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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로스마저 “달러 기축통화시대 끝”

    “미국발 세계경제 위기에 대한 초조감이 다보스를 지배한다.” 23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개막한 세계 정·재계 인사들의 연례 모임인 제38회 다보스포럼(WEF·세계경제포럼) 첫날 화두는 단연 세계경제 위기였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인하 조치는 세계 기축통화 역할을 해온 달러화 위상에 결정적 타격을 줬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국제적 투자 전문가인 조지 소로스는 “현재의 위기는 주택시장 불황에다,60여년 동안 달러에 바탕을 둔 신용팽창의 종말에서 빚어진 것”이라고 경고했다.“이제 세계 각국은 더 이상 달러를 축적하지 않으려 하고 있다.”고도 했다. 그는 “앨런 그린스펀 전 FRB 의장 재임시절 초저금리를 너무 길게 유지했고, 주택시장에 닥친 위험을 무시해 최악의 사태를 몰고 왔다.”면서 “이번 FRB의 금리인하 조치는 너무 늦었다.”고 덧붙였다. 이어 “금융시장 붕괴가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불가피하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전세계 경제의 침체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인도 통상장관의 입에서도 같은 이야기가 나왔다. 카말 나스 장관은 “달러 가치가 더 떨어질 것”이라면서 “그러나 내수에 의존하고 있는 인도 경제는 미국발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위기의 충격을 이겨낼 것”이라고 자신했다. 인도 루피화의 대 달러 가치는 서브프라임 위기 직후인 지난해 3분기 이래 12% 상승했다.세계 최대 산유국 사우디아라비아의 중앙은행인 통화청의 무하마드 알 자세르 부총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달러화 가치가 예컨대 30% 정도 떨어져 사우디의 수출입에 타격을 받으면 통화 재평가를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우디를 포함한 걸프협력협의회(GCC)의 일부 국가는 역내 통화들의 대 달러 가치가 최근 6년간 연속 하락하자 통화를 재평가하는가 하면 달러 고정환율제를 폐기했다.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美, 부실모기지 인수 회사 설립

    미국이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위기에 따른 신용 경색과 경기 침체의 가속화를 막기 위해 부실 모기지 인수 회사 설립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초기 자본금은 100억∼200억달러(약 9조 4870억∼18조 9740억원) 규모이며 새로운 형태의 저리 모기지를 제공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또한 생계가 버거운 저소득 계층을 위해 식권과 주택난방비, 건강보험을 지원할 수 있게 주(州)정부에 대한 재정지원을 늘리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아울러 법인소득세 인하 등 기업에 대한 세제 혜택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미국 의회는 조지 부시 행정부와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경기부양책 논의에 본격 착수했다고 AP통신 등 외신들이 23일(현지시간) 전했다. 경기부양책은 앞으로 수주 내에 나올 전망이다. 부양책 규모는 1450억달러라고 지난주 백악관이 밝힌 바 있다. 풍전등화의 위기에 빠진 미 경제를 구할 ‘소방수’ 역할을 맡고 있는 헨리 폴슨 재무장관은 이날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과 존 뵈너 공화당 하원대표 등 의회 수뇌부들과 긴급 경기부양책에 대해 의견을 조율했다. 폴슨 장관은 다보스포럼 참석도 취소했다.이와 관련, 데이너 페리노 백악관 대변인은 “지금 다양한 대책들을 검토 중”이라며 “부양책은 시의적절하며 정확하게 목표를 갖고 한시적으로 추진돼야 한다.”고 밝혔다. 경제전문가들은 미국의 경기침체가 불가피하며 문제는 지속기간과 강도라는 데 일치된 견해를 보이고 있다고 미 일간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가 전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 경제에 대한 어두운 전망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미 의회 예산국이 올해 연방정부의 재정적자가 경제성장 둔화로 지난해보다 34.4%나 늘어난 2190억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이날 밝혔다. 한편 미국 최대 투자은행인 씨티그룹 회장인 로버트 루빈은 이날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일반인들이 느낄 정도로 경제적 어려움이 퍼지기 전에 연방기금 금리와 재할인율을 0.75%포인트씩 과감하게 내린 것은 시기가 적절했다.”고 평했다.최종찬기자 siinjc@seoul.co.kr
  • 세계경제포럼-세계사회포럼 또 의제 맞불

    다시 의제대결이 시작됐다. 매년 1월말이면 세계화 담론과 반세계화 담론이 ‘지구적 대결장’에서 맞부딪친다. 세계화 진영은 스위스 다보스에 37년째 붙박이 전진기지를 세워 왔고, 반세계화 진영은 전 세계(2005년 브라질 포르투 알레그레,2006 베네수엘라 카라카스·파키스탄 카라치·말리 바마코,2007 케냐 나이로비)를 돌며 다보스와 대결하는 대항캠프를 7년간 꾸려 왔다. 전자는 ‘세계경제포럼’(일명 ‘다보스포럼’)이라 불리며 세계 각국 정상과 장관, 국제기구 수장, 재계 및 금융계 최고 경영자들을 불러 모아 세계경제 발전방안을 논하고, 후자는 이름 없는 생활인들이 ‘세계사회포럼’이란 이름으로 다보스가 상징하는 세계화엔진에 맞불을 놓는다. ●각자 의제 놓고 마주선 두 포럼 올해도 같은 시간 다른 장소에서 두 포럼이 각자의 의제를 놓고 마주섰다. 세계경제포럼은 23일부터 ‘협력을 통한 혁신의 힘’을 의제로 4일간의 일정을 시작했다. 세계사회포럼도 하루 앞선 22일부터 ‘다른 세계는 가능하다.’는 슬로건 하에 전 세계 72여개 국가에서 공동행동에 돌입했다. 두 포럼은 참석자 면면에서 양극단이라 할 만하다.‘2008 세계경제포럼’엔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 후쿠다 야스오 일본 총리,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 시몬 페레스 이스라엘 대통령 등 27개국 정상과 앨 고어 전 미국 부통령 및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로버트 졸릭 세계은행 총재 등이 참석했다. 한국에선 사공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국가경쟁력강화특위 위원장이 다보스를 찾아 신정부 경제정책 방향을 설명한다. 반면 세계사회포럼에 유명인사는 거의 없다. 각 나라에서 살아 가는 평범한 생활인들이 참여자 대부분을 구성한다. 세계화를 반대하는 개개인들이 자기 목소리를 내는 ‘대항 공간’으로 세계사회포럼을 활용하는 측면이 크다.72여개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개최된다는 점에서 규모만큼은 뒤지지 않는다. 2008년 1월 양 포럼은 ‘불투명한 세계경제’란 공통 변수를 만났다. 변수는 동일하되, 변수를 해석하는 관점은 상이하다. 두 포럼의 대결 각이 명확해지는 부분도 이 지점이다. ‘협력을 통한 혁신의 힘’이란 세계경제포럼의 올해 의제는 세계가 당면한 ‘공동의 위기’를 전제로 깔고 있다.▲전 지구를 심한 독감에 걸리게 한 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론(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사태 ▲점점 커지는 식량안보 위협 ▲천정부지로 치솟는 에너지 가격 등 세계경제포럼의 ‘글로벌 리스크 2008’ 보고서 골자는 세계화란 양지에 깃든 불길한 그림자를 드러낸다. 함께 힘을 모으지 않으면 위기는 걷잡을 수 없이 가중될 거란 절박함을 포럼 의제는 함축하고 있다. ●‘다른 세상’은 가능한가 세계사회포럼의 시각은 정반대다. 세계화의 균열은 ‘협력’이란 ‘포장된 언어’ 이면에서부터 파생된다고 본다. 현실 속 세계화는 국가간 ‘협력’보다 자본·군사 강국의 ‘독주’에 기반한다는 판단에서다. 미국의 교토의정서 비준거부와 대 테러 전쟁 확대는 ‘협력적 세계화’의 감춰진 진실이다. 세계사회포럼은 현재의 위기 극복은 세계화 담론이 지배하는 ‘기존 세계’가 아닌 ‘다른 세계’를 통해서만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2008 세계사회포럼’은 예년과 달리 특정 국가에 모여 진행하는 행사 대신 나라별 자체 기획에 따라 치러진다.‘세계사회포럼-1·26 세계행동의 날’ 한국조직위원회 류미경 조직기획팀장은 “해를 거듭하면서 일회성 이벤트보다는 해당 국가의 요구와 문제의식을 반영한 일상화된 포럼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지난해 케냐 나이로비 대회에서 제안돼 합의됐다.”고 설명했다.22일 정오 전 세계 동시다발적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발을 뗀 ‘2008 세계사회포럼’은 26일 ‘전쟁과 신자유주의, 인종주의와 가부장제에 맞선 세계 공동행동’으로 절정을 이룬다. 방글라데시에서는 빈민을 위한 원탁회의가 개최되고, 볼리비아에서는 차별반대 전국 캠페인이 발족되며, 프랑스에서는 이주민 및 이라크전쟁과 관련한 대규모 집회가, 독일에선 공공재 사유화를 반대하는 토론회가 열린다. 국내에선 비정규직 차별과 이주노동자 문제, 빈곤의 여성화와 기후온난화, 장애인 차별 등 14개 의제를 놓고 ‘다른 세상’의 가능성을 토론할 예정이다.33개 단체,1000여명이 참여한다. 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 ‘글로벌 경제위기’ 화두로

