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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필리핀서 킬러 고용 교민 살해 한국인 3명 4년여 만에 잡았다

    필리핀서 킬러 고용 교민 살해 한국인 3명 4년여 만에 잡았다

    킬러를 고용해 필리핀에 사는 60대 교민을 총으로 쏴 죽이도록 한 한국인 3명이 4년 만에 붙잡혔다. 경찰청은 2015년 9월 필리핀 앙헬레스에서 발생한 교민 박모(당시 61세)씨 피살 사건의 한국인 피의자 3명을 검거해 살인교사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송치했다고 9일 밝혔다. 앙헬레스에서 호텔을 운영하던 박씨는 호텔 근처 사무실에서 필리핀 사람으로 추정되는 용의자가 쏜 다섯 발의 총에 맞아 숨졌다. 한국인들이 박씨의 청부살해를 의뢰했다는 단서를 확보한 경찰청 외사국은 2018년 사건을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 수사3대에 배당해 이들의 뒤를 쫓았다. 핵심 교사자 중 한 명이 필리핀에 거주 중이라는 것을 확인한 수사팀은 앙헬레스에 파견된 한국인 경찰관, 필리핀 이민청과 공조해 지난달 이 피의자를 붙잡아 한국에 송환했다. 이어 공범 수사를 통해 한국에 사는 피의자 2명을 추가로 검거했다. 살인을 교사한 피의자 3명은 한국과 필리핀을 오가는 사업가로 박씨 호텔에 지분을 투자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투자 당시 계약 내용에 해당하는 금액을 받지 못해 불화가 생겼다”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박씨에게 총을 쏜 필리핀인 용의자를 검거하기 위해 현지 경찰과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호날두, 세리에A 연속골 신기록 정조준...유벤투스는 1위 위태

    호날두, 세리에A 연속골 신기록 정조준...유벤투스는 1위 위태

    9일 베로나 상대 리그 10경기 연속골 터뜨려···유벤투스 최고 기록세리에A 톱은 바티스투타가 94~95시즌 기록한 11경기 연속골 등유벤투스는 2-1로 역전패하며 인터밀란에 쫓겨 1위 자리 ‘위태’크리스티아누 호날두(35)가 이탈리아 프로축구 명문 유벤투스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세리에A 정규리그 10경기 연속골 기록을 세웠다. 호날두는 9일 새벽 이탈리아 베로나의 마르칸토니오 벤테고디 경기장에서 열린 2019~20시즌 세리에A 23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베로나를 상대로 팀의 선제골을 터트렸다. 리그 20호.앞서 전반 36분 골대를 맞히며 아쉬움을 삼키기도 했던 호날두는 후반 20분 하프라인 근처에서 로드리고 벤탄쿠르와 2대1 패스를 주고받으며 베로나의 페널티 박스로 돌진한 뒤 상대 수비수 한 명을 앞에 두고 오른발 슛을 깔아차 골망을 갈랐다. 이로써 호날두는 지난해 12월 사수올로전에서부터 리그 10경기 연속골을 기록했다. 유벤투스 선수로는 처음이다. 앞서 2005~06시즌 다비드 트레제게가 작성한 9경기 연속골이 유벤투스 최고 기록이었다. 호날두는 올시즌 정규리그 20경기에서 20골을 기록하며 득점 선두 치로 임모빌레(라치오)와 다섯 골 차로 뒤쫓고 있다. 이제 호날두는 세리에A 최고 기록을 정조준 한다. 세리에 A 최고 기록은 아르헨티나 출신 가브리엘 바티스투타가 피오렌티나 소속으로 1994~95시즌, 삼프도라이 베테랑 공격수 파비오 콸리아렐라가 지난 시즌 세운 11경기 연속골이다. 하지만 이날 유벤투스는 호날두의 선제골을 지키지 못하고 후반 31분 파비오 보리니에게 동점골, 후반 41분에는 잠파올로 파치니에게 페널티킥 결승골을 내주며 역전패 하며 인터밀란에 리그 선두를 내줄 위기에 처했다. 유벤투스는 17승 3무 3패(승점 54)로 아직 23라운드 경기를 치르지 않은 2위 인터 밀란(15승 6무 1패·승점 51)과 승점 3점 차에 불과하다. 인터 밀란이 10일 새벽 AC 밀란을 꺾으면 골득실에서 밀리는 유벤투스는 2위로 내려 앉는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시리아 난민아동 보듬는 세서미스트리트

    시리아 난민아동 보듬는 세서미스트리트

    50년 이상 세계 아동의 사랑을 받아 온 인형극 형태 미국 TV 교육프로그램 ‘세서미스트리트’가 중동 난민 어린이들의 상처를 보듬기 위해 새로운 콘텐츠를 방영한다. 8일(현지시간) 세서미 워크숍에 따르면 새 캐릭터 바스마, 자드, 마주자를 출연시킨 새 프로그램을 시리아, 요르단, 이라크, 레바논 지역 어린이 채널과 유튜브를 통해 최근 방송했다. 새 콘텐츠는 시리아 내전으로 장기 이재민이 된 어린이들에게 놀이와 웃음을 선사하기 위해 고안된 인도주의 프로그램의 하나다. 제작자인 스콧 캐머런 세서미워크샵 수석 프로듀서는 “우리는 3~8세 아이들이 감정을 다스리는 걸 어떻게 도울 수 있을지 고민했다”면서 “바스마가 어둠을 무서워하는 장면에서 많은 아이들이 무서워하는 어둠을 통해 ‘두려움’에 관해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새 콘텐츠는 당연히 교육, 심리 전문가들과 함께 작업했다. 세서미워크숍과 제휴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국제구조위원회(IRC)의 책임자 마리애느 스톤은 “이 인형극이 발달의 중요 단계에서 고통받고 있는 어린이들을 돕기 위해 시급하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아이들은 일상적으로 폭력에 노출되고 돌봄을 받지 못해 장기적이고 심각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으며, 양육의 부재로 인해 신경학·생물학적 발육 과정이 붕괴될 위험에 처해 있다”면서 “뇌발육의 결정적 단계에서 유독성 스트레스를 겪는 아이들은 일생 따라다닐 수 있는 심각한 장애의 위험에 처해 있다”고 말했다.새 인형극은 감정을 파악하고 관리하는 데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봉사자 수천명은 4개국 진료소, 지역사회 센터, 가정 등 아이들이 모이는 곳을 방문해 이 프로그램에서 나온 내용으로 수업을 진행하는 등 적극적으로 개입할 예정이다. 극 중 가장 친한 5살 친구들인 바스마, 자드는 또다른 염소 친구 마주자와 함께 괴로운 감정을 경험하고 토론한다. 바스마와 자드는 그럴 때마다 다섯까지 세기, 배꼽으로 숨쉬기, 그림으로 표현하기 등 방법으로 감정을 다스린다. 각 회의 후반부는 실제 어린이들과 유명인들이 이들 캐릭터와 함께 게임을 하거나 노래를 부른다. 가디언은 2011년 시리아 내전 발발 이후 어린이 난민은 500만명 이상이 발생했다고 썼다. 인근 국가 수용소 이곳저곳에 살고 있는 이들에 대한 조기 지원과 교육은 지역별로 엄청난 격차가 있다. 다수는 극심한 폭력 상황을 경험해 정신적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세서미 스트리트는 늘 어린이들이 자신들의 다양한 문제에 대처하는 걸 도왔다. 2017년엔 자폐증이 있는 줄리아라는 캐릭터를 도입했고, 지난해엔 미국 전역을 뒤흔들었던 마약성 진통제 오피오이드에 중독된 부모를 둔 아이들을 돕기 위해 칼리라는 작은 녹색 캐릭터를 만들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취중생]신종코로나에 불안한 우리가 대처하는 법

