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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프간 피랍자 추가 피살] “남은 피랍자 안전하길…”

    [아프간 피랍자 추가 피살] “남은 피랍자 안전하길…”

    31일 새벽 탈레반 무장단체가 한국인 인질 한 명을 또다시 살해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시민들은 분노와 충격에서 헤어나오지 못했다. 일부에선 정부의 협상력에 대해 우려를 표시했고, 미국의 적극적인 개입을 유도해야 한다는 주장도 많았다. 개인사업을 하는 이영(33)씨는 “무고한 시민들을 담보로 정치적 목적을 이루려는 탈레반에 대해 분노가 치민다.”면서 “처음에는 이슬람국가에서 무리한 선교 활동에 나선 피랍자들에게도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지만, 인질들의 목숨을 놓고 밀고 당기기를 하다가 파리 목숨처럼 해치는 탈레반의 행동은 용서받을 수 없다.”며 울분을 토로했다. 이씨는 “돈다발을 푸는 것 외에는 달리 손을 쓸 수 없는, 미국의 손을 빌지 않고는 사태를 해결할 수 없는 정부의 무기력함이 안타깝다.”고 말을 이었다.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이 소식을 접한 학원강사 박지우(32·여)씨는 “답답하고 울화가 치민다. 아무런 관계도 없는 나도 이런데 가족들의 고통은 오죽하겠느냐.”고 털어놓았다. 피살 소식이 전해지자 누리꾼들도 들끓었다. 피랍 초기 샘물교회 봉사단을 비난하는 글들로 뒤덮였던 일부 인터넷 게시판들도 희생자의 명복을 비는 추모 댓글로 채워졌다. 네이버 뉴스게시판에 글을 남긴 ‘rewing’은 “두려움에 떨고 있을 그분들이 안타까울 뿐입니다.”라고 밝혔다.‘ssz703’이라는 누리꾼도 “그 사람의 인생에 얼마나 많은 사람의 마음과 희망이 얽혀 있을 텐데…, 정말 안타깝고 무섭네요….”라며 고인의 넋을 애도했다. 임일영 오이석기자 argus@seoul.co.kr
  • “판다 배설물로 만든 기념품 보셨나요?”

    판다의 배설물을 이용한 친 환경기념품이 중국에서 만들어져 화제다. 중국 신화통신은 최근 “청두(成都)시가 판다 배설물을 이용한 부채등의 기념품을 개발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기념품은 베이징 올림픽을 맞아 외국인 관광객을 겨냥한 것으로 판화와 사진액자, 부채등의 다양한 제품이 있다. 제품을 개발한 청두판다발육연구소(都大熊猫繁育研究) 관계자는 “현재 연구소에는 60마리의 판다가 매년 300톤의 대소변을 배출하고 있다.” 며 “배설물 성분의 70%는 대나무이기 때문에 악취가 없다.”고 밝혔다. 또 “모든 기념품 상자에 증명서와 판다의 털 한가닥을 첨부할 계획”이라며 “판다는 국보급 동물이기 때문에 털을 뽑거나 자를수 없어 대신 털갈이 시기에 떨어진 것들을 모았다.”고 덧붙였다. 이 이색 판다 기념품의 가격은 아직 미정이며 연구소측은 “중국의 국보와 만날 수 있는 즐거움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나우뉴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검찰 “이명박 의혹 계속 수사”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 경선후보를 둘러싼 각종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는 30일 이 후보 처남 김재정씨 등이 한나라당 서청원 상임 고문과 경향신문 등에 대한 고소를 취소했지만 수사는 계속하기로 했다. 김홍일 3차장검사는 “김씨가 고소한 사건 중 반의사불벌죄가 아닌 부분은 계속 수사할 수밖에 없고, 다수의 사건이 동전의 앞뒷면처럼 복잡하게 얽혀 있어 필요한 범위 내에서 일정 부분 실체 관계 조사가 불가피하다.”면서 “앞으로 검찰은 일체의 정치적인 고려 없이 법과 원칙에 따라 철저히 수사하겠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번 결정과 관련 수사팀뿐만 아니라 정상명 검찰총장 등 검찰 수뇌부와 충분히 논의한 끝에 내린 결론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검찰은 최근 일본에서 귀국한 이 후보 맏형 상은씨를 상대로 도곡동 땅 매매 과정 및 자금 흐름, 다스 경영 방법 등에 대해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이와함께 이 후보 가족의 부동산 소유 내역을 열람한 국정원 직원 고모씨를 27일 소환 조사한 데 이어 고씨의 자택과 통화내역, 이메일 계정 등을 압수수색했다. 한편 이 후보 외곽 후원조직인 ‘희망세상21 산악회’의 사전선거운동 혐의를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는 이날 한 차례 구속영장이 기각됐던 산악회 김문배 회장과 권모 사무총장에 대한 사전구속영장을 재청구했다. 검찰은 또 고(故) 최태민 목사와 관련한 수사 보고서가 이해찬 전 총리 홈페이지와 월간 신동아뿐만 아니라 열린우리당 국회의원들 홈페이지에도 동시다발적으로 유포된 사실을 확인했다. 검찰은 누군가 조직적으로 관련 자료를 유포한 것으로 보고 게시자 추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홍성규 이경원기자 cool@seoul.co.kr
  • [희귀 난치병 도전과 정복] (40) 마르팡 증후군

