 첫 개인전 ‘프라나야마 타이푼’을 열고 있다. 1990년대 중반부터 할리우드 전쟁영화, 포르노 등 특정한 시각 이미지가 전달하는 인간의 원초적 욕망과 폭력 등 양가적 감정을 드로잉, 조각, 설치, 영상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탐구해 왔다. 1층 전시장 절반을 차지한 거대한 전투기 설치물 ‘팔콘’은 실제로 전투에서 사용하는 눈속임용 전투기다. 고무 재질로 만든 풍선 모형에 공기를 불어 넣어서 적에게 공포감을 주기 위한 미끼 전투기로 활용한다. 공기를 주입하고 뺄 때마다 살아 있는 생명체처럼 몸을 부풀렸다가 움츠러드는 전투기의 모습이 권력과 힘에 대한 인간의 욕망을 돌아보게 하는 작품이다. 이 전투기는 영상 ‘프라나야마 오르간’에도 등장한다. 전투기 의상을 입은 두 사람이 황량한 바닷가에서 우스꽝스런 몸짓으로 펼치는 제의적인 퍼포먼스는 실제 전투기 모형과 조응하며 성찰을 이끌어 낸다.전시 제목은 고대 인도의 전통 호흡법인 ‘프라나야마’와 자연 재앙인 ‘타이푼’(태풍)을 합성한 것이다. 코로나19로 영국 전역이 봉쇄된 상태에서 개인전을 준비하면서 작가가 느꼈던 자연의 힘과 인간의 호흡 사이의 충돌을 암시한다. 배너가 작업의 핵심으로 삼고 있는 언어, 출판물 관련한 작품들도 눈길을 끈다. 여러 서체의 마침표를 고전 회화와 결합한 ‘마침표’ 시리즈, 자동차 백미러에 도서 등록 정보 ISBN을 새긴 거울 조각 출판물 등도 전시됐다. 8월 15일까지.
  • 인류 진화 700만년, 생존의 비밀 품은 동굴 속으로…

    인류 진화 700만년, 생존의 비밀 품은 동굴 속으로…

    ●유물·고고자료 700여점 전시… 틀 깨는 연출 어둡고 굴곡진 통로 양쪽 벽에 코뿔소와 사자, 들소 떼가 나타났다 사라진다. 강을 건너는 사슴 무리, 황소를 창으로 사냥하는 반인반수(半人半獸)의 모습이 눈앞에 생생히 펼쳐진다. 프랑스 쇼베 동굴과 라스코 동굴, 스페인 알타미라 동굴 등 3만 2000년 전부터 1만 3000년 전 무렵에 그려진 동굴벽화 속 그림들이다. 전시 공간을 미로처럼 배치하고, 바닥에 떨어지는 물방울 소리 음향 효과까지 더해 마치 동굴 안에 들어온 듯한 느낌을 불러일으킨다. 국립중앙박물관 기획특별전 ‘호모사피엔스: 진화∞ 관계& 미래?’(9월 26일까지)가 팬데믹 시대 인류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사유하는 시의성 있는 주제와 유물을 나열하는 뻔한 전시의 틀을 깨는 신선한 연출로 주목받고 있다. 다섯 차례 대멸종 등 혹독한 적응기를 거쳐 온 인류의 진화 과정을 화석 유물과 고고 자료 등 전시품 700여점과 실감형 영상 등으로 풀어냈다.●20여종 진화 거쳐 살아남은 ‘호모사피엔스’ 현재 78억명인 지구인은 호모사피엔스라는 단일종이다. 700만년 전 초기 인류가 처음 등장한 이래 20여종의 진화를 거쳐 현생인류인 호모사피엔스만 남았다. 고인류 화석 표본 복제품들을 입체적으로 배치한 전시 도입부는 인류의 진화가 단선적으로 이뤄진 게 아니라 복잡하게 분화하는 과정을 겪었다는 사실을 알기 쉽게 일러 준다.전문가들은 호모사피엔스의 생존 능력 중 하나로 예술을 꼽는다. 동굴벽화가 대표적인 증거다. 전시장에 대형 영상으로 재현된 동굴벽화들의 세밀하고 웅장한 면모를 보면 “알타미라 이후 모든 것이 퇴보했다”고 한탄한 피카소의 심정에 동조하게 된다. 다채로운 형상의 비너스 조각품들과 장례 의식에 사용한 부장품에서도 상상력을 바탕으로 한 예술적 능력을 확인할 수 있다. 호모사피엔스의 도구와 언어 사용도 흥미롭다. 길이 12m 벽에 세계 구석기의 기술체계와 한반도 구석기의 특징을 일목요연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유물을 배치한 감각이 돋보인다. 4만년 전 무렵으로 추정되는 단양 수양개 유적에서 발견된 ‘눈금을 새긴 돌’도 눈길을 끈다.●자연 앞 인간… 첨단기술·공간 배치로 재현 전시 하이라이트는 호모사피엔스가 살아왔던 환경을 컴퓨터 기술로 구현하고, 매머드와 동굴곰 등 지금은 사라진 멸종 동물 화석의 3차원 프린팅 모형을 한 공간에 배치한 ‘함께하는 여정’이다. 관람객이 발길을 멈추면 디지털 호수에 파동이 일면서 옆 사람과 선으로 연결된다. 유전자 가위, 인공지능 등으로 신의 영역인 생명 창조를 넘보는 인간이지만 환경 위기와 바이러스 감염 등 자연의 공격 앞에선 나약한 존재라는 점을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이 새삼 일깨워 줬다. 김상태 국립중앙박물관 고고역사부장은 “코로나19 이전에 기획됐는데 팬데믹을 거치며 전시 내용도 진화했다”면서 “인류의 자부심을 강조하는 초기 기획안에서 지구에 존재하는 다양한 생명체들과의 공존 메시지를 부각하는 방향으로 바뀌었다”고 소개했다. 인류학자, 역사학자, 뇌과학자 등 전문가 20여명이 참여한 전시 책자도 알차다. 오는 12월 국립중앙과학관, 내년 4월 전곡선사박물관에서 순회 전시할 예정이다.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 다섯달된 아들 둔 남성, 가정폭력으로 경찰 추격받자

