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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50년대 지구촌 신익희선생 여행기](3)

    *유럽서 서남아시아로. 7월8일 터키(土耳其)의 이스탄불에 도착했다.이곳부터는 아시아(亞細亞) 냄새가 나는 것 같았다.유럽에서 볼 수 없었던 파리가 날아다녔다.진미(珍味)인 ‘라크’ 술도 맛보았다. 케말 파샤는 신(新)터키의 건국 영웅으로 전 국민이 숭배한다.파샤는 존칭이고 케말이 이름이다.평소 존경하던 분이라묘지를 참배하고 꽃다발을 바쳤다.묘지가 어마어마하게 컸다. 터키는 소련과 흑해를 사이에 두고 대립하고 있다.지중해진출을 노리는 소련이 언제 다다넬스 해협을 건너올지 몰라방비를 게을리할 수 없다.이 점이 한국과 흡사하다.흑해의저편으로 소련을 바라보며 깊은 상념에 젖었다. 아프리카(亞弗利加)로 건너가 에티오피아를 찾았다.이 노정에서 시간이 많이 걸렸다.더운 지방이라 유행병인 황열병(黃熱病·말라리아) 예방주사를 맞아야 했다.주사 효력이 나오려면 12일을 기다려야 하니 20여일이 훌쩍 지날 것이다.7월13일 수에즈 운하를 넘어서 이집트의 수도 카이로에 도착했다.이집트의 새로운 영도자인 나기브 장군을 만났다.나기브장군은 오랜 왕조를 없애고 공화국 초대 대통령이 된 사람이다.세상은 그를 스트롱맨(strong man)이라고 부르나 만나 보니까 아주 친절하고 좋은 사람이었다.그의 첫 인상에 매료돼손을 붙잡고 “이집트를 위해서 많은 일을 하시고 세계 인류와 한국을 위해서도 일 좀 해주세요”라고 말했다.그도 감격한 듯 “나도 아시아 사람이오”라고 말했다. 7월14일 에티오피아의 수도 아디스아바바에 도착했다.공항에 황제 하일레 셀라시에 1세의 비서장인 워크가 마중나와국빈 초대소로 안내했다. 이튿날 황제를 만났다.우리를 환영하는 호의와 정성이 의의(意義)가 뜻깊게 생각되었다.차를 마시며 얘기를 나누는데황제는 이탈리아가 ‘아비시니아(에티오피아의 옛 국명)’를 침략했던 때부터 국제연맹에 가서 호소하다가 배척당한 이야기 등을 털어놓으며 눈물을 흘렸다.한시를 한수 지었다. 兵家勝敗未可期 包羞忍恥是男兒 今日邂逅非遇然 兩人心事兩人知 “전쟁에서는 이기고 지는 것은 정해지지 않았다.사내 대장부는 부끄러움과 인내,수치심을 가슴에 담았다.오늘 이렇게만난 것은 우연이 아니다.두 사람이 서로의 심사를 느끼고있다”이야기를 주고받다가 둘러보니 황제 주변에 누런개(黃犬),검은개(黑犬),흰개(白犬) 등 5∼6마리의 작은 개들이 제멋대로 돌아다녔다.황제는 애견벽(愛犬癖)이 있는 듯하였다.이 나라에는 사자가 많다.나라의 상징도 사자다.황가(皇家)의 동물원에는 작은 놈,큰 놈 등 20여마리의 사자가 있다.제일 오랫동안 가두어 둔 놈이 12년인데 크기가 굉장했다.사자를 철창살로 가두고 창살 밖에 큰 도랑을 팠다.내가 그 앞을 지나가니 사자가 대들었는데 재미가 있었다.파키스탄의 수도 카라치에 도착한 것이 7월24일이었다.인도의 네루 수상도 현안인 카슈미르 문제(인도 북부와 파키스탄 북동부의 국경 카슈미르의 귀속을 둘러싼 양국의 분쟁)를 상의하기 위해 카라치를 방문했다. 네루의 환영 다과회에 참석했다.네루는 제2차 대전중에 중국 중경(重慶)에서 만난 일이 있다.네루 수상에게 “한국을원조하는 각 우방에 사의를 표하러 다니는 중”이라 말하니“여기서 그대를 만났으니 뉴델리에는 들르지 않을지도 모르겠다”고 답했다. 네루는 언제나 전 아시아의 영도자를 자처하는 것 같다.소련 사람들이 국민혁명 전의 중국에 대해 “박테리아가 아무리 많아도 소독약 한방울이면 다 해결될 수 있다”고 한 말이 떠올랐다.인구가 많다고 깝죽대고 돌아다니면서 백성은굶어죽거나 말거나 관심없이 헛된 말만을 늘어놓는 네루 선생을 보고 좀 불쌍한 느낌이 들었다. 카라치로부터 타일랜드(泰國)의 방콕으로 가는 길에 뉴델리를 지나기는 했으나 인도 당국자를 만나 볼 흥미조차 없었고 뉴델리 비행장에 내리자 너무 더워 숨이 턱턱 막힐 지경이었다.그래서 막바로 타일랜드로 발길을 돌렸다. 정리 안동환기자 sunstory@
  • “장기 유럽거주자 헌혈금지”

    정부는 5일 광우병 예방조치와 관련,영국 등 광우병 다발지역에서 6개월 이상 거주한 경험이 있는 내국인의 헌혈금지를 추진할 방침이다. 보건복지부는 광우병에 의한 변형 크로이츠펠트-야콥병(vCJD)이 혈액을 통해 전파되는 것을 막기 위해 적십자사 혈액관리자문위원회에영국 등 유럽에서 거주했던 경험이 있는 내국인들에 대한 헌혈 금지조치 여부를 검토해 달라고 요구했다. 식약청은 최근 요구르트 등 유제품이나 화장품,의약품 등에 대해서도 안전하지 못하다는 의견들이 제시되고 있어 다각적 대응책을 마련중이다. 한편 광우병 발병 원인으로 지적되어온 동물성 사료가 포함됐을 가능성이 있는 음식물 찌꺼기를 먹인 소들이 이미 시중에 판매돼 유통된 것으로 확인됐다.농림부 관계자는 “음식물 찌꺼기를 먹여 기른소로 파악된 300여마리가 지난 99년과 2000년에 판매된 것으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갑수(韓甲洙)농림부장관은 “국내산 소는광우병 검사 결과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면서 “예방조치로 지난해까지 유럽에서 생우를 수입했던 브라질에 대해서도 4일부터 반추가축의 수입을 금지했다”고 말했다. 강동형 김성수기자 yunbin@
  • 인도 강진 이모저모/ 곳곳 주민 몰살 ‘죽음의 땅’

