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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순천향대 학생들, 경기도 건축문화상 휩쓸다

    순천향대 학생들, 경기도 건축문화상 휩쓸다

    순천향대(총장 서교일) 학생들이 지난 6일 있은 제23회 경기도 건축문화상에서 대상, 은상, 동상을 휩쓸었다. 7일 순천향대에 따르면 전날 경기 안산문화예술의전당에서 열린 이 상 시상식에서 건축학과 김나형(여·5학년)씨가 계획작품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또 박은지(여·5학년)·손승미(여·4학년)팀이 은상, 김미란(여·5학년)·전광우(8월 졸업)·마상서(2월 졸업)팀이 동상을 수상했다. 이번 건축문화상은 ‘INTEGRATION(융합)?천년의 도시’를 주제로 도시의 선명한 경계를 허물고 다양성이 함께 공존할 수 있는 상상과 건축적 제안을 공모했다. 김나형씨는 ‘시선을 맞추고 마을사람이 되다’라는 작품으로 대상을 수상했다. 서울 신당동 다산성곽마을의 문화기반 도시재생을 위한 계획에서 사람과 시간의 시선, 도시재생의 시선으로 단절된 요소를 건축적으로 융합시킨 작품이다. 김씨는 “다산성곽마을의 문제점을 세 가지 시선으로 바라보고 지속가능한 자생적 예술커뮤니티 마을을 형성하고자 했다”면서 “학창시절 등교길이자 매일 강아지와 산책하는 길이었는데 그곳에 살아야하는 사람들 입장에서 고민하는 기회여서 의미 있었다”고 했다. 은상 수상작 ‘절벽에 피는 꽃’은 서울 창신동의 폐 채석장을 토대로 도시개발로 생긴 도심 절벽을 활용한 새로운 주거와 커뮤니티 시설을 제안했고, 동상 수상작 ‘어서와 이런 소확행 마을은 처음이지’는 서울의 마지막 달동네 홍제동의 개마마을을 대상으로 그동안 시도된 수많은 실패 사례를 통해 마을의 자생력을 키우기 위한 작물산업 도입과 도시재생 계획안을 제시해 좋은 결과를 낳았다. 상금은 대상 500만원, 은상 200만원, 동상 100만원이 주어지고 수상자 전원에게 스페인과 포르투갈 해외연수 기회가 제공된다. 이태희 순천향대 건축학과 교수는 “현장을 직접 관찰하고 분석한 스킬을 바탕으로 도시건축 컨셉트에 알맞게 공모전을 준비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우리 학생들의 우수성을 입증해 기쁘다”고 했다. 아산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세상에 완전한 악인은 없습니다”

    “세상에 완전한 악인은 없습니다”

    독재자 리아민의 다른 삶/전혜정 지음/다산책방/340쪽/1만 4000원3년 전, 김영삼 전 대통령의 장례식장. 별안간 “내가 누군지 몰라?” 하는 고성이 들려왔다. 이름과 직함을 묻는 기자들에 대한 답변이었다. 남의 빈소 앞에서, 자신을 몰라본다고 고래고래 고함을 질러가며 타박하는 모습이 영 꼴불견이었다. 1990년 ‘3당 합당’ 무렵에나 ‘배지’였던 인물을 그 시절쯤 태어난 기자들이 어찌 알아볼 것인가.제8회 혼불문학상 수상작인 전혜정의 ‘독재자 리아민의 다른 삶’은 대통령의 전기를 의뢰받은 소설가 박상호가 대통령 출생의 비밀을 듣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헌법을 뜯어고쳐 가며 연임하려는 ‘독재자’ 리아민은 전기 출간을 통해 자신의 장기 집권을 공고히 하려고 한다. 8년 전 작품의 반짝 성공 외에 별 볼 일 없던 소설가 박상호는 대박 작품에서나 나타나는 전조라는 ‘펜의 떨림’을 간만에 느끼고 싶다. 전기 출간은 ‘살아 있는 권력’ 이야기로 한탕 하려는 출판사의 뒷배까지 맞아떨어진, ‘짝짜꿍’의 소산이다. 그러나 전기를 쓰는 일은 대통령의 일생을 단순 기술하는 게 아니었다. 그 불행한 전조는 유년 시절 에피소드를 듣고 ‘어디선가 들어본 이야기’라고 항변하는 박상호에게 리아민이 그때까지 하던 존대를 싹 거두는 데서부터 시작된다. “나는 이 나라의 대통령이야. 대통령의 기억이 다른 사람들의 기억과 비슷하게 들린다면 당연히 그들의 기억을 삭제해야지, 대통령의 기억을 삭제할 순 없잖아. 안 그래?”(65쪽) 그들의 기억을 삭제하는 일, 즉 사실 여부와 관계없이 적당히 윤색된 ‘대통령 영웅 전기’를 만드는 게 박상호의 몫이다. 그러나 정치인의 권력욕에 비견되는 것이 소설가의 창작욕이다. 적당적당한 이야기로 시시껄렁한 전기를 쓸 수 없었던 박상호. 그는 리아민 없는 리아민 전기, 리아민의 이름만 빌린 소설을 써낸다. 결국 리리궁(대통령 관저)은 ‘중견 작가 박상호’의 이름만 빌린 전기를 출간한다. 파워게임에서 밀린 힘없는 소설가에 의해 ‘박상호 없는 박상호 작 전기’만 나온 셈이다. 제법 두께감이 있지만 술술 읽히는 것이 이 책의 미덕이다. ‘나’인 박상호를 위시하여 리아민, 영부인 최세희, 수석비서관 김세원, 정치부 기자 정율리가 나누는 대화들은 모두가 ‘몸 쪽 꽉찬 직구’처럼 위력적이다. 그 팽팽한 긴장감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마지막장이다. 작가는 지난 2일 기자간담회에서 “완전한 악인도 완전히 선한 사람도 없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다”며 “리아민이 사적으로는 매력이 넘치지만 사회적으로 보면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사실을 왜곡하는 인물인 것처럼 인간의 복잡한 심리에 대해 독자들이 다시 생각하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 복잡다단한 심리라는 것이 독자가 예상 가능한 정도라는 게 이 소설의 한계다. 제목에서부터 ‘독재자’라고 지칭된 리아민이 전기를 의뢰했다면 그 결과가 어떨지는 불 보듯 뻔한 일. 리아민이 들려주는 유년 시절 이야기들이 실상은 본인 얘기가 아닌 것도, 대통령 서가에 꽂혀 있던 ‘안나 카레니나’가 리아민의 책이 아닌 데서 다 짐작 가능했던 일이다. ‘화무십일홍’. 권력의 말로는 장례식장 앞에서 외치는 “내가 누군지 몰라?”인 것 같다. 그나마 좌중을 뒤흔드는 그 쩌렁쩌렁한 소리를 낼 수 있는 기력마저 그것에서 나왔다는 데서, 권력욕의 유용성이 있는가 싶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과천 추사박물관, 추사서화파 특별기획전 오는 6일 개최

    경기도 과천 추사박물관은 ‘추사서화파’를 주제로 특별기획전을 개최한다고 4일 밝혔다. 오는 6일부터 12월 2일까지 두달간 열린다. 이번 특별전시회는 추사박물관이 강진군 다산기념관, 남양주시립박물관과 공동 기획했다. 추사서화파란 추사 김정희(1786~1856) 선생의 학예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은 친구와 제자에서부터 사숙(私淑)한 후학을 이른다. 이번 전시회는 추사서화파를 집중 조명해 추사의 서화가 후대에 미친 영향을 살펴보기 위해 기획됐다. 전시에는 추사가 30세 전후에 그린 ‘묵란’ 그림에 자하 신위가 화제를 쓴 작품과 추사서첩을 포함한 총 40여점의 전시유물을 선보인다. 추사체로 상징되는 김정희는 조선시대 말 글씨 명인이다. 청나라 고증학을 기반으로 한 금석학자이며 실사구시를 제창한 경학자다. 불교학에도 조예가 깊었다. 그는 글씨와 그림의 일치를 주장했으나 글씨나 그림이나 법식이 있는 것이 아니라 도에 이르면 자연히 우러나온다고 했다. 한편 오는 6일부터 나흘간 추사주간을 기념해 ‘추사향(香) 흐드러지는 과천愛(애)’라는 슬로건 아래 각종 공연, 체험활동 등의 다채로운 행사도 진행된다. 첫날에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퀴즈 대회 ‘도전, 추사 골든벨’이 박물관 야외마당에서 열린다. 8일부터 이틀간 추사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는 ‘큐레이터와의 대화’가 진행된다. 동아리 밴드 공연과 버스킹 등의 부대행사도 예정돼 있다. 김동석 과천 추사박물관장은 “이번 추사박물관 특별기획전은 추사 김정희 선생이 후대에 미친 영향을 살필 수 있는 중요한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남상인 기자 sanginn@seoul.co.kr
  • 美·캐나다, 극적 합의로 USMCA 출범… ‘3자 무역협정’ 틀 유지