    [취중생]신종코로나에 불안한 우리가 대처하는 법

    [편집자주] 1994년 성수대교가 무너졌을 때, 가장 먼저 현장에 도착한 기자가 있습니다. 삼풍백화점이 무너졌을 때도, 세월호 참사 때도 그랬습니다. 사회부 사건팀 기자들입니다. 시대가 변하고 세대는 바뀌었지만, 취재수첩에 묻은 꼬깃한 손때는 그대롭니다. 기사에 실리지 않은 취재수첩 뒷장을 공개합니다. ‘취중생’(취재 중 생긴 일) 코너입니다. 매주 토요일 사건팀 기자들의 생생한 뒷이야기를 담아 독자 여러분을 찾아갑니다.“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보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더 치명적이지 않나요?” 지난 주 서울 중구 명동의 길거리에서 취재하다 만난 한 시민의 말입니다. 국민 2명 중 1명이 신종 코로나가 메르스보다 치명적이라 생각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유명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 연구팀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1월 31일부터 2월 4일까지 전국 1000명을 대상으로 긴급 설문조사를 실시했습니다. 응답자의 49%가 신종 코로나가 메르스보다 치명력이 클 것이라고 답했고, 그렇지 않다는 응답은 21%뿐이었습니다. 그러나 확실한 건 전문가들의 생각은 다르다는 점입니다. 전문가들은 신종 코로나 사망률을 4~5%로 추정하는데, 이는 사스(10%)나 메르스(30~40%)보다 훨씬 낮습니다. 어쩌면 우리 국민은 신종 코로나 관련 뉴스를 접할 때 불안과 공포를 느낀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같은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77%는 ‘신종코로나 뉴스를 접할 때마다 불안과 공포를 느낀다’고 답했습니다. ●두고 온 생업, 감염 공포, 사회적 낙인과 차별…격리자가 겪는 불안 병원에, 아산과 진천에, 자신의 집에 격리되어 있는 사람들의 불안감은 더 클 겁니다. 국가트라우마센터와 4개의 국립정신건강의료기관, 전국 정신건강복지센터로 구성된 신종코로나 통합심리지원단의 설명을 종합하면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과 충북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 격리 중인 우한 교민들은 다양하고 복합적인 불안을 겪고 있습니다. 갑작스럽게 중단한 학업과 생업에 대한 걱정, 우한에 두고 온 가족들에 대한 그리움이 대표적입니다. 아이와 함께 입소한 이들은 격리 장소에서 아이를 돌보는 어려움도 겪습니다. 이들은 비록 신종코로나 감염 검사에서 음성이 나왔을지라도 혹시라도 양성으로 바뀌지는 않을까, 여전히 안심하지 못 하고 있습니다. 바깥의 상황을 궁금해하고 다른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지 걱정하기도 합니다. 방 한 칸에서 홀로 지내는 14일은 결코 짧지 않습니다. 신종코로나로 격리된 모든 이들은 외로움과 무료함, 걱정과 싸워나가야 합니다.격리 해제도 끝은 아닙니다. 보건복지부가 발간한 ‘2015 메르스백서’에 따르면 메르스 사태 당시 자가격리자 가운데 17% 이상은 격리 해제 6개월이 지난 후에도 불안, 우울, 분노, 죄책감 등 부정적인 감정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사회적 낙인과 차별의 영향도 컸습니다. 이들은 주위 사람들이 자신과 자신의 가족을 피하고 차별하는 모습에 상처를 받았습니다. 격리가 해제됐음에도 “집에 있지 왜 나오냐”는 말을 듣고 학교 등 일상에서도 특별 취급을 받았습니다. 메르스 당시 완치된 확진자도 사람들이 메르스 병력을 알아볼까, 혹시라도 다른 사람에게 병을 옮기지 않을까 계속해서 두려워했습니다. 메르스 이후 많은 지방자치단체들이 ‘메르스 백서’를 만들었지만 온라인에서 찾아보기 어려웠는데 사례로 실린 사람들이 자신이 특정될까 불안해 공개를 꺼렸던 이유가 큽니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사례자들이 불안해 해 온라인에서 백서를 전부 내렸다”면서 “다른 지자체들도 비슷할 것”이라고 귀띔했습니다. ●감염병 공포…신체건강만큼 중요한 정신건강 신종코로나 유행과 같은 재난 상황에서 확진자와 그 가족, 격리자들의 심리적 안정을 챙기는 것은 더 이상 소홀히 해선 안 됩니다. 제대로 대응하지 못 하면 오랜 기간 정신적 트라우마를 남기기 때문입니다. 신종코로나 통합심리지원단은 격리된 우한 교민을 위해 다양한 심리지원 방안을 고민하고 있었습니다.아산과 진천에 격리된 교민 701명 모두는 한국에 도착한 첫 날 심리검사를 받았습니다. 이 가운데 검사지가 수합된 365명의 심리 분석이 완료됐습니다. 분석이 완료된 365명 가운데 1%는 ‘고위험군’, 31%는 ‘관심군’으로 분류됐습니다. 나머지 68%는 ‘안정군’에 속합니다. 스트레스, 신체증상, 우울, 불안, 자살위험 다섯 가지 척도가 전부 정상이면 ‘안정군’, 한 가지라도 정상에서 벗어나면 ‘관심군’, 세 가지 척도 이상이 위험이면 ‘고위험군’으로 분류됩니다. 통합심리지원단은 관심군 이상에 속하는 교민들을 대상으로 순차적으로 전화 상담을 하고 있습니다. 안정군이라 하더라도 통합심리지원단에게 먼저 전화를 걸어 상담을 요청하는 교민도 있었습니다. 현재 아산에는 4명, 진천에는 3명의 정신건강 전문가들이 상주하고 있습니다. 아산과 진천의 격리시설에서는 매일 오전 10시 정신과 전문의가 직접 진행하는 방송이 흘러나옵니다. 방송에서는 통합심리지원단이 함께하고 있다는 메시지와 함께 정신건강에 대한 정보가 전달됩니다. 국가트라우마센터의 홍보대사를 맡고 있는 배우 정일우씨도 교민들을 응원하는 내용의 녹음을 마쳤습니다. 이 외에도 교민들에게는 정신건강에 대한 안내 책자와 컬러링북, 마사지볼 등 심리안정용품이 전달됐습니다. 신종코로나 확진자와 그 가족들을 대상으로 하는 심리지원도 준비 단계에 있습니다. 무엇보다 치료가 우선인 확진자들은 완치 후 퇴원까지 마치면 심리지원을 받게 됩니다. 이는 메르스 사태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국립건강정신센터(전 국립서울병원)에서 발간한 ‘메르스 심리지원-17주 간의 활동기록’에 따르면 메르스 사태 당시 운영된 메르스 심리지원단은 완치 후 퇴원자 125명을 대상으로 총 381건의 전화상담과 대면상담을 진행했습니다. 125명 가운데 15명(12%)은 지속적으로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광역 정신건강복지센터로 연계되기도 했습니다. 자가격리자와 일반 국민들도 언제든지 원할 때 정신건강핫라인(1577-0199)을 통해 신종코로나로 인한 불안을 무료로 상담받을 수 있습니다. 자가격리자들의 정신건강을 위한 소책자도 곧 배포될 예정입니다. 확진자가 하루하루 늘어가는 감염병 앞에서 의연할 수 있는 사람은 없습니다. 불안할 땐 언제든지 도움받을 수 있는 사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 ‘우한 영웅’ 리원량의 마지막 말 “정의는 사람의 마음속에”

    ‘우한 영웅’ 리원량의 마지막 말 “정의는 사람의 마음속에”

    “억울한 누명을 벗는 것은 나에게 그리 중요하지 않아요. 정의는 사람들의 마음속에 있으니까요.” 중국 우한(武漢)에서 서서히 전염되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위험성을 맨처음 세상에 알린 뒤 끝내 이 병에 걸려 숨진 ‘우한의 영웅’ 리원량(李文亮·34)이 생전 마지막 매체 인터뷰를 통해 털어놓은 말이다. 우한 시 당국이 ‘원인을 알 수 없는 폐렴 환자’들의 집단 발병을 공개할 수밖에 없게 만든 우한시 중심병원의 안과 의사 리원량이 격리 병동에 입원 중이던 지난달 30일 중국 매체 차이신(財新)과 원격 인터뷰를 가졌다. 이 때만 해도 신종 코로나 감염으로 확진받기 전이었다. 그는 인터뷰를 통해 “건강한 사회에서는 하나의 목소리만 존재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당국을 정조준했다. 아울러 그는 하루 빨리 건강을 회복해 다시 의료 일선에 나서 환자를 돌보고 싶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하지만 그는 7일 새벽 2시 58분(한국시간 새벽 3시 58분) 자신이 경종을 울렸던 신종 코로나로 인한 중증 폐렴 증세로 세상을 떠났다. 유족으로는 같은 의사인 아내와 다섯 살 아들을 남겼는데 둘째를 임신한 아내는 우한을 떠나 처가에 있다가 우한이 봉쇄되는 바람에 돌아오지 못한 채 병원에 입원했고, 부모 역시 입원 치료를 받고 있던 상태라 장례 준비조차 막막한 형편이다.다음은 연합뉴스가 정리한 차이신 인터뷰 일문일답 가운데 일부. -- 대중들이 단체 대화방을 통해 ‘7명 사스 환자 확진’ 소식이 알려진 것에 관심을 갖고 있다. 당시 상황은. △ 그때는 (의대) 동창생들의 단체 대화방에서 외부 유출을 하지 말라고 했다. 임상 업무에 임하는 동창들이 자기 보호에 주의해 달라고 알리려던 것이었다. 당시 환자가 아주 많은 것은 아니었지만 동창들은 보호에 주의해야 했다. 이 바이러스가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 바이러스와 매우 비슷했기 때문에 질병이 유행하기 시작하면 폭발적으로 퍼질 것을 걱정했다. -- 사스처럼 사람 간 전염이 가능하다고 지적한 것인가. △ 1월 8일을 전후로 급성 녹내장 환자가 병원에 왔다. 환자는 그날 식욕이 떨어졌지만 체온은 정상이었다. 다음 날 정오부터 그 환자가 열이 나기 시작했고 CT 촬영 결과 바이러스성 폐렴으로 진단됐다. 그날 저녁 그 환자를 돌보는 가족이 열이 나기 시작했고, 환자의 다른 딸도 열이 났다. 명백한 사람 간 전염이다. 나는 즉시 병원에 보고했고 전문가 회진을 거쳐 환자를 격리 치료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 당신의 감염도 이 환자와 관련이 있는가. △ 내가 부주의해 보호 장구를 쓰지 않았다. 그 결과 환자가 집으로 돌아가고 나서 (지난달 10일쯤 나도) 기침을 하기 시작했다. 다음날에는 열도 났다. 이때부터 N95 마스크를 쓰고 보호를 시작했다. 같은 달 12일 호흡기 바이러스 검사, CT 촬영을 거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고도 의심 환자로 분류돼 입원했다. 이후 나빠져 매일 항바이러스제, 항생제가 필요하다. -- 처음에 단체 대화방에서 사람들에게 외부에 전파하지 말라고 했는데 결국 전파가 됐다.어떻게 생각하는가. △ 그날 밤 많은 사람이 (내 글이 올라간 대화방의) 캡처 사진을 들고 나에게 물어왔다. 이걸 보고 난 망했구나, 처벌을 받게 되겠다고 생각했다. 이건 민감한 정보였다. 그때는 화가 났지만 지금은 담담해졌다. (정보를 또 다른 사람들에게 돌린) 다른 사람들도 친구들에게 알려주기 위해 급해서 그랬을 것이다. -- 그 후에 처벌을 받았나. △ 캡처 사진이 널리 퍼진 그날 밤, 우한시 위생건강위원회는 철야 회의를 열었다. 병원 간부가 내게 상황을 물었다. 이어 병원 감찰과에서 조사를 나와 (SARS 의심 환자 발생) 정보를 어디서 얻었느냐고, 잘못을 인정하느냐고 물었다. 뒤에 공안까지 날 찾아올 줄 몰랐다. 지난달 3일 공안이 파출소에 나와 ‘훈계서’에 서명을 하라고 했다. 서명을 하지 않으면 옷을 벗어야 할 수도 있다고 생각해 공안에 나가 서명했다. 가족들에게는 말하지 않았다. 병원이 처벌받을 수도 있다고 걱정했다. -- 훈계서에는 인터넷에서 사실과 다른 얘기를 했다고 적혀 있다. 당시에도 스스로 헛소문을 퍼뜨렸다고 생각했나. △ 헛소문을 퍼뜨렸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내가 직접 본) 보고서에는 명명백백하게 ‘SARS’라고 쓰여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난 동창들에 주의하라고 촉구하려던 것이었지 공황을 초래하고자 한 것이 절대 아니었다. -- 헛소문을 퍼트렸다고 인정하지 않는다면 나중에 법적 경로를 통해 바로잡고자 하는가. △ 그렇지 않다. 법적 해결은 매우 번거로울 것이다. 난 번거로운 것을 매우 싫어한다. 모든 사람이 진상이 더욱 중요하다고 알고 있다. 억울한 누명을 벗는 것은 내게 그리 중요하지 않다. 정의는 사람들의 마음속에 있다. -- 1월 28일 최고인민법원이 8명의 ‘헛소문 유포자’에 관한 처벌이 정당했는지 평론하는 글을 발표했다. △ 최고법원의 글을 보며 마음이 매우 편해졌다. 내가 보낸 글을 직접 인용했다. 난 건강한 사회라면 하나의 목소리만 존재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신종코로나 대처 잘했다’ 문 대통령 지지율 44% 반등

