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다변화
    2026-06-21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4,567
  • 상가들 새 단장 분주… 저가 관광 재현 우려

    중국 정부의 금한령으로 직격탄을 맞았던 제주지역 관광업계는 돌아올 유커(중국인 단체 관광객)에 큰 기대감을 보이는 한편으로 쇼핑 강요 등 싸구려 관광이 다시 재현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불거지고 있다. ●작년 360만 중국인 발길… 직항노선 재개 ‘꿈틀’ 유커들이 즐겨 찾았던 제주시 연동 바오젠거리의 상가들은 요즘 새 단장을 하는 등 유커 맞이 채비가 한창이다. 손님이 없어 한동안 문을 닫았던 상가들도 다시 문을 여는 등 분주한 모습이다. 바오젠 거리 상인 이모(50)씨는 8일 “조만간 유커들이 예전처럼 대거 찾아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상인들이 중국어를 구사하는 직원을 다시 채용하고 유커가 선호하는 품목이 무엇인지 시장 조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운항을 중단했던 중국 춘추항공은 지난 10월 31일부터 제주~닝보 노선을 재개했다. 중국의 길상항공도 제주~상하이 노선에 28일부터 주 3회 전세기 운항을 재개할 계획이다. 지역 관광업계에서는 제주~중국 직항 노선 재개로 빠르면 이달 말부터 제주를 찾는 유커들이 점차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제주관광공사 관계자는 “유커 유치를 위한 상품 개발과 중국 현지 홍보 및 마케팅 지원 등에 본격 착수했지만 제주 직항 항공편 개설과 확보에는 시간이 좀 걸릴 것”이라며 “유커가 돌아오면 제주 외국인 관광시장은 다시 활기를 띠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10년 전 만해도 제주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은 연간 54만 1274명에 불과했지만 유커 밀려들면서 2013년에는 200만명을 넘어섰다. 2016년에는 300만명을 돌파하며 사상 최고 수준인 360만명을 기록했다. 유커를 잡기 위해 잡화점, 사후면세점 등이 제주시내에 줄줄이 들어섰고 대형 면세점에는 밀려드는 유커를 감당하지 못해 건물을 증축해야 했다. 중국자본이 제주 여행시장을 독점하면서 쇼핑 강요 싸구려 패키지 상품이 넘쳐 났고 바오젠거리는 임대료 상승에 소상공인들이 내몰렸다. ●日·동남아 관광객 유치 등 시장 다변화 추진 유커를 겨낭한 복합리조트 등 대규모 개발로 환경 파괴 등 난개발 논란이 일었고 제주 무비자 입국제도를 악용한 불법 체류자 증가, 살인과 강간 등 중국인 강력 범죄도 급증했다. 현학수 제주도 관광정책과장은 “쇼핑 강요, 서비스 질 저하 등 저가 관광을 바꾸지 않으면 다시 부작용이 불거질 것”이라며 “유커 저가 관광 퇴출 노력과 함께 일본과 동남아 관광객 유치 등 시장 다변화 정책도 꾸준히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도의 시장 다변화 노력 등으로 에어아시아X는 12일부터 제주~쿠알라룸푸르 주 4회 직항노선에 취항한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청주공항 모기지 저가항공사 면허 조속히 승인하라”

    “청주공항 모기지 저가항공사 면허 조속히 승인하라”

    충청권 4개 시·도와 국회의원들이 청주국제공항을 모(母)기지로 하는 항공사의 면허 승인을 강력 촉구하고 나섰다.청주공항을 모기지로 하는 저가 항공사를 설립하겠다며 에어로K가 지난 6월 국토부에 국제항공운송사업 면허를 신청했으나 아직 승인이 나지 않고 있어서다. 이시종 충북 지사와 3개 시도 부지사, 충북 출신인 더불어민주당 오제세의원, 자유한국당 박덕흠의원, 국민의당 김수민의원, 대전 출신인 더불어민주당 박범계의원, 자유한국당 정용기의원 등은 7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청주공항은 수도권 대체공항으로, 국가발전의 거점이 될 핵심인프라”라며 “청주공항 활성화의 핵심수단인 모기지 항공사의 면허를 조속히 승인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청주공항의 노선 다변화를 정부와 항공사에 수없이 요청했으나 그동안 모두 수포로 돌아갔다”며 “모기지 항공사의 설립 없이는 청주공항의 국제노선 다변화는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청주공항에 모기지 항공사가 설립되면 이용객들의 편익증대, 저렴한 항공료, 일자리창출, 신행정수도 관문공항 위상 정립 등 많은 효과가 예상된다”며 “충청권이 힘을 모아 모기지 항공사 설립을 반드시 이뤄내겠다”고 밝혔다. 한화 등이 대주주로 참여하고 있는 에어로K는 연내에 면허가 승인되면 내년 4월 첫 취항을 목표로 하고 있다. 청주공항을 중심으로 노선을 운영하며 일본, 대만, 베트남, 중국, 홍콩 등 국제노선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에어버스 A320 8대를 전용 항공기로 확보했고, 자본금도 취득 요건의 3배인 450억원을 조성했다. 국토부는 에어로K와 함께 양양국제공항을 모기지로 하겠다는 플라이양양도 면허승인을 신청해 검토할게 많고, 저가항공사 시장이 포화상태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어 승인여부를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저가항공사가 늘어날 경우 공멸할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충북지역에서는 저가항공사 시장이 계속 성장하고 있다며 국토부가 새 사업자 진출을 꺼리는 기존 항공사들의 눈치를 지나치게 보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열린세상] ‘신남방정책’의 또 다른 축 인도를 주목하자/송경진 세계경제연구원장

    [열린세상] ‘신남방정책’의 또 다른 축 인도를 주목하자/송경진 세계경제연구원장

    지난달 문재인 대통령이 지역 협력 다변화를 위해 밝힌 ‘신남방정책’과 최근 들어 부쩍 거론되고 있는 ‘인도·태평양 협력’으로 다시 주목받는 나라가 있다. 바로 세계 6위 경제대국인 인도다. 인도 역시 교역국 다변화와 지역 협력 강화를 통해 대중국 적자를 줄이고 과도한 서비스 중심 경제의 패러다임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생산 가능 인구만 8억 5000만명에 이르는 풍부한 노동력과 자원을 가진 인도와 상대적으로 앞선 자본과 기술을 보유한 한국은 상호 보완성이 높다. 서로에게 풍부한 가능성과 기회의 나라가 될 수 있다. 우리의 신남방정책이 지향하는 역내 공동 번영과 평화를 실현할 천생연분 동반자 국가다.그러나 굳이 인도 출신의 세계적 경제학자인 판카즈 게마와트의 ‘케이지(문화, 행정, 지리, 경제) 거리’ 이론을 거론하지 않더라도 양국의 거리는 여전히 멀다. 가능성과 기회를 구체화하고 실현하기 위해서는 호시우보(虎視牛步)의 자세로 인도의 개혁 모멘텀에 올라타야 한다. 모디 인도 총리는 2014년 집권 직후부터 제조업 혁신, 도시화 촉진, 보건위생 개선 등 인도의 경제·사회 전반에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에는 ‘개혁, 성과와 변화’를 강조하며 구체적 성과 도출에 집중하고 있다. 제조업 육성책인 ‘메이크 인 인디아’(Make in India)를 통해 제조업 비중을 2022년까지 25%로 확대하려 한다. 인도가 집중 육성에 나선 자동차, 화학, 정보통신, 의약, 식품제조가공 등은 우리 기업들이 기술력과 비교우위가 있다. 삼성과 현대기아차는 인도의 프리미엄 휴대전화 시장과 자동차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중국에서 철수한 롯데도 인도 투자를 늘리고 있다. 인도는 세계 제2위의 과일, 채소 생산국이다. 약 35%가 시장에 나오기 전에 썩어 버린다. 선진 콜드체인 시스템 기술과 운영 방식을 가진 우리 기업들이 협력할 수 있는 분야로 보인다. 그래서 지난달 23개국이 참가한 인도 최대 규모의 식품가공 박람회에 한국이 불참한 연유가 더욱 궁금하다. 장관급 인사가 이끈 일본은 60개 기업이 참가했다. 2011년 기준 도시 거주 인구가 31%에 불과한 인도는 2020년까지 100개의 스마트시티를 건설해 도시화와 경제성장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야심 찬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주택, 에너지, 대중교통, 철도, 항만, 브로드밴드 등 인프라 건설 수요가 급격히 늘고 있다. 이미 건설에 착수한 12개 스마트시티에 미국의 시스코, 일본의 히타치, 독일의 지멘스 같은 거대기업들이 컨소시엄에 참여하고 있다. 인프라와 도시 건설에서 경험과 노하우를 축적한 우리의 공기업과 민간부문이 함께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도 각별한 관심을 가진 사물인터넷, 데이터 분석, 클라우드 컴퓨팅, 핀테크 등 4차 산업혁명 선도 기술의 개발과 활용에 인도 역시 관심이 많다. 기업 가치가 1조원 이상인 유니콘 기업이 열 개나 있고 우수한 STEM(과학, 기술, 공학, 수학) 인재가 많은 인도와의 협력과 경쟁에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의 역할을 기대한다. 아울러 ‘깨끗한 인도’의 일환으로 2019년까지 첨단 정보기술(IT)을 장착한 75만개의 화장실이 설치될 계획이다. 불과 반세기 전 우리도 겪었던 문제다. 인도의 화장실 설치 노력에 공적개발원조와 대외경제협력기금의 유·무상 투자를 제안해 본다. 서울 G20 정상회의의 주요 성과 중 하나인 ‘개발’ 의제의 실질적이고 구체적 이행이 될 것이다. 우리가 국제사회에 약속한 선진국과 개도국 간 가교 역할에도 부합하는 일이다. 이렇듯 한·인도의 높은 협력 가능성에도 한국의 대인도 투자는 아직 본격화되지 않았다. 인도의 복잡한 규제, 노동법, 세제 등 열악한 기업 환경이 큰 원인이다. 현재 진행 중인 한·인도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 개선 협상에서 철강, 화학 등의 수입규제 조치 완화, 관세행정 협력, 인도시장 추가 개방 등 투자 여건 개선을 이끌어 내야 한다. 인도는 주요 경제 파트너일 뿐 아니라 아태 지역과 아프리카까지 아우르는 해상 전략적 요충지다. 지역과 세계의 공동 번영과 평화를 위해 중요하다. 우리의 신남방정책과 만나는 지점이다.
  • 文 “2022년까지 스마트공장 2만개로 확대”