    다섯달된 아들 둔 남성, 가정폭력으로 경찰 추격받자

    한 미국 남성이 여자친구를 잔인하게 폭행했다가 경찰의 추격을 받자 스스로 목숨을 끊는 장면을 인스타그램으로 생중계해 충격을 주고 있다. 앤젤 에르난데스 그라도(28)가 총으로 자신의 머리를 쏘는 동영상은 삭제됐지만 경찰의 추격을 받자 눈물을 흘리며 친구들과 통화하거나 음악을 듣는 영상은 여전히 남아있다. 그의 인스타그램은 대부분 아들과 차 사진으로 채워져있다. 산디에고 트리뷴은 지난 26일 그라도가 경찰의 추격을 받자 극단적인 선택으로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경찰은 그라도의 여자친구이자 다섯달 된 아들을 둔 여성에 대한 폭행 피해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 경찰이 출동했을 때 그라도의 여자친구(25)는 자신이 이틀 동안이나 아파트에 감금당했으며, 남자친구로부터 도끼로 맞았다고 호소했다. 그라도는 여자친구가 아파트를 떠나면 죽이겠다고 위협했으나 폭행 피해 여성은 이웃들의 도움으로 경찰에 신고할 수 있었다. 그라도가 사랑하는 아들을 낳은 여자친구를 심하게 폭행한 것은 불륜을 의심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오전 1시 30분쯤 그라도의 차를 찾아냈고, 수시간 동안 산디에고 경찰과 고속도로 순찰대는 그를 추격했다. 경찰은 수차례 그라도와 협상을 시도했지만, 그는 경찰에게 전화로 자신이 총을 갖고 있다고 했다. 그라도는 오전 6시 30분쯤 두 대의 무장차량을 비롯해 수십대의 경찰차가 에워싸자 목숨을 끊는 선택을 했다. 경찰은 곧 그를 오렌지 카운티 병원으로 옮겼고 사망 선고가 내려졌다. 그라도가 인스타그램에 마지막으로 올린 사진은 사망 당일 다섯달 된 아들을 자신의 BMW 차량 앞에서 안고 있는 모습이었다. 그는 아들에 대해 “얼마나 아들을 사랑하는지 말로는 표현할 수 없다”며 “그는 나의 전부이고, 너무 잘생겼으며 완벽하다”고 말했다. 그라도의 여자친구 역시 갈비뼈가 여러대 부러지고 온 몸에 멍이 들어 병원에 입원 중이다. 현지 언론은 경찰의 추격과정에 문제는 없었는지 문의 중이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조국사태’ 반성한다던 민주당 초선의원, 대통령 만나서는