    ‘신종코로나 대처 잘했다’ 문 대통령 지지율 44% 반등

    부정 평가 49%…‘경제해결 부족’ 꼽아바닥쳤던 민주당 지지율 34%→36% 안철수신당 3%…이전 安창당 정당보다 저조한국당 20%·정의 5%·새보수·바른미래 2%민주당 지지율도 2%p 상승한 36%…일주일새 대통령·여당 지지율 동반 상승대통령 직무수행 부정적 평가는 ‘경제해결 부족’ ‘코로나 대응 미흡’ 순안철수신당 지지도 3%…“과거 창당 정당들 첫 조사 지지도보다 저조” 중국에서 집단 발병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코로나) 사태 속에서 하락했던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44%로 반등했다. 문 대통령의 직무수행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이유에는 신종코로나 대응을 가장 많이 꼽았다.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도 동반 상승했다. 7일 한국갤럽이 지난 4∼6일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2월 첫째 주 문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직무수행 긍정 평가)는 전주보다 3%포인트 상승한 44%로 집계됐다. 부정평가는 1%포인트 하락한 49%였다. 일주일 전인 1월 다섯째 주 조사에서는 문 대통령에 대한 긍정률과 부정률의 차이가 9%포인트까지 벌어졌는데 이번 조사에서는 5%포인트로 줄었다.문 대통령의 직무수행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응답자들에게 자유 응답 방식으로 그 이유를 물은 결과 ‘신종코로나 대처’가 24%로 가장 높게 나왔다. ‘신종코로나 대처’는 지난주(7%)보다 17% 증가해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이어 ‘최선을 다함/열심히 한다’(8%), ‘복지 확대’(7%), ‘전반적으로 잘한다’(8%) 순이었다. 직무수행을 부정적으로 평가한 응답자들은 그 이유로 ‘경제·민생 문제 해결 부족’(20%)에 이어 ‘신종코로나 대처 미흡’(13%)을 꼽았다. ‘전반적으로 부족하다’(12%)도 높은 응답률을 보였다. 긍정평가와 부정평가의 이유에 모두 신종코로나 대처가 포함된 것은 정부 대응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는 점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갤럽 관계자는 “지난주와 비교하면 정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처가 지지율 상승의 주요 원인으로 보인다”면서 “더불어민주당이 영입했던 원종건씨의 여성 혐오 논란이 완화된 영향도 있다”고 설명했다. 여성의 문재인 대통령 국성수행 지지율(45%)은 지난주(41%)보다 4%포인트 올랐다.민주당 지지도는 36%로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던 지난주(34%)보다 2%포인트 상승했다. 자유한국당 지지도는 각각 1%포인트 하락한 20%로 나타났다. 정의당 지지도는 1%포인트 하락한 5%였다. 새로운보수당과 바른미래당 지지도는 지난주와 동일한 2%로 집계됐다. 안철수 전 의원이 창당을 추진하는 안철수신당(가칭) 지지도는 3%로 조사됐다. 이는 새보수당이나 바른미래당보다 높은 수치이다. 다만 과거 안 전 의원이 창당했던 정당의 첫 여론조사 지지도(2014년 2월 4주 새정치연합 18%, 3월 1주 통합신당 31%, 2016년 1월 3주 국민의당 13%, 2018년 2월 4주 바른미래당 8%)보다 저조한 수치라고 한국갤럽이 분석했다. 지난주 무당층 응답률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가장 높은 33%였지만, 이주에는 31%로 하락했다. 이번 조사는 전화조사원 인터뷰 형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 ±3.1%p(95% 신뢰수준)에 응답률은 16%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신종 코로나 최초 경고 중국 의사 리원량 사망, 애도 물결

    신종 코로나 최초 경고 중국 의사 리원량 사망, 애도 물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창궐을 최초로 경고했던 중국 우한의 안과 의사로 나중에 확진 판정을 받고 투병하던 리원량(34) 박사가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중국 관영 매체들은 지난 6일 밤 그가 사망했다고 보도했다가 나중에 번복했는데 끝내 ‘우한의 영웅’은 스러졌다.  인민일보는 7일 트위터 계정에 글을 올려 “우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과 싸우다 불행하게도 감염된 우한의 리원량 박사가 사망해 심히 애도한다. 온갖 소생 노력에도 그는 7일 새벽 2시 58분(한국시간 새벽 3시 58분) 눈을 감았다”고 전했다. 그의 죽음을 둘러싸고 중국 관영 매체들은 한때 혼선을 빚었다.  영국 BBC에 따르면 관영 영자신문 글로벌 타임스, 인민일보, 신징보(新京報) 등은 전날 밤 밤 9시 30분(한국시간 밤 10시 30분) 리 박사가 숨을 거뒀다고 보도했다. 중국의 트위터 격인 웨이보 등에서 국민적인 추모 물결이 인 것은 당연했다. 그는 지난해 12월 30일에 신종 코로나가 창궐할 수 있다고 경고하하며 동료 의사들과 함께 이런 우려를 공유했다는 이유로 공안이 찾아와 자술서에 서명하도록 강요받은 8명의 의사 가운데 한 명이었다. 중국 당국이 리 박사의 경고를 진지하게 받아들였더라면 중국에서만 7일 0시 현재 636명이 사망하고 3만 1161명이 확진 판정을 받는 희생을 방지할 수 있었을지 모른다. 전날 하루에만 73명이 목숨을 잃었다.  그러나 글로벌 타임스 등은 나중에 다시 위중한 상태이긴 하지만 리 박사는 지금도 치료를 받고 있다고 기존 보도를 뒤집었다. 음압 치료장비 에크모(ECMO) 치료를 받고 있다고 했다. 이름을 밝히길 꺼리는 기자들과 의사들은 정부 관리들이 개입해 그런 것이라고 BBC에 털어놓았다고 했다.  리 박사는 지난달 31일 산소호흡기를 단 채 병원 침상에 누워 찍은 셀피 사진과 함께 웨이보에 글을 올려 우한 중앙병원의 안과의사로 일하며 지난해 12월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출현을 경고했으며 공안으로부터 “잘못된 정보”를 퍼뜨렸다고 고백하는 서류에 서명 날인할 것을 강요당했다고 폭로했다. 그는 지난해 12월 격리 치료를 받던 7명의 환자들에게서 2003년 지구촌을 휩쓸었던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와 유사한 바이러스가 보인다고 판단했으며 이들이 모두 우한 시의 화난 재래시장에서 병원균에 감염된 것으로 판단하고 동료 의사들과의 채팅 단톡방에서 정보를 공유했다.  나흘 뒤 공안이 찾아왔고 그로부터 일주일이 흐른 뒤 녹내장을 앓고 있는 여성을 치료하다가 그녀로부터 감염됐다. 지난달 10일부터 기침이 나오기 시작했고, 다음날 미열이 시작됐으며 이틀 뒤 병상에 몸져 누웠다. 스스로 여러 차례 바이러스 검사를 했지만 모두 음성으로 나오다가 지난달 30일 다시 웨이보에 글을 올려 ‘오늘 핵산 검사 결과 양성 판정이 나와 최종 확진을 받았다’고 알렸다. 중국 당국은 지난달 28일 그에게 사과했지만 늦어도 한참 늦은 것이었다. 그리고 끝내 그는 감염병을 이겨내지 못했다. 유족으로는 동료 의사인 부인과 다섯 살 자녀를 남겼다. 그가 위중하다는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우한 중심병원 소셜미디어 계정에는 그의 쾌유를 기원하는 댓글이 50만건 가까이 쇄도했다고 AP 통신이 전했다. 세계보건기구(WHO)도 트위터를 통해 “리원량의 죽음에 매우 슬프다”며 “그가 바이러스(퇴치)를 위해 한 일을 기릴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참다운 의사의 용기를 보여준 리 박사의 영면을 기원한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단독] 컬러링북·마사지볼… 격리 교민 ‘마음 건강’ 챙긴다

    [단독] 컬러링북·마사지볼… 격리 교민 ‘마음 건강’ 챙긴다

    교민 365명 분석… 32%가 안정 필요 전문가 7명에게 61명 79회 상담받아“색칠에 집중하면 지난날의 후회, 앞으로의 걱정을 떨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마사지 볼로 굳고 뭉친 몸을 풀면 마음까지 부드럽게 풀리는 효과가 있어요.”(심민영 국립정신건강센터 국가트라우마사업부장) 지난달 31일부터 충남 아산과 충북 진천에 격리된 중국 후베이성 우한 교민 701명은 시설에 들어갈 때 컬러링북과 색연필, 마사지 볼이 포함된 ‘마음건강’ 용품을 받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발원지로 봉쇄된 우한에서 우여곡절 끝에 탈출해 고국으로 돌아온 이들의 정신건강 관리를 위해서다. 5일 서울신문 취재에 따르면 격리된 우한 교민 10명 중 3명은 심리적 안정이 필요한 상태로 파악됐다. 국가트라우마센터, 국립정신의료기관 4곳 등이 구성한 통합심리지원단이 격리 교민 701명에 대한 심리검사를 마치고 365명(52%)의 상태를 정밀분석한 결과 이 가운데 1%는 ‘고위험군’, 31%는 ‘관심군’으로 분류됐다. 나머지 68%는 안정군에 속했다. 스트레스, 신체증상, 우울, 불안, 자살위험 다섯 가지 척도가 전부 정상이면 ‘안정군’, 한 가지라도 정상에서 벗어나면 ‘관심군’, 세 가지 척도 이상이 위험이면 ‘고위험군’으로 분류된다. 교민들의 불안과 스트레스는 다양했다. 생업 걱정, 우한에 남은 가족에 대한 그리움이 대표적이다. 감염 불안과 질병 정보 갈증을 호소하는 교민도 있다. 이런 이들을 위해 격리시설에는 정신과 전문의 등 전문가가 상주하고 있다. 아산에 4명, 진천엔 3명이 배치됐다. 심리상담도 제공된다. 지금까지 교민 61명이 79차례 상담을 받았다. 정부는 신종 코로나 확진환자와 자가 격리자를 위한 심리지원도 제공한다. 심리지원이 필요한 확진환자와 자가 격리자는 정신건강복지센터 핫라인인 1577-0199를 통해 상담할 수 있다. 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 춤추다 눈 맞은 커플, 소파에 나란히 앉아 결혼 75주년 자축

    춤추다 눈 맞은 커플, 소파에 나란히 앉아 결혼 75주년 자축

    아무리 기대 수명이 늘었다지만 75년을 함께 늙는다는 것은 여전히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영국 할머니 앨리슨 스내던(91)이 남편 로버트(93)을 열다섯 살에 처음 만나 이듬해 결혼한 덕분이기도 할 것이다. 노부부는 전날 밤 자택에서 둘만이 오붓이 결혼 75주년을 자축했다고 야후 스타일이 4일(현지시간) 전했다. 시력과 청력, 몸의 움직임이 나빠졌지만 둘이 함께 자축했다. 원래는 외식을 할까 했지만 마음이 바뀌어 그냥 집안에서 지냈다. 앨리슨은 “춤은 추지 않았다우”라고 말하며 웃었다. 두 사람은 1944년 댄스홀에서 처음 만났다. 앨리슨은 “난 열다섯이었고 남편은 두 살 위였수. 마을에 차모임이 열렸을 때 프렌들리 걸스 클럽의 무도회에서 만났다우. 누군가 만나길 기대했는데 총각들이 너무 늦게 왔어. 그 전에 로버트를 본 적은 없었다우. 그가 내게 오더니 곧바로 춤추자고 하더군. 해서 우리는 함께 춤사위를 맞췄고 그걸로 끝, 첫눈에 반했다우”라고 말했다. 로버트는 “마을 사람들은 토요일 밤이면 춤을 췄어요. 물론 모두가 춤을 추러 갔지요. 우리도 간거고, 그렇게 만난 거지요. 첫눈에 사랑에 빠졌어요”라고 말했다. 일년 뒤 결혼했는데 앨리슨은 이미 첫 아이를 뱃속에 가진 상태였다. 가족 사이에선 창피하다는 둥 말들이 많았다. 그녀는 라일락색 드레스에 재킷을 걸치고 클랙맨셔주 알로아에 있는 세인트 뭉고 교회에서 예식을 올렸다. 부부는 지금도 이 교회를 다니고 있다. 한 명의 입양아를 포함해 3남 1녀를 뒀다. 큰 자녀의 나이가 75세일텐데 자녀들은 어찌 사는지 기사는 밝히지 않았다. 당연히 75년을 함께 살아온 비결을 묻자 앨리슨은 아주 간단한 주문을 되뇌면 된다고 조언했다. “싸울 일이 있으면 따로 제쳐두게 해요. 질질 끌지 말고요.” 간단하지만 다른 이는 잘 안되는 조언으로 들린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건강이 허락하는 한 100세까지 봉사하고 싶습니다”

