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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플러스] 다문화가족·시장상인 애로 청취

    김희정 여성가족부 장관이 추석을 앞두고 2일 결혼이주여성들과 서울 용산구 용문종합시장을 방문, 성수품을 구입하고 다문화가족 및 시장 상인의 애로사항을 청취할 예정이다. 동행할 결혼이주여성들은 용산구 다문화가족 봉사단과 용산다문화센터 자조모임 등을 통해 평소 봉사활동을 하는 이들로 러시아 출신 등 5명이다. 김 장관이 구입한 사과, 배, 쌀 등은 용산에 거주하는 다문화가정, 한부모 다문화가정 등에 전달된다.
  • [후보자 인터뷰] “규제 완화·재개발로 미래형 도시 재창조”

    [후보자 인터뷰] “규제 완화·재개발로 미래형 도시 재창조”

    “리모델링 규제를 완화하고 전략적 도심 재개발을 통해 중구를 미래형 도시로 재창조하겠습니다.” 22일 민선 6기 핵심 정책을 설명하는 최창식 새누리당 중구청장 후보의 목소리에 힘이 실렸다. 최 후보는 “시내 중심에 있지만 남산 고도 제한, 건축 법규 등으로 낙후된 지역도 많다“며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도시 재창조를 고민했고 구체적인 방안도 찾았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실제 중구에선 여러 가지 행정 규제에 막혀 노후 건물에 손을 쓰지 못하는 사례가 많았다. 최 후보는 2011년 재·보궐선거에서 당선된 뒤 도심 재개발지구에 건폐율 90%까지 리모델링을 허용하고 낙후된 5개 지역에 대한 리모델링 활성화 용역을 추진했다. 서울시 도시계획국, 도로국, 지하철 건설, 건설 안전, 뉴타운사업 등 분야에서 쌓은 현장 경험의 도움이 컸다. 최 후보는 “1단계 규제 완화를 통해 을지로, 퇴계로, 충무로 등 낙후된 곳을 명동처럼 활기차게 만들 것”이라며 “2단계 재개발은 획일적으로 하지 않고 장기적으로 용·복합 개념을 덧입혀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를테면 역세권 건물끼리 연결되도록 하고 지하 아케이드에 시민들의 공간을 만드는 등 도심 구조를 편리하고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기에 성과를 낸 일자리 창출사업과 교육사업도 꾸준히 추진한다. 그는 “3년간 단순 계약직이 아니라 정규 민간 일자리 7200개를 포함해 2만 1000명에게 일자리를 공급했다”며 “지역 브랜드 일자리 경진대회에서 2년 연속 표창을 받은 것은 그 결실을 인정받은 것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교육에 대해서는 “시범학교를 선정해 방과 후 학습을 지원한 결과 중학교 11%, 고등학교 6%가 보통학력 이상 성적이 올랐고 사교육비도 절감했다”고 설명했다. 중림복지센터와 노인요양센터, 장애인 복지관, 노인회관, 다문화센터, 실버대학원, 여성플라자 등 10개의 복지시설 인프라 확충, 맞춤형 복지정책 ‘드림하티’, 관광명소 개발을 위한 ‘1동 명소사업’도 큰 호응을 얻었다. 앞으로 할 일이 많다. 3만 2000개 일자리 창출, 생애주기별 여가문화와 평생교육을 위한 데이케어 센터 설립, 안전 시스템 체계화, 어린이집 및 장애아 통합운영 어린이집 확대, 초·중·고 방과 후 창의수업 지원 등이다. 최 후보는 “앞으로 4년도 소통을 원칙으로 ‘품격 있는 도시, 살고 싶은 중구’의 꿈을 함께 열어 가겠다”며 지지를 부탁했다. 홍혜정 기자 jukebox@seoul.co.kr
  • [함께 성장하는 기업] 현대건설, 급여 끝전모금… 케냐 식수개선 사업

    [함께 성장하는 기업] 현대건설, 급여 끝전모금… 케냐 식수개선 사업

    현대건설이 국내외의 꾸준한 글로벌 사회공헌 활동으로 주목받고 있다. 현대건설은 2013년 임직원의 급여 끝전모금을 통해 아프리카 케냐에 위치한 타나리버 지역에서 식수개선사업을 진행했다. 케냐 남동쪽 건조지대에 있는 이 지역은 4만 3000여명이 사는 마을로 물 부족으로 인해 지역 간 분쟁이 빈번히 발생하는 곳이다. 현대건설의 급여 끝전모금 운동은 2009년 10월 사회봉사단 출범과 함께 시작했다. 이듬해에만 현대건설과 계열사 임직원 8932명이 참여, 5억 3000여만원을 모금했다. 이 모금은 ‘필리핀 커뮤니티센터 건립’ 등 해외 지원뿐만 아니라 ‘남양주 다문화센터 건립’, ‘장애인 수술 및 치료비’ 등 국내 기관에도 사용됐다. 회사에 따르면 2012년에는 임직원 2300여명이 참여해 약 2억원을 모금,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탁했다. 2013년에는 모두 3100여명이 참여해 3억 2900만원을 ‘중증장애아동 수술비 및 재활치료비 지원’, ‘다문화가정 이주여성 직업교육 지원’, ‘케냐 난민 식수개선 지원’ 등에 사용했다. 한편 현대건설은 지난해에만 모두 2523건의 사회봉사 활동을 펼쳤으며, 임직원 1만 3750명은 3만 9353시간 동안 봉사 활동에 참여했다. 회사는 2014년 1월 ‘신입사원 동계 김장 담그기 봉사 활동’을 시작으로 올해에도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서동철의 시시콜콜] 다문화가족센터의 문화적 잠재력

    [서동철의 시시콜콜] 다문화가족센터의 문화적 잠재력

    다문화가족지원센터는 이름처럼 다문화 가족을 위해 교육 및 상담, 문화 프로그램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전국에 214곳이 있다고 하니 대부분의 기초자치단체에 설치돼 있다고 해도 좋을 것이다. 최근 광주시 북구 다문화가족지원센터를 방문할 기회가 있었다. 전국 16개 시·도에 한 곳씩 지정돼 있는 거점 센터라고 했다. 얼마 전까지 광주외국인학교로 썼다는 건물은 다양한 프로그램을 소화하기엔 공간이 충분치 않다고 했지만, 다문화 가족에 대한 우리 사회의 배려가 작지 않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 규모였다. 운영진은 열의가 있었고, 결혼 이주 여성들의 만족도도 높았다. 한국어, 한국사회 이해, 취업준비 교육처럼 결혼 이주 당사자를 위한 교육은 물론 배우자나 시부모 교육처럼 가족의 이해를 높이는 노력까지 폭넓게 이루어지고 있었다. 산모 도우미 서비스와 다문화가족 자조모임도 운영한다니 한국 생활이 서툴 수밖에 없는 결혼 이주 여성이 믿고 의지할 만하다. 이렇듯 북구 센터의 모습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다문화 지원 시스템이 정상 가동 단계에 올랐다는 느낌을 주기에 충분했다. 그럴수록 우리가 그동안 한국의 급속한 다문화 사회화가 만들어낸 부작용만 걱정했지, 여기서 파생된 새로운 동력은 방치한 것이 아닌가 반성하게 된다. 지역 주민의 시각에서, 다문화센터는 어떤 문화공간 못지않은 뛰어난 문화적 잠재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만큼 이제부터라도 다문화 가족 전용 공간에 머물지 않고 선주민(先住民)과 소통하는 공동의 문화공간으로 다문화센터의 성격을 넓혀갔으면 좋겠다. 북구 센터에 들어서니 오른쪽에 식당이 보였다. 메뉴는 결혼 이주 여성의 ‘고향음식’이다. 베트남 쌀국수가 5000원이니 싼값에 본고장 음식을 맛볼 수 있다. 지금보다 조금만 정성을 더 기울이면, 손님이 몰려드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본다. 이미 박물관의 역할을 해내고 있는 다문화체험관도 지역의 중요한 문화자산이라는 적극적 인식이 필요하다. 중국, 일본, 필리핀, 베트남, 태국, 몽골, 캄보디아,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 카자흐스탄의 문화를 살펴볼 수 있고, 교육과 체험도 이루어진다. 방과 후 공부방은 지역 아이들에게도 문을 열어야 한다. 결혼 이주 여성에 대한 한국어 교육은 물론 선주민에 대한 결혼 이주 여성의 모국어 교육 프로그램도 만들어야 한다. 이렇게 한데 어울릴 때 전국의 다문화센터는 부작용의 치유를 넘어 새로운 국력을 창출하는 글자 그대로의 중심(中心)이 될 것이다. dcsuh@seoul.co.kr
  • “남편·시댁 중심 가부장제, 다문화 정착에 걸림돌” [동영상]

