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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 행정] 보고 즐기고 체험하고 관광객 사로잡는 명동

    [현장 행정] 보고 즐기고 체험하고 관광객 사로잡는 명동

    “음식점에 외국인 손님이 줄었어요. 몇 달 전만 해도 거리에 발 디딜 틈이 없었는데….”17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 8길에서 한 상인이 예전보다 줄어든 인파를 내다보며 말했다. 명동은 서울 관광의 상징이었다.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 10명 중 7~8명(77.1%)이 찾았다. 하지만 중국이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을 노골화하면서 유커(중국인 단체관광객)의 발길이 끊겼다. 올해 3월 1~19일 국내 외국인 관광객 수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21.9%나 줄었다. 명동을 포함한 중구 상인들이 타격을 받았다. 최창식 중구청장은 “예견된 위기”라고 진단했다. 유커에 의존한 쇼핑 위주의 관광구조 탓에 외생변수가 터지면 언제든 어려움을 겪을 상황이었다는 얘기다. 중구는 이번 위기에 지역 관광산업의 체질을 개선하기로 했다. 동남아와 일본, 이슬람교도 등 다양한 외국인 관광객을 매혹할 관광 아이템을 찾고 내국인 관광객도 다시 명동을 찾게 하겠다는 다짐이다. 최 구청장은 이날 오전 명동에서 열린 ‘관광 활성화 거리 캠페인’에 참석해 “민관이 힘을 모아 위기를 극복하자”고 호소했다. 서울시관광협회와 명동관광특구협의회가 주관한 이번 행사에서는 관광객을 환대하고 부당요금을 받는 행위를 근절하자는 취지 등으로 마련됐다. 중구는 우선 외국인 관광객을 동남아 각국과 이슬람교도, 일본 등으로 다변화하기로 했다. 관광 안내책자와 지도를 기존 4개 국어(한국어·영어·중국어·일본어) 외에 태국·말레이시아어 등 동남아 언어 등으로도 번역해 냈다. 또 ‘블루오션’인 무슬림 관광객 유치를 위해 할랄(이슬람 율법에 따라 이슬람교도가 먹고 쓸 수 있도록 허용된 식품) 음식점 지도를 만들고 상인회에도 이슬람교도를 위한 기도실을 만들도록 제안하기로 했다. 최 구청장은 “상인이라면 문화적 배경이 다양한 외국인 관광객이 진짜 바라는 게 뭔지 잘 읽고 대처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쇼핑 관광에서 벗어나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거리도 만든다. 최 구청장은 “중구는 오랫동안 조선의 수도 한성과 서울의 중심지였기에 역사·문화 명소가 많이 숨어 있다”면서 “다산동 성곽길과 동국대 인근 서애길 대학문화거리, 내년 문을 열 서소문역사문화공원 등을 활용해 내·외국인 관광객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를 만들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도 자치구의 노력에 발맞춰 외국인 관광객 다변화를 추구한다. 우선 일본 골든위크 연휴(4월 29일~5월 7일)에 찾아올 일본인 관광객을 위해 대대적인 할인·체험 이벤트를 준비했다. 특히 골든위크 기간 명동·동대문·남대문·이태원 등 7곳에는 임시 환대 부스를 설치하고 한글로 이름 써주기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또 일본과 동남아 등 관광객을 대상으로 ‘서울 여행 추억 공모전’을 열고 9월까지 매월 2명을 선정해 서울행 왕복 항공권을 준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서울시, 청년알바 임금 체불 뿌리 뽑는다

    고용청과 年4회 합동점검 나서 서울시가 청년 아르바이트생 2명 중 1명이 임금 체불을 경험하는 열악한 노동환경 개선을 위해 칼을 빼들었다. 120 다산콜센터나 카카오톡 플러스친구(@서울알바지킴이)로 신고하면 25개 자치구에 있는 ‘청년임금체불전담센터’와 연계해 시가 주도적으로 문제를 해결한다. 서울지방고용노동청(고용청)과 협력해 일 년에 4번 합동점검에도 나선다. 서울시는 청년들이 첫 일터인 아르바이트 현장에서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하는 ‘청년임금체불 구제 종합계획’을 마련했다고 13일 밝혔다. 유연식 시 일자리노동정책관은 “생애 첫 노동 경험인 만큼 성취감을 느껴야 하는데 과도기 노동의 약점을 이용해 청년들의 노력과 열정을 갈취하는 사례가 많다”고 설명했다. 시는 지난해 지역 내 아르바이트 청년 61만 6100명 가운데 50%가 임금 체불을 경험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신고 시스템은 이전보다 체계화된다. 120 다산콜센터나 카카오톡 신고는 과거에도 가능했지만 기초적인 상담을 해 주거나 주무부서인 고용노동부와 연계해 주는 데 그쳤다. 하지만 이제는 자치구에 있는 청년임금체불 신고센터 15곳에 권리지킴이를 각각 2명씩 총 30명 배치한다. 신고를 하면 권리지킴이와 바로 연계해 기초상담을 할 수 있도록 하고 법적 구제가 필요한 경우에는 전담 노무사와 변호사가 무료로 구제를 대행해 준다. 근로감독 권한이 없어 어려움을 겪었던 부분은 고용청과의 업무협약 체결로 해결한다. 연 4회 음식점, 패스트푸드점, 카페, 편의점 등을 고용청과 함께 합동점검하고, 위법 사항이 발견되면 고용청이 시정 조치나 사법처리하게 된다. 권리지킴이가 위반 가능성이 높은 사업장을 통보하면 고용청 근로감독관이 동행해 수시점검하고 결과에 따라 조치한다. 이들은 3~6개월 후 다시 모니터링해 연속성을 이어 간다. 그동안 시는 법적 조치가 필요한 사업장이 1000여곳에 달하는데도 자치단체에 근로감독 권한이 없어 시정명령 등을 하기 어려웠다. 조사 자체를 거부하는 사업장도 적지 않았다. 이 외에도 시는 행정력을 동원해 임금 체불 위반 업주가 일반용역에 참여할 때 감점을 한다. 위생점검 강화, 프랜차이즈 식품안전수사 등의 제재도 계획하고 있다. 한편 시는 지난해 6월부터 지난달까지 9개월간 진행한 청년 아르바이트 현장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피해 사례 2447건 중 임금 체불이 1325건(48%)으로 가장 많았고 휴게시간 미부여 633건(23%), 임금 꺾기 108건(4%), 폭력 142건(5%) 등이 뒤를 이었다. 계약 4건 중 1건은 근로계약서를 쓰지 않거나 교부하지 않았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노원, 여성 안심귀가 스카우트 작년 신청 7314건… 26.8%↑

    노원구의 ‘여성 안심귀가 스카우트’ 사업의 신청 건수가 약 30% 오르며 주민들로부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2015년 귀가지원 건수는 5766건이었고 지난해에는 7314건으로 26.8%가 증가했다. 스카우트 사업은 한 조를 2인씩 구성해 7개 조가 운영되고 있다. 여기에 상황실 근무자를 포함하면 총 15명이다. 서비스 이용 대상은 여성·청소년 등 범죄 취약계층으로 이용시간은 평일 오후 10시부터 오전 1시까지다. 주말과 공휴일은 운영하지 않는다. 신청 방법은 120다산콜 또는 구 안심귀가 스카우트 상황실(02-2116-3742)로 직접 전화하면 된다. 서울시안심귀가 애플리케이션으로 이용시간 30분 전 신청하는 방법도 있다. 서비스 이용은 무료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전국 최초 정책’ 4관왕… 부천 행정 파워

    ‘전국 최초 정책’ 4관왕… 부천 행정 파워

    경기 부천시가 ‘지방정부 최초 정책’ 타이틀을 4개나 보유해 선도행정의 모범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2일 부천시에 따르면 지난달 20일부터 부천교통정보센터에서 100㎞ 떨어진 충남 서산시가 부천시의 버스정보시스템(BIS)을 이용해 실시간으로 버스 도착을 알려 준다. 부천시가 2000년부터 운영 중인 BIS를 서산시에 수출한 성과로 지자체 간 협력 거버넌스를 성공적으로 이끌어낸 전국 최초의 사례로 알려졌다. 서산시 466개 노선을 운행하는 버스 66대 위치와 시간 정보를 부천시 교통정보센터에서 1초 단위로 수집·가공한 뒤 서산 버스정보안내기에 제공한다. 서산시는 별도로 센터나 하드웨어를 구축하지 않아 예산 33억원을 절감하고, 부천시는 연 2400만원의 재정수입을 가져온다. 2006년 문을 연 민원콜센터인 ‘부천시 365콜센터’도 혁신적이다. 시는 운영 노하우를 다른 지자체와 공유해 서울다산콜센터와 경기·인천콜센터 등 25개 자치단체 콜센터 조성에 견인차 역할을 했다. 현재 전문상담사 40명이 근무하며 교통과 복지·세무분야를 연중 상담한다. 지난해 한국산업의 서비스품질 지수조사(KSQI) 평가에서 ‘우수 콜센터’로 선정했다. 또 하나 전국 지자체 벤치마킹 대상이 된 지능형 교통시스템(ITS)을 갖춘 송내역 환승센터가 있다. 전철과 버스·택시를 잇는 전국 최초의 환승시설이다. 1층은 전철과 승용차·택시 환승시설로, 2층은 전철과 버스 환승시설로 운영된다. 전철 이용객들은 송내역 2층 개찰구에서 바로 버스로 환승할 수 있다. 전철·버스 간 환승체계가 수평으로 전환돼 환승 거리와 시간이 대폭 줄었다. 특히 버스 진입 시 환승시설 입구에서 버스 번호를 인식해 빈 정차면에 버스를 배정하는 지능형 교통시스템을 국내 처음 운영한다. 지난해 7월 일반구청 3곳을 폐지한 행정혁신도 전국 모델로 평가받는다. 시·구·동 3단계 행정체계를 시·동 2단계로 바꿨다. 이후 민원처리가 빨라지고 행정동이 가까워져 시민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종로 ‘몽유도원’서 듣는 실학 이야기

