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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4차 대멸종은 기후 때문… 6차 멸종은 ‘인류’ 될 수도

    3·4차 대멸종은 기후 때문… 6차 멸종은 ‘인류’ 될 수도

    약 45억년 전 지구가 만들어진 이후 소행성 충돌, 대규모 화산 폭발, 급격한 기후변화 등의 이유로 다섯 차례의 대멸종이 있었다. 2억 5000만년 전 고생대 페름기 말에 발생한 3차 대멸종에서는 전체 생물종 95%, 2억년 전 중생대 트라이아스기 말에 발생한 4차 대멸종 때는 생물종 80%가 사라졌다. 이 같은 최악의 대멸종 원인은 기후변화 때문으로 추정된다. 미국 하버드대, 하버드 비교동물학박물관, 노스캐롤라이나 자연사박물관,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 캐나다 앨버타대 공동 연구팀은 3·4차 대멸종을 가져온 급격한 기후변화가 중생대 쥐라기, 백악기 시대 파충류의 폭발적 증가와 진화를 가져왔다고 21일 밝혔다. 이 같은 연구 결과는 기초과학 및 공학 분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 8월 20일자에 실렸다. 연구팀은 3·4차 대멸종기 전후에 발생하고 사라진 125종의 동물의 화석 약 1000개와 당시 기후 상황을 시뮬레이션해 분석했다. 특히 새로 나타난 종(種)과 등장 시기, 진화 속도에 주목했다. 그 결과 3·4차 대멸종기에는 이전이나 이후와 달리 파충류 종의 수와 형태적 다양성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조류, 포유류를 압도했다. 중생대에 다양한 종류의 공룡들이 나타나 지구를 지배할 수 있었던 이유다. 연구를 이끈 스테파니 피어스 하버드대 교수(진화생물학)는 “이번 연구 결과는 급격한 기후변화가 기존 생물종을 없애고 새로운 생물종을 부상하게 한다는 것을 명확히 보여 준다”며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적응 방안도 고려되고 있지만 근본적인 원인을 제거하지 않는 이상 인류가 6차 대멸종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 ‘음주 전과 5범’ 또 술먹고 운전…실형 1년 6개월

    ‘음주 전과 5범’ 또 술먹고 운전…실형 1년 6개월

    음주운전과 관련된 범죄로 다섯 사례 형사처벌을 받고도 또 술에 취한 상태로 운전대를 잡은 60대에게 법원이 실형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춘천지법 형사2단독 박진영 부장판사는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과 무면허운전 등 혐의로 기소된 A(64)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고 21일 밝혔다.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던 A씨는 법정에서 구속됐다. A씨는 지난 2월 21일 춘천에서 무면허로 화물차를 몬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범행 당시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170%이었다. 재판부는 “음주운전 관련 전과가 5회 있고, 여러 차례 무면허 관련 전과와 자동차 손해배상 보장법 위반 전과가 있는 점을 비춰볼 때 엄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 시진핑·푸틴, 11월 G20 정상회담 참석…의장국 인도네시아 대통령 첫 확인

    시진핑·푸틴, 11월 G20 정상회담 참석…의장국 인도네시아 대통령 첫 확인

    “시진핑·푸틴 11월 G20 정상회담 참석”인도네시아 대통령 인터뷰서 첫 확인美, 러시아 G20 참석 제외 요청푸틴·젤렌스키 만남 성사도 주목미국과 중국, 러시아 정상들이 오는 11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에 참석할 보인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이번 회담에 참석하면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첫 대면도 이뤄지게 된다. 다만, 미국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이번 회담에 러시아 제외를 요청해 오고 있어 실제 만남이 성사될지는 미지수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오는 11월 15~16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 참석할 계획이라고 조코 위도도(조코위)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19일 불름버그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중국과 러시아 정상이 G20 정상회의에 참석할 거라고 확인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조코위는 이날 인터뷰에서 “강대국의 경쟁은 정말로 걱정스럽다”며 “우리가 이 지역이 안정되고 평화로워져 경제성장을 이룩하는 것을 원한다. 이는 인도네시아뿐만 아니라 다른 아시아 국가들도 원한다”고 말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G20 개최국인 인도네시아는 주요 강대국 간의 관계 균형을 맞추고자 노력해 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러시아를 G20에서 제외할 것을 요청해 왔지만, 인도네시아는 러시아도 이번 회담에 참석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인도네시아는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지난 2일 대만을 방문했을 때도 세계 평화와 안정을 위해선 지혜와 책임이 필요하다며 다른 동남아 국가들처럼 하나의 중국 정책을 존중한다고 강조했다.조코위는 이번 회담에서 각국의 영유권 분쟁보단 식량 및 에너지 위기 대처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한다. 아울러 이번 회담을 통해 동남아 국가의 투자를 이끌어 내길 기대하고 있다. 이번 회담이 성사되면 미국과 중국, 러시아 정상이 지난 2월 24일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이게 된다. 그러나 넘어야 할 벽도 많다. 우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러시아를 G20에서 제외해달라고 올해 의장국인 인도네시아에 요구하고 있다. 아울러 시 주석은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홍콩을 제외하고 중국 본토를 나서지 않고 있다. 지난해 1월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 미국, 중국 정상은 다섯 차례 화상 회담 혹은 전화 통화로 접촉했으나 대면 회담은 없었다. 만약 이번 회담이 성사되면 약 2년 만의 해외 순방이다. 중국 외교부는 코로나19 발생 이후 시 주석의 회담 참석 계획 언급 요청에 대해 즉각적인 답변은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푸틴 대통령은 이번 회담에 참석하기 위해 준비에 나섰다. 러시아 크렘린궁은 이날 성명에서 푸틴 대통령과 조코위 대통령이 통화를 나누고 G20 정상회담 준비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이 이번 회담에 참석하면 젤렌스키 대통령과도 면담 가능성이 커진다. 호세 타바레스 러시아 주재 인도네시아 대사는 지난 10일 “우리는 G20 정상회의 기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회담을 개최하는 데 관심이 있다”며 “인도네시아는 이 회담을 마련할 준비가 됐으며 양국 대통령이 모두 G20 행사에 참석하는 것을 보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또 “푸틴 대통령이 행사에 직접 참석한다면 안전을 확실하게 담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나와, 현장] 안전한 임신 중지의 권리/김주연 사회정책부 기자

    [나와, 현장] 안전한 임신 중지의 권리/김주연 사회정책부 기자

    지난가을, 출장을 준비하면서 네덜란드 정부 홈페이지를 둘러봤다. 주요 정책, 주무 부처를 비롯해 시민들이 궁금해할 만한 내용을 정리해 둔 페이지에서 예상치 못한 문구가 눈에 들어왔다. ‘임신중절’. 우리나라의 보건복지부 역할을 하는 네덜란드 보건복지체육부는 임신중절을 고민하는 이들에게 이렇게 안내한다. “임신중절을 고민한다면 가능한 한 빨리 일반의를 찾으라. 의사 외에 사회복지사 등으로부터도 결정을 내리는 데 필요한 정보와 조언을 얻을 수 있다. 의사는 최소 5일 동안 당신이 임신중절 여부를 신중하고 자발적으로 결정하도록 살필 것이다. 사후에도 상담이 가능하다. 네덜란드에 거주한다면 임신중절은 무료다.” 간결한 안내문을 한 줄씩 읽어 내려갈 때마다 한숨과 놀라움이 교차했다. ‘안전한 임신 중지의 권리’를 어떻게 보장할지는 명쾌한 방안이 있다. 어느 산부인과 전문의와 나눈 대화가 떠올라 충격이 더 컸다. “올해부터 합법적으로 임신중절 수술이 가능한데 의료 현장이 달라진 게 있느냐”고 묻자, 그는 “병원에서 임신중절 정보를 알리는 것조차 꺼리는 분위기”라며 고개를 저었다. 형법상 ‘낙태죄’는 지난해 효력을 잃었지만, 여성들은 그 전과 비슷한 세상을 산다. 그로부터 1년이 흘렀지만,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2019년 헌법재판소는 “낙태 전후로 적절한 의료서비스와 돌봄이 제공돼야 한다”고 했건만, 임신 중지를 희망하는 이들은 여전히 온라인 공간에서 후기를 찾아 헤맨다. 신뢰할 만한 정부기관으로부터 권리와 절차나 주의사항 등을 안내받을 방법이 마땅치 않아서다. 그나마 임신중절 교육과 상담에 건강보험이 적용되지만, 상담이나 시술을 제공하는 의료기관 정보는 알아서 찾아야 한다. 임신중절 수술에 건강보험을 적용하려면 부모의 유전병, 성폭력 등 다섯 가지 사유가 있어야 한다. 이외 수술비는 “부르는 게 값”이다. 세계보건기구(WHO)가 필수핵심의약품으로 지정한 유산유도제 역시 국내에선 불법이다. 유산유도제 ‘미프지미소’에 대한 허가 심사가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접수된 지 1년이 넘었지만, 진척이 더딘 탓이다. 그사이 약은 어떠한 진료나 처방, 복약지도도 없이 유통된다. 절박한 이들을 파고들어 가짜 약을 파는 이들도 있다. 국회와 정부가 손을 놓은 사이, 그로 인한 부작용 위험이나 심리적 부담, 경제적 비용 등은 오롯이 개인의 몫이 된다. 결국 20여개 시민단체는 유산유도제 도입을 촉구하는 서명운동에 돌입했다. 식약처는 며칠 전 ‘식의약 분야 규제 혁신 100대 과제’를 냈다. 안전한 임신 중지 권리를 보장할 혁신은 보이지 않았다. 정부는 누구를 위해 혁신을 외치나.
  • 모기가 없다면 인간은 초콜릿을 먹을 수 없다

