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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파링 그만 둔 복싱 챔프 “내게 맞고 맥그리거 울더라”

    스파링 그만 둔 복싱 챔프 “내게 맞고 맥그리거 울더라”

    “몸통을 몇 대 얻어맞자 그가 낑낑 우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죠.” 지난주 코너 맥그리거(29·아일랜드)에게 일방적으로 얻어맞는 스파링 사진이 인터넷 공간에 확산되는 바람에 스파링 파트너 역할을 그만 둔 폴리 말리그나기(미국)가 다시 직격탄을 날렸다. 두 체급 세계챔피언을 지내다 지난 3월 샘 애깅턴(영국)에게 패배한 뒤 선수 생활을 은퇴한 정통 복서 말리그나기는 종합격투기 전문 프로그램 ‘MMA 아워’에 출연해 이렇게 털어놓았다. 그는 이어 “그 친구는 자기애에 대한 집착 밖에는 없다. 실제로는 더 나아지려는 노력조차 하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는 26일 라스베이거스에서 다섯 체급 세계챔피언을 지낸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40·미국)와 세기의 대결을 앞둔 UFC 라이트급 챔피언 맥그리거는 지난 주 전속 사진작가가 촬영한 사진 두 장을 온라인에 공개했는데 하나는 말리그나기가 캔버스에 드러누워있는 것이었고, 다른 하나는 맥그리거의 주먹이 말리그나기의 얼굴에 명중되는 장면이었다. 말리그나기는 스파링에 관한 사진은 어떤 것이라도 공개해서는 안된다고 맥그리거에게 사정했지만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등을 돌리더니 샤워하러 들어가더군요. 마치 ‘하하. 난 몰라 폴리. 이번 두 라운드 중 좋은 장면도 몇 있었잖아. 난 그딴 것 잘 몰라’라고 말하는 것 같았어요”라고 말했다. 12라운드를 스파링하게 될까봐 전전긍긍했다고 털어놓은 말리그나기는 “이런 급강하 와중에 재미있는 일은 지금이 그의 최악인 시점이기 때문”이라며 “그는 제발 좀 쉬자며 날 잡아 끌어 플로어에 앉히기도 했어요. 난 좀 이따 곧바로 일어났고요”라고 덧붙였다. 이어 “난 그에게 좀 똑바로 해보자고 했어요. 그에게 ‘여기서 쉴 틈이 어디 있어’라고 말했어요. 그리고 조금 더 많은 몸통 공격을 시작했어요. 내가 말했어요. ‘당해봐. 기분이 좋지 않을거야.’ 그러고나서 난 그가 몸통 가격에 낑낑 대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이경주 기자의 이별찬가] 밀가루여, 안녕

    [이경주 기자의 이별찬가] 밀가루여, 안녕

    “술과 밀가루는 스트레스성 장염과 대장암의 가장 큰 적입니다. 빨리 끊으세요.” 지난해 여름 장염으로 내과를 찾았더니 의사가 단호하게 경고했다. 누구나 아는 상식이지만, 마흔을 막 넘기면서 건강 염려증이 생겼나 의심할 정도로 건강에 민감해진 필자는 법정에서 선고를 받아 든 기분이었다.아무래도 사회생활을 하려면 술은 마셔야지 싶어, 아니 솔직히 말하면 술 없이 무슨 낙으로 사나 싶어 밀가루를 끊기로 했다. 그날로 빵, 파스타, 튀김 등과 이별했다. 1년이 지난 요즘 몸무게는 80㎏에서 75㎏로, 허리 사이즈는 34인치에서 31인치로 줄었다. 일주일에 이틀 밤은 화장실을 들락거리게 했던 장염도 사라졌다. 특별히 운동을 하거나 다른 다이어트를 병행하진 않았다. 주위에서 밀가루를 끊는 방법을 묻곤 하는데 ‘완벽한 이별’에 집착하기보다는 ‘이별을 부르는 습관’이 중요하다고 정리할 수 있겠다. 젊은 날 연애에서 관계가 익숙해지면 부지불식간에 이별이 성큼 찾아오는 것과 비슷하다. 처음에는 라면, 튀김, 짜장 등 밀가루가 포함된 모든 음식을 철저히 따져 보고 아예 입에 대지 않았다. ‘먹어 봐야 어차피 내가 아는 그 맛’이라는 말을 되뇌며 침을 삼켰다. 안타까웠는지 동료들이 밀가루 없는 음식을 골라 주기도 했다. 주위의 관심은 일종의 ‘마중물’이 됐다. 하지만 초기 3개월간 ‘완벽한 이별’에 대한 욕심으로 쉽사리 포기가 찾아왔다. 1주일에 3회 먹던 라면을 1회로 줄이기만 해도 몸에 이로울 텐데, 한 번의 섭취도 허용하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썼다. 참지 못하고 접시에 놓인 튀김을 입에 물곤 심한 죄책감을 느끼기도 했다. 애연가가 ‘금연 스트레스가 담배보다 몸에 더 나쁠지 모른다’고 말하는 그 상태였다. 참지 못하고 과자나 빵을 하나 집어 먹고 ‘다시 처음부터’ 하기 일쑤였다. 그러다 작은 의문이 생겼다. 단 한 입도 금지할 정도로 완벽하게 밀가루를 끊으라고 누가 나에게 시켰나. 튀김 한 입에 정말 둑 전체가 무너질까. 한 문제만 틀려도 우등생에서 밀려나던 학창 시절, 오타 하나에도 벌벌 떠는 직장생활 등 삶 전반이 ‘완벽욕’으로 점령된 건 아닐까. 이후 9개월간 적어도 다섯 번은 몰래 숨어 튀김옷이 바삭거리는 돈가스를 먹어 치웠다. 튀김옷을 벗기지 않은 순살 치킨을 베어 문 적도 있다. 다만 밀가루와 싸우기보다 실천 가능한 선을 정하고 지속적으로 관리하기로 했다. 그러자 밀가루의 유혹에 시큰둥해졌다. 다행히 몸은 완벽하지 않더라도 밀가루를 줄인 정도만큼은 이롭게 변했다. 뱃살이 빠지자 아내가 먼저 알아봤다. 옆으로 누워도 배가 밑으로 처지지 않고, 장염을 앓는 횟수도 빠르게 줄었다. 효과를 보자 확신이 생겼다. 1년쯤 되자 밀가루를 삼가는 것은 습관이 됐다. 스스로 유혹에 약한 평범한 인간임을 인정하고 평생 밀가루와 ‘밀당’을 하기로 했다. 완벽한 이별의 순간을 성취하기보다 지속 가능한 습관을 선택했다. 이후부터 밀가루와 만나도 꽤 무심하게 지나친다.
  • [여기는 남미] 6형제 모두 성폭행범… ‘악마의 DNA’

    [여기는 남미] 6형제 모두 성폭행범… ‘악마의 DNA’

    재혼한 부인의 어린 딸을 성폭행한 것도 모자라 형제들에게까지 넘긴 아르헨티나 남자가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은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 남자를 포함한 형제 6명은 전원 철장에 갇힐 것으로 보인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사건은 최근 아르헨티나 지방 산티아고델에스테로에서 벌어졌다. 이름이 공개되지 않은 문제의 남자는 재혼하면서 새 부인이 데려온 미성년 딸 2명을 성노예로 삼고 3년간 성폭행을 일삼았다. 새 아빠의 악행은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이 남자는 자신의 다른 다섯 형제들에게 새 부인의 딸들을 넘겨 성관게를 갖게 했다. 충격적인 건 남자와 형제들의 인식이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새 부인의 딸, 조카뻘 되는 여자아이들을 건드린 형제들은 전혀 반성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남자는 물론 남자의 형제들까지도 전혀 죄의식을 느끼지 않고 있다”면서 “근친이 뭐가 나쁘냐는 식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지금까지 5명을 체포했고, 잡히지 않은 나머지 형제 한 사람도 미성년과 성관계를 맺은 사실이 확인돼 곧 체포할 예정이다. 경찰은 “재혼한 배우자의 딸을 건드려 남자가 경찰에 붙잡힌 사건은 여럿이지만 형제가 모두 사건에 연루돼 체포되는 사건은 아마도 사상 처음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체포된 다섯 형제는 심리검사를 받고 있다. 전혀 죄의식을 느끼지 않고 후회하는 기미도 없어 정신상태가 정상이 아닌 것 같다는 의혹이 제기된 때문이다. 사건수사를 맡고 있는 경찰은 “형제들의 의식을 볼 때 2명의 미성년 여자들 외에도 다른 피해자가 있을 수 있다”면서 여죄를 확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피해자인 새 부인의 딸들의 정확한 나이는 공개되지 않았다. 임석훈 남미통신원 juanlimmx@naver.com
  • “인도 가서 명상하고 독서도 했지만 뭐니 뭐니 해도 자신에게 친절했다”