    [희귀 난치병 도전과 정복] (40) 마르팡 증후군

    2m가 넘는 큰 키로 농구 코트를 누비던 왕년의 농구스타 H(42)씨.1983년부터 10년간 국가대표로 뛰면서 구름팬들을 몰고 다녔던 그의 앞날에 어느 날 예기치 않은 암흑이 닥쳤다.‘골리앗’으로까지 통했던 그의 큰 키가 오히려 생명을 위협하는 병증이었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는 이미 수술을 받아야 할 정도로 상태가 악화된 뒤였다. 뼈와 근육, 심혈관 등에서 합병증을 일으키는 이 병은 그의 아버지와 동생의 목숨까지 앗아갔다.‘거미손 증후군’이라고도 불리는 선천성 발육이상 질환인 ‘마르팡 증후군(Marfan Syndrome)’이다. “이 증후군 환자들은 일반인보다 키가 훨씬 크고, 사지가 길며, 척추가 굽어지는 특징이 있습니다. 또 대부분의 환자는 심장에서 나오는 가장 큰 혈관, 즉 대동맥이 약해 찢어지거나 터지기가 쉬운데 이때 즉각적인 조치를 받지 못하면 생명을 잃기도 하지요. 통증이 없더라도 늘어난 대동맥 때문에 혈액이 역류하면 호흡곤란이 올 수도 있고요. 하지만 초기에 진단을 받고 의사가 제시한 수칙대로 꾸준히 몸을 관리하면 정상인과 같은 생활도 충분히 가능합니다.” 삼성서울병원 심장혈관센터 김덕경 교수는 마르팡 증후군을 ‘사형선고’로 보는 잘못된 시각을 경계해야 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완치는 어렵지만 약물 치료와 정기적인 건강검진, 적당한 운동을 통해 얼마든지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마르팡 증후군은 110년 전인 1896년 프랑스의 안토니오 베르나르 장 마르팡이라는 소아과 의사가 키가 크고, 팔·다리와 손가락이 길며 무릎의 관절 위축이 있는 한 소녀 환자를 학계에 보고하면서 처음 알려졌다. 이 질환의 원인은 세포 간의 접착제 역할을 하는 ‘결체조직’(結締組織)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 결체조직의 구성요소로, 인체 내에서 생성되는 단백질인 피브릴린 유전자의 돌연변이가 이 질환의 원인으로, 부모로부터 유전된다. 주요 진단 기준인 ‘겐트 기준’에 따르면 수술이 필요한 정도의 흉골 기형, 안구탈출증, 대동맥 확장증, 척추 측만증, 경막 확장증 등의 증상이 동시 다발적으로 나타날 경우 마르팡 증후군을 의심해 봐야 한다. 이 질환의 발병률은 0.02%, 즉 인구 1만명당 2명이지만 유전질환의 특성상 환자나 가족들이 숨기는 경우가 많아 실제 환자 수는 명확히 드러나지 않는다.“이 증후군은 상염색체 우성 유전질환입니다. 이는 부모 중 한쪽 또는 양쪽에서 유전자를 받을 경우 자녀들은 50%의 확률로 이 질환을 갖고 태어난다는 뜻입니다. 그러나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기술이 발전해 1개월이면 질환의 진단이 가능하고, 그 정확도도 70%에 이르므로 이 질환을 가졌다면 숨기기보다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지요.” 마르팡 증후군이 위험한 것은 환자의 대동맥이 지속적으로 확장돼 파열(대동맥 박리)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대동맥이 풍선처럼 부풀어 심장이 박동할 때마다 지속적인 압력을 받으면 약해진 혈관이 터지는데, 이때 환자는 가슴과 등쪽에 심한 통증을 느끼게 되고, 이 상황에서 신속하게 수술을 받지 못하면 사망에 이르게 된다. 대동맥이 갑자기 늘어나거나 직경이 5㎝ 이상 확장되면 대동맥 대체 수술이 필요하며, 이때 대동맥 판막을 인공 판막으로 대체하는 시술을 병행하기도 한다. 또 환자 중 절반은 척추가 S자형으로 휘어지는 ‘척추측만증’이 동반되고 이 중 20%는 교정 수술을 받아야 한다. 일부는 눈의 수정체가 제자리를 이탈하는 탈구 증상으로 시력장애를 겪기도 한다. “심초음파검사나 MRI,CT로 비교적 정확하게 심장과 대동맥의 이상을 진단할 수 있고, 대동맥 및 판막 수술은 성공률이 99%에 이를 정도로 높습니다. 여기에는 주로 인조혈관과 인공판막을 이용하지요. 척추측만증 환자의 경우 척추 만곡이 20∼40도 사이이면 보조기를 사용해 교정하지만 그 이상이면 수술을 해야 합니다. 이게 모두 조직을 지탱하는 피브릴린이 제기능을 하지 못해 발생하는 증상이지만 조기에 진단하면 치료 성공률은 비교적 높은 편입니다.” 마르팡 증후군은 다른 난치성 질환처럼 완치가 불가능해 많은 환자와 환자 가족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외래 환자는 희귀난치성 질환 산정특례로 총 진료비의 20%만 내면 되지만, 대동맥 수술비 등은 일반인과 같기 때문에 부담이 적지 않다. 하지만 조기에 진단을 받고 적절한 약제를 꾸준히 복용하는 등 건강관리에 힘쓰면 정상적인 생활을 하는 데 큰 불편이 없다는 점이 희망이다. 의료진이 이런 환자들에게 일반적으로 권하는 약제는 혈압강하제인 ‘베타차단제’이다. 혈관 확장을 막고 맥박 수를 감소시키기 때문에 이를 꾸준히 복용하도록 권유한다. 최근에는 고혈압약 중 ‘안지오텐신수용체 차단제’ 계열의 혈압강하제인 ‘로잘탄’이 동물실험에서 대동맥 확장을 효과적으로 억제하는 것으로 보고되기도 했다. 그러나 약물 못지않게 환자의 노력도 중요하다. 대동맥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해서는 무거운 물건을 들거나 심한 운동은 피해야 한다. 만약 운동을 하고 싶다면 에어로빅이나 가벼운 자전거 타기 및 조깅 등이 좋다. 이런 운동을 주 3∼4회, 매회 20∼30분 정도씩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운동은 피로감을 느낄 때 쉴 수 있는 종목이어야 하며, 만약 베타차단제를 복용하고 있다면 맥박수를 분당 100회 이하로, 그렇지 않다면 110회 이하로 유지하는 게 바람직하다. “새로운 약과 의료기술의 발전으로 환자의 수명은 계속 느는 추세입니다. 최근에는 1970년대 초반에 발표된 것보다 마르팡 증후군 환자의 수명이 25% 정도 연장됐다고 보고되기도 했습니다. 조기에 진단해 초기부터 관리를 시작하면 60∼70세까지도 큰 불편 없이 살 수 있지요. 그런 만큼 꾸준히 전문의의 관리를 받는 게 중요합니다. 미국의 링컨, 프랑스의 드골도 마르팡 증후군 환자로 알려졌지만 병을 극복하고 역사에 위대한 대통령으로 남아있다는 점을 환자와 가족들이 항상 되새기기 바랍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조순형 뜨는 복병?

    조순형 뜨는 복병?

    ‘미스터 쓴소리’로 불리는 6선의 통합민주당 조순형 의원이 26일 국회 도서관 대강당에서 17대 대통령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조 의원은 2004년 노무현 대통령 탄핵을 주도한 반노·반한(반 노무현·반 한나라당)의 대표적 정치인이다. 그가 지닌 파괴력은 어느 정도일까. 우선 민주당은 조 의원의 출마로 상기된 분위기다. 그동안 군소 후보들만의 당내 경선으로는 범여권내에서 고립될 수 있다는 우려가 조 의원의 출마 선언으로 상당히 불식됐다고 본다는 것이다. 이날 출마 선언식은 유종필 당 대변인이 사회를 맡았고 박상천 공동대표가 조 의원과 손을 맞잡고 꽃다발을 들어보이는 등 특정 후보의 대선 출정식이라기보다는 기존 민주당 행사를 방불케 했다. 조 의원의 ‘힘’은 당장 여론조사에서도 드러났다. 대선 출마 의사를 밝힌지 4일 만인 25일 CBS-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서 ‘범여권 대선 후보 선호도’에서 10.2%를 기록하며 35.3%의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의 뒤를 이어 2위를 기록했다. 조 의원이 다른 범여권 후보들과 차별화할 수 있는 부분은 김대중(DJ) 전 대통령과의 관계다. 그는 김 전 대통령의 차남인 김홍업 의원의 민주당 공천을 반대했고 DJ의 정치 개입에도 끊임없이 ‘브레이크’를 걸어왔다. 따라서 김 전 대통령이 주문하고 있는‘대통합’에 반대하는 이들이 조 의원을 지지할 가능성은 높아 보인다. 그는 대선 후보로서뿐만 아니라 범여권 정개계편에 있어서도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게 정치권의 일반적인 관측이다. 조 의원이 주장하는 ‘선 경선, 후 단일화’는 박 공동대표가 통합 참여로 선회하기 전 입장과 일치한다. 따라서 통합 협상 결렬시 박 공동대표의 ‘동지’가 돼 범여권 경선을 두개의 리그로 만들 수 있는 사람이 바로 조 의원이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항만인력 상용화 7개월’ 부산항은 지금