    文 “2022년까지 스마트공장 2만개로 확대”

    문재인 대통령은 5일 “전체 중소기업 354만개 중 수출에 참여하는 기업은 9만 4000개(2.7%)에 불과한데 수출을 통해 기업을 키우고 새로운 일자리를 만드는 중소·중견기업이 더 많아져야 한다”고 말했다.문 대통령은 이날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제54회 무역의 날 기념식에 참석,축사를 통해 “대기업이 자신들과 협력하는 중소·중견기업의 수출과 성장을 돕도록 요청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해 수출산업을 고도화해야 한다”면서 “기존 주력 수출산업에 인공지능 같은 혁신기술을 적용해 부가가치를 높이고 차세대반도체·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을 수출의 새 동력으로 적극 육성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스마트공장의 확대는 수출기업이 굳이 해외로 나가지 않아도 경쟁력을 가질 수 있게 할 것”이라면서 “정부는 약 5000개인 스마트공장을 2022년까지 2만개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올해 우리는 세계 6위 수출대국으로 발돋움했고 세계 시장 점유율도 역대 최고치를 기록 중”이라면서 “무역 1조 달러 시대가 다시 열리고 경제성장률도 3 %대로 올라설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수출을 통해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 일자리 창출 효과가 큰 서비스 분야의 수출 활성화를 위해 상품 수출에 맞춰진 각종 지원제도도 개편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내년에도 무역 여건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면서 “수출시장을 다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또 “경제가 성장해도 일자리가 안 생기고 양극화가 소비를 막아 성장을 가로막는 등 우리 경제는 저성장과 양극화라는 구조적 문제에 직면해 있다”면서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람 중심 경제’로 경제 패러다임을 전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무역정책도 새로운 시대에 맞게 변화해야 한다. 양적 성장을 넘어 포용적 성장을 이루도록 발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아세안 자유무역협정(FTA) 추가 자유화와 역내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한·유라시아경제연합(EAEU) FTA의 조속한 추진을 약속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콘텐츠가 힘…O’PEN 작가·단막극 지원 ‘실험’

    콘텐츠가 힘…O’PEN 작가·단막극 지원 ‘실험’

    ‘막장 드라마’ 한계 판단연 20명 드라마 작가 발굴집필 공간·멘토링 등 제공JTBC·SBS도 신설 추진 한겨울이지만 작가 지망생들 마음속엔 모처럼 훈풍이 불지 싶다. 기존 지상파 방송사뿐만 아니라 케이블, 종합편성채널까지 새로운 콘텐츠 발굴을 위한 드라마 극본 공모를 앞다퉈 시작하면서 등용문이 활짝 열렸기 때문이다. 특히 ‘비밀의 숲’, ‘도깨비’, ‘응답하라 1988’ 시리즈, ‘시그널’ 등 히트작들을 내놓으며 드라마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tvN이 이달부터 10부작 단막극 시리즈 ‘드라마 스테이지’를 새롭게 선보이면서 기대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지난달 6일 서울 마포구 디지털미디어시티(DMC) ‘오펜’ 사무실에는 단막극 제작을 앞두고 작가와 PD가 머리를 맞대고 대본을 어떻게 영상으로 구현할지 한창 실험(?)을 하고 있었다. 또 다른 쪽에선 콘티(대본을 화면 컷 단위로 만화처럼 그려놓은 것)를 놓고 장면을 뺄 것인지, 말 것인지 격론을 벌이기도 했다.케이블 채널 tvN, OCN, 올리브 등을 계열사로 둔 CJ E&M은 올해 초 새로운 콘텐츠 발굴의 동력을 마련하고자 신인 작가 육성 사업 ‘오펜’을 시작했다. 130억원을 투자해 DMC에 661㎡(약 200평) 규모의 창작 공간을 마련하는 한편 매년 20명의 신인 드라마 작가를 뽑아 집필실 제공은 물론이고 창작 지원금, 전문가 멘토링, 특강 프로그램 등 종합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지원 작가들을 대상으로 우수 작품 10편을 뽑아 PD와 연결해 tvN 단막극을 통해 정식 데뷔할 기회도 준다. KBS와 SBS 등 일부 지상파 방송사도 작가 발굴 프로그램이 있긴 하다. 공모 당선 작가들을 대상으로 창작 지원금을 주며 한 달에 한 번 극본을 쓰고 PD들과 화평회를 갖는 식의 인턴 작가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6개월에서 1년가량의 인턴 기간이 끝나고 방송사나 제작사와 계약을 맺는 건 작가 개인의 몫이어서 집필 활동에 집중해 제대로 역량을 발휘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오펜은 이처럼 일회성으로 소재를 찾는 데 그치는 기존 공모 제도에서 더 나아가 신인 작가를 ‘장기적으로 육성’하는 데 초점을 맞추겠다는 취지다. 극본의 저작권 역시 방송사에 귀속시키지 않고 100% 작가가 갖도록 해 작가의 역량과 힘을 키워준다는 입장이다. 이에 자극받아 최근에는 JTBC와 SBS도 기존 인턴 제도에 더해 창작지원 프로젝트를 신설해 운영할 방침을 검토 중이다. 신인 작가 육성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데는 플랫폼 다변화의 영향이 크다. 특히 앞으로 주요 수요층이 될 10~20대가 전통 매체인 TV보다 스마트폰 등 모바일, 웹을 기반으로 한 영상 시청을 선호하면서 이들의 눈높이에 맞는 기발하고 참신한 콘텐츠 발굴 없이는 미래가 없다는 위기감이 엔터테인먼트 업계에 팽배해 있다. ‘돈이 안 된다’는 이유로 지상파에서 외면받던 단막극을 tvN이 나서서 제작하는 것도 이런 맥락이다. tvN의 이윤정 감독은 “단막극이 시장성이 없다는 이유로 배척을 받았지만, 시장성은 한 번에 생기는 게 아니다”라며 “우리가 가진 에너지는 막장 드라마처럼 기존 패턴의 답습이 아니라 자기 것을 만들어 내는 힘이고, 단막극은 그런 창의성과 창조력이 나올 수 있는 가장 좋은 장”이라고 강조했다. 김지일 오펜 센터장은 “자유로운 형식과 실험적인 작품을 위해 신진 작가들을 꾸준히 길러낼 것”이라고 말했다. 글 사진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월요 정책마당] 고구려인은 사마르칸트에 왜 갔을까?/우병렬 기획재정부 대외경제국장

