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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직급여 5년간 3번 이상 타면 급여액 최대 50% 삭감한다

    구직급여 5년간 3번 이상 타면 급여액 최대 50% 삭감한다

    정부는 앞으로 구직급여를 반복적으로 타는 사람의 구직급여액을 최대 50% 삭감하기로 했다. 고용노동부는 9일 고용보험위원회에서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고용보험 제도 개선안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구직급여 수급의 도덕적 해이를 막기 위한 조치다. 노동부는 개선안을 토대로 고용보험법 등 관련법 개정안을 만들어 이달 중 입법 예고할 예정이다. 개선안은 구직급여를 5년간 3회 이상 수급한 사람을 대상으로 세 번째 수급부터 단계적으로 급여액을 삭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세 번째 수급 시 급여액을 10% 삭감하고 네 번째 25%,다섯 번째 40%, 여섯 번째 이후로는 50% 삭감하는 방식이다. 구직급여 수급 자격 인정부터 수급까지 대기 기간도 길어진다. 5년간 3회 이상 수급한 사람의 세 번째 수급 시 대기 기간은 2주이고 네 번째부터는 4주로 늘어난다. 다만 구직급여 수급 기간이 절반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 재취업해 12개월 이상 근무하는 등 적극적인 재취업 노력이 인정되는 경우 수급 횟수 산정에서 제외한다. 이직 전 평균 임금이 해당 연도 최저임금의 80%에 못 미치거나 일용직 노동자 등도 예외로 인정된다. 반복 수급 횟수는 개정법 시행 이후부터 산정된다. 단기 비자발적 이직자가 많은 사업장은 사업주의 고용보험료 부담을 늘리는 내용도 개선안에 포함됐다. 예술인 등의 고용보험 적용이 가능한 최저 연령을 15세로 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 집안 청소하다 80일 묵은 복권 찾아 11억여원 챙긴 54세 미국인

    집안 청소하다 80일 묵은 복권 찾아 11억여원 챙긴 54세 미국인

    미국 플로리다주 잭슨빌에 사는 케네스 모건(54)은 독립기념일 연휴를 맞아 집안 청소를 하길 정말 잘했다. 플로리다 복권 당국은 7일(이하 현지시간) 모건 부부에게 지난 4월 17일에 추첨된 파워볼 복권 2등 당첨금 100만 달러(약 11억 5000만원)를 지급했다고 밝혔다. 모건은 “4일 독립기념일에 집안을 청소하다 서랍 속에서 파워볼 복권을 찾아냈다. 숫자들을 확인했더니 100만 달러 당첨이 확실했다. 여전히 난 충격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파워볼 당첨금 수령 기한은 주별로 차이가 있는데 캘리포니아주가 1년으로 가장 길다. 그에게 다소 아쉬운 점은 당첨 복권의 다섯 개 흰 공 숫자는 일치했지만 파워볼 숫자를 맞히지 못해 2등에 머물러당첨금이 100만 달러밖에 안 되는 점이라고 abc 뉴스 계열 퍼스트코스트 뉴스는 전했다. 만약 파워볼 숫자까지 일치했으면 당첨금은 1억 달러를 훌쩍 넘기게 된다. 모건은 잭슨빌의 퍼블릭스 주류점에서 ‘퀵 픽’ 복권을 구입해 이 가게는 1000 달러의 보너스를 챙긴다. 파워볼 추첨은 7일 밤에도 이뤄져 흰 공 숫자는 08-21-30-49-57, 파워볼 숫자는 08이었다. 당첨금은 1억 1300만 달러이며, 현금으로 한꺼번에 수령하면 8000만 달러가 된다. 앞서 지난 3일 추첨에서의 1등 당첨금은 1억 100만 달러에 그쳤는데 당첨자는 나오지 않았고 이번처럼 2등 당첨자가 100만 달러 행운만 차지했다. 지난 1월 한달 동안 네 차례 추첨에서 세 차례 1등 잭팟이 터졌다. 같은 달 20일 메릴랜드주의 한 사람이 7억 3110만 달러 행운을 거머쥐었고, 그 여파로 다음 번 사흘 뒤 추첨에서는 당첨금이 2000만 달러로 졸아들었다. 그리고 가장 최근에 잭팟은 지난달 5일 추첨 결과 나온 2억 8600만 달러였다.
  • [나우뉴스] “희망 가져라”…화마에 얼굴 전체 불타버린 미국 소방관, 20년만의 고백

    [나우뉴스] “희망 가져라”…화마에 얼굴 전체 불타버린 미국 소방관, 20년만의 고백

    불의의 사고로 얼굴을 잃고 방황하다 이식 수술 후 새 삶을 찾은 미국 소방관이 희망을 잃지 말라고 강조했다. 패트릭 하디슨(48)은 “나도 해냈다. 무엇이든 이룰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미시시피주 세나토비아 의용소방대원이었던 하디슨은 2001년 9월 화재 진압 도중 사고를 당했다. 불붙은 지붕이 머리 위로 떨어지면서 귀와 코, 입술, 눈꺼풀 등 얼굴 전체가 불에 타버렸다.두 달 만에 본 거울 속에는 전혀 다른 사람이 있었다. 허벅지 피부를 떼어 녹아내린 피부를 대체했지만,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을 만큼 참혹한 얼굴이었다. 하디슨은 5일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게 최선인가, 이렇게는 못 산다고 말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무려 71번의 수술을 거쳤지만, 전과 같은 얼굴을 되찾을 수는 없었다. 마음의 병도 얻었다. 하디슨은 “사람들이 날 두려워하는 걸 알았기에 쉽게 대중 앞에 나서지 못했다. 우울증에 걸렸다”고 밝혔다. 이식 수술 직후 대중 앞에 나섰을 때는 차마 털어놓지 못했던 아픈 과거다. 그는 “다섯 아이의 아버지로서도 힘든 시간이었다. 부상에서 하루도 자유로운 날이 없었다. 공공장소에 갈 때마다 따가운 시선이 쏟아졌다. 야구장에서 내 흉한 얼굴을 보고 비명을 지르며 달아나는 아이들을 감당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했다. 하지만 그들을 하나하나 붙잡고 무슨 일이 있었는지 설명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고 말했다. 급기야 2011년에는 시력을 완전히 잃을 수도 있다는 진단을 받았다. 안면 이식 수술을 심각하게 고려하게 된 계기다. 그의 수술 계획은 세계적인 성형외과 전문의 에두아르도 로드리게스 박사를 만나면서 구체화됐다. 물론 선뜻 수술을 결정하지는 못했다. 2009년 프랑스에서 세계 최초로 얼굴 및 양손 동시 이식 수술을 받은 환자가 한 달 만에 합병증으로 사망했기 때문이다. 그래도 평범한 삶에 대한 그의 의지는 강했다. 하디슨은 “죽음을 각오하고, 수술에 내 모든 걸 걸었다”고 설명했다.2015년 8월, 미국 뉴욕대 랭곤 메디컬센터에서 의료진 100명이 참여한 26시간의 대수술 끝에 하디슨은 마침내 새 얼굴을 얻었다. 정수리부터 쇄골까지를 아우르는 역대 가장 광범위한 얼굴 이식 수술이었다. 얼굴은 자전거 사고로 숨진 정비공 데이비드 로드보(사망 당시 26세)가 기증했다. 2017년 장기기증학회에 모습을 드러낸 하디슨은 새로운 삶을 살 수 있게 해준 로드보와 다른 장기기증자들에게 감사의 뜻을 표했다. 이후로도 여러 번의 추가 수술을 받고, 생체 거부 반응 때문에 면역 억제제를 복용해야 했지만 하디슨은 새 얼굴과 새 삶에 만족했다. 스스로 눈을 뜨고 감고, 표정을 짓고, 식사를 하고, 심지어 다시 운전까지 할 수 있게 됐다는 것에 감사했다. 아이들도 더이상 그를 보고 도망치지 않았다. 하디슨은 이제 외상으로 고통받는 다른 사람들에게 인내와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고 말한다. 이식 수술 후 6년이 지난 지금, 자신의 이야기를 소재로 한 책도 집필 중이다. 하디슨은 “나처럼 심각한 외상을 입은 사람의 97%가 극단 선택을 한다. 이런 모습으로 살 수는 없다는 생각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희망이 없는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그러면서 “사고 이후 나는 비록 숨어 살았지만 당신은 그러지 말길 바란다. 몇 년 전 나처럼 살지 말라”고 강조했다. 이어 “누구나 그런 부상을 입을 수 있다는 걸 받아들이면 희망이 생긴다. 무엇이든 이룰 수 있으니 용기를 내라. 당신의 용기가 또 다른 이를 도울 수 있다”며 스스로 삶을 포기하지 말라고 호소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자전거 여행에 지쳐 잠든 65세 미여성, 회색곰에 질질 끌려나가

    자전거 여행에 지쳐 잠든 65세 미여성, 회색곰에 질질 끌려나가

    지난 6일(이하 현지시간) 새벽 미국 몬태나주에서 야영하던 60대 여성을 공격해 숨지게 한 회색곰이 결국 총에 맞아 죽었다.   연방 야생동물 당국은 9일 새벽 함정으로 마련된 닭장을 습격한 회색곰을 잠복하고 있던 직원들이 야간투시경을 이용해 총으로 쏴 사살했다고 밝혔다고 AP 통신이 보도했다. 이 회색곰은 이날 여성이 숨진 곳에서 약 3㎞ 떨어진 곳에 설치된 함정을 덮쳤다가 사살됐다. 이 곰은 지난 7일 밤에도 이 닭장을 습격했고, 이에 야생동물 담당 관리들은 미끼를 놓은 함정을 설치해 다시 이 곰을 유인했다. 한 번 사람을 공격한 곰은 되풀이할 가능성이 아주 높기 때문에 사살해야 했다.  몬태나주 관계자는 “곰의 크기와 색깔, 그리고 닭장을 습격한 점 등에 비춰볼 때 우리가 (사람을) 공격했던 그 곰을 잡았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사살 현장에 발견된 발자국도 로컨이 살해된 곳에서 나온 발자국과 일치했다. 당국은 다만 DNA(유전자) 분석 결과가 나올 때까지 이 일대 캠핑장에 내려진 폐쇄 조치는 유지하기로 했다. 캘리포니아주 치코에서 간호사로 일한 레아 데이비스 로칸(65)이 몇달 일정으로 자전거 여행을 즐기려고 헬레나에서 96㎞ 떨어진 오밴도란 마을 근처에서 야영을 했는데 전날 오전 4시와 5시 사이에 회색곰의 습격을 받고 숨을 거뒀다. 곰은 깊이 잠든 그녀를 텐트 밖으로 끌어낸 뒤 죽였다고 통신은 야생보호국 간부의 말을 인용해 전했다. 무게가 181㎏ 정도 돼 보이는 이 곰은 새벽 3시쯤 이곳 야영지를 찾아왔는데 그녀와 다른 두 야영객은 먹을 거리를 텐트 밖으로 던져 곰의 공격을 모면했다. 모두 마음을 놓고 다시 잠자리에 들었는데 곰이 한 시간 남짓 만에 다시 찾아온 것이었다. 그녀가 공격을 받는 끔찍한 소리를 듣고 놀라 깨어난 두 야영객은 스프레이 퇴치제를 뿌려 곰을 쫓아냈다. 파웰 카운티의 부보안관 개빈 로셀레스는 “습격을 당하기 전 곰들과 짧은 접촉이 있었는데 다시 야영지로 돌아와 이같은 짓을 저질렀다. 앞서 한 쌍의 회색곰이 여러 차례 야영지 근처를 배회했다”고 말했다. 로칸을 공격한 곰은 전날 밤에도 닭 우리를 습격해 몇 마리를 먹어치운 상태였다. 친구인 매리 플라워스는 로칸이 이전에도 장거리 자전거 여행을 여러 차례 즐겼으며 이번에는 자매, 친구와 동행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플라워스의 말이 사실이라면 로칸은 자매와 친구가 잠든 바로 옆에서 변을 당했고, 어쩌면 그녀 덕분에 두 사람은 화를 모면한 것으로 보인다. 주 관계자는 “사람이 회색곰을 마주친 뒤 사망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드물다”면서도 “인간과 곰이 충돌하는 일은 해마다 벌어진다”고 말했다. 보안관실은 근처 캠핑장들을 폐쇄했다. 지상 수색은 물론 참변이 발생한 날과 다음날까지 헬리콥터 등을 띄워 수색하고 다섯 군데 함정(트랩)을 설치해 포획하려 했지만 곰의 흔적을 찾지 못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캐나다와의 국경으로 이어지는 길목에 있는 이 마을은 영화 ‘흐르는 강물처럼’의 배경으로 나와 유명해진 블랙풋 리버 유역에 자리하고 있으며 근처에는 회색곰 1000마리 정도가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75명 밖에 안되는 이 마을 사람들은 큰 충격을 받았다. 로데오 이벤트 업체를 운영하는 티파니 사바렐리는 “모두가 서로 아는 마을이다. 몬태나주 사람들은 곰을 조심해야 한다는 사실을 모두 알고 있다. 하지만 어떤 일이든 일어나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여인숙과 편의점을 운영하는 리 안 발리튼은 마을 전체가 깊은 정적에 빠졌다고 전했다. 몬태나주에서는 지난 4월에도 40세 남성이 남서쪽 옐로스톤 국립공원과의 경계에서 멀지 않은 지점에서 낚시를 즐기다 음식을 찾아 달려든 회색곰의 공격에 크게 다친 일이 있었다. 회색곰의 공격이 이렇게 늘어나는 것은 개체 수가 회복하면서 전에는 살지 않던 지역까지 서식지를 넓힌 영향이라고 몬태나주 회색곰 자문위원회는 밝혔다.
  • 강도로부터 총알 11발 맞은 한국인 “살아있는 게 기적”

