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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TO 제소 관련/한·미 이번주 협상

    【워싱턴=이경형 특파원】 한미양국은 내주중 미국이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한 미국산 자몽류에 대한 통관지연과 관련한 양자간 협상을 개시할 예정이다. 이같은 협상은 주미대사관측과 미무역대표부(USTR)관계관간에 이뤄질 것으로 알려졌다. 주미대사관의 관계당국자는 7일 하오(한국시간 8일상오)미측이 한국의 부패성 수입식품에 대한 잔류물질검사를 오래 끎으로써 최근 플로리다산 자몽이 통관대기중 부패했다며 WTO에 제소했으나 이 문제는 WTO바깥에서 양자간 협의에 의해 해결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 우리 정부의 입장이라고 밝히고 이에따라 미측이 협의를 요청한 시한인 오는 15일이전에 협상에 착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 한미 관계 불편한가/대북 경수로협상서 “미 독주”인상

    ◎“WTO 제소”등 통상 마찰도 문제/양국 「전통적 맹방관계」다시 추스를 때 한·미 관계는 요즘 어떤가.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하고 있다. 최근 미·북간 경수로 협상과정,한국의 농산물시장개방 문제와 미국 감귤류 검역·통관시비,제임스 레이니 대사의 광주발언,미국대사관 부지등의 용도변경 요구 등 잇따라 나타나고 있는 이견과 압력 시비는 양국간의 전통적인 우호관계에 어떤 「변화」가 온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마저 낳고 있다. 정부,특히 외무부의 대미정책 담당자들은 그런 의문을 제기하는 것 자체에 거부반응을 나타낸다.이들은 입을 맞춘듯 『한­미간 굳건한 동맹관계는 불변이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강조한다.그러나 개별분야에서의 잦은 이견과 마찰들이 누적되면 양국간 전체적 관계를 악화시킬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대표적인 당국간 이견은 한국형 경수로를 받아들이도록 북한을 설득하는 과정에서 노출되고 있다.핵심은 지난달 말 베를린 경수로전문가회의에서 북한측이 제시한 이른바 「획기적 대안」이라는 것이다.대안의 내용은 대체로 한국이 담당해야 할 경수로 제공의 중심적 역할 가운데 상당부분을 미국측으로 넘기려는 기도인 것으로 알려진다. 미국측은 북한의 핵개발을 저지하고 핵확산금지조약(NPT)체제를 연장하면 된다는 판단이다.여기에 미국내 일부 원자로 제작 회사들의 「압력」에 영향을 받아 미국 경수로를 북한에 지원하게되는 꿩먹고 알먹는 식의 경제적 이익도 계산하고 있다.한국의 양보를 얻어내 북측 제안을 받아들이는 가능성을 탐색하고 있는 모습이다. 심지어는 주한미국대사관을 통해 일부 한국 여야의원들에게 「한국형」이란 명칭을 고집하지 말도록 설득작업을 벌인 것으로 전해진다.미국의 이러한 움직임이 한국측을 자극,외교의 최고책임자인 김영삼대통령과 공로명외무부장관이 직접 『한국형이 아니면 돈을 한푼도 낼 수 없다』는 강경 발언을 하는 상황까지 몰고갔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미측과 경수로 협상을 담당하고 있는 고위당국자는 『양국의 전략이 꼭 같지는 않지만 대체로 일치한다』며 이견을 조정하는데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낙관했다. 통상분야는 정무분야 보다 마찰이 뜨거운것 같다.이달초 플로리다산 감귤에 대한 검역방식을 개선하겠다고 밝힌 한국을 미측이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한 사건은 양국간 통상관계의 현주소를 잘 말해준다.한 통상관계 고위당국자는 김철수WTO사무차장 선출과정을 예로 들면서 한·미간의 기본적 협조관계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그러나 그는 『우리 경제구조에도 문제점이 많다』고 마찰의 소지를 인정하고 『앞으로도 시장개방 압력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문제는 당국자들의 설명과는 관계없이 정무,통상 분야의 잦은 이견과 갈등이 언론을 통해 전달되면서 양국관계가 불편하다고 인식하거나 반미감정을 갖는 사람이 늘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한 심야 라디오 프로그램이 청취자 여론조사를 한 결과 대부분 젊은이들인 청취자가 가장 싫어하는 나라로 일본을 1위‘미국을 2위로 꼽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내의 이같은 반미감정이 싹트는 상황에 대해 미국측도 대단히 신경을 쓰는 눈치다.미대사관의 한 관계자가 최근 외무부를방문,『한국언론에 보도되는 미국관련 기사가 실제 이상으로 미국의 역할을 왜곡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필요하다면 대사관에서 한­미현안에 대해 공식 브리핑을 하겠다』고 제안한 것으로 전해진다. 레이니 미국대사는 다음주 일시 귀국한다.시기적으로 눈길을 끌만한 일이다.본국정부와 한·미간 외교현안을 집중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 한·미관계에 큰 문제가 생긴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신경써야 할만한 틈새가 목격되고 있음을 양측은 주목해야 할것이다.작은 것을 다투느라 큰것을 잃게되는 일은 없어야 하겠기 때문이다.
  • “경수로 한국주도” 한목소리/국회통일외무위 북핵문제 열띤 토론

    ◎“미 의존말고 남북 당사자 해결” 요구/여/“명칭보다 실리를” 유연대처 주문도/야 6일 국회 통일외무위에서는 협상시한을 보름가량 앞두고 북한의 한국형경수로 거부로 진통을 겪고 있는 북한핵문제에 관해 열띤 토론이 벌어졌다. 공로명 외무부장관이 출석한 가운데 이날 회의에서 여야의원들은 한국형경수로의 채택과 한국의 중심적 역할이 보장되지 않는 한 비용을 부담할 수 없다는데 목소리를 같이 했다.그러나 그 관철방법에 대해서는 민자당의원들이 『양보없는 강경대처』라는 원칙론을 고수한 반면 민주당의원들은 『명칭에 집착하지 말고 실리를 얻어 내라』고 주문,시각차를 드러냈다. ○…서정화 의원(민자당)은 『북한이 끝내 한국형을 거부한다면 북한핵문제는 끝난 것』이라고 단정하고 『정부는 미국에만 의존하지 말고 단계적 제재를 포함,확고하고 강력한 자세를 밀고 나가는 길밖에 없다』고 「채찍론」을 전개. 정재문 의원(민자당)도 『미국이 북한에 끌려가고 있음을 우려한다』고 동조하고 『정부는 안이한 자세를 버리고 따질 것은따지라』고 요구.정의원은 『미국이나 제3국을 통한 교섭은 잘못』이라고 지적하고 『정부와 북한간의 직접대화를 통해 경수로문제를 해결하라』고 주문. 구창림 의원(민자당)은 최근 레이니 주한미국대사가 『한국이 북한핵문제를 시혜적 차원에서 다루는 바람에 문제가 꼬이고 있다』고 비판한 것을 지적하며 한국형 채택의 당위성에 대한 정부의 보다 적극적인 설득노력과 국제공조의 강화를 당부. ○…반면 이부영 의원(민주당)은 『협상력제고 차원에서 한국형을 강조할 필요는 있으나 최고책임자를 비롯한 정부당국자들이 협상의 여지를 남기지 않는 발언을 하는 것은 바람직스럽지 못하다』고 한국형 거부를 대북제재와 직결시키려는 강경론에 반론.임채정의원(민주당)도 『원산지표시와 명칭정도는 우리가 유연성을 발휘할 필요가 있다』고 협상론에 무게를 두고는 『남북한의 실질적 관계개선에 도움이 되도록 우리의 기술·인력등이 경수로 건설사업에서 중심적 역할을 하는데 보다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실리론」을 전개. ○…이만섭 의원은 민자당의원으로서는 드물게 『외교는 고집으로 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유연한 자세의 필요성을 강조한 뒤 『제재를 하든 경수로를 제공하든 미국과 확실한 공조가 있어야 한다』고 한미간 의견조율을 우선시. ○…공로명 장관은 이에 대해 『한미일 3국간 공조체제는 결코 느슨하지 않다』고 밝히고 『한국형이 배제되고 한국의 주계약자 역할이 불가능해지면 북한의 경수로 건설에 불참한다는 정부의 의지는 확고하다』고 답변. ◎한/미/「WTO제소」 타당성 논란/통관절차 이미 개선… 문제될 것 없다/한국/“협상불응땐 분쟁 해결절차 착수” 위협/미국 미국이 5일 감귤류 통관문제와 관련,「신속해결절차」에 따른 양자협의를 요청한 것이 세계무역기구(WTO)를 통한 적절한 「제소」인지 여부를 놓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그 성격에 따라 한국측 대응방안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미측은 플로리다산 감귤류가 우리 검역소의 통관지연으로 다량 부패했다며 우리측에 양자협의를 요청한뒤 5일 이같은 사실을 WTO에 통보했다.미측은한국이 양자협의에 응해오지 않거나 협의를 통해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WTO의 분쟁해결 절차에 따른 패널구성을 공식 요청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미측의 이같은 입장표시는 향후 대한 통상관계에서 보다 강경한 자세로 임하겠다는 경고로 해석되고 있다. 그러나 한국 정부의 견해는 다르다.「WTO분쟁해결 규칙및 절차에 관한 양해」에 따라 미측이 요청한 「신속해결절차」는 발동요건이 이미 해소됐기 때문에 양자협의에 응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미측은 한국이 10일안에 협의에 응해야 하며 협의요청 후 20일 이내에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WTO에 「준사법기관」으로 볼 수 있는 「패널」구성을 공식 요청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에대해 한국측은 『미측의 양자협의 요청이 WTO가 정해놓은 「신속해결절차 발동요건」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즉 미측이 요구했던 「선통관 후검사」등의 통관절차 개선조치가 이미 지난 3일부터 시행돼 식품 통관검사기간이 종래의 25일에서 5일로 단축됐으므로 「신속해결」이 불필요해졌다는 것이다.WTO규정의 신속협의절차에해당하는 「급박성」이 이미 소멸했다는 주장이다. 정부의 한 당국자는 『WTO 밖에서 우리제도 개선에 대해 설명하는 성격의 협의를 미측에 요구해놓고 있는 상황』이라고 앞으로의 대응방침을 설명했다.그는 『미측의 양자협의 요청은 향후 쇠고기 유통기한,지적소유권문제등의 협상을 앞두고 나온 미측의 압박전술로 보인다』고 분석했다.실제로 미측은 이달말까지 육류·식품류의 유통기한에 대해 구체적인 개선책이 제시되지 않는다면 WTO분쟁절차에 회부하겠다고 밝혀놓고 있는 상태다. 문제는 우리가 미측의 「양자협의」요청에 응하지 않으면 어떻게 되느냐는 것이다.미측은 WTO에 「패널」구성을 공식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정부는 이것이 신경전 성격의 줄다리기여서 「WTO밖」 협의로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 “미의 WTO제소 불응”/정부/「선통관 후검사」 3일부터 시행