    [월요 정책마당] 고구려인은 사마르칸트에 왜 갔을까?/우병렬 기획재정부 대외경제국장

    우즈베키스탄에는 사마르칸트라는 유서 깊은 도시가 있다. 과거 실크로드의 중심지였고 지금은 중국이 내세우는 ‘일대일로’의 한 축이 되는 곳이다. 놀랍게도 여기에 있는 벽화에 7세기 고구려 사신들이 등장한다. 지난달 방한한 우즈베키스탄의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은 환영식에 등장한 전통 군악대가 새 깃털이 꽂힌 모자를 쓴 것을 보고 사마르칸트의 고구려 사신 모자를 이어받은 것이냐고 물으며 관심을 표했다. 시대를 초월해 중앙아시아와 교류 협력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개방 경제인 우리나라가 살길은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한 경제 협력을 강화하는 데 있다. 그래서 새 정부는 신북방 정책과 신남방 정책으로 활로를 찾으려 하고 있다. 신북방 정책은 유라시아 지역과 협력을 강화하는 것이다. 새로 출범한 북방경제협력위원회가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중국의 일대일로 구상에 참여하는 한편 남북한과 러시아 간 3각 협력을 위한 기반도 마련해야 한다. 지금은 군사적 긴장으로 인해 여건이 어렵지만 남·북·러 간 물류·에너지 분야의 공동 협력 사업을 벌일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신북방 정책이 대륙과의 협력이라면 신남방 정책은 해양을 통한 협력이라 할 수 있다. 아세안(ASEAN) 국가들과의 관계를 한반도 주변 4대국 수준으로 높이고 인도와도 협력 관계를 더욱 튼튼히 하려는 것이다. 우리는 최근 상황을 통해 주변 4대국을 넘어 협력 관계를 다변화해야 한다는 교훈을 얻고 있다. 신북방 정책이나 신남방 정책은 단순히 경제적 이익만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다. 그 비전은 사람(People), 평화(Peace), 상생협력(Prosperity)이라는 ‘3P 공동체’를 만드는 것이다. 먼저 사람이 활발히 교류해서 마음이 통하는 친구가 되고, 모든 국민들이 핵 위협과 테러로부터 안전한 평화공동체를 이루며, 무역과 투자의 혜택을 함께 누려서 더불어 잘 사는 상생협력체가 되는 것이 글로벌 협력을 통해 꿈꾸는 미래다. 우리나라는 발전 경험을 개발도상국에 전수하는 지식공유사업(KSP)을 통해 지난 10여년간 많은 나라에서 성과를 내고 그들의 마음을 얻는 데 성공하고 있다. KSP의 도움으로 베트남은 2006년 우리나라와 유사한 수출신용제도를 도입하고 수출입은행을 설립했다. 캄보디아는 선진 금융결제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2015년부터 우리나라 금융결제원, 한국국제협력단(KOICA)과 협력하고 있다. 몽골에는 2012년 지능형 교통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조언을 해주었고 2014년에는 우리 기업이 관련 사업을 수주하기도 했다. 세계은행도 이러한 노력을 인정해 “한국이 지식 공유의 챔피언”이라고 높이 평가하고 있다. 정치적, 군사적 긴장 탓에 경제 협력이 쉽지 않은 현실에도 불구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노력은 꾸준히 해나가야 한다. 우리나라는 2005년부터 북한, 중국, 러시아, 몽골과 함께 광역두만개발계획(GTI)이라는 국제협의체를 만들어 두만강 유역을 중심으로 한 북방경제개발을 모색해왔다. 2009년 북한이 탈퇴해 동력이 약화됐지만 지금도 여전히 교통, 에너지, 환경, 농업 등 여러 분야에서 역내 협력사업 연구를 지속하고 있다. 북한 경제에 대한 연구도 지속되고 있다. 지난주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한 날, 공교롭게도 여러 국책연구기관에서 북한을 연구하는 학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한국개발연구원, 대외경제정책연구원, 통일연구원, 농촌경제연구원 등에서 북한 경제를 분석한 결과를 공유하고 토론했다. 연구자들은 북한에 여러 번 가 본 선배 학자들과 한 번도 가 보지 못한 신진 학자들로 나눌 수 있었는데 이는 남북 관계의 변화를 상징하는 듯했다. 극히 제한된 정보를 바탕으로 힘든 연구를 지속하는 연구자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지진이 나더라도 수능 공부는 해야 하듯 미사일이 날아다녀도 남북 관계 개선과 통일에 대비한 연구는 게을리할 수 없다. 먼 옛날 고구려인들은 왜 그 먼 곳, 사마르칸트까지 갔을까? 이미 선조들은 무역과 교류가 상생 번영의 길임을 꿰뚫어 보고 있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 [열린세상] 인도가 무섭게 떠오르고 있다/신봉길 한림대 정치행정학과 객원교수

    [열린세상] 인도가 무섭게 떠오르고 있다/신봉길 한림대 정치행정학과 객원교수

    서울 소재 H대학 박사과정에 재학 중인 이윤희(31)씨는 인도 마니아다. 대학 1학년 때 인도를 처음 여행한 이래 여비만 마련되면 인도에 다녀온다. 그는 인도를 ‘열린 나라’, 무한한 가능성이 있는 나라라고 평했다. 8억여명의 유권자가 참여, 직접 지도자를 선출하는 정치 프로세스에도 깊은 의미를 부여했다. 사람이 접근하기 어려운 히말라야의 조그마한 오지 마을에까지 투표함이 배달되고 며칠씩 걸려 투표를 하는 것을 보았다. 그는 이 점을 공산당의 권위주의 통치 체제하 중국과의 차이점으로 평가했다. 그는 참여 민주주의와 이로 인한 인도인의 사고의 다양성과 유연성이 장기적으로는 정보기술(IT) 분야를 중심으로 한 미래산업에서 세계적인 경제 대국이 될 것으로 보았다. 베스트셀러 시인이자 명상서적 번역가로도 유명한 류시화씨도 인도 예찬론을 폈다. 그는 16년째 매년 겨울을 인도에서 지낸다고 했다. 하나 아쉬운 점은 인도 경제가 급성장하면서 수도 뉴델리의 주택 임차비가 거의 서울과 맞먹는 수준에 온 것이다. 인도가 무섭게 떠오르고 있다. 공식적으로 세계 2위의 인구대국(12억 6000만명)이지만 출산을 통제하는 중국(13억명)에 비해 인구성장률이 높아 수년 내 세계 최대의 인구대국이 될 것으로 예측된다. 이미 실제 인구는 중국보다 많다는 분석도 있다. 인구 구성도 젊은이들의 비율이 높은 피라미드형이다. 경제성장률도 지난해 7.6%를 기록, 중국(6.7%)을 앞섰다. 인도의 경제규모(GDP)는 2016년 기준 세계 7위다. 국제통화기금(IMF)은 현 성장률이 지속될 경우 2022년에는 세계 4위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국, 중국과 함께 G3 경제 대국이 되는 것도 시간문제로 보인다. 이러한 급속한 발전은 2014년 5월 출범한 모디 총리 정부가 강력한 리더십을 바탕으로 친기업 시장정책, 부패척결 등 국가 전반에 걸친 대개혁 정책을 펼치고 있는 것과 관련된다. 모디 정부는 특히 ‘제조업 혁신’(Make in India), ‘저소득층 지식 정보화’(Digital India), ‘보건위생 개선’(Clean India), ‘스마트시티 100개 건설’(Smart Cities) 기치 아래 분야별로 개혁 조치를 실행하고 있다. 국민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모디 총리는 2019년 총선에서도 승리해 연임할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의 새 정부가 외교전략의 큰 그림을 그리면서 인도를 외교의 핵심축의 하나로 설정한 것은 큰 의미가 있다. 인도와 아세안으로 향하는 신남방정책이 그것이다. 이 정책의 배경은 지금까지의 4강 외교, 특히 미국과 중국 중심의 G2 외교의 한계를 인식하면서다. 최근 들어 미국의 자국 최우선주의(America First), 중국의 사드 보복을 보면서 외교 다변화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우리 외교의 핵심축이 인도에까지 이른 것은 문재인 정부가 최초다. 문 대통령은 대통령 취임 직후 인도에 특사를 파견하면서 앞으로 인도와의 관계를 한반도 주변 4강과 유사한 수준으로 격상하겠다고 했다. 인도가 미·중·일·러와 함께 한국 외교의 5강으로 등장하는 것이다. 현재 인도에는 670여개의 한국 기업이 진출해 있다. 현대자동차가 연산 68만대의 공장을 가동 중이고 기아자동차도 대규모 생산 공장 건설을 추진 중이다. 포스코도 대규모 투자를 하고 있고 삼성의 스마트폰, LG의 가전제품 등도 13억 인도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다. 인도 기업의 한국 진출도 돋보인다. 인도의 마힌드라그룹이 쌍용자동차를 인수하고 타타그룹이 군산의 대우자동차 공장을 인수해 경영하고 있다. 미국과 일본의 ‘인도·태평양시대’ 전략이 부각되면서 인도는 경제뿐만 아니라 안보 분야에서의 협력 대상국으로도 부상하고 있다. 한국과 인도는 외교, 국방 부문의 고위 관계자가 함께 참여하는 소위 2+2 전략회의의 파트너 국가이기도 하다. 문재인 대통령은 내년 봄 인도 방문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모디 총리도 문 대통령의 방인(訪印) 후 한국 방문을 희망하고 있다. 인도 동방정책(Act East)의 핵심 협력 국가로 한국을 상정하고 있는 것이다. 새 정부에서 한·인도 관계의 획기적 발전을 기대해 본다.
  • 기업, 환율 급락에 내년 수출전략 수정 ‘비상’

    “지난해 매출액이 80억원인데 원·달러 환율이 급락하면서 10억원이나 환차손이 났습니다. 기껏 번 돈을 앉아서 까먹고 있는데 큰일입니다.” 전자지불 서비스를 하는 중소기업 P사 관계자는 29일 환율 하락에 대한 영향을 묻자 한숨부터 쉬었다. 그는 “해외 거래에 대한 중개가 많은데 달러 가치가 급락하니 매출도 줄고 회사의 달러화 자산도 줄면서 이중으로 타격을 입고 있다”고 했다. 이어 “우선 판매업체에 돈을 주는 지급시점을 늦추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는데, 내년에 환율이 더 떨어지면 진짜 심각한 상황을 맞을 수 있다”고 걱정했다. 환율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환율 민감업종을 중심으로 기업들의 한숨이 커지고 있다. 기업들은 내년 사업전략을 수정하고 결제 다변화 등으로 대처하고 있지만 1050원선이 무너지면 이마저도 무용지물이라고 답답해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7.6원 내린 1076.8원으로 마감했다. 2015년 4월 30일(1072.40원) 이후 2년 7개월 만에 최저치이며 한 달 전인 10월 30일(1124.6원)과 비교해도 47.8원(4.3%)이나 하락했다. 무엇보다 북한 미사일 발사에도 불구하고 심리적 지지선이었던 1080원이 붕괴되면서 환율 하락이 대세로 굳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기업 입장에서 환율이 내려가면 수출 물품의 가격 경쟁력이 하락하고 원화 채산성(수익률)도 떨어진다. 게다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수출이 경기를 이끄는 상황에서 환율 하락은 국가 경제에도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수출·수입 통화를 일치시키고 결제 통화를 다변화하는 노력을 하고 있지만 반도체나 디스플레이 같은 수출 품목은 원화 강세에 따라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이 10% 하락하면 운송장비업의 영업이익률은 4% 포인트, 전기전자산업은 3% 포인트, 기계장비는 2.8% 포인트 감소한다. 주력 수출품인 반도체, 자동차, 선박, 디스플레이, 스마트폰 등이 대부분 타격을 입는다는 의미다. 내년 환율이 1050원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금융시장의 전망도 잇따르고 있다. 기업들은 내년 사업계획부터 수정하고 있다. 스마트폰 부품을 생산하는 C사 관계자는 “국산과 해외 부품 비율이 절반 정도여서 아직은 버티고 있지만 환율이 1050원대까지 떨어진다면 방법이 없다”며 “우선은 환율을 1100원 이하로 맞춰 사업계획을 수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송원근 한국경제연구원 경제본부장은 “원·달러 환율 1150원이 기업활동에서 이익이 나는 수준인데 빠르게 하락하는 데다 미국의 압박으로 환율 미세 조정도 힘든 상황”이라며 “단기적으로는 환보험, 중장기적으로는 품질 경쟁력 향상 등으로 대응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김명수 대법원장, 새 대법관에 안철상·민유숙 첫 임명 제청