    김인경은 2012년 ‘크래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에서 통한의 30㎝ 퍼트 실수로 다 잡은 생애 첫 메이저 우승을 놓쳤다. 이후 수년간 ‘준우승 징크스’에 시달렸다. 2013년 KIA 클래식과 2014년 포틀랜드 클래식 등 총 다섯 차례 연장에 가서 단 한 번도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지 못했다. ‘30㎝ 퍼트 트라우마’는 그의 골프 인생을 내리막으로 내몰았고 ‘불운의 아이콘’으로 각인시켰다. 그는 “2012년 실수 이후 실망감이 컸다”며 “누구나 실수를 하지만 이것은 나만의 문제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한동안 자책과 번민 속에 시간을 보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여러 코치로부터 도움을 받았다고 털어놨다. 명상과 봉사, 독서, 취미 활동으로 관심을 돌렸다. 시간이 날 때마다 사찰을 찾아 명상을 하고 인도에 가서 요가를 배우기도 했다. 마음의 짐을 덜어내는 데 애썼다. 또 비틀스 노래를 기타로 연주하며 일상의 소소한 즐거움을 누렸다. 그가 가장 즐겨 듣는 곡은 비틀스의 ‘블랙버드’다. 봉사도 열심이었다. 지난해 12월에는 봉사 활동을 하다가 눈길에 미끄러져 한 달 가까이 골프 연습을 못하기도 했다. 이렇게 자신만의 방식으로 긴 슬럼프에서 시나브로 벗어났다. 지난해 10월 레인우드 클래식에서 6년 만에 미국 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우승컵을 들어올렸고 올해는 브리티시여자오픈을 포함해 시즌 3승을 기록했다. 그는 “매우 힘든 시간이었지만 골프장 안팎에서 이를 극복하려고 노력했다. 나 자신에게 친절해지고 따뜻해지려고 했다.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또 “2012년 실수 이후 쇼트 퍼팅 연습을 많이 해서 지금은 더 자신이 있다”고 덧붙였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독일보다 한국에서 더 많이 팔린 벤츠

    독일보다 한국에서 더 많이 팔린 벤츠

    고급 차의 대명사 ‘메르세데스-벤츠’가 올 상반기 우리나라에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4%나 판매량이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고가 모델인 E클래스와 S클래스는 판매량이 벤츠의 고향인 독일에서보다 더 많았다. 차 한 대 가격이 최소 3억 원에 이르는 페라리 등 슈퍼카를 찾는 한국 소비자도 갈수록 늘고 있다. 7일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가 밝힌 올 상반기(1~6월) 한국 시장 판매량 분석 결과다. 이에 따르면 올 상반기 벤츠는 우리나라에서 3만 7723대가 팔렸다.지난해 상반기보다 54%나 늘어난 것이다. 이에 따라 글로벌 벤츠 시장에서 판매량 기준 한국의 순위도 지난해 상반기 8위에서 5위로 1년 만에 세 계단이나 뛰었다. 한국보다 벤츠 판매량이 많은 나라는 중국, 미국, 독일, 영국이었다. 지난해까지 우리보다 벤츠 구매량이 많았던 이탈리아(6위), 일본(7위), 프랑스(8위)를 모두 제쳤다. 특히 고가 모델인 E클래스와 S클래스의 경우 한국 판매량이 독일 본토보다도 많았다. 벤츠 E 클래스의 경우, 올 상반기 국내에서 중국, 미국 다음 세 번째로 많은 1만 8453대가 팔렸다. 한달 평균 3076대가 팔린 셈이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순위(5위)보다 두 계단 높은 것으로 독일·영국·일본이 4~6위로 우리나라 뒤를 이었다. 벤츠 E클래스는 가격이 최저 6190만 원(E200), 최고 1억 1200만 원(메르세데스-AMG E43 4MATIC)에 이르는 중대형 세단이다. 모델별 최저 가격이 1억 원대 중반에 이르는 대형 세단 벤츠 S클래스도 같은 기간 한국에서 약 2500대나 판매됐다. 역시 중국, 미국 다음으로 많은 양이다. 이 밖에 8000만~1억 4000만 원대 스포츠 세단 ‘벤츠 CLS’ 모델 시장에서도 한국은 중국, 미국과 함께 3대 ‘큰 손’이고, 한국인은 준중형 세단 C클래스도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많이 샀다. ‘슈퍼카’ 브랜드들도 국내 고급차 시장의 빠른 성장에 주목하고 있다.이탈리아 페라리의 경우 불과 5년 전 약 50대에 불과했던 연간 한국 내 판매량이 지난해 두 배 이상인 120대를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페라리 모델의 국내 최저 판매가는 2억 9000만 원대(캘리포니아 T)에 이른다.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태평양 시장에서 한국은 지난해 판매량 기준으로 일본, 호주, 아랍에미리트(UAE)에 이어 4위에 올랐다. 200대 안팎의 호주, UAE 판매량과의 격차도 빠르게 좁혀지고 있다. 페라리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한국인들의 소득·소비 수준이 높아지고, ‘욜로(한 번뿐인 인생)’ 성향도 강해지면서 자신의 드림카를 과감하게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류현진, 7이닝 8K 무실점 ‘4승’…15이닝째 무실점 완벽투

    류현진, 7이닝 8K 무실점 ‘4승’…15이닝째 무실점 완벽투

    다저스, 류현진 활약에 뉴욕 메츠에 8-0 승리류현진 평균자책점 3.53으로 ‘뚝’ ‘괴물’이 돌아왔다. 류현진(30·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이 7이닝 8탈삼진 무실점으로 완벽한 투구를 선보이면서 뉴욕 메츠의 타선을 잠재웠다.특히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데뷔 이후 처음으로 1피안타 경기를 치르며 시즌 4승을 올렸다. 류현진은 7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뉴욕 주 뉴욕의 시티필드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 2017 메이저리그 뉴욕 메츠와 방문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동안 단 하나의 안타만 내주고 무실점으로 막아 다저스의 8-0 승리를 이끌었다. 96개의 공을 던져 볼넷과 몸에맞는 공은 하나도 없었고 삼진은 무려 8개나 빼앗았다. 속구에 커터, 커브, 체인지업, 슬라이더를 능수능란하게 구사하며 메츠 타선을 철저하게 봉쇄했다. 류현진이 메이저리그 등판 경기에서 1안타로 1출루만 허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게다가 지난달 31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에 이은 두 경기 연속 7이닝 무실점 경기로 수술 이전의 기량을 뽐내면서 완벽한 부활을 알렸다. 지난달 25일 미네소타 트윈스전 5회부터는 15이닝 연속 무실점 행진도 벌였다. 팀이 7-0으로 앞선 8회말 수비를 앞두고 좌완 불펜 토니 싱그라니와 교체된 류현진은 6월 18일 신시내티 레즈를 제물로 시즌 3승(6패)째를 올린 이후 5번째 도전만이자 50일 만에 4승째를 거뒀다. 올 시즌 16번째 선발 등판에서 4번째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내 투구)도 달성한 류현진은 시즌 평균자책점을 3.83에서 3.53까지 떨어뜨렸다. 류현진은 이날 타석에는 세 차례 들어서 모두 삼진으로 물러났다. 6월 23일 홈 경기(5이닝 2실점)에 이어 다시 메츠 앞에 선 류현진은 당시 선발 대결한 좌완 스티븐 매츠와 리턴 매치를 치렀다. 샌프란시스코와 경기 이후 엿새를 쉰 류현진은 3-0의 리드를 안고 마운드에 올랐다. 다저스 타선이 1회초 2사 후 공격적인 주루 플레이에 이은 로건 포사이드의 2타점 중전 적시타와 오스틴 반스의 좌익수 쪽 2루타로 석 점을 뽑아 류현진의 어깨를 가볍게 해줬다. 모처럼 타선의 지원을 등에 업은 류현진은 1회말 세 타자 모두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는 공격적인 투구로 산뜻하게 시즌 4승 사냥을 시작했다. 마이클 콘포토는 시속 131㎞의 체인지업, 아스드루발 카브레라는 147㎞의 속구, 요에니스 세스페데스는 132㎞의 커터로 헛스윙을 유도했다. 류현진이 1회를 삼진으로만 삼자범퇴 처리한 것도 메이저리그 데뷔 이후 처음이다. 류현진은 2회 첫 타자 윌머 플로레스까지 시속 92.2마일(약 148㎞)의 빠른 볼로 루킹 삼진을 잡는 등 네 타자 연속 삼진으로 타석에서 몰아냈다. 이후 두 타자는 외야 뜬 공으로 요리했다. 다저스는 3회초 저스틴 터너가 우중월 투런 홈런을 터트려 5-0으로 달아나며 류현진에게 더욱 힘을 실어줬다. 류현진은 3회말 첫 타자 트래비스 다노에게 우전안타를 맞아 처음 출루를 허용했다. 다노는 이날 류현진을 상대해 유일하게 1루를 살아서 밟은 선수였다. 하지만 이후 류현진은 메츠 최고의 유망주 아메드 로사리오에게 주 무기인 체인지업, 보내기번트에 실패한 투수 매츠에게 커브를 던져 헛스윙 삼진을 잡아냈다. 콘포토는 2루수 로건 포사이드의 호수비로 땅볼 아웃시키고 호투를 이어갔다. 4회에도 오른손 타자 카브레라의 스트라이크존 바깥쪽에 꽉 찬 커터를 던져 3구 삼진을 잡고 이후 두 타자는 평범한 유격수 땅볼로 처리하는 등 류현진의 위력투가 계속됐다. 5회에도 삼진 하나를 추가하며 간단히 세 타자만 상대했다. 올 시즌 첫 대결에서 홈런과 2루타를 허용했던 커티스 그랜더슨에게는 2회 우익수 뜬공, 5회 1루수 땅볼로 설욕했다. 승리 투수 요건을 갖춘 류현진은 6회는 공 다섯 개로 역시 삼자범퇴로 끝냈다. 류현진이 7회도 세 타자로 마무리하자 다저스 코디 벨린저는 8회초 2사 후 중월 투런포로 팀은 물론 류현진의 승리도 굳혔다. 다저스는 9회초에도 크리스 테일러의 3루타로 추가 득점한 뒤 9회말 마무리 켄리 얀선을 올려 메츠와 3연전 싹쓸이와 함께 최근 4연승을 확정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오늘 이재용 얼굴 보려고 전날부터 밤새 줄 선 시민들

