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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건 “又民, 于民으로 불러달라”

    고건 “又民, 于民으로 불러달라”

    각종 여론조사에서 잠재적 대권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고건 전 국무총리가 크리스마스를 하루 앞둔 24일 지인들에게 e메일을 보내 자신의 호를 ‘우민(又民,于民)’으로 정했다는 사실을 알렸다. 고 전 총리는 다산연구소를 통해 ‘우민의 의미를 새롭게 마음에 새기며’라는 글을 지인들에게 보내 “다산연구소 분들이 호를 권해 줘 한자 표기는 ‘또 우(又)’와 ‘어조사 우(于)’의 두가지를 혼용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우자 ‘우민(又民)’은 ‘또다시 민초(民草)’라는 뜻으로, 일곱차례의 공직과 민간인 신분을 왕복했던 행정가로서의 삶을 보여주는 것”이고,“어조사 우의 ‘우민(于民) 역시 ‘민초로부터, 민초와 함께, 민초를 향해’라는 뜻이어서 ‘지성감민(至誠感民)’이란 제 좌우명과 일맥상통한다.”며, 두 ‘우민’ 중 하나를 선택하기 어려웠던 사정을 설명했다. 그는 2개의 ‘우민’ 중 어느 쪽으로 택할지를 정하기 위해 다산연구소를 통해 의견을 물어본 결과 1000여명이 의견을 보내줬으며 ‘또우 자 우민’이 다소 우세했다고 설명했다. 또 “우민이라고만 하시면 저는 저를 부르는 것으로 알고 마음을 활짝 열 것”이라면서 묘한 말을 남겼다. 그러면서 “여러분들은 어떤 표기를 하든지 편하신 대로 쓰셔도 좋다.”면서 “저는 이 두 ‘버전’의 우민에 함축돼 있는 의미를 항상 음미하겠다.”고 끝을 맺었다. 이를 놓고 정치권 안팎에선 새해부터 본격적으로 대권 행보에 나서겠다는 신호탄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박준석기자 pjs@seoul.co.kr
  • 된서리 맞은 애견시장

    된서리 맞은 애견시장

    애견시장이 몰락하고 있다. 한때 수십만원에서 수백만원까지 호가하던 강아지 가격이 말만 잘하면 거저 얻을 정도로 땅에 떨어졌다. 애견 관련 인터넷사이트에서는 무료분양코너가 난무하고 있고, 다 성장한 덩치 큰 성인견은 거저 줘도 안가져간다. 강아지를 잘 키워달라는 글과 함께 개집과 먹이까지 제공하겠다고 애걸해도 찾는 이가 없다. 거리마다 버림받은 강아지가 부지기수인 실정이다. ●애완견 농장 절반 이상 문닫아 경기불황이 깊어지면서 인터넷 강아지직거래장터와 전국의 애완견센터, 애완견 농장 등 가릴 것 없이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다. 애완견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초까지 미등록 견사를 포함한 국내 애완견 농장은 대략 1500여곳에 이르렀다. 그러나 1년새 500∼600여곳으로 줄었다. 업종 특성상 정부나 자치단체의 지원을 요구할 수도 없어 속절없이 문을 닫고 있다. 두달여 전에는 하남시 소재 모 애견농장 주인이 값하락으로 경영에 어려움을 겪어오다 농장에서 목을 매 자살하기도 했다. 가격을 살펴보면 그야말로 가관이다. 덩치가 클수록 가격편차가 심해 고깃값도 안된다. 맹도견으로 잘 알려진 리트리버의 경우 라브라도와 골든리트리버 등 2종으로 구분되지만 가격이 폭락한 대표적 케이스.2년여 전만 해도 중급 수준 새끼 마리당 가격이 70만∼120만원이었고 종견의 경우 300만원을 호가했으나 지금은 사정이 다르다. 인터넷 장터에는 마리당 가격을 2만∼5만원에 책정해 매물로 내놓은 경우도 허다하다. 새끼 티를 벗으면 이마저 팔기조차 힘들다. 덩치가 진돗개보다 커, 새끼때 말고는 쳐다보는 사람이 드물다. 게다가 다산형으로 한번에 최소한 10마리 이상씩의 새끼를 낳는데다 한때 수익이 좋아, 부업으로 기르는 가정이 많은 바람에 공급이 넘쳤다. 빨리 새끼를 처분하지 못하면 어릴 때 맞혀야 하는 예방백신에다 먹잇값을 손해본다. 여기다 키우는 노동력까지 계산하면 적자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부르는게 값은 옛말 납작한 코로 인기를 끌던 시츄도 한물간지 오래다.2년여 전만 해도 암컷이 30만∼50만원, 수컷이 10만∼15만원 수준이었으나 이제는 암·수 가릴것 없이 2만∼5만원 정도에 팔린다. 종자가 좋을 경우 그나마 10만원대 가격을 유지하고 있지만 제때 팔리지 않으면 낭패를 본다. 시츄의 조상으로 알려진 중국산 페키니즈는 그나마 희귀해 20만원대 가격선을 유지했으나 이제는 같은 신세로 전락하고 있다. 썰매견으로 알려진 알래스카 말라뮤트나 시베리안허스키도 가격이 곤두박질치고 있다. 리트리버종보다는 새끼가격이 다소 살아 있는 편이지만 성인견은 인터넷 무료분양 코너의 한 부분을 차지하곤 한다. 무료분양에 자주 등장하는 애견 중 대표적으로 잉글리시코카를 들 수 있다. 아메리칸코카(일명 버프)가 국내에 본격 수입되면서 찾는 이가 없어 예방주사가격(1만∼2만원)만 주면 거저 얻을 수 있다. 아메리칸코카는 성격이 쾌활한데다 TV애완견프로에 자주 등장한 덕분에 최근까지도 인기를 끌었지만 옛말이다.‘희귀한 강아지는 무조건 돈이 된다.’는 애완견 농장주들의 신화도 산산조각이 나고 있다. 경기불황에도 불구, 최근까지도 중급 새끼 한마리당 70만∼100만원대를 유지하던 불테리어와 블랙러시아, 버니즈마운틴독, 카프카스, 보더콜리, 비숑프리제 등 일반인들에게 생소한 종자들도 이제는 사정이 크게 달라졌다. 가격을 종자에 따라 20만∼50만원대로 낮춰도 찾는 이가 없어 가격형성조차 힘들다. 상인이 부르는 게 가격이 아니라 소비자가 사는 게 가격인 셈이다. 그러나 품종이 최상급인 A급 종견들의 가격대는 여전히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백만원대에서 1000만원을 넘어서기도 하지만 워낙 수량이 적어 예외다. ●애완견사이트 무료 분양코너만 인기 얼마전에는 애완견인터넷사이트로 인기몰이를 했던 ‘토토랜드’(www.totolandpet.co.kr)가 폐쇄됐고, 강아지직거래장터인 독트레이드(www.dogtrade.com)도 문을 걸어잠갔다. 지난 15일과 16일 이틀동안 애완견사이트인 도그짱(www.dog-zzang.co.kr)에는 말티즈, 슈나우저, 페키니즈, 시츄, 푸들 등 순종강아지를 그냥 주겠다는 9건의 글이 올랐다. 사정이 이러니 애완견들의 가격이 실제로 보신탕용 잡종견 고깃값보다 못한 경우가 많다. 개고기가격도 예년에 비해 많이 떨어진 수준이지만 그래도 애완견보다는 사정이 나은 편. 현재 보신탕용 개고기 산지가격은 1근에 4000원 수준으로 개 한마리(40근 기준) 가격은 15만∼20만원대를 그나마 유지하고 있다. 하남과 광주시 지역에는 1주일에 세번(화·목·토요일) 개 경매장이 열린다. 예년 같으면 순종강아지들의 각축장이었지만 이제는 팔지 못하는 다 큰 강아지들의 처분장이다. 길거리에 버리지 못해 그나마 처분에 나선 강아지들의 집산지가 돼버린 것이다. 애완견업계 종사자들은 불황이 계속되면서 경매장에 성견들의 출입이 잦아졌고, 일부는 싼맛에 보신탕으로 흘러드는 경우가 있다고 전하지만 확인되지는 않았다. 성남시 복정동에서 K애완견센터를 운영하는 김모(44)씨는 “대부분 적자를 보면서 경기가 나아지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실정”이라며 “이같은 상태가 6개월 이상 더 지속되면 문을 닫아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 성남 윤상돈기자 yoonsang@seoul.co.kr ■ 애완견농장 운영 김재훈사장 “강아지 새끼 낳는 게 무서워요.” 성남시 수정구 복정동에서 애완견농장을 운영하는 ‘베스트애견’ 김재훈(46) 사장은 현재의 애완견시장을 ‘비상사태’라고 표현했다. 수도권에서는 손가락에 꼽을 정도의 대규모 농장이지만 겨우 현상유지에 만족하고 있다. 현재 350마리 가량의 순종견을 보유하고 있다. 예년 같으면 강아지가 새끼를 배면 수익부터 계산했는데 이제는 반대로 한숨만 나온단다. “리트리버나 말라뮤트 같은 대형견들은 새끼 때부터 먹는 양이 많은데다 다산형이라 개먹이를 제때 대기도 힘든 실정.”이라며 “강아지를 사간 뒤 못키우겠다고 도로 가져올 때면 앞이 캄캄하다.”고 말했다. 반품 때 돈을 반환해 달라고 하지는 않지만 덩치가 커 다시 팔 수도 없고 먹이만 축내기 때문이다. 태어난지 7∼8개월 지나면 판매를 포기한다. 무료로 달라는 사람들에게 분양해주거나, 그도 힘들면 개 경매장으로 향한다. 그나마 경매장에서 팔리면 다행.2∼3차례 가지고 나갔다가 거저 건네주고 오거나 자동차 휘발유값도 안되는 1만∼2만원만 쥐고 올 때도 있다고 하소연한다. 경기가 좋았을 때는 광주시 소재 ‘안나의 집’ 등 사회복지시설에 강아지를 기증하고 집까지 지어준 주인공으로 칭송을 받았지만 요즘 김 사장의 얼굴엔 수심만 가득하다. 동네아이들이 찾아와 한 마리 달라고 조르면 못이기는 척 주곤 한다. 욕심부리고 가지고 있느니 차라리 좋아서 어쩔줄 모르는 아이들의 얼굴이나마 보겠다는 생각이다. 이 농장에는 여러 종류의 강아지를 한꺼번에 볼 수 있는 원형 우리를 설치해 주말이면 서울 등지에서 가족단위로 찾는 사람들이 많았고, 퇴계로 애완견센터에서도 새끼를 싸게 분양해 가는 도매상 역할도 맡고 있다. 그러나 김 사장은 생계수단으로 애완견을 키우는 영세 가정들이 걱정이다. 그는 “없는 살림에 전세금까지 빼내 종견을 사간 뒤 새끼를 팔아 아이들 학교까지 보내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최근 들어 전세금까지 날리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며 “업종 특성상 어디 가서 하소연도 할 수 없어 속앓이만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기온이 뚝 떨어진 한겨울 저녁 밖에서 떨고 있는 강아지들을 보면 살아있는 생명에 대한 우리 사회 구성원들의 경시풍조가 도를 넘어선 것처럼 느껴질 때가 많다.”고 했다. 성남 윤상돈기자 yoonsang@seoul.co.kr
  • ‘식품안전성’ 보호무역 새 무기로