    김명수 대법원장, 새 대법관에 안철상·민유숙 첫 임명 제청

    내년 1월 퇴임 예정인 김용덕·박보영 대법관을 이을 차기 대법관으로 안철상(60·사법연수원 15기) 대전지방법원장과 민유숙(52·18기) 서울고법 부장판사가 임명 제청됐다. 김명수 대법원장 취임 후 첫 대법관 임명제청이다.김명수 대법원장은 대법관 추천위원회가 추천한 9명의 후보자 중 안 법원장과 민 고법부장판사를 문재인 대통령에게 대법관으로 임명해달라고 28일 제청했다. 김 대법원장은 “후보자 중 사회 정의의 실현 및 국민의 기본권 보장에 대한 의지,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 보호에 대한 인식, 국민과 소통하고 봉사하는 자세, 도덕성 등 대법관으로서 갖추어야 할 기본적 자질과 합리적이고 공정한 판단능력, 전문적 법률지식 등 뛰어난 능력을 겸비했다고 판단된 인물을 제청하게 됐다”고 말했다. 경남 합천 출신인 안철상 법원장은 건국대 법대를 졸업했다. ‘비서울대’ 정통 법관인 안 법원장 임명제청은 ‘서울대·50대·법관’이라는 남성 대법관의 전형적인 틀을 벗어났다는 의미가 있다. 안 법원장은 서울행정법원 수석부장판사로 재직한 경험을 토대로 행정소송 저서를 펴낼 정도로 이 분야에 조예가 깊으며, 민사소송·민사집행 분야에도 정통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민사·형사·행정 등 각종 재판업무를 두루 담당하고 대법원 재판연구관으로도 일해 해박한 법률지식과 뛰어난 실무능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용훈 대법원장 시절 비서실장을 지내기도 했다. 서울 출신인 민유숙 고법 부장은 여성 법관으로서 사법부 역사상 첫 영장전담 판사를 지낸 경력이 있다. 남편은 국민의당 문병호 전 의원이다. 2002년 대법원 재판연구관을 시작으로 2007년까지 5년간 대법원 재판연구관으로 근무했다. 민사조 및 형사조의 조장을 맡아 여러 사건에 대한 연구를 담당하는 등 법률 분야 전반에 걸쳐 뛰어난 실무능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번 임명제청은 현직 판사인 법원장과 여성 고위법관을 선택했다는 점에서 사법부의 안정을 꾀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두 사람 모두 법원행정처 근무 경험은 없다. 안 법원장은 권리구제·제도개선 등을 강조하는 판결을 적극적으로 내리면서도 성향은 중도 내지 중도 보수라는 평가를 받는다. 민 부장판사는 중도 성향으로 분류된다. 문 대통령이 제청을 받아들여 후보자들의 임명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하면 국회는 인사청문회를 거쳐 본회의에서 동의안을 표결한다. 국회에서 가결되면 문 대통령은 이들을 새 대법관으로 임명하며 이 과정은 한 달 안팎이 걸릴 전망이다. 김 대법원장 취임 후 대법관 인선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법제도 개혁을 일환으로 대법관 다양화를 공언한 김 대법원장이 이번 인선을 시작으로 대법관 구성의 다변화를 어떻게 추진해 나갈지 관심이 쏠린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제도개혁 완수 못한 아시아 국가들 1997 재연?… 다시 금융위기 경고음

    제도개혁 완수 못한 아시아 국가들 1997 재연?… 다시 금융위기 경고음

    1997년 태국발 금융위기가 아시아를 강타한 지 20년이 흘렀다. 진앙지인 태국을 비롯해 직격탄을 맞았던 한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는 과거의 위기를 극복한 듯 보인다. 그러나 이는 수치상에 불과할 뿐 근본적인 제도 개혁은 이뤄지지 않아 또 다른 위기에 직면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내년부터 미국 등 주요국이 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전망되면서 아시아 국가들은 다시 한번 시험대에 올라 있다.지난 20일(현지시간) 태국은 글로벌 시장을 깜짝 놀라게 했다. 태국 통계청은 2017년 경제성장률이 수출 호조와 중국 관광객 유입에 힘입어 시장의 예상(3.5%)을 웃도는 3.9%를 기록하고, 내년에도 3.6%~4.6%의 성장이 전망된다고 이날 발표했다. 부동산 회사들이 해외 채무 상환 불능을 선언하고, 바트화 가치와 주가가 폭락하던 20년 전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태국 말고도 1997년 금융위기의 주인공이었던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한국은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변신했다. 수치가 말해 준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1996년 387억 달러에 불과했던 태국의 외환보유고는 2017년 5월 기준 1840억 달러로 약 5배 불어났다. 인도네시아는 183억 달러에서 1250억 달러로 약 7배, 말레이시아는 270억 달러에서 980억 달러로 약 4배, 한국은 332억 달러에서 3785억 달러로 약 11배 늘어났다. 1996년 1조 달러를 밑돌던 아시아의 외환보유액 합계는 전 세계 보유액의 절반인 6조 달러(약 6510조원)를 넘어섰다. 금융위기의 원인 중 하나였던 경상수지 적자도 해소돼 인도네시아를 제외한 3개국이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섰다.●길은 달랐지만 ‘리더십’이 가른 성패 20년 동안 각국은 어떻게 위기를 극복했을까.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한 태국과 인도네시아, 한국은 호된 정공법을 택했고 독자적으로 자구 노력에 나선 말레이시아는 우회로를 선택했다. IMF는 ▲거시경제지표 개선 ▲금융부문 구조조정 ▲자본·무역 자유화 ▲기업의 지배구조 개선과 구조조정 ▲노동시장 유연화 등 대대적인 체질 개선을 요구했다. 태국은 정부 예산을 삭감했다. 부실은행 4개를 국유화하는 한편 91개 파이낸스사 중 56개를 퇴출시켰다. 공기업 구조조정과 민영화를 추진했다. 한국도 비슷한 경로를 택했다. ‘모범생’ 태국과 한국에 비해 인도네시아는 ‘열등생’이었다. 외채가 막대했고 30여년간 철권통치를 해온 수하르토 대통령의 측근들이 정치와 경제를 쥐락펴락하고 있었다. 설상가상으로 인도네시아는 경제 회복이 더디다는 이유로 IMF와의 합의 사항을 한 차례 일방적으로 파기하며 상황을 더욱 어렵게 만들었다. 결국 외환위기 극복에 실패한 수하르토 대통령은 98년 학생과 노동자 시위로 32년 만에 물러나게 된다. 이 같은 ‘리더십 리스크’로 인해 인도네시아는 아직도 20년 전의 위기에서 성공적으로 회복하지 못했다. 2015년에는 외환위기 ‘5대 취약국’에 속하기도 했다. 인도네시아의 비마 유디스티라 이코노미스트는 중국국제TV방송(CGTN)에 “금융위기 이전 경제성장이 10%일 때 기업들은 30% 성장했는데, 지금은 기업들의 성장세도 5% 이하”라고 말했다. 말레이시아가 선택한 길은 독특하다. IMF가 요구한 이행 사항과 정반대의 해법을 취했다. 외환위기를 맞아 변동환율제를 택한 다른 나라들과 달리 오히려 고정환율제도를 채택하고 단기 자금의 해외 유출을 통제했다. 다른 나라들은 긴축정책을 펴느라 금리를 인상했지만 말레이시아는 거꾸로 경기 부양을 하기 위해 금리를 낮추고 정부 지출을 늘려 부도 위기에 놓인 은행과 기업들을 지원했다. 전적으로 당시 17년째 권좌에 앉아 있던 마하티르 모하마드 총리 때문이었다. 국수주의적 성향이었던 마하티르 총리는 외환위기 자체를 미국이나 거물 투자가 조지 소로스 같은 서방측의 음모로 규정했다. 당시 전문가들은 말레이시아 경제가 붕괴할 것이라고 예측했지만 말레이시아 역시 위기를 극복했다. ●전문가 “아시아 개혁 필요성 잊었다” 어쨌거나 당시 환란의 피해국들은 일견 금융위기를 성공적으로 극복한 듯 보이지만 좀더 근본적인 문제가 도사리고 있다고 경제 전문 칼럼니스트 윌리엄 페섹은 주장한다. 그는 지난 7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기고한 글을 통해 “IMF의 개혁 각본에 따른 아시아 국가들은 대미 수출을 강화해 5%대의 성장률을 회복했지만 국내총생산(GDP)이 회복되자 좀더 중요한 개혁의 필요성을 잊었다”고 분석했다. 금융위기 이전보다 금융 시스템이나 경제의 투명성이 개선됐지만 수출 의존적 경제구조의 탈피, 생산성과 혁신 증대, 교역관계의 다변화, 부패근절 같은 좀더 근본적인 개혁은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아시아 국가들은 임금인상 없는 GDP 증가의 늪에 빠졌다고 페섹은 지적한다. 한국(2만 7000달러)을 제외하고 1인당 GDP가 6000달러인 태국, 4000달러인 말레이시아 등 한국(2만 7000달러)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중진국 함정’에서 허덕이고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들의 기준금리 인상이 예측되고 있어 아시아 신흥국 시장에서 자본 유출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갑작스런 해외 자본 유출로 위기를 맞았던 1997년 상황이 재연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영국 중앙은행은 이달 초 10년 만에 기준금리를 올렸고,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의 다음달 금리 인상이 확실시되는 데 이어 내년에도 3~4차례 금리 인상 관측이 나온다. 유럽중앙은행(ECB)도 내년 하반기 양적완화를 중단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아시아 국가들은 20년 만에 다시 한번 기로에 서게 된 셈이다. 어느 나라가 착실히 제도 개혁을 해 왔는지 곧 드러나려 하고 있다. 김민희 기자 haru@seoul.co.kr 강신 기자 xin@seoul.co.kr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韓, 우즈베크에 5억 달러 차관 약정 체결