    오늘 이재용 얼굴 보려고 전날부터 밤새 줄 선 시민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결심공판은 7일 오후 2시부터 열린다. 재판에서는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의견을 밝히는 ‘논고’와 재판부에 형량을 제시하는 ‘구형’, 변호인단의 ‘최종변론’, 피고인의 ‘최후진술’이 이어진다.이 장면을 지켜보기 위해 시민들은 전날 오후부터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 모였다. 시민들은 ‘세기의 재판’이라고 불리는 이 부회장 재판의 ‘선착순 방청권’을 받기 위해 전날 오후부터 줄을 서며 밤을 지새웠다. 지난 2월 28일 뇌물공여·횡령·위증·재산국외도피·범죄수익은닉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 부회장의 재판은 지난 3월 첫 공판준비 절차를 시작으로 이날 결심공판까지 다섯 달 동안 진행됐다. 특히 대한민국 최대 기업의 후계자인 이 부회장의 행보가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전까지 일반인에게 노출되는 경우가 드물었던 만큼 법정 안에서의 그의 언행은 화제를 불렀다. 매주 3차례 열린 이 부회장의 재판은 심리 내용이 많아 오전 10시에 시작해 밤늦게까지 이어지기 일쑤였다. 하지만 이 부회장은 종일 허리를 꼿꼿하게 펴고 정면을 응시한 자세로 재판에 임했다. 이 부회장은 재판이 시작된 첫날부터 주머니에서 막대 모양의 ‘립밤’(입술 보호제)를 꺼내 손으로 입을 가리고 꼼꼼히 챙겨 바르기도 했다. 지난해 12월 ‘국정농단’ 국회 국정조사 청문회에서도 이 부회장은 중간중간 이 립밤을 바르는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이 립밤은 이후 ’이재용 립밤‘으로 불리며 많은 인기를 끌었다.그동안 법정 밖에선 선착순 방청이 가능한 이 부회장 재판을 보려는 시민들의 자리 쟁탈전이 연일 벌어졌다. 오전 10시 재판인데도 매번 오전 7시 무렵부터 법원에 나와 긴 줄을 섰다. 방청석이 한정돼 있기 때문이다. 재판 중반 무렵부터는 아예 개인 가방이나 소지품을 법정 출입구 앞에 늘어놔 순번을 ’찜‘해 놓거나, 자체적으로 번호표를 만들어 나눠 가져 새치기에 대비했다. 열혈 방청객들은 재판이 새벽 1∼2시까지 이어지는 날에도 법정을 떠나지 않았다. 삼성 관계자들도 매일같이 법원으로 출근 도장을 찍으며 일반 방청객들과 자리 경쟁을 벌이며 재판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자폐 딸 마음껏 놀라고 574억원 들어 테마파크 지은 부정

    자폐 딸 마음껏 놀라고 574억원 들어 테마파크 지은 부정

    자폐아 딸이 마음껏 놀 수 있는 테마파크가 없다는 사실을 깨달은 미국의 한 남성이 5100만 달러(약 574억원)를 들여 직접 지었다. 영국 BBC가 6일 전한 화제의 주인공은 미국 텍사스주에서 부동산 개발로 돈을 모은 고든 하트먼. 10년 전 어느날 12세이지만 다섯살 지능밖에 안 되던 모건과 함께 수영장에 놀러갔다. 모건은 물 속에서 놀고 있던 몇몇 아이들에게 놀자고 접근했는데 아이들이 모두 물 밖으로 달아나버렸다. 고든은 “모건은 그저 대단한 젊은 숙녀일 뿐인데. 만날 때마다 항상 미소짓고 껴안자고 한다. 그러나 우리는 많은 경우 그녀에게 어울리는 자리를 찾을 수 없었다”고 털어놓았다. 고든과 매기 부부는 다른 부모들에게 딸을 데려가면 딸도 좋아하고 다른 아이들과 잘 어울릴 수 있는 곳을 추천해달라고 했으나 “그런 곳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만 깨달았다”고 털어놓았다. 당장 자신이 직접 테마파크를 짓기로 결심했다. 2년 전 집짓는 사업을 정리한 뒤 고든 하트먼 가족재단을 만들었던 그는 “세계 최초의 울트라 접근가능한 테마파크”를 만들게 됐다. 그 파크는 모두가 모든 일을 할 수 있으며 특별한 요구를 충족해야 하는 이들과 그렇지 않은 이들이 어울려 놀 수 있어야 한다는 컨셉트로 시작됐다.의사들과 상담사들, 부모들, 장애가 있거나 있지 않은 이들이 텍사스주 샌안토니오의 노는 땅 25에이커(약 3만평)에 세워질 시설 안에 상주하도록 했다. ‘모건 원더랜드’로 통하는 이곳은 2010년 문을 열었는데 건설비용으로 3400만달러(약 383억원)가 들었다. 이곳의 회전목마는 휠체어가 들어앉을 수 있게 만들어져 있고 동물 높이도 그에 맞춰 높낮이 조절이 가능하다. 회전그네도 휠체어를 탄 채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모건은 이런 낯선 상황에 적응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 3년이 지나서야 회전목마에 들어가 놀기 시작했다. 67개국과 미국의 50개 주에서 온 방문객들이 100만명을 넘겼다. 직원의 3분의 1이 장애인이며 일정한 자격을 갖춘 방문객은 모두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고든은 “모건은 원하는 많은 것들을 갖고 있는 행운아란 것을 깨달았다. 특별한 요구를 갖고 있는 다른 아이들에게 장애가 되는 시설을 만들고 싶지 않았다”며 매년 100만달러(약 11억원) 이상의 손실을 보고 있지만 기금 모금이나 후원자들의 도움으로 극복하려 한다”고 털어놓았다.올해는 특히 접근 가능성을 높인 워터파크 ‘모건 영감의 섬’을 개장해 테마파크를 확장했다. 고든은 “7월에는 휠체어가 뜨거워져 이곳을 찾는 사람이 줄어든다. 해서 우리는 근육에 좋은 따듯한 물을 쓰고 방수 모터를 쓰는 휠체어를 제공한다. 강가에서 휠체어가 들어가는 보트 놀이를 할 수도 있다. 워터파크 건설비용만 1700만 달러(약 191억원)가 들었다. 고든은 “어제 영감의 섬에서 한 남자가 다가오더니 손을 덥석 잡고는 울기 시작하더라. 그는 아들을 가리키며 이런 식으로 물 속에서 놀아본 적이 없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관람객 넷 가운데 셋은 장애인이 아니라며 “난 사람들이 우리는 조금 다를 뿐이며 궁극적으로 다 똑같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을 돕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자신의 동네에 이런 시설을 지어달라는 수백 통의 편지와 이메일을 받고 있지만 당분간은 샌안토니오에 장애 청소년들을 위한 교육시설을 짓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지금 23세인 모건은 많이 강해졌다. 말도 많아지고 수많은 수술을 받아 몸도 어느 정도 관리할 수 있는 수준이 됐다. 휠체어가 들어가는 그네와 모래밭에서 노는 것을 즐기는 그녀는 자신이 다른 이를 얼마나 돕고 있는지 깨닫지 못한 채 이곳에서 장애를 갖거나 장애를 갖고 있지 않은 아이들과 스스럼 없이 어울리고 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공시 정보] 새달 2일 경찰시험 불합격 피하는 5가지 키포인트

