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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과기정보·인력 기업에 적극 지원”/노대통령,과학기자클럽 간담내용

    ◎「정보화」 기반구축에 54조원 투입/정부출연기관 업적평가제 실시 한국과학기자클럽은 30일 노태우 대통령초청 과학기술간담회를 가졌다. 다음은 노 대통령이 기자들과 가진 일문일답 요지. ­오는 2000년까지 국내과학기술 수준을 어떻게 선진7개국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습니까. 『과학기술의 성패는 우리 겨레의 앞날입니다. 미국·일본·독일 등 과학기술분야의 선진국 등도 모든 분야에 걸쳐 세계 최고는 아닙니다. 전략적이며 핵심적인 분야에서 세계적 우위를 지키고 있을 뿐입니다. 우리도 국가 경제·산업에 결정적인 핵심기술에 국민적인 힘을 모아 도전한다면 10년은 충분한 기간이 될 것입니다』 ­북한의 핵사찰거부와 주한미군의 핵무기보유여부 등이 관심을 끌고 있는 가운데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선언은 우리만의 의지로 가능할 수 있겠습니까. 『기본적으로 핵은 세계적 문제입니다. 북한도 핵확산금지조약(NPT)가입국이며 따라서 핵안전협정에 가입,IAEA(국제원자력기구) 등 국제적인 핵사찰을 수용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우리 정부는 물론 소련·중국 등도 이 문제에 깊은 관심을 갖고 북한설득에 외교력을 동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수질오염·직업병 환자속출 등 환경오염 심각성이 더해가고 있습니다. 정부의 환경오염대책과 방향을 밝혀주십시오. 『지난 30년간 성장에만 치중,환경에 대한 관심이 적었고 환경관련기술개발과 전문인력양성도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산업발전 위주로 치우치다보니 환경오염에 대한 규제도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습니다. 늦게나마 환경처를 격상시키고 환경관련 중장기 계획도 세웠지만 환경보전노력과 정책이 이제서야 시작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시책과 노력이 자리잡히지 못한 때에 이런 문제들이 발생한 것이라고 봅니다. 일반적으로 환경문제에 있어서 피해자란 의식만 있고 가해자란 생각은 없는 듯합니다. 국민 각자가 환경오염에 대한 인식을 새로이하여 내 주변부터 환경오염을 막기 위한 구체적인 행동을 보여줄 때라고 생각합니다』 ­정보통신산업의 구체적인 발전방향은 어떤 것인지요. 『정보통신기술은 선진국으로 가는 핵심기술이며 농촌과 도시의 격차를 줄이는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95년까지는 통신위성 「무궁화호」가 쏘아올려 질 것이며 이에 따라 국내 도서·산간벽지에서도 난시청이 해소되고 인공위성을 이용한 통신서비스가 시작될 것입니다』(배석한 송언종 체신부 장관은 보충설명을 통해 95년 중반에는 여권과 토지대장 등도 우체국이나 동사무소에서 발급받을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밝히고 오는 2000년까지 정보화사회의 기반구축을 위해 민간투자를 포함한 총 54조원을 투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과학기술인에 대한 연금제실시와 정부출연연구소에 대한 정밀진단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요. 『현재 출연기관에 대한 기관평가 및 업적평가가 진행중입니다. 연구소 중 실적이 나쁜 기관도 있다고 하더군요. 최종 평가에 따라 연구기관들이 효율적으로 연구개발사업을 할 수 있도록 합리적인 개선방안을 강구하게 될 것입니다. 또 책임연구제 경영체제를 확립하기 위해 실적좋고 우수한 연구원이 그에 상응하는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도 마련하고 있습니다』(김진현 과기처 장관은 선진7개국 기술수준에 진입하는 데 큰 역할을 한 대학 및 정부출연연구소 등의 교수 및 연구원 등을 대상으로 연금을 지급하는 방안과 과학재단의 연구원복지기금을 이용하는 계획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소련과의 과학기술교류는 어떻게 추진되고 있습니까. 『소련은 무엇보다도 항공 및 우주분야에서 세계적인 수준에 올라 있습니다. 국내의 생산·실용화 기술과 이 분야를 비롯한 소련의 기초기술을 결합시킨다면 양국과학기술 및 경제발전에 이상적인 결과를 얻어낼 수 있을 것입니다』 ­기초기술과 생산기술 두 분야를 어떻게 조화롭게 발전시킬 계획이며 과학기술투자를 어떻게 활성화하실 계획이십니까. 『이 두 분야는 근본적으로 나뉘어질 수 없습니다. 외국으로부터 기초과학의 이론조차도 수입할 수 없는 시기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핵심대형기술과 공통애로기술은 계속 정부가 주도할 것이며 95년까지 1조5천억원을 투입할 것입니다. 또 고성능반도체 고화질TV 등에 시드머니 등 개발연구자금이 지원될 것이며 연구개발활동에 대한 세제상 감면장치도 연구되고 있습니다』 ◎노 대통령 기조연설 과학기술의 자립 없이는 수출증대도 경제의 성장도 복지사회의 구현도 이룰 수 없습니다. 구미선진국들이 산업혁명 이후 2백∼3백년에 걸쳐 이룩한 산업화를 우리는 불과 한 세대 만에 이루었습니다. 한국경제의 가장 큰 취약점은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를 소홀히 하는 것이며 가장 큰 문제는 설계나 제품에 있어 독자적인 기술을 갖고 있지 못하다는 것입니다. 무엇보다 선결해야 할 과제는 정부와 기업,대학과 연구소 등이 역할을 효율적으로 분담하여 과학기술개발에 온 힘을 쏟는 것입니다. 기업과 경제계는 필요로 하는 산업기술을 뒷받침할 기초과학의 발전과 인재양성에도 더욱 적극적인 관심을 갖고 이를 지원해야 합니다. 정부는 금융·세제상의 지원은 물론 정보와 인력의 원활한 공급을 통해 기업의 연구개발노력을 최대한 지원해나갈 것입니다. 정부는 기업의 능력만으로 투자하기 어려운 첨단기술,나라의 미래를 설계하는 거대기술,공공복지를 위한 기술 분야의 연구개발을 주도적으로 이끌어나갈 것입니다. 첫째,본격적인 정보화사회에 대비하여 정보통신산업분야의 기술을 선진국 수준으로 높이는 데 모든 노력을 경주할 것입니다. 둘째,신물질 창출,신소재 개발,생명공학의 발전에 과감한 투자를 해나갈 것입니다. 셋째,해양·항공·우주기술을 본격적으로 개발해나갈 것입니다. 넷째,쾌적한 환경을 지키고 가꾸기 위한 과학기술개발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입니다. 다섯째,경제적이며 빠르고 쾌적한 교통혁명을 이루기 위한 관련기술의 개발을 추진할 것입니다. 고속전철의 건설을 계기로 첨단교통기술의 도입과 개발을 가속화하고 심각한 교통난을 개선하기 위해 교통정보·신호체계도 혁신해 나갈 것입니다. 여섯째,원자력 기술의 자립을 이룰 것입니다. 앞으로 원자력에너지의 활용을 확대하고 그 안전성을 확보하는 데는 더욱 폭넓은 연구개발이 이뤄져야 합니다. 나는 이러한 모든 기술이 2000년까지 선진국의 수준에 이르도록 그 기틀을 튼튼히 다져놓을 것입니다. 대학과 연구소는 기초과학의 사실로서 뿐만 아니라 새로운 원리가 발견되면 불과 2∼3년내에 제품화되는 오늘의 세계에서 기술혁신의 원천으로 그 역할을 확대해주어야 합니다. 과학기술을 발전시키는 데 있어 핵심적인 요소는 무엇보다 사람과 돈입니다. 첫째,우리는 세계적 수준의 과학기술 인재를 양성하고 확보하여 그들이 연구개발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정부는 과학 영재교육의 강화,자연계 대학 정원의 대폭증원을 강력히 추진하고 있습니다. 나는 우리의 과학기술인이 존경과 높은 대우를 받으며 긍지와 보람을 갖고 일하도록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믿고 있습니다. 둘째,과학기술 투자를 획기적으로 확대하고 투자의 효율성을 높여야 합니다. 지난 87년 정부의 과학기술 예산은 5천6백억원이었으나 올해는 그 배가 넘는 1조2천억원으로 증액되었습니다. 이 여세를 몰아 과학기술투자 총액이 2001년까지 국민총생산의 5% 수준에 이르도록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하겠습니다.
  • “미·소 달래기”… 「미소 외교」에 바쁜 일본

    ◎당정수뇌의 잇단 나들이 안팎/가이후,곧 방미… 반일여론 진화 안간힘/소엔 경협 내세워 「북방 4섬 협상」 모색 걸프전 뒤처리를 위한 일본 정계수뇌들의 방문외교가 피크를 이루고 있다. 자민당의 실력자 오자와 이치로(소택일랑) 간사장이 지난 24일부터 소련을 방문,고르바초프 대통령과 2차례에 걸친 회담을 끝내고 27일 막바로 미국으로 직행한 것을 비롯,가이후 도시키(해부준수)총리,다케시타 노보루(죽하등) 전 총리 등의 방미 일정이 줄을 이어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나카야마 다로(중산태랑) 외상은 이미 지난 20일부터 24일까지 미국을 방문,가이후 총리의 방미에 따른 사전조정을 마치고 돌아왔다. 자민당내 파벌 회장인 와타나베 미치오(도변미지웅) 의원도 지난 2일부터 9일까지 중국·인도네시아·필리핀을 방문,걸프전에 따른 일본의 입장을 설명했다. 사회당의 도이 다카코(토정다하자) 위원장도 오는 4월1일부터 소련을 방문할 예정이었으나 고르바초프 대통령과의 면담일정이 잡히지 않아 27일 방문자체를 중지했다. 오는 4월3일부터 6일까지 미국을 방문하는 가이후 총리는 3가지 목적을 갖고 부시 미 대통령과 만난다. 첫째는 미국내의 대일비판을 진정시키려는 것이다. 걸프전 기간중 세계 제일의 경제대국인 일본은 그 국제적 지위에 어울리는 공헌을 하지 못해 비판을 받아왔다. 우선 인적기여를 못했으며,비록 90억달러의 지원금을 냈다하더라도 그 제시과정이 10억달러부터 시작된 「치사한」것이어서 제대로 평가를 받지 못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금이가기 시작한 국민적 차원의 나쁜 이미지를 씻고 관계개선을 꾀하려는 것이다. 둘째는 오는 4월16일부터의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방일을 앞두고 미국측과 의견을 교환함으로써 대응책을 마련하려는 것이다. 오자와 간사장도 30일까지 미국에 머무르면서 이번 방소 결과를 설명하고 걸프전 당시의 일본의 입장에 대해 이해를 구할 생각이다. 가이후 총리의 세번째 방미 목적은 쌀시장 개방문제 등 앞으로 더욱 격화될 무역마찰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다. 가이후 총리의 이번 방미에 하다스도무(우전자) 전농상을 대동하는 것이 그 반증이다. 미국의에드워드 마티간 농무장관은 지난 25일 곤도 모토지(근등원차) 농상에 대한 강력한 항의서한을 보냈다. 그것은 일본 지바(천엽)에서 열리고 있는 「국제식품·식료전시회」에 미국측이 출품한 전시용 쌀을 철거토록 조치한 것은 미국 농민에 대한 중대한 모욕이며,차제에 일본은 쌀시장을 개방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일본 외무성 당국자들은 이번 오자와 간사장의 방소 성과에 대해 더욱 주목하고 있다. 더구나 26일 하오3시50분(한국시간 하오9시50분) 모스크바시내 소련공산당 중앙위원회 본부에서 예정에도 없던 고르바초프 대통령과의 돌연한 제2차회담에 의미를 부여한다. 비록 구체적인 합의는 없었으며,또 회담내용을 공표할 단계는 아니라 하더라도 1차 회담에서 이미 북방 4개도서 반환문제에 대해 「뜻깊은 발언」을 한 고르바초프 대통령이,그의 요청에 의해 통역만을 사이에 두고 45분간에 걸친 단독회담을 했다는 사실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평가하고 있다. 우선 북방영토 문제를 둘러싼 일·소 쌍방의 기본전략은 명확해졌다. 일본측의 방침은 4개 도시에의 주권을 인정받은 후 지난 56년의 일·소 공동선언을 근거로 하보마이(치무)·시코단(색단) 2개섬의 반환을 실현시키고,나머지 구니시리(국후)·에도로후(택착) 섬의 반환을 위해 노력한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소련측이 열망하는 대규모경제협력을 한다는 것이 일본측의 구상이다. 오자와 간사장은 이번 고르바초프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소련측이 이들 4개 섬에 대한 일본의 「잠재주권」을 인정한다는 전제 아래 반환교섭의 개시에 동의한다면 2백60억달러 규모에 이르는 다음 5개항의 경제협력을 하겠다고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첫째 소련의 대일 수입대금 미불금은 반제자금융자로 해결,둘째 생활필수품 등 수입을 위한 일본 수출입은행의 긴급융자,셋째 지역개발을 위한 민간투융자,넷째 프로젝트에 따라 초장기융자,다섯째 4개 섬주둔 소련군의 철수경비 등의 부담 등이다. 이에 대해 소련측은 복수의 대일 카드를 검토하고 있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이 방일때 내놓을 「신제안」 가운데 영토문제의 존재를 인정하고 구체적인 방책은 계속협의한다는 것이 소련측으로서는 가장 바람직하다. 차선책은 하보마이·시코단섬의 반환을 경제협력과 맞바꾸어 실현시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 상황으로 소련이 일본측의 주장을 전면 수용하기는 어렵다. 국경선의 변경에는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정적 옐친 최고회의 의장이 이끄는 러시아공화국의 동의가 필요하다. 게다가 보수파·군부가 대두하고 있는 가운데서 고르바초프 대통령이 결단을 내리기에는 불확정한 요소가 많다고 일본 외교계에서는 지적하고 있다. 이렇게 볼때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방일은 일·소 관계를 비약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호기일 수도 있는 반면,북방영토 문제에서 성과가 없다면 일·소 관계가 거꾸로 냉각할 수도 있다고 분석한다. 그런 의미에서도 이번 고르바초프­오자와 2차회담의 내용은 오히려 별 것이 없고 쌍방이 국익을 걸고 진심을 타진하기 위한 것이 아니었던가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 “지역­비례 혼합선거제 바람직”/「정치풍토쇄신 대토론회」중계

    ◎정치자금 비공개는 정경유착 요인/선거공영제 확대… 국고보조 늘려야/국회상임위 월 1∼2회 정례화 필요 민자당이 16일 여의도 63빌딩에서 개최한 「정치풍토쇄신을 위한 제도개선 대토론회」는 윤근식 성균관대교수,박세일·박동서 서울대교수의 주제 발표를 들은뒤 토론을 벌였다. 다음은 주제발표 및 토론요지이다. ○선거제도 개혁 선거개혁 논의의 기본방향은 국민 대표적 의회주의로부터 대중 민주주의적인 정당 국가에로의 발전에 두어야 된다. 따라서 대립적인 사회 세력간에 타협할수 있는 정당들의 「전국구 구속명부식 비례선거제」의 혼합 형태가 좋다고 본다. 그 구체적인 방안은 의원수 반은 정당들의 구속명부식 비례선거제에 따라 선출하고 반은 다수선거제에 따라 직접 선출하며 이 경우 무소속 후보는 지역구에 출마할 수 있으나 전국구에서는 배제되도록 한다. 유권자들은 인물 선거권과 비례선거권 2표를 행사할 수 있도록 한다. 비례선거권에 따른 의석배분은 정당별 지역단위 전국구 명부에 따라 배분토록 하며 인물선거권의 경우는 단순 다수선거제에 따르도록 한다. 다수선거제에 따른 지역구 선거는 인구 비례에 따라 1∼4인 선출 방법을 생각할 수 있으며 이는 대도시에서 새로운 정치 세력의 의회진출을 가능케 할 것이다. 다수선거제는 선거권의 등가성이 전제되어야 하며 우리나라의 기존 선거법에는 이러한 원칙이 문제된 적이 없으나 독일의 선거법은 각 지역구의 인구 편차가 3분의 1을 넘을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정당들의 구속명부식 비례제와 관련해 당의 중앙집권화 문제가 제기될 수 있으나 이는 다수선거제 옹호의 근거가 되기 보다는 정당의 민주화 문제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정치자금 제도개혁 정치자금의 비공개성·과다성·불평등성은 여러가지 정치·경제적 역 기능을 수반한다. 첫째는 금권정치의 팽배로 경륜과 인품보다는 자금동원 능력이 큰 사람들이 정치를 지배하게 된다. 둘째는 정치의 독점화 경향으로 평화적 정권교체가 사실상 어렵게 되어 자금동원이 용이한 집권당이 장기 독점하게 되고 진보적 이념 정당의 성장이 봉쇄한다.셋째는 금권의 정치권력화 경향이다. 즉 금권정치는 불가피하게 재계하는 특정 이익 집단의 영향력을 크게 증대시켜 사실상의 독점적 이익을 반영하게 된다. 정치 자금의 공개화(양성화)및 합리화(적정화)를 위해서는 여섯 분야에서의 개혁노력이 필요하다. 첫째 경제에의 국가간섭과 개입이 무조건 선이라는 사고에 벗어 나야 한다. 둘째 선거공영제를 확대함으로써 음성적 정치자금이 선거결과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을 최소화해야 한다. 셋째 국고보조를 현재보다 최소한 10배는 늘려 국회의원수 보다는 정당별 득표수에 보다 비중을 두어 배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지정 기탁금이 여당에 집중되는 것을 막기 위해 50%는 본인 의사에 따라,나머지는 득표비례에 따라 기타 정당에 배분하는 방안도 고려되어야 한다. 넷째 정당별·개인별 수입과 지출의 규모와 내역을 자세히 공개토록 유도하는 제도적 장치가 강구되어야 하며 이를위한 금융실명제도입이 시급하다. 다섯째 국회와 정당의 자정노력 강화와 여섯째 기업과 국민의 의식개혁 운동도 요청된다. ○책임정치·국회기능 국회활동에 있어 참여·토론의 기회를 확대하키 위해 1인당 발언시간을 짧게 하되 여러 사람이 토론에 참여할 수 있게 하고 1문1답식의 내실있는 회의 진행을 기해야 한다. 또 본 회의에서의 발언자수제한을 철폐,교섭단체별로 시간을 할당하며 소수 의견의 본회의 보고제도를 도입해야 한다. 폐회중에도 여야 협상을 지속하고 상임위는 월 1∼2회 정례회의를 개최해 안건을 제때 처리하고 상임위 법안의 축조심사 절차를 의무화 해야 한다. 안건을 둘러싼 이권 개입을 배제키 위해 뇌물과 정치자금을 명확히 구분하며 의원이 등록한 사유재산을 필요할 경우 관리자외의 사람도 열람이 가능토록 하고 이들 문제를 다루기 위해 국회법에 근거를 둔 비상설위원회를 설치해야 한다. 상임위소위의 상설화와 함께 법조문 작성을 지원하는 법제실을 국회내에 설치하고 상임위에서 의안심사시 유능한 외부 전문가를 활용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 예산심사 절차도 결산에 보다 많은 시간이 할애되는 방향으로 개선되어야하며 표결제도에 있어 자유 의사투표와 함께 안건에 따라 호명표 결제를 실시해야 한다. 국회의 운영질서 및 교섭단체간 협상을 촉진할 수 있도록 국회의장의 지위가 보강되어야 한다. ○주요 토론 내용 ▲나석호 전 국회의원=돈 안드는 선거를 위해서는 현행 소선거구제를 한 선거구에서 4∼5인씩을 뽑는 중·대선거구제로 전환해야하며 비례대표제도 사표방지를 위해 비례방식을 「의석」에서 「득표」로 바꿔야 한다. 또 지구당 및 시·도지부를 없애고 중앙당의 규모를 현재의 5분의1 정도로 축소,정치에 드는 비용을 절감해야하며 국회의원들은 지역사업의 경우 지방의원들이 전담처리하도록 해 오로지 국정에만 전념하도록 해야 한다. 선거를 철저한 공영제로 운영,정부가 모든 것을 관장해야하며 선거구에 드는 비용도 국고에서 전액부담 하도록 해야한다. ▲손봉숙 한국여성정치연구소장=5·6월 실시예정인 광역의회선거는 4월 임시국회에서 지방의회 선거법이 개정된 뒤에 치러져야 한다. 그리고 선거에서는 특정계층만이 당선되어 권력을 나눠가져서는진정한 정치개혁이 힘든 만큼 그동안 소외받던 계층인 여성·청년·근로자 등 신진세력의 의회진출을 당 차원에서 도와야 한다. 정치발전의 필수적인 요소가 당내 민주화 실현인데 이를 위해서는 현재 극히 일부 지도부 인사에 편중돼 있는 공천제도의 개선과 지방정치 활성화 차원에서 지구당의 육성·발전이 바람직하다. ▲이해찬 평민당의원=국회의원 연설패턴을 본회의 중심에서 상임위 중심으로 바꿔야만 하며 가급적 TV생중계 등으로 의원들의 국정활동을 그대로 알려야 한다. 이럴때만 금권선거를 막는 묘책이 나올 수 있다. 국회의원에게 볍률상 지급되는 정치자금은 연간 3백억원인데 이는 국가 총예산 25조여원의 0.08%로 정치를 책임지고 있는 의원들에게는 너무 적은 액수이다. 따라서 의정 활동비를 대폭 늘려야 하며 같은 맥락에서 정치자금문제를 논의해야 한다. 특히 정치에 드는 비용은 지지자·국민들이 공동 부담하는 체제로 바뀌어야 하며 여기에는 부담자들의 익명성 보장과 세금감면 혜택이 뒤따라야 한다.
  • 국제그룹 재기 알루미늄개발에 걸었다.

