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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EO들 비인기종목 ‘숨은 응원’

    지난 10일 베이징올림픽 양궁 경기장. 시상대에 오른 ‘올림픽 6연패’ 영광의 여궁사들에게 일일이 꽃다발을 전한 이는 한국의 젊은 최고경영자(CEO)였다. 정의선 기아차 사장이다. 대한양궁협회 회장이기도 한 정 사장은 이날 중국팀의 일방 응원이 예상되자 현대·기아차 중국 주재원들과 재중교포, 고객 등 9000여명의 대규모 응원단을 꾸려 직접 현장 응원에 나섰다. 대(代)를 이은 양궁 사랑이다. 정 사장의 아버지인 정몽구(MK·대한양궁협회 명예회장) 회장도 베이징으로 직접 날아가 올림픽 개막 전날 양궁선수단 전원을 만찬에 초대, 격려하기도 했다. 비인기 종목에서의 올림픽 메달 낭보가 잇따르면서 재계 총수 및 CEO들의 ‘숨은 사랑’이 화제가 되고 있다. 11일 재계에 따르면 이들은 상대적으로 인기가 적고 브랜드 홍보효과도 떨어지는 비인기 종목의 협회 수장을 맡아 묵묵히 정신적·물질적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양궁 뒤에 MK 부자(父子)가 있다면 핸드볼 뒤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있다.‘디카 찍는 회장님’으로 유명한 최 회장은 지난 9일 열린 핸드볼여자대표팀의 대(對) 러시아전에서도 디지털카메라를 찍어가며 열렬 응원전을 펼쳤다. 이날 경기에는 전 국가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인 박용성 두산그룹 회장도 직접 참석해 ‘대한민국’을 외쳤다. 핸드볼 종목 후원사인 SK는 대표팀에 총 6억원의 격려금을 전달했다. 금메달 2억원 등 총 3억 5000만원의 별도 포상금도 내걸었다. SK는 또 다른 비인기 종목 펜싱도 지원하고 있다. 지금은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조정남 SK텔레콤 고문이 2003년부터 대한펜싱협회 회장을 맡고 있다. 올림픽 때만 반짝 조명을 받는 펜싱이지만 SK텔레콤은 6년째 후원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탁구 뒤에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버티고 있다. 조 회장은 파벌 싸움으로 사기가 극도로 떨어진 시점에, 대한탁구협회장을 맡았다. 지난달 28일 취임했다.13일 열리는 남자대표팀의 단체전 첫 경기에 맞춰 12일 베이징으로 건너간다. 금메달에 1억원의 포상금을 내걸었다. 은메달의 소식을 안겨준 사격에서는 한화의 의리가 돋보인다. 김정 한화그룹 고문이 대한사격연맹회장을 맡아 남모르는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레슬링 마니아로 유명한 천신일 세중나모여행 회장(대한레슬링협회장)의 레슬링 사랑과 강영중 대교그룹 회장(배한국배드민턴협회장)의 배드민턴 사랑도 빼놓을 수 없다. 천 회장은 최근 디스크 악화로 거동이 불편한데도 베이징행(行)을 강행했다.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Beijing 2008] 카메라 세례…10여차례 포즈 취해

    세계 수영 역사를 새로 쓴 박태환은 10일 시상대에서 월드스타로 부쩍 높아진 자신의 위상을 확인했다. 시상대 맨 위에서 한국 응원단을 향해 주먹으로 가슴을 두드린 뒤 손을 쭉 뻗어 보인 박태환은 애국가를 작은 목소리로 따라 불렀다. 꽃다발을 들고 장린(은메달), 젠슨(동메달)과 함께 경기장을 한 바퀴 도는 과정에서 내외신 사진기자 수백명으로부터 포즈를 취해 달라는 요청을 10여차례나 받을 정도였다. ●‘지옥과 천당´ 오간 박태환 부모 레이스 내내 늦둥이 외아들의 역영을 가슴 졸이며 지켜보던 박태환의 부모들은 ‘지옥과 천당’을 오갔다. 경기 1시간30분 전에 도착한 아버지 박인호(58)씨는 긴장감을 달래기 위해 수시로 담배를 들고 출입구를 들락거렸고 어머니 유성미(51)씨는 기도를 올리느라 여념이 없었다. 초반 해켓이 치고나가자 아버지는 풀썩 자리에 앉았고 어머니는 울음을 터뜨리기 직전까지 갔다. 하지만 150m 지점을 지나 박태환이 해켓을 제친 뒤 끝내 현격한 차이로 우승하자 박씨는 소형 태극기를 휘둘렀고, 유씨는 눈물을 흘리며 뒤로 휘청거렸다. ●김연아 “오빠 축하해” 메시지 캐나다 토론토에서 전지훈련 중인 ‘빙상요정’ 김연아(18·군포 수리고)가 현지시간 밤 10시20분부터 중계된 박태환의 우승 장면을 지켜본 뒤 축하의 인사를 건넸다. 매니지먼트 IB스포츠에 따르면 김연아는 “TV를 통해 태환 오빠가 역주하는 모습을 지켜봤다.”며 “금메달 따낸 것을 너무 축하한다.”고 밝혔다. 베이징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산업재해가 안 줄어든다

    산업재해가 안 줄어든다

    산업재해가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어 노동부가 오는 2012년까지 재해자 수를 현재의 50% 수준으로 감소 시킨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노동부 관계자는 8일 “산업재해로 인한 경제적 손실을 줄이지 않고는 선진국 대열에 합류하기 어렵다.”면서 “줄어들지 않고 있는 산업재해율을 감소시키기 위해서는 안전의식 제고를 위한 캠페인과 열악한 시설개선을 병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리나라의 2000년부터 9년째 산업재해율은 0.7% 대에 머물러 있다. 사고성 사망자 수는 연간 1400명가량으로 영국, 독일, 일본, 미국 등에 비해 3∼19배나 높다. 올들어(6월말 현재) 2531명이 산업현장에서 재해를 당했고 이 가운데 53명이 숨졌다. 산업재해율은 1970년대 무려 4%에서 3%대로,1990년대 1%대,2000년대에는 1%대 미만으로 떨어졌다. 하지만 2000년 0.7%대를 기록한후 2004년 0.85%,2005년 0.77% 등 지금까지 9년째 0.7%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로 인한 근로손실일수를 노사분규와 비교할 때 평균 60배 이상이나 된다. 지난해 산업재해로 인한 근로손실일수는 6393만 4000일로 노사분규로 인한 손실일수 53만 6000일의 119.3배나 됐다. 노동부는 특히 50인 미만 사업장에서 사고를 줄이는데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이는 50인 미만 사업장 재해가 전체의 70% 이상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우선 건설사업장과 50인 미만의 제조업장을 중점 관리 대상으로 하고, 이들 사업장을 중심으로 안전을 위한 기술지원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사망재해 다발 제조 사업장 25만 4000여곳에는 집중적인 기술지원과 함께 찾아가는 안전교육을 실시키로 했다. 내년에 109억원 등 2012년까지 497억원의 예산을 투입할 예정이다. 시설개선자금(올해 1439억원)도 계속 지원할 계획이다. 아울러 안전의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보고, 전 국민을 대상으로 산업안전문화 캠페인을 대대적으로 전개할 방침이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월드이슈-글로벌 경기 침체 원인과 전망] “美경제 저항력 좋아 금융의 유동성위기 곧 극복” 크리스티앙 드 부아시외

