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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폐수 배출 생존권 차원서 엄단/정부 대책회의

    ◎정화시설 놀리면 공해 배출금 인상/「4대강 수계관리위」 설치/상수원댐 19곳 새로 건설/식수오염 피해 최대한 보상 정부는 낙동강 페놀오염 사태의 피해 당사자들에게 피해보상을 위한 피해조치를 강구하기로 했다. 정부는 또 정확한 진상조사를 위해 민·관 합동조사단(단장 권숙표 연세대 명예교수)을 파견,오는 25일 조사결과를 국민에 발표키로 했다. 정부는 22일 노재봉국무총리 주재로 경제기획원·내무·법무·상공·건설·보사·환경처·공보처장관 등이 참석한 수질관계장관 회의를 열어 이같이 결정하고 환경오염 방지를 위한 각 부처간의 공조체제를 확립해 나가기로 했다. 정부는 이번 사건과 관련,피해지역의 보상을 위해 환경정책 기본법의 피해보상 규정에 따라 당사자간의 합의 해결을 유도하며 오는 4월초까지 중앙과 해당 지방에 환경분쟁조정 위원회를 설치,알선·조정·재정 활동을 통해 가급적 빠른 시일안에 보상이 이뤄지도록 노력하기로 했다. 정부는 이날 각 수계의 수질보전을 의한 단기대책으로 ▲지도단속의 강화 ▲수질시험 기능의 강화 ▲수계별 환경관리 위원회의 설치 등을 적극 추진하는 한편 장기적으로는 시설의 확충과 개량사업을 펴나가기로 했다. 정부는 우선 낙동강 수계의 수질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교수·전문가 및 시민대표 등 8명으로 환경오염 조사단을 구성,22일부터 3일동안 하천수 10곳,정수장 4곳,가정수도전 16곳에 대한 조사 활동을 벌인뒤 결과를 토대로 구체적인 사후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또 낙동강수계의 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구미에 대구 지방환경청 출장소를 신설,구미·김천·왜관 등 공장밀집 지역에 대한 집중단속에 나서도록 할 방침이다. 정부는 낙동강일대 수원지의 정수시설이 다른 곳보다 낙후된 재래식이기 때문에 이번에 피해규모가 더 컸다고 분석,8억4천만원을 들여 페놀오염에 대응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추기로 했다. 이를 위해 다사·낙동강 수원지에 활성탄투입시설 2곳,이산화염소 투입시설 2곳을 신설하고 6∼7인으로 구성돼 있는 수원지별 시험체계를 폐지,19인 규모의 수질시험소를 새로 만들기로 했다. 정부는 이날 회의에서 처리시설을 갖추어 놓고서도 이를 고의적으로 가동하지 않는 업체가 많아 환경오염이 가중되고 있다고 보고 고질적인 위법업체에 대해서는 국민생존권적 차원에서 엄단하는 한편,배출부과금을 대폭 인상,오염방지 시설의 정상가동 분위기를 정착시켜 나갈 방침이다. 각 수계의 관리강화 방안으로는 낙동강권·한강권·영산강권·서남해안권 등 4대권역으로 나누어 「광역수계환경관리위원회」를 설치하기로 했다. 이 밖에 오는 2001년까지 1조7백10억원을 들여 광역 상수도원댐 14개와 중소 규모 상수원댐 5개를 새로 건설해 만일의 오염사태에도 피해 규모를 줄일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상하수도의 시설개량을 위해서는 오는 95년까지 1조3천억원을 들여 2만3천㎞의 노후수도관을 대체하고 2조1천3백원억원을 들여 84곳의 도시하수 처리장을 건설하게 된다. 노총리는 이날 회의에서 『맑은 물 정책은 지난 89년 9월부터 3조5천억원의 예산을 들여 가장 중요한 정책으로 강력히 추진해온 만큼 정부의 환경보존 의지는 확고 부동하다』고 말하고 『환경오염 방지는 환경처만의 힘으로 어렵기 때문에 각 부처가 공조체제를 유지토록 하고 환경처에 전문는 인력과 장비의 시급한 보강을 위한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 「낙동강 오염」 수사 확대/공해배출업체 집중추적

    ◎관계공무원 20여명 오늘 소환/「두산전자」 사장 철야조사… 간부 6명 구속/검찰/다사수원지 사무소장등 9명 징계조치/대구시 【대구=최암기자】 영남지역 주민들의 식수원인 낙동강 페놀오염 사건을 수사중인 대구지검 공해전담반(반장 임성재부장검사)은 21일 이번 사건이 행정당국의 감독소홀로 빚어진 것으로 보고 환경처·대구시 상수도본부·수자원공사 등의 관계 공무원들에 대해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검찰은 이와함께 낙동강 상류지역에 페놀을 사용하는 1백31개 업체 가운데 일부 업체가 폐기물처리업자와 짜고 폐수를 무단방류해 왔다는 정보에 따라 이들 업체에 대해서도 수사를 벌이기로 했다. 검찰은 이에 따라 낙동강 수질을 관리하는 수자원공사와 폐수배출업체의 관리책임을 맡고 있는 환경처,수돗물을 관리하는 대구시 상수도본부 등의 관계 공무원 20여명을 22일중 소환,조사를 벌여 직무유기 등의 혐의사실이 밝혀지면 모두 구속할 방침이다. 검찰은 또 이번 사건의 주범인 두산전자의 양유석사장(51)을 21일 소환,보강수사를 벌이고 있다. 검찰은 이에 앞서 공장내에 설치한 비밀폐수배출구를 통해 5개월동안 3백25t의 페놀폐수를 방류한 두산전자 구미공장 공장장 이법훈씨(53·서울 송파구 가락동 199)와 이 공장 생산부차장 김병태(41·구미시 원평동 주공아파트 108호) 생산2과장 직무대리 손흥석(35·구미시 도량동 639) 생산2과 작업반장 윤종대(33· 〃 ) 고정복(40·구미시 송정동 42) 정재헌씨(34·구미시 도량동 608) 등 6명을 수질오염 방지법 위반혐의로 구속했다. TV전자회로 제조업체인 두산전자는 하루 9.5t의 페놀을 사용하면서 소각보일러 2대를 사용했으나 지난해 10월21일 1대가 고장나자 비용절감을 위해 이를 수리하지 않고 1대만으로 폐수를 소각해오다 1일 배출되는 폐수의 양이 9.5t으로 소각로 1대가 24시간 가동해도 8.4t밖에 소각할 수 없게 되자 비밀배출구를 설치,지난해 11월1일부터 지난 16일까지 1일 평균 1.7t(8.5드럼)씩 모두 3백25t을 낙동강지류인 옥계천을 통해 무단방류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이번 수돗물 악취파동의 주된 원인은 지난 14일 하오10시쯤 두산전자내 페놀원액 저장탱크와 연결된 보조파이프가 해빙기를 맞아 파열돼 페놀원액 30t이 한꺼번에 옥계천으로 흘러들어 16일하오 다사수원지에서 수돗물 살균제인 염소와 결합,화학반응을 일으켜 클로로페놀로 변했기 때문에 심한 악취가 발생한 것이라고 밝혔다. 두산전자는 생산기계 6대를 가동하면서 연간 매출액이 8백억원 규모의 대기업체인데도 월 5백만원의 폐수처리 경비를 절감하기 위해 50∼70m 길이의 비밀배출구를 2군데나 설치,정화처리되지 않은 폐수를 마구 방류한 것으로 밝혀졌다. 검찰은 수돗물 악취소동이 일어난 직후인 지난 17일 하오5시30분쯤 두산전자 구미공장에서 1㎞쯤 떨어진 옥계천 하류하수를 채취 시험분석한 결과,0.659ppm(허용기준치 0.005ppm)의 페놀이 검출되자 두산관계자를 주범으로 단정,집중수사를 폈으며 이밖에 코오롱유화 등 3개 업체에서도 페놀폐수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정밀수사를 벌이고 있다. 한편 대구시도 이날 다사수원지 사무소장 곽원씨를 직위해제 한데이어 낙동강수원지 사무소장 이순현씨와 상수도사업본부 급수과장 이상길,다수수원지 시험계장 정인준,낙동강수원지 시험계장 이준환씨 등 5명을 징계위에 회부했다. 시는 또 상수도 사업본부장 이학노씨를 경고조치하고 관계직원 3명을 훈계하는 등 모두 9명을 징계조치했다. 이해봉 대구시장은 이번 사태는 폐수유입과 수원지의 검사태만,사후대응조치 미흡 등으로 인해 빚어졌다고 말하고 『시민들에게 식생활에 큰 불편을 끼친데 대해 시장으로서 대단히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사과의 뜻을 밝혔다. 이시장은 현재 검찰수사가 진행중이므로 수사결과에 따라 관계공무원들의 문책범위가 확대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페놀」 소동 계기로 본 전국 수계별 실태·문제점(식수원오염:1)

    ◎낙동강 수계/7개 공단서 폐수 하루 25만t 방류/생활하수도 매일 1백50만t 유입/구미 하수처리 능력 10만t에 불과/농공단지 추가건설 백지화등 국가차원의 대책 절실 낙동강의 오염사건으로 영남지역일대에 큰 파문이 일고 있다. 이번 사건은 대기업의 부도덕한 독성폐수의 불법방류와 당국의 공해단속 소홀,수질검사부실 등이 빚은 것이어서 국민들에게 더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우리세대가 강들을 죽였다는 오명을 남기지 않기 위해서 뿐만 아니라 당장 우리들의 생명을 위협하는 식수원을 맑게 하기 위해서는 근본적이고도 적절한 대책이 시급한 실정이다. 이번에 식수원 오염실태가 노출된 낙동강을 비롯,한강·금강·영산강·만경강 등 국민들의 식수원인 전국 주요 강들의 오염실태와 문제점,그리고 그 대책 등을 긴급 점검해 본다. 낙동강이 죽어가고 있다. 대구·경남·부산시민의 젖줄 낙동강이 인근에 들어선 대규모 공업단지 등에서 무분별하게 흘려보내는 폐수와 당국의 수질관리부재로 「죽음의 강」으로 변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물의를 빚고 있는 대구·경북과 부산·경남지역의 식수오염 사태도 바로 이러한 폐수가 낙동강 다사수원지에 유입돼 일어난 사건이었다. 이번 사건은 1천만 경남북 주민들의 식수와 농업용수로 쓰여오던 낙동강이 도시화·산업화 과정에서 한낱 「죽음의 강」으로 변하고 있음을 단적으로 입증해주는 것이었다. 낙동강은 멀리 강원도 태백산에서 발원하여 경북·경남을 거쳐 부산까지 장장 1천3백리를 굽이쳐 흐르는 큰강. ○60년대부터 흐려져 고대가야·신라의 찬란한 문화를 꽃피웠고 지금도 유역에서 국내농업생산량의 3분의 1을 생산하는 젖줄로 한몫을 하고있는 민족의 영강이다. 낙동강이 오염되기 시작한 것은 지난 60년대부터. 최상류인 태백산일대가 탄광지대로 개발되면서 그 발원지부터 시커먼 잿물로 오염되기 시작,지난 73년부터 구미공단이 들어서고 이어 안동·진주·양산·점촌·현풍 등 낙동강수계에 공업·농업단지 등이 잇따라 들어서면서 공업폐수와 생활오수 등이 유입되기 시작한 것이다. 경북도에 따르면 낙동강 주변에는 현재 7개 공단에 2천6백68개 공해배출업체가 들어서 하루 25만t 이상의 폐수를 방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있다. 이 가운데서도 특히 대구 염색공단을 비롯,안동공단과 구미공단,현풍지역의 농공단지,진주의 상평공단,양산공단 등은 하루평균 43만8천여㎥의 공장폐수와 1백50만4천여㎥의 생활하수를 낙동강으로 흘려보내고 있다는 것. ○두곳에 새공단 계획 그러나 이같은 공장폐수와 생활하수 등은 우기에 댐방류량을 늘리는 등으로 현재까지는 정화 또는 희석이 가능하나 앞으로 더이상 공단이 조성돼 입주업체가 늘어날 경우 낙동강은 영원히 죽음의 강으로 변할것이라는게 환경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런점에서 최근 경북도가 낙동강에 인접한 안동의 풍산과 상주의 낙동·구잠리 일대 4백29만㎡에 계획중인 공단조성계획은 재고되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영남대 이철희교수(환경공학)는 『현재 경북도에서 오는 95년까지 낙동강변에 이들 공단을 조성,전자·통신·조림금속업체를 유치할 계획』이라며 『이들 공단이 조성될 경우 이곳에서 배출하는 폐수가 낙동강의 수질오염을더욱 가속화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특히 낙동강상류 점촌지역에 조성계획인 마성농공단지는 상수도원에 인접해있어 규정상 농공단지건설이 불가능한데도 경북도에서 환경영향평가도 없이 조성허가를 내줘 공단이 들어설 경우 큰 오염원이 될것이라는 지적이다. 현재 이 일대에 조성중인 공단도 문제다. 관계자료에 따르면 현재 대구시의 낙동강 상수도취수원인 달성군 다사면 강정취수장에서 15㎞ 떨어진 칠곡군 왜관읍주변 1백4만2천㎡에 대규모 공단이 조성중인데 이 공단은 오는 93년까지 공사를 끝내고 섬유·조립금속 등 2백30여개 업체를 입주시켜 가동할 계획이라는 것이다. 현재 낙동강에는 상류지역인 안동시에서 생활오·폐수가 1일 평균 80t이 배출되고 있으나 이 가운데 40만t이 자체건물에서 정화되고 있을뿐 나머지 40t은 그대로 낙동강에 버려지고 있다. 낙동강의 최대오염원인 구미공단에서도 공단폐수 4만8천t,생활하수 15만t 등 1일 평균 20만t 가량이 배출되고 있으나 이 가운데 구미하수처리장의 처리능력이 1일 10만t에 불과해 나머지10만t은 낙동강에 그대로 방류되고 있는 실정이다. ○고장난 소각로 방치 관계기관에 따르면 낙동강 수질오염도(90년10월 조사)는 상류인 안동지역이 BOD(생화학적 산소요구량)가 1.2ppm,COD(화학적 산소요구량)가 1.9ppm,구미시 위쪽인 선산지점은 BOD가 1.4ppm,COD 2.0ppm으로 비교적 양호한 상태이나 구미공단폐수가 흘러드는 성주지점에서는 BOD가 2.4ppm,COD는 3.1ppm으로 오염도가 크게 높은 것으로 나타나 있다. 한편 이번 사건의 주범이랄 수 있는 두산전자측은 전자회로기관 제작과정에서 발생하는 하루 9.5t의 페놀폐수를 2기의 소각로에서 처리해 오다가 지난해 10월 1기가 고장나자 소각로를 고치지 않고 이제까지 하루평균 1.7t씩을 폐수를 방류해온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그러나 이에대한 대구지방 환경청의 지난해 11월15일자 「두산전자 점검실적보고서」에는 「지적사항 없음」이라고 기재되어 있다. 또 두산전자측은 낙동강지류인 옥계천으로 통하는 폐수비밀배출구 2개를 사용했던 것으로 드러났으나 역시 환경청보고서에는 90년 3월31일,5월9일,6월29일,8월23일,9월23일 등 모두 5차례 「지적사항 없음」 「수질기준 적합」 또는 「폐수 미발생」 등으로 적혀있어 오염물질 배출단속이 소홀했음을 알수 있다. ○광역 관리체제 시급 이번 사건과 관련,전문가들은 「중병」을 앓고 있는 낙동강을 치유하기 위해서는 폐수단속이나 정수강화 등만으로는 이미 한계를 넘었다고 말한다. 낙동강의 수질개선을 위해서는 수계별 종합대책이 국가차원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한 전문가는 영국의 경우 이미 50년대에 TVA(템즈강관리청)를 설립,템즈강의 댐관리·상수도공급·수질측정 및 보호·하수처리 등 일체의 업무를 총괄,수질관리 업무를 일관성있게 추진해오고 있다면서 국가차원에서 낙동강 수질업무를 총괄하는 광역관리체제가 시급하다고 밝혔다. □특별취재반 △사회부=김용원·황성기기자 △제2사회부=박국평·임정용차장,김동진·임송학기자 △사진부=이종원·최해국기자
  • 영남 「식수오염」 후유증 심화