    무역 장벽과 관련해 관세와 수입량 제한(쿼터제)의 중요성이 줄고 있는 가운데 식품안전 문제가 보호무역의 최대 무기로 떠오르고 있다고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AWSJ)이 16일 보도했다.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하고 러시아가 WTO 가입을 서두르는 등 자유무역 확대로 더이상 관세와 쿼터제를 적용하기 어려운 상황이어서 수입품의 안전성 문제를 자국 산업의 보호나 무역 협상에 활용하는 경우는 더욱 늘 것으로 전망된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미국과 러시아의 ‘닭고기 전쟁’. 옛 소련이 해체되고 집단농장체제가 사라지면서 1990년대 초부터 본격적으로 식량 수입에 나선 러시아는 현재 식량의 20%를 수입에 의존한다. 닭고기의 경우 2001년 현재 미국산 닭고기의 8%를 사들일 만큼 미 양계업계 최대 고객이 되면서 러시아는 안전성 문제를 무역 협상에 무기로 사용해왔다. 러시아는 지난 96년 화학물질과 박테리아에 오염됐다며 닭고기 수입을 금지, 불과 2∼3일 만에 미국으로부터 러시아 검역 담당자들의 연례 시찰을 비롯한 특별품질관리 규정을 이끌어냈다.2002년 미국이 러시아의 최대 수출 품목인 철강제품에 관세를 부과하려 할 때에도 박테리아에 오염됐다는 이유로 3주간 미국산 닭고기 수입을 전면 금지, 협상을 유리하게 이끌었다. 당시 미국산 닭고기 값은 절반으로 폭락했다. 현재 미 양계업계가 러시아 연례 시찰단의 최고 실권자를 가리켜 ‘치킨 나폴레옹’이라고 부를 만큼 시찰단은 위생 평가를 근거로 업체들과의 거래 여부를 결정하는 막강한 권한을 갖고 있다. 지난 6월 중국이 브라질산 콩 값이 폭등한 시점에서 브라질산 수입콩에서 살균제가 검출됐다고 발표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 물량 기준으로 계약을 마쳐 폭등한 가격을 감수할 수밖에 없었던 중국 업체들은 당국 발표를 빌미로 계약을 취소할 수 있었다. 지난해 초 광우병 발병을 근거로 캐나다산 쇠고기 수입을 금지한 미국이, 캐나다 당국이 유통·생산 과정을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춘 현재까지도 금수 조치를 풀지 않는 것도 자국 축산업계 압력 때문이라고 AWSJ는 전했다. 일본이 미국산 수입 사과에 부란병(과수의 줄기나 잎사귀, 가지에 발생하는 병)이 심하다며 “선적을 통해 전염되지 않는다.”는 미국측 해명에도 불구하고 수입을 금지한 것도 자국 사과 재배 농민들의 요구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 ‘모든 공직자들에 고함’

    국회의원을 지냈던 박석무(62) 다산연구소 이사장이 공무원들에게 쓴소리를 하고 나섰다. 박 이사장은 13일 다산연구소 홈페이지(www.idasan.org)에 ‘풀어쓰는 다산 이야기’ 100회째 글로 ‘모든 공직자들에게 고함’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박 이사장은 이 글에서 “다산 정약용 선생은 모든 꿈을 공직자들에게 걸었다.”면서 “공직자들만 청렴하면 깨끗한 세상이 온다고 믿었다.”고 소개했다. 또 “500권이 넘는 다산의 저서 대부분은 공직자들에게 고하는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다.”며 다산의 글을 인용했다. 박 이사장은 우선 “공직자에게는 ‘4지(四知)’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지는 내가 알고 있고, 네가 알며, 하늘이 알고, 귀신이 알기 때문에 아무리 비밀스럽게 주고받은 뇌물일지라도 반드시 들통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또 ‘4외(四畏)’도 들었다. 공직자는 감독관청, 정부, 백성과 하늘을 두려워하라는 뜻이다. 멀리 떨어져 있는 감독관청과 정부는 두려워하면서, 가장 무서운 백성과 하늘은 두려워 할 줄 모르는 어리석은 공직자들이 많다고 책망했다. 이와 함께 징계권을 지닌 공직자들에게 ‘4형(四刑)’을 역설했다. 하급관료가 죄를 지어 징계할 때에 네 가지로 구분하여 징계하라는 것이다. 백성들의 이해에 관한 일에 잘못을 저지르면 가장 무거운 형벌(上刑)을 내리고, 공사(公事)에는 중형(中刑)을, 관사(官事)에는 하형(下刑), 징계권자 본인의 일에 잘못을 저지르면 일체의 징계를 하지 말라고 권했다. 김용수기자 dragon@seoul.co.kr
  • [Zoom in] 청계천다리 3개 또 개통 ‘다리의 향연’ 시작