    [월드이슈-글로벌 경기 침체 원인과 전망] “美경제 저항력 좋아 금융의 유동성위기 곧 극복” 크리스티앙 드 부아시외

    |글 파리 이종수특파원|세계 경제가 침체 일로에 있다. 미국은 물론 한 동안 탄탄한 성장세를 보이던 유로존(유로화를 공동 화폐로 사용하는 15개국) 지역의 경제에도 잇따라 적신호가 켜지고 있다. 프랑스 파리1대학 경제학 교수이자 총리 산하 경제분석위원회 위원장을 5년째 맡고 있는 크리스티앙 드 부아시외(61)를 만나 세계 경제 및 유로존 경제의 침체 원인과 전망을 들어 보았다. 지난달 25일 파리 8구 아브뉘 프리에드랑 27번지 상공회의소 안의 경제분석위원회 사무실에서 만난 드 부아시외 위원장은 “카타르 회의에 참석하고 오느라 2시간도 채 못 잤다.”면서도 피로한 기색도 없이 기자를 반갑게 맞았다. 먼저 경제분석위의 위상에 대해 물었더니 그는 “1997년 좌·우 동거(코아비타시옹)정부 때 리오넬 조스팽 총리가 좌·우를 넘나드는 경제 전문가를 모아서 정부가 정책을 명확하게 선택할 수 있게 보고서를 내도록 하기 위해 설립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창립 멤버로 참여한 뒤 2003년 이후 총리가 세차례나 바뀌는 동안에도 여전히 위원장을 맡고 있다.“총리를 3명이나 갈아 치웠네요?”라고 물으니 웃으면서 ”대통령처럼…”이라고 웃으며 응대했다. 세계 경제의 위기를 진단해 달라고 했더니 해박한 지식으로 막힘없이 설명했다. “현재 경제 위기는 세 가지 ‘충격’과 한 가지 요인이 중첩된 탓이다. 구체적으로 ▲유가 인상(최근 약간 내리기는 했지만) ▲재정위기(서브프라임 모기지론으로 인한) ▲식량위기가 동시 다발적으로 발생한 것이 특징이다. 물론 개별 요인이 이전에도 불거진 적은 있었지만 현재처럼 동시에 맞물려 진행된 적은 드물다. 여기에 달러 약세마저 겹치는 바람에 세계가 충격 속에 빠져 있다고 봐야 한다.” 이렇게 설명하면서도 프랑스 최고의 화폐경제학자로서 그의 전망은 낙관적이었다.“비관적 전망이 많지만 경제 재앙으로까지는 악화되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그 이유는 세계 경제의 저항력이 커졌기 때문인데 구체적으로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 등 신흥경제국(BRICs)이 여전히 7∼8%의 경제 성장률을 기록하는 등 역동적이다. 또 미국 경제의 저항력도 만만치 않다. 그리고 현재 경제 위기의 본질은 은행의 유동성 위기이지 경제 전체의 유동성 위기는 아닌 만큼 곧 회복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경제 상황은 “이론적으로 2분기 연속 지수가 후퇴해야 경기 후퇴라고 진단하는데 아직 그런 상황은 아니다. 서브 프라임 모기지론 위기를 탈출하기 위해 대통령과 상원 다수당인 민주당이 초당적으로 협조하고 있는 것을 보면 미국의 저력은 여전히 크다.”고 진단했다. 그렇다고 드 부아시외 위원장의 전망이 ‘장밋빛 일색’은 아니었다. 그는 “두 가지 경고를 하고 싶다.”면서 “앞서 말한 경제위기 요인들이 지속적으로 이어지면 세계 경제의 저항력도 줄어들 것이고 현재 경제위기는 국가간 연동되는 특성이 있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화제는 유로화 강세로 넘어 왔다. 그는 “유로화가 강하다기보다는 달러가 약한 것”이라고 전제한 뒤 달러화 약세를 둘러싼 몇가지 원인을 들려 줬다.“미국이 대외적자를 메우기 위해 달러 수입량을 대폭 늘린 데다 미국 연방준비은행의 통화 정책이 맞물려 상승 작용을 했다. 여기에 중국·일본·한국 등 아시아 국가에서 외화를 다양화하려고 노력하기 때문에 달러화가 약세를 면하지 못하고 있다.” 유로화 강세와 맞물려 최근 잇따르는 인플레이션으로 고민하는 유로존의 대책이 궁금했다. 그는 “유럽중앙은행(ECB)이 지난 6월 말 이자율을 4.25%로 올렸는데 나는 개인적으로 이자율 인상 정책에 반대한다.”고 강조했다.ECB가 이자율을 올리면 미국 연방준비은행은 이자율을 더 큰 폭으로 내려 유로 강세가 지속되기 때문이고, 이 현상이 지속되면 외국 투자가들은 유럽보다 미국에 투자하기를 선호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자연스레 그의 대안은 미국 연방준비은행이 이자율을 올릴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데로 모아졌다. 그는 “상황이 변한 것이 없는데 왜 ECB만 이자율을 올리는가.”라고 되물었다. 또 유로화의 투명성과 효율성을 올리는 방안도 제안했다. 이를 위해 장-클로드 트뤼세 ECB총재가 정기적으로 유로화 상황에 대한 설명회를 갖는 것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편 최근 출범 10년을 맞은 유로화 체제에 대해서는 매우 후한 점수를 주었다. 그는 “매우 긍정적이고 성공적이라고 판단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가입 국가들이 유로화에 적응하기 시작했고 달러와 경쟁하는 통화로서의 애초 목적을 충분히 이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한국과 프랑스·유럽연합의 경제협력에 대한 전망을 물었다. 그는 “상대적으로 낙관한다.”면서 “최근 스위스에서 열린 세계무역기구(WTO)의 도하개발어젠다가 일단 좌초됐기 때문에 양자간 협상의 중요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그는 나아가 “한국과 프랑스가 정치·경제·문화적 경험을 공유할 경우 유익할 것”이라면서 “한국과 프랑스·EU가 경제 협력을 강화해서 윈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프랑스의 경제 협력 강화와 관련해 그는 새달 8일부터 7일 동안 국제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한다고 귀띔했다. 아울러 한승수 국무총리와는 ‘25년 지기’라는 사실도 공개했다. 자신이 재직하는 파리1대학에서 주최한 학술회의에 당시 서울대 교수이던 한 총리가 참석했는데 지금까지 좋은 만남을 이어가고 있다고 했다. vielee@seoul.co.kr ●드 부아시외 위원장은? 프랑스의 대표적 통화학자. 경제분석위원회에 11년 동안 몸담고 있다. 명문 파리정치대학(시앙스포)에서 경제학 국가박사를 획득한 뒤 루앙대·파리정치대 교수를 거쳐 파리 1대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화폐 유통의 속도’,‘이자율의 구조’,‘경제 정책의 원칙’ 등 20권 남짓한 저서가 있다.
  • [제18기 비씨카드배 신인왕전-4강전 2국] 조훈현,경기투어에서 2500국 달성