    韓, 우즈베크에 5억 달러 차관 약정 체결

    협력 확대 금융시스템 구축 추진 20억弗 ‘금융플랫폼’ 창설도 합의 대장금OST·숭채만두 ‘한류 만찬’문재인 대통령은 23일 수교 25주년을 맞아 전날 한국을 국빈 방문한 샵카트 미르지요예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과 청와대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한 단계 더 높이기 위한 정치·경제·인적 교류 등 포괄적 협력 관계를 강화하기로 했다. 두 정상은 110여분간 이어진 소규모·확대 정상회담에서 ▲경제·통상협력 발전 및 심화 ▲문화·인문 분야로의 협력 다변화(고려인 중앙아시아 정주 80주년 기념사업) ▲지역 및 국제무대 협력(베를린 구상 및 신북방정책 지지) 등을 골자로 한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문 대통령은 회담에서 “우즈베키스탄은 러시아와 함께 우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신(新)북방정책의 가장 중요한 파트너”라며 “외교와 교역의 다변화를 위해서도 우즈베키스탄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북 핵·미사일 도발과 관련, 우즈베키스탄이 평창올림픽 휴전결의안을 공동 발의하는 등 강력한 지지를 표명해 준 데 대해 사의를 표했다. 이에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안정 정책을 적극 지지하고 북한 도발을 규탄한다”며“지난해 북한 대사관을 폐쇄한 것도 한국과 뜻을 같이 하기 위한 것”이라고 답했다. 양측 장관들은 경제·외교·법무·공공행정 분야에서 상호 교류협력에 관한 8건의 협정에 서명했다. 두 나라의 실질협력 확대를 촉진하는 금융지원 체계 구축을 위해 3년간 5억 달러의 차관 지원을 골자로 한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기본약정을 체결했다. 또 수출입은행이 금융협력플랫폼(20억 달러) 창설에 합의함으로써 한국 기업의 우즈베키스탄 내 대규모 프로젝트 참여를 위한 여건을 마련했다.이날 밤 영빈관에서 열린 미르지요예프 대통령 내외를 위한 국빈 만찬을 관통하는 코드는 한류드라마 1세대로 꼽힌 ‘대장금’이었다. 2005년 우즈베키스탄에서 방영돼 인기를 모은 ‘대장금’이 만찬의 중심에 배치됐다. 90여명(한국 60여명, 우즈베키스탄 30여명)의 만찬 손님 중 가장 눈에 띈 인물은 ‘대장금’의 여주인공 이영애씨였다. 만찬에는 ‘대장금’에 나온 ‘숭채만두’(배추를 뜻하는 숭채를 만두피로 사용)가 제공됐다. 아울러 양국의 조화로운 만남을 기원하는 의미로 한국인이 선호하는 한우 안심과 우즈베키스탄인들이 좋아하는 양갈비 구이를 한 접시에 담아냈다. 만찬 공연에서 소리꾼 송소희씨가 드라마 주제곡인 ‘오나라’를 부른 것은 ‘대장금 코드’의 대미였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인천항만공사, 인천항 교역 상대국 다변화 주력

    인천항만공사가 중국에 편중된 인천항 교역 상대국을 다변화하기 위해 포트 마케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공사는 23일 홍콩 컨벤션센터에서 개막된 ‘2017 아시아 물류·해양 콘퍼런스’에 참가해 외국계 기업 유치 활동을 벌였다. 이번 행사에는 아시아 30개국 해운·항만·물류업계 관계자 2000여명이 참가했다. 공사는 인천항과 세계 주요 항만 간 원양항로 개설의 장점과 대형 선박을 수용할 수 있는 인천신항의 경쟁력을 집중 홍보했다. 특히 인천항 이용에 관심이 큰 인도, 유럽, 남미지역 항만당국과 긴밀히 협의해 물동량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인천항은 신항 개장에 힘입어 올해 컨테이너 물동량이 역대 최대인 300만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대분)를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전체 물동량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60%에 달해 교역 상대국 다변화가 시급한 과제로 지적된다. 항만공사 관계자는 “이번 포트 마케팅을 통해 환황해권 중심 항만으로 도약하고 있는 인천항의 장점을 알려 지속적인 물동량 창출의 계기로 삼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인천신항에 연간 210만TEU의 처리능력을 갖춘 6개 선석을 조성한 데 이어, 앞으로 물동량 추이를 고려해 추가로 6개 선석을 건설할 계획이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지자체 ‘中리스크’ 탈피 13억 인도 시장 뚫는다

    지자체 ‘中리스크’ 탈피 13억 인도 시장 뚫는다

    중국이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구실로 경제 보복을 하는 등 ‘갑질’을 하자 지방자치단체들이 13억 인구의 신흥시장인 인도를 대안으로 설정하고 공략에 나서고 있다. 이는 정치적 문제를 경제적 보복으로 연결시키기 일쑤인 ‘중국 리스크’를 낮추고 아세안으로 시장다변화를 꾀하는 문재인 정부의 ‘신(新)남방정책’과 흐름이 비슷하다.21일 충북도에 따르면 이차영 도 경제통상국장을 단장으로 한 충북 인도대표단 30여명이 전날 인도 뉴델리에서 충북투자환경설명회를 열었다. 지난해 6월에도 기업들과 인도를 방문한 충북도는 이번에 대표단 규모를 두배 가까이 늘렸다. 이번에 규모를 대폭 늘린 것은 충북 전체 수출의 30%를 차지하는 중국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는 사실이 영향을 미쳤다. 도 관계자는 “다행히 반도체가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충북의 중국수출은 사드 보복에 영향을 받지 않았지만 중국이 또다시 갑질을 하면 언제든지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는 위기감이 크다”며 “시장 규모가 거대한 인도는 중국을 대체할 시장”이라고 말했다. 도는 설명회에서 화장품, 바이오, 반도체, 태양광 등 충북의 핵심산업을 홍보하고 투자 인센티브를 안내했다. 대표단은 또 뉴델리기업진흥협회와 시장확대를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한 뒤 하리아나주를 방문해 이시종 충북지사의 경협 희망 친서를 전달했다. 화장품을 생산하는 청산Enc 등 도내 2개 기업은 이번 방문을 통해 130만 달러의 수출계약을 체결하는 성과도 얻었다. 앞서 충남도도 지난 9월 인도에 무역사절단을 파견한 바 있다. 부산시도 중국 관광객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인도시장 개척에 적극 나선다. 부산시는 한국관광공사, 3개 지역 여행사와 함께 인도 등 서남아시아 시장 공략에 나선다고 21일 밝혔다. 이들은 25~26일 뉴델리에서 열리는 인도 한국문화관광대전에 참가해 협력방안을 모색한다. 홍보 부스는 인도인들이 한국의 전통 놀이와 한식, 한류를 체험하고 한국의 다채로운 매력을 느낄 수 있도록 조성된다. 부산시와 관광공사는 또 27~28일 인도 대형여행사를 방문해 부산관광 마케팅 활동을 벌인다. 부산시의 인도 현지 관광 마케팅은 이번이 처음이다. 부산시 관계자는 “부산과 인도는 직항편이 없어 관광객 유치에 어려움이 있지만 지속적인 홍보로 부산을 알리고 한·중·일을 연계한 관광상품을 개발하는 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한국 수출 ‘가속페달’… 10개국 중 증가율 1위

    올해 우리나라가 ‘세계 10대 수출국’ 중 가장 높은 수출 증가율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산업통상자원부가 세계무역기구(WTO)의 ‘월간 상품수출 통계’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올 들어 9월까지 우리나라의 수출 증가율은 18.5%로 10대 수출국 중 수위를 차지했다. 우리나라는 1분기와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연속으로 증가율 1위를 달리고 있다. 특히 9월 수출 증가율은 무려 35.0%로 14.6%로 2위에 오른 네덜란드를 2배 이상의 격차로 앞질렀다. 세계 평균 수출 증가율(11.1%)보다는 3배 이상 높은 것이다. 수출이 주요 경쟁국보다 빠르게 증가한 덕분에 올해 우리나라의 수출 순위는 지난해보다 두 계단 상승한 6위다. 수출 순위는 2015년 6위에서 지난해 8위로 내려앉았다. 중국과 미국이 각각 1, 2위를 유지하고 있다. 이원희 산업부 수출입과장은 “세계 경제 회복에 따른 수출물량 확대, 주력 품목 단가 상승, 수출 품목 다변화 등으로 증가폭이 컸다”면서 “다만 미국과 유럽 등 주요국의 통화 긴축 기조, 보호무역주의 확산, 중동 정세로 인한 국제유가 불안 등으로 향후 수출 불확실성이 고조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세종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중국도 고령화에 국민연금 바닥, 해결책은?