    세계 정·재계 엘리트들의 연례모임인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이 23일 전 세계 88개국에서 글로벌 리더 2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스위스 다보스에서 개막됐다. 올해의 공식 주제는 ‘협력적 혁신의 힘’이다. 그러나 올해는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사태에 따른 신용경색을 비롯해 전날인 22일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연방 기금금리 전격 인하 등 글로벌 경제의 불안정성이 화두로 자리잡은 분위기였다. 개막식에 이어 열린 토론회에서는 미 FRB의 긴급 금리인하 조치에 대한 부정적 평가가 대세를 이뤘다.●美FRB 금리인하 부정적평가 대세세계 증권가의 큰손인 조지 소로스는 “현 위기는 주택 붐에 뒤이은 파열일 뿐 아니라 달러화를 바탕으로 한 지난 60년간의 신용 팽창 시대가 끝났음을 뜻한다.”면서 “중앙은행들이 통제력을 잃었다.”고 말했다. 모건 스탠리 아시아 담당 회장인 스티븐 로치 역시 “FRB가 엄청난 유동성을 주입해 또 다른 버블 경제를 낳을 것”이라고 우려했다.조지프 스티글리츠 컬럼비아대 교수도 “현재의 위기는 잘못된 경제관리에 따른 예상 가능한 결과였다.”고 비판했다. 반면 존 스노 전 미 재무장관은 FRB의 행동이 과감한 조치들을 취할 준비가 돼 있음을 보여준다면서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 밖에 브릭스(BRICs)로 일컬어지는 신흥 경제권의 디커플링(탈동조화) 여부, 미국 경제 침체의 원인 및 전망 등을 놓고도 격론이 벌어졌다. ●전용기 등 참석… 탄소유발 빈축한편 세계 갑부들이 제트기와 헬리콥터, 리무진,SUV차량 등을 이용해 포럼 행사장에 도착하면서 온실가스 감축에 모범을 보이지 않는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지구온난화는 세계 경제위기와 더불어 올해 다보스포럼의 주요 의제다. 안드레 슈나이더 세계경제포럼 사무총장은 포럼이 진행되는 5일간 배출되는 탄소량이 6800t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이 수치는 1250대의 승용차 또는 900여 가구가 1년 동안 배출하는 탄소량과 맞먹는다. 이에 따라 주최측은 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고육책을 내놓았다. 친환경 연료를 사용하는 아우디 차량 81대를 의전 차량으로 준비, 취리히 공항에서 행사장까지 무료로 운행한다. 그러나 참가자 2500명 중 몇 명이나 이용할지는 미지수다. 주최측은 150명 정도를 기대하고 있다. 포럼 기간 중 취리히 공항에는 매일 900여 차례의 비행기 이착륙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매시아스 루에프켄스 포럼 대변인은 “행사 중 유발되는 탄소 배출량의 70%는 가뭄과 기근에 시달리는 중국 산시성 북서쪽 지방에 1만 7000개의 태양열 기구를 보내는 것으로 상쇄할 것”이라고 말했다.이순녀 이재연기자 coral@seoul.co.kr
  • 글로벌 경제위기 해법 찾을까

    글로벌 경제위기 해법 찾을까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 부실 사태로 휘청이는 지구촌 경제의 치료책이 나올까.” 미국발 신용경색 위기로 지구촌의 주름이 깊어지고 있는 가운데 23일(이하 현지시간) 글로벌 리더들 2500여명이 스위스 휴양 마을 다보스에 모인다. 27일까지 열리는 이번 다보스포럼에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27개국 정상,113명의 각료 등 세계 88개국 정·재계, 문화계 인사 2500여명이 참석해 사상 최대 규모로 치러진다. 파이낸셜타임스는 21일 ‘협력적 혁신의 힘’(Power of Collaborative Innovation)을 주제로 열리는 이번 포럼에선 미국발 경제 위기로 심화된 글로벌 경제와 정치의 불확실성에 대한 논의가 최대 화두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포럼을 주최한 클라우스 슈밥 세계경제포럼(WEF)회장도 “서브프라임모기지 여파와 에너지생산국으로의 자본 이전, 인플레이션 등 직면한 경제적 도전들이 주요 주제”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주최측은 전 세계가 신용경색과 고유가 등에 맞서 어떻게 글로벌 경제 위기를 타개할 것인지에 대한 일련의 토론회를 마련했다. 제임스 디몬 JP모건 회장, 로이드 블랭크페인 골드만삭스 최고경영자(CEO), 존 테인 메릴린치 CEO 등 서브프라임 사태의 직격탄을 맞은 당사자들과 티모시 가이스너 뉴욕연방준비은행 총재, 크리스토퍼 콕스 증권감독위원장 등 미국 금융 당국 고위 인사들이 참석한다. 유럽에선 장 클로드 트리셰 유럽중앙은행 총재를 비롯해 각국 재무장관들이 참석해 금융시장 경색 등 세계 경제의 현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미국의 경기 침체 등으로 세계 경제의 축이 중동과 아시아권으로 이동하면서 올해 포럼 참석자들간의 권력이동이 두드러진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전했다. 찰스 프린스 전 씨티그룹 CEO, 스티븐 슈워즈먼 블랙스톤그룹 CEO 등 실적이 부진했던 미국 금융계 인사들이 불참을 통보했다. 반면 아시아와 중동의 국부펀드, 중앙은행 인사들은 VIP로 떠올랐다. 최근 메릴린치에 24억달러를 지원하기로 한 쿠웨이트투자공사의 바데르 알 사드 회장과 중국의 국부펀드인 CIC, 두바이의 국부펀드인 DIC 등의 고위 인사가 집중적 관심을 받고 있다. 개막 연설은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이, 폐막 연설은 올해 8개국 정상회담 의장직을 맡은 후쿠다 야스오 일본 총리가 맡는다. 한국에서는 사공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국제경쟁력강화특위 위원장이 당선인 특사 자격으로 참석해 24일 신 정부의 정책 설명회를 가질 계획이다. 로버트 졸릭 세계은행총재, 앙헬 구리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사무총장 등과 연쇄 개별 양자 면담도 예정돼 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최고성장 책임자 겸한 김신배 사장

    최고성장 책임자 겸한 김신배 사장

    골프 핸디 15인 최고경영자(CEO)가 회의석상에서 골프 격언을 인용했다. 신규 사업 참여를 놓고 갑론을박하던 시점에서다.“네버 업(never up), 네버 인(never in)입니다.”골프에서 퍼팅을 할 때 홀컵을 지나칠 정도로 과감하게 치지 않으면 공이 절대로 홀컵에 들어갈 수 없다는 뜻이다. 두말할 것도 없이 ‘참여´로 결론났다. 갈피를 잡지 못하던 회의를 골프 격언 ‘한방’으로 정리해낸 주인공이 바로 SK텔레콤의 김신배(54) 사장이다. 김 사장의 경영 철학은 ‘도전’이다. 골프처럼 도전에는 위험이 따르지만 도전하지 않으면 성공할 가능성은 ‘제로’라는 게 그의 지론이다. 김 사장은 지난 2004년 3월부터 국내 1위 이동통신사를 이끌고 있다. 이 기간은 위험을 무릅쓴 도전의 연속이었다. 안정적인 국내시장에 머물지 않고 해외시장 개척에 팔을 걷은 이유도 이런 맥락이다. 이동통신시장이 기간산업이라는 특성상 해외에선 성공하기 힘들다는 우려섞인 시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중국, 베트남, 미국 등으로 달려갔다. 당장의 수익보단 미래의 달콤한 열매에 관심을 둔 원모심려(遠謀深慮)였다.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지만 성과가 나오고 있다. 지난해엔 중국 차이나유니콤의 2대 주주가 됐다. 미국 시장에 진출한 힐리오도 독자 경영권을 확보했다. 베트남 시장 가입자는 350만명을 넘었다. 국내 성적도 남부럽지 않다.2005년엔 국내 이통사로는 처음으로 매출 10조원을 돌파했다. 성장은 이어졌다.2006년엔 10조 6000억원, 지난해엔 11조원 시대를 열어젖혔다.2006년 9월엔 가입자 2000만명 시대를 열었다. 현재 가입자는 2196만명으로 이동통신 전체 가입자의 50.5%다. 김 사장은 토종 SK맨은 아니다.1978년 삼성물산과 삼성그룹 비서실, 동양그룹 종합조정실 등을 거쳐 1995년 SKT의 전신인 한국이동통신 기획조정실에 입사했다. 무선사업부문 수도권 지사장, 신세기통신 경영지원단장, 전략기획부문장, 정보시스템실장 등 경영전략과 마케팅부문을 두루 거쳤다.2001년 신세기통신 인수 및 합병(M&A)을 비롯한 KT와의 지분 맞교환,2003년 하나로통신의 외자유치 등 SKT의 사운이 걸린 현안들을 깔끔하게 처리했다. 때문에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신임은 토종 SK맨보다 각별하다. 최 회장 측근임을 표시하는 증표이기도 한 다보스포럼 명단에 김 사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올라 있다.22일 스위스 다보스로 출발한다. ‘스피드’는 김 사장의 독특한 업무스타일이다. 보고서도 2장을 넘지 않도록 주문한다.SKT 관계자는 “김 사장은 논의를 통해 신중하게 의사결정을 하지만 한번 결정된 사항에 대해선 단호하고 과감하게 추진한다.”고 말했다. 김 사장이 올해 던진 화두는 ‘성장’과 ‘조정’이다.“최고경영자가 아니라 최고성장책임자(CGO)로 불러 달라.”고 강조한다. 김 사장은 지난해 말부터 CGO를 겸하고 있다. 기존 사업이 아닌 새 사업을 발굴, 성장시키는 역할이다. SKT 내 4개의 독립된 사내회사들을 조정하는 일도 김 사장 몫이다. 김 사장은 “거인의 어깨 위에 선 난쟁이가 더 멀리 본다.”고 강조한다. 팀워크에 의한 시너지효과를 강조한 말이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리커창은

