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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칭가스 등 20개 품목 1년 안에 공급 안정화

    에칭가스 등 20개 품목 1년 안에 공급 안정화

    우리 정부가 최근 일본의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 한국 제외에 대응해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6대 분야 100개 핵심 품목을 1~5년 안에 국내에서 공급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특히 고순도 불화수소(에칭가스)와 레지스트를 비롯해 20개 품목은 수입국 다변화를 추진해 1년 내에 공급 안정화를 꾀한다. 나머지 80개 품목은 연구개발(R&D)과 해외 기업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5년 안에 공급 안정화를 이룬다는 목표다. 정부는 5일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의 ‘소재·부품·장비 경쟁력 강화 대책’을 확정 발표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주력 산업과 차세대 신산업 공급망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100개 전략적 핵심 품목을 선정, 집중적으로 투자해 5년 내 공급 안정을 이루겠다”고 밝혔다. 100개 품목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자동차, 전기전자, 기계·금속, 기초화학 등 6대 분야에서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배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관리대상 159개 품목과 더불어 시급히 국내 생산이 필요한 품목 가운데 추려졌다. 단기 20개 품목에는 불산액, 에칭가스, 레지스트를 비롯한 반도체와 자동차 핵심 소재 등 수급 위험이 큰 품목들이 포함됐다. 정부는 1년 내 공급 안정을 위해 미국과 중국, 유럽연합(EU) 등 대체 수입국을 신속히 확보하기로 했다. 지난 2일 국회를 통과한 2732억원의 추가경정예산을 투입한다. 중장기 80개 품목의 경우 R&D에 7조 8000억원(2020~2026년), M&A에 2조 5000억원 이상을 지원하기로 했다. 세종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문 대통령 “남북경협으로 평화경제 실현해 일본 따라잡겠다”

    문 대통령 “남북경협으로 평화경제 실현해 일본 따라잡겠다”

    수보회의서 “일본, 한국 경제 도약 못 막는다”“日, 과거 기억 않는 나라…세계 지도국 못돼”“우리는 성숙한 민주주의…평화국가·문화강국” 일본 정부가 백색국가(수출심사우대·화이트리스트)에서 한국을 제외하는 등 수출 규제 조치를 강화한 데 대해 문재인 대통령은 “일본은 결코 우리 경제의 도약을 막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5일 오후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일본의 무역 보복에 정부·기업·국민이 한마음으로 대응해주셔서 감사드린다”면서 “(일본의 경제 보복은) 오히려 경제 강국으로 가기 위한 우리의 의지를 더 키워주는 자극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번 일을 겪으며 평화경제의 절실함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면서 “일본 경제가 우리 경제보다 우위에 있는 것은 경제 규모와 내수 시장으로, 남북 간 경제 협력으로 평화경제가 실현된다면 우리는 단숨에 따라잡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의 이번 대일 메시지는 지난 2일 일본이 백색국가에서 한국을 공식 제외한 직후 긴급 국무회의에서 일본을 고강도로 비판한 지 사흘 만에 나온 것이다. 일본의 수출 규제를 계기로 일본 경제와 긴밀하게 엮여 있는 산업 구조에서 벗어나는 노력을 하면서 동시에 이에 대한 대안으로 한반도 평화 경제를 제시, 일본을 넘어서겠다는 구상을 재차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평화경제는 남북 및 북미 관계에 굴곡이 있다고 해서 쉽게 비관하거나 포기할 일이 아니다”라면서 “긴 세월의 대립·불신이 있었던 만큼 끈질긴 의지를 가지고 서로 신뢰를 회복해 나아가야 가능한 일”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평화경제야말로 세계 어느 나라도 가질 수 없는 우리만의 미래라는 확신을 갖고 남북이 함께 노력해 나갈 때 비핵화와 함께하는 한반도의 평화와 그 토대 위에 공동번영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일본 정부는 그간 아픈 과거를 딛고 호혜 협력적 한일 관계를 발전시켜 온 양 국민에게 큰 상처를 주고 있다”면서 “과거를 기억하지 않는 나라 일본이라는 비판도 일본 정부 스스로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일본의 자유무역 질서 훼손에 대한 국제 사회 비판도 매우 크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일본은 경제력만으로 세계의 지도적 위치 설 수 없다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면서 “우리는 경제 강국으로 가기 위한 다짐을 새롭게 하면서도 민주·인권 가치를 가장 소중히 여기며 자유롭고 공정한 경제, 평화·협력의 질서를 일관되게 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한반도 평화 질서를 주도적으로 개척하며 국제 무대에서 공존공영과 호혜 협력 정신을 올곧게 실천해 나가겠다”면서 “국제 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서 인류 보편 가치와 국제 규범을 지켜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대한민국은 도덕적 우위를 토대로 성숙한 민주주의 위에 평화국가와 문화강국 위상을 드높이고 경제강국으로서 새로운 미래를 열어나가겠다”고 했다. 이어 “우리는 이번 일을 냉정하게 우리 자신을 돌아보고 대한민국을 새롭게 도약시키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며 “일본의 무역보복을 극복하는 데에만 그치지 않고 일본 경제를 넘어설 더 큰 안목과 비상한 각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부품·소재 산업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것과 함께 경제 전반 활력을 되살리는 폭넓은 경제 정책을 병행해 나아가야 한다”면서 “당장 이번 추경에 이어 내년도 예산 편성부터 그런 정부 정책 의지를 충분히 반영하라”고 지시했다. 아울러 “또한 우리 경제의 가장 큰 장점인 역동성을 되살리고 더욱 키워야 한다”면서 “이미 우리나라는 세계 수준의 최고 정보통신기술을 갖춘 IT 강국이며 혁신역량에서도 세계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또 “제2 벤처 붐 조성으로 혁신 창업에 가속도가 붙고 있고 세계 최초로 5G 상용화를 이뤄냈다”면서 “우리가 미래 먹거리로 삼은 시스템반도체, 전기차·수소차, 바이오헬스 등 신산업 분야도 괄목할만한 성장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한편으로 신(新)남방·북방정책을 통해 수출입을 다변화하는 등 우리 경제 영역도 빠르게 넓어지고 있다”면서 “이같이 혁신성장에 박차를 가하고 우리 경제 외연을 넓히는 게 근본적인 해결책”이라고 언급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일본 수출규제 대응 핵심은 ‘자립’…20품목은 1년내 안정화