    종로 ‘몽유도원’서 듣는 실학 이야기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무계원은 세종의 셋째 아들인 안평대군이 꿈에서 본 복숭아꽃 핀 낙원과 그 풍경이 비슷해 화가 안견에게 ‘몽유도원도’를 그리게 했다는 곳이다. 당시 안평대군이 같은 장소에 지었던 정자 ‘무계정사’의 이름을 따 현재의 이름을 얻게 됐다. 종로구가 낭만적 이야기가 가득한 전통문화공간 무계원에서 ‘실학과 근대사상’ 수업을 다음달 6일부터 진행한다. 정약용, 박지원 등 조선시대 대표 실학자를 중심으로 다룬다. 구 관계자는 “2014년부터 상·하반기로 나눠 인문학 강의를 진행 중”이라면서 “6월 1일까지 수업을 진행한다. 주 1회씩 매주 목요일마다 총 8주간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수업 세부 내용은 ▲17세기 시대 전환과 실학의 기원 ▲박지원과 박제가의 실학사상 ▲다산이 꿈꾸는 행복한 세상 등이다. 임형택 성균관대 명예교수, 김문식 단국대 사학과 교수 등이 수업을 맡는다. 수강료는 10만원이며, 종로구민은 원서 접수 시 신분증을 지참하면 30% 할인을 받을 수 있다. 김영종 종로구청장은 “삶의 본질에 대해 탐구하는 인문학 강의가 최근 선풍적인 인기를 끄는 것은 그만큼 시민들의 의식 수준이 높아졌다는 뜻”이라며 “이번 강좌로 종로구민들이 정신적 풍요를 맘껏 누리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주현진 기자 jhj@seoul.co.kr
  • 호텔신라 ‘다산성곽길 명소화’ 지원

    호텔신라 ‘다산성곽길 명소화’ 지원

    호텔신라가 서울의 역사가 깃든 다산성곽길을 관광명소로 만든다. 서울 도심 첫 ‘성곽호텔’을 향한 시도다.호텔신라는 28일 “서울 도심 최초의 전통호텔 건립 첫 일정으로 장충체육관과 성곽 사이에 있는 노후건물 철거를 시작하는 등 현재 중구청에서 추진하고 있는 ‘다산성곽길의 명소화’(조감도) 프로젝트를 지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달 초 건물 철거 공사가 시작되면서 다음달 중순부터는 건물의 지상 3~4층이 사라져 그동안 잘 보이지 않았던 다산성곽길이 시원하게 드러날 예정이다. 철거 작업이 마무리되는 5월 말 이후에는 다산성곽길로 이어지는 진입로가 새롭게 조성되는 등 접근성이 크게 개선된다. 신라호텔의 전통호텔은 다산성곽길 안쪽 부지에 세워질 계획이다. 앞서 호텔신라는 지난해 3월 서울시로부터 도심 전통호텔 건립 허가를 받았다. 다산성곽길은 서울 중구 다산동과 남산 동쪽 능선에 걸쳐 위치한 길이 1.1㎞의 구간이다. 한양도성 전체 18.6㎞ 중 성체의 모습이 원형 그대로 가장 잘 보존된 지역 중 하나다. 도성의 시기별 축성사를 한 지역에서 조명해 볼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곳이기도 하다. 한양도성은 1396년 북악산·낙산·남산·인왕산 등 서울시내에 위치한 4개 산의 자연과 지형을 조화롭게 살려 축성한 조선시대 대표적인 건축물이다. 호텔신라는 주민들과 협력해 다산성곽길을 명소화하는 데 적극 나설 방침이다. 오는 5월 제4회 다산성곽길 예술마당 축제를 공동 개최하고 공연·공예·푸드·전시·전통놀이·성곽길 비경 포토·‘각자성석’(공사가 끝난 후 그 구간에서 부실이 발생하면 축성을 맡았던 해당 군현이 보수까지 책임진다는 의미에서 축성을 담당했던 군현을 새긴 성곽돌) 탁본 뜨기 체험 등 모두 12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눈 시뻘겋게 달려온 민원인… 진심 어린 눈맞춤에 7할은 마음 풀어요

    ‘폭언·폭행, 성희롱, 기물 파손, 위험물 소지, 자해 위협….’ 행정자치부가 배포하는 ‘공직자 민원 응대 매뉴얼’에는 ‘민원 응대의 특이상황’이 나와 있다. 이른바 ‘악성민원’이다. 일선 관청 민원실은 저마다 사연을 품고 찾아온 시민들의 ‘하소연장(場)’이지만, ‘혈투장’으로 변할 때가 부지기수다. 복지급여를 주지 않는다고 무작정 가스통을 둘러메고 찾아오거나 돌로 유리창을 깨고, 식칼로 위협하는 경우도 있다. 관청 앞에서 날마다 소복 차림 시위를 하거나 심지어는 인변을 갖다 뿌리는 이도 있다. 서울 양천구에서 ‘청장 직소민원’을 담당하는 감사담당관실 이건봉(51) 팀장은 현장 상담만 10년을 넘긴 민원계의 베테랑이다. 이 팀장은 악성 민원 대응의 3대 원칙으로 ‘정중함 잃지 말기’, ‘녹취·녹화 확보’, ‘원칙 공유하기’를 꼽았다. 이 팀장은 “악성 민원인들도 처음부터 그랬던 건 아니다”면서 “자신의 얘기를 경청해 주지 않은 데서 서운함을 품게 된 이들이 대부분”이라고 했다. “딱히 해결책이나 대안이 없어도 일단 ‘끝까지 눈을 맞추고 들어주면’ 7할은 수긍하고 돌아간다”고 한다. 민원의 기본은 뭐니 뭐니 해도 공감(共感)이라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막무가내로 나오는 이들이 태반이다. 이 팀장은 “2015년 정부민원포털 ‘민원24’에 접수된 민원 총 6519만건 중 반복·폭력 민원 등 고충 민원이 90%가 넘는다”고 덧붙였다. 담당부서에 따라 행태도 달라진다. 사회복지 부서에는 ‘쌀이 떨어졌으니 먹을 걸 달라’고 하고, 주차단속 부서에는 동네 주민들 주차신고를 대량으로 하는 식이다. 가끔은 인정이 발동되기도 한다. 지난해 징역살이가 끝난 뒤 매일같이 구청 앞에서 이불을 뒤집어쓰고 ‘살길을 마련해 달라’고 떼를 쓰던 민원인에게는 궁여지책으로 방 한 칸을 마련해 자활을 재촉했다. 할리우드 액션형은 ‘눈에는 눈, 이에는 이’로 응수해야 한다. 경로당 리모델링을 막무가내로 조르던 70대 노인은 옆에 간부가 지나가자 갑자기 무릎을 꿇었다. “세상 다 산 늙은이가 사정하는데도 안 해줄 거야?” 순간 이 팀장도 무릎을 꿇고 머리를 조아렸다고 한다. 한 자치구 구청장은 현행 법령으로 도저히 봐줄 수 없는 재건축을 요구하는 민원인의 넋두리를 1시간 넘게 들어준 뒤 “내일 다시 찾아오시면 또 얘기 나누자”고 했다. 그 민원인은 그날 방문이 마지막이었다고 한다. 물량공세형은 공무원들을 아찔하게 하지만 도리가 없다. 정보공개청구 업무를 했던 서울 중구 최성렬(36) 민원여권과 주무관은 “A4 용지 한 장에 20개 가까운 항목씩 30페이지 분량의 정보공개 청구가 들어온 적이 있다. 문서대장 현황, 공익근무 현황, 물품 구입 명단 등등 관련부서만 30개 부서에 달해 자료를 만드느라 구청 전체 업무가 마비될 지경이었다. 알고 보니 전국 관청에 정보공개 청구만 해 놓고 찾아가지 않는 악명 높은 장본인이더라”고 했다. 최근 지자체들은 악성 민원에 형사고발 등 적극 대응하는 추세로 바뀌고 있다. 법령으로 해결이 안 되지만, 마냥 방치할 수도 없는 민원 때문에 행정력이 낭비되는 것을 막자는 취지다. 서울시는 2014년 2월 120다산콜센터 악성민원을 고소하는 강경 대응 방침을 정하고, 실제로 52명의 악성민원인을 법적조치한 뒤 지난해 악성민원전화가 92%가량 줄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한화건설 ‘광교 컨벤션 꿈에그린’

    한화건설 ‘광교 컨벤션 꿈에그린’

    한화건설이 경기 광교신도시 일반상업용지 6-3블록에 ‘광교 컨벤션 꿈에그린’(조감도)을 다음달 분양한다. 광교 컨벤션 꿈에그린은 지하 5층~지상 최고 47층, 3개동, 759실 규모의 주거형 오피스텔이다. 갤러리아 백화점을 비롯해 아쿠아리움, 호텔 등을 단지 내에서 모두 누릴 수 있다. 또 200만㎡로 국내 최대 규모인 광교호수공원이 단지 바로 옆에 있다. 단지는 신분당선 광교중앙역과 버스환승센터를 도보로 이용할 수 있다. 단지 북쪽에는 경기융합타운(2020년)과 광교법조타운(2019년)이 들어선다. 또 신풍초등학교, 이의구초등학교(예정), 다산중학교 등 8개 초·중·고교가 모여 있어 교육환경도 좋다. 단지 바로 앞에는 롯데아울렛이 있고 아비뉴프랑과 이마트 광교, 아주대학교 병원 등도 1㎞ 거리에 있어 생활이 편리하다. 강진혁 한화건설 분양소장은 “광교 컨벤션 꿈에그린은 광교신도시 내에서도 핵심입지로 꼽히는 광교호수공원 바로 앞에 위치하고 있는 최고 수준의 복합주거단지”라며 “실수요자와 투자자 모두의 관심을 받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모델하우스는 다음달 수원시 영통구 이의동 광교고등학교 맞은편에 마련될 예정이다. 1544-6500.
  • [자치광장] 산천어도 사는 서울 ‘아리수’가 답/한국영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장