    리커창은

    |베이징 이지운특파원|리커창을 아는 많은 이들은 ‘포스트 후’로 주목받는 그를 ‘조직의 귀재’로 기억한다. 대학생활을 함께했다는 한 인사는 “베이징대 법대 재학시절부터 그는 팀이나 조직을 만들고 관리하는 데 탁월했다.”고 회고했다. 그는 공산주의청년단(共靑團) 서기, 전국청년연합회 부주석, 청년정치학원장 등 다양한 경력을 쌓았다. 홍콩에서 출간된 책자 ‘중공(中共) 제5대’는 그가 논문 장학금이나 원고료를 받으면 동료들과 식사를 하거나 선물을 보내는 것으로 인간관계를 두텁게 했다고 전하고 있다. 그가 ‘리틀 후’라는 별명을 얻은 것은, 후진타오 주석처럼 공청단의 핵심이며 후 주석과 동향인 안후이(安徽)성 출신 등 경력상 유사성 때문만은 아니다. 성품에서도 후 주석과 비슷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성실함이 돋보이며 화를 잘 내지 않는 성격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 탁월한 친화력으로 대인관계가 뛰어나다는 평을 듣는다. 지금까지 대외적으로는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랴오닝성의 대형 재난 때마다 현장에 나타나 진두지휘하기도 했다.9월초 다롄(大連)에서 열린 ‘서머 다보스포럼’은 세계로 하여금 그를 새삼 주목하게 했다. 올 들어 랴오닝성의 경제성장률을 13년만에 최고치로 끌어 올린 성과와 단일 외자유치 규모로는 최고인 인텔 반도체공장의 다롄 유치가 더욱 빛났다.‘동북진흥’과 국유기업 개혁에 별 성과가 없지 않으냐는 한때의 비판을 확실히 잠재우는 계기가 됐다. 1998년 43세의 나이로 허난(河南) 성장 대리 겸 부서기로 임명돼 최연소 성장에 올랐다. 동시에 첫 박사학위 보유 성장을 기록하면서 ‘학구파 영도자’로 각인됐다. 지도자로서 공업과 농업을 모두 경험하고 지방을 거쳤다는 점은 강점이지만, 중앙부처 근무 경험이 없는 게 단점으로 꼽힌다. 또 허난성에 근무하면서 낙후한 경제를 끌어올린 성과도 있었으나 탄광 매몰사고나 화재, 에이즈촌 논란 등 갖가지 사회문제의 중심에 있었다는 점은 개인 경력에 아쉬움으로 남는다. jj@seoul.co.kr
  • [최재천 인간견문록] 기후변화를 대선의 어젠다로

    [최재천 인간견문록] 기후변화를 대선의 어젠다로

    추석 연휴 동안 고향에 다녀오면서 누구나 한 번쯤은 보았을 것이다. 논 여기저기 맥없이 쓰러져 한쪽으로 누워버린 벼들을 말이다. 장마철인 여름이 지난 다음 오히려 더 심하게 쏟아 붓는 게릴라성 집중호우와 날이 갈수록 더욱 포악해지는 태풍의 영향으로 이맘때면 거의 예외 없이 벼들이 드러눕는다. 낟알이 젖어 썩기 전에 일으켜 세우고 싶지만 일손이 없어 농민들은 그저 하릴없이 바라만 보고 있다. 도대체 언제부터 이런 일이 생기기 시작한 것일까? 나는 어려서 가을에 벼가 쓰러지는 걸 본 기억이 별로 없다. 내 기억이 틀렸을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벼들이 이처럼 힘없이 쓰러지기 시작한 것은 그리 오래 전 일이 아닌 듯싶다. 나는 그 원인 중의 하나가 벼들의 가분수화라고 보고 있다. 벼의 수확량을 늘리기 위해 우리는 그동안 엄청나게 많은 연구를 해왔다. 그 결과 지금 우리가 기르고 있는 벼들은 몸은 가냘프되 이삭만 잔뜩 커진 기형적인 모습을 갖추고 있다. 병적으로 깡마른 몸매에 젖가슴만 거대한 요사이 우리 사회의 젊은 여인들처럼 말이다. 자연생태계에서 저절로 벌어지는 자연선택이 아니라 우리 인간이 계획적으로 수행한 인위선택 덕택에 우리 주변에는 이 같은 기형적인 생물들이 적지 않다. 닭이 대표적인 생물이다. 도대체 무슨 새가 하루에 한번씩 번식을 한단 말인가? 지금 우리가 기르고 있는 닭들은 오랜 인위선택 과정을 통하여 그저 알만 많이 낳도록 제조해낸 지극히 비자연적인 괴물들이다. 젖소는 또 어떠한가. 젖먹이동물의 암컷이란 모름지기 새끼를 낳은 다음 그 새끼가 젖을 빨아줘야 그 자극에 의해 호르몬이 분비되고 그에 따라 젖을 생산하게 되어 있다. 하지만 지금 우리가 기르는 젖소들은 새끼를 낳았건 않았건 상관없이 젖 짜는 기계가 젖꼭지를 주무르기만 하면 줄줄 젖을 쏟아낸다. 젖소도 닭처럼 인간이라는 신이 창조해낸 인위선택의 괴물이다. 나는 벼 쓰러짐을 방지할 수 있는 아주 간단한 방책을 알고 있다. 실제로 얼마나 효율적일지 확신할 수는 없지만 나는 오래 전부터 주변 사람들에게 이 아이디어를 여러 번 얘기해줬다. 아직 아무도 실행에 옮겼다는 얘기를 들은 적은 없다. 특허라도 내야 사람들이 심각하게 고려할까 싶어 특허신청을 생각해보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이런 것에도 특허를 주는지도 잘 모르겠고 만일 특허를 받는다면 농민들이 애꿎게 번번이 돈을 내야 할 것 아닌가 싶어 여기 만천하에 다시 한번 공개하련다. 기왕에 가분수가 돼버린 벼지만 쓰러지지 않게 하면 되는 게 아닌가? 모내기를 할 때 우리는 줄을 맞추기 위해 끈들을 논 길이대로 친다. 나는 모내기를 마친 후에도 그 줄들을 치우지 말자고 권하는 것이다. 그보다 한 술 더 떠 아예 줄을 격자로 그리고 필요하다면 이층 삼층으로 쳐 두자는 것이다. 그러면 벼들은 알아서 그 줄들 사이로 클 것이고 가을에 큰 바람이 불어도 그 줄들이 벼들을 붙들어 줄 것이다. 설마 이렇게 간단한 아이디어가 연례행사처럼 겪는 재앙을 막아줄까 의심스럽기도 하겠지만 나는 한번쯤 시도해 볼 만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내가 지금 제안한 이런 아이디어는 그저 임기응변에 지나지 않는다. 벼가 쓰러지는 더 큰 원인은 바로 기후변화에 있다. 다보스포럼에 모이는 세계 경제와 정치 지도자들은 3년 연속 기후변화를 주의제로 선정한 바 있다. 독일의 메르켈 총리가 할 일이 없어 기후변화 문제에 집착하는 줄 아는가. 그런데 어찌 된 영문인지 기후변화가 우리나라에서는 대선 어젠다에 끼지도 못하고 있다. 경제지수를 조금 살려 놓아본들 기후변화의 거대한 영향 앞에서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걸 국민도 알아야 하고 대선 후보들도 알아야 한다. 이화여대 에코과학부 석좌교수
  • [데스크시각] 동북아시대는 왔건만…/박정현 기획탐사부장