    [공시 정보] 새달 2일 경찰시험 불합격 피하는 5가지 키포인트

    문재인 정부의 일자리 창출 공약에 따라 올해 하반기 2차 경찰공무원 채용인원은 2589명으로 확정됐다. 지난달 국회에서 ‘일자리 추경’이 통과되면서 1104명이 늘어난 결과다. 이에 따라 오는 9월 2일 치러지는 필기시험에 사활을 거는 수험생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 기존 1437명에서 채용인원이 두 배 가까이로 늘어남에 따라 경쟁률도 그만큼 낮아졌기 때문이다. 특히 오랜 기간 공부해 온 수험생들은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 생각하고 필승의 의지를 다지고 있다. 서울신문은 지난번에 이어 걸음마를 떼기 시작한 경찰공무원 준비생들을 위한 공부법을 소개한다. 경찰공무원 시험 전문학원인 경단기의 도움을 받아 다섯 가지 포인트로 정리했다.1 공통과목 안정화… 수험기간 줄여라 2014년 순경 공채 시험부터 선택과목 조정점수 제도가 도입되면서 공통과목의 중요성은 더욱 커졌다. 조정점수란 시험과목을 달리 선택한 수험생들의 선택과목 점수를 같은 척도에서 비교할 수 있도록 변환한 점수를 말한다. 이 제도가 생기면서 공통과목 비중은 높아질 수밖에 없었다. 원 점수보다 조정된 점수의 변동 폭이 더 작아져 공통과목에서 점수 차이가 벌어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순경 2차 공채시험에서 영어 85점, 한국사 90점, 형법 65점, 형소법 90점, 경찰학 60점을 맞은 A 수험생(원점수 평균 78점)은 조정점수 337.77점으로 합격했지만 영어 60점, 한국사 70점, 형법 95점, 형소법 100점, 경찰학 100점을 맞은 B 수험생(원점수 평균 85점)은 조정점수 328.27점으로 떨어졌다. 한국사와 형법, 형소법의 점수 격차가 줄어들면 공통과목에서 벌어진 점수 차이가 당락에 더 큰 영향을 줬다. 합격자들의 영어 점수가 3년 전보다 15점 이상 오른 것도 눈여겨봐야 한다. 경쟁자들의 영어 실력이 그만큼 향상됐다는 의미다. 2015~2016년 경찰 공무원시험 합격자 가운데 44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수험기간이 1년 이하였던 합격자(단기 합격자)들의 영어점수 평균은 72점, 일반 합격자의 영어점수 평균은 58.1점이었다. 공단기 관계자는 “공통과목을 수험 초기에 집중적으로 학습하고 중반부터 선택과목의 학습 비중을 늘려가는 게 좋다”며 “영어 성적이 상위권이라면 약 2.2시간씩 주간 3.7회 공부하고 하위권이라면 약 3.2시간씩 주간 4.6회 공부하는 것을 추천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합격한 수험생들의 공통과목 점수는 남자는 160점, 여자는 175점이다.2 체력 35~40점 목표 꾸준히 준비하라 “필기 합격 후에 체력시험을 준비하면 늦습니다. 매일 앉아서 8~12시간씩 공부하는 학생들이 갑자기 운동하면 햄스트링(허벅지 뒤쪽 부분의 근육과 힘줄) 부상이나 어깨 부상 등 각종 부상을 당할 위험이 큽니다. 평소에 준비하는 게 중요합니다.” 수험생활 3년 끝에 올 초 1차 경찰 공무원시험에서 합격한 박모씨의 말이다. 실제로 체력시험(25점) 비중은 필기시험(50점) 다음으로 높다. 게다가 필기점수 만점이 100점이고 체력점수 만점이 50점임을 고려하면 결코 무시할 수 없다. 필기에서 6점 차이가 나면 적용점수(50점)는 3점 차이에 불과하지만, 체력에서 7점 차이 나면 적용점수(25점)에선 3.5점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합격자 평균 체력점수를 보면 31~35점이 72%, 36~40점이 14%, 41~45점 11%, 46~50점이 3%였다. 31~35점대에 몰려 있는 만큼 안정적으로 합격하려면 35~40점 이상을 목표로 훈련하는 게 좋다. 3 자격증 가산점 5점 확보하라 가산점 역시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다. 자격증 가산점은 최대 5점인데 필기 합격자들은 평균 4.7점을 보유하고 있었다. 합격에 가까워지려면 가산점 5점도 소홀히 해선 안 된다는 의미다. ▲한국실용글쓰기검정 750점 이상 ▲한국어능력시험 770점 이상 ▲한국어능력인증시험 162점 이상 ▲토익 900점 이상 ▲텝스 850점 이상 ▲중국어 HSK 9급 이상이면 가산점 5점을 받을 수 있다. 실용 글쓰기는 경찰공무원 수험생들이 가장 많이 취득하는 자격증으로 1년에 6회 진행된다. 평균 공부기간은 일주일가량이다. 1년 2개월 만에 합격한 최모씨는 “가산점이 문자 그대로 가산점이라 생각하면 안 된다. 1점이라도 채우지 못하면 남들보다 뒤처지는 것”이라며 “의외로 5점을 채우지 못하는 수험생들이 많은데, 1점 때문에 눈물 흘리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4 기출문제 3번 이상 반복 학습하라 다양한 문제를 푸는 것보단 기출문제를 반복해 푸는 게 좋다. 기출문제를 두 번째 볼 때부터 이해 안 됐던 부분이 보이기 때문이다. 또 문제집을 두 번째 풀어볼 때는 기출문제와 기본서를 동시에 보는 게 더 효과적이라는 게 합격자들의 설명이다. 2015~2016년 최종합격자 설문조사를 보면 수험기간 1년 이하였던 합격자들은 시작과 동시에 기출문제를 학습한 이들이 27%였던 반면 수험기간이 1년 이상이었던 수험생 가운데 시작과 동시에 기출문제를 풀었던 이들은 19%에 그쳤다. 합격자의 과목별 기출문제 학습 반복횟수를 보면 영어가 2.1회, 한국사 3회, 형법 3.4회, 형소법 3회, 경찰학 3회였다. 아울러 단기 합격자들은 기본서 한 권만 보는 것을 추천했다. 6개월 만에 합격한 김모씨는 “기출문제를 분석하면 70~80%는 기본서에 반드시 있는 문제거나 계속 반복적으로 출제된 문제였다”며 “우선 이 문제들을 먼저 암기하고,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은 기본서의 자투리 부분에 정리해 기본서 한 권만을 다 회독하기를 추천한다”고 강조했다. 5 긍정 마인드로 계획 철저히 지켜라 당연하지만, 계획을 세우고 이를 지켰던 수험생들이 결과도 좋았다. 2015~2016년 최종합격자 설문조사를 보면 단기 합격자 75%는 ‘계획을 거의 어기지 않았다’고 답했지만 일반 합격자는 61%만이 계획을 거의 어기지 않았다고 답했다. 계획 준수 여부에 따라 수험기간이 달라지는 셈이다. 물론 강하고 긍정적인 마음가짐도 중요하다. 수험기간을 줄인 요소가 무엇인지 단기 합격자에게 물었더니 50%가 ‘마음가짐’이라 답했고 26%가 ‘전략적 학습계획 수립’, 13%가 ‘수험모드’, 7%가 ‘초반 공부실력’이라고 말했다. 합격자 최모씨는 “수험기간이 2년 3년이 지나면서 포기할까도 여러 번 생각했지만, 그때마다 ‘날 밝기 전이 가장 어둡다’는 말을 항상 되새겼다”며 “포기하지 않고 도전한 결과 결국 최종합격했다”고 말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나태주의 풀꽃 편지] 걱정할 일이 아니다

    [나태주의 풀꽃 편지] 걱정할 일이 아니다

    며칠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로 문학 강연 여행을 다녀왔다. 7박 9일. 주로 문인들을 만났다. 덩치 큰 나라, 힘센 나라로 이민 가서 떠나온 나라, 어머니 나라의 말로 글을 쓰며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그들을 보고 그들의 글을 읽는다는 것은 번번이 애절한 마음이다. 그들의 모국어 실력은 떠날 때 수준 그대로 멈춰져 있고 문학단체 운영은 부침이 심해 불안했다. 그러자고 모국어로 글을 쓰고 문학단체를 운영하는 것이 아니지 않는가. 서로 바라만 보고 생각만 해도 마음이 짠한 사람들이 아닌가! 나는 주로 한국의 시를 이야기하면서 왜 오늘날 우리들이 불행하며 이 불행을 극복하기 위해 시와 시인이 맡아야 할 몫이 무엇인가에 대해 말했다. 오늘날 한국의 시와 문단은 깨어진 거울과 같다. 하지만 깨어졌으므로 옥석이 가려졌고 그러므로 새로운 날이 올 것이다. 이것이 나름 논지였다. 머무는 동안 두고 온 풀꽃문학관이 궁금했고 내 손으로 가꾸던 식물들이 궁금했다. 비가 많이 내렸고 비가 그친 뒤 무더운 날씨가 계속된다는 뉴스였다. 꽃들이 잘못되면 어떻게 하나, 그것은 노심초사. 사람이 이렇다. 이곳에 있으면 저쪽이 걱정스럽고 그쪽에 있으면 또 이쪽이 걱정이 된다. 하지만 혼자서 궁금해하고 걱정을 했을 뿐 돌아온 자리는 아무것도 변한 것이 없고 사람들의 사는 모습 또한 여전하기만 했다. 돌아온 날이 토요일 저녁이라서 집에서 쉬고 다음날 아침 일찍 교회에 가서 예배 드리고 곧장 대천에서 열린 문학 모임에 참여한 뒤 오후 시간에야 겨우 풀꽃문학관을 찾았다. 휴일이면 문학관에는 나를 보겠다고 오는 사람들이 있다. 피곤하지만 그들을 맞아 이야기도 나누고 책에 사인도 해주어야 한다. 방문객 가운데 동화를 쓰는 젊은이 다섯 명이 있었다. 글을 쓰는 사람들을 만나면 나는 언제든 좋은 말을 해주어야 한다는 의무감 같은 감정을 갖는다. 왜 우리는 글을 쓰는가. 누구를 위한 글쓰기인가. 젊은 방문객들은 답을 바로 대지 못했다. 풍금이 있는 방으로 가 풍금 반주에 맞추어 동요 몇 곡을 들려주었다. 왜 내가 피곤하다면서 이렇게 여러분들에게 노래를 불러주었을까요. 이번에도 쉽게 대답은 나오지 않았다. 몇 차례 말이 오간 끝에 대답이 나왔다. 네, 선생님 자신을 위해서 오르간 연주를 한 것입니다. 그러하다. 나는 가끔 나를 위해 오르간 연주를 한다. 몸은 비록 피곤하지만 오르간 연주를 하다 보면 육신의 피로감이 풀리고 마음까지 평온해짐을 번번이 느끼곤 한다. 그 무엇으로도 대신할 수 없는 위안이고 감동이며 그 자체 치유이고 마음의 희열이다. 이제 우리는 누구를 위해 산다고 말해서는 안 된다. 모든 생명체들은 자기 자신을 위해서 살 뿐이고 애쓸 따름이다. 우리도 우리 자신을 위해 사는 것이다. 같은 일을 하더라도 남을 위해 한다고 그러면 피곤한 느낌이 들고 짜증이 나고 불행감마저 들 것이다. 나를 위해서 나의 인생을 산다 그럴 때 책임감도 생길 것이고 새로운 소망도 싹틀 것이다. 젊은 방문자들이 떠난 뒤 작업복으로 갈아입고 꽃들을 만나러 나갔다. 열흘 만에 만나는 꽃들이다. 허지만 꽃들의 세상도 별로 변한 것이 없었다. 이파리가 조금 시든 녀석들은 그렇다 치고 많이는 키가 자라 있었다. 의젓한 모습. 나만 혼자 괜한 걱정을 한 것이다. 오히려 한여름날의 진객 벌개미취들이 연보랏빛 꽃송이들을 가득 피워 나에게 반갑다고 인사를 하고 있었다. 그러하다. 걱정할 일이 아니다. 내가 걱정해서 일이 조금이라도 좋아진다면 걱정을 해도 좋겠지. 하지만 세상에 걱정으로 해결된 문제는 없다. 미국에서 잠시 만나고 온 문인들의 일도 내가 걱정할 일이 아니다. 그들의 문제는 오로지 그들의 문제일 뿐. 그들도 그들의 인생을 살며 그들 자신을 위해 글을 쓰다 보면 점점 좋아지고 달라질 것이라 믿는다. 달라지는 모습, 흐르는 강물 위에 우리들 유한한 인생이 있다.
  • ‘동물농장’ 백구, 얼굴이 선풍기처럼 부풀어 오른 이유는?

