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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치관 녹아든 다산·연암의 서재 엿보기

    가치관 녹아든 다산·연암의 서재 엿보기

    서재에 살다/박철상 지음/문학동네/320쪽/1만 7000원 여유당(與猶堂). 다산 정약용의 서재 이름이다. “여(與)가 겨울에 시내를 건너는 것처럼 하고, 유(猶)가 사방에서 엿보는 것을 두려워하듯 하라”는 경구에서 따왔다. 노자가 말한 ‘도덕경’ 제15장에 나오는 문장이다. ‘여’는 큰 코끼리다. 덩치 큰 동물이 살얼음 언 시내를 건너면 얼음은 깨지고 코끼리는 물에 빠지게 될 것이다. 당연히 조심스레 걷거나 아예 그 상황을 피해야 한다. ‘유’ 또한 아주 조심스러운 동물이다. 사전적으로는 원숭이를 뜻하는데 사방에서 자신을 노려보기라도 하듯 매사 신중하게 행동한다. 촉망받는 젊은 학자에서 유배지를 전전하는 죄인까지,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던 다산은 남은 생을 조심스레 살피며 갈고닦겠다는 다짐에서 이 같은 이름을 지은 것으로 전해진다. 벼슬 자리 하나 못 했던 시골 선비 황상의 당호도 곱씹어 볼 만하다. 일속산방(一粟山房). 좁쌀 한 톨만 한 집이란 뜻이다. 한데 후대의 문사 김류가 당호에 닮긴 뜻을 꿰뚫어 봤다. 그는 “방 안에 담긴 웅지는 불가에 전하는 ‘수미산을 담은 겨자씨’처럼 크고 넓다”고 했다. 작은 방에 온 세상이 들어 있다는 얘기다. 새 책 ‘서재에 살다’는 이처럼 서재라는 공간을 통해 19세기 북학과 개혁의 시대를 살다 간 지식인 24인의 삶을 들여다보고 있다. 연암(박지원), 완당(김정희), 담헌(홍대용) 등 귀에 익은 이름들은 사실 서재의 이름이다. 이들은 서재 이름을 자신의 호로 삼아 그 안에 평생 기억하려 했던 삶의 방향과 가치관을 담았다. 저자는 “19세기처럼 외래문화에 노출된 채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가 스스로를 되돌아볼 수 있는 실마리가 바로 당대 지식인들의 서재”라고 설명했다.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씨줄날줄] 양(羊)/서동철 논설위원

    양은 평화와 순종의 아이콘이지만, 일단 화가 나면 참지 못하는 성격도 감추고 있다고 한다. 한자의 양(羊)은 머리에 두 개의 뿔이 달리고 꼬리를 늘어뜨린 모습의 상형문자다. 이 글자가 맛있을 미(味), 아름다울 미(美), 상서로울 상(祥), 착할 선(善), 옳을 의(義)로 변주가 이루어졌으니 양의 품성과 무관치 않을 것이다. 우리는 과거 양과 염소를 분명하게 구분 짓지 않았다. 양의 해에 태어난 사람을 양띠라고도 하고, 염소띠라고 부른 것에서도 알 수 있다. 하지만 서양에서는 산양(goat)와 면양(sheep)을 명확하게 구분해 부른다. 생물학적으로도 산양과 면양은 다른 속(屬)으로 염색체 수도 다르다고 한다. 그럼에도 우리 옛 기록에는 그저 양(羊)이라고 적어 놓은 것이 많다. 일찍이 다산 정약용도 ‘다산필담’에서 ‘산양, 즉 염소를 양이라고 잘못 부른 사례가 많아 분간하기 어렵다’고 했다. ‘목민심서’에서는 ‘우리는 산양을 염소라 하고, 고(?) 또는 하양(夏羊)이라고 면양과 구별한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보면 수염 염(髥)자를 쓴 염소(髥牛)라는 이름에서는 외모의 특징이 드러난다. 고(?)는 고트(goat)를 음차했을 것이다. 야생 면양의 가축화는 아시아의 서부 고원지대와 중앙아시아에서 이루어졌을 것으로 학계는 보고 있다. 이란고원의 유적에서 발견된 면양의 뼈는 BC 7000년 것으로 측정됐다. 산양의 가축화를 보여 주는 최초의 증거는 BC 6500년으로 추정되는 메소포타미아의 제리코 유적에서 나왔다. BC 6000년 안팎 카스피해 유적에서도 출토됐으니 역시 이란 북부 지역이다. 고대 한반도에서 양의 존재는 미미하다. 1세기 유적인 김해 패총에서는 멧돼지와 사향노루, 사슴, 소, 말의 뼈가 대거 출토됐지만 양의 흔적은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중국 후한시대(25~219) 사전인 ‘석명’(釋名)에서는 삼한에는 중국에서 볼 수 없는 양이 있으며, 육포를 만들어 먹는다고 적었다. 한반도 산양 사육의 기원을 짐작하게 해 주는 기록으로 받아들여진다. ‘삼국사기’나 ‘삼국유사’에도 양 이야기는 없다. 그러나 일본의 역사책인 ‘서기’에는 599년 낙타 1두와 노새 1두, 양 2두, 흰꿩 1쌍을 백제로부터 받았다는 대목이 보인다. 일본은 이것을 양 사육의 기원으로 삼고 있다고 한다. 고려시대로 내려오면 예종 11년(1116) 거란족의 요나라 유민이 양 수백 마리를 몰고 투항했는데, 이것이 면양의 한반도 최초 유입 기록이다. 이후 양은 상서로운 짐승으로 대접받았다. 특히 양꿈은 길몽으로, 이성계의 일화가 대표적이다. 그가 초야에 묻혀 있던 시절 꿈속에서 양을 잡으려 하자 뿔과 꼬리가 모두 떨어져 나갔다. 이야기를 들은 무학대사는 곧 왕위에 오르리라고 해몽했다. 양(羊)에서 뿔과 꼬리를 떼니 곧 왕(王)이 된다는 것이었다. 을미년 양띠해가 밝았다. 우리 국민 모두 양꿈 꾸고 소원 성취하는 한 해가 되었으면 한다. 서동철 논설위원 dcsuh@seoul.co.kr
  • ‘부동산 3법’ 통과 이후… 이곳을 노려라