    “건강이 허락하는 한 100세까지 봉사하고 싶습니다”

    1998년 등록 후 누적 봉사 3만 시간 돌파 복지회관 노인 600여명 점심·목욕 도와“즐거운 마음으로 봉사하면 건강에 좋아”“남을 위해 애쓰고 희생하는 봉사는 결국 나를 위한 일입니다. 90세 넘게 건강한 건 항상 즐거운 마음으로 봉사했기 때문입니다.” 21년째 경기 안양시 만안노인복지회관에서 자원봉사하는 신봉섭(91)씨는 4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신씨는 1998년 1월 자원봉사자로 등록한 이후 꾸준하게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현재 경기도 내 최고령 자원봉사자로 지난해 누적 봉사시간 3만 시간을 돌파했다. 지난달 20일 현재 총 3만 500시간으로 경기도에서 누적 봉사시간으로 다섯 손가락 안에 든다고 한다. 학도병으로 한국전쟁에 참전한 신씨는 17년간 군 생활을 마치고 대위로 전역했다. 1998년 무릎 치료를 받기 위해 복지회관을 찾은 게 봉사를 시작한 계기가 됐다. 신씨는 “노인들이 먼저 치료를 받기 위해 2층 진료실로 뛰어 올라가는 위태로운 모습을 보고 직접 질서유지에 나서게 됐다”고 말했다. 신씨는 오전 8시부터 주 5일 하루 8시간씩 봉사활동을 한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그는 “교회 행사 때문에 빠진 것밖에 없다”고 말했다. 신씨의 봉사활동은 점심과 목욕, 머리손질, 교육 등을 위해 복지회관을 찾는 노인 600여명을 안내하고 도움을 주는 것이다. 신씨는 “홀로 사는 노인들에게 한 끼 1000원 하는 점심이 인기 있다”며 “식사하려고 오는 300여분을 안내하느라 오전에는 정신이 없다”고 했다. 복지관에서 운영하는 교육 프로그램을 안내한 뒤 프로그램을 선택하는 데도 도움을 준다. 그는 “오랜 봉사로 차밍댄스, 웰빙댄스, 요가 등 건강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한글, 교양한문 등 교육과정 학습 내용을 모두 꿰뚫고 있다”고 넌지시 자랑했다. 신씨는 처음 복지회관을 찾는 노인에게 편안하고 자상한 안내자이자 복지회관에서 발생하는 다툼을 해결하는 중재자이기도 하다. 공무원에게 욕설을 퍼부으며 항의하는 노인들을 달랜다. 힘들지 않으냐는 질문에 그는 “오랫동안 계속해 온 일이라 몸에 배 괜찮다”며 환하게 웃었다. 이처럼 신씨가 오랜 세월 자원봉사를 할 수 있는 것은 건강 덕분이다. 신씨의 건강관리법은 규칙적인 생활과 감사하는 마음이다. 새벽 3시 30분 일어나 한 시간 동안 체조하고 가벼운 운동으로 몸을 푼다. 주 5일 15분 걸어서 복지회관으로 출근한다. 걸어서 퇴근한 뒤 음악을 틀어 놓고 한국무용 등을 추며 건강을 관리한다. 가장 큰 건강 비결로 신씨는 “항상 감사하는 마음으로 즐겁게 봉사하며 긍정적인 마음가짐을 갖는 것”이라며 “스트레스가 쌓이면 몸과 마음이 모두 망가지기 때문”이라고 했다. 다섯 자녀를 둔 신씨는 장애 3급의 두 살 연하인 아내와 산다. 자녀들은 건강을 우려해 봉사활동을 만류하지만 신씨는 “나태해질 수 있어 봉사를 그만둘 생각이 없다”고 한다. 그의 새해 소망도 ‘봉사하기’다. “건강이 허락하는 한 100세까지 봉사하고 싶습니다.” 글 사진 남상인 기자 sanginn@seoul.co.kr
  • 90대 자원봉사자 신봉섭 씨, 누적 봉사 3만시간 돌파…경기도 내 최고령

    90대 자원봉사자 신봉섭 씨, 누적 봉사 3만시간 돌파…경기도 내 최고령

    “남을 위해 애쓰고 희생하는 봉사는 결국 나를 위한 일이기도 합니다. 여태껏 내가 건강을 유지해 온 건 항상 즐거운 마음으로 봉사했기 때문입니다.” 21년째 경기도 안양시 만안노인복지회관에서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91세 신봉섭 씨는 4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1930년생인 신 씨는 1998년 1월 자원봉사자로 등록한 이후 21년째 봉사를 이어오고 있다. 현재 경기도 내 최고령 자원봉사자로 지난해 말 누적 봉사 3만 시간을 돌파했다. 2015년 경기도 자원봉사센터로부터 누적봉사 2만 시간 이상의 봉사자에게 주어지는 도자봉 인증패를 받은 지 6년 만이다. 지난 20일 기준 총 3만 500시간을 기록, 경기도 내에서 다섯 손가란 안에 든다. 90대 초반 고령에도 정정한 신 씨는 매일 이른 아침이면 걸어서 15분 거리의 노인복지회관으로 향한다. 주말을 제외하고 주 닷새 동안 하루 8시간 봉사활동을 20년째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그는 “교회 행사 때문에 빠진 것을 제외하곤 하루도 봉사활동을 거른 적이 없다”고 말했다. 7시 40분경 복지회관에 도착하면 잠시 숨을 고르고 8시부터 하루 봉사를 시작한다. 점심과 목욕, 머리손질, 교육 등을 위해 복지회관을 찾는 노인 600여명의 편의를 돕고 질서유지와 안내를 맡고 있다. 신 씨는 “주변에 홀로 사는 노인들에게 한 끼 1000원하는 점심은 음식도 좋아 인기가 높다”며 “매일 식사를 하려고 방문하는 300여분을 안내하느라 오전엔 정신이 없다”고 말했다. 지난해까지는 올해부터 유료화한 목욕탕 입장권을 나눠주기도 했다. 노인복지관에서 운영하고 있는 교육프로그램을 수강하려는 노인들에게 교육 안내도 담당하고 있다. 그는 “오랜 봉사로 차밍댄스, 웰빙댄스, 요가 등 건강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한글, 교양한문 등 교육과정 학습 내용을 모두 꿰뚫고 있다”고 넌지시 자랑한다. 처음 이곳을 찾는 노인에겐 신씨는 매우 편안하고 자상한 안내자이다. 또 복지회관에서 발생하는 온갖 다툼을 해결하는 중재자이기도 하다. 복지관 업무에 불만이 있어 공무원에게 욕설을 퍼부으며 항의하는 노인을 달래고 누그러뜨려 일을 원만히 처리하는 역할도 한다. 힘들지 않느냐는 질문에 “20여년 넘게 계속해온 일이라 몸에 배 괜찮다”며 환하게 웃는다.이처럼 신씨가 오랜 세월 하루 꼬박 자원봉사를 할 수 있는 것은 모두 건강 덕분이다. 그는 먼 거리는 아니지만 매일 왕복 30여분을 걸어서 출퇴근하고 있다. 새벽 3시 30분 기상, 1시간 동안 체조로 몸을 풀고 가벼운 운동으로 하루일과를 시작한다. 퇴근 후에도 음악을 틀어놓고 홀로 댄스스포츠와 한국무용을 하며 규칙적으로 건강을 관리하고 있다. 하지만 그는 “항상 감사하는 마음으로 즐겁게 봉사하며 노인들과 교류하는 것이 가장 큰 건강비결”이라고 소개하며 “스트레스가 쌓이면 몸과 마음이 모두 망가져 긍정적인 마음가짐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20여년전 퇴직 후 무릎이 아파 복지회관을 찾은 게 신 씨가 자원봉사를 시작한 계기가 됐다. 그는 “복지관을 찾은 노인들이 먼저 치료를 받기 위해 다투어 2층 진료실로 뛰어올라가는 모습이 위태로워 보였다”며 “관계자에게 이를 개선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상황이 바뀌지 않아 직접 질서유지에 나서게 됐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처럼 그가 모든 일을 그냥 보아 넘기지 않은 것은 오랜 군생활에서 얻은 올곧은 생활태도와 적극적인 성격 때문이다. 당시 중학교 5학년(현 고등학교 2학년)때 학도병으로 6.25전쟁에 참전했던 그는 장교시험을 거쳐 소위로 임관, 17년간 군생활을 마치고 대위로 전역한 참전용사다. 신씨는 자원봉사를 하면서 수많은 표창을 받았다. 국무총리 표창(2011년)을 비롯 도지사 표장(2003년), 안양시 자원봉사왕(2007년), 경기도 금자봉(2011년) 등을 수상했다. 게다가 억대 기부자로 안양시로부터 감사패를 받기도 했다. 안양시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기부의 날을 제정해 해마다 행사를 개최한다. 신씨는 2014년 11월 3일 첫 안양시 기부의 날 행사에서 그동안 자원봉사한 공을 인정받아 억대 기부자로 감사패를 받았다. 당시 신 씨의 자원봉사 누적시간은 2만 756시간(2014년 9월 30일 기준)으로 최저임금(5210원)으로 환산하며 억대가 넘는 기부를 한 셈이다. 보람과 사명감이 있는 신 씨는 계속 자원봉사를 하려고 하지만 자녀들 걱정은 크다. 다섯 자녀를 둔 신씨는 장애 3급 판정을 받은 두 살 연하의 아내와 단둘이 살고 있다. 자식들은 아버지의 건강이 걱정돼, 몸이 불편한 어머니를 보살피라며 자원봉사를 만류하고 있다, 하지만 신 씨는 “일을 그만두면 나도 아내도 나태해지고 게을러 질 수 있어 봉사를 계속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국가관이 남다른 참전용사 신 씨는 “60대부터는 나눠주고 90대부터는 국가와 민족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라며 “건강이 허락하는 한 100세까지 봉사를 이어가고 싶다”고 새해 소망을 밝혔다. 글·사진 남상인 기자 sanginn@seoul.co.kr
  • 고전과 창신이 농울치는 모국어의 연금술사