    모기가 없다면 인간은 초콜릿을 먹을 수 없다

    여름철 모기가 극성일 때면 모기가 멸종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할 때가 있다. 피를 빨아먹고 말라리아나 뇌염 감염의 원흉인 모기는 사라지는 것이 이득이 아닐까. 생물 다양성 연구에 천착해 온 독일 생물학자 프라우케 피셔와 경제학자 힐케 오버한스베르크는 공저 ‘모기가 우리한테 해 준 게 뭔데?’에서 그렇지 않다고 단언한다. 예를 들면 좀모기는 초콜릿의 원료가 되는 카카오꽃의 유일한 수분자이기 때문에 이들이 없으면 우리가 초콜릿을 먹을 수 없게 된다. 또한 수천 종의 모기는 조류·작은 박쥐·어류·파충류·양서류의 중요한 먹이다. 모기가 없다면 이들 중 몇몇이 멸종하게 되고 이에 따른 생태계 교란의 피해는 결국 인간에게 돌아온다. 저자들은 이처럼 인간이 생태계에 존재하는 800만종 가운데 한 종일 뿐임을 강조하며 모든 생물이 알고 보면 다양한 영역에서 인간의 삶을 지탱해 준다고 설명한다. 오히려 인간이 다른 생태계에 군림하며 다른 생물을 멸종시키는 현 상황이 이치에 맞지 않는다. 지구상에 생물이 출현한 이래 대멸종이 다섯 차례 있었는데 인간이 전체 생태계에 개입하며 ‘6차 대멸종’을 부르고 있다는 것이다. 농지나 운송로를 얻고자 습지를 개간하고 밀림에서 각종 자원을 채취하는 것, 관광 산업의 발달 등이 생물 다양성 파괴에 일조한다. 애초 코로나19나 에볼라 바이러스도 깊은 숲에서만 존재하던 것인데 인간이 숲을 정복하면서 이들 바이러스와 맞닥뜨리게 됐다. 인간이 생산한 농산물 총칼로리 중 인간이 섭취하는 것은 55%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동물 사료(36%)나 바이오 연료(9%)로 사용된다. 이에 저자들은 동물성 음식을 삼가고 식물성 음식을 더 많이 섭취한다면 경작지도 덜 필요해지고 생물 다양성도 회복된다고 주장한다. 지역에서 나는 제철 식재료를 사고 고기와 유제품을 덜 먹는다면 조금이라도 지구를 살리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책 곳곳에 생물 다양성을 보존해 인류의 미래를 지키고자 하는 절박함이 묻어난다.
  • 돌 하나만 남은 ‘부의 욕망’… 시전도 난전도 진심이었던 ‘먹고사니즘’[김별아의 도시 기행문- 서울을 걷는 시간]

    돌 하나만 남은 ‘부의 욕망’… 시전도 난전도 진심이었던 ‘먹고사니즘’[김별아의 도시 기행문- 서울을 걷는 시간]

    ‘육의전 빌딩’이 엉덩이를 비벼 꾹 눌러앉은 육의전 박물관을 보지 못하고 돌아서서 터덜터덜 발걸음을 옮긴다. 아쉬운 대로 종각역 3번과 3-1번 출구 코너에 있는 ‘종로타워’ 빌딩 앞 쉼터에 있다는 ‘육의전 터’ 표석을 찾아볼 작정이다. 육의전은 비단(선전), 무명(면포전), 명주(면주전), 종이(지전), 어물(어물전), 모시베(저포전)를 대표로 하여 여섯 가지 혹은 여덟 가지 품목을 파는 주비(注比)가 이 길에 펼쳐져 있기에 육주비전 혹은 팔주비전으로도 불렸다. 종로를 따라 길게 펼쳐져 있던 시전이라 어디다 표석을 갖다 놔도 무방할 터. 그래서인지 어째서인지 ‘육의전 터’ 표석은 탑골공원 앞에 있다가 종각까지 밀려갔다.하지만 새로 자리를 잡았다는 ‘종로타워’ 앞 쉼터에 다다랐는데도 한눈에 들어오는 표석이 없다. 듬성듬성 놓인 돌 의자에 걸터앉아 한담을 나누는 사람들을 헤치고 한참을 두리번거린다. 이 거리에서 부자들이 밟은 흙을 파던 조선 사람들이 이런 모양새였을까. 남들은 모르는 길 위의 보물을 눈을 번쩍이며 찾아 헤맨다. 마침내 여러 개의 둥근 돌 의자 가운데 혼자만 네모난 돌이 눈에 들어오니, 바로 ‘육의전 터’ 표석이다. 눈앞에 두고도 수차례 자리를 맴돈 게 억울해 일부러 못 찾게 해놓은 것 같다고 엉두덜거려 본다. 다른 돌들과 높이도 거의 같고 색깔도 같으니 헷갈릴 만하다. ‘육의전 터: 육의전은 조선시대에 독점적 상업권을 부여받고 국가에 필요한 물품을 조달한 서울의 여섯 시전(市廛)을 말한다. 이곳은 육의전 중 으뜸인 선전(廛)이 있던 자리로 비단을 주로 취급하였다.’●밀리고 밀린 옛 시전 터의 흔적들 표석은 길 건너편 종각을 바라보고 있는데 그 사이에 바르게살기운동 종로구 협의회에서 세운 커다란 돌이 시야를 가린다. ‘바르게 살자’ 바르게 살자…. 입안으로 구호를 곱씹으며 종로를 걷는다. 바·르·게·살·자…. 한 글자 한 글자 스타카토로 읽어 본다. 대체 어떻게 사는 것이 ‘바르게’ 사는 것일까? 육신의 나이로는 지천명을 넘었으니 하늘의 뜻을 알아야 마땅한데 나는 여전히 하늘의 뜻은커녕 사람들이 품은 뜻도 못다 헤아린다. 뜻 없이 욕심으로 사는 경조부박한 세상에 때로 절망하면서도 어쩌면 그것이 더 인간의 본성에 가까운 것일지 모른다고 의심한다. 중국 춘추 시대 제나라의 재상이었던 관중이 말하기를 “입는 옷과 먹는 음식이 풍족하고 나서야 영화와 치욕을 안다”라고 했다. 맹자는 말하기를 “내 자신이 몸 둘 곳이 없는데 어떻게 뒷사람들을 근심할 틈이 있겠는가”라고 했다. 작자 미상의 사설시조는 노골적으로 노래한다. “불 아니 땔지라도 절로 익는 솥과/ 여물죽 아니 먹여도 크고 살쪄 잘 걷는 말과/ 길쌈 잘하는 여기첩(女妓妾)과 술 샘솟는 주전자와/ 양() 부로 낳는 검은 암소/ 평생에 이 다섯 가지 두량이면 부러울 것이 없어라!” 옛날에도 지금처럼 뜻보다는 욕심이 앞섰고, 욕심이 채워져야 뜻도 세움직했다. 상공업을 천시하다가 근대화의 물결에서 도태돼 식민지로 전락한 나라의 후손으로서, 부(富)에 대한 노골적인 찬양은 한편으로 여전히 불편하지만 그 또한 압도적인 시대의 요구임을 부인하지 못한다. 다 먹고살자고 하는 일이다. 어느 이념보다 강력하고 엄중한 ‘먹고사니즘’을 무시할 수가 없다. 종로에서 교보빌딩을 끼고 돌면 경복궁의 정문인 광화문 앞의 육조거리다. 육의전 앞길이 부자들의 기를 받기 위해 기를 쓰는 사람들의 욕망으로 움푹움푹 파였다면, 육조거리에는 하얀 왕모래가 깔려 있고 먼지 하나 없을 만큼 깨끗했다고 한다. 검은 흙과 하얀 모래, 흑백의 대비만큼이나 이상과 현실의 간극이 깊다랗다.‘칠패시장 터’ 표석도 예전의 자리에 없다. 남대문 건너편 연세봉래빌딩 보도 녹지에 있다고 하여 주변을 맴돌며 뒤졌지만 표석은 보이지 않는다. 도심 재개발 사업 중 어디론가 옮겨 놓은 듯한데 한여름의 뜨거운 아스팔트 위에서 길을 잃으니 난감하다. 거리에 선 채로 다시 인터넷을 뒤져 보니 길 건너 염천교 교차로의 순화동 더샵 아파트 앞으로 옮겼다는 정보가 있다. 맞다, 표석의 방향만 서로를 등지고 있을 뿐 지난 5월에 왔던 ‘팔홍문 터’와 지척이다. 등잔 밑이 어둡고 이웃집이 멀다. 처음 걷는 길만이 아니라 전에 걸었던 길까지도 넋 놓고 걸으면 지리산가리산하기 마련이다. 그래도, 어쩌랴? 이쯤에서 받아들이기로 한다. 정처 없이 방황했던 이립(而立)과 미혹의 불혹(不惑)과 여전히 지천명할 수 없는 지금을. ‘(칠패시장) 유래: 조선 시대 서울 시내에 있던 난전 시장의 하나. 지금의 서소문 밖에 있었다. 이 칠패시장이 언제 설치된 것인지는 분명하지 않으나, 이미 18세기 전반기에 이현(梨峴), 종가(종로)와 함께 서울의 가장 큰 상업 중심지의 하나로 발전하였다. 또한 시전과 마찬가지로 미곡·포목·어물 등을 비롯한 각종의 물품이 매매되었는데, 그중에서 어물전이 가장 규모가 크고 활발하였다.’ 자리를 옮긴 칠패시장 터 표석은 엉뚱한 모양을 하고 있다. 항아리 위에 신발 한 켤레가 놓인 형상인데 칠패시장의 어물전이 컸다니 새우젓 항아리를 형상화한 것이려나? 염천교에서 마포 나루나 서강 나루까지가 걸어서 한 시간쯤의 거리다. 이른바 양난(兩難),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을 거치면서 국가의 통제가 느슨해지고 민간의 욕망이 노골화됐다. 남대문 밖에 칠패시장, 동대문으로 들어와 지금의 광장시장 자리인 이현(배오개)시장에 상인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칠패는 조선 후기 훈련도감이나 어영청 등 경찰 조직이 한성부를 8패로 나누어 순찰하던 데에서 비롯됐다고 한다. 어영청의 칠패가 남대문 밖에서부터 청파와 마포, 용산 지역의 순찰을 담당했고 순라군의 초소 격인 복처(伏處)가 칠패 인근에 있었다.육의전이 나라가 허락한 시장이라면 칠패는 처음에 불법으로 취급됐던 난전이다. 금난전권을 가진 육의전 상인들은 칠패와 이현 시장에서 파는 물건은 반드시 시전에서 공급받은 것이어야 한다며 통제했다. 특히 겹치는 물품인 어물에 대해 칠패를 견제했다. 하지만 장사는 머리와 입으로 하는 게 아니라 발로 한다. 칠패 상인들이 발 빠르게 지방에서 들어오는 어물을 중간에서 매점매석하니 육의전 상인들은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었다. ● 두 전란 거치며 치솟은 인간의 욕망 그 시절 서울은 지속적으로 비대해지고 있었다. 당시의 한양 도성민의 숫자는 약 10만으로 어림되는데, 도성 안에 살지 못하면 사대문 밖 인근에 모여 살았다. 남대문 밖의 칠패와 동대문 밖의 창신동과 왕십리에서 도성 안으로 출퇴근하며 밥벌이를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사람살이는 시간을 뛰어넘어 그 비루하고 얍삽한 꼴이 비슷하다. 요즘 말하는 ‘마용성’(마포·용산·성동)이 그때의 성저십리(城底十里)이니 상전벽해를 꿈에서조차 상상 못한 사람들은 그 와중에 도성 안 북촌 일대를 ‘우대’라 하고 동대문 밖 일대를 ‘아랫대’라고 하여 하대도 했더랬다. 칠패시장에서 호객하고 물건을 사고파는 사람들 가운데 얼굴이 까만 이들을 마포 사람으로, 목덜미가 까만 이들을 왕십리 사람으로 구분했다는 객소리도 있다. 마포 사람들은 서쪽에서 동쪽을 향해 아침 일찍 새우젓 지게를 지고 성안으로 들어오기에 얼굴이 까맣고, 왕십리 사람들은 동쪽에서 해를 등지고 아침 일찍 문안으로 들어오기 때문에 목덜미가 까맣다는 것이다. 좋은 밭 1000만 이랑이 있어도 하루에 쌀 두 되를 먹고, 큰 집이 1000칸 있어도 밤에는 여덟 자 방에 눕는다는 말은 부인할 수 없는 진실이다. 숱한 이야기를 밀봉한 채 뚱하게 서 있는 돌 항아리 표석을 어루더듬어 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조상들도, 대저 인간이라는 존재 자체가 그리도 먹고사는 데 진심이다. 어리석을지나 진정이다. 소설가
  • 그 섬들의 위로… 가만있어도 마음 편안해진다 [이우석의 미시여행]