    ◎“공중분해 6년”… 야심의 청사진/김덕영 전 부회장등 발판용 8개회사 운영/9억불 투자… 베네수엘라에 제련공장 추진 지난 85년 공중분해됐던 국제그룹의 전 임직원들이 김덕영 당시 국제그룹 부회장(양정모회장 사위)을 중심으로 활발한 재기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재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국제그룹의 전 임직원들은 국제그룹의 붕괴와 함께 뿔뿔이 흩어졌었으나 그룹해체 2∼3년 뒤부터 양회장의 다섯째 사위이자 당시 그룹 부회장으로서 그룹내 2인자 자리를 굳혔던 김덕영씨를 중심으로 다시 모여 그동안 꾸준히 재기의 의지를 다져왔다. 김덕영씨는 경복고를 졸업하고 미국에서 경영학을 공부한 실력파 「히틀러」라는 별명이 말해주는 강력한 추진력,그리고 두둑한 배짱 등이 높이 평가돼 일찌감치 국제그룹의 후계자로 지목됐었다. 여기에 부친 김종호씨가 신한투자금융의 소유주라는 재력적 배경까지 가미돼 국제상사 부사장에서 곧바로 그룹 부회장에 올라 제2인자의 자리를 굳혔었다. 국제그룹이 공중분해된 후 김전부회장은 큰 시련을 겪었으나 재기노력을 계속해 그룹붕괴 만 6년이 지난 현재 비록 규모는 작지만 종합상사인 두양상사를 비롯해 두양금속,신발회사인 남성,와이어로프 제조업체인 영흥철강과 대흥산업,골프장을 건설중인 두양산업개발 및 정일개발,그리고 내셔널항공 등 모두 8개의 회사를 거느리게 됐다. 이들 회사는 따로따로 떨어져 사업을 벌이고 있고 김덕영씨 역시 영흥철강 회장외에 다른 직함을 갖고 있지 않지만 언제든지 한지붕 밑에 모일 수 있는 김회장의 회사들이다. 두양상사의 사장을 맡고 있는 윤성원씨는 국제그룹 해체직전인 지난 84년 호주 알루미늄사업을 총지휘했던 김전부회장의 오른팔 격이며 그룹종합조정실 전무였던 유기형씨가 영흥철강 사장,국제상사 영업담당 부사장이던 배정운씨가 두양금속 사장,국제종합기계 부사장이던 윤익수씨가 남성사장,그룹건설담당 상무였던 박근재씨가 두양산업개발 사장 등을 각각 맡고 있다. 이들 국제그룹 사람들은 최근 국제그룹이 해체되기 직전인 지난 84년 사운을 걸고 추진했던 대규모 해외알루미늄 제련사업을 다시 추진하고나서 관심의 초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김덕영 전 부회장이 직접 진두지휘에 나선 이번 사업은 베네수엘라의 과야나공업지역내 60여만평의 부지 위에 총 9억달러를 투자,오는 93년말까지 연산 23만t짜리 대규모 알루미늄제련소를 건설하는 것이다. 이 사업은 동력자원부로부터는 이미 지난해 12월6일 사업허가를 얻어냈으며 이달말로 예정된 베네수엘라 정부로부터의 허가도 거의 확실한 것으로 알려져 국제그룹이 사운을 걸고 추진했던 마지막 해외사업이 곧 부활될 것으로 보인다. 김씨는 지난 84년 15억달러를 투자해 서호주 위슬리지역에 연산 22만t짜리 현지 알루미늄회사를 세우려다 무너진데 대해 두고두고 미련을 가진채 『언젠가는 다시 알루미늄 제련사업을 하겠다』고 입버릇처럼 말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연간 알루미늄수요가 40여만t에 달하는 국내에는 알루미늄 제련시설이 전혀 없어 전량수입해다 쓰고 있는 실정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연산 23만t 규모의 베네수엘라 알루미늄 합작사업이 성공할 경우 연간 매출액만도 4천여억에 달하고 연간 10여만t의 알루미늄을 국내에 판매해 상당한 수입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계산이다. 국제맨들은 이 사업만 잘 되면 국제그룹 당시의 업종을 거의 갖춰 공식적인 재출발을 선언함으로써 사라진 국제그룹의 마지막 해외사업과 꿈을 다시 재현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아래 재기의 기틀을 다지고 있다.
  • 이란·이라크 포함 아랍세력균형 추구/미의 전후 중동 청사진을 보면

    ◎군축 실현,군사강대국 출현 저지/이라크복구 적극참여… 갈등 치유 제임스 베이커 미 국무장관은 6·7일 이틀간 의회 증언을 통해 부시 행정부가 구상중인 「전후의 새중동 질서」에 관해 처음으로 그 윤곽을 밝혔다. 이 구상의 골자는 중동에서 미국의 군사적 역할을 지속하고 이라크의 경제재건을 위한 국제원조를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팔」 문제 해결 시급 이라크에 대한 전후 재건 원조는 사담 후세인의 제거가 전제 조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베이커 장관은 「이라크의 현 지도자가 권좌에 남아 있는 한」 이라크의 재건이 진행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커는 『전후를 생각하지 않는건 무책임한 일』이라고 말하고 『그러나 중동 전반에 관한 구체적인 전후 청사진을 내놓기엔 시기상조』라고 지적했다. 이번에 베이커가 언급한 전후 해결책은 다음 다섯가지 원칙에 바탕을 두고 있다. 첫째,걸프지역의 새로운 안보체제는 이라크와 이란을 포함해야 한다. 그래서 이 지역의 세력 균형을 안정시키고 어떠한 나라도 이웃 나라를 병탐하지 못하도록 막아야 한다. 둘째,이라크의 생화학 및 핵무기 공장 재건을 억제할 군축통제협정을 최소한 무기공급국 사이에서라도 체결해야 한다. 셋째,아랍 세계내 「가진 나라」와 「가지지 못한 나라」 사이의 긴장을 완화하기 위한 경제 재건 계획이다. 넷째,이 지역의 주요 불안 요인인 이스라엘­팔레스타인,아랍­이스라엘 분쟁을 해결하기 위한 노력의 재개다. 다섯째는 미국의 수입 원유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종합 전략」이다. 베이커는 이 다섯가지 분야에서 워싱턴이 채택 추진할 정책은 전쟁이 어떻게 끝나느냐에 따라 크게 좌우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베이커는 이번 전쟁이 군사적 승리속에 정치적 패배로 끝나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갖기 시작한 의회에 대해 『그런 사태가 일어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다짐하는 한편 이라크를 향해선 『미국이 갖고 있는 적개심은 후세인에 대한 것이지 이라크 국민에 대한 것이 아니다』라고 역설하며,후세인이 제거될 경우 워싱턴과 그 우방들은 이라크 원조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시사했다. ○정치적 패배 없을것 또한 아랍 세계에 대해선 워싱턴이 중동에서 팍스 아메리카나(미국의 군사력에 의해 유지되는 평화)를 강요하지 않을 것이며,전쟁이 끝나면 미국은 이 지역 국민들과 협조하여 아랍­이스라엘 분쟁과 같은 고질 문제의 치유에 앞장서겠다는 뜻을 전하려고 애를 썼다. 뉴욕 타임스지는 부시 행정부내에 흐르고 있는 「낙관과 냉정 사이의 긴장」이 베이커의 증언속에 담겨 있었다고 지적했다. 지금 부시 행정부내엔 종전후에도 중동 평화조성 기회가 많을 것이라고 보는 견해가 있는가 하면,다른 한편에서는 미국은 쿠웨이트내 이라크군 축출로 임무를 한정하고 빨리 집으로 돌아와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전후 중동」에 접근하는 베이커의 자세는 「차갑고 현실적」으로 보이며 외부세력이 이 지역의 질서를 재편할 수 있다는 기대는 아주 작다는데 바탕을 두고 있다. 그는 현대사에 중동을 자기 마음대로 요리한 나라가 없다고 말했다. ○해군력 주둔을 시사 베이커는 중동의 세력균형을 안정시키기 위한 새로운 안보질서는 걸프 제국과 「걸프협조회의」와 같은 지역 기구에 바탕을 두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란과 전후의 이라크를 겨냥,『이들 가운데 어떤 나라도 이 기구에서 배제시켜선 안된다』며 『전후의 이라크는 물론 이란도 걸프의 주요 세력으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베이커는 『국경을 존중하도록 보장하는 역할은 외부 세력이 맡아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말은 미국이 걸프지역에 해군력을 장기간 유지하는 한편 아랍 제국과 전쟁 물자의 사전 배치 및 정례 합동훈련 등을 허용하는 내용의 안보협정을 개별적으로 체결하겠다는 뜻으로 이해되고 있다. 그는 쿠웨이트에서 이라크군을 축출하면 모든 미 지상군은 걸프지역에서 철수시키겠다는 부시의 공약을 재확인했다. 그러나 종전 직후엔 과도기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해 「걸프 협조회의」나 유엔 깃발아래 상주 지상군이 구성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다. 군비통제와 관련하여 그는 중동 5개 국가가 보유한 탱크의 숫자가 영국이나 프랑스보다 많다고 지적하면서 종전후 미국과 다른 강대국들은 이라크의 대량 파괴무기 재보유 저지 방법 및 군사용으로 전용 가능한 민간 기술의 대중동 이전규제 방법 등을 협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문제와 관련,베이커는 종전후 이 지역의 재건과 개발을 도울 새로운 「중동은행」 설립 구상을 내놓았다. 그는 성내 및 성외 자원의 이용,자유무역과 투자확대,개발지원 등을 통해 중동의 장래를 밝게 만들 국제협력을 제창했다.
  • 조기종전 압력에 직면한 부시

    ◎“형제국” 이라크 피폭에 아랍권 반미감정 고조/중동날씨 곧 악화… 애 등선 “3월 중순 전 끝내라”/장기전땐 국내서도 반전여론 확산될듯 미국의 군사적 판단과 대립되는 정치적 시간표가 부시 미 대통령에게 걸프전쟁의 조기 종결 압력을 가중하기 시작했다. 백악관과 펜타곤은 인명손실이 큰 지상전을 통해 전쟁을 종식시키기를 원치 않고 있다. 그러나 전쟁의 장기화를 허용치 않는 정치적 요인들이 부시에게 지상전 돌입의 결단을 강요하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5일 기자회견에서 지상전 없이 이라크를 굴복시키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하며 리처드 체니 국방장관과 콜린 파월 합참의장을 오는 7일 사우디아라비아에 보내 지상전 개전 시기 등과 관련한 판단을 구하겠다고 시사했다. 지난주 워싱턴을 방문한 이집트의 에스마트 압델 메귀드 외무장관은 『전쟁이 3월 중순까지 끝나야 한다』고 역설했다. 카이로는 사담 후세인에 반대하는 미국 주도 연합군 편에 섰으나 이집트 국민들 사이에선 아랍 형제국인 이라크에 대한 연합군의 무차별 파괴에 반발하는 여론이 고조되고 있다. 이집트 뿐만 아니라 알제리,파키스탄,사우디아라비아 등에서도 연합군의 과도한 이라크 폭격에 대한 반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 문제를 더욱 악화시킨 것은 지난주 진로를 이탈한 것이 분명한 미 토마 호크 미사일의 바그다드 주거지 파괴다. 미국의 많은 중동문제 전문가들도 이라크를 동정하는 신호가 나타나기 시작한 아랍의 여론을 걱정하면서 앞으로 6주안에,즉 3월중순 이전에 전쟁을 끝내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지금까지 백악관은 외부의 정치적 압력이 걸프전 전략에 영향을 마치는 것을 꾸준히 배제해 왔다. 그래서 부시는 이라크나 그밖의 다른 나라가 아니라 미국이 지상전 개전 시기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전략은 명백하다. 조기 지상전을 피하고 상대적으로 피해가 적은 공중폭격을 계속해 이라크군을 최대한 약화시키자는 것이다. 그래서 지상전이 벌어질 경우 신속히,그리고 최소한의 피해로 이를 끝내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같은 스케줄은 재고하지 않으면 안될 상황이 다가온 것이다. 지금 지적되고 있는 걸프전쟁의 문제점은 거의가 전쟁기간과 관련돼 있다. 부시 행정부는 이 전쟁을 3개월내에 끝내겠다는 생각이나,어떤 의미에선 그것이 길다는 지적들이다. 첫째,시간이 지나갈 수록 사담 후세인은 미국에 반대하는 아랍권에서 더 큰 존재로 부상할 가능성이 있다. 둘째,회교의 성월인 라마단이 3월 중순에 시작된다. 회교도들이 낮엔 단식을 하는 그때에 전쟁을 한다는 건 이번 전쟁이 종교적 의미를 가지고 있다는 이라크의 주장을 강화시켜 회교도 사이에 반미감정을 높일 것이다. 셋째,미 연방준비위원회의 앨런 그린스팬위원장이 경고한 것처럼 전쟁이 4월중순까지 계속될 경우 미국의 경기불황을 심화시킬 가능성이 있다. 넷째,전쟁을 오래끌수록 미국내 지지도가 떨어질 위험성이 크다는 것이다. 다섯째,걸프지역 기후는 2월하순 되면 바람이 많이 불고 모래폭풍이 일어 작전수행을 어렵게 만들 것이라는 점이다. 지난 1월17일 개전이래 지금까지 3주간 계속된 전쟁은 미국이 계획하고 예측 한대로 진행됐다. 이라크내 군사목표물들은 결정적으로 난타당했고 연합군측의 피해는 놀라울 정도로 적었다. 그러나 이러한 성공적 위력 과시가 조기 종전을 가져올 것이라는 기대는 더이상 가질 수 없게 되었다. 이라크가 굴복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연합군의 대규모 공습을 버텨내는 이라크의 끈기는 아랍 각국에 깊은 「감명」을 주면서 지금 「사담주의」는 아랍 민족주의와 이슬람 정통주의의 일부인 반미주의로 통용되고 있다고 중동문제 전문가들은 말한다. 사담주의의 확산은 아랍국가들로 하여금 연합군에게 등을 돌리게 만들 가능성이 크며 워싱턴은 이를 위험시하고 있다. 시리아는 반대파를 철저히 탄압하는 경찰국가지만 사담주의로 인해 위기에 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쟁이 2∼3개월 내에 끝나면 이러한 정치적 문제의 관리가 가능하지만 그렇지 않고 오래 갈 경우 미국에겐 큰 재앙이 될지 모른다. 예컨대 아랍권에서 이라크에 반대하는 정권이 하나라도 무너질 경우 도미노현상이 일어날 우려가 없지 않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 “한반도평화 다지는 대 북한정책 펴라”