    [제18기 비씨카드배 신인왕전-4강전 2국] 조훈현,경기투어에서 2500국 달성

    제4보(36∼42) 조훈현 9단의 2500대국 달성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현재 한국바둑리그 Kixx팀에서 활약 중인 조훈현 9단은 10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리는 한국바둑리그 경기투어에서 한게임 바둑의 주장 이영구 7단과 2500번째 대국을 치른다. 대기록 수립에 단 1국만을 남겨둔 조훈현 9단의 통산전적은 1770승 9무 720패(승률 71.08%). 통산 대국 수, 통산 최다승, 통산 최다 타이틀 획득 수 등에서 모두 1위를 달리고 있다. 이날 대국장에는 조9단의 대기록 달성을 축하하기 위해 한상열 한국기원 사무총장의 기념패 전달, 이창호 9단의 꽃다발 증정 등 간단한 기념행사도 곁들여진다. 박정환 2단은 전보에서의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는 듯 약간 상기된 표정이다. 이를 반영하듯 백36으로 뛰어든 것이 다소 과격한 수단이었다. 물론 흑이 <참고도1> 흑1로 받아만 준다면 백2로 차단해 백의 대성공이다. 그러나 흑이 실전처럼 흑37로 응수해 별다른 후속수단이 보이지 않는다. 이후 백이 <참고도2> 백1로 끊어 흑 두점을 잡는 뒷맛이 남아있기는 하지만, 이것을 초반에 결행하기에는 발이 너무 느리다. 여기서 잠시 고민을 하던 박정환 2단은 백38을 하나 활용한 뒤 40으로 크게 씌워 하변 모양을 키우고 나선다. 이렇게 되면 흑41로 백진의 폭을 제한하는 것은 거의 절대점에 해당한다. 백42로 뛰어든 것은 현재 백의 심리상태를 말해주는 점. 어떻게든 국면을 난전으로 이끌어 자신의 주무기인 수읽기로 승부를 보겠다는 심산이다. 최준원 comos5452@hotmail.com
  • [美 독도 표기 복원] ‘독도 복원’ 피말리는 외교전

    |워싱턴 김균미특파원·서울 윤설영기자|미국 지명위원회(BGN)의 독도 영유권 표기를 원점으로 되돌려놓기까지 일주일 동안 피말리는 외교전이 펼쳐졌다. 지난 25일 BGN이 해외지명웹사이트의 독도 영유권을 한국·공해에서 새로운 코드인 ‘주권 미지정 지역(UU)’으로 바꾼 사실을 주미대사관은 다음날 언론 보도를 보고서야 알았다. 이태식 대사는 27일 사과하고 이를 되돌리기 위한 외교전에 돌입했다. 이 대사는 28일 오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제임스 제프리 부보좌관과 네그로폰테 국무부 부장관,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차관보를 잇따라 만나 유감을 표시하며 원상회복을 강력하게 요구했다. 이 대사는 특히 제프리 부보좌관에게 “수십년 동안 같이 산 아내를 다른 남자가 갑자기 자기 첩이라고 우긴다면 용납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하며 “이렇게 민감한 한·일간 문제를 왜 미국이 떠안으려 나서느냐.”고 설득했다. 이 대사는 독도와 비슷한 상황인 센카쿠열도는 표기를 그대로 둔 채 독도만 바꾼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점을 집요하게 제기했다. 부시 대통령의 방한을 앞두고 그렇지 않아도 쇠고기 문제로 한국 여론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독도 문제를 건드린 것은 시기상으로도 적절치 못하다고 지적했다. 이 대사의 설명을 들은 제프리 부보좌관은 공감을 표시한 뒤 “부시 대통령에게 그대로 보고하겠다.”고 약속했다. 네그로폰테 부장관 역시 “시기적으로 적절치 못했다는 점을 인정하며, 어떤 조치가 가능한지 파악해 보겠다.”고 약속했다. 청와대 외교안보팀도 미국 국가안전보장회의 관계자에 여러차례 전화를 걸었고, 지리학자 2명을 급파하는 등 동시다발적인 설득작업에 나섰다. 특히 세계지리학회 사무총장인 류우익 전 대통령실장도 미국으로 달려가 지인들을 통해 원상복귀를 요청했다고 한다. 때마침 워싱턴을 방문한 한·미의원외교협의회의 박진·김효석·김부겸·황진하·류근찬 의원 등도 30일 메릴랜드주에 있는 BGN을 직접 찾아갔다. 분수령이 된 것은 29일 낮 12시30분 백악관에서 열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연내 비준을 위한 정부·민간의 첫번째 합동 대책회의. 이 대사는 회의장에 들른 부시 대통령을 의전상 결례를 무릅쓰고 따라 나가 직접 설명했다. 부시 대통령은 “지리적인 문제지요. 잘 알고 있다.”면서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에게 문제를 검토하라고 지시했으니 국무부와 잘 협의하라.”고 말했다. 오후 1시 부시 대통령은 한국과 중국·태국 언론과의 공동회견에서 원상회복 결정을 처음 공개했다. 부시 대통령의 지시는 잠시 뒤 제프리 부보좌관을 통해 이 대사에게 통보됐다.BGN은 오후 5시쯤 웹사이트의 독도 표기를 일주일 전 상태로 되돌려놓음으로써 ‘사태’는 일단락됐다. kmkim@seoul.co.kr
  • 금융공기업 민영화 ‘속도 조절’

    정부가 금융공기업 민영화 일정에 ‘속도 조절’을 내걸었다. 경기침체로 중소기업이 어려운 상황에서 이들을 지원하는 금융공기업을 지나치게 흔들거나 동시다발적인 민영화 추진으로 헐값 매각 논란에 휩싸이는 것을 피하겠다는 포석이다. 그러나 세계 증시 침체로 투자선이 명확치 않은 데다 현 정권 임기내 완전히 민영화를 마무리짓겠다는 방침은 굽히지 않아 귀추가 주목된다. 금융위원회는 28일 국회 공기업대책특별위원회에 낸 ‘금융 공공기관 선진화 추진 방향’을 통해 정책금융 부문이 훼손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민영화를 단계적으로 추진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따라 기업은행 민영화 방안은 산업은행 민영화로 설립될 한국개발펀드(KDF)가 중소기업 지원 등 정책금융 분야에서 안착한 것이 확인되는 2010년 이후에나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KDF는 단계적으로 얻게 되는 산은 민영화 대금을 바탕으로 2010년쯤부터 중소기업 지원에 본격적으로 나서기 때문이다. 또 산은이 보유하고 있는 대우증권·대우조선해양·현대건설·하이닉스·현대종합상사 등 9개사의 지분은 KDF 출범 전까지 제값을 받고 팔지 못하면 KDF로 넘겨 국가가 매각하도록 했다. 한국전력·도로공사 같은 공기업 지분은 아예 매각 대상에서 제외돼 KDF로 넘어간다. 금융위는 산은 민영화를 2012년까지 끝내기 위해 관련 법률 제·개정안을 9월쯤 국회에 낼 방침이다.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콘텐츠 생산자 창의력 먼저 키워야”

    “콘텐츠 생산자 창의력 먼저 키워야”