    [뉴델리 외신종합]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인도 부지시는 도시 전체가완전히 폐허로 변해 ‘죽음과 파괴’만 남았다.주민 모두가 한사람도 빠짐없이 몰살된 마을도 여러 곳에 이르는 것으로 밝혀졌다.살아남은 사람들은 잃어버린 가족을 찾아 파괴된 건물더미들을 파헤치고있으나 생존자를 찾아낼 가능성은 거의 없는 것으로 보인다.이들은들어갈 집은 물론 식수와 식량도 없이 전기마저 끊긴 폐허에서 애처롭게 구호의 손길만 기다리고 있다.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국제사회의 구호 손길이 지진 피해를 당한인도에 이어지고 있다. 또 세계 각국 구조대와 인도 당국의 처절한구조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각국 정상들의 애도 서한도 잇따랐다. 미국은 27일 인도에 100만달러의 긴급 구호자금을 지원하는 한편 음식,담요,식수통 등 구호물자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EU위원회도인도와 파키스탄 당국에 300만유로를 지원하고 재난 구호 전문가팀을 파견하기로 합의했다.영국 정부는 이와 별도로 450만달러의 구호자금과 69명의 구조대를 지원했다. 러시아도59명으로 이뤄진 의료진 및 수색·발굴 지원단을 파견했으며,독일 정부는 100만유로와 함께 전자 수색장비와 탐색 카메라를 갖춘 27명의 특별구조대를 보냈다.99년 수천명이 사망한 지진 피해를입은 타이완도 64명의 구조대와 수색견을 지원할 계획이며,지진에 취약한 일본 역시 13명의 의료단을 파견했다. ■지진 피해에 대한 각국 정상들의 애도 전문도 잇따랐다.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로마노 프로디 EU 집행위원장도 애도 전문을 보냈다.또교황 요한 바오로 2세도 지진으로 인한 희생에 ‘깊은 슬픔’의 뜻을 전했다. ■이번 지진으로 큰 피해를 입은 구자라트주 부지 인근 외곽지역의좁은 길에서 노래를 부르며 대열을 이루고 걸어가던 학생 400명과 교사 50명이 집단 매몰됐을 것이라는 추측이 제기돼 안타까움을 더하고있다. 인도 집권당 BJP 관계자는 이들 가운데 상당수가 생매장됐을것이라면서 조속한 구조작업을 촉구했다. ■이번 지진의 진앙지인 부지시 주민 수천명은 파손된 건물의 추가붕괴나 여진을 우려해 승용차를 이용하거나 도보로 이 지역을 빠져나갔다. 실제로 28일 새벽에는 리히터 규모 5.9∼6.0의 여진이 발생,부지시와 구자라트주 주민들이 놀라 깨어나 집 밖으로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으며 노숙을 하던 수많은 이재민들은 공포 속에 휩싸였다.일부주민들은 여진으로 인한 추가 건물 붕괴를 우려해 길거리에서 잠을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생존자를 구출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이 점차 희박해지면서 당국의 무대책과 무능에 대한 비난의 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주민들은 구자라트주가 지진 다발지역인데도 당국이 지난 수년 동안부실 건물에 대한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았으며,지진 발생 뒤에도 희생자를 최소화하기 위한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아 피해가 더 컸다고 지적했다. ■인도 강진의 원인은 이른바 ‘판구조론’에서 말하는 ‘지각 충돌’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수천만년 전 인도를 이루는 소(小)대륙은아시아와 떨어진 별도의 ‘판’을 이루고 있었으며,이 두 개의 판이충돌하면서 생긴 여파가 지속되면서 지진이 발생한다는 것.지질학자들은 인도 대륙이 약 4,000만년 전 아시아 대륙과 충돌하면서 융기된부분이 ‘세계의 지붕’인 히말라야산맥을 형성했으며,히말라야 북부에서 시작된 충돌의 여파는 러시아 극동,중앙아시아 아랄해,태평양연안까지 미치고 있다고 설명한다.
  • 서울 중구 ‘억순이’ 남현종씨

    서울 중구청에선 포기상태였던 7억9,000여만원의 체납세금을 징수한세무과 한 여직원의 활약상이 화제다. 세무1과 체납징수 담당인 남현종씨(44·여·세무7급).남씨는 87년부터 지방세를 내지 않다 97년 부도난 덕수건설 앞으로 거액의 토지보상금이 지급되려 하자 갖은 노력끝에 여러 채권기관중 우선 순위로체납세금 7억9,800만원을 받아냈다. 지난해 중구 체납세금중 10% 이상을 차지할 만큼 거액이다. 체납세금을 받아내기까지 남씨가 보인 끈기와 노력은 눈물겨울 정도다. 택지개발사업으로 나오는 토지보상금이 청산된 덕수건설에게 지급된다는 정보를 입수한 그는 도시개발공사에 채권압류통지서를 접수시켰다. 하지만 은행과 세무서 등 선순위 채권자가 이미 있었다. 그러나 남씨는 하루종일 재판기록을 뒤진 끝에 선순위 채권자들이패소,채권행사를 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아냈다. 이들은 빚을 받을 수 없게 되자 98년 덕수건설 소유권을 넘겨받기위해 ‘소유권 말소 예고 등기’소송을 제기했었던 것이다. 이것으로 문제가 해결된 게 아니었다.선순위채권자들의 덕수건설에대한 압류는 그대로 남아 있어서다.불확실 공탁으로 소송을 해야만보상금을 찾아갈 수 있어 우선 압류 해제를 해야만 했다. 그런데 71억원의 근저당을 설정해놓은 제일은행측 누구도 압류 말소확인을 해주지 않았다.이에 남씨는 은행장실 앞에 아예 누워버렸고가까스로 압류말소 확인을 받을 수 있었다. 지난해 12월 26일 공탁일에는 ‘시간과 피말리는 전쟁’을 치러야했다.도시개발공사 보상팀장과 함께 법원 공탁과에 서류를 제출했으나 서류미비로 다시 구청에 와야 했다. 이후 택시 기사에게 눈물로호소해 비상등을 켜고 신호를 무시한채 달려 오후 4시30분이 넘어서야 법원에 서류를 접수할 수 있었다. 이날 오후 4시55분에 드디어 보상금이 입금됐다.남씨는 다음날 출근하면서 세무과 전직원들로부터 꽃다발과 함께 박수세례를 받으며 쌓였던 긴장과 피로를 풀 수 있었다. 79년 공무원이 돼 21년간 세무업무를 맡아온 남씨는 “크리스마스와연말을 포기한 채 뛰어다녔다”며 “담당자로서 최선을 다했을 뿐”이라고 겸손해 했다. 임창용기자 sdragon@
  • 재경부 “최고 인기 간부를 찾아라”

