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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2회 서울국제문학포럼] 프랑스 철학자 장 보드리야르

    [제2회 서울국제문학포럼] 프랑스 철학자 장 보드리야르

    “현대엔 다양한 가상현실이 동시다발적으로 존재합니다. 전통적 역사개념, 즉 한 개의 현실이 보다 나은 현실을 향해 나간다는 개념의 역사는 정지 또는 단절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같은 현상이 꼭 비관적이지만은 않지만 마르크스적 낙관론도 더 이상 존재하지 않습니다.” 1982년 저작 ‘시뮬라시옹’에서 현대를 ‘시뮬라시옹(모사)의 시대’로 규정했던 장 보드리야르(76)는 24일 인터뷰에서 “현대 사회에서 현실이란 없다. 진실이나 원본도 없고 그 모사물(시뮬라크르)이나 모사물의 모사물만이 존재한다.”며 특유의 시뮬라시옹 이론을 전개했다. 그는 또 이같은 동시다발적 가상현실이 ‘예측불가능한 현실이면서 두려운 현상’이라고 표현했다. 보드리야르는 ‘인간의 삶 자체가 변화·발전의 이어짐 아닌가. 지나치게 비관적인 시각이 아닌가.’라는 질문에 대해 “점진적 변화는 인정하지만 그것이 더 나은 것으로의 변화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답했다. 또 “진실과 그 모사물과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인위적 가상현실만 존재하면서 분열과 분절이 일어나고 있다.”며 “하지만 이에 대해 무조건적 거부와 비관보다는 새로운 형태의 존재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남북 분단상황에 대해 그는 “한반도 분단상황은 분명 낡은 개념이고 삘리 해소되기를 희망한다.”면서도 “그러나 분단이 사라진다고 반드시 좋아지는 것은 아니다. 베를린 장벽의 예에서 보듯 동일화로 인해 예전에 겪지 못했던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에 이에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현대의 트렌드인 세계화는 부와 재화, 인력 교류를 통해 국경과 분단을 무너뜨리고 있지만 동시에 새로운 형태의 빈자와 부자를 만들고 있다.”고 지적하고 “그룹간 종교간 등에서 보이지 않는 다양한 차별이 생기면서 테러리즘이 파생되고 있다.”고 세계화의 부작용을 경계했다. ‘시뮬라시옹’이란 독특한 현실인식 이론을 만든 장 보드리야르는 프랑스의 현존 최고의 사상가로 평가받고 있으며,‘사물의 체계’(1968),‘생산의 체계’(1975),‘완전범죄’(1995) 등의 저서를 통해 현대문명의 가상성과 기술문명의 폐해를 비판해 왔다. 글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사진 안주영기자 jya@seoul.co.kr
  • 인질범 2억 챙긴뒤 경찰 포위망 뚫고 유유히

    인질범 2억 챙긴뒤 경찰 포위망 뚫고 유유히

    경찰이 코앞에서 인질범들을 놓쳤다. 범인들은 영화의 한장면처럼 경찰의 포위망을 뚫고 거액의 돈을 챙겨 유유히 사라졌다.30대 범인 2명은 24일 오전 1시쯤 대전시 유성구 노은동 왕가봉 약수터에서 현금 2억원이 든 가방을 챙긴 뒤 인질 김모(58·여)씨와 작은아들(28)을 풀어주고 김씨의 2인용 벤츠 스포츠카를 타고 달아났다. ●인질 잡고 거액 요구 김씨는 지난 22일 오전 5시쯤 중구 용두동 찜질방을 나오다 납치됐다. 범인들은 2시간 뒤 가족에게 전화를 걸어 “엄마를 납치했으며, 타고있던 벤츠는 계룡육교 밑에 버렸다.”며 4억원을 요구했다. 김씨의 남편 고모(58)씨는 건설업자로 대전의 노른자위땅인 둔산신도시에 지상 7층짜리 빌딩을 갖고 임대업을 하고 있는 재력가다. 육교 밑에서 승용차를 발견한 가족들은 즉시 경찰에 신고했다. ●범인은 날고 경찰은 기고 작은 아들이 1만원권 지폐다발을 배낭 2개에 나눠담은 뒤 벤츠에 오르고 사복경찰 18명과 남편, 큰아들(30)이 탄 차량 7∼8대가 뒤를 따랐다. 범인들은 그러나 경찰의 추적을 따돌리기 위해 중구 중촌동 국민은행, 충남대 앞 주유소 등 접선장소를 여러차례 바꾸다 주유소로부터 3㎞쯤 떨어진 유성구 노은동 계룡리슈빌아파트 앞길로 최종 약속장소를 정했다. 작은 아들은 약속장소 인근에서 범인 1명과 접선, 벤츠를 타고 인질 김씨와 다른 범인 1명이 기다리고 있던 왕가봉으로 갔다. 그러나 뒤따르던 경찰은 왕가봉밑 계룡리슈빌아파트 모퉁이에서 벤츠를 놓쳤다. 당시 아파트 주변에는 경찰 80여명이 배치돼 있었다. 대전중부서 주현종 형사과장은 “갑자기 차량을 놓쳐 당황스러웠다.”고 말했다. 경찰이 헤매는 사이 범인들은 김씨와 작은아들을 왕가봉에 내리게 한뒤 돈가방을 싣고 500m쯤 떨어진 베르디아망 주상복합단지에서 차를 버리고 달아났다. 경찰은 벤츠 밑과 돈가방 속에 위치추적장치를 부착했으나 산이어서 작동이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범인 신원은 아직도 오리무중 경찰은 벤츠에서 납치당시 김씨가 범인의 손을 물어 떨어진 혈흔과 협박전화에서 범인의 목소리를 채집했다. 하지만 유전자정보은행이 없는 현실에서 범인의 나이추정 등만 가능, 신고에만 의지할 수밖에 없어 범인검거까지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김씨 집안의 사정을 잘 알거나 치밀한 계획을 통해 범행을 한 것으로 보고 수사중이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마니아]“응원 우승하면 다 이긴셈”

    [마니아]“응원 우승하면 다 이긴셈”