    고전과 창신이 농울치는 모국어의 연금술사

    내 기억에 이근배 선생은 신춘문예 다관왕으로 가장 선명하다. 신춘문예는 그때나 지금이나 모든 문청들의 최고 로망이다. 선생을 이야기할 때마다 늘 따라다니는 이 화려한 이력은, 한국문학사 전체에서 한 천재 시인의 탄생을 예고한 전무후무한 기록임에 틀림없다.●천재 시인의 탄생 서울신문 신춘문예 시조 부문에 ‘벽’으로 당선된 1961년 경향신문 시조 ‘묘비명’으로 2관왕에 올랐다. 이듬해 동아일보(시조 ‘보신각종’)와 조선일보(동시 ‘달맞이꽃’), 1964년엔 한국일보(시 ‘북위선’) 신춘문예에 줄줄이 당선됐다. 다른 신인상까지 살피면 그 숫자는 훨씬 더 불어난다. 선생은 약관의 나이인 1960년 3월에 시집 ‘사랑을 연주하는 꽃나무’를 냈다. 표지는 빨간 빛깔이고 속표지에는 스무 살 ‘청년 이근배’의 사진이 수줍게 들어 있다. 1960년 3월 25일 출간이니까 4·19혁명 한 달 전쯤이다. 서문은 미당 서정주가 썼는데 은사로서 제자에게 따뜻한 격려를 보내고 있다. “경자년(庚子年) 3월 3일”에 썼으니 미당 서문도 곧 회갑을 맞는 셈이다. 이근배 선생은 백지를 꺼내더니 붓펜으로 멋있게 ‘回榜宴’이라고 썼다. 회방연이란 예전에 과거에 급제한 지 예순 돌을 기념하는 잔치를 이르던 말인데, 면앙정 송순이 회방연을 치렀다고 한다. 말하자면 올해는 첫 시집이, 내년은 신춘문예 등단이 회방연을 맞는 셈이다. 선생은 1940년 충남 당진에서 태어났으니 올해 여든하나이다. 하지만 여전히 열정적인 활동으로, 누구보다도 정확한 기억으로, 내내 자신이 걸어온 한국문학의 숲길을 풍요롭게 열어 보여 주었다. ●이근배 시의 뿌리, 아버지 이근배 선생에게 아픈 가족사가 있었고 그것이 선생 시의 원형이 됐다는 것은 알 만한 분들은 다 아는 사실이다. 선생은 일제강점기 사회주의 운동에 몸담았던 아버지에 대해 깊은 자랑과 연민과 원망을 동시에 가지고 살아왔던 것이다. 김종길 시인은 “일제강점기부터 ‘사상가’였던 부친에 대한 이 시인의 ‘아버지 콤플렉스’가 그로 하여금 조국 분단의 비극을 유난히 뼈저리게 겪게 했을 것”이라고 말한 적이 있는데, 선생은 최근에 그 ‘사상가’ 아버지를 독립운동가 유공자로 신청해 놓았다. “할아버지는 유학자셨고 아버지는 독립운동가셨어요. 당시 국내에서 활동하던 독립운동가는 사회주의 계열이 많았습니다. 아버지께는 독립운동 근거 자료가 워낙 많아 인정받으실 거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제 와서 신청을 겨우 했으니, 그동안 자식 노릇 제대로 못했던 거지요.” 소년 근배에게 아버지는 “내가 태어나기 전부터/나라 찾는 일 하겠다고/감옥을 드나들더니 광복이 되어서도/집에는 못 들어오는”(‘자화상’) 분이셨다. 선생은 자신의 ‘자화상’을 전문 암송하면서 탄복할 만한 기억력을 다시 보였다. 당연히 어머니는 “사상가의 아내가 되어서/잠 못 드는 평생”(‘냉이꽃’)을 보내셨을 것이다. 그리고 기억나는 대로 이근배 선생과 가까웠던 세 분을 여쭈었다. 공초 오상순, 미당 서정주, 무산 조오현이다. 두 분 스승에 대한 애착과 오현 스님에 대한 애틋함이 큰 울림으로 다가온다. “공초는 무장무애, 미당은 천의무봉, 오현은 능소능대였어요. 공초 선생은 제게 정말 많은 사랑을 주셨어요. 그분이 남기신 ‘앉은 자리가 꽃자리니라’와 ‘자유가 나를 구속하는구나’ 하는 말씀은 지금도 ‘우주의 지휘자’로서 그분을 기억하게끔 해줍니다. 문학사에서 그동안 저평가됐는데, 유 교수 같은 분이 정확하게 평가해 주었으면 좋겠어요.” 공초가 지어 준 이근배 선생의 아호 ‘사천’(沙泉)은 ‘오아시스’라는 뜻이다. 시인은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당선됐을 때도 이 이름을 썼다. ‘사천’은 이근배 시의 본령을 풀어 가는 데 상징적 열쇠가 돼 준다. 스스로도 “사막 같은 세상을 잘 건너가라고?/오아시스 같은 사람이 되라고?”(‘사막 타클라마칸’)라고 노래한 바 있듯이, 그의 시는 사막의 오아시스처럼 불우한 역사에서 솟구쳐 오른 모국어의 샘이었기 때문이다. “미당 선생은 한국어가 어떻게 그리 아름답고 풍부할 수 있는지를 보여 준 살아 있는 현대시의 고전이지요. 제가 선생님 돌아가시고서 쓴 조시가 ‘미당경전’이에요. 한번 읽어보시겠어요?” 작년에 펴낸 시집 ‘대백두에 바친다’에 실린 ‘미당경전’에서 선생은 21세기 첫 성탄전야에 돌아간 미당을 그리워하는 음성을 처연하고도 감동적으로 들려주었다. 스승의 시를 ‘경전’으로까지 명명하는 선생의 마음이 애잔하게 다가온다. 그러고 보니 미당과 사천은 등단작 제목이 같다. 1936년에 미당도 신춘문예에 ‘벽’으로 당선했으니 말이다. 스승과 제자는 나이도, 신춘문예 등단도, 모두 스물다섯 터울이다.●이근배 시의 메타포, 벼루 이근배 선생은 시를 일러 “사람의 생각이 우주의 자장을 뚫고 만물의 언어를 캐내는 것”이라고 정의한 바 있다. 그렇게 커다란 스케일과 촘촘한 밀도로 쓰인 그의 시는 사라져버린 것들의 아름다움을 온고지신의 정신으로 되살리면서 펼쳐져 왔다. 그 은유적 육체를 시인은 ‘벼루’에서 찾아냈는데, 아닌 게 아니라 단단한 돌의 질감과 예술적 조형미를 아울러 갖춘 벼루는 이근배 시의 상징적 메타포로 충분할 것 같다. “할아버지 방에서 나오던 먹 냄새가 원체험이지요. 저는 불가사의한 신의 예술품이라고 할 수밖에 없는 우리나라 옛 벼루를 비롯한 선현들의 유묵 또는 청자, 백자 등 유물들을 만날 수 있었던 것에 지금도 감사하고 있습니다.” ‘연벽’(硯癖)이라는 말도 있듯이 선생은 세계 제일의 벼루 컬렉터로 유명하다. ‘시행일여’(詩行一如)라고 했거니와 ‘연행일여’(硯行一如)라도 되는 듯이 선생은 벼루에서 삶과 우주, 시간과 예술을 바라본다. 귀하기 짝이 없는 수백 년 묵은 벼루들을 낱낱이 보여 주면서 스스로도 예술가로서의 존재 방식을 묻고 있는 듯했다. ●대한민국예술원 원로들에 대한 예우 지난해 말 선생은 제39대 대한민국예술원 회장으로서 임기를 시작했다. 시인으로는 조병화 선생에 이어 두 번째이고 문인으로 치면 일곱 번째다. “1964년 탄생한 대한민국예술원은 김동리 선생이 추진해 만든 국가기관입니다. 누가 변형시키거나 축소할 수 없지요. 회원 수는 100명으로 정해져 있어요. 이분들은 평생을 예술에 헌신해 온 원로이지만 여전히 쟁쟁한 현역들입니다. 이분들이 국가 위상을 높이는 실질적 역할을 하도록 예술원에 대한 예우 제고가 필요합니다.” 예술원 차원에서 추진해야 할 일에 대한 계획도 촘촘하게 세웠다. “제 임기 동안 ‘회원’이라는 명칭을 ‘종신회원’으로 바꾸고 국가적 차원의 예우를 통해 예술원의 위상을 높여 가려고 합니다. 또 예술원 단독 청사 입주를 꾀해 보려고 해요.” 예전에 “남들이 막장에 들어가 모국어의 보석을 캘 때 갱구 앞에서 부스러기 돌이나 줍고 있었다”(‘문학적 자전’)라고 겸손해한 그였지만, 이제는 그 선두에 서서 예술의 도약을 꿈꾸는 역할을 맡게 됐다. 그리고 선생은 개인적으로도 고향 당진에서 ‘이근배문학관’을 세우기로 했다고 귀띔해 주었다. 그곳이 우리 문학의 분열을 통합하는 큰 둥우리가 되리라 상상해 본다. 그러고 보니 선생의 시는 순수나 참여를 주장하지 않으면서도, 꼬리에 꼬리를 물고 흘러가는 우리나라의 산수를 빼닮지 않았는가. 선생은 ‘추사를 훔치다’(2014)에서 성현과 예인들의 흔적을 통해 공동체적 기억을 통합적으로 구축했는데, 거기서도 지금은 사라져간 것들의 품격과 위의를 통해 한국문학의 모뉴멘트를 이루어 가려는 의지를 강렬하게 보여 주지 않았던가. 만물의 언어를 캐내는 일을 시라고 했던 이근배 선생은 스스로도 “스며 나오는 전시대의 전아한 향기, 한지에 진한 먹으로 쓰이고 몇 세대를 넘겨도 여전히 오히려 더욱 은근하게 풍겨오는 선비 시절의 문향”(김병익)을 선사해 왔다. 비록 “글자를 읽을 줄도 모르고/붓을 잡을 줄도 모르면서/지가 무슨 연벽묵치라고/벼루돌의 먹 때를 씻는 일 따위에나/시간을 헛되이 흘려버리기도 하면서”(‘자화상’) 살아왔다고 고백했지만, 우리는 선생이 서재인 ‘신연재’(神硯齋)에서 더 웅숭깊어진 이근배 문학을 완성해 갈 것이라고 믿는다. 고전(古典)과 창신(創新)이 힘차게 농울치는 모국어의 연금술을 보여 주면서 말이다. 문학평론가·한양대 교수
  • 코레일 용산개발 법인세 9000억원대 돌려받는다

    코레일(한국철도공사)이 용산역세권 개발사업을 놓고 세무당국과 벌인 법인세 소송에서 6년 만에 최종 승소하면서 9000억원에 달하는 세금을 환급받게 됐다. 소송을 통해 돌려받는 법인세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대법원 3부(주심 이동원)는 코레일이 대전세무서를 상대로 낸 ‘법인세 경정 거부처분 취소소송의 상고심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3일 밝혔다. 법인세 경정이란 법인세를 다시 계산해 달라는 뜻이다. 일반적으로는 ‘감액’의 의미로 쓰인다. 코레일은 2007년 삼성물산 등 26개 법인으로 구성된 드림허브컨소시엄과 서울 용산역세권 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 시행 관련 협약을 체결한 뒤 2011년까지 다섯 차례에 걸쳐 드림허브 측에 8조원 규모의 사업 부지를 매각했다. 이 과정에서 코레일이 세무당국에 낸 법인세는 약 8800억원이다. 법인세법은 소득이 없더라도 권리가 확정되면 소득이 실현되는 것으로 보고 과세소득을 계산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하지만 2013년 4월 용산 개발사업이 중단되면서 토지 매매계약도 해제됐다. 이에 코레일은 세무당국을 상대로 “계약이 적법하게 해제된 만큼 세금을 환급해 달라”고 요구했으나 거부당하자 조세심판원을 거쳐 소송을 냈다. 1·2심은 “드림허브 측의 채무 불이행을 이유로 협약이 해제된 것은 적법·유효하다”면서 코레일 측 손을 들어줬다. 2018년 드림허브 측이 관련 민사소송에서 패소하면서 국세청이 같은 해 8월 법인세 경정금액(약 7060억원)을 코레일 측에 환급해줬다. 이번 대법원 판결로 1600억원가량의 환급가산금을 추가로 물어 주게 됐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18만~33만 시간이 덤으로, ‘80%의 행복’과 ‘고독력’ 키우자