    정부는 6일 플로리다산 감귤류의 검역·통관지연을 이유로 미국측이 세계무역기구(WTO)분쟁해결절차에 따라 양자협의를 요청한 것에 불응키로 방침을 정했다. 정부는 이와 함께 「WTO 분쟁해결절차」밖에서 한·미간 협의를 통해 이번 문제를 해결하기로 했다. 외무부의 한 고위당국자는 『미측이 개선을 요구하고 있는 검역절차와 관련,정부는 이미 「선통관 후검사」제도를 보완,통관기간을 5일로 대폭 단축하여 3일부터 시행하고 있다』면서 『문제가 된 감귤류 통관문제는 이미 마무리됐으므로 미측이 주장하는대로 WTO의 신속해결절차에 따른 양자협의에 응할 수 없다』고 밝혔다. ◎농약검사 단축 검토 보건복지부는 6일 최근 한·미간의 통상 현안으로 떠오른 수입농산물의 잔류 농약검사 기간을 대폭 단축하는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 원통형 몸뚱이 남녀인물상(한국인의 얼굴:21)

    ◎들창코에 눈·입·귀 뚜렷이 표현/남자 머리에 상투·여자인형은 맨머리/팔·다리 생략… 풍요·다산 상징 성기강조 신라 흙인형을 살펴보노라면 아주 우스꽝스러운 남녀인물상 한쌍을 만나게 된다.현재 국립중앙박물관이 소장한 이들 인물상은 출토지가 밝혀지지 않아 유물성격을 제대로 파악하기에는 어려움이 뒤따른다.다만 통일신라시대 유물이라는 사실에는 이의가 없다. 이 남녀인물상의 몸뚱이는 원통형을 이루고 있다.그러나 얼굴과 성기는 극명하게 표현했다.남자상은 머리에 둥근 상투를 틀었지만 여인상은 그냥 맨머리다.귀와 눈,코와 입을 모두 뚫어 놓아 그야말로 이목구비가 너무 뚜렷하다.콧구멍 두개가 휑하니 드러나 들창코라는 인상을 풍긴다.눈과 입에 장난기가 어려 천진스러울 정도로 무구(무구)한 표정을 짓고있다.거기에는 선각으로 둘러놓은 눈썹이 한몫을 크게 거들었다. 그 얼굴은 의인화한 순둥이 동물로 보이기도 하고,욕심 없는 어린아이 모습으로도 다가온다.눈 내리는 겨울날 아이들이 솜씨를 부려 만들어놓은 눈사람 모양일 수도있다.또 얼핏 러시아의 전통공예품인 목제인형 마트료쉬카를 연상시킨다.마트료쉬카 이야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신라와 중앙아시아쪽 시베리아문화가 서로 연관성을 갖고있다는 학설은 일찍 부터 제기되었다. 이들 남녀인물상의 원통형 몸뚱이에 팔다리를 생략하고 유독 성기를 강조한데도 나름대로 까닭이 있다.고대 주술신앙에서 비롯된 성기숭배사상에 뿌리를 두고있다는 해석이다.남녀 생식기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모두 풍요와 다산을 상징하는 것으로 되어있다.생명창조의 주체로 어머니(태모)를 의미하는 여성의 생식기는 때로 대지(지모)로도 비유된다.남성의 것은 생명의 흐름을 주도하는 가운데 재생의 기능을 지닌 것으로 보았다. 신라의 흙인형에는 성애를 묘사한 것도 있다.별도로 만들었다기보다는 어떤 그릇(토기)에 붙여놓았던 것을 따로 떼어낸 것들이 대부분이다.이러한 흙인형들이 붙었던 토기는 씨앗 갈무리용 그릇이었을 것이라는 견해도 나와있다.그러니까 신라토기에 나타난 남녀 결합은 풍요와 다산을 기원한 것일뿐 관능적 교합과는 거리가좀 멀다는 것이다. 원통형 몸뚱이의 흙인형 키는 남자상이 17.8㎝,여인상이 18.5㎝에 불과하다.신라인들은 그 작은 공간에다 남녀의 성을 통해 우주관을 담았다.세계의 고등종족들은 아주 까마득한 옛날부터 남녀의 성을 우주의 생성원리로 여겼다.인도에서는 일찍 남자의 성 링가(Linga)와 여자의 성 요니(Yoni)의 결합은 곧 우주이자 생명창조라는 등식으로 힌두철학을 정립했다. 그렇다면 신라의 흙인형 중에 몇점 인물상의 남녀성기를 과대하게 표현한 것도 외설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이들 흙인형 인물상은 깊은 사고가 깃든 정신문화유산인 것이다.
  • 신라 흙인형 여인상(한국인의 얼굴:18)

    ◎얼굴 형태 단순… 가늘고 긴 눈 인상적/젖가슴·성기 과장… 풍요·다산 상징 우리나라 고대 흙인형 가운데는 성징을 빌려 남녀인물상을 만든 경우가 있다.주로 성기를 과장해서 남녀를 구분했다.다만 여성은 성기 이외에 젖가슴이나 엉덩이에도 초점을 맞추었다.수적으로는 성기를 노출한 남성상이 더 많다. 신라 유물로 전해지는 성징표현 흙인형 여성상의 얼굴은 대체로 간략하게 제작되었다.어떤 여인상은 아예 얼굴 윤곽만을 뭉뚱그려 놓은 것도 있다.그러나 젖가슴과 성기,임산부를 강조한데서 여성을 빚고자 한 의도가 분명히 드러난다.국립중앙박물관 소장의 몇가지 여인상 특징을 살펴보면 젖가슴 만을 드러낸 것,젖가슴과 성기를 함께 드러낸 것,임산부를 표현하면서 성기를 드러낸 것으로 구분할 수 있다. 윗옷을 벗어 젖가슴만 내보인 여인상의 눈과 입은 가느다랗다.마치 엄지손가락 손톱으로 꾹꾹 눌러 자국을 남긴 것처럼 보인다.그러나 웃음을 살짝 머금은 듯 표정 어딘가가 흐뭇해 보인다.오른팔을 구부려 손으로 봉긋이 튀어나온 젖무덤을 받쳤다.역시 왼팔도 구부려 손으로 아래쪽 허리를 가볍게 감싸았다.여인은 발등까지 내려온 주름치마를 입었는데 히프부분은 꼭 맞게 밀착되었다. 젖가슴과 성기를 다 드러낸 또 다른 여인상은 찢어진듯 가늘고 긴 눈으로 하늘을 바라보고 있다.커다란 입을 약간 벌렸다.고개를 들고 무릎을 꿇은 여인은 왼쪽팔을 번쩍 치켜올렸다.그리고 오른쪽팔을 내려 손으로 옆구리를 쓰다듬는 자세다.두개의 젖무덤은 별도로 붙이고 성기를 눈에 잘 띄게 새겼다.비교적 정성을 들인 이 여인상은 고운 흙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만든 사람의 지문이 선명히 남아있다. 이들 여인상은 여성의 육체적 성징을 두드러지게 표현한 것과는 달리 머리 매무새는 아주 단조롭다.어떤 형태의 헤어스타일은 물론 아예 머리카락으로 여길만한 아무런 표시도 해놓지 않았다.모자(관모)를 썼거나 상투 튼 머리모양을 한 흙인형 남성상과는 대조를 이루는 것이다.이렇듯 간략한 여인상의 머리모양은 청동기시대 조각품에도 나타난다. 그럼에도 여인상을 통해 애써 젖가슴과 성기,임신을 강조한 까닭은무엇일까.이는 곧 땅의 풍요성과 다산성을 의미한다.인류는 아득한 옛날부터 여성을 대지로 생각하면서 그 생식기능을 풍성한 수확과 연관시켰다.특히 농경사회에서 여성은 지모신의 위치와 같은 것이었다.우리나라 일부 지역에서는 남녀가 편을 갈라 외줄을 당기는데 여자쪽이 이겨야 풍년이 든다는 속설이 전해오고 있다.이 역시 여성의 풍요성과 다산성을 상징하는 것이다. 구석기시대 후기의 대표적 여인상이라 할 수 있는 오스트리아 빈 자연사박물관 소장의 「빌렌돈프의 비너스상」도 예외가 아니다.양쪽 젖가슴과 성기에 이르는 삼각지대를 과장한 이 여성상은 생산력이 크게 부각되었다.그리고 고대 멕시코 알텍문화유물의 한 여성상은 아이가 세상밖으로 머리를 내민 출산의 순간을 보여주고 있다.
  • 아프리카 미술/영국서 순회전