    재정경제부 내에서 가장 인기있고 존경받는 간부는 누굴까. 재경부 공무원직장협의회가 17일 장관부터 9급까지 전 직원을 대상으로 인기투표를 한 결과 유재한(柳在韓·46·행정고시 20회)국고과장이 뽑혔다.국고과의 한 직원은 유과장을 “형님같은 상사”라고 스스럼없이 평가했다. 유과장은 업무를 꿰뚫고 있으면서도 직원들에게 스트레스를 주지 않는다. 편하게 대해 주면서 직원들을 단합시키는 힘을 갖고 있다는 게 국고과 안팎의 부러움이다.이른바 시대가 요구하는 민주적 리더십의 소유자인 셈이다. 유과장을 비롯한 국고과 직원들의 단합력은 볼링에서 나온다.지난해 11월 우연히 직원들이 볼링장을 찾은 이후 이제는 한달에 2∼3차례로 늘었다.재경부의 인기투표는 직장협의회가 홈페이지(www.jkh.or.kr)에 ‘칭찬합시다’ 코너를 만들면서 시작됐다. 동료들의 추천을 받은 8명이 치열한 접전을 거친 끝에 유과장이 가장 많은 108표를 얻었다.인기와 존경을 한몸에 받은 유과장 집에는지난해말 협의회가 꽃다발과 축하편지를 전달했다.경북고·성균관대를 나온 유과장은 인터뷰를 사양하면서 “가족들이 좋아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직장협의회는 앞으로도 3개월마다 ‘칭찬합시다’ 코너의 투표결과를 집계해 ‘2호·3호…’를 수상키로 했다. 두번째 인기투표가 진행중인 현재 1위는 배영식(裵英植) 경제협력국장(143표).직원들은 외유내강,추진력,포용력 등을 배국장의 장점으로 들었다.자유토론을 할수 있도록 언제나 국장실 문을 개방한 탓에 모든 직원들이 경제협력국에서 한번 일해보고 싶다는 희망을 갖게했다는 평이다. 1급 이상 간부 가운데 추천된 사람은 한명도 없으나 진념장관이 추천돼 눈길을 끌고 있다.“어려운 경제에 꼭 필요한 분”이라는 평을받은 진장관은 벌써 80여표를 모았다. 박정현기자 jhpark@
  • 健保 99년 급여비 분석

    지난 99년 한햇동안 500만원 이상 의료보험 혜택을 받은 ‘고액 건강보험 가입자’는 18만6,000명(가입자의 0.4%)으로 이들이 사용한보험급여비는 1조3,693억원으로 전체 급여비의 19.2%에 달한 것으로나타났다.평균 급여비는 966만원으로 그 중 76%에 해당하는 735만원을 건강보험에서 지급했다. 15일 건강보험공단 사회보장연구센터에 따르면 보험혜택을 가장 많이 받은 가입자는 지방분해 호르몬이 부족한 ‘고셔병 환자’로 한환자(20대 여성)를 위해 무려 1억5,150만원의 보험료가 사용됐다.이환자는 30일간의 입원일을 포함,325일 동안 진료를 받았다.다음은 유전성 제8인자 결핍증(혈우병)환자로 1억3,400여만원,세번째는 역시고셔병 환자로 1억여원의 급여비가 지급되는 등 1억원 이상 고액환자는 3명으로 집계됐다. 또 고액환자의 최다 발생 질병은 남녀 모두 1위가 만성신부전증이며,남자는 위암,간암,폐암,심근경색 등의 순이었고,여자는 대퇴골 골절,척주병증,위암,무릎관절 등 순이었다. 연령별 최다발생 병명은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9세 이하 환자는심장중격의 선천성기형이 1,322명으로 가장 많았다.10대는 혈우병(223명),20대 정신분열증(1,072명),30대(1,729명)·40대·(2,321명)·50대(3,277명)는 모두 만성신부전증,60대는 위암(3,075명),70세 이상은 대퇴골 골절(3,676명)이 제일 많았다. 강동형기자yunbin@
  • [현장] “종철아 아부지가 왔대이…”

    “종철아 아부지가 왔대이…” 12일 오전 10시 서울 용산구 남영동 대공분실(현 경찰청 보안분실)509호실. 지난 87년 1월14일 서울대 언어학과에 재학중이던 박종철(朴鍾哲)군이 물고문을 당하다 숨진 이곳에서 박군의 넋을 기리는 위령제가 열렸다. 14년 만에 처음으로 스님 3명과 함께 아들이 숨진 현장을 찾은 박정기(朴正基·72)씨는 준비해온 아들의 영정과 위패,촛불,국화·장미꽃다발 등을 제상에 하나하나 올리며 참았던 눈물을 쏟아냈다. 지난 14년간 아들의 기일이 돌아올 때마다 굳게 닫힌 대공분실의 철문 주변만을 맴돌며 애끊는 마음으로 살아온 박씨. “이제야 너를 편히 보낼 수 있을 것 같구나.더이상 외로워 말고 편히 쉬거래이…” 박씨는 조사실 방 안에 진한 향내음과 함께 경남 양산 통도사 성전암 백우 주지스님 등의 염불과 목탁소리가 울려퍼지자 염주를 돌리며눈을 감은 채 고통 속에 숨져간 아들의 모습을 떠올리며 몸을 부르르떨었다. 어머니 정차순씨(69)는 이날 위령제에 참석하지 않았다.아들이 고문을 당하다 숨져간 현장을 차마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위령제가 끝난 뒤에도 박씨는 차마 발길이 떨어지지 않는 듯 4평 남짓한 어두운 조사실의 낡은 테이블과 침대,욕조 등을 어루만지며 조사실 곳곳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박씨는 “종철이가 외롭게 떠난 자리에 직접 와보니 ‘종철이가 살아 있으면 지금은 어떤 모습일까’하는 생각에 가슴이 저려왔다”면서 “여건이 허락한다면 매년 기일마다 이 곳을 찾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40여분 남짓 치러진 위령제가 끝나고 ‘고밀양춘삼박종철영가(故密陽春三朴鐘哲靈駕)’라고 씌어진 위패가 태워져 욕조 속으로 흩어지자 박씨는 다시 한번 영정 속의 아들을 어루만지며 눈물을 떨구었다. 조현석 사회팀기자 hyun68@
  • 교통사고 치사율 최고 88고속도 중앙분리대 설치해야

