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다섯
    2026-07-23
    검색기록 지우기
  • 이대
    2026-07-23
    검색기록 지우기
  • 무인
    2026-07-23
    검색기록 지우기
  • 사료
    2026-07-23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22,068
  • [여자프로농구] 3점슛 ‘천사’ 변연하

    [여자프로농구] 3점슛 ‘천사’ 변연하

    36세 큰언니 “후배들 덕분” 103득점 KB, 신한은행 제압 서른여섯 변연하(KB스타즈)가 ‘3점슛 천사’가 됐다. 변연하는 17일 인천 도원체육관을 찾아 벌인 2015~16 KDB생명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신한은행과의 6라운드 마지막 대결에서 3점슛 4개를 더해 정규리그 개인 통산 1004개를 기록했다. 변연하는 1쿼터 종료 5분 13초를 남기고 3점슛을 넣어 지난 14일 삼성생명을 상대로 기록했던 정규리그 통산 3점슛 1000개를 하나 넘어섰다. 경기 전까지 나란히 했던 박정은(39) 삼성생명 코치를 앞질러 한국여자농구연맹(WKBL)에서 누구도 밟지 못한 고지를 발아래 두는 순간이기도 했다. 그는 같은 쿼터 종료 3분 47초를 남기고 나타샤 하워드의 공격 리바운드로 건진 공격 기회에서 또다시 3점슛을 터뜨렸고 3쿼터에도 2개를 시도해 2개 모두 림 안에 꽂아 넣었다. 1999년 삼성생명에 입단해 겨울리그부터 뛰기 시작한 변연하는 2001년 8월 9일 금호생명을 상대로 3점슛 100개째를 기록했고 6년 뒤인 2007년 11월 14일 역시 금호생명을 상대로 통산 500개를 달성했다. 2008~09시즌 KB스타즈로 옮긴 변연하는 그 뒤 세 시즌 동안 무려 233개의 3점슛을 쌓으며 리그 최고의 3점슈터로 올라섰다. 14일 삼성생명전에서 3점슛 둘을 넣어 박정은 코치와 타이를 이룬 변연하는 이날 새 기록을 작성하며 WKBL의 새로운 전설이 됐다. 변연하는 경기 뒤 “후배들이 언니를 많이 도와줘 대기록을 세운 것 같다”며 후배들에게 공을 돌렸다. KB스타즈는 이날 3점슛 12개를 터뜨리며 103점을 올려 올 시즌 한 경기 팀 최다 득점을 경신했다. 신한은행을 103-79로 일축하며 3연승을 내달린 ‘서동철 사단’은 삼성생명과 공동 3위로 올라섰다. 이제 남은 7라운드 다섯 경기에서 준플레이오프(PO)에 진출하는 3위 티켓 한 장을 놓고 삼성생명, 한 경기 뒤진 5위 신한은행과 치열한 각축을 벌이게 됐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현장영상] 브레이브걸스, 5년전 데뷔곡 ‘아나요’ 또 선보인 이유는?

    [현장영상] 브레이브걸스, 5년전 데뷔곡 ‘아나요’ 또 선보인 이유는?

    걸그룹 브레이브걸스의 ‘변했어’ 발매 기념 컴백 쇼케이스가 16일 서울 강남구 선릉로 일지아트홀에서 열렸다. 이날 브레이브걸스는 신곡 ‘변했어’와 자신들의 2011년 데뷔곡 ‘아나요’의 무대를 선보였다. 이번 쇼케이스는 신곡 ‘변했어’를 위한 쇼케이스였지만 ‘아나요’의 무대가 더욱 큰 의미로 다가왔다. 새롭게 합류한 민영, 유정, 은지, 유나, 하윤 다섯 명의 멤버에게 이번 무대는 사실상 데뷔 무대나 다름없었고, 그런 의미에서 브레이브걸스의 데뷔곡 ‘아나요’는 브레이브걸스의 새로운 구성원이 되는 일종의 통과의례였기 때문이다. 한편 2011년 발매된 브레이브걸스의 데뷔곡 ‘아나요’는 용감한형제와 브레이브엔터테인먼트 소속 프로듀서 ‘별들의 전쟁’이 합작한 작품으로, 가스펠 스타일의 편곡과 펑키한 느낌의 보이스샘플이 80년대 블랙뮤직의 향취를 느끼게 하는 곡이다. 김형우 기자 hwkim@seoul.co.kr ☞ [현장영상]“우리 복근 좀 보실래요” 브레이브걸스, ‘머슬퀸’ 접수☞ [쇼케이스 현장취재] 브레이브걸스 ‘변했어’로 컴백, 어떻게 변했나
  • 당신이 오카야마에 간다면