    ◎고·현대 조각·회화 망라… 올가을 개막/“원시적 수준” 서구인식 크게 발뀔듯 아프리카 미술작품의 정수를 감상할 수 있는 「아프리카 95」전이 올가을 영국에서 대대적으로 열린다.런던 로열 아카데미를 필두로 옥스퍼드 현대미술박물관,요크셔 조각공원 등 영국 전역을 순회할 이 전시회는 그동안 별로 주목받지 못했던 아프리카 미술에 대한 영국인들의 인식을 크게 바꿀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로열 아카데미 전시회의 주제는 「아프리카의 미술유산」.고대 가면이나 각종 조각품에서 현대 회화까지를 총망라할 예정이다. 전시회 주최측은 성경과 그리스 로마 신화에 익숙한 유럽인들이 아프리카 문화를 쉽게 이해할 수 없을 것으로 보고 카메룬에서는 코끼리·표범·들소등이 힘을,개구리는 다산성을 상징하고 나이지리아에서는 미꾸라지가 충성을 상징한다는 등의 기본적인 해설을 곁들인다. 일반인들에게 유치하거나 소박하기만 한것으로 잘못 인식되어온 아프리카의 전통적 미술품들은 실로 놀라울 정도로 일정한 양식을 따르고 있다.인물들은 대부분정적으로 묘사돼 있으며 이들의 얼굴은 주로 정면을 향해 있다.또 가슴·엉덩이 등이 과장되게 표현돼 있는데 이는 아프리카 사회에서 성의 구분이 중요시되기 때문이다.얼핏 보면 이 고대 작품들은 대개 비슷비슷해 보인다.고대 아프리카인들은 작품의 독창성을 고집하기보다는 탈속,정신세계의 염원으로 조각들을 만들었기 때문이라 한다.때로 가면은 귀신을 쫓는데 쓰이는등 실용적인 면도 컸다. 그러나 요즘 제작되는 조각품들은 고대처럼 생활과 밀착되기보다는 외국 관광객들을 의식한 것들이 많아 과거같은 정신적·종교적 힘은 찾아 보기가 힘들며 간혹 상업적 냄새를 풍기기도 한다. 아프리카 고대 미술이 원시적이라고 왜곡된데 비해 현대 회화는 서구회화의 기법을 사용하고 있다는 이유때문에 지나치게 서구화됐다는 편견에 부닥치고 있다.외견상으로 청동조각이나 그림들의 고향을 쉽게 알아채기 힘든 것도 사실이다.그러나 좀더 찬찬히 작품들을 들여다보면 내용에 있어 서구미술계의 지배적인 가치관에 대항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인종주의에대한 풍자나 아프리카 문명에 대한 자부심이 엿보이는 것이다.또 대부분의 서구 화가들이 예술만을 위한 예술에 빠져 있는 데 비해 아프리카 화가들은 대중을 즐겁게 하는 것을 최대의 목표로 삼고 있다.이들은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대중을 칭찬하고 고무하고 때로는 비판하는 내용을 그림에 담는다.따라서 서구의 그림보다 이들의 그림은 이해도가 빠르다. 사실 19세기말만 해도 서구인들은 아프리카의 예술작품이란 원시적인 수준에 머무르고 있어서 몇차례 진화를 거듭해야 유럽문명을 따라 잡을 것이라는 망상에 사로잡혀 있었다.당시 아프리카 조각품들은 기껏해야 야만인들의 원시성을 설명하는데 참고가 되기 위해 유럽이나 미국의 박물관으로 옮겨지곤 했다. 영국 전시회는 아직도 아프리카에 대해 편견을 갖고 있는 서구인들에게 찬란한 아프리카 문화의 실상을 깨닫도록 할 것이라고 전시회 기획자들은 말하고 있다.
  • 경주 금장대 청동기시대 바위그림(한국인의 얼굴:12)

    ◎긴 삼각형 얼굴에 움푹 파인 벽사의 눈/머리엔 털… 당시 우두머리 상징/주변에는 여성성기 새겨 이채 우리나라 청동기시대의 그림은 주로 바위에 많이 남아 있다.아무도 쉽사리 떠메고 갈 수 없는 요지부동의 바위에 그림들을 새겼기 때문이다.이들 바위그림에 대한 수수께끼가 학문적으로 풀리면서 유적들도 속속 발견되어 왔다. 경북 경주시 석장동 바위그림 유적은 지난해 94년 세상에 알려졌다.경주 서천 냇가 금장대라는 바위에 새긴 그림을 동국대 경주캠퍼스 김길웅교수(고고학)팀이 비로소 그 가치를 확인했던 것이다.여러 물체의 생김새를 새긴 물상암각화가 높이 2.8m,너비 8m 크기의 바위벽을 가득 메웠다.그림내용은 사람얼굴과 사지를 벌린 인물상,방패무늬,네 발이 달린 동물상,물에 떠 다니는 배,사람과 동물의 발자국,여성 생색기 등으로 되어 있다. 사람과 동물을 표현하는 데는 쪼기수법을 사용했다.나머지 다른 그림들은 쪼고 문지르기 수법을 통해 의도한 물체들을 그려냈다.이러한 수법으로 미루어 금장대 바위그림들은 청동기시대 후반에이루어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이들 그림 중에서 얼굴 만을 나타낸 안면상은 모두 16개.길게생긴 이등변삼각형을 기본으로한 얼굴이다.2개의 얼굴에는 삐죽삐죽한 털을 그려 넣었다.그러나 나머지 14개의 얼굴에는 털이 한가닥도 없다. 털이 돋아난 역삼각형의 얼굴 중간 쯤을 약간 비켜 아래 쪽에 입을 상징하는 가로선을 그었다.그리고 이등변삼각형이 오므라드는 머리쪽에 동그란 구멍 두개를 뚫어 눈을 만들었다.여느 사람들의 눈과 사뭇 다르다.요귀도 물리칠 수 있다는 벽사의 눈이 아닌가.이쯤되면 털이 돋아난 인물상은 당시 청동기사회의 우두머리인 것이다.이는 우리두머리가 없었던 신석기시대의 무리사회에 비해 보다 발전한 사회상을 보여준 그림이라 할 수 있다. 안면상은 털이 나 있는 것과 없는 것이 뚜렷이 구분되었다.머리털이 난 인물상은 바위벼랑 위쪽에 배치하고 머리털이 생략된 인물상은 그 아래쪽에 그려 넣었다.이렇듯 위 아래의 서열을 분명히 매긴데서도 지배자와 피지배자와의 종속관계가 드러난다.바위 위쪽 얼굴의 주인공 지배자를중심으로 그 아래쪽의 인물상들이 함께 구성한 청동기시대의 족장사회가 연출되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상당한 부분을 차지한 비파모양의 방패도안도 주목할만한 그림이다.방패는 화살이나 칼,창 등의 공격을 막는데 쓰는 방어용 무기.그렇다면 당시 청동기인들이 금장대 바위에 방패도안을 무더기로 새긴 까닭은 무엇일까.자신들의 집단을 적의 공격으로부터 보호받기를 기원한 부호로 보면 무리가 없을 것이다.또 이 도안을 통해 청동기시대 후반에는 청동방패가 실전에 쓰였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금장대유적에는 다른 청동기유적이나 유물에서 보이지 않는 여성 생식기 바위그림이 들어있다.다른 유적(유물)에서 남성 성기를 노출시킨 것과 대조를 이룬다.기다랗게 역삼각형을 새긴 뒤에 한 복판에 세로 줄을 긋고,줄 중간 쯤에다 구멍 하나를 뚫어놓는 방법으로 여성 생식기를 표현했다.동서양을 막론하고 고대로부터 다산과 풍요를 상징하는 것이 여성 생식기다.그러니까 금장대 바위그림 여성 생식기는 종족의 번성을 기원할 것이다.
  • 돼지/성스럽고 길한 동물

    ◎김열규교수에 들어본 돼지에 얽힌 이야기/다산·운수대통의 상징으로 사랑/소설 「최치원전」선 고운을 “돼지의 아들”로 표현/조선시대,사원서 성현에 제사때 제물로 사용 돼지 해 덕담은 「돼지 꿈」으로 시작하자. 하고 많은 길한 짐승 꿈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돼지꿈은 용꿈과 더불어서 백미의 쌍벽이다.한데 용꿈은 주로 태몽으로 치는데 비해서 돼지꿈은 일상 생활의 꿈으로 치게 되니 올 한해 삼백예순날을 살아 갈 우리들로서는 돼지꿈을 용꿈보다 윗자리 옥좌에 모셔야 한다. 일수 또는 일운이라고 하는,그날 그달의 길함을 점치기로는 단연 돼지 꿈이니 경제적 재수의 대통 그리고 이것저것 다 망라한 운수의 대통은 우리 손아귀에 있는 게 아니라 돼지발에 달려 있다고 해야 한다.돈도 벼슬도 이름도 예외가 아니다.다리 안무너짐도 가스 폭발하지 않음도 다들 해몽으로 치면 돼지탓이다. 해동의 첫 문장이 최치원이라고 했는데 그가 돼지 아들이라고 말하고 있는 소설이 있다고 하면 다들 놀랄까 하지만 정말이다.소설 「최치원전」은 분명히 문창후의 혈통을 그같이 못박고 있다.아무리 옛날 소설이기로서니,최치원을 돼지아들로 일컬었다면,우리들의 꿀꿀이는 성스럽고도 길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꿀꿀대는 돼지 울음은 달기가 꿀맛이다. 그런가 하면 고구려는 돼지를 「교시,곧 하늘에 제사들일 거룩한 제물로 삼고 있다.삼국사기만 살핀다고 해도 동명왕과 상산왕의 두 시대에 걸쳐서 교시에 대해서 언급하고 있다.동명왕 때는 달아난 교시를 뒤쫓아서 위내암이라는 오곡이 잘 익고 들짐승이 많은 풍족한 땅을 찾아내고 있다.그런가 하면 상산왕은 역시 달아난 교시를 따라가다가 드디어 아리따운 여인을 만나서 왕자를 얻을 수 있었다.풍요한 신천지와 귀골의 옥동자를 모두 돼지가 점지해준 것이다.고구려 시대만 해도 세상만사 오직 돼지 발바닥 안에 있었던 것이다. 이들 두 마리 고구려의 돼지를 「상서로움의 상징」이라고 한다면 비슷한 보기를 신라에서 찾기는 어렵지 않으니,이같은 돼지해석학의 전통이 고스라니 고려왕조에 전해지기도 한다. 고려왕조 조상의 한 사람인 강충은 동명왕에게위내암이 주어질 때와 마찬가지로 돼지의 인도로 그 집터를 개성 송악산 기슭에 얻게 된다.돼지터는 복로다.하지만 고려왕조의 또다른 시조인 작제건에 관한 신화에서는 별난 차원으로 돼지를 승화시키고 있으니,고려왕조는 돼지왕조라고 할 만도 하다.즉 작제건은 처가에서 얻을 수 있는 혼수감의 으뜸으로 다른 것 아닌 바로 돼지를 치켜들고 있다.그것도 예사로 치켜들고 있는 게 아니다.처가에서,그나마 용궁인 처가에서 내놓은 칠보를 다 밀쳐두고는 돼지를 구태여 칠보의 왕으로서 택한 것이다. 그런가 하면 조선조에 와서는 각지의 서원에서 저 어마어마한 성현들께도 돼지를 제물로 바쳤으니,삼국시대 이후 우리 역사는 줄줄이 돼지로 해서 지켜진 것일까.그러기에 오늘날 민속에서 그 발이 풍요의 점괴요 그 꿈이 길몽이요 그 머리가 비손이나 고사를 위한 필수인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궂은 데서 험하게 살기에 돼지는 번성스럽다.마른 자리 진 자리 가리지 않고 찌꺼기 먹이,버린 먹이 마다 않기에 그는 엄청난 다산자다.대량 생산의 근로자다.그래서 그는섬김받은 것이다. 「생활은 낮게 사회적 공헌은 높게」… 이것이 돼지의 좌우명이요 가운이다. 우리들이 우리들 자신을 새로이 갈아치지 않고는 새해를 맞을 수 없다.지난 한해가 유달리 궂었던 만큼 이 새해는 폭발적으로 달라져야 한다.쇄신되어야 한다. 돼지해에 쇄신의 길은 오직 하나 「생활은 낮게,사회적 공헌은 높게」라는 돼지의 좌우명 그것 뿐이다.
  • 돼지해 복꿈(외언내언)