    [Zoom in] 청계천다리 3개 또 개통 ‘다리의 향연’ 시작

    이름과 모양은 물론 서로 다른 역사와 의미를 담고 있는 청계천 22개 다리가 속속 개통되고 있다. 복원공사가 한창인 청계천의 다리 22개 가운데 3개가 곧 추가로 개통됨에 따라 이미 개통됐거나 개통을 눈앞에 둔 다리는 14개에 이른다. 늦어도 내년 상반기 청계천 다리가 모두 제각각의 맵시를 드러낸다. 막혔던 교통흐름도 조금씩 뚫리고 있다. ●청계천, 밤이 더 아름답다 서울시는 청계천 전 구간 5.8㎞에 야간 경관조명을 설치한다는 계획 아래 40억여원을 배정해놓았다. 잇따라 개통되고 있는 다리들은 ‘빛과 물과 자연의 만남’이라는 타이틀과 어울리게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해 벌써부터 시민들로부터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 청계천 복원이 마무리되는 내년 9월에는 다리의 난간 조명과 수중조명, 태양광을 이용한 발광다이오드(LED) 방식을 이용, 주변 경관에 맞는 다채로운 풍경을 연출할 계획이다. 더욱이 광화문 사거리 인근 ‘화합의 마당’과 하천변 나무숲, 인공폭포 등에 오색찬란한 조명등이 밤을 환하게 밝힌다.‘카페의 거리’와 어우러져 아베크족이나 관광객들에게 서울광장과는 또 다른 매력을 심어주게 된다. 3개 공구로 나눠진 청계천 복원 구간별로 다리들이 특색있게 설치된다. 도심인 1공구에는 9개 다리가 촘촘하게 놓인다. 모전교(종로구 서린동∼중구 무교동)의 길이가 19.5m로 가장 짧은 것은 시점부여서 하천 폭이 좁아서다. 가장 긴 다리는 3공구 끝자락 고산자교(동대문구 용두동∼성동구 마장동)로 89m나 된다. 다리의 간격은 동쪽으로 갈수록 넓어져 연장 2.1㎞인 2공구에는 2㎞인 1공구 보다 1개 적은 8개,1.7㎞인 3공구에 5개가 각각 들어선다. 최근 들어서는 보도가 좁다는 의견에 따라 몇개의 다리를 보완하는 작업도 함께 추진하고 있다. ●모양도, 유래도 다 달라요 지난 5월 두물다리와 고산자교가 처음 개통되면서 행인들은 물론 청계천 복원공사에 따른 교통불편이 크게 줄어들기 시작했다. 두 물길이 만난다는 뜻으로 붙인 두물다리 이름에는 화합의 의미도 담겼다. 고산자교엔 조선시대 30여년 동안 방방곡곡을 걸어다니며 실측조사로 대동여지도를 만든 지리학자 고산자(古山子) 김정호가 인근에 살았다는 역사적 숨결이 담겼다. 청계9가 성동사회복지관 앞에 놓인 두물다리는 보행자 전용이다. 반면 고산자교는 사람과 자동차가 함께 다닐 수 있다. 9월에는 관수교(관수동∼입정동)와 배오개다리(예지동∼주교동)가 우뚝 섰다. 관수교는 청계3가 교차로에 있는, 을지로 3가에서 종로 3가로 빠져나가는 3차로의 일방통행 다리다. 또 배오개다리는 청계4가 교차로에 있는 다리로 종로4가에서 을지로 4가로 빠져나가는 일방통행로다. ●마전 - 다산교 내일·새벽다리 15일 개통 이어 10월엔 황학교가 위용을 드러냈다. 신설동 오거리에서 청계천을 지나 황학동 사거리를 잇는다. 왕복 4차로 양쪽에 보행로를 갖춘 게 특징이다. 지난달 1일에는 나래교와 맑은내다리가 개통됐다. 청계5가 평화시장 앞에 설치된 나래교엔 서울이 세계로 비상(飛翔)하는 꿈이 서렸다. 청계6가 동평화시장 앞에 나비가 날갯짓을 하는 모양으로 만들어진 보도교 맑은내다리는 청계천을 순수한 우리말로 바꾼 것이어서 눈길을 끈다. 지난달 17일 9번째로 완공된 무학교는 차도교로 청계9가 무학로와 하정로를 잇는다. 무학교 완공으로 청계8가에서 신답철교에 이르는 3공구의 횡단교량 5개가 모두 개통됐다. 오는 12일엔 마전교와 다산교가,15일엔 새벽다리가 모습을 드러낸다. 조선시대 때 우마(牛馬)를 매어두던 마전이 있어 유래한 마전교는 청계5가 교차로 위에 있다. 다산교는 청계7가 교차로에 연장 29.6m, 폭 44.4m, 왕복 7차로 규모로 건설됐다. 두 다리 모두 보도와 차도를 겸한다. 보행자 전용인 청계4∼5가 사이 방산시장 앞 새벽다리는 새벽에도 바삐 움직이는 시장의 활기를 상징한다. 이밖에 종로구 숭인동과 중구 황학동을 잇는 영도교와 종로구 대학천남길∼을지로6가 사이의 버들다리는 공사는 마무리됐으나 차도 포장작업 등으로 보도로만 이용되고 있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증시 ‘알짜’들이 사라진다

    증시 ‘알짜’들이 사라진다

    외국계 기업들이 국내 우량 기업의 주식을 사들인 다음 증권시장에서 퇴출시켜 계열사로 편입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특정 외국계 자본의 국내 기업 독식 현상이다. 외국계 기업들의 이같은 행위에 대해 국내 소액투자자들의 투자 기회마저 빼앗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일부에선 인수·합병(M&A)과 증시 퇴출의 위기를 기회로 삼아 취약한 자본구조를 시급히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줄줄이 매수 및 퇴출 위기 7일 코스닥시장에 따르면 인터넷경매업체 옥션이 지난 6일 미국 인터넷업체 e-베이에 지배권을 내주고 코스닥을 떠난 이후 다음은 누구 차례가 될지, 증권시장이 술렁이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제2의 옥션’으로 극동건설, 넥상스코리아, 한국유리, 다산네트웍스, 엠케이전자 등을 꼽고 있다. 이들 5개 국내 기업들은 한결같이 외국계 지분이 올들어 순식간에 60∼70%로 높아지면서 국내 경영주들은 사실상 지배권을 잃은 처지다. 인터넷장비업체 다산네트웍스를 노리는 다국적 그룹 지멘스는 지난 5월14일 전체 지분의 35.48%를 취득한 뒤 장내에서 다시 조금씩 주식을 사들여 지분율을 지난달 말 65.98%로 끌어올렸다. 지멘스는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상장을 폐지할 수 있는 대주주가 된 셈이다. 극동전선과 넥상스코리아는 이미 소액주주의 남은 주식을 공개 매수하는 폐지 절차를 밟고 있다. 일부 소액주주들은 외국자본의 독점에 맞서 버티기를 하고 있으나 인수자가 제시한 매수가격이 시세보다 20∼30% 높고, 증시 환경도 좋지 않아 힘겨운 양상이다. 옥션의 소액주주들도 e-베이가 지난해부터 증시 철수를 공언하며 정리매매에 돌입한 데 맞서 최근까지 2∼3차례 공개 매수에 불응하다 e-베이측이 “원하면 언제든지 주식을 되팔겠다.”고 설득, 손을 든 것으로 알려졌다. 외국계 기업의 이같은 상장·등록폐지는 지난해까지 모토롤라의 어필텔레콤 인수, 롱프라우의 전진산업 인수, 타이코인터내셔널의 캡스 인수 등 1년에 1∼2건 정도 발생했다. 그러나 올들어서는 거래소에서 씨티은행의 한미은행 인수와 코스닥에서 리오모터서비스의 한일 인수, 옥션 등 이미 3건이나 발생했다. 연내 2∼3건이 더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들어오는 돈은 줄고 나가는 돈은 늘어나고 외국계 기업들이 국내 우량기업의 자본인수를 통해 증시에서 철수시키는 이유는 우선 수익성을 독점하기 위한 기업활동으로 분석된다. 대주주의 자본이 튼튼한 만큼 소액 투자가 따로 필요없고, 소액주주들로부터 경영 간섭도 받고 싶지 않다는 표현이다. 반면 국내 기업, 특히 정보·기술(IT) 기업들이 힘없이 외국계에 넘어가는 것은 국내 자본시장이 크게 위축됐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외국계 기업에 의한 상장·등록 폐지뿐만 아니라 원활한 자본조달을 위해 코스닥에서 거래소로 넘어가거나 국내 기업에 인수합병되면서 증시에서 퇴출되는 기업들도 많다. 올들어 거래소 상장 폐지는 27건, 코스닥의 등록 폐지는 40건으로 집계됐다. 국내 기업들은 증시침체로 유상증자, 회사채 발행, 기업공개 등 증시를 통한 자금 조달은 크게 준 와중에도 주가하락을 우려해 자사주를 매입해 소각하는 등 고육책을 썼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증시를 통한 자금조달 규모는 총 27조 111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6%(7조 9244억원)가 감소했다. 증시 조달자금은 2001년 99조원을 넘으면서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한 이후 점차 줄어 지난해에는 외환위기가 발생한 지난 97년 수준인 72조원대로 떨어졌다. 올해는 이보다 더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자사주 매입규모는 4조 3110억원으로, 같은 기간 설비투자에 투입한 8조 3000억원의 절반을 웃돌았다. ●증시 의존형 자금조달이 문제 한화증권 이종우 리서치센터장은 “옥션의 성장은 벤처기업 육성과 코스닥시장의 순기능을 잘 보여준 사례가 되지만, 수익을 계속 내고 있는 유망기업을 한 외국기업이 독점하는 것은 국내 투자시장의 발전 차원에서 아쉬운 일”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LG투자증권 조병문 연구위원은 “씨티은행처럼 국내기업 인수후 지역화를 통한 글로벌 전략을 펴는 외국계들도 많은 만큼 경쟁력 강화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증권거래소 관계자는 “일부 IT기업 중에는 처음부터 코스닥에만 의존한 취약한 자본구조를 갖고 있어서 언제든지 맥없이 인수당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기고] 백성들이 지도층을 걱정한다/황필홍 단국대 정치철학 교수 ·명예논설위원