    ‘부동산 3법’ 통과 이후… 이곳을 노려라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 폐지, 분양가 상한제 탄력 적용, 재건축 시 조합원에게 주택 수만큼 새 주택을 주는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등 ‘부동산 3법’이 지난 24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를 통과하면서 재건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내년 아파트 분양시장에 훈풍이 불 전망이다. 내년 새 아파트 분양 물량은 24만 가구로 지난해보다 2%(4834가구) 줄었지만 수도권에는 올해보다 56.3% 늘어난 13만여 가구가 공급될 예정이다. 반면 지방은 광역시를 중심으로 물량이 급감할 것으로 조사됐다. 전문가들은 올해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 정책이 내년 상반기까지는 무난하게 갈 것으로 봤다. 28일 전문가들은 국회 본회의 통과가 유력시되고 있는 부동산 3법 국회 상임위 통과가 내년 분양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홍석민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소 실장은 “단기적인 분양률에 미칠 영향력은 제한적이겠지만 부동산 3법 해결로 인해 주택 마련에 있어 심리적인 부담을 더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김민형 건설산업연구원 건설정책연구실장은 “서울 수도권 재건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내년도 신규 분양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부동산 3법 등 규제 완화 흐름이 시장에 반영돼 매매가가 증가하게 되면 분양가도 당연히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올해 건설사들은 정부의 규제 완화에 힘입어 미분양 아파트를 털어내는 등 수도권과 지방을 가리지 않고 여기저기서 최고 청약률을 기록하는 대박을 터뜨렸다. 그렇다면 눈여겨볼 만한 분양 아파트 단지들은 어디에 있을까. 닥터아파트가 전국 202개 건설사를 대상으로 내년 분양계획 물량을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총 23만 9639가구 가운데 ▲수도권 13만 2553가구 ▲광역시 2만 248가구 ▲지방 7만 3138가구다. 서울은 2만 879가구가 분양 예정인 가운데 부동산 3법에 힘입어 재건축·재개발 아파트가 76.8%(1만 6046가구)로 대세를 이뤘다. 내년 상반기에 송파구 가락동 가락시영 재건축 아파트는 9510가구 가운데 1578가구를 일반 분양할 계획이다. 시공사는 삼성물산, 현대건설, 현대산업개발이다. GS건설은 10월쯤 서초구 잠원동 반포·한양아파트를 재건축해 152가구(전체 606가구)를 일반 분양한다. 재개발 아파트로는 대우건설이 짓는 서대문구 북아현동 북아현푸르지오 아파트가 3월에 303가구(전체 940가구)를 분양하며, 성동구 금호동 1가 e편한세상 202가구(전체 1330가구)도 새 주인을 찾는다. 서윤경 건설산업연구원 건설경제실 연구위원은 “부동산 3법 통과로 내년 강남 재건축 아파트 분양가는 더욱 올라갈 것으로 보이며 전매제한이 풀려 민간사업자가 늘어나는 만큼 분양률은 나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택지개발지구 가운데 동탄, 위례 신도시의 전망을 밝게 봤다. 홍 실장은 “교통 접근성이 좋은 위례와 동탄은 내년에도 분양성이 좋을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특히 광명은 예전과 달리 교통요건이나 편의시설이 대폭 확충된 데다 공공이전 등으로 맞벌이 부부들이 지방에 못 내려가는 경우 가장 선호하는 지역으로 꼽히고 있다”고 말했다. 내년 신도시 택지지구 분양은 올해보다 1만 가구가량 증가한 5만 6600가구로 예상된다. 2017년까지 대규모 공공택지 공급을 중단하기 때문에 기존 신도시, 택지개발지구는 몸값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위례신도시는 1월 대우건설의 위례우남역푸르지오(630가구)를 비롯해 보미종합건설(131가구) 등이 내년 상반기 분양을 앞두고 있다. 동탄2신도시에는 1만여 가구가 공급된다. 1월 호반건설(1695가구), 2월 반도건설(1077가구), 9월 우미건설(1250가구), 10월 대림산업(1526가구) 등이다. 시흥배곧신도시, 남양주 다산진건지구, 의정부 민락2지구 등도 분양이 이어진다. 지방은 최근 광역시의 공급 과잉 우려 속에 내년에 공급량이 2만 가구가량 줄지만 여전히 청약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시장 반응이 좋았던 부산과 대구에서도 잇따라 재개발 아파트 중심으로 장이 선다. 부산에서는 6월 해운대구 우동 부산우동6자이 490가구(전체 813가구), 9월 SK건설의 남구 대연동 SK뷰 835가구(전체 1174가구)가 일반 분양한다. 대구는 3월 반도건설이 동구 신천동에 짓는 재건축 아파트 대구신천동반도유보라 600가구(전체 764가구)를 분양한다. 대전은 4월 금성백조주택이 서구 관저동에 관저5지구예미지 997가구, 울산은 아이에스동서의 북구 매곡동 드림인시티 에일린의뜰 2차 등을 분양한다. 9000여 가구가 분양될 세종시는 중앙행정기관의 3차 이전에 따른 수요로 인해 당분간 청약률이 고공행진할 전망이다. 서 연구위원은 “청사 이전에 따른 공무원 수요에 더해 유관시설인 상업·병원시설을 위주로 한 서비스 업종들이 들어올 것이므로 주택 수요는 꾸준히 늘 것으로 본다”면서 “3단계인 산업·대학까지 인구 유입 요인들이 많이 남아 있다”고 분석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농촌진흥청과 함께하는 식품보감] (24)호박

    [농촌진흥청과 함께하는 식품보감] (24)호박

    예로부터 가을에 수확한 잘 익은 호박은 겨우내 다락방 시렁에 놓고 호박범벅이나 떡에 넣어 먹는 등 부족한 식량을 대신해 왔다. 다른 채소보다 기후에 잘 적응하고 가뭄과 병에도 강해 우리 선조들의 배고픔을 해결해 줬다. 넝쿨째 굴러 들어온 고마운 식물이 바로 호박이다. ●산모 부기 빼는 데 최고… 노폐물 배출도 탁월 호박은 박과에 속하는 작물로 중앙·남아메리카가 원산지다. 미국에서는 다양한 축제나 행사의 주인공으로, 중국에서는 다산(多産)과 풍작, 건강, 그리고 부의 상징으로 여겨져 왔다. 유럽에는 15세기 이후, 일본에는 16세기 중반쯤 건너갔다. 우리나라에는 임진왜란 이후인 16세기 말에서 17세기 초에 일본과 중국을 통해 전해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의 남만(南蠻)에서 전래됐다는 의미로 남과(南瓜), 오랑캐로부터 전래된 박과 유사하다고 해서 호박이라고 부르게 됐다. 세계적으로 재배되는 호박은 열다섯 종류인데 지역에 따라 관상용으로 쓰이는 곳도 있다. 우리나라에서 주로 재배하는 호박은 크게 세 종류다. 동양계 호박으로 불리는 ‘모샤타’종 가운데 가장 친숙한 것은 누렇고 커다란 늙은 호박이다. 청둥호박이나 맷돌호박으로 불린다. 서양계 호박이라고 구분하는 ‘막시마’종은 주로 쪄서 먹는다. ‘페포계’ 호박 중 가장 유명한 것이 ‘주키니’ 호박인데 덩굴이 뻗지 않고 서늘한 기후에서 잘 자란다. 호박은 대개 여름에 많이 나는데, 늙은 호박은 여름 내내 따지 않고 밭에서 그대로 익힌 것이다. 쨍쨍한 가을볕으로 호박의 영양분이 더 농익도록 기다렸다가 늦가을에서야 수확하는 것이다. 옛날에는 동짓날 늙은 호박을 삶아 먹으면 1년 내내 무병한다고 할 정도로 늙은 호박을 훌륭한 영양식으로 평가했다. 늙은 호박은 버릴 것이 하나도 없다. 죽이나 김치, 범벅을 해 먹고 씨는 잘 말려 뒀다가 겨울철 간식으로 먹는다. 잎으로는 쌈을 싸 먹는다. 꼭지는 말려서 가루로 만들어 벌꿀과 함께 섞어 먹으면 감기 예방과 고질적인 기침에도 효과가 있다. 동의보감에서는 부기가 있을 때 호박을 먹으라고 했는데 특히 산모의 부기에 좋다. 이뇨제여서 소변이 잘 나오지 않거나 부기가 심한 사람이 달여 먹으면 효험이 있다. 호박은 또 다이어트와 피부 미용에 도움이 된다. 열량이 쌀의 10분의1에 불과하지만 노폐물 배출과 지방의 축적을 막아 준다. 잘게 썬 호박을 햇볕에 바짝 말린 뒤 가루로 만들어 하루에 20g씩 꾸준히 복용하면 인슐린 분비를 돕는 작용도 한다. 호박씨에는 질 좋은 불포화 지방산과 머리를 좋게 하는 레시틴이 많다. ●베타-카로틴 풍부… 폐 걱정되는 애연가라면 꼭! 호박은 소화 흡수가 잘돼 아이부터 소화력이 떨어지는 환자나 노인도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다. 비타민B와 펙틴, 칼슘, 철분, 인 등 식물성 섬유와 무기질을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는 영양 덩어리다. 호박을 먹으면 소화기능 향상과 변비 개선에 도움이 된다. 항산화 영양소로 잘 알려진 비타민E도 호박에 넉넉히 들어 있다. 단호박을 한 조각 먹으면 하루 섭취 권장량의 절반 이상을 채운다. 한국인에게 부족하다고 알려진 비타민A도 호박에 많다. 호박의 노란 색깔은 베타카로틴이 있다는 의미다. 호박의 베타카로틴은 사람이 먹고 난 후 몸 안에서 비타민A로 바뀐다. 비타민A는 심장병, 뇌졸중, 시력 감퇴, 노화 방지, 폐기능 향상 등의 효과가 있어 담배를 피우는 사람은 호박을 자주 먹는 게 좋다. 호박은 당근과 나란히 황금색 야채의 대표 선수다. 암을 예방하는 성분도 풍부하다. 호박은 열매 채소류에 속하지만 조리법을 가리지 않고 다양한 요리에 이용됐다. 지중해에서는 올리브 오일에 볶아 향신 채소를 얹어 먹고, 아랍에서는 호박 속을 비운 뒤 양념한 고기와 여러 재료를 넣고 익혀 먹는다. 멕시코에서는 호박꽃으로 요리를 해 왔다. 호박의 여러 품종 가운데 ‘주키니’의 꽃을 주로 쓰는데 호박꽃의 부드러운 맛이 다양한 음식과 잘 어울린다. 일본에서는 200여년 전부터 단호박을 즐겨 먹는 조리법이 발달했으며 애호박은 거의 먹지 않는다. 우리나라는 애호박과 늙은 호박, 잎과 순, 꽃을 두루 즐겨 먹는다. ●상처 없는 늙은 호박, 윤기 도는 단호박이 신선 애호박과 풋호박은 여름에 가장 맛있지만 늙은 호박과 단호박은 가을에 맛있고 영양분도 풍부하다. 늙은 호박은 얼룩진 색깔 없이 표면이 진한 황갈색이면서 상처가 없는 것을 고르는 게 좋다. 상처가 있는 호박은 오래 저장할 수 없고 쉽게 썩는다. 늙은 호박 표면에 하얀 분가루가 생긴 것은 잘 익었다는 표시로 맛이 좋다. 단호박은 들었을 때 묵직한 느낌이 나면서 표면이 고르고 윤기 있는 게 좋다. 반을 잘라 파는 호박을 살 때는 속이 진한 황색을 띠면서 촉촉한 것을 고른다. 애호박은 너무 크지 않고 곧은 것이 좋다. 황록색으로 윤기가 돌고 꼭지가 마르지 않은 것이 신선한 호박이다. 시판되고 있는 대부분의 단호박은 서양 호박인데 일반 호박에 비해 단맛이 강하고 비타민도 많다. 서양 호박은 단단하고 짙은 초록색에 표면에 흠집이 없는 것을 고르는 것이 좋다. 꼭지 주변에 주름이 있고 균일하게 울퉁불퉁한 것이 맛있는 단호박이다. 늙은 호박을 고를 때는 껍질에 윤기가 있고 속이 꽉 차 묵직한 것을 고른다. 특히 누렇게 잘 익은 것을 골라야 한다. 박동금 농촌진흥청 도시농업팀 박사 ■문의 golders@seoul.co.kr
  • 유물, 역사의 가려진 목소리 들려주다