    강도로부터 총알 11발 맞은 한국인 “살아있는 게 기적”

    지난달 미국 워싱턴주 터퀼라에서 무장강도로부터 총알을 11발 맞고도 목숨을 구했던 한국불고기 전문점 매니저가 3주의 입원 치료를 마치고 퇴원해 재활 치료 중이라고 인터넷 매체 넥스트샤크가 7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8일 낮 12시쯤 시애틀 한인 뉴스넷의 보도를 접하고 그가 우리 교민인 것을 확인했으며 그의 이름 등 상당히 전반적인 내용과 제목 등을 손질했다.) 토니 서는 불고기 체인점 ‘궁’ 매장 매니저로 일했는데 Q13 폭스 방송과의 인터뷰를 통해 살아있는 것이 “기적”이라고 털어놓았다. 그는 앞으로 6개월 정도는 더 휠체어 신세를 져야 하는 상황이다. 죽을 뻔한 위기를 모면하며 심각한 정신적, 신체적 통증을 경험한 서씨는 “후회되는 것들이 정말 많았다”며 “내가 가진 것들을 (강도가) 다 가져가게 내놓았어야 했다”고 말했다. 자신이 총격을 받은 상처들을 드레싱하던 어머니가 어떻게 실신하는지 정확히 봤다며 “어머니가 그러는 모습을 예전에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 그리고 그게 내 약점“이라고 덧붙였다. 나아가 가까스로 목숨을 구했는데 “시간을 낭비해선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증오에 갇혀 살고 싶지 않다”며 “행복하게 지내고 싶다”고 했다. 지난달 4일 밤 10시가 안됐을 때 터퀼라의 웨스트필드 사우스센터 몰에서 총격이 발생했다는 신고가 경찰에 접수됐다. 서씨는 한달 전쯤 이 몰에 총격 사건이 있었기 때문에 매장 문을 닫은 뒤 여자 종업원을 안전하게 귀가시키려고 함께 주차장까지 걸어가 그녀의 차에 오르는 모습을 지켜보고 자신의 차로 향했다. 그가 차 운전석에 앉자 갑자기 한 남성이 나타나 총으로 그의 목을 겨눴다. 그는 “생각할 겨를도 없이 총을 손으로 잡았다. 그는 내게 뭐라고 말했지만 기억하지 못한다. 난 그저 총을 내 얼굴에서 치우고 싶었을 뿐이었다”고 긴박했던 순간을 돌아봤다. 여러 발의 총격을 받고 그는 겨우 자동차에서 빠져나왔지만 그 남자는 그의 가슴을 향해 네다섯 발을 더 쏴댔다. 소씨는 “누군가 그런 식으로 총을 쏘는 것은 내가 죽기를 바란다는 뜻이었다”고 말했다. 강도 용의자들은 두 남성과 한 여성이었는데 모두 현장을 벗어나 달아났고 아직까지 검거되지 않았다. 킹카운티 보안관실은 용의자들을 추적했지만 아무런 실마리도 찾지 못했다고 KOMO 뉴스가 전했다. 서씨가 일하는 음식점 대표인 서재호씨가 고펀드미 모금 페이지를 만들어 서씨의 치료비를 모으고 있는데 넥스트샤크의 브라이언 키 기자가 기사를 작성할 때까지 2만 9000 달러(약 3300만원)가 모였다고 전했다.
  • 멍하니, 가만히… 대청에 호며들다

