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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로부터 ‘우리’까지 희망 읽기

    ‘나’로부터 ‘우리’까지 희망 읽기

    문화계 인사들이 각자 가슴에 품고 있던 ‘말’과 그들이 추천한 한 권의 ‘책’을 통해 새해 첫 책면을 나누고 싶습니다. 이들이 꼽은 올해 화두는 ‘나’로부터 출발해 ‘우리’로 나아갑니다. 영화 ‘내부자들’을 연출한 영화감독 우민호, 베스트셀러 저자이자 생태학자인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 책 전문가 장은수 편집문화실험실 대표, 최근 일본군 위안부를 다룬 장편소설 ‘한 명’을 펴낸 소설가 김숨, 지난해 유일한 천만 영화 ‘부산행’을 연출한 영화감독 연상호, 시인이 시를 골라 주는 책방 ‘위트앤시니컬’ 주인장인 유희경 시인, 원조 스타PD로 유명한 주철환 서울문화재단 대표,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 출신의 프리마 발레리나 김주원의 화두에는 성찰과 우리 사회를 치유하고픈 소망이 담겨 있습니다. 미래를 만들어 가는 힘은 확신이 담긴 말과 그리고 고집스러운 실천일 것입니다. 절망에 맞서는 한 방법은 누군가에게 희망을 주는 것입니다. 그 희망은 결국 나의 희망이 될 것입니다. 희망은 그렇게 시작되지 않을까요.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희망] ‘내부자들’ 우민호 감독 ‘제5도살장’ 커트 보네거트 지음/정영목 옮김/문학동네 커트 보네거트는 미국의 풍자가이자 휴머니스트이며 소설가이자 에세이스트이다. 이 책은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다가 독일 드레스덴 폭격에서 살아남게 된 작가가 쓴 자전적인 반전 소설로 부조리와 모순을 생생하게 묘사하고 있다. 거대한 변혁을 겪고 난 주인공이 아침에 눈을 뜨고 일하러 나가고 저녁에 다시 집으로 돌아와 가족과 함께 밥을 먹고 잠에 드는 하루하루의 일상이 얼마나 소중하고 행복한지를 이야기하는 책이다. 이 책을 읽으면 희망은 큰 곳에 있는 게 아니라 일상에서 찾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어떤 한 개인의 삶이 행복하려면 일상이 파괴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일상이 무너지는 순간 한 인간의 행복은 무너지기 시작한다. 요즘 우리 국민들의 일상이 무너져 내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일상이라는 게 얼마나 소중한지, 또 그 일상에서 행복을 느낄 수 있다는 게 얼마나 소중한지 말해 주는 책이다. 우리나라도 나름의 일상이 있을 텐데 그 일상으로 돌아갔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 [대선] ‘부산행’ 연상호 감독 ‘송곳’ 최규석 지음/창비 최규석 작가는 우리 시대 청춘의 모습을 그린 ‘습지 생태보고서’, 이주 노동자의 이야기를 담은 ‘공룡 둘리에 대한 슬픈 오마주’, 우리 현대사를 다룬 ‘대한민국 원주민’과 ‘100℃’ 등 여러 작품에서 사회 부조리를 파헤쳐 온 작가다. ‘송곳’은 부당 해고에 맞선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섬세하면서도 날카롭게 다루고 있다. 다음달부터 마지막 5부의 연재가 시작되는데 단행본으로는 3권까지 나온 상태다. 드라마로도 만들어졌는데 이 책을 이 시점에서 추천하는 까닭은 우리 사회가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할 노조에 대한 이야기이고, 지금 시국 상황에 다시 읽어 보면 또 다른 의미와 느낌으로 다가오지 않을까 싶어서다. 대학 동창인 최 작가와는 맥주 한 캔을 놓고 밤새도록 창작 이야기를 할 정도로 막역한 사이다. 첫 장편 ‘돼지의 왕’을 비롯해 ‘사이비’ 그리고 지난해 ‘서울역’에서 캐릭터 원안, 디자인 등을 맡아 줬다. 영화 ‘부산행’의 마지막에 흐르는 ‘알로하오에’도 최 작가가 추천했다. [다양성] 최재천 이대 석좌교수 ‘문명의 붕괴’ ‘국가는 왜…’ 재러드 다이아몬드 지음/강주헌 옮김/김영사 대런 애스모글루·제임스 로빈슨 지음/최완규 옮김/시공사 ‘총, 균, 쇠’로 풀리처상을 수상한 UCLA 지리학과 교수 재러드 다이아몬드의 ‘문명의 붕괴’는 인류 문명의 탄생과 발전을 총, 균 그리고 쇠로 재분석한 전작과 달리 문명 사회가 어떤 이유로 붕괴했는지를 분석한 책이다. 그는 크게 다음의 다섯 가지 이유를 들었다.?인간이 환경에 끼치는 악영향, 기후 변화, 우방의 부재, 적대적 이웃 국가의 출현, 무너진 정치 시스템과 문화 인프라. 지금 우리가 처해 있는 정국을 총체적으로 경고하고 있는 것 같아 섬뜩하기까지 하다. 여기에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의 분석은 우리를 더 두렵게 한다. 경제학자와 정치학자인 두 저자가 찾아낸 국가가 망하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포괄성이다. 국가 행정과 경제 사회가 포괄적(inclusive)인 국가는 융성했고 반대로 폐쇄적(exclusive)인 국가는 망했거나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저자들은 대한민국과 북한을 가장 극명한 예로 들어 설명한다. 하지만 우리 사회의 많은 결정도 점점 더 폐쇄적으로 이뤄지는 걸 본다. 이런 역주행을 과감히 끊어내야 한다. [공화] 장은수 편집문화실험실 대표 ‘비통한 자들을 위한…’ 파커 파머 지음/김찬호 옮김/글항아리 자율. 자기 행동의 서사를 스스로 창조하고 실천하다. ‘촛불’과 함께 민주주의가 우리 스스로에게 명령되었다. 자율적 주체인 시민을 통치의 대상인 신민으로 여기는 어떠한 정치사회 시스템도 연대를 통해 곧바로 무력화할 것임을 선포했다. 아고라에서 자율적으로 평화를 이룩한 성숙한 시민의식에 바탕을 두고, 더이상 대의제 선거에만 의존하지 않는 공화(共和)의 원리를 국가와 사회 전반에서 시험할 때다. 이 책은 정치의 새로운 얼굴을 그리려는 사람들에게 생각의 지렛대를 제공한다. 저자는 비통한 자들을 위한 공동체가 생겨날 수 있도록 시민들 개개인의 마음을 일일이 살피는 공론장(느리고 비효율적이지만 흔하게 기적을 일으키는)을 만들자고 제안한다. 자기 나라 안에서 난민이 되면서 마음이 부서진 이들에 주목하고, 그 찢긴 마음을 서로 공유하여 공감을 일으킴으로써 치유를 바느질하고 연대를 생성하자는 것이다. 이것이 민주의 참된 토대이자 공화로 가는 오솔길이다. 사회의 뿌리로부터 꽃을 향해 분출해 올라가는 소통의 흐름을 원활히 하면서도, 이를 자율적으로 조절하고 필요한 일에 집약할 줄 아는 미시 정치의 실현이 촛불의 교훈이다. 독서공동체와 같이 일상에서 성찰적 토론에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는 시민 공동체를 고민할 과제가 우리 앞에 있다. [리셋] 유희경 시인 ‘나는 세상을 리셋하고 싶습니다’ 엄기호 지음/창비 어지러운 시절을 보내고 있다. 도대체 무얼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를 지경에 이르게 된 것 같다. 마땅한 귀결처럼 패배감과 허무가 유령처럼 우리 곁을 떠돈다. 그리고 지친 우리는 자신도 몰래, “이러느니 다 망했으면 좋겠어”라고 내뱉고 만다. 이른바 ‘리셋 증후군’에 시달리게 된 것이다. 리셋은 필요하다고, 나는 믿는다. 그러나 앞도 뒤도 대책도 없는 ‘처음’은 바라서도 이야기해서도 안 된다. 그것은 리셋이 아니라 실패다. 엄기호의 ‘나는 세상을 리셋하고 싶습니다’는 낙담과 포기만으로 해결되지 않는 한국 사회의 구조적 모순을 역사 위에서 진단한다. 그리고 그 다음을 위한 논의를 “처방”한다. 다시 역사의 위로 올라서, 우리가 더 나아지고 있음을 확신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이 책을 통해 확인해 보았으면 좋겠다. 포기는 아무것도 해결하지 못한다는, 어쩌면 뻔한 ‘진리’를 우리는 너무 쉽게 잊고 마는 것은 아닌지. 진정한 리셋은 지속할 힘을 찾아내는 노력에 달려 있다. [그래도] 주철환 서울문화재단 대표 ‘겐샤이’ 케빈 홀 지음/ 민주하 옮김/ 연금술사 마음이 ‘우물’이면 말은 ‘물’이다. 더러운 우물에서 맑은 물을 퍼 올릴 순 없다. 내가 사는 동네 인근에 ‘윤동주 시인의 언덕’이 있다. 시인이 젊은 날 머물던 하숙집터도 있다. 하기야 시인에겐 늙은 표정이 없다. 서른이 되기도 전에 총총히 떠나버려 영원한 청년의 얼굴로 남았다. 딱 백 년 전에 태어난 윤동주에겐 별이 말이었다. ‘별 하나에 아름다운 말 한마디씩 불러’,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에 쓸쓸함과 별 하나에 동경과 별 하나에 시와 별 하나에 어머니’를 새겨 넣었다. 이제라도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를 가슴에 품고 싶다면 얇은 책 ‘겐샤이’에서 방법을 익히자. 고대 힌디어 ‘겐샤이’는 어느 누구든 스스로를 작고 하찮은 존재로 느끼도록 대해선 안 된다는 뜻이다. 말 한마디에도 다 정신이 깃들어 있다. 정신없이 살다 보면 정신없는 날을 맞게 된다. [윤리] 소설가 김숨 ‘나와 너’ 마르틴 부버 지음/표재명 옮김/문예출판사 윤리 의식의 부재는 어디서 오는가. 그것은 지난 가을과 겨울 내내 내게서 떠나지 않던 질문이었다. 본질적으로 그것은 인간의 존엄성을 망각한 데서 나오는 태도, ‘너’라는 타자를 존귀하게 여기지 않는 태도에서 기인하는 것이 아닐까. 태어나는 순간부터 ‘나’는 수많은 ‘너’를 만나고, 어떠한 관계를 맺는다. 그 과정에서 너를소유나 도구로 대하기도 한다. ‘나와 너’는 유대인 철학자 마르틴 부버의 책이다. 너와 나의 관계에 대한 깊고 신비로운 성찰을 담고 있다. “근원어 ‘나―너’는 오직 온 존재를 기울여서만 말해질 수 있다…. ‘나’는 너로 인하여 ‘나’가 된다. ‘나’가 되면서 ‘나’는 ‘너’라고 말한다. 모든 참된 삶은 만남이다.” 나와 너의 관계 회복은 자연스럽게 윤리 의식의 회복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너와 나의 만남은 은혜로 이루어졌다”는 문장을 새해 첫 문장으로 심장에 새긴다. [성찰] 발레리나 김주원 ‘살아갈 날들을 위한 공부’ 톨스토이 지음/이상원 옮김/조화로운삶 여러 가지 이유로 우리에게 중요한 2017년을 위해 누군가에게 조언을 얻을 기회가 생긴다면 나는 망설임 없이 톨스토이의 책을 권할 것이다. 모두가 갈구하는 행복은 가까운 데서 찾을 수 있다. 가장 중요한 순간은 내가 존재하고 있는 현재이며 가장 소중한 사람은 지금 내가 만나고 있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살아갈 날들을 위한 공부’는 톨스토이가 생전에 펴낸 마지막 저서다. 그의 지혜와 성찰이 담긴 잠언집으로 그가 느낀 행복과 사랑, 삶과 죽음 등에 대한 통찰이 담겨 있다. 다른 사람의 말이나 책을 보면서 지식을 얻게 되지만 실제 나의 것이 되지는 않는 경우가 많은데 이 책에서는 진짜 스스로 발견한 진리, 지혜롭게 살아갈 수 있는 진리에 대해 깨달을 수 있다. 인생의 마지막 2년을 남겨 두고 있던 러시아 대문호가 쓴 주옥 같은 유산들은 나침반과 같은 존재가 되지 않을까.
  • [프로농구] 정병국 3점슛 다섯 방, 2차 연장 끝에 KCC 격파 앞장

    [프로농구] 정병국 3점슛 다섯 방, 2차 연장 끝에 KCC 격파 앞장

    정병국(전자랜드)이 3점슛 다섯 방 등 22점을 올려 2차 연장 접전 끝에 KCC를 물리쳤다. 74-74로 맞선 1차 연장 버저가 울리기 1.1초 전 자유투를 내줬으나 최승욱이 둘 모두 놓친 행운을 틈타 짜릿한 승리를 거머쥐었다. 정병국은 6일 전주체육관을 찾아 벌인 KCC와의 프로농구 정규리그 3라운드 마지막 대결 4쿼터와 1, 2차 연장에서만 18점을 몰아 넣어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특히 2차 연장 종반 80-80 동점 상황에 3점슛을 꽂아 승리를 예감케 만들었다. 기세가 오른 전자랜드는 강상재와 정효근이 잇따라 3점포를 작렬해 89-80으로 이겼다. 당초 이날 복귀전을 치를 것으로 알려졌던 제임스 켈리가 갑작스럽게 담낭에 문제가 발생해 2주 더 팀에 남기로 한 아이반 아스카는 23득점 5리바운드로 힘을 보탰다. 전자랜드는 3점포 11개를 가동해 2개에 머무른 KCC를 압도했다. 전반까지 전자랜드가 28-26으로 앞섰다. 두 팀 합계 54점은 올 시즌 전반 최소 득점 기록이다. 전자랜드는 65-66로 뒤진 4쿼터 막판 정병국의 3점슛으로 재역전했지만 종료 2.7초를 남기고 KCC 송교창에게 자유투 둘을 헌납해 연장까지 끌려갔지만 1차 연장 막판 고비를 넘기며 짜릿한 승리를 챙겼다. 앞서 ´산성´을 재구축한 동부는 원주종합체육관으로 불러 들인 오리온을 89-78로 눌러 3연패에서 벗어났다. 동부는 16승11패로 4위를 유지했고, 오리온은 18승9패를 기록하며 공동 2위에서 한 계단 내려왔다. 윤호영이 지난 연말 갈비뼈 실금 부상에서 돌아와 산성을 재구축했고, 제스퍼 존슨이 미국으로 떠나 오데리언 바셋 혼자 뛴 오리온에 리바운드 43-24의 절대 우위를 보였다. 윤호영이 13득점 4리바운드 8어시스트를 기록했고 김현호도 3점슛 다섯 방 등 17득점으로 시즌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바람 잘 날 없는 한화家… 이번엔 3남 술집 난동

    바람 잘 날 없는 한화家… 이번엔 3남 술집 난동

    김승연 회장 “벌받고 반성하라”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셋째 아들인 동선(28)씨가 술집 종업원을 폭행해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2007년 김 회장의 ‘보복 폭행‘을 포함해 한화그룹 오너 일가가 각종 사건·사고에 연루된 것은 이번이 다섯 번째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폭행 및 공용물건 손상혐의로 입건한 동선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라고 5일 밝혔다. 그는 이날 오전 3시 30분쯤 강남구 청담동의 술집에서 술에 취해 남성 종업원 2명의 뺨과 머리를 수차례 때렸고, 현장에서 체포돼 경찰서로 호송될 때도 경찰차 안에서 난동을 부려 차 유리창과 시트를 훼손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후 폭행한 종업원들과는 합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선씨는 2010년 용산구의 한 호텔에서도 소란을 피우고 집기를 부순 혐의로 불구속 입건된 적이 있었다. 경찰은 “비슷한 전력이 있는 데다 경찰에 욕을 하는 등 김씨의 죄질이 불량하다. 재벌 2세의 ‘갑질’이 반복돼서는 안 된다고 판단했다”며 영장 신청 배경을 설명했다. 한화그룹 측은 “김 회장이 ‘잘못을 저지른 만큼 벌을 받고 깊은 반성과 자숙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을 개인의 문제로 보고 그룹 차원의 대응도 하지 않을 방침이다. 김 회장은 2007년 둘째 아들 동원(32)씨와 시비를 벌인 유흥업소 종업원 4명을 쇠파이프 등으로 폭행해 실형을 선고받은 바 있다. 동원씨는 2010년 11월부터 2012년 7월까지 대마초를 피운 혐의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고, 2011년에는 교통사고를 일으키고 아무 조치 없이 도주한 혐의로 벌금 700만원의 약식 명령을 받은 바 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찰스 로드 외국인 첫 블록슛 500개, 그러나 팀은 쓰라린 역전패