    일본 수출규제 대응 핵심은 ‘자립’…20품목은 1년내 안정화

    정부가 일본의 수출규제에 맞서 100대 핵심 전략품목을 최대 5년 내에 국내에서 공급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가진 소재·부품·장비 경쟁력 강화대책 범부처 브리핑에서 “100대 품목의 조기 공급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예산과 금융, 세제, 규제특례 등 전방위적 특단의 대책을 추진하겠다”면서 “20대 품목은 1년 안에, 80대 품목은 5년내 공급을 안정화하겠다”고 말했다. 100대 핵심품목은 업계 의견과 전문가 검토를 거쳐 반도체, 디스플레이, 자동차, 전기전자, 기계·금속, 기초화학 등 6대 분야에서 단기(1년) 20개, 중장기(5년) 80개 등으로 선정됐다. 이들 100대 품목은 일본의 백색국가 배제에 직접적 영향을 받는 관리대상 159개 품목의 전략물자 뿐만 아니라 특정국가 의존도가 심해 시급히 국내 생산이 필요한 것으로 판단되는 품목으로 구성됐다. 단기 20개 품목은 안보상 수급위험이 크고 시급히 공급안정이 필요한 품목을 중심으로 수입국 다변화와 생산 확대를 집중 추진한다. 20개 품목에는 반도체와 자동차, 기계·금속 각 5개, 전기·전자 3개, 디스플레이 2개가 포함됐다. 일본이 1차 수출규제 대상으로 삼았던 고순도 불화수소(에칭가스),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포토 레지스트도 포함된다. 이들 품목 중 불산액, 불화수소, 레지스트 등 반도체와 자동차 핵심소재는 미국, 중국, 유럽연합(EU) 등 대체 수입국을 신속하게 확보한다. 또 재고 확보와 수입국 다변화를 위해 보세 구역 등 비축공간을 제공하고 저장 기간은 현행 15일에 필요 기간까지 대폭 연장한다. 여기에 반입에서 반출까지 24시간 상시 통관지원체제를 가동하고 수입 신고 전 감면심사를 완료하는 등 수입통관 절차·소요 기간을 최소화한다. 관세 납기연장, 분할납부 등을 지원하고 대체물품을 수입할 때는 할당관세를 통해 낮은 세율을 적용해 관세 부담을 줄인다. 핵심품목인 반도체·디스플레이 공정 소재, 이차전지 핵심소재 등에는 추가경정예산 2732억원을 활용해 조기 기술 확보를 집중적으로 지원한다. 중장기 80개 품목은 자립화에 시간이 다소 소요되는 품목, 핵심장비 등 전략적 기술개발이 필요한 품목이다. 이들 핵심품목에는 대규모 연구개발(R&D) 재원을 집중 투자하고, 빠른 기술축적을 위해 과감하고 혁신적인 R&D 방식을 도입하게 된다. 인수합병(M&A), 해외기술 도입, 투자유치 활성화 등 기술획득 방식을 다양화하고 조속한 생산을 위해 화학물질 관리, 노동시간 등 산업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애로는 범부처 차원에서 신속하게 해소하도록 했다. 이를 위해 7년간 약 7조 8000억원의 예산을 조기 투입하고 글로벌 소재·부품·장비 기업을 M&A 하는 데는 인수금융 2조 5000억원 이상을 지원할 방침이다. 일본 수출규제로 단기간 경영상 어려움을 겪는 소재·부품 관련 기업은 만기연장과 함께 올 하반기 29조원의 자금 공급여력을 신속히 집행하고 최대 6조원 규모의 특별운전자금도 추가 공급한다. 국내 기업이 소재, 부품, 장비를 개발해도 수요기업인 대기업이 활용하지 않는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협력모델도 강화한다. 정부는 수요·공급기업 간, 수요기업 간 강력한 협력모델을 구축할 수 있도록 자금, 입지, 세제, 규제특례 등을 아우르는 패키지 지원을 하기로 했다. 또 기업 맞춤형 실증을 지원하기 위해 화학연구원, 재료연구소, 세라믹기술원, 다이텍연구원 등 4대 소재 연구소를 소재·부품·장비 실증·양산 테스트베드(시험장)로 구축한다. 양산시험 뒤에는 신뢰성 하자 위험에 대비해 1000억원 규모의 신뢰성 보증제를 도입한다. 아울러 민간의 참여를 활성화하기 위해 미래차, 반도체 등 13개 소재·부품·장비 업계에서 이뤄지는 양산 설비 투자에는 입지와 환경 규제를 완화하고 핵심품목 지방 이전, 신·증설 투자는 현금보조금을 최대로 지원하기로 했다. 연기금, 모태펀드, 민간 사모펀드(PEF)는 물론 개인까지 참여하는 대규모 펀드를 조성해 대규모 자립화 프로그램에 투자하고 세제 혜택, 상장특례, 투자연계형 R&D 확대 등 제도적, 기술적 지원을 강화할 방침이다. 정부는 기업의 애로를 원스톱으로 해소하기 위한 범정부 긴급대응체제를 가동하고 이달 중 범부처 소재·부품·장비 경쟁력위원회와 실무추진단을 구성하기로 했다. 위원회 산하에는 대·중소기업 상생협의회를 둬 상생 협력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상생품목을 육성한다. 성 장관은 “이번 대책은 소재·부품·장비산업 자체의 특정국가 의존 탈피와 근본적인 경쟁력 확보를 국가적 어젠다로 추진하겠다는 구체적인 실천 선언”이라며 “우리 소재·부품·장비산업은 그동안 자기가 잡은 고기를 먹지 못한 채 일본 배만 불리는 ‘가마우지’라고 불리기도 했지만, 앞으론 먹이를 부리주머니에 넣어와 자기 새끼에게 먹이는 펠리컨으로 바뀌어 국내 전후방 산업을 살찌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부산시, 베트남에 부산의료· 식품 우수성 알린다.

    부산시, 베트남에 부산의료· 식품 우수성 알린다.

    부산시가 부산지역 기업의 수출국 다변화를 위한 아세안 시장진출을 적극 지원한다. 부산시는 오는 7일부터 10일까지 베트남 호치민 사이공국제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되는 식품전문 박람회인 ‘호치민 국제 식품 및 식음료 박람회’에 부산 10개 업체가 참가한다고 5일 밝혔다. 이번 부산기업 단체부스에는 기장물산, 나노텍세라믹스, 남일종합식품산업사, 노바센, 오양식품, 정성깃든, 진태식품, 케이푸드아이엔지, 한지, 함초록 등 10개 업체가 참여해 부산지역 식품 및 식음료 제품의 우수성과 상품성을 홍보할 계획이다. 지난해에는 한국, 중국, 인도 등 아시아지역 업체들을 비롯해 호주, 미국, 폴란드 등 전 세계 16개국 550개 업체가 참가하는 등 아시아 지역 최대 식품·식음료 박람회이다.베트남은 세계 4번째 한국 식품 수입국이다. 빠른 경제성장과 젊은 인구구성에 따라 한국식품에 대해 우호적이다. 한-베트남 자유무역협정을 통해 한국식품 가격경쟁력이 높아 지속적인 성장이 기대된다. 부산시는 부산상공회의소, 코트라와 협력해 한국기업 통합 브로셔 제작, 통합스탠딩 베너 제작 등 참가 기업들의 바이어 노출을 극대화하고 있다. 앞서 베트남 등 동남아 의료관광시장 개척을 위한 ‘2019 부산의료관광산업 해외특별전’이 지난 1일부터 3일까지 베트남 호찌민에서 성황리에 열렸다.이번 특별전에 모두 1만여 명의 참관객이 관람했다. 이번 행사는 베트남 현지 의료종합박람회인 ‘2019 베트남 호찌민 국제의료박람회’와 공동으로 열려 38개 의료기관,의료기기업체,외국인 환자 유치업체 등이 참가했다. 이번 해외특별전은 전시관과 의료상담회뿐 아니라 기업 대 기업(B2B) 바이어 상담회와 의료기술 세미나가 함께 열렸다. 베트남 최대 방송사인 베트남텔레비전(VTV)과 호찌민방송(HTV) 등이 개막행사를 취재하는 등 현지 언론의 관심도 높았다. 부산시와 부산경제진흥원은 이번 특별전에 방문한 주요 바이어를 초청해 부산의료기관 및 관광 인프라 투어도 마련할 계획이다. 부산시 관계자는 “일본 수출규제, 중국 사드 등 으로 시장 다변화 필요성이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신흥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는 베트남시장 개척을 위해 적극 노력하고있다” 고 말했다. 부산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통상 무기화 국가’ 인식 우려… 기업들 “신뢰 위기는 막아야”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에서 배제하며 수출 규제 조치를 확대한 뒤 당정청이 일본을 향해 강경대응 전열을 수립하고 있지만, 기업들은 한층 더 로키(저자세) 행보를 취하고 있다. 한일 간 가치사슬(공급망) 체계 균열은 당분간 불가피한 상황이지만 추후 가치사슬이 회복됐을 때 ‘신뢰 위기’까지 겪지 않겠다는 포석에서다. 일본에 대한 맞불 조치로 우리가 ‘산업의 쌀’인 반도체 대일 수출에 제약을 가할 경우 한국 정부와 기업이 제3국에 ‘통상을 무기화할 수 있는 국가’란 이미지로 비칠 수 있단 우려도 4일 제기됐다. 기업들은 일본의 백색국가 배제 조치에 앞서 소재·부품 확보, 조달선 다변화와 같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이 가운데 일부 소재 기업은 새롭게 부품 공급 기회를 얻고, 일부 세트 기업은 소재 다변화 방법을 습득했다. 하지만 기업들은 관련 내용을 외부에 알리는 일을 꺼리는데, 이는 위기가 오면 거래선을 바꾼다는 인상을 주지 않기 위해서란 설명이다. 일본산 소재 대체 기술을 보유한 A기업은 “납품처 공장이 이미 일본 소재에 맞춰 공정 체계를 개발해 둔 경우여서 단순히 기술이 있다고 일본산을 대체할 수 있을지 확실하지 않다”면서 “최근 소재·부품과 같은 B2B(기업 대 기업) 기업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보안을 요해야 하는 공정 테스트 등의 과정과 결과가 새어 나갈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역으로 일본산 대체 소재를 찾는 중인 B기업은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당시 한국 기업이 지진 피해를 입어 제때 납기를 못 맞춘 일본 기업을 배려해 이후 신뢰가 깊어진 적이 있었다”면서 “역으로 이번에 우리 기업들이 일본 기업과 거래를 끊고 중국산 등으로 일괄 대체한다면 장기적으로 일본 대신 중국 의존도가 높아질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그는 “기술력이 보장되는 한 조달은 다변화가 원칙”이라고 덧붙였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일본 측 ‘3차 보복’ 가능성…조선 농수산 등 확산 우려도