    서울시 25개구가 뿜어내는 오색 찬란한 빛깔이 22일 개최된 서울시민 생활체육대회를 빛냈다. 선수단은 개회식에서 각 지역구의 특징을 살린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입장, 눈길을 끌었다. 일부 지역주민들은 이른 아침부터 서울 용산구 효창운동장에 나와 구대항 응원전을 준비,‘단결된 힘’을 뽐냈다. ●지역특징 살린 입장 퍼포먼스 흥을 돋우기 위해 이날 오전 9시20분부터 식전행사가 펼쳐졌다. 염광여자정보고교 고적대가 첫 연주를 선보인데 이어 에어로빅, 음악줄넘기, 태권도 시범경기가 잇따랐다. 중앙무대와 운동장 중간에 설치된 대형 모니터로 이런 모습이 생생히 전달됐다. 강동구를 필두로 선수단이 입장하자 열기가 달아올랐다. 이명박 서울시장, 이의민 서울시 생활체육협회장, 임동규 서울시의회의장, 엄삼탁 국민생활체육협의회 회장 등이 무대 위에 올라 손을 흔들며 선수단을 맞이했다. 구청장이나 구의원, 지역 협회장이 참석한 경우엔 무대에 함께 올라 선수들을 격려했다. 그러나 서초구 등은 구 관계자가 한 명도 참석하지 않았다. 선수단은 독특한 퍼포먼스로 박수 갈채에 화답했다. 고적대나 풍물패를 앞장세워 눈길을 모은 뒤 지역 특징을 살린 퍼레이드를 펼친 것. 중구는 충무공 이순신의 고향답게 대형 거북선을 선보였고, 송파구는 롯데월드 고적대로 흥을 더했다. 서대문구는 이색적인 사자놀이와 용춤 공연을 펼쳐 주목받았다. 동작구는 휠체어를 탄 장애인이 여성 2명의 에스코트를 받으며 경기장에 입장, 이명박 시장 등에게 꽃다발을 전달했다. 강서구는 말 5마리를 타고 등장한 뒤 허준을 그린 대형 그림을 흔들며 퍼레이드를 이어갔다. 관악구는 수십개의 풍선을 하늘로 날려 분위기를 띄웠다. 경기장을 에워싼 응원단 1만여명도 지역구 선수들이 입장할 때면 환호성을 질렀다. 흐린 날씨에도 빨강·주황·초록·남색 티셔츠와 응원도구 덕에 경기장은 오색찬란한 빛이 만발했다. ●응원전에 강남은 없다 지역구민의 단결된 힘을 보여주는 응원전에선 강북과 강남이 크게 차이를 보였다. 대표 강남지역인 서초구와 강남구에선 응원단이 나오질 않았다. 동작구만 유일하게 하늘색 옷을 맞춰 입고 에어방망이를 두드리며 응원, 결선 경기에 올랐다. 반면 도봉·광진·강북·영등포·중랑·동작·성동·서대문구 등은 자리를 가득 채우고 대중가요 ‘아파트’ 등에 맞춰 춤을 췄다. 서대문구에선 한성 화교 중고교 학생 20명으로 구성된 용춤 공연단이 운동장을 뛰놀았고, 빨강·초록·노랑·남색 대형 깃발이 응원단을 수놓았다. 광진구 치어리더는 노란·파란색 티셔츠를 입고 꽃수술을 흔들며 응원단을 지휘했다. 우승은 도봉구가 차지했다. 점심식사도 거른 채 결과 발표 때까지 경기장이 떠나가라 소리 지르며 응원한 덕이었다. 특히 최선길 구청장이 지역 주민과 함께 응원에 참여, 사기를 높였다. 최 구청장을 비롯해 응원단 전체가 오후 2시쯤에야 도시락을 먹었다. 행사에 참가한 임일순(51·마포구 창전동)씨는 “이웃들과 어울려 춤추고 노래하다 보니 학창시절로 돌아간 듯 신난다.”면서 “생활체육대회가 축제와 화합의 한마당으로 자리잡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은주 이두걸기자 ejung@seoul.co.kr ■ 생활체육 경기일정 서울시 ●제15회 시장기 배드민턴대회.28일(토)∼29일(일). 올림픽공원 제1체육관.(02)2203-2456. ●제6회 시장기 탁구대회.28일(토)∼29일(일). 서울시립대.(02)571-0073. ●제4회 시장기 족구대회.29일(일). 망원유수지 체육공원.(02)412-6322. ●제6회 시장기 농구대회.29일(일). 한강시민공원 이촌지구 농구장.(02)323-7823. ●서울시민 생활체육대회 축구.29일(일) 오전 9시. 한강시민공원 반포지구 축구장. ●서울시민 생활체육대회 테니스.28일(토) 오전 9시. 목동테니스장. ●서울시민 생활체육대회 풋살.28일(토) 오전 10시. 양천구 인조잔디구장. 성북 제2회 동선회장기 축구대회.29일(일) 오전 9시. 고명정보고 운동장. 용산 어린이 풋살축구대회.29일(일) 오전 10시. 청파초교 운동장.(02)710-3320. 금천 ●제5회 구청장배 수영대회.28일(토) 오후 2시. 금천구민 문화체육센터 수영장.(02)890-2410. ●제2회 구청장배 구민 건강달리기대회.29일(일) 오전 9시30분. 안양천 둔치.(02)890-2410. 송파 제3회 구청장기 여성축구대회.28일(토) 오전 10시. 송파구 여성전용축구장. 강서 제5회 구청장배 단학기공 경연대회.28일(토) 오후 2시. 강서구민회관. 노원 제4회 구청장기 당구대회.29일(일) 낮 12시. 중계동 오프라인 당구장.(02)976-8421.
  • [씨줄날줄] 한반도 우범지대론/이목희 논설위원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가 한반도 주변을 ‘우범지대’에 비유했다. 최근까지 주한대사를 지낸 힐 차관보는 한국을 이해하는 온건파로 분류된다. 힐 차관보 스스로 ‘한국산(made in Korea)’이라고 부르는 둘째딸 클라라는 서울에서 학업을 계속하고 있다. 그가 한반도를 비하하려고 그런 용어를 쓰지는 않았을 것이다. 힐 차관보의 뉴욕타임스 인터뷰 내용을 찬찬히 뜯어보면 한국을 자극하려는 의도는 없어 보인다. 우범지대라고 번역된 원문은 ‘high-crime neighborhood’. 전후 맥락을 살펴볼 때 ‘침략다발지역’이라고 풀이하는 게 낫겠다. 그는 또 “과거에, 아마도 지금은 아니겠지만”이란 전제를 달았다. 지난 수세기 동안 침략과 전쟁이 많았다는 부연설명을 했다.19세기말에서 20세기초에 걸친 일본과 청, 러시아의 한반도 각축전을 염두에 두고 그런 언급을 한 듯싶다. 힐 차관보의 선의(善意)를 인정하는 한편으로 논리상 모순을 지적해야겠다. 그는 동북아균형자론에 대한 물음에 우범지대론으로 답했다. 한국 정부는 멀리 위치해 있으며, 우범자가 아닌 미국과 친하게 지내야 한다는 뜻이었다. 뒤집어말하면 중국·러시아·일본 등 인근국은 우범자군(群)에 속하게 된다. 힐 차관보가 ‘과거 사실’을 강조한 배경은 이들 나라의 눈치를 본 때문이다. 현재가 그렇다고 하지 않으려면 어설픈 비유를 자제해야 했다. 미국은 한 세기 전 일본의 한반도 침탈에 도움을 줬다.1905년 태프트·가쓰라 밀약을 통해 미국은 필리핀, 일본은 한반도를 각각 식민지로 삼는 것을 양해했다. 앞서 1871년에는 미국 아시아함대가 강화도를 침략했다. 동북아 근세사에서 미국도 광의의 우범자군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멀리 있는 강대국’이 침략의사가 약하다는 시사도 문제가 있다.2300년전 중국 전국시대에 설파된 ‘원교근공(遠交近攻)’ 외교정책이 현대까지 이어져온 것은 사실이다. 영국의 세력균형정책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국경이 무너지고, 물리적 거리의 의미가 없어지는 미래상황에 맞지 않는 외교정책이다. 한국 정부가 동북아균형자라는 모호한 개념을 제시해 당황스럽긴 하겠으나 이런 식의 대응은 설득력이 없다. 한·미동맹 약화를 막으려면 양국 외교당국자의 발언 하나하나에 정교함이 필요하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 [토종웰빙을 찾아서]대구 ‘정대 미나리’

    [토종웰빙을 찾아서]대구 ‘정대 미나리’

    봄철에는 쓴맛을 즐겨라. 온몸이 나른해 지는 봄날. 입맛을 잃어버렸을 때는 향긋한 미나리가 제격이다. 파릇파릇 미나리를 둘둘 말아 된장을 찍어 한입 가득 넣으면 미나리 특유의 향기와 함께 아작아작 씹히는 맛이 일품이다. 여기에다 주당들은 막걸리 한 사발을 걸치면 세상 부러울 게 없다. 대구 비슬산 자락의 정대미나리는 해마다 봄철이면 대구사람의 잃어버린 입맛을 되살려준다. 휴일이면 정대미나리를 사러 오는 사람들로 평소에는 한적한 정대골 일대가 자동차로 북적인다. 참꽃이 만개한 비슬산 산행에 나선 등산객들은 하산할 때 너도나도 한 다발씩 사가는 것을 잊지 않는다. 정대미나리는 말 그대로 무공해 무농약 청정 미나리. 상수원보호구역으로 지정돼 대구지역에 식수원을 공급하는 가창댐 상류인 정대골에 미나리단지가 위치해 오염되지 않은 청정한 재배 환경을 확보하고 있다. 해발 500m에 위치한 고산지대의 특이한 기온차이로 줄기가 짧고 잎이 많은 데다 미나리 특유의 향기가 짙은 게 특색이라 할수 있다. 갓 수확한 정대미나리를 한 웅큼 코에다 대면 짙은 향에 취하고 입에 넣어 자근자근 씹으면 달콤한 맛이 입안 가득 퍼져 나간다. 먹고 난 뒤에도 미나리 특유의 향이 입안에 오래도록 여운을 남긴다. 미나리에는 비타민 A,B1,B2,C 등이 다량 함유되어 있다. 단백질, 철분, 칼슘, 인 등 무기질도 풍부한 알칼리성 야채다. 한방에서는 잎과 줄기를 수근(水芹)이라고 해 약재로 쓰며 고열로 가슴이 답답하고 갈증이 심한 증세에 효과가 있다. 이뇨 작용도 있어 부기를 빼 주며, 강장과 해독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가래를 삭이며 기관지와 폐를 보호하는 효능이 있어 황사바람이 불어올 때면 훌륭한 먹을거리로 대접받는다. 정대골의 맑은물로 빚어낸 정대미나리는 요리를 해 먹어도 좋지만 날로 씹어 먹으면 미나리의 참맛을 한껏 즐길 수 있다. 생 미나리를 된장에 찍어 김이 모락모락 나는 뜨거운 밥과 함께 먹으면 밥 한그릇이 금방 사라져 버린다. 미나리를 2∼3㎝ 정도 길이로 썬 다음 밀가루 반죽을 하고 신선한 조갯살을 곁들여 노릇노릇 전을 부쳐 먹으면 달아난 입맛이 확 되살아 난다. 쓴맛에 익숙하지 못한 아이들에게는 마요네즈 소스에 무쳐 샐러드를 만들어 주면 좋다. 굴과 함께 식초로 무친 ‘미나리생채’, 소고기나 돼지고기 수육을 미나리로 감아 초고추장에 찍어 먹는 ‘미나리강회’, 상추나 쑥갓쌈에 곁들이는 ‘미나리잎 쌈’으로 먹어도 맛있다. 최근에는 정대미나리로 만든 미나리 엑기스도 생산돼 관심을 끌고 있다. 정대골에서 15년간 미나리를 재배해온 김형대(53·비슬미나리농장 영농조합법인 대표)씨가 계명대 전통미생물자원 개발 및 산업화연구센터와 공동으로 국내 최초로 미나리진액 개발에 성공, 특허까지 냈다. 목초액과 효소, 흑설탕 등을 이용해 정대미나리를 1년여 동안 발효시키고 저온창고에서 숙성시킨 진액은 새콤달콤한 맛을 내 먹기에도 좋다. 미나리의 비타민 성분인 리보플라빈과 티아민이 파괴되지 않고 칼슘·인·철분 등이 풍부해 숙취·피로회복·부인병·고혈압 등에 좋다는 게 김씨의 설명이다.www.minari.net 대구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대미협상 오류 점검? … 통일안보라인 갈등?

    대미협상 오류 점검? … 통일안보라인 갈등?