    “남편·시댁 중심 가부장제, 다문화 정착에 걸림돌” [동영상]

    “이주 여성을 받아들인 한국인 가족은 ‘가족에게 충성, 남편에게 복종’ 같은 한국인의 문화를 이주 여성에게 강요할 때가 많습니다.” 한·아세안센터가 16일 ‘한국 다문화사회의 진전과 아세안의 기여’라는 주제로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연 워크숍에서는 한국인의 문화적 편견에 대한 결혼 이주 여성들의 질책이 쏟아졌다. 필리핀계 한국인이자 결혼이주여성인 김난시씨는 가부장적인 여성상을 강요하는 다문화 가족 구성원들의 실태를 전했다. 김씨는 “이주여성들이 세금을 축내는 존재가 아니라 당당한 권리를 지닌 인간임을 인정하고 출신 국가의 문화적 다양성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재한베트남교민회 유티미하 부회장은 “전국에 100여개의 다문화센터가 있지만 5~6년 전보다 나아진 게 별로 없다”면서 “한국어교실, 문화체험 같은 프로그램도 중요하지만 직업훈련, 일자리 지원 프로그램이 더 보강됐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주제발표에서 김현미 연세대 문화인류학과 교수는 “다문화가족정책은 문화적 차이들을 통합해 한국 가족으로 만들어낼 수 있다는 자부심으로 해결하려고 한 정책”이라면서 “하지만 가부장적인 가족 모델에 담긴 성별 이데올로기는 남성을 생계부양자로 설정하고 이주여성을 가족의 구성·유지·재생산이라는 틀에 종속시켜 이를 위해 필요한 사회적 서비스를 공급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응우옌 티 홍 쏘안 베트남 호찌민시 국립대학교 교수는 “외국인 이주 여성의 결혼 이후 국적 취득 과정에서 남편과 시댁 식구들이 영향력이 크기 때문에 이주여성들이 가정폭력의 희생자가 될 수 있다”며 제도적 보완을 요청했다. 오경석 경기도 외국인 인권지원센터장은 “정부의 다문화 정책이 톱다운 방식이 아니라 각 지자체 현장, 다문화 여성들의 요구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앞서 이철휘 서울신문사 사장은 축사에서 “단일민족이라는 갇힌 자부심에서 벗어나 우리와 다른 피부색, 언어, 문화를 가진 사람들과 어울려 살아가기 위해 열린 마음으로 준비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아세안센터는 한국과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회원국 간 교류협력 확대를 목적으로 2009년 설립된 국제기구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다문화 사회’의 뿌리는 교육] 학교에선 놀림 받고 놀이터선 ‘왕따’… 학원 가는 건 꿈도 못 꿔

    [‘다문화 사회’의 뿌리는 교육] 학교에선 놀림 받고 놀이터선 ‘왕따’… 학원 가는 건 꿈도 못 꿔

    단일민족임을 자랑하던 우리나라의 다문화 문제는 이제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특히 문화적 갈등에다 언어 소통 부족 등에 따른 다문화가정의 자녀 문제는 정부가 챙겨야 할 중요 현안이다. 감수성 예민한 어린 시절에 정체성 위기에 처할 수 있는 다문화가정 자녀의 하루 일과를 통해 다문화 사회의 바람직한 모습을 그려 본다. 서울시교육청과 다문화 청소년들의 국내 정착을 지원하는 비영리 재단법인 무지개청소년센터의 도움을 받아 다문화가정 자녀들이 한국에서 겪는 일들을 꽌 떰의 하루 일과로 재구성했다. 꽌 떰은 베트남어로 ‘관심’이라는 뜻이다.    ‘씬짜오’(베트남어로 안녕이라는 뜻). 나는 초등학교 6학년인 꽌 떰이라고 해. 나는 3살에 엄마를 따라 한국에 왔어. 베트남에 아빠도 있었지만 내가 너무 어릴 때 돌아가셔서 기억이 없어. 대신에 지금은 한국인 새아빠가 계셔. 엄마는 나한테 이런 얘기를 안 하지만 나는 나랑 피부색도 다르고 엄마도 다른 동생한테 이런 얘기를 들은 적이 있어. 난 신경 안 써. 처음에는 충격이었지만 이제는 한두 번 듣는 얘기도 아닌데 뭐. 엄마는 나한테 버릇처럼 말씀하셔. 공부 열심히 하라고. 그런데 나는 모르겠어. 학교를 다니고는 있지만 이렇게 해서 내가 진짜 위인들처럼 될 수 있을까. 내 하루 일과를 볼래?  AM 8:00 눈을 떠 보면 8시야. 엄마, 아빠는 두 분 다 벌써 공장으로 가셨지. 혼자 밥 먹는 것도 이제는 익숙해. 3학년 때까지는 나도 동생처럼 ‘아침 돌봄 교실’이란 데를 갔어. 나처럼 부모님이 이른 시간에 일을 나가셔서 일찍 학교에 온 아이들이 선생님이랑 간식도 먹고 책도 읽고 하는 곳이야. 거기서 수업이 시작할 때까지 있는 거지. 그런데 이제는 거기에 못 가. 난 벌써 6학년이니까. 거긴 저학년들만 가는 곳이거든.  AM 9:00 학교에 가면 어떻게 시간을 보낼까, 밥은 어떻게 먹을까 걱정하지 않아서 좋아. 귀찮은 게 있다면 반 친구 녀석들이야. 1학년 때부터 봐서 익숙할 것도 같은데 얘들은 아직 날 놀려. 조금 어두운 피부색, 다른 생김새, 어눌한 말투로 놀리는 것도 아니야. 애들은 그냥 날 “야 다문화”, 이런 식으로 놀려. 무슨 뜻인지도 정확히 모르면서 말이야. 나도 처음에는 화가 났지만 지금은 상관 안 해. 아는 다문화 형들 중에는 이런 게 싫어서 다문화 형·누나들만 모이는 기술학교로 전학을 간 형들도 있어. 난 그러지는 않을 거야.  PM 3:00 학교가 끝나고 나면 사실 나도 좀 우울해져. 다른 아이들은 이때가 가장 좋대. 방과후 특기 적성 교육이라고 해서 바이올린도 배우고, 승마도 배우고 그러거든. 우리 부모님 형편을 보건대 그런 건 어림도 없지. 어릴 때는 나도 가끔 엄마랑 구청 다문화센터 같은 데서 하는 교육 프로그램에 갔었어. 그런데 엄마가 일을 나가시면서 거기도 못 가게 됐지. 어린 초등학생 혼자서는 갈 수 없거든. 대신 나는 ‘오후 돌봄 교실’로 가. 오후에는 방과후 교육을 받는다고 아이들이 별로 없어서 6학년이지만 돌봄 교실에 갈 수가 있거든. 여기서 학교 숙제도 하고 선생님이랑 책도 읽고 그러지. 안 지겹냐고? 어쩔 수 없잖아.  PM 5:00 이때는 나도 힘이 완전히 빠져. 아무도 날 돌봐줄 사람이 없거든. 저학년 때는 밤 9시까지 ‘저녁 돌봄 교실’이란 데를 갔어. 거기서 저녁도 먹고 책도 읽고 그랬지. 그런데 이제 나도 6학년이니까 거기 가기는 힘들어. 다른 친구들은 학원 가기에 바쁠 때잖아. 사실 나도 컴퓨터도 배우고 싶고 한국인답게 태권도도 하고 싶어. 그렇지만 하고 싶은 걸 다 할 수는 없잖아. 그냥 난 집으로 가. 놀이터에 가도 아이들도 없고 어차피 피부색이 다른 나랑 잘 놀아주지도 않거든. 엄마가 중국에서 온 애들은 그걸 꼭꼭 숨기고 같이 놀기도 한다더라고. 어차피 다 들통 날 텐데 말이야. 다른 다문화 형들은 딴 친구들 학원 다닐 때 끼리끼리 어울려서 괜히 근처를 어슬렁거리기도 해. 나는 그러기는 싫어. 엄마도 그랬어. 그러다가는 한국에서 필요 없는 사람이 된다고. 그럴 바에는 집에 가는 게 나아. 이제 책이나 봐야지, 엄마가 오실 때까지 말이야.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커버스토리-결혼 이주여성의 위험한 탈출 그 이후] “친정 식구처럼 내 얘기 귀 기울여줄 곳 있었더라면…”