    美·캐나다, 극적 합의로 USMCA 출범… ‘3자 무역협정’ 틀 유지

    트럼프 “역사적인 거래” 만족감 표시 트뤼도 총리 “오늘은 캐나다에 좋은 날”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개정 협상에 난항을 겪어 온 미국과 캐나다가 마감 시한인 30일(현지시간) 밤 12시가 되기 직전 NAFTA를 대체하는 새 무역협정인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을 출범시키면서 극적 타결을 맛보았다. 3국 정상이 60일간 검토해 공식 서명한 뒤 각국 의회의 승인을 거쳐 내년 발효된다. 이로써 1994년 발효된 NAFTA는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미국, 멕시코, 캐나다의 새로운 3자 무역 체제가 발족하게 됐다. ‘1호 대선공약’으로 보호무역 강화를 내세웠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멕시코에 이어 우리나라와 캐나다까지 무역협정을 타결하면서 중국에 대한 압박도 한층 강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크리스티나 프릴랜드 캐나다 외교장관은 이날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미국과 캐나다는 21세기에 걸맞은, 새롭고 현대화된 무역협정에 합의했다”면서 “이 협정이 우리 노동자, 농부, 낙농업 종사자, 기업에 더 자유로운 시장과 공정한 무역, 튼튼한 경제성장을 가져오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USMCA는 중산층을 더 튼튼하게 하고, 보수가 많은 좋은 일자리를 창출하며, 북아메리카를 집이라고 부르는 5억명에게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미 대통령은 1일 트위터를 통해 “NAFTA의 많은 결함과 실수를 해결하고, 세 대국이 세계의 다른 나라들과 경쟁하는데 힘을 합치게 만드는 역사적인 거래”라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앞서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도 이날 마감 시한을 두 시간 남겨 놓고 각료회의를 소집한 후 “오늘은 캐나다에 좋은 날”이라고 짧은 소감을 전했다. 새 무역협정은 캐나다가 낙농업 시장의 3.5%인 160억 달러(약 17조 7000억원) 규모를 미국에 개방하고, 미국은 캐나다산 자동차에 연간 260만대까지 관세를 면제하되 이를 초과하면 고율 관세(25%)를 부과하는 내용이 담겼다. 멕시코산 자동차는 연간 240만대까지 무관세 수출이 허용된다. 또 무관세 혜택을 위해 자동차 부품의 역내 생산 비율을 기존 62.5%에서 75%로 높이기로 합의했다. 일본 방송 NHK는 NAFTA 역내 무관세 혜택을 노리고 인건비가 저렴한 멕시코와 캐나다에 공장을 늘려 온 일본 자동차 회사들이 울상을 짓게 됐다고 보도했다. 자국 내 반발을 무릅쓰고 낙농업 시장을 개방한 캐나다는 그 대신 미국이 줄곧 폐지를 요구해 온 제19조 반덤핑·상계관세 분쟁처리 절차를 그대로 유지하게 됐다. 캐나다는 직격탄을 맞을 낙농업주들에게 정부 차원의 보상 방안을 강구하기로 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8월 멕시코와 NAFTA 재개정 협상에 타결한 후 엔리케 페냐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의 임기 안에 최종 합의안에 서명하기 위해 9월 30일을 협상 마감 시한으로 정하고 캐나다를 강력하게 압박해 왔으나 견해차로 난항을 겪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미 정부 고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미국이 캐나다와 멕시코를 상대로 큰 승리를 거뒀다”고 전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2018 서울미래유산 그랜드 투어] 천국과 지옥 오간 광희문… 그 굴곡진 삶 더듬다