    ‘항만인력 상용화 7개월’ 부산항은 지금

    지난 4월6일 오전 부산항 국제여객터미널. 이날 입항한 ‘팬스타서니호(2만 6000t급)’선원들은 생각지도 않은 환영행사를 받고 눈이 휘둥그레졌다. 부산항운 노조 1부두 소속 조합원들이 일렬로 도열, 꽃다발을 전하며 입항을 축하해 줬기 때문이다. 부두상용화 여파로 공용부두인 1부두에 들어오는 화물선이 줄어들 것을 우려해 이같은 이벤트를 열게 된 것. 전국 항만으로는 처음으로 올 1월부터 ‘항만인력의 상용화(하역회사별 상시고용)’를 시행하고 있는 부산항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아직은 미완성인 항만인력 상용화 지난 16일 찾은 부산항 부두. 하루에도 수십척의 화물선이 드나드는 부두 각 선석에는 항만 근로자들의 손짓에 따라 대형 크레인들이 컨테이너 선적과 하역작업을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짐을 실어 나르는 지게차와 컨테이너 차량들의 소음이 어우러져 부산항의 독특한 열기를 내뿜었다. 이곳에서 만난 현장 근로자와 운영선사 관계자들은 항만인력 상용화 도입에 대해 대체적으로 반기는 분위기였다. 익숙한 손놀림으로 크레인기사에게 컨테이너 하역 위치를 알리던 4부두 노조원 윤종원(36)씨는 “상용화가 되면서 월급제, 정년 보장, 고용 보험 대상, 후생복지 분야 개선 등을 가장 큰 성과”로 꼽았다. 그러나 인력감축과 취급화물 증가 등으로 도급제 때보다 노동강도가 더욱 높아졌다며 불만을 토로하는 조합원들도 눈에 띄었다. 항운노조 3부두지부 임종훈 사무장은 “현재 상용화제도는 마치 어린이가 어른 옷을 입고 있는 모습과 같다.”고 말했다. 그는 “3부두의 경우 수출입 물량의 증가 등으로 인해 상용화 전보다 물동량이 20% 이상 늘어났으나 인력은 360명에서 281명으로 크게 줄어들어 노동강도가 적어도 40% 이상 세졌다.”며 운영 방법 개선을 요구했다. 부산북항에서 가장 많은 물동량(일일평균 270여개)을 처리하는 4부두 등 다른 부두들도 상황은 비슷한 실정이다. 부산항 4부두 박우영(56) 지부장도“상용화 전보다 인원이 절반 가까이 줄어들었는데 물량은 20∼30% 정도 늘었다.”고 했다. 그런데도 “고용보험료 등으로 인해 임금은 오히려 줄어들어 일부 조합원들이 불만을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운영선사인 사측 역시 불만이 없는 것은 아니다. 노조원들을 흡수(채용)하면서 희망 퇴직자들의 퇴직금 지급에 막대한 돈이 지출되는 등 경영난을 겪고 있는데도 조합원들은 아직 회사의 구성원이라는 인식조차 없다는 것이다.3부두 운영선사인 ㈜한진 김정식 이사는 “노동강도가 세졌다고 하지만 회사도 고용보험료 보조, 자녀 학자금 지원 등 지출이 늘어나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회사 사정은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들의 목소리만 높이는 노조원들도 한번쯤 사측 입장에서 생각해봐야 할 것”이라고 쓴소리를 내뱉었다. ●상용화의 효과 현재 상용화가 시행되고 있는 부두는 ▲중앙부두(운영선사 세방·동국)▲3부두(” 한진·대한통운)▲4부두(” 국제·동방)▲7-1부두(” 상주·동국)▲감천중앙부두(” 동진) 등 모두 5곳. 운영선사가 따로 없는 공용부두인 북항1,2부두와 감천 3,4부두는 아직 도급제로 운영되고 있다. 시행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상용화의 효과에 대해 분석을 내놓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게 대체적인 견해다. 해양수산부는 상용화 시행 전 분석한 자료에서 부산항과 인천, 평택, 당진항 등이 상용화되면 연간 약 386억원의 물류비용 절감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또 인력관리 등 부두운영에 대한 자율성이 확대돼 물류비가 줄고 장비 현대화를 통해 항만의 생산성도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부산해운항만청 박상섭 사무관은 “상용화가 시작되면서 항만 하역에 투입되는 인력이 종전보다 30∼40% 줄어드는 등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적어도 2∼3년이 지나야 데이터가 축척돼 효율측면의 비교 분석이 가능할 것 같다.”며 말을 아꼈다. 김 이사 역시 “시행 6개월 만에 어떤 결론을 내리기에는 시기상조”라며 “산재보험 신청이 절반 정도 줄어들고 처리물량도 늘어나는 등 서서히 상용화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을 거들었다. 부산항 노·사는 이르면 이달말쯤 첫 임금교섭 및 단체협상을 갖는다. 상용화의 빠른 정착을 위해 이번 임단협이 매우 중요한 만큼 노사 양측이 서로 머리를 맞대고 문제점을 해결하는 상생의 모습을 보이는 것이 시금석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강무현 해양부 장관 “노사정 합의 열매 ‘큰 의미’” “100년 항만 역사의 새로운 장을 연 것입니다. 노·사·정이 상생의 정신으로 대타협을 이뤄내 세계를 놀라게 했습니다.” 강무현 해양수산부 장관은 22일 항만인력 공급체제 개편의 의미를 이렇게 밝혔다. 강 장관은 “항만노조의 인력공급 독점체제가 깨지면서 근로자들은 완전 고용과 정년 등의 근로조건을 보장받게 됐다.”면서 “기업들도 인력 운영의 자율성 확보로 비용 절감과 생산성 증대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노·사·정 대타협에 보다 큰 의미를 부여했다. 강 장관은 “한국의 항만노조 인력 상용화는 우리만의 특색이 있습니다. 영국은 항만인력 상용화에 맞서 노조가 파업으로 치달을 때 당시 대처 정부가 정치생명을 걸고 돌파했고, 호주는 군대까지 동원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노·사·정 합의하에 큰 충돌 없이 대타협을 이뤄냈습니다.”며 뿌듯해했다. 강 장관은 이어 “항만인력 상용화 합의가 어떤 의미인지 잘 모르는 국민이 많은 것 같다.”면서 “몇 년전 물류파업으로 온 나라가 시끄러웠는데 항만 파업은 그야말로 나라를 ‘올 스톱’시키는 치명타를 초래한다.”고 강조했다. ‘상용화 효과’는 어느 정도일까. 그는 “우선 부산과 평택에서 인력이 30% 정도 (자동화 때문에)자연적으로 정리가 됐다.”면서 “아직 기간이 짧지만 생산성이 15% 정도 나아졌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영국의 경우 30% 정도 생산성이 향상된 만큼 우리도 향후에는 30∼40% 오를 것”이라면서 “특히 서비스의 질 향상으로 해외 선사 유치에 장애 요인을 제거한 것도 만만치 않은 효과”라고 했다. “국내 항만노조의 50% 정도가 상용화에 이르렀다.”는 강 장관은 2∼3년 내에 모두 동참할 것으로 예측했다. 그는 “광양항은 (노조가)지금 저울질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고용 안정 등 인력 상용화에 따른 부산과 인천의 효과를 보면 다 따라올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첫 단추를 잘 꿴 만큼 실질적인 인력 상용화로 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강 장관은 “하역 회사들이 인력의 인사와 지휘권 등을 갖고 노조와 상생을 이룬다면 동북아 물류 허브를 조성하는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인천항도 “10월 노무 상용화” 인천항도 노무공급 체계 상용화 일정이 착착 진행 중이다. 오는 10월부터 인천항의 노무공급권이 인천항운노조에서 각 하역회사로 이전된다. 인천항운노조, 인천항만물류협회, 인천지방해양수산청 등 인천항 노·사·정은 지난 18일 인천해양청에서 열린 ‘인천항 인력공급체제 개편협상 최종타결 조인식’에서 이같은 내용에 합의하고 세부일정을 협의 중이다. 2006년 9월부터 8차례 개편위원회와 31차례의 개편협의회를 거쳐 확정된 최종 개편안은 개편대상 인력, 고용주체, 근로조건 보장, 임금복지, 작업범위 및 형태 등 9장 47개 조항으로 구성됐다. 인천항 노사정은 최종 협상 타결에 따라 오는 25일 희망퇴직자 신청 공고를 낸 뒤 8월 중순 퇴직자 규모를 확정할 방침이다. 전체 조합원 1700여명 중 20%가량이 희망퇴직을 신청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희망퇴직자는 퇴직금과는 별도로 정부 예산으로 생계안정지원금을 지급받게 된다. 희망퇴직자 규모가 확정되면 나머지 조합원들은 인천항 하역사 17곳, 해사업체 9곳 등 26개사에 분산, 고용된다. 하역사와 조합원간 고용계약이 9월 체결되면 10월부터는 각 하역사들이 자사 정규직 신분을 지닌 조합원들을 작업현장에 배치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1945년 10월 출범한 인천항운노조는 직업안정법에 따라 60여년간 독점적으로 보유해 왔던 노무공급권을 각 하역사들에 넘기게 된다. 조합원들이 각 하역회사에 분산 고용돼도 인천항운노조는 계속 존재하며, 각 하역사에는 기존 노조와는 별도로 항운노조 지부가 설립돼 복수 노조로 운영될 예정이다. 인천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전주시 화났다

    “민원 해결부터 해 달라. 행정 협조는 그 다음이다.” 17일 전북 전주시에 따르면 전주시는 최근 건설교통부가 추진하는 전라선 복선전철화사업 행정협조 거부를 선언했다. 전주시가 복선전철화사업 과정에서 불거진 7건의 민원에 대해 여러 차례 해결을 요구했으나 건교부가 무관심으로 일관하자 ‘행정절차 보조 중단’이란 극약처방을 들고 나온 것이다. 건교부와 전주시의 대립은 익산∼여수간 전라선복선전철화사업이 추진될 경우 새로 개발되는 북부권과 기존 도심이 철도로 분리되기 때문에 비롯됐다. 전주시는 애초 도시가 분리되지 않도록 송천동과 호성동 구간 3.6㎞를 지하화해 줄 것을 요구했다. 건교부가 이를 반대하자 반지하화로 합의를 보고 대신 철도를 건너는 다리 네 개를 건설해 줄 것을 건의했다. 또 복선철도건설로 고립되는 우아동 장재마을과 색장동 은석마을 대책, 사고다발 지역인 색장동 통로박스 확장 등을 요청했다. 하지만 건교부는 여수 해양엑스포 이전에 완공해야 하는 국책 사업임을 내세워 밀어붙이기로 일관하고 있다. 지난주 건교부 관계자들이 전주시를 방문, 해결 방안을 모색키로 했지만 일곱 건 중 가장 작은 두 건에 대해서만 관심을 보이자 전주시가 발끈했다. 그동안 저자세로 중앙정부에 매달리던 전주시는 민원 해결이 안될 경우 복선화 사업에 대한 어떠한 행정 협조도 중단하겠다고 강경 입장으로 선회한 것이다.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본지 박현갑 기자 ‘교육이 살아야’