    당신이 오카야마에 간다면

    그러니까 이 모든 건 다 기차 때문이다. 일본 기차 여행이 편리한 건 여행 좀 해본 사람이면 다 아는 사실이라지만, 오사카 간사이공항에서 200km 넘게 떨어진 오카야마가 이렇게 쉽게 연결될 줄은 몰랐다. 꼭 가야 할 곳이라며 기나긴 리스트를 작성하지 않아도 좋은 동네. 느긋한 오카야마로의 여행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This stop is Okayama첫 번째 역오카야마岡山 청명함, 단출함 그리고 느긋함 오카야마는 오사카와 히로시마 사이 세토내해와 접해 위치하고 있다. 동쪽으로 간사이 지방, 서쪽으로 히로시마와 규슈, 남쪽으로 시코쿠를 연결하는 지리적 이점으로 인해 이곳은 예로부터 교통과 물류의 요지였다. 게다가 일조량이 풍부하고 기후가 온난해 땅과 바다에서 거둬들인 수확도 풍부했다. 스스로를 청명한 고장이라 칭하는 이곳은 이름처럼 자연과 더불어 느리고 풍요롭게 발전해 온 지방이다. 그러한 오카야마로 최근 외국 여행자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어디로 발길을 돌려도 좋은 그 느긋함을 찾아서다. 오카야마시는 오카야마현의 최대 도시지만 도심 풍경은 단출하다. 서쪽 오카야마 기차역에서 동쪽으로 30여분 거리 안에 오카야마의 자부심인 오카야마성과 일본 3대 정원으로 꼽히는 고라쿠엔을 비롯해 다수의 미술관과 심포니홀 등 문화 공간이 흩어져 있다. 먼저 도착한 곳은 오카야마성. 영주 우키타 히데이에에 의해 1597년에 완성된 오카야마성은 아사히강을 해자처럼 두르고 솟아 있다. 본래 흐르던 강의 줄기를 바꿔 지금처럼 성을 휘돌아 나가게 했다고 전해진다. 당시 영주의 권위와 힘을 짐작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우키다 나오이에부터 이케다 아키마사까지 총 14명의 영주가 280년에 걸쳐 성의 주인으로서 이 지역을 관할했다. 성에서 가장 높은 6층 천수각에 올라 보면 그들이 조망하려 했던 풍광이 어떤 것이었는지 짐작 가능하다. 내부에는 이케다 가문의 유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일본의 성 중 드물게 검은색을 띄고 있어 우조, 까마귀 성이라는 별명도 얻은 이곳은 1945년 세계대전 중 소실되었고, 1966년 복원해 현재 오카야마시가 관할하고 있다. 오카야마성에서 쯔루미 다리를 건너면 고라쿠엔으로 이어진다. 이바라키현의 가이라쿠엔, 이시카와현의 겐로쿠엔과 더불어 일본의 3대 정원으로 꼽히는 곳이다. 미슐랭 가이드는 음식과 관련한 레드 가이드 외에 여행 정보를 평가하는 그린 가이드도 펴내는데, 레드와 동일하게 그린 역시 별 3개를 최고점으로 친다. 고라쿠엔은 이 그린 가이드에서 당당하게 별 3개를 받은 곳이다. 과거 영주가 찾으면 기거하는 곳이었다던 엔요테이 안쪽의 가쿠메이칸. 다다미로 칸칸이 이어진 내부의 나무문을 열어젖히니 고라쿠엔의 풍광이 바람처럼 왈칵 밀려들어온다. 나무와 물과 바람과 하늘, 자연의 조화가 말 그대로 한 폭의 그림 같다. 감탄하고 있는데 거짓말처럼 두루미 한 마리가 우아하게 날아간다. 고라쿠엔의 홍보담당자 미카 사카모토씨에 의하면 고라쿠엔에는 현재 8마리의 두루미가 있는데, 이들은 매일 산책길을 걷는 등 일정한 훈련을 받고 있단다. 4마리는 아직 초보이고 훈련이 잘 된 4마리가 시간에 맞춰 공원을 우아한 몸짓으로 날아다닌다는 것. 3대 정원의 명성은 거저 얻은 게 아니었다. 약 14만2,000m2의 이 드넓은 정원은 봄의 벚꽃과 매화부터 여름의 꽃창포와 차나무, 가을의 단풍과 겨울의 설경까지 계절을 눈으로 맛볼 수 있다. 어디를 걸어도 절로 건강해지는 기분이 드는 고라쿠엔에서 가장 좋은 뷰포인트를 꼽자면 단연 니시키가오카 언덕이다. 6m 가량 올라온 인공 언덕인데 시선을 가리는 건물이 하나도 없으니 내려다보는 전망이 고층 전망대 못지않다. ▶inside Okayama 모모타로의 전설일본 전역에서 통용되는 동화 같은 설화 모모타로 이야기가 이곳 오카야마에선 특히 자주 등장한다. 모모타로가 구술 전술된 이야기기에 이곳과 관련 있다는 역사적 증거는 없으나 오카야마가 복숭아의 고장이란 점, 유난히 물이 맑고 청명한 지역이라는 것 때문에 자연스럽게 오카야마의 상징이 되었다. 오카야마 서쪽 외곽에는 모모타로 전설의 근원으로 여겨지는 일본의 고대 왕족을 모신다는 기비츠신사도 있다. 도시 곳곳에서 모모타로의 동상과 그림을 볼 수 있으며, 특히 시내 곳곳에서 만날 수 있는 맨홀 위의 모모타로가 앙증맞다. 명물 전차 오카덴 오카야마시에선 이곳의 명물 노면전차 오카덴을 타 보자. 오카야마성과 고라쿠엔에 가려면 오카야마 기차역에서 출발해 시로시타 정거장에서 내리면 된다. 약 5분 남짓 소요된다. 요즘 일본에서 전차의 부활이 유행인데, 오카야마는 비록 운행 구간이 축소되긴 했지만 한 번도 명맥이 끊어지지 않고 100년을 이어 왔다. 전차의 부활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사회학자들은 주민의 평균 연령이 높아지는 것에서 찾는다. 장년층이 속도 위주의 지하철보다 전차를 훨씬 편안하게 느낀다는 것이다. 쇼핑은 이온몰 일본 전역에서 만날 수 있는 대형 쇼핑몰 이온몰. 2014년 오카야마시에 개관했는데 기차역에서 도보 3분이라는 초중심지에 들어선 것이 특징이다. 지하 2층에서 7층까지 도심 속 쇼핑몰로는 꽤 큰 규모인데 패션부터 리빙, 갤러리, 다이닝까지 입점 점포도 훌륭하다. 특히 1층에 질 좋은 슈퍼마켓을 전면 배치했는데 시민은 물론이고 여행자가 이용하기에게도 더할 나위 없이 편리하다. ●This stop is Kurashiki두 번째 역 구라시키倉敷 곳간에서 꺼낸 우아한 미관지구 오카야마시를 벗어나 오카야마현으로 여행 구간을 넓히면 입소문 1순위는 단연 구라시키다. 오카야마에서 기차로 20분이면 닿는 이곳 구라시키에는 에도시대의 건축물이 그대로 보존된 전통마을이 있다. 구라시키는 에도시대 초반부터 물류의 중심지로 번성했다. 구라시키강을 따라 쌀과 면화를 보관하기 위한 창고가 들어섰고, 물길을 따라 배들이 물건을 실어 날랐다. 구라시키라는 도시의 이름 자체가 광, 곳간을 뜻하는 ‘구라’에서 왔을 정도. 이런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한 곳이 바로 구라시키 미관지구美觀地區다. 역사보존지구이자 관광지인 셈인데 다른 지역과 달리 상점가 이층에 일반 시민들이 살아간다. 과거와 현재, 관광과 일상이 그윽하게 맞물려 있는 모범적인 예라 하겠다. 구라시키 기차역에서 걸어서 10분여, 미관지구에 들어서면 마치 시간을 건너 뛴 듯 에도시대의 전통가옥과 거리풍경이 펼쳐진다. 오래된 쌀 창고를 개조한 공간에 아름다운 일상용품을 전시한 구라시키 민예관, 수백년이 넘은 상인의 집을 개조한 료칸, 옛 방적공장을 개보수한 아이비스퀘어 등은 이 미관지구를 떠받치는 장소들이다. 미관지구를 풍요롭게 하는 상징적인 장소가 하나 더 있다. 바로 오하라 미술관이다. 1930년 일본 최초의 사립미술관으로 설립된 오하라 미술관은 무려 3,500여 점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는데, 그 작가 목록이 모네, 로댕, 엘 그레코, 샤갈, 고갱, 모딜리아니, 르누아르, 세간티니, 피카소 등 놀랍도록 화려하다. 오하라 미술관은 구라시키에서 방적공장을 일군 오하라 마구사부로와 그가 후원했던 화가 고지마 도라지로의 합작품이다. 성공한 사업가이자 문화 후원에 관심이 높았던 오하라 마구사부로에게 화가 고지마 도라지로는 서양의 대작을 소장할 것을 권유한다. 1920년대 고지마 도라지로는 직접 유럽으로 출장을 떠나 세심하게 작품을 선별했다. 이 과정에서 모네와 마티스에게서 직접 작품을 구입하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 구라시키의 자랑이 된 오하라 미술관은 그렇게 태어났다. 안타깝게도 고지마는 미술관의 완성을 보지 못하고 사망했지만 그의 뛰어난 감식안과 선견지명은 지금껏 수많은 주민과 여행자들의 예술적 허기를 채워 주고 있다. 오하라 미술관에서 대각선으로 강을 건너 내려가면 아이비스퀘어에 닿는다. 붉은 벽돌로 쌓은 외벽을 담쟁이덩굴이 싸고도는 모양이 이름 그대로다. 이곳은 옛날 방직공장을 리모델링하여 호텔과 레스토랑, 박물관으로 탈바꿈시켰다. 1974년 완성되었는데 건물의 기본 형태는 그대로 유지한 채 내부시설을 바꾸고, 감각적인 인테리어를 가미해 현대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실제로 현지 주민들의 결혼식 야외 촬영 장소로 각광받고 있다. 161개의 객실을 보유한 아이비스퀘어호텔 역시 과거의 기억을 온전히 간직하고 있다. 당시 골조를 살리며 공사하느라 몹시 애를 먹었지만 그 덕분에 특유의 분위기를 이어 올 수 있었다는 평가다. 그러니까 이곳 구라시키는 과거 곳간 창고가 넘쳐나는 물류지대에서 한동안 방직공장이 즐비한 도시였다가 그 역사를 잘 보존해 오늘날 여행자를 품는 곳으로 변모된 셈이다. ▶inside Kurashiki 아기자기한 미관지구 구라시키 미관지구를 생동감 있게 하는 것은 단연 아기자기한 가게들이다. 천편일률적인 토산품 가게가 아니라 제 개성을 뽐내는 곳들이 많다. 공업용 테이프를 생산하던 회사가 이제는 디자인 중심의 마스킹 테이프를 생산하는데 이를 활용한 체험도 가능하다. 이 밖에 과거 구라시키의 직물 생산의 전통을 재현한 가게, 다양한 디자인의 향초 공방 등이 오밀조밀 이어진다. 구라시키강의 유람선3월부터 11월까지는 구라시키강을 오가는 유람을 즐길 수도 있다. 작은 배에 몸을 싣고 버드나무 아래서 올려다보는 미관지구의 풍광은 또 다른 맛이다. 풍요로운 반달, 무라스즈메 구라시키 미관지구에서 자주 눈에 띄는 간식은 반달 모양의 ‘무라스즈메’다. 과거 풍요로운 곳간을 상징하듯 곡물을 활용한 전통 간식이다. 구수하면서도 달콤해 자꾸 집어 먹게 된다. 반죽을 달궈진 팬 위에 얇게 펴 부치고 그 위에 팥소를 넣어 만두처럼 덮어 내는데 만들기 체험도 가능하다. 3개 만들기 체험 500엔. 오카야마 대표 음식들 오카야마현의 대표 음식을 나열하자면 마마카리, 문어, 기비 당고(수수경단) 등이다. 물론 대표 과일인 하얀 복숭아와 피오네 포도도 빼놓을 수 없다. 이중 청어과 생선 밴댕이에 해당하는 마마카리는 다양하게 조리해 먹는데, 초밥으로도 전채로도 인기다. 또 가쓰오부시 육수에 살짝 데쳐 먹는 타코 샤브샤브, 문어밥으로 먹는 타코메시도 대표 메뉴다. ●This stop is Kojima세 번째 역 고지마幸島 청바지를 입은 도시 인구 7만2,000여 명의 작은 도시가 청바지로 인해 세계적인 유명세를 타고 있다. 계단부터 개찰구까지 청바지가 수놓아져 있고, 기차 역사 밖으로 청바지가 나부끼며, 청바지 래핑을 두른 버스와 택시가 거리를 누비는 이곳은 오카야마현 구라시키시에 있는 작은 마을 고지마다. 고지마는 일찍부터 방직·섬유산업이 발달해 한때 일본 학생복의 90% 이상을 생산했던 곳이다. 이곳에 청바지가 보편화된 건 1964년 도쿄 올림픽을 계기로 일본 전역에 전파된 서양 문화와 맥을 함께한다. 그러나 고지마 관계자는 이미 그 이전 군정 시기에 미군부대를 통해 흘러들어온 청바지를 고지마의 다수가 공유하고 있었다고 회상한다. 축적된 경험을 바탕으로 1965년 고지마의 ‘빅존’이라는 회사가 처음으로 일본산 청바지를 생산했다. 이때만 해도 미국에서 수입한 청바지 원단을 사용했는데 이것이 몹시 딱딱하고 두꺼워 고지마의 발달된 봉제기술로만 제조할 수 있었다고 한다. 1973년부터 일본산 원단을 직접 생산하면서 뻣뻣한 청바지 원단을 부드럽게 만들기 위해 고지마의 장인들은 각종 아이디어를 냈다. 기계에 청바지와 돌을 같이 넣고 돌리는 ‘스톤 워싱’도 이곳에서 개발했다. 여러 번의 시행착오를 거쳐 사쿠라지마의 가벼운 화산석이 그들이 원하는 워싱을 만드는 데 가장 적합하다는 것을 밝혀냈다. 당연하게 생각했던 청바지의 워싱이나 자연스러운 주름이 절로 완성된 게 아니었다. 어떻게 하면 인체 곡선에 더 편안하게 맞고 더 아름다운 핏을 내는가를 장인들이 고심한 결과다. 패스트 패션이 등장하면서 고지마의 청바지 브랜드도 한때 위기를 맞았지만, 고지마는 질 좋은 일본산 청바지라는 원점으로 돌아가는 길을 택했다. 한 해 입고 마는 나쁘지 않은 청바지가 아니라, 한번 구입하면 입을 때마다 기분이 좋은 고급화를 추구한 것. 이는 기성품과 오더 메이드 양쪽 모두에 적용되었는데 방향 전환은 빼어난 한 수였다. 누구의 장롱을 열어도 최소 다섯 장은 들어 있을 만큼 청바지는 흔한 아이템이지만, 고작 몇 밀리미터의 차이로 핏이 미묘하고 불편한 어려운 제품이기도 하다. 고지마에서 주문할 수 있는 ‘오더 메이드 진’은 이런 개개인의 체형과 취향을 십분 이해한 세상에 하나뿐인 아이템이다. 베티하우스의 경우 가장 중요한 원단 선별과 패턴 제작부터 시작해, 벨트 레이블, 리벳, 단추, 스티치 등 소소한 부자재도 모두 선택할 수 있다. 원단도 다양해 솜을 누빈 것부터 캐시미어가 함유된 데님도 있다. 평생 패턴을 보관해 주므로 언제든 재주문도 가능하다. 품질 때문에 한 번 입어 본 사람은 다시 찾는데 일본 전역은 물론이고 한국, 중국, 대만뿐 아니라 멀리 유럽에서도 찾아온다는 게 베티 스미스의 이야기다. 인근 체험관에선 자투리 데님 원단을 활용해 핸드폰 고리나 열쇠고리를 만들어 볼 수 있으며, 아이디어 넘치는 소소한 상품 코너도 있다. ▶Travel tip 특급열차를 5일 동안 무제한으로 간사이 와이드 패스 낯선 오카야마현으로의 여행이 수월했던 건 바로 JR에서 의욕적으로 준비한 ‘간사이 와이드 패스’ 덕분이다. 간사이공항에서부터 간사이 지방이 아닌 오카야마현까지 신칸센을 포함해 특급 기차를 5일 동안 무제한 이용할 수 있는 기차 패스다. 성인 기준 9,000엔(국내에서 구입하면 8,500엔)으로 일본 내국인의 단순 1회 왕복 요금보다 저렴하다. 때문에 바쁜 오사카 여행 전후로 혹은 오카야마를 콕 집어서 느긋한 시간을 보내는 여행이 충분히 가능하다. 오카야마 공항을 연계하는 직항편도 있지만, 보다 다양한 도시를 보고 싶다면 항공편이 훨씬 다양한 오사카 간사이공항을 통해 이동하는 방법도 괜찮기 때문. 신오사카 1회 환승을 포함해 간사이공항에서 오카야마역까지 약 1시간 40분이 소요된다. JR은 또 간사이공항 인근에 있는 유니버설스튜디오재팬USJ도 연결하므로 하루를 활용해 즐기기도 좋다. USJ는 지난해 해리포터 존 개관으로 월 관람객 신기록을 갱신하는 등 인기몰이 중이다. 에디터 천소현 기자 글 Travie writer 김정은 사진 Travie photographer 이승무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 연기 열정 품고 칠순에 쓰는 학사모

    연기 열정 품고 칠순에 쓰는 학사모

    우석대 연극영화과 5등으로 졸업 우석대 연극영화과를 졸업하는 시골 멋쟁이 할아버지가 화제다. 전북 임실군 강진면에서 부인 전미자(58)씨와 함께 음식점을 운영하는 김창원(69)씨. 김씨는 오는 24일 우석대 연극영화과 학사학위를 받는다. 대학 4년간 성적은 평균 88점으로 졸업생 22명 가운데 5등이다. 자식 또래 젊은이들과 함께 수학한 만학도답게 각종 과목을 성실히 이수하고 학업에도 열정을 쏟은 결과다. 김씨가 늦깎이로 연극영화과에 진학한 이유는 젊은 시절부터 연예계에 몸담았던 이력과 연관이 깊다. 그는 20대에 월간 스포츠 전문 기자를 지냈다. 30~40대에는 가설극장 영화 상영과 쇼 사업을 주도했다. 그러나 손을 댄 사업마다 실패했다. 결국 부인 전씨의 친정 고향인 임실로 내려와 새로운 삶을 시작했다. 장모의 가업을 이어받아 부인과 함께 민물 매운탕 집을 운영했지만 마음은 항상 연예계에 있었다. 의상은 원색 위주의 화려한 차림을 선호하고 머리 염색, 귀고리 등 유행을 선도했다. 어린 자녀보다 유행에 앞섰다. 타고난 끼를 억누르지 못하고 단역배우로 영화에 출연하기도 했다. 2004년 개봉한 송강호 주연의 영화 ‘효자동 이발사’에서 대통령 경호원 역을 했고, 그 밖에 출연한 영화가 여러 편이다. 2남 1녀의 자녀가 대학을 모두 졸업하자 김씨는 뒤늦게 대학 진학을 결심했다. 2012년 우석대 연극영화과에 입학했다. 지난 4년은 음식점 운영을 돕기만 하고 학업에 열중했다. 시험 기간에는 전주시에서 밤을 새웠다. 과 연극에도 다섯 차례나 출연했다. 같은 과 학생들에게 김씨는 ‘형님’이다. 만학도를 비웃는 주변 사람도 있었지만 김씨는 이제 문화예술교육사 자격증도 취득한 학사다. 지역 일에도 열심이라 임실재향군인회 회장직을 맡았을 때 국립묘지 호국원을 유치했다. 한국 나이로 올해 고희인 김씨는 “다문화가정이나 노인정을 찾아가 봉사하는 삶을 살고 싶다”며 “더욱 겸손하고 남을 배려하는 생활을 하겠다”고 말했다. 글 사진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김기중 기자의 교육 talk]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