    ‘동물농장’ 백구, 얼굴이 선풍기처럼 부풀어 오른 이유는?

    [서울신문EN] ‘동물농장’ 백구의 안타까운 사연이 공개됐다. 6일 방송된 SBS ‘TV동물농장’에서는 목을 꽉 조이고 있는 목줄 때문에 고생하는 떠돌이 개 백구의 이야기가 담겼다. 목줄이 목을 파고드는 바람에 염증이 생겨 얼굴이 퉁퉁 부풀어 오를 만큼 괴로움에 처한 백구. 더운 날씨에 점점 더 심해지는 상처, 진물에 벌레까지 꼬였고 가려움은 물론 피까지 흘러 하루빨리 치료가 필요한 상황이다. 그러나 알고 보니 백구는 떠돌이 개가 아니었다. 흰둥이라는 이름까지 있었다. 견주는 “잡으려고 해도 도망간다. 아픈지는 6개월이 됐다”며 “목줄을 끊고 나가 안 들어오고 사람을 보면 도망간다. 119까지 와도 잡을 수가 없었다”고 토로했다. 흰둥이에게는 상처를 정성스레 핥아주는 친구 누렁이 솔비가 있다. 친구가 아픈 줄 어떻게 아는지, 솔비는 흰둥이의 피와 진물을 정성스레 핥아줬다. 흰둥이도 솔비 곁에서는 편안하게 휴식을 취했다. 현장을 찾은 수의사는 “목 주변 괴사한 부위 쪽으로 2차 감염 위험이 크다. 생명의 위협을 받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하루빨리 구조가 필요한 상황. 우여곡절 끝 흰둥이 포획에 성공했고, 괴사한 피부 조직을 떼어나는 수술이 시작됐다. 다섯 시간의 수술 끝에 피부 조직을 제거할 수 있었다. 현재 흰둥이는 목줄을 안 하고도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새로운 입양처를 찾고 있다. 사진 = SBS 연예팀 seoulen@seoul.co.kr
  • 4G 연속 홈런 버나디나, KIA 승리 견인…한화에 7-1 설욕

    4G 연속 홈런 버나디나, KIA 승리 견인…한화에 7-1 설욕

    KIA 타이거즈의 ‘복덩이’ 로저 버나디나가 4경기 연속 홈런을 때려내며 팀 승리를 견인했다.버나디나는 5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방문경기에서 1-1로 맞선 3회초 결승 솔로 홈런을 터트렸다. 이날 경기에서 KIA는 한화에 7-1로 이겼다. 버나디나의 홈런은 1일 kt wiz와 홈 경기부터 4경기째 계속됐고, 이날 홈런은 올 시즌 21호다. 버나디나는 2일 kt와 경기가 비로 취소된 뒤 3일 kt전에서는 시즌 19호 홈런을 날려 전신 해태를 포함한 타이거즈 소속 외국인 선수 최초의 사이클링 히트를 완성했다. 시즌 21개의 도루를 기록 중인 버나디나는 전날 한화전에서는 20호 홈런을 쳐 올해 KBO리그 처음이자 역시 타이거즈 구단 외국인 선수로는 처음으로 20홈런-20도루를 달성했다. 이날은 승부를 가르는 홈런으로 팀에 보탬이 됐다. 버나디나는 4타수 2안타를 치고 1볼넷 1타점 1득점을 기록했다. 전날 한화에 3-7로 진 KIA는 이날 1회초 1사 후 2안타와 몸에 맞는 공으로 만루 찬스를 잡은 뒤 안치홍의 내야 땅볼로 선취점을 냈다. 그러나 1회말 이용규의 안타와 도루에 이은 연속 내야 땅볼로 동점을 허용했다. 그러자 버나디나가 3회 해결사로 나섰다. 선두타자로 나와 한화 선발 김범수를 상대로 우월 솔로 아치를 그려 KIA에 다시 리드를 안겼다. 3볼-1스트라이크에서 5구째 시속 143㎞의 직구가 가운데로 몰리자 이를 놓치지 않았다. KIA는 5회 2사 1, 2루에서 나지완이 우중월 석 점 홈런포를 쏴 5-1로 달아나며 승리를 굳혔다. KIA 선발 팻딘은 7⅓이닝 동안 사사구 없이 8안타만 내주고 삼진 4개를 빼앗으며 1실점으로 막아 승리투수가 됐다. 시즌 성적은 6승 5패. 다섯 번째 선발 등판에서 홈런 두 방에 울고 5이닝 5실점 한 채 물러난 한화 김범수는 시즌 첫 승리 대신 4패째를 안았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스테판 커리, 무한도전에 떴다… 현란한 드리블부터 장거리 슛까지 ‘이것이 NBA의 실력’

    스테판 커리, 무한도전에 떴다… 현란한 드리블부터 장거리 슛까지 ‘이것이 NBA의 실력’

    NBA 슈퍼스타 스테판 커리가 ‘무한도전’ 팀과의 경기에서 승부욕이 폭발, 입이 떡 벌어지는 월드클래스 스킬과 슛을 선보인다. 오는 5일 방송되는 MBC 리얼버라이어티쇼 ‘무한도전’(기획 김태호 / 연출 김선영, 정다히 / 작가 이언주) 541회는 한국을 찾은 스테판 커리-세스 커리 형제와 세기의 대결을 펼치는 모습이 공개된다. 스테판 커리와 세스 커리 형제의 한국 방문은 일거수일투족이 보도되며 그 자체로 화제였고, ‘무한도전’ 녹화 일정이 알려지며 큰 주목을 받았다. 3점슛이 주특기인 NBA 최고의 스타 스테판 커리는 2016년 NBA 사상 최초 만장일치로 MVP에 선정되는 등 전 세계 농구 팬의 주목과 관심, 사랑을 받는 선수다. 스테판 커리-세스 커리 형제와 무한도전’ 팀의 2:5 농구 대결은 6분씩 4쿼터로 진행된다. 또한 커리 형제의 동의 하에 경기 흐름에 따라 특수장비가 등장할 예정. 커리 형제와 ‘무한도전’ 팀의 빅 매치는 MBC 허일후 아나운서가 캐스터로, 최연길 해설위원이 중계한다. 세계적인 농구 선수를 상대로 ‘무한도전’ 팀이 불가능할 것 같은 대결을 펼치는 가운데, ‘무한도전’ 멤버들과 남주혁, 배정남은 서장훈 감독의 지도 아래 뜨거운 여름 구슬땀을 흘리며 기본기와 실력을 다지며 필승 전략을 짰다. 방송을 앞두고 공개된 사진 속에는 서장훈 감독이 ‘무한도전’ 팀과 작전 회의를 하는 진지한 모습, 커리 형제가 환호하는 모습이 담겨 있어 시선을 집중시킨다. 또한 경기장을 누비며 환호하던 커리 형제는 유재석, 하하, 남주혁 등 ‘무한도전’ 팀의 집념의 수비 속에서 집중력을 발휘하며 서서히 승부욕을 폭발하는 등의 변화가 감지돼 시선을 강탈한다. 제작진에 따르면 스테판 커리는 2:5의 수적으로는 불리한 경기이지만, NBA 간판스타다운 실력을 뽐냈고 ‘무한도전’ 팀의 끈기와 속속 등장하는 특수장비로 인해 점점 승부욕을 불태웠다. 특히 스테판 커리는 수비수를 제치는 현란한 드리블과 하프라인 뒤에서 던지는 장거리슛 등 눈앞에서 보고도 믿기지 않는 농구기술을 선보여 ‘무한도전’ 팀을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고. ‘무한도전’ 측은 “세계적인 농구 스타 스테판 커리의 전매 특허 하프라인 장거리 슛을 함께 도전해 보는 등 즐거운 시간을 가졌고, 실제 경기 중 스테판 커리의 월드클래스 농구 실력이 빛을 발해 모두가 깜짝 놀랐다”면서 “스테판 커리-세스 커리 형제와 ‘무한도전’ 팀의 흥미진진한 농구 대결을 방송으로 확인 부탁 드린다”고 전했다. 한편, 유재석-박명수-정준하-하하-양세형 등 다섯 멤버와 함께하는 ‘무한도전’은 시간이 더해질수록 더욱 좌충우돌한 도전을 통해 한층 더 진한 웃음과 감동을 선사, 시청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사진=MBC ‘무한도전’ 제공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입양 통해 다섯 번째 동생 본 친딸들의 반응(영상)