    대한민국 국민은 모두 ‘교육학 박사’라고 한다. 그만큼 생활과 교육을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는 시대가 됐다. 하지만 교육에 대한 고민이 건설적으로 해결되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교육이 살아야 꿈을 이룰 수 있다’(박현갑 지음, 오름 펴냄)는 이런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현직 서울신문 정치부 차장으로, 교육분야를 오랫동안 취재한 지은이는 대안부재론이 팽배한 가운데서도 “현재 거론되는 교육적 논쟁들을 조금 더 천착하면 의미있는 대안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낙관한다. 교육문제로 고민하는 이유는 출세나 성공 등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지만, 지은이는 인간적으로 접근해보자고 권유한다. 이런 전제 아래 보충학습을 필요로 하는 아이까지 포용하는 ‘진정한 의미의 평준화’를 촉구하고, 세계와 소통하려면 영어교사 양성단계에서부터 획기적인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경쟁력과 창의력 있는 교육은 물론 인성교육과 민주시민교육이 동시다발적으로 이루어질 때 사회통합은 물론 미래 세대가 더욱 더 도약할 수 있는 원동력이 형성된다는 것이다.1만원. 서동철 문화전문기자 dcsuh@seoul.co.kr
  • 朴, 장준하선생 유족에 사과

    朴, 장준하선생 유족에 사과

    한나라당의 박근혜 대선 경선 후보가 11일 1970년대 대표적 민주인사였던 고 장준하 선생의 미망인을 만나 ‘역사적 화해’를 모색했다. 지난해 10월 타계한 ‘재야 민주화운동의 대부’인 고 홍남순 전 변호사의 빈소를 찾은 데 이은 민주화세력과의 화해를 모색하는 행보다. 박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일원동의 한 아파트에 거주하는 고인의 미망인 김희숙(82) 여사를 찾아갔다. 장준하 선생은 광복군 장교출신으로 월간 사상계를 창간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정치적 라이벌로 1975년 경기도 포천군 약사봉에서 의문사를 당했다. 이날 만남에는 고인의 장남 호권씨와 친분이 있는 서청원 캠프 상임고문과 김 여사의 며느리가 동석했다. 대화를 이어가는 50분 내내 박 후보는 김 여사의 두 손을 꼭 잡았다. 박 후보가 위로의 말을 전하자, 김 여사는 “말하고 싶은 3가지를 적어놨다.”면서 “사과의 진정성을 보여주시고, 과거 고통받았던 분들에 대한 보답은 진정한 민주주의 국가 달성으로 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이어 “아픈 역사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개인적 욕심없이 헌신해달라. 과거는 과거지만 다시는 우는 사람이 없게 해달라.”며 눈물을 비쳤다. 박 후보는 “장 선생님이야말로 민주주의의 열정을 갖고 계셨던 분이다. 아버지와 방법은 달랐지만, 두 분 모두 개인보다 국가와 민족을 먼저 생각하셨다.”고 위로했다. 이어 “선진국을 만드는 게 민주화를 위해 희생하신 분들의 아픔에 보답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헤어질 무렵, 김 여사는 박 후보의 손을 잡으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미국에 있는 막내아들 생각이 난다. 딸처럼 여길 테니 힘들어도 이야기할 곳이 없으면 언제든 찾아오라.”고 했다. 박 후보는 미소로 화답했다. 박 후보는 이날 김 여사에게‘화해와 사과’를 상징하는 흰 장미와 붉은 장미 다발을 건넸다. 나올 때에는 고인이 쓴 책 ‘돌베개’를 받았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거짓말 같은 홀인원

    2007년 7월7일 골프장 7번홀에서 77번이란 번호가 찍힌 공을 7번 아이언으로 쳐서 홀인원을 했다면 믿을 사람이 있을까. 이런 거짓말같은 일이 실제로 일어났다. 울산시 울주군 삼동면 보라컨트리클럽은 지난 7일 비회원 이모(50)씨가 에드워드코스의 길이 146m짜리 7번홀(파3)에서 7번 아이언으로 젝시오 제품의 77번 공을 쳐서 홀인원을 했다고 9일 밝혔다. 컨트리클럽측은 경기 직후 이씨의 홀인원 사실을 경기보조원으로부터 확인한 뒤, 클럽하우스에서 축하 꽃다발을 증정하고 기념 사진촬영을 했다고 말했다. 컨트리클럽측은 “평생에 한번 하기도 힘든 홀인원을 이씨는 ‘행운의 7’이란 숫자 7개를 연관되게 맞춘 듯이 홀인원을 했다.”면서 “당시 동반자들은 기적같은 일이 일어나자 크게 놀라워하며 경기내내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홀인원을 기록한 이씨는 싱글 수준의 골퍼로 이 날도 홀인원을 포함해 18홀에서 76타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울산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길섶에서] 인생 3막/최태환 수석논설위원

    지인이 신간 저서를 보내왔다.‘인생 3막’이 주제다. 인생이 4막의 드라마라면,3막은 자식 출가시킨 뒤 주도적인 삶을 가꾸는 시기란다. 그녀는 45세가 넘으면, 해마다 유서를 쓰라고 권한다.45세 이하면 가상 유서를 쓰란다. 가족과 주위에 덜 미안하고, 부끄러워지지 않기 위해서라고 했다. 삶이 더 너그러워질 수 있다고 했다. 지인은 스피치컨설팅회사 대표다. 아나운서 출신이다. 그는 영상으로 유서를 남기는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한 적이 있다고 했다. 가상이지만 죽음 앞에 선 인간의 ‘순수’를 봤다고 했다. 베토벤은 32세때 두 아우에게 유서를 남겼다.(세상의 모든 지식, 김흥식 지음)“너희들은 나를 적의에 차고 사람을 혐오하는 고집쟁이로 여기지만, 그것이 얼마나 그른 일인지 모른다.”편견과 화해하려 한 연민이 엿보인다. 평소 우리는 주변을 배려하는 노력을 얼마나 하며 살아갈까.‘이 세상이 꽃다발과 같다면’ 솜사탕 같은 에릭 쿤츠의 가곡이 떠오른다. 꽃다발과 같은 세상, 지금 우리 마음 속에 있지 않은가. 최태환 수석논설위원
  • [주말탐방] 아쿠아리움 24시