    일본 측 ‘3차 보복’ 가능성…조선 농수산 등 확산 우려도

    일본이 2일 한국을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에서 제외한 데 이어 조선과 농수산 등으로 보복 조치를 확대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앞서 일본은 대법원의 판결이 나온 직후인 지난해 11월 한국 조선업을 겨냥해 가장 먼저 보복성 조치에 나선 바 있는데다 경제 보복 차원에서 비관세 장벽을 통한 농수산물 규제 카드를 뺄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날 산업통상자원부 등에 따르면 일본은 한국 정부의 조선업 구조조정 대책으로 일본 조선산업이 피해를 봤다며 지난해 WTO에 정식으로 제소했다. 이번 화이트리스트 제외를 계기로 분쟁절차를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지난 6월 펴낸 ‘2019년판 불공정 무역신고서,경제산업성의 방침’ 보고서에 산업은행의 대우조선 자금지원을 거듭 문제 삼았다. 앞서 일본은 지난해 11월 WTO에 한국 정부의 조선업 구조조정 대책이 “유조선과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컨테이너선을 포함한 상선의 구입, 판매 등과 관련된 문제”라면서 양자협의를 요청했다. 양자협의는 WTO 분쟁해결절차의 시작으로 협의가 결렬되면 본격적인 분쟁단계가 진행된다. 일본은 양자협의에서 합의하지 않고 분쟁해결패널 설치 등 본격적으로 분쟁 절차를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 과정에서 일본이 EU와 공동전선을 구축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아울러 일본은 현대중공업그룹의 대우조선해양 인수와 관련한 핵심 절차인 기업결합심사에 제동을 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일본의 반도체 소재 등 수출규제와 이번 화이트리스트 배제 등은 한국의 전체 수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다. 그러나 한국에 대한 압박을 높이려면 일본으로 들여오는 한국산 물품에 대한 비관세장벽을 높일 수 있다. 비관세 장벽은 자국 법으로도 시행이 가능하다. 우리 역시 안전 등의 이유로 일본 제품에 대한 규제를 시행한다고 발표한 만큼, 현실화 가능성이 높다. 표준이나 시험검사 관련 제도를 까다롭게 해 수입을 제한하는 무역기술장벽을 강화하는 것도 일본이 쓸 수 있는 전략이다. 일본의 비관세장벽의 대상으로는 우리가 수출하는 농수식품이 손꼽힌다. 일본 언론은 최근 일본 정부가 반도체 소재에 이어 한국 농식품을 추가 규제 품목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일본은 우리나라 농식품과 수산물의 최대 수출 시장이다. 지난해 파프리카 수출액 가운데 일본 비중은 99%, 김 수출은 22.5%에 달한다. 일본은 이미 세계무역기구(WTO)의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금지 분쟁 판결에서 한국에 패소한 뒤 사실상 보복 조치로 6월부터 한국산 넙치와 생식용 냉장 조개 등 5개 품목에 대한 수입 검사를 강화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농식품 수출 시장을 러시아와 중앙아시아 등 신북방 지역으로 다변화한다는 계획이다. 금융 분야도 일본의 보복 대상이 될 수 있지만 가능성은 크지 않다. 전 세계적으로 저금리 현상이 강화되고 있는데다 유동성이 풍부해 일본계 자금의 자리를 글로벌 금융사들이 메울 여지가 크기 때문이다.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일본 통제 159개 품목 영향 커…무디스 “기업 신용도 부정적”

    일본 통제 159개 품목 영향 커…무디스 “기업 신용도 부정적”

    일본이 2일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 명단에서 한국을 제외하기로 결정하면서 우리 산업 전반에 광범위한 악재가 될 전망이다. 정부는 일본 측 조치에 따라 159개 품목에 생산 등의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보고 맞춤형 대응에 착수할 방침이다. 국제 신용평가사들도 일본 측 조치에 따라 우리 기업의 신용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진단을 내놨다. 이날 정부 등에 따르면 일본의 수출통제 가능 물자는 모두 1194개이다. 전략물자 1120개와 상황허가 물품 74개 등이다. 이중 화이트리스트 제도와 무관하게 현재도 건별 허가를 내주는 263개 민감물자를 제외한 931개 물자를 495개 품목 단위로 통합하고, 국내에서 사용하지 않거나 일본에서 생산하지 않는 품목과 대체수입이 가능한 품목 등을 제외한 결과 159개 품목을 추렸다. 화이트리스트 배제에 따라 이들 품목들은 포괄허가에서 건별허가로 변경이 된다. 포괄허가 때 최초 허가 뒤 3년 간 허가가 유지되지만 개별허가는 품목건 별로 별도 허가가 필요하다. 이렇게 되면 기업별 시간과 비용 부담이 증가하고 공급망 안정망 저해 등의 부정적 영향이 나타날 것으로 정부는 우려하고 있다. 제출서류는 2종에서 최소 3종으로 확대되고, 심사기간은 ‘즉시’에서 서류보완 기간을 빼놓고도 90일 정도 추가로 소요된다. 이에 따라 기존처럼 일본으로부터 수입하더라도 심사 지연과 허가 여부에 대한 불확실성 증가로 공급망 안정성이 저해될 전망이다. 또한 기업별로 대체 공급처 확보의 부담이 커지는데다 대체 때 비용 증가와 품질 저하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대일의존도가 낮고 국내외 대체 공급처 확보가 가능한 품목은 공급처 다변화 등으로 대응이 가능하다. 그러나 보관이 어렵고 연속공정에 필수적인 소재·부품은 적기에 조달이 되지 않을 경우 관련 업종의 생산 차질이 우려된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업체들의 D램 반도체 등의 생산에 차질이 빚어지면 글로벌 공급망으로 피해가 확산될 수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일본의 수출 통제로 대체국에서 해당 물품이나 원자재를 수입할 경우 기존 관세를 40%포인트 내에서 경감해주는 할당관세를 적용할 방침이다. 이어 국세납기를 연장, 징수를 유예하며 부가가치세 환급금을 조기 지급하고 세무조사를 유예할 계획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정부 대책을 발표하면서 기업들이 소재, 부품을 안정적으로 조달할 수 있도록 단기 공급 안정화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수출규제 관련 품목 반입시 신속히 통관될 수 있도록 24시간 상시통관지원체제를 가동하고, 159개 관리대상 품목에 대해서는 보세구역 내 저장기간을 연장하고 수입신고 지연에 대한 가산세를 면제할 방침이다. 정부는 또 기업이 새로운 해외대체 공급처를 발굴할 수 있도록 조사비용 중 자부담을 50% 이상 경감하고 대체수입처 확보를 도와주는 거점 무역관을 지역별로 지정하는 등 현지 활동을 지원할 계획이다. 한편 국제신평사 무디스는 이날 일본의 조치가 한국 기업의 신용도에 부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무디스는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 대상이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소재 이외에 여타 품목으로 확대됐다”며 “한국 기업들이 생산 공정에 필수적인 핵심 소재를 적시에 확보할 수 있을지에 관한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진단했다. 다만 “수출 통제가 단순히 행정적 차원의 소재 공급 지연에 그치면 한국 기업에 미치는 영향은 일시적이고 그다지 크지 않을 것”이라며 “당사가 신용등급을 부여한 한국 기업은 대부분 핵심 소재 재고를 단기적으로 무리 없이 대처하기에 충분한 수준으로 관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무디스는 또 “반도체, 디스플레이, 스마트폰 산업은 소재의 일본산 의존도가 높고 일본 이외 지역에서 질이 비슷한 소재를 충분히 조달하는 게 쉽지 않아 유의미한 수준의 생산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철강, 석유화학, 정유 산업은 일본 이외 지역에서 조달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인천시, 일본수출 규제 피해기업 적극 지원