    “나쁘다고 말한 사람이 더 나빠!” 큰애가 소리를 꽥 지르더니 입을 삐쭉 내밉니다. 동생이 자기 보드게임을 허락도 없이 했다며 말도 없이 보드게임을 뺏길래 제가 “그건 나쁜 행동이야”라고 했더니 화를 냅니다. 아빠 입장에선 당연히 할 수 있는 말이었는데 큰애는 그걸 받아들이지 못한 모양입니다. 큰애는 소리 지르는 것만으로는 분이 풀리지 않는지 소파에 있던 쿠션을 들어 힘껏 내던집니다. “아!” 하고 소리를 지르며 발이 아플 정도로 쿵쿵 굴러대고 거실을 돌아다니다 급기야 베란다 출입문을 발로 찹니다. ‘아니, 이놈의 자식이!’라는 욕이 목구멍까지 올라옵니다. 이런 제 모습을 보더니 아내가 옆에서 팔을 잡습니다. 그리고 고개를 가로젓습니다. 더이상 화내지 말라는 겁니다. 큰애가 일곱 살이 되더니 이상해졌습니다. 잘못을 지적하면 쉽게 화를 내고 폭력적인 행동을 보입니다. 수많은 유아 교육 책과 TV에 나오는 전문가들은 ‘성장 단계에 따른 자연스런 행동’이라고 쉽게 정의합니다. 하지만 옆에서 보고 있는 저는 속이 부글부글 끓습니다. 부모가 이럴 때 할 수 있는 행동은 여러 가지일 것입니다. ①그냥 무시하거나 ②눈에서 레이저를 발사하거나 ③조용조용 잘못을 지적하거나 ④큰 소리로 혼을 내거나 ⑤때리거나 등입니다. 구정 연휴 동안 아이와 있는 시간이 길었던 만큼, 저는 많은 갈등을 겪었습니다. 다섯 가지 선택 중에서 주로 ③번을 택했습니다. ④번도 적잖이 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가끔은 ⑤번을 택할 뻔도 했습니다. 부모가 아이를 때리는 이유가 뭘까요? 효과가 즉각적이기 때문일 겁니다. 하지만 효과에 비해 그 후유증은 큽니다. 저는 어렸을 적 어머니에게 꽤 많이 맞았습니다. 동네 전자오락실에 가려고 부모님 지갑에서 돈을 훔치다가 걸려 호되게 맞기도 했고, 옆집 형의 샤프펜슬을 훔치고 동생을 괴롭혔다고 두들겨 맞기도 했습니다. 일일이 어떤 사건이었는지 기억이 나질 않지만 맞을 때 겁에 질려 울면서 무릎 꿇고 싹싹 빌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그때의 기억과 당당하게 마주하고 어머니를 이해하기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부모의 자녀 학대 기사가 요즘 연달아 보도되고 있습니다. 인천 11세 소녀를 감금하고 학대한 부모에 이어 7세 아들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한 부모의 사건. 11세 딸을 무차별적으로 때려 숨지게 한 목사 아버지와 계모, 그리고 남편과 불화로 가출한 40대 주부가 7세 딸을 폭행하고 시신을 야산에 암매장한 사실도 5년 만에 밝혀졌습니다. 기사를 읽다 보면 가슴이 뛰고 손이 부들부들 떨릴 지경입니다. 이 부모 모두가 자기 자녀를 학대한 것을 쫓아가면 그 첫 단추는 결국 ‘폭력’에 이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들도 처음엔 그렇게까지 잔인하지는 않았을 겁니다. 폭력이 익숙해지고 지속적으로 이어지다가 결국 참변이 난 게 아닐까요. 수치심을 주고 죄책감이 들게 하고, 아이를 길들이겠다며 폭력을 쓰는 것으로는 아이를 잘 키울 수 없다는 것은 자명합니다. 탤런트 김혜자씨가 세계 곳곳의 버려진 아이와 부녀자를 찾아 이들을 도운 체험을 쓴 수필집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가 생각납니다. 진심을 전달하는 수단은 매질이 아니라 사랑과 관심이라는 당연한 사실을 다시 되새겨 봅니다. gjkim@seoul.co.kr
  • [심재억 기자의 헬스토리 34] 똥물이 정말 약이 될까

    [심재억 기자의 헬스토리 34] 똥물이 정말 약이 될까

    공권력이 주로 매타작을 하는 방식으로 형벌을 집행했던 옛날에는 남의 매를 대신 맞아주는 ‘매품팔이’가 있었습니다. 아예 사지를 찢거나 목을 벨 죄가 아니면 죄의 경중을 따져 매를 때렸던 형벌이 무지한 처벌 방식이지만, 문화권에 따라서는 지금까지 행해지는 곳도 있더군요. 말이 매질이지, 법으로 정해진 규격의 몽둥이(곤장)로 사람을 패는 형벌(사진 참조. 민족문화대백과에서 발췌)이어서 까딱 잘못하면 장하(杖下)에서 식은 방귀를 뀌고 거적대기에 덮여나가기 일쑤였으니, 요샛말로 회초리 맞는 정도로 알면 안 될 일이지요. 설화나 민담으로 구전되는 매품팔이 대목을 한번 되짚어 볼까요.  ●장독(杖毒)에 좋다는 똥물 평안도 안주(安州)의 한 백성이 매품으로 생계를 이어갔더랍니다. 한번은 이 고을 아전이 병영에서 곤장 일곱 대를 맞을 일이 생겼는데, 엽전 다섯 꿰미를 걸고 매품팔이를 구했더니 안주의 그 사람이 나섰다지요. 매질을 하는 집장사령은 장형을 집행할 때마다 그 사람이 대신 나서는 것이 얄미워 일부러 곤장을 혹독하게 쳤더니 도저히 버틸 재간이 없었던가 봅니다. 형틀에 묶여 끙끙 앓더니 집장사령에게 얼른 손가락 다섯개를 펴보이더랍니다. 다섯 꿰미의 돈을 뒤로 건넬테니 제발 살살 좀 다뤄달라는 뜻이었지요. 집장사령은 못 본 척 더 세게 매질을 했더니, 이러다가 곤장 다 맞기도 전에 명줄이 끊어질 것만 같았던지 끙끙대며 다시 다섯 손가락을 펴보였는데, 그제서야 집장사령의 매질이 헐해 지더랍니다. 엽전 다섯 꿰미 벌려고 매품팔이에 나섰다가 되레 다섯 꿰미를 잃고 매는 매대로 맞았으니 억울할 법도 했겠지요. 또다른 사례도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형조의 곤장 백 대를 대신 맞아주는 매품 비용은 속전 일곱 꿰미였는데, 하루는 매품팔이가 푹푹 찌는 여름날 이백 대의 매품을 팔고 겨우 집으로 기어들어갔다지요. 그랬더니 돈맛을 본 아내가 “내일도 백 대짜리를 약속해 놨다”며 반색을 하더랍니다. 그러자 사내는 “내가 오늘 매질 이백 대에 저승 문턱까지 갔다 왔는데, 맞은 자리 조섭도 하기 전에 곤장 백 대가 가당키나 하냐”고 펄쩍 뛰었지만 마누라의 성화가 어찌나 불 같던지 다음날 다시 매를 맞다가 그만 명줄을 놓고 말았답니다. 예전에는 이렇게 매를 맞아 장독이 오르거나 몰매에 골병이 들었을 때 똥물을 마셨다고 전해집니다. 소싯적에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마을의 젊은 아재가 나락 공출한 돈을 쥐고 도회의 사창가를 찾았다가 악소배를 잘못 만나 전대 털리고, 몸은 만신창이가 되어서 돌아왔다지요. 얼마나 모질게 얻어 맞았는지, 처음 업혀올 때는 인사불성이어서 제 식구도 알아보지 못하더랍니다. 식구들이 달려들어 구완을 한 끝에 어찌어찌 눈은 떴는데, 사지가 멀쩡한 데가 없어 운신조차 못해 식구들 걱정이 태산이었겠지요. 그래서 독한 소주를 내려 먹이기도 하고, 탕재도 달여 먹였지만 차도가 없자 도리없이 똥물을 먹이기로 하고 근동에서 측간 똥구덩이가 가장 큰 집을 찾아가 똥물 좀 받아달라고 부탁했답니다. 구덩이가 커야 오래 곰삭은 똥물을 얻을 수 있겠다는 것이었는데, 그 집이 우리 집이었습니다. 흉허물없는 사이여서 아버지가 그 집 노모를 보고 푸념을 합니다. “아, 나락 공출해 돈 좀 쥐었으면 먹고 살 궁리나 하지, 그게 무슨 짓이람” 그러면서 뒤란 대숲으로 들어가 어른 팔뚝처럼 실한 대나무 하나를 베어 넘깁니다. 위아래가 마디에 막히게 대나무를 토막 내 새끼줄로 묶은 뒤 주먹돌을 매달아 똥통 속에 넣고는 “약이 찰라믄 사흘쯤 걸릴테니 그동안 구완이나 잘 하라”고 이릅니다. 그렇게 사흘이 지난 뒤 대나무통을 꺼내 말끔히 씻은 뒤 사발에 얹어놓고 쪼개니 누르스름한 물이 두어 종지쯤 보시기에 차더군요. 코를 틀어쥔 채 그걸 보고 있자니 ‘세상에, 어디에 듣는다고 저런 똥물을 다 마실까’ 싶어 오만상이 뒤틀리는데, 두고 보란 듯 아버지가 똥물을 건네며 당부합니다. “맛이 역하고 시금털털하니 정 못 먹겠거든 소주를 타서 단숨에 꼴깍 마시라”고요. 그러저러 며칠이 지나 그 아재는 겨우 밥술을 떠넘기고, 뒷간에 다닐 정도가 되었는데, 그 때 그러더랍니다. “똥물이 신통하네. 부기가 쏙 빠지고 금시 몸이 가벼워지는 것 같다”고요.   ●‘똥물’에도 ‘내력’이 있다 그런데, 살펴보니 똥물 처방이 전혀 근거가 없는 것도 아니더군요. 조선의 11대 왕 중종은 임종을 앞두고 고열과 갈증이 너무 심해 혀가 갈라지기까지 했답니다. 그러자 의관들이 ‘야인건수(野人乾水)’라는 약을 처방합니다. 동의보감에 따르면, 이 약은 심한 열로 미쳐 날뛰는 병을 치료하는데, 잘 마른 남자의 똥을 가루낸 뒤 끓인 물에 풀어 먹는 거랍니다. 이 약을 복용한 뒤 병세가 진정돼 어의 박세거는 ‘갈증이 풀리고 열이 줄었다’고 기록했으며, 중종 자신도 “전일 열이 올랐을 때 야인건수로 이를 물리쳤다. 혹시 밤중에 열이 심하면 쓰려고 하니 미리 준비해 두라”고 했답니다. 이를 현대 한의학에서는 담즙의 약효로 보더군요. 이상곤 전 대구한의대 교수에 따르면 똥 속에는 분해된 쓸개즙 성분이 포함돼 열을 진정시키는데, 중국 월나라 구천의 ‘와신상담’도 기실은 담즙이 스트레스로 인한 열을 식혀줬을 것이라는 시각을 제시하더군요. 물론 오줌도 약으로 썼습니다. 일본에서 유래한 요로요법은 자신의 오줌을 받아마시는 건강법이고, 우리나라에서도 우암 송시열이 어린 아이의 오줌을 받아 마셔 건강을 지킨 것으로 전해지기도 합니다. 판소리 명창들이 똥물을 마시면서 득음을 했다는 것도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소리를 틔우기 위해 수련을 하다보면 온몸에 열이 나고 몸이 퉁퉁 붓는데, 이 때 똥물을 걸러마시면 신통하게 부기가 가라앉는다는 것이지요. 사실, 똥물의 효능은 필자도 모릅니다. 그러나 이런 민간요법이 생각보다 깊게 우리의 일상을 지배했던 것은 사실이고, 중종의 예에서 보듯 예전에는 단순한 민간요법 수준을 넘어 왕실의 지존에게까지 처방됐다니 놀라운 일임에 틀림없습니다.  ●효험 있다면 과학성을 먼저 살펴야 이런 똥물의 약용이라는 민간요법은 한방에서 기인했을 것입니다. 살림이 요족하지 못해 약방 문턱 넘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고, 그러려고 해도 대처에나 나가야 한의원이 있었으니 어도 저도 어려워 그냥 손 빠르게 대나무통으로 똥물을 걸러 마셨겠지요. 오래 전의 일이어서 기억도 가물가물하지만, 한 국내 제약사가 고속터미널 등 사람이 많이 모이는 화장실에 수집통을 설치해 오줌을 모은 뒤 거기에서 뛰어난 항바이러스제인 인터페론을 추출한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입니다. 문제는 우리가 가진 민간요법 속의 똥물이 요즘처럼 과학적인 정제 과정을 거치지 못해 비위생적이고 혐오스럽다는 점인데, 원래 민간요법은 비과학적 토대 위에서 생성된 경험의 산물이어서 확실한 임상 기록이나 평가가 있는 것도 아닌데, 거기에 대고 위생이니 과학이니 한다는 것이 어불성설이라는 생각도 들기는 합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예전에 어쩌다가 머리통이 터지기라도 하면 어디 물을 것도 없이 된장을 한 줌 퍼다 발랐는데, 지금 생각으로는 그 방법이 황당할지언정 거기에 대고 왜 위생을 생각하지 않느냐고 묻는다면 어긋나도 한참 격이 어긋난 것이지요. 다른 방법이 없었던 그 세상에서는 가만 두는 것보다 그게 낫다고 믿었으니까요. 놀라운 것은 아무리 민간요법이 경험의 산물이라지만 어떻게 똥물을 걸러 마셔 병증을 다스릴 궁리를 다 했는지 경이롭다는 것입니다. 누군가 처음 시도를 했을 것이고, 그 실험이 효험이 있어 대대로 이어진 것일테니, 쉽게 말하는 민간요법이지만 놀라운 측면이 없지 않습니다. 민간요법이란 궁하면 궁한 대로 그 안에서 가장 그럴싸한 방책을 찾은 것이니, 그 궁즉통(窮則通)의 지혜는 지금의 우리가 엄두도 못 낼만큼 놀라운 일임에 틀림없습니다. 물론 그 처방의 효능은 따로 짚을 일이지만 말입니다. jeshim@seoul.co.kr
  • “굿바이 올스타전” 코비 마지막 축제