    한국과 한국인을 비꼬는 외국인의 책은 여러 권 나왔지만,‘한국 쾌담’은 유독 눈길을 끈다. 저자 쿵칭둥(孔慶東·43) 베이징대 교수가 공자의 73대 직계손자라는 점도 작용했을 테지만 그보다는 그의 충고가 요즘 시대 상황과 맞아떨어졌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서울에서 교환교수로 근무했던 그가 저서에서 “한국에 처음 오는 중국인에게 중국인이 전해주는 첫번째 충고가 한국인의 약속을 믿지 말라는 것”이라고 했다. 중국인에 대한 조언이자 한국에 보내는 그의 거리낌 없는 쾌담은 최근 동북아 상황을 빗댄 것처럼 느껴진다. 동북아시대 구상은 참여정부가 선점한 아이템이다. 노무현 정부는 동북아시대의 도래를 예견하고, 대통령직인수위 시절부터 일찌감치 준비해왔다. 아이디어는 한국에서 출발했지만 정작 동북아시대는 엉뚱한 중국 다롄에서 시작되는 듯하다. 다롄에서는 지난주 세계경제포럼이 열렸다.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던 다보스 포럼의 첫 해외 진출지라는 상징성이 한몫을 하면서 다롄은 세계적인 관심을 끌었다.‘두바이의 기적’을 일으킨 셰이크 무하마드 알막툼 UAE 총리의 참석은 ‘다롄의 기적’이란 은근한 연상작용도 불러왔다. 세계경제포럼은 왜 세계의 많은 나라 가운데 중국을, 중국의 도시 가운데서도 다롄에 주목했을까. 다보스 포럼의 창설자인 클라우스 슈밥 박사는 “세계 경제의 권력 방정식에 변화가 생기고 있고, 세계무대에서 커가는 중국의 영향력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세계의 중심이 서에서 동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표현도 곁들였다. 슈밥 박사의 발언은 한마디로 세계 경제의 미래가 중국이고, 그 중에서도 다롄이 중앙이라는 얘기다. 원자바오 중국 총리는 다롄에서 “하계 다보스포럼이 다롄에서 열린 이유 중의 하나는 환경이 좋기 때문”이라면서 “1000여명의 외국 손님들은 현지 기업 방문뿐 아니라 구름 한 점 없는 푸른 하늘도 즐길 수 있다.”고 한껏 자랑을 늘어놨다. 90개 나라에서 무려 1700여명이 참가했지만, 한국의 참가자는 열손가락을 채우지 못했다고 한다. 포럼의 키워드가 ‘새로운 챔피언들’(New Champions)이건만 한국의 챔피언 기업은 손에 꼽을 정도였다. 차세대 챔피언 도시로 미국의 휴스턴, 프랑스 파리, 중국의 시안·선전·칭다오,UAE의 두바이가 거론됐으나 한국 도시는 없다. 우리는 동북아 구상을 내놓았지만 다른 나라의 관심은 거의 모으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구상은 좋았으나 실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탓이다. 대통령직인수위 시절부터 동북아 구상은 삐걱거렸고 혼선을 빚었던 참여정부 인수위 취재 시절의 기억이 생생하다. 물류·금융·제조업 가운데 어떤 산업을 유치하느냐를 놓고 정부와 인수위·학계는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면서 주도권 다툼을 벌였다. 동북아 구상은 대통령 자문기구인 ‘동북아경제중심추진위원회’ 발족으로 이어졌지만, 동북아 중심국가란 용어는 주변국의 반발에 부딪혔다. 간판은 1년여만에 슬그머니 동북아시대위원회로 바뀌었다. 동북아시대위 비서관을 지낸 정태인 성공회대 교수는 “처음에는 동북아 국가간 연대에 무게중심을 뒀다. 하지만 물류허브(중심), 금융허브 등 경쟁·성장정책이 끼어들면서 ‘동북아 중심국가’로 변해갔다.”고 회고했다. 행담도 파문을 거치면서 금융·물류는 국민경제자문회로 넘어갔고, 동북아시대위는 외교·안보분야에만 집중하고 있다. 다롄의 부상이 ‘빛을 감추고 어둠을 기른다.’는 도광양회(韜光養晦) 전략에서 나왔다면, 우리의 동북아 구상은 말만 앞세운 허장성세(虛張聲勢)에 가깝다. 동북아시대는 왔건만, 우리는 동북아의 중심에서 벗어나 있다. 한국인의 말을 너무 믿지 말라는 공자 후손의 충고가 새삼스러운 이유다. 박정현 기획탐사부장 jhpark@seoul.co.kr
  • [오늘의 눈] 다롄시와 도시경쟁력/이지운 베이징 특파원

    “온 도시를 물걸레로 닦다시피 했다.”다롄(大連)시는 휘황찬란했다. 가을 햇살 아래 드러난 항구도시 곳곳은, 깨끗하기로 소문난 도쿄시의 거리와 견주어도 손을 들어줄 만했다. 지난 6일부터 8일까지 열렸던 서머 다보스포럼의 성공 개최를 위해 다롄시가 ‘사활’을 걸었다는 말이 그저 빈 말이 아님을 실감케 하는 모습이었다. 다롄은 전 세계 1700여명의 각급 CEO와 전문가 등이 몰려든 대형 이벤트를 무사히 마무리함으로써 ‘소프트웨어’ 측면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 첫여름 세계경제포럼에 집중된 세계의 이목 앞에 업그레이드된 스스로의 모습을 각인시킨 것이다. 앞서 미국 인텔사의 첫 해외 공장 유치에도 성공한 다롄은, 이제 인구 600만명, 1만 2000㎢ 면적의 ‘2급 도시’를 벗어나 국제도시로 거듭날 기반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다롄이 성장했다.’는 평가는 그저 이같은 외형적 성과에서 비롯된 것만은 아니다. 십수년전부터 다져진 ‘인프라’에 높은 평점이 매겨져온 덕이 크다. 현 상무부장 보시라이(薄熙來)는 1993년 다롄시장 재임때부터 ‘도시 브랜드’ 구축을 시도했다. 홍보를 통한 외자 유치, 관광진흥에서 다롄의 현대화를 시작했다. 공장단지와 쓰레기장은 공원으로, 야산은 삼림동물원으로, 어촌은 골프장으로 바뀌어 갔다.“행정 분야의 경쟁력도 다른 어떤 도시에 뒤지지 않을 것”이라고 한 다롄시의 한 중견 공무원은 “이때부터 지독하게 훈련받았다.”고 혀를 내두르기도 했다. 과열과 부작용을 낳고 있긴 하지만, 중국의 도시간 경쟁은 상상을 넘어선다. 그 가운데 도시가 성장하고 있고, 다롄도 그렇게 진화해 왔다. 이는 동시에 국가 경쟁력을 추동하고 있다. 이쯤해서 한국도시는 지금 어떤 속도로 진화하고 있는지 자문하지 않을 수 없다. 얼마전 베이징을 방문,“이제는 국가경쟁력 시대를 넘어 ‘도시 경쟁력’이 중요해진 때가 됐다.”던 오세훈 서울시장의 말이 새삼스러워진다. 이지운 베이징 특파원 jj@seoul.co.kr
  • 中 다롄 ‘여름 세계경제포럼’ 첫째날

    中 다롄 ‘여름 세계경제포럼’ 첫째날

    |다롄(大連) 이지운특파원| “글로벌화 확산에 따른 위기관리 시스템을 찾아내는 데 집중해야 한다.” 6일 중국 다롄 국제전람관에서 개막된 제1회 서머 다보스포럼. 참석자들은 “글로벌화의 진전은 전 세계가 일시적으로 충격을 받을 수 있는 위험에 함께 노출된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런 위험을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찾아내는 데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글로벌화는 불가피” 개막 세션인 ‘세계경제전망’에 참석한 토론자들은 세계경제가 꾸준한 성장세를 보일 것이지만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부동산담보대출) 사태처럼 전세계 경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돌발 변수가 더 빈번하게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참석자들은 글로벌화 추세가 전 영역에 걸쳐 전방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인도 모저배어사의 디파크 퓨리 대표 등은 “젊은 기업들은 아웃소싱 등 보다 심도있는 글로벌화를 통해 새로운 영역에 도전해야 하고 이때 기회가 찾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경제포럼의 자체보고서는 “글로벌 전략은 단순히 새로운 해외시장을 찾는 것이 아니라 적절한 가격·질을 유지해줄 수 있는 아웃소싱 루트와 공급자를 찾아내는 일”이라면서 “글로벌화는 기업의 위험성을 낮추고 비용을 줄이는 방법으로서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중국서 성공비결은 현지문화 동화·인내심” 중국에 대해서는 ‘시장에서 비켜나지 않고 있는’ 중국 정부에 대한 비판이 제기됐다. 토론에서는 “기업들이 중국에서 직면하고 있는 가장 큰 위험은 불안정한 정책 환경이며, 지속적인 개혁에도 불구하고 중국 정부는 여전히 중국 경제의 가장 크고 영향력 있는 주체로 남아 있다.”는 점이 지적됐다. 정부 정책이 중국기업의 비즈니스 결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는 것이다. 이에 원자바오(溫家寶) 총리는 이날 환영행사에서 “중국은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게 법·제도를 고쳐나갈 것이며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세계경제 발전을 끌고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어떤 분야를 막론하고 중국에서 성공할 수 있는 가장 큰 비결로는 현지 문화와의 동화, 인내심이 꼽혔다. 심지어는 “실패를 잘 감당하는 것도 하나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중국 시장은 특수성이나 미비한 법 제도 때문에 위험성이 높지만, 그만큼 잠재적 보상도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얘기다. ●“보호주의가 발전의 걸림돌” 포럼에서는 “세계 경제 발전의 최대 걸림돌은 보호주의와 국수주의”라는 문제의식도 제기됐다. 크리스틴 포브스 미 MIT 경영대학원(슬로안스쿨) 교수는 “세계 경제가 부딪친 가장 큰 문제는 점증하는 보호주의와 국수주의”라고 지적했다. 이에 포럼에 멘토(조언자)로 참석한 사무엘 디피아자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회장은 “보호주의의 타개 방법을 찾아내는 게 젊은 차세대 지도자들에게 주어진 숙제”라고 강조했다. 이번 포럼에는 인도의 IT 관련 CEO만 80여명이 참석, 단일 국가에서 가장 많은 인원이 참여한 것으로 집계됐다. jj@seoul.co.kr
  • 中다롄서 오늘부터 ‘여름 세계경제 포럼’