    우리 사회는 어른을 우대하고 공경하는 오랜 전통을 유지해 왔다. 그런데 요즘에는 그런 것 같지 않다. 아니 오히려 어른이라는 이유로 차별당하고 무시되기가 십상이다. 어른들을 비하하는 것이 다반사다. 지난 총선 때 지도급 정치인이 “60∼70대는 투표 안 해도 괜찮다.”고 노인들을 폄훼한 이후에도 정치권의 막말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한 여당 의원이 대학 강연에서 “60,70대는 뇌세포가 달라 다운되면 자기가 알아서 내려가야 한다.”고 하는가 하면, 얼마 전에도 야당의 한 의원이 ‘청소년 정치캠프’에서 젊은 세대와 비교, 빗대어 “낡은 세대들의 공통점은 촛불, 붉은 악마, 인터넷을 두려워하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고리타분하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으나 우리나라를 동방예의지국이라고 칭송한 것은 다른 나라가 우리 도덕정신을 인정해 주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바탕은 삼강오륜이고, 삼강오륜의 근본은 장유유서이다. 우리의 삶의 방식과 질서는 손아랫 사람은 선배나 부모나 스승의 의견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그리고 선배는 후배를 아끼고 사랑하는, 선한 의지에서 나왔다. 더욱이 그같은 언행들은 노인들의 인간으로서의 권리, 즉 인권을 훼손한 것이다. 인간의 권위에 대한 간과할 수 없는 도전이다. 자유민주주의의 출발점은 뭐라 해도 만민평등이다. 남자도 한표이고 여자도 한표다. 부자도 한표이고 가난한 사람도 한표다. 그리고 젊은이도 한표고 노인도 한표다. 누가 나서서 당신은 찍을 수 없다든지 찍지 않는 것이 좋겠다고 말할 수 있단 말인가. 나이가 들었건 안 들었건 관여할 일이 아니다. 투표를 하거나 말거나 뇌세포가 변하거나 말거나 늙어 힘이 있거나 말거나 또 촛불을 두려워하거나 말거나 웬 참견인가. 더더욱 그들이 못마땅한 것은 명색이 지도자라는 사람들이 그럴 수 있느냐는 선남선녀로서의 항변이다. 노인들이 설혹 여러 가지 이유로 투표를 꺼려도, 투표에 참여해달라고 독려하는 것이 지도자의 바른 자세 아닌가. 노인들이 스스로 이제 곧 갈 사람들이라고 해도, 의학을 비롯해서 여러 가지 삶의 환경이 개선되고 있으니 앞으로도 오래오래 사셔야 한다고 한사코 말해야 하는 것 아닌가. 노인들의 세포가 늙은 탓에 활동이 옛날같지 않다고 하더라도, 어르신들의 경륜과 지혜를 배우고 싶다고 말해야 되는 것 아닌가. 또 젊은이들이 한문장에 약하듯이 늙은 사람들이 새문명인 인터넷에 낯선 것은 당연하다고 위로해야지 되레 인터넷을 두려워한다고 몰아세워야만 하겠는가. 20세기 비엔나철학파를 대표하는 루돌프 카르나프는 자기 회고록에서 철학선배인 버트런드 러셀을 ‘토론의 참 지도자’라고 칭찬하고 있다.“러셀의 세미나는 언제나 활기가 넘쳤다. 러셀은 자기 세미나에 참석하는 모든 구성원들이 하나도 빠짐없이 기꺼이 토론에 참여하게 하는, 그래서 모두가 나름대로 역할을 하도록 하는, 세미나를 리드하는 마력이 있는 사람이었다. 토론이 끝나면 각자의 쓰임새에 다들 기뻐하였다.” 모름지기 지도자는 이 세상을 선과 악으로, 아군와 적군으로, 도움이 되는 것과 해를 끼치는 것으로 나누고 가르지 않는다. 러셀이 토론자 모두가 생산적으로 참여하게 하였듯이, 국민 모두가 어느 한사람 소외되지 않도록 되모으고 봉합하는, 그래서 이 시대의 한 시민으로 사는 것이 그냥 신명날 수 있게 하는 것이 정치 지도자가 해야 할 몫이고 본분이다. 어찌된 일인지 우리는 국가 지도층이 백성을 염려하는 것이 아니라 백성들이 국가의 지도층을 걱정하는 시대를 살고 있다. 국민 모두가 다산 정약용처럼 고뇌해야만 정치권이 정신을 차릴 수 있을 것인가. 황필홍 단국대 정치철학 교수 ·명예논설위원
  • [열린세상]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도/이덕일 역사 평론가

    다산 정약용의 대표작을 꼽으라면 대다수의 사람들은 ‘목민심서’를 떠올릴 것이다. 그러나 정약용에게 고르라면 그는 ‘목민심서’ 대신 ‘주역’ 해설서인 ‘주역사전(周易四箋)’을 꼽을 것이다. 주역이라면 돗자리 깔아놓고 사주팔자 봐 주는 책으로 인식되지만 사실은 단순한 점서(占書)가 아니다. 정약용은 유배지 강진에서 예학(禮學)을 연구하다가 주역을 깊이 접하게 되었다. 윤영희(尹永僖)에게 보낸 편지에서 다산은 “거의 식음을 전폐하다가 여러 예서(禮書)들을 치워놓고 오로지 주역 1부만을 가져다 책상 위에 놓고 마음을 가다듬고 깊이 생각하며 밤을 낮으로 삼아 보냈습니다.”라고 쓸 정도로 주역에 몰두했다. 정약용이 유배지에서 주역에 매달린 이유는 자신의 불확실한 운명을 미리 알고 대처하기 위한 것이 아니었다. 또한 정약용이 생각하는 주역은 인간사 길흉화복을 미리 알기 위해 점치는 책도 아니었다. 주역은 동양 전통사회에서 성인(聖人)으로 받들어지는 문왕·주공·공자가 저술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정약용은 이런 성인들이 개인적 길흉화복을 미리 알기 위해 책을 썼을 리는 없다고 생각했다. 정약용은 “주역은 무엇 때문에 지은 것일까?”라고 묻고는 “성인이 천명에 청하여 그의 뜻에 순응하기 위해서였다.”라고 결론지었다. 문제는 아무 때나 천명에 청하지 않는 것이다. 정약용은 일이 공정한 선의에서 나왔고, 그 결과도 좋을 일은 천명에 청하지 않으며, 일은 선의에서 나왔지만 실패로 끝날 일도 청하지 않고, 일은 공정한 선의에서 나오지 않았지만 그 결과가 좋을 일도 청하지 않는다고 보았다. 천명에 청하는 경우는 오직 하나 “일은 공정한 선의에서 나왔지만 그 일의 성패화복은 역도(逆睹:사물의 결말을 미리 내다봄)하여 헤아릴 수 없는 것이니 이에 비로소 천명에 청하는 것이다(‘역론(易論)’).”라는 것이다. 여기에서 ‘일’이란 바로 ‘국사’를 의미한다. 즉 선의의 어떤 정책이 결과도 좋을지 확신할 수 없을 때 하늘의 뜻과 부합하는지 알기 위해 천명에 청한다는 것이다. 정약용의 이 말은 현재 각종 법안처리를 둘러싸고 갈등에 시달리는 우리 사회에 중요한 시사점을 던져준다. 어떤 정책이 선의에서 나왔다는 사실 자체로는 평가받을 수 없다. 성매매방지특별법이나 국가유공자 자녀의 각종 시험 가산점 부여가 그 선한 의도와는 달리 성매매 종사자의 반발을 사고 교원임용고사 응시자들의 반발을 사고 있는 것이 그런 예일 것이다. 정약용식의 어법에 따르면 이런 법들은 천명에 청해 그 결과 여부를 엿보았어야 하는 것이었다. 더구나 선한 의도가 몇 단계를 거치는 동안 일부 전문적인 ‘꾼’들의 사욕이 개재되어 굴절되는 경우가 허다한 복잡한 현대사회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그런 ‘꾼’들일수록 찬사를 늘어놓으며 정권 등에 접근하기 마련이므로 그들이 오늘 어떤 말을 하는가가 아니라 과거 어떤 행동을 했는지를 바라봐야 할 것이다. 현실이 이렇기 때문에 그 결과에 부작용이 예상되는 모든 법은 여당이나 야당 모두 옛 성인들이 천명에 청했던 심정으로 철저하게 검토해야 할 것이다. 정약용은 ‘주역사전’이 완성되자 두 아들에게 “주역사전은 내가 하늘의 도움으로 얻은 글자들이다. 결코 사람의 힘으로 통하고 지혜로 도달할 수 있는 바가 아니었다.”라고 썼다. 유배객으로서 정사에 참여할 수 있는 처지는 아니었지만 그는 천명에 청하는 심정이었기에 주역의 그 깊은 세계에 들어갈 수 있었다. 그러나 그는 주역에 통달하고 난 이후에도 단 한 번도 시초(蓍草:점칠 때 쓰는 풀)로 괘를 만들어 점을 치지 않았다고 적고 있으며, 점치는 일을 법으로 금해야 한다고까지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세상은 어떠한가? 주역은 여전히 ‘천명에 청하는 정책서’가 아니라 점서로서 부동의 위치를 점하고 있지 아니한가? 그것이 세상이고 현실인 것이다. 이덕일 역사 평론가
  • [CEO 칼럼] 창신고효(創新高效) 사회/유상옥 코리아나 회장