    “굿바이 올스타전” 코비 마지막 축제

    ‘블랙 맘바’ 코비 브라이언트(38·LA 레이커스)는 생애 마지막 올스타 게임을 그저 즐기기만 했다.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하는 브라이언트가 15일 토론토의 에어캐나다센터에서 열린 미국프로농구(NBA) 올스타 게임에 서부 콘퍼런스 선발로 출전해 26분을 뛰며 10득점 6리바운드 7어시스트로 196-173 완승에 힘을 보탰다. 전반 8개의 야투를 던져 절반을 성공, 10득점 5리바운드 4어시스트로 활약한 그는 후반에는 아예 득점을 노리지 않고 리바운드를 걷어내거나 후배들을 돕는 데 치중했다.  4쿼터 한때 한솥밥을 먹었던 파우 가솔(시카고)을 지목해 일대일로 붙는 등 생애 마지막 축제를 온전히 즐기고자 했다. 경기 종료 1분6초를 남기고 벤치로 물러나면서 플로어와 벤치의 많은 후배들과 껴안으며 석별의 정을 나눈 뒤 두 딸과 입을 맞췄다. 관중들이 일제히 일어서 코비를 연호했음은 물론이다. 3점슛 7개 등 31득점 8리바운드 5어시스트로 활약한 러셀 웨스트브룩(오클라호마시티)이 2년 연속 최우수선수(MVP)로 뽑혔다. 브라이언트는 다섯 번째 수상에 실패했지만 감개 어린 표정으로 축하의 박수를 보냈다. 동부 콘퍼런스의 폴 조지(인디애나)가 3점슛 9개 등 41득점으로 두 팀 통틀어 최다 득점을 했지만 패배로 빛이 바랬다. 조지는 윌트 채임벌린(42득점)에 이어 역대 올스타전 최다 득점 2위에 만족했다.  브라이언트는 올스타전 총득점 1위도 르브론 제임스(클리블랜드)에게 양보했다. 경기 전까지 280점이었던 그는 통산 290점에 그친 반면 제임스는 4리바운드 7어시스트에 13점을 보태 선배를 한 점 앞질렀다. 브라이언트의 올스타전 기록은 18회 연속 선정, 4회 MVP, 덩크 콘테스트 우승 1회(1997년)로 남게 됐다.  4쿼터 중반 내년 대회 개최지 대표로 코트에 선 마이클 조던 샬럿 구단주가 14회 선정, 3회 MVP에 그쳤던 점을 감안하면 대단한 성취라 할 수 있다. 조던은 “NBA에 기여한 만큼 마땅히 이런 존경을 받을 만하다”고 평가했다. 19시즌, 20년을 레이커스 한 팀에서만 보냈던 브라이언트의 마지막 올스타 무대는 그렇게 흥겹게 막을 내렸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K팝스타5’ 열다섯 소녀 유제이, 윤복희 ‘여러분’ 완벽 소화

    ‘K팝스타5’ 열다섯 소녀 유제이, 윤복희 ‘여러분’ 완벽 소화

    ‘K팝스타5’ 유제이가 심사위원들의 극찬을 받고 생방송 무대에 설 TOP10에 올랐다. 지난 14일 방송된 SBS ‘일요일이 좋다-K팝스타5’(이하 K팝스타5)에서는 TOP10을 가리는 본선 5라운드 배틀오디션이 진행됐다. 이날 방송에서는 강력 우승후보 JYP엔터테인먼트 유제이, YG엔터테인먼트 주미연, 안테나뮤직 류진의 팽팽한 맞대결이 그려졌다. 유제이는 윤복희의 ‘여러분’을 선곡했다. 열다섯 소녀에게는 어려운 곡이었다. 유제이는 “엄마를 위로해주고 싶은 마음에 이 곡을 선택하게 됐다”며 선곡 이유를 밝혔다. 유제이는 열다섯 소녀의 감성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담담하고 깊게 윤복희의 ‘여러분’을 소화했다. 유제이가 ‘여러분’을 부르는 동안 ‘K팝스타5’는 21.9%라는 순간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심사위원들도 유제이의 노래가 끝나자 극찬을 쏟아냈다. 양현석은 “나도 윤복희 선배님을 한 번도 뵌 적은 없지만, 윤복희 선배님이 유제이가 부른 ‘여러분’을 꼭 보셨으면 좋겠다. 어떻게 저 가녀린 체구에서 저 단단한 목소리가 나올까 또 한 번 놀랐다. 말을 잘 못 하겠다. 까면 깔수록 새로운 게 나오는 양파 같은 참가자다”라고 심사평을 했다. 유희열도 “유제이는 말이 안 되는 캐릭터다. ‘여러분’이라는 곡은 긴 호흡으로 뽑아내야 하는 곡이다. 가창력이 뒷받침돼야 하는 곡인데 잘못 부르면 올드할 수 있다. 그러나 유제이가 부른 ‘여러분’은 전혀 올드하지 않았다”고 호평했다. 박진영은 “유제이 양의 코가 막혔다 풀린 지 얼마 안 돼서 이게 베스트가 아니다. 어떤 곡이든 유제이라는 렌즈에 들어가면 그의 색깔이 담긴 곡으로 재탄생한다. 많은 재능 있는 아이돌을 봤지만 유제이의 재능은 무섭다”고 극찬했다. 한편 ’K팝스타5‘ 우승자에게는 소속사 결정권과 총상금 3억 원, 준중형차가 부상으로 주어진다. 사진·영상=K팝스타5(유제이, 파격적인 선곡과 깜짝 놀랄 가창력 ‘여러분’)/네이버tv캐스트 영상팀 seoultv@seoul.co.kr ☞ ‘서든어택’ 캐릭터가 된 고준희, 녹음 메이킹 현장☞ 솔지, 듀엣가요제서 일반인과 환상 듀엣 ‘설의 여왕’ 등극
  • 국제적 심리·외교전 총력… 軍, 北사이버테러 대비 ‘인포콘’ 격상

    北 대남 사이버테러 가능성 고조… 합참의장 인포콘 4→3단계 발령 북핵을 둘러싼 남북 간 대결이 본격적, 전방위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우리 정부는 군사 작전을 제외한 경제, 외교, 심리전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선제적, 대대적인 대북 공세를 펴는 중이다. 특히 심리전이 가장 적극적이고 전광석화처럼 빠르게 수행되고 있다. 홍용표 통일부 장관이 14일 ‘KBS 일요진단’에 출연해 “개성공단으로 유입된 돈의 70%가 당 서기실에 상납되고 있다”고 한 것은 북한은 물론 국제사회를 상대로 한 심리전의 하나로 간주할 수 있다. 사드의 주한미군 배치 논의 역시 군사적 대비인 동시에 심리전의 효과를 내고 있다. 군이 북의 도발에 대비한 군사 준비태세에 돌입한 가운데 청와대는 사회 분열을 막고 국론을 결집할 대국민 메시지를 고심 중이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미국 및 러시아 외교장관과 회담을 갖는 등 북한의 ‘돈줄’을 죄는 강력한 국제사회 제재를 이끌어내는 외교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 외교전이 어떤 성과를 내느냐에 대북 경제 압박의 정도가 좌우된다. 정부의 한 주요 당국자는 이날 “지금 정부의 준비상태는 사실상 준전시상태”라고 진단했다. 지난주 미국 뉴욕에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15개 이사국 대사를 만나 제재 결의 협조를 요청했던 윤 장관은 12일(현지시간) 독일 뮌헨에서 미·러·영 외교장관 등과 연쇄 회동하며 ‘끝장 결의’(terminating resolution) 도출을 위한 협조를 당부했다. 한·미 장관은 또 이달 중 한·미 고위급 협의 및 다음달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핵안보정상회의 등을 적극 활용해 양국 공조를 지속하기로 했다. 한·미 고위급 협의에는 우리 측에서 조태용 청와대 국가안보실 제1차장이 참석, 청와대·백악관 채널의 긴밀한 공조가 이뤄질 것으로 예측된다. 윤 장관과 러시아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교장관은 회담에서 ‘안보리 결의 협의 가속화’에 뜻을 모았다고 전했지만, 러시아 측은 “동북아 지역의 긴장을 고조시킬 수 있는 행동들을 해서는 안 된다”며 앞서 중국처럼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한·중은 16일 서울에서 외교차관 전략대화를 통해 다시 북 핵·미사일 대응 방안을 협의한다. 군 당국은 북한이 대남 사이버 테러를 감행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보고 지난 11일 정보작전방호태세인 ‘인포콘’을 ‘준비태세’ 단계인 4에서 ‘향상된 준비태세’ 단계인 3으로 한 단계 격상했다. 합참의장이 발령하는 인포콘은 1~5의 다섯 단계로 구분된다. 군은 지난달 6일 북한이 4차 핵실험을 강행한 직후에도 인포콘을 평시 단계인 5에서 4로 높인 바 있다. 군은 북한이 비무장지대(DMZ)나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에서 무력시위를 통해 본격적 군사적 긴장 조성에 나설 가능성도 높다고 평가했다. 북한이 잠수함을 통한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다. 한·미 군 당국은 다음달 7일부터 실시되는 ‘키 리졸브’ 군사연습과 독수리 훈련을 통해 미국 핵추진 항공모함과 F22 스텔스 전투기, B2 스텔스 폭격기 등 전략 자산을 추가로 전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번 훈련에서는 특수부대가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제거하는 ‘참수작전’ 시나리오와 핵·미사일 시설 파괴 연습 등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이현청 교육산책] 교육강국의 다섯 가지 특징