    청와대가 미국의 전략적 유연성 수용을 놓고 국가안전보장회의(NSC)의 이종석 차장 등을 대상으로 ‘점검’을 벌인 것으로 17일 밝혀져 파문이 일고 있다. 청와대의 이런 점검은 전례가 드물다는 점에서 ‘사실상’ 조사로 해석된다. 청와대 일부에서는 “조사가 아닌 점검”이라고 설명하지만 다른 핵심관계자들은 “조사가 맞다.”고 말한다. 김만수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청와대 국정상황실은 전략적 유연성과 관련한 협상팀이 전략적 유연성을 수용해 놓고 번복하지 않았는지에 대한 문제제기가 있었다.”면서 국정상황실은 노무현 대통령에게 이를 보고했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이에 따라 NSC 상임위원장인 정동영 통일부 장관에게 점검을 지시했다는 것이다. 정 장관 주재로 문재인 민정수석, 천호선 국정상황실장이 참석한 가운데 이 차장 등에게 질문하고, 이 차장이 답변하는 청문회 형식의 점검활동이 4월 6일과 15일 두차례 열렸다. 점검 기간은 모두 한달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만수 대변인은 “점검과정에서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그래서 점검결과에 따른 문책이나 조치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전략적 유연성은 해외주둔 미군 재배치 계획에 따라 미군을 세계 어디든 신속하고 유연성있게 재배치한다는 개념이다. 경우에 따라 주한미군을 빼갈 수 있다는 얘기여서 노 대통령은 지난 3월 8일 공군사관학교 졸업식에서 “우리의 의지와 관계없이 동북아시아의 분쟁에 휘말리는 일은 없을 것”이라면서 우려를 표시했다. 청와대가 점검을 벌인 것은 이 차장이 미국과 협상과정에서는 전략적 유연성 전략을 받아들이기로 했다가, 뒤늦게 이를 번복했느냐는 부분이다. 청와대가 조사를 벌이던 당시에는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논란은 물론이고 방위분담금 감액에 대한 주한미군의 반발, 전쟁예비물자(WRSA-K) 폐기, 작전계획 5029 논란, 자이툰부대 감축설 등으로 한·미 동맹에 이상기류로 해석되는 사안들이 동시다발적으로 터져 나왔던 시점이다. 따라서 이런 사안들에 대해서도 점검이 이뤄진 것으로 전해진다. 청와대 관계자는 “사안은 한개가 될 수도 있고 3∼4개가 될 수 있다. 모든 게 연관됐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점검범위는 청와대의 공식 설명과 달리 노 대통령에게 부실 보고를 했는지, 대미 협상과정의 오류가 있었는지를 포함해 정책결정 전반에 걸쳐 이뤄졌다고 한 관계자가 전했다. 조사가 참여정부 외교안보 라인의 파워게임에서 빚어졌다는 관측도 있다.NSC가 이종석 차장 중심으로 운영되는데 따른 반작용이라는 얘기다. 한 소식통은 “NSC는 시스템이 아니라 한 개인에 의해 운영된다.”는 비판을 내놓기도 한다. 업무처리 과정에서 점검을 받았던 이 차장의 향후 거취가 주목된다. 박정현 구혜영기자 jhpark@seoul.co.kr
  • 서울 도로수명 길어진다

    서울 시내에 지금보다 균열은 덜하고 수명은 더 긴 아스팔트가 깔린다. 서울시는 12일 올해부터 시행하는 도로 포장공사에 개질(改質)·특수 아스팔트를 사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개질 아스팔트는 고무·수지 등 고분자 재료를 첨가해 내구성과 수명을 향상시켰다. 특수 아스팔트는 골재 사이 빈틈을 넓혀 빗물이 잘 빠지고 교통소음도 줄인 ‘기능성 아스팔트’다. 시는 1998년부터 지난해까지 시내 2119개 노선 가운데 108개 노선 일부에 개질 아스팔트와 특수 아스팔트를 시험적으로 써본 결과를 바탕으로 전면 시행키로 했다. 시는 시험포장 결과 이같은 아스팔트를 쓴 도로에서는 변형이나 균열이 적고 제동거리도 짧아졌다. 소음은 3∼4㏈가량 줄어들었다. 또 빗길 물보라나 수막 현상으로 인한 차량의 미끄러짐도 크게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다 시공단가는 일반 아스팔트보다 1.3∼1.7배 비싸지만 장기적으로 유지·보수 비용이 적게 들어 일반 아스팔트보다 18∼67%의 비용 절감이 가능한 것으로 평가됐다. 이에 따라 향후 5년간 최소 90억원의 예산절감 효과가 기대된다. 시는 우선 2010년까지 매년 90억원씩, 모두 500억원을 투입해 신설 도로, 자동차 전용 도로, 교량 구간, 중차량 통행 구간, 소음 저감이 필요한 주택 밀집지역, 학교 주변도로, 교통사고 다발지역 등 총연장 300㎞ 구간에 적용할 계획이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명성황후 무덤 찾아 ‘사죄의 눈물’

    명성황후 무덤 찾아 ‘사죄의 눈물’

    “할아버지를 대신해 진심으로 사죄합니다.” 오는 10월8일은 명성황후가 일본 낭인들에게 무참하게 시해된 지 110년째 되는 날이다. 그날의 참극을 일으켰던 시해범 48명 가운데 한 명인 구니토모 시케아키(國友重章)의 외손자 가와노 다쓰미(河野龍巳ㆍ84)와 이에이리 가가치(家入嘉吉)의 손자며느리 이에이리 게이코(家入惠子·77), 그리고 ‘명성황후를 생각하는 모임’ 회원 10명 등 12명이 10일 오전 경기도 남양주시 금곡에 위치한 홍릉을 찾아 참회의 눈물을 흘렸다. 홍릉은 명성황후가 고종황제와 함께 묻혀 있는 곳이다. 가와노씨 등은 이날 묘소 앞에 국화꽃 한다발과 일본 전통차를 올린 뒤 10여분 동안 무릎을 꿇은 채로 조상을 대신해 속죄했다. 가와노는 “명성황후의 무덤을 대하는 순간 ‘용서해달라.’는 말밖에 할 수가 없었다.”면서 “시해에 가담했던 다른 분들의 후손도 같은 심정일 것”이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가와노 일행은 고종황제의 둘째 왕자였던 의친왕의 기일을 맞아 이날 홍릉을 찾은 의친왕의 9번째 아들 이충길(67)씨 등 황실 후손들에게 머리 숙여 용서를 구하기도 했다. 또 시해 사건의 진실을 알리기 위해 자신들이 살고 있는 구마모토에서 400개의 연을 날리는 등 일본 역사교과서들이 역사를 사실대로 기록하도록 시민 운동을 펼치겠다는 뜻을 전했다. 이들은 11일 명성황후 시해 장소인 경복궁 건청궁 등을 둘러본 뒤 12일 출국할 예정이다. 이번 방한은 다큐멘터리 감독 정수웅씨가 명성황후 시해사건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는 과정에서 이뤄졌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아르빌 폭탄테러 50명 사망 자이툰부대 비상경계 돌입

    합동참모본부는 4일 이라크 북부 아르빌에서 발생한 자살폭탄 테러와 관련해 자이툰부대에 특별 경계강화 태세에 돌입하도록 긴급 지시했다. 합참 관계자는 “4일 오전 9시30분(현지 시각) 자이툰부대에서 8km 떨어진 아르빌 시내 남쪽 미디어센터앞 도로 일대 경찰 모집장소에서 자살폭탄 공격으로 추정되는 폭발사고가 발생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자이툰부대는 사고가 난지 25분만에 영외활동 중인 장병들의 아르빌 시내 진입을 금지하고 교민들도 부대로 복귀하도록 조치했다. 합참은 저항세력들이 자이툰부대를 공격할 가능성에 대비해 부대를 출입하는 현지인과 차량 검문검색을 강화했다고 밝혔다. 한편 미군 당국은 이날 오전 자이툰 부대가 주둔하고 있는 이라크 북부 쿠르드족 자치지역인 아르빌에서 자살폭탄 공격이 발생, 최소 50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알 아라비야 TV는 최소 60명이 죽고 150명이 다쳤다고 보도했다. 경찰과 목격자들은 범인이 현지 경찰 모집센터로 이용되는 쿠르디스탄 민주당 사무실에 들어간 직후 폭발이 일어나 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당시 이 건물 주위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사망자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수많은 앰뷸런스와 택시 등이 아비규환 현장으로 달려가 사상자들을 병원에 실어나르는 장면이 목격됐다. 아르빌에서 자살폭탄 공격에 따른 인명 피해 규모로는 지난해 2월10일 쿠르드정당 사무실 2곳에서 동시에 발생한 공격으로 109명이 사망한 이후 두번째다. 한편 지난해 아르빌 쿠르드 당사에 대한 동시다발 폭탄테러에 대한 책임을 자임했던 이라크의 무장단체 ‘안사르 알 순나 군’이 4일 자체 웹사이트를 통해 이번 자살폭탄 테러도 자신들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임병선 조승진기자 외신 bsnim@seoul.co.kr
  • [Doctor & Disease] 경희대의대 피부과학교실 심우영 박사