    방송산업구조 개편의 밑그림이 가시화되고 있다. 지난 한 주 동안만 해도 정부의 방송산업 정책 추진 방향을 읽을 수 있는 ‘메시지’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쏟아져 나왔다. 골자는 ‘미디어산업 분야 자본 진입규제 완화’와 ‘대형 미디어그룹 탄생 유도를 통한 경쟁력 강화’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시절부터 현 정부가 표방해온 미디어정책의 청사진이 하나둘씩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셈이나, 진보-보수를 막론하고 언론 전문가들은 후한 점수를 주지 않는 분위기다. 방송산업구조 개편의 일차 타깃은 지상파방송 위주의 방송 구도를 깨는 데 있다. 지상파방송에도 대기업 자본이 진출해야 글로벌 경쟁력이 강화된다는 시각이다. 이를 위해 방송통신위원회는 23일 자산규모 10조원 미만 대기업의 지상파방송 진출을 가능케 하는 방송법 시행령 개정안을 의결했다. 지금까지는 자산규모 3조원 미만 대기업만 지상파방송에 진출할 수 있었다. 자산규모 3조원 이상 대기업 58개 가운데 10조원 미만인 대기업은 동부, 대림, 현대 등 35개에 이른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24일자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지상파 3사의 독과점 구조를 바꿀 필요가 있다.”고 발언했다. 문화부는 같은 날 ‘방송영상산업 진흥 5개년계획’에서 월트디즈니와 뉴스코퍼레이션 같은 글로벌 복합 미디어그룹 육성 계획을 공개했다. 방통위와의 협의를 전제로 미디어 소유·겸영제한 및 대기업 투자제한 완화 등 정책 지원방침도 밝혔다.25일엔 언론재단이 대행하고 있는 정부와 공기업 광고까지 민간에 개방하겠다고 재단에 통보했다. 문화부는 민영미디어렙 설립으로 대표되는 코바코 민영화 방안과 맥을 같이하는 정책일 뿐이라고 밝히고 있으나, 재단측은 박래부 이사장 퇴진 압박용 카드로 해석하고 있다. 정부의 이 같은 방송산업구조 개편 방안들은 지역·종교방송과 신문 등 상대적으로 취약한 매체들의 생존 토대를 흔들고 언론 다양성을 해칠 수 있다는 점에서 적지 않은 비판이 제기돼 왔다. 또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정연주 KBS 사장 해임 공방과 검찰의 MBC PD수첩 수사, 공영방송 민영화 문제와 얽히면서 논란은 더욱 커지고 있다. 김평호 단국대 언론영상학부 교수는 “케이블TV와 IPTV까지 활성화되고 있는 시대에 ‘지상파방송 독과점’을 문제의 핵심으로 보는 게 과연 정확한 판단인지 의문”이라면서 “정부는 문제의 핵심을 잘못 짚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글로벌 미디어그룹이 성공하려면 인구 1억명 이상의 내수시장 기반이 있어야 가능하다는 사실은 연구자들 사이에서는 일반화된 이야기”라면서 “거대 미디어그룹이 아닌 콘텐츠 생산자의 창의력을 키우는 게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김사승 숭실대 언론홍보학과 교수는 “근본적으로 바뀌고 있는 콘텐츠 내용과 생산방식에 대한 철학 없이 대기업 자본의 진입규제 완화에만 초점을 맞추다 보니까 방송을 시장에 맡기려 한다는 비판에 빌미만 제공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미디어산업 경쟁력 강화를 강조해온 ‘공영방송 발전을 위한 시민연대’의 이창근(광운대 미디어영상학부 교수) 공동대표도 “국제적 수준의 미디어그룹을 만드는 건 필요하다.”면서도 “방송의 공공성을 담보할 수 있는 대책을 함께 마련하지 않으면 미디어기업의 수익만 늘려주는 결과를 낳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 “서구적 근대만 근대화라고?”

    근대성이란 서구에서 나온 개념이다. 계몽주의적 합리성이 자본주의와 결합한 18세기 말에서 19세기 초에 생겨났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종교개혁과 과학혁명이 일어난 17세기론을 펴는 학자도 있고, 르네상스와 연관지어 12∼16세기를 제안하는 학자도 있다. 그런가하면 라틴아메리카의 탈식민주의 연구자들은 서구의 근대성이란 아메리카의 ‘발견’ 및 식민지배와 더불어 시작되었다고 본다. 라틴아메리카에서 근대성 논쟁은 포스트모더니즘의 산물이라고 한다.1980년대 치명적 경제위기의 원인을 좌우 갈등에서 찾던 사람들에게 포스트모더니즘은 이념 대립을 극복할 수 있는 좋은 처방으로 생각되었다는 것이다. 우파는 거대담론의 종말을 논하는 포스트모더니즘에서 이데올로기 갈등을 종식시킬 희망을 보았고, 좌파는 포스트모더니즘에서 다양성을 끌어안아 마르크스주의의 계급투쟁의 경직성을 완화시켜줄 ‘차이의 정치학’을 발견했다. 하지만 라틴아메리카에서 ‘근대 다운 근대’가 존재하지 않았는데 ‘근대 이후(포스트모더니즘)’를 논할 수 있느냐는 근본적인 문제가 제기되었다. 근대가 무엇인지 처음부터 논의해 볼 필요가 대두될 수밖에 없었다. 근대성에 관한 논쟁은 식민시대를 겪었고, 해방 이후에는 군부독재를 경험하는 등 라틴아메리카와 여러모로 닮아 있는 한국도 피해갈 수 없었다.1990년대 식민지 근대화를 둘러싼 역사학계의 논쟁과 박정희 정권의 발전주의 담론을 근대화와 연결시킬 것인가를 두고 논쟁이 있었고, 서구화가 과연 근대화인가를 두고 지식인들 사이에 진행되었던 논쟁은 아직도 진행형이다. ‘라틴아메리카의 근대를 말하다’(니콜라 밀러·스티븐 하트 편저, 서울대 라틴아메리카연구소 옮김, 그린비 펴냄)는 근대성이라는 개념을 통하여 서구중심주의에서 벗어나고자하는 지식인들의 논쟁을 담고 있다. 2005년 2월 런던의 아메리카연구소에서는 ‘라틴아메리카의 근대가 언제부터 였는가’라는 주제로 인류학, 역사학, 지리학은 물론 문학, 영화, 문화비평에 이르는 다양한 분야의 지식인들이 참여한 워크숍이 열렸는데, 당시 모임의 성과를 담은 것이 이 책이다. 참가자들은 서구에서 만들어진 근대성 담론을 비판하면서, 서구에 의해 대상화되어 온 라틴아메리카의 역사를 성찰하고 다양한 대안적 해석을 제시함으로써, 서구에 의해 이식된 역사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의 일단을 보여주고 있다. 예를 들어, 브라질 출신으로 영국 맨체스터대학의 대서양비교연구학 교수인 주앙 세자르 데 카스트로 호샤는 동향의 작가 마샤두 지 아시스의 사례로 라틴아메리카의 문화가 서구의 복제에 불과하다는 주장을 비판한다. 호샤는 라틴아메리카와 같은 ‘주변부’작가는 ‘중심부’인 서구의 서로 다른 역사적 시기로부터 동시다발적으로 정보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데, 그 결과 합리적인 연대순이나 정형화된 해석틀을 성실하게 따라가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마샤두는 바로 역사적 시간이 뒤섞이고 문학적 장르가 뒤섞이는 ‘고의적인 시대착오’ 기법으로 기존의 ‘창조’라는 개념을 허물고 새로운 독창성을 펼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런 시각은 런던대학 버크백 칼리지 스페인어학과 교수인 윌리엄 로우에게도 이어진다. 그는 마르크스주의 역사발전론이나 자본주의 근대화론자의 역사론이 모두 시간적 순서에 따른다고 비판하고, 페루 문학에서 근대성의 장면을 다룬 작품을 검토하면서 연속성과 순차성을 거부하고 시간성과 공간성을 함께 끌어들이는 방식으로 근대성을 새롭게 바라보는 작업을 하고 있다. 이 책은 서울대 라틴아메리카연구소가 기획한 라틴아메리카 총서 ‘트랜스라틴’의 첫권이다. 서구 지식만을 중히 여기는 국내 학계의 풍토에서 주변부를 공부한 대가로 저절로 ‘마이너리그’로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는 국내 라틴아메리카 연구자들은 라틴아메리카를 체계적으로 소개할 수 있게 된 것만으로도 ‘일대 사건’에 해당한다고 기뻐하고 있다.1만 8000원. 서동철 문화전문기자 dcsuh@seoul.co.kr
  • 인도 싱 내각 의회 신임투표 통과