    ◎노대통령 맞는 고르바초프에게/분단에 책임… 「결자해지의 묘책」 기대/미군철수 전제 비핵지대 구상은 비현실적 한국의 대통령이 모스크바를 향한다고 할 때에 우선 머리에 떠오르는 것은 한반도의 냉전을 시발시킨 모스크바 3상회의다. 한반도에 대한 신탁통치를 결정하였을 때에 한국의 대내정치,특히 좌익이 3일만에 「반탁」에서 「찬탁」으로 돌아선 것이 전후 세계질서인 냉전을 우리의 대내정치생활 속으로 끌어들인 시초가 되었기 때문이다. 한국의 민족주의를 실질상 분단시킨 곳이 모스크바였다. 한반도에 얄타협정을 적용하기로 한 곳이 모스크바였다. 오늘날 한국민이 감회깊게 노대통령을 모스크바로 보내면서 깊은 숙고에 빠지는 것은 독일통일을 허용한 소련이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에 무엇을 해낼 수 있겠는가 하는 문제가 초점이라고 본다. 오늘날도 독일문제와 본질적으로 다른 성격을 지니게 한 한반도문제의 핵심인 한국전쟁의 책임이 역시 김일성체제와 소련에 있다는 것은 다 아는 사실이다. 오늘날 우리 북방정책의 시동은 조지 케넌이1946년에 봉쇄정책을 전개하기 시작했을 때 명제였던 세계혁명적인 성격을 띤 소비에트권력을 꾸준히 봉쇄하면 끝내는 사회주의의 대내체제가 「변질」할 것이라는 데서 보듯이 우리가 소련에 접근하는 것은 소련이 「변질」했기 때문이라는 점이다. 우리가 변할 필요가 있어서가 아니다. 지금 우리 국민은 소련의 정치변동을 기대하나 소련의 대내정치,경제의 난관 때문에 초조한 마음으로 소련의 정치변동을 바라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번 노대통령의 모스크바 방문에서 끝내는 우리 국민이 깊이 보려는 것은 과연 소련의 한반도정책이 얼마나 변했는가 하는 점이다. 소련이 편견없이 한반도의 근대사적인 민족주의의 성격을 얼마나 깊이 이해하고 있는가 하는 점이다. 한국민은 민족의 자유와 평화 그리고 생존양식으로의 자유주의 경제체제라는 「시장」을 향하여 지금까지 노력해온 민족이다. 위에서 편견이라 하는 것은 최근 소련정부일각(정보)에서 서울올림픽 이래 한국의 사회를 결론지었다는 항목들이 알려져 있다. 그들은 ①한국사회에는 사회주의적 성향이 있다. ②한국민은 반일적이다. ③한국민은 군을 반대한다. ④공무원이 부패했다. ⑤한국은 재벌정치다. ⑥국민의 과반수가 한국전쟁을 모른다. ⑦젊은층이 반미적이다라는 평가를 했다고 한다. 이같은 평가에서 첫째 한국국민에게 사회주의성향이 있다는 것은 도시 거리가 먼 얘기다. 우리는 한국전쟁을 치르고 견뎌낸 국민이다. 가난하고 약한자에 동정하는 민족적 성격을 갖고 있다. 둘째 반일적이다라는 평가는 맞는 말이다. 그러나 독립후 한국과 일본과의 관계는 양국간의 사회교류·경제교류 더욱 나아가서 안전보장상의 깊은 관계를 갖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셋째는 군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민주주의에 반하는 군사독재를 반대하는 것이며 한국전쟁 이래 국민과 국군과의 관계는 어느나라에도 없는 전통적인 우호관계에 있는 것이다. 넷째 공무원이 부패했다는 말에는 한국경제의 경이적인 근대화에서는 공무원의 기본적인 윤리수준이 엄존하였다는 것을 반증한다고 확언할 수 있다. 다섯째 한국국민의 새로운 세대가 한국전쟁을 모른다고 하였으나 적어도 한국전쟁을 다시 원하는가 라고 물었을때는 철저하게 부정적인 반응이 나온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더욱 문제되는 것은 아직도 모든 국민이 한국전쟁은 소련의 명령에서 시발됐다고 생각하고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여섯째 젊은 세대에게 반미가 없는 것은 아니나 이것이 반사적으로 친소의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할 수는 없는 것이다. 모스크바를 여행한 우리 학생들은 다시 가지 않으려고 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바라는 것은 이것들이 소련이 갖고 있는 한국에 대한 이미지가 아니기를 바랄 뿐이다. 노대통령의 소련 방문으로 고르바초프와의 본격적인 「균형된 이익」을 거래하는 정상회담이 열린다. 한반도의 실질상의 민족을 옹위하고 있는 남한과 한반도 문제를 논의하려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소련으로서는 한국경제의 활력이 매력일 것이며 또한 상호간에 경제협력이 중요한 문제일 수 있다. 그러나 크게 기대하는 것은 아니나 우리에게 있어서 중요한 것은 한반도의 「평화」라는 안전보장문제에 소련의 반응이 어떻게 나올 것인가하는 의아심과 기대다. 가령 고르바초프가 거듭 제의한 집단안전보장 구상은 지금에 와서는 한반도의 안전보장체계와 근본적으로 배치되는 것이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특사로 왔던 메드베데프가 서울에서 운을 뗀 미군의 철수를 전제한 「한반도 비핵화」라는 것에서 보듯이 거리가 너무 먼 일이기 때문에 의아심을 갖게 한다. 당분간은 한 미 동맹관계는 정권차원의 문제가 아니라고 보기 때문이다. 시발되는 한 소 관계에서 소련은 한 미 동맹관계를 건드려서는 결코 안된다. 현재 한반도의 유일하고 믿을 수 있는 안전의 발판은 한 미 군사동맹관계 뿐이라는 점을 깊이 이해해야 한다고 본다. 도리어 한반도의 문제점은 소련이 스탈린적인 소비에트파워 때문에 오늘의 파탄이 있다면,소련은 북한에 대한 정책에 보다 초점을 맞추어야 하는 것이다. 독일의 통일을 허용하고 가능케한 고르바초프라면 한반도에서 적어도 한반도의 평화를 본질적으로 기반화할 수 있는 대 북한정책에 대담하게 나서야 한다고 본다. 소련이 중국의 동의를 필요로 한다는 것은 이해하나 대 북한 정책에 발벗고 나서야 한다고 본다. 동시에 이번 노대통령의 모스크바 방문에서 일괄타결할 각종 협정은 거의가 경제적인 성격을 띤 협정이다. 소련의 새로운 대 한반도 정책에 대한 대가가 솔직히 한국의 대소 경제협력인 것이다. 이미 소련은 고르바초프 대통령 보좌관(페트라코프)의 솔직한 말을 빌리면 서방측에 1천억달러에 이르는 경제원조를 요청하고 있다. 지금 독일 다음으로 한국의 경제협력이 이루어지려고 하고 있다. 그러나 이 문제에 있어서도 소련정부가 서방의 경제협력을 대내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체제가 되어 있는지가 의아스럽다. 자본주의국가는 「시장」의 조성없이는 그 경제적 접근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번 노대통령의 모스크바행은 북한을 포함하여 우리 국민 모두가 깊은 감회와 동시에 현실적인 성숙된 감각으로 지켜보고 있다. 한국과 소련 국민간의 관계가 조직적으로 형성되려는 새로운 역사적 순간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기에 우리는 기본에서부터 어김없는 이해를 갖고 솔직하고 대담한 한 소 관계의 역사적첫발이 되기를 바라고 있다.
  • 맹인 아들 면학 뒷바라지 24년/장한 장애자 어머니 김이기씨

    ◎남편 여읜뒤 셋방 떠돌며 대학원까지 보내/새벽 5시면 일어나 식당일,「아들의 눈」 노릇 『아들이 백일을 갓 넘겼을 때 빛과 어둠을 구별 못하는 시각장애자라는 사실을 알고 하늘이 무너지는 아픔을 느꼈습니다. 그러나 지금의 나는 이 세상에 그 누구보다도 행복한 어머니입니다』 29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63빌딩에서 열린 제6회 전국 장애자부모 대회에서 시각장애자부문 장한어머니 상을 받은 김이지씨(50ㆍ서울 양천구 목3동 601)는 『이 기븜을 앞 못보는 아들에게 돌린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김씨는 8년전 직업군인이던 남편과 사별한뒤 선천성 시각장애자인 넷째 아들 김영일씨(24ㆍ한빛맹아학교 교사) 등 여섯남매를 혼자 힘으로 키워냈다. 김씨는 강서구 염창동 한 음식점의 주방종업원으로 일하면서 받는 40여만원의 월급으로 사글셋방을 전전하면서 벅찬 살림을 꾸려오며 영일씨를 뒷바라지 하는데 온갖 정성을 다했다. 이같은 어머니의 정성에 힘입어 영일씨는 시각장애자라는 엄청난 고통에도 굴하지 않고 고향 목포의 맹인학교를 거쳐지난 86년 연세대 교육학과에 장학생으로 합격했다. 합격자 발표날은 어머니 김씨의 마흔다섯째 맞는 생일이었고 이 세상에 태어나 가장 기쁜날이었다. 『왜 남들처럼 두 눈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없느냐』고 울부짖는 아들을 바라보며 한숨으로 지새워야 했던 숱한 나날들,아들의 손을 잡고 비탈길을 올라가 맹아학교에 보내던 일 등 지난 세월이 대학합격의 기쁨으로 보상받는 순간이었다. 대학에 합격한 아들을 위해 김씨는 고향 목포의 살림을 정리하고 서울로 올라와 3백만원짜리 단칸 셋방을 얻어 식당종업원으로 일하며 뒷바라지에 더욱 정성을 다했다. 이윽고 아들은 대학을 졸업하고 공부를 계속하겠다며 연세대 대학원에 진학했다. 친구나 가족들이 읽어주는 전공서적의 내용을 카셋테이프에 녹음하거나 따라 적으면서 기억해야 하는 남들보다 훨씬 힘든 공부였지만 아들은 뜻을 굽히지 않고 장학금을 따낼만큼 열심히 공부했다. 김씨는 『아들이 대학원을 마치고 미국으로 유학해 모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수가 되고 싶어한다』면서 『그러나 경제적으로 뒷바라지를 해주지 못하는 어미의 못난 능력때문에 지금은 대학원을 휴학하고 학비와 유학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맹인학교 임시 교사로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씨의 하루일과는 새벽5시에 일어나 식당에서 퇴근해 집으로 돌아오는 11시쯤에야 끝난다. 그렇지만 항상 밝은 표정으로 웃음을 잃지않아 동료종업원들 조차도 김씨가 남편도 없이 장애자 아들 등 6남매를 키워낸 「억척 아주머니」라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김씨에게는 아들의 손을 잡고 버스정류장까지 함께 걸어가면서 전날 일어났던 일들을 얘기하는 아침 출근시간이 가장 즐거운 시간이다. 김씨는 아들의 등교길 편의를 위해 모자라는 전세금을 갖고도 길가에 있는 집을 구하느라 애를 먹곤했다. 어머니의 수상소식을 전해들은 영일씨는 『자식의 장애에 단념하지 않고 끝까지 용기를 불어 넣어준 어머니의 무한한 신뢰와 사랑이 없었다면 지금의 나는 없었을 것』이라면서 『내년 2학기에는 대학원에 복학해 석사과정을 마친뒤 미국 유학길에 올라 반드시 우리나라 최초의 맹인교수가돼 어머니께 보답하겠다』고 다짐했다.
  • 재벌가 형제들/“상부와 상쟁”… 「숙명의 짐」 나눠진다.

    ◎경영참여ㆍ분가 등 오늘의 현주소를 알아보면/선대 때 대부분 “영토 분할”… 갈등소지 줄여/삼성 “3남 승계” 특이… 현대는 불화 씻어내/금성,인화바탕 위계 엄격… 불협화 적은 편/경영 소외땐 가족유대 단절등 비극도 재벌의 성장사를 살펴보면 왕조사와 흡사하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창업과정에서는 전집안이 동원돼 부의 성을 쌓지만 일단 성이 완성되면 「권력」을 둘러싼 갈등이 일어나는 경우가 흔하다. 이런 의미에서 총수의 형제들은 항상 주목받아 왔다. 왕조하에서 대군 또는 군은 견제의 대상이 되며 때로는 역모의 누명을 쓰고 희생되기도 한다. 수양대군이 단종을 몰아낸 예에서 보듯 이들은 항상 잠재적인 「권력에의 도전자」로 치부됐다. 이래서 현대판 영주인 재벌총수의 형제들은 어쩌면 숙명적인 짐을 지고 사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왕조사와 다른 점이 있다면 현대사회에서는 영토의 분할 또는 새로운 영토개척이 허용된다는 것이다. ○대물릴수록 세포분열 ○…국내의 재벌가 「형제」들은 대부분 총수와 가족적 유대로 뭉쳐 상부상조하며 경영상 조화를 이루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그들의 위상은 현직 총수가 창업자인지 혹은 2ㆍ3세 승계자인지에 따라 차이를 보인다. 창업자가 총수로 있는 경우 형제들은 창업공신으로서 그룹내의 주요 직책을 맡거나 일부 계열기업을 넘겨받아 독립하는 등 적절한 대우를 받고 있다. 이에 비해 2ㆍ3세 총수의 형제들은 경영일선에서 도외시되기도 하며 승계다툼이 심했던 경우에는 아예 가족적인 교류마저 끊기는 비극을 낳기도 한다. 그리고 대를 물릴수록 세포분열의 조짐이 나타나 이미 분할을 마친 그룹도 적지 않으며 일부 그룹은 분리과정에 있다. 이 경우 독립하는 형제가 적지 않은 지분을 챙겨 본가에 버금가는 독자적인 성을 쌓기도 했다. ○정명예회장 절대권한 ○…현대그룹은 그룹규모 못지않게 형제의 수가 많은 것으로도 한 몫을 한다. 창업자이면서 아직도 절대적인 권한을 행사하는 정주영 명예회장(75)은 6남1녀의 장남이면서 8남1녀의 자녀를 둔 대가족의 가장이다. 정명예회장의 동생 4명(다섯째 신영씨는 동아일보 기자로재직중 62년 사망)은 모두 형을 도와 현대그룹을 키워온 일등공신들. 그러나 그룹의 덩치가 커지면서 3명은 독립,별도기업을 경영하고 있다. 둘째인 인영씨(70)는 만도기계등 8개 계열사를 거느린 한라그룹 회장으로,한라그룹 자체가 국내 48대 재벌에 끼이는 또다른 재벌총수이다. 50년대초부터 형과 사업을 함께 하다 77년 분가했다. 분가 이유로는 중동진출과 관련해 의견이 엇갈렸다는 것이 현대나 한라측의 공식 설명이지만 현대양행(현 한국중공업) 설립을 둘러싸고 형제간에 주도권 싸움을 벌였다는 설도 있다. 어쨌거나 분리 이후 이 형제들은 서로 얼굴을 마주치는 것을 기피할 정도로 단절된 상태였다가 지난 80년 국보위 시절 인영씨가 외환관리법 위반 혐의로 구속된 것을 계기로 화해했다. 정회장이 자주 면회를 한 것은 물론 그를 석방시키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한 끝에 곧 풀려날 수 있었던 것. 인영씨가 지난해 7월 고혈압으로 쓰러지자 정회장은 미국의 병원을 주선,치료받도록 했고 해외출장 때마다 들러 격려하곤 했다. 정명예회장은 『한라그룹이 어려우면 현대에서 도와주라』고 지시할 만큼 요즘은 동생에 대한 깊은 애정을 표하고 있다. 셋째 순영씨(68ㆍ현대시멘트 회장),여섯째 상영씨(54ㆍ금강 및 고려화학 회장)도 이 무렵 계열기업을 나눠 받고 독립했다. 지금은 넷째 세영씨(62ㆍ현대그룹 회장)만이 그룹에 남아 형을 돕고 있는데,87년 2월 그룹회장을 맡아 사장단회의등 그룹내 일상사를 직접 처리하고 있다. 그러나 정주영 명예회장이 스스로 밝히듯 시베리아개발 등 그룹의 투자를 결정하는 일은 아직도 정명예회장이 직접 처리한다. ○맹희씨,스스로 물러나 ○…삼성 고 이병철회장의 자녀는 모두 4남6녀. 이 가운데 이건희 현회장(48)을 포함한 3남4녀가 적자로,이회장은 적자태생으로는 막내아들이기도 하다. 71년 후계자로 지목돼 경영수업을 받아오다 87년 11월 이병철 회장이 별세하자 대권을 이어받았다. 맏형 맹희씨(59)는 그룹경영에 전혀 개입치 않고 있고 둘째 창희씨(57)는 73년 독립,현재 새한미디어를 경영하고 있다. 삼성이 이처럼 이례적인 말자상속을 한데 대해 고 이병철회장은 호암자전에서 「장남은 그룹 일부의 경영을 맡다가 그룹에 혼란이 생기자 자청해 물러났고 2남은 본인이 알맞은 규모의 회사를 경영하기를 희망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형제간 재산분배는 이미 선대 생존시 이루어져 맹희씨는 안국화재 해상보험,창희씨는 제일합섬,맏누님 인희씨(61ㆍ신라호텔 고문)는 고려병원과 신라호텔,여동생 명희씨(47ㆍ신세계백화점 상무)는 신세계백화점의 대주주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가부장제적 권위 유지 ○…럭키금성 구자경 회장의 2대 그룹회장직 취임은 상당히 드라마틱했다. 창업자인 고구인회 회장이 69년 세밑에 급작스레 타계하면서 「누가 그룹을 맡을 것인가」가 세인들의 큰 관심거리였다. 당시에는 구인회 회장의 큰 동생인 철회씨(그때 61세ㆍ낙희화학 사장)등 창업자의 형제 4명이 경영일선에서 뛰고 있었고 구자경 현회장은 45세에 금성사 부사장을 맡고 있었다. 기라성 같은 숙부들을 제치고 창업자의 장남인 자경씨가 회장직에 오를까는 의문이었다. 그러나 장례식을 마친 뒤 처음 열린 회의에서자경씨를 회장으로 전격 추대한 사람은 철회씨였고 「정권교체」는 평화적으로 이루어졌다. 이에서 알 수 있듯이 구인회가는 인화와 위계질서를 내세우며 철저한 가부장적 권위를 유지하고 있어 숙질간이나 형제간에 불협화음이 새어 나오는 일이 없다. 현재는 구자경 회장의 형제 가운데 셋째 자학(60ㆍ금성일렉트론 회장) 넷째 자두(58ㆍ희성산업 부회장),여섯째 자극씨(44ㆍ미주분실 전무) 등이 그룹 일을 보고 있고 다섯째 자일씨(55ㆍ일양전기 회장)만이 독자적으로 기업을 운영한다. 선대인 회자 항렬을 포함,자자와 본자 등 3대를 합치면 모두 24명이 그룹경영에 참여중이다. ○덕중씨,81년 학계 복귀 ○…대우 김우중회장(55)은 5형제의 넷째. 둘째 관중씨(60ㆍ예비역준장)는 계열사인 항만업체 대창기업을 맡고 있다가 이를 인수,독립했고 셋째 덕중씨(57ㆍ서강대 교수)는 76년부터 대우실업 사장으로 동생일을 돕다가 81년 학교로 돌아갔다. 막내 성중씨(50)만이 대우자동차 사장으로 그룹 일을 보고 있다. ○…한진그룹 조중훈회장(70)의 형제 3명은그룹의 성장과 영욕을 함께 하면서 1명의 이탈자도 없이 현재도 모두 그룹경영에 참여하고 있는 보기 드문 케이스. 맏이인 중렬씨(75)는 한일개발 부회장,동생인 중건씨(58)가 대한항공 사장, 막내 중식씨(55)는 한일개발 사장이다. ○3개주 연립정부 비유 ○…이미 실질적인 분할을 마쳤거나 준비중인 그룹도 여럿 있다. 효성그룹은 선대 고 조홍제 회장이 3형제간의 기업배분을 마쳤다. 장남인 조석래 회장(55)이 효성물산등 주요기업 14개를 맡았고 둘째 조양래 한국타이어 회장(53)이 한국타이어 및 한국전지 등 2개사를,셋째인 조욱래 대전피혁 사장(41)이 7개사를 맡았다. 효성측은 이들의 관계를 「3개주로 구성된 연립정부」에 비유한다. 한국화약그룹도 김승연 회장(38)과 김호연 한양유통사장(35),누나 김영혜씨(42) 등 3남매간에 분리될 전망이다. 호연씨가 현재 사장직을 맡고 있는 한양유통과 19%로 최대 주식을 갖고 있는 빙그레를 갖고,누나인 영혜씨는 남편 이동훈씨(42)가 사장으로 재직중인 고려시스템과 자신이 21.3%의 주식을 보유한 제일화재를 가질 것으로 재계는 보고 있다. 쌍용그룹은 장남인 김석원 회장(45)이 석준(37ㆍ쌍용건설 사장) 석동씨(30ㆍ쌍용투자증권 과장) 등 동생들을 이끌며 사이좋게 그룹을 경영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동아그룹의 경우는 최원석 회장(47)의 동생 원영씨(36)가 그룹경영과는 별도로 문화예술 계통의 예음그룹을 이끌고 있다. ◎경영권 타툼에 촉각/코오롱,「대권」 싸고 숙질간 마찰 절정/일정기간 경영 분가… 알력 사전 예방 재벌가의 대권승계 과정에는 많은 다툼이 있었다. 2세 형제간에도 있었고 나이 어린 2세와 공이 큰 숙부사이에도 있었다. 코오롱그룹의 창업자인 이원만씨(87)의 동생 원천씨(작고)와 이동찬 현회장과의 경영권 다툼이 대표적인 사례일 것이다. 따라서 창업자들은 흔히 그룹이 어느 정도 성장하면 형제들을 분가시킨다. 현재 주요그룹의 핵심 경영진 가운데 형을 도와 같이 일하는 사람으로는 현대그룹의 정세영 회장과 한진그룹의 조중건 대한항공 사장을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다. 정회장은 현대자동차를,조사장은 대한항공을 현재의 위상으로 키우는데 절대적인 공헌을 한 사람들이다. 정주영 명예회장은 정회장을 그룹회장으로 임명한 뒤 『앞으로 10년은 정세영 체제를 유지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그러나 이 말은 정회장에게 그룹을 「맡기는」 기간이 한시적이며 후계자는 아님을 암시하고 있다. 한진그룹은 아직 2세 승계가 현안으로 떠오르지 않아 조사장의 분가여부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다. 그러나 재계는 언젠가 이들이 그룹을 떠나야 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때 어느 정도 지분을 인정 받는가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이들에게 자신이 키운 현대자동차와 대한항공을 나눠 주는 것이 순리라고 하겠지만 그러기에는 이들 기업이 그룹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너무 막중하다는 시각이다.
  • “한­소 수교는 한반도통일 역행”/대소 항의 「김영남비망록」 내용