    찰스 로드 외국인 첫 블록슛 500개, 그러나 팀은 쓰라린 역전패

     찰스 로드(모비스)가 외국인 최초로 블록슛 500 고지를 밟았지만 팀은 어이없는 역전패를 당했다. 한때 10점이나 뒤졌던 LG는 76-73 역전승을 거두며 4연패에서 탈출하며 모비스를 3연패 늪에 빠뜨렸다.    로드는 5일 울산 동천체육관으로 불러 들인 LG와의 프로농구 정규리그 3라운드 대결 1쿼터에 김종규와 제임스 메이스를 상대로 블록슛을 성공한 데 이어 2쿼터 종료 3분43초를 남기고 마리오 리틀의 슛을 뒤에서 덮쳐 역대 두 번째로 통산 500개 고지를 밟았다. 그는 35분25초를 뛰며 17득점 15리바운드로 활약했다.    KBL 코트 여섯 시즌, 284경기 만에 대기록을 달성한 로드는 661경기 만에 1014개를 작성한 역대 1위 김주성(동부)보다 훨씬 효율이 높았다. 그의 뒤로는 은퇴한 서장훈이 668경기에서 기록한 463개여서 당분간 그의 뒤를 쫓는 추격자도 없다. 로드는 대기록에 이른 순간 오른 손가락 다섯 개를 펴 보였고, 큰 딸과 아들이 하프타임 때 코트에 나와 치어리더의 춤 동작을 따라 하며 아빠의 대기록을 축하했다.    7일 삼성전을 통해 양동근이 부상에서 돌아오고 2009~10시즌 챔프전 우승 멤버 김효범이 송창용과 트레이드돼 복귀 신고 무대를 갖는 모비스는 로드의 대기록과 함께 2014년 11월 13일부터 LG 상대 홈 7연승 콧노래를 부를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LG는 끈질긴 추격을 벌여 경기를 뒤집어 모비스를 3연패 늪에 빠뜨렸다. 메이스가 35분29초를 뛰며 38득점 15리바운드로 KBL 무대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짜릿한 승리를 거두며 공동 6위 전자랜드, 모비스와의 승차를 한 경기로 좁혔다.   1쿼터 3점슛 네 방을 작렬한 모비스가 메이스의 11득점을 앞세운 LG에 20-18로 앞섰다. 2쿼터에도 고른 득점을 내세운 모비스와 외국인 듀오에게만 의존하는 LG의 경기 패턴이 이어졌다. 그나마 LG는 메이스의 버저비터 덩크슛으로 33-38까지 쫓아가 전반을 마쳤다.    3쿼터 3분여를 남기고 LG가 메이스의 7득점을 앞세워 45-49까지 따라붙었으나 김주성과 전준범에게 연거푸 3점을 얻어맞고 45-55로 간격이 벌어졌다. 김종규는 쿼터 종료 3초를 남기고 3점 플레이를 마무리하며 56-62까지 추격했다.    4쿼터 LG의 악착같은 수비에 모비스가 쩔쩔 맸다. 3분여를 남기고 정성우가 연거푸 공을 빼앗고 이를 메이스가 자유투와 2점으로 연결해 2분40여초를 남기고 71-73까지 쫓아갔다. 1분33초를 남기고 메이스의 패스를 최승욱이 컷인 플레이로 연결해 동점을 만들었다. 1분5초를 남기고 김영환의 킥볼을 선언했다가 비디오 판독 결과 LG의 공격권이 주어졌다. 어쩌면 김영환의 무릎에 맞고 튕긴 공을 메이스가 그냥 잡아 속공으로 연결할 수 있었는데 손해가 상당한 판정이었다.    그러나 1분5초를 남기고 메이스와 로드가 각각 한 차례 공격 실패한 상태에서 24.8초를 남기고 메이스의 3점슛이 터져 76-73으로 역전했다. 14.2초를 남기고 메이스가 로드의 공을 뒤에서 툭 쳐내 사이드아웃시킨 데 이어 함지훈의 3점슛이 림에 못 미쳐 모비스는 땅을 쳤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요즘 핫한 베트남 쌀국수집...월 2억 매출 성공비결은

    요즘 핫한 베트남 쌀국수집...월 2억 매출 성공비결은

    지난 2일 서울 종각역 인근 후미진 골목 안 쪽에 위치한 쌀국수집 ‘에머이’(Emoi). 새해 첫 출근을 한 직장인들이 뜨끈한 국물이 매력인 쌀국수를 먹기 위해 길게 줄 지어 서 있었다. 바로 옆 메인도로변에 유명 쉐프가 운영하는 프랜차이즈 멸치국수집이 있었지만 사람들은 눈길 한 번 주지 않고 추위 속에서 자신들의 이름이 불리워지길 기다렸다. 한 손님은 “운이 좋은 경우가 아니라면 평일 오후 2시 전까지는 이렇게 기다렸다 들어간다”고 말했다. 롯데, 현대, 신세계 등 대형 유통 3사도 서로 “입점해달라”고 구애를 펼치는 중이다. 기업형 쌀국수집과의 경쟁에서 이 ‘이단아’ 쌀국수집은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었을까. 지난 3일 에머이 주인장인 권영황 대표를 만나기 위해 이 곳을 다시 찾았다. 1. 평일 점심 회전율이 무려 7바퀴? 기자: 식당에 손님이 많네요.권영황(이하 권): 우연찮게 생각보다 많이 오시네요. 기자: 우연찮게요?권: 아..우연이라기 보다는 그래도 준비한 보람이 있구나… 그런 생각이 들어요. 기자: 하루에 얼마나 오나요.권: 평일 점심 때 회전율 높을 때는 7바퀴 이상이죠. 기자: 7바퀴면 어느 정도인가요.권: 종로점 기준으로 자리가 20개에요. 11시 반부터 줄을 서서 기다리죠. 어떤 손님은 세 번 와야 한 번 먹을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기자: 저녁에도 사람이 많나요.권: 여섯 시부터 여덟 시까지는 줄을 서야 돼요. 기자: 주말에는 어때요.권: 주말에는 평일에 와 본 손님들이 가족, 지인들을 데리고 와요. 기자: 처음 문을 열었을 때는 어려웠을텐데요.권: 2015년 8월 종로점을 열었는데 두 달동안 손님이 없더라고요. 위치도 썩 좋지 않지만, 사람들이 ‘다른 쌀국수집이랑 맛이 별반 차이가 없겠지’ 이런 선입견을 갖고 보는 듯 했어요. 그런데 한 명 한 명 오는 손님들이 다들 맛있다고 그러더라고요. 그 분들이 다음날 새로운 분을 데려오고. 그러면 다음날 새로 온 분이 또 다른 분과 같이 오고. 그렇게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어요. 기자: 왜 예약은 안 받는거죠.권: 처음에는 예약을 받았는데 한국에는 ‘노쇼 문화’가 있잖아요. 손님들이 예약받지 말자고 하더라고요. 예약을 안 받으니 먼저 온 사람이 하나씩 자리를 맡고 있는데 이것도 기다리는 손님들한테 피해를 준다는 요청이 있어서 이제는 다 오시기 전까지는 바깥에서 주문을 하고 기다리게 해요. 미리 주문까지 하면 끝까지 기다리시더라고요. 기자: 매출이 꽤 되겠네요.권: 문을 열고 단 한 번도 월 매출이 떨어진 적이 없어요. 여름철에는 ‘손님이 줄겠지’ 했는데 7~8월에도 계속 오르더라고요. 추석 때도 더 팔았죠. 지난달 종로점 매출은 2억 1000만원을 넘었어요. 하루에 700만원 조금 안 되게 판거죠. 국수 팔아 이 정도면 괜찮죠? 기자: 동업하시신다고요?권: 네. 고향(안동)의 아는 형님(김명상 대표)과 같이 일해요. 형님은 돈을 대고 전 요리를 하죠. 기자: 동업은 오래 가지 못한다고 하던데요.권: 전 아직 경험이 부족해요. 형님은 저보다 한 수 위죠. 예전에 봉추찜닭을 만드신 분이에요. 기자: 그럼 에머이도 봉추찜닭과 관련 있는 곳 아닌가요.권: 그건 아니에요. 형님이 다른 선배 분한테 회사(봉추푸드시스템)를 맡기고 여러 다른 시도를 해왔어요. 사업가 기질이 좀 있거든요.(지난해 봉추푸드시스템이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출한 정보공개서에는 김명상 대표가 감사로 등록돼 있다.) 2. 생면에 도전장 낸 호텔 주방장 기자: 특1급 호텔 출신 주방장 출신이던데 어쩌다 창업을?권: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신세계 계열)에서 16년을 근무했어요. 호텔에 있을 때 결혼하고, 아이도 낳고 집도 사고...참 고마운 회사죠. 10년 전인가? ‘앞으로 10년 후에 뭐해 먹고 살까’ 문득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때가 30대 초반이었죠. 뭘 할까 고민하던 중 베트남에 가서 쌀국수를 먹고는 무릎을 딱 쳤습니다. 이거다. 기자: 한국에 쌀국수집이 그렇게 많은데.권: 베트남 사람들이 한국에 와서 쌀국수를 먹으면 고향 맛이 안 난다고 그래요. 왜 그럴까요. 한국 쌀국수는 미국을 거쳐서 들어왔다는 설이 있어요. 우리 김치찌개를 중국인이 베트남 사람한테 가르쳤다고 하는거나 마찬가지죠. 그래서 우리는 현지 맛을 그대로 가져가자고 결심했죠. 생면을 만들고 육수도 직접 끊이고 현지인이 만들 수 있는 구조로 가보자고요. 기자: 그래서 주방에 베트남 사람이 많았군요.권: 베트남 사람이 아무리 김치찌개를 잘 끊여도 원맛을 못 따라가는 것과 같은 이치죠. 저도 호텔 주방장 출신이지만 제 생각을 넣으면 결국 똑같은 한국 맛이 될까봐 아예 백지에서 배우기 시작했어요. 베트남 현지에서 3대째 쌀국수집을 운영하는 주방장을 모셔 왔는데 저보고 배울거면 ‘솥부터 닦으라’고 하더라고요. 내가 이 집 주인인데...결국 닦았어요. 요리사 세계에서는 ‘당신이 내 일을 배우려면 내 밑에 꿇어라’ 뭐 이런 자존심 싸움이 있거든요. 기자: 식당 이름 ‘에머이’는 무슨 뜻이죠.권: 베트남 식당에서 가장 많이 쓰는 현지어에요. 한국에서 ‘이모!’ ‘사장님!’ 이렇게 부르는 것처럼 베트남에선 모두 에머이로 통하죠. 베트남에서 쌀국수를 먹어본 사람들이 현지 향수를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싶었죠. 기자: 웬만한 쌀국수집은 ‘포’라는 이름이 들어가던데 모험 아닌가요.권: ‘포’는 쌀국수 면 종류 중 하나더라고요. 포는 0.5㎝보다 좀 넓은 면을 부를 때 쓰고, 굉장히 가는 면은 ‘분’이라고 하던데요. 중요한 건 이름이 아니라 베트남 현지 맛을 살릴 수 있는 ‘생면’을 만드는거였죠. 우리 국수를 드신 분은 다른 데 가서 면을 못 드실 거라고 자신했어요. 기자: 면에 대한 자신감이 상당하시네요.권: 베트남 생면 공장에 가서 보니 쌀을 맷돌로 갈아 묽게 면을 만들더라고요. 보통 면은 가루에 물을 부어 만드는데 그게 아니었죠. 이렇게도 만드는구나. 깜짝 놀랐죠. 한국에 돌아와서 똑같이 해봤는데 처음에는 술술 되더라고요. 그런데 막상 면을 물에 푸니 다 끊어져 못먹게 됐죠. 그때 진짜 난감하더라고요. 그 뒤에도 계속 실패를 하면서 ‘왜 안 될까’를 생각해봤죠. 결국은 기후였어요. 한국은 사계절이 뚜렷하고 온도차가 심해 베트남에서처럼 일정한 온도를 유지하기 어려웠던거죠. 생면이 안 나와서 기계를 발로 차기도 하고 망치로 떼리기도 하고. 그렇게 2년이 걸렸습니다. 기자: 결국 성공하셨네요.권: 우리나라 면 시장의 판도가 바뀌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측해봅니다. 기자: 한국식 쌀국수에 익숙한 사람에겐 생면이 낯설 수도 있는데요.권: 어떤 손님이 그러더라고요. ‘사장님! 면이 퍼졌어요.’ 이 분은 생면을 처음 먹어본 거죠. 그래서 자리마다 생면을 만들어 다 갖다놨어요. 여성 고객한테는 생면팩을 만들어 주기도 했죠. 쌀이 피부에 좋거든요. 유명 화장품 회사도 쌀을 원료로 쓰기도 해요. 나중에는 워낙 생면팩 만들어달라는 요청이 많아서 중단했죠. 3. ‘친정’ 신세계 요청을 뿌리친 사나이 기자: 종로점 말고도 매장이 꽤 되네요.권: 신사동 가로수길점, 동대문 현대시티아울렛점, 롯데몰 은평점, 홍대점...총 다섯 군데네요. 홍대점은 지난 1일 오픈했는데 여긴 가맹점이에요. 다른 데는 모두 직영점이고요. 기자: 롯데, 현대 다 입점하셨는데 신세계는 연락 안 왔나요. 친정인데...권: 안 그래도 한 손님이 신세계에 입점하면 좋겠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사정을 설명해줬어요. 신세계와 하남, 영등포점 등 몇 곳에 들어가는 걸로 얘기를 주고 받다가 결국 안하기로 한거라고요. 그쪽에서는 생면을 만드는 과정을 고객들한테 보여주자는 콘셉트를 제시했는데 저랑 맞지 않더라고요. 나중에 기회 되면 들어갈 수도 있겠죠. 기자: 매장이 많아지면 맛을 유지하기 쉽지 않을텐데요.권: 재료를 공수해선 안 돼요. 즉석에서 만들어야 생면 메리트가 있는거죠. 밥도 금방 해서 먹어야 맛있는 것처럼요. 그래서 매장마다 기계를 설치해줬어요. 제가 나름대로 개발한 파우더로 누구나 만들 수 있게 ‘포의 혁명’을 일으킨거죠. 기자: 앞으로 매장을 더 늘리겠다는거네요.권: 문의는 많이 들어와요. 그런데 ‘막 늘리자’는 주의는 아니에요. 돈 버는 조건(좋은 상권)이 되면 ‘오케이’ 하는거죠. 기자: 브랜드 관리를 한다는 말씀?권: 어렵게 키웠는데...음식이라는 게 한 순간이잖아요. 조심스럽죠. 4. 월급쟁이 직원에 주인의식? “앞으로 지분 줄겁니다.” 기자: 호텔 근무할 때와 삶이 완전히 달라졌는데 가족들은 어떻게 생각해요.권: 사표를 낼 때 아내와 상의를 하진 못했어요. 그전에 휴직계를 내서 그만 둘 것이라는 생각은 다 하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어느날 우연히 알고 전화를 해서 울더라고요. ‘당신, 나한테 할 말 없냐’고. 기자: 너무하셨네요.권: 미안하다고 했어요. 대신 더 많이 벌어다 주겠다고 약속했죠. 이제는 아내도 건강 해치지 말라고 격려해줘요. 단지 애들하고 못 놀아주는 게 아쉽죠. 기자: 식당 하면서 언제가 가장 뿌듯했나요.권: 두 달 전쯤 어느 손님이 저한테 ‘이 집에는 철학이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 한 마디가 제 가슴에 꽂혔어요. 에머이의 색깔, 철학을 인정해준거잖아요. 생면 개발하려고 그토록 고생했는데 그게 헛되지 않았구나... 기자: 직원은 몇 명이나 되나요.권: 40명은 족히 될 겁니다. 직원들이 주인의식을 갖고 일하는 게 가장 중요한데, 월급쟁이는 절대 주인의식 못 느낍니다. 그래서 앞으로 직원들한테 지분을 줄겁니다. 이 회사의 주인이 되라는 뜻에서죠. 기자: 창업에 도전하시는 분들을 위해 조언을 해주세요.권: 어려운 질문이네요. 창업에 답은 없어요. 수학 공식처럼 딱 떨어지면 좋겠지만요. 사업은 그 사람의 생각, 열정, 마음에 따라 확 바뀝니다. 어떤 마음가짐을 갖느냐에 따라 남이 깨뜨릴 수 없는 철판이 될 수도, 쉽게 깨지는 유리가 될 수도 있죠. 본인이 가장 하고 싶은 걸 하는 게 중요합니다. 전 요리사 되겠다고 결심한 뒤 미각을 잃어버리지 않기 위해 술, 담배 전혀 안 합니다. *창업 전문가들이 말하는 ‘팁’경기 불황에 시장 포화로 자영업자들 삶은 점점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국세청이 발간한 ‘2016 국세통계연보’를 보면 지난해 문을 닫은 식당 자영업자는 15만 3000명입니다. 전체 폐업 자영업자(73만 9000명)의 20.6%로 폐업 1위의 불명예를 안았습니다. 앞서 소개한 권영황 대표처럼 ‘판’을 바꾸지 않고서는 창업 후 3년을 버티기가 쉽지 않은 게 현실입니다. 하지만 별다른 기술, 노하우가 없는 퇴직 직장인들이 할 수 있는 분야가 음식점 말고는 많지 않습니다. 진입장벽이 낮은 업종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현실에서 어떻게 하면 ‘영리한 창업’을 할 수 있을까요. 창업 전문가에게 조언을 구했습니다.창업 전 아르바이트 필수, 10곳 이상 점주 만나는 건 기본강병오(중앙대 겸임교수) FC창업코리아 대표는 창업하기 전에 ‘입구 전략’을 세우라고 강조합니다. 입구 전략의 첫 번째는 아르바이트입니다. 창업을 하려면 적어도 3개월 동안 현장 경험을 해보라는거죠. 무보수도 좋습니다. 친척 등 지인이 운영하는 가게에 가서 일단 부딪혀 보는 겁니다. 두 번째는 독립 창업과 프랜차이즈 창업 중에 선택을 하는 겁니다. 어떤 것이 더 낫다고 할 수 없지만 프랜차이즈가 성공 확률은 더 높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과잉 공급 시대에 개인이 회사를 이기는 게 쉽지 않다는 겁니다. 세 번째, 프랜차이즈를 하기로 했다면 10곳 이상의 점주를 만나보는 겁니다. 발품을 팔면 어느 정도 그 회사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고 합니다. 폐점율, 다점포율(다점포수/가맹점수) 등이 참고가 될 것입니다. 네 번째, 목(입지)은 맛보다 중요하다고 합니다. 어떤 업종을 하는 것보다 어디에 위치해 있느냐가 성공을 좌우한다는 거죠. 대신 규모는 처음부터 키우지 말라고 조언했습니다. 규모를 키우면 허점이 많이 생기고 직원 관리도 어렵다는 겁니다.‘근자감’이 실패 확률 높여...소비자 트렌드 읽을 줄 알아야박주영 숭실대 벤처중소기업학과 교수는 “창업자는 겁을 먹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자영업자 중 20%만 돈을 벌고, 40%는 유지, 나머지 40%는 3년 안에 문을 닫는 게 현실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나는 하위 40%에 들지 않을 것이다”라는 ‘근자감’(근거없는 자신감)이 오히려 실패 확률을 키운다는 것이죠. 박 교수는 창업 전에 6개월 정도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등에서 운영하는 창업 교육을 받다보면 확실히 겁이 생긴다고 합니다. 그러면 정말 창업을 해도 되는지 진지하게 고민하게 된다네요.비용을 낮추는 방안을 찾기보다 (사업을) 오래 할 수 있는 방법을 살피는 게 더 중요하다고 합니다. 사업을 하다보면 처음 계산했던 원가보다 더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하네요. 의도치 않게 ‘히든 코스트’가 발생하기 때문이라고 박 교수는 설명합니다. 자영업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대개 프랜차이즈를 선택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라고 하네요. 독립 창업을 하면 본사에 수익을 떼주지 않아도 되니 수중에 돈을 더 쥘 수 있지만 체력적으로 오래 버티기가 쉽지 않다고 합니다.창업 초보들은 소위 뜨는 업종에 귀가 솔깃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업종은 돌다리도 두들겨 보고 건너는 식으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합니다. 업종을 고를 때는 단골(헤비 유저) 20%, 뜨내기 손님(라이트 유저) 80% 중 단골이 계속 유지되는 업종을 눈여겨 보라고 합니다. 뜨내기 손님의 재방문율이 높지 않기 때문이라네요. 박 교수는 “주변에서 부추기는 업종보다 본인이 주관을 갖고 소비자 중심의 트렌드를 읽을 줄 알아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창업 전문가 2인의 조언 1. 강병오 대표- 창업 전 3개월 현장 경험 차원에서 아르바이트하자.- 독립 창업보다 프랜차이즈 창업이 성공 확률은 높다.- 10곳 이상 점주 만나 폐점율, 다점포율 등 따져봐야.- 맛보다 중요한 게 입지, 처음에는 소자본으로 시작. 2. 박주영 교수- 창업 전 6개월 교육 받으면 창업 현실 마주치게 돼.- 히든 코스트 염두에 두지 않고 원가 계산하면 실패.- 체력적으로 오래 버틸 수 있는 방안부터 마련해야.- 소위 뜨는 업종은 경계를, 단골 많은 업종 찾아보자.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바둑 세계 1위 커제에 전승 거둔 미스터리 바둑기사 알고보니