    ‘조국사태’ 반성한다던 민주당 초선의원, 대통령 만나서는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오전 약 한시간 반 동안 더불어민주당 초선의원을 초청해 간담회를 열고 “나도 초선의원 출신이라는 면에서 동지 의식을 느낀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초선의원들과 대화의 장을 만들려 했으나 코로나19로 인해 그동안 초청을 하는 것이 여의치 않았다고 밝혔다. 이번 초선의원 간담회는 청와대 영빈관이 전통을 살리는 문양과 디자인으로 내부 리모델링을 한 뒤 처음 열린 행사라고 대통령이 직접 소개했다. 또 민주당은 민주주의, 인권, 평등, 복지, 남북 협력, 환경, 생태, 생명 등의 가치를 추구하는 정당이고, 혁신의 유전자(DNA)를 가지고 있는 역동적·미래지향적 정당이라는 면에서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대통령은 이어 진보가 내부적으로 단합하고 외연을 확장할 때 지지가 만들어지며 그 지지자들과 함께 참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초선 의원들에게 당부했다. 이에 대해 초선의원을 대표하여 고영인 의원은 한미 정상회담의 큰 성과에 대해 감사를 표했다. 아울러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재난지원금의 필요성, 군 부실급식 문제 해결 등 장병들의 처우 개선, 백신 휴가제 확대 등의 발언이 이어졌다.문 대통령은 “백신 접종이 속도를 내고 있어 집단면역 시기도 당겨질 것이며, 접종이 진행될수록 방역 상황도 좋아질 것”이라며 “국민들이 여름휴가를 잘 즐기고 마스크를 벗고 추석을 추석답게 가족들과 만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마무리했다. 이번 간담회는 지난달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과 초선의원 간 만남에서 의원들이 문 대통령과 만남의 자리를 마련해달라고 요청하면서 이뤄졌다. 초선의원들은 4·7 재보선 패배 후 당의 쇄신을 강하게 요구하는 등 개혁의 목소리를 내왔으며 특히 2030세대 초선 의원들은 지난 4월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관련한 자신들의 대응에 대해 사과하기도 했다. 민주당 오영환·이소영·장경태·장철민·전용기 의원 다섯 명이 4월 9일 ‘조국 사태’와 관련해 반성한다고 밝혔으나 ‘초선오적’으로 불리며 비난에 시달렸다. 하지만 이날 간담회에서 전날 송영길 민주당 대표가 사과한 조국 전 장관 관련 문제나, 전날 4대 그룹 대표와의 간담회에서 제기됐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사면과 같은 정무적인 사안들은 언급되지 않았다. 집값 폭등 등 문재인 정부의 대표적인 정책 실패와 관련한 이야기도 없었다. 고 의원은 ‘조국 사태’와 관련해 “논의 대상에 없었고 그것을 대통령에게 질문해야 될 필요성을 못 느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생가 바로 옆에 집 지은 ‘후기 안도현’… 낙향 아닌 상향을 꿈꾸다