    인도 만모한 싱 총리가 이끄는 내각이 22일(현지시간) 의회의 신임투표를 통과했다. 이에 따라 좌파 야당의 반대로 1년 넘게 미국과의 핵협정 발효에 제동이 걸렸던 싱 정부는 남은 임기 10개월 동안 신속하게 후속조치를 추진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투표 과정에서 야당 의원 매수설이 불거져 싱 정부가 적지 않은 부담을 지게 됐다. BBC 등에 따르면 싱 정부는 이날 오후 실시된 연방하원 신임투표에서 재적의원 과반수인 275명의 신임을 얻었다. 불신임 투표 의원은 256명이었다. 이날 투표 직전 야당의원들이 정부측의 매표 시도가 있었다고 폭로해 의사 진행이 일시 중단되는 소동이 벌어졌다. 제1야당인 인도국민당(BJP) 소속 의원 3명은 돈다발이 가득 들어있는 돈가방을 들고 나와 정부 측이 자신들을 매수했다고 주장했다. 이 장면은 방송을 통해 생중계됐다. 그러나 집권 국민회의당의 아시위니 쿠마르 대변인은 “이는 투표에서 패할 것을 우려한 사람들이 교묘하게 지어낸 연극”이라며 야당의 주장을 일축했다.임기를 불과 10개월 남겨둔 현 정부에 대한 신임투표는 정부가 좌파 정당의 반대를 무릅쓰고 미국과의 민간 핵협정 후속조치를 강행하면서 비롯됐다. 지난해 7월 미국과 민간 핵연료 및 핵기술 이전을 골자로 한 핵협정에 서명한 인도는 국제원자력기구(IAEA) 세이프가드 협상과 핵공급그룹(NSG)의 지지확보 등 후속조치를 취해야 하지만 연립정부내 좌파 정당들의 반대로 1년 가까이 후속조치를 미뤄 왔다. 미국과의 핵협정 체결이 불평등한 조약이며 향후 인도가 미국에 종속되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주장해온 좌파 정당들은 최근 싱 총리가 후속조치 강행 의지를 밝히자 신임투표를 요구했다.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참여정부 사정 태풍 오나

    참여정부 시절 장관급 인사로는 처음으로 강무현 전 해양수산부 장관이 뇌물수수혐의로 긴급체포되고 구속영장까지 청구되면서 그동안 변죽만 울렸던 참여정부에 대한 사정 수사가 본격화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검찰은 특히 해운사들이 옛 해수부 공무원들을 포함해 청와대 비서관 출신 인사들에게까지 돈을 건넨 정황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져 향후 수사 진척에 따라서는 참여정부 당시 고위직 공무원까지 이어지는 비리 게이트로 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靑·官고위직 연루정황… ‘게이트´로 번질수도 검찰은 해운사 W사가 강 전 장관의 부인이 만든 차명계좌에 수백만원의 돈을 입금한 사실을 확인하고 수사를 벌여왔다. 계좌 추적 과정에서 D사 등 다른 해운사에서도 돈이 건너간 사실을 확인하고 해당 업체 계좌 추적과 관계자 소환조사를 통해 옛 해수부 공무원들에 대한 정기적인 떡값 제공 사실까지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해수부의 전신인 항만청 고위 공무원 출신 이모(63·구속)씨가 D사의 부회장을 지내며 옛 해수부 공무원들에 대한 청탁 명목으로 회사 돈 4000여만원을 받아간 사실도 확인했다. 검찰은 확보한 계좌 내역과 진술 등을 통해 로비 대상자들을 추려냈고, 이 중에는 지난 정부시절 청와대 비서관을 지낸 인사들도 포함돼 있었다. ●뇌물 입증 애로·‘정치적 수사´ 지적 부담 검찰은 일단 강 전 장관이 해운사들로부터 받은 돈의 액수가 5000만원 이상인 것으로 확인되자 긴급체포하고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수사 범위를 다른 공무원으로까지 확대할지는 아직 결정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뇌물죄 입증이 까다로운 데다가 자칫 정치적인 수사로 오해받을 수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검찰 관계자는 “다른 공무원들의 경우 해운사들로부터 건네졌을 것으로 보이는 돈이 고작 몇 백만원 정도고 전달자로 지목된 이씨 등이 금품제공 사실을 극구 부인하고 있다.”면서 “뇌물죄 적용을 위해 필요한 입증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게다가 노무현 전 대통령이 DJ정권 때 해수부 장관을 지낸 바 있어 이번 수사가 관료계를 비롯한 노 전 대통령 주변을 겨냥한 수사로 읽혀지는 게 검찰로선 껄끄러운 상황이다. ●‘고구마 캐기´식 수사 확대 가능성 하지만 검찰은 지난 5월부터 동시다발적인 공기업 비리 수사에 착수하면서 지위와 비리 정도에 상관없이 고질적인 부패 고리를 끊겠다고 선언한 바 있어 ‘고구마 캐기’식 수사로 확대할 가능성도 있다. 요란하게 시작했지만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공기업 길들이기 수사’라는 정치적 오해를 산 검찰이 이번 사건에서 시작은 몇 백만원에 불과했지만 관행적 비리를 끊는 ‘검찰다운 수사’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을지 추이가 주목된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씨줄날줄] 카파라치/함혜리 논설위원

    몇해 전 잇따라 날아 온 교통위반범칙금 청구서 때문에 무척 분개했던 기억이 있다. 기재된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보니 함정 단속에 걸린 게 거의 확실했기 때문이었다. 버스 전용차로 시작되는 지점에서 차선을 바꾸기 직전에 같은 위치에서 찍힌 경우가 두번이나 됐다. 교통법규 위반을 전문으로 적발하는 ‘카파라치’의 카메라에 딱 걸린 것이었다. 2001년 3월 교통법규 위반차량에 대한 신고포상금제도가 도입된 뒤 포상금을 노린 전문 신고꾼, 이른바 ‘카파라치’들이 등장했다. 이들은 도로상에서 교통법규를 위반하기 딱 좋은 취약지점에 망원렌즈를 맞춰놓고 있다가 위반차량을 ·찍고 신고해 포상금을 챙겼다. 월 평균 600만원의 수익을 올리고 월 2000만원까지 버는 사람도 있다는 사실이 매스컴을 통해 알려지면서 갑작스레 늘어난 카파라치 때문에 신고건수도 크게 늘어나 430만건에 이르렀다. 카파라치가 기승을 부리면서 시민들의 원성도 자자했다. 결국 경찰청은 2003년 1월 효과보다는 문제점이 더 많다는 결론 아래 이 제도 자체를 폐지했다. 카파라치는 사라졌지만 선파라치(부정·불법선거), 식파라치(불량·위해식품), 쓰파라치(쓰레기 무단투기), 노파라치(노래방 불법영업) 등이 등장해 활동하고 있다. 비법을 전수하는 사이트도 있다. 정부가 교통안전 종합시행계획의 일환으로 교통법규위반 신고보상제를 내년부터 부활시킨다는 계획이다. 자격을 갖춘 시민단체 회원만 신고할 수 있고, 신고대상 지역도 경찰청이 지정한 사고다발지역으로 제한하는 등 과거에 드러난 문제점들을 보완하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순기능보다 역기능이 더 많았던 ‘어두운 제도’를 굳이 다시 도입해야 하는지는 생각해 볼 문제다. 서로 믿지 못하는 사회 분위기를 만드는 것도 문제고, 순수하고 자발적이어야 할 시민감시 기능을 돈으로 사겠다는 발상도 문제다. 단속효과는 관련 부처나 기관에서 누리지만 과태료 및 신고포상금 지급금은 고스란히 국민들의 몫이다. 그보다는 교통법규 준수에 대한 시민의식을 강화하고, 준법정신을 독려하면서 도로 등 교통여건을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노력을 해야 하지 않을까.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 “옷 어때요?”…올림픽 도우미 의상 공개