    ◎시민·단체/“두산제품 불매”·“손배청구” 움직임/수도요금 납부 거부 결의까지/대구선 배앓이·두통환자 급증 발암물질인 페놀을 낙동강으로 방류,대구·구미·마산·창원·부산 등 영남지역 주민 1천만여명이 7일째 불안과 불편을 겪고 있는 가운데 경실련,주부 아카데미 대구협의회 등 시민 단체들은 페놀방류업체로 밝혀진 두산전자 규탄대회와 이 그룹제품 불매운동에 나서기로 하는 등 후유증이 확산되고 있다. 이와 함께 대구 YMCA·YWCA는 이번 사고로 인한 구체적인 피해가 집계될 경우 대구시를 상대로 피해보상을 청구키로 했으며 대구시 남구 봉덕2동 효성타운아파트 부인회는 이날 이달 수도요금을 거부키로 결의하고 나서는 등 파동이 계속되고 있다. ○현재까지 악취 풍겨 【대구=김동진기자】 21일 하오4시30분쯤 대구시 중구 동인동 대구시청 광장에는 주부아카데미 대구협의회(회장 권영희) 소속 회원 50여명이 몰려와 「수돗물 오염시킨 시장 물러가라」 「오염식수 못믿겠다 수도요금 못내겠다」 「오염식수 못먹겠다 대구시민 다 죽는다」 등의 피켓을 들고 시장 면담을 요구하며 농성을 벌였다. 경실련 등 대구시내 5개 사회단체도 이날 하오4시 경실련 사무실에서 「대구 수돗물사태 시민단체 대책회의」를 열고 오는 23일 하오3시 「대구 수돗물사태 시민규탄대회」를 열기로 하는 등 5개항을 결의했다. 경실련,YMCA,YWCA,함께하는 주부모임,참길회 등 5개 시민단체 임원들은 이외에도 ▲시당국과 수질오염 전문가 등이 참석하는 공청회 개최 ▲두산그룹계열 물품 불매운동 전개 ▲한시적인 수도료 납부거부 ▲공단지구 시민감시단 구성 등을 결의하고 공청회를 연후 결과에 따라 집단보상금 청구 등도 검토하기로 했다. 특히 대구시 봉덕동 B소아과에는 평소 10명 내외에 불과했던 어린이 설사환자가 지난 17일 이후 하루 20여명으로 늘어났으며 대명6동 K약국에서도 수돗물 파동이후 두통과 배앓이를 호소하는 환자가 평소보다 2∼3배 가량 많아졌다. 대구시는 21일 상오 상수원수와 정수 각 1개소씩,가정수도전 5개소 등 7개소에서 시료를 채취해 수질검사를 실시한 결과 페놀이 기준치 0.005㎎/ℓ 이하인 0.0018∼0.0015㎎/ℓ로 나타남에 따라 다사와 강정 등 2개 정수장에서 낙동강물을 정수,가정으로 공급하고 있다. 그러나 수성구·남구 등지에서는 그동안 페놀이 함유된 수돗물이 수도관에 남아있어 21일 하오 현재까지 악취를 계속 풍기고 있다. ○지하수로 식수 사용 【부산=김세기기자】 부산시 상수도 본부는 21일 상오까지 매리·물금 취수장에서 페놀성분이 검출되지 않자 이날 상오10시부터 명장정수장(1일 19만5천t 생산·최대생산량 24만5천t)의 낙동강물 취수를 시작했다. 부산시는 이에따라 수돗물에 페놀이 검출되지 않고 있다는 내용을 알리는 가두방송을 하고 있으나 대부분의 시민들은 일반생수와 지하수 등을 식수로 사용하고 있다. ○“악취 2∼3일 계속” 【창원=이정규기자】 경남 창원·마산지역의 일부 가정에서는 21일에도 악취가 풍기고 있으며 이같은 현상은 앞으로 2∼3일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도관계자는 『지난 18일 하오부터 검출되기 시작한 폐놀은 19일 상오3시 이후엔 전혀 검출되지 않고 있어 이산화염소와 분말활성탄으로 정수한 물을 정상급수하고 있다』며 『그러나 이미 공급돼 저장탱크에 보관돼 있는 물과 일부 관말지역에서 악취가 나고 있는 것은 수도관에 남아있는 페놀이 희석돼 나오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조사단 현지 파견 보사부는 21일 낙동강물의 페놀오염사건을 계기로 마실물의 원수를 소독할 때 염소를 쓰지말고 이산화염소를 쓰는 한편 분말활성탄 등을 활용해 정수처리를 철저히 하라고 전국 각 시·도 지사에게 긴급지시를 내렸다. 보사부는 조사반을 현지에 파견,주민들이 클로로페놀이 섞인 수돗물을 마시는 일이 없도록 취수원에 대한 오염실태 등을 조사,유해여부를 가리도록 했다.
  • 수돗물 악취 소동… 원인과 개선책을 보면

    ◎수질검사 부실에 수원관리도 허술/구미·김천 1백개 업체서 「페놀」 배출/오염 항의에 대책없이 실태조사만/수중보 설치·오존처리 시설등 서둘러야 낙동강 다사수원지의 폐수 유업으로 인한 수돗물 오염소동은 대구시 상수도관리 당국의 부실한 수질검사와 비상대책미비 등에 기인한 것으로 수돗물 관리에 큰 허점을 드러낸 사건이었다. 특히 지난 9일 구미지역에서도 똑같은 수돗물악취 사태가 발생,시민들이 곤욕을 치렀으나 구미시는 사태를 덮기에만 급급한 나머지 2백30만 대구시민의 젖줄인 낙동강수계 다사수원지의 대량 폐수유입을 시에 통보조차 하지않은 것으로 밝혀져 더욱 충격을 주고 있다. 더구나 대구시는 지난 16일부터 수돗물에서 풍긴 심한 악취로 고통을 겪어온 시민들의 빗발치는 전화 항의에도 효율적인 처리 방안을 세우지 않고 시내 대봉·칠곡·신천동 일대 등 4개지역 대형 수도밸브만을 열어 8만여t의 수돗물을 뽑아내는데 그쳤을 뿐이다. 대구시의 수원지는 낙동강 계통 다사·강정수원지와 공산·가창수원지 등 모두 4개소로 하루1백20만t의 수돗물을 생산하고 있는데 전체 생산량의 91%가 낙동강계통 수원지에서 생산되고 있다. 대구시 상수도본부는 이번 낙동강·다사수원지의 폐수 오염은 구미·김천지역 공단 1백여개의 폐수배출 업소가 방류한 페놀성분의 폐수에 의한 것이라고 밝히고 그러나 원수를 수거 검사한 결과,페놀함유량이 0.003ppm으로 혀용기준치 0.005ppm에 비해 낮게 나타나 인체에는 아무런 영향이 미치지 않는다는 엉뚱한 변명만을 늘어놓자 시민들을 어리둥절케 했다. 시는 지난 19일부터 경북도와 대구지방 환경청이 합동으로 낙동강 상류지역의 폐수배출업소 96개소에 대한 상설단속반(50명)을 두어 수질오염 단속을 강화하고 있으나 야간 폐수방류에 대한 대책은 전혀 세우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시는 지난해에도 수돗물에서 발암물질인 트리할로메탄(THM)이 검출돼 수돗물 오염 파동을 겪은바 있는데 이때에도 고도정수 처리의 일부분인 이산화염소 소독을 하겠다고 시민들과 약속해 놓고 연간 2백억원의 예산이 소요된다는 이유로 방치해왔었다. 그럼에도 시는이번에 또 페놀오염 사태가 발생하자 정수시설 고도화를 위해 오는 96년부터 10개년 계획으로 예산 5백억원을 들여 ▲오존처리시설 ▲이산화염소 투입시설 ▲분말 활성탄 투입시설 등을 한다는 방침을 되풀이하고 있을 뿐이다. 이같은 「대구시 상수도 악취소동」은 비단 대구시뿐 아니라 부산시민의 식수원인 낙동강 물금 취수장으로 유입돼 부산에까지 불똥이 튈 위기에 놓여있다. 부산시에 관계자는 『현재의 유속으로 보아 21일 하오쯤 물금취수장까지 유입될 것으로 예상,합천댐·안동댐·남강댐에 방류량을 평일보다 30%이상 늘려줄 것을 요청해 놓고 있다』며 이처럼 유수량을 늘릴 경우 페놀성분이 희석돼 부산의 상수원 오염은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계명대 김수원교수(토목공학)는 대구시 상수도 오염소동에 대해 『강 상류의 배출업체가 오염물질을 그대로 흘려보낼 경우 취수원에서는 이를 그대로 받을 수 밖에 없어 오염부하량이 급증할 소지가 있다』고 지적,『취수 전 단계에 물을 한번 거르는 역할을 하는 수중보 등의 설치도 검토해야 할것』이라고 대책을 말했다. 이와관련,검찰과 환경처도 대구시·경북도와 함께 구미·김천지역 공단내 1백여개 폐수배출 업소를 대상으로 진상조사에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 「수돗물 오염」 낙동강 전유역 확산