    국유기업의 지분 10%를 사회보장기금(중국식 국민연금)으로 넘겨 연금재정을 확대한다고 중국 국무원이 18일 밝혔다. 신화통신은 이날 고령화에 따른 연금 지급에 대한 압박 때문에 국무원이 국유자본 일부를 사회보장기금으로 이전하는 계획을 마련하게 됐다고 보도했다. 사회보장기금이사회는 3년간 넘겨받은 국유기업의 지분을 매각할 수 없으며 배당금 수익으로 연금재정을 확대하게 된다. 국유기업의 지분을 관리하는 회사를 따로 세워 독자적으로 이전받은 자산을 관리한다. 비상장 국유기업의 지분이 주된 이전 대상이며 대상 국유기업 명단은 발표되지 않았다. 올해부터 시범적으로 3~5개의 중앙 국유기업 지분이 사회보장기금이사회로 넘어가며 내년부터 본격적인 자산 이동이 이뤄진다. 국유기업 지분 이동은 중국의 연금 보장 체계를 지속 가능하게 만들 것이라고 재정부는 설명했다. 재정부장을 지낸 러우지웨이(樓繼偉) 전국사회보장기금 이사장은 “연금의 해외투자가 정부 한도의 절반인 10%에 그치고 있어 해외 채권과 주식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같은 지분 이전은 연금적자 해소와 현재 진행 중인 국유기업 개혁이란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것이라고 중국 정부는 홍보하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집권 2기에 들어서면서 강조한 기초복지 보장 사회를 실현하고, 국유기업 재무구조를 다변화해 세계적 수준으로 개혁하겠다는 것이다. 중국의 연금 자산은 그동안 주로 국채를 사는 데 사용됐으며 채권이나 주식과 같은 금융 상품에 투자하는 것은 금지됐으나 올해부터 연금을 이용한 채권·주식 투자를 허용했다. 중국 재정부 측은 “연금 지급을 위해 국유기업 지분을 팔겠다는 뜻이 아니다”라며 “국유기업 지분 이전을 통해 세금이나 연금부담률을 올리지 않고 일하는 세대의 부담을 줄일 수 있게 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현재 중국에는 60세 이상 인구가 2억명 이상으로 전체 인구의 14% 수준이지만, 2052년에는 고령화율이 35%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의 평균 기본 노령연금은 최저 월 55위안(약 9000원)이었는데 재작년 중앙정부가 70위안으로 올렸다. 지역에 따라 연금액은 천차만별이어서 연금수령액이 가장 많은 상하이는 월 750~850위안(약 12만~14만원)에 이른다. 중국의 사회보장기금 규모는 매년 14%씩 늘고 있지만 연금 지급액 증가율은 19%에 이른다. 지난해는 3조 8000억 위안(약 620조원)을 거둬 3조 4000억 위안의 연금을 지급했다. 헤이룽장성이나 네이멍구에서는 지난해 이미 연금 적자가 발생했으며 재작년에도 6개 성에서 연금지급액 부족 현상이 일어났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금요 포커스] 예보와 금감원이 머리를 맞댈 필요가 있다/곽범국 예금보험공사 사장

    [금요 포커스] 예보와 금감원이 머리를 맞댈 필요가 있다/곽범국 예금보험공사 사장

    아프리카 속담에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말이 있다. 어떤 어려움이 있을지 모를 긴 여정을 헤쳐 나가기 위해서는 서로의 생각과 힘을 한데 모으는 것이 중요함을 강조한 말이다. 금융환경이 갈수록 복잡·다변화되면서 금융시장에는 예상치 못한 어려운 문제들이 수시로 발생하고 있다. 이런 난제들을 원활히 극복해 내기 위해서는 그 어느 때보다 이해관계자 모두가 협력해 문제 해결을 위한 중지를 모아야 한다. 전 세계적 금융불안과 급속한 실물경제 위축을 가져왔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 것은 금융 규제기관 간의 상호협력 체계 미흡이었다. 업권별·기능별로 나뉘어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통화감독청(OCC), 연방예금보험공사(FDIC), 저축은행감독청(OTS) 등 여러 규제기관들이 함께 금융 시스템을 관리하는 상황에서 권한과 책임 이슈로 인해 시장의 잠재 부실에 선제적·체계적으로 대응하지 못한 문제가 있었다. 대표적으로 저축은행감독청 산하의 워싱턴뮤추얼(자산 3100억 달러)과 인디맥뱅크(320억 달러)는 금융위기 직전까지도 재무지표상 건전한 것으로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금융위기 발발 직후 도산하면서 금융 시스템의 불안을 심화시켰다. 이에 따라 감독 업무를 담당하는 소관 감독기관과 부실정리 업무를 담당하는 연방예금보험공사(FDIC)가 협력해서 잠재 부실을 조기에 발견하고 관리해 나갔다면 위기의 파장과 깊이가 달라졌을 것이라는 아쉬움과 반성이 있었다. 2011년 저축은행 영업정지 사태는 우리나라에서도 금융 규제기관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서로 협력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강하게 환기시켰다. 당시 삼화저축은행을 필두로 무려 31개 저축은행이 연쇄적으로 영업정지가 되면서 총 27조원의 예금보험기금이 투입되는 위기 상황이 발생했다. 이에 따라 언론을 비롯해 많은 전문가들이 부실 규모가 금융 시스템에 부담을 줄 정도로 심화될 때까지 관리가 되지 못한 원인이 무엇인지를 파악하기 위해 동분서주한 바 있다. 금융 규제기관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는 금융회사들이 수익성을 좇는 속도를 너무 높이는 경우 적절한 타이밍에 브레이크를 밟아 건전성 문제가 심화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하지만 업무특성상 감독기관은 금융회사의 자율성 보장과 감독책임 문제로 인해 브레이크를 늦게 밟으려는 규제유예 유인이 존재한다. 반면 정리기관은 정리재원 조달 및 부실 전염 효과 등을 우려해 서둘러 브레이크를 밟으려는 조기 개입 유인이 있다. 따라서 관점과 이해가 상이한 두 기관이 상호협력을 통해 최적의 브레이크 타이밍을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런 측면에서 볼 때 감독기관인 금융감독원과 정리기관인 예금보험공사의 대표적 협력 수단인 공동검사의 중요성이 매우 크다. 서로 단절된 형태의 감독업무와 정리업무 수행이 갖는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 양 기관은 MOU를 통한 구체적인 역할 분담을 바탕으로 금융회사에 대한 검사업무를 함께 수행하고 있다. 특히 공동검사는 과거 정리 단계 직전에 금융회사의 부실이 급격하게 심화됐던 점을 감안해 전체 금융회사가 아닌 건전성이 취약한 금융회사를 대상으로 하는 ‘핀셋 검사’ 방식으로 실시해 금융회사들의 수검 부담을 최소화하고 있다. 아울러 금감원은 위법·위규 사항 점검 등을 중점으로 하고, 예보는 보험사고 위험 관리에 중점을 두고 있어 서로의 차별화된 시각이 견제와 균형을 이루고 있다. 금융 안정의 길은 멀고도 험난하다. 이 긴 여정을 위해서는 금융안전망을 구성하는 모두가 멀리 보고 함께 가야 한다. 아무리 똑똑한 사람도 혼자서는 두 사람의 지혜를 넘지 못한다는 ‘일인불과이인지’(一人不過二人智)라는 말이 시사하는 것처럼 금융시장의 위험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항상 서로의 머리를 맞댈 필요가 있다.
  • e스포츠·신작 풍성… ‘보는 게임’ 시대 열렸다