    [2018 서울미래유산 그랜드 투어] 천국과 지옥 오간 광희문… 그 굴곡진 삶 더듬다

    서울신문이 서울시, 사단법인 서울도시문화연구원과 함께하는 ‘2018 서울미래유산-그랜드투어’ 제20회 신당동(광희문 주변) 편이 추석 연휴 첫날인 지난 22일 진행됐다. 이날도 서울미래유산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몰렸다. 추석 연휴 특별 프로그램 신청 창구인 서울미래유산홈페이지가 지난 17일 오픈 즉시 매진될 정도였다. 추석 프로그램은 26일에 이어 29일에도 계속된다.이날 오전 10시 지하철 5호선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 7번 출구를 출발한 투어단은 중앙아시아거리~국립중앙의료원~동대문패션타운 관광특구~동대문운동장기념관~이간수문~옛 서산부인과~광희문~장충초등학교~신당동 성당~범삼성가주택~터키대사관~종이나라박물관~태극당 코스를 타박타박 걸었다. 이날 서울미래유산 해설사로 처음 데뷔한 윤현경 서울도시문화지도사는 한양도성 성곽의 안과 밖을 넘나드는 난코스에도 당황하지 않고 설득력 있는 해설로 답사단의 마음을 잡았다. 한양도성에는 4대문과 4소문이 있다. 동서남북 사방에 4개의 큰 문을 세우고 그 사이에 4개의 작은 문을 뒀다. 도성의 정문인 숭례문부터 남쪽으로 광희문·흥인지문·혜화문·숙정문·창의문·돈의문·소덕문이 그것이다. 8개의 크고 작은 문의 역사는 생각보다 복잡하다. 숭례문은 남대문, 흥인지문은 동대문, 돈의문은 서대문같이 해당 방위에 따라 쉽게 불렀지만 숙정문을 북대문이라고 부르지는 않았다. 숙정문은 태종 때 풍수가 최양선의 건의에 따라 대부분 닫혀 있었기에 문의 역할을 하지 못한 탓이다. 4소문의 경우 혜화문은 동소문, 소덕문은 서소문이라고 방위를 따서 쉽게 불렀다. 그러나 창의문은 북소문이라고 부르지 않고 자하문 혹은 장의문이라는 이름을 사용했다. 숙정문이나 창의문은 도성의 통행문이 아니라 방위에 맞춘 형식적인 문이었다. 창의문 바깥 숲과 계곡을 ‘자줏빛(紫) 노을(霞)의 동네’라고 해 자하동이라고 불렀기에 문 이름도 자하문이라고 통용됐다. 창의문 바깥 동네를 ‘자문밖’이라고 했고, 창의문이라는 정식 이름보다 자하문이라는 별칭을 더 즐겨 썼다.이날 투어단이 밟은 광희문은 4소문 중 하나다. 도성의 동남쪽 문이기는 하나 남소문은 아니다. 남소문은 별개의 문이다. 혜화문이 동소문이고, 소덕문이 서소문이며, 창의문이 북소문인 것과는 딴판이다. 숙종실록(1690년 7월 19일)에 보면 “동국여지승람을 살펴보면 동남에 광희문이 있다 했는데 이게 남소문의 이름인 듯합니다”라는 대목이 나온다. 예나 지금이나 남소문과 광희문을 구별하지 못한 사례가 잦았다. 남소문은 남산 아래에 사는 사람들의 도성통행 용도로 세조 3년에 세워졌지만 건립 12년 만인 예종 1년(1469년)에 문을 닫은 뒤 다시는 열리지 않았다. 실제 조선시대 인문지리서인 신증동국여지승람에 “예전에 광희문 남쪽, 목멱산 봉수대 동쪽에 남소문이 있었다”고 적혀 있다. 남소문은 세조의 장남 의경 세자의 죽음이 “도성 동남쪽에 문을 낸 탓”이라는 풍수독설 때문에 폐쇄의 운명을 맞았다. 남소문을 열면 왕가에 황천살이 열려 세자가 요절하고, 임금도 시름시름 앓는다는 불길한 풍수설이 나돌았다. 또 개문파와 폐문파로 나눠 “남소문을 열면 남인이 득세하고, 닫으면 서인이 권세를 잡는다”는 당쟁의 대상물이 됐다. 남소문은 물자와 사람이 가장 많이 오가는 한강나루(한강진)를 거쳐 도성을 통과하는 최단거리 지름길이었다. 장충단공원에서 국립극장 길로 올라가다 보면 한남동으로 통하는 오르막길의 보도 왼쪽에 남소문터를 알리는 표석이 서 있다. 국립극장과 반얀트리호텔 사이쯤이다. 남소문과 함께 한양도성과 북한산성을 연결하는 지점에 세워진 홍지문(한북문)도 4소문에 해당하지 않는다. 결국 한양도성은 4소문 체계로 시작했지만 새로운 통로에 대한 수요가 생기면서 5~6소문 체계로 운영됐다고 할 수 있다. 광희문은 천국과 지옥을 오간 문이다. 한양풍수의 핵심 중 하나인 수구문(水口門)에서 불명예의 대명사인 시구문(屍口門)으로 명칭과 용도가 오락가락했다. 명실상부한 남소문이면서 12년간 잠깐 존재한 또 다른 남소문에 의해 위상을 위협받아 단 한번도 대접받지 못했다. 다산 정약용은 다산시문집에서 “도성의 모든 하수 모여드는 곳, 조그만 바위구멍 광희문이네, 사람의 혈맥 같은 수많은 개천 밤낮으로 이곳을 새어나가고…”라고 광희문의 풍경을 읊었지만 광희문은 대개 ‘물의 출구’라는 명예로운 지위 대신 시체가 나가는 문이라는 불명예를 뒤집어썼다. 한양은 흠잡을 데 없는 천하의 명당은 아니었다. 명당수가 부족하고, 경복궁 좌우 지맥이 허약하며, 태자의 위상을 뜻하는 동쪽 낙산의 지세가 서쪽 인왕산보다 낮고, 물이 흘러나가는 청계천 출구가 열려 있는 게 문제였다.그래서 물과 함께 기가 빠져나가지 않도록 인공산(假山)을 만들거나, 옹성을 쌓거나, 사당을 지어 보호했다. 신증동국여지승람의 “훈련원 동북쪽에 인공산을 쌓았으니 땅의 기운이 빠져나가지 못하게 함이다”라는 기록이 이를 뒷받침한다. 광희문을 통해 기가 빠지는 것을 막고자 지금의 동대문역사문화공원과 국립의료원 옆에 가산(방산시장)을 조성했고, 동대문에 옹성을 둘러쌓고, 수구(水口)와 한양의 좌청룡에 해당하는 낙산의 기를 돋우려고 동묘(관운장묘)를 세웠다. 이 모든 게 ‘풍수성형’ 즉 비보풍수(裨補風水)의 장치였다. 광희문은 시구문의 이미지를 벗어나지 못했다. 지독한 유교 논리가 판친 조선사회는 관혼상제(冠婚喪祭) 중 죽음의 비중이 절반 이상을 차지한 탓이다. 시구문을 빠져나간 상여 행렬은 숭인동과 황학동 사이 청계천변 ‘영원히 돌아올 수 없는 다리’ 영도교(永渡橋)를 지나 창신동 동망산(東邙山)을 향했다. 왕족이나 사대부는 영도교를 건너 뚝섬이나 광나루를 거쳐 왕릉이나 선산으로 나아갔다. 조선시대 서울 사대문 안에서는 매장이 엄격하게 금지됐기에 1909년까지 사람이 죽으면 광희문이나 서소문을 통해 시신이 나갔다. 성저십리(성 밖 십리)에도 묘지를 쓰거나 나무를 베거나, 돌을 캐는 게 금지돼 시신은 주로 광희문 밖 금호동, 남대문 밖 이태원과 용산, 서대문 밖 아현과 홍제원 바깥에 묻었다. 일제강점기 경성부에 설치된 19곳의 화장장과 공동묘지는 대부분 조선시대 이후 공동묘지였다.신당동의 행정구역은 18세기 이전 한성부 남부 두모방 신당리계였다. 광희문 주변인 현재의 신당동, 광희동, 장충동 일대는 군병과 유민, 걸인이 거주하는 빈민 지대였다. 광희문은 시체와 상여가 나가는 문이었기에 문밖 신당동은 장례를 치르는 무녀와 승려가 몰려 살았다. 신당동(新堂洞)이라는 동명이 신당(神堂)에서 유래됐다고 보는 근거다. 북이나 장구, 징, 꽹과리 등 무구와 목기나 철기를 제작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오간수문 밖은 개천변을 따라 버드나무가 늘어서 있어서 버드나무를 이용해 가재도구를 생산하는 사람들이 터를 잡았다. 훈련도감 군병과 가족들이 부업 삼아 시장을 열었다. 동소문 밖 동부 연화방(성북구 동소문동)에 있던 동활인서가 광희문 옆으로 옮겨 왔다. 활인서는 전염병이 돌 때 무당으로 하여금 역귀를 쫓거나 구호 활동을 하는 공공의료기관이다. 가난한 사람을 돕는 구휼 업무와 무당을 단속하고 세금을 거두는 기관의 역할도 맡았다. 광희문 앞에는 신당동 화장터와 금호동 공동묘지로 가는 고개가 있었는데 길이 꼬불꼬불하고 넘기 힘들다고 하여 아리랑고개라고도 불렸다. 도둑이 많아 순라꾼들이 야경을 돌면서 “번도”라고 소리쳤는데 이 말이 변해 ‘버티고개’(6호선 버티고개역)로 변했다는 설이 있다. 한강을 중심으로 시가지가 개편된 현대 서울에서도 신당동의 서울 동남 방면 관문 역할은 변함이 없다. 글 노주석 서울도시문화연구원장 사진 문희일 연구위원 ●다음 일정 : 서초동(우면산의 가을) ●일시: 9월 29일 오전 10시~낮 12시 ●집결장소: 서울시교육청 교육연수원 앞(사당역 1번 출구에서 5413번 버스 환승) ●신청(무료): 서울미래유산 홈페이지(futureheritage.seoul.go.kr)
  • 박기재 의원, 5분발언 통해 시민의 재산권을 적극적으로 수호하지 않는 서울시정 비판

    박기재 의원, 5분발언 통해 시민의 재산권을 적극적으로 수호하지 않는 서울시정 비판

    서울시의회 박기재 의원(더불어민주당, 중구2)이 9월 14일 제283회 임시회 폐회식 5분 자유발언을 통해 시민의 재산권 수호를 위해 적극적인 행정을 펼치는 않는 서울 시정에 대해 비판했다. 헌법 제23조 제3항은 공공필요에 의한 재산권의 수용·사용 또는 제한 및 그에 대한 보상은 법률로써 하되, 정당한 보상을 지급하여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최고고도지구 지정이나, 도시계획시설 지정 등은 수십 년 간 서울시민의 재산권을 침해하고 있으나 서울시는 보상에 대한 구체적인 해결방안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 박기재 의원의 지역구인 중구 회현동 1·2가, 예장동, 장충동, 다산동 일대는 남산 및 주변지역 경관보호를 목적으로 남산고도지구로 지정되어 건축 시 높이 제한을 받는다. 남산고도제한을 통해 서울시민이 쉽게 남산을 조망할 수 있도록 하고 있지만, 정작 남산고도지구 내의 건물들은 초고층 빌딩들로 둘러싸여 남산을 조망할 수 없다. 서울시의 행정으로 인해 규제는 받고 있지만 어떠한 편의나 보상도 받지 못하는 또 다른 사례로 장기미집행 도시계획시설이 있다. 도로, 공원, 녹지 등 기반시설 조성을 위해 도시계획시설로 지정되면 해당 토지 소유자는 보상을 받지 못하며, 원래 용도대로 토지를 이용할 수 없다. 장기 미집행 도시계획시설의 대부분은 공원이며, 공원은 다른 시설에 비해 면적이 넓고, 사유지 비율이 높다. 서울시 장기미집행 공원 내 사유지는 40.28㎢이며, 토지보상비로 약 13조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2020년 7월 장기미집행 도시공원 일몰제가 시행됨에 따라 서울시에서 도시공원을 지키기 위한 단계별 도시공원 보상계획을 세우고 있지만, 우선보상대상에 해당되지 않는 토지의 소유자는 지금까지의 재산권 침해에 대한 어떠한 보상도 받기 어려운 실정이다. 박 의원은 그동안 이러한 문제 해결을 위해 관계 공무원들과 협의한 결과, ‘상위법이 개정되어야 보상이 가능하다’ 혹은 ‘예산 확보가 어려워 보상이 불가능하다’ 등의 답변이 돌아왔다고 말하며, 공공의 필요에 의하여 재산권을 제한했을 경우에는 그에 대한 정당한 보상을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수십 년 동안 법과 조례가 서울시민의 재산권을 규제하며 마땅히 해야 할 보상을 하지 않아왔다고 지적했다. 또한 서울시가 시민의 권리구제를 위한 노력을 하지 않은 것은 직무유기라고 덧붙였다. 박 의원은 발언을 마치며, 시 차원에서 재산권 침해로 고통 받고 있는 시민들의 목소리를 듣기 위한 토론회, 공청회 등을 마련하여 시민들의 고충을 듣고 의견을 모아 국토위 의원에게 전달하는 등 법률 개정을 위한 노력을 기울여 줄 것을 당부했다. 또한 구체적인 보상을 위한 재원 마련을 위해 기재부에 예산 지원을 보다 적극적으로 요청해 달라고 강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유덕열 동대문구청장, 다산 시민대학 입학식 참석