    2008 베이징올림픽을 21일 앞두고 분위기가 점차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 17일 올림픽 시상식 도우미들의 의상이 공개됐다. 베이징올림픽위원회 주최로 열린 이번 의상 발표회에는 치열한 경쟁을 거쳐 선발된 시상식 도우미들이 직접 의상을 입고 선보여 더욱 관심을 끌었다. 이번에 공개된 의상은 총 5가지 색상·16가지 디자인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 중 가장 주목을 받은 의상인 ‘청화자기’라는 뜻의 ‘칭화츠’(靑花瓷). 중국 청화자기에서 영감을 얻어 디자인 된 이 옷은 수영경기장 ‘수립방’(水立方, Water cube)에서 열릴 각종 수상경기 시상식에 이용될 예정이다. 푸른색의 ‘바오란’(寶藍·’선명한 남색’이라는 뜻)은 온화하면서도 우아한 남색을 주 색상으로 디자인됐으며 농구·핸드볼 등 실내 구기경기 및 펜싱경기 등의 시상식에 사용된다. 이밖에도 녹색의 ‘궈화이루’(國槐綠·’푸른 홰나무’), 붉은색의 ‘펀써’(粉色·‘분홍색’), 금색의 ‘위즈바이’(玉脂白) 등 5가지 색상의 의상이 차례로 공개됐다. 이날 의상 발표회에는 최근 쌍둥이 미녀 도우미로 화제가 됐던 리즈예(李子曄)·리샤오예(李曉曄)자매도 참석했다. 이들 자매는 선수들에게 주어질 올림픽 시상식 꽃다발을 들고 등장해 큰 박수갈채를 받았다. 한편 공개된 의상들은 전체적으로 중국 전통 복장인 치파오에서 개량된 형태를 띠고 있다. 몇몇 디자인을 제외하고는 긴 스커트와 민소매로 이루어져 치파오의 느낌을 한결 풍긴다. 세련된 디자인과 전통미가 동시에 느껴지는 베이징올림픽 시상식 도우미 의상은 역사의 도시이자 세계의 중심으로 나아가는 베이징의 이미지에 걸 맞는 디자인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北 “朴씨 이동 3㎞ 2㎞” 피격위치 짜맞추기?

    北 “朴씨 이동 3㎞ 2㎞” 피격위치 짜맞추기?

    금강산 관광객 박왕자씨 피격사건과 관련해 북측이 윤만준 현대아산 사장을 통해 추가설명을 전해 왔으나 의혹을 해소하기에는 여전히 역부족이다. 오히려 북측과 현대아산 모두 ‘잦은 말바꾸기’로 의혹만 더 증폭되고 있다. ●北 “총 맞은곳 펜스앞 200m→300m지점” 가장 큰 의문은 고 박왕자씨의 피격 장소이다. 박씨가 철제울타리를 넘자마자 총격 당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있어서 그런지 북측은 말을 바꿨다. 박씨가 울타리를 넘어 북한군 초소까지 800m를 접근했다가 제지를 받고 돌아서 500m를 도주하다가 총에 맞았다는 주장이다. 따라서 총을 맞은 장소도 당초 발표와 달리 울타리 넘어 200m가 아닌,300m 지점이라고 설명했다. 숙소에서 나온 박씨의 총 이동거리는 2.2㎞라는 것이다. 윤 사장은 당초 3.3㎞에서 약 1㎞가 줄어든 데 대해 “북측 관계자들과 현대아산 직원들이 눈대중으로 가늠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지만 유일한 현장 증거인 금강산해수욕장 부근 폐쇄회로(CC)TV를 북측이 공개하지 않고 있어 이 주장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기는 어려워 보인다. 북측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CCTV를 공개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朴씨 이동거리·시간 ‘동시다발´ 오차 북측 주장의 신빙성을 결정적으로 떨어뜨리는 대목은 박씨가 남측 숙소인 비치호텔을 나섰다는 시간이다. 현대아산은 당초 새벽 4시30분이라고 했다가 4시25분으로 번복한 뒤 이번에 4시18분으로 더 앞당겼다. 위성위치추적(GPS) 장치를 통해 실측해 보니 CCTV 설정시간이 실제보다 12분50초 빠르더라는 해명이다. 북측도 당초 발표했던 4시50분은 피격시간이 아니라 박씨를 최초 발견한 시간이라고 정정했다. 양측의 동시번복으로 박씨가 호텔에서 나와 총격을 당하기까지의 시간은 당초 발표됐던 ‘20분’에서 최소한 ‘30∼40분’으로 늘어났다. 이 주장이 사실이라면 박씨가 ‘빠른 걸음’으로 걸었을 경우, 이동거리 등을 둘러싼 의문은 어느 정도 풀리게 된다. 하지만 ‘거리’와 ‘시간’이 우연히 동시에 오차가 났다고 보기에는 작위적 냄새가 짙다는 지적이다. 남측의 논리적 문제제기에 북측과 현대아산이 다시 짜맞췄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공포탄·실탄발사 횟수도 ‘왔다갔다´ 경고사격이 있었는지도 핵심의혹이다. 북측은 당초 현대아산을 통해 “공포탄을 1발 쏘고 조준사격을 했다.”고 밝혔다. 당시에는 조준사격을 몇 발 했는지는 언급이 없었다. 그러다 이번에 ‘공포탄 1발과 조준사격 3발’이라고 구체적으로 밝혔다. 사체에서 2발의 총격 흔적이 발견됐으니 조준사격 1발은 빗나갔다는 얘기다. 북측 주장대로라면 총 4발의 총소리가 들렸어야 하지만 당시 금강산 해수욕장에 있었던 이인복씨(경북대 사학과 2학년) 등 관광객들은 “두번 들었다.”고 일관되게 증언하고 있다. 이인복씨는 “박씨가 여유있게 천천히 걸었다.”고 증언했으나 북측은 “박씨가 빠른 걸음으로 걷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북측의 주장에 신뢰가 가지않는 또 하나의 이유다. 안미현 김효섭기자 hyun@seoul.co.kr
  • 北 “朴씨 이동 3㎞ 2㎞” 피격위치 짜맞추기?

    금강산 관광객 박왕자씨 피격사건과 관련해 북측이 윤만준 현대아산 사장을 통해 추가설명을 전해 왔으나 의혹을 해소하기에는 여전히 역부족이다. 오히려 북측과 현대아산 모두 ‘잦은 말바꾸기’로 의혹만 더 증폭되고 있다. ●北 “총 맞은곳 펜스앞 200m→300m지점” 가장 큰 의문은 고 박왕자씨의 피격 장소이다. 박씨가 철제울타리를 넘자마자 총격 당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있어서 그런지 북측은 말을 바꿨다. 박씨가 울타리를 넘어 북한군 초소까지 800m를 접근했다가 제지를 받고 돌아서 500m를 도주하다가 총에 맞았다는 주장이다. 따라서 총을 맞은 장소도 당초 발표와 달리 울타리 넘어 200m가 아닌,300m 지점이라고 설명했다. 숙소에서 나온 박씨의 총 이동거리는 2.2㎞라는 것이다. 윤 사장은 당초 3.3㎞에서 약 1㎞가 줄어든 데 대해 “북측 관계자들과 현대아산 직원들이 눈대중으로 가늠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지만 유일한 현장 증거인 금강산해수욕장 부근 폐쇄회로(CC)TV를 북측이 공개하지 않고 있어 이 주장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기는 어려워 보인다. 북측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CCTV를 공개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朴씨 이동거리·시간 ‘동시다발´ 오차 북측 주장의 신빙성을 결정적으로 떨어뜨리는 대목은 박씨가 남측 숙소인 비치호텔을 나섰다는 시간이다. 현대아산은 당초 새벽 4시30분이라고 했다가 4시25분으로 번복한 뒤 이번에 4시18분으로 더 앞당겼다. 위성위치추적(GPS) 장치를 통해 실측해 보니 CCTV 설정시간이 실제보다 12분50초 빠르더라는 해명이다. 북측도 당초 발표했던 4시50분은 피격시간이 아니라 박씨를 최초 발견한 시간이라고 정정했다. 양측의 동시번복으로 박씨가 호텔에서 나와 총격을 당하기까지의 시간은 당초 발표됐던 ‘20분’에서 최소한 ‘30∼40분’으로 늘어났다. 이 주장이 사실이라면 박씨가 ‘빠른 걸음’으로 걸었을 경우, 이동거리 등을 둘러싼 의문은 어느 정도 풀리게 된다. 하지만 ‘거리’와 ‘시간’이 우연히 동시에 오차가 났다고 보기에는 작위적 냄새가 짙다는 지적이다. 남측의 논리적 문제제기에 북측과 현대아산이 다시 짜맞췄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공포탄·실탄발사 횟수도 ‘왔다갔다´ 경고사격이 있었는지도 핵심의혹이다. 북측은 당초 현대아산을 통해 “공포탄을 1발 쏘고 조준사격을 했다.”고 밝혔다. 당시에는 조준사격을 몇 발 했는지는 언급이 없었다. 그러다 이번에 ‘공포탄 1발과 조준사격 3발’이라고 구체적으로 밝혔다. 사체에서 2발의 총격 흔적이 발견됐으니 조준사격 1발은 빗나갔다는 얘기다. 북측 주장대로라면 총 4발의 총소리가 들렸어야 하지만 당시 금강산 해수욕장에 있었던 이인복씨(경북대 사학과 2학년) 등 관광객들은 “두번 들었다.”고 일관되게 증언하고 있다. 이인복씨는 “박씨가 여유있게 천천히 걸었다.”고 증언했으나 북측은 “박씨가 빠른 걸음으로 걷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북측의 주장에 신뢰가 가지않는 또 하나의 이유다. 글 / 서울신문 안미현 · 김효섭기자 hyun@seoul.co.kr 영상 / 서울신문 나우뉴스TV 김상인VJ bowwow@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글로벌 시대]매력있는 ‘관광 서울’ 만들기/ 최영민 숙명여대 문화관광학부 교수