    그 섬들의 위로… 가만있어도 마음 편안해진다 [이우석의 미시여행]

    ‘한산: 관광객의 출현’ 경남 통영세간에 회자되는 영화 ‘한산: 용의 출현’을 봤더니만 문득 그 바다에 가고 싶어졌다. 결국 ‘토영’에 갔다. 토영은 경남 통영 사람들이 자신의 고장을 부르는 말이다. 통영은 통제영의 위엄과 거창함을 강요하는 느낌이지만 토영이라 말하면 뭔가 살갑다. 뒤 억양을 올리는 지역 사투리로 토영을 발음하면 빠닥빠닥 석쇠 위에 볼락 굽는 연기도 배어들고 풋풋한 멍게의 바닷내도 섞이는 것만 같다. 통영은 조선의 해군 본부 격인 삼도수군통제영을 줄인 말로 1604년 이곳 두룡포에 설치됐다. 신식 군대가 생기기 전까지 약 300년간 삼도(전라·충청·경상)의 수군을 지휘하던 본부였으니 그 규모는 실로 장대했다. 남해의 자그마한 어촌이 조선 최대 규모의 군사도시가 됐고, 이후 ‘군사’를 떼어 낸 도시는 수산업과 문화예술, 관광 산업으로 지금껏 큰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고성반도와 이어져 내려와 150여개의 유무인도를 거느린 통영의 지형이 서쪽에 있는 전남 여수와 닮았다 했는데 알고 보니 홍콩반도를 더 빼닮았다. 어디서 홍콩과 통영이 닮았다는 글을 읽고 지도를 찾아보니 과연 그렇다. 고성반도(주룽반도)를 통해 내려오면 홍콩섬과 같은 미륵도가 다리와 해저터널로 이어지며 침사추이 격인 강구안, 항남동 등 통영 시가지 가운데 위치했다. 북쪽에는 고성읍(선전)과 창원(광저우)이 비슷한 위상으로 포진해 있다. 다만 홍콩의 경우 트램(통영에선 케이블카)을 타고 가야 하는, 전망대 구실을 하는 빅토리아 피크(미륵산)가 주룽이 아닌 홍콩섬(미륵도)에 있다는 것이 조금 다르다. 남쪽 녹빛 바다엔 크고 작은 섬들이 쫙 깔렸다. 그 이름도 유명한 한려해상국립공원이다. ‘근대의 지드래곤’ 정지용 시인이 통영 앞바다를 보고 이른 말이 있다. “만중운산 속의 천고절미한 호수”라고. 이은상 시인 역시 “결결이 일어나는 파도, 파도 소리만 들리는 여기. 귀로 듣다 못해 앞가슴 열어젖히고 부딪혀 보는 바다”라고 통영을 칭송했다. 그 말이 딱이다. 바다는 바다인데 호수의 생김 같다. 통영 바다에는 차가운 직선 수평선이 아예 보이지 않는다. 샐 틈 없이 둥글둥글한 섬들로 막혔다. 동그란 섬들이 둥둥 떠 있는 형국이다. 아티스틱 스위밍 팀이 일제히 자맥질을 하면 물 위에는 궁둥이만 남는데, 통영 바다가 꼭 그 짝이다. 여기다 통영 땅을 누비는 길 역시 기막힌 곡선이다. 가로와 세로, 그리고 수직으로 뻗은 직선 도시에 지쳐 버린 이들이 숨어들기 딱 좋다. 여기선 가만있어도 마음이 평평해진다. 아름다운 통영의 지리를 잘 살펴보려면 미륵도 미륵산을 오르는 게 먼저다. 고도는 그리 높지 않다. 462m. 대신 바다에서 바로 솟아나 그 위세만큼은 몹시 당당하다.전국 지자체에 ‘케이블카 신드롬’을 몰고 온 한려수도조망케이블카를 타고 미륵산에 오른다. 주렁주렁 매달려 바다와 산을 잇는 철삭(鐵索)의 길. 비록 차가운 쇠줄에 불과하지만 이 줄을 타고 오르는 이들의 마음은 뜨거워진다. 전망대에 오르면 누구나 쉽사리 산 정상에 오를 수 있다. 굽이치는 산책로를 따라 이곳저곳을 모두 둘러보며 정상에 오른다. 미륵산 위에 올라서면 통영의 땅과 바다가 한눈에 들어온다. 날이 좋으면 어스름하게 일본 쓰시마섬도 볼 수 있다. 한국의 할롱베이니 만중운산의 호수니 하는 말은 모두 이 풍경에서 비롯된 말이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한려수도의 풍경은 국립공원 100경 중 으뜸으로 꼽힌다. 통영은 ‘한국의 나폴리’라고 불리던 미항(美港)이다. 관광 마케팅을 하려고 요즘 지어낸 말이 아니다. 무려 60년 전인 1962년 박경리의 소설 ‘김약국의 딸들’ 첫 장에 똑똑히 적혀 있다. 일찌감치 일본인들이 통영을 두고 그리 불렀다. 얼마나 아름다웠을까. 가 보지도 못한 세계 3대 미항의 이름을 가져다 붙여 놨을 정도니 말이다.비취색 바다를 앞두고 움푹 들어간 항구와 그 뒤를 버티고 선 든든한 언덕. 요즘은 ‘범죄도시’에 가까운 이탈리아 나폴리보다 아름다운 항도가 통영이 아닐까. 게다가 예향(藝鄕)이기도 하다. 대한민국이 낳은 위대한 작곡가 윤이상과 청마 유치환, 박경리 등 문화예술인 여럿이 이곳에서 자라며 영감을 얻었다. 통영의 아기자기한 멋과 이를 둘러싼 자연환경은 모두 알뜰살뜰하다. 예술의 원천이 되기에 충분한 자연환경이 있었기에 위대한 예술가들은 이 도시에서 예술적 감각을 키울 수 있었다. 문화예술에 있어 왜 하필 군사도시 통영인가. 답은 권력에 있다. 과거 예술이 발달하려면 돈과 권력이 필요했다. 메디치의 부가 있었던 피렌체도 그랬고 합스부르크의 빈도 그랬다. 남해 끄트머리에 있지만 통영에는 무려 정이품의 통제사가 있었다. 요즘 공무원으로 따지자면 판서(장관) 이상이다. 이곳으로 부임하면 거느린 무관과 식솔 모두를 데리고 왔다. 통제사 일행의 자산과 당시 한양의 최신 문물이 고스란히 통영에 도달했다. 게다가 통제영에서 사용할 물품을 공급하는 군납 산업의 발달은 건축과 예술, 공예, 요리 등 문화예술 전반을 키우는 근간으로 작용했다. 한양 경복궁 경회루, 여수 진남관과 더불어 가장 큰 단일 목조건물 세병관(洗兵館)은 삼도수군통제영의 위엄을 단박에 알 수 있는 랜드마크로, 단층 팔작지붕의 국보다. 시인 두보의 ‘세병마행’에 등장하는 구절인 세병은 칼(兵)을 씻는다(洗)는 뜻이다. 모두 궤멸시키고야 말겠다는 이름이 아닌 평화주의적 소망이 이 커다란 건물 현판에 녹아 있다. 세병관에 들어서기 전 지나야 하는 문의 이름도 지과문(止戈門)이다. 굳셀 무(武) 자를 파자한 것으로 ‘전쟁(戈)을 그치게 한다’는 뜻이다. 이 역시 무를 숭상하면서도 평화를 논한다는 의미로 지었다. 