    [CEO 칼럼] 창신고효(創新高效) 사회/유상옥 코리아나 회장

    창신고효(創新高效)란 새로운 것을 창조해 효율을 높인다는 말이다. 즉 새로운 것을 추구해 삶의 질이 높아지는 사회로 바뀌는 것이다. 기업활동에서 뿐만 아니라 가정과 사회, 그리고 문화 속에서 항상 사람들은 자신의 삶의 가치를 높이고자 끊임없이 창신고효를 추구하면서 살아가고 있음을 쉽게 볼 수 있다. 국민소득 1만 달러 시대가 되면서 대도시에서 단독주택은 줄고 아파트가 크게 늘었다. 도시뿐 아니라 지방의 농촌에서도 아파트 생활을 선호하게 되었다. 따라서 주방, 거실, 화장실이 달라지고 상하수도, 냉난방, 조명과 가구가 모두 현대화되었으니 가히 주거혁명이라 할 만하다. 아침밥을 거르고 출근하는 사람이 늘고 건강식·기능식을 선호하며 비만을 걱정해 야채나 생선의 수요가 늘고 있다. 쌀밥 먹기가 줄어 들고 패스트푸드나 간이식의 수요가 증가한다. 따라서 쌀 소비량은 감소하는데도 쌀 수입개방의 압력이 거세지고 있어 우리의 주식인 쌀밥 먹기 촉진대회가 열려야 하는 아이러니에 봉착되었다. 먹을 것이 변변찮아 굶주리던 시절이 엊그제 같은데 말이다. 먹을거리뿐만 아니라 입성도 마찬가지다. 지금은 집집마다 헌옷 처리로 고심한다. 버리기가 아까워 걸어둔 철 지난 옷이 쌓인다. 옷이 헤져서 못 입는 것이 아니고 유행이 지나서 입지 않는다. 정장과 캐주얼, 청바지와 점퍼도 철 따라 바뀐다. 한국전쟁 후 내복과 양말을 기워서 입고 신던 가난을 벗어나 풍요로운 나라가 되었다. 기술 발달과 시대의 변화에 따라 가장 기본적인 의식주에서부터 사람들은 보다 편리하고 좀 더 건강해지고 더욱 세련되고자 하는 창신고효의 모습을 보여준다. 생활이 어려웠던 시절에는 취미가 대부분 독서와 영화 감상 정도가 전부였다. 이제는 시대의 변화에 따라 다양한 취미와 문화생활을 하게 되었다. 각종 스포츠, 여행, 등산, 낚시, 컴퓨터 게임 등 오락과 취미를 생활의 여가로써 즐기게 되었다. 삶의 효율을 높여가는 변화 속에서 관혼상제와 가족관계와 같은 전통문화, 즉 한국적인 것들이 서구적인 것에 밀리거나 변질돼 고유의 미풍양속이 사라져가는 아쉬움이 많다. 남녀가 혼인한다는 것은 인륜지대사로 옛날에는 육례를 갖추어 혼례가 치러지고 부부해로가 사회통념이었다. 하지만 요즘 결혼은 사랑의 결실로써 가정을 꾸리지만 이혼율이 높아지고 있음은 사회적 불안정을 나타낸다. 지나친 혼수비용 역시 많은 폐단을 유발하기도 하며 최근의 소자화(少子化) 경향은 국가인구정책이나 국력신장, 국가경쟁력 차원에서 심히 우려가 된다. 생활이 궁핍하던 시절에는 다산을 방지하는 국가정책이 필요했지만 이젠 풍부한 의식주 속에서 인구는 국력이란 관점과 가족의 번창이란 관점에서 출산을 장려하고 노령화 사회에 대비해야 한다. 의료기술의 발달과 생활의 향상으로 고령자가 늘어나는 것은 장수국가, 복지국가로 가는 길이지만 반면에 장례문제라는 새로운 변화가 일고 있다. 이노베이션은 생활을 변화시킨다. 과학의 발달로 새로운 상품, 편리한 상품이 양산되고 서비스의 질이 높아지고 있다. 반면에 기업경영은 치열한 경쟁의 연속이다. 어제의 첨단기술이 내일은 낙후기술로 전락되고 오늘의 신상품이 순식간에 구제품화된다. 기업이 날마다 날마다 새로운 상품, 새로운 기술, 새로운 제도를 연구하고 강력한 경쟁력과 경영효율을 올리지 아니하면 경영부실이 커지고 신용도가 떨어지는 불운을 맞게 된다. 작은 것도 챙기고 크고 넓게, 그리고 멀리 보는 역량을 길러서 사회적 효율을 향상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 유상옥 코리아나 회장
  • 금융권 사모투자사 설립 붐

    다음달부터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모아 기업 경영권을 확보해 기업 가치를 높인 뒤 되팔아 고수익을 얻는 사모투자전문회사(PEF)의 설립이 줄을 이을 전망이다. 28일 금융감독 당국에 따르면 다음달 6일부터 개정된 간접투자자산운용업법이 시행됨에 따라 금융권이 PEF 설립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우선 산업은행의 경우 법 시행과 동시에 최소 3000억원 규모의 PEF를 설립할 계획인 것으로 파악됐다. 우리은행은 1000억원, 맵스자산운용과 칸서스자산운용은 각각 2000억원 규모의 PEF를 법 시행에 맞춰 출범시킨다는 계획으로 마지막 준비작업을 벌이고 있다. 또 국민은행은 자금 규모는 정하지 않았지만 합작형태로 PEF를 설립한다는 방침을 세웠으며, 하나은행과 중소기업은행도 PEF 설립을 검토 중이다. 신한은행은 자산운용사나 투자자문사의 설립을 추진하기 위해 태스크포스팀을 가동하고 있다. 창업투자회사인 다산벤처도 유한책임사원(LP) 형태로 PEF에 참여한다는 계획이다. 이밖에 현대증권과 LG투자증권도 PEF 설립을 추진하기로 하고 자금 규모를 검토하고 있다. 한 당국자는 “이들 금융회사 외에도 증권사, 자산운용사, 투자자문사, 창업투자회사, 신기술사업금융업자,M&A 부티크, 일반 기업 등도 PEF에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뭉칫돈을 기다리며…

    뭉칫돈을 기다리며…

    부동산 비수기인 올해 말과 내년 초에 서울·수도권에서 매머드 상가 2동이 분양된다. 롯데건설이 분양하는 서울 중구 황학동 주상복합상가는 연면적 3만 8000평이고, 부천터미널복합상가는 연면적이 6만평이나 된다. 규모가 초대형인 데다 상가분양시장의 회복여부를 알 수 있는 ‘바로미터’가 될 전망이다. 동절기 분양이지만 뛰어난 입지여건을 갖춘 데다 상가가 종합부동산세 부과대상에서 빠지는 등 분위기도 호전되고 있어 시행사들은 분양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터미널 연계 전자전문 쇼핑몰 ㈜부천터미널은 부천 상동·중동의 중심지인 계남대로 사거리에 전자전문 쇼핑몰 ‘소풍’을 다음 달 초순 분양할 계획이다. 지하 3층∼지상 8층에 연면적 6만평에 달한다. 지상 1∼3층은 고속·시외버스 120개 노선을 수용하는 터미널과 영타깃존, 패션몰 등 상가가 들어선다. 지하 1층은 패밀리존으로 푸드코트와 이벤트플라자, 키즈몰 등이 입점한다. 3∼5층은 1만 7000여평 규모의 전자 전문점 ‘일렉트로시티’가 들어선다.3층에는 컴퓨터 및 부속기기,4층 소형생활가전·영상음악기기·주방가전,5층에는 정보통신 매장이 입점한다.6∼8층에는 11개 멀티플렉스 영화관이 들어서는 등 영화관과 다목적홀로 구성된다.9층은 옥외광장으로 조성된다. 건물의 내부에 지하 2층∼지상 8층 높이의 원통형 공간을 둬 생명의 나무를 심을 계획이다. 아직 분양가는 정해지지 않았으며 다음 달 초 분양에 들어간다. 터미널 복합상가로 하루 유동인구가 10만명에 달한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청계천변 주상복합내 대형상가 내년 초에 서울 중구 황학동에서도 매머드 상가가 분양된다. 롯데건설이 시공한다. 황학동 삼일아파트를 헐고 도심재개발 사업의 일환으로 짓는 주상복합아파트 부속상가다. 그러나 일반 주상복합아파트내 부속상가와 같이 보면 안된다. 아파트는 1852가구이지만 상가 연면적은 3만 8000여평의 매머드다. 지하 4층∼지상 33층 6개동 규모로 지하 2층∼지상 2층은 모두 상가로 구성된다. 청계천변에 나란히 위치한다. 인근에 청계천로와 금호동길, 난계로, 마장로, 다산로가 지난다. 내년 12월 청계천 복원공사가 마무리되면 청계천변의 명물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조합측은 설명하고 있다. 스트리트 쇼핑몰 등 도심지형 상가를 지향한다는 게 롯데건설 및 시행사의 복안이다. ●상가분양 성공여부 바로미터 될듯 상가 분양시장도 아파트 분양시장 못지않게 불황을 타고 있다. 특히 대형 쇼핑시설은 굿모닝시티 사건 이후 수요자들의 외면을 받아 왔다. 이에 따라 등장한 것이 역·터미널과 연계한 복합상가다. 청계천 복원 등과 같이 좋은 개발재료 및 입지여건을 갖춘 상가들이다. 게다가 최근에 종합부동산세 부과대상에서 상가가 빠지고, 저금리 기조가 유지되는 것도 상가분양 시장에 대한 기대를 부풀리는 요인이다. 상가114 유영상 소장은 “두 상가의 경우 대부분 특·장점이 있어 일정 부분 수요가 창출될 것”이라며 “다만 업종별, 테마별로 희비가 교차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간과공간사 한광호 대표도 “상가분양 시장에 대한 주변여건은 좋아진 상태”라면서 “이들 상가의 분양 성공여부에 따라 향후 상가 분양시장을 가늠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美서 또 광우병 의심 소