    경찰청과 도로교통안전관리공단은 대구-광주간 88고속도로에 중앙분리대를 설치할 것을 도로공사에 요청했다고 9일 밝혔다. 경찰과 교통안전공단은 지난해 12월 27일과 28일 이틀간 88고속도로(183㎞) 전 구간에 걸쳐 안전 점검을 실시한 결과,특히 교통사고가빈발하고 인명 피해가 잦은 10개 지점에 두께 50㎝ 전후의 중앙분리대를 설치하고 도로의 폭을 3m 정도 확장할 것을 요청했다. 현재 왕복 2차선,폭 12.2m의 도로사정으로 전체 10개 지점에 대한중앙분리대의 설치가 어렵더라도 교통사고 치사율이 31.7%를 기록,전국 최고로 인명 피해가 많은 만큼 최소한 2∼3개 지점만이라도 빠른시일내에 시범 설치,운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도로공사 관계자는 “사고다발 지점을 중심으로 중앙분리대 설치에 대한 타당성 조사를 곧 실시하겠다”고 말했다. 함양 이정규기자 jeong@
  • [여성 선언] 미당의 죽음과 문인의 의식

    옛날 천주교가 박해받은 시절의 기록을 보면,신자들이 관리들 앞에끌려가 묵주에 침을 뱉든가 마리아상을 밟고 걸어보라는 요구를 받는대목이 나온다. 스스로 신자인가 아닌가를 결정하고 증명해야만 한다는,존재의 신원에 대한 강요가 참으로 섬뜩하게 느껴진 대목이었다. 신앙의 자유가 개인의 권리가 아닌 시절 남다른 길을 택한 사람들이도달해야 한 삶과 죽음의 막다른 벼랑은 ‘진실과 죽음’‘거짓과 삶’이라는 기묘한 조합을 우리 생의 한 원리로 인식시키기에 족했나보다. 최근 문인들과 지식인들은 한 노시인의 죽음 앞에서 비슷한 질문에봉착하게 되었다.일제강점기에는 학병입대 선동의 시를 썼고 5공 시절에는 독재자 얼굴이 “태양처럼 빛난다”라는 시를 쓴 바로 그 사람,광주항쟁 피해자들을 향해 “공권력의 적법한 행위이므로 배상 불가”라고 망언을 퍼부은 바로 그 사람,미당 서정주를 여전히 빼어난시인으로 추모할 것인가,아니면 버릴 것인가. 이것이 저 섬뜩한 질문과 닮아 있는 것은,도저히 피해갈 수 없는 질문이라는 점 말고도 어떤 선택을 하는가에 따라 그 선택을 한 바로그 사람 자신이 어떤 존재인가가 명백히 드러난다는 점에서이다. 나는 지난 여름 미당의 ‘국화옆에서’를 둘러싸고 벌어진 어용시비를 바라보며,친일·친독재 부역자들의 문학을 문학사 내부에 받아들이는 것은 우리 문학 가치평가의 메커니즘이 고장난 것이라는 요지의글을 발표한 바 있다.그러나 메아리가 돌아오지 않았다.물론,미당 문학에 대한 성토나 비판이 그동안 아예 없었던 것은 아니다.1980년대에 미당은 분명 젊은 작가들에 의해 배척된 사람이었다.그러나 90년대 들어 슬그머니 복권된 미당을 둘러싸고 오늘 현장의 문학을 선택하고 평가할 의무를 지닌 사람들이 보여준 상찬이나 침묵은 도무지그 이유를 가늠할 길 없는 신비로까지 보인다.그 무거운 침묵을 타고미당은 가장 찬양받는 국민시인이 되어 있다. 그런데 이제 그 미당이 죽었다.당신들은 입을 열어 무슨 말이라도적어야 한다.미당이 당신에게는 어떻게 보입니까? 이제야말로 미당에대한 논평을 피해 갈 수 있는 사람은 없다.그러므로 미당의 죽음은,그자체로서 바로 나 자신을 비롯한 문인·지식인들의 정체를 시험하는 리트머스용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미당을 밟지 않는 것,그것은현재의 안락함을 그대로 이어가는 사람이라는 뜻이며,자기 신앙을 배반한 대가로 목숨을 이어간 사람들,살아서 영혼의 죽음을 맞이한 사람들의 현재형 판본인 것이다. 지식인이라 불리는 사람들이 거행하는,미당의 죽음에 대한 애도라는의례의 성격과 수위를 감상하면서 나는 우리 사회가 얼마나 부패한정신에 의해 조직되는지를 다시 한 번 실감하는 비애를 맛본다. 일반 시민의 목소리라 할 수 있는 인터넷상의 반응이 압도적으로 미당 문학에 대한 부정과 그의 삶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인 것과 비교해볼 때,소위 주류언론의 꽃다발 바치기는 미당 옹호가 기득권 수호와얼마나 밀접한 관계를 맺는 것인지를 그대로 보여준다.미당에 대한부정이 자기 삶에 대한 부정이 아닌 바에야,어떻게 찬양하기까지 하는가? 그들에게 묻고 싶다.가스실 굴뚝에서 피어오르는 연기를 낭만적으로 향수하며 바그너의 오페라를 듣는 아우슈비츠의 장교는 아름다운가? 한 사람의 생이 지금 우리사회 지식인의 신원을 결정짓는 척도로 작용한다는 점에서,미당의 죽음을 어떻게 파악할 것인가가 지금너무나 중요한 쟁점이 되었다.아마도 앞으로는 생과 문학을 분리시키고도 당당할 수 있는 문인이 다시는 불가능하리라.미당의 죽음과 그를 둘러싼 예사롭지 않은 공방이 우리에게 남긴 위대한 유산은 바로이런 것이다. 이제 우리는 한 죽음이 던지는 질문의 의미를 제대로 인식하고,그리고 지켜보아야 한다.누가 미당을 옹호하는가,그리고 왜? 바로 그 사람이 어떤 자인가를 우리가 아는 것은 미래를 위해 꼭 필요하기 때문이다.미당의 죽음이 가져올 파장은 바로 지금부터가 시작이다. 미당에 대한 추모의 수위야말로 조선일보 문제에도,과거청산 문제에도 한사코 발언을 꺼려온 문인들이 제 정체를 백일하에 드러내어 보이지 않을 수 없는 바로 그 “의식의 척도”이기 때문이다. △노혜경 시인
  • [오늘의 눈] 매서워진 국민의 정치의식