    인천시, 일본수출 규제 피해기업 적극 지원

    인천시가 2일 일본 수출규제로 피해를 입는 기업들을 유관기관 합동으로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박남춘 시장은 이날 오전 10시 인천지방중소벤처기업청, 인천코트라지원단, 한국무역협회인천지역본부, 인천상공회의소, 한국산업단지공단인천지역본부, 인천테크노파크 등 무역 유관기관 관계자들과 긴급 대책회의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인천시는 인천중소벤처기업청 등 14개 기관이 참여하는 ‘수출규제 대응 TF’구성과 피해 신고센터 5개소(인천시 산업진흥과, 인천중소기업청, 인천세관, 한국무역협회인천본부, 인천테크노파크)를 설치해 피해기업 신고가 접수되면 유관기관 협업으로 피해를 최소화하기로 했다. 박 시장은 “TF가 구성된 만큼 일본 의존도가 높은 부품 소재 등의 국산화, 수입선 다변화, 금융지원 등 실질적인 대응책을 마련해 피해를 최소화하자”고 당부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산업계 ‘반도체 등 수입 다변화·국산화’ 총력전 …“일본이 역풍 맞을 수도”

    산업계 ‘반도체 등 수입 다변화·국산화’ 총력전 …“일본이 역풍 맞을 수도”

    일본이 한국을 수출 우대 국가 명단인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에서 제외하는 결정을 내리면서 국내 기업들도 대책 마련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일정 기간 생산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지만 이번 사태를 계기로 그동안 일본 의존도가 높았던 분야에 대한 공급선 다변화와 국산화에 열중하고 있다. 사태가 장기화되면 일본 소재·부품 기업들이 오히려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본 정부는 2일 한국의 백색국가 제외를 골자로 한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을 의결했다. 이 개정안은 공포 후 21일 시행되기 때문에 이달 하순부터 한국은 더는 백색국가의 혜택을 누리지 못하게 된다.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이번 백색국가 배제 조치로 인해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탄소섬유’의 확보 여부다. 탄소섬유는 시장의 70% 이상을 일본 기업이 장악하고 있어 수급선 대체가 쉽지 않다. 하지만 당장 미치는 영향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더 많다. 수소차 판매량이 아직 미미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지금부터 꾸준히 국산화를 준비하면 수소차 판매가 본격화될 때쯤에는 충분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이미 현대자동차는 효성첨단소재와 공동으로 고강도 탄소섬유 개발에 착수해 빠르면 올해 안에 상용화를 앞둔 것으로 알려졌다. 전기차 배터리 외부를 감싸는 ‘알루미늄 파우치 필름’은 일본의 세계 시장 점유율이 80% 육박하지만 배터리 제작에서 차지하는 원가 비중이 작다. 고난도 기술이 필요한 것이 아니어서 국산화가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업계에서는 공급망을 바꾸기 위해 이미 준비 절차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더군다나 배터리 원가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4대 소재(양극재·음극재·전해질·분리막)에선 국산화율이 높은 편이다. 일본의 비중이 83%에 육박하는 분리막도 최근 SK이노베이션의 생산능력 확대와 중국 업체의 증설덕에 큰 타격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이미 지난달부터 ‘일본 무역 보복’의 영향을 받은 반도체 업계는 백색국가 제외와 관련해 발빠른 대처에 나섰다. D램 세계 1·2위 업체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3분기까지 쓸 수 있는 소재 재고를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기업은 지난달 초 일본 수출규제 조치 이후 중국과 유럽산 소재로 눈을 돌리고 있다. 반도체 공정 필수 소재인 불화수소는 이미 중국산 수입 비중이 일본산보다 많다. 불화수소 원료인 ‘형석’은 전세계 생산량의 60%가 중국에서 채굴된다. 또한 국내 소재기업의 제품들을 이용해서 반도체 시제품을 만들어 품질 테스트도 하고 있다. 정유 화학 업계도 자일렌과 톨루엔 등 수입처 다변화를 검토 중이다. 국내 업체들은 물류비용과 가격이 저렴하다는 이유로 일본산을 많이 들여왔는데 최근 중국이나 국내산 등으로 대체재를 알아보고 있다. 키움증권의 이동욱 연구원은 “톨루엔이나 자일렌 등 일부 원료의 경우 수입 물량 중 한일 합작 회사에 투입되는 물량이 대부분이라 수출 규제 대상이 될 가능성은 크지 않고 전 세계 어디에서든 구매가 가능해 조달도 용이하다”면서 “한번 소재가 대체되면 기존에 일본 업체들이 누렸던 기득권은 오히려 진입장벽으로 변할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지적했다. 정부도 중소기업계가 소재·부품 국산화를 하고 수입국 다변화를 할 수 있도록 자금 지원과 절차 개선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또한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상생 협력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고민하고 있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초고순도 불화수소 제조 기술 특허를 따낸 중소기업이 양산과 시판에 실패한 사례를 언급하며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공동투자해 핵심부품을 만들자”고 강조한 바 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한국 백색국가 제외.. 부산시·산업계 긴급대책

    한국 백색국가 제외.. 부산시·산업계 긴급대책

    일본이 우리나라를 ‘백색국’에서 제외하면서 수출 규제를 강화함에 따라 부산시와 부산경제계 등이 긴급 대책 마련에 나섰다. 부산상공회의소는 2일 대책회의를 열고 일본 수출규제 대상 품목을 중심으로 지역 산업계에 미칠 영향과 대응책 등을 논의했다. 부산상의는 지난달 말 수출규제 확대 움직임에 대비해 지역기업 300개사를 대상으로 산업 피해 관련 모니터링을 한 결과 공작기계,화학,자동차 부품 등 대부분 주력업종에서 직·간접적인 피해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됐다. 모니터링 결과 지역 기업별들은 재고 추가 확보,대체재 마련,우회 수입경로 타진 등 다양한 대책을 모색하고 있지만,실질적인 해결책은 찾지 못하고 있다. 부산상의는 수출규제 피해 신고센터를 확대 운영하고 개별 기업 피해 상황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부산시는 전날 오거돈 시장 주재로 긴급 대책 회의를 열고 일본의 추가 보복 조치에 따라 특별지원대책을 마련했다. 시는 수출규제 지원대책반을 피해기업조사팀,긴급자금지원팀,산업육성지원팀,관광지원팀으로 확대 편성하고 분야별 실태조사와 피해 상황 파악에 나섰다. 수출규제 피해기업에 대해서는 100억원 규모 긴급특례보증을 시행하고,피해기업의 지방세 부담을 경감하고자 6개월 범위에서 납기연장,징수유예 등도 추진한다. 또 수입선 다변화를 위해 지역 제조업 기업 수입국 변경을 위한 판매처 발굴 경비를 지원할 예정이다. 일본 오사카에 있는 부산시 무역사무소를 활용해 일본경제 동향을 실시간으로 지역기업들에 제공하기로 했다. 현재 부산에서 연 수입액 10만달러 이상인 수입 품목은 전체 703개 가운데 95개 품목이 90% 이상을 일본에서 수입하고 있다. 주요 품목은 기계류 및 전기기기(98.6%),화학공업(97.6%),차량·항공기·선박 및 관련품(96.6%) 등이다. 일본 의존도가 50% 이상인 품목은 227개로 파악됐다. 오 시장은 “한일 간 경제 문제가 첨예해지고 있는 만큼 정부 방향에 발맞춰 지방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야 한다”며 “핵심 부품소재산업 자립과 기술경쟁력 강화로 지역기업 피해가 최소화되도록 민관이 협력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산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열린세상] ‘국민의 재벌’ 가능할까/김호균 명지대 경영정보학과 교수