    미국에서 광우병으로 의심되는 소가 또다시 발견됐다. 지난해 12월 워싱턴주에서 캐나다산 젖소에 첫 광우병이 확인된 지 11개월만이다. 미 농무부 동식물건강조사국의 앤드리어 모건 부국장보는 18일(현지시간)“두차례의 신속 예비검사 결과 확정적이진 않지만 양성 반응이 나와 최종적으로 면역조직화학법(IHC) 검사를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모건 부국장보는 “의심되는 소는 늙거나 신경계 질환에 걸려 걷기 어려운 ‘기립불능소(downers)’ 등 아주 위험스러운 표본에서 추출됐다.”며 “최종 결과는 4∼7일 이내에 나오겠지만 의심되는 소의 부위가 시중에 유통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지난 6월 미국이 광우병 검사를 강화한 뒤 두차례 예비검사를 하고도 광우병 여부를 판정하지 못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광우병으로 확인되면 최근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재개키로 합의한 일본이 쇠고기 금수조치를 해제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예비검사를 주관한 바이오 래드 연구소의 브래드 크러치필드 부회장은 “두차례 예비검사 이후에 치러지는 최종 검사에서 광우병으로 확인될 확률은 매우 높다.”고 말했다. 통계상 1차 검사에서 양성반응을 보인 뒤 2차에서 음성으로 나올 확률은 10만분의1이며 2차례 양성반응 이후 최종 검사에서 음성으로 나올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에서는 연간 가축 3600만마리가 도살되며 6월 이후 광우병 검사를 받은 표본은 11만 3000마리 정도다. 시카고 상품거래소의 딜러들은 “두차례 예비검사를 거치고도 확정적이지 않다는 발표는 시장에 아주 부정적”이라며 “가축 거래가격이 급락하고 있다.”고 전했다. 맥도널드와 웬디스 등 관련주 주가도 1∼2%씩 떨어졌다. 지난해 미국에서 광우병 소가 발견된 뒤 한국과 일본 등 30여개국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금지했으며 미국은 최근 한국 정부에도 금수 조치의 해제를 요청했다. 미국의 축산업 시장은 270억달러로 추정되며 지난해 축산 관련 수출액은 39억달러이다. 광우병 파동이후 미국의 쇠고기 수출은 10% 감소했다. 광우병의 공식 명칭은 소해면상뇌증(BSE)으로, 여기에 감염된 소들은 신경마비 등의 증상을 보이다 100% 죽는다. 감염된 고기를 먹은 사람은 ‘인간광우병’으로 불리는 변형 ‘크로이츠펠트야코프병’에 걸릴 수 있다. 백문일 기자 mip@seoul.co.kr
  • 난공불락 ‘임원경제지’ 내년 완역본 첫 출간

    중고등학교 시절 시험공부를 하면서 수십번, 아니 수백번 입속으로 되뇌었던 ‘서유구의 임원경제지’. 그래선지 그후 오랜 세월이 흘렀어도 ‘서유구’하면 ‘임원경제지’가 자동적으로 떠오른다. 그러나 저자와 책 제목만 달달 외웠진 임원경제지의 실체에 대해선 대부분 ‘까막눈’이나 마찬가지다. 흔히 조선 후기의 농서로 알려진 임원경제지(林園經濟志)는 농업뿐만 아니라 의복·식품·요리·건축 등 의식주 및 각종 기구·재테크·독서법·건강·의학·취미·지리 등을 망라한 백과사전격의 박물학서다. 이같은 다양한 분야에 대한 풍석(楓石) 서유구(徐有矩ㆍ1764∼1845)의 관심은 레오나르도 다빈치 같은 르네상스인을 연상케 할 정도다. 책의 분량도 엄청나 조선시대의 개인문집으로는 가장 방대한 다산 정약용의 ‘여유당전서’(154권)에 버금가는 113권 52책으로 이루어져 있다. 분량뿐만 아니라 내용도 엄청나 웬만한 한문실력을 갖춘 사람도 손을 대기 어려워 학계에선 난공불락으로 통한다. 뛰어난 한문실력뿐만 인문학은 물론 과학, 의학, 천문학 등 자연과학적 소양에 이르기까지 종합적 지식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번역 시도조차 번번이 좌절됐었다. 한데 뜻 있는 한 입시학원 원장의 후원과 19명의 소장학자들이 의기투합해 ‘임원경제지의 번역출간’이라는 거대한 프로젝트가 조만간 결실을 맺을 전망이다. 서울 대치동에서 ‘최신영어학원’을 운영중인 송오현(40) 원장이 3억원을 쾌척했고, 이를 바탕으로 한림대 대동고전연구소 및 도올서원, 선경고등교육재단, 유도회 출신의 소장학자들이 지난 해부터 번역작업을 해왔다. 총 30∼40권 분량으로 나올 이번 전집의 출판은 국학전문출판사인 지식산업사(대표 김경희)가 맡기로 했다. 현재 원문의 60% 정도 역주가 이루어진 상태로, 완역본은 내년 상반기 첫 출간을 시작으로 2006년 마무리될 예정이다. 송 원장은 “평소 한문고전에 대해 깊은 애착을 갖고 있다가 작으나마 사회에 보답하고자 역사적인 임원경제지 번역출간 사업을 지원하게 됐다.”고 말했다.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인라인마라톤 50대 심장마비

    14일 오전 11시20분쯤 경주시 강동면 다산리 대구∼포항 고속도로에서 인라인 마라톤 대회에 참가한 강모(55·문경시 점촌동)씨가 갑자기 쓰러져 병원으로 옮겼으나 숨졌다. 강씨는 이날 경북지사배 인라인 마라톤대회 22㎞ 골든부에 참가, 출발 지점인 포항시 남구 연일읍 대련리 포항 톨게이트를 출발, 대구 방면으로 2㎞를 달리던 중 쓰러졌다. 경주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내 인생의 등대] 김희철 관악구청장-‘목민심서’

    [내 인생의 등대] 김희철 관악구청장-‘목민심서’

    “공직자로서의 몸가짐을 바로잡아주는 스승역할을 합니다.” 김희철 관악구청장의 집무실에는 항상 ‘목민심서’가 펼쳐져 있다. 다산 정약용 선생이 쓴 이 책은 공직자들에게는 교과서 역할을 해온 고전이다. 하지만 김구청장에게는 고전이 아닌 ‘성서’처럼 애독하는 생활의 지침서다. “자치단체장으로 취임한 후부터 치리(治理)하는 지혜를 일깨움 받는 온고지신(溫故知新)의 슬기를 가다듬기 위하여 목민심서를 항상 옆에 두고 틈만 있으면 탐독하고 있습니다.” 그는 자연히 정책을 결정하거나 민원인을 만날 때, 사석에서의 언행에서도 신중해지게 된다고 털어놨다. 민선 2기 구청장으로 취임한 1998년의 관악은 달동네를 중심으로 본격적인 재개발 붐이 일어나고 있었다. 이 과정에서 시공사로부터 향응을 제공받은 공무원이 구속되거나 징계처분 된 예가 있었다. 그는 이를 개탄하며 타산지석(他山之石)으로 삼아 구청장으로서 솔선수범해야겠다는 각오를 다졌다고 한다. 밭을 일구듯 목민심서를 찾아 읽으면서 구청장실과 민원부서의 칸막이를 모두 투명한 유리로 교체, 화사한 분위기로 쇄신하였다. 그 결과 6년 가까이 지나는 동안 그는 단체장으로서 가장 자랑스러운 ‘청렴도 전국 최우수구’,‘청백리구’로 선정되는 영광을 얻었고 본인도 ‘청렴대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얻었다. 5회 이상 읽었지만 지금도 그는 “나무를 심고 유실수에서 열매를 바라는 심정으로 구민에게 성실하고 참되게 봉사하는 데 목민심서가 길잡이가 되고 있다.”며 이 책을 벗처럼 가까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서예가 정하건 개인전 22일부터