    지난 15일 저녁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는 적잖이 당황했을것이다. 이 총재는 춘천 강원일보사에서 경희대 언론정보대학원 최고정치전략과정 수강생 70여명을 상대로 특강을 하고 있었다.이런 성격의 특강은 대개 정치인의 일방적 주장과 수강생들의 형식적 질문이 오가면서 ‘화기애애하게’ 끝나게 마련이다. 이 총재는 “현 국정위기의 근본 원인은 1차적으로 대통령에게 있다”며 대통령과 여당을 비난했다.그리고 여유있는 표정으로 몇 가지‘형식적’ 질문을 기다렸다. 그러나 수강생들로부터 날아 온 질문은 전혀 뜻밖이었다.특강 전 수강생을 대표해 이 총재에게 환영의 꽃다발을 전달했던 한 50대 여성은 “이 총재는 지금의 난국이 한 사람의 지도자 때문인 것처럼 책임을 전가했는데,솔직히 실망했다.그렇다면 야당 총재로서 그동안 뭘했느냐”고 꼬집었다. 곧이어 마이크를 잡은 40대 남성도 “이 총재가 여당을 비난했지만국민으로서는 여야가 서로 헐뜯는 데 몸서리가 쳐진다”고 목소리를높였다. 이같은 ‘봉변’은 며칠 전 여당도 당한 적이 있다.민주당 서영훈(徐英勳) 대표는 지난 12일 서울 구로시장을 방문했다가 한 포목상으로부터 “제발 칭찬받는 분들이 돼 달라”는 ‘훈계’를 들어야 했다. 이들 두 사건은 무엇을 의미하는가.국민들이 집권당 대표나 제1야당 총재의 면전에서 가차없이 비판을 가하는 상황을 어떻게 해석해야하나. 이제 국민들이 더 이상 정치인들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이야기가아닐까.옛날처럼 정치인이 나타나면 어쩔 줄 몰라 하며 황송해하던시대는 이미 지났다는 것이다.한편으로는 국민의 정치수준이 정치인들이 예상하는 것보다 높다는 뜻도 된다. 나아가 정치인들이 말로는 ‘국민을 위해서…’라고 하면서도 속으로는 ‘정국 주도권 잡기’나 ‘차기 대권 길 닦기’ 등의 꼼수를 두고 있는 것을 이제 웬만한 국민이라면 훤히 알고 있다는 분석도 가능하다. 정치인들로서는 정말 등골이 오싹한 시대가 됐다. [김 상 연 정치팀 기자]carlos@
  • 공원서 자연을 배워보자

    겨울방학을 맞은 초·중·고생을 위한 다양한 체험 및 학습 프로그램이 오는 23일부터 내년 2월 개학하기 전까지 시내 각 공원에서 동시다발로 열린다. 이들 프로그램은 평상시 공부에 지친 청소년들이 자연에 대한 호기심을 채울 수 있는 모처럼의 기회.서울시 공원녹지관리사업소 주관으로 열리는 유익한 겨울방학 프로그램을 알아본다. [민속놀이 체험교실] 방패연,가오리연 등 각양각색의 연을 만드는 법과 잘 날릴 수 있는 비결을 비롯해 제기 만들기,팽이치기 등을 배울수 있는 프로그램.24일부터 내년 2월 11일까지 매주 토요일 오후1∼3시 천호동공원과 영등포공원에서 무료로 열린다.16일부터 선착순 접수한다. [겨울식물 및 버섯교실] 여의도공원과 보라매공원에서 주로 자라는동절기 각종 식물의 생태를 관찰하면서,여름눈과 겨울눈의 차이 및나뭇잎 표본으로 나무이름 알아맞히기 등 이론 및 실습위주로 진행한다.또 양재동 시민의숲에서는 오후1시부터 2시간동안 버섯교실이 열린다.생태계에서 버섯의 역할 및 식용버섯과 독버섯을 구별하는 방법등을 가르쳐 준다. [곤충교실] 남산공원안 각종 초화류 및 나무에 붙어 겨울을 보내는곤충의 모습과 습성을 알아보고,무당벌레나 사마귀의 이름 유래 및곤충들에 얽힌 전설 등을 강의한다.공원안에 있는 곤충집 찾기,곤충그림그리기 대회도 열린다.문의는 서울시 공원녹지관리사업소(771-6133∼4). 문창동기자 moon@
  • IMT―2000 사업자 오늘 발표

    차세대 이동통신(IMT-2000)사업자를 뽑기 위한 대장정(大長征)이 15일 일단 마감된다.최종 점수 집계작업은 첩보전을 방불케하는 극도의보안속에 밤새 계속됐다. 사업자들은 발표를 하루 앞두고 불안감에휩싸인 채 폭풍전야를 보냈다. ■철통보안 14일 충남 천안의 정보통신부 연수원 곳곳에는 열흘동안그랬듯이 무전기를 든 감시반원들이 배치됐다.심사위원들마다 경비업체 경호요원과 정통부 직원이 한명씩 붙었다.이들은 식당까지도 같이가는 등 밀착경호를 벌였다. 심사위원들은 외부와 격리된 채 열흘을 보냈다.처음 이곳에 올 때도본인의 승용차를 일체 이용하지 못했다.전철이나 택시를 이용해 집결장소에 도착했다.외부와의 전화통화도 금지시켰다.신문 방송에만공개했다. 사업자들이 낸 서류는 A4용지 300쪽의 사업계획서와 최대 2만여쪽의부속서류. 모두 합치면 7만쪽이 넘는다.전날까지는 서류 검토작업만벌였고,점수 매기기는 이날 오전부터 시작됐다.심사위원들이 오후 6시 개별 채점을 마치자 10여명의 집계요원들은 세차례나 반복해 밤새집계했다. 소숫점 세자리까지 계산했다.심사위원들은 자기가 매긴 점수만 알 뿐이다. 결과는 밀봉돼 15일 오전 10시쯤 정보통신부에 도착된다.심사위원들은 이때 ‘해방’된다.최종 점수 공개는 동시다발로 이뤄진다.청와대든,국회든,언론이든 시점에 차이가 없다.청와대측이 사전보고를 하지말라고 지시했다는 설명이다. 석호익(石鎬益) 정보통신지원국장은 “시간차이가 난다면 청와대에 먼저 팩스를 보내야 하기 때문에 1∼2분정도”라고 말했다. ■잠못이룬 사업자들 SKIMT,한국통신IMT,LG글로콤 등 비동기(유럽식)신청 ‘빅3’와 유일한 동기(미국식)의 한국IMT-2000 등은 밤새 신경을 곤두세웠다. 저마다 자신했다.“떨어진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한국통신 南重秀상무),“선정을 확신하며 담담하게 기다리고 있다”(SK텔레콤 趙珉來상무),“100% 확신한다”(LG 李貞植상무),“사업권 확보 가능성을80∼90%로 본다”(하나로통신 李鍾明전무)등등. 그러나 표면적일 뿐 모두 초조함을 감추지 못한채 밤을 지새웠다.일각에서는 최악의 경우에 대비해야 할지도 모른다는 비장한 모습도 보였다.컨소시엄에 참여한 장비업체나 제휴업체들도 촉각을 곤두세웠다. 박대출기자 dcpark@
  • 제10회 교통봉사상 대상에 韓東植씨