    ◎“북한­소 동맹조약 유명무실화” 경고/“소련제 무기 수입 중단” 거센 반발도 북한은 지난 2일 김영남­셰바르드나제 소 외무장관회담때 한­소 수교가 「두개 한국」의 존재를 법적으로 인정하는 통일역행 행위이며 지난 61년 7월 체결된 북­소 동맹조약을 유명무실한 것으로 되게할 것이라고 강력하게 항의한 것으로 정무원 기관지 민주조선 19일 자가 보도했다. 내외통신에 따르면 이 신문은 김영남­셰바르드나제간 회담에서 한­소 수교문제와 관련해 논의된 내용을 공개하면서 이 자리에서 김영남은 한­소 수교가 ▲한반도 분단현실을 인정하며 ▲소련이 북한과 첫 외교관계를 수립한 국가이고 한반도 분열에 책임있는 나라로서 한반도에 「두개 한국」이 존재함을 법적으로 인정하고 ▲한국의 북방정책을 실현시켜 북한을 국제적으로 고립시키고 ▲소련과 한­미간의 「3각 결탁관계」를 형성하며 ▲북­소 동맹조약을 유명무실화 할 뿐 아니라 ▲한국민들의 통일의지를 막는다는 점을 들어 강력히 항의한 것으로 전했다. 김영남은 특히 한­소 수교시 소­북한간 동맹조약에 의거해 소련의 지원을 받아온 무기를 『자체로 마련하는 대책을 세우지 않을 수 없게 될 것』이라고 강조,소련으로부터의 무기수입 중단을 경고한 것으로 이 신문은 덧붙였다. 북한은 김영남의 이같은 항의내용을 비망록으로 작성,회담이 끝난 후에 소련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조선지는 소련 정부기관지 이즈베스티아 최근호(12일자)가 한소 수교는 『한소 양국 뿐 아니라 북한에도 이로운 일이며 소련은 자주국가 이므로 북한의 허락을 받을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밝힌데 언급,이는 『소련이 두개 조선 조작책동에 말려드는 것』 『자기의 이익을 위해서는 다른 나라,다른 지역 동맹국의 이익마저 침입하면서 일 없다는 식의 사고방식을 그대로 드러내는 것』이라고 맹렬히 비난했다. 김영남이 셰바르드나제에게 전달한 6개 항목의 비망록 전문은 다음과 같다. 첫째 실로 소련이 남조선과 외교관계를 설정하면 조선의 분열된 현실을 그대로 인정하는 것이다. 조선반도에서의 긴장상태와 북남사이의 불신과 오해의 근원은분열상태 그 자체에 있다. 따라서 조선의 분열을 조장시키는 것은 통일의 전제조건으로 되는 평화와 긴장완화에 도움을 주는 것이 아니라 반대로 대결과 긴장격화를 초래하게 된다. 둘째로 소련이 남조선과 외교관계를 가지는 것은 다른 나라들이 남조선과 외교관계를 가지는 것과 근본적으로 다르다. 소련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과 함께 조선을 분열시킨데 책임있는 나라이다. 또한 소련은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이 창건되었을때 맨 처음으로 우리 공화국을 조선 민족의 유일한 합법적 국가로 인정한 나라이다. 그러한 소련이 이제와서 남조선과 외교관계를 맺는다면 그것은 조선에 「두개 조선」이 존재한다는 것을 법적으로 인정하는 분열주의,명실공히 통일에 역행하는 행동으로 된다. 셋째로 소련이 남조선과 외교관계를 설정하는 것은 남조선 당국자들의 북방정책을 실현시켜주는 것으로 된다. 북방정책의 본질은 남조선이 소련을 비롯한 사회주의 나라들과 외교관계를 맺음으로써 우리를 국제적으로 고립시킬 뿐 아니라 미국의 전략대로 「교차승인」을 실현하여 조선을 영원히 두개 조선으론 분열시키려는 것이다. 소련이 이것을 모를리 없음에도 불구하고 남조선과 외교관계를 설정하는 데로까지 나가는 것은 공공연히 통일에 역행하는 것으로 된다. 넷째로 소련이 남조선과 외교관계를 설정하면 우리나라에서의 사회주의제도를 뒤집어 엎으려는 미국과 남조선의 공동음모에 가담하여 「3각 결탁관계」를 형성하는 것으로 된다. 이렇게 되면 남조선 당국자들은 소련이 저들의 편에 가담한 것을 코에 걸고 더욱 우쭐하고 교만해져서 우리를 독일식으로 흡수ㆍ통합하려 할 것이다. 이것은 통일을 위한 북남대화를 파탄에로 이끌고 남북대결을 가일층 격화시킬 것이다. 다섯째로 소련이 남조선과 외교관계를 맺으면 조­소 동맹조약은 스스로 유명무실한 것으로 되게 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우리는 동맹관계에 의거했던 일부 무기들도 자체로 마련하는 대책을 세우지 않을 수 없게 될 것이다. 이것은 조선반도에서 군비경쟁을 격화시키게 되고 조선반도 정세를 극도로 첨예화시키게 한다. 더 나아가 아시아­태평양지역의 전반적인 정세를 첨예화시키게 될 것이다. 여섯째로 전체 조선인민들,특히는 남조선 인민들의 통일의지를 막는 것으로 된다. 남조선 인민들 속에서 그 어느 때보다 통일열망이 고조되고 있는 시기에 소련이 남조선과 외교관계를 설정하면 그것은 통일에 대한 조성의 열망에 찬물을 끼얹고 어두운 그림자를 던지는 것으로 된다. 이상에서 보는 바와 같이 소련이 남조선과 외교관계를 맺는 것은 매우 나쁜 일이라는 것이 명백함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강행한다면 조선반도에서의 긴장완화와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의 평화와 안전의 견지에서 보다 조­소 두나라 인민의 이익의 견지에서 보나 그 누구에도 좋은 결과를 가져다 주지 못할 것이다.
  • 몸에 밴 안일… 삐꺽거리는 「개혁」

    ◎송복교수 소ㆍ동구 학술 기행 특별기고/대부분 공장 주 40시간 가동에 불과/“힘든일 왜 하나”… 농부도 주말엔 휴무/뇌물 없인 일처리 안돼… 사회기강 급속 붕괴/지식인 푸대접 심해… 청소부 봉급이 신문사 사장보다 많아 고르바초프의 페레스트로이카는 성공할 것인가. 페레스트로이카의 운명은 세계의 향방은 물론 아시아 한반도의 운명에도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 분명하다. 다음은 최근 2주간 소ㆍ동유럽을 방문,페레스트로이카의 현장을 살펴보고 돌아온 본사 논평위원 송복교수(연세대ㆍ사회학)의 페레스트로이카에 대한 사회학적 진단 특별기고문이다. 근래에 많은 사람들이 소련을 다녀왔고 또 동구 여러 나라들을 보고 왔다. 이 다녀 오신 분들의 사회주의 사회의 실상에 대한 사실적인 표현이나 느낌도 거개가 일치해 있다. 평소 사회주의 사회나 그 이데올로기에 대해 어떤 태도 어떤 시각을 가지고 있었건 그 사실에 대한 인식에는 대차가 없는 것으로 나타나 있다. 「세상은 있는대로 있는 것이 아니라 보는 대로 있다」라는 미국 초기 사회학자 윌리엄 토머스의 명구가 있다. 사람들은 자기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들어서 그것을 세상의 실체로 파악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사회주의 사회에 대해서도 처음 부정적 견해를 가진 사람은 부정적 사실만 보고 왔을 것이고 반대로 긍정적 견해를 가진 사람은 긍정적인 사실만 보고 왔을 것이다. 그런데 소련이나 동구사회에 관한한 보고 싶은 것만 보았건,보기 싫은 것은 애시당초 보지 않았건 관계없이 대체로 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다는 것이 특징인 것 같다. 그것은 첫째로 소비재가 아주 귀하다는 것,그래서 일상생활이 힘들다는 것. 둘째로 사회관계에 부드러운 기가 없고 윤기가 없고 활기를 그 어디서도 찾아 볼 수 없다는 것. 셋째로 사람들이 너무 느리다는 것,바쁜 것도 없고 안달하는 것도 없고 그리고 성취동기가 전혀 부여되어 있지 않다는 것. 넷째로 너무 관료주의화해 있다는 것,그 어느 사회보다 관료주의의 병리가 골수에까지 깊이 박혀져 있다는 느낌을 준다는 것. 다섯째로 그러면서 너무 부패해 있다는 것,도덕적 기강이 관료사회에서나 일반 시민사회에서나 다같이 급속히 무너져 가고 있다는 강한 인상을 던져준다는 것,대개 이런 것들이라 할 수 있다. 총체적으로 흔히 말하는 「소비에트 엑스페리먼트」(Soviet Experiment)가 실패한 것이라는 결론을 어느 시각에 입각해 있는 사람들이든 다 같이 내리고 있다는 이야기다. 1917년 볼셰비키혁명이 일어난 이후 70수년간 인류사회 최초로 소련이 시도한 공산주의사회의 실험은 그 실험 3세대가 지난 오늘날의 결과에서 보면 그것이 하나의 결과이든 조짐이든 어쨌든 실패했다는 결론을 다같이 도출해 내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현재 살아 있는 공산주의 최고 이론가로 자타가 공인하는 어니스트 만델(Ernest Mandel)의 최근 저서 「페레스트로이카를 넘어서(Beyond Perestroika)」에서도 꼭 같이 지적되고 있다. 누가 보든 궁금하기 이를 데 없는 것은 도대체 그동안 뭘 「어떻게 했길래」 저러고 있느냐는 것이다. 「어떻게 했기에」 미 제국주의자들의 맥도널드 빵을 사먹기 위해 1㎞ 이상의 줄을 서 있어야 하고 「어떻게 했기에」 미 제국주의자의 말보로담배가 자기네 돈(루블)값보다 오히려 더 귀하고 더 태환성이 높아 보이고 도대체 「어떻게 했기에」 미 제국주의자들의 TV 프로가 텔레비전에 비치기만 해도 하던 일을 멈추고 저렇게 넋이 빠져 보고 있는냐는 것이다. 담배를 사기 위해서,아이스크림을 사기 위해서,감자나 과일을 사기 위해서 옷을 사기 위해서,남녀노소 할 것 없이 저렇게 긴 줄을 서 있어야 하고 누구나 비닐백을 한 둘씩 상시로 들고 다니면서 줄만 보이면 뭘 사는지 알지도 못하고 알 필요도 없이 저렇게 무작정 긴 행렬에 끼어서 기다리고 있어야 하는­도대체 「어떻게 했기에」 그런 생활의 연속이 일과의 시작이며 끝이 되어 있는가 하는 것이다. 한 통계에 의하면 소련 전가정주부들이 생필품을 구하기 위해서 줄서 있는 시간은 연 3백억 시간이나 된다고 밝히고 있다. 대개의 가정주부들은 하루 2시간 이상을 꼬박 줄서는데 바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어 있다. 그 3백억 시간의 생산손실이 얼마나 될 것인가. 그러나 그것을 계산하지도 않고 계산할 필요도없고 더구나 생산과 연관해서 계산하는 개념조차 가지고 있지 않은 것이 이 나라의 생활습성처럼 보인다. 건물 도로 전철로 공원시설 등 사회간접자본도 모두 마찬가지다. 지을 때는 거창하고 웅장하기 더할 데 없이 지었을 것이다. 과연 큰 나라답게 웅대하다는 느낌을 줄 정도로 모두 지어져 있다. 아마도 국가예산으로 국가가 관장해서 짓기 때문에 그러할 것이다. 그러나 거대하기는 해도 위용이 없고 오래된 것 같기는 한데 고풍스러움을 찾기가 어렵고 공사기간이 결코 짧았던 것 같지는 않은데 날림으로 보인다. ○관료주의 병리 극심 더구나 안을 들여다 보면 속빈 강정처럼 건물 관리가 전혀 되어 있지 않다. 1∼2㎞에 이르는 거대한 상가를 지어 놓고도 안은 텅텅 비어 있고 거기에 부서진 것 허물어진 것 망가진 것은 일체 손대지 않고 그대로 내버려두고 있다. 호텔시설도,그것도 외국손님들로차 있는 손꼽히는 호텔도 변기통이 새어도 그냥 내버려 두고 문이 부서져 있어도 그냥 내버려 두고 있다. 국가는 예산이 없고 개인은 그것이 어디 내것이냐는생각에서 일 것이다. 참으로 「만인의 것은 누구의 것도 아닌 것」인가. 이 사회는 마치 그것을 증명하기 위해서 움직이고 증명하기 위해서 존속하는 사회로 느껴진다. 이 증명은 농촌에서도 그대로 입증되고 있다. 호텔내에서의 식사나 호텔 밖에서의 식사나 이 광활한 농업지대에서 생산되는 채소라는 것을 식탁에서 구경할 수가 없다. 그 이유를 캤더니 지금 소련 농장에서 채소의 60%가 출하되지 않고 밭에 심어진채 그대로 썩고 있다는 것이고,곡물은 10%가 그런 상태라는 것이다. 국가는 운송시설 냉동시설이 모두 부실해서 손 쓸 여력이 없고 농부는 그것이 「내 것도 네 것도 아닌데」 무엇하러 따가운 햇살에 수고로움을 끼칠까 보냐이다. 자본주의사회의 농부들처럼 기를 쓸 이유도 없고 안달할 필요도 없다. 고추값이 떨어진다고 고추를 자동차에 싣고 여의도 광장에서 농성하는 한국의 농사꾼은 이나라 농부들의 눈으로 보면 실성한 사람들이나 하나도 진배가 없다. 왜 그렇게 살 것인가이다. 무엇 때문에 그렇게 열심히 농사를 짓고 무엇하려고 그렇게한푼의 값을 더 올려 받으려고 애를 쓰는냐이다. 더구나 토ㆍ일요일의 이나라 농부들은 밭에서 절대로 일하지 않는다. 모스크바 근교의 어느 농촌마을을 돌아다녀도 토ㆍ일요일 이틀동안 들판에 나와 일하는 농부는 그 어느 한 사람도 그림자조차 구경할 길이 없다. 이는 불가리아의 그 넓은 농업지대에서도,유고의 그 많은 농촌마을에서도 조금도 다르지 않다. 농사에서 가장 중요하다는 때(시)라는 것이 사회주의 사회에서는 없는 것인지 해당이 안되는 것인지 어쨌든 토ㆍ일요일은 어디든 일하지 않는다. 정말로 마르크스의 이상대로 「능력껏 일하고 필요에 따라 갖는 것」인지,고전 경제학파들의 주장대로 「능력에 따라 일은 하지 않고 필요 이상으로 가지려고만 하는 것」인지,자본주의 사회와는 너무나 다른 풍습도를 볼셰비키혁명 70수년동안이 만들어 내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어제가 아니고 또 오늘도 아니고 내일이다. 글라스노스트는 「개방」하자는 것이고 페레스트로이카는 「개편」하자는 것이다. 어디를 향해서 개방하고 어떤 문제를 새로이 개편ㆍ개혁하자는 것인가. 지금까지 소련ㆍ동구에서 시도해 온 교환방식은 시장메커니즘으로,소유는 사소유로,관리는 기업경영체계로,생산은 소비재 위주로 되어 있다. 그것은 바로 서구사회를 준거로 해서 모든 것을 서구식으로 바꾸어 보자는 것이나 다름 없다. 그러나 그 길은 너무나 길고도 험난한,그러면서 성공이 전혀 보장이 되지 않는 길이라는 것을 그 누가 이 사회를 얼핏 보든 선뜻 짐작할 수 있는 길이다. 첫째로 이 사회는 개방하면 더빨리 부패할 것이라는 것이다.지금도 도덕적 위기를 어디서든 맞고 있다. 개방하면 그 위기는 일로상승할 것이다. 지금까지 전체주의적 사회주의의 안정은 도덕적 안정감에서 왔다. 그 누가 그 얼마나 부패해 있든 정보통제로 사람들은 부패의 종류를 잘 인식치 못했고 그 수준을 제대로 측량치 못했다. 그러나 개방은 남의 부패를 가장 먼저 인식시키고 그 수준을 실제보다 수배로 과장해서 측량시킨다. 그래서 어떤 사회든 개방과 동시에 정보흐름이 자유화되면서 예외없이 부패가 역상승으로 가속화했다. 이 부패의 속도도 문을 닿아놓은 기간과 정도에 비례했다. ○빵등 소비재난 최악 더구나 이 전체주의적 사회주의의 폐쇄사회에 자본주의의 물결이 홍수져가면서 가장 먼저 들어간 것은 자본주의의 장점이 아니라 가장 타기되어야 할 결점들이다. 애들이 밖에서 다른 애들과 섞여 놀때 부모가 아무리 사회화시켜도 못된 것을 먼저 배워 온다. 사회도 예외는 아니다. 모스크바 국제공항에서 카트를 쓰려해도 말보로 담배 한값을 먼저 내야 쓸 수 있고,호텔 청소부도 담배나 스타킹을 미리 테이블 위해 얹어 놓아야 청소를 제대로 해준다. 이것이 어디 밑바닥에서 일하는 그들에게만 한정된 것이랴. 저변에서 상층에 이르기까지,교육수준이 낮은데서 높은데를 가릴 것 없이,무슨 안개처럼 덮여 있는 듯하다. 어디를 가나 뇌물을 주어야 하고 어디로 가든 암달러상이 있다. 둘째로 노는데 모두 이력이 나 있다는 것이다. 공장은 1주 30시간에서 40시간 일하는 것이 보통이고,일거리가 많아도 40시간 이상 일하는 곳은 찾아 보기 어렵다. 그것도 농촌에서와 마찬가지로 토ㆍ일요일은 반드시 논다. 그리고 1일 6시간 일하든 8시간 일하든 5일 일하는 중에도 정작 일하는 시간은 2시간 뿐이고 나머지 시간들은 대부분 잡담으로 채워진다고 한 관리자는 말한다. 이 관리자는 잡담도 노동의 하나라고 조크인지 진실인지 알 수 없는 표정으로 덧붙였다. 그리고 이 노동하는 주중에도 담배를 사기 위해서,감자나 과일을 사기 위해서 길가의 긴행렬에 가담해 줄 서 있다면 결근하는 것도 허용된다는 것이다. 하긴 줄서는 것도 고된 노동임엔 틀림없다. 아마도 한국사람의 경우 줄서는 것은 그 어떤 고된 노동보다 고된 행동이 될 것이다. 그렇다면 줄서기 위해서 결근하는 것도 합리화될 수 있을지 모른다. 어쨌든 줄서기 위해선 결근해도 되는 자본주의 사회에선 상상을 불허하는 극히 희귀한 노동현상이 이 나라의 노동관행이다. 고르바초프의 말대로 「아무리 피리를 불어도 춤을 추지 않는 사회」­열심히 일해서 더 많이 벌고,더 많은 업적을 내서 더 많은 냉산성을 올리자는 성취동기는 이 나라에선 이미 사라진지 오래인 것 같다. 소유에 대한 욕망도여느사회와는 판이하게 달라져 있다. 현재 사는 아파트를 싼 값으로 사서(2백50달러 미만) 개인소유화하라고 해도,그것을 왜 사냐고 반문한다. 지금 이대로 살아도 죽을 때까지 이 아파트에서 살 수 있고,더구나 국가에서 수리비까지 부담하는데 왜 그것을 사서 그 돈을 쓰고 그 고생을 해야 하느냐는 것이다. 어쩌면 에덴동산이 그런 것인지,어떻게 보면 낙원에 사는 사람들 같기도 하다. 그래서인지 사람들은 참으로 순박하고 순진하고 그리고 착해 보인다. 저런 사람들에게 한국에서 보는 그 악마구리 같은 경쟁문화­비단 한국사회뿐 아니라 일반적으로 자본주의 시장경제사회에서 보아지는 경쟁문화가 심어지고,경쟁행위가 주도적 행위로 등장했을때 이 사회가 어떻게 요동칠 것인가. 미상불 대혼돈과 고통이 말할 수 없이 따르는 소용돌이가 전국 각지에서 넘쳐 흐르게 될 것이다. 셋째로 지식인의 푸대접이다. 교수나 의사 기자가 노동자보다 월급이 훨씬 적다. 보통 공부많이한 지식인은 한달 2백50루블이고 노동자는 3백50루블,당관료는 4백루블이 되어 있다. 불가리아에서는 신문사 사장이 5백레바를 받는데(8레바가 1달러),청소부가 7백레바를 받는다고 했다. ○암달러상 거리활개 불가리아 칼 마르크스 대학의 손체브(Rasdoslav Tsonchev)교수에게 그 차이의 합리성을 따졌더니 노동자가 주도세력이 돼 있는 나라의 당연한 결과라고 했다. 그러나 노동자의 생산성은 아무리 올라도 3배가 오르기 어려운데 새로운 기술과 상품을 개발하고 새로운 정보와 지식을 제공하는 지식인의 경우 그 생산성은 열배 백배 심지어는 무한대로 확대해 볼 수도 있지 않은가. 그들에게 아무런 인센티브 없이 어떻게 발전을 가속화하려 하는가. 그러나 아무런 대답이 없다. 그리고는 손으로 마르크스 석상을 가리켰다. 칼 마르크스대학의 높이 세운 마프크스 석상의 큰 마르크스 이름에 학생들이 페인트로 곱표(×)를 크게 치고 무어라고 불가리아어로 갈긴 낙서를 보라는 신호이다. 그것이 무슨 뜻이냐고 물었더니 「우리는 마르크스를 싫어한다」는 말이라고 했다. 모스크바대학 교수들도 요사이 모스크바 대학생들도 한결같이 비판적이되어 간다고 조심어린 어조로 말했다. 그러나 이러한 지식인ㆍ학생들의 부르짖음이 노동자들의 분노를 얼마나 야기시키고 있는가. 루마니아에서의 광산노동자들의 데모학생 살해수가 그것을 밑받침하고 있다. 지식인들의 인센티브는 좀체 유발되기 어려울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산업화를 촉진해 갈 것인가. 소련에서의 개방화와 개혁화는 모스크바 까마귀를 본래의 모습으로 되돌려 놓는 것만큼 어려울지도 모른다. 모스크바 까마귀는 도시에서 관광객이 던져주는 빵조각을 먹고 혹은 쓰레기통이나 뒤지며 쉽게 쉽게 살고 있다. 우리네 갈가마귀처럼 멀리 하늘을 높이 높이 비상하지도 않고 먹이를 찾아 끼옥끼옥 울며 아귀다툼을 벌이지도 않는다. 색깔도 우리 까마귀와는 달리 목과 배ㆍ등 일부가 오히려 회색으로 보인다. 주둥이와 우는 소리는 까마귀 그대로이다. 그러나 그 까마귀는 야성이 없고 사람을 두려워할 줄도 모른다. 배가 고프면 고픈대로,부르면 부른대로 게으르게 살고 있다. 그들이 어떻게 본성을 되찾을 것인가. 정녕 되찾게 할 필요가 있을것인가.
  • 남북한 총리회담 기조연설