    [커버스토리-결혼 이주여성의 위험한 탈출 그 이후] “친정 식구처럼 내 얘기 귀 기울여줄 곳 있었더라면…”

    “친정 식구들처럼 제 얘기에 귀 기울여 주는 사람만 있었어도 집 나갈 생각은 안 했을 거예요.” 필리핀 출신 결혼 이주 여성 A(35)씨는 지난해 집을 나와 경기도의 한 모텔에서 청소 도우미로 생활하고 있다. 시어머니, 남편과의 사소한 다툼이 원인이 됐다. 5년 전 결혼했지만 한국말이 서툴러 시댁 식구들 사이에서 고립됐는데 시어머니는 “며느리가 가출할지 모른다”며 한국어학당에 가는 것을 반대했다. A씨는 “주변에 하소연할 곳조차 마땅치 않았다”면서 “도피밖에 방법이 없어 집을 나왔다”고 말했다. 국내 결혼 이주 여성들은 “필요한 순간 마음을 달래줄 수 있는 상담만 잘 이뤄져도 다문화 여성의 가출, 자살 등 극단적 선택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베트남 결혼 이주 여성으로 이주민 인권활동가로 일하는 원옥금(38)씨는 “이주 여성은 금전 문제, 자녀 문제 등 시댁과의 갈등을 대화로 풀고 싶어 하지만 언어, 문화 차이 때문에 그들과의 소통이 어려워 괴로워한다”면서 “결국 버티고 버티다 가출까지 하게 되는 것”이라고 했다. 대화를 하고 싶은 욕구 때문에 이주 여성들이 인터넷 채팅으로 이주 남성을 만나고 가출을 택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원씨는 현재 이혼소송 중인 베트남 이주 여성 B씨를 예로 들었다. B씨는 2010년 한국 남편과 결혼해 국내에 정착했다. 그는 베트남에서 알고 지내던 언니도 한국인과 결혼해 한 마을에 정착한 터라 마음을 터놓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B씨의 남편은 아내가 베트남 사람 만나는 것을 극도로 싫어했다. 집에 갇혀 우울증에 걸린 그는 결국 가출했다가 다시 집에 돌아와 이혼 소송을 진행 중이다.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통·번역사로 일하는 베트남 출신 이주 여성 오완희(42)씨도 “가정에서 겉도는 결혼 이주 여성들을 돕기 위해 심리 상담과 치료가 체계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다문화지원센터에서도 상담실을 운영하고 있지만 이용률이 낮다. 원씨는 “전국 204개 지원센터가 있지만 정작 센터를 찾는 사람은 20%에 불과하다”면서 “상담 직원이 대부분 한국인인데 이주 여성 입장에서는 이들이 문제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결국 이주 여성의 현실에 공감하고 눈높이에 맞춘 상담을 해줄 수 있는 다문화가정 출신 상담사를 늘려야 효과적일 것이라는 조언이다. 가정폭력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결혼 7년차의 방글라데시 출신 이주 여성은 “남편에게 구타당하는데 이웃의 신고로 경찰관이 출동했지만 가정사라고 생각해서 그런지 남편을 적당히 타이르고는 돌아갔다”면서 “남편의 폭력은 그후로도 쭉 이어졌다”고 말했다. 오완희씨는 “가정폭력은 특성상 반복적으로 일어날 수밖에 없다”면서 “결국 강력한 처벌과 함께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해 예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가정폭력을 ‘4대악’으로 규정하고 대대적인 예방·단속에 나선 것에 대해 “가정폭력을 당하고 신고조차 못하는 다문화가정 여성들이 어디에 있는지 수소문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허울뿐인 다문화 교육의 내실을 다져야 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이주여성지원단체인 생각나무 BB센터의 안순화(48·중국 출신) 대표는 “옷가게에서 가격을 좀 깎으려고 흥정하려 하자 ‘돈 없는 외국인이라 저렇게 꼭 깎으려고 한다’고 말하는 경우가 있었다”며 한국인들의 편견을 꼬집었다. 그는 “다문화 교육은 다수자인 한국 아이들이 받아 포용을 배우도록 해야 하는 것”이라면서 “이주 여성의 출신국 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책자를 만들어 보급하려 해도 다문화센터나 다문화 학생들이 많이 다니는 초등학교 등에서만 가져가려고 했다”고 말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박근혜 정부 대한민국의 과제] (5) 저출산·고령화 해소