    ◎대구 폐수 흘러 마산·창원서도 악취소동/두부·콩나물 반품·폐기 사태/업계,시 상대 피해보상청구 움직임/대구/부산에 급수하는 명장취수장 가동중단 【대구·부산=최암·김세기기자】 발암물질인 페놀이 섞인 공장폐수가 대구시에 이어 낙동강을 타고 부산시 및 마산·창원·밀양·삼랑진 일원까지 흘러 수돗물 악취파동이 경남일대에 확산되고 있다. 또 연 5일째 수돗물 오염소동이 계속되고 있는 대구시에서는 오염된 수돗물로 제품을 만든 두부·콩나물·제과 등 각종 식품업계에서 제품을 폐기하거나 반품하는 소동이 일고 있으며 일부에서는 시를 상대로 피해보상을 청구할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는 등 후유증이 심각하다. 이와함께 검찰과 환경처는 이번 대구시 수돗물 악취파동이 낙동강 상류의 공장폐수가 대량으로 흘러들어온 때문이라는 사실을 밝혀내고 업체대표와 관계공무원들을 소환,직무유기혐의 등에 대해 본격조사에 나서고 있다. 20일 마산·창원시와 시민들에 따르면 지난 18일부터 수돗물에서 심한 악취가 나 식수원인 낙동강 함안 칠서정수장 수질 검사결과 대구지방 공장에서 유입된 것으로 보이는 페놀 0.005ppm이 검출됐다는 것이다. 특히 대구에서는 일부지역에서 수돗물 악취파동이 연 5일째 게속돼 오염된 수돗물로 제품을 만든 10개 두부공장에서 19.20일 이틀동안 두부 2천상자(전체생산량의 10%)를 폐기하고 4천상자( 〃 20%)를 반품처리 했으며 콩나물 1천4백㎏( 〃 20%)를 폐기처분하기도 했다. 이들 식품업계에서는 앞으로 이같은 폐기·반품소동과 함께 각종 식품판매량도 30% 정도 줄어들 것이라며 『시를 상대로 피해보상을 청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구시 중구 동성로에서 식당업을 하는 김모씨(41)는 『인근 D쇼핑에서 두부와 콩나물을 사 음식을 만들었으나 심한 악취가 나 먹지 못하고 모두 버렸다』며 『관계공무원들의 무성의에 경종을 울리기 위해서라도 피해보상을 청구하겠다』고 말했다. 대구시는 이와관련,시내일원 아파트 등 물탱크에 저장중인 악취수돗물 10만9천t을 폐기처분하고 이들 지역의 상수도요금 2천여만원을 감면키로 했다. 한편 부산시 상수도본부는 대구 수돗물 악취파동의 주범인 공장폐수가 이날 하오 늦게 부산시 상수도취수원인 양산군 물금취수장으로 흘러들 것으로 보고 이에 대비,취수장 상류인 경남 밀양군 용산·삼랑진·수산 등 3개 지점에 수질검사원 6명을 고정 배치,20분 간격으로 수질검사에 나서고 있는 등 비상체제에 돌입했다. 시 상수도본부는 그러나 용산 삼랑진 등 2개 지점에서,수질검사 결과 밀양·용산·수산교 지점에서 페놀의 흔적이 발견됐을뿐 하류지점인 삼랑진일원과 부산시 상수도취수장 상류에서는 하오10시 현재 페놀이 검출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시 상수도본부는 이날 상오 취수원 상류지역인 경남 함안군 칠서지역과 밀양군 하남면 수산교 부근에서 유기물인 페놀이 검출됨에 따라 이날 하오 부산의 수돗물 취수지역인 경남 양산군 매리 인근에 유입될 것으로 보고 하루평균 24만여t씩 퍼올리던 명장정수용 취수를 중단했다. ◎염료원료로 쓰는 무색결정체/염소와 결합땐 신체장애 위험 ▷페놀이란◁ 특유한 냄새를 내는 무색 결정으로 염료·살리실산 등 중요한 유가물질의 원료로 페놀수지·에폭시수지·카보네이트수지의 원료로 사용된다. 이런 페놀이 상수원수에 흘러들어 소독제로 투입하는 염소와 결합할 경우 화학반응을 일으켜 클로로페놀로 변화하는데 이 클로로페놀은 페놀보다 악취가 심하며 농도가 1ppm을 넘으면 신체에 암이나 중추신경장애 등 치명적인 악영향을 끼치는 극약으로 분류된다. 현재 환경처가 대구시 다사·강정 취수장의 수질을 검사한 결과 페놀농도가 음용수의 기준치 0.005ppm을 넘어선 것으로 밝혀졌다.
  • 선거비용 과다사용 후보자/정밀 세무조사키로

    ◎국세청 지방청장회의 국세청은 이번 지자제 선거에서 돈을 많이 쓰는 후보에 대해서는 그 자금이 음성·탈루소득에 의한 것인지의 여부를 조사키로 했다. 서영택 국세청장은 9일 지방청장회의를 열고 『지자제 선거와 관련,지나치게 선거비용을 사용하는 후보자에 대해서는 지하경제 척결이라는 차원에서 엄정히 세무조사를 실시하라』고 지시했다. 서청장은 특히 선거비용이 음성·탈루소득 등 탈세소득에 의한 것이라는 혐의가 객관적으로 드러나거나 구체적인 제보가 있을 경우에는 본인의 신고소득 등을 사전 내사해 탈세여부를 명확히 가리도록 시달했다. 서청장은 이와함께 『선거를 전후해 부동산투기와 물가상승 등이 우려된다』고 지적하고 부동산거래 동향,선거 특수품목에 대한 정보수집을 강화해 경제안정기조가 흐트러지는 일이 없도록하라고 각급 관서장들에게 강조했다. 한편 이날 회의에서 국세청은 세금체납에 대한 관리를 강화,1년 또는 소멸시효 기간동안 세금의 결손처분을 유보하는 「결손처분 유보제」을 시행키로 했다.
  • 선거비용 과다사용 후보자/자금출처·탈세여부 조사/정 재무

    ◎대출금 사후관리 철저 지시 정영의 재무부장관은 8일 한은·국세청 등 재무부 산하 관계기관장 회의를 열고 지자제 선거에서 선거자금 과다사용 후보자에 대해 자금출처 및 탈세여부 등을 조사하도록 지시했다. 정장관은 3월중 통화사정은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하고 은행·단자사 등 각 금융기관 대출금의 선거자금 유용사례가 없도록 대출금의 사후관리를 철저히 하라고 강조했다. 이에따라 국세청은 선거자금 과다사용 후보자 등에 대해서는 부동산거래 내역과 부동산취득에 따른 자금출처,세무신고 상황 및 탈세여부 등을 조사해 양도소득세·증여세·소득세 등을 추징하고,은행감독원과 보험감독원 등은 금융기관 대출자금의 유용이 확인될 경우 대출금 회수 등의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 「독립할아버지」 백매수옹의 「그날」의 감회

    ◎“「3·1의 의기」 통일로 이어졌으면…”/“목터져라 외치던 「함성」 귀에 쟁쟁/일 총리 「파고다사죄」 진심이길…” 올해로 72번째의 3·1절을 맞는 「독립할아버지」 백매수옹(90·서울 성북구 성북2동 58의19). 현재 생존해 있는 독립유공자 열분중 한분인 백옹이 맞는 올해 3·1절은 감회가 남다르다. 증빙자료가 부족해 지난 83년에야 우여곡절끝에 독립유공자로 인정돼 건국공로표창장을 수상한데 이어 지난해 12월26일 마침내 자랑스런 「건국훈장 애족장」을 받은 뒤 처음 맞게 되는 3·1절이어서이다. 그래서 백옹은 3·1절을 하루앞둔 28일 맏아들 낙선씨(63),증손자 에스라군(7)과 함께 아직도 그날의 함성이 들릴 것만 같은 파고다공원을 찾아 탑석과 손병희선생 동상을 둘러보았다. 해마다 이곳에서 거행되던 3·1절 기념식이 올해는 취소됐다는 소식이 백옹의 마음을 더없이 안타깝게 하는 것이었지만 그래도 지난 1월초에는 일본의 가이후 총리가 이곳에 와서 사죄의 뜻을 표하는 분향을 올린 사실이 생각나 마음 한구석은 흐뭇해진다고 백옹은 말한다. 3·1운동 당시 백옹은 19세로 서울 종로구 연건동에 있던 경신중학교 2학년생이었다. 반장을 하던 백옹은 학교 선배들로부터 비밀리에 3월1일의 거사계획을 전해듣고 학우 40여명과 함께 태극기를 품에 지닌채 파고다공원으로 달려갔다. 백옹은 다음해인 3월1일 전국적으로 다시 일었던 「3·1절 기념시위」를 은율군 장터에서 주도했다. 그날 백옹은 시위를 마치고 귀가길에 일경에 체포대 혹독한 고문을 당한 뒤 황해도 송화지청으로 넘겨져 징역 2년형을 선고받고 특사로 풀려날 때까지 1년1개월을 평양구치소에서 옥고를 치렀다. 그후 32년에는 평양신학교를 졸업,목사가 돼 복음을 전파하는 길을 걷기 시작했다. 『지나간 90평생을 돌이켜 보면 그날들이 바로 엊그제의 일들처럼 떠올라. 하지만 독립을 찾고자했을 때는 일제를 상대로 하나가 되어 싸웠지만 지금은 하나가 둘이되어 오도가도 못하게 되었으니…』 6·25 동란이 터지자 단신 월남한 뒤 다행히 맏아들 낙설씨 등 세자녀들과 상봉하는 기쁨을 얻었으나 고향에 두고온 부인 박초봉씨(90)와 선태씨(65) 등 다섯딸과는 아직도 만나지 못한채 외롭게 살아오고 있다. 『이제는 우리 모두 믿고 사랑하는 식구가 되고 나라 사랑하는 정신으로 뭉쳐 하루빨리 통일이 이루어졌으며 한이 없겠다』는 백옹은 『붉게물든 황해의 일몰과 어릴적 놀던 뒷동산,고향집 안방에서 가족들과 함께 모여있는 꿈을 종종 꾸곤 한다』며 눈시울을 적셨다.
  • 모형무기에 공습… 허탕친 다국적군/파리=김진천(특파원코너)