    [이현청 교육산책] 교육강국의 다섯 가지 특징

    2012년 세계 최대 교육기업인 피어슨이 ‘세계의 교육강국’에 관한 연구 결과를 발표한 적이 있다. 1위는 핀란드, 2위는 우리나라였다. 우리도 세계학력평가(PISA) 결과나 대학의 세계 서열이 발표될 때, 그리고 노벨상 수상자가 나올 때 어느 나라가 교육강국인가라는 질문을 할 때가 있다. 세계학력평가 결과에서는 늘 우리가 세계 최상의 그룹에 속한다. 대학도 이제 세계 100위권 내 대학이 등장했다. 그러나 학문분야 노벨상은 아직 한 명도 없다. 그래도 OECD 국가들과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마저 우리나라를 교육강국이라 부르기도 하고 ‘교육 기적의 나라’라 부르며 우리 교육을 칭찬하고 있다. 진정한 세계 교육강국은 어느 나라일까. 미국, 캐나다, 프랑스, 호주, 영국, 독일, 핀란드, 이스라엘, 싱가포르, 홍콩 등을 들 수 있다. 신흥 교육강국은 중국과 인도, 말레이시아가 될 수도 있다. 각 나라가 처한 교육환경은 다르지만 교육강국은 몇 가지 공통적인 특징을 지니고 있다. 첫째는 일류대학 진학에 매달리기보다 확고한 교육철학을 바탕으로 교육이 이루어진다는 점이다. 성적순으로 한 줄 세우기 하는 게 아니라 다양한 개성과 능력에 따라 여러 줄 세우기 교육철학을 바탕으로 한다는 점이다. 학습자들의 잠재 가능성을 최대한 계발해 동등한 시민으로 국가에 기여하도록 돕는 교육에 바탕을 두고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목표는 세계 시민 양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둘째, 무한 경쟁보다 협력과 공존에 치중하고 있다는 점이다. 캐나다처럼 국가 수준의 교육과정이 없이 각 주 정부나 교육청에 구체적인 교육 과정을 제시해 자율과 다양성을 키우기도 하고,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키워 세계 두 번째로 노벨상 수상자를 많이 배출한 프랑스 교육체제도 있다. 호주처럼 수월성 교육이나 영재교육을 하지 않고, 서열은 없고 경쟁보다 협력을 통해 모두가 승자가 되는 교육을 강조하는 곳도 있다. 이스라엘처럼 놀이와 학습을 함께 하면서 4~5명 그룹 활동 형태로 남과 힘을 모아 이기는 법 등 서로 가르치고 토론하는 ‘하브루타’의 공존에 치중하는 교육을 강조하는 예도 있다. 셋째로 학생 중심 교육이 주가 되는 교육적 특성을 가지고 있다. 교사 중심의 획일화된 교육 과정에 따라 운영되는 교육이 아니라 학습자 개별의 특성이나 적성에 맞게 교육 과정을 개인별로 부과하고 다양한 교육 과정을 전제로 논리와 사고력을 키워 주는 토론 교육을 중요시한다. 이를 통해 사고 능력을 배양하고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키워 주며 함께 공부하는 태도를 형성시킨다. 사회·인문계통 과목은 교사보다 학생들이 주가 돼 학습하는 형태다. 물론 시험은 사지단답형 객관식 시험보다는 논술 형식을 취한다. 넷째, 모두 대학에 진학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비교적 대학 진학률이 높은 미국과 캐나다를 제외하고는 거의 모든 교육강국들은 50% 내외다. 절반 정도만 대학 진학을 하고 고등학교 졸업 후 취업한 후 안정적 직업이 있을 때 평생 교육 차원에서 대학 교육을 계속한다. 그러나 첨단 과학 영역 등 필요한 부분은 고학력 엘리트 교육 형식으로 배양시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장인교육 중심의 독일을 비롯해 신흥 교육강국인 인도나 영국, 프랑스, 북유럽이 이러한 경우들이다. 다섯째, 정체성 확립 교육을 강조한다는 점이다. 어릴 때부터 ‘셰마’ 교육을 시키는 이스라엘의 경우가 이에 속한다. 모세 5경인 ‘토라’ 교육과 토론을 통해 국가 정체성과 자아 정체성을 기르는 뿌리교육이 강조된다. 이러한 철저한 뿌리교육과 가정에서부터 이루어지는 대화를 통한 머리 쓰는 교육은 세계 인구의 2%에 불과한 이스라엘이 노벨상 197명으로 23%를 차지하고 아이비리그 학생 30%, 세계 재계, 학계, 금융계, 과학, 문화 등의 영역에서 압도적 우위를 차지하는 이유다. 개개인의 다름을 모아 이스라엘의 힘을 키우는 지혜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처럼 교육강국들은 일반적으로 몇 가지 특징을 지니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우리가 교육강국인지의 질문은 우리 교육문화 속에서 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이제는 우리 모두 우리가 진정 세계 교육강국인가에 대한 답을 할 때다. 한양대 석좌교수
  • 다시 봐도 질리지 않을 역대급 덩크슛 콘테스트

     덩크슛 챔피언을 가리는 데는 결선 2차 연장까지 가야 했다.  미국프로농구(NBA) 미네소타의 신예 잭 라빈이 14일 토론토의 에어캐나다센터에서 열린 2015~16 올스타 전야제 덩크슛 콘테스트 결선에서 두 차례 연장을 치르는 접전 끝에 애런 고든(올랜도)를 물리치고 2연패를 달성했다. 덩크슛 2연패를 달성한 선수는 그가 역대 네 번째이다. 입단 2년차인 그는 전날 미국과 세계의 라이징 스타 대결에서 30득점 7리바운드로 활약하며 157-154 승리를 이끌고 챔피언에 올랐는데 이틀 연속 영예를 만끽했다.  예선 두 차례를 포함해 여섯 차례 시도 중 다섯 차례나 50점 만점, 그것도 네 차례 연속 만점을 받아 그야말로 역대급 승부를 펼쳤다. 라빈은 예선 1차 시기에서 공중에서 180도 돌아 리버스 원핸드 덩크를 꽂으면서 지난해 덩크왕의 위엄을 과시했다. 심사위원 다섯 명 모두 10점을 매겼다. 2차에서는 자유투 라인에서 뛰어올라 공중에서 왼손에서 오른손으로 공을 넘긴 다음 오른손 덩크를 꽂아 1988년 올스타 덩크슛 당시 ‘에어 조던’을 연상하게 했다. 그러나 까칠하게도 샤킬 오닐 혼자 9점을 매기고 나머지 심사위원 모두 10점씩 매겨 합계 99점으로 가볍게 결선에 올랐다.  고든은 1차 시기 45점으로 다소 부진했지만 2차 시기 해롤드 마이너의 잭나이프 덩크로 역시 오닐에게서만 9점을 받아 1, 2차 합계 94점으로 결선에 올랐다. 결선에서 그는 스테픈 커리(골든스테이트)를 비롯한 현역 선수들은 물론, 오닐 등 심사위원, 방송 중계진, 관중, 시청자 모두를 경악하게 만드는 신선한 아이디어와 완벽한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고든은 1차 시기 360도로 회전하는 팀 마스코트가 오른손에 들고 있던 공을 공중에서 집어올려 몸을 돌리며 원핸드 덩크를 성공했다. 2차 시기에서는 마스코트를 뛰어넘은 뒤 공중에서 몸을 폴더처럼 굽혀 무릎 아래로 공을 뺀 뒤 림에 꽂았다.  이에 견줘 라빈은 자유투 라인에서 뛰어올라 공중 윈드밀 덩크를 꽂았다. 화려함에서 고든에 못 미치는 느낌이었지만 난이도와 완성도를 따지면 충분히 50점을 받을 만했다. 심사위원 모두 만점을 부여하며 둘의 경쟁을 부추겼다.  1차 연장에서도 둘은 50점씩 얻어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고든은 마스코트 옆에서 솟구쳐 몸을 옆으로 접히면서 햄스트링 밑으로 공을 옮긴 뒤 림에 내다꽂았다. 운명의 2차 연장. 먼저 시도한 고든이 47점에 그친 반면, 라빈은 자신의 전매특허라 할 수 있는 비트윈 더 레그 덩크로 50점을 받아 2연패를 마무리했다. 그가 몸을 솟구친 지점은 자유투 라인에서 겨우 한발짝 떨어진 곳이었다.  라빈은 장내 아나운서와의 인터뷰를 통해 “내 평생 생각해 본 적조차 없는 덩크를 고든이 시도했으며 흠결 없이 완성했다”며 관중들의 갈채를 유도한 뒤 고든을 뜨겁게 껴안았다.  앞서 3점슛 콘테스트에서는 커리가 아쉽게 2연패에 실패했다. 대신 팀 동료 클레이 톰슨이 결선에서 데빈 부커(피닉스)와 커리를 제치고 우승했다. 아버지로부터 “커리를 넘지 못하면 집에 들어올 생각도 하지 말라”는 말을 들었다고 털어놓은 톰슨은 결선에서 부커가 16점, 커리가 23점에 그치자 마지막으로 나서 마지막 머니볼 구간에서 다섯 개의 공 모두 림에 꽂아 27점으로 여유있게 우승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코비 마지막 ‘별 중의 별’ 품을까

    코비 마지막 ‘별 중의 별’ 품을까

    생애 마지막 올스타 게임에서 다섯 번째 영예를 차지할 수 있을까. 19시즌, 20년을 한결같이 LA 레이커스 유니폼만 입고 뛰며 갖가지 대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코비 브라이언트(38)가 15일 오전 10시 30분 토론토의 에어캐나다센터에서 열리는 제65회 미국프로농구(NBA) 올스타 코트에 선다. 이번 시즌을 마치고 은퇴하는 그에게 마지막 올스타 무대다. 팬들은 생애 18번째이자 마지막으로 올스타 코트를 누비는 그의 모습을 보겠다며 팬투표에서 압도적인 1위를 만들어 줬다. 브라이언트는 2002, 2007, 2009, 2011년에 올스타 최우수선수(MVP)를 차지했는데 올해 화룡점정을 할 수 있을지도 눈길을 모은다. 그는 11일 퀴큰 론스 아레나에서 르브론 제임스가 버티는 클리블랜드에 맞서 33분여를 뛰며 17득점 6리바운드 3어시스트로 활약했지만 팀의 111-120 패배를 막지 못했다. 29점을 올린 상대 주포 제임스에 대해 “그가 무엇을 하는지 (라이벌로) 신경쓰지 않았다”면서 “우리는 완전히 다른 세대 같았다”고 말했다. 2011년 올스타전에서 37득점 14리바운드 3어시스트 3가로채기를 기록하며 MVP를 차지했을 때와는 많이 다를 수밖에 없다. 서부 올스타에서 호흡을 맞출 스테픈 커리(골든스테이트)와 비교해도 힘도 달리고 감각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생애 마지막이란 점 때문에 MVP 선정에 가산점이 주어질 수 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4·13 총선 기획] ‘2대2 전적’ 이성헌·우상호 5번째 라이벌전

    [4·13 총선 기획] ‘2대2 전적’ 이성헌·우상호 5번째 라이벌전

    손범규, 심상정에게 170표차 패배 설욕 별러 서울 도봉을 김선동·유인태는 계파 대리전 20대 총선에서 여야 정치적 맞수들의 ‘리턴 매치’가 관심을 끈다. 결과를 예측하기 힘든 엎치락뒤치락 승부로 후보들은 물론 여야 지도부의 가슴을 졸이게 만드는 최대 격전지로 꼽힌다. 우선 서울 서대문갑에서는 새누리당 이성헌 후보와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의원이 다섯 번째 대결을 준비하고 있다. 둘 다 연세대 81학번으로 각각 학도호국단 총학생장과 총학생회장 출신이다. 지금까지 네 번의 대결에서 2대2 무승부를 기록했다. 둘 외에 이렇다 할 경쟁자도 없다. 누가 이기든 3선 의원 고지에 오른다. 20년 승부를 가를 ‘결승전’인 셈이다. 선거구 조정 대상이라는 변수가 있지만 강원 홍천·횡성에서도 새누리당 황영철 의원과 더민주 조일현 지역위원장이 다섯 번째 맞붙을 예정이다. 지금까지 전적은 황 의원이 2승1무1패로 우세한 상황. 이번 총선에서 황 의원이 우위를 굳힐지, 조 위원장이 동률을 이뤄낼지 귀추가 쏠린다. 서울 도봉을에서는 새누리당 김선동 후보와 더민주 유인태 의원이 세 번째 맞붙는다. 18대 총선에서 유 의원을 누르고 당선됐던 김 후보는 박근혜 정부 청와대 정무비서관 등을 거친 대표적 친박(친박근혜)이다. 반면 19대 총선에서 당시 현역 의원인 김 후보를 누른 유 의원은 노무현 정부 시절 정무수석을 지낸 친노(친노무현) 인사다. 김 후보와 유 의원의 대결은 ‘계파 대리전’ 양상을 띨 전망이다. 경기 고양시에서도 여야 전·현직 의원 간 ‘라이벌 대전’이 예상된다. 고양 덕양갑에서는 새누리당 손범규 후보와 정의당 심상정 의원이, 고양 일산서구에서는 새누리당 김영선 후보와 더민주 김현미 의원이 각각 세 번째 맞대결을 준비 중이다. 덕양갑의 경우 19대 총선 당시 도전자였던 심 의원이 현역 의원이던 손 후보를 불과 170표 차로 누르고 당선됐다. 이는 당시 전국 최소표차로 둘의 승부가 그만큼 치열했다는 방증이다. 이번에는 손 후보가 도전장을 냈다. 일산서구에서는 여야 간판급 여성 정치인들이 격돌한다. 18대 총선에서는 김 후보가, 19대 총선에서는 김 의원이 각각 승리했다. 이번 총선에서 당선될 경우 김 후보는 5선, 김 의원은 3선 고지에 각각 오르게 된다. 물러설 수 없는 승부처다. 경기 시흥갑에서도 새누리당 함진규 의원과 더민주 백원우 후보가 ‘3차 대전’을 치른다. 18대 총선에서는 백 후보가, 19대 총선에서는 함 의원이 승리한 바 있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어느 직장에나 있다…5가지 ‘성격이상자’와 대처법