    18만~33만 시간이 덤으로, ‘80%의 행복’과 ‘고독력’ 키우자

    공동 저자의 면면을 보자. 오영수 김·장 법률사무소 고문, 이수영 중앙노동위원회 사무처장, 전용일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 신재욱 에프엠 어소시에이츠 대표 컨설턴트 등이다. 경제학과 경영학, 행정학을 전공한 이른바 ‘가방 끈 긴’ 이들이다. 공직이나 연구소 근무 경력에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에게 사사한 이도 있다. 저자들의 이력만 보면 재무 설계에 치우친 딱딱하고 무거운 책이란 선입견을 갖게 한다. 그런데 서문을 봐도 그렇고, 책 곳곳에 숨겨놓은 영화, 예를 들어 ‘창문을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과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등 영화 안내 등 딱딱함을 벗어나려고 애를 쓴 흔적이 뚜렷하다. 고령사회에 어울리는 행복의 항해도라고 저자들이 표현한 ‘백세시대 생애설계’(박영사 발간)다. 생애설계에 필요한 것은 재무적 측면과 비재무적 측면의 균형이라고 저자들은 주장한다. 먼저 재무적 측면으로는 지속적인 일자리, 다층 연금체계 구축, 든든한 자산관리를 준비해야 한다. 비재무적 측면에서 삶의 보람을 찾으려면 풍성한 대인관계, 다양한 활동을 준비해야 하며, 노후 건강을 위해서는 육체적 건강은 물론 정신적 행복감도 고루 갖춰야 한다. 이 책은 다양한 문헌과 통계, 사례를 활용해 행복한 100세 시대를 위한 구체적 실천전략을 7개 분야로 나눠 제시한다. 첫째 은퇴를 늦추고 가능한 한 오래 일하도록 해야 한다. 일은 재무적 측면에서 노후복지나 생활안정에 도움도 주지만 일 자체에서 의미와 보람을 찾고, 사회적 관계를 지속하게 하며, 건강을 유지하게 하기 때문에 생애설계에서 특히 중요하다고 저자들은 강조했다.둘째 은퇴 후에도 오래도록 기본 생활을 유지하려면 공적 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 등 중층적 소득보장 체계를 갖춰야 한다. 우리나라는 국민연금 등 공적 연금제도가 선진국보다 뒤늦게 도입되고, 급여 수준도 낮으므로 퇴직연금과 개인연금 등으로 보완해야 한다. 부부의 평생 월 평균 적정 생활비를 243만원으로 상정하고 평생 생활설계표를 스스로 짜보라고 방법을 제시한다. 셋째 은퇴 후 자산관리 또한 중요하다. 특히 노후에는 큰 손실을 만회할 기회가 주어지지 않으므로 각종 사기와 술수에 넘어가지 않아야 하고, 수익성과 과세 요건을 고려해야 하며, 긴급한 상황에 대비한 유동성도 갖춰야 한다고 조언한다. 그리고 정기보험, 실손의료보험, 치매보험 등을 통해 질병 리스크에 대응하고, 갑작스러운 사망 등에 대비해 증여와 상속 계획을 미리 세우라고 권한다. 넷째 충만한 행복감은 인생 2막의 요체다. 1970년 기대 평균 수명 62.1세가 2017년 82.7세로 늘어 20년 6개월, 약 18만 시간이 덤으로 주어졌다. 100세까지 산다면 33만 시간을 더 선물 받는다. 선택과 준비, 실천에 따라 노후를 행복하게 보낼 수도, 불행하게 보낼 수도 있다. 저자들은 노후의 충만한 행복을 위해서는 긍정적 마음을 갖고, 몰입할 수 있는 활동을 찾으며, 80%의 행복에 만족할 줄 알아야 하며, 긍정적 관계를 만드는 삶을 살라고 권유한다.다섯 째 은퇴 후에도 든든한 사회적 관계가 절실하다. 은퇴하고 나면 직장을 중심으로 한 공적 관계망이 사라지고 친구 등 친밀 관계망과 가족 관계망만 남는데 부부끼리 존중과 배려, 사랑을 기반으로 소통을 잘해나가고, 친구나 지역사회 공동체를 기반으로 한 사회적 관계 형성을 통해 외로움을 극복하는 한편 꾸준한 독서와 사색, 산책 등을 통해 ‘고독력’을 키우라고 조언한다. 여섯 째로 다양한 여가활동으로 삶의 보람과 의미를 넓히는 노력 역시 필요하다. TV 시청이나 등산만으로 보내지 않고 취미활동, 예술문화활동, 자원봉사활동 등 경력을 쌓으며 성취감을 느끼는 일을 통해 타인과의 관계망도 한껏 넓히라는 주문이다. 마지막으로 건강한 노후와 웰다잉의 준비다. 노화를 자연스러운 과정으로 받아들이고, 긍정적 마음, 스트레스 관리, 적정한 운동, 건강한 식습관, 정기적인 건강 검진 등을 반드시 해야 한다. 나아가 아름다운 이별을 위해 죽음을 준비하는 교육을 받고, 연명의료 거부 의향서 및 자신의 장례와 유산 정리 등에 대한 엔딩노트를 미리 작성할 것을 권한다. ‘다 아는 얘기’다 싶다가도 한 번쯤 정독하며 스스로가 누락한 것은 없는지 돌아보게 만들어졌다. 욕심을 더 낸다면 가벼운 영화 대신 인문학이나 정신건강학에서의 은퇴, 인생 2막, 죽음에 대한 연구 결과 등을 톺았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점이다. 조금 더 독자가 손을 뻗을 수 있도록 표지 디자인이나 꾸밈새에 신경을 쏟았더라면 하는 아쉬움도 남는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경찰, ‘신종 코로나’ 환자 개인정보 유출사건 수사 착수

    경찰, ‘신종 코로나’ 환자 개인정보 유출사건 수사 착수

    경찰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환자의 개인정보가 담긴 공문서가 유포된 사건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청은 보건복지부가 지난달 31일 수사 의뢰한 해당 사건을 세종지방경찰청에 배당했다고 1일 밝혔다. 경찰청 관계자는 “복지부가 전날(지난달 31일) 수사를 의뢰해 곧바로 세종경찰청에 배당했다”면서 “관계자 등을 불러 진술을 듣는 등 수사를 시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30일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다섯 번째 확진자의 개인 정보가 기재된 문서를 찍은 사진이 여러 장 올라왔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 접촉자 관련 보고’라는 제목의 이 문서에는 확진 환자와 이 환자의 접촉자에 관한 정보가 상세히 적혀 있다. 특히 확진자가 중국에서 체류한 기간과 신고한 방법, 능동감시 경과 등이 모두 포함돼 있었다. 접촉자의 경우에는 확진자와 동행한 일상생활 내용이 묘사됐다. 이 문서는 서울 성북구보건소에서 작성한 것으로 확인됐다. 보건복지부 산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중앙사고수습본부’는 전날 브리핑에서 문서 유출과 관련해 경찰청에 수사를 의뢰하겠다고 밝혔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사설] 뒷북인 WHO 비상사태 선포, 정부는 중국여행 자제 강력 권고해야

    세계보건기구(WHO)가 30일(현지시간) 세계로 확산되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와 관련해 6번째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선포했다. 앞서 WHO는 ▲신종 인플루엔자(2009년) ▲소아마비ㆍ서아프리카 에볼라(2014년) ▲지카 바이러스(2016년) ▲키부 에볼라(2019년) 등 다섯 번에 걸쳐 PHEIC를 선포한 바 있다. WHO는 의료체계가 취약한 국가로 확산할 우려로 이같은 결정을 내렸지만, 여행과 교역을 막지는 않았다. WHO의 이번 비상사태 선포는 지난해 12월 중국 우한에서 첫 발생 사례가 나온 이후 중국은 물론 18개 국에서 감염자가 발생한 터라 뒷북 대응이라는 비판이 적지않다. WHO 수장인 게브레예수스 사무총장는 비상사태를 선포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도 “중국에 대한 불신임 투표가 아니다”며 중국에 대한 배려를 잊지 않았다. 지난해 12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첫 발생한 이후 WHO의 굼뜬 행보는 이해하기 어렵다. WHO는 지난 22일 뒤늦게 첫 긴급위원회를 소집하더니 비상사태 선포를 유예했다. 당시 중국에서 인구이동이 최대수준인 춘제(春節)를 앞둔 상태라 대규모 전염이 우려되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WHO가 이번 사태에 우왕좌왕하며 실기했음이 분명하다. 중국내 감염증 확진자와 사망자 수도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에 따르면 어제 0시 기준 사망자수는 213명으로 전날 170명보다 43명 증가했다. 확진자 수도 9692명으로 전날 7711명에서 무려 1981명이나 늘었다. 이런 상황에서 어제 전세기편으로 368명의 우한 교민들이 김포공항을 통해 귀국했고, 정부는 추가 전세기를 이날 보내 나머지 350여명의 교민도 귀국시킨다고 하니 교민보호 차원에서 다행이라 할 수 있다. 이들은 충남 아산과 충북 진천에서 14일간 격리 수용될 예정이다. 귀국 교민 가운데 18명이 발열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의심 증상을 보이고 있어 추가 감염자가 속출할 개연성은 높다. 어제와 그제 국내에는 7명의 추가 확진자가 나왔다. 확진자는 이제 11명인데, 이중 6번째 감염자는 첫 2차 감염 사례이고, 6번째 감염자의 가족 2명이 3차 감염자가 되었다. 6번째 감염자는 3번 확진자와 점심했던 사람이라는 점 등을 감안하면 2·3차 감염자가 아직은 방역 시스템의 통제 범위 안에서 발생했지만, 지역사회 감염이 시작된 점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일본 외무성은 31일 중국에 대한 감염증 위험정보를 상향 조정하면서 자국민에 중국 방문 자제를 권고했다. 아베 총리는 감염 의심자의 입국을 거부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이탈리아는 중국행 항공편을 전면 중단한다고 결정했다. 러시아 몽골 국경을 폐쇄했다. 중국이 우리에게 최대 관광·교역국임에는 틀림없지만, WHO가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언한만큼 정부는 국민에게 중국에 대해 강력한 여행 자제권고 등을 할 필요가 있다. 전염병 대처 과정에서 ‘늑장보다 과잉이 낫다’는 사실을 늘 염두에 둬야 한다.
  • WHO 신종 코로나 비상사태 선포 “여행과 교역 제한할 이유 없어”