    [주말탐방] 아쿠아리움 24시

    ‘바다 속을 유유히 거닐고 돌고래와 장난을 치며 펭귄과 농담을 나눈다.’ 누구나 한번쯤은 상상해 보았을 법한 일이다. 이 같은 상상을 현실로 사는 사람들이 있다.63씨월드의 아쿠아리스트 박선경, 남정훈, 이기원씨가 바로 그들이다. 바다표범과 쇼를 하고 포유류·어류 전문가로 수족관의 생물들을 돌보는 일이 힘들기도 하지만, 환호하는 관람객들을 보는 것이 더없이 보람차다며 물빛 미소를 짓는 이들. 한여름을 맞아 더욱 활기를 띠고 있는 그들의 도심 속 수중 생활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았다. 강아연 정서린기자·사진 도준석기자 rin@seoul.co.kr “‘우리 딸은 인어야.´라며 부모님이 만날 주위 분들에게 자랑하세요. 창피해서 이제 그만 좀 하시라고 하지요.” 또렷한 눈매와 콧날을 가진 다이버 박선경(24·여)씨는 서울 63빌딩 씨월드 ‘인어´다. 박씨는 3년 전 관람객으로 씨월드를 찾았다가 수조 속 다이버의 몸놀림에 반해 아쿠아리스트가 됐다.“실기 시험이 유영이었는데 감기에 배탈까지 겹쳐 어떻게 봤는지도 모를 정도였어요. 수조에서 나와서야 내가 이렇게 큰 물고기들 속에서 헤엄쳤나 싶어 깜짝 놀랐죠.” ●4명이 번갈아 들어가 30분마다 쇼 박씨의 하루 일과는 오전 10시에 시작한다. 바다표범 쇼는 하루에 네 번. 대회유 수조 속에서 물고기들과 헤엄치며 먹이를 주는 인어공주 쇼는 하루에 여덟 번 있다. 저녁 6시30분까지 30분 단위로 쇼는 계속된다. 네 명의 미녀 다이버가 번갈아가며 수조 속에 뛰어든다. 이제는 3년차. 처음에 박씨를 만만히 보며 말썽을 부리던 바다표범들도 이제는 그녀 말이라면 곧이곧대로 알아듣는다.“얘들도 사람을 알아봐요. 저희가 들어갈 때랑 5개월밖에 안된 막내가 들어갈 때 태도가 달라요. 막내가 들어가면 먹이만 먹어대고 꾀를 피우곤 하죠.” 박씨가 가장 정이 가는 ‘생물´은 6살난 암컷 바다표범 이쁜이다.55㎏의 듬직한 이쁜이는 말 잘 듣는 큰언니 같은 존재.“제일 미운 애는 희동이에요. 쇼 중간에 다른 바다표범들 붙잡아 두려고 주는 먹이를 물고 도망가고 말도 제일 안 들어요.” 물빛 고운 수조 속에서 형형색색의 물고기에 둘러싸인 다이버의 세계가 멋진 것만은 아니다. 박씨는 작년 200t짜리 대회유 수조 속을 유영하다 바다거북에게 머리를 덥썩 물렸다.“거북이가 물기 전에 피했어야 했는데 그때는 거북이가 언제 제 옆에 온지도 몰랐어요. 다행히 거북이 입이 제 이마에서 미끄러져 머리카락만 물리고 끝났죠. 관람객에게 인사를 하다 거북이와 머리를 정통으로 부딪힌 적도 있어요.” 물안경과 마스크가 다 벗겨질 정도로 충격이 컸다. 당시 박씨는 어찌나 아프던지‘내가 이러다 죽는구나.´하면서도 창피해서 애써 태연한 척했다고 한다. 외려 밖에 있던 손님들이 놀라 도우미에게 ‘저 아가씨 정말 괜찮냐.´며 걱정해줬단다. ●물고기 지느러미만 봐도 종류 알아 하루에 많으면 7∼8차례를 물 속에 들어갔다 나왔다 하니 피부도 말썽이고 감기가 걸려도 잘 낫지 않는다. 옷에 밴 비린내와 공기통 때문에 약해진 기관지도 반갑지만은 않다. 하지만 이제 박씨는 물고기 점의 위치나 지느러미 모양만 봐도 다 구분할 정도로 물길 속 눈이 텄다. 지난해 밸런타인 데이는 박씨에게 잊을 수 없는 날이었다. 박씨가 한 커플에게 전해준 행복 때문이다. 씨월드에서는 매년 프러포즈 이벤트를 마련한다. 다이버가 수조 속에 들어가‘xx야, 사랑해. 영원히 행복하게 살자.’는 플래카드를 펼쳐주면 남자가 여자에게 꽃다발과 선물을 건네며 사랑을 고백하는 행사다. “수조 안에서는 밖이 환히 다 보이거든요. 여자 분이 감동해 행복해하는 걸 보니 제가 다 눈물이 나는 거 있죠.” 가끔 손가락으로 욕을 하거나 혀를 내밀며 놀리는 아이들도 있어 속이 상하기도 한다. 하지만 “사람이야, 로봇이야?”하며 신기해하시는 할머니, 할아버지나 활짝 웃으며 좋아하는 아이들을 보면 다이버가 된 것이 스스로 대견하다는 그녀. 다이버들은 수조 안에서 빛나고 수조 밖에서 동동거린다. 수조 밖으로 훌쩍 뛰어올라 ‘다이버 누나’들을 굽어보던 바다표범 희동이는 그걸 아는지 모르는지 둥그런 눈만 깜빡였다. ■ “펭귄도 사람들 처럼 제각각” 씨월드 아쿠아리스트 남정훈(36)씨는 주로 펭귄·물개·수달 등 포유류와 파충류를 돌본다. 출근하자마자 이 아이들이 간밤에 잘 잤는지, 아픈 데는 없는지 상태부터 살피는 것이 일과다. 쇼도 한다. 하루에 물개쇼는 세 번, 펭귄쇼는 한 번 한다. 축산학과를 졸업해 이 일을 시작한 지도 10여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동물들은 알다가도 모를 때가 많다고 말한다.“펭귄이나 물개도 사람처럼 제각기 성격, 생김새, 습관이 다 달라요. 친하게 지내다가도 갑자기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할라치면 이 녀석들과 말이 통하면 얼마나 좋을까 싶죠.” 한번은 물개쇼 도중 번식기인 것을 깜빡하고 물개에게 키스를 시도하다 입을 크게 물린 적도 있다.“2002년 3월이었죠. 번식기라 신경이 한창 예민할 때인데 미리 파악을 못하고 입맞춤을 하려 했으니, 제가 미안했죠.” 미소짓는 그의 입가엔 아직도 당시의 상처가 희미하게 남아 있었다. ■ “동물도 쉬고 싶을때 있어요” 어류 담당 아쿠아리스트 이기원(40)씨는 생물학과를 졸업하고 해양생물학과 석사학위까지 받았다. 사육·영양관리·질병관리에서부터 수족관의 수질관리·수조관리까지 어류와 관련된 일을 죄다 담당하고 있다. “생물을 다루는 게 아무래도 가장 어렵죠. 상태가 안 좋을 때 원인을 모를 경우가 종종 있거든요.” 그래도 그는 조그만 특이점 하나 놓치지 않는 전문가다. 물고기의 눈 색깔이 평소와 다르거나 몸을 비벼대는 경우는 기생충이 붙은 경우다. 물 위에 떠 있으면 용존산소가 부족한 것이고 먹이를 못먹고 무기력해지면 세균에 감염됐을 가능성이 크다. 이런 상태를 일일이 살펴 약욕을 시키는 등 질병을 치료하는 것이 그의 일이다. 이씨는 “가장 보람 있을 때는 역시 어렵게 구해 전시한 생물을 보고 관람객들이 신기해하거나 즐거워 할 때”라며 “하지만 움직이지 않거나 자고 있는 동물을 보고 화를 내는 분들을 보면 속이 상한다.”고 했다.“너무 사람의 입장에서만 보지 말고, 동물도 사람과 마찬가지로 휴식이 필요하다는 것을 잊지 말아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의 마지막 당부에는 동물에 대한 사랑이 곡진하게 담겨 있었다. ■ 올 여름 피서 아쿠아리움에서 “상어들이 오싹하게 해준대요” ●다채로운 생물의 천국 ‘63씨월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63씨월드는 열대지방·밀림지대·극지방의 바다와 강에 사는 해양생물 400여종 2만여 마리가 특수 수조에서 살고 있는 실내 수중생물 종합 전시장이다. 지하 1∼3층까지 총 1078평에 모두 103개의 수조가 있고, 그 중 여성 다이버가 인어공주쇼를 펼치는 대회유수조는 높이 2m10cm, 둘레 42m, 저수용량 200t 규모를 자랑한다. 300m에 이르는 전시장에는 남극의 킹펭귄, 최고전압 900볼트를 방출하는 전기뱀장어, 코끼리도 잡아먹는다는 식인어 피라니아와 3m의 키다리게, 화려한 산호초 어류 등이 관람객을 맞는다. 파충류관에서는 카멜레온, 턱수염도마뱀, 그물무늬왕뱀 등도 볼 수 있다. 매일 다양한 쇼가 펼쳐지는데 농구·그네타기 등 묘기를 연출하는 바다표범쇼, 링받기·숫자 맞히기 등의 물개쇼, 여성 다이버가 물고기들과 수조 안을 유영하는 인어공주쇼 등 공연이 다채롭게 펼쳐진다. 또한 수조 내의 물고기들을 직접 만져보며 관찰할 수 있는 터치풀 수조도 설치돼 있다. ●도심 속 바다 ‘코엑스 아쿠아리움’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몰에 위치한 코엑스 아쿠아리움은 650여종 4만 마리의 수중 생물이 전시된 수중 테마파크다. 총면적 1만 4350㎡, 시설면적 8600㎡에 전시수조가 90개, 사육수조가 140개로 규모 면에서도 국내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고산지대부터 해저 깊은 곳까지 다양한 수중세계를 재현하고 있는데, 가장 인기가 많은 곳은 70여 마리의 대형상어를 비롯해 수천 마리의 해수어가 함께 어우러져 사는 오션탱크다. 수족관 전체 2500t의 물 가운데 2000t을 이 수조가 차지한다. 가로 35m, 세로 20m, 수심 4m의 크기로 마치 바다 그 자체를 연상케 하는 경이로운 곳이다. 이 속에 설치된 총 연장 72m의 ‘해저터널’을 지나다보면 마치 바다 속을 걷는 듯한 신비로움을 느낄 수 있다. ●인어공주가 숨쉬는 곳 ‘부산아쿠아리움’ 아쿠아리움 하면 부산광역시 해운대구의 ‘부산아쿠아리움’을 빼놓을 수 없다. 테마별로 특색을 살린 40개의 수족관과 80m 아크릴 터널,300만ℓ의 메인 수족관,250여종 3만5000여 마리의 심해어류 등을 구경하며 수중생태계의 모든 것을 체험할 수 있다.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민선4기 취임1년 뭘 하셨습니까] 박장규 용산구청장-첨단업무단지 유치