    [Doctor & Disease] 경희대의대 피부과학교실 심우영 박사

    “탈모 스트레스, 이거 대단합니다. 잠자는 시간 말고는 머리카락 생각에 되는 일이 없달 정도니까요. 특히 우리나라처럼 외모나 인상의 가치를 높게 치는 문화에서는 이런 스트레스가 서구보다 훨씬 더하지요.” 지금까지 1만여건의 탈모증 치료 경험을 축적했을 뿐 아니라 원형탈모증의 고통을 체험하겠다며 자신의 머리를 밀어붙이기까지 한 경희대의대 피부과학교실 심우영(47) 박사. 그는 탈모증을 ‘마이너 질환’이라고 했다. 직접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은 아니라는 뜻이다. 그러나 그의 말에서는 ‘마이너’ 이상의 자부심이 묻어났다. 자신의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사람만이 드러낼 수 있는. 탈모증이란 어떤 질환인가. 이걸 질환 혹은 질병으로 봐도 되는가. -모발의 밀도가 현저히 줄거나 빠지는 머리카락의 개수가 정상보다 많을 때, 이를 탈모증이라고 한다. 일부에서 탈모를 노화의 일부로 보는 견해도 있으나 세계 학계의 대세는 탈모증이 질병이라는 것이다. 더러는 모발이 한 웅큼씩 빠진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는데, 탈모는 어떻게 진행되는가. -특별한 원인이 작용하는 경우가 아니면 모발이 갑자기 빠지지는 않는다. 일반적인 탈모는 서서히 진행된다. 보통 모발 수명은 5∼7년 정도인데, 이게 수명이 줄고 가늘어지다가 모낭 자체가 없어지는 단계를 밟는다. 증상의 특이성은 무엇인가. -사람들의 생각과 달리 탈모증은 매우 느리게 진행된다. 잘 자라던 머리카락이 빠져 새 머리카락이 날 때 약간 가늘어지고 수명도 1∼2년 준다.10∼20년에 걸쳐 이걸 몇차례 반복하면서 결국 머리카락이 없어지게 된다. 그러나 이런 남성형과 달리 원형탈모는 갑자기 특정 부위의 머리카락이 빠져 나가는 증상이다. 탈모는 어떻게 분류하는가. -유형이 사람마다 달라 일률적으로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남자는 7개 타입, 여성은 1개 타입으로 나누며, 원형탈모증은 따로 구분한다. 원형탈모는 단발성, 다발성, 전두(全頭) 및 전신(全身)탈모 등으로 나눈다. ●원인은 유전적 소인에 환경요인도 작용 ▶탈모의 원인은 무엇인가. -탈모의 대부분이 유전적인 소인에서 비롯된다. 여기에 남성호르몬의 일종인 디하이드로 테스토스테론이 모발의 성장을 억제, 탈모로 이어지게 된다. 이런 기전은 여성도 마찬가지다. 일부에서는 스트레스가 탈모의 원인이라고 믿지만 유전적인 소인 없이 스트레스만으로 머리가 빠지는 경우는 드물다. 심 박사는 탈모 유전의 실상을 이렇게 설명했다.“더러는 ‘우리 집안에는 대머리가 없다.’고 말하기도 하나 유전성은 잠복했다 나타나기도 하고, 또 의학적으로는 틀림없는 대머리를 일반인들은 대머리로 여기지 않는 오해가 있기도 합니다. 물론 유전적 소인에 환경요인도 작용하며, 같은 가계라도 아버지와 아들의 유형이 다른 것도 흥미로운 대목이지요.” 발병 추세와 경향은 어떤가. -우리나라의 경우 남자는 14.1%, 여자는 5.6%에서 탈모가 나타나는데, 내원 환자를 보면 최근 10년 사이 2배는 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20∼30대 환자의 증가가 눈에 띈다. 경향상의 특징은 아무래도 20∼30대 젊은 층과 여성이 탈모에 민감하며, 최근 들어 노인층 환자가 부쩍 늘고 있다는 점일 것이다. ●우리나라선 男14%·女5%가 탈모증 그는 탈모를 보는 동·서양의 시각에 대해서도 언급했다.“서구의 경우 대머리가 전체 성인의 50%로 우리나라의 15∼20%보다 훨씬 많지만 이에 대한 인식은 한국인이 훨씬 심각해 상대적으로 치료 욕구도 강하지요. 사회·문화적인 배경 때문이기도 하고, 또 서구보다 대머리 빈도가 낮아 눈에 잘 드러난다는 점도 작용하겠지요.” 탈모는 어떻게 진단하며, 적용하는 기준은 무엇인가. -탈모의 패턴과 모발의 부위별 굵기가 중요한 진단의 근거가 된다. 일반적으로 모발의 밀도는 두피 ㎠당 140개 이하를 탈모상태로 보며, 굵기는 부위별 양태를 관찰해야 하지만 직경이 79㎛(1㎛는 0.001㎜)에 못미치면 문제가 있다고 간주한다. 일반인들이 이런 상태를 알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 -모발이 매일 70∼80개 이상 빠지면 문제가 있다고 봐야 한다. 머리카락을 엄지와 검지로 한 웅큼(100개 정도)을 쥔 뒤 잡아 당겨 3∼4개 정도 빠지면 정상, 그 이상이면 탈모증을 의심할 수 있다. ●모발 하루 70~80개 이상 빠지면 의심 치료는 어떻게 하나. -주변에 이런저런 약제와 치료법이 널렸지만 학계가 검증한 약제로 두피에 바르는 미녹시딜과 경구용 프로페시아가 있다. 일부에서는 프로페시아가 성기능을 떨어뜨린다고 하지만 임신부만 아니라면 안전하다. 이런 약제로 6개월 이상 치료하면 환자의 60∼80%에서 모발이 새로 나고 탈모반 크기도 줄어드는 효과를 확인할 수 있다. 탈모를 방치해 아예 모낭이 없어진 경우에는 자가 모발이식을 하게 된다. 이식후 모발 상태는 정상인과 비슷하나 이 경우에도 약물치료를 병행해야 기대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 탈모도 조기발견이 의미가 있는가. -당연하다. 가는 모발이라도 많으면 치료 여지가 있지만, 그마저 없으면 치료효과를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에 탈모 소견이 있으면 빨리 손을 쓰는 게 중요하다. ■ 심우영 박사는 ▲경희대의대 및 대학원(박사)▲국군 서울지구병원 피부과 과장▲영국 셰필드의대 연구원▲대한모발학회 총무이사▲대한피부과학회 서울지회 재무이사 및 총무이사▲대한피부연구학회 재무이사▲대한피부과학회, 대한피부연구학회, 대한모발학회 회원▲미국피부과학회, 미국피부연구학회, 유럽모발학회 회원▲저서:피부면역학(공저,1999), 모발생물학(공저,2004)▲현, 경희대의대 부속병원 피부과장. 글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사진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
  • [생활의 지혜] 잠 못들 땐 안개꽃을

    안개꽃 한 다발을 침실에 꽂으면 긴장이 완화되고, 편안해져 쉽게 잠들 수 있다.
  • 儒林(332)-제3부 君子有終 제2장 鄒魯之鄕

    儒林(332)-제3부 君子有終 제2장 鄒魯之鄕

    제3부 君子有終 제2장 鄒魯之鄕 그러므로 그날 밤이 퇴계와 두향이가 다북쑥 우거진 마을에서 함께 잠든 마지막 밤이었던 것이다. 퇴계는 두향이가 입던 치마폭에 정표로 다음과 같은 시를 한 수 적어 주었다고 한다. “死別已呑聲 生別常惻惻” 퇴계는 평소에 두보의 시를 좋아했었다. 두향의 이름이 비록 기명이었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두보의 성과 같음을 기억하고 있다가 헤어지는 별리의 정표로 두보의 시를 한 수 적어 두었던 것이다. 그 시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죽어 이별은 소리조차 나오지 않고 살아 이별은 슬프기 그지없더라.” 그로부터 20여년 뒤. 두향은 치마폭으로 얼굴을 가린 채 강선대 위에서 몸을 던져 남한강 푸른 물에 낙화하여 숨을 거뒀으니, 이때 두향의 얼굴을 가렸던 치마에 적혀 있던 시가 바로 퇴계가 써준 송별시였을까. 또한 두향이가 말하였던 대로 오늘날 남아 있는 다북쑥이 우거져 있는 무덤 속에는 두향의 시신과 더불어 퇴계가 베어준 저고리 깃의 나비가 함께 묻혀 있음일까. 두향이가 퇴계에게 정표로 준 물건은 매분. 양매에 탁월한 재능이 있었던 두향이가 10년 이상 가꾸어 오던 분매였다. 퇴계가 ‘언행록’에 기록되어 있는 것처럼 단양군수를 떠날 때에 행장 속에 다만 괴이한 괴석 두개만 들어 있었고, 관졸들이 삼다발을 가지고 와 ‘이것은 아전에서 키운 것이온데, 노자로 주는 전례가 있기에 삼가 바칩니다.’하자 ‘내가 명령한 것이 아닌데 왜 지고 왔느냐.’고 이내 물리쳤다고 하였는데, 그러나 퇴계의 행장 속에는 두향이가 준 분매 하나가 남의 눈에 띌세라 깊숙이 보관되어 있었던 것이다. 이후부터 퇴계는 숨을 거둘 때까지 20여년간 이 분매를 애지중지한다. 이로써 퇴계가 한양의 우사에 머무르고 있을 때 잠시 두고 왔다가 못내 그리워하여 손자 이안도를 시켜 이 분매를 배로 운반해서까지 도산서원으로 가지고 오게 한 그 수수께끼의 비밀이 풀리게 되는 것이다. 퇴계는 자신의 제자인 김취려(金就礪)에게 이 분매를 손자를 통해 가지고 오도록 부탁을 한 후 마침내 이 분매가 오자 ‘빙설 같은 얼굴(氷雪容)’을 보게 되었음을 기뻐하는 시를 짓게 된다. 여기서 ‘빙설 같은 얼굴’이란 오랜만에 만나는 매화꽃을 말함이지만 실은 꽃으로 의인화된 두향의 모습이었던 것이다. 퇴계는 이 분매를 통해 두고두고 두향이의 향기를 떠올릴 수 있었고, 두향의 모습을 그릴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므로 이 매분을 두고 노래한 ‘원컨대 님이시여, 우리 서로 사랑할 때 청진한 옥설 그대로 고이 간직해 주오.(願公相對相思處 玉雪淸眞共善藏)’란 구절은 두향을 그리워하고 두향에게 바치는 헌사였던 것이다. 퇴계가 죽는 날 아침 시봉하는 사람을 시켜서 ‘분매에 물을 주라.’라는 최후의 유언을 남기고, 마침내 ‘저녁 5시경에 와석을 정돈하라고 명하고 부축하여 일으켜 앉히니 조용하고 편안하게 돌아가시다.’라는 연보의 기록은 그러한 퇴계의 마음을 엿볼 수 있는 극적인 장면이 아닐 것인가. 아마도 퇴계는 그 분매를 바라보기 위해서 자신을 부축하라고 이른 다음 이 지상에서의 마지막 눈빛으로 매화를 보고 그리고 조용하고 편안하게 눈을 감았을 것이다.
  • ‘DJ 숨겨진 딸’ 논란 확산