실로 엄청난 전화를 겪고 난 후 다시는 그런 불행을 겪지 않겠다는 선조들의 철학에 절로 감탄이 나온다. 통영에 또 다른 별칭을 붙이자면 미향(味鄕)이 빠질 수 없다. 시인 백석도 통영 음식 맛이 여간 좋았던지 아예 ‘통영 2’라는 시에서 “바람 맛도 짭짤한 물맛도 짭짤한/ 전복에 해삼에 도미 가재미의 생선이 좋고/ 파래에 아개미에 호루기 젓갈이 좋고/ 새벽녘의 거리엔 쾅쾅 북이 울고/ 밤새껏 바다에선 뿡뿡 배가 울고/ 자다가도 일어나 바다로 가고 싶은 곳”이라고 통영 바다의 음식을 노래했다.통영은 맛있는 먹거리가 많다.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은 충무김밥과 도다리쑥국. 뱃머리에서 팔던 충무김밥은 제5공화국 때 관제축제 ‘국풍81’에서 인기를 끌면서 전국적으로 알려졌고, 도다리쑥국은 최근 몇 년 새 봄날의 계절식으로 주목받고 있다. 사실 통영에는 이 외에도 맛난 먹을거리가 ‘천지빼까리’다. 원래부터 좋은 식재료가 많이 나는 곳이기도 하고, 맛있는 것 먹기 좋아하는 무관들이 대대로 주둔했던 곳이니 식문화가 발달했다. 이순신 제독(수군으로선 장군보다 제독이 맞다)도 이곳에 있었다. 전라좌도수군절도사로 임진왜란 중에 한산도 제승당에 주둔하면서 ‘한산섬 달 밝은 밤에’로 시작하는 시조 ‘한산도가’도 남겼다. 난중이지만 어쨌든 충무공은 통영의 음식도 맛봤을 것이다. 돼지고기와 ‘금풍쉥이’(군평선이)를 즐겼다는 일기도 있다. 만약 충무공이 요즘처럼 맛깔나는 다양한 통영 식문화를 접했다면 이런 일기를 남기진 않았을까 감히 생각해 봤다. “초8일 임인(壬寅). 맑음. 공무를 본 후 아우와 멍게 부밥(비빔밥)을 먹었다. 초밥을 먹자 했지만 왜의 것이라 돌려보냈다. 아우가 밥을 남겨 장형 10대에 처했다. 부하들과 항남동에 나가 갯장어와 술을 먹었다. 제철이라 제법 살이 오르고 윤기가 도는 것이 가히 맛을 형언하기 어려웠다. 돌아온 후 활 열다섯 순을 쏘았다.” 통영의 맛난 음식은 중앙시장과 서호시장에서 출발한다. 갖은 생어물과 건어물, 해조류, 젓갈로 가득하다. 넙데데한 가자미에 곰장어, 요즘 때를 맞은 갯장어가 좌판에 깔렸다. 이 모든 싱싱한 재료가 숙련된 솜씨와 만나 통영 특유의 밥상을 구성한다. 갑오징어, 감생이(감성돔), 뽈래기(볼락) 등 횟감도 좋고 슬쩍 익혀 내는 먹을거리도 수두룩하다. 시장통에는 오랜 시간 시민들에게 사랑받아 온 맛집도 많아 이곳을 순례하는 일도 참 재미가 좋다. 아침에 붕장어 대가리를 넣고 끓인 시락(시래기)국밥이나 시원한 졸복국 한 그릇으로 시작해 충무김밥과 멍게비빔밥, 간식으로 꿀빵, 마무리로 우짜(우동+짜장)까지 먹으면 몸도 마음도 포만감으로 차오른다. 저녁엔 통영 특유의 선술집 문화인 ‘다찌집’에서 신선한 재료와 함께 밤을 즐길 수 있다. 계절이 고스란히 반영되는 상에는 푸짐하고도 다양한 안줏거리로 가득 찬다. 고둥이며 문어며 하나씩 집어 오물오물 임인년 여름의 후숙(後熟)을 즐겨 본다.통영에서의 섬 여행 또한 빼놓을 수 없는 재미다. 앞서 미륵산에 올라 눈에 욱여넣었던 수많은 섬 중 몇 군데는 직접 다녀올 수 있다. 여행에 동기부여가 된 한산도는 무척 가깝다. 섬 안을 도는 것도 얼마 걸리지 않는다. 섬 해변길을 따라 걷다 제승당에 올라 한산 앞바다를 바라보며 충무공의 심정을 되새겨 볼 수 있다. 며칠 묵는다면 육지 통영과는 사뭇 다른 만지도며 욕지도, (누가 팔려고 내놓지도 않았지만) 매물도까지 두루 돌아보는 ‘섬 호핑 투어’도 가능하다. 앙증맞은 해수욕장을 품은 비진도와 내친김에 멀리 장사도까지 다녀와도 좋다. 신안섬과는 다른 풍광과 분위기가 기다린다. 통영을 여행하는 여러 가지 방법을 훑어봤다. 늠름한 거북선이 지키고 선 강구안. 특별할 것도 없는 허름한 다찌집에 앉아 윙윙 돌아가는 선풍기 아래 상쾌한 밤을 잔에 담아 기울인다. 오후 8시 책받침만 한 창문 틈 사이로 통영의 여름밤이 서서히 식어 가고 있다. 푸르게 짙푸르게. 놀고먹기연구소장 ■여행수첩 시락국=‘원조 시락국’. 붕장어 대가리 육수에 된장을 풀고 시래기를 넣은 국 한 그릇이 하루를 살아갈 충분한 에너지를 준다. 서호시장에서 대대로 이름난 이 집은 이제 관광객의 필수 코스가 됐다. 시락국 한 뚝배기를 내오면 늘어놓은 반찬을 맘껏 떠다 먹는 방식이다.졸복국=크기만 보고 무시할 게 아니다. 얼큰히 마신 후 시린 속 해장에 아주 좋다. 서호시장 ‘풍만복국’은 상호처럼 푸짐한 반찬과 함께 복국을 한 뚝배기 내준다. 존득한 살맛도 좋다. 미나리와 콩나물을 넣고 한소끔 끓여 낸 졸복국에 식초를 한 방울 떨어뜨리면 풍미가 한층 살아난다. 충무김밥=원래 여수~부산 여객선 승객에게 팔던 ‘뱃머리 김밥’에서 시작됐다. 맨밥을 김에 말아 꼬치에 꿰고, 호래기(참꼴뚜기)나 홍합을 졸여 섞박지와 함께 먹는 방식이다. 중간에 소를 넣지 않으니 잘 쉬지 않아 먼 길을 떠나는 배 안에서 먹기 쉽고 맛도 좋았다. 강구안 ‘엄마손김밥’이 옛날식으로 홍합과 호래기 등을 졸여 판다. 곰탕과 육회비빔밥=항남동 ‘풍전식당’. 통영에는 해산물만 있는 게 아니다. 한우 사골곰탕을 맛있게 끓이는 집이다. 구수하고 진한 곰탕이 보약 한 첩의 효과를 낸다. 신선한 육회를 올려 갖은 채소, 해초와 함께 비벼 먹는 통영식 육회비빔밥도 예술이다. 반찬도 맛있지만 곰탕이나 비빔밥 한 그릇이면 땡이다.고등어회=‘고등어와 전갱이’. 욕지도의 명물 고등어를 사철 회로 즐길 수 있는 식당이다. 비리지 않고 고소하며 감칠맛이 감도는 횟감 고등어가 입맛을 당긴다. 두껍게 썰어 내 부드러운 살을 씹는 맛이 좋고 시간이 지날수록 기름이 흘러 꿀떡 잘 넘어간다. 등 푸른 생선은 아무 데서나 회로 즐길 수 없기에 더욱 값지다.
  • “버러지” “얼마 받기에”… 영남의 진보·호남의 보수가 겪는 일상의 혐오들 [정중하고, 세련된 혐오사회]