    [민선4기 취임1년 뭘 하셨습니까] 박장규 용산구청장-첨단업무단지 유치

    박장규 용산구청장은 지난해 경찰·검찰에 8개월간 불려다녔다. 사회복지법인 용산상희원을 통해 경로잔치를 열고 선심성 관광을 지원해 공직선거법을 위반했다는 이유에서다. “사회복지사업을 활발히 펼쳤을 뿐”이라고 귀에 못이 박히도록 설명했지만,‘소 귀에 경 읽기’였다. 박 구청장은 정공법을 선택했다.‘이 나이(72세)에 3선 구청장인데 무슨 욕심이 더 있겠는가. 부끄러운 짓을 하지 않았으니 당당히 내 길을 걷겠다.’고 다짐했다. 주택재개발 사업을 동시다발적으로 추진하고, 외국어번역서비스·원어민영어교실 등 주민 복지서비스를 강화했다. 사랑의 김장담그기 행사도 예년처럼 용산상희원과 진행했다. 지난해 11월10일, 검찰은 마침내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죄 없음이 입증된 것이다. 위기를 넘기자 좋은 소식이 잇따랐다. 용산 발전의 장애물로 여겨졌던 미군기지와 철도공사 부지가 ‘금싸라기 땅’으로 급부상했다. 미군기지(81만평)는 120년 만에 온전히 시민의 품으로 돌아와 민족공원으로 조성된다. 박 구청장은 “뉴욕의 센트럴파크를 능가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고속철도와 신공항철도, 경의선이 교차하는 용산역 주변에는 첨단 국제업무단지가 들어선다. 서울시가 전국 초고층 빌딩(620m,150층) 건립을 허용하고, 경의선 일부 구간 지하화도 코레일(옛 한국철도공사)과 합의했다. 지하화 구간은 공원으로 조성된다. 박 구청장은 직장 분위기를 확 바꾸는 데도 총력을 기울였다. 지난해 곤욕을 치르면서 ‘비방이 고통의 씨앗’이라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올초부터 ‘동료 칭찬하기’‘험담하지 않기’‘동호회 활동하기’ 등 직원의 화합을 다지는 프로그램을 적극 운영했다. 현재 진행 중인 재개발 사업을 잡음 없이 마무리 짓는 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개발예정지가 늘어나자 재개발 분양권을 노리고 몰리는 악성 투기꾼들이 용산에서 돈을 벌지 못하도록 막는 것이 민선4기 2년차를 맞은 박 구청장의 최우선 과제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거리 미술관 속으로] (35) 자양동 스타시티앞 ‘꽃 연인’

    [거리 미술관 속으로] (35) 자양동 스타시티앞 ‘꽃 연인’

    서울 광진구 자양동 스타시티에 톡톡 튀는 환경조형물이 들어섰다. 이스라엘 출신의 작가 데이비드 걸스타인(63)이 제작한 이 작품은 화려하고 신선하다는 반응을 얻고 있다. 예루살렘의 브자렐 예술 학교에서 공부한 걸스타인은 뉴욕과 파리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1974년 이스라엘로 돌아와 그 후 20년간 화려한 색상과 독특한 이미지로 회화와 조각을 넘나드는 작품을 쏟아냈다. 친근하고 활기찬 이미지 덕분에 전세계 백화점과 학교, 공원, 놀이터에 그의 작품이 세워졌다. 국내에서는 스타시티가 처음으로 걸스타인의 작품 7점을 건물 안팎에 설치했다. 꽃다발을 가득 담은 연인, 자동차로 여행을 떠난 가족, 자전거를 타고 달리는 군중들…. 어느 도시에서나 만날 수 있는 현대인의 모습이 녹아 있다. 화려한 색상과 독특한 붓 터치로 회화성을 강조하고, 알루미늄 소재를 여러 번 겹쳐 입체감을 더했다. 갤러리 예맥 김성희 큐레이터는 “독특한 작품 제작방식이 회화성과 입체감을 모두 가능하게 했다.”고 설명했다. 걸스타인의 작업방식은 섬세하고 체계적이다. 우선 알루미늄에 목탄이나 연필로 밑그림을 그린 뒤 레이저로 강철을 잘라낸다. 그리고 직접 만든 붓이나 실크 스크린 기법으로 주황·노랑·파랑·초록·빨강 등 원색을 칠한다. 이 강철을 두 겹에서 다섯 겹까지 층을 다르게 배열하면 입체감이 살아난다. 우선 ‘꽃 연인(Floral Couple·270×52.5×300㎝)’을 살펴보자. 연인이 다정히 눈길을 주고 받으며 자전거 페달을 밟고 있다. 그림처럼 화사하지만 결코 평면적이지 않다. 오히려 작품의 앞·뒷면이 전혀 다른 분위기를 풍긴다. 붉은빛이 감도는 앞면에서는 정렬적인 사랑이 두드러진다. 반면 푸른빛이 강한 뒷면에서는 풋풋한 사랑이 느껴진다. 인물도, 표정도 동일한데 색감이 이런 차이를 만들어낸 것이다. ‘가족나들이(Family Car·400×110×220㎝)’에서는 알루미늄을 4겹이나 겹쳤다. 자동차에 나란히 탄 가족을 실감나게 표현하기 위해서다. 특히 자동차에 달라붙어 창밖을 내다보는 강아지의 표정이 실감난다. 이 작품에서 작가는 가족 얼굴에 군데군데 구멍을 뚫었다. 김 큐레이터는 “뚫린 공간에 빛이 통과하면 독특한 그림자가 만들어진다.”면서 “그림자가 주변과 어우러져 작품을 풍성하게 한다.”고 설명했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부시·푸틴 “분위기는 좋았지만…”

    |워싱턴 이도운특파원| 분위기는 더할 나위없이 화기애애했다. 하지만 실질적인 성과를 얻기엔 양쪽의 의견차가 너무 컸다.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1박2일 ‘별장 회동’은 급속도로 냉각된 양국 관계에 약간의 온기를 불어넣는 데 만족해야 했다. 1·2일 이틀간 미 메인주 케네벙크포트의 가족별장으로 푸틴 대통령을 초대한 부시 대통령의 손님접대는 극진했다. 아버지 부시는 공항까지 나서 푸틴을 맞았고, 영부인 로라 여사와 어머니 바버라 여사는 별장앞에서 그를 기다렸다. 푸틴은 이들에게 꽃다발을 선물했다. 부시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에게 간단히 별장을 소개한 뒤 곧바로 아버지 부시의 모터보트에 푸틴을 태우고 주변 경관을 둘러보게 했다. 만찬에는 아버지 부시와 바버라 여사가 준비한 바닷가재 요리가 준비됐다. 세르게이 라프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저녁식사이후 이뤄진 두 정상간의 비공식 대화가 매우 화기애애하게 진행됐다고 전했다. 2일 아침에는 팬케이크와 오믈렛으로 아침식사를 한 뒤 보트를 타고 대서양에서 낚시를 즐겼다. CNN은 이번 회담에서 이란 핵 문제와 미국 동유럽 미사일방어(MD)계획이 가장 중요한 현안이었다고 전했다. 또 북한 핵 문제와 이라크 및 코소보 사태 등 다른 국제 현안을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푸틴 대통령이 동계올림픽 개최지 선정 투표에서 미국의 지지를 호소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백악관과 크렘린궁 관계자들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두 정상이 특별히 정해진 의제없이 모든 현안에 대해 폭넓게 의견을 교환했다며 특정한 현안이 타결될 것으로 기대하지 말라고 밝혔다. 한편, 미·러 정상이 만난 부시 가의 별장 주변에는 이라크 전에 반대하는 시위대 1500명이 이틀에 걸쳐 “부시와 체니를 탄핵하라.”는 구호를 외치며 행진했다.dawn@seoul.co.kr
  • 런던 ‘제2의 7·7 폭탄테러’ 비상

    |파리 이종수특파원|2년 전 7·7 자살폭탄 테러의 충격이 가시지 않고 있는 영국 런던 시내 한복판에서 29일 오전 ‘차량 폭탄테러’ 소동이 벌어졌다.이날 오후에는 옥스퍼드 거리 등에서도 테러 용의점이 발견돼 경찰이 거리를 폐쇄하는 등 런던이 테러비상 체제에 재돌입했다. 내각 발족 다음날부터 치안대책긴급위원회를 소집한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는 이날 “런던은 심각하고 지속적인 치안위협에 노출되어 있다.”며 테러 대책 강화를 촉구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외신들에 따르면 런던 시내 중심부 최고의 극장가인 헤이마켓 거리의 주차된 자동차에서 폭발물이 발견돼 런던시에 비상이 걸리고, 출근길 시민들을 놀라움과 불안에 떨었다. 경찰은 이날 오전 2시 직전 헤이마켓에 수상한 차량이 주차돼 있다는 시민의 신고를 접수한 후 곧바로 현장에 출동했다. 경찰은 메르세데스 승용차 안에서 가스실린더와 휘발유 등으로 만들어진 대형폭발물을 발견, 안전하게 제거했다고 밝혔다. 또 “폭발시 많은 사상자가 발생, 큰 재앙을 초래할 위력을 가지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영국에서는 2005년 7월7일 런던 시내 지하철과 버스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터진 자살폭탄 테러로 52명이 사망하고,700명이 넘는 사람이 부상했다.vielee@seoul.co.kr
  • [한국인 13명 탄 ‘캄’ 전세기 추락] 사고기 AN-24기는 구소련 군용기…사고 다발