    생가 바로 옆에 집 지은 ‘후기 안도현’… 낙향 아닌 상향을 꿈꾸다

    ●초로의 귀향, 새로움의 출발 안도현을 만나러 경북 예천으로 간다. 그가 40년 가까이 살았던 전주 쪽에서 이병초·박태건 시인이 출발했고, 나는 나대로 서울을 떠나 그가 새롭게 안착한 모천회귀의 공간에 닿았다. 예천을 가로지르는 내성천의 굽이를 천천히 바라보면서 그의 집에 들어섰는데, 커다란 유리창 안으로 그가 오수(午睡)에 빠져 있는 게 보인다. 그 고요에 압도당해 나는 전주 쪽 일행이 도착할 때까지 시인의 낮잠을 방해하지 않기로 한다. 그러나 그 고요는 그가 차근한 노동으로 마련했을 돌담과 텃밭, 비닐하우스, 닭장, 연못, 꽃과 나무들이 웅성거리는 소리였을 것이다. 낮은 대문 앞에는 “안도현 시인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시인이 베푼 고마움을 잊지 않기 위해 여기 심었습니다”라고 쓰인 작은 비석과 함께 전북산(産) 팽나무가 지금은 비록 앳되지만 한 뼘씩 늘씬하게 자라 가고 있었다. 일행이 도착했고, 강릉 사는 딸네 집에 갔던 시인의 아내 박성란 선생도 돌아와 하룻밤 식구는 이제 다섯 명이 됐다. “귀향하고 나서 한 해가 어느새 훌쩍 지났네요. 나무와 꽃들을 마당 앞뒤로 심었고 돌담을 쌓았고 텃밭을 마련했습니다. 밭에 거름더미도 만들고 비닐하우스도 작게 지었어요. 정말 많이 바빴어요.” 어디 그뿐이랴. 시인은 그 사이사이로 학생들에게 온라인 강의를 하고, 아침저녁으로 새소리를 들으며 동식물들의 행적을 눈으로 귀로 따라갔다. 아파트라는 문명의 허공에서 수십 년 살다가 지상에 발을 디딘 결과가 이렇게 풍요롭고 즐겁기만 하다. 귀향 무렵 외손녀도 보았으니 이제 영락없이 할아버지가 된 초로(初老)의 시인은 경사를 겹으로 맞이한 것이다. 그렇게 돌아온 예천은 ‘후기 안도현’의 넉넉하고 새로운 출발점이 돼 줄 것이다.●“가난하고 외롭고 높고 쓸쓸한” 시인의 존재론 안도현은 1961년 예천군 호명면 황지리에서 태어났다. 지금 집을 지은 곳은 자신이 태어난 생가 바로 옆이다. “고향을 떠나 스무 살 이후 전북 지역에서 40년간 살다가 작년 초에 고향으로 돌아와 살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말년의 생애를 살러 낙향(落鄕)한 것이 아니라 이곳에서 새로운 시와 생명의 에너지를 생산하는 상향(上鄕)을 꿈꾼다고 강조했다. 그의 이러한 생각과 실천은 그의 고향에 흐르는 내성천처럼 격한 탁류가 아니라 잔잔하고 투명한 시냇물이 돼 많은 이들의 기억으로 전이돼 갈 것이다. 그리고 시인은 그 시냇가에 아무렇게나 흩어져 있는 시간과 기억과 사물을 담으면서 그네들에게 새로운 생각과 마음과 이름을 선사해 갈 것이다. 안도현은 1981년 대구매일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했다. 약관 스무 살 때의 일이다. 물론 그는 십대 때부터 성숙한 소년 문사였다.“고등학교 때 문예반에 들어가면서부터 글을 쓰기 시작했어요. 처음 접한 문학은 마약 같은 것이어서 학교 공부를 제쳐 놓고 시를 읽고 쓰는 일에 푹 빠져 버렸습니다.” 그는 그때 겉으로 보기에는 말썽을 피우지 않는 얌전한 학생이었지만 마음속에는 삶과 문학에 대한 오기로 뭉쳐져 있었다고 회상한다. 그가 다닌 대구 대건고에서는 시인 도광의 선생이 학생들을 가르쳤는데, 지금도 문단에 나와 활동하는 대건고 출신 선후배 문인들이 제법 많다. 그러다가 1984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당선하면서 확연하게 한국 현대시사로 진입하게 된다. 첫 시집 ‘서울로 가는 전봉준’(1985)은 그를 우리 시단과 역사 속에 각인한 문학사적 사건이었다. “그 시절 저를 포함해 젊은 시인들이 가졌던 시와 역사를 향한 열정은 정말 대단했습니다. 제게도 시인이 어떤 존재인가를 알게 해 준 ‘불의 시대’였지요.”그 ‘불의 시대’를 건너 시인은 천천히 작고 느리고 외따로 존재하는 것들의 가치를 발견해 간다. ‘불꽃’의 시대에서 ‘나무/꽃’의 시대로 옮겨 간 것이다. 특별히 ‘바닷가 우체국’ 이후 안도현은 자연에 대한 감각이 눈에 띄게 점증하면서 자신만의 시적 브랜드를 만들어 간다. 그의 시가 지닌 섬세한 감수성과 탁월한 언어 감각은 이때부터 아름다운 서정성으로 많은 독자를 사로잡아 갔다. 