    ◎“이라크의 「허허실실 전술」에 속았다”/불 피가로지/정교한 가짜전투기·탱크 오폭 유도/“공군력 궤멸”에서 “파괴확인 55대”로/첨단장비도 식별 불능… 수천개 판매한 이 업체에 눈총 걸프전의 다국적군 소속 공군기들을 가장 괴롭히고 있는게 이라크가 설치해 놓은 가짜 무기들이다. 고무탱크 모조미사일발사대 가짜비행기 나무병정 등 사담 후세인의 비장의 「무기」 때문에 어느 것이 공격해야할 진짜 군사시설인지 분간이 어려울 뿐만아니라 때로는 여지없이 속아 넘어가 가짜 시설에다 대고 엄청난 폭탄을 퍼부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같이 다국적군의 공격효과를 반감시키고 있는 이라크의 모조무기중 일부를 그동안 프랑스 등 서방국가의 기업들이 제작,공급해 왔음이 밝혀져 물의를 빚고 있다. 프랑스의 일간 르 피가로지는 이탈리아 MVM사 및 프랑스 랑셀린 바라쿠다사 등이 그동안 모형탱크 비행기 등 수천개의 가짜 무기를 만들어 이라크 등 중동국가에 팔아왔다고 밝히면서 모조품이 진짜와 너무 흡사해 육안이나 항공촬영 또는 레이저식별 장치로도 구별해 내기 힘들다고 소개하고 있다. 각종 최신 첨단장비들이 총동원되고 있는 걸프전에서 모조무기의 사용은 고전에 속하는 전술이지만 사담 후세인이 사용하고 있는 가짜들은 워낙 정교하고 그럴듯해 다국적군측에는 가장 골치아픈 무기중의 하나가 되고 있는 것이다. 다국적군은 1일 현재 그동안의 작전에서 모두 55대의 이라크 비행기를 파괴했다고 발표했다. 물론 다른 군사시설물들도 당연히 폭격대상이 되었지만 2만여차례의 출격에서 단지 55대의 비행기 밖에 파괴하지 못했다면 목표물을 못찾았거나 잘못보았을 가능성이 높으며 이는 바로 가짜무기 때문이라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개전 첫날의 공격을 마치고 전과가 만족스럽다고 득의만만하던 미군 지휘부나 그리고 그같은 자신감에 힘입어 공군력의 80%를 파괴,이라크의 전투수행능력을 궤멸시켰다는 평가가 나돌았던 점을 상기해보면 「55대 파괴」라는 공식발표는 다국적군이 후세인의 가짜전술에 속아 넘어가 그동안 헛공격이 많지 않았나 하는 의구심을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하다. 물론 이같은 기만전술은 새로울 것도 없고 또한 이라크가 첫번째도 아니다. 중동의 다른나라나 아프리카 국가들도 이같은 장비를 갖고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이라크가 이같은 모형장비를 사용하는데 정통해 있다는 사실이다. 전자교란장치 같은 것은 또다른 전자장치로 식별이 가능해 사전에 미사일의 조준목표나 비행기의 폭격목표를 바꿀수 있지만 눈으로 가려내야 하는 위장 무기들은 그렇지 못하다는데 고민이 있다. 이들 가짜무기들은 공습에 나선 비행기들에 위협을 주는 것은 아니지만 공격의 어려움을 배가 시켜주고 있는게 사실이다. 지상에 배치된 가짜 탱크나 모형비행기들은 다국적군의 공격목표의 선정에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는 것이다. 첩보위성이나 비행기 레이더에 점으로 표시되는 이들 가짜는 진짜와 구별이 어렵고 특히 열감지 식별장치로는 거의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라크에 가짜 무기를 만들어 팔아 구설수에 오르고 있는 이탈리아 MVM사의 마리오 모셀리 회장은 가짜무기들은 보다 그럴듯하게 꾸미기 위해 이를 구입한측에서 표면에 금속처리를 한다고 밝히고 있다. 실제로 어떤 종류의 페인트는 가짜무기의 자기반응 능력이나 전자파 반사기능을 증대시켜 멀리서는 첨단기술로도 구별하기 힘들다고 말하고 있다. MVM사가 제작·판매한 가짜무기들은 탱크 비행기 마시일 미사일발사대 등 종류도 여러가지이며 특히 이번 전쟁에 사용되고 있는 스커드미사일의 모형도 여러개 만들어 판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 회사 제품인 소제 T72형 고무탱크의 경우 5분이면 바람을 넣어 실물같은 모형이 완성되고 장정 6명이 거뜬히 옮길수 있다. 이들 상품은 무기로 분류되지도 않으며 또한 세관통과에도 문제가 없어 업자들은 대부분 쏠쏠한 재미를 보아왔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MVM사는 가짜모형 수천개를 만들어 팔아온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또다른 가짜무기 제조업체인 랑셀린 바라쿠다사의 조르주 랑셀린사장은 이라크가 쿠웨이트를 침공한 지난해 8월3일부터 이라크와의 거래를 끊었다고 밝히면서 그러나 그전까지는 이라크가 자기네 회사의 가장 큰 고객의 하나였음을 애써 감추려 하지 않고 있다. 이 회사는 사담 후세인에게 총넓이로 따지면 10㏊가 넘는 장소를 위장하거나 또는 가짜 병기저장소로 만들어 주는 용역을 제공했다. 랑셀린사장은 자기네가 만들고 있는 가짜 프랑스제 AMX탱크,소련의 T72탱크 등은 절대 이라크에 판적이 없다고 부인하고 있지만 어디까지가 진짜인지 알 수 없는 일이다. 걸프전에 참전하고 있는 프랑스 비행기가 프랑스제 가짜 탱크를 진짜로 알고 공격할수도 있다. 그러다가 프랑스가 팔아먹은 미라주 전투기나 액조세 미사일에 프랑스군이 공격을 받지말라는 법도 없다. 이는 다만 프랑스의 경우에만 국한되는 얘기가 아니다. 진짜이건 가짜이건 전쟁물자를 제공해온 모든 나라에 해당되는 얘기이다. 이라크 요새에 배치된 무기들중 어느게 진짜인지 그리고 전쟁의 또다른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지는 사담 후세인과 무기상인들 스스로가 잘 알일이다.
  • 물가관련장관회의 내용과 과제

    ◎통화정책 동원,“물가잡기” 총력전/총통화량은 유지… 선별적 긴축운용/소비성 금융 억제,투자부문은 진작/성장정책 계속 고수… “폭등세” 꺾기 실효성 의문 정부가 연초부터 폭등하고 있는 물가를 잡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정부는 2일 긴급 물가관계 장관회의를 열고 종합적인 물가처방전을 내놓았다. 이날 회의는 올해 들어 정부가 개최한 각종 물가대책회의 가운데 15번째에 해당하는 것이다. 평균해서 이틀에 한번꼴로 회의가 열린셈이다. 지난 1개월여 동안을 따져 본다면 물가회의 최다 개최라는 반갑지 않은 기록을 세우고 있다. 그만큼 올해 물가불안 현상이 쉽게 치유할 수 없을 만큼 심각한 「중증」임을 말해준다. 지난 1월중 소비자물가는 2.1%가 올라 한달간의 상승폭으로는 10년만에 최고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이같은 물가폭등세를 잡지 못한다면 우리 경제의 안정기반은 걷잡을 수 없이 무너지고 말 것이라는 점에 이론의 여지가 있을 수 없다. 정부가 물가잡기 총력전에 나서고 있는 것은 이같은 상황인식에 따른 것이다. 긴급물가 관계장관회의가 내놓은 물가처방전은 크게 보아 ▲통화의 선별적인 긴축 ▲재정의 소폭절감운용 ▲소비절약으로 요약된다. 통화와 재정부문에 대한 대책이 포함된 것은 타이밍을 놓쳤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지만 뒤늦게나마 다행스런 일이다. 통화와 재정의 운용은 경제를 운용해 나가는데 있어 가장 핵심적인 부분이기 때문이다. 통화부문의 물가 안정대책은 비제조업 부문에 대한 정책자금(주로 주택자금)을 축소조정하고 소비성 금융을 억제하는 내용으로 짜여져 있다. 그러나 총통화 증가율의 억제목표는 정부가 당초 올해 경제운용 계획에서 설정한 17∼19%선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이로 보아 연간 총통화 공급량은 줄이지 않고 다만 비생산적인 부문으로 흐르고 있는 자금물꼬를 생산적인 부문으로 돌리는데 주력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물가를 잡는데 있어서는 총수요의 억제가 가장 긴요한 관건이 된다. 수요를 성질별로 나누면 소비수요와 투자수요로 구분할 수 있다. 정부의 통화부문 안정대책은 소비와 투자가운데 소비부문 수요를 억제하고 투자부문의 수요를 늘리는 쪽을 지향하고 있다. 소비수요는 직접적인 물가상승 압력을 유발하는데 비해 투자수요는 단기적으로는 물가상승 압력을 갖기만 생산증대 효과를 통해 공급을 늘려 장기적으로는 물가안정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측면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이같은 정책선택은 「제조업의 경쟁력 강화」를 제1목표로 삼는 이승윤 경제팀의 정책성향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총통화공급 자체를 줄이는 강력한 「총량긴축」은 배제되고 있다. 이에 따라 과연 선별적이고 부분적인 긴축만으로 현재의 물가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의문은 여전히 남아 있다. 흔히 물가는 한나라가 보유하고 있는 재화와 서비스에 대한 통화량,즉 돈의 밀도로 설명된다. 즉 상품에 비해 돈의 양이 많으면 물건값은 오르고,상품은 많은데 돈이 적으면 물건값은 자동적으로 떨어지게 마련이다. 따라서 물가를 잡는 가장 기초적인 방법은 돈을 거두어들이는 것이다. 통화긴축은 이런 점에서 인플레를 억제하는 가장 효과적인 정책수단으로 인식되고 있다. 그러나 통화긴축에는 고통이 따른다. 통화를 줄이면 투자를 위축시켜 성장률을 저하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이다. 이승윤 경제팀이 각계의 거듭된 긴축건의를 받아들이기를 꺼리는 것은 통화긴축이 초래할 성장률 둔화를 우려했기 때문일 것이다. 따라서 현 경제팀은 「안정」을 위해 「성장」을 다소 희생시킬 것인지,혹은 「안정」이 훼손되더라도 「성장」에 계속 매달릴 것인지를 선택해야 할 시점에 놓여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이와 관련해 2일의 긴급 물가관계 장관회의를 앞두고 대책의 선택문제를 놓고 경제기획원의 핵심부서인 물가정책국과 경제기획국이 벌인 토론 내용은 향후 정책방향과 연관지어 볼때 의미있는 대목으로 여겨진다. 물가정책국은 『통화긴축이 없이는 현재의 물가불안을 해소하는데 한계가 있다』고 주장했으나 『통화긴축은 이부총리의 제조업경쟁력 강화시책에 어긋난다』는 경제기획국쪽의 주장에 밀려 「긴축론」이 정책에 반영되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최근들어 학계 일각에서부터 『현재의 경제정책 기조를 수정하거나 혹은 현 경제팀을 교체하지 않는한 물가안정을 기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점도 유의해 볼만 하다. 재정부문에서는 물가안정을 위해 올해 예산중 ▲1천5백억원을 절감하고 ▲유가인상 등에 따른 추가재정 소요분 5백억원을 자체예산에서 충당토록 하며 ▲3천억원은 예산배정 시기를 상반기에서 하반기로 늦추는 등의 방안이 강구되고 있다. 올해 전체예산규모 26조9천7백97억원의 1% 미만인 2천억원의 예산절감으로 직접적인 물가안정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이 부분은 물가안정을 위한 정부의 「고통분담」이라는 측면과,정부의 강력한 「의지천명」이라는 측면을 통해 물가 불안심리를 진정시키는 심리적 효과를 기대한 것으로 여겨진다. 이밖에 학원수강료 등 일부 개인서비스요금과 임대료에 대한 가이드라인 제도의 시도와 선거자금 과다사용자에 대한 탈세조사 등 선거자금에 대한 관리 강화 등은 매우 적절한 조치로 평가되나 실효성을 확보할 수 있는 후속조치가 있어야 할 것이다. ○물가 긴급대책 주요 내용 ◇수요관리 및 물가불안심리 해소 ­비제조업부문 정책금융축소 ●민영주택자금 융자규모 축소조정 ●조합주택 융자대상규모축소(25.7평→18평 이하) ­여신금지업종에 대한 여신심사강화 ●여신금지부문에 포함되는 대중음식점 범위확대(건평 1백평,대지 2백평 초과업체→건평 1백평,대지 1백평) ­신용카드 과다사용 억제 ●할부구매기간 및 금액축소(24개월→12개월,2백만원→1백50만 원) ●현금서비스한도 하향조정(50만원→30만원) ●신용카드회사에 대한 대출억제 ●자동차등 구입시 할부금융축소(선수금비율 50%로 축소) ­과다 선거자금 사용후보자에 대한 대출유용·탈세여부조사 ­세입내 세출원칙견지,정부예산 절약집행 ●청사등 공공건물 건축예산(3천억원) 배정연기 ●일반경상비용 등 1천5백억원 절감 ●유가조정에 따른 추가세출요소 등(5백억원) 자체흡수 ­건축경기 과열 사전방지 ●투기과열지구 신축분양 분양주택수 20배 범위내 제한 ●40.8평 이상 주택소유자 청약예금 2년 지나도 2순위 처리 ­학원비 인상률 적정수준이하(1년미만 0%,2년미만 5%,3년미 만 7%) ◇부동산 가격안정 ­상업용건물 임대료 조정에 대한 가이드라인 설정(1년미만 동결, 2년미만 5%,2년이상 8%) ­지방자치단체별 임대료분쟁 조정기구설치 ­임대료 과다인상업체 세무관리강화 ◇부문별 가격안정대책 ­농축수산물 ●정부의 직접운송·보관기능 축소로 유통기능개선 ●농안기금중 일정규모 긴급수입을 위한 풀자금으로 활용(6천8백6 0억원) ●축산진흥기금(3천1백억원) 통해 쇠고기 등 수급조절기능 강화 ●권역별 식육류유통센터 건립 ­공산품 ●수입원자재 할당관세 적용확대(원유 등 69개품목) ●인하요인 발생품목(17개품목) 가격인하 유도 ◇에너지가격·공공요금관리 ­걸프전 확산대비,멕시코 등 원유도입선 확대 ­원유조정여부 국제원유가 추이살펴 신중검토 ­불가피한 공공요금인상 올해중 반영,가격체계 정상화 ●상반기중에는 버스 등 대중교통 요금만 현실화 ◇물가관리체제 강화 ­품목별 물가관리 부처책임제 운영 ­주1회 기획원 기획관리실장 반장하에 물가안정 실무대책반편성 ­소비자고발센터,치안본부,국세청 연계감시망 체계확립
  • 「페만 파고」에 널뛰는 주가/연초 주가폭락 왜 계속되나