    사고기인 AN-24는 1960년 옛소련 연방 우크라이나 키예프의 안토노프사에서 군용기로 제작,63년부터 보급된 44인승 쌍발 터보제트 프로펠러기다. 폭 29.2m, 길이 23.5m, 높이 8.3m에 최대 좌석수는 52석이다. 총무게는 21t에 최대시속 450㎞, 항속거리 2400㎞다.1000기가량이 제작돼 지금도 448기가 독립국가연합(CIS)과 아프리카, 쿠바, 중국 등지에서 여객·화물기로 운항되고 있으며 1978년 단종됐다. 이 기종은 Tu-134,Tu-154 등 다른 러시아 사고다발 여객기와 함께 ‘항공사고 다발 3기’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대표적 ‘위험’기종이다. 기록에 따르면 지난 66년 유나이티드아랍항공 추락으로 30명 전원이 사망한 이후 지금까지 43건의 사고를 냈고 대부분 전원 사망했다. 지난 2005년 11월15일 아프리카 중부 앙골라의 루안다에서 AN-24기가 이륙 직후 추락해 최소 40명으로 추정되는 탑승자 전원이 숨졌다. 지난 1월19일에는 코소보 주둔군 43명을 태운 슬로바키아 공군 소속 동종 군용기가 헝가리 국경지역에 추락,42명이 숨지고 1명이 구조됐다.
  • ‘비엔나 미술사박물관전’ 26일 개막

    ‘비엔나 미술사박물관전’ 26일 개막

    오르세·루브르에 이어 오스트리아 빈미술사박물관의 보물이 한국에 온다. 서울 덕수궁미술관에서는 26일 개막해 9월30일까지 ‘비엔나미술사박물관전:합스부르크 왕가 컬렉션’을 연다. 빈미술사박물관은 프랑스 루브르, 스페인 프라도와 함께 유럽 3대 박물관으로 꼽힌다. 이번에는 박물관의 소장품 가운데 바로크 미술의 거장인 렘브란트, 루벤스, 벨라스케스 등의 회화 64점이 선보인다. ●바로크 미술의 정수 선보여 이번 전시는 시대별·작가별로 구성된 것이 아니라 대공 페르니단트 2세, 황제 루돌프 2세 식으로 합스부르크 왕가의 수집가별로 작품이 배열된다. 합스부르크 왕가 최전성기에 수집한 유럽 전역의 바로크 대가 54명의 작품을 골라 정치사회사적 맥락에서 보여준다. 보험료를 산정하기 위해 보험회사가 평가한 작품의 총평가금액만도 1700억원에 이른다. 이 금액 가운데 5분의1은 렘브란트가 말년에 하나뿐인 아들을 그린 ‘책을 읽고 있는 화가의 아들, 티투스’가 차지했다. 실물초상화 ‘시녀들’의 주인공으로 유명한 마르가리타 왕녀를 그린 벨라스케스의 초상화 3점 가운데 가장 예쁘다는 다섯살 때의 작품도 전시된다. 멀리서 보면 왕녀의 흰색 드레스 주름이 정교하지만, 가까이서 보면 그저 불분명한 선과 색들의 자유로운 배치로 회화적 붓놀림의 정수를 보여준다. 얀 브뤼겔의 ‘작은 꽃다발’은 결코 한 계절에 필 수 없는 꽃을 한 화면에 담은 허구적인 그림이다. 떨어진 시든 꽃들은 바로크 미술의 핵심인 ‘바니타스(인생의 덧없음)’를 보여준다. ●한국은 해외 미술관의 봉(?) 올 상반기부터 해외 유명 미술품을 빌려 전시하는 이른바 ‘블록버스터’ 전시의 입장료가 1만원에서 1만 2000원으로 슬그머니 올랐다. 기획사가 아니라 국립기관인 덕수궁미술관이 3년 전부터 직접 준비한 이번 전시의 입장료도 1만 2000원이다. 미술관측은 “1년 전시예산이 3억원이라 20억원이 든 이번 전시에 외부 협찬사를 끌어들였다.”면서 “입장료가 전시의 수준과 일치한다는 한국인의 생각도 무시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예산 삭감에 시달리고 있는 해외 유명미술관들에게 한국은 새로운 작품 대여료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루브르가 아랍에미리트에 약 5000억원을 받고 분점을 설립하기로 한 것은 돈을 벌기 위해 혈안이 된 유럽 미술관의 실태를 극명하게 드러낸다. 예전에는 일본 정도가 유럽 미술관의 대여료 수익 시장이었지만, 세계 미술시장의 호황과 더불어 아시아 전체가 시장이 된 것이다. 전시에 맞춰 방한한 빌프리드 자이펠 빈미술사박물관 총관장은 “블록버스터 전시가 아시아에서 유행인데, 붐일 때 제대로 된 미술 마니아층을 확보해야 한다.”며 “유럽 대부분의 박물관이 초대권 비율을 낮추는 등 수익 확대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빈박물관전을 비롯해 9월2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열리는 ‘오르세미술관전’,9월26일까지 서울시립미술관에서 계속되는 ‘모네전’ 등 여름방학 동안 서울의 주요 공공미술관은 모두 해외 대관 전시로 채워지게 된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희귀 난치병 도전과 정복] (34) 부신백질이영양증