    바둑 세계 1위 커제에 전승 거둔 미스터리 바둑기사 알고보니

    지난해 12월 29~31일 한국 인터넷 바둑사이트 ‘타이젬’과 중국 바둑 사이트 ‘한큐바둑’에서 각각 ‘매지스터’(Magister)와 ‘마스터’(Master)란 아이디로 한국과 중국의 랭킹 1위인 커제와 박정환에게 완승을 거둔 익명의 바둑천재의 실체가 밝혀졌다. 세계 최고수라는 한, 중, 일 바둑 랭킹 1위를 모두 꺾은 비밀의 바둑천재는 다름 아닌 지난해 3월 이세돌 9단과 바둑대결을 벌여 4대1로 압승을 거둔 구글 딥마인드의 인공지능(AI)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의 업데이트 버전이라고 세계적인 과학저널 ‘네이처’가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딥마인드 CEO 데미스 허사비스는 4일 트위터를 통해 “최근 세계 최고수들을 꺾은 익명의 바둑기사 마스터(P)는 알파고의 새로운 프로토타입 버전이었다”고 전격 공개했다. 허사비스는 “이번에 있었던 비공식 게임들은 프로토타입을 테스트하기 위해서 설계된 것이었다. 우리는 그 결과에 흥분하고 있다. 그리고 우리와 바둑계는 두 개의 새로운 알파고 버전이 보여주는 혁신적이고 성공적인 바둑에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말 세계 최고의 바둑기사들이 잇따라 무릎을 꿇자 바둑계는 “매지스터나 마스터 모두 AI 프로그램일 것”이라고 추측했다. 지난해 3월 이세돌 9단과의 대결 전에도 인터넷 사이트에서 시범 대국을 펼친 것으로 알려져 있는 만큼 구글측이 업데이트 된 알파고의 실력을 점검하기 위해 이번 온라인 대국을 펼쳤을 것이라는 추정이 난무했다. 실제로 알파고 마스터는 4일까지 60판을 뒀는데 한 판을 제외하고는 전승을 기록했다. 박정환 9단은 다섯 번의 경기를 펼쳤지만 단 1승도 거두지 못했으며 세계 최강자라는 중국의 커제 역시 3판의 경기를 펼쳤다가 전패하는 치욕을 맛봤다. 이 밖에 한국의 안성준, 박영훈, 김지석 9단과 중국의 뤄자시, 스웨 9단은 물론 일본의 이야마 유타 9단도 알파고 마스터를 상대로 1승도 거두지 못했다. 알파고 마스터가 내놓은 1판은 중국의 천야오예 9단과 벌인 경기다. 천야오예의 네트워크 연결에 오류가 발생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이 한 판은 무승부로 봐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주목해야 할 것은 이번 경기들 모두 초반부터 알파고 마스터가 우위를 차지했으며 거의 역전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대부분의 대국에서 170수 안팎으로 알파고 마스터가 불계승을 거뒀다. 이는 일반적인 평균 대국에서는 250~300수에서 불계승이 나오는데 이보다 훨씬 못미치는 수준으로 알파고 마스터의 실력은 지난해 이세돌 9단과 대국을 벌였을 때와는 천지차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허사비스는 “알파고 마스터가 공식적인 바둑 경기를 벌이는 시기는 올해 말이 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온라인 바둑경기는 빠른 속도로 진행되기 때문에 컴퓨터가 인간보다 유리하지만 느리게 진행되는 실제 바둑게임에서는 변수가 많기 때문에 이를 보완하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바둑계에서는 이번 완패로 ‘이제 인공지능 이후의 바둑을 생각할 때’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또 AI 연구자들은 “바둑은 인공지능이 넘어야할 하나의 산으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세돌 9단과의 대국도 그랬지만 이번 온라인 대국을 보면 인공지능 발전을 위한 하나의 문을 열어제낀 것으로 봐야한다”고 분석하고 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세련미·역동성… 5세대 ‘코란도C’ 출시

    세련미·역동성… 5세대 ‘코란도C’ 출시

    쌍용차가 4일 디자인을 확 바꾼 5세대 ‘뉴스타일 코란도 C’를 내놓았다. 1974년 첫선을 보인 이후 43년 만에 다섯 번째 옷을 갈아입고 젊은 소비자 공략에 나선 것이다. 전면부 디자인은 강인한 이미지에 세련감을 더해 역동성을 보다 강조하는 데 초점을 뒀다. 전방 세이프티 카메라도 경쟁 모델 중 처음으로 탑재해 안전성도 높였다. ‘우리 가족 첫 번째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라는 콘셉트에 맞게 편의성도 강조했다. 운전석에는 통풍 시트를 적용하고, 뒷좌석은 뒤로 최대 17.5도 젖혀질 수 있게 했다. 또 뒷좌석 바닥은 가운데 둔턱을 제거해 뒤에 세 명이 타더라도 중간에 앉은 사람이 덜 불편하도록 배려했다. 뒷좌석을 아예 접어 적재 공간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엔진과 변속기 등 파워트레인은 큰 변화가 없다. 이전 모델에 장착된 ‘e-XDi220 엔진’이 그대로 들어간다. 자동 변속기를 선택하면 변속 성능이 빠른 아이신 제품이 적용된다. 최고출력은 178마력, 최대토크는 40.8kg·m이다. 전륜 구동이 기본이며, 사륜 구동을 원하면 ‘스마트 AWD’ 옵션(180만원)을 구입하면 된다. 쌍용차의 사륜 구동은 전자제어식으로 눈길, 빗길 등 미끄러운 도로 환경에서 자동으로 반응한다. 평소 일반 도로에서는 앞쪽으로 100% 동력을 전달해 연비를 높인다. 연비는 전륜 구동, 사륜 구동 각각 12.6㎞/ℓ, 11.8㎞/ℓ(복합연비 기준)이다. 가격은 2243만원부터 2877만원으로 전작보다 트림별로 10만~55만원 올랐다. 다만 주력 모델인 RX(고급형) 모델은 가격 인상폭을 18만원 수준으로 제한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극장 민폐 없앨 ‘영화관 모드’ 갖춰…애플 iOS 10.3 베타

    극장 민폐 없앨 ‘영화관 모드’ 갖춰…애플 iOS 10.3 베타

    애플이 오는 10일 출시하는 iOS 10.3 베타버전에 일명 ‘영화관 모드’로 부르는 새로운 기능이 추가되는 것으로 알려져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영국 메트로 등 해외 언론이 애플 전문 블로거 소니 딕슨(Sonny Dickson)의 SNS를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iOS 10.3 베타버전에 포함되는 영화관 모드는 어두컴컴한 영화관 내에서도 타인에게 불편을 주지 않기 위해 손 쉽게 스마트폰을 제어할 수 있는 기능이다. 영화관 내에서는 휴대전화의 작은 알람 소리도 타인에게 불편을 끼칠 수 있는데, 극장모드는 이런 소리와 기능을 한꺼번에 비활성화시킬 수 있다. 팝콘을 본 딴 아이콘을 누르면 갑작스럽게 울리는 수신전화와 문자메시지를 차단하고, 화면의 밝기가 자동으로 감소되며 알람과 벨소리 등이 손쉽게 비활성화 된다. 애플이 이 영화관 모드의 특허권을 취득한 것은 지난 2012년이다. 특허 신청서에는 “GPS를 기반으로 영화관에 입장하면 위치를 인식해 모드가 자동 활성화되는 기능이다. 사용자가 영화관을 떠나면 스마트폰은 자동적으로 전화 수신 기능 및 알림 기능을 활성화 시킨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 일각에서는 영화관 모드가 반드시 필요한 기능인지 의문이 든다는 반응을 보이는 가운데, 지난해 12월 출시했던 iOS 10.2 버전에서는 전원버튼을 다섯 번 누르면 도움을 청할 수 있는 비상 SOS전화 기능, 최신 유니코드9 이모티콘, 케이블 또는 위성 가입 인증을 한번의 탭 만으로 가능케 하는 기능 등이 포함된 바 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이도운의 빅!아이디어] 사드, 좀더 핵심적인 문제들

    [이도운의 빅!아이디어] 사드, 좀더 핵심적인 문제들

    지난해 말 교수, 전직 고위관료, 정치인, 언론인 일행이 베이징을 방문해 중국의 한반도 전문가들과 의견을 교환할 기회가 있었다. 그때 만난 중국 전문가들은 서른 명 가까이 됐는데, 대부분 대화의 주제를 사드에 집중하려 했다. 대외정책에 대해 중국은 당, 정부, 학계가 ‘한 얼굴, 한 목소리’(One Look, One Voice)라는 원칙을 잘 지키고 있었다. 중국 공산당 정권의 산실이라는 구미동학회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중국 전문가 가운데 한 사람이 사드에 대한 중국 측 입장을 다섯 가지로 정리해 발표했다. 첫째, 사드는 미국의 아시아태평양 재균형 전략에서 나온 것이다. 둘째, 미국은 북한의 핵 위협을 핑계로 전략적 우위를 확보하려고 한다. 셋째, 미국은 한·중 간의 좋은 관계를 이간시키려 한다. 넷째, 한·미·일은 군사 ‘동맹’을 강화하려 한다. 다섯째, 한국의 사드 배치 공표 날짜(지난해 7월 13일)가 매우 언짢다. 중국이 남중국해 문제로 골치가 아팠는데, (중국 영유권을 부정한) 국제중재재판소의 판정 며칠 전에 한국 정부가 사드 배치를 발표해 중국을 딜레마에 빠지게 했다. 이후 토론 시간에 중국 전문가들에게 말했다. “첫째와 둘째는 중국 측의 정세 분석으로 이해하겠다. 셋째와 관련해서는 토론이 필요하다. 한국은 중국과의 관계를 중요시한다. 그러나 한·중 관계를 위해 한·미 관계를 훼손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미국은 한국의 유일한 동맹이다. 미국은 한·중 관계 개선이 한·미 관계에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며, 오히려 동북아 평화와 안정에 긍정적이라는 입장을 갖고 있다. 이처럼 한·중 관계와 한·미 관계는 ‘윈윈’할 수 있다. 넷째와 관련해서는 한국이 일본과의 군사 동맹을 생각하고 있지 않다. 과거사 문제가 계속 정치적 쟁점이 되는 상황에서 한국인들이 흔쾌히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다섯째는 중국의 오해지만 우리 정부의 일처리도 매끄럽지 못했던 것 같다. 남중국해 문제의 민감성과 관련된 진행 상황을 세심히 챙기지 못한 정부의 일처리를 비판할 수도 있겠지만, 굳이 날짜를 맞춰 중국에 상처를 줬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다.” 이후 사드에 대한 토론은 좀더 심각한 국면으로도 이어졌다. 한 중국 전문가는 “한반도에서 두 번째 전쟁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지 않을 수 없다”는 말까지 했다. 간담회가 끝난 뒤 그 전문가를 찾아갔다. “말이 너무 과하고 험하다. 중국은 한반도에서 전쟁 나기를 바라는 건가?”라고 따졌다. 그 전문가는 “중국도 전쟁을 원치 않는다. 그러나 긴장이 고조되면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겠는가. 그걸 막자는 것”이라고 답변했다. 몇 차례 간담회와 이어진 오찬, 만찬을 통해 한국에서는 부각되지 않았던 새로운 얘기들도 듣게 됐다. 어쩌면 그런 얘기들이 좀더 진실에 가까울 수 있을 것이다. 하나는 중국이 미국과의 전략핵 균형 차원에서 사드를 위협으로 인식한다는 것이다. 워싱턴 등 미국의 주요 도시를 겨냥한 중국의 대륙간탄도미사일은 선양군구(瀋陽軍區)에 집중적으로 배치돼 있다고 한다. 지구는 둥글기 때문에 미국 영토 내에서 선양 쪽으로 쏘는 레이더는 하늘로 향한다고 한다. 따라서 선양과 가까운 한국에 전략미사일 감시용 레이더가 배치되면 미국이 군사전략적으로 큰 우위를 점하게 된다는 것이다. 또 하나는 중국 국내 정치적인 이유다. 시진핑 주석은 부패와의 전쟁을 벌이며 권력을 강화하고 있는데, 그 과정에서 군부를 장악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군부가 민감해하는 사드 문제에 강력하게 대응하고 있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소수였지만 중국의 사드 대응은 과하다는 중국 내의 지적도 있었다. 그러나 현재 중국에서는 그런 목소리가 확산되지 못한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남북한과 미국, 중국이 얽히고설킨 고차방정식이다. 원칙이 중요하고, 유연성도 필요하다. 몇 달 안 남은 현 정부는 아무런 해결책도 없을 것이다. 결국 차기 정부에서 해결해야 한다. 누가 할 수 있을 것인가.
  • ‘괴력 장타자’ 버바 왓슨 국내업체 볼빅서 후원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최정상급 선수 버바 왓슨(39·미국)이 올해부터 국산 골프공을 사용한다. 국내 골프공 제조업체인 ㈜볼빅은 왓슨과 최근 볼 사용 및 후원계약을 했다고 3일 밝혔다. 이에 따라 왓슨은 6일(한국시간) 하와이에서 개막하는 PGA 투어 SBS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 대회에서 볼빅 골프공을 사용하며 경기복 상의 소매에 볼빅 로고를 달게 된다. 평소 핑크색 헤드의 드라이버를 쓰는 왓슨은 공도 핑크색을 쓸 예정이다. 계약 기간과 계약금 등은 양측 합의에 따라 공개하지 않기로 했지만, 연간 100만 달러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왓슨이 받는 돈에는 골프공 판매에 따른 보너스가 포함된다. 왓슨이 사실상 볼빅 골프볼의 미국 시장 마케팅의 최일선에 나선 셈이다. 남자골프 세계랭킹 10위의 왼손잡이인 왓슨은 메이저대회인 마스터스를 두 차례(2012년·2014년) 제패한 것을 포함해 PGA 투어에서 통산 9승을 올렸다. 장타왕을 다섯 차례나 차지했고, 지난해에도 이 부문 4위(평균 310.6야드)에 오른 괴력의 장타자다. 왓슨은 지난해 11월 중국에서 열린 HSBC 챔피언스 당시 캐디에게 볼빅볼 구입을 부탁, 집중적으로 테스트한 뒤 사용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볼빅은 지난해 65개국에 1000만 달러어치의 골프공을 수출하고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볼빅챔피언십을 개최하는 등 해외 영업에 공을 들여 시장 점유율 3%를 기록했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박명수 “유재석 이기려고 하루 책 5권 읽어” 반전 노력

    박명수 “유재석 이기려고 하루 책 5권 읽어” 반전 노력

    박명수가 매일 독서를 한다고 밝혔다. DJ 박명수는 2일 방송된 KBS 쿨FM ‘라디오쇼’를 통해 게스트로 출연한 유민상에게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날 박명수는 유민상에게 ‘먹방’으로 1인자 자리에 오른 김준현에 대해 “솔직히 배 아팠냐”고 물었다. 이에 유민상은 “솔직히 지금도 배 아프다”고 답했다. 새해를 맞아 덕담 모드를 장착한 박명수는 “너도 준현이 만큼 잘 한다”고 했다. 유민상은 “저는 선배와 유재석 선배의 관계를 부러워해서 묻어가려고 한다. 저는 선배님 같은 캐릭터가 좋다”며 겸손함을 드러냈다. 박명수는 “나 집에 가면 책 다섯 권 읽는다. 재석이 이기려고. 최근에는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 ‘긍정의 힘’ 읽었다. 옛날 책 다시 읽는다”며 모두를 깜짝 놀라게 했다. 사진 = 서울신문DB 연예팀 seoulen@seoul.co.kr
  • [2017 서울신문 신춘문예 평론 당선작] 해부된 육체:부분이 발설하는 단서들 - 김효숙