    예로부터 돼지는 풍요와 다산,재물과 복의 상징으로 통해왔다.그래서 돼지꿈은 「복꿈」이라 해서 길조로 여긴다.먹는게 게걸스러워 탐욕의 대명사로도 통하는 돼지는 고대로부터 제천의식의 제물로 사용되었다. 유태인들이 양을 희생제물로 썼듯이 우리조상들은 일찍부터 「희생돈」을 바친 것이다.조선시대에도 종묘사직의 대제때는 으레 멧돼지와 토끼가 사용되었다. 민간의 고사나 큰 굿에서 돼지머리는 빠질수 없는 진상품.지그시 두눈 감고 지폐 몇장 입에 물려져 있는 돼지머리는 지금도 흔히 볼 수 있는 희화적인 정경이다. 설화에는 도읍을 정해주는 신통력을 지닌 동물로 등장한다.고구려 유리왕때 제물로 바칠 돼지인 교시가 달아나자 관원이 뒤쫓아 잡은 곳이 국내성 위나암.고구려의 도읍지가 된 땅이다.서양에서 「돼지같다」는 말은 가장 심한 욕설이고 유태인이나 이슬람교도에게는 부정과 금기의 대상인 것과는 대조적이다. 인류가 돼지를 사육한 것은 기원전 6천년,우리나라에서는 「부여사람들은 소나 돼지 기르기를 좋아한다」는 기록이 전한다.신의 뜻을 전하는 사자로 여겼다.2천5백년전 신석기시대 울주 암각화에 우리에 갇힌 돼지모습을 볼 수 있다.8천년전부터 돼지는 인류에게 친근한 동물로 식육을 제공해 왔다. 멧돼지의 성격으로 저돌성과 잡식성,군거성이 꼽힌다.중국 고대소설 「서유기」에 나오는 돼지형상의 괴물 저팔계는 얼마나 용감무쌍하고 의협심이 강한가.돼지의 저돌성을 대입한 것이다. 속담에 『돼지는 목청 때문에 백정 신명을 돋운다』는 말이 있다.오죽하면 돼지 멱따는 소리라 했을까.새해는 간지로 을해년,돼지해이다.돈공의 상징처럼 복되고 풍요로운 한해가 되길 기원해 본다.
  • 돼지/부·복의 상징/95년 돼지해 관련 강연회

    ◎내일 국립민속박물관서/BC 6,000년부터 식용으로 사육/중동 회교도들에게는 기피동물 국립민속박물관은 오는 16일 박물관2층 회의실에서 『돼지의 생태와 관련민속』이라는 주제로 학술강연회를 개최한다. 95년 을해년을 맞아 12지 동물인 돼지를 다양한 관점에서 조명하고자 열리는 학술강연회에는 국립중앙박물관 천진기 학예연구사의 『한국문화에 나타난 돼지의 상징성연구』와 서울대공원 오창영연구원의 『돼지의 생태와 종류』 등 두 논문이 발표된다. 천진기씨는 민속학적인 측면에서 돼지가 갖고 있는 상징성으로 ▲재산과 복의 근원,집안의 재신등 좋은 의미와 ▲탐욕,더러움,게으름,우둔함등 나쁜점의 이중성이 복합적으로 있다고 설명했다. 긍정적인 측면을 보면 신화에서 돼지는 도읍을 정해주고 왕자를 낳을 왕비를 알려주어 왕통을 잇게 하는 등 신통력을 지닌 동물로 그려져 있다. 「고려사」의 기록에 따르면 고려태조의 조부가 용왕에게서 얻은 돼지의 안내로 송악산 남쪽 기슭에 집을 짓고 살았는데 훗날 이곳에서 고려를 창건한 왕건이 태어났다. 또 「고구려는 항상 3월 3일에 낙랑 구릉에 모여 사냥하고 돼지와 사슴을 잡아 하늘과 산천에 제사지낸다」(삼국사기)고 적힌 것처럼 돼지는 고구려때 부터 제사희생으로 쓰였다. 한편 서울대공원 연구원인 오창영씨는 『돼지는 기원전 6천년전부터 가축이 되었으며 그 종류가 다양하며 주로 육용으로 쓰이지만 중동의 회교도들에게는 기피대상이 되는 동물』이라며 『 돼지의 성격은 저돌성,잡식성,군거성,다산성등으로 인류에게 친근한 동물』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국 멧돼지의 특성에 관해 『유럽 멧돼지와는 달리 정수리에서 등줄기로 긴 갈기털이 나 있고 윗입술부터 목까지 연한 빛깔의 무늬가 있다』고 밝혔다.
  • 시련에 이기는 자와 지는 자가 있다(박갑천 칼럼)

    버스 안에서 70대 노신사가 열을 올린다.장개석이 왜 대만으로 쫓겨났느냐,대만으로 가서야 정신 차렸지만 늦었지 뭐.그 넓은 땅덩이 잃은 이유야 간단해.공무원이 썩은거지 뭐겠나.정다산선생이 「목민심서」에서 공직자의 청렴을 강조한 뜻이 깊은 거야. 상대는 가만히 듣고만 있다.반드시 그한테 하는 말이라기 보다 여러사람 들으라고 하는 열변 같다.이렇게 「도둑공무원」이 많아 가지고서야 나라가 어찌 되겠느냐는 우국·애국론이다.더러 나오는 과격한 표현에도 제동 거는 이가 없다.얘기가 옳기 때문인가. 요즘 몇사람만 모여 앉으면 얘기의 허두는 세도다.말을 하다보면 표현이 거칠어지기도 한다.노신사의 심정 그것이다.어쩌다 어느 한군데서 일어난 일이 아니라 전국적이면서 규모가 크고 조직적이라는 데에 심각성이 있다.착하게 법을 지키며 살아나가는 사람들의 맥이 풀리게 하는 일이다.성실하게 직책을 다하는 공직자를 「한물에 싸인 고기」꼴로 만든 죄 또한 크다. 통탄하고 매도하며 자조하는데 그친다면 미래가 없다.이 일을 두고 정부와 국민이 맡아야 할 몫이 각각 있다.먼저 정부쪽­.이 사회적인 암소는 이번에 속속들이 도려내야 한다.「맹자」(등문공상)에 『약이 어지러울 정도로 강하지 않으면 그 병은 낫지 않는다』는 말이 나온다.강한 약으로써 작고 약한 등나라도 좋은 나라로 만들수 있다는 뜻으로 한 맹자의 말이었다.독해서 어지럽다고 곪집을 적당히 덮어버리면 병은 점점 고황으로 들밖에 없다.똑같은 유형의 질병이 자꾸만 재발하는 까닭이 거기에 있다.그것은 점점 치명적인 것으로 발전하고 만다.그러니 부끄러워하고 두려워할 일이 아니라 곪집은 까발려야 한다.그렇게 씻어낸 바탕 위에서 비로소 새살이 돋아날 것 아닌가. 그 다음은 국민­.책임을 남에게 미루면서 흥분하고 욕설하고 하는데서 나아가 병리를 이겨낸다는 심지를 굳게해야겠다.전설상의 중국명의 편작이 지적했던 육불치의 첫째가 의지력의 결핍이었다.오만하여 도리를 지키지 않으면 질병을 다스릴수 없다는 뜻이기도 했다.『반드시 이겨낼수 있다』고 하는 의지력이 암을 비롯한 난치병을 다스렸다는 사례를 우리는알고 있잖은가.질병은 의사나 약보다도 환자의 의지력이 다스리는 몫이 더 큰 법이다. 시련을 이겨내는 자와 주저앉는 자가 있다.물론 승리는 이겨내는 자의 것이다.아무리 아프고 어지럽더라도 정신을 잃지 않아야 한다.어쩌면 하늘이 대임을 맡기려면서 우리의 심지를 떠보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 「수난의 남산」 제모습찾기 “본격화”