    [자치광장] 산천어도 사는 서울 ‘아리수’가 답/한국영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장

    아침에 눈을 뜨면 수도꼭지를 틀어 수돗물을 한 잔 받아 마신다. 업무 중에도 수시로 마시고, 자기 전에도 한 잔 들이켠다. 화장실에서도 스스럼없이 마신다. 서울의 수돗물 ‘아리수’에 대한 믿음 덕분이다. 아리수가 얼마나 깨끗하고 안전한 물인지를 보여주는 증거는 많다. 지난해 구의아리수정수센터에 생태연못을 조성했다. 이 연못에 1급수 계곡에서만 볼 수 있는 산천어가 산다. 한강물을 여과해 만든 연못에 산천어가 산다는 건 아리수가 얼마나 깨끗한지를 직접적으로 입증해준다. 아리수의 깨끗함은 정기적인 수질검사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민간전문가들로 구성된 서울시 수돗물평가위원회는 매달 수돗물 수질검사를 하는데 매번 양질로 판명 난다. 아리수는 정수과정에서 170개 항목에 달하는 수질검사를 통과하는 데다 살균력이 강한 오존과 미세물질을 빨아들이는 숯으로 한 번 더 거르는 고도정수처리 과정을 거치기 때문이다. 여러 정수 과정을 거치는 데도 우리 건강에 필수적인 칼슘과 마그네슘, 칼륨 등 미네랄이 풍부하다. 지난해 10월에는 정수장에서 수도꼭지까지 이르는 아리수 생산 및 공급 전 과정이 국제표준기구로부터 국내 최초로 식품안전경영시스템인 ISO22000인증도 받았다. ISO22000 인증은 식품의 생산과 제조 등 모든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해 요소를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국제표준규격이다. 엄격한 위생관리와 제품 안전성이 보장돼야 획득할 수 있다. 세계적으로도 몇 안 되는 대단한 성과다. 아리수는 세계로부터 인정받은 건강하고 안전한 식품으로, 약수와 다름없다. 아리수는 지구 건강도 지킨다. ‘사먹는 생수’는 지구 건강에 좋지 않다. 플라스틱으로 만든 생수병 탓이다. 땅에 묻으면 자연 분해되기까지 100년 걸리고 소각하면 유해 환경 호르몬이 나온다. 과도한 생수 생산으로 지하수가 고갈되고 관정 관리 부실로 지하수 오염 등이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아리수는 그런 문제가 없다. 더구나 값도 무척 싸고, 집에서 수도꼭지만 틀면 언제든 마실 수 있다. 서울시는 상수도관을 녹슬지 않는 관으로 97.7%까지 교체했다. 1994년 4월 1일 이전 지어진 집의 낡은 수도관 교체 공사비도 80%까지 지원하고 있다. 혹시라도 각 가정의 수돗물 수질이 의심스럽다면 다산콜센터 120으로 전화해 무료 수질검사인 ‘아리수품질확인제’를 신청해 확인해 볼 것을 권한다. 아리수가 그 어떤 물보다 좋은 물이라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아리수는 빨래할 때도 샤워할 때도 쓰지만, 기본은 ‘먹는물’이다. 건강과 환경보호에 관심이 있다면 이제 서울 수돗물 ‘아리수’를 애용하면 어떨까.
  • [新전원일기] 강화 해풍 먹고 자랐다, 쑥쑥쑥… 그 쑥을 발효시켰더니, 슈퍼쑥