    어느 직장에나 있다…5가지 ‘성격이상자’와 대처법

    어떤 직장이든 성격적 결함으로 다른 이들을 힘들게 만드는 상사나 동료는 존재하기 마련이다. 미국의 한 심리학자가 이들을 다섯 가지 유형으로 정리하고 각 유형에 대한 정신적 대처법을 내놓아 관심을 끈다. 10일(현지시간) 영국 매체 데일리메일은 미국 UCLA 심리학과 교수 주디스 올로프 박사가 말하는 ‘직장생활을 힘들게 만드는 인물 유형 5가지’를 간략히 소개했다. 그 중 첫 번째는 나르시시스트(Narcissist, 자아도취자) 유형이다. 이들은 자신을 중시하며, 관심에 목말라하고, 늘 칭송받길 원한다. 일반적으로 미움을 받을 것 같은 성격이지만, 때로 꽤 매력적 인물로 인식되기도 한다. 그러나 매력이 있건 없건 타인을 하찮은 존재로 만들며 마음대로 이용한다는 점에서는 동일하다고 교수는 설명한다. 따라서 만일 직장에 나르시시스트가 존재한다면, 이들의 비위를 맞춰줘야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조종당하지 않도록 주의할 필요가 있다. 다만 이들에게 무언가를 부탁할 때는 감정에 호소하기 보다는 그들이 좋아할만한 형태로 꾸며 말하는 요령이 필요하다. 예컨대 나르시시스트 상사에게 휴가를 요청해야 한다면 “요즘 너무 힘들다”고 말하는 대신 “제가 이 기간 동안 쉰다면 업무 효율을 높여 회사에 이바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는 편이 낫다고 교수는 충고했다. 두 번째 유형인 ‘분노중독자’(anger addict)는 직장에서의 모든 갈등을 상대에 대한 비난, 공격, 모욕 등으로 해결하려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타인의 자존감을 깎아내려 정서적 피해를 입히며, 자신의 잘못은 전혀 인정하려 들지 않는 사람들”이라고 교수는 설명한다. 이런 분노중독자를 상대하다 보면 스스로 분노에 휩싸여 추후에 후회할 말실수를 저지르기 쉽다. 그러므로 마음을 가라앉히고 침착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교수의 조언이다. 세 번째 유형인 수동 공격자(passive-aggressor)는 분노중독자와 유사하지만, 더 교묘한 형태로 상대를 공격하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가짜 미소를 짓거나 마치 상대를 우려하는 것처럼 꾸며 자신의 비난과 분노를 감추기 때문에 진의를 알아채기가 쉽지 않다. 수동 공격자를 상대할 때 가장 어려운 점은, 그들로 인해 느끼는 모욕감이 나 혼자 만들어낸 착각처럼 느껴진다는 점이다. 박사는 “그러나 이들의 태도에서 불쾌함이 느껴진다면 착각이 아니다, 그러므로 그들의 행동을 탓해도 좋다”고 전했다. 다음 유형인 ‘죄책감 전도자’(guilty-tripper)는 “책임전가의 귀재”라고 교수는 말한다. 이들은 다른 사람들로 하여금 미안함과 죄책감을 느끼게 해 자기 부탁이나 요구를 들어주도록 유도하는 재주를 지니고 있다. 죄책감 전도자로부터 자유롭고 싶다면 “완벽한 사람(착한 사람)이어야 한다는 관념을 버리는 것이 좋다”고 교수는 조언한다. 만약 죄책감 전도자가 당신의 실수를 이용하려 들면, 순순히 사과하고 잘못에 대해 적합한 수준의 책임을 져 사태를 마무리해 버림으로써 그들에게 휘둘리지 않도록 하자. 교수는 “이들은 자기 맘대로 움직일 수 없는 사람에게는 쉽게 흥미를 잃는 경향이 있다”고 덧붙였다. 마지막 유형은 ‘험담꾼’(gossip)이다. 이들은 직장 내 스캔들을 통해 다른 사람들의 관심과 인기를 얻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다.이들이 거론하는 가십의 직접적 대상이 되는 것도 물론 모욕적인 일이다. 그러나 때로는 남의 이야기를 몰래 퍼뜨리는 그들의 행태 자체가 불쾌해 스트레스를 받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이들의 행동을 ‘교정’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며 차라리 관심을 끊는 편이 정신건강에 이롭다"고 교수는 말한다. 그는 “사실상 험담꾼들을 억제할 뾰족한 수가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나면, 그들의 발언에 대해 신경 쓰지 않을 수 있게 된다”고 조언했다. 사진=ⓒ포토리아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문화마당] 입시 단상/김재원 KBS 아나운서

    [문화마당] 입시 단상/김재원 KBS 아나운서

    명절 연휴가 그리 행복하지 않은 사람은 주부나 며느리뿐만이 아니다. 결혼 못한 처녀 총각, 취직 못한 대학 졸업생, 대학 못 간 수험생도 온 가족이 모인 명절은 지옥에 가깝다. 친지들의 안부나 질문은 가슴을 찌른다. 이루지 못한 좌절과 슬픔을 딛고 일어서기도 힘든데 친지들의 관심을 가장한 무심한 질문은 다시 주저앉히기에 충분하다. 결국 집을 나와 명절에 문 연 값싼 식당을 찾아 전전해야 한다. 사정은 그런 자녀를 둔 부모도 크게 다르지 않다. 부모가 자녀를 자랑할 수 있는 기회는 세 번인데, 바로 대입과 취업과 결혼이란다. 자랑하지 못하는 부모의 심정도 오죽할까만 어디 본인들의 심정에 비할 수 있을까. 특히 설 명절은 지푸라기 같은 희망을 붙들고 추가 합격을 기다리는 대입 수험생에게는 그야말로 일각이 여삼추다. 우리 집도 재수한 아들을 둔 터라 사정이 크게 다르지 않다. 아이의 입시를 두 번 겪으면서 느낀 짧은 생각 몇 가지를 나누련다. 첫째, 대입은 결코 성적순이 아니다. 기회가 많아진 것은 사실이다. 공부 외에도 다양한 방법을 통해 대학에 가고, 기회 균등이라는 명분하에 배려 대상도 많아졌다. 따라서 공부하기 위해 공부로 대학을 가려는 사람들에게는 훨씬 더 어려워졌다. 설령 합격해도 나보다 공부 못하던 친구가 훨씬 좋은 대학에 들어가 버리면 찜찜한 마음은 도무지 지울 수가 없다. 둘째, 다양한 기회가 요행을 부추긴다. 수시 여섯 번, 정시 세 번, 도합 아홉 번의 기회는 수험생들을 들뜨게 한다. 공부 못한 아이가 좋은 대학에 갔다는 소문만 듣고 너도나도 지원해 본다. 지원만으로도 그 대학에 붙은 듯한 황홀한 느낌은 수험생에게는 독이다. 수십 대 일을 넘어 이백 대 일의 경쟁률이 나온다는 것은 제도가 기형적이라는 뜻이다. 대학 입시부터 요행을 바라고 질러라도 보자고 생각하는 아이들의 미래가 걱정된다. 셋째, 다양한 제도를 모르면 대학에 가기 힘들다. 기회가 많아졌다는 것은 복잡하다는 뜻이다. 수천 개 전형 중에 내게 맞는 것을 찾기란 그만큼의 탐색과 연구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결국 그 역할은 부모에게 떨어지고, 돈 많은 부모는 사설기관을 찾고, 돈 없는 부모는 직접 머리를 싸매고 공부하거나 그러지도 못하면 미안한 마음을 평생 부둥켜안아야 한다. 넷째, 잦은 탈락의 고배가 자존감을 떨어뜨린다. 예전에는 전기 한 번, 후기 한 번 떨어지고 재수해서 전기 한 번 떨어지고 대학에 간다 해도 기껏해야 두세 번의 아픔을 겪으면 그만이었다. 도합 아홉 번의 기회에 6차 이상 이어지는 추가 합격 발표마다 확인을 해야 하는 현행 제도는 예민한 시기의 아이들에게 거절당하는 아픔을 뼈저리게 심어 준다. 재수한 우리 아들도 도합 스무 번은 떨어졌다. 다섯째, 공부는 수험생이 하고 돈은 엉뚱한 사람이 번다. 아홉 번의 응시를 위한 전형료도 수십만원이다. 게다가 정시 지원을 앞두고 사교육기관에서 시행하는 모의 지원은 칠팔만원, 대면 컨설팅은 수십만원이다. 불안한 심리를 악용한 사교육기관의 횡포다. 심지어 모의지원은 수험생들의 지원 경향에도 영향을 미쳐 입시 판도를 바꾸기도 한다. 대한민국 사회에서 출신 대학은 이름과 생년월일 다음 순위로 나를 따라다니는 개인 정보다. 주소나 직장처럼 바꿀 수도 없다. 20년 인생을 평가하는 기준이기도 하다. 그 중요성만큼이나 방법과 과정도 중요하다는 사실을 대학 입시 제도를 만드는 사람만 모르는 것 같다.
  • “휠체어 앉아서 공부만… 불평등 문제 풀고파”

    “휠체어 앉아서 공부만… 불평등 문제 풀고파”

    “장애보다 힘들었던 건 편견” “고등학교 2학년 때 하루에 20시간 정도 휠체어에 앉아 공부만 했더니 엉덩이에 욕창이 생겼죠. 하지만 치료하는 시간도 아까웠어요.” 교통사고를 당해 장애1급(하지마비) 판정을 받고도 올해 입시에서 서울대 경제학과에 합격한 윤혁진(20·김해외고)씨는 16년 전 사고를 당한 순간을 희미하게 기억했다. “다섯 살 때인 2000년 가족들과 외식을 하고 골목을 건너는데 트럭이 와서 저를 쳤어요.” 그날 이후 윤씨는 1년간 병원에서 재활치료를 받았고 평생 휠체어 신세를 지게 됐다. 입시를 준비하면서 고통은 더 심해졌다. 휠체어에 앉아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척추측만증이 악화된 탓이다. “요통도 문제지만 장기들이 제 기능을 못하니까 소화도 안 되고 호흡도 힘들었어요. 포기하는 게 어떠냐는 주변의 권유도 있었지만 제 자신과의 싸움에서 지기 싫었습니다.” 2009년 허리가 더이상 휘지 않도록 척추를 묶어 두는 수술을 했지만 고통은 지금도 여전하다. 하지만 윤씨를 가장 힘들게 한 것은 장애보다 장애인에 대한 사회의 편견이었다. “초등학교 체험학습이나 문화 활동, 여행까지 거의 모든 활동에 제약을 받았어요. 아무래도 제가 함께 가면 누군가 신경을 써야 하고 이동 시간도 길어질 테니까요. 친구들과 추억을 쌓지 못한 게 가장 아쉽죠.” 고등학교에서 기숙사 생활을 했지만 윤씨 부모는 아들을 챙기느라 하루에 다섯 차례씩 학교에 와야 했다. 대학교 입학을 앞두고 가족과 서울로 이사한 윤씨는 “장애를 갖고 난 이후 사회복지에도 관심이 갔지만 결국 그것도 경제 문제라고 결론을 내렸다”며 “경제학을 이용해 불평등의 문제를 풀어 보고 싶다”고 말했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김현회의 축구싶냐] 투자하긴 아깝고, 우승은 부럽다고?