    ◎외인아파트 철거 계기로 본 청사진/주변시설 옮기고 건물 3∼5층이하로/“하얏트 등 산자락 호텔 철거” 여론 고조 22년간 서울 남산의 흉물로 자리 잡아온 외인아파트가 철거됨에 따라 남산 제모습찾기사업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가 지난 91년부터 2000년까지 10개년 장기계획으로 추진중인 이 사업은 크게 두가지로 요약된다. 각종 시설물을 옮긴뒤 공원을 조성하는 일과 남산 주변 2백44만㎡의 건물높이를 제한하는 것이다. 그동안 이 사업의 일환으로 중구 필동 수방사가 91년 5월 관악산쪽으로 옮겼고 같은해 12월 장충동 국악고교가 남산을 떠났다.국가안전기획부 건물도 지난해말 보상이 거의 끝나 내년말이나 96년초 남산에서 모습을 감춘다.한남동 일대의 외인단독주택 52채는 이전보상비 1천5백34억원중 절반 가량이 지급돼 내년에 철거된다. 또 중구 장충동의 어린이야구장도 다른 부지가 확보되는대로 96년쯤 헐린다.남산 한복판에 자리잡고 있는 미군 통신시설과 미군휴양시설은 98년 이후 이전,철거되며 한남동 남산맨션아파트와 개인주택들도 98년까지 보상을 마치고 철거된다.이들 시설물이 있던 자리는 한남·회현·장충·필동지구로 나뉘어 각종 공원시설이 들어서 시민의 보금자리로 새롭게 태어난다. 외인아파트 및 주택이 헐린 한남지구 15만8천㎡에는 식물전시장이 조성돼 96년에 문을 열고 체력단련시설·산책로·전망대·잔디광장도 들어선다. 수방사와 안기부 자리인 필동지구는 6만2천㎡에 96년까지 7채의 한옥촌과 공원이 들어서 전통문화동네로 가꾸어진다. 장충지구는 어린이야구장이 이전한뒤 남산의 자연생태계를 강조하고 있는 계류천이 복원돼 장충단로와의 완충공간 역할을 하게 된다.서울시는 이를 위해 지하수를 개발,길이 3백70m,너비 2.5∼7m의 하천을 만들 계획이다. 그러나 남산의 제모습을 찾기 위해서는 이들 시설물뿐 아니라 남산자락을 에워싸고 있는 호텔 건물들을 철거해야 한다는 지적이 공원전문가들 사이에서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남산 아래쪽 기슭에 버티고 있는 하얏트호텔은 이번에 외인아파트가 해체됨으로써 남산을 가리는 흉물 제1호 자리를 넘겨받았다. 타워호텔과 신라호텔은 하얏트호텔을 오른쪽으로 돌면서 남산을 에워싸듯 서 있다.서울역 앞 힐튼호텔은 남산의 왼쪽기슭을 가로막고 있다. 남산 제모습찾기의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시민공청회를 열었을 때 가장 많이 지적돼온 이들 호텔 건물들은 서울시의 공원용지 지역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철거대상에서 제외됐다. 호텔건물 이외에 남산속에 지어진 남산시립도서관,국립극장,서울과학교육원,자유센터 등 대형 건물들도 남산의 제모습을 해치고 있다. 건물 높이가 3층 이하로 규제되는 지역은 수방사터,하얏트호텔 주변,장충체육관 일대이며 5층 이하로 묶이는 곳은 다산로·후암로·반포로 주변 등이다.
  • 수입식품 안전대책 강화하라(사설)

    수입 농축산물에대한 안전대책이 강화돼야한다.호주산 쇠고기 일부에서 농약성분이 검출됐다는 일본후생성 발표에 이어 독성농약에 견디는 다수확쌀등 유전자합성 곡물이 한국등 수출시장을 노려 개발중이라는 미국교수의 위험경고 외신은 수입식품에대한 경각심을 다시 일깨운다. 수입 농축산물 농약오염 사건은 그간 국내 항만 검역에서도 여러건 노출된적이 있고 유통과정 점검에서도 농약검출이 있어 이미 경계심은 가지고 있었다.지난 90년 소비자단체가 미국 플로리다산 자몽에서 알라라는 발암성 농약을 검출해낸 것과 지난해 목포와 부산항에 들어와 있던 미국 밀에서 국내 허용기준치의 1백32배나 되는 농약이 검출되어 말썽이 난 것이나 중국산 인삼과 고사리등에서 농약이 검출되고 있는 것등이 그 예이다.앞으로 UR개방과함께 대량으로 들어올 외국 농축산물을 생각하면 그 엄청난 물량을 얼마만큼 철저히 검사해 낼수 있을까 걱정하지 않을수 없다. 농산물 수입 자유화율은 지난해 1월현재 이미 93%수준에 이르러 쌀을 제외한 밀,콩,옥수수,수수,조,보리등 곡물의 91%가 수입되고 있다는 통계가 나와 있다.국내 밀가루의 거의 100%, 콩식품의 90%가 수입농산물로 충당되고 있다.쇠고기 60%,토마토캐찹 60%,오렌지주스 50여%도 수입물이다.이외에 바나나 자몽 레몬 파인애플 같은 열대성 과일도 거의 수입품이다.중국산 당면 고사리 미꾸라지 호박고지등 요즈음도 우리시장은 수입식품 일색인 실정이다. 수입 농산물은 넓은 면적에서 대량생산체제로 재배되고 오랜기간 저장되며 수송에도 장기간이 걸린다.재배때부터 농약 비료에 의존하고 보관 수송 과정에서 특수처리되는 것이 상례이다.벌레를 막기위한 농약과 부패방지를 위한 방부제 살포는 일반적 조치라고 한다.미국은 수확후의 저장 보관 수송과정에 농약처리를 합법화하고 있고 외국으로 수출하는 농산물에 대해서는 그 허용기준이 자국내기준보다 관대하게 되어 있다는 것이 일본과 국내 식품학자들의 증언이다.호주에서도 농가에 6주이상 저장되는 밀에는 살충제가 혼입되고 그 이하에는 훈증제로 처리된다.농약 오염 사료로 키운 쇠고기로 1년에 몇명이나암에 걸릴수 있나 하는 통계도 미국과 일본에서는 이미 나와있을 정도로 육류 잔류농약 문제도 심각하다. 농축산물을 비롯한 수입 식품 전반에대한 안전성 문제는 수입국이 철저할수 밖에 없다.정부는 통관 검사 검역체계를 조속히 선진국 수준으로 보강하고 규제에 엄격해야 한다.수입상에 대해서도 그 안전성을 보증토록하고 사후책임도 지우는 엄격한 감시 관리제를 채택해야 한다.
  • 덕과 의와 선이 외롭지 않아야(박갑천칼럼)

    근자에 들어「인성」이라는 말이 자주 등장한다.교육부에서는 인성교육을 강화하겠다고 나섰다.그런 정신 아래 국민학교에서는 인성을 중심한 숙제 바람이 불고 있다.기업들의 신입사원 선발에서도 인성이 중시된다 하여 응시자들은 거기 대비하는 준비를 따로 하고 있다고도 들린다. 인간들이 사는 사회에서 새삼스럽게 인성이라는 것이 강조되고 있다면 그 동안에는「수성」이 살아왔기에 그러느냐는 말도 나온다.그러기야 했을까마는 얼마전의 국회에서도 지적되었듯이『인간사냥이 진행되는』인재지변의 연속 속에서 나오는 성찰의 소리인 것만은 틀림이 없다.인간이기를 거부하는 듯한 흉측한 일들이 너무 자주 일어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이런 현실에서의 인성회복 목소리이다.윤리·가치관을 바로세워 썩어가는 사회의 병리를 도려냄으로써 새로운 기풍을 진작해 나가자는 거다.물론 처음 나온 말은 아니다.그러나 이번 목소리는 저변이 넓고 성량도 매우 크다.우리 사회가 이대로 굴러가다가는 나락으로 떨어지고 말 것이라는 두려움도 담겨있다. 다산 정약용의 우화시「오징어」(오적어행)가 생각난다.오징어가 물가에서 놀다가 백로와 부딪치는 데서부터 시작되는 시이다.오징어는 백로한테 다같이 고기 잡아먹는 처지이면서 그렇게 고고한 체하지 말고 가마우지 찾아가 그 날개 빌려다가 적당히 검게 되어 편하게 살아보라고 권한다.이에 백로는 내어찌 이 자그만 배를 불리려고 모양까지 바꾸겠는가면서 거절한다.그러자 오징어는 화를 내어 새까만 먹물을 내뿜으며 소리친다.『어리석다 백로여,굶어죽어 마땅하리』 인성을 찾아 윤리·도덕이 빛을 내는 사회로 만들어 나가자는 말은 백번 옳다.그러나 여기서 생각해볼 대목이 있다.그렇게 된 결과로서의 정당한 사람,착한 사람,의로운 사람,성실한 사람들이 결코 외롭지 않을 수 있어야 하겠다는 점이다.질서를 지키면서 올바로 사는 사람이 뒷전에 밀린다는 잘못된 사회풍조가 강력한 정책의 뒷받침으로 함께 바로잡히지 않으면 안된다.백로의 삶이 오징어의 저주나 받게 된다면 마침내 오징어의 먹물에 안젖어들 수가 없다.의에 의해 행동할 때 이득을 얻을 수 있게(의이생리:춘추좌씨전)돼야겠다는 뜻이다. 또 있다.『…위로 조정에서부터 시행하여 서민에 이르도록 선을 마땅히 할 것과 악을 마땅히 버릴 것을 안 연후에야 지극한데 이를 것이오니…』(우암 송시렬의「기축봉사」에서).위에서부터 본을 보여야 하겠다는 점이다.일과성 아닌 계속성도 요청된다.
  • 낙뢰로 제지공장 불/5천만원 재산피해

    【파주=김명승기자】 3일 상오 1시쯤 경기도 파주군 교하면 연다산리 47의 3 쌍림특수제지(대표 이성용·49)에서 불이 나 공장 안에 있던 기계류와 원자재등 공장내부를 태워 5천2백30여만원(경찰추산)의 재산피해를 낸 뒤 5시간여만에 진화됐다. 경찰은 이날 천둥·번개를 동반한 비가 많이 내렸고 인근 5가구의 보일러가 한꺼번에 터진 점으로 보아 공장으로 연결되는 변압기가 벼락에 맞아 전기합선으로 불이 난 것으로 보고 있다.
  • 보디가드 지갑(새상품)