    “제가 받은 혜택을 사회에 나눠주는 것이 즐겁기만 합니다” 제 10회 교통봉사상 대상 수상자로 선정된 한동식(韓東植)씨는 개인택시 기사로서 지난 10년간 방송국 교통 통신원으로 활동,각종 교통행정 개선에 앞장 서 온 공로가 남다르다. 10년전 국가 유공자회 서울지회장을 맡으면서 ‘효도관광’과 거리질서 교통캠페인 등 사회봉사 활동을 활발하게 전개하고 있다. “어릴적부터 아버지의 선행을 지켜보면서 봉사활동이 자연스러운일로 느껴진다”는 한씨는 지리산 공비 토벌대장으로 총상까지 당한부친에게서 ‘베푸는 삶’을 배웠다고 한다.한씨가 ‘운전대’를 잡은 것은 43살 때인 지난 90년,사업실패 직후 부터다.78년 육군 준위로 군대를 제대한 뒤 곧바로 대리점을 운영하다가 믿었던 동료에게사기를 당했다. “그동안 모아두었던 돈과 인간적 배신감 때문에 눈앞이 깜깜했다”고 당시를 회고한다. 하지만 12년간의 군대생활을 운전계통에서 근무한 덕에 개인택시 기사로 재기를 시도했다.국가 유공자인 아버지 덕택에 개인택시를 쉽게분양받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의 봉사 범위는 실로 다양하다.지난 98년 아마추어 무선을 교통정보 봉사에 도입했다.무선채널(14568)을 통해 130여명의 회원들이 보내는 정보를 이용해 원활한 교통소통과 각종 교통정보를 제공하고 있다.한씨는 “무선 정보는 배우기만 하면 가장 빠른 교통 정보를 얻을수 있는 수단”이라며 ‘예찬론’도 잊지 않았다. 요즘 한씨는 교통캠페인 ‘어린이는 빨간 신호등’에 활동을 집중을하고 있다. 방송 통신원으로서 어린이 사고 다발지역을 순방하며 운전자 및 보행자들의 주의를 당부 중이다. 오일만기자
  • 장재언 北赤위원장/ 출생지‘학력 베일에 싸인 대남전문가

    장재언(張在彦·64) 조선적십자회 중앙위원장이 30일 오후 서울에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136명의 방남단을 인솔하고 온 장 위원장은 코트속 정장에 금테안경을 한 여유만만한 얼굴로 비행기에서 내렸다.그는 항공기 탑승구를빠져나와 대한항공 여직원들로부터 꽃다발을 받으면서 “동포의 정을안고 왔다”고 소감을 밝혔다. 1차 이산가족 방남단 단장이었던 류미영(柳美英·여) 천도교 청우당중앙위원장처럼 장 위원장도 종교계(가톨릭)에 몸담고 있다.오래 전부터 남북관계에 관여해온 대남 전문가이지만 출생지,학력 등은 베일에 가려 있다.이번 2박3일의 서울방문에서 그를 둘러싼 궁금증이 어느 정도 풀릴지 미지수다.일본 미국에도 많은 지인을 갖고 있으며 국제감각과 추진력으로 고위층의 신임이 두텁다.93년 일본,95년 미국을방문한 경력을 갖고 있다. 그는 “일부에서는 방문단 교환사업에 제동을 거는 일들이 벌어지고있다”고 말해 서울 첫밤의 여운을 남겼다. 홍원상기자 wshong@
  • [네티즌 칼럼] ‘제2의 O양’ 그녀만의 문제인가