    [글로벌 시대]매력있는 ‘관광 서울’ 만들기/ 최영민 숙명여대 문화관광학부 교수

    세계화 속에서의 문화·관광산업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고 해도 무방할 만큼 엄청난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특히 경제·사회·문화 등 국가 전반에 걸친 산업적 파급효과가 매우 긍정적이기 때문에 많은 나라에서 관광산업을 국가발전을 위한 신(新)동력산업으로 채택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관광시장은 과거의 자연발생적 구조에서 치열한 경쟁구조로 급변했으며 이제는 경쟁에서 남는 국가만이 혜택을 누릴 수 있다는 냉엄한 현실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 서울은 자타가 공인하는 한국관광의 중심지이다. 외래관광객의 80%가 서울을 경유하고 있다는 통계적 사실만으로도 서울 관광환경의 호조건을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이러한 여건은 노력에 의하여 얻어진 결과이기보다는 타의적 환경이 전해준 어부지리일 뿐이며, 더욱이 수혜자인 서울이 과연 이러한 대단한 혜택을 누릴 만한 수용력이 있었는가에 대한 의문을 갖게 된다. 이런 시점에서 민선 4기 서울지방정부가 주안점을 둔 시책이 문화·관광산업 육성이라는 것은 매우 환영할 만한 변화라 할 수 있다. 지금까지 대한민국 수도라는 이유 하나로 무한한 혜택을 누리던 수동적 서울이 능동적 자세로 변화하며 관광산업 발전에 적극적 자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1000만의 거대한 문화도시 서울이 2010년까지 1200만명 관광객 시대를 열겠다는 정책목표를 설정하고 다양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행정구조가 과감하게 바뀌고 관광관련 인프라가 재편되고 있으며 더욱이 행정구성원들의 자세가 변화되고 있다는 것은 매우 긍정적인 현상이다. 서울이 문화·관광도시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지금의 초기 노력은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서울에 대한 관광지 이미지를 일거에 정립하여 가시적 결과를 얻기보다는 끊임없는 노력으로 온돌방에 온기가 전해지듯이 천천히 달아오르도록 만들어가는 것이 옳을 듯싶다. 현재의 문제점을 분명히 인식하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단계적 노력을 바탕으로 관광과 관련된 법·제도, 숙박, 외식, 서비스마인드, 관광자원, 교통, 마케팅·홍보 등의 다양한 분야에 대한 동시다발적 개선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런 과정에서 행정의 일관성과 전문성 확보는 전제조건이다. 책임자가 바뀐다고 정책이 변한다면 시민의 부담과 혼란은 누가 책임지겠는가? 조급한 마음을 잠시 접고 서울관광의 희망을 단·중·장기로 나누어 계획을 추진하도록 하자. 그리고 현재 진행 중인 각종 관광객 유치사업의 단기 결과에 희희비비하지 말자. 서울을 매력 있는 도시로 변화시키고자 하는 장기적 목표를 갖고 일관성 있는 정책을 펼치며 노하우를 축척한다면, 서울관광 활성화를 위한 민선 4기의 정책이 5기 또는 6기에서 비로소 분명한 결실을 볼 수 있음을 확신한다. 하지만 제도적 지원보다 더 중요한 것은 관광을 바라보는 시민의 열린 마음이다. 인내를 갖고 결과를 지켜보며, 개인 또는 집단이기주의적 사고보다는 모두와 함께 미래를 열고자 하는 시민의식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여가·관광 관련 인프라가 확충되고 관광도시로서 보다 쾌적한 환경이 조성되어 시민과 1200만명 관광객이 함께 어우러지는 축제의 도시 서울을 상상해 보라! 서울이 문화도시로서 관광산업과 연계되어 세계 일류 도시로 거듭난다면 실질적 수혜자는 바로 우리 시민이다. 그러나 관광객 1200만이라는 열매를 얻기 위해서는 시행착오의 계절 변화를 겪어야 하고, 이 모진 세월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뿌리 깊은 시민의식과 싱싱한 정책·행정이 필수적임을 잊지 말자. 서울이 세계문화 교류의 중심지인 동시에, 신명나고 풍요로운 관광도시로 탈바꿈되기를 기대한다. 최영민 숙명여대 문화관광학부 교수
  • [길섶에서] 장미꽃 100송이/임태순 논설위원

    제 자식 좋은 대학 보내는 것이 고3 수험생을 둔 부모의 마음일 텐데, 얼마 전 ‘삐딱한’ 어느 아빠는 이런 사연을 들려줬다. 퇴근 후 집에 들어가니 부인이 커다란 꽃바구니에서 꽃을 빼내 화병에 꽂고 있더란다. 고3인 큰딸의 남자 친구가 장미 100송이를 학교로 보낸 것이었다. 덕분에 열여덟 생일을 맞은 딸은 입시 준비에 여념이 없는 친구들에게 잠시 놀림감이 됐다. 고3 수험생에게 남자친구가 있다는 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딸아이가 가져온 장미꽃 다발을 보고 “너는 좋겠다.”라고 말하고는 꽃을 꽂는 아내는 무슨 생각을 할까 궁금했단다. 큰딸은 공부는 그럭저럭 하지만 아무래도 일류대에 들어가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단다. 그러나 부부는 큰딸이 한없이 좋다고 했다. 잘 웃고, 정직하고, 친구들과 있었던 일도 집에서 곧잘 떠들어서란다. 자식에 대한 욕심을 줄여보는 것도 각박한 세상살이에 건강한 가정을 꾸리는 데 한 방법이 될 것 같다. 건강한 자식을 키우는 것만으로도 자식 복의 절반은 벌써 받은 셈이니까. 임태순 논설위원 stslim@seoul.co.kr
  • 용산구 넷째주 水 ‘모기박멸의 날’