    소지한 지갑이 주머니나 핸드백 밖으로 나오면 경보음이 울리는 「보디가드 지갑」이 나왔다.지갑에 부착된 광센서 반도체 칩이 빛을 감지,4초 동안 삐삐 소리를 울린다.지폐의 냄새와 세균을 없애주는 신소재인 다공성 세라믹을 지갑 표면에 입혔다.다산(주).긴 지갑은 2만8천원,반지갑은 2만5천원.469­8155.
  • 대구(행정구역개편 지상공청회:1)

    ◎광역화 따른 「지역이해」팽팽한 대립/택지난 등 해결… 인근주민 생활향상 도움/편입요청한 2만여명의 편의 고려돼야/채종백 ▷찬성론◁ 가용토지의 부족으로 이미 개발한계를 보이고 있는 대구시를 그대로 묶어둔다면 기형적인 도시로 변할것이 분명한 상태에 이르고 있다. 특히 본격적인 지방자치시대를 맞아 자치단체가 스스로 국제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적당한 면적을 확보하고 대도시의 문제점을 자체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하기 때문에 대구시가 국제도시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광역화가 필수적이다. 벌써부터 포화상태를 보이고 있는 현재의 대구시역으로는 급증하는 도시인구 수용이 불가능할 뿐 아니라 각종 도시계획의 차질이 불가피해져 도시의 기형적인 발전은 물론이고 대도시의 문제점만 계속 누증되어 갈 것이다. 그러나 광역화가 이뤄질 경우 현재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는 택지 및 공장용지 부족난을 해결하고 각종 도시계획의 재정비로 이제까지 상대적 빈곤감에 시달렸던 인근지역의 문제점을 덜어주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또 대구시의 광역화는 대구시의 자체발전 측면보다 국토의 효율적인 이용으로 경북도는 물론 경남 북부지역까지 포함하는 국가공동 발전측면에서 이해해야 할 것이다. 따라서 경북도에서는 이제까지 대구시역 확장문제에 대해 도역 잠식에 따른 피해의식과 상대적 박탈감으로만 보아왔던 근시안적 시각에서 벗어나 공동 발전 가능성을 냉정히 돌아보아야 할 때이다. 대구시가 튼튼한 거점을 갖춘 지역 중추관리도시로 성장할 경우 대구시의 체계적이고 괄목할만한 성장은 물론 도시 기능의 분할로 경북도의 동반 발전이 크게 기대되고 있다. 이같은 관점에서 대구시가 시역확장뒤 도시기능을 제대로 발휘하기 위해서는 시의회안처럼 경산시·군,고령·달성군 등 1개시 4개군 2개면을 포함하는 대규모 편입이 이뤄져야 할 것으로 믿는다. 한편 경북도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는 대구시의 경북도 편입은 이제까지 10여년동안 계속돼왔던 시 도시계획안의 전면수정이 불가피해져 재정적 손실은 물론 대구시역내 주민들의 반대로 엄청난 혼란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특히이같은 편입 주장은 본격 지방자치시대 개막을 앞둔 시대정신에도 어긋날 뿐만 아니라 편입이 이뤄져도 도 재정형편상 어차피 대도시 중심의 발전이 불가피해져 상대적 낙후지역은 개발순서에 뒤떨어지는 불이익이 예상돼 지역이기주의와 지역위화감만 불러일으킬 것이 확실하다. 또 정치적 논리로서만 이번 편입을 생각할 것이 아니라 달성군 화원읍·가창면 등 2만여명의 주민들이 이미 대구시에 편입진정을 요청했으며 이들 주민들에 대한 편의도 충분히 고려돼야 할 것이다. 과거 행정구역 개편은 민의와 관계없이 정치적 판단에 따라 이뤄져 왔으나 이제 민주화시대를 맞은만큼 이번 광역화 결정이 원만히 이뤄지지 않을 경우 주민 투표로 결정하는 것도 좋은 방법으로 생각된다. 모처럼 마련된 이같은 광역화 논의가 지역이기주의에 빠져 원점으로 되돌아갈 경우 이제까지 돈독히 다져왔던 시·도의 협동정신이 크게 상처를 입게 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실정으로 경북도측에서는 시·도 공동발전을 이룬다는 측면에서 대구시 광역화에 협조해 주기를 바란다. ◎도구심체 잃고 「빈익빈현상」 가속화 초래/수도권처럼 위성도시 육성… 균형발전을/이창우 ▷반대론◁ 경북도의 일부 지역을 대구로 편입시킨다는 계획은 한마디로 말해 「지역적 부익부 빈익빈」현상을 가속화 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백보를 양보해서 대구시의 시역확장이 실제적으로 필요하다고 치자.대구시가 하나의 경제권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제조업체의 입지가 필요하고 그 산업체의 경쟁력강화를 위해서는 값싼 사회간접자본을 공급해주어야 하는 것도 사실이다.이같은 대구시의 시역확장 논리는 대구시가 경북도와는 별도의 경제권을 이뤄 자체 발전을 가속화시키겠다는 의도이다. 그렇다면 이번에는 경북도의 입장을 보자.대구시가 시역을 확장해 좁은의미의 생활권을 형성하기 보다는 대구시는 소비시장의 역할을 맡고 경북도가 생산기능을 맡아 두지역의 광역 생활권을 이루도록 한다면 두지역 발전은 대구시 시역확장 방법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가속화될 수 있다고 본다.그러나 경북도의 입장을 무시한채 대구시역만을 확장한다면 경북도는 지역발전의 구심체를 끝내 확보하지 못한채 답보상황을 벗어날 수없다. 따라서 대구·경북지역이 진정으로 공동발전하려면 「대구시와 경북도의 통합」이 가장 바람직하다.이같은 방안이 직할시제도의 고착화,행정수행의 문제등으로 불가능하다면 수도권의 지역발전 모델에서 우리는 가장 바람직한 정답을 찾을 수있다. 서울시와 인근 경기지역이 이른바 수도권을 형성해 서울시의 도시공간 부족문제를 경기지역에 세워진 위성도시에 그 기능을 감당케 함으로써 두지역이 공동 발전하고 있다.한 도시의 비대화는 「규모의 경제」원칙에도 어긋난다.세계 각국의 추세는 대도시의 권역확대 보다는 대도시 인근지역을 배후도시로 육성,현안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대구시도 시역확장이라는 무사안일한 생각보다는 인근 경북지역을 위성·배후도시로 육성해 대구시가 안고 있는 택지·공장용지난,쓰레기매립장설치,상·하수도등의 도시문제를 해결하는 등 상호보완관계로 균형발전을 할 수 있는 지혜를 찾아야 한다. 경북도와 대구시의 경계는 언제나 존재할 것인데 대구시역이 좁다고 인근 경북지역을 그때마다 편입한다면 언젠가는 경북도는 사라져야 한다는 것인가.대구시민만 각종 편의와 문화혜택 소득증대로 잘 살아야하고 경북도민은 상대적으로 빈익빈의 고통의 굴레를 감수해야 한다는 것인가. 대구시 인근 일부 경북주민들이 대구시편입을 희망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이는 지척에 있는 대구시내 중·고등학교에 시·도가 다르다는 이유로 자녀들을 입학시키지 못하고 있는 학군제 때문이다.또 시역이 아니라고 시내버스 운행을 하지 않는 교통불편,대구시로 편입될 경우 땅값 상승기대등 여러가지 이유가 있다. 그러나 이같은 문제는 이 지역일부가 대구시에 편입,통합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시·도 또는 시·군간 기관장들이 이마를 맞대고 효율적인 광역행정을 편다면 쉽게 해결될 수있을 것이다. 경북과 대구는 한 뿌리로 문화,교육,생활양식,정서등이 같고 대구는 경북도의 중심지역할을 맡아 왔다.소모적인 대구시의 행정구역확장논쟁은 이번으로 매듭짓고 역사적으로 생사고락을 함께 해온 경북·대구 지역이 공동발전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데 지혜를 모아야 할 때이다. ◎광역화 내용/편입대상지역 달성·경산군 일부로 한정 대구시의 시지역확장문제는 대구시가 직할시로 승격된 지난 81년7월부터 시작됐다. 정부수립당시부터 시로서 유서깊은 대구시가 직할시로 승격되면서 겨우 경산군 안심읍과 고산면,달성군 월배·성서읍과 공산면,칠곡군 칠곡읍만 편입됐었다.전국 최대의 섬유공업지대로 지속적인 지역경제발전을 위해서는 엄청난 도시공간의 수요가 예상됐었지만 편입지역에 면적이 비교적 넓은 면지역은 단 두곳만이 포함되는데 그쳤다.최근 대구시주변인 달성군 화원읍과 다사·하빈·가장면,칠곡군 동명·지천면,고령군 다산면,경산군 화양읍과 와촌면등 9개 읍·면지역 주민들이 생활권이 대구시라는 이유로 대구시 편입을 요구했다. 그러나 대구시의 이같은 편입지역 요청은 도세 약화를 우려한 경북도의 지역정서를 도외시한 요구로 보고 내무부는 이번 행정구역개편안에서 편입대상지역을 달성군과 경산군일부로 한정시키되 그것도 경북도와 대구시의 주장을 들어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 제천의식(백제를 다시본다:24)