    유물, 역사의 가려진 목소리 들려주다

    100대 유물로 보는 세계사/닐 맥그리거 지음/강미경 옮김/다산초당/744쪽/4만 8000원 파리의 루브르, 로마 바티칸시국의 바티칸 박물관과 함께 유럽 3대 박물관으로 꼽히는 대영박물관(British Museum)은 800만점이 넘는 소장품을 보유하고 있다. 이 중에서 100점을 선정해 200만년 인류의 역사를 되짚어 보여준다는 것은 그 누구도 감히 엄두를 낼 수 없는 무모한 작업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신간 ‘100대 유물로 보는 세계사’는 대영박물관 관장 닐 맥그리거가 국영방송 BBC 라디오4와 함께 시도한 전대미문의 라디오방송 프로젝트를 책으로 엮은 것이다. 2006년부터 4년 동안 전문 큐레이터 100명이 꼬박 매달린 이 프로젝트는 2010년 1월 18일부터 매주 5일씩 20주 동안 전 세계에 방송돼 1250만 청취자가 다운로드해 들을 만큼 커다란 반향을 일으켰다. 유물을 라디오 방송으로 설명하는 것 자체가 무모해 보였지만 오히려 상상의 여지를 남겨두되 전 세계의 학자, 예술가, 정치가, 작가 등 전문가들이 참여해 해당 유물을 중심으로 역사와 관습을 소개하는 방식으로 충실하게 메운 것이 더 효과적이었다. 박물관은 2010년 1년 동안 웹사이트를 통해 방송에 소개된 유물들의 이미지를 공개했다. 런던 내셔널갤러리 관장(1987~2002년)을 거쳐 2002년부터 대영박물관 관장을 맡고 있는 미술사학자인 저자는 “유물로 역사를 말하는 것이야말로 박물관이 해야 할 일”이라며 “250년이 넘도록 전 세계에서 수많은 유물을 수집해 온 대영박물관이 유물로 역사를 말하고자 할 때 출발점으로 삼기에 나쁘지 않은 곳”이라고 서문을 시작한다. 책은 연대순으로 인류 문명의 주요한 흐름을 살피면서 최대한의 공정성을 확보하는 데 주력했다. “기록된 문서에만 의존하여 역사를 탐구할 때 필연적으로 문자 체계를 갖추지 못한 사회들을 그냥 지나치게 될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전 세계 구석구석을 가능한 차별없이 다루되 실용성 못지않게 인간의 경험이라는 측면을 가능한 한 많이 소개한다는 원칙에 따른 결과 지금까지 우리에게 알려지지 않았던 역사의 가려진 목소리들을 들려준다. 세계 이곳저곳 시대를 넘나들며 선정한 100대 유물에는 위대한 예술작품은 물론 일상에서 사용하던 평범한 물건들이 포함돼 있다. 특히 책에 등장하는 카리브 타이노족, 아프리카 베냉족, 잉카와 와스테카를 비롯한 남미의 여러 문명 등은 오로지 그들이 남긴 물건을 통해서만 과거의 업적을 전하는 것들이다. 유물을 통해 과거에서 보내 온 신호를 읽는다는 것은 저자의 말대로 어느 정도 ‘시적인 상상력’이 필요한 작업이다. 저자는 여기에 덧붙여 유물이 지닌 쓸모와 그 사회적 맥락을 직업적으로 가장 생생하게 증언해줄 수 있는 우리 시대 전문가들의 증언을 채록하면서 당시의 모습을 되도록 생생하게, 입체적으로 그려낸다. 2만년 전 아프리카의 한 계곡에서 시작된 인류의 역사를 전하는 탄자니아 올두바이 협곡에서 발견된 돌 찍개, 석기시대의 조각상 ‘헤엄치는 순록’, 온두라스에서 발견된 마야의 ‘옥수수 신상’ 등은 인류가 농경을 시작하는 모습과 당시의 환경을 보여주는 유물들이다. 중앙아시아의 허톈이라는 오아시스왕국에서 나온 나무판자의 비단공주 그림은 서기 600~800년경 문물이 오갔던 실크로드를 증명한다. 통일신라의 유물 ‘귀면와’도 포함됐다. 가로·세로 30㎝를 넘지 않는 점토 기와 한 장을 통해 실크로드의 끄트머리에 위치한 통일신라의 경주가 갖는 세계사적 위상을 서술하고 있다. 100번째 유물은 6볼트짜리 재충전 배터리와 작은 광전지판을 포함하는 태양열 램프다.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간판을 바꾸니 지역이 산다] 약수역 인근, LED 덕에 훤~해졌네

    [간판을 바꾸니 지역이 산다] 약수역 인근, LED 덕에 훤~해졌네

    노후된 간판 때문에 도심 미관이 좋지 않았던 약수역 주변 일대가 말끔하고 훤해졌다. 중구는 ‘약수역 주변(다산로) 간판개선사업’을 마무리하고 17일 오후 5시 준공식을 갖는다. 간판이 개선된 곳은 약수역 사거리 주변 약수동 4개 블록의 160개 점포이다. 이들 점포는 수차례 디자인 심의와 시뮬레이션을 거쳐 우수한 재질과 디자인으로 교체됐다. 가로와 돌출간판의 크기와 개수를 줄이고 간판뿐 아니라 창문, 출입구 등에 어지럽게 부착된 광고물을 정리했다. 또 에너지 절약에 효과적인 발광다이오드(LED) 간판으로 바꿨다. 사업비 3억 2000만원 가운데 구가 2억원, 서울시가 1억 2000만원을 지원했다. 약수역 주변 건물주와 점포주, 디자인 전문가로 꾸린 ‘약수역 주변 간판개선 주민위원회’가 주도적으로 사업을 추진했다. 구는 올해 외국인들과 유동인구가 많은 명동, 동대문관광특구, 다동·무교동관광특구 등의 간판 개선사업을 완료했다. 그 결과 서울시가 주최한 ‘2014년도 자치구 인센티브사업 옥외광고물 수준향상 평가’에서 ‘우수구’로 선정됐다. 최창식 구청장은 “내년에는 신당역, 청구역 일대의 간판도 정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홍혜정 기자 jukebox@seoul.co.kr
  • 한·캐나다 FTA 내년 1월 발효…캐나다구스·바닷가재 몰려온다