    [新전원일기] 강화 해풍 먹고 자랐다, 쑥쑥쑥… 그 쑥을 발효시켰더니, 슈퍼쑥

    겨울이 가고 얼었던 땅이 풀리자 쑥이 고개를 내밀고 있다. 흔하고 흔해서 누구도 귀히 여기지 않는 풀이다. 신화이긴 하지만 쑥은 곰도 인간으로 만들어 내는 약성을 가진 풀이다. 웅녀가 쑥과 마늘을 먹고 인간이 됐다는 건 쑥과 마늘의 효능이 뛰어나다는 말이다. 쑥은 그처럼 우리 땅에서 자생한 역사가 굉장히 긴 풀이다. 어머니는 들이 몸을 풀기 시작하면 자식들과 바구니 들고 들로 나갔다. 발품을 한 시간 남짓 팔면 땅을 뚫고 올라온 쑥 한 바구니를 채울 수 있다. 아버지는 들에서 캐 온 쑥으로 만든 쑥개떡을 좋아했다. 병을 앓던 중에도 쑥개떡이 먹고 싶다고 하실 정도였다. 쑥 캐다 쑥떡도 해 먹고 쑥국도 끓여 먹었다. 키가 좀 큰 ‘사자발 약쑥’의 쑥대는 여름철 모깃불을 대신하기도 했다. 예전엔 흔하던 것들이었는데 이젠 쑥떡 맛보기도 힘들고 쑥대의 모깃불 구경하기도 힘든 세상이 됐다. 그래도 쑥은 수천 년 전에도 가장 낮은 곳에서 피었고 그 시절 그대로 변하지 않은 모습으로 오늘도 피어 있다. 곰을 인간으로 만드는 약성도 그대로 간직한 채 수천 년 세월을 견딘 후 봄과 함께 우리의 들에 왔다. 종류에 관계없이 쑥들은 모두 약성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식용으로도 널리 쓰인다는데, 어쩌면 단군은 가난했던 서민들의 먹을 것과 병을 스스로 구할 수 있게 해 주기 위해 이 땅에 그 씨를 뿌려 주었던 건 아닐까. 단군은 특히 강화도에 좋은 쑥을 내려 주었던 모양이다. 오래전부터 마니산과 해안가를 중심으로 좋은 약쑥이 자생했다고 한다. 지금도 강화도 여러 곳에서 재배되는 강화도 사자발 약쑥이 바로 그 쑥이다. 사자 발바닥 모양으로 단순하게 갈라져 잎 끝이 뾰족하고 약간 위로 오므려진 형태의 쑥으로, 강화의 산물 중 으뜸의 특산물이었다.지난 13일 강화도로 가기 위해 강변길을 달렸다. 강화대교를 넘자 갯내와 해풍이 밀려들었다. 좌우 야트막한 야산들이 푸르게 옷을 입고 있는데, 들이며 산 곳곳이 봄을 알리려 몸을 풀고 있었다. 논과 들판은 ‘복토’를 하며 갈아 엎었는가 하면 병충해를 예방하기 위해 들불을 놓은 논밭들도 보였다. 멀리 보면 아지랑이가 들판을 덮으며 피어 오르기도 했다. 밭두둑에는 싹들이 땅을 뚫고 올라오는 게 보였다. 눈여겨보니 희미하게 쑥의 싹도 보였다. 하루 이틀 사이로 기온이 오르면서 모두 얼굴을 내밀 듯했다. 아마 수백 년 전에도 그 자리에 배곯은 어떤 아낙이 쪼그려 앉아 쑥을 캤을 것이다. 지금도 그 자리에 쑥이 나오고 있다. 쑥은 여느 풀들과 달리 굉장한 서사를 가진 풀이라는 걸 깨달았다. 나는 지금 이 봄에 누구보다 소중한 이를 만나러 강화도에 온 것이다. 길에, 밭에, 논두렁과 밭두둑 따위에 흔한 쑥을 약으로 만들어 내는 농부인 강화약쑥마당의 전종덕(61) 대표를.#“해외에 ‘사자발 약쑥’ 알리기 위해 일·중·필리핀 어디든 갑니다” 사자발 약쑥을 재배하는 전 대표는 이틀 전 일본 도쿄국제식품박람회에 다녀와 여독이 채 가시지 않은 채 나를 맞이했다. “이렇게 해외에 우리 쑥을 알리려고 다니는 겁니다. 쑥 하면 몸을 따뜻하게 하는 풀이라는 거 다들 알잖아요. 그런 인식을 외국 사람들에게도 심어 주려고 해요. 쑥을 차로 만들어 수출을 하고 있는데 차 문화가 발달한 일본이나 중국을 상대로 한 번 도전해 보는 거죠.” 올해로 두 번째 일본을 다녀왔다고 한다. 필리핀, 싱가포르, 중국 등 차 문화가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달려갔다. 쑥은 어느 나라에나 흔하다고 한다. 그리고 쑥은 어느 나라에서나 명약의 역할을 해 왔다. 중국의 전설적 명의인 화타도 쑥으로 능히 병을 고칠 수 있다는 기록을 남겼다. 명나라의 본초강목에는 특히 여성의 생식에 이롭다는 내용이 있다. 쑥은 분명 맛은 쓰지만, 성질은 따뜻한 풀이다. 예전 우리 할머니들은 임신한 여자가 아랫배 통증이나 하혈 등 유산의 기미가 보이면 쑥을 뜯어다 먹였다고 한다. 쑥은 불규칙한 생리 주기를 고르게 해 주고 얼음장처럼 찬 손발을 따뜻하게 해 준다고도 한다. 그리고 쑥은 옛날부터 생명력과 다산의 상징이었다. 생명력이 강해 어느 곳에서라도 잘 자라고 번식력이 왕성한 풀이다. 원자폭탄 투하 지역에서도 살아남은 강한 생명력의 쑥. 모질고 끈질긴 약초임이 분명하다. 그래도 그 약성에서는 우리나라 쑥을, 특히 강화도의 사자발 약쑥의 약성을 따라올 쑥이 없다고 한다.#“아내의 종양, 우연·정성이겠지만 쑥뜸으로 몇 년 만에 사라져” “집사람이 자궁경부암 진단을 받았어요.” 이젠 쑥처럼 흔한 병이 돼 버린 암. 전 대표와 부인 고효숙(57)씨는 지인들의 권유로 쑥뜸만으로 병이 치유되기를 바랐다. “강화도 사람들은 집안 어른들을 통해 그냥 뜸뜨는 걸 배워요. 밖에 나가서 그런 걸 하면 의료법이나 그런 것에 걸리지만 내 가족의 간단한 질병은 어른들로부터 배워 온 뜸으로 치료하고는 하죠. 암도 그렇게 치료하려고 했어요.” 하지만 암이니 자가 치료로 병을 구할 수 있을지 자신할 수는 없었으리라. 그것도 하찮은 쑥으로 암을 이길 수 있을까 싶기도 했을 것이다. 고씨는 결국 자궁 절반을 들어내는 수술을 받았다. 그런데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암이라는 녀석이 지독한 구석이 있어서 전이가 되는데 소화기 쪽 검사 과정에서 폐에 종양이 있다는 걸 알게 됐다고 한다. 고씨와 전 대표는 차마 그 과정을 더이상 겪을 수가 없어 뜸으로 해결해 보자고 다짐했다. 그런 후 병원 치료를 중단했다. 우연과 정성의 힘이었겠지만 그 후 뜸자리를 확인하고 집에서 그렇게 뜸을 뜨기 시작한 지 몇 년 만에 병원으로부터 종양이 사라졌다는 진단을 받았다고 한다. 그게 본격적으로 강화도 약쑥 농사를 짓게 되는 계기가 됐다.“우리 곁에 흔한 쑥인데 그렇게 치료가 되는 걸 보니까 별스럽게 생각하지 않았던 우리 동네 쑥이 대단해 보이더라고요. 그래서 다른 거 모두 접고 약쑥 재배를 시작한 겁니다.” 강화도 토박이로 어려서부터 집안일을 돕는 등 농사에 필요한 노동은 익숙하게 해 왔던 그였다. 해군 제대한 후 자연스럽게 식물 사업부터 시작해 조경도 해 보고 토목 일도 하면서 제법 규모 있는 회사를 꾸려 나갔다. 그런데 토목 분야에서 마지막 하청업체이다 보니 간혹 건설사가 부도 나면 그동안의 자재비나 인건비를 고스란히 떼먹히곤 했다고 한다. 그 후 전 대표는 ‘농업경영인 강화군연합회’ 사무국장을 맡아 2000년부터 농민들의 소득 증대를 위해 강화군의 특산물들을 전국에 홍보하러 다니는 일을 했다. 연합회장을 맡았던 2006년부터는 사자발 약쑥의 상품화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보성의 녹차 산지에 직접 내려가서 한 달 동안 숙식을 하며 녹차 덖는 장인으로부터 기술을 전수받을 정도로 열정을 갖고 일했다. 이때 배운 녹차 덖는 기술을 사자발 약쑥에 접목해 사자발 약쑥차를 최초로 개발했다. 하지만 쑥 농사는 귀농 작물로 염두에 두기엔 부적합하다고 한다. 지역의 특성도 고려해야 하고 많은 노동력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한 철만 수확해야 하고 판로 확보에도 신경을 곤두세워야 한다. 그래도 쑥을 다양하게 활용하는 방안을 연구해 보면 새로운 길들이 보이리라. 단군이 이 땅의 서민들에게 쑥을 줄 땐 만인이 은혜 입기를 바라지 않았을까.#“딸이 인터넷 홍보·판매 담당하는 마케터… 작년 매출 3억 넘어” “그나마 딸이 나를 도와주겠다고 와서 크게 시름을 놨지요.” 딸 은진(27)씨가 강화약쑥마당에 합류했다. 주로 인터넷 홍보나 판매 등을 담당하는 마케터 역할이다. 딸이 오기 전에는 재배부터 생산, 가공, 포장, 택배, 수출까지 전 대표 혼자서 다 해냈다. 그래도 지난해 매출액이 3억 5000만원이었고 이 중 6000만원은 수출로 이룬 성과였다. 올해는 수출에서만 그 3배를 이루는 게 목표라고 했다. “이제 내수 시장에서의 매출은 정해져 있어요. 수출에서 매출을 증대하려는 거죠. 그래서 지난주에도 일본을 다녀온 겁니다.” 나들이를 떠난 길이 아니라 도쿄 근처의 민박집을 얻어 동행한 분들과 밥 해 먹으며 박람회를 쫓아다녔다. 강화 약쑥을 알리기 위해서. 환갑이 넘은 나이이지만 그는 젊은이 못지않은 열정으로 하루하루를 살아 내고 있다. #“상부 잎 15㎝만 채취해 세 번 세척해 덖어 주고… 72시간 발효” 약쑥마당 쑥차의 뒷맛이 달콤했다. 일반적으로 사자발 약쑥은 매우 쓴데 전 대표의 쑥차는 단맛이 났다. 비결은 보성에서 배워 온 녹차 덖는 방법에 있었다. 약쑥마당의 쑥차는 매년 단오를 전후해 상부 잎 15㎝만 채취한 후 세 번 세척해 덖어 주고, 비벼 주는 과정을 네 번 반복하고 중온에서 72시간 발효해 만들기 때문이다. “발효하는 과정이 매우 중요하며 이때 어떻게 해 주는가에 따라 뒷맛이 정해지죠.” 이런 그만의 장인 정신을 한국인들보다 일본인이 먼저 알아봐 주었다. 지난해 도쿄국제식품박람회에서 만난 일본인 바이어 아리마가 ‘쑥 스토리’까지 만들어 그의 눈앞에 내밀었다고 한다. 그리고 아리마가 지어 준 이름이 ‘슈퍼 쑥’이었다. 지금 일본 수출은 그와 일을 진행하고 있다. 쑥 농사는 풀과의 싸움이라고 한다. 풀을 잡지 못하면 그해 쑥 농사는 망한다. 그래서 봄에는 새벽 5시에 일어나도 시간이 모자란다고 한다. “정치적인 문제 때문에 중국 시장은 망했죠.” 그는 쑥차를 팔기 위해 중국에도 다녀왔다. 그런데 지난 연말에는 그 이전 해와 달리 박람회장 부스조차 구석 자리인 데다 찾는 손님마저 없었다고 한다. “그래도 강화도 사자발 약쑥차를 세계적인 상품으로 만드는 게 제 꿈이죠.” 유럽에도 쑥차를 들고 나가 볼 생각이란다. 머잖아 전 대표의 강화 약쑥차를 프랑스의 몽마르트르 언덕의 한 카페에서 마실 수 있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 그 즈음 나도 몽마르트르 언덕을 해찰하며 어슬렁거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 글쓴이 소설가 전민식 제8회 세계문학상 수상. 주요 작품으로 ‘개를 산책시키는 남자’, ‘불의 기억’, ‘13월’, ‘9일의 묘’ 등.
  • 시흥시 제9회 다산목민대상 대통령상 수상

    시흥시 제9회 다산목민대상 대통령상 수상

    경기 시흥시가 제9회 다산목민대상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했다.다산목민대상은 정약용 선생의 율기(律己)·봉공(奉公)·애민(愛民) 정신에 바탕을 두고 있다. 이 상은 풀뿌리 민주주의 구현에 앞장서고 창의적 시책을 추진하는 지방정부에 주어진다. 시흥시는 생명·참여·분권을 시정 철학으로 시민자치와 청렴도 향상, 교육도시 조성, 청년 정책 활성화, 골목 자치 시정 구현 분야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시는 청렴도 향상 추진체계를 만들고 내부통제 체제를 강화해 지난해 권익위 청렴도 평가 2등급과 부채 제로 도시를 달성한 공적 등을 인정받았다. 시민의 편에서 시민의 소리를 듣고 끊임없이 시민과 소통하는 정책으로 봉공부문이 주목을 끌었다. 2013년부터 운영 중인 전국 유일 독임제 상근 ‘시민호민관’으로 고충민원을 해결하고 ‘시민공감사랑방’과 ‘화목골목탐방’을 운영해 현장 중심의 골목자치 행정을 강화했다. 뿐만 아니라 시흥아카데미를 운영해 시민 자치력을 향상하고 동네관리소와 주민자치회, 도서관 희망씨 등 시민이 주인이 되는 진정한 주민자치의 선도적 모델을 제시한 점에서 독보적 사례로 평가됐다. 애민 항목에서는 혁신교육지구와 시흥행복교육지원센터 설치 등으로 시민들에게 꿈과 희망을 북돋워준 점이 주목받았다. 특히 배곧신도시 개발사업과 서울대 시흥캠퍼스의 성공적 추진으로 지역 경제발전과 더불어 명품 교육도시로 자리매김한 점 등이 선정 이유로 꼽혔다. 김윤식 시흥시장은 “이번 수상은 44만 시민들이 일궈온 땀과 노력의 결실”이라고 소감을 밝히며 “앞으로도 생명·참여·분권의 시정철학을 바탕으로 대한민국이 주목하는 시흥을 이어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백화점을 한걸음에? 한화건설 ‘광교 컨벤션 꿈에그린’에 수요자 선호도↑