    멍하니, 가만히… 대청에 호며들다

    ‘언택트’와 ‘힐링’. 코로나 시대에 여행계의 유행을 주도한 단어다. 호수는 그 유행의 주무대 중 하나다. 이른바 ‘물멍’을 즐길 수 있는 곳. 초여름의 대청호를 찾았다. 충북 청주와 옥천, 대전 등에 걸쳐 있는 거대한 호수다. 성하를 앞둔 무더운 날씨에도 호숫가엔 격렬하게 햇빛에 항거하고, 격하게 아무것도 하지 않으려는 이들이 뜻밖에 많았다.멀리서 소나기가 몰려들고 있었다. 안개처럼 흐릿한, 그러나 주변과는 또렷이 구별되는 세력으로 커진 소나기는 먼 산을 적신 뒤 이제 곧 호수를 덮칠 기세였다. 소나기가 호수 방향으로 올 것은 거의 확실했다. 습기를 잔뜩 머금어 서늘해진 바람이 장판처럼 잔잔했던 호수 위로 잔물결을 일으키고 있었기 때문이다. 소나기의 내습을 직감한 아이들은 가젤 영양처럼 ‘튀어’ 다니며 소리를 질러댔다. 비를 피하려는 건지, 소나기를 맞이하는 의식이라도 벌이려는 건지 불분명할 만큼 아이들의 목소리는 흥분으로 고조돼 있었다. 예전엔 소나기가 들녘을 가로질러 다가오는 모습을 드물게나마 봤던 것 같다. 일종의 경험치도 쌓여 있다. 소나기가 다가올 때마다 바람과 기온은 미묘하게 바뀌었다. 대기 중엔 흙냄새도 옅게 묻어 있었다. 이 모습을 볼 수 없게 된 건 대도시에 정착한 이후다. 세상은 좀더 넓어졌지만 시야는 더 좁아진 거다.●비 그친 호수엔 사람도 나무도 ‘데칼코마니’ 대청호 ‘멍상정원’에서 이 모습을 지켜봤다. 공식 명칭은 ‘명상정원’인데, ‘호수 멍때리기’에 최적의 장소인 듯해 이번에 한해 별명처럼 이리 부르기로 한다. 소나기를 피할 공간이 있었다면 아마 황순원의 ‘소나기’를 생각하며 더 오래 ‘멍상정원’에 머물렀을지도 모르겠다. 이튿날 아침, 동이 트자마자 그 자리를 다시 찾았다. 사진작가 2명, 개인방송 진행자 1명 등 겨우 몇 명이서 그 너른 공간을 독차지하고 있다. 전날 소나기가 퍼부을 때는 혼돈의 호수였지만, 이날은 거울처럼 잔잔했다. 빙판, 장판 등 그 어떤 표현도 잔잔한 호수의 모습을 전하기엔 역부족인 듯했다. 호수 위로 작은 섬과 나무, 사람들이 정확히 반대로 비춰진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거울’이 그나마 적확할 듯하다. 사람들은 이런 풍경을 데칼코마니라 표현한다. ‘멍상정원’이 속한 곳은 대전 마산동이다. ‘마산동 쉼터’라거나 ‘명상정원’, ‘슬픈 연가 촬영지’ 등의 다양한 이름으로 불린다. 세 곳 모두 한 지역을 이르는 이름이라 봐도 무방하다. 마산동 쉼터 주차장에서 ‘멍상정원’까지는 700m가 조금 넘는 거리다. 나무 데크를 따라 걷다 보면 길이 둘로 나뉜다. 왼쪽보다는 오른쪽이 조금 더 멀다. 오른쪽으로 먼저 간다. 볼거리를 고려해서다. 물론 정해진 규칙은 없다. 오른쪽 길을 따라 2층 정자를 지나면 우물이 나온다. 우물 곁엔 제멋대로 굽은 못생긴 나무가 한 그루 서 있다. 평범하지만 어딘가 섬뜩한 느낌을 주는 모습이다. 이른바 ‘J 호러’의 기원이 됐던 일본 영화 ‘링’의 강렬한 인상이 여태 뇌리에 남은 거다. 이 우물은 영화 ‘7년의 밤’이 촬영된 세트다. 주인공의 아버지가 스스로 몸을 던진, 그리고 수많은 등장인물들에게 ‘고통의 블랙홀’로 작용했던, 일종의 미장센이다. 이와 비슷한 장르의 영화 ‘살인소설’, 한국형 좀비 영화 ‘창궐’ 등도 이 일대에서 촬영됐다, 고 안내판은 적고 있다. 우물에서 몇 걸음 더 옮기면 ‘물속마을 정원’이다. 크고 작은 장독들과 담장 등으로 멋을 냈다. 의아했다. 왜 갑자기 물속마을 정원이 튀어나온 걸까. 그러다 백남우 대전향토문화연구회장의 말을 듣고는 머리에서 ‘뎅~’ 하고 종이 울리는 듯했다. 백 회장은 “수몰 전 이 마을의 모습을 꿈에서 종종 본다”고 했다. 외갓집을 찾았던 기억의 단편이 꿈에서 재현될 정도면 수몰민은 얼마나 고향이 사무치게 그리울까. 백발 성성한 노인이 수구초심으로 찾아와 하염없이 호수를 바라보고 가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그 노인께서 그러시더라고요. 실향민은 통일되면 고향 땅을 밟을 희망이나 품지만 수몰민은 갈 고향이 아예 없다고요. (대청호) 물을 빼는 일은 아마 없을 테니까요.” 그러니까 물속마을 정원은 수몰의 기억이 담긴 공간인 거다. 한데 여기서 살았을 사람에 대한 기록은 없다. 이들의 기억은 그저 눈요기용으로만 존재할 뿐이다. 물속마을 정원에서 오른쪽으로 난 모래톱은 드라마 ‘슬픈 연가’ 촬영지다. 이미 수많은 이들의 휴대전화에 ‘인증샷’으로 저장됐을 만큼 명소다. 액자 형태의 조형물을 세워 한층 ‘폼나게’ 만들었다. 건너편은 ‘멍상정원’이다. 이름처럼 많은 이들이 다양한 자세로 ‘호수멍’을 즐기고 있다. 개미허리처럼 가는 모래톱 건너편엔 야트막한 언덕이 있고, 그 위로 나무 한 그루가 자란다. 흔히 ‘뜬섬’이라 불리는 곳이다. 이름 그대로 평소에는 물에 떠 있다. 그러다 봄철 갈수기나 장마철을 앞두고 미리 물을 빼는 배수기엔 수면 아래 있던 모래톱이 드러나며 뭍과 연결된다. 그러니까 이맘때만 만날 수 있는 ‘한정판 풍경’인 셈이다.●수면 아래엔 日에 맞선 동학군 승전의 역사 이쯤에서 백 회장의 말을 조금 더 듣자. 기억을 더 거슬러 오르면 조선시대 당시 ‘멍상정원’ 일대는 주안장터였다. 삼남에서 한양으로 가는 4차선 국도 격인 ‘율봉도’가 지나는 길에 형성된 큰마을이었다. 목을 축이려 주막에 들른 이들, 주모와 희롱하는 장돌뱅이들, 육모방망이 흔들며 으스대던 포졸 등 수많은 인간 군상들로 시끌벅적했을 테다. 이상면(75) 서울대 명예교수가 전하는 역사도 무척 흥미롭다. 그의 독자적인 연구 결과이긴 하지만 알려지지 않은 역사를 캐냈다는 점에서 역사학계에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은 듯하다. 현 청남대가 있는 충북 청주 문의면 등 대청호 중상류 일대는 조선시대 정치 경제의 요충지였다. 금강 수계와 ‘율봉도’가 교차하는 지점이어서, 이 일대를 장악하면 아래쪽 삼남까지 통제가 가능했다. 이는 대청호에서 15㎞ 정도 떨어진 청주에 삼남 최대 군사기지인 진남영을 설치하는 요인 중 하나로 작용했다. 19세기엔 ‘호중동학군’의 주무대이기도 했다. ‘호중’은 다소 생소한 이름인데, 현재의 청주와 충주, 충남 공주 등의 지역을 아우르는 명칭이라고 보면 무리가 없겠다. 호중동학군이 일본군과 맞붙어 승전고를 울린 곳이기도 했다. 안타깝게도 동학군 승전의 역사는 호수 아래 깊이 가라앉아 있다. 이들의 이름이 생경했던 것도 이 때문일 텐데, 서둘러 이 역사를 인양하는 게 후대의 몫이 아닐까 싶다. 일제강점기엔 경부선 철길이 놓일 뻔했다. 부산에서 서울로 가는 최단 노선이기 때문이다. 한데 갑자기 대전 쪽으로 방향을 틀게 된다. 이유야 자명하다. 일제의 머릿속에 동학군에 당한 참패의 기억이 깊이 새겨졌기 때문이다. 한없이 조용한 ‘멍상정원’이지만 수면 아래엔 이처럼 숨가쁜 역사가 잠겨 있다. 이상면 명예교수는 호중동학군의 별동대장이었던 이종만(훗날 이종찬으로 개명)의 손자다. 그는 수많은 조상들의 역사가 새겨진 이곳을 찾는 후대에게 “사실을 사실대로 알고 역사가 부여하는 의미를 되새겨 보라”고 권했다.●좁은 틈 지나면 소원 이뤄진다는 ‘신선바위’ 인접한 비룡동엔 신선바위가 있다. 예전 제사유적지로 추정되는 공간이다. 바위 사이엔 겨우 사람 한 명 지나갈 정도로 좁은 틈이 나 있다. 이 틈을 지나면 소원을 이룰 수 있다는 전설이 전해 온다. 대청호를 돌아본다는 건 사실 호반도로를 따라 드라이브를 즐긴다는 것과 뜻이 같다. 청주 문의면 쪽에서 내비게이션에 대청댐을 찍으면 보통 32번 국도로 안내한다. 하지만 적요하고 아름다운 것들은 늘 숨겨져 있기 마련이다. 문의문화재단지 옆으로 난 대청호반로가 그렇다. 국도에 비해 오가는 차량이 훨씬 적어 한결 호젓하게 드라이브를 즐길 수 있다.이 도로를 따라 대청댐 쪽으로 가다 보면 현암사와 만난다. 대청호를 굽어볼 수 있는 절집이다. 계단을 통해 올라야 해 적잖이 품이 든다. 현암사 반대편 능선엔 구룡산 장승공원이 있다. 2004년에 폭설로 쓰러진 나무들을 깎아 만든 장승 500여기가 진입로부터 장승공원까지 길게 늘어서 있다. 장승들은 남근 형태가 많다. 안내판은 “여성의 기운이 강한 곳이라 남근 형태의 장승을 배치했다”고 적고 있다.마산동 쉼터 아래쪽, 그러니까 대청호 남쪽의 옥천 일대에도 볼거리가 많다. 대표적인 곳은 부소담악이다. 수십m 높이의 크고 작은 절벽들이 비단강(금강)을 찢으며 병풍처럼 이어져 있다. 모양새로는 딱 ‘비단강을 가르는 칼’이다. 출발 전 한국관광공사의 윤승환 세종충북지사장이 “하루 코스 언택트 힐링 여행지로 강추”한 곳도 아마 이쯤 어디일 것이다. 절벽의 길이는 700m에 이른다. 절벽 위로 길이 나 있다. 끝까지 갈 수도 있지만 위험하니 절벽 중간쯤의 추소정에서 발걸음을 돌리길 권한다. 부소담악은 사실 멀리서 봐야 제맛이다. 전체가 한눈에 들어오는 곳에서 금강을 가르고 있는 절벽의 기세를 봐야 제대로 완상했다고 할 수 있다. 이에 적합한 곳은 추소리 마을 뒤 산자락이다. 이곳에 전망대 하나 세우면 단박에 명소로 발돋움할 텐데, 여태 실현되지 않아 못내 아쉽다. 방아실마을 끝자락엔 ‘수생식물학습원’이 있다. 이름으로는 생태교육시설처럼 느껴지지만 사실 입장료(6000원)를 받는 상업시설이다. 개신교인 다섯 가족이 모여 사는 일종의 신앙촌 같은 곳인데, 내부를 잘 꾸며 놓아 요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핫플레이스’로 떠오르고 있다. 관광객들이 셀피를 많이 찍는 곳은 시설 끝에 있는 작은 교회다. 예약을 해야 입장할 수 있다.부소담악 인근의 이백리엔 이지당이 있다. 지방문화재였다가 지난해 말 보물(2107호)로 승격된 국가지정 문화재다. 이지당은 임진왜란 당시 의병을 이끌다 충남 금산 전투에서 순국한 조헌이 후학을 길러내던 서당이다. 조헌 생전에는 각신서당(覺新書堂)으로 불리다 훗날 우암 송시열이 이지당(二止堂)이라 고쳐 불렀다. 이지(二止)는 시전에 나오는 ‘고산앙지 경행행지’(高山仰止 景行行止) 문구에서 끝 단어인 ‘지’(止)자 두 개를 딴 것이다. ‘산이 높으면 우러러보지 않을 수 없고 큰 행실은 그칠 수 없다’라는 뜻이다. 석호리엔 청풍정이 있다. 야산 중턱 끄트머리에서 단아한 자태로 금강을 굽어보고 있는 정자다. 한말 개혁파 정치인 김옥균과 기녀 명월의 애절한 사랑이야기가 정자 곳곳에 담겨 있다. 옥천은 시인 정지용의 고향이다. 그의 대표 시 ‘향수’에 나오던 ‘옛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은 이제 호수로 변했고, ‘얼룩백이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울던 모래사장은 대부분 물속으로 가라앉았다. 그 풍경이 그나마 온전히 남은 곳은 대청호 안터지구다. 장계관광지가 있는 장계리와 오대리, 석탄리, 연주리 등을 잇는 지역이다. 지난 5월엔 환경부가 이 일대를 ‘국가 생태관광지역’으로 선정했다. 석탄리 안터마을은 반딧불이 서식지로 유명하다. 지난 15년간 호수 주변에서 농사를 짓지 않으며 반딧불이 서식지를 보존해 왔다. 요즘 석탄리 일대 호안은 초록빛 풀들로 뒤덮였다. 이 역시 배수기 때만 볼 수 있는 ‘한정판 풍경’이다. 연주리 쪽에선 둔주봉이 명소다. 등산로 입구에서 황토흙길을 800m쯤 오르면 정상 전망대가 나온다. 발아래로 반전된 한반도 지형이 펼쳐진다. ■여행수첩 →마산동 쉼터는 대청호 중간쯤에 있다. 수도권 등 외지에서 찾을 경우 청주 문의면 혹은 옥천 안남면 방면에서 출발해야 더 효율적으로 대청호를 돌아볼 수 있다. →T맵으로 신선바위를 찍으면 멀리 떨어진 황당한 곳에 데려다 놓는다. ‘대전 동구 대청호수로296번길’을 찍고 간 뒤 마을 중간쯤에 있는 등산로를 따라 오르면 된다. 20분 정도 소요된다. 신선바위까지는 외진 데다 오가는 이도 별로 없는 만큼 단독 산행보다 동반 산행을 하길 권한다. →장승공원은 승용차로도 갈 수 있지만 찾기는 쉽지 않다. 주차장에서 마을 쪽으로 좀더 들어가야 공원 진입로가 나온다. 여기서 구룡산 정상까지는 불과 500m다. →돌팡깨 식당은 주민들이 함께 운영하는 식당이다. 두부, 청국장 등 주요리는 물론 밑반찬까지 싹싹 비울 만큼 정갈하고 맛있다. 검은 돌이 밀집된 ‘돌팡깨’ 바로 앞에 있다.
  • 일곱 자녀 낳았다가 4억원 벌금형 받은 중국 농부

    일곱 자녀 낳았다가 4억원 벌금형 받은 중국 농부

    중국 지방정부가 한 자녀 정책을 어기고 8명의 자녀를 낳은 농부의 벌금을 감면해 주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7일 원래 260만 위안(약 4억 5000만원)이었던 농부의 벌금이 9만 위안(1500만원)으로 수년 간의 협상끝에 줄었다고 보도했다. 중국 쓰촨성 안웨현의 출산 정책 담당 공무원은 두 아들을 낳을 때까지 계속해서 아이를 낳은 농부 부부에게 벌금을 물릴 것을 고려했다. 8명의 자녀를 낳은 농부의 나이는 50살로 류씨란 성으로만 알려졌다. 류씨는 전 부인과의 사이에서 5명의 딸을 두었고, 2006년과 2010년에 각각 아들을 낳는 데 성공했다. 이 농부 부부는 두 아들을 낳는 중간에 딸 한 명을 더 낳았지만, 너무 재정적으로 부담이 된다며 이 딸을 다른 가족에게 주었다. 류씨는 2016년 다섯 딸을 낳은 첫번째 부인과 이혼했고, 이후 두번째 부인과 7명의 자녀를 키우고 있다. 중국의 가족계획법에 따르면, 허용된 숫자 이상의 자녀를 낳은 가구는 벌금을 내야만 한다. 중국 각 지방정부는 벌금을 각자의 규정에 따라 산정하고 있다. 쓰촨성의 경우는 지난 수십년 동안 가족계획법이 여러 차례 변경됐는데 이는 중국 중앙 공산당 정부가 고령화 사회를 우려해 가족 계획 정책을 변경한 탓이다. 류씨에게는 지난 수년간 벌금이 청구됐으며, 이미 일정 금액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2019년 류씨는 260만 위안의 벌금을 청구받았다. 안웨현 당국자는 류씨가 벌금을 못 낼 것을 알았지만, 그가 계속해서 법을 어기는 것을 모른 척 할수도 없었다고 털어놓았다. 안웨현의 가족 계획 책임자가 세 번이나 바뀌는 동안 류씨는 벌금을 내는 데 실패했다. 마침내 안웨현 측은 류씨의 벌금을 9만 위안으로 올해 초 감면하기로 하고, 변호사 및 지방법원와의 협의도 마쳤다. 류씨는 “내가 가진 것으로 벌금을 내겠다”면서 “아이들을 키우는데 드는 돈과 생활비를 빼고 내가 낼 수 있는 최대한의 돈을 내겠다”고 말했다. 그는 생활비를 대느라 농업 외에 다른 부업도 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 5월부터 모든 부부가 세 자녀까지 낳을 수 있도록 가족계획법을 변경했다. 1980년 시행된 한자녀 정책은 지난 2015년 이미 폐지됐다. 하지만 세 자녀 이상을 낳을 경우 여전히 수입에 비례해 어마어마한 액수의 벌금을 내야만 한다. 세 자녀 이상을 낳았는데 벌금을 못 내면 아이들은 후커우(호적)를 가질 수 없어 교육을 받지 못하고 여행도 제한된다. 세계적 영화감독인 장이머우는 2014년 748만 위안(약 13억원)을 세 자녀를 낳은 벌금으로 내기도 했다.
  • [월드피플+] “희망 가져라”…화마에 얼굴 잃은 美 소방관, 20년만의 고백