    |다롄(大連) 이지운특파원|지구촌의 차세대 재계 지도자들이 중국 다롄(大連)에 모였다.6∼8일 중국 북부 항구도시에서 열리는 ‘여름철 세계경제포럼(WEF)’의 참석을 위해서다. ‘서머 다보스 포럼(Summer Davos Forum)’으로 불리는 이번 포럼에는 90개 나라에서 1700여명의 젊은 경영자들이 몰려 들었다. 서머 다보스 포럼은 이번이 처음이며 앞으로 해마다 중국에서 열리게 된다. 개최국인 중국에서는 원자바오(溫家寶) 총리와 차세대 리더로 꼽히는 리커창(李克强) 랴오닝(遼寧)성장 등이 참석한다. 고촉동 전 싱가포르 총리 등 세계 정·재계의 인사들도 참석자 명단에 들어 있다. 한국에서는 SK E&S의 최재원 부회장과 권성문 KTB 대표, 이재웅 다음커뮤티케이션 대표, 강덕수 STX 회장, 조현상 효성 전무, 조동성 서울대 교수 등이 토론에 나선다. 이번 포럼은 ‘새로운 리더(New Champion)’를 키워드로, 세계의 경영 환경 변화와 젊은 리더들의 활동 공간 및 역할 등을 논의하게 된다.‘새 리더의 새 도전’ 등이 주요 주제다. 또 ‘중국 자본시장의 조망’ ‘제조업을 넘어선 중국의 신경제’ 등을 주제로 한 토론도 진행된다. 무엇보다 이번 포럼은 신(新)·구(舊)의 조화를 추구했다. 매년 겨울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려온 다보스 포럼은 세계 1000대 기업이 대상이었다. 반면 서머 다보스 포럼은 매출 5000억달러 이내의 신흥기업가와 신흥공업국의 리더, 신기술개발자 등을 초청했다. 그러면서도 인텔의 크레이그 바렛 회장 등 기존 글로벌 그룹의 CEO를 멘토(mentor·조언자)로 선정, 초청함으로써 세계 경제계의 신구 리더들을 한 자리에 아울렀다. 세계경제포럼 창설자인 클라우드 슈밥 다보스포럼 회장은 “여름철 포럼 창설은 다보스포럼 정상회의를 보완하기 위한 것”이라며 개최 의의를 밝혔다. 슈밥 회장은 “세계의 중심은 서쪽에서 동쪽으로 옮겨가고 있다.”면서 “서머 다보스는 세계 경제의 ‘권력 방정식’의 변화와 점증하는 중국의 영향력을 반영해 중국에서 열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샤더런(夏德仁·52) 다롄 시장은 “이번 회의는 세계 경제 중심부로 진입한 다롄의 입지를 보여 준다.”면서 “도시 브랜드 가치가 올라간 데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jj@seoul.co.kr
  • [오늘의 눈] 오얏나무와 조석래 회장/최용규 산업부 차장

    #장면 1> 7월23일 제주 신라호텔 기자간담회장. 한 기자가 물었다.“이번 대통령선거에서 정치자금을 낼 용의가 있습니까?” 조석래 전국경제인연합회장이 답했다.“왜 이런 질문을 자꾸 하는지 모르겠어요. 안 줘요. 언제는 주고 싶어서 줬나.” 과거 재계는 정치자금이란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하지만 조 회장의 말대로 달라고 해서 준, 타의적 성격도 적지 않았다. 욕 먹을 짓이었지만 이해되는 측면도 없지 않았다. #장면 2> 7월25일 같은 호텔에서 한 특별강연. 조 회장이 무대에 올랐다.300여명의 최고경영자(CEO)들을 대상으로 강연을 펼쳤다.“다음은 경제대통령이 돼야 한다.”,“시장경제를 잘 알고 경제 제일주의를 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는 말을 했다. 여기서 멈췄으면 그나마 괜찮을 뻔했다. 그러나 더 나갔다. 외국인의 말이라며 속에 담은 얘기를 꺼냈다.“무균(無菌)인 사람이 어디 있느냐.(한나라당의 검증을)졸업할 때가 됐다.”고 했다. 미묘한 시기에 민감한 말을 한 셈이다. 조 회장의 친동생인 조양래 한국타이어 회장 아들과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 후보의 딸은 2001년 결혼했다. 조 회장은 본심이 아니었는지는 모르지만 결과적으로 사돈에게 유리할 수 있는 오해를 살 만한 말을 한 것이다.‘오얏나무 아래에서는 갓끈을 고쳐 매지 말라.’는 옛말을 잊은 것일까. #장면 3> 7월24일 신라호텔 프레스룸. 한 중년 여성이 잡지사 발행인 겸 사장 명함을 주면서 말을 걸어왔다. 그래서 “포럼이 어떻습니까.”라고 물어봤다.“실망했어요.”라는 답이 돌아왔다. 눈 씻고 찾아봐도 재계를 대표할 만한 사람이 없다는 말을 덧붙였다. 어떤 총수는 매년 초 스위스 다보스포럼을 위해 날아가지만 제주포럼에는 눈길을 주지 않는다. 조 회장은 정치색이 있는 신중하지 않은 발언을 하기보다는 포럼을 어떻게 하면 잘 키울 수 있을까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 최용규 산업부 차장 ykchoi@seoul.co.kr
  • 차베스식 ‘환란 치유법’ 한국 신자유주의에 대안?

    ‘차베스=대안’이란 등식이 최근 한국 진보진영의 뚜렷한 움직임으로 가시화되고 있다. 베네수엘라와 대통령 차베스. 오는 6일부터 3일간 서울 덕성여대에서 열리는 ‘한국사회포럼2007’에서 가장 빈번하게 등장하는 공통어다. 포럼에선 ‘베네수엘라:차베스 정부의 식량주권 입법화 과정’ ‘베네수엘라의 개혁과 혁명’ 등을 주제로 한 토론이 진행된다.‘범미주자유무역지대(FTAA)’에 대한 견제를 목표로 베네수엘라가 주도하고 있는 ‘미주대륙볼리바르대안(ALBA)’에 대한 탐구작업도 벌인다. ‘민중의 호민관 차베스’(당대) ‘베네수엘라, 혁명의 역사를 다시 쓰다’(시대의창) 등 차베스를 주인공으로 한 책들도 여럿 출간돼 있다.‘차베스 미국과 맞장뜨다’(시대의창)는 최근 5쇄를 찍었다. 인터넷에선 ‘한국 사회의 개혁, 그리고 차베스’란 만화도 인기를 모으고 있고, 긍정적이건 부정적이건 국제뉴스도 넘쳐난다.‘차베스 미국과’의 저자 임승수씨는 “신자유주의가 강요하는 그늘에서 대안을 꿈꾸는 사람들이 베네수엘라를 사유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말한다. 이런 ‘차베스 열풍’엔 몇 가지 요인이 겹쳐 있다.▲사회주의권 붕괴 이후 뚜렷한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는 진보진영의 고민 ▲한·미 FTA 타결로 커진 미국식 경제모델의 부작용에 대한 우려 ▲지지층 이탈로 이어지는 노무현 대통령식 참여민주주의의 실체 등…. 차베스에 대한 한국 진보진영의 지적탐구는 이런 갑갑함을 뚫기 위한 자구책 성격이 짙다. 최근 차베스와 베네수엘라를 가장 적극적으로 주목하는 쪽은 ‘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원장 손석춘, 이하 새사연)이다. 인터넷 정책토론공간인 ‘이스트플랫폼’엔 아예 ‘차베스 모델’이란 코너까지 만들어 지속적 토론을 유도하고 있다. 김병권 새사연 연구센터장은 “현재 한국에서 가장 절박한 문제는 신자유주의에 대안을 제시하는 국민적 동의나 운동이 일어날 수 있는가 하는 점”이라면서 “이 문제의식에 가장 훌륭한 시사점을 던져줄 수 있는 나라가 베네수엘라”라고 밝혔다. 한국보다 10여년 먼저 ‘IMF 처방전’을 받은 베네수엘라는 사회양극화 심화 등 세계화의 필연적 부작용을 한국과는 정반대 방법으로 치유하는 데 성공했다는 것이다. 베네수엘라의 49%에 이르는 빈곤층이 차베스 집권 이후 34%로 줄어들었다는 사실이 차베스를 적극적으로 평가하는 우선적 근거다. 한국사회포럼 조직위원회 민경우 사무국장은 “베네수엘라와 차베스 대통령이 한국 현실의 대안인지는 확실치 않지만 베네수엘라에서 한·미 FTA와 위기에 처한 농업의 대안을 찾는 것은 유의미한 작업”이라고 말했다. 민 사무국장의 지적처럼 차베스와 베네수엘라가 한국의 대안이 될지는 미지수다. 한국과 베네수엘라의 정치경제적 상황에 적지 않은 차이가 있을 뿐 아니라, 베네수엘라 모델 자체가 완성형이 아니라 변화무쌍한 현재진행형인 까닭이다. 차베스에 대한 평가도 양갈래로 나뉜다.‘희대의 혁명가’란 평가에 ‘포퓰리스트’와 ‘독재자’란 꼬리표가 동시에 따라다닌다. 현재 차베스는 주민자치위원회와 통합사회당이란 대중정당 건설을 통해 자신을 통제할 수 있는 권력을 국민에게 부여하는 정치실험을 진행중이다. 실험이 실패할 경우 차베스 한 사람의 리더십에 의존하고 있는 베네수엘라가 독재국가로 전락할 개연성도 배제할 수 없다. 차베스는 과연 한국 자본주의의 병폐를 치유할 대안적 상상력을 제공할 수 있을까. 한국 진보진영은 차베스에게 끊임없이 묻고 있다. 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한국사회포럼은 어떤 곳 올해로 6회째를 맞는 한국사회포럼이 변신을 꾀한다. 단체 활동가 중심의 ‘전문가 포럼’에서 수천명이 모이는 ‘대중포럼’ 형태로 전환한다. 이 같은 변화는 2007년 한국사회가 당면한 현안들에 대한 진보진영의 대응 전략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오는 6일부터 9일까지 열리는 ‘한국사회포럼2007’은 세계화진영의 전초기지인 다보스포럼의 대항마로 전 세계 반신자유주의 운동가들이 개최하는 세계사회포럼의 한국판이다. 노동, 평화, 여성, 민주화, 이주노동 등의 이슈를 중심으로 고민하고 대안을 모색하는 진보적 시민사회단체 및 학계 최대의 토론마당이다. 올해 포럼의 중심 주제는 현 시기 한국사회가 직면한 굵직굵직한 현안 중심으로 짜였다. 포럼 조직위원회가 특히 역점을 두고 있는 부분은 ‘한·미 FTA 저항 국제민중포럼’과 ‘식량주권 대토론회’. 민경우 조직위 사무국장은 “지금까지 한·미 FTA에 관한 대응은 저지싸움이 중심이었다면 이젠 FTA의 대안을 이야기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이 크다.”면서 “농업 부문에서도 농민들이 ‘전업농업’이 아닌 ‘국민농업’이란 대안을 적극적으로 제시하려 한다.”고 말했다. 대중포럼으로의 전환도 이런 고민의 소산이다. 민 사무국장은 “사안이 중할수록 소수 활동가가 아닌 대중의 문제의식으로 확산시킬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몇몇 사람이 아닌 다수의 광범위한 문제의식이 결집돼야 대사회적 대응이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이밖에 ‘87년 항쟁 20년, 민주화의 역설:민주주의의 위기와 사회운동’,‘외환위기 10년, 그 야만의 시대’ 등의 비판적 토론도 예정돼 있다. 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 [경제현장 읽기] 저농약 농산물 ‘친환경’ 눈속임?