    e스포츠·신작 풍성… ‘보는 게임’ 시대 열렸다

    35개국 676개사 역대 최다 참가 넥슨 300개 부스 시연존으로 구성 ‘피파 온라인4’ 등 총 9종 공개 e스포츠 경연엔 20여개 팀 참가 PC 온라인 신작 대작 위주 전환 해외시장 공략 다각화는 과제로“피파 온라인4를 해 보고 싶어서 새벽부터 와서 정오까지 개막을 기다렸습니다. 전작보다 그래픽이 크게 좋아졌고, 그 결과 실제 축구와 차이가 없을 만큼 진화해 놀랐습니다.” 16일 국내 최대 게임 전시회 ‘2017 지스타(G-STAR)’가 열린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제1전시장의 ‘넥슨’ 부스에서 만난 김정진(24·대학생)씨는 10분 체험을 위해 2시간이나 줄을 섰다고 했다. 이날 행사는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등 최신기술을 이용한 신작이 대거 출시되고 e스포츠 대회의 규모도 커지면서 성황을 이뤘다. 한국게임산업협회 주최로 오는 19일까지 열리는 제13회 지스타에는 35개국 676개 게임업체가 참가했다. 현장 부스도 지난해보다 140여개 늘어난 2857개로 역대 가장 많은 수치였다. 넥슨, 넷마블게임즈, 엔씨소프트 등 국내 3대 게임업체가 지난 3분기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고 해외에서 모바일게임 흥행 기록이 연달아 나와 분위기도 고조됐다.‘보는 게임’, 즉 e스포츠의 약진이 가장 크게 눈에 띄었다. 올해 최대 흥행작 ‘배틀그라운드’를 개발한 블루홀은 총상금 3억원의 대규모 e스포츠 대회를 열었다. 한국, 중국, 일본 등 7개국 20여개 팀이 참가해 기량을 겨뤘다. 하늘을 배경으로 RvR(진영 대 진영) 전투를 벌이는 ‘에어’도 새로 선보였다. 전날 열린 전야제에서 ‘2017 대한민국 게임대상’을 수상한 배틀그라운드는 글로벌 동시 접속 250만명, 판매량 2000만장을 돌파하며 세계 최고 흥행작에 등극했다. 액토즈소프트도 300개 부스를 마련해 ‘오버워치’, ‘하스스톤’,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 ‘마인크래프트’ 등 12개 종목에 걸쳐 ‘WEGL 2017 파이널 경기’를 진행했다. 지스타 메인 스폰서를 맡은 국내 게임업계 1위 넥슨은 300개 부스를 마련해 가장 큰 규모로 전시에 참여했다. 전체를 시연존으로 구성했다. 넥슨은 지스타에서 PC 온라인 신작 5종, 모바일 신작 4종 등 총 9종을 공개했다. 특히 축구 온라인게임 ‘피파 온라인3’의 후속작 ‘피파 온라인4’에는 긴 대기줄이 이어졌다. 박지원 넥슨 대표는 “올해 한층 완성도 높은 게임을 선보이기 위해 스포츠, 레이싱,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등 특정 장르에 치우치지 않은 다양한 작품을 준비했다”며 “지스타 참여를 계기로 온라인, 모바일 양쪽 분야 모두 경쟁업체들과 해외에서 동반 성장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넷마블은 이달 28일 출시를 앞둔 ‘테라M’을 비롯해 ‘세븐나이츠2’, ‘이카루스M’ 등 신작 모바일 MMORPG로 게임 팬들을 만났다. ‘테라M’을 시연해 본 최시영(24)씨는 “모바일 게임인데도 정교한 캐릭터와 그래픽 등 콘텐츠들이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압도적이었다”고 말했다.모바일게임으로 시장이 재편된 속에서도 지스타에선 PC 온라인 신작들이 대작 위주로 돌아온 점이 눈에 띄었다. 업체별로 마련된 시연존에 관람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LG전자도 참여해 노트북 ‘올데이 그램’과 함께 게이밍 노트북, 게이밍 모니터 등 게임에 최적화된 11개 종류의 기기를 선보였다. 차세대 게임으로 주목받는 VR, AR 콘텐츠는 이용자 액션에 따라 상호 반응하는 ‘인터랙티브 VR 콘텐츠’로 진화했다. 누믹스 미디어웍스의 무한보행 플랫폼인 ‘퀀텀 VR 트레드밀’, 케이크팩토리의 ‘VR 에어서퍼’ 등 ‘4D VR’ 게임기는 진동, 기울임, 바람 등 극사실적인 체험을 가능케 했다. 다만 방준혁 넷마블게임즈 이사회 의장은 “기기 경량화에 여전히 도달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지스타에 참여한 게임업체들은 세계 진출을 위해 박차를 가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약 80조원에 이를 해외 모바일게임 시장 공략은 ‘게임 한류’를 키우기 위한 방편으로 꼽힌다. 시장조사기관 PwC에 따르면 글로벌 모바일게임 소비시장 규모는 올해 471억 달러(약 52조 7600억원)에서 2021년 706억 달러(약 79조 800억원)로 커질 전망이다. 지스타가 국제 게임쇼를 표방하고 있지만 올해 역시 해외 게임사의 전시부스 참여가 저조해 해외시장을 더욱 다각화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지스타 사무국 관계자는 “게임 한류를 위해서는 현지 문화를 반영한 콘텐츠 업데이트 등 정교한 현지화 전략, 적절한 지적재산권 관리, 출시국 다변화 등 전략을 e스포츠 및 모바일게임 개발과 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산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박기열 서울시의원 “국가-지방직 임기제공무원 임용기간 차별 개선을”

    박기열 서울시의원 “국가-지방직 임기제공무원 임용기간 차별 개선을”

    서울시의회 교육위원회 박기열 의원(더불어민주당. 동작3)은 15일 서울시의회 운영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제277회 정례회 운영위원회 행정사무감사에서 국가직·지방직간 임용기간 차별문제에 대해 질의했다. 시민들의 다양하고 복잡해진 행정수요에 걸맞은 행정서비스를 제공하고, 행정의 전문적 영역이 점차 확대됨에 따라 이를 강화하기 위해 임기제 공무원의 채용이 증가되고 있는 추세이다. 최근 5년간 서울시 임기제 공무원의 수는 2013년(826명)에 비해 206명(24.9%)이 증가했고 본청, 사업소를 합쳐 11월 현재 모두 1,032명이다. 전체 공무원의 10%를 차지할 정도로 그 비중이 높고 역할도 중요하다. 현재 이들의 임용에 관한 사항은 공무원의 신분에 따라 국가직의 경우 「공무원 임용령」, 지방직의 경우 「지방공무원 임용령」을 적용받고 있다. 임기제공무원은 원래 국가직과 지방직 모두 동일하게 최장 5년(2+3) 범위에서 채용계약을 해왔다. 5년 후에는 다시 공개채용 절차가 진행된다. 이에 임기제공무원의 고용 불안과 사업 연속성이 떨어지는 문제점이 제기됐고, 정부는 2015년 「공무원임용령」개정을 통해 국가직의 경우는 근무 성과가 탁월한 경우, 5년을 초과해 5년의 근무기간 연장(5+5)이 가능하도록 조치한 바 있다. 그러나 지방직의 경우 관련 법령을 정비하지 않아 여전히 과거와 같이 5년으로 최장 근무기간이 제한되고 있다. 박기열 의원은 “행정이 다변화되고 전문화 되는 상황에서 전문직의 채용 증가추세는 불가피하다. 하지만 임기제공무원의 신분이 국가직, 지방직이냐에 따라 근무기간에 차별을 두는 것은 불합리 하다. ‘동일노동에 동일임금’, ‘비정규직의 정규직화’가 박원순 시장이나 문재인 대통령의 주된 관심사이자 시책인 현 상황에서 임기제공무원 간 이러한 신분상의 차이가 있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이야기다. 국무회의나 시·도지사 협의회에서 함께 정부에 건의하여 국가직·지방직의 임용기간 차별을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초대형 IB 5곳 지정…‘한국판 골드만삭스’ 탄생

    초대형 IB 5곳 지정…‘한국판 골드만삭스’ 탄생

    국내에 초대형 투자은행 (IB) 5곳이 탄생했다.금융위원회는 13일 오후 정례회의에서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KB증권 등 5개 증권사에 대한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지정 및 한국투자증권 단기금융업 인가’를 심의·의결했다. 한국투자증권은 핵심사업인 어음발행 등 단기금융업 인가를 홀로 받았다. 금융위가 기업 자금조달 시장의 다변화를 위해 한국판 골드만삭스를 키우겠다며 2011년 7월 초대형 IB 육성 계획을 발표한 지 6년 4개월 만의 일이다. 초대형 IB 지정은 ‘자기자본 4조원 이상’, 인적·물적설비, 이해상충 방지 체계 등의 지정 요건만 갖추면 가능하다. 증권사 5곳은 그동안 요건을 갖추기 위해 다른 증권사들을 인수·합병(M&A)하거나 유상증자 등을 통해 몸집을 불려왔다. 올해 6월 말 현재 자기자본은 미래에셋대우가 7조 1498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NH투자증권 4조 6925억원, 한국투자증권 4조 3450억원, 삼성증권 4조 2232억원, KB증권 4조 2162억원 등이다. 금융위는 한국투자증권 외 단기금융업을 위한 심사가 완료되지 않은 4개 증권사는 심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증권선물위원회, 금융위원회 심의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이번에는 한 개 증권사만 단기금융업 인가를 했지만 금감원 심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다른 증권사도 인가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며 “이번 인가는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단기금융업 인가를 받으면 자기자본 200% 한도에서 만기 1년 이내의 어음을 발행하는 등의 단기금융을 할 수 있다. 단기금융의 최소 50%는 기업금융으로 운용해야 한다. 기업금융으로 분류되는 자산은 기업 대출·어음 할인과 매입, 발행시장에서 직접 취득한 기업 증권, 유통시장에서 취득한 코넥스 주식과 A등급 이하 회사채 등이다. 자기자본이 8조원 이상이면 고객예탁자금을 통합, 운용하고 수익을 지급하는 종합투자계좌(IMA)와 부동산담보신탁 업무를 할 수 있지만 아직 해당 증권사가 없다. 증권사 5곳은 우선 기획재정부에 외환업무 변경 등록 절차를 거쳐 초대형 IB로서 역할을 시작할 전망이다. 단기금융업 인가가 나지 않아도 초대형 IB로 지정되면 기업에 대한 환전 업무를 할 수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환전업무와 발행어음 사업을 수행할 수 있고 다른 4개 증권사는 일단 외환업무만 진행하게 된다. 초대형 IB들이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면 업계 전반에 변화가 예상된다. 이들 증권사가 기업금융에 뛰어들게 되면서 은행들과 경쟁할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은행들은 초대형 IB의 발행어음 사업 인가를 보유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증권사 중 다음 초대형 IB 후보로는 메리츠종금증권과 신한금융투자가 꼽힌다. 지난 6월 말 현재 메리츠종금증권은 자기자본이 3조 1680억원이고 신한금융투자는 3조 1503억원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2017 제3회 서울신문 정책포럼] 안전만큼은 규제가 惡 아닙니다… 유통과정 제재 강화해야죠