    [월드피플+] “희망 가져라”…화마에 얼굴 잃은 美 소방관, 20년만의 고백

    불의의 사고로 얼굴을 잃고 방황하다 이식 수술 후 새 삶을 찾은 미국 소방관이 희망을 잃지 말라고 강조했다. 패트릭 하디슨(48)은 “나도 해냈다. 무엇이든 이룰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미시시피주 세나토비아 의용소방대원이었던 하디슨은 2001년 9월 화재 진압 도중 사고를 당했다. 불붙은 지붕이 머리 위로 떨어지면서 귀와 코, 입술, 눈꺼풀 등 얼굴 전체가 불에 타버렸다.두 달 만에 본 거울 속에는 전혀 다른 사람이 있었다. 허벅지 피부를 떼어 녹아내린 피부를 대체했지만,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을 만큼 참혹한 얼굴이었다. 하디슨은 5일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게 최선인가, 이렇게는 못 산다고 말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무려 71번의 수술을 거쳤지만, 전과 같은 얼굴을 되찾을 수는 없었다. 마음의 병도 얻었다. 하디슨은 “사람들이 날 두려워하는 걸 알았기에 쉽게 대중 앞에 나서지 못했다. 우울증에 걸렸다”고 밝혔다. 이식 수술 직후 대중 앞에 나섰을 때는 차마 털어놓지 못했던 아픈 과거다.그는 “다섯 아이의 아버지로서도 힘든 시간이었다. 부상에서 하루도 자유로운 날이 없었다. 공공장소에 갈 때마다 따가운 시선이 쏟아졌다. 야구장에서 내 흉한 얼굴을 보고 비명을 지르며 달아나는 아이들을 감당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했다. 하지만 그들을 하나하나 붙잡고 무슨 일이 있었는지 설명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고 말했다. 급기야 2011년에는 시력을 완전히 잃을 수도 있다는 진단을 받았다. 안면 이식 수술을 심각하게 고려하게 된 계기다. 그의 수술 계획은 세계적인 성형외과 전문의 에두아르도 로드리게스 박사를 만나면서 구체화됐다. 물론 선뜻 수술을 결정하지는 못했다. 2009년 프랑스에서 세계 최초로 얼굴 및 양손 동시 이식 수술을 받은 환자가 한 달 만에 합병증으로 사망했기 때문이다. 그래도 평범한 삶에 대한 그의 의지는 강했다. 하디슨은 “죽음을 각오하고, 수술에 내 모든 걸 걸었다”고 설명했다.2015년 8월, 미국 뉴욕대 랭곤 메디컬센터에서 의료진 100명이 참여한 26시간의 대수술 끝에 하디슨은 마침내 새 얼굴을 얻었다. 정수리부터 쇄골까지를 아우르는 역대 가장 광범위한 얼굴 이식 수술이었다. 얼굴은 자전거 사고로 숨진 정비공 데이비드 로드보(사망 당시 26세)가 기증했다. 2017년 장기기증학회에 모습을 드러낸 하디슨은 새로운 삶을 살 수 있게 해준 로드보와 다른 장기기증자들에게 감사의 뜻을 표했다. 이후로도 여러 번의 추가 수술을 받고, 생체 거부 반응 때문에 면역 억제제를 복용해야 했지만 하디슨은 새 얼굴과 새 삶에 만족했다. 스스로 눈을 뜨고 감고, 표정을 짓고, 식사를 하고, 심지어 다시 운전까지 할 수 있게 됐다는 것에 감사했다. 아이들도 더이상 그를 보고 도망치지 않았다.하디슨은 이제 외상으로 고통받는 다른 사람들에게 인내와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고 말한다. 이식 수술 후 6년이 지난 지금, 자신의 이야기를 소재로 한 책도 집필 중이다. 하디슨은 “나처럼 심각한 외상을 입은 사람의 97%가 극단 선택을 한다. 이런 모습으로 살 수는 없다는 생각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희망이 없는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그러면서 “사고 이후 나는 비록 숨어 살았지만 당신은 그러지 말길 바란다. 몇 년 전 나처럼 살지 말라”고 강조했다. 이어 “누구나 그런 부상을 입을 수 있다는 걸 받아들이면 희망이 생긴다. 무엇이든 이룰 수 있으니 용기를 내라. 당신의 용기가 또 다른 이를 도울 수 있다”며 스스로 삶을 포기하지 말라고 호소했다.
  • 네덜란드 범죄전문기자 드브리에스, 방송 출연 직후 총격 받고 중태

    네덜란드 범죄전문기자 드브리에스, 방송 출연 직후 총격 받고 중태

    네덜란드의 유명 범죄 전문기자인 페터 R 드브리에스(65)가 방송 출연을 마친 직후 암스테르담 길거리에서 총격을 받고 중태에 빠졌다. 6일(이하 현지시간) 저녁 7시 30분쯤 시내 중심가에서 총격을 받고 쓰러져 병원으로 후송됐는데 상태가 위중하다고 영국 BBC 방송은 경찰을 인용해 전했다. 국영 방송 NOS는 자사의 텔레비전 채팅 쇼에 출연한 뒤 몇분 안돼 총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온라인에 올라온 동영상을 보면 그는 머리에 총상을 입은 듯 쓰러져 피를 흘리고 있었다고 방송은 전했다. NOS는 목격자들의 증언을 인용해 가까운 거리에서 다섯 발의 총성이 들렸다며 드브리에스는 머리에 총상을 입었다고 전했다. 과거에도 그는 심층취재 전문 기자로 여러 형사 재판에 증인이나 참고인으로 진술해 얼굴을 알렸고, 그에 따라 살해 위협을 받아 경찰의 보호 조치를 받기도 했다. 펨케 할세마 암스테르담 시장은 드브리에스가 “목숨을 건 싸움”을 하고 있다며 이번 총격이 “잔인하고 잔인무도한 공격”이라고 비판했다. 네덜란드 사회는 그가 총격에 쓰러졌다는 소식에 커다란 충격을 받았다. 단지 기자로서 뿐만 아니라 그가 논란이 되는 형사재판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적지 않게 했기 때문이다. 할세마 시장은 “용감하고 정의를 갈망하며 자유로운 영혼에다 핍박 받는 사람들을 도우려 했으며 살해된 어린이들의 부모 역할을 한” 국민적 영웅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총격과 관련해 모두 세 사람이 체포됐는데 용의자 둘은 라이쉔담의 A4 자동차전용도로를 달리던 차 안에서 붙잡혔고, 세 번째 용의자는 암스테르담에서 검거됐는데 아마도 총격 용의자와 함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방송은 전했다. 경찰은 목격자나 급박한 순간을 담은 폐쇄회로(CC)TV 동영상이 있는 이들은 제보해달라고 청하면서도 이를 소셜미디어에 공유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또 밝은 피부색에 깡마른 몸매, 검녹색 위장 재킷에 검정 모자를 쓴 용의자를 발견하더라도 직접 다가가지 말고 신고해달라고 주문했다. 드브리에스가 유명해진 것은 자신이 피해자로 전락한 범죄 유형을 고발하는 기사를 작성하면서였다. 기자 직무에서 두각을 나타냈을 뿐 아니라 수많은 유명 재판에서 범죄세계를 소탕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줬다. 네덜란드 변호사협회는 성명을 내고 법 전문가에게 수많은 영향을 미친 그에게 잔인한 공격이 가해졌다고 개탄했다. 그는 정기적으로 채팅 쇼에 출연해왔는데 지난주에는 타냐 그로엔이란 범죄 희생자의 부모가 세상을 떠나기 전에 콜드케이스(미제사건)를 해결하기 위해 수백만 유로의 모금을 목적으로 크라우드펀딩 캠페인을 시작했다. TV 진행자인 움베르토 탄은 가슴이 한없이 따듯한 기자라고 표현했다. 과도정부의 마르크 뤼트 총리는 헤이그에서 대테러 책임자 및 경찰과 회의를 가진 뒤 기자회견을 열어 “언론 자유는 사회에 필수적인 요소”라며 황망함을 감출 수 없으며 분노의 물결이 이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밝혔다. 가장 중요한 일은 그가 되살아나도록 기도를 올리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페르트 그라퍼하우스 법무장관은 “빼어난 기자”라며 “약자들을 위해 부정의와 맞서 싸우는 전사였다”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드브리에스는 1983년 맥주 재벌 프레디 하이네켄 납치 사건을 비롯해 수많은 범죄 기사를 썼다. 당시 하이네켄을 납치했던 빌렘 홀리데르는 드브리에스를 죽여버리겠다고 협박한 혐의로 2013년 유죄 판결을 받았다. 이 나라에서 가장 악명 높은 갱단 두목이었던 홀리데르는 다섯 건의 살인 사건에 연루돼 2019년 종신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또 마약왕으로 알려진 리도우안 타그히에 반대 증언을 한 내부고발자 나빌 B의 자문 역할을 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모로코계 네덜란드 국적의 타그히와 그 부하들은 현재 살인과 마약 밀거래 혐의 등으로 네덜란드 법정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그는 2019년 말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체포됐는데 당시까지 유럽형사경찰기구에 수배된 인물 가운데 검거 1순위 대상이었다. 나빌 B는 이 조직 출신이었다. 그의 변호를 맡았던 변호사 데르크 비어섬이 2019년 9월 암스테르담 자택 앞에서 암살돼 네덜란드 사회가 발칵 뒤집히기도 했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7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에서 화상으로 뤼트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진 자리에서 드브리에스 기자의 피격 소식을 들었다며 위로의 인사를 건넸고, 뤼트 총리는 지금 네덜란드는 충격에 빠져 있다. 국가 전체가 이 분의 생존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 [글로벌 In&Out] ‘인생 드라마’에서 배운 가치/페브리아니 엘피다 트리흐따라니 서울대 국문학과 박사 과정

    [글로벌 In&Out] ‘인생 드라마’에서 배운 가치/페브리아니 엘피다 트리흐따라니 서울대 국문학과 박사 과정

    이번 학기에 가장 마지막에 제출한 기말과제는 한국 현대 드라마와 관련한 수업의 과제이다. 나는 2016년 방영된 ‘낭만닥터 김사부’를 선택해 이 드라마에서 인상적이고 흥미로운 점에 대해 써 보았다. ‘낭만닥터 김사부’는 인생 드라마로 손꼽을 수 있는, 가장 좋아하는 한국 드라마 중의 하나이다. 이 드라마는 거의 두세 번 다시보기를 하고, 때로는 가장 좋아하는 일화를 반복적으로 시청하기도 했다. 재미가 있지만, 한국의 의학 드라마의 매력에만 빠지지 않고 그 안에서 삶의 가치와 메시지를 얻었으니 나에게 상당히 인상 깊고 의미심장했다. 신기하게도 또 다른 나의 인생드라마는 역시 의학 드라마인 ‘슬기로운 의사생활’이다. 이 두 의학 드라마는 나에게 어떤 영향을 주었을까. 우선 코로나19가 전파되기 시작한 후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됐을 때 ‘집콕’을 하면서 두 드라마를 보기 시작했다. 재택근무와 집에서 수업하는 동안 두 드라마는 꽤 힐링이 됐다. 두 드라마 덕분에 지루함을 약간이나마 잊어버리고 새로운 힘을 얻어서 하루하루를 보냈었다. 두 드라마가 코로나19의 확산기로 심리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시기에 개인적 즐거움을 찾도록 했다. 좋은 드라마에서 많은 가치와 메시지를 얻고 그 가치들을 나의 삶에서 실천하기도 한다. ‘낭만닥터 김사부’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의사들 사이에서 스승과 제자의 관계, ‘필요한 의사’가 되기 위한 그들의 노력이다. 이 드라마에서 의사 선배 및 스승으로서 김사부(한석규 분)는 돈, 출세, 성공을 따지지 않거나 윗사람이나 병원 권력자의 요구를 우선시하지 않았다. 또 강동주(유연석 분), 윤서정(서현진 분)과 도인범(양세종 분)을 포함한 그의 의사후배 및 제자의 진짜 실력을 인정하고, 환자의 상황을 잘 고려하는 것으로 묘사된다. 환자를 먼저 생각하고 ‘무조건 살린다’는 신념으로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는 스승의 모습이 같은 과의 젊은 의사에게 영향을 미친다. 이 드라마에서 김사부와 제자의 관계는 ‘낭만’적인 면모도 돋보이며 ‘무조건 살린다’는 신념으로 환자들에게 꼭 ‘필요한 의사’가 된다는 점에서 낭만도 잘 포착된다. 특히 소형병원인 돌담병원의 설정도 김사부의 ‘낭만’적인 면모를 더욱 부각시킨다. 대형병원이 아닌 이 병원에서 김사부와 세 젊은 의사가 병원 사회의 부조리에 흔들리지 않고 의사로서의 최선을 다하고, 해야 할 일을 충실히 해 나가는 모습은 더 낭만적이라고 해석될 수 있다. ‘슬기로운 의사생활’도 대체적으로 비슷하다. 이 드라마의 매력은 평범하고 잔잔하지만 의미 있는 이야기들이다. ‘슬기로운 의사생활’은 특별히 심각한 조직 내 갈등이나 인물 간의 갈등 없이 의사와 환자 사이의 깊은 이야기에 집중한다. 의예과 시절부터 20년 지기로 지내는 안정원(유연석 분), 이익준(조정석 분), 채송화(전미도 분), 김준완(정경호 분)과 양석형(김대명 분) 등 다섯 명의 주인공은 자신들의 환자들이 얼마나 소중하고 어떻게 의미 있는지 잘 그려낸다. 그런 분위기 덕분에 코드블루가 뜨는 생과 사가 오가는 긴박한 순간이 가득한 병원이 삭막하거나 차가워 보이지 않는다. 의학드라마로 겉보기에 평범한 이야기로만 보일 수 있지만 그 안에서 많은 가치를 얻을 수 있었다. 앞서 언급된 다섯 주인공과 그들을 둘러싼 인물 사이의 관계나 우정을 통해 의사로서 어떻게 슬기롭게 생활할 수 있는지 파악할 수 있었다. 의사로서 어떻게 환자들에게 최선을 다해야 하는지, 자기의 일에 어떻게 충실한지 알 수 있다. 이러한 가치들이 시청자인 나에게 개인적으로 깊은 인상을 주는 가치였다. 나도 나의 일에 충실하고 열심히 하고 최선을 다하면서 나에게, 그리고 누군가에게 ‘필요한 사람’이 되고 싶은 의지가 더 생기게 된 것 같다.
  • ‘포미족’ 이남자도 명품이 좋다