    “버러지” “얼마 받기에”… 영남의 진보·호남의 보수가 겪는 일상의 혐오들 [정중하고, 세련된 혐오사회]

    한국 사회에서 혐오는 더이상 특정 소수자 집단만 겪는 일이 아니다. 누구든 피해자가 될 수 있다. 혐오 정서가 일상 전반에 퍼져 버린 탓이다. 피해 정도도 상당하다. 서울신문 스콘랩은 평범한 이들이 일상에서 겪는 혐오 피해 이야기를 들어봤다. 혐오의 고리를 끊지 못하면 그들이 겪는 고초는 언제든 내 이야기가 될 수 있다.특정 정당과 진영의 쏠림세가 심한 지역에서 반대 성향 활동을 하는 건 단단한 각오가 필요한 일이다. 예컨대 보수 성향이 짙은 대구·경북(TK)에서 진보 활동을 한다거나 진보세가 강한 호남에서 보수 정당 소속으로 뛰는 일이 그렇다. 일상적 혐오도 감내해야 한다. 대구 출신인 서창호(49) 인권운동연대 상임활동가는 30여년간 고향에서 인권·노동운동을 했다. 고교생 때 전국교사노동조합(전교조) 결성을 이유로 교사들이 무더기 해직된 것을 보고 노동권에 처음 관심을 가졌다. 보수 텃밭인 대구에서 진보 시민단체는 지방자치단체와 시민들에게 눈엣가시다. 최근에는 그 거부감이 더 세졌다. 그는 지난달 대구시청 앞에서 시 규탄 시위를 준비하다가 제지당했다. 수많은 집회를 열어왔던 곳인데 최근 홍준표 시장이 이를 금지했다.서 활동가는 “다른 지자체에서는 시민단체의 목소리가 시정에 반영되는데 대구에서는 기본권인 집회조차 막히니 자괴감이 든다”고 했다. 1995년 지방자치제 도입 이후 당선된 민선 대구시장 5명은 모두 보수성향이다. 현재 시의원의 97%(32명 중 31명)도 국민의힘 소속이다. 서 활동가는 사석에서 지인에게 ‘시민단체 활동가들은 버러지’라는 폭언을 듣기도 했다. 최근에는 대구 북구 이슬람 사원 건립을 반대하는 사람에게 ‘탈레반을 지지하는 서창호’라는 공개적 혐오도 당했다. 개인을 겨냥한 혐오는 인권운동가의 숙명으로 받아들인다. 다른 지역 활동가들이 “고생이 많다”며 건네는 위로에는 미소로 답을 대신한다. 하지만 진보 정책을 두고 무작정 비난하는 건 견디기 어렵다. 예컨대 학생인권조례는 광역 지자체 17곳 중 7곳에서 제정됐지만, 대구에서는 논의조차 어렵다. 시 의회와 보수단체, 보수 성향의 시민들이 크게 반발해서다. 논의 과정에서 온갖 혐오 발언이 난무하는 것을 보고 있으면 마음이 괴롭다. 전남 화순군이 고향인 김용갑(55·건설업)씨는 평생 호남을 벗어난 적 없는 토박이다. 하지만 20년째 이방인으로 살고 있다. 국민의힘의 당원(현 중앙위원회 연합회 전남회장)이기 때문이다. 김씨가 보수정당에 가입한 이유는 간단했다. ‘민주당 깃발’만 꽂으면 경쟁없이 공직선거에 당선되는 분위기가 지역 발전에 도움되지 않는다고 판단해서다. 공직 욕심은 없었기에 지금껏 공직 선거에 한번도 출마하지 않았다. 호남에서 보수당원으로 살다 보면 수시로 혐오와 마주한다. 식사 자리에서, 사우나에서, 체육관에서 불쑥 비난하는 이들이 있다. 선거철에는 더하다. “얼마나 받기에 국민의힘을 위해 저 짓(선거운동)을 하는지 모르겠다”거나 “보수당을 거들면서 호남에서 무슨 사업을 하겠다는 거냐”는 말까지 들었다. 가족들도 한때 “정당 활동을 그만하라”고 하소연했다. 다만, 지금은 김씨의 뜻을 누구보다 깊이 이해해준다. 혐오표현의 피해자이지만 그는 호남인들의 반(反) 보수정당 성향을 이해한다. 산업화 과정에서 지역이 소외됐고,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겪으면서 체화한 정서인 만큼 쉽게 설득하기 어렵다. 그는 “김대중 전 대통령 같은 걸출한 인물이 민주당 소속이었기에 민심이 더 쏠렸던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잘못한 건 인정하고, 틀린 사실 관계는 바로잡으며 주변을 이해시킨다. 김씨는 “지역 갈등뿐 아니라 세대·성별 갈등 등 국민 분열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이들이 있다”면서 “모두가 수준 높은 정치를 해야 혐오도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최근 호남 지역 청년층을 중심으로 정당보다 인물을 보려는 움직임이 있다”고 했다. 성비가 크게 깨진 조직에서 일하는 소수자들도 곧잘 혐오의 대상이 된다. 정보기술(IT) 업체 여직원 김모(27)씨는 남초 직장에서 숱한 혐오·차별를 겪었다. 회사 직원 30여명 중 여성은 김씨를 포함해 단둘이다. 특히, 분위기가 풀어지는 회식 때는 혐오의 장이 열린다. 남직원들은 김씨를 향해 “어차피 애 낳으면 그만둘 건데 굳이 여자가 승진을 왜 해야 하느냐”는 말을 한다. 외모 지적은 남성 직원의 특권이다. ‘주름이 늘었다’, ‘피부에 탄력을 잃어 간다’는 등의 평가도 서슴치 않는다. 담배를 피울 때는 “여자는 아기를 낳아야 하는데 담배가 웬 말이냐”라는 핀잔도 들었다. 배려를 가장한 혐오는 더 대응하기 어렵다. 사무직인 김씨는 일을 더 잘 이해하고 싶어 현장 근무를 자처했다. 하지만 김씨의 상급자는 “여자니까 위험하니 문서나 보라”며 거절했다. 배려로 포장했지만 성역할을 고정시한 명백한 차별이었다. 가끔씩 샤워를 마친 뒤 맨몸으로 나오는 남직원들을 보면 마음이 불편하다. 김씨는 “회사에서 성평등 교육을 하지만 효과가 없다”면서 “공식적으로 문제삼아봤자 나만 이상한 사람이 되니 그냥 참고 넘어간다”고 말했다. 어린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도 언젠가부터 온라인에서 ‘맘충’(맘(mom)과 벌레충(蟲)을 합친 말)이라고 공공연히 멸시당한다. 모성과 아이를 동시에 혐오하는 감정은 익명 공간에만 머물지 않는다. 수많은 엄마들이 현실에서 맞닥뜨린다.오은선(35)씨도 다섯살 배기 아이를 키우며 혐오를 적지 않게 겪었다. 지난 13일에는 동네 수영장에서 운동한 뒤 아이를 씻겨주며 일상적 대화를 하는데 누군가 들리게 말했다. “너무 시끄럽네. 조용히 좀 씻기지.” 돌아보니 한 중년 여성이 있었다. ‘나와 아이가 그냥 마음에 들지 않는거구나.’ 오씨는 경험에 기대어 직감했다. 혐오 시선에 몇차례 부딪히고 나면 엄마들은 잔뜩 위축된다. 외식하려고 식당을 찾을 때는 ‘노키즈존’(영유아나 어린이의 동반입장을 불허하는 식당)은 아닌지 늘 살펴야 한다. 노키즈 식당에서 반려동물을 안고 있는 손님을 보면 ‘아이가 개보다 못한가’ 싶은 생각마저 든다. 혐오 당할 때마다 기록하고 있는 일기장은 금세 빼곡해졌다. 잠시 지냈던 캐나다에서는 아이와 함께 오면 서비스를 하나라도 더 챙겨주고, 덕담을 건넸던 기억이 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노키즈존을 아동 차별행위로 규정했다. 그러자 최근엔 ‘노 배드 패런츠 존’(No Bad Parents Zone)이라 써 붙인 상점이 늘었다. 아이가 시끄럽게 떠들거나 뛰어다니면 퇴장조치할 수 있다는 뜻이다. 부모에게 책임을 묻는다는 점에서 언뜻 세련돼 보이지만 통제할 수 없는 아이들의 속성을 무시한 조치이기에 혐오 요소가 숨어 있다. 오씨는 “엄마들은 공공장소에서 비난 들어도 아이가 곁에 있으면 대응하기 어렵다”면서 “이 때문에 혐오하기 쉬운 상대로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악플(악성 댓글)은 유명인만 귀롭힌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평범한 사람들을 겨냥하기도 한다. 음악가 이승빈(21)씨는 지난해 4월 ‘무지개 대한민국’이란 노래를 만들어 유튜브에 올렸다. ‘그대와 내가 좋아하는 색이 달라도 서로 미워하지는 말자’는 노랫말처럼 혐오를 멈추자는 메시지를 담았다. 하지만 무지개라는 단어가 들어갔다는 이유로 일부 보수 성향 네티즌들은 이씨를 성소수자를 옹호하는 ‘남페미’(남성 페미니스트)라며 공격했다. 또, 진보 네티즌들은 음악의 배경 이미지에 태극기를 맨 남성이 있다며 이씨를 ‘태극기 세력’으로 규정했다. 각자 보고 싶은대로 보고 창작자를 모욕했다. 노래가 한 보수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유되면서 악플이 1초에 4개씩 올라왔다. 이씨는 불면증과 우울증이 찾아와 정신건강의학과까지 다녔다. 혐오는 창작자가 자기검열하게 만들었다. 입대 청년의 애환을 담아 작사·작곡했던 노래는 아예 주제를 바꿔야 했다. 하지만 이씨는 “혐오 가해자를 혐오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그는 “혐오자들을 인터뷰를 해봤는데 그들도 나름대로 상처를 가진 사람들로 충분한 공감과 치유를 받지 못해 혐오감정이 심해진 것 같았다”고 이해했다. 실제로 이씨가 댓글을 통해 진정성있게 소통하다 보니 악플러들도 마음을 돌려 그를 응원했다. 일상의 혐오는 한 사람의 삶을 고통 속에 가둔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혐오 피해는 자존감을 낮출 뿐만 아니라 자신을 혐오하는 자기비하로 나아갈 위험이 있다”면서 “피해자가 트라우마에 빠지지 않으려면 혐오와 차별당한 게 본인 탓이 아님을 주변에서 말해줘야 한다”고 했다.※이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세명대 기획탐사 디플로마 교육 과정의 일환으로 작성됐습니다.
  • 미성년 성폭행 미국 57세 남성, 100년형 평결 예감하고 독극물 ‘벌컥’

    미성년 성폭행 미국 57세 남성, 100년형 평결 예감하고 독극물 ‘벌컥’

    미성년자를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던 미국 남성 에드워드 르클레어(57)는 지난 12일(이하 현지시간) 텍사스주 덴턴 카운티 법원 배심원단이 다섯 혐의 가운데 첫 번째에 대해 유죄 취지의 평결을 낭독하는 순간, 흐릿한 액체가 든 커다란 플라스틱 물병을 들이켰다. 변호인이 눈치를 줘도 커다란 물병에 든 것을 다 마신 그는 이내 정신을 잃고 쓰러졌고 이를 지켜본 배심원 일부는 눈물을 흘렸다. 법원 직원과 변호사도 충격에 빠졌다. 그는 즉시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숨을 거뒀다고 미국 NBC 방송 등이 16일에야 뒤늦게 전했다. 사인을 조사 중인 검찰은 재판 전날까지 보석으로 풀려나 자유의 몸이었던 르클레어가 청산가리를 물병에 넣어 법정 안에 갖고 들어온 것으로 보고 있다. 그의 변호인 마이크 하워드는 “올려다보고 있어 그가 뭔가를 마시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의 손이 떨리길래 난 평결 때문에 떠는줄 알았다. 그 때도 그는 계속 마시고 있었다”고 말했다. 하워드는 “혐의의 심각성과 덴턴 카운티 법원의 보수적인 성향을 고려할 때 그는 자신에게 최장 100년형이 선고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고 마지막 순간에 이런 결정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변호인은 이어 “만약 그가 30초를 더 기다렸다면 구금돼 물병에 든 액체를 마실 수 없었을 것”이라며 “르클레어는 이런 사실을 알고 있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르클레어를 기소한 제이미 벡 덴턴 카운티 지방검찰청 부검사장은 “(재판 중에) 사람들이 기절하거나 심장마비를 일으키는 경우가 있다. 심지어 꾀병을 부리는 사람도 있었다”면서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고 일간 워싱턴 포스트(WP)에 털어놓았다. 해군 정비사 출신으로 기업의 채용 담당자로도 일했던 르클레어는 14∼17세 사이의 미성년자를 상대로 성폭행을 포함한 성폭력 5건을 저지른 혐의로 2년 전에 기소됐다. 르클레어는 결백을 주장했지만 재판 과정에 피해자는 피해 사실을 생생하게 증언했고, 배심원단은 3시간이 넘는 고심 끝에 그에게 유죄를 평결했다.
  • “중2 때 母와 동시 임신…4남매 아빠는 3명”

    “중2 때 母와 동시 임신…4남매 아빠는 3명”