    [2017 서울신문 신춘문예 평론 당선작] 해부된 육체:부분이 발설하는 단서들 - 김효숙

    인간의 몸이 고깃덩어리와 무엇이 다른가. 이러한 질문은 인간에 대한 전일적 관점을 위반하는 데서 시작한다. 화가 프랜시스 베이컨의 도발적 상상력을 끌어와 보면 이러한 점은 더 명백해진다. 인간을 꿈틀거리는 생명덩어리, 즉 고기로 표현한 그의 이미지에 기대면서 우리는 인간이라는 존재를 새로이 증명할 방법을 탐구한다. 이때 우리는, 완벽한 몸이라는 정형을 벗어나 감각과 존재를 해방하고 자유를 부여하기 위해 본능의 심연까지 가 닿으려 한다. 프랜시스 베이컨이 인간의 살과 고기의 살점을 저울에 달 때와 정용준의 관점은 다음 같은 문장에서 겹친다. “모든 고기는 저울 위에서 평등하기 때문이다”(‘개들’,105쪽). 함량과 수치만을 기준으로 따지면 인간은 고기와 다를 바 없다. 그러나 우리는 인간의 무게가 고기와 동급으로 처리된다는 사실이 어리둥절하다. 베이컨의 고기-인간들은 2) 육체라는 전체성으로부터 해방되면서 정형과 규격을 위반하고 있기 때문이다. 분뇨·혈액·타액·정액 같은 체액들, 한쪽이 지나치게 비대하거나 홀쭉해진 형체들을 그의 그림은 보여 준다. 여기에 정용준의 소설은 해부하고 해체한 육체의 일부분들과 조각들, 먹다 버린 음식물 찌꺼기처럼 넘치는 비만한 살들, 지문, 주민등록번호, 냄새 같은 기호들을 추가한다. 육체라는 전체로부터 일부분이 끊임없이 탈주하는 그곳에서 인간은 재정의된다. 흘러나온 육체의 일부분들이 스스로 의미를 발설하면서 전체성으로서 육체의 허위가 무너지는 것이다. 나는 누구인가. 존재자가 이 지구 상에 있는 한 완결할 수 없는 질문, 그래서 우리는 반복하여 묻는다. 그 물음이 단지 존재의 물질성을 해명하려는 것이 아닌 한 실존 그 자체로서 무수한 질문을 품는다. 해부된 육체의 일그러지고 녹아내린 듯한 모습에서 아름다움을 발견하라고 누군가가 주문한다면 공포를 주문하는 것일 수도 있다. 갈가리 찢어지거나 분해된 육체 3)의 성분들, 일부분이 지나치게 비대한 육체는 미학적이지 않으므로. 그래서 우리는 물질과 물질이 부딪쳐 상처 나고 찢어진 것을 원상태로 되돌리려 애쓴다. 완결된 육체, 곧 육체의 전체성으로부터 이탈하는 현상을 죽음으로 보기 때문이다. 온전한 형태를 갖춘 몸이 와해될 때 인간은 이른바 고기가 되고 말 테니까. 살점 일부와 한 컵의 피, 한 바가지의 오줌으로 존재가 정의된다면 그것은 과연 한 점 얼룩일 뿐일까. 이러한 의문을 품고서 정용준의 소설로 들어가보면 우리는 거기서 육체의 질곡과 해방을 동시에 경험한다. 정용준의 소설은 세계를 이루는 존재자들을 되도록 부분적으로 보여 준다. 완전체로서 육체가 아니라 그것을 쪼갬으로써 개별성과 존재다움을 드러낸다. 쪼개진 그 조각에 장식이란 없으며 당연히 아름답지도 않다. 자연 상태 그대로 인간들은 거칠고 낯설고 섬뜩하기까지 하다. 몸의 조직에 정신을 심으면서 정용준의 소설은 국부로 전체를 드러낸다. 그것은 전체성으로서보다 피 한 방울, 지문, 살점 일부분들에 압착되어 있다. 몸은 해체되면서 전체를 말하고, 부분은 전체로 나아간다. 정용준의 소설은 가족공동체로부터 발화되는 경우라 하더라도 유사한 소재를 다루는 동시대 작가들과 구별된다. 그는 존재를 말하기 위해 우리 삶의 작은 조직들에 주목하고, 몸을 해체하듯 관계를 해체한다. 롤랑 바르트 식으로 말하면, 우리는 그러한 조직들에 대해 말할 수 없지만 정용준은 ‘말한다’. 사진만이 인간의 육체를 죽임으로써 전체를 보여 준다는 바르트의 사유방식으로 말하면 정용준은 존재를 증명하기 위해 우리 몸을 죽이지 않음으로써 일부분으로 접근한다. 미소한 부분으로부터 존재의미를 캐면서 가장 생생한 육감을 재현해 내려 한다. 심지어 보이지 않는 존재에게까지도 정용준의 육감은 벋는다. 존재가 어느 한 부분의 신체조각으로 증명될 때 우리는 이 세계의 존재자들에 대한 또 다른 이해방식을 얻게 된다. 보이지만 ‘없는’ 쁘리즈락 우리 몸은 ‘근대’라는 개념이 만들어 낸 하나의 물질이다. 시간은 몸의 물기를 쥐어짜면서 흐르고, 우리의 몸은 점점 건조해지고 단단해져 간다. 시간에 휩쓸려 가는 물질로서의 육체는 점점 추악해지고, 위선 속에서만 순결성을 띤다. 이 세계는 온통 ‘금지’ 구역이자 그것을 무너뜨리려는 육체들이 에너지를 발산하는 곳이기도 하다. 육체를 무너뜨리고 분해하고서야 위선의 고리는 끊어진다. 개인을 넘어선 인류 전체의 육체에 대한 이야기가 그때 탄생한다. 그것은 어느 개인의 몸에 관한 담론이 아니며, 불멸하는 육체를 이미지화한 비개인적인 것이다. 금지에 결박된 덩어리로서 몸이 아니라, 타고난 본성을 그 몸의 일부로 자유롭게 구가하는 생명성이다. 사회의 습속을 배반하고서야 정면으로 바라볼 수 있는 몸, 자연의 일부를 떼어다 놓은 듯 거칠고 기이한 몸들은 그때 허위에서 해방된다. 자연의 법은 무엇이 옳고 그른지를 따지지 않는 상태로 존재한다는 사실. 이때 우리 몸은 사회라는 인위적이고 완강한 간섭보다 자연이라는 거칠고 전체적인 범주 안에서 더 자유롭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리고 소설이란 바로 그러한 지점에 구겨 박힌 육체를 불러내는 장르가 아니겠는가. 그러나 이 세계가 우리에게 존재란 무엇인지를 다시 물어온다면 위와 같은 단언만으로는 그 답이 불충분하다. 여기에 정용준 소설의 고민이 자리한다. 내가 누구인지를 말할 필요 없는 사회적 기호를 우리는 두 개 갖고 있다. 지문과 주민등록번호다. 전자가 개별 신체의 주소지라면 후자는 개인의 번지수다. 두 개 코드는 인간 개체에게 한편의 안정과 다른 편의 위험을 동시에 안겨 준다. 존재를 나타낸다는 것은 안전을 보호받는다는 의미와 그것이 위협당하는 현상을 동시에 내포한다. 인간의 나타남이 사회의 가시적 존재임을 증명해 준다면, 존재의 숨김에 대한 탐문은 비가시적 공간의 인간에 대한 것이 아닐까. 가시적이라는 분명한 현상 가운데서도 모든 타자는 불가사의할 수밖에 없다. 그런 맥락에서 보면 비가시적 존재와 가시적 존재 간 차별성은 없다. 가시적인 존재자에 대한 탐문도 결국에는 보이지 않는 부분에 대한 것이기 때문이다. ‘474번’에서 우리는 이런 존재를 만난다. “그의 지문은 등록되어 있지 않았고 실제로 그에게는 주민등록번호 자체가 없었다.” 가시적이지만 증명이 불가능한 존재를 어떻게 명명해야 할까. ‘그’라는 3인칭만이, 열다섯 명을 살해한 흉악범이라는 오명만이 그를 말해 준다. 살인을 한 이유도 ‘그냥’이다. 지문과 주민등록번호가 없는 무존재자가 그것이 있는 존재자를 살해했으므로 사건은 실종된다. 법이 작동하는 곳은 물리적 공간인데 그것을 적용할 존재가 없다. 죄를 물어야 하지만 죄인을 찾을 수 없는 것이다. 사건은 애당초 일어나지 않았다며 종결지으면 될 일이 아닌가. 정용준은 여기서 ‘사건 있음’과 실존재의 부재라는 현상을 넘어 하나의 알레고리를 던져 준다. ‘가해자 없음’과, 분명히 누군가가 죽어 없어진 이해할 수 없는 현상들을. 여기에 이 소설의 발화의지가 있다. 가해자 없음으로부터 정용준은 오히려 존재를 증명하고 있는 것이다. 먼저 ‘지문’ 부재현상으로부터 소설로 접근해 가자. 지문은 인간의 몸에 새겨진, 인간의 개별성을 나타내는 유일한 기호이므로. 정용준은 이 소설에서 지문 없는 존재 곧 몸이 없는 존재와, 살인자의 ‘의도’를 추적하기보다 살인 ‘현상’을 보여줌으로써 그 존재의 ‘없음’에 대해 말한다. 살인은 이렇게 이루어진다. “무심코” “거리낌 없이” 몹시 “자연스러운 것”으로. 이러한 살인자에게 우리는 정신병력이 있는지, 무슨 원한이라도 있는지, 금품이 필요했는지 등을 물을 수가 없다. 작가가 살인동기부터 이렇게 밝혀 놓고 있어서이다. 그렇다면 살인동기의 자연스러움을 그 존재의 어떤 특성과 연계해야 하는가. 살인이란 타자가 가지고 있는 모든 가능성을 절멸하는 것이기에 범죄임이 분명한데 말이다. 여기서 우리는 ‘가해자 없음’과 ‘무심코’라는 두 가지 단서를 얻었다. 이에 대한 단정은 잠시 유보하고 또 다른 단서를 위해 조금 더 앞으로 나가 보자. 그 살인현상에 대해 정용준은 이렇게 해명한다. “사자가 사슴의 숨통을 끊고서 자신을 만든 창조자에게 용서를 빌지 않”고 “자신의 용맹함을 자랑하며 포효하”듯 그가 살인을 했다고. 그는 “잔인한 성향을 갖고 있는 것도 아니었”고, “이성적이고 합리적”이며 “스스로도 정신이상에 대해 부정”한다고. 그는 죄책감이 없으며 살인을 해놓고도 용맹을 자랑하는 존재다. 이쯤에서 우리의 사고에 진전이 있어야 한다. 무성無性, 이렇게 존재를 확정하고서 정용준이 보여 준 살인자의 특성으로 다시 돌아가 보면 손에 잡혀 오는 것이 있다. 그의 본성의 그러함과, 보이지 않는 현상으로부터 확보한 ‘그’라는 존재. 존재를 감추는 방식으로 존재하는 그는 탁월한 킬러다. 존재가 은닉하는 문제를 감추는 식으로 존재하는 자를 신으로 명명한 하이데거 방식대로라면 그는 최상의 존재자 4)다. 자연 이후 문명 이전의 존재자, 인간의 죄를 물으며 공격적으로 성장한 종교현상을 빗대는 존재다. 그가 누구인지 증명할 수 없으므로 죄가 성립하지 않는다. 그러니 ‘무성’이다. 이렇게 단정하고 보면 생각의 가지는 다시 갈라진다. 정용준은 ‘그’로부터 신의 존재를 환유하고 싶었을지도 모른다는, 이것 아니면 저것이라는 이원적 사고를 넘어서려 한다는 것을, 그의 소설은 이것일 수도 저것일 수도 있는 열린 지층이라는 것을. 단정은 그의 소설의 지층을 단면화할지도 모른다. 그러니 하나의 지층을 거기에 더 얹어 놓자. 그는 아버지와 누나 사이에 태어났지만 이 부부는 혼인신고를 할 수 없는 근친이다. 그래서 현실공간으로 부상할 수 없는 존재, 정용준의 표현대로 ‘쁘리즈락’이다. 가시적이므로 분명한 존재자이지만 사회의 법망에 등록할 수 없으므로 ‘없는 사람’이다. 법의 그물망으로 보호받을 수 있는 존재들과 달리, 정화할 수 없는 원죄의 피가 흐르는 몸, 주소지도 번지수도 없으므로 무성의 캐릭터다. 이 ‘없음’ 현상에 ‘신’이라는 비가시적 존재가 자꾸만 얹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뭔가가 자꾸 겹쳐지는데도 명징하지 않은 그 존재가. 도스토옙스키가 ‘백치’에서 미쉬낀 공작에게 신의 속성을 심어놓았듯 정용준은 ‘474번’의 그에게 신의 속성을 이식하지 않았을까. 극단적으로 말하면, 무슨 일이든 저지를 수 있으나 책임을 물을 수 없는 소재지에 신도 ‘그’도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 주고 싶은 것이 아닐까. 작가의 질문은 이어진다. 자연에서 벌어지는 살해에 과연 의도가 있는가? 의도된 살해가 증오나 이해관계의 결과물이라면, 의도 없는 살해는 자연현상처럼 일상적인 것이 아닐까라는. 살해 후의 정서와 애도 행위가 죽음과 나를 관계 맺게 하지만 이때 살해에는 아무런 정감도 없으므로 죽음에 대해 내가 떠안을 책무란 없다. 살해는 일상처럼 이뤄진다. 충동·쾌락·분노 같은 격동이 없으므로 그에게는 괴로움도 없다. ‘도깨비감투’를 쓰면 자신이 남에게 보이지 않는다는 동화에서처럼, 존재의 사라짐과 비밀의 완전 봉인은 동시에 진행된다. 그런 점을 알게 된 아이가 악행에 빠지듯 그는 ‘순수’하게 살인을 한다. 지능 높은 어린이들을 훈련시켜 체제에 반대하는 양민을 죽이게 한 폴포트 정권도 이러한 순진무구함이 더 악랄하다는 것을 입증하지 않았던가. 순수함과 죄책감 없음은 동류의 정서임을, 그러므로 순수하다는 것은 오히려 나쁜 것이며, ‘순수한 죄인’은 더 극악함을 일깨운다. 도깨비감투를 쓴 아이, 지능 높은 순수한 아이, ‘474번’의 그는 이때 최상의 존재자가 된다. 정용준의 소설은 이러한 방식으로 이 세계에 널린 ‘현상’들을 증명한다. 그의 소설의 두께는 그렇게 형성된다. 그러니 앞서 우리가 본 ‘그’가 ‘지문’ 곧 육체가 없는 존재임을 확인한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소설의 또 다른 문면으로 접근하기 위해 ‘그’의 주민등록번호 부재 현상을 보자. 번호가 부여되면서 존재를 인정받는 사회에서 번호 부재는 곧 존재 부재를 일컫는다. 정용준은 이 존재를 쁘리즈락이라고 부르지만 우리는 이를 요즘 소설에 흔히 등장하는 유령현상과는 구별하고 싶다. 번호가 존재를 증명하지만 그 번호가 사실은 존재를 희미하게 지워 나가는 기호임을 우리는 ‘벽’의 염전 일꾼들에서 본 바 있다. 가혹한 구타, 죽음 같은 침묵의 공간, 감정은 일체 거세된 채 오직 복종하고, 죽음에 이르러 물질이 되어 가는 그들의 몸을 보면서 우리는 21, 23, 9 같은 숫자일 뿐인 그들이 누구였는지 알 수 없어진다. 존재를 지워 존재를 드러내는 이러한 화법으로부터 우리의 생각은 다시 갈라진다. 그러면서, 번호는 우리의 육체를 알기 위해 매겨진 하나의 기호이며, 육체를 아는 것으로부터 모든 지식은 출발한다는 사실을 확인한다. 언제나 타자일 수밖에 없는 육체, 거울로서의 육체, 이 육체로부터 우리의 모든 ‘앎’은 출발한다. ‘그’의 몸이 없으므로 우리가 그를 알 수 없는 것은 그러므로 당혹스러운 일이 아니다. 사건 수사관들이 ‘유령’이라며 고개를 젓고, 지문도 주민등록번호도 없어서 존재증명이 불가능한 그. 상대는 나를 볼 수 없으나 나는 상대를 꿰뚫어보는 일방향의 시선이 목적성을 가질 때 악의든 호의든 가장 완벽한 존재자가 되는 지점을 이 소설은 놓치지 않는다. 상처 충돌의 흔적-체액들 다시 묻는다. 나는 누구인가. 자신이 누구인지를 묻는 일에서부터 사유가 탄생한 그리스 철학과, 그리스로의 회귀를 꿈꾼 셰익스피어가 ‘리어왕’(1막 4장)에서 물은 “내가 누구인지 말할 수 있는 자는 누구인가”라는 맥락 안에서 인류가 존재를 증명해 온 것이 사실이다. 정의는 다르지만 결국 하나의 맥락으로 수렴되는 존재증명, 그것은 결국 인간의 ‘몸’이 ‘운동’할 때부터 물질로 전락하는 때까지를 이르는 것이 아닐까. 존재에 대한 탐색은 그 무엇보다 꾸준히 정치하게 진행되어 왔고, 정용준의 소설은 보이지만 보이지 않는, 보이지 않지만 보이는 이른바 ‘겹치는’ 존재자들로부터 인식의 깊이를 수립한다. 내가 누구인지를 알기 위해서는 내가 먼저 타자의 시선이 되어야 한다는 인식하에 우리는 언제나 바라보는 ‘시선’이었으며 동시에 ‘응시’당하는 존재이지 않은가. 이는 하이데거가 타자를 ‘함께 있음’ 즉 서로 관계하는 방식으로 본 것으로, 정용준 소설의 타자들 중에는 냉혈한의 정서로 관계망을 형성한 인물들이 제법 있다. 이를테면, 한 점 살이나 오줌 얼룩으로 존재를 말하고, 각기 다른 피들이 혼종된 가족이라는 공동체를 음습하게 그리면서 존재를 증명하는 ‘개들’, 혈액 투석으로 빠져나가는 단백질을 채워 넣는 일에 골몰하며 계란을 먹어치우는 아버지를 보여 주면서, 새 피를 보충하고 허약해진 ‘근육’을 회복하려는 남성의 고투를 그린 ‘우리는 혈육이 아니냐’가 그러하다. 한 점 살과 피·눈물·오줌 같은 체액들로 그가 누군지를 말하기 위해 정용준은 미소한 부분을 응시한다. 피는 수치數値라는 정확성으로 우리를 근원의 비밀로 이끌지만 정용준의 소설은 이러한 과학적 접근을 위해 긴장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것을 거부함으로써 ‘수치’를 따지려드는 우리를 긴장시킨다. 이 소설에서 피는 부패의 습격을 막으려는 살에 대한 메타포가 아닐까. 살과 몸은 제 안에서 피를 단속할 때는 부패하지 않지만 피가 쏟아져 살만 남을 때 몸은 썩는 것. 그러므로 살아 있는 살과 몸에는 피가 방부제다. 존재는 보여 준다, 인간의 체액 중 피가 가장 원초적인 진실이라는 것을. 존재의 근원을 은폐하는 것과, 진실을 은폐하는 것은 결국 인간의 가장 깊은 속성에 관계된 것임을 작가는 보여 주고 싶었던 것이리라. 여기, ‘피’라는 물질만이 개별자와 가족을 묶는 준거가 될 수 있는지를 묻는 작품이 있다. 타자의 피와 내 피의 원소가 겹쳐 하나의 혈맥을 이루는 양태를 생물학적으로는 가족으로 정의할 수 있으나, 피가 섞이지 않은 가족도 정용준의 소설에는 등장한다. ‘개들’에서 ‘곰’은 동물세계의 지배자와 동격이다. ‘모란’은 그의 하인이자 아내·종업원·딸이다. 모란이 곰의 하인이자 종업원이라는 데에는 의미 부여가 달리 필요 없다. 그러나 아내이자 딸이라는 자격은 보편을 위반하는 강한 금지를 동반한다. 성생활과 혼인관계의 교차로가 가족이라면, 아내이자 딸이라는 모란의 자격은 근친상간이라는 강한 장치를 내포한다. 성생활의 특권을 합법적으로 누릴 수 있는 가족임에도 불구하고 근친상간이 꽃피는 두려운 비밀의 세계, “불가결의 접합부로서 끊임없이 환기되고 거부” 5) 되면서 관계의 틀 안으로 수렴되는 욕망이 곰의 아내이자 딸인 모란에게서 발산된다. 그러나 모란이 손님들로부터 ‘연변아가씨’라고 불리는 데에 이르면 또 다른 소격현상에 우리의 의식이 밀린다. 모란이 곰과 혈연관계가 아니며, 원시공간 속 여성 대명사로서 문명 이전 세계에서 가족이 형성되는 양상을 보여 주는, 아직 자연으로부터 미분화한 존재라는 점 때문이다. 이러한 진단은 우리가 앞서 본 ‘474번’의 그가 실정법에 매이지 않는 존재임을 확인하는 순간과 같은 정서를 몰아온다. 곰과 모란을 이해하기 위해, 이 부부와 동거하는 고아인 ‘나’를 보자. ‘나’에게서 풍기는 다소 불쾌한 징후들, 이를테면 ‘나’는 곰의 아들이라는 자격으로 한 집에 살지만 곰의 아내인 모란에게 특별한 감정을 품고 있다. 