    [열린세상] ‘국민의 재벌’ 가능할까/김호균 명지대 경영정보학과 교수

    ‘국민의 재벌.’ 현 상황에서는 거의 형용모순이다. 국민경제에 책임감을 가지고 기여하는 재벌은 초안밖에 없었다. 현실은 ‘재벌국민’에 훨씬 가깝다. 재벌이 잘돼야 한국 경제가 잘된다는 이데올로기적 압박에 국민의 인내와 희생이 감내돼 왔다. 반세기 넘는 한국 경제사는 재벌기업과 재벌가의 보호와 육성의 역사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재벌’과 ‘갑질’은 해외 언론에서 한글 발음 그대로 표기될 정도로 한국 경제의 특이 사항이 됐다. 한국민 스스로도 당당하게 자부심을 갖고 사랑과 존경을 표현할 만한 재벌기업은 사실 없다. 그동안 다양하게 요구해 온 ‘재벌개혁’도 그 내용을 보면 상당 부분 ‘재벌국민’을 ‘국민재벌’로 대체하자는 주장으로 이해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촛불정부’를 자임하면서 ‘재벌개혁’을 공약한 현 정부마저 시작도 해보지 못했다. 그런데 전혀 뜻밖에 재벌개혁의 ‘비자발적, 잠재적 원군’이 외부에서 나타나 재벌체제를 흔들기 시작했다. 재벌기업에는 아베 정부의 요구대로 한국 정부가 굴복하고 한 달 전으로 되돌아가는 길이 가장 편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는 문제의 해결이 아니라 연기일 뿐이다. 한국 경제는 1997년 외환위기 때 대일 경제 관계가 치명적 약점이라는 점을 뼈저리게 경험했다. 그때까지 수출주도성장 30여년 동안 외환보유고가 바닥날 정도로 외환을 유출시킨 것은 만성적인 대일 무역적자였다. 부품소재의 과도한 대일 의존 때문에 수출이 늘어날수록 대일 무역적자도 커졌다. 그래서 수입선 다변화도 시도해 봤지만 허사였다. 그리고 1997년 한국 자본시장에서 가장 먼저 빠져나가 결국 국가부도 위기의 불을 댕긴 것도 일본 자본이었다. 그러나 외환위기를 극복하면서 경상수지가 흑자 기조로 반전되자 만성적인 대일 무역적자는 물론 외화가득률, 국산화율의 문제는 관심 밖으로 사라졌다. 지난 20년 동안 다시 누적되는 적자에도 경고음 한번 울리지 않았다. 이는 한반도 전쟁을 치밀하게 준비해 온 일본의 ‘혼네’를 읽지 못한 대한민국의 뼈아픈 실착이었다. 아베의 무역보복이 가져다준 위기를 기회로 반전시켜 한국 경제가 회생할 길은 하나뿐이다. 하루빨리 경제적 종속관계를 청산하는 것이다. 바로 여기에서 ‘국민재벌’의 역할이 결정적이다. ‘재벌의 국민’이 ‘국민의 재벌’로 대전환하는 게 새 ‘경제독립국가’의 시작이자 끝이다. 가장 시급한 부품소재의 국산화뿐만 아니라 개발 제품에 수요처를 제공하는 등 동반성장의 길을 여는 데 재벌기업이 앞장서야 한다. 이 전환이 재벌에는 상당한 비용을 유발하겠지만, 재벌체제의 지속가능성을 위해서도 이 동반성장의 길밖에 없다. 이 길에서는 중소기업에 창업 기회도 열리고 지불 능력도 개선되면서 ‘괜찮은 일자리’가 창출될 수 있을 것이다. 중소기업의 혁신과 실적에 따르는 공정한 보상이 이루어지는 생태계가 조성되면 대·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도 일부 해소돼 소득불평등의 완화와 내수 확대, 경제성장의 촉진이라는 작은 선순환도 시작될 수 있다. ‘일본수출규제대책민관정협의회’가 출범했다. 반세기 넘게 묵은 숙제를 ‘벼락치기’로 해결하려니 중구난방일 수 있다. 그래도 불화수소 생산 규제 완화나 52시간 탄력근로제 후퇴와 같은 ‘좀비’ 대책은 꺼내지 말자. 정부 정책에 대한 심각한 불신을 초래할 것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새로 생기는 일자리는 모두 국회의원들이 자녀 취업을 청탁할 만한 일자리가 돼야 한다. 일본 제품을 대체할 ‘좋은 물건’은 ‘좋은 일자리’에서 만들어진다. 그동안 개점휴업 상태였던 ‘4차산업혁명위원회’도 부품소재산업의 독립을 중간 목표로 하여 ‘혁신성장’의 보다 큰 그림을 그릴 수 있을 것이다. ‘부품소재산업육성법’ 개정안도 정권과 무관하게 효력을 발휘할 수 있어야 한다. 산업 생태계 혁신과 결합된 기술 혁신과 제품 혁신만이 ‘메이드 인 재팬’을 뛰어넘는 ‘메이드 인 코리아’를 만들 수 있다. “2차 벤더에도 신경 쓰겠다”는 이재용 부회장의 약속과 글로벌 기업들과 함께 ‘사회적가치협의체’를 구성한 최태원 회장의 의지에 기대를 거는 이유다. 한국은 경제적으로만 선진국인 일본을 넘어서면 정치적, 문화적, 도덕적인 자부심과 결합하면서 일본과는 급이 다른 선진국이 될 수 있다. 이것이 이번 위기 이후 대한민국의 비전이다.
  • 문 연 민관정협의회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경쟁력 강화”

    문 연 민관정협의회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경쟁력 강화”

    화이트리스트 배제 대비 대응 방안 점검 핵심 기술개발 매년 1조 지원 추진 합의일본의 경제 보복에 초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구성된 ‘일본 수출 규제 대책 민관정협의회’가 31일 국회에서 첫 회의를 갖고 국내 반도체 소재·부품·장비산업의 경쟁력 강화 등에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비공개 회동 후 브리핑에서 “일본 수출 규제 조치가 매우 부당하고 부적절하다는 점에서 모든 참석자의 의견이 일치했다”며 7개 합의 사항을 발표했다. 협의회 공동 의장에는 홍 부총리와 김영주 한국무역협회 회장이 선출됐다. 협의회는 먼저 일본 정부는 부당한 3대 품목 수출규제 조치를 조속히 철회하고 양국 간 협의에 나설 것과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 배제를 즉각 중단한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는 것도 포함됐다. 그럼에도 화이트리스트 배제 사태에 대비해 민관정이 시나리오별 대응 방안을 면밀히 점검하고 보완해 나갈 필요성이 있다는 점도 확인했다. 홍 부총리는 “기업은 재고 확보와 수입선 다변화, 설비 신증설 등 공급 안정화 노력을 가속화하기로 했다”며 “정부는 연구개발(R&D) 지원 등 다각적인 예산세제, 금융 지원방안을 강구하고, 정치권은 입법 제도 개선에 필요한 사안을 지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회의에는 더불어민주당 조정식 정책위의장, 자유한국당 정진석 일본 수출규제대책특별위원회 위원장, 바른미래당 채이배 정책위의장, 민주평화당 윤영일 정책위의장, 정의당 박원석 정책위의장 등 여야 5당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정부에선 홍 부총리와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 등이, 민간에선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김 무협 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 강호갑 한국중견기업연합회장 등이 자리했다. 반면 협의회 참석 대상인 한국노동조합총연맹과 민주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들은 불참했다. 모처럼 여야가 일본의 부당성에 대해 한 목소리를 냈지만 해법은 조금씩 달랐다. 민주당 조 의장은 모두 발언에서 “국가적 위기 앞에는 여야 구분이 없다”며 “오히려 이번 위기를 소재부품산업의 특정국가 의존도를 탈피하고 국산화를 앞당기는 기회로 삼을 것”이라고 했다. 반면 한국당 정 위원장은 “이제 감정적 전쟁 국면을 이성적 협상 국면으로 전환해야 한다”며 “필요하다면 문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이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포항 영일만항 기점 중·러 왕복 정기 컨테이너선 취항