    ‘고딩엄빠’에 4남매를 키우는 ‘중딩엄마’가 등장했다. 16일 방송된 MBN 예능 프로그램 ‘어른들은 모르는 고딩엄빠2’(이하 ‘고딩엄빠2’) 11회에서는 ‘중딩엄마’ 강효민이 첫 출연해, 4남매를 낳아 키우게 된 파란만장한 사연을 공개했다. 또 강효민은 친부가 다른 열 살 첫째 아들의 상처를 보듬는 한편, 남편과의 갈등을 극복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줘 시청자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여러 아픔과 갈등을 딛고, ‘행복한 가족을 위한 십계명’을 함께 작성하는 강효민네 여섯 식구의 일상이 공개됐다. 중학교 2학년 시절, 강효민은 학교 생활에 적응하지 못해 학교 밖으로 맴돌았고 그러다 알게 된 남자친구와 교제해 임신을 했다. 하지만 남자친구의 잦은 외도로 결국 헤어졌으며, 16세에 첫아이를 낳았다. 놀라운 것은 강효민의 친정엄마도 같은 시기에 늦둥이를 임신해, 강효민의 남동생과 첫째 아들이 동갑내기라는 것. 얼마 지나지 않아 육아에 지친 강효민은 충동적으로 가출을 했고, 새로운 남자친구를 만났다. 그런데 이 남자친구도 스토커 같은 성격을 보여 이별하게 됐다. 문제는 강효민이 둘째를 임신한 줄 전혀 모르다, 막달에 가서야 화장실에서 아이를 출산한 것. 우여곡절 끝 두 아이 엄마가 된 강효민은 이후 마음을 다잡고 육아에 전념했지만, 첫째 아이가 병원에 입원했을 때 알게 된 ‘남사친’으로부터 무려 14번의 고백을 받게 됐다. 잠시 후 ‘중딩엄마’ 강효민이 홀로 스튜디오에 등장해 궁금증을 일으켰다. 박미선은 앞서 공개됐던 14번 고백한 ‘남사친’에 대해 조심스럽게 물었다. 강효민은 “작년에 혼인신고를 했다”고 밝혀 모두의 박수를 받았다. 곧이어 강효민과 남편 김상혁의 일상이 공개됐다. 김상혁은 이른 아침 눈을 뜨자마자, 일터인 닭공장으로 바로 출근했다. 강효민도 일어나 분주하게 네 아이들의 아침 식사를 준비했다. 그러던 중 열 살인 첫째 아들 강진석이 엄마를 도와, 둘째 강진수, 셋째 지율이, 생후 9개월인 막내 하율이를 챙기는 의젓한 모습으로 놀라움을 자아냈다. 며칠 뒤 강효민은 초복을 맞아 4남매와 함께 친정을 방문했다. 여기서 강효민의 막냇동생이자 첫째 아들 진석이와 동갑인 열 살 백건율이 등장해, 한 편의 시트콤 같은 웃음을 안겼다. 열 살 삼촌-조카의 ‘상상초월 가계도에 3MC도 놀라워했다. 더욱이 강효민의 친정엄마도 5남매를 낳은 ‘슈퍼맘’이라, 3MC는 “자식들이 결혼해 아이들을 다 데리고 오면 엄청나겠다”라고 말하기도.부부싸움이 일어나자, 강효민은 아들을 데리고 놀이터로 향했다. 아들 진석이와 놀이터에서 오붓한 데이트를 하던 강효민은 “엄마에게 물어보고 싶은 게 있다”며 친부의 존재를 묻는 아들의 모습에 당혹스러워했다. 하지만 이내 ‘친아빠’에 대한 이야기를 솔직하게 들려줘 진석이의 마음을 풀어줬다. 열 살이지만 엄마의 마음을 충분히 헤아린 진석이는 “엄마든, 아빠든 화가 나면 다스릴 줄 알아야 한다”며 “기분이 안 좋으면 둘 다 자신의 의견을 말로 했으면 좋겠다”라고 해 감탄을 자아냈다. 두 사람의 대화를 지켜보던 박상희 심리상담가와 이인철 변호사는 “정말 대단한 아이다”, “진석이가 선생님이네”라며 감동을 표했다. 집으로 돌아온 강효민과 진석이, 그리고 김상혁은 ‘행복한 가족을 위한 십계명‘을 함께 작성하며 새 출발을 다짐했다.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 강효민 김상혁 부부는 돌연 ’다섯째 아이‘ 계획을 언급해 또다시 스튜디오를 초토화했다. ’고딩엄빠2‘는 매주 화요일 밤 10시 20분 방송된다.
  • 종영 앞둔 ‘우영우’, 세계 시장에도 통했다

    종영 앞둔 ‘우영우’, 세계 시장에도 통했다

    ENA 수목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이하 ‘우영우’)가 넷플릭스 비영어권 드라마 부문에서 3주 연속으로 시청 시간 1위를 기록했다. 17일 넷플릭스 공식 사이트 ‘넷플릭스 톱(TOP) 10’에 따르면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8월 둘째 주(8∼14일) 시청 시간은 6936만 시간으로 비영어권 드라마 부문 정상에 올랐다. ‘우영우’가 1위에 오른 건 이번이 다섯 번째다. 지난 6월 29일 공개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방영 첫 주에는 10위권에 진입하지 못했다. 이후 입소문을 타면서 다음 주인 7월 둘째 주(4∼10일) 1위에 올랐고, 셋째 주(11∼17일)에도 1위를 차지했다. 넷째 주(18∼24일)에는 스페인 드라마 ‘알바’에 밀려 2위로 내려왔다. 다섯째 주(25∼31일)에 다시 1위를 탈환하는 데 성공했다. 8월 첫째 주(1∼7일)와 두 번째 주까지 3주 연속으로 정상에 올랐다. ‘우영우’의 주간 시청 시간은 매주 늘어나면서 기록을 세우고 있다. 처음 시청 시간이 집계된 7월 둘째 주에는 2395만 시간, 셋째 주에는 4558만 시간, 넷째 주에는 5507만 시간, 다섯째 주 6천563만 시간, 8월 첫째 주에는 6701만 시간, 둘째 주에는 6936만 시간으로 파악됐다. 박은빈 주연의 ‘우영우’는 천재적인 두뇌와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변호사의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로 호평 속에서 18일 종영한다.
  • ‘다섯째 임신’ 경맑음 “살려주세요” 눈물

    ‘다섯째 임신’ 경맑음 “살려주세요” 눈물

    개그맨 정성호의 아내 경맑음이 일상을 공유했다. 경맑음은 16일 인스타그램을 통해 “진수성찬처럼 잠 결에 일어나 점심 먹고 몸이 말을 듣지 않아 침대와 한 몸이 되어 꿈을 3번이나 바꿔 꾸는 동안 숙면을 하고 일어났다. 자고 일어났더니 뭔가 이상하고 휑하고 뭔가 문제가 발생했다는 느낌에 눈을 번쩍 떴더니 나름대로 열심히 원단을 고르고 제작했던 베드스커트의 원단이 다 잘려있음”이라고 적었다. 이어 “이게 무슨 일인가 ? 누군가가 가위로 싹뚝 싹뚝 자른 듯한 잠결에 잠이 홀라당 깼더니 딸이 몸이 무겁고 혹시나 스커트에 걸려 넘어질까봐 엄마가 나 자는 동안 가위로 레이스를 다 짤라놓으심. 대표님 살려주세요(누가보면 블랙컨슈머…) 어쩐지… 꿈에서 내가 머리를 하고 있더라…. #사실_저_울고있어요”라는 글과 함께 근황을 담은 사진을 게재했다. 정성호는 지난 2009년 9살 연하의 경맑음과 결혼해 2남 2녀를 두고 있다. 현재 경맑음은 다섯째 아이를 임신 중이다.
  • [열린세상] 읽기와 쓰기라는 연대/박산호 번역가

    [열린세상] 읽기와 쓰기라는 연대/박산호 번역가

    아침에 일어나 이불을 개고 거실로 나가면 자고 있던 시바견이 일어나 꼬리를 흔든다. 재회의 기쁨에 배를 북북 긁어 주면 희고 검은 털이 바닥으로 우수수 떨어진다. 늙은 고양이 밥을 주고 어린 강아지 밥을 준 다음 아침 커피를 끓인다. 문밖에 떨어진 신문을 들고 와 커피를 마시며 헤드라인들만 읽어도 벌써 분노가 치민다. 요즘은 분노가 일상이다. 아침만 먹었는데 어느새 싱크대에 가득 찬 그릇을 설거지하고, 밤새 바닥에 눈처럼 내린 반려동물들의 털을 청소기로 빨아들이고. 거기서 나는 수상한 냄새에 ‘오늘은 꼭 청소기를 분해해 필터를 청소해야지’라고 백만 스물두 번째 결심한다. 여름이라 하루에 두 번씩 벗어 대는 옷과 양말, 수건을 세탁기에 돌렸다가 건조대에 널면 어느새 정오가 당도했고, 벌써 반쯤 지쳐 있다. “한국 사람들은 좋아하는 사람이 결혼했다고 좋아하기를 중단합니까?”라는 영화 대사처럼 아침에 먹었다고 밥을 그만 먹고 어제 청소했다고 오늘 청소를 안 할 수는 없는 일. 그 사이사이에 생계를 책임지는 번역과 글쓰기라는 엄중한 일을 해야 한다. 이토록 무한 반복되는 노동에 지치고 우울해질 무렵 한 권의 책을 만났다. 이혼 후 청소라는 힘들고 고단한 노동으로 다섯 아이를 키우는 와중에 초등학교 졸업 후 인연이 끊어졌던 학교를 다시 늦은 나이에 다니며 책을 읽고 글을 썼던 청소 노동자이자 작가인 마이아 에켈뢰브의 ‘수없이 많은 바닥을 닦으며’라는 책이다. 다들 내 인생이 제일 힘들고, 다들 내 자식이 제일 키우기 어렵다고 생각하기 마련이지만, 이 책을 읽으며 완벽한 패배를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작가 마이아는 성년이 됐어도 끊임없이 다치거나 사고를 당하거나 실직해 엄마의 집으로 돌아오는 자식들을 건사하며 새벽 4시부터 일어나 건물 청소를 다니고, 집안일을 하고. 밤에는 학교에서 스웨덴어 문법과 역사와 의회 정치를 배우고,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 와 읽고 글을 쓴다. 책이 있다면 고치지 못할 우울증은 없다고 말하는 그는 돈이 없어 휴가는 못 가도 책을 통해 “티베트에서 기름등잔의 연기를 느끼고, 라싸에서 기도 깃발이 펄럭이는 소리를 듣고, 중국의 동굴에서 거주하고, 미국과 아시아의 대도시 빈민가에서 비좁게 살았다”고 일기에 썼다. 그는 복지 천국 스웨덴에서 아이들이 추운 겨울에 입어야 할 옷과 구두, 시력이 나빠진 아이들을 위한 안경, 미래를 꿈꾸는 아들을 위한 학자금 대출 신청, 뼈가 휘는 노동 끝에 이제는 노동 능력이 저하됐다는 증명서를 받아 모처럼 쉬게 되는 며칠의 휴가…. 이처럼 없어선 안 될 필수품이자 권리를 신청하며 굴욕을 느끼는 한편으로 바깥세상에 존재하는 빈곤과 폭력과 고통에 대한 기사를 찾아 읽고, 공감하고, 그 불의에 항의하는 시위를 나갔다. 여름에는 손발이 퉁퉁 붓고, 겨울에는 손이 터서 제대로 펜도 잡을 수 없고. 타자기가 없어 자신이 청소하는 건물의 타자기를 몰래 쓰기 위해 평소 기상 시간보다 1시간 앞당겨 새벽 3시에 일어나야 했지만, 언제나 읽고 쓰는 생활에 마음을 의지했던 그를 보니 그저 고개가 숙여질 따름이었다. “똑똑한 머리와 날카로운 팔꿈치”로 자기보다 약한 자를 밀치고 끝없이 위로 올라가는 사람들이 자기를 딱하게 여긴다는 것을 아는 작가는 오히려 그들을 딱하게 여기며 말했다. 절대 꺾이지 않는 소유욕을 가진 그들이지만 나같이 멋진 감정 경험을 한 적이 있는지 궁금하다고. 가난의 결핍을 온몸으로 끌어안고 살아가면서도 고통받는 인류에 대한 연대를 멈추지 않았던 마이아 에켈뢰브의 글을 읽다 보니 수해로 고통받는 이들을 강 건너 불구경 하듯 지나간 우리 사회의 “날카로운 팔꿈치”를 가진 이들이 떠올랐다. 과연 진짜 딱한 사람은 누구일까.
  • 檢 ‘서해 피격 윗선’ 동시 압수수색