    ◎협상호재에 오르고 개장 악재땐 내리막/사태전보다 폐장지수 0.7% 상승 “특이”/개장뒤 이틀간 38포인트나 속락 기록 페르시아만의 위기가 날로 고조되면서 주가가 연일 큰폭으로 떨어지고 있다. 새해 새마음으로 출발한 주식시장이 페만의 험악한 파도에 부딪혀 위험하게 기우뚱거리는 양상이다. 세계 거의 모든 주식시장이 페르시아만 사태로 지난해 큰폭의 하락세를 보였는데 침체의 늪에서 이를 겪은 우리에게는 타격과 피해가 특히나 컸다. 국내 증시도 멀고먼 페르시아만 때문에 몰골이 한층 흉해지고 만 것이다. 지난해 7월13일 두번째로 지수 7백선 밑으로 밀려난 주가는 8월1일 6백90에 머물러 7백선 회복을 꾀해볼 수 있었다. 하락세로 기울더라도 6백70 안팎에서 강한 지지선이 형성되리라는게 지배적인 견해였다. 그러나 8월2일 난데없는 페르시아만 사태 발발과 함께 주가는 연일 폭락,19일장 동안 무려 14차례나 연중 최저치를 경신한 끝에 8월25일 5백87까지 곤두박질하고 말았다. 이후 다소 반등기미를 보이다가 9월17일 5백66의 최저 바닥으로 다사 내려앉았다. 물론 이때의 하락은 깡통계좌 일괄정리 방침이 가장 큰 요인이었지만 8월의 속락을 몰고 온 페만사태가 이같은 대추락의 길을 앞서서 닦아 놓았다고 할 수 있다. 반면 페만사태의 호전설이 나돈 8월27일부터는 연 3일간 60포인트나 반등하기도 했으나 헛소문으로 드러나자 반락했고 끝내는 6공화국 출범이전 수준인 밑바닥까지 속락한 것이다. 침체기 최저바닥을 친 주가는 10월 반대매매를 계기로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는데 당시 뚜렷한 이유를 짚어내기 어려운 금융장세 양상이었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이 기간 동안 페만 사태가 소강상태 내지 완화의 조짐을 보이면서 국제 유가가 상당히 빠른 속도로 떨어졌다는 사실이다. 이런 뒷배경 때문에 11월25일 국내유가 인상조치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그다지 흔들리지 않았다. 10월의 상승세가 연말 장세로까지 이어지지는 못했으나 90년도 주식시장은 지수 6백96으로 폐장되었다. 이 폐장지수는 다른나라 주가동향과 비교할 때 아주 독특한 것이다. 즉 미국 영국 일본 대만할것 없이 대부분의 나라가 페만사태 발발 직전 지수보다 9∼30%씩 떨어진 시세로 폐장한 반면 우리는 0.7% 상승한 선에서 마감된 것이다. 그래서 지난해말 올해의 주가를 예상할 때 페만 사태를 누구나 통제불능의 변수로 지적하긴 했어도 제일 큰 요인으로 꼽은 전문가는 드물었다. 그러나 실제 상황은 예측과는 어긋나 연초 국내증시는 페르시아만 사태에 꼼짝없이 발목이 잡혀 버렸다. 페만 악화 소식에 배당락 밑으로 떨어진 가운데 금년증시가 개장됐고 7∼8일 이틀간 38.7포인트나 속락,반대매매 이후 최저바닥으로 되밀려 났다. 결국 페만 사태라는 혹이 제거되지 않는 한 우리 증시는 정상적인 모습을 갖추기 어려운 것이다.
  • 자동차엔진 국내 첫 독자개발/현대자,5년만에 「알파」 생산 성공

    ◎1,500㏄급 최첨단 다밸브식/1천억 투입… 변속기도 제작/성능·연비등서 일 제품 앞서 현대자동차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자동차의 핵심부품인 엔진과 변속기(트랜스미션)의 독자개발에 성공했다. 현대자동차는 7일 지난 84년부터 1천억원을 투자해 5년6개월만에 국내 최초로 독자설계 및 개발에 의한 최첨단 다밸브식 휘발유엔진(개발명 알파엔진)과 스랜스미션을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국내 자동차산업은 지난 60년대의 조립생산 단계를 시작으로 70년대의 고유모델 승용차 개발단계를 거쳐 80년대에는 양산체제에 돌입했으나 기술적으로는 그동안 자동차의 핵심부분인 엔진과 트랜스미션·새시 등은 전적으로 외국기술에 의존해 왔다. 현대가 국산엔진 1호로 개발한 알파엔진은 배기량 1천5백㏄급의 일반엔진(자연호흡엔진)과 터보엔진(과흡기엔진) 등 2개 기종으로 엔진실린더당 흡기밸브 2개,배기밸브 1개 등 3개의 밸브를 적용한 4기통 다밸브(12밸브) 엔진이다. 알파엔진 2개 기종은 또 동급인 일본 혼다사의 CRX 3V엔진과 미쓰비시사의 미라지 1.6 터보엔진에 비해 추월 및 발진 가속력과 연비에서 모두 앞서 있는 것으로 비교됐다. 현대자동차는 알파엔진과 함께 배기량 2천4백㏄급의 DOHC(더블오버헤드캠샤프트) 엔진(개발명 감마엔진)도 독자적으로 개발중인데 쏘나타의 후속차종으로 오는 94년 시판을 목표로 개발중인 Y3카에 장착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는 이번에 새로 개발한 알파엔진을 오는 4월부터 스쿠프에 장착,본격 시판할 계획이다. 한편 현대가 개발한 알파엔진 및 트랜스미션은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와 매일경제신문사가 올해부터 제정,매주 수여하는 1R52 장영실상의 첫주 수상작품으로 선정됐다.
  • 「과거」에 젖어있는 사람들/송복 연세대교수(세평)

    1년은 3백일만 지나도 저무는 해가 된다. 마치 정오의 태양이 서쪽으로 기울기 무섭게 석양이 비치는 것처럼. 그런 한해이니 세밑이라 해서 놀랄 것도 없다. 올해도 늘 말하는대로 「다사다난」한 한 해가 됐다. 그러나 그 어느 해보다 지루한 한해가 된 것은 우리의 「정치판」이 앙시앵 레짐­구체제를 면하고 있지 못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 가운데도 연말에 있은 개각이 신선한 느낌을 주는 것은 아마도 흘러간 사람들이 아닌 새사람들이 상당수 기용된 덕일 것이다. ○새 시대 새 인물은 순리 새 시대와 새 인물. 이 두 요소는 절대적으로 친화성을 갖는다. 막스 베버라는 독일의 유명한 사회학자는 선택적 친화성(elec­tive affinity)이라는 개념을 즐겨 써서 여러 현상들을 분석했다. 사람들을 운동장에 줄세워 놓고 「헤쳐 모여」 했을 때 으레 친한 사람들끼리 짝을 지어 서듯이 사회현상도 서로 성격이 다른 것은 거부하고 비슷한 것 끼리만 상호작용해서 이러 저러한 사회변화를 일으켜 간다는 것이다. 새 시대의 새 일과 새 사고의 새 인물이 짝을 짓는 것도 친화성의 한 표출이다. 이 표출은 역사의 예외 없는 경험이고 또한 순리다 . 흘러간 시대에 뉴 제너레이션이 결합될 수 없듯이 새 시대에 올드 제너레이션이 짝을 지어 설 수는 없다. 그런데 우리는 60년대의 인물이 정치 지도층으로 그대로 남아서 정치발전을 지체시키고 있다. 우연한 일치인지 사실이 그래서인지 알수 없지만 이번 대학 입학시험에 문화지체 현상이라는 답이 나오도록 출제된 것은 기묘한 일치라 할 수 있겠는데 시대는 이미 다르게 변화된데도 그 변화를 모르고 지나간 현상을 현재에 진행되고 있는 현상으로 착각하고 행동하는 사람을 시간지체현상(time lag)속에 있는 사람들 곧 지체자들이라고 한다. 기이하다고 할까. 이상한 것은 우리의 이 시간지체자들이 지체라는 것을 전혀 모르고 있고,또 그 주변 사람들 역시 자가기 모시는 지도자가 지체지도자라는 충언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그러한 말이 고언이 돼서 못하는 것인지,아니면 지체자라는 것을 자기들도 몰라서 못하는 것인지,또 아니면 상황이 그렇게 몰아가서설혹 안다해도 그 상황에 어쩔 수 없이 포박돼서 그런 것인지 판단이 서지 않는데 있다. ○10년되면 “병리현상” 분명한 것은 그 어느 것이든 간에 이 지체자들이 우리 역사의 발전에 미치는 영향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역사는 장기 집권자도 그 발전을 지체시키지만 장기 패권자도 꼭같이 발전을 지체시킨다. 그 이유는 장기집권자나 장기패권자나 다같이 그들이 갖고 있는 사회의식이 허위의식이 되기 때문이다. 허위의식에는 2가지 종류가 있다. 그 하나가 이미 지나간 현상을 아직도 존재하고 있는 현상으로 그릇 이해하고 행동하고 있는 것이라 하면 다른 하나는 아직 일어나지 않은 현상을 이미 일어난 현상으로 그릇 이해하고 행동하는 것이다. 우리의 지체 지도자들은 전자에 속하는 허위의식의 소지자들이다. 이 의식의 소지자들은 역사를 자꾸 뒤로 돌려서 생각하는 특징을 갖는다. 그래서 언제나 옛날 소리를 되풀이 한다. 60년대나 70년대의 참담했던 경험담을 무용담처럼 되새기고 그때의 그 공을 논하는 시각으로 현재의 기분을 요구한다. 그러나 그것은 농업사회의 사고방식이며 행위유형이다. 농업사회에는 시간지체자가 없다. 산업사회와 같은 사회변화가 그 사회에는 일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대학 4년 배운 것을 40년을 우려먹을 수 있는 시대가 바로 이 농업사회다. 하지만 산업사회는 5년이 다르고 10년이면 완전히 달라진다. 농업사회의 한 평생이 산업사회에는 10평생도 더 된다. 오늘 배운 것이 내일 무효가 되는 것이 비일비재하다. 평생토록 배워도 평생을 유지하기 어렵다. 그래서 서구산업사회 정상들은 8년이 최대기한이고 10년이면 이미 병리현상에 접어든다. ○“아직도 내 시대” 착각 그런데도 우리는 30년전 사람들이 「아직도 내 시대요」하고 있다면 그 머리들은 이미 둔탁의 정도를 넘어서서 화석화해버린 것이나 다름없다. 그 다름이 없는 사람들이 오늘날 한국의 정치무대를 주름잡고 있다. 시간 지체도 보통 시간 지체가 아니다. 음치들이 모인 곳에서는 모두 음치가 돼야 하는 것일까. 제 박자를 맞출 수 있는 사람은 미운 오리새끼가 아니라 살아 남지 못하는 오리새끼가 된다. 그래서역사의 반동이 오고 한 정권의 흥망이 교체되는 것일까. 새해에는 제발 시간지체자들 때문에 나라가 시끄러워지는 일이 없기를 열망해야 한다. 동시에 지체자 아닌 사람들이 지체가들의 패권에 눌리어 용을 못쓰는 문화지체 현상을 있는 힘을 다하며 막도록 노력해야 한다. 비지체자들이 지체자를 보고 후진의 길을 열어 달라고 하는 것 자체가 엄청난 문화지체 현상이다. 지체자가 어떻게 비지체자의 속도를 빨리 해 줄 수 있는가. 지체자가 설혹 그런 의식을 갖고 있다해도 능력이 닿지 않고,능력이 닿는다해도 그 능력은 비전이 다른 능력이며 차원이 다른 능력이다. 브레즈네프가 길을 열어 주어서 고르바초프가 됐는가. 역사는 선택적 친화성을 보이며 전개해 간다. 역사는 지체자는 지체자로 둔채 흘러간다. 그 궤적을 따르지 못하는 자를 낙오시키며 간다. 91년은 이 역사의 냉혹성이 현실로 드러나는 해가 돼야한다.
  • 1990년을 보내며(사설)