    [경제현장 읽기] 저농약 농산물 ‘친환경’ 눈속임?

    “할인매장에서 ‘친환경 인증’마크가 붙은 사과와 배를 구입했는데, 포장지 한 쪽에 농약·화학비료 사용량을 줄인 ‘저농약 농산물’이란 설명이 있더군요. 왠지 속았다는 느낌이 들었어요.”(주부 김모씨) 친환경 농산물 생산이 늘고 있지만 실속은 알차지 못하다. 농약을 적게 치는 ‘저농약’ 농산물의 비중이 점차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 농약 치는 ‘저농약’이 친환경 인증 3분의 2 17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발표한 ‘국내외 친환경농산물 생산실태 및 시장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2010년에는 전체 농산물의 10%가 친환경농산물로 채워질 것으로 예측됐다. 현재는 4% 수준으로 ‘틈새시장’ 성격에 머물고 있다. 지난해 1조 3106억원이던 친환경농산물 시장 규모는 올해 1조 6651억원에 이를 전망이다.2010년 3조 1974억원,2020년 8조 8633억원 등으로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속을 들여다 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친환경농산물에는 유기농산물, 무농약농산물, 저농약농산물의 세가지가 있다. 유기농산물은 농약이나 화학비료를 일체 쓰지 않는 것, 무농약농산물은 농약을 쓰지 않지만 화학비료는 일부 쓴 것, 저농약농산물은 농약과 화학비료를 일부 쓴 것이다. 전체 친환경 농산물 가운데 ‘저농약’ 농산물 인증이 63.1%나 된다. 특히 과실류의 경우는 95.1%에 이른다. 유기농, 무농약 농업이 힘들다 보니 같은 친환경인증을 받을 수 있는 저농약 농산물 재배가 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농림부에 따르면 친환경농산물 인증에서 유기농산물 인증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0년 18.4%에서 지난해 8.4로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저농약 농산물은 37.2%에서 63.1%로 증가했다.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이 발표한 환경지속성지수(ESI,2005년)에서 우리나라 농약 사용량은 146개국 중 4위, 비료 사용량은 9위로 최다사용국에 속했다. ● 수입 유기가공농산물, 국내 인증 절차 없어 ‘허점’ 게다가 ‘수입산’ 유기농산물 인증도 늘고 있다. 특히 수입 유기가공식품의 경우 국내의 인증 절차 없이 수출국의 인증서만으로도 유기농산품으로 인정받는다. 농림부 관계자는 “국내 인증 절차가 없다 보니 수입 업체가 유기농산물이 아닌데도 유기농 표시를 붙인 채 속여 팔 수 있는 여지를 제공하는 셈”이라면서 “적절한 규제와 처벌 조항이 없어 업체 자율에 맡기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농촌경제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수입된 유기가공식품 물량은 국내 유기가공품 인증 물량의 10.4배에 이른다.2001년 746t,181만 달러(17억원)에 불과하던 유기가공품 수입은 지난해 1만 1469t,2664만 달러(253억원)로 5년새 15.4배나 폭증했다. 아울러 수입 유기농 인증 면적도 2003년 2327㏊에서 지난해 4만 9374㏊로 21.2배나 급증하며 국내 친환경농산물 인증면적의 65.8%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중국산이 57.3%를 차지한다. ● 농림부,“2010년 ‘저농약 인증’ 제외” 전문가들은 친환경 인증에서 저농약을 제외해야 유기 농산물이 차별화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소비자들을 헷갈리게 만드는 우수농산물인증(GAP)과의 차별성도 부각시켜야 한다고 조언한다.GAP은 농산물 자체가 아니라 ‘작업’상의 농약 등 위해요소 관리 체계이다. 게다가 친환경 인증 농가의 40% 정도가 GAP 중복인증을 받는 등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조백희 농림부 친환경농업정책과 사무관은 “2010년부터 친환경농산물 인증종류를 유기농산물과 무농약 2종류로 축소하고, 허위광고 처벌도 강화할 방침”이라면서 “2013년까지 농약, 화학비료 사용량을 40% 줄일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정부가 밝히는 FTA가 손실이 아닌 몇가지 이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타결됐지만 반대 시위는 끊이지 않고 있다. 협상 결과를 검증하고 평가하는 작업도 계속되고 있다. 반대론자들은 “정부가 FTA 효과를 과대평가, 국민들을 호도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특히 참여정부가 주목한 양극화 문제가 악화되고 농촌사회는 붕괴될 것이라는 시각이다. 하지만 정부와 민간경제연구소들은 FTA의 부정적 측면만 부각됐다고 지적했다. 1. ‘준비된 개방’… IMF땐 강제개방 정부 관계자는 8일 “한·미 FTA 반대론자의 기본적 인식은 반미(反美)에서 출발한다.”고 일축했다. 이 관계자는 “반대론자들은 경쟁을 바탕으로 한 미국식 경제시스템이 도입되면 ‘부익부 빈익빈’이 확산되고 미국내 글로벌 기업들만 혜택을 볼 것으로 주장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러한 시각은 외환위기 이후의 중산층 몰락 등 부작용을 밑바탕에 깐 것으로 구체적이지 못하다고 반박했다. 삼성경제연구소도 ‘한·미 FTA 반대론의 허와 실’이라는 보고서에서 “외환위기가 ‘준비되지 않은 개방’이었다면 이번 한·미 FTA는 산업구조 고도화와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능동적 개방’이며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세계화나 개방이 양극화의 원인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세계화를 추진한 개도국은 2002년 기준으로 1인당 소득증가율이 5%이지만 세계화가 지연된 개도국은 1% 감소했다는 것. 2. UR뒤 한우값 2배·생산 50%↑ 농업의 피해는 확실시된다. 미국도 지난해 다보스포럼에서 미국의 FTA협상 기준이 ‘농업’이라고까지 말했다. 하지만 그 피해가 농촌사회를 붕괴시키는 수준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권오규 경제부총리는 지난 5일 “농업의 관세철폐 기간이 대부분 10년 이상이어서 피해액이 당초 10년을 전제로 한 1조 2000억∼1조 8000억원보다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우루과이라운드(UR) 협상이 타결됐을 때 축산농가는 도산하고 농촌은 붕괴될 것이라는 목소리가 높았다. 그러나 1993년 ㎏당 7395원 하던 쇠고기 가격은 2005년에 1만 8637원으로 2배 이상 올랐다. 한우 생산량은 품질 고급화에 힘입어 같은 기간 99만t에서 152만t으로 증가했다. 돼지고기도 ㎏당 2269원에서 7444원으로 뛰었다. 물론 1992년부터 2006년까지 농촌에 130조원이 넘는 예산이 투입됐지만 도·농간 소득격차는 더욱 벌어졌다. 도시가구소득 대비 농가소득의 비율은 95년 0.95에서 2005년 0.78로 악화됐다. 하지만 개방 때문이 아니라 예산 지원이 농업의 구조적 개선보다 시혜성 사업에만 치우친 정부 정책의 실패 때문이었다. 3. 고관세 의류 비중높아 수출2억弗↑ 단기적으로 경쟁력이 떨어지는 기업은 시장에서 퇴출하고 실업도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 대미 수출도 2004년 미국의 평균 관세율 4.9%와 한국 11.9% 등을 감안하면 혜택이 크지 않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특히 대미 섬유수출의 핵심인 의류가 세계 시장가격보다 1.8배 높은 상황에서 미국의 섬유 관세율 10%가 5년 내에 철폐돼도 가격경쟁력에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그럼에도 섬유산업협회는 스웨터 등 관세가 15%가 넘는 품목의 대미수출 비중이 13%나 돼 당장 이 부문에서만 2억달러 수출증대 효과가 있다고 분석했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신연숙 대기자의 금요 초대석] 문국현 유한킴벌리 사장