    ◎강영훈 총리 연설 요지 이제부터 나는 남북 고위급회담에 임하는 우리측의 기본입장을 밝히고자 합니다. 귀측도 잘 알다시피 남과 북의 예비회담 대표들은 「남북간의 정치 군사적 대결상태 해소와 다각적인 교류 협력 실시문제」를 본회담에서 토의ㆍ해결해야 할 의제로 합의ㆍ채택하였습니다. 이것은 남북 쌍방 당국이 남북 관계개선을 통해 평화와 평화통일의 기반을 다져나가야 한다는 공통된 인식에서 출발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책임과 권한을 갖고 있는 쌍방 정부 당국이 앞장서야 합니다. 만약 쌍방 당국이 대결적 자세와 적대적 태도를 그대로 견지해 나간다면 남북간의 관계개선은 결코 이루어질 수 없으며 민족적 화해와 평화통일도 이룩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쌍방 당국은 마땅히 대결이 아니라 화해의 자세로,적대가 아니라 협력의 정신으로 민족내부의 갈등과 분열을 해소해 나가야 합니다. 이러한 견지에서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것은 남북 쌍방이 상호체제인정과 존중의 정신에 입각하여 상호 관계를 개선하며 그 기초위에서 통일을 향한 공존공영의 관계를 이루어나가는 일입니다. 나는 이러한 입장에 따라 남북의 쌍방 당국을 대표하는 고위책임자들이 자리를 같이한 이 회담에서 남북 관계개선을 위한 기본합의가 반드시 이루어져야만 한다고 생각하면서 이에 대한 우리측의 합의서(안)을 다음과 같이 제안하는 바입니다. ▷남북 관계개선을 위한 기본합의서(안)◁ 남과 북은 분단된 조국의 통일과 민족의 화해를 염원하는 온 겨레의 뜻에 따라 신뢰구축과 긴장완화를 통해 남북관계를 개선하고 평화통일을 성취하기 위한 공동의 노력을 경주할 것을 다짐하면서 다음과 같은 기본 사항에 합의하였다. 1.남과 북은 통일을 이룰때까지 서로 상대방의 체제를 인정하며 존중한다. 2.남과 북은 상대방을 비방ㆍ중상하는 일체의 행동을 중지하며 상대방 내정에 대해 간섭을 하지 않는다. 3.남과 북은 상호간에 야기되는 의견대립과 분쟁을 당국간의 대화와 협상을 통하여 평화적으로 해결한다. 4.남과 북은 상대방을 파괴ㆍ전복하려는 행위를 일체 하지 않는다. 5.남과 북은 자유로운왕래와 다각적인 교류와 협력을 실현하고 사회를 개방하며 민족적 유대를 회복하기 위하여 공동으로 노력한다. 6.남과 북은 군비경쟁을 지양하고 무력대치상태를 해소하기 위하여 군사적 신뢰를 구축하고 군비감축을 실현해 나간다. 7.남과 북은 국제무대에서의 불필요한 경쟁과 대결을 중지하고 서로 협력하며 민족의 이익과 자존을 위하여 공동으로 노력한다. 8.남과 북은 현 휴전체제를 평화체제로 전환하고 평화적 통일을 이룩하기 위하여 공동으로 노력한다. 1990년 월 일 대한민국 국무총리 강영훈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정무원 총리 연형묵 나는 남북 관계개선을 위한 이러한 기본합의를 바탕으로 할때 남북 고위급 회담의 의제로 합의한 남북간의 정치ㆍ군사적 대결상태 해소와 다각적인 교류협력 실시문제가 쉽게 풀려 나갈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합니다. 특히 1천만 이산가족들의 자유로운 상호방문과 재결합을 실현하는 것은 분단의 상처를 아물게 하는 절박한 과업입니다. 이러한 인도주의 사업의 조속한 해결 없이는 결코 마음속 깊이 자리잡고있는 남북간의 불신과 적대감을 해소할 수가 없는 것입니다. 나는 이상과 같은 입장에서 교류 협력 실시에 관한 10개항의 우리측 방안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다각적인 교류 협력 실시방안◁ 1.흩어진 가족ㆍ친척들을 찾아주며 이들의 자유로운 방문과 재결합을 조속히 실현한다. 60세 이상 이산가족들의 고향방문은 즉각 실현한다. 2.설날,단오,광복절,추석 등 민족 명절과 기념일을 전후한 일정기간을 설정하여 민족대교류를 실현하며 고유세시풍속 민속놀이 등 문화행사를 교환 개최한다. 3.정치ㆍ경제ㆍ사회ㆍ문화 등 모든 분야에 걸쳐 남북 동포들간의 교류와 협력에 관한 구체적 방안을 상호 협의하고 이를 실현한다. 4.민족내부교류 차원에서 교역문호를 개방하고 서로 필요로 하는 물자를 교류한다. 남북간의 간접교역을 직교역으로 전환하기 위해 거래당사자간 접촉을 주선한다. 5.자원의 공동개발,합작투자 등 제반 경제협력을 실현하며 경제분야에서의 공동 대외진출과 공동 대외협력사업을 추진한다. 6.관광자원을 공동개발하고 관광사업을 공동으로 추진한다. 설악산∼금강산의 남북 관광코스를 연결하며 이 사업의 추진을 위해 남북 공동으로 관광합작회사를 설립한다. 외국관광객의 남북 직접왕래를 허용한다. 7.남북간에 끊어졌던 철도와 도로를 복원하고 해로와 공로를 개설한다. 경의선은 1991년 8월15일 복원ㆍ연결토록 한다. 8.남북간에 우편물을 교환하고 전신,전화를 개통하여 모든 사람이 이용하도록 한다. 9.다각적인 교류 협력을 제도적으로 보장하기 위해 통행ㆍ통신ㆍ통상에 관한 합의서를 채택한다. 10.남북 경제회담에서 이미 합의한 바 있는 부총리급을 책임자로 하는 경제협력공동기구를 설치한다. 다음으로 나는 정치 군사적 대결상태 해소문제에 관한 우리측의 입장과 그 구체적 방안에 대해서 말씀 드리겠습니다. ▷정치 군사적 신뢰구축 방안◁ 1.상호체제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바탕 위에서 상대방에 대한 지명공격,비방ㆍ중상,전단살포 및 휴전선 일대의 확성기 방송을 일체 중지한다. 2.민족성원들이 서로 상대방의 실상을 잘 알 수 있도록 신문ㆍ라디오ㆍTV및 출판물을 상호 개방한다. 3.상호 긴밀한 협의와 연락을 통하여 남북관계를 개선하고 평화와 통일의 기반을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하여 서울과 평양에 상주연락대표부를 설치한다. 4.군인사의 상호 방문 및 교류를 실시한다. 5.군사정보를 상호 공개하고 교환한다. 6.특정규모 이상 군부대의 이동 및 기동훈련을 사전에 통보하며 상대방을 초청ㆍ참관케 한다. 1991년 1월1일을 기해 여단급 이상의 부대이동 및 기동훈련에 대해 45일전에 상대방에 통보한다. 7.우발적 무력충돌을 예방하고 이것이 확대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대한민국 국방부장관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인민무력부장간에 직통전화를 즉각 설치ㆍ운영한다. 8.비무장지대의 진정한 비무장화를 실현하며 이를 평화적 목적으로 이용한다. 이상과 같은 방안들을 통해 정치 군사적 신뢰구축을 이룩하며 무력행사와 모든 종류의 폭력행위를 포기하는 불가침선언을 채택하여야 할 것입니다. 나는 남북간의 군비감축은 다음과 같은 방향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남북간의 군비감축 추진방향◁ 1.공격형 전력구조를 방어형의 전력구조로 전환시켜야 합니다. 군사력을 공격형으로 편성하고 전개해 둔 채로 평화의지를 확인할 수 없으며 전쟁재발을 방지할 수도 없습니다. 따라서 쌍방이 보유하고 있는 공격형 전력부터 먼저 감축해 나가는 원칙을 지켜야 하며 그래야만 기습공격 또는 전면공격에 의한 전쟁재발을 방지할 수 있을 것입니다. 2.상황 동수보유원칙을 적용하여 군사력의 상호균형이 유지되도록 해야 합니다. 어느 한편의 군사력이 많고 다른 한편의 군사력이 적어 균형을 상실할 경우 전쟁발생의 위험이 높아지게 될 것입니다. 따라서 군사력을 많이 보유한 측이 적게 보유한 측의 수준으로 먼저 감축하고 상호 동등수준으로 되었을 때 동수균형감축 방식으로 추진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3.무기감축에 따라 병력을 감축해 나가되 상비전력감축에 상응하여 예비전력과 유사 군조직도 함께 감축해 나가야 합니다. 4.군축과정에서의 합의사항 이행을 보장하기 위하여 반드시 현장검증과 감시를 할 수 있도록 하여야만 합니다. 이를 위해 남북은 공동검증단과 상주감시단을 구성ㆍ운영해야 할 것입니다. 5.쌍방 군사력의 최종 유지수준은 통일국가의 군사력 소요를 감안하여 쌍방 협의하에 결정해야 할 것입니다. 이상과 같은 방향으로 남북간에 군비감축이 진보됨에 따라 현 휴전체제를 남북간의 평화체제로 전환시키도록 노력하여야 할 것입니다. 나는 쌍방 총리를 수석대표로 하는 남북 고위급회담이 쌍방 최고위당국자가 만나는 남북 정상회담으로 발전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남북 정상회담이 개최된다면 온 겨레가 염원하는 조국의 평화적 통일을 이룩하는 길도 훨씬 앞당길 수 있게 될 것을 확신하며 귀측의 긍정적인 호응이 있기를 기대합니다. ◎연형묵 총리 연설 요지 근 반세기를 이어오는 국토의 분단은 우리 민족에게 헤아릴 수 없는 재난과 고통을 가져다주고 막대한 희생과 소모를 강요하였으며 대대로 화목하게 살아온 우리 민족내부에 일찍이 없었던 가장 심각한 불신과 대결상태를 조성하였습니다. 8.15와 더불어 시작된 이 민족적 수난과 치욕의 력사는물론 외세에 의하여 빚어진 것이지만 역경에 처한 나라의 운명을 제때에 바로잡지 못하고 오늘까지 통일을 이룩하지 못한 것은 우리 민족에게도 책임이 있습니다. 조국통일의 주체는 우리 민족입니다. 조국통일에 가장 절실한 리해관계를 가지고 있는 것도 우리 민족이고 통일을 책임지고 성취해야 할 담당자도 우리 민족이며 통일된 조국에서 살게 될 주인도 우리 민족입니다. 나는 제1차 고위급회담이 열린 이 마당에서 쌍방 대표단이 민족앞에 지닌 공동의 책임에 대해 다시금 강조하면서 이제부터 회담에 대한 우리의 기본립장과 의정에 따르는 기본문제들에 대하여 말하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통일은 절대로 어느 일방에 의한 통일로 되어서는 안됩니다. 우리가 거듭 강조하여 온 바와 같이 조국통일문제는 본래 누구를 먹거나 누구에게 먹히는 문제가 아니라 어디까지나 북과 남이 하나의 민족으로 단합을 이룩하는 문제입니다. 우리는 우리의 사회주의제도가 비할바 없이 우월한 제도라고 확신하고 있지만 이것을 남측에 강요할 생각이 없으며 군사적이든 정치적이든 우리에게만 유리한 일방적인 통일을 추구할 생각이 없습니다. 나는 이러한 견지에서 본회담 의정에 대한 토의를 앞두고 쌍방 사이에 서로 모호한 점이 없도록 일치한 입장과 견해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하면서 이러한 입장과 견해를 구현한 다음과 같은 세가지 문제를 회담 전과정에서 준수해야할 원칙으로 확정하자는 것을 제의합니다. 첫째,쌍방은 1972년 7ㆍ4 남북공동성명에서 천명된 자주,평화통일,민족대단결의 조국통일 3대원칙을 재확인하며 이를 철저히 준수한다. 둘째,쌍방은 문제토의에서 일방의 리익보다 민족공동의 리익을 우위에 놓는다. 셋째,쌍방은 회담의 분위기를 흐리게 하거나 회담의 진전에 저촉되는 일을 하지 않는다. 다음으로 본회담의 의정으로 제기되고 있는 「북남사이의 정치ㆍ군사적 대결상태를 해소하며 다방면적인 협력과 교류를 실현할데 대하여」의 테두리안에서 협의 해결할 기본문제들에 대하여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오늘 우리가 통일을 지향해나가는데 가장 큰 내부적 장애요인은 호상 불신에 있습니다. 이러한 불신은 정치적으로 또는 군사적으로 상대방이 자기를 먹으려 한다는 인식과 판단에서 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하여 북측은 남측에서 미군과 함께 북침하려 하며 이른바 「자유의 바람」을 불어넣어 「승공통일」을 하려 한다고 생각하면서 남측을 불신하고 경계하고 있는 것이며 남측은 북측이 「남침」이나 「적화전략」을 꾀하고 있다고 하면서 북측을 불신하고 경계하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가 정치ㆍ군사적 대결상태를 해소하는데 선차적이며 본질적인 의의를 부여하는 리유는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우리는 이러한 취지로부터 본회담 의정의 테두리안에서 정치ㆍ군사적 대결상태를 해소하기 위한 문제를 기본으로 토의할 것을 기대하면서 다음과 같은 방안들을 제의하는 바입니다. ▷정치적 대결상태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 1.호상 비방을 중지하며 대결을 고취하는 정치행사를 하지 않는다. 2.민족적 단합과 통일에 배치되는 모든 법률적 제도적 장치들을 제거한다. 3.상대방을 소개하는 출판의 자유와 상대방의 사상을 신봉하는 사상의 자유를보장한다. 4.북과 남을 갈라놓고 있는 물리적 장벽을 제거한다. 5.각 정당ㆍ단체들과 각계각층 인민들의 자유로운 래왕과 접촉을 실현한다. 6.국제정치무대에 북과 남이 공동으로 진출하고 협력한다. 정치적 대결상태를 해소하는데서 지금 우리들 앞에는 시급히 해결하지 않으면 안될 두가지 문제가 나서고 있습니다. 그 하나는 유엔가입과 관련된 문제입니다. 우리가 알기에는 귀측에서는 북과 남이 유엔에 별개로 동시에 가입하거나 남측만이라도 단독으로 들어갈 것을 주장하면서 유엔가입을 위하여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우리는 유엔에 북과 남이 동시에 가입하자는 것이나 남측만 단독으로 가입하려는 귀측의 노력이 북과 남의 화해와 단합을 위한 공동의 지향에 부합되지 않으며 오히려 조국통일의 전도를 더욱 흐리게 하는 것이라고 인정하고 있습니다. 다음으로 군사적 대결상태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에 대하여 말하겠습니다. ▷군사적 대결상태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 ▲북남 신뢰조성 1.북과 남은 군사훈련과 군사연습을 제한한다.①외국군대와의 모든 합동군사연습과 군사훈련을 금지한다. ②사단급 이상 규모의 군사훈련과 군사연습을 금지한다. ③군사분계선 일대에서 일체 군사연습을 금지한다. ④자기 령내에서 외국군대의 군사연습을 허용하지 않는다. ⑤군사연습을 사전에 호상 통보한다. 2.북과 남은 군사분계선 비무장지대를 평화지대로 만든다. ①비무장지대 안에 배치한 모든 군사인원들과 군사장비들은 철수한다. ②비무장지대 안에 설치한 모든 군사시설물들을 해체한다. ③비무장지대를 민간인들에게 개방하며 평화적목적에 리용하도록 한다. 3.북과 남은 우발적 충돌과 그 확대를 막기 위한 안전조치를 취한다. ①쌍방 고위군사당국자 사이에 직통전화를 설치 운영한다. ②군사 분계선 일대에서 상대측에 대한 일체 군사적 도발행위를 금지한다. ▲북남 무력축감 4.북과 남은 무력을 단계적으로 축감한다. ①병력축감은 쌍방사이에 군축안이 합의된 때로부터 3∼4년 동안에 3단계로 나누어 실시한다. 첫단계에서는 쌍방이 각각 30만명선으로,둘째단계에서는 다시 각각 20만명선으로 축소하며 세번째 단계가 끝날 때에는 쌍방이 각각 10만명 아래 수준에서 병력을 유지하도록 한다. ②단계별 병력축감에 상응하게 군사장비들도 축소 폐기한다. ③정규무력축감의 첫단계에서 모든 민간군사조직과 민간무력을 해체한다. 5.북과 남은 군사장비의 질적 갱신을 중지한다. ①새로운 군사기술장비의 도입과 무장장비의 개발을 중지한다. ②외국으로부터 새로운 군사기술과 무장장비를 반입하지 않는다. 6.북과 남은 군축정형을 호상 통보하며 검증을 실시한다. ①무력축감정형을 호상 상대측에 통지한다. ②상대측 지역에 대한 호상 현지시찰을 통하여 군축합의 리행정형을 검증한다. ▲외국무력의 철수 7.북과 남은 조선반도를 비핵지대로 만든다. ①남조선에 배비된 모든 핵무기들을 즉각 철수시키기 위하여 공동으로 노력한다. ②핵무기를 생산,구입하지 않는다. ③핵무기를 적재한 외국비행기,함선의 조선경내에로의 출입과 통과를 금지한다. 8.북과 남은 조선반도에서 일체 외국군대를 철수시키기 위하여 공동으로 노력한다. ①남조선주둔 미군과 그 장비들이 북남무력축감에 상응하게 단계적으로 완전 철수되도록 한다. ②미군철수에 상응하게 남조선에 설치된 미군사기지들도 단계적으로 철폐되도록 한다. ▲군축과 그 이후의 평화보장 9.북과 남은 군축과 그 이후의 평화보장을 위한 조치를 취한다. ①군사 분계선 비무장지대안에 중립국 감시군을 배치할 수 있다. ②군비통제와 북남사이에 있을 수 있는 군사상의 분쟁문제들을 협의 해결하기 위하여 쌍방 군총참모장급을 책임자로 하는 북남 군사공동위원회를 구성 운영한다. 북과 남이 채택할 불가침선언에서는 서로 상대방을 무력으로 침공하지 않을데 대하여 확약하는 동시에 그를 위한 실질적인 담보를 예견하여야 할 것입니다. 우리는 그러한 불가침선언의 구성요소로서 최소한 다음과 같은 문제들이 포함되어야 한다고 인정합니다. 그것은 첫째,상대방을 반대하여 호상 무력을 사용하지 않을데 대한 문제. 둘째,의견상이와 분쟁문제들을 대화와 협상을 통하여 평화적으로 해결할데 대한 문제. 셋째,불가침의 경계선을 확인하는 문제. 넷째,상대방에 대한 외국의 침략과 무력간섭에 가담하지 않을데 대한 문제. 다섯째,불가침을 확고히 담보하기 위한 조치로서 북과 남의 무력축감과 미군철수를 비롯한 기본적인 군사적 대책을 확인하는 문제입니다. 오늘 우리 나라에서 군사적 대결상태를 해소하고 긴장을 완화하는데서 나서는 가장 긴절한 문제는 남조선에서 진행되는 「팀스피리트」 합동군사연습을 중지하는 것입니다. 다서
  • 「인신매매」척결 앞장선 부정/서동철 사회부기자(현장)