    경북 포항 영일만항을 기점으로 한 컨테이너선이 취항한다. 포항시는 장금상선이 오는 8월 2일부터 1만t급 컨테이너선 2척을 투입해 포항 영일만항~중국 상하이항~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항을 왕복하는 주 1항차 정기상선을 운항한다고 31일 밝혔다. 장금상선은 2011년부터 영일만항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항 직항로를 운항하고 있으며, 2017년부터 2018년까지 영일만항을 기점으로 한 동남아노선에 상선을 투입한 바 있다. 이번 항로 개설에 따라 장금상선은 포항 영일만항을 기점으로 한 정기노선 2곳에 배를 투입하게 된다. 이로써 경북도 등은 중국·러시아 항로 개설로 자동차, 철강, 나무 펠릿 등 연간 약 1만 2000TEU(1TEU는 20피트 길이 컨테이너 1개) 화물을 처리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포항 영일만항은 이번 항로 개설로 중국, 러시아, 일본, 동남아 등 7개국 25개 항에 주 7항차로 직항노선이 연결된다. 포항시는 31일 시청에서 이강덕 포항시장, 임상섭 장금상선 상무, 김진규 포항영일신항만 대표, 배태하 포항항만물류협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정기항로 개설 협약을 맺었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항로 다변화와 항차 수 확대를 통해 영일만항 운송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포항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이은경의 유레카] 부품·소재 산업의 전화위복을 꿈꾸며

    [이은경의 유레카] 부품·소재 산업의 전화위복을 꿈꾸며

    불화수소, 포토 리지스트, 플루오린 폴리이미드.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화학 소재 이름들이다. 일본의 수출규제 발표가 없었다면 언론에 등장할 일이 별로 없는 단어들이다. 이 낯선 물질과 관련된 뉴스를 보면서 국민들은 여러 감정을 가진다. 일본의 부당한 결정에 대한 분노, 한국 산업과 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한 걱정, 정부와 정치권의 대응 방식에 대한 지지와 불만 등. 특히 한국 반도체 산업에 의외로 치명적인 약점이 있다는 사실에 놀란다. 반도체 같은 정밀 첨단산업을 처음부터 끝까지 국내 기술로만 했을 리가 없는데도 말이다. 아마도 20여년 가까이 반도체는 한국이 세계 1위라고 들어와서 그럴 것이다. 이 사태와 관련해 정치, 경제, 산업 분야 전문가들이 여러 의견을 내고 있다. 그중 국내 소재·부품 산업과 관련된 논의들은 찬찬히 살펴볼 만하다. 이번 사태가 다행히 잘 해결된다 하더라도 소재·부품 산업의 문제는 그대로 남을 것이기 때문이다. 산업화 이후 정부는 소재·부품 산업에 관심을 가졌다. 국내 산업은 외국 소재·부품을 수입해 조립, 가공 후 수출하는 형태로 시작했다. 소재·부품을 국산화하면 더 큰 경제효과를 기대할 수 있었다. 정부는 1990년대까지 보호와 육성 정책으로, 2000년대 이후에는 관련 특별법을 만들고 민간기업과 시장이 주도하는 부품·소재 산업 정책을 펼쳤다. 그 결과 부품·소재 국산화 비율은 높아졌고 일부 글로벌 경쟁력을 가진 기업도 등장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사태에서 보듯 첨단 정보기술(IT) 분야에서 일부 핵심 소재와 부품은 수입 의존도가 높다. 부품·소재 산업이 중소기업 중심으로 성장했기 때문이다. 소수 대기업이 필요한 소재·부품을 모두 개발할 수 없고 다수의 소재·부품 중소기업은 기술, 자본에서 취약해 첨단분야에 적극 투자하기 어려웠다. 또 물류비용 부담이 적은 일본 기업에서 고품질 소재·부품을 구할 수 있었다. 그 때문에 글로벌 분업의 관점에서 보면 국내 개발보다 수입이 더 효과적인 선택일 수도 있었다. 적어도 올해 6월까지는 그랬다. 이번 일을 국내 소재·부품 산업이 새롭게 도약하는 계기로 삼자는 의견이 나온다. 그렇게 되면 소재·부품 산업의 경제효과는 물론 고용 발생도 기대할 수 있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장기간, 집중 투자가 필요하고 그에 맞는 인력과 조직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기술개발과 시장의 불확실성도 이겨 내야 한다. 어느 하나 쉽지 않은 도전적인 일이다. 아무리 마음이 급해도 당장 손에 잡히는 해결책을 만들어 내는 것은 어려운 숙제인 것이다. 그래서인지 기획재정부의 한 전직 고위공무원은 “우리가 비교 우위에 있는 중간재 산업을 버리고, (일본 수출 규제를 해결하기 위해) 소재·부품 산업에 매달리면 죽도 밥도 안 된다”고 했다. 위기는 새로운 시도와 발상의 전환의 기회가 되기도 한다. 마침 정부가 장기적으로 지원정책을 펴겠다고 하고 대기업도 국산화와 수입선 다변화에 좀더 관심을 가지게 됐다. 과학기술자들도 이 문제에 좀더 적극적인 관심을 보여 주기를 바란다. 당장의 해결책이 아니더라도 장기 관점에서 반도체 제조용 소재의 국산화를 위해 필요한 지적 자산과 인력을 조사하고 연구개발 조직을 기획하는 일에 참여하고 목소리를 낼 필요가 있다. 국민들은 그런 과학기술자들이 보고 싶을 것이다.
  • 홍남기 “日 백색국가 제외 강행 땐 첨단 소재·전자·통신 큰 피해 우려”

    홍남기 “日 백색국가 제외 강행 땐 첨단 소재·전자·통신 큰 피해 우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일본이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 명단에서 한국을 제외한다면 첨단소재·전자·통신 등 광범위한 업종에서 우리 기업의 피해가 우려된다”고 29일 밝혔다. 일본은 다음달 2일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 처리를 앞두고 우리나라의 대화 요청을 재차 거절했다. 홍 부총리는 이날 기재부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제출한 서면질의 답변서를 통해 “백색국가 명단 제외가 현실화하면 수출제한 대상이 확대될 우려가 있다”며 “추가 보복에 대해 발생 가능한 모든 경우를 염두에 두고 관계 부처가 공조해 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만약 실제로 다음달 2일 일본 각의(국무회의)에서 화이트리스트 법령 개정안이 처리돼 공포 작업까지 이뤄지면 3주(21일) 뒤인 8월 23일부터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가 확대된다. 홍 부총리는 기업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조치로는 수입선 다변화, 국내생산 확충, 부품 국산화 등을 꼽았다. 홍 부총리는 소재·부품산업과 관련해 “2001~2017년 관련 생산은 240조원에서 786조원으로 3배 이상 증가했으나 자립화율은 60% 중반에서 정체됐다”며 “수요 기업들이 빠르고 안정적인 공급선 확보를 위해 일본 등 기존 밸류체인에 의존하고 재고 관리·최종 제품 생산에 집중해 왔던 측면이 있다”고 진단했다. 일본의 규제에 대한 맞대응이 필요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 홍 부총리는 “대응과 맞대응의 악순환은 양국 모두에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며 “양국 국민 감정이 악화하지 않도록 일본 정부의 현명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일본은 한국과의 대화 채널을 사실상 차단한 것이 확인됐다.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2~3일 중국에서 열리는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장관회의 자리에서 세코 히로시게 일본 경제산업상(장관)에게 면담을 요청했지만 어렵다는 답을 받았다”고 밝혔다. 세종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이도헌의 돼지농장 주인으로 살기] 일본 경제 도발의 극복, 지킬 것은 지켜야