    김대중(DJ) 전 대통령에게 ‘숨겨진 딸’이 있다는 소문과 관련한 보도를 SBS와 인터넷신문인 오마이뉴스가 19일 잇따라 내보냄에 따라 큰 정치적 파문이 일고 있다. ●“DJ·어머니 1967년 종로 한정식집 ‘대하’서 만나” SBS ‘뉴스추적’은 이날 DJ의 딸이라고 주장하는 김모씨 인터뷰 내용을 방영했다. 김씨는 경기도의 모 대학과 서울의 모 대학원을 졸업했으며,30대 중반이라고 했다. 김씨에 따르면, 김씨의 어머니 김모(2000년 6월 자살)씨는 1967년에 자신이 일하던 서울 종로의 고급 한정식집 ‘대하’에서 신민당 국회의원이던 DJ를 만나 2년여간 연애한 끝에 딸 김씨를 낳았다. 김씨는 6세때부터 어머니의 종용으로 수시로 동교동을 찾아가 비서나 DJ의 장남 김홍일씨한테서 생활비를 타왔다고 한다. ●“6세때부터 김홍일씨등에 생활비 타 써” 이후 김씨 모녀는 DJ가 평민당 총재였던 88년에 김홍일씨가 3000여만원을 보태줘 아파트로 이사했다. 그후 DJ와 친분이 있던 무기거래상 조풍언씨를 소개받아 금전적인 도움을 받았고,99년엔 조씨가 짐 가방에 현금 다발 3억 2000만원을 갖고 와 서울 중심가의 아파트를 사줬다는 것이다. ‘유명 성직자’란 사람도 인터뷰를 통해 “DJ가 대통령이 되니까 어머니 김씨가 괴롭히면서 돈을 요청해서 당시 국정원이 DJ가 노벨상을 타게 하려고 돈으로 무마하고자 김은성 2차장과 정성홍 경제과장을 통해 진승현씨한테 ‘네가 돈을 대라.’라고 했다. 그후 국정원은 진씨의 돈을 받아 특수사업이란 명목으로 쓴 것이다.”라고 했다. 이에 대헤 2000년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진승현 게이트’의 주인공인 진씨의 한 측근은 인터뷰를 통해 “진씨가 2000년 초 국정원으로부터 돈을 요구 받고 3억 5000만원을 김은성·정성홍씨한테 줬다고 하더라.”라고 증언했다. ●“유전자 감식할 의향 있다” 그러나 김은성 차장은 인터뷰에서 “그런 유언비어는 들었지만, 모르는 일”이라고 부인했다. 조풍언씨는 “나와는 상관 없는 일”이라고 했다. 하지만 딸이라는 김씨는 “유전자 감식을 할 의향도 있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김씨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어떻게 수십년간 비밀이 지켜질 수 있었을까.SBS 보도에서 ‘전직 국정원 직원’이란 사람은 “과거 박정희·전두환·노태우 정권에선 이런 보고하면 ‘남자 아랫도리 보고는 하지 마.’라고 잘라버려 보고할 수 없었다. 이 부분에 대해선 이상하게 관대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도 마찬가지였다.”고 했다. ●동교동핵심인사 “방송보도 추후 적절대응” 한편 오마이뉴스는 이날 보도에서 2년 전에 이미 국정원을 통해 ‘DJ의 딸’ 소문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어머니 김씨가 김대중 당시 의원을 만났을 때의 신분이 여비서였다고 보도,SBS와 차이를 보였다. 이와 관련, 김 전 대통령을 오랫동안 보좌했던 동교동계 핵심인사는 “그런 일에 대해서는 전혀 알지 못하기 때문에 할 얘기도 없다.”면서 방송 보도에 대해선 추후에 적절한 대응을 할 뜻을 비쳤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日 “反日시위 적극대처를” 中 “사과는 무슨”

    日 “反日시위 적극대처를” 中 “사과는 무슨”

    |베이징 오일만·도쿄 이춘규특파원|일본의 역사 왜곡과 영토 분쟁으로 촉발된 중국의 반일시위가 16,17일 양일간 중국 전역과 홍콩으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17일 오후 리자오싱(李肇星) 중국 외교부장과 마치무라 노부타카(町村信孝) 일본 외상이 베이징에서 회담을 가졌으나 타협점을 찾지 못해 양국 외교마찰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마치무라 외상은 중국 정부가 반일시위에 적극 대처해줄 것을 요청했으나 리 부장은 “중국 정부는 일본인들에게 사과할 만한 행동을 전혀 하지 않았다.”고 일축했다. 16일 최대 경제도시인 상하이(上海)에서 10만명이 참가한 최대 규모의 폭력 시위가 발생한 데 이어 17일 랴오닝(遼寧)성 선양(瀋陽), 선전 등 중국 내 7개 주요 도시에서 동시다발로 발생했다. 게다가 중국에 진출한 일본인 공장에서 처음으로 중국인 노동자들이 전면 파업을 단행, 노동자 파업으로의 확산 여부가 주목된다고 홍콩 언론들이 17일 보도했다. 선양시 대학생 2000여명은 이날 선양 주재 일본총영사관을 향해 돌과 페인트병을 던지고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는 등 반일시위가 점차 폭력적으로 치닫고 있다. 선전에서는 3만여명이 선전시체육관 앞에서 일본 저스코백화점 앞까지 가두행진을 벌이며 반일구호와 일본제품 불매운동을 촉구했다. 청두·둥관시의 시민 1500여명도 가두시위를 했다. 홍콩에서는 1만 2000명의 학생·시민이 반일 시위에 가세했다. 노동자 파업과 관련, 둥관(東莞)시에 입주한 일본투자 전자부품 제조업체인 태양유전의 노동자 수천명은 16일 출근 뒤 일장기를 불태우고 공장 유리창을 파괴하며 파업에 돌입했다. 사태가 악화되자 중국 당국은 17일 관영 인민일보 사설을 통해 냉정과 안정을 찾을 것을 촉구했다. 한편 일본에서도 중국을 겨냥한 공격이 잇따랐다. 신원미상의 30∼40대 일본인 남자가 이날 새벽 일본 오사카 주재 중국총영사관을 향해 유리병을 던진 뒤 분신을 시도, 중화상을 입었다고 일본 언론들이 보도했다. oilman@seoul.co.kr
  • [中,反日시위 확산] 갈수록 폭력적…上海 일본인 귀국 러시

    |베이징 오일만특파원|중국 내 반일시위가 갈수록 폭력적으로 변하고 있다. 중국인들의 ‘반일 감정’이 임계점을 넘어선 분위기이다. 17일 반일 시위는 선양, 선전, 둥관, 청두, 홍콩, 샤먼, 시안 등 중국 전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했다. 선양에서는 2000여명의 시위대가 오전 9시 시내 중심지에 집결한 뒤 일본총영사관으로 돌진했다. 일본총영사관을 겹겹이 둘러싼 경찰의 저지를 받자 이중 200여명은 돌과 페인트, 병 등을 던지며 격렬하게 저항했다. 중국 최대 경제특구인 선전에서는 이날 3만여명이 심야까지 폭력적으로 가두시위를 벌였다. 시위대는 선전시체육관 앞에서 일장기 화형식을 갖고 저지하는 경찰과 심한 몸싸움을 벌여 일부가 부상을 입기도 했다. 시위대는 일본 식당에 물병 등을 던지고 일본제 자동차에 오물을 투척하며 공격했다. 선전 시내 일부 식당들은 ‘일본 손님 사절’이라는 고지문을 내걸었다. 앞서 16일 상하이에서는 반일 시위 최대 규모인 10만여명이 시위를 벌였다. 황푸(黃浦)강 서쪽인 와이탄(外灘)과 시내 중심인 인민광장 등 2곳에서 오전 9시부터 시작된 반일집회는 시위대가 일본총영사관 앞에서 합류하면서 격화됐다. 시위대는 보도블록을 깨 던졌고, 이로 인해 일본총영사관 건물이 페인트로 얼룩지고 유리창이 깨졌다. 상하이 시위대들은 ‘일본 돼지들은 물러가라.’,‘반일전쟁은 끝나지 않았다.’,‘일본 침략자들에게 죽음을’ 등 원색적인 구호들을 쏟아냈다. 일부 시위대들이 밤늦게까지 일본인들이 많이 사는 구베이(古北)지역을 돌며 일본 식품점과 학원 등을 공격했다고 홍콩 언론들이 보도했다. 상하이에는 일본인 4만여명이 체류하고 있으며 4700여개 일본계 회사가 활동 중이다. 폭력시위를 두려워한 일본인 상당수가 상하이를 떠났다고 일본 언론들이 이날 전했다. 항저우에서는 시민 약 1만명이 중심가인 황룽(黃龍)스포츠센터앞 광장에서 반일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벌였다. 톈진에서도 시민 2000여명이 일본제품 불매와 댜오위다오(釣魚島) 보호 등의 구호를 외치며 반일시위를 벌이는 등 곳곳에서 산발적인 시위가 벌어졌다. oilman@seoul.co.kr
  • 美명문대 진학 3인이 말하는 공부법