    입양 통해 다섯 번째 동생 본 친딸들의 반응(영상)

    미국의 한 커플이 예상치 못한 ‘깜짝 선물’로 아이들을 놀라게 했다. 미국 뉴스매체 인사이드 에디션은 3일(현지시간) 텍사스주 폴레트시에 사는 카시와 셰인 프루이트 가족의 감동적인 영상을 공개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선교 활동을 하는 카시와 셰인 프루이트 부부는 다섯 번째 아이를 입양하기 위해 여러 달째 기다리던 중이었다. 지난 25일 그들이 고대하던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고, 입양 절차는 빠르게 진행됐다. 전화를 받은 다음날 오전 8시에 변호사와 아기의 친모를 만나 새 식구를 데려오게 됐다. 셰인은 “입양 진행 과정이 너무 순식간이어서 아이들에게 이 사실을 말할 기회가 없었다. 아이들은 우리가 아기를 만나러 가는지도 몰랐고, 아기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었다”며 당시를 설명했다. 부부는 대신 아이들을 놀래켜주기로 결정했다. 집 주방으로 아기를 안고 들어간 순간, 둘째 딸 하퍼(6)가 “말도 안돼, 지금 장난치는거에요?”라며 소리쳤다. 새 식구를 소개하자 두 딸은 흥분해서 펄쩍펄쩍 뛰기 시작했다. 그러다 첫째 딸 레이젠(11)은 너무 기쁜 나머지 갑자기 울음을 터뜨렸고, 이 모습에 엄마 카시는 “우리 딸, 나를 울릴 셈이구나”라며 딸을 토닥였다. 부부는 “아이들의 반응은 성격에 따라 확실히 달랐다”면서도 “딸들의 반응을 지켜보면서 가슴이 뭉클해졌고, 부모로서 우리가 축복받은 것처럼 느껴졌다. 부모로서 완벽하진 않지만 그 순간 만큼은 우리가 옳은 일을 하고 있는 것 같았다”며 기뻐했다. 사실 부부의 입양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들에겐 직접 낳아 키운 두 딸 외에도 입양한 아들이 두 명이나 더 있다. 한편 가족의 감동적인 순간이 담긴 영상은 페이스북에 게재된 이후 수천 번 이상 공유되며 ‘입양’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심어주고 있다. 사진=페이스북, 유튜브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화재 예고한 이름 ‘토치 타워’…3년 새 두 번째

    화재 예고한 이름 ‘토치 타워’…3년 새 두 번째

    AP통신 등 서구언론 보도에 따르면 4일(이하 현지시간) 새벽 1시 쯤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86층 짜리 아파트인 ‘토치 타워’에서 불이 나 주민들이 긴급 대피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40층 가량이 불길에 휩싸인 대형 화재지만 676가구에 이르는 이 아파트 거주 주민들은 모두 대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토치 타워는 1105피트(약 336m)의 고층 건물로 2011년 건축 당시 세계 최고층 아파트로 화재를 모았다. 현재는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높은 아파트다. 이 아파트는 2015년에 이어 벌써 두 번째 화재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인명피해가 없기를 바란다”는 반응과 함께“아파트 이름을 ‘토치’(불꽃, 화염)로 지었으니 이미 이런 식의 화재를 예고한 것 아니겠냐”는 댓글까지 달렸다. 두바이 소방 당국은 “아직까지 인명 피해는 보고되지 않은 상황이며 건물 외벽에 장착된 가연성 외장재가 불길을 키웠다”고 밝혔다. 이 가연성 외장재는 지난 6월 대형 화재가 발생한 영국 런던 그렌펠타워가 썼던 것과 유사한 재질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포토] 두바이 세계 5위 고층아파트 대형화재… 인명피해 우려

    [포토] 두바이 세계 5위 고층아파트 대형화재… 인명피해 우려

    4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 있는 86층짜리 초고층 아파트 ‘토치 타워’에서 대형화재가 발생해 불길이 건물 한쪽 면을 타고 번지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이번 화재 때문에 건물의 40층가량이 불길에 휩싸였다고 전했다. 소방 당국은 아직 인명피해가 보고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높이가 330m에 달하는 토치 타워는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높은 주거건물로, 지난 2011년 문을 열 당시만 해도 세계 최고층 아파트로 이름을 올렸다. 사진=AP·AFP 연합뉴스/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김덕현 5일 오전 멀리뛰기 예선, 불운 씻고 유종의 미 거둘까