    유덕열 동대문구청장, 다산 시민대학 입학식 참석

    유덕열 동대문구청장이 14일 서울시립대학교에서 진행한 ‘제4기 동대문 다산 시민대학’ 입학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대학은 지역의 평생학습 저변 확대를 위해 동대문구와 서울시립대학교 평생교육원, 다산연구소가 협력해 운영하고 있다. 유덕열 구청장은 이날 “물질 만능주의가 만연한 현대사회에서 인문학적 소양의 중요성이 크게 부각되고 있다”면서 “다산 시민대학을 통해 수강생들이 마음의 양식을 쌓고 정신적으로도 더욱 성숙해지기 바란다”고 말했다. 주현진 기자 jhj@seoul.co.kr
  • 강서구, 인플루엔자 백신 무료 예방접종 사업 시작

    서울 강서구가 인플루엔자 유행에 대비하고자 어린이와 어르신, 건강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인플루엔자 백신 무료 예방접종 사업을 운영한다고 14일 밝혔다. 구의 올해 인플루엔자 예방접종 대상자는 약 15만 명으로 강서구 전체 인구의 25%에 달한다. 올해부터 기존에 생후 6개월에서 59개월 이하까지 지원하던 어린이 예방접종 대상을 12세까지로 대폭 확대한다. 어르신(만65세 이상)과 건강취약계층(장애인 1~3급, 기초생활수급자, 국가유공자) 접종대상은 지난해와 동일하다. 우선 어린이 예방접종 대상 중 2회 접종 대상자(인플루엔자 백신을 처음 접종하거나 접종이력을 모르는 생후 6개월~만 8세 이하)는 오는 11일부터, 1회 접종대상자는 다음달 2일부터 접종이 가능하다. 어르신 대상은 초기 혼잡을 방지하고 보다 안전한 접종을 진행하고자 연령별 접종 시작일을 별도로 지정해 운영한다. 만 75세 이상은 다음달 2일부터, 만 65세 이상은 다음달 11일부터 접종을 시작한다. 어린이와 어르신 접종 대상자는 주소지에 상관없이 전국 위탁의료기관(병·의원)에서 무료 접종이 가능하다. 접종 가능날짜를 확인 후 신분증 또는 아기수첩 등을 지참해 의료기관을 방문하면 된다. 건강취약계층 예방접종은 만13~64세 1~3급 장애인, 만50~64세 기초생활수급자, 만50~64세 국가유공자를 대상으로 강서구보건소에서 다음달 22일부터 백신 소진 시까지 진행한다. 대상자는 신분증, 복지카드, 국가유공자증 등 접종대상임을 확인할 수 있는 증빙서류를 지참해 방문하면 된다. 현재 지역 내 인플루엔자 예방접종 위탁의료기관은 총 238개소이다. 예방접종도우미 홈페이지, 강서구보건소 홈페이지와 다산콜센터(02-120)를 통해 전국 위탁의료기관 모두 확인이 가능하다. 기타 자세한 문의는 강서보건소 예방접종실(02)2600-5915, 5919) 또는 120 다산콜센터로 문의하면 된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책꽂이]

    [책꽂이]

    근방에 히어로가 너무 많사오니(장강명 외 7인 지음, 황금가지 펴냄) 장강명, 듀나, 구병모 등 인기작가 8인이 선보이는 슈퍼히어로 단편집. 신라 시대부터 가까운 미래까지 시대와 장르를 넘나들며 슈퍼히어로라는 소재를 한국적 정서와 결합해 폭발적인 상상력을 선보인다. 2015년 출간된 ‘이웃집 슈퍼히어로’에 이은 두 번째 슈퍼히어로 단편집이다. 320쪽. 1만 3000원.개성상인의 탄생(허성관 지음, 만권당 펴냄) 2005년 개성상인의 후예 박영진씨 가문에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복식부기 장부가 발견됐다. 이 장부를 통해 전통 회계의 탁월함과 조선시대에 이미 자본주의적으로 사고하고 실천한 개성상인들의 현대적 경영 기법을 고찰했다. 260쪽. 1만 6000원.되돌아보고 쓰다(안진걸 지음, 북콤마 펴냄) ‘이명박근혜’ 정권에서 가장 많은 민·형사 기소를 당한 것으로 알려진 저자가 20여년 광장에서 살아온 삶을 써내려 갔다. ‘당분간, 어쩌면 영원히 국민들이 직접 나서야 한다’는 게 집회·시위 기획자로 살아온 저자의 판단이다. 288쪽. 1만 4500원.인듀어(알렉스 허친슨 지음, 다산초당 펴냄) 인간의 한계를 깨는 지구력의 힘을 심리학과 과학의 시선으로 탐구한 교양서. 국가대표 육상선수 출신의 물리학자라는 독특한 이력을 가진 저자가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10년간 수백명의 학자와 운동 선수를 인터뷰했다. 그는 지구력의 한계를 밀어붙이는 원리를 이해하면 운동 선수뿐 아니라 일반인도 생활에서 능력을 최대치로 발휘할 수 있다고 말한다. 504쪽. 1만 9800원.제국의 품격(박지향 지음, 21세기북스 펴냄) 영국사 권위자 박지향 서울대 서양사학과 교수가 정년퇴임을 앞두고 그간의 연구를 집대성했다. 제국주의라는 이념에 매몰돼 진가가 가려져 있던 영제국의 경영 전략을 조명했다. 그는 자유와 그로 인한 경제적 번영, 문명화에 대한 사명감이 영제국을 전무후무한 강대국으로 만들었다고 평가한다. 364쪽. 2만 5000원.초격차(권오현 지음, 쌤앤파커스 펴냄) 삼성반도체를 세계 1위로 도약시킨 ‘샐러리맨의 신화’ 권오현 삼성전자 회장의 리더십을 담은 책. 평범한 연구원으로 입사해 회장의 자리에 오르기까지, 현장에서 고뇌하고 탐구한 결과로서 얻어낸 경영 철칙과 지혜를 담았다. 336쪽. 1만 8000원.
  • “복수의 전문가가 ‘유치원 위험’ 경고했는데 구청은 ‘걱정 말라’고 답”

    “복수의 전문가가 ‘유치원 위험’ 경고했는데 구청은 ‘걱정 말라’고 답”