    [2017 제3회 서울신문 정책포럼] 안전만큼은 규제가 惡 아닙니다… 유통과정 제재 강화해야죠

    가습기 살균제부터 생리대, 기저귀 등 생명과 건강을 위협하는 제품 안전 문제가 끊임없이 불거지면서 소비자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소비자단체와 협업해 ‘생산·인증→수입·유통→사용·소비’ 등 단계별로 안전관리를 강화하는 ‘제3차 제품 안전관리 종합계획’을 마련했다. 하지만 최근 ‘살충제 달걀’ 파동만 보더라도 달걀이 농장에 있는지, 출하돼 마트에 있는지 등에 따라 소관 부처가 달라지며 책임 전가가 이뤄지고 있다. 체계적인 대책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대책이 제대로 실행되도록 하는 것 또한 그 못지않게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이유다. 서울신문은 지난 8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본사 회의실에서 ‘제2 가습기 살균제 사태 막으려면-제품안전관리 강화, 실행력 확보가 중요하다’라는 주제로 정책포럼을 열었다. 강경성 국가기술표준원 제품안전정책국장이 주제 발표를 맡고, 문은숙 소비자와함께 공동대표, 이만찬 한국제품안전협회 부회장, 이종영 중앙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정지연 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이 패널로 참석했다. ●“달성 힘든 목표만 잡은 건 아닌지 살펴야”정지연 사무총장(이하 정 사무총장) 2019년까지 3년짜리 종합계획으로 제품의 안전관리 체계를 바로 세울 수 있겠는가. 3년 단위 계획은 충분치 않다. 일본은 2030년까지 중장기 로드맵을 가지고 있다. 향후에는 장기적 관점에서 로드맵을 세운 뒤 그 속에서 단기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이만찬 부회장(이하 이 부회장) 우리는 중장기 계획 기간을 5년으로 잡는다. 요즘엔 제품 주기가 너무 빨라져서 실행의 적확성을 높이기 위해 3년으로 하고 있다.이종영 교수(이하 이 교수) 특정 산업을 ‘육성’하는 계획은 기본 틀을 5년으로 잡고, 연도별 시행계획을 수립한다. 그런데 안전 분야는 계획이라는 것 자체가 없었다. 포괄적인 안전관리 계획을 세우는 게 쉽지 않다. 계획이 잘 실행되면 국민들이 안심할 수 있어야 하는데 3년 뒤에 평가를 어떻게 할지도 중요한 대목이다.강경성 국장(이하 강 국장) 안전관리 계획은 계획 마련이 20%, 실행이 40%다. 나머지 40%는 소비자들과 소통하면서 끊임없이 보완 발전시켜야 한다. 평가 역시 소비자단체와 같이 해야 한다.문은숙 공동대표(이하 문 대표) 계획은 화려하지만 달성이 어려운 목표를 잡아 놓은 것은 아닌지 생각해 봐야 한다. 소비자들이 체감할 수 없는 사업도 많다. ●“제조는 자율성 주되 유통과정 직접 관리 필요” 정 사무총장 위험 제품을 만들어 유통하다 적발되면 기업이 문을 닫을 수도 있는 법제도 정비가 이뤄져야 소비자의 실질적인 권익을 지킬 수 있다. 이 부회장 공감한다. 법정 벌금 최고액이 3000만원인데 실제 재판에서는 평균 200만원이 나온다. 잘 팔기만 하고 안전에 신경을 안 써도 된다는 한탕주의가 반복될 수밖에 없다. 이 교수 안전 문제에서만큼은 정부가 규제 강화를 악(惡)으로 생각해선 안 된다. 규제를 무조건 풀어야 한다는 인식이 강하다 보니 각 부처가 새 규제를 만드는 것을 꺼리는 분위기다. 그렇다 보니 안전 수준을 높이지 못했다. 재판에서도 판사들이 고의성이 없다고 판단해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하지 않는다. 따라서 안전을 확인하지 않은 제품을 유통하면 수익을 한 푼도 챙길 수 없는 수준으로 징벌적 과징금을 세게 부과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이 부회장 그렇다. 우리나라는 제조 과정에서 규제를 많이 하는 편인데, 유럽의 경우에는 제조 과정에선 자율성을 주되 시장에서 유통하다 걸리면 강하게 제재한다. 제품 생산 순환 주기가 짧아지는 최근엔 시장 유통 과정에서의 직접적인 관리가 더 중요하다. 우리도 기업의 제조 과정에는 자율권을 주되 사후 관리를 철저히 해 확실한 책임을 지게 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정 사무총장 사후 관리의 전제가 집단소송, 징벌적 손해배상 등의 법제도 강화다. 우리나라는 아직 이게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다. 제조 과정에서의 자율성을 부여하기 어려운 현실이다. 강 국장 정부가 아무리 촘촘한 정책을 내놔도 기업은 피해 갈 방법을 찾아 간다. 현실적으로 징벌적 과징금을 도입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 ●“혈당 체크 스마트폰, 부처마다 인증 받아야” 이 교수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융합 제품이 많이 나오다 보니 기존 기준이 이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특히 각 분야별로 국가의 안전인증기관이 제각각이다 보니 새 제품이 나올 때마다 문제가 된다. 예를 들어 혈당 체크가 가능한 스마트폰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산업통상자원부, 보건복지부 산하의 인증기관을 모두 거쳐야 한다. 유럽연합(EU)처럼 인증기관을 단일화할 필요가 있다. 정 사무총장 인증 기구를 하나로 통합하는 것은 기업 편의적인 측면이 강한 것 같다. 문 대표 완제품 이전 단계까지 안전 인증을 하겠다는 방향은 적절하다고 본다. 인증기관을 하나로 통합하는 취지가 국가의 인증이 모든 것을 보증하고 책임지겠다는 것이니까. 강 국장 국가기술표준원에서는 최종 제품만 체크한다. 물질 단계부터 금속류, 플라스틱류 등의 공통 안전 기준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 이 교수 그렇다. 지금은 화학물질만 관리 대상이고 세라믹이나 목재에 대한 기준은 없다. 문제가 생기면 최종재 생산자가 책임을 지고, 물질 제조업체에 대해 구상권을 행사하는 방식이다. 물질 종류별로 기준을 세울 필요가 있다. ●“안전원칙 불변… 기업규모 따라 달라선 안 돼” 이 교수 정부가 중소기업이라고 안전관리에 예외를 허용하다 보면 결국 소비자가 피해를 보게 된다. 문 대표 그렇다. 안전관리 기준을 기업 규모에 따라 달리 적용해선 안 된다. 안전 원칙은 어떤 경우에도 흔들면 안 된다는 모습을 정부가 보여 줘야 한다. 안전 자체에 대한 책임까지는 아니더라도 이력추적제를 도입해 생산 과정 중 이전 단계에서 받아 쓰는 원자재의 안전을 확인하는 의무 정도는 부여할 필요가 있다. 예외는 없지만 보완을 해 주는 식으로 소상공인을 보호하는 것이 맞다. 이 부회장 이력 추적도 쉽지 않은 것이 불법 수입 제품이다. 온·오프라인 등 수입과 유통이 다변화되다 보니 시장 감시가 쉽지 않다. 이 교수 유통 분야는 활동적이기 때문에 소비자단체와의 협력이 중요하다. 시장 감시 실행력을 강화하기 위해선 처벌 강화만이 아니라 불법을 저지르면 무조건 책임을 져야 한다는 인식을 일반화해야 한다. 처벌을 강화해도 단속이 제대로 안 되면 기업들은 법을 어기게 된다. 문 대표 요즘 급증하는 구매대행을 전기용품 및 생활용품 안전관리법(전안법)의 예외로 둔 것은 잘못이다. 분명히 구매대행도 수익 목적으로 이뤄진다. 해외 직구나 구매대행에 대한 책임도 반드시 물려야 한다. ●“리콜 이행강제금·사후 재발 방지책 마련도” 이 교수 리콜도 손봐야 한다. 명령만 하고 있지 이행 기준이나 어디까지 수거해야 이행을 한 것으로 봐야 할지 등이 확실치 않다. 실행을 담보하기 위해선 이행강제금을 부과해야 한다. 강 국장 지금은 리콜 이행 계획서만 제출하면 된다. 계획서만 내고 이행을 하지 않아도 강제할 방법이 없다. 이행 점검 및 보완명령의 법적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 정 사무총장 리콜, 제품 인증 정보, 유해성 정보를 한 곳에서 손쉽게 모바일로 확인할 수 있게 하는 등의 접근성을 강화해야 한다. 문 대표 리콜과 사고 재발 방지를 접목해 사고가 발생하면 제품을 수거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재발 방지책 마련과 실행까지 이행돼야 한다. 이 부회장 그런 측면에서 사고 조사가 중요한데 우리나라는 제조물 사고의 경우 원인 분석도 제대로 안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강 국장 제품안전기본법이 생긴 지 얼마 안 됐다. ●“산업부, 제품 안전업무 서자 취급도 문제” 이 교수 제품 안전관리 업무를 산업통상자원부가 전담하지 않았다면 제품안전관리원이 벌써 생겼을 것이라는 지적이 있다. 산업 육성이 1차 목표인 산업부에서 안전 업무는 서자 취급을 당했다. 수출을 위해서라도 안전관리가 제대로 이뤄져야 하는데 정부가 안전의 중요성을 정확히 인식하지 못했다. 정 사무총장 맞다. 제품안전관리원이 산업부 산하에 있으면 소비자의 목소리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것이 현실이다. 문 대표 소비자와의 소통을 정책 기획 단계부터 적극적으로 하는 것이 좋다. 필요성부터 평가까지 함께 고민하면 소비자의 이해와 신뢰도 깊어질 수 있다. 강 국장 좋은 지적이다. 소비자단체 등의 의견을 정책에 잘 반영할 수 있도록 하겠다. 정리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