    [김현회의 축구싶냐] 투자하긴 아깝고, 우승은 부럽다고?

    올 시즌 K리그 클래식의 관전 포인트는 여러 개다. 개인적으로는 인천유나이티드가 영입한 쯔엉이 얼마나 활약할 수 있는지 여부와 수원FC의 잔류 여부가 큰 볼거리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또 하나, 역시나 올 시즌에도 과감한 투자를 아끼지 않은 전북이 몇 개의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릴 수 있을지 여부가 팬들의 가장 큰 관심사다. K리그 클래식은 물론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서도 전북이 대단한 기세를 보여줄 수 있을지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더블 스쿼드가 충분히 가능한 전북뚜껑을 열어봐야 알겠지만 전북의 K리그 클래식 우승 가능성은 대단히 높게 점쳐지고 있다. 전북에는 이동국과 이재성, 한교원, 레오나르도 등 기존 선수들의 존재감도 여전하지만 여기에 김신욱과 로페즈, 김보경, 최재수, 고무열, 이종호, 임종은, 김창수 등까지 가세했기 때문이다. 다른 팀에서라면 확실히 주전을 보장받을만한 선수들도 전북에서는 벤치를 지켜야 할 정도다. 골키퍼 권순태를 제외한다면 말 그대로 ‘더블 스쿼드’가 가능하다. 이런 팀의 감독이라면 참 감독할 맛 날 것 같다. 이 팀은 이동국이 교체로 나가면 김신욱이 들어오고 밖에서 이종호가 몸을 풀고 있다. 상대팀 팬이라면 공포스러울 수밖에 없는 진용이다. 여기에서 끝이 아니다. 가수 이승기는 얼마 전 군대를 가 지금쯤 막 주기표에 매직으로 한 칸을 그리고 이제 제식 훈련을 받고 있을 텐데 전북 이승기는 9월이면 전역을 하고 팀으로 돌아온다. 정혁과 신형민 또한 마찬가지다. K리그 클래식에서 최강의 전력을 자랑할 만한 팀을 두 팀은 족히 만들 수 있을 정도의 선수층이다. 자체 평가전이라도 하는 날이면 눈이 호강할 만한 플레이를 감상할 수 있다. 냉정히 말해 올 시즌 K리그 클래식에서는 전북이 우승하느냐 마느냐가 아니라 전북이 얼마나 압도적인 성적으로 우승하느냐가 화두가 될 가능성이 적지 않아 보인다. 나는 매 시즌 응원하는 팀이 바뀐다. 짠한 스토리를 만들어 내는 팀을 응원하기도 하고 매력적인 축구를 구사하는 팀을 응원하기도 한다. 하지만 올 시즌에는 전북의 우승을 기원한다. 이렇게 다들 앓는 소리하며 지갑을 닫은 상황에서 과감하게 투자하는 팀이 리그 우승을 차지하는 게 올바로 가는 방향이기 때문이다. 전북이 반드시 우승을 해야만 앞으로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리그를 이끌 수 있고 다른 팀들에도 메시지를 던질 수 있기 때문에 올 시즌에는 전북의 우승을 바란다. 물론 다른 사심은 전혀 없다. 포항은 우승하면 기자들에게 과메기를 돌리지만 전북은 우승해도 나에게 10원 한 장 떨어지지 않는다. 전북의 투자를 불편하게 바라보는 시선헌데 벌써부터 이상한 분위기가 흐르고 있다. 전북의 독주를 우려하고 견제하는 분위기다. 압도적인 전력을 갖춰 전북이 우승을 하면 리그의 재미가 떨어질 것이라고 믿는 이들도 있고 전북의 이런 투자가 못마땅한 이들도 있다. 그래서 미리 시즌이 개막하기 전에 못 박고 싶다. 전북이 올 시즌 만약 독주 체제를 구축해 일찌감치 K리그 클래식 우승을 확정지어도 앞으로 리그 규정을 바꾸거나 투자를 위축시키는 정책을 세우자고 주장하는 등 딴소리 하기 없다는 약속을 꼭 받아내고 싶은 거다. 전북의 독주가 못마땅하면 다른 팀들이 그에 걸맞는 투자를 해 전북을 제지하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 축구인들 사이에서 벌써부터 “한 팀의 독주가 K리그의 흥행을 망칠 수도 있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들이 나오고 있다. 나 역시 여러 팀들이 시즌 막판까지 치열하게 우승을 위해 경쟁하는 모습을 보고 싶긴 하다. 셀틱이나 파리생제르망, 바이에른뮌헨이 독주하는 리그보다는 그래도 누가 우승할지 모르는 리그가 더 관심이 가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자연스럽게 여러 팀들이 투자를 통해 경쟁할 때나 가능한 일이다. 공정한 투자를 통해 이뤄낸 성과라면 한 팀의 독주를 제지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우려를 하려면 전북만큼 투자하지 못하는 다른 빅클럽에 대해 우려를 해야지 전북을 우려의 대상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 전북 또한 최근 들어 돈은 돈대로 쓰면서 주변 눈치를 봐야하는 이상한 상황이 됐다. 돈 없는 나는 친구들한테 술을 한 번 살 때마다 온갖 생색을 내는데 전북은 쓰면서도 안 쓰는 척 해야 한다. 독주를 해 우승을 하면 흥행을 망치는 주범이 될 판이고 그렇다고 이렇게 막대한 투자를 해놓고 가까스로 우승을 하거나 혹여라도 우승을 놓치게 되면 타격은 더더욱 심해질 수밖에 없다. 중국의 엄청난 투자에 경쟁조차 되지 않는 K리그를 그나마 이끌고 있다는 점을 전북에 고마워해야 하지만 전북 혼자 이 무거운 짐을 짊어지기에는 상당한 부담이다. 만약 올 시즌 전북이 압도적인 성적을 낸다면 구단 이기주의로 인해 전북이 불편한 상황에 놓이거나 K리그가 다같이 죽는 방향으로 상황이 흘러가지 말란 보장도 없다. 지금부터 내가 어떤 걸 우려하고 있는지 소개하려 한다. 2004년 전후기리그가 도입된 이유는?과거 상황을 보자. 성남일화가 K리그 3연패라는 엄청난 업적을 이룬 2003년 시즌은 대단했다. 막대한 투자를 앞세워 샤샤를 영입하고 여기에 김도훈과 윤정환 등까지 가세하면서 성남일화의 3연패는 자연스레 이뤄졌다. 3년 연속 우승을 차지하던 2003년에는 이미 시즌 중반에 우승을 확정지어버렸고 시즌 마지막 경기가 끝나던 순간 2위 울산현대와의 승점차는 18점에 이를 정도였다. 성남일화가 투자를 통해 이뤄낸 성과였고 이 시절 성남일화는 지금도 K리그 역사에서 가장 강력했던 팀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프로축구연맹은 이듬해인 2004년 황당한 방식을 도입했다. 성남일화가 압도적인 우승을 차지하자 이를 견제하기 위해 전후기리그를 도입한 것이다. 시즌을 전기리그와 후기리그로 나눠 전,후기리그 우승 팀과 이 팀을 제외한 통합승점 1위, 2위 팀이 플레이오프를 치르는 아주 복잡한 방식이었다. K리그 스스로 한 팀의 투자와 독주를 인정하지 못하는 셈이었다. 이런 방식은 이듬해인 2005년에도 이어졌는데 통합 성적 1위였던 인천유나이티드가 통합 성적 3위인 울산현대와의 챔피언결정전에서 밀려 준우승에 그치는 황당한 일도 벌어졌다. 한 팀이 과감하게 투자해 이뤄낸 성과를 이렇게 말도 안 되는 규정까지 도입해 견제하는 건 적당히 투자하고 적당히 승점 관리해 적당히 우승하는 팀을 만들어 낼 뿐이었다. 이후 다시 플레이오프가 폐지되고 단일리그로 돌아온 게 2012년이니 K리그는 무려 여덟 시즌 동안이나 돌고 돌아 제자리로 온 셈이 됐다. 한 팀이 과감하게 투자하고 그 정당한 성과를 부여받는 게 당연한 일이지만 K리그는 이때까지 그걸 전혀 모르고 있었다. 100억 원을 쓰는 팀과 50억 원을 쓰는 팀이 있으면 당연히 전자가 더 큰 성과를 내야 마땅한 법인데 K리그는 50억 원, 아니 30억 원을 쓰는 팀도 100억 원을 쓰는 팀과 비슷하게 경쟁할 수 있는 구도를 만들어 버렸고 이를 다시 바로 잡는 데만 무려 8년이라는 긴 시간이 필요했다. 성남일화의 3연패는 K리그에 역사적으로 남을 업적이지만 그들의 독주로 인해 바뀌어버린 리그 운영 방식은 역사에 별로 남기고 싶지 않는 일이었다. K리그에 만연했던 구단 이기주의이뿐 아니다. 구단의 이기주의가 리그의 계획을 바꾼 일도 있었다. 야심차게 승강제를 추진하던 연맹은 지난 2011년 11월 정기이사회를 열고 그 방식을 정하려 했다. 16개 구단 중 12팀을 1부리그에 남기고 네 팀을 2부리그로 보내는 시행안을 의결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강등권에 있는 경남과 대전, 대구, 강원, 광주, 인천 등 K리그 6개 시도민구단이 이사회 하루 전이 되어서야 극심하게 반발하기 시작했다. 이들 6개 시도민구단은 “K리그 승강제가 대안도 없이, 그것도 기업구단의 입맛에 맞춰 일방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한심한 작태에 분노를 표하고 공청회 등 소통의 창구 없이 밀실에서 계속 추진할 경우 연맹의 어떠한 사안에도 동참하지 않기로 했다”고 발표하면서 노골적으로 연맹의 의결안을 거부했고 결국 이 사안은 두 달이 넘도록 통과되지 못했다. 그러다 결국 두 달 후 연맹은 “나부터 살고 보자”고 극렬히 반발한 시도민구단들의 손을 들어줬다. 기존 네 팀 강등이 아니라 두 팀만 강등시키는 방식을 채택한 것인데 그것도 상주 상무의 자동 강등으로 2012년 강등을 겪을 팀은 단 한 팀 뿐이었다. 결국 연맹은 2012년 시즌 이후 1부리그에 남는 팀을 12개로 정하려 했지만 이 계획을 완성하는 데는 1년이 더 필요했다. 그런데 당시 네 팀 강등에 극렬히 반발했던 6개 시도민구단 중 인천을 제외한 다섯 개 구단이 강등을 경험했거나 여전히 2부리그인 K리그 챌린지에 속해 있다는 건 참으로 아이러니한 일이다. 이사회 바로 전날 구단 이기주의를 부려가며 가까스로 눈앞의 강등은 막아냈지만 결국 이들은 단순히 시간만 벌었을 뿐 아무런 경쟁력도 갖추지 못했다. 비록 지난 해를 끝으로 이제는 폐지 수순을 밟고 있지만 K리그 드래프트 제도 또한 구단 이기주의의 결정판이었다. 신인 지명을 둘러싸고 팀 간 분쟁을 최소화하자는 좋은 취지로 생겨났다고는 하지만 사실 K리그 드래프트는 선수 육성에 투자는 하기 싫고 신인 선수들의 몸값도 줄이려는 K리그 구단들 사이에 생긴 일종의 담합이었다. 순위별로 선수들 몸값을 매겨 놓고 돌아가며 뽑아 가면 되니 투자를 하지 않는 구단들 사이에서 이보다 더 좋은 방식이 있었을까. 우리가 선수를 키워낼 게 아니라면 너희들도 키우지 말고 그냥 있는 애들 중에 주사위 던져가며 뽑자는 것과 다를 게 없던 이 방식은 K리그 출범 이후 잠깐 폐지됐던 적을 제외하면 무려 25년 동안이나 시행됐다. 투자하면 바보고 집단으로 목소리 크게 싸우면 이기는 싸움이었다. 전북의 독주,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그래서 전북의 독주가 두렵다. 그들이 압도적인 성적을 낸다고 해 다른 팀들이 투자가 아닌 다른 방식으로 전북을 견제할까봐서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지금껏 그런 사례가 많았으니 이번에도 그러지 말란 법이 없다. 선수를 비싼 돈 주고 사기 싫으니 주사위 던져 뽑고 한국 축구의 숙원 사업도 내가 피해 볼 것 같으니 집단으로 이기주의를 부리고 독주를 하면 리그 순위 집계 방식까지도 바꿨던 마당에 압도적 1강팀이 또 탄생한다면 이기주의가 생기지 말라는 보장이 없다. 벌써부터 일부 축구인들 사이에서 전북의 독주를 걱정하는 걸 보면 어떤 방식으로건 이를 견제하려는 목소리는 커질 것이다. 전북의 독주를 막는 방법은 전북보다 더 많은 투자를 하면 될 일인데 말이다. 그래서 시즌 개막 전인 지금 말하는 거다. 정당하게 번 돈으로 올 겨울 따뜻하게 나 보겠다고 몽클레어 점퍼 하나 사려는데 “너 혼자 비싼 점퍼 입으면 추위에 떠는 우리는 뭐가 되느냐”며 손가락질 해서는 안 된다. 열심히 공부하는 전교 1등에게 “위화감 생기니 다같이 공부하지 말자”고 하는 것도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여기는 똑같이 나눠주고 똑같이 입고 똑같이 먹고 자는 사회주의 국가가 아니지 않나. 억울하면 투자하고, 투자할 생각 없으면 투자하는 팀이 우승 세리머니할 때 그 배경이 돼 역사적인 조연 역할이나 하면 될 일이다. 투자할 생각 없으면 승점자판기 노릇 하는 것도 기분 나쁘지만 받아들여야 하는 일이다. 부지런히 노력하고 아낌없이 쏟아 붓는 팀이 그렇지 않은 팀보다 더 좋은 성과를 내고 더 많은 관심을 받는 건 당연하지 않은가. 올 시즌이 끝나고 투자한 팀이 박수를 받을 때 딴소리하지 말자. 축구 칼럼니스트 김현회 footballavenue@nate.com
  • [北 미사일 발사] “美 슈퍼볼 경기장 상공 통과”… 효과 극대화?