    [박근혜 정부 대한민국의 과제] (5) 저출산·고령화 해소

    13년 전인 2000년 ‘고령화사회’(만 65세 이상이 인구의 7% 이상)에 진입한 우리나라는 2018년이면 ‘고령사회’(65세 이상 비중 14% 이상)에 접어들게 된다. 일본이 24년, 미국이 72년, 프랑스가 115년 걸린 ‘고령화사회→고령사회’ 도달을 우리나라는 불과 18년 만에 맞게 되는 것이다. 고령화와 저출산은 동전의 양면이다. 아이를 적게 낳으니 나라가 빨리 늙어 가는 것이다. 저출산, 고령화는 나라를 뿌리부터 쇠약하게 만드는 일종의 재앙이다. 우리나라의 저출산, 고령화 속도는 무섭게 가속도가 붙어 있다. 박근혜 정부가 과거 어느 정부보다도 힘든 싸움을 벌여야 하는 이유다. 서울 동작구에 사는 이석례(59·여)씨는 자녀 셋이 석·박사 과정을 마칠 때까지 온 힘을 다해 뒷바라지했다. 늘그막에 애들 덕을 보겠다고 그런 것은 아니었지만 어쨌든 다들 크고 나면 최소한 노후 걱정은 없을 줄 알았다. 그러나 자녀들이 결혼을 하고 나서도 아등바등 살아가는 모습을 보며 회의감에 빠졌다. “자기들 먹고살기도 힘든데….” 허무와 우울이 가슴을 때렸다. 이씨는 글쓰기를 통해 노후를 설계해 나갔다. 대학 문턱을 넘지 못해 배움에 목말랐던 이씨는 1998년 40대 중반에 방송통신대 국문학과에 입학해 10년 만에 졸업장을 받았다. 내친김에 문예창작 석사 학위까지 받은 이씨는 시인 겸 수필가로 등단했다. 한국어 강사, 논술 교사 등의 자격증도 따 요즘은 다문화센터에서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다양한 능력으로 사회에 기여하는 ‘멋진 할머니’가 되는 것이 이씨의 목표다. 서동진(52)씨는 은행원이었다. 1997년 외환 위기 때 다니던 은행이 퇴출되는 비극을 겪었다. 이후 사업가로 변신한 서씨는 2001년 우리나라의 유자차를 중국의 대형 유통 매장에 입점시키며 ‘수출 유공자’로 승승장구했다. 그러나 국산 차를 수출하기 위해 중국에 세운 유통회사를 현지 직원들의 농간으로 빼앗기고 말았다. 법정 투쟁 끝에 관련자들은 형사 처벌을 받았지만 막대한 비용 부담 때문에 회사를 되찾기 위한 민사소송을 포기했다. 2011년 빈손으로 한국에 돌아온 그는 재기를 위한 발걸음을 내디뎠다. 중소기업개발원 등에서 재기를 위한 교육을 받는 한편 중국에서의 사업 경험을 바탕으로 중소기업진흥공단의 리포트 공모전에 응모해 최우수상을 받았다. 그는 “중소기업의 중국 진출을 돕는 데 기여하면서 노후를 보내고 싶다”고 말했다. 이들은 보건복지부와 국민연금공단이 실시한 제2회 ‘8만 시간 디자인 공모전’ 에세이 부문 수상자들이다. 이씨와 서씨가 마냥 행복하기만 한 사람들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이들에겐 최소한 미래에 대한 희망은 있다. 보건복지부가 지난해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 출생자)가 가구주인 1027가구를 대상으로 실시한 노후 소득 보장 실태조사에 따르면 1인당 평균 노후 준비 부담액은 월 19만 8800원이었다. 금액 자체가 크지 않은 가운데 소득 계층별로 양극화가 심했다. 소득 하위 20%인 사람들은 5만 3600원에 불과해 상위 20%(49만 1200원)와 9.2배의 격차가 났다. 우리나라는 2001년 이후 출산율 1.3명 미만의 ‘초저출산’을 거듭해 왔다. 이러한 추세가 지속되면 우리나라 총인구는 2030년 5216만명을 정점으로 감소하고 2060년에는 인구의 약 40%를 노인 계층이 차지할 것으로 추정된다. 또 생산가능인구(만 15~64세) 중 50세 이상의 비중은 2005년 20%에서 2016년 30%, 2051년 40%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생산가능인구가 줄면 세금 감소 등으로 재정 수입은 줄지만 노인들을 위한 복지 지출은 증가한다. 조세연구원에 따르면 2009년 국내총생산(GDP)의 9.6%였던 공공복지 지출이 2050년에는 21.4%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연금과 건강보험 재정도 저출산의 여파로 압박을 받게 된다. 보건사회연구원은 2055년에는 국민연금 가입자가 수급자보다 적어지고 건강보험의 누적 적자가 2030년 317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 측은 대선 과정에서 출산율 증대의 해법으로 ▲보육시설 확충 및 양육비용 국가 지원 확대 ▲임신 기간 중 근로시간 단축, 아빠 유급 출산휴가 실시 등의 여성 근무 여건 개선안을 제시했다. 고령화에 대비해서는 ▲정년 연장 및 노인 일자리 확대 ▲중증질환에 대한 100% 건강보험 적용 등을 공약한 상태다. 박 당선인은 후보 시절 “법안을 제정한다고 해서 저출산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고 여성이 일과 가정을 양립시키고 큰 부담 없이 아기를 키울 수 있도록 잘 지원하는 것이 실질적으로 저출산을 막을 수 있는 길”이라고 말했다. 차기 정부가 임기 5년 동안 저출산, 고령화를 해소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얼마나 노력을 기울이고 미래를 위한 주춧돌을 얼마만큼 확충하느냐 하는 것은 다른 얘기다. 우리나라가 고령사회에 첫발을 들이는 2018년은 박근혜 차기 대통령의 임기가 끝나는 해다. 그때 어떤 평가를 받게 될지 주목된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여성이 맘 편히 일할 세상 만들어주세요

    대한민국 헌정 사상 첫 여성 대통령 시대가 열렸다. 결혼이나 출산을 경험하지 않은 박근혜 당선인이 과연 얼마나 여성 문제에 공감할 수 있느냐에 대해서는 여전히 갑론을박이 있지만 각계 각층의 여성들은 최초의 ‘여성’ 대통령에게 거는 기대는 적지 않다. 정리 명희진기자 mhj46@seoul.co.kr ●성폭력 없는 세상… 반값 등록금 꼭 실천 학교 근처에서 자취를 하고 있는데 성폭행이나 인신매매 기사를 볼 때마다 너무 무섭다. 실질적으로 안전하다고 느낄 수 있을 만한 치안복지를 위해 힘써줬으면 좋겠다. 또 대학 등록금이 큰 부담인데 공약이었던 반값 등록금을 꼭 해달라. 허휘수(19·서울·숙명여자대학교 나노물리학과 1학년) ●아동 성범죄·학교 폭력 근절할 정책을 영·유아 무상보육, 아이 돌보미 서비스 등 실제로 워킹맘들 피부에 와 닿을 수 있는 정책에 대해 깊게 고민해줬으면 좋겠다. 엄마가 안심하고 아이를 학교에 보낼 수 있도록 아동 성범죄, 학교 폭력 등을 근절할 수 있는 정책도 세워달라. 김미례(37·인천·워킹맘) ●엄마 같은 마음으로 작은 것도 배려해주길 엄마 같은 마음으로 세세한 것, 작은 것까지도 잘 배려해줬으면 좋겠다. 여자이기 이전에 똑같은 사람이니까 너무 부담감을 갖지말고 여성의 힘을 보여주길 바란다. 초등학생 딸을 키우고 있는데 교육 공약이 어떻게 지켜지는지 보겠다. 전주원(40·여자프로농구 우리은행 코치) ●육아 부담 때문에 자녀계획 미루지 않게 결혼한 여성들이 육아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자녀계획을 미루는 일들이 없도록 육아복지 정책이 강화됐으면 좋겠다. 한국 역사상 첫 여성대통령이 탄생한 만큼, 대한민국 여성들의 애로사항을 잘 살펴줄수 있는 지도자가 돼 주었으면 좋겠다. 김정선(27·강원도 태백시·간호사·내년 3월 결혼 예정) ●결혼이주여성 직업 선택폭 넓혀줘야 한국에 온 지 13년째다. 결혼이주여성으로서 그리고 이민자로서 직업 선택의 폭이 너무 좁다. 이주여성들이 각 나라에서 학교 다닌 경력을 인정해주면 취업할 때 조금 수월하지 않을까. 오설화(41·인천·중국 출신 다문화센터 이중언어강사) ●위안부 문제 책임감 갖고 해결해 달라 역사문제와 갈등을 반드시 해결해 주기 바란다. 우리 사회에는 여전히 친일이 거듭되고 있다. 박 당선인의 아버지도 친일 논란에 휩싸였었다. 무엇보다 여성 대통령으로서 위안부 문제 해결에 대한 책임감을 가져달라. 이용수(83·일본 종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
  • [당선자에게 바란다] “좋은 일자리 늘리고 갈라진 민심 하나로”