    美명문대 진학 3인이 말하는 공부법

    하버드 대학에 입학하는 미국 고교생들의 SAT(Scholastic Aptitude Test) 평균 점수는 1500점대. 영어와 수학 점수를 합해 1600점 만점으로 계산하는 SAT는 미국 대학에 입학하려면 반드시 치러야 하는 시험이다. 미국 고교생들도 어려워하는 SAT시험에서 고득점을 올리고 명문대에 당당히 합격한 한국 고교 졸업생 3인을 만나 그들의 합격 비결은 무엇인지 들어봤다. 목표를 뚜렷하게 세워라. 자신의 적성과 흥미를 파악해라. 내가 좋아하는 것은 확실하게 즐겨라. 나만의 시각을 가져라. 자신을 표현하되 포장하지 마라. 미국 명문대학에 진학한 3인이 공통적으로 말하는 명문대 합격 비법이다. 힘든 유학 준비 과정을 이겨낼 수 있도록 스스로에게 동기를 부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NYU stern과정에 입학하는 김형석군은 오로지 농구가 좋아서 유학을 결심했다. 영어로 된 농구 잡지를 읽는 것은 공부가 아니라 취미생활이었다. 미국에 가서 스포츠 에이전시로 활약하겠다는 목표는 힘든 고교생활을 견디게 하는 힘이었다. 코넬대에 합격한 하현우군은 영어를 공부하면서 자신이 언어를 배우는 감각이 남들보다 뛰어나다는 것을 알았다고 한다. 원어민의 발음을 그대로 따라하는데 소질이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즐겁게 영어를 공부했다. 예일대에 진학하는 전지혜양은 고3 생활에도 TV드라마를 즐겨봤다. 쉬는 시간에는 확실하게 스트레스를 풀어야 한다는 것이 전양의 생각이다. 김형석군도 매일 2∼3시간씩 농구를 즐겼다. 미국 대학들은 지원자의 SAT 점수뿐만 아니라 이 학생이 어떤 사람인지 꼼꼼하게 살펴보기 때문에 에세이를 통해 자신의 생각과 삶의 방법을 진솔하게 표현하는 것도 중요시한다. 하현우군은 고교 재학시절 한 여성 국회의원 사무실에서 인턴으로 근무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사회가 아직도 가부장적이고 여성의 사회진출이 어렵다는 것을 깨달았다는 내용을 에세이에 담았다. 미국의 인기 가수 조시 그로반의 히트곡을 직접 부른 CD도 제작해 원서와 함께 보냈다. 전지혜양은 중학교 재학시절 교회에서 주일학교 보조교사로 봉사하며 가르치는 기쁨이 무엇인지 알게 돼 교수가 될 것을 결심했다는 포부를 에세이에 밝혔다. 김형석군 역시 지금까지 살아온 삶과 미래의 삶을 주제로 A3용지 15페이지 분량으로 포트폴리오를 제작해 원서와 함께 제출했다.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코넬대 합격 하현우군 미국 아이비리그 중 하나인 코넬대에 입학하는 하현우(19)군은 불굴의 의지와 성실함으로 자신과의 싸움을 이겨낸 ‘바른생활 청년’이다. 하군이 미국 대학 진학을 결심한 것은 고교 2학년 6월. 더 큰 세상에서 공부해보지 않겠느냐는 아버지의 권유 때문이었다. 하군은 명덕외고 동기생들보다 유학 준비를 늦게 시작했다는 부담감이 컸다. 학교 수업이 끝나면 독서실로 달려가 오후 6시부터 새벽 2시까지 공부했다. 하루에 영어단어 60개 이상을 암기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공부량을 채우지 못하면 저녁을 굶었다. 여기서 물러나면 한국 대학도 미국 대학도 진학할 수 없다는 절박한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보냈다. 하루 취침 시간은 5시간. 집에서는 4시간만 자고 나머지 1시간은 쉬는 시간, 점심 시간을 쪼개서 잤다. 하군은 유학을 준비하는 동안 체중이 무려 7㎏이나 빠졌다고 한다. SAT 시험을 앞두고는 학원에 다녔다. 과목별 시험 1∼2개월 전에 특강 형태로 수업을 들었다.SAT 시험에서 실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도록 시험에 적응하기 위해서였다. 한국 학생들에게 가장 부담이 적은 SATⅡ 수학시험을 2학년 말에 마쳤다.3학년 1월에는 SATⅠ을,5월에는 SATⅡ 화학을,10월에는 SATⅡ 쓰기(writing)를 마쳤다. 하군은 SATⅠ에서 1430점,SATⅡ 수학에서 750점, 화학은 760점, 쓰기(writing)는 660점을 받았다. 하군은 진실하게 쓴 에세이 두편이 합격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하고 있다. 고교 2학년 겨울, 사촌 누나의 갑작스러운 죽음을 겪으며 느낀 바를 솔직하게 기록했다. 다발성경화증을 7년간 앓다가 시력을 잃은 누나에게 클래식 기타를 배워 바흐의 곡을 연주해주겠다고 약속했는데 결국 지키지 못했다. 하군은 지금 하지 않으면 평생 이룰 수 없는 일들이 많다는 것을 깨달았다는 내용을 에세이에 담았다. 하군은 또 다른 에세이에서도 자신의 평소 생각을 진솔하게 담아냈다. 한국전쟁을 예로 들어 한국인들은 이를 남한과 북한만의 전쟁으로 알고 있지만 더 넓은 시각에서 보면 열강들의 이데올로기 싸움에 휘말렸던 비극이었다고 기술했다. 대학 입학 후에는 역사와 사회현상을 거시적으로 조망할 수 있는 시각을 갖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하군은 “SAT 시험은 공부한 만큼 점수를 낼 수 있는 요령이 통하지 않는 시험”이라면서 “스스로와의 지독한 싸움을 이겨내겠다는 굳은 의지로 유학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하군은 대학에 진학하면 국제관계학을 전공할 예정이다.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예일대 합격 전지혜양 낙천적인 성격과 매사에 긍정적인 자세로 고교 3년을 지낸 전지혜(19)양은 올해 예일대에 입학한다. 더 넓은 세상에서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을 마음 속에 간직하고 중·고교 시절을 보낸 전양에게 유학은 꿈만 같은 이야기였다. 성재중학교 재학 시절 내신성적이 상위 3∼5%였던 전양은 이화외고에 진학한 후 보통 학생들과 같이 수능 시험을 준비했다. 미국 대학에 진학해야겠다고 결심한 것은 2학년 말. 외고 입학과 동시에 유학 준비를 시작하는 다른 학생들에 비하면 늦은 결정이었다. 전양은 “부모님이 워낙 걱정을 많이 하셔서 망설였지만 늦었다고 생각하고 유학을 포기하면 평생 후회할 것 같아서 결심했다.”고 말했다. 유학을 준비해 온 동기생들보다 훨씬 늦었지만 친구들과 자신의 위치를 비교하거나 결코 서두르지 않았다. 막상 SAT 공부를 시작하고 보니 눈앞이 깜깜했다. 영어권 국가 체류 경험도 없었고 영어로 쓰인 전문 서적을 이해할 정도로 실력을 끌어올려야 했기 때문이다. 시중에 나와있는 유명 SAT 관련 문제집을 구입해 단어부터 외웠다.1년간 공부한 영어 문제집을 차곡 쌓으면 1m가 넘을 정도의 분량이었다. 전양은 SATⅠ에 주력하면서 SATⅡ의 3과목을 3∼4개월 단위로 나누어 시험을 치른다는 계획을 세웠다. 한국 학생들에게 가장 수월하다는 SATⅡ의 수학을 먼저 2학년 말에 마쳤다.3학년 5월에는 화학을,10월에는 쓰기(writing)를 끝냈다. 정규 수업이 끝나면 학교 유학반에 합류해 밤 10시까지 공부했다. 유학 준비는 늦었지만 고교 내신 성적은 꾸준히 관리해왔기 때문에 1·2학년까지 내신 성적으로 학생을 선발하는 한국 대학 수시 1학기도 동시에 노렸다. 전양은 연세대 인문학부 수시 1학기 모집에도 합격했다. 전양은 SATⅠ에서 1470점,SATⅡ 수학에서 800점 만점을, 화학은 790점, 쓰기는 710점을 받아 예일대 수시 모집에 합격했다. 고3 여름방학 2주 동안 인도 뭄바이 지역의 농아학교에서 봉사활동을 했던 경험도 합격에 중요한 요인이었다. 전 양은 인도의 독특한 분위기에 매료됐지만 한편으론 한국에서 보았던 빈부 격차가 인도에서도 역시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고 느꼈다. 빈민과 부유층이 한 마을에서 살아가는 인도의 도시를 묘사하면서 더 많은 사람들에게 봉사할 수 있는 기회를 얻고 싶다는 뜻을 에세이에 담았다. 전양은 “SATⅡ 화학 시험을 준비하면서 자연과학에 깊은 흥미를 느꼈다.”면서 대학에 진학하면 생화학을 공부하겠다고 말했다.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NYU stern합격 김형석군 “마이클 조던이 농구공 하나로 미국을 제패했다면 나는 조던의 어깨에 제트 엔진을 달아 날려주겠다.” 올해 서울외고를 졸업하고 미국 NYU stern 정시 모집에 합격한 김형석(18)군이 유학을 결정한 것은 농구 때문이다.NYU stern은 뉴욕대 비즈니스 스쿨로 미국 대학 중 경영학으로는 최상위권이다. 중학교 시절 미국 프로 농구 선수 크리스 웨버의 열렬한 팬이었던 김군은 어느 날 톰 크루즈 주연의 영화 ‘제리 맥과이어’를 보고 스포츠 에이전시가 되겠다고 결심했다. 스포츠 에이전시는 스포츠 스타들의 연봉 협상과 훈련 일정, 체력 관리, 사생활 등 스타의 모든 것을 조언하고 이끌어주는 전문가다. 그 뒤 김군은 스포츠 에이전시가 되려면 어떤 학교에 진학해서 무엇을 공부해야 하는지 스스로 알아보기 시작했다. 우리나라에는 보편적인 직업이 아니기 때문에 미국 대학에 진학해 경영학을 공부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김군은 고교 진학과 함께 SAT 공부에 매진했다. 정규 수업이 끝난 오후 4시부터 SAT와 토플 공부를 시작했다. 일주일에 두번은 학교 유학반에서 공부하고 두번은 SAT의 기본을 다지기 위해 학원에 다녔다.1학년부터 2학년 중반까지는 주로 문법과 SAT 단어를 익혔다. 집에 와서는 1∼2시간 복습하고 밤 12시에서 새벽 1시 사이에 잠자리에 들었다.2학년 여름방학부터는 본격적으로 SATⅡ의 화학과 수학 시험을 준비했다. 수학은 우리나라 고1정도의 문제풀이만 하면 되기 때문에 화학과 수학의 공부 비중을 8대 2로 잡았다.3학년 초까지 SATⅠ·Ⅱ시험을 마쳤고 3학년 10월에 SATⅠ시험을 한번 더 보았다. 김군은 SATⅠ에서 1570점,SATⅡ 화학은 770점, 수학 760점, 쓰기(writing)는 720점을 받았다. 공부하면서 힘들 때면 농구를 벗삼았다. 가까운 교회 운동장에 들러 틈틈이 농구를 즐겼다. 미국 프로농구 전문잡지 ‘슬램’도 정독했다. 역동적인 표현법과 생동감 넘치는 문장을 익히는데 큰 도움을 받았다. 김군은 “자신의 미래를 가상으로 꾸민 포트폴리오와 서울외고 농구부 활동 역시 합격에 중요한 요소였다.”고 말한다. 지금까지 살아온 자신의 모습과 스포츠 에이전시 전문 기업의 CEO가 된 20년 후의 모습을 상상해 회사 운영 계획서와 함께 입학원서에 첨부했다. 고교 재학시절에는 농구팀의 주장을 맡을 정도로 농구를 사랑하는 소년이었다고 스스로를 소개했다. 김군은 “대학에 진학하면 대학 아마추어 농구팀에서 활약하는 것이 꿈”이라면서 “미국 NBA 선수들을 움직이는 한국 최초의 스포츠 에이전시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韓·日 교과서 전쟁] (2) ‘日우경화’ 대응 전략