    원로 서예가 송천(松泉) 정하건(70·한국서예가협회 회장) 선생이 22일부터 28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에서 개인전을 연다. 지난 95년 이후 9년 만이다. 검여(劍如) 유희강 선생으로부터 서예를 배운 송천은 해인사에 있는 자운대율사 비문과 팔만대장경 수호비문, 삼봉 정도전 신도비문, 우남 이승만 박사 시비 등을 쓴 서단의 원로. 송천은 젊은 시절 특히 안진경의 ‘다보탑비’, 육조의 ‘정문공비’ 등을 집중적으로 연구했다. 행서는 스승인 유희강 선생의 서풍으로부터 큰 영향을 받았고, 송의 미불·청의 유석암체를 즐겨 쓴다. 송천은 평소 기초를 확실히 다져야 한다는 생각에서 중년에도 창작보다는 법첩(法帖) 위주의 수련을 계속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다산 정약용의 ‘목민심서’의 ‘율기편’을 해·행서로 쓴 가로 12m, 세로 6m의 초대작을 비롯해 이율곡의 금강산 송시 ‘등비로봉’을 소재로 한 예서, 국전지 9장을 이어 쓴 국한문 혼서 ‘독립선언서’ 등을 선보인다. 이보다 작은 규모의 작품으로는 송천 특유의 강건한 서풍을 보여주는 ‘종일망기(終日忘機)’‘자승자강(自勝者强)’, 고려 전기의 문신인 박인량의 시구 등이 전시된다. 추사의 글씨를 정신적으로 흠모해온 송천은 “정안수를 올리는 심정으로 일자일획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후학들에게 강조한다.(02)734-4510.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한국판 ‘뉴딜정책’ 명칭 찾습니다

    정부가 미국의 ‘뉴딜정책’을 본떠 기업과 국민들의 경제심리를 되살릴 수 있도록 범국가적 차원의 경제활력 회복 종합프로젝트를 추진키로 했다. 재정경제부는 6일 내년 경제운용계획을 수립하면서 새로운 투자와 합리적인 소비수요를 자극하고 국민들이 적극 참여할 수 있는 사업들을 범부처적으로 발굴,이를 하나의 ‘종합플랜’으로 묶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재경부는 이를 위해 일반인을 대상으로 8일 오후까지 프로젝트 명칭을 공모하는 내용의 공고문을 홈페이지(www.mofe.go.kr)에 게시한다.당첨자 5명에게는 문화상품권이 주어진다.재경부는 공고문에서 “기업과 국민들의 경제심리가 상당히 가라앉은 모습”이라면서 “이제는 우리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사업들을 대대적으로 추진해야 할 때”라고 밝혔다. 이어 “1930년대 미국도 세계적인 대공황을 맞았을 때 뉴딜정책이라는 국가적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추진한 바 있다.”면서 “국민 모두가 우리경제에 대한 희망을 가질 수 있는 간결하면서도 분명한 메시지가 담긴 명칭을 붙이고자 한다.”고 덧붙였다.재경부는 그 예로 ‘뉴딜정책’·‘마셜플랜’·‘다산플랜’·‘다이내믹 코리아’·‘리셰이핑 코리아’ 등을 소개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Doctor & Disease] 서울아산병원 담석센터 김명환 소장

    [Doctor & Disease] 서울아산병원 담석센터 김명환 소장

    담석은 본인이 자각하는 증상으로 드러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그런 탓에 많은 사람들은 자신에게 담석이 있는지조차 모르고 산다.평생을 그렇게 사는 사람도 많다.적어도 식생활 등 우리의 생활 패턴이 서구형으로 바뀌기 전까지는 그랬다.그러나 지금은 얘기가 다르다.갈수록 담석증을 호소하는 환자가 늘고 있고,유형도 예전과 다르다.“담석은 주요 성분에 따라 콜레스테롤담석과 색소성 담석으로 구분하는데,예전에는 색소성이 많았죠.그게 상황이 바뀌어 요새는 콜레스테롤 담석이 단연 많습니다.기름진 서구식 음식과 포식습관,디스토마 감염 등이 원인인데,그런 점에서는 너무 잘 먹고 잘 살아 겪는 질환이라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닙니다.” ●환자 20~30%가 특이증상 없어 담석에 관해서는 임상 사례나 연구 및 지식의 축적 면에서 국내 1인자로 꼽히는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이자 이 병원 담석센터 소장 김명환(48) 박사는 요즘 나타나는 담석의 특성을 이렇게 설명했다. 담석증이란 어떤 질환인가. -우리 간은 매일 큰 맥주병 2개 정도(900㎖)의 담즙을 생산해 소화와 대사,독성물질 배출 등의 역할을 맡는데,여기에서 발생한 찌꺼기가 뭉쳐져 결석화한 것을 담석,담석에 의해 나타나는 병증을 담석증이라고 한다. 왜 담석이 문제가 되는가. -극심한 복통도 문제지만 소화장애,황달,심지어는 담낭암이나 담도암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특히 간내 담석을 가진 사람의 담도암 발병 가능성이 정상인의 4배나 된다. 최근의 담석증 발병 추세는 어떤가.또 달라진 경향도 설명해 달라. -잘 살게 된 탓에 부쩍 늘었다.5년전 성인 100명 중 4명 꼴이던 것이 최근에는 미국의 10명중 1명 꼴에 근사하다.그러나 전체 환자의 20∼30%는 증상없이 지내 정확한 유병률은 잘 잡히지 않는다.경향도 많이 달라지고 있다.예전에는 환자의 절반 이상이 색소성 담석증이었으나 요새는 콜레스테롤담석이 절반을 넘는다. 이런 경향의 변화를 김 박사는 서구식 식생활과 너무 많이 먹는 습관,아직도 창궐하는 간디스토마 때문이라고 분석했다.담석은 성분으로는 색소성 담석과 콜레스테롤담석,위치에 따라서는 쓸개주머니에 생기는 담낭담석과 쓸개관에 생기는 담도담석으로 구분하며,담도담석은 다시 간 속에 생기는 간내담석과 간 밖의 간외담석으로 구분한다고 설명한 그는 아직도 사람들이 담석증에 관심을 쏟지 않아 더러는 몸 속에서 수백개의 담석을 빼내거나 걸쭉한 담즙과 엉긴 담석을 한웅큼씩 들어내기도 한다며 양 손을 오므려 보였다. ●다산·무리한 다이어트도 위험 드러나는 증상은 무엇인가. -가장 흔한 증상이 복통이다.흔히 급체했다거나 위경련이라고 말하는 증상은 상당수가 담석에 의한 것일 가능성이 크다.자주 체하는데도 위장에 별 문제가 없다면 복부초음파로 담석증 여부를 가려보는 게 좋다.이밖에 황달이나 발열 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나지만 담낭담석의 경우 절반은 증상이 없다. 원인도 짚어 달라. -종류에 따라 원인도 다르다.콜레스테롤담석은 비만하거나 다산(多産) 여성,다이어트로 체중을 많이 줄인 사람에게 많으며,담즙에 빌리루빈이라는 색소가 많아 생기는 색소성 담석은 만성 간질환이나 용혈성 혈액질환,간디스토마 감염에 의한 경우가 많다. 진단은 어떻게 하나. -담석 확인에는 복부 초음파검사가 기본이다.보험적용이 안돼 건강검진에서도 이 검사를 빼지만 간암이나 신장·췌장암을 찾아낼 수도 있어 이 검사를 정기적으로 받을 필요가 있다.복부초음파 검사 외에 추가 확인이 필요한 경우 컴퓨터 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MRI)을 이용하기도 한다. 종류별 치료는 어떻게 하나. -담석의 종류와 위치,환자의 건강상태에 따라 치료방법이 달라질 수 있지만 담낭 담석의 경우 복강경을 이용한 담낭절제술이 가장 확실한 치료법이다.경구용 담석용해제는 콜레스테롤담석으로 크기가 작은 경우에만 제한적으로 사용한다.담도담석도 예전에는 개복수술을 했지만 요즘에는 내시경을 주로 이용한다.그러나 담도담석이라도 간내 담석은 간단치 않다.주로 내시경을 이용하고 부수적으로 용해제나 레이저를 이용하지만 담석이 간의 끝부분에 자리잡은 경우에는 외과적으로 개복을 해 간의 일부를 절제하기도 한다. ●“물 많이 마시면 담석 없어져”는 낭설 얘기 중에 김 박사는 담석에 관한 몇가지 오해를 언급했다.“세간에 멸치나 시금치,칼슘 제제를 많이 먹으면 담석이 생긴다든가,물을 많이 마시면 담석이 저절로 빠지지 않겠느냐고 여기는 사람이 없지 않은데,모두 오해입니다.멸치나 시금치,칼슘제제는 담석 생성과 무관하고,담석은 요도 결석과 달라 물을 많이 마신다고 절대 저절로 빠지지 않습니다.우유나 달걀도 마찬가지입니다.매일 우유 1∼2잔에 달걀 1개쯤 먹는 것은 오히려 담즙의 원활한 분비를 돕습니다.또 일부에서 담석을 녹이는 약이라며 선전하기도 하는데,아직 그런 약은 없습니다.그런 약 만들면 노벨상 타지요.” ●골고루 먹고 규칙적 운동을 그는 이렇게 권고하며 말을 맺었다.“담석증은 이거다 싶은 예방법이 따로 있는 게 아니어서 규칙적인 운동 등 일상적인 건강법을 잘 지키되 음식은 한가지만 골라 먹기보다 가리지 말고 골고루 먹는 게 좋습니다.또 담석이 의심되면 주저하지 말고 제대로 된 병원을 찾아 검진을 받아야 합니다.병증의 원인이 암인 경우도 적지 않으니까요.” 지금까지 2만여명에 가까운 환자를 담도췌관경(ERCP) 등으로 치료했고,지난 2월에는 국내 최초로 이 병원 담석센터를 개소해 담석증 치료의 새 패러다임을 제시한 김명환 박사,그의 권고다. ■ 김명환 박사 ▲경희대의대 및 대학원(의학박사) ▲미국 워싱턴의대 담석연구원 ▲현,울산의대 교수 겸 서울아산병원 담석센터 소장 ▲현,대한소화기학회 학술이사▲현,미국 소화기내시경학회 학술지 편집위원 글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사진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
  • [3일 TV 하이라이트]