소소하고 쓸쓸한 존재자들에 대한 세심한 발견을 통해 현실 경험과 그것의 상상적 치유 과정을 깊이 있게 노래한 결과였다. 이처럼 시인은 따스한 화해의 세계를 지속시키면서도 인간과 자연이 하나로 몸을 바꾸는 순간을 드러내면서 허공의 물기가 한밤중 순식간에 나뭇가지에 맺혀 꽃을 피우는 순간까지 잡아내게 된다. 그 결과가 결국 ‘능소화가 피면서 악기를 창가에 걸어 둘 수 있게 되었다’라는 구절에 가닿게 된 것이다. 그의 열한 번째 시집 ‘능소화가 피면서 악기를 창가에 걸어 둘 수 있게 되었다’(2020)는 오랜만에 전해진 ‘시인 안도현’의 편지 같은 존재다. 한때 절필 선언 후 살아온 날들이 담긴 이번 시집을 독자들은 오래도록 기다렸을 것이다. “나무나 꽃과 대화하고 서로 알아보면서 이곳에서 인생을 완성에 가깝게 한번 만들어 보려고요. 거창하게 모천회귀라고까지 할 건 없지만, 그래도 오랜만에 안긴 어머니 품 같기는 합니다.” 그는 이러한 시간이 담긴 이번 시집을 두고 “여건과 환경이 바뀌면서 모든 것을 세심하게 관찰하게 됐고 그에 따라 시도 조금씩 바뀌어 가는 것 같다”고 한다. 그런데 그는 이번 시집의 ‘시인의 말’을 통해 “갈수록 내가 시를 쓰는 사람이 아닌 것 같다”고 말하기도 한다. 안도현이 ‘시를 쓰는 사람’이 아니라니? 안도현이 안 쓰면 누가 쓰나? 나는 그 말이 이제 그가 시를 ‘쓰는’ 단계에서 시를 ‘사는’ 단계로 이월하는 순간을 담아낸 것으로 생각한다. “나는 둘레를 얻었고/그릇은 나를 얻었다//그릇에는 자잘한 빗금들이 서로 내통하듯 뻗어 있었다/빗금 사이에는 때가 끼어 있었다/빗금의 때가 그릇의 내부를 껴안고 있었다”(그릇) 이번 시집에서 시인은 자신이 버리기 어려운 허물을 고백하고 반성하지 않는가? 이제 좀 고독해져도 좋겠다는 생각을 들려주는 그는 자신이 사랑했고 평전까지 집필했던 백석(白石)이 노래한 “가난하고 외롭고 높고 쓸쓸한” 시인의 존재론을 고향 예천에서 구상하고 완성해 갈 것이다. 그 믿음이 이제 시를 ‘살아가는’ 힘을 줄 것이다.●잔잔하고 투명한 시냇물 같았던 봄날 시인이 고향에 돌아와 우선으로 한 일은 돌담이나 텃밭이라는 형상으로도 나타났지만, 예천의 자연과 역사와 문화를 연구하고 알리는 잡지 ‘예천산천’ 창간으로도 결실을 이뤘다. 그는 이 계간 잡지의 편집인을 맡았다. “예천은 비록 작은 고을이지만 그래서 역설적으로 막무가내의 개발로부터 소외돼 온 곳이기도 합니다. 그나마 보존된 것들이 있을 수밖에 없지요. 고향분들을 한 분 한 분 만나 아직도 남아 있는 예천의 자연과 문화 유적들을 잘 지켜 가려고 합니다.” 그동안 안도현은 인간과 인간이, 인간과 자연이, 자연과 자연이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을 노래해 온 시인이다. 그러한 그의 시선이 이제 고향의 작고 느리고 아름다운 사물과 순간과 기억 속에서 더욱 고귀한 삶의 이법을 포착하고 발견해 가는 성취를 이루어 갈 것이다.“내성천은 우리나라에서는 보기 드문 모래 강입니다. 폭도 매우 넓은 귀한 강이지요.” 그런데 상류에 갑자기 영주 댐이 건설되면서 모래사장은 풀밭으로 급속도로 변해 버렸다는 것이다. 물론 아직은 모래가 제법 많다. 시인은 어릴 적 여름이면 매일 이 강변에서 살았다고 한다. “내성천 곁에 살게 됐으니 내성천을 원형대로 복원하는 데 헌신하려고 합니다.” 이제 내성천의 역사와 기억을 담은 그의 시와 글과 삶의 흔적들이 안도현의 ‘예천 시대’를 열어 갈 것임을 내비치는 순간이었다. 그렇게 고향 예천은 안도현에게 아득한 과거이자 첨예한 미래다. 다음날 우리 일행은 시인의 안내를 따라 도정서원에 들렀다. 선조 때 좌의정을 지낸 정탁(鄭琢) 선생의 위패를 모신 곳에서 우리는 내성천의 살가운 흐름을 더 가까이 볼 수 있었다. 그렇게 이틀 동안 안도현의 고향 예천의 아름답고 잔잔하고 투명한 봄날을 누렸다. 그야말로 “오동꽃 핀 줄 모르고/5월이 간”(식물도감) 순간이 우리의 몸안에 남은 것이다. 이제 예천에서 외롭고 높고 쓸쓸한 ‘후기 안도현’의 시가 탄생해 갈 것을 생각하면서 우리는 전주로 서울로 향했다. 고향의 자연과 역사에서 발견하는 시와 삶을 그리고 있을 안도현의 다음 세계가 더욱 아름다운 화폭으로 나타날 것을 마음 깊이 고대하면서 말이다. “뒷산에/핑계도 없이/와서//이마에 손을 얹는/먼 물소리”(우수(雨水))를 한껏 들을 수 있었던 따뜻하고 화창한 예천의 봄날이었다. 문학평론가·한양대 교수
  • 文 “총리 중심으로 마지막 1년 단합”… 金 “마지막 내각도 원팀”