    [희귀 난치병 도전과 정복] (34) 부신백질이영양증

    ‘로렌조 오일’이라는 영화가 있었다. 닉 놀테와 수전 서랜든이 주연한 영화로, 희귀한 유전병을 앓는 아들을 위해 애를 태우는 부모의 모습을 그렸다. 이 영화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이 병의 실체를 알게 됐고, 그래서 영화 중 아들의 이름을 따서 ‘로렌조 오일병’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바로 ‘부신백질이영양증(ALD·Adrenoleukodystrophy)’이다. 서울아산병원 유전학클리닉 유한욱 교수는 이 병에 대해 ‘겪지 않았으면 하는 질병 가운데 하나’라고 말했다.“모계 열성 유전질환인 ALD는 페록시좀(Peroxisome)이라는 효소가 기능장애를 일으켜 지방산을 분해하지 못하게 되고, 그 결과 물에 녹지 않는 긴사슬 지방산인 ‘VLCFA(very long chain fatty acids)가 전신에 축적되어 발병하게 됩니다.” 대부분 체내에서 합성되는 VLCFA는 신체 중에서도 특히 신경세포와 부신 및 고환 등에 집중적으로 축적되어, 이들 장기의 이상을 유발한다. 특이하게도 같은 가족으로 똑같은 유전자 결함을 가졌어도 질병 발현 양상이나 임상 증상은 판이하다. “인종에 따른 발병률의 차이는 없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역학조사를 통해 확보한 관련 통계자료는 없지만 미국인 남자의 ALD 발현율이 5만명에 1명꼴인 점과, 환자 대부분이 30세 이전에 사망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전국적으로 100명 안팎의 환자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염색체 연관성 유전질환인 ALD의 실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페록시좀과 유전 대사질환과의 관계를 살필 필요가 있다.“페록시좀이란 DNA가 없이 단순막으로 둘러싸인 세포내 과산화 소체로, 적혈구를 제외한 모든 포유동물의 세포에 존재합니다. 이 페록시좀은 체내에서 과산화수소나 긴사슬 지방산의 대사에 관여하며, 이 소체 내에 있는 40여개의 효소 중 하나가 바로 문제가 되는 VLCFA의 산화와 관련이 있습니다.” 만약 신생아에게 페록시좀 효소의 기능장애가 있다면 그 유형은 2가지로 요약된다.“첫째는 한 가지의 페록시좀 효소에 문제가 생겨 나타나는 ALD로, 이는 VLCFA의 비정상적인 산화 때문에 생깁니다. 둘째는 여러가지 효소가 동시에 손상된 경우로, 상염색체 열성유전을 하는 영아형 ALD, 영아형 레프섬(Refsum)질환 및 젤웨거 증후군 등이 여기에 해당됩니다. 이 중 영아형 ALD환자는 거의 출생 직후 숨집니다.” 일반적인 ALD의 중요한 임상적 증상은 청각·시각장애와 의사소통이 어려울 정도의 실어증, 보행장애, 수의근을 이용한 운동소실 등이 꼽힌다.“이를 근거로 6가지 양상으로 구분합니다. 우선 부신척수신경병형과 함께 발병 빈도가 31∼35%로 가장 높고 10세 이전에 증상이 시작되는 소아대뇌형, 즉 우리가 로렌조 오일병이라고 하는 이 유형은 행동 및 지각장애, 신경계 이상 등을 보여 보통 3년 내에 완전 불구에 이르게 되며,20∼30대에 주로 발병하는 부신척수신경병형은 진행 속도가 매우 느리고, 병증이 주로 척수를 침범하며, 환자의 절반 정도는 대뇌가 손상을 입는 유형입니다. 또 소아대뇌형에 비해 진행이 느리고 주로 10∼21세 사이에 증상이 시작되는 청소년기 대뇌형,21세 이후에 증상이 시작되고 병인의 빠른 대뇌 침범이 특징인 성인대뇌형, 신경계 이상은 없고 부신 기능부전만 나타나는 단순 부신기능부전형, 신경계 이상은 있으나 내분비계 이상은 나타나지 않는 무증상형도 있습니다. 여기에서 보듯 ALD는 원인이 같더라도 증상은 매우 다양하게 발현되는 질환입니다.” 기본적인 진단은 혈중 VLCFA의 수치 분석으로 가능하다. 각각의 VLCFA분자에 포함된 탄소 사슬의 구성비를 따져 헥사코사노익산(酸), 테트라코사노익산, 도코사노익산 등으로 분류, 각 구성비를 비교해 진단하는 방식이다. 이 진단 절차를 거쳐야 하는 대상은 부신 기능부전이 있는 남아, 친척 2명 이상이 다발성 경화증 환자인 사람, 남자 친척 중 척수질환자가 있거나 남자 어린이가 유치원 또는 초등학교 저학년 때 기억상실과 주의력결핍, 학교적응 실패 경험이 있는 경우, 소아기 남아가 원인 모를 경련을 일으키는 경우 등인데, 특히 남자 가족 중에 유전자 이상이 확인된 사람이라면 유력한 진단 대상이라고 볼 수 있다. 문제는 완치가 어렵다는 점이다.“이런 현대의학의 한계를 환자 가족들도 잘 알지요. 그래서 환우회에서 오가피 추출물을 환아에게 먹이는 등 민간요법까지도 동원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런 점을 전제로 현재 치료에 적용하는 방법은 크게 5∼6가지 정도.“우선 스테로이드 보충요법은 중요한 치료법이지만 신경학적 질환의 경과를 바꾸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대증요법도 중요하지요. 예컨대 수면장애나 근육긴장과 경련, 음식을 못 삼키는 연하장애, 면역체계의 문제 등은 적절한 대증요법으로 관리해야 하거든요.” ‘로렌조 오일’도 제한적인 치료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영화에서처럼 신경학적 진행을 막는다는 것은 잘못된 묘사지만 VLCFA의 섭취를 제한한 상태에서 로렌조 오일로 치료한 결과 대상자의 50%에서 증상이 완화됐다는 보고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본질적 문제인 신경학적 증상을 개선하지 못해 이 치료는 무의미하다는 견해가 지배적이지요.” 1990년대 이후 집중적으로 적용되고 있는 골수이식은 1년 후의 골수 생착률이 90%를 넘고, 환자의 5년 생존율도 55%나 되며,VLCFA가 정상으로 복원되는 것은 물론 신경 및 정신과적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임상 결과가 이어져 향후 유력한 치료법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그러나 골수이식은 신경계의 문제가 생기기 전에 시도해야 하고, 환자의 지능지수가 80 이상인 경증의 소아 및 청소년에게만 적용된다는 제한이 따릅니다. 이런 점에서 보자면 지난 99년 미국 볼티모어에서 ‘국제 ALD치료모임’이 제시한 유형별 권장 치료법이 표준치료법이라고 봐도 무방합니다.”유 교수는 “궁극적 목표인 완치가 어렵다고 치료를 포기하는 것은 곧 환자의 삶을 포기하는 것”이라며 “그래도 치료 받는 게 더 나은 삶을 위한 최선의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글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사진 이언탁기자 utl@seoul.co.kr
  • [현진오의 野, 야생화다!] 단옷날 머리 감는 식물은 꽃창포 아닌 창포

    [현진오의 野, 야생화다!] 단옷날 머리 감는 식물은 꽃창포 아닌 창포

    해마다 이맘때면 강릉 등 전국에서 단오와 관련된 행사가 여럿 치러진다. 이들 행사에는 으레 창포물(菖蒲湯)에 머리를 감는 의식이 끼어 있다. 옛날부터 단옷날 창포를 삶은 물에 세수를 하고 머리를 감고, 창포의 뿌리줄기를 깎아 비녀를 만들어 꼽으면, 병마를 물리친다는 풍습이 전해져 오기 때문이다. 창포의 잎과 뿌리줄기에는 아사론 같은 방향성 물질들이 들어 있어 전체에서 향기가 나는데 이 때문에 창포가 잡귀들을 물리칠 수 있다고 여긴 것 같다. 이처럼 선조들과 밀접한 관련을 맺으며 생활 속의 식물로 자리잡아온 창포가 과연 어떤 식물인지 정확히 아는 이는 많지 않다. 더욱이 전혀 다른 식물인 꽃창포나 붓꽃을 창포로 오인하는 이들도 많다. 우리말 이름이 비슷해서 헷갈리고, 또 잎이 서로 비슷하여 꽃이 없는 상태에서 세 식물을 구분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게다가 창포비누, 창포샴푸 등의 광고에서 붓꽃을 창포라며 보여주었기 때문에 사람들은 창포의 실체를 모르는 수가 많다. 창포와 꽃창포는 ‘사돈의 팔촌’도 되지 않는 아주 다른 식물이다. 창포는 천남성과(科), 꽃창포는 붓꽃과여서 과부터가 다르다. 꽃은 초여름 비슷한 시기에 피지만 생김새와 색깔이 완전히 다르다. 창포는 육수화서라는 특이한 꽃차례에 작은 꽃들이 다닥다닥 붙으며 색깔 또한 노란색이 조금 도는 녹색이어서 예쁘다고 할 수 없다. 이에 비해 꽃창포는 정원에 심어도 손색이 없을 만큼 예쁘고 큰 붉은 자줏빛 꽃을 피운다. 두 식물은 사는 곳도 다른데, 창포는 연못이나 강가 등에서 뿌리가 물에 잠겨서 자라므로 수생식물로 구분하고, 꽃창포는 습기가 조금 있는 초원이나 숲 가장자리에 자라므로 습지식물일 뿐 수생식물은 아니다. 창포와 꽃창포를 구분할 줄 안다는 사람들 중에도 꽃창포와 붓꽃의 차이를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두 식물 모두 붓꽃과의 붓꽃속(屬)에 속해 여러 특징이 비슷하기 때문인데 서로 다른 종으로 구분되는 만큼 다른 특징도 많다. 두 식물을 쉽게 구분할 수 있는 방법은 꽃의 특징을 비교하는 것이다. 꽃창포의 꽃이 더 크고 색 또한 붉은 자주색으로 더욱 진하다. 또 꽃창포는 바깥 화피의 아래쪽에 있는 무늬가 작고 노란색이다. 이에 비해 붓꽃은 바깥 화피의 아래쪽에 있는 무늬가 보다 넓으며 흰색과 노란색이 섞여 있다. 보통은 붓꽃이 꽃창포보다 먼저 꽃이 핀다. 잎의 특징으로도 구분할 수 있는데, 붓꽃은 잎 가운데 있는 잎줄이 거의 발달하지 않아 잎줄이 발달한 꽃창포와는 꽃이 없는 시기에도 구별할 수 있다. 꽃창포와 붓꽃이 속하는 붓꽃속의 라틴어 속 이름은 ‘아이리스(Iris)’이다. 이것은 영어 이름으로도 그대로 사용되는데, 꽃집에서 꽃꽂이나 꽃다발 소재로 쓰는 아이리스는 모두 이 속에 속하는 식물들이다. 꽃집의 원예종 아이리스들도 꽃창포나 붓꽃과 아주 가까운 식물들인 것이다. 옛것을 소중히 여기고 현대적 활용법을 찾는 것은 현대인이 가져야 할 지혜의 하나다. 하지만 옛것에 대해 제대로 알았을 때만 그 일은 가능하다. 며칠 후면 단오다. 동북아식물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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