    대통령 당선인에 대한 국민들의 바람은 다양했다. 선거 기간 중 내걸었던 공약들을 성실하게 이행해 약속을 지키는 최고지도자가 되주길 바랐다. 양분된 민심을 통합하고 법과 상식이 통하는, 좋은 일자리가 많은 나라를 만들어줄 것을 당부했다. “국민에게 ‘저녁이 있는 삶’ 제공을” 박재연(36·서울·행정안전부 사무관) 낮에는 좋은 일자리에서 열심히 일하고, 저녁에는 온가족이 함께 밥을 먹으며 이야기를 나누는 것, 주말에는 여행과 취미생활을 즐기는, 다른 여느 나라와 같은 나라가 됐으면 좋겠다. 한국 정치 역사상 가장 매력적인 구호 가운데 하나라고 생각하는 ‘저녁이 있는 삶’을, 새 대통령이 구현해주기 바란다. 공무원도 저녁이 있는 삶을 바란다. “4대강처럼 환경에 소홀하지 말아야” 염형철(44·서울·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 지금껏 환경과 관련한 정책을 밝히지 않아 유감이 크다. 국정 출발 때부터 환경 문제를 주요 정책으로 삼아주길 바란다. 이명박 대통령의 가장 큰 잘못 중 하나가 4대강 사업이었다. 이로 인해 민심과 정국 주도권을 모두 잃었다. 이 대통령의 예에서 보듯 환경을 중요하게 고려하지 않으면 정국 운영에 어려움이 따를 수밖에 없다. “中정부와 우호적 관계 조성했으면” 황의준(28·중국 후난성 챵사·취업준비생) 중국 후난성 창사에서 영사관이 있는 우한(武漢)까지 6시간 걸려 가서 부재자 투표를 했다. 무엇보다 경제 회복에 힘써서 일자리 늘려줬으면 좋겠다. 어학 공부를 위해 중국 연수까지 왔지만 앞날이 너무 불투명하다. 또 중국에서 보니 양국 외교 관계 악화가 눈에 보인다. 중국 정부와 우호적인 관계를 만들어갔으면 한다. “장애인 등 소외계층에 더 관심을” 오영철(41·서울·장애우권익문제硏서울지소장) 과거 정권을 되돌아보면 선거 때 내세운 장애인 정책 공약 중 상당수를 이행하지 않았다. 통합을 화두로 앞세운 만큼 장애인을 포함한 소외계층에 더 관심을 두길 바란다. 장애인의 삶과 관련해서는 특히 활동보조와 연금, 주거, 의료, 일자리 등 문제 해결이 시급하다. 소수자를 위한 특별위원회 등을 꾸려 최대한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 “결혼이주여성 위한 교육혜택 제공” 허영란(32·서울·中출신 다문화센터 통역지원사) 한국에 온 지 12년째다. 결혼 이주여성 대부분은 모국에서 충분히 공부하지 못한 채 한국에 온다. 공부할 의지가 있는 사람에게 대학 등록금 혜택 등을 주고 배울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달라. 그러면 이민자들의 경쟁력이 올라갈 테고 비정규직 상태에서 벗어나 당당히 취업하면서 한국 사회에도 잘 적응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대학 반값등록금 빨리 현실화 되길” 임수연(22·서울·성신여대 4학년 휴학중) 서민 곁에서 함께 하는 대통령이 됐으면 좋겠다. 대학생이다 보니 하루 빨리 반값등록금 정책을 현실화하길 바란다. 학자금 대출 탓에 고통받는 친구들이 많은데 ‘학자금 대출이자 0%’, ‘학자금 대출 1금융권 전환’과 같은 공약을 성실히 이행했으면 한다. 국민들도 대통령에 대해 조금 더 관대하게 믿고 바라봐줬으면 한다. “철학있는 실용적 교육정책 세워야” 임현양(52·경기 성남시·숭신여고 교사) 교육제도가 너무 자주 바뀐다. 핀란드, 독일 등 교육 선진국은 정권이 바뀌어도 교육정책은 바뀌지 않는 경우가 많다. 교육 내용도 협동과 실용교육 위주다. 공부 잘하는 아이만 키우는 게 아니라 단 한 명도 버리지 않겠다는 철학 있는 교육 정책을 세워줬으면 한다. 교사 잔무를 줄이고 교재연구와 학생 상담 시간을 늘려 아이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환경을 바란다. “재정 조기집행으로 공무원 사기 진작” 현정택(63·서울·인하대 국제통상학부 교수) 예산을 확정해 내년 집행을 가급적 빨리 해야 한다. 내년 1분기까지 경제가 어려울 것이다. 세종시 이전 등으로 공무원들 사기가 떨어져 있다. 부처 개편 논의로 공무원 조직을 흔들 게 아니라 재정 조기 집행이 가능한 상황을 만들어야 한다. 시진핑 중국 주석 취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재선,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내정 등 세계 경제가 급박하게 움직이고 있다. 대응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순수예술에 대한 국가적 지원 절실” 최태지(53·서울·국립발레단 예술감독) 순수예술단체는 국가적 지원이 절실하다. K팝과 드라마가 한류를 이끌면서 순수예술이 외면당하는 게 현실이다. 한류 정책을 추진할 때 순수예술의 비중을 더 높여 주길 바란다. 더 많은 사람들이 순수예술을 즐기기 위해 티켓 가격을 낮춰야 한다는 요구도 많다. 그러려면 극장, 오케스트라, 스태프들을 위한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 순수예술을 향한 다양한 관심과 지원을 바란다. “규제완화 등 기업하기 좋은 여건을” 이희범(63·서울·STX중공업건설 회장) 유럽발 재정위기가 심화되면서 세계경제가 어려운 상황이다. 수출도 감소하고 있어 대부분 기업의 내년 경영화두가 비상경영이라고 한다. 정부와 기업 근로자가 함께 성장 잠재력 회복과 일자리 창출에 힘을 모아야 할 때다. 새 정부는 규제완화 등 기업하기 좋은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 기업이 일자리를 많이 유지하고 만들 수 있도록 도와주기 바란다. “해양수산부 부활 공약 꼭 실천해달라” 신갑년(77·전남 여수시·여수수산인협회장) 어민들은 항상 정부에게서 소외받아 왔다. 반농반어의 숫자를 전부 농민으로 집계하는 실정이다. 농민 수와 어민의 수를 반반으로 보는 것이 정확한 만큼 어민들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 현 정부가 폐지한 해양수산부를 부활시킨다는 공약을 꼭 실천해주길 바란다. “맞벌이 위한 자녀돌보미 시설 확충” 조윤희(36·서울·맞벌이주부) 지난해 둘째를 낳은 지 두 달 만에 복직했는데 올해부터 만 5세 미만 무상보육이 시행되면서 어린이집 경쟁률이 높아져 아이를 맡기는 게 오히려 더 어려워졌다. 다행히 시부모님이 돌봐주시지만 걱정이다. 맞벌이 부부들이 안심하고 자녀를 맡길 수 있는 시설이 확충돼야 한다.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제도가 마련됐으면 좋겠다. “법과 상식이 통하는 세상 만들어야” 최용배(49·서울·영화사 청어람 대표) 과거사에 대한 어설픈 용서와 화해는 절대로 안 된다. 죄를 지은 사람들은 진정한 사죄를 하고, 법적 책임을 짊어진 뒤에야 용서와 화해가 가능하다. 법과 상식이 통하는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 초법적 상황이 더 이상 통용되지 않는 세상을 원한다. 영화인으로서 한국 영화에 그늘을 드리운 대기업 독과점과 수직계열화, 불공정 거래를 뿌리뽑아주기를 기대한다. “시설 현대화 등 전통시장 살리기 시급” 황성호(42·충북 청주시·재래시장 상인) 전통시장이 대형마트와 경쟁할수 있도록 시설 현대화에 적극 나섰으면 한다. 높은 카드수수료 때문에 상인들이 카드를 받지 못하는 것도 소비자들이 전통시장을 꺼리는 이유다. 카드수수료를 내지 않는 제도를 하루 빨리 마련했으면 좋겠다. 대형마트 의무 휴업, 전통시장 상인 저금리대출도 확대했으면 한다. 전통시장을 위한 정책이 바로 서민을 위한 정책이다. “현대차 비정규직모두정규직 전환을” 최병승(38·울산 중구·현대자동차 비정규직) 법과 상식이 지켜지는 사회를 만들었으면 좋겠다. 법을 어기는 사람은 지위고하를 떠나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한다. 그래야 상식이 통하는 사회가 만들어진다. 또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들고 그러기 위해서는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노조원 모두가 정규직으로 전환될 수 있도록 노력해주었으면 좋겠다. 사회적 약자에 대한 관심과 정책을 추진하는 대통령이 됐으면 좋겠다. “농민이 안심할수있는제도적장치를” 임용현(44·전북 완주군·농민) 농업은 국민의 생명 주권이다. 농업과 농민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 농민들이 안심하고 생산에만 전념할 수 있게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주길 바란다. 시장경제 논리에 치우쳐 농산물 수입을 당연하게 생각하는데, 자국 농민을 보호하고 나라도 살리려면 농업을 포기해선 안 된다. 기초농산물 국가수매제 도입으로 농업 생산의 안정기반을 구축, 식량주권을 바로 세워주길 소망한다.
  • 다문화 자녀 12만명… 한글 공부 ‘좁은문’