    ◎능산리 금동향로 출토지는 제사터/건물규모 크고 고분 이웃… 사직 추정/송산리 개로왕 가묘도 제사터인듯 우리 민족은 까마득한 옛날부터 하늘을 공경하는 마음에서 제천의식을 베풀었다.옛 기록에 나오는 부여의 영고.고구려의 동맹,예의 무천 등이 모두 제천의식이다.특히 국가형태가 완전히 갖추어지면서 국가경영과 관련이 있는 제례가 제도화하는 가운데 사직이나 종묘와 같은 제사유적이 생겨났다.이와 더불어 여느 민간사회에는 마을 주민들의 무병안령,다산과 풍요,풍어 등을 기원하는 제사터가 마련되었을 것이다. ○흔적 찾기 어려워 그러나 오늘날 백제강역에 해당하는 지역에서 제사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는 유적을 대하기는 쉽지가 않다.이런 상황에서 최근 김동용봉봉래산향로가 출토된 바 있는 충남 부여 능산리 유적이 제사터였다는 국립부여 박물관의 발굴조사결과가 나왔다.이 능산리 유적은 충남 공주 송산리 개로왕의 가묘(1988년 문화재연구소 발굴),전북 부안 변산반도의 죽막동유적(1994년 국립 전주박물관 발굴)과 함께 몇 안되는 백제제사유적으로 떠올랐다. 금동용봉봉래산향로는 출토상황으로 보아 분명히 백제멸망과 관련이 있거니와,제사유적으로 본건물터는 바로 앞에 자리한 능산리고분군(사적14호)과도 결코 무관치 않을 것이다.다시 말하면 이 자리에 세웠던 당초의 건물은 능들을 수호하기 위해 제사를 지내던 곳이나,나라의 태평을 기원한 사직자리일 가능성이 많다.능이 아주 가까운 지역에 건물을 세웠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이 같은 가능성을 뒷받침한다.여기서 거두어들인 기와조각이 엄청난 분량이고 보면 건물규모도 대단했을 것으로 여겨진다. 우리는 금동향로가 나온 능산리유적 건물배치상황을 통해 유사한 다른 유적 하나를 연상하게 된다.그것은 바로 고구려 고토인 중국(만주)길림성 집안현 국내성 밖의 동대자 제사유적(사직)이다.고국양왕 때에 건립된 것으로 추정되는 이 제사유적에서는 능산리유적과의 유사성이 찾아진다.백제의 출자가 고구려에서부터인 것은 이미 건국신화나 역사사실을 통해 알려졌고,고고학적 유물들도 이를 입증한다. ○고구려 유적과 흡사 그러나이 능산리유적 건물터가 고구려 동대자 제사유적과 유사하다는 것은 별문제가 되지 않는다.다만 금동향로와 건물터의 관계와 중요성한 것이다. 충남 공주 송산리에서 발굴된 방단계단형무덤도 일종의 제사터로 볼 수 있는 유적이다.서울 송파구 석촌동 계단식돌무지무덤과 흡사하여 한성시대 백제계 무덤으로 추정되기는 하나 제사유적을 겸한 가묘로 보인다.백제 개로왕은 AD475년 고구려 장수왕에게 한성백제(BC18년∼AD475년)를 빼앗기고 죽음을 당한다.그 아들 문주왕은 부왕의 시신을 얻지못한채 웅진(공주)으로 천도하면서 일단 가묘로 만든 것이 송산리의 방단계단형무덤이 아닌가 한다.그러나 이 가묘는 개로왕을 위한 제사터 구실을 했을 가능성이 얼마든지 있는 것이다. 백제의 제사유적을 말하면서 마지막으로 다룰 전북 부안군 죽막동 제사유적은 변산반도 해안절벽에 자리잡고 있다.국립전주박물관이 발굴한 이 유적에서는 구멍이 뚫린 원판(유공원판)과 구리거울(동경),활석으로 모방한 갑옷,굽은옥(곡옥),쇠칼,동물을 형상화한 토제품이 출토되었다.이 유적을 발굴한 국립전주박물관은 죽막동 제사유적은 AD 5세기를 전후로 만들어졌을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이 죽막동 제사유적은 일본 오키노시마(충도)노천유적과 거의 비슷한 조건을 갖추어 주목을 끈다.부안 죽막동은 섬은 아니지만,해안가 절벽에 위치했다는 입지가 우선 비슷한 것이다.유적 형성시기는 부안 죽막동 유적에 비해 훨씬 늦은 AD 7∼8세기경으로 밝혀졌다.그럼에도 출토유물 성격도 비슷한 내용을 보여 백제의 영향을 받은 유적으로 보고 있다. 오키노시마는 일본 규슈(구주)와 한반도 사이의 현해탄 망망대해 속의 섬이다.둘레는 약4㎞이고 해발 2백43m의 산이 우뚝 서있다.절해고도인데다 지형마저 험준하기 때문에 사람들이 거의 상주하지는 않지만,여러 시대의 제사유적이 분포되었다.야요이(미생)시대로 부터 고훈(고분)시대를 거쳐 나라(나양)시대에 이르는 제사유적이 밀집되었다.그래서 사람들은 이 오키노시마를 「바다의 정창원」이니,「섬으로 된 정창원」따위의 호칭을 붙였다. 이 섬이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근대화 이전의 에도(강호)시대부터다.그러나 본격적인 고고학 조사는 지난 1953년부터 이루어졌다.현재까지 23개소의 유적이 조사되었다.오키노시마 출토유물로는 굽은옥,철제무기류,토기,활석제 사용품 등이 있다.이들 유물은 거의가 바위 끝자락에 만들어 놓은 제사유적에서 출토되었다. 오키노시마 제사유적을 좀 장황하게 설명한 감이 없지 않다.그럴만한 이유가 있는데,그것은 오키노시마 제사유적은 일본에서 가장 일찍 나타나는 제사유적인 동시에 한반도와 가장 가까운데 자리잡았다는 점이다.더 설명을 곁들이자면 오키노시마 유적은 우리 부안의 죽막동유적을 원형으로 삼아 백제를 비롯한 한반도의 유물을 수용했다는 사실도 포함될 것이다. 어떻든 한반도계의 유물이 오키노시마에서 나오는 것은 이른바 도래인과도 결부시켜 생각할 수 있는 문제이고,더 흥미로운 것은 고대인의 정신세계 마저도 정확하게 반영시켰다는 점이다.갑옷을 모방한 활석제 제사용품이 부안 죽막동유적 출토품과 같다는 것은 앞에서 이야기한 바 있지만,오키노시마 출토의 김동제용두도 경북 풍기와 강원도 양양 출토품과 거의 비슷한 형태를 하고 있다. ○가야유물도 나와 그리고 우리 가야고토의 여러 고분에서 흔히 출토되는 말띠드리개가 오키노시마에서도 나오고 있다.오키노시마가 극히 좁은 섬이라는 현실을 고려하면,실제 말을 타는 기마용 말갖춤(마구)의 일부라기 보다는 제의용으로 쓰였을 것이다.말갖춤 장식에 불과한 말갖춤까지도 신성시한 당시 오키노시마의 풍속을 엿보는 듯 하다.이렇듯 한반도의 문화는 현해탄 가운데 섬들을 징검다리로 삼아 일본열도로 흘러들어간 것이다. 우리는 지금까지 몇몇 백제의 제사유적을 살펴보았다.현재 뚜렷하게 나타난 유적이 3개소에 불과하지만,더 발견 될 수도 있다.이와 더불어 유적연구가 진전된다면 유적의 성격은 물론 백제인들의 기층심성에 깔린 제례의식이 어떠했는가를 어느 정도 규명할 수도 있을 것이다.특히 국가의 사직이나 종묘와 같은 제사유적이 민족의 정신적 구심력을 형성하는데 공헌한 역할론도 제기될 것으로 기대해본다. ◎제사의식/나라의 평안·풍년 등 기원/하늘·땅 등 자연물이나 조상숭배 고대인들은 우주 자연의 모든 현상에 대해 경이로움을 느꼈다.그래서 이들 현상을 초월자 또는 절대적 존재로 상정하고 평안을 기원하거나 혹은 감사하는 천제나 제사 의식을 행했던 것으로 믿어진다.이 외경의 대상은 때로는 하늘 땅 해 달 혹은 자연물이 되기도 했다.우리 민족은 아주 먼 옛날부터 하늘을 공경하여 제천의식을 올리고 농경이 시작된 뒤로는 풍년을 기원하는 제사를 지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옛 기록에 나타나 있는 부여의 영고,고구려의 동맹,예의 무천 등이 그것이다.이 의식는 뒷날 조상 숭배사상과 합치되어 조상을 추모하고 자손의 번영,친족 사이의 화목을 도모하는 행사로 발전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막상 제사유적이라고 부를 만한 유적은 오늘날에도 지방 곳곳에 남아있는 서낭당이나 장승,당산을 제외하면 현존하는 숫자는 적은 편이다.선사시대의 제사 유적으로는 울주 반구대와 천전리(국보 147호),고령 양전동(보물 605호),흥해 칠포리,포항 인비동,영천 봉수리,영주 가흥리,여수 오림동,남원 대곡리 등의 암각화가 남아 있다. 역사시대는 백제 유적을 제외하면 통일신라 시대로 추정되는 제주 용담동 유적(1992년 제주대박물관 발굴)과 수신동굴,그리고 동대자유적 등이 대표적으로 꼽힌다.고구려의 옛 수도인 국내성(지금의 집안)동쪽에 위치한 수신 유적은 「후한서」와 「삼국지」에 고구려 왕이 10월에 동맹을 올리던 동국대혈로 불리고 있다. 동대자 유적은 1958년 중국 길림성박물관에 의해 국내성 밖 5백m 지점에서 발견됐다.발굴 결과 이곳은 고구려 중기(18대 고국양왕 9년 또는 광개토왕 2년,392년)에 속하는 「국사」라는 사직과 종묘의 제사유적으로 밝혀진 바 있다.
  • 그라나다/알함브라 궁전(아랍서 지중해까지:11)