    WHO 신종 코로나 비상사태 선포 “여행과 교역 제한할 이유 없어”

    세계보건기구(WHO)가 결국 국제적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WHO는 30일 오후(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 본부에서 긴급위원회를 다시 열어 논의한 결과 사상 여섯 번째로 국제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15명의 전문가로 구성된 긴급 위원회가 권고안을 냈고 중국을 직접 다녀오기도 했던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WHO 사무총장이 이를 토대로 최종 선포하기로 결정했다. 다만 WHO는 교역과 이동을 제한하는 것을 권고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국제적 비상사태) 선포의 주된 이유는 중국에서 발생하고 있는 일 때문이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도 일어나고 있는 일 때문”이라며 “이번 선언은 중국에 대한 불신임 투표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나아가 “국제적인 여행과 교역을 불필요하게 방해하는 조처가 있을 이유가 없다”면서 “우리는 모든 국가가 증거에 기초한 일관된 결정을 시행할 것을 요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WHO는 지난 22일과 23일 이틀에 걸쳐 긴급 위원회를 열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해 국제적 비상사태로 규정하지 않았다. 공식 명칭이 국제공중보건위기상황(PHEIC)인 국제 비상사태는 2005년 정비된 WHO의 국제보건규정(IHR)에 따라 질병이 국제적으로 퍼져서 다른 나라의 공중 보건에 위험이 된다고 판단될 때 선포된다. 상황이 심각하고 이례적이며, 예기치 못한 양상으로 전개되고, 첫 감염 발생 국가 이외의 공중 보건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어 즉각 국제적 조치의 조율이 필요하다고 인정돼야 한다. 이제 국제사회는 WHO의 주도 아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상대로 한 총력전 태세에 들어간다. 우선 국제적인 감염 확산 차단을 위한 공중보건 조치가 강화되고, 자금 및 의료진과 장비 등의 지원도 확대된다. 또한 발원지인 중국과 감염 확산 지역에 대한 체계적인 조사가 진행된다. WHO는 아울러 각국에 발병과 관련한 투명한 정보 제공과 감염 환자들의 격리를 요구할 수 있다. WHO는 그동안 경제적인 위험과 관광업 등 산업에 미치는 타격 등을 심사숙고해 신중하게 PHEIC를 선포해 왔다. 2000년대 초반 중국과 홍콩 등 아시아를 강타한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와 조류 독감(H5N1) 등 지구촌을 휩쓴 전염병에 대응하기 위해 PHEIC 제도를 도입한 WHO는 지금까지는 다섯 차례 국제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멕시코에서 시작돼 2만 8000여명의 사망자를 낸 2009년 돼지독감(H1N1)을 시작으로, 2014년 파키스탄 등을 휩쓴 야생형 소아마비, 2014년 서아프리카에서 창궐해 1만 1000여명의 목숨을 앗아간 에볼라에 PHEIC가 선포됐다. 2016년 소두증을 유발하며 브라질 등 중남미에서 확산한 지카 바이러스, 2018년 2200명이 희생된 콩고민주공화국의 에볼라가 뒤를 이었다. 한편 WHO는 이날 현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확진자는 7818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위건위)는 31일 0시 현재 전국 31개 성에서 ‘우한 폐렴’의 누적 확진자는 9692명, 사망자는 213명이라고 발표했다. 전날보다 확진자는 1982명, 사망자는 43명 늘어난 것이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여성 한명 한명, 이야기 움트는 책방의 봄

    여성 한명 한명, 이야기 움트는 책방의 봄

    가족이지만 몰랐던 ‘엄마’의 역사 주목 여성 자서전 출판사 ‘허스토리’로 시작 더 자유롭게 생각 나눌 공간 ‘책방’ 꾸려 다양한 사람들 만나며 ‘이어진다’ 느껴 4월부터 회원제로 운영 ‘또다른 봄’으로 편하면서도 때론 급진적인 이야기 기대“모든 여성의 이야기는 역사다.” 시작은 세상 모든 여성들의 자서전을 만드는 거였다. 주변에서는 아버지의 자서전은 왜 안 만드냐고 했다. ‘시각이 협소하다’는 충고를 들었다. 답답했다. 남자들의 이야기를 세상에 더 보탤 생각이었다면 출판사의 이름도 ‘허스토리’(herstory)라고 짓지는 않았을 거다. 그런 이야기를 들을수록 기존 역사에서 배제돼 좀처럼 드러나지 않은 여자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는 생각은 단단해졌다. ‘엄마’라고 불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책으로 펴내는 일을 하는 동안 여성의 서사에 대한 관심은 커졌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페미니즘 서점도 차리게 됐다. ‘다른 방식으로 세상을 볼 수 있는 시각을 키워 주는 책방’, ‘지금과는 다른 봄이 움트는 책방’이라는 의미를 담아 이름을 ‘달리, 봄’이라 지었다. 서울 관악구 봉천동에 자리잡은 작은 책방 ‘달리, 봄’을 이끄는 류소연 대표와 주승리 팀장의 이야기다.두 사람은 같은 대학에서 역사학을 전공하면서 인연을 맺었다. 두 사람 모두 거시적인 역사보다는 사람들의 구체적인 삶 속에서 의미를 찾는 쪽에 더 관심이 많았다. 학교에서 따로 구술사를 가르치지는 않았지만 개인적으로 강좌를 듣고 직접 사람들을 인터뷰하면서 공부를 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구술 인터뷰를 통해 기록한 자서전을 출판하거나 자서전 교육을 하는 ‘허스토리’는 2016년 그렇게 탄생했다. 이듬해 여성들의 다채로운 이야기를 손으로 만지고 눈과 입으로 읽을 수 있도록 책방 ‘달리, 봄’의 문도 열었다. 두 사람의 표현에 따르면 출판사와 책방을 운영하는 건 “여성들의 각기 다르고 구체적인 이야기를 모으고 드러내는 일”이다. 두 사람이 페미니즘을 적극적으로 실천하는 방식이기도 하다. 봄을 기다리며 지난해와는 또 다른 새로운 ‘달리, 봄’을 꿈꾸고 있는 두 책방지기를 만났다. -‘페미니즘 서점’을 표방하고 책방 문을 열게 된 이유는요. 주승리 저희가 하던 일이 구술사와 관련한 자서전 작업이었으니까 처음엔 ‘생애사 서점’ 혹은 ‘구술사 서점’을 해볼까 했었어요. 류소연 ‘여성 생애사 서점’이라고 하고 싶었는데 어렵고 와닿지가 않더라고요. 주승리 생각해 보면 저희가 하는 전반적인 일들이 페미니즘의 한 활동이라고 생각했어요. 더군다나 저희가 책을 다루는 사람들이다 보니 서점이 가장 이상적인 공간이라고 생각했고요.-출판사 ‘허스토리’에서는 주로 어떤 작업을 하고 계신가요. 류소연 초반에 집중적으로 하려고 했던 작업은 사람들의 신청을 받아 인터뷰를 통해 주로 어머니들의 생애사를 출판물로 제작하는 거였어요. 여성은 나이가 들수록 엄마가 될 것을 요구받잖아요. 사람들이 보통 나이든 여성을 보면 자연스럽게 ‘어머님’이라고 부르기도 하고요. 문득 의문이 들었어요. 왜 여성들은 다 어머니라고 불려야 할까. 왜 어머니가 되기를 강요받을까. 이런 생각을 하면서 엄마라고 불리는 사람들의 역사를 쓰는 일을 해 보자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는 여성들의 역사가 좀더 구체적인 범위에서 쓰이기를 바랐는데, 사람들의 말을 기록하지 않으면 이들이 어떻게 살아왔는지 알 수 없잖아요. 그게 매력적이더라고요. 류 대표와 주 팀장은 각각 외할머니와 어머니를 인터뷰하면서 여성의 생애를 기록으로 남기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생각하게 됐다고 한다. 나와 가장 가까운 가족이지만 한 번도 들어 보지 못한 이야기를 마주한 순간 어머니와 그 어머니의 어머니들이 겪은 구체적인 감정이 와닿았다고. 특히 때를 놓치면 그 세세한 역사들이 공중으로 흩어진다는 사실에 자서전의 중요성을 남다르게 여기게 됐다. -여성의 생애사를 남기는 일은 어떤 점에서 중요한가요. 주승리 여성 어르신들을 인터뷰할 때 가장 먼저 듣는 말이 ‘나는 할 말이 없어’예요. 이 말이 이분들에게 말할 수 있는 자리가 없었다는 것을 보여 준다고 생각해요. 저희 어머니만 해도 제가 여쭤 보기 전에 누군가 어머니에게 어떻게 살아왔는지 물어본 적이 있었을까 싶어요. 저는 저희 아버지의 역사는 이상하리만큼 다 알고 있거든요. 아버지가 어떤 일을 했고 어떻게 지냈는지도 다 아는데 어머니의 이야기는 왜 몰랐을까요. 그게 어떻게 보면 보편적으로 누가 물어보지 않았기 때문이겠죠. 그들에게 발언권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요. 그런 이야기들을 듣고 기록으로 남기는 게 언어의 권력을 갖게 하는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류소연 저는 여성들의 경험이 언어화되지 않았다고 생각해요. 지금 페미니즘 운동에서는 젊은 여성들의 목소리가 많이 부각되고 있는데 그걸로는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왜냐하면 여성들이 다 같지 않잖아요. 세대도 다르고 계층도 다르고요. 다른 것들을 드러내기 위해서는 한명 한명의 구체적인 이야기를 많이 드러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중에서도 특히 자기가 말할 수 없는 사람들이 장년층과 노년층의 여성이라는 생각이 들거든요. 그래서 그분들의 경험을 듣고 기록하는 일이 그분들의 경험을 언어화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2016년 강남역 살인 사건과 2018년 ‘미투’ 운동 이후 사회가 여성의 목소리에 주목하고 있지만 여전히 부족할 때가 많다고 느낍니다. 이런 상황에서 여성의 서사가 중요한 이유를 짚는다면요. 류소연 ‘여성의 서사가 중요하다’는 말은 사실 그동안 얼마나 여성이 부차적인 존재로 취급됐는지를 드러냅니다. 이전까지 ‘남성 서사’라는 말은 존재한 적이 없는데, 여성은 ‘인간’이 아니었기 때문이죠. ‘여성의 서사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하기 이전에 이미 여성들은 말을 하고 있었습니다. 스스로 존재하고 말하기를 주저하거나 두려워하지 않는, 자신의 언어를 가진 여성들의 이야기는 이미 터져 나오고 있고, 이미 세상에 나온 이야기를 없게 만들 수는 없어요. 그것이 더 많은 각기 다른 여성의 이야기가 드러나야 하는 이유입니다. 사실 ‘달리, 봄’은 책을 판매하는 일뿐 아니라 여성의 목소리와 이야기를 드러내는 여러 모임을 기획하는 데도 노력을 쏟고 있다. 저자 특강을 비롯해 자신의 역사를 되짚어 보는 글쓰기 워크숍, 여성주의 교육, 여성 가수들의 공연까지 여성들이 연대할 수 있는 시간을 꾸준히 마련하고 있다. 최근에는 2015년 페미니즘 붐이 일어난 ‘페미니즘 리부트’ 이후 달라진 자신의 삶에 대해 이야기하는 ‘메갈리아 비포 애프터 경연대회’를 열어 참석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메갈리아 비포 애프터 경연대회’라는 행사는 어떻게 기획하게 됐나요. 참석자들의 반응도 궁금합니다. 류소연 페미니즘 리부트 이후 ‘나’와 ‘우리’의 삶이 얼마나 달라졌는지 생각하면 좌절감이 느껴질 때가 있잖아요. 특히 지난해 설리씨와 구하라씨가 세상을 떠난 뒤 더욱 그랬죠. 그래도 (페미니즘 붐이 일어난 지) 4년 정도 지났는데 길게 보면 그동안 많은 것이 바뀌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서로 그 점에 대해 말해 보면서 다독이는 시간을 갖고 싶었어요. 중간중간 어쩔 수 없이 눈물이 터지는 순간들도 있었는데 서로 위로하면서 뜻깊은 시간을 보냈던 것 같아요. 기억에 남는 건 참석자 중 한 분이 ‘내가 페미니즘 리부트 이후 승리했다고 느낀 순간과 패배했다고 느낀 순간’에 대해 각각 ‘친구가 줄었다’, ‘친구가 줄었다’라고 답변하셨는데 그 말에 많이 공감했어요. 저도 책방을 한 이후로 내가 너무 소모된다고 느껴지거나 불편한 인연은 정리하게 됐거든요(웃음). 한편으로는 책방과 출판사를 통해 다시 연결되는 사람이 생겨났고요. -책방에서 주최하는 프로그램을 통해 다른 여성 단체나 모임, 활동가들과 협업을 많이 할 것 같아요. 류소연 정말 기뻐요. 평소 존경하던 분들을 모시고 행사를 함께할 수 있어서 마치 ‘성덕’(성공한 덕후)이 된 느낌이에요(웃음). 다른 페미니스트 여성 동료들을 만나게 된다는 건 저희가 일을 하면서 얻게 되는 가장 큰 자산이죠.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값진 선물이라고 생각합니다. 저희가 책을 다루는 일을 하면서 공간을 운영하고 있기에 다양한 협업이 가능한 구조인 것 같아요. 앞으로도 의미 있는 연대 활동과 협업을 해 나가고 싶어요. 주승리 그리고 새로운 분들을 만나면서 ‘이어진다’는 느낌을 많이 받아요. 저희가 출판사를 처음 시작했을 땐 사무실에서만 저희들끼리 이야기하고 뭔가 갇혀 있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거든요. 책방을 하고 나서는 연결된다고 느껴져요. 그럴 때마다 책방 잘했다는 생각 많이 들죠. ‘여성들이 그 누구의 눈치를 보지 않고 편안하게 말할 수 있는 안전한 공간’, ‘내가 내 자신으로 온전히 설 수 있는 공간’이야말로 ‘달리, 봄’이 추구하는 목표다. 지난 2년간 다양한 행사와 프로그램을 선보여 온 두 사람은 그간의 여정을 체계적으로 보여 줄 수 있는 틀을 마련하기 위해 올해는 새로운 일들을 계획하고 있다고 한다. -‘달리, 봄’과 ‘허스토리’가 올해 기획하고 있는 주요 행사가 있다면요. 주승리 책방을 운영하면서 느낀 점 중 하나는 저희가 기획한 행사에 참여하시는 분들은 ‘내가 하고 싶은 말을 그대로 할 수 있는 공간’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거예요. 그런 자리를 많이 마련하려고 해요. 사람들이 편안하게 이야기하고 무언가를 같이 배우는 공간은 어떨까 싶어서 4월부터 회원제를 운영하려고요. 3개월 단위로 9개 정도의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취미 활동이나 모임을 하면서 이 공간을 충분히 즐길 수 있게 하려고요. 또 여성 뮤지션 다섯 명의 곡으로 구성된 컴필레이션 앨범을 제작하려고 합니다. 앨범 작업에 참여한 여성 뮤지션 다섯 명의 인터뷰가 담긴 책도 함께 내려고 해요. 류소연 싱어송라이터 이랑, 슬릭, 신승은, 이호, 성진영씨가 참여했어요. 앨범 주제가 ‘이 사람들 각각의 역사’예요. 우리가 사랑하는 음악을 만든 사람들의 음악이 어디에서 왔는지 파헤치는 일종의 생애사 인터뷰입니다. 매거진도 발행하려고 하는데요. 읽고 쓰고 사유하는 여성들의 글들을 모으는 페미니스트 큐레이션 잡지예요. 여성 명사의 서재에 대한 인터뷰도 함께 실리는데 이 명사가 추천한 책을 추려서 회원들한테 보내드리려고 해요. -‘달리, 봄’이 어떤 의미를 지닌 공간으로 남길 바라나요. 주승리 이 책방은 저희가 만든 공간이지만 저희만의 공간은 아니에요. 누군가의 ‘달리, 봄’이 계속 이어지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저희가 ‘달리, 봄’의 의미를 만드는 것보다 오시는 분들이 생각하는 각각의 의미로 기억되기를 바랍니다. 류소연 저희가 ‘허스토리’도 운영하고 있지만 다들 ‘달리, 봄’을 더 많이 기억해 주시더라고요. 책방에 오시는 분들도 이 공간이 편안하다는 말씀을 많이 해주시구요. 그걸 보면서 공간이 갖는 힘이 크다는 생각이 듭니다. 앞으로도 편안하지만 급진적이고 한편으로 엄청 편파적인 이야기들이 쏟아져 나오는 공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접촉만으로 환자 발생… 국내 첫 2차 감염