    다문화가정 출신 자녀가 12만명에 이르지만 정작 이들에게 한글을 가르칠 언어지도사는 턱없이 부족하다. 다문화가정 출신 어린이의 상당수가 언어발달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지만 도움의 손길은 멀기만 하다는 지적이다. 서울신문이 정보공개 청구를 통해 여성가족부로부터 받은 ‘2012년 전국다문화센터 사업배치인원’ 자료에 따르면 전국의 다문화가족지원센터 204곳에 배치된 언어지도사는 총 201명이었다. 올해 초·중·고교에 다니는 다문화가정 출신 학생 수는 4만 6954명. 이 중 도움의 손길이 절실한 초등학생은 3만 3792명에 이른다. 지도사 1명이 담당하는 초등학생만 약 168명이라는 계산이다. 언어지도사 부족은 일자리가 많아 사람이 몰리는 수도권이 더 열악하다. 경기도는 언어지도사 27명이 다문화가정 학생 7602명을 맡아 교사 1인당 학생 수가 282명을 기록했다. 이어 인천 228명, 서울 209명, 전남 179명, 부산 178명, 제주 175명, 충북 162명 순이었다. 교사 1인당 담당 학생 수가 100명을 넘지 않는 곳은 경남(99명)이 유일했다. 서울 광진구, 인천 동구, 광주 남구, 울산 중구, 경기 김포시·포천시·의왕시·연천군, 강원 태백시 등 언어지도사가 아예 없는 시·군·구도 31곳이나 됐다.차윤경 한국다문화교육학회장은 “다문화 가정 자녀 38%가 언어발달 지연이나 장애를 겪고 있다는 보건복지부 조사를 고려할 때 보다 많은 아이들이 지원받을수 있도록 지도사 수를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범수기자 bulse46@seoul.co.kr
  • [금융상품 백화점] 수출입銀, 다문화 어린이 경제교실

    [금융상품 백화점] 수출입銀, 다문화 어린이 경제교실

    한국수출입은행은 다문화가족지원센터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 ‘생생 경제·금융교실’에 후원금 4000만원을 전달했다고 4일 밝혔다. 이 프로그램은 연말까지 서울과 수도권에 있는 10여곳의 다문화센터 내 아동 240여명을 대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사진은 김용환(뒷줄 가운데) 행장이 지난 3일 서울 구로구 지구촌학교를 찾아 후원금을 전달한 후 다문화가정 어린이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는 모습.
  • [26일 TV하이라이트]

    ●러브 인 아시아(KBS1 밤 7시 30분) 중국에서 온 효하씨는 결혼 6년차다. 28세로 현재 두 아이의 엄마, 그리고 한 남자의 아내로 살고 있다. 전업 주부지만 워킹맘 못지않게 바쁜 효하씨는 다문화센터에서 듣는 수업도 가지가지다. 이렇게 그가 공부에 대한 욕심이 남다른 이유는 어렸을 적 배우고 싶었던 학업을 어려운 형편 때문에 포기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승승장구(KBS2 밤 11시 5분) 데뷔 25년차 전설의 그룹 ‘소방차’ 멤버 정원관, 김태형, 이상원이 두 번째 이야기를 전한다. 대한민국 1980~90년대를 뒤흔든 ‘소방차’의 정예멤버 해체 후 그들의 불화설과 해체 사연을 직접 밝히며 보다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펼친다. 이 밖에도 전국을 들썩이게 만든 그들의 인기를 증언해 줄 몰래 온 손님도 만나 본다. ●호국보훈의 달 특집 다큐멘터리-국군은 죽어서 말한다 1, 2부(MBC 밤 11시 15분) 1부에서는 6·25 전쟁에 나가 유해로도 돌아오지 못한 국군용사들의 유해를 찾아본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의 활동을 살펴본다. 2부에서는 한국전쟁 중 유일하게 미군이 한국군의 작전지휘를 받으며 벌인 횡성전투를 둘러싼 음모론의 실체를 들어 본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SBS 오후 5시 35분) 태어날 때부터 스스로 몸을 가눌 수 없었던 은섭이. 엄마의 임신중독증으로 인해 한 달 동안 인큐베이터에서 지내야 했다. 은섭이는 뇌손상으로 인한 장애가 생겼고, 현재 뇌전증(간질)을 앓고 있다. 때문에 혼자서는 활동이 불가능하고, 수시로 찾아오는 발작과 강직 증상으로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아름다운 소원(EBS 오전 6시 30분) 경기 양평의 김형걸 할아버지는 아내와 한적한 시골 마을에서 여유로운 노후를 보내고 있다. 평생을 한 여자의 남편으로, 한 가정의 가장으로 성실하게 살아온 할아버지가 수줍게 꺼내 놓은 소원은 다름 아닌 첫사랑 찾기다. 한 소녀와 고등학교 시절 풋풋한 사랑을 나눴던 할아버지는 첫사랑 찾기에 나선다. ●대뜸 토크(OBS 오후 7시 5분) 대권 정국의 주연들을 ‘대뜸’ 찾아가 그들의 솔직 담백한 이야기를 들어 보는 신개념 토크쇼를 시작한다. 오늘의 주인공 김영환 의원은 그동안 감춰 왔던 대선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드러낸다. 한편 유신 정권 당시 학내 시위를 주동한 일을 빌미로 수감 생활을 하게 된 그때 서방파 두목 김태촌과 맞붙은 사연을 털어놓는다.
  • [생각나눔 NES] 국제결혼 후 빼앗긴 자녀 찾아오는 ‘헤이그 협약’ 가입 법안 추진 논란