    [신연숙 대기자의 금요 초대석] 문국현 유한킴벌리 사장

    문국현(58) 유한킴벌리 사장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범여권의 잠재적 대선후보 거론에 거리를 두는 모양새를 취하면서도 공개적인 모임이나 정치인과의 만남에 스스럼없이 참여하고 있다. 그는 정치판에 뛰어들 것인가.4일 만난 그는 여전히 분명한 답은 내놓지 않았다. 그러나 “1949년생은 전쟁의 피해를 잘 모르고 부모로부터 많은 혜택을 입은 세대”라면서 “사회의 수혜자로서 미래세대를 위해 그 빚을 갚아야 한다는 책무를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한·미 FTA는 개방형통상국가라는 새로운 비전을 세울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면서 “2000만 인구가 종사하는 중소기업을 살리고 500만 일자리를 만들 수 있는 비책이 있다.”고 국가경영 구상의 일단을 내비치기도 했다. 결심은 서지 않았지만 깊은 고민을 하고 있는 게 분명했다. ▶한·미 FTA협상과 타결 결과를 어떻게 보십니까. “우리가 WTO에 가입한 이상 자유무역체제로 가는 것은 당연합니다. 다만 한·미 FTA는 기한을 정해 추진했고, 국내협상이 부족했던 것이 문제죠. 저는 한·미 FTA를 중요한 기회라고 봅니다. 서명과 비준을 기다리는 동안 할 일이 많습니다. 우선 개성공단 문제를 하루빨리 마무리짓고, 농촌 등 피해분야에 대한 미세한 조정과 산업경쟁력 강화 대책을 세워야 합니다.” 문 사장은 특히 개성공단 역외지역 지정에 큰 의미를 뒀다. 한·미 FTA로 한국은 남북·중·일·러 등과 경제 5각관계의 중심에 서게 된다. 개성은 한반도의 새로운 경제바람과 남북협력의 디딤돌이 될 것이다. 협상에서 미국에 절대 양보해선 안된다는 것이다. 그는 또 농촌 피해에 대해 단순한 계량적 접근만 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했다. 농촌은 경제적 측면 외에, 생태적·문화적 가치가 있기 때문에 50% 이상을 살린다는 생각으로 섬세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FTA 선발주자 효과는 1∼2년이면 끝날 것이기 때문에 중·일보다 빨랐다고 자찬할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경쟁력강화 방안을 지금부터 세워야 한다고 했다. 그는 이를 위해 미래위원회와 경쟁력강화특위 설치를 제안했다. ●미래위원회·경쟁력강화특위 설치를 ▶대표를 맡고 있는 사회단체가 20개나 됩니다. 기업인으로서 이렇게 사회활동에 열심인 이유는 뭡니까. “빌 게이츠는 자기는 영혼이 두 개라고 말합니다. 기업혁신을 위한 것과 사회발전을 위한 것이죠.52세 때는 은퇴하여 아예 사회공헌만 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외국에서 이런 것은 보편화된 일이에요. 우리나라에서도 이미 36년 전에 돌아가신 유일한 박사가 실천을 했어요. 저만 특별한 것이 아닙니다.” 문 사장은 환경운동가로 널리 알려졌지만, 윤리경영을 다짐하는 기업인들의 모임 윤경포럼 대표로서 유엔과 다보스포럼 경제인들이 제정한 글로벌 콤팩트의 국내 보급운동도 펼치고 있다. 글로벌 콤팩트는 인권, 노동권, 반부패, 환경 등 4대분야의 국제규범 준수를 다짐하는 기업인들의 서약. 문 사장은 “세계적으로 4000개 기업이 가입했는데, 한국은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나오고 나서야 23개가 가입한 형편”이라며 세계와의 격차를 안타까워했다. ▶범여권의 ‘잠룡’으로 분류되는데 정치를 계속 거부만 하실 건가요. “경제인의 눈으로 볼 때 정치는 진입장벽이 높은 것 같습니다. 정치활동은 국민과 국가를 위한 사명감과 비전, 세계지향적 전문성, 공익적 리더십이 기준이 돼야 할 것 같은데 실제로는 지역적 연고, 이해집단과의 관계, 인기도에 따라 정책과 예산이 왔다갔다 하거든요. 일자리 창출, 세계시장 진출, 성과로 말하는 경제인들은 생각할 수 없는 일입니다. 시장원리가 작동이 안되는 곳이라 경제인들이 갈 영역이 아닌 것 같아요.” ▶그럼에도 여권 제3후보 중 ‘가장 준비가 잘 된 사람’이라는 평가가 있습니다. 왜 이런 말이 나올까요. “아주 소수겠죠. 한국인으로서 아시아 전체의 경영을 해봤고, 미국시장도 잘 알고, 다보스 포럼 등에 참여해 세계의 흐름을 잘 안다는 점에서 나온 말인 것 같습니다. 그러나 정치는 경제와 좀 다른 것이, 난마처럼 얽힌 수많은 법령들이 신속한 결정을 막고, 많은 이해 당사자들의 유불리를 설득해 나가면서 문제를 풀어 나가야잖아요. 또, 수많은 부처의 예산, 조직 등의 과감한 조정능력도 필요하고요. 지금 정치인들도 많은데 기업인까지 뛰어들어야 합니까. ▶보수수구세력의 집권을 막기 위해서라도 새로운 정치세력을 세워야 한다는 주장은 어떻게 보십니까. “정치적인 입장이 따로 없다는 게 경제인으로서는 옳은 듯합니다. 그러나 비정치인들이 이 시기에 통합을 위해 정계에 나온다면, 특정 세력을 살리기 위해서라기보다는 국민, 미래와 통합하는 게 중요할 것 같습니다. 세계를 보아야지요. 누가 이기고 지는 것보다는 온국민이 지역과 당의 연고를 떠나 꿈을 갖고, 한 방향으로 갈 수 있게 구체적인 전략과 프로그램을 제시해야 하겠지요.” ▶그렇지만 출판기념회도 하고, 미래구상,‘통합과 번영’모임 등에도 참석하는 등 이미 정치행보를 하고 있다고 보는 사람도 있는데요. “경제인은 숨도 쉬지 말라는 얘기인가요. 책 출판은 수년전부터 계획돼 있던 것이고, 다른 모임들은 경제인으로서 주제발표, 윤리경영 등 평소 활동과 관련해서 갔어요. 남의 떡이 더 커 보인다고, 어떻게 또 한사람의 영웅을 만들어볼까 관심을 가져서는 곤란하다고 봐요. 지금은 영웅이 아니라 꿈과 희망을 공유하고 국민들의 능력을 최대한 통합시킬 수 있는 리더가 필요합니다. 제 눈에는 10명 정도의 지도자가 보여요. 이들을 아껴줘야 합니다. ●평생학습체제 도입때 500만 일자리 창출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대운하계획,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페리호 계획을 비판했는데요. “대운하 계획을 비판한 건 맞습니다. 환경파괴와 구시대 개발논리로 나같으면 그런 공약은 안하겠다는 생각을 했었지요. 그러나 페리호 계획은 비판한 적이 없어요. 구체안은 못봤지만 국제화시대에 뭔가 상상력을 자극하는 아이디어같습니다. 박 전 대표는 반부패 의지도 강하고 아버지 세대와는 분명히 다른 리더십이 있다고 봐요.” ▶그렇다면, 새로운 시대정신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그것을 어떻게 구현해야 할까요. “지난 60년간의 산업화·민주화 과정에서 해결못한 부패문제를 청산하고 신뢰와 법치, 투명 사회로 나가야 합니다. 경제적으로는 저임금, 국토개발에 의존하는 낡은 패러다임을 단절하고, 지식창조로 나가야지요. 이를 위해 평생학습체제를 도입해야 합니다. 평생학습체제를 도입하면,2000만 근로자가 종사하는 중소기업도 살리고,500만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어요.” 문 사장의 설명에는 열정과 집념이 가득했다. yshin@seoul.co.kr ■ 그는 누구 1949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중동고, 한국외국어대 영어과 졸업. 사업을 하는 부친 아래 유복하게 자랐으나, 가장 예민한 시절 두 차례나 입학시험에 낙방하는 좌절도 맛보았다. 그러나 실패의 경험은 약자를 이해하는 큰 자산이 됐다. 대학 4학년때 유한양행 설립자 유일한 박사의 전재산 사회환원 소식에 충격을 받고 장교복무 후 곧장 유한양행에 입사했다. 사회개혁과 반부패운동에 관심을 갖고 미국에서 1년 연수후 귀국, 필생의 관심사인 숲운동과 반부패운동, 평생학습운동을 회사 안에서부터 시작했다. 유한 킴벌리에서 시작한 ‘우리강산 푸르게 푸르게’는 국내 기업의 사회공헌은 물론, 포지티브 환경운동의 시초가 됐고,IMF시절, 경실련, 환경운동연합과 함께 구상한 ‘생명의 숲’국민운동은 환경운동과 일자리 창출을 결합한 새로운 형태의 시민운동을 태동시켰다. 평생학습을 통해 노동자들의 평생고용을 유도하는 뉴 패러다임 운동을 제안, 기업에 새바람을 일으켰고, 윤경포럼 대표로서 반부패투명사회 운동에도 앞장서고 있다. 매출액 1%에 달하는 기업기부는 물론 개인 기부가로도 알려져 있고, 선구적 비전과 추진력으로 20개의 사회단체를 이끌고 있다.1995년 유한킴벌리 사장이 돼 지난 3월 5번째 임기 시작.2003년부터는 한·중·일 등 북아시아지역 총괄사장으로 세계경영을 성공리에 이끌고 있다.UNEP글로벌500상, 일가상, 금탑산업훈장 등 수상.
  • ‘서머 다보스포럼’ 9월 中서 열린다