    내년 1월 1일부터 한·캐나다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됨에 따라 캐나다산 캐나다구스, 아이스와인, 바닷가재 등의 수입 가격이 싸진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캐나다 정부가 지난 11일 한·캐나다 FTA 비준을 위한 칙령 승인을 완료함에 따라 국내 절차 완료 서한을 교환하고 내년 1월 1일 발효를 확정했다고 14일 밝혔다. 11번째 발효하는 FTA다. 캐나다는 1인당 국내총생산(GDP) 5만 2000달러의 세계 11위 경제 대국이다. 우리와의 교역규모는 지난해 기준 99억 2000만 달러로 25위의 교역 파트너다. 캐나다는 발효 후 10년 내에 품목수 97.5%, 수입액 98.7%의 관세를 철폐하고 우리는 캐나다산 제품에 대해 품목수 97.5%, 수입액 98.4%의 관세를 철폐한다. 수입 품목 가운데 캐나다구스(재킷·블레이저·잠바류)는 13%의 관세가 즉시 철폐된다. 바닷가재(20% 관세)는 즉시(냉동) 또는 3년 내(냉동이외) 철폐된다. 아이스와인(15% 관세)도 2017년부터 관세가 완전히 철폐된다. 20% 이상 붙던 캐나다산 돼지고기 냉장 및 냉동삼겹은 13년 내 철폐, 40% 관세인 소고기는 15년 내 철폐된다. 수출 품목 가운데 컬러TV(5%), 세탁기·진공청소기(8%)는 내년부터 관세가 즉시 사라진다. 최대 수출품목인 승용차(6.1% 관세)와 냉장고(8.1% 관세)는 3년 내 관세가 없어진다. 타이어(승용·버스·화물차용)는 7%의 관세가 5년 내 철폐된다. 산업부 관계자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이외에 주요국과 FTA를 맺지 않은 캐나다와 아시아 국가로서는 처음으로 FTA를 체결함으로써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유리한 위치를 확보하게 됐다”고 말했다.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부고]

    ●김영창(전 한국전력 처장)씨 모친상 오규원(전 동부그룹 부회장)씨 장모상 14일 삼육서울병원, 발인 16일 오전 8시 (02)2210-3422 ●박태진(자영업)성진(뉴스핌 마케팅부장)씨 모친상 14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발인 16일 오전 7시 (02)2227-7560 ●최명화(성균관대 교직원)씨 모친상 이정화(창원 용호초 교사)씨 시모상 이창수(금융감독원 연구위원)이성우(사업)장천수(다쏘시스템코리아 상무)씨 장모상 13일 삼성창원병원, 발인 16일 오전 8시 (055)290-5643 ●김종찬(아르떼 대표이사)씨 모친상 14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발인 16일 오전 5시 (02)2227-7563 ●황인성(인천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씨 모친상 14일 인천의료원, 발인 16일 오전 6시 (032)580-6680 ●지찬희(세계일보 총괄제작본부장)씨 모친상 14일 강동성심병원, 발인 16일 오전 8시 (02)2224-2193 ●전주식(예비역 육군 소장·전 육군 제3관구 사령관)씨 별세 인수(전 거모종합사회복지관 관장)병수(전치과 원장)병국(제일모직 부장)씨 부친상 14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16일 오전 8시 (02)3010-2262 ●정순헌(영동중앙의원 원장)순규(전 다산컨설턴트 부회장)순기(사업)씨 모친상 차문현(펀드온라인코리아 대표)강병윤(수성엔지니어링 부사장)씨 장모상 14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16일 오전 5시 (02)3010-2000
  • [단체장 발언대] 정원오 성동구청장 “감정노동, 인권 문제로 접근해야”

    [단체장 발언대] 정원오 성동구청장 “감정노동, 인권 문제로 접근해야”

    서울시가 120다산콜센터의 악성 민원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처한다고 한다. 장난전화부터 화풀이를 하는 폭언 민원, 상습 성희롱 등 얼굴 없는 폭력에 시달리는 직원들에게 무조건적인 친절을 강요하는 것 또한 다른 종류의 폭력이라고 판단한 것 같다. 친절은 공무수행의 기본이다. 그러나 이를 역이용해 떼쓰기, 협박하기, 허위 신고 등으로 행정력을 낭비하고 다른 주민에게 피해를 주는 악성 민원이 날로 증가하고 있다. 더불어 이를 상대하는 직원들의 긴장감과 피로도 또한 높아지는 것이 현실이다. 성동구는 얼마 전 직원들을 대상으로 감정노동 관련 직무 스트레스를 조사했다. 좌절, 분노, 적대감 등을 느낄 정도의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민원의 종류를 묻는 질문에 57%가 인격을 무시하는 반말, 폭언 등이라고 답했다. 그중 23%는 법령, 규정 등에 위반한 처리를 요구하는 민원이라고 답했다. 민원 처리 시 받은 스트레스 해소 방법에 대해서는 56%가 특별한 방법 없이 속으로 삭인다고 답했고, 1%는 이미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고 응답했다. 이쯤 되면 감정노동을 전 사회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 단순히 갑과 을의 지위에서 오는 부당함이 아닌 인권의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 갑을이 아닌 역지사지에 따른 인식만이 악성 민원으로 인한 폭력을 해소할 가장 바람직한 대안이다. 그러나 그렇게 되기까지 마냥 기다릴 수만은 없다. 사각지대에 방치돼 온 감정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가 시급하다. 먼저 직원들에게 친절교육을 강화하는 만큼 그 친절이 역이용되지 않을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악성 민원을 겪은 직원은 부서장 직권으로 휴식을 의무화하고 상황에 따른 대처 매뉴얼을 제작해 스트레스를 최소화할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격무에 시달리는 직원을 대상으로 전문적인 힐링 프로그램을 제공하거나 찾아가는 인사상담실 운영으로 고충을 수시로 살피고, 특히 스트레스에 취약한 임산부 직원의 경우 임산부 안내 표지를 설치하는 방법도 있다. 전 자치구적으로 공동 대안을 마련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이런 대처로 담당 직원에게 악성 민원은 혼자 감내해야 할 고충이 아니라 기관 전체에서 함께하고 있다는 신뢰를 주고, 악성 민원에 대해 기관의 일관성 있고 책임 있는 태도를 주지시켜 반복적이고 잘못된 선례를 줄여 가야 할 것이다. 감정노동자를 보호할 이런 방안은 사후적 대책이다. 다만 제도를 통해서라도 감정노동자에 대한 전 사회적 의식 변화를 앞당길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 [2015 대입정시] 아주대학교

    [2015 대입정시] 아주대학교

    아주대는 가군 516명, 나군 119명, 다군 294명 등 모두 929명을 선발한다. 자연계열은 국어 A, 수학 B, 과탐, 인문계열은 국어 B, 수학 A, 사탐 응시자만 지원이 가능하다. 단, 자연계열에 속해 있는 미디어학과(미디어콘텐츠 전공, 소셜미디어 전공), 간호학과의 경우 모집인원의 절반씩을 각각 자연계열과 인문계열에서 분할 모집하는데 국어 B, 수학 A, 사탐 응시자만 지원 대상이 된다. 모든 전형이 수능 100%로 학생을 선발한다. 다군 의학과에서는 2단계 면접이 폐지돼 불확실성이 줄었다. 공군 계약학과인 국방디지털융합학과도 수능 100%로 선발한다. 단, 국방디지털융합학과의 경우 면접, 신체검사, 체력검정, 신원조사 등 공군본부 주관항목들은 공군에서 적격성 여부를 심사해 한 개 항목이라도 부적격 판정을 받게 되면 예비순위를 부여하지 않고 불합격 처리한다. 각 계열 및 전공별로 수능 과목별 반영비율이 다르다. 산업공학과, 화학공학과, 응용화학생명공학과, 소프트웨어보안 전공, 소프트웨어융합학과, 미디어콘텐츠 전공, 물리학과, 경영학과, 문화콘텐츠학과, 심리학과 중 자연계열 수능 백분위 평균 8%, 인문계열 6% 이내의 경우 각각 다산인재장학과 아주글로벌리더장학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자세한 내용은 입학처 홈페이지의 모집요강을 참고. 031)219-3981, iajou.ac.kr
  • 또다시 살처분 공포