    [이도헌의 돼지농장 주인으로 살기] 일본 경제 도발의 극복, 지킬 것은 지켜야

    주 52시간 근무제로 외식 문화가 많이 바뀌고 있다. 이전 같은 회식 문화가 사라지면서 식당의 저녁 매출은 줄어들고 대신 점심시간대 매출 비중이 늘고 있다고 한다. 단위 매출이 작은 점심의 비중이 늘면서 대표적인 자영업인 식당 경영에 적지 않은 영향이 있을 것이다. 식당의 매출 변화는 돼지고기 시장에도 영향을 준다. 저녁 회식 자리의 단골 메뉴가 삼겹살이다. 회식 자리가 줄면서 돼지고기 소비도 줄어든다. 그래서인지 요즘 돼지고기 가격이 바닥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52시간 근무제로 엉뚱하게 자영업과 축산업이 영향을 받고 있는 셈이다. 당장 매출이 줄어드는 상황을 반길 사업자는 없을 것이다. 예상 못한 불경기를 다들 힘들어하지만, 그래도 현장에서는 저녁이 있는 사회변화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적응하려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일본 아베 정권의 경제적 도발로 우리 사회가 뒤숭숭하다. 당장 반도체 등 우리 경제의 간판격인 대기업들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나라가 어려우면 가만 있을 우리 국민들이 아니다. 택배 노동자들은 일본 제품의 배송을 거부하고 나섰고, 중소 상인들은 일본 제품의 판매를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여기에 개인적인 손실을 부담하면서 일본 여행을 취소하는 여행객까지 포함하면 일본의 경제 도발에 응대하는 일반인들의 모습은 눈물겹기만 하다. 부품 조달 시장 다변화는 리스크 관리를 해야 하는 기업의 기본적인 기능이다. 우리 경제에 타격을 주려는 일본 정부의 도발이 일차적인 규탄의 대상이 돼야 하겠지만, 효율성 극대화를 위해 특정 국가 특정 기업에 핵심 원부자재를 전적으로 의존한 국내 대기업 역시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지금 범국민적인 일본 제품 거부 운동은 국내 대기업의 경영상 난맥상 그리고 정부 기관의 미온적 대응에 일반 국민이 나서는 모양새가 됐다. 사실 이런 모습은 그리 낯설지 않다. 1998년 외환위기는 대기업들의 무리한 차입경영과 금융기관의 방만한 외화 차입 그리고 금융시장 규제에 실패한 정부에 주된 책임이 있었다. 대기업ㆍ금융기관ㆍ정부의 무능으로 텅 빈 나라 곳간을 한 푼이라도 채우고자 온 국민이 금 모으기에 나섰고, 가혹한 구조조정과 노동시장 자유화를 받아들였다. 온 국민이 합심해 외환위기에서 벗어났고 경제는 회복됐다. 하지만 그 결과는 어떠했는가? 회복의 성과는 외환위기의 원인 제공자인 대기업과 금융산업에 귀속됐고, 정든 직장을 떠난 노동자들은 다시 제자리를 찾지 못했다. 이후 빈익빈 부익부는 더욱 심화됐다. 지금 정부는 일본의 경제 도발에 대응하기 위해 특단의 조치를 준비하는 모양이다. 현 정부 들어 심혈을 기울여 온 52시간 노동제도에 예외를 두고, 화학물질과 관련한 환경 규제도 유예하겠다고 한다. 주 52시간 노동제도는 정부가 추진한 제도지만 국민적 공감대가 있었고, 자영업자와 축산업자 등 여러 경제주체들이 희생을 감수하며 정착되고 있다. 그리고 화학물질에 대한 규제의 배경에는 가습기 살균제 사태와 같은 참사가 있다. 일본 정부의 경제 도발은 우리 경제에 중대한 위기이자 도전이다. 하지만 정부가 위기 극복을 명분으로 사회적 공감대와 여러 경제주체의 희생을 바탕으로 정착돼 온 정책에서 후퇴하는 게 타당한 것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위기 대응과 극복은 중요하다. 하지만 그 성과가 과거처럼 특정 산업이나 집단에 편중돼서는 안 될 것이다. 외환위기 극복 과정의 모순, 비용과 희생은 국민들이 부담하고, 그 성과는 대기업에 편중됐던 시행착오를 다시 반복해서는 안 된다. 그때는 다시 외환위기가 와도 금붙이를 내다 팔 국민도 없을 것이고, 수입 반대 운동에 나설 국민적 연대도 없을 것이다.
  • [장관의 책상] 노동시장 통계에 대한 정확한 이해/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

    [장관의 책상] 노동시장 통계에 대한 정확한 이해/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

    ‘통계’(statistic)라는 단어는 이탈리아어의 ‘정치가’(staticsta)에서 유래했다. 과거 위정자들이 국가 전체의 상황을 파악하고자 활용하던 것인데 현대에는 활용 범위가 점차 넓어지고 있다. 과거부터 현재까지 한 사회를 가장 정확하고 객관적으로 보여 주는 것임에 틀림없다. 그렇다면 통계로 보는 지금 우리나라의 고용 상황은 어떨까. 매달 통계청에서 발표하는 고용동향은 고용 상황을 전체적으로 알 수 있게 해 주는 대표적인 지표다. 올해 상반기 취업자수는 전년 동기보다 20만명 이상 늘었고 지난달 고용률도 67.2%로 통계 작성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 고용 지표들은 인구 변화 등 외부적 요인이 상당하기에 종합적으로 분석할 필요가 있다. 보통 고용률과 실업률은 외부의 영향이 적은 안정적 지표로 본다. 따라서 취업자수가 증가하고 고용률이 개선되는 것은 긍정적인 신호임이 분명하다. 반면 실업자수도 계속 늘어나고 있다. 실업자는 구직 활동을 하는 사람을 의미한다. 앞으로 일자리가 늘어날 것으로 보이거나 공무원시험 같은 대규모 공개채용이 예정돼 있으면 늘기도 한다. 취업자수와 고용률이 동시에 증가하고 있는 시기에 실업자수가 증가한 것만으로 일자리 사정이 나빠지고 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일각에선 “일자리의 양은 늘었지만 상당수가 60대 이상에 몰려 있고 단시간 일자리 비중이 높다”고 문제를 제기한다. 하지만 이는 인구의 고령화와 사회의 다변화를 고려하지 않은 것이다. 우리 사회는 급속한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다. 60대 이상 인구와 취업자 비중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60대 이상의 경우 상당수가 단시간 근로를 선호한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특히 65세 이상 노인층의 상대적 빈곤율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1위인 우리나라에서는 정부가 직접 일자리를 만들어서라도 소득을 창출할 수 있도록 지원을 늘릴 필요가 있다. 또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가 늘어난 것도 단시간 근로자 증가의 중요한 요인이다. 최근 여성 고용률과 경제활동 참가율은 통계 작성 이후 최고 수준이다. 여성 취업자수 증가가 서비스업 고용 증가와 맞물려 자연스레 단시간 근로 비중 증가로 이어졌다. 우리나라 단시간 일자리 비중이 OECD 평균에 미치지 못할 만큼 전체 노동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낮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최근 일자리의 질적인 측면이 개선되고 있다는 것을 여러 지표에서 공통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일자리인 상용직 일자리 비중은 올 상반기 기준 69.5%를 차지해서 통계를 작성한 이후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저임금근로자 비중과 연간 근로시간도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고용보험 가입자수도 50만명 이상 증가했는데 내년부터 한국형 실업부조인 ‘국민취업지원제도’를 도입하면 고용안전망은 더욱 튼튼해질 전망이다. “통계는 거짓말하지 않는다. 다만 사람들이 이용할 뿐이다”라는 말이 있다. 단편적인 지표로 노동시장에 큰 문제가 있는 것처럼 호도하거나 반대로 몇 가지 좋은 지표만으로 모든 상황이 긍정적인 양 포장하는 이들에게 전하는 메시지다. 현실을 정확히 직시하고 지표 속에 담긴 의미를 정확히 포착해 지금 상황에서 어떤 정책이 필요한지 고민해야 한다. 모든 고용 상황이 장밋빛이라고 하는 것은 아니다. 40대와 제조업의 고용 악화, 취업준비자와 구직단념자의 증가, 영세 자영업자의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다는 사실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 최근 일본 수출 규제, 미중 무역분쟁 등 대외적인 불확실성이 커가는 점도 우려된다. 우리는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 등 큰 위기를 현명하게 극복한 저력이 있다. 정부도 정확한 현실 진단과 이에 맞는 적절한 해법을 내놓고자 노력할 것이다.
  • “재고량 알리지 말라”… 시간과의 싸움 돌입한 소재·부품업체들