    지난 5월 25일 유치원 회의록 내용구청, “공사현장에 상주감리와 현장 소장 있다”유치원 학부모, “서울 교육청에 민원냈지만 답 없어”서울 상도유치원 지반 침하 사태와 관련해 유치원 측이 “주변 다세대주택 공사장 옹벽이 불안하다”는 의견을 냈지만 동작구청 측은 “”안전에 걱정 안해도 된다”고 했다는 발언 기록이 확인됐다. 또, 주민들이 교육청 등에 “유치원 건물에 금이 갔다”는 등의 민원을 냈지만 회신이 없었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번 사태 또한 ‘인재’일 가능성이 엿보인다. 이같은 정황은 지난 5월 25일 열린 ‘제24회 서울상도유치원운영위원회(긴급)’ 회의록에 나타났다. 다세대주택 신축공사에 따른 안전 문제와 안전 진단을 위한 예산 마련 등을 논의하기 위해 모인 자리였다. 유치원 원장과 행정실장, 운영위원 등이 참석했다. 운영위원회 간사는 보고를 통해 “유치원 옹벽 바로 옆에서 흙을 깎아내는 텃파기 작업을 하다보니 안전상 문제가 생겨 토목 권위자인 서울시립대 이수곤 교수에 진단을 받았는데 “현장 공법이 굉장히 위험하다”는 자문을 받았다”고 말했다. 또, “(5월 24일에) 또다른 안전 진단 박사도 ‘지금 상황이 유치원 입장에서는 안전상 위험하다’고 했다”고 전했다. 회의에서 유치원 원장은 1000만원이 넘는 안전진담 비용 마련에 대해 고민을 드러냈다. 그는 “교육청 시공업자에게 비용을 요청하려고 노력했는데 “지원할 근거가 없다”고 답변해서 결국 우리 예산을 투입해야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행정실장은 “(동작) 구청에서 교육청에 답변하기를 ‘(다세대주택 공사 현장에) 상주 감리도 있고, 현장소장도 있으니까 우기 때나 안전에 걱정 안해도 된다’고 했다”면서 “하지만 알아본 결과 서류상 아직 감리 지정도 안된 상태”라고 걱정했다.행정당국의 안이한 대응 가능성은 시민들의 증언에서도 드러났다. 이날 옹벽 붕괴현장에서 만난 상도유치원 학부모들은 “이전부터 건물에 금이 가는 등 이상 징후가 보여서 민원을 제기했었다”고 입을 모았다. 세살배기 손자가 상도유치원에 다닌다는 60대 남성은 “어제 오후에 애를 데리러 갔었는데 건물 벽과 바닥이 만나는 부분에 3∼4㎝ 균열이 보이고 ‘접근 금지’라고 줄이 쳐져 있었다”면서 “교육청과 다산콜센터에 민원을 넣었는데 별다른 연락은 없었다”고 말했다. 서울 교육청이나 학교 측에서 자세한 공지를 하지 않았다며 불만을 드러낸 학부모도 있었다. 한 학생의 모친 성모(39)씨는 “아침에 학교에서 ‘오늘부터 등교는 학교 정문으로만 가능하다’는 공지 문자 딱 한 개만 보냈다”면서 “유치원이랑 운동장 하나 사이에 두고 있는데 안전하다니 의구심이 들고, 그러면서 단축수업도 안 한다니 걱정이 태산”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부 주민들은 공사장이나 유치원에서 붕괴사고에 대한 징조가 있지 않았겠냐고 의문을 드러냈다. 강혜자(77)씨는 “여기서 7년 넘게 살았는데 이런 일이 없었다”면서 “사람이 없었으니 천만다행이지만, 사고가 날 가능성을 현장에서는 미리 알지 않았겠나. 설마 그걸 몰랐을까”라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그 끝이 씁쓸할지라도… 사랑하고 잃는 게 낫다

    그 끝이 씁쓸할지라도… 사랑하고 잃는 게 낫다

    연애의 기억/줄리언 반스 지음/정영목 옮김/다산책방/384쪽/1만 5000원“수전은 모든 사람에게는 자기만의 사랑 이야기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것이 대실패로 끝났다 해도, 흐지부지되었다 해도, 아예 시작도 못했다 해도, 처음부터 모두 마음속에만 있었다 해도, 그렇다고 해서 그게 진짜에서 멀어지는 것은 아니었다. 그것이 단 하나의 이야기였다.”(341쪽) 2011년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로 맨부커상을 수상한 영국 대표 작가 줄리언 반스가 신작 장편소설 ‘연애의 기억’에서 말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결국 이 문장일지도 모르겠다. 누구나 사랑을 하지만 그 모양새가 같을 리 없다. 사랑을 나눴던 나와 너의 기억조차 서로 같지 않다. 시작도 못하고 홀로 끙끙 앓았더라도, 참혹한 결말을 맞았다 하더라도 내가 경험한 ‘그 사랑’은 더없이 특별하다. 반스가 쓴 ‘연애의 기억’은 모두가 가지고 있는 ‘단 하나의 사랑’에 대한 찬란한 기록이다. 책은 반스의 개인적인 경험이 바탕이 됐다. 반스는 10대 후반에 50대 초반의 여성 라우리언 웨이드에게 강렬하게 이끌렸다고 한다. 좀처럼 속내를 털어놓지 않는 내성적인 반스가 자신의 오랜 친구들에게 그녀와의 관계를 숨기지 않을 정도였다. 반스가 자립을 하고 런던 문학계에서 활동을 시작하면서 두 사람은 자연스럽게 멀어졌다. 2008년 아내 팻 캐바나가 세상을 떠나 비애에 젖어 있던 반스는 그 다음해 웨이드의 사망 소식을 접하면서 깊이 침잠하게 됐다고 한다.반스의 오래된 기억을 반영하듯 책 속 주인공인 열아홉 살의 폴 역시 여름방학 때 본가로 돌아와 테니스 클럽에 다니면서 우연히 마흔여덟 살의 주부 수전을 알게 된다. 사랑이 늘 그렇듯 두 사람은 특별한 이유 없이 서로에게 깊숙이 빠져든다. 수전의 남편이 그녀에게 폭력을 수시로 휘두르는 사실을 알게 된 폴은 그녀와 함께 각자의 가족을 떠나 둘만의 보금자리까지 구한다. 또 늘 그렇듯 영원할 것 같던 뜨거운 사랑은 서서히 열기를 잃는다. 특히 폴은 수전이 알코올 중독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내내 무력해한다. 연인이 자신과 함께하면서도 행복하기는커녕 고통 속에 허우적거리는 모습 앞에 사랑을 회의할 뿐이다. 작가는 폴이 자신의 인생을 뒤흔든 첫사랑의 기억을 되짚으면서 느낀 복잡다단한 감정을 드러내기 위해 시점을 혼용한다. 작품 속 화자인 폴은 ‘나’이기도 했다가 ‘너’이기도 했다가 ‘그’가 된다. 폴은 수전과의 행복한 순간을 떠올리며 흡족했던 자신의 마음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는가 하면 자신과 그녀가 겪게 된 파국을 최대한 거리를 둔 채 담담하게 바라본다. 수전의 인생을 지탱해 주지 못했다는 자책과 수전이 자신에게 남긴 깊은 상처로 점철된 불행한 과거를 떠올리기 힘든 탓이다. 수전에게 서서히 중독된 폴은 다른 여인들과 새로운 만남을 이어 가지만 끝내 자신의 삶에서 그녀를 떨치지 못한다. 그래서 결심한다. “설사 그게 다락방이라 해도”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그의 마음속에 수전을 위한 자리를 남겨 두기로. “한 번도 사랑해 본 적이 없는 것보다는 사랑하고 잃어 본 것이 낫기” 때문이다. 노작가가 담백한 어조로 읊조린 옛 사랑의 뒷모습은 마음 한켠에 깊게 자리잡은 사랑의 추억을 일깨운다. 작가의 말에 따르면 우리가 늘 “최종적으로 이야기할 가치가 있는 것은 단 하나뿐”이다. 바로 나의 유일한 사랑 이야기.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도시공사 아파트 원가도 공개… ‘이재명식 행정’ 논란