    1970년대 ‘쥐잡기 날’을 연상케 하는 ‘모기 박멸의 날’이 용산구에서 운영된다. 2일 용산구에 따르면 구는 매월 넷째주 수요일을 ‘모기 박멸의 날’로 지정해 골목길과 하수구, 아파트 지하실 등 모기 발생지에 대한 집중 방역소독을 실시한다. 모기 박멸의 날엔 보건소 방역요원과 각 동의 자율방역봉사대원 등 70여명이 동별로 흩어져 동시다발적으로 모기 퇴치에 나선다. 인체 유해성 논란을 빚어온 연막소독의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환경오염 피해가 적은 연무·분무소독을 실시한다. 일제 소독은 오는 9월까지 실시되며, 구는 서울시가 펼치는 ‘클린데이’와 연계해 방역활동을 벌일 계획이다. 구 관계자는 “모기 퇴치를 위해서는 서식지에 대한 일제 소독만큼 효율적인 방법이 없다.”면서 “모기 박멸의 날에 맞춰 가정에서도 하수구나 지하실, 웅덩이 등에 집중 방제작업을 벌인다면 효과는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구는 집중호우로 인한 수해가 발생할 경우 추가로 날짜를 지정할 계획이다.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촛불기도회’ 개신교·불교 확산

    “노약자·어린이·일반인도 다시 촛불을 들 수 있도록 가장 필요할 때 앞에 서 주셔서 고맙습니다.”(ID 김진만)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이 1일 서울광장에서 이틀째 시국미사를 가졌다. 이를 통해 비폭력 촛불집회의 틀이 다시 마련되자 각계에서 참여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시국미사에는 천주교 신자와 시민 등 8000여명이 모였다. 사제단 김인국 신부는 강론에서 “비폭력은 인격의 키”라면서 “앞으로도 주먹이 아니라 인격의 키로 싸우자.”고 제안했고, 광장에 모인 시민들은 이에 박수로 화답했다. 4일에는 개신교계와 불교계가 대규모 기도회와 법회를 가질 예정이다. 종교계가 적극 나서면서 경찰의 원천봉쇄와 폭력시위 논란 등으로 위축됐던 촛불집회가 다시 활기를 찾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여당과 검·경으로서도 종교계의 문화행사를 일반 촛불집회처럼 다루기에는 여론의 부담이 크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촛불시위가 사제단의 미사로 평화적인 모습을 보인 것은 다행이라는 입장을 표명하면서도 시위의 장기화 가능성을 우려했다. 한나라당은 종교계 인사들의 시위 참여에 경계심을 나타낸 반면 통합민주당은 지지의사를 피력했다. 한승수 총리는 이날 조계종 총무원장 지관 스님을 예방할 예정이었으나 조계종으로부터 연기 통보를 받아 면담은 성사되지 못했다. 김상근 목사·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박영숙 한국여성재단 이사장 등 각계 인사 32명도 이날 시국기자회견을 갖고 “5일 예정된 대규모 촛불집회를 ‘평화적인 국민 승리를 선포하는 대축제’로 만들자.”며 평화적인 촛불집회에 힘을 실었다. 하지만 아직도 폭력의 불씨는 남아 있다. 서울지방경찰청은 체포영장이 발부된 광우병 국민대책회의 간부 7명의 자택을 이날 압수수색했다. 조선일보사에 폭파 협박 전화가 걸려 왔다. 민주노총의 총파업과 촛불집회가 평화적으로 결합될지도 주목된다. 민주노총은 기자회견에서 “주말 대대적인 상경투쟁을 벌이는 등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협상을 촉구하는 총파업 투쟁 강도를 높여 가겠다.”고 밝혔다. 총파업에는 최대 110여곳의 사업장이 참여할 전망이다. 금속노조 현대차지부는 2일 2시간 부분 파업을 벌인다. 민주노총은 2일 오후 서울광장에서 15개 산별 조합원들이 참여하는 집회를 가진 뒤 촛불집회에 동참한다.3일에는 16개 지역 본부 주관으로 전국에서 동시 다발적인 촛불집회를 진행하고,4일과 5일에는 10만명 규모의 1박2일 상경 투쟁을 전개할 방침이다. 이경주 김승훈기자 kdlrudwn@seoul.co.kr
  • [기고] 세계산업안전보건대회를 마치며/ 노민기 한국산업안전공단 이사장

    [기고] 세계산업안전보건대회를 마치며/ 노민기 한국산업안전공단 이사장

    지난 29일 시작된 제18회 세계산업안전보건대회가 오늘 막을 내린다. 국내에서 첫 개최된 이번 대회에서는 120여개국 4500여명의 대표자들이 산업안전보건 현안을 함께 고민하고 해결방안을 모색했다. 그리고 앞으로 추진할 ‘서울선언서’를 채택했다. 국제노동기구(ILO)와 국제사회보장협회 및 한국산업안전공단이 공동으로 주최한 이번 대회에는 이산 디옵 ILO 사무차장과 코라손 드 라 파즈 국제사회보장 협의회장, 전세계 노·사·정 대표자들이 모여 산업안전보건 국가전략을 논의했다. 서울선언서는 ILO가 세계산업안전보건을 위해 오랫동안 고민하고 준비해온 것으로 각국의 노·사·정 주체들이 모여 안전보건이 근로자의 기본 인권이라는 점에 공감, 공식 채택되었다. 향후 세계 각국은 안전보건의 실천을 위해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수립하고 3년 후 터키대회에서 추진성과를 논의하기로 명시하였다. 서울선언서는 환경분야에서 1992년 리우선언 이후 발표된 교토의정서가 세계 각국에 지구환경 보존의 중요성을 인식시키는 계기가 되었던 것처럼 지구촌 안전보건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세계대회는 전세계의 산업안전보건에 관한 주요 현안이 논의되는 장이다. 대회기간 중 이주근로자의 안전보건에 대해서도 심도있는 논의가 이뤄졌다. 미국은 이주 건설근로자의 작업장 안전보건문제를 다루었으며, 우리나라는 이주근로자의 산업현장 건강관리 방안에 대한 발표를 했다. 최근 우리 사회는 외국인 100만명 시대를 맞고 있다. 법무부 자료에 의하면 국내 산업현장에서 일하는 이주근로자는 2006년 현재 41만 5000여명이라고 한다. 우리 전체 국민의 1%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낯선 이국에서 다치거나 자신의 고국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소중한 생명을 잃고 있는 이주근로자 수는 한해 평균 2600명을 넘고 있다. 2005년 태국 국적의 이주 여성근로자의 산업재해 문제가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했다. 경기도 안산의 LCD 제조업체에서 노말헥산이라는 화학물질을 사용하여 세척작업을 하던 태국 이주근로자 5명이 하반신이 마비되는 다발성 신경장해를 입었다. 이러한 이주노동자의 산업재해는 주로 50인 미만의 영세소규모 사업장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한다. 열악한 작업환경과 장시간의 근무, 언어소통의 문제 등이 산업재해의 주요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인권문제, 산업재해 문제 등이 종종 우리 사회의 주요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ILO에서도 이주근로자 보호를 위해 법안을 마련하고 제3자간 근로감독 감시와 행동의 표준화 등의 노력을 하고 있다. 세계 각국도 국가간 안전보건에 관한 협력을 체결하는 등 이주근로자의 안전과 건강을 보호하기 위한 관심과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 우리는 1960,70년대 인력의 해외진출을 통한 국가경제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이역만리에서 모진 고통과 노력을 경험한 바 있다. 독일 지하탄광에서 석탄가루를 마시며 하루 10시간 이상 일해야 했으며, 현지인이 꺼리는 일을 하기 위해 간호사가 파견되기도 했다. 중동의 건설현장에서 작열하는 태양과 모래바람 속에서 건설한국의 명성을 세계에 알렸다. 국내에서 일하는 제3세계 및 개발도상국 이주근로자 역시 자신의 꿈과 자국의 발전을 위해 산업현장에서 묵묵히 일하고 있다. 모쪼록 오늘 폐막되는 서울대회가 한국의 안전의식을 높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또한 세계에서 처음으로 발표된 안전보건의 서울선언서가 지구촌이 인종과 국경을 넘어 하나의 공동체로서 안전보건문제의 해결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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