    ‘시간과의 싸움이다, 공멸 전략은 피해야 한다, 재고량을 알리지 말라.’ 일본 수출 규제 조치의 직격탄을 맞은 소재·부품 기업들에선 전시를 방불케 하는 외마디 소리가 쏟아졌다. 90일치 이상 재고를 확보하거나 대체 공급처를 찾는 노력이 분주했다. 여러 소문에다 시장 불확실성도 커지자 기업들은 재고량을 함구하며 정보 유출을 경계했다. 경기 화성에서 디스플레이용 접착제 등을 만드는 A사 측은 28일 “10여 가지 일본산 소재 석 달치를 확보했다”면서 “평소엔 한 달 물량을 재고로 두는데, 추가 비용을 들여 외부 창고까지 빌렸다”고 말했다. 이어 “더 중요한 관건은 향후 대기업들의 차질 없는 생산 여부”라면서 “대기업이 물량을 줄이면 수많은 협력업체들은 다 죽는다”고 호소했다. 화성에서 반도체 관련 부품을 가공하는 B기업 관계자는 “현재로선 제품 생산에 큰 문제가 없지만 하청 기업들이 일본에서 들여와 가공하는 소재를 확보하지 못할까 봐 걱정”이라면서 “만약 대기업들이 일본산 소재를 다른 것으로 대체한다면 관련 장비·설비도 몇 개월에 걸쳐 다시 테스트해야 되고, 그만큼 경영 불확실성이 커진다”고 말했다. 사태의 여파는 중간재 수입업체뿐 아니라 수출 기업에도 미쳤다. 일본에 금형 제품을 수출하는 경기 군포의 C업체 측은 “15년 이상 거래한 일본 기업들로부터 ‘한일 관계가 안 좋아 통관 문제라도 생기는 것이 아니냐’는 문의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일 이전부터 조금씩 일본 수요가 줄고 있었다”면서 “유럽 시장 쪽으로 수출 통로를 다변화하려고 노력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갑자기 일본 기업과 구두 약속했던 제품 수출이 무산되는 일을 겪은 기업들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일 간 확전은 기업들에 경계 대상이다. 업계 관계자는 “서로 각각의 강점이 있으니 한일 양국이 ‘한판 붙자’는 공멸식으로 대처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제언했다. 그나마 소재·부품 기술 국산화에 대한 지지가 높아진 점은 긍정적인 신호로 평가됐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은 일본보다 기술 축적이 백여년 늦고, 막대한 연구비를 들여 국산 소재를 개발해도 원가 경쟁력이 없어 국산화에 소극적이었다”면서 “이번에 일본이 자국 소재를 무기화했으니 이제 국산화 필요에 누구도 이견을 낼 수 없게 됐다”고 설명했다. 일본의 추가 수출 규제 대상 산업으로 꼽히는 2차전지, 탄소섬유 등의 분야에선 기술 국산화를 이뤘지만 일본 기업이 선점해 납품처를 못찾던 곳도 있다. 이번이 일본의 점유율을 빼앗아 올 기회가 될 수 있지만, 이 기업들도 로키(절제) 대응 중이다. 기술력을 과시했다가 일본 당국의 추가 규제 표적이 될 가능성, 일본 업체를 괜히 자극할 가능성과 함께 한일 대립 국면이 끝난 뒤 보복 조치를 당할 가능성 등을 우려한 행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불안에 떠는 국내 기업들에‘ 정확한 정보를 알리기 위해 29일부터 다음달 초까지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주요 20개 업종을 상대로 설명회를 개최한다. 한국이 화이트 리스트에서 제외되더라도 일본 경제산업성이 포괄허가 혜택을 주는 자율준수프로그램 인정기업(CP) 제도를 활용하면 수입을 원활하게 할 수 있다는 점 등을 알릴 계획이다. 서울 한재희 기자 jh@seoul.co.kr세종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SK하이닉스 2분기 영업이익 89% 급감

    D램 생산능력 4분기부터 축소 계획 日 수출 규제로 하반기도 부진 전망 SK하이닉스는 일본 정부의 반도체 핵심 소재 수출 규제 국면이 장기화될 경우 생산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25일 밝혔다. 지난 4일 단행된 일본 수출 규제 조치와는 상관없지만 반도체 경기가 하강 국면에 진입한 여파로 SK하이닉스의 2분기(4~6월) 실적은 3년 만에 가장 부진했다. SK하이닉스는 매출 6조 4522억원, 영업이익 6376억원의 2분기 실적을 공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매출은 38%, 영업이익은 89%씩 급감했다. 영업이익률은 9.9%로 전 분기인 1분기(20.2%)의 절반 수준으로 악화됐다. 역대 최고치였던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률(56.7%)에 비해 수익성이 급격하게 나빠진 것이다. 반도체 경기 반등 조짐이 감지되지 않는 데다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까지 단행되면서 하반기 실적 반등 전망도 어둡다. 실적 발표 뒤 진행한 콘퍼런스콜에서 SK하이닉스 측은 “수출 규제 품목에 대해 가능한 범위에서 재고를 적극 확보하고 거래선 다변화 등을 통해 생산 차질이 없도록 주력하고 있다”며 “규제가 장기화될 경우 생산 차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대응해 나간다는 방침”이라고 전했다. SK하이닉스는 생산과 투자를 모두 조정할 방침이다. D램 사업 생산능력을 4분기부터 줄이고, 최근 성장세에 있는 CIS(CMOS 이미지 센서)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하반기부터 이천 M10 공장의 D램 설비를 CIS 양산용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또 낸드플래시 사업 웨이퍼 투입량을 지난해보다 10% 줄인다는 계획을 변경해 15% 줄이며 감산 폭을 확대하기로 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日에 경고 날린 李총리 “상황 악화 땐 예기치 못한 사태 우려”

    화이트리스트 배제 땐 150여곳 피해 일본산 물자 들여오려면 서약서 제출 日정부 수입 여부 결정·지연 땐 타격 박영선 中企 “수입선 다변화 조사 중” 일본이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에 이어 ‘화이트 리스트’(수출 절차 간소화 국가)에서 한국을 제외하려는 움직임이 뚜렷해지자 이에 대한 우리 정부의 반발도 거세지고 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25일 일본이 화이트 리스트 배제를 단행할 경우 “예기치 못한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고 강한 어조로 경고했다. 일본 측 조치에 따라 150개 정도의 국내 중소기업이 피해를 입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이 총리는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일본이 상황을 더 악화시킨다면 예기치 못한 사태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며 “사태를 더이상 악화시키지 말고 외교적 협의를 통해 해결책을 찾자. 일본 정부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총리의 발언은 일본을 향해 경고 메시지를 날리는 동시에 외교적 협의를 압박하는 취지로 해석된다. 이 총리는 “이번 사태는 한일 양국, 나아가 세계 경제가 떼려야 뗄 수 없게 연결됐다는 사실을 새삼 깨우쳐 줬다”며 “그 연결을 흔드는 일본의 조치는 결코 지혜롭지 않다. 일본에도 세계에도 이익을 주지 않고 오히려 예상치 못한 결과를 야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회의는 사안의 위중함과 시급성을 반영해 강경화 외교부 장관을 비롯해 관계부처 장관들이 모두 세종청사에 모여 한일 문제 대응에 대해 비공개 논의를 벌였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이날 TBS라디오에 출연해 “화이트 리스트 배제에 따른 대비책을 마련 중”이라면서 “(일본의 수출 규제 대상) 리스트를 분류하고 있고, 급하게 수입해야 하는 경우는 수입선 다변화를 위한 시장조사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배제 때 예상되는 중소기업 피해에 대해서는 “전체 (중기) 리스트는 1000개가 넘지만 그중 150개 정도가 피해가 있을 것”이라면서 “배제가 적용되면 다음은 자동차 부품이 아니겠느냐고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박 장관은 2011년 국내 중소기업이 일본 수출 규제 품목 중 하나인 초고순도 불화수소 제조 기술의 특허를 확보한 사실을 언급하며 부품·소재 산업의 국산화와 대·중소기업 간 상생협력의 필요성 등을 강조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화이트 리스트에서 배제될 경우 일본산 전략물자 등을 수입하려는 한국 기업들은 서약서와 함께 사업내용 명세 등을 상세하게 제출해야 한다. 개별 품목을 수입할 때마다 목적과 용도, 최종 수요지 등을 일일이 알려야 하는 데다 일본 정부가 자의적으로 수입 여부를 결정하거나 지연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지난 4일부터 수출 규제를 적용받는 반도체 핵심 소재 3개 품목이 지금까지 단 한 건의 수출 허가도 받지 못했다.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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