    ‘포미족’ 이남자도 명품이 좋다

    명품 시장에서 젊은 남성의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 ‘2030 남성’이 명품 ‘큰손’으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백화점들은 너도나도 남성 전용관을 강화하며 남심(男心) 잡기에 공을 들이고 있다. 롯데백화점 소공동 본점은 8일 5~6층 전체를 남성 명품관으로 새로 오픈한다고 6일 밝혔다. 지난 3월부터 진행 중인 매장 리뉴얼 작업을 통해 먼저 남성 브랜드 전문관을 선보이는 것이다. 관계자는 “남성 고객의 명품 구매가 늘어나면서 과거 명품 매장 한켠에 자리했던 남성 상품들이 별도 매장으로 대거 독립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리뉴얼을 통해 남성 해외 명품관 면적은 기존 2470㎡(약 750평)에서 4950㎡(약 1500평)로 두 배 넘게 커졌다. 5층의 절반에 세들어 살던 남성 명품이 해당 층은 물론 6층까지 영토를 확장한 것이다. 구찌, 톰브라운 등 기존 브랜드에 루이비통, 톰포드, 발렌시아가 등 신규 브랜드를 포함해 30여개 명품 브랜드가 9월까지 순차적으로 들어선다. 잠실점도 지난해 루이비통에 이어 지난 3월 구찌, 6월 버버리, 돌체앤가바나 등 유명 브랜드의 남성 전문 매장을 신설해 가고 있다. 또 구리점과 중동점에 선보인 프리미엄 남성 잡화 편집숍 ‘스말트’는 연내 8개 점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남성 명품관에 힘을 주는 것은 남성 명품 패션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 등에 따르면 일반 남성복 시장은 2010년 11조 2633억원에서 지난해 12조 4148억원으로 10% 성장에 그쳤지만 남성 명품 패션시장은 같은 기간 6090억원에서 1조 1041억원으로 2배 가까이 커졌다.실제로 현대백화점은 루이비통 남성 전문 매장이 문을 연 지난달 24일부터 7월 1일 사이 압구정본점 ‘멘즈 럭셔리관’의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40.3% 증가했다고 밝혔다. 특히 2030 남성의 매출은 4배 이상 커졌다. 2030 전체 명품 고객 가운데 남성 고객이 차지하는 비중 또한 2배 이상 늘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6월부터 압구정본점 4층을 남성 고객을 위한 럭셔리 부티크 공간으로 꾸몄다. 멘즈 럭셔리관에는 최근 문을 연 루이비통 남성 전문 매장을 비롯해 구찌, 발렌시아가, 랄프로렌 퍼플라벨, 로로피아나, 프라다, 돌체앤가바나 등의 남성 제품 매장이 들어섰다. 올 초 여의도에 문을 연 ‘더현대 서울’은 저층부(2층)에 남성 제품을 대거 배치했다. 통상 백화점이 저층부에 해외패션과 여성패션 브랜드를, 중층부 이상에 남성패션 브랜드를 배치해 온 것과는 정반대 시도다. 해당 층에는 슬로웨어, 에르메네질도 제냐 등 남성 럭셔리 브랜드와 함께 남성 고객을 겨냥한 이탈리아 바버숍 바베노리스 국내 1호점, 프랑스 프리미엄 오디오 드비알레 등이 있다. 갤러리아는 남성 고객을 위한 매장 개편을 단행했다. 압구정동 갤러리아웨스트는 지난 4월 4층 남성 의류매장에 남성 명품 시계 브랜드 태그호이어와 브라이틀링 매장을 선보였다. 첫 명품 시계를 구매하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의 접근성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춰 매장을 개편했단 설명이다. 최근에는 국내 최초로 불가리의 남성복 매장도 오픈했다. 백화점 관계자는 “기존 일반 남성복 매장은 가족이나 지인들과 함께 쇼핑하는 비중이 높지만 남성 명품 매장은 1인 방문이 60% 이상을 차지한다”면서 “2030 남성들 사이에서 ‘포미족’(for me족)이 대세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포미족은 건강(For health)·1인 가구(One)·여가(Recreation)·편의(More convenient)·고가(Expensive)의 다섯 영어 단어의 앞글자를 따온 신조어로 나를 위한 소비에 적극적인 사람을 뜻한다.
  • 친환경적인 업무환경이 대세…업무효율과 쾌적성 누리는 ‘DMC 스타비즈 해링턴타워’ 분양

    친환경적인 업무환경이 대세…업무효율과 쾌적성 누리는 ‘DMC 스타비즈 해링턴타워’ 분양

    최근 기업들이 직원들의 업무환경에 대한 관심을 높이면서 업무능률을 최대한 올릴 수 있는 오피스가 주목을 받고 있다. 직장인들 사이에서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에 대한 욕구가 커짐에 따라 일과 삶의 균형을 맞춰줄 공간이 각광받고 있는 것이다.과거 오피스들은 업무만을 위한 공간이었다면, 최근에는 근로자들을 위해 친환경 공간이나 힐링 공간으로 채움으로써 직원들의 피로를 효과적으로 감소시키고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실제로 글로벌 기업인 애플이나 페이스북 사옥에는 공통점이 친환경 공간으로 꾸몄다는 점이다. 애플의 새 사옥 ‘애플 파크’는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전체 부지의 80%가 공원으로 조성됐다. 본관과 건물 중앙 등 곳곳에 9000그루의 나무를 심었고, 산책로도 마련해 직원들이 녹지 공간에서 힐링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페이스북 역시 신사옥 ‘MPK 20’ 옥상에 약 3만 6400㎡에 달하는 녹지공간과 1.6㎞의 산책로를 조성해 직원들이 아이디어를 재충전할 수 있는 공간으로 꾸며 편안한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했다. 이렇게 최근에는 글로벌 기업뿐만 아니라 분양하는 오피스 시장에서도 자연친화적인 단지가 인기를 끌고 있다. 대표적으로 대신도시플러스㈜가 시행하고 효성중공업㈜와 진흥기업㈜가 시공하는 향동지구 초역세권 섹션오피스인 ‘DMC 스타비즈 해링턴타워’가 화제다. ‘DMC 스타비즈 해링턴타워’는 지난해 하반기 단기간에 성공적인 분양을 기록한 ‘DMC 스타비즈 향동지구역’의 2차분 업무시설로 향동공공택지지구 상업지역 5-1, 7-1블록에 들어선다. 이번에 ‘DMC 스타비즈 향동지구역’과 ‘DMC 스타비즈 해링턴타워’가 모두 들어서면 총 1416실과 301호 규모로 지역 내 대표 오피스타운으로 자리잡는다. ‘DMC 스타비즈 해링턴타워’는 친환경적인 업무환경을 갖췄다는 것이 특징이다. 해당 섹션오피스 인근에 망월산과 향동천, 지구 내 녹지공원 등 탁 트인 힐링공간이 있어 입주한 임직원들은 쾌적한 업무환경을 누릴 수 있다. 여기에 혁신적인 커뮤니티도 설계돼 업무효율도 높였다. 주요 회의와 세미나 등 다수 인원 수용이 가능한 대형 ‘회의공간’과 업무 중 차 한 잔의 여유와 휴식을 즐길 수 있는 ‘오픈 커뮤니티 공간’, 피로를 풀 수 있는 ‘캡슐호텔’ 그리고 개인 샤워실이 준비된 ‘충전공간’, 업무에 쾌적함을 위해 친환경 조경과 한강 조망 ‘옥상정원’ 등을 설계했다. ‘DMC 스타비즈 해링턴타워’는 주요 비즈니스를 연결하는 광역교통망도 갖추고 있다. 해당 섹션오피스는 고양선 향동지구역(예정) 역세권 섹션 오피스으로 서울 접근성이 뛰어나다. 그뿐만 아니라 경의중앙선 향동역 등도 인접하며 수색로와 강변북로, 내부순환도로도 이용할 수 있다. 여기에 향후 GTX-A창릉역까지 개발되면 서울역까지 10분, 여의도까지 25분 만에 갈 수 있어 타지역으로 이동은 더욱 자유로워질 전망이다. 이 외에도 해당 섹션 오피스는 향동지구역 역세권에 다섯 블록에 들어서는 대형 오피스타운인 만큼 공유 오피스를 폭넓게 활용할 수 있다. 공용 회의실 사용 시 한 단지에 이용자가 몰릴 경우 같은 브랜드 단지 내 회의실도 공유가 가능해 효율적인 운영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글로벌 기업에서 시작한 친환경 업무공간이 이제는 스타트업과 1인 기업에게도 영향을 미치면서 쾌적한 업무환경을 갖춘 오피스들의 인기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DMC 스타비즈 해링턴타워’ 홍보관은 서울 양천구 목동에 마련됐다.
  • ‘명품’ 사는 남자들이 백화점 풍경 바꿨다

    ‘명품’ 사는 남자들이 백화점 풍경 바꿨다

    명품 시장에서 젊은 남성의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 ‘2030 남성’이 명품 ‘큰손’으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백화점들은 너도나도 남성 전용관을 강화하며 남심(男心) 잡기에 공을 들이고 있다. 롯데백화점 소공동 본점은 8일 5~6층 전체를 남성 명품관으로 새로 오픈한다고 6일 밝혔다. 지난 3월부터 진행 중인 매장 리뉴얼 작업을 통해 먼저 남성 브랜드 전문관을 선보이는 것이다. 관계자는 “남성 고객의 명품 구매가 늘어나면서 과거 명품 매장 한켠에 자리했던 남성 상품들이 별도 매장으로 대거 독립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리뉴얼을 통해 남성 해외 명품관 면적은 기존 2470㎡(약 750평)에서 4950㎡(약 1500평)로 두 배 넘게 커졌다. 5층의 절반에 세들어 살던 남성 명품이 해당 층은 물론 6층까지 영토를 확장한 것이다. 구찌, 톰브라운 등 기존 브랜드에 루이비통, 톰포드, 발렌시아가 등 신규 브랜드를 포함해 30여개 명품 브랜드가 9월까지 순차적으로 들어선다.잠실점도 지난해 루이비통에 이어 지난 3월 구찌, 6월 버버리, 돌체앤가바나 등 유명 브랜드의 남성 전문 매장을 신설해 가고 있다. 또 구리점과 중동점에 선보인 프리미엄 남성 잡화 편집숍 ‘스말트’는 연내 8개 점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남성 명품관에 힘을 주는 것은 남성 명품 패션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 등에 따르면 일반 남성복 시장은 2010년 11조 2633억원에서 지난해 12조 4148억원으로 10% 성장에 그쳤지만 남성 명품 패션시장은 같은 기간 6090억원에서 1조 1041억원으로 2배 가까이 커졌다. 실제로 현대백화점은 루이비통 남성 전문 매장이 문을 연 지난달 24일부터 7월 1일 사이 압구정본점 ‘멘즈 럭셔리관’의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40.3% 증가했다고 밝혔다. 특히 2030 남성의 매출은 4배 이상 커졌다. 2030 전체 명품 고객 가운데 남성 고객이 차지하는 비중 또한 2배 이상 늘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6월부터 압구정본점 4층을 남성 고객을 위한 럭셔리 부티크 공간으로 꾸몄다. 멘즈 럭셔리관에는 최근 문을 연 루이비통 남성 전문 매장을 비롯해 구찌, 발렌시아가, 랄프로렌 퍼플라벨, 로로피아나, 프라다, 돌체앤가바나 등의 남성 제품 매장이 들어섰다.올 초 여의도에 문을 연 ‘더현대 서울’은 저층부(2층)에 남성 제품을 대거 배치했다. 통상 백화점이 저층부에 해외패션과 여성패션 브랜드를, 중층부 이상에 남성패션 브랜드를 배치해 온 것과는 정반대 시도다. 해당 층에는 슬로웨어, 에르메네질도 제냐 등 남성 럭셔리 브랜드와 함께 남성 고객을 겨냥한 이탈리아 바버숍 바베노리스 국내 1호점, 프랑스 프리미엄 오디오 드비알레 등이 있다. 갤러리아는 남성 고객을 위한 매장 개편을 단행했다. 압구정동 갤러리아웨스트는 지난 4월 4층 남성 의류매장에 남성 명품 시계 브랜드 태그호이어와 브라이틀링 매장을 선보였다. 첫 명품 시계를 구매하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의 접근성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춰 매장을 개편했단 설명이다. 최근에는 국내 최초로 불가리의 남성복 매장도 오픈했다. 백화점 관계자는 “기존 일반 남성복 매장은 가족이나 지인들과 함께 쇼핑하는 비중이 높지만 남성 명품 매장은 1인 방문이 60% 이상을 차지한다”면서 “2030 남성들 사이에서 ‘포미족’(for me족)이 대세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포미족은 건강(For health)·1인 가구(One)·여가(Recreation)·편의(More convenient)·고가(Expensive)의 다섯 영어 단어의 앞글자를 따온 신조어로 나를 위한 소비에 적극적인 사람을 뜻한다.
  • [기고] 한국 배구 국제 경쟁력 키우려면/엄한주 성균관대 스포츠과학과 교수