지금이야. 비가 오면 여자들은 마음이 부드러워지거든. 모란의 방에 찾아가. 마음을 고백하고 결혼하자고 말해. 모란도 원하고 있을 거야. 병구는 얼굴이 빨개졌다. 그리고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듯 발을 동동 구르며 작은 소리로 말했다. “정말?” “정말.”(‘개들’, 120쪽) ‘나’는 욕망의 자연스러운 발현에 충실하다. 노련한 ‘나’가 병구를 꼬드기지만 그것은 불가능을 주문하는 것이고, ‘나’도 그 점을 잘 알기에 모란을 두고 병구와 경쟁하는 짓은 하지 않는다. 경쟁 상대가 아니기에 사실은 어떤 주문도 가능할지 모른다. 지능이 모자란 병구가 사랑을 위해 고투하는 어수룩한 형태의 결말은 빤하고, 모란을 향한 병구 마음의 경사도와 실패 가능성 또한 비례할 것이기 때문이다. ‘나’는 그러니까 모란에게 자신의 존재를 나타낼 날을 기다리며 묵묵히 ‘근육’을 단련하는 냉혈한이다. 이렇게, “이두박근, 승모근, 상박근, 하박근 등 근육”을 키우며 “내 근력은 곰에 비해 어느 정도”인지를 은밀하게 확인해 나간다. ‘곰’은 원시자연의 지배자이므로 나는 곰이라는 법을 뛰어넘기 위해, 즉 모란을 얻기 위해 근육을 단련한다. 곰의 근력에 근접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강화해 가야 할 욕망의 저장고, 그곳은 근육을 단련함으로써만 채워질 것이다. 어머니이자 누나인 모란의 육체와의 연속성과 경계 없음 속으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곰처럼 완력을 갖춰야 한다. 어머니-누나의 경계가 없는, 있다 할지라도 나와 비혈연인 모란과는 피차 내재적 질서가 없는 관계이므로, 우연과 외면성으로 정해진 관계이므로 ‘곰’과 ‘나’에게 모란은 혈연이라는 필연에 묶이지 않는다. 그러므로 남성의 욕망을 대변하는 두 인물은 이 세계에 유일한 하와, 곧 자연의 속성을 그대로 간직한 모란에게 똑같이 집중하는 것이다. ‘개들’의 인물 중 우리는 ‘병구’를 지나칠 수 없다. 곰과 ‘나’가 근육으로 자신의 존재를 표명한다면, 병구는 근육들의 세계로부터 일찍이 소외된 자로서 또 다른 신체의 일부를 우리에게 보여 준다. 그것도 죽음으로써. 모란의 방문이 열리고,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곰”을 보았고, 그 뜻을 알았고, 아는 순간 세계가 열리는 그 지점으로부터 병구를 들여다 보자. 그리고 그 순간 침묵하는 병구의 심정을 헤아려 보자. 모호함이 순간적으로 벗겨지면서 충격을 가하는 인식세계, 병구는 곰의 건장한 몸을 보고 있었고, 성을 인식했고, 그 순간의 눈뜸은 새로운 세계로 입문하는 입사식과 같다. 새로운 세계의 도래는 ‘앎’이라는 충격파가 이전세계의 인식을 부수는 것이다. 곰과 모란이 아프로디지아(aphrodisia, 어떤 형태의 쾌락을 제공해 주는 행위·몸짓·접촉 ; 푸코, 같은 책, 55쪽)를 누리고 있는 그때 수다쟁이인 그가 말이 없어지고, 울보가 울지 않고, 칭얼거리지도 않고, 화도 내지 않고, “멍하니 어둠의 한 지점을 응시”하면서 “무엇인가 깨닫”는 그곳이 ‘앎’의 정곡이다. 그의 시각을 충격하는 것은 미학적인 감정이기보다 본능에 대한 자극이며, 지식에 대한 충동이 그 대상과 맞닥뜨린 순간이다. 병구가 본 곰은 나체였고, 곰의 몸 중 일부분이었으며, 그 조각만으로도 세계의 비밀은 누설되었을 터, 곰의 벗은 몸으로부터 흘러나온 비밀이 그를 충격한다. 일부분이 세계 전체의 환유일 때 그 조각은 본래 체적을 초과하여 팽창하는 게 아닐까. 좁은 문틈으로 바라볼 때도 바깥세계의 면적은 팽창하는 이치대로. 벌거벗은 ‘곰’처럼 ‘개들’은 고깃덩어리 같은 육질을 갖고 있다. 우리는 이 작품에서 어떤 덩어리가 툭, 이 세계를 흔드는 것을 감지한다. 병구가 곰의 나체를 응시하는 한 몸에 대한 의미생산은 이어진다. 남녀 상호 간 본능적으로 생산되는 몸의 기호들이 상대의 감각을 지배할 때 거기서 비밀이 탄생하고, 그것에 휘어잡히고, 사로잡힌 자는 몸이 부단하게 발설하는 비밀의 노예가 된다. 그러나 비밀은 ‘복종’하지 않는다. 주인인 몸을 언제나 벗어난다. 탈주를 노릴 때만 비밀은 자신의 신분을 확정한다. 그러니 절대성을 갖는 비밀은 없다. 모란의 몸이 생산하는 기호들이 병구에게 와 닿자 세계의 비밀은 열리기 시작했고, 그렇게 누설된 비밀 때문에 병구는 죽을 수밖에 없었다. 그는 세계의 비밀을 알아버린 죄인으로서 스스로 그 비밀이 선고한 사형수가 된 셈이다. 성에 대해 발설하는 순간 언어는 세속화라는 폭발력을 갖게 된다. 그 과정은 수습 불가능한 자기 증식력을 동반한다. 그러니 침묵할 수밖에 없다. 그것에 대한 노골적 담론화는 죽음으로 가는 직행통로다. 나타나는 순간 폭발하는 속성 때문에 성은 자신을 숨기는 대가로서만 유지된다. 병구의 죽음은 이렇게 그것의 나타남을 몸소 덮어버린 철저한 제의다. 성을 버리는 것, 그것은 죽음처럼 깊고 캄캄하지만 가장 분명한 가시성이다. “이십 년을 살다 죽은 병구의 사체는 십 개월을 산 도사견보다 작아 보였다”는 지점에는 세계의 비밀을 보게 된 자신을 폐기해 버린 왜소한 몸과, 삶의 마지막 기표인 “오줌으로 변색된 면바지가 까”맣게 남는다. 경련이 일고, 감각이 빠져나가고, 몸은 굳어간다. 이때 흘러나온 오줌은 산 자를 해체하는 마지막 운동의 징표다. 죽음 직전 감각이 마지막으로 운동한 흔적이며, 인간이 물질화되는 바로 직전 현상이다. 병구는 오줌 얼룩을 남기며 이 세계의 비밀로부터 도망쳤고, 그 얼룩은 성이라는 불경스럽고 속된 것으로부터 병구 자신의 욕망을 확인한 육체의 기호일 것이다. 욕망하면서도 수치스럽게 여겨질 수밖에 없는. 안타깝게도, 병구가 스무 살 성년의 문턱을 막 넘어서다 직면한 세계는 그의 진입을 허용하지 않는다. 세계인식의 빛은 병구가 눈을 뜨는 순간 번쩍임과 사그라짐이 동시에 진행되고 만다. 병구는 발설되어서는 안 될 것을 싸안고 캄캄한 죽음 속으로 투신한다. 억압되었으므로 알 수 없었으나 억압을 통해서만 검토되는 성에 대해 허용된 그 시각, 병구는 새로운 세계에 눈을 떴고, 동시에 죽었다. “나를 죽여 주세요”라고 자신의 서투른 삶 같은 글씨를 써놓고서. 베이컨의 그림 한 컷처럼, 그의 가장 강렬한 경험과 인식, ‘지식애’(피터 브룩스)의 흔적은 오줌 얼룩으로 남는다. 그의 몸에서 마지막으로 빠져나온 액체인 오줌은,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일어난 격렬한 경련의 징표다. 그가 죽음으로써 성이 노출되는 것에 대한 염려도 무화되었다. 부재하고 비표명되도록 숨겨야만 성은 생동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성의 본성은 오래도록 은밀하게 유지되어 왔을까. 죽음처럼 절대적인 침묵은 없으므로 차라리 죽음으로써 입을 다물어 버린 병구, 자신에게는 허용되지 않은 저 세계의 문을 죽음으로써 영원히 닫아 버린 것이다. 그럼으로써, 말해져서는 안 될 세계는 폐기되고, 병구의 목숨도 그 비밀처럼 폐기된다. 변하는 살 냄새에 존재 묻기 정용준 소설의 인물들에게서는 눅눅한 냄새가 난다. 이 또한 ‘존재’에 접근하기 위한 후각의 발현으로 보인다. 죽은 것에서는 냄새가 나지 않으므로. 시각에 의존하는 문명인과 달리 정용준의 캐릭터들은 원시 인간처럼 퇴화하지 않은 후각으로 존재의 진실에 접근한다. 원시공간에서 막 생성된 존재가 바닷물로부터 비릿함을 감아올릴 때처럼 개 냄새, ‘모란’ 냄새, 곰팡이 냄새, 비린내, 게 냄새 등으로. 하층계급과 중간계급의 관심사에서 보이는 중요한 차이가 냄새에 대한 태도에 있다는 지적 6)대로라면, 정용준 소설에서는 소외계층의 냄새가 불유쾌한 조짐들을 몰고 온다. 하층민일수록 그들의 습관은 냄새에 더 잘 실려 있다. 이웃은 그들의 습속을 냄새로 타자에게 실어 나르고, 냄새는 이웃에게 번지면서 생명에서 비생명으로 진행한다. 이때 ‘썩음’이라는 현상을 동반하는데, 냄새를 맡는 일은 사멸할 것에 대한 불쾌한 감각의 마지막 쏠림이다. 부패 현상의 끝과 죽음은 같은 지점에 있으며, 죽음이 가까울수록 냄새도 강렬하다. ‘개들’에서의 냄새는 어디에서 오는가. 비와 오물과 진흙으로 뒤범벅된 곳은 개가 도륙당하는 도축장이다. 죽음 냄새가 음습하게 번지면서 불쾌함이 주조를 이룬다. 오래 맡아도 익숙해지지 않는 냄새, 기분을 바꾸려고 다른 데로 신경을 써도 여전히 붙들리는 냄새. 악취도 오래 맡다 보면 휘발되기 마련이나, 그렇지 않다면 어디선가 지속적으로 살이 썩고 있다는 증거다. 오래 씻지 않은 하층민의 삶처럼 눌어붙은 냄새, 고질화된 고통, 그것은 썩어가는 살의 증표다. 생명체는 예외 없이 부패하고, 부패선상에서의 피 흘림과 절규는 살이 단단해지고 건조해질 때까지 진행된다. 그때까지만 우리의 몸은 냄새를 풍긴다. 살 냄새, 즉 우리가 살아 있다는 냄새를. 비가 싫다. 마당은 오물과 진흙으로 뒤범벅되고 냄새는 진해진다. 도무지 익숙해지지 않는 개 냄새. 주변을 장악하고 오염시키는 우울한 기운들. 마르지 않은 오줌 위에 누워 철창 밖으로 내리는 비를 바라보는 수십 개의 노랗고 빨간 눈들. 플라스틱 바구니를 무겁게 채워 팔이 끊어지도록 들었다 놨다를 반복해도 불쾌한 기분은 가시지 않는다.(‘개들’, 100쪽) 우울하고 물기 마를 날 없고 갈망으로 충혈된 “노랗고 빨간 (개의) 눈들”. 개들처럼 인물들도 습도 높은 공간의 음습함에 지배당한다. 찌든 ‘개 냄새’가 어두운 기운에 섞인 채 좀처럼 익숙해지지 않는 이질감, 그것은 곧 도축될 짐승의 살 냄새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화자는 우울한 정서가 깔린 공간에 떠 있는 개들의 처절한 눈빛에서 예정된 죽음을 본다. 질척한 죽음의 세계를 눈에 핏발이 서도록 바라보는 개들. 전망 없이 하강하는 비, 그 빗금들을. 소설 읽기는 해석학의 유혹 7)을 동반한다. 표층 의미가 견인해 내는 숨은 의미를 찾아 들어갈 때 느끼는 쾌락이 없다면 독서행위를 지속하기란 어렵다. 비평은 독서행위의 연장인 만큼, 소설 읽는 즐거움의 다른 표현임을 부정할 수 없다. 정용준 소설의 존재들은 눅진한 그림자처럼 천천히 몸집을 불렸다가 작아지며 이렇게 소설 공간으로 편입된다. 어둠의 한쪽을 잠시 떼어낸 듯한 그 그림자들은 인간의 살이 흘러나온 것처럼 자유롭지만, 한편으로는 우리를 그것으로부터 격리시킨다. 아래 예문의 ‘비린내’는 핍진한 생명의 냄새를 풍긴다. 나는 수도꼭지를 꽉 잠그고 ‘플라스틱 바구니’에 담겨 있는 삶은 계란 두 개를 꺼내들었다. 열려 있는 창문에서 습한 바람이 들어왔고 어디에선가 정체를 알 수 없는 비린내가 났다. 나는 창문을 닫고 탁자에 걸터앉아 계란껍데기를 깠다. 갑자기 견딜 수 없이 배가 고팠고 현기증이 났다. 하얗고 부드러운 계란을 반으로 나누고 한쪽을 입에 넣고 우물우물 씹었다. (‘우리는 혈육이 아니냐’, 65쪽) “정체를 알 수 없는 비린내”. 그것은 생명의 발원지로부터 확산하는 냄새다. 투석 환자인 아버지가 과도하게 식탐을 부려 다른 환자들보다 계란과 치즈를 더 많이 먹고, 다시 혈액에 독이 쌓여 삶과 죽음이 동시에 진행되지만 생명의지는 죽음을 거부한다. 예문에서 보듯 이러한 생명의지가 ‘나’ 또한 존속게 한다. 인류가 출현하던 그때, 바다에서 시작된 생명이 비린내를 몸에 내장하고 나온 후 우리들 세포에 그대로 삼투된 냄새, 체액을 품은 살이 비린내를 풍기고, 땀을 많이 쏟을수록 생명체는 냄새를 더 짙게 풍긴다. 살아 있으므로 우리의 살은 냄새의 진원지가 되는 것, 그러나 우리는 날마다 썩어가면서 살고 있고, 냄새를 풍기고 살면서 동시에 죽어간다. 살이 내장한 액체들이 다 마르기 전까지만 우리는 생명체인 것이다. 정용준의 소설은 이렇게 인간의 살 냄새와 피 냄새를 그리워하며 ‘존재’를 확인하는 ‘과정’ 또는 ‘사이’의 문학이다. 다시 ‘474번’으로 돌아가 누나가 사갖고 들어온 꽃게에서 풍기는 ‘진짜’ 냄새를 맡아 보자. 그 냄새는 이제까지 먹어 온 가짜 게맛살과 달리 생경하다. 지금까지 ‘나’는 게맛살이 가공식품이라는 것을 의심해 본 적이 없고, 누나는 누나로서 존재했으므로. 그러나 누나가 꽃게를 사들고 와 ‘진짜’ 모성을 풍김으로써 비극이 불거진다. 몰라도 상관없을 세계를 ‘나’가 알아버린 것이다. “누나가 어머니라는 사실”처럼 가짜 냄새와 진짜 냄새가 겹치고, 이제 진짜가 출현함으로써 자아 탐문이 다른 방향성을 갖는다. ‘나’가 누구인지는 ‘가짜’가 규정해 왔지만 진짜를 아는 순간 나를 충격하는 세계, 끝까지 누나여야 할 존재가 ‘진짜’ 어머니가 된 이때부터 게는 썩은 냄새를 풍긴다. ‘나’가 누나의 존재를 아는 순간부터 진행되는 게의 부패현상, 이는 정용준이 ‘개들’에서 병구를 통해 보여 준 인식의 자국을 따라간다. 앎으로써 세계는 열리지만, 앎이 죽음을 몰고 와 하나의 세계를 파괴하는 것이다. 어머니/누나, 진짜 냄새/가짜 냄새로 나뉘는 세계, ‘나’의 존재는 진짜 꽃게 냄새와 게맛살 냄새처럼 섞인다. 어느 쪽이 진짜이고 가짜인지 모를 겹침 현상이다. 꽃게는 점점 썩어가고, 냄새는 확산되고, 존재는 죽어간다. 죽음 뒤에는 냄새를 풍기지 않을 존재, 그러므로 모든 존재는 살아 있는 한 묻는다. 나는 누구인가를. 존재를 규정하는 데 완벽한 준거가 있는가. 이러한 물음에 대해 정용준은, 육체의 일부분들을 열어놓고 그 조각들을 비개인적 욕망의 역사라는 맥락에서 풀어나간다. 피와 눈물과 오줌의 물기가 번들거리는 살은 아름답지 않지만 그것으로도 존재는 증명되고 해방된다. 정용준 소설에서의 ‘부분’들은 비천함의 육체적 표지이기보다 욕망의 현실적 드러남이다. 근대의 합리와 원칙과 정형을 따르지 않고 결합·분해·해체하여 인류의 근원적 욕망을 그 조각에 실어낸 표식이며 현상이며 증상이다. 그곳에 근접해 보면 고귀하다고 할 수 없는 이 작은 조직들에 박힌 ‘존재’가 보인다. “정육점에 들어가서 고깃덩어리가 얼마나 아름다운지를 살피” 8)는 화가의 역설적 심미안에 정용준의 소설은 다시 중첩된다. ‘나’가 ‘곰’을 죽인 후 “손목을 타고 피와 내장이 그리고 그의 생명이 바닥으로 쏟아지”(‘개들’, 128쪽)는 여기, ‘나’는 아버지를 죽임으로써 모란을 포함하여 모든 부권을 계승하게 될 것이다. 아버지의 몸에서 빠져나온 몸의 일부분이 ‘개의 간식’으로 먹히는 현장에서 벌이는 아들의 저항과 투쟁이 보이는가. 과연 지금, 모든 고기는 저울 위에서 평등하다. 그것은 ‘중량’의 문제가 아니며, 존재가 거부되거나 수용되는 경계에서 육체의 일부분들이 뭉치거나 녹아내리거나 해체된다는 사실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끝장에 다다른 생명체들에서 오히려 인류의 영속적인 생명의지를 반어법으로 만나면서 ‘존재’를 재확인한다. 소설이 반드시 미의식을 표방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품고 정용준 소설 속 원시의 육체를 바라볼 때 우리는 의도 없는 듯 냉담한 그곳으로부터 낮게 울려나오는 목소리를 듣는다. 남성들조차도 중성 코드를 띠는 곱다란 사회에서 정용준의 소설은 다소 거칠게 인간 육체의 일부를 들어낸다. 전체성에 대한 해체와 저항, 부분으로 해석되는 육체들은 그때도 욕망한다. 전체로부터 흘러나온 조각과 살 냄새로부터 자신이 누구인지를 알고자 한다. 그래서 그 물질들의 전일적 주체인 인간은 끊임없이 재정의되고 재증명된다. 나.는.누.구.인.가. ■각주 1)정용준 창작집 ‘우리는 혈육이 아니냐’(문학동네, 2015), ‘가나’(문학과지성사, 2012)를 참조하였다. 이 글은 이 작품집에 실린 ‘개들’, ‘474번’, ‘벽’, ‘우리는 혈육이 아니냐’에 대한 고찰이다. 2)프랜시스 베이컨의 회화에서는 인간이 아니라 인간을 만들어 내는 고독·공포·절규가 가득하며, 흘러넘치는 비가시적인 힘들이 잔뜩 뒤틀린 채 표현된다. 프랑크 모베르, 박선주 옮김, ‘인간의 피 냄새가 내 눈을 떠나지 않는다’, 그린비, 2015, 117쪽. 3)노태훈은 “인간 근원의 존재론적 탐색을 지속하는 여러 작가들과 (정용준이) 변별되는 중요한 지점이 바로 ‘몸’이라는 실체에 대한 꾸준한 관심”이라고 말한다. 이는 정용준 소설의 지향을 적시한 것으로 보인다. 노태훈, ‘문학성을 회복하는 방법-정용준, ‘우리는 혈육이 아니냐’’, ‘문학의 오늘’, 2015, 겨울호, 216쪽. 4)엠마뉘엘 레비나스, 김도형 외 옮김, ‘신, 죽음, 그리고 시간’, 그린비, 2013, 9쪽. 5)미셸 푸코, 이규현 옮김, ‘성의 역사 1’, 나남, 2015, 126쪽. 6)슬라보이 지제크, 이현우 외 옮김, ‘폭력이란 무엇인가’, 난장이, 2014, 232쪽. 지제크는 이웃을 “냄새 풍기는 자”로 정의한다 7)위의 책, 118쪽. 지제크는 이를 보다 깊은 의미나 숨겨진 메시지를 찾고자 하는 유혹이라고 말한다. 8)데이비드 실베스터, 주은정 옮김, ‘나는 왜 정육점의 고기가 아닌가’, 디자인하우스, 2016, 161쪽. 저자와 베이컨의 대담 부분.
  • [2017 서울신문 신춘문예 시조-당선 소감] 10여년 인내의 보상… 명품 한복 짓듯 명품 시조 짓겠다