    백화점을 한걸음에? 한화건설 ‘광교 컨벤션 꿈에그린’에 수요자 선호도↑

    백화점 프리미엄을 누릴 수 있는 단지들이 각광 받고 있다. 인근에 백화점이 조성되면 쇼핑부터 문화, 여가생활까지 한 곳에서 편하게 즐길 수 있는데다 교통여건도 좋아지는 등 우수한 생활인프라로 수요자들의 주거 만족도가 높기 때문이다. 더욱이 백화점은 고급 상업시설로 인식되기 때문에 지역 이미지는 물론 단지 시세를 끌어올리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기도 한다. 실제로 서울 압구정 갤러리아 백화점, 잠실 롯데백화점, 부산 신세계 센텀시티점 등은 지역 가치 상승과 지역 내 높은 시세를 유지하는데 그 기여도가 높다고 평가 받고 있다. 때문에 백화점을 끼고 있는 단지들은 지역 내 에서도 고급주거지로 손꼽히며, 높은 시세를 자랑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또한 이러한 백화점은 규모가 크고 투자비가 큰 만큼 까다로운 입지 선정 기준이 적용된다. 때문에 백화점 인근은 대부분 탁월한 입지여건을 갖추고 있다. 실제로 한화건설이 4월 분양예정인 광교 컨벤션 꿈에그린은 광교 복합개발단지사업의 일원으로 대형 백화점과 호텔까지 포함한 복합단지로 조성되며, 교통ㆍ환경ㆍ학군 등을 모두 갖춘 우수한 입지로 수요자들에게 많은 호응을 얻고 있다. 광교 컨벤션 꿈에그린은 수원 컨벤션센터의 지원시설 부지 개발사업의 일환이다. 이 복합단지는 일반상업용지 6-1~3블록에 걸쳐서 대지면적 3만836㎡, 연면적 31만8551㎡의 복합단지로 만들어진다. 63빌딩의 연면적이 약 16만6000㎡인 것을 고려하면 거의 2배에 달하는 대규모 사업이다. 먼저, 일반상업용지 6-1블록에는 지하 6층~지상 12층, 연면적 13만7213㎡의 대형 백화점이 들어선다. 한화그룹 내의 명품 백화점으로 이름 높은 갤러리아 백화점을 신설할 계획으로 규모가 큰 만큼, 단순히 쇼핑시설뿐만 아니라 다양한 문화ㆍ여가시설도 같이 조성될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일반상업용지 6-2블록에는 호텔이 들어선다. 경기 남부권의 유일한 컨벤션센터로 다양한 문화행사가 진행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객실 수요가 풍부할 것으로 예상된다. 호텔은 지하 5층~지상 21층, 총 288개실 규모로 조성될 예정이다. 그리고 일반상업용지 (수원 컨벤션센터 지원시설부지)에는 이 모든 편의시설을 한 걸음에 누릴 수 있는 ‘광교 컨벤션 꿈에그린’이 들어설 예정이다. 지하 5층~지상 최고 47층, 3개 동, 전용면적 84㎡ 위주 총 759 가구 규모의 최고급 주거복합단지로 이에 걸맞게 전가구 천정고가 2.5m로 설계될 예정이다. 또한 전 가구 호수공원 조망을 누리는 지역 내 마지막 주거단지로 희소성이 높다. 한화건설에서는 이들 복합단지의 연계성을 극대화할 수 있게 3개블록과 컨벤션센터까지 모두 지하로 연결해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만들 계획이다. 사실상 한 단지처럼 만들어지기 때문에 백화점 및 호텔의 각종 편의시설이 원스톱으로 누릴 수 있는 전망이다. 이밖에 광교 컨벤션 꿈에그린은 입지적 장점도 뚜렷하다. 신분당선 광교중앙역과 버스환승센터가 단지 반경 600m 거리에 위치하고 있어 도보로 이용이 가능하며 대중교통을 이용한 광교신도시와 광역지역으로 이동이 편리하다. 여기에 우수한 교육환경과 편리한 생활 인프라도 갖췄다. 단지는 이의구초등학교(가칭,신설 예정)신풍초등학교, 다산중학교을 비롯해 8개의 초·중·고교, 에듀타운 등이 위치해 있다. 또한 사업지 바로 앞에는 롯데아울렛이 위치하고 있으며, 아비뉴프랑과 이마트 광교, 아주대학교 병원 등도 모두 반경 1Km 내외에 있어 원스톱 생활인프라를 누릴 수 있다. 한편 광교 컨벤션 꿈에그린 분양홍보관은 경기 수원시 영통구 하동 법조프라자 2층에 마련돼 있으며 방문객을 위한 다양한 이벤트도 제공하고 있다. 홍보관 방문객 대상으로 매일 사업설명회를 진행하며 동반고객 및 재방문 고객들을 위한 소정의 사은품도 제공한다. 이외에도 홈페이지 내 관심고객 등록 이벤트(기프티콘·경품추첨) 등 다양한 이벤트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서동철 기자의 스토리가 있는 문화유산기행] 두물머리에 흐르는 ‘인간 다산’의 향기

    [서동철 기자의 스토리가 있는 문화유산기행] 두물머리에 흐르는 ‘인간 다산’의 향기

    다산 정약용(그림·1762~1836)은 강진 유배 10년째를 맞은 1810년 두 아들 학연과 학유에게 당부하는 말을 적어 보낸다. 부인 홍씨가 보내온 치마를 자른 천에 가르침을 적은 ‘하피첩’(霞?帖)이다. 자식들을 곁에서 이끌어 주지 못하는 안타까움이 묻어난다. 두 아들은 그동안 28세, 25세로 장성했고 장손 대림도 태어났다.‘하피첩’을 소장하고 있는 국립민속박물관에 따르면 서첩에 쓰인 비단에는 바느질 흔적까지 그대로 남아 있다고 한다. 3첩 가운데 한 첩은 모두 비단을 썼지만, 나머지는 비단과 종이를 섞어 썼다. 두 첩에 을(乙)과 정(丁)이라는 글자가 적혀 있으니 애초 4첩이었다는 것이다. 조선은 태종 17년(1417) 전라도의 도강(道康)현과 탐진(耽津)현을 통합했다. 강진(康津)이라는 땅이름은 짐작처럼 두 현에서 한 글자씩 따온 것이다. 그럼에도 치소(治所)가 자리잡고 있던 고을은 여전히 탐진으로 불렀다. 다산이 강진이 아니라 탐진이라고 하는 이유다. “내가 탐진에 유배 중인데, 병든 아내가 낡은 치마 다섯 폭을 부쳤다. 시집 올 때 입었던 결혼 예복이다. 홍색은 바래고 황색도 옅어져서, 서첩으로 만들기에 꼭 맞다. 재단하여 작은 첩을 만들어, 경계하는 말을 붓 가는 대로 써서 두 아들에게 물려준다.…‘하피첩’이라고 한 것은 ‘붉은 치마’(紅裙)라는 말을 숨기고 바꾼 것이다’ ‘하피첩’의 머리글이다. 하피란 어깨에 두르는 일종의 겉옷이라고 한다. 부인 홍씨가 혼인 때 입었던 치마를 보낸 것을 두고 이런저런 의미를 부여하기도 한다. 남편에 대한 영원한 사랑의 다짐이라는 해석이 많지만, “초심을 잃지 말라”는 메시지가 담겼다는 주장도 있다. 객지에서 한눈팔지 말라는 일종의 경고라는 것이다. 정작 다산은 그렇게 ‘깊은 뜻’을 부여하지는 않은 듯하다. 다산이 유배지에서 사제의 연을 맺은 시골 아전 황상에게 건넨 서첩에서도 짐작할 수 있다. 다산은 1814년 28조각의 천에 가르침을 적어 애제자에서 보냈는데 크기도, 빛이 바랜 정도도 모두 제각각이었다고 한다. 궁핍하기 이를 데 없었을 유배지의 다산은 부인의 치마, 자신의 낡은 옷자락을 잘라 종이 대신 썼던 것 같다. 빛바랜 천에 쓴 글은 사정을 이해하고도 남을 가족이나 제자에게만 보내지 않았을까 싶다. ‘하피첩’을 넘기면서 ‘서울을 떠나지 말라’는 글에 눈길이 갔다. “중국은 문명이 훌륭한 풍속을 이루어 궁벽한 시골에서도 성인이나 현인이 되는데 장애가 없지만, 우리는 도성에서 수십리만 떨어져도 인간의 법도에 눈뜨지 못한 동네”라고 했다. 그러니 벼슬이 끊어지면 바로 서울에 살 곳을 정하여 세련된 문화적 안목을 떨어뜨리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다산은 자식들에게 “지금은 너희를 물러나 살게 하고 있지만, 훗날 계획은 도성 십리 안에 살도록 하는 것”이라고 했다. 왕십리(往十里)라는 서울 동대문 밖 땅이름도 혹시 옛사람의 이런 인식과 관계가 있는 것은 아닐까 모르겠다. 다산은 그러면서도 “고가(古家)와 세족(世族)은 저마다 상류의 명승을 점거하고 있다”며 옛 터전을 굳게 지키라고 당부했다. 마현(馬峴), 곧 마재는 다산이 태어나 살던 곳이다. 오늘날의 행정구역으로는 경기 남양주시 조안면 능내리다. 남한강과 북한강이 두물머리에서 합류한 한강이 마재에 이르면 다시 용인과 광주에서 흘러드는 소내와 만난다. 소내 혹은 우천(牛川)은 이제 경안천이라는 이름으로 익숙하다. 마재에서 육로로는 도성까지 하루가 넘지만, 뱃길로는 순식간이다. 다산의 인식처럼 ‘한다 하는 집안’들이 한강 상류에 터를 잡은 것은 이 때문이었다.마현의 지명 유래는 정약용이 ‘다산시문집‘에 자세히 적어 놓았다. 마을 어르신 사이에 임진왜란 당시 왜구들이 산천의 정기를 누르고자 쇠말(鐵馬)을 만들어 묻어 놓았고, 이후 주민들이 콩과 보리를 삶아 제사를 지내 마현이라 부르게 됐다는 것이다. 다산은 이런 구전이 이치에 닿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왜구가 산천의 정기를 누른 것을 알았으면 뽑아내 폐기하거나 식칼로 만들어 버리는 게 정상인데 하물며 제사를 지내느냐는 것이다. 지금 철마산(鐵馬山)은 마재 북쪽으로 20㎞도 넘게 떨어져 있다. 다산이 언급한 철마산은 멀지 않은 예빈산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고 있다. 팔당댐은 북쪽의 예빈산과 강 건너 남쪽의 검단산 자락을 가로질러 막은 것이다. 이웃마을에 역참(驛站)이 있어 말이 넘어다니던 고개여서 마재라 이름하게 되었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다산설(說)을 따르는 것이 좋겠다.다산의 집안 시조는 고려 유민으로 조선 개국 이래 황해도 배천에 은거한 정윤종이다. 나주 정씨 집안에서 벼슬이 나오기 시작한 것은 다산의 12대조인 정자급부터인데, 이후 9대가 문과(文科)에 급제했다. 대과(大科)라는 별칭처럼 고급관리를 뽑는 시험이다. 그런데 서울을 중심으로 기반을 쌓아가던 나주 정씨는 정쟁이 치열해지면서 숙종 무렵 뿔뿔이 새로운 터전을 찾아나섰다. 정시윤이 마재에 정착한 것도 이때라고 한다. 다산은 5대조인 정시윤의 마재 정착 과정을 역시 ‘시문집’에 남겼다. ‘공은 만년에 소내 북쪽에 오래 머물러 살 곳을 찾아 초가 몇 칸을 짓고 임청정(臨淸亭)이라 이름했다. 술을 마시고 시를 지으면서 소요하고 한가히 지내며, 깨끗한 마음을 지켜 당세에 뜻을 두지 않았다’는 대목이다. ‘임청정기’(臨淸亭記)에는 ‘공은 세 아들이 있었는데, 동쪽에는 큰아들이, 서쪽에는 둘째 아들이 살고, 막내에게는 이 정자를 주었다. 유산(酉山) 아래 조그마한 집을 지어 측실에서 낳은 자제를 살게 했다’는 기록이 있다. 유산 아래 집은 훗날 여유당(與猶堂)으로 불리는 다산의 집이 됐고, 유산은 그의 무덤이 됐다.마재에 가 보면 다산의 설명이 무엇을 뜻하는지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다산 유적지는 오늘날 그의 위상만큼이나 매우 깔끔하게 정비되어 있다. 넓게 둘러친 담장 안에 무덤과 살던 집, 사당인 문도사(文度祠)와 다산문화관, 다산기념관이 규모 있게 배치된 모습이다. 문도는 다산의 시호(諡號)다. 다산 유적 앞에는 경기문화재단이 운영하는 실학박물관이 보인다. 물론 한 사람을 위한 박물관은 아니지만 다산이라는 인물의 상징성 때문에 이곳에 자리잡은 것은 분명해 보인다. 다산유적 기행은 마을 서쪽의 마재성지(聖地)에서 마무리하는 것이 좋다. 마재 정씨 집안의 약현, 약전, 약종, 약용 4형제 가운데 약현을 제외한 3형제는 천주학에 깊이 공감했다. 정약종은 아우구스티노, 정약용은 요한이라는 세례명을 받았다. 신유박해 당시 정약종과 부인 유조이, 큰아들 철상, 작은아들 하상, 딸 정혜는 모두 참수형에 처해졌다. 정약전이 흑산도, 정약용이 강진으로 유배된 것도 이 때문이다. 천주교는 정씨 형제의 생애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고, 정씨 형제는 또 한국 천주교 역사에 진한 흔적을 남겼다. 글 사진 논설위원 dcsuh@seoul.co.kr
  • [정찬주의 산중일기] 산중의 봄맞이