    [기고] 한국 배구 국제 경쟁력 키우려면/엄한주 성균관대 스포츠과학과 교수

    한국 배구는 이번 도쿄올림픽에 여자팀만 출전한다. 남자팀은 2000년 시드니 이후 출전하지 못하고 있다. 국가대표팀의 국제 경쟁력은 국내 배구, 특히 프로 배구에 대한 관심과 인기 그리고 선수 자원의 저변 확대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 그런데 한국 배구의 국제 경쟁력은 점점 약화되고 있다. 2004년 발족한 프로배구연맹(KOVO)은 세계배구연맹(FIVB)의 ‘1국가 1협회’ 규정에 의해 대한배구협회의 국내 리그로 등록돼 있으나 정부 방침에 따라 프로는 문화체육관광부, 아마추어는 대한체육회에서 관리하고 있다. 각각 나름의 운영 원칙이 있겠으나 따로따로 정책으로는 한국 배구가 국제 경쟁력을 회복할 가능성이 매우 희박하다. 장기적이고 체계적이며 일관성 있는 저변 확대 정책이 나와야 한다. 초등학교 저학년부터 배구를 접할 기회를 늘리는 게 최우선 과제다. 아이들이 수영장에서 고무공으로 쉽게 물놀이하듯 ‘놀이’ 형식의 어린이 배구를 도입해 학교 체육 및 방과 후 신체활동 현장에 보급해야 한다. 둘째, 유소년 지원을 학교 운동부에만 국한하지 말고 생활체육, 어린이 스포츠클럽, 방과 후 특기활동으로 확대해야 한다. 최근 10년 사이 초등부 남녀팀 모두 약 25%가 감소했다. 명수로 따지면 남자가 29.2%로 여자(14.5%)보다 감소폭이 훨씬 크다. 셋째, 생활체육과 엘리트체육이 자연스럽게 연결될 수 있는 대회 등록 규정의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 유소년 대회 참가 규정을 1년 또는 2년 연령 간격으로 세분화하고, 각 연령군에서 기술 수준에 따라 1~3부로 나눠 ‘또래 경쟁’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넷째, 유소년 학생 선수들의 학습권 보장을 위해 주말 지역 대회를 활성화하고, 전국 대회는 방학 중에만 개최하는 보완책이 필요하다. 일정 수준의 학력 기준에 도달할 수 있도록 학업과 운동을 병행해야 한다. 다섯째, 유소년 대상 스포츠 인권 교육을 조기 실시해야 한다. 배구에 특화된 교육 콘텐츠를 개발해 찾아가는 교육을 실시하면 더욱 좋겠다. 끝으로 한구 배구의 미래를 위해 모든 배구인이 일익을 맡기로 자청해야 한다. 협회 산하 미래배구발전위원회와 기술위원회를 중심으로 ‘미래한국배구발전포럼’을 발족시켜 유소년의 연령별, 신체조건별, 재능별 기술 습득 방법 및 단계 등 전문적인 사항을 논의할 수 있게 적극 나서야 한다. 지금의 초등학생들이 성인이 되는 2028년ㆍ2032년 올림픽, 2030년 아시안게임을 위해 장기적인 정책 투자가 절실한 때다.
  • [강남순의 낮꿈꾸기] 뉴노멀, 되찾아야 하는 5가지 가치

    [강남순의 낮꿈꾸기] 뉴노멀, 되찾아야 하는 5가지 가치

    2021년 7월 2일, 한국이 공식적으로 선진국 반열에 들어섰다.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제68차 유엔무역개발회의 (UNCTAD)의 이사회에서 한국을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 그룹으로 지위변경을 하기로 만장일치로 결정했다. 1964년 설립 후 처음으로 한국은 다른 31개의 나라와 함께 선진국으로 분류된 것이다. 물론 여기서 선진국이라는 판단 기준은 경제 부분이다. 그런데 복합적인 의미에서의 선진국이 되기 위해서는 경제 분야와 같이 수치화할 수 있는 ‘보이는 가치’의 성과만 있어서는 안 된다. 오히려 수치화할 수 없는 ‘보이지 않는 가치’의 지속적인 심화가 병행돼야 한다. 진정한 선진국을 구성하는 가치란 무엇인가. 2019년 12월부터 시작된 코로나 사태를 겪으면서 우리는 큰 문제들에 모든 관심을 집중해야 했다. 복잡하게 얽히고설킨 위기 상황을 풀어내려는 우리의 관심은 코로나바이러스가 생기게 된 이유, 방역과 백신 등 외적 문제들에 쏠려 있었다. 이러한 위기상황일수록 우리는 그동안 지나쳐 온 인간적 가치에 대해 근원적으로 다시 생각하게 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경제, 과학, 기술과 같은 영역이 우리의 ‘외부성’을 형성하는 것이라면 인간적 가치는 우리를 인간으로 살아 있게 만드는 ‘내부성’을 형성한다. 결국 이러한 인간적 가치의 의미를 재발견하고 상기하고 가꾸고 확장하는 것은 우리의 생물학적 생존만이 아니라 존재론적 생존에 필수적이다.●코로나 사태 겪으며 인간적 가치 다시 생각 내가 일하는 대학은 2020년 봄학기 중반부터 2021년 봄학기까지 거의 세 학기 동안 온라인으로 수업하고 회의를 해왔다. 학교 체육시설, 학교 카페테리아, 연주홀, 도서관 등 모든 시설이 닫혔고, 교수회의를 포함한 각종 회의나 학생 지도도 모두 온라인으로 했다. 도서관에서 책을 빌리려면 온라인으로 신청한 뒤 약속된 시간에 외부에서 직원으로부터 전달받아야 했다. 대부분의 학교 빌딩들은 잠겨 있었고 일부를 제외한 모든 직원은 재택근무를 했다. 어쩌다 학교 연구실에 가면 학생으로 붐비던 강의실 복도나 주차장이 텅 비어 마치 유령도시 한가운데에 들어와 있는 듯했다. 우연히 마주친 학생이나 동료와 나누던 ‘복도 대화’나 ‘주차장 대화’ 그리고 웃음과 포옹을 주고받던 기억은 마치 꿈 속에서 있었던 일인 듯 아득한 비현실의 세계 속에만 그 자취가 남아 있는 것 같았다. 학기 내내 캠퍼스를 채우던 연극, 발레공연, 전시회, 학생과 교수들의 음악회도 모두 사라졌다. 운동경기가 열릴 때마다 사람들로 가득했던 대형 스타디움도 텅 비었다. 미국이든 한국이든 이제 이러한 대학 캠퍼스 풍경이 익숙해졌다. 영화에서나 볼 수 있었던 이러한 기이한 비정상의 현실이 소위 ‘뉴노멀’ 즉 ‘새로운 정상’이 돼 버렸다. 얼마 전 오랜만에 학교 카페테리아에 갔었다. 백신을 맞은 학생과 교직원의 수가 적정선이 됐기에, 여름학기를 수강하는 학생들을 위해 학교시설이 개방되기 시작했다. 도서관, 체육관, 카페테리아가 ‘뉴노멀’의 이전 상태로 이행되기 시작했다. 오랜만에 동료와 식사하면서 새삼스럽게 카페테리아에서 식사 한 끼 하는 데에 이전에는 거의 인식하지 못했던 것이 보였다. 나의 단순한 카페테리아 방문의 매 단계에 무수한 사람의 손길이 개입돼 있다는 사실이다. 건물 곳곳을 청소하는 이들, 잔디를 깎고 나무를 다듬는 이들, 카페테리아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음식 재료를 구입하고 다듬는 이들, 주방에서 쉼 없이 요리하는 이들, 사용한 접시들을 닦는 이들, 카페테리아 테이블을 돌아가며 계속 소독하고 곳곳을 청소하는 이들, 음식을 서브하는 이들 등 참으로 많은 이들이 나의 한 끼 식사를 가능하게 하는 환경을 만드는 데 개입돼 있었다. 보이는 또는 보이지 않는 무수한 사람의 손길들에 의해 우리의 일상적 삶이 이렇게 이어져 왔다는 사실이 새삼스럽게 보이는 것이었다. 이러한 뉴노멀의 일상을 보내면서 그동안 당연하게 받아들이면서 그 의미조차 생각하지 못했던 소중한 가치를 다시 찾아내어 놓치지 말아야 한다. 내가 생각하는 진정한 선진국을 구성하는 가치다. ●‘다름’을 받아들이고 ‘함께’의 관계 만들어야 첫째, 존중의 가치다. 존중의 가치란 내가 만나는 무수한 타자를 나와 평등한 동료 인간(fellow human)으로 생각하며 존중하는 것이다. 대중교통에서, 편의점에서, 음식점에서, 시장에서, 관공서나 다양한 기관들에서 만나게 되는 이들, 또한 택배 노동자, 경비원 등 하루의 일상에서 직간접적으로 만나게 되는 타자의 수를 일일이 열거하려면 끝이 없다. 이 모든 이들이 나의 동료 인간이다. 동료 인간으로서 타자들에 대한 존중의 가치를 회복해야 한다. 그들 모두 나와 함께 이 삶을 살아가는 이들이다. 둘째, 인내의 가치다. 인내란 기다려 주는 것을 의미한다. 타자들과 만나고, 대화하고, 개입하면서 우리는 종종 나 자신의 기대나 방식과 다른 것을 경험한다. 그러면 즉각적으로 실망을 표현한다. 타자만이 아니다. 자신에 대한 무수한 실망은 좌절감으로 이어진다. 자신과 타자에 대해 인내하는 것은 기다려 주고, 새로운 관계 형성을 위한 노력을 포기하지 않는 것이다. 사람마다 걷는 속도가 다르듯 삶의 방식이나 사유방식 그리고 자신을 표현하는 방식이 각기 다르다. 나의 기대나 기준을 절대화하고 싶은 유혹을 과감히 물리치고, 다름을 받아들이며 기다리는 것이다. 그렇게 기다리면서 서로 발걸음 속도를 조정하면서 걷듯, ‘함께’의 관계를 만들어 가는 노력을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 셋째, 정직의 가치다. 팬데믹의 위기를 거치면서 우리는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야기되는 불안감만이 아니라 우리의 내면세계에 도사린 다층적인 감정들과 씨름해야 했다. 두려움, 불안감, 슬픔, 비탄과 상실 등은 인간 보편의 감정들이다. 표면적으로 보면 모든 것을 다 갖추어서 마냥 행복할 것 같은 사람들도 사실상 내면에는 이러한 감정과 힘들게 씨름해야 한다. 늘 행복하고 아무 문제가 없는 것처럼 자신을 설정하는 ‘가식의 삶’으로부터 벗어나는 연습을 해야 한다. 동시에 자신과 연결된 타자들의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정직의 가치를 실천하는 연습을 해야 한다. 넷째, 친절의 가치다. 우리의 인간됨을 실천하는 것은 거창한 명제나 행동만이 아니다. 친절과 같이 아주 사소한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그렇다고 해서 백화점 직원들이 손님에게 보이는 인위적 감정노동으로서의 친절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한 인간으로서 다른 인간에게 가지는 배려이며, 우리 주변에 존재하는 무수한 타자를 향한 고마움의 미소와 몸짓이다. 다섯째, 연민의 가치다. 연민이란 동정과 다르다. 동정은 ‘불쌍하게 여기는’ 감정이다. 물론 누군가를 불쌍하게 여기는 것이 잘못된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 감정은 동정하는 사람과 동정을 받는 사람 사이에 윤리적 위계를 의식적·무의식적으로 형성한다. 동정을 받는 사람은 ‘어쨌든’ 존재의 사다리에서 아래에 있는 사람이다. 그러나 연민은 ‘함께 고통을 느끼는’ 감정이다. 어려움 속에 있는 사람의 아픔과 상실에 함께하고, 그 고통의 원인에 대한 ‘왜’라는 물음을 던지면서 연대하게 된다. 연민의 가치는 모든 인간을 평등하게 보는 인식에 토대를 두고 있다. 그래서 그 어떤 종류의 윤리적 위계도 존재하지 않는다. 누군가가 겪은 아픔이나 어려움이 ‘왜’ 생기는가에 관심을 갖고, 그들이 겪는 어려움을 함께 넘어서기 위해 다층적으로 연대하는 것이다. ●내면세계 구성하는 가치 돈·과학으로 못 사 우리는 모두 망각하는 존재다. 또한 한발짝 앞으로 걸음을 내디뎠다가도 다시 뒤로 되돌아가곤 하는 존재다. 한번 깨닫고 단단히 결심해도, 다시 잊기도 하고 뒤로 퇴보하기도 한다. 자신에게 또한 서로에게 이러한 가치를 상기시키면서 이 가치들을 소중하게 다루고 지켜내야 한다. 정치, 과학 또는 테크놀로지는 우리의 외부세계를 발전시킬 수 있다. 그러나 이렇게 눈에 보이는 객관적 변화만으로 우리의 삶의 질이 자동으로 좋아지는 것은 아니다. 이렇게 우리의 내면세계를 구성하는 가치들은 돈이나 과학으로는 살 수 없다. 그러나 이러한 인간적 가치가 활성화되고 작동되는 사회에서 비로소 우리의 삶의 질을 높이며 보다 행복한 삶의 여정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다. 선진국을 진정한 선진국으로 만드는 것은 경제와 테크놀로지와 같이 보이는 가치의 발전만이 아니다. 진정한 선진국이란 보이지 않는 가치가 사회에 확산돼 자리잡게 될 때 비로소 ‘선진국성’을 이루게 될 것이다. 글 텍사스크리스천대(TCU) 브라이트 신학대학원 교수그림 김혜주 서양화가
  • 박영수 “포르쉐 렌트비 줬다”… 靑은 “수산업자 특사와 무관”