    북한이 지난 7일 발사한 ‘지구관측위성’ 광명성 4호의 상태가 불안해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하지만 미국 최대 스포츠 행사인 프로풋볼(NFL) 결승전인 슈퍼볼 경기장 상공을 통과했다는 관측이 나왔다. 미국 CBS, CNN방송은 8일(현지시간) 북한이 쏘아 올린 광명성 4호 위성이 “불안정하게 회전하는 ‘텀블링’(공중제비) 상태를 보이고 있다”며 “불안정해 어떤 유용한 기능도 못하는 상태”라고 미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위성 전문가들과 아마추어 위성 추적자들은 광명성 4호의 움직임을 면밀히 추적하고 있다. 그러나 이 위성이 어떤 주파수를 사용하고 있는지 정확하지 않으며, 신호를 보내고 있는지도 명확하지 않은 상태라고 CBS 방송은 전했다. 위성이 마지막 로켓과 분리돼 궤도에 진입하는 과정에서 위성 자체가 회전하면서 각종 센서가 기능을 못하는 텀블링 상태에 빠지는 경우가 종종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앞서 전날 미 전략사령부는 북한의 발사체가 우주 궤도에 진입했다는 사실을 확인한 바 있다. 광명성 4호는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NORAD)의 위성 목록에 ‘41332’로 등재됐다. 북한이 쏘아 올린 비행체가 지구 밖 궤도 진입에 성공한 것은 2012년에 이어 두 번째다. 광명성 4호가 7일 제50회 슈퍼볼 경기가 막을 내린 지 한 시간 뒤에 경기장인 미국 캘리포니아 주 샌타클래라 리바이스 스타디움 상공을 통과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AP가 보도했다. 북한은 1998년 8월 ‘대포동 1호’ 발사를 시작으로 2012년 12월 은하 3호 발사까지 다섯 차례 장거리 로켓을 발사했다. 이 가운데 광명성 3호와 이번에 발사한 광명성 4호만이 인공위성 궤도에 올라갔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도경수 “연기하다 울컥… 모르던 감정 느낄 수 있어 기뻐”

    도경수 “연기하다 울컥… 모르던 감정 느낄 수 있어 기뻐”

    틈날 때마다 찾아볼 정도로 영화를 좋아한다고 했다. 인상 깊었던 작품을 물었다. 명배우가 나오는, 멋들어진, 귀에 익은 작품을 거론할 줄 알았는데 독립영화 한 편을 불쑥 꺼내 든다. 교양 PD를 꿈꾸는 청년이 주인공이란다. 어느 회사에서 6개월짜리 인턴으로 일하게 된다. 정규직 직원이 개인 사정으로 직장을 떠나자 회사는 청년에게 달콤한 제안을 한다. 정규직으로 알고 첫 출근을 하던 날, 낙하산이 내려온다. 청년은 다시 인턴 신세가 된다. 그런데 일 못하던 낙하산은 회사를 얼마 다니지 못한다. 상처를 받을 대로 받은 청년에게 직장 상사는 이번에는 진짜라며 다시 정규직 자리를 제안한다. “‘10분’이라는 작품인데요, 마지막에 ‘생각할 시간을 10분 주겠다’는 대사가 여운을 남기죠. 영화를 보면서 강렬하게 이 캐릭터를 연기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 건 처음이에요.” ‘연기돌’이라고 허투루 봐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스친다. 인기 아이돌 ‘엑소’(EXO)에서 메인 보컬을 맡고 있는 디오, 도경수(23)가 그렇다. ‘카트’에서 염정아의 아들 역으로 나와 관객들에게 좋은 인상을 남겼던 그다. 이번에는 복고풍 청춘 영화 ‘순정’으로 돌아온다. 24일 스크린에 걸린다. 1991년 여름의 작은 섬마을을 배경으로 다섯 청춘의 순수했던 시절을 다룬 작품이다. 함께해서 더욱 빛나던, 그리운 그 시절로 관객을 초대한다. 도경수는 우정과 첫사랑, 오해, 이별, 재회의 중심에 있는 ‘범실’을 연기한다. 너무 순수한 나머지 다소 숙맥처럼 보이는 캐릭터다. 음악 활동에 매진해도 시간이 부족할 것 같은데 왜 연기에도 욕심을 내는 걸까. “살아오면서 눈물을 흘린 적도, 울어 본 적도 별로 없어요. 그런데 연기를 하며 울컥이라는 단어가 주는 감정을 알게 됐죠. 도경수로 살아가면서 알지 못했던 감정들을 맛볼 수 있다는 점에서 굉장한 희열을 느껴요. 관객에게 저와 같은 감정을 느끼게 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그렇죠. 무대에서의 희열은 조금 달라요. 팬들 표정 하나하나, 소리 하나하나를 접하며 즉각 소통할 수 있는 게 매력이죠.” 고등학교 때 만난 첫사랑에게 집착하기도 하고, 차이기도 하고, 알 만한 건 다 안다며 실제 도경수는 영화에서 범실이가 보여주는 ‘순정’과는 거리가 있다고 손사래를 치지만 적어도 연기에 대한 자세에서만큼은 순정남으로 느껴진다. “말이나 동작보다는 눈으로 이야기하는 것 같다고 말씀해 주는 분도 있어요. 과찬이죠. 저의 장점요? 없는 것 같은데요? 안으로는 캐릭터를 100% 이해하는 것 같은데 밖으로는 제대로 표현하지 못해 답답한 순간이 많아요.” 도경수는 조정석과 함께 ‘형’이라는 작품의 촬영도 마무리한 상태다. 어려서부터 혼자였고, 마음에 생채기가 많지만 헤어졌던 친형과 만나며 조금씩 마음의 문을 열게 되는 캐릭터란다. 도경수의 눈이 빛난다. “굉장히 남자다운 캐릭터인데 또 다른, 새로운 모습을 보여 드릴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택시 탈 수 없어서”… 새벽 1시 넘자 몰려드는 콜버스 손님들

    “택시 탈 수 없어서”… 새벽 1시 넘자 몰려드는 콜버스 손님들

    앱으로 요청… 인근 버스에 연결 스마트폰으로 승차 가능 시간 알려젊은여성·대리운전기사 이용 많아강남서도 운행 정보 잘 안 알려져 “콜버스가 뭔가요? 콜택시 같은 건가요?” 지난 4일 밤 11시 서울 강남역 10번 출구. 설연휴를 앞두고 거리는 사람들로 넘쳐났다. 서둘러 집으로 발길을 향하는 사람들과 이미 한 잔을 걸치고 2차 장소를 물색하는 사람들이 서로 엇갈렸다. 시외로 가는 버스정류장에는 행선지마다 여러 갈래의 줄이 길게 늘어섰다. 강남역 높은 빌딩 틈을 지나며 겨울바람은 더 매서워져 살갗을 연신 찔렀다. 강남역 어디에도 콜버스에 대한 광고나 콜버스를 이용하려는 사람은 찾기 어려웠다. 콜버스를 아느냐는 질문에 다들 고개를 내저었다. 기자가 직접 스마트폰에 콜버스 앱을 다운받고 위치 서비스 권한을 허용하자 현재 있는 곳이 지도에 자동으로 표시됐다. ‘방배역’으로 도착지를 설정하고 콜버스를 요청하자 바로 인근에 있던 C03번 콜버스와 연결됐다. 콜버스 서비스는 현재는 강남구, 서초구에서만 이용할수 있다. 스마트폰에 ‘C03번 승차 21분 전’이라는 메시지가 곧바로 떴다. 앱 지도에 ‘강남역 뉴욕제과 정류장’이 승차 장소로 표시됐다. 메시지의 숫자가 10분 전, 5분 전, 3분 전으로 계속 줄었다. ‘진짜 오긴 오는 건가.’ 불안한 마음이 들 때쯤 멀리서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25인승 노란색 전세버스가 다가왔다. 길게 늘어선 시외 버스 줄에 서서 발을 동동 구르던 이들의 부러움을 받으며 버스에 올랐다. 인기가 많을 거란 기대와 달리 버스는 텅 비어 있었다. 시간이 아직 일러서겠지만,아직 홍보가 제대로 되지 않은 듯했다. 콜버스는 일요일 밤을 제외하고 밤 10시부터 다음날 새벽 4시까지 운영된다. 행선지를 취소하고 콜버스 기사에게 동의를 얻어 다른 손님을 기다렸다. 교대역 인근 이면도로에서 ‘콜’을 기다리기 30여분. 교대역에서 수서역으로 가는 콜이 떴다. 교대역에 도착하자 남자손님 다섯 명이 한꺼번에 우르르 탔다. 강민찬(27)씨는 “친구들을 오랜만에 만나서 2차 장소로 가는데 다섯 명이 택시 한 대에 다 탈수가 없어서 콜버스를 불렀다”면서 “강남에서 늦은 시간에 택시 잡기란 하늘의 별 따기인데 너무 편리하다”고 말했다. 새벽 1시 40분을 넘어서자 갑자기 바빠졌다. 새벽 1시부터 4시까지는 대리운전 기사들이 콜버스의 주요 고객이다. 강남 세곡동에서 신논현역 교보빌딩 앞까지 이동한 대리기사 박기웅(39)씨는 “세곡동이나 서초 내곡동으로 손님을 모시고 갔다가 다시 강남 쪽으로 나오려면 버스도 거의 없고 택시도 잘 다니지 않아 고생이었는데 콜버스가 생겨 다행”이라면서 “무료 이용 기간이 끝나도 택시보다 가격이 싸서 꼭 이용할 생각”이라고 했다. 콜버스 기사 함정훈(46)씨는 “밤에 혼자 택시 타기가 무서운 여성부터 대리운전 기사까지 다양한 분들이 이용한다”면서 “앱을 이용해 콜을 부르다 보니 20~30대 젊은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인터넷을 통해서나 지인에게 소문을 듣고 타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현재 4대의 콜버스가 운행 중이며 콜버스 앱을 설치한 사람은 5000명에 이르지만, 하루평균 콜버스를 이용하는 사람은 모두 50~60명 정도다. 박병종 콜버스랩 대표는 “우리 회사가 직접 운송업을 하는 게 아니라 전세버스 회사와 승객을 연결시켜 주는 ‘전세버스 공동구매 중개서비스’라고 할 수 있다”면서 “택시업계의 반발이 심한 데 택시의 ‘대체재’가 아닌 ‘보완재’로 이해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