    [2017 서울신문 신춘문예 시조-당선 소감] 10여년 인내의 보상… 명품 한복 짓듯 명품 시조 짓겠다

    신춘문예라는 일생일대의 도전에 나서기로 마음먹은 것이 어언 10여년. 최종심에 다섯 번을 올랐지만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한 그 시간은 어쩌면 희망고문 같은 것이었는지도 모릅니다. 심사평에 이름이라도 오르지 않으면 능력의 한계를 탓하며 포기라도 할 텐데 감질나게 이끄는 신춘문예의 유혹은 쉽게 끊기 힘든 마약 같은 것이었습니다. 그러던 차에 받게 된 당선 통보는 그 인내에 따른 보상이라는 생각에 주체 못할 눈물이 흘렀습니다. 수십 년 동안 가장 역할을 하면서 한복을 지어 왔습니다. 옷감을 고르고 마름질을 하고 정성껏 바느질을 해가면서 언젠간 꼭 글을 써야겠다는 마음이었습니다. 입을 분을 생각하며 한복을 만들 때의 정성으로 시조 문장도 한 땀 한 땀 떠갈 때 마음은 차분해지고 경건함과 행복감을 맛볼 수 있었습니다. 한복을 짓는 일은 시조를 쓰는 일과도 같습니다. 글감을 고르고 시어를 다듬고 장과 장을 마무르는 일이 옷을 짓는 과정과 흡사하기도 하고, 우리 고유의 멋과 얼이 살아 있다는 점에서도 일맥상통한다 하겠습니다. 새로운 시작점에서 제 자신을 명품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한복장이에서 글쟁이가 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신 서울신문과 심사위원 선생님께 마음을 다해 큰절 올립니다. 또 묵묵히 지켜봐 준 성규 어멈과 사위, 아들 윤정과 윤현, 두 며느리에게도 예쁘게 살아줘서 고맙다는 인사를 전합니다. 특히 나이는 숫자도 아닌 단어에 불과하다며 좋은 글을 쓸 수 있도록 채찍질하며 이끌어 주신 임채성 선생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우리 몸에 꼭 맞는 명품 한복을 짓듯 사람들의 가슴에 남는 명품 시조를 짓는데 남은 생을 바치겠습니다. ▲1943년 전북 김제 출생 ▲중앙시조백일장 장원(2011년 9월) ▲신사임당예능백일장 장려상(42회)
  • [2017 서울신문 신춘문예 소설 당선작] 밸러스트 - 문은강