    [생각나눔 NES] 국제결혼 후 빼앗긴 자녀 찾아오는 ‘헤이그 협약’ 가입 법안 추진 논란

    경남 지역에 사는 A(33)씨는 빈집에 들어설 때마다 가슴이 시린다. 지난해 고향 나들이를 떠났던 베트남인 아내가 세 살배기 딸과 함께 돌아오지 않아서다. A씨의 아내(27)는 “아이라도 보고 싶다.”는 남편에게 돈을 달라며 재촉만 했다. 대신 전화를 받던 젊은 남성을 친구라고 둘러대더니 이후엔 아예 휴대전화를 꺼놨다. 마지막 남긴 말은 “한국에 가기 싫다.”였다. 그때부터 소식이 끊겼다. 수소문 결과 아내가 아이만 베트남에 두고 최근 몰래 귀국해 취업했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러나 A씨는 다시는 딸을 만날 수 없었다. 국내 결혼 이민자가 20만명을 넘어선 상황에서 A씨처럼 “아이를 찾고 싶다.”며 국제결혼 피해자지원센터와 관련 온라인 게시판에 올라온 사연은 수백 건이 넘는다. 현행법상 친권자인 외국인 아내에게 빼앗긴 자녀를 되찾아올 수 있도록 하는 법률은 없다. 때문에 정부는 이혼했거나 이혼 소송 중인 한쪽 부모가 배우자의 동의 없이 아이를 본국으로 데려갔을 경우 강제로 데려와 양육 재판을 하게끔 하는 ‘헤이그 국제아동탈취협약’ 가입 시도를 본격화하고 있다. 협약 이행을 위한 구체적 법률안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그러나 결혼 이주여성이 자녀를 데리고 출국했을 경우 속수무책인 한국인 남편을 위한 대책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이 협약 가입 및 법안 추진을 두고 “이주여성에게 불리하다.”며 또 다른 분쟁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홍규호 서울 해비치 다문화센터 팀장은 “사기 결혼의 폐해 방지 등 법안의 기본적 취지엔 찬성하지만 가정폭력이 있는 경우에는 적용되지 않도록 예외조항이 있어야 한다.”면서 “결혼이주 여성이 상대적 약자일 가능성이 높고 국내법 실정에 어둡다는 점도 고려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복순 한국여성정책연구원 박사는 “법 제정 시 모국인의 입장만 대변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실효성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헤이그 협약’이 효력을 발휘하려면 당사국 모두가 가입해 있어야 하는 까닭에서다. 현재 미국·프랑스·독일 등 전 세계 86개국이 가입돼 있고 아시아에선 태국·싱가포르·홍콩만 해당된다. 결혼이주 여성들이 많은 베트남, 필리핀 등은 협약을 따를 필요가 없는 것이다. 그러나 지지하는 입장도 만만찮다. 안동현 한양대학교병원 신경정신과 교수는 “아동 입장에서 봤을 때 급작스러운 환경 변화는 큰 부담이 된다.”면서 “양육권을 누가 갖느냐를 두고 따지는 건 당연히 모국에서 해야 정당하다.”고 강조했다. 협약은 국제결혼 부부가 이혼했을 때 그 자녀는 더 오랜 기간 살았던 나라에서 양육권 재판을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성원·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광진 정보도서관, 대통령상 수상

    광진 정보도서관, 대통령상 수상

    광진구 광장동 광진정보도서관은 개관 10년간 주민과 소통하는 다양한 문화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해 19일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제48회 전국도서관대회에서 대통령상을 받는다고 18일 밝혔다. 도서대출 기능에서 벗어나 주민들이 재능을 기부하는 등 지역사회 봉사의 거점으로 변신한 게 주효했다. 재능 기부란 로마시대 지도층이 공익을 위한 헌신을 강조하기 위해 쓴 말로, 어려운 이들에게 돈을 받지 않고 전문지식과 기술을 제공하는 것을 뜻한다. 2000년 11월 구립으로 개관한 광진정보도서관은 어린이북아트교실, 단전호흡, 영어스토리텔링, 빛그림 동화 상영회, 도자기 공예 등 29개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재능기부 개인 27명과 단체 5곳에서 지원한다. 프로그램마다 100여명씩 몰려 선착순 모집을 할 정도다. 북아트 강사 최성희씨는 “아이들 스스로 책을 기획하고 만들어 볼 수 있는 책 만드는 교실을 3년 전부터 운영 중인데 140명 넘게 수료했다.”며 “교과학습 위주의 학원보다 창의적 교육을 선호한 방증”이라고 말했다. 경제적·시간적 여유가 없는 사회적 약자들을 위해 찾아가는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오지은 관장은 “어르신들을 동화구연 지도자로 양성해 현재 50여명의 실버이야기봉사단이 특수학교, 종합병원 소아병동, 다문화센터를 방문해 활동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주민들의 참여를 통한 지역사회 강화에도 노력한다. 책을 매개로 주민들을 연결해주고 독서를 진흥하기 위해 1명의 사서가 1개 이상의 독서회를 맡는 것을 원칙으로 주부·직장인·청소년·어린이 등 14개 부문 모임을 꾸렸다.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 [서울플러스] 안면기형 주민 20명 무료수술

    강남구(구청장 신연희) 안면기형이나 구순열(언청이), 다운증후군 환자 등 외모로 고민하는 주민 20명에게 무료로 성형수술을 해준다. 31일까지 동 주민센터나 다문화센터, 복지회관 등을 통해 대상자를 추천받아 선정한다. 이어 다음달 1~6일 개별 검진을 실시해 8일부터 31일까지 맞춤 시술과 사후관리에 들어간다. 지역 내 J성형외과가 시술은 물론 비용 일체를 후원한다. 의약과 3451-2558.
  • “엄한 시어머니의 잔소리와 간섭이 사랑이었음을 15년 만에 깨달았죠”

    “엄한 시어머니의 잔소리와 간섭이 사랑이었음을 15년 만에 깨달았죠”

    “한국에 처음 왔을 때 시어머니가 저를 싫어해서 일부러 괴롭힌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그것이 사랑이었다는 것을 깨닫기까지 15년이나 걸렸네요.” 행정안전부가 23일 ‘결혼이민자 생활 체험 수기 공모전’ 결과를 발표한 가운데 최우수상을 받은 왕숙혜(43)씨는 “엄하지만 정이 많은 시어머니 덕분에 모든 것이 낯선 한국 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었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중국 쓰촨성 출신인 왕씨는 1995년 한국인 남편과 결혼하면서 친정 가족들을 중국에 두고 홀로 한국 땅을 찾았고, 지금은 한국으로 귀화해 어엿한 ‘한국 아줌마’로 살아가고 있다. 외동딸로 태어나 집안일 한번 해 보지 않고 귀하게 자랐다는 왕씨는 생활 수기 ‘나의 한국 시어머니’를 통해 좌충우돌 한국 적응기와 시어머니를 통해 느낀 가족애 등을 소개했다. 왕씨는 “한국에 처음 왔을 때 가장 어려웠던 점은 언어가 아닌 생활 문화였다.”면서 “중국에서는 집안일도 모두 남자들 몫인데 한국에 오니 시어머니께서 하루 세끼 식사며 빨래, 청소 등 모든 집안일을 나에게 시켜 정말 괴로웠다.”고 말했다. 왕씨는 시어머니가 자신을 미워해서 괴롭히는 것이라고 생각했고, 그런 시어머니에 대한 미움도 커져 갔다. “한국이 싫다. 중국으로 돌아가겠다.”며 크게 대들기까지 했다. 하지만 왕씨는 “한국 생활 10년 차에 접어들기 시작할 무렵부터 시어머니의 잔소리와 간섭이 사랑의 표현이었다는 것을 깨닫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엄한 시어머니가 계셨기에 한국말과 한국 문화에 빨리 적응할 수 있었다.”면서 “고향의 부모님이 너무 그리웠지만 말도 못 하고 있었는데 시어머니께서 중국행 배표와 용돈 100만원을 쥐여 주시며 ‘중국에 가서 재미있게 놀고 친정댁에 안부 전해 드려라’라고 했을 때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고 덧붙였다. 시어머니 덕분에 완전한 한국 사람이 돼 지금은 지역 다문화센터에서 중국어 통·번역 업무와 중국어 과외 활동까지 하고 있는 왕씨는 “15년 전 처음으로 잡았던 시어머니의 쪼글쪼글했지만 따뜻했던 손길은 영원히 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행안부는 최우수상에 선정된 왕씨에게 장관 상장과 상금을 수여하고, 13편의 수상작으로 엮은 ‘전국 다문화 생활 체험 수기집’을 지방자치단체와 다문화 유관 기관에 배포할 예정이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삼성 ‘매일매일 책 나눔 캠페인’