    [정찬주의 산중일기] 산중의 봄맞이

    한겨울 내내 참았다가 터트리는 이른 봄 개구리 소리는 청아하다 연못가에는 매화가 꽃을 피웠지만 향기는 보낼 수 없으니 안타깝다보름 전에 마당가 연못이 바닥을 드러내 물을 댔다. 그러자 겨울잠에서 깬 개구리들이 어김없이 연못으로 모여들었다. 알을 낳기 위해서다. 산방 부근에 사는 개구리들의 출생지는 아마도 마당가 연못이 아닐까도 싶다. 연못에는 벌써 개구리 알들이 듬성듬성 무리 지어 있다. 물이 나오는 소나무 홈통은 젊은 김 목수가 선물한 수제품이다. 산중 농부들은 ‘연못을 파면 개구리들이 뛰어든다’고 말한다. 경험에서 우러난 말인데 때로는 흥미로운 비유로 바뀐다. 산방을 짓고 난 뒤 내가 텃밭을 하나 장만하려고 서둘렀더니 한 농부가 연못을 팠으니 개구리들이 뛰어들 거라며 만류했다. 산방에 가만히 있어도 밭주인들이 자기 땅을 사라고 찾아올 거라는 귀띔이었다. 지금은 고인이 돼 버린 그 농부 덕에 나는 착한 값을 치르고 텃밭을 장만했다. 그늘진 밭 윗부분에는 차밭을 조성했고 밭이랑 끝에는 매화나무와 뽕나무, 블루베리 몇 그루를 심었다. 또 밭두둑에는 고구마와 고추 농사를 1년마다 번갈아 지어 자급자족했으니 얼치기 농사꾼으로서는 최고의 텃밭인 셈이다.다산 정약용이 강진 유배 생활을 하면서 왜 굳이 텃밭을 일구고 땀을 흘렸는지 그 이유를 알 것 같다. 다산은 거처를 초당으로 옮기면서 텃밭을 하나 갖고 싶어 했다. 실학자다운 계산도 있었겠지만 농사지으면서 자연의 섭리와 농부의 수고를 알고자 함이 아니었을까. 물론 다산은 선비의 책무를 다하고자 부지런히 강학하고 제자를 가르쳤다. 그 결과 초당 제자가 열여덟 명이나 됐다. 나 역시 텃밭 농사를 지으면서 깨달은 것이 많다. 귀동냥한 지식은 남의 것이지만 체험 속에서 자각한 지혜는 내 것으로 쌓였다. 줄기와 잎이 지나치게 무성한 고구마는 허장성세, 민망할 정도로 부실한 뿌리를 보여 주었으니 말이다. 서울에서 방일했던 내가 꼭두새벽에 일어나는 습관이 든 것도 산중 농부들 덕분이리라. 17년 전 낙향했을 때였다. 나야말로 얼마나 게으른 사람인지 자책하지 않을 수 없었다. 농부들은 동창이 훤해질 무렵까지 자던 나와 달리 새벽부터 다랑이 논밭에서 일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나는 20리밖에 있는 면 소재지로 나가 호미 한 자루를 사와 방벽에 걸어 두고 ‘지금 나는 무엇을 하나?’라고 스스로 묻곤 했는데, 그 무렵의 나를 항상 잊을 수가 없다. 조광조가 능주로 유배 와서 사약을 받은 뒤 처음으로 묻힌 곳이 있다. 내 산방에서 1㎞쯤 떨어진 서원터 마을이다. 옛날에는 조대감골로 불렸다고 한다. 그곳에 사시는 팔십대인 구씨 농부도 나에게는 고마운 분이다. 내 산방으로 오르는 길이 가파르고 구불구불하여 구 노인의 밭을 사서 길을 넓혀야만 손수레라도 다닐 수 있었다. 구 노인은 선뜻 자신의 밭에서 길이 될 부분만 팔겠다고 허락했다. 그러면서 길은 그냥 내어주는 법이라며 몹시 미안해했다. 그런데 그날 밤 구 노인 부인이 찾아와 길 부분만 떼어내 팔면 쓸모없는 땅이 된다며 밭을 다 사라고 하소연했다. 내가 듣기에는 노파의 부탁도 일리가 있었다. 결국 나는 원래의 평당 가격에다 구 노인의 선한 마음까지 보태 후한 값을 치르고 밭을 샀는데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미소가 지어진다. 오늘따라 구노인의 안부가 자못 궁금하다. 연못에 햇볕이 비쳐 드는지 개구리 울음소리가 들려온다. 이른 봄에 듣는 개구리 울음소리는 곡진하고 청아하다. 한겨울 내내 참았다가 터트리는 소리이니 절절할 수밖에 없으리라. 때마침 연못가에서는 백매, 홍매, 청매가 다투어 꽃을 피우고 있지만 도시에 사는 지인들에게 향기를 보낼 수 없으니 안타깝다. 그러나 오늘은 내가 서울의 소식에 마음이 격동돼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 헌법재판소의 탄핵 인용 결정에 어느 쪽이든 눈물 흘릴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불가의 자비란 말을 풀어 본다. 자(慈)는 측은지심이고 비(悲)란 틀린 것을 아니라고 바로잡고 심판하는 마음이 아닐까. 이제는 어떤 주장을 폈든 자비 안에서 화합하기를 갈망하지 않을 수 없다. 광화문광장의 세종대왕과 이순신 장군이 자와 비를 상징하는 듯하다. 결코 잊어버려서는 안 될 우리 민족의 빼어난 진면목이 거기에 있는 것 같다.
  • [밤길, 안심하고 귀가하세요] 집 앞까지 동행

    [밤길, 안심하고 귀가하세요] 집 앞까지 동행

    서울 은평구가 늦은 밤 귀가하는 여성들의 지킴이와 취약계층 범죄 예방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은평구는 지난해 ‘여성안심귀가 스카우트’ 지원 건수가 1만 2402건으로 2015년 대비 83% 증가하는 등 이용률이 매년 많이 늘어나고 있다고 15일 밝혔다. 여성안심귀가 스카우트는 늦은 밤 귀가하는 여성·청소년 등 범죄 취약계층을 위해 안전요원이 집 앞까지 동행해 주는 서비스다. 불광역, 연신내역, 새절역, 응암역, 역촌역, 독바위역, 증산역 등 7개 거점 지역에 2인 1조 총 19명의 요원이 지킴이를 해 주고 있다. 이용 가능 시간은 월요일 밤 10~12시, 화~금요일 밤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1시까지다. 희망자는 지하철역이나 버스정류장 도착 30분 전까지 구 당직실(02-351-6044), 120 다산콜센터 또는 여성안심귀가 스카우트 애플리케이션으로 신청 후 미리 약속한 시간·장소에서 스카우트를 만나 함께 귀가하면 된다. 은평구는 여성이 안전한 자치구 만들기를 위해 이 서비스 외에도 범죄발생 취약지역에 대한 순찰활동을 병행하며 안전사각지대 해소에 앞장서고 있다. 구 관계자는 “여성·청소년은 늦은 밤길 범죄나 위험에 노출되기 쉬운 만큼 안전한 귀가를 위한 안심스카우트 귀가지원 서비스를 적극 이용하기 바란다”고 전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朴 사저 앞 ‘대통령 환영’ 현수막 철거한 직장인 2명 입건