    檢 ‘서해 피격 윗선’ 동시 압수수색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을 조사 중인 검찰이 16일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 서욱 전 국방부 장관 등 사건 당시 주요 안보 관련 지휘라인에 대한 대대적인 압수수색에 나섰다. 국정원의 고발 이후 한 달 넘게 기초조사에 집중하다 이날 한꺼번에 ‘윗선’을 겨눈 것이다. 검찰은 압수물 분석이 끝나는 대로 박 전 원장 등을 줄줄이 소환할 전망이다.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1부(부장 이희동)는 이날 박 전 원장, 서 전 실장, 서 전 장관의 자택을 비롯해 10여곳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휴대전화, 일정이 적힌 수첩 등을 비롯한 사건 관련 증거물을 확보했다. 지난달 6일 국정원이 박 전 원장 등에 대해 고발한 지 41일 만이다. 검찰은 또 국방부 산하 부대와 해양경찰청 등 사건 관련자가 근무하는 사무실도 압수수색했다. 주요 피고발인의 증거 인멸 가능성을 낮추고자 같은 날 동시다발적으로 압수수색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박 전 원장은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대준씨가 2020년 9월 서해에서 북한군에게 피살됐을 당시 첩보 내용이 담긴 보고서 등을 무단 삭제한 혐의(국가정보원법상 직권남용, 공용전자기록 등 손상)로 국정원에 의해 고발됐다. 검찰은 이씨가 자진 월북이 아닌 표류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국정원 내부 보고서를 박 전 원장이 삭제하라고 지시했는지 여부를 집중적으로 살피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원장은 압수수색이 끝난 뒤 취재진에 “약 30분에 걸쳐서 했는데 휴대전화 1대, 수첩 다섯 권이 (압수수색의) 전부다. 예의 갖춰서 압수수색했다”면서 “서버를 지웠다는데 왜 우리 집을 압수수색하겠는가. 국정원 비밀문건을 가져오지 않았나 해서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박 전 원장은 방송에 출연해서는 “겁주고 망신을 주려고 하는 것”이라고도 했다. 서 전 실장은 당시 국방부 등에 이씨가 자진 월북한 것으로 조작하라는 취지의 지침을 내렸다는 의혹을, 서 전 장관은 감청 정보가 담긴 군사 기밀 삭제를 지시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이와 관련해 수사팀은 최근까지 군사통합정보처리체계(밈스) 담당자와 감청 정보 수집을 맡는 777사령부 소속 부대원을 조사했다. 이날 압수수색은 윗선 줄소환 등 수사를 본격화하는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수사 결과에 따라서는 2020년 9월 23일 피격 사건 이후 두 차례 열렸던 관계장관회의에 참석한 노영민 전 청와대 비서실장을 비롯해 전 정권 주요 참모를 대상으로 수사가 번질 가능성도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정치보복 수사’라며 반발했다. 이수진 원내대변인은 “비가 올 때까지 기우제를 지내는 인디언 기우제식 수사로 그들이 원하는 증거가 나올 때까지 털겠다는 검찰의 집념이 무섭게 느껴질 정도”라며 “민생경제 위기, 코로나19 재유행, 폭우 피해로 국민은 아우성인데 윤석열 정부는 전 정부를 겨냥한 신북풍몰이와 보복 수사에만 매달리고 있으니 한심하다”고 비판했다.
  • 세계에서 가장 높은 전장에서 인도 병사 시신 38년 만에 발견

    세계에서 가장 높은 전장에서 인도 병사 시신 38년 만에 발견

    인도와 파키스탄의 국경을 이루는 히말라야 산맥 시아첸 빙하에서 작전 중 사라진 인도군 병사의 시신이 38년 만에 발견됐다고 영국 BBC가 16일 보도했다. 이곳은 해발 고도 5000m 안팎이라 세계에서 가장 높은 전장으로 손꼽힌다. 그 오랜 시간을 빙하 속에 묻혀 있어 온전한 시신으로 발견됐다. 시신은 우타르칸드주 할드와니 지구에 가족이 살고 있는 찬드라셰크하르 하르볼라로 확인됐다. 가족이 사는 마을에서 군장의 예를 갖춘 장례식이 계획되고 있다. 그와 19명의 동료 병사들은 1984년 빙하를 순찰하던 중 눈사태에 휩싸였다. 나중에 15구의 시신이 수습됐지만 다섯 구는 실종 상태를 면치 못했다. 하르볼라를 찾아낸 군 부대는 다른 한 구의 시신도 찾아냈지만 신원이 확인되지 않았다고 PTI 통신이 전했다. 인도 군인의 시신이 수십년 만에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13년 투카람 V 파틸이 빙하에서 실종된 지 21년 만에 시신으로 발견됐다. 시아첸 빙하는 오랫동안 인도와 파키스탄의 분쟁이 이어진 곳이다. 이 지역을 비무장 지대로 만들기 위한 회담이 열렸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1984년 핵으로 무장한 두 나라 군대는 시아첸 빙하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하려고 짧은 교전을 벌였는데 40년이 흐른 지금도 두 나라 군대는 여전히 이 척박한 지형에 주둔하고 있다. 2012년 빙하 근처 눈사태로 적어도 129명의 파키스탄 병사가 숨을 거뒀다. 이 사건은 두 나라 군대를 이곳에서 철수시키라는 요구를 촉발했지만 두 나라는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2016년에도 적어도 인도군 병사 10명이 눈사태로 숨졌고, 2019년에도 거의 비슷한 여건에 4명이 희생됐다. 한편 이 일대는 인도와 파키스탄은 물론, 중국까지 영유권 분쟁을 겪는 곳이다. 미국과 인도는 10월 14∼31일 우타라칸드주의 히말라야 산맥에 있는 스키 휴양지 아우리에서 고지대 전투 훈련에 초점을 맞춘 연합훈련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아우리는 인도와 중국이 국경을 다투는 실질 통제선(LAC)으로부터 약 95㎞ 떨어진 곳이다. 두 나라는 1962년 국경 분쟁으로 전쟁까지 치렀지만, 국경선을 확정하지 못한 채 LAC를 경계로 대치하고 있다.  미국과 인도의 이번 훈련은 18년째 진행하는 연례 합동군사훈련 ‘유드 압하스’의 일환이지만 이달 들어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에 이어 미 상·하원 의원단의 대만 방문으로 미중 갈등이 고조된 상황에서 이뤄지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중국 인민해방군은 미국과 인도의 10월 히말라야 합동훈련을 앞두고 최신 HQ-17A 방공미사일 발사 시험을 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7일 보도했다. 중국 중앙TV(CCTV)는 지난 15일 구체적인 내용을 전하지 않으면서 인민해방군 신장 사령부가 4500m 이상의 고지대에서 신형 지대공 미사일 실사격 훈련을 했다고 보도했다.
  • 윗선 정조준하는 ‘서해 공무원’ 檢 수사…박지원 자택 등 10여곳 압색

    윗선 정조준하는 ‘서해 공무원’ 檢 수사…박지원 자택 등 10여곳 압색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을 조사중인 검찰이 16일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 서욱 전 국방부 장관 등 사건 당시 주요 안보 관련 지휘라인에 대한 대대적인 압수수색에 나섰다. 국정원의 고발 이후 한 달 넘게 기초조사에 집중하다 이날 한꺼번에 ‘윗선’을 겨눈 것이다. 검찰은 압수물 분석이 끝나는 대로 박 전 원장 등을 줄줄이 소환할 전망이다.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1부(부장 이희동)는 이날 박 전 원장, 서 전 실장, 서 전 장관의 자택을 비롯해 10여 곳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휴대전화, 일정이 적힌 수첩 등을 비롯한 사건 관련 증거물을 확보했다. 지난달 6일 국정원이 박 전 원장 등에 대해 고발한 지 41일 만이다. 검찰은 또 국방부 산하 부대와 해양경찰청 등 사건 관련자가 근무하는 사무실도 압수수색했다. 주요 피고발인의 증거 인멸 가능성을 낮추고자 같은 날 동시다발적으로 압수수색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박 전 원장은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대준씨가 2020년 9월 서해에서 북한군에게 피살됐을 당시 첩보 내용이 담긴 보고서 등을 무단 삭제한 혐의(국가정보원법상 직권남용, 공용전자기록 등 손상)로 국정원에게 고발당했다. 검찰은 이씨가 자진 월북이 아닌 표류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국정원 내부 보고서를 박 전 원장이 삭제하라고 지시했는지 여부를 집중적으로 살피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원장은 압수수색이 끝난 뒤 취재진에 “약 30분에 걸쳐서 했는데 휴대전화 1대, 수첩 다섯 권이 (압수수색의) 전부다. 예의 갖춰서 압수수색했다”면서 “서버를 지웠다는데 왜 우리집을 압수수색하겠는가. 국정원 비밀문건을 가져오지 않았나 해서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박 전 원장은 방송에 출연해서는 “겁주고 망신을 주려고 하는 것”이라고도 했다.서 전 실장은 당시 국방부 등에 이씨가 자진 월북한 것으로 조작하라는 취지의 지침을 내렸다는 의혹을, 서 전 장관은 감청 정보가 담긴 군사 기밀 삭제를 지시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이와 관련해 수사팀은 최근까지 군사통합정보처리체계(밈스) 담당자와 감청정보 수집을 맡는 777사령부 소속 부대원을 조사했다. 이날 압수수색은 윗선 줄소환 등 수사를 본격화하는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수사 결과에 따라서는 2020년 9월 23일 피격 사건 이후 두 차례 열렸던 관계장관회의에 참석한 노영민 전 청와대 비서실장을 비롯해 전 정권 주요 참모를 대상으로 수사가 번질 가능성도 있다.더불어민주당은 ‘정치보복 수사’라며 반발했다. 이수진 원내대변인은 “비가 올 때까지 기우제를 지내는 인디언 기우제식 수사로 그들이 원하는 증거가 나올 때까지 털겠다는 검찰의 집념이 무섭게 느껴질 정도”라며 “민생경제 위기, 코로나19 재유행, 폭우 피해로 국민은 아우성인데 윤석열 정부는 전 정부를 겨냥한 신북풍몰이와 보복 수사에만 매달리고 있으니 한심하다”고 비판했다.
  • ‘박지원·서훈 압색’에 민주 “보복에만 ‘올인’, 국민·경제 챙기는 대통령이 안 보여”