    살(殺)처분에 대한 공포가 다시 스멀스멀 고개를 들고 있다. 조류인플루엔자(AI)와 구제역 등이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어서다. 수천 마리의 돼지와 닭 등을 땅에 묻어야 했던 방역 담당 공무원들의 잠 못 드는 날이 또 시작됐다. 살처분에 동원돼 각종 트라우마에 시달렸던 충북 진천군 공무원들은 돼지 구제역 재발 소식에 “다시는 그런 고통을 겪고 싶지 않았는데…”라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5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올 들어 고병원성 AI 감염 등을 이유로 살처분한 오리와 닭이 1446만 마리로 집계됐다. 역대 최대였던 2008년(1020만 4000마리)을 이미 뛰어넘었다. 최근에는 진천에서 돼지 구제역까지 발생했다. 앞서 7월에도 돼지 구제역 발병으로 수천 마리를 살처분해야 했다. 문제는 구제역에 따른 돼지 살처분 규모가 더 늘어날 것이라는 데 있다. 유럽과 캐나다에서도 AI 등의 가축 질병이 확산되고 있다. 살처분에 대한 ‘트라우마’가 상당한 방역 당국은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농식품부 방역담당 공무원은 “중앙부처도, 지자체 공무원들도 AI와 살처분 때문에 스트레스가 너무 심하다”고 털어놨다. AI는 지난 1월 전국을 긴장으로 몰아넣었다가 한동안 소강 상태를 보였다. 농식품부는 지난 9월 4일 축산농가 이동 제한을 완전히 풀며 사실상 ‘종식선언’을 했다. 하지만 20일 만에 전남 영암 오리농장에 이어 전남 나주·곡성·보성 사육농가에서 잇따라 AI 감염이 확인됐다. 지난달에는 전북 김제와 경북 경주 토종닭까지 AI에 감염된 사실이 드러났다. 독일과 네덜란드, 영국 등 유럽의 가금류에서도 고병원성 AI(H5N8형)가 발생했다. 농식품부는 이날 캐나다에서 고병원성 AI 발생이 확인됨에 따라 캐나다산 가금류(닭, 오리, 타조 등)와 가금제품 수입을 금지했다. 농식품부는 올해 살처분 보상금으로 1251억원을 지급했다. 지난 9월 이후 피해와 소득·생계안정자금, 매몰비용 지급 등을 고려하면 피해보상 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돼지 구제역도 지난 7∼8월 영남 지역 양돈농가 3곳에서 발병한 후 주춤하다가 지난 3일 충북 진천(살처분 200마리)에서 재발했다. ‘돼지 유행성 설사병’(PED)이 확산되는 겨울철이어서 돼지 사육 농가뿐 아니라 방역 당국도 힘든 시기가 될 전망이다. 농식품부는 내년 5월까지를 ‘특별 방역대책 기간’으로 정하고 AI 및 구제역 확산 차단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AI·구제역 방역대책 상황실’을 설치하고, 전국 공항과 항만 41곳을 대상으로 특별점검반도 운영한다. 세종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김준의 바다 맛 기행] (24) 전남 벌교 섬마을 꼬막밭 트는 날