    김덕현 5일 오전 멀리뛰기 예선, 불운 씻고 유종의 미 거둘까

    느즈막히 찾아든 행운이 그동안의 불운을 한번에 씻어줄까? 올림픽, 세계선수권 등 메이저대회에 나설 때마다 불운에 울었던 김덕현(32·광주광역시청)이 5일 오전 3시 30분 런던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세계선수권 대회 남자 멀리뛰기 에선에 출전해 결선 진출을 정조준한다. 6일 오전 4시 5분 결선에 진출하려면 12명 안에 포함돼야 한다.당초 그는 이번 대회 출전권을 얻지 못했다. 기준 기록(8m15)을 통과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IAAF가 남자 멀리뛰기 참가 목표 인원으로 정한 32명이 정확히 기준 기록을 충족시켰다. 그런데 미국 선수가 5명이나 돼 나라별 출전 제한(3명)에 걸려 8m15 이상을 넘은 2명이 나서지 못하게 됐다. 이에 따라 생긴 빈 자리를 IAAF는 기준 기록을 통과하지 못한 선수 중 상위 랭커에게 배정했는데 8m11로 시즌 세계랭킹 38위에 오른 김덕현에게 뜻밖의 행운이 찾아왔다. 이번이 자신의 다섯 번째 세계선수권 출전인 김덕현은 한국 선수 17명 가운데 맨먼저 경기에 나서 후배들의 기운을 북돋아줘야 하는 부담마저 안고 뛴다. 이번이 벌써 다섯 번째 세계선수권대회다. 2007년 오사카 대회 세단뛰기에 출전하며 대회와 인연을 맺은 그는 2009년 베를린(멀리뛰기), 2011년 대구(멀리뛰기, 세단뛰기), 2015년 베이징(세단뛰기) 대회에도 나섰다. 한국 육상 트랙과 필드를 통틀어 가장 많은 출전 경험이다. 도로 종목으로 눈을 넓혀도 런던에서 여섯 번째 세계선수권에 출전하는 경보 김현섭만이 김덕현보다 출전 경험이 많았다. 그런데 이 대회는 늘 그에게 희망과 절망을 번갈아 안겼다. 오사카 대회 세단뛰기 예선 8위를 차지하며 결선 진출(12명)의 쾌거를 이뤘고, 결선 9위로 톱 10에 들었다. 2년 뒤 베를린 대회에서는 멀리뛰기 예선을 24위로 탈락한 데 이어 2011년 대구에서는 멀리뛰기 예선 11위로 결선 진출권을 얻었다. 그러나 세단뛰기에도 출전해 다치는 바람에 멀리뛰기 결선을 기권해야 했다. 2년 전 베이징 대회 세단뛰기에서는 14위로 아쉽게 예선에서 미끄러졌다. 광주체고 1학년 때 엘리트 육상에 뛰어들어 늦깎이인 그는 지난해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한국 육상 최초로 멀리뛰기와 세단뛰기에 모두 출전하는 기록을 썼으나 대회 당시 왼발을 다쳐 제 기량을 보여주지 못했다. 올해는 멀리뛰기에 주력하고 있는데 개인 최고 기록은 지난해 6월에 작성한 8m22다. 개인 기록에 접근하기만 해도 톱 10에 진입할 수 있어 제 기량만 발휘하면 오사카 대회를 넘어 최고의 성적을 기대해볼 수 있다. 거듭된 불운에 울었던 김덕현이 생애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 세계선수권에서 유종의 미를 거둘지 주목된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시론] 자주적 모범 운전해야 평화 이룬다/홍현익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시론] 자주적 모범 운전해야 평화 이룬다/홍현익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한·미 정상회담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통해 정부는 한반도호의 운전석에 앉았다. 그러나 아직 차에 시동도 걸지 못하고 있다. 평화를 거쳐 통일로 가는 한반도호는 다섯 승객이 다 탑승해야 운행할 수 있다. 현재 운전사만 타고 있다. 승객 중 가장 힘이 강한 미국은 운전대는 맡겼지만 키는 넘기지 않고 있다. 필수적인 승객이지만 가장 불량한 북한은 차에 타기는커녕 운전석을 내놓으라면서 차를 부수고 있다. 미국은 중국이 북한과 친하다고 북한을 통제해 차에 태우라고 종용하고 있지만 중국은 “내 말도 안 듣는다”면서 “당사자인 미국이 직접 대화하라”고 책임을 넘기고 있다. 더구나 중·러는 미·일과 운행 조건 및 방식에 이견을 갖고 있다. 일본은 자기 이익 챙기기에 급급하다. 승객을 태우기도 어렵지만 현재 탑승자 간 군사 충돌이 우려되는 불신과 대결 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것이 더욱 곤란하다. 특히 한국은 핵 무장한 북한의 무시와 치명적인 안보 위협을 받고 있는데 자체 국방력으로는 북한 핵미사일을 막기 어려운 상태이고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도 부분적인 방어력만 제공할 뿐이다. 단지 한·미 상호방위조약상 미국의 “헌법적 절차에 따른” 선의와 미 지도자의 구두 약속에 국가 안보를 의존하고 있다. 또한 행동 예측이 어려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대북 선제타격과 전쟁을 수시로 언급하거나 조건이 갖추어지면 북한과 빅딜 담판을 ‘영광스럽게’ 할 수 있다고 장담하고 있다. 만약 우리가 대북 압박 일변도 정책을 펼친다면 남북 전면전이나 최악의 통미봉남 구도 형성이 우려된다. 더구나 사드 발사대 추가 배치로 한·중 관계가 더욱 악화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은 대중국 세컨더리 보이콧에 우리도 동참하라고 요구할 것이다. 미·중 및 한·중 관계가 악화하면 북핵 문제 해결,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북한 급변사태 수습, 평화통일은 점점 더 멀어질 수 있다. 급부상 중인 한국을 배제한 ‘미·중 빅딜론’도 신속한 차단이 요구된다. 이런 중첩적인 외교·안보 위기 상황에서 어떻게 승객을 태우고 평화와 통일로 나아갈 것인가. 먼저 우리가 북한의 핵미사일 억지력도 확보하지 못한다면 주변국의 뜻을 모아 평화를 구축하고 ‘현상 변경’을 의미하는 통일을 주도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따라서 정부는 부분적인 억지력만 제공하는 사드에 연연하지 말고 더 확실한 억지책을 확보해야 한다. 핵 개발을 자제하는 대신 북한 핵 공격에 대해 즉응적인 핵 보복을 약속하는 핵안전보장조약을 미국과 체결하고 미국 전술핵을 한시적·조건부로 재배치해야 한다. 대북 핵 억지력과 40배의 경제력에 따라 자신감을 가지고 5개국 모두가 거부할 수 없는 제안을 제시해 북핵 해결 과정을 재개하고 승객을 태워야 한다. 대북 제재를 선도하기보다는 미국의 제재 움직임에 일정 수준 동참하는 한편 미국이 남북 대화를 지지하고 북·미 대화를 추진하도록 설득해야 한다. 특히 일방적인 우위를 주장하는 일방 안보 논리는 지양하고 상호안보나 상호위협 감소 원칙에 근거해 협상을 재개하고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 미국에 대북 추가 제재는 부과하되 동시에 중·러의 공동 제안을 감안한 북핵·미사일 잠정 중단과 한·미 연합훈련 규모 축소로 양측 간 신뢰를 쌓고 6자회담과 평화체제협상 동시 병행 개최를 수용해 회담을 재개한 뒤 북한의 행동에 따라 대북 제재를 탄력적으로 운용하면서 협상을 진행하자고 설득해야 한다. 북한이 우리의 대화 제의를 무시해 왔지만 우리가 미국을 설득해 대북 정책을 주도하고 전시작전통제권도 회복해 간다면 북한은 자진해 남북 대화에 나올 것이다. 문재인 정부에도 한·미 동맹이 대외정책의 주축이다. 그러나 평화와 통일을 달성하려면 나머지 4개국의 협력도 필요하다. 따라서 정부는 상당 수준의 대미 정책 자율성을 확보하고 한·중 우호관계도 유지해야 한다. 동북아 구성국 모두의 상호안보에 입각한 평화와 공동 번영을 주창하면서 능동적이고 모범적으로 운전해 나가야 한반도호를 평화와 통일을 향해 몰고 갈 수 있을 것이다.
  • [데스크 시각] 한·미 FTA 재협상, 열정보다 냉정이 필요한 때/장세훈 경제정책부 차장

    [데스크 시각] 한·미 FTA 재협상, 열정보다 냉정이 필요한 때/장세훈 경제정책부 차장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최근 한국언론진흥재단과 미국동서센터가 지원하는 ‘한·미 언론 교류 프로그램’을 통해 미국 현지를 방문해 국무부와 국방부 등 트럼프 행정부 당국자, 미국외교협회와 아시아소사이어티 정책연구소 등 관련 전문가를 잇따라 만났다. 이 과정에서 느낀 몇 가지 시사점을 소개한다.첫째, 트럼프 대통령의 FTA 개정 요구는 단순한 레토릭(정치적 수사)이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는 내년 11월 중간선거 전까지 가시적인 성과를 내야 한다. ‘오바마 케어’를 대체할 건강보험제도인 ‘트럼프 케어’가 표류하고, 조세 개혁 등도 지지부진하다. FTA 개정을 통한 ‘무역 불균형’ 해소는 곧 트럼프 대통령 본인의 국정 운영 능력을 증명하는 검증 무대다. 둘째, FTA 개정을 트럼프 대통령 개인의 관심사로 간주해서는 안 된다. 미국 연방의회 상·하원 의원 중 상당수도 한·미 FTA가 미국에 불리한 협정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 카드를 빼든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었지만, 이 역시도 미국 정치권의 암묵적 동조 없이는 불가능했다는 게 중론이다. 셋째, 트럼프 행정부의 이른바 ‘아시아 구상’은 아직까지는 없다. 더욱이 당분간은 없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미국 현지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가치나 관계에 기반한 거시적·포괄적 전략이 있다면 이해 충돌 상황에서 완충 역할을 할 수 있지만 현실은 그러하지 못하다는 얘기다. 우리 입장에서는 개정 협상을 유리하게 이끌 수 있는 지렛대가 마땅찮다고도 볼 수 있다. 넷째, 어느 곶감을 빼먹을지 예단해서는 안 된다. 자동차와 철강 등 이미 FTA에 반영된 분야가 될 수도 있고, FTA에는 없지만 한·미 양국에서 시장이 급속도로 팽창하고 있는 이커머스(E-commerce)나 디지털 분야가 될 수도 있다. 한·미 FTA 개정 협상이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 이후 순차적으로 이뤄지기보다는 동시다발적으로 추진될 가능성도 더 높게 점쳐진다. 다섯째, 국제사회에서 그동안 미국이 보여 준 리더십은 잊어라. 미국 현지에서조차 이에 대한 기대치는 상당 부분 낮아졌다. 안보 동맹국이라는 규범적 관계보다 무역 당사국이라는 거래적 관계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야 최선의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뜻이다. 여섯째, FTA 개정 압박의 ‘약한 고리’를 찾아라. 미국에서는 연방정부 못지않게 주(州)정부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실제 최근 미 의회에서 이뤄진 건강보험법안 부결에도 주지사들의 입김이 크게 작용했다고 한다. 웬만한 중소 국가 경제력과 맞먹는 상당수 주정부는 한·미 관계 설정의 패러다임을 바꿀 기폭제로 작용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위기는 기회의 또 다른 이름이다. 미 행정부도 ‘직무대행’(Acting) 꼬리표를 달고 있는 실무자들이 적지 않고, 이러한 상황이 호사가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다. 조직 체제에 걸맞은 인적 구성이 갖춰지지 않았다는 의미인 만큼 지레짐작으로 겁부터 집어먹을 필요는 없다. 선공이 곧 승리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며, 악마는 디테일에 숨어 있다. 제로섬(한쪽이 이득이면 다른 한쪽은 손해) 게임으로 비쳐지는 개정 협상을 윈윈 게임으로 다시 돌려놓는 게 우리에게 요구되는 자세다. shjang@seoul.co.kr
  • [함혜리 선임기자의 예술산책] 경계를 허문 예술, 도시의 일상이 되다