    20세기를 마감하는 90년대의 첫해가 저문다. 1990년이 서산에 걸려 꼭두서니 빛을 띤다. 해마다 섣달 그믐날이면 느껴오는 일이지만 회고해 볼 때 올해 또한 다사다난한 한해였다. 이승을 사는 사람은 누구나 오늘,세월의 석양앞에서 연륜을 생각하며 숙연한 감상에 젖어든다. 또 지난날을 성찰하는 가운데 새해의 삶에 밑거름으로 삼고자 한다. ○북방외교 성취의 해 1990년의 지구촌은 조종이 울린 마르크시즘이 더 구체적으로 붕괴하는 것을 보여준 해였다. 종주국 소련의 개방·개혁 정책은 국내적 시련 속에서도 꾸준히 추진되었으며 동서독일은 서독이 주축으로 되는 통일과업을 이룩해 냈다. 폴란드의 선거에서는 반공 투사였던 자유노조 지도자 바웬사가 대통령으로 당선되었으며 「유럽의 고도」로 불려오던 알바니아까지 개방·개혁의 물결을 타기 시작했다. 이와 같은 흐름과 함께 11월에는 냉전시대를 마감하는 「파리헌장」을 미국·소련 등 전유럽 안보회의 회원 34개국 정상들이 모여서 채택한 바 있다. 이 지구촌의 흐름이 88 서울 올림픽을 기점으로 하여 급속하게 진행된 것임은 두말할 것이 없다. 또 이러한 흐름과 함께 우리의 북방외교도 그 실을 거두어 공산권이었던 여러 나라들과 수교의 길을 열어 오고 있음은 우리 모두가 알고 있는 일이다. 그리고 마침내 소련과의 국교관계를 수립하면서 우리의 대통령이 모스크바를 방문하고 새해에는 그 나라의 대통령이 우리나라를 방문하게 되어 있다. 2차대전 후 대치되어 온 동서 양대 진영의 해빙무드에 찬물을 끼얹은 것이 페르시아만 사태이다.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으로 시작된 페르시아만 사태는 1990년의 지구촌이 기억해야 할 가장 불행한 일이라고 아니할 수 없다. 고조된 긴장 속에서 해를 넘기고 있는 터이지만 평화를 상징하는 양의 해인 새해에는 이 긴장상태가 결코 포화의 교차로 이어지지 않고 원만하고 평화롭게 풀리게 될 것을 바라는 마음 간절해진다. ○고조된 통일에의 염원 동서 독일의 통일로써 2차대전 후의 분단국은 한국만으로 남게 되었다. 그래서 통일을 바라는 온 겨레의 마음이 그 어느 해보다 고조된 것이 90년이었다. 그 열망이 베이징 아시안 게임에서는 겨레의 합창으로 메아리진 것을 우리는 기억한다. 체육 교류도 있었고 예술 교류도 있었다. 그러나 9월 이후 세 차례 거듭된 남북 총리회담은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지 못한 채 해를 넘긴다. 아직도 두꺼운 벽을 확인하기만 한 회담이었다고는 해도 그것이 통일을 위한 디딤돌이 되는 것임을 확신하면서 새해를 열고자 하는 것이다. 정치는 여느해와 마찬가지로 국민들에게 실망만을 안겨준 한해였음을 부인할 수가 없다. 비대해진 여당은 비만증으로 그 몸을 추스르지 못했고 야당은 40여년동안 앓아온 고질에서 헤어나지 못한 모습을 국민에게 보여 주었을 뿐이다. 정치인 자신들을 위한 정치인지 국리민복을 생각하는 정치인지 알 수 없게 하는 행태의 연속에 국민들은 심한 배신감을 느꼈던 것이 사실이다. 지자제가 부활된 것은 그런대로의 성과라 할지 모르겠으나 그동안의 성숙하지 못한 우리의 정치 행태에서 볼 때 바람직스럽지 못한 반작용에 대한 우려의 시각도 없는 것은 아니다. 경제도 썩 좋았다고 할 수는 없다. 무엇보다도 무역수지의 적자와 함께 경상수지가 적자로 반전되고 있는데 대한 우려를 지울 수 없게 한다. 그런가 하면 우리의 사회기강은 흐트러질대로 흐트러져 버렸다. 범죄의 연령은 낮아지고 층은 두터워지면서 질은 갈수록 흉포화해가고 있다. 범죄와의 전쟁을 선언하면서 그 소탕에 노력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없어지고 있지는 않다. 그것은 우리사회가 도덕적으로 병들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범죄와의 전쟁 못지 않게 우리의 의식구조를 올바르게 다져 가는 새정신·새마음 운동이 보다 심도있고 실효성 있게 펼쳐져야 할 것을 가르쳐 준 90년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민주화는 민주시민 정신으로 광복후 6공이 들어서기까지 우리는 억압된 삶을 살아왔다. 지금이라 해서 만점의 민주화 세상이라고 할 수 없을지는 모른다. 하지만 6·29선언을 기점으로 하여 민주발전에의 대도로 들어섰다는 것만은 분명하다. 그래서 그동안 억눌렸던 갖가지 욕구불만이 한꺼번에 터져나오고 있다. 그동안 많이 진정되어 오고 있는 터이지만 올해 또한 그 홍역의 여파에 시달린 과도기적인 한해였다. 이 해를 보내면서 우리 모두가 한번더 깊이 생각해 봐야 할 것은 국민각자의 민주시민 정신 함양이다. 나만 있고 너는 없다는 식의 사고방식으로는 결코 민주사회를 이룩해 낼 수가 없다. 나의 주장은 당당히 하되 내 주장을 전체의 용광로 속에 넣어 용해시킬 수 있어야 한다. 그러지 못할 때 우리 모두가 맛보고 겪는 것은 혼란일 뿐이다. 남을 탓하고 질타하기 전에 먼저 나를 탓하고 나를 질타하는 것이 순서다. 민주사회는 법과 질서를 지키는 기반에서 이루어진다. 그 누구도 법 위에 군림해서는 안되며 또 그런 만큼 법은 엄정하고 균형있게 집행되어야 한다. 법의 권위가 무너지면 민주사회는 무너진다. 그렇건만 지나온 한해만 되돌이켜 봐도 법 위에 군림하려는 작태가 적지 않았고 법의 권위를 지켜야 할 사람들이 오히려 오욕을 안기기도 했던 것이 아닌가. 일상생활에서 질서의 유지가 중요한 것임은 더 말할 것이 없다. 새해에는 윤리·도덕 재건에의 길을 진지하게 모색해야겠다. 먼저 사회 지도층부터 윤리성·도덕성을 확립할때 우리 사회는 차츰 밝아져가게 될 것이다. 오늘은 우리 모두가 그 밝은 내일을 위해 성찰하는 날이다.
  • 격동의 90년… 다사다난의 한해 결산/사회부기자 방담

    ◎범죄와의 전쟁… 통일열기… 극심한 “전환기몸살”/화성살인·양평생매장 큰 충격/방북신청 6만… 「이산의 한」 실감/「술자리합석」등으로 판·검사의 도덕성 실추/비리공직자에 “사정한파”… 노동계·학원가는 비교적 조용/보안사 민간사찰 폭로·감사자료공개 등 파문 또 한해가 저물어 간다. 해마다 이맘 때가 되면 지난 한해가 과거 그 어느 해보다 다사다난했던 것으로 느껴지게 마련이다. 그러나 그 다사다난했던 한해에서 우리 삶에 보탬이 되는 교훈을 깨우치고 새해를 예비하는 슬기는 무엇보다 값진 것이라 할 수 있다. 지난 한햇동안 벌어졌던 각종 사고와 사건을 사회부기자들의 방담으로 정리해 본다. ­올해 우리 사회는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하지 않으면 안될만큼 각종 범죄에 심각하게 시달려 왔습니다. 강력사건만 하더라도 구로동 「샛별」룸살롱 살인사건,미장원 연쇄 강도 및 주택가 연쇄 방화사건,잇단 유괴사건과 부녀자 인신매매,양평 일가족 생매장사건,경기도 화성 부녀자 연쇄 강간살인사건 등에 이어 최근에는 부녀자 합승강도 등 이루 헤아릴 수가 없지요. ­문제는 노태우 대통령이 10월13일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경찰이 총비상령에 들어갔는데도 강력사건이 하루가 멀다하고 터졌다는 것입니다. 대표적인 사건이 지난달 9일과 16일 발생한 양평사건과 화성사건입니다. 특히 양평사건에서는 범인들이 환각상태에서 『살려달라』고 애원하는 11살짜리 어린이를 생매장하고 할머니들까지 낭떠러지에서 밀어뜨려 살해하고도 죄의식은 커녕 『재수가 없어 붙잡혔다』고 말해 수사관들까지 치를 떨게 했습니다. ­그러는 가운데 지난달 23일 국민학교 6년밖에 되지 않은 신영철군(11)이 「범죄를 없애달라」는 유서를 남기고 아파트 12층에서 투신자살하는 충격적인 사건까지 일어났지요. 이웃 불량배에게 시달리다 못해 자살한 신군이 남긴 「마지막 소원,이 사회의 범죄를 없애주세요」라는 유서는 우리 사회를 향한 절규같았습니다. ­유괴사건도 어느 해보다 많았습니다. ○“범죄 없애달라” 유서 지난 5월25일 가짜 여대생 홍순영씨(23)가 유치원생 곽재은양(6)을 유괴살해한 것이라든가 8월6일 서일주씨(23)가 중학교 1년생인 조카 최숙자양(13)을 유괴살해하고 2천만원을 요구한 것,9월4일 수원에서 전기철씨(25)부부가 5살짜리 이완희군을 목졸라 실신시킨 뒤 부대에 넣어 저수지에 수장한 것 등 모두가 우리에게 엄청난 충격을 주었지요. 「공중전화살인」과 같은 「충동사건」이 우리 사회의 요즘 분위기를 반영한 것이었습니다. ­어쨌든 올 한해 각종 사건을 취재하면서 느낀 것은 우리사회가 황금만능주의와 「한탕하면 나도 잘 살 수 있다」는 한탕주의에 마비돼가고 있고 인간성과 도덕성은 점점 상실해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제는 정말 경찰등 공권력만으로는 범죄근절이 어려운 시대가 됐다고 보아야 합니다.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한 이후에도 계속해서 강력사건이 일어난 것이 그 반증인 셈이지요. 범죄꾼들이 법을 무서워하지 않는 세상이 되어버린 것입니다. ­범죄를 막기 위한 대책으로는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지만 당국은 국민들에게 「누구라도 땀흘려 일하면 남부럽지 않게 잘 살 수 있다」는 희망을 불어넣어주어야 하고 도덕성의 회복을 위해 교육제도 등을 전반적으로 검토를 해야 할 것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범죄를 유인하는 유해업소 등 각종 환경적 요인은 강력하고도 지속적인 단속을 통해 근절해나가고 국민들은 국민들대로 「나와 내이웃에서 일어나는 범죄는 내가 막는다」는 방범의식을 다져야 하겠지요. ­올해는 해방이후 통일열기가 가장 고조된 해이기도 합니다. ○조카까지 유괴살인 7월20일 노태우 대통령의 「남북대교류」제의를 시발로 북한방문신청,범민족대회,남북총리회담,통일축구 경기,남북전통음악제 등이 이어져 통일열기가 대단했습니다. 특히 8월4일부터 5일동안 전국 시·군·구청에서 받은 방북신청에는 6만명이 넘는 실향민들이 몰려 이산의 아픔을 실감케 했습니다. 비슷한 시기에 정부는 「전민련」등 재야단체의 선별방북을 허용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습니다만 북한측은 우리 정부는 제쳐놓고 「전민련」등과 직접 접촉하겠다고 고집해 8월13일부터 17일까지로 예정됐던 「민족대교류」는 무산되고 말았지요. ­분단 45년만에처음으로 열린 남북총리회담도 국내외의 큰 관심을 모았지만 군축,불가침선언,주한미군 철수 등 남북접촉때마다 거론됐던 문제들이 걸림돌이 돼 가시적인 결과는 얻어내지 못하고 말았습니다. 그러나 남북의 기본입장을 확인하고 남북의 관계개선을 위한 기반을 다지는데에는 상당한 기여를 한 것이지요. 당국간의 대화에서는 많은 이견을 드러냈지만 통일축구,전통음악제 등에서는 양측 모두가 화해분위기속에서 민족동질성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올해 가장 큰 사건은 사상최대의 대홍수라 할 수 있습니다. ○사상최대의 대홍수 지난 9월 때늦은 큰비로 한강둑이 터지면서 고양군 일대가 물바다가 됐을 때는 정말 안타까웠습니다. 주민들은 깊은 잠에 빠져있다가 황급히 몸만 빠져나오느라 가재도구 하나 챙기지 못하고 대피소에서 몸을 떨어야 했어요. 게다가 둑이 복구된 뒤 되돌아간 주민들이 진흙탕이 되어버린 가재도구와 영글다가 만 벼이삭을 움켜쥐고 허탈해하는 모습은 눈물없이는보기가 어려웠습니다. 수재를 당한 주민들은집이 모두 부서져 지금도 임시로 지은 비닐하우스안에서 세밑 추위에 떨고 있습니다. ­올해는 공직자들에게도 찬바람이 몰아친 해라고 보아야 합니다. 지난 5월 공직자의 기강확립을 위해 청와대 특명사정반이 가동된 뒤 비리가 드러난 고위공무원은 대통령의 경북고 동기생인 김상조 전 경북지사를 비롯,김하경 전 철도청장,홍종문 전 수협회장,윤승식 대한광업진흥공사 사장,김용휴 남해화학 사장 등을 꼽을 수 있습니다. ○황금만능주의 판쳐 특히 김 전철도청장의 수사과정에서는 현역의원이 11명이나 영등포역사의 상가를 특혜분양받았다는 소문이 나돌아 촉각을 곤두세우기도 했습니다. 특명사정반의 활동은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어서 공직자들은 당분간 한기를 느낄 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판·검사들도 도덕성을 의심받았습니다. ○향락풍조 한풀 꺾여 인천의 「꼴망파」두목 최태준씨에 대한 전과누락사건을 놓고 지난 11월 검찰과 치안본부가 치열한 공방전을 벌였습니다만 대검 중앙수사부가 자체 조사한 결과 그 사건을 수사한 김수철 검사의 잘못으로 결론이 내려졌습니다. 이어 대전에서 판검사들이 폭력배들과 어울려 술을 마신 사실도 드러나 위신을 크게 실추시켰어요. 검찰은 이같은 사건들이 연일 크게 보도되자 원망을 많이 하는 눈치였습니다만 젊은 검사들을 중심으로 자성의 목소리도 많았습니다. ­부동산투기 열풍이 일고 있는 가운데 지난 6월 이문옥 감사관이 재벌들의 부동산 보유실태에 대한 감사원의 감사결과를 폭로해 큰 파문을 일으켰지요. 전·월세값이 폭등해 자살하는 사람이 속출할 지경이었으니 재벌들의 부동산투기가 일반인들의 눈에 거슬린 것은 뻔한 일이었어요. 이감사관은 이 때문에 공무상 비밀누설혐의로 구속됐다가 보석으로 풀려나기는 했습니다만 국민의 알권리와 비밀누설의 한계를 놓고 논란을 빚기도 했습니다. ­지난 10월4일에는 군복무중 「혁노맹」사건으로 보안사에 연행돼 조사를 받은 윤석양 이병(24)이 정치·종교·언론·문화예술·학계·학원가 등 1천3백명에 대한 보안사의 사찰자료를 폭로해 엄청난 파문을 일으켰습니다. 당국은 이에 대해 『전시에 주요인사를 적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는 유치한 변명을 해 여론을 더욱 악화시켰어요. 결국 국방부장관과 보안사령관이 경질되고 보안사의 서빙고분실을 폐쇄하는 한편 기능을 개편하는 것으로 마무리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만 더이상 보안사가 대민사찰업무를 해서는 안된다는 것이 대다수 국민들의 생각인 것 같습니다.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할 정도의 심란한 사회분위기 속에서 50억원 규모의 사재를 털어 장학금으로 기탁한 대전의 「김밥할머니」 이복순씨(76)와 아파트 1천가구를 지어 무주택 서민들에게 기증하겠다고 밝힌 경남 창원 성원토건의 김성필씨(39)의 얘기는 메마른 우리사회에 훈훈한 감동을 주었습니다. 특히 두사람이 모두 부자나 재벌기업의 총수가 아닌데다 자신의 선행이 노출되는 것을 꺼려해 어떻게 해서라도 자신을 내세우려는 요즘세태에 깨우침이 됐어요. 두사람은 정말 돈을 어떻게 써야하는가를 제대로 보여줬다고 하겠습니다. ○시위횟수·규모 줄어 ­올해 나름대로 성과를 거둔 것으로는 유흥접객업소의심야영업 제한조치와 자동차의 안전띠착용이 정착된 것을 들 수 있습니다. 심야영업 제한조치 이후 강남 영등포 청량리일대의 유흥가는 찬서리를 맞았고 과소비와 향락풍조도 상당히 수그러들었습니다. 또 안전띠착용이 일반화돼 교통사고 사상자가 크게 줄었다는 게 경찰의 분석입니다. ­노동계와 학원가는 비교적 조용했던 해였습니다. 노동계는 지난 4월 노조가 서기원사장의 취임에 반대하며 한달이상 파행방송을 했던 KBS사태가 정상화되고 울산 현대그룹 계열사의 파업이 진정되면서 평온을 되찾았습니다. 노동법에 규정된 쟁의행위는 아니지만 11월 중순에는 MBC노조를 중심으로 새 방송관계법이 민영방송의 공정성을 담보할 수 없다고 3일동안 사실상의 파업에 들어가 일부 프로그램이 중단되기도 했지요. 당시 정부측은 방송사들의 주장을 반박하며 연대제작거부를 비난했습니다만 그후 주식회사 태영이 민방의 대주주로 선정돼 다시 한번 잡음이 일었지요. ­대학가시위는 반민자당투쟁,「범민족대회」 참가시도,보안사 사찰규탄투쟁으로 이어졌지만예년에 비해 횟수와 규모가 작아졌습니다. 이 때문에 11월에 전국적으로 있었던 총학생회장 선거에서는 후보학생들이 학사행정 및 학생복지문제를 많이 들고 나오는등 대중성을 회복하는데 힘을 기울이는 것이 역연했습니다.
  • 지휘자 정명훈씨(’90인물)