    ‘제2의 O양’이 탄생(?)할 모양이다.사건의 진위를 떠나 인기가수 A양의 정사 장면 비디오 ‘사건’이 다시 언론 지면에 도배되기 때문이다.이처럼 한건이 터질 때마다 언론은 제일 먼저 환호를 지른다.“이런 횡재가 있나”하는 속내를 감추지 않는다.신문은 판매 부수를늘려서 좋고 방송은 시청률을 올려서 좋기 때문이다.기업광고도 주는 판에 얼마나 좋은가.언론이 쾌재를 부르는 소리가 가판대를 지날 때마다 들린다. 나는 분노한다.썩은 언론이며 기자들에게 분노한다.누가 가해자이고 누가 피해자인가? 까놓고 이야기하자는 거다.사건으로 터져나온 일부 연예인의 도덕 문제로 한건 올리기에 열중할 것인가 말이다.진정역겨운 것은 알면서 모르는 척하고 만만한 사람만 집요하게 짓이겨놓는 언론과 지식인들이다. 흔히 신문이나 방송에 나오는 이야기 중에 이런 것이 있다.“극히일부의 나쁜 사람들이 그렇다는 것이지 다 그렇다는 말은 절대 아닙니다”하는 멘트 말이다.분명히 말한다.1%가 그렇다면 100%가 그런것이다.단 1%의 기자가 촌지를 받는다면 100%의 기자가 촌지를 받는것이며,1%의 교통순경이 돈을 받는다면 100% 받는 것이다.아는 친구가 겪은 일을 소개한다.괜찮은 대학을 나와서 어촌계 공무원이 됐다. 첫 근무다. 현장에 나가니 선주들이 굽실거리며 돈다발을 쥐어 준다.깜짝 놀랐다.이렇게 썩었을 수가.물론 거절했다.그러자 이번에는 가벼운 술자리 모임에서 여자가 나오고 분위기가 이상해진다.뛰쳐 나왔다.이번에는 집으로 선물이 배달된다.그것마저 거절했다. 그러나 옷을 벗어야 했다.당연히 그래야 할 일을 한 친구는 조직에서 축출됐다.왜? 모두를 불행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선주들에게 도움을 주지 못하는 관료라는 낙인까지 받았다.알지 않는가? 마을에 청백리 하나 뜨면 생사람 여럿 잡는다는 말.어떻게든 모함을 하고 투서를 넣어 다른 자리로 쫓아 보낸다.동료 공무원들도 해당 공무원을 왕따시킨다. 다시 분명히 말한다.극소수가 그렇다는 말은 구태의연하다.일부가그러면 전부가 그런 것이다.왜냐하면 사회는 하나의 시스템이기 때문이다.시스템은 일부가 멈추면 전부가 멈춘다.과일이썩으면 전부 썩는 거지 부분적으로 썩는다는 건 원래 없다.그것이 연예계이든 정치권이든 공무원이든 언론이든 다 한통속으로 썩어 구린 냄새가 온 천지에 난다. 그래도 너끈하게 사는 게 우리 아닌가? 마치 모르는 일인 것처럼 놀라하고 호들갑 떨고 하지 말자.다 알면서 웬 내숭이냐 말이다.역겹지 않은가 말이다.너도 속물이고 나도 속물이고 우리 다 같은 위선자들이 아닌가 말이다.이 중에 언론은 파렴치하기로 일등이고,돈벌이에눈멀기로 가히 압권이다.점잖은 척,깨끗한 척 위선을 떨며 세상을 향해 훈계하지 말란 말이다.당신들이 제일 더럽고 썩었지 않았는가. 우리 여기서 솔직히 합의하자.대한민국 솔직히 썩은 나라 아닌가?촌지 좀 받으면 어때! ‘성의’인데.연예계가 이러면 어때.어차피 세상이 다 그런 건데.너도 썩었고 나도 썩었는데. 이즈음에서 새로 시작하자.조금씩 줄여 나가자.조금 더 솔직해지고거짓말도 줄이자.썩은 물이 하루아침에 약수가 되는 걸 보았나? 바로 당신부터 무릎꿇고 반성해야 한다.drkim@simplexi.com [김 동 렬 (주)심플렉스인터넷 고문]
  • 정치권 ‘黃長燁논란’에 바쁜 하루

    황장엽(黃長燁)전 북한 노동당비서를 둘러싼 논란이 27일 황씨의 해 명에도 불구하고 국회 정보위를 비롯한 정치권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벌어졌다. ◆황 전 비서는 27일 “국가정보원이 정치인·언론인 접촉,외부 강연 ·출판 등 5개 항의 활동을 금지·제한했다는 이야기는 과장된 측면 이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국회 정보위원회 김명섭(金明燮) 위원장은 이날 황씨가 참석한 가운데 열린 비공개 간담회 내용을 브 리핑하면서 이렇게 밝혔다.황씨가 국회에서 열린 공식 회의에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간담회는 한나라당이 불참했다. 김 위원장에 따르면 황씨 등은‘안가 연금설’과 관련,“우리가 연 금 상태에 있다면 가만히 있었겠는가”라면서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 다.일반관리 전환에 대해서는 황씨가“국정원의 특별관리를 계속 희 망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김 위원장은“김영삼(金泳 三)전 대통령과의 면담 거부도 황씨 스스로의 결정이며 국정원의 어 떤 지시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김영삼(金泳三)전 대통령은 이날 예정됐던 황씨와의 면담이 무산되 자 오전에 상도동 자택서 기자회견을 갖고 면담 방해를 김대중(金大 中)대통령의 탓으로 돌렸다. 김 전 대통령은 “지난 22일 국정원측이 언제든 좋으니 만나라고 해 놓고 이젠 보내지 않고 있는데 정부가 공작을 꾸며서 황 서기를 지금 현재 국회 정보위로 불렀다고 하는데 이따위 짓은 김대중씨가 지시 한 것이다”며 “어느 시기가 되면 김대중씨에 대한 중대하고 단호한 얘기를 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았다. 이어 “황씨를 만나면 ‘국정원에서 추방될 경우 우리 집에서 머물 자’고 제안하려 했다”면서도 향후 전략에 대해서는“얘기 안하겠다 ”고 말했다. ◆ 한나라당 김원웅(金元雄)의원은 이날 인터넷 공개 서한을 띄워 황 씨에게 신중한 행보를 당부했다.국회 통일외교통상위 소속인 김 의원 은 이날 본인의 인터넷 홈페이지(www.kww.or.kr)에 ‘수구 세력에 의 해 이용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고뇌해 보라’는 요지의 글을 게재했 다. 김 의원은“냉전시대에 망명해 갈채를 받았던 당신은 아직도 자신의 논리에 갇혀 있는 것같다”면서 황씨에게 “현 상황을 고뇌하기 바 란다”고 요청했다. 또 김영삼 전 대통령이 이날 현 정권을 비난한 것과 관련해서도“존 경받는 원로로서 품위를 지켜달라”고 꼬집었다. 김상연·이지운기자 carlos@
  • 충남 음주운전 단속

    음주운전 단속이 교통 사망사고 예방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충남경찰청에 따르면 음주운전 집중 단속 기간이었던 지난 6월부터 10월말까지 관내에서 발생한 교통사고 사망자는 모두 513명으로 집중 단속 실시 이전(1∼5월)의 544명에 비해 31명(5.6%)이 감소했다. 특히 집중 단속 시간인 오후 10시부터 자정까지 사망자는 59명에서30명으로 29명(49.1%)이나 감소했다. 경찰 관계자는 “그동안 경찰서 자체적으로 주 1,2회 해 오던 음주단속을 지난 6월부터는 모든 경찰서(18개서)가 동시에 주 3회 이상실시하고 있다”며 “특히 사고 다발지역에서의 단속을 강화,음주운전은 물론 교통사고까지 예방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음주운전 집중 단속 기간에 모두 1만1,754명의 주취 운전자를 적발,5,222명은 면허취소하고 나머지 6,532명은 면허정지 처분했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
  • 행자부 “전국 공직자 암행감찰”