    [2017 서울신문 신춘문예 소설 당선작] 밸러스트 - 문은강

    지구 지표 생물의 총 무게 중 25프로는 개미다. 자신의 무게의 50배 이상을 들 수 있는 이 생물이야말로 지구를 구성하고 있는 근원이 아닐까 생각하곤 했다. 아직까지 별 탈 없이 자전하고 있는 지구의 비밀은 이 25프로의 개미에게 있을지도 모른다. 아무리 엄지로 짓눌러도 꾸역꾸역 살아내는 개미와 당신은 닮아 있다. 어슴푸레하고 고요한 세상 속에서 나는 한없이 가벼워짐을 느낀다. 걱정이다. 개미굴처럼 깊숙하게 숨어 있는 당신의 집이. 당신이. 집은 퀴퀴한 냄새로 가득하다. 때 낀 수저와 밥그릇이 흐트러져 있다. 오래되고 요란한 살림살이 속에 파묻힌 당신이, 그곳에 누워 있다. 자그만 몸을 동그랗게 말고 있는 당신은 유충 같다. 당신의 미간엔 잔뜩 주름이 가 있다. 그 언저리를 향해 손을 뻗는 순간 당신이 눈을 번쩍 뜬다. 주위를 두리번거린다. 그리고 가슴을 쓸어내리며 한숨을 쉰다. 밖은 아직 어둡다. 당신은 리모컨을 들어 텔레비전을 켠다. 새벽 뉴스가 한창이다. 당신은 합죽한 입을 우물거리며 뉴스를 바라본다. 당신의 굽은 등이 곧 천장에 닿을 것만 같다. 당신은 찬밥을 꺼내 보리차를 부어 숟가락으로 뒤적인다. 합죽한 입으로 밥알을 몇 번 오물거리곤 단번에 삼킨다. 당신은 음식물을 온전히 씹지 못한다. 아내는 그것을 유난히 안타까워했다. 언젠가 치과에 가자는 아내의 손을 떼어내며 당신은 한사코 싫다 말했다. “내는 틀니 안 한다. 그거 하면 불편해서 맘 편히 먹지도 몬한다더라.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먹으면 된다. 그게 훨씬 편하다.” “어머니 그거 요즘은 얼마 하지도 않아요. 그냥 저랑 같이 가서 하세요. 고기도 씹어 드시고 하셔야죠.” 아내도 물러서지 않았다. 두 여자는 한참을 옥신각신했다. 불필요한 시간은 흘러가고 있었다. 회사로 돌아가야 했다. 처리해야 할 업무는 항상 산더미였다. 아내가 불러 간신히 빠져나온 점심시간이었다. 오랜만에 당신과 점심을 함께 하자는 아내의 말이 퍽 고맙게 느껴져 나온 자리였지만 무의미하게 흘러가는 시간이 아까운 것은 어쩔 수 없었다. “거참, 어머니가 하고 싶으신 대로 그냥 해드려.” 그때 당신의 뭉툭한 손톱은 까맣게 때가 끼어 있었다. 당신은 국물을 몇 번 떠먹더니 숟가락을 내려놓았다. 아침 식사를 마친 당신은 민경에게 전화를 건다. “민경아 아무래도 이상타. 느 오빠한테 전화 함 해봐라.” 수화기 너머의 민경은 짜증을 낸다. 당신은 아랑곳 않고 소리를 지른다. “꿈자리도 뒤숭숭하고 몸도 으슬으슬하니 춥고 정신도 사나운 것이 불안타 안카나.” 새벽부터 전화해 오빠 타령을 하는 당신이 민경은 못마땅한 모양이다. 한참이나 지속되던 말싸움은 엄마 때문에 이 서방 깼다는 민경의 말 한마디에 곧바로 끝이 난다. “이 서방 아침 잘 챙겨 묵여라. 나가 일하는 사람은 뱃속이 든든해야 한다.” 당신은 사위의 아침 식사를 걱정하며 수화기를 내려놓는다. 서둘러 옷을 챙겨 입는다. 머플러로 얼굴을 꽁꽁 감싸고 허리끈으로 바지를 바싹 조인다. 그 위에 무명으로 만든 전대를 찬다. 전대를 열자 정돈되지 않은 천 원짜리들이 불쑥 튀어 나온다. 그것을 집어 들고 침을 묻혀 세기 시작한다. “하나, 두이, 서이….” 몇 번이나 다시 세어보고선 전대 안으로 다시 돈을 집어넣는다. 이불맡에 있는 소쿠리를 집어 든다. 아침이 오고 있다. “사람이 많이 죽었대요.” 자줏빛 립스틱을 진하게 바른 옷가게 여자가 당신의 곁에 와 재잘댄다. 당신이 바닥에 돗자리를 깔자 여자는 더욱 바싹 다가온다. 당신의 소쿠리에는 더덕과 뭉툭한 과도가 들어 있다. 당신은 더덕을 꺼내 과도로 껍질을 벗기기 시작한다. 더덕에서 나오는 진득한 진물은 손톱을 금방 새까맣게 물들인다. 여자는 호들갑스럽게 뉴스의 내용에 관해 떠든다. “아침부터 재수 없게 사람 죽었다는 이야기를 하노. 치아라.” 더덕을 깎는 당신의 손길이 분주해진다. “장사나 할 것이지. 쓸데없이 와가 뭐라 해쌌노.” 당신의 시선은 더덕을 향해 있다. 당신의 핀잔에 여자는 머쓱하다는 듯 홀로 중얼거리더니 옷가게 안으로 쏙 들어간다. 당신은 그제야 고개를 들어 여자의 뒷모습을 바라본다. 여자는 옷가게에서 좌판대를 꺼내 물건을 밖에 진열시킨다. 죄다 유행이 지난 옷들뿐이다. 반짝이는 외투에 호피무늬 스커트, 형광색의 레깅스까지 진열하고 나서야 여자는 손을 탁탁 털고 기지개를 켠다. 당신은 여자를 한참을 바라보다 고개를 젓는다. 하얀 속살을 드러낸 더덕은 소쿠리에 곱게 누워 있다. 꼭 발가벗은 갓난아이 같다, 당신은 껍질 벗은 더덕을 두고선 민경과 닮았다며 웃어대곤 했다. 더덕의 뽀얀 속살이 민경의 살갗과 닮았다는 것이었다. 민경이 속을 썩일 때마다 당신은 ‘아가 태어날 때 내가 바빠 제대로 옷도 몬 입혀 주고 만날 발가벗겨 놓고 있어서 그런다’며 오히려 민경을 두둔했다. 열아홉의 민경이 덩치 큰 남자 손을 잡고 찾아와 임신했노라고 말하던 순간에도 당신은 더덕의 껍질을 벗기고 있었다. 민경은 비장한 표정으로 ‘우리 결혼할 거야’라고 말하며 눈을 질끈 감았다. 그제야 당신은 과도를 내려놓았다. 거리는 한산했다. 옷가게의 여자만이 문 밖으로 빼꼼 고개를 내밀고 흥미롭다는 표정으로 그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당신은 고개를 들어 민경과 남자를 번갈아 쳐다보았다. 그리곤 심드렁한 목소리로 말했다. “치아라. 느그 때문에 손님 안 온다.” 민경은 그날의 이야기를 무용담처럼 늘어놓곤 했다. 마치 한 편의 시트콤 같던 민경의 사담을 들을 때마다 그날의 거리를 상상해 보았다. 결혼할 사람이라며 아내를 처음 소개하던 날의 분위기와는 사뭇 다를 것이다. 당신은 아내의 손을 부여잡고 몇 번이고 고맙다 말했다. 아내는 난감해하며 고개를 숙였다. “우리 우석이 참말로 좋은 아다. 내 아들이라 하는 말 아니다. 어디 가서 빠지지 않는 신랑이 될끼다.” 당신은 아내의 손을 연신 쓰다듬었다. 본격적인 출근 시간이 되자 거리는 인파로 북적인다. 숨 가쁘게 돌아가는 세상의 모퉁이에 당신만이 유일하게 멈춰 있다. 구둣발이 금방이라도 소쿠리를 치고 지나갈 것만 같다. 당신이 앉은 자리에서는 모든 것이 거대하게 보인다. 아주 조그만 개미 같은 당신은 지나는 사람들의 발밑에서 묵묵하게 장삿거리를 정리한다. 그러다 문득 분주한 손짓을 멈추고 멍하니 구두들을 바라본다. 앞코가 동그란 구두, 뾰족한 구두, 헤진 구두, 흙투성이의 구두. 저마다의 구두들. 당신은 코를 한번 훌쩍인다. 언젠가 당신에게 정장과 구두를 선물 받은 적 있다. “옷가게 동상한테 비싸게 산 거잉게 오래오래 입그라.” 당신은 거칠한 손바닥으로 내 볼을 쓰다듬었다. “장사하는 사람들이 대단타 하드라. 우석이 이리 턱하니 좋은 회사 취직했다고.” 그즈음 당신과 나의 거리에는 과연 어떤 단어가 놓여야 할지 몰랐다. 당신은 엄마와 어머니의 경계선에 놓여 있었다. 선택한 방법은 당신에게 말을 걸지 않는 것이었다. 의식적으로 당신을 생각하지 않는 것이었다. 당신을 생각하면 마음 한켠에서 느껴지는 묵직함이 나를 괴롭게 했다. “미안타. 고맙다.” 당신은 정장 입은 내 모습을 보고 한참을 글썽였다. 당신은 더덕을 깎다가 과도에 손을 벤다. 손가락 위로 동그랗게 맺히는 핏방울을 입으로 쪽쪽 빤다. 거리의 구두굽 소리가 잦아들 즈음 당신은 벌떡 일어난다. 더덕이 들어 있는 소쿠리를 살짝 밀어 놓고 옷가게로 성큼 들어간다. 나이가 지긋한 손님이 옷을 고르고 있다. 당신은 계산대에 있는 전화기에 손을 뻗는다. 여자는 손님에게 양해를 구하고 당신에게로 쪼르르 달려온다. “형님 지금 손님 있으니까 이따가 와서 전화기 쓰셔. 응?” 당신은 여자의 말에 대답도 않은 채 수화기를 든다. 익숙한 번호를 재빠르게 누르고 통화 연결음을 듣는다. 찰나에 당신의 표정은 수십 번 바뀐다. ‘연결이 되지 않아….’ 전화기에서 흘러나오는 기계적인 음성을 듣고 당신은 한숨을 내쉰다. 여자는 당신의 눈치를 보며 손님에게 다른 옷을 권한다. 당신은 다시 수화기를 들어 민경에게 전화를 건다. 민경이 전화를 받자 당신의 얼굴에는 화색이 돈다. “오빠한테 전화했나?” 당신은 소리를 빽 지른다. 덕분에 옷가게의 여자와 손님은 깜짝 놀라 당신을 쳐다본다. 당신은 간절한 표정으로 민경의 대답을 기다린다. 한참 뒤 당신은 계산대가 놓인 탁상을 쾅 친다. “그라믄 새언니한테다 전화해 봐야 할 것 아니가. 얼른 전화하그라. 집에만 박혀가 암것도 안 하믄서 그거 하나 몬하나.” 당신이 씩씩거리자 손님은 집어 들었던 옷을 슬그머니 내려놓고 밖으로 나간다. 민경과 당신은 한참이나 말다툼을 한다. 민경이 먼저 전화를 끊자 당신은 수화기를 거칠게 내려놓는다. “형님 손님 있을 때는 이렇게 불쑥불쑥 들어오지 말라고 했잖아요. 형님 때문에 그나마도 없던 손님 다 나가겠네.” 여자는 씩씩거리며 팔짱을 낀다. “여기가 뭐 백화점이나? 길거리에서 옷장사하믄서 손님, 손님 따지게.” 당신은 여자에게 역정을 내며 밖으로 나온다. 찬 바람이 당신의 품으로 파고든다. 당신은 옷섶을 여미고 당신의 자리로 터벅터벅 돌아간다. 밸러스트. ‘와 뱃일을 하려 하느냐’는 당신의 질문에 대한 나의 답이었다. 출항할 때 항만에서 탱크에 바닷물을 채우고 다른 항구에 도착해선 물을 버리는 이 무게중심 유지 장치는 당신과 민경을 떠올리게 했다. 내가 짊어져야 하는 무게가 늘어날수록 당신과 민경의 무게는 조금 더 가벼워졌고, 당신의 무게가 무거울수록 나는 가벼워졌다. 적정량의 무게를 유지해야만 나아갈 수 있는 선박처럼 우리는 살아왔다. 서로의 무게를 나눠 가지면서 말이다. 당신의 남편이 죽던 날, 당신은 눈물 한 방울도 흘리지 않았다. 민경은 당신의 등에서 곤히 잠들어 있었다. 당신은 이를 악물고 화장장으로 들어갔다. 당신은 남편이 재로 변하는 과정을 눈도 돌리지 않고 집요하게 응시했다. 당신의 입술은 너무나도 팽팽해서 금방이라도 터질 것만 같았다. “우석이 민경이 내가 잘 키울 것이다. 번듯하게 키울 것이다.” 당신의 손바닥에는 땀이 흥건했다. 아침잠이 많았던 당신이 새벽부터 일어나 거리로 나섰던 것은 그날 했던 말을 책임지기 위함이었을 것이다. 민경은 고작 다섯 살이었다. 제대로 옷도 챙겨 입지 못하던 민경은 껍질 벗겨진 더덕처럼 방 안에 남겨졌다. 옷장에는 소매가 누렇게 변한 옷가지들이 가득이었다. 당신이 거리에서 팔아가는 채소의 가짓수가 늘어갈수록 우리는 나이를 먹었다. 학부모 참관 수업이라도 있는 날이면 잠을 참아가며 당신을 기다리곤 했다. 당신을 마주하는 날보다 기다리는 날이 더 잦았다. 대학 합격 통보를 받았을 때도 어김없이 늦는 당신에게 편지를 써놓고 잠이 들었다. 다음날 머리맡에서 느껴지는 당신의 시선에 눈을 떴다. “우석아 기계 배우는 곳으로 가그라.” 당신은 거슬거슬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 목소리에서, 떨리는 손끝에서, 붉어진 귓불에서 당신의 마음을 충분히 알 수 있었다. 더 공부하고 싶었다. 남들처럼 대학은 나오고 싶었다. 어린 민경은 당신의 품에 파고들며 어리광을 피웠다. 당신은 고개를 조아리며 대답을 기다렸다. 언젠가 보았던 당신의 팽팽한 입술이 눈에 들어왔다. 당신과 민경을 번갈아 쳐다보았다. 그러자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선박용 구조물을 생산하는 하청회사에 취직했다. 일은 생각보다 고됐다. 이제 막 고등학교를 졸업한 뜨내기를 챙겨 주는 사람은 없었다. 살아남기 위해서는 악착같이 일해야 했다. 밤낮없이 일했다. 아마 당신도 이런 마음으로 일했으리라. 때문에 당신에게 힘들다는 내색은 하지 않았다. 원청업체에서 구조물 하자를 핑계로 납품을 거부했을 때, 그것이 오롯이 회사에서 가장 어렸던 내 탓으로 돌아왔을 때, 그만두고 싶다는 마음을 억누른 채 사장에게 고개를 숙였을 때, 처음으로 당신이 원망스러웠다. 홀로 포장마차에 앉아 소주를 연거푸 들이켰다. 당신은 돌아오지 않는 아들을 기다리며 대문에서 서성이고 있었다. 달빛에 비친 당신 얼굴은 참 많이 늙어 있었다. “와 인자 오노. 뭐 이리 술은 마셨노.” 당신은 비틀대는 내 손을 잡아끌며 잔소리를 했다. 오랜만에 마주한 당신의 온기에 목구멍에서 무언가가 울컥울컥 치밀어 올랐다. “나 기계 만지는 거 싫어.” 울음이 터졌다. “엄마….” 한번 내보인 감정은 걷잡을 수 없이 밖으로 꾸역꾸역 터져 나왔다. 아이처럼 당신의 품에 안겨 울었다. 당신은 등을 가만히 쓸어내렸다. 쌀쌀한 밤바람을 핑계로 당신에게 오랫동안 엉겨 붙어 있었다. “불쌍한 내 새끼. 우짜면 좋노. 우짜면 좋아.” 당신의 목소리는 미세하게 떨렸다. 아마 당신은 울고 있었을 것이다. 후에 번듯한 선박 회사에 입사했다는 소식을 듣고 당신은 거리 한복판에서 춤을 췄다. “보소. 우리 우석이가, 우리 아들이, 그 좋은 회사 들어갔다 안하요. 보소. 동네사람들 보소.” 당신은 우스꽝스럽게 팔다리를 휘적거렸다. 옷가게 여자는 그날의 당신을 설명하며 깔깔댔었다. “우석아 나는 그때처럼 네 어머니의 가벼운 표정을 본 적이 없어. 몸짓도 표정도 깃털 같아서 저 위로 날아가 버릴 것만 같았다니까.” 소쿠리가 거리에서 나뒹군다. 당신은 재빠르게 소쿠리를 집어 든다. 생면의 남자가 커다란 천막을 치고 있다. 당신의 돗자리와 방석은 한쪽에 처박혀 있다. 당신은 돗자리를 집어 들어 탁탁 턴다. 흙먼지가 우수수 떨어진다. 당신은 천막 쪽으로 다가간다. 천막 안에는 커다란 탁자가 놓여 있다. 단정하게 차려입은 네댓 명의 여자들이 분주하게 움직인다. 탁자에는 커피포트와 커피믹스, 종이컵이 그득하다. 당신은 그들에게 다가간다. 당신을 발견한 여자는 환하게 웃으며 반긴다. “차 한 잔 하세요.” 여자는 종이컵에 녹차 티백을 넣어 당신에게 건넨다. 당신은 컵을 밀어낸다. “여기서 뭐하는 거요? 여기는 내가 장사하는 덴데. 고새에 남의 물건 치워뿔고 뭐하는 거요.” 여자가 물끄러미 당신을 건너다본다. 당신과 여자의 시선이 허공에서 어색하게 얽힌다. 여자는 분주하게 움직이는 누군가를 불러 귓속말로 속삭인다. 그들은 서로 무언가 이야기하더니 구석에서 박스를 정리하고 있는 한 남자에게 다가간다. 남자는 여자들에게 자초지종을 듣고 당신에게로 다가온다. 당신은 소쿠리를 안고 매섭게 남자를 쏘아본다. 남자는 자신을 장 집사라고 소개하며 정중하게 허리를 구부려 당신과 눈을 맞춘다. “장 집사고 뭐고 난 모르는 일이고 여기는 내 자리요. 이거 다 치우고 비켜주소.” 당신은 장 집사의 눈을 피하지 않고 똑바로 쳐다보며 말한다. 그는 난처하다는 듯 머리를 긁적거리고 당신을 후미진 자리로 끌고 간다. “이거 죄송해서 어쩌죠. 여기에서 장사하시는 줄도 모르고 이렇게 천막을 쳐 버렸네요. 어머니께서 양해해 주시고 오늘만….” “없기는 뭐가 없대요. 내가 떡하니 돗자리도 펴놓고 더덕에 소쿠리도 놓고 장사하고 있었구만.” 당신은 나뒹구는 돗자리를 가리키며 언성을 높인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당신과 장 집사를 번갈아 쳐다본다. 장 집사는 얼굴을 찌푸린다. 그는 당신이 무슨 말인가를 더 해주기를 기다린다는 듯 말없이 당신을 바라본다. 당신은 합죽한 입을 앙 다물고 그를 응시한다. 그는 한숨을 푹 쉰다. “정말 죄송합니다. 저희는 여기서 어머님이 장사하시는 줄 상상도 못했습니다. 보시다시피 저희는 이렇게 이미 천막도 치고 있고 테이블도 옮겨 놓았답니다.” 장 집사는 당신의 손에 들려 있는 소쿠리를 흘긋 보며 웃음을 짓는다. “어머니 짐은 이 소쿠리뿐이시잖아요. 어머니께서 양해 좀 해주세요.” 그는 인자하게 웃으며 당신의 소쿠리에 손을 올린다. 당신은 그의 손을 확 쳐내고 소쿠리를 자신의 품에 더 세게 끌어안는다. “나는 여기서 몇 년을 앉아 물건 팔았소. 여기는 내 자리란 말이요. 갑자기 와서 이것저것 놓는다고 이 자리가 댁 자리가 되는 것은 아니란 말이요.” 거리를 오가던 몇몇 사람이 걸음을 멈추고 수군거린다. 장 집사는 발을 동동 구르며 당신의 귀에 대고 작게 속삭인다. “어머님 이 자리에서 허가받고 장사하시는 거 아니시잖아요. 죄송합니다. 저희는 절대 못 움직여요.” 당신은 장 집사를 거칠게 밀어낸다. “동네 사람들 여기 보소.” 당신이 고래고래 목청을 높이자 여자들이 다가와 당신을 말린다. 옷가게 여자가 깜짝 놀라 뛰쳐나온다. 당신은 더욱 크게 소리를 지른다. 옷가게 여자는 당신의 등을 때리며 우선 들어가자고 소매를 잡아끈다. 주변의 여자들도 당신의 등을 은근히 떠민다. “진정하세요. 어머니 진정하세요.” 한 여자가 당신의 어깨에 손을 올린다. 당신은 어깨를 휙 젖힌다. 덕분에 당신의 품에 있던 소쿠리가 바닥으로 떨어진다. 소쿠리 안에 있던 더덕들이 바닥에 나뒹군다. 당신은 재빨리 몸을 숙여 더덕들을 소쿠리에 담는다. 옷가게의 여자는 당신을 따라 땅에 떨어진 더덕을 손으로 급하게 움켜쥐고는 억지로 당신을 자신의 가게 안으로 들여보낸다. “형님도 참. 좋게 이야기하시지. 거기서 그렇게 역정을 내시면 어떡해요.” 옷가게 여자는 당신에게 물을 건넨다. 당신은 단박에 그것을 들이켜고 숨을 몰아쉰다. 한참이나 씩씩거리던 당신은 바닥에 놓인 소쿠리를 내려다본다. 정갈하게 누워 있던 더덕들이 마구잡이로 흩어져 있다. 당신은 더덕들을 하나하나 집어 들어 정리한다. 여자는 당신을 보며 한숨을 쉰다. “오늘은 여기서 그냥 장사 접고 들어가요. 요즘 감기 기운도 있으시담서.” 당신은 아무 대답 않고 가만히 소쿠리만 바라보고 있다. “아유 암튼 고집은.” 여자는 고개를 젓는다. 한참의 정적이 지속된다. 여자는 못 견디겠다는 듯 리모컨을 들어 텔레비전의 볼륨을 높인다. 뉴스가 한창이다. 뉴스에서는 어제 발생한 사고 현장을 보여주고 있다. 여자는 몸을 감싸며 혀를 찬다. “불쌍해서 어째.” 당신도 고개를 들어 텔레비전을 바라본다. 사망자 명단이 하단에 천천히 지나간다. 옷가게의 문을 열고 누군가가 들어온다. 당신과 여자는 동시에 그곳을 바라본다. 장 집사가 한 손 가득 과자와 음료수를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아무리 생각해도 너무 죄송해서요. 저희가 본의 아니게 피해를 드렸으니 용서해 주십사 하고 왔습니다.” 장 집사는 사람 좋은 웃음을 지으며 과자와 음료수를 당신에게 내민다. 당신은 고개를 돌린다. 눈치를 보던 여자가 멋쩍게 웃으며 그것들을 받아 든다. “어유 감사해요. 잘 먹을게요.” 여자가 당신 의 등을 쿡 찌른다. 당신은 여전히 뚱한 표정으로앉아 있다. 장 집사는 난처하다는 표정으로 괜스레 옷가게 안을 두리번거린다. ‘참으로 애석한 사건이 아닐 수 없습니다.’ 텔레비전 속 앵커는 사무적으로 비통함을 토하고 있다. “정말 슬픈 일이죠.” 장 집사는 텔레비전을 가리키며 말한다. 당신은 그를 쏘아본다. “저희는 어제 일어난 사건 때문에 이렇게 모였답니다. 기도드리고 찬송도 하려고요. 모든 슬픔의 무게는 함께 나누어야 더욱 가벼워지는 법이지요. 사람은 저마다 짊어질 수 있는 무게의 양이 한정되어 있답니다. 너무 무거워지면 버티지 못하는 법이니까요. 저희는 그 짐을 나누는 사람들입니다.” “그러니까 그것을 왜 내 자리에서 하냔 말이요.” 당신은 장 집사에게 삿대질을 한다. “어머니의 자녀분께 저런 안타까운 일이 생겼다고 생각해 보세요. 부디 어머니의 일이라고 생각하시고….” 당신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다. “지금 뭐라 했노.” 당신은 쩌렁쩌렁하게 고함을 지른다. 장 집사와 옷가게 여자의 눈이 동그래진다. “내 자식들한테 저런 일이 와 생기노. 와 생기냔 말이다.” 당신은 소쿠리에 있는 더덕을 꺼내 장 집사에게 던진다. 장 집사는 놀란 얼굴로 당신 팔을 부여잡는다. 당신은 더덕을 내려놓고 온 힘을 다해 그의 등을 때린다. “썩 꺼져라. 나쁜 놈의 새끼. 꺼져라.” 당신은 바닥에 주저앉아 울부짖는다. 장 집사는 어찌할 바 모르는 표정으로 당신을 바라만 본다. 옷가게의 여자는 장 집사의 등을 떠밀며 밖으로 내보낸다. 당신의 쪼글한 얼굴이 금방 눈물범벅이 된다. “이게 뭔 난리래.” 옷가게의 여자는 혼자 중얼거리며 휴지를 찾는다. 당신은 바닥에 앉아 어린아이처럼 앙앙 울고 있다. 조용히 당신의 곁에 앉아 당신의 눈물을 닦는다. 당신은 내가 온 줄도 모르고 미동 없이 울고만 있다. 이따금 점점 늙어가는 당신의 죽음에 대해 그려보곤 했다. 그때 무엇을 하고 있을까에 대해서도 생각했다. 그건 당신의 죽음과는 상관없는 일일 것이다. 회사에서 바쁘게 업무를 처리하는 와중일 수도 있고 아내와 함께 저녁 식사를 하는 도중일 수도 있다. 당신의 죽음을 상상하는 것은 마음 아픈 일이었다. 그러나 그것은 언젠가 다가올 일이었다. 당신의 죽음이 필연적이라면 평화롭게 이루어졌으면 하고 바랄 뿐이었다. 너부러진 더덕처럼 거리에서 쓰러지지 않기를 바랄 뿐이었다. 그것이 당신을 위해 기도할 수 있는 최대한의 것이었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당신의 마지막을 함께하고 싶었다. 손을 부여잡고 말하고 싶었다. 그동안 미처 하지 못했던 말들. 목구멍 안에서만 맴돌던 이야기를. 당신과 나의 거리에서는 부끄러웠던 문장을. 우리의 마지막에는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찬송가가 울린다. 당신은 눈을 감고 찬송가를 듣는다. 사랑하는 형제자매님들. 아픔은 모두 털어내시고 부디 주 안에서 평안하소서. 마이크를 잡은 장 집사가 소리친다. 여기저기서 ‘아멘’ 하는 소리가 들린다. “내는 인자 집에 갈란다.” 당신은 소쿠리를 들고 자리에서 일어난다. 옷가게 여자도 당신을 따라 일어난다. “이제 좀 진정이 된대요? 아이고 오늘 형님 때문에 놀라 자빠지겠네.” 옷가게 여자는 당신 손을 잡고 말한다. “형님도 나이도 드셨고. 우석이랑 민경이도 자기 앞가림 다 하고 있고. 인자 장사는 쉬엄쉬엄 해요. 뭣하러 그렇게 목숨 걸고 하신데요.” “그러게 말이다.” 당신은 옷가게의 유리를 통해 비친 거리를 바라본다. “내도 모르겠다. 아새끼들 데리고 살아보겠다고 길거리에 나왔는데 인자는 내가 나와서 뭐라도 안 하고 있으면 불안해 몬 살겠더라.” 전화벨이 울린다. 옷가게 여자가 손을 뻗는다. “여보세요.” 찬송가는 더욱 크게 흘러나온다. 주위는 어둠에 잠기고 검은 그림자 걷히고. 당신이 옷가게 문을 열고 나가려고 하자 여자가 황급히 잡는다. “형님, 민경이에요.” 여자의 표정이 불안하다. 당신은 재빨리 수화기에 귀를 댄다. “아야 엄마다. 뭔 일이고.” 당신은 소리를 내지른다. 우리는 오직 주 안에서 평안하리라. 찬송가 소리에 민경의 목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지 당신은 더욱 귀를 수화기에 바짝 가져다 댄다. 민경은 흐느끼고 있다. 당신은 놀라 무슨 일이냐며 민경에게 재차 묻는다. 민경의 흐느낌이 더욱 거세진다. “민경아 아가 울지 말고 말해 봐라. 응? 와 우노. 와 우는 거고.” 당신은 민경을 달래듯이 말한다. 주의 영광 내게 비추어 주소서. “아야 나가서 저놈들 좀 조용히 하라 캐라. 정신 사나워서 살긋나.” 당신은 옷가게 여자에게 말한다. 여자는 어찌할 바 모르고 문 앞에서 발만 동동 구른다. “민경아 아침부터 전화해서 엄마가 짜증내서 그라는 거지? 뭔 일 있는 거 아니고 어매 때문에 그러는 기지? 그래서 우는 기지?” 당신의 꺼슬꺼슬한 목소리가 갈라진다. 민경이 겨우 입을 뗀다. 당신의 동공은 점점 커진다. 주는 귀를 기울이사 다 듣고 계시네. 당신은 민경에게 재차 다시 말해 보라며 다그친다. 민경은 뭉개진 단어들과 함께 흐느낀다. “아니다.” 당신은 중얼거린다. “아니다. 그럴 리가 없다.” 당신은 울고 있는 민경을 뒤로 한 채 수화기를 내려놓는다. “뭐가 잘못된 것이 틀림없다. 그럴 리가 없다.” 당신은 허겁지겁 가게 문을 나선다. 당신의 발에 더덕이 들어 있던 소쿠리가 차인다. 옷가게 바닥으로 더덕이 흩어진다. 당신은 그것을 주워 담을 생각도 없이 밖으로 뛰쳐나간다. 당신의 자리에는 낯선 사람들이 모여 찬송을 부르고 있다. 당신은 거리의 가운데에 멍하니 서 있다. 방향감각을 상실한 사람처럼. 장 집사가 당신을 발견하고 재빨리 눈을 피한다. 거리를 오가는 사람들은 통행에 방해가 되는 당신을 거칠게 밀치며 지나간다. 그제야 당신은 정신이 드는 듯 어딘가를 향해 몸을 튼다. 주의 얼굴 뵈올 때 나의 영혼 기쁘다. 당신의 등 뒤로 찬송가가 울려 퍼진다. “그럴 리가 없다. 그라믄 안 되는 일이다. 하늘이 그라믄 안 된다. 세상 사람들한테는 다 그래도, 우리 우석이한테는, 그 아한테는, 그 불쌍한 거한테는 그라믄 안 된다.” 당신의 신발 한 짝이 벗겨져 나뒹군다. 바람이 분다. 거침없는 바람이 분다. 바람이 몸을 떠민다. 그러나 더 이상 당신을 따라갈 수 없다. 때아닌 진눈깨비가 흩날린다. 눈이 내리고 있었구나. 나는 나직이 중얼거린다. 아직 추워질 때가 아닌데. 당신은 달린다. 흩날리는 눈발 사이로 당신은 달린다. 눈송이는 당신의 뒷모습을 지워나간다. 당신이 지나간 자리에는 신발 한 짝이 덩그러니 놓여 있다. 신발 속에는 어느새 차가운 공기가 가득 차 있다. 당신의 신발은 그 어느 때보다 무겁다. 당신의 한쪽 발이 걱정스럽다. 당장이라도 신발을 주워 들어 당신께 건네고 싶다. 그러나 손은 닿고 싶은 곳, 그 언저리만을 천천히 맴돌 뿐이다. 살아남아 있는 당신께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맴돈다. 지친 영혼이여 부디 평안히 쉬소서. 찬송가는 점점 옅어진다. 우리가 나누었던 대화도 지워지고 당신이 서 있던 거리 풍경도 점점이 뒤로 물러난다. 흩어진 풍경 사이로 눈발이 분말처럼 반짝인다. 결국 마지막까지 못난 아들이라 죄송하다. 왜 이리도 가벼운 것인가. 당신이 떠나버린 내 몸의 무게는.
  • 하나금융 임직원 북한산서 새해맞이