    ◎유럽 음악계 놀라게 한 “30대 거장” 웅비의 90년대,그 서막을 장식한 경오년의 한해가 저문다. 유달리도 다사다난했던 한해를 보내며 지난 한해 화제를 모았던 각계의 인물들을 간추려 당시의 행적을 재조명해본다. 세계에서 가장 현대적인 오페라하우스인 파리의 바스티유오페라단 상임지휘자 겸 음악감독 정명훈씨(36). 그는 지난 3월17일 자신의 데뷔무대이자 프랑스정부가 만든 바스티유오페라단의 개막공연 작품인 「트로이 사람들」을 훌륭히 지휘해 내 한국인의 이름으로 파리음악계를 정복한 「마에스트로」(거장)가 됐다. 오페라 최대 난곡으로 꼽히는 베를리오즈의 대작을 장장 6시간30분에 걸쳐 완벽하게 재현해내면서 그는 「정명훈 신화」를 창조했던 것. 정씨는 최근 발행된 프랑스 종합교양지 「로피시엘 옴므」가 선정한 「90년의 영웅 16명」에 포함됐는데 이 때 이 잡지는 정씨에 대해 『7살 때 이미 서울교향악단과 독주회를 가졌으며 그 뒤로 많은 월계관이 이 젊은이의 머리위에 얹어졌다』고 극찬했다. 지난 7월엔 대규모파리 바스티유 국립오케스트라를 이끌고 고국을 찾아 세계정상에 우뚝 선 그의 모습을 고국팬들에게 보여주었다. 늘 온화하고 진중한 성격의 소유자이지만 지휘대에 오르면 맑은 영혼속에서 솟아나는 광염에 찬 눈빛으로 청중을 매료시킨다.
  • 도쿄 “쓰레기전쟁”선포/수거수수료 강제징수조치 언저리(특파원수첩)

    ◎하루에 트럭 6천대분씩 쏟아져 “산더미”/처리장ㆍ인부 태부족… 쓰레기 감량에 비상 일본은 지금 「전쟁」을 치르고 있다. 매일 엄청난 분량으로 쏟아져 나오는 쓰레기와의 전쟁이다. 도쿄(동경)도 23구에서는 하루 트럭 6천대분의 쓰레기가 쏟아져 나온다. 지난 1년동안의 쓰레기량은 도쿄돔의 15배에 이르는 4백90만t에 달했다. 사정이 이러하다 보니 곳곳에서 문제가 파생되고 있다. 우선 처분장의 부족현상을 비롯,공해문제ㆍ인력부족ㆍ자원의 재생문제에 이르기 까지 도처에서 문제가 야기되고 있다는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환경오염이 장래의 최대 과제로 꼽히고 있는 가운데 일본에서도 쓰레기문제와 골프장의 농약 과다사용이 환경에 관한 가장 큰 이슈로 등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각 매스컴에서는 시리즈로 쓰레기를 감량하는 방법,자원의 리사이클을 위한 각종 처방을 내놓고 있다. 최근 NHK­TV도 「쓰레기 전쟁」이라는 타이틀로 2부 10회에 걸친 심층 기획물을 방영한 바 있다. 일본에서는 쓰레기를 수거해 가는 날이 지정되어 있다. 도쿄도 시부야(섭곡)구의 경우 매주 월ㆍ수ㆍ금요일에는 부억쓰레기 등 일반 쓰레기를 치워가고 화요일에는 빈병ㆍ깡통 등 불에 타지 않는 쓰레기를 거둬간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쓰레기차는 정확하게 온다. 밤의 거주자 1천3백만명,획간 인구가 3천만명으로 일컬어지는 도쿄의 골목길이 모범적으로 청결한 것은 이같은 노력에 기인한다. 다만 최근 번화가 여기저기에서 버려진 담배꽁초,쓰레기를 담은 시커먼 비닐 주머니들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어 도쿄도 옛날 같지 않다는 실망감을 많은 사람들에게 안겨주고 있다. 최근 도쿄의 쓰레기처리에서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사무자동화에 따라 급증하는 종이쓰레기와 구형 TVㆍ냉장고 등 부피가 큰 이른바 「조대쓰레기」다. 지난해 도쿄 쓰레기의 66%는 오피스 빌딩에서 나온 「사업 쓰레기」였다. 지난 85년 이후 5년동안 일반가정 쓰레기는 6% 밖에 늘지 않았는데 이같은 사업쓰레기는 34%나 증가했다. 특히 사무자동화에 따른 종이쓰레기의 증가가 두드러져 그 감량이 쓰레기대책의 급선무로 떠오르고있다. 현재 종이쓰레기는 도쿄만 매립지 처분장에 그대로 버려지고 있다. 일반 가정의 쓰레기가 자원 재활용 측면에서 리사이클 운동이 진행되고 있는 것에 비추어 볼 때 기업은 쓰레기 대책의 「낙제생」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같은 사업쓰레기의 회수,재생처리를 활발히 한다면 쓰레기 감량과 함께 자원보호도 가능할 것으로 당국은 보고 있다. 그 사전준비로서 도쿄도 당국은 올해 지요다(천대전)구 마루노우치(환□내)의 빌딩 10개소를 선정,고지회수의 모델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종이쓰레기의 경우 같은 종류가 많을 수록 재사용화가 용이하기 때문에 전산ㆍ복사용지ㆍ신문ㆍ잡지 등 종이의 종류별로 회수박스를 실내에 비치,사원들이 쓰레기의 종류에 따라 각 박스에 버리도록 하는 분별회수방식을 택하고 있다. 도는 이 결과를 토대로 리사이클의 추진방향을 구체적으로 표시한 안내서를 작성,내년도부터 본격적으로 오피스빌딩에 대한 지도를 강화할 방침이다. 2년전까지만 해도 도쿄 골목길에는 『헌 신문이나 잡지,화장지와 바꿔줍니다』라고 방송하며 고지를 반트럭으로 회수해 가던 업자들이 있었다. 그러나 고지가격의 폭락으로 이같은 회수업자들은 자취를 감추었다. 지난 83년까지만 해도 신문 1㎏에 27엔씩 하던 고지값이 최근에는 10엔으로 떨어져 타산이 맞지 않기 때문이다. 일본은 현재 고지를 미국 등 외국에서 수입해 오고 있는데 많은 인건비를 들여 국내에서 수집하는 것 보다 외국에서 들여오는 것이 더 싸기 때문이다. 종이쓰레기와 더불어 청소 당국이 골치를 앓는 것이 부피가 큰 「조대쓰레기」이다. 도당국은 여기에도 지혜를 짜내 내년 7월부터는 전면적으로 조대쓰레기 수거를 유료화 하기로 결정하고 지난달 31일 1백3개 품목에 대한 수집요금을 발표했다. 이른바 「멋대로 버리는 행위」에 대한 수수료 징수조치인 것이다. 다만 아동부양 수당을 받고 있거나 노령복지연금을 수령하고 있는 세대 등에 대해서는 수집요금을 면제키로 했다. 이날 도당국이 발표한 수집요금은 최하 2백엔에서 최고 1천5백엔까지이다. 제일 비싼 것은 양쪽에 서랍이 달린 책상으로 1천5백엔이며,재봉틀,높이 80㎝ 이상의 냉장고ㆍ에어컨,높이 90㎝ 이상 찬장 등은 1천엔씩 받고 치워주기로 결정했다. 선풍기ㆍ조명기구 등은 2백엔씩으로 책정됐다. 자원활용을 위해 나아가 환경을 보전하기 위해 쓰레기를 줄여보자는 생각에서 나온 「대 쓰레기 선전포고」라고도 볼 수 있는 것이다.
  • 다시 덮친 「내각제 격랑」… 흔들리는 「민자호」