    ●개천절 특집다큐(EBS 낮 12시10분) 대한민국은 올림픽과 월드컵을 치르면서 많은 나라에 이름을 알렸으나 아직도 테러와 남북 분단 등 전쟁 위험이 남아 있는 나라로 인식하는 이들이 많다.이러한 현실에서 개천절의 의미를 되새겨 미래의 대한민국을 위해 묵묵히 소명을 다하는 북극 다산기지의 과학자들을 찾아보았다. ●애정의 조건(KBS2 오후 7시50분) 외박하고 들어온 정한을 다그치다 대출건 이야기가 나오고 이를 듣게 된 복실.친정 도와줬다는 말과 함께,아파트 명의도 금파로 돼 있다는 말에 눈을 뒤집으며 당장 집 찾아오라고 난리를 친다.한편 은파의 유산 소식을 전해들은 장수에게 더는 안되겠다며 헤어지자고 말하는 은파. ●TV 동물 농장(SBS 오전 9시40분) 온갖 동물들이 살고 있는 경남의 한 동물원.이곳의 경력 3개월짜리 초보 사육사 장덕일씨에게는 특별한 임무가 부여돼 있다.바로 어미에게서 버림받은 반달곰 삼총사 짜순이,짜돌이,반돌이를 건강하게 돌보는 것.왕초보 사육사의 ‘씩씩한 곰 만들기’프로젝트, 그 과정을 공개한다. ●인사이드 월드(YTN 오후 1시25분) 인도에서 휴지,유리병 등은 쓰레기가 아닌 유용한 자원이다.수천만명이 쓰레기 수거에 관련된 경제활동을 하지만,체계가 잡혀 있지 않아 제지업계는 폐휴지를 수입해야 한다.유럽에서 재활용되는 쓰레기가 개발도상국으로 수출되는데, 이런 수출이 가난한 국가에 미치는 영향이 무엇인지 살펴본다. ●게릴라 리포트(iTV 오후 8시15분) 지난 2002년 중앙대 안성캠퍼스 총여학생회 회장 직을 맡았던 신조영화씨는 학내 성폭력 사건을 대자보로 알렸다가 가해자에게 명예훼손 혐의로 역고소를 당했던 경험이 있다.그녀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성폭력의 새로운 이슈로 떠오른 가해자의 역고소 실태를 고발한다. ●한강수타령(MBC 오후 7시50분) 가영은 준호 옆에 있는 유나에게 준호를 좋아하냐고 묻고,유나는 사랑한다고 말한다.한편 나영은 유부남을 만나 결혼했다는 것을 믿을 수 없다며 우는 척한다.오늘이 생일이라는 나영에게 남자는 옷과 새 휴대전화를 사준다.준호는 가영에게 전화하지만 받지 않자 엄마 가게로 찾아간다. ●불멸의 이순신(KBS1 오후 10시) 송탁을 피해 아산 땅을 벗어난 순신과 천수는 한양에 도착한다.성룡을 만나러 성균관을 찾아가지만,순신은 자신과 처지가 다른 성룡 앞에 선뜻 나서지 못한다.낯선 서울 땅에서 순신과 천수는 저잣거리를 배회하던 중 걸립패에 둘러싸이는 위기를 맞지만,원균의 도움으로 위험에서 벗어난다.
  • 高僧遺墨(고승유묵)의 경지로

    高僧遺墨(고승유묵)의 경지로

    통일신라에서 고려,조선,근·현대에 이르는 1500여년 한국 서예의 역사를 고승들의 선필(禪筆)을 통해 조명하는 대규모 전시가 열린다.서울 예술의전당과 국립 청주박물관,양산 통도사 성보박물관이 공동 주최하는 이 고승유묵(高僧遺墨)전의 주제는 ‘경계를 넘는 바람’.국립청주박물관(8일∼11월30일)을 시작으로 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2005년 1월11일∼2월27일),통도사 성보박물관(2005년 3월23일∼5월22일) 전시까지 8개월에 걸쳐 순회 전시한다. 선필이란 문자 그대로 선승의 글씨를 말한다.선필은 그 자체로 역설적이다.선의 요체인 불립문자가 암시하듯 선은 그림이나 글씨라는 고정된 상(相)에 매달리지 않는다.선에서는 애당초 상조차도 만들지 말라고 가르친다.선기(禪機)나 선미(禪味)는 원래 상을 만들거나 지으면서는 찾기 어려운 것이다. ●국립청주박물관서 8일 첫 테이프 이번 전시에서는 선열(禪悅)의 경지를 격정적으로,때로는 무심하게 드러낸 선묵 150여 점이 선보인다.탁본·제발(題跋)·원상(圓相)·시첩(詩帖)·간찰(簡札)·일자서(一字書)·유게(遺偈·입적을 앞둔 선승이 깨달음의 세계를 시로 읊은 것)·영찬(影讚·고승의 진영에 붙인 찬양문) 등 다양한 구색을 갖췄다.고려 인종 때의 승려이자 서예가인 탄연의 탁본 ‘진락공중수청평산문수원기’,마조·백장·황벽·임제 등 중국 선문 4대가의 법문을 초록한 조선 중기의 고승 청허 휴정의 ‘정선사가록’,다산 정약용으로부터 유학과 시문을 배운 조선 말기 초의선사의 ‘청추첩(淸秋帖)’,전서·예서·해서·행서·초서 등 모든 서체에 능했던 조선 후기 승려 아암 혜장의 ‘약봉첩(躍鳳帖)’ 등 처음으로 공개되는 작품들도 적지 않다.근·현대 인물로는 만해 봉완의 시가 수록된 ‘만해필첩’을 비롯해 경허 성우,만공 월면,효봉 학눌,경봉 정석,서옹 석호,퇴옹 성철,탄허 택성 등의 작품이 전시된다. 그동안 한국화단에서 선묵(禪墨)을 본격적으로 다룬 전시는 거의 없었다.그런 만큼 선묵에 대한 오해도 많다.사람들은 흔히 “선필에는 법이 없다.”고 말한다.선필은 과연 법 없이 마구잡이로 쓴 글씨일까.이번 전시는 그런 잘못된 생각을 여지없이 깨뜨린다.역대의 뛰어난 선필들을 보면 당대 글씨의 보편적인 흐름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당대의 서법을 바탕으로 하면서도 그 틀을 깨고 나오는 파격과 일탈이야말로 선필의 묘미다.불교국가였던 통일신라와 고려시대에는 김생 같은 명필과 영업,탄연,혜소 같은 고승들이 글씨의 흐름을 주도했다.승려들이 문화의 주동이 되면서 시대의 서풍을 이끈 것이다. ●근현대 경허·만해·서옹이 흐름 주도 반면 유교국가였던 조선시대에는 도학자나 문인 사대부의 글씨가 주를 이뤘다.그러나 조선시대에도 청허나 사명,영파,아암,초의 등의 선사가 있어 서예의 큰 흐름을 형성했고,근·현대 들어서도 경허,만해,경봉,서옹 등의 선사가 우리 서예의 역사를 더욱 풍부하게 만들었다.그 개성적인 필치의 선필을 한국 서예사의 독자적인 영역으로 계승·발전시켜 나가는 것은 이제 우리의 몫이다.서울 예술의전당(02-580-1300),국립청주박물관(043-255-1632),통도사 성보박물관(055-382-1001).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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