    접촉만으로 환자 발생… 국내 첫 2차 감염

    6번째 환자, 3번째 환자와 접촉 감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걸린 확진환자한테서 감염된 ‘2차 감염자’가 국내에서도 처음으로 발생했다. 사람을 통한 전파가 현실화된 것이어서 보건당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30일 오후 신종 코로나 확진환자 2명을 추가로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국내 확진환자는 6명으로 늘어났다. 질본에 따르면 다섯 번째 환자는 32세 한국인으로 업무를 위해 중국 우한을 방문했다가 지난 24일 귀국했다. 평소부터 천식으로 간헐적인 기침이 있고 발열은 없어 능동감시자로 분류해 관리하던 중 실시한 검사 결과 양성이 확인됐다. 이날 서울의료원에 격리됐다. 여섯 번째 환자 역시 한국인으로 56세 남성이다. 세 번째 환자의 접촉자로 능동감시 중 시행한 검사 결과 양성이 확인돼 이날 서울대병원에 격리됐다. 정부는 신종 코로나 감염 증상을 보이지 않는 우한 교민의 귀국을 위해 이날 밤 전세기를 인천공항에서 출발시켰다. 전세기는 교민을 최대 360명까지 태우고 31일 오전 귀환한다. 정부는 당초 이날 오전 10시와 정오에 각 1대씩 2대의 전세기를 띄우고 31일에도 역시 두 대를 보내 총 700여명에 이르는 교민을 수송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중국이 지난 29일 저녁 ‘1대씩 순차적으로 보내자’는 입장을 밝혀 오면서 계획이 변경됐다. 한편 서울신문이 이날 국립중앙의료원 자료를 분석한 결과 전체 의료기관 대비 공공의료기관은 2018년 기준 5.7%, 공공병상은 10.0%에 불과했다.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로 홍역을 치렀던 2015년에 각각 5.7%와 10.5%였던 것과 비교하면 오히려 감소했다. 전체 인구의 절반이 몰려 있는 수도권은 공공병상 비중이 서울만 11.1%로 10%를 겨우 넘겼고 경기와 인천은 각각 7.7%와 4.7%에 불과했다. 국회에 계류 중인 검역법 개정안은 처리가 지지부진하고, 검역 인력 예산은 지난 3년간 오히려 대폭 깎인 것으로 드러났다. 세종 박찬구 선임기자 ckpark@seoul.co.kr 서울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서울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신종코로나 6번 환자, 3번 환자와 식사하며 감염돼

    신종코로나 6번 환자, 3번 환자와 식사하며 감염돼

    질병관리본부는 30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추가 확진자 2명 중 여섯 번째 환자(56·남)는 세 번째 환자(54·남)와 22일 서울 강남에서 식사를 했다고 밝혔다. 2차 감염자는 22일 서울 강남구 소재 식당 한일관에서 세 번째 확진자와 식사를 한 일상 접촉자였다. 질병관리본부는 “해당 식당은 소독을 모두 마쳤다”며 “다른 환자들 동선은 추가 역학조사를 통해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여섯 번째 환자는 국내 첫 ‘2차 감염’ 사례로 이 환자는 이날 바이러스 검사 결과 양성 판정을 받고 서울대병원에 격리 조치됐다. 여섯 번째 환자는 역학조사에서 우한시를 포함한 중국 지역을 다녀오지 않았다. 대신 세 번째 환자(54·남)와 접촉해 ‘능동감시’ 대상에 올랐던 만큼, 식당에서 밥을 먹는 일상접촉을 통해 비말(침방울) 감염이 이뤄진 것으로 추정된다. 밀접접촉자까지 합치면 세 번째 환자와 접촉한 사람은 모두 95명이다. 세 번째 환자는 지난 20일 귀국 당시 아무런 증상을 보이지 않아 게이트 검역대를 그대로 통과해 논란이 발생한 바 있다. 당시는 당국이 검역을 강화하기 전으로, 발열이나 호흡기증상 등이 없어 감시 대상자에서 빠졌던 것이다. 이 환자는 증상이 발현된 22일부터 24일까지 서울 강남구 신사동 소재 의료기관인 ‘글로비 성형외과’와 역삼동 소재 ‘호텔뉴브’ 그리고 ‘GS 한강잠원 1호점’, 강남 일대 음식점인 ‘본죽’과 ‘한일관’ 등을 들렀던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글로비 성형외과’는 지인 진료에 동행한 것으로 병원내 접촉자만 58명(밀접접촉 1명, 일상접촉 57명)에 이른다. 세 번째 환자는 25일부터 모친 자택에서 외출하지 않고 기침과 가래가 발생해 질병관리본부 콜센터 1339에 신고했다. 이후 보건소 구급차를 통해 고양시 명지병원으로 이송, 격리돼 현재 치료 중이다. 한편 이 날 또 다른 추가 확진자인 다섯 번째 환자는 32세 한국인 남성으로 업무차 중국 우한시를 방문한 뒤 24일 귀국한 것으로 확인됐다. 조사에 따르면 이 환자는 평소 천식으로 간헐적인 기침을 했고, 발열은 없어 ‘능동감시자’로 분류돼 당국의 관리를 받아왔다. 이후 바이러스 검사 결과 양성 판정을 받고 현재 서울의료원에 격리조치된 상태다. 현재 즉각대응팀이 출동해 이들 환자에 대한 역학조사를 진행 중이다. 당국은 조사가 완료되는 대로 추가 정보를 공개할 예정이다. 현재까지 집계된 조사대상 유증상자는 240명이다. 이 중 199명이 음성 판정을 받고 격리에서 해제 됐다. 나머지 41명는 검사를 진행 중이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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