    박영수 “포르쉐 렌트비 줬다”… 靑은 “수산업자 특사와 무관”

    朴특검 “이틀간 빌린 비용 250만원 전달 두세 번 식사하고 명절 대게·과메기 받아” “청탁금지법보다 뇌물죄 적용을” 지적도홍준표 “같이 식사했던 金, 정상인 아닌 듯”현직 부장검사와 경찰 간부, 언론인 등에게 금품을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는 수산업자 김모(43·수감 중)씨 수사가 박영수 특별검사 연루 의혹까지 더해지며 전방위로 확대되고 있다. 박 특검은 5일 포르쉐 차량 무상 제공 의혹은 전면 반박하면서도 김씨와 식사를 하고 수산물 등 선물을 받은 사실은 인정했다. 박 특검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제 처에게 차를 구입해 주기 위해 여러 차종을 검토하던 중 김씨가 이모 변호사를 통해 자신이 운영하는 렌터카 회사 차량의 시승을 권유했다”면서 “이틀 뒤 차량을 반납했고, 렌트비 250만원은 이 변호사를 통해 김씨에게 전달했다”고 해명했다. 박 특검은 이어 “3년 전 전직 언론인 송모씨를 통해 포항에서 수산업을 하는 청년 사업가로 (김씨를) 소개받았다”면서 “그 후 2∼3회 만나 식사를 했지만 사업에 관여한 사실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명절에 3∼4차례 대게와 과메기를 선물로 받았으나 문제 될 정도는 아니라고 판단했다”면서도 “신중하지 못한 처신으로 물의를 빚은 점에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박 특검은 실제 지난 2월 김씨로부터 고가의 포르쉐 파나메라4 차량을 빌린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계에서는 이를 두고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 위반 가능성도 제기된다. 경찰도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를 중심에 두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이창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특검은 청탁금지법 적용 대상인 공무원에 해당한다”면서 “(지불한 비용이) 통상 수준에서 많이 벗어난다면 (이용한 차량을) 뇌물로 볼 여지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렌터카 업계에서는 박 특검의 해명이 맞다면 렌트 비용이 적은 건 아니라는 반응이 나온다. 한 렌터카 업체 관계자는 “신용에 문제가 없다면 300만~400만원대에 파나메라4를 한 달 정도 빌릴 수 있다”고 말했다. 법조계에서는 해당 수사의 초점이 청탁금지법보다 무거운 뇌물죄 혐의 쪽으로 맞춰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찰은 이미 입건된 이모 부장검사를 상대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상 ‘고위공직자 범죄’에 속하지 않는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를 적용하고 있고, 이에 공수처로 사건을 넘기지 않고 있다. 양홍석(법무법인 이공) 변호사는 “이 부장검사 문제는 대가성 여부에 대한 판단을 해 뇌물죄 수사로 해야 하는데 청탁금지법으로 우선 걸어 놓고 별건으로 수사하는 것”이라고 했다. 경찰은 김씨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로 입건된 이 부장검사, 배모 전 포항 남부경찰서장, 이동훈 전 조선일보 논설위원, 엄성섭 TV조선 앵커 등 4명을 조만간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수산업자 김씨는 경찰 조사에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는 김씨가 2017년 12월 특별사면 대상에 포함된 경위가 사건의 핵심이라는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의 주장과 관련해 “청와대와는 관련성이 없는 사안”이라고 반박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특사 당시 형 집행률이 81%로 사면 기준에 부합됐고, 벌금형 2회 이외에 특별한 범죄 전력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수산업자 김씨와 2년 전 식사를 함께한 사실이 있다고 회고했다. 홍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2년 전 김씨를 이 전 논설위원 소개로 만났다며 “처음 만나 자기가 포르쉐, 벤틀리 등 차가 다섯 대나 있다고 스마트폰 사진을 보여 줄 때 나는 정상적인 사람이 아니라고 봤다”고 주장했다.
  • 신부 앞에 두고…결혼식장서 숨진 말기암 신랑의 사연

    신부 앞에 두고…결혼식장서 숨진 말기암 신랑의 사연

    지금까지 자녀 5명을 낳으며 함께 산 아내와 21년 만에 결혼식을 올리기로 해 한껏 기대에 부풀었던 중년 남성이 식장 단상 앞에서 숨졌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졌다. 에이셔라이브 등 현지매체 보도에 따르면, 남성은 8일 전 췌장암 말기 진단을 받아 결혼식을 예정보다 2주 더 앞당겼지만 신부의 행진을 끝내 못 보고 숨을 거두고 말았다. 스코틀랜드 노스에이셔 스티븐스톤에 사는 폴 윈(59)은 38세였던 1999년 당시 17세였던 앨리슨 윈(38)과 종교 활동을 통해 만나 사랑을 키워가며 지금까지 다섯 명의 자녀를 낳았다. 그러던 지난 2019년 10월 폴은 앨리슨에게 청혼하고 마침내 두 사람은 결혼식을 올리기로 했다. 하지만 코로나19의 여파로 이들은 결혼식을 차일피일 미뤄오던 끝에 7월 16일로 결혼식 날짜까지 잡고 청첩장까지 돌렸다. 그런데 지난 5월 폴의 몸 상태가 급격히 나빠졌다. 체중이 갑자기 줄고 자주 코피가 나서 병원을 찾아갔을 때 췌장암 말기 진단이 나왔다. 게다가 암의 진행 속도는 매우 빨라 지난달 17일에는 담당의사로부터 “암이 간과 폐까지 전이됐고 폐에는 혈전이 생겼다”면서 “남은 시간은 최소 6주에서 최대 2개월”이라는 얘기까지 전해들었다. 청천벽력 같은 소식에 앨리슨은 무력감에 휩싸였다. 하지만 그녀는 폴의 마지막 소원을 이뤄주고자 결혼식을 3주 정도 앞당겨 6월 25일로 날짜를 급하게 바꿨다.폴은 예식 당일 오후 2시 전 20여 명의 가족과 친한 친구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스코틀랜드 전통 의상인 킬트를 입고 의자에 앉아 기다렸다. 앨리슨은 “식전에 폴이 조금 아파보였지만 킬트를 조금 느슨하게 풀어주니 편해진 듯했다. 준비는 모두 예정대로 진행됐는데 식 직전 내가 부케를 놔두고 나왔다는 사실을 깨닫고 친구에게 좀 가져와 달라고 했다”면서 “그래서 건물 앞에서 꽃을 건네받느라 10분 정도 늦게 식장에 들어섰다”고 회상했다. 또 “에스코트를 맡은 아들 샌디와 함께 식장을 걸을 때 의자에 앚아 있는 폴의 이름을 두 번 정도 불렀다. 그런데 대답도 없고 돌아보지도 않았다”면서 “폴이 의자에 쭈그리고 앉아 있어 난 뭔가가 잘못됐다는 직감이 들어 허둥대며 그의 이름을 계속해서 외쳤다”고 설명했다. 그후 식장에 있던 사람들은 폴의 이상 징후를 알아차렸다. 친구 두 명이 폴을 의자에서 내려 바닥에 눕히고 심폐 소생술을 시도했지만 구조대가 도착한 뒤에도 폴은 깨어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나중에 앨리슨은 폴이 대기실에서 기다리는 동안 서 있지 못하고 숨을 쉬는 것조차 힘겨워했다는 얘기를 전해듣고 눈물을 흘렸다. 이에 대해 그녀는 “이럴 바에는 진작에 결혼식을 올렸으면 어땠을까 하는 후회가 든다. 그날 일이 어제처럼 떠올라 가슴이 미어진다”면서 “지금은 힘겨워도 아이들을 위해 움직이고 있지만 음식조차 넘어가지 않는다”고 말했다.폴은 생전에 프리랜서 사진작가로 일하며 앨리슨과의 사이에서 낳은 자녀 5명을 포함해 총 11명의 자식을 둔 아버지로 자녀들을 끔찍하게 사랑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앨리슨은 “폴은 펍에서 술마시는 것보다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기를 좋아했다. 분명 2004년 유산한 아이와 지난해 돌아가신 어머니와 함께 천국에 갔을 것”이라면서 “그래야 내 마음이 조금은 편할 것 같다”고 말하며 눈물을 훔쳤다. 사연을 접한 네티즌들은 “너무 슬퍼 가슴이 아프다”, “내 형제도 지난해 췌장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이 될 수 있었는데 운명은 잔혹한 것 같다”, “아이들을 생각해서 힘을 내야 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사진=킬마넉 스탠다드
  • 일본서 60대 남성, 화이자 백신 접종 직후 쓰러져 사망

    일본서 60대 남성, 화이자 백신 접종 직후 쓰러져 사망

    일본 고치현 난코쿠시에서 60대 남성이 화이자 백신 접종 직후 쓰러져 사망했다. 5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이 남성은 전날 오전 65세 이상 고령자를 대상으로 한 난코쿠시의 대규모 접종센터에서 화이자 백신을 접종한 뒤 경과 관찰 중에 쓰러졌다. 바로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아직 백신 접종과 사망 간의 인과관계는 확인되지 않았다. 신문에 따르면 고치현에서 백신을 접종하고 사망한 사람은 이번으로 다섯 번째지만 접종 당일 사망한 사례는 처음이다. 앞서 사망한 4명은 접종 다음날 또는 며칠 뒤 숨졌으며 접종과 사망 간의 인과관계는 확인되지 않았다.
  • [서울포토]휘발윳값 리터당 1,600원 돌파