    文 “총리 중심으로 마지막 1년 단합”… 金 “마지막 내각도 원팀”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김부겸 신임 국무총리를 임명하며 “총리 중심으로 마지막 1년을 결속력을 높여 단합해달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김 총리와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안경덕 고용노동부 장관,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했다. 문 대통령은 임명장 수여 후 환담에서 “김부겸 국무총리가 문재인 정부 1기 내각의 일원으로 주요 국정과제에 대해 잘 이해하고 있다”며 김 총리 중심으로 단합을 당부했다. 김 총리는 문재인 정부 첫 행정안전부 장관을 역임했다. 이어 “코로나19라는 사회적 재난을 극복하고 경제를 회복시키는 데 노력해 달라”며 “무엇보다 부처 간 협업을 바탕으로 민간과 기업들과 소통하고 협력하는 것이 재난을 극복하는 가장 큰 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요즘 산재사고로 마음이 아프다. 산재사고로 생명과 가족을 잃는 안타까운 일들이 이어지고 있다”며 “고용노동부를 중심으로 모든 부처가 각별하게 관심을 갖고 산재사고를 줄이도록 노력하라”고 말했다. 김 총리는 “문재인 정부 1기 내각은 팀워크가 좋고 서로 신명을 내서 일했다”며 “마지막 내각도 원팀이 되어서 대한민국 공동체가 앞으로 나가는 데 온 힘을 쏟을 것이다. 장관님들, 우리 함께 열심히 하자”고 화답했다. 청문회에서 ‘가족 동반 외유성 출장’, ‘논문 내조’ 등의 의혹을 받은 임혜숙 장관은 “청문회를 거치며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며 “4차 산업혁명, 디지털 전환 시기에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역할이 크다. 소통하고 협력하겠다”라고 말했다. 문승욱 장관은 “코로나 이후 경제를 정상궤도에 안착시키는 데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며 “수출 확대, 탄소중립, 반도체 강국 구현에 주력하겠다. 기업이 혼자 이겨낼 수 없는 만큼 정부가 곁에 서서 돕겠다”라고 밝혔다. 안경덕 장관은 “청년, 여성 등 고용 취약계층의 고용 상황이 나아져서 이를 체감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또한 산업재해로 온 국민이 걱정이 많으신데, 산업재해로부터 안전한 사회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노형욱 장관은 “부동산 시장 안정과 투기 근절이 최우선 과제”라며 “여러 부처, 지자체와의 협력이 필요하고, 국회 입법도 중요하다. 정부의 공급대책이 차질없이 이루어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LH의 신뢰를 회복하도록 구조를 혁신하는 작업도 조속히 진행하겠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여당이 전날 단독으로 김 총리의 인준안을 통과시키고, 임혜숙 장관, 노형욱 장관에 대한 인사청문보고서를 채택한 지 하루 만에 세 사람에 대한 임명안을 재가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바나나 나무 몇백그루 훼손해도 새 둥지 피해 안 준 코끼리 떼