    하나금융 임직원 북한산서 새해맞이

    김정태(앞줄 왼쪽 다섯 번째)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1일 정유년 새해를 맞아 임직원 700여명과 함께 북한산에 오른 뒤 비봉 사모바위 앞에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하나금융 제공
  • [송박영신 10차 촛불집회] 1000만명 돌파…“朴대통령은 자격 미달”

    [송박영신 10차 촛불집회] 1000만명 돌파…“朴대통령은 자격 미달”

    박근혜 대통령의 즉각 퇴진을 촉구하는 촛불집회가 2016년 마지막날인 31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렸다. 이날 오후 9시 기준으로 서울에서 90만명, 지역에서 10만명이 모이면서 1차부터 10차까지 누적 참가 인원이 1000만명을 돌파했다. 9차 집회까지는 누적 인원이 895만명이었다. ‘박근혜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이날 오후 7시 ‘송박영신’(送朴迎新) 10차 범국민행동을 열었다. 송박영신은 묵은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한다는 ‘송구영신’(送舊迎新)을 패러디한 말로 박근혜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한다는 의미다. 주최측은 오후 9시 기준으로 서울에서 90만명, 지역에서 10만명 이상이 모였다고 밝혔다. 1차부터 10차까지 누적인원 1000만명을 넘어섰다. 집회 참가자들은 이날 9시 기준으로 누적인원 1000만명을 넘어서자 폭죽을 터뜨리며 축하했다. 경찰은 오후 9시 45분 기준으로 서울에서만 6만 5000명이 촛불집회에 참석했다고 밝혔다. 지방에서는 부산·광주 각 4000명, 대구·대전 각 1200명 등 전국 45개 지자체에서 1만 8000명이 모였고 밝혔다. 10월 29일 시작해 매주 토요일 열린 촛불집회는 12월 9일 탄핵안 가결을 이끌어냈다. 11월 12일 3차 촛불집회에서 최초로 당일 참석인원 100만명을 넘어선 뒤 기록을 만들어냈다. 탄핵안 가결 이후에도 수십만명의 시민들이 집회에 참석해 박근혜 대통령 조기 퇴진과 탄핵안 가결을 촉구했다. 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은 박근혜 대통령 탄핵 외에도 다양한 새해 소망을 이야기했다. 동작구 흑석동에서 온 가족과 함께 집회에 참석한 박태민(10)군은 “마지막날이라 가족끼리 명동에 놀러왔는데, 제가 촛불집회에 가자고 이야기했다”며 “대통령은 국민을 생각해야한다고 배웠는데 박근혜 대통령은 자격미달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새해에는 우리 가족 모두 건강하면 좋겠다. 기자가 되는 게 꿈이라 사회 이슈에 관심을 많이 가지고 공부를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을 밝혔다. 박군의 아버지(42)는 “하루빨리 박 대통령이 탄핵되면 좋겠다”며 “아이들이 살 대한민국이 건강해지면 좋겠다”고 새해 소망을 밝혔다. 잠실에서 온 정상욱(67)씨는 “벌써 다섯번째 집회에 참석했다. 최근 탄핵을 반대하는 맞불집회가 열리는 것을 보면 마음이 아프다”며 “가진 것에 만족하며 행복하게 사는 것이 새해 소망이다”고 말했다. 대학생 김희진(22·여)씨는 “친구들과 의미있는 연말을 보내고 싶어서 처음으로 촛불집회에 참석했다”며 “새해에는 정치에 관심을 갖고 뉴스도 보고 열심히 공부하겠다”고 말했다. 보수단체는 촛불집회의 ‘송박영신’에 대응하는 ‘송화영태’(送火迎太)를 주제로 탄핵반대 집회를 열었다. ‘탄핵 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탄기국)는 중구 대한문 앞에서 ‘7차 탄핵반대 태극기 집회’를 열었다. ‘새로운한국을위한국민운동’도 종로구 동아일보 사옥 앞에서 ‘탄핵반대 국민 대회’를 개최했다. 이들은 애국가와 정유라의 ‘아, 대한민국’를 부르며 정국을 안정시키기 위해 탄핵을 기각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일부는 계엄령을 주장했고, 대형 성조기(미국 국기)를 들고 나온 사람들도 있었다. 경찰 추산 2만 5000명(오후 6시 기준)이 탄핵반대 집회에 참석했다. 김정자(48·여)씨는 “박사모도 아니고 지난 총선에서 야당에게 투표했지만 언론이 확인되지 않은 의혹을 가지고 대통령을 몰아가는 모습을 보고 걱정이 돼서 나왔다”며 “새해에는 박 대통령뿐만 아니라 언론에 대한 책임도 반드시 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신수애(48·여)씨는 “대통령 탄핵은 기각 될 것이다. 대통령은 원칙을 지켜온 사람이다”고 말했다. 부산에서 온 김수영(74)씨는 “새해 희망은 박 대통령 탄핵안이 기각되는 것”이라면서 “언론은 우리같은 사람들의 숨겨진 민심을 읽으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날 서울 도심에 경비경력 230개 부대(약 1만 8400명)를 투입했다. 촛불집회와 맞불집회 참가자 사이에 충돌이 없도록 서울신문사(프레스센터) 앞에 차벽을 설치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2016년 마지막 날] 촛불집회 누적인원 1000만명 돌파…역사 새로 썼다

    [2016년 마지막 날] 촛불집회 누적인원 1000만명 돌파…역사 새로 썼다

    박근혜 대통령의 즉각 퇴진을 촉구하는 촛불집회가 2016년 마지막날인 31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렸다. 이날 오후 9시 기준으로 서울에서 90만명, 지역에서 10만명이 모이면서 1차부터 10차까지 누적 참가 인원이 1000만명을 돌파했다. 9차 집회까지는 누적 인원이 895만명이었다. ‘박근혜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이날 오후 7시 ‘송박영신’(送朴迎新) 10차 범국민행동을 열었다. 송박영신은 묵은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한다는 ‘송구영신’(送舊迎新)을 패러디한 말로 박근혜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한다는 의미다. 주최측은 오후 9시 기준으로 서울에서 90만명, 지역에서 10만명 이상이 모였다고 밝혔다. 1차부터 10차까지 누적인원 1000만명을 넘어섰다. 집회 참가자들은 이날 9시 기준으로 누적인원 1000만명을 넘어서자 폭죽을 터뜨리며 축하했다. 10월 29일 시작해 매주 토요일 열린 촛불집회는 12월 9일 탄핵안 가결을 이끌어냈다. 11월 12일 3차 촛불집회에서 최초로 당일 참석인원 100만명을 넘어선 뒤 기록을 만들어냈다. 탄핵안 가결 이후에도 수십만명의 시민들이 집회에 참석해 박근혜 대통령 조기 퇴진과 탄핵안 가결을 촉구했다. 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은 박근혜 대통령 탄핵 외에도 다양한 새해 소망을 이야기했다. 동작구 흑석동에서 온 가족과 함께 집회에 참석한 박태민(10)군은 “마지막날이라 가족끼리 명동에 놀러왔는데, 제가 촛불집회에 가자고 이야기했다”며 “대통령은 국민을 생각해야한다고 배웠는데 박근혜 대통령은 자격미달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새해에는 우리 가족 모두 건강하면 좋겠다. 기자가 되는 게 꿈이라 사회 이슈에 관심을 많이 가지고 공부를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을 밝혔다. 박군의 아버지(42)는 “하루빨리 박 대통령이 탄핵되면 좋겠다”며 “아이들이 살 대한민국이 건강해지면 좋겠다”고 새해 소망을 밝혔다. 잠실에서 온 정상욱(67)씨는 “벌써 다섯번째 집회에 참석했다. 최근 탄핵을 반대하는 맞불집회가 열리는 것을 보면 마음이 아프다”며 “가진 것에 만족하며 행복하게 사는 것이 새해 소망이다”고 말했다. 대학생 김희진(22·여)씨는 “친구들과 의미있는 연말을 보내고 싶어서 처음으로 촛불집회에 참석했다”며 “새해에는 정치에 관심을 갖고 뉴스도 보고 열심히 공부하겠다”고 말했다. 보수단체는 촛불집회의 ‘송박영신’에 대응하는 ‘송화영태’(送火迎太)를 주제로 탄핵반대 집회를 열었다. ‘탄핵 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탄기국)는 중구 대한문 앞에서 ‘7차 탄핵반대 태극기 집회’를 열었다. ‘새로운한국을위한국민운동’도 종로구 동아일보 사옥 앞에서 ‘탄핵반대 국민 대회’를 개최했다. 이들은 애국가와 정유라의 ‘아, 대한민국’를 부르며 정국을 안정시키기 위해 탄핵을 기각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일부는 계엄령을 주장했고, 대형 성조기(미국 국기)를 들고 나온 사람들도 있었다. 김정자(48·여)씨는 “박사모도 아니고 지난 총선에서 야당에게 투표했지만 언론이 확인되지 않은 의혹을 가지고 대통령을 몰아가는 모습을 보고 걱정이 돼서 나왔다”며 “새해에는 박 대통령뿐만 아니라 언론에 대한 책임도 반드시 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신수애(48·여)씨는 “대통령 탄핵은 기각 될 것이다. 대통령은 원칙을 지켜온 사람이다”고 말했다. 부산에서 온 김수영(74)씨는 “새해 희망은 박 대통령 탄핵안이 기각되는 것”이라면서 “언론은 우리같은 사람들의 숨겨진 민심을 읽으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날 서울 도심에 경비경력 230개 부대(약 1만 8400명)를 투입했다. 촛불집회와 맞불집회 참가자 사이에 충돌이 없도록 서울신문사(프레스센터) 앞에 차벽을 설치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2016년 마지막 날] 송박영신 vs 송화영태…촛불집회 vs 맞불집회

    [2016년 마지막 날] 송박영신 vs 송화영태…촛불집회 vs 맞불집회

    박근혜 대통령의 즉각 퇴진을 촉구하는 촛불집회가 2016년 마지막날인 31일 오후 7시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렸다. 보수단체는 이날 낮부터 대한문 일대에서 탄핵반대 태극기 집회를 열었다. ‘박근혜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이날 오후 7시 ‘송박영신’(送朴迎新) 10차 범국민행동을 열었다. 송박영신은 묵은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한다는 ‘송구영신’(送舊迎新)을 패러디한 말로 박근혜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한다는 의미다. 주최측은 8시 기준으로 광화문광장에 80만명의 시민이 운집했다고 밝혔다. 9차 집회까지 누적 인원 895만명을 기록한 촛불집회는 이날 자정 전에 100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은 박근혜 대통령 탄핵 외에도 다양한 새해 소망을 이야기했다. 동작구 흑석동에서 온 가족과 함께 집회에 참석한 박태민(10)군은 “마지막날이라 가족끼리 명동에 놀러왔는데, 제가 촛불집회에 가자고 이야기했다”며 “대통령은 국민을 생각해야한다고 배웠는데 박근혜 대통령은 자격미달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새해에는 우리 가족 모두 건강하면 좋겠다. 기자가 되는 게 꿈이라 사회 이슈에 관심을 많이 가지고 공부를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을 밝혔다. 박군의 아버지(42)는 “하루빨리 박 대통령이 탄핵되면 좋겠다”며 “아이들이 살 대한민국이 건강해지면 좋겠다”고 새해 소망을 밝혔다. 잠실에서 온 정상욱(67)씨는 “벌써 다섯번째 집회에 참석했다. 최근 탄핵을 반대하는 맞불집회가 열리는 것을 보면 마음이 아프다”며 “가진 것에 만족하며 행복하게 사는 것이 새해 소망이다”고 말했다. 대학생 김희진(22·여)씨는 “친구들과 의미있는 연말을 보내고 싶어서 처음으로 촛불집회에 참석했다”며 “새해에는 정치에 관심을 갖고 뉴스도 보고 열심히 공부하겠다”고 말했다. 보수단체는 촛불집회의 ‘송박영신’에 대응하는 ‘송화영태’(送火迎太)를 주제로 탄핵반대 집회를 열었다. ‘탄핵 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탄기국)는 중구 대한문 앞에서 ‘7차 탄핵반대 태극기 집회’를 열었다. ‘새로운한국을위한국민운동’도 종로구 동아일보 사옥 앞에서 ‘탄핵반대 국민 대회’를 개최했다. 이들은 애국가와 정유라의 ‘아, 대한민국’를 부르며 정국을 안정시키기 위해 탄핵을 기각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김정자(48·여)씨는 “박사모도 아니고 지난 총선에서 야당에게 투표했지만 언론이 확인되지 않은 의혹을 가지고 대통령을 몰아가는 모습을 보고 걱정이 돼서 나왔다”며 “새해에는 박 대통령뿐만 아니라 언론에 대한 책임도 반드시 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신수애(48·여)씨는 “대통령 탄핵은 기각 될 것이다. 대통령은 원칙을 지켜온 사람이다”고 말했다. 부산에서 온 김수영(74)씨는 “새해 희망은 박 대통령 탄핵안이 기각되는 것”이라면서 “언론은 우리같은 사람들의 숨겨진 민심을 읽으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날 서울 도심에 경비경력 230개 부대(약 1만 8400명)를 투입했다. 촛불집회와 맞불집회 참가자 사이에 충돌이 없도록 서울신문사(프레스센터) 앞에 차벽을 설치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송박영신 10차 촛불집회] 8시 기준 80만명 운집…새해 소망은 “박근혜 퇴진”

    [송박영신 10차 촛불집회] 8시 기준 80만명 운집…새해 소망은 “박근혜 퇴진”

    박근혜 대통령의 즉각 퇴진을 촉구하는 촛불집회가 2016년 마지막날인 31일 오후 7시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시작됐다. ‘박근혜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이날 오후 7시 ‘송박영신’(送朴迎新) 10차 범국민행동을 열었다. 송박영신은 묵은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한다는 ‘송구영신’(送舊迎新)을 패러디한 말로 박근혜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한다는 의미다. 주최측은 8시 기준으로 광화문광장에 80만명의 시민이 운집했다고 밝혔다. 9차 집회까지 누적 인원 895만명을 기록한 촛불집회는 이날 자정 전에 100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은 박근혜 대통령 탄핵 외에도 다양한 새해 소망을 이야기했다. 동작구 흑석동에서 온 가족과 함께 집회에 참석한 박태민(10)군은 “마지막날이라 가족끼리 명동에 놀러왔는데, 제가 촛불집회에 가자고 이야기했다”며 “대통령은 국민을 생각해야한다고 배웠는데 박근혜 대통령은 자격미달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새해에는 우리 가족 모두 건강하면 좋겠다. 기자가 되는 게 꿈이라 사회 이슈에 관심을 많이 가지고 공부를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을 밝혔다. 박군의 아버지(42)는 “하루빨리 박 대통령이 탄핵되면 좋겠다”며 “아이들이 살 대한민국이 건강해지면 좋겠다”고 새해 소망을 밝혔다. 잠실에서 온 정상욱(67)씨는 “벌써 다섯번째 집회에 참석했다. 최근 탄핵을 반대하는 맞불집회가 열리는 것을 보면 마음이 아프다”며 “가진 것에 만족하며 행복하게 사는 것이 새해 소망이다”고 말했다. 대학생 김희진(22·여)씨는 “친구들과 의미있는 연말을 보내고 싶어서 처음으로 촛불집회에 참석했다”며 “새해에는 정치에 관심을 갖고 뉴스도 보고 열심히 공부하겠다”고 말했다. 세월호 인양을 촉구하는 차원에서 노란 풍선 304개를 하늘에 날려보내는 이벤트도 열렸다. 오후 7시 57분쯤에는 소등 행사도 진행됐다. 오후 8시부터는 ‘송박영신 콘서트’가 열렸다. 한편 보수단체는 촛불집회의 ‘송박영신’에 대응하는 ‘송화영태’(送火迎太)를 주제로 탄핵반대 집회를 열었다. ‘탄핵 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탄기국)는 중구 대한문 앞에서 ‘7차 탄핵반대 태극기 집회’를 열었다. ‘새로운한국을위한국민운동’도 종로구 동아일보 사옥 앞에서 ‘탄핵반대 국민 대회’를 개최했다. 이들은 애국가와 정유라의 ‘아, 대한민국’를 부르며 정국을 안정시키기 위해 탄핵을 기각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이날 서울 도심에 경비경력 230개 부대(약 1만 8400명)를 투입했다. 촛불집회와 맞불집회 참가자 사이에 충돌이 없도록 서울신문사(프레스센터) 앞에 차벽을 설치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1박 2일’ 김준호-김종민, 거듭 쓰러지는 도미노에 결국 티격태격 ‘폭소’

    ‘1박 2일’ 김준호-김종민, 거듭 쓰러지는 도미노에 결국 티격태격 ‘폭소’

    ‘1박 2일’ 멤버들이 도미노 게임을 펼치고 있는 모습이 공개됐다. 오는 1월 1일 오후 방송되는 KBS 2TV ‘해피선데이-1박 2일 시즌3’(이하 1박 2일)는 강원도 속초로 떠난 ‘새해맞이’ 특집 첫 번째 이야기가 펼쳐진다. 그런 가운데 공개된 스틸 속에는 늠름한 자태와 결의에 찬 표정을 짓고 있는 멤버들의 모습이 담겨있어 시선을 잡아 끈다. 이와 함께 다섯 명은 누구랄 것 없이 머리를 맞대고 도미노를 세우는 데에 열중하고 있는데, 그 모습이 사뭇 비장해 보여 무슨 상황인지 궁금증을 자극한다. 이는 점심 복불복 현장의 모습으로, 멤버들은 점심을 쟁취하기 위해 재빠르게 도미노를 세워나가는 저돌적인 모습으로 눈길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하지만 열정과는 달리 자꾸만 쓰러지는 도미노에 현장은 난장판이 되기 시작했고, 특히 김준호-김종민은 “이 도미노가 네 무덤이 될 줄 알아”라면서 티격태격하는 모습으로 현장을 폭소케 만들었다는 후문이어서 관심이 더욱 쏠리고 있다. 그런가 하면 스틸 속에는 그런 멤버들의 모습을 지켜보고 있는 의문의 여성이 포착돼 궁금증이 고조되고 있다. 무엇보다 점심 복불복이라는 이름 하에 진행된 도미노 게임 속에는 누구도 생각지 못한 비밀이 숨겨져 있었다고 전해져, 의문의 여성의 존재와 게임 속에 담긴 비밀에 궁금증이 더해지고 있다. 과연 멤버들은 도미노를 완벽히 세워낼 수 있을지, 도미노 게임에 숨겨져 있는 비밀이 무엇일지 오는 1월 1일 오후 방송되는 ‘1박 2일’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사진제공=KBS 2TV ‘1박 2일’ 연예팀 seoule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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