    도시공사 아파트 원가도 공개… ‘이재명식 행정’ 논란

    시민단체 “알권리 충족·투명성 확보” 건설협회 “영업비밀 침해” 강한 반발경기도는 계약금액 10억원 이상 공공건설공사 원가를 공개한 데 이어 경기도시공사 분양 일반아파트 공사원가도 공개한다. 시민단체들은 원가공개를 통해 국민의 알권리 충족, 하도급 계약의 투명성이 확보될 수 있다며 반기는 반면 건설업계는 영업비밀을 침해하는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5일 경기도에 따르면 경기도시공사는 이재명 경기지사 지시에 따라 경기도시공사와 민간건설업체가 공동으로 분양한 민간참여 분양주택, 이른바 아파트 분양원가를 7일 경기도시공사 홈페이지(www.gico.or.kr) 건설공사 원가정보공개방에 추가 공개할 예정이다. 이 지사는 지난달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이를 언급했다. 민간참여 분양주택은 경기도시공사와 민간건설사가 함께 분양한 아파트로 공사가 토지를 제공하고, 민간건설사가 설계와 건설, 분양을 한 뒤 이익을 공유하는 형태다. 도는 이를 위해 지난달 27일 이 지사 주재로 시민단체와 건설전문가, 관련 공무원 등이 함께한 가운데 원가공개 심층토론회를 열고 경기도시공사의 민간참여 분양주택 원가를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7일 공개 예정인 내용은 2015년 이후 현재까지 경기도시공사에서 발주한 10억원 이상 건설공사 중 민간참여 분양아파트 5건의 건설 원가다. 다산신도시 3개 블록, 고덕신도시 1개 블록, 동탄2신도시 1개 블록으로 총 7704억원 규모다. 도는 지난 1일부터 경기도시공사 건설원가공개를 비롯해 도청 각 부서와 사업소, 직속기관에서 진행된 10억원 이상 공공건설원가를 공개하고 있다. 도는 또 공공건설 공사의 공사비를 낮추기 위해 추정가격 100억원 미만 공공건설공사에 ‘표준시장단가’를 적용할 수 있도록 정부에 예규 개정을 건의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우리나라 공공 건설은 2·3단계 하도급을 거치며 실제 공사비가 얼마인지 알 수 없는데 원가를 공개하면 이 과정이 투명해진다. 서울시,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다른 지자체와 중앙정부도 동참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대한건설협회 경기도회는 “아파트 원가공개가 공사비를 낮추겠다는 취지이지만 공사비를 아낄 수 있는 근거가 되는지 모르겠다. 일반인들이 임의로 원가를 알게 하는 것은 건설회사의 영업비밀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불만을 제기했다. 건설협회 경기도회는 내부 논의를 통해 대응책을 마련한 뒤 본격 대응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씨줄날줄] 출산력(出産力)/이순녀 논설위원

    [씨줄날줄] 출산력(出産力)/이순녀 논설위원

    국책연구기관인 한국보건사회연구원(보사연)은 3년마다 ‘전국 출산력 및 가족 보건·복지 실태조사’를 한다. 정부의 인구 정책이나 보건·복지, 저출산 분야 정책 수립에 필요한 기초자료를 얻기 위해서다. 1964년에 첫 조사를 했으니 올해로 54년째다. 만 15~49세 가임기 기혼 여성 표본 가구를 방문해 임신, 출산, 양육, 건강상태, 경제적 여건 등을 파악한다. 해당 가구에 거주하는 미혼 남녀의 결혼과 출산에 관한 가치관 조사도 함께 이뤄진다.보사연이 지난 7월부터 이달 중순까지 실시하는 올해 실태조사가 여성 네티즌들로부터 뭇매를 맞고 있다. 출산력(出産力)이란 용어가 여성을 ‘애 낳는 기계’로 비하하는 표현 아니냐는 반발이 거세다. 과거 어르신들이 다산(多産)을 덕담인 양 건네면 신혼부부는 예의로라도 “힘닿는 데까지 낳겠다”고 얘기하는 게 보통이었다. 이런 일반적인 인식의 연장선에서 보면 가임기 여성을 대상으로 아이를 얼마나 낳을 수 있는지 생물학적인 힘(力)을 조사한다는 건 그야말로 몰지각한 발상이다. 하지만 출산력이란 용어 자체는 죄가 없다. 출산력은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영어 단어 ‘퍼틸리티’(fertility)를 번역한 것에 불과하다. 더욱이 오해와 달리 출산을 할 수 있는 제반 여건은 물론 출산 이후의 양육 문제와 출산 의지 등을 모두 포괄하는 종합적인 개념이다. 저출산 문제를 다룰 때 합계출산율을 주로 얘기하지만, 출산율보다 출산력을 높이는 게 더 중요한 이유다. 잘못은 정부에 있다. 보사연 입장에선 과거부터 써 오던 용어를 그대로 사용했을 뿐인데 욕을 먹는 상황이 억울할 수 있겠다. 하지만 사회 인식의 변화에 무심했다는 비판은 면하기 어렵다. 2016년 말 행정자치부는 지역별 가임 여성의 수를 표시한 ‘대한민국 출산지도’를 발표했다가 ‘가임기 여성지도’냐는 거센 반발에 부딪혀 곧바로 사이트를 폐쇄했다. 이런 어이없는 곤욕을 치르고도 정부의 인식 수준은 한 치도 달라지지 않은 셈이다. 반면 직전 실태조사 시기였던 2015년과 지금은 저출산 문제를 바라보는 여성의 시각 자체가 크게 달라졌다. 아이를 낳고 기르는 당사자인데도 정부의 저출산 정책에서 매번 소외당한 채 죄인 취급 받는 현실에 적극적으로 저항하고 있다. 여성들은 “임신과 출산은 오로지 스스로 선택할 문제이지 국가가 강요할 수 없다”고 당당히 주장한다. 현 정부는 ‘출산이 애국’이라는 식의 낡은 프레임 대신 비혼 여성의 출산과 양육을 지원하는 등 다소 달라진 모습을 보여 준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번 실태조사에서 드러나듯 여성의 입장에서 좀더 세심한 정책적 배려가 필요하다. 이순녀 논설위원 coral@seoul.co.kr
  • 기로에 선 ‘한국형 복지국가’ 성공하려면

    기로에 선 ‘한국형 복지국가’ 성공하려면

    최근 국민연금 개혁을 둘러싼 논쟁에서 보듯 복지국가로 가는 길은 평탄하지 않다. 이는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다. 각 나라가 처한 사회경제적 상황과 정치적 제도, 역사적 유산 등에 따라 장애물의 양상이 다를 뿐이다. 우리나라는 복지 이슈가 제기될 때마다 유독 이념 논쟁이나 대중영합적으로 흐르는 경향이 강하다. 반면 성공적인 복지국가들은 이념적 편향이나 교조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나 민생정치의 관점에서 합의적이고 실용주의적으로 문제에 접근했다는 공통점이 있다.교육부총리를 지낸 안병영 연세대 명예교수 등 행정학자 4명이 함께 쓴 이 책은 한국형 복지국가에 대한 합리적인 모색을 목표로 복지담론에 관한 이론과 지식을 총망라했다. 사회복지 정책의 개념과 철학, 복지국가 이론과 역사, 보건의료와 연금정책 등 어느 한 분야 놓치지 않고 꼼꼼히 다뤘다. 저자들은 “한국 복지국가는 발전의 기로에 서 있다”면서 “이제 복지를 좌우의 문제도 이념의 문제도 아닌 우리 사회의 시급한 문제를 해결하는 유용한 수단의 하나로 바라보자”고 제안한다. 이를 위해 우리가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네 가지 사항을 제시한다. 첫째, 기초보장 사각지대 해소와 중산층도 의지할 수 있는 탄탄한 소득보장제도의 확립이다. 이 바탕 위에 노동시장의 유연화와 적극적 노동시장 정책의 결합이 필요하다. 둘째, 소득 격차와 사회적 이동성 저하를 막기 위한 공보육과 공교육의 역할 강화다. 셋째, 사회보장제도의 지속 가능성과 효율성 제고에 힘을 기울여야 한다. 마지막으로 복지국가의 물질적 기반을 다지기 위해 경제 활력과 혁신을 도모해야 한다. 어느 것 하나 쉽지 않은 과제지만 복지국가를 향한 여정에 반드시 필요한 길잡이임에 틀림없다. 이순녀 논설위원 coral@seoul.co.kr
  • ‘속전속결’ 나프타 협상… 美, 캐나다 압박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은 28일(현지시간) 캐나다와의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개정 협상에 대해 합의가 안 되면 캐나다가 빠진 멕시코와의 양자 합의를 강행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므누신 장관은 이날 미 경제매체인 CNBC방송에 출연해 “캐나다와의 ‘무역 딜’이 곧 이뤄질 것으로 희망하고 있다”면서 “그렇지 않다면 미국은 멕시코와의 합의를 더 진전시킬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의 목표는 캐나다를 조속히 합류토록 하는 것”이라며 “이번 협상은 미국 기업들의 무역을 늘리는 일이다. 여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캐나다와의 협상을 시작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31일을 협상 마감 시한으로 정하고 캐나다를 압박하고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 캐나다산 자동차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방법을 동원하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미국과 캐나다 간의 협상에서 최대 쟁점은 5년마다 재협상해 협정을 연장하지 않으면 자동폐기하는 ‘일몰조항’이다. 트럼프가 요구하고 있는 유제품 무역장벽 해제와 관련해서도 캐나다는 이견을 보이고 있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이날 “모두가 승리하는 협상을 하겠다”면서도 “나프타 협상에서 낙농가를 보호하겠다는 입장은 변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므누신 장관은 캐나다와의 협상을 마친 뒤에는 유럽연합(EU) 및 중국과의 협상에 주력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의 입장은 매우 명료하다. 우리는 중국 시장 접근을 보다 쉽게 할 수 있어야 한다. 호혜적인 무역을 필요로 하고 있다”면서 “이런 이슈들은 주요 7개국(G7) 동맹들이 우리와 동의하는 것들”이라고 강조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아주대학교, 국방IT우수인재 20명, 졸업 땐 공군소위 임관