    바나나 나무 몇백그루 훼손해도 새 둥지 피해 안 준 코끼리 떼

    인도에서 야생 코끼리 떼가 작은 마을 옆 숲에서 날뛰어 300그루가 넘는 바나나 나무를 쓰러뜨렸다. 소동이 가라앉고 나서 피해를 확인해보니 한 그루만이 무사했는데 거기에는 갓태어난 참새들이 있는 둥지가 있었다고 인디안 익스프레스 등 현지매체가 9일(현지시간)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인도 남부 타밀나두주 에로드 지방에 있는 사티아망갈라 마을에서 야생 코끼리 다섯 마리가 인근 숲에서 날뛰기 시작했다. 이들 코끼리는 크리슈나사미(Krishnasamy)라는 성만 밝혀진 남성 소유의 농장에 침입해 그곳에 있던 바나나 나무를 차례로 쓰러뜨렸다. 코끼리들의 습격이 끝난 뒤 크리슈나사미는 농장 직원들과 함께 피해 상황을 확인한 결과, 300그루가 넘는 바나나 나무가 훼손된 것으로 확인됐다. 불과 다섯 마리의 코끼리가 이만큼 피해를 냈다는 점에서 이들 야생 동물이 화가 나 날뛰고 있었다고 상상할 수 있다. 주변 일대가 쓰러진 나무로 가득 메워져 대부분의 바나나를 버리게 된 가운데 한 그루만 그대로 서 있었다.이상하게 생각하고 다가간 크리슈나사미는 나무에서 새 둥지를 발견했고 거기에는 갓태어난 새끼 네다섯 마리가 있었다는 것이다. 당시 모습을 촬영한 영상에는 둥지가 놓인 나무 주위에 많은 나무가 쓰러져 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300그루가 넘는 나무를 쓰러뜨리며 난동을 부린 코끼리들이 우연히 이 나무만을 공격하지 않았다는 점은 새끼 새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배려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농장 측 설명이다.현지방송 탄티TV가 소개한 이 영상을 인도산림청(IFS) 직원 파르빈 카스완이 지난 7일 트위터를 통해 공유했고 조회 수는 지금까지 44만7000회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이 뉴스를 본 네티즌들은 “코끼리는 생명의 소중함을 알고 있다”, “대자연의 멋진 일면이다”, “동물은 인간보다 섬세하다”, “친절한 마음을 갖는 것에는 동물도 인간도 관계 없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해당 코끼리들이 난동을 부린 원인이나 인간에 관한 피해 등에 대해서는 아직 밝혀진 것은 없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가짜 총으로 보석 털려다가…주인 진짜 총에 숨진 伊 강도들

    가짜 총으로 보석 털려다가…주인 진짜 총에 숨진 伊 강도들

    보석 가게 침입한 강도 2명 숨져부상 당한 1명은 병원서 체포돼경찰, 가게 주인 과잉방어도 조사 이탈리아에서 가짜 총을 들고 보석 가게에 침입한 강도 2명이 가게 주인이 쏜 진짜 총에 맞아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1일(현지시간) 이탈리아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오후 6시 45분쯤 북부 피에몬테주 쿠네오 지역의 한 보석 가게에 권총과 흉기를 든 3인조 강도가 침입해 진열돼 있던 보석과 현금을 쓸어 담았다. 강도들은 66세 나이의 가게 주인과 아내, 딸 등 가족을 죽이겠다고 위협했다. 그들은 가게 주인을 주먹으로 폭행했고, 다른 가족들은 전깃줄로 결박했다. 이 때 가게 서랍 속에 숨겨둔 권총을 꺼낸 주인이 강도들을 향해 다섯 발을 쐈다. 총을 맞은 범인 2명은 현장에서 사망했다. 숨진 강도들의 나이는 각각 58세, 45세였다. 다리에 총상을 입은 34세의 다른 범인은 달아난 뒤 당일 밤 치료를 받으러 인근 병원에 들어갔다가 경찰에 체포됐다. 경찰 조사 결과 당시 강도들이 들고 있던 총은 가짜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사건 경위와 함께 가게 주인에게 합법적 자위권을 넘어선 과잉방어 및 과실치사 혐의가 있는지 조사하고 있다. 가게 주인 측은 생명의 위협을 느낀 당시 상황을 설명하며 정당방위임을 주장하고 있다. 가게 주인은 사건 후 현지 방송 Tg1과의 인터뷰에서 “오른손으로 계산대를 열면서 왼손으로는 서랍에서 총을 꺼냈다. 동시에 서로를 겨누는 상황이었다”고 발포 배경을 설명했다. 담당 변호인은 “의뢰인은 현재 매우 어려운 시간을 보내는 중”이라면서 “그는 자신은 물론 가족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필요한 일을 했다고 믿고 있다”고 강조했다.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삼성생명株 몰아주기로 ‘이재용의 삼성’ 굳혔다…홍 여사가 자신 몫 포기