    ‘박지원·서훈 압색’에 민주 “보복에만 ‘올인’, 국민·경제 챙기는 대통령이 안 보여”

    더불어민주당은 16일 ‘서해 공무원 피살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박지원·서훈 전 국가정보원장, 서욱 전 국방부 장관 자택을 동시다발적으로 압수수색한 데 대해 “인디언 기우제식 정치보복 수사를 당장 멈추기 바란다”고 반발했다. 이수진 원내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비가 올 때까지 기우제를 지내는 인디언 기우제식 수사로, 그들이 원하는 증거가 나올 때까지 털겠다는 검찰의 집념이 무섭게 느껴질 정도”라며 “민생경제 위기, 코로나19 재유행, 폭우 피해로 국민은 아우성인데 윤석열 정부는 전 정부를 겨냥한 신북풍몰이와 보복 수사에만 매달리고 있으니 한심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부당한 정치보복 수사에 결연하게 맞설 것”이라며 “그로 인한 혼란과 갈등은 윤석열 정부의 책임이라는 점을 분명하게 경고한다”고 했다. 최고위원 선거에 출마한 고민정 후보는 페이스북에서 “낮은 국정 지지율에 직면한 윤석열 정부가 국민 관심을 엉뚱한 곳으로 돌리려는 수준 낮은 작태가 아닌가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이어 “2020년 9월에 발생한 ‘서해 공무원 피살사건’의 근거나 팩트는 달라진 게 없는데 정권이 바뀌었다고 판단을 달리해서까지 문재인 정부 흠집내기에 올인하는 이유가 무엇인가”라며 “윤석열 대통령 취임 100일을 앞둔 때 윤석열 정부만의 비전과 정책은 사라지고 계속된 전 정권을 향한 보복 수사에만 집중하는 현 정권의 모습에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 여전히 국민 생명을 지키고 경제를 살리는 이 나라의 ‘대통령’은 보이지 않는 것 같다”고 질타했다.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은 이날 검찰 압수수색 이후 YTN에 출연해 “압수수색은 30분 만에 끝났다고 한다”며 “제가 국정원의 어떤 비밀문건을 가지고 나왔는가를 보고 압수수색하지 않았는가 생각했는데 가져간 것은 휴대전화, 일정 등이 적혀 있는 수첩 다섯 권을 가져갔다”고 했다. 이어 “국정원 서버를 삭제 지시했다는데 왜 저희 집을 압수수색 하느냐. 국정원 서버를 압수수색해야지”라며 “겁주고 망신을 주려고 하는 것”이라고 했다.
  • 경찰, 사건 청탁 차단 나선다…“사적접촉 통제 강화”

    경찰, 사건 청탁 차단 나선다…“사적접촉 통제 강화”

    경찰청은 16일 사건 청탁을 차단하기 위해 ‘사적접촉 통제제도’와 ‘사건문의 금지제도’를 강화한다고 밝혔다. 우선 사적접촉 통제제도는 사건관계인·불법업소 종사자와의 접촉을 금지하고 유착 우려 업소·법무법인 등에 재취업한 3년 내 퇴직경찰관과의 접촉 시 사전 신고하는 제도다. 복잡한 제도 탓에 어떤 사람이 신고 대상자인지 불분명하다는 일선의 목소리를 반영해 이 부분을 보강한 자기진단시스템을 구축했다. 이 시스템에서는 사적접촉 금지대상, 신고대상 여부, 본인 의사와 관련 없는 만남의 경우 조치 방법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사건수사시스템에는 ‘나는 청렴한 대한민국 경찰관입니다’라는 알림창을 띄워 수사관이 사건정보 유출 방지 등 다섯 가지 준수사항에 동의하는 ‘청렴서약’을 할 수 있게 했다. 일선 경찰관이 사건문의·사건청탁을 받았을 경우 경찰 내부 청탁신문고로 연결되는 단축 버튼을 신설해 곧바로 신고서를 작성할 수 있도록 했다. 경찰 관계자는 “고소인·피의자 등 사건 당사자가 친분이 있는 경찰관에게 사건 문의나 부탁을 할 경우 해당 경찰관은 제도 위반에 따른 징계 등 불이익을 받고 부탁한 사람은 청탁금지법 등에 따라 처벌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 ‘10월 결혼’ 김연아 “서른 넘고 새 인생 또 시작되는 느낌”

    ‘10월 결혼’ 김연아 “서른 넘고 새 인생 또 시작되는 느낌”

    가수 고우림과 오는 10월 결혼을 앞둔 ‘피겨 여왕’ 김연아가 새로운 화보를 공개했다. 16일 공개된 패션 매거진 엘르 9월호 화보에서 한 명품 브랜드 앰배서더로 활약 중인 김연아는 고혹적인 매력을 발산했다. 화보 촬영과 진행된 인터뷰에서 김연아는 ‘인생에 분기점이 나뉘어져 있는 것 같냐’는 질문에 “한국 나이로 일곱살 때부터 선수 생활을 했다”라며 “선수로서 은퇴하기까지의 기간이 확실히 하나의 챕터처럼 느껴진다, 서른 살이 넘고 여러 면에서 새로운 인생이 또 시작된다는 느낌도 든다”라고 답했다. 개인적인 인간 관계에 대한 물음에 김연아는 “원래 가까웠던 사람들, 나를 특별하게 대하지 않는 사람들과 자연스레 관계가 오래 유지되는 것 같다”라고 답하며 주변 사람들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앞서 김연아와 그룹 포레스텔라 멤버인 고우림 측은 오는 10월 친지와 지인들을 초대해 결혼식을 올린다고 밝혔다. 김연아와 다섯 살 연하인 고우림은 지난 2018년 올댓스케이트 아이스쇼 축하 무대를 계기로 처음 만났으며, 3년여간의 교제 끝에 결혼이라는 사랑의 결실을 맺게 됐다.
  • 차비 마련하려 달랑 30달러에 친딸 팔려던 비정한 엄마 쇠고랑

    차비 마련하려 달랑 30달러에 친딸 팔려던 비정한 엄마 쇠고랑

    차비를 마련하기 위해 어린 딸을 팔아넘기려 한 비정한 여자가 경찰에 체포됐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베네수엘라 경찰은 해외로 나가기 위한 돈을 마련하기 위해 8개월 된 딸을 팔려던 27세 여성을 13일(현지시간) 긴급체포했다.  베네수엘라 동부 모나가스에 사는 이 여성은 딸을 팔기 위해 소셜 미디어에 광고를 내고 살 사람을 물색 중이었다.  경찰은 "아이를 판다는 광고를 본 사람들의 제보로 수사에 착수했다"며 "추적 끝에 용의자를 잡고 보니 팔겠다는 여자아이의 친모였다"고 말했다.  경찰에 따르면 여자에겐 팔려고 한 딸을 포함해 모두 5명의 자식이 있다.  하지만 아이들을 양육할 형편이 안 돼 여자의 부모와 조모가 아이들을 맡아 키우고 있었다.  이런 경우에도 열심히 일을 찾아 자식들을 키워내는 부모가 많지만 여자는 달랐다. 여자는 가난을 탈출하는 길은 해외 이주밖에 없다고 판단했다.  여자가 자식들을 모두 버리고 떠나기로 작정한 곳은 이웃나라 페루였다. 육로로 연결돼 있는 국가라 마음만 먹으면 걸어서 떠날 수 있는 이민 길이었지만 여자는 엄두가 나지 않았다.  여자는 고속버스를 타고 페루와 인접한 곳까지 접근한 뒤 국경을 넘기로 하고 차비를 알아봤다. 페루까지 가려면 최소한 30달러(약 3만 9000원) 돈이 필요했다.  하지만 차비를 마련한 길이 없던 여자는 5남매 자식 중 막내인 8개월 된 딸을 팔기로 했다. 소셜 미디어에 광고를 올리면서 그는 딸을 넘겨주는 대가로 단돈 30달러를 요구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여자는 여섯째를 임신 중이다.   경찰 관계자 "다섯을 키우는 것도 어려운데 여섯째 아이가 생기자 여자가 나쁜 생각을 한 것 같다"며 "사정이 딱하기도 하지만 푼돈에 친딸을 팔려고 한 걸 보면 어이가 없다"고 말했다.  한편 여자는 양육권을 잃게 될지 모른다고 현지 언론은 보도했다.  베네수엘라 당국은 구출한 여자의 딸을 모처에서 보호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아이에게 외할아버지와 할머니, 증조할머니가 계시지만 당국이 보호하는 게 가장 안전하다고 판단, 아이를 넘겨주지 않고 보호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여자가 법의 심판을 받으면서 양육권을 박탈당할지 모른다"며 "이렇게 되면 여자의 다른 아이들도 시설에서 보호하게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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