    ◎다시는 우리딸같은 비극 없어야 『이제 딸애가 납치되기 전과같이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만 남았습니다』 K씨(52)는 23일 조간신문에서 「부녀자 5백13명 인신매매」 「구인광고로 유인,사창가 넘겨」라는 제목의 큼지막한 기사를 몇번씩 되읽어본뒤 이렇게 말했다. K씨의 다섯째딸(18ㆍ여고 3년)은 지난 3월4일 레스토랑의 경리를 구한다는 신문광고를 보고 집을 나섰다가 레스토랑이 아닌 경기도 파주군 「용주골」의 사창가로 팔려 갔었다. K양의 이야기가 서울신문 4월19일자에 보도되는 등 사회문제화되자 「용주골」의 포주는 은근히 겁이 났던지 『납치된 것이 아니라 자진해서 갔다고 하라. 안그러면 너와 가족들이 다칠 것』이라는 협박과 함께 K양을 풀어줬다. K양은 이같은 협박이 두려워 경찰조사때도 『납치됐다』는 사실을 밝히지 못했다. 경찰 또한 『K양은 대학입시공부가 지겨워 자진해서 기지촌에 갔다』는 내용으로 사건을 마무리 지어 버렸다. 납치됐던 딸이 비록 몸을 망치고 『너를 아는 사람이 못알아 보고 손님에게 예쁘게 보이도록 해야 한다』는 이유로 포주가 강제로 시킨 엉터리 쌍꺼풀 수술로 염증이 생겨 두눈이 퉁퉁부은채 눈을 제대로 뜨지 못하는 형편이긴 해도 집으로 돌아왔다는 하나만으로 안도하려던 K씨 가정은 다시 손가락질하는 주위의 눈총에 시달려야 했다. K씨의 딸의 장래를 위해서도 진상을 밝혀야겠다고 결심,검찰에 진정서를 냈다. K씨의 진정으로 검찰이 K양이 거쳐간 「용주골」,평택 등지의 사창가에 대해 수사를 시작하자 K씨 집에는 『죽이겠다』는 협박전화가 잇따랐다. 새벽1∼2시만 되면 누군가 누르고 달아나는 초인종소리에 온가족이 잠에서 깨어나 공포에 떨기도 했다. 할수 없이 전화번호를 바꾸고 따로 방을 얻어 K양을 피신시켰으며 5녀1남 가운데 막내딸과 아들을 뺀 나머지 딸들은 모두 기숙사나 친척집으로 보내야만 했다. 그러면서도 K씨는 검찰청사주변에서 살다시피하며 딸과 함께 용주골로 수사진을 안내하는 등 수사에 협조했다. 이들의 끈질긴 추적과 협조로 서울지검 서부지청은 22일 마침내 K양을 비롯,무려 5백13명을 납치,사창가에 팔아왔던 인신매매범 4명과 포주 6명을 구속했다. K양의 이름마저 바꿔야했던 K씨는 이렇게 말했다. 『그 아이는 이미 죽었어,대신 다른 딸 하나를 얻었지…』
  • 「중동 힘겨루기」 전문가들의 진단

    ◎“미ㆍ이라크 동시철군 바람직”/터너 전CIA국장의 사태 전망/이라크,수세몰리면 사우디 침공/“후세인 축출” 공개는 부시의 잘못 지금의 페르시아만사태가 이라크에 불리하게 진행될 경우 이라크의 입장에서 가장 합리적인 해결책은 이라크가 쿠웨이트에서 물러나는 대신 미군이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철수하는 것이라고 스탠스필드 터너 전미 중앙정보국 (CIA)국장이 13일 파리에서 발행되는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지와의 회견에서 말했다. 그는 이밖에도 이라크가 택할 수 있는 카드로는 사우디를 침공하거나 혹은 이스라엘을 공격,아니면 서방인질을 이용하는 등 몇가지가 있을 수 있지만 모두 바람직한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다음은 그의 회견 요지. ­현재 페르시아만의 군사ㆍ외교적 사태진전을 어떻게 평가하는가. ▲서로 기선을 잡기 위한 일종의 힘겨루기가 계속되고 있다고 본다. 미국으로서는 세계여론의 지지를 등에 업고 반이라크연합을 계속 유지할 것이냐가 문제이고,반면 후세인은 이라크국민과 아랍대중에 대한 결속력을 유지해 이 반이라크연합을 어떻게 타파할 것이냐는 문제를 안고 있다. 미국은 대세장악이 여의치 않을 경우 물리적으로 쿠웨이트에서 이라크를 밀어내기 위해 군사력을 더 집중시키려 할 것이다. 이라크는 자신들에게 상황이 불리하게 돌아갈 경우 사우디나 이스라엘 둘중 하나를 공격하거나 서방인질을 이용하는 등 몇가지 방안을 선택할 수 있을 것이다. 지난 한주동안의 정세는 미국에 유리하게 전개됐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아랍세계에 대한 후세인의 「성전」호소로 미국이 거둔 이 우세는 곧 상쇄될 것이다. ­아랍연합군의 참전으로 미군의 역할은 그만큼 줄어드는 것인가. ▲아랍연합군의 파견은 상징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그렇지만 실제로 전쟁이 벌어졌을때 전투는 주로 미국과 유럽 일부국에 의해 수행될 것으로 본다. ­일부에서는 페르시아만에 대한 미국의 정책이 모호하고 이번 사태에 걸려있는 미의 이해가 불명확하다는 비판도 있다. ▲미국의 이해는 명확하다고 본다. 소련이든 이라크든 그 어느 누구에 의해서도 이 지역의 석유생산이 지배되는것을 자유세계는 좌시할 수 없다는 것이다. 부시 대통령이 실수한게 한가지 있다면 미의 목표를 너무 명백히 밝힌 점이다. 그 목표는 후세인의 제거,다시말해 무조건 항복을 받아내겠다는 것인데 이것이 타협의 여지를 너무 막아놓고 있다, ◎“아랍권의 분열이 가속된다”/이집트 정치분석가 “손익계산”/이라크 경제난 심화… 정치위기에/유가올라 남미는 웃고 일은 울상 대회전의 위기로 치닫고 있는 페르시아만 사태는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가.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으로 이익을 보는쪽은 어디고 손해를 보는쪽은 어디인가. 다음은 이집트의 저명한 정치분석가 칼리드 마드히트 아불파달씨의 중동전 손익계산서 요약이다. 첫째,아랍국가들 간에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상호간에는 불신이 증대하고 실질적 적대국인 이스라엘에 저항할 수 있는 단합된 힘이 약화됐다. 둘째,남미는 어부지리를 보았다. 명백한 스태그내이션 상황을 맞고 있는 남미의 경제는 자국이 생산하는 석유값의 인상을 통해 이 경제위기로부터 소생할 수 있는 기회를발견한 것이다. 또한 미국의 무기제조공장들은 이번사태로 인해 필연적으로 야기되는 무기수요의 증대로 수익을 올리게 되며 종래 무기 생산감소로 인해 증가돼왔던 실업률도 감소하게 될 것이다. 페르시아만의 위기는 미국의 역할과 그 군사적 지원이 불가피하다는 증거가 됐다. 아울러 유가의 인상은 미국경제의 위험한 경쟁자로 간주되고 있는 일본의 산업에 큰 부담을 지우게 될 것이다. 셋째,소련은 유가의 인상으로 이익을 보게 될 것이다. 바로 어제까지만해도 소련은 달러 및 기타 경화의 절실한 필요와 심지어 파산의 위협까지 느끼고 있었다. 소련의 석유 생산능력은 OPEC(석유수출국기구)의 석유가격과 경쟁할 수 있게 됐다. 넷째,이번 위기는 이스라엘이 지금까지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 대통령을 가리켜 호칭한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사람」이란 비난이 분명해졌으며 이는 미국과 유럽의 여론이 요르단과 이라크를 무력으로 이스라엘이 침범했다고 더이상 비난하지 않게 된다는 뜻이다. 다섯째,이라크가 이번 사태로 얻을 것은 하나도 없다. 쿠웨이트산 석유수출로 예상했던 이익은 국제적인 경제제재조치로 인해 물거품이 됐고 이라크경제의 숨통마저 조이고 있다. 여기에 국제적인 정치ㆍ경제적 봉쇄가 야기할 파괴적 고립화의 영향도 지대할 것이다. 유가인상은 유럽과 일본의 희생으로 미국과 소련을 유익하게 하여 미국달러의 가치가 상승,독일 마르크와 일본의 엔화에 도전하게 될 것이다. 이라크는 부채가 증가되고 수출이 감소하며 이스라엘에 대한 그 군사적 능력이 약화된다. 그리하여 이라크가 당면하게 될 정치ㆍ경제적 위험은 쿠웨이트 침략을 통해 노렸던 물질적 이익보다 훨씬 크게 될지도 모른다.
  • 후세인,인질이용 미 교란 가능성/미 전문가,이라크 전술분석

    ◎반미 아랍권세력 적극 규합/게릴라 동원,서방측 공격도 조지 부시 미국대통령은 사담 후세인 이라크대통령을 고립시키는데는 성공했으나 후세인의 손에 들어 있는 몇장의 좋은 카드를 빼앗지는 못한 것으로 워싱턴의 국제정세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사담은 대이라크 경제봉쇄조치가 약화되거나 극적인 효과를 내지 못할 때까지 버틸 수 있을 것이다. 경제봉쇄로 그에게 치명타를 가할 것으로 예상되지 않는다. 경제적 압력이 그의 입장전환을 가져오지는 못할 것이다』 「워싱턴 전략세미나」의 제드 스나이더씨의 견해이다. 경제봉쇄조치가 부시행정부의 희망만큼 신속하게 이라크에 타격을 주지 못할 때는 어떻게 될까. 이란과의 8년 전쟁기간중 극심한 경제적 핍박상태에 있었으나 결코 꺾이지 않았던 후세인은 이번에도 서서히 목이 조이도록 가만히 앉아 당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는 효과적으로 써먹을 수 있는 몇가지 전술을 보유하고 있다. 첫째 서방 인질을 볼모로 「인질」이란 어휘에 민감한 미국 여론을 이용하러 들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쌍날의 칼이나 마찬가지여서 군사적 보복을 초래할 가능성도 있다. 둘째 아랍세계를 협박하여 사우디아라비아 주둔 미군을 표적으로 한 반미세력을 규합할 수 있다. 후세인은 아랍세계의 보통사람들 사이에서 넓은 지지를 받고 있을 뿐 아니라 많은 아랍통치자들에게는 두려움의 대상이다. 셋째 위험한 도박이긴 하겠지만 요르단으로 진군,이스라엘을 전쟁으로 끌어들일 경우 아랍의 지지기반은 확대될 것이며 그렇게 되면 미국의 입장을 약화시킬 수 있다. 넷째 군대를 사우디내의 국경중립지대로 투입,미국의 반응을 보아 서방의 태세를 시험해 보는 것이다. 다섯째 국제 게릴라 단체들을 동원하여 서방의 목표물들을 공격하는 것이다. 이미 팔레스타인 급진파 아부 니달이 아라크와의 8년 이견을 청산하고 바그다드에 와 있다는 보도도 전해지고 있다. 이상 지적한 몇가지 카드가 아니라도 후세인은 번번이 예기치 않은 행동으로 그의 적수들을 골탕먹여 왔다. 그러나 한가지 확실한 일은 그가 쿠웨이트를 고수할 것이란 점이다. 그는 제재조치란 것의 생리를 잘알고 있다. 이것은 시간이 지나면 기세가 꺾이는 법이며 사람들은 기정사실을 받아들이는 속성이 있다는 것을 후세인은 간파하고 있다고 조지타운 대학교의 이브라힘 오웨이스는 진단한다.
  • 전문가가 말하는 침체증시 원인과 처방/손병두 동서경제연 소장