    아주대학교, 국방IT우수인재 20명, 졸업 땐 공군소위 임관

    이번 수시 모집에서 전체 모집인원의 87%인 1826명을 선발한다. 학생부교과(434명), 학생부종합(1159명), 논술(221명) 전형 모두 수능최저학력기준이 없다. 실기 전형으로는 21명을 선발한다.학생부교과 전형은 학생부 교과 80%(전년보다 10% 상향)와 비교과 20%(출결 10점+봉사 10점)를 반영하기 때문에 내신이 좋은 지원자에게 유리하다. 학생부종합전형의 간판인 ACE전형은 1단계는 100% 서류평가(3배수), 2단계는 1단계 성적 70%+면접 30%를 반영해 성실하고 책임감 있게 학교생활을 한 학생을 최종 선발한다. ICT 엘리트 장교를 육성하기 위해 공군과 함께 국방디지털융합학과 학생 20명을 선발하는 국방IT우수인재 전형1은 ACE전형처럼 단계별 선발 과정을 거친다. 이 학과 학생은 재학 중 별도 군사훈련 없이 졸업과 동시에 공군 소위로 임관할 수 있다. 학생부종합전형 중 올해 신설된 다산인재 전형을 비롯해 고른기회Ⅰ·Ⅱ 전형은 서류종합평가 100%로 합격자를 선발한다. 다산인재 전형은 융복합사고 역량, 의사소통 역량, 글로벌 역량, 소프트웨어 역량 등에서 뛰어난 자질과 재능을 보유한 학생을 선발하는 전형이다. 고른기회Ⅰ 전형은 ‘농어촌 또는 도서벽지 출신자’, 고른기회Ⅱ 전형은 ‘다자녀가구’ 지원 자격이 추가되는 등 전년보다 문호가 넓어졌다. 논술 전형은 논술고사 반영 비중이 전년 70%에서 올해 80%로 확대됐다. 나머지 20%는 학생부 교과를 반영한다. 원서 접수는 9월 10~14일.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http://iajou.ac.kr) 참조. (031)219-3981.
  •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갑오(甲午) 최후의 전쟁 - 장흥 동학농민혁명 기념관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갑오(甲午) 최후의 전쟁 - 장흥 동학농민혁명 기념관

    “석대들로 내뺀다. 저놈들 몰살을 시켜라!”<송기숙, 녹두장군, 1989> 지금도 전라남도 장흥은 지리학적으로 빼어난 곳이다. 뭍으로는 나주, 화순, 강진, 보성에 맞닿아 있을 뿐만 아니라, 바닷길로는 완도에 뻗어 있다 보니 사통팔달 장흥 땅에는 예부터 사람과 물산이 차고 넘쳤다. 이에 더해 나주 너른 평야와 화순 너릿재 터널, 자울재고개 앞으로 나아가면 금강천, 탐진강 사이에 있는 너른 석대들판은 한결같이 그 빛깔이 곱고 평화롭다. 하지만, 이 석대들은 국가지정 사적 제 498호로 지정된 장소로 우리 민족의 슬픈 역사가 숨겨져 있는 곳이기도 하다. 바로 공주 우금치, 정읍 황토현, 장성의 황룡과 더불어 동학농민혁명의 4대 전적지이자 동학 농민혁명 최후의 전투가 펼쳐진 땅이기 때문이다. 장흥에 위치한 동학농민혁명 기념관으로 가 보자. 1894. 갑오(甲午)년이다. 동학농민혁명이 기포하였다. 그 해 1월 10일, 동학 북접의 지도자였던 녹두장군 전봉준(1854-1895)이 고부관아를 점령한 이후 ‘보국안민 척왜양창의’를 기치를 내걸고 남도 땅을 휩쓸고 다녔던 동학의 파죽지세는 11월 공주 우금치 전투와 태인 전투 패배를 기점으로 급격히 쇠락한다. 더더군다나 지도부였던 전봉준, 김개남, 손화중 등이 대부분 피체되자 구심점을 잃은 농민군들은 나주와 화순을 지나 장흥으로 모여든다. 이에 동학의 장흥 접주였던 이방언(李邦彦 1838~1895)을 중심으로 적게는 1만, 많게는 3만 여명에 달하는 동학 농민군이 집결하여 최후의 일격을 준비한다. 12월 3일 전투를 시작한 이후 동학 농민군은 금새 장흥 벽사역과 장흥부를 완전히 장악하는 공과를 세운다. 하지만 이런 성과도 잠시였다. 곧이어 일본군 대장이었던 미나미 고시로(南小四郞)와 관군 이두황, 조희연, 이두재 등이 신식무기인 개틀링 기관총, 즉 회선포(回旋砲)를 석대들 양옆에 걸고 쏘아대자 한 번에 수백여 명의 농민군들은 바로 절명한다. 곡괭이, 몽둥이, 화승총으로 무장한 동학 농민군의 최후는 석대 들녘을 가득 메운 피비린내로 남게 되었다. 이로써 반봉건, 반외세의 기치를 높이 세우고 세상을 뒤집어 보려던 동학 농민 혁명은 결국 미완으로 남게 된다. 100여년이 훨씬 지난 지금도 장흥 석대들은 여전히 그 안타까운 시간을 어루만지고 있다. 장흥 동학농민혁명 기념관은 전라남도 장흥읍 남외리 165일대에 터 2만6000㎡, 지상 1층, 건축면적 2800㎡ 규모로 134억원을 들여 2015년 4월 26일에 개관하였다. 외부에는 동학 농민 전쟁 당시의 상징 조형물과 깃발광장을 조성하였고, 전시관 내부에는 체험실, 영상실, 수장고, 휴게실 등을 설치하여 동학 최후의 전투였던 석대들 전투를 기억하고 있다. 특히, 이 곳에는 당시 일본군의 총탄을 막기 위해 사용하였던 ‘장태’ 모형과 더불어, 동학 농민군들의 무기 등도 전시되어 있어 실감나는 관람이 가능하다. 또한 22살의 여자 장수였던 ‘이소사’와 13세 소년 장수 최동린, 농민군 수백명의 생명을 완도와 고흥 섬으로 피신시켰던 소년 뱃사공 윤성도의 이야기도 관람객들에게 의미를 더하고 있다. <장흥 동학농민혁명 기념관에 대한 여행 10문답> 1. 꼭 가봐야 할 정도로 중요한 여행지야? - 반외세, 반봉건을 외친 동학의 마지막 전투 현장이다. 역사적으로 의미가 깊다. 2. 누구와 함께? - 역사적, 문학적 지식을 나눌 수 있는 지인들과 함께라면 더더욱 좋다. 3. 가는 방법은? - 전라남도 장흥군 장흥읍 읍성로 2 4. 감탄하는 점은? - 기념관 옥상에서 내려다보는 석대들. 5. 명성과 내실 관계는? - 관람객들이 많지 않다. 6. 꼭 봐야할 것은? - 장태, 기념탑, 석대들 전경 7. 토박이들이 추천하는 먹거리는? - 삼합 ‘명희네장흥삼합’, 키조개 ‘갯마을’, 콩국수 ‘시루와 콩’, ‘삼대곰탕’ 8. 홈페이지 주소는? - http://www.jangheung.go.kr/tour/attractions/exhibit_hall?mode=view&idx=48 9. 주변에 더 볼거리는? - 두륜산 대흥사, 다산초당, 윤선도 기념관, 정남진 토요시장 10. 총평 및 당부사항 - 동학의 마지막 전쟁터. 나라를 지키려는 민초들의 순수한 열정이 아직도 석대들에는 남아있는 듯하다. 글·사진 윤경민 여행전문 프리랜서 기자 vieniame2017@gmail.com
  • 2,894세대 독점…대단지내 상가 ‘알프하임 북유럽 상점마을’ 인기