    [김준의 바다 맛 기행] (24) 전남 벌교 섬마을 꼬막밭 트는 날

    전남 보성군 벌교읍 장도의 섬마을, 물이 빠지고 있는 갯벌에 ‘널배’를 챙겨 든 주민들이 하나둘 모여들었다. 일찍 도착해 모닥불을 피우고 추위를 쫓는 사람도 있었다. 어젯밤 늦게야 알고 광주에서 택시를 타고 왔다는 주민도 있었다. 마을 꼬막밭을 ‘트는’ 날이다. 한 집에서 한 명씩은 반드시 참석해야 한다. 참석하지 못할 경우 벌금을 내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연말 배당금에도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서울이나 부산으로 자식들을 만나러 갔던 사람도 이날만큼은 열 일 뒤로하고 귀향한다. 나이가 많아 일을 하기 어려운 집은 자녀는 물론 사위까지 대신 참석할 정도다. 바닷물이 빠지자 어촌계장의 신호에 따라 수십 명이 널배를 타고 미끄러지듯 꼬막밭으로 향했다. 그 모습이 아름답다 못해 장엄하다. 꼬막은 꼬막, 새꼬막, 피조개로 나뉘며 연체동물 돌조개과에 속하는 이매패류다. 이 중 꼬막을 ‘참꼬막’이라고도 부른다. 참꼬막의 ‘참’은 진짜라는 말이지만 으뜸이라는 뜻도 갖고 있다. 반면 새꼬막은 ‘똥꼬막’이라 부른다. 새꼬막은 썰물에도 갯벌이 드러나지 않는 깊은 곳에 살지만 참꼬막은 바닷물이 빠지면 바닥이 드러나는 갯벌의 5~10㎝ 깊이에서 자란다. 따라서 추위와 더위를 견디기 위해 껍질이 매우 두꺼울 수밖에 없다. 반대로 새꼬막은 껍질이 얇아 채취할 때 쉽게 부서진다. 참꼬막은 상품이 되려면 4, 5년을 기다려야 하지만 새꼬막은 2년이면 팔 수 있을 만큼 자란다. ●전라도서는 망자의 상에도 반드시 올려 집 앞 골목시장에서 참꼬막 1㎏에 2만원, 새꼬막은 1만원에 샀다. 피조개는 세 개를 덤으로 얻었다. ‘꼬막 맛이 떨어지면 이미 죽은 사람’이라는 말이 있다. 산 자는 말할 것도 없고, 죽은 자도 꼬막 맛을 잊지 못한 것일까. 전라도에서는 망자의 상에도 반드시 올려야 하는 음식이 꼬막이었다. 잔칫상에도 홍어와 함께 참꼬막이 오르면 ‘걸게 장만했다’는 말을 들었다. 상을 잘 차렸다는 전라도말이다. 참꼬막은 새꼬막에 비해 짭조름한 맛이 강하다. 또 달다. ●참꼬막은 살이 검붉은 색·새꼬막은 희멀건 색 맛의 차이는 삶아서 껍질을 까 보면 알 수 있다. 참꼬막은 살이 검붉은 색을 띠며 붉은 피가 뚝뚝 떨어지지만 새꼬막은 희멀건 색을 띤다. 얼마나 다행인가. 짭짤함 없이 달기만 했다면 꼬막은 진즉 갯벌에서 사라졌을 것이다. ‘자산어보’에서는 참꼬막을 ‘감’(?), 새꼬막을 ‘작감’(雀?)이라 했다. ‘달콤한 조개’라는 뜻이다. 그리고 작감은 속명을 ‘새고기’라 하고 ‘참새가 물에 들어가서 된 조개’라 했다. 채소를 손질하다 건져내야 할 시간을 놓쳤다. 몇 개는 벌써 입을 벌리고 살이 오므라들었다. 꼬막 살을 꺼내 보니 모습이 꼭 새를 닮았다. 그래서 새고기라 하지는 않았을까. ‘우해이어보’에서는 껍질이 지붕의 기왓골을 닮았다고 해서 ‘와농자’라 했다. 그런데 정약전은 정말 꼬막을 보기나 했을까. 갯벌도 없고 조류도 거센 흑산도에서 말이다. 그가 쓴 ‘자산어보’의 ‘원편’에는 꼬막이 없었던 것 같다. 나중에 이청이 자신의 경험과 중국 문헌을 보고 보충해 집어넣었다. 이청은 다산이 강진 유배 생활을 하며 가르쳤던 제자다. 그곳 ‘도암만’은 지금도 꼬막이 잡히고 있으며 갯벌을 막아 논을 만들기 전에는 보성 벌교에 뒤지지 않는 서식지였다. 참꼬막은 전남 여자만과 가막만이 주산지다. 그중에서도 보성 벌교와 고흥 남양에서 많이 생산된다. 충남 서산과 전남 여수 등지에서도 꼬막이 잡힌다. 모두 파도의 영향을 적게 받는 내만이거나 섬과 섬 사이의 펄갯벌이 발달한 곳이다. 이들 지역은 펄의 깊이가 수m에서 10여m에 이르러 물이 빠져도 걸어 다닐 수 없다. 그래서 어민들은 길이가 어른 키보다 길고 폭이 어깨 넓이만 한 ‘널배’(뻘배라고도 부른다)를 타고 이동한다. 어머니들이 널배를 타고 갯벌을 누비는 것을 보면 쉬울 것 같지만 의외로 힘이 많이 들고 숙련된 기술이 필요하다. 한 발을 기다란 널배 위에 올려놓고 다른 발로 갯벌을 밀어 이동한다. 꼬막을 잡을 때는 가슴을 판자 위에 올려놓은 물동이에 대고 엎드려 조금씩 이동해 가며 양손으로 열심히 갯벌을 휘젓거나 주물러 꼬막을 찾는다. 긴 판자에 갈퀴처럼 철사로 심을 박아서 만든 도구를 널배에 붙이고 밀어서 잡기도 한다. 글 사진 전남발전연구원 책임연구원 joonkim@jeri.re.kr ■ 어떻게 먹을까 씨알 굵고 살짝 입 벌린 놈 골라 끓는 물 식혀 80℃로 삶으랑께 꼬막은 씨알이 굵고 무늬가 선명하며 입을 꽉 다문 것보다 벌어져 있는 것이 좋다. 물에 소금을 좀 뿌리고 박박 문질러 개흙과 이물질을 제거한 후 소금물에 담가 한두 시간 동안 해감한다. 꼬막을 삶을 때 썩은 것이 한 개라도 들어가면 같이 삶은 꼬막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잘 선별해야 한다. 꼬막을 삶을 때는 펄펄 끓는 물을 약간 식힌 후(75~80℃) 꼬막을 넣어 같은 방향으로 십여 차례 저은 후 꺼낸다. 꼬막은 따뜻할 때 먹어야 하며 특히 새꼬막은 식은 후에는 맛이 떨어진다. 최근에는 꼬막무침, 꼬막장조림, 꼬막된장국, 꼬막전 등 꼬막요리가 많이 개발됐다. 꼬막의 고장이라는 벌교에는 갖가지 밑반찬에 꼬막탕수육, 꼬막전, 삶은 꼬막(꼬막찜), 꼬막꼬치, 꼬막초무침 등으로 ‘꼬막정식’을 내놓는 식당이 인기다. 문학기행만 아니라 소설 ‘태백산맥’의 꼬막 맛을 찾아온 사람도 많다. 꼬막무침은 오이, 미나리, 풋고추, 배, 시금치 등의 야채에 삶은 꼬막 살을 넣고 고추장과 양념을 넣은 후 버무리는 것이다. 보성에서는 특산물인 녹차 분말을 섞은 밀가루에 꼬막 살을 넣어 녹차꼬막전을 내놓기도 한다. 또 김치를 송송 썰어 꼬막과 함께 전을 부치기도 한다. 메추리알, 소고기 등으로 만드는 장조림에 꼬막을 더해 만드는 장조림은 짭짤한 밥반찬으로 좋다. 벌교시장은 꼬막과 숭어로부터 겨울이 온다. 시장 골목으로 들어서면 꼬막을 삶아주는 집이 있다. 한 됫박 사서 먹다 남은 꼬막은 까서 밥 한 공기에 남은 반찬을 넣고 참기름을 얹어 쓱쓱 비벼 먹으면 추운 겨울도 거뜬하다.
  • 74년 인생 통해 엿본 인간 정약용의 모든 것

    74년 인생 통해 엿본 인간 정약용의 모든 것

    다산의 한평생/정규영 지음/송재소 역주/창비/289쪽/1만 7000원 18세기 실학사상을 집대성한 대학자 정약용(1762~1836)은 일반적으로 널리 쓰이는 다산(茶山) 외에 열수, 사암, 자하도인, 문암일인, 철마산초 등 여러 개의 호를 썼다. 그중에서도 가장 선호했던 것은 사암이다. 사암(俟菴)은 중용 29장에 나오는 내용에서 따온 것으로 “백세 뒤의 성인을 기다려 물어보더라도 의혹이 없을 것”이라는 뜻으로 500권에 이르는 자신의 저술에 대한 당당함을 은유적으로 표현한다. 책은 다산의 고손자 정규영(丁奎英, 1872~1927)이 1921년 다산의 가계와 행적을 연월순으로 기록하고 대표 저술의 주제와 서문을 수록한 ‘사암선생연보’(俟菴先生年譜)를 완역한 것이다. 유년부터 서거할 때까지 다산의 행적을 연대순으로 정리한 연보는 ‘자찬묘지명’ 이후 공백으로 남았던 15년이 정식으로 완성됐다는 의미를 지닌다. 출생부터 서거할 때까지 다산의 굴곡 많은 한평생을 전체적으로 조망할 수 있는 책은 방대한 다산 저술이 언제 어떻게 이뤄졌는지, 다산 사상의 흐름이 어떻게 전개되는지를 일대기와 함께 일목요연하게 보여준다. 정규영은 다산이 남긴 저술에 특히 주목했다. 그는 다산의 생애를 두고 “육경사서(六經史書)의 학에 있어서 ‘주역’은 다섯 번 원고를 바꿨고 그 나머지 구경(九經)도 두세 번씩 원고를 바꿨다”고 썼을 만큼 저술에 전념한 측면을 강조했다. 다산이 남긴 대표 저술의 서문도 거의 수록하고 있어 연보만으로도 다산 학문의 전반을 파악할 수 있다. 정규영은 다산의 가계와 행적을 상세히 기록하면서 배경 설명 또한 충실하게 달아 18세기 말~19세기 초 정치적 상황, 다산의 관직 생활과 인간관계, 유배 전후 상황, 인간적 면모, 만년의 집필 활동 등 연구자들에게 유용한 역사적 사실들을 제공하고 있다. 한문학자이자 다산 전문가인 송재소 성균관대 명예교수가 유려한 번역과 함께 알찬 주석을 달았다. 송 교수의 ‘다산시 연구’도 개정증보판으로 함께 출간됐다.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프랑스 북부서 2만3000년전 여성조각상 발굴

    프랑스 북부서 2만3000년전 여성조각상 발굴

    프랑스 북부 아미앵에서 풍만한 여성을 본떠 석회암으로 만든 2만 3000년 전의 작은 조각상이 출토됐다고 AFP통신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를 발굴한 프랑스 고고학 연구팀은 “이례적인” 성과라고 평가하고 있다. 구석기 시대에 만들어진 이 여성 조각상은 지난여름에 시행된 발굴 조사 과정에서 우연히 발견됐다. 프랑스에서 석회암 조각상이 발견된 것은 반세기 만의 일이다. 아미맹 지역 문화재 담당자인 니콜 포유-애디드는 조각상을 공개하며 “이 걸작의 발견은 이례적이며 국제적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발굴조사에 참여한 고고학자 클레망 파리는 “세공된 부싯돌이나 뼛조각 등을 찾을 것으로 기대했으나, 조사 이틀째 석회암 조각 더미를 발견했다”면서 “그중에는 인위적으로 여겨지는 파편이 포함돼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날 밤, 우리는 20여 개의 조각을 조심스럽게 이어본 결과, 여성 모습을 한 조각상임을 알게 됐다”고 덧붙였다. 조각상의 제작 시기는 탄소 연대측정법을 통해 지금으로부터 2만 3000년 전쯤인 것으로 밝혀졌다. 길이 12cm쯤인 이 조각상은 풍만한 가슴과 엉덩이가 표현돼 있지만 머리와 팔 부분은 분명하지 않다. 클레망 파리는 “여성 조각상의 모습이 뚜렷하지 않은 것은 본래 의도가 다산과 관련된 여성 이미지를 만들기 위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럽에서는 그동안 이런 조각상이 러시아와 중부 유럽을 중심으로 100개 정도 발견됐는데 프랑스에서는 15개 정도로 대부분 남서부에서 발견됐고 북부에서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진=ⓒAFPBBNEWS=NEWS1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고위험 임신 여성의 ‘유산관리’와 ‘출산율’의 상관관계