    ◎「장외불안」에 악성매물 쌓여 “내림세”/「12ㆍ12」뒤 투자심리 위축… 5조 빠져나가/회사채발행 규제 풀어 자금난 덜어줘야 연일 주가지수는 최저치를 경신하고 있다. 참으로 지루한 장마만큼이나 증시의 회복은 더디고 느리다. 작년 4월 주가지수가 1천포인트를 돌파한 이래 7월24일 현재 무려 33%가 하락했다. 시가 총액도 작년 4월에 비해 30조가 감소하였다. 따라서 6백여만명에 이르는 투자가의 손실도 막대하고 이것이 사회적 불안심리로 확산되어가고 있다. 기업은 기업대로 증시를 통한 기업자금조달의 길이 막힌채 신규투자를 연기하거나 포기해야 할 입장이다. 증권회사들은 고객예탁금이 지난해 3월 2조7천억원에서 오늘 현재 1조7천억원으로 1조원이 감소되어 격심한 자금난을 겪고 있으며 경영은 위축되어 자칫 투신사의 환매사태와 더불어 금융공황의 우려마저 있어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사실 경제여건은 상반기 성장률도 9.7%로 호전되고 있으며,수출경기의 호전이라든지 노사관계의 안정,물가상승세둔화,그밖에 동구권개방에 따른 시장확대와 국제금리의 인하 등 해외여건도 나아지고 있는 실정임에도 불구하고 증권시장의 침체터널의 끝이 보이지 않고 있는 것은 무엇때문인가. 그것은 증권시장 외부적인 요인과 내부적인 요인으로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먼저 외부적 요인으로는 정치ㆍ사회적인 불안정이 몰고온 투자자들의 심리불안을 들 수 있겠다. 여야간의 격돌과 장외투쟁의 행동화,그것이 몰고올 경제적 위기를 우려하는 소리가 높다. 또한 사정의 한파 역시 이에 가세하여 투자가들의 심리를 꽁꽁 얼어붙게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경제의 회복조짐에 기대를 걸었던 투자가들은 불투명한 정국대치상황으로 인하여 실망을 거듭하고 주저앉을 수 밖에 없는 노릇이다. 또한 하반기부터 쏟아지는 6만가구 분량의 신도시 아파트분양은 증시자금 이탈을 가속화시키고 있다. 주식투자이외에 당첨만 되면 높은 수익이 보장되는 고수익 대체투자가 있는 한 증시에로의 자금유입은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지적될 수 있는 것은 경제시책의 난조에도 문제가 있다고 할 것이다. 88년 12월 국제수지흑자기조로 자금잉여를 낙관해서 금리자유화를 시행했고 89년 2ㆍ4분기에는 다시 통화채 발행확대,정책금융확대로 자금 통제를 강화하면서 자율화를 후퇴시키다가 금년 6월에는 자유금리 상품마저 규제하기에 이르렀다. 또 작년 금리자유화를 시행하면서 금융실명제를 추진하려 했으므로 금융기관으로부터 자금은 이탈했고 금리자유화는 실효를 거둘 수 없게 되어버렸다. 경기대책 역시 그전에는 안정과 형평을 강조해오다가 89년 11월과 90년 4월에 경기활성화대책을 시행하다가 금년 6월에는 다시 경제안정화대책을 발표하는 등 정책기조가 오락가락하고 있다. 한편 증시에 대한 대책 역시 환자를 고치려는 의도ㆍ열성은 좋았으나 처방의 잘못으로 더욱 중병을 앓게 만든 결과가 되었다. 작년 12월12일 증시대책때 금융자금에 의한 주식매입과 대용증권의 증거금 허용으로 신용확대와 미수증대에 의한 일시적 주가 부양대책에 그쳤고 장기적으로는 더욱 증시체질을 허약하게 했다. 금년의 5월8일 증시대책은 부동산 투기근절을 위한 부동산 매각과 증시안정기금을 설치ㆍ운용토록해 부동산투기는 진정되었으나 부동산 매각자금의 증시유입은 아직도 미흡한 실정이며 안정기금재원조성을 과도하게 증권사에 의존함으로써 증권사는 개인들의 미수나 신용을 회수하여 안정기금에 출연함으로써 자금의 이체효과에 불과하여 증시내에 자금의 추가공급은 없었고 오히려 증권사의 자금경색을 가져왔다. 증시내부문제는 어떤가. 지난해 소위 12ㆍ12조치이후 기관에서 주식을 매입한 것은 투신사들의 2조8천억원,증권사가 1조4천억원,올해 5ㆍ8조치후 안정기금에서 1조1천억원등 모두 5조3천억원의 기관매수가 있었으나 신용과 미회수가 4천억원,예탁금증가가 1천억원으로 순회수액은 3천억원에 불과한 실정으로서 결과적으로 작년 12월12일이후 그동안 증시를 빠져나간 돈이 5조원에 이른다. 거기에다 아직도 악성 대기매물이 누적되어 미수금 6천억원,미상환융자금 5천5백억원 등 모두 1조1천5백억원이 대기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렇게 증시에서 빠져나간 돈들이 증시로 다시 들어오지 않고 있는 것은 투자자들이 심리적으로 등을 돌리고 있는 상태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여기에 증권사들은 상품주식으로 4조6천억원을 보유한 채 이를 매도하지 못하게 강하게 규제하고 있으니 증권사들은 시장을 움직일 힘을 잃고 개점휴업상태로 증시의 움직임에 속수무책인 셈이다. 이제 이런 상황에서 어떤 처방이 가능할 것인가. 무엇보다도 정국의 안정과 투자심리의 안정이 우선 되어야 함은 거론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정책당국으로서도 할 수 있는 수단은 다 강구했으니 이젠 자율에 맡겨야 한다는 소극적 입장에서 벗어나야 할 것 같다. 우리 증시는 중병이 든 것만은 사실이기 때문에 이를 살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자세와 마음가짐이 바로 증시대책의 중요한 한가지가 될 수 있다. 왜냐하면 정책당국의 자세여하가 투자자들의 심리안정에 절대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그동안 여러대책들이 제시되었으므로 여기서 다시 언급할 필요성을 느끼지 않지만 다음 몇가지는 고려되었으면 한다. 첫째,그동안 기관투자가들의 매매제한을 풀어서 약세장에서 선도세력으로 작용하도록 매도규제정책을 신축적으로 운영함으로써 자율적 시장기반조성이 가능하도록 해야할 것이다. 둘째,증권회사의 자금난 해소를 위한 BMF의 회사채 편입비율을 현행 20%에서 40%수준으로 높인다든가 신종환매채기간을 6개월에서 2개월로 단축해 주어야 할 것이다. 셋째,현재 규제하고 있는 회사채발행금리,증권회사 RP,단자ㆍ보험사 금리등을 완화해줌으로써 자금경색을 해소시켜야 할 것이다. 넷째,한시적으로 상장법인의 계열법인 상호주를 제외한 배당소득을 익금불산입함으로써 증시의 수요기반을 확충해주는 것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다. 다섯째,증시안정기금확대를 위해 연금ㆍ기금등의 출연을 유도해야 할 것이다. 이상의 몇가지 조치들을 제시했지만 아무쪼록 정책당국이 증시파국이 몰고올 경제적 불이익을 고려하여 증시회생을 위해서 지혜를 모아 주기를 기대할 뿐이다.
  • 노대통령 「국민과의 대화」 서두연설

    ◎“민주ㆍ번영ㆍ국민통합이 통일의 바탕”/북한물자 직반입 전면허용/불로소득ㆍ상속재산 중과세/복지요원 4천명 배치… 저소득층 자립지원 3년전 오늘,온 국민의 열화와 같은 뜻을 받들어 「6ㆍ29선언」을 발표한 것을 시발로 한국의 정치적 민주화는 시작되었습니다. 민주화의 과정은 법질서가 흔들리고 지켜져야 할 가치와 권위마저 훼손되는 전환기적 현상을 거쳐야 했으나 우리에게 엄청난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북한변화 대비할 때 앞으로는 자율에 따라 전개되는 새로운 상황을 새로운 의식으로 대응해야 하는 사회전반의 변화가 이루어졌으며,밖으로 한국은 거리낄 것 없는 민주국가로 세계속에 새로운 위상을 갖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민주주의를 하고 번영하는 나라가 되었기 때문에 동유럽의 많은 사회주의 국가와 수교를 하고 지난날 생각할 수 없던 한소 정상회담도 하게 되었다고 믿습니다. 이제 소련과 중국,사회주의국가와 우리나라의 관계가 정상화되고 있는 현실은 우리가 사는 한반도에 평화와 통일을 열 중대한 변화가 시작되고 있다는 점을 말해줍니다. 90년대는 우리가 평화통일을 이루는 연대가 될 것입니다. 우리는 북한의 변화와 통일의 전기가 어느때 우리앞에 닥치더라도 이에 대비할 태세를 이제 구축해야 합니다. 이제 우리는 우리 경제를 지속적으로 발전시키고 국민 각 계층의 갈등을 해소하여 화합된 사회를 이루는데 모든 힘을 결집해야 합니다. 우리가 90년대에 이 두가지 과제를 성취하느냐 못하느냐에 따라 통일과 21세기 우리 민족의 장래가 결정될 것입니다. 90년대 한 단계 더 높은 발전과 국민통합을 우리가 이루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일을 해내야 합니다. 첫째,평화적 통일을 지향하고 통일에 대비하는 경제체제를 이루어가야 합니다. 우리는 민족성원 모두의 행복과 번영을 이룰 수 있는 경제력을 키워가야 합니다. 경제분야에 있어서는 정치성을 초월하여 남북한간에 서로가 필요로 하는 물자ㆍ기술ㆍ자본을 교류하고 경제협력을 추진할 것입니다. 이를위해 북한을 통해 들어오는 항공기와 선박을 비롯한 수송수단과 물자의 반입을 제한없이 허용할 것입니다. 소련ㆍ중국 등 사회주의 국가와의 경제협력은 우리의 통일과 번영을 실현한다는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추진되도록 지원,권장해 나갈 것입니다. ○물가상승 한자리로 둘째,우리 경제가 정부주도의 개발단계를 벗어남에 따라 기업ㆍ근로자ㆍ소비자와 정부 등 모든 주체가 역할을 분담하여 경제의 선진화를 이끌어가야 합니다. 정부는 물가상승률을 한자리수에 머물게 하는데 정책의 우선을 두고 건실한 성장이 이루어지도록 모든 정책적인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시장경제체제에서 번영을 이루는 주체는 민간부문의 기업이며 경제활동에 종사하는 모든 국민일 수밖에 없습니다. 기업은 첨단ㆍ선진산업과 기술ㆍ인력개발에 더 많은 투자를 해나가야 하며,근로자는 생산성을 향상해야 합니다. 이처럼 기업과 근로자 그리고 정부가 힘을 모아 경쟁력을 강화하여 수출을 늘리고 연간 8∼9%의 건실한 성장을 해가면 1997년까지 국민소득 1만달러를 달성할 수 있습니다. 우리 경제의 앞날은 산업평화에 달려 있습니다. 셋째,발전의 기반을 확충하고 국민 모두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과제를 본격적으로 해결해가야 합니다. 경부선의 고속전철화 사업,교통혼잡을 빚고 있는 경인ㆍ경수간 등의 고속도로 확충,서해안 고속도로 건설 등은 국민생활의 편익뿐 아니라 경제발전을 위해 당장 해야할 일입니다. 넷째,이 사회의 계층간ㆍ부문간 갈등의 요인을 해결하여 국민의 통합기반을 튼튼히 하지 않고서는 더이상의 발전이 어렵다는 인식하에 땀흘려 일하는 모든 국민에게 더 밝은 내일을 보장해 주는 「희망의 사회」를 이룩해야 합니다. 정부는 자유시장경제의 창의와 효율이 최대한 발휘되도록 규제와 간섭은 대폭 축소하면서 시장기능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분배와 사회정의를 적극적으로 실천해 나가야 합니다. 이를위해 정부는 불로소득과 상속재산에 대한 과세를 강화하도록 세제를 개혁하고 주택ㆍ의료ㆍ교육분야에 과감한 투자를 해나가는 한편 소외계층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 나갈 것입니다. 올 가을 세제개혁을 통해 근로소득에 대해서는 세금을 줄이는 대신,땀흘리지 않고 번 소득과 상속재산등에 대하여는 세금이 무겁게 부과되도록 하겠습니다. 이번 세제개혁에는 집이 없는 저소득 근로자에 대한 특별공여제도를 마련하여 전ㆍ월세값 인상에 다른 근로자의 부담을 덜어주고 의료비 공제혜택을 넓혀 서민의 의료비 부담을 줄이도록 하겠습니다. 저는 주택문제가 우리 근로자와 서민들의 가장 절실한 소망임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근로자주택등 공공부문에서 짓는 90만호의 서민주택 입주가 올 가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어려운 계층의 주택사정은 눈에 띄게 나아질 것입니다. 국민들이 집값이 올라 어려움을 겪는 일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부동산투기는 이번 기회에 반드시 근절되도록 하겠습니다. 대기업이 내놓은 불요불급한 부동산은 반드시 처분이 되도록 하고,기업이 비업무용 부동산을 사들이지 못하도록 철저히 대처해 나갈 것입니다. 현재 강력한 대책으로 부동산 투기가 진정되었다고 정부는 방심하고 있지 않으며,부동산 거래를 실명화하는 법률을 제정하여 투기행위를 제도적으로 봉쇄할 것입니다. 작년부터 전국민 의료보험이 실시된 이후 국민의 의료복지는 획기적으로 향상되었습니다. 병실부족을 개선하기 위해 앞으로 3년간 2만개의 병실을 늘리도록 민간병원의 신증설을 지원하는 방안을 강구하고,응급환자가 언제 어디서나 즉시 치료받을 수 있도록 내년까지 응급의료체제를 완비하겠습니다. ○응급의료체제 완비 잘사는 농어촌을 만들기 위한 종합발전대책은 작년에 발표하여 많은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당장 영세농어가의 어려움을 덜어주는 일이 시급하기 때문에 이들의 농외취업 직업훈련을 확대하고 추곡등 정부수매는 이들 농어가에 대해 우선적으로 실시할 것입니다. 우리들 주변의 어려운 소외계층을 돕는 일은 국민화합의 바탕입니다. 오는 92년까지 대학에서 사회복지 분야를 전공한 전문요원 4천명이상을 채용,전국의 저소득층 밀집지역 읍ㆍ면ㆍ동에 배치하여 가구별로 실정에 맞는 자립책을 지원할 것입니다. 국민 모두가 소외됨이 없는 복지사회는 우리 사회가 안정위에서 발전을 이룩하는 굳건한 바탕이 되는 것입니다. 저는 남은 임기 2년반동안 복지사회의 모든 것을 이룩할 수 없다고 해도 반드시 균형된 사회의 바탕은 이룩해 놓을 것입니다. 다섯째,국민이 안심하고 생활을 영위하며 신뢰를 나누는 사회를 이룩해야 합니다. ○민생치안확립 다짐 정부는 민생치안의 확립을 다짐하고 범죄와 폭력에 대해 강력히 대처하고 있으나 전환기를 거치면서 아직은 새로운 질서가 자리잡지 못하고 있습니다. 언론의 자유,국민 각계의 거침없는 목소리로 부정과 비리는 그 설 자리가 좁아졌으나 우리 사회 일각에는 아직 지난날의 타성이 잔재해 있습니다. 정부는 이 모든 문제에 대해 결연한 의지로 대응해나갈 것입니다. 이 모든 사회적 불안을 제거해 가는데 있어서도 민주주의의 새로운 환경속에서 국민의 참여가 중요합니다. 우리가 맞고 있는 이같은 일을 해결하여 선진국을 만들어가기 위해서는 사회 각계의 의식에 새로운 변화가 일어나야 합니다. 사회 구성원 모두가 자기의 몫을 주장하기 전에 자기가 할 일을 생각하고 자제하고 협조하여 그가 맡은 직분을 다할 때 민주주의와 발전,국민의 화합이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우리가 앞으로 몇년동안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우리가 선진국이 될 수 있느냐,없느냐… 통일을 이룰 수 있느냐,없느냐가 결정될 것입니다. 저의 임기 절반에 가까워 옵니다만,저는 남은 임기,저의 모든 것을 바쳐 겨레의 소망을 이루는 데 앞장설 것입니다.
  • “현행학군제 보완ㆍ근거리원칙 고수”/「서울고교학군」공청회 발표내용