    [韓·日 교과서 전쟁] (2) ‘日우경화’ 대응 전략

    2001년 동북아시아를 대립과 분열로 몰아넣었던 후소샤의 역사 및 공민 교과서가 ‘복수’(당시 관계자의 말)를 다짐한 지 4년 만에 훨씬 더 ‘개악’된 모습을 드러냈다. 특히 올해는 시마네 현의 ‘다케시마의 날’ 제정에 연이은 공민 교과서의 독도 영유권 주장과 맞물려 2001년까지의 교과서 왜곡 문제와는 다른 복잡한 양상을 띠고 있다. 더구나 이같은 일이 일회성이 아니라 일본의 우경화 프로젝트의 중간과정의 하나라면 문제는 앞으로 훨씬 더 심각해질 가능성이 크다. ‘새로운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새역모)’등 일본 우익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교과서 왜곡 등의 우경화 프로젝트가 ‘정의 대 부정의’,‘전쟁 찬미 대 평화 애호 세력’ 간의 대결 양상으로 치닫고 이에 따라 국가의 벽을 뛰어넘는 한·중·일 연대의 틀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아마 2001년의 ‘역사적 참패’에서 그런 교훈을 얻었을 것이다. 이와 같은 구도를 깨뜨리기 위해선 모든 대결을 국가간의 대치국면으로 이끌어 일본 시민을 일본 국가라는 틀로 재집결시켜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렀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보면 교과서문제를 영토문제와 한 다발로 묶어 국가간 대결로 가져가려는 올해의 전략은 결과적으로 주효한 감이 있다. 다소 때늦은 감이 있지만, 외교부가 독도 문제와 역사교과서 문제를 분리해서 대응하기로 한 것은 이런 복잡한 상황을 고려한 결과일 것이다. 분리대응 방식이 교과서문제를 희석시키는 결과를 빚어서는 안 될 뿐만 아니라, 면밀한 주의가 필요하다. 예를 들면 역사 인식 문제에서는 한·중·일 시민연대의 틀을 만들어왔고, 또 앞으로도 그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독도 문제에서는 연대의 틀은 사실 불가능하다. 특히 일본의 시민단체 중에는 영토 문제를 민족주의간의 충돌로 이해하는 단체가 적지 않고, 또 일본 공산당도 독도를 한국이 불법 점거하고 있다는 인식을 견지하고 있다. 결국 독도문제에 관한 한, 일본 내에 한국 입장을 적극적으로 변호해줄 정치세력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당면의 대응방식은 한정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수정·삭제 요구와 함께 개악된 교과서의 채택률을 최소화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공립 중학교 교과서 채택은 전국에 약 570개 있는 채택지구별로 이루어지는데 지구내의 모든 공립 중학교는 교육위원 결정에 따라 동일한 교과서를 사용하게 된다. 교육위원은 지방자치단체 수장이 임명하고 의회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따라서 교육위원의 정치적 성향이 교과서 채택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러나 교육위원은 실제로는 선정과정에서 교사 등의 의견을 반영하기도 한다. 따라서 형식적으로는 지방자치단체의 정치적 성향이 교과서 선정을 좌우하듯 보이지만, 현장 교사의 소리가 어느 정도는 반영되는 통로를 가지고 있는 셈이다.‘새역모’가 지방의회를 동원해 현장의견 수렴을 금지하는 청원을 내도록 하는 것은 이와 같은 ‘현장의 소리’가 자신들에게 불리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따라서 한국과 자매관계에 있는 지방자치단체뿐만 아니라 교육 현장의 교사·학생·학부형에게 지속적으로 의견을 개진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만 의견 개진은 공격이나 비난이 아닌, 설득이 되어야 할 것이고, 자매관계 파기와 같은 방식은 현재로서는 바람직하지 않다. 또한 독도 문제를 공격적으로 언급하는 것도 전술적으로 무의미하다. 후소샤 역사교과서와 공민 교과서는 한 묶음이다. 역사 교과서 채택률을 낮추는 것은 동시에 공민 교과서 채택률을 낮추는 것이기도 하다. 따라서 의견 개진은 역사교과서 채택을 낮추는 것에 모아져야 하며, 이는 어디까지나 평화라는 보편적 가치의 실현을 위한 것일 뿐, 한국과 일본이라는 대립구도를 만들어내기 위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하게 밝혀야 할 것이다. 일본이 이니셔티브를 쥐고 있는 교과서 문제와는 달리 독도는 한국이 실효지배하고 있는 이상 한국이 이니셔티브를 쥐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무대응이 상책’이라는 뜻은 아니다. 단기적이고 공격적인 대응을 할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오히려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한데, 지속적인 노력에는 많은 품이 드는 법이다. 최근 주유엔 한국 대표부 대사가 일본의 상임이사국 진출을 ‘중견국가들’과 힘을 합쳐 저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외교적 판단에 의한 것이기 때문에 필자가 왈가왈부하고 싶지는 않지만, 이 같은 발언이 최근의 일본 우경화 프로젝트에 대한 보복 조치의 하나로 나온 것이라면 우려되는 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이 조치가 과연 유효한 대응방식인가의 문제이다. 모든 대응에는 정당성과 함께 그 실효성이 동시에 고려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그러하다. 게다가 일본이 상임이사국 진출에 성공할 경우까지를 상정한 대응방식인가에 대해 혼란스럽다. 일본이 전범 국가일 뿐만 아니라, 과거사에 대해 전혀 반성하지 않는 나라이기 때문에 일본의 상임이사국 진출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유엔 외교 속에서 펼치고 국제 사회에서 일정한 지지를 얻고자 한다면, 이는 한국이 반전과 반침략을 국시로 하는 ‘평화의 나라’라는 것을 외국으로부터 인정받아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 특히 제국주의 침략의 희생양이었던 많은 제3세계 국가와 역사적 경험을 공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그러하다. 그러나 한국이 해방 후 걸어온 길이 과연 그러한가. 식민지 지배와 전쟁을 경험하면서도 이를 반침략과 반전이라는 보편적 가치로 발전시키지 못하고 반일과 반공이라는 ‘특정집단에 대한 증오’로 왜소화시켜버린 것은 아닌가. 결국 일본의 우경화 파동은 우리에게 한국 사회의 방향성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는 셈이다. 따라서 독도문제는 한국 사회가 ‘평화의 나라’라는 점을 국제사회에 각인시키는 길고도 험난한 작업에서 시작되어야 할 것이고, 이 작업은 동시에 한국 사회의 방향성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동반하는 것이다.
  • 정읍 북면 ‘50년 홀로 고생한 어머니’ 14명 위로