    ◎스페인 최후의 이슬람궁… 신비 가득/나자리왕조가 13∼14세기 건설… 빼어난 건축술­정교한 세공에 숨막혀 그라나다의 구시가 산타 안나 교회앞에는 세 갈래의 길이 있었다. 『알함브라?』 그러자 수염이 텁수룩한 신부님이 긴 소매 속에서 나온 창백한 손으로 언덕길을 가리켰다.세월과 사람들의 발걸음에 닦이어 빤질빤질 윤이 나는 언덕길에서 흘러내리는 빛의 물살이 다리를 휘청거리게 했다.어디서 어떻게 모습을 드러낼지 모르는 알함브라의 신비는 그렇게 시작되었다. 길 양쪽으로 늘어선 옛날 집들은 지난날의 비밀을 삼킨 채 그 작은 창문들을 조가비처럼 닫고 있었다.오!벽이 익혀온 시간의 열매들이여. 1층의 연쇄상점들 앞을 지나노라니 캐스터네츠소리가 따다따다 귀를 즐겁게 했고,어둠침침한 어느 상점 안에서는 집시풍의 옷을 입은 여인이 부채로 일으킨 바람을 깊숙이 팬 앞가슴 사이로 밀어넣고 있었다. 휘어진 언덕길 끝에 울창한 삼나무숲 사이로 뚫린 또다른 길이 포개질 듯 기다리고 있었다.서늘한 바람이 계곡속에 숨어 있는 여울물소리를 실어왔다.그 소리가 구르는 듯한 기타 선율로 바뀌면서 알함브라의 슬픈 역사에 젖어들게 했다. ○이사벨여왕에 패퇴 알함브라는 「붉다」는 뜻으로 그라나다 동쪽 언덕에 위치한 무어족의 귀족행정도시의 이름이었다고 한다.13세기에 나자리왕조의 시조인 알 아마르가 자신의 왕궁을 그곳에 지음으로써 그것이 찬란한 알함브라역사의 시초가 되었다.주건물의 대부분은 요세프1세(1353∼1391년)와 그의 아들 모하메드 5세시대에 지어졌고,부분장식들은 레콩키스타(7세기부터 이베리아반도에 유입해온 회교도들이 점거하고 있던 국토를 기독교도들이 되찾기 시작한 운동)의 폭풍에 휘말리면서도 계속되었다.미구에 떠나야 할 것을 예감했기에 왕들은 자신들의 자취로서 아름다움을 그 땅에 영원히 심으려 했다. 이사벨여왕과의 싸움에서 패한 최후의 왕 보아부달은 왕궁을 떠나 시에라네바다의 험준한 고갯길에서 궁전을 바라보며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한편 이 왕궁을 접수한 기독교도들은 그곳을 예배당으로 활용하는 한편 이사벨여왕의 손자인 카를로스5세는 궁전안에 르네상스양식의 또다른 궁전을 건축했다.이를 두고 그라나다 출신의 명상시인 가르시아 로르카는 「알함브라궁전은 자신의 내부에 카를로스5세가 있음을 느끼지 못한다」고 안타까워했다. 경사가 가파라질수록 길은 삼나무숲 깊숙이 파고드는 듯 하더니 갑자기 하늘이 파랗게 열리는 곳에 붉은 성벽과 「심판의 문」이 우뚝 솟아 있었다.말발굽모양의 아치에는 코란 5계명을 나타내는 손가락이 조각되어 있었다. 알히베스광장에 쏟아져내리는 햇빛은 눈부시다 못해 얼어붙는 듯 소름이 끼쳤다.짙은 나무그림자에 돌바닥이 검게 패어 있었다.검은 고양이 한마리가 제 몸보다 더 검은 그림자를 끌고 카를로스5세 궁전 담밑을 따라 모퉁이로 사라졌다. 성채·왕궁·정원·여름별장으로 분리해서 파는 입장권 4장을 샀다.그리고 먼저 궁전의 심장부로 들어가는 첫관문인 메사르홀로 들어섰다.이곳은 기독교도들이 접수한 뒤 예배당으로 활용되면서 기독교식 건축물로 개조되어 본래의 모습이 많이 파괴되었으나 아랍식 문양이 정교하게 세공된 대들보만으로도 그 빼어난 솜씨에 도취되기에 충분했다. 왼쪽의 아치문을 지나 아리야네스(천인화)중정으로 들어갔다.장방형의 긴 못이 중앙에 있는 안달루시안 아랍식 안뜰.속세와 차단된 묵중하고도 투명한 정적이 감돈다.하늘·도금양나무·뜰을 둘러싼 건물의 아치문과 기둥들이 수조의 조용한 물속에 잠겨 행복하고도 덧없는 꿈에 취해 있다.빛과 그늘까지도 그 행복한 꿈에 녹아들어 있다.무엇이 이 꿈꾸는 물의 성채를 침범할 수 있을까.문은 모두 열려 있으나 들어갈 방법을 알지 못하는 세계. ○중앙엔 사자상 분수 왕의 접견실인 대사의 방과 코마레스탑에서 라이온궁전으로 발길을 옮기노라니 등뒤에서 어떤 문이 닫히는 느낌이었다.마치 누군가 되돌아갈 길을 막아버리는 것 같았다. 촛대처럼 가느다란 1백24개의 대리석 기둥들이 떠받치고 있는 장방형 회랑으로 들어섰다.햇빛이 눈을 시리게 하는 뜰의 중앙에 열두마리의 사자에게 둘러싸인 하얀 대리석 분수에서 물줄기가 솟아오르고 있었다.이곳은 오직 왕 한사람만 드나들 수 있는 하렘이었다.건물 2층에는왕의 후궁들이 거처했다. 그 옛날 왕족인 아벤세라헤스가문의 한 남자가 하렘의 여자에게 접근한 것이 발각되어 목이 잘린 뒤 그 목이 방의 중앙 분수대 위에 놓여져 목에서 흘러내린 피가 사자의 분수대까지 흘러왔다고 한다. 회랑천장의 정치한 세공으로부터 간신히 눈길을 돌려 자매의 방에 들어섰을 때였다.숨이 턱 막히는 현란한 아름다움 속에 깊숙이 갇혀버리는 것 같았다.벽을 따라 천장까지 미끄러져 올라간 눈길 끝에는 신기가 꿈틀거리고 있었다. 사실 난 이러한 아름다움과의 대면을 두려워해왔다.릴케의 「비가」 중에는 「아름다움이란 우리가 가까스로 견딜 수 있는 무서움의 시작에 불과하므로/우리가 아름다움을 그토록 찬미함은 파멸하리만큼 아름다움이 우리를 멸시하기 때문이다」라는 구절이 있다. 파르탈정원을 뒤로 하고 처녀의 탑 앞에 이르른 나는 더이상 발걸음을 옮길 수가 없었다.회랑에 놓여 있는 의자에 주저앉았다.마음 깊은 곳에 상처를 입은 것 같았다.여기 이 자리에서 나이팅게일의 노래를 들으며 생을 마감해도 좋으련만…나에게 있어 알함브라와의 만남은 깊은 상처로 남겨졌다.호텔로 터덜터덜 돌아가 다시 너절한 일상과 마주할 일이 버겁기만 했다. 5월3일,지도조차도 던져버리고 혼자서 호텔을 나섰다.알함브라궁전의 코마레스탑에서 바라본 건너편 산기슭의 하얀 동네를 찾아갈 참이었다.그곳은 아랍인 거주지역으로서 길들이 미로처럼 얽혀 있어 이방인은 길을 잃기가 십상이라고 한다.일을 저질러보려는 내게 그 미로는 너무나 매혹적인 구실이었다. 택시는 나를 산 니콜라광장에 내려놓고 돌아갔다.조약돌이 다닥다닥 박혀 있는 뜰의 돌벤치에 앉아 관광기념품을 팔고 있는 집시아주머니가 캐스터네츠를 치며 다가왔다.그녀에게서 캐스터네츠 치는 법을 10분쯤 배우고 나서 하나를 샀다. 광장에서 건너다 보이는 알함브라궁전의 전경이 슬프도록 아름다웠다.시에라 네바다산의 눈 덮인 흰 능선이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궁전을 감싸고 있었다.서양남자가 광장 한켠에서 이젤을 세워놓고 그 전경을 화폭에 담고 있었다.축대를 걸터듬고 앉아 알함브라를 하염없이 바라보았다.한시간 남짓 그렇게 시간을 보내고 나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미친듯이 미로 헤매 니콜라교회를 끼고 오른쪽으로 돌아간 곳에 카르멘이라는 정원을 가진 고급저택이 있었다.우체통구멍으로 들여다본 그 집의 파티오엔 핏빛처럼 붉은 칸나꽃이 가득했다. 벽과 벽 사이의 좁은 미로에서 아랍인의 혼이 스며나와 내 손을 잡아끄는 듯했다.이곳의 옛주민들은 레콩키스타로 그라나다가 기독교인들에게 함락되었을 때 최후까지 저항하여 흰 벽과 돌길이 붉은 피로 물들었다고 한다. 방향을 알 수 없을만큼 미로 깊숙이 들어온 듯했다.혼자뿐인 길 위에 어디선가 발소리가 들려왔다.걸음을 멈추고 뒤를 돌아다보았다.흑단처럼 검은 머리를 반듯하게 빗어넘기고 검은 진바지에 흰 티셔츠 차림의 여성이 저만큼서 걸어오고 있었다.무심히 바라본 그녀가 지난밤 넵튠이라는 극장식 타블라오에서 만난 플라멩코 무희라는 것을 알아본 순간,나는 숨이 멎는 것 같았다. 여러 무희들 중에서 오직 그녀만이 나를 사로잡았다.그녀의 춤에서는 격정과 비애가 동시에 교차하고 있었다.폭발하듯 솟구치는가 하면 검으로 자르듯 끊어지며 다시 폭발하고… 어느 순간 나는 저 춤속에 빠져 죽고 싶다고 생각했다.그것이 그라나다에서 경험한 두번째 마음의 죽음이었다. 그녀가 내 앞에까지 걸어왔다. 『잠깐,당신은 무용수지요』 그녀가 하얀 이를 드러내며 웃었다. 『어저께 당신의 춤을 봤어요.나는 플라멩코에 대해 아는 것이 없지만 깊이 매혹됐어요.특히 당신의 춤에』 『고맙습니다』 그뿐 우리는 더이상 할 말이 없었다.그녀를 붙잡는 대신 나는 다른 미로 속으로 발걸음을 옮겼다.얼마쯤 가노라니 마음이 미어지는 듯 아팠다.몸을 돌이켜 다시 그 장소로 달려가보았으나 그녀의 모습은 어디에도 없었다.사방으로 뚫려 있는 미로 가득히 닫혀 있는 문들뿐이었다.미친듯이 미로를 헤매었으나 나는 어느 문을 두드려야 할지 알 수 없었다.눈을 가린 채 손을 맡기고 어디론가 따라가던중 갑자기 손을 놓아버린 것이다.왜 그랬을까.하지만 여행이 끝난 지금도 나는 여전히 그녀를 찾고 있다.그녀의 이름은 스텔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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