    ◎“「평준화의 틀」 유지 전제,광역화 지지” 찬성도/지자제실시 대비,“학군세분화” 주장도 대두 서울시 교육위원회가 21일 세종문화회관에서 가진 고교학군조정에 관한 공청회에 나온 각계인사들의 발표내용을 요약한다. ▲박부권씨(한국교육개발원 책임연구원)=현행 학군제는 추첨 및 근거리배정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이 제도의 실시과정에서 각 학교의 교사자질 및 교육시설 등 객관적 조건이 서로 달라 학생과 학부모가 특정지역에 몰리는 문제를 발생시켰다. 새로운 보완책은 평준화의 골격을 깨지 않으면서 학생과 학부모에게 지원범위를 넓혀주고 일정범위내에서 선택권을 주는 것으로 돼 있다. 고교지원대상자 11만4천6백42명을 상대로 모의배정을 실시한 결과,학생들의 인기가 높은 학교가 15∼21개로 나타나고 대상학교의 범위도 넓어졌다. 평균 통학거리는 현행 2.63㎞에서 제1안은 6.56㎞,제2안은 5.34㎞,제3안은 6.10㎞ 등으로 늘어나고 원하는 학교와는 무관하게 배정되는 면이있다. 그러나 학생들의 통학행위자체도 교육의 일환이라고 보면모두 30분이내의 거리이므로 크게 우려할 바는 아니다. 결론적으로 학군을 개선한다면 지원범위를 확대하고 학교선택권을 주되 평준화의 틀을 깨지 않으면서 성적을 고려하는 추첨배정방식이 돼야 한다는 점에서 제2안쪽으로 가야할 것이다. ▲유인종씨(고려대교수ㆍ교육학)=학군조정안은 현재의 9개학군을 5개로 넓혀 특정지역의 선호도를 낮추고 8학군부작용을 해소하려고 하나 이는 교육정책수행의 「본」을 떠나 「말」에 집착한 처방이며 즉흥적 대책이란 비난을 면치 못할 것이다. 첫째 현행 근거리원칙학군제는 장차 학구제로 가는 과도기제도인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둘째 중등교육보편화이념에서 볼때 학교선택권은 의미가 없으며 현재 나타난 선호현상은 교원배치의 균형,시설의 균형,학생배치의 균형 등으로 해소해야 한다. 셋째 현행 학군제는 8학군지역만 문제이기 때문에 안정세를 보이는 다른 학군까지 모두 고친다면 다만 8학군에 대한 감정적 대책이란 비난을 면치 못할 것이다. 넷째 학군광역화는 서울 교통난을 가중시키며 학생들의 학습효과에 지장을 준다. 다섯째 지난 85∼86학년도 고교연합고사 1백80점이상자를 추적,88∼89년도 대입상황을 보면 진학률은 오히려 강북지역이 높다. 따라서 대안은 현행학군제를 유지하되 보완하는 쪽이어야 하며 광역화보다는 학구제 등을 고려,근거리원칙을 고수해야 할 것이다. ▲황명주씨(환일고교 교장)=17년전 실시돼 안정세를 보이던 평준화시책이 강남개발정책결과 8학군병을 유발,평준화를 위협하고 있지만 현행 평준화는 매우 중요하고 절실한 문제이기에 정부는 이를 튼튼히 정착시켜야 할 것이다. 학부모들의 무비판적 8학군 선호현상은 실제통계수치를 보여줘 잘못된 의식임을 깨닫게 하고 내신성적반영률을 높여 반대효과를 기해야 한다. 1ㆍ3안은 통학거리 등에서 볼수 있는 극단적인 제도변화로 혼란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 제2안은 서울전역을 대상으로 한 1ㆍ3안보다 미흡하긴 하나 광역화에 따라 선택권의 폭을 넓히고 현재 발생한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차선책이라고 생각한다. ▲홍래씨(명일여고 교장)=현행제도는 8학군문제가있으나 크게 문제가 없는 제도이다. 세가지안 가운데 제1안은 서울의 40㎞거리에 2∼3시간 걸리는 광역권에서 학교를 고르라는 상식밖의 발상이며 학교선택때 학생들이 스스로 교통난을 피할 것이란 안이한 생각을 하고 있다. 제2안의 경우도 강남학생을 강북에 강제배정하면서 법적타당성을 확보하려는 행정편의주의적 사고로 밖에 볼수 없다. 학군자체를 뒤흔들게 아니라 등록금이나 학생수에서 강남북에 차이를 둬 개선해 나가는 식의 융통성을 발휘해야 한다. ▲김관영씨(한국개발연구원 연구위원)=8학군의 지가상승이 학군문제와 연관돼 교육외적인 문제로 확대됐다. 이같은 부작용은 강남 8학군지역을 광역화해 희석시키는 것이 효과적이며 아울러 강남구와 서초구를 분리해 지역여건상 평준화를 이룬다면 이 지역의 고질병은 치료될 수 있을 것이다. ▲임성빈씨(한국교통문제연구원원장)=교통문제와 생각해 볼때 지난 73년 총통행량의 24.5%이던 통학생비율이 평준화뒤인 77년엔 19.1%로,82년엔 16.3% 등으로 낮아졌다. 외국의 교통전문가들은 이 숫자를4%미만으로 줄이는 것이 좋다는 자문도 있었다. 그러나 세가지안은 오히려 통학거리를 2배이상 늘릴 것을 요구한다는 점에서 채택해서는 안될 것이다. 학군제는 ▲현학군제 유지쪽에서 선택권을 주는 방안 ▲학군을 지자제(행정구)와 일치시켜 거주위치에 따라 인접학군에 선택권을 주는 방안 ▲학군을 더욱 세분화 하되 선택폭을 두는 방안 등을 제시하고자 한다. ▲김문중씨(광진중 학부모)=현행 제도는 학교통학거리가 알맞고 학교수용능력을 고려했다. 이 제도의 문제는 일부 몰지각한 학부모들에 의한 8학군병이다. 현행 평준화를 유지하되 학생의 학교 선택권을 줄 수 있는 제2안을 지지한다. ▲이기연씨(신반포중 학부모)=현재 나타난 8학군문제는 8학군을 해체시켜 치료하기 보다는 다른 학군의 교육여건을 획기적으로 개선해 풀어야 한다. 특수목적 고등학교를 증설하거나 월반제 등을 도입하는 것이 효과적인 대처방안이며,지자제의 실시등에 대비해 현행학군을 오히려 세분화 시키는 것이 바람직스럽다.
  • 「21세기의 세계」 미ㆍ소 두 석학 강연 요지

    20세기의 마지막 10년을 앞두고 세계는 동구와 소련의 변혁으로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다. 과연 동구의 격변은 앞으로의 국제질서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이같은 문제를 점검해 보기 위한 강연회가 「21세기의 세계」라는 주제로 1일 하오 서울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렸다. 이날 강연회에는 최근 「강대국의 흥망」이라는 저서에서 미국의 몰락을 예언,세계적인 논란을 불러 일으켰던 미 예일대의 역사학자인 폴 케네디교수와 소련의 저명한 역사학자이자 개혁파 정치인이기도 한 유리 아파나셰프 모스크바 국립 역사자료대학총장이 강연했다. 다음은 이들 두학자의 강연요지이다.(편집자주) ◎미래사회 3요소는 「민주ㆍ도덕ㆍ생산성」/통신혁명으로 「북한 폐쇄」 지탱 힘들어/폴 케네디교수 우리들은 혁명적인 변화를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 그동안 역사를 통해 볼때 단일사건이 엄청난 변화와 불안을 야기시킨 경우가 많이 있다. 동구와 다른 곳에서 일어난 것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런 맥락에서 그 배경을 살펴봐야 한다.우리들은 헝가리에서 다당제가 실시되고 차우셰스쿠 전 루마니아 독재자가 처형되고 베를린장벽이 붕괴된 단일사건에 대해 알고있지만 이러한 것이 있게된 장기적인 요인은 무엇인지에 대해 얘기하겠다. 먼저 경제적인 요인을 들수 있겠다. 이것은 마르크스경제와 서구의 자유시장 경제사이에 경제성장 및 생활수준 등에서 격차가 더욱 커졌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80년대의 세계는 놀랄만한 경제성장을 했지만 선진국과 후진국의 격차는 심해졌다.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 사회주의(마르크스) 국가들은 쇠퇴했으며 그밖의 지역은 성장을 기록했다. 마르크스주의는 아이로니컬하게도 과학적 사회주의가 노동자 시민들에게 높은 생활수준을 약속했지만 이것이 실패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통신의 혁명도 간과할 수 없는 요인이다. 70∼80년대는 마르크스국가에서 많은 사람들이 스탈린시대와 비교해서 많이 해외로 여행을 하게 되었다. 학생 기업인 등은 세계의 여러나라를 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었다. 소련인들은 영국의 BBC와 미국의 소리방송 등을 통해 세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게 되었다. 지난 80년대초 동독정부는 일부 관료를 드레스덴으로 이주시키려고 했지만 이들의 반대에 봉착하였는데 이는 이 지역에서는 서독 미국의 TV방송을 시청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동독 폴란드인들은 서방의 방송을 통해 자국이 후퇴하고 있다는 것을 인식하게 되었으며 서구에서 누리고 있는 부를 그들이 누리지 못한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고르바초프의 개혁정책은 성공을 거둘것인지 아니면 인종분규 보수파의 반발 등으로 실패,동구에 악영향을 미칠것인지 주목되고 있지만 어떤 사태가 일어나더라도 마르크스사회는 결코 89년이전의 상황으로 돌아갈 수는 없을 것이다. 이런 변화는 세계적인 현상이며 성공한 사회와 실패한 사회가 공존하고 있다는 것과 통신의 혁명등 2가지 기본요소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이 요소는 상호작용을 하고 있으며 변화가 평화적으로만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폴란드 체코슬로바키아 등은 평화적이었지만 중국은 지난해 천안문 사건에서 보듯 개혁운동을 물리적으로 탄압했다. 그러나 물리적인 탄압은 변화의 속도를 늦출뿐 개혁과 자유를 바라는 국민들의 욕구를 말살시킬 수는 없을 것이다. 변화물결을 초래한 통신혁명은 북한에도 영향을 미쳐 김일성체제는 오래갈 수 없게 될 것이다. 현대 사회는 다음과 같은 도전을 받고 잇다. 첫째,놀랄만큼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기술발전 둘째,산업의 자동화로 인한 직업의 안정문제 셋째,생명공학의 발달에 따른 농민들의 생존위협 넷째,전세계적인 기온상승 다섯째,선후진국간의 인구변동 등이다. 이런 도전들은 상호 상충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오늘날은 통신기술이 발달되고 로봇과 산업자동화의 발달로 많은 국민의 실직사태를 초래할 수도 있다. 이같은 문제에 무관심한 정부는 경제적 문제뿐 아니라 정치적ㆍ이념적으로 큰 도전을 받게 된다. 그 예는 동구와 중남미사태에서 잘 보아왔다. 마지막으로 21세기초 성공적인 사회가 되자면 효과적인 제조업 생산기반을 갖춰야 한다. 민주주의만으로는 성공적인 사회를 충분히 갖출 수 없다. 자립할 수 있고 생활수준을 높일 수 있는 상품생산기반이 반드시 수반되어야 하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제조업 능력이 부족해도 의료업 호텔업등 서비스업으로 이를 커버할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나는 이같은 견해에 반대한다. 결론적으로 미래의 성공적인 사회는 건전한 도덕적 윤리적 기반과 함께 굳건한 산업생산기반을 갖춰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89년의 동구사태는 도덕적인 면과 경제적인 면 모두에서 파산됐을 때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가를 세계 여러 나라에 보여준 좋은 경종이었다. 동시에 물질적 풍요와 도덕적 기반이 잘 갖추어진 사회는 미래에 대한 걱정이 없다는 교훈도 주고 있는 것이다. ◎사회주의 유토피아건설 완전 포기/소련의 동ㆍ서양결합의 중계자역할 기대/유리 아파나셰프 공산권국가에 대한 세계의 이목집중은 이제 우연한 일이 아니다. 체르노빌원전 사고,원자력잠수함화재 및 핵무기ㆍ화학무기 등은 결코 한 국가만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소련의 질낮은 생활수준ㆍ국경선폐쇄ㆍ소련공화국들의 탈소움직임도 그 대상이 되고 있음은 물론이다. 이러한 변화는 현존 세력균형 질서를 붕괴시키고 새로운 세계질서를 탄생시킬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그래서 나는 현재 소련과 동유럽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으며 이 변화가 세계의 미래에 어떤 영향을 줄것인지 얘기하고 싶다. 변화는 상호연관이 있다고 하지만 현재 이들 국가에서 발생하고 있는 각종 변혁들은 시작과 종결을 동시에 의미한다. 지금까지의 인류역사상 가장 거대하고 지속적인 대규모의 사회실험이 끝나고 있다. 마르크스ㆍ레닌이즘이 종결됨과 동시에 현대판 거대 러시아제국이 종말을 맞고 있는 것이다. 어쩌면 양적 공업화에 대한 종결인지도 모른다. 결국 이같은 현상들은 전후 2개의 진영으로 갈라놓은 얄타체제의 붕괴를 의미한다. 최근 소련의 각계에서는 소련사회를 어떤 방향으로 건설할 것인가에 대해 수많은 논의를 해왔다. 사회주의ㆍ비사회주의ㆍ반사회주의ㆍ스탈린주의등 뿐아니라 정의를 내리기 어려운 수많은 단어들이 난무하고 있는 것도 우리의 고민을 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여하튼 이런 논란들은 의식적으로 계획된 행위의 결과다. 소련의 현체제는 볼셰비즘 혁명 이후 72년간 지속된 사회주의,정통 마르크시즘의 부산물이다.물론 이 사회주의 실험이 수많은 희생자를 내지 않았거나 외국에 피해를 주지도 않았더라면 긍정적으로 볼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이제 사회주의 유토피아 건설을 완전히 포기했다. 소련 사회조직의 기본요소는 경제적으로는 국유생산,시장경제폐지,상품경제 청산,중앙집중화된 계획경제,사유재산 몰수였다. 사회적으로는 정부권력이 인간생활의 모든 영역에 간섭을 해 국민들에게 무력감을 심화시켰다. 즉 생산에 대한 관심보다 소비ㆍ분배문제에 우선을 두었다. 그리고 사회계층도 노멘클라투라(특권층)와 「분배를 받을 권한이 있는 사람」으로 양분됐다. 소련사회의 국유화는 칼 마르크스의 견해와는 달리 사유재산제도의 「극복」이 아니라 「폐지」에 문제가 있다. 또한 권력과 정보에 대한 당의 독점,노동의 결과에 대한 당의 독점,다당제부재,허울좋은 헌법제도,형식적인 선거제도 등도 소련사회가 안고 있는 고민거리다. 인간화ㆍ민주화를 부정하는 이같은 제반 요소들은 정통마르크시즘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인위적ㆍ작위적 사회주의의 결과요 부산물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사회주의의 이상실현은 최근 10년간 크게 왜곡돼 그릇된 방향으로 치닫게 됐다. 소련의 양적 경제발전은 한계점에 이르러 뒤로 후퇴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같은 위기상황은 자연환경파괴도 마찬가지다. 지난 85년 고르바초프 등장이후 추진되고 있는 페레스트로이카(개혁)도 소련사회의 난치병을 치유하지 못하고 부정적인 측면을 가속화시키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페레스트로이카가 전혀 불필요하다는 것은 아니다. 현재 소련의 모든 불행과 재난에는 페레스트로이카에도 상당한 책임이 있다는 말이다. 따라서 소련국내에서는 요즘 페레스트로이카에 대한 찬ㆍ반 논의가 분분한데 1천9백만명의 소련 공산당원중 9백만명가량이 고르바초프의 개혁정책에 반대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같은 사실로 미뤄 소련사회의 개혁은 급진적ㆍ과격한 방법으로 추진되지 않으면 안된다. 고르바초프는 집권초기에는 개혁방향을 제대로 잡았으나 최근엔 이를 번복,대외정책 뿐아니라 「인간적 가치」에 대한 생각도 많이 바뀐 느낌이다. 특히 현재 경제ㆍ문화ㆍ윤리 등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잇는 소련에서 가장 난제는 민족문제 만큼 중요한 것도 없다. 따라서 현재 소련사회에서 표출되고 있는 제반현상들이 21세기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예측하기는 어렵다. 다만 사학자로서 소련이 어떤 방향으로 가서는 안된다고는 말할 수 있겠다. 즉 21세기에는 제국주의 국가로서 소련이 차지할 자리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양의 동서에 정신적ㆍ문화적 바탕을 공유하고 있는 소련은 향후 동서양을 결합시키는 좋은 중계자 역할은 할 것으로 본다.
  • 『체신의 날』한자리 모인 집배원 5형제/천안우체국 김수부씨 가족

    ◎“희노애락 배달”보람에 산다/근무연수 합치면 60년… 1천t전달/하루만 쉬어도“산더미”… 휴가 엄두못내/한밤“윤화위독”전보갖고 산길30리 달려가… 생명건져 뿌듯 22일은 제35회 체신의 날. 한집 5형제가 집배원인 김수부씨(50ㆍ충남천안우체국)형제들이 이날을 맞는 감회는 더욱 새롭다. 남의 소식을 전하는 일이 워낙 바빠 정작 형제끼리는 편지 한장 주고받지 못하다 모처럼 이날을 맞아 한자리에 모이고 보니 서로가 대견스럽기만 했다. 김씨 형제는 6형제 가운데 둘째인 태기씨(48ㆍ식당운영)만 빼고 셋째 태명씨(39)가 서울 동대문우체국에,넷째 태인씨(38)는 충남 천원군 광덕우체국,다섯째 태국씨(33)는 서울 구로전화국,여섯째 태홍씨(31)는 천원군 성환우체국에 근무하는 모법집배원들이다. 태국씨만 해도 지금 전화국에 근무하고는 있으나 지난 81년부터 86년까지 천원군 목천우체국에서 집배원으로 근무했던 체신가족으로 지금도 남의 소식을 전하기는 집배원과 다름 없는 중계전송일을 맡고 있다. 형제들이 모이는 자리에 제일 늦게 도착한셋째 태명씨가 『아이구,오늘도 쌀두가마어치나 배달하다 보니 이렇게 늦어 죄송합니다』면서 이마에 맺힌 땀방울을 닦는데서 이들 형제의 체취가 물씬 풍겼다. 오랜만에 만나는 동생을 얼싸 안으며 『그래 서울에서는 집배원 노릇하기도 우리보단 더 어려울거야』라고 위로하는 맏형 수부씨의 구두에 묻어있는 흙먼지 또한 이들의 노고를 잘 대변해주고 있었다. 『남의 소식을 빼놓지 않고 전하면서 우리 스스로는 집안 경조사때도 갈 틈이 없잖아요』 『그게 어디 어제 오늘 일인가요. 하루만 놀아도 일거리가 산더미처럼 쌓이는 데요』 『체신의날 덕에 모처럼 형제가 한자리에 모였으니 이것도 참 복이네요』 형제들은 그렇게 이야기를 나누며 서로를 격려했다. 맏형인 수부씨가 지난 67년 우체국에 발을 들여놓아 24년째 근무해온 것을 비롯,이들 5형제가 집배원으로 근무한 연수를 모두 합치면 60년. 그동안 이들이 배달한 우편물량만해도 1천t이 넘는다고 했다. 이들은 『우편물은 10년전보다 몇십배 늘어났는데도 집배원수는 그때나 지금이나 거의 변함이 없다』면서 『체신부도 이제는 과감한 투자를 해 공채집배원수를 늘려야 한다』고 내친김에 애로사항도 털어놓았다. 특히 임시직의 경우 월급이 20만원 안팎이고 다른 대우도 시원찮아 사명감을 갖기 힘들다고 했다. 『몇년전 여름이었어요. 목천우체국에 있을때 일인데 밤 12시쯤 교통사고를 당해 생명이 위독하다는 전보 한통을 받았어요. 워낙 급한 점보라 빗줄기가 세차게 쏟아지는데도 산길 12㎞를 달려가 전해주었습니다. 다행히 조치를 빨리해 다친 사람의 생명을 구할수 있었지요』 태국씨는 지금도 그때의 감격을 잊지못하며 자랑스러워 했다. 그러나 지방 읍소재지의 경우 집배원 한사람이 하루 2천여통의 우편물을 배달해야하고 서울은 더많아 3천여통에 이르며 그무게가 80∼1백20㎏이나 된다는 얘기이고 보면 집배원이란 역시 고된 직업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도 『우편번호와 번지수도 제대로 쓰이지않은 편지1통이라도 끝까지 찾아 전해주는 정성이 집배원에게는 필요하다』고 말하는 5형제의 표정에서 남다른 사명감과 책임감을 읽을 수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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