    삼성그룹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활용한 ‘매일매일 책 나눔 캠페인’을 통해 소외계층에 책 6만 2000여권을 전달했다고 10일 밝혔다. 삼성은 지난해 말부터 이날까지 트위터, 미투데이, 페이스북, 블로그 등 SNS를 활용해 이번 공익 캠페인을 벌인 결과 네티즌 3만여명이 참여했으며 추천된 책은 보육원, 청소년센터, 장애복지센터, 미혼모 쉼터, 다문화센터 등에 전달됐다. 캠페인에는 야구선수 이승엽, 가수 JYJ와 김태원, 개그맨 이윤석, 사진작가 조선희, 서울대 김난도 교수 등도 참여했다. 기부 도서 선정에서 전달까지의 모든 과정은 삼성그룹의 블로그인 ‘삼성이야기’(http://www.samsungblogs.com)를 통해서도 소개됐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미고사쯤은 아내 나라 말로 들려주세요”

    “미고사쯤은 아내 나라 말로 들려주세요”

    “다 같이 따라해 보세요. 미, 고, 사.” 지난 18일 오후 4시, 서울 신정동 양천문화회관 1층에서 열린 ‘국제결혼 안내 프로그램’에 참석한 150여명의 한국인 남편들이 한목소리로 ‘미고사’를 외쳤다. 김나영 양천외국인근로자센터 강사는 “‘미고사’는 ‘미안해요.’ ‘고마워요.’ ‘사랑해요.’의 줄임말이에요. 이런 말쯤은 아내나라 말로 꼭 할 줄 아셔야 해요.”라면서 “아내들이 미고사를 모국어로 들으면 타국생활의 설움이 눈 녹듯 녹아내릴 거예요.” ●외국인 아내 맞는 한국인 이수 의무화 지난해 7월 부산에서 스무 살 베트남 신부 탓티황옥이 정신병력을 가진 남편에게 맞아 죽는 비극적인 사건이 발생한 지 6개월. 이번에 서울출입국관리소에서 주최한 ‘국제결혼 안내프로그램’은 정부가 내놓은 대책 가운데 하나다. ‘남편들의 아내 나라에 대한 문화와 풍습 이해도를 높여 보다 원만한 결혼생활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지난해 10월 6일 처음 실시된 이래 한달에 두 번씩 열려 벌써 8회째다. 3시간 동안 해당 나라의 가정문화 등을 상세히 소개한다. 정부는 이 프로그램을 이수하지 않으면 사실상 비자 발급이 안 되도록 해 외국인 아내를 맞는 한국인 남편들이 의무적으로 이수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참가자도 많다. 서울·경기지역 참가 인원이 첫회 때 121명을 제외하고 줄곧 150명을 넘었다. 150여명의 한국인 남편들이 참가한 이날도 일부 참가자들은 “바쁜데 이런 곳엘 왜 불러.”라며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으나 모두들 아내가 살았던 나라 소식에 귀를 세우고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서툰 글씨로 열심히 강의 내용을 메모를 하는 50대 남편도 보였다. ●“몰랐던 부분 많았다는 걸 느껴” 캄보디아 출신 여성(23)과 결혼한 위동현(38)씨는 “문화적 차이를 극복하고 좋은 가정을 꾸리기 위해 강의에 집중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고개를 숙이고 인사하지만, 캄보디아 신부는 손을 앞으로 모으고 고개 숙여 인사한다. 앞으로 아내에게 하루에 꼭 한번은 그 나라 방식으로 인사하겠다.”고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베트남 아내를 맞은 송성환(40)씨도 “다 아는 얘기겠지 하고 왔는데 막상 와 보니 내가 몰랐던 부분이 많은 걸 느꼈다.”고 말했다. 파주 다문화센터장 정순옥 수녀는 “‘국제결혼 안내 프로그램’은 언어·문화 차이로 갈등을 빚기 쉬운 다문화 가정에서 남편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려 주는 교육과정”이라면서 “꼭 필요한 프로그램”이라고 강조했다. 글 사진 김양진·김진아기자 ky0295@seoul.co.kr
  • “우리말 서툰 이주여성·노인 면접 동행해 내가 열변”

    “우리말 서툰 이주여성·노인 면접 동행해 내가 열변”

    #1. “도와주세요. 먹을거리는 고사하고 당장 땔거리도 없어요.” 최근 30대 후반의 여자가 충남 당진군 일자리종합센터로 들어오자마자 이같이 하소연하며 일자리 알선을 요청했다. 필리핀 이주여성 P(38)씨였다. 시집와 아들 둘을 뒀지만 지체장애 3급인 남편은 직업이 없어 처지가 딱했다. 이 센터 직업상담사 이경수(45)씨는 P씨가 영어를 한다는 것을 알고 원어민 교사를 구하는 학교를 수소문해 직장을 얻어 줬다. 남편도 아파트 공사장 경비원에 취직시켰다. #2. 지난해 2월 초 송악읍에 사는 조모(43·여)씨가 찾아왔다. 멍투성이인 조씨는 대뜸 “이혼하고 싶다.”며 눈물을 뚝뚝 흘렸다. 중졸인 그녀는 매달 60만원을 받고 주점에서 주방 보조원으로 일했으나 남편이 “손님들과 바람이 났다.”면서 마구 때렸다. 이씨는 적성검사 후 조씨를 공공기관 환경미화원으로 취직시켰다. 남편과도 화해하게 했다. 행정 분야 달인으로 선정된 직업상담사 이씨는 2006년부터 5년간 혼자 2150개 업체에 2802명을 취직시켰다. 이처럼 눈부신 성과에 당진군은 1년 단위 계약직으로 있던 이씨를 지난해 정년까지 일할 수 있는 무기계약직으로 바꿔 주고 상담원 2명을 지원해 주면서 붙잡았다. 이씨가 상담원으로 들어온 것은 센터가 문을 연 2002년 10월이었다. 유치원 원장을 하다가 건강이 나빠져 잠시 쉬던 때였다. 처음에는 가사도우미 알선이 전부였다. 이씨는 “파트타임인 이 직업을 알선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고 회고했다. 그때부터 안정된 직장을 얻을 수 있는 업체를 직접 찾아다니며 발굴해 취직을 알선했다. 주로 구인난을 겪는 중소기업이었다. 한국어가 서툰 이주여성이나 노인은 면접 때 동행했다. 업체에 구직자의 장점을 입술이 부르트게 설명했다. 이씨는 “동행하면 취직 성공률이 높다. 어떤 때는 업체에 떼를 써 채용하도록 했다.”면서 “어렵게 사는 이주여성이 찾아오면 한국인으로서 미안했고, 따뜻하게 해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다문화센터에서 이주여성들에게 직업의 종류를 설명하고 이력서·자기소개서 쓰기, 면접요령 등 취업교육도 한다. 그러나 성이 안 찼다. 2008년부터 당진읍 대덕리 이 센터에서 ‘구인구직 매칭데이’를 열었다. 지난해만 16차례 열어 100명 정도 취직시켰다. 당일 건강검진까지 마쳐 서둘러 직장을 얻게 했다. 여성, 노인은 물론 전문계 고교생까지 일자리를 주선했다. 이씨는 “당진은 구직자보다 사람을 찾는 업체가 많아 천안과 대전까지 전문계고를 찾아가 맞춤형 일자리를 알선한다.”면서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는 말을 들을까봐 건강가정사, 미술치료심리사 등 자격증을 땄고 지금도 계속 공부한다.”고 말했다. 그는 “출산으로 경력이 단절된 고학력 여성을 위한 전문가 과정을 개설해 이들의 재취업을 돕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당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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