    朴 사저 앞 ‘대통령 환영’ 현수막 철거한 직장인 2명 입건

    박근혜 전 대통령 자택 인근에 설치된 환영 현수막을 훼손한 혐의(재물손괴)로 30대 남성 2명이 경찰 조사를 받은 뒤 풀려났다. 15일 서울 강남경찰서는 A(31)씨와 B(35)씨를 재물손괴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의 집 근처에 있는 회사에 다니는 A씨와 B씨는 이날 오전 1시 40분쯤 강남구 봉은사로 가로수에 묶여있던 현수막 2개를 문구용 가위와 칼로 자른 혐의를 받고 있다. 두 사람은 경찰 조사에서 다산콜센터에 불법 현수막을 철거해달라고 수차례 요청했으나 아무런 조치가 취해지지 않자 직접 나섰다고 진술했다. 이들은 박 전 대통령 반대단체나 탄핵 찬성단체 소속이 아닌 것으로 조사됐다. 박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은 박 전 대통령이 사저로 복귀한 12일 자택 근처 곳곳에 ‘박근혜 국민 대통령님 환영합니다!’는 내용의 현수막을 내걸었다. 하지만 이는 서울시나 강남구의 도장이 찍혀 있지 않은 불법 현수막이다. 박 전 대통령이 청와대를 떠나던 날 종로구 삼청동 청와대 진입로에도 같은 내용의 현수막이 걸렸으나 관할 구청이 모두 철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붉은 글 첨삭 ‘어정규장전운’·산수화 등 다산 정약용 고서본·시문 일반 첫 공개

    붉은 글 첨삭 ‘어정규장전운’·산수화 등 다산 정약용 고서본·시문 일반 첫 공개

    조선 후기 실학자인 다산(茶山) 정약용(1762∼1836)이 정조의 지시를 받아 붉은 글씨로 첨삭 지침을 쓴 ‘어정규장전운’(御定奎章全韻) 등 다산 고서본과 시문·서화 등이 일반에 처음 공개된다.한국학중앙연구원은 김영호 단국대 석좌교수가 기증한 어정규장전운 등 다산 자료를 경기 성남 연구원 내 장서각에서 20일부터 6월 10일까지 전시한다고 14일 밝혔다. 정조가 다산에게 내린 어정규장전운은 한시를 지을 때 필요한 운자(韻字)를 정리한 사전이다. 정약용은 이 책의 상단 여백에 붉은색 글자로 첨삭 의견을 적고 임금의 지시를 받아 교열했다는 사실을 알리는 ‘신 용’(臣 鏞)이라는 글자를 넣었다. 이번 전시에는 어정규장전운 외에도 1936년 정인보와 안재홍이 간행한 ‘여유당전서’(與猶堂全書)의 저본이 된 ‘경세유표’(經世遺表), 다산이 ‘맹자’(孟子)의 내용 일부를 실용적 입장에서 재해석한 ‘맹자요의’(孟子要義) 등의 고서도 볼 수 있다. 다산의 친필 작품 중에는 ‘현진자설’(玄眞子說)과 ‘산재냉화’(山齋話)가 눈길을 끈다. 현진자설은 다산이 1814년 3월 14일 제자를 위해 우화의 형식을 빌려 쓴 글이고, 산재냉화는 수기치인(修己治人)을 이루고자 했던 다산의 처세관이 담긴 책이다. 이외에도 다산이 그린 산수화를 비롯해 남양주 수종사에 놀러 갔다가 지은 시들을 모은 ‘유수종사시권’(游水鍾寺詩卷), 정약용이 쓴 시의 초고들을 엮은 ‘다산유운’(茶山遺韻) 등도 전시에 나온다. 한국학중앙연구원은 17일부터 이틀간 다산학의 세계화를 위해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한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새 간판 입는다, 개성 더 살린다… 서울 중구 예술문화거리

    새 간판 입는다, 개성 더 살린다… 서울 중구 예술문화거리

    골목 자투리 공간을 활용한 예술 길거리로 떠오른 서울 필동·다산동의 거리 간판이 새 옷으로 갈아입는다.서울 중구는 이 일대의 무질서한 간판을 정비하는 간판개선사업을 올 11월까지 추진한다고 6일 밝혔다. 대상은 지하철 약수역 주변 다산동 동호로11길·12길(지도 왼쪽)의 120개 점포, 필동 스트리트 뮤지엄 인근 퇴계로30길·32길·34길(오른쪽)의 30개 점포 등 총 150개 점포다. 3억 7500만원의 예산이 투입될 예정이다. 다산동 마을문화거리는 약수고가 철거 뒤 새로운 문화 중심지로 부상했고, 길거리 예술작품이 많은 필동은 도심 명소로 주목받고 있다. 두 곳 모두 구가 심혈을 기울이는 1동 1명소 사업지다. 최근 활동인구가 늘면서 지역에 활기가 돌기 시작했다. 구 관계자는 “방문객 기대에 못 미치는 낡은 간판들이 어지러워 작고 특색 있는 간판으로 전면 교체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중구는 옥외 광고물법 기준에 맞춰 건물별로 간판 숫자·크기를 조절하고, 디자인은 ‘중구 간판디자인 가이드’ 및 필동 일대에서 활동 중인 디자이너, 문화예술인 등 지역민 의견을 반영해 지역 특성이 최대한 반영되도록 설계할 방침이다. 에너지 효율이 뛰어난 LED 간판을 사용해 에너지 소비량도 대폭 줄일 계획이다. 간판개선사업은 상인·건물주·지역활동가로 지난해 12월 구성된 ‘간판개선 주민위원회’가 주관하고, 중구는 협약을 맺어 지원하는 방식으로 추진된다. 주민위원회가 시공업체 선정방식 결정, 예산 집행은 물론 유지관리까지 맡게 된다. 참여 점포는 1개 간판에 250만원까지 지원받고, 초과분은 점포주가 부담한다. 앞서 구는 지난 3일 이런 내용의 주민설명회를 열었다. 최창식 중구청장은 “간판 자체로도 유용한 관광자원이 되도록 조성해 중구의 새 명소가 되도록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서울시의회 이혜경의원 120다산콜재단 창립총회 참석

    서울시의회 이혜경의원 120다산콜재단 창립총회 참석

    서울시의회 이혜경 의원(자유한국당,중구2)은 28일 서울시청 8층 간담회장에서 개최된 서울시 120다산콜재단 창립총회에 참석했다. 이혜경 의원은 현재 서울시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으로 시민소통기획관이 추진하는 120다산콜재단의 재단설립추진위원회에 위원으로 위촉됐다. 그동안 120다산콜센터 상담사들은 서울시정에 관한 상담업무를 하면서도 서울시 소속이 아닌 민간위탁회사에 고용되어 있었고, 서울시와 민간위탁회사의 계약기간은 2년이라 매번 재계약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또한, 계약기간이 종료되어 민간위탁회사가 바뀌면 노동자들의 고용안정이 크게 위협 받아왔다. 지난 22일에 있었던 제272회 임시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시민소통기획관 업무보고에서는 많은 위원들이 영업양도 계약을 통한 포괄적 고용승계안에 대한 우려를 표했으며, 재단설립의 궁극적인 목적인 시민서비스질 향상을 위한 최선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재단설립 추진으로 발생 가능한 문제를 사전에 대비하고 추후 문제가 발생하게 되면 책임을 지고 해결하는 자세를 집행부에 요구했다. 금일 창립총회에서는 직원 채용방법, 24시간 상담 및 외국어상담 체계 개편, 재단설립취지문, 정관, 이사회 규정, 주요 사업계획, 예산안 등 다양한 안건이 상정되어 처리됐다. 또한 재단 설립 이후 향후 운영에 대해서 위원들 간에 자유롭게 의견을 주고받을 수 있는 자유토의 시간도 가졌다. 이혜경의원은 “서울시는 재단을 설립하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재단화를 통해 상담사의 업무효율과 전문성을 높일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 고 언급하며 “기계·인공지능으로 대체되는 콜센터의 흐름을 거스를 수는 없을 것이다. 기계나 인공지능으로 대체 할 수 없는 분명한 업무를 찾는 것이 다산콜재단의 설립 전 숙제가 될 것” 이라는 따끔한 충고도 잊지 않았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손원천 전문기자의 호모나들이쿠스] 빵맛 보고 벚꽃 보고…빵빵 골목 달콤 꽃길