    [함혜리 선임기자의 예술산책] 경계를 허문 예술, 도시의 일상이 되다

    뮌스터 조각프로젝트는 10년을 주기로 독일 뮌스터에서 열리는 세계 최고 권위의 공공미술 행사다. 1977년 첫 회가 시작된 지 반세기가 흐른 2017년, 다섯 번째 행사가 지금 뮌스터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지난 6월 10일 막을 올려 10월 1일까지 계속되는 행사를 보기 위해 현대미술 순례길에 오른 전 세계의 미술관광객들로 도시 전체가 축제 분위기다. 베니스 비엔날레, 카셀 도쿠멘타와 함께 유럽 3대 미술행사로 꼽히는 뮌스터 조각프로젝트는 다른 미술행사와는 달리 실내가 아닌 거리, 광장, 공원, 대학 캠퍼스 등 야외 공공장소에서 진행된다. 초대된 작가들은 도시의 역사와 문화, 공간의 맥락 속에서 장소특정적 작업을 진행한다. 2017년 뮌스터 조각프로젝트(이하 SP17)에서는 ‘몸을 벗어나, 시간을 벗어나, 장소를 벗어나’라는 큰 주제 아래 19개국 35명(팀)의 작품이 발표됐다.뮌스터 조각프로젝트는 그 시대의 가장 중요한 이슈를 예술이 어떻게 다루고 있는지를 보여 준다. SP17은 디지털 기술과 인간의 관계, 지구와 환경의 문제에 초점을 맞춘 설치 작품들이 주류를 이뤘다. 디지털 공공 영역에서의 익명성, 디지털화되어 가는 세상에서 예술가의 위치에 대해 탐구해 온 아람 바르톨은 인터넷 공유기와 전자장치 및 케이블을 이용해 그릴을 만들고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아티스트 그룹 ‘캠프’는 2차 세계 대전 때 부서진 옛 뮌스터 극장과 새로 지어진 유리 건물을 검은색 전선으로 연결해 시간과 공간을 이어 주는 ‘매트릭스’를 발표했다. 안드레아스 분테의 ‘실험실 생활’은 뮌스터 시립 엘베엘(LWL)미술관 맞은편 건물의 벽면에 포스터와 QR코드를 부착해 놓고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영상작품을 볼 수 있도록 했다.변화하는 환경에서 미래의 삶의 방식에 대한 다양한 실험도 많았다. 디지털로 연결된 세계에서 각자 고립된 생활을 하던 타인들이 공동생활을 하는 실험을 하고 그 결과물을 영상에 담아 보여 주는 코키 다나카의 ‘워크숍’, 포스트모던한 건축양식에 대한 비판을 담은 펠레스 엠파이어 그룹의 조각작품, 콘크리트 덩어리와 건축 폐기물을 뒤섞은 마이클 딘의 작품, 토머스 쉬테의 ‘뉴클리어 템플’ 등이 눈길을 끌었다. 그레고르 슈나이더는 LWL 미술관 4층에 묘한 공간체험을 위한 아파트를 만들었다. 똑같이 생긴 두 쌍의 공간을 만들고 뱅글뱅글 돌다가 원점으로 돌아왔나 싶으면 출구에 도달하는 이 작품은 포스트모던 사회에서 인간의 실존을 묻는다. 피에르 위그는 지난해 폐장한 뮌스터시 서북쪽의 아이스링크 건물을 해체하고 흙바닥을 드러낸 후 원초적인 상태의 지구생태환경으로 되돌리는 작업을 발표했다. 마치 거대한 고고학 탐사 사이트를 연상하게 하는 이 작품의 제목은 ‘앞선 삶 그 이후에’다. 인간에 의한 개발 이전의 지구로 돌아가 인간과 비인간, 생물과 무생물이 함께 살아가는 독특한 경험을 할 수 있다. 아이세 에르크만은 남동쪽에 흐르는 도심천에 철제 구조물을 가라앉혀 물 위를 걷는 체험을 하게 하는 ‘온 워터’로 인기를 모았다. 설치물뿐 아니라 건물에 그려진 만화와 간판, 심지어 문신까지도 예술적인 작업으로 선보였다.도시 곳곳에 퍼져 설치된 작품들을 일일이 찾아가 보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다. LWL미술관의 뮤지엄숍에서 지도(3유로)를 사고, 자전거(하루 12유로)를 빌려 다니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하지만 낯선 도시에서 자전거 타는 것도 보통 일이 아니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하고 튼튼한 두 발과 방향 감각에 의지해 여유 있게 산책하듯이 다니는 것이 뮌스터 조각프로젝트를 제대로 감상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다니다 보면 SP17뿐 아니라 이전에 발표됐다가 영구 설치된 작품들을 도시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뮌스터 조각 프로젝트는 행사 때마다 반응이 좋은 작품을 뮌스터시와 LWL미술관, 뮌스터대학, 기업이나 재단 등에서 사들여 영구 설치해 놓고 있다. 1977년부터 2007년까지 4차례의 행사를 거치는 동안 36점이 도시 곳곳에 설치돼 도시의 풍경을 이루고 있다.뮌스터 시민들에게 휴식처를 제공하는 호수로 연결되는 공원에 공룡알처럼 생긴 흰 구(球)들이 설치돼 있다. 클래스 올덴버그의 작품 ‘거대한 풀 볼’(1977) 옆에서 자전거를 끌고 나온 청소년들, 잔디 위에서 담소를 나누는 학생들의 모습이 보기 좋다. 호수를 따라 내려가면 언덕 위에 안테나처럼 생긴 일리아 카바코프의 설치작품 ‘위를 보고, 단어를 읽어보세요’(1997)가 묘한 풍경을 만들어낸다. 조깅을 하는 시민들이 간간이 보이는 호숫가를 걸어가다 보면 물 위로 길게 데크를 깔아 만든 호르헤 파르도의 ‘부두’(1997)가 보인다. 다리 아래에서 시간마다 아리아가 나오는 것은 수전 필리프스 작 ‘잃어버린 반영’(2007)이다. 나무 덤불을 각지게 잘라 놓은 것은 로즈마리 트로켈의 작품 ‘다른 것보다 덜 야성적인’(2007)이다. 수평선과 언덕의 경사를 살려 두 개의 둥근 원을 설치한 작품은 미니멀리즘 대가 도널드 저드의 ‘무제’(1977)다. 구도심의 주택가 골목에는 다니엘 뷔랭의 ‘4번째 문’(1987)이, 공원 광장에는 붉은색 체리를 얹은 쉬테의 ‘체리 기둥’(1987)이 보인다. 버스 정류장도 데니스 아담스의 1987년 작품이며, 어린이놀이터의 의자도 시야 아르마야니가 같은 해 만든 것이다. 도시 곳곳에서 보일 듯 말 듯한 존재감으로 시민들의 삶 속에 스며들어 예술작품인 동시에 시민들의 삶을 풍요롭게 해 주는 공공미술 본연의 모습을 보여 준다. 뮌스터 조각프로젝트는 뮌스터를 가장 이상적인 ‘공공미술의 성지’로 만들었지만, 역설적이게도 이 행사는 시민들의 공공미술에 대한 반감에서 비롯됐다. 1974년 뮌스터시는 고풍스러운 도시에 현대조각을 설치해 도시환경을 새롭게 꾸밀 계획을 세우고 베스트팔렌 시립미술관 큐레이터였던 클라우스 부스만에게 작품 선정을 의뢰했다. 부스만은 미국조각가 조지 리키의 ‘세 개의 회전하는 정사각형’을 선정했다. 긴 막대에 걸린 정사각형 판이 바람개비처럼 돌아가는 작품 구입에 13만 마르크의 예산이 소요된다는 내용이 지역신문에 보도되자 뮌스터 시민들은 세금으로 그런 ‘난해한 물건’을 구입하는 데 분개했다. 그때까지 현대미술 작품이 뮌스터 시내의 공공장소에 설치된 것을 본 적이 없었던 시민들로서는 당연한 반응이었다. 정치권에서도 한목소리를 냈다.결국 리키의 조각은 서독연방은행이 구입해 시에 기증하는 것으로 일단락됐지만, 이 소동을 겪으면서 뮌스터시는 시민들의 불만을 해소하고 공공미술과 현대 예술에 대한 이해를 높여야 할 필요성을 절감했다. 1977년 클라우스 부스만 관장과 당시 독일에서 가장 촉망받는 큐레이터였던 카스퍼 쾨니히를 공동 기획자로 현대미술의 실험정신과 뮌스터라는 도시가 어떻게 교감할 수 있는지를 연구하는 ‘조각 프로젝트’(Skulptur Projekte)가 개최됐다. 현대미술에 대한 교육적 목적이 다분했던 첫 행사에는 칼 앙드레, 요셉 보이스, 도널드 저드, 리처드 롱, 브루스 나우먼, 클래스 올덴버그, 리처드 세라 등 당대 최고의 미니멀리즘 추상조각 및 개념미술 작가 9명이 초대됐다. 이들에게 도시의 환경과 역사 등을 살핀 후 각자가 원하는 장소를 정해 그에 맞는 작품을 제작하도록 했다. 고개를 갸우뚱하던 시민들은 점차 예술의 마술에 걸려들었다. 어색하던 현대미술을 일상적으로 접하면서 공공미술이 시민들의 삶 속에 자리잡게 된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하는 세월이다. 10년 주기로 열리는 행사가 지속될 수 있었던 것은 뮌스터시와 베스트팔렌시립미술관인 LW미술관이 구심점 역할을 하고, 초대 기획자인 쾨니히가 지금까지 감독이자 공동 큐레이터로 이 행사를 이끌어 온 덕분이다. 이 같은 정책적 지속성이 뮌스터라는 도시의 장소성과 역사성 속에 공공미술이 녹아들고 시민들의 일상 속에서 예술을 누릴 수 있게 만들었다. 하루아침에 뚝딱 기획했다가, 결국 맥락도 없는 골칫덩이를 만들어내면서 공공미술이라 치부하는 우리의 현실과는 달라도 너무 다르다. 글 사진 lot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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