    앞으로 사무실에서 PC를 이용한 채팅이나 주식거래를 하는 공직자는자신도 모르게 감찰에 걸리게 된다. 또 무단 외출이나 큰 병도 없는데 병가를 내고 장기 결근하는 사람들도 안심할 수 없다.더욱이 민원접수를 받고도 묵살하는 ‘복지부동’인 경우 퇴출도 각오해야 한다. 행정자치부는 22일 오후 16개 시·도 감사관회의를 긴급 소집,이같은 내용의 지방공직기강확립 지침을 시달했다. 회의에서 김재영(金在榮)행자부 차관은 “이번 기회에 고질적인 부조리를 근원적으로 차단하겠다”면서 “특히 지방공직기강의 엄정확립에 중점을 두겠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추진할 지방공직기강 확립대책의 구체적인 내용은 주로 취약분야에 대한 감찰강화와 공무원의 복무기강 점검,제도개선에 중점을두고 있다. 감찰은 건축 환경 토지 회계 등 10대 취약분야와 비리다발기관이 중점대상이다.행자부와 시·도 감사반으로 구성된 ‘특별기동감찰반’이 집중 투입되고 감찰활동의 엄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시·도간 교차단속이 병행된다. 또한 선출직 및 고위공직자에 대한 암행감찰이 전국 지자체에서 동시 다발로 이뤄진다.암행감찰반은 청탁·압력성 지시,인사전횡,선심성 행정,낭비성 행사와 개발사업·공사 관련 금품수수 등에 대해 중점적으로 살피게 된다. 이밖에 민생현장 ·위험지구 방치나 민원처리 지연 및 회피,부서간업무 떠넘기기 등 대민부서 중하위직 공무원의 복무기강도 특별 점검대상이다. 감찰활동과 함께 비리제거를 위한 제도 개선에도 역점을 두게 된다. 민원처리 과정을 24시간 실시간으로 공개하는 시스템이 구축되고,인허가 업무를 집중 전담하는 ‘허가과’를 다른 자치단체로 확대할 방침이다. 정부는 이번 사정을 금년말까지는 기업·금융관련 비리,내년 2월까지는 공공·노동분야에 대한 사정을 벌이는 등 ‘2단계’로 실시할예정이다. 홍성추기자 sch8@
  • 美 대통령 선거/ 플로리다發 ‘재검표 도미노’우려

    미 대선 향방을 가를 플로리다주 재검표 발표가 장기 지연될 조짐인 가운데 공화당이 다른 주들에서도 재검표 요구에 나설 태세여서 대선 혼돈의 전국화가 우려되고 있다. 플로리다주 재검표는 표차가 총투표 0.5% 이내일 경우 자동 재검표토록 한 주법에 따른 것.하지만 진행과정에서 무더기 무효표 의혹 등 부정선거 시비가 제기되면서 유권자들의 소송이 잇따를 전망인데다일부지역 재투표 요구로까지 번지는 등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됐다. 이렇게 되자 공화당쪽에서도 간발의 차로 선거인단을 내준 아이오와,위스콘신 등 몇개주를 걸고 넘어지는 맞불 작전에 나설 태세.여기다 뉴멕시코주 일부 카운티가 재검표에 돌입하는 등 자칫 전국에 걸친‘재검표 도미노’가 우려되고 있다. 문제의 플로리다주는 67개 카운티중 66개주의 비공식 재검표 결과당초 1천700여표차가 229표차로 줄어들어 파란을 일으키고 있다.민주당이 1만9,000표의 무더기 무효표가 나왔다고 주장한 팜비치를 비롯,일부 카운티에서는 2차 재검표가 불가피하다. 이같은 표차는 대부분컴퓨터 처리과정의 오류라는 것이 플로리다주선거관리당국 주장.하지만 이미 4개 카운티 178만표에 대한 수작업개표를 공식 요청해둔 민주당측은 플로리다주에서 패배할 경우 일부지역 재선거를 요구하는 소송도 불사한다는 입장이어서 결말이 어떻게 날지 예측불가다. 공화당이 재검표 요구를 검토중인 아이오와와 위스콘신은 부시가 고어에게 박빙으로 뺏긴 곳.총투표수 126만여의 아이오와,250만여의 위스콘신 두곳 모두 0.5% 안짝인 6,000여표 차로 아슬아슬하게 승부가갈렸다.이곳은 플로리다와 주법이 달라 자동 재검표가 실시되진 않았지만 공화당측이 민주당의 플로리다 공세에 대응,형평 문제를 제기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 당초 고어 승리를 선언했던 뉴멕시코주도 9일 버나리요 카운티에 대한 재개표에 돌입했다.부재자 및 조기투표 6만5,000∼6만7,000표에 대한 컴퓨터 집계 실수 등 기술상의 문제 때문이라지만 이곳 표차가 1만표에 불과한 점에 비춰볼 때 당락이 뒤바뀔 가능성도 배제할수 없다. 각각 7명,11명,5명의 선거인단이걸린 아이오와,위스콘신,뉴멕시코주 결과는 물론 대세와 관련이 없다.판세를 가르는 것은 25명의 플로리다 선거인단 향배.그러나 사상 초유의 박빙 혈투가 어느 한두 주에 국한된 것이 아닌 만큼 잇단 재검표 요구는 플로리다발 대선 혼란을 더욱 부추길 공산이 높다. 손정숙기자 jssohn@
  • 대한매일을 읽고/ 구조화된 부조리 타파책 마련하자

    동방금고 불법대출 사건의 파문이 정·관계 로비설 등 갖가지 의혹과 맞물려 날로 확산되고 있다.(대한매일10월27일자7면) 그 파장이 이미 정치권의 쟁점으로 번져 거센 논란을 빚고 있다.따라서 검찰이 전반에 미칠 악영향을 고려해 사건을 신속하게 처리하겠다고 밝힌 것은 반가운 일이다. 검찰은 그동안 옷 로비·언론문건·한빛은행사건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미지근한 자세로 일관해 실망을 안겨줬다.지금 국민들이 지켜보고있는 것처럼 대형 금융비리가 연달아 터지고 있는 참담한 상황은 구조화한 부조리를 타파할 혁신적인 대책이 요구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금융비리가 터졌다 하면 예외 없이 의혹의 대상이 돼온 정치권도 차제에 자세를 가다듬어야 한다.금융기관들 역시 금융사고 다발이 도덕적 해이와 내부 감시 통제 시스템의 미흡에서도 비롯된다는 사실을직시해야 한다. 이안천[제주시 삼도1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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