    2,894세대 독점…대단지내 상가 ‘알프하임 북유럽 상점마을’ 인기

    대규모 입주민을 품은 대단지내 상가가 투자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대단지내 상가는 고정수요로 입주민을 두어 비교적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할 수 있고 평일, 주말 없이 탄탄한 수요층으로 공실 발생 위험이 적어 임대인, 임차인 모두에게 인기가 높다. 일례로 지난 7월 부천시 중동에 분양된 ‘힐스테이트 중동’ 단지내 상가 ‘힐스 에비뉴’는 최고 경쟁률 216대1을 기록하기도 했다. 해당 상가는 아파트 999가구와 오피스텔 49실을 고정 수요로 삼아 호평을 받았다. 이런 가운데 남양주 백봉지구에서 3천세대에 육박하는 대단지 고정수요 확보가 가능한 단지내 상가가 분양돼 화제다. ‘두산 알프하임’ 단지내 상가 ‘알프하임 북유럽 상점마을’이 그 주인공이다. 알프하임 북유럽 상점마을은 2,894세대의 두산 알프하임 입주민을 독점한다. 여기에 단지 내에 유치원과 초등학교가, 길 건너에는 종합의료시설이 들어설 예정으로 유동인구 역시 계속해서 늘어날 전망이다. 남양주 최초로 330m 스트리트형으로 설계된다는 점도 눈여겨볼만하다. 대개 스트리트형 상가는 소비자의 동선에 따라 들어서 유동 인구 유입도 수월하다. 또 하나 눈길을 끄는 것은 임대케어 서비스다. 임대케어란 상가 분양 시 전문 컨설팅 업체를 통해 수분양자 대신 점포에서 영업할 임차인을 찾아주는 것으로 준공 1년 전부터 임대 마케팅 계획 수립부터 MD계획, 테넌트 유치 등을 체계적으로 진행한다. ‘알프하임 북유럽 상점마을’은 판교 알파돔시티, 광교 아비뉴프랑 등에서 임대 케어를 대행해 유명 프랜차이즈 매장을 입점시키기도 한 ‘인사이트그룹’이 원하는 임차인에 한해 서비스를 진행한다. 알프하임 북유럽 상점마을은 입지 여건도 더욱 우수해질 전망이다. 현재 수도권 핵심 개발 사업인 GTX B 노선(송도~부평~여의도~서울역~청량리~별내~마석)에 대한 예비타당성 조사가 진행 중이며 지하철 8호선 연장 사업(별내선)도 시작했다. 자차로도 수석호평도시고속도로를 이용하면 잠실 20분대, 강남까지 30분대로 이동할 수 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수익형 부동산 중에서도 단지 내 상업시설은 수요에 비해 공급이 많지 않아 꾸준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며 “단지 내 상업시설에도 고정수요가 풍부하고 개발호재, 미래가치 등을 꼼꼼히 살펴보고 투자에 나서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한편 ‘알프하임 북유럽 상점마을’은 중도금 무이자 혜택을 제공하고 있으며 경기도 남양주시 다산동에 견본주택을 운영 중이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서울 중구 “공공시설물 건립, 주민이 동의하면 추진”

    서울 중구 “공공시설물 건립, 주민이 동의하면 추진”

    서양호 서울 중구청장은 앞으로 공영주차장, 복지관 등 공공시설물을 지을 때 구민 동의를 받아 진행하겠다고 20일 밝혔다. 지금까지 개인 재산권을 침해하면서 구청 등 공급자 중심으로 공공시설물을 짓던 방식에서 벗어나 민선 7기 구정 핵심 목표로 삼은 ‘중구민을 위한 도시’의 실행 방안 중 하나로 공공시설물을 건립할 때 구민의 의견을 먼저 수렴하겠다고 약속한 것이다.서 구청장이 이같이 약속한 것은 대법원이 최근 다산동 성곽길 공영주차장 부지의 도시계획시설 결정을 취소한 것과 맞닿아 있다. 앞서 중구는 다산동 일대 주차난을 해결하기 위해 2015년부터 신당동 826-1번지 일대에 ‘성곽길 공영주차장’ 건립 사업을 추진하고, 그해 12월 관련 계획을 고시했다. 이에 반발한 일부 주민들이 이를 취소해 달라며 행정소송을 제기해 2년여에 걸쳐 공방을 벌이다가 결국 지난 6월 말 대법원이 주민 쪽 손을 들어주면서 사업이 무산됐다. 공익 사업이라도 개인의 주거권을 심각하게 침해하면 사업을 진행할 수 없다고 판결한 것이다. 이에 따라 중구는 주차장 폐지를 내용으로 하는 도시계획시설 변경 결정과 실시 계획 인가를 취소하고, 관련 법에 따라 기존에 보상을 받은 가구를 대상으로 환매권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서 구청장은 지난 7월 1일 취임 이후 이 같은 상황에 대해 보고를 받은 뒤 ‘공익 사업’과 ‘개인 재산권’이 충돌하는 상황과 관련해 전문가의 의견을 두루 청취하고, 앞으로 공공시설물을 지을 때 개인의 재산권이 침해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는 결론을 내렸다. 현재 추진되고 있는 공익 목적의 공공시설물 건립 사업 가운데 주민 간 찬반이 대립하고 있는 ‘필동 서애(류성용) 문화마당 조성’ 사업과 일부 주민들이 토지 수용에 반대하는 ‘신당5동 소규모 노인복지관 건립’ 사업을 취소하도록 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 나온 결정이다. 중구에서 건립하게 될 공공시설물에 대해 공익적 필요성과 개인의 권리 침해 정도를 고려해 신중하게 결정하는 한편, 공공시설물의 효율성을 높이고 보강하는 등 기능을 강화해 나가겠다는 얘기다. 서 구청장은 “주민의 재산권이나 거주권을 침해하면서까지 공공시설물을 짓지 않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동시에 주민들도 본인의 집 대신 다른 곳에 지어 달라는 주장을 내세우지 말고 공익적 가치를 실현할 수 있도록 충분히 검토한 뒤 주민 편의시설 건립을 요청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주현진 기자 jhj@seoul.co.kr
  • 광진구 “늦은 귀갓길, 여성 안심귀가 스카우트 이용하세요”

    광진구 “늦은 귀갓길, 여성 안심귀가 스카우트 이용하세요”

    서울 광진구는 심야 시간 여성과 청소년이 안심하게 귀가할 수 있도록 ‘여성안심귀가 스카우트’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18일 밝혔다. 안심귀가지원은 야근이나 학업으로 밤늦은 시간에 귀가하는 여성과 청소년을 위해 2인 1조로 구성된 스카우트가 지정된 약속장소에서 신청인을 만나 집 앞까지 안전하게 귀가 동행을 지원하는 서비스이다. 이용시간은 월요일은 저녁 10시부터 자정까지, 화요일부터 금요일까지는 저녁 10시부터 다음날 새벽 1시까지이다. 신청자가 지하철역이나 버스정류장 도착 30분 전에 구청 당직실(02)450-1330) 또는 120 다산콜센터에 전화로 서비스를 신청하면 상황실 근무자가 현장 스카우트를 연결해준다. 신청자는 동행해 줄 스카우트 이름과 도착 예정시간을 확인 후, 약속된 장소에 도착해 근무복과 모자, 신분증을 착용한 스카우트를 만나 안전하게 귀가한다. 스카우트 대원은 배치지역과 동별 안전 취약지역, 주택가 골목 등을 상시 순찰한다. 관할 지구대와 연계해 위급상황 시 즉시 신고하는 등 우범 취약지역의 여성 안전망 구축을 위해 활동하고 있다. 구는 여성 안심귀가 스카우트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한 결과 2013년 5월부터 올해 7월까지 총 2만4500여 명에게 안심귀가 서비스를 제공했다. 한편 구는 혼자 사는 여성이나 직장생활로 인해 택배수령이 어려운 주민들을 위해 ‘안심택배함’을 운영하고 있다. 안심택배함은 낯선 사람을 직접 대면하지 않고 거주지 인근지역에 설치된 무인택배보관함을 통해 원하는 시간에 택배를 받을 수 있는 서비스다. 동부여성발전센터, 중곡종합건강센터 등 지역 내 10개소에 설치했다. 김선갑 광진구청장은 “우리 구는 여성이 안심하고 건강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여성이 안전한 광진’을 만들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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