    ◎승부수를 띄운 김 대표/“입지 위기감”… 당권장악 겨냥 역공/“어차피 치를 결전 미리 결정짓자” 김영삼 대표최고위원의 독자적인 내각제 포기선언으로 수습국면에 접어든 것처럼 보였던 민자당의 내분은 「분당위기」까지 점쳐지는 등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게 됐다. 김 대표는 3당합당 후 끊이지 않았던 당내갈등에 대해 한마디로 『더이상 방관하거나 참기 어려운 곤혹과 수모를 느끼게 한다』고 표현,자신의 행동이 내각제에 대한 이견에서 비롯된 것뿐만 아니라 자신의 정치생명까지 위협당하는 상황에서 생존권 차원의 선택임을 분명히했다. 「내각제개헌 논의 유보」라는 노태우 대통령의 수습책을 김 대표가 정면으로 거부하고 역으로 여권의 내각제 포기선언을 촉구한 것은 민주계의 요구가 관철되지 않으면 분당도 불사하겠다는 초강경 배수진을 친 것으로 명실상부한 당권장악을 하겠다는 의도로 보여진다. 결국 김 대표는 「3당합당체제를 유지할 것인가」 또는 「분당도 불사할 것인가」에 대한 선택의 공을 청와대측에 넘겨버렸다. 청와대의수습안에 대한 자신의 수용여부로 당내분이 수습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내각제 포기를 청와대측이 수용할 경우 당무에 복귀하겠다고 역공한 셈이 됐다. 김 대표의 이같은 선택에 대해 민주계 의원들 대다수가 환영하고 있다. 민주계 내부에서는 박철언 파동→김 대표의 당비 과다사용설→박태준 최고위원의 패도정치론→김중위 의원의 김 대표에 대한 원색적 비난→내각제 각서유출 등 일련의 사태를 정치공작차원의 김 대표 및 민주계 고사작전으로 분석하고 있다. 따라서 「분당사태 방지」가 결코 문제해결의 마지노선이 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내각제에 대한 결론과 김 대표에 대한 확고한 위상정립이 없을 경우 언젠가는 불가피한 결전이라는 분석에 따라 일찌감치 승부를 겨뤄 진로를 결정하겠다는 시각인 것이다. 현상황에서 청와대측과 민정ㆍ공화계의 내년초 내각제 추진의지는 변함이 없는 것 같다. 설사 개헌시도가 원내 의석 부족과 야당과 국민이 반대하는 이중 삼중의 장벽에 부딪쳐 좌절될 것이 분명해 보일지라도 내각제개헌 합의문에 서명까지 한 김 대표에게 굴복할 것으로 보여지지는 않는다. 반면 김 대표의 내각제 폐기 주장도 양보할 기미가 전혀 없다. 오히려 낙향하는 모습을 보여가면서까지 당무복귀를 무기한 유보한 것은 종전의 입장보다 훨씬 강화된 것으로 여겨진다. 민주계의 초ㆍ재선급 소장파 의원들은 내각제 포기 및 김 대표 지지 서명작업을 벌일 태세에 있고 민주계의 서울ㆍ경기ㆍ경북 등지의 지역구 의원들은 내면적으로 분당을 환영하고 있어 이러한 민주계 자체사정이 김 대표의 선택의 폭을 좁혀온 게 사실이다. 더욱이 3당합당으로 기득권의 폭이 줄어든 민주계 대다수 의원들은 합당주역들인 민주계 지도부를 성토하며 제2의 독자노선을 천명하고 있어 김 대표도 집안내 목소리를 무시할 수 없음이 분명하다. 그러나 내각제를 둘러싼 양측의 입장차이가 극명함에도 불구하고 종국에 분당사태까지 야기하리라는 전망은 아직 이르다. 노 대통령이 김 대표의 독자선언에 대해 「오해에서 비롯된 것」 「부부싸움」이라는 표현으로 아직 관망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으며 김 대표도기자회견문 말미에 「정치복원과 산적한 국정현안 문제해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히고 있는 점 등이 극적인 화해가능성을 시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분당사태가 초래될 경우 김 대표의 입지는 물론 민정ㆍ공화계를 주축으로 한 여권의 입지도 좁아질 수밖에 없다는 공동인식이 안전판 구실을 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재 민정계의 김윤환 총무와 민주계의 김동영 정무장관이 당무정상화 차원에서의 타협점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협상에서 민주계측은 「선 청와대 2자회동 후 당무정상화」를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계에서는 청와대회동이 성사되면 김 대표의 완전한 당무장악을 담보받고 「국민과 야당이 반대하는 내각제 추진은 않겠다」는 당론 확정ㆍ공표 선에서 당무복귀를 결정할 계산을 하고 있는 듯하다. 청와대측은 김 대표가 당무거부의 결정적인 요인으로 들고 있는 「공작차원의 고사작전」이 오해라는 설득과 함께 여권의 분열이 결국 야당의 세를 넓히면서 새로운 정계개편 움직임이 가시화될 것이라는 위기감을 강조함으로써 당내분을 종식시키자는 입장을 취할 것으로 보여진다. 청와대측의 한 관계자는 29일 하오의 노 대통령에게 대한 민주계 김동영 장관의 보고 및 4개항 「수습지시」,노재봉 비서실장ㆍ최창윤 정무수석과 김 장관의 30일 회동에선 어느 정도 수습의 실마리가 보였기 때문에 최 수석을 상도동 김 대표에게 보낸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김 대표가 김 장관의 감보다는 민주계 소장파들의 압력을 받아들여 「반기」를 든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청와대의 분석이 민주계의 창구역할인 김 장관과의 교감을 통해 이루어진 것이라면 김 대표가 당무거부를 계속하고 있는 와중에서 자파 소속의원들에게 청와대 담판을 통해 「지역구 마찰 해소」 및 14대 공천에 대한 자신감을 불어넣어줄 것이라는 예상이 가능하다. 이같은 시각에서 본다면 김 대표의 강경입장이 민주계 내부의 갈등을 진화하려는 시간벌기 작전일 가능성도 크다. ◎무리수로 보는 청와대/“마산 갈 수 있고… 오해도 할 수 있어/누구든지 믿음과 포용력 가져야”/노 대통령○…노태우 대통령은 31일 상오 청와대 프레스센터인 춘추관을 예정에 없이 방문,건물내의 여러 시설을 둘러보며 최근 민자당의 내각제 각서 유출파문과 김영삼 대표최고위원의 내각제 포기 요구,기자회견 후 마산으로 간 사태 등에 대해 심정의 일단을 피력. 이날 상오 11시쯤 춘추관에 들어선 노 대통령은 약 20분간 대회견실과 식당ㆍ브리핑룸ㆍ기자실 등을 둘러보며 최근 민자당 사태를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말하고 언론에 대해서는 『우리네 사람들이 그렇지 않아도 성질이 급한데 거기에 불을 붙이면 어떻게 하느냐』고 보도방향에 불만을 표시. 노 대통령은 이날 춘추관을 떠나기에 앞서 춘추관 입구 누각에 있는 대형 북 앞에 서서 북을 세 차례 쳐보는 등 「YS(김영삼 대표)의 반기」에 대한 착잡하고 답답하며 안타까운 심정을 내비쳤다. ○…노 대통령이 브리핑룸을 둘러볼 때 기자들이 『궁금한 것이 많은데 이 자리서 말씀을 좀 해달라』고 하자 『언론이 스스로 미로를 만들어 헤매고 언론이 그러니까 국민들도 헤매게 된다. 내려다 보면 우스꽝스런 일이 많다』고 선문답 식으로 답변. 노 대통령은 중앙기자실에 들어와 소파와 앉으며 『여러분들이 노트를 꺼내니 겁이 난다』고 운을 뗀 뒤 금년 작황에 대해 잠깐 피력. ○…중앙기자실에서 노 대통령은 기자들의 질문에 가라앉은 목소리로 그러나 어느 대목에선 목소리를 높여 「믿음과 포용」을 강조. ­김 대표가 회견 후 마산으로 내려갔는데 어떻게 생각하는지. 『마산을 가고 싶으면 갈 수 있고 생각할 것이 있으면 생각할 수 있는 것이지. 거기에 의미를 부여할 것은 아무 것도 없어(기자들을 향해). 조그마한 일을 크게 보는 사람은 어디가 이상한 사람이야. 대한민국이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가. 할일을 산더미같이 쌓여 있다. 언론이 엉뚱한 데 눈을 돌려 안타깝기 짝이 없다』 ­김 대표가 오해를 하고 있는 것인가. 『사람인 이상 이런저런 생각을 할 수 있겠지(잠시 쉬었다가). 언론도 대한민국 언론이 돼야 한다. 지금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이 사람은 세계 어느 나라 지도자보다도 더 큰 그릇으로 포용하고 역사를 담아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런 기본 위에 선다면 못할 게 뭐가 있나. 사람이란 완전할 수는 없어 오해가 생길 수도 있지. 시간이 가면 뭐 이런 것을 가지고 오해를 했나하고 웃는 경우가 많지 않느냐. 그러나 이런 일이 거듭되지 않기를 바란다. 우리 사람들이 성질이 급한데 거기에 불을 붙이면 어떻게 하나(웃으며). 이런 말을 하려고 온 것은 아닌데…(자리에서 일어났다). ­김 대표가 내각제의 포기를 요구하고 있는데. 『그런 사람이 아니야. 생각지도 않는 것을 그렇게 만들면 되나(기자실을 나가면서 목소리를 높였다). ­당무정상화는. 『몸이 불편하던가 하면 그 다음 사람이 할 수 있는 것이지. 내가 몸이 아파 누우면 총리가 대신해야 하는 것이지』 ○…일문일답이 끝나자 기자실을 나온 노 대통령은 계단을 통해 1층에서 2층으로 올라 베란다 앞에서 뭔가 한마디를 하고 싶은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노 대통령은 『언론이나 자연인이나 정치인이나 누구를 막론하고 기본은 믿음을 갖는 것이야』고 독백처럼 말한 뒤 『언론도 자주 이상하다며 의심을 하면 죄를 짓는 것이 되지…』라고 말했다(노 대통령이 믿음에 대해 일반론을 펴고 언론에 대해 의심을 말라고 표현했지만 그것은 분명 YS를 겨냥한 것으로 느껴졌다). 『마산에서 김 대표가 돌아오면 만날 것이냐』는 물음에 노 대통령은 『내 대표이고 우리 당의 대표인데 내가 왜 안 만나겠다』고 반문하면서 『정신이 멀쩡한 사람도 옆에서 이상하다고 하면 이상해지는 법이야. 모두가 정상이야,비정상적인 것은 아무 것도 없어. 부부싸움같이 애교로 봐야지. 모두 심각하게만 생각해서 되나』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뭔가 하고 싶은 말을 한듯 다소 시원한 표정으로 『이곳 식당에 밥 한끼 먹으러 오겠다』며 승용차에 오르려는 순간 한 기자가 『노 대통령은 김 대표를 믿는데 김 대표는 노 대통령을 안 믿는 것 아니냐』고 묻자 『그럴 턱이 있나. 여러분들이 그렇게 생각하는 것뿐이지』라며 집무실로 향했다.
  • 신용카드 해외서 과다사용땐 세무조사

    ◎1회 5천불 넘으면 가족ㆍ기업 내사/묵인하는 카드회사도 제재 국세청 해외에서 신용카드를 이용,지나치게 돈을 많이 쓴 사람들에 대해 세무조사가 실시된다. 18일 국세청에 따르면 최근 해외여행이 활성화하면서 일부 여행객들이 신용카드를 여러개 사용하거나 다른 사람의 것을 빌리는 등의 방법으로 여행경비한도인 5천달러이상을 쓰는 사례가 많아 이들에 대해서는 소득원조사등 철저한 세무조사를 벌이기로 했다. 국세청은 이를 위해 각 신용카드회사로부터 결제사항을 넘겨받아 이를 전산입력,개인별 사용금액을 합산할 예정이다. 이 결과 1회 사용금액이 5천달러를 넘어서거나 불필요한 여행횟수가 잦은 사람에 대해서는 본인 및 가족은 물론 관련기업에 대해서도 세무조사를 벌이기로 했다. 또 남의 카드를 사용했는지를 가리기 위해 출국자료와 카드결제내용을 대조,사용자를 정확히 밝힐 방침이다. 국세청은 이와 함께 일부 카드회사가 고객유지를 위해 경비한도를 초과해 사용하는 것을 묵인해 왔다고 보고 이같은 사실이 드러날 경우 관련 카드회사에 대해서도 세무조사등 강력한 제재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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