    [손원천 전문기자의 호모나들이쿠스] 빵맛 보고 벚꽃 보고…빵빵 골목 달콤 꽃길

    부산 사람들은 수영구 남천동을 두고 흔히 ‘빵천동’이라 부릅니다. 이유야 단순합니다. 워낙 빵집이 많아서지요. 불과 수백m 거리에 토박이 빵집과 새내기 빵집, 프랜차이즈 빵집들이 경쟁하듯 늘어서 있습니다. 빵을 좋아하는 이라면 즐거운 비명을 지를 법합니다. ‘빵천동’에서 한 블록 건너엔 남천동 벚꽃거리가 있습니다. 저 유명한 광안리 해변을 품고 있는 꽃길입니다. 아직은 이르지만, 볕 좋은 뜨락의 벚나무들은 벌써 가지 끝에 꽃잎 몇 장 내걸었습니다. 조만간 여기저기서 화르르 꽃등불이 켜지겠지요. 그러니 이 시기에 ‘빵천동’을 찾는다면 한 걸음에 빵 먹고, 또 한 걸음에 꽃 보는 여정이 가능해 집니다. 부산관광공사에서 ‘3월에 가볼 만한 곳’으로 ‘빵천동과 벚꽃길’을 선정한 것도 이 때문일 겁니다. 골목 여기저기엔 분위기 좋은 카페들이 제법 많이 숨어 있습니다. 외관은 여염집이 분명한데 맛있는 차와 커피를 내니 분위기가 남다를 수밖에 없지요.가장 먼저 드는 의문. 왜 남천동에 빵집이 많을까. 현지인들의 설명을 종합하면 이렇다. 옛 남천동은 서울 강남구 대치동과 비슷했다. 비교적 요족하게 사는 이들이 많았다. 부산에서 가장 먼저 아파트가 들어선 곳도 이 지역이었다. 게다가 학원이 밀집돼 있다 보니, 이를 좇아 학생과 학부모들이 몰려들었다. 덩달아 집값도 오르고, 점점 더 주민들의 수준도 높아졌을 터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고급 제과점들도 늘게 됐다는 것이다.●빵집 순례의 출발지 ‘옵스’ 빵집 순례의 출발지는 ‘웁스’이다. 로마신화 속 ‘다산의 여신’이 상호다. 영문 표기법대로라면 ‘옵스’(OPS)라 해야 한다. 하지만 표기법대로 발음하는 부산 사람들은 없다. 옵스는 ‘빵천동’의 상징적인 가게다. 가장 먼저 생기지는 않았지만 가장 널리 알려진 건 분명하다. 전설적인 무용담도 전해 온다. 오래전, 가게 바로 옆에 생긴 거대 프랜차이즈 제과점과 건곤일척의 승부를 벌여 꿋꿋이 살아남았다나. 이 집의 간판 메뉴는 ‘학원전’과 슈크림 빵이다. 특히 학원전의 경우 이미 ‘전국구’ 간식으로 발돋움했다. 학원전은 줄임말이다. 풀자면, ‘학원 가기 전에 먹는 요깃거리’ 정도 되겠다. 식사 대용으로 만든 빵이니 계란 등 영양 많은 재료가 들어간 건 당연하다. 학생 입맛에 맞췄다고는 하나 그리 달지는 않다. 매장에 학원전만 있는 건 물론 아니다. ‘김치 고로케’처럼 실험정신 깃든 빵도 있다.●옵스 골목길 옆 신흥강자 ‘롤링 핀’ 옵스에서 골목길 하나 지나면 ‘롤링 핀’이다. 두터운 마니아층을 갖고 있는 신흥 강자다. 주종목은 식빵류. 주인장이 ‘옵스 키드’가 아닐까 싶었지만, 본인은 차별성을 강조하며 완곡하게 부정했다. 하긴 빵집 주인에게 자부심은 곧 생명줄과 같을 터다. 롤링 핀은 천연발효빵을 내세운다. 빵 반죽에 이스트 대신 천연발효종을 쓴다. 무슨 차이일까. 이스트는 반죽을 빠르게 발효시킨다. 그래서 빵 만드는 시간이 단축되고 보다 효율적으로 팔 수 있다. 단점도 있다. 소화에 부담을 느끼는 이들이 많다는 것. 반면 천연발효종은 발효시간이 오래 걸린다. ‘빨리빨리’보다 ‘느릿느릿’에 초점을 맞춘 재료다. 특히 이 가게는 저온숙성 방식을 택해 더 천천히 발효된다. 한기태(48) 대표는 “빵 하나 만들려면 재료 준비하는 데만 꼬박 하루가 걸린다”고 했다. 공급량도 제한적이다. 많이 만들 수 없어 일정한 양을 만들고 나면 팔고 싶어도 더 팔 수가 없다. 이렇게 만든 빵은 위에 부담을 덜 준다. 풍미도 깊다. 바로 이 맛에 두터운 마니아층이 형성됐다. 롤링 핀 앞의 나무 한 그루가 인상적이다. 보호수로 지정된 팽나무다. 새로 지은 건물 틈에서 힘겨워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고, 이제야 겨우 쉴 공간을 얻었다는 안도감도 느껴진다. 글쎄, 나무의 속내야 사람이 알 길이 없다. 팽나무 위는 ‘보성녹차팥빙수’다. 부산 사람 치고 이 집 모르면 간첩으로 몰릴 만큼 유명한 집이다. 너나없이 못 먹던 시절, 팥빙수에 전남 보성의 녹차가루를 뿌려 팔았는데, 이게 ‘대박’을 쳤다. 팥빙수는 맛과 값이 예나 지금이나 별반 차이가 없다. 여전히 팥과 얼음, 녹차가루가 주재료다. 요즘 유행하는 팥빙수와 확연히 다르다.●골목길 따라 내공 깊은 식빵·크루아상·쌀빵 팥빙수 집에서 좁은 골목길을 스무 걸음 남짓 올라가면 ‘옥미당’이다. 가게 이름에서 ‘고전적’인 느낌이 물씬 풍긴다. 문을 열면 검은 교복 차림의 학생들이 우유에 소보루빵 먹으며 재잘대고 있을 듯하다. 상호에 견줘 빵집 외형이나 만들어 내는 제품들은 매우 ‘모던’하다. 얼핏 외국풍의 거대한 2층 건물이 마을 주변을 압도한다는 느낌도 받는다. 한데 엇비슷한 질감의 양옥집들만 있다면 그 또한 밋밋할 터. 주변과의 부조화가 희한하게 잘 어울린다. 부조화는 이 가게 집기로 이어진다. 옛 ‘국민학교’ 시절 책상으로 쓰였을 법한 낡은 탁자가 가게 안팎을 차지하고 있다. 물론 매끈하고 도회지 느낌이 확 풍기는 집기들도 있다. 이 집의 ‘시그니처 메뉴’는 시폰케이크다. 특히 바질 시폰이 인기다. 시폰 위에는 올리브유가 담긴 플라스틱 스포이트가 꽂혀 있다. 빵을 먹을 때 올리브 오일을 뿌려 먹으란 배려다. 거친 질감의 탁자에서 먹는 시폰케이크가 일품이다. ‘메트르 아티정’은 한국인 아내와 프랑스인 남편이 운영하는 빵집이다. 프랑스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동네 빵집, 현지의 맛을 잘 살린 빵집이 이 가게의 지향점이라고 한다. 밀가루를 프랑스에서 가져다 쓰는 것도 이 때문이다. 발효종 역시 르방이라는 천연 효모를 쓴다. 가장 잘 나가는 건 크루아상이다. 바로 위의 ‘어바웃제이’는 빵집이라기보다 디저트와 케이크를 파는 카페라고 보는 게 더 정확하겠다. 레몬 파이, 딸기 케이크 등이 잘 나간다.‘시엘로’는 쌀로 만든 빵을 판다. 특히 ‘홍국’(紅麴) 품종으로 만든 빵이 인상적이다. 홍국은 붉은색 쌀이다. 이 때문에 빵도 붉은빛을 띤다. 이 집도 반죽할 때 천연발효종을 쓴다. ‘대한민국 제과 기능장’이 만든다는 것에 대한 자부심도 강하다. 홍국으로 만든 베이글과 식빵이 인기 품목이다. 발걸음을 광안리 해변으로 옮기면 ‘순쌀빵’과 만난다. 2002년 부산에 온 고 노무현 대통령이 밀가루빵 대신 주문해 먹었다고 해서 명성을 얻은 집이다. 어디 이뿐이랴. 하루 두 번 빵을 굽는 ‘브레드 슈가’ 역시 당일 생산, 당일 판매가 원칙이고, ‘무띠’ 또한 입소문 난 독일식 빵집이다. 150년 전통을 가졌다는 스페인의 도너츠 브랜드 ‘카페 도츠’, 단팥빵과 팥빙수 전문집 ‘홍옥당’, 일본식 센베이 전문집 ‘이대명과’ 등도 대단한 내공의 빵집들이다. ●남천동 벚꽃거리 재개발에 2~3년 내 사라질 듯 이제 벚꽃거리를 돌아볼 차례다. 바다 옆 삼익비치 아파트 단지 주변 700m 거리에 늙은 벚나무들이 빼곡하다. 이 아파트 단지가 조성될 때 함께 식재됐으니 수령이 얼추 40년을 헤아린다. 벚꽃은 아직 일러 피지 않았지만 굵은 밑둥만 보더라도 벚꽃 핀 풍경이 얼마나 아름다울지 상상이 된다. 하지만 남천동 벚꽃거리는 2~3년 안에 사라질 전망이다. 이 아파트 단지 일대가 재개발되기 때문이다. 벚나무가 사라진다는 건 벚꽃만 못 본다는 뜻이 아니다. 분분히 꽃잎이 날리고 난 뒤 찾아오는 신록과 숲그늘, 그리고 붉게 물든 가을의 정취도 함께 잃는다는 뜻이다.●광안리 해변 ‘오랜지 바다’도 인상적 마지막으로 광안리 해변에서 꼭 찾아야 할 곳 하나 덧붙이자. ‘오랜지 바다’는 주민들이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선물가게다. 상호는 ‘오랜만이지 바다’를 줄인 표현이다. 800원짜리부터 8만원짜리까지 다양한 기념품을 갖췄다. 특히 우편엽서는 여행객이 그린 작품이 엽서로 제작됐을 경우 판매대금 일부를 인세 형태로 지급한다. 방문객이 제작하는 우표도 인기다. 무엇보다 좋은 건 이 집에서 보는 광안리 해변 전망이다. 낡은 3층 건물의 통유리 너머로 펼쳐진 바다와 광안대교가 정말 인상적이다. angler@seoul.co.kr ■여행수첩 →가는 길 : 남천동 일대를 돌아보려면 차보다 걷는 게 훨씬 수월하다. 승용차는 해변시장 옆의 공영주차장에 대면 된다. 옵스 바로 맞은 편에 있다. 지하철을 이용할 수도 있다. 2호선 남천역 3번 출구가 빵의 세계로 들어가는 관문이다. →맛집 : 갈삼구이는 갈미조개와 삼겹살을 함께 구워 김과 깻잎에 싸 먹는 토속 음식이다. 콩나물을 곁들여 먹기도 한다. 달달하면서도 담백한 맛이 일품이다. 다소 자작하게 끓이면 짭조름한 맛이 더해진다. 광안리 갈삼구이(051-612-9266)가 이름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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