    [서울포토]휘발윳값 리터당 1,600원 돌파

    전국 주유소 휘발유 가격이 지난 2018년 11월 이후 2년 9개월만에 처음으로 리터당 1,600원을 넘어선 가운데 4일 서울 시내 한 주유소에 유가정보가 게시돼 있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6월 다섯째 주 전국 주유소의 보통 휘발유 판매가격은 전주 대비 리터당 13.5원 오른 1600.9원을 기록했다. 2021.7.4
  • 엄마 만나려 기차탔다 형제원행...자식 찾아 8년 헤맨 아버지는 빚더미에[형제복지원 생존자, 다시 그곳을 말하다]

    엄마 만나려 기차탔다 형제원행...자식 찾아 8년 헤맨 아버지는 빚더미에[형제복지원 생존자, 다시 그곳을 말하다]

    12년간 수용인원 총 3만 8000여명, 공식 사망자 513명. 1970~1980년대 국가 최대 부랑인 수용시설이었던 ‘부산 형제복지원’에서 벌어진 인권 유린 사태는 1987년 처음 세상에 알려졌다. 34년이 지난 지금, 2기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는 형제복지원 사건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다. 이는 3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진상 규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뜻이다. “더는 기다릴 수 없다”는 생존자 13명은 지난달 20일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에 나섰다. 법원에 낼 진술서를 쓰는 과정 또한 고통스러웠다. 하지만 반드시 쓰여져야 할 글이었다. 서울신문은 매주 1명씩 이들의 증언을 기록으로 남긴다.엄마 만나려 기차 탄 남매...잘못내린 부산역에서 형제복지원 끌려가 1983년 어느 가을날, 5살짜리 꼬마 김승준(43·가명)씨는 엄마를 만나러 누나의 손을 잡고 기차에 몸을 실었다. 기차 안에서 깊은 잠에 든 남매가 눈을 떴을 때 도착한 곳은 부산역이었다. 목적지인 대전역을 한참 지나쳐버린 것이다. 남매는 도움을 청했다. 그러나 이들에게 손을 내민 이는 경찰의 탈을 쓴 ‘인신매매범’과 다를 바가 없었다. 남매는 그날 형제복지원에 끌려갔고 4년의 세월동안 감금됐다. 형제복지원에서는 5살짜리 자그마한 몸뚱이로는 도무지 감당하기 힘든 폭행이 계속됐다. 김씨는 각목에 맞아 다리가 부러지기도 했고, 홍역에 걸려 생사를 넘나들기도 했다. 그러나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했다. 어떤 날은 구타를 넘어 물고문이 이어졌다. 엄청난 고통에도 공포감에 압도돼 작은 숨소리조차 낼 수가 없었다. 김씨의 한 여자 동료는 개금분교(형제복지원 내 운영된 학교시설)의 담당자에게 수시로 끌려가 성추행을 당했다. 1987년 형제복지원이 폐쇄됐지만 김씨 남매는 가족을 찾지 못한 채 한 고아원으로 옮겨져 또다시 4년의 세월을 보냈다. 김씨의 아버지는 잃어버린 자식들을 찾아 전국을 헤맨 끝에 1991년 고아원에서 남매를 발견해 품에 안았다. 그러나 가족 상봉의 기쁨도 잠시, 그들은 형제복지원이 남긴 고통과 상처, 가난과 마주해야 했다. 김씨의 아버지는 8년의 세월을 전국을 떠돌며 빚더미에 앉은 상태였다. 김씨는 결국 형제복지원 트라우마를 극복하지 못하고 배고픔에 남의 것을 훔쳤고, 사람을 때렸다. 폭력의 피해자에서 가해자로 전락한 것이다. 김씨는 오늘도 이뤄질 수 없는 꿈을 꾼다. “형제복지원에 끌려가기 전으로 시간을 되돌린다면, 나도 인간답게 살 수 있지 않을까.” 아래는 김씨의 진술서 전문. ※원문에서 일부 표현만 다듬어 그대로 옮겼습니다. [진 술 서] 제목: 형제복지원 피해자 진술서 성명: 김승준 진술내용: 저는 김승준이라고 합니다. 1983년 10월 엄마를 만나러 대전에 가기 위해 작은누나와 함께 탔던 기차에서 잠이 들었다가 눈떠보니 부산역이었습니다. 경찰의 도움을 받아 다시 집으로 돌아갈 수 있으리라 생각했던 저희 남매의 희망은 정의로운 경찰관이 아닌 경찰의 탈을 쓴 인신매매범들의 악행 때문에 기약없는 종신형을 받은 듯 형제복지원에 감금되어 우리 남매의 꿈은 산산이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가족과 고향, 그리고 부산역 이전까지의 기억은 애초에 존재한 적 없었던 것처럼 잊혀졌습니다. 5살이란 어린 저의 삶을 송두리째 뒤바꿔 버린 형제복지원과 남광복지원에서의 참혹한 고통의 시간과 기억 그리고 상처는 지금도 진행되고 있습니다. 여기가 어디고 왜 여기에 있어야 하며 왜 맞아야 하는지, 왜 때리는지, 생각할 수도 반문할 수조차 없이 계속 반복된 폭력과 기합. 그저 본능적으로 살아남기 위해, 또 폭행을 당하지 않기위해 다섯살 밖에 안된 제가 제일 먼저 배운 것은 바로 눈치였습니다. 견딜 수 없는 고통임에도 도망갈 수 없어 오롯이 제가 감당해야만 했습니다. 온몸 구타에 물고문까지...숨소리조차 낼 수 없는 공포감 엄습원산폭격(땅에 머리 박기)에 상상할 수 없는 기합, 각목 등으로 엉덩이와 발바닥 할 것 없이 온몸에 구타는 기본이었고 물고문까지 당해야 했습니다. 아프다고 울 수도, 소리를 낼 수도 없을 만큼 엄청난 공포였습니다. 인간으로서의 존엄성과 인권을 무시당한 채 짐승취급을 당했습니다. 굶주림에 허덕였고 배움의 기회 또한 박탈된 채 형제복지원에서 4년가량을 감금당해 온갖 폭력과 폭행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한번은 도망가지 못하게 담 위에서 감시하는 경비가 시끄럽다며 저에게 집어던진 각목에 오른쪽 다리가 부러져 몇 달간 깁스만 한 채 누워지내야 했고, 홍역에 걸려 죽을 고비도 넘겨야 했습니다. 그리고 개금분교(형제복지원 내 운영된 학교시설)를 다녔지만 저와 같은 반 여자아이 한 명은 자주 학교 담당자실에 불려갔습니다. 한쪽에 가짜 눈(의안)을 한 담당자에게 온갖 추행에 시달림을 당하느라 제대로 된 교육을 받을 수도 없었고 반복해서 이뤄지는 행위로 일상은 악몽 그 자체였습니다. 그 어린 나이에 사람들이 맞아 죽어나간다는 사실을 알게 되며 공포는 더욱 커졌습니다. 형제복지원 사건이 알려지게 되며 지난 4년간의 고통에서 잠시나마 벗어날 수 있었다고 생각했습니다. 작은누나와 함께 부산 남광복지원이란 고아원으로 옮겨간 저희 남매는 조금은 달라진 환경에서 지낼 수 있었지만 정상적으로 적응하지 못했습니다. 형제복지원에 대한 트라우마 때문이었을까. 갇혀 있는 게 싫었고, 힘들고 벗어나고 싶어서 수차례에 걸쳐 고아원을 탈출했지만 다시 잡혀오기 일쑤였습니다. 결국 고아원에서도 학교에서도 부적응자로 낙인이 찍힐 수밖에 없었습니다. 제대로 된 조기교육을 받을 수 없었던 환경과 상황, 그리고 형제복지원에서 당한 고통으로 계속해서 같은 또래에 비해 뒤처졌고 모든 것에 적응하지 못했습니다. 8년만에 가족 품에 돌아갔지만...자식찾아 전국 떠돈 아버지는 빚더미에고아원에서 4년가량을 더 지내다가 아버지의 노력으로 8년 만에 가족 품으로 돌아갈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잃어버린 것은 8년이란 시간만이 아니었습니다. 아버지는 우리를 찾아 헤매느라 직업과 전 재산 등 모든 것을 잃었습니다. 저희 남매가 형제복지원에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몇 차례 찾아왔다가 폭행을 당하고 쫓겨나기도 하셨습니다. 저희 남매를 찾느라 8년 동안 전국을 돌아다니고 나니 빚과 가난만 남은 상태였습니다. 가난한 집으로 돌아온 저희 남매는 적응을 하지 못했습니다. 특히 저는 더 적응을 하지 못해 힘들었습니다. 저희 남매를 팔아넘긴 악질 경찰들과 형제복지원, 그리고 남광복지원에서 당한 고통과 상처로 저희 남매의 인생은 꼬여버렸습니다. 지금까지도 트라우마에 시달리며 실패자로 살아올 수밖에 없었던 것 같습니다. 가족의 품으로 돌아와서 새로운 학교에 다니게 되었지만 적응을 못했고 또래 친구들과 어울리지도 못했습니다. 그동안 제대로 배운 적도, 배울 수도 없었던 학업 또한 따라갈 수 없어서 늘 놀림의 대상이었고 왕따를 당했습니다. 가족의 그늘에서 보호받으며 학교와 사회에 잘 적응해야 함에도 전혀 그럴 수 없는 환경과 상황이었습니다. 5살부터 12살까지의 8년 동안 범죄에 노출돼 원하지 않은 어린 시절을 보낼 수밖에 없었으니 말입니다. 트라우마 극복하지 못한 채 범죄자로 전락....시간 되돌리고 싶어 중학교도 몇 번 다니지 못하고 퇴학을 당했으며 가족과의 관계도 멀어졌습니다. 저는 집을 도망쳐 나와 사회를 떠돌며 폭력성을 가진 채 나쁜 범죄를 저지르게 됐습니다. 떠돌이들끼리 어울리며 배가 고파 남의 것을 훔치고 빼앗고 때리는 등 범죄자의 길로 들어서게 됐습니다. 부끄럽지만 피해자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바뀐 삶을 살게 됐습니다. 형제복지원 이전의 시간으로 되돌아갔으면 좋겠다는 이루어질 수 없는 희망을 아직도 품고 있습니다. 폭력성을 가진 실패자로 살 수밖에 없는 인생이었기에 다시 제대로 인간답게 살아봤으면 하는 마음에서 말입니다. 어린 시절 겪은 큰 상처를 극복하지 못한 저는 살인과 방화 그리고 마약범죄를 제외한 대부분의 범죄를 저지르는 전과자의 삶을 살아올 수밖에 없었던 것 같습니다. 저의 잃어버린 어린 시절 8년에서 비롯된 비참하고 고통스러운 지금까지의 제 32년의 삶을 누가 책임질 것이며 누가 보상해줄 것인지 묻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그 시절 국가에 의해 자행된 인권 침해와 유린, 탄압에 대해 지금이라도 진실을 바로잡고 국가의 진정한 사과를 받고 싶습니다. 저를 비롯해 형제복지원에 불법으로 잡혀갔거나 팔려갔던 모든 피해자분들과 그의 가족분들께 사과와 보상을 해줄 것을 요청합니다. 위 진술이 사실임을 증명합니다 2021년 4월 30일 진 술 인 : 김승준 형제복지원 사건 어디까지 왔나 형제복지원을 운영한 고(故) 박인근 원장은 1989년 특수감금 혐의에 대해 무죄가 확정됐다. 2018년 문무일 전 검찰총장은 무죄 판결을 취소해 달라며 비상상고를 신청했지만 지난 3월 대법원에서 기각됐다. 다만 재판부는 형제복지원 사건에 대한 국가의 책임을 인정했고 정부에서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을 당부했다. 형제복지원 사건과 관련해 국가를 상대로 첫 손해배상 소송에 제기한 형제복지원 서울경기피해자협의회는 현재 2차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1차 소송에 참여한 13명은 모두 입·퇴소 증빙자료가 준비돼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형제복지원 피해자들은 이러한 증거가 없어 피해사실 입증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형제복지원 서울경기피해자협의회는 비용 부담 때문에 소송 참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피해자들을 위해 후원금을 모금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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