    삼성생명株 몰아주기로 ‘이재용의 삼성’ 굳혔다…홍 여사가 자신 몫 포기

    ‘삼성오너 일가‘가 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남긴 유산 중 삼성생명 주식의 상당수를 이재용 부회장에게 ‘몰아주기’했다. 삼성전자, 삼성물산, 삼성SDS 등 나머지는 법정 상속비율에 따라 나눴다. 삼성 지배구조의 핵심인 삼성생명 주식을 이 부회장에게 몰아주면서 현 지배구조를 공고히 한 것이다. 그러면서도 삼성전자를 비롯한 나머지 주식은 법정상속비율대로 분배해 막대한 상속세에 대한 부담도 분산하는 전략을 택했다. 삼성오너 일가는 30일 각 계열사 공시를 통해 약 19조원 상당에 달하는 이 회장의 주식을 유족들끼리 어떻게 나눴는지 구체적 비율을 공개했다. 이 회장이 20.76% 보유하고 있던 삼성생명 주식은 이 부회장이 2075만 9591주를, 이부진 호텔신라 대표는 1383만 9726주, 이서현 삼성공익재단 이사장은 691만 9863주를 각각 상속받았다. 상속분의 절반이 이 부회장에게 돌아가고, 이 대표가 6분의 2, 이 이사장이 6분의 1을 받은 것이다. 홍라희 여사에 대한 상속분은 없었다. 원래 법정상속 비율대로라면 홍 여사가 9분의 3, 세 남매가 각각 9분의 2를 가져가야 했는데 홍 여사가 자기 몫을 포기하고 이를 자녀들에게 나눠준 것이다.이 부회장은 이번 상속으로 삼성생명 지분 10.44%를 보유하며 개인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이 대표는 6.92%, 이 이사장은 3.46%다. 나머지 삼성전자(4.18%)·삼성물산(2.88%)·삼성SDS(0.01%) 주식은 상속비율에 따라 나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지분율은 홍 여사가 2.3%로 개인 최대주주로 올라섰고, 이 부회장 1.63%, 이 대표와 이 이사장이 각각 0.93%으로 됐다.이러한 주식 배분은 이 부회장의 삼성전자 지배체제를 공고히 하면서도 막대한 상속세 부담은 분산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현재 삼성은 ‘이 부회장→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갖추고 있는데 이 중 핵심인 삼성생명 주식을 이 부회장이 더 받으면서 현 체제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그러면서도 상속세만 9조원이 달하는 삼성전자 주식을 다른 유족들과 나누는 방식을 택한 덕에 막대한 상속세 부담을 유족들이 공동으로 감내할 수 있게 됐다. 유족들은 지난해엔만 1조 3079억원에 달했던 삼성전자의 막대한 배당금을 통해 12조원이 넘는 막대한 상속세 마련에 대비할 것으로 보인다. 재계 관계자는 “이 회장이 1대 주주였던 삼성생명은 경영상 목적을 위해 이 부회장이 주식의 절반을 상속받았다”면서 “가족 사이에 원만히 합의된 결과다. 현재 지배구조에서 특별한 변화가 없을 전망”이라고 말했다.다만 현재의 지배 구조를 유지하는 데에 있어서 ‘보험업법 개정안’이 향후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제출한 보험업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보유 지분 8.51% 가운데 5.51%를 팔아 ‘시가 기준’ 3%로 지분율을 낮춰야 한다. 만약 이렇게 되면 현재의 삼성 지배구조가 다소 약해질 가능성이 지적되고 있는데 법안 통과 여부에 따라 지배구조 전략을 다소 수정하게 될 수도 있다. 한편 이 회장 유족의 세무대리인 김앤장은 이날 오후 3시쯤 용산세무서에 상속세를 신고하고 신고세액의 6분의 1을 납부했다. 이날은 이 회장 유족의 상속세 신고 기한 마지막 날이었다. 상속세 신고 내용 검증은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이 맡는다. 상속인들은 이날 상속세의 6분의 1인 2조여원을 먼저 내고 앞으로 5년간 다섯차례에 걸쳐 나머지 10조여원을 납부할 계획이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이건희 회장 유족들, 오늘 상속세 신고…일단 2조원 먼저 납부

    이건희 회장 유족들, 오늘 상속세 신고…일단 2조원 먼저 납부

    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유족이 30일 용산세무서에 상속세를 신고했다. 이날 오후 3시쯤 유족의 세무대리인이 김앤장이 상속세를 신고하고 신고세액의 6분의 1을 납부했다. 이날은 이 회장 유족의 상속세 신고 기한 마지막 날이었다. 이 회장이 남김 삼성전자 삼성생명, 삼성물산 등의 주식과 부동산 등을 모두 합치면 12조원 이상을 상속세로 납부할 것으로 알려졌다. 홍라희 여사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의 상속인들은 이날 상속세의 6분의 1인 2조여원을 먼저 내고 앞으로 5년간 다섯차례에 걸쳐 나머지 10조여원을 납부할 계획이다. 상속세 신고 내용 검증은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이 맡는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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