    고위험 임신 여성의 ‘유산관리’와 ‘출산율’의 상관관계

    한의원에서 진료를 받는 난임 여성환자들 중 고위험 임신군에 속하는 35세에서 39세 연령의 여성의 경우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유산관리에 유의하여야 한다. 2014년부터 부산을 포함한 지자체에서도 한의원에서 고운맘 카드가 적용되도록 한 것은 여성의 임신 출산율을 높이기 위한 정책 사업 중 하나다. 임신 출산율에 대한 정부적인 지원이 생긴 이유는 현재 우리나라 여성들의 출산율저하 때문이다. 통계청 자료 기준 20대 산모는 5년간 10%이상 줄어들고 30대 이상 산모의 비율은 더 늘어나고 있다. 특히 35세 이상의 고위험 산모의 경우 매년 증가 추세다. 여성들의 사회생활이 늘어나면서 출산시기가 늦추어 지는 분위기와 더불어 어느정도 기반을 잡은 이후 임신을 시도하기 때문에 임신 시기는 갈수록 늦어지는 경향이 있다. 피임법과 관련수술등의 발달로 인해 결혼 전의 인공중절수술 등의 기왕력이 있거나 혹은 자궁내막증, 다낭성 난소 증후군 등 여성질환이 늘어나면서 그에 따른 자궁 난소 기능의 저하등이 병발하는 것들은 유산빈도가 높아지는 원인이 된다. 여성의 임신 출산에서 유산의 관리는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자궁기형이나 난소의 노화 등의 문제가 있는 불임, 난임과는 달리 유산으로 인한 불임의 경우 자궁관리의 여부에 따라서 충분히 임신이 가능하다. 다산미즈한의원 이지성원장은 “유산은 자궁의 기능이 약해서 오는 경우, 난자의 상태가 좋지 못해서 생기는 경우, 기형으로 자연발생으로 생기는 경우등을 나누어서 치료해야 하며, 유산이후 심리적 상태를 먼저 개선하는 것과 더불어 후유증을 최소화 하는 것이 가장 우선이된다.”라고 말했다. 유산이후 자궁 내벽의 회복이 첫 월경 전 한달에 가장 많이 이루어 지는 만큼 몸관리를 위해서는 치료시기를 놓치지 않는 게 중요하다. 특히나 1년 내에 2번이상의 유산을 경험하였을 경우라면 녹용 보궁탕 등의 한약을 복용한 이후에도 유산이후 최소 3~4개월 이후 임신 시도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침뜸 치료 등을 병행하면서 임신 주수를 안정적인 주수까지 유지해 나가는 것이 좋다. 유산 이후 안정적인 다음번 재임신을 위해서는 섣부른 임신의 시도 보다는 유산 후 정상 출산에 준한 관리를 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실제 동의보감에서도 여성들의 수태 기능보다 중요한 것이 바로 유산 후 치료법에 있음을 강조하여 임신 출산보다 유산의 관리를 더 먼저 언급할 정도로 유산의 치료에 많은 부분을 할애 하고 있다. 출산과 달리 외부에 표시가 나지 않아 여성본인도 소홀하기 쉽고 주위에서도 놓치기 쉬운 것이 바로 유산관리다. 요즘과 같이 찬바람이 나는 계절에는 보온에 유의하고 격한 운동은 삼가는 것이 좋으며 미역국 등의 산후 음식을 챙겨 먹는 것이 좋다. 마지막으로 자연유산이나 계류유산에는 한달 간은 감염의 예방을 위해 부부관계를 금하고 목욕탕이나 수영장, 자전거 운동 등은 삼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김준의 바다맛 기행] 국민생선 등극 ‘꽁치’

    [김준의 바다맛 기행] 국민생선 등극 ‘꽁치’