    |베이징 이지운특파원|‘서머(여름) 다보스포럼’이 오는 9월 중국 다롄(大連)에서 열린다. 매년 겨울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에는 세계 정계 지도자와 기존 다국적기업 경영자들이 참석하지만, 앞으로 여름철에는 성장 기업인들 위주로 행사가 중국에서 치러지게 된 것이다. 세계경제포럼 창설자인 클라우스 슈밥 교수는 17일 베이징에서 기자들과 만나 “여름철 세계경제포럼을 중국에서 개최하기로 한 것은 다보스포럼 정상회의를 보완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보스포럼이 세계 1000대 다국적기업 경영자로 대상이 제한된 것과는 달리 중국에서 열리는 행사는 아시아 등 2000등 이하 다국적기업 경영인이 초청 대상”이라고 설명했다. 슈밥 교수는 “여름철 다보스포럼이 중국에서 열리게 된 것은 세계 경제의 ‘권력 방정식’의 변화와 세계무대에서 점증하는 중국의 영향력을 반영하는 것”이라면서 “세계 중력의 중심은 서쪽에서 동쪽으로 옮겨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매년 중국에서 도시를 바꿔가며 열리는 여름철 세계경제포럼 정상회의가 다보스포럼과 똑같은 성취를 이룩하기를 희망한다.”면서 “이번 행사는 중국이 다음달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회장과 아시아지역 정치인, 재계 지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주최하는 연례 보아오포럼과 경쟁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jj@seoul.co.kr
  • FTA수장 ‘고독한 방어전’

    “(협상문건이 언론에 유출된 걸 보고) 참담한 심정이었습니다. 저는 아프지만 어느 정도 아픈지 말씀드릴 수 없는 입장인 것 좀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협상전략과 관련) 말을 아끼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최선을 다하겠습니다.” 26일 오전 7시20분을 전후해 출근길에 라디오를 듣던 사람들은 의아했을 것이다. 라디오 방송 두 군데에서 거의 동시에 김종훈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수석대표와의 전화인터뷰가 전파를 탔기 때문이다. 전날 저녁 미리 녹음한 것이다. 김종훈 대표가 지난 19일 끝난 한·미 FTA 6차 협상 결과와 협상문건 유출에 대한 정부의 입장을 직접 국민에게 설명하고 나섰다. 그동안 줄곧 협상이 끝나면 국회 한·미FTA특위에 보고하는 것과는 별개로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협상 결과와 향후 전망 등을 밝혀온 터라 낯선 일은 아니지만 이번만큼 버거운 적도 없다. 협상 중 대외비 협상전략 문건 유출 사건이 터졌고, 이를 놓고 정부와 국회간 책임 공방으로까지 확대됐다. 이번 주 내내 국회 해당 상임위와 특위에 출석, 사건 경위와 정부의 입장을 설명하고, 국가정보원 조사까지 받았다. 계속되는 조사와 의혹 어린 외부의 시선에 행여 직원들 사기가 떨어질까 힘든 기색도 하지 못한다.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은 다보스포럼에다 다른 일정으로 국회 특위와 언론 접촉은 김 대표가 도맡다시피 하고 있다. 김 대표는 지난해 5월 협상 개시 이후 언론과 자주 접촉해 정부의 입장을 최대한 이해시키려 애썼다. 이날도 진행자들의 예봉을 피해가며 김 대표는 고군분투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협상이 진행중이어서 시원하게 협상 전망을 밝힐 수도 없고, 그렇다고 빙빙 에둘러 대답했다간 무성의하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다. 결국 자신의 트레이드마크인 ‘솔직함’으로 청취자들을 설득했다. 통상교섭본부 안팎에서는 7차 협상이 3주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협상 외적인 일에 묶인 김 대표의 상황을 안타까워한다. “비관도 낙관도 하고 있지 않습니다.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이라고 최선을 다했음에도 불구하고 상대편의 어떤 요인 또는 우리측 내부의 어떤 요인, 이런 것 때문에 넘어서지 못할 가능성도 있겠죠. 협상이라는 게 늘 그런 거니까요.”라는 말로 인터뷰를 맺었다. 득보다 실이 많은 협상이 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힘주어 말하는 김 대표의 목소리에 그 어느 때보다 여운이 남는다.김균미기자 kmkim@seoul.co.kr
  • [씨줄날줄] 정보전염병/육철수 논설위원

    아무리 문명의 이기(利器)라도 잘 써야 약이지, 못 쓰면 독이다. 첨단 정보화를 선도하는 인터넷은 대표적인 사례다. 일상생활에 편리한 것은 틀림없으나, 역기능도 만만치 않다. 워낙 전파력이 강해서 사소한 동영상이나 악성리플 하나가 생사람을 잡는 일이 수시로 벌어진다. 기업의 경우, 평판을 악화시켜 성패를 가르기도 한다. 정보화에 비례해서 개인의 프라이버시나 조직의 비밀에 대한 노출빈도가 늘어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상이다. 해킹이나 피싱 사이트가 범람해서 범죄에 악용되고, 모텔·공중화장실의 몰래카메라 때문에 마음놓고 일을 보지도 못한다. 정치인과 유명 연예인들은 요즘 유행하는 손수제작물(UCC) 때문에 골머리를 앓는다. 까딱 방심했다간 어떤 동영상이 인터넷에 올라 무슨 곤욕을 치를지 모른다.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고 있는 다보스포럼(WEF·1월24∼29일)에서는 날로 심각해지는 인터넷의 폐해를 우려하면서 ‘정보전염병’(infodemics)을 새 키워드로 다루고 있다고 한다. 기업을 정보전염병에서 보호하자는 취지에서다. 이 용어는 정보(information)와 전염병(epidemics)을 합친 것으로, 컴퓨터 바이러스나 악성루머가 전염병처럼 순식간에 퍼지면서 갖가지 부작용을 낳는다고 해서 붙여졌다. 4년전 미국 인텔브리지사의 데이비드 로스코프 회장이 워싱턴포스트에 기고한 글에서 처음으로 이 용어를 쓴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사스(SARS)를 두 가지 개념의 전염병으로 보았는데, 하나는 생물학적 전염병이고 다른 하나는 정보매체에 따른 공포 전염병이다. 후자의 피해가 경제·사회적으로 훨씬 더 컸다는 점에서 세계는 이 용어를 주목하기 시작했다. 로스코프 회장은 정보전염병을 막는 특효약이 ‘신뢰성’이라고 했다.‘잘못된 정보’가 퍼지기 전에 조기경보체계를 가동해서 ‘확인된 정보’를 알리면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말이 쉽지, 개인이든 조직이든 오도된 정보를 사전에 막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인터넷 사용자 하나하나가 정보전염병의 병원균이자 매개체임을 고려하면, 그들이 한결같이 성인(聖人)이길 바라는 것 외엔 달리 방도가 없기 때문이다.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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