    정읍 북면 ‘50년 홀로 고생한 어머니’ 14명 위로

    “어머니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어떻게 혀. 그런 말 난 못혀. 효도를 주둥이로 하는 감. 당신이 살아온 세월을 생각하면 나도 아퍼.” 1일 전북 정읍시 북면초등학교에서는 ‘면민의 날’을 맞아 남편과 사별하고 50년 이상을 홀로 살아온 할머니들을 위로하는 행사가 열렸다. 마을 이장의 추천과 심사를 거쳐 14명의 할머니가 받은 것은 ‘제1회 반 백년 한 세월 상’이었다. 북면은 6·25 당시 인민군의 학살로 유난히 남편과 사별한 미망인이 많다. 시상식장에 엉거주춤 선 어머니 송귀순(87·보림리)씨를 지켜 보는 막내아들 이정삼(56)씨는 그만 눈물이 그렁거린다.“내가 세 살 때니께 기억도 못혀. 아직도 어머니에게 아버지 이야기를 못한당께. 눈물만 팍 쏟으신당께.”이씨도 흰 머리가 수북하지만 어머니 앞에선 그저 막내아들일 뿐이다.“아야 거서 그렇고 있지 말고 뭐라도 먹으래이.”시상식이 이어지며 스피커가 쩌렁쩌렁 울리는데도 아들을 걱정하는 송씨의 잔소리가 계속된다. 상을 받은 할머니들의 평균 나이는 82.7세. 가장 나이가 많은 신순녀(94·남산리) 할머니는 아들 내외가 안겨준 꽃다발을 안고는 쑥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한다. 할머니 대부분이 초등학교 문턱도 넘지 못했다. 고향인 전남 무안을 떠나 정읍에서 남의 집 더부살이로 살았다는 신씨는 “내는 못 배워도 애들은 쑥 뜯어다 먹이며 가르쳤제. 새끼들 안 굶겨 죽이려고 힘께 남편 생각도 못했제.”라며 순박한 웃음을 지었다. 어머니 나현숙(78·승부리)씨의 수상을 지켜보던 아들 유창범(55·대전)씨도 눈시울을 붉힌다. 전쟁이 발발하고 아버지가 세상을 떠났을 당시 유씨는 어머니 뱃속에 있었다. 공무원인 유씨는 “애비없는 자식이라는 손가락질이라도 받을까 어머니에게 오지게 맞았다.”면서 “어머니는 강한 분이었다.”고 말했다. 딸이라고 마음은 다르지 않았다. 어머니도 딸도 모두 할머니가 됐지만, 딸은 어머니가 밟아 온 길을 걸어갈 자신이 없다고 고백한다. 최양순(76)씨의 둘째딸 이유순(60·마정리)씨는 “어릴 때 어머니가 새벽에 머리라도 매만지면 ‘오메 시집가려나 부다.’하고 겁나게 눈물을 쏟았제.”라고 추억했다. 이씨는 “나는 어머니처럼 그렇게 살 수 있다고 장담을 못한다.”면서 어머니에 대한 자랑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시상식은 할머니의 이름을 한 분씩 호명한 뒤 “50년을 한 세월로 대나무처럼 곧은 마음, 소나무처럼 추상같은 마음으로….”라고 상패의 문구를 읽는 순으로 진행됐다. 북면 사람들은 이 상이 해가 거듭될수록 수상자가 줄어들어 ‘시한부 상’이 될 것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김기문(52) 면장은 “열녀상이 아니라,50년 이상 홀로 고생하신 우리 시대의 어머니들에게 드리는 상”이라면서 “단 한 분이 남을 때까지 매년 ‘면민의 날’에 시상을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글 정읍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儒林(310)-제3부 君子有終 제2장 鄒魯之鄕

    儒林(310)-제3부 君子有終 제2장 鄒魯之鄕

    제3부 君子有終 제2장 鄒魯之鄕 퇴계를 태운 가마가 죽령기슭에 이르렀을 때였다. “나으리, 나으리.” 퇴계를 쫓아온 관졸들이 손에 다발을 들고 뛰어오고 있었다. “무슨 일이냐.” 가마를 세우고 퇴계가 묻자 관졸들이 말하였다. “나으리, 이것은 삼베를 짜는 삼이옵니다. 이것은 아전(衙田)에서 거둔 것인데, 퇴임하는 사또께서 노자로 쓰기로 전례가 되어 있어 가져온 것이기에 바칩니다.” 아전이란 관청에 딸린 밭으로 동헌 근처에서 심은 삼이었던 것이다. 이것들은 국가의 소유로 대부분 관아에서 사용하는 비용이나 혹은 사또의 개인 사비로 충당하는 관례가 있었던 것이다. 특히 삼은 줄기껍질로는 섬유를 짜서 삼베를 만들고 씨로는 기름을 짜는 대마(大麻)라 불리던 유용식물이었던 것이다. 그러므로 관례에 따라 군졸들이 삼베를 거두어 퇴임하는 퇴계에게 가져온 것은 당연한 일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퇴계는 이를 단호히 물리쳤다고 이덕홍(李德弘)은 퇴계언행록에서 다음과 같이 기록하고 있다. “…그러자 선생은 ‘내가 명령한 것도 아닌데 왜 그것을 가지고 왔느냐.’하고 이내 물리치셨다.” 이 일을 기록한 이덕홍은 이퇴계의 문인으로 임진왜란 때 선조를 의주까지 호종(扈從)하였고 성리학과 역학에 뛰어난 문인이었다. 이덕홍은 스승이 이 무렵 극심한 가난에 시달리고 있었음을 잘 알고 있었다. 퇴계가 단양의 군수에 재직하고 있을 무렵 아들 준에게 보낸 편지 중에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다. “대상날짜가 임박해지는구나. 제상은 여기서 보낼 작정이다. 쌀과 면을 만들 감은 보낼 형편이 못된다. 그러니 집에서 준비하여라. 다만 저축해둔 곡식이 없을까 걱정이다.” 편지 중에 나오는 대상이란 퇴계의 첫 번째 부인이었던 권씨의 장례를 말하는 것으로 이 무렵 퇴계의 집은 저축해둔 곡식이 없을 만큼 궁핍하였던 것이다. 그뿐인가. 아들 준에게 보내는 다음과 같은 편지도 바로 이 무렵 쓴 것이다. “…내 갓과 신이 다 닳아서 새로 장만하여야 하겠다. 스무날께 베를 보내다오. 옷과 갓을 인편에 부치거라.” 옷을 만드는 베조차 부족하여 이를 보내달라는 퇴계의 청렴한 공복(公僕)정신은 오늘날 공무원들이 반드시 본받아야 할 정신인 것이다. 따라서 전근하는 퇴계에게 군졸들이 삼을 가져온 것은 바로 이러한 사또의 딱한 처지를 헤아려 거두어 온 것인데, 퇴계는 단호히 이를 물리쳤던 것이다. 이때 퇴계의 처신을 제자였던 김성일은 언행록에서 다음과 같이 기록하고 있다. “선생이 단양을 떠나 돌아갈 때에는 선생의 행장에는 쓸쓸하게도 다만 괴이한 수석이 두 점 있었을 뿐이었다.” 단양은 예로부터 괴석과 수석이 유명한 곳. 단양을 떠나는 퇴계의 행장에는 괴석 두개만 달랑 들어 있었다는 것이 김성일의 기록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과연 그러하였음일까. 단양을 떠나는 퇴계의 짐 속에는 김성일의 표현대로 괴석 두 개만 들어 있었을까. 아니었다. 퇴계의 행장 속에는 매화분 하나가 남의 눈에 띌세라 깊숙이 보관되어 있었던 것이다.
  • [21일 TV 하이라이트]

    ●어여쁜 당신(KBS1 오후 8시25분) 인영의 존재가 못마땅한 기준이 엄마는 상견례 자리에 늦게 나간다. 기준이 엄마는 이왕 이렇게 된 거 한달 안에 약혼식과 결혼식을 다 해버렸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전화를 받지 않는 기준에게 화가 난 희주는 탁자 위의 술병들을 쓸어버리고는 급기야 응급실로 실려가는데…. ●건강스페셜(SBS 오전 11시35분) 고기와 자극적인 양념 대신 제 철 재료를 이용해 천연의 맛을 그대로 살린 사찰음식. 특히 영양가는 높고, 칼로리는 낮아 최근에는 인스턴트 음식에 찌든 현대인들을 위한 건강음식으로 각광받고 있다. 한국 전통사찰음식연구원 소장 적문스님이 불가에서 전해지는 전통 사찰음식을 소개한다. ●사이언스+(YTN 오전 8시30분) 우리나라는 지난해 300만원대의 홈서비스 로봇이 선보인 데 이어 올해는 청소로봇들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리모컨만 누르면 알아서 청소를 하고, 음료수도 직접 서비스해주는 생활로봇 시대가 열리고 있는 것. 우리 주거문화에 큰 변화를 가져올 생활로봇, 과연 어떤 것들이 있는지 알아본다. ●애니토피아(EBS 오후 10시50분) 히라노 고우타 원작의 일본 TV 애니메이션 시리즈 ‘헬싱(hellsing)’을 소개한다. 이 애니에서는 왜 흡혈귀가 흡혈귀를 사냥하는지 그 이유를 살핀다. 또 최강의 언데드 뱀파이어인 주인공 ‘아카드’는 왜 흡혈귀의 주무기인 이빨이 아니라 권총을 사용하는지, 그 비밀을 밝혀본다. ●김약국의 딸들(MBC 오전 9시) 용빈과 홍섭은 싸우면서도 아직 남아 있는 애정을 확인하고 싶어 하지만 결국 서로의 마음에 상처만 남기고 만다. 용빈은 자신의 짐을 상자에 담아 은행문을 나서고, 홍섭은 어떻게든 잡아두려 한다. 김약국이 용숙에게 생선장사를 못하게 하자 용숙은 돈 다발을 들고 직접 어시장으로 찾아간다. ●열여덟 스물아홉(KBS2 오후 9시55분) 밤 바닷가에서 상영이 지영의 어깨 위에 팔을 두르고 있는 모습을 본 혜찬은 둘의 관계를 의심한다. 다음날 아침식사를 같이하게 된 세 사람. 혜찬은 일부러 상영에게 다정한 척 애교까지 부리며 지영의 심사를 긁고, 지영 역시 혜찬이 기억하지 못하는 상영의 식성을 챙겨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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