    “꽁치국요? 그 비릿한 것으로 국을 끓여요?” “묵어 봐라. 맛있다.” 경상도 사투리를 몰랐다면 손님에게 반말을 한다며 그냥 나갔을 것이다. 경북 포항의 과메기문화거리에 마련된 무대에서 ‘사랑하기 딱 좋은 나이’라며 나이 든 어머니의 열창이 이어졌다. 주민이 운영하는 임시 식당에 들러 과메기를 먹을까, 구이를 먹을까 고민하다 맛있고 비린내가 전혀 나지 않는다는 말에 꽁치국에 ‘영일만쌀 막걸리’ 한 병을 시키고 자리를 잡았다. 꽁치는 수심 30m 내외의 바다에서 떼 지어 산다. 영일만을 기점으로 경북과 강원지역에서 봄과 가을에 잡히는 찬물을 좋아하는 어류다. 일본 오키나와 부근의 먼바다에서 겨울을 나고, 봄이면 동해 연안으로 몰려와 해조류나 부유물에 산란한다. 심지어 자신을 잡으려 내린 그물에 몸을 비벼 알을 낳기도 한다. 울릉도나 구룡포에서는 가마니에 구멍을 내고 해조류를 매달아 놓고 기다리다 꽁치가 알을 낳기 위해 모여들면 잡았다. 이게 전통어법인 ‘손꽁치잡이’이다. 봄에 잡히는 꽁치는 기름기가 적어 구이와 찌개용으로 좋고, 가을에 잡히는 꽁치는 기름이 많아 과메기로 이용한다. 꽁치는 아가미 근처에 침을 놓은 듯 구멍이 있어 ‘구멍(空)이 있는 어류’라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다산 정약용이 쓴 ‘아언각비’(1819)에 소개된 내용이다. 아마도 공치가 된소리로 바뀌면서 꽁치가 되었으리라. 가을에 맛있는 칼처럼 생긴 어류라 해서 ‘추도어’(秋刀魚)라고도 불렸고, 불빛을 좋아해 ‘추광어’라고도 했다. 집어등을 켜고 꽁치를 모아 그물을 내렸던 것도 이런 이유다. 영일만 일대의 어촌에서는 꽁치를 바닷바람에 말려 과메기를 만든다. 특히 구룡포읍 삼정리는 과메기 마을로 유명하다. 이맘때면 으레 해안의 덕장에 과메기가 그득하다. 이 마을에서는 눈 목(目)자를 ‘미기’, ‘메기’라 한다. 과메기란 ‘관목어’, 즉 눈을 꿰어 말린 생선을 말한다. 1910년대 최창선이 쓴 ‘소천소지’라는 유머집에는 이런 내용이 소개되고 있다. 동해안에 살던 선비가 과거를 보러 가다 배가 고파 해안가 나뭇가지에 눈이 꿰어 죽어 있는 물고기를 발견했다. 이를 찢어 먹었더니 맛이 너무 좋아 과거를 보고 내려와 겨울마다 집에서 청어나 꽁치를 그렇게 말려 먹었다. 조선시대에는 과메기를 청어로 만들었다. 지금은 청어 대신 꽁치가 그 자리를 꿰찼다. 머리를 떼 내고 내장과 뼈를 제거한 후 잘 씻어 덕장에 내걸고 기다리면 된다. 눈과 비를 가리고 반으로 갈라 놓은 등이 붙지 않도록 손질하는 것이 일이다. 이런 과메기를 ‘배지기’라 부른다. 구룡포 읍내를 벗어나 호미곶에 이르는 해안가 마을의 가을은 과메기와 함께 시작된다. 구룡포시장에서는 배를 따거나 반으로 쪼개지도 않은 채 짚으로 엮어 통째 말리고 있는 꽁치과메기를 만날 수 있다. ‘통마리’다. 통마리는 내장을 제거하지 않고 세척해 굴비처럼 엮어서 말리는 것이다. 시간이 많이 필요하다. 보름 정도 말려야 한다. 배지기는 사나흘이면 상품이 된다. 과메기는 온도가 중요하다. 영하 5도에서 영상 5의 기온이 유지돼야 한다. 그리고 바람이 잘 부는 곳이 좋다. 이런 조건에서 과메기가 숙성된다. ▶▶ 어떻게 먹을까 포항 호미곶에서 만난 포장마차 안주인이 과메기를 먹고 가라며 손짓을 했다. 청어과메기를 찾자 꽁치가 맛도 좋고 미용에 좋다며 권했다. 꽁치과메기를 먹고 나면 다음날 얼굴에 윤이 나고 반지르르하다는 것이다. 꽁치는 꼬리가 노랗고 몸이 밝은 빛을 띠며 빳빳하고 딱딱한 것이 신선하다. 등 푸른 생선이 그렇듯 쉽게 변하기 때문에 잡은 즉시 얼음에 보관해야 한다. 그렇기에 꽁치물회는 뱃사람들이나 먹을 수 있는 특권이자 별식이다. 머리를 자르고 내장을 꺼낸 후 살을 발라 채소를 넣고 참기름과 고추장으로 쓱쓱 비벼 먹는다. 포항물회가 여기에서 비롯됐다는 말도 있다. 그물에 머리가 박힌 채 빠져나가려 꼬리를 흔들다 상처가 난 꽁치를 ‘파치’라고 한다. 녀석들은 상품 가치는 없지만 젓갈과 젓국으로 재탄생한다. 동해안의 어민들은 김치를 담글 때 꽁치젓이 들어가야 맛이 있다고 한다. 새우젓이나 멸치젓 대신 말이다. 뒤돌아볼 줄 모르고 앞으로만 가는 꽁치의 몸부림이 우려낸 맛이다. 아무래도 아이들이 좋아하고 쉽게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요리는 꽁치구이다. 비린내를 잡기 위해 매실에 담근 후 요리하면 살도 단단해져 좋다. 꽁치는 자주 뒤집으면 껍질이 벗겨지고 살도 부스러진다. 중불에 한 번 굽고 뒤집어 센불에 구워야 한다. 구룡포에서 먹은 음식 중 가장 인상적인 것은 꽁치국이다. 꽁치국은 꽁치 외에 우거지를 꼭 준비해야 한다. 말린 무청 우거지를 삶아서 준비하면 좋지만 그렇지 않다면 배추를 삶아서 사용해도 괜찮다. 꽁치는 머리를 자르고 내장을 제거한 후 껍질을 벗기고 살을 칼로 다져서 준비를 해 둔다. 이때 살짝 얼려서 손질하면 좋다. 요즘에는 머리와 내장을 제거하고 뼈째 갈아서 사용하기도 한다. 우거지나 삶은 채소를 적당한 크기로 썰고 대파도 넣은 다음 물을 적당히 붓고 양념을 필요한 만큼 넣는다. 김장하고 남은 양념을 넣으면 좋다. 국물이 끓기 시작하면 다진 꽁치를 넣는다. 그리고 마늘을 다져서 넣으면 완성이다. 맛이 추어탕과 비슷하다 싶었는데, 포항에서는 ‘꽁치추어탕’이라 부르기도 한다. 생각보다 비린내가 나지 않지만 산초를 넣어서 먹는다. 막걸리 한 병을 비우기 전에 꽁치국이 바닥을 보였다. 인심 좋은 어머니가 덤으로 한 그릇을 더 주었다. 옛날에는 꽁치로 죽도 끓여 먹었다며 자랑을 덧붙였다. 김장철이다. 꽁치젓을 넣어 버무린 동해안 김치 맛, 그 맛이 궁금해진다. 글 사진 전남발전연구원 책임연구원 joonkim@jeri.re.kr
  • ‘키스톤XL 송유관 무산’ 한숨 돌린

    ‘키스톤XL 송유관 무산’ 한숨 돌린

    캐나다 앨버타주와 미 텍사스주 멕시코만 사이 2700㎞를 송유관으로 연결해 캐나다산 원유를 나르는 키스톤XL 사업이 미국 상원에서 최종 부결됐다. 18일(현지시간) 워싱턴DC 의회에서 열린 전체회의에서 키스톤XL 송유관 건설 법안이 단 1표 차로 상원 문턱을 넘지 못했다. 미 상원은 메리 랜드루(민주·루이지애나) 의원과 존 호븐(공화·노스다코다) 의원이 공동 발의한 이 법안을 토론 종결 투표에 부쳤으나 찬성 59표, 반대 41표로 가결 정족수(60표)에 못 미쳐 부결 처리했다. 상원은 법안 심의·표결에 앞서 토론 종결 투표를 실시하는데 60명 이상이 찬성해야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를 무력화할 수 있다. 공화당 의원 45명 전원이 찬성했고 민주당 의원도 14명이나 동참했지만 1표가 모자라 실패한 것이다. 이 법안은 공화당이 일자리 창출과 에너지 자립도 제고 등을 명분으로 적극 추진해 온 핵심 정책 과제다. 그러나 오바마(얼굴) 대통령과 민주당 상당수가 환경오염 문제 등을 들어 반대하면서 6년 가까이 의회에 계류돼 왔다. 오바마 대통령은 그동안 이 법안이 의회를 통과하더라도 거부권을 행사하겠다는 의사를 공공연하게 밝혀 온 터라 이번 결과로 당분간 정치적 부담을 덜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주 아시아 순방 중에도 “키스톤XL 법안에 대한 내 입장은 변함이 없다”며 “환경 영향 평가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그 과정을 억지로 단축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중간선거에서 상원을 장악한 공화당은 내년 새 회기가 시작되면 이 법안을 재추진할 방침이다. 미치 매코널 공화당 원내대표는 투표 직후 “민주당이 유권자들의 메시지를 읽지 못하고 일자리 수천 개를 만들어낼 수 있는 프로젝트를 또 방해했다”며 “내년 새 회기가 시작하자마자 법안을 통과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심은하 근황, 40대에도 빛나는 미모

    심은하 근황, 40대에도 빛나는 미모

    배우 심은하가 변함없는 미모를 과시해 이목이 집중됐다. 11일 방송된 종합편성채널 JTBC ‘보고합니다! 5시 정치부 회의’에는 배우 심은하가 포착됐다. 이날 심은하는 남편 지상욱과 함께 서울 중구 다산로에 위치한 중구무지개행복위원회 사무실 개소식에 참석했다. 방송에 모습을 드러낸 심은하는 40대의 나이가 무색할 만큼 무결점 피부를 뽐내 감탄을 자아냈다. 사진=JTBC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심은하 근황, 영원한 남성들의 이상형 ‘청순미모’

    심은하 근황, 영원한 남성들의 이상형 ‘청순미모’

    배우 심은하가 오랜만에 모습을 드러내 화제다. 11일 방송된 종합편성채널 JTBC ‘보고합니다! 5시 정치부 회의’에는 심은하와 남편 지상욱부부가 등장해 근황을 알렸다. 심은하는 남편 지상욱과 함께 서울 중구 다산로에 위치한 중구무지개행복위원회 사무실 개소식에 참석했다. 이날 심은하는 전성기와 별반 다르지 않는 청순하고 단아한 외모를 선보여 남성팬들의 마음을 설레게 했다. 사진=JTBC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심은하 근황, 주부맞아? 변함없는 미모 ‘깜짝’

    심은하 근황, 주부맞아? 변함없는 미모 ‘깜짝’

    11일 방송된 종합편성채널 JTBC ‘보고합니다! 5시 정치부 회의’에 배우 심은하의 근황이 포착됐다. 해당 방송에서는 심은하가 남편 지상욱과 함께 서울 중구 다산로에 위치한 중구무지개행복위원회 사무실 개소식에 참석하는 모습이 전파를 탔다. 영상 속 심은하는 전성기 못지 않은 청순미모를 자랑하고 있어 관심이 집중됐다. 사진=JTBC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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